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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낭만을
건축하다

여행자들을 위한 길 위의 집,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는 저마다 개성이 있다. 호스트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부띠끄 호텔처럼 럭셔리하게 꾸민 곳도 있고, 젊은 여행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이층 침대 위주의 도미토리(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방)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또한, 인도나 터키 등 호스트가 해외배낭여행에서 영감을 얻었던 나라의 풍물이나 문화를 테마로 꾸민 곳도 있고,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도시의 여행이나 문화 아이콘을 테마로 꾸미기도 한다. 이번 5월호에서 주목한 이슈는 이처럼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길 위의 내 집, 게스트하우스다. 가장 '여행적'인 추억을 제공해 주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세 곳을 소개한다.

글 │
이종수

여행의 질을 결정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하겠지만, 보통 우리들은 '어디'에, '누구'와 갈 것인지를 두고 가장 고심하는 것 같다. 하지만 동행인이 없는 여행도 있고, 먹거리나 볼거리라는 다채로운 활기에서 한 발짝 물러선 여행도, 여행이라는 사실 외에 다른 것은 부차적으로 두는, 목적 자체가 여행인 여행도 있다. 이럴 경우(사실 이럴 경우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예비 여행자인 우리가 주목할 항목은 바로 '숙소'이다.
하루를 마감하고 돌아온 여행자의 지친 근육을 풀어 주는 핫샤워, 고단한 몸을 뉘일 포근한 이부자리, 저마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그러나 지금은 꼭 같은 신분의 여행자들, 소박하지만 부실하지 않은 아침 식사. 이 모든 것들을, 당신의 주머니 사정을 안다는 듯이 저렴하게 제공해 주는 숙소가 있다. 바로 게스트하우스다.
사전에서는 자유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로 도미토리 형태의 숙소를 게스트하우스라고 정의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게스트하우스는 이제 또 다른 의미의 ‘여행 공간’이 되었다. 여행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단지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기 위해 찾는 이들이 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지금
게스트하우스 전성시대
바야흐로 게스트하우스 전성시대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구석구석 게스트하우스가 생겨나고 있다. 현재 서울의 게스트하우스는 무려 500여 곳. 여행자들이 주로 머무는 종로와 홍대 지역 이외에도 강남, 대학로, 한남동 등 곳곳에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열고 있다. 몇 년 전 서울에서 외국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게스트하우스는 2011년 12월 게스트하우스 지정 제도가 도입된 이후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경주, 전주, 순천, 여수, 광주 대구 등 전국 곳곳의 도시에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열고 있다.
가장 먼저 게스트하우스 문화가 정착한 제주도는 제주에서의 삶을 로망으로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200여 개를 헤아릴 만큼 많다. 제주 올레를 걷는 올레꾼들이 제주의 게스트하우스 문화를 만들고 있다. 여전히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제주 올레를 걷는 올레꾼도, 내일로 티켓을 이용해 기차여행을 떠나는 청춘들도 하나같이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몰려들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인기를 끌던 찜질방은 NO! 이제 여행의 시작은 게스트하우스가 대세가 된 셈이다.
서울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성업 중이다. 홍대와 종로, 남산, 대학로의 게스트하우스는 외국인들에게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부산도 해운대를 중심으로 게스트하우스가 몰려 있어 젊은 여행자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이밖에도 전주, 여수, 순천, 경주, 통영, 강릉, 정선 등 이름난 여행지가 있는 전국의 도시들에 게스트하우스가 포진해 있다.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일주일간 무제한 기차여행을 할 수 있는 내일로 기차여행이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면서 내일로어(내일로 기차여행자)에게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는 것이 하나의 공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게스트하우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국내 여행을 할라치면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숙소 문제. 그동안 국내 여행에서 가족 여행이든 배낭 여행자든 적당한 숙소를 구하기가 참 쉽지 않았다. 특히 서울 같은 대도시는 더 어려웠던 실정. 호텔이나 펜션은 20만 원을 넘나드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모텔이나 여관은 왠지 이용하기가 거북하다. 가족 여행이든, ‘내일로’ 기차 티켓을 이용하는 젊은 여행자든, 나홀로 여행자든 마땅한 숙소 찾기가 참 어려운 것이 국내 여행의 실정.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여행자들의 관심 가운데 하나는 가격.

잠자리 패러다임을 바꾼
게스트하우스
그런데 게스트하우스는 무엇보다 1박에 2만 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에 혼자 여행하는 여행자라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곳도 이용료가 비싸면 머물 수 없다. 가능한 저렴해야 젊은 여행자에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덤으로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으로부터 유용한 지역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게스트들과 여행이라는 키워드로 금방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도 매력적. 많은 이들이 단지 잠만 자는 숙소가 아닌 여행자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진정한 여행 공간’을 꿈꾸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잠자리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뀐 셈이다.
사실 젊은 여행자에게 숙소는 그저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다. 나와 같은 여행자를 만나고, 여행자도 보다 더 여행자 같은 호스트를 만나는 곳이다. 여행자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추억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과 만남의 공간이 바로 게스트하우스다. 여행자를 맞는 게스트하우스는 저마다의 테마가 있다. 호스트의 취향에 따라 아주 특색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숙소에도 이야기가 있고, 사연이 있는 것이다. 여행자에 대한 편안한 배려와 저렴한 가격, 당연히 게스트하우스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GUESTHOUSE 란

저렴한 가격에 여행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숙박시설로서 싱글룸, 트윈룸, 온돌방, 도미토리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샤워실과 주방은 이용객들이 공동으로 사용한다. 외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이들과 교류하려는 젊은 내국인 관광객도 증가하고 있어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입지와 운영 노하우에 따라 수익률에 크게 차이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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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_게스트하우스 낭만을 건축하다.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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