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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닮은 나지막한 공방 주택 열 달 나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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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
수상작 ‘열 달 나흘’은 일 년 중 두 달, 일주일에 3일은 일을 내려놓고 쉬어가고 싶다는 건축주의 바람이 담겨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복잡하지 않으면서 시원한 집’을 생각했다. 마당과 두 개의 공방, 그리고 한옥을 닮은 집을 통해 삶의 풍요로움이 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다.구성 & 진행 이수민 기자 자료제공 대한건축사협회
일주일 중 나흘은 쉬어가고 싶다는 건축주의 바람을 담아 ‘열 달 나흘’이라 이름을 지었다.
HOUSING DATA위치 경기 이천시 신둔면 고척리건축구조 일반 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건축규모 지상 2층 대지면적 659.00㎡(199.34평)건축면적 217.27㎡(65.72평)건폐율 32.97%연면적 331.84㎡(100.38평)용적률 120.92%설계 조정구, 조지영, 양수민, 조가연 구가도시건축사사무소 02-3789-3372 www.guga.co.kr 시공 ㈜스튜가목조건축연구소 02-584-1090 사진 윤준환 건축사진작가
열 달 나흘 공방의 풍경
두 개의 공방과 주택
이천 도자예술촌 내에 위치한 659㎡(199.34평)의 대지에 두 개의 공방과 가족이 사는 집을 설계했다. 이 집의 이름 ‘열 달 나흘’은 일 년 중 두 달, 일주일에 나흘은 일을 내려놓고 쉬어가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있다. 자수 공방을 운영하는 엄마와 도자기 공예 하는 딸, 이들이 제안한 ‘당신의 관심사 폐쇄적 가게’라는 독특한 주제를 가지고 나무와 꽃을 가꾸고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마당과 독립된 일터, 그리고 가족의 보금자리까지 삶의 다양한 모습을 구현했다.
모형 배치도 / 모형 입면
마주한 두 개의 공방
1층에 배치한 두 공방은 서로 다른 분위기의 완전히 독립된 공간으로 계획했다. 길 가까이에 면한 자수 공방은 목구조로 된 넓은 공간에 따듯하고 친숙한 분위기지만 외부에서는 다소 폐쇄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마당으로는 활짝 열린 공간이 된다. 도자기 공방은 흙이나 도자기와 대조를 이루는 회색이 주를 이루며 흙을 사용하는 공간의 특성을 살렸고, 작가가 자유롭게 구성하도록 했다. 두 공방은 높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형태로 배치되고, 공방을 연결하는 회랑에서 각 공방으로 출입하게 했다.
엄마는 자수 공방을, 딸은 도자기 공방을 한다.
자수 공방. 1층에 계획된 두 공방은 서로 다른 분위기의 완전히 독립된 공간으로 완성했다
마당. 공방은 높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도록 배치했다.
회랑을 중심으로 각 공방으로 출입하게 했다.
회랑과 여러 개의 마당
회랑은 이 공방 주택의 파사드 Facade가 되고 있다. 한편으론 두 공방을 연결하며 중심에 마당을 품고 있는데 외부와 거리를 두는 동시에 맞이하는 공간의 역할을 한다. 내부로 발을 디디면 바닥 레벨보다 0.5m 높은 마당과 마주한다. 높은 마당은 집의 가운데 자리하여 외부에서는 공간에 깊이 감을 주고 내부로는 마당이 보다 가깝게 느껴지도록 한다. 또한 공방에서 서로 나와 같이 쉬기도 하고 텃밭도 가꾸는 ‘쓰는 마당’과 도자기 공방 앞으로 ‘작업 마당’을 계획했다. 건물 안팎의 서로 다른 마당들은 다양한 삶의 풍경을 담도록 계획되었다. 그냥 비워진 ‘개념적인 마당’이 아니라 ‘느낌과 실체를 가진 마당’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했다.
2층 주거공간은 높고 시원하게 구성했다.
중목구조의 아름다움이 멋스러우면서, 전통 민가의 공간감과 미감이 느껴진다.
'열 달 나흘’은 두 개의 공방과 가족이 사는 집으로 구성돼 있다.
안방과 거실 사이에도 접이식 한지 문을 두어 열었을 때 거실과 아트리움, 식당과 다락이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
구조적 구성미와 전통적 미감이 담긴 집
2층 주거공간은 높고 시원하게 구성했다. 중목구조의 구조적 구성미가 느껴지면서도, 전통적인 민가의 공간감과 미감이 느껴지는 집을 생각했다. 상부에 다락을 두어 마치 경상북도 민가의 대청에서 안방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거나, 목구조의 관계에서도 동자주(들보 위에 세워 도리나 마룻대를 받치는 짧은 기둥)를 생략하여, 보와 도리가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등 구조적 구성미가 드러나도록 했다.
거실과 아트리움 사이에는 커다란 한지 문을 두어 때에 따라 여닫으며 풍광을 조절하도록 했다.
안방과 거실 사이에 접이식 한지 문을 두었다.
아트리움이 있는 ‘ㄷ’자 집
평면구성은 마당을 둘러싼 ‘ㄷ자’로, 마당을 중심으로 각 실의 관계가 서로 관통하고 시원하게 열려있는 구성이다. 2층은 거실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안방과 욕실, 또 하나의 방이 있고, 북쪽으로 식당과 다용도실, 화장실이 있다. 거실과 식당은 아트리움에 면하고, 거실과 아트리움 사이에는 커다란 한지 문을 두어 때에 따라 열고 닫으며 빛과 풍경을 조절하도록 했다. 안방과 거실 사이에도 접이식 한지 문을 두어 열었을 때 거실과 아트리움, 식당과 다락이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 한편, 집의 각 공간들은 구조적인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동선의 흐름 속에 여유롭게 자리하도록 했다.
‘열 달 나흘’의 낮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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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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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명문세가 위엄이 느껴지는 제월당·옥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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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 霽月堂은 조선 숙종 때 대사헌을 지낸 송규렴 宋奎濂(1630~1709)의 별당이고 옥오재玉吾齋는 사랑채다. 제월당은 송규렴의 호이고 옥오재는 송규렴 아들인 송상기 宋相琦(1657~1723)의 호인데 호를 따라 당호를 지은 특이한 경우다(제월당과 옥오재는 시도유형문화재 제9호). 제월당이라는 이름은 근처에 있는 쌍청당 雙淸堂에 연원을 두고 있다. 쌍청당은 송규렴 선조인 조선 초 유학자 송유宋愉가 지은 것으로 박팽년이 쓴 쌍청당 당기 堂記에 있는 제월 霽月을 따온 것이다. 글 최성호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시도유형문화재 제9호인 제월당과 옥오재는 각종 개발로 지맥이 끊기고 대지는 잘려나가 옹색해졌으며 경관도 훼손됐다. 명문세가 기품을 엿볼 수 있는 문화재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
집은 전체적으로 남남동을 바라보며 배치됐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중문이고 그 안쪽에 송규렴이 지은 제월당이, 뒤로 아들 송상기가 지은 사랑채 옥오재와 안채가 놓였다. 우측은 전면 세 칸 측면 칸 반 규모의 사당이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당은 다른 곳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배치에서 벗어나 있다. 사당은 안채나 사랑채와 같은 방향으로 놓는 것이 원칙이어서 이곳은 남쪽을 향하고 있어야 하지만 다른 건물 옆을 바라보는 서향으로 배치됐다. 이렇게 된 것은 제의적 원칙에 충실하기보다 대지가 전체적으로 서쪽으로 경사졌기에 그 흐름에 충실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즉 대지에 순응해 사당 앉힐 자리를 잡았다.
