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주택&인테리어 검색결과
-
-
아파트 평면 틀 깬 나만의 쉼터 ‘설매실’
- 농막을 갖고 싶었던 건축주는 다양한 국가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다. 남편 직업 때문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공간을 경험했다. 그 때문이었을까?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지만 답답함을 풀어 줄 도피처를 원했다. 으레 떠올리는 한국의 집이라는 정형화된 문법이 낯설었고 자연과 접하며 위로받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농막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을까 갸우뚱했지만 미술을 전공한 당신의 눈에 찰 리가 만무했다. 비용이 들겠지만 더 나이 먹기 전에 뒷바라지만 했던 지난 세월에 대한 보상을 꼭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지며, 그렇게 지인의 소개를 통해 사무실을 찾아왔다. 진행 노철중 기자글 윤경숙·차주엽(비그라운드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자료 비그라운드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사진 조재형 작가, 이에코건설※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DATA위치 경기 양평군 양동면지역/지구 보전관리지역건축구조 경량 철골구조대지면적 410.00㎡(124평)건축면적 31.29㎡(9.5평)연면적31.29㎡(9.5평)건폐율 7.63%용적률 7.63%설계기간 2020년 9월 ~ 11월시공기간 2020년 12월 ~ 2021년 3월설계비그라운드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031-423-7643 www.bground-archi.com시공이에코건설㈜02-3431-8600 https://blog.naver.com/y0482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착색 아연도 골강판외벽 - 착색 아연도 골강판데크 - 콘크리트 폴리싱내부마감천장 - 자작합판(UV코팅)내벽 - 자작합판(UV코팅)바닥 - 자작합판(UV코팅)계단실디딤판 - 콘크리트단열재지붕 - 우레탄보드 110T + 비드법보온판 200T외벽 - 우레탄보드 110T + 비드법보온판 200T기초 - 압출법보온판 200T창호THK47 로이삼중유리 시스템 창호(AT레하우 031-535-2659)현관문 THK47 로이삼중유리 도어(AT레하우)주요조명 T5, 팬던트조명(자체 디자인)주방기구 현장제작난방기구 난방필름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이들은 다양하고 입체적인 공간에서 받게 되는 자극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공간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다. 그 경험의 부재는 이후 살고 싶은 집(공간)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받거나 집을 그릴 기회가 생겼을 때 당혹감으로 돌아오곤 한다. 대부분은 아파트 평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설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틀에서 벗어난 그림에 부담감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복도에서 바라본 내부 공간. 바닥보다 높은 평상(마루)이 돋보인다. 평상 아래에 이불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위에는 책장과 수납장을 놓았다. 머물고 싶은 공간그에 반해 건축주는 본인이 원하는 공간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삶의 군더더기를 떼어 버리고 남은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면적을 알고 있었다. “9평! 그 이상은 필요하지 않아요.” 물론 서울에 집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세컨드하우스도 욕심을 내어 짓는 경우와는 달랐다. “하지만 이뻤으면 좋겠어요. 사이딩처럼 보통 볼 수 있는 흔한 재료는 싫어요.” 건축가에게 이만큼 좋은 시작이 또 있을까? 건축주와 건축가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 자신의 스타일과 결에 맞지 않는 집을 그리는 것만큼 괴로운 일도 없을 것이다. “넓은 마당과 텃밭을 볼 수 있는 큰 창이 필요해요. 집에 누가 들어오는지 알 수 있는 기다란 창도 하나 만들어 주세요.” 요구사항은 여기까지였다. 소소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지만 대부분 외국에서 살아왔던 경험에 대한 내용이었다. 재료나 색상, 집의 형태에 대한 그 어떤 구체적인 요구도 없었다. 돌이켜보면 이처럼 준비된 건축주도 드물었다. 식탁 너머로 보이는 숲 박공지붕 모양을 실내에 살린 천장 현관 위쪽에 수납을 위한 작은 다락을 만들었다. 최대한 심플하고 세련되게건축주는 주어진 예산에 맞추면서 최대한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요청했다. 내부 프로그램도 하나의 개방된 공간에 화장실만 별도로 구획하길 원했다. 거주공간이 아니어서 주방도 최소화하고 작업과 휴식에 적합한 공간이 필요했다. 향과 전망에 적합한 다양한 크기의 오프닝과 마당을 향한 테라스 공간도 작더라도 만들길 원했고 어린 시절 집에 있던 가늘고 긴 창이 집 어딘가에 있길 희망했다. 건축주의 요청사항과 대지 조건을 고려해 집은 마당을 향해 열리면서 동서로 긴 배치를 하고 박공지붕의 단순한 형태를 계획했다. 마당 풍경이 보이는 거실 창 앞에는 삼각형 모양의 테라스를 계획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공간에 변화를 줬다. 경제적인 제약은 프로젝트의 중요한 조건이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공 기간을 줄이고자 경량 철골로 뼈대를 세웠고 건물의 형태를 단순화했다. 지붕과 벽은 하나의 마감재를 사용하고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 흔하게 쓰이지 않는 골강판을 선택했다. 은빛 골강판의 날 것 느낌을 뒤로하고 차분한 느낌의 진한 실버 도장 마감을 선택했는데, 우리는 절제된 느낌의 색상과 질감이 디자인 의도와 더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집 안은 좀 더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을 상상했다. 차가운 금속 외장재와 대비되도록 천장과 벽체에는 머루사와 합판과 바닥에는 자작 합판으로 온화한 공간감을 연출했다. 창호는 개수를 최소화하되 적절한 장소에 배치해 작은 집이 외부와 적절하게 소통할 수 있게 계획했다. 준공 후 첫 번째 봄을 맞이한 건물과 주변 풍경 어릴 적 추억의 공간 재현방을 따로 구획하지 않고 하나의 공간으로 계획하면서 건물 동쪽의 나지막한 동산과 나무를 바라볼 수 있는 영역이 분리되길 원했다. 풍경을 품은 거실보다 조금 높은 평상(마루)은 많은 시간을 눕거나 걸터앉으며 가장 편한 자세로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아래에는 이불이 수납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한쪽에는 책장과 수납장을 놓았다. 도로 가까운 쪽에 화장실과 현관을 배치하면서 생긴 폭이 좁은 복도의 끝에는 역시 폭이 좁고 긴 창을 배치해 채광과 함께 건축주의 어릴 적 추억의 공간을 재현했다. 현관 출입구는 작은 집이지만 상대적으로 넉넉하게 계획하고 코트와 장화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깊은 수납장을 배치했다. 예산 때문에 조금 망설이기는 했지만 현관 위쪽에도 수납을 위한 작은 다락을 만들었다. 준공 후 첫 번째 가을을 맞이한 건물과 주변 풍경 작은 집이라도 잘 지어준 시공사레이아웃과 형태, 그리고 재료에 대한 미팅은 너무나 순조로웠다. 취향이 비슷해서였을까? 그보다는 정말 중요한 이슈가 복병처럼 기다리고 있음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시공사였다. 우리와 함께 하기 전 건축주는 지역 업체 여러 곳을 만나봤다. 본인이 쓸 수 있는 비용에서 지어질 집이 대충 어떤 수준임을 알게 되었을 때 더욱 설계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작은 건물은 총공사비도 적기 때문에 실력 있는 시공사가 좀처럼 덤비지 않는다. 그들도 이윤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작은 규모의 현장에서는 흔한 재료와 마감을 가장 손쉽고 빠른 방법으로 다루기 일쑤다. 하지만 이왕 돈을 쓸 거라면 디테일하게 내가 바라는 집을 만들고 싶었다. 결국 우리가 함께 고민했던 공간을 구현해 줄 든든한 시공사가 필요했다. 그리고 마치 우연처럼 구원자(?)를 만나게 됐다. 건축사사무소는 시공사를 좀처럼 추천하지 않는다. 다 짓고 나서 나오는 원망과 불평의 불똥이 튀기도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생길 수도 있는 불미스러운 일도 함께해야 하는 구도가 영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애써 공들여 설계한 세세한 내용들이 현장에서 뭉개지는 일도 속상하다. 또한 의뢰인이 공사를 시원치 않은 곳에 맡길까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그래서 시공사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뿌리치지 못한다. 산 쪽에서 바라본 건물과 콘크리트 테라스와 마당 도로에서 진입하는 입구에 놓인 콘크리트 디딤판과 테라스 패시브하우스로 재탄생과연 누가 이 금액으로 공사를 맡을 것인가? 여러 군데 찔러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했다. “공사비가 너무 적어요.” 이런 난망한 분위기 속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리고 어느 날 한 시공사가 답변을 보내왔다. “제가 한번 해 볼게요” 처음에는 사기꾼인 줄 알고 의심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이유를 알게 됐다. 이런 작은 규모의 건물을 얼마만큼의 비용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시공사 대표도 궁금했다는 내막을 알게 됐다. 그리고 비슷한 규모의 숙소 여러 동을 짓는 사업을 다른 곳에서 하려던 참에 우리글이 눈에 들어온 것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신기함마저 들었다. 공사를 맡아준다는 것도 고마웠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시공사는 패시브 건축물만 전문적으로 해왔던 업체였고 본의 아니게 매월리 작은 집은 고기밀성 주택으로 진행하게 됐다. 기존 설계 내용에서 아쉬웠던 부분들도 채워지기 시작했다. 단열성을 충실히 따르고 냉난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많은 시도들이 경제적인 방법으로 실행됐다. 양평의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아담한 도피처로 거듭났다. 준공 후 2년이 되는 작년 연말에 건축주가 건축사와 시공사를 초대해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작은 집에서 벌어진 소소하지만 즐거운 이야기를 들었다. 매주 기차를 타고 매월리를 가서 가족과 친구와 함께 했다는 따뜻한 내용이었다. 매월리행이 언제나 즐겁다는 건축주의 이야기는 열악한 환경에서 허덕이는 건축가들에게 최고의 위안이 아닐까 한다. 해 질 무렵 재료의 질감과 지붕 선이 도드라지는 모습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 윤경숙·차주협_비그라운드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비그라운드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는 윤경숙(오른쪽)과 차주협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윤경숙 소장은 미국 뉴저지 주립공대에서 건축학 석사를 마치고 Perkins Eastman Architects에서 5년간 근무 후 한국에 돌아와 구가도시건축과 아키플랜 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다. 현재는 서울특별시 공공건축가와 서울특별시교육청 꿈담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차주협 소장은 충북대학교에서 건축학사를 마치고 GA 건축사사무소와 아키플랜 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다. 2015년부터 건축설계와 도시연구를 중심으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시브 방식으로 건축 설계를 진행하려고 애쓰고 있다.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아파트 평면 틀 깬 나만의 쉼터 ‘설매실’
-
-
폐쇄와 개방 사이, 마당을 감싸 안은 향린동산 주택
- 건축주 부부는 아들과 함께 거주하다 아들의 독립 이후에는 손님을 초대해 함께 즐기며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주택을 짓고자 했다. 오랜 기간 단독주택 주거 단지로 가꿔져 온 향린동산은 이름에 걸맞게 대부분의 부지가 구불구불 동산을 끼고 형성돼 있다. 정리 노철중 기자글 사진 스튜디오스투키※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DATA위치 경기 용인시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대지면적 490㎡(148.23평)건축면적 97.54㎡(29.50평)건폐율 19.9%용적률 14.5%연면적190.71㎡(57.69평)지하 119.64㎡(36.19평)1층 71.07㎡(21.50평)설계기간 2020년 12월 ~ 2021년 5월시공기간 2021년 8월 ~ 2022년 2월설계 스튜디오스투키 02-2276-1883 www.stustu.work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외부마감외벽 - 스타코플렉스내부마감천장 - 삼화 수성페인트내벽 - 삼화 수성페인트바닥 - 구정마루계단실디딤판 - 일신석재단열재지붕 - 비드법보온판 2종1호외벽 - 비드법보온판 2종1호창호 신양금속공업 알미늄 창호현관문 디자인핸즈주방기구 한샘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난방기구 경동콘덴싱 가스보일러 주변이 어둑할 정도로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향린동산의 대지는 지금껏 한 번도 건축행위가 일어난 적 없던 임야였다. 대지는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의 높이차가 6m가 넘게 나는 경사지였기 때문에 평지로 사용 가능하도록 땅의 높이를 조절해야만 했다. 게다가 자연녹지지역인 탓에 건폐율이 20% 밖에 되질 않았다. 건폐율에 맞춘 20평 공간 안에 가족들이 함께 사용하게 될 거실과 주방이 넉넉한 넓이로 들어가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하나였던 필지를 4개로 쪼개는 과정에서 이웃한 대지 소유주 측과 건축 행위 일정을 맞추어야 했고, 더군다나 향린동산 측의 별도 심의를 거쳐야 했는데, 이는 대지 조건에 따른 토목공사와도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많은 협의가 이루어져야 했다. 지상층 게스트룸 매스의 단차로 생긴 아래층 주방 천장부의 단차는 나무 질감을 주어 마감했다. 현관을 열고 들어오면 작은 거실이, 계단을 몇 단 내려오면 게스트룸이 위치한다. 층고가 높은 만큼 계단실의 난간은 매시브하고 단단한 솔리드 난간으로 계획했다. 높이차를 극복하는 배치6m의 경사지는 두 개의 높이로 재조정됐다. 도로에서 접근하는 높은 레벨과 마당과 이어지는 낮은 레벨로 공간의 운용을 명료하게 풀고자 했다. 각 레벨 사이에 옹벽 대신 건물을 놓았다. 주택은 각각의 레벨에서 모두 출입이 가능해 대지에 면하는 두 개의 도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그 과정에서 건물 아래층 일부는 땅에 묻히도록 계획했다. 아래층 2분의 1 이상이 땅에 묻힌 덕분에 지하층 인정을 받아 건폐율 20%의 제약에서 벗어났다. 두 개 층은 지상 1층과 2층이 아니라 지하 1층과 지상 1층으로 정리했고, 지하 1층에는 낮은 레벨의 마당과 연결된 거실과 주방을 배치했다. 거실과 마주한 큰 창으로는 늦은 오후까지 빛이 깊게 들어온다. 지상층 게스트룸 바닥은 작은 타일로 마무리해 색다르고 경쾌한 느낌이 들게 한다. 지상층 게스트룸 화장실은 바닥과 벽을 통일하였으며, 일부 벽은 비워두며 구성했다 마당을 만드는 방법지상층이 있는 도로에서 진입하게 되는 주택의 입면은 마치 단순한 박스 두 개처럼 보이도록 계획했다. 주택치고는 폐쇄적이고, 언뜻 갤러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상층은 안방, 게스트룸, 화장실이 함께 자리하도록 했고, 가장 사적인 공간이 도로와 같은 눈높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창을 두지 않았다. 현관문까지 이어지는 외부 공간에는 여러 높이의 담장을 배치해 동선을 의도적으로 길게 늘어뜨렸다. 지상층 마당은 동선의 일부로 쓰임과 동시에 조경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지하층에 위치한 거실과 주방은 ㄱ자로 꺾여 마당을 품에 안은 형태로 배치했다. 통창으로 시선이 통하는 거실-마당-주방의 구성으로 공간의 영역은 훨씬 더 확장돼 보인다. 거실에서는 남향의 채광과 함께 마당의 풍경이 쏟아져 들어온다. 주방에서는 마당으로 향하는 출입문을 내어 마당에서의 활동을 주방과 연결시켰다. 건축주는 마당을 확장된 외부 식당처럼 사용하고 있다. 도로에 면한 입면은 가장 사적인 공간이 위치해 있어 폐쇄적이고 갤러리와 같은 입면을 가진다.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진입 입면엔 창을 최소화하고, 입면을 단순화하여 조 형적인 구성을 의도했다. 현관문까지 이어지는 외부 공간에는 여러 높이의 담장을 배치해 동선을 의도적으로 길게 늘어뜨렸다. 가로의 띠가 만드는 리듬도로를 마주하는 진입면은 가로로 긴 고측창을 하나만 내었지만, 반대편은 마당과의 관계뿐 아니라 조망을 위해서 최대한 열어주기로 했다. 큰 창들이 그 자체로 돋보이지 않고 입면의 디자인 언어와 어우러지며 여러 요소 중 하나로 읽히길 원했다. 동백동 주택의 입면에는 희고 두꺼운 띠들이 서로 다른 높이로 건물을 감싼다. 서로 다른 두께와 높이를 가진 가로의 띠들은 슬라브와 천장 부분에 해당하는데, 이는 곧 실제 내부의 실 높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주출입구에서 진입해 만나는 작은 거실과 안방의 바닥 레벨, 안방에서 연결되는 테라스의 레벨, 작은 거실과 연결된 게스트룸의 바닥 레벨이 모두 다르게 계획됐는데, 레벨차가 그대로 입면에 반영되도록 했다. 박스들이 빗겨 쌓인 건물 형태가 건물 내부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단차가 생기는 부분들마다 마감을 달리해 공간을 풍부하게 구성했다. 거실과 주방이 위치한 아래층은 따뜻하고 밝은 톤으로, 안방과 게스트룸이 있는 지상층은 어두운 톤으로 아늑한 안정감을 주었다. 게스트룸 매스의 단차로 생긴 아래층 주방 천장부의 단차에는 나무 질감을 부여했다. 특히, 게스트룸은 주택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작은 타일로 바닥과 화장실을 마무리해 색다르고 경쾌한 느낌이 들게 했다. 동백동 단독주택은 작고 큰 매스와 다양한 바닥 레벨을 통해 과하지 않은 선에서 균형 있게 자리 잡았다. 6m의 높이차 안에서, 폐쇄와 개방 사이 독특한 공간 구성으로 마당을 감싸 안은 집이다. 아래층은 위층보다 넓은 면적을 가지게 되어 그 상부를 테라스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향린동산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놓인 주택은 도로 쪽은 갤러리 같은 입면이지만 내려다보는 쪽으로는 탁 트인 뷰를 가진다. 위층의 게스트룸과 작은 거실의 높이차가 입면에서도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주택의 아래층은 마당을 감싸 안은 형태로 구성되며 방들의 높이차가 입면에서도 리듬감 있게 보인다. 흰 띠들이 입면을 가로지르는 사이, 각 실마다 큰 창이 리드미컬하게 배치됐다. 스튜디오스투키 건축사사무소 Studio Stuckyi스튜디오스투키는 건축을 전공한 김선아, 이수빈과 공간디자인을 전공한 노선현이 만나 공간과 브랜드를 기획하고 구체화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건축설계와 공간디자인, 브랜딩을 진행하며 디벨로퍼로서 공간을 다루는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폐쇄와 개방 사이, 마당을 감싸 안은 향린동산 주택
-
-
고택을 찾아서, 남녀유별의 관념을 무너뜨린 예산 이남규 고택
- 이남규李南珪(1855∼1907, 철종 6∼순종 1) 선생은 1875년 과거 급제 후 여러 관직을 거쳤으나 1894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 등으로 벼슬을 버리고 낙향했다. 그후 의병을 숨겨주었다는 이유로 아들 충구忠求와 함께 일본군에게 피살된 애국지사다. 이 고택(충남유형문화재 제68호)은 1911년 현재 주인인 이문원 선생의 부친이 러시아로 잠시 들어간 동안 서울 부자에게 넘어갔지만 후에 다시 매입했다. 작은 동산을 배경으로 단아하게 앉혀진 이 고택은 이문원 선생의 10대조인 한림공翰林公 이구李久에 의해 1637년에 초창됐으나 현 건물은 상량문을 보면 1846년에 지은 것으로 밝혀졌다. 글 최성호사진 윤홍로 기자 이문원 선생은 이 땅은 지금도 ‘새 터’로 불린다고. 집을 처음 지을 때 ‘새로 터를 잡았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그렇게 불리는 것이다. 이러한 이름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예는 많다. 서울의 신촌新村, 새문안, 은평구 신사동新寺洞 등이 그러하다. 이곳에 터를 잡은 이유는 한산 이씨 집안의 큰 어른으로 북인北人의 영수였던 이산해李山海(1539∼1609, 중종 34∼광해군 1) 선생의 묘소가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도 이곳에서 이산해 선생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올렸다. 이문원 선생은 이 집은 한림공의 부인 완산 이씨의 주도로 지었기에 사랑채보다 안채가 더 튼실하다고 한다. 이 집은 사랑채와 안채로만 이루어졌고 앞에 문간채가 없는 특이한 구조다. 이문원 선생은 자신이 어렸을 때도 문간채는 없었고 사랑채 앞에 연못만 있었다고. 이로 미루어 볼 때 문간채는 꽤 오래 전부터 없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점 외에도 집의 배치는 여느 곳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사랑채는 대부분의 집에서 안채 전면에 자리한다. 남녀유별의 관념으로 사랑채에서 안채의 출입을 제어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 집은 사랑채보다 안채가 앞으로 돌출돼 있고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도 사랑채에서 제어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안채가 사랑채보다 우위에 있는 배치다. 이러한 배치로 볼 때 앞서 한림공의 부인인 완산 이씨의 주도로 집을 지었다는 말이 어느 정도 일리 있어 보인다. 당시는 남녀 모두에게 상속이 균등하게 이루어져 출가한 여자의 권리도 신장됐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1846년 이 집을 다시 지을 때도 한림공의 부인이 지었다는 초창의 배치를 그대로 유지했던 것 같다. 이 집은 사랑채와 안채로만 이루어졌고 앞에 문간채가 없는 특이한 구조다.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은 하인방과 상인방을 휘어진 부재로 만들어 마치 원형의 문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정면 6칸, 측면 2칸에 툇마루가 있는 一자형의 사랑채와 건넌방, 마루방, 툇마루 등이 있는 ㅁ자형의 안채로 되어 있다. 초각에서 권문세가의 위풍을 평원정平遠亭이라는 당호堂號가 걸린 사랑채는 전후퇴(집채의 앞뒤로 다른 기둥을 세워 만든 조그마한 칸살) 집으로 정면 6칸 규모다. 사랑채는 전후퇴 집의 성격을 잘 살려 방의 효용성을 높였다. 다른 집과 달리 사랑채 대청 후면 반 칸을 한 자 정도 높여 미서기문을 설치했다. 이렇게 퇴칸에 단을 준 예는 거창 정온 고택의 안채에서도 볼 수 있다. 정온 고택은 제사를 위해 단을 높였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그 목적이 불분명하다. 일단 벽장용으로 보이지만 생활에서는 다양하게 쓰였던 것 같다. 이문원 선생은 예전 사랑채를 서당으로 이용했을 때 선생님이 위에 앉아 가르쳤다고 한다. 이러한 목적이라면 미서기문을 설치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처음에는 벽장으로 쓰다가 나중에 그러한 목적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사랑채는 품격이 매우 높다. 초석도 방형초석을 사용했고 구조는 굴도리집이지만 보아지를 초각함으로써 마치 익공집 같은 느낌이 들도록 했다. 초각을 한 솜씨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지만, 당시 민가에서 초각을 했다는 점만으로도 파격적인 구조다. 당시에는 매우 권문세가權門勢家였을 것이다. 품격이 매우 높은 사랑채. 초석도 방형초석을 사용했고 구조는 굴도리집이지만 보아지를 초각함으로써 마치 익공집 같은 느낌이 든다. 멋스런 기교를 부린 안채 중문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 역시 멋들어진 모습이다. 지나다니기에 편하게 하인방을 휘어진 부재로 만든 경우가 있으나 상인방도 그렇게 한 예는 드물다. 마치 원형의 문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도록 멋을 부렸다. 중문은 꺾어 들게 되어 있어 내·외벽 구실을 한다. 안채 중문간을 ‘ㅡ’자 형으로 전면에 배치하고 안채를 ‘ㄷ’자 형태로 감쌈으로써 전체적으로 튼 ‘口’자 형태다. 안채의 방은 일반적인 배치와 다르다. 안방은 일반적으로 서쪽에 배치하는데 이곳에는 동쪽에 있다. 서쪽에 안방을 배치하는 것은 《주자가례》에서 정침正寢(거처하는 곳이 아니라 주로 일을 보는 곳으로 쓰는 몸채의 방)의 오른쪽에 사당을 배치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사당과 떨어뜨려 안방을 배치하다 보니 대부분 사당 반대쪽인 서쪽에 위치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사당을 만들지 않고 사랑채를 서쪽에 배치했으며, 그 가까운 건넌방 쪽을 제실로 만들었기에 안방을 동쪽에 배치한 것이다. 안채 건넌방 쪽은 북쪽 한 칸을 제실로 사용하고, 그 앞에 제청으로 사용하는 마루를 두 칸 배치했다. 대청을 중심으로 제실과 마주한 건넌방이 있다. 제실 구조를 보면 그 북쪽 벽에 돌출된 벽장을 만들어 사대조의 위패를 모셨으며 서쪽 벽에 별도로 벽장을 만들어 이산해 선생의 영정을 모셨다. 지금은 이산해 선생의 제사가 종가로 넘어갔기에 제사를 지내지 않지만 얼마 전까지도 이곳에서 제사를 모셨다고 한다. 안채. 중문간을 ‘ㅡ’자 형으로 전면에 배치하고, 안채를 ‘ㄷ’자 형태로 감쌈으로써 전체적으로 튼 ‘口’자 형태다. 안채 건넌방의 북쪽 한 칸을 제실로 사용했다. 대가의 상징인 육간대청 제실 앞 대청과 사랑채 전면 퇴칸을 직접 연결하기 위해 안채 외측 담에 일각문一角門을 설치했다. 일제시대 서울 부잣집의 별장으로 쓰였을 때는 회랑을 설치해 비를 맞지 않고 다녔다고. 그러나 이문원 선생의 부친이 다시 이 집을 사들여 과거 모습대로 회랑을 철거했다고 한다. 이 일각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제청과 건넌방으로 들어설 수 있다. 그러나 건넌방 이외의 곳으로 못 다니도록 다른 마당으로 통하는 곳은 모두 담으로 막아 놓았다. 제실이 신성한 곳이므로 아무나 출입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 안채 기둥의 보아지를 초각으로 장식했으며 대청 전면의 지붕을 겹처마로 만들었다. 일반 사가私家에서 초각이나 겹처마를 쓰는 것을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용한 데에서 이 집의 권위를 엿볼 수 있다. 대청은 여섯 칸으로 그야말로 대가의 상징인 ‘육간대청六間大廳’집이다. 사랑채도 그러하지만 안채도 기단을 높여 권위를 더했다. 원기둥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 당시에 할 수 있는 모든 사치를 다했다. 현재 비어 있는 안채 동쪽 마당에는 원래는 찬광과 나뭇간으로 사용하던 건물이 있었고 우물은 원래 없었다고. 저수지가 세워지기 전에는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끌어들여 식수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문원 선생은 예전에 400석 정도를 했다고. 그러나 사랑채에는 공부를 핑계로 늘 식객이 많아 생활이 넉넉지 못했다고 한다. 과연 지금 우리의 부자들은 어떠한가. 한 신문의 조사에 의하면 월수입이 400만 원이 넘는 고소득자 중 일년 내내 한 푼도 기부하지 않는 사람이 반이 넘는다. 과거 양반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베풀었는데 우리에게는 그러한 것조차 남아 있지 않아 씁쓸할 뿐이다. 이 곳에서 저수지 너머로 조금만 가면 충남유형문화재 83호로 지정된 이광임 고택이 있다. 이남규 고택보다 34년 후에 지은 집으로 여러모로 이 집과 비교된다. 배치는 이 집과 완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지만, 사랑채의 구성이나 구조 기법 등은 비슷하다. 또한 목재가 상대적으로 넉넉하지 못하여 품격은 떨어진다. 두 고택을 찬찬히 비교해 보면 집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남규 고택에서 저수지 쪽 밭으로 조금 더 가면 제방 바로 아래쪽에 충남유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된 예산 상항리 석불이 있다. 그야말로 지방의 촌부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민속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꼭 들러볼 가치가 있는 석불이다. 이 주택에서 5분 거리에 자리한 이광임 고택. 제실 앞 대청과 사랑채 전면 퇴칸을 직접 연결하기 위해 안채 외측 담에 일각문一角門을 설치했다. 저수지 쪽 밭에 자리한 예산 상항리 석불. 민속학적 가치가 높다. 글쓴이 최성호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
