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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생각한 집

전통미와 기능성의 조화, 여주 33, 20평 목구조 황토집

여타 건축방식에 비해 목구조 황토집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이 집을 시공한 행인흙건축의 이동일 대표는 ‘목구조 황토는 독성 물질이 없는 천연재료인데다 흙은 통기성을 갖춰 건강에는 최고’라고 강조한다. 특히 나무는 자체적으로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있어 항시 집 안의 습도를 쾌적하게 유지시켜 주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중부고속도로 곤지암I.C를 나와 양평 방면으로 몇 킬로를 가다보면 양자산 자락의 앵두봉 아래로 나란히 선 집 3채가 보인다.

인근의 용인이나 양평에 비해 아직 개발의 손길이 덜 탄 탓에 푸르름과 깨끗함을 간직한 이곳은 양평과 광주의 접경지대인 여주군 산북면 하품리다.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에 남향받이의 옥(玉)같은 땅에다 모 대기업의 간부로 근무하는 건축주가 지난 3년 전에 그의 친구와 함께 이 부지를 매입했고, 올 5월에 황토집을 지었다.

800여 평의 부지에 본채와 별채가 있고, 창고 두 채에 정자가 있는데, 이들과 나란히 선 조적조 주택은 함께 땅을 샀던 친구의 집이다.

마당 안에 여러 채의 집을 앉힌 모양은 전통 한옥집의 채나눔 방식을 재현한 것이다. 별채는 손님이 왔을 때 묶어가는 ‘사랑채’의 역할이고 본채 뒷편의 창고에는 지하 저장고와 1층에 주차장이 있다.

산자락 밑으로는 정자도 세워 한여름에 앉아 풍류가를 불러 봄직도 하다.

목구조 황토집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이 집을 시공한 ‘행인흙건축’의 이동일 대표는 ‘목구조 황토는 독성 물질이 없는 천연재료인데다 흙은 통기성을 갖춰 건강에는 최고’라고 강조한다.

특히 나무는 자체적으로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있어 항시 집 안의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시켜 주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내구성에서도 목조주택은 여타 주택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목조주택은 나무에 홈을 파 끼우는 방식으로 시공하는데, 완공된 후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제자리를 잡으면서 더욱 안정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 전통 계승한 오량구조 팔짝지붕
본채는 건평 33평 규모의 단층인데 거실 남쪽과 서쪽의 뜨럭(축담, 뜰돌이)을 합하면 모두 40평이다.

본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입구와 지붕이다. 대문은 전통 한옥의 모양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뒷 면은 합판으로 대고 전 면은 목재를 짜맞춰 휘거나 뒤틀림을 방지하도록 했다.

문의 턱 높이를 낮추었고 거실과 뜨럭의 바닥면도 일치되도록 해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요즘의 한옥이 박곡지붕으로 시공하는 게 보통인데 반해 이곳은 전통한옥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오량구조의 팔짝지붕으로 설계됐다. 간이 주추에 8치×8치 사각 목재 기둥을 세우고, 처마도리와 보, 서까래로 구성됐다. 물론 지붕마감도 아스팔트슁글 대신 전통 기와를 올렸다.

천장은 보통의 경우라면 환기를 위해 내부 칸막이와는 관계 없이 그냥 터놓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방과 화장실, 거실 사이에 칸막이벽을 올려 소리가 새는 것을 막았다.

반면에 방 천장은 석고보드로 마감해 단열을 보강했는데, 특히 서까래 사이의 환풍구로 들어오는 찬 공기를 천장에서 잡아 주기 위해 2중으로 시공했다.

본채의 벽체는 주요 주거공간임을 고려해 20cm와 10cm의 흙벽돌 2장을 겹쳐 30cm두께로 쌓아 단열효과를 높였다.

하지만 목조주택은 목재의 수축으로 인해 목기둥과 흙벽돌의 이음매가 벌어지는 현상이 종종 일어나므로, 시공 과정에서 은박매트를 접어 넣은 후 목기둥에 흙벽돌을 붙여 이런 현상을 방지토록 했다. 외부는 황토벽돌 줄눈마감을 했고, 내부는 황토미장 후 한지로 마감했다.

흙집은 대체적으로 물을 잘 흡수해 자칫 구조가 약해지는 단점이 있는데, 두 채 모두 바닥을 지표면에서 80cm 정도 높이고 처마를 1m 정도 길게 빼내어 일상적인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해 문제를 해결했다.

화장실 내벽의 경우도 방수미장은 하단부만 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곳은 완벽한 방수를 위해 시멘트 모르타르로 전체를 마감했다.

창틀에서 유입되는 찬 공기를 막기 위해서 이중창을 사용했다. 또한 외부 섀시와 흙벽 이음매의 마감을 말끔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개구부에 완전 건조목으로 된 가 창틀을 놓고 외부 섀시와 내부 목창을 고정한 후 시다 방부목으로 띠장처리를 했다.

20평 규모의 별채 역시 한옥 목구조 방식의 골조에 목조지붕, 20cm 흙벽돌 벽체, 기와지붕으로 마감했다. 다만 본채와는 다르게 오량구조의 맛배지붕을 사용해 전통미를 극대화 시킨 게 차이점.

* 전통미와 실용성 조화 이룬 내부
외관은 비교적 전통미를 살린 반면 내부는 현대 주택처럼 생활의 편리함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됐다.

현관문을 중심으로 거실과 부엌이 일자로 놓이고 양안으로 3개의 방과 화장실이 있는 T자 구조다. 부엌에는 다용도실을 별도로 빼내어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3채 모두 기름보일러를 사용하지만, 본채의 작은 방에만 별도로 온돌을 놓고 전통방식 그대로 나무를 때 덥히도록 했다. 거실에도 벽난로를 설치한 점이 특이하다.

오량구조의 지붕은 천장고가 높아 시원하면서도 거실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하고, 창문은 모두 나무와 섀시의 이중 창으로 미관과 단열효과를 동시에 해결했다.

평소엔 사람이 살지 않는 별채는 2개의 방에 거실과 부엌이 있다. 특히 거실 앞 뒤로 툇마루를 두고 넓은 창을 양 쪽으로 내어 탁 트이게 만든 구조를 채택, 통기성과 채광이 좋다.

이외에도 본채와의 동선을 고려해 창고 뒷편에는 지하 저장고를 설치했고, 마당으로 들어서는 정문 좌측으로도 창고와 주차장을 놓았다.

흙이라는 같은 재료를 갖고도 3채의 집은 이렇게 서로들 다르다. 비슷한 듯 다양하면서도 제 각각의 독특한 매력을 뿜어내는 게 흙집의 매력이자 한옥의 기품인 것이다.

건강을 생각하는 전통 주택의 기능과 미(美)에 현대주택의 편리함을 조화시킨, 그러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버리지 않은 이 집들은 어쩌면 우리네 전통 한옥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田

■ 글ㆍ사진 신동성 기자

■ 건축정보
ㆍ주 소 : 경기도 여주군 산북면 하품리
ㆍ부지면적 : 800평
ㆍ건물면적 : 본채-33평(뜨럭 포함 40평)
별채-20평
별채-20평(조적조)
ㆍ건 축 비 : 본채(470만원), 별채(350만원)
ㆍ구 조 : 목구조 황토벽돌집
ㆍ외벽마감 : 황토미장
ㆍ내부마감 : 황토미장+한지
ㆍ지붕마감 : 기와
ㆍ난 방 : 기름보일러(본채 일부는 온돌)

■ 시공 : 행인흙건축(031-335-8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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