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물 좋고 산 좋은 시골길을 달려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리 밤벌유원지 이정표를 발견, 밤벌유원지에서 좌측으로 꺾어 김종석 씨가 지난해 12월 완공했다는 황토집을 찾았다. 이곳은 한창 조성중인 1만 5000여 평의 전원주택단지로 연접한 부지에 정부가 지원하는 전원마을이 조성 예정이어서 두 단지를 합하면 3만 평, 100세대 남짓, 전원주택단지로선 보기 드물게 큰 규모다. 김 씨는 20여 년 전 부지를 구입한 후 틈틈이 터를 닦아 왔다. 아예 단지 내 집을 짓고 살면서 해 뜰 녘부터 해 질 녘까지 조경 삼매에 빠져 지낸다.

 

 

 

건축정보
· 위 치 :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리 548
· 부지면적 : 990.0㎡(300.0평)
· 건축면적 : 66.0㎡(20.0평)
· 건축형태 : 단층 철골조 황토집
· 벽체구조 : 황토벽돌 이중 쌓기, 벽돌 사이 열반사 단열재 2겹 설치
· 외 벽 재 : 황토벽돌 노출
· 지 붕 재 : 점토기와
· 천 장 재 : 루버
· 내 벽 재 : 황토미장, 루버, 타일
· 바 닥 재 : 타일, 모노륨
· 난방형태 : 전기보일러(봉상발열체)
· 설계 및 시공 : 건축주 직영 010-5268-2174

 

 

 

 

 

나들이객들로 분주한 대성리 유원지를 지나 신청평대교를 건너 가평군 설악면으로 향하는 고갯길로 오르면 풋풋한 산내음이 넘실대는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서울 동쪽 강일나들목에서 춘천-서울고속도로를 타면 강원도 홍천 가는 시간이 훨씬 절약되지만 급할 것 없고 신록의 계절을 만끽하고자 일반국도를 선택했다.
산등성이를 베어 만든 고불고불 길을 타고 이윽고 평지, 친근한 농촌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렇게 고개를 넘고 시골길을 달려 30분 지났을까 홍천군 서면 모곡리 밤벌유원지 이정표를 발견, 밤벌유원지에서 좌측으로 꺾어 건축주가 지난해 12월 완공했다는 황토집을 찾았다.
"사람들이 홍천 하면 서울서 아주 먼 줄만 알아요. 홍천이 동서로 길쭉하게 생겨 더 그렇겠지요. 동으로는 강릉하고 닿아 있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동홍천은 멀지요. 그런데 홍천에서도 서쪽인 모곡리는 서울서도 왕래하기 쉽고 경치가 좋아 전원생활지로 그만이에요. 요새 길이 잘 뚫려 설악나들목을 이용하면 서울서 1시간이면 와요."
과연 김종석(62세) 씨가 전화상 안내한 말처럼 홍천이 꽤 가깝게 느껴졌다. 본지 사무실이 있는 서울 마포구 성산대교 북단에서 김 씨 주택까지 70㎞ 정도니 '전원주택일번지'경기 양평군 못지않게 가까운 강원도다.

 

 

 

 

20년 애지중지 하던 터에 집을 짓다
김종석 씨의 전원주택은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음은 물론 주변 경치 또한 빼어나다. 북적대는 도시를 벗어나고 싶으나 생활의 편리함은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수도권 도시민에게 딱 들어맞는 전원생활지다.
홍천 하면 홍천강 전망을 빼놓을 수 없는데 김 씨 또한 홍천강을 보고 집을 지었다. 널찍한 마당에서 내려다보면 숲을 끼고 여유롭게 흐르는 홍천강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명경지수明鏡止水란 말이 바로 여기서 유래한 듯 산과 바위를 뚜렷하게 투영하는 맑고 잔잔한 강물에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이곳은 홍천강 하류 지역으로 일찍이 펜션들이 줄지어 들어선 상류 쪽과 달리 수심이 얕고 보다 넉넉한 모래사장을 만들어 깃들어 사는 이에게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 주택은 20평으로 아담하게 지어 300평 부지를 넉넉하게 활용하고 있다. 동남쪽으로 경사지고 북동쪽 홍천강이 위치한 부지 특성을 잘 살려 건물을 앉혔다. 동남쪽 개활지를 조망하면서 앞마당과 시원스럽게 연계되도록 건물을 서북측으로 물리고 홍천강 조망을 살리도록 북동향으로 좌향을 잡았다. 황토벽돌 줄눈 마감한 담박한 ㄱ자형 황토집이다.
김 씨는 이곳에 들어온 지 20년이 넘었다 한다. 일찌감치 도시생활을 은퇴한 김 씨는 현재 집 지은 부지 아래 터에 관광농원을 조성해 민박업을 했다. 관광농원 바로 앞 홍천강변은 한때 모 방송사 사극촬영지로 김 씨는 100여 명의 스태프와 연기자들을 먹이고 재우기도 했다. 지금 봐도 옛 모습 그대로인 듯 자연이 잘 보존돼 사극 배경으로 적격이다. 김 씨는 일에 부대끼는 것이 물려 민박업을 접고 현재 부지에 직영으로 황토집을 지었다. 전원에는 진작 들어왔어도 이제야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맛본다는 김 씨의 말과 달리 여전히 몸은 분주해 보였다.

 

 





 

 

"새벽 4시면 눈을 떠요. 그리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들어요. 새벽에는 안 일어나고 싶어도 새가 시끄럽게 지저귀니 깨어나게 되고 해 지면 캄캄해 마당일 하기 어려우니 고단한 몸이 먼저 알고 절로 눈이 감겨요. 자연의 흐름대로 생활하는 게 전원생활이에요."
요즘 김 씨가 부지런히 하는 일은 단지 내 조경 작업. 그동안 1만 평이 넘는 부지를 팔까도 했지만 "이렇게 좋은 땅을 아깝게 왜 파나"는 가족과 주변인들의 만류에 20년 가까이 가지고 있다가 전원주택단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김 씨를 포함해 몇 가구가 집을 지어 입주했다. 김 씨는 마을 진입로 내는 일부터 대지조성공사에 직접 참여해 그의 손이 안 간 데가 없을 만큼 단지에 들인 공이 크다. 마당에는 갓 심은 어린 주목 수 그루 있는데 어느 정도 자라면 단지를 꾸밀 예정이란다.
"마당일은 끝이 없어요.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겁고 여유로워요. 밤엔 별이 쏟아질 것 같아요. 그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고단함이 싹 가시고 내가 왜 서울 집을 두고 이곳에 와 있나 새삼 느끼게 돼요."

 

 

 

 

 

박지혜 기자 사진 송제민 기자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풍광 좋은 집] 홍천강 산수화를 벽에 걸다 - 홍천 66.0㎡(20.0평) 단층 황토집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