- 주택&인테리어
- 상가주택 외
-
고택을 찾아서, 남녀유별의 관념을 무너뜨린 예산 이남규 고택
-
-
고택을 찾아서, 북으로 창을 낸 까닭은, 아산 성준경 가옥
- ‘집이 고즈넉하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러나 실제로 고즈넉한 집을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충남 아산시 도고면 시전리에 자리한 성준경 가옥(중요민속자료 194호)은 고즈넉하다는 표현이 잘 들어맞는 집이다. 완만한 경사지에 깊은 숲을 배경으로 사뿐히 앉은 아담한 한옥이다. 글 최성호<산솔도시건축연구소 소장/전주대 겸임 교수>사진 윤홍로 기자 성준경 가옥은 안내판이 없다면 마을 어귀에서도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옛 마을에서 지배 계층 가문의 집은 대부분 멀리서도 눈에 띄는데 그 까닭은 권위를 마음껏 드러내는 위치에 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가옥은 마치 산속에 있는 별장을 찾아가는 기분이다. 예전에 주로 드나들던 입구에서 사랑채에 이르는 길은 숲이 우거져 좀처럼 집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집을 지을 때부터 숲이 어느 정도 형성됐던 것 같다. 입구 좌우에 나란히 서서 대문 역할을 하는 은행나무 두 그루 중 하나는 수령이 400년이 넘어 예산시 보호수로 지정받았고 주변의 소나무들도 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켰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풍광이 집터를 잡게 된 연유가 아닌가 한다. 이 가옥은 현 주인의 8대조가 부친을 모시고자 지은 집이라고 한다. 1989년 보수공사 때 발견된 상량문에는 1825년에 건립했다고 적혀 있다. 풍광과 풍수를 따져 북향으로 앉혀진 아담한 고택. ㄷ자형 안채와 一 자형 고방채, ㄴ자형 사랑채로 배치돼 있다. 서쪽 바깥채에서 바라본 전경(右)과 안채 뒤뜰의 장독대(上). 사랑채. 一 자형으로 배치한 사랑채는 전면 4칸 규모의 전퇴집이다. 풍수를 살펴 지은 북향집성준경 가옥은 일반적으로 꺼리는 북향을 하고 있다. 지형을 따르다 보면 집을 북향으로 앉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배치에 대해 창령 성씨 27대 손인 종손은 임금이 사는 쪽을 향함으로써 임금을 생각한다는 마음을 바탕으로 풍수를 고려해 집을 배치한 듯하다고 한다. 어쨌든 풍수의 영향은 확실한 것 같다. 뒤의 도고산을 배산하고 앞에 조그마한 동산을 안산으로 삼아 집터를 잡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앞에서 언급한 은행나무를 고려한 듯하다. 이 집에 솟을대문이 없는 것은 집을 지을 당시 가문의 위세가 그리 크지 않아 자제한 듯하다. 이는 다른 대가에 비해 아담한 집의 규모와도 상관이 있다. 사랑채는 4칸 규모고 안채도 마당이 3칸 규모여서 좁게 느껴진다. 여기에 대해 종손은 중시조인 우계 성혼으로부터 내려오는 이 집안의 가훈인 ‘근검소이’의 이행과 집 지을 당시 8대조가 높은 직책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재산이 많아도 마음대로 큰 집을 지을 수 없는 사회 여건상 자신의 분수에 맞는 소박한 집을 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랑채와 안채 사이의 샛마당과 중문. 안채로 들어가려면 두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는 폐쇄적인 구조다. 一 자로 길게 놓인 사랑채 툇마루. 사랑채 대청에서 바라본 모습. 남녀유별에 따른 폐쇄적인 구조성준경 가옥은 전면에 사랑채를 일자형으로 배치하고 사랑채와 안채 사이에 샛마당을 설치한 후, 그 뒤에 안채를 두었다. 사랑채는 전면 4칸 규모로 좌측에서부터 방 2칸, 대청 1칸, 방으로 구성돼 있다. 사랑채는 전퇴집으로 맨 왼쪽 방은 뒤로 1칸을 더 늘여 2칸 규모로 꾸몄는데 이러한 구성 때문에 사랑채는 ㄴ자 형태다. 안채는 중부지방에서 보기 드문 폐쇄형 구조다. 안채로 드나드는 중문은 사랑채 우측에 숨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중문을 지나서 안채로 들어가려면 사랑채와 안채 사이 샛마당에 있는 또 하나의 문을 지나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시 사랑채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안채로 가는 문조차 2중이고 집 전체가 담으로 둘려 있어 쉽게 안채로 드나들 수 없다. 폐쇄형의 집은 충청도 지역에서 몇 곳 찾아볼 수 있으나 이처럼 사랑채를 독립시키면서 안채를 ㅁ자 형으로 만든 경우는 이곳이 유일하다. 이러한 형태로 집을 지은 것은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이 집을 지은 8대 조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당시 내외법이 더 심화돼 집의 폐쇄성을 예전보다 강하게 요구했는데, 마침 9대 조부와 집을 지은 8대 조부는 모두 경상도 지방에서 현감을 지냈기에 폐쇄성이 강조된 경상도의 집을 참고했을 것이다. 안채는 ㄷ자형 몸체에 일자형 문간채를 붙인 ㅁ자 형태다. 경상북도 지방에서 주로 보이는 전체가 한 몸체인 ㅁ자형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튼 ㅁ자 집인데 건물 간의 간격을 좁게 만들고 담으로 막아 ㅁ자 형태로 느껴지는 것뿐이다. 안채는 가운데 3칸 대청을 중심으로 양쪽에 건물을 붙여 ㄷ자형으로 구성했다. 아쉬운 점은 대지가 매우 넓은 편이므로 1칸만 더 양옆으로 넓혔더라면 안채가 넓고 시원하게 구성됐을 터인데 마당을 3칸 폭으로 한정해 안마당을 좁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안채는 중문에서 바라보았을 때 좌측 즉, 동쪽은 아래로부터 부엌 2칸, 안방 2칸, 머릿방 2칸으로 구성돼 있다. 윗방의 1칸은 마루 쪽으로 돌출돼 있다. 따라서 마루는 6칸 통이 아닌 5칸으로 되어 있고 대청의 측면 간살이 안방이나 건넌방의 측면 간살보다 작게 잡혀 대청이 조금 협소해 보인다. 서쪽 부분은 조금 더 길어서 방과 부엌 1칸 그리고 건넌방 2칸 마지막으로 사당으로 쓰던 마루 2칸이 배치돼 있다. 이 집도 별도로 사당을 두지 않고 안채 대청을 확장시켜 사당으로 사용했다. 사당은 남쪽 즉, 뒷마당 쪽이 아닌 서쪽 방향 벽에 나란히 위패를 모셨다고 한다. 현재 복원해 놓은 바깥채와 같이 하인이 거처하거나 곳간으로 쓰이던 초가가 주변에 6~7채 더 있었다고 한다. 건물이 많았던 것은 이 집안의 재력이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현 종손의 부친 때 이르러서는 5000석의 큰 부를 쌓았다고 한다. 그렇기에 주변에 많은 가랍집(외거 노비가 살던 집)이 있었을 것이다. 큰 부를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준경 선생의 생활은 매우 검박했다고 한다. 이렇듯 검박함이 몸에 뱄기에 5000석의 큰 부를 이루었으면서도 집을 새로 늘려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안채 대청. 측면 간살이 안방이나 건넌방의 측면 간살보다 작게 잡혀 대청이 조금 협소해 보인다. 안채. 가운데 3칸 대청을 중심으로 양쪽에 건물을 붙여 ㄷ자형으로 구성했다. 안채 대청에서 바라본 뒤뜰. 굴뚝 밑을 터서 물이 흐르도록 했다. 고택,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현 바깥채는 예전 집의 모습을 따라 원형기둥으로 복원했다. 그러나 복원 상태를 보면 아쉽기만 하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예전 바깥채는 현재와 같이 완전한 원형이 아닌 자연 상태의 나무를 적당히 다듬어 기둥으로 사용했다. 또한 가공한 원형기둥이 건물의 규모에 비해 너무 가늘고 길게 느껴진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지금의 집은 매우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복원의 핵심은 옛 모습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이므로 바깥채는 엄밀히 말해 복원한 것이라 할 수 없다. 집주인과의 대화에서 고택의 관리가 만만치 않음을 새삼 느꼈다. 집주인은 대기업의 임원이기에 다른 고택을 관리하는 사람에 비해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또한 고택을 남다른 애착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가장 큰 불만은 자신의 소유임에도 개보수할 때 어느 정도 재량권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고, 또한 국가에서 해주는 것은 건물을 최소한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보수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수준의 지원으로는 건물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 최소한 대여섯 명이 관리하던 집을 한 사람에게 그 의무를 지운다는 것은 집의 관리를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결국 집이란 사람이 살면서 생활해야 제대로 관리가 된다. 그러한 수준의 관리가 되도록 문화재청은 적극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그간 문화재청이 집을 현 수준에서 유지만 하는 정도로 관리했다면 이제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문화재를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화재청은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으로 문화재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동쪽에서 본 사랑채. 집 전체가 담으로 둘려 있어 안채는 사랑채를 거쳐야만 드나들 수 있다. 글쓴이 최성호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
- 주택&인테리어
- 상가주택 외
-
고택을 찾아서, 북으로 창을 낸 까닭은, 아산 성준경 가옥
-
-
기본에 충실한 패시브하우스 진천 스페이스 원 SPACE ONE
- 충북혁신도시 내 단독주택단지에 집을 지은 젊은 건축주 부부는 “보편적이고 당연하게 집에서 누려야 하는 것들이 꿈과 이상이 되어 버렸다”는 현실이 집을 짓게 했다고 한다. 대지는 낮은 동산이 아늑하게 두른 단지 코너에 자리 잡고 주택은 기본에 충실한 패시브하우스로 지었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취재협조 나무집협동조합 HOUSE NOTEDATA위치 충북 진천군 덕산읍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혁신도시개발예정지구건축구조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481.50㎡(145.65평)건축면적 129.04㎡(39.03평)건폐율 26.80%연면적213.35㎡(64.54평)1층 129.04㎡(39.03평)2층 84.31㎡(25.50평)용적률 38.06%설계기간 2019년 10월~2021년 3월공사기간 2021년 4월~11월건축비용 4억 2000만 원(3.3㎡당 651만 원)토목비용 5400만 원(조경, 상하수도, 전기인입)설계 건축주, 이루안건축사사무소시공 나무집협동조합 1811-9663 https://cafe.naver.com/namoohyup MATERIAL외부마감지붕 - 링클 컬러강판(포스코)벽 - 세라믹 사이딩 슬림스톤 하이드그레이(케뮤)데크 - 방킬라이내부마감천장 - 스프러스 루버벽 - 더 고운 합지벽지(신한벽지)바닥 - 프리미엄 텍스처, 블론드 오크(구정마루)단열재지붕 - 벽산 미네랄울 140K 50T(외단열), KCC 미네랄울 60K 230T(중단열)외벽 - 벽산 미네랄울 140K 50T(외단열), KCC 미네랄울 60K 180T(중단열)내벽 - KCC 미네랄울 60K 140T열관류율지붕 - 0.135W/㎡K외벽 - 0.168W/㎡K창호 엔썸 케멀링 88PAS창호 열관류율 0.754W/㎡K현관문 엔썸 케멀링 EN88 Exterior door현관문 열관류율 0.519W/㎡K주요조명 화이트 앤 컬러 엠비언스 E26주방가구 이케아 메토드(상판 : 현대L&C 칸스톤 루나쉐도우)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텐다드 PLAT ROUND난방기구 경동 콘덴싱 가스보일러 NCB762 현관 외부 벽면은 목재 대신 우드 느낌의 세라믹 사이딩을 사용해 관리 편의성을 높였다. 현관은 안쪽에 배치해 시선을 차단함으로써 사생활도 보호했다. 아파트에 살면서 이웃 눈치를 보게 됐다. 언제나 자유롭게 음악, 영화, 운동, 세탁 등을 이용하지 못하고, 아이들 행동을 감시하고 통제했다. 지극히 자유로워야 할 공간이 자유롭지 못했다. 건축주가 집 짓기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소소한 자유를 얻고 싶어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였는데,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집에 대한 고민의 결과가 집 짓기였어요. 전원생활보다는 일상에서의 소소한 자유를 원해서죠. 처음엔 아내가 반대했지만, 코로나19로 아이들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자 어느 순간 우리가 층간 소음 가해자가 되어버렸어요. ‘집에서 뛰면 안 돼’라는 말을 하루에 100번 정도하다 보니 집 짓기를 반대하던 아내도 찬성하게 됐어요.” 대지 위치는 출퇴근을 고려해 충북혁신도시 내 단독주택지를 알아봤다. 단지를 둘러보다 낮은 언덕이 감싼 지형이 포근한 느낌을 주고 언덕 위에 핀 야생화가 인상적이라 코너에 있는 부지로 선택했다. 현관 내부는 밝은 바탕에 무채색 타일 조합으로 깔끔하게 연출했다. 천장을 8.5m로 높여 넓어진 벽면을 스크린으로 이용한다. 방음 성능이 좋은 미네랄울 단열재를 적용해 소리 높여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천장에 설치한 스마트 조명은 영상 정보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변해 특별한 공간을 연출한다. 고측창 외부에는 전동블라인드를 설치했다. 주방은 상부장을 없애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주방 옆에 보조주방과 펜트리를 구성해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식당은 색과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독특한 형태의 식탁 조명을 설치해 상황에 따라 공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했다. 벽을 비추는 빛은 계절 따라 해의 위치와 각도를 시뮬레이션해 창 위치와 크기를 설정해서 나타난 것이다. 부모님이나 손님이 이용하는 게스트룸이다. 드나들기 편하면서 다른 공간과 독립성을 부여하기 위해 현관 옆에 배치했다. 1층 놀이방. 세탁실 상부에 린넨슈트 개구부가 보인다. 상층에서 세탁물을 투여할 때 어두우면 자동으로 세탁실 조명이 들어온다. 세탁실 뒤에는 열 회수 환기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라이프스타일 고려한 공간 계획설계 콘셉트는 거실 중심으로 하나의 공간이 완성되는 ‘SPACE ONE’이다. 오랜 시간 공들여 건축주가 직접 준비한 설계 도면 가운데 2020년 9월 22일에 그린 ‘rebuild7 concept one’ 도면이 현재 집의 모티브가 되었다. 설계 내용은 ▲모든 공간이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짐 ▲숨을 곳이 있음 ▲프라이버시 보호하는 창호 위치 ▲재미있는 공간이다. 이 도면을 6개월간 수정을 거쳐 세부 사항까지 완성한 뒤 건축사 도움을 받아 인허가 과정을 마쳤다. “항상 아이들이 엄마가 있는 곳에 모여 생활했어요. 그러한 관점에서 거실을 가족들이 생활하는 주 공간으로 설정하고 거실 중심으로 공간이 확장되고 열린 공간을 구성했어요. 거실, 주방, 식당, 놀이방, 서재, 다목적실을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지도록 연결한 것입니다. 입면은 아내가 좋아하는 소설 「빨간 머리 앤」에 나오는 녹색 지붕 집으로 지으려고 했는데, 지역 건축조례 제한 때문에 무채색 계열의 모던한 디자인으로 변경하게 됐어요.” 전체 디자인은 에너지 손실 최소화에 초점 맞췄다. 현관문은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외벽에 맞춰 가벽을 세우고 그 뒤에 숨겼다. 이러한 배치는 외기와 직사광선에 현관문이 노출되지 않아 변형에 의한 조정을 줄이려는 이유도 있다. 창호 배치는 낮은 언덕이 시선을 차단해 주는 남동쪽을 향해 정원과 주요 창을 배치했다. 도로와 인접한 남서쪽 입면에는 2층 거실과 눈높이를 맞춰 고측창을 내 도로에서의 시선을 차단하면서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함께 집을 지을 업체로는 나무집협동조합을 선택했다. 여러 업체를 만나 공법에 관한 궁금한 내용을 물었지만, 시원하게 답해주지 못했다. 반면, 조합 설계 담당자 반철현 실장에게선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게 마음에 들어 함께 집을 짓기로 했다. 계단실 각도는 아내 편의를 위해 모두 30°로 맞췄다. 이 때문에 상부층 계단참 높이가 낮아져 단 차가 생긴 것이 오히려 공간에 리듬감을 주게 됐다. 2층 거실은 운동과 독서, 넓은 창을 통해 영화 감상도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다. 어린아이가 아직 엄마와 떨어지기를 싫어해 안방(오른쪽)과 아이 방(왼쪽)을 나란히 배치하고 벽면 사이에 포켓도어를 설치해 공간을 연결했다. 이 공간은 계단실 옆에 마련한 아늑한 작업실과 독서, 아이들의 또 다른 놀이를 겸한다. 다양성을 부여한 공간은 입체적인 삶을 제공해 지루하지 않다. 난간 상부를 개방해 1층과 2층 거실과 시선을 연결했다. 언덕과 마당을 향해 창을 설치해 풍경과 은은한 빛을 끌어들였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인형으로 예쁘게 꾸민 아이 방 내부에서 복도를 바라본 모습. 공간 배치와 효율성, 아이 방과의 관계를 고려해 드레스룸은 계단실 앞에 별도로 배치하고 ‘ㄷ’ 형태로 깔끔하게 구성했다. 드레스룸과 침실 사이에 있는 2층 공용 욕실은 나무 무늬와 파스텔 톤 타일로 마감하고 화분을 배치해 포근한 느낌을 냈다. 두 아이가 함께 목욕해도 넉넉하도록 대형 월풀도 설치했다. 기본에 충실한 살기 좋은 공간집을 잘 지으려면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에서 강조하는 ‘하자 없고 쾌적한 집’도 결국엔 기본 충실에 있다. 건축주가 패시브하우스 인증 주택을 선택한 이유다. 건축주는 패시브하우스를 짓는데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주택 성능과 실내 환경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에 집중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보이지 않은 벽과 지붕이에요.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표준 벽체와 별도로 BSC(Building Science Corporation) 조셉 스티브룩의 The Perfect Wall 주거용 벽체를 국내 실정에 맞춰 적용했어요. 외장재는 조적을 세라믹 사이딩으로 변경하고 실내는 라텍스 페인트 마감에서 가변형 방습지와 합지 벽지로 변경하고, OSB 면에 단열재를 부착하려고 미네랄울을 이용한 외단열 건식 마감 공법을 사용했죠. 내단열재도 개방형 거실에 빔프로젝터와 홈시어터를 구성하려고 흡음성능이 좋은 미네랄울을 사용했어요.”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에도 실내는 늘 깨끗하고 쾌적하다. 유해 물질을 방출하지 않는 자재를 사용해 TVOC(휘발성유기화합물) 측정치는 건축 초기부터 0.500㎎/㎥ 이하였다. 블로워 도어 테스트 Blower Door Test는 0.15회로 패시브하우스 인증 기준인 0.6회보다 기밀성능이 4배 높았다. 기밀한 공간을 열 회수 환기장치로 매 순간 공기를 정화하니 창문을 열지 않아도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늘 1000㎎/㎥ 이하를 유지한다. 주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기능은 건축주가 직접 설치한 IoT 기술이다. 린낸슈트와 연결된 세탁실 조명, 욕실 습도 조절하는 환풍기, 조명 제어, 화재 및 외부 침입 감지 등 곳곳에 설치한 16개의 모션감지센서와 스마트 조명, 스마트 전기 스위치가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한다. 집에 들인 노력과 시간, 기능과 성능을 고려할 때 건축 예산이 상당히 적게 들었다. 핵심은 선택과 집중에 있었다. 집의 성능과 실내 환경을 결정하는 부분에 예산을 집중하고 인테리어 등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부분은 최대한 단순화하거나 저가의 자재를 사용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이다. 건축주는 주택의 기본 기능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점, 싸고 좋은 집이 아니라 좋은 집을 저렴하게 지으려는 노력. 가치 판단의 기준이 비용보다 품질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축주가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면 디자인과 골조, 벽체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준비했다. 주택은 낮은 동산을 향해 마당을 감싸는 ‘ㄱ’자 형태로 배치하고 주요 창을 냈다. 입면은 아내가 좋아하는 ‘빨간 머리 앤’의 녹색 지붕 집으로 계획했지만, 건축조례에 따라 무채색의 단순한 형태로 수정했다.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기본에 충실한 패시브하우스 진천 스페이스 원 SPACE ONE
-
-
고택을 찾아서, 조선 중기 살림집을 엿보게 하는 여주 명성황후 생가
- 명성황후는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명성황후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많아진 데에는 ‘명성황후’라는 국내 창작 오페라의 성공과 TV 드라마가 한몫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명성황후가 과연 어떠한 생을 살았고, 어떻게 평가를 받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그 문제는 사학자의 몫이고, 내가 관심을 기울이는 건축과는 관련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명성황후 생가(경기도 지방유형문화재 제46호)’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지금부터 소개할 특징들 때문이다. 글 최성호사진 윤홍로 기자 명성황후 생가는 지어진 이유부터 전혀 다르다. 모든 집은 계속해서 살아갈 목적으로 지어진다. 그러나 명성황후 생가는 처음에는 시묘(侍墓) 살이를 위한 여막(廬幕 : 무덤 가까이에 지어 놓고 상제가 거처하는 초막)으로 지어졌다. 이렇게 잘 지은 기와집이 여막이라니… 시묘살이는 으레 조그마한 초막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던 우리의 생각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혼란은 시묘살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한다고 본다. 옛날의 시묘살이는 지금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났다. 시묘살이를 하는 동안에도 일상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손님도 맞이했고, 농사일도 관리했고, 먼 곳이 아니면 조문과 같은 외출도 했고, 약간의 음주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시묘살이 동안 거처하는 묘막에도 온돌을 설치했고 시종도 거느렸다. 시묘살이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한 집안을 이끌어 가는 가장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집안일에 소홀할 수 없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수년간 집안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생계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때문에 생계와 관련한 일들을 돌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과거의 생활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면 시묘살이에 대한 오해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집의 규모가 여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크다. 신영훈 선생은 “여막이라기보다는 시봉청(侍奉廳)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여막이든 시봉청이든 과거에는 집안 형편에 따라 그 규모도 달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민유중(1630/인조 8년∼1687/숙종 13년)은 인현왕후의 아버지이다. 이러한 집안의 위세는 대단했을 것이다. 여막 뒤편 나지막한 동산 위에 있는 묘와 신도비를 보면, 그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일반인은 영의정을 지냈더라도 묘에 호석(護石)을 두른 경우는 없는데, 이 묘에는 호석이 둘려 있다. 무덤 앞에 세워진 비석의 글이 숙종의 친필인 것만 보아도 그 집안의 위세를 알 만하다. 그러한 집안의 묘막을 거적때기로 가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집안의 위세에 걸맞게 묘막도 크고 화려하게 지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성황후 생가 안채는 고종황제의 황후로 개화기 국정에 참여했으나 을미사변으로 일인에 의해 시해되어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쳤던 명성황후가 출생해 8세까지 살던 집이다. 이 집은 1687년(숙종 13년)에 왕의 장인 민유중의 묘막으로 건립됐는데, 당시 건물로 남아 있는 것은 안채 27평뿐이다. 사랑채 옆 곳간에서 바라본 안채. 14칸 규모의 민도리집인데, 8칸 규모의 팔작지붕 본채 한쪽에 6칸 규모의 맞배지붕 날개채가 붙어 ‘ㄱ’자형 평면을 이룬다. 행랑채와 사랑채 마당에는 초당으로 통하는 문이 있다. 유교 사회에서 안채와 사랑채를 개방해명성황후 생가는 주변 정비 사업을 하면서 복원한 것이다. 여흥 민씨 집안사람이 살았던 여주군에서 매입하여 문화재로 지정했다. 1976년 안채를 중수(重修) 하고, 1995년에 사랑채와 행랑채 등을 중건하고, 주변을 정비하여 공원으로 만들었다. 나머지 건물들은 최근에 신축했기에 과거의 모습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것은 안채뿐이다. 6년 전 이곳을 찾았을 때 관리인 이야기로는, “50년 전만 해도 밖의 행랑채까지 완형(完形)을 갖추고 있었다”고 했다. “가세(家勢)가 기울어 집을 관리하기 힘들자, 집주인이 조금씩 헐어 화목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행랑채와 사랑채가 사라졌다”고 한다. 