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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우수상) 개량한옥의 새로운 모습 제안한 ‘소여정’
- 경주시 황오동에 위치한 스테이 소여정은 경주의 대표적인 유적지들과 상권이 가장 발달한 황리단길 사이에 위치해있다. 전통한옥과 달리 일반 대중의 삶의 환경이었던 오래된 개량한옥은 지붕 기와를 제외하고는 전통적인 한옥의 특성과 거리가 멀었고, 1970년대의 타일 양식과 혼합된 패턴의 문살 등 다양한 시대와 국가적 양식이 뒤섞여 있었다. 이러한 점에 주목해 ‘개량한옥’이라고 불리지만 여러 양식과 시공법이 혼합된 다른 장소를 만들고자 했다. 진행 노철중 기자글 홍정희·고정석(스테이 아키텍츠 공동대표)사진 홍기웅 작가 HOUSE NOTEDATA위치 경북 경주시 황오동용도 스테이(농어촌 민박)건축구조 중목구조대지면적 142㎡(42.96평)건축면적 45.54㎡(13.77평)연면적45.54㎡(13.77평)건폐율 35%용적률 35%설계기간 2021년 6월 ~ 2022년 10월시공기간 2022년 11월 ~ 2023년 4월설계스테이 아키텍츠02-400-1038 www.stayarchitects.com시공㈜미도월페이스 031-243-7893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전통기와외벽 - 기존 외벽 위 단열재 위 테라코 뿜칠마감, 종석미장내부마감천장 - 원목마감내벽 - 테라코 뿜칠마감 / 원목마감바닥 - 원목마루 / 마천석 30T / 현무암 자연석계단실디딤판 - 마천석창호 자체제작현관문 원목제작조명 ASTRO 매입등 / MENU 플로어램프주방기구 자체제작 (합판 위 착색마감)위생기구 천연석가공(세면기) Mina(수전)난방기구 도시가스 보일러, 컨트롤러는 구글 네스트 사용 정원에서 바라본 대문은 전통적인 한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정원에서 바라본 주방·식당과 방(침실)의 모습이다. 아주 좁은 길을 통해 이어지는 ‘소여정’은 1950년대 지어진 주택들이 그러하듯 적절한 건축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부분이 있었기에 본격적인 시공 전, 시오수관로 인입과 증축 신고 절차를 밟아 양성화 작업을 진행했다. 거실과 욕조를 한 공간에 배치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욕실과 거실은 트여있는 구조지만 바닥 단차를 달리해 공간을 구분했다. 욕실에서 나와 왼쪽으로 돌아서면 ‘주방-침실’의 공간 배치를 만날 수 있다. 주방 옆 벽면에 가로로 긴 빌트인 선반을 설치해 포인트를 줬고, 바로 아래에 역시 가로로 긴 탁자를 둬 드립커피 도구들을 배치했다. 욕조 벽면에 난 창 쪽에는 툇마루는 목욕을 마치고 나와 바로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욕조와 통창 사이에 석재와 자갈로 길을 만들어 마치 내부에 외부를 끌어들인 듯한 인상을 부여했다. 전통보다는 변화에 초점 맞춘 리모델링목구조 기단부의 부식과 부재의 처짐을 해결하기 위해 신축에 가까운 부재의 교체가 이루어졌다. 서까래와 그 상단의 흙, 기와는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했고 들보와 기둥, 인방 일부를 교체했다. 한옥보다 일반 목조건축에 가까운 투박한 지붕의 모습을 살리기 위해 지붕 내부 구조는 각재 서까래와 루버덮개로 마감했다. 그 시대의 삶에 맞게 적응한 개량한옥이기에 전통보다는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시대성을 드러내는 담장과 대문의 형상은 유지한 채 마감재를 교체했고 본채의 외벽은 기능성과 사용성을 고려해 과감하게 구조재를 가리고 현대식으로 마감했다. 침실과 식탁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 넓은 침대와 석재로 만든 탁자는 이질적이면서 묘하게 닮은 듯한 인상을 자아낸다. 칸마다 가지는 미니 정원내부 공간은 칸으로 구획된 기존 평면을 고려해 계획했다. 대청을 중심으로 칸마다 나누어진 방으로 구획되어 있던 비내력벽을 모두 철거해 개방된 구조로 전체 공간을 구성했으며 칸을 나누는 구조부재를 기준으로 거실, 욕실, 식당 그리고 침실을 각각의 미니 정원과 함께 배치했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거실 칸은 바닥 단을 낮추어 외부와 레벨을 동일하게 형성했다. 중정에서부터 연장되는 거실은 외부와 내부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공간으로 알코올 스토브와 프로젝터가 있고 언제든지 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갈 수 있다. 석재 욕조는 거실과 연결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 되며, 언제나 중정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욕조 전면에는 출입구에서 이어지는 복도를 형성해 입구성을 부여했고 소여정에서의 여정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소여정은 인구밀도가 높은 경주의 주요 관광지와 근접해 있지만 숨어있는 듯한 오래된 공간이다. 복고적인 모습이 녹아 있는 전형적인 개량한옥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한옥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전통건축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칸칸마다 설치한 미니 정원 모습 정원 가운데 식재한 나무와 분위기를 만드는 정원등 거실 통창을 열면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사라지는데 이는 거실 바닥을 석재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홍정희·고정석_스테이 아키텍츠 공동대표홍정희는 스테이 아키텍츠 대표이자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건축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창조건축사사무소에서 다년간의 실무 경력을 쌓은 후 2018년에 스테이 아키텍츠를 설립했다. 고정석은 Harrington College of Design, Chicago에서 Bachelor of Fine Arts in Interior Design을 전공했으며 John Kelly Architects, VOA associates 그리고 창조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경력을 쌓은 후 홍정희 소장과 함께 스테이 아키텍츠를 운영하고 있다. 공간의 본질적 가치와 변화하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며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사람의 두발은 여전히 땅에 닿아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개인의 경험과 장소가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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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우수상) 개량한옥의 새로운 모습 제안한 ‘소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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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우수상 수상작 외
- 소여정 - 우수상소여정은 인구밀도가 높은 경주의 주요 관광지와 근접하면서 숨어있는 듯한 오래된 공간이다. 복고적인 모습이 녹아있는 전형적인 개량한옥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한옥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변모하며 전통건축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 시대의 삶에 맞게 적응한 개량한옥이기 때문에 전통보다는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시대성을 드러내는 담장과 대문의 형상은 유지한 채 마감재를 교체했고, 본채의 외벽은 기능성과 사용성을 고려해 과감하게 구조재를 가리고 현대식으로 마감했다. 목구조 기단부의 부식과 부재의 처짐을 해결하기 위해 신축에 가까운 부재의 교체가 이뤄졌다. 서까래와 그 상단의 흙, 기와를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했으며 들보와 기둥, 인방 일부를 교체했다. 한옥보다 일반 목조건축에 가까운 투박한 지붕의 모습을 살리기 위해 지붕 내부 구조는 각재 서까래와 루버 덮개로 마감했다. 내부 공간은 칸으로 구획된 기존 평면을 고려해 계획했다. 대청을 중심으로 칸마다 나누어진 방으로 구획되어 있던 비내력벽을 모두 철거해 개방된 구조로 전체 공간을 구성했으며 칸을 나누는 구조부재를 기준으로 거실, 욕실, 식당 그리고 침실을 각각의 미니 정원과 함께 배치했다. (차후 주택 상세 소개 예정) ARCHITECTUREDATA위치 경북 경주시 황오동구조 중목구조건축면적 45.54㎡(13.76평)연면적45.54㎡(13.76평)설계스테이 아키텍츠시공㈜미도월페이스사진 홍기웅 작가 제주 주택 + 스테이 ‘소우주’ - 우수상‘소우주’ 계획 초기에는 중목구조를 고려했었다. 1차적으로 중목구조 기준 스터드 간격과 실내 마감 치수를 조정하고 실제 구조 설계를 받았는데, 계획 단계에서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지붕을 잡기 위한 용마루와 펄린 하부에는 동자주 기둥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내 인테리어 요소로 소화할 수도 있었지만, 다락에서 봤을 때 개방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건축주 요청사항이 있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지붕틀만 경량 목구조로 하는 것을 재검토했는데, 비용과 시공성 측면에서 비합리적이라고 판단돼 결국 전체 경량 목구조로 결정했다. 또한 제주도라는 지역적 특성상 풍하중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건물 일부 구간에 H 빔 철골 기둥을 보강했다. 또한, 약 10m에 이르는 필로티 구조 하부는 주차장으로 쓰이며 혹시 모를 차량 충돌 위험을 고려해 필로티 하부 기둥과 2층 필로티 부분 슬라브를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계획했다. 평면 구성은 전통적 공간의 서사구조인 수평적 서사를 따르고 있다. 그에 반해 입면 디자인은 잘게 쪼개어 세로의 축선을 강하게 살렸다. 별채 동은 한 개 동이지만 입면은 다섯 부분으로 쪼개 그 규모에 대한 감각을 모호하게 만들어주고 단조로울 수 있는 입면 구성을 타파했다. (차후 주택 상세 소개 예정) ARCHITECTUREDATA위치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구조 경량 목구조 + 철근콘트리트조건축면적 228.66㎡(69.17평)연면적214㎡(64.74평)설계㈜유타건축사사무소시공㈜스튜가하우스사진 신해수 작가 돌, 자연 그리고 나무집 - 우수상 대지에는 거대한 고인돌과 같은 돌들이 터의 입구와 뒤쪽에 병풍처럼 자리 잡고 있다. 돌과 나무로 둘러싸인 숲속에 중목구조 기둥을 의도적으로 노출해 숲과 주택의 공간적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이는 자연과 목조주택의 공간이 공존하는 숲속의 전원주택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하고 새로운 건축 공간의 경험을 의도한 것이다. 대지 환경의 특성상 다채로운 풍경의 자연 속에서 각진 건축을 드러내기보다는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건축형태를 갖는 것도 중요하기에 직선과 곡선을 적절히 활용한 원형의 형태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의 색과 돌을 닮은 지붕을 계획했다. 이 특별한 지붕 패널로 이루어진 지붕의 입면은 사계절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빛과 색에 반응하며, 지붕의 입면이 자연과 함께 새로운 인공물로 재탄생하며 감응하고 공존하는 건축적 표현을 시도했다. 중목구조에 적합한 마감재를 조사하던 중 설계 콘셉트를 표현할 수 있는 재료의 한계를 마주해, 입석리 목조건축을 위한 가볍고 특별한 알루미늄 패널을 직접 디자인하고 개발했다. (차후 주택 상세 소개 예정) ARCHITECTUREDATA위치 경남 하동군 악양면구조 중목구조건축면적 123.91㎡(37.48평)연면적141.55㎡(42.82평)설계김범관(울산대학교 교수)시공건축주 직영사진 윤준환 작가 동백 우든하우스 -입선‘동백 우든하우스’는 남쪽으로 시야가 트인 경사지에 위치하고 있다. 자연녹지지역인 탓에 큰 대지 면적에도 불구하고 건축주의 요구에 맞춰 구현할 수 있는 주택의 바닥면적은 넉넉하지 않은 편이었다. 그래서 ‘동백 우든하우스’는 중목구조가 가질 수 있는 구조적, 재료적 특성을 충분히 살리고자 했다. 우선 집 내부는 기둥과 보를 최대한 노출시켜 목구조의 미를 살리고 외부 주요 마감을 목재(아코야 우드)로 선정했다. 외부 담장은 송판무늬 찍기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해 집의 안팎에서 목재라는 물성이 온전히 드러나도록 했다. 도로에서 바라봤을 때 건축물의 형태는 단순한 두 사각형 덩어리로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오면 넓은 정원과 함께 경사진 지붕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밝은 베이지 톤의 입면이 아늑한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외관이 단순한 형태를 지닌 데 비해 내부는 복층을 비롯해 경사지붕을 그대로 살려 공간의 단면적 변화를 제공한다. 특히 남향의 경우 긴 목재루버 창살을 사용해 여름철 강한 햇빛을 차단하면서 내부에서 외부 풍경과 중첩되는 파노라마 프레임을 감상할 수 있다. ARCHITECTUREDATA위치 경기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구조 중목구조건축면적 105.39㎡(31.88평)연면적190.12㎡(57.51평)설계㈜엠엘앤피 아키텍트 건축사사무소시공㈜태연디앤에프건설사진 최진보 작가 예천스타디움 - 입선 예천군은 1996년 7월 개장한 공설운동장의 시설 노후화 및 2022 ‘U20 육상경기선수권대회’ 개최에 따른 시설물 전반의 리모델링을 통해 경제적이고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증축 및 리모델링을 계획했다. 중요 공사 범위는 중계석 및 귀빈실 설치를 포함한 7,800㎡의 시설 증축 및 리모델링, 본부석 확장, 본부석 캐노피 면적 확대, 장애인 시설의 설치 등이었다. 리모델링 설계는 현대적인 감각,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더불어 국제 규격에 맞는 시설을 갖추기 위해 3개 층으로 증축되는 파사드에는 현대적 감각을 가진 테라코타 패널을 사용하고, 두 배 규모로 넓어지는 막구조 캐노피의 확장된 지붕을 이용해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했다. ARCHITECTUREDATA위치 경북 예천군 예천읍구조기존구조 - 철근콘크리트조증축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 막구조(철골구조 + 목구조 빔)건축면적 14,756.58㎡(4,463.87평)연면적7,884.12㎡(2,384.91평)설계㈜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시공공간토건㈜사진 윤동규 작가 망미농장 - 입선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망미리에 위치한 대지는 인적이 드물어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은퇴 후 이곳에서 과실나무를 재배하며 여생을 보내는 건축주 부부는 근린생활시설과 온실, 캠핑장을 의뢰해 왔다. 해당 대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녹음으로, 예부터 뿌리를 내리고 자라온 녹음과 나무들은 대지의 오랜 기억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땅에 앉혀질 건축물의 모습은 푸른 녹음들 사이에서 은회색 건물의 존재감은 갖고 가되, 큰 덩어리보다 작은 단위의 군락을 이뤄 녹음과 조화를 이루는 자작나무를 닮길 원했다. 나무는 수종부터 다양한 종류와 형태를 지니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나무는 삼각형을 이루는 기하학적 형태인데, 이는 가장 완결적이면서 단순한 형태로, 완결적인 이등변 삼각형이 놓이는 각도에 따라 벽과 지붕이 결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흔히 경량목구조의 구조로 사용되는 SPF 구조목 사이즈는 20ft(피트) 대략 6.1m인데 60°로 기울어진 각도에 6.1m의 구조목을 설치할 경우 목재의 로스 없이 대략 1~2개 층으로 사용 가능한 층고를 확보할 수 있다. ARCHITECTUREDATA위치 경기 양평군 지평면구조 일반목구조건축면적 137.91㎡(41.71평)연면적137.91㎡(41.71평)설계투닷건축사사무소시공KSPNC사진 최진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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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우수상 수상작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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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의 경지가 예 있소이다, 가평 아름다운 황토집
- 청평호 솔숲 사이 바람을 휘휘 감으며 도는 백로. 한 마리가 아니다. 해가 서쪽으로 더욱 기울 무렵이면 가족 무리가 구름을 휘젓고 다녀 동공이 활짝 뜨인다. 예스러운 기와를 인 정자나무 기둥에 기대어 앉아 청풍명월을 노래하다 보면 백로가 노니는 풍경에 그대로 도취돼 세상사를 잊는다. 집이 한옥이라 천만다행이고 마당에 정자를 만들어 또 다행이다. 필시 수묵화 같은 이 한 폭의 풍경화를 완성하기 위해 지어진 집이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집이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경사지형을 살려 높은 부위에 집을 짓고 앞쪽 낮은 부위를 널찍한 앞마당으로 만들었다. 집에서 내려다보면 마당과 주변 자연이 일체가 되어 조망이 광활하고 청량감이 일품이다. 건축정보위치 경기 가평군 설악면 사룡리부지면적 1419.0㎡(430.0평)건축면적 155.4㎡(47.1평)건축형태 단층 목구조 황토집외벽재 황토벽돌 줄눈 마감, 전돌(하부)지붕재 한식기와(팔작지붕, 겹처마)내벽재 한지, 황토 미장, 히노끼 루버, 시더 몰딩천장재 히노끼(편백) 루버, 노출 서까래(거실, 오량천장)바닥재 마루, 황토대리석(방)창호재 독일식 시스템창호난방형태 지열 열펌프 시스템(냉난방), 전통 구들(황토 찜질방), 벽난로식수공급 지하수설계 및 시공 황토와 소나무 http://blog.naver.com/khstyle1020/220895857862 전망을 가리지 않기 위해 덱을 측면에 설치했다. 주택 우측 후면에서 본 모습으로 장독대와 장작더미가 광활한 전면과 대조적으로 살뜰하다. 우리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왕으로 꼽히는 세종世宗(1397~1450)은 황토 효과를 민간에 알리게 해 황토 이용을 권장했으며 3평 정도의 황토 찜질방을 궁내에 만들어 왕과 왕자들의 피로회복실로 사용했다 한다. 예나 지금이나 황토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건축주 유 씨도 황토 효능을 톡톡히 보았다. 그는 전원주택을 지어 두 차례 실패를 본 후 세 번째 황토집을 짓고 나서야 마침내 만족스러워했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황토집만한 게 없다며 황토집 예찬론자가 다 됐다. 이전에 마련한 콘크리트집 두 채는 노후를 안락하게 지낼 곳으로는 부적당하게 여겨졌다. 중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 씨는 중국 출장 시 거주할 요량으로 6년 전 청도 해변가에 집을 지었다. 해변에서 불과 120m 거리로 수변 주택을 동경하는 이들에겐 실로 그림 같은 집이었다. 유 씨도 그런 환상을 갖고 집을 지었는데 실제 살아 보니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살기엔 불편이 따랐다. "늘 습기가 많았어요. 집 안이 눅눅하고 빨래를 널어둔 후 조금이라도 오후 늦게 걷으면 꿉꿉해지니, 빨래건조도 여의치 않았어요. 자고 나면 늘 몸이 무거운 느낌이었고요." 그 후로 주택은 물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 됐다. 서울 아파트 거주하면서 주말주택용으로 사용하던 경기 하남 전원주택도 노후 건강을 도모하기엔 좀 부족했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문을 꼭 닫아놓고 며칠 비운 뒤 들어가면 답답하고 숨이 탁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마침 8년 전 구입해둔 가평 설악면 부지에 전원주택을 새로 지을 계획으로 지금까지 집과는 다른 대안 주택을 지어야겠다고 판단했다. 황토집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왔고 집 짓기 전 한번 체험해 보자는 생각으로 양평 명달리 25평 황토집을 임대해 6개월 사용했다. "듣던 대로 아주 좋았어요. 우선 자고 나면 전에 없이 개운해요. 또 콘크리트집과 달리 문을 여나 닫으나 한결같이 답답하지 않아요." 오량천장으로 된 거실. 우리 소나무와 아주 흡사하다는 호주산 소나무를 사용한 고건축 천장 가구와 현대식 고급 시스템창호가 매끄럽게 어우러진다. 현대건축에서 오량천장은 그 자체로 장식 기능이 있다. 거실에서 홀을 본 모습으로 황토방과 욕실, 주방/식당 순으로 보인다. 황토와 무절 히노끼(편백)루버로 깔끔하게 마감된 황토방으로 전통 구들을 설치했다. 주방과 식당. 천장 매립식 에어컨은 지열을 이용한다. 건강과 자연친화에 이만한 집 있나요재질이나 형태 등 모든 면에서 우리 소나무와 아주 흡사하다는 호주산 소나무(Corsican)를 각재로 가공해 기둥과 보를 짠 후 황토벽돌 이중 쌓기 방식으로 벽체를 올렸다. 벽돌 사이 40㎜ 공간 띄기를 하고 숯을 충전했다. 