대사헌을 지낸 송규렴의 별당인 제월당은 둘러싼 담이 있었으나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연못도 있었으며 필요에 따라 여섯 칸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한 점으로 보아 접객 공간으로 쓰였을 것이다.
솟을대문 너머 중문이 보이고 그 뒤가 제월당이다.
행랑채에서 본 모습으로 위치가 바뀌어 담이 놓였다. 경부고속도로와 고택 앞 8차선 도로가 뚫리면서 이런 변화가 생겼다.
송규렴 宋奎濂의 별당, 제월당집 건물들은 건립 연대가 조금씩 다르다. 특히 안채 안방과 대청은 1900년대 들어와 지은 것으로 예전과 많은 차이가 있다. 제월당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 서쪽으로는 8차선 도로가 뚫리면서 과거 모습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안채와 사랑채 제월당은 여전히 제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솟을대문과 행랑채 담 등은 위치가 바뀌고 장서각이 새롭게 들어섰다. 제월당을 둘러싼 담도 없어졌다. 앞으로 연못도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참고로 별당에 담을 두르는 방식은 대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되는데 보물로 지정된 동춘당, 쌍청당, 송애당 등이 그렇다. 남향으로 배치된 제월당은 ㄴ자 평면으로 전면 세 칸, 측면 두 칸 몸체에 좌측 뒤로 다락 한 칸이 붙었다. 다락 아래 아궁이가 설치됐으며 뒤로 돌출된 부분이 없었다면 동춘당이나 쌍청당 평면과 같은 모습이다. 가장 먼저 들어선 쌍청당 평면을 기본으로 다른 별당들이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제월당은 굴도리 집으로 격식을 높인 반면 구조와 평면은 단순해 단아한 기품을 준다. 몸체를 이루는 여섯 칸 중 좌측 두 칸이 온돌방이고 나머지 4칸은 넓은 대청이다. 방과 대청 사이 문은 들어 열개로 돼 있어 필요에 따라 여섯 칸 모두 널찍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월당은 생활공간이라기 보다 접객 공간으로 쓰였을 것이다.
사당 옆에 놓인 장서각은 후대에 지은 것이다.
사당은 안채, 사랑채와 같은 방향으로 놓는 것이 원칙이나 이곳은 대지에 순응하고자 다른 건물 옆을 바라보는 서향으로 배치됐다.
전면 일곱 칸 반 규모인 안채는 마당 깊이가 여섯 칸 반에 폭이 세 칸 반으로 워낙 깊어 중후함이 느껴진다. 압록강 목재가 보급되면서 나무도 넉넉히 사용했다.
기세등등 제월당… 관아 건물을 보는 듯제월당은 높은 외벌대 기단 위에 올라앉아 있는데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잘 다듬은 장대석 기단이다. 외벌대 기단이라도 높이가 높다. 일반 사가 私家에서 예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돌 크기와 솜씨가 대단하다. 마치 관아 건물을 보는 듯 위엄이 느껴진다. 이런 돌을 사용했을 정도라면 집을 지을 당시 가문 위세는 상당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송준길에게 학문을 배운 송규렴과 송시열에게 수학한 송상기, 2대에 걸쳐 제상 반열에 올랐으니 당대 대단한 가문이었다. 제월당 뒤쪽에는 사랑채와 안채가 있다. 사랑채와 안채는 한 몸을 이뤄 ㄷ자 형태를 이루는데 앞쪽에 세 칸 규모 중문 겸 광채를 합치면 전체적으로 ㅁ자다. 현재 중문은 사랑채 서쪽에 위치한다. 그러나 한국건축문화재(충남편)에 소개된 평면을 보면 서쪽 광채는 원래 두 칸으로 집 구조가 전체적으로 튼 ㅁ자 형태고 중문도 사랑채 동쪽에서 몸체와 만나는 부분 중 한 칸을 사용한 것으로 돼있다. 중문을 옮겨 지은 것이다. 재질이나 기법으로 보아 솟을대문과 같은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는 사랑채 앞쪽 벽을 봐도 알 수 있다. 동쪽 세 번째 기둥에는 사랑채 툇마루가 돌출된 길이만큼 벽이 돌출돼 중문으로 드나드는 사람과 내외하도록 했다. 지금은 중문 박공면을 보고 들어가는 구조로 전통한옥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특이한 경우다. 따라서 동쪽 두 번째 칸에 있던 중문을 폐쇄해 광으로 개조하고 대신 중문은 사랑채 서쪽으로 옮겨 놓았다. 이것은 제월당을 둘러싼 담의 철거와 장서각을 새로 만든 것과 관계가 있다. 장서각이 들어서면서 사당 출입이 불편해져 제월당 서쪽으로 담을 쌓아 자연스럽게 현재의 중문으로 드나들 수 있게 한 것이다.
제월당 너머로 보이는 옥오재.
제월당과 옥오재가 앞뒤로 서 있다.
내외벽 없는 옥오재와 안채제월당 뒤 사랑채인 옥오재는 높은 기단 위에 놓였으며 전면 다섯 칸 측면 한 칸에 반 칸의 퇴칸을 둔 전퇴집으로 매우 단출하다. 서쪽 두 칸이 대청이고 이은 두 칸이 방, 동쪽 한 칸 상부는 다락, 하부는 부엌이다. 사랑채 대청이 서쪽 끝에 위치한 것은 앞에 위치한 제월당 때문이다. 경관상 제월당을 피해 대청 자리를 잡다 보니 한쪽 끝으로 몰리게 됐다. 다른 집과 조금 다른 점은 사랑채에서 안채와의 내외가 그렇게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곳에서 사랑채 뒤 안마당이 들여다보일 때는 내외벽을 만드는 경우가 많으나 이곳은 그런 시설을 하지 않았다. 안채는 전면 일곱 칸 반 규모다. 마당은 깊이가 여섯 칸 반이고 폭이 세 칸 반으로 장방형인데 워낙 마당이 깊어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없는 중후함이 느껴진다. 역시 뼈대 있는 가문이다. 안채를 살펴보면 목재를 옥오재에 비해 훨씬 풍족하게 사용했을 뿐 아니라 목재를 다루는 기법도 사랑채와 완연한 차이를 보인다. 당시 압록강 목재 보급 후 자재가 풍성해진 후에 지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사랑채인 옥오재는 높은 기단에 섰으나 전면 다섯 칸 측면 한 칸에 반 칸 퇴칸을 둔 전퇴집으로 단출한 평면을 하고 있다.
인도와 맞닿은 외부 담으로 도로가 생기면서 지은 것이다.