어쨌든 복원한 집과 원래의 집은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명성황후탄강구리비(明成皇后誕降舊里碑)’ 안내문에는 “비가 서있는 곳까지 집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그렇기에 과거의 모습을 정확하게 복원한 것은 아니다. ‘원래의 모습대로 집을 복원했을까’ 하는 문제는, 사랑채와 안채 사이가 서로 너무 개방적이라는 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집에서 안채와 사랑채가 이렇게 개방적 구조를 가진 예를 보지 못했다. ‘복원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개방형 구조로 만든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쨌든 건물만 바라본다면 그리 가치가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집이 왜 지어져서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살펴본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면 한 번쯤은 찾아볼 만한 집이다. 오량 구조인 4칸 대청. 안채에서 바라본 사랑채 옆 중문과 행랑채 옆 대 문이 대각선으로 나 있다. 조선시대 사랑채 내부(재현). 고택을 보존하는 이유는여막 용도로 지었기 때문에 집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다. 안채의 대청도 그리 높게 만들지 않아 권위적인 풍취를 찾기 힘들다. 권위를 내세우는 것을 자제하려는 의지마저 느끼게 한다.어쨌든 여막의 기능에 충실하려고 했던 모습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띈다. 집은 민유중이 세상을 떠난(1687년) 그 무렵에 지었을 것이다. 이 집이 오래됐다는 것은 창문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양 여닫이 창문 가운데 문을 닫기 위해 설치한 수직부재는 옛날 방식이다. 이러한 점이 집의 연륜을 말해 주고 있다. 집은 사람이 살고 있을 때라야 가치를 지닌다. 마치 보여 주기 위한 모형처럼 잘 다듬어진 집을 볼 때마다 ‘우리는 무엇을 느끼기 위해 찾아가는가?’ 하는 회의감마저 든다. 이 집을 찾는 관광객은 대부분 단체 관람객이다. 그중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찾아온 대만 관광객도 있다. 요사이 명성황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쩍 사람이 늘어났다. 예전에는 이 집에 들어가려면, 관리인을 찾아서 문을 열어 달라고 했을 정도였는데, 그간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실감한다. 그러나 이제 ‘명성황후 생가’는 집에 대한 가치가 사라지고 말았다. 너무나도 깨끗한 환경과 잘 닦인 도로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 있던 집들이 사라졌으니 박제(剝製)화된 허상만 남았을 뿐이다. 건물 안에 진열한 인형들 그리고 영어 번역기에서 흘러나오는 생경한 소리가 어색하기만 하다. 집이란 사람이 숨 쉬고 생활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을 느끼지 못한다면, 집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집을 보존한다는 명제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깨끗함이 아니라 생활이 담겨 있는 보전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안채 대청의 들어열개창과 퇴칸. 안채 대청마루와 사랑채. ‘ㄱ’자형 안채가 안마당을 둘러싸서 ‘ㅁ’자형 배치를 이룬다. 안채 후정. 바닥에 납작 깔린 굴뚝이 이채롭다. 묘를 향해 머리를 돌린 신도비의 귀부이곳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신도비(神道碑)이다. 돌아간 분의 행적을 기록해 놓은 비석으로, 한(漢) 나라 양진(楊震)의 ‘고대위양공지신도비(故大尉楊公之神道碑)’에서 비롯하여 종 2품 이상의 품계를 받은 사람에 한하여 세웠던 것이다. 민유중이 사망한 뒤 30년이 지난 1707년에 세워진 이 신도비는, 현재 민유중의 무덤과 함께 향토유적 5호로 지정돼 있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매우 뛰어난 솜씨를 자랑한다. 단순히 조각의 솜씨가 좋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신도비에는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힘이 있다. 거북 형상의 귀부가 갖춰져 있는 신도비는 고려 시대나 통일신라시대 많이 만들어졌던 부도비에 연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의 부도비나 신도비는 고려 말부터 간략화되어 형식적으로 변화하고 힘도 약해진다. 그러나 이 신도비는 매우 능숙하면서도 대담한 조각 솜씨를 보여 준다. 머리가 민유중의 무덤을 향하고 있는 거북을 보면, 지금이라도 달려갈 것 같은 힘이 느껴진다. 비신(碑身 : 비문을 새긴 비석의 몸체) 위에 올려져 있는 이수(비석의 머리) 하부에는 용 문양이 조각돼 있다. 이러한 형식은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전 시대를 통해서도 보기 힘든 양식이다. 어쨌든 이 신도비는 보물 제584호로 지정된 구례의 윤문효공신도비나 보물 제1395호로 지정된 도갑사 도선·수미비에 비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왜 이 신도비가 국가지정문화재로 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一’자형 초당에서 바라본 안채. 초당 툇마루의 들어열개창. 민유중의 묘에서 본 전경. 민유중의 묘와 신도비. 귀부의 머리는 묘소 쪽을 향해 우향으로 틀고 있다. 글쓴이 최성호 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
- 주택&인테리어
- 상가주택 외
-
고택을 찾아서, 조선 중기 살림집을 엿보게 하는 여주 명성황후 생가
-
-
2021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최우수상,
나무로 틀과 안을 채운 파주 수오서재
- 가문비나무로 구조와 인테리어를 이루는 수오서재는 파주에 위치하는 출판사 사무실 용도로 지은 건축물이다. 이곳을 설계한 건축가 최삼영 소장은 책을 만드는 종이와 동일한 유전자인 나무를 이용해 건축물의 구조와 실내공간을 채웠다. 그리고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직원의 아이들을 배려한 융합 공간을 계획해 넣었다.글 사진 최삼영(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 진행 이수민 기자사진 석정민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파주시 서패동 구조 목구조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생산관리지역 건축규모 지상 2층 건축용도 제2종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482.00㎡(145.80평) 건축면적 98.57㎡(29.81평) 연면적 180.61㎡(54.63평) 건폐율 20.45% 용적율 37.47% 설계 ㈜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최삼영 02-3143-0057 www.kawadesign.net 시공 ㈜수피아건축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알루징크 거멀접기벽 - 시멘트벽돌, 루나우드 사이딩내부마감천장 - 노출목구조, 아라우코 합판벽 - 아라우코합판, 석고보드 2겹 위 친환경수성페인트바닥 - 원목마루 마당에서 본 사이 공간. 반 층씩 물리는 스킵 형 단면을 가지며 중앙에 위치한 사이 공간으로 순회하는 동선을 가진다. 종이와 나무 그리고 1.8m의 경사이곳은 책을 만드는 회사다. 책은 종이로 만들어지며 종이와 나무는 동일한 유전자다. 이 건물의 구조는 가문비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실내마감도 동일한 색상과 질감의 원목과 합판으로 구성하였다. 1.8m의 고저차를 가진 기다란 대지에 지어지는 건물은 대지의 형상에 순응하여 반 층씩 물리는 스킵 형 단면을 가지며 중앙에 위치한 사이 공간의 빛과 산딸나무를 중심으로 순회하는 동선을 가진다. 연결되고 분리되는 가변적 공간. 외부로 열린 복도. 휴식이 되는 창.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처마 밑의 창은 직원들이 외부 풍경을 바라보며 걸터앉아 책을 볼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된다. 아이들과의 업무직원들의 가족 중 또래의 어린아이들이 몇 있다. 아이와 같이 출근한 엄마 아빠를 배려해 숲을 배경으로 외부 놀이 공간을 두었다. 마당에서 뛰어놀고 들어온 아이들을 위해 샤워 가능한 화장실과 작은 부엌도 고려해 주었다. 적당한 개방감의 칸막이는 근무 중인 부모를 안심하게 할 것이다. 공간을 통합하는 스킵플로어. 구조와 일체화된 책장. 공간을 통합하는 반 층씩 걸친 계단. 담장 너머의 사이 공간야트막한 담장으로 켜를 두고 오목한 사이 공간을 통해 출입하며 내부의 이동은 늘 사이 공간을 중심으로 순회하게 만들었다. 사이 공간에는 다간의 산딸나무를 심었다. 외부 색상의 통일감 또한 시선을 모은다.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깊은 처마의 지붕과 외벽은 시멘트 벽돌의 회색 느낌으로 통일 시켰다. 구조재 책장메인이 되는 사무공간은 4.8m 높이의 책장이 구조로 사용되며 평균 층고가 3.6m 넘는 개방감에 초점을 둔 공간이다. 89×265 구조용 공학 목재를 반으로 켜낸 수직재와 38×265 수평재는 구조인 동시에 내부 책장으로 사용하여 구조와 인테리어로 일체 시켰다. 평균 층고가 3.6m를 넘는 메인이 되는 사무공간은 4.8m 높이의 책장이 구조로 사용된다. 목구조를 그대로 드러낸 목재 커튼월. 따뜻하고 차분한 목재 마루. 봄여름에 하얀 꽃조경은 건축의 마무리 단계다. 수오서재의 조경은 봄, 여름에 하얀색 꽃이 피는 나무로 전체 개념을 잡았다. 하얀색 꽃들의 합창과 가을이 되면 각자의 색으로 맺는 열매와 낙엽의 독창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나무와 지피뷰의 조화로운 동산이 해를 거듭하며 마당을 풍성하게 채워줄 것을 기대한다. 1층과 2층 사무공간이 한눈에 들어오는 사이 공간과 산딸나무. 수오서재는 1.8m의 고저차를 가진 기다란 대지에 지어졌다. 건물은 대지의 형상에 순응하여 반 층씩 풀리는 스킵 형 단면을 가진다. 정적임 속 작은 역동감을 표현한다. 벽돌과 루나우드 사이딩 외장 마감재가 내유외강의 차분한 느낌을 표현한다. 스프러스 글루램과 팀버재로 만든 책장수오서재는 출판사 사옥이라는 특성을 살려 종이와 동일한 유전자인 나무로 집을 지었다. 건물 구조는 가문비나무를 이용했고, 실내마감도 동일한 색상의 질감의 원목과 합판으로 구성하였다. SIP : 구조용 단열 패널단열은, 지붕과 층간 슬라브는 SIPStructural Insulate Pannels로 시공하였다. SIP 구조는 EPS 단열재를 사이에 끼고 구조용 합판을 양면에 접착시킨, 단열과 구조를 동시에 해결하는 경제적 구법이다. 목재 커튼 월 시공보와 기둥을 포함해 창문틀 또한 구조용 집성재를 사용했다. 구조적 역할과 더불어 인테리어로 활용하여 실내는 온통 나무의 향기와 색으로 통일되었다.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처마 밑의 창은 직원들의 외부 풍경을 바라보며 걸터앉아 책을 볼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된다. (턱 높이 450㎜ 창 깊이 600㎜) 최삼영(가와건축사사무소/건축사)가와종합건축사무소를 개소하고 운영 중인 대표 건축사다. 자연과 삶, 건축과 지역의 관계를 고민하며 소규모 단독주택부터 타운하우스, 대규모 현상 설계까지 영역을 두지 않고 작업을 진행한다. 대한민국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4회, 아시아건축상(ARCASIA AWARD) 금상 2회, 대한민국 토목건축대상 최우수상, 서울시 건축상,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 등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했다.02-3143-0057 www.kawadesign.net
-
- 주택&인테리어
- 상가주택 외
-
2021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최우수상,
나무로 틀과 안을 채운 파주 수오서재
-
-
오행풍수 인테리어 - 자연주의적 삶의 보고, 풍수
- 집터나 묏자리와 달리 마을이나 도읍이 들어설 터가 생기 부족하거나 결함이 있다면 쉽게 떠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조상들은 비보(裨補)의 지혜를 기울여 살기 좋은 명당으로 바꾸어 살고자 했다. 새롭게 길지(吉地)를 구하지 않은 채 마을의 지리적 결함을 치유하고, 지기(地氣)를 바꾸어 지력(地力)을 회복시켰다. 비보 풍수(裨補 風水)란, 병든 땅이 있으면 풍수적 지혜를 기울여 다시 살기 좋은 터로 바꾸는 행위나 그 산물을 말한다. '동수 비보'는 마을로 불어오는 바람을 숲을 조성해 막거나 송림을 가꾸어 홍수와 방풍에 이용하고, '화기 비보'는 앞산이 불꽃 모양의 화산인 경우 화재를 염승하는 연못이나 해태상을 설치하고, '산천 비보'는 국가 왕업의 중흥을 위해 절·불상·탑을 세우고, '지명 비보'는 지명을 조화롭게 이름 지어 좋은 기운을 붙잡아 두려고 했다. '수구 비보'는 마을의 지기가 흘러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을 입구에 풍수 시설물을 설치했다. 글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이사장> 풍수적으로 조성된 전통마을. 경주 닭실 마을. 동수 비보마을이 강과 바닷가에 자리 잡아 세찬 바람이 불어오거나, 마을을 에워싼 지세 중 북서방이 낮고 허하여 겨울철에 찬바람이 불어오면 입구 쪽에 바람을 막는 방풍림을 조성했다. 이것을 마을 숲[洞藪]이라고 한다. 조선 초기에 맹사성이 안동 부사로 부임했더니, 그곳에는 젊은 남자들이 요절해 과부들이 많았다. 풍수지리에 뛰어난 맹사성은 낙동강의 물기운이 발해서 불행한 일이 생겼다고 보고, 곳곳에 나무숲을 조성해 장수의 발복을 일으켰다. 해안에 조성한 숲은 해일을 막을 뿐만 아니라, 그늘이 생겨 고기들이 모여드는 기능도 한다. 마을과 도읍의 중심에 천(川)이 통과해 여름에 홍수로 범람할 위험이 있다면, 흙둑을 쌓고 비탈면에 나무를 심어 사태를 막았다. 둑을 따라 조성한 나무숲이 자연스럽게 동수가 된 경우다.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 제를 지내는 당산나무. 화기 비보산에 암반이 드러나 험준한 모양이거나, 마치 불꽃이 피어오르는 듯한 형상이면 화산(火山)이라 부른다. 이런 산은 문장가를 배출하는 효험이 있다. 또한 화산은 산이 불의 기운을 품고 있어 마을과 도읍에 그런 모양의 산이 보인다면 화재의 위험이 크다. 풍수에서는 "보이는 살(殺)은 해롭고, 보이지 않는 살은 해롭지 않다."라고 했다. 한눈에 조망하는 국세라면 아무리 멀다 해도 화기가 미친다고 보았다. 따라서 방어를 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화산의 규모가 크면, 그 산을 차단하고 은폐시킬 대규모 설비를 구축하기 어렵다. 그래서 화산의 영향을 극복할 방법을 다각도로 강구했다. 마을 앞쪽에 연못을 조성해 화기를 수기(水氣)로 제압하거나, 물의 신인 거북과 해태를 화산을 향해 배치함으로써 살기를 소멸시키거나, 또는 나무숲을 조성해 살기를 차폐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대원군이 경북궁을 재건할 때 화기를 염승하기 위해 신인 해태를 설치. 산천 비보풍수지리는 땅을 살아 있는 생명체로, 땅도 사람과 같이 생로병사로 기운이 순환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땅에 문제가 생긴다면, 마치 병자를 치료해 건강한 사람이 되듯이 고쳐 쓸 수 있다. 풍수의 생기는 산을 따라 흐르다 물을 만나면 전진을 멈추고 기를 응집하는데, 혈에 간직된 기는 바람을 맞으면 흩어져 버린다. 따라서 인간의 길흉화복에 영향을 미치는 생기와 감응을 키우거나, 장풍이 되지 못해 생기가 누수되거나, 쇠약한 상황이라면 풍수적 지혜를 기울여 지덕을 발동시켰다. 마을의 입지가 행주형(行舟形)에 해당된다면, 먼 항해를 위해 돛대를 상징하는 당간을 세웠다. 또 배의 전복을 막기 위해 우물을 파지 않았다. 또한 생기는 흙을 따라 흐르고 흙에 머문다. 고갯마루는 양쪽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 흙이 유실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흙의 유실을 막기 위해 고갯마루에 돌을 쌓아 놓은 뒤 '돌을 훼손하면 재앙을 입는다'는 소문을 퍼트렸다. 마을의 성황당은 풍수적 비보물이 민간적 신앙물로 자리 잡아 보호를 받는다. 마을 입구를 비보하기 위해 조성한 마을 숲. 지명 비보지명 비보는 비보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심리적이고 상징적인 비보 형태다. 대개 실제적인 비보의 형태를 시행한 후, 그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부가하는 경우가 많다. 독자적인 기능을 할 때는 지세를 진압(鎭壓) 하거나, 형국 보완의 기능을 하는 예가 많다. 특히 고을 비보 지명의 경우에는 봉항 형국과 관련한 비보명이 영천, 선산, 진주 등지에 유사한 구조로 나타난다. 또 비봉형(飛鳳形), 무학형(舞鶴形)은 모두 신비스러운 새이므로 성인군자가 나오고, 매우 축하할 때가 아니면 춤추지 않는다. 이런 모양의 마을이 있다면, 그 모양에 상응하는 훌륭한 인물이 나올 운명이라고 본다. 그러나 새는 날아가기 쉽게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영구히 날아가지 못하도록 서식지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땅이 사람에게 미치는 힘은 유형이 갖는 영력(靈力)과 동일시된다. 행복을 가져올 운명을 영구히 누리려면, 그것이 힘을 발휘하도록 염승을 해야 한다. 경북 영천에는 비봉산이 있고, 봉황을 붙들어 두기 위해 봉이 좋아하는 대나무의 이름을 따 조산을 '죽방산(竹防山)'이라 부른다. 태안의 안흥량(安興粱)은 본래 난행량(難行梁)이라 불리었는데, 전라도에서 생산된 곡식을 한양으로 운반하는 조운선이 이곳에서 자주 파손되어 손실이 컸다. 그래서 이름을 '안흥량'으로 고쳐 불렀더니 뱃길이 편안해졌다. 충주시의 계명산(鷄鳴山)은 진산으로 이 산에 지네가 많이 살아 주민의 피해가 컸다. 그러자 어떤 도사가 지네와 닭은 앙숙이니 산의 이름을 '계족산(鷄足山)'으로 바꾸라고 했다. 그대로 따랐더니 지네는 없어졌으나 충주에서 큰 부자나 큰 인물이 태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종전의 이름인 계명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 인위적으로 조성한 연못. 수구 비보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어찌하여 지리를 논하는가? 먼저 수구(水口)를 보고 다음은 들의 형세를 본다. 다음에는 산의 모양을, 다음은 흙의 빛깔을, 다음은 조산(朝山)과 조수(潮水)를 본다. 무릇 수구가 엉성하고 널따랗기만 한 곳은 비록 좋은 밭이 만 이랑이고, 천 칸의 집일지라도 다음 세대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패가한다. 집터를 잡으려면 반드시 수구가 꼭 닫힌 듯하고, 그 안에 들이 펼쳐진 곳을 눈여겨보아서 구할 것이다."라고 했다. 전통적으로 마을의 입지를 정할 때는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가 배가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은 수구라면 지리적으로 우수한 곳이다. 따라서 마을 입구 넓은 곳은 지기의 누수를 막기 위해 여러 비보책을 강구했다. 조산 숲은 마을을 에워싼 청룡과 백호의 기세가 약하면 인위적으로 흙 동산을 쌓고 나무숲을 조성했다. 마을 진입로의 경사가 급해 기가 누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구 부에 돌탑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한 마을 입구에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같은 정자나무를 심거나 경제력이 약한 마을은 풍수지리와 민간 신앙을 결합한 형태로 조산과 돌무더기 대신에 솟대, 선돌, 장승 등을 세웠다. 지금까지 열두 번에 걸쳐 풍수에 대해 알아보았다. 동양의 전통 학문은 서구의 과학 중심의 학문에 가려져,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면이 있었다. 최근 들어서야 산업 문명이 낳은 인구 폭발, 환경 오염, 자원 고갈이란 심각한 환경 문제에 직면하자, 그 대안으로 오히려 서구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즉, 동양의 정신문화가 서구 기술 문명의 문제점을 치유하고, 나아가 인류의 번영된 미래를 위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 선두 중에 하나가 풍수다. 그것은 풍수가 가진 자연 친화적인 측면 때문이다. 풍수는 자연이 가진 내재 가치와 고유한 질서를 존중하며, 자연과 인간이 서로 어울려 가며 함께 사는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즉, 인간은 자연 생태계 전체와 유기적 조화를 이룰 때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천진대의 샹 쿠오(Shang Kuo) 교수도 "풍수는 역사적인 진리를 가득 담고 있으며, 현대의 조경학과 생태 건축학의 기본 방향 및 원칙과 부합되는 내용이 풍부하여 21세기 인류에게 공헌할 바가 많다."라고 했다. 물질적 풍수만이 사회적 성공의 판단 기준이 된 오늘, 우리들에게 풍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제는 다시 자연친화적인 삶을 찾아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부모를 공경하고 자식을 양육하며, 땅의 가치를 재인식하며, 국토 개발에 앞서 자연 생태계와의 조화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 되새겨볼 가치관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보며 글을 맺는다. 글쓴이 고제희 님은고려대학교 생명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과 생태환경공학부 박사과정을 마치고, 2003년 대통령정책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기획단에서 풍수지리 자문 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매일경제 및 한국경제 TV, SBS, EBS 등의 방송사를 통해 생활 속의 풍수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며, 풍수전문포털사이트 www.21fengshui.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 주택&인테리어
- 인테리어
-
오행풍수 인테리어 - 자연주의적 삶의 보고, 풍수
-
-
부부의 산책 DNA 이끌어낸 집 화성 주택
- 이 주택은 효율적인 실 배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처음부터 임대 세대를 드릴 목적으로 계획했기 때문에 주인과 임대 세대 모두 편안한 공간과 동선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평면에 따라 크고 작은 볼륨 두 개로 나뉜 입면은 청고벽돌로 마감하고 금속 지붕재를 얹어 무게감을 줬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취재협조 HT종합건설(하우스톡)※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DATA위치 경기 화성시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건축구조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346.60㎡(104.84평)건축면적 161.50㎡(48.85평)건폐율 46.6%(법정 50%)연면적266.04㎡(80.48평)1층 134.96㎡(40.82평)2층 131.08㎡(39.65평)용적률 76.76%(법정 80%)설계기간 2020년 8월~2021년 1월공사기간 2021년 5월~8월건축비용 4억 5200만 원(3.3㎡당 510만 원)설계 및 시공 HT종합건설(하우스톡) 1588-9704 www.house-talk.co.kr MATERIAL외부마감지붕 - DBS R징크블랙(성지기와)벽 - 청고벽돌(가우디티엠)데크 - 현무암 데크, 합성목재 WPC 다크그레이(대림우드)내부마감천장 - 디자인 벽지 테라피(LX하우시스)벽 - 디자인 벽지 테라피(LX하우시스)바닥 - 나투스강 K532, 나투스룽고 L301(동화자연마루)단열재지붕 - 글라스울(크나우프)외단열 - 글라스울(크나우프), 스카이텍(대림우드)내단열 - 글라스울(크나우프)계단실디딤판 - 레드오크(대림우드)난간 - 평철 난간(서광금속)창호 독일식 3중 유리(게알란코리아)현관 오션블랙(커널시스텍)주요조명 매입등, 다이스, 린다, 미키마우스(렉스조명)주방가구 EK7 KITCHEN PALETTE SERIES(에넥스)위생기구 C940, L322UFD, L208UFS(대림) 깔끔한 현무암 데크 따라 들어가면 현관이 두 개가 나온다. 왼쪽은 임대 세대, 오른쪽은 주인 세대로 통한다. 20년 전 친정어머니의 권유로 화성에 땅을 샀던 곳이 ‘송산 그린시티’로 개발됐다. “그때는 이렇게 발전할 줄 몰랐어요. 은행보다 땅을 사두는 게 좋다고 해서 어머니 따라 사둔 거예요. 그러다 이주자택지 보상으로 필지 한 개를 분양받았는데, 고민이 많았어요. 애초에 집을 지으려고 땅을 산 것도 아니고 건축 비용도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야 겨우 맞출 수 있었어요.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는 남편과 아들도 전원생활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반대가 심했어요. 그런데 이곳 환경이 마음에 들어 땅을 팔기엔 너무 아까웠어요.” 생태주거단지로 계획된 송산 그린시티는 시화호와 이어지는 수변경관과 자연보호를 위해 사업 지구 주변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해 자연과 사람, 도시가 조화를 이룬 환경도시다. 서울에서 누릴 수 없었던 여유로운 환경과 자연 풍경이 남편과 아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에 따라 아내의 마음도 집을 짓는 쪽으로 기울었다. “남편과 아들이 이런 곳에서 한 번 살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했어요. 아들은 출퇴근 시간이 너무 부담스러우면, 독립하면 된다고 했고요. 둘 다 성격이 무던해 집 짓는 건 저 혼자 진행했어요. 심지어 아들은 자기 방을 핑크색으로 꾸며도 좋다고 했어요. 그렇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진행해서 많이 어렵고 힘들었지만, 한편으론 내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다는 점에선 편하기도 했죠.” 넓고 밝은 현관은 심플한 스타일의 바닥 타일과 목재 중문을 사용해 세련된 분위기를 냈다. 목재 중문이 한결 아늑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현관 앞 복도에서 본 주방. 복도와 주방의 영역을 분리하는 디자인 가벽이 공간을 한결 풍성하게 꾸며준다. 채광과 소통, 동선 등을 고려해 소파를 배치하고 TV를 설치했다. 소파 영역에는 디자인월과 조명을 활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냈다. 단순한 구조로 계획한 주방은 세로로 긴 ‘버디컬 스택 본드 패턴’ 타일로 마감해 원근에 의한 깊이감을 주고, 한결 세련된 느낌으로 마무리했다. 1층 안쪽에 접근성이 좋은 작은방을 마련해 가볍게 몸을 푸는 운동실로 꾸몄다. 꼼꼼한 동생이 소개건축주는 집을 짓기로 했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다행인 건 근처에 이주자택지로 함께 분양받은 동생도 집을 짓기로 했다며, 업체를 알아봐 주기로 했다. 동생은 디자인과 시공력, 사후관리 등을 꼼꼼히 살피며 여러 업체를 둘러봤다. 그 가운데 동생이 최종으로 선택한 HT종합건설(하우스톡)에 누나(건축주)도 함께 의뢰하기로 했다. 건축주는 디자인보다 편리한 생활공간을 우선에 뒀다. 그리고 두 세대까지 계획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임대수익을 얻는 방향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사각형 대지는 앞뒤가 도로와 인접해 있다. 대지에 서면 북동으로 도시 스카이라인이 펼쳐지고 남서로 나지막한 동산이 시선 따라 길게 이어지는 환경이라 조망을 고려해 남서향으로 건물을 앉혔다. 진입로와 마당은 자연스럽게 단지 내 도로와 조망 연결을 위해 남서향에 배치했다. 북동쪽에는 인도와 버스정류장이 접해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창문 위치와 크기를 신중하게 계획했다. 주택은 실내 공간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다 보니 외형도 꽉 찬 하나의 큰 볼륨 형태가 됐다. 벽면을 전체 청고벽돌로 마감하고 금속 지붕을 얹어 무게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지루한 느낌은 없다. 평범한 형태와 소재의 단순함을 공간의 깊이와 폭을 다르게 설정하고 박공지붕 크기에 변화를 줘 거리와 위치에 따라 다양한 입체감이 들기 때문이다. 계단실 폭을 넓히고 챌판 폭과 깊이를 다르게 제작해 벤치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다양한 행위가 일어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액자와 화분을 배치한 2층 복도는 은은한 자연광과 조명 빛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아늑하다. 2층 가족실은 카페 분위기를 내고 간단한 주방 기능을 더해 필요에 따라 휴식과 응접실 등으로 이용하는 다기능 공간으로 만들었다. 안방 앞에 있고, 조망도 좋아 부부가 애용하는 공간이다. 안방은 벽에 시원한 느낌을 내고 바닥에 차분한 색감을 사용해 분위기가 편안하다. 수납장을 중심에 두고 욕실과 드레스룸으로 구분했다. 계단실과 면한 드레스룸 벽에 개구부를 내 계단실 조명이 드레스룸을 은은하게 밝혀주게 했다. 빌트인 수납장과 책상, 침대 크기와 위치를 꼼꼼하게 계산해 짜임새 있게 딱 들어가도록 맞췄다. 15/16 위생 공간은 주 사용자에 따라 모던한 스타일과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주인과 임대 세대 간의 균형 잡힌 실 배치주택 평면은 한쪽 코너를 잘라낸 사각형 모양이다. 현관은 잘려 나간 안쪽에 직각으로 두 개가 배치되어 있다. 실 배치는 좌우로 나뉜 두 세대의 거실과 복도, 침실이 현관을 감싸는 구조다. 배치가 간단해 보이지만, 두 세대 모두 적절한 조망과 편리한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도면을 거듭 수정하며 어렵게 찾아낸 결과물이다. “설계만 5개월 정도 걸렸어요. 건폐율과 용적률을 꽉 채워도 두 세대에 방 세 개씩 넣기엔 좀 좁았어요. 한 세대 늘어난 만큼 주차장도 추가하다 보니 각 거실의 마당 뷰를 어떻게 끌어 들어야 하는지도 고민이 많았어요. 전문가들과 함께 최적의 공간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죠.” 실 배치는 두 세대 모두 1층에 공용 공간과 방 1개를 배치하고 2층을 수면과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1층은 현관을 중심에 두고 코너에 주요 실을 배치한 뒤 복도로 연결했다. 다용도실과 욕실 등 부속실은 복도와 계단실 하부 공간을 알차게 활용했다. 2층에서 조망이 좋은 곳엔 풍경을 감상하며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꾸밀 수 있도록 넓은 베란다를 계획했다. 조금이라도 활용도가 낮은 부분은 과감하게 없애고 실 사용 공간을 넓히는 데 집중한 것이다. 그래서 넘치거나 버려지는 공간이 없다. 모든 공간은 적절한 곳에 적당한 크기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임대 세대 거실은 주방과 일체형으로 넓게 구성하고 밝은 분위기로 마감했다. 임대 세대 방. 위생 공간은 편안하고 깔끔한 스타일로 무난하게 연출했다. 2층 복도 앞에 휴식이나 야외 파티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넓은 발코니를 마련하고 깔끔하게 합성목재 데크를 깔았다. 2층 임대세대의 복도와 필로티. 특히, 주인 세대 2층에 건축주가 공들여 카페 분위기로 연출하고 소소한 기능을 부여한 가족실은 가족 모두가 좋아하고 가장 활용도가 높아 이 집의 포인트 공간으로 꼽는다. 영역을 분리할 수 있는 폴딩도어까지 설치해 필요에 따라 여럿이 어울리거나 한둘이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늑한 공간으로도 사용하게 했다. 부부는 쉬는 날 집에서만 지내고 산책은 부부와 거리가 먼 행위였다. 그런데 이곳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산책이 일상이 됐다고 한다. 쾌적한 환경과 자연이 부부의 산책 DNA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큰 볼륨으로 형성된 건물은 입면에 깊이와 폭을 다르게 설정해 입체감이 느껴진다. 박공지붕도 크기와 방향에 변화를 줘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건물처럼 보인다.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부부의 산책 DNA 이끌어낸 집 화성 주택
