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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와 유연히 연결된 양주 주택 ‘사는 집’
- 한적하고 여유로운 곳에 내 가족이 안전히 지낼 수 있는 집은 전원주택 라이프를 꿈꾸는 예비 건축주라면 원하는 필수 조건 중 하나다. 서울 강북구 아파트에 거주하던 건축주 부부는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주고자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경기도 양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부부는 포도밭 뒤쪽에 조용히 자리한 한 마을을 만났고 외부 환경과 유연하게 연결된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진행 박지현 기자글 자료 고영성 이성범(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공동 소장)사진 고영성 작가※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HOUSE NOTEDATA위치 경기 양주시 어둔동지역/지구 제1종 일반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호명동지구)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대지면적 496㎡(150평)건축면적 199.14㎡(60.23평)연면적199.93㎡(60.48평)1층 165.76㎡(50.14평)2층 34.17㎡(10.33평)건폐율 40.56%용적률 40.3%설계기간 2020년 11월 ~ 2021년 11월시공기간 2021년 11월 ~ 2022년 6월설계㈜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070-8683-0029www.formativearchitects.com시공㈜포디움 종합건설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징크 평이음외벽 - 모노 클래식타일 GS 그레이(다다벽돌)내부마감천장 - 친환경페인트내벽 - 친환경페인트, 석고보드단열재지붕 - 비드법 보온판 (‘가’등급)외벽 - 비드법 보온판 (‘가’등급)창호 KYC 창호현관문 메탈게이트 양주 ‘사는 집’은 50대 건축주 부부와 갓 대학을 졸업한 큰 딸, 졸업반인 작은 딸까지 총 4명의 가족을 위한 집이다. 가족은 두 딸의 대학 졸업을 기점으로 삶의 방식을 바꾸고자 했다. 많은 사람들이 밀집된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에서 벗어나 멀지 않은 근교의 땅을 찾던 중, 양주 어둔동의 한적한 마을을 발견했다. 마을에는 옛집보다 신축 주택 비율이 높았고 토지는 보강토 옹벽이었지만 주택들은 도로 레벨에 맞춰 자연스럽게 안착돼 있었다. 대지는 오각형 형태를 띠고 있었고 동쪽은 포도밭 남·북쪽은 인접대지에 접해있었다. 도시에서 오랜 기간 생활하다 시골로 내려간 건축주는 아파트처럼 보안이 철저하지 않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부분 때문에 안전에 대한 염려가 컸고, 이는 설계의 큰 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우선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고자 했고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집의 바운더리가 명확하길 바랐다. 이러한 부분은 자연스러운 외피를 형성했고 외부에서 볼 때, 주택이 대지 전체를 가득 채운 집처럼 보이도록 설계하게 했다. 이와 같이 공간을 대지로 둘러싸는 폐쇄적인 방법은 일반적으로 신도시 단독주택 필지에서 중정형 주택들의 보안 문제 해결방안으로 선택돼 왔다. 은은한 현관등과 천창의 자연광으로 좁은 현관공간에 답답한 느낌이 없다. 삼각형 모양 천창을 내 주방과 거실에 풍부한 채광이 유입된다. 자녀 방은 툇마루와 방바닥 높이를 맞춰 외부 마당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외부와 유연하게 대응하는 집과도하게 높은 담은 외부와 고립감을 조성하기에 담 대신 주차 공간 위 지붕을 만들어 외부시선을 조금이라도 차단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지붕은 마치 스케이트보드나 스노보드같이 익스트림 스포츠에 사용되는 구조물 ‘쿼터파이프 Quarter pipe’ 형태를 띠게 됐다. 더불어 담과 주차장 지붕사이에는 틈을 주어 마을 풍경과 소통의 여지를 남겨 뒀다. 도로와 접하는 부분은 공간으로 채우는 대신 얇은 벽과 일부 투시가 가능한 목재루버를 활용했다. 얇은 벽은 세로결의 패턴을 가지고 따뜻한 느낌의 목재루버와 어우러져 틈 사이로 내부 공간을 은근하게 드러낸다. 저녁이 되면 루버 사이로 주택 내부의 불빛이 은은하게 새어 나와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고 집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아늑함이 담긴 그 빛으로 인해 안정감을 느낀다. 외부활동시 주변 간섭없이 편하고 프라이빗하게 머물 수 있는 다락 용이한 관리 위한 공간 분리‘사는 집’은 처음부터 주변의 맥락을 고려해 낮은 집을 염두에 두었다. 다락방도 일부만 조성해 가족이 모이는 장소이자 공중에 떠 있는 삼각형 형태로 집의 포인트가 되도록 의도했다. 주택의 공간구성은 현관을 통해 진입해서 좌우로 자녀 영역과 부모 영역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이는 훗날 자녀들이 출가 후, 부부만 남고 공간이 쓰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관리의 용이함을 고려한 부분이다. 자녀들의 영역에는 복도를 이용해 드레스룸과 파우더룸을 배치했고 각각의 방은 좌식으로 계획했다. 침대 대신 매트리스를 두고 외부 마당과 긴밀히 연결되도록 툇마루와 방바닥 높이를 일치시켰다. 툇마루는 안방과 거실로도 연결된다. 이는 마당을 외부거실 개념으로 쓰고자한 것도 있지만, 도시의 아파트 생활에 익숙했던 건축주의 삶을 자연에 가까운 삶으로 변화시키고자 의도한 부분이기도 하다. 마당은 담장과 주차장으로 외부시선을 차단시켜 자유롭고 이동동선이 편리하다. 처마 부분이 거실 방면 툇마루 따라 곡선을 이룬다. 가족의 프라이빗한 다락자녀들의 방 위쪽에 배치한 다락은 두 부부의 취미 방, 옥상 테라스와 연결된다. 밤에는 별 관측 명소가 되고 주변의 간섭 없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가족들의 프라이빗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주방과 거실 영역 천장에는 30˚쯤 들어 올린 큰 삼각형 모양의 측창을 내어 부족한 채광을 보충하고 층고를 높게 해 풍부한 공간감이 느껴지도록 계획했다. 이 측창은 평지붕을 칼로 잘라낸 듯 비스듬하게 올라간 모양으로 슬라브 Slab가 들어 올려진 형태를 띠도록 철골로 계획했다. 또 양쪽 측면에 기둥을 설치해 모서리 부분에서 하늘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아파트에서의 삶을 외부경치를 감상하는 곳으로만 인식했다면 ‘사는 집’은 오히려 외부로 들어가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사는 집’은 현 시대를 사는 우리네 보통 가족들을 위한 집이자 변해가는 집의 의미를 하나씩 되찾아가는 의미 있는 작은 집이다. 삶의 방향과 주거 공간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요즘, 이 집을 통해 조금 더 집이 삶에 가까워질 수 있는 건축이 되길 바란다. 차고 옆 작은 문은 마당과 자녀방으로 연결된다. 저녁시간 목재루버 처리한 대문과 벽에 켜진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부 조명이 오후 시간 호젓한 마을을 따뜻하게 밝힌다. 도로 레벨에 맞춰 자연스럽게 안착된 본 주택과 다른 주택의 모습 이성범_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소장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공공성을 바탕으로 일상 속 건축의 가치를 탐구하고 건축의 본질에 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이미지와 피상 위주의 건축으로부터 벗어난 다양한 건축적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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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와 유연히 연결된 양주 주택 ‘사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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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속의 풍수 이야기 - 복을 부르는 전원주택
- 남향집을 가장 좋은 집터로 생각하고,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면 안 된다, 집 안에 복숭아나무를 심으면 안 좋다는 등 생활 속에서 집과 관련된 금기 사항 등을 종종 듣곤 한다. 무조건 미신(迷信)이라고 흘려 버리기에는 어딘지 개운치 않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좀 더 정확한 내용을 안다면 집터를 고르거나 집 안에 가구를 배치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동풍수지리학회 고제희 이사장으로부터 전원주택 속의 풍수 이야기를 들어보자. 풍수(風水)학은 바람과 물의 순환 이치[天] 그리고 땅의 형성 과정과 지질 여건[地]을 연구하여 사람[人]이 자연 속에서 좀 더 건강하고 안락하게 살 터를 구하는 동양의 지리관이며 경험 과학적 학문이다. 방법은 지질, 일조, 기후, 풍향, 물길, 경관 등 일련의 자연적 요소를 음양오행론(陰陽五行論)에 의해 관찰한 다음에 그들이 사람에게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파악하고, 각각의 우열을 가려서 그중에서 좋은 것만 생활에 이용한다. 우리의 전통 주택은 생활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소재(나무, 흙, 돌 등)를 사용해 안전과 생산을 고려해 짓되, 휴식(잠), 생산과 양육(養育), 식록(食祿)에 좀 더 편리하도록 구조를 꾸준히 발전시켰다. 하지만 현대 주택은 생활의 안전과 편리성이 극대화된 집으로, 2000년 동안 한국 사람이 자손 대대로 체질과 인성을 적응시켜 온 주택과는 사뭇 다른 주거 형태다. 한국 사람은 유전적으로 한국인의 체질과 인성에 맞는 주택에 살아야 건강한데, 현대에 들어 새롭게 발전된 주택은 우리의 체질과 인성에 맞지 않아 심리적 스트레스(우울증 등)와 현대적 질병을 가져다주었다. 까치집은 높은 나무에 지어 비바람을 그대로 맞지만, 까치에겐 가장 안전하고 편리하면서 체질적으로 알맞은 둥지다. 만약 비바람을 맞는 까치가 불쌍하다고 하여, 비바람을 맞지 않는 처마 밑에 주로 둥지를 트는 제비집으로 옮겨다 놓으면 어떻게 될까? 까치는 제비집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알을 낳지 못한다고 한다. 현대식 주택은 분명히 우리의 체질과 인성을 급격하게 변화시켜 유전적으로 형성된 한국성을 변질시킬 것이다. 그러므로 무미건조한 콘크리트 공간에 자연친화적인 풍수지리를 접목시켜 한국인의 체질과 인성에 다가가는 주거 공간을 새롭게 창출해 나가야 한다. 집터를 고를 때 사용하던 나침반인 ‘패철’. 풍수상 길한 전원주택지를 찾아서주택을 꾸미는 데에 이용된 풍수학은 두 갈래로 발전했다. 하나는 주택의 부지, 구조, 배치, 건축 부재, 조경 등이 사람의 길흉화복에 미치는 영향을 생활 경험에서 얻은 지혜로 이것을 가상(家相)이라 부른다. 즉, 주택의 겉모양을 보아 길흉을 판단하는 방법으로 오랜 세월 풍습이나 민간신앙으로 전해져 왔다. 또 하나는 청나라 때의 조정동(趙廷棟)이 저술한 《양택삼요(陽宅三要)》다. 주택 내에서 대문과 안방 그리고 부엌을 오행론과 음양론에 맞춰서 길흉을 판단하여, 건강과 재복이 증진되는 방위에 맞게 배치하는 방법론이다. 현대의 문화 코드는 당연히 삶의 질을 강조하는 웰빙이다. 돈과 명예를 위해 앞만 보고 살기보다는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는다. 한적한 전원에 주택을 짓고, 게다가 풍수지리까지 도입한다면 이보다 더 우수한 웰빙 주택이 없을 듯하다. 그렇다면 전원주택의 부지에서 풍수적으로 길한 복지를 한번 찾아보자.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풍수에서는 집으로 진입하는 도로가 중요한데, 특히 전원주택의 경우 시공업체가 이미 그 나름의 구획과 도로를 개설해 놓아 그것을 무시한 채 터를 잡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어느 정도 제약은 필수 불가결하다. 그러므로 전문 풍수사의 혜안이 필요하나, 여기서는 일반인의 눈으로도 쉽게 길흉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산등성의 마루가 끝난 벼랑 아래 또는 산골짜기의 목에 집터를 잡으면 복을 다하지 못한다. 산사태 등 재난을 당할 수도 있다. 둘째, 길이 막다른 곳의 주택은 과녁배기에 해당되어 크게 흉하다. 바람이 집과 집 사이로 빠져 과녁배기 집으로 곧장 불어닥치니 해롭고, 화재가 나도 불길이 바람을 타고 밀어닥치기 쉽다. 셋째, 집터는 앞이 낮고 뒤가 높으면 진토(晉土)라 하여 길하다. 이것은 배수나 일광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넷째, 습기 찬 대지나 습지를 메운 부지는 흉하다. 수맥이 흐르는 곳도 피한다. 다섯째, 집터 내에 시냇물이나 계류가 있는 것은 극히 흉하다. 시냇물은 지맥을 이쪽저쪽으로 갈라놓는 분수령으로 계류를 중심으로 양쪽의 지기가 사뭇 다르다. 따라서 한 집에 두 개의 지기가 있으면 사람에게 상이한 영향을 미쳐 흉하다. 여섯째, 산기슭의 경사진 곳에 집터를 잡는다면, 대지를 깎아 평평하게 고르기보다는 땅의 경사를 그대로 이용하여 집을 지어야 한다. 땅을 파헤치면 지기(地氣)를 손상시켜 쓸모없는 땅이 된다. 지기는 흙에 따라 흐르고, 흙에 머물기 때문에 우리 전통 한옥들은 산 중턱을 깊게 파내어 평평하게 고른 다음 집을 짓지 않고, 산의 경사도를 그대로 활용하여 흙과 지기를 보존하면서 집을 지었다. 일곱째, 부지에서 잡돌이나 바위가 땅 밖으로 보이는 곳은 지기가 쇠약한 곳으로 피한다. 토색이 양명하고 지질이 고운 곳이 복지다. 여덟째, 앞쪽에 흘러가는 시냇물은 집터를 금성수(金星水)로 둥글게 감싸 안으며 흘러야 좋고, 부지 쪽으로 마치 쏘아 들어오는 듯한 물살이 보이면 흉하다. 골목의 막다른 집과 산등성의 마루가 끝나는 벼랑 아래쪽 집은 피한다. 바람과 물의 순환 궤도에 따른 좌향부지를 정하고, 집을 지을 때 풍수에서 집의 방향을 중시하는 것은 바람과 물(지하수 포함)의 순환 궤도를 파악하여, 그중에서 좋은 것을 선택하자는 목적 때문이다. 따라서 남향이어야 겨울에 햇볕이 잘 들고 따뜻하다는 일반적 통념과는 사뭇 다른 특징을 보인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남향을 선호하여 왔지만, 북향집도 명당이 될 수 있다는 풍수적 사례가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왜냐하면 풍수학에서는 바람과 물의 흉한 궤도 중에서 좋은 방향을 선택하다 보니, 북향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청백리로 유명한 정승 맹사성(孟思誠, 1360~1438)의 생가는 북향집이다. 이 집은 고려 말의 명장이던 최영 장군이 살던 집이다. 맹 정승의 할아버지는 최영 장군과 친분이 두터워 이 집을 이어 받았다고 한다. 어느 날 맹사성의 어머니는 태양이 자기 집으로 떨어져 치마폭으로 받는 꿈을 꾸었다. 맹사성의 어머니는 괴이한 꿈인지라 시아버지께 알렸다. 시아버지는 이 얘기를 듣고 다시는 다른 사람에게는 얘기하지 말라 이른 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편지를 아들 맹희도에게 보냈다. 한양에서 과거 공부에 열중하던 맹희도는 편지를 받고 부랴부랴 하향해 아버지께 문안을 여쭈니 '내 병은 그동안 쾌차했으니 염려 말고 며칠 쉬었다 가거라'하였다. 그 사이에 맹희도 부인이 임신을 하고, 맹정승이 태어났다고 전해온다. 북향은 남향에 비해 일조량의 차이는 있겠지만, 남쪽 산기슭과 북쪽 산기슭에 자라는 나무를 관찰해 보면 성장면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남향이든, 북향이든 생물체가 살기에 필요불급한 햇빛은 관계가 없다는 결론이다.따라서 풍수에서 주택의 좌향은 주변의 공기 흐름 중에서 사람과 식물에게 가장 최적의 것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하며, 그것은 물과 바람이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의 방위와 흐름을 보아 '좌향법'으로 정해져 있다. 기가 출입하는 공간인 대문의 위치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대문(현관)의 위치다. 대문은 주택을 외부와 경계 짓는 역할을 하며, 풍수적으로 집 내부로 기(공기)가 출입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 대문이 크고 집이 작으면 가난해지고, 대문이 작고 집이 크면 부자가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대문의 크기는 집 전체의 미관과 기의 흐름에 맞춰 크기를 결정해야 한다. 대문의 색깔도 중요하다. 대문에 봄이면 '입춘대길(立春大吉)' '용·호(龍·虎)' 등의 글자를 써 붙이는 것은 대문이 길흉화복을 부르는 장소로써 우리 삶에 중요한 요소를 내포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즉, 대문은 태극의 의미를 가지며 기의 출입구이자, 기가 생성되는 근원으로 우주론적 의미와 흉액(凶厄)을 막는 운명론적 의미를 함께 가짐으로 색깔에도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다. 대문의 위치를 정할 때 고려할 사항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대문과 현관은 일직선상에 두지 않는다. 또한 도로는 물길이므로 집을 중심으로 좌우의 도로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대문에 직접 닿지 말아야 한다. 즉, 도로의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지점에 대문을 세운다. 도로의 경사를 고려해 차의 진입과 주차에 편리한 지점에 대문의 위치를 정한다. 경사진 곳은 겨울에 도로가 얼어붙으니, 사고 위험이 높다. 마구간의 앞이 넓으면 길하다고 했으니, 현대식으로 풀이하자면 주차 공간이 되도록 넓은 곳을 택한다. 또한 대문과 현관의 높이가 같아야 길하다. 현대 주택처럼 대문에서 현관으로 통하는 진입로를 계단식으로 만든 경우는 흉하다고 본다. 대문의 위치와 크기는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구례 운조루의 사랑채에서 안채로 들어서는 중문. 안방, 머리는 기의 순환이 길한 곳에대문 다음으로 주택의 3요소인 안방이 중요하다. 안방은 사람이 7~8시간 동안 가사(假死) 상태로 잠을 자는 공간이므로 주택 내부의 기가 왕성한 곳에 배치해야 피로가 풀리고 활력도 되찾는다. 안방은 주인 내외의 휴식과 부부 생활 그리고 자녀의 양육을 담당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외부 환경은 입주자가 마음대로 변경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럴 때 주택 내부를 풍수적으로 길하게 바꾸어 길함을 상승시키고, 혹 흉함이 있다면 흉함을 줄여 주는 침대 및 가구의 배치, 소품 등을 활용한 풍수 인테리어의 방법이 있다. 풍수인테리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안에 침대를 두는 위치이다. 풍수적으로 에너지 재충전을 위한 침대의 위치가 중요한데, 이것은 사람의 코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코는 기가 사람의 내부로 출입하는 통로이며, 코를 두는 위치, 즉 머리의 위치가 기의 순환 중에서 길한 곳을 택해야 사람이 건강하고, 피로가 풀리고, 활력을 되찾기 때문이다. 방 안에서 침대를 두는 위치는 방의 공간 중심에서 방문과 코의 위치를 방위적으로 판단해 상호 길한 방위를 택하는 쪽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초보자가 따라 하기에는 힘들다.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자면, 우선 내 방 안에서 침대를 둘 수 있는 경우의 수를 헤아린다. 대개 2~3개의 경우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다음, 일주일씩 모든 경우의 방향에 침대를 두면서 자보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느 방위에서 잤을 때 가장 상쾌하게 일어났는지 체크해 본다. 풍수인테리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 안에 침대를 두는 위치이다. 풍수적으로 에너지 재충전을 위한 침대의 위치가 중요한데, 이것은 사람의 코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정원은 큰 돌과 나무 피해야아파트의 경우와 달리 전원주택은 정원과 조경도 풍수적으로 고려할 사항이다. 정원에 돌을 많이 깔거나 세우면 흉하다. 돌은 여름에 낮의 열기를 간직하다가 저녁에 내뿜어 항상 덥고, 겨울에는 밤의 냉기를 품었다가 낮에 내뿜어 집이 따뜻하지 못하다. 또 정원에 큰 나무가 너무 많으면 땅이 말라 윤기가 없어진다고 한다. 이상과 같이 전원주택의 풍수적 요소들을 살펴보았다. 풍수를 미신이라고 터부시하지 말고, 웅리 조상들이 자연 속에서 집을 짓고 살면서 생활 속에서 터득한 경험을 법칙화 한 것이므로 한 가지 또는 두 가지라도 도입하여 복을 부르고 건강을 유지하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 보기를 권해 본다. 정원에서 큰 나무는 피하는 것이 좋다. 글쓴이 고제희 님은고려대학교 생명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과 생태환경공학부 박사과정을 마치고, 2003년 대통령정책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기획단에서 풍수지리 자문 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매일경제 및 한국경제 TV, SBS, EBS 등의 방송사를 통해 생활 속의 풍수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며, 풍수전문포털사이트 www.21fengshui.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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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속의 풍수 이야기 - 복을 부르는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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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귤 밭에 살어리랏다 서귀포 농가 의귀하루
- 무더웠던 어느 여름 날, 도심에서 벗어나 제주 올레길에서 마주친 젊은 남녀. 그 하루는 둘을 인연의 끈으로 엮어 한 가정을 이루게 했다. 그리고 몇 년 뒤 둘은 인연이 시작됐던 제주로 귀농해 살 집 ‘의귀하루’를 지었다. 진행&구성 이수민 기자 글 김창균(유타건축사사무소 소장) 사진 김용순 작가 HOUSE NOTEDATA위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용도 단독주택, 게스트하우스건축구조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426.20㎡(117.67평)건축면적 389㎡(62.79평, 게스트하우스 포함)건폐율 26.94%연면적 140.85㎡(42.61평)1층 101.85㎡(30.81평)2층 39.00㎡(11.80평)다락 10.89㎡(3.29평)용적률 36.21%건축비 2억 8800만 원(3.3㎡당 630만 원/토목비용, 부가세 포함) 설계 유타건축사사무소 02-556-6903 www.utaa.co.kr시공 레아하우징 010-2908-8101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알루미늄 징크벽 - 그래뉼 + 청고벽돌바닥 - 제주 디딤석내부마감천장 - 합지도배 + 도장벽 - 합지도배바닥 - 구정강마루(오크뉴클래식)계단실디딤판 - 38T 라디에타파인 난간 - 원형파이프 + 백색도장단열재지붕 - R32 글라스울외단열 - T70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내단열 - R21 + R11 글라스울창호 로이3중 시스템창(레하우)현관 기밀도어(살라만더) 조명 이케아 + 루미조명주방기구 맞춤가구위생기구 대림바스, 아메리칸 스탠다드난방기구 콘덴싱 가스보일러(귀뚜라미) 귀농과 게스트하우스두 남녀가 제주도 여행길에서 만나 가정을 이뤘다. 서울의 삶이 팍팍해질 무렵, 부부는 서울을 뒤로한 채 제주에서의 새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서울살이에 지친 까닭에 귀농하여 자연 속에서 삶을 꾸리길 바랐고, 귤 농장과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계획했다. 그리고 집 이름은 돌아와 몸을 의지할 곳이란 뜻으로 ‘의귀하루’라고 지었다. 설계 전 고민은 ‘제주도에서 귤 농장과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한 가정에 어울리는 집은 어떤 것일까’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큰 틀이 될 세 가지를 정했다. 첫째, 귤 밭과 잘 어우러지는 건물일 것. 둘째, 게스트하우스와 주인집 각각의 사생활이 독립된 공간일 것. 마지막으로 주인집과 게스트하우스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할 것. 우리는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설계를 시작했다. 건축주 부부가 사용하는 주택의 주방과 거실. 실내로 들어오는 귤 밭 풍경이 싱그럽기까지 하다. 주방과 거실. 귤 밭과 조화를 이루는 건물귤 밭을 따라 걷다 보면, 귤 밭 위로 떠있는 듯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귤 밭을 향해 열려 있으면서 뒤로는 마당을 품은 집이 보인다. 수평적으로 펼쳐진 집은 최대한 귤 밭과 소통하며 위압감을 주지 않고 녹아들어 귤 밭과 잘 어우러진다. 집은 멀리서 보면 마치 하나의 건물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돼 있다. 귤 밭을 경작하는 건축주 가족의 주거공간과 게스트하우스는 사이 마당을 두고 배치했다. 게스트하우스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사이 마당으로 자유로이 오갈 수 있도록 동선을 계획했다. 사이 마당에 이르면 건물 사이로 귤 밭이 시야 가득 펼쳐진다. 사이 마당은 주인집과 게스트하우스 손님이 함께 공유하는 장소다. 위계 없이 주어진 이 사이 마당은 소음을 차단하고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적절한 유대감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주인집 부부와 이 집에 머무는 손님은 사이 마당을 통해 우연히 마주칠 수 있지만, 사이 마당으로 적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 머무는 동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의 거실 창으로 보이는 귤 밭 풍경. 게스트하우스의 ‘-’자형 주방. 툇마루처럼 만든 윈도우 시트. 단을 높여 계획한 것이 특징이다. 게스트하우스 1층_침실과 거실 게스트하우스 욕실. 대지와의 관계건물은 도로보다 낮은 대지에 위치한다. 보통 이런 경우 건물을 대지 경계에서 이격해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곳은 건물이 주변과 동떨어진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우리는 대지 경계를 따라 길게 위치한 ‘옹벽’으로 이 부분을 해결했다. ‘옹벽’은 건물의 일부처럼 보이며, 대지와 연계성을 주고 옹벽과 건물 사이에 포근한 위요감을 조성한다. 그리고 건축물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창고와 사이 마당을 만든다. 주택의 2층으로 오르는 계단. 계단 가벽에도 작은 선반을 만들어 쓰임새를 높였다. 부부 침실. 가로로 긴 창이 귤 밭 풍경을 담아낸다. 게스트하우스의 거실 창에서 바라본 모습. 2층에는 오픈된 공간과 옥상 테라스로 통하는 입구가 있다 귤 밭과의 소통건물의 주 입면인 남쪽은 귤 밭을 향해 열려 있다. 큼지막한 창을 통해 들어오는 귤 밭은 주인의 삶의 터전이자, 평화로움이다. 실내는 아이보리빛 속살에 밝은 갈색의 나이테가 멋스러운 나무와 화이트의 조화로 차분한 느낌을 주고, 창 안으로 들어오는 초록 이파리와 싱그러운 귤색은 싱싱하고 맑은 향기가 나는 기분까지 들게 한다. 떠 있는 듯한 2층은 가족의 침실이다. 2층은 1층 공간과 다른 축으로 계획한 덕분에 다른 풍경을 창에 담는다. 그 덕에 자연스럽게 주인집으로 향하는 시선을 차폐하고, 가운데에 배치한 테라스는 게스트하우스로 향하는 시선을 차단한다. 건축주 가족이 사용하는 주택과 게스트하우스 사이 마당의 데크. 게스트하우스 옥상 데크. 한 달 살고 싶은 곳늦잠을 자고 일어나 침실 문을 연다. 침실 문은 여닫이라 두 쪽을 모두 양 끝으로 활짝 열면 확장된 거실로 변신한다. 거실과 침실에는 단차가 있어 그곳에 앉아 어제 읽다 덮어놓은 책 하나 집어 읽는다. 거실의 큰 창문 앞에 앉아 책을 읽으면 귤 밭의 싱그러움을 느낀다. 다락에 올라 테라스로 나가면 눈앞에 귤 밭이 펼쳐진다. 이렇게 한 달, 귤 밭 옆에 살어리랏다. 돌담에 둘러싸여 있는 의귀하루의 모습. 의귀하루 건축주 부부는 귤 농장도 함께 운영한다. 김창균(유타UTAA 건축사사무소 소장)유타 UTAA는 Urban Tablet of Actualized Architecture라는 뜻으로, 일상의 도시라는 배경 안에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며, 대중이 직접 경험하고 만지며 좋은 기억으로 남을 건축을 지향한다. 건축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용자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고자 설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최병용 건축사와 함께 유타를 이끌어 가고 있는 김창균 소장은 “건축물이라는 인공의 물질은 변하고 없어지기도, 새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건축 공간 안에서의 기억과 경험 그리고 인연은 영원히 살아있다”고 말한다. 02-556-6903 utaa_archi@naver.com www.utaa.co.kr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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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귤 밭에 살어리랏다 서귀포 농가 의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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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짓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청양 화목한 집
- 리모델링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집터가 도로부지에 수용돼 집을 옮겨야 했다. 집이 사라진다는 소식은 그곳에서 나고 자란 다섯 남매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노부모를 위해 자녀들이 새로 집 지을 계획을 하면서 또 다른 기대로 설레는 시간을 보냈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태성하우징 HOUSE NOTEDATA위치 충남 청양군 화성면지역/지구 생산관리지역건축구조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659.00㎡(199.35평)건축면적 110.53㎡(33.43평)건폐율 16.78%연면적 165.00㎡(49.91평)1층 99.66㎡(30.15평)2층 48.84㎡(14.77평)다락 16.50㎡(4.99평)용적률 22.53%설계기간 2018년 1월~3월공사기간 2018년 9월~12월토목비용 1500만 원(석축 쌓기)건축비용 2억3000만 원(3.3㎡당 490만 원)설계 율건축시공 태성하우징 1577-9148 http://www.태성하우징.kr/ MATERIAL외부마감 지붕 - 스페니쉬기와(모니어) 벽 - 스타코플렉스 데크 - 석재타일내부마감 천장 - 편백루버 벽 - 실크벽지(개나리벽지) 바닥 - 동화자연마루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2(크나우프) 외벽 - 글라스울 R21(크나우프), 비드법 보온판 50T(네오폴) 내벽 - 글라스울 R21(크나우프)계단실 디딤판 - 고무나무 집성판 난간 - 고무나무 집성판창호 로이 2중유리(알바트로스)현관 엘도어 IDST-노블주요조명 렉스조명주방가구 한샘위생기구 대림바스난방기구 경동나비엔 가족이 모두 모이면 19명이다. 4남 1녀가 모두 자녀를 한둘씩 두면서 대가족이 됐다. 그사이 그들이 나고 자란 집과 부모도 늙었다. 따뜻하고 좀 더 편리한 생활을 위해 형제들은 20년이 지난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하기로 계획했다. 그 시점, 청양에서 대천을 잇는 국도 일부 구간을 새로 정비하는 사업에 집터 일부가 도로부지에 수용됐다. 셋째 이종태 씨의 말이다.“예상치 못한 일이라 처음엔 모두 당황했어요. 기존 주택도 23년 전에 새로 지을 때 신경을 많이 썼던 집이라 다들 좋아했어요. 형제들 간에 추억도 많았고. 그런 것들이 모두 사라진다는 게 너무 아쉽고 쓸쓸하게 느껴졌어요.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에 새로 집을 지어야 해서 형제들과 논의 후 전체 진행은 제가 맡기로 했어요. 인테리어는 둘째 누님이 맡기로 하고요.”평생 삶의 터전을 일궈온 부모님은 이곳을 떠날 수 없었다. 형제들도 다른 곳은 생각하지 않았다. “새 집터는 바로 옆에 부모님이 일구던 밭으로 정했어요. 여기저기 크고 작은 밭이 몇 곳 있는데, 마을에서 높은 곳에 있다 보니 풍경이 좋았어요. 그리고 부모님이 사용하는 창고도 가까워서 생활하시기 편할 거 같았어요. 형제들도 기존 주택에서 누려보지 못한 멋진 풍경과 넓고 쾌적해진 환경 때문에 너무 잘 지은 거 같다고 해요.” 넉넉한 신발장과 고급스러운 타일을 시공한 현관은 밝고 넓은 공간이 들어설 때 확 트인 느낌을 준다. 박공지붕 형태를 살려 층고를 높이고 천장을 편백루버로 마감했다. 대리석 아트월과 콘솔로 고급스러운 실내를 표현했다. 주방은‘ㄷ’자 배치로 동선은 단순하게 사용은 편리하게 했다. 2층과 거실을 소통하기 위해 열린 난간으로 계획했다. 대가족에게 맞게 주방과 거실을 일체형으로 구성해 기존 주택보다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노부부에게 심리적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천장을 은은한 나무 향이 나는 편백으로 마감했다. 조망 확보와 넓고 쾌적한 공간 형성주택은 풍경이 좋은 서향을 선택하고 대지 동쪽에 창고와 근접하도록 배치했다. 도로가 지나는 남쪽에 진입로를 배치하고 화사한 장미와 각종 꽃으로 향기 가득한 입구를 꾸몄다. 입면은 포근하고 아늑한 마을 분위기에 맞춰 박공에 스페니쉬기와를 올리고 벽돌타일로 따뜻한 느낌을 담았다. 설계와 시공은 태성하우징 이서연 대표가 맡았다. 이종태 씨와는 고향 선후배 사이다. 이 씨는 친분이나 지연 때문에 이 대표에게 맡긴 건 아니라고 한다. “평소에 누나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집 짓는 거에 대해서 물었어요. 그런데 집을 짓는 게 큰일이다 보니 친하다고 맡길 수는 없죠. 이런저런 의논하고 태성하우징에서 지은 집주인도 만나보면서 실력도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시공은 그때그때 의견을 잘 들어주고 요청사항을 전하기만 하면 기술적인 분야는 알아서 해줬기에 어려움 없이 진행했어요.” 이국적인 느낌에 포근함을 담은 입면 디자인, 소박한 삶에 어울리며 형제들이 쉬기에 적절한 공간, 아름다운 오서산과 주변 산세를 끌어들인 구조 등 완공된 주택을 둘러보며 노부모와 형제 가족들은 즐겁기만 했다. “예전엔 시골집이 불편해서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집도 예쁘고 생활도 편하고 뛰어놀기 좋은 넓은 마당이 있다 보니 요즘엔 이곳에 오는 걸 다 좋아해요.” 마당 둘레에는 크고 작은 각종 꽃과 나무가 작은 세상을 이루고 있다. 노부부의 작품이다. 정원 가꾸기는 농사일로 바쁜 노부부의 일상 속에 잠시 여유를 누리는 작은 틈이다. 계단실 벽면을 벽돌 타일로 장식해 변화를 줬다. 주말마다 찾아오는 자녀 내외가 필요에 따라 나눠서 사용하도록 2층에 방을 3개 만들었다. 2층 가족실은 형제들이 낮에는 오서산을 바라보며 차를 나누고 밤에는 별빛 감상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공간으로 모두 좋아하는 곳이다. 2층 난간에서 본 시원하게 뻗은 박공천장. 이곳은 1층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용도와 기능에 따라 공간 분리신축을 계획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부모님의 편리한 주거생활이다. 따라서 생활 습관과 편의성, 연로한 정도를 고려해 부모님 공간을 1층으로 설정하고 실내에서 창고로 나가는 뒷문 설치, 넓은 주방, 안마기기로 피로를 풀며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작은방을 배치했다. 안방은 자녀 가족들이 집에 놀러 와도 방해받지 않고 조용하게 쉴 수 있도록 거실과 거리 두고 안쪽에 배치했다. 2층은 형제들을 위한 공간이다.“부모님은 2층에 올라가지 않으세요.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주말에 다녀가는 형제들이 알아서 치우고 정리합니다. 처음부터 2층은 형제들이 모여 상의하면서 공간을 만들었어요. 방은 나눠서 사용할 수 있게 3개 마련했어요. 그리고 풍경을 감상하며 차나 맥주를 나누기에 좋은 아담한 공간도 준비했습니다. 깔끔하고 심플한 인테리어와 소소한 소품은 둘째 누님이 맡았어요. 오래된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기기는 새집에 맞춰 다 같이 준비했어요.” 이곳에 입주한 지 한 해가 지났다. 기존 주택은 단열 성능과 기밀성이 떨어져 한여름이나 한겨울엔 지내기 어려웠다. 그곳에서 지내는 노부모를 보는 형제들 마음은 늘 안쓰러웠다고 한다. 이 점을 고려해 예산 내에서 단열과 기밀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외부 마감 전에 난연 제품인 비드법 보온판 50T를 추가해 단열을 강화하고, 창은 1등급 2중 창호를 설치해 미세한 공기 흐름까지 차단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좋았다. 기존 주택과 비교할 수 없는 적은 비용으로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유지했다. 또한, 4차선 도로와 인접해 걱정이었던 소음도 완벽할 정도로 차단했다. 이국적 디자인과 예쁘게 꾸민 정원이 조화롭다. 손주들도 쾌적한 실내와 넓고 시원한 마당이 좋아 시골집에 오는 날을 좋아한다. 지대가 높은 마을 상부에 자리 잡아 막힘없이 시원한 풍경을 얹었다. 이 집은 추억의 장소가 사라지면서 쓸쓸해졌던 마음을 치유했다. 새로운 세대에겐 포근하고 즐거운 기억을 심어주며 시간이 지날수록 떠올리고 싶게 하는 좋은 집이 될 것 같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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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짓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청양 화목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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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휴양형 셰어하우스 영종도 상가주택 달리
- ‘달리’는 익숙한 인상의 다른 상가주택들과 달리, 새로운 시각의 건축물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설계했다. 이곳에 사는 이들에게 익숙함이라는 틈에 ‘다름’을 만들어 넣고, 삶의 터전이 지루함이 아닌 ‘즐거움’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완성했다. 구성 이수민 기자 글 투닷건축사사무소 사진 박건주 작가 HOUSE NOTEDATA위치 인천 중구 중산동지역/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제1종 일반주거지역용도 다가구주택(3가구), 근린생활시설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대지면적 426.20㎡(128.92평)건축면적 207.60㎡(62.79평)건폐율 48.71%연면적 488.70㎡(147.83평) 1층 205.87㎡(62.27평) 2층 145.60㎡(44.04평) 3층 137.23㎡(41.51평) 다락 19.84㎡(6.00평)용적률 114.66%설계기간 2018년 9월~2019년 2월공사기간 2019년 4월~11월 건축비용 8억 7000만 원(3.3㎡당 500만 원)설계 투닷건축사사무소 02-6959-1076 www.todot.kr시공 마루디자인건설 070-4800-0666 MATERIAL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벽 - STO(기린건장), 벽돌타일 바닥 - 투수블럭내부마감 천장 - 고급 종이 천장지 벽 - 고급 종이 벽지 바닥 - 강마루(메리플랫화이트)계단실 디딤판 - T38 나왕집성목 난간 - 각파이프/백색도장단열재 지붕 - T220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 외단열 - T135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창호 윈체 PVC 시스템창호(로이삼중유리)현관 제작 스틸도어(단열도어)조명 평화조명주방기구 한샘(유로9000)위생기구 대림난방기구 가스보일러(귀뚜라미) 영종도는 섬이다영종도는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두 개의 다리가 마치 가느다란 두 가닥의 선처럼 닿아있는 섬이다. 그 가느다란 선을 따라 자동차로 빠르게 이동하다 보면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영종도가 섬이란 점을 망각하곤 한다. 다리가 놓이기 전, 영종도는 마음먹고 시간 내지 않으면 가기 힘든 꽤 먼 섬이었다. 인천의 선착장에서 영종도의 선착장으로 정해진 때에 점에서 점으로 느릿하게 이동하는 뱃길은 일상의 경로이기보다는 일탈의 여정에 가까웠다. 배를 타고 영종도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 육지로 나오는 시간까지 그 섬의 매력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만들어 나오곤 했다. 그래서 그 당시 영종도는 흥미로운 섬이었다. 중정을 사이에 두고 2개의 상가를 배치했다. 상부 주택이 스킵 플로어로 되어 있어 상가의 층고를 높일 수 있었다. 생활의 터전 영종도 건축주는 은행을 다니다 퇴직 후, 영종도란 낯선 섬에 피자가게를 열었다.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 영종도는 그에게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자 생활의 터전이 되었다. 남은 생도 영종도에서 보내게 될 거라는 건축주의 바람과 계획이 그의 집이 들어설 휴양형 주택지와 오버랩 되었다. 지어질 집도 그에게 삶과 생활의 터전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주가 거주할 공간을 제외한, 공간은 셰어하우스 또는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로 단위세대를 계획하기로 했다. 일상과 비일상이 혼재된 지역에서 시도해 볼 만한 전략이라 판단돼서다. 1층의 상가와 셰어하우스(또는 게스트하우스)를 서로 꼭 맞게 대응시키면,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준은 집의 중심부에 널찍한 중정으로 정했다. 이는 상권이 형성되기 어려운 지역에 스스로 매력적인 공간을 품어 주변의 상가와 차별화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건축주는 자신의 집이 다른 주택보다 더 특별하고 멋지게 완성될 거라 기대한다. 상가 주택가를 걷다 보면 건물은 모두 다른 형태와 마감 재료로 자신만의 매력을 드러내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입고 있는 옷만 조금씩 다를 뿐, 정작 똑같은 마네킹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택에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에 대한 고심이 부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슷한 토지면적과 규제의 틀 안에서 최대 면적과 가구 수를 확보하다 보면 특별한 대안을 만들기 어렵고, 결국 비슷한 골격을 가진 건축물로 태어나는 결과가 되고 마는 것이다. 주택 공용 계단. 스킵 플로어 형태로 반 층씩 엇갈려 있는 구조다. 3층의 건축주 세대 공용홀. 공용홀이지만 건축주의 취향을 고려한 펜던트등 설치로 계단실부터 건축주 자신의 공간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2층 플랫타입 셰어하우스의 거실. TV 선반 하부에 창을 두어 은은한 빛이 들어오도록 유도했다. 2층 플랫타입 셰어하우스의 방 2층 셰어하우스의 주방. 셰어하우스와 가족 단위 임대가 가능하도록 주방을 넓게 계획했다. 침실은 독립 세면대를 내부에 설치하고, 샤워실과 위생도기는 공유하는 방식을 취했다. 복층 타입의 셰어하우스 내부 계단. 계단은 수평과 수직의 연결을 동시에 수행한다. 복층 타입의 셰어하우스 공간의 주방과 거실. 샤워공간과 위생 공간을 분리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별도로 구성된 샤워실. 셰어하우스 거실은 바다가 보이는 외부 테라스와 연결된다. 달리 보이길 기대하다계획할 토지는 일반적인 상가주택 토지의 1.5배 정도의 크기였고, 건폐율은 50%, 용적률은 120%의 제한을 가지고 있었다. 기존의 틀과는 다른 방식으로 담아볼 여지가 많은 조건이었다. 달리 보일 필요조건은 충족된 셈이다. 우린 층별로 세대를 쌓는 방식이 아닌 땅에 펼쳐 놓는 방식으로 주택을 배치하기로 했다. 가운데 중정을 중심으로 계단과 주택이 삼면을 둘러싸도록 해 건물의 볼륨을 만들었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건폐율 50%보다 큰 80% 정도의 볼륨으로 보이는 효과를 가질 것이다. 두 채의 집을 합쳐 놓은 것 같은 볼륨은 주변의 주택과는 확연히 다르게 앉혀져 있음을 드러낸다. 3층 건축주 세대의 거실. 다락 높이까지 거실 천장을 높여 개방감을 살렸다. 거실에는 하늘이 보이는 상부 창과 멀리 바다를 볼 수 있은 중간 창으로 분리 설치해, 자연의 빛과 풍광을 가득 담아낼 수 있도록 했다. 침실 창에 설치된 큐블럭은 외부 시선은 차단하고, 내부에서는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한다. ‘ㄱ’자 붙박이장은 드레스룸 역할을 한다. 건축주 세대 다락. 외부 테라스와 연결된다. 건축주 세대 옥상 테라스. 세대 간 익숙함을 만드는 장치 그 간 우리는 주택 내부를 복층으로 구성할 때 계단에 의해 반 층씩 엇갈리는 스킵 플로어 방식을 주로 적용해 왔다. 이렇게 구성할 경우 계단은 수직과 수평 두 방향 모두, 이동 동선으로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각 층을 분리하는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층간 이동의 심리적 부담을 더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우린 여기에서 더 나아가 집과 집을 연결하는 공용 계단에도 이 방식을 적용했고, 덕분에 계단 폭을 여유 있게 구성하고, 공용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층과 층을 연결하는 계단, 집과 집을 연결하는 복도를 합치며, 계단의 좀 더 확장된 쓰임을 기대했다. 집과 집이 반 층씩 엇갈려 마주함으로, 각 세대에 사는 이들이 좀 더 빈번하게 마주치며 어색함을 넘어 친근함과 익숙함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동기부여가 되길 바랐다. 3층 건축주 세대 다락 계단. 외부 테라스와 연결된다. 익숙함에 다름을 넣어 즐거움을 만들다상가주택의 익숙한 인상을 만드는 것 중의 하나가 창이다. 창은 건물 밖으로 ‘보고 싶은 것’과 건물 밖에서 ‘보여 지는 것’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경계면이다. 자신이 살 집이라면 그 욕망의 조절은 쉬울 수 있지만, 임대를 목적으로 한 상황에선 건물 밖에서 좋게 보여 지길 바라는 쪽으로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이는 가급적 이중창을 내고 난간을 설치하려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이런 상황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상가주택이나 빌라의 모습으로 완성된다. 우린 이 익숙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장치로 ‘큐블럭’을 선택했다. 이중창에 설치한 큐블럭은 건물 안이 ‘보여지는 것’의 두려움을 고려한 장치며, 건물 밖에서 ‘보여지는 방식’을 달리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러한 일련의 시도는, 다르게 보여 이목을 끌어야 한다는 강박이기보단 익숙한 것들을 다르게 이해하고, 바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도출된 결과다. 다름이 익숙함에 틈을 만들고, 지루함이 아닌 즐거움으로 사는 이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하늘로 열린 내부 중정. 상가, 셰어하우스의 테라스, 공용 계단의 테라스 모두 중정을 향한다. 중정은 거주하는 사람이나 상가를 이용하는 사람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다. 주택은 큐블럭 테라스를 설치해 외부와 만나는 접점을 늘렸다. 두 개의 주거 동을 연결하는 공용 계단. 투명한 계단실은 사용자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큐블럭 창은 과거 브라운관 TV의 픽셀 같은 아날로그적 매력을 뿜어내기도 한다. 분리된 두 동을 가벽이 이어주고 있어 하나의 건축물로 읽힌다. 이 가벽은 건물의 볼륨을 더 크게 보이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조병규, 모승민(투닷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건축가로서의 전략적 직관을 통해 통찰과 창의를 발휘하는 건축을 지향한다. 2014년에 시작해 봉구네, 자경채, 삼 남매집, 중정삼대, 바라봄, 밭은집, 숨집, 휴가 등의 주택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했다. 소형 공동주택의 정체성 찾기와 거주자와 건축주가 함께 만족스러운 집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는 양수리로 터를 옮겨 조병규, 모승민 두 건축가의 집 ‘모조’를 짓고, 직주 근접을 실현하며 함께 투닷건축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투닷건축사사무소 02-6959-1076 todot@todot.kr www.todot.kr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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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인테리어
- 상가주택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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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휴양형 셰어하우스 영종도 상가주택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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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토박이 농부,
