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주택&인테리어 검색결과
-
-
[고택을 찾아서] 울릉도 개척민의 독도 아리랑 나리분지 투막집
- 울릉도에서 남동쪽으로 87.4㎞ 해상에 자리한 홀로섬, '독도'. 이리저리 찢긴 채 날카로운 대립 각을 세우던 우리에게 민족혼을 일깨운 독도는, 이제 더 이상 홀로섬일 수 없다. 일본의 연이은 독도 망언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풀려면 종전의 감정적 대응이 아닌 역사 및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본지本誌 '고택을 찾아서'는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동 일대의 투막집을 통해서 울릉도 개척민의 독도 아리랑을 살펴보았다. 여기에 소개한 집들은 1883년(고종 20년) 울릉도 개척 당시 입도入島한 주민의 재래형 주거를 간직한 형태이고, 독도는 이들의 여름철 어업 기지였다.독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휴가철과 맞물려 울릉도로 향하는 관문인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여객터미널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10시에 동해의 푸른 물결을 가르기 시작한 쾌속선은 주전부리로 반건조 오징어 한 마리를 다 먹기도 전인 12시 30분에 갈매기가 군무를 펼치는 동도항에 닿는다.동도항에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좁고 짧은 길가에는 주렁주렁 매달린 오징어가 꾸덕꾸덕 마르고, 촌부들이 펼쳐 놓은 대소쿠리마다 울릉도 특산물인 고비 더덕 미역취 쑥부쟁이 엉겅퀴로 그득하다. 주변 식당에 들러 식사를 주문하자, 몇 가지 해산물과 함께 초간장으로 절인 명이(산마늘) 장아찌가 나온다. 명이는 울릉도 전역에서 자생하는 나물로, 먹을 것이 없던 울릉도 개척 당시(1883년) 개척민이 이 나물로 목숨을 연명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면 울릉도 개척 이전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을까.공도정책空島政策은 일본의 억지울릉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지석묘 무문토기 갈돌 갈판 등의 유적과 유물을 통해 청동기 또는 철기시대로 추정한다. 울릉도와 독도는 512년(신라 지증왕 13)에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권에 편입돼 우리 고유의 영토로 존재해 왔다. 하슬라주何瑟羅州(현재 강릉지역) 군주 이사부가 울릉도와 독도 등 동해안 일대의 도서지역을 장악하던 해상 세력 우산국于山國을 정복하면서부터다.일본은 왜 독도 망언을 되풀이하는 것일까. 1417년 조선 태종의 수토搜討 정책을 공도空島 정책이라고 우기기 때문이다. 수토 정책이란 당시 국법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비우게 하고 주기적으로 관리를 파견해 순찰한 것을 말한다. 고려시대 이후 울릉도와 독도엔 여진 해적과 왜구가 자주 출몰해 약탈을 일삼아 사람이 살기 어려워지자 태종은 울릉도와 독도에 군대 파견을 검토했다. 그러나 주민 대부분이 역을 피해 도망친 사람들이라 그것이 여의치 않자 내린 결론이 수토 정책이다. 이를 두고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자 조선이 300여 년 울릉도와 독도를 포기하는 공도 정책을 펼쳤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공도라는 표현은 우리나라 고문서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조선은 수토 정책을 쓰면서도 1614년(광해군 6년)에 대마도주에게 울릉도에 왜구들의 왕래를 금지하는 금약을 준수하라는 서계書啓(조선시대에 임금의 명령을 받은 벼슬아치가 일을 마치고 그 결과를 보고하기 위하여 만들던 문서)를 보냈고, 1693년(숙종 19년)에 울릉도에서 안용복 일행과 왜구 어부들의 충돌로 조선과 왜 사이에 외교 분쟁이 발생하자 이듬해 삼척 첨절제사(조선시대 각 진영에 둔 종삼품 무관 벼슬) 장한상으로 하여금 울릉도를 수토케 한다. 1696년(숙종 22년)에는 안용복이 일본으로 건너가 백기주佰耆州 태수와 담판을 벌여 울릉도가 조선의 영토임을 인정(왜구의 출어, 벌채 금지 서계 조선에 전달) 받는다.조선 고종은 1881년에 종래 수토 정책 대신 울릉도 개척령을 발표하고 1883년 7월부터 강원 경상 전라 충청 도민을 이주시킨다. 이규원의 《울릉도검찰일기鬱陵島檢察日記》를 보면 당시 울릉도 체류민은 조선인 140명(출신별로 전라도 115명, 강원도 10명, 경상도 10명, 경기도 1명)과 일본인 78명이고, 직업별로 배를 만드는 조선造船이 129명, 약초를 캐는 채약採藥이 9명, 나무를 베는 예죽刈竹이 2명이라고 나온다. 한편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울릉도 독도의 종합적 연구》에는 당시 4척의 배에 백미 60석, 솥 2정, 종자용 벼 10석, 콩 5석, 조 2석, 팥 1석, 기타 20여 종의 물자와 설읍설촌設邑設村을 위해 작업할 목수와 대장장이들과 방어용 총검 등의 무기를 실어 보냈다고 나온다. 이후 대한제국은 1900년 10월 '칙령 41호'를 발표하고 울도(울릉도) 군수의 관할 범위를 울릉도와 죽도 석도(독도)로 규정했다. 이는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1905년 시네마현 고시보다 5년이 앞선 것이다.그러면 울릉도와 독도의 영유권을 강화하고자 고선 고종 때 입도시킨 울릉도 개척민의 집은 어떤 형태였을까. 최성호 겸임교수(전주대학교 건축학과)는 집의 형태와 구조는 자연과 사회 문화 환경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울릉도 민가는 동해안 지역에서 보이는 북방계 모습을 띤다고 설명한다.북방계 모습을 띤 울릉도 민가조선 고종 때 울릉도 개척령에 따라 입도한 개척민의 집은 태백산맥 동쪽의 것을 기본형으로 삼았다. 따라서 울릉도의 너와집과 투막집을 이해하려면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집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강원도 동해안은 오래 전부터 신라의 영토였음에도 집 구조는 북방계 모습을 간직했다. 신라 진흥왕 이후 지배층은 남쪽에서 온 사람들이지만 정착민들의 대부분은 북방계였기 때문이다. 동해안에 남은 상류층 집 및 강릉 칠사당(강원도 유형문화재 7호) 등과 같은 관아건물도 함경도 집과 같은 겹집 구조임을 보면 지배층도 점차 지역 건축 문화에 동화됐음을 알 수 있다.구조적 특징은 대부분 'ㄱ'자형으로 돌출 부분은 외양간으로 사용했다. 이러한 외양간은 부엌과 직접 면해 눈이 많이 오는 겨울에도 집 안에서 소를 관리하기 편하고 맹수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다. 태백산맥 산 중 집의 자재는 대부분 목재다. 지붕은 굴참나무껍질(굴피집)이나 참나무를 쪼개 만든 나무기와(너와집)로 덮고 벽체의 많은 부분에 널빤지를 댔다. 이러한 주거 문화 속에 살던 사람들이 울릉도에 입도하다 보니 투막집이 동해안의 집 구조를 닮은 것이다.나리분지의 투막집과 우데기개척민들은 집 지을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우선 원초적인 집을 짓고 살았는데 바로 통나무 귀틀집이다. 그렇다고 집 짓는 수준이 낮아 통나무집만 지은 것은 아니다. 통나무 귀틀집을 선호한 것은 울릉도에 내리는 눈 때문이다. 평균 적설량 100㎝, 최대 적설량은 200㎝인데다 나리분지 지역은 300㎝까지 쌓이기에 눈의 하중을 견디는 귀틀집을 선호한 것이다. 이러한 집을 '투막집'이라고 한다.또한 많은 적설량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집구조를 만들었다. 바로 처마 끝에 설치한 벽체인 '우데기'다. 눈이 안쪽까지 쌓일 경우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기에 처마 밑 공간을 확보하고자 처마 끝에 벽을 다시 설치해 눈이 들이치지 않도록 한 것이다.우데기와 지붕 재료는 울릉도 내에서도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했다. 벼농사가 가능한 지역에선 우데기를 볏집으로, 그렇지 않은 곳에선 빈지나 바자 등으로 설치했다. 바자는 시누대와 비슷한 식물로 만들고 빈지는 널빤지로 만든다. 지붕 역시 지역에서 나오는 재료를 사용했다. 벼농사가 가능한 곳에선 볏짚을, 그렇지 않은 곳에선 너와를 얹었다.현재 울릉도엔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집은 세 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집은 두 채다. 나리동 너와집 및 투막집(중요민속자료 제256호)은 문화재 지정번호가 같다. 나리 분지 초입의 너와집은 울릉도 초기 개척 당시 가옥 형태를 잘 간직했다는데 현재의 집은 1940년대에 지은 것이다.집은 정면 5칸, 측면 1칸으로 정지(부엌)를 중심으로 우측으로 온돌방 3칸, 좌측으로 마구간 1칸을 일렬로 배치했다. 벽체는 얕게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자연석을 놓은 후 통나무를 엇갈려 쌓고 그 사이에 진흙을 발라 메웠다. 처마 끝단에 설치한 우데기는 나무기둥을 세우고 판자로 막았다. 방으로 출입은 우데기로 둘러쳐진 통로에서만 가능하고 방끼리는 연결하지 않았는데, 벽체가 통나무라 방과 방 사이에 문을 설치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지붕은 우진각 형태로 나무 너와를 얹었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돌을 얹어 놓았다. 강원도 너와집은 긴장대로 너와가 바람에 날리거나 흘러내리지 않도록 눌러주는데 이곳에선 그렇지 않다. 본채 앞쪽엔 人자 형태로 볏짚을 엮어 만든 변소가 있다.1945년에 지은 투막집은 나리분지 너와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집은 몸채를 중심으로 좌측에 헛간, 우측에 변소와 돼지우리를 배치한 'ㄱ'자형 구조다. 평면은 좌측부터 정지·큰방·머릿방·사랑방순으로 배치했는데, 사랑방은 후대에 달아낸 것이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도움말 최성호도움을 주신 최성호 님은 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이야기》가 있습니다.http://blog.naver.com/seongho0805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고택을 찾아서] 울릉도 개척민의 독도 아리랑 나리분지 투막집
집짓기 정보 검색결과
-
-
전원주택에 웰빙을 깔자(2) 친환경 코드에 쏠리는 마루
- 최근 수요가 날로 늘어나는 목질 바닥재는 친환경과 기능성 강화, 고급화가 대세다. 인공적 느낌이 강한 강화마루표면을 천연 나뭇결에 가깝도록 제작하는가 하면, 한솔홈데코는 기존 합판마루의 접착 방식 시공을 친환경적으로 개선, 강화마루처럼 비접착 시공하는 합판마루 제품 '뉴젠'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또 친환경 및 건강에 유익한 인테리어 마감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선호를 반영해 공인인증기관에서 인증 받은 친환경 및 기능성 마루 바닥재가 속속 출시되는 등 발빠른 기술 개발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글 박지혜 기자마루는 크게 합판合板마루(Plywood Floor), 강화强化마루(Laminate Floor), 원목原木마루(Solid Wood Floor) 3종류가 주택에 적용되고 있다. 온돌마루라고도 불리는 합판마루는 합판을 코어(Core)제로 하고 표면에 무늬목을 입혀 원목처럼 자연스러운 질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과 수분이나 열에 의한 변형이 적다는 점에서 온돌바닥에 많이 시공하는 편이다. 그러나 표면 강도가 낮아 긁힘이나 오염에 의한 변형, 변색이 발생하기 쉽고 접착제 시공 방식 등의 단점으로 소비자의 선호도가 떨어져 강화마루에 밀려나는 추세다.강화마루는 모양지(Decorative Paper) 혹은 합침지라고 불리는 이미테이션 시트로 표면 가공하기에 인공적인 느낌이 나지만 잘 긁히지 않고 때도 덜 탄다. 그리고 합판마루와 달리 비접착식으로 마루재의 혀와 홈을 끼워서 연결하는 일명 '클릭(동화자연마루의 고유명칭)'과 '버튼락(한솔홈데코의 고유명칭)' 시공 방식으로 친환경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마루 바닥재 전문 업체들에 따르면 원목마루는 주택에 적용되는 사례가 합판이나 강화에 비해 극히 드물다고 한다. 대체로 수입 원목을 적용하고 조르다노, 베르띠, 하로, 벰베, 테카 등이 인지도 높은 원목마루 브랜드. 두께 14~16㎜인 통원목 마루는 학교나 체육관 등 공공시설에는 적합하나 일반 주거공간에는 시공이 불가능하고 '5~7겹의 합판+2~5㎜의 무늬목'을 결합한 11㎜ 미만의 원목마루가 적합하다. 이 경우 상층의 무늬목 두께가 더 두껍다는 점에서 합판마루와 차별된다. 프리미엄급 합판마루와 강화마루는 평당 시공비가 10만 원 이하부터 15만 원까지 가격대를 형성하고, 원목마루는 수종과 브랜드에 따른 가격 차가 나는데 대체로 20만 원대 이상이며 유럽의 고급 제품들은 40, 50만 원 이상 호가한다.온돌바닥을 장식해 온 '합판마루(온돌마루)'국내 합판마루 전문업체로는 구정마루, 이건마루, 성창마루가 있고 한화종합화학, 벽산, LG 등의 대기업이 합판마루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일찍이 일본과 유럽시장에 진출해 '제나' 제품으로 친환경 인증 마크 최고 등급(일본 JAS 'F4스타', 핀란드 M-1)을 받은 이건마루는 국내서도 합판마루 분야 최초로 KS마크를 획득해 품질과 기술력에서 인정받아 왔다. 이건마루는 원목 강화 기술인 WPC(Wood Polymer Composite)를 보유한 세계 4개 업체 중 하나로, 이 공법으로 원목의 단점인 변형, 찍힘, 긁힘을 기존의 3배 이상 개선했다.● 독특한 무늬의 '제나 패턴''제나'의 신제품인 '패턴' 시리즈는 충격에 강하고 천연 나뭇결의 질감이 살아있어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독특한 패턴 연출이 가능하며 제나는 내추럴, 프라임 시리즈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시공비 포함 평당 13만 원대. ● 유럽에서 호응 받는 '마띠에 WPCi''마띠에 WPCi'는 유럽 등지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 롤스 로이스 매장의 바닥재로 쓰인 고급 인테리어 마감재로, 전통 한옥의 대청마루을 연상시키는 '우물 井자' 패턴 재현도 가능하다. 내추럴, WPC, WPCi, 텍스처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시공비 포함 평당 15만 원대. 문의 이건마루 02-2007-2222 www.egeon.co.kr긁힘 걱정이 없는 '강화마루'현재 국내에 강화마루 생산 설비를 갖추고 강화마루를 생산 보급하는 업체는 동화자연마루(주)와 한솔홈데코(주)가 꼽히며 수입 브랜드로 페르고가 보편화돼 있다. 마루 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강화마루 수요가 연 20%씩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많은 업체들이 강화마루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높은 초기 투자비용으로 중국 등지에서 수입해 유통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일부 제품은 마루의 벌어짐이나 들뜸 현상 등이 발생해 품질의 균일성 문제가 우려돼 마루 제품을 선정할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바닥에 황토를 깔아 시공하는 '이음채'국내 최초로 강화마루 시장을 개척해 지난 10년간 906만 평 판매 실적을 보유한 동화자연마루는 자연스런 나무 질감을 재현하는 우드래커(Wood Lacguer) 표면 처리제품인 '크로젠'으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기존의 1/5로 줄인('수퍼 E0' 등급 ; 친환경 건축자재 최고 등급) 친환경 강화마루 '이음채'를 선보였다. 