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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고 평온한 쉼터 아산 담담헌
- 담담헌淡淡軒은 소하건축에서 충남 아산지역에 세 번째로 설계한 단독주택이다. 아산신도시 단독주택지엔 다양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개성을 뽐내는 주택이 많다. 담담헌은 그 속에서 자신을 더 드러내기 위해 애쓰기보다 성격이 차분한 건축주의 모습과 닮은 담백한 주택이 되고 싶었다.글 최성호(소하건축사사무소) 사진 이한울 작가※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DATA위치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도시지역건축구조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260.00㎡(78.65평)건축면적 89.79㎡(27.16평)건폐율 34.53%연면적 160.21㎡(48.46평) 1층 89.79㎡(27.16평) 2층 70.24㎡(21.24평)용적률 61.62%설계기간 2018년 1월~4월공사기간 2018년 5월~11월설계 소하건축사사무소 02-2038-4758 www.sohaa.co.kr시공 HNH건설 1522-3723 www.hnhouse.co.kr 맞벌이 부부인 건축주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두 아들과 함께 맘껏 뛰놀 수 있는 주택을 상상하며 살고 있던 아파트 근처에 있는 대지를 매입했다. 건축주는 상담 과정에서 어렴풋하게 주방을 중요시하며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마당을 원했고, 또 외부와 내부 연결을 통해 주택에서의 삶이 풍요로웠으면 했다. 담담헌의 대지는 소하건축에서 기존에 설계해 완공한 진월재가 있는 블록 안에 있어 생소하지 않았다. 설계는 외부 미관에 대한 심의 등 지역적 특성을 파악한 상태에서 진행했다. 건축주는 계획안을 구체화할수록 초반과 달리 메신저와 메일로 점점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고, 그에 따라 주택에 건축주만의 색이 더해졌다. 주택은 건축주의 색과 건축가의 영감,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교감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담담헌 대지의 지형지세는 좌우로 긴 장방형이고, 북동쪽보다 남서쪽이 다소 낮은 사면이며, 향이 동남쪽으로 열려 있다. 또한, 좌·우측면은 건물이 들어선 대지에 접하고, 구역 내 주 진입로는 후면에 있으며, 전면 완충녹지 너머에 대로와 공원이 자리한다. 이러한 대지 조건을 고려해 후면 도로와 평행하게 매스를 길게 배치하고, 전면 우측에 식당과 마당을 연계해 작은 포치로 이뤄진 매스를 추가하는 형태로 계획했다. 주택 정면 모습 이로 인해 외부와의 연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간인 식당은 복도 축에서 마당 쪽으로 돌출시키고 작은 포치와 코너창을 냄으로써 더 적극적으로 외부 지향적인 성격을 가진다.마당과 대로 사이에 있는 소음과 시선 차단을 위한 완충녹지가 마치 마당의 확장처럼 인식돼 여기에 맞춰 마당을 길게 계획했다. 이로 인해 담담헌은 한결 넓고 시원한 외부 공간을 품게 됐다. 긴 장방형 마당의 일부는 차고 바닥과 이어지는 투수블록으로 포장해 다양한 활용이 이뤄지도록 했다. 현관과 주차장 좁고 오픈된 축의 교차를 통한 공간 구분담담헌은 레벨이 낮은 남서측에 차고를 두고, 현관과 별도로 차고에 입구를 계획해 비를 맞지 않고 실내로 들어가도록 진입 동선을 계획했다. 공간구성은 도로와 마당을 이어주는 진입 축으로 차고와 본채를 구분하고, 현관 앞의 복도에서 다용도실까지 수평으로 길고 수직으로 열린 복도 축으로 마당과 내실을 구분했다. 좌우로 긴 축을 가진 복도는 마당과 내실의 경계이자, 수직으로 열려 있어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 사이에서 내실로 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좁은 오픈과 축의 교차를 통해 공간을 구분하고, 지형을 따라 내부에 단차를 두어 위계를 만들고, 각 공간에서 시선을 달리해 내·외부의 교감을 느끼게 하고, 높은 층고를 느낄 수 있는 천장과 넓은 복도로 원경을 즐기는 여유를 담아냈다. 현관은 좌우에 수납장을 배치하고 전면에 복도로 향한 창을 내 숲속으로 입장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MATERIAL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덕신코리아: 다크링클) 벽 - 스타코(파렉스), 파벽돌(모노클래식) 데크 - 현무암(보성스톤), 방킬라이(브랜드우드)내부마감 천장 - 벽지(제일벽지: 해피데이 6884-2) 벽 - 벽지(제일벽지: 해피데이 6884-2) 바닥 - 강마루 (구정마루: 아이보리 화이트 강마루)계단실 디딤판 - 애쉬 집성목 난간 - 스틸 및 유리(메탈룩)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 가등급 (한국하니소 이소바) 외벽(내단열) - 글라스울 R23 가등급 (한국하니소 이소바) 외벽(외단열) - EPS T60창호 T70 3중유리 시스템창호(알파칸)현관문 성우게이트 LSFD 모데스트 그레이조명 국제조명주방가구 우림주방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난방기구 가스보일러(경동나비엔) 거실에서 본 주방 거실과 주방을 오픈하고 천장 일부분을 높여 더욱 공간감이 느껴진다. 현관에서 중문을 통해 들어서면 시선이 마당으로 향하며, 왼쪽으로 돌아들면 2층까지 열린 좁은 오픈 공간이 밝게 펼쳐지고 거실과 주방을 마주한다. 거실과 주방은 단차를 두고 공간을 구분한 형태로, 거실은 단차만큼 주방보다 천장고가 높다 보니 더 넓은 공간으로 인식된다. 식당과 거실은 사선으로 열려서 공간이 최대한 확장돼 보이도록 계획했다. 주방 전면으로 수평선상에 배치해 입구에서 잘 보이지 않는 식당은 밝은 빛이 들어오는 포치와 마당으로 이어진다. 식당은 다른 공간과 차별된 벽으로 마감해 담백한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주방은 대리석과 브라운 톤 가구로 거실과 구분하고, 식당은 벽에 고벽돌을 붙여 브런치 카페 같은 분위기를 더했다. 계단실은 디딤판으로 애쉬 집성을 사용했고, 스틸 난간에 튼튼한 그물망을 설치해 열린 공간이면서도 안전성을 높였다. 주방과 화장실 앞 통로에 있는 목재 기둥은 2층으로 이끄는 계단의 시작이다. 2층에 난간 너머로 공원이 보이는 넓은 복도가 안방과 아이 방을 이어준다. 넓은 복도 한켠에 만든 평상에서 건너편 공원에 있는 봉화대 형태의 조형물이 보인다. 평상과 복도는 가족이 편히 쉬고 원경을 바라보는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도록 기능적인 치수 이상으로 계획한 공간이다. 안방 가까이 욕실과 파우더룸을 두고, 두 아이의 방 중간에 설치한 포켓도어가 2개의 방을 서로 구분하면서, 또 하나로 연결한다. 아이의 방도 높은 천장으로 계획한 즐거우면서 개방감이 드는 공간이다. 2층 가족실은 안방과 아이들 방 사이를 이어주는 통로이자, 윈도우 시트를 설치하고 책장을 둬 서재 역할도 겸한다. 건축주 부부가 지내는 2층 안방 안방 옆에 건식 공간과 습식 공간으로 나눈 욕실을 배치했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밝은 톤의 벽지를 사용하고, 식당에만 고벽돌 타일로 마감해 특별한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했다. 2층의 평상도 짙은 브라운 계열의 마루를 선택해 복도와 차별화했다. 부분적으로 자작나무를 사용해 따스함을 느끼게 하고 짙은 파랑색 포인트 벽지를 사용해 경쾌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난간과 실링팬은 블랙 톤으로 통일해 2층 공용 공간에서 전체적으로 균형감을 유지하게 만들고 가구들은 단조로운 톤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두 아이의 방 중간에 설치한 포켓도어가 2개의 방을 서로 구분하면서, 또 하나로 연결한다. 아이 방 복도에서 바라본 가족실 2층 욕실 옆 열린 공간 외부에서 바라본 식당 코너창 식당 앞에 데크를 설치하고 지붕을 덮어 다용도 공간을 만들었다. 입면은 저층 부분은 점박이 벽돌타일로 차분함을 유지하고 2층은 흰색 스타코로 밝은 주택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마당과 면한 부분과 포치, 현관 입구, 차고 내부에 탄화목을 사용해 따뜻함에다 부드러움을 더했다. 짙은 색 컬러 강판으로 마감한 지붕은 주택을 더 심플하게 만드는 요소로 활용했다. 차고 위의 고측창은 북쪽의 작은 창들과 대비돼 진입부와 함께 깊이감을 주는 요소로 디자인했다.담담헌은 다양하고 화려한 주택들 속에서 자신을 더 드러내기 위해 애쓰기보다 성격이 차분한 건축주의 모습과 닮은 담백한 주택으로 계획했다. 수수한 주택이지만, 그 속에 건축주 가족들의 넓고 깊은 삶의 향기가 가득하길 바란다. 마당에서 바라본 거실 마당과 면한 부분과 포치, 현관 입구, 차고 내부에 탄화목을 사용해 따듯한 느낌을 더했다. 주택의 전면과 후면 전경. 적당한 자재를 사용해 차분하고 담백한 입면을 만들었다. 전경 추가 [목조, 통나무주택] 차분하고 평온한 쉼터, 아산 담담헌 소하건축사사무소 설계 사례 더보기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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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고 평온한 쉼터 아산 담담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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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생활 훌훌 털고 지은 '제주살롱'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낮은 돌담과 집들 사이에 순백색의 모던한 중목구조 주택이 앉혀져 있다.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온 40대 중반 이재호·최세정 부부의 보금자리다. 이 주택은 앞으로 돌출된 테라스가 시선을 끈다. 주택을 배치하기 전 대지가 부정형이라 남쪽으로 뾰족하게 나온 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했다. 결국 대지가 도로보다 레벨이 낮은 점을 활용해 스킵 플로어 형식으로 테라스를 만들고 미송나무를 심어 주택의 포인트 공간으로 계획했다.글 사진 최은지 기자 취재협조 단감건축사사무소 HOUSE NOTE●DATA위치 제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자연취락지구건축구조 중목구조대지면적 258.00㎡(78.04평)건축면적 79.50㎡(24.05평)건폐율 30.81%연면적 139.57㎡(42.22평, 다락, 옥상 제외) 1층 71.87㎡(21.74평) 2층 67.70㎡(20.48평) 다락 45.33㎡(13.71평) 옥상 9.31㎡(2.82평)용적률 54.09%설계기간 2017년 5월~10월공사기간 2017년 11월~2018년 2월설계 및 시공 단감건축사사무소 02-6217-8754 www.edangam.com 중목시공 ㈜아이앤하우징 02-6217-8752 40대 중반 인생 반전을 꾀한 부부건축주 부부는 갑갑한 서울 생활에서 훌훌 벗어나고 싶었다. 특히, 광고회사에 다니는 남편은 밤낮없이 일에 치어 지내기에 자신만의 오롯한 시간을 갖고 싶어 했다. 부부는 인생의 틀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결심하고 서울 탈출 제주살이를 택했다.“저희는 조용한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사는 게 꿈이었어요. 제주도로 여행을 왔을 때, 이 마을을 알게 됐는데 마음에 폭 안겼어요. 그래서 매물로 나온 땅이 없는지 부동산 관련 사무소와 사이트를 통해 알아봤어요. 아쉽게도 이 마을엔 100평 이하의 땅은 매물로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서귀포 쪽의 땅을 알아보던 중 다행히도 현재 우리 집 뒤에 사는 할머니가 농사짓던 밭 80평을 매물로 내놓은 걸 알고 바로 구입한 거예요.” 주택 정면 모습 다락방 사이에 배치한 테라스에서 바라본 전경 모습 카페를 운영하기로 계획한 부부는 원하는 마을인 데다 대로변에서 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땅이라 접근성도 좋다고 생각했다. 이 터는 해발고도 200~600m 사이 제주 중산간 지역에 해당한다. 비교적 넓은 초원지대로 오름이 많아 제주 특유의 정취가 짙은 지역이다. 시골살이를 바라던 부부는 푸른 들과 오름이 빚어내는 풍경을 매우 만족스러워 한다.“주택을 짓기 전, 이 마을에 6개월간 머무르면서 주민과 친분을 쌓고 일조량, 바람길, 물길, 풍물 등을 몸으로 느꼈어요. 한편으로 어떤 주택을 지을지, 건축 관련 세미나를 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다가 중목구조를 접했어요. 일본에서 설계, 구조계산, 부재 생산 등 일련의 과정이 CAD/CAM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기둥-보 건식 조립공법이라 시공이 정밀하면서도 간단하며, 무엇보다 내진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맘에 들었어요. 특히, 기둥-보 구조재가 실내에 노출되기에 목조주택 특유의 분위기가 배어나오잖아요. 저희가 1층에 계획한 북카페의 인테리어로 손색이 없을 것 같아 중목구조 짓기로 결정한 거예요.” 1층 카페 출입구를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카운터 1층 카페 출입구의 우측에 판매용 서적과 아내가 만든 제품을 진열할 수 있는 공간을 계획했다. ●MATERIAL외부마감 지붕 - 갈바늄(리차아) 벽 - 독일산 실리콘 페인트(STO) 데크 - ACQ 방부목, 오일스테인내부마감 천장 - 1층 친환경 페인트(삼화), 2층 벽지(서울) 벽 - 1층 친환경 페인트(삼화), 2층 벽지(서울) 바닥 - 2층 오크 뉴 크래식(구정마루)계단실 디딤판 - 고무나무 집성판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2(에코바트 Knauf) 외단열 - 비드법 보온판 2종 2호(네오폴) 내단열 - 글라스울 R19(에코바트 Knauf)창호 3중유리 시스템 창호(살라만더)현관 YKK Venato주방가구 한샘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바스디포)난방기구 콘덴싱(경동 보일러) 부부는 ‘인문학과 예술 쪽 도서만 있는 인문카페’라는 콘셉트로 1층에 ‘제주살롱’을 계획했다. 안으로 들어서면 좌측으로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있다. 편하게 기대거나 앉을 수 있게 계단식으로 계획했다. 또한, 중목구조 기둥을 활용해 많은 책을 비치해 둘 수 있는 책꽂이를 만들었다. 수익창출 공간과 주거 공간을 담은 내부부부는 주택이 심플하면서 내추럴한 느낌으로 지어지길 원했다. 전체적인 색상을 흰색, 검정색, 우드 컬러 딱 3가지만 사용하고 외관을 흰색으로 통일한 이유다.부부는 설계에 앞서 1층은 카페, 2층은 주거 공간으로 주택의 밑그림을 그렸다. 먼저, 책과 커피를 좋아하는 남편과 디자이너인 아내가 즐기면서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다. 바로, 책과 커피, 그리고 아내가 만든 제품을 진열 판매하는 1층 카페 공간이다. 카페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카운터가 있고, 그 좌측에 책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우측에 판매용 서적과 제품을 진열할 공간이 보인다. 주택 후면에 2층 건축주 부부의 주거 공간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를 따로 뒀다. 주택 후면에 배치한 출입문을 열고 계단을 오르면 2층 건축주의 주거 공간이다. 방 1개, 드레스룸, 주방/식당, 다용도실, 욕실, 이렇게 부부는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딱 필요한 공간만 넣었다. 반면, 주택의 중심인 거실을 넓게 배치하고, 거실과 식당에서 오름을 내다보도록 창을 크게 냈다. 2층 주방/식당은 큰 창을 배치하고 식탁을 창가 쪽으로 붙여 조망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부부는 집이 워낙 작아 넓은 곳 하나는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거실 공간을 크게 계획했다. 오름을 내다볼 수 있게 큰 창을 둬 개방감이 든다. 건축주는 2층 공간에 딱 필요한 공간만 계획했다. 부부는 자녀가 없어 방 1개만 계획했고 방에 욕실을 뒀으며, 벽면 한쪽에 작업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평면 설계하면서 크게 한 번 수정했어요. 여행객이 책을 읽거나 독서 토론을 하다 밤이 늦어지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행객이 머무르는 공간으로 작은 다락 2개를 넣었어요. 또한, 숙박객이 사용할 화장실 2개도 2층에서 3층으로 오르내리는 복도에 추가했고요. 이 과정에서 주택의 전체적인 면적을 약간 줄이고 불필요한 공간을 덜어냈어요.” 손님과 부부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다락을 2층과 분리했다. 계단을 오르면 양 옆으로 다락이 있다. 건축주는 여행객이 카페에 와서 책을 읽다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2개의 다락을 배치했다. 건축주 부부는 제주살이를 원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제주 어디에서 살지 마을을 정하고, 땅을 매입하기 전 몇 달간 살아보면서 정을 붙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부부가 서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제주살롱’. 지금 이곳엔 책 향기, 커피 향기와 더불어 부부의 삶의 향기가 흐르고 있다. 대지가 부정형이라 남쪽으로 튀어나온 부분을 야외 테라스로 계획했다. 미송나무를 심어 도로와의 시선을 차단했으며, 1층 카페 내부와 드나들 수 있게 시스템 창호를 설치했다. 부부는 주택 측면에 허브 같은 식물을 기를 수 있는 작은 텃밭을 계획했다. 주택 측면에서 본 모습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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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생활 훌훌 털고 지은 '제주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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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전원카페】 삶의 향기가 피어나는 '민들레카페'
- 돌담 위에서 인사를 건네는 민들레 간판 삶의 향기 피어나는충주 민들레카페10여년 전, 가족을 한데 모으겠다는 카페지기 안역혁 씨의 간절한 바람에 이끌려 충주 동량면에 뿌리내리게 된 민들레 가족. 전직 호텔리어와 경영학도 형제가 운영하는 카페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있을까? 전원생활을 만끽하며 산중의 고즈넉함을 닮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취재협조 민들레카페 043-851-2754 눈으로 뒤덮인 뜰과 수목들이 빼곡한 카페 전경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벗어나 38번 국도에 접어들자 눈앞에 펼쳐진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채 지지 않은 눈꽃 감상에 젖어 있다가 차창 밖으로 슬며시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눈길을 주니 멀리 충주댐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한 번은 찾는다는 충주호의 물안개는 보는 이의 넋을 잃게 할 만큼 매력적이다. 충주호유람선 선착장을 지나 굽이굽이 산길로 접어들다 보니 산중의 그윽함을 빼닮은 한옥 한 채가 시야에 들어온다. '민들레'를 알리는 간판을 지나 돌담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눈으로 뒤덮인 뜰과 곳곳의 수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업 준비로 한창인 카페지기가 단걸음에 달려와 방문객을 맞는다. 아침 햇살이 가득 찬 카페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제철 모과로 담근 차라며 정성스레 건넨 모과차 한 모금을 들이키자 민들레 가족 이야기가 시작됐다. 오래된 카세트테이프와 레코드판으로 소박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민들레 가족 이야기"민들레는 우리 형제가 10년 동안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함께 일궈 온 카페입니다."아는 사람들만 즐겨 찾는다는 전원카페 민들레. 다소 외딴곳에 자리 잡았음에도 항상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이 카페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2002년, 형 안연혁 씨는 10년 차 베테랑 호텔리어, 8살 터울의 동생 안연철 씨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당시 경제적 형편으로 이들과 부모, 네 식구는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안연혁씨는 생각했다. 더 늦기 전에 식구를 한데 모아야겠다고. 무수한 고심끝에 내린 답은 전원카페.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낸 카페 내부 본격적으로 카페 준비에 나서며 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동생자취방을 알아보러 들른 충주에서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만났다.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 했던가. 마침 그곳이 어머니 지인의 소유였던 것이다. 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땅과 건물을 매입한 그해 여름,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외관은 기존 한옥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내부는 모던하게 꾸몄다. "여느 전통찻집과 같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연령층이 부담없이 와서 즐기도록 말이지요." 소녀적 감성이 묻어나는 각종 소품들은 형제가 틈나는대로 모아뒀던 소장품이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것을 형제가 직접 작업했다. 넉넉한 형편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비용을 아끼고자 발품을 팔아 값싸고 질 좋은 자재를 구입했다. 카페 의자들은 폐교 과학실에서 개당 3천 원에 구입해 페인트칠만 했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처음 해보는 목공 일임에도 힘들다는 생각보다 즐거운 마음이 컸다고 한다. 산중 구옥은 이듬해 초 형제의 정성스런 손길이 녹아든 전원카페 민들레로 다시태어났다. "민들레라는 이름은 어머니가 생전에 지어주셨어요. 밟아도 죽지 않는긴 생명력을 본받아 강인하고, 사람들이 흠모하는 아홉 가지 덕을 지녀 '구덕초'라는 또 다른 이름을 지닌 것처럼 덕을 두루 갖추기를 바라셨지요." 방문객들은 내부보다 외부를 선호한다. 산중 자연을 만끽하기 위함이다. 날마다 새롭게 변화하는 카페내부는 은은한 조명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소박하지만 빈티지한 매력으로 소녀적 감성을 자극한다.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며 레코드판, 사진, 엽서 등 다양한 소품들은 형제가 틈나는 대로 모아뒀던 것들이다.형제는 아쉽다. 오는 손님마다 정성과 시간을 들인 실내보다 야외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손님 입장에서는 이곳까지 와서 안에서 시간을 보내긴 싫을 것이다. 이러한 고객 마음을 헤아린 형제는 외부에 공을 들이기로 했다. 햇볕이 심한 여름을 대비해 그늘이 좋은 느티나무와 벚나무를 심고, 가을을 위해 단풍나무까지 심었더니 여름, 가을에는 정원 전체가 수풀로 빼곡하다. 그리고 덱을 확장하면서 테이블을 더 놓고, 둘러앉아 모닥불을 피울 공간도 만들었다. 카페엔 뚝딱뚝딱 형제의 망치 소리가 그칠 날이 없다. 테이블부터 의자, 선반 등 카페에 필요한 가구들을 직접 만들다 보니 어느덧 도구들이며 자재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 작업실까지 따로 만들어야 했다. "손님들이 올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카페를 알아봐 주더라고요. 그게 우리 솜씨인 걸 알고는 신기해해요. 가끔 가구 제작이나 인테리어 문의도 들어온답니다." 형제가 직접 지은 교실같은 분위기의 별채 "카페를 찾은 손님을 우리가 집으로 초대했다는 마음으로 대해요. 그래서 방문한 손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히 쉬었다 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리고 정확한 계량으로 만들어지는 비슷한 맛 대신 민들레는 정성스런 손길로 만든 건강한 맛을 내어 드리고 싶어요." 손님들이 이런 형제의 바람을 알았을까?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대추차의 인기가 가장 높다. 산중의 그윽함을 빼닮은 한옥 스타일의 외관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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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전원카페】 삶의 향기가 피어나는 '민들레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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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전원주택】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집
- 행복은 지속이 아닌 순간이다. 그런 점에서 행복은 향기와 같다. 좋아하는 향을 쫓다 보면 그 향은 어느새 그윽한 향이 아닌 무의미한 냄새로 변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행복도 이와 마찬가지다. 무심결에 지나치지만 그 순간, 찰나에 담긴 향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우리 삶을 더욱 여유롭고 풍요롭게 해준다. 공주 주택은 이런 순간을 살기 위한 사람의 고즈넉한 향기가 곳곳에 묻어난 사색의 장이자 풍류의 공간이다.※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건축정보 위치: 충남 공주시 의당면건축형태: 복층 경량 목조주택대지면적: 575.00㎡(173.93평)연면적: 146.32㎡(44.26평) 1층: 85.11㎡(25.74평) 2층: 61.21㎡(18.51평)지붕재: 칼라 강판외장재: 점토 벽돌, 적삼목 사이딩내장재: T9.5 석고보드 2p, All Putty, 친환경 페인트바닥재: 온돌 마루난방형태: 기름 보일러식수공급: 지역 식수단열재: 수성 연질 화이트폼창호재: PVC 시스템 창호 (투명 복층유리)설계: 아뜰리에14 박윤식(프랑스 건축사 010-3191-0310) 02)734-0310 www.atelier14.kr 시공 : 스튜가 목조건축연구소 “삶의 속도를 줄이고 싶었어요.”공주 주택의 건축주 이창주, 이옥희 부부는 지난 20여 년을 줄곧 아파트에서만 생활했다. 교직원인 부부는 학교에선 아이들을 가르치고 집에선 두 아이를 기르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 문득 돌아보니 삶의 속도는 어느새 가팔라져 있었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는 그만큼 없어졌다. 아이들을 기르고 가르치며 열심히 살았건만, 정작 내 자신을 보듬을 시간은 없었던 것이다. 이대로는 안됐다. 삶의 변화가 필요했다.“사는 속도를 줄이고 싶었어요. 좀 늦더라도 천천히, 그리고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었죠.” 정남향에 위치한 1층 거실. 동틀녘부터 해거름까지 풍부한 햇살이 실내를 가득 메워 겨울철에도 온기가 가득하다. 흔히 거실의 창은 전면창으로 설계하기 마련인데, 공주주택은 층을 두고 창을 구성했다. 이는 건축주 이창주 씨가 “어릴 적 시골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편할 때가 방바닥에 누워 있을 때였다”며 전면창으로 모두 노출하면 아무래도 덜 편하기 때문에 층을 두게 됐다고 한다. 동북쪽으로 배치된 주방은 마당과 연계된 덱과 후면의 창을 통해 음식냄새를 일순간에 외부로 배출할 수 있게 설계했다. 주방과 기능적으로 마주한 식당은 거실과 마찬가지로 햇살을 담는 따스한 공간이다. 먼저 브레이크를 밟은 건 아내 이옥희 씨였다. 숨 쉬는 공간부터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느낀 그녀는 틀에 박힌 아파트 구조에서의 삶이 아닌 나만의 색과 향기를 간직한 공간에서, 나만의 속도로 살고 싶었다. 이에 시간만 나면 열심히 주변 부지를 보러 다녔다. 그러면서 지금의 보금자리인 공주 풀꽃마을을 만나게 됐다. 마음에 드는 곳을 남편에게 보여줄 때마다 NO라는 대답이 많았는데, 이곳만큼은 웬일로 OK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데도 어머니 대지에 깊이 들어와 앉은 것처럼 고요하고 청정했다. 게다가 정남향이었다. 시야가 탁 트여 멀리는 계룡산이, 가까이는 들과 풀, 꽃들이 한 눈에 들어온 점도 남편 OK에 한몫 했다. 무엇보다 부부가 이 곳 부지를 택한 것은 첫 느낌이 왠지 모르게 좋았기 때문이라고.“풍수지리의 핵심은 사는 사람이 좋아하는 땅이라고 생각해요. 이곳 부지는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지금도 그 마음에 변함없고요. 살면서 더 좋아졌죠.” 공주 주택은 남측 창은 넓게, 북측 창은 좁게 설정하고 방위에 따라 창량을 조절했다. 단순하면서 세련미가 돋보이는 계단. 층계는 사람이 느끼기에 가장 평온한 느낌의 마지막 높이로 구성했다. 부부는 지인을 통해 박윤식 건축가를 만났다. 살고 싶은 집뿐만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상담이 이어졌다. 호화스런 집은 원치 않았다. 남편 이창주 씨는 단순하면서 편안한 공간 구성을 원했다. 또한 집 주위에 산재해 있는 모든 자연요소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기를 바랬다. 아내 이옥희 씨는 텃밭을 일구고 소박하게나마 정원을 가꿀 수 있는 마당을 충분히 활용하고 싶었다. 둘 다 대상을 강렬히 드러내기보다 안팎으로 자연과 조화를 추구하며 평범함 가운데 숨겨진 질서의 미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한 것이다. 2층 복도. 공주 주택은 수평과 수직의 공간적 비례의 상관관계를 이용해 설계했다. 이는 실내 환기와 통풍 및 기온을 조절하는 데 유용한다. 2층 침실. 현대적인 주택인데도 고요한 기품을 자아내는 옛 한옥의 멋이 느껴진다. 볼수록 여유롭고 편안한공주 주택 외부는 붉은 점토 벽돌과 적삼목, 이 두 가지의 통일된 색상을 통해 외관의 단아한 느낌을 자아낸다. 여기에 차양기능을 가진 진회색 금속재는 수평적구조와 외관의 차분함을 더하며, 빗물홈통들을 벽돌 마감재 내부 사이로 감추도록 설계해 어느 방향에서 봐도 편안하다.내부 또한 전체적인 선의 유기적 통일이 돋보인다. 단순한 구조지만 들여다볼수록 효율성과 편리함을 고려해 설계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건축면적에 비해 시각적으로 넓고 깊게 구현됐는데, 이는 현관의 진입부와 계단 공간을 연결해서 수직적 상승감을, 거실과 식당 공간을 통합해 수평적으로 열린 시야를 확보했기 때문이다.각 실의 창은 남측은 넓게, 북측은 작게 구성했다. 방위에 따라 창량을 조절한 것은 수평으로 이동하는 맞동풍을 이용해 하절기 실내 열량을 낮추고, 동절기의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함이다. 또한 자연을 관조하며 살길 원했던 건축주의 바람대로 1층의 거실 창은 물론 마당과 연계된 주방, 2층의 덱, 그리고 서재의 코너 창까지 수려한 자연 경관을 끌어들여 안팎이 호흡하는 공간이 되도록 조성했다. 특히 3m×5m에 이르는 2층의 넓은 덱은 이창주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2층 서재. 코너창은 주변 풍광을 내부로 받아들이기 위해 설계된 창으로 모서리의 한정된 공간들의 시각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디자인했다. 코너창은 주변 풍광을 내부로 받아들이기 위한 디자인으로 모서리의 한정된 공간들의 시각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설계됐다. “집 안 어디서든 사시사철 자연의 운치를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자연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신비로운 체험이자 크나큰 영광입니다. 아파트에서 살 때는 느끼기 힘든 것들이죠.”공주 주택은 안팎 모두 재료 자체에서 오는 자연스러움만 있을 뿐 기교가 넘치는 장식은 찾기 어렵다. 그 흔한 아트월이나 이색적인 조명 하나 없다. 그래서인지 한 눈에 마음을 사로잡긴 어렵지만 보면 볼수록 편안하고 여유롭다. 마치 질박한 백자와 같은 느낌이랄까. 이는 화려한 장식보다 자연처럼 담백함과 순수함을 추구하는 건축주의 성향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리라.“사는 속도를 늦출수록 소중한 순간들이 다가옵니다. 그 순간들이 결국 삶을 여유롭고 늘 새롭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정갈하게 꾸며진 마당이 마치 주위 경관을 축소시켜 놓은 듯 아담하고 자연스럽다. 공주 주택은 붉은 점토 벽돌의 외부와 달리 목조 주택이다. 일반 목구조 주택에서 쉽게 볼 수 없는 8M의 경간을 가진 목구조로 설계해 건물 규모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을 갖고 있다. 추가 [목조, 통나무주택]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집 영상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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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전원주택】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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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으로 지은 집] 삶의 향기 그윽한 용인161.7㎡ 복층 경량 목구조 황토집