-
-
오행 풍수 인테리어 - 행운을 부르는 정원 꾸미기
- 주택 조경은 지기를 극대화해 건강을 도모하게끔 설계하는 것이 원칙이다. 땅의 기운과 오행상 상생인 수종을 식재하여 지기를 북돋고, 한국인의 체질과 인성에 맞는 생태적 동산이나 휴식공간을 꾸며준다. 전원주택단지라면 주변 역사·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단지 내에 기가 원활하게 통하도록 도로와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우선, 조경과 관련해서 우리 조상들의 가상에 대한 지혜 몇 가지를 소개한다. 땅의 지혜를 북돋기 위해 거북 모양의 조경 시설을 설치한 정원. 가상(家相)에서는 대문 앞에 큰 나무가 서 있으면 '한(閑)'자가 되어 화를 부른다고 한다. 문 앞에 큰 나무가 있으면 양기(陽氣)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고, 음기(陰氣)가 집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대문 앞에는 버드나무를 심지 않는다'라는 풍습이 전해진다. 나무는 사람의 출입을 방해하고, 벼락이 칠 위험이 있고, 벌레가 집 안에 들어오고, 낙엽이 떨어져 불편하기 때문이다. 또한 집 가까운 나무에는 귀신이 산다고 하며, 특히 대문 앞쪽의 큰 나무는 그늘이 넓어 피하고, 두 갈래로 뻗은 나무도 피한다. 그렇지만 대나무는 길상으로, 중국·일본 사람들은 집 둘레나 대문가에 키가 크지 않은 대나무를 심었다. 다음으로 집의 북서방(乾方)에 큰 나무가 있으면, 집을 지키고 행복을 주관한다고 보았다. 이것을 베면 큰 화를 당하고 후손이 끊어진다고 한다. 노거수(老巨樹)는 신령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베거나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북서방의 노거수는 여름에는 뜨거운 저녁 햇살을 막아주고, 봄에는 황진(흙먼지)을, 겨울에는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 주는 효과가 크다. 땅의 성격에 맞는 꽃나무를 심은 화단. 꽃나무는 땅의 기운과 꽃의 색깔이 음양오행(陰陽五行)인가 혹은 상극(相剋)인가를 비교하여 결정한다. 상극은 피하고 상생의 꽃나무를 선택한다. 정원에 큰 나무는 재앙의 근원정원에는 큰 나무를 심으면 '곤(困)'자가 되어 재앙의 근원이 된다고 보았다. 뜰 안에 큰 나무를 심으면 '곤궁할 困'자가 되어 집안이 쇠락한다. 특히 귀문·이귀문에 해당하는 북동쪽과 남서쪽의 방위에 나무가 있으면 더욱 흉하다. 채광이나 통풍을 가로막고 낙엽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크다. 또한 나무를 심으면 크게 자라니, 정원이 협소해져 활동 범위가 줄어든다. 따라서 옛날에는 정원을 후원에 주로 두었다. 그런데 현대는 앞에 정원을 가꾸어 식사, 놀이 등에 활용하는 뜰로 변모하였다. 정원에 나무가 많으면 유지·관리도 힘들고, 마당의 습기를 빨아들여 땅이 가물어진다. 뒷마당(후원)은 식품을 저장하는 장독대와 우물이 설치되어 안마당에 비해 한적하고 외부와 접촉이 거의 없음으로 꽃과 나무를 심어 정서적인 생활을 하였다. 후원은 한국의 전통 정원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특징이다. 후원은 뒷산에서 집으로 뻗어온 지맥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그 지기를 받아 훌륭한 인물이 태어날 것을 기대하는 풍수적 목적이 담겨 있다. 따라서 후원에는 대(臺)를 설치한 다음 수목과 석물을 이용해 수직 공간을 장식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설계된다. 후원의 낮은 단에는 계절마다 꽃이 피는 초화류를 심되 기화진수와 같은 요란한 것은 피하고 우리의 자생 꽃나무를 주로 심었다. 안채의 마루에서 바라볼 때, 정면에 초화가 보이도록 심으며, 더러는 다원(菜園)이 조성되기도 한다. 진입로 주변에 나무를 많이 심거나 못을 파면 흉하다. 음기를 불러 이상한 질병에 시달린다. 땅을 습하게 하지 말아야우리 조상들은 가운데뜰에 나무를 심거나 못을 파면 크게 흉하다고 보았다. 한 집에서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는 마당이 가운데뜰(중정 中庭)이다. 이곳에 나무를 심거나, 못을 파거나, 그밖에 땅을 습하게 하는 따위는 뜰의 기능을 막아 흉하다. 《산림경제》에는 "석류를 뜰 앞에 심으면 현자(賢者)가 태어나고, 또 후손이 번창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못이 집 안에 있으면 찬바람이 돌아 풍병(風病)을 앓게 한다고 보았다. 뜰의 연못은 항상 깨끗이 유지해야 모기나 벌레들이 살지 못한다. 따라서 배수구를 하수구와 연결시켜 배수가 완전히 되도록 배려한다. 또한 정원에 돌을 많이 깔면 음기(陰氣)를 불러 쇠한다. 정원에 돌을 많이 깔면 땅이 가진 힘, 양기·기쁨 등 '흙의 생기'를 억누르고 막는 결과가 되어 흉하다. 땅이 가진 생명력을 잃는다. 그 외에도 돌이 열을 부르고 집 전체의 밝은 분위기를 상하게 한다. 여름에 햇볕을 받은 돌은 섭씨 90도까지 뜨겁고, 돌을 빽빽이 깐 정원은 50도 가까이 온도가 올라간다. 또 돌은 열의 용량이 커서 낮 동안은 끌어모은 열을 좀처럼 놓지 않고 간직했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방출한다. 그 결과 여름이 무덥다. 또 겨울에는 밤 동안에 꽁꽁 언 돌이 한낮이 되어서야 풀리며, 주위의 열을 흡수해 더 춥다. 장마철이나 비가 내릴 때면 물기의 증발을 방해하고, 침침하고 우중충하며 습한 정원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수로나 냇물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면 크게 흉하다. 택지 안에 물을 끌어들이거나, 냇가에 집을 짓는 것은 흉하다. 냇물이 흐르면 그 언저리의 지대는 낮아 항시 물 피해가 염려된다. 개울가에 집을 지을 때는 성토하여 높이고, 건물 바닥도 되도록 땅에서 띄운다. 또 물가의 땅은 지반이 약하다. 앞에서 소개된 것 이외에도 대문에서 현관에 이르는 진입로와 정원에서 풍수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있다. 주로 고택의 경우에 해당되는 내용이나 현대에도 활용 가능한 것들도 많아 소개한다. ▲진입로는 일직선보다는 약간 구불구불하게 놓는다. 구곡수(九曲水)에 해당되어 부귀가 치렁치렁 열리는 길상이다.▲진입로 주변에 나무를 많이 심거나 못을 파면 흉하다. 음기를 불러 이상한 질병에 시달린다. 지기가 쇠약한 경우는 성토한 낮은 조산을 만들어 집 안에 생기를 키워준다. 땅의 성격에 맞는 음양오행의 꽃꽃나무는 땅의 기운과 꽃의 색깔이 음양오행(陰陽五行)으로 서로 상생(相生)인가 혹은 상극(相剋)인가를 비교하여 결정한다. 상극은 피하고 상생의 꽃나무를 선택한다. 먼저, 땅의 기운을 판단할 때는 수(水)가 최종적으로 빠져 더 이상 그 땅의 지형과 지질적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점의 방위를 판단하여 그 땅의 성격을 파악한다. 풍수적인 땅의 성격이 파악되면, 그 땅의 성격에 맞는 꽃 색깔이 정해진다. 음양오행상 목의 기운(木氣)이 강한 땅은 청색, 화의 기운(火氣)이 강한 땅은 적색, 금의 기운(金氣)이 강한 땅은 백색, 수의 기운(水氣)이 강한 곳은 흑색이다. 여기서 오행의 상생이란 수→목→화→토→금→수→목의 관계이고, 상극은 수→화→금→목→토→수의 관계이다. 따라서 땅의 기운이 수인 경우는 꽃의 색이 푸르고, 검고(석물), 흰 것은 상생의 관계이나 붉거나, 누런 것은 상극이라 흉하다. 목의 경우 검거나, 푸르거나, 붉은 것은 상생이고, 누렇거나 흰색은 상극이라 흉하다. 화의 경우 푸르거나 붉거나 누런색은 상생이나 검거나 흰색은 상극이라 흉하고, 금의 경우 누렇거나 희거나 검은 것은 상생이나 푸르거나 붉은 것은 흉하다. 땅의 기운이 쇠약하거나, 살기가 침입하는 경우 그리고 주변에 흉한 시설물이 있는 경우는 지기를 보충하거나 방살(放殺)의 지혜를 기울여 살기 좋은 집으로 바꾼다. 지기가 쇠약한 경우는 성토한 낮은 조산을 만들어 집 안에 생기를 키워준다. 또 살기가 강한 경우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키 낮은 나무를 심어 바람을 차단시키고, 주변의 흉한 시설물은 민간 신앙에서 쓰는 방법을 이용해 비보한다. 거북은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와 건물의 안전을 기원하며, 또 풍수적으로 큰돌을 집의 네 귀퉁이에 두면 이상한 재앙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 느릅나무를 미방(未方)에 심으면 잡귀가 넘보지 못하고, 느티나무를 신방(申方)에 심으면 도적이 들지 못한다. 또 석류나무를 뜰 앞에 심으면 현자가 태어나고, 자손이 번창하여 대길하다고 한다.기가 잘 순환되도록 하는 방위단독 전원주택뿐만 아니라 전원주택단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진입로는 단지 내로 기가 출입하는 주 공간으로 풍수적으론 매우 중요하다. 단지 내에 기가 가장 잘 순환되도록 하는 방위로 주 진입로를 두어야 한다. 물론 기존 도로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아래와 같은 사항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부지 전체를 사람의 몸으로 본 다음, 입과 코의 부위에 해당되는 지점을 주 진입로를 하고, 항문에 해당되는 지점을 부 진입로로 한다. 주 진입로는 주된 도로에서 차가 우회전으로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좌회전으로 진입한다면 신호 대기에 걸리거나 사고의 위험이 크다. 진입 대문은 그 단지의 얼굴이다. 따라서 주인이 자기 집에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도록 마중의 정이 담긴 문설주와 조명, 조형물이 필요하다. 부지의 성격에 따라 상생의 조형물은 다음과 같이 설치한다. ▲화기(火氣)가 강하면 해태상을 세워 진압한다.▲수기(水氣)가 강하면 조산(造山)을 쌓아 토기(土氣)를 높여 준다.▲목기(木氣)가 강하면 철 대문으로 목기를 제압한다.▲금기(金氣)가 강하면 붉은 조명등으로 화기(火氣)를 높여 준다. 단지가 들어선 고장마다 역사적 사건이 있고, 전설이 전해진다. 따라서 옛 것을 배우는 테마 공원을 조성하거나 현대식 생활에서 시골의 고향 정취를 맛볼 수 있도록 느티나무나 은행나무 정자 같은 조경을 설계한다. 또 수목도 부지의 기운을 북돋우는 상생의 꽃나무를 식재 배우고 즐기는 조경으로, 수세미·애호박·야생화 등 덩굴식물의 재배 시설을 갖추면, 그늘과 열매를 감상하는 넉넉한 행복감에 젖어 심신의 건강과 주민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고제희 님은고려대학교 생명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과 생태환경공학부 박사과정을 마치고, 2003년 대통령정책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기획단에서 풍수지리 자문 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매일경제 및 한국경제 TV, SBS, EBS 등의 방송사를 통해 생활 속의 풍수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며, 풍수전문포털사이트 www.21fengshui.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 주택&인테리어
- 인테리어
-
오행 풍수 인테리어 - 행운을 부르는 정원 꾸미기
집짓기 정보 검색결과
-
-
중정·선룸 가진 주택 사례 3-3
- 패시브하우스의 아늑함 돕는 선룸 강릉 주택 도란도래전원생활에 대해 막연한 걱정이 있던 부부는 직접 경험한 후에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넓진 않아도 자연을 담는 쾌적한 공간을 이루고자 열심히 찾고 또 공부했다. 두 사람의 노력은 편안하면서 아늑한 보금자리로 그 결실을 맺었다. 정리 편집부자료 전원주택라이프DB사진 남두진 기자 HOUSE DATA위치 강원 강릉시용도 단독주택건축구조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470.00㎡(142.18평)건축면적 112.96㎡(34.17평)연면적 145.44㎡(43.99평)건폐율 22.82%용적률 29.38%설계 및 시공㈜풍산패시브하우스1855-3898www.woodhomes.co.kr 대지는 단지 내에 위치한 한 곳에서도 가장 작은 면적이다. 건축주의 아내는 주변 집들로 인해 그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며, 이런 조건 속에서도 집이 주변과 잘 어우러지면서 소박하고 편안한 인상을 줄 수 있기를 바랐다고 한다. 업체 관계자도 이런 바람을 하나씩 풀어내며 형태를 잡아갔다. “건축주 부부가 원하는 집은 패시브하우스였습니다. 패시브하우스는 직접적인 난방설비의 도움 없이 최소한의 장치에 의존하면서 쾌적한 실내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목적이죠. 그러다 보니 건축주가 원하는 모든 요구를 외관에 구현하기가 제한적이에요. 이를 타협하고 실의 관계를 고려하며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느낌을 부여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선룸은 집의 가장 매력 포인트이자 건축주 부부의 고심이 반영된 결과다. “당초 선룸은 전체를 유리로 마감해 온실처럼 할까도 했는데, 전체 형태와 이질감을 최소화하고자 지붕과 기둥을 집에 맞춰 통일감을 주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어요. 지금은 접대 공간, 티타임 공간, 취미공간과 같이 다용도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건축주의 아내는 하루 중 자연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가장 좋다고 한다. 선룸과 거실에서 정원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거나 차 한 잔 옆에 두고 대관령 능선을 감상할 때 참 편안하다고 한다. 단지 내에 집 짓기를 계획하다 보니 이웃의 작은 일상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이는 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에 집중해 안으로 거둬들이려고 한다며 다시 한번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데크 위에 얹은 선룸 서산 언덕 위 하얀 집건축주 부부는 도심의 편의성보다 자연경관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서산 시내와 서해안고속도로 진입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부부가 놓치고 싶지 않았던 건 마당에서 바라보이는 바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갯벌, 그리고 산세가 부드러운 집 뒤편의 동산이다. 그렇다고 사는 데 크게 불편한 건 없다. 마트와 의료 등 기본 편의시설을 갖춘 읍 소재지가 10분 거리에 있다. 정리 편집부자료 전원주택라이프DB사진 이상현 기자 HOUSE DATA위치 충남 서산시지역/지구 보전녹지지역건축구조 ALC구조대지면적 750.00㎡(226.87평)건축면적 108.33㎡(32.76평)연면적 98.61㎡(29.82평)건폐율 14.44%용적률 13.15%설계창조종합건축사사무소041-664-7000시공 건축주 직영 부부는 단순하고 담백한 단층 주택을 바랐다. 거실과 인접한 넓은 데크 위에 선룸을 계획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평면은 부부가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공간만을 갖춘 약 32평 넓이에 오밀조밀하게 실을 배치했다. “아파트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아파트와 같은 평면 구조가 좋았어요. 그래서 기존에 살던 아파트 평면에서 살짝 변경해 공간을 계획했어요. 그리고 2층 주택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1층에서 생활하더라고요. 자식들이 매일 오는 것도 아니니 굳이 비용을 들여 2층에 방을 만들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 30평 정도면 1층에 여분으로 침실 하나를 둬도 둘이 살기에 충분해요.” 남북으로 긴 직사각형 대지에 주택을 남향으로 뒤로 물려 앉혀 전면에 넓은 마당을 뒀다. 외부 동선은 왼쪽 도로에서 주택 코너를 돌아 정면에 있는 현관과 선룸을 통해 실내로 이어진다. 공간 배치는 현관을 중심으로 좌측에 드레스룸과 욕실을 둔 서재 겸 게스트룸이 있고, 우측에 일체형으로 계획한 거실과 주방 그 옆에 드레스룸과 욕실을 갖춘 안방이 있다. 바닷가 풍경을 품은 거실 앞에 선룸을 설치해 포근하고 아늑한 외부 영역을 확보했다. 게스트룸, 공용 공간, 부부 공간으로 3등분한 주택은 단순하지만, 공간 구분이 명료하고 동선이 짧아 실용적이다. 담백한 외관과 단순한 실내는 돋보이기나 꾸미기 위한 게 아닌 오로지 부부의 삶의 궤적을 따라 최적화한 공간이다.
-
- 집짓기 정보
- 건축정보
-
중정·선룸 가진 주택 사례 3-3
-
-
제로에너지 기술 적용한 다양한 주택들 (2-2)
- 기본에 충실한 패시브하우스진천 ‘스페이스 원 SPACE ONE’충북혁신도시 내 단독주택단지에 집을 지은 젊은 건축주 부부는 “보편적이고 당연하게 집에서 누려야 하는 것들이 꿈과 이상이 되어 버렸다”는 현실이 집을 짓게 했다고 한다. 대지는 낮은 동산이 아늑하게 두른 단지 코너에 자리 잡고 주택은 기본에 충실한 패시브하우스로 지었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취재협조 나무집협동조합 HOUSE DATA위치 충북 진천군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혁신도시개발예정지구건축구조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481.50㎡(145.65평)건축면적 129.04㎡(39.03평)연면적213.35㎡(64.54평)1층 129.04㎡(39.03평)2층 84.31㎡(25.50평)건폐율 26.80%용적률 38.06%설계 건축주, 이루안건축사사무소시공 나무집협동조합 1811-9663 cafe.naver.com/namoohyup 설계 콘셉트는 거실 중심으로 하나의 공간이 완성되는 ‘스페이스 원 SPACE ONE’이다. 오랜 시간 공들여 건축주가 직접 준비한 설계 도면 가운데 2020년 9월 22일에 그린 ‘rebuild7 concept one’ 도면이 현재 집의 모티브가 되었다. 설계 내용은 △모든 공간이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짐 △숨을 곳이 있음 △프라이버시 보호하는 창호 위치 △재미있는 공간이다. 집을 잘 지으려면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에서 강조하는 ‘하자 없고 쾌적한 집’도 결국엔 기본 충실에 있다. 건축주가 패시브하우스 인증 주택을 선택한 이유다. 건축주는 패시브하우스를 짓는데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주택 성능과 실내 환경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에 집중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보이지 않은 벽과 지붕이에요.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표준 벽체와 별도로 BSC(Building Science Corporation) 조셉 스티브룩의 The Perfect Wall 주거용 벽체를 국내 실정에 맞춰 적용했어요. 외장재는 조적을 세라믹 사이딩으로 변경하고 실내는 라텍스 페인트 마감에서 가변형 방습지와 합지벽지로 변경하고, OSB 면에 단열재를 부착하려고 미네랄울을 이용한 외단열 건식 마감 공법을 사용했죠. 내단열재도 개방형 거실에 빔프로젝터와 홈시어터를 구성하려고 흡음성능이 좋은 미네랄울을 사용했어요.”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에도 실내는 늘 깨끗하고 쾌적하다. 유해 물질을 방출하지 않는 자재를 사용해 TVOC(휘발성유기화합물) 측정치는 건축 초기부터 0.500㎎/㎥ 이하였다. 블로워 도어 테스트 Blower Door Test는 0.15회로 패시브하우스 인증 기준인 0.6회보다 기밀성능이 4배 높았다. 기밀한 공간을 열 회수 환기장치로 매 순간 공기를 정화하니 창문을 열지 않아도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늘 1000㎎/㎥ 이하를 유지한다. 사계절 쾌적한 가족 놀이터양평 패시브하우스건축주 부부는 겨울에 영하 20도까지 떨어지고, 여름에는 30도가 훌쩍 넘는 기온차가 큰 양평에 살면서 난방비와 전기 요금에 대한 부담이 컸다. 이에 가족과 함께 사계절 쾌적하고 편안하게 보내기 위해 패시브하우스를 짓기로 했다. 설계 후 한국패시브협회에 의뢰해 에너지 컨설팅을 받고 패시브건축물 공식 인증을 받았다. 글 사진 박창배 기자취재 협조 빌드앤픽스 HOUSE DATA위치 경기 양평군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건축구조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538㎡(162.74평)건축면적 108.8㎡(32.91평)연면적188.35㎡(56.97평)1층 106.06㎡(32.25평)2층 81.75㎡(24.73평)다락 8.05㎡(2.43평)건폐율 20.22%용적률 35.01%설계.시공 빌드앤픽스 031-772-7204 www.buildnfix.co.kr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스한 집. 누구나 바라는 소망이지만 여기에는 가스, 기름 등 에너지 지출에 대한 부담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이 필요하다. 패시브하우스는 이러한 요건을 만족시키면서 사계절 실내 공기도 쾌적하게 유지해 준다. 건축비가 일반 주택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거주자의 심리적 육체적 생활 만족도는 훨씬 높다. 양평 주택 건축주 부부가 패시브하우스를 선택한 이유다. “양평군 옥천면에서 경량목구조 주택에서 살았어요. 겨울에 영하 20。까지 떨어지고 여름에는 섭씨 30。가 넘기도 하다 보니 난방비와 전기 요금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그래서 에너지 지출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단독주택이 주는 장점을 살리고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대안으로 패시브하우스를 짓기로 했어요.” 외벽과 지붕 단열재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셀룰로오스(하이셀)를 적용하고, 외단열은 이소바의 열교차단전용 두께 40㎜ 판재형 고밀도 글라스울(이소바)을 가로 세로로 겹쳐 두 겹으로 시공해 목구조 스터드의 열교를 최대한 차단했다. 내부는 기밀시공(프로클리마인젤로 제품)으로 했다. 건축설계 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지은창녕 패시브하우스 노을싸고 좋은 집을 지어주는 업체는 없다. 하지만 예산을 절감해 좋은 집을 지을 수는 있다. 40세 전에 집 짓기를 계획한 건축주 부부는 한정된 예산으로 패시브하우스를 짓기 위해 세심한 계획을 세웠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취재협조 로이하우스 HOUSE DATA위치 경남 창녕군지역/지구 제2종 전용주거지역건축구조 목구조(SIP 구조용 단열패널)대지면적 390.00㎡(117.97평)건축면적 65.52㎡(19.82평)연면적83.07㎡(25.13평/ 발코니 확장 14.63㎡(4.42평))1층 28.66㎡(8.67평)2층 54.41㎡(16.46평)다락 16.50㎡(4.99평)건폐율 16.80%용적률 21.30%설계 ㈜부강건축사사무소시공 로이하우스(㈜HB로이건설) 1644-0679 www.hblowe.com 주택은 창녕 시내 외곽 화왕산을 배경에 두고 자리 잡았다. 시골 정취가 흐르는 조용한 산자락에 앉힌 주택은 시원하게 창녕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시내와 가까워 출퇴근이 수월하고 주변 환경도 좋아 이곳을 선택했다. 이웃 어른도 젊은 부부가 들어온다며 반기는 분위기라 민원 걱정 없이 시공도 마쳤다. 집짓기 계획은 아내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주택은 가족의 건강과 쾌적한 환경을 위해 패시브하우스로 선택했다. 부부는 여러 업체를 꼼꼼히 살펴보고 건축에 SIP 패널을 사용하는 로이하우스에게 의뢰했다. SIP 패널이란 단열재 양면에 구조용 합판을 일체화해 벽체와 지붕 골조에 사용하는 자재로써, 단열과 기밀이 중요한 패시브 주택에 최적화한 구조용 단열패널을 말한다. 모든 패널은 자동화 시설을 갖춘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선 조립만 하기 때문에 치수 안정성이 뛰어나고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며 공기도 단축해 비용까지 절감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 관련 전문가들이 패널을 직접 조립해 시공 완성도도 높다. 이러한 합리적 비용과 제품에 대한 신뢰성이 로이하우스를 선택한 이유다.