오래된 툇마루 느낌의 참나무 패턴과 핸드 스크랩 처리로 수공예 느낌이 나는 소나무 패턴 등이 있다. 특히 이음채는 시공 시 마루와 바닥 사이에 황토를 깔아 건강성을 높였다. 시공비 포함 평당 13만 원대. 문의 동화자연마루 080-346-6091 www.greendongwha.co.kr● 국산 소나무만 고집하는 '한솔참마루'국내에서는 유일하게 100% 국산 소나무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한솔참마루 역시 '수퍼 E0' 등급의 바닥재를 보급하고 있다. '노바' '레브' '하모니' '락' 등으로 모든 제품에 광촉매와 은나노를 첨가했다고 한다. 최근 합판마루 '뉴젠'에 적용한 결합력이 3배 강화된 버튼락 기술을 올해 7월부터는 한솔참마루 모든 제품에 적용할 예정이다. 시공비 포함 평당 7만~11만 원대. 문의 한솔참마루 02-3284-3847 www.hansolhomedeco.co.kr자연이 느껴지는 원목마루● 크레믈린궁에서 선택한 고급스런 '베르띠'1929년 설립된 이태리의 베르띠(Berti)는 국내서도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4.5㎜ 원목 단판과 핀란드산 자작나무(Birch) 합판을 사용, 마루판 이음새 부분의 초정밀 다이아몬드 가공과 커튼 코팅(Curtain Coat) 적용으로 우수한 표면 품질과 평활도를 자랑한다. 모스크바 크레믈린궁, 영국 윈저궁, 베네치아 국립극장에 시공된 바닥재. 시공비 포함 평당 50만∼60만 원대. 문의 동화자연마루 080-346-6091 www.greendongwha.co.kr●천연 재료로 표면 처리한 '벰베'1780년 설립된 독일의 원목마루 업체 벰베는 해바라기유, 대두유, 엉겅퀴유 등 무색무취한 천연 재료로 표면 래커 7회 이상을 도장하며 친환경 인증 제품을 보급하고 있다. 원목 4㎜+자작나무 합판 6㎜의 '타비스'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수종과 디자인 패턴 적용이 가능하다. 또 현관 입구나 복도 등에 포인트로 적용할 수 있는 '타비스-액센트'도 있다. 시공비 포함 평당 40만∼80만 원대. 문의 혜종건업주식회사 02-548-2419 www.bembe.co.kr트렌드를 선도하는 친환경&기능성 마루●실내를 쾌적하게… '한림대나무마루'한림 대나무마루는 웰빙 바람과 함께 날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두께 총 9㎜로 3㎜씩 3개 판으로 구성돼 있고 대나무 원목을 고온 고압에서 탄화시켜 만들어 균열이나 변형이 없도록 했다. 공기 정화작용으로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해 주고 열전도율이 높아 난방비 절감 효과가 크다. 여름철에는 대나무 고유 특성으로 습기에 강하고 한층 더 시원하다. 테르펜, 폴리페놀 등의 함유로 진드기 등 세균 제거 효과도 있다. 시공비 포함 평당 19만 원대. 문의 한림통상 02-3664-2224 www.hanlime.co.kr●방수 기능의 'SUN' 마루최근 ㈜에이테크 강화마루는 100% 방수 효과가 있는 'SUN' 마루를 개발했다. 권석승 대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방수 마루 제품으로 특허 인증 절차를 거쳐 올해 상반기 본격 시판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심부의 고밀도 MDF판의 4면에 합성수지를 덧대고 원목마루의 패턴을 형성하는 합침지 위와 바닥 부분에 방수성과 휨 방지 기능을 위해 멜라민(Melamine)으로 코팅 처리했다. 물이 많은 욕실에도 적용 가능한 제품. 문의 (주)에이테크 강화마루1544-9780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전원주택에 웰빙을 깔자(2) 친환경 코드에 쏠리는 마루
전원생활 검색결과
-
-
나의 정원 만들기 - 전원에서 야생화 100배 즐기기
- 경기도 어느 산골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그 시절 누구나 그랬듯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어느 철학자가 이야기했듯이 가난한 농부의 아들들은 손에 호미를 쥘 수 있을 때부터 들로 나서서 한몫을 해야 한다. 내 몸의 스무 배나 되는 소를 몰고 들로 산으로 풀을 뜯으러 가면, 우선 널찍한 초원을 찾아 바를 길게 매어 놓고 나무 그늘 밑에 쉴 만한 곳을 찾아 팔베개를 베고 눕는다. 조금만 지나면 심심하고 주변의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놀 거리를 찾게 된다. 파란 하늘에는 흰 구름이 수를 놓고 가끔 지나가는 쌕쌕이 비행기의 똥구멍에서는 길게 흰 줄이 퍼져 뭉실뭉실 구름으로 모여지고, 산새들이 지저귀고 썩은 고목 밑과 쇠똥 근처에는 버섯이 집을 짓고, 들풀 사이로 들꽃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냥 흔히 알던 할미꽃, 싸리꽃, 붓꽃, 제비꽃 등 수없이 많은 꽃을 보았지만 그 이름은 몇 개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논과 밭에 나가서 일을 할 때면 냉이, 망초, 고들빼기, 엉겅퀴, 뱀딸기, 바랭이, 마름, 물옥잠, 개구리밥, 물달개비, 자라풀… 이런 모든 것들이 보리, 밀, 콩, 벼,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의 곡식을 빼면 모두 잡초라 호미 끝에 긁혀 손에 잡혀 뽑혀서는 논두렁 밭두둑에 쌓여서 다시 퇴비로 곡식에 거름이 되기 위해 기다리는 신세였다. 소위 그런 잡초가 여름에는 돌아서면 또 나고 뽑으면 또 나고 정말 발로 짓이기고 싶었다. 겨울이 되기 전에 풋나무를 치러 가면 가을꽃인 마타리, 구절초, 도라지, 쑥부쟁이가 주변의 잡목과 함께 아궁이의 재물이 되기 위해 낫 끝에 꺾이고 했다. 잃어버린 시절을 찾게 한 야생화어린 시절의 시골은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놀 거리가 딱히 없는 처지에서 함께 숨 쉬고 살아가는 산, 강, 들이 우리의 놀이터이자 장난감이고 함께 하는 동아리였다. 유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이런 시골에서 보내고 나니 청년이 되면서 도시를 동경해, 학교도 도시로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어떻게든 광나는 도시의 현대인으로 성공해야겠다며 무척 열심히 살았다. 30대 말에 그 사이 결혼하여 아이들도 셋씩이나 생기고 적당히 살만한 아파트도 마련하고 모 그룹에 경영기획과장까지 해보면서 딴엔 꽤나 성공한 것 같았다. 그러던 마흔쯤 되던 어느 날, 여의도에서 약속이 있어 차를 몰고 갔는데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도착했다. 무료하던 차에 눈앞에 '야생화 전시회'라는 플래카드가 들어왔다. 남는 시간을 때우려고 들어간 전시회에서 나는 문득 잃어버린 청소년 시절까지의 세상을 다시 보았다. 소먹이가 된 호미 끝에 버려진 잡초, 손으로 훑어진 수초가 버젓이 전시되어 작품으로 보였다. 이름 모르던 그 많은 꽃들의 이름이 각자 다 있고 하나하나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보고 또 보고 정신없이 빠져 약속시간을 삼십 분이나 지나 일찍 도착한 내가 오히려 삼십 분 늦게 도착해 얼마나 송구스러웠는지……. 그때의 느낌으로 야생화에 관심을 가졌고, 등산을 하면서도 예사로이 보지 않고 식물도감을 갖고 하나하나 이름을 알아 나갔다. 결국 모든 것을 정리하고 지금 살고 있는 강가의 집 한 채와 텃밭을 사 이사하면서 나는 전원생활은 시작했다. 무조건 야생화가 있는 전원이라는 목표로 땅과 집을 마련했다.지금은 320여 종의 야생화와 철철이 옷을 갈아입는 작은 야생화 동산과 동산의 중간중간에 조화롭게 자리 잡은 손수 깎은 솟대와 장승이 수호신으로 서 있다. 한 해에 두 번 야생화 분화 및 분경 전시회도 갖고, 초등학교에 야생화 생태학습장도 만들어 지도하고, 우리 꽃으로 산수분경을 연출하여 아동 원예치료실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한 입장에서 그동안의 실패와 어떤 때는 허망한 짓을, 무식함에 소치를 겪으면서 체득한 전원에서의 야생화 백 배 즐기는 법을 어쭙잖은 이론이 아닌 현장학습으로 많은 사람과 더불어 우리 꽃과 문화와 함께 풍요로운 자연의 삶을 같이 하고 싶다. 철철이 옷을 갈아입는 320여 종의 야생화와 중간중간 자리한 손수 깎은 솟대와 장승이 조화롭게 서 있다. 초등학교 야생화 생태학습장을 조성한 모습. 야생화는 곡식을 재배하듯 수평적으로 복수초 밭, 앵초 밭, 나리 밭, 구절초 밭이 아닌 나무와 돌과 풀과 하늘이 어우러지고 높낮이가 있어야 한다. 분화와 분경을 이용해 전시에 참가하기도 한다. 전원생활 백 배 즐기기, 야생화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참살이(Well-Being)의 전원생활은 산과 강과 들과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전원에서의 생활환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꿈을 이루는 곳이다. 즐겁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전원생활이란, 자연과의 조화와 자연의 순리를 어긋나지 않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환경의 지배를 받는 인간으로서는 마음의 평화와 정서적 안정이 행복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자연과의 조화라는 면에서 꽃이라고 하는 부분을 활용하면 전원생활을 백 배 즐길 수 있다. 야생화는 자연에서의 생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계절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야생화 동산을 화려한 색을 뽐낸다. 첫째, 야생화 동산을 집 안에 조성하는 것이다.나의 경우 야생화 동산을 만들고 싶어서 전국의 산지와 화원을 다니면서 약 200평 정원에 80여 종 4000본을 심었다. 어렸을 때 국어책에 나오는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처럼 수평적으로 군락 군락을 지어서 종류별로 심었다. 2월 말에 심어 놨더니 4월부터 꽃이 피었는데, 복수초를 시작으로 앵초, 할미꽃, 금낭화 들의 여름 꽃이 기가 막힐 만큼 예뻤다. 여름에는 나리 종류부터 모시대, 백합, 노루오줌 등의 화려한 여름 꽃이 가을에는 구절초, 마타리, 층꽃 등의 군락이 얼마나 아름답게 피는지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이 모두 다 너무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나는 초보자로서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른다. 야생화란 한번 심으면 가만 놔둬도 자생력이 뛰어나 겨울에는 잠을 자다가 봄에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번식하고를 계속하므로 평생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듬해 봄이 되어 새싹이 나기를 학수고대하고 기다렸는데, 처음 심은 만큼 새싹이 나지 않았다. 봄꽃이 많이 피지도 않았고 여름에도 마찬가지, 가을에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전국에 있는 자생식물원을 다녔다. 오대산 자생식물원, 한택식물원 등 유명하다는 곳을 10여 곳 다니면서 결론을 내렸다. 야생화는 자연에서의 생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곡식을 재배하듯 수평적으로 복수초 밭, 앵초 밭, 나리 밭, 구절초 밭이 아닌 나무와 돌과 풀과 하늘이 어우러지고 높낮이가 있고, 양지와 음지가 있고, 건조한 곳과 습한 곳이 있고, 겨울에는 보온을 해야 하고… 여하튼 자연의 큰 교목 밑에 관목이 우리가 잡초라고 생각하는 큰 풀 사이 작은 꽃들이 보호를 받으면서 피고 지고 풀 사이 길게 꽃대를 내밀고 피는 나리꽃처럼 조화롭게 피어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처음 심었던 200평을 모두 파헤치고 먼저 바닥 면에 유공 관을 테니스장의 물 빠짐 공사하듯 매설하고, 여름에 비가 1일 100밀리미터 이상 오더라도 전부 흡수하여 우수관로로 빠져나가도록 기초 공사를 하고, 작은 둔덕의 동산을 조성하고, 동선을 두어 만들었다. 그리고 교목과 관목을 식재하고 중간중간에 자연석 바위를 배치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개화기에 따른 식물 구성과 크기, 번식 방법, 음지 및 양지식물 등을 고려하여 합식(合植), 혼식(混植) 등의 방법으로 식재했다. 그리고 식재된 동산의 표면에 제재소에서 부산물이 나무껍질(화원에서 '바크'라고 판매함)을 5톤을 사서 5센티미터 두께로 덮어 주었다. 이 바크가 하는 역할은 너무 크다.자연에서는 낙엽이 쌓이고 부엽층이 생기면서 비옥한 토양이 이루어지고, 여름에 비가 오면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며 흙의 수분 증발을 억제하고, 겨울에는 보온 역할을 하는 것이 부엽층이다. 난 개발 시 절개지를 보면 여름에 토사가 밀려나고 산사태가 나는 경우를 많이 봤을 것이다. 이렇게 바크라도 대신 처리하지 않으면 자연에서 부엽층이 없어서 비가 오면 땅이 딱딱해지고, 뜨거운 여름에는 수분의 증발로 척박해지며, 겨울에는 식물이 동사한다. 그렇게 조성한 200평의 야생화 동산에는 지금 320여 종의 야생화가 수목과 어울려 해마다 다른 모습을 연출하며 피고 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이처럼 전원주택의 일부를 수평적 정원이 아닌 자연과 어울리는 조화로운 야생화 동산을 조성하여 아름다운 꽃과 풍요롭게 사는 것이 어떻겠는가. 유럽의 경우 컨스 가든(자동화 유리온실)이라고 하여 많은 소규모 실내 정원이 보편화되어 있다. 둘째는 분화(盆花), 분경(盆景) 등의 방식으로 야생화를 기르는 법이다. 작은 화분에 예쁜 꽃을 심어 창가에, 테라스에, 덱에, 정원 디딤돌 옆에 놓아두면 아기자기한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분화란 화분에 꽃이나 화목을 옮겨 심는 것으로 분재목이나 난초류, 다년생 초화류, 작은 철쭉류, 고사리 등을 심어 공간과 조화를 이루면 사진에서나 보는 유럽의 아름다운 전원주택이 우리 집인 것이다. 작은 화분에 예쁜 꽃을 심어 창가에 테라스에, 덱에, 정원 디딤돌 옆에 놓아두면 아기자기한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셋째는 실내에 빛이 좋고 통풍이 좋은 공간을 만들어 실내정원을 연출하는 것이다.흔히 자연 속에서 사는데 굳이 실내에 정원은 왜 꾸미냐고 반문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그것은 식물이 휴면기에 빠져드는 것이고, 길게는 5~6개월 즉, 반 년 동안 식물에게는 휴면기다. 10월 말부터 시작하여 이듬해 4월까지는 식물의 휴면기며, 사람이 사는 실내 공간에 365일 식물과 함께 한다면 안팎으로 얼마나 조화롭겠는가. 전원생활을 못하는 도시인은 그 일부라도 즐기려고 아파트 발코니 정원을 꾸미지 않는가. 잎이 많은 관엽종과 우리 꽃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 실내 정화 효과도 나고, 그 실내정원 옆에 차실(茶室)을 두거나 휴식 공간을 만들어 즐기면 아름다운 공간미를 창출할 것이다. 식물과 꽃 그리고 점경물을 이용한 분경 연출. 넷째는 전원주택의 3분의 1 정도 공간에 유리온실이나 비닐온실을 짓는 것이다.이 온실의 용도는 사계절 유기농 채소를 자급자족할 수 있고, 허브나 약용식물을 재배하여 차로 마시거나 건강식단에 활용할 수도 있다. 좀 더 전문적으로 활용하면 실내식물원을 만들어 정원의 일부를 온실화하는 것이다. 이미 유럽의 경우 컨스 가든(자동화 유리온실)이라고 하여 많은 소규모 실내 정원이 보편화되어 있다. 자연에서는 낙엽이 쌓이고 부엽층이 생기면서 비옥한 토양이 이루어지고, 여름에 비가 오면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며 흙의 수분 증발을 억제한다. 야생화 농원 설계 식재도. 야생화 농원 설계 설비도.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앞에서 나열한 방법만이라도 활용한다면 전원생활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미학이 되리라고 본다. 글쓴이 조준호 남양주에서 야생화 동호회를 운영하며 일 년에 2회 작품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 생태학습장 조성 및 지도를 통해 들꽃과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을 아이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손바닥 정원 원예 강사, 솟대조각가, 야생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나의 정원 만들기 - 전원에서 야생화 100배 즐기기
