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주택&인테리어 검색결과
-
-
밖으로 새는 냉난방 에너지 꼼짝 마!! 양평 단층 황토집
- 경기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 99.2㎡(30.0평) 현대 한옥형 단층 황토집이다. 이 집은 한옥은 춥고 불편하고 비싸다는 인식을 불식시켰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산을 배경으로 남향으로 앉히고, 천연 재료와 재활용 재료를 사용하고,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공간을 배치하고, 바닥과 벽체 · 천장 · 창호 등을 기밀하게 시공하고, 열교환 환기 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가능했다. 집을 자연과 인간을 맺어주는 매개체로 끌어올린 현대 한옥의 정형이다. 글 ·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중부지방 서민 가옥인‘ㄱ’자형 초가삼간을 기본으로 일조와 조망을 고려해 직각이 아닌 둔각으로 배치했다. HOUSE NOTE위치 경기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부지면적 2463.0㎡(745.1평)대지면적 793.0㎡(239.9평)건축면적 99.2㎡(30.0평)건축형태 단층 황토집지붕재 시멘트 기와외벽재 황토벽돌 줄눈마감천장재 루버(오량五梁구조)내벽재 한지 벽지바닥재 강화마루(거실), 한지 장판(방)창호재 시스템 창호(유럽식), 세살 목창난방형태 기름보일러식수공급 상수도설계및시공 건축주직영 거실 앞에 편하게 걸터앉게끔 툇마루를 놓았다.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건축주가 용문산관광단지 어귀인 경기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에 지은 99.2㎡(30.0평) 단층 목구조 황토집이다. 이 집은 살림집과 사무실을 겸하는 다목적 공간이다. "인터넷이 발달한 정보화 시대에는 무역할 때 실시간 의사소통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와 시차가 5시간에서 9시간까지 나기에 무역사무실을 굳이 도시에 둘 필요가 없었습니다. 노후에 대비해 시골에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즐기며 업무를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분당의 한 아파트에 사는 건축주는 2년간 주말마다 집터를 찾아다녔다. 애초 집과 가까운 용인과 광주를 알아봤으나 아파트촌과 공장지대, 전원주택단지 등이 혼재해 전원의 맛이 안나 포기했다.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는 용문산관광단지 초입으로 젊었을 때 한강변 드라이브 삼아 종종 찾던 곳이다. "강원도 홍천과 어깨를 맞댄 양평은 한강수계라 개발 제한에 묶여 발전이 더디고, 그 가운데 조현리는 산세가 편안하고 양지바르며 국도에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게다가 이 땅은 누대에 걸쳐 이뤄진 원주민 마을과 가깝기에 집터로 손색이 없습니다." 건축주는 산수가 빼어난 곳에 외롭게 처한 땅도 전원주택단지도 원치 않았다. 그 까닭은 나 홀로 주택은 펜션이라면 모를까 격리돼 적적하고 방범에 문제가 있으며, 전원주택단지는 문화와 생활수준이 같은 사람이 시골에 와서까지 모여 산다는 것이 정서적으로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여러 대에 걸쳐 지형과 지세 · 기후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룬 마을에 붙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터를 보는 혜안이 없는 사람에겐,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기도 했다. 안과 밖 그리고 공간과 공간을 끊고 맺는 창이 은은한 기운이 감도는 전통 세살 목창(욕실 제외)이다. 가늘고 불규칙한 육송으로 만든 서까래가 운치를 더한다. 단열과 환기 그리고 운치를 고려해 외부는 유럽식 시스템 창으로, 내부는 세살 목창으로 이중 시공했다. 침대 생활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맞추어 구들 침상을 놓은 방. 한옥과 고풍스러운 가구들이 어우러져 살림집의 매력을 발산한다. 자연에 순응하고 마을에 겸손한 집건축주는 터를 마련하기 전부터 사람과 자연 그리고 후손이 건강하게 사는 집을 떠올렸다. 바로 우리 민족의 지혜와 숨결이 스민 전통 살림집인 한옥이다. "한옥이야말로 자연 친화적인 생태 건축물의 표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근대화를 거치면서 한옥을 포함한 전통문화를 낡은 것, 불편한 것, 부끄러운 것으로만 여기고, 그 맥을 끊었습니다. 오죽하면 프랑스 칼럼니스트 기 소르망이 '한국의 이미지에는 서양인이 공감할 만한 꿈이 없다'고 했겠습니까. 요즘 국적 불명의 건축물 틈에서 웰빙 붐을 타고 전통 건축 양식인 한옥이 되살아나는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는 창의력을 발휘해 한옥의 기본은 유지하되 어떻게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바꿀까, 바로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건축주의 말은 옛것을 연구해 새 지식이나 견해를 찾자는 것이지〔온고지신溫故知新〕, 옛날로 되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한옥에다 어떻게 현대 과학을 접목시켰는지 시공 과정을 따라가 보자. 793.0㎡(239.9평) 대지는 남향으로 우측에 마을길이, 좌측과 배면에 나지막한 산이, 전면에 밭과 접한다. 이러한 조건을 고려해 부부 둘이 거처하기에 적당한 99.2㎡(30.0평) 집을 길과 산 가까이에 남향으로 앉혔다. 평면 구조는 거실을 중심으로 좌측에 구들 침상을 놓은 방과 주방이, 우측에 서재와 안방이 있다. 서재 위에 예비 공간이자 사색의 공간으로 다락을 드렸는데, 이곳 창을 통해 앞산과 뒷산이 만난다. 건축주는 이곳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통로이기에 일조와 조망을 생각하되 자연에 순응하고 이웃에 겸손한 집을 짓고자 노력했다. "주변 지세에 순응하며, 그 자리에 오래전부터 있던 집처럼 앉혔습니다. 기본 구조는 중부지방 서민 가옥인 'ㄱ'자형 초가삼간인데 일조와 조망을 고려하다 보니 직각이 아닌 둔각이 나왔습니다. 남향인 구들 침대를 놓은 방과 거실뿐만 아니라 남서향인 안방에도 오후 늦게까지 햇살을 깊숙이 끌어들였습니다. 거실 앞 툇마루에 걸터앉으면 시야가 확 트여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 없습니다. 지붕 형태는 이웃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마을 길과 접한 우측은 우진각으로, 산과 접한 좌측은 박공과 팔작으로 처리했습니다." 서재 위에 드린 예비 공간이자 사색의 공간인 다락. 한지 벽지와 한지를 바른 세살 목창 그리고 서구식 시스템창호의 어울림. 밖으로 새는 냉난방 에너지의 파수꾼인 천장에 설치한 열 교환 환기 시스템. 에너지 절약형 건강 주택구조를 보면 단열을 고려해 콘크리트 기초 바닥 위에 특수 압축 보온 단열재인 골드폼 3장, XL 파이프, 게르마늄 벽돌, 복사열을 방출하는 알루미늄 방열판, 게르마늄과 황토순으로 깔고 거실과 주방은 강화마루로, 방은 한지 장판으로 마감했다. 온수난방이면서 구들바닥 효과를 내도록 게르마늄 황토벽돌로 시공한 것이 특징이다. 외벽은 기둥과 인방 없이 두께 17㎝ 황토벽돌을 15㎝ 중공中空을 두고 이중으로 쌓았다. 중공에는 단열재인 셀루로오즈를 채웠다. 천장의 경우 거실은 오량五梁이고 방은 반자인데 미송 루버, 열 반사 방습지, 셀룰로오즈(30㎝)순으로 시공하고 지붕에 시멘트 기와를 얹었다. 산학연구기관에서 폐지를 재활용해 개발한 단열재인 셀룰로오즈의 특징은 높은 단열성에다 불에 안 타고 벌레가 안 꿰며 썩지 않는 것이다. 