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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 힐링!
목재의 울림이 만들어 내는
착한 소리

건축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조재는 다름 아닌 ‘목재’이다. 현재 시공되는 집의 약 절반이 목조주택일 정도로 목재는 집 구조재로 인기가 높다. 그 이유가 뭘까? 단순히 자연 소재라서? 아니면 단열 성능이 뛰어나서? 전문가들은 말한다. 목재에는 구조재로써의 편리한 기능 외에도 사람 심리를 안정시키는 자연의 소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에이징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목재의 숨은 기능들을 알아보자.

이동흡 한국목조건축협회 전무, heub2575@gmail.com

목재는 세상 이치의 소리를 담고 있다
엄마는 아기가 태어날 때 울음소리를 아름답게 느낀다. 깊은 산 속에서 들려오는 청아한 풍경 소리는 생각만 해도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이러한 소리는 인간 심성에 가까운 진동수를 낸다. 우리 뇌는 심성의 울림에 가까운 진동수인 잔향을 받아들이는데, 이때 한마음으로 소리를 내고 받아들이는 공성음이 바로 마음에서 받아들이는 착한 소리이다.
‘공명의 울림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자가 세상 이치의 소리를 듣는다’는 말이 있다. 소리란 물체의 진동이나 기체 흐름에 의해 발생하는 파동의 일종이다. 공기가 진동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공기의 떨림 현상이다. 목재는 소리가 전달되면 이 떨림으로 소리를 머물게 한다.
타격이나 현에 의한 미세한 진동이 목재에 전달되면 오랫동안 울림이 계속된다. 이때 소리는 진동을 타고 우리 귀에 좋은 소리로 익는다. 이 소리가 바로 좋은 소리이다. 이를 ‘에이징 효과’라고 하는데, 이 효과는 다른 재료보다 목재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다. 목재를 악기의 주재료로 사용하는 이유이다.
현악기는 현에서 생긴 진동이 브릿지를 통해 몸통으로 전달되고, 그때 생기는 울림으로 소리를 내는 어쿠스틱 악기이다. 바이올린에 사용되는 소나무와 가문비나무는 듣기 좋은 소리로 변형시켜 주는 대표적인 예다. 목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악기의 재료로 우리에게 평온함을 준다. 나무로 만든 악기가 진동하면 음으로 방출되는 에너지는 크고 손실되는 에너지는 작은데, 이는 목재의 고유 특성이 가볍고 탄성은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현악기인 피아노의 경우, 향판뿐 아니라 악기 전체가 공명하는데 바닥에 따라 공명음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건축물의 바닥 재료나 음악 홀이 피아노의 음향을 좌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목재는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전달한다
초고음역의 소리는 풍부한 자연의 소리다. 이 소리는 ‘1/f 흐름’이 있고 음이온을 동반한다. 벌레나 새의 울음소리, 개울물 흐르는 소리, 숲 사이로 스치는 바람 소리, 파도소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인간의 정서활동에 유익하게 작용하는 필요한 소리이다.
데시벨(dB)은 음의 크기이며, 음의 성분인 높이의 단위는 헬쯔(Hz)로 나타낸다. 인간은 20Hz에서 20kHz까지의 주파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이상의 높은 소리는 초고음역의 소리로 분류된다. 의학적으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초고음의 영역인 20kHz~30kHz의 소리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소리다. 이러한 소리는 마음으로 듣는 소리이기 때문에 뇌파에서 이 소리를 8~13Hz로 변화시켜서 듣도록 한다. 이때 뇌에서는 알파(α)파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정서가 안정되고 기분이 도도하게 향상된다.

목조주택은 초고음역의 소리를 통과시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밀폐된 고층 빌딩이나 아파트 공간은 콘크리트 벽과 2·3중의 창호로 차음 성능이 매우 높다. 외부의 웬만한 소리는 차단된다. 따라서 실내는 매우 조용한 것처럼 느낀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소리를 들으며 살아간다. 바람소리, 빗소리도 없는 세계는 사람을 불안하게 하며, 심리적으로 견딜 수 없게 한다. 사람은 조용하면 매우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통상 문제가 되지 않는 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서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정신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실내가 조용한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목조주택은 콘크리트주택보다 차음성능이 떨어진다. 그러나 초고음역의 소리를 통과시킨다. 이러한 효과로 목조주택에 사는 사람은 보다 기분이 좋고, 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맑고 밝은 사고와 부드러운 심성을 유지할 수 있다.


목재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없애준다
목재를 콘크리트에 직접 설치하면 흡음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판재로 된 것이나 유공판을 붙인 것은 뒤쪽에 공기층을 갖고 있어 흡음성이 뛰어나다. 이때 목재가 유리한 점은 단면형상이나 구성의 변화가 다른 재료보다 용이하다는 점이다.
음악홀에서 음향효과는 매우 중요하다. 음향효과가 뛰어난 콘서트홀을 만들기 위해 건축가는 잔향효과를 고려한 설계와 재료 선택, 홀 형태, 객석 배치 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기서 음향효과를 측정하는 척도는 잔향시간이다. 처음 발생된 음이 100만분의 1이 되는 시간, 즉, 그 음이 60dB로 감쇄되는 시간이 잔향시간이다. 이것이 너무 길면 반사음이 끊어지지 않아 소리가 불명료하고, 반대로 너무 짧으면 음이 주위에 흡수돼 힘이 없어진다. 목재는 저음역 소리를 반사하고 고음역은 흡수하기 때문에 목조 음악 홀의 잔향시간은 평탄해진다. 다시 말해,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없어진다. 목조로 된 콘서트홀에서 음향상의 실패가 없다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목재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없애준다. 목재로 된 콘서트홀에서 음향상의 실패가 없다고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사진은 삿보로 콘서트홀.

목재는 종류에 따라 다른 음향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고유 음향 특성은 그 목재가 갖고 있는 특징에 따라 다르다. 딱딱한 목재일수록 소리의 시작이 빠르고 강한 음향적 특성을 갖는다. 또 소리의 윤곽이 명료하고 고음과 저음의 강약이 명확하다. 연한 목재는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가 되기 쉽다. 목재 비중에 따라서도 무거운 목재일수록 저음 성향의 음향 특성에서 중음역과 고음역의 중후한 사운드가 나오며, 가벼운 목재는 뛰어난 저음은 없지만 비교적 경쾌한 사운드가 만들어진다. 건축물에서도 이러한 음향적 조화를 고려해 목재를 딱딱함과 연함, 비중의 저하를 적당하게 조합해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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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와 주거환경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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