-
-
식물 색상을 이용한 정원 식재 디자인
- 정원의 색상 테마에 맞는 식재 디자인하기식물 색상을 이용한 식재 디자인 정원은 하나의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 디자이너는 그 공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느냐는 과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한편, 정원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며 시간의 흐름을 담는다. 각양각색의 식물들은 그 모양만큼이나 생육 습성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에서 각각의 고유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정원 디자이너는 식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사시사철 아름다운 정원을 연출해야 한다.글 임춘화 아이디얼가든 대표 자료제공 아이디얼가든 02-725-2737 www.idealgarden.co.kr 식물 색상과 식재 디자인식재 디자인에서 식물의 색은 가장 중요하며, 또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요소다. 색은 시선을 끌고 감성을 자극하며 분위기와 특별한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잘 조합된 색은 시각적으로 대비 효과는 없더라도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만들기도 한다. 정원 식재에서 색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선택하기도 하지만, 정원의 환경과 사용 목적, 위치, 스타일, 분위기, 빛의 양에 따라 결정하기도 한다. 식재 디자인을 할 때 식물의 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꽃뿐만 아니라 잎의 색도 중요하다. 그리고 대부분 식물의 색이 초록인 사실도 잊으면 안 된다. 또한, 식물은 살아있는 생명체로 계절마다 색의 변화가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개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색에 대해 느끼는 감성은 유사하다. 밝은색은 기분 좋게 하고 생동감을 주며, 차가운 색은 휴식과 이완 작용 효과가 있다. 붉은색, 오렌지색, 노란색 등 밝고 따뜻한 색은 활기차게 만들어 이동을 유도하고 싶을 때 배치하면 좋다. 또한, 따뜻한 색은 가까워 보이고, 블루나 녹색 계열은 멀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색은 거리, 빛의 양, 그림자에 의해 다르게 보일 수 있으므로 강조하고 싶은 색을 멀리 배치하지 않는 게 좋다.색에 따라 질감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중간색이나 파스텔색은 질감이 부드러워 보이며, 강하고 밝은색은 질감이 거칠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배경이 되는 식물은 부드럽고 톤이 낮은 색을, 강조점이 되는 식물은 원색이나 강한 톤의 색을 선택한다. 같은색 계열의 배합, 보색 계열의 배합, 다양한 색의 조합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식물 색의 테마를 정할 땐 개인의 선호도에 따르기도 하지만, 정원 스타일이나 콘셉트에 맞게 선택하는 게 좋다.색의 관계는 색상환色相環을 활용하면 된다. 색상환은 기본색인 빨강, 노랑, 파란색과 이차색인 주황, 초록, 보라색으로 구성된다. 주황색은 빨강과 노란색을 섞으면 나오는 색이므로 색상환에서 그 둘 사이에 위치한다. 같은 이유로 초록색은 노랑과 파란색 사이, 보라색은 빨간색과 파란색 사이에 있다. 이러한 색의 스펙트럼은 기본색과 이차 색의 다양한 혼합으로 만들어진다. 색상환은 색 조합이 만들어내는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정원 디자인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비상관 색인 노랑과 보라, 또는 주황과 파랑을 조합하면 아주 강한 대비 효과를 얻는다. 반대로 상관 색인 노랑과 주황, 빨강과 보라색을 조합하면 좀 더 조화로운 느낌이 든다.그러나 정원에서는 색이 별개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색상환 이론을 복잡하게 만든다. 대부분 꽃은 한 가지 색만 갖지 않고 잎을 배경으로 피기 때문에 초록, 회색, 보라, 노랑 등의 다양한 음영을 만들어낸다. 식재 디자인에서 식물의 색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긴 영국의 ‘가드너 거트루드 지킬’은 색상환의 색을 정원에 적용해 따스한 느낌의 화단과 차가운 느낌의 화단을 디자인했다. 그녀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지낸 ‘먼스터드 우드 하우스’의 긴 초화 화단은 색상환을 바탕으로 화단 양 끝에 차가운 색을 배치하고 중앙으로 가면서 따스한 색을 배치하는 식재 디자인을 했다. 이처럼 색은 정원에서도 놀라운 효과를 내는 마술과도 같다.색 테마에 맞는 화단을 구현하려면 다양한 색의 식물이 계절에 따라 1/3~1/2 정도 테마를 구현하도록 피어야 하는데,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시즌별로 구근을 활용하거나 일년초를 보식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식물의 잎이 색을 가지고 있으면 잎이 지지 않는 한 계절 내내 색을 유지하기 때문에 잘 이용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황금색의 아름다운 잎을 가진 황금조팝은 화단 어디에 식재해도 잘 어울리는 식물 가운데 하나다(양평 주택정원_디자이너 임춘화). 단색 화단단색 테마 화단은 비교적 만들기 쉬우며, 매우 강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단색 테마 화단이라도 색의 톤을 다양한 식물로 식재하고 식물 형태와 질감 매치로 멋진 화단을 연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단색 화단은 주로 일년초 화단을 정원 일부나 잔디 가장자리에 장식하거나, 아일랜드 화단으로 만들어 계절적인 포인트 장식으로 꾸밀 때 매우 유용하다. 구근 식재를 계획할 때 농담이 다른 단색 조합으로 멋진 색채 하모니를 연출할 수도 있다.단색 테마를 연출하기 쉬운 일반적인 형태는 바로 단일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다. 넓은 면적에 코스모스, 황화코스모스, 꽃양귀비 등 강렬한 색상의 일년초를 파종 식재해 한 계절 동안 강렬한 정원을 만들기에 매우 좋다. 하지만 연중 한 계절에만 볼거리를 준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단색 테마 화단을 형태나 질, 색의 농담을 달리한 식물로 조합하면 하모니가 넘치는 화단이 될 수 있다. 다년생식물로 식재한 단색 화단을 디자인할 때는 단일 색이므로 질감이 좋은 식물, 형태가 대담한 식물, 색의 톤이 다양한 식물을 조합하고 그라스나 상록수를 곁들이면 단색의 지루함을 상쇄하는 멋진 정원이 만들어진다.흰색 테마 화단이 인기가 많으며, 노란색 화단은 이른 봄이나 가을 화단으로 좋다. 블루색 화단은 원색인 블루의 꽃이 드물기 때문에 다양한 톤의 블루색을 조합하면 좋다. 붉은색 화단은 늦여름 화단으로 제격이다. 그러나 붉은색의 꽃을 너무 많이 식재하면 음울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자주색 화단이나 검붉은 식물만 식재하는 블랙 화단도 인기가 있다. 짙은 블루색의 꽃만 식재한 화단은 흐린 날이나 햇살이 부드러운 저녁 시간에는 꽃의 색이 사라져 정원 분위기가 가라앉아 보일 수 있다. 보라색 농담이 아름다운 정원(허브빌리지 무지개가든_디자이너 임춘화) 흰색 식재 테마[White Theme]단색 식재는 지루하고 단순해 그다지 좋지 않은 스타일이지만, 흰색 조합은 최근 많은 정원에 등장하는 테마다. 흰색의 차분한 느낌과 단아함은 정원의 품격을 한층 높여준다. 흰색의 꽃이 아니더라도 잎이 은색인 식물과 다양한 질감의 식물을 혼합하면 아름다운 조합을 만들 수 있다.뜨거운 색과 흰 꽃을 조합할 때, 흰색은 붉은색의 풍부함을 강조하고 노란색과 주황색을 더 돋보이게 한다. 완전한 흰색은 지나치게 평범할 수 있지만, 크림색이 섞인 흰색은 보기 좋다. 흰색은 밝지 않은 색조의 조합 속에 생기와 광채를 부여한다. 그런데 차분하고 가라앉는 색의 조합에서 흰색이 없으면 어두운 색조의 꽃들이 배경으로 후퇴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흰색 꽃이 가라앉은 부드러운 색의 꽃을 제압하기 때문이다.다른 색의 식물과 혼합한 화단에서 흰색 꽃은 적당히 사용해야 한다. 흰 꽃을 작은 화단에 여기저기 심어놓으면 지나치게 시선이 흩어져 지저분해 보일 수 있다. 화이트가든은 흰색과 은색 식물을 잘 활용하면 은은한 멋의 화단을 연출할 수 있다(허브빌리지 화이트가든_디자이너 임춘화). 흰색 아이리스와 폭스글로브 조합이 은은하다. 붉은색 식재 테마[Red Color Theme]붉은색 테마는 정열적이며, 밝고 경쾌하고 명랑하다. 붉은색 화단을 조성할 때 꽃의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음울해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잎이 아름다운 자주색이나 붉은색 식물은 일년생이나 이년생 초화들이 많아 절절히 조합하면 좋다. 물론 붉은 장미, 영산홍, 붉은 열매가 아름다운 낙상홍, 홍화산사도 조합하기 좋은 식물이다. 붉은 화단에는 갈색 그라스류를 조합하면 잘 어울린다. 오리엔탈 포피, 꽃양귀비, 장미, 일년생 사루비아, 칸나, 다알리아, 제라늄, 동자꽃 등이다. 붉은색 단색 화단은 꽃의 종류가 많지 않아 조성하기 무척 까다롭다. 꽃의 색보다 자주색 잎 식물을 많이 활용하면 좋다(남프랑스 Martique 가로정원). 노란무늬가 있는 붉은색 튤립이 봄날 햇살을 받아 화사하다(허브빌리지 무지개가든_디자이너 임춘화). 은색 식물 화단[Grey & Silver Theme]프랑스 작곡가 드뷔시Achille-Claude Debussy는 종종 “음악은 음표 사이의 공간이다”라고 말했는데, 정원에서도 식물과 식물 사이에 쉼표가 필요하다. 색상 테마의 여백을 추가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은색 또는 회색 식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은색 또는 회색 식물을 강렬한 색의 화단에 사용하면 색을 부드럽게 하고 더욱 돋보이게 하며, 차가운 색의 화단에도 잘 어울린다.식재 디자인의 대가인 ‘거트루드 지킬’은 화이트, 회색, 은색 식물을 식재한 화단을 좋아해 회색 잎을 가진 램스이어로 화단 가장자리를 장식했다. 그녀는 대부분 정원에 회색 화단을 만들기를 좋아했으나, 회색 화단을 만들지 않을 땐 포인트로 화단 곳곳에 회색과 은색 식물을 식재해 색과 색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하도록 적절하게 배치했다. 푸른빛이 도는 은색 식물은 은색 화단은 물론 다른 색상 테마의 화단에 사용해 색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은색 식물로는 램스이어, 러시안세이지, 캣민트, 에린기움, 은쑥, 우단동자, 렁워트, 잉글리쉬 라벤더, 에델바이스, 하설초, 멀레인, 에키놉스, 세덤, 커리플란트, 유카, 쿠션 부쉬, 상록패랭이, 코튼라벤더, 아티초크, 은사초, 멜리안투스, 큰지느러미 엉겅퀴 등이 있다. 램스이어는 은빛 잎과 강렬한 수직형 꽃대가 멋진 식물로 정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은빛 식물이다. 스웨덴 가든 디자이너인 Ulf Nordfjell은 은색 우단동자, 짙은 잉크색 아이리스, 은색 버드나무, 수직형 에라무러스, 애기꽃사과나무를 조합해 깊이감과 모던한 식재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2009 첼시플라워쇼, 스웨덴 Ulf Nordfjell 정원). 강렬한 색 조합[Hot Color Theme]강렬한 색상 조합은 화려한 정원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테마로 붉은색과 오렌지, 노란색의 조합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 조합은 여름과 가을에 잘 어울리는 화단의 색이기도 하다.색상환 계열에 있는 빨강, 오렌지, 노랑은 따뜻하고 강렬하며 활기차고 생동감이 있으나, 거칠고 공격적인 느낌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색은 신나고 흥미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시선을 끌어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빨간색과 오렌지색 꽃은 대부분 강한 햇살을 좋아하는 식물이 많아 햇살이 충분한 곳에 심어야 한다. 강한 색은 시선을 강하게 끌기 때문에 공간이 좁고 어수선하게 보여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어 작은 정원에 지나치게 많이 심지 않는 게 좋다.빨강이나 오렌지색의 꽃은 늦여름이나 가을에 피는 꽃이 많아 계절을 염두에 둬야 한다. 늦여름 칸나가 있는 화단이나 다알리아 화단이 멋진 예다. 여기에 자주색이나 갈색 잎이 있는 식물을 조합하면 효과가 더 강렬하다. 이처럼 강렬한 색의 화단을 만들 땐 꽃의 색뿐만 아니라 잎의 색이나 질감도 함께 고려해 심으면 훨씬 더 강렬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색이 강렬한 꽃으로는 다알리아, 칸나, 원추리, 한련화, 크로코사미아, 양귀비, 튤립, 메리골드, 가자니아, 천인국, 자주피마자 등이 있다. 숙근해바라기(골든피라밋)와 향등골풀, 흰무늬그라스가 어우러져 화려한 가을 화단을 만들었다(동탄 여울공원, 작가정원 ‘구부러진 길’_디자이너 임춘화). 루드베키아, 천인국, 베르가못이 어울려 정열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일산 주택정원_디자이너 임춘화). 차분하고 차가운 색 조합[Cool Color Theme]블루색은 두드러지지 않기에 식재 계획에서 선호하는 추세지만, 이것만 사용하면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 차분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블루, 흰색, 바랜 듯한 보라색 계열의 색은 강렬한 햇빛보다 그늘이나 저녁 시간, 흐린 날에 더욱 돋보이는 색으로 차분하고 안정감을 준다. 푸른 계통의 색은 공간에 여백의 효과를 만들고, 시원한 색은 후퇴하는 것처럼 보여 공간이 넓게 느껴지게 한다. 그래서 작은 정원을 넓어 보이게 만들 때 유용하다.푸른색 테마의 정원이라도 매치하는 색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블루와 분홍 매치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블루와 흰색은 차갑고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블루와 노란색을 매치하면 경쾌하고 발랄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이 범주의 색은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정원에 블루색만 식재할 경우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차분하고 차가운 색의 꽃으로는 붓꽃, 클래마티스, 라벤더, 알리움, 델피늄, 사루비아, 로벨리아 등이 있다. 