사이를 띄움으로 공기층 자체가 주는 단열이 더해지고 황토의 공기 정화와 조습 효과를 숯이 극대화한다. 지붕 속엔 황토를 올렸는데 300㎜ 두께로 두툼하다. 요즘 개량한옥은 공기 단축과 시공상 편의 등을 이유로 황토 대신 인슐레이션 등 현대 단열재를 쓰는 추세인데 이 주택은 전통 방식을 고집했다. 황토와 소나무 유재봉 사장은 "인공 단열재가 겨울 보온은 좋을지 몰라도 여름 시원한 맛은 황토를 못 따라가요"라며 "그 대신 단열을 높이도록 황토를 아주 두툼하게 올렸어요"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애초 건축주가 건강에 이로운 재료를 꼭 사용하자는 당부도 있어 속까지 최대한 자연 재료로 채웠다. 자연 재료는 몸엔 이로우나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한다는 단점이 있는 데 그 단적인 예가 나무 수축이다. 그래서 나무 기둥과 벽돌 사이 틈 발생이 최대 골칫거리인데 이 주택은 그 부분을 해결한 점도 돋보인다. 외부로 약간 돌출된 기둥 각재는 폭이 300㎜이나 벽돌과 만난 부위는 50㎜ 정도 홈이 파인 상태. 벽돌이 이 홈 속으로 들어가도록 조적해 나무 수축기에 기둥과 벽돌 사이 틈이 생겨도 외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취한 것이다. 누구나 착안할 수 있지만 그만큼 공功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라 건축주가 건축비를 깎으려는 현장에선 결코 나올 수 없는 공정이다. "집 지으면서 유 사장과 하루도 빠짐없이 대화했어요. 전화로도 하고 현장에서도 하고. 사소한 것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 없이 일일이 설명하고 건축주 동의를 구해 진행하는 방식을 보고 정성스럽게 집을 짓는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유 사장이 그간 황토집 지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 소재에 대해 아주 상세히 설명해 줘 황토집 지식을 많이 얻었어요." 건축주는 임대 사용한 명달리 집 포함 7개월 정도 황토집 맛을 봤는데 그새 앓고 있던 기관지 알레르기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위약효과(Placebo Effect)가 아닌 진짜란다. 마당 앞 끄트머리 널찍한 정자를 놓았다. 건축주는 청평호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좋은 좌측 부지를 두고 나무에 가려 호수가 보이지 않는 구석을 택했냐고 물었더니 해변 주택에 호되게 당한 후유증이라 했다. 대문과 진입로. 경사지형을 활용해 마당 아래 주차장을 설치했다. 집 후면으로 아궁이실과 보일러실이 있다. 냉난방 에너지는 지열을 이용한다. 부연을 덧대 처마를 길게 뺀 개량 한옥 정면. 조선조 왕실에 대대로 전해 내려온 건강비법인 <왕실양명술王室養命術>에는 뒷날 사람들을 구하는 데 황토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 예언했다는데 그 말이 허투루 나온 말이 아닌 듯싶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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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의 경지가 예 있소이다, 가평 아름다운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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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개량한옥, 마음이 촉촉해지는 예스러운 집 ‘주말 정원’
- 정원에 서면 여릿한 이파리를 통해 물과 공기와 햇빛에 감사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계절 변화를 알려주는 작은 생명체를 통해 우주와 섭리의 신성함에 경건함을 갖게 된다.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땅과 식물을 상대로 일하는 것은 명상과 마찬가지로 영혼을 자유롭게 놓아주고 쉬게 해주는 것'이다. 전원주택에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정원에 정성을 쏟은 여주 주택을 소개한다.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위치 경기 여주시 강천면 적금리건축형태 단층 개량 한옥(목구조 황토집)대지면적 363.0㎡(110.0평)건축면적 33.0㎡(10.0평)외벽재 황토벽돌 위 황토미장, 전돌지붕재 전통 기와내벽재 황토벽돌 노출, 황토미장 위 한지 마감바닥재 황토미장 위 한지창호재 시스템창호난방형태 기름보일러식수공급 지하수설계 및 시공 파인그로브 010-3844-0455 www.pinegrove.kr 주말주택을 목적으로 하여 공간을 아담하고 심플하게 짰다. 거실에 바로 현관문을 설치했다. 정원 가꾼 문인으로 유명한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1877~1962)는 정원을 두고 '혼란스럽고 고통에 찬 세계에서 물러나 영혼의 평화를 지키는 장소'라 표현했다. 또한 '정원을 가꾸는 것은 하나의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라 했다. 그는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빠트리지 않은 게 있었는데 바로 정원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처럼 헤세에게 정원은 그를 따라다니는 고향 같은 존재였다. '나는 유감스럽게도 쉽고 편안하게 사는 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늘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는데, 그건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헤세는 정원을 가꿈으로써 아름답게 살 수 있었다. 전원주택 시공업체 파인그로브 신정호 대표가 여주 '주말 정원'을 만든 것도 바로 헤세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정원을 통해 아름다운 삶을 추구함이다.'나뭇잎들이, 햇살과 바람이 수런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고독하고 의연하게 서 있는 나무들, 가지가 잘리고도 끈질기게 새 잎을 내는 떡갈나무, 하늘을 받치는 거대한 아틀라스의 기둥처럼 하얗게 피어 오른 목련, 반짝이며 퍼덕이다 사라져버린 파란 나비, 어느 알 수 없는 숲에서 유년 시절의 전령인 양 정원으로 날아온 앵무새, 아침의 햇살, 푸른 산줄기…' 이러한 것들은 감수성 예민한 헤세뿐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낀다. 바로 정원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일상적이지만 영혼의 잠을 깨우는 사건은 정원에서 일어난다. 주방과 거실이 오픈된 일자형 정원이 시원스럽게 들어오도록 창을 크게 냈다. 한지로 벽을 마감한 방. / 건축주는 실내 곳곳에 티라이트를 놓았다. 정원을 감상하는 집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적금리, 차량이 많지 않은 한산한 2차선도로를 달리다 보면 전원주택단지가 눈에 띈다. 그 가운데 검은색 전통 기와의 처마를 너울거리고 있는 개량 한옥이 유독 두드러진다. 규모는 33.0㎡(10.0평)로 아담한 주택이나 20여 필지의 여강마을 내 서구식 목조주택들 사이에서 한옥 특유의 지붕 선 덕분에 그 매력이 더하다. 여주 개량 한옥은 대지면적 363.0㎡(110.0평) 가운데 건축물을 제외한 공간을 정원으로 꾸며 건물과 자연물의 어우러짐을 표현했다. 주택 시공자이자 건축주인 신정호 대표는 이 주택을 '주말정원'이라 소개했다. "정원을 손수 가꾸고 감상하면서 미美를 추구하고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주말주택입니다. 최근 주말 농장을 겸하는 전원주택이 생기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그것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요." 정원을 감상하는 주말주택인 만큼 창을 큼직하게 내어 실내에서 정원을 마음껏 감상하도록 했다. 남향으로 앉혀진 ㄱ자형 건물은 더글라스-퍼 기둥-보 방식에 황토벽돌 이중 쌓기를 하고 벽돌 사이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시공했다. 천장 단열 역시 흙을 올리는 전통 방식 대신 최신 단열재를 시공했다. 시공이 보다 편리하고 기능성 있는 현대 자재를 사용함으로써 예스러운 외관을 표현하면서 전통 방식에 비해 공기를 단축하고 건축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정자에서 본 주택 모습 본채에서 정자를 본 모습 어느 방향에서건 건물과 조경물이 조화를 이룬다. / 기단석과 약탕관 그리고 노출된 목재에서 고유미가 느껴진다. 신 대표는 "전통한옥을 일반인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월하게 지을 수 있도록 보급형으로 만들어보고자 시도한 주택"이라며 "한옥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으나 대중화가 더디게 진행되는데 이는 한옥 기술자(장인)들이 자신의 기술을 옹호할 뿐 한옥의 현대화와 보편화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종별 기술자를 섭외하면 그만큼 인건비 추가로 인한 건축 단가가 상승하는데 신 대표는 이를 피하고자 자체적으로 노하우를 익혀 시공했다고 밝혔다. 맞배 지붕 아래 공간은 단출하게 짜고 거실과 주방/식당이 일자형으로 오픈된 L.D.K.와 방 한 칸으로 구성했다. L.D.K. 천장은 삼량 구조로 두개의 들보가 걸쳐 있고 그 위 동자주가 기다란 마룻대를 받치고 있다. 방에는 반침을 시공해 공간 효율을 높였다. 건물 전면에는 건물 형태를 따라 ㄱ자형으로 쪽마루를 내어 야외활동에 편의를 더한다. 마당에 정자를 놓은 주택 전경. 사계절 살아있는 정원여주 주택은 '주말 정원'답게 조경 작업에 꽤 공을 들였다. 한옥과 잘 어울리는 소나무를 곳곳에 배치하고 울타리로 측백나무를 심어 자연스러운 대지 경계를 표현했다. 정원 전면에는 정자를 놓아 자연 속 휴식공간을 연출했다. 정자 맞은편에는 여름철 서쪽의 뜨거운 햇빛을 차단하는 단풍나무를 심었다. 손바닥을 쩍 벌린 듯한 잎은 특유의 붉음으로 정원에 포인트가 되고 생동감을 더한다. 돌확과 석등 등 각종 석물과 장독, 조명 등을 식물과 어우러지게 배치해 아기자기하면서 풍성한 느낌이다. 조경을 담당한 마당조경 조희윤 대표는 "한옥에 어울리게 고유의 아름다움을 담고 건축주 취향에 맞도록 조경 계획을 했다"며 "건축주가 사계절 내내 정원을 감상하며 가꾸는 즐거움을 누리도록 사계절 지속적으로 볼거리가 있는 정원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돌 밑에 올망졸망 진분홍의 사계패랭이처럼 초화류는 번식력이 좋고 여러해 꽃피우는 야생화를 심어 해가 갈수록 자연스럽게 풍성해지는 정원이 되도록했다. 구석구석에서 눈길을 잡고 말을 걸어 오는 정원이다. 정자와 석등 그리고 식물이 조화롭다. 마치 몇 년 된 집처럼 정원이 안정감 있게 자리 잡았다. ㄱ자형의 개량 한옥. 쪽마루 쓰임새가 쏠쏠하다. 2001년 출간된《정원 일의 즐거움》에서 헤세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에는 어려운 일, 슬픈 일들이 있다. 그래도 때때로 꿈이 이루어지고 행복이 찾아온다. 그 행복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 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 행복은 잠시 동안은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게 여겨진다. 한곳에 머물며 고향을 갖는다는 기분, 꽃들과 나무, 흙, 샘물과 친해진다는 기분, 한 조각의 땅에 책임을 진다는 기분, 50여 그루의 나무와 몇 포기의 화초, 무화 과나무나 복숭아 나무에 책임을 진다는 기분이 그런 것이다.'겨우 손바닥만한 정원을 가진다 해도 이런 행복감이 보장되기에 요즘 사람들은 이처럼 전원주택으로 이동하는가 싶다. 외부에서 보면 건물과 나무가 보기 좋게 어우러진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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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개량한옥, 마음이 촉촉해지는 예스러운 집 ‘주말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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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한옥】 집 안 전체에 구들 깔아 온기 가득한 25평 개량 한옥
-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을 떠나 전국을 돌아다닌 장재연 씨 부부는 1991년 강화군 내가면에 정착했다. 전원에서 동물 키우고 농사짓는 데 흠뻑 빠진 그들은 오랫동안 살던 농가주택을 떠나 저수지와 숲이 한눈에 들어오는 양지바른 터에 개량 한옥을 올렸다.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건축정보위치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대지면적 495.8㎡(150.0평)건축면적 85.6㎡(25.0평)건축형태 단층 개량한옥 - 6치(180㎜)기둥, ALC블록외벽마감 황토미장내벽마감 한지지붕재 한식기와바닥재 황토천, 황토석, 우물마루난방형태 전통 구들설계 및 시공 일하는 사람들 032-937-7393 www.mogsoo.co.kr 전원이 좋아 젊은 시절 전국 산천을 돌아다닌 건축주는 도시와 가깝고 교육 환경이 좋은 강화에서 두 아들을 키워 독립시키고 2년 전 부부를 위한 작은 집을 올렸다."한옥이라 그런지 집에 오면 마음이 참 편해요. 아파트에 살 때는 몸이 편해도 마음이 불편하더라고."건축주는 한옥에 살면 부부싸움이 나도 오래 안 간다고 말했다. 한지 바른 미닫이문 너머로 한 두 마디 던지다 보면 자연스레 기분이 풀어질 수밖에 없다며, 새로 지을 집을 자연스레 한옥으로 계획했다.시공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시공사에 맡겼다. 주로 강화에서 집을 많이 짓는 유명성 대표와의 친분으로 시공은 순조로웠다. 완공된 집은 구들학교 원장이 다녀 갔을 정도로 짜임새 있게 지어졌다."집 지을 때 열 번도 채 안 봤을 거예요. 아무리 옆에서 지켜봐도 직접 짓는 사람이 잘 짓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잘 짓겠거니 하고 믿는 수밖에 없지요." 건축주 정재연 씨 부부의 안방 이 집의 자랑인 마루와 구들 사이 공간. 옆으로 고갤 돌리면 앞마당과 저수지, 숲까지 조망되는 명당자리다. 책과 그림이 많은 사랑방 실용적인 개량 한옥집은 아름다운 저수지와 숲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남향이 아닌 동북향으로 앉혔다.ㄱ자 형상의 공간을 활용해 안방을 가장 안쪽에 배치하고 중앙에 거실과 주방을, 안방 반대쪽에 사랑방을 드린 형태다. 면적이 아담해 수납공간이 부족할 뻔했으나 지붕 속 공간을 이용해 실용적인 창고로 만들었다. 한지를 붙인 세살 창호 아래엔 책과 소품을 놓아 수납도 하고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효과도 꾀했다."안 쓰는 책이나 버리긴 아까운 것들을 모아놨더니 수납공간이 필요하더라고요. 비싼 돈 들여 지은 집을 창고처럼 쓰기엔 아까워 숨은 공간을 활용할 아이디어를 떠올렸죠." 거실과 사랑방의 풍경 현대식 시스템 창호 위엔 한지 바른 세살창이 있어 분위기가 한층 고즈넉하다.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우물마루 이 집은 바닥 전체에 구들을 깔았다. 안방부터 화장실까지 어디든 바닥이 따끈해서 난방비가 많이 들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지난해 60만 원어치 땔감을 사서 두 번의 겨울을 나고 있지만 아직 나무는 반이나 남았을 정도다."올해는 작년에 사 둔 나무를 썼으니 실질적으로 들어간 돈이 전기료밖에 없네요. 이틀에 한 번꼴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열기가 오래가니까 아주 따듯하고 좋아요."집 안 전체에 구들을 깔아 시공비가 다소 많이 들었지만 살다 보니 그렇게 따듯하고 좋을 수가 없단다. 영하 20℃ 날씨에 난방을 매일 하지 않아도 실내 온도가 18℃를 유지한다."겨울에 따듯한 집은 여름엔 시원해요. 이 집은 에어컨도 없어요. 여름엔 오히려 창을 닫고 생활할 정도예요. 바깥에서 더운 바람이 들어오니까요."거실 마루는 못 없이 나무를 짜 맞춘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독특하다. 나무를 몇 개 빼면 마루와 구들 사이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데, 집의 자랑 거리 중 하나다. 구들의 열기로 자연스레 반신욕 하는 효과가 나는데 안에 들어가 앉아 차 한 잔 마시면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면 그 맛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단다. 사랑방에서 바라본 모습. 끝자락에 주방이 보인다. 거실에서 현관 입구를 바라 본 풍경 실용적인 공간으로 꾸민 주방. 아담하지만 두 부부가 생활하기엔 충분하다. 목가구와 그림으로 분위기를 더하다건축주는 고가구를 좋아하고 미술품과 음악 감상을 즐긴다. 오래전부터 하나 둘씩 모아둔 그림과 가구는 한옥의 멋을 한결 더하는 작품이다. 안방과 사랑방에 있는 서랍장과 화장대는 20년 전 제주도에서 사온 가구로, 손때와 시간이 배인 소중한 것들이다. 그는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게 아닌 좋아하는 것들을 모았을 뿐인데 돌아보고 나면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고 회상한다."한 20년 전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소목장 양승필 씨한테 산 가구들이에요. 그게 아주 마음에 들어서 돈도 별로 없는데 백만 원이나 주고 샀죠. 손잡이까지 전부 같은 오래 손질한 나무로 만들었어요. 그땐 그게 그냥 좋아서 샀는데, 나중에 그분이 장인이 돼 있더라고요." 바닥에 구들을 놓기 위해 기초를 높였다. 집 안 전체에 구들을 깔았다. 아궁이는 두 곳이고 굴뚝은 하나다. 정면에서 바라본 집의 모습. 아궁이 위로 보이는 곳이 안방이다. 사랑방엔 커다란 산수화를 걸었다. 이번에 새로 집을 올리면서 지인에게 받은 그림인데 강화 한옥과 주변 풍경을 담은 작품이다. 그림 속의 집은 푸른 숲과 꽃이 만개한 절경에 둘러싸여 있다. 건축주의 바람과 애정이 담긴 그림처럼 집은 시간이 흐를수록 멋스러운 공간으로 자리할 것이다. 집의배면. 주방에서밖으로연결되는문이보인다. 한옥을 뒤에서 바라본 모습. 집 앞마당엔 습지가 있고 논밭이 펼쳐진 풍경이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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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한옥】 집 안 전체에 구들 깔아 온기 가득한 25평 개량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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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집] 신선의 경지가 예 있소이다, 가평 155.4㎡(47.1평) 단층 목구조 황토집
