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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정보
· 위 치 :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 대지면적 : 594.0㎡(180.0평)
· 연 면 적 : 292.9㎡(88.6평)
· 건축면적 : 149.9㎡(45.4평)
· 건축형태 : 철근콘크리트+경량 목조주택
· 외 벽 재 : 콘크리트(1층), 적삼목(2층)
·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 내 벽 재 : 타일, 도장 마감
· 창 호 재 :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 바 닥 재 : 온돌마루
· 난방형태 : 전기보일러
· 식수공급 :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 무무건축 032-937-9065 www.mumuhousing.com


여러 집들을 다녀보면 외관 형태와 구조보다 마음으로 먼저 와 닿는 것이 있다. 주변과의 조화, 집이 풍기는 기운, 건축주 부부의 인정 같은 것들이다. 잠시나마 머무는 공간임에도 시종일관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한 곳이 있는가하면 가만히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주는 곳도 있다. 건축주 강신천 · 노을선 부부의 집은 그 후자에 속한다. 자연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지은 부부의 집은 산세의 한 부분처럼 자연스레 어우러져 아름다운 전원풍경을 그려낸다.



게스트하우스 무무를 지은 강신천 씨 집을 방문하기로 했을 때 기대와 설렘이 어느 때보다도 컸다. 화려하게 치장하여 오라고 급조한 듯한 여느 펜션과 달리 소박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가구가 있는 펜션 무무를 직접 보고 싶었던 까닭이다. 그것을 만든 손길이 누구인지에 대한 호기심 또한 컸다.
잘 가꿔진 잔디, 집의 일부처럼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넝쿨과 이름 모를 꽃들,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강아지… 마니산 품에 폭 안겨 자연의 일부처럼 하나로 어우러진 무무의 모습은 기대와 설렘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자연보다 눈에 띄지 않으며 과장되지 않은 담백한 외관은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이곳에 오기를 고대하는지 실감케 했다.
펜션 단지 아래 자리 잡은 부부의 집은 펜션과의 구분이 모호할 만큼 생김이 비슷하면서도 더욱 모던한 느낌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부부가 집을 완공한 것은 2007년으로 펜션 객실 수가 3동으로 늘어나면서 사생활 보호를 위해 현 위치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강 씨는 설계 시 주변과 어우러지면서도 펜션 단지와의 간섭을 피하고 이전보다 한 단계 발전된 건축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외부는 1층은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2층은 적삼목을 그레이톤으로 만들어 펜션과 일체감을 주도록 했다. 또한 단지와 단 차를 두어 간섭을 최소화하고 적당한 거리감을 두어 사생활 보호를 꾀했다. 결과적으로 앞뒤로 긴 장방형의 건물은 우측에서 보면 산에 파묻힌 듯 1층 일부가 감춰져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부지 내에 이미 여러 건물이 있는 상태였기에 새로 짓는 건물은 주변에 묻히되 그 모두를 하나로 정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나의 건물이 주가 되면 외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러한 까닭에 어울림과 독립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박스형으로 설계했지요. 박스형 구조는 면적을 덜 차지하는 장점도 있어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박스형 구조

1층은 강 씨가 운영하는 무무건축 사무실로 2층은 가족 공간으로 사용한다. 1층 사무실 전면은 커다란 창을 문으로 사용하는 대신 외벽 일부를 사각으로 파 독특한 형태의 포치를 만들었다.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의 실내는 각 테이블을 ㄱ자 모양으로 배열하고 이동식 서랍장을 벽 대신 사용해 공간 활용 뿐 아니라 문에서 오는 막힌 느낌을 상쇄시켰다.
"보통 사무실은 개인공간이 극히 협소한 삭막한 형태잖아요. 그런 공간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고 능률이 오를 수 있을까요? 이 공간은 일종의 표준 모델로 생각하고 구성했어요. 면적이 같다면 자유롭게 적용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죠."
집의 매력이 십분 발휘되는 것은 2층.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방법부터 다양한데 좌측 계단으로 오르면 주방/식당과, 주택 우측 현관에서는 부부침실과, 덱을 따라 주택 정면으로 가면 거실과 바로 연결된다. 특히 좌측 계단실은 실내외 구분이 모호한 독특한 공간이다. 좌측에서 보면 1층이지만 펜션 단지에서 보면 지하로 보이기에 실외에 속하면서도 외부에서는 가려져 있어 혼자만의 사색과 쉼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빛에 따라 변화하는 콘크리트 색은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내부는 큰 사각형 안에 8개의 작은 사각 공간이 미로 같이 복도로 연결돼 있어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재미나다. 사각형에 갇힌 공간이라면 으레 열림 보다는 닫힘을 연상시키기 쉬우나 공간 일부를 적절하게 비워 오픈된 느낌도 얻는다. 전망과 채광이 강조되는 거실에는 창을 크게 내 매 순간 변화하는 만 가지 경치를 가득 담고 부부침실, 드레스룸, 욕실 등에는 가로로 긴 장방형의 천창을 설치해 사각 공간의 답답함을 해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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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건축물에 어떤 가치를 어떻게 담아내는가는 건축가의 몫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살아갈 건축주의 몫이다. 건축가가 집에 불어넣은 이상과 가치를 이해하고 그것을 일상의 신선한 자극으로 받아들일 때 그 공간은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소재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그 소재로 무엇을 표현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죠. 공간마다 스토리가 없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예술 작품 하나에 사람이 변화하듯 건축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만든 공간에서 세월을 두고 살아가면서 단 한 순간이라도 감동을 느낀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전혀 아깝지 않을 것 같아요."







글 · 사진 서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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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집] 모던한 디자인에 스며든 따뜻한 감성 - 강화 292.9㎡(88.6평) 복층 철근콘크리트+경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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