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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기 전 건축주의 첫 고민은 무조건 '보기에 멋있어야 하는데…'였다. 집의 구조, 공간 효율 등을 다 배제하더라도 보기에 좋아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건축주 김양진 씨는 시각적으로 예민하고 또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패션 디자인학과 교수다. 트렌드를 이끌어야 하고 주변 모든 사물이 영감의 주체가 되기에 집을 짓는 데에도 디자인과 외장재 선택에 큰 공을 들였다. 소형주택임에도 고급 외장재를 적용해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주춤거리게 하는 복층 경량 목조주택이다.

 

건축정보
· 위 치 :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오원리
· 대지면적 : 1320.0㎡(400.0평)
· 건축면적 : 93.7㎡(28.4평)
·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
·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 외벽마감 : 웨스턴 레드시더(적삼목) 수직 사이딩, 천연석
· 내벽마감 : 실크 벽지, 홍송 몰딩
· 바 닥 재 : 우드륨
·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벽난로
· 식수공급 : 상수도
· 시공비용 : 약 6,500만 원
· 설 계 : 예상건축사사무소011-9058-2514
· 시 공 : ㈜주미하우징070-8802-2400

 



 

 

상지대학교 패션 디자인학과 교수직을 맡고부터 김양진(41세) 씨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울과 강원도 횡성을 오가며 두 집 살림을 했다. 게다가 횡성 집 20분 거리에 창고를 개조해 만든 작업실까지 총 3곳을 오가는 그녀는 이 때문에 소비하는 시간이 여간 아까운 게 아니었다. 시간 할애 비중이 높은 곳은 역시 작업실. 대학 시절부터 쭉 뮤지컬 극단의 의상, 미술팀의 일원으로 활동해 온 김 씨는 이곳을 극단의 연습실로도 제공해 누군가의 희로애락喜怒哀갪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 씨의 목조주택은 바로 이 작업실 옆에 자리한다.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내가 서울에서도 꽉 막힌 아파트에서 사는데 횡성까지 내려와서 답답한 도시형 주택에 갇혀 살아야 하나'고 말이죠. 그래서 내 집을 짓자는 결심을 하게 됐죠."
집 짓겠다는 결심을 하자마자 김 씨는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란 또 다른 고민의 벽에 부딪혔다. 여기저기서 내가 지어 주겠다며 나서기도 했지만 시공 사례 중 딱 '이거다!'싶은 집은 한 채도 없었다. 그러던 중 까다로운 그녀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단지가 있었으니, 작업실에서 학교를 오갈 때 수없이 스쳐 지났던 전원단지 '파인힐'.
무작정 '파인힐'사무소에 들이닥쳤다는 김 씨는 그곳에서 ㈜주미하우징의 김영호 대표를 처음 만났다. ' 파인힐'의 사무소인줄 알고 들어갔던 곳이 바로 주미하우징의 사무실이었고 '파인힐'을 계획한 장본인이 김 대표였던 것. 이후 김 대표와 3번의 만남을 더 가진 후, 드디어 2개월간의 집 짓는 여정이 시작됐다.

 

 





 

 

소형주택 아이디어 하나, 재료의 사용

집의 외관은 유럽 중세시대 건축에 현대적 느낌을 가미한 듯하다. 레드시더(적삼목) 수직 목재 사이딩은 고풍스럽고, 중심부에 시공한 천연석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다. 규모가 큰 집의 외관을 고급 자재들로 마감하면 외지인에게 거부감을 일으키지만 이 집은 이로써 허술해 보일 수 있는 소형주택의 단점을 해소시켰다.
"소형주택이라고 꼭 작아 보여야 한다는 법 없잖아요. 외부도 얼마든지 웅장하고 고급스럽게 표현할 수 있고요. 이 집에 가파른 경사의 박공지붕을 얹고 수직 목재를 외장재로 사용한 것도 집의 고가 훨씬 높아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주죠. 거실에 전면창을 내고 덱을 거실과 이어지게 확장한 것도 바로 '소형주택도 넓게 쓰라'와 일맥상통하고요."

 

 

소형주택 아이디어 둘, 새로운 공간 창출

집의 내부는 아직 입주 전이라 백지 상태와 같지만 공간을 활용도 높게 만든 아이디어가 많아 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부의 98%를 전부 가용 공간으로 활용해 소형주택의 실속을 높인 점이 인상적이다.
전체적 공간 구획은 애초 설계안에서 김 씨와 주미하우징 김 대표가 하나씩 상의하며 김 씨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완성했다. 1층 테라스로 계획했던 공간을 내부로 끌어들여 방을 만든 것도 그 중 하나. 작업실의 유동인구가 많고 이들의 일 성격상 밤샘 작업이 많은 것을 고려해 언제든 쉽게 묵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보일러실과 창고는 뒤로 물리고 보일러실과 욕실 상부를 각각 2층 창고와 드레스룸으로 만들었다.

 

 



 

 

2층은 김 씨만의 사적 공간인데 창고와 드레스룸 덕분에 산만한 가구를 들이지 않아도 돼 좋단다. 이 두 공간은 원래 외부로 빠지는 공간인데 김 대표가 아이디어를 내 각 6.6㎡(2.0평) 가량 되는 2개의 공간을 추가 비용 없이 건축주에게 선사했다.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다락방. 현 건축법상 경사지붕일 경우 180㎝를 넘지 않는 다락방은 평수로 적용받지 않아 평수가 늘어나면서 받는 제약을 피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를 이용해 고는 낮지만 널찍한 33.0㎡(10.0평) 다락방을 시공했다. 뜨거운 열이 집의 꼭대기인 이곳으로 올라오는 것을 감안해 바닥 단열은 제외하고 라디에이터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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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지금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 그동안 자기 일처럼 집을 지어주신 사장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받은 금액만큼만 일하시는 게 아니라 집을 집답게, 그리고 이 집에 최선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작업해주시는 사장님께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주미하우징에 집을 짓도록 의뢰한 것이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건축주 김양진 씨가 주미하우징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평범한 복층 목조주택을 바랐던 김 씨는 김 대표의 제안으로 1층의 방, 2층의 창고와 드레스룸, 그리고 3층이랄 수 있는 다락방까지 덤으로 얻었다. 이로써 신난 사람들은 김 씨보다 극단 단원들. 그녀는 널찍해진 공간 덕분에 주변 스키장 등 각종 휴양지를 즐기는 단원들의 합숙소 같은 분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기꺼이 이를 공유한다. 창작의 고통과 희열을 동시에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웃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한송이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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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있는 집] 소형주택이기에 가능한 디자인 횡성 93.7㎡(28.4평) 복층경량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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