- 청평호 솔숲 사이 바람을 휘휘 감으며 도는 백로. 한 마리가 아니다. 해가 서쪽으로 더욱 기울무렵이면 가족 무리가 구름을 휘젓고 다녀 동공이 활짝 뜨인다. 예스런 기와를 인 정자 나무기둥에 기대어 앉아 청풍명월을 노래하다 보면 백로가 노니는 풍경에 그대로 도취돼 세상사를 잊는다. 집이 한옥이라 천만다행이고 마당에 정자를 만들어 또 다행이다. 필시 수묵화 같은 이 한 폭의 풍경화를 완성하기 위해 지어진 집이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집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사룡리· 부지면적 : 1419.0㎡(430.0평)· 건축면적 : 155.4㎡(47.1평)· 건축형태 : 단층 목구조 황토집· 외 벽 재 : 황토벽돌 줄눈 마감, 전돌(하부)· 지 붕 재 : 한식기와(팔작지붕, 겹처마)· 내 벽 재 : 한지, 황토 미장, 히노끼 루버, 시더 몰딩· 천 장 재 : 히노끼 루버, 노출 서까래(거실, 오량천장)· 바 닥 재 : 마루, 황토대리석(방)· 창 호 재 : 독일식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지열 열펌프 시스템(냉난방), 전통 구들(황토 찜질방), 벽난로·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황토와 소나무 016-251-6987 www.soilpine.com 우리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왕으로 꼽히는 세종世宗(1397~1450)은 황토 효과를 민간에 알리게 해 황토이용을 권장했으며 3평 정도의 황토 찜질방을 궁내에 만들어 왕과 왕자들의 피로회복실로 사용했다한다. 예나 지금이나 황토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사업가 유흥렬(60세) 씨도 황토 효능을 톡톡히 보았다. 그는 전원주택을 지어 두 차례 실패를 본 후 세 번째 황토집을 짓고 나서야 마침내 만족스러워 했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황토집만한 게 없다며 황토집 예찬론자가 다 됐다. 이전에 마련한 콘크리트집 두 채는 노후를 안락하게 지낼 곳으로는 부적당하게 여겨졌다.중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 씨는 중국 출장 시 거주할 요량으로 6년 전 청도 해변가에 집을 지었다. 해변에서 불과 120m 거리로 수변 주택을 동경하는 이들에겐 실로 그림 같은 집이었다. 유 씨도 그런 환상을 갖고 집을 지었는데 실제 살아 보니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살기엔 불편이 따랐다."늘 습기가 많았어요. 집 안이 눅눅하고 빨래를 널어둔 후 조금이라도 오후 늦게 걷으면 꿉꿉해지니, 빨래건조도 여의치 않았어요. 자고 나면 늘 몸이 무거운 느낌이었고요."그 후로 주택은 물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 됐다. 서울 아파트 거주하면서 주말주택용으로 사용하던 경기 하남 전원주택도 노후 건강을 도모하기엔 좀 부족했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문을 꼭 닫아놓고 며칠 비운 뒤 들어가면 답답하고 숨이 탁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마침 8년 전 구입해둔 가평 설악면 부지에 전원주택을 새로 지을 계획으로 지금까지 집과는 다른 대안 주택을 지어야겠다고 판단했다. 황토집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왔고 집 짓기 전 한번 체험해 보자는 생각으로 양평 명달리 25평 황토집을 임대해 6개월 사용했다."듣던 대로 아주 좋았어요. 우선 자고 나면 전에 없이 개운해요. 또 콘크리트집과 달리 문을 여나 닫으나 한결같이 답답하지 않아요." 건강과 자연친화에 이만한 집 있나요재질이나 형태 등 모든 면에서 우리 소나무와 아주 흡사하다는 호주산 소나무(Corsican)를 각재로 가공해 기둥과 보를 짠 후 황토벽돌 이중 쌓기 방식으로 벽체를 올렸다. 벽돌 사이 40㎜ 공간 띄기를 하고 숯을 충전했다. 사이를 띄움으로 공기층 자체가 주는 단열이 더해지고 황토의 공기정화와 조습 효과를 숯이 극대화한다. 지붕 속엔 황토를 올렸는데 300㎜ 두께로 두툼하다. 요즘 개량한옥은 공기 단축과 시공상 편의 등을 이유로 황토 대신 인슐레이션 등 현대 단열재를 쓰는 추세인데 이 주택은 전통 방식을 고집했다.황토와 소나무 유재봉 사장은 "인공 단열재가 겨울 보온은 좋을지 몰라도 여름 시원한 맛은 황토를 못 따라가요"라며 "그 대신 단열을 높이도록 황토를 아주 두툼하게 올렸어요"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애초 건축주가 건강에 이로운 재료를 꼭 사용하자는 당부도 있어 속까지 최대한 자연 재료로 채웠다. 자연 재료는 몸엔 이로우나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한다는 단점이 있는 데 그 단적인 예가 나무 수축이다. 그래서 나무기둥과 벽돌 사이 틈 발생이 최대 골칫거리인데 이 주택은 그 부분을 해결한 점도 돋보인다. 외부로 약간 돌출된 기둥 각재는 폭이 300㎜이나 벽돌과 만난 부위는 50㎜ 정도 홈이 파인 상태. 벽돌이 이 홈 속으로 들어가도록 조적해 나무 수축기에 기둥과 벽돌 사이 틈이 생겨도 외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취한 것이다. 누구나 착안할 수 있지만 그만큼 공功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라 건축주가 건축비를 깎으려는 현장에선 결코 나올 수 없는 공정이다."집 지으면서 유 사장과 하루도 빠짐없이 대화했어요. 전화로도 하고 현장에서도 하고. 사소한 것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 없이 일일이 설명하고 건축주 동의를 구해 진행하는 방식을 보고 정성스럽게 집을 짓는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유 사장이 그간 황토집 지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 소재에 대해 아주 상세히 설명해줘 황토집 지식을 많이 얻었어요."건축주는 임대 사용한 명달리 집 포함 7개월 정도 황토집 맛을 봤는데 그새 앓고 있던 기관지 알레르기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위약효과(Placebo Effect)가 아닌 진짜란다.조선조 왕실에 대대로 전해 내려온 건강비법인 <왕실양명술王室養命術>에는 뒷날 사람들을 구하는 데 황토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 예언했다는데 그 말이 허투루 나온 말이 아닌 듯싶다. 글 박지혜 기자 사진 송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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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집] 신선의 경지가 예 있소이다, 가평 155.4㎡(47.1평) 단층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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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집] 일본 기둥-보 방식으로 올린 현대 한옥의 얼굴, 원주 118.4㎡(35.9평) 복층 개량 한옥
- 영서嶺西 지역의 명산인 치악산 줄기를 좌측에 두고 남쪽으로 내려가다 그 산자락의 말미쯤에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가 위치한다. 이 일대는 신림神林이라는 이름에서 내비치듯 신성한 숲이 많다는 전설이 내려오는데 인근에는 천연기념물 제93호로 지정된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성황림城隍林이라는 숲도 있다. 회색도시를 탈출해 이처럼 녹음이 짙푸른 지역에 전영길·최경자 부부는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이 부부의 주택은 얼핏 보면 한옥의 기둥-보 방식과 다를 바 없지만 한옥보다 얇은 부재가 쓰였고 한옥에 프리컷이라는 부재의 가공 방법을 접목했다는 점이 새롭다. 일본식 축조 방식에 따른 것인데 보통 7~9치(약 21~27㎝) 정도의 아름드리 통나무를 사용하는 한옥에 비해 훨씬 얇은 3~4치(약 9~12㎝) 되는 기둥과 보가 구조를 이룬다. 목재 하나만 보면 약해 보이나 암수 홈 결합 방식의 공법으로 지진에도 안전하다는 특장점이 있다. 목재 두께가 보다 얇을수록 건조와 가공 등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을 절감한다는 경제적인 장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건축정보·위 치 :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대지면적 : 659.0㎡(199.7평)·건축면적 : 118.4㎡(35.9평)·건축형태 : 개량 한옥(일본 프리커팅 기둥-보 공법)·지 붕 재 : 오지기와·외벽마감 : 드라이비트(외단열시스템), 파벽돌·내벽마감 : 스기 패널, 황토 미장(안방)·천 장 재 : 스기 루버, 오량천장(2층 가족실)·바 닥 재 : 강화마루, 황토대리석(안방)·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식수공급 : 지하수·설계 및 시공 : ㈜아스카 1688-2975 www.ok-house.com"전원에다 집 짓고 꽃과 채소, 과일나무를 가꾸어 결실의 계절에는 손주들에게 과일을 따다 주는 게 내 평생의 소망이었어요"일본식 목구조 방식과 한옥의 형태를 결합한 개량 한옥을 지어 입주한 지 10일 가량 됐다는 전영길(61) 씨는 요새 쉴 틈이 없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뙤약볕에 아랑곳없이 마당 일을 돌보느라 분주했다. 밀짚모자 아래로 거멓게 그을린 얼굴은 즐거운 노동으로 전원이 주는 건강함이 묻어난다. 누가 봐도, "저렇게 일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나 몰라요" 하는 아내 최경자(57) 씨의 말에 공감이 갈 것이다. 659.0㎡(199.7평) 대지에 건폐율 14%로 계획하고 비교적 너른 마당을 확보한 덕분에 마당을 꾸미는 일이 무궁무진한 듯 보인다. "남편은 30여 년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늘 이 생각뿐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빨리 전원으로 갈까 하는 생각. 머릿속에 그려둔 전원생활에 대한 계획을 줄곧 말해 왔기에 남편이 전원에 집 짓는다는 말을 꺼냈을 때도 전혀 놀랄 일도 아니었어요."1년 만에 일사천리 전원행… 모델하우스 채택으로 비용과 시간 절감전영길·최경자 부부는 터 잡기부터 건축 완공까지 1년 만에 완성했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뤘다. 남들은 터 구하는 데만도 수년 걸린다는데 마침 형님 댁이 이웃에 있어 그 덕분에 터를 수월하게 구했다고 최경자 씨는 말했다. 최 씨는 "정말 좋은 땅은 부동산에 내놓지 않고 주민들을 통해 암암리에 소개되고 팔린다는 사실을 알았어요"라며 "이 땅도 이웃이 팔고 싶어하는 것을 형님이 알려줘 구입하게 됐다"고 했다. 이 일대는 외지인이 들어와 최근 올린 집들이 다수를 이루는데 그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였던 것이 3~4년 전 풀리면서 도시인들이 많이 들어와 산다고 한다. 이 부부는 전원생활 희망자들이 으레 그렇듯 전원생활에 대한 막연한 걱정 같은 것도 없었다. 앞서 전원생활을 시작한 형님 댁을 종종 방문하면서 생활을 엿보고 많은 이야기를 들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고 보다 빨리 전원행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건물도 수월하게 올렸다. 건축회사에 다니던 딸의 안목 덕분이다. 올해 초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건축박람회에서 ㈜아스카가 전시한 모델하우스를 보고 딸이 '잘 지었다'며 적극 추천해서 부부는 딸의 의견에 따랐다. 건물도 전시장에 있던 118.4㎡(35.9평) 모델하우스를 그대로 옮겨 공사를 진행했다. 모델하우스는 벽체와 지붕 마감을 제외한 판재 시공까지 된 상태였다. ㈜아스카 권두상 전무는 "이 주택은 프리컷 시스템(Pre-Cutting System)에 의한 기둥-보 방식의 개량한옥으로 모델하우스를 전시장에 세울 당시 목재 가공에서 건축까지 총 4일 걸렸고 해체하는 데 하루가 걸렸어요. 현장에서 목재 가공 작업이 생략되고 암수 홈 맞추기 식의 조립만 하면 간단히 뼈대가 완성되므로 통상 1달이면 건축이 완료되지요"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전시장의 모델하우스로 집을 짓는 경우 ㈜아스카는 원가의 80% 가격으로 건축비를 책정한다는 설명이다. 히노끼 향이 은은한 건강주택최경자 씨는 '전원주택을 짓는다면 황토집으로 지으면 좋겠어요'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그런데 딸의 추천대로, 지진 발생률이 높은 일본에서도 튼튼한 공법으로 인정받는 점과 기둥은 히노끼로, 보와 벽체는 일본 삼나무인 스기로 이뤄져 고급 목재를 사용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일본에서는 예부터 절이나 궁전 등 중요 건물을 지을 때 반드시 히노끼를 사용해 왔으며 히노끼로 지은 집은 그 수령만큼 오래 유지된다고 알려진다. 권 전무에 따르면 일본 히노끼 가격은 국내 미송 대비 무려 8배 정도 비싸고 스기는 2배 정도 비싼 가격에 유통된다고 한다. 그만큼 고급 자재 축에 드는데, 히노끼는 특유의 향으로도 인기가 높을 뿐 아니라 살균효과와 소취효과가 뛰어나고 아토피에 효능이 있는 등 인체에 유익함을 주기에 고가高價임에도 많이들 찾는다. ㈜아스카는 최 씨의 황토집 예찬을 일부 받아들여 마감재로 안방에 순수 황토를 원료로 한 황토대리석을 바닥에 깔고 벽면은 황토 미장을 적용했다. 구들만 안 드렸을 뿐이지 안방 내부를 황토와 나무로 둘렀고 이러한 분위기를 연장해 외벽 마감은 황토를 연상시키는 흙빛 드라이비트를 적용하고 오지기와를 지붕에 얹어 황토집 효과와 이미지도 연출했다. 최 씨는 집을 완공하자마자 입주했는데도 새집증후군 하면 떠오르는 독한 냄새는커녕 은은한 나무향기만 집 안 가득 번져 '건강주택'이라는 말이 실감났단다. *건축주는 허허로운 마당을 보며 3년 후를 기약하자고 말한다. "이쪽에는 야생화 군락을 조성해서 계절마다 색색의 아름다움을 뽐내게 하고 저쪽에는 보기에도 예쁘고 먹기도 좋은 피망 토마토 파프리카를 심을 거예요. 또 저 앞쪽 벚나무 아래서 시작해 기다랗게 자갈을 촘촘히 깔아 지압길을 만들면 안사람이 심심찮게 왔다 갔다 하겠지요. 빈 공간도 남겨둬야죠. 손주 녀석들이 뒹굴고 놀아도 무릎 깨지지 않도록 잔디도 깔아야지요. 그리고… 울타리야 필요하겠어요?"田글 박지혜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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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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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집] 일본 기둥-보 방식으로 올린 현대 한옥의 얼굴, 원주 118.4㎡(35.9평) 복층 개량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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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멋과 현대의 편리함 조화된 36평 개량한옥
- 오늘날 어느 정도 경제생활에 안정을 찾은 현대인에게 있어서 최대관심사는 건강이다. 먹고사는 생계문제에서 벗어난 요즘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하면 물질적 풍요 속에서 건강한 육체로 오랫동안 살수 있을까?’라는 문제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사의 변화는 집의 역할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과거 단순히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기 위한 공간으로써의 집은 이제 더 이상 현대인에게 매력이 없다. 이제 사람들은 집이라는 것에 생활, 휴식의 공간으로써의 역할뿐 아니라 건강을 유지, 치유해주는 역할까지 기대한다. 최근 일고있는 전원생활의 열풍과 흙집에 대한 선호는 이를 뒷받침해 준다. 경기도 광주의 전원에 흙집을 지어 살고 있는 최수호, 김숙씨 부부는 만성비염에서 오는 두통으로 고생하던 남편 때문에 맑은 공기의 전원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결론부터 말해 그는 두통에서 해방되었고 지금은 흙집 예찬론자가 돼 흙집이 만병통치약인양 열변을 토한다. 처음 이들 부부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부지가 작고 뒤편에는 묘지가 있어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았다. 텃밭을 일구어 수확의 기쁨을 느끼며 정원을 가꾸는 등 어느 정도 전원생활을 누리고 싶었던 이들은 넓은 텃밭과 정원을 원했다. 하지만 이곳은 공동개발지로 일정부지를 쪼개어 분양됨으로 그들이 분양 받을 수 있는 부지는 넓지가 않았던 것이다. 건축을 하고 나면 남는 땅이 별로 없을 정도. 그러나 경치가 좋고 앞뒤의 땅에는 건물이 들어설 수 없어 자신의 것은 아니지만 텃밭을 만들 수 있겠다싶어 이곳 부지를 매입하고 집을 지었다. 작년 3월에 착공해 8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그해 11월에 완공된 최수호씨 부부의 집은 기와지붕에 흙벽돌로 벽을 쌓은 개량한옥이다. 하지만 집의 실내구조나 모양에 있어서 전통한옥과는 많은 차이가 있고, 또 시공에 있어서도 현대식 공법이 많이 가미됐다. 사랑채, 뒷간, 행랑채 등 전통한옥에서는 각각 독립체이던 것들이 한 건물 안에 배치한 2층 건물의 서양식 구조를 보이지만, 지붕을 이루는 서까래, 들보, 도리 등의 통나무 구조체와 그 위에 얹어진 기와, 황토벽돌로 쌓은 벽면 등 우리전통가옥의 양식을 많이 따랐다. 한마디로 전통한옥의 장점과 현대건축물의 편리함이 접목된 색다른 모양과 형태라 할 수 있다. 청기와가 얹어진 지붕은 맞배(박공)지붕 형식으로 측면의 구조체가 완연히 드러나 구조미가 돋보인다. 또 지붕의 물매가 대체적으로 완만하고 처마는 길게 뻗쳐있는데, 이는 강우량이 적은 지역의 전통한옥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형식이다. 처마 밑으로는 툇마루 형식의 데크가 길게 건물을 두르고 있는데 난간을 처마 끝 부분과 맞닿은 기둥에 가로로 긴 통나무를 대어 만든 것이 특징적이다. 보통 전통한옥에서는 기초작업 후 흙이나 잔디 돌 벽돌 기와 등으로 기단을 쌓아 땅의 습기와 곤충 등으로부터 보호역할을 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 집의 경우 콘크리트 옹벽을 쌓아 기단을 대신했고 이 때문에 생겨난 지면과 본 건물사이에 공간은 다용도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출입구까지 오르는 계단은 목조구조물로 해 자연미를 살렸다. 또 현관문은 목구조의 쌍 여닫이문으로 만들어 한옥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렸으며, 현관에서 거실로 들어서는 문은 유리로 된 미닫이문을 설치, 외풍을 차단했다. 내부로 들어서면, 먼저 1, 2층이 완전 개방된 거실 겸 주방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계단 및 난간, 천장구조체, 기둥 등이 목조구조물로 되어 있는데, 이들의 갈색 톤과 황토로 마감한 벽면의 색이 조명과 어우러져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보, 도리, 서까래 등 지붕의 구조체와 그사이를 메우고 있는 황토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연등천장은 이러한 분위기와 더불어 한옥의 구조미를 한층 고조시킨다. 계단을 통해 이층에 오르면, 한옥양식의 빗살완자창문이 달린 창을 통해 바깥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층거실이 있다. 일층의 공간과는 달리 천장이 낮아 아늑한 분위기이고 일층의 개방된 공간과는 목조로 된 난간을 설치, 구분했다. 이 건물에 사용된 목재는 국산 낙엽송이고 흙벽돌은 진천지역에서 나는 황토를 사용, 제작한 것이다. 건축주는 될 수 있으면 전통의 방식을 고수하기 위해 현대 건축에 사용되는 자재는 피했고, 다만 황토벽돌의 취약점인 물에 약하다는 것 때문에 물이 많이 닿는 곳인 욕실과 주방의 벽면은 시멘트벽돌에 시멘트와 황토를 혼합하여 마감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는 묘지라는 생각에 무섭고 께름칙했지만 지금은 뒤편의 잘 다듬어진 잔디와 아름드리 소나무로 가꾸어진 묘지가 훌륭한 정원 역할을 해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10평 남짓한 텃밭을 일구는데 부인이 하루종일 매달리고 남편 최씨가 조금씩 힘을 보태어도 그 일이 만만치 않은데 더 이상의 텃밭은 이제 부담스럽다고, 또 이 정도에서 얻어지는 수확물로도 자신의 가족이 충분히 먹고 남는단다.田 ■ 글·사진 김성용 ■ 건축정보 위치: 경기 광주군 광주읍 목리 부지면적: 90평 구입년도: 1999년 3월 구입비용: 평당 80만원 건축면적: 36평 (1층 21평, 2층 15평) 실내구조: 1층-안방, 작은방, 거실 겸 주방, 욕실 2층-작은방, 거실, 화장실 건물형태: 2층 개량한옥 벽체구조: 흙벽돌, 통나무(낙엽송) 내벽마감: 황토미장 외벽마감: 황토미장 바닥재: 온돌마루 지붕마감: 청기와 난방형태: 전기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상수도 겸용 건축비: 평당 3백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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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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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멋과 현대의 편리함 조화된 36평 개량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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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생명체, 황토·한옥주택