또한 단열성이 뛰어나고 중량이 가벼워 마치 집을 포근한 담요로 감싼 것과 같다. 황토벽돌은 황토에 짚을 섞어 재래식 방법으로 두 사람이 하루에 300장 정도씩 찍어냈다. 황토벽돌 소요량은 약 3000장이면 넉넉한데, 이 집은 외벽을 이중으로 쌓았기에 5000장 정도 들어갔다. 지붕 구조재로 쓰인 목재는 강원도 산 육송으로 현장에서 다듬은 것이다. 건축주는 서까래의 경우 굵고 반듯한 목재는 왠지 정이 가지 않아 일부러 가늘고 휜 것만을 골랐다고 한다창은 단열과 환기 그리고 운치를 고려해 외부는 유럽식 시스템 창으로, 내부는 세살 목창으로 이중 시공했다. 남향인 전면에 창을 많이 내 햇살을 집 안 깊숙이 끌어들이고 북향인 배면에는 환기가 될 만큼만 창을 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철 한지를 바른 세살목창을 닫으면 방 안 가득 은은한 빛이 넘친다. 한지는 질기고 촉감이 부드러우며 특히 여름철에는 통기성이, 겨울철에는 보온성이 뛰어나다. 겨울철에는 찬바람 때문에, 여름철에는 뜨거운 바람 때문에 문을 꼭꼭 닫으면 실내 공기는 오염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문을 열자니 밖으로 새는 냉난방 에너지가 만만치 않다. 이 집은 그 문제를 열 교환 환기 시스템을 천장에 설치함으로써 해결했다. 이산화탄소 감지기가 실내 오염도를 측정해 일정 수치가 넘으면 자동으로 열 교환 환기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신선한 바깥공기가 들어오면서 밖으로 새는 탁한 실내 공기에 포함된 냉/난방 에너지를 회수하는 것이다. 건축주는 문을 닫은 채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여름은 선선하게, 겨울을 따듯하게 나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건강 주택이라고 한다. "여름 집에서 가장 더운 날은 말복이었는데 바깥 최고기온이 35.7도일 때 실내 온도는 27.2도로 8.5도 낮았습니다. 난방 장치는 기름보일러인데 200∼300리터면 겨울 한 달을 무난하게 납니다. 보일러를 한 번 틀면 바닥이 두껍고 이중벽과 천장 단열에 신경을 썼기에, 그 열기가 오래갑니다." 주변 지세와 마을 환경을 살피고 하절기와 동절기 일사각을 고려해 좌향을 정해 각 실을 배치했다. 비와 바람 등 자연조건에 맞추되 이웃이 위화감이 들지 않게 지붕을 마을 길과 접한 우측은 우진각. 산과 접한 좌측은 박공과 팔 작으로 처리했다. 집 마당에는 전통 한옥과 마찬가지로 잔디가 아닌 푸석한 돌이 많이 섞인 흙인 석비레를 깔았다. 석비레에 반사된 빛이 집 안으로 스며들어 천장을 환하게 비추어 온화한 기운이 감돈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찾는데 제초제를 안 쓰다 보니 마당이 정글로 변했다고 한다. "5년간 살아 보니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깨끗한 마당은 제초제 덩어리임을 알겠습니다. 제초제를 안 뿌리면 뙤약볕 아래서 온종일 풀만 뽑아야 합니다. 우리 집 황토벽에 메뚜기와 딱정벌레가 달라붙고 마당에 개구리가 뛰놉니다. 비 오는 날이면 도롱뇽이 쌍으로 지나다니는데, 그 길목에 집을 지은 게 아닌가 하고 미안한 맘마저 들 정돕니다. 이 모두 집이 건강하다는 징표가 아니겠습니까."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밖으로 새는 냉난방 에너지 꼼짝 마!! 양평 단층 황토집
-
-
[건강한 집]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현대인의 살림집으로 부활한 - 파주시 147.5㎡(44.6평) 단층 목구조 한옥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도내리· 건축면적 : 147.5㎡(44.6평), 본채 135.5㎡(41.0평), 다용도실/보일러실 12.0㎡(3.6평)· 건축형태 : 단층 목구조 한옥· 지 붕 재 : 개량형 한식 기와(팔작지붕)· 외 벽 재 : 창틀 하단 전돌, 황토벽돌 줄눈마감· 천 장 재 : 오량천장, 반자천장, 루버, 황토보드· 내 벽 재 : 황토 모르타르, 한지 벽지· 창 호 재 : 외부 새시 + 내부 세살 목창· 바 닥 재 : 우물〔井〕형태 온돌마루, 한지 장판·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구들, 벽난로·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주)행인흙건축 033-344-0983 www.hangin.co.kr한옥 하면 비싸다는 선입견 때문에 한옥을 살림집으로 엄두를 못 내는 것이 일반인의 정서다. 하지만 황토집에서 비롯한 건강주택에 대한 관심은 문화재로만 떠올리던 한옥을 현대 살림집으로 끌어내 현대인의 삶에 알맞게 완결성을 높여 대중화 단계에 들어서게 했다. 전통 한옥을 상징하는 것은 초가삼간이든 고래등같은 기와집이든 나무를 다듬어 짠 기둥과 도리와 보가 떠받치는 지붕 밑에 공존하는 북방문화인 구들과 남방문화인 마루다. 그렇다면 현대 한옥이란 무엇일까. 그 답을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도내리에 자리한 단층 목구조 한옥에 찾아보자. 외형은 한옥이되 내부 공간은 현대 주택이고, 기능은 황토집이다. 현대한옥의 대중화를 표방한 ㈜행인흙건축에서 50번째로 지은 주택이다. 지난해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고잔리에 49번째 현대 한옥을 신축하며 '49제'탈상의 의미를 부여했던 ㈜행인흙건축 이동일 대표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현대 한옥의 대중화로 나아가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IMF 시기보다 더욱더 어려운 국제금융위기의 한가운데이기에 그동안 행인한옥문화센터 살림집 전시관을 방문하여 상담한 예비 건축주들 모두 시기를 늦춰 잡았다. 이러한 때에 파주 주택 건축주가 실마리를 찾게 했다.건축주는 이미 2005년 건축박람회에서 ㈜행인흙건축을 마음에 두고, 2006년 신축 중인 경기도 용인시 구성읍 청덕리 주택을 방문했다. 그해 이 대표는 파주 현장을 답사하고 군軍동의(군사보호구역내)에 필요한 기초 도면을 만들었다. 넓은 부지에 토목공사를 마치고 본채 건축 전까지 사용할 소형 주택도 지어놓은 상태였다. 건축주는 마음 같아선 ㈜행인흙건축에서 지은 최고의 집을 짓고 싶은데 비용이 문제였다. 봄 일을 확정 짓지 못한 이 대표는 건축주와 사양을 조정하고 시기를 앞당기기로 하면서 군더더기를 뺀 최종안을 내놓았다. 그 결과 파주 주택이 탄생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집을 짓는 일은 우리네 삶과 같다고 말한다."터를 마련하는 과정은 연애할 때와 비슷해요. 집 짓는 일은 결혼과 같지요. 서로의 성격, 경제 조건, 주변 관계, 절차 등 이 모두가 힘들지요. 이때 서로 신뢰를 굳건하게 쌓아야 순탄한 결혼생활로 이어질 수 있어요." 배치, 공간구성, 짜임이 주택은 주변과 비교하면 지대가 높아 가로막힘이 없기에 시원스럽고, 과수원과 밭과 작은 소나무숲과 어우러져 편안한 느낌이다. 남향받이 터에 앉은 단아한 모습이 옛 한옥의 정취를 자아내는 데다 현대 건축물로서의 완결된 느낌은 매력 그 자체다.외형은 'ㄱ'자로 전통 한옥을 닮았지만, 내부 공간은 여느 현대주택과 다름없는 편리성을 갖췄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거실이고, 그 뒤로 차실굮室과 뒤뜰로 나가는 쪽마루가 있다. 거실 오른쪽에는 뒤로 주방이, 가운데에 화장실과 드레스룸이, 앞으로 방이 자리한다.주방 뒤쪽으로 다용도실과 보일러실이 부속사처럼 이어진다. 거실 왼쪽에는 뒤로 구들방이, 앞으로 안방과 안방에 딸린 화장실이 자리한다.짜임은 ㈜행인흙건축에서 그동안 지어온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군더더기 없는 마감 완결성을 한층 높였다. 간이 주추에 결구한 민도리(납도리) 뼈대 방식에 거실에는 어김없이 오량천장이 자리한다. 반듯하게 마름질〔治木〕한 대들보가 나무 생김 그대로를 살려낸 것이 돋보인다.