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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집

용인 대대리, 60평 단층 ‘퓨전 황토주택’

김학래 씨댁은 전통 목구조 흙집의 단점을 보완하고, 한옥의 조형미를 살리면서 현대주택의 기능성을 혼합시킨 황토주택이다. 황토벽돌의 줄눈마감으로 고풍미와 세련미가 돋보인다. 단열을 최대화하기 위해 천장과 지붕을 이중단열처리했고, 외벽을 30센티미터 두께의 이중황토벽으로 시공했다. 거실에 들어서면, 정면에 주방 겸 식당이 있고, 오른쪽으로 안방과 서재가, 왼쪽으로 두 자녀를 위한 방이 위치해 있다. 거실과 서재는 대청마루의 느낌이 들도록 대들보와 마룻대, 노출 서까래가 보이는 삼량구조로 만들어, 한옥의 웅장함이 실내에서도 느껴진다. 발코니에는 온실을 만들어 분재나 난을 보관하고 있다. 이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방마다 자리한 고정황토침대이다.


“이렇게 경치 아름답고 공기 좋은 곳은 어디에도 없을 거예요. 거기에다 좋아하는 꽃과 나무를 실컷 가꾸고, 텃밭에 채소도 길러 먹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아침이면 새소리와 물소리에 잠에서 깨고 밤하늘의 쏟아질 듯한 별을 보며 하루를 정리하는 느낌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겁니다.”

경기도 신갈이 고향인 건축주 김학래 씨는 이 곳에 새 집을 짓기 전까지 고향 신갈에 살았다. 붉은 벽돌로 외벽을 쌓은 기와집에서 30년 동안 살던 중, 사회생활을 정리하고 흙집을 짓고 싶어, 박람회를 좇아다니고 잡지를 탐독하다가 황토주택에 눈을 뜨게 됐다.

30년 된 자신의 집을 헐고 그 터에 황토주택을 짓고자 했으나, 공교롭게도 집이 주공신갈지구에 포함되어 정든 땅을 떠나야만 했다. 신갈에서 멀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환경을 가진 곳을 찾다가 지금의 터를 알게 됐다.

“집터가 정남향인데다가 뒤로 산이 두르고 있고, 앞으로 계곡물이 흘러, 이른바 배산임수의 명당임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곳이더군요.”

게다가 이 곳은 용인 시내에서 5분 거리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아 시골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고, 마을주민들의 인심도 넉넉했다. 그래서 주저 없이 1500여 평 땅을 구입했고, 그 중 200평을 대지로 형질변경해 60평 단층황토주택을 건축했다.

김학래 씨댁은 전통 목구조 흙집의 단점을 보완하고, 한옥의 조형미를 살리면서 현대주택의 기능성을 혼합시킨 황토주택이다. 황토벽돌의 줄눈마감으로 고풍미와 세련미가 돋보인다.

단열을 최대화하기 위해 천장과 지붕을 이중단열처리했고, 외벽을 30센티미터 두께의 이중황토벽으로 시공했다.

널찍한 거실에 들어서면, 정면에 주방 겸 식당이 있고, 오른쪽으로 안방과 서재가, 왼쪽으로 두 자녀를 위한 방이 위치해 있다. 거실과 서재는 대청마루의 느낌이 들도록 대들보와 마룻대, 노출 서까래가 보이는 삼량구조로 만들어, 한옥의 웅장함이 실내에서도 느껴진다. 거실과 현관 사이 발코니에는 온실을 만들어 분재와 난을 보관하도록 했다.

이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방마다 자리한 고정황토침대이다.

“아무리 황토집을 지어도 그 위에 일반 침대를 놓으면 찜질방과 같은 효과가 없잖아요. 그렇다고 매일 바닥에 이불을 펴고 개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래서 제가 아이디어를 냈죠. 바로 침대 사이즈만큼 바닥을 높여서 붙박이황토침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건축주의 말대로 방바닥을 침대처럼 높이고 몰딩처리를 해 감쪽같이 황토침대를 만든 것이다. 바닥의 온돌이 침대까지 모두 난방배관을 연결하여,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황토의 효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 건축주의 센스에 시공사인 행인흙건축의 이동일 사장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건축주의 아이디어는 창틀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의 전통 건축물은 미닫이 또는 여닫이 창살 창호가 제 멋이지만 단열과 기능성을 생각해 현대식 시스템 창호를 도입했다.

행인흙건축의 이동일 사장은 “시스템창호의 도입은 획기적이었으나, 시스템 창의 하중을 받아낼 수 있는 변형되지 않는 기둥이 필요했다”며, “목재의 수축으로 인한 흙벽과의 틈 발생 및 창호의 틀어짐 현상을 방지하는 장치로 목 기둥 대신 조적 기둥에 도리와 보를 목재로 사용한 목재 지붕을 만드는 이중적인 건축구조를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건축이 진행되는 동안, 공정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는 이동일 사장의 모습도 신뢰감을 주었지만, 건축주가 무엇보다 감탄한 것은 도목수의 경지에 이른 목수의 손놀림이었다.

지붕에 서까래와 대들보를 올릴 때는 그의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었고, 건축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집이 완공된 지금, 건축주는 “너무 만족스럽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러나 “건축부지를 조금 낮게 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쉽다”고 말한다.

한옥과 현대주택의 장점만을 혼합시킨 대대리 주택은 봄을 맞아 조경에 들어간다. 건축주가 조경에 조애가 깊고, 나무가꾸기를 좋아해 직접 소일거리 삼아 조금씩 해나갈 계획이다.

건축보다 중요한 것은 집에 대한 건축주의 애정이다. 그런 면에서 김학래 씨는 집을 가꾸고 보살피기에 부족함이 없는 건축주임에 틀림없다. 田

■ 글 박헤나 기자 / 사진 이혜연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대대리
·대지면적 : 250평
·건축면적 : 60평
·건축형태 : 단층 혼합형 황토주택
·실내구조 : 방 3, 서재, 거실, 주방, 화장실, 다용도실, 보일러실,
온실용 전면발코니, 다용도실용 후면발코니
·외벽마감 : 황토벽돌에 줄눈 마감
·내벽마감 : 황토미장에 한지벽지, 거실은 노출 서까래에 루바
·지붕마감 : 한식기와
·바닥마감 : 온돌강화마루(거실), 한지장판(방)
·창 호 재 : 유럽식 시스템창호(틸트 미닫이 및 여닫이)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공사기간 : 2002년 3월∼10월
·건축비용 : 평당 400만원

■ 설계·시공 : 행인흙건축(031-335-8133) www.hang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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