배치도
제월당을 돌아보면서 우리나라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천박한지 다시 한번 느꼈다. 현재 제월당 동쪽 언덕으로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고 서쪽으로는 8차선 도로가 뚫렸다. 제월당은 우선 경부고속도로 인해 계족산으로부터 내려오는 지맥이 끊겼고 앞쪽 대지는 8차선 도로 때문에 잘려나가 집 전체가 옹색해졌다. 여기에 주변 개발로 제월당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광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이는 제월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전 시내에 있는 동춘당, 남간정사, 쌍청당 등 모든 문화재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다. 우리 문화재를 무시하는 태도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한 번 잃어버린 문화 가치는 되찾기 힘들다. 남아있는 문화재만이라도 이런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만 4대강 사업에서도 문화재는 뒷전이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글쓴이 최성호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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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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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막한 구릉 위의 눈꽃마을 인제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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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군 북면 원통을 지나 20여 분쯤 44번 국도변 구불구불한 계곡과 내설악 운치를 즐기다 보면 미시령과 진부령으로 나눠지는 용대 삼거리가 나온다. 황태축제 장과 용대 전망대가 있고 생태하천공원과 접한 용대삼거리 정표 인공폭포를 바라보며 작은 하천을 건너면 나지막한 구릉 위로 복층 전원주택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정리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자료협조 (사)목재문화 포럼
건축정보위치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건축형태 복층 경량 목조주택대지면적 656.0㎡(198.8평)연면적 163.92㎡(49.7평)건축면적 116.89㎡(35.4평) 설계 환경포럼건축사사무소시공 (주)TD&C
우연한 만남, 건축주를 만나다미시령도로 개통과 함께 속초, 고성지역에 리조트 개발 붐이 일 때 함께 한 적이 있는 건축주를 아주 우연히 만났다. 이야기 속에 용대 삼거리 인근 약 33,000㎡ 부지를 매입해 전원주택 단지를 구상 중이며 전원생활과 함께 민박형태의 펜션 사업을 하고자 함에 만남의 기쁨이 더했다. 현황측량, 현장조사 등을 기준으로 마스터플랜을 작성하고 대지 조성공사와 함께 시범주택을 짓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시범주택 전제조건으로 위치와 규모는 전원주택단지 중심부인 현 위치에 연면적 약 160㎡ 내외 2층 민박형 전원주택으로 하고 공사비를 책정하기로 했다. 황태의 고장이듯 겨울철 강한 바람과 많은 적설량, 주변 지형지세에 따른 일조량과 조망권의 한계, 거리에 따른 공사비, 시공성 등 제약적 요소와 전체적으로 남동향의 완만한 구릉지, 조성 부지를 둘러싸고 있는 양호한 수림대, 부지 경계를 따라 흐르는 운치 있는 하천, 구릉지 사이 보일 듯 말 듯 숨어 있는 실개천 등의 잠재적 요소가 계획의 주요 기준으로 평가됐다.
각종 등을 활용해 적막함을 없애다마스터플랜에 의해 계획된 단지 내 접근도로, 필지 크기와 형상,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한 배치 방향은 인공폭포가 보이는 남동향을 주향으로 잡고 건물은 부지 후면 부에 위치시켜 정원화 할 수 있는 조망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공간 구성의 주안점은 향과 조망을 고려한 일자형 배열로 각 기능별 개방감을 확보하고 민박 부분은 기능 특성을 고려 각 실마다 독립성을 부여했다. 또한 전원적인 외부 공간을 형성하도록 남동쪽으로 열린 넓은 앞마당은 잔디와 화초를 심어 조망을 확보하고 북서쪽 실개천이 흐르는 낮은 지세 부분은 자연적 조건을 고려해 조경석을 쌓았다. 기존 수목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과 좀 더 가까이하고자 노력했다. 매스 형상은 공간구성에 따라 세 겹이 맞물려진 한쪽 경사지붕으로 하고 깊은 처마, 처마 아래 가새, 넓은 덱, 발코니, 가벽, 다락 창 등 매개 요소를 계획해 단순하면서도 개성 있는 이미지를 부여했다. 외장 재료 구성은 나무와 적벽돌을 주재료로 삼고 아이보리 색과 브라운 계열의 색상을 주조색으로 사용해 자연 친화적이고 친근감 있는 전원주택 느낌이 들도록 했다.
특히 해가 일찍 지는 이곳 어둠의 적막함은 깊은 처마 아래 벽체등, 넓은 잔디정원 위 덱등, 조경등으로 야경을 연출해 도심 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황홀감을 접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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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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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얼굴, 기능에 멋과 여유를 더한 조상의 지혜 굴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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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의 전통 건축물이 그러하듯 한옥은 우리나라 기후와 자연 및 인문 환경을 반영한다. 북방계와 남방계를 상징하는 건축 요소인 구들과 마루가 공존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굴뚝은 구들과 불가분의 관계로 아궁이에서 발생한 연기를 집 밖으로 배출하고 새 공기를 흡입한다. 굴뚝은 이러한 목적 외에도 여러 가지 부속물과 함께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룬 한옥의 멋스러움과 여유로움을 한껏 끌어올린다.글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사진자료 전원주택라이프 DB자료
추사 김정희 고택 사랑채 뒷마당 굴뚝
살림집 안마당은 인위적인 요소를 배제한 채 차경기법을 사용하여 주변의 자연 경관을 담은 시원스러운 공간이다. 또한 햇볕을 받아들이는 공간이자 작업 공간 그리고 집안 대소사를 치르는 공간이다. 반면 뒷마당은 통풍과 채광이 필요한 농기구와 곡물, 식료품을 보관하는 수장 공간이다. 배산임수에 따라 입지를 정한 반가班家의 경우 뒷마당은 대개 산기슭을 정리하면서 화강석을 다듬은 장대석으로 화계花階를 쌓고 나무를 심고 괴석을 놓고 굴뚝을 시설한다. 특히 건물에서 거리를 두고 연도를 뽑아 만든 굴뚝은 밋밋하고 단조로운 공간을 미적으로 승화시킨 조형물로 손색이 없다.
경복궁 교태전 아미산 굴뚝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의 온돌방 밑을 통과한 연기가 나가는 굴뚝으로 고종 2년 (1865) 경복궁을 중건할 때 만든 것이다. 현재 4개가 서 있는데 6각형 굴뚝 벽에는 당초, 학, 박쥐, 봉황, 나티, 소나무, 매화, 대나무, 국화, 불로초, 바위, 새, 사슴, 나비, 해태, 불가사리 등이 무늬를 배치했다. 각 무늬는 조형전을 구워 배열하고 그 사이에는 회를 발라 화면을 구성했다. 십장생과 사군자, 장수와 부귀 등 길상무늬 및 화마와 악귀를 막는 상서로운 짐승들로 표현했다. 굴뚝 상부 역시 조형전으로 목조 건물의 형태를 모방했고 그 위로 연기가 빠지는 연가를 설치했다. 굴뚝 기능에 충실하면서 각종 문양의 형태와 구성이 아름다워 후원의 장식적 조형물로 훌륭한 작품이다.
한옥의 건축미를 끌어올린 굴뚝
경복궁 자경전 후원의 십장생 굴뚝
구들 문화는 지역과 신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굴뚝을 발달시켰다. 아궁이와 구들 형태는 어느 지역이나 거의 비슷하지만 굴뚝은 다르다. 추운 북쪽에서 따듯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그 높이가 점점 낮아지다가 제주도에 이르면 사라진다. 북쪽 지역일수록 불을 강하게 빨아들이고자 굴뚝을 높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열기를 가두면서 북서풍에 역류하지 않도록 개자리를 파고 여러 가지 재료로 굴뚝을 두껍게 감쌌다. 이 과정에서 굴뚝을 치장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보물인 경복궁 자경전 후원 십장생 굴뚝과 아미산 굴뚝이다. 또한 굴뚝 맨 위에 설치한 연가煙家는 치장적 성격도 강하지만 비가 들어가지 않도록 방지하고, 연기 배출을 원활하게 돕는다.