벽체 외벽 하단부는 전돌로 상단부는 황토벽돌 줄눈 마감으로 처리했다. 황토벽돌을 이중(나무 기둥과 연이어 20㎝ 황토벽돌, 나무기둥 안쪽으로 10㎝ 황토벽돌)으로 쌓고 가창틀을 넣고 이중창호를 설치했다. 외부는 우드 새시고 내부는 세살 목창으로 정형화된 느낌이다. 거실을 제외한 방 천장은 평천장인데 보편적인 석고보드 대신 황토보드를 사용했다. ㈜행인흙건축만의 색과 맛이 잘 묻어나는 집이라고 하자, 이동일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기본 틀은 이제 정형화됐다고 보아야지요. 욕심을 낸다면 원형기둥이나 도리 아래 장혀(오량에서 도리에 걸친 서까래)를 보강하거나 중방을 넣어 옛 한옥의 맛을 살린다든지, 부연을 단 겹처마로 지붕선을 보강하거나 사랑방 형태의 누마루를 넣는다든지 하는 것 입니다. 방수벽인 팔작지붕 한식 기와 하단의 전돌과 맞배지붕 양식기와 하단의 치장벽돌이 조화를 이루지요. 창호는 단열과 모양을 고려해 외부 새시와 내부 목창을 기본으로 하되, 외부 새시를 커버할 수 있는 덧창 형태로 목창을 보강하면 현대 한옥으로서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지요. 현대 한옥의 짜임이 견고해져 감에 따라 평당 건축비도 750만 원에서 800만 원 사이로 높아졌는데, 이 주택은 현대 한옥의 기본에 충실한 짜임을 최대한 살리되 건축비는 700만 원대에 맞췄어요. 현대 한옥의 대중화된 일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집 짓기'를 통해 소통을 배우다어디 집 짓는 일이 보통 일인가. 이동일 대표가 집 짓는 일을 결혼에 비교했으니, 그의 결혼생활은 순탄했는지 물어보았다."하하—, 생각도 다르고 살아온 과정도 다른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동락同樂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결혼한 사람은 알지요. 자기 성질대로 한다면 금방 파탄이 나겠지만, 서로 맞춰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는 게 부부가 아니던가요. 건축주와 시공사 관계도 마찬가지지요. 또한 시공사와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고요.""글쎄요, 건축주가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왔는지가 집 짓는 과정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아요. 이 주택 건축주는 장사를 주로 했습니다. 남지 않는 장사가 어디 있느냐는 생각을 하지요. 에누리가 없는 장사가 어디에 있느냐는 생각도 하겠고요. 속여 보았기에 속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나 할까요.""처음엔 그랬지요. 일하러 들어온 사람들에게 자재는 제대로 들여왔는지, 인건비는 얼마인지, 시시콜콜 떠보기에 가만히 지켜보았지요.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남들에게 '이 사장님은 거짓말 안 하니까 … 집 지으면서 속 한 번 끓이지 않아요'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했지요.""이제야 소통이 무엇인가 알 것 같아요. 집 짓는 일은 사람의 관계 맺기에 따라 차이가 커요. 모든 일이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신뢰지요. 믿지 못하는데 무슨 말이 들어오겠습니까. 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힌 집 짓기에선 신뢰만 가지고는 부족해요. 도면만 놓고는 잘 모르거든요. 집이 지어지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달라질 수 있어요. 욕심도 생기고요. 그런 걸 잘 풀어내야 인간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집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어요. 건축주가 자기 욕심에 무조건 해 달라고 하거나 계약 사항 아니라고 시공사가 모르쇠하면 서로 각 방 쓰는 일이 생기지요. 보통은 현장에 건축주가 없는 게 편하다고 하는데, 나는 공정이 바뀌어 형태를 갖추는 중요한 시기엔 꼭 건축주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과정을 알아야 소통도 되는 법이거든요."말이 쉽지, 이해가 얽힌 일에 소통이 쉽겠는가. 특히 건축 현장에서 벌어지는 건축주와 시공사의 이러저러한 잡음을 잘 알기에 소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궁금했다."내가 현장에서 이런 말을 가끔 합니다. 간 보지 마라, 간을 자주 보면 짜지거나 싱거워지는 법이라고요. 사람 관계는 상대적인 거 같아요. 내가 어찌하는가에 따라 상대방도 달라지지요.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요. 이쪽의 진정성을 상대방이 인정하면 문이 열리는 것이고요. 내가 속마음을 숨기고 접근하면 상대방도 문을 닫게 되는 법이지요. 나는 답이 없다고 봅니다. 그저 있는 대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할 때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집을 취재하면서 사람 관계, 소통의 방법을 듣기는 처음이다. ㈜행인흙건축이 49제를 지나 50번째의 집을 지으면서 집만이 아니라 사람 관계에 대한 생각도 깊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대 한옥 대중화의 길을 열다취재 당일 이 주택에서 이동일 대표는 집 구경 겸 황토집 바로 짓기 특강을 진행했다. ㈜행인흙건축 홈페이지 사랑방식구들과 예비 건축주, 협력업체 직원 등 40여 명이 어울린 행사는 건축업과 관련된 일반 행사로는 보기 드문 자리였다. 참가자 중 전원주택 관련 단체 회원이라고 밝힌 성남에서 온 분은, 한옥을 지으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집을 구경할 때마다 뭔가 부족하다 싶었는데, 이곳에 와서 보니 그 문제들이 이미 다 해결돼 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현대 한옥의 정형화를 이야기하던 ㈜행인흙건축에서 일궈낸 결과였다.건축주는 참가자들을 위해 바비큐를 마련했는데 고기 써는 솜씨가 예술이었다. 안주인이 마련한 떡과 음식들은 정갈하고 풍성했다. 누군가 '건축주가 이렇게 한 상 차린 걸 보면, 그간의 관계가 좋았나 보지요'라고 말하자, 순간 건축주 부부와 이 대표 그리고 참가자들이 활짝 웃었다. 그 웃음은 현대 한옥 대중화가 활짝 열리고 있음임을 짐작게 했다. 글 · 사진 홍정기 기자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건강한 집]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현대인의 살림집으로 부활한 - 파주시 147.5㎡(44.6평) 단층 목구조 한옥
-
-