블루색 아게라튬과 노란색 메리골드, 루드베키아는 보색 대비를 이뤄 경쾌하고 발랄하다(남프랑스 Martique 가로정원). 블루색과 은색 조합이 차분한 분위기를 낸다. 로맨틱한 색 조합[Romantic Theme]분홍, 블루, 보라색 계열의 조합은 고를 수 있는 식물의 종류가 많기에 어렵지 않게 화단을 만들 수 있다. 여름에 피는 분홍, 블루, 보라색 꽃이 많기 때문에 여름 화단으로 제격이다. 이러한 화단은 낭만적이고 화사하며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파스텔 톤의 식물을 가미하면 더욱 풍성한 색감을 보여줄 수 있다. 최근 가장 선호하는 테마이며 여기에 속하는 식물은 수종이 많아 선택의 범위가 넓다. 은색 잎을 가진 식물과 흰색 무늬 그라스류, 푸른빛이 도는 그라스류와 함께 조합하면 멋진 화단이 된다. 영국 코티지 화단에서는 아름다운 분홍색 장미와 숙근 제라늄, 라벤더, 캣민트를 혼식해 코티지 화단의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도록 연출한 것을 볼 수 있다. 로맨틱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꽃으로는 분홍색 장미, 우단동자, 사피니아, 부채붓꽃, 엔젤로니아, 금낭화, 아네모네, 후룩스, 폭스글로브, 라벤더 등 많은 초화류가 있다. 청화쑥부쟁이와 향등골풀을 조합한 화단(동탄 여울공원, 작가정원 ‘구부러진 길’_디자이너 임춘화) 농담이 다른 보라색 아스타, 쑥부쟁이, 분홍색 구절초, 추명국이 어울려 낭만적인 가을 화단 분위기를 연출한다(동탄 여울공원, 작가정원 ‘구부러진 길’_디자이너 임춘화). 녹색 조합[Green Combination]녹색 조합은 대부분 상록수 조합을 말하지만, 꽃이 없는 녹색 식물을 여러 형태와 질감으로 조합해 식재하기도 한다. 다양한 질감과 색, 형태를 가진 상록수 조합은 사계절 모두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더욱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상록수라 하더라도 미세한 색 차이가 있다. 은빛이나 황금빛을 띠는 상록수를 조합하거나 다양한 식물을 활용할 수 있고, 의도적으로 다듬은 토피어리 상록수를 사용하면 색이 화려한 꽃이 없어도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수 있다. 겨울이 긴 우리나라에서 활용해볼 만하다. 단색 테마인 녹색 정원에서 형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둥근 황금주목은 녹색 정원에서 화려한 주인공이다(영국 York Gate Garden).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식물 색상을 이용한 정원 식재 디자인
-
-
[HOME & GARDEN] 정원의 색상 테마에 맞는 식재 디자인하기
- 정원의 색상 테마에 맞는 식재 디자인하기 식물 색상을 이용한 식재 디자인 정원은 하나의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 디자이너는 그 공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느냐는 과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한편, 정원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며 시간의 흐름을 담는다. 각양각색의 식물들은 그 모양만큼이나 생육 습성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에서 각각의 고유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정원 디자이너는 식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사시사철 아름다운 정원을 연출해야 한다. 글 임춘화 아이디얼가든 대표 자료제공 아이디얼가든 02-725-2737 www.idealgarden.co.kr CONTENTS 1. 식재 디자인 스케치하기 2. 원하는 스타일에 맞는 식재 디자인하기 3. 정원의 색상 테마에 맞는 식재 디자인하기 4. 사계절 풍성한 식재 디자인하기 5. 식물의 질감과 형태를 이용한 식재 디자인하기 식물 색상과 식재 디자인 식재 디자인에서 식물의 색은 가장 중요하며, 또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요소다. 색은 시선을 끌고 감성을 자극하며 분위기와 특별한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잘 조합된 색은 시각적으로 대비 효과는 없더라도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만들기도 한다. 정원 식재에서 색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선택하기도 하지만, 정원의 환경과 사용 목적, 위치, 스타일, 분위기, 빛의 양에 따라 결정하기도 한다. 식재 디자인을 할 때 식물의 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꽃뿐만 아니라 잎의 색도 중요하다. 그리고 대부분 식물의 색이 초록인 사실도 잊으면 안 된다. 또한, 식물은 살아있는 생명체로 계절마다 색의 변화가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색에 대해 느끼는 감성은 유사하다. 밝은색은 기분 좋게 하고 생동감을 주며, 차가운 색은 휴식과 이완 작용 효과가 있다. 붉은색, 오렌지색, 노란색 등 밝고 따뜻한 색은 활기차게 만들어 이동을 유도하고 싶을 때 배치하면 좋다. 또한, 따뜻한 색은 가까워 보이고, 블루나 녹색 계열은 멀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색은 거리, 빛의 양, 그림자에 의해 다르게 보일 수 있으므로 강조하고 싶은 색을 멀리 배치하지 않는 게 좋다. 색에 따라 질감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중간색이나 파스텔색은 질감이 부드러워 보이며, 강하고 밝은색은 질감이 거칠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배경이 되는 식물은 부드럽고 톤이 낮은 색을, 강조점이 되는 식물은 원색이나 강한 톤의 색을 선택한다. 같은색 계열의 배합, 보색 계열의 배합, 다양한 색의 조합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식물 색의 테마를 정할 땐 개인의 선호도에 따르기도 하지만, 정원 스타일이나 콘셉트에 맞게 선택하는 게 좋다. 색의 관계는 색상환色相環을 활용하면 된다. 색상환은 기본색인 빨강, 노랑, 파란색과 이차색인 주황, 초록, 보라색으로 구성된다. 주황색은 빨강과 노란색을 섞으면 나오는 색이므로 색상환에서 그 둘 사이에 위치한다. 같은 이유로 초록색은 노랑과 파란색 사이, 보라색은 빨간색과 파란색 사이에 있다. 이러한 색의 스펙트럼은 기본색과 이차 색의 다양한 혼합으로 만들어진다. 색상환은 색 조합이 만들어내는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정원 디자인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비상관 색인 노랑과 보라, 또는 주황과 파랑을 조합하면 아주 강한 대비 효과를 얻는다. 반대로 상관 색인 노랑과 주황, 빨강과 보라색을 조합하면 좀 더 조화로운 느낌이 든다. 그러나 정원에서는 색이 별개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색상환 이론을 복잡하게 만든다. 대부분 꽃은 한 가지 색만 갖지 않고 잎을 배경으로 피기 때문에 초록, 회색, 보라, 노랑 등의 다양한 음영을 만들어낸다. 식재 디자인에서 식물의 색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긴 영국의 ‘가드너 거트루드 지킬’은 색상환의 색을 정원에 적용해 따스한 느낌의 화단과 차가운 느낌의 화단을 디자인했다. 그녀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지낸 ‘먼스터드 우드 하우스’의 긴 초화 화단은 색상환을 바탕으로 화단 양 끝에 차가운 색을 배치하고 중앙으로 가면서 따스한 색을 배치하는 식재 디자인을 했다. 이처럼 색은 정원에서도 놀라운 효과를 내는 마술과도 같다. 색 테마에 맞는 화단을 구현하려면 다양한 색의 식물이 계절에 따라 1/3~1/2 정도 테마를 구현하도록 피어야 하는데,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시즌별로 구근을 활용하거나 일년초를 보식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식물의 잎이 색을 가지고 있으면 잎이 지지 않는 한 계절 내내 색을 유지하기 때문에 잘 이용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단색 화단 단색 테마 화단은 비교적 만들기 쉬우며, 매우 강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단색 테마 화단이라도 색의 톤을 다양한 식물로 식재하고 식물 형태와 질감 매치로 멋진 화단을 연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단색 화단은 주로 일년초 화단을 정원 일부나 잔디 가장자리에 장식하거나, 아일랜드 화단으로 만들어 계절적인 포인트 장식으로 꾸밀 때 매우 유용하다. 구근 식재를 계획할 때 농담이 다른 단색 조합으로 멋진 색채 하모니를 연출할 수도 있다. 단색 테마를 연출하기 쉬운 일반적인 형태는 바로 단일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다. 넓은 면적에 코스모스, 황화코스모스, 꽃양귀비 등 강렬한 색상의 일년초를 파종 식재해 한 계절 동안 강렬한 정원을 만들기에 매우 좋다. 하지만 연중 한 계절에만 볼거리를 준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단색 테마 화단을 형태나 질, 색의 농담을 달리한 식물로 조합하면 하모니가 넘치는 화단이 될 수 있다. 다년생식물로 식재한 단색 화단을 디자인할 때는 단일 색이므로 질감이 좋은 식물, 형태가 대담한 식물, 색의 톤이 다양한 식물을 조합하고 그라스나 상록수를 곁들이면 단색의 지루함을 상쇄하는 멋진 정원이 만들어진다. 흰색 테마 화단이 인기가 많으며, 노란색 화단은 이른 봄이나 가을 화단으로 좋다. 블루색 화단은 원색인 블루의 꽃이 드물기 때문에 다양한 톤의 블루색을 조합하면 좋다. 붉은색 화단은 늦여름 화단으로 제격이다. 그러나 붉은색의 꽃을 너무 많이 식재하면 음울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자주색 화단이나 검붉은 식물만 식재하는 블랙 화단도 인기가 있다. 짙은 블루색의 꽃만 식재한 화단은 흐린 날이나 햇살이 부드러운 저녁 시간에는 꽃의 색이 사라져 정원 분위기가 가라앉아 보일 수 있다. 황금색의 아름다운 잎을 가진 황금조팝은 화단 어디에 식재해도 잘 어울리는 식물 가운데 하나다(양평 주택정원_디자이너 임춘화).보라색 농담이 아름다운 정원(허브빌리지 무지개가든_디자이너 임춘화) 흰색 식재 테마[White Theme] 단색 식재는 지루하고 단순해 그다지 좋지 않은 스타일이지만, 흰색 조합은 최근 많은 정원에 등장하는 테마다. 흰색의 차분한 느낌과 단아함은 정원의 품격을 한층 높여준다. 흰색의 꽃이 아니더라도 잎이 은색인 식물과 다양한 질감의 식물을 혼합하면 아름다운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뜨거운 색과 흰 꽃을 조합할 때, 흰색은 붉은색의 풍부함을 강조하고 노란색과 주황색을 더 돋보이게 한다. 완전한 흰색은 지나치게 평범할 수 있지만, 크림색이 섞인 흰색은 보기 좋다. 흰색은 밝지 않은 색조의 조합 속에 생기와 광채를 부여한다. 그런데 차분하고 가라앉는 색의 조합에서 흰색이 없으면 어두운 색조의 꽃들이 배경으로 후퇴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흰색 꽃이 가라앉은 부드러운 색의 꽃을 제압하기 때문이다. 다른 색의 식물과 혼합한 화단에서 흰색 꽃은 적당히 사용해야 한다. 흰 꽃을 작은 화단에 여기저기 심어놓으면 지나치게 시선이 흩어져 지저분해 보일 수 있다. 화이트가든은 흰색과 은색 식물을 잘 활용하면 은은한 멋의 화단을 연출할 수 있다(허브빌리지 화이트가든_디자이너 임춘화).흰색 아이리스와 폭스글로브 조합이 은은하다. 붉은색 식재 테마[Red Color Theme] 붉은색 테마는 정열적이며, 밝고 경쾌하고 명랑하다. 붉은색 화단을 조성할 때 꽃의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음울해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잎이 아름다운 자주색이나 붉은색 식물은 일년생이나 이년생 초화들이 많아 절절히 조합하면 좋다. 물론 붉은 장미, 영산홍, 붉은 열매가 아름다운 낙상홍, 홍화산사도 조합하기 좋은 식물이다. 붉은 화단에는 갈색 그라스류를 조합하면 잘 어울린다. 오리엔탈 포피, 꽃양귀비, 장미, 일년생 사루비아, 칸나, 다알리아, 제라늄, 동자꽃 등이다. 붉은색 단색 화단은 꽃의 종류가 많지 않아 조성하기 무척 까다롭다. 꽃의 색보다 자주색 잎 식물을 많이 활용하면 좋다(남프랑스 Martique 가로정원).노란무늬가 있는 붉은색 튤립이 봄날 햇살을 받아 화사하다(허브빌리지 무지개가든_디자이너 임춘화). 은색 식물 화단[Grey & Silver Theme]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Achille-Claude Debussy는 종종 “음악은 음표 사이의 공간이다”라고 말했는데, 정원에서도 식물과 식물 사이에 쉼표가 필요하다. 색상 테마의 여백을 추가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은색 또는 회색 식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은색 또는 회색 식물을 강렬한 색의 화단에 사용하면 색을 부드럽게 하고 더욱 돋보이게 하며, 차가운 색의 화단에도 잘 어울린다. 식재 디자인의 대가인 ‘거트루드 지킬’은 화이트, 회색, 은색 식물을 식재한 화단을 좋아해 회색 잎을 가진 램스이어로 화단 가장자리를 장식했다. 그녀는 대부분 정원에 회색 화단을 만들기를 좋아했으나, 회색 화단을 만들지 않을 땐 포인트로 화단 곳곳에 회색과 은색 식물을 식재해 색과 색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하도록 적절하게 배치했다. 푸른빛이 도는 은색 식물은 은색 화단은 물론 다른 색상 테마의 화단에 사용해 색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 은색 식물로는 램스이어, 러시안세이지, 캣민트, 에린기움, 은쑥, 우단동자, 렁워트, 잉글리쉬 라벤더, 에델바이스, 하설초, 멀레인, 에키놉스, 세덤, 커리플란트, 유카, 쿠션 부쉬, 상록패랭이, 코튼라벤더, 아티초크, 은사초, 멜리안투스, 큰지느러미 엉겅퀴 등이 있다. 램스이어는 은빛 잎과 강렬한 수직형 꽃대가 멋진 식물로 정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은빛 식물이다.스웨덴 가든 디자이너인 Ulf Nordfjell은 은색 우단동자, 짙은 잉크색 아이리스, 은색 버드나무, 수직형 에라무러스, 애기꽃사과나무를 조합해 깊이감과 모던한 식재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2009 첼시플라워쇼, 스웨덴 Ulf Nordfjell 정원). 강렬한 색 조합[Hot Color Theme] 강렬한 색상 조합은 화려한 정원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테마로 붉은색과 오렌지, 노란색의 조합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 조합은 여름과 가을에 잘 어울리는 화단의 색이기도 하다. 색상환 계열에 있는 빨강, 오렌지, 노랑은 따뜻하고 강렬하며 활기차고 생동감이 있으나, 거칠고 공격적인 느낌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색은 신나고 흥미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시선을 끌어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빨간색과 오렌지색 꽃은 대부분 강한 햇살을 좋아하는 식물이 많아 햇살이 충분한 곳에 심어야 한다. 강한 색은 시선을 강하게 끌기 때문에 공간이 좁고 어수선하게 보여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어 작은 정원에 지나치게 많이 심지 않는 게 좋다. 