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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건축비 탓에 뒷전으로 밀리던 한옥이 되살아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 정부 정책에 따라 한옥을 짓는 가정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여러 지자체에서 한옥 보급 사업에 발 벗고 나섰는데 대표적인 곳이 전라남도다. 이미 여러 시범 한옥 마을을 조성한 바 있는 전라남도는 인기에 임입어 본격적으로 보급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부터 15여 채의 한옥이 지어진 전남 무안군 운남면 성내리 이영심(55세) 씨 92.4㎡ 단층 목구조 황토집도 그 중 하나다.







근래 전남도는 '행복마을'열풍이다. 정주 환경을 개선하고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도입한 한옥 중심 '행복마을'사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해가 지날수록 한옥 착공 동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남도는 2007년 85동에서 시작해 작년에는 341동이 지어졌고 올해에는 1000동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같이 정부나 지자체에서 의욕적으로 한옥 대중화에 뛰어들고 있지만 실상 그 시작은 전원주택 황토집 자재 시공 업체다. 업체들은 전체 건축비 중 45%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절감코자 공장에서 직접 부자재를 가공해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면 되는 프리-컷Precut 공법을 들여왔고 또 설계 편의와 낭비되는 자재를 없애고자 모든 자재 수량과 크기를 컴퓨터로 계산하는 캐드캠 Cad-Cam 시스템을 도입해 적지 않은 건축비를 절감시켰다. 이는 한옥으로 집을 지으려다가 막대한 건축비 탓에 목구조나 스틸하우스로 발걸음을 돌렸던 고객을 붙잡는 계기가 됐다.


4천만 원 지원 받아 헌 집을 말끔한 한옥으로

전남 무안군 운남면 성내리 이영심(55세) 씨가 이러한 경우다. 허술한 농가 주택을 다시 지어야 겠다는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높은 건축비에 차일피일 미뤘던 그는 전남도에서 2천만 원, 무안군에서 2천만 원 총 4천만 원을 지원 받아 한옥을 지을 수 있다는 소식에 집을 헐고 다시 지었다. 프리-컷 공법과 캐드캠 시스템을 적용 건축비를 절감시켰음은 물론이다.
"이곳으로 시집와 35년간 살던 집을 헐고 다시 지었다"는 건축주 이영심 씨는 "나라에서 지원해 준다는 말을 듣고 바로 신청해 지난 5월에 집을 완공했는데 이전 집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이미 완공된 집도 꽤 되지만 앞으로 짓고자 하는 이웃도 적지 않다"고 현지 실정을 전했다.
현재 성내리에만 이영심 씨 같이 한옥으로 다시 집을 지은 사례가 15가구에 달한다. 모두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에 완공된 것들로 이와 같이 현지 반응은 꽤나 좋아 보였다.
도나 지자체에서 지원한다고 해서 건축에 있어 특별한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방문객을 위한 민박 시설을 각 주택에서 작게나마 운영했으면 하는 권고사항이 있다. 그래서 이영심 씨도 거실과 맞닿은 곳에 조리시설, 화장실이 딸린 방 2개를 놓고 완공 직후 민박 손님을 맞았다고 한다.
내부도 깔끔하고 황토 냄새가 은은해 모두 좋게 지내다 갔다고 전한 이영심 씨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 건축에 있어 미리 생각지 못해 문 없이 그가 거주하는 거실과 객실을 터놓은 게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아무래도 서로 폐를 끼치지나 않을까 우려에서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공간 구성

출가한 자녀는 모두 도시로 떠나고 홀로 남아 생활하는 건축주에게 민박 시설을 포함한 건축 규모 99.0㎡(30.0평)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크기다. 안방, 거실, 욕실, 주방/식당, 다용도실이 전부로 딱 있어야할 것만 놓았다. 해가 드는 방향으로 거실과 안방을 놓고 뒤로 다용도실과 욕실, 주방/식당 공간을 배치하는 일반적인 공간 구성을 따랐다.







굽어진 진입로에서 바라본 주택은 기단을 높여 실제 크기에 비해 웅장한 모습인데 여기에 전면으로 누마루를 길고 높게 뽑아 위엄까지 느껴진다. 진입로에서 주택을 에돌아야 드러나는 현관 덕에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는 효과를 얻었는데 처음에는 건축주가 반대했다고.
"불편할 것 같아 입구에 가까운 쪽으로 현관을 내려고 했는데 시공사에서 극구 반대를 하더라고요. 집 모양도 그렇지만 거실 크기도 축소되는 등 안 좋은 점이 많다고 해서 지금의 모양이 나왔죠."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이렇게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란다. 심지어 지원 사업으로 집을 지으려는 사람이 와서는 현관이 이쪽으로 나 있어보기 좋다는 말도 심심찮게 듣는다.
무엇보다 이영심 씨는 뛰어난 단열 성능에 놀랐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도 에어컨 없이 났다는 그는 통풍이 잘돼 냄새 걱정도 없으니 한옥으로 짓길 정말 잘했다고 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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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농가 주택들이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경제 활동이 열악해 새집을 짓는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우리 농어촌 현실이 이러할진대 많은 지자체는 그저 어떻게 하면 도시민을 끌어들일지에 대한 연구에만 몰두해있다. 정작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농어촌을 지키고 가꿔갈 사람들은 도시민이 아니라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다. 그래서 전남도 행복마을 사업 성공을 기원한다.




글 · 사진 홍정기 기자



건축정보

· 위 치 : 전남 무안군 운남면 성내리
· 부지면적 : 500.0㎡(151.5평)
· 건축면적 : 92.4㎡(28.0평)
· 건축형태 : 단층 목구조 황토집
· 외벽마감 : 회벽
· 내벽마감 : 회벽
· 지 붕 재 : 한식기와
· 바 닥 재 : 강화마루
· 난 방 : 심야전기보일러
· 식 수 :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 신일이엔씨 011-643-9013 www.신일목조주택.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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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집] 한옥 보급 사업으로 지은 무안 92.4㎡(28.0평) 단층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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