[그린하우스] 밖으로 새는 냉난방 에너지 꼼짝 마 양평 99.2㎡(30.0평) 단층 황토집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 부지면적 : 2463.0㎡(745.1평)· 대지면적 : 793.0㎡(239.9평)· 건축면적 : 99.2㎡(30.0평)· 건축형태 : 단층 황토집· 지 붕 재 : 시멘트 기와· 외 벽 재 : 황토벽돌 줄눈마감· 천 장 재 : 루버(오량五梁구조)· 내 벽 재 : 한지 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거실), 한지 장판(방)·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유럽식), 세살 목창·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 상수도· 설계및시공 : 건축주직영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 99.2㎡(30.0평) 현대 한옥형 단층 황토집이다. 이 집은 한옥은 춥고 불편하고 비싸다는 인식을 불식시켰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산을 배경으로 남향으로 앉히고, 천연 재료와 재활용 재료를 사용하고,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공간을 배치하고, 바닥과 벽체 · 천장 · 창호 등을 기밀하게 시공하고, 열교환 환기 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가능했다. 집을 자연과 인간을 맺어주는 매개체로 끌어올린 현대 한옥의 정형이다.무역회사를 운영하는 건축주가 용문산관광단지 어귀인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에 2004년에 지은 99.2㎡(30.0평) 단층 목구조 황토집이다. 이 집은 살림집과 사무실을 겸하는 다목적 공간이다."인터넷이 발달한 정보화 시대에는 무역할 때 실시간 의사소통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와 시차가 5시간에서 9시간까지 나기에 무역사무실을 굳이 도시에 둘 필요가 없었습니다. 새 천 년을 맞이하면서 노후에 대비해 시골에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즐기며 업무를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것입니다."분당의 한 아파트에 사는 건축주는 2년간 주말마다 집터를 찾아다녔다. 애초 집과 가까운 용인과 광주를 알아봤으나 아파트촌과 공장지대, 전원주택단지 등이 혼재해 전원의 맛이 안나 포기했다.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는 용문산관광단지 초입으로 젊었을 때 한강변 드라이브 삼아 종종 찾던 곳이다."강원도 홍천과 어깨를 맞댄 양평은 한강수계라 개발 제한에 묶여 발전이 더디고, 그 가운데 조현리는 산세가 편안하고 양지바르며 국도에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게다가 이 땅은 누대에 걸쳐 이뤄진 원주민 마을과 가깝기에 집터로 손색이 없습니다."건축주는 산수가 빼어난 곳에 외롭게 처한 땅도 전원주택단지도 원치 않았다. 그 까닭은 나 홀로 주택은 펜션이라면 모를까 격리돼 적적하고 방범에 문제가 있으며, 전원주택단지는 문화와 생활수준이 같은 사람이 시골에 와서까지 모여 산다는 것이 정서적으로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여러 대에 걸쳐 지형과 지세 · 기후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룬 마을에 붙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터를 보는 혜안이 없는 사람에겐,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기도 했다. 자연에 순응하고 마을에 겸손한 집건축주는 터를 마련하기 전부터 사람과 자연 그리고 후손이 건강하게 사는 집을 떠올렸다. 바로 우리 민족의 지혜와 숨결이 스민 전통 살림집인 한옥이다."한옥이야말로 자연 친화적인 생태 건축물의 표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근대화를 거치면서 한옥을 포함한 전통문화를 낡은 것, 불편한 것, 부끄러운 것으로만 여기고, 그 맥을 끊었습니다. 오죽하면 프랑스 칼럼니스트 기 소르망이 '한국의 이미지에는 서양인이 공감할 만한 꿈이 없다'고 했겠습니까. 요즘 국적 불명의 건축물 틈에서 웰빙 붐을 타고 전통 건축 양식인 한옥이 되살아나는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는 창의력을 발휘해 한옥의 기본은 유지하되 어떻게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바꿀까, 바로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건축주의 말은 옛것을 연구해 새 지식이나 견해를 찾자는 것이지〔온고지신溫故知新〕, 옛날로 되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한옥에다 어떻게 현대과학을 접목시켰는지 시공 과정을 따라가 보자. 793.0㎡(239.9평) 대지는 남향으로 우측에 마을길이, 좌측과 배면에 나지막한 산이, 전면에 밭과 접한다. 이러한 조건을 고려해 부부 둘이 거처하기에 적당한 99.2㎡(30.0평) 집을 길과 산 가까이에 남향으로 앉혔다. 평면 구조는 거실을 중심으로 좌측에 구들 침상을 놓은 방과 주방이, 우측에 서재와 안방이 있다. 서재 위에 예비 공간이자 사색의 공간으로 다락을 드렸는데, 이곳 창을 통해 앞산과 뒷산이 만난다.건축주는 이곳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통로이기에 일조와 조망을 생각하되 자연에 순응하고 이웃에 겸손한 집을 짓고자 노력했다. "주변 지세에 순응하며, 그 자리에 오래전부터 있던 집처럼 앉혔습니다. 기본 구조는 중부지방 서민 가옥인 'ㄱ'자형 초가삼간인데 일조와 조망을 고려하다 보니 직각이 아닌 둔각이 나왔습니다. 남향인구들 침대를 놓은 방과 거실뿐만 아니라 남서향인 안방에도 오후 늦게까지 햇살을 깊숙이 끌어들였습니다. 거실 앞 툇마루에 걸터앉으면 시야가 확 트여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 없습니다. 지붕 형태는 이웃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마을 길과 접한 우측은 우진각으로, 산과 접한 좌측은 박공과 팔작으로 처리했습니다."에너지 절약형 건강 주택구조를 보면 단열을 고려해 콘크리트 기초 바닥 위에 특수 압축 보온 단열재인 골드폼 3장, XL파이프, 게르마늄 벽돌, 복사열을 방출하는 알루미늄 방열판, 게르마늄과 황토순으로 깔고 거실과 주방은 강화마루로, 방은 한지 장판으로 마감했다. 온수 난방이면서 구들 바닥 효과를 내도록 게르마늄 황토벽돌로 시공한 것이 특징이다.외벽은 기둥과 인방 없이 두께 17㎝ 황토벽돌을 15㎝ 중공中空을 두고 이중으로 쌓았다. 중공에는 단열재인 셀루로오즈를 채웠다. 천장의 경우 거실은 오량五梁이고 방은 반자인데 미송 루버, 열 반사 방습지, 셀룰로오즈(30㎝)순으로 시공하고 지붕에 시멘트 기와를 얹었다. 산학연구기관에서 폐지를 재활용해 개발한 단열재인 셀룰로오즈의 특징은 높은 단열성에다 불에 안 타고 벌레가 안 꾀며 썩지 않는 것이다. 또한 단열성이 뛰어나고 중량이 가벼워 마치 집을 포근한 담요로 감싼 것과 같다.황토벽돌은 황토에 짚을 섞어 재래식 방법으로 두 사람이 하루에 300장 정도씩 찍어냈다. 황토벽돌 소요량은 약 3000장이면 넉넉한데, 이 집은 외벽을 이중으로 쌓았기에 5000장 정도 들어갔다. 지붕구조재로 쓰인 목재는 강원도산 육송으로 현장에서 다듬은 것이다.건축주는 서까래의 경우 굵고 반듯한 목재는 왠지 정이 가지 않아 일부러 가늘고 휜 것만을 골랐다고 한다.창은 단열과 환기 그리고 운치를 고려해 외부는 유럽식 시스템 창으로, 내부는 세살 목창으로 이중 시공했다. 남향인 전면에 창을 많이 내 햇살을 집 안 깊숙이 끌어들이고 북향인 배면에는 환기가 될 만큼만 창을 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철 한지를 바른 세살목창을 닫으면 방 안 가득 은은한 빛이 넘친다. 한지는 질기고 촉감이 부드러우며 특히 여름철에는 통기성이, 겨울철에는 보온성이 뛰어나다. 겨울철에는 찬바람 때문에, 여름철에는 뜨거운 바람 때문에 문을 꼭꼭 닫으면 실내 공기는 오염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문을 열자니 밖으로 새는 냉난방 에너지가 만만치 않다. 이 집은 그 문제를 열 교환 환기 시스템을 천장에 설치함으로써 해결했다. 이산화탄소 감지기가 실내 오염도를 측정해 일정 수치가 넘으면 자동으로 열 교환 환기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신선한 바깥 공기가 들어오면서 밖으로 새는 탁한 실내 공기에 포함된 냉/난방 에너지를 약 34%를 회수하는 것이다.