빨강이나 오렌지색의 꽃은 늦여름이나 가을에 피는 꽃이 많아 계절을 염두에 둬야 한다. 늦여름 칸나가 있는 화단이나 다알리아 화단이 멋진 예다. 여기에 자주색이나 갈색 잎이 있는 식물을 조합하면 효과가 더 강렬하다. 이처럼 강렬한 색의 화단을 만들 땐 꽃의 색뿐만 아니라 잎의 색이나 질감도 함께 고려해 심으면 훨씬 더 강렬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색이 강렬한 꽃으로는 다알리아, 칸나, 원추리, 한련화, 크로코사미아, 양귀비, 튤립, 메리골드, 가자니아, 천인국, 자주피마자 등이 있다. 숙근해바라기(골든피라밋)와 향등골풀, 흰무늬그라스가 어우러져 화려한 가을 화단을 만들었다(동탄 여울공원, 작가정원 ‘구부러진 길’_디자이너 임춘화).루드베키아, 천인국, 베르가못이 어울려 정열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일산 주택정원_디자이너 임춘화). 차분하고 차가운 색 조합[Cool Color Theme] 블루색은 두드러지지 않기에 식재 계획에서 선호하는 추세지만, 이것만 사용하면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 차분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블루, 흰색, 바랜 듯한 보라색 계열의 색은 강렬한 햇빛보다 그늘이나 저녁 시간, 흐린 날에 더욱 돋보이는 색으로 차분하고 안정감을 준다. 푸른 계통의 색은 공간에 여백의 효과를 만들고, 시원한 색은 후퇴하는 것처럼 보여 공간이 넓게 느껴지게 한다. 그래서 작은 정원을 넓어 보이게 만들 때 유용하다. 푸른색 테마의 정원이라도 매치하는 색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블루와 분홍 매치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블루와 흰색은 차갑고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블루와 노란색을 매치하면 경쾌하고 발랄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이 범주의 색은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정원에 블루색만 식재할 경우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차분하고 차가운 색의 꽃으로는 붓꽃, 클래마티스, 라벤더, 알리움, 델피늄, 사루비아, 로벨리아 등이 있다. 블루색 아게라튬과 노란색 메리골드, 루드베키아는 보색 대비를 이뤄 경쾌하고 발랄하다(남프랑스 Martique 가로정원).블루색과 은색 조합이 차분한 분위기를 낸다. 로맨틱한 색 조합[Romantic Theme] 분홍, 블루, 보라색 계열의 조합은 고를 수 있는 식물의 종류가 많기에 어렵지 않게 화단을 만들 수 있다. 여름에 피는 분홍, 블루, 보라색 꽃이 많기 때문에 여름 화단으로 제격이다. 이러한 화단은 낭만적이고 화사하며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파스텔 톤의 식물을 가미하면 더욱 풍성한 색감을 보여줄 수 있다. 최근 가장 선호하는 테마이며 여기에 속하는 식물은 수종이 많아 선택의 범위가 넓다. 은색 잎을 가진 식물과 흰색 무늬 그라스류, 푸른빛이 도는 그라스류와 함께 조합하면 멋진 화단이 된다. 영국 코티지 화단에서는 아름다운 분홍색 장미와 숙근 제라늄, 라벤더, 캣민트를 혼식해 코티지 화단의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도록 연출한 것을 볼 수 있다. 로맨틱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꽃으로는 분홍색 장미, 우단동자, 사피니아, 부채붓꽃, 엔젤로니아, 금낭화, 아네모네, 후룩스, 폭스글로브, 라벤더 등 많은 초화류가 있다. 청화쑥부쟁이와 향등골풀을 조합한 화단(동탄 여울공원, 작가정원 ‘구부러진 길’_디자이너 임춘화)농담이 다른 보라색 아스타, 쑥부쟁이, 분홍색 구절초, 추명국이 어울려 낭만적인 가을 화단 분위기를 연출한다(동탄 여울공원, 작가정원 ‘구부러진 길’_디자이너 임춘화). 녹색 조합[Green Combination] 녹색 조합은 대부분 상록수 조합을 말하지만, 꽃이 없는 녹색 식물을 여러 형태와 질감으로 조합해 식재하기도 한다. 다양한 질감과 색, 형태를 가진 상록수 조합은 사계절 모두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더욱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상록수라 하더라도 미세한 색 차이가 있다. 은빛이나 황금빛을 띠는 상록수를 조합하거나 다양한 식물을 활용할 수 있고, 의도적으로 다듬은 토피어리 상록수를 사용하면 색이 화려한 꽃이 없어도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수 있다. 겨울이 긴 우리나라에서 활용해볼 만하다. 단색 테마인 녹색 정원에서 형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둥근 황금주목은 녹색 정원에서 화려한 주인공이다(영국 York Gate Garden). 참고문헌 《Encyclopedia of Planting Combinations RHS》 《The Complete Planting Design Course, 13》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정원의 색상 테마에 맞는 식재 디자인하기
-
-
【산약초이야기】 해독에 좋은 천연 간 치료제, 엉겅퀴
- 엉겅퀴는 6~7월에 피는 자줏빛 꽃이 아름다운 다년초 식물이다. 잎 가장자리의 톱니 모양을 따라 가시가 있어 가시 나물이라고도 한다. 어린 새싹은 한겨울 눈밭에서도 얼어 죽거나 고사되지 않고 봄까지 푸르름을 유지할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약초이다. 국내에 자생하는 엉겅퀴는 여러 종류가 있다. 원래 유럽이 원산지였으나 귀화하여 토착화된 지느러미엉겅퀴, 울릉도의 섬 엉겅퀴, 가시가 유독 크고 거친 큰 가시엉겅퀴, 나물밥이나 무침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고려엉겅퀴(일명 곤드레 나물), 지리산 해발 700m 고지 이상에서 자생하는 덤불 엉겅퀴 등이 있다. 이 엉겅퀴들은 모두 약용이나 식용으로 활용한다.글 김용남 토종약초 연구가 바이킹을 물리친 스코틀랜드 국화엉겅퀴는 스코틀랜드에서 국화로 지정된 식물이다. 일설에 의하면, 스코틀랜드에 침입한 바이킹 척후병이 성벽을 오르던 중 엉겅퀴의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이때 성벽 위 스코틀랜드 병사가 그 소리를 듣고 척후병의 침입을 눈치채 바이킹을 물리쳤다. 엉겅퀴는 이 사건을 계기로 스코틀랜드의 국화로 지정됐다. 봄철 어린 엉겅퀴 야생 활용 범위가 넓은 약초한방에서 엉겅퀴는 위를 튼튼하게 하는 건위,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 장 속 유해균을 해독하는 정장 치료제로 쓰인다. 민간에서는 오래전부터 고혈압과 관절염이 있는 자들이 엉겅퀴에서 생즙을 내 마셨다. 봄철에는 나른해진 몸과 식욕을 돋우는 봄철 나물로 인기가 높으며, 일반적으로 무침, 튀김, 된장국으로 만들어 먹는다. 가시가 많은 식물은 주로 관절에 좋은 효능이 있다. 오가피. 엄나무 등과 마찬가지로 가시가 많은 엉겅퀴도 관절염에 좋은 약초로 활용해 왔다. 엉겅퀴는 쑥과 마찬가지로 상처가 났을 때 생것을 짓찧어 붙이면 피가 멈추는 지혈작용이 우수하다. 따라서 혈변, 혈뇨, 여성의 대하증에 쓸 수 있다. 엉겅퀴 군락 현대의학에서 주목받는 간 치료제엉겅퀴는 현대의학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식물로, 외국에서는 이미 간염, 간경변(간경화), 기타 간질환의 보조치료제로 상용화했다. 주요 성분인 실리마린은 간세포의 재생과 염증을 해소해, 간염이나 간경화뿐만 아니라 각종 간 관련 질병에 활용한다. 실제로 실리마린은 음주, 약물, 스트레스, 활성 산소 등으로 인한 간질환이나 병증이 깊은 황달에도 좋다. 그 의학적 근거는 실리마린 성분이 간의 주요 해독 물질인 글루타치온의 생성을 높이는 항산화물질이기 때문이다. 이 실리마린이 간에 쌓인 독을 풀고 염증을 가라앉혀 술로 인한 알코올성 간염 증상을 완화시키고 간을 해독한다. 실리마린은 엉겅퀴 뿌리에 많이 들어있으나, 잎이나, 줄기, 꽃에도 간 질환 치료에 약성이 있어 전초를 모두 쓸 수 있다. 자연광에서 건조 중인 엉겅퀴 담석은 담낭암의 주요 원인이다. 엉겅퀴는 담도의 조직을 회복하고 담석의 생성을 억제해 담낭암 치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립암센터에서는 엉겅퀴의 주요성분 중 하나인 실리비닌 추출액이 폐암에도 좋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렇듯 엉겅퀴는 간과 담낭, 폐암에도 좋은 실리마린과 실리비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엉겅퀴 차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지나친 약물 남용, 음주로부터 지쳐있는 간에 매우 좋은 피로회복제이며 부작용이 거의 없는 천연의 간 청소제이다.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도로 주변이나 환경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채취하거나 농약으로 재배한 엉겅퀴는 오히려 간과 혈액에 독소를 쌓기 때문에, 공해와 오염이 없는 곳에서 채취해 약용이나 음식의 재료로 이용해야 한다. 엉겅퀴 발효액 [IN SHORT] 엉겅퀴, 실생활 활용 팁 [천연파스 만들기]요통, 신경통, 근육통이 있을 때① 생잎을 짓찧어 베 보자기나 고운 헝겊 등에 넣어 즙을 낸다.② 밀가루를 섞어 반죽해 환부에 두께 약 2~3㎜ 정도로 도포한다.③ 엉겅퀴 반죽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천이나 거즈로 묶어주고 약 10시간마다 바꿔 준다. [약술 만들기]식욕부진, 감기, 두통이 심할 때① 꽃 피기 전에 뿌리를 채취해 물에 씻어 반드시 햇볕에 1~2시간 건조한다.② 완전히 물기를 없앤 후 35℃의 담금주를 부어 3개월 숙성한다.③ 하루에 소주잔으로 한두 잔씩 잠자기 전, 혹은 식사 전 반주로 마신다. [세척제 만들기]피부 종기나 치질의 세척제로 활용① 물 2.5~3ℓ에 건조한 3~4주먹 분량 약 40~50g을 넣는다. ②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진하게 졸여 식혀서 사용한다. 병증의 정도에 따라 약초의 양을 가감해도 좋다.③ 특별한 세척제가 없는 치질의 세척에 좋으며 하루 2~3번 정도 꾸준히 한다. [녹즙(발효액) 만들기]고혈압, 관절염, 간염, 간경화로 고생할 때 ① 토마토, 두유 등과 함께 믹서에 간다. ② 하루에 한두 잔 아침저녁으로 식전에 먹는다.③ 엉겅퀴를 발효액으로 만들어 마시면 간염, 간경화에 좋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병증이 급하거나 심한 사람은 녹즙으로 만든다. [나물밥이나 무침 만들기]① 봄에 돋아난 비교적 가시가 연한 어린잎을 살짝 데친다.② 깊게 우려낸 후 쌀과 함께 넣어 나물밥이나 무침으로 활용한다.③ 소금을 살짝 넣어 데치면 나물의 색깔도 선명하고 쓴맛도 없어진다. 글쓴이 기담 약초원 김용남 대표 토종약초 연구가, 한국 자생약초 발아. 육묘원 운영 (주)기담식품 공동 설립 및 운영 문의 기담약초원 033-461-5558, 010-5233-3574 http://kidam.co.kr/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산약초이야기】 해독에 좋은 천연 간 치료제, 엉겅퀴
-
-
【산약초이야기】 부작용 없는 천연 해독초 '민들레'
- 잔설이 남아있는 산과 계곡의 얼음은 그대로인데 물가의 버드나무 가지에는 이미 꽃이 피고 얼음 밑으로는 물이 녹아 흐르는 소리가 산중의 봄을 알린다. 노란 꽃망울이 소담스러운 복수초와 한겨울 눈 속에서도 푸른빛을 잃지 않고 기나긴 겨울을 버텨온 엉겅퀴, 인동초, 패장초의 여린 잎이 봄볕에 더욱 푸르게 살아난다. 해마다 봄이 되면 민들레, 달래, 냉이, 미나리 싹 등 인간에 의해 길들지 않은 천연의 먹을거리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이중 민들레는 이른 봄철부터 채취할 수 있는 약초로 전초(잎, 꽃, 뿌리)를 쓸 수 있다. 이 시기에 채취한 민들레는 쓴맛이 적고 향긋하여 나물 비빔밥, 튀김, 겉절이 등으로 만들어 먹으면 봄철의 나른함과 피곤한 춘곤증을 이겨낼 수 있는 영양가 높은 음식이다. 글 김용남 토종약초 연구가 각별한 주의 필요한 민들레 채취민들레의 어린잎에는 비타민 B1과 비타민C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에서는 쌈 채소나 샐러드로 상추보다 더 많이 식용한다. 이 땅에는 노란 꽃이 피는 토종 노랑 민들레와 서양 노랑 민들레, 흰 꽃이 피는 토종 흰민들레가 있다. 흰민들레는 주로 산속에 자라 산山민들레라고도 한다. 토종 노랑 민들레와 토종 흰민들레는 총포(꽃받침)가 하늘을 향해 있으며, 서양에서 귀화한 서양 노랑 민들레는 총포가 아래를 향하고 있어 구별이 가능하다.오래전에 귀화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생존하며 토착화된 서양 노랑 민들레의 약효도 토종 민들레와 크게 차이가 없다. 다만 민들레, 질경이, 비수리 등은 길가의 낮은 지역에 주로 서식하므로 자동차의 매연, 공해, 환경오염 물질 등에 쉽게 노출되거나 수은, 납, 농약 등의 중금속과 환경오염 물질을 아무런 저항 없이 흡수하므로 채취할 때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노랑 민들레와 달리 흰민들레는 주로 고산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약초로 공해와 환경독으로부터 자유로워 비교적 안전하게 쓸 수 있으나 지금은 채취가 쉽지 않아 귀한 약초가 되었다. 토종 노랑 민들레와 흰민들레 한방에서 귀한 약초로 쓰이는 야생화한방에서 꽃이 피기 전에 뿌리와 잎을 채취해 건조한 민들레를 포공영 蒲公英이라 하며 민간에서는 앉은뱅이 꽃이라고도 한다. 예부터 한방에서 열을 내리고 위를 좋게 하며 천식, 가래를 삭이는 치료약으로 이용해 왔다.뿌리나 줄기를 자르면 흰색의 유액乳液 성분이 흘러나오는데 그 주성분은 콜린과 테르핀이다. 민들레에 함유되어있는 콜린은 간에 쌓여있는 간독을 풀고 지방을 분해해 지방간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테르핀은 염증을 삭이는 작용이 강해 간염, 위염, 대장염, 유선염, 역류성 식도염, 인후염 등에 쓴다. 뿌리와 잎의 쓰고 쌉싸래한 성분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위의 운동을 향상한다. 따라서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하거나 신물이 날 때 전초를 달여 식후에 먹으면 좋으며 위궤양 등의 궤양성 질환에도 쓸 수 있다. 지나친 육류의 섭취와 인스턴트식품으로 서구화된 식단, 흡연 등의 원인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대장암에도 민들레는 좋은 약초다. 민들레에 함유되어있는 살리마린은 항암물질로 장의 용종을 억제하는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들레는 산모의 젖이 잘 나오게 하는 약초로, 식량과 영양원이 부족하던 옛날 민간에서는 산모의 젖이 부족할 때 잎을 나물로 무쳐먹기도 했다. 오랜 병으로 누워있어 소화 장애가 있는 환자나 병을 앓고 난 후 환자의 회복식으로 민들레를 죽이나 밥으로 지어먹기도 했다. 민들레는 부작용 없는 천연항생제로 감기나 눈병이 나서 곪는 경우에도 좋으며 비타민A와 같은 화학구조를 갖고 있어 밤에 앞을 잘 볼 수 없는 야맹증의 치료약으로도 이용된다. 아토피, 피부염, 여드름 등의 피부질환은 장 속에 남아있는 독소가 발병 원인이 되기도 하며 장 해독을 해야 완치가 가능한 병이다. 민들레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내 유익균의 증식을 도와 장 기능을 좋게 하고, 장속의 노폐물을 배출해 피부병을 개선하며, 변비를 해소해 얼굴의 혈색을 맑게 한다. 민들레와 둥굴레의 뿌리를 볶아 차茶로 마시면 구수하고 담백하며 커피를 대용할 수 있는 카페인 없는 천연 음료가 된다. 건조한 민들레 / 서양 노랑 민들레 [IN SHORT] 민들레, 실생활 활용 팁 [녹즙 만들기]역류성 식도염과 속이 더부룩하고 신물이 날 때① 전초(뿌리, 잎)를 채취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잘게 썰고 믹서에 갈아 하루 1~2회 공복이나 식후에 먹는다. ② 채취는 연중 가능하며 채취한 것은 냉장 보관하고 필요한 만큼 꺼내 쓴다. (단, 모든 녹즙은 지나치면 간에 무리를 주게 되므로 증상이 그치면 음용을 중단한다.) [환丸 만들기]변비, 숙변 제거가 필요할 때① 연중 언제든 채취해 잘게 썰어 햇볕에 말린다.② 만지면 부스러질 만큼 완전히 건조해 절구나 믹서를 이용해 분말로 만든다. ③ 분말은 찹쌀 풀을 적당량 섞어 먹기 좋은 크기(콩알 1/3크기)로 환을 만들어 식후에 10~12알씩 따뜻한 물과 함께 먹는다. ④ 민들레 환은 기력을 회복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며 빈혈이 생기기 시작할 때에 복용해도 좋다. [민들레 밥 만들기]소화불량과 기력 회복, 환자 식단① 민들레로 밥을 지어먹으면 소화가 잘 되며 풍미도 좋아 봄철 입맛이 없는 사람에게 좋다.② 잘게 썬 민들레를 쌀과 함께 밥을 지어 양념장에 먹는다. ③ 비타민A ·B1·B2· C를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영양가 높은 식단이며, 풍부한 섬유질로 장속 유산균의 증식을 도와 면역력을 높이고 변비를 해소한다. 글쓴이 기담약초원 김용남 대표 토종약초 연구가, 한국 자생약초 발아. 육묘원 운영 (주)기담식품 공동 설립 및 운영 문의 기담약초원 T 033-461-5558, 010-5233-3574 http://kidam.co.kr/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산약초이야기】 부작용 없는 천연 해독초 '민들레'