40년 만에 농가 헐고 아내에게 선물한 스틸하우스
- 양지뜸에 농가가 옹기종기 모여 자연부락을 이룬 곳. 도로를 사이에 두고 동쪽의 들과 산을 향해 열린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능북마을 풍경이다. 오랜 마을임을 증명하는 듯한 낡은 농가들 속에서 청고벽돌을 두른 듬직하고 안정적인 주택 한 채가 단박 눈에 들어온다. 김기현·김문숙 부부가 40년 살아온 낡은 농가를 헐고, 그 자리에 새로 지은 복층 스틸하우스다. 남편은 ‘그동안 고생만 해온 아내에게 선물한 집’이라고 한다.글 이상현 기자 |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금호스틸하우스 HOUSE NOTEDATA위치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자연취락지구건축구조 스틸스터드 공법(스틸하우스)대지면적 344.00㎡(104.06평)건축면적 77.89㎡(23.56평)건폐율 22.64%(법정 60% 이하)연면적 118.79㎡(35.93평) 1층 77.89㎡(23.56평) 2층 40.90㎡(12.37평)용적률 34.53%(법정 100% 이하)토목공사유형 옹벽, 보강토 블록토목공사비용 1,800만 원건축비용 1억 9,400만 원(3.3㎡당 540만 원)설계기간 2017년 2월~3월공사기간 2017년 7월~10월설계 선건축사사무소 010-2889-5978시공 금호스틸하우스 031-675-8110 www.kumhosteel.co.kr 농부인 건축주는 안성 토박이로, 이제껏 외지로 나가서 살아본 적이 없다. 주업인 농사를 지으며 부업으로 도시에서 운송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마을은 건축주에게 나고 자라서 가정을 꾸리고, 또 자녀들을 낳아 잘 키워서 출가시킨 삶의 터전으로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어릴 적에 말 그대로 초가삼간을 개량한 집에서 살았어요. 그리고 젊어서 그 초가를 헐고 시멘트로 직접 집을 지었죠. 그게 벌써 40년 전으로, 정신없이 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운송업)은퇴 후 집에 앉아 있으니, 집사람이 ‘이제 좋은 집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집이 오래되고 낡아서 하수도 냄새가 올라오는 데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 더욱이 공간들도 지금의 생활방식에 맞지 않았죠. 그 후 튼튼하고 따듯한 집을 짓기로 하고 집사람과 함께 건축박람회를 둘러보면서 새집을 구상한 거예요.” 건축주가 손수 지어 40년간 살았던 기존 집 듬직한 건물에 담은 알찬 공간건축주는 터줏대감답게 마을에 주택들이 들어설 때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지어지는지 쭉 지켜봐 왔다. 40년 전에 직접 주택을 지은 경험에다 눈썰미를 더해 낡은 주택을 철거한 후 토목공사를 직접 진행했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 건축주는 초가를 헐고 시멘트주택을 지었지만, 이젠 예전 한옥이나 시멘트주택이 아닌 새로운 주택을 짓고자 했다.“건축박람회에서 스틸하우스를 처음 접했는데, 금호스틸하우스와 상담하면서 튼튼하고 따듯하며 건식공법이라 공사 기간이 짧다는 점이 맘에 들었어요. 저희가 구상한 집을 어떻게 풀어낼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 데다 지역 업체라 그런지 믿음이 생겨 금호스틸하우스에 시공을 맡긴 거예요.”안성 주택의 대지는 동서로 긴 장방형이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을 쉼터와 마주하며, 도로에 면하는 동측을 제외한 3면 모두 이웃 필지에 접한다. 주택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들과 산이 바라보이는 동측으로 향을 잡고 서측에 붙여 배치함으로써 조망과 넓은 앞마당을 확보한 형태다. 주택 정면 MATERIAL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벽 - 청고벽돌(은전돌), 세라믹 사이딩 데크 - 화강석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벽 - 실크벽지 바닥 - 강마루(메라톤 RINE)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난간 - 멀바우 집성목단열재 지붕 - R32 글라스울 외벽 - T50 비드법보온판 가등급 내벽 - R21 글라스울창호 이중창(LG하우시스)현관문 AL 현관고급도어조명 LED(LAY)주방가구(싱크대) 한샘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난방기구 귀뚜라미보일러 드나들기 편하게 널찍하게 계획한 현관은 하단을 띄운 붙박이장 일부분에 거울을 달아 집을 나서기 전에 옷매무시를 다듬을 수 있게 했다. 현관을 지나 안방 앞 복도에서 바라본 모습. 밝은 톤을 바탕으로 몰딩과 문틀로 포인트를 줬다. 마당과 야산 앞 넓은 들판을 조망하도록 동쪽을 향해 넓은 창호와 고창을 설치했다. 거실 뒤쪽에도 창을 달아 남향인 썬룸을 통해 햇볕이 들어와 오후에도 환하다. 공간 배치는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구상했다. 금호스틸하우스에서 건네준 기본 평면도를 토대로 건축가의 조언을 받으며 각각의 공간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면서 지금의 공간을 구성했다. 도로 건너편의 넓은 들과 낮은 산이 빚어내는 경관을 감상하고, 독립한 두 아들과 딸 부부가 오면 머무를 공간도 필요해 겸사겸사 복층으로 계획했다. 아내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주방/식당. 주방가구를 사위가 직접 시공해 가족 모두의 손길이 닿은 곳이다. 주방/식당 뒤 다용도실 주방/식당 옆에 위치한 선룸. 온 가족이 모이면 식사하는 공간이면서 평상시 휴식 공간이다. 바닥에 보일러 배관을 해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다. 건축주 부부가 머무는 안방에 드레스룸 겸 파우더 공간을 마련했다. 1층 욕실 “집사람은 넓은 주방과 환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저는 선룸과 아이들이 머무를 공간을 주로 원했어요. 건폐율이 60%라 모든 공간을 단층에 다 넣을 수도 있지만, 마당을 포기할 수 없어 집을 복층으로 앉히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2층으로 모은 거예요. 남쪽에 선룸을 두고 거실과 연결된 창을 냈는데 햇볕이 잘 들어 집 안이 맑고 밝아요.” 계단실을 통해 2층에 오르면 전면에 테라스가 좌우측에 방이 배치돼 있다. 대문을 지나 마당으로 들어서면 외벽을 청고벽돌 위주에다 세라믹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주고 지붕을 점층적으로 쌓아 볼륨감을 더한 주택이 듬직하고 안정적으로 보인다. 현관에 들어서면 전면에 계단실이 보이고, 이를 중심으로 공용 공간과 사적 공간이 좌우로 나뉘어 있다. 동향한 좌측 전면에 선룸과 거실이 있고, 후면에 거실과 대각선으로 주방/식당, 다용도실이 있으며, 외부뿐만 아니라 실내 각 공간에서 접근하기 편한 곳에 공용 욕실이 있다. 그리고 우측 전면 채광이 풍부한 부분에 안방과 드레스룸이, 후면에 보일러실이 있다. 2층에 오르면 전면으로 테라스가 보이고, 좌측에 작은 방과 욕실이, 우측에 큰 방이 있다. 독립한 자녀들이 집에 놀러올 때 사용하는 2층 침실 전체적인 인테리어 분위기는 밝은 톤의 컬러 위주로 깔끔하고 시원스러우며, 문틀과 몰딩, 걸레받이 등에 목재 특유의 질감으로 포인트를 줬다.“인테리어는 아이들이 많이 신경 썼어요. 특히 주방 가구와 각 침실의 붙박이장은 사위가 직접 설치한 거예요. 집을 지을 때 아이들이 모두 거드니 든든합디다.” 2층 테라스는 들녘과 야산을 바라보며 운치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40여 년 된 낡은 주택을 헐고, 그 자리에 스틸하우스를 새로 짓고 살면서 건축주 부부의 삶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한창 안팎으로 뛰놀기 좋아하는 손자가 매주 할아버지 집에 가자고 떼쓰고 조른다니, 이보다 더 좋은 집이 또 있을까요. 그리고 집은 사는 사람이 불편함을 모르고 지내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 집은 예전 집과 달리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듯해요. 무더웠던 지난여름, 아이들이 왔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에어컨을 틀지 않았고, 올겨울에도 잠자기 전 보일러를 2시간 정도 때면 이튿날까지 온도가 유지돼 쾌적하게 지냈어요.”건축주 부부가 자녀들과 함께 지은 안성 스틸하우스. 볕이 잘 드는 마당에 잔디가 파릇파릇하게 물들고 낮은 담을 따라 심은 나무들이 울긋불긋 꽃망울을 터뜨리는 계절, 그 속에서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아이들 그리고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건축주 부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묵묵히 고향을 지키며 한 켜 한 켜 추억을 쌓아온 건축주 부부의 새로운 보금자리에 늘 행복한 웃음이 가득하길 바란다. 마당에서 바라본 선룸 차량 통행이 드문 시골 길 앞에서 바라본 안성 주택. 거실에서 맞은편 마을 공동 쉼터가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만 담을 쌓아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금호스틸하우스 설계 및 시공 사례 더보기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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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토박이 농부,
40년 만에 농가 헐고 아내에게 선물한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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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전원주택】 단열성과 난방비 절감 효과 뛰어난 ALC주택
- 한적한 시골에 전원주택 한 채가 들어섰다. 집 안에는 햇빛과 바람이 드나들고, 오고 가는 이야기 속엔 사람 냄새 진하게 베어있다. 그 정 넘치는 공간을 들여다본다.글·사진 박치민 기자 건축정보위치 경북 영양군 석보면건축형태 ALC 구조대지면적 513.00㎡(155.45평)건축면적 99.69㎡(30.20평)연면적 99.69㎡(30.20평)지붕재 테릴 기와외장재 적벽돌 치장 쌓기내장재 실크 벽지바닥재 강화마루, 타일, 화강석 물갈기창호재 이중 창호(영림하이샷시)설계 및 시공 대림ALC목조주택 010-3538-5681 www.dlwoodh.com “마음 편히 지었어요”2014년 여름, 그칠 줄 모르는 비에 집은 물에 잠기고 마을은 수몰 지역이 됐다.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고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다. 영양 주택 건축주 유만재, 김옥엽 부부의 이야기다.살 집부터 지어야 했다. 다행히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수고스러움은 덜었다. 시공사 최우열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를 떠올리면 일단 마음부터 놓였다. 그의 실력과 됨됨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사람들을 통해 검증된 바. 부부는 곧장 최 대표를 만나 살고 싶은 집부터 털어놓았다.“최 사장이요? 이 고장에서 집 잘 짓기로 유명해요. 또 사람이 워낙 정도 많고 진솔하니까 다들 좋아하죠.”수차례에 걸친 상담이 이어졌다. 최 대표는 설계를 거듭 수정하며 부부의 마음에 있는 집을 하나씩 풀어나갔다. 부부는 무엇보다 편하고 건강한 집을 바랐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집보다 속이 알차고 몇 십 년이 지나도 한결같은 그런 집을 원했다. 정남향에 자리한 거실. 영양 주택은 부부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실내 동선을 간결하게 구성하고, 거실과 주방을 분리했다. 거실에서 주방이 보이지 않아 시선에 번잡함이 없고, 공용 공간임에도 아늑하기만 하다. 건강하고 속이 알찬 집이라니, 외장재는 고민할 것 없이 ALC(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 : 경량 기포 콘크리트) 블록이었다. 내구력과 단열에 있어 이만한 자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집 구조는 실용성을 고려해 단층으로 계획하고, 내부 설계는 부부의 요구 사항을 십분 반영해 편리함을 높였다. 그렇게 설계를 마무리하고 벼 베기가 한창이던 11월, 터닦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공에 착수했다. 찬바람이 매서워지는 가운데도 공기에 늘어짐 없이 공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최 대표가 있었다.“이 집이 제가 세 번째 지은 집입니다. 그전에는 시공 과정에서 시공사와 자주 부딪혔어요. 계획대로 진행하지 않으니까 자꾸 옥신각신하게 됐죠. 그런데 최 대표와는 그럴 일이 전혀 없었어요. 설계한 대로 시공하고, 항상 건축주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주니까 달리할 얘기도 없었죠. 마음 편하게 지었어요.” 주방은 아내 옥엽 씨의 편의를 고려해 설계했다. 먼저 현관 바로 옆에 주방을 둬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고, 일자형 동선으로 행동에 제약이 없게 했다. 또한 주방과 연계된 다용도실을 널찍하게 구성해 살림의 편의를 높였다. 부부 침실. 흔히 침실에 세컨드 욕실을 두기 마련인데, 건축주 부부는 이를 원치 않았다. 침실은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공간인 만큼 무엇보다 고요해야 한다는 것이 건축주 부부의 생각이다. 자녀 방. 영양 주택은 단열뿐 아니라 차음 성능도 뛰어나다. 문을 두드리지 않으면 누가 왔을지 모를 정도다. 난방비 70% 절감ALC 블록은 무기질 원료를 고온·고압으로 증기 양생시킨 경량 기포 콘크리트로 단열 성능이 일반 콘크리트에 약 10배에 달할 정도로 뛰어나다. 그렇다 보니 별도의 단열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ALC 블록 자체가 구조체이면서 동시에 탁월한 단열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ALC 블록은 판상구조인 토벌모라이트로 생성돼 내구성이 남다를 뿐 아니라, 비료로 쓰일 만큼 친환경적이다. 영양 주택은 바로 이 ALC 블록으로 집을 올렸다. 추운 지역이라 벽체에 열반사 필름을 한 번 덧댔을 뿐, 그 외에 어떤 단열재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집은 고성능 단열재를 사용한 집보다도 단열성이 좋았다. “이제 1년 정도 살았네요. 사계절을 한 번씩 보냈는데 그 어느 때보다 여름은 시원하게, 겨울은 따뜻하게 보냈어요. 난방비요? 전에 살던 집과 비교해서 약 70% 절감 효과를 보고 있어요. 부담이 확 줄었죠.” 욕실. 거실과 침실에서 최대한 거리를 두고 설계했다. 영양 주택은 지금도 집 구경하러 손님들이 종종 찾아온다. 이들 손님들은 집을 둘러보며 찜통 같은 여름엔 집 안이 선선해서 놀라고, 한파 경보가 울린 겨울에는 난방을 켜지 않아도 집 안이 훈훈해서 감탄한다.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ALC 블록으로 이어지고, ‘좋은 집’에 대한 화두가 던져진다. 부부는 말한다. 좋은 집이란 뭐니 뭐니 해도 살기 편한 집이라고.“누가 집 짓는다고 하면 저도 이제 ALC 주택부터 권해요. 살수록 너무 편하거든요.” 주택 배면 모습 영양 주택은 ALC 블록으로 집을 올리고, 열반사 필름 외에 어떤 단열재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고성능 단열재를 사용한 집만큼 단열 효율이 뛰어나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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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전원주택】 단열성과 난방비 절감 효과 뛰어난 ALC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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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황토 전원주택】 소박하고 절제된 멋스러움 '나래산방'
- 좌측 -게스트하우스로 사용하고 있는 나래산방 /우측 - 건축주 부부 주택 집은 사람이 들어가 그냥 살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혹은 그저 ‘삶의 터전’이라 정의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기자 또한 어느 정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강화 나래산방 황토집을 만난 뒤론 집에 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집이란 결코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의 터전 그 이상인, 그 속에 사는 사람의 철학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글·사진 박치민 기자 건축정보위치 인천 강화군 강화읍건축형태 복층 목조 황토주택대지면적 1584.00㎡(480.00평)건축면적 178.00㎡(54.00평)연면적 230.00㎡(70.00평)지붕재 적심(너와), 볏집 단열보드외장재 황토미장내장재 황토미장+한지도배바닥재 황토미장+한지마감난방형태 구들난방+기름보일러식수공급 지하수설계 및 시공 일하는사람들 010-5899-4798 www.mogsoo.co.kr 나래산방 http://blog.naver.com/seseme21 나래산방 황토집은 강화도 강화읍 국화리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서 불과 약 1시간 거리지만 강화대교를 건너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가다보면 이곳이 과연 서울과 인접한 섬인지, 강원도의 산골짜기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경관이 수려하다. 나래산방 황토집은 이곳 주위 경관을 마치 축소라도 시켜놓은 듯, 자연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정갈하게 펼쳐진 국화저수지와 진분홍빛 고려산이 한데 어우러진 느낌이랄까. 나래산방은 여느 집과 다르게 방문객을 처음 반기는 것도 사람이나 집이 아닌 자연이다. 건축주가 손수 만든 자작나무 울타리와 돌담 건너로 철쭉, 남천, 이끼용담, 매실, 사과, 배나무 등이 초입을 가득 메우며 반갑다고 인사한다. 그래서인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고려산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을 자꾸만 기웃거리게 한다 현관을 중심으로 주 생활공간인 거실/주방을 정면과 우측에 널찍하게 배치했다 황토야말로 진정한 친환경“사람은 집을 닮고 집은 사람의 마음을 닮는다”고 했던가. 건축주 최세희, 박춘화 부부에겐 이곳 나래산방의 소박함과 너그러움이 느껴진다. 방문객을 귀하게 반기며 차(茶)부터 권하는 건축주 부부. 맑은 생강잎차 향과 그윽한 흙냄새에 어느새 긴장은 누그러지고 마음에는 편안함이 가득해진다.건축주 부부가 황토집을 지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1년, 건축주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손수 황토집을 짓고, 4년 뒤인 2005년에는 ‘일하는 사람들’의 유명성 대표와 함께 복층 황토집을 완성했다. 그리고 습작의 아쉬움을 보완할 겸 주위 환경이 수려한 이곳 국화리에 3번째 황토집과 게스트하우스인 ‘나래산방’ 황토집을 완성했다. 여기에 전면창을 내 시원함을 더하고 채광과 조망을 한껏 끌어올렸다. 강화 황토집은 여느 황토집처럼 기둥, 도리, 보로 기본 틀을 갖추고 황토로 내·외를 마감했지만, 전통 가옥의 위엄보다는 옛 민가의 질박함이 묻어난다. 건축주가 이토록 황토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황토야말로 진정한 친환경이라는 것이 건축주의 설명이다. 황토의 기운을 호흡하면 편안한 심신 속에 건강은 저절로 찾게 된다고.“사람은 자연의 일부입니다. 따라서 자연과 함께 호흡할 때 비로소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죠. 전원생활하면 일단 마실 수 있는 공기 자체가 달라요. 우리 몸이 활성화되려면 좋은 공기부터 마셔줘야 하는데, 이때 황토가 최적의 역할을 합니다. 문, 창이 전부 밀폐돼도 황토는 계속해서 안팎으로 숨을 쉬거든요. 외부 공기는 원적외선을 통해 내부로 들어오고, 내부 공기는 흙을 통해 밖으로 보내면서 사람과 자연을 하나로 이어주는 거죠.” 다도를 준비한 모습 자연 재료로 단열하기, 볏집과 가마솥보일러강화 황토집은 여느 황토집처럼 기둥, 도리, 보로 기본 틀을 갖추고 황토로 내·외를 마감했지만, 전통 가옥의 위엄보다는 옛 민가의 질박함이 묻어난다. 현관 우측으론 아담한 연못과 화단, 그리고 작은 텃밭이 한데 어우러져 그 소박하고 절제된 멋스러움에 “야~”소리가 절로 난다. 이 같은 서정성은 내부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현관을 중심으로 개인 서재 및 침실 등 사적 공간을 좌측으로 들이고, 주 생활공간인 거실/주방을 정면과 우측에 널찍하게 배치했다. 여기에 전면창을 내 시원함은 더하고 채광과 조망을 한껏 끌어올렸다. 고가의 가구나 화려한 장식을 곳곳에 배치한다고 내부의 품격이 올라가는 건 아니다. 강화 황토집은 100년은 돼 보이는 의자와 테이블 등 소박하지만 물건 특유의 질감으로 내부 공기를 디자인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하나를 보더라도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 거실에서 바라본 2층 방 2층에서 바라본 거실 게스트하우스인 ‘나래산방’도 마찬가지다. 나래산방은 가운데 아궁이를 중심으로 두 개의 황토구들방이 마주하고 있다. 인위적인 장식은 최소화하고 여백의 미美를 강조한 나래산방.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면에는 꽃과 나무 그리고 항아리 등 자연을 이용해 산뜻하게 디자인했다. 마치 흙과 손길과 불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질박한 도자기 같은 느낌이랄까. 게스트하우스로 사용하고 있는 나래산방의 대문 나래산방의 방. 좌우로 같은 모양의 방이 2개가 있다. 인위적인 장식은 최소화하고 여백의 미를 강조한 나래산방은 가운데 아궁이를 중심으로 두 개의 황토 구들방이 마주하고 있다. 건축주가 손수 만든 항아리 굴뚝 나래산방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볏짚보드와 가마솥 아궁이로 구성된 단열 기능이다. 볏짚의 경우 재질 자체가 열전도율이 높지 않은데다 기공이 공기를 머금고 있어 단열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여기에 유 대표가 직접 개발한 가마솥보일러가 더해져 내실 온도 유지와 비용절감 효과까지 높였다.“솥에 물을 넣고 아궁이에 불을 때면 물은 항상 끓어요. 그 물을 난방으로 이용하는 겁니다. 볏짚보드와 가마솥 아궁이 그리고 구들. 이 같은 구들 복합 난방은 한 번 불을 때면 그 열기가 3일 동안 유지될 정도로 단열 효과가 뛰어납니다.” 건축주가 손수 만든 나래산방 팻말 아기자기한 초입. 마치 동화 속의 집을 방문하는 듯 하다. 주택은 덱을 중심으로 연못과 화단, 작은 텃밭이 한데 어우러져 소박한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덱 앞의 연못 한옥 건축가들은 말한다. 공간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곳에 사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고. 강화 나래산방 황토집은 자연 속에서 음양의 조화를 이룬 사람의 향기가 묻어난다. 그래서인지 가만히 있어도 마음은 평화롭기만 하다. 진정한 ‘쉼’이자 ‘치유’인 것이다. 나래산방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방문객들이 올 때는 다소 굳은 얼굴이었다가 가실 때는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가세요. 그럴 때면 제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나래산방을 짓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집을 둘러싼 돌담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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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황토 전원주택】 소박하고 절제된 멋스러움 '나래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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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전원주택】 어릴 적 꿈을 실현시킨 주택
- 몇십 년 동안 마음에 품었던 집을 비로소 현실로 옮겼다. 어릴 적 동경했던 집의 콘셉트를 분명히 전달한 건축주와, 그 바람을 적절하게 그려내며 실용성을 더한 건축가. 이들이 완성한 집을 경북 청도의 한 전원 단지에서 만났다.글·사진 박치민 기자※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건축정보위치 경북 청도군 각남면건축형태 복층 스틸하우스대지면적 587.00㎡(177.87평)건축면적 83.28㎡(25.23평)연면적 99.58㎡(30.17평) 1층 78.48㎡(23.78평) 2층 21.10㎡(6.39평)지붕재 이중 그림자 슁글외장재 스타코내장재 실크 벽지, 향목 루버바닥재 강화마루난방형태 가스보일러창호재 LG 시스템 창호설계 비슬건축 054-372-8817시공 대구스틸하우스 053-525-5340 www.ks-housing.co.kr 1층 거실. 향목으로 실내를 쾌적하게 연출하고, 넓은 창을 통해 청도 남산의 수려함을 끌어들였다. 부산에서 줄곧 아파트에 살던 건축주 홍효원, 이미수 부부는 늘 고즈넉한 전원생활을 그리워했다. 사업을 꾸려가면서도 틈틈이 인근 주택단지를 살피며 전원생활을 준비해왔다. 그러기를 몇 년, IMF로 국가 경제가 휘청일 때, 홍효원 씨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위암이 발병한 것이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이후, 부부의 일상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물 한 모금도 허투루 먹지 않게 됐다. 전원생활 준비도 마찬가지였다. 주택에 초점이 맞춰 있었던 전과 달리, 주변 환경이 전원생활의 주된 화두로 자리 잡게 됐다. 1층 주방/식당. 정면 창을 통해 테라스 및 마당과 연계된다. 삶의 터전도 시절 인연이 있다고 했던가. 마침 지인의 소개로 이곳 청도군 각남면을 방문하게 됐다. 높은 산에 감싸여 무던하고 평화로운 이곳은 그야말로 오지 중에 오지였다. 경운기 소리마저 한 편의 시가 될 것 같은 풍경에 부부는 마음속 고향을 찾은 기분이었다고 한다.“10월이었을 겁니다. 처음 왔을 때 도로 양쪽에 빠알간 감들이 마치 어둠을 밝히는 주마등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황홀했습니다. 완전히 매료되었죠.”당시만 해도 이곳은 도로도 닦이지 않은 시골인지라, 정비기반 시설이 갖춰진 터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천혜의 환경을 보자니 인프라가 부족하고, 인프라를 보면 환경이 아쉬웠다. 그러던 차에 화악산과 청도 남산 사이에 전원주택 단지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들었다. 환경과 인프라, 어디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부부는 단지의 첫 세대주가 됐다. 건축주 의견만큼 확실한 것 없어집은 견고하고 친환경적인 스틸하우스로 결정했다. 부부는 ‘스틸 하면 대구스틸’이란 말을 스치듯 들은 기억을 떠올려 무작정 사무실부터 찾아갔다. 시공사 장낙윤 대표와의 수차례에 걸친 상담이 이어졌다. 대화를 나눌수록 시공사과 건축주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어졌다.“이윤 고하를 떠나 건축주를 향한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설계 전에도 현지를 여러 번 답사하며 지형이나 조망, 바람 등 환경 요소를 하나하나 체크하더라고요. 그런 세밀한 모습이 따뜻했습니다.” 부부 침실. 천장에 벨룩스 천장을 조성해 아침에는 푸른 하늘을, 잠들기 전엔 밤하늘에 수놓은 별을 조망할 수 있다. 집을 맡기기 전에 부부는 장 대표가 시공한 주택의 건축주들도 만나봤다. 건축주 의견만큼 확실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부부가 만난 건축주들은 장 대표 얘기에 미소부터 지었다고 한다. 그 모습에 마음 편히 건축의 전 과정을 일임했다고.“흔히 집 짓고 나면 건축주와 시공사가 원수가 된다고 하잖아요. 저희가 만난 건축주들은 장 대표 얘기에 웃으면서 안부부터 물으셨어요. 공통적으로 장 대표의 솔직함을 얘기하셨는데, 제가 앞서 말한 진정성을 그분들도 느낀 것이죠.” 어린 소년이 마음에 품은 집1950년대, 홍효원 씨 동네엔 유독 눈에 띄는 하얀 집 한 채가 있었다. 볏짚이나 슬레이트를 얹은 흙집이 대부분이었던 시절, 그 집은 그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학생이었던 그는 물로 주린 배를 채우면서도 언젠가는 나 또한 저런 집을 짓겠노라고 수십 번 다짐했다고 한다.“언덕 위에 하얀 집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횟가루로 덧칠한 평범한 집이었는데, 당시엔 그 집이 그렇게 아름다웠어요. 볼 때마다 생각했죠. 나중에 나도 꼭 저런 집을 짓겠다고.” 이색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화장대. / 갤러리를 연상케하는 계단. 몇십 년이 지나 동경했던 집을 형상으로 옮겼다. 해발 530m 언덕 위에 스틸 구조로 하얀 집을 올린 것이다. 부부가 구조와 디자인을 주축으로 집을 그려냈다면 장 대표는 여기에 기능을 더했다. 고지대에 위치한 만큼 장 대표는 무엇보다 단열에 만전을 기했다. 지붕과 외벽, 내벽 모두 마감 후 별도의 공기층을 둬 열전도 현상을 1차적으로 보완했으며, 단열의 핵심인 창호는 시스템 창호로 구성하고 열관류율은 평균 기준보다 떨어뜨렸다. 장 대표는 “아무리 보기 좋아도 난방비 부담이 크면 좋은 집이라 할 수 없다”며 “건축주가 생각한 주택을 풀어내면서 주거의 실질적인 구조와 기능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2층 발코니. 청도 남산과 화악산의 경취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구순 노모를 위해 방 한편에 구들을 놓아 전통가옥의 옛 정취가 물씬 풍긴다. 청도 주택에는 현재 건축주 부부와 구순 넘은 노모가 함께 살고 있다. 젊은 사람이 없어 왠지 적적할 것 같은데도 집 안에는 활기가 넘친다. 좋은 곳, 좋은 집에서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홍효원 씨는 말했다.“자연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 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마음이 즐거우니 몸도 가볍습니다. 어느새 건강 걱정도 크게 하지 않게 됐어요.(웃음)” 앞 마당에 조성한 정원 청도 주택은 화악산과 남산 사이, 해발 530m 청정지역에 위치해 있다. 화이트 스타코로 깔끔하게 구성한 주택과 기품 있는 마당이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룬다. 집 주택의 후면 추가 [스틸하우스, 펜션, 상가주택, 기타] 어릴 적 꿈을 실현시킨 집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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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전원주택】 어릴 적 꿈을 실현시킨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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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한옥 펜션】 신록의 계절, 전통 한옥에 취하다 '청록당'
- 화개산을 배경으로 득량만을 바라보는 보성 삼정 한옥마을에 들어선 한옥 펜션 ‘청록당’. 이름 그대로 수백 년 수령의 소나무 숲과 차밭으로 둘러싸인 한옥 화개루, 청록당, 이향헌이 청아하고 고풍스러운 운치를 자아낸다. 신록의 계절에 툇마루에 턱하니 걸터앉아 솔숲을 헤치고 내려온 산들바람에 몸을 맡긴 채 주인장이 정성스레 내어준 녹차 향에 흠뻑 취하는 건 어떨까. 밤하늘의 밝은 달빛과 별빛, 수풀 사이에서 유영하는 반딧불이 그리고 맹꽁이와 풀벌레 우는소리는 덤이다. 글·사진 윤홍로 기자 취재협조 청록당 010-3626-1259 http://blog.naver.com/ysl1259 청록당은 마을 한가운데 정자나무 세 그루가 있다 하여 삼정三亭이란 이름이 붙은 전남 보성군 조성면 축내리 삼정 한옥마을에 자리한다. 청록당엔 현대 한옥이니 신新한옥이니 하는 수식어 대신 전통 내지 정통 한옥이란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비단 기둥과 도리와 보를 사개맞춤으로 짠 뼈대, 살포시 들어 올린 처마 선, 반자 구들방과 오량 대청, 누마루와 툇마루, 머름과 세살 창호 때문만은 아니다. 이를 기본으로 평면 구조가 칸 개념으로 부엌, 방, 대청, 방을 옆으로 늘어뜨려 무더운 여름 바람이 잘 통하게 잡은 남부 지방 전형의 일자형 한옥이며, 외진주外陣柱(안둘렛기둥) 밖에다 딴 기둥을 세워 만든 툇간退間(전퇴前退)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청록당 주인장 임흔기·여순임부부가 한옥 건축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임흔기 씨가 전통 한옥을 고집한 이유는 명료하다. 하늘과 산을 살포시 받아 안은 듯한 지붕선이 저 멀리 득량만을 바라본다. 솔숲 사이를 헤집고 내려온 계곡물과 덱과 대청이 조우하는 화개루. / 낮은 굴뚝에서 남도 지방 한옥임을 알 수 있다. 굴뚝 연기는 모깃불 역할도 한다. “옛날 우리네 살림집인 한옥엔 대청이 있어요. 여름 나기, 또는 의례라는 용도보다 나무로 짠 집을 보존하려면 환기 때문에 꼭 필요했거든요. 그런데 요즘 편리성만 강조하다 보니 개량 한옥이란 이름으로 한옥의 대청이 아파트 거실로 전락했어요. 또한, 한옥은 전퇴가 있어야 한복에 동정을 단 것 같이 들어가고 나오는 멋이 있어요. 전퇴가 없으면 한옥은 창고가 되어 버려요. 그리고 한옥엔 구들을 드려야 목재에 영향을 미치는 습기를 제거해 내구성을 유지해요. 그뿐만 아니라 요즘 난방비가 장난이 아니잖아요. 우리 집은 화개루, 청록당, 이향헌 모두 330㎡(100평) 정도인데, 만약 기름보일러를 땠다면 겨울철 한 달 난방비가 3백만 원은 족히 나왔을 거예요.” 청록당이 자리한 터는 임흔기 씨의 선조가 대대로 살아온 곳으로, 화개루 우측에 12대 조상 24분을 모신 사당이 있다. 그는 이곳에서 나서 초등학교까지 보내고 도시로 나갔다 10년 전에 귀향했다고.“도시로 나가 학업을 마치고 서울 등지에서 40여 년 금융업에 종사했는데 젊어서부터 줄곧 ‘나는 언젠가 꼭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1980년도부터 도시의 아파트에서 살았지만, 아무리 아파트 평수가 커도 마음이 부초浮草같아서인지 내 집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예전에도 이곳에 전통 한옥인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이 있었어요. 10년 전 퇴직 후에 이곳 고향에 돌아와 ‘화개산 다원’을 운영하다 3년 전에 한옥을 다시 지은 거예요.” 다실로 사용하는 청록당 누마루. 선자연 서까래, 인방, 머름 그리고 한지를 바른 세살 목창이 고풍스럽다. 진경산수화 속의 한옥 펜션, 청록당임흔기·여순임 부부는 아파트에서만 30여 년 살았는데 왜 춥고 불편하다는 한옥을 지은 것일까. 임흔기 씨는 한옥이 춥고 불편하다는 것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고.“주택 관련 서적에서 양옥도 많이 봤지만, 내가 한옥에서 나고 자라서인지 썩 맘에 와 닿지 않았어요. 약간의 불편함을 각오하고 신경 써서 한옥을 지었는데, 막상 살아 보니 그리 불편하지 않아요. 귀향해 차밭과 한옥에만 12억 원 정도 들어갔지만, 나는 그것을 재화 개념으로 보지 않아요. 조상 대대로 내려온 터전을 잘 보전해 후손에게 남긴다고나 할까요. 차밭이 약 19만 8천㎡(6만 평)으로 아마도 개인으로는 전국에서 제일 넓은 편이라 노동량이 많아 몸은 고단하지만, 음식이 맛있고 잠자리가 편안하고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가볍고 머리가 맑아요. 몸무게가 82㎏ 일 때 왔는데 지금 72㎏이에요.” 청록당. 넓은 대청마루 곳곳에 차와 관련한 골동품들이 한옥과 어우러져 정취를 자아낸다. 한옥의 운치에 취하고 녹차 향에 취하고 소나무 향에 취하고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에 취하고… 한옥 펜션 청록당의 매력이다. 구들장이 있는 방, 머름대에 누워 팔을 괴고 내다보는 밖이 한가로이 보인다. 청록당은 화개 산자락에 자연 경사면을 살려 주변 환경과 일조日照, 전망을 고려해 게스트 룸인 화개루, 다실茶室인 청록당, 사랑채인 이향헌으로 채를 나눠 배치한 형태다. 청록당과 이향헌 사이에 궁궐처럼 둔 회랑回廊은 이동할 때 눈비를 피할뿐더러 적당한 차폐 역할도 한다.여순임 씨는 청록당에 대해 “마을 뒷산 모습과 비슷한 지붕선, 흙과 나무와 돌 등 자연 속에서 얻은 재료로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우리 고유의 정서와 한옥의 미를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곳이고, 뒷산·둘레길·폭포 등 자연 그대로를 읽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곳이며, 소나무 그늘 아래 차밭은 삶의 여유를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다”고 한다. 가족 단위 손님이 주로 찾는 화개루 게스트 룸. 한옥 때문일까, 녹차 때문일까. 아토피를 심하게 앓는 아이들도 편안하게 잘 잔다고. 4백여 년 내려온 집터에 고풍스럽게 들어선 한옥 펜션 청록당. 이곳에선 자연과 한옥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느림과 비움의 미학을 실천하게 한다. 퇴계 선생이 즐거움이란 자연을 매개媒介하여 얻어진다고 했던가. 즉, 자연을 매개함으로써 도의 道義를 기뻐하고 성정性情을 바르게 할 수 있다는 상자연賞自然이다. 도시생활에 지친 심신을 청록당에서 치유하는 것은 어떨까. 전원 속에서의 삶새벽 5시쯤 일과가 시작이다. 바구니를 옆에 끼고 녹차밭에 도착해 100그램의 녹차를 만들기 위해 4시간 정도 한 잎 한 잎 찻잎을 따서 3시간 정도 덖고 비비고 해야 수제 차가 만들어진다. 하루 중 제일 내 마음에 드는 시간은 다 만들고 나서 분위기 잡고 시음하는 때다. 색깔과 향에 취하면서 또 하루를 접는다.풀과의 전쟁 시작! 5월이면 우리 집 차밭은 풀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오만 가지 풀들이 차밭 사이에 무성하게 자란다. 자기 나름대로 삶의 터전을 마련하지만, 우리에겐 필요하지 않은 불청객들... 그러나 군데군데 취나물이 자리 잡고 있어 인정상 예초기도 조심조심 피해 간다. 우리 남편은 취미·특기가 풀베기다. 하루에 차밭 천 평 정도 풀베기는 기본이다. 그런데 보조인 나는 금방 갖고 있던 농기구도 어디에 뒀는지 모른다. 내일은 찾는데 시간은 또 얼마나... 오늘도 몸은 피곤하지만, 이렇게 사는 게 편하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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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한옥 펜션】 신록의 계절, 전통 한옥에 취하다 '청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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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과 리모델링, 시골집 마련하기 1
- 귀농 혹은 귀촌 등 새로운 삶을 꿈꾸며 도심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은 많지만, 막상 실현을 앞두고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거주지의 확보가 만만치 않기 때문. 또한 다양한 선택지 앞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다가 제풀에 지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따라서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구체적인 귀농귀촌의 방향과 그 방향성에 맞는 올바른 거주지의 형태와 과정 등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글 홍예지 기자사진 전원주택라이프 DB자료 출처귀농귀촌 종합센터,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홍성군청 『마당 있는 집을 지었습니다』 (포북, 2019) 최근 도시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도심보다 인구 밀집도가 낮은 시골로 떠나기 위해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가 많아졌다. 그러나 많은 꿈들이 그렇듯, 현실의 벽 앞에서는 좌절을 겪는 경우가 많다. 얼핏 각종 매체의 발달로 관련 정보를 얻기 쉬워 보일 수도 있지만, 혼재되어 있는 정보 속에서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정리해 알아보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비 귀농귀촌인의 마음을 헤아린 듯,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각 지역의 귀농귀촌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귀농귀촌 종합센터’ 누리집의 개편·운영을 시작했다. 그간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 홍보와 교육 신청 등 정책 활용 측면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던 귀농귀촌 누리집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한 것이다. 개편 내용을 살펴보면, 귀농귀촌 희망자의 주요 관심사인 지역의 다양한 정보를 묶어서 볼 수 있도록 ‘지역 통합형 서비스’를 누리집 메인화면에 배치하고, 참여형 콘텐츠를 확대했다. 이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부분은 ‘귀농귀촌 지식인’ 코너다. 이 코너는 귀농귀촌 선배·전문가가 귀농귀촌 희망자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쌍방향 소통형 서비스로, 귀농귀촌 관련 전문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가진 귀농귀촌 분야 지식인 20명을 선정해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외에도 ‘모두가 알고 싶은 상담사례’에서는 귀농귀촌 종합센터 온오프라인 상담사례 중 많은 사람이 관심 갖는 상담 내용을 게시해 궁금증 해소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귀농귀촌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정보·서비스 제공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렇게 친절한 각종 자료에도 불구하고, 귀농귀촌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어떻게 귀농귀촌을 성공할 수 있을지 혹은 ‘주거’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료를 선별하는 일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이번 특집에서는 귀농귀촌 종합센터의 자료를 바탕으로 주택 신축과 리모델링, 농어촌 지역의 집짓기 팁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귀농귀촌 종합센터’ 홈페이지 메인 화면. PART 01 주택 마련하기일반적으로 농어촌주택, 농가주택, 농촌주택은 도시지역을 제외한 농어촌 지역(읍·면지역)에 있는 주택을 통칭하는 것으로, 조세특례제한법이나 소득세법 시행령을 보면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농어촌주택이라 하여, 세금 감면이나 면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다른 개념으로 농업인 주택이란,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고 농업을 하는 사람이 지을 수 있는 주택과 부속 시설을 뜻한다. 즉, 농지법에서 농업인에게만 특혜로 인정하는 법적인 개념인 셈이다. 농업인과 농업인 주택먼저, 농업인의 인정 기준은 ‘농지법 시행령’과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시행령’에 따라서 조금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 중 농지법 시행령에서 말하는 농업인의 인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농어업인 주택의 개념에 대해 농지법에서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이 또한 농지법 시행령 제29조제4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농업인 주택의 혜택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녹지지역과 관리지역은 물론, 비농업인이 지을 수 없는 농지법상 농업진흥지역 안의 농지에서도 농업인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농지전용신고 및 허가 시 부담해야 하는 ‘농지보전부담금’ 면제를 꼽을 수 있다. 걸음마 단계부터 차근차근, ‘주택 신축’주택을 신축하기 위한 절차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주택을 신축하기 위해서는 집을 지을 수 있는 부지를 구입해야 하는데, 그 부지가 농지인 경우 농지전용 허가를 받아 대지로 전환해야 한다. 주택을 신축하는 행정절차 과정은 다음과 같으며, 신축을 희망하는 토지가 지목상 대지인 경우, 아래 사항 중 개발행위(농지전용) 허가 및 지목변경과 관련된 사항은 제외된다. 절차로는 ▲개발행위허가(농지전용신고증을 가지고 군, 시청 지역개발과 에어 개발행위허가받기) ▲경계측량 및 분할측량(한국국토정보공사에 의뢰해 측량 실시 등) ▲건물 신축(개발행위 허가서에 지정한 기간까지 건물을 신축해야 하며, 기간 연장 시 재신고 필요) ▲현황측량 및 오수합병 정화조 필증(전용허가지역 내 건축되었다는 현황측량 필요, 지자체별 기준과 집의 규모에 맞는 오수합병정화조를 설치하고 필증 받기 등) ▲건축물 등록 신고(해당 시·군청(읍면) 건축과에 신고 필요 등) ▲취득세 자진 신고(과세물건 취득한 날로부터 60일 내 납부) ▲지목 변경(건축물대장 1부, 개발행위서 1부를 가지고 지적과에서 지목변경 신청 등) ▲건축물 보존 등기(건축물대장, 주소 이력이 있는 주민등록초본, 취득세 납부영수증 등 지참)를 거쳐야 한다. 아울러 주택 신축 시 ‘토지 구입에서 입주’까지 검토해야 하는 사항과 과정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대략적인 절차와 중점 사항으로는 ▲기본 조사(대지 환경, 주변 여건, 기반 시설 등) ▲토지 구입(토지이용계획확인서, 토지대장, 토지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건물등기부 등록 등) ▲계획 단계(공사비 예산, 가족 요구사항, 주택의 용도 등 확인) ▲건축 설계(건폐율, 용적률의 관련 법 규제사항 등) ▲건축 인허가(심의 지역은 사전심의 신청, 건축할 대지에 구옥 있을 경우 해당 읍면사무소에 멸실 신고 등) ▲건축 시공 ▲준공 및 입주(폐기물 처리 확인서 제출, 개인하수처리시설 준공필증 구비 등)를 꼽을 수 있다. ‘농촌주택 표준설계도’ 활용법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를 개발해 양질의 주택을 신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해당 설계도는 귀농귀촌 종합센터 홈페이지와 한국농어촌공사 홈페이지에서 열람 및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한국농어촌공사 본사, 도 본부 및 지사, 지역개발 지원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표준설계도를 이용할 경우에 얻는 혜택도 있다. 개발 완료된 설계도를 활용하므로 건축 인허가가 건축 신고로 완화되고, 일반 건축물의 인허가 시보다 필요한 서류(배치도, 건축계획서)의 준비와 검토 기간이 짧아진다. 다만, 표준설계도를 활용하더라도 건축 신고 시 필수 서류인 배치도(대지 내 건물의 위치, 정화조, 오·우수처리 등 표현) 및 건축계획서는 관계 법규에 맞도록 작성돼야 하기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일반인이 작성 및 신고하기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건축사사무소를 통해 대행하기를 권장한다. 건축사사무소 대행 시에는 대지 관련 도서(배치도, 건축계획서) 작성과 인허가 행정처리 비용이 발생하며, 건축주가 직접 인허가 절차를 이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허가권자인 시군구 건축과에 문의해야 한다. 특히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는 임의로 수정하게 되면 표준도면으로서의 효력을 상실하게 되므로, 모든 도면에 대한 캐드 파일은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수정 시 면적이 달라지거나 평면 구조(가변형 벽체는 변경 가능), 입면 형태는 달라질 수 없다. 그러나 실내 마감 재료와 외부 페인트, 조명 기구 등 경미한 사항은 변경 가능하며, 표준설계도 변경 시에는 반드시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 변경을 해 건축 인허가를 득한 후, 신축해야 한다. 이 밖에도 산림청에서 만든 ‘목조주택 표준설계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국산 목재 이용을 활성화하고, 안전한 고품질 목조주택을 보급하고자 작성된 이 표준설계도는 산림청·산림과학원 산림과학지식서비스 또는 귀농귀촌 종합센터 홈페이지에서 열람 및 다운로드할 수 있다. Tip!Q. 농지보전부담금이란?A. 농지보전부담금이란 한정된 자원인 농지를 보전·관리 및 조성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자에게 부과하는 원인자부담 성격의 경제적 부담을 말한다. 징수한 부담금은 간척 등 농지조성, 해외농업개발, 영농규모 확대 및 농지 유동화지원, 고령농업인에 지원하는 농지연금 등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부담금의 부과 기준은 전용 당시의 해당 농지의 ㎡당 개별공시지가의 100분의 30으로 하되, 그 금액이 ㎡당 5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5만 원을 상한으로 부과한다. 농지전용부담금(원) = 전용 대상 면적(㎡) X 개별공시지가(원) X 30% 다만, 농지를 농업인 주택 및 농축산업 시설 등의 부지로 전용할 경우, 농지보전부담금은 농지법 제38조의 규정에 의거해 일정한 요건 하에 감면된다. 출처 귀농귀촌 종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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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과 리모델링, 시골집 마련하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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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02월 특집 1] 신축과 리모델링, 시골집 마련하기 A to Z 4-1
