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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정보
· 위 치 : 충청북도 영동군 영동읍 오탄리
· 대지면적 : 330.0㎡(100.0평)
· 건축면적 : 90.7㎡(27.5평)
· 건축형태 : 단층 목구조 황토집
· 지 붕 재 : 전통 토기와
· 벽체구조 :'목심황토벽체'(속심골조 방식)
· 외벽마감 : 황토 미장 후 방수 도포
· 내벽마감 : 황토 미장 후 한지 벽지
· 천장마감 : 황토 200㎜ + 루버, 노출서까래(거실 일부)
· 바 닥 재 : 강화마루, 한지 장판
· 창 호 재 : 이중 창(외부-새시, 내부-세살 목창호)
·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 설계 및 시공 : 오대황토주택 051-628-0027 /
www.ohdea.com

 

곶감으로 유명한 영동에서 만난 이 황토집은 건축주와 시공사가 자연 재료와 좋은 재료로 집을 짓겠다는 의견 일치 덕분에 강원도산産 육송과 전통 토기와, 모르타르를 섞지 않은 순수 황토 재료를 사용한 생태주택으로 완성했다. 공법에 있어서는 전통 흙집 건축 방식을 따르되 현대의 황토집 시공자가 더욱 편리하게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고안한 '목심황토벽체' 방식을 따랐다. 오대 황토주택 오덕수 사장이 고안한 이 방식은 기둥과 기둥 사이에 놓은 가로 부재인 인방을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기둥 간격을 넓게 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소백산 줄기 기다란 팔이 쭉쭉 뻗어 나가면서 그 팔 아래로 사람 살 터를 넉넉히 만들어놓은 자연과 사람이 어울린 마을, 충청북도 영동군 오탄리. 지금은 행정구역상 옆 마을 오정리와 합쳐져 오탄리로 불리지만 주민들은 아직 비탄리라는 이전 명칭이 익숙해 그 말을 버리지 못한다. 마을에 들어서면 비탄리라는 푯말이 여전히 길을 안내하기에 오탄리가 맞는지 비탄리가 맞는지 외지인을 혼동케 한다.
조금 더 남으로 내려가면 우리나라 전국 감 생산량의 55%를 차지한다는 상주가 위치하는데 10월이면 그곳에 미치기 전 영동에서 벌써 달큰한 감 냄새가 도시인의 발을 붙잡는다. 영동 감은 전국 20% 정도의 생산량을 담당하기에 감 농사 인구가 제법이다.
10월에서 11월 중순까지 여기저기서 곶감용인 둥시 껍질을 깎아 하늘에 매다는 곶감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그리 넓지도 않은데 영동군 내에만 곶감 생산 농장이 50곳은 훨씬 넘는단다.
때문에 이곳 아낙들은 한 달 꼬박 곶감 만드느라 무릎 펼 새가 없고 한 달 내내 손에는 꿀 발라놓은 듯 달콤한 향기가 밴다.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가뿐해요"

 

김덕호(56세) 씨는 곶감의 고장 영동에서 태어나 자랐음에도 곶감 한번 제대로 걸 줄 모른다며 웃는다. 그의 집 앞마당에 황토집과 어우러지게끔 둥시 몇 알을 대롱대롱 걸어놓았는데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바닥에 몇 알 굴러다닌다. 감포도 배 사과 농사를 짓고 과실 유통업에 종사하는 김 씨는 이 터에서만 35년을 살았다. 대대로 물려받은 터에 32년간 시멘트집에서 거주하다 고령의 어머니와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시멘트집을 허물고 몸에 좋다는 황토집을 3년 전 새로 지었다.
"인터넷을 통해 오대황토주택을 알게 되었어요. 통영에 지은 암자를 구경하게 됐는데 집이 아주 마음에 들더라고요. 게다가 오대황토 사장님이 묻지도 않은 부분까지 황토집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셨어요. 그런 모습에 자연히 믿음이 생기고 '이 분한테 맡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년 정도 황토집에 살아보니 특별히 좋은 점은 잘 모르겠는데 시멘트집에서보다 분명히 좋아진 점이 있다고.
"다른 건 몰라도 잠을 푹 잘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고 몸이 가벼워져요. 어머니를 생각해서 결심하고 지었는데 아쉽게도 황토집을 2년밖에 누리지 못하셨지요."

 

 

슬하에 딸 넷, 아들 하나 두었는데 자식들은 모두 장성해 출가했고 김 씨는 읍내에 나가 일하는 시간 외에는 밭을 돌보고 취미생활로 산에서 약초 캐는 등 자연을 벗하며 산다. 5~6년 전부터 약초 캐기를 취미로 하고 있다는데 산삼을 무려 50뿌리나 캤다.
좋은 것은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못난 것은 술을 담갔다. 산삼 외에도 갖가지 종류의 약초들로 술을 담가놓은 병이 거실에 진열돼 있다. 약술 뿐 아니라 다용도실에는 장독에 포도주를 발효시키고 있다.