-
-
산약초 이야기 07 엉겅퀴
- 해독에 좋은 천연 간 치료제, 엉겅퀴 엉겅퀴는 6~7월에 피는 자줏빛 꽃이 아름다운 다년초 식물이다. 잎 가장자리의 톱니 모양을 따라 가시가 있어 가시 나물이라고도 한다. 어린 새싹은 한겨울 눈밭에서도 얼어 죽거나 고사되지 않고 봄까지 푸르름을 유지할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약초이다. 국내에 자생하는 엉겅퀴는 여러 종류가 있다. 원래 유럽이 원산지였으나 귀화하여 토착화된 지느러미 엉겅퀴, 울릉도의 섬 엉겅퀴, 가시가 유독 크고 거친 큰 가시 엉겅퀴, 나물밥이나 무침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고려 엉겅퀴(일명 곤드레 나물), 지리산 해발 700m 고지 이상에서 자생하는 덤불 엉겅퀴 등이 있다. 이 엉겅퀴들은 모두 약용이나 식용으로 활용한다. 글 기담 김용남 토종약초 연구가, kyn1509@naver.com 봄철 어린 엉겅퀴 야생 엉겅퀴 군락 바이킹을 물리친 스코틀랜드 국화 엉겅퀴는 스코틀랜드에서 국화로 지정된 식물이다. 일설에 의하면, 스코틀랜드에 침입한 바이킹 척후병이 성벽을 오르던 중 엉겅퀴의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이때 성벽 위 스코틀랜드 병사가 그 소리를 듣고 척후병의 침입을 눈치 채 바이킹을 물리쳤다. 엉겅퀴는 이 사건을 계기로 스코틀랜드의 국화로 지정됐다. 활용범위가 넓은 약초 한방에서 엉겅퀴는 위를 튼튼하게 하는 건위,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 장 속 유해균을 해독하는 정장 치료제로 쓰인다. 민간에서는 오래전부터 고혈압과 관절염이 있는 자들이 엉겅퀴에서 생즙을 내 마셨다. 봄철에는 나른해진 몸과 식욕을 돋우는 봄철 나물로 인기가 높으며, 일반적으로 무침, 튀김, 된장국으로 만들어 먹는다. 가시가 많은 식물은 주로 관절에 좋은 효능이 있다. 오가피. 엄나무 등과 마찬가지로 가시가 많은 엉겅퀴도 관절염에 좋은 약초로 활용해 왔다. 엉겅퀴는 쑥과 마찬가지로 상처가 났을 때 생것을 짓찧어 붙이면 피가 멈추는 지혈작용이 우수하다. 따라서 혈변, 혈뇨, 여성의 대하증에 쓸 수 있다. 현대의학에서 주목받는 간 치료제 엉겅퀴는 현대의학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식물로, 외국에서는 이미 간염, 간경변(간경화), 기타 간질환의 보조치료제로 상용화했다. 주요 성분인 실리마린은 간세포의 재생과 염증을 해소해, 간염이나 간경화뿐만 아니라 각종 간 관련 질병에 활용한다. 실제로 실리마린은 음주, 약물, 스트레스, 활성 산소 등으로 인한 간질환이나 병증이 깊은 황달에도 좋다. 그 의학적 근거는 실리마린 성분이 간의 주요 해독물질인 글루타치온의 생성을 높이는 항산화물질이기 때문이다. 이 실리마린이 간에 쌓인 독을 풀고 염증을 가라앉혀 술로 인한 알코올성 간염 증상을 완화시키고 간을 해독한다. 실리마린은 엉겅퀴 뿌리에 많이 들어있으나, 잎이나, 줄기, 꽃에도 간 질환 치료에 약성이 있어 전초를 모두 쓸 수 있다. 담석은 담낭암의 주요 원인이다. 엉겅퀴는 담도의 조직을 회복하고 담석의 생성을 억제해 담낭암 치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국립암센터에서는 엉겅퀴의 주요성분 중 하나인 실리비닌 추출액이 폐암에도 좋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렇듯 엉겅퀴는 간과 담낭, 폐암에도 좋은 실리마린과 실리비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엉겅퀴 차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지나친 약물 남용, 음주로부터 지쳐있는 간에 매우 좋은 피로회복제이며 부작용이 거의 없는 천연의 간 청소제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도로 주변이나 환경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채취하거나 농약으로 재배한 엉겅퀴는 오히려 간과 혈액에 독소를 쌓기 때문에, 공해와 오염이 없는 곳에서 채취해 약용이나 음식의 재료로 이용해야 한다. 자연광에서 건조 중인 엉겅퀴 엉겅퀴 발효액 IN SHORT 엉겅퀴, 실생활 활용 팁 [천연파스 만들기] 요통, 신경통, 근육통이 있을 때 ① 생잎을 짓찧어 베 보자기나 고운 헝겊 등에 넣어 즙을 낸다. ② 밀가루를 섞어 반죽해 환부에 두께 약 2~3㎜ 정도로 도포한다. ③ 엉겅퀴 반죽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천이나 거즈로 묶어주고 약 10시간마다 바꿔 준다. [약술 만들기] 식욕부진, 감기, 두통이 심할 때 ① 꽃피기 전에 뿌리를 채취해 물에 씻어 반드시 햇볕에 1~2시간 건조한다. ② 완전히 물기를 없앤 후 35℃의 담금주를 부어 3개월 숙성한다. ③ 하루에 소주잔으로 한두 잔씩 잠자기 전, 혹은 식사 전 반주로 마신다. [세척제 만들기] 피부 종기나 치질의 세척제로 활용 ① 물 2.5~3ℓ에 건조한 3~4주먹 분량 약 40~50g을 넣는다. ②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진하게 졸여 식혀서 사용한다. 병증의 정도에따라 약초의 양을 가감해도 좋다. ③ 특별한 세척제가 없는 치질의 세척에 좋으며 하루 2~3번 정도 꾸준히 한다. [녹즙(발효액) 만들기] 고혈압, 관절염, 간염, 간경화로 고생할 때 ① 토마토, 두유등과 함께 믹서에 간다. ② 하루에 한두 잔 아침저녁으로 식전에 먹는다. ③ 엉겅퀴를 발효액으로 만들어 마시면 간염, 간경화에 좋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병증이 급하거나 심한 사람은 녹즙으로 만든다. [나물밥이나 무침 만들기] ① 봄에 돋아난 비교적 가시가 연한 어린잎을 살짝 데친다. ② 깊게 우려낸 후 쌀과 함께 넣어 나물밥이나 무침으로 활용한다. ③ 소금을 살짝 넣어 데치면 나물의 색깔도 선명하고 쓴맛도 없어진다. 문의 기담약초원 T 033-461-5558, 010-5233-3574 W www.기담약초.com E kyn1509@naver.com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산약초 이야기 07 엉겅퀴
-
-
산약초 이야기 06 민들레
- 부작용 없는 천연 해독초 '민들레' 잔설이 남아있는 산과 계곡의 얼음은 그대로인데 물가의 버드나무 가지에는 이미 꽃이 피고 얼음 밑으로는 물이 녹아 흐르는 소리가 산중의 봄을 알린다. 노란 꽃망울이 소담스러운 복수초와 한겨울 눈 속에서도 푸른빛을 잃지 않고 기나긴 겨울을 버텨온 엉겅퀴, 인동초, 패장초의 여린 잎이 봄볕에 더욱 푸르게 살아난다. 해마다 봄이 되면 민들레, 달래, 냉이, 미나리 싹 등 인간에 의해 길들지 않은 천연의 먹을거리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이중 민들레는 이른 봄철부터 채취할 수 있는 약초로 전초(잎, 꽃, 뿌리)를 쓸 수 있다. 이 시기에 채취한 민들레는 쓴 맛이 적고 향긋하여 나물비빔밥, 튀김, 겉절이 등으로 만들어 먹으면 봄철의 나른함과 피곤한 춘곤증을 이겨낼 수 있는 영양가 높은 음식이다. 글 기담 김용남 토종약초 연구가, kyn1509@naver.com 각별한 주의 필요한 민들레 채취 민들레의 어린 잎에는 비타민B1과 비타민C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프랑스 등의 유럽국가에서는 쌈채소나 샐러드로 상추보다 더 많이 식용한다. 이 땅에는 노란 꽃이 피는 토종 노랑민들레와 서양 노랑민들레, 흰 꽃이 피는 토종 흰민들레가 있다. 흰민들레는 주로 산속에 자라 산山민들레라고도 한다. 토종 노랑민들레와 토종 흰민들레는 총포(꽃받침)가 하늘을 향해 있으며, 서양에서 귀화한 서양 노랑민들레는 총포가 아래를 향하고 있어 구별이 가능하다. 오래 전에 귀화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생존하며 토착화된 서양 노랑민들레의 약효도 토종 민들레와 크게 차이가 없다. 다만 민들레, 질경이, 비수리 등은 길가의 낮은 지역에 주로 서식하므로 자동차의 매연, 공해, 환경오염 물질 등에 쉽게 노출되거나 수은, 납, 농약 등의 중금속과 환경오염 물질을 아무런 저항 없이 흡수하므로 채취할 때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노랑민들레와 달리 흰민들레는 주로 고산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약초로 공해와 환경독으로부터 자유로워 비교적 안전하게 쓸 수 있으나 지금은 채취가 쉽지 않아 귀한 약초가 되었다. 한방에서 귀한 약초로 쓰이는 야생화 한방에서 꽃이 피기 전에 뿌리와 잎을 채취해 건조한 민들레를 포공영蒲公英이라 하며 민간에서는 앉은뱅이 꽃이라고도 한다. 예부터 한방에서 열을 내리고 위를 좋게 하며 천식, 가래를 삭이는 치료약으로 이용해 왔다. 뿌리나 줄기를 자르면 흰색의 유액乳液 성분이 흘러나오는데 그 주성분은 콜린과 테르핀이다. 민들레에 함유되어있는 콜린은 간에 쌓여있는 간독을 풀고 지방을 분해해 지방간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테르핀은 염증을 삭이는 작용이 강해 간염, 위염, 대장염, 유선염, 역류성 식도염, 인후염 등에 쓴다. 뿌리와 잎의 쓰고 쌉싸래한 성분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위의 운동을 향상한다. 따라서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하거나 신물이 날 때 전초를 달여 식후에 먹으면 좋으며 위궤양 등의 궤양성 질환에도 쓸 수 있다. 지나친 육류의 섭취와 인스턴트 식품으로 서구화된 식단, 흡연 등의 원인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대장암에도 민들레는 좋은 약초다. 민들레에 함유되어있는 살리마린은 항암물질로 장의 용종을 억제하는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들레는 산모의 젖이 잘 나오게 하는 약초로, 식량과 영양원이 부족하던 옛날 민간에서는 산모의 젖이 부족할 때 잎을 나물로 무쳐먹기도 했다. 오랜 병으로 누워있어 소화 장애가 있는 환자나 병을 앓고 난 후 환자의 회복식으로 민들레를 죽이나 밥으로 지어먹기도 했다. 민들레는 부작용 없는 천연항생제로 감기나 눈병이 나서 곪는 경우에도 좋으며 비타민A와 같은 화학구조를 갖고 있어 밤에 앞을 잘 볼 수 없는 야맹증의 치료약으로도 이용된다. 아토피, 피부염, 여드름 등의 피부질환은 장 속에 남아있는 독소가 발병 원인이 되기도 하며 장 해독을 해야 완치가 가능한 병이다. 민들레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내 유익균의 증식을 도와 장 기능을 좋게 하고, 장속의 노폐물을 배출해 피부병을 개선하며, 변비를 해소해 얼굴의 혈색을 맑게 한다. 민들레와 둥굴레의 뿌리를 볶아 차茶로 마시면 구수하고 담백하며 커피를 대용할 수 있는 카페인 없는 천연음료가 된다. 건조한 민들레 서양 노랑민들레 토종 흰민들레 토종 노랑민들레 IN SHORT 민들레, 실생활 활용 팁 [녹즙 만들기] 역류성 식도염과 속이 더부룩하고 신물이 날 때 ① 전초(뿌리, 잎)를 채취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잘게 썰고 믹서에 갈아 하루 1~2회 공복이나 식후에 먹는다. ② 채취는 연중 가능하며 채취한 것은 냉장 보관하고 필요한 만큼 꺼내 쓴다. (단, 모든 녹즙은 지나치면 간에 무리를 주게 되므로 증상이 그치면 음용을 중단한다.) [환丸 만들기] 변비, 숙변 제거가 필요할 때 ① 연중 언제든 채취해 잘게 썰어 햇볕에 말린다. ② 만지면 부스러질 만큼 완전히 건조시켜 절구나 믹서를 이용해 분말로 만든다. ③ 분말은 찹쌀 풀을 적당량 섞어 먹기 좋은 크기(콩알 1/3크기)로 환을 만들어 식후에 10~12알씩 따뜻한 물과 함께 먹는다. ④ 민들레 환은 기력을 회복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며 빈혈이 생기기 시작할 때에 복용해도 좋다. [민들레밥 만들기] 소화불량과 기력회복, 환자 식단 ① 민들레로 밥을 지어먹으면 소화가 잘되며 풍미도 좋아 봄철 입맛이 없는 사람에게 좋다. ② 잘게 썬 민들레를 쌀과 함께 밥을 지어 양념장에 먹는다. ③ 비타민A·B1·B2·C를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영양가 높은 식단이며, 풍부한 섬유질로 장속 유산균의 증식을 도와 면역력을 높이고 변비를 해소한다. 문의 기담약초원 T 033-461-5558, 010-5233-3574 W www.기담약초.com E kyn1509@naver.com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산약초 이야기 06 민들레
-
-
異色田園 치유와 나눔의 숲 가꾸는 - 어처구니 숲학교와 예술가들