건축주는 문을 닫은 채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여름은 선선하게, 겨울을 따듯하게 나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건강 주택이라고 한다."2008년 여름 집에서 가장 더운 날은 말복이었는데 바깥 최고기온이 35.7도일 때 실내 온도는 27.2도로 8.5도 낮았습니다.올해 자료는 현재 기록 중입니다. 난방 장치는 기름보일러인데 200∼300리터면 겨울 한 달을 무난하게 납니다. 보일러를 한 번 틀면 바닥이 두껍고 이중 벽과 천장 단열에 신경을 썼기에, 그 열기가 오래갑니다." * 집 마당에는 전통 한옥과 마찬가지로 잔디가 아닌 푸석한 돌이 많이 섞인 흙인 석비레를 깔았다. 석비레에 반사된 빛이 집 안으로 스며들어 천장을 환하게 비추어 온화한 기운이 감돈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찾는데 제초제를 안 쓰다 보니 마당이 정글로 변했다고 한다."5년간 살아 보니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깨끗한 마당은 제초제 덩어리임을 알겠습니다. 제초제를 안 뿌리면 뙤약볕 아래서 온종일 풀만 뽑아야 합니다. 우리 집 황토벽에 메뚜기와 딱정벌레가 달라붙고 마당에 개구리가 뛰놉니다. 비 오는 날이면 도롱뇽이 쌍으로 지나다니는데, 그 길목에 집을 지은 게 아닌가 하고 미안한 맘마저 들 정돕니다. 이 모두 집이 건강하다는 징표가 아니겠습니까."글 · 사진 윤홍로 기자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그린하우스] 밖으로 새는 냉난방 에너지 꼼짝 마 양평 99.2㎡(30.0평) 단층 황토집
-
-
[현대 한옥의 정형] 행인한옥문화센터 ‘살림집 전시관’ 횡성 148.8㎡(45.0평) 복층 목구조 황토집
- 황토집, 그 가운데 '한옥형 목구조 황토집(현대 한옥)'이 전원주택의 한 유형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 강원도 화천은 군청이 앞장서 한옥학교를 설립하고 한옥 신축을 지원하는가 하면, 전라남도는 행복마을이란 이름으로 한옥 마을 조성 사업을 대규모로 진행한다.개인이 운영하는 한옥학교도 증가 추세가 꾸준하다.흙집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목표로 황토집 건축을 선도해 온 ㈜행인흙건축(대표 이동일)은 그간의 시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4년부터 '현대 한옥'과 '현대 흙집'을 전원주택의 한 유형으로 정착시켜 왔다. 올해 5월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행인흙건축은 2007년부터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삼거리에 '행인한옥문화센터'를 조성 중이다. 4628.1㎡(약 1400평) 부지에 살림집 전시관을 비롯해 교육 연구시설인 행인서원, 사무실 및 공방, 주막 등을 배치할 계획이다. 현재는 살림집 전시관을 완공해 운영 중이다.행인한옥문화센터는 돈벌이 수단의 단순 건축을 넘어 우리 살림집 정신의 현대적 계승을 위한 문화 공간이다. '살림집 전시관'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현대 한옥의 정형을 보여주겠다는 이동일 대표의 의지가 담겨 있다. 한옥이라는 겉옷에 현대적 건축 요소들이 뒤죽박죽 섞인 모양이 아니라, 한옥의 외형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질적으로 변화시킨 현대 한옥을 만나보자.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삼거리· 대지면적 : 455.0㎡(137.6평). 정원, 옆마당, 텃밭 등 약 231.4㎡(70.0평) 별도.· 건축면적 : 148.8㎡(45.0평). 1층 99.2㎡(30.0평), 2층 49.6㎡(15.0평)· 건축형태 : 복층 한옥형 목구조 황토집(팔작지붕)· 지 붕 재 : 개량형 한식 기와· 외 벽 재 : 치장 벽돌(창틀 하단), 황토벽돌 위 황토 미장· 천 장 재 : 내부 오량 천장. 고미 서까래 천장, 반자 천장, 루버, 황토 보드· 내 벽 재 : 황토 모르타르, 한지 벽지· 바 닥 재 : 우물(井)형 온돌마루, 한지 장판· 창 호 재 : 외비부 세 살 덧창 + 우두 새시 + 내부 불발기 포켓 창·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구들, 벽난로· 식수공급 : 지하수 · 건 축 비 : 평당 750만 원 · 설계 및 시공 : ㈜행인흙건축033-344-0983 www.hangin.co.kr단층 한옥이 단아해 보이는 까닭은 우리 눈에 익숙한 탓이다. 유교 문화와 농사 위주의 산업 구조가 규정한 측면이 크다. 필요에 따라 채를 늘려 가는 '채 나눔'방식이 대표적인 예다. 행인한옥문화센터 내 살림집 전시관을 단층이 아닌 복층으로 구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행인흙건축 이동일 대표의 설명이다."현대 주택의 특징인 좁은 택지 내에 전망과 통풍을 비롯해 다양한 주거 기능을 담고자 복층으로 계획했습니다.세대를 구분하거나 일상 주거와 출가한 가족 및 손님 공간, 서재 또는 재택 근무 등의 필요성 때문입니다. 1층 99.2㎡(30.0평)에 2층 49.6㎡(15.0평)로 외형에 안정감을 주면서 1층 대청(거실)의 오량 천장이 2층에 영향을 받지 않게 배려했습니다."남서향 집으로 서북쪽 측면에 현관이, 전면에 대청이, 후면에 주방이 자리한다. 주방 옆에 마치 외부 툇마루를 내부화한 차실굮室을 두고 안쪽으로 방 2개(전면은 구들방)를 나란히 드렸다. 좌우로 공동 공간과 침실 공간을 구분함으로써 공동 공간 앞이 탁 트인 구조다. 대청과 방 사이 전면에는 화장실을, 후면에는 계단실을 배치했다. 대청에서 화장실이 바로 보이지 않게 칸막이 벽을 설치한 점이 눈에 띈다.2층에 거실과 간이 주방, 방과 화장실 등 한 세대 주거에 필요한 공간들을 담았다. 부부 전용 공간이나 서재 또는 재택 사무실 등 다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거실 통유리창으로 저수지와 앞산 능선, 부지 내 느티나무 등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전망이 빼어나다. 한옥 목구조 복층 뼈대집살림집 전시관의 특징은 기둥과 기둥 사이를 연결하는 하방과 중방이 없고 기둥과 도리와 보만으로 뼈대를 구성한 것이다. 이동일 대표는 황토벽돌 조적 방식으로 벽체를 구성하면서 단점을 보완했다."수수깡이나 싸리나무 · 대나무 등을 엮어 흙을 치던 심벽 방식은 나무와 흙의 수축으로 틈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심벽에서 황토벽돌 조적 방식으로 바뀌면서 벽에 균열을 주는 하방과 중방을 없앴습니다. 대신 기둥을 고정하고자 십十자로 홈을 딴 주추와 나무기둥 하단 부분을 결구하는 방식을 업계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살림집 전시관은 외형상 안정감과 구조적 보완을 위해 소로(접시받침) 등 장식적 요소를 빼고 도리를 떠받쳐 주는 보조재인 장혀를 보완한 것이 특징입니다."팔작지붕의 경우 추녀를 7자(210㎝) 정도 출목出目(첨차가 기둥중심에서 나와 도리를 받친 공포 부재)하는데 처마 가운데 서까래를 3자(90㎝) 정도로만 출목해 처마의 곡(앙곡과 안허리곡)을 잡는 것이 한옥 목수 일의 묘미다. 이동일 대표는 복층 현대 한옥에서 주목할 것이 기와걸이 처마라고 한다."기와걸이 처마는 1층과 2층을 구분하고 1층 벽에 들이치는 비도 막아 줍니다. 귀(코너) 추녀는 2층 기둥으로 누르고 1층 지붕 중도리 위치에서 단단히 잡아주지 않으면 처질 염려가 있습니다.2층 바닥은 건조목 장선을 1자(30㎝) 간격으로 촘촘히 깔고 바닥재용 합판 등으로 고정한 후, 그 위에 다시 간이 주추를 놓고 기둥을 세웠습니다. 1층과 2층을 별도 구조체로 구분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와걸이 처마의 서까래가 기둥과 기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내부 오량 천장과 덧지붕으로 구성한 팔작지붕전통 한옥은 보통 칸으로 구분하고 천장과 지붕에 도리를 5개(도리+중도리+종도리+중도리+도리)로 구성한 5량집이다. 외벽 처마도리와 중도리를 연결하는 서까래를 장연, 중도리와 종도리를 연결하는 서까래를 단연이라 한다. 