- 수도권에서 전원주택 입지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용인이다. 쾌적한 주거 환경과 자연 경관을 갖춘 데다 중부, 영동, 경부고속도로와 신갈-안산 외곽순환도로 등 고속도로 진입이 쉬운 교통의 요충지로 우리나라에서 전원주택단지가 많은 지역이다. 그 가운데 요즘 관심이 쏠리는 곳이 영동고속도로 양지나들목을 이용해 서울과 용인, 수원으로 진출입이 용이한 양지면과 원삼면이다. 그 가운데 원삼면 사암리에 자리한 ‘레이크 힐’ 전원주택단지는 양지리조트를 배경으로 사암저수지를 바라보는 배산임수형으로 I.M.F.를 전후해서 지주地主가 직접 분양해 눈길을 끌었던 곳이다. 대부분의 단지가 그렇듯 이곳에도 경량 목조주택이 주류를 이루는데 이채롭게도 최근 황토집 한 채가 들어섰다. 외국어 전문 서적 총판인 ㈜리틀존을 운영하는 김연태(49세)·최은경(46세) 부부의 주택인데, 그렇다고 단지 내 주택들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시공사인 ㈜행인흙건축에서 목구조 황토집의 순기능을 살리면서 단지 내 다른 주택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 시공했기 때문이다. 전통 목구조 황토집의 현대적 개량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 주택은 그 단면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대지면적 : 620.4㎡ ·건축면적 : 161.7㎡(1층 122.1㎡, 2층 39.6㎡) ·부속면적 : 다용도실·보일러실 약 10㎡, 주방 연결 내부 덱 약 19.8㎡, 외부 덱 약 13.2㎡ ·건축구조 : 복층 경량 목구조 황토집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외 장 재 : 치장벽돌 ·내 장 재 : 황토 미장 위 한지 벽지 ·바 닥 재 : 황토미장 위 한지 장판 마감, 거실은 온돌마루(정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식 수 : 단지 내 지하수 ·난 방 :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 ㈜행인흙건축 031-338-0983 www.hangin.co.kr 도시든 농촌이든 단독주택에서 오랜 기간 생활한 사람들은 이내 아파트생활에 염증을 느끼곤 한다. 관리 면에서는 편리하지만 사방이 콱 막혀 답답한 데다 무엇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지 않아 각박한 탓이다. 김연태·최은경 부부는 올해로 여든넷인 어머니를 모시고 수원 광교산자락의 단독주택에서 10년 넘게 생활했으나 고속도로가 나면서 집을 수용당해 용인시 수지의 한 아파트로 이주해야 했다. 그러나 노모뿐만 아니라 부부도 아파트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1년 반 만에 이곳 레이크 힐 전원주택단지로 이주한 것이다. 김연태 씨는 전원주택지를 찾을 때 쾌적한 전원주택단지만 고집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낯선 곳에서 쉽게 적응하시도록 단독 택지가 아닌 어느 정도 집이 들어선 쾌적한 단지만 찾아다녔어요. 그렇게 찾은 이곳은 남향받이로 햇살이 잘 들이치고 뒤에는 양지리조트가 앞에는 저수지가 자리해 주거 환경이 썩 좋은 편이에요. 또한 우리 집은 단지 내에서 전면 좌측이라 조망이 좋고 바로 옆이 복숭아 과수원이라 한결 운치 있고 마을 2차선 진입로가 마당 옆에까지 들어오니 이만하면 완벽하지요. 무엇보다 어머니가 마을 주민과 잘 어울리시니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김 씨는 집터를 마련하기 전부터 여러 가지 건축 구조에 대해 살폈는데 황토집을 선택한 이유는 ‘집이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제는 그동안 보아온 황토집들이 단지 내 서구식 경량 목조주택하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주택 설계와 시공은 현장에서 10분 거리인 양지나들목에 위치한 ㈜행인흙건축(대표 이동일)에 의뢰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해 낸 것이다. 짜임새 있는 공간 구성으로 편리함 강조 이동일 대표는 “이 주택은 경량 목구조(2″×8″)로 샛기둥 사이에 작은 황토벽돌(200×90×60㎝)을 쌓고 외벽에 치장벽돌을 쌓았다”면서 “그렇기에 경량 목구조지만 외부에서 보면 치장벽돌 조적조 주택이고, 내부에서 보면 황토벽돌에 황토 미장으로 마감한 황토집”이라고 한다. 또한 “지붕은 아스팔트 슁글을 얹은 모임지붕으로 피라미드 형태의 꼭지점이 1층과 2층에 중층적中層的으로 구성된 독특한 형태”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벽체와 지붕 구성으로 목구조 황토집이 서구식 목조주택과 조화를 이룬 것이다. 외부가 서구적 스타일에 가깝다면 거실 천장은 고풍스런 운치를 자아내는 한옥에 가깝다. 이 부분에 대해 이 대표는 “서구식 목조주택이 각재를 이용한 목재 경사 천장인 반면, 이 주택의 거실 천장은 경량 목구조 자재를 가공해 만든 대들보, 중보, 종도리, 사각 서까래로 구성된 오량 천장 형태”라고 한다. ㈜행인흙건축의 새로운 시도로, 한옥 목구조 오량 천장처럼 무겁지 않으면서 서구 목구조 경사 천장처럼 가볍지 않은 혼합 구조의 특색을 살린 것이다. 공간을 보면 1층은 김연태·최은경 부부가 노모를 모시면서 상시 거주하는 살림집으로, 2층은 외부 손님들이 자유롭게 머무르도록 구성했다. 1층은 노모방과 부부방, 거실과 주방, 공용 화장실로, 2층은 방과 화장실, 거실로 배치했다. 1층 거실 뒤편 주방은 뒤편으로 다용도실과 연결되고 측면으로는 새시와 폴리글래스 지붕으로 내부를 공간화한 덱을 증축해 야외 식당으로 구성했다. 이 내부 덱은 다시 야외 덱으로 연결돼 외부와의 동선을 일체화시킨 점이 특징이다. 정감을 느끼는 편안한 집 외부뿐만 아니라 집 안에서도 현대 감각이 묻어나는데 내벽은 황토 미장에 한지벽지로 마감해 황토집의 고유 기능을 놓치지 않았다. 이동일 대표는 “일반 한옥이나 황토집이 우드 새시와 세살 목창 형태의 이중창인 반면, 이 주택은 유럽식 시스템 창으로 기능과 전망을 강조해 보다 현대 주택의 느낌에 다가섰다”면서 “주방 가구(싱크대)와 전등 등도 현대적 느낌을 강조해 현대 주택의 기능성을 최대한 살려 현대 흙집으로 완성했다”고 설명한다. 눈에 띄는 점은 안방에 딸린 욕실로 드레스룸을 경유한 이 공간은 작은 방 하나 크기다. 이 대표는 “세면기와 양변기 사용 공간은 바닥 마감을 온돌마루로 하여 방과 같은 느낌의 쾌적함을 강조했고, 외부 채광을 고려한 욕조(월풀 기능)와 샤워 공간을 별도로 두어 기능을 분리했다”고 한다. 또한 1층 복도 공간을 활용해 벽체의 한 면을 책장으로 구성하고, 2층 거실의 가구를 지붕선 안에 한식 붙박이장 가구로 구성한 점 등 세심한 공간 배려가 돋보인다. 이 주택은 마당이 넓은 반면 텃밭은 과수원과 경계를 이루는 담 밑에 만든 두 평 남짓이 전부다. 김연태 씨는 “예전에 살던 단독주택은 여기보다 마당이 훨씬 넓었는데 어머니가 텃밭에 너무 욕심을 내셔서 즐거움이 아닌 노동이 됐다”면서 “이곳에서는 어머니가 적적하지 않을 만큼만 텃밭을 만들고, 그 대신 마당에 잔디를 심고 낮은 울타리 주변에 화초와 유실수를 심었다”고 한다. 어머니를 위한 정성은 계단 대신 경사로로 만든 마당에서 현관에 이르는 진입로와 문턱을 없앤 화장실 그리고 부인 최은경 씨와 어머니가 함께 사용하는 방 하나 크기 만한 월풀 욕실 등 여기저기에서 엿볼 수 있다. 집은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밖을 내다보아야 한다. 즉 아름다운 집보다 살기 편한 집이 더 우선해야 한다. 효성으로 지은 이 주택에서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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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으로 지은 집] 삶의 향기 그윽한 용인161.7㎡ 복층 경량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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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인테리어 돋보이는 포항 55평 복층 스틸하우스
- 1996년 건설교통부로부터 친환경 과학적 주거 기능을 갖춘 ‘건설신기술’로 인정을 받은 스틸하우스 공법. 이제 이 공법은 전원주택 건축 구조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한국철강협회에서는 ‘내진성·내구성 등의 측면에서 철골조 건물의 우수성이 인식되는 시점과 거주자들의 생활 수준이 점차 향상돼 개성화, 다양화, 탈도시화 성향이 부각되는 시점이 맞아떨어져 가능했다’고 한다. 스틸하우스 공법의 대중화에 견인차 역할을 한 곳. 바로 스틸하우스 전원주택이 100여 채 들어선 포항시 남구 지곡동의 ‘포항스틸하우스단지’다. 포스코와 포항공과대학의 임직원을 위한 전용 주거단지로 개발된 이곳은 국내 스틸하우스 전원주택의 메카답게 각양각색의 스틸하우스를 접할 수 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스틸하우스단지 내 ·대지면적 : 96평 ·연 면 적 : 55.2평(1층 37.5평, 2층 17.7평) ·건축형태 : 복층 스틸하우스 구조 ·외벽마감 : 인조석(기단), 시멘트사이딩 + 시다 베벨사이딩 ·내벽마감 : 실크벽지, 인조석, 천연대리석, 원목 몰딩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원목 루바, 실크벽지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 가스보일러 ·식수공급 : 상수도 ·시공기간 : 2006년 9월∼11월 설계 및 시공 : (주)한림스틸하우스 (054)252-8226 www.hlst.co.kr 포항스틸하우스단지 우측 산자락에 자리한 농장에서는 여름철 땀흘려 가꾼 결실을 수확하는 주민들의 손길이 분주해 보였다. 경북 최대의 공업도시 내에 이처럼 맑고 쾌적한 환경을 갖춘 도심형 전원주택단지가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이곳에서 만난 남시현(45)·이지전(41) 부부도 단지 내에 거주하는 친구 집에 놀러왔다가 주변 자연환경과 예쁜 주택들에 반해 이주를 결심했다고. “평소 전원생활을 동경했지만 막상 인적이 드문 곳에서 산다고 생각하니 겁부터 덜컥 났어요. 그런데 이곳은 같은 포항시내이면서도 공기 맑고 조용할 뿐만 아니라 예쁜 집들이 많은 데 반해서 이주를 결심했어요.” 이 단지의 특징은 나지막한 야산에 둘러싸인 평지에 100여 평 안팎의 정방형 필지들이 바둑판처럼 블록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연면적 오육십 평의 주택을 앉히고 나면 전원주택의 백미白眉라 불리는 정원이 협소해질 뿐만 아니라 조망은 앞집에 막힌다. 다행히 이들 부부는 측면 8미터 도로와 전면 10미터 도로가 교차하는 모서리 필지 96평을 구입해 어느 정도 조망을 확보했다. “어른들이 막다른 터는 좋지 않다고 해서 도로가 교차하는 코너의 필지를 샀는데 다른 집들에 비해 답답하지 않아서 좋아요. 아침저녁으로 산책하는 주민들 외에는 차나 사람의 통행도 뜸한 편이라 한갓지고요. 또 좌측 코너 동남향 집이라 온종일 풍부한 햇살이 집 안으로 스며들어서 좋아요.” 설계, 공간 활용을 두 배로… 건축 구조는 선택의 여지없이 스틸하우스였음은 물론이다. 설계 및 시공은 단지 초입에 모델하우스를 겸한 사무실을 낸 (주)한림스틸하우스(대표이사 고수길)에다 의뢰했다. 먼저 접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단지에 지은 20여 채의 주택이 맘에 들었고, 가깝다 보니 만에 하나 하자가 발생했을 때 보수가 편할 거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1995년 설립한 (주)한림스틸하우스는 한국철강협회 스틸하우스클럽 회원사로 스틸하우스 품질 인증서를 획득한 업체다. 설계는 정방형 터에다 삼대가 살아갈 주택을 앉히다 보니 ‘ㄱ’자형 배치가 나왔다는 이지전 씨. “1층에는 우리 부부 방과 아버님 방 그리고 주방 겸 식당, 욕실 등이 필요했는데 ‘一’자로 배치하기에는 길이가 짧았어요. 또 어른 방을 문간방으로 하면 도리가 아니고, 부부 방과 접하면 불편하실 것 같았지요. 그래서 현관 가까이 부부 방을 앉히고 그 옆에 주방 겸 식당 그리고 ‘ㄱ’자로 꺾어 거실과 아버님 방을 앉혔지요. 2층은 연년생 아들인 동찬(중2)·동훈(중1)만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고요. 생각보다 동선動線이 다소 길어졌지만 불편함보다는 자연스레 운동이 돼서 좋아요.” 2005년 9월 초 착공해 약 90일 만인 11월 말 완공을 본 이 주택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여느 복층 주택처럼 거실 공간의 1층과 2층을 개방(Void)했으면서도 천장을 박공이 아닌 반자로 처리했다는 점이다. 그 대신 지붕 밑 자투리 공간을 유용한 수납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파트에 살았으면서도 단독주택의 박공 지붕이 왠지 식상食傷해 보였어요. 스틸하우스가 에너지 절약형 주택이라곤 하지만 천장고가 너무 높으면 필요 이상의 연료비가 지출되잖아요. 1층에서 올려다보기에도, 2층에서 내려다보기에도 시야만 안 가릴 정도면 되지요. 거기까진 생각지 않았는데 시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납공간이 생겨 1년에 한두 번 사용할까 말까 하는 물품을 넣어두었지요.” 자투리 공간을 유용하게 활용하기는 2층 아이들 방도 마찬가지여서 한쪽을 다락방으로, 복도와 맞닿은 그 밑 부분을 수납공간으로 꾸몄다. 여기에는 집안 대소사를 치를 때 사용하는 물품을 보관하고 있다. 아이들 방은 또래 친구들 사이에 구조가 특이하다는 소문이 나서 다들 와보고 싶어한다고. 또 계단 밑의 경우는 원래 아이들이 원해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나오는 숙부집의 계단 밑 창고 같은 해리 방처럼 꾸몄다가 지금은 시들해지자 청소 도구 보관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인테리어, 주부의 센스와 시공사의 노하우 이지전 씨는 인테리어에 욕심을 내 관련 서적을 여러 권 탐독했다. 맘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체크해 놨다가 포항에서 서울과 부산을 자주 오가며 구했을 정도다. 주부의 센스가 (주)한림스틸하우스 인테리어 팀의 노하우와 접목을 이루면서 1층은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2층은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탄생했다. 1층 현관문을 열면 단박에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각 실을 배치했음을 알 수 있다. 각 실을 잇는 복도 우측의 경우, 널찍한 장방형 창을 통해 정원에 그리고 부분적으로 오픈시켜 인테리어 소품을 진열한 이미지 월로는 거실에 시선이 머문다. 반면 좌측의 경우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부부 공간 그리고 가족 화장실, 주방 겸 식당이 시선에서 벗어나 있다. 특히 복도 전면은 컬러와 재질을 달리해 아트-월로 꾸미고 스포트라이트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었으며 그 아래 자연미를 발산하는 실내 식물을 배치했다. 이렇듯 복도가 주는 협소함을 해소하면서 각 실의 가능을 최대한 강조한 것이다. 또 기능은 다르지만 단란함을 공통으로 하는 거실과 식당을 사선으로 교류하도록 한 점도 인상적이다. 이지전 씨는 주방과 덱(Deck) 그리고 벽난로가 맘에 든다고. “주방은 대개 싱크-볼이나 쿡탑 부분에만 타일을 붙이고 나머지는 벽지로 마감하잖아요. 우리 집 부엌은 전부 타일로 마감해서 그런지 냄새가 안 배고 청소하기에도 편해요. 거실 전면 덱에서는 가족과 고기를 구워먹거나 차를 마시는데 운치가 있어서 그런지 혼자 남은 점심 때 라면을 먹더라도 더 맛있어요. 올 겨울에도 기대되는 게 벽난로인데 그 열기가 2층까지 전달돼 보조 난방 기구로는 그만이죠. 박스로 사놓고 벽난로에 구워먹는 군고구마가 더 기다려지지만…….” 이 주택의 외관과 실내 장식이 대부분 서구식인 반면 한 곳만은 한식韓式이다. 다름 아닌 거실과 접한 아버님 방이다. 이 방은 건강을 고려해 거실에서 15센티미터 단을 높여 황토대리석으로 마감하고 전통 분위기를 자아내고자 띠살 목창을 달았다. 설계 시 아버님이 불편해 하시지 않도록 부부 방과 거리를 두어 평면을 ‘ㄱ’자로 꺾었듯이 인테리어에도 이들 부부의 효성이 배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전원에서 남시현·이지전 부부 가족의 생활은 어떨까? 잔소리가 줄면서 가족 모두 활동적이 됐다고. “아파트에서는 밤중에 청소기나 세탁기도 맘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하지 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지냈어요. 여기에서는 청소기나 세탁기는 물론 거실에서 줄넘기까지 하는 걸요. 또 아파트에서는 쇼핑 아니면 밖으로 나갈 일도, 가족과 무엇을 함께 할 일도 드물잖아요. 여기에서는 주말이면 가족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비록 작은 정원이지만 잔디 깎으랴, 나뭇가지 다듬으랴 할 일이 많아요. 이것이 전원주택에서 사는 재미 아니겠어요.” 무릇 사람 사는 집이라면 마당에는 철따라 꽃이 피고 안에서는 웃음꽃이 피어나야 한다는 건축주 부부. 전원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들 가족 그리고 집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삶의 향기가.田 글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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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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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인테리어 돋보이는 포항 55평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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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의 향기 솔솔 풍기는 울산 19평 목구조 황토집
- 울산시 울주군 온양면 운화리 대운산 자락에 자리한 장태환·이희숙 부부의 목구조 황토집으로 18.9평 본채와 5.9평 별채로 채 나눔을 했다. 장태환 씨가 병마(病魔)를 물리치고자 건강하게 지은 집으로, 벽체는 단열 효과를 높이고 외풍을 막고자 대나무로 외를 엮어 17센티미터 두께로 황토 2중 맞벽치기를 했다. 사용된 황토는 지기(地氣)를 발산하는 경주 남산의 동황토다. 건강미 넘치는 전통 가옥 구조에다 평면 배치는 편리성을 강조한 현대 주거 양식을 접목시켰다. 건강을 회복한 장태환 씨를 보면서, 주택과 약은 그 근본이 같다(주약동원(住藥同源))는 생각을 했다. 건축정보 ·위 치 :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대 지 면 적 : 130평 ·건 축 면 적 : 18.9평(62.46㎡) ·건 축 형 태 : 단층 전통 목구조 황토집 ·평 면 구 조 : 현대식 일자형 겹집 ·실 내 구 조 : 구들방, 안방, 거실, 주방, 욕실, 현관 ·벽 체 구 조 : 황토 이중 심벽치기(두께 17㎝) ·벽체마감재 : 황토 맞벽 후 내·외벽 순수 황토 미장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황토+운모+백모래 혼합 황토. 황토미장 후 맥반석 판재(거실 및 주방) ·창 호 재 : 외부-하이 새시, 내부-목창·문(세살문) ·난 방 형 태 : 전통 구들 및 심야전기 온수보일러 ·정 화 조 : 10인용 오수정화조(혐기여상기폭기식) ·건 축 비 용 : 평당 350만 원 별채 ·건 축 면 적 : 5.9평 ·건 축 형 태 : 목구조 전통 흙집 ·실 내 구 조 : 구들방, 주방, 욕실, 툇마루 ·지 붕 재 : 죽데기 ·건 축 비 용 : 평당 300만 원 설계 및 기술지도 : 한국전통초가연구소 (052)263-3007, 011-556-2007 www.koreachoga.co.kr 울산시 울주군 온양면 운화리 대운산 자락에는 농가주택 30여 호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울산 12경에 속하는 대운산은, 맑고 풍부한 수량의 계곡에다 진달래와 억새군락이 펼쳐져 있어 등산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대운산 등산 코스 여럿 가운데서도, 고즈넉한 운화리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이 제법 운치를 더한다. 나지막한 돌담길을 따라 운화리로 들어서면 아담한 목구조 황토집이 나온다. 고풍스런 한옥과 70, 80년대 지어진 슬래브집들 사이에 묻혀 모나지 않는 집이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대운산을 찾던 장태환(57세)·이희숙(58세) 부부가 제2의 삶을 시작한 곳이다. 이들 부부는 흙집을 짓기 전까지 이 마을에서 세를 얻어 살았다. 혹자는 대운산에 매료돼 삶의 터전을 아예 이곳으로 옮긴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전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장태환 씨의 건강 악화였다. 도시에서 얻은 병, 전원에서 치료 장태환·이희숙 부부는 이곳에 황토집을 지어 이주하기 전에는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처용동에서 3000여 평의 과수 농사를 지으며 지냈다. 그러한 가운데 장태환 씨는 소싯적부터 슬래브집을 시공한 경험을 살려 틈틈이 건축을 했다. 병을 얻기 전까지만 해도 집은 모름지기 튼튼한 게 최고라며 슬래브집을 제일로 쳤다. 처용동의 집도 손수 슬래브로 지었음은 물론이다. 그처럼 슬래브집 신봉자(?)였던 장태환 씨가 운화리에 황토집을 지은 것이다. 그는 급작스런 건강 악화로 거주 환경과 주거 구조에 대해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2004년 8월에 좀체 기침이 끊이질 않아 대수롭지 않은 감기려니 여기고 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소리를 들었지요. 후두 아랫부분의 내분비갑상선 상태가 매우 심각한데 손을 못 쓰겠으니 종합병원을 찾으라는 거였지요. 아무리 일을 많이 해도 피곤하지 않았으며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기에 도무지 믿기지 않았지요. 결국 그 해 10월 서울의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지금에 와서 곰곰이 생각하니 쾨쾨한 매연과 시멘트 독이 문제였던 거 같아요.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몸이 부쩍 좋아졌으니 말이죠.” 울주군 온산읍은 석유화학공단지역으로 환경 오염이 극심한 지역이다. 그러한 데다 슬래브집을 시공하면서 시멘트 독까지 흡입했으니 건강 악화는 당연지사(當然之事)였는지도 모른다. 이희숙 씨는 그러한 이유로 피난길 떠나듯이 전원행을 서둘렀다고. “수술 후에 의사가 공기 맑은 곳에서 요양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약사인 시동생도 전원에서 몸조리에만 전념하라고 권유했지요. 그 말을 들으니 우리 부부는 지긋지긋한 공단지역에서 하루라도 빨리 도망치고 싶었지요. 막상 전원행을 결심했지만, 맘이 급한 탓인지 터를 찾기란 호락호락하지 않더군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자니 대학에 다니는 아들 뒷바라지 문제에다 무섭고 쓸쓸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앞섰고요. 그 무렵 문뜩 떠오른 게 이곳 운화리인데, 대운산에 자주 다녔기에 낯설지 않았고 전원생활을 하며 몸조리하기에는 나무랄 데가 없다고 보았죠.” 운화리는 자연 환경이 양호하며 울산과 가깝기에 도시의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전원주택지로는 손색이 없는 곳이다. 슬래브집 신봉자, 황토집 짓다 장태환·이희숙 부부는 2004년 말, 운화리 주민들에게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얘기하며 수소문한 끝에 12평 낡은 농가주택이 딸린 대지 130평을 평당 80만 원에 구입했다. 오랫동안 방치된 농가주택이라 사람이 살려면 개축(改築)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운화리에 사는 원주인(原住人)이 딱한 사정을 듣고는 집을 새로 짓는 동안 자신의 집 아래채를 쓰라며 세를 내 주었다. 산세가 수려하며 공기 맑고 물이 좋아서일까? 2005년 봄기운이 만연할 즈음 장태환 씨는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면서 집을 짓기로 맘먹었다. 집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할 때는 두 가지 행운이 따랐다고. “그린벨트지역이라 집을 새로 짓는다 해도 12평에 불과해 고작 방 하나에 거실, 화장실이 전부였지요. 아들과 시집 간 두 딸이 찾아와도 머물 곳이 없었지요. 건축에 있어서는 건강을 생각해 흙집을 지으려고 했으나 시공 전문가를 찾지 못해 고민했고요. 그렇게 몇 개월 지나자 그린벨트가 풀리고, 한국전통초가연구소의 윤원태 소장도 알게 됐지요. 집을 지으려면 운 때가 맞아야 한다고 하던데… 우리 집 지을 때 그 운이 따라 주었나 봐요.” 장태환 씨는 울주군 상북면 거리 소재 한국전통초가연구소를 방문해 다양한 형태의 전통 가옥을 둘러보고, 윤원태 소장의 기술 지도로 지은 흙집을 두 군데 방문했다. 슬래브집을 지을 때 기초는 으레 콘크리트로 한다고 믿었는데, 그 어느 흙집도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고. “콘크리트를 대신에 주춧돌만 놓고 기둥을 세워 지은 집이 저렇게 튼튼할 수 있나 의아했지요. 경성대에서 전통 건축학을 강의하는 윤 소장의 전통 흙집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죠. 편리함만 쫓다 보니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을 잊고 지냈어요. 그 대가로 나는 병까지 얻었고요.” 주약동원(住藥同源), 황토집의 건강성 극대화 장태환·이희숙 부부의 황토집은 윤원태 소장에게서 한국건축학 강의를 받은 8기 수료생들이 지었다. 윤 소장이 기술지도를 했는데, 무엇보다 건축주의 건강 회복에 신경을 썼다고. “건강 주거를 위해 벽의 아래쪽 기둥 사이를 가로지른 하인방 밑으로 콩자갈(10㎝), 황토(40㎝), 마사(5㎝), 참숯(8㎝), 마사(5㎝), 황토(10㎝), 엑셀 파이프 설치 후 굵은 마사(3㎝) 깔기 그리고 황토 마감재(6㎝) 순으로 바닥을 시공했지요. 생명의 원천인 지기(地氣)를 발산하는 황토는 《동의보감》에서 ‘상승 기운과 기세를 품었다’고 한 경주 남산의 동황토를 사용했고요. 벽체는 단열 효과를 높이고 외풍을 막고자, 대나무 외를 엮어 17센티미터 두께로 황토 2중 맞벽치기를 했어요.” 목구조 전통 흙집으로 18.9평 본채와 5.9평 별채로 채를 나눴다. 본채는 한 개의 종마루 아래에 두 줄로 나란히 실(室)을 만든 일자형 겹집으로 전면에는 거실과 구들방이, 후면에는 안방과 화장실·주방이 자리한다. 거실 전면에는 툇마루 격인 덱이 포치형 현관까지 이어져 전통과 현대 주거의 어우러짐을 엿보게 한다. 건강미 넘치는 전통 가옥 구조에다 편리성을 강조한 현대 주거 양식의 평면 배치를 접목시켰음을 알 수 있다. 안방과 구들방에는 황토 바닥 위에 돗자리를 깔았으며, 거실과 주방에는 황토 바닥 위에 원적외선 반사율이 높은 맥반석을 깔아 건강성을 강조했다. 벽체는 황토의 기운을 막힘 없이 받아들이고자 맞벽치기 후 순수 황토를 물에 걸쭉하게 개어 여러 차례 마감했다. 천장은 2중으로 열 손실이 없으며, 원목 루바를 대어 나뭇결과 목향(木香)이 눈과 코를 즐겁게 자극한다. 거실과 주방은 서까래를 노출시켜 전통 가옥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실과 주방을 경계짓는 곳의 상인방을 홍예(虹霓, 아치형)처럼 틀어 실내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꾸몄다. 장태환 씨는 주로 군불을 때는 구들방에서 기거하는데, 황토의 효능을 높이고자 아예 벽지를 바르지 않았다. 원룸형 별채는 구들방과 주방, 욕실, 툇마루로 짜여져 있는데, 자식들이나 손님이 방문했을 때, 제 집처럼 맘 편히 묵어 가도록 지은 것이다. 별채는 본채 지붕의 아스팔트 슁글 대신 통나무의 표면에서 잘라 낸 널조각인 죽데기로 마감했다. 지붕재를 제외하면 벽체 구조나 마감 방식은 본채와 같다. 순수 황토만을 사용해 지은 새 집이다 보니 벽면 군데군데 터진 흔적이 보인다. 이것은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드라운 황토를 물에 걸쭉하게 반죽하여 붓으로 덧칠해 주면 말끔해진다. 흙집의 건강성, 온몸으로 느껴요 장태환 씨는 흙집에서 생활하면서부터 얼굴에 윤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처음 마을에 찾아들 때만 해도 얼굴에 핏기가 없고 거칠했는데 지금은 천양지차(天壤之差)라고. “말을 해야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채고, 저 사람 수술 받았지 할 정도지요. 여기선 감기도 안 걸리고, 밤에 몸살기가 있다가도 구들방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이튿날 개운하지요.” 이희숙 씨는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진 남편을 보면서 황토집 짓기를 잘했다고. “집을 짓는다고 하자, 친정 엄마가 아픈 사람이 있을 때에는 집을 짓는 게 아니라며 극구 말리셨죠. 매일 전화를 걸어 달달 볶다시피 하셨어요. 집을 짓고 며칠 묵으셨는데 남편 건강이 좋아진 걸 보고는 매우 흡족해 하셨죠. 그런데 구들방에서 자고 일어나니 몸이 달라진 것 같다고 하시면서 한사코 안 가시겠다는 거예요. 동생이 형부 몸이 더 좋아지면 그때 다시 오자며 모셔갔지요.” 슬래브집에 비해 흙집은 어떤 점이 좋을까? 이들 부부는 첫째로 외풍이 전혀 없다고 한다. 슬래브집은 두껍기만 했지 외풍이 심한데, 여기서 지내다 보니 아들이 머무는 처용동 집에 가기가 싫어졌다고. 둘째로는 흙 냄새 나무 냄새가 좋아 마음이 포근하고 따뜻해진다 한다. 셋째로는 맘이 편해 잠이 쉽게 오고 숙면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만하면 황토집의 우수성은, ‘먹는 음식과 약은 그 근본이 같다’는 식약동원(食藥同源)에 버금가지 않을까? 황토집에서 건강을 회복한 장태환 씨를 보면, ‘주약동원(住藥同源)’이란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현대인을 괴롭히는 성인병의 원인이 식원병은 ‘음식’에서 기인한 것이고,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새집증후군이 ‘주택’에서 기인한 것을 보면 말이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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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의 향기 솔솔 풍기는 울산 19평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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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사이에서 피어나는 삶의 향기, 고성 54평 복층 목조주택