- 특집-2 살아 있는 생명체, 황토·한옥주택 황토는 흙 중에서도 아주 가는 모래가 모여 만들어진 것으로 다양한 광물입자와 1그램 당 약 2억 마리 이상의 각종 미생물이 살고 있다. 이것은 식물의 영양공급원이 되고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품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불린다. 또한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은 세포의 생리작용을 활발히 하고 열에너지를 발생시켜 유해물질을 축출하는 광전효과를 보이며, 혈액순환이나 세포조직의 생성을 촉진시켜준다. 때문인지 황토 전원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개운하다 잔병치레가 없다고 말한다. * 용인 대대리, 60평 단층 ‘퓨전 황토주택’ 이 집은 전통 목구조 흙집의 단점을 보완하고, 한옥의 조형미를 살리면서 현대주택의 기능성을 혼합시킨 60평 단층 황토주택이다. 외부는 황토벽돌의 줄눈 마감했고, 천장과 지붕은 이중단열 처리했다. 아울러 외벽을 30센티미터 두께의 이중황토벽으로 시공했다. 거실과 서재는 대들보와 마룻대, 서까래가 보이는 삼량구조로 만들어 대청마루의 느낌이 들도록 했다. 거실과 현관 사이, 발코니에는 온실을 만들어 분재와 난을 보관하도록 했다. 방마다 바닥을 침대처럼 높이고 몰딩처리한 고정황토침대를 만들었다. 이는 바닥의 온돌이 침대까지 모두 난방배관을 연결하여,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또한 단열과 기능성을 생각해 현대식 시스템 창호를 도입한 창틀은 건축주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대대리 ·건축형태 : 단층 혼합형 황토주택 ·대지면적 : 250평 ·건축면적 : 60평 ·실내구조 : 방 3, 서재, 거실, 주방, 화장실, 온실용 전면·다용도실용 후면발코니 ·외부마감 : 황토벽돌에 줄눈 마감 ·지붕마감 : 한식기와 ·내부마감 : 황토미장에 한지벽지, 거실은 노출 서까래에 루바 ·바닥마감 : 거실(온돌강화마루), 방(한지장판) ·창 호 재 : 유럽식 시스템창호(틸트 미닫이 및 여닫이) ·난방시설 : 심야전기보일러 ·건축비용 : 평당 400만원 ■설계·시공 : 행인흙건축(031-335-8133) * 풍요로움 가득한, 가평 47평 황토 개량한옥 잣나무와 황토벽돌로 지어진 이 집은 건축주가 직접 서까래를 골라 깎아서 지었을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 지붕은 박공형태로 한옥기와를 사용해 마감했는데, 이로 인해 개량한옥의 편리함과 전통미를 더했다. 실내에 들어서면 잣나무의 그윽한 향이 가득하고, 거실의 높은 천장에 마루도리를 설치해 운치를 더했다. 1층(32평)에는 전면창을 둔 거실과 침실, 서재, 부엌, 화장실이 있다. 지붕 밑의 공간(15평) 두 곳은 다리 형태로 연결, 드레스룸과 취미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내벽은 한지로 마감하고 어머니가 쓰던 맷돌, 시루 등과 직접 따온 벌집으로 실내를 장식했다. ·위 치 : 경기도가평군외서면 상천리 ·건축형태 : 개량한옥 ·대지면적 : 152평 ·건축면적 : 1층(32평), 다락(15평) ·실내구조 : 1층-거실, 주방 겸 식당, 화장실, 서재 2층-다락방 2 ·내부마감 : 한지 ·지붕마감 : 한옥기와 ·외부마감 : 미장 후 황토도장 ·창 호 재 : 하이새시(황토색) ·단 열 재 : 스티로폼 ·식수공급 : 수도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 설계·시공 : e-편한우드하우스 (031-585-8442∼3) * 살맛나는 30평 강촌 황토주택 건축주는 황토주택을 짓기 전까지 23년 된 슬래브목조주택에서 살았다. 집이 낡아 개축(改築)할까 하다가 황토주택에 대한 미련으로 1996년 목장 옆에 140평의 땅을 매입했다. 2층으로 지어진 이 집은 1층(32평)은 RC조로 목장에서 필요한 각종 기구를 보관하는 창고로 쓰인다. 살림집인 2층(30평)은 벽체로 기계압을 이용해 강도 높은 황토벽돌을 2중으로 쌓아 마감했다. 바닥은 황토와 참숯을 혼합해 미장하고, 천장에는 황토에다 볏짚을 짓이겨서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20센티미터 두께로 덮었다. 현관문하고 세 개의 방과 부엌·욕실 등을 일직선상에 배치, 동선을 최소화했다. 거실 천장은 양쪽으로 경사진 박공형으로 바닥에서 위에 용(龍)자와 아래에 구(龜)자가 씌어진 마루도리까지의 높이는 약 3미터이다. ·위 치 : 춘천시 남산면 창촌1리 ·건축형태 : 황토·목조주택 ·대지면적 : 140평 ·건축면적 : 창고(32평), 살림집(30평) ·내부마감 : 황토벽돌 줄눈 마감 ·지붕마감 : 한식기와 ·외부마감 : 황토벽돌 줄눈 마감 ·창 호 재 : 하이새시 ·난방시설 : 심야전기보일러 ·바닥마감 : 황토·참숯 혼합 미장 ·건 축 비 : 평당 350만원 ■ 시공업체 : 대일산업(033-256-4588) *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용인 45평 단층 황토벽돌집 이 집은 황토 기와집 35평, 별도의 창고 10평(일반 벽돌)으로 보일러 난방과 구들방이 결합되어 기초를 콘크리트로 했다. 특이하게 일반 주택처럼 줄기초 방식으로 하지 않고, 이중기초(확대기초)를 했다. 기초 위에 간이 주춧돌을 놓고, 나무 기둥을 세웠다. 벽체는 황토벽돌을 쌓았다. 또한 지붕은 기와를 사용하고, 서까래·부연은 이중처마로 루바 사이딩을 했다. 보에 매단 한옥식 창호(조선살에 한지 아크릴이 들어간 창)로 처리해 처짐을 방지했다. 거실은 황토미장을 하고, 접착식 온돌마루가 아닌 강화마루로 마감해 하자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택지 경계로 자연석을 쌓고, 옛날 대문을 세웠다. ·위 치 : 용인시 백암면 박곡리 ·건축형태 : 단층 황토벽돌집 ·건축면적 : 본채(35평), 별채(10평) ·대지면적 : 230평 ·실내구조 : 방 3, 주방, 거실, 화장실 ·지붕마감 : 본채(기와), 별채(아스팔트싱글) ·식수공급 : 지하수 ·난방시설 : 심야전기 보일러 ·건 축 비 : 1억 4850만원 ■설계·시공 : 행인흙건축 (031-335-8133) www.hangin.co.kr * 오막살이 개조하여 지은, 영월 20평 황토 별장 이 집은 오래된 20평 규모의 농가였다. 벽체는 황토, 지붕은 슬래브였고, 아궁이를 사용하는 전형적인 옛날 집이었다. 주말주택으로 사용하기 위해 뼈대만 남기고 모든 것을 헐어내야 했다. 건축주가 건축에 일가견이 있었기에 몇몇 사람들을 불러 직접 손보았다. 옛날 방법대로 황토를 4번이나 발라 벽체를 쌓았으며, 슬래브지붕도 뜯어내고 갈대와 볏짚을 얹어 전형적인 초가로 탈바꿈시켰다. 아궁이와 구들 대신 가스보일러를 설치하고, 부엌은 입식으로 바꿔 현대식으로 꾸몄다. 또한 밖에 있던 화장실도 안으로 옮겼다. 외벽 하단은 자연석을 붙여 마감했다. ·위 치 : 강원도 영월읍 북쌍리 ·대지면적 : 200평 ·건축면적 : 20평 ·실내구조 : 방 2, 화장실, 주방, 거실 ·내부마감 : 한지초배지 ·지붕마감 : 갈대 위에 볏짚 ·외부마감 : 황토, 자연석 ·난방시설 : 가스보일러 ·식수공급 : 바위틈에서 솟는 자연수 ·개조비용 : 3000만원 * H-빔 골조 세워 2층으로 지은, 안산 90평 흙벽돌 집 2층 흙벽돌 집을 짓기 위해 하중을 지탱해줄 자재로 H-빔을 선택해 기본 골조를 세우고, 나머지는 나무로 골격을 구성했다. 흙벽돌을 양쪽에서 이중으로 쌓아 올리며 벽체를 쌓고, 외벽엔 별도의 미장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외부와 내부 모두에서 흙벽돌 모양이 그대로 드러난다. 나머지 실내 벽과 천장, 방은 모르타르로 미장을 하거나 한지벽지를 발랐다. 2층 거실에는 바닥이 투명한 수족관을 만들고, 천창을 달았다. 결국 1층 거실에서 수족관을 올려다 볼 수 있게 됐고, 천창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수족관을 거쳐 1층 거실바닥에 떨어지게 됐다. ·위 치 : 경기도 안산시 사동 ·건축형태 : 2층 흙벽돌 집 ·건축면적 : 1층(45평), 2층(45평) ·대지면적 : 131평 ·실내구조 : 1층-방 4, 화장실, 거실, 주방, 다용도실 2층 -방 2, 화장실, 거실 ·내부마감 : 흙벽돌, 모르타르, 한지벽지 ·지붕마감 : 아스팔트싱글 ·외부마감 : 흙벽돌 ·난방시설 : 나무, 기름 겸용보일러 ·바닥마감 : 황토+숯 ·식수공급 : 상수도 ·건 축 비 : 평당 400만원 ■ 자재(황토벽돌) : 삼전황토(0339-358-9022) * 흙과 나무의 기능성이 조화된, 이천 46평 실용주택 이 집은 한옥구조와 서구식 목조주택 공법을 혼합해 지은 46평 ‘목구조흙집’이다. 현대 방식의 기초 콘크리트 위에 8치(약25㎝) 사각 목재로 기둥과 보를 짜 맞춰 한옥구조의 구조체를 세웠다. 다음에는 서구식 목조주택의 트러스 공법으로 지붕을 얹었다. 목구조 방식의 지붕 모양을 최대한 살려낸 후 흙집과의 조화를 위해 원형서까래와 대나무 사이딩으로 처마를 만들었다. 벽체는 고순도의 흙벽돌(30×20×14㎝)을 쌓았고, 미장재도 자연원료만을 고집했다. 방바닥은 종이장판에 생콩을 갈아 들기름과 섞어 바르는 전통‘콩땜방식’으로 마감했다. ·위 치 :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안평리 ‘솟대마을’ ·건축형태 : 한옥 목구조 흙집 ·건축면적 : 46평 ·대지면적 : 185평 ·벽 체 : 30×20×12㎝ 흙벽돌, 1.5㎝ 흙몰탈 미장, 방수줄눈 ·지붕마감 : 너와형 이중아스팔트싱글 ·창 호 재 : 띠살무늬 목창, 그린유리 ·난방시설 : 심야전기보일러 ·바닥마감 : 온돌마루, 흙미장 위에 콩장판 ·건 축 비 : 평당 290만원 ■ 설계 및 시공: 행인흙건축(031-335-8133) www.hangin.co.kr 정리/ 이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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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생명체, 황토·한옥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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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움 가득한, 가평 황토개량한옥
- 손수 지은 집 풍요로움 가득한, 가평 황토개량한옥 불기산(60lm)과 청우산 (619m)사이에 있는 계곡마을로서 예로부터 사람이 살기에 편한 유서 깊은 고장에 잣나무와 황토벽돌로 지어진 이 집은 맹성재 사장이 직접 석가래를 골라 깍아서 지을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 지붕은 박공형태의 한옥기와로 마감하여 개량한옥의 편리함과 전통미를 더하여 길가던 이웃이 구경 삼아 잠시 머물거나, 조깅하는 사람들이 물 한 모금씩 마시는 장소로 길손의 발길이 끈이질 않는다. 서울에서 경춘국도를 따라 30여 킬로미터 달리면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곁 가평의 관문인 외서면 대성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10여 분 거리인 상천리 수리재에는 ‘e-편한우드하우스’를 운영하는 맹성재 사장의 자택인 한옥이 자리한다. 전원생활을 결심한 후, 서울 근교에 교통이 편리하고 양지바르며 한적한 지역을 찾던 중 여기에 딱 맞아 떨어지는 가평군 외서면 상천리 수리재마을을 택하게 되었다. 상천리라는 지명은 본래 감전(甘田)이었는데 두 가지의 지명유래가 전한다. 감자를 많이 재배해서 감자밭이라는 뜻과 예부터 사람의 왕래가 빈번하여 길손들이 쉬어 갔는데, 이곳에서 솟아오르는 샘물이 매우 달고 감미로웠으며, 여름에 얼음물이 나오고 겨울에는 더운물이 올라와 감천(甘泉)이라 했다고 한다. 상천리에 위치한 수리재는 불기산과 청우산 사이에 있는 계곡마을로 예부터 사람이 살기에 편한 유서 깊은 고장으로 상평통보를 유통시킨 잠곡 김육(潛谷 金堉)이 낙향하여 지냈던 곳이기도 하다. 2002년 5월에 입주한 맹성재 김영숙 부부는 늘 자연에서의 전원생활을 꿈꾸면서 마음으로 여러 채의 집을 짓고는 했다. 국회사무처에서 통일분과 업무를 담당했던 맹성재 사장은 국회도서관에서 붓글씨와 동양화를 배우면서 미술에 관심을 가졌다. 그것을 계기로 평소 꿈꿔왔던 전원주택 설계도를 수작업으로 그리면서 1998년 건축사업과 전원생활을 더불어 시작하였다. 부인 김영숙 씨는 ‘미술계로 나가도 될 정도의 재능을 갖추었으며, 항상 부지런하고 창조적인 사람이라 전공분야가 아닌 다른 일에도 두각을 나타낸다’면서 남편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잣나무와 황토벽돌로 지어진 이 집은 맹성재 사장이 직접 서까래를 골라 깎아서 지었을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 지붕은 박공형태인데 한옥기와로 마감하여 개량한옥의 편리함과 전통미를 더했다. 현관에 들어서면 잣나무의 그윽한 향이 집안에 가득하고 높은 천장에 설치된 마루도리가 운치를 더한다. 1층(32평)에는 전면창을 둔 거실과 침실, 서재, 부엌, 화장실이 있다. 또한 한쪽 귀퉁이에 있는 작은 계단을 오르면 지붕 밑으로 2개로 나뉜 공간(15평)이 다리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이곳은 드레스룸과 취미공간으로 독립되어 공간 활용도를 높였으며, 난간을 설치하여 1층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집을 남편이 지었다면 실내공간은 아내의 솜씨로 꾸며졌다. 내벽을 한지로 마감처리하고 어머니가 쓰던 맷돌과 시루 등으로 실내를 장식했다. 산에서 직접 따온 벌집으로 장식한 것은 김영숙 씨의 재치에서 나왔다. 그는 뒤늦게 원예과를 졸업했는데 ‘전원생활을 하면서 보다 깊이 있는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이곳 기후에 맞는 나무를 심어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전통 한옥에 걸맞게 꾸미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여 평의 텃밭에 상추, 배추, 고추 등을 재배할 계획이다. ‘전원주택은 풍요로움과 낭만이다. 부지런하지 않은 사람은 꿈꾸지 말라’라는 맹성재 김영숙 부부는 무한한 자연 속에서의 친화적 조건을 내세우며 많은 일들이 있을 따스한 봄날을 기다린다. 田 ■ 글·사진 정성수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가평군외서면 상천리 ·건축형태 : 개량한옥 ·부지면적 : 152평 ·건축면적 : 125평 ·실내구조 : 1층-거실, 주방 겸 식당, 화장실 서재 2층-다락방2 ·외부마감 : 미장 후 황토도장 ·내부마감 : 한지 ·창 호 재 : 샷시(황토색) ·단 열 재 : 스티로폼 ·지붕마감 : 한옥기와 ·식수공급 : 자가수도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공사기간 : 2002년 2월∼5월 ■ 설계·시공 : e-편한우드하우스 (031-585-8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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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움 가득한, 가평 황토개량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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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특집] 02. 한옥 정책 10년 ,한옥의 오늘과 내일
- 한옥 정책 10년, 한옥의 오늘과 내일 최초의 집은 단순했다. 비바람과 추위 외부의 위험 요소를 차단하기만 하면, 집의 충분조건을 갖췄다. 그러다 정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은 새로운 기능을 갖추기 시작했다. 필요한 기능이 늘수록 집은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그러나 한계는 있었다.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하지 않고, 건축기술이 뛰어나지 않던 시대엔 주변에서 얻기 쉬운 자재만 사용한 것이다. 나무가 흔한 지역은 목조주택, 돌이 흔한 지역은 벽돌주택이 지어졌다. 그래서 옛 건축물만 봐도 그 지역의 풍토를 알 수 있다. 한옥이 다른 나라의 주택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주춧돌을 괴고 기둥을 세우는 방식이다. 국토의 70%가 산림인 우리나라는 나무를 쉽게 구할 순 있었지만, 습기에 약한 나무가 썩지 않게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해답이 주춧돌이다. 이처럼 집은 그 지역의 지형과 기후에 맞게 진화하고 사람들은 집에 맞게 생활 방식이 변화하면서 그 나라만의 생활문화가 만들어진다. 그러니 한옥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 아니고 우리의 생활문화가 담긴 역사의 현장이고 지켜야할 문화유산이다. ‘한옥’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나 전통 한옥은 우리나라 전통 가옥 또는 한민족의 집으로 풀이한다. 처음 한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건 근대시기에 급격하게 늘어난 양옥과 전통 가옥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한옥이라는 이름이 사전에 등재된 건 1975년이고, 법에서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기 시작 한 건 2002년 <전주시 한옥보전 지원조례>를 만들 때 ‘전통도시한옥’을 정의하면서다. 간혹 전통 한옥의 정통성을 따지기도 하지만, 그러기엔 시대 배경이 모호해진다. 현재 남은 고건물은 조선시대 건물이고 이러한 조선시대 건물만 전통 한옥이라 정의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무리다. 결국, 전통 한옥이란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건축물을 모두를 포함하며, 중요한 건 지켜야 할 것과 새로운 것에서 구분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듯 시대에 따라 주거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어쩌면 미래에서 정의할 전통 한옥에서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통 한옥마을 2013년 은평뉴타운 한옥마을에서 시범 한옥인 화경당 준공식을 개최했다. 한옥진흥정책 10년 서울의 북촌과 서촌, 전주 한옥마을 등이 국민에게 친숙한 장소가 되면서 더불어 한옥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이러한 반응은 한옥마을 부지 분양에서도 나타났다. 경상북도의 한옥마을 분양에 78:1 경쟁률을 보이고, 세종특별자치시의 한옥마을은 299: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급격한 서구화에 대한 반감을 보인 국민이 한식, 한복, 한국음악 등 전통문화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자, 정부는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가 정체성 기반으로서의 ‘전통문화 육성정책’을 추진했다. 그게 벌써 10년 전이다. 한옥 관련 정책이 ‘보존’에서 ‘활용’으로 바뀌며, 다양한 용도의 한옥과 한옥의 요소를 활용한 건축물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한옥 진흥정책 주요 성과 중앙정부의 한옥진흥정책 시작은 2007년에 마련한 ‘한스타일 종합육성계획’이다. 한옥분야에선 전통한옥 원형 보전, 한옥건축 국내 기반 구축, 한옥건축의 세계화를 세부 추진 전략으로 마련해 각각 필요한 사업을 진행했다. 한옥 진흥정책이 마무리될 시점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토해양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유관기관이 2014년까지 ‘국격 향상을 위한 신新 한옥플랜’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2020년 한옥 보급과 확산, 체계적인 보전 및 활용으로 국가품격을 높이고 녹색성장을 선도하기 위한 세부사업도 마련했다. 국가한옥센터도 이때 만들어져 2015년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에 의해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지정 받았다. ▲한옥 진흥정책 방향 지난 10년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양한 한옥 진흥정책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중앙정부의 한옥 정책은 지방자치단체의 한옥사업을 이끌어 신축 한옥은 늘고 기존 한옥의 활용도를 높였다. 또한, 대도시 내 멸실 우려가 높은 한옥과 한옥마을은 새로운 역사문화공간으로 변하고, 전남의 행복마을은 도시민을 전남으로 유입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 10년 동안 국민의 ‘관심 밖 주거 유형’이던 한옥을 관심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남은 과제는 한옥에 관심을 갖는 국민에게 문화재가 아닌 살림집으로서 진정한 한옥의 멋을 알리고, 수요자를 모두 수용하도록 한옥의 모습을 다양하게 갖추는 것이다. 한옥의 공공성 및 지속 가능성 확보 우선 한옥의 브랜드화 정책을 시행한 지 10년을 맞이했다. 한옥은 더 이상 역사라는 미명 아래 옛 건축양식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의 주거 공간이 되고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갈 우리의 주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그 선두에 ‘국가한옥센터’가 있다. 한옥 정책 연구와 확산, 활성화에 노력하는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신치후 센터장을 만나 우리 한옥의 현주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interview 국가한옥센터 신치후 센터장 Q. 국가한옥센터 홈페이지 개편으로 달라질 내용은 A. 기존 홈페이지는 지난 5년간 국가한옥센터에서 연구·조사한 콘텐츠가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이번 홈페이지 개편에선 간행물 형태로 배포한 《한옥시공 핸드북》 관련 교육 동영상을 추가했습니다. 또한 한옥 활용을 위한 건축물 소개 및 드론으로 촬영한 한옥 밀집 지역 경관기록, 한옥 수, 인허가 동향, 한옥 표준주택 가격 등 통계자료를 이해하기 쉽게 만든 인포그래픽을 업로드 했습니다. Q. 지난 10년간 한옥 정책 시행으로 얻은 성과와 중점을 둔 점은 A. 지난 10년 동안 성과는 ‘관심 밖 주거 유형’으로 인식되던 한옥을 관심 영역으로 되돌리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으로 신규 한옥을 짓고, 멸실될 한옥과 한옥마을을 보존해 새로운 역사문화경관의 한 요소로 이끈 점, 저렴한 한옥을 짓기 위한 기술 분야 노력에 따라 한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거하려했던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Q. 정부의 노력으로 우리가 기대할 한옥의 미래는 A. 한옥의 미래는 전통한옥부터 신한옥, 한옥건축 양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확장해 ‘한국’이라는 공동체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 봅니다. 이를 위해 현재 국토교통부 위주로 구성된 정부 주도의 한옥 정책을 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문화재청·산림청 등 유관 부처와 협업체제로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한옥의 외연을 확장하고, 대도시 지역 외에 산재한 한옥을 활용하려면 이 같은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지방자치단체는 개별 신축 한옥 위주의 지원 방식과 더불어, 한옥 공공건축물 지원과 한옥 유지관리를 위한 거주자 교육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한옥의 공공성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점진적으로 후자의 비중이 더 커져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건축문화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옥의 발전은 꼭 필요한데 이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A. 건축문화 측면에서 한옥이 성장하려면 한옥에 대한 인식이 문화재 개념에서 보다 넓은 의미로 전통 주거지로서의 요소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거주자들의 삶을 담는 장소 구성, 한옥을 구성하는 요소 등을 발견하고, 이를 현대생활에 적합하도록 적용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한옥의 다양성을 위한 인식전환과 한옥의 여러 유형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옥산업이 규모의 경제가 되기 위한 수요 창출과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예로 합리적인 가격의 재료와 부재 개발, 한옥기술개발 R&D사업에 꾸준한 지원이 있어야겠죠. 