- 신축과 리모델링, 시골집 마련하기 A to Z 4-1 귀농 혹은 귀촌 등 새로운 삶을 꿈꾸며 도심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은 많지만, 막상 실현을 앞두고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거주지의 확보가 만만치 않기 때문. 또한 다양한 선택지 앞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다가 제풀에 지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따라서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구체적인 귀농귀촌의 방향과 그 방향성에 맞는 올바른 거주지의 형태와 과정 등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글 홍예지 기자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DB 자료 출처 귀농귀촌 종합센터,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홍성군청 『마당 있는 집을 지었습니다』 (포북, 2019) 최근 도시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도심보다 인구 밀집도가 낮은 시골로 떠나기 위해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가 많아졌다. 그러나 많은 꿈들이 그렇듯, 현실의 벽 앞에서는 좌절을 겪는 경우가 많다. 얼핏 각종 매체의 발달로 관련 정보를 얻기 쉬워 보일 수도 있지만, 혼재되어 있는 정보 속에서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정리해 알아보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비 귀농귀촌인의 마음을 헤아린 듯,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각 지역의 귀농귀촌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귀농귀촌 종합센터’ 누리집의 개편·운영을 시작했다. 그간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 홍보와 교육 신청 등 정책 활용 측면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던 귀농귀촌 누리집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한 것이다. 개편 내용을 살펴보면, 귀농귀촌 희망자의 주요 관심사인 지역의 다양한 정보를 묶어서 볼 수 있도록 ‘지역 통합형 서비스’를 누리집 메인화면에 배치하고, 참여형 콘텐츠를 확대했다. 이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부분은 ‘귀농귀촌 지식인’ 코너다. 이 코너는 귀농귀촌 선배·전문가가 귀농귀촌 희망자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쌍방향 소통형 서비스로, 귀농귀촌 관련 전문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가진 귀농귀촌 분야 지식인 20명을 선정해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외에도 ‘모두가 알고 싶은 상담사례’에서는 귀농귀촌 종합센터 온오프라인 상담사례 중 많은 사람이 관심 갖는 상담 내용을 게시해 궁금증 해소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귀농귀촌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정보·서비스 제공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렇게 친절한 각종 자료에도 불구하고, 귀농귀촌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어떻게 귀농귀촌을 성공할 수 있을지 혹은 ‘주거’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료를 선별하는 일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이번 특집에서는 귀농귀촌 종합센터의 자료를 바탕으로 주택 신축과 리모델링, 농어촌 지역의 집짓기 팁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귀농귀촌 종합센터’ 홈페이지 메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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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Point】 건축가의 집 이야기 02- 1층
- 건축물의 완성도는 설계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설계는 정확하고 치밀해야 하며, 세세하고 친절해야 한다. 그렇다고 건축주가 집짓기 위해 설계를 배울 필요는 없다. 다만, 설계가 필요한 이유와 이해할 수만 있으면 된다. 설계의 이해는 곧 집의 이해이기 때문이다. DESIGN POINT 지면은 주택 설계에 대한 건축주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했다. 풀이는 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소장이 맡았다.글 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소장 02-2051-1677 www.kddh.co.kr 1층 - 중정을 품은 단층집우리는 언제부터 ‘우리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까? 필자는 언젠가 가족들과 각자 집에 대한 소망을 얘기 나눈 적이 있다. 계단이 있는 재밌는 2층 집, 예쁜 벽돌을 붙인 친근한 느낌의 집, 따뜻한 볕이 드는 집 등 오래전부터 각자 자신이 살고 싶은 집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 생활이 모든 조건을 충족해주는 것 같지만, 여전히 채울 수 없는 부족함이 있다. 그럼에도 아파트에서 살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가 아파트를 떠나지 못하게 발목을 잡았다. 집은 우리 삶의 터전임과 동시에 우리 삶을 힘들게 하는 대상이 되었다. 단층이라는 이유과거 우리나라에 지어진 집들을 살펴보면 단층의 간결한 집들이 주를 이루었다. 2층 집과 비교했을 때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테지만, 그 바탕에는 땅과 가까운 곳에 머무르고 싶은 욕구가 있었던 건 아닐까? 옛집을 건축한 선조 건축가들은 사람에게 눈높이를 맞춰 단아한 표현이 잘 어울리는 소박하고 친근한 건축을 추구했다. 심지어 궁궐도 무겁지 않은 구조에 공간을 나누고 분절하는 것으로 묵직함을 덜어냈다. 보통 단층 건축물은 크게 좌우로 긴 일자형과 중정을 가진 우물정자 형태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물론 더 세분할 수 있지만, 큰 틀에서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이러한 단층 주택은 모든 실을 일층에 배치하기 때문에 공간이 흩어지지 않으면 답답한 구조가 될 수 있다. 때문에, 각 지역 기후 특징에 따라 대청을 사이에 둔 ‘一 ’자형이나 중정이 있는 ‘井(정)’자 형태의 배치로 완성한다. 도심의 좁은 땅에서 소규모 단독주택들은 2층을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방과 거실, 안방과 드레스룸, 아이 방 등 주요 실은 자연스럽게 성격에 따라 묶어 각 층에 배치한다. 그래서인지 일층을 좀 더 밝고 트인 공간으로 유지하면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주방과 거실이 일층으로 내려오는 게 불문율이 된 듯하다. 반면에 단층 주택은 땅에서 가깝게 생활하는 것과 외부 공간과 다양한 관계를 가지는 장점이 있다. 또한, 2층 집의 계단이라는 존재감이 사라지므로 더욱 밝은 구조의 집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중정은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공간을 제공해, 중정이라는 구조가 단층 주택에서 유리한 형태임에는 틀림없다.해석 따라 다양한 모습 선보여 플라잉건축사사무소 서경화 건축가의 <시時가 되는 집> 한 예로, 플라잉건축사사무소 서경화 소장이 설계한 툇마루가 있는 중정 주택 <시時가 되는 집>을 들 수 있다. 허허벌판에 지어진 이 주택은, 사람들이 흔히 도시 한복판에서 답답한 도시를 등지고 집 안에 숨통을 틔우는 것을 목적으로 중정을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허를 찌르는 역발상으로 넓은 들판 한복판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가질 수 있는 중정 주택을 완성했다. 여기에, 지나가는 사람들과 풍광을 거꾸로 느껴볼 수 있는 툇마루를 설치해 집이 가져야 할 심리적 안정감도 겸비했다. 전통 건축물에서 중정 주택을 대표하는 건물은 경주 양동마을에 있는 향단香壇을 꼽는다. 회재 이언적 선생이 경상도 관찰사로 재직 중 어머니를 모시던 동생 이언괄에게 지어준 살림집이다. 향단은 툇마루에서 중정을 향해 처마로 만들어진 액자 속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집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감성을 배가한 것이다. 살구나무 주택 一 자형 집은 좌우로 길게 배치한 형태로 지루하게 좌우로 늘어선 것보다 어딘가 분절되어 긴장감을 주는 게 형태적 지루함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각 매스를 서로 다른 재료로 분절해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 양평에 위치한 살구나무 주택은 이런 의도가 잘 반영된 주택이다. 예술가의 부부의 집 예술가를 위한 주택은 예술가들의 기질을 그대로 반영해 단층 주택을 계획했다. 단층이지만 부부만을 위한 외부 공간을 따로 만들고, 단층이기 때문에 늘어질 수 있는 형태적 지루함을 극복하도록 외부 공간과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어 땅과 집, 집과 사람 사이의 근본적 유대를 극대화했다. 셀 수 없이 많고 다양한 건축물에서 사람들은 살아가고 일하며, 먹고 쉬기도 한다. 이처럼 거의 모든 건축물은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건축의 효율성만 따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건축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집만큼은 형태와 공간 배치가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향과 욕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이었으면 하는 게 건축가로서의 작은 바람이다. “사람은 건축을 만들고, 건축은 사람을 만든다.” We shape building, thereafter they shape us. -Winston churchill.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 www.countryhome.co.kr 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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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Point】 건축가의 집 이야기 02-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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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POINT] 건축가의 집 이야기 02 - 1층
- 1층 중정을 품은 단층집 우리는 언제부터 ‘우리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까? 필자는 언젠가 가족들과 각자 집에 대한 소망을 얘기 나눈 적이 있다. 계단이 있는 재밌는 2층집, 예쁜 벽돌을 붙인 친근한 느낌의 집, 따뜻한 볕이 드는 집 등 오래전부터 각자 자신이 살고 싶은 집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 생활이 모든 조건을 충족해주는 것 같지만, 여전히 채울 수 없는 부족함이 있다. 그럼에도 아파트에서 살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가 아파트를 떠나지 못하게 발목을 잡았다. 집은 우리 삶의 터전임과 동시에 우리 삶을 힘들게 하는 대상이 되었다. 글 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소장 www.kddh.co.kr CONTENTS 01 기초 02 1층 03 2층 04 벽체 05 문 06 창호 07 주방 08 다용도실 09 화장실 10 지붕 11 방수 12 하이브리드 층이라는 이유 과거 우리나라에 지어진 집들을 살펴보면 단층의 간결한 집들이 주를 이루었다. 2층집과 비교했을 때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테지만, 그 바탕에는 땅과 가까운 곳에 머무르고 싶은 욕구가 있었던 건 아닐까? 옛집을 건축한 선조 건축가들은 사람에게 눈높이를 맞춰 단아한 표현이 잘 어울리는 소박하고 친근한 건축을 추구했다. 심지어 궁궐도 무겁지 않은 구조에 공간을 나누고 분절하는 것으로 묵직함을 덜어냈다. 보통 단층 건축물은 크게 좌우로 긴 일자형과 중정을 가진 우물정자 형태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물론 더 세분할 수 있지만, 큰 틀에서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이러한 단층 주택은 모든 실을 일층에 배치하기 때문에 공간이 흩어지지 않으면 답답한 구조가 될 수 있다. 때문에, 각 지역 기후 특징에 따라 대청을 사이에 둔 ‘一 ’자형이나 중정이 있는 ‘井(정)’자 형태의 배치로 완성한다. 도심의 좁은 땅에서 소규모 단독주택들은 2층을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방과 거실, 안방과 드레스룸, 아이 방 등 주요 실은 자연스럽게 성격에 따라 묶어 각 층에 배치한다. 그래서인지 일층을 좀 더 밝고 트인 공간으로 유지하면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주방과 거실이 일층으로 내려오는 게 불문율이 된 듯하다. 반면에 단층 주택은 땅에서 가깝게 생활하는 것과 외부 공간과 다양한 관계를 가지는 장점이 있다. 또한, 2층집의 계단이라는 존재감이 사라지므로 더욱 밝은 구조의 집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중정은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공간을 제공해, 중정이라는 구조가 단층주택에서 유리한 형태임에는 틀림없다. 플라잉건축사사무소 서경화 건축가의 <시時가 되는 집> 해석 따라 다양한 모습 선보여 한 예로, 플라잉건축사사무소 서경화 소장이 설계한 툇마루가 있는 중정 주택 <시時가 되는 집>을 들 수 있다. 허허벌판에 지어진 이 주택은, 사람들이 흔히 도시 한복판에서 답답한 도시를 등지고 집 안에 숨통을 틔우는 것을 목적으로 중정을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허를 찌르는 역발상으로 넓은 들판 한복판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가질 수 있는 중정 주택을 완성했다. 여기에, 지나가는 사람들과 풍광을 거꾸로 느껴볼 수 있는 툇마루를 설치해 집이 가져야 할 심리적 안정감도 겸비했다. 전통 건축물에서 중정 주택을 대표하는 건물은 경주 양동마을에 있는 향단香壇을 꼽는다. 회재 이언적 선생이 경상도 관찰사로 재직 중 어머니를 모시던 동생 이언괄에게 지어준 살림집이다. 향단은 툇마루에서 중정을 향해 처마로 만들어진 액자 속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집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감성을 배가한 것이다. 一자형 집은 좌우로 길게 배치한 형태로 지루하게 좌우로 늘어선 것보다 어딘가 분절되어 긴장감을 주는 게 형태적 지루함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각 매스를 서로 다른 재료로 분절해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 양평에 위치한 살구나무 주택은 이런 의도가 잘 반영된 주택이다. 예술가를 위한 주택은 예술가들의 기질을 그대로 반영해 단층 주택을 계획했다. 단층이지만 부부만을 위한 외부 공간을 따로 만들고, 단층이기 때문에 늘어질 수 있는 형태적 지루함을 극복하도록 외부 공간과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어 땅과 집, 집과 사람 사이의 근본적 유대를 극대화했다. 셀 수 없이 많고 다양한 건축물에서 사람들은 살아가고 일하며, 먹고 쉬기도 한다. 이처럼 거의 모든 건축물은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건축의 효율성만 따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건축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집만큼은 형태와 공간 배치가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향과 욕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이었으면 하는 게 건축가로서의 작은 바람이다. “사람은 건축을 만들고, 건축은 사람을 만든다.” We shape building, thereafter they shape us. -Winston churchill. 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소장 정림건축 소장으로 지내다 2010년에 독립해 건축사사무소 KDDH를 운영해오고 있다. 외국에 있는 건축주와 카톡으로 대화하며 지은 <이보재> 주택으로 알려졌고, 개인 블로그와 SNS를 적극 활용해 건축주와 소통한다. 익산 T하우스. 완주 행와재주택, 바바렐라하우스, 영종도 북카페하우스, 행촌공터3호점 등 목조주택 다수를 디자인 했으며, 라온재, 노일강 펜션, 홍천다나 치과, 무주펜션 다다 등의 작품이 있다. 현재 한국목조건축협회 5-STAR 품질인증위원이며, 서울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나무신문과 천지일보에 건축가 스케치로 창의적인 작품을 연재 중이다. T 02-2051-1677 | E kddh@kddh.kr | cafe.naver.com/kimddo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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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POINT] 건축가의 집 이야기 02 -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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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STYLE] 동백 허그 하우스 Hug House
- 동백 허그 하우스 Hug House 글 생각나무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이강수 건축가 www.thinktr.com 사진 작가 노경 HOUSE NOTE 대지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지역지구 제1종일반주거지역,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주요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00.20㎡(60.67평) 건축면적 85.50㎡(25.91평) 연면적 125.28㎡(37.96평) 건폐율 42.70% 용적률 62.58 % 규모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설계담당 이강수, 강주형, 이택호, 오진영 조경설계 이한송 조경시공 송군호 건축주 이종원 집은 하나의 고등 생명체와 같다. 오장육부와 같은 집에는 내장기관과 같은 여러 기능과 사람에게 필요한 삶의 공간들이 공존한다. 이러한 것들 간의 관계, 놓인 위치, 모양이 합쳐져 집이라는 완성체가 생성된다. 또한, 고등 생명체는 아메바와 같은 하등 생명체와 달리 내부 구성이 긴밀하고 복잡하게 짜여 전체적인 조화로 존재를 유지한다. 개인 또는 가족들이 살아가는 주택은 고등 생명체처럼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독립된 세상이다. 이 안에 사람들 각자의 삶이 스며들어 안팎으로 여러 관계를 담게 된다. 허그 하우스는 주택단지 내에 통행이 빈번한 사거리가 집 앞뒤로 붙어있다. 두 사거리 코너를 건축적으로 정의하면, 다른 주택이 나열된 거리 풍경을 완성하고 주거 블록의 끝이자 시작인 대지의 정체성이다. 집은 안방, 거실 계단, 주방이 마당을 둘러싸 길가에 등 돌린 형태다. 이 공간들은 외부에 대해선 내부 공간을 보호하고, 내부에 대해선 앞마당을 제공한다. 외관은 모서리 따라 배치된 내부 공간 관계로 형성하고, 백색 재료와 창, 가벽으로 주택 외관의 개성을 연출했다. 남쪽으로 열린 집은 매스가 도로 세 면 코너를 감싸 동서남북 입면이 여러 길과 만나 거리를 향해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이에 더해 동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지형의 등고가 높아져 독특하고 인상적인 스카이라인이 주변과 조우한다. 안방, 거실, 다이닝, 주방은 외부를 향해 열려있고 서로 연결되어 보다 연속적이고 긴밀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이러한 소통관계는 위층 홀과 테라스까지 이어진다. 코너를 돌면 하얀 재료의 물성을 따라 솔리드solid한 매스 외피가 매끈하게 뒤쪽 도로와 만나고, 2층 가벽과 프레임 그리고 가로 세로의 가는 창이 주목을 끈다. 소규모 주택을 위한 내부 공간들은 콤팩트한 조합을 요구한다. 외부는 앞뒤로 도로가 교차하는 대지 조건에서 건물의 한 면이 중심이 되어 방향성과 디자인의 정체성을 지배하지 않고, 동네의 다양한 사람과 환경에 대응해 모호함과 여러 표정을 부여했다. 남쪽 진입도로를 향해 채광 기능의 창을 배치했다. 그 앞에는 작은 텃밭의 테라스 공간이 열려있어, 물러나 있는 다이닝과 거실의 넓은 창과 함께 주택의 정면 모습을 연출한다. 북측 도로와 만나는 교차로에서 현관을 지나면, 흑색 벽돌로 장식한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거친 질감의 흑색 벽돌은 2층 서재와 자녀 방, 지붕의 사선을 부각한다. 2층 테라스는 차경을 위한 프레임이 있으며, 먼 산과 동네 모습을 가져온다. 다이닝 공간과 거실이 이어져 확장하고, 각각 공간은 남쪽 테라스 마당과 직접 면한다. 침실보다 공용 공간에서 주로 생활하는 건축주를 위해 거실, 다이닝, 주방을 주택의 중심이 되도록 관계를 형성했다. 계단과 복층 공간은 거실과 수직으로 연계되어 중심 공간과 어우러진다. 2층 계단참에 다다르면 2층 테라스로 향하는 또 하나의 계단과 2층 라운지와 연결되는 계단으로 갈라진다. 이는 외부에서 모서리 따라 돌아가는 동선을 내부에서 수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스토리를 제공한다. 2층 내부는 자녀를 위한 침실과 유동적인 여러 용도의 서재 공간으로 구성되어 라운지와 연계된다. Q&A 생각나무 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 이강수 소장 Q. 어떤 구조의 집을 주로 설계하나? 일반적으로 철근 콘크리트구조 시스템의 주택설계 비중이 높지만, 목조와 경량 철골구조도 늘었다. Q. 설계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건축주와 건축가 사이의 신뢰를 쌓는 일과 건축주 요구사항과 주택의 건축적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다. 전자는 시작부터 완성까지 여러 주체를 마주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결과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신뢰가 밑바탕 돼야 한다. 후자는 비전문가가 알 수 없고 드러나지 않는 가치들을 적용하면서 여러 조건과의 조율을 건축가로서 판단하는 일이다. 정서적이고 개념적인 가치를 다양하게 부여해 집이 온전한 삶의 터전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완성시키는 것이다. Q. 집이라는 공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은 어디이며, 그 이유는?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다르게 외부 공간이라는 세상과 직접 맞닿아 내부에서 외부로, 혹은 외부에서 내부로 어떻게 만나고 이동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그러한 연계와 밀접한 거실, 다이닝 등의 공간과 함께 내부와 외부 사이의 전이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Q. 본인이 설계한 집이 어떤 의미로 전해지길 바라는가? 거창하게는 주택 설계를 통해 건축주 자신이나 가족이 자신들 삶의 스타일을 돌아보거나 원하는 바를 명확히 아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소박하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살아가는 집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감리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감리는 약 10회 방문 감리를 기준으로, 각 공정에서 시공사와 긴밀한 협의를 중요시한다. Q. 건축주가 설계 후의 고민이 시공사 선택이다. 건축주가 원하면 시공사를 추천해 줄 수 있나? 건축주 요청 시 보통 복수의 시공사를 추천하고 객관적인 평가 의견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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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STYLE] 동백 허그 하우스 Hug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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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짓기】 전원주택 입지 선정의 모든것 1
- 흔히 '터를 잘 잡으면, 집의 절반은 지은셈' 이라고 한다. 전원주택을 지으려면 대개 집터부터 마련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동산과 달리 토지는 일단 구매하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반품하기 어렵다. 게다가 한두 해 쓰고 버릴 물건이 아니라 가족이 숨 쉬는 삶의 터전이기에, 구매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전원생활로 가는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는 입지 선정 요령들을 살펴보고 적합한 부지를 알아보자. 글 박창배, 박치민 1) 입지 선정 체크 리스트 5 배산임수에도 피해야할 곳이 있다. 예부터 사람들은 ‘배산임수背山臨水’ 형태를 가장 이상적인 집터로 꼽았다. 그러나 아무리 산을 등지고 물을 품에 안았다 한들, 피해야 할 요소들은 분명 존재한다. 꼭 짚고 가야할 입지 선정 사항, 체크리스트를 공개한다. Check 1 물가 거실에 앉아 시야에 물이 잡히길 바라는 예비 건축주들이 적지 않다. 서울 강변 아파트들이 조망권을 내세워 프리미엄을 붙이는 것만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물을 선호함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물은 집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바라봐야 한다. 강이나 계곡과 인접한 곳에 집을 두면 습기로 인해 쾌적함이 떨질 뿐 아니라, 집중 호우로 인한 재해도 염려해야 한다. 그래도 물가가 좋다면 물 흐름이 완만한 곳을 찾는 게 그나마 좋다. Check 2 북벽 시골은 도시보다 눈비가 많이 내린다. 하수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도로는 쉽게 수로가 되거나 얼음 바닥으로 변한다. 특히 비탈진 길에 북벽이라면 그 정도는 더욱 심하다. 겨울철에는 차량 통행은 물론 보행도 어려워 고립되기 십상이다. 또한 북벽은 대체적으로 춥고 어둡다. 어두운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밝은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보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통계가 있는 만큼, 북벽은 피하는 게 좋다. 그럼에도 확 트인 조망 때문에 북향을 감수하겠다면, 일조량이 최대한 풍부한 곳을 찾는 것이 좋다. Check 3 성토,절토지 성토한 땅은 지반이 물러 건축 후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기 쉽다. 대체로 지반이 낮기 때문에 옹벽이나 축대를 쌓고 흙을 메워야 하는 수고스러움도 생긴다. 절토한 땅도 뒤에 옹벽을 쌓고, 전면에도 축대나 옹벽으로 보강해야 하므로 토목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잘만 다듬으면 보다 멋진 집을 앉히겠지만, 어중간해선 모양이 썩 좋지 않다. 그래서 사전에 공사비를 염두하고 조사를 충분히 해야 한다. 잘못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건축은 성토나 절토 후 3년쯤 지난 후에 하는 게 바람직하다. Check 4 혐오시설 한 건축주는 몇 년의 준비 끝에 배산임수 형태의 전원주택을 마련했다. 돈과 시간, 노력이 많이 들간 건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그런데 공정이 마무리 될 무렵, 인근에 대형 축사가 들어섰다. 역한 냄새 때문에 집들이는 물론 꿈꾸던 전원생활도 물거품이 됐다. 이처럼 집은 터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다. 주위 환경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어떤 시설이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개발될 것인지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특히 소각장이나 오수처리장, 공원묘지, 공장, 사육장 유무는 매우 중요하다. Check 5 도로 집을 지을 때 도로 확보는 필수적이다. <건축법>상 인정하는 도로는 폭이 4m 이상이다. 만약 여기에 미달하면 건축주가 폭 4m 도로를 개설해야 한다. 현재 버젓이 쓰는 도로임에도 허가를 내려면 도로 소유주에게 ‘영구 사용 승낙서’를 받아야할 경우가 있다. 이는 땅을 사서 도로로 편입시키는 것과 다름없는데, 부르는 게 값일 수 있다. 따라서 기존 도로라 할지라도 실제 사용 여부나 도로로 사용이 가능한 지 자세히 따져보고 계약해야 한다. 부득이 도로 없는 땅을 계약해야 한다면, 계약서에 진입로는 매도인이 책임지고 잔금 시까지 해결한다는 단서를 붙이는 게 바람직하다. 2) 살기 좋은 땅은? 1. 지세가 남쪽으로 향한 땅 2. 아늑하고 편안함을 주는 땅 3. 도로보다 지형이 높고 전망 트인 땅 4. 뒷산의 경사가 완만한 땅 5. 멀리 물이 보이는 땅 6. 주변에 혐오시설 없는 땅 7. 지적도 상에 도로가 있는 땅 8. 대로와 접근성이 용이한 땅 9. 지하수 개발에 어려움이 없는 땅 10. 주변이 새로 개발되고 있는 땅 3) 구매 형태로 본 전원주택 입지 유형 - 독립형, 단지형, 동호인형 전원주택은 개발 방식에 따라 크게 독립형, 단지형, 동호인형으로 구분된다. 개인과 공동체, 시간과 비용 안배 등 자신에게 맞는 구매 유형부터 찾는다면 전원생활로 향한 걸음이 한결 수월할 것이다. 내 취향대로, ‘독립형’ 일명 ‘나 홀로 주택’이라 불리는 가장 기본적인 구매 형태다. 부지 매입 후, 인허가부터 건축까지 모든 과정을 건축주 스스로 처리하므로 무엇보다 개성을 맘껏 살리는게 장점이다. 특히 가족 개개인의 특성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공간 설정이 용이하며, 중간에 계획이 변경돼도 큰 차질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단점으로 돌아오는 것 또한 독립형 구매 방식이다. 입지 선택에서부터 하나하나 점검해야 하는 탓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마련이고, 법적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으면 난감한 사태에 직면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게다가 섣불리 시공사를 선정해서 일이 어긋난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독립형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발품을 팔았느냐에 달려있다. 혹자는 몇 년에 걸려 집 지을 부지를 찾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업체에 의뢰해 땅을 구매하기도 한다. 둘 중 실패 확률이 낮은 것은 단연 전자의 경우다. 땅 임자는 따로 있고, 땅은 발품을 파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안전하고 편리한, “단지형” 단지형은 전문 개발업자가 토지매입부터 농지전용, 대지조성, 진입로 개설 등까지 끝낸 후 개인에게 분양하는 집단화된 전원주택을 말한다. 주로 개발업자가 사업의 주체가 되는데, 개인이 처리하기에 경제적 부담이 큰 각종 기반시설 설치를 일괄적으로 해결해 주며, 주택 건축을 대행해주기도 한다. 특히 부지를 고르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을 생략한 점은 예비 건축주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또한 생활 수준이 비슷한 이웃과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점도 단지형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한다. 그러나 단순하고 정형화된 구조로 개성을 맘껏 펼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단지가 협소하고 획일화될 경우에는 정원이나 텃밭을 일구기에도 한계가 발생한다. 단지형은 단지 안에 어떤 필지를 선택하느냐가 성공의 핵심 골자다. 이는 환금성과 거주적은 측면을 고려해 반드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필지를 고를 땐 주로 초입과 막다른 필지는 삼가는 게 좋다. 초입에 들어선 필지는 소음 피해나 사생활침해 우려가 있고, 막다른 곳에 위치한 필지는 기의 흐름이나 음양 균형 등 풍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점을 두루 갖춘, “동호인형” 동호인형은 뜻이 맞는 이들이 모여 부지 매입은 물론 설계 및 시공까지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원주택 관련 전문가들은 ‘동호인형’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말한다. 독립형과 단지형의 장점들을 고스란히 얻으면서도 비용 부담은 줄기 때문이다. 특히 공동으로 부지를 매입하고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초기비용이 대폭 줄어든다. 이후에도 자재를 일괄 구매한다거나 기반시설을 함께 구축하면서 상당 부분 비용이 절감된다. 이미 친근한 사람들과 단지를 조성하므로 자연스런 이웃 간의 조화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동호인 주택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유는 동호인의 의견일치를 보 기 힘들어서다. 의견 통일이 어려우면 많은 난관에 부딪히거나 심지어 계획이 무산되는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의견을 어떻게 조율해 합의를 이끌어내느냐가 동호인형의 성공 관건이다. 계속해서 2편으로 이어집니다.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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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짓기】 전원주택 입지 선정의 모든것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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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전원주택과 전원생활의 패러다임 변화
- 전원주택과 전원생활의 패러다임 변화 80년대 한 번쯤 따라 하던 코미디 유행어, 정다운 골목길, 교련복 등은 조각으로 흩어져 아련한 기억으로 남았다. 잊은 줄 알았던 이것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1988.’ 당시 주인공 세대는 어느덧 40대 중년이 되어 드라마 속 부모가 됐다. 낡았지만, 정감이 넘치던 골목길은 웅장하고 화려한 아파트가 자리를 차지했다. 생활은 편리해지고 삶은 윤택해졌지만, 정겨운 동내라는 개념은 골목길과 함께 잊혀졌다. 근대화의 상징인 아파트는 80년대 도약기를 발판으로 90년대부터 우리의 주거문화를 바꿔 놨다. 면적 대비 이웃의 숫자는 늘었지만, 이웃과의 단절은 더욱 심해졌다. 단절은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아파트는 편안하고 편리한 생활을 제공하기에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주거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70%를 넘기던 아파트 선호도가 2000년대 중반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주거에 대한 인식변화와 삶의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면서 새로운 주거형태를 찾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2010년을 기점으로 더욱 증가했다. 주거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01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꿈꾸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전원생활, 전원주택의 로망을 품고 산다. 시골생활은 같은 시골에서 산다는 것이지만, 의미는 다르다. 시골생활이 장소를 나타낸다면 전원생활은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을 반영한 생활을 말한다. 80년대만 해도 전원생활이란 단어가 생소했다. 전원생활과 전원주택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누군가 로망이고 또 누군가는 인생 2막을 위한 도전이 된 것인가. 여기서 먼저 이 두 단어의 사전적 의미로 살펴보자. 전원생활田園生活은 도시를 떠나 전원에서 한가하게 지내는 생활을 뜻한다. 전원주택田園住宅은 농경지나 녹지 따위가 있어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교외에 지은 주택을 말한다. 두 용어 가운데 먼저 사용하기 시작한 건 전원주택이다. 전원주택은 1980년대 일부 부유층이 별장을 짓고 주말에 여가를 즐기는 주택의 의미로 간혹 쓰였다. 당시 전원주택의 범위는 주말이나 휴가 때 잠시 머무는 임시 주거용 주택, 별장, 콘도, 농가, 주말농장 등 포괄적인 개념으로 널리 쓰였다. 1990년대 들어와 소득의 증가와 교통발달로 도심 인근에 상주용 주택을 지으며 쾌적하고 여유롭게 생활하는 사람이 늘면서 전원생활이란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여유롭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전원생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전원생활에 주로 관심을 보이는 연령층은 치열한 산업 전선에서 해방을 맞이한 은퇴자들이었다. 적지 않은 사람이 은퇴와 함께 주거이동을 계획했다. 실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주거이동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62.4%가 현 거주지 이동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2.3%는 지역 간 이동이었다. 실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10년부터 인구이동이 눈에 띄게 늘었다. 02 격변의 시대를 거쳐 이도향촌시대로 몇 해 전부터 귀농·귀촌 인구가 급증했다. 이도향촌 시대라 하기엔 섣부른 판단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 도심의 인구가 줄고 농촌 인구가 늘고 있는 수치를 보면 이도향촌 시대의 시작을 인정해도 되겠다. 1990년대 이전엔 귀농·귀촌인구보다 도시로 이동하는 인구가 월등히 많았다. 90년대부터 농촌을 이탈하는 인구는 둔화하고 귀농·귀촌 인구가 서서히 증가했다. 이 시기부터 전원주택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귀농·귀촌을 사회적 흐름으로 인정하고 곳곳에서 새로운 변화도 일어났다. 본지를 비롯해 이 분야 전문지와 관련 협회가 생겨난 시기도 90년대다. 건강한 생활과 풍요로운 삶에 관한 대중들의 호기심과 관심은 이 시기에 태동한 웰빙과 맞물려 더욱 전원생활에 관한 관심을 끌었다. 산업 혁명과 세계대전을 겪고 급격한 산업발전을 거치며 어느 때보다 물질적 풍요를 얻은 80년대 중장년층은 90년대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정신적 여유와 심리적인 안정은 잊어버린 세대였다. 물질적 부를 강요하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사람들은 돈을 모으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그러다 물질적인 부가 수단일 뿐 행복의 척도가 아님을 깨우친 사람은 자기의 행복을 찾았다. 이들에게 웰빙은 육체와 정신 건강의 조화를 찾아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여 자연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 슬로푸드운동, 슬로비족, 보보스족 등 물질적 가치보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사람을 웰빙족이라 불리며 2000년대 사회에 큰바람을 일으켰다. 웰빙족은 크게 개인 중심형과 사회 중심형으로 나뉜다. 개인 중심형 웰빙족은 개인과 가족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취미와 건강에 관심을 보이며 집 안에 홈시어터, 헬스, 인테리어, 와인 저장고 등을 만들며 생활공간을 꾸미는 데 열정을 보인다. 사회 중심형 웰빙족은 일회용품 줄이기, 재활용, 불우 이웃에 대한 관심 등 사회적 공유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다. 여기서 개인 중심형 웰빙족들이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추구하며 전원생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원주택 시장 과거와 현재 이러한 바람을 타고 전원주택 시장은 꾸준히 증가했다. 97년 IMF 경제위기는 건축업계에 위기였지만, 도심에서 일자리를 잃은 젊은이들이 귀촌을 택하며 순간 귀촌인구는 급증했다. 이처럼 전원주택 시장은 시대에 따라 굴곡을 보이며 격동의 20년을 지나왔다. 1990년부터 2016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원주택은 태동기와 침체기, 회복기를 거쳐 발전기에 올라섰다. 태동기_1990년부터 1996에 해당하는 시기다. 고도성장에 소득이 증가하며 중산층이 늘어나고 주거문화에서 서구형 단독주택이 등장했다. 이 시기에 도심과 접근성이 좋은 곳에 주말주택이나 상주용 주택을 짓는 중산층이 증가하며 덩달아 전원주택 단지도 늘기 시작했다. 침체기_1997년부터 2002년에 해당하는 시기다. 1997년 IMF 경제위기를 맞아 전원주택 수요가 급감하며 시장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수요가 줄자 전원주택 시공업체 대부분이 시장과 함께 몰락하고 말았다. 반면, 일자리를 잃고 농사를 짓기 위해 도시를 떠나는 농촌으로 복귀하는 인구는 급증했다. 이들은 주로 버려진 농가를 보수해 시골에 안착했기 때문에 전원주택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회복기_2003년부터 2008년에 해당하는 시기다. 1997년 IMF의 후유증은 오래갔다. 2002년에 IMF에서 벗어났지만, 회복은 더뎠다. 이때 침체한 농촌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5년에 정부에서 전원주택 지원 사업을 발표했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제안하는 규제 정책을 펼치며 동시에 전원마을 조성사업에 열을 올렸다. 정부가 나서서 전원시장을 이끈 시기며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도 추진했다. 발전기_2009년부터 현재에 해당하는 시기다. 회복기를 거치고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가 더해져 인구 이동에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전체 인구에서 15%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집단이다. 이들은 전원생활을 바라는 성향이 강해 2010년에 첫 은퇴자가 나오자 귀농·귀촌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농사를 짓기 위해 시골을 향하는 귀농보다 노후를 위한 정착이나 건강을 이유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는 귀촌인구가 대폭 증가했다. 또한, 발전기엔 삶의 질이 높은 환경, 층간 소음 스트레스 탈출, 전셋값 폭등에 의한 새로운 대안 등으로 젊은 층이 늘어난 시기이기도 하다. 젊은 층의 증가는 2007년 경제위기에 급격한 이동을 보이며 이후 꾸준히 귀농·귀촌 이동 현상을 보인다. 사람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새로운 형태를 보였다.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시골에 집을 마련해, 두 집을 오가며 생활하는 멀티 해비데이션Multi Habitio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계층과 연령층에서 전원주택 시장을 이끈 덕에 2008년 경제위기에도 IMF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고 회복도 빨랐다. 03 전원생활의 패러다임이 변하다 90년을 기점으로 전원생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변화가 뚜렷하게 갈린다. 이전에는 경제력과 시간이 여유로운 중장년 계층이 주도했다. 이들은 정책이나 사회현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미래자산을 바탕으로 투자가치 대상으로 전원주택을 인식했다. 반면, 90년대 이후에 가장 큰 변화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전원생활을 선택하며 전원주택을 주거 공간으로 인식했다. 이들은 집의 규모가 중요하지 않았다. 투자보다는 개인이나 가족을 위한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위한 공간을 찾고 풍요로운 삶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의 경제력에 맞춰 주택의 규모를 줄이면서까지 전원생활을 선택하는 부류가 늘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은 다양한 계층과 연령층에서 귀농·귀촌을 실천하며 대중화 현상으로 발전했다. 귀농·귀촌을 위한 인구이동은 2008년 이후 금융위기와 베이비붐 세대 은퇴, 전원생활 선호 등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98년 귀농·귀촌은 6,409가구로 전년 대비 2.5배 증가하고, 2011년에는 1만 503가구로 전년 대비 1.6배 증가했다. 97∼99년엔 30대(48.6%)가 귀농·귀촌을 주도했지만, 2009∼2011년에는 50대(30.8%)와 40대(27.9%)가 주도했다. 97~99년에 젊은 층의 증가는 IMF로 도심의 생계수단이 어려워지자 농가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젊은 층의 이동이 감소했다. 인구이동에 의한 주거문화 변화 80년대 이후 아파트 공급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그런데 최근 단독주택 공급비율이 아파트 공급비율을 앞질렀다. 이러한 주택 유형의 변화는 인구이동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07년 경제위기 때 공급비율이 소폭 떨어지다 잠시 회복하는 듯했다. 그러다 베이비붐 은퇴 시기에 맞춰 아파트 공급비율이 급격하게 낮아졌다. 귀농·귀촌 인구가 대부분 단독주택을 선호하면서 단독주택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주택 유형별 공급실적을 살펴보면, 2003~2012년까지 10년간 아파트 375만 호(77.9%), 단독 50만 호(10.6%), 연립·다세대 56만 호(11.6%)로 신규 공급 주택 대부분을 아파트가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3년간(2010~2012년) 아파트 공급비율은 66.3%로 감소했지만, 단독주택 공급비율은 13.6%로 증가했다. 한동안 베이비붐 세대의 이동으로 앞으로도 주택 공급비율에서 단독주택의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 인구 이동과 거주 형태에 변화를 이끄는 베이비붐 세대는 선진국에서 자주 목격되는 현상이다. 가까운 일본을 보면 680만 명으로 추정되는 베이비붐 세대(47∼49년생) 은퇴 시기가 도래하면서 2000년 이후 연간 6만 명 정도가 귀농했다. 미국은 1990∼2010년 동안 비도시지역 인구가 323만 명 증가했으며, 2020년 비도시지역 인구는 2010년 대비 26.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은 지난 10여 년간 농촌인구가 80만 명 늘었다. 최근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늘린 우리나라는 베이비붐 세대가 2010년부터 은퇴하기 시작해 2023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 가운데 약 30%인 210만 명이 지역 간 이동으로 귀농이나 귀촌에 적극적인 의향을 보였다. 여기에 젊은 층의 주거 인식변화, 인구 감소, 늦어지는 결혼, 1~2인 가구가 늘면서 주택의 형태도 점점 작아지는 추세다. 과거엔 전원주택을 별장이나 콘도와 같은 임시 거처로 휴양이나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생각했다. 경제력 여유가 뒷받침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외형과 규모가 큰 형태가 주를 이뤘다. 반면 현재의 전원주택은 주거, 레저, 취미 공간으로 여기는 인식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맞춤형 주택으로 발전했다. 