- 맑고 푸른 바닷물이 넘실대는 경남 고성군 거류면 신용리 문화마을에 자리한 54평 복층 목조주택. 각각의 공간마다 외벽이나 지붕 선에 변화를 주어 입면이 다채롭다. 45도 경사를 이루며 한 방향으로 흘러내리는 지붕 선은 정연해 보인다.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시다 베벨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강조했다. 이 주택은 세대간 독립성을 확보한 평면 배치와 미국식 경량 목구조에다 한옥 건축 양식인 홍송 대들보와 서까래 구조를 접목시킨 점이 특징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남 고성군 거류면 신용리 ·대 지 면 적 : 212평 ·건 축 면 적 : 37평 ·연 면 적 : 54평 ·건 축 형 태 : 경량 목조주택+대들보, 서까래 구조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시다 베벨 사이딩 ·내벽마감재 : 원목 루바, 실크벽지, 원목 몰딩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홍송 대들보·서까래 노출 + 원목 루바, 실크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시 공 기 간 : 2005년 8월∼2005년 10월 설계·시공 : 상림건설(주) 상림목조주택 (055)324-0488 www.sanglimh.com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을 가르치고자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사람이 지은 집이 사람의 성격을 구속한다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名言). 예나 지금이나 주거 환경과 주택 구조는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때문인지 많은 사람이 숨통을 옥죄는 갇힌 공간인 도회지의 아파트를 벗어나 가슴속까지 후련한 열린 공간인 전원에다 건강한 집을 짓고 있다. 맑고 푸른 바닷물이 넘실대는 경남 고성군 거류면 신용리 문화마을에서 54평 복층 목조주택을 짓고 사는 김병철(46)·강정순(40) 부부. 2005년 10월 15일 입주했으니, 전원생활이라야 불과 3개월 남짓이지만 삶에 활기가 넘친다고. “전원으로 이주한 후 가족 모두 표정이 한결 밝아졌어요. 맞벌이를 하기에 하루하루 정신 없이 보내기는 도시나 전원이나 매한가지인데도 말이죠. 쾌적한 자연 환경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그런가 봐요.” 이들은 교사 부부로 1990년 결혼 후 줄곧 아파트에서만 살았다. 아파트는 관리 면에서 편할지는 모르지만 피곤한 몸과 마음을 가다듬기에는 적합지 않다는 강정순 씨. “아파트에서만 15년을 살았으니 그 생활에 푹 젖을 만도 한데 오히려 답답증이 생겼어요. 아파트 생활은 밀폐된 상자 속에서 갇혀 지내는 것이나 다름없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하루가 멀다하고 사방에서 콘크리트 건물들이 바짝바짝 조여 오는데 숨통이 콱콱 막히더군요. 학교 일이 좀 고되다 싶으면 그 이튿날 머리가 지끈지끈 거렸고요. 더욱이 아토피성 피부염과 비염을 앓는 니은(15)이나 이든(13)이를 생각해서도 보다 나은 주거 환경이 필요했지요.” 지 매입, 운 때가 따로 있어 김병철·강정순 부부는 전원행을 결심할 즈음 거류산 언저리 당동만의 수려한 자연 경관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곳에 87가구의 ‘거류문화마을’이 조성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 필지당 123∼252평으로 평당 17만∼27만 원에 분양했다. 기반을 둔 고성읍에서 가까운 데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나들목이 2분 거리에 있고, 국도 77호선이 지나기에 적지라고 여겼다. 강정순 씨에게는 양식장의 하얀 부표가 점점이 박힌 당동만과 마주한 거류문화마을은 낯설지 않았다. 이곳에 친구가 살았기에 친숙했으며, 바다가 워낙 아름다워 이런 데에서 살아 봤으면 했다고. “평소 살고 싶던 곳에 문화마을이 들어섰으니, 여러 가지로 운 때가 맞았지요. 더욱이 이곳은 문화마을 끄트머리라 바다가 잘 보여 경합이 치열했는데, 알고 보니 친구 어머니의 밭 자리였지요. 분양 받을 당시 친구 어머니께서는 정이 많이 든 땅이니, 아는 사람이 차지했으면 하고 바라셨지요. 그러한 바람 때문인지 필지 212평을 평당 20만 원에 구입했지요.” 김병철 씨는 생태 중에서도 특히 나무에 관심이 많으며, 강정순 씨는 손수 목조주택을 짓는다는 친구에게 호기심을 가졌기에 건축은 자연스럽게 목구조로 정했다. 이들 부부는 부지 매입 후, 목조주택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인근에 자리한 전원주택을 보러다녔다. 그로부터 1년 후 설계·시공을 상림건설에 맡겼는데, 2005년 5월 경남 마산시 진동의 목조주택을 둘러보고 반했기 때문이다. 수십 채의 목조주택을 보았지만, 상림건설에서 지은 진동 목조주택처럼 외관이 아름답고 마감이 깔끔하지는 않았다고. 상림건설에서는 가족의 취향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디자인한 설계도면을 가져왔다. “안방에 드레스-룸을 넣어 달라는 것 외에는 설계 변경을 하지 않았어요. 가족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실과 주방을 바다가 바라보이는 전면에 배치한 게 무엇보다 맘에 들었고, 아이들 공간을 2층에 독립시켜 작은 거실을 사이에 두고 좌·우측 전면에 배치한 것도 좋았고요. 아파트에서는 현관문을 열면 모든 공간이 다 들여다보여 사춘기 아이들이 불편해 하는 눈치였거든요.” 이들 부부는 2005년 10월 15일 54평 복층 목조주택으로 이주했다. 그해 7월에 계약과 설계 협의를 마치고 시공에 들어갔으니 3개월 만의 일이다. 층간 독립성을 통한 프라이버시 확보 이 주택은 각각의 공간마다 외벽이나 지붕 선에 변화를 주어 입면이 다채롭다. 지붕 선이 많으면 자칫 복잡해 보이는데, 45도를 이루는 지붕 선들이 한 방향으로 흘러내림으로써 정연해 보인다. 외벽에는 시멘트 사이딩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시다 베벨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강조했다. 2층 자녀 방의 발코니를 활용해 기능성을 다하고자 현관과 주방에 포치를 만들었다. 주택 배치는 계단식으로 조성한 부지임을 감안해 뒤편으로 물려 앉힘으로써 정원을 여유 있게 확보했다. 또한 진입로에서의 동선과 거실 전면 조망을 방해 받지 않도록 주 출입구를 측면에 냈다. 좌측 현관에서부터 전면 가득 덱을 만들고 주방 앞에는 테이블을 놓아 운치를 살렸다. 장방형 창과 반달 창을 여러 개 냄으로써 다양한 입면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내부는 동선을 ‘T’자형으로 디자인해 중앙 복도로 각 실을 연결했다. 1층 전면에는 거실과 식당·부엌, 다용도실을, 후면에는 안방과 계단실, 욕실, 서재, 창고를 배치했다. 또한 내벽을 이용해 각 실의 독립성과 개방성을 확보했다. 2층 천장까지 오픈시킨 거실도 자녀들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자 내벽을 이용해 2층으로의 시선을 차단했다. 한편 계단 밑에 배치한 욕실은 공간 활용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2층은 사춘기 자녀만의 공간으로 두 개의 침실과 욕실, 가족실을 배치했다. 좌측 니은 양의 아늑한 침실은 특이한 천장 구조에다 따사로운 햇살이 들이치는 고창이 눈길을 끈다. 가족실과 맞붙은 이든 군의 방에서는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두 방 모두 미닫이 창문 앞에 사색을 위한 공간으로 발코니를 냈다. 또한 가족실 한쪽 벽면의 계단은 동심을 자극케 하는 아담한 다락방으로 통한다. 현재는 수납공간이나 작업실로 쓰이지만, 크기나 일조량을 감안하면 보조 침실로도 손색이 없다. 이 주택은 세대간 독립성을 확보한 평면 배치와 미국식 경량 목구조에다 한옥 건축 양식인 홍송 대들보와 서까래 구조를 접목시킨 점이 특징이다. 온몸으로 느끼는 전원생활의 즐거움 강정순 씨는 거류문화마을에 주택이 서너 채 밖에 들어서지 않아 내심 걱정했다고. “막상 전원행을 결심하니 낮과 밤의 구분이 없는 도회지와 달리 무섭고 심심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지요. 그러나 밤중에는 멀리나마 도로 주변 건물들의 불빛이 보여 무섭다는 생각이 안 들고, 낮에는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틈틈이 정원을 가꾸다 보면 하루해가 금방 가지요. 무엇보다 신경이 예민한 편이라 아파트에 살 때는 늘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이곳에서는 숙면을 취해서인지 몸이 홀가분해졌지요.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아토피성 피부염과 비염이 말끔히 나았지요. 피부가 보송보송해진 니은이를 보면서 주거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지요.” 잔디를 먼저 심고, 포크레인을 이용 단풍이며 목련, 동백나무 등을 심느라 비용이 이중으로 들어갔다는 이들 부부. 아직은 전원생활이 익숙하지 않아 좌충우돌하기도 하지만 아파트와 달리 전원주택에서는 몸을 움직일 일이 있어 좋단다. 김병철 씨는 인근 약수터까지 차가 닿는데도 일부러 생수통을 짊어지고 걸어서 갔다올 정도다. 도회지와 달리 한적한 전원에서는 거니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라고. 울타리에 심은 갖가지 화초들이 꽃망울을 틔우는 봄이 기다려진다는 이들 가족에게서 주거 환경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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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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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사이에서 피어나는 삶의 향기, 고성 54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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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그리던 꿈을 담아낸 청도 12.5평 목구조 황토집
- “나는 늘 감나무를 가꾸며 시골에서 살아가는 꿈을 꾼다. 언젠가 시골에 집을 마련하면 가장 먼저 감나무를 심을 것이다. 아버지가 그랬듯이 봄이면 감나무 뿌리쯤에 둥글게 골을 파고 퇴비를 넉넉히 넣어주어 정성으로 가꿀 것이다. 가을날 주렁주렁 열린 알 굵은 감을 바라보며 흡족한 표정을 지으시던 아버지처럼 나도 그렇게 감나무 아래 서 있을 것이다. 그보다 더 보람 있고 아름다운 삶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아직 찾아내지 못했음에.”―장문자 수필, 《산 너머에 내가 있네》 중에서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청도군 매전면 예전1리 ·부 지 면 적 : 480평 ·대 지 면 적 : 270평 ·건 축 면 적 : 12.5평 ·건 축 형 태 : 단층 전통 목구조 황토집 ·평 면 구 조 : 현대식 일(一)자형 ·실 내 구 조 : 구들방 1, 거실 겸 서재, 주방, 욕실, 부엌, 현관 ·벽 체 구 조 : 황토 이중 심벽치기 ·내·외벽마감 : 황토 맞벽 후 황토미장 ·바 닥 재 : 황토, 운모, 백모래 혼합 황토 ·창 호 재 : 우드 컬러 하이 새시, 내부 목문(세살문) ·난 방 형 태 : 전통 구들 및 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정 화 조 : 5인용 오수정화조(혐기여상폭기식) ·시 공 기 간 : 2005년 1월∼2005년 2월(2개월) ·건 축 비 : 평당 300만 원 ※별 채 : 목구조 전통 흙집(5평, 평당 250만 원) 설계·기술지도 : 한국전통초가연구소 052-263-3007, 011-556-2007 www.koreachoga.co.kr 여류 수필가 장문자(54세) 씨가 금년 2월 경북 청도군 매전면 예전1리에 12.5평 전통 목구조 황토집을 지었다. 세상사 온갖 시름일랑 훌훌 털어 낸 듯이 산중턱 감나무 단지 안에 푹 파묻힌 수수하고 아담한 집이다. 발 아래로는 운문호에서 흘러내려 밀양강으로 합류하는, 일명 비단내〔錦川〕라 불리는 동창천(東倉川)이 활처럼 감돈다. 한 차례 나뭇잎을 정신 없이 두드리던 빗줄기가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비안개 사이로 강과 산과 들이 질펀하게 드러난다. 이를 일컬어 조화신공(造化神功)이라고 하는 걸까. 집 앞에다 시시각각 천의 모습으로 변하는 한 폭의 진경산수(眞景山水畵)를 내건 듯하다. 이곳에는 여류 수필가 장문자 씨의 삶의 향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청도군 각남면에서 나고 자란 그는 이무희(56세) 씨와 결혼하여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딸 둘을 낳고 30여 년을 살았다. 무역업을 하는 이무희 씨는 외국에 나가 있고, 큰딸은 음악학원을 경영하고, 둘째딸은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있다. 수필에서 ‘아버지처럼 나도 그렇게 감나무 아래 서 있을 것이다’라고 했던 그가 마침내 금년 2월 ‘시골 타령’에 마침표를 찍었다. “부산의 아파트 단지에서 살 때는, 키 재기를 하듯이 치솟기만 하는 건물들 틈바구니에서 하늘 한 점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지요. 행동만 자유로웠지 마음을 옥죄는 것이, 감옥이나 진배없었지요. 두 딸들에게 ‘엄마는 시골 가서 살 거야’라고 말한 게 햇수로 20여 년이지요. 이제 이곳에 나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보니 속이 다 후련하지요.” 현대수필로 등단한 장문자 씨는 두 딸이 제 앞가림을 하면서는 늦깍이로 한국방송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부산여성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올해 10년 동안 쓰고 다듬어 온 글들을 모아 수필집 《산 너머에 내가 있네》를 냈다. 그는 일주일에 한두 차례는 이곳 해방구를 벗어나기도 한다. ‘엄마, 이제 시골 타령도 끝이네’라고 말하는, 두 딸에게 찬거리를 장만해 주려고 부산을 오가는 것이다. 부산 아파트에서 30년 넘게 살았는데, 지금도 베란다에 서서 시내를 바라보면 낯설게만 느껴진단다. 글 농사, 밭농사 지을 터를 찾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는 요즈음 고향마을도 예외는 아니다. 마을이 변하고 들판이 변하고 길이 변한다. 읍내로 이어진 도로에는 또 하나의 고가도로가 생겨나고 길이 확장되어 가끔 고향을 찾을 때면 어리둥절해진다.”―《산 너머에 내가 있네》 중에서 장문자 씨는 강줄기가 에도는 청도군 매전면 예전리 산중턱에다 집을 짓기까지 발품을 적잖게 팔았다. 당초 지리산이나 양산 일대에다 집을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리산은 두 딸이 머무는 부산 집과 너무 멀고,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양산은 땅값이 너무 비싸 뜻을 접어야 했다. 이 땅은 고향 친구에게 부탁하여 2004년 5월에 장만했다. 무엇보다 발전이 더딘 탓에 시골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데다, 확 트인 전망이며 강이 맘에 들었다고. 부지는 대지 270평과 밭 210평 해서 모두 480평으로, 평당 대지는 20만 원, 밭은 12만 원에 샀다. 이 마을은 아홉 가구가 비탈길을 사이에 두고 드문드문 있는 ‘안마’다. 동창천하고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들마’에는 20여 가구가 모여 산다. 50년 전만 해도 들마보다 안마에 사람이 많이 모여 살았으나, 안마는 지대가 높고 경사지라 농사짓기 어려워 대부분 들마로 내려갔다. 워낙 외진 곳이라 몇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지만,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찾아드는 외지인은 경치에 반해 안마로 들어온다. 장문자 씨는 안마에 부지를 매입한 후, 주민들에게 정성을 많이 기울였다. “주민들과 친숙해지려고 연말 모임에 참석하여 일일이 인사를 했지요. 이곳에 집을 지을 테니 잘 봐달라고요. 그 덕인지 이 마을은 앞에 강줄기가 흐르지만 ‘산수도’를 사용할 만큼 물이 귀한데 그걸 나누어주었지요. 그리고 진입로가 비탈지고 좁아 덤프차로 건축 자재를 나르지 못하자, 주민들이 경운기를 끌고 나와 도와주기까지 했지요.” 산과 강이 집을 에워싸다 “집을 짓고 있다. 산 너머에 흙집을 짓고 있다. 강이 바라보이는 산기슭에서 돌을 나르고 흙을 나르며 처음 산을 오를 때만큼이나 가슴이 설레어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다. 이 기쁨을 만나기 위하여 이십 년 전부터 꿈을 꾸고 준비하고 노력하였다.”― 《산 너머에 내가 있네》 중에서 장문자 씨는 마음이 앞서 집 지을 땅도 장만하지 않은 채 시골집을 그려 왔다. 5년 전에는 시골에다 어떤 집을 지을까 고민하며 건축 강의를 듣기도 했다. “흙, 나무, 야생초, 산짐승, 들짐승… 자연이 좋아서 전원을 그리워했지요. 그런 까닭에 시골답게 자연 친화적인 흙집을 짓고 싶었지요. 오순도순 나직이 어깨 두르던 시골집 대신에 들어선 양옥집을 보면 왠지 낯설고 슬펐으니까요.” 설계는 한국전통초가연구소의 윤원태 소장에게 의뢰했다. ‘작은 공간에서 자연과 생활하며 글을 쓰고 싶다’는 게 요구 사항의 전부였다. 윤 소장은 터를 찬찬히 살펴본 후, 단번에 그림을 그렸다. 그후 설계 변경 한 번 없이 12.5평 본채와 5평 별채가 두 달 만에 지어졌다. 장문자 씨는 마을 할머니 집의 방 하나를 얻어, 그곳에 머물면서 목수들과 함께 일했다. “돌이 하나하나 쌓여 축대와 기단이 형체를 갖추어 가자 아이처럼 마냥 좋아했지요. 나무를 바심질(목재를 깎거나 파서 다듬는 일)해서 사개맞춤하는 게 힘들었지만 상량식 때는 가슴이 찡했고요.” 상량문은 장문자 씨가 직접 썼는데, 2000년 부산미술대전 횡초서 부문에서 입선한 바 있다. 이 주택의 실내 구조는 천장을 루바로 마감한 포치형 현관을 기준으로 정면에 욕실이, 좌측에 구들방과 아궁이를 드린 부엌이, 우측에 서재 겸 거실과 부엌이 있다. 벽체는 대나무살을 엮어 황토에다 짚을 썰어 혼합해서 심벽치기를 했다. 바닥은 두께가 40센티미터로 참숯을 평당 한 가마 넣고 마사, 소금, 마사, 황토, 엑셀파이프, 마사, 6센티미터 황토 미장 순으로 마감했다. 참숯은 지반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제거하고, 소금은 벌레가 꾀는 것을 막아 준다. 군불을 때는 세 평 구들방은 기름보일러 겸용인데, 스위치 하나로 조절한다. 장문자 씨는 군불을 때러 들락날락해야 하지만, 옛날의 정취 그 자체를 즐긴단다. 바닥에는 한지 장판을 깔았으며, 한쪽 벽면에는 끈으로 얽어 달아 매 놓은 대나무 시렁이 있다. 한 평 남짓한 물 사용 많은 욕실은 바닥을 포함하여 벽체 중인방까지 타일로 마감했다. 네 평인 서재 겸 거실에는 열대지방 나뭇잎으로 짠 멍석을 깔았다. 정자와 별채를 바라보는 곳에 전망과 채광을 겸한 창을 큼지막하게 냈다. 원목 테이블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고, 책꽂이를 겸한 벽이 부엌과 경계를 짓는다. 5평 별채는 10년 만에 수필집을 내기까지 이끌어 준 고마운 분들을 생각하며 지었다고. “흙벽 심벽치기를 위하여 손수 대나무살을 엮어 붙이고 흙과 돌을 날라 굴뚝을 쌓는 일을 도왔지요. 고마운 분들에게 큰 유리창을 만들어 여기 나를 에워싼 산과 강을 담아 대접할 생각으로요.” 장문자 씨는 얼마 전, 이곳에서 집들이 겸하여 수필집 《산 너머에 내가 있네》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참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씨를 뿌린다. 자연의 힘을 불러들이기 위해 정성을 기울인다. 그럴듯하게 일구어진 밭이랑에 상추·쑥갓·시금치·열무를 고루 뿌리며 작고 마른 씨앗이 정말 싹을 틔울 것인지 염려가 된다. 그래도 한 열흘 잊은 듯 지내다 찾아들면 분명 푸른 생명이 만세를 외칠 것임을 확신한다.” ―《산 너머에 내가 있네》 중에서 장문자 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집 주변을 돌보고, 사색을 즐기며 한가로이 지낸다. “지난겨울에는 눈이 참 많이 내렸지요. 지대가 높아 차가 끊겨 불편했지요. 사람의 왕래가 없는 마을에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내려와서는 감나무 밑을 파헤쳤지요. 나는 그 불편함 속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궁리했지요. 풍경이 좋다고 글이 잘 써지는 것은 아니지요. 생각이 트여야 사물을 깊이 있게 제대로 바라보는데, 이곳에서 생각이 트이기를 바랄 뿐이지요.” 집 짓고 바쁘게 맞이한 금년 봄에도 울 밑 채마밭에 고추며, 오이며, 호박 등을 심어 놓았다. 채마밭에서 어느새 성큼 자랐다며 따온 오이를 건네 받아 한 입 베어 물자, 아삭아삭한 맛이며 상큼한 향이 온몸에 배는 듯하다. 사람은 자연을 동결할 수밖에 없다는 장문자 씨. “사람은 도시의 편리함 속에 살지만, 그 밑바탕에는 자연을 동경하고 있지요. 전원을 그리워하면서도 용기가 없어 실행해 옮기지 못하면서요. 나는 내 삶이 중요하기에, 살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 생각했지요. 집 지으면서는 좀더 젊었을 때 올 걸… 그렇게 후회하면서요.”田 글 윤홍로 기자 / 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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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그리던 꿈을 담아낸 청도 12.5평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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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삶의 향기 넘실대는 용인 45평 복층 목구조 황토집
- 용인 흥덕지구 개발로 조상 대대로 400여 년간 살아 온 고향을 등지고 양지 서경마을에 목구조 한옥을 지은 이태열 씨. 풍수지리에 따라 멀리 남쪽의 안산을 바라보도록 좌향을 잡아 45평 복층 한옥을 앉혔다. 벽체는 보와 도리를 기둥 위에서 맞추어 각각의 머리를 파내서 엇갈리게 끼우는 전통 사개맞춤 공법에 따랐으며, 황토벽돌은 큰 것과 작은 것을 30센티미터 2중으로 쌓고, 내벽에는 2센티미터 두께로 황토 미장을 했다. 외형은 전통 가옥이면서, 실내는 세대 구성원들의 독립성과 편의성을 고려해 현대적으로 공간을 배치했다. 피륙에 날실과 씨실이 한데 어우러져 수놓듯, 전통 가옥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복층 한옥이다. 영동고속도로 양지 I.C에서 5분 남짓한 용인시 양지면 양지리 서경마을에 자리한 45평 복층 목구조 한옥이다. 개량형 한식기와를 얹은 납도리 겹처마 팔작집으로, 건축주 이태열(57세)·이영숙(53) 부부의 고향을 그리는 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수도권 외곽지역은 신도시다, 택지지구다 하여 개발이 한창이다. 그로 인해 고향 땅을 수용당한 채 외지로 떠나는 사람의 애환은, 개발에 따른 반사 이익의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신갈 I.C와 연결되는 용인시 기흥읍 영덕리 일대의 흥덕지구에서 조상 대대로 400여 년간 살아 온 이태열 씨가 그러하다. 그는 안마당을 중심으로 초가지붕의 행랑채와 기와지붕의 안채가 어우러진 ‘ㅁ’자형 한옥에서 나고 자랐다. 결혼 후에는 그 앞으로 분가해 세 딸을 낳고 30여 년을 살았다. 그러다 3년 전, 흥덕지구 개발로 뿌리내리고 살던 터전을 옮겨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때부터 고향인 신갈 주변의 땅을 찾아다녔다. 맘에 드는 몇몇 전원주택단지가 있었으나 땅값이 비쌀 뿐만 아니라 서구식 목구조나 스틸하우스로만 지어야 한다는 건축 제약으로 포기하고 말았다. “나와 마찬가지로 집사람도 나무와 흙으로만 지은 경기도 이천의 한옥에서 나고 자랐어요. 흙집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듯하며 몸에 좋다는 거야 잘 알려졌잖아요. 한 동네에서 살던 사람들은 대개 아파트로 뿔뿔이 옮겨갔는데, 우리는 답답해서 영 내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고향 근처에서 집 짓고 살겠다고 맘먹었는데 뜻대로 안 돼 결국 이곳에다 한옥을 짓게 된 거죠.” 그렇다고 이태열 씨가 서경마을 부지를 덜컥 산 것은 아니다. 그동안 보았던 몇몇 전원주택단지와 자연 환경, 생활 편의시설, 교통 여건 등의 입지 조건을 비교한 후, 이곳이 적격지라 여겨지자 세 차례에 걸쳐 지관(地官)과 함께 부지를 둘러보고서야 240평을 평당 90만 원에 매입했을 정도로 꼼꼼함을 보였다. 서경마을의 입지 조건을 살펴보면, 정남향에 완만한 숲으로 둘러싸였고 전면은 시원스럽게 트여 한적하면서 편안한 느낌을 준다. 건축주가 운영하는 용인시 남사면의 (주)장업시스템과는 20여 분 거리이고, 생활 편의시설을 갖춘 양지면 소재지는 400여 미터 거리에 불과하다. 또한 마을 앞 42번 국도로는 세 딸의 생활 근거지인 용인과 수원 방면 버스들이 10분 간격으로 다닌다. 입지에 이은 부지 선정은 풍수지리설에 따랐다. 집이 앉혀진 좌향은 남동향으로, 멀리 남쪽으로는 안산을 바라보고, 북쪽으로 제법 높직한 산이 솟아 있으며 그 좌우로 나지막한 능선이 부드럽게 흐르고 있어 외풍을 막아 주는 안온한 형상이다. 삶의 숨결을 담아낸 단아한 집 이태열 씨는 땅을 매입한 후, 직영으로 기존 석축을 허물고 6000만 원을 들여 콘크리트 옹벽을 쳤다. 필지를 분할하기 위해 쌓은 석축이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비스듬해서 불필요하게 많은 땅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좌향을 현관과 남쪽 양지리조트 방면의 안산(案山) 정상하고 마주 보도록 정하고는, 양지 I.C 초입에 자리한 행인흙건축에 설계와 시공을 의뢰했다. 외곬으로 전통 가옥을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온 행인흙건축 이동일 대표의 장인정신이나, 건축주의 생각과 숨결을 담아내는 시공 능력 그리고 현장과 시공사의 거리가 5분밖에 안 된다는 게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그렇게 해서 45평(1층 32평, 2층 13평) 복층 한옥형 황토집 건축은 2004년 9월부터 시작해 12월 동지 전에 완공을 보았다. 다음은 건축주가 행인흙건축에 설계 의뢰 시 주문한 내용이다. “전에 살던 집은 황토에다 짚을 섞어 만든 벽돌을 3개월 가량 건조시킨 후 지었어요. 살기에는 편했는데 오늘날 집 모양새 치고는 볼품 없었죠. 그래서 기왕 짓는 집이니 제대로 짓자며, 행인흙건축에다 복층 한옥형으로 팔작지붕에 비가 들이쳐도 벽면을 보호하고 모양새 있게 겹처마를 길게 뽑아 달라고 했어요. 처마 끝 서까래 위에 짧은 서까래를 덧대고 안 대고 그 차이에 따라 집의 운치가 달라지거든요. 대청 격인 거실 전면에는 쪽마루를 돌리라고 했고요.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옹벽이 높아 원래 구상대로 토담에 기와를 얹고 솟을대문을 세우지 못한 거예요. 어쩔 수 없이 낮은 목재로 펜스를 둘렀는데, 그 둘레에 구상나무를 심으면 나름대로 괜찮을 듯도 해요.” 이 집의 바닥은 80센티미터 단열재를 깔고 엑셀 배관을 한 후에 콩자갈을 깔고 4센티미터 황토 미장을 했다. 벽체는 보와 도리를 기둥 위에서 맞춰지도록 각각의 머리를 파내서 엇갈리게 끼우는 전통 사개맞춤 공법에 따랐으며, 황토벽돌은 큰 것과 작은 것을 30센티미터 2중으로 쌓고, 내벽에는 2센티미터 두께로 황토 미장을 했다. 거실은 서까래를 노출시키고 루바로 마감한 이미테이션 박공형 오량천장이고, 나머지 공간은 석고보드를 2중으로 덧댄 평천장이다. 지붕 마감은 덧지붕으로 지붕의 본을 뜨고 OSB 구조합판을 댄 다음 방수시트를 깔고 개량형 한식기와를 얹었다. 전통 가옥을 현대적으로 재구성 대리석으로 바닥을 마감한 현관으로 들어서면, 격자형 문살의 미닫이문과 2층으로 계단실 입구의 미닫이문이 서로 마주한다. 1층은 이곳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거실과 안방을, 우측에는 주방 겸 식당과 다용도실, 화장실, 욕실, 작은방 순으로 배치했다. 한편 공적 공간인 거실과 독립공간인 작은방하고 공간을 분리시키기 위해 장식을 겸한 가벽을 설치했다. 또 위생과 청결을 고려해 물이 많이 튀는 욕실과 화장실을 독립시켰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곳이 안방으로, 한쪽 벽면에 붙박이 황토침대를 만들고 콩기름을 먹인 한지 장판을 깔아 개별 난방이 가능하도록 꾸몄다. 2층 계단실 입구는 미닫이문을 달아, 닫혔을 때에는 어디로 통하는지 모른다. 딸들이 사용하는 공간이므로 한갓지게 한 것이다. 이곳은 거실과 방, 화장실로 공간을 구획했다. 거실의 경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중간에 미닫이문을 달아 산을 바라보도록 발코니를 낸 곳은 가족실 또는 초등학교 미술 교사인 큰딸의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침대가 놓인 방에는 1층의 지붕 밑 공간을 활용해 수납실을 들였다. 이렇듯 외형은 전통 가옥이면서, 실내는 세대 구성원들의 독립성과 편의성을 고려해 현대적으로 각각의 공간을 배치했다. 한편 1층 5평의 다용도실이 큰 틀에서 툭 튀어나왔는데, 풍수에 따라 좌향을 정하다 보니 우측에 자투리땅이 생겨 덧시공을 했기 때문이다. 자연의 운치를 실내로 끌어들여 “황토집에는 띠살문이나 벽과 천장에 한지를 발라야 제격이죠. 띠살문은 굵은 살을 상중하 5, 7, 5로 배열해야 잘 어울려요. 방바닥에는 한지 장판에 콩기름을 먹였는데, 여타 장판하고는 느낌부터 다르죠.” 이영숙 씨는 거실 띠살문 창호지 한 귀퉁이에다 가을에 따서 말린 꽃잎으로 수놓았다. 시집오기 전, 경기도 이천의 친정에서부터 추석을 전후에 해마다 해오던 일이라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띠살문과 창호지가 기능창과 유리에 밀려나면서 커튼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우리네 전통 가옥에서 창과 문에 발라 둔 한지는 안팎의 반투명한 그림자로 맛깔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낮에는 강한 햇살을 적당히 차단함으로써 안정감을 갖게 한다. 