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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정보

· 위 치 : 경남 함안군 칠원면 유원리

· 대지면적 : 481.8㎡(146.0평)

· 연 면 적 : 220.0㎡(67.0평)

·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

· 외벽마감 : 벽돌, 시다 베벨 사이딩, 스마트랩 사이딩

· 지 붕 재 : 3중 아스팔트 슁글

· 내벽마감 : 실크벽지 , 산호석 , 원목 루버

· 천 장 재 : 원목 루버, 실크벽지

· 바 닥 재 : 대리석, 강화마루

·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 식 수 :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 계림건설㈜055-324-0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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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귀향해 지은 집이다. 세로로 길게 늘어선 부지를 안은 탓에 주택은 전망을 고려해 뒤쪽 끝으로 물려 앉히고 앞으로는 초록의 잔디를 잘 다듬어 놓아 첫인상부터 깔끔하다. 복층으로 1층은 부부가 2층은 타지에서 기숙사 생활하는 두 딸이 사용한다. 성년이 되지 않은 두 딸이 있어서일까. 아이들 마음을 듬뿍 담아 집은 화사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이다. 전에 살던 아파트 구조를 그대로 옮겨온 설계가 특이하고 벽돌과 사이딩을 적절히 조화시킨 외관이 농촌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 어귀에서 그림처럼 펼쳐진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서 나들목을 빠져나와 유원리로 접어드는 길에는 화사한 가을 햇살을 받아 한 폭의 그림 같은 농촌 풍경이 한참을 이어진다. 시야를 막아서는 높은 빌딩도 가다 서다를 반복케 하는 차량 정체도 없으니 아스팔트 도로 위를 네댓 시간 달려온 노곤함이 사라지는 듯하다.

칠원면 유원리에서 나고 자란 건축주 김영팔(47세) 씨는 17년전 아이들 교육을 위해 고향을 떠나 마산 시내로 옮겼다. 다른 도심지 생활자와 다름없이 아파트에서 그간을 보낸 건축주는 가끔 고향을 찾으면서 아이들이 자라면 다시 돌아오리라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왜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느냐'란 질문에 정확히 내놓을 답이 있었던 건 아니다. 도시 생활이 삭막하긴 했지만 크게 나쁠 것도 없었던 그는 그래도 고향이 좋다는 막연한 무언가가 가슴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을 뿐이다.



17년 만에 귀향해 집을 짓다

유원리에서 자그마한 회사를 운영하는 건축주가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귀향과 함께 전원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은 것은 가사로, 공부로, 일로 고생하는 가족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주기 위함이었다. 그는 이를 두고'수고한 몸에 대한 배려'라고 했다. 건축주가 처음 황토집에 관심을 가지고 황토학교까지 수료한 것도 이 때문. 아무래도 몸에는 황토가 제일 좋다는 믿음이 있었다. 높은 건축비 탓에 지금의 경량 목구조로 바꿨지만 후회는 없다. 가족 모두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까닭이다.

9월 입주한 유원리 주택은 토목공사에만 1달여가 걸렸다. 산자락 바로 아래 위치해 그간 빈 땅으로 놓여 있던 것을 건축주가 매입해 도로를 내고 땅을 다듬었다. 길도 나지 않은 산 아래 부지를 다듬다 보니 땅 속에 크고 작은 돌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이를 들어내는 데에만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나온 돌을 이용해 옹벽을 쌓았음에도 남았을 정도인데 아직도 집 앞에는 돌이 빼곡히 쌓였다.

동네 사람은 공장이 들어서는 줄 알고 처음에는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봤단다. "누가 저런 곳에 집을 짓겠느냐"했다는데 김영팔 씨가 귀향해 살 집을 짓는다는 얘기를 듣고는 원성이 사라졌다고. 집이 완공되자 오히려 주민들은 그 집 참 전망 좋다며 부러워한다. 마을에서 전원주택은 김영팔 씨 집 한 곳뿐이니 그 부러움은 더할 수밖에.



아파트 설계 그대로 가져와

외관이나 내부 구조는 여느 경량 목구조 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이딩으로 마감한 외벽에 벽돌로 포인트를 주고 박공형 지붕에는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남향으로 길게 늘어선 부지를 활용 집은 최대한 뒤로 물려 앉힘으로써 조망과 채광을 살렸다. 인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마을 전체는 물론 저 멀리 고속도로까지 시야에 잡히니 전망이 일품이다.

2층까지 터놓은 거실을 전면으로 뽑고 그 뒤로 주방/식당을 놓았다. 현관과 마주한 계단실을 오르면 두 딸 방과 공용 공간, 욕실이 자리한 2층이다. 2층은 눈 높이와 나란한 정면으로 거실 대형창을 둬 개방감을 강조한 것이 포인트.

유원리 주택에서 특이한 점은 전에 거주하던 아파트 구조를 그대로 적용시켰다는 점이다. 1층에 놓인 거실, 안방, 작은 방, 주방/식당, 욕실 등 모든 실의 위치와 크기가 아파트 그대로다. 복층으로 늘어나면서 2층 공간이 새로 생긴 것을 제외하고는 정확히 똑같다.

"아파트에 살면서 사용했던 모든 가구며 전자제품들을 그대로 쓰고 싶었어요. 새 집으로 이사하면 새로 사는 것이 보통이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손때가 묻어서인지 버리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아내 황 민(45세) 씨는 집 안에 있으면 오래전부터 살던 것 마냥 모든 것이 낯설지 않다.

집은 구석구석 자리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두 딸이 어렸을 적부터 가지고 놀던 인형이며 소품들이 비워져 있을 법한 공간을한자리씩차지하고앉았는데, 보는재미가쏠쏠하다.



*



은퇴를 앞두거나 나이 지긋한 많은 이들이 전원으로 향한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김영팔 씨가 전한 '그간 수고한 내 몸에 대한 배려' 라는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세상살이에 지칠 대로 지친 몸에 안식을 주고 싶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그동안 수고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칭찬도 잊지 말자. 척박한 세상을 이겨온'나'는 이 정도의 배려와 칭찬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 글 • 사진 홍정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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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집] 전에 살던 아파트 구조를 반영한 함안 220.0㎡(67.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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