-
- 집짓기 정보
- 건축정보
-
제로에너지 기술 적용한 다양한 주택들 (2-2)
-
-
공업화 주택 현황과 활용 사례, 전문가가 제안하는 두 가지 방향 (2-1)
- 집도 품질로 평가받아야 한다“주택의 공업화는 일정한 품질의 주택생산을 제1목표로 삼아야 한다”최근 목조 주택 건설시장에서 공업화 공법(모듈러 공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공법은 골조 또는 골조에 단열, 방수와 방습 또는 더 나아가 내화와 관련된 공정을 공장에서 제조해, 현장에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단기간에 조립해 세우는 시공방법이다. 다양한 패널 재료를 사용하는, 소위 패널 조립식 공법과 모듈러 공법 등이 널리 알려진 공업화 공법 중 하나고 OSC(Off Site Construction), 프리패브(Prefab), 패널 라이징(panelising), 프리컷(Pre-Cut) 등 다양한 개념들이 사용되고 있다. 진행 노철중 기자글 강태웅(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자료 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031-8067-7118 www.case-archi.com ▲ 용인시 처인구 메이플주택단지 내 주택들에 대한 품질 표시 정보 공업화 공법이 건설 현장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저 에너지 사용과 환경보호를 위해 탄소 사용을 줄이는 것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고, 점차 고급 기술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져 현장 시공의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현장 안전사고의 증가로 인한 부정적인 사회적 이슈도 한몫한다. 이러한 이슈로 인해 공업화 공법이 주택 건설시장에서 보편화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소비자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이 점을 짚어볼까 한다. 메이플 주택단지 내 15번째 주택. 차분한 색의 점토벽돌 타일로 마감된 외벽에 눈썹지붕을 남측에 매달고 서측에 노천탕을 계획했다. HOUSE DATA위치 경기 용인시 처인구 메이플 주택단지대지면적 480㎡(145.2평)건축면적 83.16㎡(25.16평)연면적 161.29㎡(48.79평, 다락 포함) 거실 공간은 온전한 사각형으로 설계해 가구의 배치를 통해 공간의 성격을 규정하게 했다. 공업화 공법의 단위 유닛은 3050mm로 환기장치와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하고도 충분한 층고를 유지한다. 부엌가구를 11자로 배치해 효율을 높였고 거실 쪽으로 창을 내어 가족과의 소통은 물론 음식의 운반도 수월하게 계획했다. 공업화 공법의 결과는 제품공업의 사전적 의미는 ‘농업, 임업, 어업, 광업 등을 통해 생산된 1차 재료를 가공해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다. 이렇게 제품을 만드는 일을 제조업이라고도 한다. 제조업은 수공업으로 시작해 증기기관의 힘을 이용한 1차 산업혁명, 전기모터를 사용한 2차 산업혁명 그리고 IT를 결합한 3차 산업혁명으로 발전하며, 자동화 생산의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제조의 수단과 방법은 변해왔지만, 공업의 핵심 개념이 ‘2차 가공을 통한 제조’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따라서 건설에 공업화 공법을 도입한다는 것은 건물을 세우는 과정을 제조의 과정으로 여기고 그 결과물을 제품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 글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그렇다면 제조 과정을 거친 제품의 미덕은 무엇일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과정을 통한 균질한 품질이다. 제조는 수작업으로 시작했고, 동력을 사용해 좀 더 빨리 많이 생산할 수 있었고,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오류가 적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생산하기 전에도 제품의 질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은 공업화 공법의 미덕이다.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들면, 자동차라는 제품의 미덕은 사고에도 승객을 지켜줄 튼튼한 골격을 갖춰야 하고, 빠르게 달리거나 신속히 멈출 수 있는 동력 체계와 감속 능력이 중요하다. 좋은 연비로 인한 경제적인 유지 보수비는 필수조건이다. 이 모든 품질을 생산하기도 전에 예측하고 홍보한다. 대량생산은 공기를 줄이고 생산량을 늘려 제품의 단가를 낮출 수 있다. 나아가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장점도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일부를 열어 시각의 답답함을 덜었다. 건축이 지향할 공업화 공법건축에서 공업화 공법은 새로운 방법이 아니다. 이미 20세기 초, 유럽의 일부 건축가들은 건축을 제조라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1925년 독일 스투트가르트의 바이젠호프라는 언덕에 기획되고 지어진 건축역사상 인류 첫 주택전시의 기획의도, 그리고 1928년 스위스에서 열린 인류 최초의 국제 건축가 대회인 CIAM 선언문에서 건축가들은 건축의 공업화를 주장했었다. 제조업의 개념을 건축에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축의 공업화는 공업의 역사보다 한 세기 정도 늦게 시작했지만, 그 이후 한 세기 동안 발전되어 온 시공방법이자 시공 태도다. 따라서 주택의 공업화는 앞서 언급한 제조와 제품의 미덕을 당연히 추구해야 한다. 공업화를 통해 빠르게 세워 공기가 단축되고 공사비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에서 공기의 단축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시공자와 의뢰인 모두 가장 중요한 미덕을 놓쳐서는 안되는데, 그것은 바로 제조의 결과인 제품, 건물의 질이다. 주택의 공업화는 일정한 품질의 주택생산을 제1목표로 삼아야 한다. 2층의 복도와 계단을 병치하여 공간의 변화를 주었고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끝에 뚫어놓은 천창은 시각적으로 흥미롭다. 주택의 품질지표주택의 품질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에는 무엇이 있을까? 건축법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다. 건축법에 규정된 것은 성능 규정과 시방규정일 뿐 건물의 품질을 규정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성능 규정과 시방규정을 따랐다고 해도 그것이 좋은 품질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최소한의 규칙과 기준일 뿐이다. 좋은 품질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제조의 과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필자는 주택이라는 제품의 품질을 4가지 지표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바로 에너지 효율, 골조의 품질, 기밀도 그리고 실내 공기의 질이다. 자녀방의 층고는 상당히 높다. 공간의 높이와 창의성을 비례한다는 공간 이론을 반영한 결과다. 북측에 낮은 창을 두고 앉을 수 있는 수납가구를 설계하여 자연스럽게 대지 옆 낮은 동산을 응시하게 했다. 1 에너지 효율에너지 효율은 가장 달성하기 쉬운 지표다. 에너지 효율은 제조 생산에 들어간 재료와 설비의 물성·물량·성능으로 예측 판단이 가능하다. 물론 실제 사용 시 에너지 효율과는 다를 수 있다. 왜냐하면 보통 에너지 효율을 산정할 때 사용자 수, 실내 온도, 습도 등의 기준을 설정해 놓고 한다. 어느 정도 주택의 에너지 성능을 예측할 수는 있지만, 실제 거주할 거주자에 따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2 골조의 품질골조의 품질은 두 번째로 달성하기 쉬운 지표다. 모든 합법적인 건물은 구조설계를 한다. 이미 건물의 골조품질은 예측이 되어 있다. 구조설계대로 성실하게 지으면 된다.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재료는 기성 재료다. 따라서 더더욱 골조의 품질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고 달성도 쉽다. 필자는 주택 시공의 공업화에 가장 적합한 재료를 나무라고 생각한다. 인류가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는 한정적이었다. 형상이나 물성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나무, 철 그리고 흙이다. 흙은 콘크리트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중 비교적 일정한 품질의 재료는 시공 시 물을 사용하지 않는 재료인 철과 나무 정도다. 콘크리트는 좋은 재료지만 물과 여러 가지 골재를 섞어 비율을 맞춰야 하고, 양생이라는 숙성과정을 거치기에 손이 많이 가는 재료다. 균질한 품질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관리와 노력이 수반된다. 철도 좋은 재료지만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많이 내뿜고 가격도 높고, 무거워 다루기도 어렵다. 건물에 사용되는 목재는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한 기성제품이고 가볍고 다루기도 쉽다. 더욱이 관리만 잘하면 영원히 생산 가능한 자원이다. 철과 나무는 공장에서 매뉴얼대로 만들기 때문에 공업화 공법에서 골조의 품질을 유지하기가 쉽다. 현장 조립 시 품질의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으나, 인력으로 하기 때문에 이 역시 공업화 공법에서는 치밀하게 매뉴얼화할 수 있어 현장 시공에 비해서는 오류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3 기밀도공장에서 생산한 골조의 정밀함, 현장에서 정확한 조립 그리고 방수·방습을 위한 시공과 단열이 신중하게 조합되어 구축되면 좋은 기밀도가 측정된다. 기밀도는 집에 웃풍이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정도를 가리킨다. 공중파 주택관련 방송에서도 언급해 포탈 검색순위에 올라갈 만큼 꽤 알려진 지표이지만, 가장 달성하기 어려운 지표기도 하다. 기밀도가 높은 집일수록 실내 거주환경에 변화를 주는 변수가 적기 때문에 사용자의 뜻대로 실내 거주환경을 조성할 여지가 많아진다. 우리가 공업화 제품을 쓰는 이유는 품질의 일관성이 편의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기밀도가 높다는 것은 집안으로 미세·초미세 먼지, 차갑거나 뜨거운 공기와 수증기가 들어오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 밖의 환경이 집안의 환경에 영향을 덜 준다는 의미고, 집안의 공기질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나타낸다. 집안의 공기질이 일정하다는 것은 역으로 단점도 있는데, 수시로 창을 열지 않고서는 실내공기의 질을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창을 열면 에너지를 뺏기고 각종 먼지들이 유입된다. 기밀도가 높은 집은 에너지를 뺏기지 않으면서 환기를 하는 ERV (Energy Recovery Ventilation system, 에너지 환수 환기장치)가 필수로 설치되어야 한다. 환기 방법은 창 환기와 ERV, 두 가지로 결정되어 있는데, 이것은 환기 방법과 환기 시간은 결정권이 온전히 사용자에게 있다는 의미다. 사용자가 거주환경을 예측하고 의도대로 조성할 수 있다. 4 실내 공기 질마지막 지표다. 기밀도가 높은 집일수록 실내 공기질을 통제하기가 쉽다. 온도와 습도는 생활습관에 따라 개선 가능한 공기질 지표이나 이산화탄소농도, 휘발성유기화합물, 농도먼지량은 개선하기가 어려운 지표다. 특히, 이산화탄소농도는 사용자가 끊임없이 방출하고 있어서 계속 증가한다. 취침 시에는 환기가 안 되어 속수무책이다. 일상용품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도 끊임없는 환기가 방법이다. 먼지는 실내에서도 발생하지만 실외에서 유입되기도 한다. 먼지의 실외 유입은 기밀도가 높으면 쉽지 않다. 실내 먼지는 환기 또는 공기청정기로 대처할 수 있다. 결국 기밀도와 환기장치는 하나로 묶여 작동해야 하고 좋은 실내 공기질이 그 결과다. 필자가 제안한 주택의 품질을 판단하는 4가지 지표는 모두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공업화 공법으로 설계되고 시공 계획이 확정된 주택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범위 내로 예측 가능해야 한다. 공업화 공법이 지향해야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공업화는 싸고 빠른 집이 목표가 아니다. 현장 공사기간을 현저히 줄여 환경 폐기물과 안전사고를 낮출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품질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 개별 제품(주택)의 품질이 일정하고 이로 인해 건강한 거주 환경을 제공하는, 제품으로서 집을 생산하는 것, 이것이 공업화 공법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고 의뢰인들이 설계자와 시공자에게 요구해야 할 사항이다. 강태웅(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단국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교수로서 2017년 학내벤처기업으로 ㈜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설립, 목조공업화 공법에 관련한 특허를 출원등록해 기술개발과 적용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건축 관련 학회인 대한건축학회와 전문학회인 한국건축시공학회의 목조건축위원회 위원장으로 목조건축활성화를 위해 노력중이다.031-8067-7118 kangtaewoong@gmail.com
-
- 집짓기 정보
- 건축정보
-
공업화 주택 현황과 활용 사례, 전문가가 제안하는 두 가지 방향 (2-1)
-
-
[21년 12월 특집 4] 나무로 틀과 안을 채운 파주 수오서재
- 나무로 틀과 안을 채운 파주 수오서재 가문비나무로 구조와 인테리어를 이루는 수오서재는 파주에 위치하는 출판사 사무실 용도로 지은 건축물이다. 이곳을 설계한 건축가 최삼영 소장은 책을 만드는 종이와 동일한 유전자인 나무를 이용해 건축물의 구조와 실내공간을 채웠다. 그리고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직원의 아이들을 배려한 융합 공간을 계획해 넣었다. 글 사진 최삼영(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 진행 이수민 기자 사진 석정민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파주시 서패동 구조 목구조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생산관리지역 건축규모 지상 2층 건축용도 제2종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482.00㎡(145.80평) 건축면적 98.57㎡(29.81평) 연면적 180.61㎡(54.63평) 건폐율 20.45% 용적율 37.47% 설계 ㈜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최삼영 02-3143-0057 www.kawadesign.net 시공 ㈜수피아건축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알루징크 거멀접기 벽 - 시멘트벽돌, 루나우드 사이딩 내부마감 천장 - 노출목구조, 아라우코 합판 벽 - 아라우코합판, 석고보드 2겹 위 친환경수성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 마당에서 본 사이 공간. 반 층씩 물리는 스킵 형 단면을 가지며 중앙에 위치한 사이 공간으로 순회하는 동선을 가진다. 종이와 나무 그리고 1.8m의 경사 이곳은 책을 만드는 회사다. 책은 종이로 만들어지며 종이와 나무는 동일한 유전자다. 이 건물의 구조는 가문비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실내마감도 동일한 색상과 질감의 원목과 합판으로 구성하였다. 1.8m의 고저차를 가진 기다란 대지에 지어지는 건물은 대지의 형상에 순응하여 반 층씩 물리는 스킵 형 단면을 가지며 중앙에 위치한 사이 공간의 빛과 산딸나무를 중심으로 순회하는 동선을 가진다. 연결되고 분리되는 가변적 공간. 외부로 열린 복도. 휴식이 되는 창.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처마 밑의 창은 직원들이 외부 풍경을 바라보며 걸터앉아 책을 볼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된다. 아이들과의 업무 직원들의 가족 중 또래의 어린아이들이 몇 있다. 아이와 같이 출근한 엄마 아빠를 배려해 숲을 배경으로 외부 놀이 공간을 두었다. 마당에서 뛰어놀고 들어온 아이들을 위해 샤워 가능한 화장실과 작은 부엌도 고려해 주었다. 적당한 개방감의 칸막이는 근무 중인 부모를 안심하게 할 것이다. 담장 너머의 사이 공간 야트막한 담장으로 켜를 두고 오목한 사이 공간을 통해 출입하며 내부의 이동은 늘 사이 공간을 중심으로 순회하게 만들었다. 사이 공간에는 다간의 산딸나무를 심었다. 외부 색상의 통일감 또한 시선을 모은다.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깊은 처마의 지붕과 외벽은 시멘트 벽돌의 회색 느낌으로 통일 시켰다. 공간을 통합하는 스킵플로어. 구조와 일체화된 책장. 공간을 통합하는 반 층씩 걸친 계단. 구조재 책장 메인이 되는 사무공간은 4.8m 높이의 책장이 구조로 사용되며 평균 층고가 3.6m 넘는 개방감에 초점을 둔 공간이다. 89×265 구조용 공학 목재를 반으로 켜낸 수직재와 38×265 수평재는 구조인 동시에 내부 책장으로 사용하여 구조와 인테리어로 일체 시켰다. 평균 층고가 3.6m를 넘는 메인이 되는 사무공간은 4.8m 높이의 책장이 구조로 사용된다. 목구조를 그대로 드러낸 목재 커튼월. 따뜻하고 차분한 목재 마루. 봄여름에 하얀 꽃 조경은 건축의 마무리 단계다. 수오서재의 조경은 봄, 여름에 하얀색 꽃이 피는 나무로 전체 개념을 잡았다. 하얀색 꽃들의 합창과 가을이 되면 각자의 색으로 맺는 열매와 낙엽의 독창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나무와 지피뷰의 조화로운 동산이 해를 거듭하며 마당을 풍성하게 채워줄 것을 기대한다. 1층과 2층 사무공간이 한눈에 들어오는 사이 공간과 산딸나무. 수오서재는 1.8m의 고저차를 가진 기다란 대지에 지어졌다. 건물은 대지의 형상에 순응하여 반 층씩 풀리는 스킵 형 단면을 가진다. 정적임 속 작은 역동감을 표현한다. 벽돌과 루나우드 사이딩 외장 마감재가 내유외강의 차분한 느낌을 표현한다. 스프러스 글루램과 팀버재로 만든 책장 수오서재는 출판사 사옥이라는 특성을 살려 종이와 동일한 유전자인 나무로 집을 지었다. 건물 구조는 가문비나무를 이용했고, 실내마감도 동일한 색상의 질감의 원목과 합판으로 구성하였다. SIP : 구조용 단열 패널 단열은, 지붕과 층간 슬라브는 SIPStructural Insulate Pannels로 시공하였다. SIP 구조는 EPS 단열재를 사이에 끼고 구조용 합판을 양면에 접착시킨, 단열과 구조를 동시에 해결하는 경제적 구법이다. 목재 커튼 월 시공 보와 기둥을 포함해 창문틀 또한 구조용 집성재를 사용했다. 구조적 역할과 더불어 인테리어로 활용하여 실내는 온통 나무의 향기와 색으로 통일되었다.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처마 밑의 창은 직원들의 외부 풍경을 바라보며 걸터앉아 책을 볼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된다. (턱 높이 450㎜ 창 깊이 600㎜) 최삼영(가와건축사사무소/건축사) 가와종합건축사무소를 개소하고 운영 중인 대표 건축사다. 자연과 삶, 건축과 지역의 관계를 고민하며 소규모 단독주택부터 타운하우스, 대규모 현상 설계까지 영역을 두지 않고 작업을 진행한다. 대한민국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4회, 아시아건축상(ARCASIA AWARD) 금상 2회, 대한민국 토목건축대상 최우수상, 서울시 건축상,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 등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했다. 02-3143-0057 www.kawadesign.net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21년 12월 특집 4] 나무로 틀과 안을 채운 파주 수오서재
-
-
['20년 1월호 특집] 2019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 부분 우수상 '세마당집'
- 세 개의 마당, 삼대의 3층 집 세마당집 우수상 수상작 ‘세마당집’은 세 개의 마당을 가진, 삼대를 위한, 3층짜리 집이다. 건축주는 집이 주변과 잘 조화를 이루되 화려하거나 과장되지 않길 바랐다. 그 바람대로 주변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면서 과장스럽지 않지만 풍부함을 품은 집이 됐다. 자료제공 대한건축사협회 02-3415-6800 www.kira.or.kr HOUSING DATA 위치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일반 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건축규모 지상 3층 대지면적 736.00㎡(222.64평) 건축면적 367.88㎡(111.28평) 건폐율 49.98% 연면적 659.72㎡(199.56평) 용적률 89.64% 설계 임영환, 김선현 디림건축사사무소 02-703-6784 www.dlimarch.com 시공 ㈜이안알앤씨 02-3482-5785 사진 박영채 작가 3+3+3 우수상 수상작 ‘세마당집’의 대지는 서쪽 동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웃집들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이 작은 둔덕은 집의 배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건물을 대지의 모양에 맞추고 동산을 향하는 축과 평행하게 앉혔다. 여러 개로 나누어진 공간들이 중첩되지만 서로 간에 시야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가장 서쪽, 동산 바로 앞에 배치된 서재는 오히려 마당을 둘로 나누고 깊이에 따른 공간의 위계를 만들어 마당에 쓰임새를 더했다. 동서 방향으로 긴 대지 모양 덕분에 집의 모든 실이 남향 빛을 받는다. 세마당집은 삼대를 위한 마당 세 개의 3층 집이다. 자연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건물을 대지 모양에 맞췄다. 서재 외경. 1층은 마당을 중심으로 둘로 나누어져 있다. 1층은 마당. 동서 방향으로 긴 대지 모양 덕분에 집의 모든 실이 남향 빛을 받는다. 텃밭마당·잔디마당·흙놀이마당 동산에서부터 시작된 경사는 대지의 길이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두 개의 단을 만들어 주었고 수직으로 세대를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이 집의 세 개 마당의 의미는 상당히 유연하다. 대문 안 화강석 마당, 게스트룸 앞 마사토 마당, 식당 앞 잔디 마당이며, 또한 아이들을 위한 흙 마당, 어른을 위한 잔디마당, 안주인을 위한 텃밭 마당이며, 때로는 1층, 2층, 3층 마당으로 단순하게 구분할 수도 있다. 건축가는 의도를 갖고 마당을 구분해 설계했지만, 해석은 이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맡긴 것이다. 그렇게 필요에 따라 마당이 되기도 하고, 정원이 되기도 하며, 그냥 통로가 되기도 한다. 현관에서 게스트룸 방향으로 바라본 모습. 1층 게스트룸은 주로 분가한 자식 세대가 사용하는 방으로 툇마루를 통해 마당으로 이어진다. 2층 서재. 2층은 넓은 플랫폼을 형성하면서 집 전체를 하나의 순환 동선으로 엮는다. 하나의 대문, 두 개의 현관 1층 중앙의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지붕이 있는 사이 마당과 마주한다. 마당 양옆으로는 두 개의 현관이 있다. 이렇게 대문에서 출입구를 둘로 나누었기 때문에 세대 간 개별 동선이 구성됐고, 자연스럽게 앞마당이 만들어졌다. 오른쪽 현관은 2세대 부부가 사용하는 전용 출입구이며, 주차장과 연결되어 2층의 서재와 작업실, 3층의 침실 공간으로 이어진다. 왼쪽 현관은 이 집의 주 출입구이며 1층 게스트룸, 2층의 거실과 식당으로 연결된다. 1층은 마당을 중심으로 둘로 나누어져 있지만 2층은 넓은 플랫폼을 형성하면서 집 전체를 하나의 순환 동선으로 엮는다. 1층 게스트룸은 주로 분가한 자식 세대가 사용하는 방으로 툇마루를 통해 마당으로 이어진다. 2층으로 올라가면 계단 양 옆으로 두 개의 거실이 있다. 식당 앞 마당. 두 거실을 관통하는 시선은 마당과 서재를 넘어 서쪽 둔덕의 자연으로 이어진다. 거실 두 개 중 하나는 할머니가 하루 종일 일과를 보낼 거실이고, 다른 하나는 대가족을 위한 공용 거실이다. 하나의 계단, 두 개의 거실 주 출입구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계단 양옆으로 두 개의 거실이 있다. 하나는 할머니가 하루 종일 일과를 보낼 거실이며 다른 하나는 대가족을 위한 공용 거실이다. 할머니 방에서 나와 건물의 반대편 끝을 바로 보면 두 개의 거실을 관통한 시선은 마당과 서재를 넘어 서쪽 둔덕의 자연으로 이어진다. 초기 계획단계부터 상상했던 가장 인상적이고 풍부한 조망과 공간적 경험이 가능한 선이며, 하나의 공간처럼 연결되어 있지만 관입과 중첩을 통해 내외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신발을 신지 않은 일상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길이다. 공간의 깊이는 결국 내 몸의 개입으로 변화한다. 길이는 절대적이지만 척도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이 거실은 거대해 보이거나 길어 보이지 않는다. 3층 욕실. 욕실에도 자연 풍광을 즐길 수 있다. 3층 욕실 앞 복도. 세마당집 복도는 신발을 신지 않은 일상의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3층 침실. 세마당집은 풍부한 조망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20년 1월호 특집] 2019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 부분 우수상 '세마당집'