그리고 한옥의 다양한 변화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Q. 한옥의 다양한 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A. 전통한옥은 비싸지만 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고, 반대로 저렴하지만 동시에 성능이 좋은 한옥을 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둘은 비교우위를 둘 수 없는 대상입니다. 다양한 한옥을 공급하기 위한 시장이 존재해야죠. 한옥은 근대화 과정에서 아파트에 자리를 내주면서 맥이 끊겼다가 오늘날 우리의 새로운 주거 유형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도 조선시대의 집만 한옥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따라서 한옥시장을 고급형과 일반형으로 나누고 수요자들이 원하는 한옥을 선택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고, 한옥의 변화를 이해할 문화적 배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Q. 시대에 따라 주거 형태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 그러나 전통한옥과 개량한옥은 다르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A. 전통한옥과 개량한옥을 전혀 다른 건축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보다는, 한옥이 발전하는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유형으로 이해하는 게 좋겠습니다. 특히 주거는 생활양식 변화에 민감합니다. 한옥의 맥이 끊겼던 단절의 시간 동안 삶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과거 건축형식을 현재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어려움이 있고, 개량에 대한 요구도 거부하지 못할 흐름이죠. 그러나 한옥이 한옥일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은 있습니다. 한옥은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주요 구조가 기둥·보 및 한식지붕틀로 된 목구조로서 우리나라 전통양식이 반영된 건축물 및 그 부속건축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한옥 건축기준’은 이에 따라 한옥이라는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동시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도록 재료부분에서 최소 기준도 제시합니다. 개량한옥이라는 것 역시 이 기준에 따라 만들어야겠죠. 그러나 같은 법률에서 ‘한옥 건축양식’이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이는 “한옥의 형태와 구조를 갖추거나 또는 이를 현대적인 재료와 기술을 사용하여 건축한 것”을 의미합니다. 한옥 건축양식은 한옥의 다양한 변화를 수용하는 또 다른 기준입니다. 현재 이에 대한 설계기법 및 모델 개발·보급 사업, 홍보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한옥의 외연이 확장되고 그 스펙트럼이 다양해지면 언젠가는 전통한옥과 개량한옥, 한옥 건축양식을 자연스럽게 분류할 맥락이 만들어질 것이라 봅니다. 명지대학교 실험 한옥인 명지 정사 내 전통 한옥과 현대 한옥 비교 실물 Q. ‘신한옥’과 ‘한옥의 현대화’라는 말이 있는데, 어떤 것을 말하는지 A. 신한옥이라는 것은 저렴하고 동시에 성능이 좋은 한옥을 제공할 필요에 따라 한옥기술개발이 추진한 R&D연구의 결과물입니다. 한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 주거 기능에 부합하도록 개발된 한옥입니다. 전통한옥과 달리, 한옥 보급을 위한 차원에서의 중간 과정입니다. 한옥의 현대화는 신한옥을 포함한 더 넓은 의미입니다. 시공비 절감과 거주 성능 향상이 신한옥과 한옥의 현대화가 공유하는 가치라면, 에너지 절감을 위한 패시브 건축·수요층 요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한 모듈공법·공기 단축을 위한 사전 제작 방식 등은 한옥의 현대화 개념입니다. 또한 한옥 현대화에는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측면도 있습니다. 현재 한옥은 기존 대목들에 의해 지어지던 한옥 방식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설계 및 시공기법을 요구합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건축교육 강화와 재교육이 절실합니다. 은평한옥마을 시범 한옥의 골조 Q. 그동안 추진해온 ‘한옥기술개발 R&D 연구사업’과 앞으로 진행할 사업은 A. 한옥 기술개발 R&D는 2009년 ‘전통한옥의 브랜드 가치 계승 및 현대적 거주 성능이 확보된 저렴한 대중한옥 개발’ 이라는 목표 아래 추진했습니다. 현재 1단계와 2단계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1단계는 ‘3.3㎡당 700만 원대의 저렴하고 거주 성능이 향상된 한옥개발 및 보급’, ‘한韓스타일과 현대 생활양식에 적합하고, 설계기법·인테리어·물 사용 공간을 종합한 한옥 유형 모델 개발 및 실용화’, ‘성능이 향상된 한옥부재의 개발과 한옥의 특성을 고려한 성능 기준의 수립’, ‘한옥건축 통합 정보 시스템 구축 및 지능형 BIM 한옥부재 라이브러리 및 설계지원시스템 연구’가 실행됐습니다. 2단계는 ‘신한옥 핵심 기술 고도화 및 기준개발’, ‘신한옥 마을모델 개발’, ‘에너지절약형 실험한옥 개발’, ‘신한옥형 공공건축물 모델개발’ 등이 되고 실증구축을 했습니다. 최근까지 신축된 민간 부문 한옥 역시 한옥기술개발 성과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양한 부분에 적용됐습니다. R&D사업을 직접 보고 싶으시면, 실증구축을 한 수원에 위치한 한옥기술전시관, 강릉 신한옥 시범마을을 방문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3단계 사업에서는 10m급 대공간 다층 한옥기술개발과 다양한 공공건축물 유형 개발이 핵심 과제로 선정됐습니다. 한옥의 멋을 지키고 멋을 살린다 한옥의 멋은 조화에 있다.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 건축물과 사람과의 조화다. 산 능선과 지붕의 곡선, 살아있을 때 형태를 간직한 서까래와 부드러운 처마곡선, 바람 길을 거스르지 않고 길을 내주는 대청과 마당의 관계, 불길을 나누고 흐름을 조절한 온돌의 따스함을 온전히 받아내는 사람. 우리가 한옥을 그리워하고 다시 찾는 것은 어쩌면 수천 년을 한옥에 살면서 우리의 DNA가 한옥을 다시 부르는 건은 아닐까? 사람과 함께 숨 쉬는 한옥 한옥은 자연에 어울리는 터를 선택해야. 동양 사상에 기반을 둔 한옥은 한옥의 위치를 정할 때, 한옥의 크기를 정할 때, 정원에 나무를 심을 때 등 주변 자연 경관과 어울리도록 계획했다. 멋스러움과 기능을 갖춘 한옥의 지붕. 용마루에서 추녀로 이어지는 선과 각도 날렵함이 비상을 앞둔 새의 날개 짓을 상상하게 한다. 물결무늬의 기와 골은 한국 전통가옥의 여유와 미학을 담아낸다. 또한 지붕의 경사와 기왓골은 폭우에도 빗물이 지붕 내부로 스미지 않고 잘 흐르게 한다. 온돌은 우리의 난방 방식으로 구들이 순수 우리말. 구들은 ‘구운 돌’의 약자다. 아궁이에 불을 때 구운 둘을 데우는 방식으로 난방을 하는 것이다. 잘 만든 구들은 열이 고르게 퍼지고 불이 꺼진 뒤에도 2~3일 정도 열을 유지한다. 열과 연기가 지나가는 길을 ‘방고래’라고 하며, 다양한 형태가 있다. 구들의 성능과 열의 지속성은 고래를 어떻게 쌓느냐에 달렸다. 촘촘하고 깊은 살에 담은 아름다운 창문. 귀자창, 띠살창, 완자살창, 빗살창 등 다양한 기하학 모양의 창살 사이로 비추는 은은한 빛은 한옥의 또 다른 매력이다. 한옥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많은 수의 창문이다. 한옥에서 창문은 막기 위한 목적이 아닌 ‘통’함이다. 바람이 지나는 길과 방과 방이 통하게 하는 연결을 의미한다. 곧게 뻗고 단단해서 건축재로 사용하기에 좋은 소나무. 소나무로 집을 지으면 진한 솔 향이 집 안을 가득 채워 심신을 편안하게 한다. 소나무 가운데 가장 좋은 나무는 금강송 종류인 ‘황장목’이다. 황장목은 나뭇결이 단단하고 옹이가 없으며, 겉은 희고 속은 노랗다. 흰 겉부분을 제거하면 노란 빛깔의 윤기가 흐르며 비바람에 잘 견딘다. 두꺼워야 기둥을 받치기에 좋은 주춧돌. 형태는 테두리가 둥글고 아래위해 평평하며 넓은 게 좋다. 주춧돌이 지난한 세월 꿋꿋하게 집을 받치는 역할이라면 디딤돌은 사람의 무게와 지나간 세월을 견디는 돌이다. 디딤돌은 섬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단아하면서 화려한 기와. 기와를 한 장만 보면 초라하고 볼품이 없다. 그러나 암키와와 수키와가 만나고 막새기와로 끝을 마무리한 뒤 너새기와(날개기와)와 망와로 멋을 내면 한옥의 지붕은 하나의 작품으로 피어난다. 한옥의 멋을 결정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와는 숙련된 기술과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만큼 한옥을 건축할 때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다. 최근엔 건축 비용을 줄이고 기와의 멋을 살린 건식기와가 등장해 소비자의 부담을 덜기도 했다. interview 한옥협동조합 장남경 대표 Q. 한옥협동조합은 어떤 곳인지 A. 건축주 입장에서 집 한 채 짓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각종 법률적인 검토부터 주변 지형과 대지 조건에 맞는 설계, 각 분야 전문기술자로 이루어지는 시공 과정은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설계를 하기 위해 마음에 맞은 건축사사무소를 구하는 일부터 믿고 맡길 만한 시공사를 찾는 일도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닙니다. 한옥협동조합은 이러한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한번에 해결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한 끝에 설계부터 시공까지 각 분야 전문 기술자들이 모여 한옥을 짓고자 하는 분들이 좀 더 쉽게 한옥을 지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결성된 한옥 전문 협동조합입니다. 뿐만 아니라 문화재 수리업 등록업체로 우리 전통 건축의 가치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Q. 한옥협동조합이 건축주에게 주는 도움은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획에서부터 설계, 시공, 한옥에 대한 교육 등 한옥을 짓는 데 필요한 모든 분야의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건축도면을 해석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건축주를 위해 3D 프로그램을 활용한 설계 작업으로 시공 전에 본인이 원하는 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옥협동조합이 진행하는 ‘한옥교실’에서 한옥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한 사람은 본인이 짓고자 하는 집을 보다 구체적으로 구상할 수 있습니다. 그 후 조합과 함께 설계 작업을 진행하죠. 설계도면이 나오면 정확한 수량산출을 통한 내역 작업으로 전체 공사비를 산출하고, 그에 근거한 공사를 진행합니다. Q. 한옥협동조합의 활동 범위는 A. 전국 어디가 가능합니다. 외국도 가능하고요.(하하) Q. 한옥협동조합에서 설계나 건축, 한옥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A. 디지털 프로그램 및 모형을 활용한 한옥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옥교실은 한옥을 짓고자 하는 사람이나 한옥에 관심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한옥을 이해하는 기본 교육이라 현장에서 일할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한옥에 대한 기본소양, 한옥 설계에 대한 이해, 한옥시공 및 소요 비용 등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실 수 있습니다. Q. 규격화 한옥이라는 게 무엇인지 A. 모듈 단위로 생각하면 됩니다. 한옥을 짓는 데 가장 큰 진입 장벽이 비용이죠. 규격화 한옥은 시공단가를 낮추기 위해 조합에서 규격화한 한옥을 의미합니다. 시공단가를 낮추는 게 장점이지만, 모든 건축주의 취향을 반영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Q. ‘한식 인테리어’는 어떤 것인지 A. 한옥에서 살고 싶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막상 한옥을 짓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기존 주택(아파트 및 빌라 등) 내부에 한옥 요소를 도입해 한옥처럼 꾸미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또한, 주택뿐만 아니라 상업시설이나 공공건물 같은 곳도 실내를 한옥처럼 꾸밀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옥의 요소를 기존 건물에 적극 도입함으로써 한옥의 맛과 멋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Q. 한옥은 춥고 불편하다는 편견에 관한 생각은 A. 우선 단열 문제와 관련해서 아파트나 일반주택과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현대적인 건축 재료를 사용해 단열문제는 완벽하게 해결했습니다. 한옥도 거실이나 부엌, 화장실 등 현대인의 일상생활에 맞게 공간을 구성하기 때문에 일반주택에서 생활하는 것과 거의 차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정과 같은 작은 마당, 처마, 한옥 구조, 한식 창호가 주는 입면상의 아름다움 등 일반주택에 없는 한옥만의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한옥의 멋’은 무엇인지 A. 우선 친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건강한 집’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똑 같은 집이 하나도 없을 만큼 다양하고 개성적이어서 건축주의 취향을 잘 담아내는 장점도 있습니다. 물론 한옥이 가지고 있는 유려한 지붕선, 나무의 짜임으로 만들어지는 한옥 구조와 갖가지 창살 문양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 중정과 같은 마당 공간의 넉넉함도 빼놓을 수 없는 한옥의 멋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한옥협동조합의 향후 계획과 우리나라 한옥 시장 전망은 A. 각 분야의 한옥 전문가들이 한 데 모여 한옥을 짓고자 하는 사람이 조금 더 쉽게 한옥을 짓도록 돕는 게 한옥협동조합의 창립정신입니다. 이를 위해 디지털 프로그램을 활용한 설계기술 개발, 하자를 최소화하는 지속적인 시공기술 개선, 한옥 문화의 대중적 확산을 위한 교육 사업 등을 꾸준히 전개해나갈 계획입니다. 그동안 한옥협동조합뿐만 아니라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해가 갈수록 한옥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요. 여러 가지 제약에도 불고하고 한옥의 장점이 많기 때문에 한옥시장도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주택뿐만 아니라 상업시설, 공공시설 등 한옥의 적용 범위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옥건축 종합관리 전문기업 ‘한옥협동조합’ “전통과 현대를 잇다” 한옥협동조합은 전통문화재와 현대 한옥을 신축, 이축, 개축, 증축, 대수선을 전문을 하는 종합문화재수리업 등록단체다. 2013년에 조합을 창설해 한옥의 규격화로 비용은 줄이고 품질은 높이는 데 힘썼다. 또한, 한옥 전문 설계와 시공 기술자들의 실력을 인정받아 2015년에 서울시와 문화재청에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2016년부터는 한옥 모형 제작을 통한 한옥교육훈련도 실시해 한옥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에게 한옥의 이해를 돕는데 노력하고 있다. 한옥협동조합에서 하는 일 문화재, 전통사찰, 재실 문화재 수리보수 및 단청, 전통사찰, 재실, 신축 및 설계 등 전통문화에 현대기술을 가미해 품격 있고 고풍스러운 건축물을 시공한다. 주심포, 다포, 익공 등 다양한 건축양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통한옥 신축 및 대수선 전통문화재 수리업 면허를 보유해 한옥의 보존 및 진흥을 위해 현장에서 터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한옥 신축 및 대수선을 전문으로 한다. 강원도 원주시에 원목 확보 및 치목공장을 운영해 효율적인 시공기반을 갖췄다. 한옥 인테리어 아파트, 근린생활시설 등 일반 건축물에서 한옥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한옥 인테리어를 시공한다. 전통건축 설계 전통사철과 재실 설계는 물론 한옥 신축과 한옥 인테리어를 설계한다. 한옥 교실 운영 한옥협동조합 교육관에서 한옥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 한옥 모형 체험 교육과 디지털로 배우는 한옥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 문의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12길 20-6 / TEL : 02-742-9272 / 홈페이지: www.hanokco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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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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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특집] 02. 한옥 정책 10년 ,한옥의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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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III]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집터는 내가 원하던 아늑한 곳은 아니지만 북서쪽에는 백두대간인 덕유산이 버티고 양옆은 산 능선이 있어서 커다란 의미로 보면 좌청룡우백호左靑龍右白虎의 형상이고 무엇보다도 내 집터에서 보는 전경이 퍽도 싱그럽게 보인다. 특히 전망이 시원스러운데 후에 집을 짓고 대청마루에 큰 유리창을 설치했더니 집 구경을 오는 사람마다 집터가 좋다고 이구동성이다. 물론 겉치레인 줄 알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글 황인찬우리가 집터 잡는 데 고려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개발가능성이 없는 지역이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치는 완전히 뒷전이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어리석었다 싶다. 오로지 목적은 우리 식구가 자연의 품속에서 삶을 평안하게 영위할 수 있으면 그만이었으니……. 그래서인지 지금 우리가 사는 동네의 땅값은 5년 전과 거의 비슷하다.또 하나는 유명한 관광지를 피하고 싶었다. 고향집이 수백 년 동안 늘 그대로인 집에서 태어나고 성장해서였을까, 집이란 자주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니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돈이 되면 팔고 언제든 떠나야 부자가 되는 것인데……. 그러니 늘 그렁그렁 살고 있나 보다.아들에게 시골 고향을 만들어 주어 어릴 적 추억이 도시라는 황량한 잿빛이 아니라 자연의 풍요로운 초록빛이게끔 하는 데 목적이 있었으니 다른 것은 전부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했다.그렇다고 넉넉하게 돈을 들고 다니면서 집터를 찾을 수 없는 형편이니 결국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다닐 수밖에 없었다. 이미 서울 근처는 우리 같은 서민이 들이대기에는 너무 땅값이 올라버렸고 휴양지나 관광지 근처는 너무 복잡하고 상혼에 물들어 있어서 피하고 싶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이런 요구조건에 부합하였다. 집터는 국립공원에서 100m 떨어진 논밭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집 뒤가 바로 산이 아니라는 점이 흠이고 값이 저렴하다 보니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 최대의 단점이다. 그런데 이 단점 때문에 우리 동네 전체는 전국 어디를 내놔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청정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생태적인 삶을 추구한 내 마음에 든다.이제 남의 집 짓는 목수일은 일단 잠시 중단하고 본격적으로 내 집을 짓는 일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치리라!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나는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세간의 말을 그대로 실천한 장본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남의 집을 지을 때 목수일은 나무를 다듬고 집을 세우는 것으로 끝난다. 