거실에는 예전 집안의 대소사를 치렀던 대청처럼 원목 쪽마루를 깔았다. 텔레비전과 장식장이 놓인 거실 벽면에는 푸른색 계열의 한지를 발라 아트-월처럼 꾸몄는데, 전체 이미지하고는 어울리지 않아 올 여름을 난 후 다른 색으로 바꿀 계획으로 있다. 한옥은 장독대가 있어야 운치를 더한다. 이 집에는 오래 된 장독이 즐비한데, 흥덕지구 개발로 고향을 등지고 아파트로 이주한 사람들이 시어머니로부터 대물림해 온 장독을 건축주 부부가 단독주택으로 간다고 하자 준 것이다. 올해는 아파트로 이주한 친구들이 이곳에서 장을 담가먹기로 했다고 한다. 이태열·이영숙 부부는 툇마루에 앉아 지금은 사라진 고향집을 떠올렸다. 기왓골을 타고 처마에서 떨어지던 낙숫물소리가 봄비 그치자 멎더니, 이는 바람에 장독대 옆에 심어 놓은 소나무에서 송아 가루가 나부껴 어느새 그윽한 향이 집 안 가득 퍼졌다. 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양지리 ·부 지 면 적 : 240평 ·건 축 면 적 : 37평 ·연 면 적 : 45평(1층-32평, 2층-13평) ·건 축 형 태 : 목구조 한옥(납도리 뼈대, 겹처마) ·외벽마감재 : 황토벽돌 줄눈마감 ·내벽마감재 : 황토벽돌 줄눈마감, 황토 모르타르 위 한지 벽지 ·지 붕 재 : 개량형 한식 기와 ·천 장 재 : 한지, 노출 서까래 루바(거실) ·바 닥 재 : 한지 장판, 원목 쪽마루(거실) ·창 호 재 : 전통 창호(띠살문에 한지 바름) ·난 방 형 태 : 기름보일러 ·시 공 기 간 : 2004년 9월~2004년 12월 ■설계·시공 : (주)행인흙건축 031-338-0983 www.hang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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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삶의 향기 넘실대는 용인 45평 복층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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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입힌 한옥의 멋 - 한옥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 한옥의 우수성을 어떻게 알리고 설명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피터 바돌로뮤 IRC 부사장과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소장의 존재는 소중하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노력이다. 한옥의 향기를 자연스럽게 전파하는 조정구 건축사처럼 말이다. 세 사람을 통해 한옥의 향기를 느껴보자. 글 박창배 기자 사진 백홍기 기자 (피터 바돌로뮤), hooxme 이상훈(텐들러 다니엘), 박영채(조정구) 한옥지킴이 피터 바돌로뮤(IRC 부사장, 왕립아시아학회 이사) 한국인을 부끄럽게 하는 한옥 지킴이 피터 바돌로뮤 IRC 선박 컨설팅 업체의 부사장. 한옥지킴이로 유명한 그는 1968년 25살에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영어를 가르치러 오면서 인연을 맺었고, 강원도 강릉의 선교장에서 5년 동안 살며 한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한옥의 멋과 향기에 빠져 한국에 50년 가까이 살고 있다. 1974년 구입해 5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서울 돈암동 한옥이 제2의 고향이라고 한다. 그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중에도 한옥 관련 인터뷰를 제안하자 적극적으로 취재에 응한다.그가 한옥지킴이로 잘 알려진 것은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옥마을을 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04년 6월 바돌로뮤 씨의 한옥을 비롯한 이 일대를 정비예정 구역으로 지정했고, 성북구청은 2007년 10월 이 지역에 노후불량 주택이 60.37%나 된다며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시에서 조사한 ‘노후불량 건축물 비율 조사’도 엉터리였다. ‘건축물대장’만 보고 22년 이상 주택이면 무조건 노후불량으로 분류했다. 새로 지은 건물도 50년대 건물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바돌로뮤 씨는 전통가옥의 보존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비구역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2004년에 시작한 소송은 2009년 원고 승소로 끝났다 이후에도 그는 틈만 나면 강연 등에 나서 한옥의 장점을 소개하며 우리의 문화가치를 알리고 있고, 그에게 자문을 구하러 오는 이들을 마다하지 않고 한옥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준다. 2002년 운 좋게 싼값에 구입한 그의 집 뒤편에 붙어 있던 한옥에는 해군 의장대를 전역한 청년들에게 무료 기숙사로 내주고 있다. 현재는 7명의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조건은 이곳에 사는 동안 한옥 관리자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바돌로뮤 부사장은 젊은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든든해서 좋고, 집 수리나 정원 관리 등의 일도 함께 하다 보니 재미있다고 한다. 바라는 게 있다면, 젊은이들이 한옥에 좋은 추억을 안고 나중에 한옥을 사랑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전부다.하지만 요즘 그의 심기가 좋지만은 않다. 전통한옥이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촌 한옥마을의 경우 문화가치가 높은 한옥 70% 이상이 철거되고 신축 한옥으로 바뀌었다. 서촌 한옥도 복원하면서 기둥과 보만 남기고 개판, 서까래를 없애고 있고, 또 오래된 문짝이나 구들을 버리는 곳이 많다. 이러한 모습에 그는 조선시대 건축을 배운 사람들이 지은 것들인데 너무 쉽게 철거한다며 아쉬워한다. 오래된 한옥 자체가 고려청자와 같은 문화가치가 있는 것들인데, 버려진 것들을 보면 섭섭하고 눈물이 난다고 한다. 이에 한국 사람들은 한옥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 한옥의 깊은 의미를 제대로 알고 보존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국만의 옛 건축인 한옥에 대한 기술과 미학, 과학, 철학을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옥은 ‘불편하다’, ‘손이 계속 간다’, ‘춥다’라는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한옥도 얼마든지 편하고 깨끗하게 할 수 있고, 손이 가는 건 오래된 건물에 투자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오래된 한옥을 허물고 새로 짓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또 수리하는 게 너무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지붕수리할 때 썩은 서까래만 빼내면 되는데, 모두 다 교체하려고 해서 그렇습니다. 업자가 새것으로 교체하라고 유도하는 거에 넘어가는 거죠. 다 교체하려니 당연히 비싸겠죠.”한옥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보존하기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을 보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전원주택라이프 2017년 3월 호에 한옥에 대한 피터 바돌로뮤 부사장의 견해가 자세하게 소개돼 있습니다. 한옥 찾아 삼만리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소장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또 한 명의 한옥 마니아가 있다.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Tandler Daniel 소장이다. 그의 한옥 사랑은 거리도 국경도 뛰어넘었다. 그가 건축 세계로 뛰어들게 한 것 역시 ‘한옥’이다. 한옥을 설계하기 위해 독일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한국에 와서 12년째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옥 때문에 건축을 공부하고 독일에서 한국으로 왔어요. 한옥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푹 빠졌거든요. 한옥을 보면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요.”텐들러 소장은 독일인 아버지와 파독 간호사였던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일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그는 한국 기업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잠시 한국에 머물렀는데 적성이 맞지 않았다고 한다. 독일로 돌아가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했다. 고민 끝에 자신이 한국의 전통문화, 그중에서도 한옥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는 독일 아헨공과대학교(Aachen University of Technology) 건축학과에 진학, 한옥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졸업 논문의 테마도 ‘도심 속의 한옥’이었다. 졸업한 뒤에는 곧바로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옥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건축사사무소에 취직해 경험을 쌓았다. 틈나는 대로 한옥의 구조와 생김새를 연구했고, 궁궐과 고택을 탐방했다. 그는 2014년 5월 직장 동료와 함께 건축사사무소를 차렸다. 첫 의뢰는 사무실 정리를 미처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들어왔다. 예나 지금이나 외국인들이 볼 수 있는 한옥에 대한 자료가 귀한데, 그가 우연처럼 첫 신축 설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때문이었다. 홍보도 하지 못했던 개업 초기에 텐들러 소장은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은평 한옥마을에 입주를 계획하고 있던 건축주가 스카이프로 영어를 배우던 자신의 미국인 강사에게 한옥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궁금한 마음에 한옥을 검색한 강사가 우연히 텐들러 소장이 쓴 글을 읽고 텐들러 소장의 이메일과 연락처를 건축주에게 알려 주었다는 것이다. 텐들러 소장은 서울이 매우 흥미로운 도시라고 한다. 조선시대 골목 형태가 아직 많이 남이 있어서 옛 동네에 가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는 것. 또 강남에는 개입된 도로와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강북에는 궁궐부터 적산가옥, 70~80년대 건물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단다. 한국에서의 삶을 선택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독일 가족들을 잘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거에 만족하고 있고, 건축가로서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들도 많다고 한다. “한국의 건축은 식민통치와 개발독재를 거치면서 단절된 부분들이 있어요. 언젠가는 전통적인 비율, 소재 등 한국적인 것의 ‘에센스’를 이해하면서도 완전히 현대적인 집을 설계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옥에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해, 제가 사랑하는 식물이 가득한 친환경적인 집을 한국에서 짓고 사는 게 꿈입니다.” 그리고 한옥에 대해 한마디 덧붙인다. “한옥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해 보세요. 왜 거기에 쪽문이 있고, 창호가 있는지를…….” 한옥의 향기 전파자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대표 건축사 2007년의 최초의 한옥호텔인 경주의 ‘라궁’을 설계했고, 건축물에 한옥의 향기를 담고 있는 건축사 조정구 대표. 그의 한옥 사랑은 건축물 곳곳에 배어있다. 한옥이 아닌 일반 건축물에도 한옥의 향기를 담아 자연스럽게 전파하고 있으며 오래된 것들을 버리기보다는 다시 쓸모 있게 재가공해 새것과 어우러지게 한다. 오래된 것을 버리면 폐자재가 되지만 살리면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부자재가 된다. 그 과정은 새것을 쓰는 것보다 훨씬 번거롭다. 그래도 옛 것을 버리지 않고 살리는 것은 오래된 것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삶의 향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잘 드러난 작업은 ‘2017년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 준공부문에서 한옥 대상을 수상한 천연동 한옥(*PART4 사례 편에 자세하게 소개돼 있습니다)이다. 천연동 한옥은 마당 일부를 아트리움으로 덮어 거실로 한 것도 뛰어나지만 오래된 타일과 스테인리스 욕조를 다시 사용했다. 오래된 공간의 기억과 쾌적한 삶의 균형을 맞추고자 고민한 흔적이 아닐까. 삶과 가까운 한옥을 추구하는 조정구 건축사를 만나 한옥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Q 건축물에 한옥의 향기를 잘 담는 것 같습니다. 한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무소를 열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1년 우연히 북촌에 있는 한옥을 설계하기 시작하면서 한옥설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학생 시절에 전통건축 답사를 하고 좋아하기도 했지만, 건축 작업으로 한옥을 하게 되면서 그 구조와 마감, 상세 그리고 한옥이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한옥은 지고지순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담는 보편적인 건축의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한옥 속에 현대적인 삶을 담기 위해 좀 더 새로운 시도를 한다든지, 현대적인 공간 속에 한옥에서 본 듯한 친숙한 공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옥의 향기’란 말은 참 좋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Q 한옥 관련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면? 한옥의 첫 작업(작품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아 작업이란 말로 대신함)은 아무래도 인사동 골목에 자리한 ‘누리’라는 레스토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것과 함께, 원래 한옥이 가진 외부 마당에 대한 생각 그리고 상상력을 가미하여 개화기 무렵에 지었을 법한 조형언어를 넣음으로써, 공간과 함께 시간성을 주려 했던 작업이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가 아끼는 작업입니다. 한옥을 주제로 한 저의 주요한 작업으로는 2007년의 최초의 한옥호텔로 설계 한 경주의 ‘라궁’과 2012년에 대구 삼덕동에 지은 한옥 병원과 문화공간을 결합한 ‘임재양 외과’ 그리고 2017년에 작업한 ‘천연동 한옥’과 ‘낙락헌’이 있습니다. 하나는 리모델링을 하여 한옥이 지닌 정취를 지키며 작업하였고, 다른 하나는 21세기에 어울리는 새로운 한옥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Q 한옥 확산을 위해 정부에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장님께서는 한옥이 더 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한옥은 하나의 방향이 아니라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하나는 낙선재, 연경당 등과 같은 전통건축의 정수를 계승하면서 발전하는 방향입니다. 전통건축의 미학과 철학을 존중하면서, 그것과 어울리는 세련된 공간과 조형을 만들어가는 ‘전통한옥’의 방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도시한옥이 밀집한 서울의 북촌이나 서촌, 전주의 한옥마을 같은 곳에 지어지는 ‘생활한옥’이 나아가는 방향입니다. 동네나 골목의 집들과 어울리면서 생활하기에 편한 한옥이자 지역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그런 한옥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세 번째는 은평 한옥마을, 세종 한옥마을 혹은 한옥의 진흥을 목적으로 짓는 ‘현대한옥’의 방향이 있겠습니다. 2층 이상의 다층 한옥 또는 콘크리트, 현대 목조 등 다른 구법과의 하이브리드hybrid 한옥, 벽이 없이 투명한 구조미가 드러나는 상업 한옥 등 이제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진화의 방향이 있겠습니다. 전통한옥, 생활한옥, 현대한옥이라는 서로 다른 진화의 방향에 맞게 정부의 지원이나 심의 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기준을 완화하여 살기 편한 한옥으로 생활한옥을 장려하고, 또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현대한옥을 지원하고 홍보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건축가로서 한옥의 정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마당을 삶에 가까이 두고 나무, 돌, 흙, 종이 등 자연의 소재로 짓는 집’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Q 한옥에 대한 시장성은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아마도 한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늘 한옥의 시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이어지는 답은 한옥을 짓는 비용이 낮아져야 한다거나, 좀 더 주거성능이 좋아져야 하므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어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을 잘 쓰는 이유는 가격이나 기술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우리의 필요를 언제든 만족시켜 주고 그만큼 삶 속에 가까이 왔기 때문은 아닐까요?! 한옥이라는 공간에서 우리가 이제까지 누리지 못한 경험을 하고,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으며, 삶과 가까워졌을 때 한옥의 시장성은 비로써 열리는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보다 우리의 삶과 가까운 한옥, 창의적인 한옥이 더 많이 세상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한옥에 대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건축가로서 제 작업의 큰 주제는 ‘우리 시대의 주거’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도시한옥으로 시작하여 만들어낸 다양한 현대한옥 작업이 우리 시대 주거를 찾는 큰 바탕이 되었으며, 한옥을 다루는 한편 현대건축 작업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습니다. 바라건대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옥과 현대건축의 경계가 사라지고, 자유로운 창의가 가능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그렇게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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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입힌 한옥의 멋 - 한옥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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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02월호 특집 1]한옥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 한옥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한옥의 우수성을 어떻게 알리고 설명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피터 바돌로뮤 IRC 부사장과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소장의 존재는 소 중하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노력이다. 한옥의 향기를 자연스럽게 전파하는 조정구 건축사처럼 말이다. 세 사람을 통해 한옥의 향기를 느껴보자. 글 박창배 기자 사진 백홍기 기자(피터 바돌로뮤), hooxme 이상훈(텐들러 다니엘), 박영채(조정구) 한옥지킴이 피터 바돌로뮤(IRC 부사장, 왕립아시아학회 이사) 한국인을 부끄럽게 하는 한옥 지킴이 피터 바돌로뮤 IRC 선박 컨설팅 업체의 부사장. 한옥지킴이로 유명한 그는 1968년 25살에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영어를 가르치러 오면서 인연을 맺었고, 강원도 강릉의 선교장에 서 5년 동안 살며 한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한옥의 멋과 향기에 빠져 한국에 50년 가까이 살고 있다. 1974년 구입해 5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서울 돈암동 한옥이 제2의 고향이라고 한다. 그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중에도 한옥 관련 인터뷰를 제안하자 적극적으로 취재에 응한다. 그가 한옥지킴이로 잘 알려진 것은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옥마을을 구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04년 6월 바돌로뮤씨의 한옥을 비롯한 이 일대를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했고, 성북구청은 2007년 10월 이 지역에 노후불량주택이 60.37%나 된다며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지 정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시에서 조사한 ‘노후불량건축물비율조사’도 엉 터리였다. ‘건축물대장’만 보고 22년 이상 주택이면 무조건 노후불량으로 분류했다. 새로 지은 건물도 50년대 건물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바돌로뮤 씨는 전통가옥의 보존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비구역 지정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2004년에 시작한 소송은 2009년 원고 승소로 끝났다. 이후에도 그는 틈만 나면 강연 등에 나서 한옥의 장점을 소개하며 우리의 문화가치를 알리고 있고, 그에게 자문을 구하러 오는 이들을 마다하지 않고 한옥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준다. 2002년 운 좋게 싼 값에 구입한 그의 집 뒤편에 붙어 있던 한옥에는 해군의장대를 전역한 청년들에게 무료 기숙사로 내주고 있다. 현재는 7명의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조건은 이곳에 사는 동안 한옥 관리자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바돌로뮤 부사장은 젊은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든든해서 좋고, 집수리나 정원 관리 등의 일도 함께 하다 보니 재미있다고 한다. 바라는 게 있다면, 젊은이들이 한옥에 좋은 추억을 안고 나중에 한옥을 사랑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요즘 그의 심기가 좋지만은 않다. 전통한옥이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촌 한옥마을의 경우 문화가치가 높은 한옥 70% 이상이 철거되고 신축 한옥으로 바뀌었다. 서촌 한옥도 복원하면서 기둥과 보만 남기고 개판, 서까래를 없애고 있고, 또 오래된 문짝이나 구들을 버리는 곳이 많다. 이러한 모습에 그는 조선시대 건축을 배운 사람들이 지은 것들인데 너무 쉽게 철거한다며 아쉬워한다. 오래된 한옥 자체가 고려청자와 같은 문화가치가 있는 것들인데, 버려진 것들을 보면 섭섭하고 눈물이 난다고 한다. 이에 한국 사람들은 한옥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 한옥의 깊은 의미를 제대로 알고 보존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국만의 옛 건축인 한옥에 대한 기술과 미학, 과학, 철학을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옥은 ‘불편하다’, ‘손이 계속 간다’, ‘춥다’라는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한옥도 얼마든지 편하고 깨끗하게 할 수 있고, 손이 가는 건 오래된 건물에 투자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오래된 한옥을 허물고 새로 짓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또 수리하는 게 너무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지붕수리 할 때 썩은 서까래만 빼내면 되는데, 모두 다 교체하려고 해서 그렇습니다. 업자가 새것으로 교체하라 고 유도하는 거에 넘어가는 거죠. 다 교체하려니 당연히 비싸겠죠.” 한옥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보존하기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을 보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전원주택라이프 2017년 3월호에 한옥에 대한 피터 바돌로뮤 부사장의 견해가 자세하게 소개돼 있습니다. 한옥 찾아 삼만리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소장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또 한명의 한옥 마니아가 있다. 독일인 건축가 텐들러 다니엘 Tandler Daniel 소장이다. 그의 한옥 사랑은 거리도 국경도 뛰어넘었다. 그가 건축 세계로 뛰어들게 한 것 역시 ‘한옥’이다. 한옥을 설계하기 위해 독일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한국에 와서 12년째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옥 때문에 건축을 공부하고 독일에서 한국으로 왔어요. 한옥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푹 빠졌거든요. 한옥을 보면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요.” 텐들러 소장은 독일인 아버지와 파독 간호사였던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일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그는 한국 기업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잠시 한국에 머물렀는데 적성이 맞지 않았다고 한다. 독일로 돌아가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했다. 고민 끝에 자신이 한국의 전통문화, 그중에서도 한옥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독일 아헨공과대학교(Aachen University of Technology) 건축학과에 진학, 한옥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졸업 논문의 테마도 ‘도심 속의 한옥’이었다. 졸업한 뒤에는 곧바로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옥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건축사사무소에 취직해 경험을 쌓았다. 틈나는 대로 한옥의 구조와 생김새를 연구했고, 궁궐과 고택을 탐방했다. 그는 2014년 5월 직장 동료와 함께 건축사사무소를 차렸다. 첫 의뢰는 사무실 정리를 미처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들어왔다. 예나 지금이나 외국인들이 볼 수 있는 한옥에 대한 자료가 귀한데, 그가 우연처럼 첫 신축 설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홍보도 하지 못했던 개업 초기에 텐들러 소장은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은평 한옥마을에 입주를 계획하고 있던 건축주가 스카이프로 영어를 배우던 자신의 미국인 강사에게 한옥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궁금한 마음에 한옥을 검색한 강사가 우연히 텐들러 소장이 쓴 글을 읽고 텐들러 소장의 이메일과 연락처를 건축주에게 알려 주었다는 것이다. 텐들러 소장은 서울이 매우 흥미로운 도시라고 한다. 조선시대 골목 형태가 아직 많이 남이 있어서 옛 동네에 가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는 것. 또 강남에는 개입된 도로와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강북에는 궁궐부터 적산가옥, 70~80년대 건물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단다. 한국에서의 삶을 선택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독일 가족들을 잘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거에 만족하고 있고, 건축가로서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들도 많다고 한다. “한국의 건축은 식민통치와 개발독재를 거치면서 단절된 부분들이 있어요. 언젠가는 전통적인 비율, 소재 등 한국적인 것의 ‘에센스’를 이해하면서도 완전히 현대적인 집을 설계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옥에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해, 제가 사랑하는 식물이 가득한 친환경적인 집 을 한국에서 짓고 사는 게 꿈입니다.” 그리고 한옥에 대해 한마디 덧붙인다. “한옥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해 보세 요. 왜 거기에 쪽문이 있고, 창호가 있는지를…….” 