- 경기도포천지장산자락어처구니숲학교는예술가들의손에단장되는중이다". 예술가들이숲에 휴식처를 제작하며 예술문화를 기반으로 한 숲 치유 프로그램을 기획해,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웃과 숲학교를 일구고 있는 홍순각·서광자 부부에게 지속적인 활생문화공명을 기대합니다."어처구니 숲학교 프로젝트를 기획한 문화살롱 공 박이창식 대표의 설명에 따라 예술가들의 온기가 번져 더욱 정겨운 언덕으로 올랐다. 글 박지혜 기자 사진 백희정 기자 취재협조 문화살롱 공 070-7642-9876 cafe.naver.com/spacegong어처구니 숲학교 010-9335-5595 cafe.naver.com/eocheoguni 인적 뜸한 경기도 포천시 지장산자락, 숲속에 조각가 설치예술가 들이 뚝딱대며 뭔가 만드는 데 열심이다. 언덕 위 나무 기둥을 세워 철망을 설치한 닭장이 한창 설치되고 있으며 또 저쪽에는 생태화장실이 세워지는 중이다. 그 위쪽으로는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걷는 산책길이 생겨나고 있다.이곳은 홍순각·서광자 부부가 운영하는'어처구니 숲학교'부지. 네 명의 작가가 숲학교에 필요한 시설물을 만드는 중이다."예술가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안테나가 있는 모양이에요. 나는 대수롭지 않게보던곳이었는데,' 느낌좋다'며'여기에뭘만들고저기에뭘만들고'하는 거예요. 시설이 부족해 프로그램 진행이 불편했는데 이렇게 도와주시니 감사하죠."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문화바우처 사업숲학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문화살롱 공'박이창식 대표는"경기문화재단 후원을 받아 문화바우처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중입니다"라 설명한 다. 덧붙여"문화바우처는 문화상품권이나 공연을 보는 등 일회성으로 끝나는데 그것보다 당사자들의 삶 속에 파고드는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문화바우처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라고 설명한다. 문화바우처란 기초생활수급자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문화예술 활동 참여에 제약 받는 국민들에게 공연 전시 영화 도서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 비용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2005년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예술가들은 숲학교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수시로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시설물을 완성한 후에도 숲학교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란다.예술가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홍순각 씨는"아마 과거의 나 같으면 이곳을 굴삭기로 싹 밀어 콘크리트 박스를 올려 편리하게 만들었을지 모르죠. 그러나 숲에 살다 보니 무위無爲라는 것이 뭔지 서서히 알게 됐어요"라 말한다. 콘크리트 박스로 채워진 숲이었다면 백혈병을 앓던 아들의 치료는 어땠을지 생각게 한다.홍 씨는'숲의 위력'에 대해 다시금 말한다."프로그램을 마쳤는데도 아이들은 집에 안 가려고 울기도 해요. 그렇게 2시간 떼를 쓴 적도 있어요. 어른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장난감으로, 숲에 풀어 놓으면 아주잘 놀아요. 그 과정에서 숲 자체가 아이들에게 힘을 주는 걸 보면 새삼 놀라기도 해요."그는 땅에 떨어진 낙엽을 주우며 낙엽이 부스러져 섞인 부엽토는 항암 작용을 한다고도 알려준다. 예술가들이 꾸미는 생태 공간마을을 발아래 두고 동남향으로 터져 있는 숲학교 부지는 속세와 단절된 곳이란 느낌을 준다. 그만큼 자연 그 자체다. 언덕을 오르다 보면 나비처럼 생긴 나비나물, 멍개잎, 개암나무, 생강나무, 취나물꽃, 표고버섯, 노란 양지꽃, 보라 엉겅퀴가 보인다. 태평농법으로 가꾼 텃밭도 있다. 갈지 않는다, 농약 안 친다, 풀 안 뽑는다. 이 3무無를 지켜 키운 텃밭 작물들은 홍 씨 가족에게 돌아오는게 거의 없다. 벌레가 파먹기도 하고 고슴도치, 멧돼지, 고라니 등 산짐승이 먹어치우기 일쑤다.이런 생태적인 곳에 어울리는 것은 콘크리트보다 나무로 된 시설물이다. 그래서 작가들은 거의 모든 재료를 이곳에서난나무로쓰고직접재단, 가공해사용하고있다.제일먼저만나는작품은닭장이다." 아이들은어른과 달리 동물을 무서워하지 않고 아주 좋아하기에 이곳에 어울리는 닭장을 생각했습니다."생태적이며 생명주의적 작업을 실천하는 조각가 정기현 씨는 스스로 닭을 사육한 경험을 살려 닭장을 만들고, 직접 부화시킨 토종 병아리 10여 마리를 이주시킬 예정이다.닭장 조금 위에는 하정수 씨가 생태 화장실 2개를 만드는 중이다. 3주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와도 사용할 화장실이 부족해 보여 생태화장실을 생각해 냈다. 무엇보다 화장실에서 난 배설물을 태평농법으로 짓고 있는 텃밭에 훌륭한 자양분으로 거듭날 것도 고려했다. 기존 있는 것을 다듬는 일이지만 어찌 보면 가장 큰 규모의 작업을 맡은 이종균 씨. 수백 미터 길이의 오솔길을 새로 내고 있다. 이름 하여 생태탐방로." 이미만들어진넓은길은다니기편하지만좀지루해요. 그래서 자연과 함께해서 마음이 절로 즐거워지고 간간이 쉬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있어요."눈을 찌르거나 발을 거는 나뭇가지를 치우고 흙바닥을 정리해 편하게 다니도록 하고 가파른 경사는 돌을 괴어 계단을 만든다. 걸터앉을 수 있는 넓적 바위로 이어지는 길도 내고 길이 끊어지는 좁은 계곡 위로는 단단한 물푸레나무 가지를 엮어 다리도 만들었다. 주변과 어우러진 오솔길은 마치 세월에 따라 만들어진 듯 자연스럽다. 이종균 작가 는 길 혹은 이동이라는 모티브로 예술작업을 쭉 해 왔는데 그런 그에게안성맞춤인 작업이다. "일주일간 만들고 있어요. 한 400미터 될까요? 물리적으로 아래쪽 닭장과 생태화장실 그리고 위쪽 캠프장까지 쭉 이어주고, 추상적으로 각 작품들과 작가들을 연결하는 비유적 장치이기도 해요."또한 조각가 나규환 씨는 자신의 작업장에서 난로를 제작 중이고 강지수 씨는 마임을, 황보림 씨는 숲 명상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이들 덕분에 어처구니 숲학교는 날로 풍요로워지고 있다. 문화살롱 공 박이창식 대표는 사라지는 옛것에 대한 백서 만드는 일도꾸준히 진행한다. 3년째 경기북부 수몰지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은 숲학교 인근 중리 수몰지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수몰돼 사라지는 운명에 처한 50년 된 근대 가옥 도롱이집을 사진작품 등 기록으로 남기고 해체 후 복원하는 프로젝트다. 복원한 도롱이집은 26가구가 살게 되는 이주 지역 커뮤니티 센터로 활용, 수몰지 관련 전시장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교동 장독대마을 사례처럼 전통문화 계승과 마을 기업을 만드는 등 마을 활력과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사업도 한다. 하루하루 생활에 급급한 이들에게 문화예술은 사치라고들 한다. 그처럼 문화예술은 일상과 동떨어진 특별한 것으로 간주하는 이가 많다. 먼발치에서 보며 감상에 젖는 예술작품이 아닌 생활 속에 문화예술을 퍼트리는, 그들의 재능을 마을 깊숙이에서 나누는, 이들예술가들이 세상에 주는 울림이 크다.
-
- 전원생활
- 전원라이프
-
異色田園 치유와 나눔의 숲 가꾸는 - 어처구니 숲학교와 예술가들
-
-
[Home & Garden II] 나의 정원 만들기- 전원에서 야생화 100배 즐기기
- 59년 경기도 어느 산골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그 시절 누구나 그랬듯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어느 철학자가 이야기했듯이 가난한 농부의 아들들은 손에 호미를 쥘 수 있을 때부터 들로 나서서 한몫을 해야 한다.내 몸의 스무 배나 되는 소를 몰고 들로 산으로 풀을 뜯으러 가면, 우선 널찍한 초원을 찾아 바를 길게 매어 놓고 나무 그늘 밑에 쉴 만한 곳을 찾아 팔베개를 베고 눕는다. 조금만 지나면 심심하고 주변의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놀거리를 찾게 된다. 파란 하늘에는 흰구름이 수를 놓고 가끔 지나가는 쌕쌕이 비행기의 똥구멍에서는 길게 흰줄이 퍼져 뭉실뭉실 구름으로 모여지고, 산새들이 지저귀고 썩은 고목 밑과 쇠똥 근처에는 버섯이 집을 짓고, 들풀 사이로 들꽃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냥 흔히 알던 할미꽃, 싸리꽃, 붓꽃, 제비꽃 등 수없이 많은 꽃을 보았지만 그 이름은 몇 개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논과 밭에 나가서 일을 할 때면 냉이, 망초, 고들빼기, 엉겅퀴, 뱀딸기, 바랭이, 마름, 물옥잠, 개구리밥, 물달개비, 자라풀… 이런 모든 것들이 보리, 밀, 콩, 벼,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의 곡식을 빼면 모두 잡초라 호미 끝에 긁혀 손에 잡혀 뽑혀서는 논두렁 밭두둑에 쌓여서 다시 퇴비로 곡식에 거름이 되기 위해 기다리는 신세였다. 소위 그런 잡초가 여름에는 돌아서면 또 나고 뽑으면 또 나고 정말 발로 짓이기고 싶었다. 겨울이 되기 전에 풋나무를 치러 가면 가을꽃인 마타리, 구절초, 도라지, 쑥부쟁이가 주변의 잡목과 함께 아궁이의 재물이 되기 위해 낫 끝에 꺾이고 했다.잃어버린 시절을 찾게 한 야생화어린 시절의 시골은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놀거리가 딱히 없는 처지에서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산, 강, 들이 우리의 놀이터이자 놀이감이고 함께 하는 동아리였다.유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이런 시골에서 보내고 나니 청년이 되면서 도시를 동경해, 학교도 도시로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어떻게든 광나는 도시의 현대인으로 성공해야겠다며 무척 열심히 살았다. 30대 말에 그 사이 결혼하여 아이들도 셋씩이나 생기고 적당히 살만한 아파트도 마련하고 모그룹에 경영기획과장까지 해보면서 딴엔 꽤나 성공한 것 같았다.그러던 마흔쯤 되던 어느 날, 여의도에서 약속이 있어 차를 몰고 갔는데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도착했다. 무료하던 차에 눈앞에 '야생화 전시회'라는 플래카드가 들어왔다. 남는 시간을 때우려고 들어간 전시회에서 나는 문득 잃어버린 청소년시절까지의 세상을 다시 보았다. 소먹이가 된 호미 끝에 버려진 잡초, 손으로 훑어진 수초가 버젓이 전시되어 작품으로 보여졌다. 이름 모르던 그 많은 꽃들의 이름이 각자 다 있고 하나하나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보고 또 보고 정신 없이 빠져 약속시간을 삼십 분이나 지나 일찍 도착한 내가 오히려 삼십 분 늦게 도착해 얼마나 송구스러웠는지……. 그때의 느낌으로 야생화에 관심을 가졌고, 등산을 하면서도 예사로이 보지 않고 식물도감을 갖고 하나하나 이름을 알아 나갔다. 결국 1999년 모든 것을 정리하고 지금 살고 있는 강가의 집 한 채와 텃밭을 사 이사하면서 나는 전원생활은 시작했다. 무조건 야생화가 있는 전원이라는 목표로 땅과 집을 마련했다.지금은 320여 종의 야생화와 철철이 옷을 갈아입는 작은 야생화 동산과 동산의 중간 중간에 조화롭게 자리 잡은 손수 깍은 솟대와 장승이 수호신으로 서 있다. 한 해에 두 번 야생화 분화 및 분경 전시회도 갖고, 초등학교에 야생화 생태학습장도 만들어 지도하고, 우리 꽃으로 산수분경을 연출하여 아동원예치료실도 운영하고 있다.그러한 입장에서 그동안의 실패와 어떤 때는 허망한 짓을, 무식함에 소치를 겪으면서 체득한 전원에서의 야생화 백 배 즐기는 법을 어쭙잖은 이론이 아닌 현장학습으로 많은 사람과 더불어 우리 꽃과 문화와 함께 풍요로운 자연의 삶을 같이 하고 싶다.전원생활 백 배 즐기기, 야생화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참살이(Well-Being)의 전원생활은 산과 강과 들과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전원에서의 생활환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꿈을 이루는 곳이다. 즐겁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전원생활이란, 자연과의 조화와 자연의 순리를 어긋나지 않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환경의 지배를 받는 인간으로서는 마음의 평화와 정서적 안정이 행복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자연과의 조화라는 면에서 꽃이라고 하는 부분을 활용하면 전원생활을 백 배 즐길 수 있다.첫째, 야생화 동산을 집 안에 조성하는 것이다.나의 경우 야생화 동산을 만들고 싶어서 전국의 산지와 화원을 다니면서 약 200평 정원에 80여 종 4000본을 1999년에 심었다. 어렸을 때 국어책에 나오는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처럼 수평적으로 군락군락을 지어서 종류별로 심었다. 2월 말에 심어 놨더니 4월부터 꽃이 피었는데, 복수초를 시작으로 앵초, 할미꽃, 금낭화 들의 여름 꽃이 기가 막힐 만큼 예뻤다. 여름에는 나리종류부터 모시대, 백합, 노루오줌 등의 화려한 여름 꽃이 가을에는 구절초, 마타리, 층꽃 등의 군락이 얼마나 아름답게 피는지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이 모두다 너무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나는 초보자로서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른다.야생화란 한번 심으면 가만 놔둬도 자생력이 뛰어나 겨울에는 잠을 자다가 봄에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번식하고를 계속하므로 평생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듬해 봄이 되어 새싹이 나기를 학수고대하고 기다렸는데, 처음 심은 만큼 새싹이 나지 않았다. 봄꽃이 많이 피지도 않았고 여름에도 마찬가지, 가을에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전국에 있는 자생식물원을 다녔다. 오대산자생식물원, 한택식물원 등 유명하다는 곳을 10여 곳 다니면서 결론을 내렸다. 야생화는 자연에서의 생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곡식을 재배하듯 수평적으로 복수초 밭, 앵초 밭, 나리 밭, 구절초 밭이 아닌 나무와 돌과 풀과 하늘이 어우러지고 높낮이가 있고, 양지와 음지가 있고, 건조한 곳과 습한 곳이 있고, 겨울에는 보온을 해야 하고… 여하튼 자연의 큰 교목 밑에 관목이 우리가 잡초라고 생각하는 큰 풀 사이 작은 꽃들이 보호를 받으면서 피고 지고 풀 사이 길게 꽃대를 내밀고 피는 나리꽃처럼 조화롭게 피어난다는 것을 알았다.그래서 처음 심었던 200평을 모두 파헤치고 먼저 바닥 면에 유공 관을 테니스장의 물 빠짐 공사하듯 매설하고, 여름에 비가 1일 100밀리미터 이상 오더라도 전부 흡수하여 우수관로로 빠져나가도록 기초 공사를 하고, 작은 둔덕의 동산을 조성하고, 동선을 두어 만들었다. 그리고 교목과 관목을 식재하고 중간 중간에 자연석 바위를 배치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개화기에 따른 식물 구성과 크기, 번식 방법, 음지 및 양지식물 등을 고려하여 합식(合植), 혼식(混植) 등의 방법으로 식재했다.그리고 식재된 동산의 표면에 제재소에서 부산물이 나무껍질(화원에서 '바크'라고 판매함)을 5톤을 사서 5센티미터 두께로 덮어 주었다. 이 바크가 하는 역할은 너무 크다. 자연에서는 낙엽이 쌓이고 부엽층이 생기면서 비옥한 토양이 이루어지고, 여름에 비가 오면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며 흙의 수분 증발을 억제하고, 겨울에는 보온 역할을 하는 것이 부엽층이다. 난 개발 시 절개지를 보면 여름에 토사가 밀려나고 산사태가 나는 경우를 많이 봤을 것이다. 이렇게 바크라도 대신 처리하지 않으면 자연에서 부엽층이 없어서 비가 오면 땅이 딱딱해지고, 뜨거운 여름에는 수분의 증발로 척박해지며, 겨울에는 식물이 동사한다.그렇게 조성한 200평의 야생화 동산에는 지금 320여 종의 야생화가 수목과 어울려 해마다 다른 모습을 연출하며 피고 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이처럼 전원주택의 일부를 수평적 정원이 아닌 자연과 어울리는 조화로운 야생화 동산을 조성하여 아름다운 꽃과 풍요롭게 사는 것이 어떻겠는가.둘째는 분화(盆花), 분경(盆景) 등의 방식으로 야생화를 기르는 법이다. 작은 화분에 예쁜 꽃을 심어 창가에, 테라스에, 덱에, 정원 디딤돌 옆에 놓아두면 아기자기한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분화란 화분에 꽃이나 화목을 옮겨 심는 것으로 분재목이나 난초류, 다년생 초화류, 작은 철쭉류, 고사리 등을 심어 공간과 조화를 이루면 사진에서나 보는 유럽의 아름다운 전원주택이 우리 집인 것이다.셋째는 실내에 빛이 좋고 통풍이 좋은 공간을 만들어 실내정원을 연출하는 것이다.흔히 자연 속에서 사는데 굳이 실내에 정원은 왜 꾸미냐고 반문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그것은 식물이 휴면기에 빠져드는 것이고, 길게는 5~6개월 즉, 반 년 동안 식물에게는 휴면기다. 10월 말부터 시작하여 이듬해 4월까지는식물의 휴면기며, 사람이 사는 실내 공간에 365일 식물과 함께 한다면 안팎으로 얼마나 조화롭겠는가. 전원생활을 못하는 도시인은 그 일부라도 즐기려고 아파트 발코니 정원을 꾸미지 않는가. 잎이 많은 관엽종과 우리 꽃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 실내 정화 효과도 나고, 그 실내정원 옆에 차실(茶室)을 두거나 휴식 공간을 만들어 즐기면 아름다운 공간미를 창출할 것이다.넷째는 전원주택의 3분의 1정도 공간에 유리온실이나 비닐온실을 짓는 것이다.이 온실의 용도는 사계절 유기농 채소를 자급자족할 수 있고, 허브나 약용식물을 재배하여 차로 마시거나 건강식단에 활용할 수도 있다. 좀더 전문적으로 활용하면 실내식물원을 만들어 정원의 일부를 온실화 하는 것이다. 이미 유럽의 경우 컨스 가든(자동화 유리 온실)이라고 하여 많은 소규모 실내 정원이 보편화되어 있다.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앞에서 나열한 방법만이라도 활용한다면 전원생활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미학이 되리라고 본다. 田글 조준호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II] 나의 정원 만들기- 전원에서 야생화 100배 즐기기