우리는 거의 이 일만 하고 다음 단계의 지붕공사, 미장, 설비, 조경 등은 모두 다른 업자들이 하기 때문에 잘 모른다. 다음에 다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꺼내겠지만 상량식을 하고 서까래와 개판을 까는 일은 살림집 공정의 1/3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 때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2003년 7월에 부지를 구입하고 9월에 나무를 주문한 나는 입주 일을 2004년 5월로 잡았다. 이론상으로는 1년 안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우리는 입주를 예상치보다 1년 지난 2005년 5월에 간신히 했으니, 그래서 3년 동안 집을 지은 이야기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입주하고 나서도 문도 더 짜야 했고 싱크대 등을 직접 제작했을 뿐 아니라 2006년에는 굴뚝쌓기 등을 했으니 만 3년이 아니라 아직도 마무리를 못하고 그냥저냥 지내고 있는 미완성의 집이다.나무 사는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에서 자세히 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잠시 농지를 집터(대지)로 바꾸는 과정을 늘어놓겠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농지는 절대농지와 관리지역(준농지)이 있는데 관리지역이 아니면 집을 지을 수 없다. 현지 농업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 몰라도 절대농지에도 집을 짓던데……. 우리같이 외지인들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집터를 구입할 때는 집을 지을 수 있는 관리지역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농지를 대지로 바꾸는 농지전용 절차는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다. 나 같은 경우는 현장에서 매일 일하는 주된 일꾼이고 나무 치목(다듬기)이 모두 나의 몫이라 복잡한 농지전용 서류 절차를 직접 한다는 것이 번거롭고 행정에 문외한이기에 건축 설계사무소에 대행을 의뢰했다. 거의 한 달 이상 소요되는 이 행정절차를 직접 하게 되면 그만큼 일을 추진해 나갈 수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들여 선택한 것이다.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 117.1㎡(35.5평)의 집을 짓는데 관리지역에는 건폐율이 40%라서 최소한 330.0㎡(100평)을 대지로 전환해야 한다. 99.0㎡(30평) 이하로 지을 경우 농어촌주택으로 인정돼 농지전용비가 면제되는데……. 여러 방면으로 알아본 결과 농어촌주택으로 선정 받는 절차도 외지인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이고 혹시라도 도시에 집이 한 채라도 있는 사람에게는 전혀 혜택이 없다.집사람과 심사숙고한 끝에 눈물을 머금고 농어촌주택을 포기하고 더 멋진 집을 짓기 위해서 117.1㎡(35.5평)을 선택하니 363.0㎡(110평)에 대한 취득세 등이 370여 만 원이 들었다. 측량비용도 도로부지를 확보해야 하기에 5필지에 73만원이 들어갔고, 토목설계비용(설계사 대행비용)도 150만 원. 다행히 주택 198.0㎡(60평) 이하는 신고사항이라서 집에 대한 설계도가 없어도 됐다. 만일 설계도가 있어야 한다면 평당 8만 원 그래서 400여 만 원이 더 들어갈 뻔 했는데……. 그런데 요즘은 건축법이 또 바뀌어서 주택설계비를 내야 한다는데 매우 형식적이다. 건축주가 평면도를 그려주면 그것을 설계사가 베껴서 제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행정편의주의이고 전관예우적인 발상이다. 이 부분은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아무튼 600여 만 원이라는 거금이 건축허가에만 들어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돈이 들어간다. 시작하자마자 이러니 집 짓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절실하게 체험했다. 내 집을 내 땅에 직접 지으려는데 집터 준비 과정에서 이처럼 목돈이 한꺼번에 들어갈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비용이었다. 흔히들 평당 건축비가 얼마 들어갔느냐고 물어보신다. 만약 집 자체에 대해서 3.3㎡(1평)당 300 정도였다면 그 준비하는 과정까지 합하면 최소한 추가 50만 원은 더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 전체적으로 건축비는 최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50%는 더 들어간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대지형질변경이 최종적으로 승인나려면 한 달 이상 소요된다. 그 후에 집터 닦기를 해야지 만일 허가 나기 전에 미리 했다가는 벌금을 낼 뿐 아니라 원상복귀 명령이 떨어진다. 아무리 자기 집을 자기 땅에 짓는다고 해도 건축법을 어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형질변경은 신청은 2004년 1월 3일에 이루어졌고 허가는 한 달 후에 떨어졌다!田<다음 호에 계속>글쓴이 황인찬 님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하늘재'로 더 유명합니다. 인터넷 블로그 '하늘재' (http://kr.blog.yahoo.com/hanuljae)를 통해 집 짓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고재 가구 짜는 일도 왕성하게 하며 직접 주문을 받아 다양한 가구를 만들어 제공합니다. 농학과 철학 전공으로 두 차례 대학교를 다니고 철학박사 과정까지 밟으며 학문에만 경지를 넓혀온 그였지만 전혀 다른 세계인 한옥 목수로 전향해 현재의 삶에 대만족하며, 덕유산자락 개량한옥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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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III]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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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II] 살만한 터 찾기가 이리도 힘들 줄이야
- 집 짓기의 첫발은 역시 집터를 구하는 일이다. 금수강산을 돌아다니다 보면 절로 눈길 발길을 머물게 하는 아름다운 고장이 어찌 그리도 많은지……. 목수일을 하러 다니거나 여행을 하면서 나도 언젠가 우리 식구들이 깃들어 살 수 있는 아늑한 터를 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집터를 찾기 시작하자 쉽게 생각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글 황인찬현장에서 일을 하며 경험이 쌓이자 전통 한옥을 스스로 지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전통 한옥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 먹을 놓을 수 있는 대목장(목수 우두머리)이 되었다는 것이다.스스로 설계하고 먹을 놓고 또 그 먹금대로 나무를 치목해서 집을 짤 수 있게 되자 마음이 급해졌다. 나이는 사십대 중반이 되어가고 아이도 점점 인식능력이 풍부해지는데 내 집을 짓겠다는 목표는 늦춰지고만 있었다.몇 년 동안 식구들을 이끌고 서울의 아파트는 비워두고 목수일 때문에 이 지역 저 지역으로 이사 다니며 남의집살이 하며 시간만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해서 5년 동안 일곱 번이나 이사를 다녔으니 식구들에게 미안하고 정말 못할 짓이었다.약국을 한 곳에서 10년 이상 운영했던 아내는 바람돌이처럼 방황하면서 살아가는 나를 만나자 순식간에 운명이 바뀐 것이다. 그래서 어서 빨리 우리 식구들이 깃들어 살 수 있는 집을 짓고 싶은 조급함에 마음먹고 기회만 있으면 부동산 중개소를 통해서 알아보기도 하고 여기 저기 지인들을 통해서 집터를 찾아보았지만 막상 꿈에 그리던 집터를 찾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지은 집터만한 곳을 찾기 위해서 전국을 삼만 리를 더 다닌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데 적당한 지역에 집터를 찾고싶었다. 대도시와 접근성이 좋은 경기도 양평, 가평지역이나 강원도 홍천, 인제 같은 지역에 자리 잡고 싶었지만 땅값도 비쌀 뿐 아니라 인연이 아니었던지 마땅한 집터를 만나지 못했다.집터를 찾아다니면서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도 겪었다. 한겨울 만 두 살 된 아들과 강릉 왕산의 깊은 산골로 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눈이 많이 와서 점심을 먹기 위해 음식점을 찾아 도시로 나가려면 점심때를 놓칠 것 같았다. 우리 부부야 참을 수 있다지만 멋모르고 따라나선 어린 아들은…….우리는 길가의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혼자 사시는 할머니께 밥을 청해 먹었다. 그 때 기꺼이 우리에게 따뜻한 방을 빌려주며 밥까지 주신 그 할머니의 인자하신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집터를 구하려고 가족이 함께 특히 어린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 아무리 낮선 곳에 가더라도 우리를 의심하지 않고 현지인들이 반겨주던 기억이 난다. 아마 나 혼자 다녔으면 어림없는 일이었으리라! 요즘 하도 흉악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세상이니 낮선 곳에 특히 시골에 집터를 구하러 다닐 때는 혼자 다니지 말고 가족이 함께 다닐 것을 권하고 싶다. 마음에 드는 집터와 인연이 닿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일화를 소개하겠다. 강원도 홍천 내면의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서 어느 밭을 소개받았는데 앞에는 청정 1급수가 흐르고 뒤에는 야산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마침 그 밭에는 민가도 한 채 있어서 당장 기거하며 여유를 갖고 내 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 집을 그냥 수리해서 살면 되지 새로 집을 지을 필요가 있겠느냐 싶었다.그런데 그 집에는 웬 스님이 살고 있었다. 정식 스님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빌려서 살고 있는 듯했다. 몇 번 다시 가서 전후사정을 알아보니 우리가 땅을 사도 쉽게 집을 비워줄 것 같지 않았다. 이미 마음먹고 절을 차린 상황인지라 아무리 법을 동원해도 나중에 골치만 아플 것 같아서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경험은 강원도 평창의 봉평에서도 했으니 마음에 드는 집터는 벌써 대부분 임자가 있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고 난 다음부터 집터 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게 되었다. 내가 바라는 집터를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우리나라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여행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더니 과연 그런가 보다. 지금은 집을 짓고 가꾸느라 오히려 여행을 거의 못하고 살고 있어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집터를 구하러 다니던 수년 동안 삼만 리 넘게 돌아다녔던 시절이 새삼 그리워진다.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 나보고 3년 동안 집을 직접 짓는 과정을 되풀이하라면 못할 테지만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그 시간은 존재하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삶(Sein)'은 그 자체가 자유롭고 희망이 가득 찬 축복이다. 하지만 집을 다 짓고 나면 이제부터는 '소유하는 삶(Haben)'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그러면 더 행복할 것 같지만 사실 집이라는 것에 자유를 빼앗기고 얽매인다. 그럼에도 인간이기에 집을 짓고 그 안에서 편안하게 살아가려는 기본 욕구를 충족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우리가 이곳 덕유산까지 올 수 있게 했던 사건이 생겼다. 집터를 구하지 못해서 마음이 초조하던 차에 문제가 생겼다. 우리가 살던 아파트의 아래층 사람이 우리 애가 뛴다고 시비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예민하기 이를 데 없는 아래층 사람들은 세 살 된 아들(몸무게 15kg 정도)의 '콩 콩 콩' 뛰어다니는 발소리와 장난감 던지는 소리를 못 참겠던 모양이다. 심지어 청소기 소리도 시끄럽다고 하니…….싸움을 해도 끝이 나지 않는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는 결국 살인까지 일어난다고 하지 않는가? 싸워도 헛수고임을 알고 나자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 아내와 상의한 끝에 이번에는 지리산 근처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 곳에서 목수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이사를 갔다. 함양읍 근처에서 일 년 동안 월세집(일 년에 150만 원을 일시에 지불하는 셋집이었다)을 얻어서 시골생활을 시작했다. 그 때가 2003년 5월 초였다. 전국 어디가나 한옥 짓는 일은 있어서 이사한 다음날부터 목수일을 하면서 비오는 날이나 쉬는 날은 지리산자락에 집터를 구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장마철이 되자 목수일을 쉬게 되어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집터를 찾아 집을 나섰다. 7월 어느 날 이번에는 집터를 찾을 때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아내에게 비장한 각오를 밝히고 떠났다. 산청, 하동, 함양 등에서 마땅한 터를 찾지 못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곳 덕유산 자락에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田<다음 호에 계속>글쓴이 황인찬 님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하늘재'로 더 유명합니다. 인터넷 블로그 '하늘재' (http://kr.blog.yahoo.com/hanuljae)를 통해 집 짓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고재 가구 짜는 일도 왕성하게 하며 직접 주문을 받아 다양한 가구를 만들어 제공합니다. 농학과 철학 전공으로 두 차례 대학교를 다니고 철학박사 과정까지 밟으며 학문에만 경지를 넓혀온 그였지만 전혀 다른 세계인 한옥 목수로 전향해 현재의 삶에 대만족하며, 덕유산자락 개량한옥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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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II] 살만한 터 찾기가 이리도 힘들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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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형 전원주택 만들기-소형주택으로 내집마련 인기
- '소형주택'으로 내집마련 인기수도권 교통망의 발달과 주5일 근무제의 본격 시행은 전원주택 2세대인 30, 40대의 탈도시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형화와 고급화의 부담을 배제한 소형주택시대의 도래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소형주택에 대한 모든 것과 새롭게 탄생한 전원주택의 유형 등을 자세히 알아본다.전원주택으로의 '소형주택'은 실거주자가 생활하며 유지·관리 차원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실용적인 주택의 범주. 즉 효율적인 전원생활이 가능한 주택으로 정의할 수 있다.수도권의 교통망 발달과 주5일 근무제의 본격 시행은 전원주택 2세대인 30, 40대의 탈도시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형화와 고급화의 부담을 배제한 소형주택시대의 도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최근 '건강'과 '환경'이 중시되면서 전원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특히 유년기와 청년기를 시골에서 보내고 각박한 대도시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사람일수록 전원으로의 회귀 본능이 강한 편이다. 도시에서 20킬로미터 이상 거리에 자연환경이 풍부한 지역은 지난 10년 간 노후 정착용이나 주말 휴양용으로 개발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전원주택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원인은 무엇일까? JMK 컨설팅 진명기 사장은 전원주택시장이 50∼60평형대 나홀로 고급주택부터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아파트는 초기 소형에서 시작해 그 투자가치가 상승하면서 대형화 고급화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전원주택은 일단 크게 지어야 폼이 난다며 별장 개념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목돈이 필요해 팔려고 내놓아도 아파트처럼 쉽게 팔리지 않았습니다. 투자가치는 물론 환금성도 떨어졌던 것입니다."전원주택시장의 활성화전원주택시장이 가장 활성화 됐던 때가 I.M.F체제 이전인 1997년이다. 외환 위기 이후엔 진 사장의 설명처럼 투자 가치나 환금성이 떨어져 급속히 위축됐다. 대한건설협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997년 말 당시에는 전국적으로 5200여 개의 전원주택단지가 분양되거나 분양 예정으로 있었다. 그후 외환 위기를 맞으면서 그 가운데 50퍼센트 이상이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거나 분양을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주택 개발 업체 대부분이 경영 부실로 공사를 할 수 없게 돼 허가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98년 고급 민박시설인 펜션(Pension)이 침체기를 겪던 전원주택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2000년 이후에는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대도시에 인접한 전원주택지를 중심으로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정부에서 강력한 부동산 안정 대책을 쏟아내자 시중 자금이 전원주택(지)로 쏠리면서 재테크의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광역 도로망 건설과 주5일 근무제 시행, 그린벨트 해제, 웰빙 열기에 탄력을 받은 실수요자의 증가로 전원주택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대형에서 소형으로, 고급에서 보급형으로전원주택은 부유층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별장 개념에서 출발했다. 그후 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고, 2000년대 들어 '건강과 삶의 질'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젊은층, 이른바 전원주택 2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당면한 문제는 작은 평형의 중저가 전원주택을 개발 보급하여 대중화시키는 것이다.소형주택은 아직 전원주택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그 개념과 활용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로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들의 전원행을 가로막는 울타리다. 즉 초창기부터 문제시 됐던 60평 이상의 고급 전원주택이다.전원주택 시공업체들 대부분이, 평형에 별반 차이 없이 공사기간이 똑같이 들기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소형 전원주택 건축을 꺼린다. 이는 전원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소형주택 보급에 따른 어려움은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 원자재 수급과 지속적인 생산 예측이 어렵다. 둘째, 수요 예측의 어려움과 재고의 부담이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은 단지형 동호인 형태의 소부락을 구성하는 데 있다.집도 너무 크면 짐이다부동산 컨설턴트 양정일 씨는 '집도 너무 크면 짐'이라는 표현으로 대형주택의 비효율성을 이렇게 설명한다."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달라서 거의가 전용면적이란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80평형 아파트를 상상해 보세요. 커도 너무 크지 않은가? 전원주택일수록 더욱더 그렇습니다."전원주택은 대개 두 식구가 사는 경우가 많다. 