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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DOCTOR   집짓기의 시작과 끝 07

좋은 설계사와 시공사 찾는 방법은?

평생에 한 번 짓는 집. 허투루 지을 수 없으니 건축주는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헤맨다. 넘쳐나는 정보가운데 필요한 것만 추리면 되지만, 모든 정보가 도움이 되거나 정답이라 할 순 없다. 얄팍한 지식 또는 광고성으로 올리는 업체의 정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어설픈 지식을 담아가 봐야 영업사원에게 홀려 어느 순간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있을 것이다. 방대한 영역의 건축은 알면 알수록 오히려 점점 더 머리만 복잡해지니 건축주 스스로 미로 속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문가에게 믿고 맡기는 것이다. 자재와 시공 방법에 대해 공부할 게 아니라 좋은 회사를 선별해내는 안목을 기르는 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

글과 사진 | 윤세상 (주)하우징팩토리 대표

|  연재 순서  |

01. 택지지구에서 집을 앉히기 좋은 위치는 어딜까?
02. 임야나 농지에 집을 지을 때 살펴봐야 할 것은?
03. 헌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고 싶은데 걸림돌은 뭐지?
04. 우리가족에게 적합한 공간의 크기는?
05. 디자인과 자재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그럼 ‘평’단가의 의미는?
06. ‘평당 얼마’의 기준이 되는 본채공사, 그 범위와 실체는?
07. 좋은 설계사와 시공사 찾는 방법은?
08. 기능적인 주택을 바란다. “뭘 추가해야 되지?”
09. 부대 토목공사 비용, 얼마나 들까?
10. 조경공사는 어느 정도 해야 할까?
11. 집짓기 시작했다. 건축주가 할 일은?
12. 입주하고 이것만 관리해도 100년은 거뜬하다.

상가주택과 단독주택은 사용 용도와 목적에 따라 공간 계획부터 공법까지 다르다. 특히, 단독주택 특성상 상가와 달리 좀 더 깊은 전문성을 요구한다. 단독주택은 콘크리트, 목조, 스틸, 황토 등 다양한 구조로 나뉘고 각 구조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설계를 적용할 수도 없다. 오랫동안 주택설계에 몸담아 왔더라도 다른 구조의 주택을 설계하려면 해당 건축구조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배워야 가능하다.
모든 분야에 전문가가 있듯, 건축사나 시공사도 전문 분야가 있는 이유다. 하물며, 비전문가가 1~2년 알아본다고 해서 주택을 100여 채 이상 지어본 전문가의 지식과 노하우를 뛰어넘을 순 없을 것이다. 그러니 전문가 따라잡기에 노력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그들과 함께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게 좋다.
수많은 주택을 지었다고 해도 단독주택에 살아보지 않고 관심도 없는 건축가라면, 단독주택의 특성을 살리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런 부류의 건축가는 복제하듯 아파트 평면을 따라하거나, 주택의 기능보다 외관 디자인에 무게를 두어 시선을 끌기에 노력한다. 비용이 저렴하고 도면이 빨리 나온다고 좋아할 게 아니다.
그러나 실력을 인정받는 설계사라고 해도 모든 건축주의 마음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이는 건축주의 취향이 다르듯 설계사도 각자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러 설계사를 만나보고 건축주의 취향과 잘 맞는 설계사를 찾아야만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설계가 완성되면 시공사는 설계도를 바탕으로 시공 능력과 비용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설계와 시공을 의뢰할 땐 설계와 시공을 한 업체에서 진행하는 ‘일괄발주’와 설계와 시공을 건축주가 개별로 의뢰하는 ‘개별발주’로 나뉜다. 일괄발주와 개별발주의 장단점을 미리 파악해두고 선택할 문제다.

설계와 시공을 함께 하는 ‘일괄발주’
일괄발주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과 예산에 맞춰 집을 짓기가 쉽다는 것이다. 전체 소요되는 비용을 감안해 설계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예비건축주는 설계 과정에서 자재나 시공 방법 등 공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컨설팅 받으면서 진행해 예산계획을 세우기에 좋다. 건축사와 시공사를 찾고 이것저것 접수하러 다니기 어려운 건축주라면 일괄로 처리할 수 있어 더 없이 편한 방법이다.
그런데 일괄발주는 설계를 진행하면서 신뢰에 균열이 생겨도 시공까지 마쳐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기존에 사용한 도면을 응용하거나 설계에 지불하는 비용이 적다보니 원하는 설계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건축주는 설계사무실과 시공사 간의 관계를 조율하는 역할도 필요하다.
일괄발주는 시공 중심의 건축이라 빠르고 비용을 절감하는 반면, 디자인적인 요소는 포기해야 한다.