뉴스/칼럼 검색결과
-
-
[전원일기] 원추리 꽃 같은 그녀
- 한바탕 난장 같은 모내기철이 지나고 나면 시골 마을의 여름 들녘 벼들은 어미 뻐꾸기들의 새끼를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쑥쑥 자라는 일만 남는다. 처음 모내기를 시작했던 논에서는 앳된 동자승의 머리 같았던 것이 금새 푸른 보자기를 깔아 놓은 듯 변해 간다. 이즈음 시골 마을에는 노랗기도 하고 주황빛이기도 한 원추리 꽃의 자태가 아름다운 시기다. 뒷산으로 한 시선만 돌려도 원추리 꽃들이 가는 허리를 고혹(蠱惑)적으로 낭창낭창 흔들어 대고 하얀 나비가 꽃 사이를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자생화들이 작고 소박한데 비해서 원추리 꽃은 꽃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처럼 세련되고 인위적인 매력이 있어서 왠지 시골 언덕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꽃이다. 원추리 꽃 같은 그녀와의 만남 내가 사는 시골 마을에서 원추리 꽃처럼 돋보이는 도회적인 분위기에 항상 상큼한 향기가 나는 그녀를 만난 것은 벌써 3년 전이다. 자녀를 둘 이상 둔 결혼 4, 5년 차의 주부들은 살림의 무게와 아이들 등쌀에 아무리 나이가 젊어도 시들어 가는 꽃처럼 생기도 빠지고 푸석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가꾸는 일에도 소홀해져 서서히 ‘아줌마’의 본색을 갖춰 가게 된다. 큰아이가 다니는 ‘어린이 집’의 엄마들 모임은 그런 아줌마화가 진행되어 가는 여인들이 다 모인 곳이었다. 그 속에서 그녀는 늘씬하고 큰 키로도 시선을 끌었지만 전문직 여성 같은 세련된 옷차림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여인이었다. 그녀가 먼저 낯을 가리지 않고 나한테 말을 건네 온 것이 계기가 되어 장롱 면허였던 그녀를 모임 때마다 내가 태우러 다니면서 그녀와 나는 가까워지게 되었다. 나처럼 도시에서 귀향을 했으리라는 추측과 달리 그녀는 우리 고장 토박이였으며 소를 키우는 고향 남자를 만나 고향 근처에서 살림을 꾸린 경우였다. 그녀와 가까워지면 질수록 맞추면 요철처럼 꼭 맞물릴 것 같은 나와는 반대의 이미지와 성격을 발견하곤 했다. 통통하고 작은 내 체격을 보완하듯 큰 키와 늘씬한 체격도 그렇고, 수줍음이 많은 내 성격을 대신하듯 곰살궂고 낙천적이고 명랑한 그녀의 성격은 주변까지 밝게 해주는 듯했고, 매사를 알량한 지식으로 해결하려는 나와 반대로 그녀의 저질러 놓고 보자는 식의 추진력은 잘 조화가 되어 끈끈한 우정을 나누게 되었다. 거기에 그녀와 나는 우연하게도 같은 성씨(姓氏)와 한 살 차이의 근소한 나이 차가 예정된 인연이었던 것처럼 쉽게 친한 친구로 만들어 주었다. 무엇보다도 그녀와 그녀의 아이들에게서 항상 풍겨오는 산뜻한 향기가 만남을 즐겁게 해 준다. 그녀와 나는 시골 여자로 살아가는 어려움도 털어놓고 야생꽃으로 집안을 장식하고 산나물을 뜯고 텃밭의 반찬거리들을 나눠 먹으며 흉금을 터놓는 사이로 발전했고 무엇보다도 우리 같은 타향 출신들에게는 결코 돌아오지 않는 정보들이 그녀를 통해 우리에게 그대로 전해져 더 이상 우리의 시골 살이를 서럽지 않게 해 주었다. 게다가 그녀는 내가 갑자기 찾아온 손님 대접에 허둥거리고 있을 때 서슴없이 소매를 걷어 부치고 우리 집 주방으로 들어와 주는 친구였으며 내가 볼일을 보러 멀리 갈 일이 있을 때는 우리 아이들을 맡아서 돌보는 보모가 되어 주는 그녀는 쓸쓸하게 시작한 내 시골 살이를 윤택하게 해 준 또 하나의 정겨운 이웃이다. 그녀가 시골 살이에서 얻는 보람 두 해전 가을이었던가. 전화도 없이 불쑥 그녀의 집을 찾아갔을 때, 집 안에는 그녀 대신 노오란 국화 화분만이 그윽한 향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녀를 찾아 집 뒤에 있는 축사에 갔다가 나는 처음으로 평소와는 다른 그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헐렁하고 낡은 작업복에 고무장화를 신고 축사의 배설물을 치우고 있는 그녀의 낯선 모습은 한 마리 백조가 수면 위에 우아하게 떠 있기 위해서는 물밑에서 수 없이 발을 젓고 있는 결과라는 비유 그 자체였다. “나, 소 냄새 안 배게 하려고 하루에 목욕을 두 번 씩 하고 빨래할 때는 섬유린스를 남들보다 두 배로 진하게 쓰면서 살아. 하지만 이제는 세 마리로 시작해서 열아홉 마리로 늘어난 이 소들이 내 시골 살이의 작품들이고, 그들이 불어나는 보람에 산다.” 그녀한테서 항상 배어 있던 향기의 진실에 나는 그만 가슴이 아릿해졌고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시처럼 쏟아 내던 그녀의 말은 여전히 내 귀에 쟁쟁하게 남아 있다. 당시 우리 가족의 시골로의 방향 전환은 실의에 찬 낙향도 아니었고 풍족한 전원주택에서의 삶도 아니라 남편의 사업적 배경만 바꾼 것에 불과한 채 정착이 안 된 상태였다. 도시적 사고 방식으로 시골에서 살자니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었던 참이었다. 겉으로는 원추리 꽃 같기만 하던 그녀의 엉겅퀴 꽃 같은 참 모습을 보고 온 후, 비로소 나는 그동안의 부적응과 내면적인 혼란을 훌훌 털어 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그녀처럼 이 시골 살이에서 내 작품들을 꿈꾸게 되었고, 그녀의 향기는 물 설고 낯 설은 시골 살이를 낭만적 상상력만으로 뛰어 든 철없는 우리에게 지금까지 5년을 버텨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내 시골 살이의 최대 행운 문득 돌아보니, 원추리 꽃만 보면 떠오르는 그녀에게 나는 겨우 장롱 면허 면하도록 운전 연습시켜 준 것과 아이들 사진을 찍어 주는 것 밖에 없는데 그녀는 내 시골 살이에서 내게 없는 모든 것을 채워 주고 있는 셈이었다. 그녀는 평소에는 짝꿍 같은 친구였다가, 내가 곤란할 때는 키다리아저씨로, 삶이 버겁고 나태해질 때는 스승 같은 존재가 되는 그녀를 빼면 내 시골 살이에서 뭐가 남을까? 그녀는 오늘도 그녀의 작품들이 노니는 축사로 고추밭으로 동동거리며 뛰어다니다가도 외출을 할 때는 캐리어 우먼처럼 우아하고 세련된 차림으로 문 밖을 나설 것이다. 다소 거칠고 험해 보이는 엉겅퀴 꽃 같은 생활을 원추리 꽃처럼 변신을 시키며 사는 그녀를 만난 것은 내 시골 살이의 최대의 행운이다. 田 ■ 글쓴이 오수향 (ocho290@hanmail.net) ∴ 글쓴이 오수향은 충남 부여의 시골 마을 폐교에 살면서 글쓰기의 꿈을 좇아가고 있는 주부입니다. 공주 KBS,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에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수향의 시골살이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은 메일을 보내보세요. 더욱 재미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답니다.
-
- 뉴스/칼럼
- 전원칼럼
- 컬럼
-
[전원일기] 원추리 꽃 같은 그녀
-
-
[전원일기] 가을꽃은 늦게 피는 것이 아니다
- 가을은 식물로부터 온다. 이것은 봄부터 가을까지 살면서 새롭게 느낀 또 하나의 사실이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비가 많이 왔다. 내가 살고 있는 양평뿐만 아니라 전국적 현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올여름은 지긋지긋 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말복을 지나 처서를 넘겼어도 비는 멎지 않았고 간간이 비치는 햇살은 9월이 와도 따갑기만 했다. 마당에 이끼가 가득하고 봄부터 자라기 시작한 꽃나무들은 잎사귀만 무성하게 자랐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을이 온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9월에 접어들자 노란 나뭇잎들이 마당과 길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떤 때는 수북하게 쌓이는 날도 있었다. 우리 집 옆으로 비어 있는 집 마당에 있는 키 큰 태산목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한 잎 두 잎 떨어지기 시작한 이후 추석이 가까워질 무렵에는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제법 비치고 여름이 아쉬운 듯 매미는 더욱 요란하게 울어댔다. 가을이 온 것이다. 그렇게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사람들은 낙엽이 떨어져도 가을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나무만이 제대로 가을을 맞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식물들의 가을맞이는 낙엽만이 아니었다. 봄에 꽃을 피우는 나무나 풀들은 대부분 가을이면 잎이 물들거나 말라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유독 가을이 되면 잎이나 꽃대가 더욱 푸르러지고 무성해지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곧 가을꽃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을꽃들을 우리 집에 들여온 것은 지난 봄에 이사 온 후 마당을 가꾸면서부터다. 물론 이사를 오기 전에 소나무, 목련, 살구나무, 앵두나무, 회화나무, 측백, 주목 등을 대충 제자리를 잡아 심었고, 그 후 모란, 작약, 장미 등을 심었다. 이렇게 먼저 들여온 꽃나무들은 덱 앞 자리에 자리를 잡아 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나와 아내는 그 꽃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차츰 꽃나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아내가 어느 날부터 이름 모를 식물들을 구해 심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튤립, 칸나, 할미꽃, 한라구절초, 해국, 소국, 접시꽃, 붓꽃 등, 그 중 칸나는 키가 많이 자라기 때문에 울타리 삼아 마당 가장자리에 잘 어울렸다. 그 외 대부분은 마당 여기저기에 놓여 있는 돌 틈이나 집 모퉁이에 자리를 잡았다. 사실 나나 아내는 서울에 사는 동안에는 줄곧 아파트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화단에 있는 꽃들을 그저 감상만 했던 게 사실이다. 그 이름이 무엇이며 언제 피는지 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아내도 꽃나무를 심고 가꾸는 동안 가끔 독백처럼 그런 말을 자주 했다. 그런데 문제는 가을꽃이었다. 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한 꽃나무들은 우리 식구들이나 손님들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초여름부터 지금까지도 몸이 약해서인지 가끔 꽃을 피워 올리는 장미는 각별한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들에 비해 가을에 꽃을 피운다는 한라구절초, 해국 그리고 소국 등은 8월까지만 해도 꽃망울은커녕 잎마저 누릇누릇한 빛으로 잘 자라지도 않았다. 이런 까닭으로 이들 가을꽃들은 맨드라미를 새로 들여오면서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심지어 봉숭아, 채송화 등에게도 밀려나 대문입구 돌 틈이나 후미진 구석으로 자리를 옮기는 운명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 아내가 심은 가을꽃 중 앵두나무 밑에서 엉겅퀴처럼 자라고 있는 것이 있었다. 장마가 다 끝나가도 30센티미터도 되지 않게 자라 영 볼품이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앵두나무 밑에서 그냥 자라도록 내버려두었던 것이다. 그런데 말복이 지나 봄 꽃나무들은 잎새를 떨어뜨리기 시작하는데 반해 이 놈은 그때서야 잎이 더욱 무성해지고 키가 쑥쑥 자라 며칠 만에 1미터도 넘는 앵두나무 가지들을 치받고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이름도 없이 말이다. 봉숭아, 채송화에 밀려나 대문간에 다소곳이 있는 한라구절초나 돌 틈에 박혀 있는 해국은 그냥 그대로 아직 있는데, 유독 이 놈만이 갑자기 쑥쑥 자라는 것이 그대로 마음에 찰 수 없었다. 아직도 봉숭아는 줄곧 꽃을 매달고 있고, 채송화는 꽃을 피웠다가 지우고 또 피웠다 하는 것이 나의 눈을 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던 어느 날, 없는 집에 자란 처녀 같은 칸나가 너무 무성하여 그늘을 짙게 하는 바람에 잎을 솎아 주다가 문득 그 이름 모를 가을꽃에 눈길이 닿았다. 이제는 꽃봉오리까지 맺히는데 그 모양이 씀바귀 꽃망울처럼 가지 끝에 초롱초롱 맺힌 것이다. 순간 정말 이름 없는 들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않아도 봄과 여름에 걸쳐 아내는 이름 없는 들풀들을 가끔 화초 가꾸듯이 한데 모아놓곤 했는데, 가만히 살펴보면 잡초도 있고, 질경이나 씀바귀, 클로버 같은 들풀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놈도 이름 없는 들풀이겠거니 하고 그냥 뽑아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 놈이 너무 자라는 바람에 늦게 새잎이 나온 앵두나무의 생명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생각해 온 터였다. 마침 아내가 외출했다가 늦게 들어오는 날 내 눈길이 그 놈에게 닿자마자 단숨에 휙 뽑아버렸다. 그리고는 그 놈들을 대문 밖 풀숲으로 던져 버렸다. 외출에서 돌아 온 아내는 이렇게 된 광경을 보자 무척 서운해 했다. 비록 다른 것에 비해 꽃을 늦게 피우고 또, 단순히 이름을 모른다고 뽑아버리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 들꽃이 버려진 곳으로 가 그 자리에다 다시 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순간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키가 커서 잘 세워지지 않는 그 놈들을 지지대를 가져 다 하나하나 묶어 주었다. 그리고 그 이튿날 아침에는 그 중 하나를 가져다가 원래 자리에다 심고는 물을 흠뻑 주었다. 그 후 며칠 동안은 혹시 그 놈들이 말라 죽어버리진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추석이 지난 며칠 후 아침, 문득 눈에 띈 것은 하얀 솜사탕 같은 꽃이었다. 그 이름 없는 들풀이 꽃을 피운 것이었다. 제일 먼저 꽃봉오리를 맺은 맨 위에서부터 피는 꽃 모양은 그야말로 작은 솜사탕들이 저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를 속삭이는 듯하였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자 곧 민들레 홀씨처럼 사방으로 날아가는 것이다. 지금도 피고 있고, 식물도감에서도 그 이름을 찾을 수 없지만 나는 그들을 민들레솜사탕 이라 부르기로 하였다. 그리고 들꽃이라고 이름이 없는 것이 아니고 가을꽃은 제때에 피는 것이지 결코 늦게 피지 않는다는 평범한 사실을 가르쳐 준 그 민들레솜사탕을 하얀 부끄러움으로 매일 바라본다. 田 ■ 글 이기윤(시인·육군사관학교 교수)
-
- 뉴스/칼럼
- 전원칼럼
- 컬럼
-
[전원일기] 가을꽃은 늦게 피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