 

 

"목심황토벽체" 방식의 튼튼한 건축물

 

강원도에서 가져온 육송을 원형 그대로 마름질해 기둥 보 도리 서까래로 삼고 지리산에서 퍼온 순수 황토만을 주 재료로 지은 질그릇 느낌의 목구조 황토집이다. 단층 90.7㎡(27.5평)의 그리 크지 않은 규모에 제법 부피감이 느껴지는 골재를 사용했기에 외형은 투박스럽고 묵직하며 차분한 느낌도 든다. 지붕 역시 천장에 20㎝ 두께로 진흙을 올리고 전통 토기와로 마감한 덕분에 전체적으로 예스런 느낌이 강하다.

 

 

지붕 무게가 엄청남에도 지진이 일어나도 안전할 정도로 강도와 내구력 면에서 우수한 건물이라고 한다.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과 보, 도리로 하중이 분산되는 데다 오대황토주택에서 적용하는 벽체 시공 방식인 '속심 골조'가 내구력을 더욱 강화시킨다는 오덕수 사장의 설명이다. 속심 골조란 기둥과 기둥 사이에 30㎝ 간격으로 6~10㎝ 두께의 수직 목재가, 6㎝ 간격으로 3㎝ 두께의 수평 목재가 마치 철근 콘크리트 벽체의 철근처럼 엮여 있는 것을 말한다. 속심 골조에 1㎡당 자연 생황토 0.35㎡를 물로 반죽해 채워 넣고 마무리 미장을 한다. 이러한 벽체 구조는 '목심황토벽체'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목심황토벽체는 오대황토주택 오덕수 사장이 고안해 2005년 실용신안등록한 황토집 벽체 시공방법이다. 요즘 보편화된 황토벽돌 이중쌓기 방식에서처럼 기둥과 기둥 사이를 가로지르는 하인방 중인방 상인방을 따로 시공할 필요가 없는데 속심 골조가 기둥과 도리에 결합돼 각 부재들의 결속력이 강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오덕수 사장은 "전통 심벽 구조와 비교할 때 건축 후 건조하면서 발생되는 틀어짐과 벌어짐 등 변형이 적고 내구력을 보강할 뿐 아니라 시공에도 편리함을 더하는 방식"이라고 목심황토벽체에 대해 소개했다. 오 사장은 과거 일반 건축 분야에서 종사하다 자연 속에 자연을 닮은 집을 짓고 싶다는 동기에서 황토집으로 건축분야를 전환했는데 처음에는 황토와 나무가 서로 잘 붙지 않아 건조되면서 생기는 흔들림 현상 등으로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그러한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전통 흙집의 현대적 건축 방식을 고안하게 됐다고 한다.

 

 

단열을 고려해 오량천장을 루버로 마감

 

내부 구조는 간결하다. 거실과 주방은 구획이 없는 일자 개방형이고 전면으로 거실을 배치했다. 그리고 좌우측에 방을 나란히 배치했다. 거실/주방 천장 형태가 특이한데 천장의 전·후면으로는 서까래를 노출시키고 중앙부는 원형 나무가 사각 틀을 형성하고 루버로 마감됐다. 원래 오량천장 구조인데 천장고가 너무 높다 보니 단열을 고려해 도리 위로 흙벽을 세우고 루버로 마감해 고를 낮춤으로써 아늑한 느낌을 더했다.

*

김덕호 씨는 기적처럼 생명을 되찾은 사연이 있다. 15년 전 갑작스레 당뇨병이 찾아와 혈당 수치가 600~700까지 올라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다고. 시력은 약해지고 걸을 수도 없고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으로 '이제 곧 죽겠구나'싶었다. 인슐린과 병원 처방으로 혈당수치가 300까지 내렸지만 그것으론 부족했다. 그때 지인이 건네준 약초 엑기스를 먹고 7개월간 앓던 당뇨병이 사라졌다. 그런 사연이 있기에 산으로 다니며 약초를 캐는 취미에 재미를 붙였다.
어릴 적 할머니가 약초 캐러 다닐 때면 그 뒤를 밟던 기억에 구찌뽕 구기자 백련초 칡 삼지구엽초 상황버섯… 이런 것들이 모두 약이 된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됐다. 그리고 요즘 취미가 하나 더 늘었다. 강돌 주워 모으기. 이 돌로 손수 암자를 만들 계획이다. "그 옆에다 황토집을 한 채 더 지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쉬다 갈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리고 직접 캐 온 약초로 그들의 아픈 데를 낫게 해줘야지요."

 

 

 

-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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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집] 전통 흙집의 현대적 건축방식 ‘속심 골조’를 적용한 영동 90.7㎡(27.5평) 단층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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