여기서 문제는 외부 처마와 내부를 연결하는 서까래 사이의 당골막이로 타고 드는 찬바람인 웃풍이다. 이동일 대표는 이 문제를 내부 오량 천장으로 해결했다."웃풍을 차단하되 옛 한옥 대청의 오량 천장 정취를 그대로 살리기 위한 방식이 내부 오량 천장입니다. 행인흙건축이 시공하는 현대 한옥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거실 공간 위치가 포인트입니다. 거실 공간에 대들보와 중도리 · 종도리를 노출시키고 서까래와 개판으로 마감함으로써 전통 한옥 대청에 선 듯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집의 설계가 칸이 아닌 공간 개념이기에 보통 거실 뒤편에 주방이나 방이 자리한다. 때문에 외부에서 봤을 때 전체 지붕 구성은 내부와 별개로 새로운 지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처마 곡과 지붕 물매는 집의 외형을 결정짓는 요소입니다. 곡이 쎄고 지붕이 높으면 권위적으로 보이고, 곡이 밋밋하고 지붕이 낮으면 한옥의 맛이 떨어집니다. 처마 곡을 계산해 외부에 서까래를 돌리고 지붕 물매를 계산해 종도리(용마루)를 걸어야 합니다. 서까래 끝 선과 종도리에 장선을 이용해 덧서까래(덧지붕)를 만든 후 방수 합판으로 지붕 면을 고정합니다."오량 구조 전통 한옥은 장연과 단연 사이에 적심과 흙을 채우고 산자를 엮은 후 흙을 올리고 기와를 얹었다. 흙을 올린 이유는 지붕 선을 잡고 단열을 위해서다. 현대는 단열재가 흙을 대처하는 추세다."현대에는 천장 내부를 별도의 단열재로 보완하기에 지붕에 흙을 올리는 일은 무의미합니다. 덧지붕 방수 합판에 방수 시트를 깔고 나무로 된 기와걸이 상을 건 후 기와를 걸쳐 고정합니다. 기와는 전통 한식 기와에 비해 자재 및 시공비가 5배 정도 저렴하면서도 한옥 느낌을 살려 주는 개량형 한식 기와를 보편적으로 씁니다." 황토벽돌 이중 쌓기와 3중 창호행인흙건축에서 시공하는 현대 한옥의 핵심 요소는 황토벽돌 이중 쌓기 방식과 전통 한옥의 방화벽을 응용한 방수벽의 일체화다.이동일 대표는 진공 압착으로 생산한 황토벽돌은 수축이 덜하지만 나무기둥이 수축하면서 생기는 틈은 피할 수 없기에 황토벽돌 이중 쌓기 방식을 선택했다."물론 나무기둥에 홈을 파고 그 안으로 황토벽돌을 쌓기도 하지만 가공비가 많이 들고 노출된 나무기둥의 수축은 막을 수 없기에 시간이 지나면 황토벽과 이음매에 균열이 생깁니다. 이를 보완한 것이 황토벽돌 이중 쌓기인데 8치(약 24㎝) 나무기둥 안쪽 면에 맞추어 20㎝ 폭의 황토벽돌을 쌓은 후 안쪽에서 10㎝ 폭의 작은 황토벽돌을 쌓아 나무기둥을 감싸는 방식입니다. 벽체 두께가 30㎝ 정도로 단열을 높이고 나무기둥과 황토벽돌 사이의 틈을 안쪽에서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벽체 조적 과정에서 비가 들이치는 외부 창틀 하단 부분(상부는 처마가 비를 막음)에는 전돌(검정색 전통 벽돌)이나 치장 벽돌로 방수벽을 만들고, 그 안쪽에 폭 20㎝ 황토벽돌을 쌓습니다. 그리고 상단 부분 외부는 20㎝, 내부는 10㎝ 황토벽돌을 쌓습니다. 보통 전돌로 마감하나 살림집 전시관은 보다 현대적인 느낌의 현대 한옥으로 연출하고자 고풍스러운 치장벽돌로 시공했습니다."살림집 전시관은 창호가 3중이다. 단열을 위한 새시창이 한옥의 맛을 떨어뜨리기에 한옥의 느낌을 살리고자 외부는 덧창(세 살 목창)으로 보완하고 가운데는 우드 새시, 내부는 불발기 목창으로 구성했다. 특히 쪽마루에 낸 창은 넘나들 수 있는 한식 형태로 외부 덧창은 여닫이고, 내부 새시와 목창은 포켓형이다. 이렇게 창은 2짝이되 벽체로 밀어 넣으면 4짝 미닫이 효과를 주어 단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자연과 외부 동선 그리고 집의 일체화대청으로 들어서면 왼쪽이 주방이고, 그 안쪽 외부 문을 열면 연못과 통하는 쪽마루다. 주방 옆 대청 뒤로 툇마루를 내부화한 차실이 뒤뜰의 산철쭉과 산의 나무들을 안으로 끌어들인다. 차실은 공간 특성이 도드라져 보이게 우물 반자로 처리했다. 3중 포켓 창으로 벽체가 두꺼워지면서 외벽 20㎝를 뺀 20㎝ 내부 공간을 책꽂이와 선반(시렁)으로 꾸몄다. 장식용 소품이나 수납장 등으로 쓰임이 높아 보인다.안쪽에 나란히 배치한 방은 거실보다 한 계단 높게 하여 공동 공간과 침실 공간을 구분했다. 2층 거실은 사각고미 서까래 천장 형태로 작은 공간의 색다름이 묻어난다. 전망을 고려한 거실 전면의 통유리창을 비롯해 여닫이와 미닫이 등 공간별 창의 배치도 눈에 띈다.구들방과 복도 등의 천장은 황토 보드를 이용한 간이 우물 반자 형태로, 벽과 바닥은 황토 모르타르 미장 후 한지 벽지와 한지 장판으로 마감했다. 거실 바닥은 우물〔井〕형 온돌마루로 마감해 오량 천장과 잘 어울리는 현대 한옥의 기품을 자아냈다.자연과 외부 동선 그리고 집의 일체화에 공을 많이 들였다. 특히 여느 집은 아궁이를 측면이나 뒤편에 두어 눈에 띄지 않게 하는데 살림집 전시관은 전면에 아궁이를 배치해 불을 때고 고기를 굽는 이야기장으로 안마당을 살려냄으로써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한층 다가섰다는 느낌이다. * 집의 배치와 공간 구성, 공간별 특성을 살리는 시공기술력, 단열과 전망을 높이는 현대 주택으로서의 기능, 손 때 묻은 소품들이 어울려 살림집 전시관은 그 자체로도 완결성을 갖춘 듯 보인다. 행인한옥문화센터가 모두 조성됐을 때의 느낌은 어울림의 또 다른 완결성을 낳을 것이다. 그 때가 기다려진다.글 · 사진 윤홍로 기자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현대 한옥의 정형] 행인한옥문화센터 ‘살림집 전시관’ 횡성 148.8㎡(45.0평) 복층 목구조 황토집
-
-
산을 배경으로 강줄기를 품에 안은, 인제 36평 단층 황토집
- 강원도 인제의 방태산을 배경으로 내린천을 바라보는 배산임수 지형에 지은 36평 단층 목구조 한옥이다. 북미산 햄록으로 뼈대를 세우고, 그 사이에 황토벽돌을 2중으로 쌓았으며, 물매 가파른 팔작지붕에는 개량형 한식기와를 얹어 고풍스러움이 느껴진다. 공간 구획과 마감재, 난방 시설, 가구 배치 등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진 실내는 크게 거실과 주방, 서재와 마루, 침실로 나뉘어져 있다. 대갓집에서나 보는 오량 천장을 한 거실 전면의 누마루는 삼량 천장과 난간이 눈길을 끈다. 시공사는 이 주택을 외형에서 느껴지는 전통 한옥의 기품과 내부에서 느껴지는 현대적인 공간 구성, 구들방과 누마루 등 전통적 정서를 계승하고, 황토집의 기능을 잘 살려낸 현대 한옥의 정형이라고.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 ·건 축 면 적 : 36평 ·실 내 구 조 : 누마루, 거실, 주방, 안방, 서재, 마루, 화장실 2, 다용도실, 보일러실 ·건 축 형 태 : 단층 한옥 목구조 ·구 조 재 : 햄록, 육송(서까래) ·외벽마감재 : 황토벽돌(줄눈마감) ·내벽마감재 : 황토 미장에 한지 벽지 ·지 붕 재 : 개량형 한식 기와(팔작지붕) ·창 호 재 : 이중 창(외부-225㎜ 우드 새시, 내부-햄록 세살창) ·바 닥 재 : 방-황토 미장에 한지장판, 거실-원목 정(井)마루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및 구들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 (주)행인흙건축 031-338-0983 www.hangin.co.kr 새소리, 물소리 그리고 바람결에 들려오는 풍경소리… 그 소리에 도심에서 잔뜩 짊어지고 온 스트레스가 훌훌 날아가는 듯하다. 또한 이곳에서는 그 어떤 속박도 없기에 시계바늘조차 멈추어 선 듯하다. 게으름을 피어도 채마밭에 심어 놓은 푸성귀들이 어느새 성큼 자라나 주말 식탁을 풍요롭게 한다. 강원도 인제군 하남리 방태산을 배경으로 내린천을 바라보는 36평 단층 목구조 한옥. 최낙민·추남숙 부부가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노후에 지낼 요량으로 지은 전원주택이다. 건축주는 애초 환갑이 넘으면 이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려고 했으나, 진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사회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결국 직장에 매여 상주용으로 지은 주택이 주말주택이 된 셈이다. 