굴뚝 연기는 천연 방충제
굴뚝 연기는 역하기보다 오히려 나무 타는 냄새로 향긋하다. 구들과 굴뚝 중간에 판 개자리에서 불길에 휩싸여 온 재와 찌꺼기들을 걸러내기에 굴뚝으로 맑은 연기만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반면 굴뚝 연기는 천연 방충제로, 그 주변에는 벌레들이 꾀지 않기에 거미가 줄을 치지 않는다. 난방보다 취사가 위주인 남쪽 지역에서는 낮은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를 이용하여 해충을 쫓기도 했다.
한옥에 담긴 굴뚝 미학
간이형 굴뚝
간이형 굴뚝 처마 밑에 간단한 구멍을 뚫거나 툇마루 밑에 구멍을 내어 배기하는 형태로 민가 굴뚝의 주류를 이룬다.
독립형 굴뚝
독립형 굴뚝 건물 외벽에서 떨어진 곳에 연도를 땅속에 묻고 세운 굴뚝으로 벽돌을 쌓아올려 기와를 덮고 연가를 얹어 완성한다.
복잡형 굴뚝
복합형 굴뚝 담의 일부에 굴뚝을 설치하여 밋밋하고 단조로운 담을 보완하는 형태다.
굴뚝의 재료와 문양
궁궐 및 상류 주택의 굴뚝. 검은 벽돌로 쌓은 후 상부에 기와로 지붕을 만들고 연기 나오는 부분에 토기를 얹는다.
회와 황토로 기와 조각을 쌓고 연가를 만든 굴뚝
산간 지역인 울릉도 나리분지 우데기집은 주위에서 구하기 쉬운 통나무를 뚫어서 굴뚝을 세웠다.
오지 굴뚝은 흙으로 빚어 구운 오지 토관 여러 개를 이어서 처마나 지붕 높이만큼 쌓아올린다.
작은 굴뚝 하나에도 바람을 담은 무늬로 장식했다.
연가. 꼭 집처럼 생긴 토기로 벽에 창호처럼 네모로 구멍을 내어 연기를 내뿜게 한다.
흙과 돌을 쌓아 만든 굴뚝은 민가에서, 검은 벽돌을 쌓고 기와로 연가煙家를 만든 반가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궁궐에서는 붉은 벽돌과 기와, 연화로 굴뚝을 만들었다. 굴뚝에는 황토와 기와를 켜켜이 쌓은 직선 무늬와 기와와 흙을 이용한 기하학적 문양 그리고 단순하게 표현한 꽃문양이 나타난다. 이 문양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바람적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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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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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라이프 2020년 02월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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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2020 February vol.251
SPECIAL FEATURE 헌 집을 새 집처럼, 리모델링 A to Z리모델링 vs. 신축, 어떤 게 유리할까. 리모델링이 수월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신축이 수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리모델링이든 신축이든 진행 과정은 비슷하다. 계획부터 예산 범위, 업체 선정, 마감재와 인테리어 등 세심하게 준비하고 꼼꼼하게 검토를 해야 손해를 보거나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
064 주택개조에 관한 Q&A 리모델링 20문 20답070 40년 노후주택 그린리모델링 미추홀구 단독주택076 초역세권 수익형 리모델링 논현동 호텔식 다가구주택082 공간 재구성 리모델링 망원동 다세대주택 088 이 좋은 걸 왜 안 해 편백구들 리모델링 092 리모델링 건자재 쇼핑몰 10
HOUSE STORY고향의 맛과 멋이 가득한 연천 주택. 8000평 규모의 부지에 주택, 요리연구소, 관리동 등 3개의 건축물이 앉혀져 있고, 2000평 규모의 콩밭과 수 백 개의 장독대가 즐비하게 놓여 있어 정겨운 풍경을 연출한다. 건축주는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난방비 부담 없이 따뜻하면서 사계절 쾌적한 패시브하우스에 매우 만족해한다._COVER STORY
096 고향의 맛과 정겨운 풍경 연천 패시브하우스104 남한강 풍경 담은 두 번째 집 양평 철근콘크리트주택 112 신선과 선녀가 놀던 곳 횡성 청희가 淸喜家120 건축주 따뜻한 심성 데칼코마니 하남 하얀 고래 하우스128 노후 삶터에 손자들 놀이터까지 울산 목조주택136 아들 교육 위해 아빠가 손수 지은 양평 주택142 사남매 뭉치게 한 복덩어리 제주 패밀리하우스
ARCHITECT CORNER
150 현대와 전통이 소통하는 한옥 월문가月門家158 동네 만남의 장소 의성 숍 하우스SHOP HOUSE166 바다와 들판을 품은 그림 같은 풍광 고성 강안당
HOME DESIGN화성 주택은 감각적인 입면 디자인,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수공간과 중정을 주택과 유연하게 연결한 동선이 돋보인다. 톤을 토대로 기존 형식에서 벗어난 내장재 조합이 실내에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뿜어낸다. 특히 브라운, 그레이, 블랙 등 어두운 톤은 고재, 대리석을 사용했고, 밝은 톤은 백색 친환경 페인트와 가구로 편안한 밸런스 톤을 맞췄다._더존하우징
176 호텔의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한 화성 주택182 가족들의 취미생활을 책임지는 여가 공간
ARCHTECTURE DESIGN186 그늘을 짓다190 심플하고 안정감 느껴지는 53평형 단독주택
HOUSING INFORMATION
174 HOUSE REPORT - 더존하우징 송산그린시티 모델하우스194 KITCHEN INTERIOR - 답답한 공간을 아늑하고 세련된 주방으로196 FURNITURE - 공간별 아이디어 넘치는 맞춤가구 09
198 HOME & GARDEN - 바람개비 모양의 향기로운 꽃 마삭줄200 KITCHEN GARDEN - 과일과 채소로 꾸민 정원203 NEWS & ISSUE192 애독자 사은 퀴즈 & 애독자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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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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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나눔을 모티브로 자연에 순응하는 공간 구성, 연천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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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연천군 늘목리에 자리한 이 주택은 이 땅에, 이 마을에 순응한 농촌 동화형 주택이다. 한옥 채 나눔을 모티브로 공간을 구성했는데 채 나눔은 채워짐과 비워짐이 적절히 공존해 자연과 어우러지는 구성으로 산, 하늘, 나무 등 자연요소로 둘러진 이 대지에 적합한 배치 방법이었다.정리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자료협조 (사)목재문화 포럼
건축정보위치 경기 연천군 전곡읍 늘목리건축형태 복층 경량 목조주택대지면적 2798.0㎡(847.9평)연면적 181.0㎡(54.8평)건축면적 181.0㎡(50.2평) 설계 (주)노바건축사사무소 02-333-5863 www.studio-nova.co.kr시공 (주)스튜가이앤씨
자연에 순응하는 공간 구성, 채 나눔3채의 메인 스페이스(Main Space)와 이를 하나로 연결하는 서브 스페이스(Sub Space)가 결합해 3채의 분동이 하나의 주택을 이룬다. 각 채 사이의 비워진 공간은 이 집만의 작고 아늑하지만 주변 자연을 향해 시원스레 열려 있는 안마당으로 구획된다. 손님 방문이 많은 집 특성에 따라 제일 앞 첫 채에 사랑방을 둬 찾아오는 손님들의 하루 묵어감이 가능토록 했고 이는 현관과 대문 형성에 맞춰 별채처럼 분리된다. 두 번째 채에는 안방을, 세 번째 채에는 아이 방을 배치했으며 사랑방과 안방 사이의 안마당과 안방과 아이 방 사이의 덱이 이들을 연결시킨다. 이와 같이 늘목리 주택은 진입부 큰 마당과 각 채 사이 형성된 두 개의 마당으로 이뤄져 있다. 이 두 개의 작은 마당은 거실과 식당에서 만나며 채 나눔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 마당들은 사랑방, 거실, 안방, 식당, 아이 방과 연계된다. 한옥 채 나눔이라는 공간 구성은 넓은 대지에 공간을 펼쳐 놓는 것을 가능토록 했으며 이는 주택이 자연을 향해 주체가 아닌 객체로서 순응하도록 했다.