설계 단계에서는 집을 크게 계획하지만, 처음에는 같이 오겠다던 큰아들네가 아이들 교육 핑계삼아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기도 한다. 둘째아들은 애당초 그냥 별장처럼 쓸 생각이었으니까. 결국 노부부만 내려오게 된 경우가 많다.'달팽이집'을 한번 생각해 보자. 달팽이집이 달팽이 알맹이보다 더 크면 어떻게 되겠는가? 먹잇감을 찾아 움직이기도 버거울뿐더러 다른 놈이 들어와 실례도 하고 하물며, 아예 둥지까지 트는 놈도 있지 않겠는가! 그러니 그 달팽이한테는 지금의 그 집이 꼭 맞는 집이다. 이처럼 하찮은 미물마저도 과욕을 부리지 않거늘……. 우리도 달팽이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주거형·주말형 전원주택 양분화 가속지금까지 전원주택은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인 '세컨드 하우스' 개념이 강했다. 교통이나 근린생활 등 각종 기반시설이 부족하여 상시 거주하는 사람들은 불편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했다.그러나 지금은 그 상황들이 많이 바뀌고 있다. 지역 요소마다 새로운 도로가 뚫리고 기존 도로들이 확·포장되면서 교통은 편리해졌고 생활 편익시설들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시골도 도시 못지않게 생활하기에 편리해졌다. 특히 주거공간으로 도시환경이 점점 열악해지면서 도시인들은 공기 맑고 흙 냄새를 마음껏 맡을 수 있는 시골로 내려가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생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주말주택'은 보통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 1시간 반 내지 2시간 반 정도의 거리가 좋다. 그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면 정체됐을 경우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된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거리감이 생기게 되어 주말주택에 흥미를 잃게 된다. 때문에 주말주택을 원하는 사람들은 가족끼리나 친척들과 같이 농사를 체험하면서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과 낚시, 등산, 스키 등 레포츠를 즐기려는 마니아들이 많다.다음 54 ~ 55쪽에 소개하는 소형주택의 건축으로 전원생활을 100배 만족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시공사례를 설명한다. 전원생활 그리고 전원주택, 간절히 바라는 꿈은 꼭 이루어진다. 田■ 정리·사진 김혜영 기자1)고향에 지은 38평 단아한 단층 목조주택전동훈·정은옥 씨 댁은 외벽과 내벽에 각각 2″×4″, 2″×6″ 경량목재를 사용해 골조를 세운 단층 목조주택으로 38평 규모의 본채와 19평 규모의 별채로 이뤄져 있다. 특히, 별채의 경우 창고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시공이 이루어졌다. 현재 두 채의 건물은 각기 별도의 용도로 활용되는 공간임에도 그 모양과 색감을 같이 해 통일감이 느껴지도록 설계와 시공이 이뤄졌다. 거기에 본채 현관에서 시작하는 덱을 창고까지 연결시켜 그 같은 느낌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단아한 느낌의 외관에서는 전원주택의 멋스러움을 더하는 사이딩과 박공의 지붕, 지붕선을 따라 설치한 채광창을 통해 전원주택으로의 멋스러움을 한층 더한다.건축정보·위치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부지면적 : 100.12평·건축형태 : 단층 2″×4″, 2″×6″ 목조주택·건축면적 : 본채 38평+별채 19평·공사기간 : 2002년 5월∼7월·실내구조 : 방 3, 거실, 주방, 식당, 욕실 2, 다용도실·지붕마감 : 이중그림자싱글·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외부용 수성페인트·내벽마감 : 거실(핸디코트), 방(실크벽지)·바닥마감 : 거실(온돌마루), 방(장판)·창호재 : 시스템 창호·난방시설 :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주)21세기주택산업 (031-766-3678, www.21c-housing.co.kr)2) 은행 빚 감수하며 마련한 신혼 보금자리, 30평 스틸하우스문영화·김지나 씨는 결혼 4년 차 새내기부부. 도시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서울 외각으로의 이주를 결심하게 됐다. 처음 전원주택 건축에 대한 제의를 받고는 출·퇴근과 자금 문제로 많이 갈등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이자 부담을 감수하고 은행 융자를 받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7000만 원이라는 은행빚을 지고서 신혼의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었다. 신세대 부부답게 거실을 넓게, 잡다한 가구대신 간단한 의자만을 놓고 많은 공간을 자유로이 활용하도록 했다. 건물 앞 부분을 길게 두르고 있는 덱의 출입도 자유롭게 했다. 반면 침실은 아담한 크기로 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건축정보·위치 :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부지면적 : 250평·건축면적 : 30평(창고 10평 별도)·건물형태 : 단층 스틸하우스·실내구조 : 방 3, 거실 1, 다용도실, 화장실·벽체구조 : 목조 우레탄 패널·외벽마감 : 하디사이딩(흰색)·내벽마감 : 석고보드, 벽지마감·지붕마감 : 아스팔트슁글·바닥재 : 온돌마루■ 설계 및 시공 : (주)영진미라클 주택(031-984-8056, www.ymhouse.com)3) 흙벽돌 쌓고 굴피 얹은 30평 황토 벽돌집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에 위치한 이 집은 굴피를 엮어 지붕을 얹은 황토집이다. 옛 조상들이 지은 전형적인 굴피집의 모양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옛 모습을 갖추려 애를 썼다. 벽체는 황토벽돌을 두 겹으로 쌓고, 외벽은 메지로 내벽은 황토미장 후 한지로 마감했으며, 그 위로 완만한 물매의 지붕은 굴피로 장식했다. 소박한 느낌의 자재들이 한국의 서정적 이미지를 보여주는 좁지도 넓지도 않은 30평 황토집이다. 이 집의 건축주 김승동 씨가 가장 많은 신경을 쓴 부분도 바로 효율적인 공간의 활용이다. 김승동 씨는 이 집에 옛집의 정서를 한껏 담아내고자 했다. 또 기름보일러를 주난방으로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구들을 드린 방을 마련했는데, 이 또한 같은 맥락에서다.건축정보·위치 :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부지면적 : 대지 110평(그린벨트 내)·건축형태 : 황토벽돌 굴피집·건축면적 : 30평·실내구조 : 거실, 방 3, 주방, 화장실·골조 : 국산 육송·벽체구조 : 황토벽돌 2겹(45정)·외벽마감 : 메지·내부마감 : 흙미장, 한지·지붕마감 : 굴피·바닥재 : 재래식 종이장판·창호재 : 빗살 완자창, 육송, 페어글라스·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구들4) 전통의 멋과 현대의 편리함 조화된 36평 개량한옥경기도 광주의 전원에 흙집을 지어 살고 있는 최수호·김 숙 부부는 만성비염에서 오는 두통으로 고생하던 남편 때문에 맑은 공기의 전원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이들 부부의 집은 기와지붕에 흙벽돌로 벽을 쌓은 개량한옥이다. 하지만 집의 실내 구조나 모양에 있어서 전통한옥과는 많은 차이가 있고, 또 시공에 있어서도 현대식 공법이 많이 가미됐다. 사랑채, 뒷간, 행랑채 등 전통한옥에서는 각각 독립체이던 것들이 한 건물 안에 배치한 2층 건물의 서양식 구조를 보이지만, 지붕을 이루는 서까래, 들보, 도리 등의 통나무구조체와 그 위에 얹어진 기와, 황토벽돌로 쌓은 벽면 등 우리 전통가옥의 양식을 많이 따랐다. 한마디로 전통한옥의 장점과 현대건축물의 편리함이 접목된 색다른 모양과 형태라 할 수 있다.건축정보·위치 : 경기 광주군 광주읍 목리·부지면적 : 90평 ·건축면적 : 36평 (1층 21평, 2층 15평)·실내구조 : 1층-안방, 작은방, 거실 겸 주방, 욕실 2층-작은방, 거실, 화장실·건물형태 : 2층 개량한옥·벽체구조 : 흙벽돌, 통나무(낙엽송)·내벽마감 : 황토미장·외벽마감 : 황토미장·바닥재 : 온돌마루·지붕마감 : 청기와·난방형태 : 전기보일러·식수공급 : 지하수, 상수도 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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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향기 가득 한옥서 보낸 하루 ‘만송재 萬松齋’
- 산과 바다, 그리고 강이 조화를 이룬 강원도 양양에서 만난 ‘만송재’는 목수인 건축주가 직접 지은 한옥이다. 전통 한옥이라기보다는 건축주의 가치관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개량한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 토박이인 건축주는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도 대목장이었기에 목수의 유전자가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건축주의 배려로 만송재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특유의 정취와 만송재 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해질 무렵 푸르스름한 어둠이 고즈넉하게 내려앉은 한옥의 풍경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글 사진 노철중 기자협조 건축주※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DATA위치 강원 양양읍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건축구조 한식 목구조대지면적 900㎡(272.25평)건축면적 174.5㎡(52.79평)연면적 174.5㎡(52.79평)건폐율 19.38%용적률 19.38%설계 및 시공건축주 직영 010-9159-3440https://mansongjea.modoo.at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시멘트기와 + 한식기와(고령기와)외벽 - 황토벽돌 + 황토미장내부마감천장 - 목조내벽 - 황토벽돌 + 미장단열재지붕 - 우레탄폼창호 한식 시스템창호(동양창호)현관문 자체제작주요조명 자체제작주방기구 자체제작위생기구 대림난방기구 경동나비엔 건축주는 목수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한다. 학창 시절부터 나무에 친근함을 느꼈고 누가 그림을 그려보라면 한옥을 그리곤 했다. 또 머릿속에 한옥 그림이 떠오르면 어떻게 설계를 할지, 어떤 방식으로 짜 맞출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의 말처럼 한옥에 대한 타고난 감각을 지닌 ‘천생 목수’라는 얘기다. 만송재 부지는 총 세 채의 한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만송재, 살림집으로 사용하는 별채, 그리고 6월이면 완성될 또 다른 한옥이다. 앞마당에서 바라본 만송재 모습. 지붕의 모양이 비상하는 새의 날개를 닮았다. 집안 곳곳 여유로운 곡선의 정서 만송재는 EBS 건축 탐구 집, 월간 ‘전원생활’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유명세를 치른 한옥이다. 목재의 곡선을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와 자연의 우아함과 여유로움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다. 목재는 백두대간 국유림에서 벌목한 금강송을 사용했다. 건축주가 직접 인근 제재소에서 나무를 재단해 필요한 형태로 가공해 사용한다. 건축주는 자신이 짓는 한옥은 기본 콘셉트가 ‘화려하지 않은,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아닌 단아한 한옥’이라고 전했다. 전통미는 최대한 살리면서 한옥의 불편함을 개선한 실용적인 한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만송재의 잘 정돈된 앞마당에서 건물을 바라보면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는 기와지붕이 마치 비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전통 한옥의 웅장한 기와지붕은 이처럼 단아한 만송재에 역동성을 불어넣었다. 건축주가 공들여 나무로 짠 미닫이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웅장한 기와지붕 아래 놓인 천장과 마주하게 된다. 곡선을 살린 두 대들보가 지붕을 떠받들고 수십 개의 목조 구조재들이 가지런하게 정렬돼 있다. 천장의 백미는 ‘우물반자’다. 지붕 모양을 그대로 따라 올라가지 않고 단열을 고려해 반자를 짜 넣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통 한옥에서 우물반자는 살림집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궁궐이나 사찰 등에서 주로 사용됐다고 한다. 단아한 한옥을 추구하는 건축주이지만 천장의 우물반자로 약간의 사치를 부려본 것이라 한다. 거실의 모든 가구는 건축주가 손수 나무로 짠 것들이다. 탁자, 침대, 식탁, 소파, 싱크대, 수납장 등에는 건축주의 땀과 정성이 담겨있다. 벽면을 장식하는 작은 소품들은 건축주 아내가 직접 자수를 넣어 만든 것들이다. 처마 아래에는 거실 통창과 연계된 툇마루가 설치돼 있다. 건축주가 직접 짠 목재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단아한 현관 현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면 만송재의 전체적인 실내구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거실의 TV 선반, 탁자, 소파 등은 건축주가 제작했고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모두 건축주 아내가 수를 놓아 만든 것들이다. 곡선을 살린 대들보가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모습. 천장의 백미인 ‘우물반자’지붕. 지붕 모양을 그대로 따라 올라가지 않고 단열을 고려해 짜넣은 것이다. 욕실. 시골 부엌 정취 느끼는 아궁이 공간한옥의 정체성은 역시 구들방에 있다. 여기에 필수적인 아궁이와 굴뚝도 작품이다. 특징은 아궁이를 외부에 두지 않고 내부로 끌어들인 것이다. 마치 시골 부엌과 같은 느낌을 내기 위해 특별히 만든 공간이다. 건축주 아내는 “저희 가족은 이곳에서 자주 아궁이 장작불을 이용해 고구마, 고등어, 대파 등 다양한 요리를 해먹어요. 삼겹살도 아궁이에서 구워낼 수 있어 바비큐 공간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답니다.”라며 은근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건축주 부부와 외동딸은 이렇듯 이곳에 모여 조촐할 파티를 즐긴다. 문을 열면 바로 자연 속에서 가족이 느끼는 행복감이 더욱 무르익는다. 추운 겨울에도 한여름 장마에도 마음만 먹으면 자연과 함께 행복한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아궁이 방에 연계된 누마루는 자연 정취를 느끼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만송재에서 건축주 아내가 가장 즐겨 찾는 공간도 누마루다. 이곳에서 주로 취미인 자수를 놓는다고 한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풍경 소리와 함께 있으면 심신의 안정은 두 배가 된다. 주방. 싱크대와 그릇을 놓아두는 수납장도 모두 건축주가 목재를 이용해 만들었다. 특히 그릇 수납장은 전통 한지를 사용해 전통미가 느껴진다. 천장에 드러난 목재와 더불어 건축주가 직접 만든 침대는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궁이를 갖춘 구들방. 방바닥 아궁이 쪽에는 불을 때 그을린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건축주는 만송재 부지 위에 또 다른 한옥을 짓는 중이다. 첫 번째 집인 만송재를 한옥 스테이로 전환하기 위해 바로 옆 살림집을 따로 지었다. 일반 펜션의 관리실에 해당하는 건물이지만 잠을 자고, 먹고 생활하는 주택으로 이 역시 한옥이다. ‘一’자 형태로 지어 불필요한 동선을 없앴고 꼭 생활에 필요한 공간들로 구성했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공간은 다락이다. 한옥의 기와지붕을 역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길 수밖에 없는 공간으로 현재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손님이 오면 게스트룸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제 세 번째 집이 곧 완성될 예정이다. 이번 한옥은 만송재처럼 한옥 스테이로 활용할 계획이다. 건축주는 계속해서 한옥을 추가해 하나의 단지를 조성하고 싶다고 전했다. 만송재에서 볼 수 없었던, 또 어떤 한옥의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건축주 부부는 만송재에서 특히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고 한다. 친척들의 가족 모임 장소로 자주 활용되는데, 이럴 때는 손님이면서 동시에 친척이기 때문에 더욱 각별하게 신경을 쓴다고 건축주 아내는 전했다. 건축주가 특별히 취미이자 장기인 섹소폰이나 하모니카를 불어 가족 모임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이내 노래방 반주가 이어지고 만송재는 왁자지껄한 웃음이 가득한 장소로 탈바꿈한다. 하지만 새벽이 오면 다시 고즈넉한 고유의 분위기를 되찾고 건축주 부부의 일상이 펼쳐지는 소중한 공간으로 돌아올 것이다. 구들방과 연계된 누마루. 누마루의 창문은 전통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만 현대식인 폴딩도어라는 점이 재미있다. 창을 모두 접으면 삼면이 탁 트이게 된다. 천장은 전통 지붕 양식을 따랐다. 아궁이를 실내로 끌어들인 것은 시골의 부엌과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 질 무렵 바라본 만송재 야경. 지붕 위 푸르스름한 하늘빛이 인상적이다. 현재 공사 중인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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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향기 가득 한옥서 보낸 하루 ‘만송재 萬松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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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Ⅸ _ 기둥 세우고 떡메로 내리치고…