-
-
【전원주택 설계】 두 가구가 어울려 사는 모던 하우스(55평/27평)
- 두 가구가 어울려 사는 모던 하우스 - 창원 경량 목조주택창원 주택의 콘셉트는 두 가구가 어울려 사는 집이다. 스타코 외장재와 점토 기와 지붕재에다 부분적으로 인조석을 포인트로 시공했으며, 전면부 벽체에 날개를 달아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배가시켰다.정리 윤홍로 기자 건축 정보위치 경남 창원시건축구조 경량 목조주택건축면적 가동 -152.16㎡(46.11평) 나동 - 93.85㎡(28.44평)연면적 가동 -183.10㎡(55.48평) 포치 28.11㎡(8.52평), 베란다 3.84㎡(1.16평) 나동_90.25㎡(27.35평) 포치 3.60㎡(1.09평), 덱Deck 32.17㎡(9.75평)외장재 스타코, 인조석지붕재 점토 기와설계 및 시공 ㈜로하스홈 02-597-4560~2 www.lhome.co.kr 가동 152.16㎡(46.11평)은 건축주의 취향을 반영해 1층 오픈 천장을 비롯해 2층 계단실 벽체와 천장, 주방 등에도 원목 루버를 많이 적용했다. 거실 측면 벽체를 인조석으로 시공하고, 한쪽 벽면 벽체를 책꽂이로 활용함과 동시에 컬러 매치를 통해 온화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아이들의 공간인 2층에선 1층 거실의 루버 천장과 벽체가 이어지므로 1층과의 동질감은 물론 차분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느끼도록 했다. 자연광을 충분히 받는 곳에 배치한 1층 부부 욕실과 2층 아이들 욕실은 최대한 밝고 깔끔하게 디자인했다. 본연의 기능을 강조해 거실과 분리 배치한 주방/식당은 화이트 컬러 가구와 타일이 조화를 이룬다.나동 93.85㎡(28.44평)은 입면 디자인이 가동과 유사하며, 화이트 톤을 주조로 한 인테리어 역시 세련되고 모던하다. 동산을 병풍 삼아 소개천을 내려다보는 배산임수 지세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몰로스Tmolos’를 테마로 계획한 주택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목조주택의 온화한 분위기를 살린 가동과 나동의 거실 거실과 사선으로 배치한 가동의 거실과 주방 화이트 톤으로 모던하고 세련되게 꾸민 나동 복도 / 원목버를 적용해 목조주택 분위기를 발산하는 가동 2층 / 모자이크 타일을 활용해 깔끔하게 꾸민 욕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
- 집짓기 정보
- 주택설계
-
【전원주택 설계】 두 가구가 어울려 사는 모던 하우스(55평/27평)
-
-
【전원주택 짓기】 나의 작은 집 짓기 이야기 ④〈현직 건축사의 내 집 짓기〉
- 외부 공간 및 조경 계획앞으로 3회에 걸쳐 필자가 작은 집을 짓기 위한 설계 계획에 관련된 글을 정리해볼까 한다. 집은 허가면적 약 28평으로 작지만, 계획하면서 가족과 함께 대화하며 나눴던 고민들은 작지 않았던 것 같다. 글 이동헌010-3465-3264 ■ 외부 공간 계획: 그늘 어떻게 할까? 단독주택을 설계하는 일을 하면서 느낀 점 하나는 생각보다 단독주택 옥외 공간 활용이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다. 추은 겨울은 옥외 활동이 어렵다 하더라도, 봄부터 가을 까지는 정원에서 식사도 하고 휴식도 취하며 다양하게 옥외 활동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설계 했던 단독주택을 다시 가보면 의외로 옥외 공간 활용이 잘 안 되는 것을 발견한다. 그 이유야 건축주 사정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추측해 보건데 프라이버시와 그늘이 주요 원인 중 하나 아닌가 생각해본다. 마당에서 고기를 구어 먹거나 쉴 때 마당 앞 도로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사생활이 노출되니 마음 편히 활동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적절한 옥외 그늘 공간이 없으면 한여름 햇볕은 말할 것도 없고, 따가운 봄볕 아래에서 식사하는 게 쉽지 않다. 더러는 파라솔을 사용해 그늘을 만들어 보지만, 태양이 한 자리에 머물지 않아 파라솔 한두 개로 충분한 그늘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한두 번은 파라솔을 이용해보지만 햇볕 차단이 쉽지 않고 불편해 점점 옥외 활동을 접게 되는 듯싶다. 그래서 필자는 집을 설계하면서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는 곳에 의도적으로 건물을 이용한 그늘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오전10시 건물그림자 정각12시 건물그림자 오후2시 건물그림자 오후4시 검물그림자 위 그림은 5월 중 시간대별 건물 그림자 시뮬레이션이다. ※점선 원 표시 부분이 건물 주방과 연결된 뒷마당의 한 부분이다. 낮에도 뒷마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그늘이 지게 계획했다. 오후의 서양 볕을 차단하기 위해 건물 좌측(서측) 일부분을 북쪽으로 돌출시켰다. ※오후 4시경의 그늘을 가까이서 본 그림이다.4인용 테이블이 위치한 곳이 가족의 옥외 식당 공간이다. 북측 면에 낮은 동산이 있고 수풀이 울창해 프라이버시를 차단하는 데도 매우 양호하다. 집을 짓고 2년을 지내보니 한여름엔 햇볕이 워낙 강해 그늘이 있어도 야외 활동은 힘들었다. 그러나 사생활을 보호받는 공간에 건물을 이용한 일정한 그늘도 있으니 밖에 나와 쉬는 게 부담스럽지도 않고 자주 활용하게 된다. 건물 짓기 전엔 인위적으로 건물을 이용한 그늘을 만들다가 영구 음영 부분이 생겨 뒷마당 바닥과 벽에 이끼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다행히, 계획단계에서 시뮬레이션대로 동쪽 아침 햇볕이 한두 시간 정도 뒷마당 구석구석을 내리쬐어 영구 음영 부분은 생기지 않았다. 단독주택을 지을 때 옥외 활동까지 생각하다면, 건물을 이용한 그늘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 보길 권한다. 물론 마당에 파고라나 커다란 수목을 이용해 그늘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건물을 이용하면 실내와 동선 연계성이 유리하고 비용도 줄이는 장점이 있다.■외부공간계획: 외부 공간 구성 집 대지면적은 약 78평이다. 건축면적(대지에서 건물이 차지하고 있는 면적)이 17평이 채 안 되니 사용가능한 옥외 공간이 61평 정도다. 건축면적에 비해 활용하는 외부 공간 면적이 상대적으로 매우 넓다. 어려서 마지막으로 살던 단독주택의 대지 면적이 30평이었고 건축면적이 20평이었으니 마당이 10평도 채 안 되었을 것이다. 생전 어머니가 화초를 유독 좋아해 10평도 안되던 마당에다 나무와 꽃을 빽빽이 심어 마치 화원 같았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집에 비해 거의 6배나 넓은 마당을 소유하고 됐으니 어머니가 계셨다면 마당을 보고 무척 부러워 하셨으리라. 시골에 위치한 전원주택에선 마당이 60평이라면 크다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도시지역에선 결코 작지 않은 마당일 듯싶다. 단독주택을 짓고 살게 되면 옥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그러한 마음속 그림들을 풀어내기에 부족하지 않은 외부 공간 면적이다. 탁구?축구?배드민턴?자전거?텐트?야외식사?휴식?차 한 잔?담소?옥외 작업?텃밭?잔디?나무와 꽃 가꾸기?소낙비 감상?마당에 물 뿌리기?한여름 밤의 그네?해먹 등 아파트에선 누리기 힘든 단어들을 떠올리며 건물 내부 기능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옥외 공간구성을 해봤다. 외부 공간에서의 활동도 내부와의 연계성이 원할 해야 불편함이 없다. 그러므로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아래 그림은 외부 공간 구성을 간단한 조닝으로 표현해 본 것이다. 외부 공간에서의 할동도 내부와의 연계성이 월할해야 불편함이 없다. 그러므로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 옥외 작업 공간 단독주택에서 살게 되면 왠지 작업할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았다. 사소한 건물 수리 또는 관리를 위해서도 옥외 작업 공간이 필요하리라 생각했다. 또한, 아내의 가사노동과 관련해서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러한 작업 관련한 집기들을 보관할 창고를 옥외 작업 공간 한쪽에 조립식으로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전과 배수구는 옥외 작업 공간 부분에 설치하도록 했다. 사생활을 보호받는 공간에 건물을 이용한 일정한 그늘도 있으니 밖에 나와 쉬는 게 부담스럽지도 않고 자주 활용하게 된다. ▶ 후면 덱 옥외활동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질 장소로 생각했다. 탁구대도 놓고 가족이 함께 음식을 해먹고 텐트도 칠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했다. 덱 크기도 가로 8.7m×세로 4.3m정도 되므로 이러한 활동을 하기에 충분할 것 같았다. 당연히 건물 내부 기능과 연속성을 유지하는 동선으로 계획해야 했다. ▶ 예비 공간 옥외 활동은 다양한 집기가 수반될 수밖에 없어 생각 보다 수납공간이 더 필요할 것 같았다. 수납공간이 조립식 창고나 후면 데에서 모두 해결 되지 못할 경우에 예비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 할 생각이었다. ▶ 자전거 보관 단독주택에 살게 되면 자전거는 당연히 따라 오게 되는 필수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 집엔 3대있다. 적절한 보관 장소를 만들지 않고 외기에 노출시키면 자전거가 쉽게 녹이 슬고 노후해 질 우려가 있어 자전거 보관 장소를 별도로 구획했다. ▶ 전면 덱 전면 덱에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가족 간에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 생각했다. 식당 및 전면 마당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계획했다. ▶ 2층 후면 덱 거실과 연결되는 2층 후면 덱은 필자만의 휴식공간으로 생각했다. 평상 위에서 어줍잖은 실력의 기타를 쳐보거나 평상에 누워 한가히 쉬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 2층 전면 덱 안방과 연결되는 2층 전면 덱은 아내의 휴식공간으로 생각했다. 아내의 작업공간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안방 한쪽에 옹색하게 앉혀지게 돼서 덱으로 보완 했다. 일하다 잠시 쉬면서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상상했다. ▶ 프로그램주차장 주차법규상 1대의 주차구획이 필요했다. 주차장을 확보해 주차법규를 충족시키면서 한편으론 주차장이 비었을 때, 마당 역할도 하도록 계획했다. 또한, 추후에 증축할 경우가 생기면 주차장 구획을 피로티로 처리해 주차장 상부에 건물을 증축하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 앞마당 딸아이가 축구를 매우 좋아한다. 대지 경계 한편에 미니 축구 골대를 놓고 잔디 마당에서 축구하는 것이 딸아이의 꿈이었다. 앞마당에선 축구?배드민턴과 같은 운동을 하고, 더운 여름날엔 물 분무기를 뿌려 놓고 물줄기를 감상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집은 주거하는 사람들이 실내.외 활동 공간을 이동할 수 있어야 하고, 그에 수반되는 도구나 물품들도 편하게 이동할수 있어야 한더 ■ 외부 공간계획: 동선 계획 위 그림(첨부09)은 사람과 물품(음식, 집기)의 동선을 표시한 그림이다. 동선의 모양을 프리핸드 스케치로 표시한 것이라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복잡한 내용은 아니다. 분홍색의 선은 사람의 이동을, 파란색 선은 물품(음식 또는 집기)의 이동 동선을 표시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굵게 그린 부분은 동선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거라 생각한 부분이다. 사람의 활동 대부분은 여러 도구 등을 필요로 한다. 옥외에서 식사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여러 종류의 음식과 집기가 실내 공간과 외부 공간 사이를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이동해야 하는 집기의 양이 생각보다 많음을 알게 된다. 그런 이유로 옥외 활동을 하기 위해 단순히 공간만 확보하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활동에 수반되는 집기나 도구들이 옥외 활동에 쉽게 연결 될 수 있어야만 옥외 활동도 수월히 이루어진다. 옥외 활동의 많은 부분이 단독주택 실내 기능과도 연계성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어 실내 기능과 옥외 활동 기능의 연계성에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집은 주거하는 사람들이 실내?외 활동 공간을 이동할 수 있어야 하고, 그에 수반 되는 도구나 물품들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위 그림에서 보면 후면 덱으로 사람 이동을 위한 후문을 설치했다. 또한, 후면 덱은 주방 동쪽 창문을 배선대로 이용해, 실내에서 덱으로 음식과 집기 등이 쉽게 이동되도록 설계했다. 또한, 옥외 작업 공간에 조립식 창고를 둬 후면 덱에서 활동하는데 필요한 집기들을 보관하도록 했다. 단독주택을 계획할 때 설계사무소에서 그려준 평면을 눈으로만 볼게 아니라 색연필을 가지고 예상되는 동선을 도면 위에 그려보길 권한다. 도면 위에 사람, 음식, 집기 그리고 물품 등의 동선을 그리다 보면 도면을 눈으로만 볼 때 놓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또한, 동선 스케치를 하면서 중간 중간에 스케치를 멈추고, 멈춘 지점에서 시야가 어떻게 펼쳐지는 지 상상해보면, 유기적인 동선 계획 뿐만 아니라 풍성한 공간감도 만드는 능력을 키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실내 공간에 중점을 둔 아파트 평면과 달리 단독주택에선 실내와 실외 공간을 연결하는 동선 계획이 설계 계획의 중요한 요소다. 식재 계획의 주안전믕ㄴ'실내에서 잘 보니응 곳에 나의 가족이 원하는 나무를 심는 것' 글;고 '계절에 따른 변화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였다 ■ 외부 공간 계획: 조경 및 포장 계획 집 뒤편에 낮은 산이 있고 거기에 커다란 수목과 우거진 수풀이 있어 조경 식재를 많이 심을 계획은 없었다. 필자는 라일락, 아내는 목련과 백일홍, 아들은 단풍나무, 딸은 벚나무만을 원했다. 식재 계획의 주안점은 ‘실내에서 잘 보이는 곳에 나의 가족이 원하는 나무를 심는 것’ 그리고 ‘계절에 따른 변화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었다. 주방에서 잘 보이는 곳엔 은행나무, 단풍나무, 목련을 그리고 식당에서 잘 보이는 곳엔 벚나무, 라일락, 단풍나무를 심었다. 딸 방에서 잘 보이는 곳엔 벚나무와 백일홍을 심고자 했다. 실내에서 나무가 잘 보이면서, 더불어 각자가 좋아하는 나무를 개개인의 실내 활동과 연계되도록 했다. 계절의 변화감을 맛볼 수 있게 봄, 여름, 가을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식재계획을 생각해보았다. 봄엔 개나리, 철쭉, 라일락, 벚나무를 그리고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엔 장미를, 여름엔 백일홍을 가을엔 은행나무, 단풍나무를 통해 계절의 정취를 느끼고자 했다. 단독주택을 짓고 들어와 산지 2년이 지나가지만 조경계획은 아직 마음에 담고 있다.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현실로 옮겨보려고 한다. 딸아이는 커다란 나무를 심고 그 가지에 해먹을 설치하는 꿈을 아직도 꾸고 있다. 그 정도의 커다란 나무를 마당에 심기는 어려울 거다. 우리의 삶이 시시때때로 변하듯이 집도 그렇다.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건축주가족들과 함께 조금씩 변해간다. 집이란 그렇게 완성되어간다. 그래서 필자의 집은 아직 미완의 집이다. 가족 모두의 꿈이 실현되는 그날이 비로소 ‘우리의 집’이 완성된 날이라고 생각한다.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
- 집짓기 정보
- 건축정보
-
【전원주택 짓기】 나의 작은 집 짓기 이야기 ④〈현직 건축사의 내 집 짓기〉
-
-
【전원주택 짓기】 나의 작은 집 짓기 이야기 ⑤〈현직 건축사의 내 집 짓기〉
- 실내 공간 계획 외부 공간 및 조경 계획에 이어 이번호엔 실내 공간 계획에 대해 정리했다. 주택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실내 공간 계획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실내 공간 계획이야 말로 주택 설계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글 이동헌<운영건축사사무소 대표> 010-3465-3264 ■ 실내 공간 계획: 조닝 및 동선 계획 층별 면적을 보면 1층이 17평, 2층이 11평, 다락이 11평 정도이다. 노란색 부분은 가족 개개인의 사생활이 보호돼야 할 사적인 영역이고 분홍색은 공적인 영역이다. 동측에 사적 공간을, 서측과 중앙에 공용 공간을 배치했다. 다락으로 인해 공용 부분이 압도적으로 많다.(덱까지 포함하면 공용 부분의 면적비율이 80%를 넘는다.) 공용 공간을 최대한 늘려 가족이 함께 많은 시간을 공유하기 원했다. 집은 영화 감상, 탁구, 식사,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면서, 사생활은 존중되고 배려는 넘치며, 가족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따뜻함이 담긴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다락은 최대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서측 벽면에 계단을 배치했다. 계단을 다락 평면 중간에 배치하면 공간이 분리돼 활동에 제한받을 거라고 생각해서다. 1층과 2층에선 수직 동선(계단)에 인접해 공적 영역이 배치되도록 계획했고, 각층에서 덱으로 연결이 원할 한 동선을 계획했다. ■ 실내 공간 계획: 층별 평면 계획 ▶1층 평면 계획 계획을 처음 시작할 때 집의 규모를 1층 15평, 2층 10평 정도로 총 25평 내외의 규모로 계획하고자 했다. 1층에 배정된 면적이 약 15평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일반적인 단독주택의 평면 구성을 적용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단독주택 1층엔 거실, 주방,식당, 다용도실, 마스터 베드룸 등으로 구성된다.) 1층에 배분된 면적을 맞추기 위해 거실과 안방을 2층으로 옮겼다. 1층엔 자녀 침실 2개와 공용 화장실을 뒀다.(조그만 주택에 화장실 3개를 설치하기엔 부담스러웠다.) 자녀 침실은 아침 햇살이 들도록 동쪽에 배치했다. 2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올 때 남측 마당이 시야에 들어오도록 계단을 배치했다. 계단실 아래 공간은 다용도실로 계획했다. 주방은 후면 덱과 식당은 전면 덱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배치했다. 2층엔 거실과 안방을 배치했다 ▶ 2층 평면 계획 1층 평면에서 주방은 북쪽으로, 딸아이 침실은 남쪽으로 돌출시켜 이 부분이 2층에서 덱으로 활용되도록 계획했다. 거실을 2층에 배치한 이유는 1층의 면적이 넉넉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전면 도로로 노출되는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편함도 상당부분 감소할 수 있다는 생각도 고려했다. 채광과 환기에 유리하도록 거실과 안방을 일자형으로 배치했다. 계단에서 안방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거실을 거쳐야 하지만,채광과 환기는 건물의 기능상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다락은 하나의 커다란 다목적실 또는 오락실로 생각했다 ■ 다락 계획 계단으로 인해 평면이 분리되지 않도록 벽 한쪽 편에 최소한의 공간으로 잡았다. 또한, 부족한 수납공간을 다락에서 일정부분 해결하려고 했다. 비둘기창은 성인 키 높이 정도로 해 열고 닫을 때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다락 천장은 경사면이라 외벽 쪽이 낮다. 그래서 천장 면이 낮은 쪽에 수납장, 피아노, 컴퓨터 테이블 등의 가구를 배치했다. 현관에 들어섰을 때의 이미지 스케치다 ■ 실내 공간 계획: 시야 및 조망 계획 ▶실내 시야 및 조망 계획(1층) 필자의 집은 1층 면적이 17평정도 되는 비교적 작은 주택 이지만, 생활하면서 집이 작다고 느껴본 적이 한번도 없다. 집 뒤편으로 수목이 우거진 동산과 앞으로는 넓은 마당이 있다. 집 주변엔 잘 정돈된 단독주택 단지가 있다. 이러한 환경을 실내에서 누리다 보니 마음으로는 한 없이 넓은 공간으로 느껴진다. 현관에 들어서면 중문과 후문(후면 덱과 연결된 문)을 통해 뒤쪽의 덱과 뒷동산이 시야에 들어오도록 계획했다. 자연 상태로 우거진 뒷동산의 숲을 보는 게 이미지월이나 현관 장식보다 집에 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것으로 생각했다. 시야의 확장과 자연 상태의 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싶었다. 주방에서 작업을 하면서 뒷산의 자연을 느끼도록 계획했다. 식당에 앉자 식당 앞 덱과 마당을 조망하고, 마당 넘어로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1층 계단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자녀 방에서 나오게 되면 마주하는 식당 모습 집 뒤편에 낮은 동산이 있어 정서적으로 안정된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사생활 침해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 없다. 식당 맞은편엔 주택단지 도로가 있고 도로 건너편엔 주택지가 있어 사생활이 노출될 우려가 있기에 사생활이 덜 침해되도록 식당 앞 덱 전면에 격자무니 펜스를 설치했다. 바닥은 백색 계열의 폴리싱타일이고, 벽은 백색 수성페인트 그리고 천장은 백색 실크 천장지이다. 백색 계열의 밝은 색으로 단순하게 처리했기 때문에 맞은편의 아들 방으로 연결된 복도가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창백한 느낌이 들지 않고 시각적 생동감을 주기 위해 아크릴 의자의 색상은 원색으로 처리했다. 백색 바탕에 색을 넣은 듯한 그림처럼 느껴진다. 맞은편 계단의 벽면 색상은 아내가 선정했다. 실내 시야 및 조망 계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작은 집이라도 쾌적하고 넓게 보일 수 있다. 특히, 주위 환경이 쾌적하고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한 주택이라면 실내 조망 계획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듯싶다. 쾌적한 실내 공간을 완성하는데 비싼 실내 마감재를 사용하기에 앞서 시야 및 조망 계획을 먼저 신경 쓰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급 자재를 사용해도 시간이 흐르면 처음과 같은 마음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연과 환경이 선사하는 시각적 쾌적함은 약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실내 시야 및 조망 계획은 주택 설계에 있어 무엇보다 많은 시간과 관심을 두고 투자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주방에서 작업을 하면서 뒷산의 자연을 느끼도록 계획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위를 바라본 모습이다 거실 창문을 통해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거실 쇼파에 앉아 덱을 바라본 사진이다 ■ 실내 시야 및 조망 계획(2층) 2층의 평면 구성은 거실과 안방(욕실포함) 그리고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면적은 약 11평 정도이다. 2층 공간 역시 넓지는 않지만, 1층보다 좋은 전망을 갖고 있어 조망을 활용해 2층 실내 공간이 쾌적하도록 계획했다. 동선의 주요 접점과 실내에서 장시간 거주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시야 및 조망에 비중을 두었다. 계단의 폭이 80cm이고 계단의 경사도가 급한 편이라 계단이 협소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우려가 있었다. 계단 맞은편에 거실 덱과 통하는 문을 넓고 투명하게 계획해 시야가 외부로 확장되면서 뒷산의 나무숲까지 느끼도록 했다. 거실 창문을 바닥에서 일정 높이로 띄워 소파의 뒷벽이 되도록 했다. 소파 뒤에 낮은 벽면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안방 침실에서 바라본 거실 안방 북면에 아내의 작업 공간을 자그마하게 만들었다 작업 고간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작업대 앞 창문을 통해 뒷산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어 나름 위안을 삼는다. 거실 소파에서 TV까지 거리가 3.5미터 정도이다. 답답함을 느낄 수 있어 거실 덱으로 통하는 문을 유리문으로 계획해 뒷산의 풍경이 실내로 들어오고 그로 인해 실내 공간이 넓게 느껴지도록 했다. 거실이 좀 더 쾌적하게 느껴지도록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경량화했다. 계단을 철근 콘크리트조로 만들면 계단이 두꺼워져 거실이 더 좁게 보일 거라 생각해서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는 집에서 학습준비를 위한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서재 또는 작업실을 만들어 주고 싶었지만 주택 규모를 최소화하려다 보니 안방의 한 쪽 면에 옹색한 작업대 설치로 대신하게 되었다. 작업 공간이 넉넉하진 안치만 작업대 앞 창문을 통해 뒷산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어 나름 위안을 삼는다. 계획 시작 단계부터 아내는 뒷산의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작업 책상 설치를 원했다. 이사 당일 이 창을 통해 풍경을 감상하며 잠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좋은 조망은 그 어떤 마감재나 장식보다도 마음을 설레고 밝게 해준다. 집을 짓고 생활한지 2년이 지났다. 필자는 본인의 집을 성격 좋은 사람처럼 나를 이해해주고 편안하게 해준다는 그런 상상을 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변치 않고 우리 가족이 편하게 사는 이유는 가족 개개인에게 맞는 실내 공간 계획이 이뤄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