도시와 농촌의 혼재된 연속성자연과 농촌 일부로 스며들도록 계획한 늘목리 주택은 자연을 내부로 최대한 유입시켜 건축에서 자연을품고 자연 속에 건축을 조화시키도록 재료의 물성과 구법 등을 연구했다. 목재라는 물성은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가 주변 자연의 변화와 어우러질 수 있으며 친환경적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건축적 요소로 쓰인 나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곳곳의 비워진 공간들은 농촌 삶에서 겪게 되는 일들에 대한 이벤트성 체험 공간이기도 하다. 별거 아닌 듯 보여지는 시골 마당은 마을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이뤄지는 행위의 중심에 있다. 도시적 삶에 익숙한 건축주에게 마당은 채 나눔과 자연 순응을 통해 농촌이라는 지역적 삶의 특성과 몸에 배 있는 도시적 생활 패턴의 삶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숨 쉬는 집
건축주는 도기 수집이 취미다. 따라서 아끼는 도기들을 보관하는 동시에 곁에 두고 볼 수 있도록 벽 일부를 장으로 만들었다. 이는 공간과 공간을 구분하는 칸막이이자 보관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일부 공간을 도기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킨다. 또한 늘 책과 함께 지내는 생활 덕에 보유한 책 수량도 많아 도기와 마찬가지로 서재 책장도 벽의 일부로 계획했다. 목조는 늘 숨을 쉰다. 잘 만들어진 도기는 숨을 쉬며 독성을 품지 않는 것처럼 목조 또한 그러하다. 마감재도 친환경적인 목재 및 도료를 사용해 자연의 맑은 공기와 함께 집이 숨 쉴 수 있도록 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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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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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ING INTERIOR] 화이트와 깔끔한 스타일의 만남, 여주 주택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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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와 깔끔한 스타일의 만남
여주 주택 인테리어
남한강과 여주보, 세종대왕릉과 싸리산 등 자연 친화적인 곳에 위치한 여주 주택은 시원시원한 주위 풍경처럼 확 트인 구조와 통일된 마감재가 고급스럽고 차분한 인상을 준다. 특히 천장고를 높인 거실은 지붕 형태를 그대로 드러내고, 화이트로 덧입힌 서까래가 스타일리시하다. 외관은 벽돌로 단을 쌓고 화이트를 바탕으로 청고벽돌로 수직수평을 맞춰 웅장함이 느껴진다.
글 사진 ㈜더존하우징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여주시 대신면 천남리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연면적 122.78㎡(37.14평)
1층 72.33㎡(21.88평)
2층 43.60㎡(13.19평)
포치 2.42㎡(0.73평)
데크 16.82㎡(5.08평)
건축비용 약 2억 원
설계 및 시공 ㈜더존하우징 1644-3696 www.dujon.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싱글
벽 - 스타코플렉스, 치장벽돌
데크 - 석재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벽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인테리어필름(LG하우시스)
바닥 - 폴리싱타일(원창타일), 강화마루(동화자연마루 클릭)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재, 챌판도장
난간 - 평철 난간, 멀바우 손스침
조명 렉스조명
주방가구 에넥스
위생기구 대림바스
1층 평면도
현관
화이트&블랙 컬러를 사용해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정갈하고 시원한 현관으로 만들었다.
<개요>
면적 3.90㎡(1.20평)
바닥 폴리싱타일(원창타일)
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거실
넓고 확 트인 느낌을 주고자 화이트 컬러 벽지를 기본으로 시원하지만 차가운 느낌을 줄인 웜그레이 무광타일로 시공했다. 거실 천장은 지붕 모양을 그대로 오픈하고 비대칭 디자인 서까래를 적용해 뻔하지 않은 여주 주택만의 특징을 갖췄다. 소파에 앉아 전면 창을 바라보면 계절 변화를 그림 액자 같이 즐길 수 있다.
<개요>
면적 16.50㎡(4.99평)
바닥 폴리싱타일(원창타일)
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천장 오픈 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인테리어 필름(LG하우시스)
주방
주방은 상부장을 없애 개방감을 줬고, 개수대와 인덕션 앞에 창을 설치해 채광과 자연 풍경을 끌어들였다. 타일도 세로로 붙여 시각적으로 천장고가 높아 보이는 효과를 준다.
<개요>
면적 12.70㎡(3.84평)
바닥 폴리싱타일(원창타일)
벽 수입타일(원창타일)
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안방
거실 바닥 타일과 같은 톤의 강마루로 시공해 분위기를 통일했다. 침실인 만큼 천장에 간접등박스를 설치해 안락한 분위기를 더했다.
<개요>
면적 10.90㎡(3.30평)
바닥 강화마루(동화자연마루 클릭)
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도어 멤브레인도어(영림)
욕실
가로로 긴 유광타일과 어두운 무광타일 매치로 안정감 있는 욕실로 디자인했다. 블랙 프레임 거울과 장으로 포인트를 줬다.
<개요>
면적 3.40㎡(1.02평)
바닥 타일(원창타일)
벽 타일(원창타일)
위생기기 대림바스플랜
천장 FRP 돔 천장
계단실
2층은 개인 공간인 만큼 톤이 어두운 멀바우 집성목을 사용해 심리적 시선을 차단했다. 센서 스텝등을 설치해 편의성을 높이고 눈 결정체 같은 조명으로 잔잔한 분위기를 냈다.
<개요>
면적 4.90㎡(1.48평)
바닥 멀바우집성재, 화이트챌판 도장
벽 친환경벽지(LG하우시스 지아FRESH)
천장 친환경벽지(LG하우시스 지아FRESH)
2층 평면도
가족실
2층 계단 앞에 위치한 가족실은 연결된 창호너머 보이는 뷰가 장관이다. 건축주는 이곳에 피아노를 배치해 음악실로도 사용할 예정이다. 가족의 화목한 모습이 활짝 보이도록 열린 장소로 구성했다.
<개요>
면적 8.10㎡(2.45평)
바닥 강화마루(동화자연마루 클릭)
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도어 멤브레인도어(영림)
다락
천장고를 높인 거실 바로 위에 배치한 다락. 지붕 형태를 반영해 개방감을 확보했다.