건축주는 8년 전에 이 터를 마련했는데, 그 과정에서 2년간 50여 차례 발품을 팔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다고. “산과 계곡, 강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외지지 않은 땅을 찾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지요. 좋은 집터가 나타났다는 연락이 오면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새벽같이 차를 몰았으니까요. 그런데 어디 맘에 딱 맞는 땅이 나타나야지요. 그렇게 해서 마을과 접하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 땅을 마련했지요.” 이 주택은 내린천에 에도는 방태산자락 한적한 산촌에 자리하지만, 분위기는 적막강산(寂寞江山) 그 자체다. 마을에서 외따로 떨어진 데다 진입로조차 찾기 힘들 정도다. 마을길이 끝나는 곳에서 어렵사리 내린천 옆으로 난 비포장 길을 찾아 들어서야, 깎아지를 듯한 방태산줄기 아래로 팔작지붕이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배산임수 지형에 북향으로 앉혀진 ‘ㄱ’자형 집인데, 건축주는 땅이 지닌 한계성도 있었지만 자연 지세를 살려 북향으로 좌향(坐向)을 잡았다고. “앞으로는 내린천 물줄기가 산을 휘돌아 들어왔다가 동쪽으로 빠져나가고, 그 물줄기를 받아 안은 뒷산의 산세(山勢)는 ‘ㄱ’자형으로 생겼지요. 전망도 전망이려니와 집에다 그러한 자연의 기를 담아낸 겁니다.” 북향집은 햇살이 안 들고 북서풍의 영향으로 살기에 부적합하다며 기피하곤 한다. 그러나 건축 자재와 시공 기술이 발달한 요즘에 와서는 옛말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사방에 기능성 창호를 내 조망을 살리면서 풍부한 햇살을 끌어들이고, 단열성 높은 구조재로 시공을 하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 이 주택은 2004년 11월 기초공사를 마쳤는데, 콘크리트 기초 면을 기단처럼 토방 형태의 전돌(검은 벽돌)로 마감했다. 전체 건축물의 안정성과 한옥에서 느껴지는 고풍스러움을 잘 살려내려는 의도에서다. 그후 한겨울 동안 목재의 자연 건조를 통해 하자를 최소화하고자, 올 봄에 한옥 목구조 뼈대공사와 지붕공사를 했다. 집에 기품을 더하고자 구조재는 북미산 햄록, 서까래는 육송을 사용했다. 또한 물매 가파른 팔작지붕에는 개량형 한식기와를 얹었고, 양옆으로 드러난 합각(合閣) 부분에는 목재 널로 마감했다. 벽체는 황토벽돌을 30센티미터 두께로 이중으로 쌓아 줄눈마감을 하고, 6월 초에 내장 공사를 마쳤다. 내장재는 바닥의 경우, 방은 황토 미장에 한지장판으로 마감했고, 거실은 시멘트 모르타르 미장에 원목 정(井)마루를 깔았다. 내벽은 황토 미장을 한 후, 고풍스런 한지 벽지로 마감했다. 전면과 후면에 걸터 앉기에 적당한 높이로 툇마루를 내고, 거실 전면에 누마루까지 앉혀 겉모습만으로는 전통 한옥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실내 공간 구획과 마감재, 난방 시설, 가구 배치 등을 보면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건축주가 한 평면 설계를 시공사인 ‘행인흙건축’에서 협의 보완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전망을 중시하면서 북향집의 단점을 보완한 설계가 나왔다. 실내는 크게 거실과 주방, 서재와 마루, 침실로 나뉘어져 있다. 현대 한옥의 정형 지붕을 갖추어 포치(Porch)형으로 꾸민 한 평 남짓한 입구가 눈길을 끈다. 현관은 바닥에 대리석을 깔았으며, 미닫이문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도록 했다. 현대주택과 마찬가지로 외기(外氣)와 신발에서 풍기는 냄새를 차단하려는 의도에서다. 오량 천장을 한 거실 전면 누마루는 삼량 천장에 난간이 잘 어울린다. 누마루 난간에는 구름을 연상시키는 조각을 한 데다, 물안개 자욱한 날 이곳에 앉으면 마치 구름 속에서 노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거실의 상량문은 추남숙 씨의 스승인 여류 서예가 묵선 심재영 선생이 쓴 것이다. 창호는 이중으로 냈는데 외부에는 25밀리미터 우드 새시이고, 내부는 햄록으로 만든 세살창이다. 거실 후면 주방 겸 식당은 다용도실로 통하는데 아일랜드형 가구로 현대식으로 꾸몄다. 건축주는 거실과 별도로 남과 북이 통하도록 서재와 마루를 연결하여 배치한 공간을 가장 맘에 들어한다. 서재 전면 툇마루로 통하는 문과 마루와 서재를 구분하는 문, 마루에서 후면 툇마루로 나가는 문을 일직선상에 같은 크기의 미닫이문으로 냈다. 공간 활용은 물론이려니와 여름철 세 개의 문을 모두 열면 맞바람이 들이쳐 전통 한옥의 대청마루처럼 서늘함이 느껴진다. 서재 벽에 기대어 앉으면 시원스레 굽이쳐 감도는 물줄기가 바라보인다. 파우더-룸과 부부 전용 욕실이 딸린 안방은 서재와 연계된 내실로, 현대식 한옥의 맛을 잘 살려낸 곳이다. 구들 난방과 일반 난방이 가능한 공간으로, 프라이버시를 위해 창문 밑에는 툇마루 대신 자갈을 깔아 놓았다. 행인흙건축의 이동일 대표는 이 주택은 현대 한옥의 정형이라고 말한다. “외형에서 느껴지는 전통 한옥의 기품과 내부에서 느껴지는 현대적인 공간 구성, 구들방과 누마루 등 전통적 정서를 계승하고, 흙집의 기능을 잘 살려낸 현대 한옥의 정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산을 배경으로 강줄기를 품에 안은, 인제 36평 단층 황토집
집짓기 정보 검색결과
-
-
[Spotlight] “기술 혁신 수용하되 전통 문화 정체성 살려야” 현대 한옥의 정형 모색하다
- 3월 4일 충남 공주시 문예회관에서 '신한옥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주최로 진행된 이 행사는 공주시가 올해 대백제전 행사를 앞두고 곰나루유원지 인근 1만여 평 부지에 조성 중인 '한옥숙박촌'답사 및 평가도 겸했다. 행사에 참석한 연사 및 토론자들은 ㈜스튜가이엔씨(대표 최원철)에서 시공한 한옥에 대해 '목조 건축의 기술 진보를 확인하는 기회였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한옥 전통 미와 정체성을 더욱 살려 나머지 공사를 진행하길 바란다'는 따끔한 지적도 했다.공주대 이해준 교수는 한옥은 환경과 시대, 사람, 지역 특성이 종합된 종합문화사로 이해해야 하며 건축물 단독에 국한돼선 안 된다 말하고 기와처럼 외형상 한옥의 상징을 만들어 놓고 한옥의 계승이라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서울대 이전제 교수는 현대 한옥 활성화를 위해 국내 목재 산업은 건조 목재와 집성재 생산 그리고 프리컷 가공 공장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하고 여기에 국산재 이용이 증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한옥 정체성과 마을 독자성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 한남대 한필원 교수는 시대별 한옥의 특징은 다르므로 공간에 대한 재정의와 설계 혁신, 한옥과 마을 체계의 고안, 전통 한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기술 혁신 등을 통해 현대 한옥의 르네상스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공주시가 2007년 5월 조성 계획 수립하고 지난해 5월 조성 공사 착공, 올해 8월 완공 예정인 한옥 숙박촌은 부지면적 37268㎡, 건축면적 6413.86㎡ 규모로 현재 단체 숙박 시설 3동과 관리사 목구조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이 한옥들은 구조용 삼나무 집성재를 프리컷 가공해 주요 구조 부재로 사용했고, 구조 설계부터 부재의 적산, 산출에 이르기까지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 시스템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공기와 건축비용을 절감했으며 현장에서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다고 했다.한편 공주 한옥 숙박촌은 기둥-보 방식에 경골 목구조 표준 구조재를 샛기둥과 지붕 구조로 설치해 '인슐레이션'으로 단열을 강화하고 바닥 난방은 옛 방식의 구들 설치를 고수하는 등 전통 한옥에 현대 목조 건축 기술 접목을 시도했다. 글 박지혜 기자