펜션이나 게스트룸, 카페나 공방 등 시골에 넓은 땅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거나 자신의 취미를 더욱 개발해 가계의 보조 수입원을 만드는 수익형 전원주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수익형 전원주택은 과거엔 없던 형태로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년층이 주로 이끄는 시장이다. 이들은 서둘러 퇴직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 도심을 떠난 세대다. 04 아파트 공화국! 그 끝은 어디인가? 주택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단지 여유를 찾자고 전원주택을 선택하거나, 편의성만 바라보고 아파트를 선택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공간을 모두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현실과 주택을 선호하는 마음에 보이지 않는 틈이 있다. 주택 선호란 주택을 구매하는 능력이나 구매 행동과는 별개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포함해 주거 형태를 향한 욕망으로 정서적 반응의 표현이다. 그리고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이다. 누군가에게 더없이 좋은 환경의 주택이라도 어떤 이는 하루도 살기 힘든 환경일 수 있다. 단독주택 선호도 회귀 현상 두드러져 주거 지역과 주택 형태의 선택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현 거주지 선택 이유에 관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97년 현재 경제적인 이유가 30.4%, 직장 때문이라는 이유가 22.6%로 가장 많았다. 또 이 가운데 출퇴근을 이유로 아파트를 선택한 사람은 22.3%를 나타냈다. 이러한 통계는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같은 내용으로 2004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경제적인 이유로 거주지를 선택한 사람은 48.8%로 높아졌지만, 직장에 의한 주거지 선택은 16.6%로 낮아졌다. 아파트를 선택하는 이유도 97년과 비교해 직장에 의한 이유는 낮아지고 경제적인 이유로 아파트를 선택한 비율이 높아졌다. 이는 주택 유형 선호도와도 연관된다. 97년 주택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아파트를 선호한 비율이 35.2%로 단독주택 61.4%에 비해 절반에 불과했다. 아파트 선호도가 단독주택을 앞지른 시기는 98년이다. 2000년에는 아파트 선호도가 71.8%로 92년에 비해 두 배나 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주택선호도는 외국과 비교해 기형적이다. 심지어 선진국에서 아파트는 슬럼가를 상징하는 주거 공간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유례 없는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리며 국민 대다수가 아파트를 선호하게 된 이유는 정부가 주도한 정책에 의한 사회현상이다. 우리나라는 70년대 본격적인 이촌향도가 시작되면서 서울의 인구가 급증하며, 60년대 80%에 달하던 주택보급률은 70년대 70%대로 떨어졌다. 당시 도시 지역은 불과 50%를 밑돌았다. 주택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정부는 1972년 주택건설촉진법을 제정하고 10년간 주택 250만 호 건설을 결정했다. 1973년 강남지역에 대규모 개발과 함께 서초구 반포 1단지 입주자 추첨을 했다. 수많은 사람이 몰리며 5~6배 시세차익이 발생했다. 지금의 강남아파트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런데도 주택보급률은 80년대까지 지속해서 떨어졌다. 공급보다 서울로 모여드는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아서다. 공급 부족에 의해 집값이 폭등했다. 90년대 1기 신도시 완성으로 주택 보급률은 오르기 시작해 2005년 100%를 넘어섰다. 이미 투기와 투자 시장으로 변해버린 아파트 시장은 2005년을 기점으로 거품이 최고조에 달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거품이 사라지자 하우스푸어가 발생했다. 이때만 해도 하우스푸어는 생소한 단어였다. 아파트값의 70%에 달하는 대출을 받아 구매를 선택한 이들은 아파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하우스푸어, 깡통 전세라는 사회적 문제를 낳았다. 더는 아파트가 투기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20~30대 젊은층에서 집을 소유가 아닌 주거의 목적으로 인식하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노년의 휴식, 향수, 취미 등을 이유로 거주지를 이동하는 베이비붐 세대와는 분명 다른 유형이다. 712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 이상이 이주를 생각하는 현실을 반영하면 앞으로 인구의 대규모 이동은 기정사실이 된 듯 보인다. 또한, 이들은 하우스푸어 윗세대로 경제성장기를 거치며 경제적으로 가장 안정적으로 정착한 세대이기도 하다. 농가의 변신은 무죄! 새롭고 다양한 삶의 터전 불과 반세기 만에 농경사회에 산업사회로 전화 점을 맞이하며 인구의 대규모 이동이 일어났다. 60년대 40%를 밑돌던 도시 인구 비율은 2005년 90%를 넘어섰다. 인구의 90% 이상이 도심에 집중된 현상은 도시국가인 홍콩과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7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과 농가의 어려운 생활로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었다. 먹고살기 위한 인구의 대이동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다 2012년 처음으로 도시의 인구 비율이 91.04%로 전년도에 비교해 0.8% 감소했다. 이후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며 이도향촌 시대를 예고했다. 최근 늘어가는 귀농·귀촌 인구는 크게 전원생활, 노후생활, 스마트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전원생활형은 은퇴 이전에 이직해 소규모 영농과 유통, 관광, 창작활동, 취미활동 등을 하며 도시의 제약된 환경에서는 하기 어려운 활동을 통해 전원의 삶을 추구하는 층이다. 일부는 소규모 영농에 종사하면서 지역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농촌 커뮤니티의 변화를 주도한다. 노후생활형은 은퇴자가 농촌에서 노인에게 적합한 규모의 영농활동을 기반으로 자족적 노후생활을 영위하는 층이다. LG경제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가 광역시는 2억 5천만 원이 드는 것과 비교해 군지역은 1억 4천만 원으로 광역시 생활비의 58%만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골에서 생활하면 노후자금이 4억∼5억 원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은퇴 이후에 좋은 환경에서 안정적인 노후설계를 계획한다. 스마트형은 2009년 세계 금융 위기로 도시지역 일자리가 줄어들자 20∼30대 귀농·귀촌 인구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새롭게 나타난 유형이다. 이들은 기업적 가치를 추구하며 농업에 디지털과 모바일 환경을 결합해 융·복합 산업으로 발전을 모색한 집단이다. 이들 가운데 억대 부농이 탄생하면서 스마트농업이 새로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대두하자 주춤했던 젊은 층의 귀농·귀촌 인구가 2010년 이후 다시 급증했다.?새로운 유형의 스마트형은 자본과 기술을 가지고 귀농·귀촌하거나 농업대학 졸업 후 창업하는 청장년이 생산, 유통, 판매에서 새로운 양식을 도입하며 농가의 혁신을 주도한다. 05 미래 주거문화로 현재를 설계하다 주거 공간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주요 지표다. 이러한 지표는 정부의 주택정책을 결정하는 주요한 근거자료다. 70년 주택정책은 시골에선 불편한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력했지만, 갈수록 인구가 늘어나 심각한 주택부족에 시달리던 도시는 양적 개선에 힘썼다. 주택의 양적 성장에서 한꺼번에 많은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선 고층 아파트가 제격이다. 정부는 70년 주택건설촉진법을 시행하며 고층 건물을 건설하기에 적합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예컨대, 70년에 높이제한 개념으로 용적률을 도입해 건축물의 고층화를 가능하게 했다. 80년엔 도시설계규정 등의 제정으로 집단 및 대규모개발 촉진화에 따라 주택공급 확대와 사업성 확보에 주력해 고층·고밀도 아파트 단지개발에 집중하게 했다. 이후에도 주택보급 최우선 정책에 따라 92년에 용적률을 완화하면서 30층의 고층 아파트가 등장하게 된다. 고층 건물이 등장하면서 공법도 기존 RC조에서 철골조 또는 벽식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건축구조가 바뀌었다. 주택시장 감소, 단독주택 증가 미래의 주택은 친환경 과학기술과 접목한 생활양식과 주거문화의 변화를 반영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거문화의 변화에서 소득수준 향상으로 편리성, 쾌적성 등 주택의 거주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IT 및 에너지 절감기술이 접목된 주택 보급으로 원격제어 주거 양식의 보편화를 기대한다. 또한, 지역·가족 간 근거리 등 다양한 형태의 주거양식이 등장이다. 여기에 기술 발달로 재택근무, 원격 건강관리 및 교육이 집에서 이루어지는 복합적 기능을 주거 공간에 담아낸다. 사람들의 미래 주택에 대한 선호도는 지금과 같이 아파트가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도도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래 주택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10년 뒤 선호 주택유형에서 아파트 48%, 단독 36.1%, 연립·다세대주택 5.4%를 보이며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은 현재보다 낮아지고 단독주택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25~44세는 아파트 선호 비율이 60%를 넘었고, 50~60대 이상은 단독주택 선호비율이 아파트보다 높게 나타났다. 미래의 주거문화도 지금과 비교해 여가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 35.9%가 현재 거주 주택 외에 여가 목적의 세컨드하우스를 구매할 의향을 밝혔다. 또한, 관리비용이 저렴하고 유익한 환경을 제공하는 친환경주택에 대해서 “추가비용이 들어도 구입할 생각이 있다”고 전체 응답자의 63.8%가 답하며 친환경주택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주택정책 어디로 향하나?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제시한 주택정책은 주거복지 강화와 부동산시장 안정이다. 그다음이 미분양이나 빈 주택 등 재고주택 순으로 관심을 보였다. 정부는 그동안 주택정책을 일부 무주택·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물리적 환경을 중시하며 집이라는 단순개념 위주로 펼쳤다. 신규 공급과 양적 확대 위주로 정책 방향을 수립하면서 공급자 중심의 정책을 수립해왔다. 시장의 안정도 정부의 직접규제와 사후 대응 중심으로 전개해왔다. 그러나 인구, 사회, 경제적 여건변화, 주택시장 변화를 종합해서 검토해 볼 때 앞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정책 방향을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소비자의 주거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음, 진도, 결로, 방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주택품질 향상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국민 요구의 눈높이에 맞는 주택품질 향상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확대할 것을 예고했다. 그리고 국민 요구와는 별개로 기후변화, 에너지 의존, 친환경 주거생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져 친환경 주택과 단지의 보급을 확대할 전망이다. 기술적인 정부의 지원은 친환경·에너지절감 건축재료 및 단지설계 등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투자 대비 에너지 절감효과가 큰 패시브하우스 보급에 집중한다. 「친환경주택 건설기준」 강화로 2022년에는 2009년보다 주택 에너지 절감률을 6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에너지 절감계획에 따르면 2010년 20%, 2012년 30%, 2017년 60%, 2025년에 100%를 달성해 에너지 제로 도전한다. 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규제를 강화해오다 2017년에 패시브하우스 의무화를 시행하고 2025년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해 ‘일정 비율의 단지 내 에너지생산 의무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의 패시브하우스 의무화에 대해 전문가 모두 찬성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정책에 앞서 현실을 보다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패시브하우스가 고도의 건축기술이 필요한 만큼 국내 건축 수준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패시브하우스라는 게 무엇인지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기술인지 이론을 정립하고 기술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현실에서 에너지 절감형 주택은 분명 우리 건축계가 나아갈 방향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단 시행하고, 아니면 수정하면 된다는 식의 정책이어서는 안 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업계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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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전원주택과 전원생활의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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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호 [SPECIAL FEATURE] 시간과 비용 절감! ‘농촌주택 표준설계도’ THEME 01
- 시간과 비용 절감! ‘농촌주택 표준설계도’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는 1995년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10차례에 걸쳐 꾸준히 보급돼왔다. 2015년 32종으로 정리해 발표한 표준설계도는 다양한 계층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아담한 독신 주택, 농업인과 비농업을 위한 주택, 에너지를 70% 절감한 주택, 한옥의 느낌 등을 담았다. 표준설계도를 이용하면 설계기간 단축과 비용절감, 건축허가 절차 간소화는 물론 시공 표준화로 안전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양질의 주택을 지을 수 있다. 거기에다 무료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살짝 내부 공간에 변형을 주어 취향에 맞게 건축할 수도 있다. 농촌 환경과 사용자 중심으로 개발해온 농촌주택 표준설계도에 관하여 이번 특집에서 다뤄본다. 정리 | 백홍기 취재협조 농림축산식품 www.mafra.go.kr 농촌진흥청 www.rda.go.kr 귀농귀촌종합센터 www.returnfarm.com (주)오우재건축사사무소 김주경 대표 www.oujae.com (주)비에스디자인 건축사사무소 이관직 대표 www.beyond4.co.kr 참고자료 「2010년 이후 농촌주택 표준설계도의 계획 특성에 관한 연구」 이진욱 「농어촌주택 표준설계도 이용 현황에 관한 연구」 이을규, 장택주, 주우일 THEME 1 표준설계도로 양질의 주택을 보급하다! 사진가 김기찬 작가의 ‘골목안 풍경’은 달동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가 꾸불텅한 골목을 누비던 때만 하더라도 달동네는 서민의 주요 삶의 터전이었다.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은 새로운 주거 형태의 변화를 가져왔다. 보다 편리하게, 보다 쾌적하게 도심의 주거환경은 아파트가 주를 이루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왔다. 반면, 농촌의 주거환경은 정체기에 머물러 노후화된 단독주택이 다수를 차지한다. 정부는 농촌 현실을 반영해 농촌 환경과 어울리며 현대적인 감각을 겸비한 양질의 주택을 보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를 내놨다. 귀농·귀촌 1~2인 가구 절반 이상 농림수산식품부가 진행한 귀농·귀촌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73.7%가 희망 의사를 밝혔다. 도심의 바쁜 삶에 치이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 자연의 삶으로 회귀하고픈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다. 직장, 교육, 배우자의 시골살이 기피, 먹고사는 문제 등 높은 벽으로 둘러싸였다. 그럼에도 매년 적지 않은 인구가 농촌을 택한다. 2014년 귀농가구는 11,144가구로 전년도 10,923가구에 비해 221가구 늘었다. 귀촌가구는 33,442가구로 전년도 21,501가구에 비해 11,941가구나 늘어 55.5%의 증가율을 보였다. 다수가 전원생활이나 취미를 위한 주말주택, 건강 등으로 귀촌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귀촌이 귀농보다 3배 이상 많지만, 공통점은 1~2인 가구가 약 8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1인 가구가 59.2%(귀농)와 50.5%(귀촌)를 나타냈다. 귀농·귀촌 전체 연령대에서 50대 이하가 60%인 것을 보면 젊은 층에서도 홀로 농촌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처음 겪는 농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심으로 U턴한 사례가 여기저기 널려있다. 다들 성공적인 정착을 기대하고 출발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절감한다. 어려서 시골생활을 경험한 이들은 그나마 성공할 확률이 높다. 시골생활이 처음이라면 찬찬히 계획을 세우고 서서히 다가가야 한다고 귀농·귀촌 선배들이 조언한다. 그래서 정착하는 동안 집짓기를 미루고 농가의 빈집이나 컨테이너를 이용하거나, 기존에 지어진 전원주택을 임대해 살면서 시골의 삶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집을 짓기로 마음먹었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제 막 밑그림 그리기 시작한 건축주에게 이러한 질문은 먼 산만 바라보게 한다.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의 시작은 설계하면서부터다. 자신의 삶에 어울릴만한 입면과 평면을 찾고 공사비에 맞춰 설계한다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홀로 지내거나 2명이 살기에 적합한 작은 집에서 효율적인 공간을 찾는 건 더 어렵다. 협소한 공간에 많은 요소를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참고하기 좋은 자료가 농촌주택 표준설계도이다. 안전과 다양성을 갖추다 의식주衣食住는 시대를 반영하기에 경제성장과 더불어 변화해온다. 때론 복고열풍이 옛것의 추억을 들춰내기도 한다. 그러나 집만큼은 지극히 현실적이라 과거로 회귀하지 않는다. 기능과 효율성, 환경과 편안함이 주택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아무리 옛것의 향수에 젖었다고 도심 한복판에 초가집을 짓고 살지 않듯.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는 2014년에 현실성에 맞지 않은 2009년 이전의 표준설계도를 폐기하고 26종을 발표했다. 그러다 2015년에 2009 농촌주택 표준설계도 6종을 현행법에 맞도록 보완해서 최종적으로 2009, 2010, 2012, 2014 농촌주택 표준설계도 4가지 유형에 32종의 표준설계도를 갖췄다. 모든 설계도는 귀농귀촌종합센터(www.returnfarm.com)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2009년 이전의 표준설계도는 평면과 기능 중심으로 개발했다. 2010년 이후에는 주택의 성능과 규모, 농촌생활 환경과 현실을 고려하면서 실제 사용자 중심으로 효율성과 경제성을 중요시했다. 그 결과 주택의 외형은 간결해지고 크기는 다양해졌으며, 공간구성과 재료 사용에서도 크게 변화했다. ▲2009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는 농어촌의 자연경관 조화를 이루며 전통 건축물 형태로 개발한 주택이다. 전통 한옥을 기초로 툇마루와 대청, 사랑채, 기단을 두고 팔작지붕, 박공지붕, 모임지붕을 얹었다. 평면적인 기능에 충실해 공간 활용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크기는 연면적 84.15㎡(25.5평)부터 2세대를 겨냥한 190.38㎡(57.7평)로 공간이 넓은 주택이다. 평면은 겹집형과 채분리형으로 여러 개의 방을 두어 손님이 많은 가족에게 어울린다. ▲2010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는 사회적, 경제적 변화에 맞춰 저에너지 친환경으로 개발한 주택이다. 소규모로 고효율성을 강조하면서 2009년 표준설계도 주택보다 외형을 단순화했다. 형태는 간결하게, 지붕과 색상은 한옥의 느낌을 유지했다. 평면은 거실을 중심에 두고 겹집형으로 배치해 열 손실을 줄이는 데 힘썼다. 고효율에 치중하다 보니 건축비용이 일반주택보다 15% 정도 더 들지만, 70% 이상 난방비를 절감해 6년 이내에 추가 공사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2012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는 농어촌 생활형 주택으로 개발했다. 귀농가구의 증가와 농촌의 현실을 반영해 고령자, 젊은 세대, 농업가구와 비농업가구, 독신가구 등 실제 거주할 사람들 중심으로 설계했다. 외형은 더욱 간결해지고 단순해졌지만, 사용자들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재료와 색채를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농업인과 비농업인 주택으로 분리해 농업인 주택에는 창고도 뒀다. 2개의 메스를 연결한 것 같은 ‘독신가구 계절 특화형’은 여름과 겨울에 침실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주택이다. ▲2014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는 규모, 경제성, 생활면에서 적정성을 확보한 개념으로 농촌지역의 변화와 현실적 요구를 반영해 개발한 주택이다. 친환경과 내진설계를 기본으로 안정성을 높인 최소주택, 농업인과 비농업인 주택을 보급형과 고급형으로 나눠 수요자의 목적과 취향, 경제적인 면을 고려해 적정한 주택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외형은 경사지붕과 벽체를 일체형으로 연결해 더욱 간결해졌고, 평면은 겹집을 기본형으로 한다. 표준설계도 새로운 대안? 적극적인 귀농·귀촌 정책으로 2002년 이후 농촌의 인구감소가 주춤했다. 몇몇 지역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도 보인다. 농가 인구는 줄었지만, 농촌 전체 인구는 늘어난 현상이다. 이들은 새로 집을 짓기도 하지만, 기존 농가를 신축, 개축, 대수선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는 귀농·귀촌인과 기존 원주민을 주요 수요층으로 둔다. 2011년 한 조사에 의하면 표준설계도를 이용해 건축한 건물 가운데 52.5%가 건물 노후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농촌 주택의 90%가 단독주택이고 절반 이상이 90년대 이전에 건축한 건물이다. 이 가운데 30년이 넘은 주택도 40%가 넘는다. 도시보다 2.5배 노후한 환경이라 새로 건축해야 할 시점으로 본다면 잠재적인 수요층으로 볼 수 있다. 그다음이 귀농·귀촌에 의한 건축이 22.9%를 차지했다. 표준설계도를 이용한 건축에서 만족도를 보면, 평면구성, 건축규모, 시공과정, 수납공간, 구조, 설비, 마감재료 등 대체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건축비용은 상대적으로 불만족으로 나타났다. 집을 지을 때 풍수와 조망이 좋은 땅을 찾아 터를 닦고 새로 짓는 것도 좋다. 그러나 지목을 변경하고 토목공사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기존 농가주택을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한결 여유롭다. 집 짓기! 알면 이득, 모르면 손해 남쪽의 햇볕을 충분히 이용하자 4계절 기후조건이 다른 우리나라는 계절에 따라 집으로 내리쬐는 태양광의 각도가 다르다. 여름철에는 태양광을 최대한 차단해야 하며, 겨울철에는 태양광을 최대한 끌어들여야 에너지 절감에 유리하다. 태양은 하루 중 남쪽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따라서 4계절에 적응 가능한 집의 향은 태양광의 유입과 차단에 유리한 남향이다. 단순한 모양으로 겹겹이 쌓아야 좋다 집이 외부와 접촉하는 면이 많을수록 에너지 손실이 높다. 집의 부피가 커지면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소모하는 에너지도 커진다. 반대로 출입구 등에 덧대어 설치하는 온실은 문을 열고 닫을 때 에너지 손실을 막아준다. 주로 생활하는 방과 거실을 남쪽에 배치하고 다용도실과 화장실을 북쪽에 배치하면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수목의 위치 에너지 사용량에 영향 준다 겨울철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북서풍은 집의 에너지 절감에 불리한 조건이다. 남향으로 배치한 집의 남쪽에 높은 나무를 심으면 겨울철 집으로 유입되는 에너지를 차단한다. 동쪽과 서쪽에서 낮은 각도로 내리쬐는 태양 빛은 여름철 집을 뜨겁게 해 바람과 빛의 유입 방향을 고려해 나무를 심어야 한다. 습기는 집의 수명을 줄인다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집은 고단열 시공이 필수다. 하지만 단열재가 습기에 젖게 되면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벽 구조체도 습기에 젖으면 튼튼하고 건강한 집을 유지하기 어렵다. 온도 차에 의한 습기와 비는 지속해서 단열성능과 쾌적함을 위협하는 요소다. 따라서 고단열 계획으로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고기밀로 단열재와 구조체를 습기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벽보다 에너지 손실이 큰 창 창문의 열 손실은 벽에 10배 이상 차이 난다. 창호의 성능은 열이 전달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열관류율과 바람이 새는 정도를 나타내는 기밀성으로 평가한다. 수치가 낮을수록 에너지 절감에 유리하다. 금속 창틀은 피하고 유리는 단열 감봉, 비활성 가스, 로이코팅 처리된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창호를 설치할 때는 창틀 주변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바닥으로 새는 열 잡자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바닥으로 새는 열도 잡아야 한다. 온돌의 두께는 최소로 하고 구조체에 의해 끊기는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슬래브 위에 단열해야 한다. 바닥도 온도 차에 의한 습기가 자주 발생한다. 습기는 단열 성능과 구조체를 약하게 하므로 습기를 차단해야 한다. 지붕은 벽보다 더 두껍게 지붕은 벽과 바닥보다 고단열로 해야 한다. 겨울철 더운 공기는 지붕 아래로 모이고, 여름철 태양광을 직접 받는 부위기 때문이다. 외부로 습기기 유입되지 않게 철저하게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처마는 계절에 따라 태양광을 적절히 차단하거나 끌어들일 수 있게 계획하면 좋다 에너지효율 높은 제품 사용 집의 에너지 소비가 가장 높은 건 난방이다. 하지만 고성능 에너지절감 주택은 일반 주택에 절반 이하로 든다. 전기기구나 설비 제품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을 사용하고 벽이나 바닥에 배관에 의한 기밀성이 떨어지지 않게 꼼꼼하게 메워야 한다. 겨울철 환기에 의한 열 손실도 크기 때문에 폐열 회수 환기장치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난방방식 지역에 따라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올바른 난방방식을 선택한다면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역에서 상용화되어있는 원료는 무언지, 거실과 방 등을 구분해서 난방할 것인지, 열효율이 높아 예열시간이 짧은 난방을 사용할지 등 여건에 맞는 난방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기름보일러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유지 보수가 편리하다. 난방과 급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펠릿보일러 친환경성이 우수하고 연료비가 적게 든다. 보일러실 면적이 넓어야 하고 연료 저장실이 필요하다. 화목보일러 친환경성이 우수하고 연료비가 적게 든다. 열효율이 높으나, 땔감을 저장할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전기필름난방 친환경이 우수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열효율이 매우 높다. 급탕시설은 따로 둬야 한다. 자유로운 실내 구성 사람의 일생과 주기를 같이하는 주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족 구성원과 살림살이의 변화에 따라 공간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계절에 따라 바뀌는 환경에 맞춰 공간도 변해야 한다. 주택의 배치 농어촌 주택은 대지의 상황과 거주자의 생활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배치할 수 있다. 대지의 향과 이에 따른 주택의 향을 고려한 다음에 사람과 차량의 진입, 이에 따른 마당과 창고의 위치, 텃밭의 유무 등을 고려해야 한다. 실내는 안방, 거실 등 주생활 공간의 향과 주방에서 다용도실, 창고로 이어지는 작업 동선, 창을 통한 조망 등을 고려해야 한다. IN SHORT Q&A로 풀어 보는 농촌주택 표준설계도 Q 농촌주택 표준설계도(이하 표준설계도)란 A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촌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변화된 주거생활을 반영한 양질의 주택을 신축할 수 있도록 개발한 설계도이다. Q 표준설계도는 몇 종류가 있는가 A 연면적 41.92㎡(12.70평)부터 190.38㎡(57.69평)까지 총 32종의 유형을 제공한다. 32종 가운데 8종은 2014년에 신규 개발된 유형이며, 24종은 2009, 2010, 2012년에 개발된 표준설계도를 현행법에 맞춰 보완했다. 현재 보급되는 32종 이외의 표준설계도는 폐지됐다. Q 표준설계도면을 어디서 볼 수 있나 A 귀농귀촌종합센터(www.returnfrm.com) 홈페이지에서 열람 및 내려받을 수 있다. Q 제공된 도면으로 시공할 수 있나 A 유형별로 상세도면 및 설비, 배선도면까지 제공되어 인허가를 득한 후 바로 시공할 수 있다. Q 표준설계도의 개발 테마는 무엇인가 A 2014년은 농촌형 적정주택이다. 주택 전용면적을 85㎡ 이하 중·소규모로 계획해 경제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고, 유사한 규모에서 보급·고급형의 두 유형을 제안해 사용자의 선택 가능성을 높인 주택이다. 2012년 테마는 농어촌 생활형 주택이다. 농어촌지역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거주자의 실질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주택이다. 거주자의 기호를 고려한 다양한 형태와 재료를 적용하고, 재료 특성에 따른 내진 설계가 적용되어 안전을 확보한 주택이다. 2010년 테마는 농어촌 저에너지 친환경 주택이다. 연료비가 절반도 들지 않는 ‘고효율의 건강한 집’이다. 일반주택보다 15% 정도 비싸지만, 난방비를 70% 이상 절약할 수 있다. ‘고효율의 건강한 집’은 난방비 절약만으로 6년 이내에 추가된 공사비를 회수할 수 있으며, 환경과 주인의 건강까지 배려한 주택이다. 2009년 테마는 전통 한옥을 현대인의 요구에 맞춰 개량한 것이다. 마루를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툇마루와 사랑채를 두어 공간의 활용성을 높인 주택이다. Q 설계도면을 판매하거나 캐드 파일을 공개할 수 있나 A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 설계도는 표준도 기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득한 후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도면이다. 수정하면 표준도로서 효력을 잃게 돼 캐드 파일을 제공하지 않는다. Q 표준설계도 일부를 수정해서 건축해도 괜찮은가 A 면적, 평면구조, 입면 형태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 다만, 실내 마감 재료, 외부 페인트, 조명기구 등 가벼운 사항은 변경할 수 있다. 표준설계도를 변경할 때는 반드시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변경을 하여 건축인허가를 득한 후 신축해야 한다. Q 표준설계도 이용 시 행정절차는 어떻게 되나 A 인허가는 규모에 상관없이 건축신고로 처리된다. 건축법상 인허가 절차는 같이 수행하며, 세부절차는 허가권자에게 문의하면 된다. 건축행정 업무처리 때 도면과 서류는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www.eis.go.kr)에서 전자문서로 제출할 수 있다. 건축신고 필요 서류인 배치도, 건축계획서는 대지를 기준으로 관계법규에 맞도록 작성해야 한다. 건축신고서류 작성 및 인허가는 건축사사무소를 통해 대행할 것을 권장한다. 건축주가 직접 인허가 절차를 이행할 수 있는지는 허가권자에게 문의하면 된다. Q 장점은 무엇인가 A 표준설계도를 활용하면 인허가는 건축신고로 완화되어 일반건축물 인허가보다 필요한 서류와 검토 기간이 짧아진다. 표준설계도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설계도를 활용하므로 건축설계 기간이 단축되고, 설계도서 작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대지관련 도서 작성 및 인허가 행정비용은 발생한다.) Q 표준설계도로 시공할 때 공사비용은 얼마나 드나 A 표준설계도는 주택의 규모와 공간구성, 내·외장재, 저에너지 및 내진 설계 적용 등에 따라 순공사비 6천만 원대에서 2억6천만 원대 정도로 설계되었다. 그러나 같은 건축 재료라도 업체별, 형태별로 가격이 다르고 지역별 인건비 차이로 정확한 단가를 제시하기 어렵다. 또한, 건축주의 기호에 따라 내부 마감 재료의 재질에 따라 달라진다. Q 표준설계도로 시공하면 공사에서 우수자재와 우수시공업체를 소개해 주는가 A 일정 업체에 대한 특혜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설계 시부터 자재에 대한 업체명을 표기하지 않으며, 특정 업체를 알선하지도 않는다. Q 농촌주택 건축 시 지원되는 융자금은 어떤 것이 있는가 A 농촌 거주 주민이나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한 주민이 신축, 개축, 재축, 대수선, 증축, 리모델링으로 요청할 때 일정 기준에 의해 지원하는 ‘농촌주택개량자금’이 있다. Q 농촌주택자금 신청 절차는 어떻게 하나 A 지자체별로 전년도 12월부터 그해 1월까지 대상자를 모집하고 2월까지 선정해 농·축협에서 대출한다. 자세한 사항은 해당 지자체(시·군·구)에 문의하면 된다. IN SHORT 농촌주택 표준설계도 관련법규 건축신고 건축법 제14조(건축신고)? ①?제11조에 해당하는 허가 대상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미리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바에 따라 신고를 하면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개정 2009.2.6., 2011.4.14., 2013.3.23., 2014.1.14., 2014.5.28.> 5. 그 밖에 소규모 건축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건축법 시행령 제11조(건축신고) ③ 법 제14조제1항제5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건축물”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건축물을 말한다.<개정 2008.10.29., 2009.8.5., 2012.4.10., 2014.10.14., 2014.11.11.> 3. 법 제23조제4항에 따른 표준설계도서(이하 “표준설계도서”라 한다)에 따라 건축하는 건축물로서 그 용도 및 규모가 주위환경이나 미관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여 건축조례로 정하는 건축물 건축법 시행규칙 제12조(건축신고) ① 법 제14조제1항 및 제16조제1항에 따라 건축물의 건축·대수선 또는 설계변경의 신고를 하려는 자는 별지 제6호서식의 건축·대수선·용도변경신고서에 다음 각 호의 서류를 첨부하여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전자문서로 제출하는 것을 포함한다)하여야 한다. 다만, 제4호의 서류 중 토지 등기사항증명서는 제출하지 아니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전자정부법」 제36조제1항에 따른 행정정보의 공동이용을 통하여 해당 토지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하여야 한다.<개정 2006.5.12., 2007.12.13., 2008.12.11., 2011.1.6., 2011.6.29., 2012.12.12., 2014.10.15., 2016.1.13.> 1. 별표 2 중 배치도·평면도(층별로 작성된 것만 해당한다)·입면도 및 단면도. 다만, 다음 각 목의 경우에는 각 목의 구분에 따른 도서를 말한다. 나. 법 제23조제4항에 따른 표준설계도서에 따라 건축하는 경우 : 건축계획서 및 배치도 건축물의 설계 건축법 제23조(건축물의 설계) ① 제11조제1항에 따라 건축허가를 받아야 하거나 제14조제1항에 따라 건축신고를 하여야 하는 건축물 또는 「주택법」 제42조제2항 또는 제3항에 따른 리모델링을 하는 건축물의 건축 등을 위한 설계는 건축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개정 2014.5.28.> 1. 바닥면적의 합계가 85제곱미터 미만인 증축·개축 또는 재축 2. 연면적이 200제곱미터 미만이고 층수가 3층 미만인 건축물의 대수선 3. 그 밖에 건축물의 특수성과 용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등 ④ 국토교통부장관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작성하거나 인정하는 표준설계도서나 특수한 공법을 적용한 설계도서에 따라 건축물을 건축하는 경우에는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개정 2013.3.23.> interview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는 사회경제적 변화와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전문가가 설계한 도면이다. 그동안 수많은 전문가에 의해 개발되어온 표준설계도. 가장 최근에 표준설계도를 개발한 (주)오우재건축사사무소 김주경 대표와 한옥의 정서를 담은 (주)비에스디자인 건추사사무소 이관직 대표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요자 중심, 다양성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주)오우재건축사사무소 대표 김주경 2014년 표준설계도의 설계 콘셉트는 무엇인가 2014년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는 ‘적정주택’이라는 계획 지침에 따라 만들어진 도면이다. 농촌 풍경에 어울리면서도 현대적인 생활에 대응하는 경제적인 주택이 전체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입면 계획상 특징은 무엇인가 입면의 최대 원칙은 원래 재료의 물성을 살리는 것이다. 목재와 벽돌 위주인 고급형과 스타코 위주의 보급형으로 구분했다. 농촌 지역 특성을 고려해 설계에 반영한 공간 특징이 있는가 농촌지역의 특성과 도시형 주택평면을 조합해 평면을 구성했다. 농업형은 넓은 현관과 다용도실을 확보해 수납의 기능을 강화했고, 비농업형은 잘 짜인 치밀한 공간배치로 설계했다. 설계 과정에서 가장 중점에 둔 것은 보급형은 시공비의 경제성에 무게를 두고 설계했다. 고급형은 다락을 포함한 입체적인 평면을 설계하는 데 노력했다. 구조, 기능, 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공 포인트는 어디인가 구조는 단열성능이 우수한 경골 목구조로 계획했다. 기능적으로는 농촌생활에 편의성을 부여한 농업형과 생활의 편리성을 강조한 도시형 평면으로 비농업형으로 설계했다. 외관의 특징은 처마를 돌출해 벽체와 지붕이 분리되는 일반적인 농촌주택을 탈피해 벽돌과 목재로 구성된 덩어리 느낌의 조형으로 새로운 농촌주택형으로 디자인했다. 유형별 특징을 간략하게 정리해본다면 크게는 경제성을 제1의 원칙으로 삼았기에 면적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같은 면적이라도 보급형과 고급형을 선택할 수 있고, 농업인, 귀농인, 귀촌인 등 농촌에 거주하는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응할 수 있도록 평면을 다양화했다. 문의 T 02-533-5024 W www.oujae.com “현대 건축의 편리함에 한옥의 정서 담아” (주)비에스디자인 건추사사무소 대표 이관직 2015년부터 2009 표준설계도가 다시 보급됐다. 무엇이 달라졌나 외형적으로 크게 변한 건 없다. 2010, 2012 농촌주택 표준설계도가 2014년에 현행법규에 맞게 보완한 것처럼 2009 표준설계도도 보완한 것이다. 다른 표준설계도와는 다르게 한옥 스타일이다 농촌의 경관과의 조화가 중요했다. 외형은 한옥을 닮았지만, 내부는 현대화를 적용해 사는데 편리함을 강조했다. 한옥 형태이니 내부 구성도 좀 다를 것 같다 내부는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구성한다. 각각의 방은 독립적으로 배치하고 주방과 거실을 통합해 공간이 넓어 보이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입구와 공용 공간은 되도록 가깝게 배치해 동선을 간결하게 했다. 툇마루는 마당과 실내를 연결하는 전이 공간이면서 오락과 휴식을 겸하는 공간으로 사용한다. 설계하면서 중요했던 점은 무엇인가 한옥 민가의 평면과 형태를 유지하면서 현대인에게 맞게 공간을 계획한 것이다. 구조, 기능, 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공 포인트는 어디인가 한옥식 목구조를 기본으로 지붕과 서까래를 얹었다. 그리고 한옥과 같이 전이공간 역할을 하는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공간을 배치해 동선이 한곳으로 모여 이동을 간결하게 했다. 외형은 한옥의 수려한 외관을 그대로 따르면서 현대인의 감성에 맞도록 디자인했다. 유형별 특징을 간략하게 정리해본다면 겹집형: 한옥 민가와 현대적 평면의 절충형이다. 채분리형: 전통적인 한옥 민가의 평면을 현대화한 구조다. 복층 ㄷ자형: 전통적인 한옥 민가를 2층으로 만든 형태다. 2세대형: 한옥 민가 평면을 듀플렉스 주택으로 계획해 세대를 분리했다. 문의 T 02-873-2024 W www.beyond4.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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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호 [SPECIAL FEATURE] 시간과 비용 절감! ‘농촌주택 표준설계도’ THEME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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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 귀농·귀촌 트렌드 읽기 ① |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 귀촌은 곁가지