<개요>
면적 6.4㎡(1.93평)
바닥 강화마루(동화자연마루 클릭)
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방1
사랑스런 핑크 컬러 벽지를 바탕으로 지붕 높이에 맞춰 마감한 곳에 둥근모서리 가벽을 세워 따듯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이 든다.
<개요>
면적 12.16㎡(3.68평)
바닥 강화마루(동화자연마루 클릭)
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방2
벽은 블루 그레이 컬러, 천장은 별 패턴 벽지로 매치하고 코너창을 달아 시원한 분위기로 디자인했다.
<개요>
면적 11.61㎡(3.51평)
바닥 강화마루(동화자연마루 클릭)
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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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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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 PEOPLE] 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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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집을 가꾸고, 밥을 해 먹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존재의 근원이라는 김혜련 작가. 특히, 집이란 따스함과 받아들여짐의 상징으로서의 공간, 갓 태어난 아기같이 천진한 잠을 잘 수 있는 깊고 원초적인 공간이라고 말한다. 방황하던 그녀를 ‘일상’이라는 보금자리로 이끌어준 경주 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이수민 기자 | 사진 김혜련 작가(경주 집), 박창배 기자(상주 집) | 취재협조 서울셀렉션
김혜련 작가는 백 년 된 낡은 고택의 원형을 유지해 고쳤다.
경주 집수리는 시멘트 담 대신 쌓아올린 흙돌담과 나무 대문으로 마무리했다.
집은 물리적, 정신적 쉼터
김혜련 작가를 만난 곳은 경상북도 상주의 한 농가였다. 경주에서 10여 년간 살다, 함께 살고 있는 반려자의 고향인 상주로 얼마 전 이사를 했다. 그녀는 본디 서울 한복판에서 일을 하고 살았던, 도시 사람이다. 그러다 40대 후반 어느 날, 도시에서의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혜택을 모두 내려놓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4년간 시간을 보내고 내려와 경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살았다. 방황하던 자신을 붙잡아 줄 곳이 경주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낀 먼지를 물에 불리고 칫솔로 문살을 닦는 일은 김혜련 작가가 맡았다. 창밖으로 작지만 정겹고 아늑한 마당이 보인다.
경주 집을 고치면서 호사를 부린 것은 벽지였다. 문경의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를 발랐다. 백 년을 지탱해준 집에 대한 감사의 선물이었다.
인간 생활의 기본적 요소로 입는 것(衣), 먹는 것(食,) 사는 곳(住)을 꼽는다. 그중 주住는 편히 쉴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집이란 누구에게나 몸과 마음을 편히 쉬게 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자 정신적 쉼터다. 김혜련 작가에게는 더욱 그랬다.
“지인을 몇 번 따라와 본 경주는 아름다웠어요. 시끄러운 자본주의 한 가운데에서 천년의 침묵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고분과 그 위에 자라고 있는 키 큰 소나무, 작은 둔덕 같은 곡선의 무덤가에서 온화함이 뿜어져 나왔어요. 내면의 황량한 자리에 따뜻한 기운이 퍼져가는 게 느껴지더군요.”
벽지로 사용한 문경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는 비단보다 더 부드럽고 우윳빛보다 투명한 밝은 빛을 띤다.
바닥은 콩댐을 했다. 한 번 바르고, 불 때면서 말리고, 다시 바르고 또 닷새 말리고를 다섯 번 반복했다.
김혜련 작가는 방황하던 자신의 영혼을 고요히 눕히고 치유할 곳으로 경주를 선택한 연유를 말하며, 100여년 된 고택을 고치며 살게 된 경주 집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혜련 작가는 좋은 사람들 불러서 밥 먹고, 정원 가꾸고 하는 일상을 즐긴다.
경주의 남산 마을
당시, 살 지역을 경주로 정했지만 마음에 드는 집 찾기는 쉽지 않았다. 김혜련 작가는 집이 마음에 들어도 마을이 편안하지 않으면 그 집이 안온하기는 어렵기에, 마음에 드는 마을을 정하고, 그 안에 있는 집을 찾기로 기준을 잡았다. 그러다 경주의 ‘남산마을’을 만났다. 남산 아래 칠십여 호가 있는 넉넉하고 큰 마을이었다. 낮고 단단한 기와집, 작은 ‘촌집’들이 넓은 산자락에 여유 있게 모여 있는 마을이었다. 구석기 시대의 유물들이 발굴되기도 한다하니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적합한 안온한 땅이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본인이 찾던, 삶의 황량함을 품어줄 장소라 확신했다. 그러고는 마을 안에 한 할머니가 살다 내놓은 낡은 고택을 냉큼 계약했다.
“고택을 다시 살려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젊은 날의 혈기가 담긴 어린 생기가 아닌, 희로애락을 겪어낸 시간의 두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생기를 말이죠.”
집을 가꾸고, 그 안에서 밥을 해먹는 평범한 일상이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단련하는 힘이라 말한다.
집을 고치는 방향은 분명했다. 최소한의 개조로 시간의 퇴적층을 유지하는 것이다. 백 년 된 집을 고칠 목수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 새집을 지을 목수는 많았지만, 헌집을 고쳐줄 목수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마침 동네에 낡은 집을 원형 그대로 살려 잘 고쳐놓은 집이 있어, 그 집을 고친 목수를 소개받았다. 경험이 있던 목수라 일이 수월할 줄 알았는데, 과정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십여 년 목수 일을 한 탓이겠지만, 자기 고집대로였다. 그렇게 애를 먹이다가도 목수는 가끔 명언을 해서 즐겁기도 했다.
“이런 헌 집을 고치는 일은 손바느질 같은 거예요. 한 땀, 한 땀 하는 거지. 새 집 짓는 거야 재봉틀로 드르륵 박는 것처럼 쉽지, 쉬워.”
백 년 된 집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시멘트로 온통 덧댄 창고들을 철거하고 마당에서 시멘트를 걷어냈다. 집은 원형 그대로의 작고 소박한 모습을 드러냈다. 두꺼운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있던 나무 기둥들에서 칠을 벗겨냈다. 그러자 오래된 나무 특유의 살결이 햇빛 속에 드러났다. 부엌의 그을음 낀 서까래를 닦는 작업은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을음을 걷어내자, 검은 살결이 중생대 거대한 동물의 뼈처럼 단단하고 아름답게 드러났다. 나무는 그을음이 배면 잘 썩지 않는다고 한다. 안방과 건너 방의 천장에 쳐놓은 낮은 방장을 걷어내니 천장에서 쥐똥이 우수수 떨어졌다. 서까래 사이사이에 드러난 부분은 다시 황토로 발랐다. 나무에 낀 오래된 때를 조심스럽게 닦아내자 종도리에 흐릿하게 상량식上梁式(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종도리를 올릴 때 고사를 지내는 의식) 때 쓴 글자가 보였다.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집이 지어진 해와 날이 적힌 글자가 있었다. 집은 1910년대에 지어진 것이다. 집은 험한 세월을 살아낸 생존자, 존귀한 존재였다. 경외심으로 저절로 옷깃이 여며졌다.
상주 집도 곳곳을 고쳐 살고 있다. 주방은 벽을 뚫고 나무틀을 짜 넣은 다음 유리를 대어 바깥 풍경을 그림처럼 담아 즐기고 있다.