한옥의 향기 전파자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대표건축사 2007년의 최초의 한옥호텔인 경주의 ‘라궁’을 설계했고, 건축물에 한옥의 향기를 담고 있는 건축사 조정구 대표. 그의 한옥 사랑은 건축물 곳곳에 배어있다. 한옥이 아닌 일반 건축물에도 한옥의 향기를 담아 자연스럽게 전파하고 있으며 오래된 것들을 버리기 보다는 다시 쓸모 있게 재가공해 새 것과 어우러지게 한다. 오래된 것을 버리면 폐자재가 되지만 살리면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부자재가 된다. 그 과정은 새 것을 쓰는 것보다 훨씬 번거롭다. 그래도 옛 것을 버리지 않고 살리는 것은 오래된 것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삶의 향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잘 드러난 작업은 ‘2017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준공부문에서 한옥대상을 수상한 천연동 한옥(*PART4 사례 편에 자세하게 소개돼 있습니다)이다. 천연동 한옥은 마당 일부를 아트리움으로 덮어 거실로 한 것도 뛰어나지만 오래된 타일과 스테인리스 욕조를 다시 사용했다. 오래된 공간의 기억과 쾌적한 삶의 균형을 맞추고자 고민한 흔적이 아닐까. 삶과 가까운 한옥을 추구하는 조정구 건축사를 만나 한옥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Q 건축물에 한옥의 향기를 잘 담는 것 같습니다. 한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는 무엇인가요? 사무소를 열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1년 우연히 북촌에 있는 한옥을 설계하기 시작하면서 한옥설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학생시절에 전통건축 답사를 하고 좋아하기도 했지만, 건축 작업으로 한옥을 하게 되면서 그 구 조와 마감, 상세 그리고 한옥이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한옥은 지고지순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담는 보편적인 건축의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한옥 속에 현대적인 삶을 담기 위해 좀 더 새로운 시 도를 한다든지, 현대적인 공간 속에 한옥에서 본 듯한 친숙한 공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옥의 향기’란 말은 참 좋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Q 한옥 관련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면? 한옥의 첫 작업(작품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아 작업이란 말로 대신함)은 아무래도 인사동 골목에 자리한 ‘누리’라는 레스토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때 처 음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것과 함께, 원래 한옥이 가진 외부마당 에 대한 생각 그리고 상상력을 가미하여 개화기 무렵에 지었을 법한 조형언어 를 넣음으로써, 공간과 함께 시간성을 주려 했던 작업이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가 아끼는 작업입니다. 한옥을 주제로 한 저의 주요한 작업으로는 2007년의 최초의 한옥호텔로 설계 한 경주의 ‘라궁’과 2012년에 대구 삼덕동에 지은 한옥병원과 문화공간을 결합한 ‘임재양 외과’ 그리고 2017년에 작업한 ‘천연동 한옥’과 ‘낙락헌’이 있습니다. 하나는 리모델링을 하여 한옥이 지닌 정취를 지키며 작업하였고, 다른 하 나는 21세기에 어울리는 새로운 한옥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Q 한옥 확산을 위해 정부에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장님께서는 한옥이 더 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한옥은 하나의 방향이 아니라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하나는 낙선재, 연경당 등과 같은 전통건축의 정수를 계승하면서 발전 하는 방향입니다. 전통건축의 미학과 철학을 존중하면서, 그것과 어울리는 세련된 공간과 조형을 만들어가는 ‘전통한옥’의 방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도시한옥이 밀집한 서울의 북촌이나 서촌, 전주의 한옥마을 같은 곳 에 지어지는 ‘생활한옥’이 나아가는 방향입니다. 동네나 골목의 집들과 어울리면서 생활하기에 편한 한옥이자 지역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그런 한옥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세 번째는 은평 한옥마을, 세종 한옥마을 혹은 한옥 의 진흥을 목적으로 짓는 ‘현대한옥’의 방향이 있겠습니다. 2층 이상의 다층한옥 또는 콘크리트, 현대목조 등 다른 구법과의 하이브리드 hybrid 한옥, 벽이 없이 투명한 구조미가 드러나는 상업한옥 등 이제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진화의 방향이 있겠습니다. 전통한옥, 생활한옥, 현대한옥이라는 서로 다른 진화의 방향에 맞게 정부의 지원이나 심의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기준을 완화 하여 살기 편한 한옥으로 생활한옥을 장려하고, 또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현대한옥을 지원하고 홍보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건축가로서 한옥의 정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마당을 삶에 가까이 두고 나무, 돌, 흙, 종이 등 자연의 소재로 짓는 집’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Q 한옥에 대한 시장성은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아마도 한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늘 한옥의 시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이어지는 답은 한 옥을 짓는 비용이 낮아져야 한 다거나, 좀 더 주거성능이 좋아 져야 하므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어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 을 잘 쓰는 이유는 가격이나 기 술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우리의 필요를 언제든 만족시켜 주고 그 만큼 삶 속에 가까이 왔기 때 문은 아닐까요?! 한옥이라는 공간에서 우리가 이제까지 누리지 못한 경험을 하고,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으며, 삶과 가까워졌을 때 한옥의 시장성은 비로써 열리는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보다 우리의 삶과 가까운 한 옥, 창의적인 한옥이 더 많이 세 상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한옥에 대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건축가로서 제 작업의 큰 주제는 ‘우리 시대의 주거’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도시한옥으로 시작하여 만들어낸 다양한 현대한옥 작업이 우리 시대 주거를 찾는 큰 바탕이 되었으며, 한옥을 다루는 한 편 현대건축작업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습니다. 바라건데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옥과 현대건축의 경계가 사라지고, 자유로운 창의가 가능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그렇게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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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02월호 특집 1]한옥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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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대 집짓기, 21평 돌아가며 사는 집 - 이성범 건축가
- 1억 원대 집짓기 프로젝트 6 집은 사람과 자연, 공간이 서로 관계를 맺는 곳이다. 관계 설정에 따라 단순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공간에 부여할 수 있다. ‘돌아가며 사는 집’은 단순한 순환 동선을 가졌지만, 공간 하나하나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변주 중심에는 중정이 있다. 돌아가며 사는 집은 우드플래닛에서 진행한 건축가 8인의 1억 원에 집짓기 프로젝트 『99하우스』 가운데 한 작품이다. 구성&인터뷰 사진 백홍기 기자 자료협조 우드플래닛,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HOUSING DATA규모 지상 1층대지면적 232.50㎡(70.33평)건축면적 73.15㎡(22.13평)연면적 70.76㎡(21.40평)건폐율 31.46%용적률 30.43%건축구조 경량 목구조외벽마감 테라코트지붕 T0.4 컬러강판창호 PVC 창호 <건축비 산출 내역>가설 및 토공사 400만 원기초 및 구조공사 4000만 원외장공사 1500만 원전기공사 500만 원창호공사 1300만 원설비공사 520만 원부대공사 1500만 원가구제작 1000만 원기타비용 2000만 원(직영 인건비)총비용 1억 1800만 원(부가세별도) ▶건축비 산출 부가 설명층고를 최대한 낮추고 내부 마감 공사를 간소화해 공사비를 줄였다. 창호는 로이 복층 유리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PVC 시스템창호를 적용해 공사비를 산출했다. 붙박이장은 현장 목수 제작을 기본으로 비용을 낮추고 주방은 전문 업체가 설치하는 것을 반영했다 ▶대지 조건 •대지면적 232.50㎡(70.33평) •북쪽이 좁고 남쪽이 넓은 마름모꼴 •동쪽에 6m, 남쪽에 4m 도로 인접 •동쪽에 하천이 있고 나머지 세 방향에는 상가를 둔 3층 건물과 인접 ▶거주자 조건 및 특징 신혼부부 남편(35세/게임 개발자) 게임을 좋아하고 피규어 모으는 게 취미다. 장식장 및 전시 공간이 필요하다. 아내(33세/공예 디자이너) 공예 디자인할 작업실, 낮잠과 독서할 공간, 구두가 많아 별도 신발장이 필요하다. 특징 각자 개성이 뚜렷하며 서로 취미 생활을 존중한다. 공간 중요순 작업실 겸 취미실-침실-욕실-주방-아이 방 가족계획 아이는 2년 후 하나만 낳을 예정▶‘돌아가며 사는 집’ 설계 포인트● 가족 구성원을 연결해 주는 핵심 공간으로 중정을 설정했다.● 실내 모든 곳에서 중정을 바라보도록 했다.●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도 내부화된 중정을 통해 개방감을 준다.● 모든 공간에 채광과 환기가 원활하도록 했다. 돌아가며 사는 집은 중정이 공간의 중심으로 작용한다. 거주자는 중정 주위에 배치한 공간을 순환하며 소통하고, 공간과 관계 맺는다. 모든 공간을 하나의 연결 고리로 연달아 배치한 이 집은 일반적인 주택 공간 구성과 다른 점이 많다. 건축가는 각자 개성과 삶을 담아낼 집을 원한 부부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공간을 구성해 그들의 삶이 투영되길 바랐다. 그러면서 각각의 특징적인 공간에서 본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중정은 가족을 연결하는 핵심 공간이자 집 안의 모든 공간을 하나로 엮어주는 가변적인 공간이다. 유기적 연결, 순환형 공간‘돌아가며 사는 집’은 대지 모양을 해석해 형태와 공간 조화를 이뤄냈다. 사다리꼴 모양 대지는 주택을 앉힐 때 자칫 애매한 공간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집은 대지 모양대로 중정을 감싸도록 건물을 배치해 죽은 공간을 최소화하면서 대지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공간 구성 방식도 특별하다. ‘ㅁ’자 구조인 실내 공간은 복도 따라 각 실을 잇고 독립형 공간에는 양쪽에 문을 설치해 막힌 곳 없이 연결되는 순환구조로 계획했다. 이러한 ‘순환’ 개념은 전체 공간 구성의 뼈대를 이룬다. 22평 규모의 건물은 아홉 칸으로 나뉘며, 변화하는 공간과 변화하지 않는 공간으로 분리된다. 먼저 건물 네 귀퉁이에 기능적으로 고정된 현관, 다용도실, 위생 공간, 마스터룸을 배치했다. 현관은 가로 2.6m 세로 1.9m(약 1.5평)로 구두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수납장을 넉넉하게 배치하고 신을 신고 벗는 공간은 최소화했다. 현관에서 벽 따라 설치한 싱크대를 지나면 다용도실이 나온다. 다용도실에는 앞으로 늘어날 주방 도구를 수납할 붙박이장과 세탁기, 보일러가 있다. 다용도실과 대각선 맞은편에 있는 위생 공간은 욕조와 변기, 세면대가 전부지만 넉넉한 욕조와 데크 마당으로 연결되는 큼직한 창이 있어 답답하지 않다. 부부 침실로 활용하는 마스터룸은 공간에 변화를 주는 다른 공간과 달리 오로지 부부만의 영역으로 계획했다. 이러한 고정 공간들은 기능에 필요한 최소 면적으로 배치해 나머지 공간의 활용 범위를 넓혔다. 내부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고유 기능을 가진 실이 동시에 통로 역할을 하면서 유연한 공간 경계를 가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개의 기능을 포함한 개별 공간들은 각각 용도와 상황에 따라 벽이나 문, 가구로 구획해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면서 전체 유기적 공간을 형성한다. 공간 중심, 중정돌아가며 사는 집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중정이다. 중정은 기능적인 채광과 통풍뿐만 아니라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정서적인 공간으로 집의 중심이다. 또한, 모든 공간과 접하고 내부로 열린 구조라 실내외를 편리하고 긴밀하게 이어주며, 서로 시선을 연결해 소통의 공간이 되기도 하다. 그리고 침대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침실, 2인용 아일랜드 식탁이 전부인 주방 등 모든 실내 공간을 콤팩트하게 구성하면서 답답해진 느낌은 모든 실에 중정을 끌어들이는 통창을 내 넓은 공간감으로 상쇄했다. 창호 계획은 내부에서 충분한 조망과 통풍을 확보하면서 바깥으로 향할 필요성이 낮아져 자연스럽게 외부 시선을 차단했다. 외부와의 단절, 자유롭게 열린 집 안 분위기는 더욱 ‘나만의 공간’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한다. 돌아가며 사는 집은 실내보다 마당에, 주거 공간보다 취미 공간에 집중했다. ‘각자 취미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부’라는 데 초점 두고 자기를 드러냄과 동시에 몰입하는 이중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따라서 중정과 취미 방에 선택과 집중함으로써 불필요한 외부 시선을 완벽하게 차단하고, 내부에서는 중정을 중심으로 활짝 열린 반전 있는 공간을 설계한 것이다. 부부의 취미방은 아기자기한 공간들과 대조적으로 탁 트인 유일한 공간이다. 각 4평으로 집 한 면 전체를 차지하는 취미 방은 각자 취미 생활에 몰입하는 작업실이자 전시실로, 응접실이자 거실로 다양하게 활용하며, 이 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리고 벽이 아닌 가구로 공간을 나누고 중정을 향해 창을 열어 두어 ‘따로 또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배려했다. 묻고 답하다Q‘ 돌아가며 사는 집’콘셉트는.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집 구조와 다르게 모든 공간을 연결고리처럼 연달아 배치한 ‘순환형 구조’다. 거대한 띠처럼 중정을 둘러싸도록 나열한 각 공간이 ‘실이면서 동시에 통로’ 기능을 한다. 유기적으로 모든 공간은 하나의 연결된 공간이며, 벽 대신 문이나 가구 등으로 구획해 개별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모든 공간은 중정과 접해 있어 쉽게 내·외부 공간을 긴밀하게 연결한다. 실내 모든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시각적 연계가 가능해 작은 공간이지만 보다 큰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Q‘ 돌아가며 사는 집’핵심 공간은 어디이며 어떻게 연계되는가.이 집의 중심은 ‘중정’이다. 중정은 ‘디자인적인 공간’이 아니다. 기능과 정서적 의미를 지니고, 활용하기에 따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공간이다. 채광과 통풍뿐만 아니라 각자 취미 생활을 중요하게 여긴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중정은 모든 실에 큰 창을 설치해 시각적, 공간적으로 중정을 적극적으로 실내로 끌어들여 공간감을 극대화하는 한편 건너편 다른 공간으로 시야를 확장하는 역할도 한다. Q 고영성, 이성범 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서로 추구하는 건축에 차이가 있나.오랜 시간 함께 건축설계를 하다 보니 조금 다르던 성향이 자연스럽게 닮아가는 것 같다. 각각 담당하는 프로젝트가 있지만, 서로 작업에 대한 관심도 높고 프로젝트 퀄리티를 위해 설계에 직접 관여하기도 한다. 한 가지 주제로 많은 대화를 하다 보면 종국에는 디자인이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귀결되는 느낌이다. Q 집 공간을 형성하는데 포머티브만의 필수 요소가 따로 있나.특정한 공간이라 말할 수 없다. 모든 집은 땅도 다르고 그곳에 사는 사람도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얘기하는 게 좋겠다. 집 설계는 내가 의뢰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뢰인이라면 어떤 공간에 살고 싶어 할지 고민하고, 피상적인 관계를 넘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의 삶을 알아가고 공감할수록 더욱 좋은 집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건축설계는 건축가 역할로만 채울 수 없다. 건축주의 능동적인 참여와 생각도 중요하다. 대화로 풀어가는 과정에서 건축주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더해져 좋은 결과를 도출해낸다. Q 인증 심사위원을 맡은 배리어 프리 Barrier Free라는 게 무엇인가.건축물을 설계할 때 어린이, 고령자, 장애인 등 신체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건축 공간을 이용하는데 불편한 부분을 규정안에서 조정하고 조율하는 것을 말한다. 집을 설계할 때도 무장애 공간에 대한 요구 조건이 많은 편이다. 특히 집을 디자인할 때 공간 유연성과 사용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실용적이고 불편한 공간을 줄여가는 데 초점 맞추기도 한다. Q 주거 공간에서 불편한 경계와 기능을 약화해야 할 게 있다면.방이라는 성격으로 굳어진 공간을 가르는 벽과 기능 위주로 구성되는 공간구조가 아닐까. 한 가지 용도로 공간을 규정하기보다 다양한 행위가 이루어지도록 융통성 있는 공간을 만드는 배려가 필요한 것 같다. 특히, 집은 시간 흐름에 따라 사용성이나 가족 구성원의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치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해결점으로는 내·외부를 긴밀하게 연결한다든지, 실내공간을 변화될 사용자의 삶에 맞춰 유연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Q 포머티브에게 공간은 어떤 의미인가.무척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는 매일 공간을 디자인하지만, 무수히 많은 공간의 의미를 불과 단어 몇 개로 표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마 우리에게 공간은 ‘가장 일상적인 기억을 담는 익숙함’이 아닐까 한다.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그곳은 시간과 사람에 의해 채워져야 의미와 가치가 발현될 것이다. 우리는 그 시작점을 일상적인 삶에서 실마리를 찾아내려고 한다. Q ‘잘 지은 집’과 ‘좋은 집’의 차이가 있다면.잘 지은 집은 기능적·기술적 방식의 접근법에 있어 빈틈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고, 좋은 집은 기능·기술적인 부분을 넘어 감성적인 부분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인간의 삶의 양상이 집적된 가장 대표적인 공간으로써 집은 건축가 혼자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공간을 점유하고 오랜 시간 흐름 안에서 공간을 채워가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건축가는 삶의 배경을 만들고, 공간에 삶의 향기가 스며들게 하는 건 결국 거주자들의 몫이 아닐까. Q 건축에 ‘감성’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감성’은 어떤 역할을 하나.많은 건축물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집은 다른 건축물보다 긴밀하고 밀접하게 우리 살과 맞닿아있다. 편리해야 하는 공간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편리성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는 감성적인 부분이 필요한 공간이다. 왜냐하면 집은 자연스럽게 그곳에 사는 사람을 닮아있고 시간이라는 흐름 안에서 무수히 적층 되는 이야기들의 집적체이기 때문이다. 감성은 공간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Q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건축은 전문분야라는 인식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문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건축에 대한 관심은 결국 건축과 건축설계 가치에 대한 인식 재고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있다. 최근 유튜브에 ‘포머티v’라는 건축 이야기 채널을 개설해 많은 사람이 더욱 쉽게 건축에 가까워지도록 유쾌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만들고 있다. 특히, 인스타나 페이스북을 통해 사무실 생활이나 진행하는 건축 프로젝트를 가감 없이 공개해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려고 노력한다. Q 포머티브가 지향 또는 추구하는 건축(집)은.건물 안에서 사는 우리에게 건축은 가장 쉽고 가까워야 한다.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하는 영역이어야 하고 즐거운 일이어야 한다. 현학적 어휘로 치장한 어려운 건축보다 누구나 이야기하고 나누는 쉬운 건축을 하고 싶다. 우리의 건축적인 생각들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고 구축하고자 한다. 그 건축물들이 많은 사람의 격정적인 공감과 환영을 받길 원한다.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대표 프로젝트 Project 01 중정을 향해 열린 곡성 월든하우스 부부는 계획 초기부터 무척 독특한 요구를 했다. ‘집의 모든 공간에서 서로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는 조건이었다. 딩크족인 부부는 무언가를 항상 함께 하는 생활에 익숙해져 그러한 생활 패턴이 공간 구조에 고스란히 묻어 나오길 원했다. 이 집은 모진 부분 없이 부드럽게 흐르는 동선을 가졌다. 마당을 채운 햇살은 집 안에 담뿍 담긴다. 실내는 딱히 방이라고 칭할 만한 공간이 없다. 1층은 모든 공간이 유기적인 형태와 구조를 가지고 마당을 향해 열려있다. 마당은 모든 기능이 확장되는 배경이자 구심 역할을 한다. 주방-주 출입구-거실을 잇는 모든 공간은 중정을 향해 열려있어 밝고 따스하며 중정과 시각적, 공간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2층은 가장 프라이빗 한 부부 침실이다. 아름다운 원경을 제공하며 1층과 다른 공간감과 시각적 확장을 준다. 주택은 남향을 고수하기보다 실내 모든 공간이 마당을 품게 해 균일하게 밝은 빛이 들게 하고 경관이 좋은 곳을 향해 시선을 열어 놓았다. 밤에는 커튼을 치지 않고도 내부화된 아늑한 마당에서 외부 간섭 없이 가족이나 손님들과 야외공간을 즐길 수 있다. 때론 대나무 담을 열어 마을과 소통하는 통로 역할도 할 것이다. HOUSE NOTE위치 전남 곡성군 옥과면규모 지상 2층건축구조 1층 철근콘크리트, 2층 경량 철골구조대지면적 613.70㎡(185.64평)건축면적 112.82㎡(34.13평)연면적 130.96㎡(39.61평)1층 112.82㎡(34.13평)2층 18.14㎡(5.49평)외부마감 외벽 - 스타코 외단열 시스템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바닥 - 포세린타일사진 고영성 소장 Project 02 안전한 오각형 주택 강릉 지안이네 강릉 지안이네는 1년 반 전 우리에게 부모님 집을 설계한 후 다시 찾아온 두 번째 시골 주택 프로젝트였다. 외형은 다르지만, 마당과의 관계성을 중요시했던 앞선 프로젝트와 같은 맥락으로, 사람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방식도 하나의 콘텍스트 context로 작용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줬다. 아파트에 익숙한 이들이 단독주택에서 지내면서 가장 걱정하는 건 안전이다. 마당을 가진다는 것은 외부 간섭을 받고 안전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오각형 대지 형상 따라 자연스레 건물을 앉히고 아늑하고 안전한 마당을 갖는 중정형으로 구성했다. 형태는 동쪽에 있는 지안이네 외갓집과 관계를 고려해 열린 ‘ㄷ’ 자로 계획했다. 마당 레벨은 약 0.8m로 별채와 정주 공간 사이의 위계를 형성하며, 외부인이 진입할 때 별채 접근은 수월하지만 주거공간으로 접근하는 건 심리적으로 쉽지 않게 제한한다. 각 공간이 가진 툇마루와 평상은 내·외부 공간 흐름을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시선을 교차하며, 집 안 어디에서도 서로의 존재를 느끼게 한다. 주방은 집 중심에 있고 레벨은 별채와 같다. 주방은 모든 곳을 바라보는 구조다. 집 안 내부는 물론 마당에서 노는 아이, 별채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 HOUSE NOTE위치 강원 강릉시 사천면규모 지상 2층, 별채건축구조 목구조대지면적 710.00㎡(214.77평)건축면적 155.25㎡(46.96평)연면적 173.24㎡(52.40평)1층 108.17㎡(32.72평)2층 17.99㎡(5.44평)별채 47.08㎡(14.24평)외부마감 외벽 - 벽돌타일, 적삼목, 구로철판지붕 - 알루미늄 징크내부마감 천장 - 합판 위 바니쉬 도장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바닥 - 원목마루사진 고영성 소장 Project 03 경사로 적극 활용한 제주 봉개동 단독주택 육지에서 제주로 이주한 건축주는 자연과 가까이 있는 집을 원했다. 우리가 제안했던 개념은 공간을 산책하듯 동선을 구성하고, 외부공간과 많은 접점을 만드는 게 중요한 요소였다. 대지는 북쪽을 바라보고 있어 채광이 불리했지만, 주택 일부 전면부에 개구부를 최소화하면서 상징적인 입면을 구성해 다른 성격의 장점을 가지게 했다. 대신 북·동·남쪽 3면에 큰 창을 설치한 거실에서 제주의 햇볕과 사계절을 더욱 가까이 느끼도록 했다. 주택은 경사로에 순차적으로 공간 레벨이 높아지도록 앉혔다. 현관과 안방 욕실이 가장 낮은 곳에, 거실은 지면에서 1.5m 정도 위에 있어 주변 풍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여건을 만든다. ‘ㄱ’ 자로 꺾인 형태는 레벨이 순차로 이어져 2층에서 스킵 플로어 공간을 형성한다. 1층 거실에서 이어진 2층 가족실에선 한 사람은 반 층 아래로, 또 한 사람은 반 층 위로 진입해 각각의 영역을 구성한다. 대지 경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건물은 내부에서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가족 구성원의 주 생활공간들을 겹치고 지나치게 만들어 서로 마주하는 구조로 계획한 것이다. 아이들은 긴 복도 따라 주방과 거실을 지나쳐야 2층으로 올라가고, 마당과 2층 테라스에는 실내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큰 창들을 냈다. 이러한 요소들이 가족 구성원의 마주침을 일으킨다. HOUSE NOTE위치 제주시 봉개동규모 지상 3층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대지면적 980.00㎡(296.45평)건축면적 118.03㎡(35.70평)연면적 79.37㎡(54.26평)1층 110.20㎡(33.33평)2층 42.41㎡(12.83평)3층 18.93㎡(5.73평)외부마감 외벽 - 치장벽돌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바닥 - 포세린타일사진 고영성 소장 ※ 그림 같은 집에서 사는 로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문제는 경제적 여유. 1억 원대에 집을 지을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실제가 아닌 가상 프로젝트다. 8인의 건축가가 같은 부지, 가상의 부부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1억 원대에 지을 수 있는 집을 그려보았다. 건축사마다 다른 설계가 나왔다. 본지는 해당 설계와 인터뷰를 2020년 3월호부터 10월호에 걸쳐 소개했다. 고영성(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소장)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솔토건축을 거쳐 2011년 디자인연구소이엑스에이를 개소했다. 2013년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로 상호를 변경해 현재까지 다수의 감성적이고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간 표면에 대한 중요성보다 본질의 진정성에 주목하는 건축을 지향한다. 이성범(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소장)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공공성을 바탕으로 일상 속 건축의 가치를 탐구하고 건축 본질에 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이미지와 피상 위주의 건축으로부터 벗어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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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대 집짓기, 21평 돌아가며 사는 집 - 이성범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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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INTERVIEW] 1억 원 집짓기 프로젝트6_돌아가며 사는 집_이성범 건축가