- SPECIAL EDITION | 귀농·귀촌 트렌드 읽기 ①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 귀촌은 곁가지 공공기관 주도형 전원마을, 농어촌 뉴타운 사업 삐걱 베이비붐 세대 은퇴, 농어촌 전원생활을 통한 다양한 삶 추구, 도시지역 일자리 제약 등으로 귀농·귀촌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010년에는 수십 년 만에 향촌向村 인구(92만 6125명)가 향도向都 인구(82만 9814명)를 앞지르는 인구 이동 경향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귀농·귀촌은 인구 감소, 고령화, 생산성 저하, 소득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을 되살리는 촉매 역할을 한다. 특히,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은 베이비붐 세대(1인당 평균 자산 2억 8050만 원)의 귀농·귀촌은 농어촌으로 인구뿐만 아니라 자본의 유입도 뜻한다. 토지 구매, 주택 건축, 일상생활에서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국농어촌경제연구원(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농어촌 주민은 마을 인구와 활력 유지, 땅값 등 주민 재산 가치 상승, 영농 종사 인력 확보 등 귀농·귀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정부에서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갖가지 정책을 발표하고, 지자체에서 도시민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이다.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의 귀농·귀촌 시책이 귀농에만 치우쳤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농축산부)와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2년 귀농·귀촌인 통계’를 보면 귀촌은 1만 5788가구(2만 7655명)이고 귀농은 1만 1220가구(1만 9657명)로 귀촌이 귀농을 앞지른다. 이 수치는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을 입안할 때 귀농인과 귀촌인을 명확히 구분하고, 거기에 맞춰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즉, 귀농인에게는 농지 마련 정책이, 귀촌인에게는 주택 마련 정책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귀촌인에게 필요한 주택 관련 정책인 전원마을 조성, 농어촌 뉴타운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글 윤홍로 기자 베이비붐 세대 은퇴 본격화, 전원생활을 통한 다양한 삶 추구, 교통 발달로 인한 접근성 증대 등으로 매년 급증하는 ‘귀농·귀촌’. 농축산부와 통계청에서 올해 3월에 발표한 ‘2012년 귀농·귀촌인 통계’를 보면 귀농·귀촌 가구가 2001년 880가구, 2005년 1240가구, 2010년 4067가구, 2011년 1만 503가구, 2012년 2만 7008가구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다. 특히, 귀농·귀촌으로 1960년대 이후 2010년에 향촌向村 인구가 향도向都 인구를 처음으로 앞질렀으며, 2012년에 도시지역 인구 비율이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귀농·귀촌 가구는 도시의 동洞지역에서 농어촌의 읍·면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긴 가구로, 귀농인은 농업 경영체, 축산업 등록 명부, 농지원부에 농업인으로 신규 등록한 자로, 귀촌인은 전원생활 등을 목적으로 농어촌으로 이주한 자(회사원·교사 등 별도 직업이 있는 경우 제외)로 정의한다. 도시인 한 명이 귀농·귀촌하면 연간 169만 원의 사회적 편익이 발생한다. 농축산부와 농촌경제연구원은 서울과 6대 광역시의 도시민 한 명이 81개 군의 농어촌으로 이주할 경우 국가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순편익은 2008년 기준으로 1인당 169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계推計한 바 있다. 이 금액은 농어촌의 2008년 1인당 지역 총생산 평균인 1,912만 원의 8.8%에 해당한다. 2인 가족 중심의 귀농·귀촌이 이뤄져 10년간 농어촌에 거주하면 약 3,380만 원의 사회적 편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2012년의 경우 귀농·귀촌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순편익은 약 800억 원(169만 원×4만 7312명)으로 올해 귀농·귀촌 예산 812억 원에 맞먹는다. 도시인이 귀농·귀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990년대 후반에는 구제 금융 여파로 인한 생계형이 주를 이뤘으나, 2000년대 이후부터 생태 지향적인 일상생활 추구, 취업난, 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중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귀농·귀촌 동기와 관련해 농업인재개발원에서 2011년 귀농·귀촌 교육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농촌 생활 선호(38.0%), 농사(14.0%), 은퇴 후 여가(13.6%), 건강(9.1%), 미래 투자(7.3%), 새로운 사업 시작(3.9%) 순이다. 농축산부에서 2012년 5월 ‘2012 귀농·귀촌 페스티벌’에서 5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는 전원생활 74%, 농사 23%, 무응답 3% 순이다. 그리고 농축산부와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2년 귀농·귀촌인 통계’의 경우 귀촌은 1만 5788가구(2만 7655명)이고 귀농은 1만 1220가구(1만 9657명)이다. 즉, 도시인은 소득이나 직업과 관계없이 주소지를 농어촌으로 옮겨 전원생활을 즐기는 귀촌을 선호하며 실제로도 그렇게 나타났다. 더욱이 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12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30대, 40대, 50대 모두 귀농보다 귀촌을 선호한다(표 연령별 귀농·귀촌 사유 참조). 이처럼 각종 통계 지표는 도시민은 연령, 직업, 소득과 관계없이 귀농보다 귀촌을 더 선호하고 있음을 나타냄에도, 정부는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이란 명목으로 귀농 중심 정책을 펼치면서 귀촌을 곁가지로 끼워넣는 실정이다. 농축산부의 올해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 예산은 812억 원으로,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도시민 농촌 유치 지원 41억 원_도시민 대상 농촌 체험 지원, 빈집 임대 운영 및 창업 자금 알선, 멘토링 상담, 맞춤형 귀농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귀농·귀촌 활성화 프로그램 사업 △맞춤형 귀농·귀촌 교육 21억 원_귀농·귀촌 기본 이해 및 정책·토지·주택·품목 선택 등 주요 정보, 정서적 융화를 위한 농촌 문화 이해 및 기본 마인드 교육 사업 △농업 창업 아카데미 45억 원_권역 단위 지역 특화 작목과 지역 자원 등을 활용하는 창업 과정으로 작목 기술 재배, 품질 관리, 유통·판매, 농촌 관광 등 실제 정착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 사업 △농어업 창업 및 주택 구입 지원 700억 원_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안정적 농어촌 정착과 성공적인 창업에 필요한 정착 자금 지원 사업 △귀농·귀촌 박람회 개최 5억 원 등이다. 이처럼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과 예산 모두 귀농인 중심의 농어업 창업 관련 정보와 교육 기회 제공에 편중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귀촌인에 대한 법적 정의와 지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귀촌인의 법적 지위는… 귀농 귀촌 활성화를 위한 법률안을 발의한 이운룡 의원. 귀촌인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함에도 현재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 산업 기본법〉 제29조 2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귀농어업인(농어촌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농어업인이 아닌 사람이 농어업인이 되기 위하여 농어촌으로 이주한 사람을 말한다)의 성공적인 정착과 경영 기반 조성을 위해 교육·정보 제공, 창업 지원 등 필요한 정책을 세우고 시행해야 한다”는 귀농어업인의 육성만을 위한 선언적 규정만 명시할 뿐이다. 이로 말미암아 지자체에서 귀촌인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자 해도 법적 근거가 없어 의회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2012년 기준 148개 광역·기초 지자체 중 84개(57%) 지자체에 조례가 있지만, 지역별 특성화가 부족하고 지원 대상에서 귀촌인을 제외하고 있다. 농축산부는 2012년 12월에 “귀촌인을 정책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귀농·귀촌 지원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자 2013년 하반기에 가칭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한 법률〉을 제정하겠다”면서, “귀농·귀촌 연령, 거주 요건 등은 지자체의 자율성을 유지하되 지원 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지자체 표준 조례안을 통해 귀농·귀촌 지원 조례 제정의 확산을 유도하고, 포괄 보조 사업인 농산어촌 개발 사업(전원마을 조성 등 15개 사업)에 귀농·귀촌 활성화 항목을 신설해 지자체 특성에 맞는 자율 사업을 촉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 법률안은 의원 입법으로 발의된 상태이다. 이운룡 의원을 비롯한 15명의 의원이 올해 6월 3일 발의한 〈귀농어·귀촌 활성화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안)〉이다. 이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최근 농어촌지역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자 하는 도시민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이들이 조기에 정착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동시에 농어촌지역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귀농·귀어 및 귀촌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제한 후 “일부 지자체에서 조례로 정해 귀농인에 대한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귀농·귀어 및 귀촌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면서, “이에 귀농·귀어 및 귀촌을 적극 유도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귀농·어업인과 귀촌인이 안정적으로 농어촌에 정착하도록 하려는 것이다”고 밝혔다. 법률안을 보면 귀촌인을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 산업 기본법〉에 따른 농어업인이 아닌 사람 중 농어촌에 자발적으로 이주하여 농어촌 지역에서 ‘실질적인 소득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정의했다. 귀촌인에 관한 세부 정의를 하위 법령에 위임했지만, 농어촌에서 유유자적하며 여생을 보내려는 베이비붐 세대 귀촌인에게 실질적인 소득 활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국회 상임위, 법사회 논의를 거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입법 취지를 파악할 수 없다. 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국가와 지자체는 귀농·어업인과 귀촌인이 안정적인 농어촌 생활을 영위하도록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위한 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함, 정부는 귀농·어업인과 귀촌인의 안정적인 농어촌 정착 및 농어업 경영 기반 조성을 지원하기 위해 귀농어·귀촌 현황과 전망 등을 포함한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도록 함, 시·도지사는 종합계획에 따라 시·도 귀농·어, 귀촌 지원 계획을, 시장·군수·구청장은 시·도 계획에 따라 시·군·구 귀농·어, 귀촌 계획을 각각 5년마다 세우고 시행하도록 함, 국가와 지자체는 귀농·어업인 및 귀촌인을 지원하는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나 개인에 대해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거나, 그 업무 수행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하도록 함 등이다. 귀촌인에게도 신축 자금 지원... 귀농·귀어 창업 및 주택 구입 융자: 농지·농축산 시설 매입(2억 원), 농어촌주택 신·개축(4천만 원) 시 필요한 자금 융자(금리 3%, 5년 거치 10년 상환). 농어촌주택 개량 사업: 농어촌 노후·불량 주택 개선(신축 5천만 원, 개량 2,500만 원) 자금을 융자(금리 3%, 5년 거치 15년 상환). 취득세 등 감면: 농어촌지역 외 1년 이상 거주한 귀농인이 농지 구입 시 취득세 50% 감면(<지방세 특례 제한법>) 등 현재 귀농·귀어 창업 및 주택 구입 융자 사업에서 귀촌인을 소외하고 있다. 농축산부는 2012년 12월에 “귀촌인에게도 귀농어인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겠다”면서, “귀농·귀어 창업 및 주택 구입 융자 사업을 농어촌주택 개량 사업으로 통합해 귀촌인에게도 귀농·귀어 창업 및 주택 구입 융자 사업 기준을 완화해 자금을 융자하고 농지 구입 시 취득세를 감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농축산부 관계자는 “농어촌주택 개량 사업과 관련해 올해 시행을 목표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귀촌인도 농어촌에 전원주택을 신축할 때 5천만 원을 금리 3%, 5년 거치 15년 상환 조건으로 융자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축산부는 농어촌주택 개량 자금을 지난해 4천억 원(지원 물량 8천 동)에 비해 25% 늘어난 5천억 원으로 확대해 지원 물량을 1만 동으로 늘린 바 있다. 노후·불량 주택을 개량(신축 또는 수리)해 농어촌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연리 3%, 5년 거치 15년 분할 상환 조건이다. 세대별로 대출받을 수 있는 융자 한도액은 신축은 5천만 원, 리모델링과 같은 부분 개량은 2,500만 원이다. 이 자금의 수혜 대상자는 노후 주택을 개량 또는 신축하고자 하는 농어촌 거주민(무주택자 포함)과 농어촌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자 중 시장·군수·구청장이 추천한 자이다. 대상 주택의 건축면적은 150.0㎡(45.5평) 이하이며, 자금은 매년 1월 말까지 시·군·구청에 신청하면 된다. 다만, 광역시 및 시에 소재하는 동지역 중 주거, 상업, 공업지역은 지원받을 수 없다. 귀농·귀촌인을 위한 주택 공급은... 농어촌지역 주택 공급과 관련한 정부 및 지자체 정책은 크게 ‘전원마을 조성 사업’과 ‘농어촌 뉴타운 조성 시범 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원마을은 도시민 유입과 농어촌 활성화를 위한 20세대 이상 마을 조성(국비 70%+지방비 30%)이고, 농어촌 뉴타운은 미래 농산업 인력 확보를 위한 도시민 유치용 단지 조성(분양: 국비 100% 융자, 임대: 국비 보조 60%, 융자 40%)이다. 전원마을 조성 사업 전원(신규)마을 조성 사업의 목적은 쾌적하고 다양한 형태의 주거 공간을 조성해 도시민의 농어촌 유입을 촉진함으로써 농어촌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 사업 추진 방향은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마을 조성 △마을과 숲이 조화를 이루고 전통문화가 깃든 품격 있는 농어촌마을 조성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단지 배치 및 농어촌주택 건축 유도 △지역 주민 간 공동체 형성을 위한 마을의 지속적인 유지 △시·군, 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공 기관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 등이다. 사업 추진 유형은 부지 확보 및 주택 건축 시행 주체에 따라 ‘입주자 주도형’과 ‘공공기관 주도형’으로 구분한다. 입주자 주도형 동호회, 지방 이전 기업 등 입주 예정자가 사업 부지를 확보해 제안한 주택 건축 등의 계획을 시장·군수가 마을 조성 계획에 반영해 추진하는 방식이다. 입주 예정자는 마을정비조합을 구성해 시장·군수로부터 사업 시행자로 지정받아 시장·군수가 수립한 마을 조성 계획을 바탕으로 부지 정리 및 주택 건축 등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다. 시장·군수는 마을정비조합의 요청이 있을 경우 한국농어촌공사, 지방 공기업, 마을정비조합 등이 한국토지주택공사 또는 주택 건설 사업자와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법인을 사업 시행자로 지정할 수 있다. 도로, 상하수도, 오·폐수 처리 시설, 공동 이용 시설 등 기반 시설 분야는 시군이 시행함을 원칙으로 하되,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하면 마을정비조합이 시행하도록 하거나 한국농어촌공사, 지방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주택 건설 사업자(공동 설립 법인)에게 위탁해 시행하게 할 수 있다. 공공기관 주도형 시·군 또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사업 부지 확보 및 마을 조성 계획을 수립해 입주자 모집 등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이다. 시·군 또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마을 기반시설 설치 및 단지 조성, 주택 건축·분양·임대 사업을 일괄해 시행한다. ※ 공공 기관이 입주자를 2/3 이상 확보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위원회와 건축업자가 주택 건축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실제 주택 건축 담보가 될 경우 개별 건축을 허용할 수 있다. 도로, 상하수도, 오·폐수 처리 시설, 공동 이용 시설 등 기반시설 분야는 시·군이 시행함을 원칙으로 하되,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하면 한국농어촌공사, 지방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주택 건설 사업자(공동 설립 법인)에게 위탁해 시행하게 할 수 있다. 전원마을 사업 시행자는 한국농어촌공사, 지방 공기업, 마을정비조합 그리고 시·군, 한국농어촌공사 또는 마을정비조합이 한국토지공사 또는 주택 건설 사업자와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시·군은 마을정비구역 지정 제안자를 우선적으로 사업 시행자로 지정할 수 있고,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주택 건설 사업자에게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위탁해 시행할 수 있다. 전원마을 조성 사업 보조금(국고 70%+지방비 30%) 마을 규모(주택 신축 기준)에 따라 20∼29호는 10억 원 이내, 30∼49호는 15억 원 이내, 50∼74호는 20억 원 이내, 75∼99호는 25억 원 이내, 100호 이상은 30억 원 이내로 차등 적용한다. 보조 지원 한도를 초과하는 사업비는 지자체에서 추가 부담하거나 입주자가 부담한다. 부지 매입비의 경우 입주자 주도형은 보조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공공 기관 주도형은 지방비 또는 한국농어촌공사 자체 자금 등으로 부담한다. 지원 자금 용도 기본 계획 수립과 마을 정비 구역 지정(2010년 신규 지구부터 국고 보조금 제외)과 마을 기반 시설 사업용으로 쓰인다. 마을 기반 시설은 진입 도로, 마을 내 도로, 상하수도, 오·폐수 처리 시설, 전기·통신 시설(단지 내 포함), 공동 이용 시설(주차장, 사면·공원·녹지 포함), 인근 기존 마을에 대한 기반 시설 정비 그리고 마을 공동체 형성을 위한 마을회관 설치 및 마을 운영·관리 프로그램 개발 등이다. 전원마을 지원 대상 지역 2012년 기준으로 수도권(서울·경기)과 광역시를 제외한 농촌의 면지역이다(성장 촉진 지역은 읍 포함). 사업 후보지 선정 요건 △사업 부지를 확보한 지역_최소 2만㎡(약 6060평) 이상, 사업 예정 부지 100%, 농림지역 50% 이내이고 타법에 의한 개발 제약 요인이 없거나 해소가 가능한 지역. △입주자를 사전에 확보한 지역_최소 20세대 이상, 입주 계획 세대 수의 80% 이상, 도시민 50% 이상. ※ 도시민은 사업 신청일, 입주 희망자 조사일 기준으로 서울과 광역시, 시지역 중 동지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 △입주자 주도형은 마을정비조합을 구성하고 기본 계획을 수립한 지역 △공공 기관 주도형은 공공 기관과 입주 예정자 간 협약을 체결한 지역 △기존 마을의 호응도, 진입 도로 신설에 따른 지방비 및 입주자 부담 등이 가능한 지역 △자연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수질 등 환경오염을 추가로 유발하지 않는 지역, 경사도 및 배수 체계 등 지형 여건상 홍수 시 재해 유발 가능성이 없는 지역 등이다. 공공 기관 주도형 전원마을, 비상등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추진한 전원마을 사업의 경우 2012년 10월 기준 분양 실적은 50.9%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어촌공사는 2005년부터 13개 지구 전원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해 오다 2개 지구는 마을 정비 구역 지정 취소로, 1개 지구는 사업 승인권자의 지구 지정 취소 결정으로, 2개 지구는 입주자 모집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취소한 상태이다. 현재는 총 사업비 849억 원을 들여 8개 지구(426가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8개 지구 평균 분양률은 50.9%로 강원 샛돌지구(25.9%), 경북 벽진지구(2%)는 매우 저조한 편이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 농어촌공사는 전원마을의 분양률이 저조한 이유를 “초기 사업에 대한 준비 부족과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이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에 대해 “전원마을 사업의 수요 예측은 매우 어렵고, 사업 초기 전원마을 사업을 공사가 직접 시행하라는 대통령의 당부에 부응하고자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으나 준비 부족으로 추진이 미흡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원마을 사업은 규모를 20세대 이상으로 규정함으로써 분양 장기화, 별도 조성에 따른 인프라 부족, 지역 주민과 단절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귀농·귀촌은 대부분 단독 세대 단위로 이주하므로 입지 조건이 양호하고 분양가가 저렴하지 않은 이상 20세대를 모집하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전원마을 사업의 규모를 20세대에서 10세대로 완화해 사업의 탄력성을 높이고, 공동 시설 이용과 지역 주민과의 교류 촉진을 위해 가능한 기존 마을 인접 지역에 전원마을을 조성해 농어촌지역의 과소 마을(리里당 20호 미만 마을)을 해소하겠다”고 밝힌 이유이다. 농축산부 관계자는 “문제가 된 공공 기관 주도형 전원마을은 2010년 이전에 사업을 추진한 곳이다”면서, “2014년부터 공공 기관 주도형 전원마을에 한해 10세대 이상으로 사업을 시행하겠다”고 한다. 농어촌 뉴타운 사업 농축산부는 2008년부터 도시의 30∼40대 젊은 인력을 농어촌으로 유치해 농산업의 핵심 인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농어촌 뉴타운 조성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어촌 뉴타운은 도시민이 귀농하고자 해도 농어촌의 열악한 생활환경, 자녀 교육 및 복지, 영농 기반, 친교 기반 등의 미비로 귀농으로 연결되지 않는 점에 착안해 맞춤형 영농·어 지원 프로그램, 양질의 자녀 교육 및 복지 환경, 쾌적하고 저렴한 주택 공급 등을 지원하는 농어업 인력 육성 종합 프로그램이다. 농축산부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농어촌 뉴타운 5개 지역을 선정해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시범 사업을 평가해 2012년부터 확대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확대 추진은 고사하고 시범 사업 지역에서조차 삐걱거리고 있다. 농어업이 고령·영세 농어민에 의해 유지되고, 향후 승계 인력도 부족해 농어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농어촌의 생활환경, 교육·복지 및 문화 여건이 도시에 비해 낮아 도시 거주 젊은 인력을 농어촌으로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젊은 도시민이 농업 기술이 있어도 자금 부족 등으로 귀농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농축산부에서 2008년에 꺼내 든 카드가 농어촌 뉴타운 조성 사업이다. 당시 농축산부는 “농어촌 뉴타운은 사업 시행 주체(시·군)가 지역 특성과 수요를 감안해 50∼300세대 규모로 조성하도록 할 계획이며, 시·군별 사업 계획에 따라 기존 농림 사업 및 관계 부처 관련 사업, 지자체 자체 사업으로 지원 가능한 사업을 통합·연계해 지원하게 된다”면서, “입주자에게 역량 진단을 통해 수요를 감안한 맞춤형 영농어 기술 교육 및 창업 자금, 규모화 자금 등을 지원하고, 젊은 부부가 안심하고 농어업에 종사하도록 단지 내에 보육 시설 설치 및 기숙형 공립고 선정이나 영어 원어민 교사 배치 시 우선 배려할 계획이며, 주택은 농어촌 경관을 고려해 단층 또는 복층형 전원주택단지로 조성하고, 입주자 수요를 감안해 분양 주택 또는 장기 임대 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농축산부는 2009년에 2012년 상반기 입주 완료를 목표로 충북 단양(분양 100가구), 전북 장수·고창(각각 분양 100가구), 전남 장성(분양 70가구, 임대 130가구), 전남 화순(분양 50가구, 임대 150가구)을 농어촌 뉴타운 시범 지역으로 선정한 바 있다. 원래 입주 자격은 일정 수준 이상 경영 규모를 갖췄거나 경영 승계 등을 통해 갖출 것으로 보이는 30∼40대 △해당 지역 농어업인의 도시 거주 자녀 △해당 지역에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인 △창업 후계 농업인으로 신규 선정된 자(경영 규모, 연령 조건 예외) △해당 지역 거주 농어업인 △농수산물 가공·유통 및 식품 산업 종사 농어업인(경영 규모 조건 예외) 등이다. 일정 수준 경영 규모란 벼농사·잔디 등 1.0㏊ 이상, 과수류 0.2㏊ 이상, 화훼 0.1㏊ 이상, 특작 0.5㏊ 이상, 한우 15두, 젖소 10두, 돼지 160두, 양계 8천 수 이상 등이다. 농어촌 뉴타운 사업에 현재 총 사업비 1,061억 원(국비 813억 원)을 투입했지만, 사업은 1년 이상 늦어지고 수요가 저조하자 귀농인이 아닌 지역 내 농업인을 과다하게 입주시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서 올해 7월 발표한 농축산부 농어촌 뉴타운 자료를 보면, 농어촌 뉴타운 5개 시범 지구 모두 2011년 12월 공사 준공과 입주 완료를 목표로 했으나, 사업 지연으로 기간을 2012년으로 1년 연장했음에도 650가구 중 350가구(53.8%)만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입주를 완료한 곳은 장성 1개 지구뿐이다. 특히, 단양과 장수 지구는 수요가 부족해 애초 100세대 목표에서 75세대로 공급을 줄이고 분양가 인하 조치 등을 시행했음에도 입주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계약률도 42.7~66.7%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농어촌 뉴타운의 사업 목적은 농어업 경영 승계가 가능한 도시 거주 30~40대 젊은 인력을 농어촌으로 유치해 돈을 버는 농어업을 이끌 핵심 주체로 육성하는 것이고, 입주자 자격 요건 중 연령 요건은 입주자 공모일 기준 만 30세 이상 만 49세 이하였으나, 농축산부는 추진 실적 부진과 입주율 미흡 문제를 해결하고자 입주 연령을 25~55세로 확대하는 등 자격 요건을 확대한 바 있다. 현재까지 입주 계약을 완료한 573세대의 내역을 보면, 20대가 19명(3.3%), 30대가 143명(25.0%), 40대가 207명(36.1%), 50대 이상이 204명(35.6%)이다. 애초 대상으로 한 30~40대는 61%에 불과하다. 귀농 예정자와 관내 농업인으로 구분하면, 귀농 예정자는 413명(72.1%)이고 관내 농업인은 157명(27.4%)으로 분양률 미흡 문제를 해결하고자 애초 목적과 달리 관내 농업인에게 공급한 것이다. 특히, 고창의 경우 귀농 예정자의 비중은 34%에 불과하고 관내 농업인이 66%를 차지한다. 한편, 농어촌 뉴타운에는 입주 자격을 현재 나이 55세 이하, 농업 소득을 연 1,500만∼3,000만 원으로 한정함으로써 56세 이상과 소규모 영농인은 입주할 수 없다. 귀농·귀촌인의 연령 분포를 보면 50대 32.9%, 60대 이상 24.7%이고, 한국농촌경제연구소 자료를 보면 연간 1,500만 원의 농업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2만 5000㎡(7600평) 이상의 영농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12년에 “뉴타운 사업의 연령 제한을 폐지하고 귀농·귀촌인이 소규모 영농을 하는 경우에도 입주하도록 농업 소득 기준을 완화하겠다”면서, “분양 상황을 고려해 신규 귀촌인에게도 2순위 분양 등 입주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농어촌 뉴타운 사업은 농축산부 관계자와의 인터뷰 결과 시범 지구의 사업 부진과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현재 방점을 찍은 것으로 밝혀졌다. * 도시민은 귀농보다 귀촌을 선호하며, 실질적으로 도시에서 농어촌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긴 사람은 귀촌이 더 많다. 그럼에도 온갖 정책은 귀농에만 편중돼 있다. 귀촌인에 대한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기에 도외시하는 것이다. 귀촌인은 인구뿐만 아니라 자산의 유입으로 농촌을 활성화하는 데 이바지한다. 마을 공동체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귀촌인이 도시의 다양한 직종에서 쌓은 경험은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농어촌지역에서 여러 형태의 재능 기부로 나타나고 있다. 작게는 오일장이나 의료 시설에 동네 어르신들을 모셔다 드리는 운전 기부에서부터……. 이제는 귀농과 귀촌 정책을 분리해 그에 맞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귀농은 권장, 귀촌은 규제라고 도시민이 인식하는 이분법적 법제를 개선해야 한다. 일례로 귀촌하고자 농어촌지역 토지를 구입하고자 해도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추지 않아 위장 전입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귀촌인 상당수가 필요로 하는 것은 농어촌지역에서 토지 구입과 주택 신축에 따른 규제 완화 그리고 도시 주택 처분 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등이다. 한편, 농어촌지역에서 삼삼오오 모여 살기를 바라는 형제자매 또는 친지 중심의 소규모 동호인 전원단지를 육성해야 한다. 이러한 전원단지가 모여 새로운 마을을 이루고 기존 마을과 자연스럽게 왕래가 이뤄지며 마을과 마을 간 벽이 헐리면서 더 큰 마을을 이루는 게 아닐까.田 홍문표 귀농귀촌진흥회 초대회장 귀농·귀촌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홍문표 의원이 올해 6월 27일 귀농귀촌진흥회 초대회장으로 취임했다. 귀농귀촌흥회는 2012년 11월 26일에 출범한 단체로 귀농·귀어·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귀농·귀어·귀촌 박람회 개최와 농어촌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홍문표 의원은 여의도 한국정책금융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귀농·귀어나 귀촌을 희망하는 많은 도시민에게 실질적이고 다양한 정보 제공과 도움을 통해 귀농·귀어·귀촌 활성화의 초석이 될 수 있는 단체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농어촌 인구 감소는 고령화와 생산 인구 부족 등을 초래하고, 나아가 지자체 세수 감소로 이어짐으로써 교육과 의료, 문화 등 농어촌 정주 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관련 국가 정책을 활발히 홍보하고, 우수 사례를 효과적으로 알림으로써 제2의 새마을운동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취임식과 함께 열린 ‘귀농·귀어·귀촌 활성화 추진단 발대식’에 국회, 정부, 공공기관, 언론사 관계자 등 300여 명이 함께함으로써 농어촌 살리기 운동 본격화에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한편, 진흥회는 8월 20일 도시민 농어촌 유치 사업의 일환으로 일산 킨텍스에서 ‘대한민국 농어촌 행복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농어촌 정주 여건 개선, 귀농·귀촌이 해법 농·어촌의 현실은 대한민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경이로운 경제 성장을 보여 왔지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로 집중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1980년 1082만 명이던 농가 인구는 2012년 기준 290만 명 정도로 30년 만에 무려 73%나 감소했습니다. 이와 같은 농어촌 인구 감소는 고령화, 생산 인구 부족 등을 초래하고 나아가 지자체의 세수 감소로 이어져 교육·의료·문화 등 농어촌 정주 여건이 날로 열악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농어촌 정주 여건 개선은 최근에 전반적인 귀농·귀촌에 관한 관심 증가와 다양한 지원을 통해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해 노후 생활과 새로운 삶을 위해 농촌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2년 통계를 보면 귀농은 1만 1220가구, 귀촌은 1만 5788가구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토연구원 조사로는 향후 5∼10년 이내 30만 명 정도가 귀농·귀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어촌의 정주 여건 개선하려면 귀농·귀촌이 가장 합리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귀농·귀촌 활성화 방안은 최근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 증가로 ‘직장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가서 농사나 지을까’라는 말을 한 번쯤 하거나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농사는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현재 농사에 서투른 도시인이 귀농은 했으나 농작물 재배, 관리, 판매, 자녀 교육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귀농·귀촌 세대의 38.2%가 갈등의 원인으로 ‘귀농·귀촌에 대한 선입견과 텃세’를 지적했습니다. 귀농하는 사람이나 기존 주민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도시민에게 농촌 현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 귀농·귀촌이 올바르게 정착될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진흥회의 역할과 포부는 귀농·귀어·귀촌을 보다 활성화하려면 국가 정책을 활발히 홍보하고, 우수 사례를 효과적으로 알려야 귀농·귀촌 운동이 제2의 새마을운동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우리 진흥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귀농·귀촌 진흥회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많은 도시민에게 실질적이고 다양한 정보 제공과 도움을 통해 귀농·귀촌 활성화의 초석이 될 수 있는 단체로 성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귀농·귀촌 활성화 추진단 발대식을 통해 우리 농어촌의 발전과 귀농·귀촌 활성화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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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 귀농·귀촌 트렌드 읽기 ① |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 귀촌은 곁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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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갤러리⑫ 패시브하우스 명가로 거듭난 ㈜풍산우드홈
- 15년간 정통 목구조 공법을 고집해온 ㈜풍산우드홈이 에너지 절약 주택인 패시브하우스 건축에 뛰어들면서 높은 시공 실적을 올리고 있다. 3년이 채 안 된 기간에 퇴촌 준패시브하우스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0채에 가까운 패시브하우스를 지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김창근 대표는 전 직원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장인 정신을 꼽았다. 글 홍정기 기자 사진 최영희 기자 취재협조 ㈜풍산우드홈 02-3414-8868 www.woodhomes.co.kr 경기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놓인 2.8L 준패시브하우스로, 연면적 117.0㎡(35.5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이다. 내부는 층간 용도를 명확히 구분해 가족 구성원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작은 면적임에도 여러 수납공간을 설치함과 아울러 효율적으로 공간을 배치함으로써 활용도를 넓힌 게 특징이다. 건축주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거실과 주방 등 공용공간을 1층에, 침실 등 휴식 및 사적 공간을 2층에 계획해 독립성을 확보했으며, 주방과 식당의 수납공간을 넓게 계획했다. 외관은 컬러 강판과 스터코, 적삼목 사이딩으로 마감해 깔끔하고 심플한 이미지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친환경 건강주택 확산에 앞장설 것” 가평 주택은 ▲외벽: T180 비드법보온판, T140 글라스울 ▲지붕: T320 글라스울 ▲바닥: T200 비드법보온판, T150 압출법보온판 ▲유리: 로이삼중유리, 단열간봉 등을 적용, ▲외벽 열관류율: 0.128W/㎡·K ▲지붕 열관류율: 0.103W/㎡·K ▲바닥 열관류율: 0.089W/㎡·K ▲유리 열관류율: 0.75W/㎡·K를 달성해 (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로부터 준패시브하우스 인증을 받았다. 실제 실내 벽면 표면 온도 측정 결과 외부 영하 2℃, 실내 22℃에서 21.5℃도로 나타나 뛰어난 단열 성능을 보였으며, 창호 유리 중앙부 표면 온도 역시 19.4℃로 측정돼 창이나 창틈에서 열 손실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풍산우드홈 김창근 대표는 “혹한의 상태에서 측정은 못했으나 영하의 날씨에서도 유리 표면 온도가 꽤 높은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내부 온도 22℃ 기준으로 유리 표면 온도가 17.8℃ 이상이 되면 온도 차에서 오는 거주자의 불쾌감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조주택 전문 시공 업체로 시작한 ㈜풍산우드홈이 최근 패시브 건축에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2010년 처음으로 퇴촌 목구조 준패시브하우스를 완성한 이래, 2012년 대전 패시브하우스(1.3L)와 남양주 준패시브하우스(3.0L)의 설계 및 시공을 담당했는데, 남양주 주택은 뛰어난 에너지 절약 성능과 주거 성능을 인정받아 제3회 남양주 친환경우수건축물 공모전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또 같은 해에 가평 준패시브하우스(2.8L) 설계 및 시공을 담당했고, 2013년에는 현재까지 함양 2.6L하우스, 보은 2.9L하우스, 화천 3.0L하우스를 지었다. 김 대표는 “패시브하우스는 에너지 절약을 통해 환경을 지키고 결로와 곰팡이로부터 안전한, 위생적인 거주 환경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자연과 어우러지고 생명을 지키는 집, 친환경 건강주택 건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풍산우드홈 전원주택을 짓는다는 것은 투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파트와 달리 주택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이 있고 삶의 궤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창근 대표는 전원주택에는 가족의 삶의 방식과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집을 짓기 전에 먼저 고객의 이야기를 듣는다. 처음 만났지만 마치 오래 사귄 친구처럼 세심하게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고객의 말에 집중한다. 듣는 만큼 고객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 ㈜풍산우드홈은 15년간 정통 목조주택만을 고집해 온 장인정신으로 이렇게 건축주와 호흡하며 그들의 삶의 터전을 같이 일군다. “집은 일생에 한 번 지을까 말까 하는 소중한 보금자리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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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 집을 가꾸고, 밥을 해 먹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존재의 근원이라는 김혜련 작가. 특히, 집이란 따스함과 받아들여짐의 상징으로서의 공간, 갓 태어난 아기같이 천진한 잠을 잘 수 있는 깊고 원초적인 공간이라고 말한다. 방황하던 그녀를 ‘일상’이라는 보금자리로 이끌어준 경주 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이수민 기자 사진 김혜련 작가(경주 집), 박창배 기자(상주 집) 취재협조 서울셀렉션 집은 물리적, 정신적 쉼터김혜련 작가를 만난 곳은 경상북도 상주의 한 농가였다. 경주에서 10여 년간 살다, 함께 살고 있는 반려자의 고향인 상주로 얼마 전 이사를 했다. 그녀는 본디 서울 한복판에서 일을 하고 살았던, 도시 사람이다. 그러다 40대 후반 어느 날, 도시에서의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혜택을 모두 내려놓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4년간 시간을 보내고 내려와 경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살았다. 방황하던 자신을 붙잡아 줄 곳이 경주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인간 생활의 기본적 요소로 입는 것(衣), 먹는 것(食,) 사는 곳(住)을 꼽는다. 그중 주住는 편히 쉴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집이란 누구에게나 몸과 마음을 편히 쉬게 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자 정신적 쉼터다. 김혜련 작가에게는 더욱 그랬다. “지인을 몇 번 따라와 본 경주는 아름다웠어요. 시끄러운 자본주의 한가운데에서 천년의 침묵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고분과 그 위에 자라고 있는 키 큰 소나무, 작은 둔덕 같은 곡선의 무덤가에서 온화함이 뿜어져 나왔어요. 내면의 황량한 자리에 따뜻한 기운이 퍼져가는 게 느껴지더군요.” 김혜련 작가는 방황하던 자신의 영혼을 고요히 눕히고 치유할 곳으로 경주를 선택한 연유를 말하며, 100여 년 된 고택을 고치며 살게 된 경주 집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혜련 작가는 백 년 된 낡은 고택의 원형을 유지해 고쳤다. 경주 집 수리는 시멘트 담 대신 쌓아올린 흙돌담과 나무 대문으로 마무리했다. 경주의 남산 마을당시, 살 지역을 경주로 정했지만 마음에 드는 집 찾기는 쉽지 않았다. 김혜련 작가는 집이 마음에 들어도 마을이 편안하지 않으면 그 집이 안온하기는 어렵기에, 마음에 드는 마을을 정하고, 그 안에 있는 집을 찾기로 기준을 잡았다. 그러다 경주의 ‘남산마을’을 만났다. 남산 아래 칠십여 호가 있는 넉넉하고 큰 마을이었다. 낮고 단단한 기와집, 작은 ‘촌집’들이 넓은 산자락에 여유 있게 모여 있는 마을이었다. 구석기 시대의 유물들이 발굴되기도 한다 하니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적합한 안온한 땅이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본인이 찾던, 삶의 황량함을 품어줄 장소라 확신했다. 그러고는 마을 안에 한 할머니가 살다 내놓은 낡은 고택을 냉큼 계약했다. “고택을 다시 살려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젊은 날의 혈기가 담긴 어린 생기가 아닌, 희로애락을 겪어낸 시간의 두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생기를 말이죠.” 집을 고치는 방향은 분명했다. 최소한의 개조로 시간의 퇴적층을 유지하는 것이다. 백 년 된 집을 고칠 목수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 새집을 지을 목수는 많았지만, 헌집을 고쳐줄 목수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마침 동네에 낡은 집을 원형 그대로 살려 잘 고쳐놓은 집이 있어, 그 집을 고친 목수를 소개받았다. 경험이 있던 목수라 일이 수월할 줄 알았는데, 과정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십여 년 목수 일을 한 탓이겠지만, 자기 고집 대로였다. 그렇게 애를 먹이다가도 목수는 가끔 명언을 해서 즐겁기도 했다. “이런 헌 집을 고치는 일은 손바느질 같은 거예요. 한 땀, 한 땀 하는 거지. 새 집 짓는 거야 재봉틀로 드르륵 박는 것처럼 쉽지, 쉬워.” 오랜 세월 낀 먼지를 물에 불리고 칫솔로 문살을 닦는 일은 김혜련 작가가 맡았다. 창밖으로 작지만 정겹고 아늑한 마당이 보인다. 경주 집을 고치면서 호사를 부린 것은 벽지였다. 문경의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를 발랐다. 백 년을 지탱해준 집에 대한 감사의 선물이었다. 벽지로 사용한 문경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는 비단보다 더 부드럽고 우윳빛보다 투명한 밝은 빛을 띤다. 바닥은 콩댐을 했다. 한 번 바르고, 불 때면서 말리고, 다시 바르고 또 닷새 말리고를 다섯 번 반복했다. 김혜련 작가는 좋은 사람들 불러서 밥 먹고, 정원 가꾸고 하는 일상을 즐긴다. 백 년 된 집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시멘트로 온통 덧댄 창고들을 철거하고 마당에서 시멘트를 걷어냈다. 집은 원형 그대로의 작고 소박한 모습을 드러냈다. 두꺼운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있던 나무 기둥들에서 칠을 벗겨냈다. 그러자 오래된 나무 특유의 살결이 햇빛 속에 드러났다. 부엌의 그을음 낀 서까래를 닦는 작업은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을음을 걷어내자, 검은 살결이 중생대 거대한 동물의 뼈처럼 단단하고 아름답게 드러났다. 나무는 그을음이 배면 잘 썩지 않는다고 한다. 안방과 건넌방의 천장에 쳐놓은 낮은 방장을 걷어내니 천장에서 쥐똥이 우수수 떨어졌다. 서까래 사이사이에 드러난 부분은 다시 황토로 발랐다. 나무에 낀 오래된 때를 조심스럽게 닦아내자 종도리에 흐릿하게 상량식上梁式(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종도리를 올릴 때 고사를 지내는 의식) 때 쓴 글자가 보였다.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집이 지어진 해와 날이 적힌 글자가 있었다. 집은 1910년대에 지어진 것이다. 집은 험한 세월을 살아낸 생존자, 존귀한 존재였다. 경외심으로 저절로 옷깃이 여며졌다. 집을 가꾸고, 그 안에서 밥을 해먹는 평범한 일상이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단련하는 힘이라 말한다. 집을 고치다집 수리의 첫 번째 원칙이었던, 집의 원형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깨고 편의 위주로 생각한 건 부엌과 화장실이었다. 편리한 부엌과 화장실은 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었다. 부엌은 넓히고 서쪽으로 큰 창을 냈다. 크고 확 트인 부엌을 만들었다. 싱크대나 기타 부엌 시설들을 신경 써서 환하고 견고한 것들로 들였다. 원한 대로 환하고 쾌적한 부엌을 만들었다. 평생의 ‘괴로운 밥 짓기’를 ‘즐거운 밥 짓기’로 바꾸기 위해 최대한 기분 좋은 환경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집을 고치는 일 중에서 직접 한 것은 ‘문 닦기’와 ‘콩댐하기’였어요. 한옥엔 문이 많아 일도 많았죠. 얼마나 오랜 세월 먼지가 끼었는지, 물을 뿌려서 불리고 칫솔로 문살 사이사이를 닦는 일을 며칠 동안 계속했어요.” 이렇게 집을 고치면서 김혜련 작가는 오래된 것들이 지닌 단단한 아름다움에서 느끼는 생기, 소멸해가는 것들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집에 호사를 부린 것은 벽지였다. “백 년을 지탱해준 집에 대한 선물이었어요. 문경의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였죠. 비단보다 더 부드럽고, 우윳빛보다 투명한 밝은 빛을 띤 한지로 도배를 했어요. 집은 옛 자태를 찾은 듯 은은하고 품위가 있어 보였어요.” 상주 집도 곳곳을 고쳐 살고 있다. 주방은 벽을 뚫고 나무틀을 짜 넣은 다음 유리를 대어 바깥 풍경을 그림처럼 담아 즐기고 있다. 손수 담근 된장과 직접 재배한 배추, 갖은 뿌리채소를 우려 맛을 낸 국물 요리로 차린 보양 밥상. 평범한 농가이지만, 사람의 손끝으로 만들어진 식탁, 도마, 격자문살 창틀에서 따뜻하며 단아함이 느껴진다. 대문 달고 흙돌담 쌓아 완성방바닥도 한지로 발랐다. 한지로 장판을 하려면 ‘콩댐’이라는 것을 해야 했다. 두터운 한지에 콩과 생들기름을 7 대 3의 비율로 섞어 바르는 것이다. ‘문경 한지’에서 콩댐하는 법을 배웠다. 반드시 생들기름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냥 들기름을 쓰면 기름에 절어서 못 쓴다더군요. 색도 너무 짙어져서 은은한 노란 빛깔을 얻을 수 없고요. 평생 기름을 짰다는 상주 은척에 있는 한 할아버지에게 부탁해 생들기름을 짜고, 불린 콩을 곱게 갈아 섞어서 고운 면 주머니에 넣고, 하라는 대로 방바닥에 굴렸어요.” 한 번 바르고 닷새 동안 불 때면서 말리고, 다시 바르고 또 닷새를 말리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다섯 번의 콩댐을 했다. 집 수리의 마무리는 담을 쌓고 대문을 다는 일이었다. 무너진 시멘트 담 대신 집과 주변 자연이 어울리는 담을 쌓고 싶었다. 집 뒤쪽에 남아있는 오래된 흙돌담과 어울리게 황토와 돌로 담을 쌓았다. 나지막하게 쌓아 올린 담은 집과 잘 어울렸고, 마을 골목과도 제법 잘 어울렸다. 상주에 살면서 자연의 야생적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있다. 직접 배추도 키우고, 시래기도 말리면서 일상을 보낸다. 고택과의 첫날밤9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때쯤 집은 아름답게 복원됐다. 김혜련 작가는 아무런 짐 없이 이불 한 채만 들고 첫날밤을 맞으러 집에 갔다. “집에 들어섰을 때 넉넉하고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이 나를 품고 있는 듯 안온했죠. 포대기에 싸여 엄마 품에 안긴 아기 같은 기분 같았어요. 그때 내가 그 낡은 집을 왜 그리 좋아했는지, 진정한 이유를 알겠더군요. 무의식적으로 ‘집의 모성’에 기대고 싶었던 거 같아요.” 작가에게 ‘집’은 그녀 안의 아이가 찾던 엄마였던 것이다. 그녀는 자라면서 엄마의 사랑이 늘 부족하다 느꼈다. 그래서 그녀 내면의 아이는 집을 지음으로써 엄마를 찾고 그 안에서 천진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혜련 작가에게 집은 부재했던 모성이고 몸 자체이기도 했다. “물론 백 년 된 집이니 집을 다 고치고 난 뒤에도 계속 고쳐야 할 부분들이 생겨났어요. 이곳을 고치면 저곳을 고쳐야 하고 저곳을 고치면 고친 이곳을 다시 고쳐야 했죠. 그렇게 집은 저와 함께 늙어갔어요. 다만, 늙음은 퇴락이 아니라 원숙함임을 받아들이면서요.” 서재에는 책을 좋아하는 김혜련 작가를 위해 반려자가 직접 짜준 책장이 벽을 두르고 있다. 책장 칸칸이 경주 고물상에서 구입한 이색 골동 장식품들이 눈에 띈다. 침실. 상주 집은 한옥이 아닌, 평범한 농가다. 반려자는 한옥을 좋아하는 김혜련 작가를 위해 올봄부터 작은 한옥 한 채를 지을 계획을 세웠다. 집을 통해 찾은 평안“물질로서의 집, 자본주의 시각으로의 집만 생각했던 적도 있었죠. 그래서였는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았지만 외로웠고 결핍을 느꼈죠. 다행스럽게도 집을 가꾸면서 이 오래되고 진부한 일상이 내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단련해 강하게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어요.” 김혜련 작가는 다른 사람들도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품어주는 공간으로 집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밥해 먹고 집 가꾸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 집은, 엄마 품이 그리워 매일 눈물짓던 지인에게 건네주고, 이제는 그곳에서부터 함께한 반려자와 삶의 터전을 상주로 옮겨 생활하고 있다. “경주는 고도의 아름다움이 내재돼 있지만, 사람의 손길이 계속해서 닿는 곳이죠. 반면에, 상주는 자연의 야생성이 아름다운 곳이에요. 투박한 듯 펼쳐져 있는 자연 속에서 생생한 정기를 느낄 수 있죠. 게다가 좋은 사람이 많아요. 귀농 귀촌을 하러 온, 가난하지만 건강한 젊은이들이요.” 그녀는 상주에 살면서 달라진 게 있다고 한다. “전에는 만났다가 헤어질 수도 있다 여겼는데, 이제는 만남이 소중하다는 것, 관계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 불러서 밥도 해먹고, 정원도 가꾸고, 이런저런 모임을 해요. 이 상주 집에서도 말 그대로 일상을 살고 있는 거죠. 그리고 있는 그대로 주어진 삶, 오는 삶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살고 있어요. 결국 집 안에서 일어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나를 강건하게 만드는 일이니까요.” 거실은 반려자가 직접 나무로 짠 식탁, 독서대, 미닫이문으로 채웠다. 따뜻하며 정갈한 분위기가 멋스럽다. 김혜련 작가의 『밥하는 시간』일상과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20여 년간의 교사 생활을 접고 경주 남산마을에서 백 년 된 집을 가꾸고, 밥을 해먹으며, 자연과 만나는 일상을 담았다. 사소하고 하찮은 일상을 들여다보고 그 진짜 의미를 회복하고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셀렉션 펴냄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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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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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펜션, 빼어난 동강을 품에 안은 '꿈꾸는 강 '