손수 담근 된장과 직접 재배한 배추, 갖은 뿌리채소를 우려 맛을 낸 국물 요리로 차린 보양 밥상.
평범한 농가이지만, 사람의 손끝으로 만들어진 식탁, 도마, 격자문살 창틀에서 따뜻하며 단아함이 느껴진다.
집을 고치다
집수리의 첫 번째 원칙이었던, 집의 원형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깨고 편의 위주로 생각한 건 부엌과 화장실이었다. 편리한 부엌과 화장실은 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었다. 부엌은 넓히고 서쪽으로 큰 창을 냈다. 크고 확 트인 부엌을 만들었다. 싱크대나 기타 부엌 시설들을 신경 써서 환하고 견고한 것들로 들였다. 원한 대로 환하고 쾌적한 부엌을 만들었다. 평생의 ‘괴로운 밥 짓기’를 ‘즐거운 밥 짓기’로 바꾸기 위해 최대한 기분 좋은 환경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집을 고치는 일 중에서 직접 한 것은 ‘문 닦기’와 ‘콩댐하기’였어요. 한옥엔 문이 많아 일도 많았죠. 얼마나 오랜 세월 먼지가 끼었는지, 물을 뿌려서 불리고 칫솔로 문살 사이사이를 닦는 일을 며칠 동안 계속했어요.”
이렇게 집을 고치면서 김혜련 작가는 오래된 것들이 지닌 단단한 아름다움에서 느끼는 생기, 소멸해가는 것들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집에 호사를 부린 것은 벽지였다.
“백 년을 지탱해준 집에 대한 선물이었어요. 문경의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였죠. 비단보다 더 부드럽고, 우윳빛보다 투명한 밝은 빛을 띤 한지로 도배를 했어요. 집은 옛 자태를 찾은 듯 은은하고 품위가 있어 보였어요.”
서재에는 책을 좋아하는 김혜련 작가를 위해 반려자가 직접 짜준 책장이 벽을 두르고 있다. 책장 칸칸이 경주 고물상에서 구입한 이색 골동 장식품들이 눈에 띈다.
대문 달고 흙돌담 쌓아 완성
방바닥도 한지로 발랐다. 한지로 장판을 하려면 ‘콩댐’이라는 것을 해야 했다. 두터운 한지에 콩과 생들기름을 7대3의 비율로 섞어 바르는 것이다. ‘문경 한지’에서 콩댐하는 법을 배웠다. 반드시 생들기름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냥 들기름을 쓰면 기름에 절어서 못 쓴다더군요. 색도 너무 짙어져서 은은한 노란 빛깔을 얻을 수 없고요. 평생 기름을 짰다는 상주 은척에 있는 한 할아버지에게 부탁해 생들기름을 짜고, 불린 콩을 곱게 갈아 섞어서 고운 면 주머니에 넣고, 하라는 대로 방바닥에 굴렸어요.”
한 번 바르고 닷새 동안 불 때면서 말리고, 다시 바르고 또 닷새를 말리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다섯 번의 콩댐을 했다. 집수리의 마무리는 담을 쌓고 대문을 다는 일이었다. 무너진 시멘트 담 대신 집과 주변 자연이 어울리는 담을 쌓고 싶었다. 집 뒤쪽에 남아있는 오래된 흙돌담과 어울리게 황토와 돌로 담을 쌓았다. 나지막하게 쌓아 올린 담은 집과 잘 어울렸고, 마을 골목과도 제법 잘 어울렸다.
침실. 상주 집은 한옥이 아닌, 평범한 농가다. 반려자는 한옥을 좋아하는 김혜련 작가를 위해 올 봄부터 작은 한옥 한 채를 지을 계획을 세웠다.
고택과의 첫날 밤
9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때쯤 집은 아름답게 복원됐다. 김혜련 작가는 아무런 짐 없이 이불 한 채만 들고 첫날밤을 맞으러 집에 갔다.
“집에 들어섰을 때 넉넉하고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이 나를 품고 있는 듯 안온했죠. 포대기에 싸여 엄마 품에 안긴 아기 같은 기분 같았어요. 그때 내가 그 낡은 집을 왜 그리 좋아했는지, 진정한 이유를 알겠더군요. 무의식적으로 ‘집의 모성’에 기대고 싶었던 거 같아요.”
작가에게 ‘집’은 그녀 안의 아이가 찾던 엄마였던 것이다. 그녀는 자라면서 엄마의 사랑이 늘 부족하다 느꼈다. 그래서 그녀 내면의 아이는 집을 지음으로써 엄마를 찾고 그 안에서 천진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혜련 작가에게 집은 부재했던 모성이고 몸 자체이기도 했다.
“물론 백 년 된 집이니 집을 다 고치고 난 뒤에도 계속 고쳐야할 부분들이 생겨났어요. 이곳을 고치면 저곳을 고쳐야하고 저곳을 고치면 고친 이곳을 다시 고쳐야 했죠. 그렇게 집은 저와 함께 늙어갔어요. 다만, 늙음은 퇴락이 아니라 원숙함임을 받아들이면서요.”
거실은 반려자가 직접 나무로 짠 식탁, 독서대, 미닫이문으로 채웠다. 따뜻하며 정갈한 분위기가 멋스럽다.
집을 통해 찾은 평안
“물질로서의 집, 자본주의 시각으로의 집만 생각했던 적도 있었죠. 그래서였는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았지만 외로웠고 결핍을 느꼈죠. 다행스럽게도 집을 가꾸면서 이 오래되고 진부한 일상이 내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단련해 강하게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어요.”
김혜련 작가는 다른 사람들도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품어주는 공간으로 집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밥 해먹고 집 가꾸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 집은, 엄마 품이 그리워 매일 눈물짓던 지인에게 건네주고, 이제는 그곳에서부터 함께한 반려자와 삶의 터전을 상주로 옮겨 생활하고 있다.
“경주는 고도의 아름다움이 내재돼 있지만, 사람의 손길이 계속해서 닿는 곳이죠. 반면에, 상주는 자연의 야생성이 아름다운 곳이에요. 투박한 듯 펼쳐져있는 자연 속에서 생생한 정기를 느낄 수 있죠. 게다가 좋은 사람이 많아요. 귀농귀촌을 하러 온, 가난하지만 건강한 젊은이들이요.”
그녀는 상주에 살면서 달라진 게 있다고 한다.
“전에는 만났다가 헤어질 수도 있다 여겼는데, 이제는 만남이 소중하다는 것, 관계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 불러서 밥도 해먹고, 정원도 가꾸고, 이런저런 모임을 해요. 이 상주 집에서도 말 그대로 일상을 살고 있는 거죠. 그리고 있는 그대로 주어진 삶, 오는 삶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살고 있어요. 결국 집 안에서 일어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나를 강건하게 만드는 일이니까요.”
상주에 살면서 자연의 야생적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있다. 직접 배추도 키우고, 시래기도 말리면서 일상을 보낸다.