-
- 집짓기 정보
- 건축정보
-
[Spotlight] “기술 혁신 수용하되 전통 문화 정체성 살려야” 현대 한옥의 정형 모색하다
-
-
[전원주택 2009 결산 / 2010 전망 - 황토집] 불편함으로 위축됐던 황토집, 현대인의 살림집으로 거듭나다
- 이동일은 흙집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목표로 황토집 건축을 선도해 왔으며 그간의 시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4년부터 '현대 한옥'과 '현대 흙집'을 전원주택의 한유형으로 정착시켜 왔다. 2007년부터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삼거리에 '행인한옥문화센터'를 조성 중으로 현재 현대 한옥의 정형을 보여주는 살림집 전시관을 완공해 운영 중이다. ㈜행인흙건축 대표이자 (사)전원생활협회 이사, 수필가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새집줄게 흙집다오》《황토집 바로짓기》등이 있다.㈜행인흙건축 033-344-0983 www.hangin.co.kr 전원주택 붐이 일던 1990년대 중반 이후 황토집은 건강주택으로 주목을 받았을 뿐 서구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 조적조나 콘크리트 주택과 같이 일반화된 건축 유형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다양한 실험을 거친 황토집이 대중적 인정을 받고 유형별 정착 단계로 접어들었다.글 이동일 <㈜행인흙건축 대표>황토집이 건강주택으로 주목 받을 뿐 일반화된 건축 유형으로 인정받지 못한 그 원인은 기획력과 기술력이 담보되지 않은 개인들에 의해 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나 개인의 취향에 따른 직영 건축물들이 대부분이었던 점에 기인한다. 이러한 이유로 황토집 하면 흙벽돌집이나 귀틀집, 목심 흙집, 담틀집 등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조금만 배우면 손쉽게 지을 수 있는 건축물로 이해됐다. 하지만 겨울이 문제였다. 벽의 균열과 나무와 흙의 틈새 한기가 현대인이 살아내기엔 부적합했던 것이다.이러한 과정 중에 90년대 말 한옥 목구조 뼈대에 현대식 지붕 형태를 갖추고 벽체를 흙벽돌로 쌓는 퓨전 황토집이 등장했다. 그나마 구조적으로 안정된 살림집 형태를 갖추었으나 한옥 목구조 뼈대와서구의 박공지붕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비에 약한 벽체의 단점도 그대로 노출됐다. 천장의 웃풍과 창틈의 한기를 극복하지 못했으며 현대주택으로서의 마감 또한 미약했다.2009년, 유형별 정착화 단계로 진입2009년에 이르기까지 10여 년 동안의 다양한 실험과 경험 축적, 이론화 과정을 거쳐 명실상부한 현대인의 살림집으로 대중적 인정을 받는 단계에 이르렀다. 황토집이라는 모호한 호칭과 별개로 유형별 정착 단계를 지나 제각기 시장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그 첫째는 여전히 구들방 형태의 부속사를 원하거나 질병 치료 목적의 토담집, 목심 황토집 등 저렴한 건축비용으로 건축주 직영 공사가 가능한 유형들이다. 황토집 짓기 학교 등 그 분야의 전문 교육 기관들이 생겨남으로써 나름의 전문성을 다지고 있다.두 번째는 시공 업체가 중심이 된 목구조 방식의 황토집인데 현대인의 살림집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 그런데 같은 목구조 방식의 황토집이라도 지붕 모양, 벽체 방식, 창호, 난방, 마감 방식에 따라 차이가 많다. 전통 한옥 방식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고, 주방과 화장실 등 현대주택의 기능들만 접목시킨 개량 한옥도 있으며, 외형은 한옥이되 공간구성은 현대주택이고 기능은 황토집인 새로운 개념의 현대 한옥도 있다.세 번째는 전라남도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된 한옥마을 만들기 사업을 계기로 프리컷(Precut) 방식이 도입돼 대량 신축사업도 가능해졌다.네 번째는 서구 경량 목구조, 철골조, 조적조, 철근콘크리트조의 기둥, 슬래브 구조(뼈대)와 결합한 황토집 유형이다. 한옥 형태의 황토집보다 저렴한 황토집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할 만하다.이렇듯 황토집과 관련된 건축시장은 유형별 분화를 거쳐 정착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건축비를 포함해 황토집의 중층성과 대중성을 얻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다.집에서 마을로, 공공건물로 나아가는 대중화 기대황토집이 전원주택 선호도 1위라고는 하지만 이러저러한 우려와 건축 비용 문제 등으로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2009년을 고비로 그러한 기우는 많이 해소되고 있는 듯 보인다. 황토집 시장화 10년의 결과이다.문제는 대중성을 얻어가고 있는 만큼 준비된 시공업체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시공업체가 수도권 중심으로 편재돼 있는 것도 대중화의 한계로 지적된다. 지방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관 주도의 한옥마을 만들기 사업은 그 결과를 좀 더 지켜보아야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또한 시장은 앞서가는데 그에 미치지 못하는 형국이다. 한편에서는 황토집 상승 분위기를 타고 전통 한옥으로 경도되거나 다른 한편에선 한옥마을로 성과를 내려는 조급성도 보인다. 여기에 기존 건축 업체들의 상혼商魂이 더해진다면 한발 한발 내딛어 온 신뢰성에 흠집이 날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서구 목조주택 단지를 분양하던 전원주택단지 시공사들이 기획 · 시공력도 없으면서 한옥 단지를 조성한다고 분양 팸플릿을 돌리고 있는 현실은 이러한 우려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그럼에도 이제 황토집이라는 용어는 건강주택, 이 시대 우리 살림집으로 예비 건축주들에게 인지되었다. 많은 시공업체가 한옥형 목구조 황토집으로 시공 영역을 바꾸려고 하는 현실은 이를 반영한다. 일반 건축과 달리 각 유형의 시공 기술력을 자체적으로 꾸려내지 않으면 어렵기에 시간은 더디 걸릴 것이나 2010년을 고비로 새로운 전환점에 서리라는 예측은 가능하다.소망이 있다면 황토집이 이 시대 우리 살림집의 전형으로뿐만 아니라 공동체성을 회복해 나가는 마을로 나아가는 일이다. 생태적 삶과 이웃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미래의 마을을 꿈꾸어 볼 만하다. 더불어 교육시설 의료시설 공공시설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도록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길을 열어야 한다. 모쪼록 2010년이 그 원년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 집짓기 정보
- 건축정보
-
[전원주택 2009 결산 / 2010 전망 - 황토집] 불편함으로 위축됐던 황토집, 현대인의 살림집으로 거듭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