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옥천면 용천리에 위치한 장종찬(68세) · 윤숙진(64세)부부의 ALC주택은 살펴볼수록 서로 다른 느낌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화음이 매력적이다. 쏟아질 듯한 신록을 배경으로 서있는 화이트 계열의 외벽은 깔끔하고 단정한 인상이지만 실내는 앤티크한 가구와 단조 난간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건축주가 손수 제작한 기하학적 무늬의 도자기 장식품은 아트월로, 인테리어 소품으로 집 안 곳곳에 활용돼 마치 유럽의 한 저택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건축정보
·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 연 면 적 : 225.0㎡(68.2평)
· 건축형태 : 복층 ALC 주택
· 외벽마감 : 알세코社알시톱 미장
·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 내벽마감 : 플라스터 미장, 타일
· 천 장 재 : 플라스터 미장
· 바 닥 재 : 온돌마루
·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 식수공급 :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 우민주택건설 031-775-2262 www.우민주택.kr
"남매를 출가시키고 교육공무원이었던 아내가 퇴직하면서 나도 하던 일을 마무리 지었어요. 2003년에 토목공사를 시작해 천천히 뼈대를 올리고 2009년 2월 말 입주했으니 꽤 오래 걸렸네요. 덕분에 조금 더 신중하게 시공 과정마다 정성을 다할 수 있었어요."
평소 건축주 부부만 생활하지만 세 자녀 내외가 방문할 것을 예상하여 규모를 225.0㎡(68.2평)으로 계획했다. 1층은 부부 전용 공간으로 텃밭과 가까운 좌측에 주방/식당 공간을, 진입로 및 정원과 가까운 우측에는 거실과 안방을 배치해 전망 효과를 높였다.
평면계획을 구상할 때 건축주 부부는 이전 생활하던 아파트의 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아파트는 대중적인 주택이므로 평면 계획 시 편리성을 최우선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거실은 천장고를 약 4.5m로 2층까지 확장했으나 2층에서는 오픈시키지 않고 발코니 개념의 유리창을 설치해 개폐가 가능토록 했다.
"1층의 온기가 위로 새는 것을 방지하고자 설치했어요. 지난번 손자 녀석들이 놀러 왔을 때 2층 발코니에서 거실을 내려다보며 무척 재밌어하더라고요. 같은 이유로 계단실 입구에도 문을 별도로 설치했는데 따뜻함이 훨씬 오래가요."
2층은 공간을 단순화시켜 가족실 개념의 방 하나와 전용 욕실만 설치하고 나머지 공간인 가족실 옆면과 뒷면은 대형 발코니 공간으로 활용한다. 마치 후정처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외벽과 지붕선 사이 공간은 그늘이 되어 색다른 휴식처를 만들고 주택 정면에 노출되지 않아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ALC블록의 건강성을 최대한 살려 시공
장종찬 씨는 퇴직 전 유럽 출장 경험을 통해 ALC 주택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유럽에 가보니 ALC 주택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ALC 주택으로 유명한 독일에서는 4층 높이로 시공한 집도 여러 채 보았고요. 자주 접하다 보니 '왜 이렇게 ALC를 선호할까'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그러한 계기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사람들이 괜히 많이 짓는 게 아니더라고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니 주택으로 최고 아닌가요?"
설계 및 시공을 맡은 우민주택건설은 간접경험을 가진 건축주에게 기꺼이 손과 발이 돼 주었다. ALC 특성에 대해 정통한 우민주택건설은 최대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기 위해 시공 과정에서 신중을 기했다.
"ALC 블록은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조적 과정에서 비를 최대한 피해야 해요. 그러니 시공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요. 또한 집 앞으로 냇물이 흘러 습기에 많이 노출돼 있어요. 지습 방지를 위해 기초 작업을 더욱 튼튼히 했지요."
장 씨가 ALC 공법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건강성'이다. 모래, 생석회, 알루미늄 등으로 구성된 ALC 가루는 비료 및 사료로 사용해도 무해할 만큼 친환경적이라는 설명. 건강성을 최대화시키고자 1, 2층 슬라브를 제외하고는 시멘트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불가피하게 들어간 시멘트 위에는 해독 기능이 있는 액상 참숯을 1㎝ 고루 발랐다.
또한 본드 사용을 줄이고자 벽지 대신 ALC 전용 마감재로 내외벽을 마감했다.
주택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어느 방향으로 창을 내어도 감탄사가 절로 난다. 아내 윤숙진 씨는 "이쪽으로도 한번 와보세요. 이 방에서 보는 풍경도 사진으로 담으면 참 멋있을 것 같은데"하며 집 안 곳곳을 소개한다.
"서울에 있을 때 불면증이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 오니 잠이 안 와도 큰 걱정이 없네요. 날이 어두워지면 침대에 누워 풀벌레 소리를 듣기도 하고 밤하늘 가득 메운 별을 보면 되니까요. 그러다 보면 나모 모르게 스르르 잠이들지요."
글 서상신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