김혜련 작가의 『밥 하는 시간』
일상과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20여 년간의 교사생활을 접고 경주 남산마을에서 백 년 된 집을 가꾸고, 밥을 해먹으며, 자연과 만나는 일상을 담았다. 사소하고 하찮은 일상을 들여다보고 그 진짜 의미를 회복하고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셀렉션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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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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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겨울에 꽃이 피는 큰 잎의 상록수 비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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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수로 좋은 우리 나무 252
겨울에 꽃이 피는 큰 잎의 상록수 비파나무
※본 원고는 경상대학교 명예교수인 정계준 박사(전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생물교육과 교수)가 지은 《정원수로 좋은 우리 나무 252》의 일부분을 김영사 출판사 제공으로 게재한 것입니다.
자료제공 김영사 www.gimmyoung.com
비파나무
● 성상 상록소교목
● 음양 양수
● 수형 배상형
● 개화 10~12월
● 결실 5~6월
● 꽃 흰색
● 열매 황색
● 식재 가능 지역 남부지방
● 식재 시기 봄, 여름 장마기
● 번식법 실생, 접목
분류학적 위치와 형태적 특징 및 자생지
비파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상록소교목으로 학명은 Eriobotrya japonica이다. 속명 Eriobotrya는 그리스어로 ‘솜털’이라는 의미의 erion과 ‘포도, 총상’이라는 의미의 botrys 합성어인데 가지, 잎, 화서 등에 털이 있고 화서가 총상인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종명 japonica는 일본산이란 뜻이다. 높이 6~10m까지 자라며 가지는 굵다. 잎은 어긋매껴 나고 길이 12~25㎝로 대형이다. 꽃은 가지 끝에 원추화서로 피는데 화관은 지름 1~2㎝로 흰색이고 10~12월에 개화한다. 열매는 구형으로 지름 2~5㎝이고 이듬해 5~6월에 황금색으로 익는다. 중국 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일제 강점기 때 도입되어 남부지방에서 식재한다.
관상 포인트 및 이용
사철 푸르고 큰 잎이 특징이며 초여름에 황색으로 익는 열매가 아름답다. 열매는 과일로 이용하는데, 일본에서는 비파를 생과로도 먹지만 통조림을 만들거나 술을 담그는 데 쓴다고 한다. 꽃은 가을부터 초겨울에 걸쳐 피는데 작아서 관상 가치가 크지는 않지만 향기가 좋으므로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성질과 재배
추위에 약하여 남부지방에서 재배 식재할 수 있다. 볕바른 곳을 좋아하고 적당히 습기가 유지되는 양토에서 잘 자라며 너무 메마른 곳에서는 성장이 불량하다. 번식은 실생법으로 하는데 여름에 종자를 채취하여 직파하면 대개 1~2개월 후 발아하며 일부는 이듬해 봄에 발아한다. 어릴 때 성장 속도는 빠른 편이다. 과수로 재배할 때는 접붙이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깍지벌레와 진딧물 병해충 피해가 생기므로 적당한 살충제로 방제한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
잎이 매우 큰 상록수로 겨울에 아름다운 나무지만 열매의 관상 가치도 높다. 나무가 크게 자라지 않으며 열매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남부지방 가정 정원의 조경수 겸 과수로 훌륭하다. 꽃이 귀한 초겨울에 꽃이 피므로 공원이나 생태학습원 등에서의 겨울 꽃나무로도 가치가 있다. 이식성은 다소 나쁜 편이며 큰 나무는 이식 후 가지가 마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강하게 전정하여 옮겨야 하며, 이식 시기는 장마철인 6~7월이 가장 좋다.
가막살나무에서 히어리까지, 우리 나무 252종의 특성과 재배법
정계준 지음 / 김영사 출판 / 2019년 3월 27일 발행 / 분야: 원예, 조경‘식물학자보다 나무에 대해 더 잘 아는 동물학자’정계준 교수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수목 중 조경수로 가치가 있는 나무를 총망라했다. 희귀한 나무와 실제 조경에 많이 이용하는 외래종도 대부분 수록했다. 불필요한 설명은 과감히 덜어내고, 수종의 특성과 재배법 등 꼭 필요한 정보와 저자만이 아는 노하우를 나무 한 종씩 보기 좋게 담았다. 유전학과 곤충학을 전공한 저자는 식물학자보다 나무를 더 잘 아는 동물학자로 통한다. 동료 식물학 교수들도 나무를 키우는 일에 대해서라면 그를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일이 잦다. 20년 넘게 묘목을 구해 심은 것은 물론, 포기 나누기, 접붙이기, 휘묻이, 씨앗 발아시켜 심기 등 온갖 방법을 시험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노하우를 얻었다. 책에 소개된 나무의 90%는 저자가 직접 심고 키웠다. 이 같은 경험을 여러 매체와 블로그 ‘왕바다리의 생태정원(blog.naver.com/prothneyi)’을 통해 독자들과 나누었으며, 〈한국조경신문〉에 4년 가까이 연재되는 동안, 전문가와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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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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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NITURE] 맞춤가구로 완성하는 나만의 공간 좁은 공간 효율적 활용 아이디어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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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가구로 완성하는 나만의 공간
좁은 공간 효율적 활용 아이디어 06
좁은 공간을 인테리어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공간 효율성이다. 이때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가구를 사용하면 공간을 더욱 알차게 꾸미는 데 도움 된다. 이번 호엔 오밀조밀한 노부부의 거주공간에 수납과 생활기능을 예쁘게 담아낸 현장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정란 마춤가구 우노 대표 010-4735-9898 www.unogagu.com
01 / 벽 뒤에 감춘 다기능 수납장
현관 입구부터 거실까지 이어지는 벽에 수납장을 제작해 TV를 비롯한 다양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슬라이딩 도어 부품을 사용하면 한쪽 도어만 튀어나오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 직접 부품을 공수해 부착했다. 두 개의 수납장 슬라이딩 도어를 닫으면 깔끔한 흰 벽처럼 보이게 제작했다.
02 / 인출&턴으로 완성한 멋진 원목 식탁
좁은 공간이라 늘 식탁을 빼놓지 않고 필요할 때만 꺼내 쓸 수 있게 했다. 식탁은 부드럽게 꺼내 회전하면서 제자리에 고정하는 ‘인출&턴’ 방식으로 제작했다. 주방가구와 재질이 다른 브라운 계열 원목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식탁 느낌이 나도록 했다.
03 / 이중 옷걸이 봉으로 수납력 높인 붙박이장
복층에 만든 붙박이장은 일반적인 형태로 보이지만, 수납을 위한 아이디어가 숨어있다. 옷장 내부를 좀 더 깊게 제작해 옷걸이 봉 두 개를 설치했다. 옷을 최대한 많이 수납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04 / 모든 주방가전을 수납하도록 설계한 주방
주방 한쪽 벽면 전체를 수납장으로 설계해 냉장고, 밥솥 등 필요한 주방가전을 모두 수납했다. 싱크대는 벽면을 ‘ㄴ’ 자로 감싸도록 제작해 조리대 및 개수대 공간을 확보했다.
05 / 복층 하부에 만든 수납장
복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복층 하부에 도어를 설치해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계단 쪽엔 물건을 수납하는 선반을 제작했다. 도어 안쪽에는 거울과 옷걸이를 달아 외출복 등을 보관하거나 거울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06 / 창가에 마련한 수납형 소파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던 창가에 인조 대리석으로 만든 수납형 소파를 설치해 소파 기능을 하면서 수납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인조대리석으로 제작해 가벼워 보이지 않도록 한 부분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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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