- 1억 원대 집짓기 프로젝트6 돌아가며 사는 집_이성범 건축가 집은 사람과 자연, 공간이 서로 관계를 맺는 곳이다. 관계 설정에 따라 단순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공간에 부여할 수 있다. ‘돌아가며 사는 집’은 단순한 순환 동선을 가졌지만, 공간 하나하나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변주 중심에는 중정이 있다. 돌아가며 사는 집은 우드플래닛에서 진행한 건축가 8인의 1억 원에 집짓기 프로젝트 『99하우스』 가운데 한 작품이다. 구성&인터뷰 사진 백홍기 기자 | 자료협조 우드플래닛,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대지 조건 • 대지면적 232.50㎡(70.33평) • 북쪽이 좁고 남쪽이 넓은 마름모꼴 • 동쪽에 6m, 남쪽에 4m 도로 인접 • 동쪽에 하천이 있고 나머지 세 방향에는 상가를 둔 3층 건물과 인접 ▶거주자 조건 및 특징 신혼부부 남편(35세/게임 개발자) 게임을 좋아하고 피규어 모으는 게 취미다. 장식장 및 전시 공간이 필요하다. 아내(33세/공예 디자이너) 공예 디자인할 작업실, 낮잠과 독서할 공간, 구두가 많아 별도 신발장이 필요하다. 특징 각자 개성이 뚜렷하며 서로 취미 생활을 존중한다. 공간 중요순 작업실 겸 취미실-침실-욕실-주방-아이 방 가족 계획 아이는 2년 후 하나만 낳을 예정 평면도 HOUSING DATA 규모 지상 1층 대지면적 232.50㎡(70.33평) 건축면적 73.15㎡(22.13평) 연면적 70.76㎡(21.40평) 건폐율 31.46% 용적률 30.43%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외벽마감 테라코트 지붕 T0.4 컬러강판 창호 PVC 창호 <건축비 산출 내역> 가설 및 토공사 400만 원 기초 및 구조공사 4000만 원 외장공사 1500만 원 전기공사 500만 원 창호공사 1300만 원 설비공사 520만 원 부대공사 1500만 원 가구제작 1000만 원 기타비용 2000만 원(직영 인건비) 총비용 1억 1800만 원(부가세별도) ▶건축비 산출 부가 설명 층고를 최대한 낮추고 내부 마감 공사를 간소화해 공사비를 줄였다. 창호는 로이 복층 유리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PVC 시스템창호를 적용해 공사비를 산출했다. 붙박이장은 현장 목수 제작을 기본으로 비용을 낮추고 주방은 전문 업체가 설치하는 것을 반영했다. 돌아가며 사는 집은 중정이 공간의 중심으로 작용한다. 거주자는 중정 주위에 배치한 공간을 순환하며 소통하고, 공간과 관계 맺는다. ▶‘돌아가며 사는 집’ 설계 포인트 ● 가족 구성원을 연결시켜 주는 핵심 공간으로 중정을 설정했다. ● 실내 모든 곳에서 중정을 바라보도록 했다. ●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도 내부화된 중정을 통해 개방감을 준다. ● 모든 공간에 채광과 환기가 원활하도록 했다. 모든 공간을 하나의 연결 고리로 연달아 배치한 이 집은 일반적인 주택 공간 구성과 다른 점이 많다. 건축가는 각자 개성과 삶을 담아낼 집을 원한 부부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공간을 구성해 그들의 삶이 투영되길 바랐다. 그러면서 각각의 특징적인 공간에서 본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중정은 가족을 연결하는 핵심 공간이자 집 안의 모든 공간을 하나로 엮어주는 가변적인 공간이다. 유기적 연결, 순환형 공간 ‘돌아가며 사는 집’은 대지 모양을 해석해 형태와 공간 조화를 이뤄냈다. 사다리꼴 모양 대지는 주택을 앉힐 때 자칫 애매한 공간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집은 대지 모양대로 중정을 감싸도록 건물을 배치해 죽은 공간을 최소화하면서 대지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공간 구성 방식도 특별하다. ‘ㅁ’자 구조인 실내 공간은 복도 따라 각 실을 잇고 독립형 공간에는 양쪽에 문을 설치해 막힌 곳 없이 연결되는 순환구조로 계획했다. 이러한 ‘순환’ 개념은 전체 공간 구성의 뼈대를 이룬다. 22평 규모의 건물은 아홉 칸으로 나뉘며, 변화하는 공간과 변화하지 않는 공간으로 분리된다. 먼저 건물 네 귀퉁이에 기능적으로 고정된 현관, 다용도실, 위생 공간, 마스터룸을 배치했다. 현관은 가로 2.6m 세로 1.9m(약 1.5평)로 구두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수납장을 넉넉하게 배치하고 신을 신고 벗는 공간은 최소화했다. 현관에서 벽 따라 설치한 싱크대를 지나면 다용도실이 나온다. 다용도실에는 앞으로 늘어날 주방 도구를 수납할 붙박이장과 세탁기, 보일러가 있다. 다용도실과 대각선 맞은편에 있는 위생 공간은 욕조와 변기, 세면대가 전부지만 넉넉한 욕조와 데크 마당으로 연결되는 큼직한 창이 있어 답답하지 않다. 부부 침실로 활용하는 마스터룸은 공간에 변화를 주는 다른 공간과 달리 오로지 부부만의 영역으로 계획했다. 이러한 고정 공간들은 기능에 필요한 최소 면적으로 배치해 나머지 공간의 활용 범위를 넓혔다. 내부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고유 기능을 가진 실이 동시에 통로 역할을 하면서 유연한 공간 경계를 가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개의 기능을 포함한 개별 공간들은 각각 용도와 상황에 따라 벽이나 문, 가구로 구획해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면서 전체 유기적 공간을 형성한다. 공간 중심, 중정 돌아가며 사는 집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중정이다. 중정은 기능적인 채광과 통풍뿐만 아니라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정서적인 공간으로 집의 중심이다. 또한, 모든 공간과 접하고 내부로 열린 구조라 실내외를 편리하고 긴밀하게 이어주며, 서로 시선을 연결해 소통의 공간이 되기도 하다. 그리고 침대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침실, 2인용 아일랜드 식탁이 전부인 주방 등 모든 실내 공간을 콤팩트하게 구성하면서 답답해진 느낌은 모든 실에 중정을 끌어들이는 통창을 내 넓은 공간감으로 상쇄했다. 창호 계획은 내부에서 충분한 조망과 통풍을 확보하면서 바깥으로 향할 필요성이 낮아져 자연스럽게 외부 시선을 차단했다. 외부와의 단절, 자유롭게 열린 집 안 분위기는 더욱 ‘나만의 공간’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한다. 돌아가며 사는 집은 실내보다 마당에, 주거 공간보다 취미 공간에 집중했다. ‘각자 취미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부’라는 데 초점 두고 자기를 드러냄과 동시에 몰입하는 이중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따라서 중정과 취미 방에 선택과 집중함으로써 불필요한 외부 시선을 완벽하게 차단하고, 내부에서는 중정을 중심으로 활짝 열린 반전 있는 공간을 설계한 것이다. 부부의 취미방은 아기자기한 공간들과 대조적으로 탁 트인 유일한 공간이다. 각 4평으로 집 한 면 전체를 차지하는 취미 방은 각자 취미 생활에 몰입하는 작업실이자 전시실로, 응접실이자 거실로 다양하게 활용하며, 이 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리고 벽이 아닌 가구로 공간을 나누고 중정을 향해 창을 열어 두어 ‘따로 또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배려했다. 묻고 답하다 Q ‘돌아가며 사는 집’콘셉트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집 구조와 다르게 모든 공간을 연결고리처럼 연달아 배치한 ‘순환형 구조’다. 거대한 띠처럼 중정을 둘러싸도록 나열한 각 공간이 ‘실이면서 동시에 통로’ 기능을 한다. 유기적으로 모든 공간은 하나의 연결된 공간이며, 벽 대신 문이나 가구 등으로 구획해 개별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모든 공간은 중정과 접해 있어 쉽게 내·외부 공간을 긴밀하게 연결한다. 실내 모든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시각적 연계가 가능해 작은 공간이지만 보다 큰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Q ‘돌아가며 사는 집’핵심 공간은 어디이며 어떻게 연계되는가. 이 집의 중심은 ‘중정’이다. 중정은 ‘디자인적인 공간’이 아니다. 기능과 정서적 의미를 지니고, 활용하기에 따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공간이다. 채광과 통풍뿐만 아니라 각자 취미 생활을 중요하게 여긴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중정은 모든 실에 큰 창을 설치해 시각적, 공간적으로 중정을 적극적으로 실내로 끌어들여 공간감을 극대화하는 한편 건너편 다른 공간으로 시야를 확장하는 역할도 한다. Q 고영성, 이성범 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서로 추구하는 건축에 차이가 있나. 오랜 시간 함께 건축설계를 하다 보니 조금 다르던 성향이 자연스럽게 닮아가는 것 같다. 각각 담당하는 프로젝트가 있지만, 서로 작업에 대한 관심도 높고 프로젝트 퀄리티를 위해 설계에 직접 관여하기도 한다. 한 가지 주제로 많은 대화를 하다 보면 종국에는 디자인이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귀결되는 느낌이다. Q 집 공간을 형성하는데 포머티브만의 필수 요소가 따로 있나. 특정한 공간이라 말할 수 없다. 모든 집은 땅도 다르고 그곳에 사는 사람도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얘기하는 게 좋겠다. 집 설계는 내가 의뢰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뢰인이라면 어떤 공간에 살고 싶어 할지 고민하고, 피상적인 관계를 넘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의 삶을 알아가고 공감할수록 더욱 좋은 집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건축설계는 건축가 역할로만 채울 수 없다. 건축주의 능동적인 참여와 생각도 중요하다. 대화로 풀어가는 과정에서 건축주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더해져 좋은 결과를 도출해낸다. Q 인증 심사위원을 맡은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라는 게 무엇인가. 건축물을 설계할 때 어린이, 고령자, 장애인 등 신체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건축 공간을 이용하는데 불편한 부분을 규정안에서 조정하고 조율하는 것을 말한다. 집을 설계할 때도 무장애 공간에 대한 요구 조건이 많은 편이다. 특히 집을 디자인할 때 공간 유연성과 사용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실용적이고 불편한 공간을 줄여가는 데 초점 맞추기도 한다. Q 주거 공간에서 불편한 경계와 기능을 약화해야 할 게 있다면. 방이라는 성격으로 굳어진 공간을 가르는 벽과 기능 위주로 구성돼는 공간구조가 아닐까. 한 가지 용도로 공간을 규정하기보다 다양한 행위가 이루어지도록 융통성 있는 공간을 만드는 배려가 필요한 것 같다. 특히, 집은 시간 흐름에 따라 사용성이나 가족 구성원의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치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해결점으로는 내·외부를 긴밀하게 연결한다든지, 실내공간을 변화될 사용자의 삶에 맞춰 유연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Q 포머티브에게 공간은 어떤 의미인가. 무척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는 매일 공간을 디자인하지만, 무수히 많은 공간의 의미를 불과 단어 몇 개로 표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마 우리에게 공간은 ‘가장 일상적인 기억을 담는 익숙함’이 아닐까 한다.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그곳은 시간과 사람에 의해 채워져야 의미와 가치가 발현될 것이다. 우리는 그 시작점을 일상적인 삶에서 실마리를 찾아내려고 한다. Q ‘잘 지은 집’과 ‘좋은 집’의 차이가 있다면. 잘 지은 집은 기능적·기술적 방식의 접근법에 있어 빈틈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고, 좋은 집은 기능·기술적인 부분을 넘어 감성적인 부분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인간의 삶의 양상이 집적된 가장 대표적인 공간으로써 집은 건축가 혼자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공간을 점유하고 오랜 시간 흐름 안에서 공간을 채워가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건축가는 삶의 배경을 만들고, 공간에 삶의 향기가 스며들게 하는 건 결국 거주자들의 몫이 아닐까. Q 건축에 ‘감성’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감성’은 어떤 역할을 하나. 많은 건축물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집은 다른 건축물보다 긴밀하고 밀접하게 우리 살과 맞닿아있다. 편리해야 하는 공간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편리성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는 감성적인 부분이 필요한 공간이다. 왜냐하면 집은 자연스럽게 그곳에 사는 사람을 닮아있고 시간이라는 흐름 안에서 무수히 적층되는 이야기들의 집적체이기 때문이다. 감성은 공간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Q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건축은 전문분야라는 인식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문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건축에 대한 관심은 결국 건축과 건축설계 가치에 대한 인식 재고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있다. 최근 유튜브에 ‘포머티v’라는 건축 이야기 채널을 개설해 많은 사람이 더욱 쉽게 건축에 가까워지도록 유쾌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만들고 있다. 특히, 인스타나 페이스북을 통해 사무실 생활이나 진행하는 건축 프로젝트를 가감 없이 공개해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려고 노력한다. Q 포머티브가 지향 또는 추구하는 건축(집)은. 건물 안에서 사는 우리에게 건축은 가장 쉽고 가까워야 한다.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하는 영역이어야 하고 즐거운 일이어야 한다. 현학적 어휘로 치장한 어려운 건축보다 누구나 이야기하고 나누는 쉬운 건축을 하고 싶다. 우리의 건축적인 생각들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고 구축하고자 한다. 그 건축물들이 많은 사람의 격정적인 공감과 환영을 받길 원한다. =================================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대표 프로젝트 Project 01 중정을 향해 열린 곡성 월든하우스 부부는 계획 초기부터 무척 독특한 요구를 했다. ‘집의 모든 공간에서 서로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는 조건이었다. 딩크족인 부부는 무언가를 항상 함께 하는 생활에 익숙해져 그러한 생활 패턴이 공간 구조에 고스란히 묻어 나오길 원했다. 이 집은 모진 부분 없이 부드럽게 흐르는 동선을 가졌다. 마당을 채운 햇살은 집 안에 담뿍 담긴다. 실내는 딱히 방이라고 칭할 만한 공간이 없다. 1층은 모든 공간이 유기적인 형태와 구조를 가지고 마당을 향해 열려있다. 마당은 모든 기능이 확장되는 배경이자 구심 역할을 한다. 주방-주 출입구-거실을 잇는 모든 공간은 중정을 향해 열려있어 밝고 따스하며 중정과 시각적, 공간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2층은 가장 프라이빗한 부부 침실이다. 아름다운 원경을 제공하며 1층과 다른 공간감과 시각적 확장을 준다. 주택은 남향을 고수하기보다 실내 모든 공간이 마당을 품게 해 균일하게 밝은 빛이 들게 하고 경관이 좋은 곳을 향해 시선을 열어 놓았다. 밤에는 커튼을 치지 않고도 내부화된 아늑한 마당에서 외부 간섭 없이 가족이나 손님들과 야외공간을 즐길 수 있다. 때론 대나무 담을 열어 마을과 소통하는 통로 역할도 할 것이다.HOUSE NOTE 위치 전남 곡성군 옥과면 규모 지상 2층 건축구조 1층 철근콘크리트, 2층 경량 철골구조 대지면적 613.70㎡(185.64평) 건축면적 112.82㎡(34.13평) 연면적 130.96㎡(39.61평) 1층 112.82㎡(34.13평) 2층 18.14㎡(5.49평) 외부마감 외벽 - 스타코 외단열 시스템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바닥 - 포세린타일 사진 고영성 소장 Project 02 안전한 오각형 주택 강릉 지안이네 강릉 지안이네는 1년 반 전 우리에게 부모님 집을 설계한 후 다시 찾아온 두 번째 시골 주택 프로젝트였다. 외형은 다르지만, 마당과의 관계성을 중요시했던 앞선 프로젝트와 같은 맥락으로, 사람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방식도 하나의 콘텍스트context로 작용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줬다. 아파트에 익숙한 이들이 단독주택에서 지내면서 가장 걱정하는 건 안전이다. 마당을 가진다는 것은 외부 간섭을 받고 안전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오각형 대지 형상 따라 자연스레 건물을 앉히고 아늑하고 안전한 마당을 갖는 중정형으로 구성했다. 형태는 동쪽에 있는 지안이네 외갓집과 관계를 고려해 열린 ‘ㄷ’자로 계획했다. 마당 레벨은 약 0.8m로 별채와 정주 공간 사이의 위계를 형성하며, 외부인이 진입할 때 별채 접근은 수월하지만 주거공간으로 접근하는 건 심리적으로 쉽지 않게 제한한다. 각 공간이 가진 툇마루와 평상은 내·외부 공간 흐름을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시선을 교차하며, 집 안 어디에서도 서로의 존재를 느끼게 한다. 주방은 집 중심에 있고 레벨은 별채와 같다. 주방은 모든 곳을 바라보는 구조다. 집 안 내부는 물론 마당에서 노는 아이, 별채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HOUSE NOTE 위치 강원 강릉시 사천면 규모 지상 2층, 별채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710.00㎡(214.77평) 건축면적 155.25㎡(46.96평) 연면적 173.24㎡(52.40평) 1층 108.17㎡(32.72평) 2층 17.99㎡(5.44평) 별채 47.08㎡(14.24평) 외부마감 외벽 - 벽돌타일, 적삼목, 구로철판 지붕 - 알루미늄 징크 내부마감 천장 - 합판 위 바니쉬 도장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 사진 고영성 소장 Project 03 경사로 적극 활용한 봉개동 단독주택 육지에서 제주로 이주한 건축주는 자연과 가까이 있는 집을 원했다. 우리가 제안했던 개념은 공간을 산책하듯 동선을 구성하고, 외부공간과 많은 접점을 만드는 게 중요한 요소였다. 대지는 북쪽을 바라보고 있어 채광이 불리했지만, 주택 일부 전면부에 개구부를 최소화하면서 상징적인 입면을 구성해 다른 성격의 장점을 가지게 했다.?대신 북·동·남쪽 3면에 큰 창을 설치한 거실에서 제주의 햇볕과 사계절을 더욱 가까이 느끼도록 했다. 주택은 경사로에 순차적으로 공간 레벨이 높아지도록 앉혔다. 현관과 안방 욕실이 가장 낮은 곳에, 거실은 지면에서 1.5m 정도 위에 있어 주변 풍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여건을 만든다. ‘ㄱ’자로 꺾인 형태는 레벨이 순차로 이어져 2층에서 스킵 플로어 공간을 형성한다. 1층 거실에서 이어진 2층 가족실에선 한 사람은 반 층 아래로, 또 한 사람은 반 층 위로 진입해 각각의 영역을 구성한다. 대지 경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건물은 내부에서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가족 구성원의 주 생활공간들을 겹치고 지나치게 만들어 서로 마주하는 구조로 계획한 것이다. 아이들은 긴 복도 따라 주방과 거실을 지나쳐야 2층으로 올라가고, 마당과 2층 테라스에는 실내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큰 창들을 냈다. 이러한 요소들이 가족 구성원의 마주침을 일으킨다.HOUSE NOTE 위치 제주시 봉개동 규모 지상 3층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980.00㎡(296.45평) 건축면적 118.03㎡(35.70평) 연면적 179.37㎡(54.26평) 1층 110.20㎡(33.33평) 2층 42.41㎡(12.83평) 3층 18.93㎡(5.73평) 외부마감 외벽 - 치장벽돌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바닥 - 포세린타일 사진 고영성 소장 고영성(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소장) 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솔토건축을 거쳐 2011년 디자인연구소이엑스에이를 개소했다. 2013년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로 상호를 변경해 현재까지 다수의 감성적이고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간 표면에 대한 중요성보다 본질의 진정성에 주목하는 건축을 지향한다. 이성범(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소장) 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공공성을 바탕으로 일상 속 건축의 가치를 탐구하고 건축 본질에 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이미지와 피상 위주의 건축으로부터 벗어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99하우스』 프로젝트 참여 건축가 김동희, 김성우, 김창균, 서경화, 오신욱, 이성범, 이영재, 정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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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INTERVIEW] 1억 원 집짓기 프로젝트6_돌아가며 사는 집_이성범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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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 전원주택의 허와 실
- 아침 뉴스에 2010년 이후 우리나라의 약 2퍼센트에서 사막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대구에서 꾸준한 녹화사업과 도심을 가로지르는 수로水路 등을 만들어 최근 가장 더운 지방이라는 오명汚名(?)에서 벗어났다는 사례도 전했다. 수억 년간 수많은 생명체가 지구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피나는 진화를 거듭하며 생존 번영 내지는 종의 멸망을 거듭해 왔다. 그런데 유독 인간만이 지구 환경에 적응하기보다는 그것을 변화시키면서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해 왔다.예전의 주거 기능은 자연에 순응하면서 추위와 더위를 피해 맹수의 습격을 방지하는 것이었지만, 산업화를 거치면서 자연을 지배하는 고에너지 소비와 자연 파괴적 형태로 변했다. 그렇지만 사람에게는 자연에 순응하려는 본성이 남아 있는가 보다. 전원주택이 아파트보다 더 자연 친화적인 건축이라고 생각하니… 심지어 건축가들조차 전원주택을 생태 건축이니 친환경 건축이니 하는 미사여구美辭麗句로 포장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전원주택의 첫 번째 허구성이다.과연 어떤 부분까지를 '전원주택의 허와 실'이라고 할지(다분히 필자의 주관적 생각이지만) 이번 글의 논제로 붙여 보고자 한다.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평수가 넓다전원주택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대개 단독주택이 아파트보다 평수가 넓다고 생각한다."우리 집은 40평 정도로 설계하고 거기에 방 3개를 넣고 거실도 넓게 하고… 기타 등등."이렇게 주문하는 이유를 되물어 보면,"지금 40평형 아파트에 사는데 그만하면 충분해요. 다른 곳에서 상담해도 특히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는 벽 두께가 얇기에 충분하다던데요. 전용면적도 없으니, 사실 40평형 아파트라고 해야 전용면적은 33평 밖에 안 되잖아요"라고 답한다. 과연 그럴까?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30평형 아파트에 준하는 단독주택의 평수는 대체로 35∼40평 규모가 적당하고, 단독주택에서 40평형 아파트와 같은 공간적 충족감을 느끼려면 50평 정도는 돼야 한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다분히 정신적(Physical) 요인 때문이다. 막상 '현재 사는 30평형 아파트 규모면 되겠다' 생각하고 세부적인 설계 상담에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넓은 거실에다 드레스 룸과 다용도실이 필요하고 또 ….'실제 전원주택은 아파트보다 생활 공간이 더 넓고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내재돼 있는 것이다.여기에는 계산적 착오와 주택 기능의 낮은 이해도라는 중요한 요인도 작용한다. 예를 들면 아파트는 보일러실이 필요 없고 현관 기능(방풍실)도 1층이 대신하지만 단독주택은 그렇지 않다. 또 아파트의 다목적 공간인 발코니가 단독주택에서는 다용도실 등 전용면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특히 2층 단독주택은 화장실 개수를 대부분 3개 정도 요구하므로 아파트의 2개에 비해 많은 면적을 요구한다.이러한 요인들을 감안해 면적을 계산하면 11.5평 정도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쉽게 생각해 아파트 평수보다 10평 정도 부가적인 공간이 있어야 한다.마감자재와 인테리어에 따라 달라지는 건축비가끔 고객들이 설계나 시공 상담 중 외부 마감자재는 좀 싼 것을 쓰고 인테리어 마감재는 좀 괜찮은 것을 쓰면 전체 공사비가 줄지 않는가? 라는 질문을 한다. 여기에 상당한 '허虛'가 있다.몇 억씩 하는 고급 외제차와 국산 중급 승용차의 가격대는 차이가 많다. 그런데 이것이 두 차종의 마감자재 차이에서 연유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물며 설계 변수가 자동차보다 훨씬 많은 주택은 더욱 그러하다.같은 평수/평면이라도 창문의 개수, 모양 그리고 평면의 요철凹凸 등에 의해 공사비 차이는 많이 난다. 즉, 올바른 설계〔實〕란 자동차의 경우 판매가가 1억 원이냐, 3000만 원이냐? 주택의 경우 평당 1000만 원대인가, 300만 원대인가? 하는 것을 먼저 정하고 여기에 어울리는 구법과 마감자재 그리고 평면과 입면 모양 및 공사 시공 상세를 결정해야 한다. 그냥 대충 그려 놓고 마감자재나 단순 인테리어에 의해 공사비를 설정하는 것은 뭔가 불균형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황토주택의 꿈며칠 전 황토벽돌을 생산하면서 황토벽돌집을 짓는다는 사람에게서 설계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 기둥·보(Post & Beam) 방식의 목구조로 2층 건물의 뼈대를 짜고 자체 시험치가 일반벽돌의 60퍼센트 압축 강도가 나오는 황토벽돌로 내·외부를 마감하려는데 설계를 맡아 줄 용의가 있는가 하는 내용이었다.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황토주택에 대해 다분히 '꿈'같은 생각으로 접근하는 사례를 본다. 황토주택의 실實은 뭐니뭐니 해도 생황토가 지닌 건강성과 친환경성일 것이다. 반면 황토주택의 허虛는 생황토가 지닌 물리적 성능인데, 생황토는 물과 반죽해 벽돌 형태로 성형하면 황토 알갱이들끼리 들러붙는 '점착력'이 매우 뛰어나 벽돌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또 벽에 바를 수도 있지만 일정 부피 이상 되지 않으면 수분 증발로 자체 압축 강도만 유효할 뿐 인장 강도를 인정받을 수 없다.대부분 생황토 벽돌집을 지을 때 벽돌과 벽돌이 맞붙는 부분에 줄눈용 시멘트 모르타르를 사용한다. 그런데 양생을 거치면서 시멘트 모르타르와 황토벽돌의 점착력은 사라지고 만다. 만에 하나 어떠한 외부적 충격으로 그 집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생황토에 점착력을 높이고자 시멘트나 약품 등을 첨가해 황토벽돌과 황토 모르타르를 만드는 사례를 가끔 접하는데, 이것이 과연 건강주택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필자의 공학적 상식으로는 황토벽돌을 사용한 주택은 1층 건물만 가능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 건축 구법처럼 하인방, 중인방, 상인방을 가구식으로 짜고, 그 사이에 벽돌을 적층식, 수평적으로 길지 않게 쌓아야 한다. 쉽게 말하면 생황토를 사용한 가장 표준적인 구조는 옛날 한옥 형태를 떠올리면 된다. 칸 구조 한옥의 단점은 황토의 낮은 인장력으로 방의 크기가 작다는 것이다.목조주택/스틸하우스의 허와 실전원주택의 대명사로 통하는 미국식 목조주택과 스틸하우스! 건식구조가 지닌 빠른 공기工期, 깨끗한 마감, 결로와 단열에 강한 건강주택!그야말로 건축주와 시공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훌륭한 건축 공법임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만, 가끔 광고 카피 등에 등장하는 허구적인 말들에 대해서만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한다.그 중 목조주택은 숨쉬는 주택으로 목재가 실내의 습도를 조절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어 내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식의 주장이다. 목조주택과 스틸하우스는 그 구법이나 주거성이 거의 닮은 형제와 같다. 목재나 스틸의 뼈대 위에 석고보드를 실내 쪽에 붙이고 페인트나 실크벽지 등으로 마감하므로 목조주택의 뼈대인 목재가 내부 주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에 가깝다. 그럼에도 목조주택/스틸하우스의 건식공법은 습식공법보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시킨다는 점은 분명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가장 적합하다고까지 말하고 싶다.건강 주택 자재의 꿈건강과 장수에 대한 꿈은 진시황이나 가난한 사람이나 모두에게 공통된 관심사일 것이다. 당연 건강 제품이라면 불티나게 팔릴 수밖에 없으며, 그 바람을 이용해 유사 건강 제품이나 성능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도 메스미디어 케이블을 통해 널리 퍼져 나간다.얼마 전 TV에서 방영됐듯 시중 건강 건축 자재의 효능에 대해 너무 믿지 말라는 경고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자 한다. 특히 천연 무늬목, 실크벽지, 황토, 옥 등 지구상의 좋은 말들은 모두 이러한 제품들을 위한 수식어처럼 붙어 다니기에 더욱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전원에 집을 짓고 사는 것만으로 우리는 이미 친환경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사소한 마감 자재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도리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아내와 함께 살고 싶은 남은 삶… 아내도 애절하게 원하는가유교적 가부장제도 아래서 살아온 많은 남편의 가정생활은 아내라는 동반자의 보살핌과 희생 속에서 지속돼 왔다. 