- 대목들이 집 짓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어하고 잠 못 이루는 날이 바로 집 짜기 전날이다. 크레인을 맞추어 놓고 난 다음부터 치목해 놓은 부재들을 전부 머릿속으로 다시 그려봐야 한다. 잘못되었으면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빠진 부재가 있거나 잘못됐으면 비싼 장비와 인력들을 모두 놀려야 하는 불행한 사태에 직면한다. 또 대목수의 실력이 검증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내 집을 짓는 것이기에 잘못돼도 그만이지만 자존심이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글 황인찬 누차 강조해서 이야기했지만 자기 집은 손수 지어야 한다는 게 내철학이다. 남에게 맡기면 쉽고 편하게 지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비용도 많이 들고 속상할 각오를 해야 한다. 심지어 형제 간에 집을 지어도 원수로 결말을 맺게 되는 게 집 짓기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자식들에게 유언으로"집 짓지 말아라!"하셨단다.그래도 남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사람은 속상할 각오하고 남에게 맡겨야 한다. 그래야 나 같은 목수도 일거리가 생기는 법이니.이런 생각을 갖고서 내 블로그에 3년 동안 직접 집 지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올리기 시작했다. 집을 직접 지으려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직접 못 하는 경우에는 최소한 집 짓는 공정을하나하나 배워서 남에게 맡길 때도 결코 속임을 당하지 말라고.그러자 엄청난 독자들이 블로그에 들어와서 글을 읽는 게 아닌가?특별하거나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고 이미 모든 사람들도 다 알고 있는 내용이려니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블로그에는 이런 댓글들이달려 3년간 집 짓기로 고독했던 목수에게 뿌듯함을 안겨주었다."다음 얘기가 넘 궁금해서 외출해야 하는 것도 미루고 단번에 읽고 있어요. 꼭 제가 꿈꾸던 바였는데... 자연과 함께 하는 소박 단아한 모습이 멋져 보입니다."- apn21"저도 제 손으로 내 집을 꼭 지을 겁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즐겨찾기 추가하였으니 자주 들러 글을 읽어 볼 테니 끝까지 올려 주십시오."- 풍류"하늘재님의 글을 보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욕심 하나… 집짓는 법을배우면 여자인 나도 직접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입니다."- 도희맘잠시 삼천포로 빠진 것은 독자들의 반응을 통해서 최근 들어 손수 집짓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한옥 짓기 학교를 통해 집 짓는 방법을 배우려는 사람이 점차 많아진다는 사실에서도 손수 집 짓기 인구가 늘고 있음이 입증된다.간단하게 주초 놓기치목이 끝나면 지체할 겨를 없이 바로 집 짜기에 들어가야 한다. 집짜기는 치목된 부재들을 짜맞춤 해서 집을 세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냥 집 세우기라고 하면 의미가 좀 퇴색될 수도 있겠다.집 짜기를 하려면 치밀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주초 놓기 계획은주춧돌을 어떤 것을 구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요즘은 시멘트로 통기초를 하고 나서 그 위에 주초를 세우는데 일단 친환경적인주택이 목적이었기에 시멘트 작업은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한옥의기초는 자연석이 제격이다. 하지만 직접 짓는 공정상 자연석을 구하려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집터를 닦을 때 땅 속에서 채굴된돌들이 엄청나게 많았지만 옮기는 일도 만만치 않고 자연석 기초 위에 기둥을 세우면서 거쳐야 할 작업들을 피하고 싶었다.자연석 위에 십방 먹을 긋고 그렝이질(글겅이질 ; 기둥 밑 부분을주춧돌의 표면에 맞게 깎는 것)을 해서 기둥의 높낮이를 맞추려면 기둥이 33개인 우리 집 기둥 세우기(굤柱) 작업은 목수 서너 명이 매달려야 3~4일 만에 마칠 수 있을 정도였다. 장마 전에 집을 세우고 지붕을 완성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보다 편한 방법을 강구했다.우리 집터는 돌이 50% 흙이 50%로 된 단단한 땅이다. 이런 땅에는 따로 기초공사가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주춧돌 밑에는 굴삭기를 동원해서 거대한 바위를 하나씩 묻어 놓고 잔자갈(콩자갈)로 수평을 맞추고는 바로 그 위에 주초를 놓았다. 마침 근처에는 거대한 석재광산이 있어 그것을 적극 활용했다. 높이 가로 세로가 각각 40㎝인주초를 구입했다. 크기가 일정하니 수평을 맞춘 자갈 위에 돌을 그대수 있게 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비교적 쉽고도 간단한 방법으로 주초 놓기를 마치자 비용을 거의 4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었다. 만일 전통이 좋다고 고집했으면 주초비용만 거의 500만 원 정도 들어갔을 거다. 한옥의 건축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살림집으로 외면 받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이런 대안을마련하지 않으면 우리 한옥은 서민들로부터 점점 외면 받을 게 분명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지붕공사 과정에서 또 한 번 언급할 예정이다.하루 만에 집 짜기 완성하다똑같이 생긴 가공된 주초가 수평에 맞추어서 기둥이 세워질 자리에 놓여지니 기둥 세우기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집 짜기가 시작되는데 동료 목수들의 도움이 없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후배 목수 일곱 명을 구했고 새벽 5시면 일어나서 그날 하루 일정에 차질이 없나 준비를 하고 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초긴장상태에 돌입했다.대목들이 집 짓는 과정 중에서 가장 힘들어하고 잠 못 이루는 날이바로 집 짜기 전날이다. 크레인을 맞추어 놓고 난 다음부터 치목해놓은 부재들을 전부 머릿속으로 다시 그려봐야 한다. 잘못되었으면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빠진 부재가 있거나 잘못되었으면 비싼 장비와 인력들을 모두 놀려야 하는 불행한 사태에 직면한다.또 대목수의 실력이 검증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내 집을 짓는 것이기에 잘못돼도 그만이지만 자존심이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기둥 세우는 작업이 속도가 붙어 반나절에 끝이 나는 것을 본 성질급한 이웃 동료 목수가 구경 왔다가 그 자리에서 크레인을 주문하는친절(?)을 베풀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후 나절 동안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이 바로 집 짜기가 진행됐다. 나는 밑에서 현장을 지휘하면서 5톤 카고크레인은 그동안 치목해 놓았던 부재들을 번호에 맞추어하나하나 들어 올리고 목수들은 떡메로 짜 맞추기 시작하자 순식간로 놓기만 하면 끝나는 것이었다. 물론 주초를 고정시키기 위해서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삼화토를 사용했다. 삼화토는 생석회, 모래,황토를 똑같은 비율로 섞어 만드는데 묘지를 조성할 때 많이 사용한다. 산짐승이 시신을 훼손하지 않도록 땅을 다지는 것이다. 삼화토는시간이 오래가면 갈수록 점점 더 단단하게 굳는다.주초 놓기는 혼자서 하루에 마칠 수 있었다. 실로 수평을 맞추는 전통적인 공법을 사용했다. 주초가 놓이고 나자 아내가 한 말은 잊혀지지 않는다." 여보, 집이 왜 이렇게 좁아?"38평이나 되는 한옥을 짓는데 좁다니 이게 웬 말인가! 넓은 터 위에 주초 놓은 집터는 상대적으로 아주 작아 보이는 착시현상 때문이다. 그랬던 아내는 요즘 집이 너무 커서 청소하기 힘들고 동선이 너무 길다고 불평한다. 아내는 벽체가 세워져야 비로소 집의 규모를 알에 집의 모양이 나타났다. 기둥과 도리 창방 그리고 대들보 등이 짜여지고 나니어둠이 깔리는 저녁이 되었다. 하루도 안 걸려서 집 짜기가 거의 끝난 것이다.부재들이 말썽을 부리지 않고 머리카락 하나도 들어갈 틈새 없이 정확하게 제자리에 들어맞았다. 그 기쁨을 누가 알랴? 지난 5개월 동안 혼자서 치목했던 땀방울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에 스스로 만족하며 속으로 웃음 지었다. 하지만본격적인 일들은 아직 산처럼 쌓여 있었기에 잠시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일!비 오는 날 상량식을 치르고4월 25일 기둥을 세우고 다음날 드디어 마을 사람들을 모셔놓고 상량식을 했다. 다섯 살짜리 아들과 나는 아내가 정성껏 차려놓은 상 앞에서"상량이오!"하며 절하는 것으로 간략하게 식을 마쳤다. 그 날은 왜 그렇게 비가 많이 오는지 참난감했다. 종도리까지 짜 놓은 상태에서 비닐덮개를 덮었지만 집터에는 물이 흥건하게 괼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사하는 날 비가 오면 부자 된다던데 상량식날 비가 와서 우리도 부자 되려나 보다 억지로 좋게 생각하며…….상량식을 마치면 목수는 비로소 두 다리를 쭉 펴고 잘 수 있다. 사실 집 짜기전에 모든 부재들을 설계에 맞추어 자르고 다듬었으니 이게 잘 맞아 들어갈지 안들어갈지 잘 모른다. 혹시나 잘못 자른 것이 없나? 혹시나 장부를 잘못 파지 않았나? 잠자면서도 늘 해왔던 근심걱정을 이제부터는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상량식은 끝났지만 비를 맞히지 않으려고 다시 사투를 벌였다. 애지중지 자식처럼 소중히 치목한 부재들이 비 맞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하루 정도 비 맞는거야 목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래도 그냥 있을 수 없는 게 자기 집을 짓는 마음일 것이다. 만약 남의 집 지을 때 비가 오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여기서 내가 겪었던 실수를 한 가지 공개하고 넘어가야겠다.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로, 공개하면 대목수인 내 자신의 이름에 먹칠하는 것이지만 직접 집을 지으려는 이들에게 꼭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털어놓는다.기둥과 기둥 사이를 서로 잡아주는 부재를 창방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우리 집 뒤편에서 말썽을 부렸다. 기둥을 세우면서 보니까 문제가 있음을 알았는데 급하게 크레인을 부르고 여러 명의 목수가 집 짜는 작업을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미처 수정을 못하고 그냥 떡메로 내리쳐 끼워 넣었다. 아니나 다를까 창방과 기둥 사이에 한 푼(3㎝) 정도 벌어진 채로 집이 짜여져 버렸다. 다시 뺄 수도 없이, 다른 부재들이 이미 올라간 상태에서 발견하고 나니 가슴이 쓰렸다. 그 실수가 집의하중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너무 보기 흉하다. 다행히집 뒤편에 있어서 나만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심지어 집짜기 일을 했던 목수들도 모른다.집 짓는 일은 급하게 하면 이렇게 잘못된 부분이 흔히 발생하게 된다. 내 실수를 거울삼아 앞으로 독자들은 집 지을 때 조급해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田 글쓴이 황인찬 님은 네티즌에게'하늘재'로 더 유명합니다. 인터넷 블로그'하늘재(http://kr.blog.yahoo.com/hanuljae)'를 통해 집 짓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농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철학박사과정까지 밟으며 학문에 경지를 넓혀온 그는 어느 순간 한옥 목수가 되기로 결심했고, 그가 거주하는 덕유산자락 개량한옥을 3년간 공들여 손수지었답니다. 3월에는 그의 집 옆에서 한옥 학교를 오픈해 블로그에서 못다한 한옥 짓기 실전을 가르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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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Ⅸ _ 기둥 세우고 떡메로 내리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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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만난 사람] 덕유산자락에 한옥 지고 ''소인공방'' 차린 황인찬 목수
- 겨울이면 아름다운 설경을 자랑하는 덕유산과 인연이 닿아 이곳에 손수 한옥을 짓고 정착한 황인찬 목수. 그는 요즘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들어오는 주문 가구 제작에 여념이 없다. 자신의 집을 짓느라 3년간의 사투를 끝내고 나니 한숨 돌리느라 집 짓는 일보다 가구 짜는 일에 더 손이 간다. 300년을 내다보고 일일이 손으로 다듬고 매만져서 정성으로 올린 집. 그 예사롭지 않은 정성이 겉으로도 표가 나는지 덕유산으로 가는 외지인의 발을 황 목수 집이 붙든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취재협조 황인찬 목수 011-9714-2497 http://kr.blog.yahoo.com/hanuljae 素人工房(소인공방)’이라는 붉은색 낙관을 찍다. 자르고 다듬고 떡메로 내리쳐 상하를 끼워 맞춰 온전하게 하나가 된 목가구는 황인찬(50세) 목수의 손을 떠나 생활을 함께할 주인에게로 간다. 누가 뭐래도 황 목수에게 그 가구는 작품이다. 작품이고 애지중지 자식과도 같은 존재다. 무형의 나무토막이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설계대로 형상이 갖춰지고 얼굴이 말끔해지면 더럭 욕심이 생긴다. 그만한 수고의 대가를 받는다지만 남에게 주기가 아깝다. 낳아서 잘 키운 딸 시집 보내는 기분이랄까. 책을 덮고 나와 장도리를 들다 청정 고을, 덕유산을 배경으로 자리한 마을에 황인찬 목수 가족의 한옥이 홍시 빛 평판기와를 머리에 이고 서 있다. 재 하나만 넘으면 바로 무주리조트로 도시인들이 휴양을 즐기느라 주말이면 북적대건만 황 목수네 마을은 그저 목수의 뚝딱거리는 소리나 날까, 한적하다. 그도 도시인이었다. 책상 앞에서 공자와 맹자,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설파와 씨름하던 철학도였다. 지금은 여든을 넘기신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기에 자연스럽게 대학에서 농학을 공부하였고 이후 다시 철학을 공부해 박사 과정까지 밟았다. 문득, 교수로의 진로 계획에서 우회해 그는 목수의 길로 들어섰다. ‘머리로 살았으니 이제부터 손으로 살아야지.’ 땀 흘리며 흙 밟으며 살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쉽지 않았을 선택이다. “마흔을 갓 넘긴 해에 세 살 연하인 아내를 만나 결혼했고 그 이듬해에 아들을 얻었어요. 그러다 보니 경제적 문제를 생각해 목수를 본격적으로 전업으로 삼게 되었어요. 목수일은 전국에서 필요로 하기에 방방곡곡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로 많이 다녔지요. 방 안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하던 때와는 정반대의 생활을 했지요. 어릴 적 시골에서 아버지를 도와 집 짓던 경험 덕분에 일을 빨리 익힐 수 있었어요. 중학교까지 강화도 시골마을에서 학교를 다녔거든요.” 집 짓는 일? 고독한 구도의 길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아무리 목수라도 자신의 집을 직접 지을 기회는 흔치 않다는 황 목수는 같은 집이라도 남의 집 짓는 일과 자신이 살 집을 짓는 일은 전혀 다른 경험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집을 손수 지어봐야 집 짓는 법을 보다 온전하게 터득하게 된다고. “집은 일생에 한 번 짓는 중대한 일이지요. 엎질러진 물 다시 담을 수 없듯 집도 다 짓고 나서 마음에 안 든다고 무너트릴 수 없는 것, 한 번에 완성하기 위해 설계부터 마감공사까지 매 순간 순간 선택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어요. 신중하게 선택하고 정성들여 집을 올려야 나중에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후회 없는 집 짓기가 되지요”라고 그는 말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도 자신의 집을 짓기까지 집 짓기가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고 한다. 전국을 누비며 집 짓는 일에 동참했으면서도 말이다. 300년을 생각하다 목수의 아내 이은희(47세) 씨는 이렇게 말한다. “황 목수님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답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집 외형도 옛것을 추구하면서 개성과 예술적 아름다움을 살리고자 노력을 많이 했어요. 집에 들어간 150여 개의 문짝도 손수 제작해 그 기간만도 5개월이나 걸렸어요. 그러니 이 집을 짓는 데 3년이 걸렸고 2003년 이곳에 내려와 터를 잡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도 공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답니다. 이 공사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몰라요.” 각 방의 바닥도 황토 빛을 그대로 노출시켜 놓고 있다. 맨 바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 한지를 바를 계획으로 아직 6개월 정도 더 기다려야 가능하다고 이은희 씨는 설명한다. 사실 황 목수는 애초에 귀틀집으로 간단하게 지으려고 했다. 시간과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한옥을 지어야 한다고 극구 밀어붙인 것은 아내였다. 게다가 아내는 황 목수보다 더 생태적 주거환경에 깨어 있었고 살림을 하는 안주인으로서 설계나 재료 사용 면에서 의견을 많이 내었다. 그렇기에 황 목수가 우스갯 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아내가 건축주요, 나는 상머슴이었다. 황 목수와 아내의 공통점은 어릴 적 살던 한옥에 대한 아련하고 포근한 기억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이들 역시 자연으로 둘러싸인 생태적 공간에서 정서적으로 풍부하게 자라도록 만들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부부는 목구조 흙집으로 이뤄진 한옥은 못해도 300년 간다는 말을 들었다. 한 세대가 아닌 수 세대를 거쳐 사람들이 깃들어 살 집이므로 부부의 책임이 크다. 이 집 대청마루 천장을 보면 상량문이 두 개인데 하나는 일반적으로 마룻대에 쓰는 공역工役 일자와 ‘應天上之五光(하늘의 오색빛이 감응하고) 備地上之五福(땅의 오복이 준비하도다)’을 한자로 써넣었고 다른 하나는 ‘서기 이천사년 사월 이십육일 부모가 자녀를 위하여 이 집을 세우다. 오고 가는 세대가 이 집에서 모두 평안하소서’라고 한글로 써넣었다. 아내가 짓고 팔순이 넘은 아랫집 할아버지가 썼다. 황 목수 개량한옥 프로젝트… 실용적·생태적 한옥 황 목수의 집은 115.5㎡(35.0평) ㄱ자형 개량 한옥이다. 부재 등 집에 사용된 모든 목재는 북미산 홍송을 썼다. 황 목수는 2004년 4월 상량식 전까지 부재들을 손수 치목했다. 두 달 가까이 혼자서 부재들을 이리 저리 옮기면서 치목하는 과정은 노동이라기보다 구도의 길이었다. 처음 예상하기로 자재비가 7천만 원 정도 들 줄 알았는데 실제로 9천만 원 정도 들어 평당 250만 원 이상 들어갔다. 중장비대금과 대지대금을 합치면 1억 원 정도 들었다. 아마 업자에게 맡기면 2억 원 이상 들었을 거라고 한다. 황 목수가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단열성과 공간 활용 부분으로 어릴 적 한옥에 살던 기억을 되살리고 현재에 맞게 재해석해 보전할 부분은 살리고 고쳐야 할 부분은 고쳤다. 천장 위 빈 공간을 다락으로 공간 구성은 대청마루-안방-건넌방(서재)-아이방-부엌-욕실로 하고 각 방마다 다락을 드린 점이 눈에 띈다. 경제성과 실용성을 위해 아름다운 팔작지붕을 포기하고 서양식 지붕 형태를 지향해 맞배지붕을 채택했다. 각재 서까래를 걸고 지붕 물매로 생긴 삼각형의 공간을 활용, 다락을 드렸다. 다락 덕분에 115.0㎡(30.0평)을 165.0㎡(50.0평)처럼 쓴다. 각재 서까래를 사용함으로써 서까래 치목 작업에서 1/10로 비용도 줄었다. 각재 서까래 위에 개판을 가로로 대고 그 위에 인슐레이션-O.S.B 합판-방수시트-기와순으로 시공했다. 흙 대신 인슐레이션을 쓴 것은 황 목수가 서양식 목조주택을 지어보았을 때 보온재가 편리하고 보온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후에 내 집 지을 때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해 둔 것이었다. 단열성을 위해 두꺼워진 벽체와 덧문을 댄 창호 벽체 만드는 작업은 한 달이 소요됐고 황 목수는 이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동네 할머니와 할아버지, 황 목수 부부, 대여섯 명이 흙벽 작업을 했다. 팔순 넘은 할아버지가 작두로 짚을 썰어 넣고 괭이로 흙을 이겨 놓으면 황 목수는 날랐고 할머니들은 두 사람이 한 팀이 돼 안팎에서 맞벽 치는 작업을 했다. 예전 한옥 벽 두께는 세 치(9㎝) 정도였기에 추웠다. 황 목수는 이런 단점을 해결했다. 한치 오푼(4.5㎝) 두께의 각재(힘살대)를 세로로 세워서 못을 박는다. 이 각재에 다시 가로로 한 치(3㎝) 각재를 대 양 기둥이 연결되도록 한다. 이 집은 세로로 각재 세 개를 벽에 고정시켰으니 결국 약 5치의 두께로 흙벽을 치게 되었다. 흙벽 공사는 실제 15일 걸렸으나 이런 각재 짜는 일로 더뎌진 것. 또 황 목수는 150여 개나 되는 문짝을 손수 짰다. 대청마루에 있는 서재 네 짝 문은 아자살과 바둑살 결합 문으로 일주일 걸려 완성했다. 목공소에 주문하면 짝당 50만 원 호가하는 수준이란다. 모든 문은 바깥쪽은 유리를 끼운 목문 혹은 판문으로 하고 안쪽은 한지를 바른 목문으로 짰다. 유리문과 한지문 두 겹으로 시공함으로써 한옥의 운치와 단열성 효과를 낸다. 생태주택을 위해 무공해 재료 사용 황 목수가 사용한 흙은 황토가 아니라 그냥 흙이다. 처음 집 설계할 때 기둥을 7치(21㎝)로 한 것은 황토벽돌을 사용하고자 했음이다. 조사해본 결과 줄잡아 300여 곳의 황토벽돌 생산업체가 있었으나 순수 흙만 사용하면 갈라지기 마련인데 구운 벽돌처럼 단단하다는 점이 이상했다. 게다가 황 목수가 찾던 벽돌은 운송비 포함 개당 2000원이 들었다. 700만 원이 벽돌 값인 데다 높은 곳 쌓는 일은 힘들어 결국 생각해낸 것이 집터 주위에서 흙을 파와서 시공키로 한 것이다. 미장재를 구입한 곳은 목수일을 하면서 알고 있던 경남 함양읍 근처에 있는 업체로 10여 년 전부터 천연 유기질 재료를 사용한 미장재 개발에 힘써 왔다고 한다. 삼에서 추출한 수사와 도박, 닥나무 껍질, 맥반석 등 12가지가 혼합된 제품이다. 미장을 마치고 그 위에 황토마감재와 황칠을 해서 마무리했다. 황칠 성분 속에는 도박 삶은 물, 돼지뼈 삶은 물 등이 들어가 미장한 면을 매끄럽게 해주며 나무와 결합되는 부분에 침투되어 시공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의 틈이 벌어지지 않는다. 바닥은 그 후에 다섯 번의 공정을 더 거쳤는데 다시 마감재를 바르고 삼베를 깔고 방바닥용 황칠과 풀물 그리고 바닥 마감재를 두 번 칠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벽과 바닥이 세심한 과정을 거쳤기에 거의 하자가 없다. 고재가구에 혼을 담아… 황 목수는 요즘엔 덕유산자락 한옥에 머물면서 고재로 가구 짜는 소목小木 일을 주로 한다. 아직 간판도 없는 공방이나 ‘하늘재’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인터넷 블로그(http://kr.blog.yahoo.com/hanuljae)를 통해서 주문이 쏠쏠하게 들어온다. 황 목수는 샌딩을 끝내고 낙관을 찍었다. 소인공방. 아내 이은희 씨가 지은 이름으로 모든 사람이 바탕으로 돌아간다는 뜻이 담겨있다. 마치 원래 똑같이 나무였던 것이 각각 밥상으로 찻상으로 책장으로 쓰이다가 그 수명이 다하거든 다시 한낱 나무토막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목가구의 쓰임을 생각하여 지은 이름 같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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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만난 사람] 덕유산자락에 한옥 지고 ''소인공방'' 차린 황인찬 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