- 영월 읍내에서 북쪽으로 동강을 따라 40여 분을 들어가면 읍내에서부터 이어진 동강로의 끄트머리에 자리한 문산리. 이곳에 이르기까지 래프팅 업체들과 다양한 펜션들이 즐비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휴가를 적당히 보낼 요령이라면 그 어느 곳이라도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굳이 동강로 끄트머리에 가보면 그 수고에 대한 보답을 바로 느낄 수 있다. 글·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취재 협조 영월 꿈꾸는 강 010-8805-5154 www.dreamriver.co.kr 영월 동강 인근에 위치한 ‘꿈꾸는 강’ 펜션 입구 태백산맥에서 시작돼 정선을 지나 영월로 이어지는 동강에는 여름만 되면 래프팅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동강이 언제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레저와 휴식의 고장이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에 정부는 영월댐(동강댐)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당시까지는 인적이 드문 덕에 동강 주변에는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했고, 특유의 자연지형으로 동굴도 많았다. 이런 영월이 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이에 반대했다. 이런 사연이 전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결국 정부는 2000년에 댐 건설을 백지화했고, 그 사이에 유명해진 동강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환경오염의 문제가 일기도 했지만, 환경부는2002년에 이 지역을 생태계보존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그 천혜의 자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마을이 이곳 문산리의 금의마을이다. 지금 ‘꿈꾸는 강’이 있는 곳은 펜션에 있기 전부터 펜션지기 어머님의 오랜 삶의 터전이었다. 펜션지기 권기홍 씨도 영월이 고향이고, 그의 부인 정희숙 씨는 87년에 시집을 오면서 영월사람이 됐다. 부부는 아이의 교육 때문에 영월 읍내에 살기도 했지만 어머님은 문산리의 밭을 가꾸시면서 늘 이 자리를 지키셨다. 부부는 시내와 문산리를 오가며 지내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나서야 읍내의 집을 정리하고 온전한 금의마을 사람으로서 살게 됐다. 어머님의 밭은 동강을 바로 앞에 두고 있었다. 부부도 늘 일손을 돕던 밭이었다. 어머님께 밭일이 벅차지고 경제성도 떨어지면서, 2005년에 펜션지기 부부는 이 밭을 다듬어 펜션을 짓기로 계획했다. 당시 이곳 문산리에는 펜션이 없었다. 간간히 오는 손님들을 위한 민박정도가 다였다. 펜션을 짓기 위해 부부는 지인을 통해 네 명의 한옥 전문가들을 찾았다. 펜션을 한옥으로 지을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장인정신만은 빌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 전문가들을 대동하고 무작정 읍내로 시내로 다른 펜션들 답사를 시작했다. 펜션들을 다니면서 펜션의 다양한 장단점을 보았고, 자신들이 바라는 펜션에 대한 생각도 정리되기 시작했다. 동행한 장인들은 물론 커다란 도움이 돼주었다. 현장에서 짚어보며 나누었던 의견과 대화만으로 그들은 부부가 원하는 펜션을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었다. 도면으로 옮길 필요도 없었고 그림을 그려나가듯 쓱쓱 ‘꿈꾸는 강’을 지어나갔다. 부부의 역할도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장인들의 문방사우를 고르고 먹을 갈아주듯, 목재 등 각종 자재를 직접 선별하고 구입해서 가져왔다. 펜션의 주요 자제가 된 목재를 꼼꼼하게 고르고 다듬은 탓에 펜션을 짓는 데 꼬박 1년을 채웠다. 그리고 2006년 11월, 마침내 ‘꿈꾸는 강’이 문산리 동강 앞에 자리하였다. 커다란 거실 창 양 옆으로 세로로 낸 창을 추가로 내 실내에 햇빛이 충분히 들도록 했다. 숲에서 쉬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하는 침실. 중량 목구조 건물의 무게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펜션 실내 / 다락은 접이식 사다리를 이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한옥 장인들이 지은 집‘꿈꾸는 강’은 한옥 장인들이 지은 펜션이지만 통나무집 같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다. 곳곳의 여러 기둥과 보, 그리고 상량문이 적힌 종도리까지 굵직한 통나무들을 사용한 까닭이다. 펜션을 지으면서 특별히 어떠한 양식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사람에 좋다면 들였고 편리하다면 적용했다. 한옥처럼 기둥, 보, 종도리를 올리면서 모두 못 하나 박지 않고 전통적인 이음과 맞춤 방법을 따랐다. 반면 벽과 바닥은 현대건축기술로 마무리하고 덱도 놓아 단열과 편의성을 충실히 했다. 전통과 현대 기술이 혼합된 가운데 전체적인 내외부 마감은 모두 목재로 해서 스타일의 통일성을 높였다. 5개의 전체 객실 가운데 4개의 객실이 있는 1층의 객실들은 동강이 바라보이는 펜션 앞으로 놓인 넓은 덱을 지나 들어갈 수 있다. 덱이 깔린 테라스 대신에 베란다를 두고 있는 2층은 펜션 뒤쪽의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다. 사실 1층 가운데 두 객실의 현관도 뒤쪽에 있다. 하지만 여기 머무는 사람들은 멀쩡한 현관을 두고 덱이 있는 테라스로 오가기를 좋아한다. 아마도 동강이 시원스레 보이는 풍경이 이끄는 대로 따르다보면 자연스레 발걸음이 그리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길 끝에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중교통은 불편하다. 차 없이 오기 힘들어선지 20대 커플보다는 대게 30대 젊은 커플이나 한두 명의 자녀만 둔 가족들이 주로 온다. 세 개의 객실이 33.05㎡(10평)로 두 사람이 머물기 딱 좋은 크기이고, 넓은 거실을 둔 두 개의 객실은 각 52.89㎡(16평)로 자녀를 둔 가족이 있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락방이 있는 2층과 실내 복층처럼 꾸며진 방들에는 접이식 사다리로 접근이 가능한 로프트가 있어 아파트는 물론 일반 주택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구조를 누리는 재미도 있다. 숲 속에 지은 펜션은 주변 자연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이동이 가능해 사용이 편리한 바비큐 그릴 / 펜션 주변에 설치한 조형물이 주변 풍광과 잘 어울린다. 빼어난 전경을 그대로‘꿈꾸는 강’의 방들에는 각시붓꽃, 애기별꽃, 별안개꽃, 나리난초, 그리고 금강초롱까지 모두 꽃과 풀이름이 붙어있다. 각 방 문 앞에는 펜션지기가 나무판 위에 방 이름을 인각으로 새긴 표지판들이 걸려있다. 펜션지기의 솜씨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각 객실에는 아름다운 시나 경구가 새겨진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모두 펜션지기 권기홍 씨의 작품이다. 공무원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유려한 서예를 쓰고 섬세한 인각 작품을 만든다. 주중에는 읍내에서 공무를 보느라 바쁘지만 주말만큼은 펜션을 가꾸고 다듬는 등 아름다움을 더하는데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 ‘꿈꾸는 강’은 무엇보다 전경이 아름다운 펜션이다. 펜션 앞에 펼쳐진 동강과 접산의 산세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주변에 펜션이 드문 탓에 이러한 풍경을 독점한 듯한 여유도 즐길 수 있다. ‘꿈꾸는 강’은 그 풍경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이에 어울리는 넓은 마당을 만들었다. 3단으로 돼있던 밭을 부부가 직접 2단으로 다듬어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었다. 나무도 펜션 바로 앞의 나무 두 그루만 옮겨 심었을 뿐, 그 이상 자연그대로의 상태에 개입하지 않았다. 강가에서 밀려난 큰 돌은 펜션에서 머물던 조각가가 깎고 다듬었고, 미술을 한 시누이의 집에서 방치되던 조형물들을 옮겨와 이곳에 두니 모두 새 생명을 얻었다. 펜션지기의 작품도 그렇지만 석조나 금속조등 모든 데코들이 그 수가 넘치지 않고 제자리를 차지한 듯 자연스럽게 놓여있어 균형미가 더하다. 다리를 건너면 시작되는 마을 입구에는 마을 규모에 비해서 꽤 큰 주차장이 보인다. 동강을 바로 접하고 있는 이 주차장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고, 래프팅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아직 래프팅 비수기 때에 이곳을 찾았지만,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른 5월부터 와서는 10월까지 오간다. 래프팅 시즌에는 젊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치고, 그 전후로는 차분하게 쉬려는 사람들로 여유로운 마을이다. 귀하게 지켜낸 마을이라서 그런지 문산리의 풍경과 자연이 더욱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안개가 끼는 새벽 아침의 풍경은 마치 그림과 같아 넋을 잃게 만든다. 90년대 영월댐(동강댐) 건설에 반대하던 시민운동의 초점은 댐 반대가 아니라 동강의 생태계를 지켜야한다는 것이었다. 아직 환경에 대한 시민의식이 부족하던 그때에 새로운 접근이었지만, 국민들은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에 기대이상으로 호응을 해주었다. 당시 논쟁이 한창 달아오르던 시점에 방영된 KBS의 다큐멘터리 「동강」은 여론을 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 다큐멘터리는 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오로지 동강의 자연에 대한 것이었다. 이전까지 거의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동강과 그 자연을 지켜낸 것은 국민들은 물론 특히 동강의 지역주민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었다. 그 자부심과 동강에 대한 애정만큼 펜션을 짓는다면 자연스럽게 ‘꿈꾸는 강’ 정도의 펜션이 나올 것이다. 아마도 한때 위기에 쳐했던 동강이 꿈꾸었던 바람도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놓여있는 이 정도의 풍경이 아니었을까 싶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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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펜션, 빼어난 동강을 품에 안은 '꿈꾸는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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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만난 사람】 “모두에게 감사… 모두에게 덕이 되는 일 할 터”
- 무작정 도시탈출, 유로제다 백철호·엄옥주 부부집도, 땅도, 연고도 없는 전원으로 무작정 들어간 백철호·엄옥주 부부. 이들은 1994년에 단둘이 경남 하동군 화개면으로 낙향(?) 했다. 이곳에서 아이 셋을 얻었고 이웃의 도움으로 녹차 만드는 법, 황토방 만드는 법, 구들 놓는 법을 익혔다. 그리고 손수 살집 두 채와 황토방 펜션, 목공 작업장, 녹차 공장을 짓고 2000년에 ‘유로제다’라는 상호로 독립했다. 무작정 도시를 탈출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사진 박창배 기자 취재 협조 유로제다 055-883-2911www.yourotea.com 유로제다의 전경 “저희가 전원으로 올 때는 귀농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어요. 그 당시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은 아파서 요양을 할 목적이거나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도피처로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을 뿐이었죠. 당시엔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전원을 선택할 경우 굶어 죽을 각오, 맞아 죽을 각오, 간첩 소리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어요.” 1994년 도심을 뒤로하고 무작정 전원으로 선택한 백철호·엄옥주 부부. 이들이 귀농할 90년대 초반에는 귀농이란 말조차 없었다. 시골에서 도시로 가는 것은 몰라도 그 반대 경우엔 워낙 희귀한 일이라 언론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먹고사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3가지 각오 ‘굶어 죽을 각오’ ‘맞아 죽을 각오’ ‘간첩 소리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 것. ‘굶어 죽을 각오’는 그만큼 시골에서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이고, ‘맞아 죽을 각오’는 가족과 친구들을 배신(?) 해야 한다는 것이고, ‘간첩 소리 들을 각오’는 당시 귀농하는 사람들은 관행농법(관에서 시행하는 농법)을 따르지 않고 자연 농약을 만들어서 쓰곤 했는데 그 모습이 이상하게 보여서 나온 말이다. 이렇게 어려웠던 시절 이들은 왜 무작정 전원으로 들어갔을까? “도심에서의 삶은 건강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저와 맞지 않았어요. 직장생활을 해보았는데 가슴을 옥죌 뿐 동기 부여가 전혀 안 되더군요. 제 맘에는 길들어지지 않는 야생에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만 간절했어요.” 건강하고 해맑아 보이는 백철호·엄옥주 부부. 아무 준비 없이 무작정 도시탈출백철호·엄옥주 부부는 결혼식을 올리고 3개월 후에 전원으로 들어갔다. 남편 백철호 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도시문명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도심에서의 삶은 건강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저와 맞지 않았어요. 직장생활을 해보았는데 가슴을 옥죌 뿐 동기부여가 전혀 안 되더군요. 제 마음에는 길들어지지 않는 야생에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만 간절했어요.”당시 백철호 씨는 28살, 엄옥주 씨는 29살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은 아무 준비도 없이 하루아침에 무작정 짐을 싸서 시골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들이 선택한 지역은 지리산 자락 녹차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정금리. 이곳에 백철호 씨가 잘 아는 지인이 단 1명 있다는 게 지역을 선택한 이유다.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제가 원하는 것을 놓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저질렀다는 백철호 씨.“젊은 사람이 굶어 죽기야 할까 하고 그냥 젊음을 믿었어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객지 생활을 시작하면서 대학 졸업 때까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왔는데, 결국 기대에 못 미치는 삶을 살자 부모님께서 많이 속상해하셨지요. 하지만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과 상의하고, 시골에서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대책을 세운 다음에 결정하면 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무작정 저질렀죠.” 좌측부터 서양 목조주택, 슬래브 집, 2개의 객실이 있는 복층 황토방 펜션. 모두 백철호·엄옥주 부부가 손수 지은 집들이다. 황토방 펜션 객실에는 다기와 유로제다 브랜드의 다양한 차들이 비치돼 있다. 6년 만에 집 짓고 펜션 짓고 공장 짓고무작정 전원으로 들어가 화장실도 없고 연탄을 때는 허름한 시골 빈집을 월세 5만 원에 살기 시작하면서 이들 부부의 전원일기는 시작됐다. 초창기 2년 동안은 일을 하지 않고 쓰기만 했다고 한다. 가진 돈이 떨어지고 나서야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돈이 떨어지다 보니 당장 어떤 일이든 해야 했어요. 4월부터 5월까지는 녹차 만드는 일을 도왔고, 막노동 일부터 산속에 있는 절에 쌀 배달하는 일, 산소 이장하는 일, 암 환자들 요양하는 일 등등 마을 허드렛일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어요.” 몇 년 동안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나자 노하우가 쌓여 시골에서 만물박사가 됐다. 전원으로 들어온 지 6년 만에 자신만의 녹차 브랜드 ‘유로제다’를 만들었고, 황토방 만드는 일, 구들 놓는 일, 목수일, 전기공사, 상하수도 공사 등등의 일에도 전문가가 됐다. 경제적으로도 약간의 여유가 생겨 농어민 후계자를 지원해주는 보조금을 지원받아 부지를 마련해 직접 집을 짓기 시작했다. 먼저 서양 목조주택을 지었고, 그다음 슬래브 집, 황토방 펜션, 목공 작업장, 녹차 공장을 지었다. 1년에 한 채씩 손수 집을 지어나갔다. “시골에서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 혼자서도 집을 지을 수 있게 됐어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공간이 더 필요해 서양 목조주택과 슬래브 집 두 채를 지었고, 지인들이 찾아오면 쉴 수 있고 부수입도 마련하는 방 2개짜리 황토방 펜션을 지었죠. 그런 다음 제 작업장인 목공소와 녹차 공장도 지었고요. 비닐하우스까지 치면 총 5채를 지은 셈이에요.” 황토방 펜션 1층 내부와 2층 내부 펜션 객실에 비치돼 있는 다기 세트 이젠 백철호 씨에게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찾아와 묻는가 하면, 집 짓는 사람들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기도 한단다. 백철호 씨는 말을 끝내고 웃음을 짓는다. 젊음을 믿고 무작정 시작한 전원생활에 어느새 자신감이 생겨 저만치 앞서가 있는 자신을 발견했음이다. 공기 맑고 물 좋은 전원에서 살아서일까. 백철호·엄옥주 부부에게서 건강하고 해맑은 웃음을 엿보았다. 백철호 유로제다 대표는 전원에서 자급자족의 삶을 살 고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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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맞춤형 귀농 하이소! 경북으로
-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12년째 귀농귀촌인 유입 전국 1위를 자랑하는 경상북도(이하 경북)를 보면 ‘역시’라는 생각이 든다. 놀라운 이 결과는 조직적이면서 세심한 귀농귀촌 지원책과 활기차고 인간미 넘치는 주민들, 여기에 저렴한 토지 가격 3박자가 딱!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게다가 경북도청에서 경북 맞춤형 한옥 설계도까지 만들어 공개하며 두 팔 벌려 도시민들을 환영하고 있다. “도시서 뭐 하는 교, 같이 삽시다”라고 반겨주는 손짓을 따라가다 보면 즐거운 시골생활이 펼쳐진다.관련 자료 같이 보기 - 아래 참조 (포스트 전원주택설계 시리즈 내 무상설계도면 12.13.14.15 편) 글 김수진자료 협조 경상북도청 054-880-3324 www.gb.go.kr자료 협조 한국농업마케팅연구소 http://blog.naver.com/clay90 귀농인 5명 중 1명, 경북으로 GO GO!도시에서 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산골짜기에 들어가 살기란 쉽지 않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귀농귀촌하면 아무것도 없는 ‘깡촌’으로 들어가 도시 속 생활양식을 버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 요즘 많은 예비 귀농귀촌인들은 도시와 인근한 지역을 선호하거나 반촌반시半村半市 생활이 가능하길 원한다.경북이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 있지 않을까? 도내 많은 지역은 인근에 대도시를 끼고 있다. 국가 기반 산업 시설이 들어선 포항·구미·대구가 위치해있고, 울산도 경북에 바짝 붙어 있는 모양새다.그렇다 보니 주요 도로도 잘 위치해 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부터 강원도 춘천까지 연결되는 중앙선, 성주부터 충주, 양평으로 이어지는 중부내륙선 등 우리나라를 가로지르는 주요 굵직한 도로가 설치돼 있다. 이 밖에도 각종 민자도로와 KTX, 공항도 있어 서울부터 부산, 강원·충청·전라도 어디든 가기 편하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서 이들 지역 내 50·60대가 경북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부산, 대구, 포항 등지에서 거주하던 베이비붐 세대 중 적지 않은 이들이 경북 출신이다. 실제로 <경북 귀농귀촌 길라잡이> 귀농 전 거주지별 현황(12~14‘)에 따르면 대구 출신이 28.9%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경북(20.2%), 경기(13.4%), 서울(12.8%), 부산(8.9%)이 뒤를 이었다. “땅값도 억수로 싸네!”낮은 토지가도 경북으로 사람이 모이는 데 한몫한다. 지난해 시도 별 평균 지가 통계에 따르면, 경북의 평균 지가는 ㎡당 9천 원에 불과했다. 서울시(223만 원), 경기도(125만 원), 충남(2만 3천 원), 충북(1만 3천 원), 전북(1만 1천 원), 경상남도(2만 1천 원)와 비교하면 크게 저렴한 편이다. 경북보다 저렴하다는 강원도(6천 원), 전남(8천 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경북 내에서도 북부권역은 타 지역에 비해 특히 토지가가 저렴하다. 우리 동네로 오시소~예비 귀농귀촌인을 위한 각종 정책이 경북에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주택 지원부터 각종 융자, 실습지원까지 다양하다. 몰라서 놓치는 것보다 억울한 일은 없다. 기왕 귀농귀촌한다면, 내게 맞는 정책을 찾아 혜택받도록 하자. 잠깐! 나는 귀농일까? 귀촌일까?최죠셉 한국농업마케팅연구소 대표는 자신의 농촌행이 귀농인지 귀촌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소득 작목이나 사업 규모를 명확히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한다. 그렇다면 최죠셉 대표가 제시하는 귀농과 귀촌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귀농 도시민이 농촌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겨 농업과 이를 활용한 사업모델을 주업으로 생활하는 것. 2013년 전국 평균 농가 소득 3천452만 원(농업소득, 농외소득 포함) 이상 소득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여기에 속함.귀촌 도시에서 농촌지역으로 전입하지만 연금이나 부동산 소득 등 생활비가 어느 정도 보장돼 농업이나 기타 사업모델을 통해 소득이 별로 없더라도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 하루 8시간 월 209시간을 일하고 2016년 최저임금 6천470원으로 계산해 월 135만 원가량 벌어도 문제없이 농촌에서 생활할 수 있다면 귀촌으로 간주한다. 잠깐! 초보 농사꾼도 프로 농사꾼도 궁금궁금!Q. 농사 초보자다. 뭘 재배해야 할까?초보라면 일단 이것부터 시작해보자.노지작물: 고추, 참깨, 땅콩, 고구마, 감자, 마늘, 생강, 배추, 가을 무, 파과수: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축산: 한우, 흑염소, 토종닭 등Q. 농사 좀 지어봤는데, 어떤 작목이 나을까?어느 정도 영농기술을 갖췄다면 고추, 수박, 토마토, 딸기 등과 같은 시설채소나 팽이, 양송이, 느타리, 영지버섯류를 추천. 양계, 한우, 한 돈도 해볼 만 하다. 나아가 고도의 영농기술을 갖췄다면 오이, 멜론, 방울토마토나 국화, 백합, 양란 등 시설 화훼, 젖소와 산란계 등의 축산도 추천한다.Q. 자본에 따라 작목을 선택한다면?만약 자본이 부족하다면 채소, 콩, 옥수수, 감자 등 식량 작물을 추천한다. 자본이 충분하다면 시설채소, 낙농, 화훼 정도가 괜찮다. 특히 시설채소와 화훼류, 과수는 높은 소득도 기대할 만 하다.Q. 손이 많이 가는 작목이 따로 있나?쌀이나 보리, 하우스 무, 오이, 수박, 사과, 배, 토마토, 복숭아, 화훼류는 노동생산성이 높은 작목이다. 반면, 반촉성 오이나 하우스 무, 화훼 등은 기술 및 입지가 중요하다. 귀농인 시골 이웃 박도영(46) 씨 PEOPLE'S STORY“영양에서 닭 키우는 아빠로 ‘시골 이웃’됐죠” 수십억 원의 매출을 내며 승승장구하던 비즈니스맨 박도영 씨의 현재 모습을 예전 회사 동료들이 보면 깜짝 놀랄 것 같다. 도시 생활을 접고 경북 영양군 한 시골 마을로 내려가 친환경으로 닭을 키우며 계란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한 도시의 삶을 버리고 시골 아저씨가 된 그의 활짝 웃는 표정에서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초보 닭 아빠, 박도영 씨의 귀농 사연을 들어봤다.Q. 성공한 비즈니스맨이었다는데 귀농한 이유가 궁금해요.A. 안녕하세요! 경북 영양군에 귀농한 박도영이라고 합니다. 서울서 회사 다닐 때 연 매출 80억 원 중 34억 원까지 매출을 내기도 한 열정적인 비즈니스맨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저녁만 되면 열이 나고 목과 얼굴이 빨개지며 입안까지 헐었어요. 복통도 심해 병원에서 검사도 받아 봤지만, 이상 없다고 하더군요. 정말 힘들었어요. 그렇게 아프면서 돈이 전부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에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죠. 사실 가족들이 모두 찬성한 건 아니었어요. 아내를 3년간 설득했어요. 그 과정에서 회사를 관두고 편의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급한 마음에 사업성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개업했다가 벌어놓은 돈을 많이 없앴습니다. 이후 아내와 세 딸을 데리고 이곳으로 이사를 왔어요. 고향이 강원도 평창인데, 땅값이 너무 올라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청정지역에 가격도 저렴한 이곳 영양군을 선택했죠. 여기로 내려오고 건강도 많이 좋아졌고 아내도 적응한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아내가 위암 수술을 했는데, 만약 계속 도시에서 살았다면 병간호를 못했겠죠. 빡빡하지 않은 시골 생활 덕분입니다.Q. 건강한 계란의 비결은 무엇인가요.A. 행복하고 스트레스 적은 닭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닭은 몸에 붙은 기생충을 흙 목욕으로 없애는데 너무 좁은 공간에 가둬 키우면 이건 불가능하죠. 그래서 저는 넓은 흙바닥에서 키우고 있습니다. 또, 공격받을 수도 있는 불안을 없애주기 위해 횃대를 설치했어요. 건강한 먹이도 주고 있어요. 병아리 떼 첫 먹이로 현미를 주고 풀을 많이 먹이며 면역력 향상에 힘쓰고 있어요. 주 먹이는 귀리이며 미강과 청치도 먹이고 있습니다. GMO 곡물로 만든 시중 판매 사료는 일절 먹이지 않고 있어요. 또 병아리나 닭이 병에 걸려도 약을 전혀 먹이지 않고 격리 조치만 합니다. 스스로 살아남지 못하는 약한 닭들은 도태시키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루 몇 시간 동안 방목도 하는데 이때 주변 산에서 매가 내려와 가끔 닭을 잡아가기도 해요. 그래도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조류 인플루엔자 같은 경우, 농장 출입을 엄격히 하면 어느 정도는 방지가 됩니다. 게다가 저희는 사료를 먹이지 않으니 사료차량이 아예 들어올 일 자체가 없어 외부 타 농장에서 균이 옮겨올 일이 없습니다.Q. 판매는 어떻게 하시나요.A. 영양기술센터에서 블로그 만들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서 네이버 블로그 시골 이웃 (handoffarm) http://blog.naver.com/handoffarm 을 개설해 운영 중이고, 기술센터를 통해 배워 만든 판매 블로그http://storefarm.naver.com/handoffarm 함께 활용 중입니다. 자연적으로 낳은 계란을 판매하다 보니 판매할 수 있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사 먹는 고객들도 계십니다. 신선하고 건강한 계란의 가치를 알아봐 주니 감사할 뿐이죠.Q.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A. 정부나 지자체 지원보다는 스스로 어떻게 잘 귀농할지를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원책도 별로 없거니와, 자기 노력 여하에 따라 귀농의 성공 여부가 달라질 거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골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원주민에게 너무 잘 보이려 하거나 나 혼자 알아서 하려는 모습보다는 성실함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저 또한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이곳에서 진짜 이웃으로 인정받아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전국 최고 청정 지역인 경북 영양군으로 오시면 정다운 이웃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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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맞춤형 귀농 하이소! 경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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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동강을 품에 안은 펜션
- 영월꿈꾸는강 영월 읍내에서 북쪽으로 동강을 따라 40여 분을 들어가면 읍내에서부터 이어진 동강로의 끄트머리에 자리한 문산리. 이곳에 이르기까지 래프팅 업체들과 다양한 펜션들이 즐비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휴가를 적당히 보낼 요령이라면 그 어느 곳이라도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굳이 동강로 끄트머리에 가보면 그 수고에 대한 보답을 바로 느낄 수 있다. 글·사진 이철승 기자 디자인 김수인 취재 협조 영월 꿈꾸는 강 010-8805-5154 www.dreamriver.co.kr 영월 동강 인근에 위치한 ‘꿈꾸는 강’ 펜션 입구 태백산맥에서 시작돼 정선을 지나 영월로 이어지는 동강에는 여름만 되면 래프팅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동강이 언제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레저와 휴식의 고장이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에 정부는 영월댐(동강댐)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당시까지는 인적이 드문 덕에 동강 주변에는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했고, 특유의 자연지형으로 동굴도 많았다. 이런 영월이 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이에 반대했다. 이런 사연이 전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결국 정부는 2000년에 댐 건설을 백지화했고, 그 사이에 유명해진 동강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환경오염의 문제가 일기도 했지만, 환경부는2002년에 이 지역을 생태계보존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그 천혜의 자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마을이 이곳 문산리의 금의마을이다. 지금 ‘꿈꾸는 강’이 있는 곳은 펜션에 있기 전부터 펜션지기 어머님의 오랜 삶의 터전이었다. 펜션지기 권기홍 씨도 영월이 고향이고, 그의 부인 정희숙 씨는 87년에 시집을 오면서 영월사람이 됐다. 부부는 아이의 교육 때문에 영월 읍내에 살기도 했지만 어머님은 문산리의 밭을 가꾸시면서 늘 이 자리를 지키셨다. 부부는 시내와 문산리를 오가며 지내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나서야 읍내의 집을 정리하고 온전한 금의마을 사람으로서 살게 됐다. 어머님의 밭은 동강을 바로 앞에 두고 있었다. 부부도 늘 일손을 돕던 밭이었다. 어머님께 밭일이 벅차지고 경제성도 떨어지면서, 2005년에 펜션지기 부부는 이 밭을 다듬어 펜션을 짓기로 계획했다. 당시 이곳 문산리에는 펜션이 없었다. 간간히 오는 손님들을 위한 민박정도가 다였다. 펜션을 짓기 위해 부부는 지인을 통해 네 명의 한옥 전문가들을 찾았다. 펜션을 한옥으로 지을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장인정신만은 빌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 전문가들을 대동하고 무작정 읍내로 시내로 다른 펜션들 답사를 시작했다. 펜션들을 다니면서 펜션의 다양한 장단점을 보았고, 자신들이 바라는 펜션에 대한 생각도 정리되기 시작했다. 동행한 장인들은 물론 커다란 도움이 돼주었다. 현장에서 짚어보며 나누었던 의견과 대화만으로 그들은 부부가 원하는 펜션을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었다. 도면으로 옮길 필요도 없었고 그림을 그려나가듯 쓱쓱 ‘꿈꾸는 강’을 지어나갔다. 부부의 역할도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장인들의 문방사우를 고르고 먹을 갈아주듯, 목재 등 각종 자재를 직접 선별하고 구입해서 가져왔다. 펜션의 주요 자제가 된 목재를 꼼꼼하게 고르고 다듬은 탓에 펜션을 짓는 데 꼬박 1년을 채웠다. 그리고 2006년 11월, 마침내 ‘꿈꾸는 강’이 문산리 동강 앞에 자리하였다. 커다란 거실 창 양 옆으로 세로로 낸 창을 추가로 내 실내에 햇빛이 충분히 들도록 했다. 숲에서 쉬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하는 침실. 한옥 장인들이 지은 집 ‘꿈꾸는 강’은 한옥 장인들이 지은 펜션이지만 통나무집 같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다. 곳곳의 여러 기둥과 보, 그리고 상량문이 적힌 종도리까지 굵직한 통나무들을 사용한 까닭이다. 펜션을 지으면서 특별히 어떠한 양식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사람에 좋다면 들였고 편리하다면 적용했다. 한옥처럼 기둥, 보, 종도리를 올리면서 모두 못 하나 박지 않고 전통적인 이음과 맞춤 방법을 따랐다. 반면 벽과 바닥은 현대건축기술로 마무리하고 덱도 놓아 단열과 편의성을 충실히 했다. 전통과 현대 기술이 혼합된 가운데 전체적인 내외부 마감은 모두 목재로 해서 스타일의 통일성을 높였다. 중량 목구조 건물의 무게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펜션 실내 다락은 접이식 사다리를 이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5개의 전체 객실 가운데 4개의 객실이 있는 1층의 객실들은 동강이 바라보이는 펜션 앞으로 놓인 넓은 덱을 지나 들어갈 수 있다. 덱이 깔린 테라스 대신에 베란다를 두고 있는 2층은 펜션 뒤쪽의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다. 사실 1층 가운데 두 객실의 현관도 뒤쪽에 있다. 하지만 여기 머무는 사람들은 멀쩡한 현관을 두고 덱이 있는 테라스로 오가기를 좋아한다. 아마도 동강이 시원스레 보이는 풍경이 이끄는 대로 따르다보면 자연스레 발걸음이 그리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길 끝에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중교통은 불편하다. 차 없이 오기 힘들어선지 20대 커플보다는 대게 30대 젊은 커플이나 한두 명의 자녀만 둔 가족들이 주로 온다. 세 개의 객실이 33.05㎡(10평)로 두 사람이 머물기 딱 좋은 크기이고, 넓은 거실을 둔 두 개의 객실은 각 52.89㎡(16평)로 자녀를 둔 가족이 있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락방이 있는 2층과 실내 복층처럼 꾸며진 방들에는 접이식 사다리로 접근이 가능한 로프트가 있어 아파트는 물론 일반 주택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구조를 누리는 재미도 있다. 빼어난 전경을 그대로 ‘꿈꾸는 강’의 방들에는 각시붓꽃, 애기별꽃, 별안개꽃, 나리난초, 그리고 금강초롱까지 모두 꽃과 풀이름이 붙어있다. 각 방 문 앞에는 펜션지기가 나무판 위에 방 이름을 인각으로 새긴 표지판들이 걸려있다. 펜션지기의 솜씨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각 객실에는 아름다운 시나 경구가 새겨진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모두 펜션지기 권기홍 씨의 작품이다. 공무원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유려한 서예를 쓰고 섬세한 인각 작품을 만든다. 주중에는 읍내에서 공무를 보느라 바쁘지만 주말만큼은 펜션을 가꾸고 다듬는 등 아름다움을 더하는데 최선을 다해 돕고있다. 숲 속에 지은 펜션은 주변 자연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이동이 가능해 사용이 편리한 바비큐 그릴 펜션 주변에 설치한 조형물이 주변 풍광과 잘 어울린다. ‘꿈꾸는 강’은 무엇보다 전경이 아름다운 펜션이다. 펜션 앞에 펼쳐진 동강과 접산의 산세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주변에 펜션이 드문 탓에 이러한 풍경을 독점한 듯한 여유도 즐길 수 있다. ‘꿈꾸는 강’은 그 풍경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이에 어울리는 넓은 마당을 만들었다. 3단으로 돼있던 밭을 부부가 직접 2단으로 다듬어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었다. 나무도 펜션 바로 앞의 나무 두 그루만 옮겨 심었을 뿐, 그 이상 자연그대로의 상태에 개입하지 않았다. 강가에서 밀려난 큰 돌은 펜션에서 머물던 조각가가 깎고 다듬었고, 미술을 한 시누이의 집에서 방치되던 조형물들을 옮겨와 이곳에 두니 모두 새 생명을 얻었다. 펜션지기의 작품도 그렇지만 석조나 금속조등 모든 데코들이 그 수가 넘치지 않고 제자리를 차지한 듯 자연스럽게 놓여있어 균형미가 더하다. 다리를 건너면 시작되는 마을 입구에는 마을 규모에 비해서 꽤 큰 주차장이 보인다. 동강을 바로 접하고 있는 이 주차장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고, 래프팅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아직 래프팅 비수기 때에 이곳을 찾았지만,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른 5월부터 와서는 10월까지 오간다. 래프팅 시즌에는 젊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치고, 그 전후로는 차분하게 쉬려는 사람들로 여유로운 마을이다. 귀하게 지켜낸 마을이라서 그런지 문산리의 풍경과 자연이 더욱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안개가 끼는 새벽 아침의 풍경은 마치 그림과 같아 넋을 잃게 만든다. * 90년대 영월댐(동강댐) 건설에 반대하던 시민운동의 초점은 댐 반대가 아니라 동강의 생태계를 지켜야한다는 것이었다. 아직 환경에 대한 시민의식이 부족하던 그때에 새로운 접근이었지만, 국민들은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에 기대이상으로 호응을 해주었다. 당시 논쟁이 한창 달아오르던 시점에 방영된 KBS의 다큐멘터리 「동강」은 여론을 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 다큐멘터리는 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오로지 동강의 자연에 대한 것이었다. 이전까지 거의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동강과 그 자연을 지켜낸 것은 국민들은 물론 특히 동강의 지역주민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었다. 그 자부심과 동강에 대한 애정만큼 펜션을 짓는다면 자연스럽게 ‘꿈꾸는 강’ 정도의 펜션이 나올 것이다. 아마도 한때 위기에 쳐했던 동강이 꿈꾸었던 바람도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놓여있는 이 정도의 풍경이 아니었을까 싶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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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동강을 품에 안은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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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에 다시 시작한 녹생인생 양평 ‘그린토피아’ 펜션
- 엷은 안개가 깔린 이른 봄날,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일대는 참으로 아름답다. 북한강과 남한강 두 물기가 만나는 두물머리 정경은 산수화 한 폭을 연상케 한다. 신양수대교를 건너서 양수시장을 지나 철길을 넘으면 북한강 줄기가 곧바로 다가오는 곳. 문현리를 멀리 앞두고 용늪이 끝나는 지점에 양수1리로 들어가는 샛길이 있다. 연꽃마을이라는 푯말이 선 마을 입구는 너무나 평범해서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작은 언덕을 뚫고 마을로 들어서면 양수1리 마을회관이 보이고 마을을 안내하는 목제 간판이 눈앞에 다가온다. 우리가 방문하려는 그린토피아 펜션은 마을의 중심에 있었다. 그린토피아는 펜션이라기보다는 전원주택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버섯모양의 둥근 지붕을 이고 선 색다른 모양의 이 집은 처음부터 주택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야트막한 야산을 뒤로 남향받이에 지은 이 집을 여기저기 기웃거릴 즈음에야 펜션지기 정경섭 씨(58세)가 나타났다. 그는 작년에 이곳을 아예 펜션으로 내놓고 양수리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그래서 매일 이른 아침에 이곳으로 출근하고 있다. 한때 대기업 임원으로서 안정된 사회생활을 영위했지만 지금은 평범한 농사꾼으로서, 펜션지기로서 살아가고 있다. 미국 유타대학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LG정유기술연구소 소장, 기술담당 상무 등으로 장래가 보장된 탄탄한 길을 걸었던 그는 나이 50에 전혀 다른 인생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스로 시골로 들어가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러한 결정의 촉발제는 부인 유경화 씨였다. 주말이면 자주 들렀던 양수리 일대가 너무나 좋아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고 제의를 해왔다. 많은 갈등과 괴로움이 있었지만, 업무적 스트레스와 복잡한 인간관계의 올무를 훌훌 벗어버리고 전원에서 살기로 한 것이다. 양수리로 접어들면서 전개되는 수양버들길, 맑은 강물, 피어오르는 물안개, 이따금씩 지나가는 기차, 야산으로 둘러싸인 한가로운 마을……. 그는 이 모든 환상적인 전원의 아름다움이 인생 오십의 삶과 바꾸어도 좋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전문 농사꾼으로 변신한 화공학 박사 지난 8년 동안, 정 박사는 전공 분야, 직업, 직장, 집 그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꾼 셈이다. 그는 현재 스스로 농업전문인임을 자처하고 또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위해 그는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전국농업기술자협회가 주관하는 귀농창업대학 과정을 이수하고 하기농민대학 과정과 서울농대의 최고농업경영자 과정, 그린투어 최고지도자 과정, 벤처농업인 과정 그리고 인터넷전문가 과정 등을 이수했다. 말하자면 농업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려고 농업지식의 습득은 물론이고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이다. 그 결과,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농사꾼이 됐다. 8년 전에 매입한 5000여 평의 땅에 40평의 주택을 짓고 배와 포도 등 과실수를 중심으로 갖가지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그는 관심을 자신의 땅에만 국한시키지 않았다. ‘양수1리’라는 삶의 터전 그 자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마을은 모두 60여 가구 토착 농민이 우직하게 농사만 지어 온 곳이다. 환경은 이름답지만 그들의 삶의 조건은 너무나 열악했다. 상수원보호지역이라는 이유로 모든 개발이 제한돼 있어 정작 식수와 농업용수도 부족했다. 또한 과일과 채소 중심으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직접 서울로 가져가서 좌판에서 팔아 생활을 겨우 영위했다. 말 그대로 영세농민들이었다. 정 박사는 농사만으로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마을 주민들을 설득하여 농외 수입원을 만들기로 했다. ‘그린투어’ 개념을 마을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양수1리는 서울과의 교통여건, 개발 제한으로 인한 천혜의 환경, 양평군의 친환경 농업정책 등등. 그야말로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그린투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정 박사는 양수1리를 이른바 녹색체험마을로 인정받으려고 동분서주했다. 그 결과 정부로부터 그린투어의 선도마을로 지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농협으로부터는 팜스테이 마을로, 양평군으로부터는 생태건강마을로 지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원되는 자금으로 도로를 넓히고 주민들을 교육시키고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리하여 2002년 마침내 첫 결실로 ‘양수리 앵두축제’를 개최했다. 이 마을엔 앵두나무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 왕앵두에 속하는 이 나무들은 집 울타리로 심겨져 있어 예부터 ‘앵두나무골’로 알려져 왔다. 정 박사의 인터넷 마케팅 덕분에 이 날 운집한 외지인들은 무려 300여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마을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한 셈이다. 갖가지 먹거리를 준비하고 현장에서 직접 앵두 쨈이나 주스를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을 펼쳤다. 이 앵두축제를 계기로 마을 주민들은 자신을 얻었다. 양수1리를 과일마을, 생태건강마을이라는 테마로 내세워 마을 공동으로 농외 수입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10여 가구는 스스로 집을 개조하여 이른바 팜스테이 개념의 펜션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을 공동으로 배와 포도 따기, 감자와 고구마 캐기, 밤 줍기, 눈썰매 타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연중 전개했다. 이러한 노력은 자연스럽게 농산물 판매로 연결돼 집집마다 수입도 증가했다. 여름철에는 수백 명의 외지인들이 숙박을 요청해 와 마을 전체가 분주하다. 이제 양수1리는 가난하고 소외된 시골이 아니라 그야말로 활기 넘치며 생산적이고 역동적인 전원으로 변화되고 있다. 정 박사의 꿈은 소박하다. 양수1리 마을을 더 풍성한 마을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지난 8년 동안, 농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자신을 늘 친절하게 대하고 도와 준 마을 사람들이 고마울 뿐이다. 농촌 나홀로 펜션 지원법 절실 정 박사는 당초부터 펜션을 계획하지는 않았다. 시골에서 살아가는 농사꾼의 한 사람으로서 양수1리의 일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삶으로 끌어안은 결과, 자연스럽게 얻은 과외 수입이 이 펜션사업이다. 그래서 그는 “펜션은 결코 이기적이거나 폐쇄적인 모습이어서는 안 된다. 모두와 함께 하고 모두에게 열려진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린토피아는 이제 본격적인 펜션 전문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마을 전체를 그린투어의 선도마을로 정착시키기 위해 농가들이 협력하고 도와서 마을 공동의 펜션사업 체제를 더욱 강화시키려는 것이다. 주말농장으로서 과수나무와 야생화 꽃농원을 분양하는 일, 그리고 농산물 판매와 토속음식 판매, 시골문화 체험 등등 다양한 일들을 추진하려고 한다. 또한 마을회관을 세미나장으로 대여해 기업체 교육공간으로도 제공하려고 한다. 이렇게 그린토피아 펜션은 마을이라는 더 큰 공간으로 자신을 확대해 가고 있다. 농촌마을과 함께 살아 온 정 박사의 농사꾼 정신이 펜션 사업과 함께 마을을 풍요하게 만들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정 박사는 최근 펜션업계의 동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근 기업형 대규모 펜션은 소박한 전원의 삶을 추구하는 농촌지역 사람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농촌 자생의 펜션 운영에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촌 펜션을 보호할 대책이 필요합니다. 나홀로 펜션을 지원해 주는 법 제정이 절실합니다.” 田 ■ 글 김창범(월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위원, 《펜션으로 성공하기》 저자) ■ 사진 윤홍로 기자 두물머리, 그린토피아에선 지금… 그린토피아(Green-Topia)는 그린과 유토피아의 합성어로 ‘푸른 꿈나라’라는 뜻이다. 맑고 푸른 북한강과 푸른 하늘, 푸른 산의 정기를 듬뿍 머금은 과일(배, 포도, 복숭아, 매실)들이 푸른 꿈을 잉태하고 익어가는 살기 좋은 마을이라는 뜻으로 해석해 주기 바란다. 그린토피아는 북한강과 용늪 변에 자리잡은 양수리 중심에 위치한다. 과수원과 둥근지붕 2층 전원주택 주변에는 야생화 꽃밭과 잔디밭이 조성돼 있고 단풍나무 밑 평상과 원두막 그리고 동산에는 캠핑장과 산책로가 있어 북한강을 내려다보며 모닥불 피워 놓고 캠핑 야영을 할 수 있다. 고구마와 감자 등을 구워 먹으며 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있다. 또한 마을 앞 용늪에는 7월 하순부터 연꽃이 피어 장관을 이룬다. 그린토피아는 환경농업 시범 농가, 친환경 선도 농가, 키토산과 과수재배 시범 농가, 저농약 인증 농가, 성페르몬 해충제거 시범 농가로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자연재료와 발효 퇴비를 사용해 맛있고 건강에 좋은 과일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 마을은 농림부로부터 녹색농촌체험시범마을, 양평군으로부터 Eco-Doctor's Town과 반딧불이 마을로 지정됐으며, 농협으로부터 살기 좋은 마을, 내 고향 쉼터, 팜스테이·민박마을, 주말농장, 농협과수원으로 지정됐다. 과수원에 둘러 쌓인 그린토피아에서 아름답고 평화로운 전원의 정취를 느끼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 ■ 그린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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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에 다시 시작한 녹생인생 양평 ‘그린토피아’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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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건축 신간안내