- 집짓기 정보
- 건축정보
-
【전원주택 짓기】 나의 작은 집 짓기 이야기 ⑤〈현직 건축사의 내 집 짓기〉
-
-
나의 작은 집 짓기 이야기 ⑤ 실내 공간 계획
- 나의 작은 집 짓기 이야기 ⑤ 실내 공간 계획 외부 공간 및 조경 계획에 이어 이번호엔 실내 공간 계획에 대해 정리했다. 주택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실내 공간 계획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실내 공간 계획이야 말로 주택 설계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글 이동헌<운영건축사사무소 대표> <연재 순서> 1.부지 매입에서 계획까지 2.공사비용-1(부대비용, 골조공사비용, 전기 및 설비공사비용, 창호 및 잡철공사비용) 3.공사비용-2(바탕 및 내?외부 마감비용, 가구, 위생도기, 조명기구, 덱 공사비용) 4.외부 공간 및 조경 계획 5.실내 공간 계획 6.방수, 일조, 단열 및 환기 계획 ■ 실내 공간 계획: 조닝 및 동선 계획 층별 면적을 보면 1층이 17평, 2층이 11평, 다락이 11평 정도이다. 노란색 부분은 가족 개개인의 사생활이 보호돼야 할 사적인 영역이고 분홍색은 공적인 영역이다. 동측에 사적 공간을, 서측과 중앙에 공용 공간을 배치했다. 다락으로 인해 공용 부분이 압도적으로 많다.(덱까지 포함하면 공용 부분의 면적비율이 80%를 넘는다.) 공용 공간을 최대한 늘려 가족이 함께 많은 시간을 공유하기 원했다. 집은 영화 감상, 탁구, 식사,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면서, 사생활은 존중되고 배려는 넘치며, 가족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따뜻함이 담긴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다락은 최대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서측 벽면에 계단을 배치했다. 계단을 다락 평면 중간에 배치하면 공간이 분리돼 활동에 제한받을 거라고 생각해서다. 1층과 2층에선 수직 동선(계단)에 인접해 공적 영역이 배치되도록 계획했고, 각층에서 덱으로 연결이 원할 한 동선을 계획했다. ■ 실내 공간 계획: 층별 평면 계획 ▶1층 평면 계획 계획을 처음 시작할 때 집의 규모를 1층 15평, 2층 10평 정도로 총 25평 내외의 규모로 계획하고자 했다. 1층에 배정된 면적이 약 15평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일반적인 단독주택의 평면 구성을 적용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단독주택 1층엔 거실, 주방,식당, 다용도실, 마스터 베드룸 등으로 구성된다.) 1층에 배분된 면적을 맞추기 위해 거실과 안방을 2층으로 옮겼다. 1층엔 자녀 침실 2개와 공용 화장실을 뒀다.(조그만 주택에 화장실 3개를 설치하기엔 부담스러웠다.) 자녀 침실은 아침 햇살이 들도록 동쪽에 배치했다. 2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올 때 남측 마당이 시야에 들어오도록 계단을 배치했다. 계단실 아래 공간은 다용도실로 계획했다. 주방은 후면 덱과 식당은 전면 덱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배치했다. ▶ 2층 평면 계획 2층엔 거실과 안방을 배치했다. 1층 평면에서 주방은 북쪽으로, 딸아이 침실은 남쪽으로 돌출시켜 이 부분이 2층에서 덱으로 활용되도록 계획했다. 거실을 2층에 배치한 이유는 1층의 면적이 넉넉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전면 도로로 노출되는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편함도 상당부분 감소할 수 있다는 생각도 고려했다. 채광과 환기에 유리하도록 거실과 안방을 일자형으로 배치했다. 계단에서 안방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거실을 거쳐야 하지만,채광과 환기는 건물의 기능상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 다락 계획 다락은 하나의 커다란 다목적실 또는 오락실로 생각했다. 계단으로 인해 평면이 분리되지 않도록 벽 한쪽 편에 최소한의 공간으로 잡았다. 또한, 부족한 수납공간을 다락에서 일정부분 해결하려고 했다. 비둘기창은 성인 키 높이 정도로 해 열고 닫을 때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다락 천장은 경사면이라 외벽 쪽이 낮다. 그래서 천장 면이 낮은 쪽에 수납장, 피아노, 컴퓨터 테이블 등의 가구를 배치했다. ■ 실내 공간 계획: 시야 및 조망 계획 ▶실내 시야 및 조망 계획(1층) 필자의 집은 1층 면적이 17평정도 되는 비교적 작은 주택 이지만, 생활하면서 집이 작다고 느껴본 적이 한번도 없다. 집 뒤편으로 수목이 우거진 동산과 앞으로는 넓은 마당이 있다. 집 주변엔 잘 정돈된 단독주택 단지가 있다. 이러한 환경을 실내에서 누리다 보니 마음으로는 한 없이 넓은 공간으로 느껴진다. 현관에 들어섰을 때의 이미지 스케치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중문과 후문(후면 덱과 연결된 문)을 통해 뒤쪽의 덱과 뒷동산이 시야에 들어오도록 계획했다. 자연 상태로 우거진 뒷동산의 숲을 보는 게 이미지월이나 현관 장식보다 집에 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것으로 생각했다. 시야의 확장과 자연 상태의 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싶었다. 주방에서 작업을 하면서 뒷산의 자연을 느끼도록 계획했다. 집 뒤편에 낮은 동산이 있어 정서적으로 안정된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사생활 침해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 없다. 식당에 앉아 식당 앞 덱과 마당을 조망하고, 마당 너머로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식당 맞은편엔 주택단지 도로가 있고 도로 건너편엔 주택지가 있어 사생활이 노출될 우려가 있기에 사생활이 덜 침해되도록 식당 앞 덱 전면에 격자무니 펜스를 설치했다. 1층 계단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바닥은 백색 계열의 폴리싱타일이고, 벽은 백색 수성페인트 그리고 천장은 백색 실크 천장지이다. 백색 계열의 밝은 색으로 단순하게 처리했기 때문에 맞은편의 아들 방으로 연결된 복도가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창백한 느낌이 들지 않고 시각적 생동감을 주기 위해 아크릴 의자의 색상은 원색으로 처리했다. 자녀 방에서 나오게 되면 마주하는 식당 모습 백색 바탕에 색을 넣은 듯한 그림처럼 느껴진다. 맞은편 계단의 벽면 색상은 아내가 선정했다. 실내 시야 및 조망 계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작은 집이라도 쾌적하고 넓게 보일 수 있다. 특히, 주위 환경이 쾌적하고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한 주택이라면 실내 조망 계획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듯싶다. 쾌적한 실내 공간을 완성하는데 비싼 실내 마감재를 사용하기에 앞서 시야 및 조망 계획을 먼저 신경 쓰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급 자재를 사용해도 시간이 흐르면 처음과 같은 마음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연과 환경이 선사하는 시각적 쾌적함은 약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실내 시야 및 조망 계획은 주택 설계에 있어 무엇보다 많은 시간과 관심을 두고 투자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 실내 시야 및 조망 계획(2층) 2층의 평면 구성은 거실과 안방(욕실포함) 그리고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면적은 약 11평 정도이다. 2층 공간 역시 넓지는 않지만, 1층보다 좋은 전망을 갖고 있어 조망을 활용해 2층 실내 공간이 쾌적하도록 계획했다. 동선의 주요 접점과 실내에서 장시간 거주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시야 및 조망에 비중을 두었다. 주방에서 작업하면서 뒷산의 자연을 느끼도록 계획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위를 바라본 모습이다. 계단의 폭이 80cm이고 계단의 경사도가 급한 편이라 계단이 협소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우려가 있었다. 계단 맞은편에 거실 덱과 통하는 문을 넓고 투명하게 계획해 시야가 외부로 확장되면서 뒷산의 나무숲까지 느끼도록 했다. 거실 창문을 통해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거실 창문을 바닥에서 일정 높이로 띄워 소파의 뒷벽이 되도록 했다. 소파 뒤에 낮은 벽면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거실 소파에 앉아 거실 덱을 바라본 사진이다. 거실 소파에서 TV까지 거리가 3.5미터 정도이다. 답답함을 느낄 수 있어 거실 덱으로 통하는 문을 유리문으로 계획해 뒷산의 풍경이 실내로 들어오고 그로 인해 실내 공간이 넓게 느껴지도록 했다. 안방 침실에서 바라본 거실 거실이 좀 더 쾌적하게 느껴지도록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경량화했다. 계단을 철근 콘크리트조로 만들면 계단이 두꺼워져 거실이 더 좁게 보일 거라 생각해서다. 안방 북면에 아내의 작업 공간을 자그만하게 만들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는 집에서 학습준비를 위한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서재 또는 작업실을 만들어 주고 싶었지만 주택 규모를 최소화하려다 보니 안방의 한 쪽 면에 옹색한 작업대 설치로 대신하게 되었다. 작업 공간이 넉넉하진 안치만 작업대 앞 창문을 통해 뒷산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어 나름 위안을 삼는다. 계획 시작 단계부터 아내는 뒷산의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작업 책상 설치를 원했다. 이사 당일 이 창을 통해 풍경을 감상하며 잠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좋은 조망은 그 어떤 마감재나 장식보다도 마음을 설레고 밝게 해준다. 집을 짓고 생활한지 2년이 지났다. 필자는 본인의 집을 성격 좋은 사람처럼 나를 이해해주고 편안하게 해준다는 그런 상상을 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변치 않고 우리 가족이 편하게 사는 이유는 가족 개개인에게 맞는 실내 공간 계획이 이뤄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
- 집짓기 정보
- 건축정보
-
나의 작은 집 짓기 이야기 ⑤ 실내 공간 계획
-
-
나의 작은 집 짓기 이야기 ④ l 외부 공간 및 조경 계획
- 나의 작은 집 짓기 이야기 ④ 외부 공간 및 조경 계획 앞으로 3회에 걸쳐 필자가 작은 집을 짓기 위한 설계 계획에 관련된 글을 정리해볼까 한다. 집은 허가면적 약 28평으로 작지만, 계획하면서 가족과 함께 대화하며 나눴던 고민들은 작지 않았던 것 같다. 글 이동헌<운영건축사사무소 대표> <연재 순서> 1.부지 매입에서 계획까지 2.공사비용-1(부대비용, 골조공사비용, 전기 및 설비공사비용, 창호 및 잡철공사비용) 3.공사비용-2(바탕 및 내?외부 마감비용, 가구, 위생도기, 조명기구, 덱 공사비용) 4.외부 공간 및 조경 계획 5.실내 공간 계획 6.방수, 일조, 단열 및 환기 계획 ■ 외부 공간 계획: 그늘 어떻게 할까? 단독주택을 설계하는 일을 하면서 느낀 점 하나는 생각보다 단독주택 옥외 공간 활용이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다. 추은 겨울은 옥외 활동이 어렵다 하더라도, 봄부터 가을 까지는 정원에서 식사도 하고 휴식도 취하며 다양하게 옥외 활동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설계 했던 단독주택을 다시 가보면 의외로 옥외 공간 활용이 잘 안 되는 것을 발견한다. 그 이유야 건축주 사정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추측해 보건데 프라이버시와 그늘이 주요 원인 중 하나 아닌가 생각해본다. 마당에서 고기를 구어 먹거나 쉴 때 마당 앞 도로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사생활이 노출되니 마음 편히 활동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적절한 옥외 그늘 공간이 없으면 한여름 햇볕은 말할 것도 없고, 따가운 봄볕 아래에서 식사하는 게 쉽지 않다. 더러는 파라솔을 사용해 그늘을 만들어 보지만, 태양이 한 자리에 머물지 않아 파라솔 한두 개로 충분한 그늘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한두 번은 파라솔을 이용해보지만 햇볕 차단이 쉽지 않고 불편해 점점 옥외 활동을 접게 되는 듯싶다. 그래서 필자는 집을 설계하면서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는 곳에 의도적으로 건물을 이용한 그늘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오전10시 정오 오후2시 오후4시 위 그림은 5월 중 시간대별 건물 그림자 시뮬레이션이다. ※점선 원 표시 부분이 건물 주방과 연결된 뒷마당의 한 부분이다. 낮에도 뒷마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그늘이 지게 계획했다. 오후의 서양 볕을 차단하기 위해 건물 좌측(서측) 일부분을 북쪽으로 돌출시켰다. ※오후 4시경의 그늘을 가까이서 본 그림이다. 4인용 테이블이 위치한 곳이 가족의 옥외 식당 공간이다. 북측 면에 낮은 동산이 있고 수풀이 울창해 프라이버시를 차단하는 데도 매우 양호하다. 집을 짓고 2년을 지내보니 한여름엔 햇볕이 워낙 강해 그늘이 있어도 야외 활동은 힘들었다. 그러나 사생활을 보호받는 공간에 건물을 이용한 일정한 그늘도 있으니 밖에 나와 쉬는 게 부담스럽지도 않고 자주 활용하게 된다. 건물 짓기 전엔 인위적으로 건물을 이용한 그늘을 만들다가 영구 음영 부분이 생겨 뒷마당 바닥과 벽에 이끼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다행히, 계획단계에서 시뮬레이션대로 동쪽 아침 햇볕이 한두 시간 정도 뒷마당 구석구석을 내리쬐어 영구 음영 부분은 생기지 않았다. 단독주택을 지을 때 옥외 활동까지 생각하다면, 건물을 이용한 그늘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 보길 권한다. 물론 마당에 파고라나 커다란 수목을 이용해 그늘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건물을 이용하면 실내와 동선 연계성이 유리하고 비용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외부공간계획: 외부 공간 구성 집 대지면적은 약 78평이다. 건축면적(대지에서 건물이 차지하고 있는 면적)이 17평이 채 안 되니 사용가능한 옥외 공간이 61평 정도다. 건축면적에 비해 활용하는 외부 공간 면적이 상대적으로 매우 넓다. 어려서 마지막으로 살던 단독주택의 대지 면적이 30평이었고 건축면적이 20평이었으니 마당이 10평도 채 안 되었을 것이다. 생전 어머니가 화초를 유독 좋아해 10평도 안되던 마당에다 나무와 꽃을 빽빽이 심어 마치 화원 같았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집에 비해 거의 6배나 넓은 마당을 소유하고 됐으니 어머니가 계셨다면 마당을 보고 무척 부러워 하셨으리라. 시골에 위치한 전원주택에선 마당이 60평이라면 크다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도시지역에선 결코 작지 않은 마당일 듯싶다. 단독주택을 짓고 살게 되면 옥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그러한 마음속 그림들을 풀어내기에 부족하지 않은 외부 공간 면적이다. 탁구?축구?배드민턴?자전거?텐트?야외식사?휴식?차 한 잔?담소?옥외 작업?텃밭?잔디?나무와 꽃 가꾸기?소낙비 감상?마당에 물 뿌리기?한여름 밤의 그네?해먹 등 아파트에선 누리기 힘든 단어들을 떠올리며 건물 내부 기능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옥외 공간구성을 해봤다. 외부 공간에서의 활동도 내부와의 연계성이 원할 해야 불편함이 없다. 그러므로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아래 그림은 외부 공간 구성을 간단한 조닝으로 표현해 본 것이다. ▶ 옥외 작업 공간 단독주택에서 살게 되면 왠지 작업할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았다. 사소한 건물 수리 또는 관리를 위해서도 옥외 작업 공간이 필요하리라 생각했다. 또한, 아내의 가사노동과 관련해서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러한 작업 관련한 집기들을 보관할 창고를 옥외 작업 공간 한쪽에 조립식으로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전과 배수구는 옥외 작업 공간 부분에 설치하도록 했다. 사생활을 보호받는 공간에 건물을 이용한 일정한 그늘도 있으니 밖에 나와 쉬는 게 부담스럽지도 않고 자주 활용하게 된다. ▶ 후면 덱 옥외활동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질 장소로 생각했다. 탁구대도 놓고 가족이 함께 음식을 해먹고 텐트도 칠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했다. 덱 크기도 가로 8.7m×세로 4.3m정도 되므로 이러한 활동을 하기에 충분할 것 같았다. 당연히 건물 내부 기능과 연속성을 유지하는 동선으로 계획해야 했다. ▶ 예비 공간 옥외 활동은 다양한 집기가 수반될 수밖에 없어 생각 보다 수납공간이 더 필요할 것 같았다. 수납공간이 조립식 창고나 후면 데에서 모두 해결 되지 못할 경우에 예비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 할 생각이었다. ▶ 자전거 보관 단독주택에 살게 되면 자전거는 당연히 따라 오게 되는 필수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 집엔 3대있다. 적절한 보관 장소를 만들지 않고 외기에 노출시키면 자전거가 쉽게 녹이 슬고 노후해 질 우려가 있어 자전거 보관 장소를 별도로 구획했다. ▶ 전면 덱 전면 덱에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가족 간에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 생각했다. 식당 및 전면 마당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계획했다. ▶ 2층 후면 덱 거실과 연결되는 2층 후면 덱은 필자만의 휴식공간으로 생각했다. 평상 위에서 어줍잖은 실력의 기타를 쳐보거나 평상에 누워 한가히 쉬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 2층 전면 덱 안방과 연결되는 2층 전면 덱은 아내의 휴식공간으로 생각했다. 아내의 작업공간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안방 한쪽에 옹색하게 앉혀지게 돼서 덱으로 보완 했다. 일하다 잠시 쉬면서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상상했다. ▶ 프로그램주차장 주차법규상 1대의 주차구획이 필요했다. 주차장을 확보해 주차법규를 충족시키면서 한편으론 주차장이 비었을 때, 마당 역할도 하도록 계획했다. 또한, 추후에 증축할 경우가 생기면 주차장 구획을 피로티로 처리해 주차장 상부에 건물을 증축하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 앞마당 딸아이가 축구를 매우 좋아한다. 대지 경계 한편에 미니 축구 골대를 놓고 잔디 마당에서 축구하는 것이 딸아이의 꿈이었다. 앞마당에선 축구?배드민턴과 같은 운동을 하고, 더운 여름날엔 물 분무기를 뿌려 놓고 물줄기를 감상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 외부 공간계획: 동선 계획 위 그림(첨부09)은 사람과 물품(음식, 집기)의 동선을 표시한 그림이다. 동선의 모양을 프리핸드 스케치로 표시한 것이라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복잡한 내용은 아니다. 분홍색의 선은 사람의 이동을, 파란색 선은 물품(음식 또는 집기)의 이동 동선을 표시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굵게 그린 부분은 동선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거라 생각한 부분이다. 사람의 활동 대부분은 여러 도구 등을 필요로 한다. 옥외에서 식사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여러 종류의 음식과 집기가 실내 공간과 외부 공간 사이를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이동해야 하는 집기의 양이 생각보다 많음을 알게 된다. 그런 이유로 옥외 활동을 하기 위해 단순히 공간만 확보하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활동에 수반되는 집기나 도구들이 옥외 활동에 쉽게 연결 될 수 있어야만 옥외 활동도 수월히 이루어진다. 옥외 활동의 많은 부분이 단독주택 실내 기능과도 연계성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어 실내 기능과 옥외 활동 기능의 연계성에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집은 주거하는 사람들이 실내?외 활동 공간을 이동할 수 있어야 하고, 그에 수반 되는 도구나 물품들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위 그림에서 보면 후면 덱으로 사람 이동을 위한 후문을 설치했다. 또한, 후면 덱은 주방 동쪽 창문을 배선대로 이용해, 실내에서 덱으로 음식과 집기 등이 쉽게 이동되도록 설계했다. 또한, 옥외 작업 공간에 조립식 창고를 둬 후면 덱에서 활동하는데 필요한 집기들을 보관하도록 했다. 단독주택을 계획할 때 설계사무소에서 그려준 평면을 눈으로만 볼게 아니라 색연필을 가지고 예상되는 동선을 도면 위에 그려보길 권한다. 도면 위에 사람, 음식, 집기 그리고 물품 등의 동선을 그리다 보면 도면을 눈으로만 볼 때 놓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또한, 동선 스케치를 하면서 중간 중간에 스케치를 멈추고, 멈춘 지점에서 시야가 어떻게 펼쳐지는 지 상상해보면, 유기적인 동선 계획 뿐만 아니라 풍성한 공간감도 만드는 능력을 키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실내 공간에 중점을 둔 아파트 평면과 달리 단독주택에선 실내와 실외 공간을 연결하는 동선 계획이 설계 계획의 중요한 요소다. ■ 외부 공간 계획: 조경 및 포장 계획 집 뒤편에 낮은 산이 있고 거기에 커다란 수목과 우거진 수풀이 있어 조경 식재를 많이 심을 계획은 없었다. 필자는 라일락, 아내는 목련과 백일홍, 아들은 단풍나무, 딸은 벚나무만을 원했다. 식재 계획의 주안점은 ‘실내에서 잘 보이는 곳에 나의 가족이 원하는 나무를 심는 것’ 그리고 ‘계절에 따른 변화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었다. 주방에서 잘 보이는 곳엔 은행나무, 단풍나무, 목련을 그리고 식당에서 잘 보이는 곳엔 벚나무, 라일락, 단풍나무를 심었다. 딸 방에서 잘 보이는 곳엔 벚나무와 백일홍을 심고자 했다. 실내에서 나무가 잘 보이면서, 더불어 각자가 좋아하는 나무를 개개인의 실내 활동과 연계되도록 했다. 계절의 변화감을 맛볼 수 있게 봄, 여름, 가을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식재계획을 생각해보았다. 봄엔 개나리, 철쭉, 라일락, 벚나무를 그리고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엔 장미를, 여름엔 백일홍을 가을엔 은행나무, 단풍나무를 통해 계절의 정취를 느끼고자 했다. 단독주택을 짓고 들어와 산지 2년이 지나가지만 조경계획은 아직 마음에 담고 있다.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현실로 옮겨보려고 한다. 딸아이는 커다란 나무를 심고 그 가지에 해먹을 설치하는 꿈을 아직도 꾸고 있다. 그 정도의 커다란 나무를 마당에 심기는 어려울 거다. 우리의 삶이 시시때때로 변하듯이 집도 그렇다.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건축주가족들과 함께 조금씩 변해간다. 집이란 그렇게 완성되어간다. 그래서 필자의 집은 아직 미완의 집이다. 가족 모두의 꿈이 실현되는 그날이 비로소 ‘우리의 집’이 완성된 날이라고 생각한다.