한국의 많은 남편은 직장생활의 스트레스와 직장 동료 친구들과 지속되는 음주문화로 인해 가정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 키우고 정원 가꾸고, 또 아내와 차 한 잔 나누며 담소하는 생활 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남편은 퇴직을 앞두고 전원생활의 꿈을 키운다. 여기에는 전원에서 함께 지낼 아내의 라이프 스타일과 원하는 바를 꼭 체크해 넣어야 한다. 예산 수립에서부터 집 설계 등등. 부단히 아내와 상의하면 좀더 행복한 전원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일례로 남편이 병을 얻어 요양 차 전원생활을 하는 경우와 아내가 병을 얻어 전원생활을 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후자가 대체로 더 보람된 전원생활을 유지하는 사례가 많은 것을 보았다. 이유인즉 후자의 경우 남편이 아내를 위해 집을 짓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출발했기 때문이다.출가한 자녀들과 손주들이 진정 원하는 공간은필자의 고객 중에는 정원에 풀장을 만들고 손주들을 위해 놀이방까지 만들었다. 그 고객이 궁극적으로 원한 것은 바로 전원주택에서 쓸쓸한 노후를 보내지 않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노부부가 필요한 공간은 30∼40평 단층이면 족한데, 여기에 2층을 앉혀 아이들 방을 별도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다.여기에 전원주택 평면 설계의 허가 숨어 있다. 주택 설계에 있어 자녀를 위해 방을 별도로 준비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든 방의 기능은 고작 자식 내외와 손주들이 잠자는 기능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입주 후 세월이 지나면서 자식들의 발걸음도 점점 뜸해 질 수밖에 없다.여기에 실을 챙기려면 이러한 방들의 기능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를테면 평면상 본채와 별채(자식 공간)를 별도로 두어 덱(Deck)으로 연결하되 그 안에 화장실/간이 싱크대 등을 넣는 것이다. -건폐율만 문제없다면- 실지로 그러한 집에서는 자녀들이 그 방에서 느끼는 독립성과 편안함으로 인해 자주 부모님을 방문하게 된다. 물론 이곳에는 손주들을 위한 인터넷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별채의 방들을 후미지고 어두운 곳이 아닌 정원이 보이는 좋은 곳에 배치해야 한다는 점이다.그 지역 인허가는 까탈스러워 그 지역 건축사에게 맡겨야필자는 전국을 돌면서 일하다 보니 타칭 '전국구 건축사'가 됐다. 그렇지만 늘 상 듣는, 심지어 인허가 담당 건축공무원에게서도 '아니 겨우 이런 주택 하나를 서울에서 설계해서 오셨네요'라는 말을 듣곤 한다. 한심한 이 나라의 풍토가 아닐 수 없다. 좋은 집을 짓기 위해 프랑스에서 건축가를 모셔 오면 어떻고 또 미국에 설계를 의뢰하면 어떤가? 전원주택을 설계하는 것이지 주택 인허가를 내기 위해 설계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인허가에만 정통하다는 지역건축사에게 꼭 설계를 의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구라 불리는 필자의 경우, 아직도 인허가 특히 준공을 못 내어 문제가 된 현장은 없기 때문이다.나의 삶 나의 인생을 반영한 건축물 그것은 곧 건축 작품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 또 들어야 하는 건축주의 말은 '집을 건축사인 당신의 작품이라 생각하고 잘 해 주세요'하는 것이다.필자가 항상 강조하듯 전원주택은 건축가의 작품이 아닌 건축주의 삶과 재력과 부부 간의 행복 지수와 라이프 스타일 등을 반영한 가장 기본적인 생활의 도구이자, 생활 환경의 제일 중요한 환경적 공간이다. 지나치게 건축 작품적으로 설계한 집에서 삶의 공허함 내지는 불편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삶에 가장 충실한 주택이 되도록 지어야 한다. 그 집 속에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커피 잔을 통해 진한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고 또 창문을 열면 자연의 시원함이 피부 속까지 파고들어야 비로소 삶의 작품이 될 수 있다.전원주택의 재산적 가치와 행복지수의 가치포천에 조그만 집을 설계 중인데 건축주는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를 들려준다."그곳에 집 지으면 5년 후에 집값은 다 날아가고 땅값만 남을 게 뻔하니 비싸게 짓지마!""누구는 전원생활을 하다가 견디지 못해 다 팔고 다시 서울로 나왔대!"사실 학군이나 병원, 편의시설 등 사회 환경이 좋지 않은 전원주택을 부동산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모두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전원생활을 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전원생활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단순히 부동산적 가치로 전원생활을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인 듯싶다.우리가 느끼는 삶의 행복지수는 꼭 돈만으로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 간의 행복 지수가 높아질 수만 있다면 전원주택의 부동산적 가격 요인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동산이 아닌 행복지수가 얼마나 올라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여기서 전원주택의 허는 아무리 싸게 지어도 건축주의 행복 지수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가치 없는 투자가 될 것이요, 실은 많은 돈을 들였더라도 그것이 건축주의 행복 지수를 높여준다면 헛된 투자는 아니라는 점이다.전원주택은 퇴직 후에 거주하는 공간인가전원주택은 성공한 40, 50대나 그렇지 않으면 퇴직 후에나 살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이 안타깝다.지금도 그렇지만 급속한 도시화와 젊은 층의 탈시골로 인해 농촌에 사는 총각들은 장가가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 소리가 나지 않고 이로 인해 교육 환경은 도시보다 더욱 불리하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전원주택이나 펜션 등에 대해 지금처럼 까탈스럽게 농지전용부담금이니 현지에 6개월 이상 거주해야 주택을 지을 수 있느니 하는 등의 규정을 과감히 철폐하거나 제고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여 젊은 층에서도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좀 더 나아져 도시와 전원이 모두 살기 좋은 균형 있는 국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田글 최길찬<신영 건축사사무소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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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 전원주택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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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짓는 집을 실천하는 신영건설
- 마음으로 짓는 집을 실천하는 신영건설 최길찬 대표 건축설계 과정에서 건축주와 세부적인 협의를 거쳐 시공계획을 수립, 착공에 들어가는 One Stop 서비스를 구축했다. 설계의 디자인 적인 요소와 기능적 측면을 고려하고, 완공 후 발생할 수 있는 하자에 대한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공법 선택이 우선시 돼야 한다. 그래야 건축주의 만족감은 최대가 된다. 신영건설은 스틸하우스 및 목조의 건식공법 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RC공법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연혁 ·2001년 4월, 신영건축사사무소 설립 ·2002년, 강구조작품상 주택부문 설계 은상 수상 ·2004년 4월, 주택건설 전문 회사인 '태정건설' 설립 ·2004년 7월∼2006년, KBS 6시내고향 <백년가약> 진행 참여 ·2004년 12월, '태정건설'을 '신영건설'로 변경 주요 시공 실적(2003년 이후) ·경기 인천 '무위도 펜션' 설계·시공(스틸하우스) ·강원 인제 '바람부리' 펜션(스틸하우스) ·충남 태안 (주)한길ENG 연수동 설계·시공(미국식 목구조) ·강원 춘천 '이니스프리' 펜션 설계·시공(스틸하우스) ·강원 홍천 '오렌지페코' 펜션 설계·시공(철근콘크리트 + 스틸하우스) ·경기 양평 고기리주택(1) 시공(철근콘크리트조) ·경기 양평 고기리주택(2) 설계·시공(철근콘크리트 + 목조주택) ·경기 인천 무위도주택 시공(스틸하우스) ·경기 화성 송라리주택 설계·시공(스틸하우스) ·경북 포항 지곡동주택 설계·시공(스틸하우스) 외 다수 신영건설은 전원주택 설계·시공에 관련된 최고의 전문가 그룹이 모여, 건축주들에게 전원 속의 꿈을 실현시켜 주고 있다. 2004년부터는 삼성그룹의 지원을 받아 한국 농어촌 숙원사업 해결의 밑거름이 되고자, KBS-1TV 6시 내고향 <백년가약> 프로젝트의 건축사 및 시공사로 제작 출연 중이다. 또한 회원 8000여 명의 Daum카페 <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 온라인 모임을 통해 전원주택의 허와 실, 아름다운 전원 속 삶 이야기 등을 전하고 있다. 신영건축사사무소를 함께 운영하므로 기획에서 설계·시공까지 편리한 ONE-STOP 서비스와 예산 설립에서 인허가까지 깔끔한 마무리 및 프로젝트 메지니먼트가 가능하다. 현재 공사총괄 CM, 시공 1·2팀, 공무 및 영업팀을 운영 중이다. 설계협의는 반드시 현장답사 후 진행을 하되, 건축주의 건축개념 및 대지조건 등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구조 형식을 제안한다. 스틸하우스 구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외부마감재는 벽돌이나 돌, 타일, 목재 및 유리 등을 혼합한 형태로 배치하여 보다 고급스런 느낌의 마감을 추구한다. 그 형태 또한 소위 전원주택 풍의 외부 디자인보다는 곡선지붕이나 이미지월 등을 적절히 배치해 모던한 형태를 가미한 '퓨전스타일'의 외형을 표방한다. 내부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과 사용자를 고려한 디자인을 하되, 건축주의 성향이나 생활이 그곳에서 묻어나고 가족의 이야기가 만들어 질 수 있는 집을 추구한다. 신영건설 서울시 동작구 동작동 102-31번지 환3빌딩 3층 301호 TEL : 050)2710-0494 http//cafe.daum.net/greenhousing 62평 복층 스틸하우스 커튼월에 자연을 담은 집 조경사업자 김동만 씨는 화성 송라저수지 주변 대지 300평에 연면적 62평의 2층 스틸하우스를 앉혔다. 한 사찰에서 절터로 사용하기 위해 매매를 요청해 왔을 정도로 풍수지리상 위치가 좋은 곳임을 강조했고, 최길찬 건축사도 그러한 지형 조건을 살려 설계에 반영했다. 평면 구성은 공용공간인 거실과 식당을 중심으로 배치하고, 2층에는 서재와 침실에서 함께 사용하는 발코니를 냈다. 동서로 길게 배치한 집이지만, 1층 동쪽 끝 주방이나 2층 동서쪽 끝 덱 그리고 딸의 방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하나로 연결돼 있다. 긴 복도를 연결하는 중간벽들에 여러 개의 창(내부 고정창 포함)을 내 서쪽의 유실수와 화목(花木)들이 보이도록 시각적으로 직선화한 것이다. 이러한 기법으로 인해 밖에서도 현관문의 중간에 뚫린 유리와 중문유리를 통하고, 마지막으로 공용화장실 전실을 통해 뒤쪽의 산이 보인다. 열 십(十)자의 다소 복잡한 평면 구성이지만, 집안의 움직임을 쉽게 파악하여 가족 간의 관심거리를 좁히고자 했던 것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송라리 ·건축형태 : 복층 스틸하우스 ·연 면 적 : 62평 ·외벽마감재 : 벽돌+방부목 사이딩+커튼월(복도) ·지붕마감재 : 동판각재심기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재 : VP +실크벽지 ·바닥마감재 : 온돌마루+타일(RAGU+PALATIUM)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35, 50평 복층 철근콘크리트조 펜션 삶의 향기 그윽한 'ALTUS' 'ALTUS' 펜션은 펜션지기의 살림집이 딸린 관리동과 5개의 객실을 갖춘 숙박동으로 구성돼 있다. 콘크리트조로 지었지만 벽돌과 방부목으로 외장을 마감해 콘크리트 특유의 딱딱한 느낌을 줄였다. 겨울철에는 주변의 스키장을 찾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지만, 홍천강 유원지와 팔봉산 등이 있어 여름은 물론 봄가을에도 방문객의 발길이 꾸준하다.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한 펜션지기 황인대 씨는 퇴직 후 전원에서의 여유로운 노년생활과 경제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펜션 운영을 선택했다. 그의 퇴직 시기에 맞춰 2003년 6월에 공사를 시작, 12월에 문을 연 'ALTUS' 펜션은 설계에서부터 손님들의 자연스러운 동선을 중요하게 여겼다. 펜션 입구에 주차를 하면 자연스럽게 관리동으로 향하게 되어 있고, 관리동을 지나 숙박동으로 이동할 때도 객실 후면으로 이동하도록 해 손님들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확보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 ·건축형태 : 철근 콘크리트조 ·연 면 적 : 85평(관리동 35평, 숙박동 50평) ·외벽마감재 : 벽돌 +버티칼 방부목 ·지붕마감재 : 금속기와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바닥마감재 : 원목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80평 복층 목조주택 풍요로운 녹지의 '은평재(恩平齋)' 윤혜영·정해란 부부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교육환경과 문화시설을 고려해 일산의 마두동을 택했다. 서울시와 가까우면서도 전원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자인 부부는 집 이름을 '은혜'와 '평강'이라는 뜻의 '은평재(恩平齋)'라고 붙였다. 은평재의 거실은 일반적인 거실보다 천장을 90센티미터 정도 높여 안정감을 유지했고, 거실과 식당으로 연결된 통로 양쪽으로 전면창을 내 일조권과 조망권을 확보했다. 또한 현관과 마당을 연결하는 덱(Deck)은 영구히 썩지 않는 말라스 소재를 사용했다. 1층에는 거실과 부엌, 서재 등을 두어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부부와 자녀가 사용하는 공간은 2층에 두었다. 안방에는 욕실을 따로 두지 않고, 드레스룸으로 연결된 욕실을 자녀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 ·건축 형태 : 2층 목조주택 ·연 면 적 : 60평(1층 40평, 2층 20평)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사암, 패어글라스 커튼월 ·지붕마감재 : 징크패널 거멀접기,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천연페인트 ·바닥마감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수입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지역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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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짓기 정보
- 건축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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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짓는 집을 실천하는 신영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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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바닥재 정보 총집합 종류 특성 가격, 미리 알고 선택해야 후회 없다
- 자재정보 마루바닥재 정보 총집합 종류 특성 가격, 미리 알고 선택해야 후회 없다 -------------------------------------------------------------------------------- 클래식 음악이 잘 어울리는 거실, 커피 향기가 그윽하게 베어있는 듯한 거실, 부드러운 미소가 숨쉬는 거실. 이런 분위기가 나는 전원주택이라면 거실이라는 말보다는 삶의 향기를 마시는 공간이라고 해야한다. 마치 한적하고 운치있는 교외형 카페 같다. 비싼 가구와 소품 때문일까? 그건 아니다. 거실 인테리어의 핵심 소재 바로 마루바닥재의 품격이다. 거실의 분위기를 100%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거실에서 마루바닥재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남의 집 거실에 쓰인 바닥재를 그대로 따라 할까? 모방도 좋지만 무엇이든 맞춤으로 가는 시대, 내 집 분위기에 내가 가진 돈에 내가 원하는 취향에 맞는 마루바닥재는 어떤 것인지 찾아보자. -------------------------------------------------------------------------------- PART 1. 마루바닥재 종류와 특성 최근 들어 주택문화의 고급화와 다양화 추세에 따라 마루재의 종류도 특성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세분화되고 있다. 특히 거실공간은 현대인에게 있어서 휴식, 손님 접대, 실내 운동, 가족모임 등 다양한 공간기능을 연출함에 따라 과거 안방의 중요성이 거실로 옮겨졌다. 이같은 경향은 거실의 크기 확대라든가 인테리어의 중요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마루바닥재 또한 고급화 개성화를 추구한 자재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바닥재의 종류와 특성을 알아보자. 마루재는 소재에 따라 천연자재, 온돌마루, PVC 이 세가지로 나뉜다. 천연자재 영구적인 자재로 무늬목이 가장 많이 쓰인다 천연자재는 다른 물질과 합성시켜 가공한 것이 아니고 천연소재 그대로를 자재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천연자재로는 천연무늬목으로 원목의 종류에 따라 체리, 오크, 비취 등으로 나뉜다. 이들 천연무늬목은 고급 원목으로서 밑에서 습기가 올라와도 나무 자체가 숨을 쉬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데다 등을 대고 누워있어도 땀이 차오르지 않을 만큼 좋은 자재이다. 또한 나무가 지닌 특성상 영구적인 자재라고 할 수 있다. 무늬목외의 천연자재로는 대리석과 생황토가 있는데 대리석의 경우 과거엔 고급 아파트나 빌라의 마루재로 많이 사용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안전성과 인테리어 경향의 변화에 따라 대형건물의 고급 바닥재로 주로 사용되는 편이다. 생황토는 최근 몇 년사이 황토흙의 유행에 따라 생겨났는데 시멘트와 같은 형태의 원료로 되어 있어 대다수의 마루재는 시공하는데 있어 하루면 충분한데 반해 생황토는 건조하는데 7~10일 정도가 걸린다. 황토 전원주택이라든가 농가주택을 개조할 경우에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카페와 같은 공간의 인테리어용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온돌마루 천연무늬목과 외관상으로는 동일하나 합판에 원목을 입힌 것 온돌마루는 합판에 천연무늬목을 입힌 것으로 외관상으로는 천연무늬목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수려한 특징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온돌마루는 크게 세가지로 7mm, 9mm, 12mm가 있는데 7mm 자재의 경우 합판 위에 천연무늬목 1mm를 HPM 래핑한 것을 말한다. 7mm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격인 9mm는 합판 위에 천연무늬목만 1mm 입힌 것이며 온돌마루중 최상품인 12mm는 천연무늬목 5mm를 입힌 것이다. 이들 자재는 왁스를 제대로 발라주면서 관리에 신경을 쓰면 오랫동안 제기능을 발휘해 반영구적이라 할 수 있는데 관리를 소홀히 하면 흠집이 나거나 표면이 뜨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 PVC자재 청소하기 간편하나 수명기간 짧은 것이 단점 PVC란 각 종류별 원료를 화학재료와 합성하여 가공한 마루바닥재로 황토방, 한지장판, 모노륨, 우드륨, 마모륨 등 다양하다. 이중 마모륨은 PVC자재중 유일하게 수입제품으로서 형태는 국산과 동일하나 효능면에서 차별화되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제품들은 대체적으로 미관상 깔끔하고 물걸레질을 해도 되는 등 청소하기에 좋은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밑에서 습기가 차오를 경우 이를 소화시키지 못해 바닥 시공이 부실했다거나 오랫동안 불을 넣지 않으면 곰팡이와 같은 문제점이 생겨날 수도 있다. 또 책상이나 가구들이 있던 자리는 무게감을 버티지 못해 움푹들어가기도 하는데 그때그때 펴주지 않으면 자국이 없어지지 않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수명기간은 보통 5년 정도로 보고 있다. PART 2. 마루바닥재 종류별 가격 천연자재 천연무늬목 40만원 이상, 생황토 18만원선 천연무늬목은 마루바닥재중 가장 고가로 이태리를 비롯한 외국에서 수입해 온 제품이다. 따라서 가격대는 평당 40-45만원선으로 시공비와 걸레받이 까지 합치면 평당 44-50만원대를 호가한다. 대리석의 경우엔 일정한 가격선이 없을 만큼 부르는 게 값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원주택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는 못하다. 생황토는 건강을 추구하는 이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어 평당 가격이 시공비를 포함해 18만원 선으로 국산자재로서는 단가가 높은 편이다. 온돌마루 12만원에서 18만원 선, 도매구입시 20%낮게 구입 가능 온돌마루는 전량 수입제품으로 미리수에 따라서 가격이 각각 다르다. 7미리의 경우 평당 12만원선, 9미리 15만원선, 12미리 18만원선으로 보통 판매되고 있는데 시공비를 포함할 경우 평당 4만원선 정도씩 더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단 구매처에 따라서 가격은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유통경로를 잘 알아서 도매가격으로 구입할 경우엔 20%정도 낮은 가격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PVC 5만원 이하에서 가격 형성, 단 마모륨은 6만5천원선 PVC 제품들은 대체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다. 황토방의 경우 1만8천원에서 4만원까지 종류별로 다양하며 우드륨도 1만8천원선에서 4만3천원선까지 여러 종류로 나뉜다. 한지장판 역시 5만원대 이하에서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으며 모노륨의 경우엔 2만원에서 2만5천원 선이면 가능하다. 그러나 마모륨의 경우엔 약간 가격이 높아 평당 6만5천원선은 잡아야 하는데 이는 수입품이 많은데다 일반 PVC자재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가격들은 평당 가격이며 시공비를 포함한 가격이다. (가격선은 특정제품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고 일반적인 가격선이므로 브랜드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PART 3. 시장 정보 알아보기 을지로, 논현동 자재시장 찾아가면 손쉽게 해결된다. 남의 집 마루가 아무리 좋고 맘에 든다하더라도 똑같은 자재 동일한 디자인으로 하자니 웬지 껄끄럽게 느껴진다. 자재 종류별 카다로그를 열심히 보긴 했지만 실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느낌은 어떠한지 가격은 얼마나 하는지 좀더 상세하게 알아보고 선택을 하고 싶다면 일단 시장에 직접 찾아가 일일이 눈으로 보는 것이 궁금증 해결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할까? 서울을 중심으로한 수도권 마루바닥재 시장은 크게 3곳으로 을지로 바닥재시장, 논현동 건축자재 상가, 대리점과 수입품 전문매장 등이다. 논현동 건축자재시장 을지로 3가에서 4가 사이에 형성돼 있는 자재시장은 역사가 오래된 시장으로 20여개의 전문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중저가 자재들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다양한 자재들을 두루 구경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역 인근에 위치해 있어 교통이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또 오랫동안 자재만을 취급한 전문가들이 많아 자재특성이나 시공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소량을 구입하는데도 무리가 없다. 논현동 건축자재시장 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형성된 논현동 건축자재 시장은 다래, 기린, 논현건축자재 백화점 등 대형 상가 여러개가 한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 상가들은 타일, 벽지, 벽난로, 바닥재 조명 등 층별로 다양한 자재들을 전시 판매하고 있어 마루재 외의 다른 자재들도 함께 구입할 경우엔 이곳을 찾아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일반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고급스런 제품들도 쉽게 찾을 수 있어 양질의 고가제품을 찾는다면 한 번 들러볼 일이다. 지하철역과 떨어져 있어 교통이 불편하므로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리점과 수입품 전문매장 엘지화학, 고려화학, 코오롱, 현대, 이건, 성창 등 마루재를 생산 판매하는 대기업들은 전국 각지에 대리점망을 형성하고 있어 원하는 브랜드의 본사에 문의하여 가까운 대리점이나 영업소를 찾아가면 가격이나 자재 종류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볼 수가 있다. 페르고와 같은 외국계열 업체 또는 수입품 전문업체들은 강남구 논현동 지역(도산대로변)에 주로 위치해 있으며 전시장과 상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직접 방문하면 자세한 정보와 상담을 구할 수 있다.田 ♥주요업체 상담 및 문의 엘지화학: (02)3773-3590 / 성창: (051)260-3455~6 이건: (032)8708-661~5 / 구정마루: (02)518-7778 페르고: (02)3443-7981-4 / 아로마화학: (02)478-7871 대흥황토: (032)693-4225 집과 마루바닥재의 궁합(소재별) 목조주택, 통나무주택 - 집 자체가 고풍스럽고 전체를 구성하는 것이 나무이기 때문에 생황토 우드륨 한지 종류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집의 품격을 하락시키므로 다소 돈이 들더라도 천연무늬목이나 온돌마루로 시공하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에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스틸하우스 - 비교적 무늬가 적고 단색으로 된 모노륨이나 우드륨이 적합하다. 생황토나 천연 무늬목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조적조 - 조적조는 일반적인 형태의 집이므로 특별히 궁합을 맞출 필요는 없다. 조금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원할 경우엔 온돌마루를 택하는 것이 좋고 일반적인 자재로는 우드륨이나 황토방 등이 적합하다. 흙집 - 흙집의 특성상 황토방이나 생황토로 시공을 하는 것이 잘 어울린다. 또 한지를 소재로한 시공도 적합하다. 향토적인 색체가 짙은 전원주택이므로 전체적인 톤과 잘 맞기 때문이다. 여기 가면 정보가 솟아난다 - 엘지 데코빌 데코빌은 서초구 양재사거리에 자리한 엘지화학의 홈인테리어 전시관이다. 이곳에는 인테리어의 설계에서부터 주택시공과 관련된 각종 자재를 전시하고 있는데 마루재는 물론이고 벽지, 욕실, 창호 등이 실물로 전시되고 있어 다양한 정보를 얻는데는 제격이다. 또한 전문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홈인테리어 상담 및 설계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 안내: (02)3489-7389, 7390 전문가의 마루바닥재 선택 어드바이스 싸다고 무조건 선택 말고 여러 곳 둘러보며 가격 비교 후 선택하라 한국예건 안덕형실장 최소한 3곳 이상을 둘러보아라 - 전문매장 한두 곳만 둘러보고서 눈에 띄는 제품이 있다하여 성급하게 제품을 선택할 경우 가격이나 디자인면에서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일단은 최소한 3-4곳 이상을 둘러본 후 자제 종류를 선택하고 다수의 브랜드중 가격을 비교하여 결정하면 후회가 없다. 싸다고 무조건 선택하지 말아라 - 자재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너무 싸다면 한번쯤 의심을 해보아야 한다. 특히 수입원목의 경우 평당 가격이 보통 40만원대 이상을 호가하는데 간혹 일부에서는 10만원대에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원산지가 인도네시아나 태국 등지에서 덤핑으로 들어온 것으로 시공 후 시간이 지나면 표면이 뜨거나 기타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대리점은 믿을만하다 - 자재확보는 촌급을 다투는 상황인데 자재시장 정보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주요 메이커 대리점을 찾는 것도 안전한 방법중의 하나다. 브랜드마다 약간의 가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적어도 크게 손해를 보거나 속지는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고급제품이 아닌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할 경우엔 대리점을 몇 곳 둘러본 후 결정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수입산 원목은 15일 정도 시간을 두고 선택하라 - 천연무늬목을 선택할 경우 시공일자에 임박해 제품을 구입하려 한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채리목, 비취, 오크 등은 전량 수입품인 관계로 늘 재고가 확보돼 있다는 장담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매장에 가서 샘플을 보고 선택을 했는데 재고가 전혀 없어 수입을 해야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럴 경우 현지로부터 수입상에게 제품이 전달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보통 10-15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전문지식이 없을 때엔 시공도 의뢰한다 - 건축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제를 별도로 준비하고 시공 또한 일반 업체에 맡길 경우 자칫하면 하자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그에 따른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전문지식이 없을 경우엔 자재를 구입하면서 시공도 함께 의뢰하면 된다. 