- 맹지에 대한 새로운 접근 ‘진입도로법의 체계’맹지 문제 해결에 관한 궁금증을 한 권에 정리한 책이 나왔다. 출판사 박영사는 진입도로가 없어 활용되지 못하는 죽은 땅을 되살리는 방안을 담은 ‘진입도로법의 체계: 맹지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출간했다.우리나라 대부분이 땅은 진입도로가 없어 활용하지 못하는 소위 ‘맹지’이다. 이 맹지들은 공공도로와 연결되는 진입도로만 확보하면 건축 등 다양한 용도에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예산을 들여 도로망을 확충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제 토지 이용자가 진입로에 해당하는 부지를 사들이거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로 인해 토지 상당수가 맹지가 되고, 도시화가 진행돼 지가가 상승할수록 진입도로 개설 문제와 관련된 주민들 간 갈등만 늘어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협소한데다 건축이 가능한 요건을 갖춘 토지가 부족해 지가 상승 폭이 크고, 토지가 필요한 사람에게 배분되지 않는 현상이 심각하다. 이 책에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시작으로 현행법 제도 하에 토지 진입도로 확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용 도로를 해당 토지로 연결하는 방법과 국·공유재산 및 공유수면·하천·구거 등 공공용물 활용 방법, 민법상의 주위토지통행권 활용 등 진입도로와 관련해 원활하게 해소되지 않는 근원적인 이유와 개선 방안 등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한다.김면규 지음, 박영사, 472쪽, 1만 9000원 EBS <건축 탐구 집> 나를 닮은 집짓기“공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이 좀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집은 주인을 닮고, 그 동네를 담고, 우리 시대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아주 작은 땅을 구해서 방을 쌓아 올려 지은 집은 젊은 부부에게 몸에 딱 맞춘 옷과 같고, 인생의 방향을 바꾼 사람들이 도시의 생활을 정리하고 찾아낸 땅에 지은 집은 새로운 삶의 터전이자 의지할 동료가 된다. 집이라는 것의 의미는 그렇게 한없이 확장된다. 그럴 때 집이란 단순히 비 막고 바람 막고 햇빛 가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가 돌고 숨을 쉬는 생명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문 중에서-‘건축 탐구 집’은 EBS 방송 프로그램 〈건축 탐구 집〉에서 소개한 주인을 닮은 집 40여 채를 모은 책이다. 책에는 건축주들의 땅고르기부터 설계와 시공까지 건축가와 함께 생각하는 ‘살고 싶은 집’이야기를 담았다. 어떤 누구도 평가할 수 없는 집. 추억과 기억이 묻어 있는 집, 내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가족이 머무는 집이 정말 좋은 집이라고 생각하는 저자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는 ‘땅과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둘 사이를 중재해 건축으로 빚어내는 것’이 건축가의 역할이라고 여긴다. 2년 넘게 EBS 방송 프로그램 〈건축 탐구 집〉에 출연하면서 특색 있는 집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어떻게 지었는지, 어떻게 공간을 구성하고,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등을 살펴보았다. 이 책에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 15단계가 넘는 복잡한 집 짓기를 건축주 눈높이에 맞춰 자세히 설명하면서 집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를 함께 담았다.노은주, 임형남 지음, EBS BOOK, 366쪽, 2만 1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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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 PEOPLE] 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 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집을 가꾸고, 밥을 해 먹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존재의 근원이라는 김혜련 작가. 특히, 집이란 따스함과 받아들여짐의 상징으로서의 공간, 갓 태어난 아기같이 천진한 잠을 잘 수 있는 깊고 원초적인 공간이라고 말한다. 방황하던 그녀를 ‘일상’이라는 보금자리로 이끌어준 경주 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이수민 기자 | 사진 김혜련 작가(경주 집), 박창배 기자(상주 집) | 취재협조 서울셀렉션 김혜련 작가는 백 년 된 낡은 고택의 원형을 유지해 고쳤다. 경주 집수리는 시멘트 담 대신 쌓아올린 흙돌담과 나무 대문으로 마무리했다. 집은 물리적, 정신적 쉼터 김혜련 작가를 만난 곳은 경상북도 상주의 한 농가였다. 경주에서 10여 년간 살다, 함께 살고 있는 반려자의 고향인 상주로 얼마 전 이사를 했다. 그녀는 본디 서울 한복판에서 일을 하고 살았던, 도시 사람이다. 그러다 40대 후반 어느 날, 도시에서의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혜택을 모두 내려놓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4년간 시간을 보내고 내려와 경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살았다. 방황하던 자신을 붙잡아 줄 곳이 경주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낀 먼지를 물에 불리고 칫솔로 문살을 닦는 일은 김혜련 작가가 맡았다. 창밖으로 작지만 정겹고 아늑한 마당이 보인다. 경주 집을 고치면서 호사를 부린 것은 벽지였다. 문경의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를 발랐다. 백 년을 지탱해준 집에 대한 감사의 선물이었다. 인간 생활의 기본적 요소로 입는 것(衣), 먹는 것(食,) 사는 곳(住)을 꼽는다. 그중 주住는 편히 쉴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집이란 누구에게나 몸과 마음을 편히 쉬게 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자 정신적 쉼터다. 김혜련 작가에게는 더욱 그랬다. “지인을 몇 번 따라와 본 경주는 아름다웠어요. 시끄러운 자본주의 한 가운데에서 천년의 침묵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고분과 그 위에 자라고 있는 키 큰 소나무, 작은 둔덕 같은 곡선의 무덤가에서 온화함이 뿜어져 나왔어요. 내면의 황량한 자리에 따뜻한 기운이 퍼져가는 게 느껴지더군요.” 벽지로 사용한 문경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는 비단보다 더 부드럽고 우윳빛보다 투명한 밝은 빛을 띤다. 바닥은 콩댐을 했다. 한 번 바르고, 불 때면서 말리고, 다시 바르고 또 닷새 말리고를 다섯 번 반복했다. 김혜련 작가는 방황하던 자신의 영혼을 고요히 눕히고 치유할 곳으로 경주를 선택한 연유를 말하며, 100여년 된 고택을 고치며 살게 된 경주 집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혜련 작가는 좋은 사람들 불러서 밥 먹고, 정원 가꾸고 하는 일상을 즐긴다. 경주의 남산 마을 당시, 살 지역을 경주로 정했지만 마음에 드는 집 찾기는 쉽지 않았다. 김혜련 작가는 집이 마음에 들어도 마을이 편안하지 않으면 그 집이 안온하기는 어렵기에, 마음에 드는 마을을 정하고, 그 안에 있는 집을 찾기로 기준을 잡았다. 그러다 경주의 ‘남산마을’을 만났다. 남산 아래 칠십여 호가 있는 넉넉하고 큰 마을이었다. 낮고 단단한 기와집, 작은 ‘촌집’들이 넓은 산자락에 여유 있게 모여 있는 마을이었다. 구석기 시대의 유물들이 발굴되기도 한다하니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적합한 안온한 땅이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본인이 찾던, 삶의 황량함을 품어줄 장소라 확신했다. 그러고는 마을 안에 한 할머니가 살다 내놓은 낡은 고택을 냉큼 계약했다. “고택을 다시 살려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젊은 날의 혈기가 담긴 어린 생기가 아닌, 희로애락을 겪어낸 시간의 두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생기를 말이죠.” 집을 가꾸고, 그 안에서 밥을 해먹는 평범한 일상이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단련하는 힘이라 말한다. 집을 고치는 방향은 분명했다. 최소한의 개조로 시간의 퇴적층을 유지하는 것이다. 백 년 된 집을 고칠 목수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 새집을 지을 목수는 많았지만, 헌집을 고쳐줄 목수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마침 동네에 낡은 집을 원형 그대로 살려 잘 고쳐놓은 집이 있어, 그 집을 고친 목수를 소개받았다. 경험이 있던 목수라 일이 수월할 줄 알았는데, 과정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십여 년 목수 일을 한 탓이겠지만, 자기 고집대로였다. 그렇게 애를 먹이다가도 목수는 가끔 명언을 해서 즐겁기도 했다. “이런 헌 집을 고치는 일은 손바느질 같은 거예요. 한 땀, 한 땀 하는 거지. 새 집 짓는 거야 재봉틀로 드르륵 박는 것처럼 쉽지, 쉬워.” 백 년 된 집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시멘트로 온통 덧댄 창고들을 철거하고 마당에서 시멘트를 걷어냈다. 집은 원형 그대로의 작고 소박한 모습을 드러냈다. 두꺼운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있던 나무 기둥들에서 칠을 벗겨냈다. 그러자 오래된 나무 특유의 살결이 햇빛 속에 드러났다. 부엌의 그을음 낀 서까래를 닦는 작업은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을음을 걷어내자, 검은 살결이 중생대 거대한 동물의 뼈처럼 단단하고 아름답게 드러났다. 나무는 그을음이 배면 잘 썩지 않는다고 한다. 안방과 건너 방의 천장에 쳐놓은 낮은 방장을 걷어내니 천장에서 쥐똥이 우수수 떨어졌다. 서까래 사이사이에 드러난 부분은 다시 황토로 발랐다. 나무에 낀 오래된 때를 조심스럽게 닦아내자 종도리에 흐릿하게 상량식上梁式(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종도리를 올릴 때 고사를 지내는 의식) 때 쓴 글자가 보였다.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집이 지어진 해와 날이 적힌 글자가 있었다. 집은 1910년대에 지어진 것이다. 집은 험한 세월을 살아낸 생존자, 존귀한 존재였다. 경외심으로 저절로 옷깃이 여며졌다. 상주 집도 곳곳을 고쳐 살고 있다. 주방은 벽을 뚫고 나무틀을 짜 넣은 다음 유리를 대어 바깥 풍경을 그림처럼 담아 즐기고 있다. 손수 담근 된장과 직접 재배한 배추, 갖은 뿌리채소를 우려 맛을 낸 국물 요리로 차린 보양 밥상. 평범한 농가이지만, 사람의 손끝으로 만들어진 식탁, 도마, 격자문살 창틀에서 따뜻하며 단아함이 느껴진다. 집을 고치다 집수리의 첫 번째 원칙이었던, 집의 원형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깨고 편의 위주로 생각한 건 부엌과 화장실이었다. 편리한 부엌과 화장실은 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었다. 부엌은 넓히고 서쪽으로 큰 창을 냈다. 크고 확 트인 부엌을 만들었다. 싱크대나 기타 부엌 시설들을 신경 써서 환하고 견고한 것들로 들였다. 원한 대로 환하고 쾌적한 부엌을 만들었다. 평생의 ‘괴로운 밥 짓기’를 ‘즐거운 밥 짓기’로 바꾸기 위해 최대한 기분 좋은 환경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집을 고치는 일 중에서 직접 한 것은 ‘문 닦기’와 ‘콩댐하기’였어요. 한옥엔 문이 많아 일도 많았죠. 얼마나 오랜 세월 먼지가 끼었는지, 물을 뿌려서 불리고 칫솔로 문살 사이사이를 닦는 일을 며칠 동안 계속했어요.” 이렇게 집을 고치면서 김혜련 작가는 오래된 것들이 지닌 단단한 아름다움에서 느끼는 생기, 소멸해가는 것들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집에 호사를 부린 것은 벽지였다. “백 년을 지탱해준 집에 대한 선물이었어요. 문경의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였죠. 비단보다 더 부드럽고, 우윳빛보다 투명한 밝은 빛을 띤 한지로 도배를 했어요. 집은 옛 자태를 찾은 듯 은은하고 품위가 있어 보였어요.” 서재에는 책을 좋아하는 김혜련 작가를 위해 반려자가 직접 짜준 책장이 벽을 두르고 있다. 책장 칸칸이 경주 고물상에서 구입한 이색 골동 장식품들이 눈에 띈다. 대문 달고 흙돌담 쌓아 완성 방바닥도 한지로 발랐다. 한지로 장판을 하려면 ‘콩댐’이라는 것을 해야 했다. 두터운 한지에 콩과 생들기름을 7대3의 비율로 섞어 바르는 것이다. ‘문경 한지’에서 콩댐하는 법을 배웠다. 반드시 생들기름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냥 들기름을 쓰면 기름에 절어서 못 쓴다더군요. 색도 너무 짙어져서 은은한 노란 빛깔을 얻을 수 없고요. 평생 기름을 짰다는 상주 은척에 있는 한 할아버지에게 부탁해 생들기름을 짜고, 불린 콩을 곱게 갈아 섞어서 고운 면 주머니에 넣고, 하라는 대로 방바닥에 굴렸어요.” 한 번 바르고 닷새 동안 불 때면서 말리고, 다시 바르고 또 닷새를 말리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다섯 번의 콩댐을 했다. 집수리의 마무리는 담을 쌓고 대문을 다는 일이었다. 무너진 시멘트 담 대신 집과 주변 자연이 어울리는 담을 쌓고 싶었다. 집 뒤쪽에 남아있는 오래된 흙돌담과 어울리게 황토와 돌로 담을 쌓았다. 나지막하게 쌓아 올린 담은 집과 잘 어울렸고, 마을 골목과도 제법 잘 어울렸다. 침실. 상주 집은 한옥이 아닌, 평범한 농가다. 반려자는 한옥을 좋아하는 김혜련 작가를 위해 올 봄부터 작은 한옥 한 채를 지을 계획을 세웠다. 고택과의 첫날 밤 9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때쯤 집은 아름답게 복원됐다. 김혜련 작가는 아무런 짐 없이 이불 한 채만 들고 첫날밤을 맞으러 집에 갔다. “집에 들어섰을 때 넉넉하고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이 나를 품고 있는 듯 안온했죠. 포대기에 싸여 엄마 품에 안긴 아기 같은 기분 같았어요. 그때 내가 그 낡은 집을 왜 그리 좋아했는지, 진정한 이유를 알겠더군요. 무의식적으로 ‘집의 모성’에 기대고 싶었던 거 같아요.” 작가에게 ‘집’은 그녀 안의 아이가 찾던 엄마였던 것이다. 그녀는 자라면서 엄마의 사랑이 늘 부족하다 느꼈다. 그래서 그녀 내면의 아이는 집을 지음으로써 엄마를 찾고 그 안에서 천진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혜련 작가에게 집은 부재했던 모성이고 몸 자체이기도 했다. “물론 백 년 된 집이니 집을 다 고치고 난 뒤에도 계속 고쳐야할 부분들이 생겨났어요. 이곳을 고치면 저곳을 고쳐야하고 저곳을 고치면 고친 이곳을 다시 고쳐야 했죠. 그렇게 집은 저와 함께 늙어갔어요. 다만, 늙음은 퇴락이 아니라 원숙함임을 받아들이면서요.” 거실은 반려자가 직접 나무로 짠 식탁, 독서대, 미닫이문으로 채웠다. 따뜻하며 정갈한 분위기가 멋스럽다. 집을 통해 찾은 평안 “물질로서의 집, 자본주의 시각으로의 집만 생각했던 적도 있었죠. 그래서였는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았지만 외로웠고 결핍을 느꼈죠. 다행스럽게도 집을 가꾸면서 이 오래되고 진부한 일상이 내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단련해 강하게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어요.” 김혜련 작가는 다른 사람들도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품어주는 공간으로 집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밥 해먹고 집 가꾸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 집은, 엄마 품이 그리워 매일 눈물짓던 지인에게 건네주고, 이제는 그곳에서부터 함께한 반려자와 삶의 터전을 상주로 옮겨 생활하고 있다. “경주는 고도의 아름다움이 내재돼 있지만, 사람의 손길이 계속해서 닿는 곳이죠. 반면에, 상주는 자연의 야생성이 아름다운 곳이에요. 투박한 듯 펼쳐져있는 자연 속에서 생생한 정기를 느낄 수 있죠. 게다가 좋은 사람이 많아요. 귀농귀촌을 하러 온, 가난하지만 건강한 젊은이들이요.” 그녀는 상주에 살면서 달라진 게 있다고 한다. “전에는 만났다가 헤어질 수도 있다 여겼는데, 이제는 만남이 소중하다는 것, 관계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 불러서 밥도 해먹고, 정원도 가꾸고, 이런저런 모임을 해요. 이 상주 집에서도 말 그대로 일상을 살고 있는 거죠. 그리고 있는 그대로 주어진 삶, 오는 삶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살고 있어요. 결국 집 안에서 일어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나를 강건하게 만드는 일이니까요.” 상주에 살면서 자연의 야생적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있다. 직접 배추도 키우고, 시래기도 말리면서 일상을 보낸다. 김혜련 작가의 『밥 하는 시간』 일상과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20여 년간의 교사생활을 접고 경주 남산마을에서 백 년 된 집을 가꾸고, 밥을 해먹으며, 자연과 만나는 일상을 담았다. 사소하고 하찮은 일상을 들여다보고 그 진짜 의미를 회복하고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셀렉션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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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 PEOPLE] 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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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TRICT REPORT] 경북 맞춤형 설계도면도 보고, 귀농도 하이소! 01
- 경북 맞춤형 설계도면도 보고, 귀농도 하이소!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12년째 귀농귀촌인 유입 전국 1위를 자랑하는 경상북도(이하 경북)를 보면 ‘역시’라는 생각이 든다. 놀라운 이 결과는 조직적이면서 세심한 귀농귀촌 지원책과 활기차고 인간미 넘치는 주민들, 여기에 저렴한 토지가격 3박자가 딱! 맞아 떨어진 덕분이다. 게다가 경북도청에서 경북 맞춤형 한옥 설계도까지 만들어 공개하며 두 팔 벌려 도시민들을 환영하고 있다. “도시서 뭐하는교, 같이 삽시다”라고 반겨주는 손짓을 따라가다 보면 즐거운 시골생활이 펼쳐진다. 글 김수진 자료협조 경상북도청 054-880-3324 www.gb.go.kr 자료협조 한국농업마케팅연구소 http://blog.naver.com/clay90 귀농인 5명 중 1명, 경북으로 GOGO! 도시에서 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산골짜기에 들어가 살기란 쉽지 않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귀농귀촌 하면 아무것도 없는 ‘깡촌’으로 들어가 도시 속 생활양식을 버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 요즘 많은 예비 귀농귀촌인들은 도시와 인근한 지역을 선호하거나 반촌반시半村半市 생활이 가능하길 원한다. 경북이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 있지 않을까? 도내 많은 지역은 인근에 대도시를 끼고 있다. 국가 기반산업 시설이 들어선 포항·구미·대구가 위치해있고, 울산도 경북에 바짝 붙어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 보니 주요 도로도 잘 위치해 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부터 강원도 춘천까지 연결되는 중앙선, 성주부터 충주, 양평으로 이어지는 중부내륙선 등 우리나라를 가로지르는 주요 굵직한 도로가 설치돼 있다. 이 밖에도 각종 민자도로와 KTX, 공항도 있어 서울부터 부산, 강원·충청·전라도 어디든 가기 편하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서 이들 지역 내 50·60대가 경북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부산, 대구, 포항 등지에서 거주하던 베이비붐 세대 중 적지 않은 이들이 경북 출신이다. 실제로 <경북 귀농귀촌 길라잡이> 귀농 전 거주지별 현황(12~14‘)에 따르면 대구 출신이 28.9%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경북(20.2%), 경기(13.4%), 서울(12.8%), 부산(8.9%)이 뒤를 이었다. “땅값도 억수로 싸네!” 낮은 토지가도 경북으로 사람이 모이는 데 한몫한다. 지난해 시도 별 평균지가 통계에 따르면, 경북의 평균지가는 ㎡ 당 9천 원에 불과했다. 서울시(223만 원), 경기도(125만 원), 충남(2만3천 원), 충북(1만3천 원), 전북(1만1천 원), 경상남도(2만1천 원)와 비교하면 크게 저렴한 편이다. 경북보다 저렴하다는 강원도(6천 원), 전남(8천 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경북 내에서도 북부권역은 타 지역에 비해 특히 토지가가 저렴하다. 우리 동네로 오시소~ 예비 귀농귀촌인을 위한 각종 정책이 경북에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주택지원부터 각종 융자, 실습지원까지 다양하다. 몰라서 놓치는 것보다 억울한 일은 없다. 기왕 귀농귀촌한다면, 내게 맞는 정책을 찾아 혜택받도록 하자. 잠깐! 나는 귀농일까? 귀촌일까? 최죠셉 한국농업마케팅연구소 대표는 자신의 농촌행이 귀농인지 귀촌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소득 작목이나 사업 규모를 명확히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한다. 그렇다면 최죠셉 대표가 제시하는 귀농과 귀촌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귀농_도시민이 농촌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겨 농업과 이를 활용한 사업모델을 주업으로 생활하는 것. 2013년 전국 평균 농가소득 3천452만 원(농업소득, 농외소득 포함) 이상 소득을 목표로하는 이들이 여기에 속함. 귀촌_도시에서 농촌지역으로 전입 하지만 연금이나 부동산 소득 등 생활비가 어느 정도 보장돼 농업이나 기타 사업모델을 통해 소득이 별로 없더라도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 하루 8시간 월 209시간을 일하고 2016년 최저임금 6천470원으로 계산해 월 135만 원가량 벌어도 문제없이 농촌에서 생활할 수 있다면 귀촌으로 간주한다. 잠깐! 초보 농사꾼도 프로 농사꾼도 궁금궁금! Q. 농사 초보자다. 뭘 재배해야 할까? 초보라면 일단 이것부터 시작해보자. 노지작물: 고추, 참깨, 땅콩, 고구마, 감자, 마늘, 생강, 배추, 가을 무, 파 과수: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 축산: 한우, 흑염소, 토종닭 등 Q. 농사 좀 지어봤는데, 어떤 작목이 나을까? 어느 정도 영농기술을 갖췄다면 고추, 수박, 토마토, 딸기 등과 같은 시설채소나 팽이, 양송이, 느타리, 영지버섯류를 추천. 양계, 한우, 한돈도 해볼 만 하다. 나아가 고도의 영농기술을 갖췄다면 오이, 멜론, 방울토마토나 국화, 백합, 양란 등 시설 화훼, 젖소와 산란계 등의 축산도 추천한다. Q. 자본에 따라 작목을 선택한다면? 만약 자본이 부족하다면 채소, 콩, 옥수수, 감자 등 식량 작물을 추천한다. 자본이 충분하다면 시설채소, 낙농, 화훼 정도가 괜찮다. 특히 시설채소와 화훼류, 과수는 높은 소득도 기대할 만 하다. Q. 손이 많이 가는 작목이 따로 있나? 쌀이나 보리, 하우스 무, 오이, 수박, 사과, 배, 토마토, 복숭아, 화훼류는 노동생산성이 높은 작목이다. 반면, 반촉성 오이나 하우스 무, 화훼 등은 기술 및 입지가 중요하다. PEOPLE'S STORY “영양에서 닭 키우는 아빠로 ‘시골이웃’됐죠” 귀농인 시골이웃 박도영(46) 씨 수십억 원의 매출을 내며 승승장구하던 비즈니스맨 박도영 씨의 현재 모습을 예전 회사 동료들이 보면 깜짝 놀랄 것 같다. 도시 생활을 접고 경북 영양군 한 시골 마을로 내려가 친환경으로 닭을 키우며 계란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한 도시의 삶을 버리고 시골 아저씨가 된 그의 활짝 웃는 표정에서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초보 닭 아빠, 박도영 씨의 귀농 사연을 들어봤다. Q. 성공한 비즈니스맨이었다는데 귀농한 이유가 궁금해요. A. 안녕하세요! 경북 영양군에 귀농한 박도영이라고 합니다. 서울서 회사 다닐 때 연 매출 80억 원 중 34억 원까지 매출을 내기도 한 열정적인 비즈니스맨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저녁만 되면 열이 나고 목과 얼굴이 빨개지며 입안까지 헐었어요. 복통도 심해 병원에서 검사도 받아 봤지만, 이상 없다고 하더군요. 정말 힘들었어요. 그렇게 아프면서 돈이 전부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에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죠. 사실 가족들이 모두 찬성한 건 아니었어요. 아내를 3년간 설득했어요. 그 과정에서 회사를 관두고 편의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급한 마음에 사업성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개업했다가 벌어놓은 돈을 많이 없앴습니다. 이후 아내와 세 딸을 데리고 이곳으로 이사를 왔어요. 고향이 강원도 평창인데, 땅값이 너무 올라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청정지역에 가격도 저렴한 이곳 영양군을 선택했죠. 여기로 내려오고 건강도 많이 좋아졌고 아내도 적응한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아내가 위암 수술을 했는데, 만약 계속 도시에서 살았다면 병간호를 못했겠죠. 빡빡하지 않은 시골 생활 덕분입니다. Q. 건강한 계란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행복하고 스트레스 적은 닭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닭은 몸에 붙은 기생충을 흙 목욕으로 없애는데 너무 좁은 공간에 가둬 키우면 이건 불가능하죠. 그래서 저는 넓은 흙바닥에서 키우고 있습니다. 또, 공격받을 수도 있는 불안을 없애주기 위해 횃대를 설치했어요. 건강한 먹이도 주고 있어요. 병아리 때 첫 먹이로 현미를 주고 풀을 많이 먹이며 면역력 향상에 힘쓰고 있어요. 주 먹이는 귀리이며 미강과 청치도 먹이고 있습니다. GMO 곡물로 만든 시중 판매 사료는 일절 먹이지 않고 있어요. 또 병아리나 닭이 병에 걸려도 약을 전혀 먹이지 않고 격리 조치만 합니다. 스스로 살아남지 못하는 약한 닭들은 도태시키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루 몇 시간 동안 방목도 하는데 이때 주변 산에서 매가 내려와 가끔 닭을 잡아가기도 해요. 그래도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조류 인플루엔자 같은 경우, 농장출입을 엄격히 하면 어느 정도는 방지가 됩니다. 게다가 저희는 사료를 먹이지 않으니 사료차량이 아예 들어올 일 자체가 없어 외부 타 농장에서 균이 옮겨올 일이 없습니다. Q. 판매는 어떻게 하시나요. A. 영양기술센터에서 블로그 만들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서 네이버 블로그 시골이웃handoffarm(http://blog.naver.com/handoffarm)을 개설해 운영 중이고, 기술센터를 통해 배워 만든 판매 블로그(http://storefarm.naver.com/handoffarm)도 함께 활용 중입니다. 자연적으로 낳은 계란을 판매하다 보니 판매할 수 있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사 먹는 고객들도 계십니다. 신선하고 건강한 계란의 가치를 알아봐 주니 감사할 뿐이죠. Q.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A. 정부나 지자체 지원보다는 스스로 어떻게 잘 귀농할지를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원책도 별로 없거니와, 자기 노력 여하에 따라 귀농의 성공 여부가 달라질 거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골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원주민에게 너무 잘 보이려 하거나 나 혼자 알아서 하려는 모습보다는 성실함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저 또한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이곳에서 진짜 이웃으로 인정받아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전국 최고 청정 지역인 경북 영양군으로 오시면 정다운 이웃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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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TRICT REPORT] 경북 맞춤형 설계도면도 보고, 귀농도 하이소!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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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감사… 모두에게 덕이 되는 일 할 터”
- “모두에게 감사… 모두에게 덕이 되는 일 할 터” 무작정 도시탈출, 유로제다 백철호·엄옥주 부부 집도, 땅도, 연고도 없는 전원으로 무작정 들어간 백철호·엄옥주 부부. 이들은 1994년에 단둘이 경남 하동군 화개면으로 낙향(?)했다. 이곳에서 아이 셋을 얻었고 이웃의 도움으로 녹차 만드는 법, 황토방 만드는 법, 구들 놓는 법을 익혔다. 그리고 손수 살집 두 채와 황토방 펜션, 목공 작업장, 녹차 공장을 짓고 2000년에 ‘유로제다’라는 상호로 독립했다. 무작정 도시를 탈출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사진 박창배 기자 취재 협조 유로제다 www.yourotea.com “저희가 전원으로 올 때는 귀농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어요. 그 당시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은 아파서 요양을 할 목적이거나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도피처로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을 뿐이었죠. 당시엔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전원을 선택할 경우 굶어 죽을 각오, 맞아 죽을 각오, 간첩 소리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어요.” 유로제다 전경 좌측부터 서양 목조주택, 슬래브 집, 2개의 객실이 있는 복층 황토방 펜션. 모두 백철호·엄옥주 부부가 손수 지은 집들이다. 황토방 펜션 객실에는 다기와 유로제다 브랜드의 다양한 차들이 비치돼 있다. 1994년 도심을 뒤로하고 무작정 전원으로 선택한 백철호(48세)·엄옥주(49세) 부부. 이들이 귀농할 90년대 초반에는 귀농이란 말조차 없었다. 시골에서 도시로 가는 것은 몰라도 그 반대 경우엔 워낙 희귀한 일이라 언론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먹고 사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3가지 각오 ‘굶어 죽을 각오’ ‘맞아 죽을 각오’ ‘간첩 소리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 것. ‘굶어 죽을 각오’는 그만큼 시골에서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이고, ‘맞아 죽을 각오’는 가족과 친구들을 배신(?)해야 한다는 것이고, ‘간첩 소리 들을 각오’는 당시 귀농하는 사람들은 관행농법(관에서 시행하는 농법)을 따르지 않고 자연농약을 만들어서 쓰곤 했는데 그 모습이 이상하게 보여서 나온 말이다. 이렇게 어려웠던 시절 이들은 왜 무작정 전원으로 들어갔을까? 아무 준비 없이 무작정 도시탈출 백철호·엄옥주 부부는 결혼식을 올리고 3개월 후에 전원으로 들어갔다. 남편 백철호 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도시문명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도심에서의 삶은 건강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저와 맞지 않았어요. 직장생활을 해보았는데 가슴을 옥죌 뿐 동기부여가 전혀 안 되더군요. 제 마음에는 길들어지지 않는 야생에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만 간절했어요.” 당시 백철호 씨는 28살, 엄옥주 씨는 29살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은 아무 준비도 없이 하루아침에 무작정 짐을 싸서 시골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들이 선택한 지역은 지리산자락 녹차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정금리. 이곳에 백철호 씨가 잘 아는 지인이 단 1명 있다는 게 지역을 선택한 이유다.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제가 원하는 것을 놓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저질렀다는 백철호 씨. “젊은 사람이 굶어 죽기야 할까 하고 그냥 젊음을 믿었어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객지 생활을 시작하면서 대학졸업 때까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왔는데, 결국 기대에 못 미치는 삶을 살자 부모님께서 많이 속상해하셨지요. 하지만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과 상의하고, 시골에서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대책을 세운 다음에 결정하면 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무작정 저질렀죠.” 6년 만에 집짓고 펜션 짓고 공장 짓고 무작정 전원으로 들어가 화장실도 없고 연탄을 때는 허름한 시골 빈집을 월세 5만 원에 살기 시작하면서 이들 부부의 전원일기는 시작됐다. 초창기 2년 동안은 일을 하지 않고 쓰기만 했다고 한다. 가진 돈이 떨어지고 나서야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돈이 떨어지다 보니 당장 어떤 일이든 해야 했어요. 4월부터 5월까지는 녹차 만드는 일을 도왔고, 막노동 일부터 산속에 있는 절에 쌀 배달하는 일, 산소 이장하는 일, 암 환자들 요양하는 일 등등 마을 허드렛일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어요.” ▲▼ 황토방 펜션 1층 내부와 2층 내부 몇 년 동안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나자 노하우가 쌓여 시골에서 만물박사가 됐다. 전원으로 들어온 지 6년 만에 자신만의 녹차 브랜드 ‘유로제다’를 만들었고, 황토방 만드는 일, 구들 놓는 일, 목수일, 전기공사, 상하수도 공사 등등의 일에도 전문가가 됐다. 경제적으로도 약간의 여유가 생겨 농어민 후계자를 지원해주는 보조금을 지원받아 부지를 마련해 직접 집을 짓기 시작했다. 먼저 서양 목조주택을 지었고, 그 다음 슬래브 집, 황토방 펜션, 목공 작업장, 녹차 공장을 지었다. 1년에 한 채씩 손수 집을 지어나갔다. ▲▼ 펜션 객실에 비치돼 있는 다기 세트 “시골에서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 혼자서도 집을 지을 수 있게 됐어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공간이 더 필요해 서양 목조주택과 슬래브 집 두 채를 지었고, 지인들이 찾아오면 쉴 수 있고 부수입도 마련하는 방 2개짜리 황토방 펜션을 지었죠. 그런 다음 제 작업장인 목공소와 녹차 공장도 지었고요. 비닐하우스까지 치면 총 5채를 지은 셈이에요.” 이젠 백철호 씨에게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찾아와 묻는가 하면, 집짓는 사람들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기도 한단다. 백철호 씨는 말을 끝내고 웃음을 짓는다. 젊음을 믿고 무작정 시작한 전원생활에 어느새 자신감이 생겨 저만치 앞서 가 있는 자신을 발견했음이다. 공기 맑고 물 좋은 전원에서 살아서일까. 백철호·엄옥주 부부에게서 건강하고 해맑은 웃음을 엿보았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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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감사… 모두에게 덕이 되는 일 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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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짓기 스토리 ② 부녀의 따뜻한 집짓기 - 아버지 송칠복 씨
- “집은 저희 가족의 소중한 추억입니다” 32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아버지, 이제 막 취업한 사회초년생 딸. 이들 부녀가 의기투합해 집을 지었다. 구조와 기능은 아버지가 맡고, 디자인은 딸이 전담했다. 집짓기에 대한 정보? 지식? 별로 없었다. 이들에게 그저 아버지의 군인정신과 딸의 젊은 패기만이 있었다. 이들 부녀의 집 짓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희 가족부터 소개합니다. 부지런히 사회생활 중인 딸과 얼마 전 대입 시험을 치른 아들, 그리고 2년 전에 전역한 저까지, 이렇게 세 식구입니다. 지난 2014년은 저희 가족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였습니다. 먼저 삶의 터전이 바뀌었습니다. 수년간 살아온 도시의 아파트를 떠나 흙냄새 물씬 나는 전원주택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 가족은 어느 때보다도 대화를 많이 나눴습니다. 중요한 사안에서부터 시시콜콜한 농담까지... 집 얘기로 시작한 대화는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자연스레 웃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집짓기가 저희 가족을 하나로 이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해준 셈이었죠. 물론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관련 지식과 정보는 부족했고,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운 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수영을 배우려면 일단 물에 들어가야 하듯이,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첫 발을 성큼 내딛었습니다. 처음엔 물 도 제법 먹었습니다. 그러나 차츰 자세를 잡고 순조롭게 나아갔습니다. 그 과정을 짧게나마 소개하려 합니다. 예 비 건축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인허가 사항은 직접 검토해야 32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저는 일상이 다소 무료했습니다. 전역 후의 생활을 준비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막상 늘어지는 시간들을 마주하니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무료함에 익숙해질 때쯤, 딸 미화가 전원생활을 제안했습니다. 마침 저도 마음에 두고 있던 터라, 미화의 제안이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저희는 꿈꾸던 전원생활에 대한 얘기들을 풀어놓았고, 계획과 동시에 실행에 옮겼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면 과정이 수월했겠지만, 저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에겐 충분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관련 정보들을 수집, 분석하고 현장을 답사했습니다. 역시 발품을 판 만큼 얻는 것이 많았습니다.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얻는 정보도 알찼지만, 직접 보고 듣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건축주들의 시행착오는 집짓기에 가장 큰 공부가 됐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부지를 마련하고 믿음직한 시공업체를 선정했습니다. 시공 관련 정보도 충분했습니다. 여기까진 모든 게 순조로웠습니다. 그런데 배수로 허가 관련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전원주택단지라서 토목 인허가 사항은 큰 문제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저의 불찰이었습니다. 해결까지 무려 5개월. 경제적인 것을 떠나 심적 어려움이 적지 않았습니다. 민감한 건축 인허가 관련해선 직접 하나하나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좋은 집은 작업 환경에 달려있어 집 지으면서 건축주와 시공사 간에 얼굴 붉히는 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다행히 저희는 신뢰할 수 있는 베테랑 시공 업체를 만났습니다. 자신의 일에 긍지를 갖고 작품을 창조하려는 장인정신을 갖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큰 불편 없이 즐겁게 지었습니다. 저는 운동 삼아 매일 현장을 찾았습니다. 건축주가 현장에 눌러앉아 감놔라 배놔라 하면 작업하는 분들이 편할 수 없겠죠. 그래서 처음부터 얘길 했습니다. 감리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소일거리 삼아 더 나은 작업환경을 만들러 왔다고. 그렇게 아침마다 현장으로 출근해서 힘쓰는 일을 거들었습니다. 틈틈이 굴러다니는 자재나 쓰레기들을 정리했습니다. 간식거리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현장 분위기가 좋으니 일도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일하시는 분들은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좋은 집은 작업 분위기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집을 짓는 사람들이 즐거운 마음일 때 뿌리부터 잎까지 견고한 집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집을 지으면서 저희 가족의 소중한 추억들이 쌓여갔습니다. 이 점이 가장 벅차고 뿌듯합니다. 저희 집짓기는 아직 끝이 아닙니다. 내부 정리도 해야 하고, 정원도 가꿔야 합니다. 현재는 작은 소나무와 몇 그루 과일 나무들을 정원에 심어놨습니다. 푸르게, 정원이 풍성해지면 주변 경관과 더욱 조화를 이루리라 봅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사랑하는 제 아들과 딸이 이곳에서 여유를 잃지 않고 삶 그 자체를 누렸으면 합니다. 바쁜 와중에도 새 소리를 듣고 흘러가는 구름을 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말입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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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짓기 스토리 ② 부녀의 따뜻한 집짓기 - 아버지 송칠복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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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아이들을 키운다, 마을 가운데 학교 세운 별무리마을 사람들