설계와 시공을 분리하는 ‘개별발주’
개별발주는 설계 중심의 건축이라 설계하는 과정에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자한다. 규모와 소요시간, 감리비용에 따라 다르지만 단독주택 설계는 대략 1,000~5,000만 원이 든다. 기간은 설계를 의뢰하는 시점에서 도면이 완성되기까지 보통 1~3개월 정도 소요된다. 비용 부담이 있지만, 완성도 높은 설계와 적절한 감리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 설계에 투자한 시간과 비용만큼 공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 발생이 적거나 하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발주의 가장 큰 장점은 건축주가 원하는 최적의 설계도면을 찾는다는 것이다. 설계가 완성되면 여러 시공 업체를 통해 합리적인 견적을 제시한 곳을 선정하면 된다.
주의할 것은 투입 가능한 예산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예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면, 건축사는 보기 좋은 고급스런 자재를 적용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기준 금액이 높아져 추가 비용을 조달하거나 설계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설계와 시공 계약은 분리하자
설계가 완성되지 않았는데 공사 금액을 예측하긴 어렵다. 처음부터 평당 시공 비용을 예상하고 공사를 계약해두면, 설계가 확정된 후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때 시공사와 마찰이 생기거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시공사에게 끌려가야 한다. 다른 시공사로 바꿔야 한다면, 먼저 계약한 업체와의 계약금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먼저 설계 계약을 하고 도면과 인허가를 마친 다음 도면을 바탕으로 견적과 예산에 맞춰 수정을 거친다. 공사 계약은 마지막에 하면 된다.
일괄발주를 하더라도 설계비만 지불하고 설계를 진행한 뒤에 도면이 완성되면 상세 견적을 먼저 받아보고 시공 계약을 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직영으로 시공하는 업체를 선정하자
많은 업체들이 직영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며 공사를 수주한다. 그리곤 실행소장을 두고 공사비용의 80% 정도로 일괄 하청을 준다. 물론 문제가 발생했을 땐 회사가 책임지겠지만,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없는 곳이라면 실행소장은 공사금액을 최소화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 설비, 단열 부분에서 비용을 줄여 완성도가 낮아질 수 있다. 또한, 본사가 관리를 잘 한다 하더라도 시공팀마다 시공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마감에서 차이 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전적으로 현장소장 능력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 그런데 현장소장을 건축주가 선택할 수도 없다. 유일한 방법은 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회사가 책임져주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간혹 일부 업체에선 하청에 재하청으로 진행하는 곳도 있다. 가장 조심해야 할 업체이다. 이러한 업체는 자본금 여유가 없으면 해당 현장에 지급할 돈을 다른 곳으로 유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 마감공사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시공사를 선택할 때는 회사에서 직접 현장소장을 채용해 운영하는지 알아봐야 한다.

자재는 본사에서 지급하는가
건축비용이 줄어든다면 건축주는 좋아할 것이다. 그런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자재밖에 없다. 시공하는 작업팀이 자재를 직접 구매하는 곳이라면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자재를 적게 사용하거나 저렴한 자재를 사용할 수 있다. 자재에서 비용을 줄인 만큼 집은 허술해지기 마련이다.
자재를 본사에서 지급하면 시공팀은 자재를 아끼지 않고 설계에 명시된 데로 공사에 집중할 것이다. 소소한 부분은 시공팀에 맞기더라도 레미콘, 철근, 구조재 등 기본에 해당되는 부분은 본사에서 지급하는 곳이 좋다. 그래야 재료를 아끼지 않는 맛있는 요리가 나올 수 있다.

공사 계약 전에 자재 스펙을 정하자
모든 자재 스펙을 다 정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정확한 견적을 원하면 정해야 한다. 강화마루만 하더라도 회사마다 몇 만 원씩 차이나기 때문에 가능하면 제조회사까지 확정해줘야 한다. 그래야 공사를 진행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제품을 변경하다 보면 몇 천만 원 추가되는 건 금방이다. 그래서 견적을 받을 때 제품명이 포함된 상세 견적을 받아 공사를 계약해야 한다.

애매한 공종은 별도로
견적을 받을 때 인테리어 미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생기구, 조명, 가구 등의 금액을 확정하기 어렵다. 이런 공종은 건축주가 직접 구매해도 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견적 외 공사로 가는 것도 좋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건축주가 직접 소품을 구매해 현장에 납품하는 방식을 말한다. 실제 이런 방식은 많은 업체가 건축주의 취향을 다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선호하는 방식이다. 건축주도 견적을 받아보고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야 할 곳이 있다면 직접 진행하는 것도 업체와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3D로 우리 집을 그려보자
집을 설계하면서 평면도만 본다면 집이 어떻게 나올지 이해하기 어렵다. 시공 기술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니 건축주는 더 할 것이다. 그래서 설계 계약을 할 때 3D 작업을 포함하는 게 좋다. 만약 설계 비용이 저렴하고 입면과 평면만 제공하는 건축사라면 피하자. 건축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설계이다. 3D를 이용해 집 형태에 대한 건축주의 이해를 돕고 공간 활용을 어떻게 하는지 공사 전에 충분히 알고 있는 게 좋다.

 

대표는 어떤 사람인가!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주문 주택이다. 하나의 주택을 짓는 것이다. 그래서 건축주와 궁합이 맞는 업체를 찾는 게 중요하다. 바쁘다면 일괄로 처리해주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건축주와 함께 소통하면서 일하는 회사를 찾아보자.
회사를 선택할 땐 직접 대표를 만나봐야 한다. 건축에 대한 대표의 생각과 신념을 들어보면 그 회사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낱 집장사를 위한 사람인지 바른 집을 짓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인지를…….
현장에서 발로 뛰는 대표와 사무실에 상주하는 대표와는 건축 결과물에서 확연하게 차이 난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대표는 모든 것을 책임지고 손익을 따지지 않고 최상의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잘못된 부분은 바로 수정해서 진행할 것이다. 만약 대표가 현장에 머물지 않는다면 직원은 일정을 맞추기 위해 사소한 문제는 덮어놓고 마무리 할지도 모른다. 또한 문제가 발생해도 직원들이 함부로 수정하지 못한다.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표가 현장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는 회사가 좀 더 좋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집을 짓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건축주가 있을 것이다. 집을 짓기 위해 많은 정보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설계와 시공사를 만나지 못한다면 시간만 허비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주가 진정 알아야 할 정보는 설계에 대한 이해와 필요성, 그리고 올바른 시공사를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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