자재판매처에서 시공업자를 추천하거나 일괄 책임질 경우 사후 발생 문제가 적으며 설령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공시 시공후 완벽한 점검과 관리는 이렇게 한다 - 마루재를 깔기 이전에 바닥 시공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는지 점검해야 한다. 특히 시멘트가 완전히 건조되었는지의 여부 확인이 중요한데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마루를 시공할 경우 곰팡이가 생기거나 습기가 차오르는 문제가 발생한다. - 시공 이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사항중 하나는 바닥이 고른지의 여부다. 울퉁불퉁 튀어나왔을 경우 그 상태에서 시공을 하면 부분부분이 뜨거나 높낮이가 일정치 않아 재시공 해야 한다. - 한 여름일지라도 마루에는 가끔씩 불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장마철의 경우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해 주기 때문이다. - 온돌마루나 천연무늬목의 경우 시공후 곧장 반드시 마른걸레를 이용해 바닥재 왁스로 닦아주면 좋다. 왁스로 닦아줄 경우 수명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왁스로 닦아주기 이전에 물걸레질을 하면 수명이 짧아진다. 마루재생산 주요업체별 브랜드 특징 이건마루 기술력으로 공인받고 있는 고품질 제품 '듀라'와 '제나' 30년동안 종합목재 전문회사로 성장해온 온돌용 목재바닥재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KS 마크를 획득하면서 온돌마루 생산에 대한 기술력과 고품질 고감각을 인정 받고 있다. 주거용 온돌마루로 이건이 선보이고 있는 주력제품은 듀라(DURA)와 제나(GENA)이다. 듀라(DURA)는 오크수종의 자재로 두께는 7.7미리이며 표면단판을 목재분야 첨단기술로 처리한 제품이다. 목재의 내마모성과 치수 안정성, 내오염성, 내긁힘성 등이 뛰어나 뒤틀리거나 수분에 약한 목재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시킨 것이 특징이다. 오크, 체리, 뷔치, 버치, 매플 등 5가지 수종으로 10여종의 제품군을 이루는 제나(GENA)는 7.5미리의 두께로 충격에 강하고 천연나무의 감각이 한결 살아나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구정마루 양질의 원목에 6회 이상 도장처리로 질감, 자연친화감 살려 지난 10여년간 해외우수한 브랜드의 마루재를 내수시장에 공급해온 구정마루는 최근 들어 자체 전자동라인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의욕에 찬 단일브랜드 ‘구정마루'를 선보이고 있는 마루 전문업체이다. 구정마루가 사용하는 원목들은 유럽산 비치, 북아메리카산 오크와 체리 그리고 메이플 등으로 최적의 산지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원목들이다. 또 마루 기판은 내구성을 높이기 위하여 말레이시아산 최고급 내수합판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항균바이오 도장처리와 6회에 걸친 UV 도장처리로 원목의 질감과 자연친화감을 최대한 살리고자 한 것이 장점이다. 페르고 70년 노하우를 바탕으로한 전원풍의 환경친화제품 세계적인 마루바닥재로 잘 알려져 있는 페르고는 70여년이 넘는 제조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페르고 오리지날'과 ‘페르고 실렉트'를 선보이고 있다. 페르고의 특징은 양질의 자재와 수준높은 제조공법에 의해 탄생한 제품이라는 점 외에도 환경과 안전을 고려한 환경친화제품이라는 점과 유럽 마루재의 수준을 상회하는 내마모성이 뛰어난 제품이라는 점, 바닥재의 표면이 특수강화처리되어 청소가 용이하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전원풍과 로맨틱풍의 분위기가 제품에 잘 반영되어 있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성창마루 자연미와 보행감 고려한 제품, 주문생산 시스템으로 인기 몰이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수출까지 하고 있는 성창마루는 우리 고유의 온돌문화에 잘 맞아떨어지는 온돌마루 ‘하투드', 북유럽풍의 비온돌용 마루 ‘스칸우드', 사무실과 매장 바닥장식재 ‘세라우드' 등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성창마루의 특징은 자연미와 보행감이 뛰어나다는 점과 소비자가 원하는 규격의 제품을 원하는 시간에 공급해주는 주문생산 시스템 그리고 철저한 하자보수와 애프터서비스를 철칙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80여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기업답게 내수시장은 물론이고 해외수출에도 한몫을 하고 있으며 우리의 문화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는 것을 브랜드 이미지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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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바닥재 정보 총집합 종류 특성 가격, 미리 알고 선택해야 후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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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피어나는 충주 '민들레 카페'
-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벗어나 38번 국도에 접어들자 눈앞에 펼쳐진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채 지지 않은 눈꽃 감상에 젖어 있다가 차창 밖으로 슬며시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눈길을 주니 멀리 충주댐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한 번은 찾는다는 충주호의 물안개는 보는 이의 넋을 잃게 할 만큼 매력적이다. 충주호유람선 선착장을 지나 굽이굽이 산길로 접어들다 보니 산중의 그윽함을 빼닮은 한옥 한 채가 시야에 들어온다. '민들레'를 알리는 간판을 지나 돌담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눈으로 뒤덮인 뜰과 곳곳의 수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업 준비로 한창인 카페지기가 단걸음에 달려와 방문객을 맞는다. 아침 햇살이 가득 찬 카페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제철 모과로 담근 차라며 정성스레 건넨 모과차 한 모금을 들이키자 민들레 가족 이야기가 시작됐다. 민들레 가족 이야기"민들레는 우리 형제가 10년 동안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함께 일궈 온 카페입니다."아는 사람들만 즐겨 찾는다는 전원카페 민들레. 다소 외딴곳에 자리 잡았음에도 항상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이 카페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2002년, 형 안연혁 씨는 10년 차 베테랑 호텔리어, 8살 터울의 동생 안연철 씨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당시 경제적 형편으로 이들과 부모, 네 식구는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안연혁씨는 생각했다. 더 늦기 전에 식구를 한데 모아야겠다고. 무수한 고심끝에 내린 답은 전원카페.본격적으로 카페 준비에 나서며 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동생자취방을 알아보러 들른 충주에서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만났다.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 했던가. 마침 그곳이 어머니 지인의 소유였던 것이다.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땅과 건물을 매입한 그해 여름,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외관은 기존 한옥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내부는 모던하게 꾸몄다. "여느 전통찻집과 같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연령층이 부담없이 와서 즐기도록 말이지요."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것을 형제가 직접 작업했다. 넉넉한 형편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비용을 아끼고자 발품을 팔아 값싸고 질 좋은 자재를 구입했다. 카페 의자들은 폐교 과학실에서 개당 3천 원에 구입해 페인트칠만 했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처음 해보는 목공 일임에도 힘들다는 생각보다 즐거운 마음이 컸다고 한다. 산중 구옥은 이듬해 초 형제의 정성스런 손길이 녹아든 전원카페 민들레로 다시태어났다. "민들레라는 이름은 어머니가 생전에 지어주셨어요. 밟아도 죽지 않는긴 생명력을 본받아 강인하고, 사람들이 흠모하는 아홉 가지 덕을 지녀'구덕초'라는 또 다른 이름을 지닌 것처럼 덕을 두루 갖추기를 바라셨지요." 날마다 새롭게 변화하는 카페내부는 은은한 조명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소박하지만 빈티지한 매력으로 소녀적 감성을 자극한다.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며 레코드판, 사진, 엽서 등 다양한 소품들은 형제가 틈나는 대로 모아뒀던 것들이다.형제는 아쉽다. 오는 손님마다 정성과 시간을 들인 실내보다 야외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손님 입장에서는 이곳까지 와서 안에서 시간을 보내긴 싫을 것이다. 이러한 고객 마음을 헤아린 형제는 외부에 공을 들이기로 했다. 햇볕이 심한 여름을 대비해 그늘이 좋은 느티나무와 벚나무를 심고, 가을을 위해 단풍나무까지 심었더니 여름, 가을에는 정원 전체가 수풀로 빼곡하다. 그리고 덱을 확장하면서 테이블을 더 놓고, 둘러앉아 모닥불을 피울 공간도 만들었다. 카페엔 뚝딱뚝딱 형제의 망치 소리가 그칠 날이 없다. 테이블부터 의자, 선반 등 카페에 필요한 가구들을 직접 만들다 보니 어느덧 도구들이며 자재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 작업실까지 따로 만들어야 했다. "손님들이 올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카페를 알아봐 주더라고요. 그게 우리 솜씨인 걸 알고는 신기해해요. 가끔 가구 제작이나 인테리어 문의도 들어온답니다.""카페를 찾은 손님을 우리가 집으로 초대했다는 마음으로 대해요. 그래서 방문한 손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히 쉬었다 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리고 정확한 계량으로 만들어지는 비슷한 맛 대신 민들레는 정성스런 손길로 만든 건강한 맛을 내어 드리고 싶어요." 손님들이 이런 형제의 바람을 알았을까?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대추차의 인기가 가장 높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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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피어나는 충주 '민들레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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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돌, 산과 물이 있는 광주 2층 통나무카페 ‘석천산방’
- 주택 설계 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전통적인 한옥식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처음 의도했던 웅장하고 수려한 비행기 모형에서 봉황의 기품 있는 형상을 모델로 했다. 용마루 처음 부분을 새머리모양으로 조각해 마치 한 마리의 봉황과 같이 재현한 것이 그것. 공사기간은 2년을 꼭 채워 1998년에 준공식을 가졌다. 건축은 올 나취(All-Notch) 방식으로 통나무를 옆으로 눕혀서 맞춤을 통해 우물정(井)자로 쌓았다. 목재는 쉽게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은 미국산 햄록 소나무를 사용했다. 운영주 오경환 사장은“흔히 통나무 주택의 단점은 바람이 불면 바람이 들어오고 벌레가 많이 낀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목재함량 수분이 빠져나갈 것을 생각하고 방부, 방충의 기초제에 신경을 쓰면 별다른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습니다.”라고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높고 푸른 하늘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감이 익어 가는 계절, 배낭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용기가 그립다. 따스한 차 한잔으로 일상의 시름을 달래고 풀 향기 가득한 산열매비가 내리는 곳. 진실된 마음으로 정 깊은 이의 따뜻한 가슴을 느끼며 묻어 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곳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통나무카페 ‘석천산방’이다. 곤지암 I.C를 나와 양평 쪽으로 난 자그마한 길을 2킬로미터쯤 달리다 보면 상열미 다리에서 좌측으로 난 계곡을 따라 오르자 그림에서나 본 듯한 통나무집이 보인다. 특히 이곳은 사방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곳에 위치해 있어 카페 내부에서 비치는 하늘은 더욱 파랗다. 맑은 공기, 적막함을 사랑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에게 차 한잔을 대접하고 싶은 주인의 마음이 대신 전해진다. 카페 입구에 이르면 자신의 신발을 벗어 가지런히 신발장에 넣고 준비된 슬리퍼로 갈아 신어야 한다. 처음 방문한 손님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잠시라도 내 집처럼 편히 쉬었다가기를 희망하는 건축주의 배려다. 전통적인 한옥식 구조를 완성하기 위한 건축 건축업을 하던 오경환 사장(52)은 1995년에 당시 전(田) 형태인 1200평을 평당 15만 원에 구입했다. 당시엔 ‘내 집 손수 지읍시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 자연스레 통나무학교에도 학생들로 넘쳐났다. 오 사장은 포천 통나무학교에서 초·중급 과정을 수료한 뒤, 여러 차례 주택시공에 참여하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10여 채의 집을 지으며 그동안의 데이터와 실수를 거울삼아 토지 480평을 형질변경해서 수공식 통나무집짓기에 들어갔다. 내력벽 없이 무게중심의 분산을 어떻게 해야하나를 고려했고, 누구나 그러하듯 설계 구상 시, 4∼5일에 집 한 채씩 부쉈다 짓기를 반복했다. 오 사장이 주택 설계 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전통적인 한옥식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처음 의도했던 웅장하고 수려한 비행기 모형에서 봉황의 기품 있는 형상을 모델로 했다. 용마루 처음 부분을 새머리모양으로 조각해 마치 한 마리의 봉황과 같이 재현한 것이 그것. 공사기간은 2년을 꼭 채워 1998년에 준공식을 가졌다. 건축은 올 나취(All-Notch) 방식으로 통나무를 옆으로 눕혀서 맞춤을 통해 우물정(井)자로 쌓았다. 목재는 쉽게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은 미국산 햄록 소나무를 사용했다. IMF시기에 건축을 시작해 원목을 수입해 올 때 비용이 조금 많이 들어 건축비는 평당 600만 원 정도로 잘 꾸며진 잔디밭과 연못 등 조경비용으로 1억 5천만 원이 들었다. 오 사장은“흔히 통나무 주택의 단점은 바람이 불면 바람이 들어오고 벌레가 많이 낀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목재함량 수분이 빠져나갈 것을 생각하고 방부, 방충의 기초제에 제대로 신경을 쓰면 별다른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습니다.”라고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카페의 1층은 마치 안방처럼 편안함을 주었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장식된 ‘샘터’의 창간호를 시작으로 삶의 향기가 우러나는 1,000여 권의 아름다운 책으로 꾸며져 있다. 건축주는 2층 지붕에 아늑한 귀여움을 전하는 뻐꾸기 창을 냈다. 통나무주택에서 창을 낸다는 것은 그리 흔하지 않은 일이며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2층 바닥은 일부를 유리로 장식해 1층의 실내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손님들은 유리가 깨질까 다소 걱정스러워하지만, 10밀리미터 강화유리를 사용해 파손의 위험은 없다. 애초에 1층 천장에 올려다보는 어항을 만들어 물고기를 기를 계획이었으나, 어항 소독과 청결의 문제점이 있어 천창을 만들었다. 집터에 얽힌 이야기와 조형물 살피는 재미 카페 정원의 곳곳에는 여러 가지 조형물이 지나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집터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도 있다. 오랜 옛날, 주막이 있었던 이 장소는 근처 도기 굽던 장정들이 많이 찾아와 꽤 번성한 곳이었다. 이곳에 집을 지으려면 강해진 음기를 눌러야 한다고 하는 전문가의 권고에 따라 암수 용의 머리, 달마도, 남녀 상징 조각 등 곳곳에 의미 있는 조형물과 조각상으로 장식했다. 카페 옆으로는 가족이나 연인끼리 운동도 할 수 있는 족구장과 농구장이 준비되어 있다. 오 사장은 한가해지면 조경을 가꾸고, 견공들을 돌보며 포도밭을 손질한다. 경기도 광주에서 생활한 지 15년을 넘기며 전원생활을 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이 더없이 기쁘다. 그는 현재 지하 120평, 1층 60평, 2층 20평으로 설계된 카페와 함께 8개의 황토방펜션을 운영중이다. 1인당 2만 원(1박2식)의 실비만으로 쉬어갈 수 있어 학생들의 엠티, 직장인들의 야유회, 가족모임 등으로 많이 이용된다. 건물의 한쪽에는 황토방의 설계와 시공을 맡은 업체에 대한 감사패가 묻혀있다. 신뢰와 믿음으로 공사를 맡아준 업체에 대한 오 사장의 감사하는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다. 산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계곡이 못을 이루고, 황토벽을 따라 느긋한 걸음을 옮기는 장수하늘소의 넉넉함에서 자연의 겸손함을 배운다. 주변의 볼거리는 등산로를 이용해 천진암(天眞菴)에 오를 수 있고, 20분 거리에 이천온천이 있다. 또 10분 거리에 광주도자기 엑스포 전시장이 있어 체험학습과 교육장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오 사장이 카페를 운영해 온지 4년째, 학생손님을 맞는데 한가지 규율이 있다. 학생끼리 여행을 와서 황토방을 이용하고자 할 때, 부모님과의 통화가 이뤄지고 여행에 동의가 있어야 만이 방을 내주는 까닭이다. 카페와 펜션의 운영은 오 사장의 아내, 동생 오두환(47) 씨 내외와 함께 하고 있다. 주말이면 아이들도 카페에 찾아와 부모님의 일을 거들고, 전원 속에서 인성교육을 배운다. 황토방 펜션을 찾아온 손님 중에는 가끔 보물찾기를 한다고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야생화가 예쁘다며 뿌리째 뽑아 가는 사람들이 있어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서울, 수원, 안산 등에서 이곳을 찾는 손님이 20명 이상이면 편의를 위해 버스를 운행하기도 한다. 최고 인원을 80명으로 제한했으며, 이는 손님들의 안락함을 위해서라고. 넓고 푸른 잔디정원은 야외결혼식을 치르는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솔 향기 가득한 숲 속을 지날 때, 우리네 예전 열녀문을 상징하는 듯한 통나무 기둥이 반기거든 지친 봇짐 풀어놓고 향긋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건 어떨까? 田 ■ 글·사진 김혜영 기자 ■ 석천산방 (031-769-0366) ■ 건축 정보 ·위 치 : 경기도 광주시 실촌면 중열미리 ·건축형태 : 통나무 주택 ·대지면적 : 1800평 ·건축면적 : 200평 ·외벽마감 : 미국산 햄록 소나무 ·내벽마감 : 통나무 ·바 닥 : 낙엽송 ·지붕마감 : 아스팔트슁글 ·식수공급 : 105미터 지하수 ·건 축 비 : 평당 600만 원 ·조경비용 : 1억5천만 원 ■ 설계·시공 : 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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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돌, 산과 물이 있는 광주 2층 통나무카페 ‘석천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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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아산 목조주택_소하건축사사무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담담헌淡淡軒은 소하건축에서 충남 아산지역에 세 번째로 설계한 단독주택이다. 아산신도시 단독주택지엔 다양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개성을 뽐내는 주택이 많다. 담담헌은 그 속에서 자신을 더 드러내기 위해 애쓰기보다 성격이 차분한 건축주의 모습과 닮은 담백한 주택이 되고 싶었다. 글 최성호(소하건축사사무소) 사진 이한울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도시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260.00㎡(78.65평) 건축면적 89.79㎡(27.16평) 건폐율 34.53% 연면적 160.21㎡(48.46평) 1층 89.79㎡(27.16평) 2층 70.24㎡(21.24평) 용적률 61.62% 설계기간 2018년 1월~4월 공사기간 2018년 5월~11월 설계 소하건축사사무소 02-2038-4758 www.sohaa.co.kr 시공 HNH건설 1522-3723 www.hnhouse.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덕신코리아: 다크링클) 벽 - 스타코(파렉스), 파벽돌(모노클래식) 데크 - 현무암(보성스톤), 방킬라이(브랜드우드) 내부마감 천장 - 벽지(제일벽지: 해피데이 6884-2) 벽 - 벽지(제일벽지: 해피데이 6884-2) 바닥 - 강마루 (구정마루: 아이보리 화이트 강마루) 계단실 디딤판 - 애쉬 집성목 난간 - 스틸 및 유리(메탈룩)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 가등급 (한국하니소 이소바) 외벽(내단열) - 글라스울 R23 가등급 (한국하니소 이소바) 외벽(외단열) - EPS T60 창호 T70 3중유리 시스템창호(알파칸) 현관문 성우게이트 LSFD 모데스트 그레이 조명 국제조명 주방가구 우림주방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가스보일러(경동나비엔) 맞벌이 부부인 건축주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두 아들과 함께 맘껏 뛰놀 수 있는 주택을 상상하며 살고 있던 아파트 근처에 있는 대지를 매입했다. 건축주는 상담 과정에서 어렴풋하게 주방을 중요시하며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마당을 원했고, 또 외부와 내부 연결을 통해 주택에서의 삶이 풍요로웠으면 했다. 담담헌의 대지는 소하건축에서 기존에 설계해 완공한 진월재가 있는 블록 안에 있어 생소하지 않았다. 설계는 외부 미관에 대한 심의 등 지역적 특성을 파악한 상태에서 진행했다. 건축주는 계획안을 구체화할수록 초반과 달리 메신저와 메일로 점점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고, 그에 따라 주택에 건축주만의 색이 더해졌다. 주택은 건축주의 색과 건축가의 영감,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교감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담담헌 대지의 지형지세는 좌우로 긴 장방형이고, 북동쪽보다 남서쪽이 다소 낮은 사면이며, 향이 동남쪽으로 열려 있다. 또한, 좌·우측면은 건물이 들어선 대지에 접하고, 구역 내 주 진입로는 후면에 있으며, 전면 완충녹지 너머에 대로와 공원이 자리한다. 이러한 대지 조건을 고려해 후면 도로와 평행하게 매스를 길게 배치하고, 전면 우측에 식당과 마당을 연계해 작은 포치로 이뤄진 매스를 추가하는 형태로 계획했다. 이로 인해 외부와의 연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간인 식당은 복도 축에서 마당 쪽으로 돌출시키고 작은 포치와 코너창을 냄으로써 더 적극적으로 외부 지향적인 성격을 가진다. 마당과 대로 사이에 있는 소음과 시선 차단을 위한 완충녹지가 마치 마당의 확장처럼 인식돼 여기에 맞춰 마당을 길게 계획했다. 이로 인해 담담헌은 한결 넓고 시원한 외부 공간을 품게 됐다. 긴 장방형 마당의 일부는 차고 바닥과 이어지는 투수블록으로 포장해 다양한 활용이 이뤄지도록 했다. 좁고 오픈된 축의 교차를 통한 공간 구분 담담헌은 레벨이 낮은 남서측에 차고를 두고, 현관과 별도로 차고에 입구를 계획해 비를 맞지 않고 실내로 들어가도록 진입 동선을 계획했다. 공간구성은 도로와 마당을 이어주는 진입 축으로 차고와 본채를 구분하고, 현관 앞의 복도에서 다용도실까지 수평으로 길고 수직으로 열린 복도 축으로 마당과 내실을 구분했다. 좌우로 긴 축을 가진 복도는 마당과 내실의 경계이자, 수직으로 열려 있어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 사이에서 내실로 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좁은 오픈과 축의 교차를 통해 공간을 구분하고, 지형을 따라 내부에 단차를 두어 위계를 만들고, 각 공간에서 시선을 달리해 내·외부의 교감을 느끼게 하고, 높은 층고를 느낄 수 있는 천장과 넓은 복도로 원경을 즐기는 여유를 담아냈다. 현관에서 중문을 통해 들어서면 시선이 마당으로 향하며, 왼쪽으로 돌아들면 2층까지 열린 좁은 오픈 공간이 밝게 펼쳐지고 거실과 주방을 마주한다. 거실과 주방은 단차를 두고 공간을 구분한 형태로, 거실은 단차만큼 주방보다 천장고가 높다 보니 더 넓은 공간으로 인식된다. 식당과 거실은 사선으로 열려서 공간이 최대한 확장돼 보이도록 계획했다. 주방 전면으로 수평선상에 배치해 입구에서 잘 보이지 않는 식당은 밝은 빛이 들어오는 포치와 마당으로 이어진다. 식당은 다른 공간과 차별된 벽으로 마감해 담백한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주방과 화장실 앞 통로에 있는 목재 기둥은 2층으로 이끄는 계단의 시작이다. 2층에 난간 너머로 공원이 보이는 넓은 복도가 안방과 아이 방을 이어준다. 넓은 복도 한켠에 만든 평상에서 건너편 공원에 있는 봉화대 형태의 조형물이 보인다. 평상과 복도는 가족이 편히 쉬고 원경을 바라보는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도록 기능적인 치수 이상으로 계획한 공간이다. 안방 가까이 욕실과 파우더룸을 두고, 두 아이의 방 중간에 설치한 포켓도어가 2개의 방을 서로 구분하면서, 또 하나로 연결한다. 아이의 방도 높은 천장으로 계획한 즐거우면서 개방감이 드는 공간이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밝은 톤의 벽지를 사용하고, 식당에만 고벽돌 타일로 마감해 특별한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했다. 2층의 평상도 짙은 브라운 계열의 마루를 선택해 복도와 차별화했다. 부분적으로 자작나무를 사용해 따스함을 느끼게 하고 짙은 파랑색 포인트 벽지를 사용해 경쾌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난간과 실링팬은 블랙 톤으로 통일해 2층 공용 공간에서 전체적으로 균형감을 유지하게 만들고 가구들은 단조로운 톤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입면은 저층 부분은 점박이 벽돌타일로 차분함을 유지하고 2층은 흰색 스타코로 밝은 주택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마당과 면한 부분과 포치, 현관 입구, 차고 내부에 탄화목을 사용해 따뜻함에다 부드러움을 더했다. 짙은 색 컬러 강판으로 마감한 지붕은 주택을 더 심플하게 만드는 요소로 활용했다. 차고 위의 고측창은 북쪽의 작은 창들과 대비돼 진입부와 함께 깊이감을 주는 요소로 디자인했다. 담담헌은 다양하고 화려한 주택들 속에서 자신을 더 드러내기 위해 애쓰기보다 성격이 차분한 건축주의 모습과 닮은 담백한 주택으로 계획했다. 수수한 주택이지만, 그 속에 건축주 가족들의 넓고 깊은 삶의 향기가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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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아산 목조주택_소하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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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가득한 복층 경량 목조주택 - 공주 146.32㎡(44.26평)
-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행복은 지속이 아닌 순간이다. 그런 점에서 행복은 향기와 같다. 좋아하는 향을 쫓다 보면 그 향은 어느새 그윽한 향이 아닌 무의미한 냄새로 변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행복도 이와 마찬가지다. 무심결에 지나치지만 그 순간, 찰나에 담긴 향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우리 삶을 더욱 여유롭고 풍요롭게 해준다. 공주 주택은 이런 순간을 살기 위한 사람의 고즈넉한 향기가 곳곳에 묻어난 사색의 장이자 풍류의 공간이다. 글·사진 박치민 기자 디자인 김수인 기사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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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가득한 복층 경량 목조주택 - 공주 146.32㎡(44.26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