-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한 마을을 만든 별무리마을 사람들은 마을 중심에 학교를 세웠다. 기존 공교육과 대안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만든 학교다. 우리나라 학교의 바람직한 모델로 자리 잡는 게 주민들과 이 마을 교사들의 소망이다.글 박지혜 기자 사진 황예함 기자 취재협조 별무리학교 070-4607-0320 www.bmrschool.net 별무리마을이 아이들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할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기자가 도착한 날은 다음 날 2박 3일 일정의 국토순례를 떠나기 위해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장을 보러 읍내에 나간 터였다. 해질 녘에야 돌아온다고 했다.지난겨울 이 마을을 처음 찾았을 때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새로운 둥지를 틀기 위해 건축공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집이 군데군데 더 생겨났고 새하얀 눈을 털어낸 자리에는 어느새 각종 채소들이 키 재기를 하듯 쑥쑥 자라고 있다. 새로 생긴 주택 단지답지 않게 어르신들의 익숙한 손놀림으로 이 집 저 집 텃밭이 늠름하게 자리 잡았다.2만 5천 평 경사진 산자락을 다듬어 조성한 별무리마을 한가운데 자리하는 언덕 위 별무리학교. 이 마을의 존재 이유이자 구심점이다. 학교 위쪽에는 연보라 외벽의 교사 숙소 건물이 보이고 아래쪽에는 파란색 기숙사 건물도 보인다. 경량 목조주택, ALC블록 조적집, 스트로베일하우스 등등 다양한 스타일의 주택들이 세워져 전원주택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다 보니 마침 별무리학교 이상찬(42세) 교사가 멘토링Mentoring 하고 있는 6명의 6학년 아이들을 이끌고 학교로 돌아왔다. 이상찬 교사은 누가 보면 체육 교사인 줄 알겠다. 아직 이른 여름인데 벌써 얼굴이 까맣게 그을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날도 학교에 다다르자마자 아이들과 함께 향한 곳은 경사진 부지를 개간해 만든 공동 실습 텃밭이다. 4월 초 파종한 감자밭을 돌보기 위해서다."자, 지금부터 감자 꽃을 딸 거야, 왜 꽃을 따야 할까?"이 교사가 감자 꽃 따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마치자 아이들은 밭으로 우르르 달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얀 꽃을 딴다. 고사리 손으로 키워낸 감자는 곧 수확해 학교 식당 식자재로 쓰게 된다. 나쁜 약을 뿌리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키운 감자다.놀이를 하듯 감자 농사에 뛰어든 아이들은 겉보기에는 마냥 재밌어 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 속내는 힘든 모양이다. 한비 양은 처음 해 본 감자농사가 힘들다. 민아 양도 마찬가지."예전에 과일 따기 체험은 해 봤는데 농사를 지어보기는 처음이에요.""재밌기는 한데 힘들어요."한비·민아 양은 집이 대전이라 이곳에서 홈스테이Homestay를 한다. 경기도 용인에 집이 있는 범석 군 역시 이곳에서 홈스테이를 한다. 범석 군은 국제학교에서 전학 왔다. 부모의 권유도 있었지만 스스로 원해서 내린 결정이다."한 번 트라이(try)하고 싶었어요. 앞으로 화가나 과학자가 되고 싶은데 이곳은 과학 쪽으로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고 자신이 원하는 예술 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요. 재밌어요."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들은 모두 이곳에서 먹고 자고 놀며 공부한다. 어른의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들은 홈스테이를, 중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한다. 교사들의 꿈을 담은 마을별무리학교가 주목받는 까닭은 오로지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 더 나은 성장 환경,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기 위해 전·현직 교사들이 똘똘뭉쳐 마을과 학교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33가정으로 이뤄진 마을이 곧 학교다. 교사 부부인 경우도 많아 33가정의 교사들만 해도 50명 정도. 이들 교사들은 지극히 순수한 목표와 꿈을 향해 불편을 감수하고 수년간 삶의 터전으로 삼던 도시와 직장을 과감히 떠났다. 이들 중에는 더욱 안정적이고 공신력 있는 교직 대신 별무리학교 교사로 자원한 교사들도 있다.별무리학교 과학 교육 담당인 이상찬 교사는 대학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하고 공립학교에서 음악과 생물 교육 분야 19년간의 경력이 있다. 경기도 교육청 영재교육 기관평가 위원 및 영재 멘토링 등 10년가량 영재교육 연구에도 기여해 왔다. 그에게 별무리학교에 자원해서 온 연유를 물었다. "가르치고 싶은 것을 가르치기 위해 별무리학교에 지원했어요."기존 학교에서는 교육 외의 다른 부분도 신경 쓸 일이 많지만 이곳에서는 오로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교육 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그에게 매력적이다. 아이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얻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교사가 됐듯 교사 본연의 자세, 초심을 지킬 수 있는 곳이다. 이상찬 교사 외에도 10명의 교사들의 소위 스펙은 쟁쟁하다. 그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있는 마을 전체가 훌륭한 '인력 풀Pool'이다. 특성화 수업 시간에는 은퇴한 주민이 목공예 수업을 진행하는가 하면 미술을 지도하는 등 재능기부가 이뤄진다.별무리학교 6학년 재학 중인 영록 군은 "이곳에는 의지할 수 있는 멘토 선생님과 홈스테이를 같이 하는 친구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있어 좋아요"라고 말한다. "도시 학교는 삭막한 느낌이라면 이곳은 자연이 둘러싸여 쾌적하고 아름다워요"라는 말도 빠트리지 않는다. 영록 군에게 그의 어머니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배워"라며 이곳으로 보냈다고 한다. 공동 육아, 밥상공동체영록 군이 홈스테이를 하는 집으로 가 봤다. 흰색 시멘트 사이딩으로 외벽을 두른 45평 복층 경량목조주택이다. 집주인 박한배(39세) 교사는 현재 별무리학교 교사이고, 3년 전 인천에서 당진으로 학교를 옮겼다가 현재 육아휴직 중인 아내 박미선(36세) 교사가 집에서 아기를 돌보고 있었다. 8명의 별무리학교 학생들이 이 집 2층에서 지낸다. 딸린 식구가 많아 부담스럽겠다고 물었다."학교에서 아침부터 저녁 그리고 간식까지 제공하니 홈스테이 가정에서 큰 부담은 없어요. 7시 30분 아침식사 시간에 맞춰 등교하고 저녁에는 8시 간식을 먹은 후 8시 30분에 귀가해요. 집은 거의 수면을 취하고 휴식하는 공간이에요."박 교사는 도시보다야 시골 생활이 불편은 있지만 무엇보다 예전부터 알던 사람들 그리고 뜻이 같은사람들과이웃이되어든든하다. " 한울타리에서 같이 생활하는 자체가 큰 힘이 돼요. 어려운 일 생기면 모두 한걸음에 달려올 분들이지요."3명의 남학생들에게 홈스테이를 제공하는 방해영(40세) 교사는 별무리마을은 "공동 육아, 밥상 공동체"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교사 부부인 방 교사 가족은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다 금산으로 오기 위해 남편은 충청도 지역 학교로 전근하고 방 교사는 육아휴직 중이다. "식구들이 많지 않고 2층에 남는 방이 있어 홈스테이를 신청했어요. 별무리학교 아이들 덕분에 집이 늘 활기 넘치고 시끌벅적해요. 첫째가 8살 둘째가 3살인데 우리아이들하고도 잘 놀아줘요. 오빠, 형이 생긴 셈이지요."유치원을 다녀온 성민(박미선 교사 첫째아들)이 자기 집에 잠깐 들렀다 방 교사 집으로 놀러 왔다. 거실에서 장난감 자동차도 타고 장난감도 편하게 가지고 논다. 스스럼없다."여기 아이들은 이래요. 아침에 나가 마을 한 바퀴 돌면서 남의 집에서 밥도 먹고 놀다 오고… 마을 전체가 집이고 놀이터예요."'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바로 별무리마을을 두고 하는 말 같다. 학교 선생님과 한 지붕 아래에 살고 옆집 아주머니가 미술을 가르쳐주며 33가정의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자신과 자신이 받는 교육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는, 그런 마을에 사는 아이는 어떤 기분일까. 그리고 자라서 어떤사람이 될까. ' 배움이란 스승으로 부터 열정을 훔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교육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 그것이 한마을을 이루게 한 이곳에서 아이들은 삶에서 가장 소중한 배움을 얻어가고 있다. 별무리학교충남 금산군 남일면 신동리 204번지에 있는 별무리학교는 사단법인 교사선교회 소속 교사들이 공교육과 대안교육의 모델이 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큰 뜻을 품고 조성한 전원마을 내에 있는 대안학교다. 마을을 이루는 33개 교사 가정에서 자신의 부지를 조금씩 떼어내고 교사선교회를 통해 기부 받아 학교 건물을 세웠다. 17가정이 입주했고 1~2년 이내 33동의 주택이 모두 들어설 예정이다. 초등학교 5, 6학년, 중학교 1학년, 전교생 60명 남짓 되며 중학교 졸업생 배출 시기에 맞춰 고등학교 설립도 계획 중이다. 별무리학교는 특히 의사소통 능력·기술 배양을 중시한다. 글로벌시대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변화에 적응·선도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외국어, 토의토론, 논술, 프리젠테이션, 미디어, IT 등 의사소통 특성화 교육을 진행한다. '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교육 철학이 별무리 마을에 깃들어 있듯 이곳 아이들은 학교뿐 아니라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학습하고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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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아이들을 키운다, 마을 가운데 학교 세운 별무리마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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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三道)의 풍광이 만나는 제천
- 청산에 살어리랏다 삼도(三道)의 풍광이 만나는 제천 -------------------------------------------------------------------------------- “세 사람의 꿈이 영그는 자생화마을을 만들련다” -------------------------------------------------------------------------------- 이분들을 처음에 만났을 때, ‘펜션을 운영하고 싶다’는 동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마을에서 추진하는 양로원의 신축 비용을 80퍼센트 가량 지원하기로 이미 약속을 한 상태인데다 앞으로 해야 할 봉사활동도 많아서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부인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 버는 소득과 일부 임대소득을 합쳐도 봉사활동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현재 1만 평의 밭에 고추농사를 지어 서울의 지인(知人)들에게 직거래로 팔고 있지만, 일반 출하가격보다 두 배나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소득이 600만 원을 갓 넘는 정도다. 그래서 그는 여기서 펜션을 운영해 소득이 나면 봉사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강원도와 경상도 사이에서 절묘하게 충청도로 자리잡은 제천. 북으로는 강원도 원주와 영월이 접경이고 남으로 충주호를 돌아 단양팔경을 지나면 인삼으로 유명한 경상도 땅 풍기가 내려다보인다. 부근에는 월악산 조령고개며 박달재가 있고 강원도로는 치악산이 있는 분지의 교통도시다. 제천은 삼도(三道)의 산세를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는 맛에다 자전거로도 어디든 힘껏 달리면 20분도 안 되는 거리에 푸른 강이 사방으로 흐르는 관광의 고장이다. 따지고 보면 팔도의 이름난 산하를 여기에다 모두 모아놓은 듯한 경치는 아마도 제천에서만 볼 수 있을 게다. 내가 대학에 다니려고 도회지로 떠나면서 시작한 객지생활이 벌써 이십사오 년이 지났다. 이제는 도회지에서의 삶이 고향에서의 그것보다 더 길어져서인지 도회지가 완전한 삶의 터전으로 자리잡았지만, 그래도 애틋한 낙향에로의 꿈이 커져만 가는 것은 시골에서 나고 자란 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 아닐까? 십삼 년 동안 통나무와 목조주택업의 외길을 걷다가 D.I.Y 통나무 집짓기 학교와 모델하우스를 만들기 위해 낙향한 지도 벌써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맨 처음 생각한 곳은 나의 고향인 제천에서 지척의 거리에 있는 강원도 영월이다. 주소지야 영월이지만 사실 원주시 신림면에서 더 가까운 이곳에 1996년 통나무집 네 채를 지은 황대석 사장과 인근에 유병국박사 댁이 있다. 지금부터 이곳의 경치와 전원주택, 그리고 이 두 분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두 스승님과의 만남 우연히도 나의 아버님과 연세가 같으신 황 사장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철골구조에는 일가견이 있는 분이다. 평생을 그 분야에서만 일하다가 노후에 통나무 주택에서 전원을 벗삼아 살고 있는데, 나는 때때로 회사일로 자문을 구하곤 했고 언젠가 내 회사의 고문이 돼 주십사 부탁드리려고 늘 마음먹고 있었다. 어찌 보면 이분으로 하여금 그동안 내가 쌓아 온 경력과 세월을 고향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왔을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사업만이 아닌 순수한 동기에서 말이다. 꼭 전원주택만이 아니더라도 그는 나에게 인생의 스승이기도 했다. ‘제천시 문학회’ 회원들이나 여러 훌륭한 분들을 소개시켜 주며 나의 무지함을 하나씩 깨우쳐 줄 때마다 진작 이곳에 오지 않았던 자신이 원망스러운 생각이 들 정도다. 막상 10여 년 이상을 경치 좋고 물 좋은 곳에다 통나무주택과 목조주택을 지으며 살아왔음에도 말이다. 도회지생활을 청산하고 이곳에 돌아와 가만히 둘러보니 도회지로 나가버린 옛 동창들은 아직도 시내에서 거주하고 있었고, 늦게까지 남아 있던 친구들도 결국 도회지로 모두 가 버렸다고 하니, 그 친구들보다 내가 훨씬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곳은 그가 오랜 세월을 찾아다닌 끝에 찾아낸 땅으로 처음에는 동호인들을 위해 지은 단지라고 한다. 당신의 아들과 나이가 같은 자생화 스승을 모시고 자생화 키우기에 몰두하고 있고, 제천시 문학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나는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가끔 그 댁에 머무르곤 했는데, 그 때마다 편안하면서도 정열적인 전원생활이 부럽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전원경력(?)은 이미 8년째 접어들었다. 농촌생활이란 것이 소득은 없기에 평생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그도 그간 모은 약간의 돈에 퇴직금까지 모두 다 써버리고, 이제는 취미로 가꿔왔던 자생화와 동산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남아 있는 가장 소중한 재산이라고 한다. 그의 통나무 자생화 단지는 마치 강이 굽이쳐 흐르는 가운데로 섬처럼 솟아 있는 모양새에 뒷산에 마련해 놓은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아늑한 맛이 일품이다. ‘들뫼꽃농원’이라 칭한 이곳은 나중에 자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자생화 마을을 만들려는 그의 작은 소망으로 손수 하루 200톤이 넘는 지하수를 퍼 올릴 수 있는 시설까지 해놓았다. 들뫼꽃농원에서 빤히 보이는 운천천을 건너면 나지막한 야산 중턱에 유병국박사님 댁이 있다. 그는 의학박사로 내외 모두 의사로서 서울에서 평생을 의료계에 몸담고 있다가 지금은 이곳으로 내려와 마을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이분들을 처음에 만났을 때, ‘펜션을 운영하고 싶다’는 동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마을에서 추진하는 양로원의 신축 비용을 80퍼센트 가량 지원하기로 이미 약속을 한 상태인데다 앞으로 해야 할 봉사활동도 많아서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부인이 서울의 병원에서 버는 소득과 일부 임대소득을 합쳐도 봉사활동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현재 1만 평의 밭에 고추농사를 지어 서울의 지인(知人)들에게 직거래로 팔고 있지만, 일반 출하가격보다 두 배나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소득이 600만 원을 갓 넘는 정도다. 그래서 그는 여기서 펜션을 운영해 소득이 나면 봉사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평생 쌓은 경험과 지식, 재산을 남에게 봉사하는 데 사용하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나는 절로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도 이들이야말로 노후의 인생을 가장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공사를 맡은 나 역시 이 대열에 동참한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했다. 자생화 만개한 꿈의 전원 마을 두 분들의 단지는 운천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다리를 건너면 다가서기 쉽지만, 나는 야산의 등산로를 따라가다 나룻배로 강을 잇는 펜션단지를 구상해 보기로 했다. 설계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기로 했는데, 우선 철저히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을 위해 마을의 식수를 일단 확보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또한 펜션단지를 가꾸고 소형 주택으로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분을 위해 소소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도 필요했다. 유 박사의 펜션은 건평 200여 평인데 10평과 15평, 20평, 25평으로 각각 나눠 독립형과 메인하우스로 구성하고, 별도로 100여 평의 수변(水邊) 덱(Deck)을 기획했다. 이 부근에는 야외 캐빈사우나와 야생화동산도 기획해 전원생활의 아기자기한 맛을 한층 더 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지금 형질변경과 농지전용이 진행중이고 주문한 핀란드산 통나무가 5월 중순에 부산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원주택뿐만 아니라 두 분과 함께 나는 ‘통나무 집짓기 학교’도 이곳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통나무집을 내 손으로 직접 지어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간단한 기초지식과 실습을 가르쳐 주는 곳으로 내 평생의 작은 소망이기도 했다. 지금 운천천 변에는 봄을 알리는 온갖 꽃들이 만개(滿開)한 사이로 우리 ‘전원 삼총사’는 앞으로 만들어질 전원마을을 구상하는데 오늘도 머리를 맞대고 하루에도 몇 번이고 집을 지었다 허무는 상상에 빠져 있다. 내가 집을 다 지을 때쯤이면 이 두 분은 야생화동산을 완성시켜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전원풍경을 만들어 낼 것이다. 삼도의 풍광이 만나는 이곳 제천변에 우리 세 사람의 꿈이 담긴 전원마을을 말이다. 田 ■ 글 강석찬 <유로하우스 대표 043-643-1161, www.kbshome.com〉 ■ 사진 김혜영 기자 글쓴이는 충북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고 통나무 목조주택회사 ‘정일품송’을 운영했다. 통나무 개인주택 및 국립공원 내 관공사를 설계했으며, 국내에 펜션형 통나무 키드캐빈과 소형주택을 개발 보급했다. 현재는 펜션 및 테마 기획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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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三道)의 풍광이 만나는 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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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07
- 법과 부동산, 아는 만큼 보인다 일반적으로 농지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대지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만약 입지 좋은 농지를 취득해 대지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면? 더욱이 경매를 통해 전원주택을 지을만한 농지를 취득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 본문 중에서 - ‘경자유전의 원칙’ “농지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소유·이용돼야 하며 투기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농지법에 규정된 농지 이용의 대원칙이다. (농지법 제3조 제2항) 농지법은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천명한다. 풀이하면 ‘농지는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이를 소유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농지법은 허용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농지 소유에 관한 특례를 정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농지법 제6조 제4항) 이만하면 ‘농지 투자’란 말이 무색하다. 농지법이 재테크를 근본적으로 봉쇄하기 때문이다. 헌법은 어떠한가? 헌법 제121조 제1항은 “국가는 농지에 관해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농지의 소작 제도는 금지된다.”고 규정한다. 원래 경자유전의 원칙에는 커다란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다. 바로 사유재산제이다. 근대 사회의 출발점이 된 프랑스혁명은 사유재산제를 근간으로 근대 민법의 3대 원칙을 확립했다. 소유권 절대의 원칙, 계약 자유의 원칙, 과실 책임의 원칙이 그것이다. 이는 자유 보장의 법적 표현이었다. 결국 사유재산제는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국가 또는 봉건 영주에게 속했던 토지가 경작자에게 귀속한다는 것을 선언하는 사유재산제가 확립되면서, 토지를 매개로 갖고 있던 권력이 경작자에게 수평적으로 분배됐다. 경자유전의 원칙 = 사유재산제 = 수평적 권력 분배는 다름 아닌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중세는 농민이 인민이고 대중이었다. 어느 곳이나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이었다. 그들은 결국 자유를 획득했으며, 근대를 개창하는 주역이 됐다. 우리나라도 민족 해방과 함께 경자유전의 원칙을 채택했다.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지 200여 년, 대한 독립을 이룬지 60여 년이 지났다. 그동안 산업혁명과 금융 자본의 발달로 노동자가 대중이 됐다. 그러나 노자(勞者) 유전(有錢)의 원칙과 같은 것은 확립되지 않았다. 모두 금융 자본의 노예일 뿐이다. 생활고로 인한 안타까운 소식들은 이제 우리 주위에 만연하다. 농지 투자는 대박이 아니라 인간적 삶의 터전을 위한 것이다. 주말 체험 영농을 목적으로 누구든지 1,000㎡ 미만의 농지는 소유가 가능하다. 경자유전의 원칙이 가져온 자유의 의미를 눈여겨볼 때이다. 경매로 농지 취득 때 주의할 점 전원주택 부지를 물색해 보면 농지로 사용 중인 토지가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일반적으로 농지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대지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만약 입지 좋은 농지를 취득해 대지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면? 더욱이 경매를 통해 전원주택을 지을만한 농지를 취득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그렇다면 농지는 경매로 누구나 살 수 있나? 그렇다. 다만 농지는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이를 소유하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농지는 누구나 취득 가능하나, 취득 후엔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의미다. 농사 경험이 없는 자가 농지를 취득하려면 농지취득자격증명(이하 ‘농취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임야 제외) 이는 매수인의 농민 여부, 자경(自耕) 여부 및 소유 상한 등을 심사해 적격자에게만 농지 매입을 허용함으로써 농지 투기를 막기 위한 것이다. 농취증은 농지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구·읍·면장에게 신청하는데, 위장 취득 혹은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농취증의 발급이 거절되면 경매 입찰 보증금(최저 매수가의 10%)이 몰수될 수 있으므로, 미리 해당 농지에 대해 농취증 발급 가능 여부를 확인 후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 경매로 농지를 취득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우선, 최고가 매수인으로 낙찰되면 법원에서 최고가 매수신고인 증명서를 발급받는다. 그리고 농지 소재지 관서에 농취증 발급 신청을 한다. 이때, 농업경영계획서를 함께 제출한다. 관서는 농지취득자격심사를 통해 신청 후 4일 이내 농취증을 발급하며, 낙찰자는 매각 결정 기일 이전까지 발급받은 농취증을 법원에 제출하면 된다. 농지 취득 후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와 달리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시·군·구청장으로부터 농지 처분 명령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처분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농지 토지 가액의 20%에 상당하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기도 한다. 경자유전의 원칙은 농민이 다수를 이루던 시절에 대중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혁명의 산물이었다. 따라서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금과옥조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 노동자가 대중을 이루는 시대가 됐다. 경자유전의 원칙은 더 이상 대중을 위한 자유 보장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그렇다보니 많은 예외들이 생겨났다. 농취증이나 농업경영계획서가 없더라도 농지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많다는 것이다.田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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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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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를 찾아서] 실리를 두루 갖춘,
- 국내 최대 규모의 전원주택단지 산청 에코빌리지 멀리는 지리산이 가까이는 둔철산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남서쪽으로 뻗어간다. 그 맥을 따라 선유동 계곡의 물줄기가 유유히 흐르고, 북쪽으론 편백나무가 하늘을 빼곡히 뒤덮어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고개를 돌리니 산청 9경 중 하나인 정취암도 하늘에 떠있듯 눈에 들어온다. 해발 500m, 대규모 전원주택지가 들어설 ‘산청 에코빌리지’에서 바라본 전경이다. 글 사진 박치민 기자 디자인 이정미 “전원으로 돌아와 자연에 묻혀 살리라.” 도연명의 시 구절이다. 최근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아파트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자연과 호흡하며 살 수 있는 전원생활은 모든 사람들의 로망이기도 하다. 그러나 막상 전원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전원주택단지를 둘러보면, 깨끗한 자연 환경 속에 생활 인프라를 갖춘 곳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자연을 보자니 편리성이 부족하고, 편리성을 택하자니 자연이 아쉽다. 가격 또한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 점에서 경남 산청의 ‘에코빌리지’는 최적의 전원주택단지라 할 수 있다. 자연환경 및 생활, 교통, 보안, 서비스 등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이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당 55~70만 원으로 가격까지 착하다. 건강과 편리를 생각한다면 경남 산청은 때 묻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최근 전원주택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특히 둔철산 자락의 해발 450~550m 일대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체에 가장 적합한 고도라 불리는 이곳은 충분한 혈류 공급으로 생체 리듬이 좋아질 뿐 아니라, 젖산과 노폐물 제거에도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 보니 피로회복 속도가 여타 지대보다 빠르다고 한다. 또한 뇌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증가해 짧은 시간만으로도 충분한 수면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산청 에코빌리지는 바로 이곳, 둔철산 자락 고도 450~550m에 분지형 평지로 자리하고 있다. 국도와 바로 연결된 솔빛마을 초입. 2만 8천여 평, 총 200여 가구가 들어설 에코빌리지는 전원주택 단일 면적으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해발 450~550m의 높은 지대임에도 평평한 대지에 지반이 암석이라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극히 드물다. 약 92,470㎡(2만 8천여 평)에 총 200여 가구가 들어설 에코빌리지는 전원주택 단일 면적으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높은 지대, 넓은 면적임에도 경사가 완만하고 지반이 암석이라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극히 드물다. 또한 단지와 바로 연결된 국도를 통해 유지 보수 및 관리가 신속히 이뤄져, 겨울철 눈으로 불편을 겪을 일도 없다. 대규모 단지이다 보니 차후 산청군에서 지원하는 혜택들도 다양하다. 마을회관, 상·하수도, 인터넷, 케이블 TV 등 기본 인프라 뿐 아니라, 가로등과 방범 카메라 등 보안을 위한 시설들도 구축 예정이다. 전원생활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인근에 공장이나 축사 등 혐오시설의 유무다. 에코빌리지는 지리산 줄기의 청정 무공해 지역으로 주위에 축사, 공장은 물론 과수원이나 고압선 등도 전무하다. 그저 자연과 생활 편의시설만이 있을 뿐이다. 전원생활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인근에 공장이나 축사 등 혐오시설의 유무다. 에코빌리지는 지리산 줄기의 청정 무공해 지역으로 주위에 축사, 공장은 물론 과수원이나 고압선 등도 전무하다. 그저 자연과 생활 편의시설만이 있을 뿐이다. 주택단지 앞으론 선유동계곡이 시원하게 흐르며, 뒤로는 2km에 이르는 편백나무 오솔길과 약초재배단지, 그리고 산청 9경 중 하나인 정취암이 자리하고 있다. 그 사이론 천문대가 있는 둔철생태체험숲 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 생태 공원은 경남에서 별자리가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밖에도 지리산 관광권을 비롯해 래프팅으로 유명한 경호강이 있어 최상의 여가를 누리기 위한 환경으로 알맞다. 때묻지 않은 청정자연 지역임에도 도심과의 교통 상황이 매우 뛰어나다. 단지와 연결된 국도를 통해 단성 IC까지 10~15분 지근거리며, 진주는 20분이면 충분히 닿는다. 대형마트나 병원, 시외버스터미널 등 각종 생활 인프라는 10분 거리인 원지에 즐비하다. 도심과의 교통 상황도 편리하다. 단지와 연결된 국도를 이용해 단성IC까지 10~15분 지근거리며,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까지 3시간, 부산은 1시간 20분이면 다다른다. 가까운 진주는 20분이면 충분하다. 대형 마트나 병원, 시외버스터미널 등 생활 인프라는 10분 거리인 원지에 즐비하다. 공용 제외, 오직 ‘전용면적’만 분양 에코빌리지의 자부심 “환수보장제도” 실시 보통 전원주택지를 분양받으면 그 안에는 도로 등 공용면적이 포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목돈 들여 100평의 땅을 구입했는데 막상 집을 지으려고 보니 사용 면적은 65평 밖에 되지 않는다. 건축주들은 내 집이 완공되는 뿌듯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함이 남기 마련이다. 현재 약 90% 이상의 전원주택단지가 이처럼 전용과 공용을 함께 분양하고 있다. 산청 에코빌리지는 흔히 도로 등 공용면적을 포함시키는 기존 분양 관례를 과감히 탈피해, 입주민들이 사용하는 실질적인 '전용면적'만을 분양한다. 그럼에도 가격은 공용면적을 함께 산출하는 업체의 분양단가보다 저렴하다. 에코빌리지는 이러한 분양 관례를 과감히 탈피해, 입주민들이 사용하는 실질적인 ‘전용면적’만을 분양한다. 그럼에도 가격은 공용면적을 함께 산출하는 업체의 분양 단가보다 저렴하다. 이 밖에도 에코빌리지의 자신감이라 할 수 있는 ‘환수보증제도’라는 혜택이 있다. 이는 당초 계획이 변경되거나 실리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되는 분양자에게 시행사가 분양가로 재매수를 보장하는 제도로, 건축주의 안정적인 선택을 돕기 위한 시행사의 파격적인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분양가는 평당 55~70만 원이며, 필지 규모는 400~1,000㎡(약 120~300평)으로 다양하다. 계획관리지역이기에 건폐율 40% 최대 3층까지 시공 가능하다. 단지는 솔빛, 꽃빛, 햇빛, 풀빛, 별빛마을. 이렇게 총 5단지로 조성됐다. 현재 솔빛 마을이 분양 중이며, 총 16세대 중 절반은 이미 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가격은 평당 55만 원. 단지 분양 정보 대지위치 : 경상남도 산청군 신안면 안봉리 일대 (해발 450~550m) 전체규모 : 약 92,470㎡ (2만 8천여 평) 200여 가구 필지규모 : 400~1,000㎡ (약 120~300평) 분 양 가 : 평당 55~70만 원 지 역 : 계획관리지역 (건폐율 40%, 3층 가능) 입지 조건 ㆍ주거에 가장 이상적인 고도인 해발 450~550m 분지형 평지로 경사가 심하지 않아 전원생활 영유하기에 좋은 조건 ㆍ200여 가구 이상의 대규모 전원주택단지로 보안 문제가 염려되지 않는 지역이며, 향후 근린생활시설도 들어설 예정 ㆍ인근 생태숲공원과 약초공원단지가 조성됐고, 편백나무 오솔길이 완공돼 우수 한 산책길 확보 ㆍ지리산 줄기의 청정 무공해지역으로 고압선, 축사 등 혐오시설 전무 교통 환경 ㆍ대전-통영고속도로 15분 거리, 단성 IC 통해 단시간에 진입 ㆍ산청 에코빌리지는 단지 내 국도가 지나가고, 진주시와는 20분 지근거리 ㆍ부산 1시간 20여분, 대전 1시간 30여분, 거제 및 통영 50분 거리 생활 환경 ㆍ지리산 관광권과 경호강 래프팅, 한방특구지역으로 관광자원 풍부 ㆍ인근 수월폭포, 선유동 계곡의 맑은 물이 흐르고, 둔철산의 깨끗한 공기와 울창 한 숲 ㆍ지하 암반수 제공, 하수도, 전기시설 설치 및 단지 기반 조성 완료 ㆍ단지에서 10여분 거리에 대형 슈퍼마켓, 병원, 건축자재상 및 터미널 ㆍ기존 단지의 단점을 보완한 미래형 친환경 전원주택단지로 조성 분양문의 산청 에코빌리지 (주) 사람과 땅 : 경남 산청군 신안면 안봉리 산 24-79 blog.naver.com/nature0508 TEL. 055-974-0302 “살수록 반하게 되는 곳이에요” 산청 에코빌리지에 입주한 건축주 김나현 씨 지난해 에코빌리지에 입주한 건축주 김나현 씨를 만나 주변 생활환경 및 사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에코빌리지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기 위해서다. 마을이든 집이든, 사는 사람의 이야기만큼 확실한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자연 속 충만한 삶 나현 씨는 작년 11월, 이곳 에코빌리지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이제 약 1년 정도 생활한 셈이다. 먼저 오게 된 계기부터 물었다. 이유가 한두 가지가 아닌 듯, 잠시 생각하더니 초등학생인 딸의 교육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전인교육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산청간디학교’가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가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간디학교이고, 에코빌리지에요.” 사실 나현 씨는 집을 알아보기 전부터 이곳 터전과 인연이 있었다. 둔철산의 수려한 경취를 보기 위해 예전부터 정취암을 종종 찾았던 것. 그러면서 지금의 에코빌리지를 내려다보곤 했다. “정취암에서 바라보는 경관을 좋아했어요. 너무 아름답거든요. 내려다보면서 늘 생각했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고. 그런데 지금 제가 이렇게 여기서 살고 있어요. 앞서 우리 딸 교육 때문에 이곳에 왔다고 얘기했지만, 사실 제가 반해서 온 부분이 커요.(웃음)” 주택 내부는 전체적으로 소박하면서도 다양한 색상으로 화사한 봄 분위기가 전해진다. 인테리어에서 컬러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컬러 테라피라는 대체의학이 있듯이, 색채는 우리의 시신경을 통해 자극과 생기를 줄 뿐 아니라, 휴식과 진정 효과에도 도움을 준다. 사계절을 한 번씩 겪은 그녀는 이곳이 다른 지역보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는 분지형에 평평한 대지가 넓게 펼쳐진데다 일조량이 여타 지역보다 많기 때문이다. 1,2층의 작업실 또한 다양한 컬러 조합으로 창작활동에 어울리는 공간을 연출했다. 밝은 옐로우 계통의 주방. 노란색은 심리적으로 낙천적이고 유연하게 해주며,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준다. 이외에도 기다림과 희망을 의미하는 색이기도 하다. 나현 씨는 이곳에 온 뒤로 틈만 나면 산책을 간다고 한다. 어느 방향을 향하든 자연이 주는 충만함이 가득하단다. 그녀의 하루 일과를 들어보니 소소한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맑은 새소리와 함께 아침을 시작하고, 낮에는 온갖 동·식물들과 교감하며 보낸다. 한방특구답게 약초가 지천이니 약초를 연구하고 알리는 그녀에겐 이 또한 즐거움이다. 2층 작업실과 연계된 야외 공간. 밤하늘에 수많은 별자리를 감상하기에 특히 좋은 공간이다. 그렇게 어느덧 석양이 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하늘은 이내 별천지가 된다. 고요 속에 침묵의 시간인 것이다. “여기는 정말 자연의 순수함이 가득한 곳이에요. 살수록 반하게 되죠. 자연과 벗하며 살고 싶은 분들이 많이 오셔서 함께 어울리며 재미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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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를 찾아서] 실리를 두루 갖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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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02
- 부동산 재테크와 소유 박경리의 「토지」는 광활한 토지를 씨줄로 하고, 이러한 공간적 무대의 상실과 회복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날줄로 하여 짜여진 작품이다. 「토지」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라는 전형적 농촌을 중심으로 지리산, 서울, 간도, 러시아, 일본 등 광활한 공간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1897년부터 1945년 광복까지의 한국 근대사가 배경인 토지는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이 평사리 일대의 토지를 빼앗긴 후, 이를 다시 찾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여기서 ‘토지’라는 제목은 삶의 터전만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다. “‘토지’라는 제목과 관련해서 처음에는 막연하게만 생각했지 확실히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토지’라고 정한 것은 대지도 아니고 땅도 아닌 것, 즉 땅이라고 하면 순수하게 흙냄새를 연상하게 되고 대지라고 하면 그냥 광활하다는 느낌만 들어 그 밖의 것을 찾다가 나온 겁니다. 이건 제 느낌입니다만 토지라고 하면 반드시 땅문서를 연상하게 되고 ‘소유’라는 관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유라는 것은 바로 인간의 역사와 관련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원초적인 상태에서 오늘에 이른 것은 다 소유의 관계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 하는 거지요.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지만 대개 이런 정도의 생각으로 출발해서 그것이 씌어지면서 자꾸 생각이 넓어지기도 하고 깊어지기도 하여 간 것이 아니냐 하는데요.” (김치수, ‘박경리와의 대화’, ‘박경리와 이청준’ 민음사, 1982) 작가의 말이다. 즉 토지는 소유의 관념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소유제도가 생겨나면서 인간이 강자와 약자로 갈리고, 착취와 수탈도 일어납니다. 이 관리와 통제의 틀은 문명이라 불리며 그 질에 따라서는 생명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유의 관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토지’라는 말은 자연과 인간 또는 그 생명력 자체가 아니라 인간에게 미치는 인간의 부정적, 긍정적 영향력을 포함합니다.” (박경리-문학평론가 황현산 대담, 한겨레신문, 1994.8.24) 원래 법은 소유로부터 비롯된다. 소유는 삶을 형성하고, 삶은 문명을 이루고, 문명은 법으로 체계화된다. 그리고 역사는 지금도 계속된다. 부동산은 삶이며, 법이다. 결국 삶의 통찰 없이 부동산을 이해할 수 없다. 부동산 재테크로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박경리의 ‘토지’를 먼저 읽어라. 부동산과 등기 “조준구는 양복 속주머니 속에서 집문서와 인감을 꺼내었다. 그리고 매도 계약서가 작성되었다. 인장을 찍고, 집문서 계약서를 서안에 놓는 순간 조준구 얼굴에 초조하고 불안한 빛이 서린다. ‘유모, 반을 갈라주시오.’ 서희는 지폐 다발을 내민다. 저 돈, 만 원쯤 가졌어도, 만 원쯤 있으면 무슨 일을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후회와 아쉬운 표정이 그냥 조준구 얼굴에 머물고 있었다. 오천원의 지폐가 서류 옆에 놓였다.” (…) “조준구는 얼굴의 땀을 또 닦는다. 지폐에 손이 가면 사방에서 사람들이 쫓아 나와 자신을 결박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눈앞에 돈을 보고 손을 뻗칠 수 없다. 상체는 앞으로 기우는데 팔은 천근같아서 들어올릴 수가 없다. 전신을 누르는 중량을 들어올려야 한다. 조준구는 드디어 팔을 뻗어 지폐를 집어 든다. 서희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떠오른다.” 박경리 「토지」 가운데 한 장면이다. 최참판댁 딸 서희가 조준구로부터 빼앗겼던 집을 되찾는 장면이다. 집을 매매하고 소유권을 이전하는데 특별한 절차가 없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집문서와 지폐를 교환하는 것으로 끝났다. 소설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처럼 등기가 없더라도 매매계약의 체결 및 대금의 지급으로 부동산소유권이 이전되는 방식을 의사주의(대항요건주의, 프랑스법주의)라고 한다. 일본 민법이 취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도 1960년 새로운 민법이 시행될 때까지는 일본 민법(의용민법)에 따랐다. 이러한 입법주의는 소유권취득을 위해 반드시 등기부에 기재해야 하는 건 아니므로 제3자는 누가 소유자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땅문서 또는 집문서를 빼앗겨 그 권리를 잃을 수도 있다. 이러한 폐단 때문에 1960년 시행된 현행 민법은 물권 변동에 있어 형식주의(성립요건주의, 독일법주의)를 취한다. 이에 따르면 부동산매매계약이 체결되고 대금이 지급되더라도 등기를 하지 않으면 소유권이전이 없는 것으로 본다. 현행 법 정책상 부동산에 관해서는 권리관계의 변동을 명확히 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한다. 따라서 미등기전매를 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제8조), 양도소득세와 관련해 1세대 1주택 비과세 및 감면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며, 장기보유특별공제 및 양도소득기본공제의 적용배제, 양도소득세 최고세율(70%) 적용 등 불이익이 많다. 최근 장관 임명을 위한 청문회를 할 때마다 부동산으로 인해 낙마하는 경우가 많다.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들이여! 미등기전매 등 부동산에 관한 사항은 도덕성 판단의 가장 중요한 기준임을 명심하자.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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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단층 스틸하우스 - 진안 98.83㎡(29.91평)
- 고향에 지은 신혼집 건축주 이정규(30), 송미숙(30) 부부는 오랜 연애 끝에 올해초 결혼에 골인했다. 신혼집은 부부가 나고 자란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이곳 전북 진안에 자리했다. 이정규 씨 소유의 농지를 전용해 터를 다지고 집을 올렸는데,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들이 만만치 않았다. 지난 준비 기간을 회상하며 한숨 쉬다 웃었다를 반복하는 건축주 부부. 이들이 겪은 집짓기 과정을 들어보자. 글·사진 박치민 기자 디자인 이정미 기사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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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단층 스틸하우스 - 진안 98.83㎡(29.91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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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절제된 멋스러움 강화 178.00㎡(54.00평) 복층 목조 황토주택
- 집은 사람이 들어가 그냥 살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혹은 그저 '삶의 터전'이라 정의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기자 또한 어느 정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강화 나래산방 황토집을 만난 뒤론 집에 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집이란 결코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의 터전 그 이상인, 그 속에 사는 사람의 철학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글?사진 박치민 기자 디자인 김수인 기사 본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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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절제된 멋스러움 강화 178.00㎡(54.00평) 복층 목조 황토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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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라이프] 평택 151.8㎡(46평)복층 경량 스틸하우스
- 아파트는 참으로 편리한 주거형태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밖을 나가지 않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니 말이다. 거기다 관리사무소도 있어 건물에 관해서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늘 깨끗하고 안전하게 돌봐 주지 않은가. 하지만 이처럼 편리하고 쾌적한 아파트를 등지고 전원생활을 갈망하는 이들이 있다. 아파트를 떠나는 이유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전원생활을 선택하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바로 느리고 풍요로운 삶을 원해서이다. 오랜 시간 살아온 터전을 하루아침에 털고 떠나는 것이 쉽지 않아 대부분 은퇴 이후에나 바라는 게 전원생활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젊은 층에서도 전원생활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사례가 늘기 시작했다. 그러한 가족 중에 지난해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전원단지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앉힌 엄기영(45)?김경임(43) 부부의 전원생활을 들여다보았다. 건축정보 위 치: 평택시 안중읍 지역지구: 보존관리지역(전원단지) 건축형태: 경량 스틸하우스 대지면적: 577.5㎡(175평) 건축면적: 112.2㎡(34평) / 건폐율 20% 연 면 적: 151.8㎡(46평) 1층 112.2㎡(34평), 2층(다락) 39.6㎡(12평) 지 붕 재: 점토기와 외 장 재: 점토벽돌 내 장 재: 벽지, 원목마감 바 닥 재: 강마루 난방형태: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창 호 재: KCC 이중 시스템 창호, 융기 시스템 창호 설 계: 대산하우징/예전건축사사무소 시 공: 대산하우징 031-637-7856~7 www.edaesan.com 월간전원주택라이프 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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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라이프] 평택 151.8㎡(46평)복층 경량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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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라이프] 가평 149㎡(45평) 단층 한식韓式 목구조 한옥
- 도리, 보, 사개맞춤 등 어려운 전문 용어를 알지 못해도, 한옥을 보면 누구나 그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특히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한옥은 자연과 더불어 사람답게 사는 법을 일깨우는 힐링 하우스이자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꿈의 집이기도 하다. 오랜 삶의 터전이었던 서울 광장동 아파트를 벗어나 한옥의 매력에 빠진 차용수(59)·박정임(58) 부부가 풍산개 사룡이와 함께하는 꿈같은 전원생활 이야기를 들어보자.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사룡리 부지면적: 1009㎡(305.2평) 건축면적: 149㎡(45평) 건축형태: 단층 목구조 황토집 외벽재: 황토벽돌 줄눈 마감. 전돌(하부) 내벽재: 한지, 황토 미장, 히노끼 루버, 시더 몰딩 천장재: 히노끼 루버, 노출 서까래(거실 오량천장) 바닥재: 마루, 황토대리석(방) 창호재: 이건창호(삼중유리) 난방형태: 지열 열펌프 시스템(냉난방), 전통구들(황토 찜질방), 벽난로 식수공급: 지하수 설계 및 시공: 황토와 소나무 016-251-6987 www.soilpine.com 월간전원주택라이프 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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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라이프] 가평 149㎡(45평) 단층 한식韓式 목구조 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