-
- 집짓기 정보
- 건축정보
-
나의 작은 집 짓기 이야기 ④ l 외부 공간 및 조경 계획
전원생활 검색결과
-
-
생활 속 정원 문화 정착 위한 전라남도 예쁜 정원 콘테스트 수상작
- 지난 8월 전라남도는 ‘2023 예쁜 정원 콘테스트’ 수상작 총 9곳을 선정·발표했다. 지역 수목과 화초 장인들이 수십 년간 가꾼 정원을 관광자원으로 키우고 생활 속 정원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20년부터 매해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체 종합 대상에는 장성 진원면 안병옥 씨의 ‘초원’이 영예를 안았다. 개인주택정원과 근린 정원 2개 부문에 59개소가 응모한 결과 심사위원단의 서류 및 현장심사를 거쳐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특별상 등 9개소의 우수 정원이 선정됐다. 정원 전문가들이 참여한 심사는 정원의 디자인과 심미성, 식재 소재의 다양성, 완성도 등을 종합해 이뤄졌다. 심사위원단은 지난해보다 응모 정원이 크게 늘었으며 특색 있고 아름다운 정원이 많아 심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10월 호에는 전체 수상작 9곳의 사진과 간략한 정보를 소개한다. 사진 및 자료 전남도청 산림휴양과종합 부문 | 대상초원 소나무 등 상록수를 활용해 잔디와 어우러지는 이름 그대로 초원의 푸르름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이다. 유선형의 관람 동선 기법을 도입하고 교목과 초화류를 입체적으로 활용해 정원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도록 했다. 개인 주택 부문 | 우수상음악 정원 부부가 모아온 수석과 분재, 꽃나무, 토기 인형이 어우러진 단아한 정원이다. 마을 주민, 지인과 함께 색소폰을 불며 공연을 즐기는 음악이 그치지 않는 무대로 손색이 없다. 개인 주택 부문 | 우수상엄마의 정원 85세의 어머니가 편하게 쉴 수 있는 정원이다. 계단식으로 식재 한 황금사철과 백리향이 독특한 경관을 만든다. 개인 주택 부문 | 우수상월하 정원 이곳에서 나온 수많은 돌로 만들어진 돌담과 장미, 여기에 수국이 어우러진 경관이 아름답다. 개인 주택 부문 | 특별상아가네 뜨락 정원 입구, 안뜰, 전망 정원, 오래된 샘터와 텃밭을 연계하는 정원으로 관상적 측면과 텃밭의 먹거리 생산이 동시에 가능하다. 개인 주택 부문 | 특별상지음 정원 정원주가 20여 년간 모아온 묘목이 동물 모양으로 전정 돼 있는 토피어리 정원의 특색을 느낄 수 있다. 근린 정원 부문 | 최우수상메이비(may.b) 정원 어디선가 버려진 돌, 수목을 아름답게 가꿔 재탄생시킨 정원이다. 교목-관목-초화류로 이어지는 입체적인 식재 구성, 동선 배치 등 정원의 정석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근린 정원 부문 | 우수상이레 동산 소나무, 대나무가 우거진 숲 아래로 곳곳에 초가 쉼터, 산책로가 조성돼있다. 특히 죽림원의 시원한 평상 바위에서는 쏟아지는 계곡물소리와 산들바람에 절로 몸이 치유되는 듯하다. 근린 정원 부문 | 우수상함평천지 몽베르 대나무숲을 배경으로 언덕에 위치한 정원이다. 1,000평 규모의 잔디광장에 1,000여 종 이상의 초화류와 수목이 어우러져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생활 속 정원 문화 정착 위한 전라남도 예쁜 정원 콘테스트 수상작
-
-
식물 이야기, 나의 가을 정원 이야기
- 연분홍빛 구절초가 한두 송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쑥부쟁이가 고운 모습으로 꽃을 활짝 피우자 이 아이들도 연이어 정갈한 시골 아낙네 모습으로 한 송이, 두 송이 피어 어느 화창한 아침 밖으로 나와 보니 연 분홍빛 하얀빛의 구절초가 뜰을 가득 채웠습니다. 맑은 가을 햇살 아래 무리 지어 핀 구절초들의 모습은 황홀하고 찬란합니다. 고운 꽃 한 아름 선물을 받은 듯 행복한 순간입니다. 한동안 이 아름다움에 푹 빠져 지냅니다. 10여 년 전, 설악산 가는 길의 어느 화원에서 맑고 고운 모습의 이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하늘거리며 핀 하얀 구절초가 하도 예뻐 그 고운 모습 행여 다칠까 조심조심 데려와 우리 집 앞뜰에 심었습니다. 해를 지나며 예쁘게 잘 자라는 이 아이들 모습이 마냥 흐뭇하고, 고운 꽃들로 가득 찬 가을 뜰을 상상하며 이 아이들 마음대로 뻗어 가게 두었더니 뜰 이곳저곳을 덮어가며 마음껏 자라나 올가을에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냅니다. 하지만 이번 가을을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조금씩 관리하며 키워야겠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자라기엔 나의 정원이 너무 작습니다. 특히 봄에는 앞뜰 동산 돌 틈에서 예쁘게 태어나는 용담이 이 아이들 때문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도와주었지만, 구절초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허약하였습니다. 청보랏빛 고운 용담 꽃을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아야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구절초에 가려서 어렴풋이 보이는 청보랏빛 용담은 분홍빛 꽃을 피우는 키다리 아네모네 Anemone랑 여름 내내 꽃을 피운 보랏빛 안젤로니아 Angelonia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이룹니다. 여름 내내 더위와 장마를 견뎌내고 꽃을 피운 쑥부쟁이 꽃을 찾아온 작은 나비들과 꿀을 찾아 날아온 벌들이 윙윙거리며 이 꽃 저 꽃으로 옮겨 다니는 이 작은 정원은 보랏빛, 연보랏빛, 분홍빛, 연분홍빛, 하얀 꽃들의 가을잔치가 한창입니다. 여름 내내 억지를 부리듯 현관 계단 아래 드러누워 사계 패랭이를 못살게 굴던 보랏빛 쑥부쟁이가 9월 중순의 어느 아침 마법처럼 한 아름 피어 늦게 핀 구절초들과 함께 어우러져있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무더위와 긴 장마, 나의 실수로 힘없이 축 처져 있는 모습이 안쓰럽고 보기 싫어 몇 번인가 이 아이를 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 아이의 아름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포기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예쁘게 피어날 줄 몰랐습니다. 누런 잎들을 달고 허약하게 누워 있는 모습에서 이런 모습은 기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꽃들의 가을잔치 가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꽃, 청초한 청보랏빛 용담이 예쁘게 피지 못하였습니다. 그나마 조금 핀 용담도 구절초에 가려 그 아름다움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아쉬운 마음에 화원을 찾았지만, 긴 장마로 이 아이들 대부분이 죽거나 예쁜 모습은 찾기 힘들고 매우 비싸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힘들게 살아남아 꽃을 피워 준 것에 대견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래층 뜰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 용담이 이 층 용기 정원에선 고맙게도 예쁘게 피었습니다. 나는 이 보랏빛 용담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릅니다. 한 송이 한 송이 다 예쁘고 정겨워 보입니다. 분홍, 진분홍, 주홍, 주황, 노란빛의 다양한 색을 지닌 란타나 Lantana 꽃이 오늘 아침 유난히 아름답게 보입니다. 여름에 핀 란타나와 가을 아침 햇살에 비친 란타나의 모습은 참 많이 다르게 보입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변하는 그 빛과 내 마음이 정원 속 식구들의 모습을 바꿔갑니다. 정갈하고 고운 시골 아낙네의 모습으로 피어난 구절초 이 층 서재 앞 용기 정원 작은 탁자 위에는 탐스러운 고운 꽃을 많이 피우기 위해 온종일 햇볕이 드는 이곳으로 이사 온 연꽃, 수련, 물양귀 등과 본래 이곳에서 살아가는 쑥부쟁이, 숫잔대, 용담 등이 아직도 서로 좀 어색한 분위기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들 곁에서 함께 꽃을 피우고 있는 플루메리아 Plumeria가 긴 장마에 이끼만 살아남은 작은 용기 속으로 살며시 내려와 떠나간 아이들의 빈자리를 이끼들과 함께 예쁜 모습으로 채웁니다. 플루메리아와 보랏빛 쑥부쟁이, 청보랏빛 용담, 분홍빛 구절초가 서서히 사라져 갈 무렵, 멀리서 데려온 또 한 그루 작은 플루메리아 Plumeria가 이제야 꽃망울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내년에는 이 아이들이 서로 서로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더 고민해야겠습니다. 구절초 틈에서 청초하게 핀 보라빛용담 깊숙이 드리워진 가을 아침 햇살은 온실 속 식구들을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보이게 합니다. 온실 전경이 하도 고와 사진기를 들고 나와서 이 순간을 담아봅니다. 그러나 마냥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이 온실을 태어나게 한, 내 아끼는 천리향이 이유도 없이 서서히 한두 그루 사라지더니 이제는 겨우 한 그루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아주 건강하게 잘 있던 아이들이 이유도 없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쉬움과 답답함뿐이었습니다. 이 생각 저 생각 아무리 궁리해 보아도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그 아이들이 왜 그렇게 힘없이 사라져 갔는지를... 아네모네, 구절초, 용담, 안젤로니아가 핀 앞뜰 동산 언양 석남사에서 만난 건강하게 자라던 천리향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그 아이들이 사는 주변 환경이 떠올랐습니다. 그 아이는 산속이지만 법당 주변 아주 건조한 뜰에서 살았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의 생각으로는 나의 온실 속 천리향은 주변 용기에 사는 아이들이 많아 그 아이들에게 물을 줄 때마다 그 물들이 천리향이 심어진 곳으로 들어가 너무 습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 올해는 천리향 바로 곁에 흰동백나무 한 그루가 심어진 용기를 놓아뒀는데 한여름 무더위에 잠시 돌보지 못해 겨우 몇몇만 살아남은 이 아이들과 주변 물방울 풀들과 씨름하고 있는 귀여운 누운주름, 함소화에게 물 주는 것이 늦어져 나도 모르게 주변 용기들에 물을 많이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금 나는 이 온실을 바라보면서 나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후회하고 또 후회하지만 이미 내 사랑하는 천리향은 사라졌습니다. 난 고향 같은 천리향을 나의 온실에 다시 데려오기 위해 천리향이 있는 여러 곳을 찾아다닐 것 같습니다. "많은 애착이 독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천리향에 대한 나의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이끼만 살아남은 작은 용기 속에서 예쁜 모습으로 피어난 플루메리아 아침 햇살을 머금은 란타나 집 정원은 옆집 뜰과 어우러져 한층 더 아름답습니다. 옆집 뜰에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와 분홍빛 국화는 우리 집에서 데려간 아이들인데, 햇볕과 건조한 곳을 좋아해 우리 집보다 양지바른 옆집 뜰에서 더 많은 꽃을 피웁니다. 아름다운 마을에 산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내 정원이 주는 즐거움보다 더 많은 행복과 여유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아름다운 마을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의 마음입니다. 작은 나무 한 그루, 꽃 한 포기라도 심을 여유는 각박한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정원을 만들기엔 부적합 땅이나 공간은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작은 공간, 어둡고 쓸모없는 공간이라도 즐길 수 있는 감각과 감성을 가진다면 잘 활용해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 즐길 수 있습니다. 꽃들의 가을잔치가 한창인 온실 전경 Tip. 가을철 정원 관리10월은 나무와 관엽식물, 초본식물을 심기 시작하는 좋은 달이다. 정원이나 화단에서 예쁜 꽃을 피워준 추위에 약한 라벤더 Lavender, 세이지 Sage, 제라늄 Geranium, 동백 등을 추위가 오기 전에 용기에 옮겨 심어 온실 등에 둔다. 10월은 나무, 관목, 다년생 들을 심기에 알맞은 달이다. 아직 땅속 기온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 병충해와 셀프 씨딩 Self-Seeding(스스로 씨 뿌리는 것)을 방지해 깨끗함을 유지하기 다년생 식물의 가지를 자른다. 추운 지역에선 가지 줄기를 5∼10㎝ 남겨 두고 자른다. 남은 가지에 눈이 쌓여 뿌리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 과도하게 자란 다년생 덩이를 분리해 필요한 장소에 옮겨 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준다. - 다년생을 원하는 장소에 심거나 옮긴다. - 서리가 두세 번 내린 후 다년생이 자라는 정원에는 거름을 준다. 뿌리가 겨울 동안 영 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 튤립, 수선화, 히아신스, 크로커스와 같은 봄에 꽃을 피우는 구근을 심는다. - 다알리아, 글라디올러스와 같은 여름용 구근을 파내 얼지 않는 서늘한 곳에서 둔다. - 화단에서 마지막 잡초를 제거한다. 돌아오는 봄철에 일거리를 줄이기 위함이다. ※ 참고 문헌| 《 Gardening through the year 》, Royal Horticultural Society 著. 《 The Flower Gardener ′ s Bible 》, LEWIS and NANCY HILL 著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식물 이야기, 나의 가을 정원 이야기
-
-
식물 이야기, 화려한 꽃빛으로 물든 여름 정원 이야기
- 주황빛 꽃잎에 주근깨를 가득 머금고 검자줏빛 긴 꽃술 쭉 내밀은 참나리꽃이 한여름 초록빛으로 물든 정원 속에 화려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피었습니다. 어릴 적 여름날, 녹음이 무성한 산자락에서 가끔 만났던 주황빛 참나리꽃은 한두 송이만 피우고 수줍게 고개 숙인 다소곳한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지금 우리 집에 사는 산나리는 어릴 때 봤던 그 다소곳함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건강하게 자라 주변 아이들을 무척이나 짓궂게 괴롭혀 나에게 종종 구박을 받으면서도 초여름이 시작될 즈음 기다란 꽃대 쭉 내밀어 꽃망울 가득 달고 장마가 시작되면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올해는 건강하게 크지 못하고 멀대처럼 커 뭐가 못마땅한지 바닥에 누울 자세입니다. 그 키에 몇 송이 꽃망울도 견디지 못해 앞으로 엎어지면서도 장맛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다 자란 아이들 모두 일으켜 세우기도 어렵고 억지로 세운다고 예뻐 보이지도 않을 것 같아 그냥 보여주는 그대로 보자 생각하고 다시 보니 이 모습 또한 올해만 볼 수 있는 풍경인 듯싶다 여겨지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비록 어릴 때 만났던 그 모습은 아니지만 이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멀리 떠나간 아버지의 젊은 날 모습과 이젠 다리가 아파서 오래 걷지 못하는 어머니와의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생각납니다.이 말썽꾸러기 참나리꽃이 앞뜰, 2층 뜰, 물 정원, 가리는 곳 없이 온 정원 가득 주황빛으로 신나게 물들이는 모습이 나는 참 좋습니다. 비록 잠시 왔다 떠나가는 아이지만, 고운 추억 빛과 더불어 그리운 시절 떠오르게 해주는 이 아이들이 고마워 함부로 다루지 못하고 그냥 두렵니다. 바람이라도 조금 불면 쓰러질 듯 하늘거리는 가는 꽃대 쭉 내밀고, 오랜 시간 꽃망울을 품고 있던 도라지 한 포기가 쏟아지는 빗속에서 드디어 하얀 꽃잎 하나를 열었습니다. 오래전 아버지가 꽃이 참 예쁘다며 도라지 한 뿌리 들고 와 앞뜰 햇살이 가장 잘 드는 곳에 심었던 아이입니다. 난 이 아이가 보랏빛인 줄 알았었습니다. 제가 착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꽃이 별로 없는 뜰에 홀로 핀 모습은 많은 꽃무리 속에서 느낄 수 없는 우아함과 고고함이 있습니다. 때마침 대문 옆 자두나무와 담장 사이에 살고 있는 늦게 핀 분홍빛 철쭉이 하얀 도라지꽃의 배경이 되어 멀리서 바라보는 대문 밖 풍경도 참 예쁩니다. 정원을 주황빛으로 물들이는 참나리꽃. 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과 잡초 속에서 그동안 나에게 까다롭게 굴던 아메리칸 블루가 건강하게 자라 연하늘빛 고운 꽃을 피웠습니다. 한겨울 거실에서 비실비실하면서도 한두 송이 꽃을 피우던 이 아이는 연약해 보이지만 당찬 구석이 있습니다. 대부분 연회색빛 잎을 지닌 아이들은 햇살을 좋아하고 물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아이는 물을 무척 좋아합니다. 나 없는 사이에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아이의 덩치보다 좀 과하게 큰 용기에 흙과 거름을 넉넉히 담아 옮긴 후 종일 햇살이 드는 앞뜰에 뒀더니, 무럭무럭 자라 이제는 용기를 가득 채우고 자그만 연하늘빛 꽃을 소담스럽게 피워냅니다. 이제야 이 아이의 까다로운 성격을 파악한 것 같습니다. 고고한 자태로 홀로 핀 하얀 도라지꽃. 현관 입구 하얀 용기 속에 살던 로벨리아는 거의 사라지고 몇몇 아이들만 가냘프게 꽃을 피우고, 용기 주변 타일 바닥에서는 놀랍게도 흙 없이 물만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조개나물이라고 부르는 아주과 Ajuga라는 식물인데 하얀 용기도 이 아주과 잎들의 색을 닮아 가고 있습니다. 예상 밖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주는 이 아이가 이렇게 물을 좋아하는지 몰랐습니다. 올해는 나 없는 사이 로벨리아는 사라졌지만 이 아이들이 그 빈자리를 대신해 줍니다. 연하늘빛 고운 꽃피운 아메리칸 블루. 이 못생긴 아이 좀 봐 주세요. 못생겼지만 참 탐스럽고 귀엽지요. 향기 또한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 오랜만에 탐스러운 열매 두 개를 품은 이 아이는 앞뜰 동산 화단 밑돌 틈에 사는 장수매화랍니다. 철쭉, 구절초 수풀 사이 잡초를 제거하고, 조그만 장수매화가 편히 숨 쉬도록 주변 아이들 정리하다 만나서인지 보물을 만난 듯 참 반갑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두 아이입니다. 몇 해 전, 이 아이한테서 태어난 열매 하나가 노랗게 익어 얼마나 향기롭고 귀엽던지 데리고 놀다가 잃어버린 뒤 찾지 못해 한참을 애석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흙 없이 물만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아주과. 탐스러운 열매 두 개를 품은 장수매화. 거실 앞뜰에 사는 마타피아에게 반가운 일이 생겼습니다. 올해 초, 죽어가는 고목에서 아주 빈약하게 새순을 내밀어 오월 초순까지도 연약한 모습으로 힘들게 버티던 마타피아가 나 없는 사이 꽃망울 맺고 제법 건강한 모습으로 반깁니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고개 숙여 찬찬히 들여다보니 죽어가던 두어 줄기에서도 조그만 새순이 곧 터져 나올 듯한 낌새가 보입니다. 주변을 정리해 햇살과 바람을 좀 더 받도록 도와주고 이 아이가 좋아하는 쌀 씻은 물을 틈틈이 줬더니 드디어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오랜 시간 곱지 않은 모습으로 힘들게 버텨 온 마타피아에게는 ‘세월이 약이다’란 말처럼 기다림과 시간이 약이 되었습니다. 비록 3주 동안이었지만 건강한 새순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고운 꽃들이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마타피아. 이 예쁜 아이도 좀 봐주세요. 이 아이 이름은 협죽도(Nerium indicum)라 부르기도 하는 유도화랍니다. 하얀 꽃, 분홍 꽃의 아이는 자주 만날 수 있지만, 이 아이처럼 새빨간 꽃은 드뭅니다. 처음 본 것은 15년 전, 레옹베르그 Leonberg라는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입니다. 그리고 6년 후, 그랜드 캐니언 Grand Canyoun으로 가는 도중 다시 만났습니다. 새빨간 꽃빛, 고운 자태에 반해 아주 조심스럽게 데려와 예쁜 모습 다시 보고자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보기 드문 새빨간 꽃빛의 유도화. 이 아이 역시 나 없는 사이 주변의 무성한 가지와 잎들에 가려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했나 봅니다. 멀쑥하게 자라 하늘거리는 가지마다 고운 꽃 한 아름 달고 고개 숙인 채 땅만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이른 봄 거실에서 꽃망울 맺어 이 예쁜 꽃 제대로 피우지 못할까 얼른 거실 밖으로 데려 나와 꽃샘추위 찬바람에 꽃망울이 말라가는 모습이 안쓰럽던, 제시기에 꽃 못 피울까 걱정했던 아이인데 지금 꽃은 활짝 피웠지만 그 모습이 참으로 불쌍하고 힘들어 보였습니다. 이 아이를 햇살 좋은 곳으로 데려 나와 지지대를 세워주고 쓰러져가는 줄기는 난간에 붙들어 매주고 나니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자리를 이동하고 약 3주 만에 지지대 없이도 홀로 서 있게 됐습니다. 이 아이에게는 햇살이 바로 보약이었나 봅니다. 그래도 올가을 서늘한 바람이 불면 지금 사는 용기에 알맞게 무성한 가지를 정리해 다른 작은 아이들이 사는 이곳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도록 도와야겠습니다. 정원 친구들의 아늑한 쉼터가 되어준 연둣빛 앵초. 포근한 봄의 양지바른 언덕 전경을 연상하고 심은 용기 속 앵초는 물을 너무 많이 먹어 잎들이 용기 밖으로 넘쳐나 정글처럼 돼버렸습니다. 무성한 잎을 모두 잘라줬더니 일주일 만에 연둣빛 새잎들이 다시 나와 정원 친구들의 아늑한 쉼터가 되었습니다. 거실 앞뜰에도 변화하는 계절의 바람과 햇살이 들어와 마타피아, 유도화, 산수국, 찔레, 로벨리아, 바람꽃과 같은 아이들이 꽃을 피우고 예쁜 전경 만들어 갑니다. 하지만 이곳에도 작은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 혼자서 조용히 살아가는 아이, 자라면서 주변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 등 참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살아갑니다. 햇살, 바람 등의 기후와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꽃 빛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산수국과 같이 아이들 대부분은 자신에게 주어진 관심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하고 표현하며 살아갑니다. 나와 함께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보살피다 보면 결국 아이들이 주는 생명의 신비와 감동으로 마음과 정신이 맑고 행복해집니다. 여러 아이가 어울려 살아가는 거실 앞뜰 전경. 여름철 정원 관리* 늦봄부터 여름까지는 잡초가 수없이 많이 나는 계절이기에 잡초를 꾸준히 제거해야 하고, 꽃을 오랫동안 피우는 일년생인 백일초, 페츄니아와 여름꽃을 피우는 다년생인 플록스 phlox와 같은 아이의 시든 꽃은 꾸준히 제거해 계속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병충해의 활동이 잦아지는데 조치가 빠를수록 효과적이며, 틈날 때마다 잘 돌봐야 합니다. * 활발하게 자라는 다년생(여러해살이풀)과 일년초에게 영양분(거름)을 충분히 공급합니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에는 식물들도 잘 자라지 못해 그 영양분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에 영양분을 주지 않습니다. * 꽃이 피고 진 아이들은 잘라내면 식물이 넓게 퍼지는 것을 통제하고 정원을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봄에 꽃이 피고 진 앵초, 깽깽이 풀, 뿌리와 씨로도 번식하는 낙동강 구절초라고 부르는 사스타 데이지shasta daisy나 패랭이 같은 다년생은 너무 과하게 자라거나 퍼져 나가면 포기를 나눠 원하는 곳으로 옮겨 심고, 너무 잘 자라 원하지 않는 곳으로 뻗어 나가는 제라늄과 같은 경우 가지를 꺾어 번식하기도 시킵니다. * 동백나무, 함소화, 철쭉 등은 원하는 수형으로 만들고,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원하지 않는 가지와 빽빽하게 태어난 새순들을 적절히 제거해 나무가 잘 자라도록 가지치기를 해줍니다. 특히 가을에 꽃망울을 맺고 겨울 지나 봄에 꽃피우는 동백과 철쭉 같은 나무는 꽃이 진 후부터가 가지치기에 적합한 시기이며 햇가지가 다 자란 8월 상순에서 8월 말까지는 가지치기를 마쳐야 합니다. 그 이후는 꽃눈이 형성되므로 가지치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처럼 가지치기는 정원 일 중 식물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키우는 나무나 여러해살이풀은 기초적인 상식만 갖추면, 적합한 장소에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잘 자라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린 나무를 어떻게 가지치기하느냐에 따라 다 자란 나무는 그 형태에서 기품과 품위가 달라집니다. 가지치기할 때 유의해야 하는 것은 먼저, 식물의 형태를 결정한 후 그 형태에 따라 잘라주며 반드시 식물의 눈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눈의 방향을 살펴 가지가 뻗어 나가길 원하는 방향으로, 반드시 눈 바로 윗부분을 잘라주며 눈 반대 방향으로 자릅니다. 가장 좋은 가지치기는 가지치기를 한 뒤에도 티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 비가 계속 내리는 장마철에는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을 좋아하는 용기에 심은 선인장류와 물을 좋아하지 않는 제라늄 등의 식물을 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기고 흙이 건조해질 때까지 물을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연못, 또는 용기에 수생식물을 키우고 있다면 물속 잡초들을 방지하기 위해 염료를 풀어 물빛을 검게 해주고 자라는 잡초를 꾸준히 제거해야 합니다. 또한, 용기가 큰 경우나 연못은 모기 서식지가 될 수 있으므로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미꾸라지 몇 마리를 넣어두면 효과적입니다. * 휴가철, 집을 비울 때에는 가능한 시원하고 그늘진 장소로 용기를 옮기거나 가능하다면 땅에다 용기 채로 묻어 수분을 쉽게 증발하지 않도록 해줍니다.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식물 이야기, 화려한 꽃빛으로 물든 여름 정원 이야기
-
-
나의 정원 만들기 - 전원에서 야생화 100배 즐기기
- 경기도 어느 산골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그 시절 누구나 그랬듯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어느 철학자가 이야기했듯이 가난한 농부의 아들들은 손에 호미를 쥘 수 있을 때부터 들로 나서서 한몫을 해야 한다. 내 몸의 스무 배나 되는 소를 몰고 들로 산으로 풀을 뜯으러 가면, 우선 널찍한 초원을 찾아 바를 길게 매어 놓고 나무 그늘 밑에 쉴 만한 곳을 찾아 팔베개를 베고 눕는다. 조금만 지나면 심심하고 주변의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놀 거리를 찾게 된다. 파란 하늘에는 흰 구름이 수를 놓고 가끔 지나가는 쌕쌕이 비행기의 똥구멍에서는 길게 흰 줄이 퍼져 뭉실뭉실 구름으로 모여지고, 산새들이 지저귀고 썩은 고목 밑과 쇠똥 근처에는 버섯이 집을 짓고, 들풀 사이로 들꽃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냥 흔히 알던 할미꽃, 싸리꽃, 붓꽃, 제비꽃 등 수없이 많은 꽃을 보았지만 그 이름은 몇 개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논과 밭에 나가서 일을 할 때면 냉이, 망초, 고들빼기, 엉겅퀴, 뱀딸기, 바랭이, 마름, 물옥잠, 개구리밥, 물달개비, 자라풀… 이런 모든 것들이 보리, 밀, 콩, 벼,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의 곡식을 빼면 모두 잡초라 호미 끝에 긁혀 손에 잡혀 뽑혀서는 논두렁 밭두둑에 쌓여서 다시 퇴비로 곡식에 거름이 되기 위해 기다리는 신세였다. 소위 그런 잡초가 여름에는 돌아서면 또 나고 뽑으면 또 나고 정말 발로 짓이기고 싶었다. 겨울이 되기 전에 풋나무를 치러 가면 가을꽃인 마타리, 구절초, 도라지, 쑥부쟁이가 주변의 잡목과 함께 아궁이의 재물이 되기 위해 낫 끝에 꺾이고 했다. 잃어버린 시절을 찾게 한 야생화어린 시절의 시골은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놀 거리가 딱히 없는 처지에서 함께 숨 쉬고 살아가는 산, 강, 들이 우리의 놀이터이자 장난감이고 함께 하는 동아리였다. 유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이런 시골에서 보내고 나니 청년이 되면서 도시를 동경해, 학교도 도시로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어떻게든 광나는 도시의 현대인으로 성공해야겠다며 무척 열심히 살았다. 30대 말에 그 사이 결혼하여 아이들도 셋씩이나 생기고 적당히 살만한 아파트도 마련하고 모 그룹에 경영기획과장까지 해보면서 딴엔 꽤나 성공한 것 같았다. 그러던 마흔쯤 되던 어느 날, 여의도에서 약속이 있어 차를 몰고 갔는데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도착했다. 무료하던 차에 눈앞에 '야생화 전시회'라는 플래카드가 들어왔다. 남는 시간을 때우려고 들어간 전시회에서 나는 문득 잃어버린 청소년 시절까지의 세상을 다시 보았다. 소먹이가 된 호미 끝에 버려진 잡초, 손으로 훑어진 수초가 버젓이 전시되어 작품으로 보였다. 이름 모르던 그 많은 꽃들의 이름이 각자 다 있고 하나하나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보고 또 보고 정신없이 빠져 약속시간을 삼십 분이나 지나 일찍 도착한 내가 오히려 삼십 분 늦게 도착해 얼마나 송구스러웠는지……. 그때의 느낌으로 야생화에 관심을 가졌고, 등산을 하면서도 예사로이 보지 않고 식물도감을 갖고 하나하나 이름을 알아 나갔다. 결국 모든 것을 정리하고 지금 살고 있는 강가의 집 한 채와 텃밭을 사 이사하면서 나는 전원생활은 시작했다. 무조건 야생화가 있는 전원이라는 목표로 땅과 집을 마련했다.지금은 320여 종의 야생화와 철철이 옷을 갈아입는 작은 야생화 동산과 동산의 중간중간에 조화롭게 자리 잡은 손수 깎은 솟대와 장승이 수호신으로 서 있다. 한 해에 두 번 야생화 분화 및 분경 전시회도 갖고, 초등학교에 야생화 생태학습장도 만들어 지도하고, 우리 꽃으로 산수분경을 연출하여 아동 원예치료실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한 입장에서 그동안의 실패와 어떤 때는 허망한 짓을, 무식함에 소치를 겪으면서 체득한 전원에서의 야생화 백 배 즐기는 법을 어쭙잖은 이론이 아닌 현장학습으로 많은 사람과 더불어 우리 꽃과 문화와 함께 풍요로운 자연의 삶을 같이 하고 싶다. 철철이 옷을 갈아입는 320여 종의 야생화와 중간중간 자리한 손수 깎은 솟대와 장승이 조화롭게 서 있다. 초등학교 야생화 생태학습장을 조성한 모습. 야생화는 곡식을 재배하듯 수평적으로 복수초 밭, 앵초 밭, 나리 밭, 구절초 밭이 아닌 나무와 돌과 풀과 하늘이 어우러지고 높낮이가 있어야 한다. 분화와 분경을 이용해 전시에 참가하기도 한다. 전원생활 백 배 즐기기, 야생화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참살이(Well-Being)의 전원생활은 산과 강과 들과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전원에서의 생활환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꿈을 이루는 곳이다. 즐겁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전원생활이란, 자연과의 조화와 자연의 순리를 어긋나지 않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환경의 지배를 받는 인간으로서는 마음의 평화와 정서적 안정이 행복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자연과의 조화라는 면에서 꽃이라고 하는 부분을 활용하면 전원생활을 백 배 즐길 수 있다. 야생화는 자연에서의 생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계절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야생화 동산을 화려한 색을 뽐낸다. 첫째, 야생화 동산을 집 안에 조성하는 것이다.나의 경우 야생화 동산을 만들고 싶어서 전국의 산지와 화원을 다니면서 약 200평 정원에 80여 종 4000본을 심었다. 어렸을 때 국어책에 나오는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처럼 수평적으로 군락 군락을 지어서 종류별로 심었다. 2월 말에 심어 놨더니 4월부터 꽃이 피었는데, 복수초를 시작으로 앵초, 할미꽃, 금낭화 들의 여름 꽃이 기가 막힐 만큼 예뻤다. 여름에는 나리 종류부터 모시대, 백합, 노루오줌 등의 화려한 여름 꽃이 가을에는 구절초, 마타리, 층꽃 등의 군락이 얼마나 아름답게 피는지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이 모두 다 너무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나는 초보자로서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른다. 야생화란 한번 심으면 가만 놔둬도 자생력이 뛰어나 겨울에는 잠을 자다가 봄에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번식하고를 계속하므로 평생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듬해 봄이 되어 새싹이 나기를 학수고대하고 기다렸는데, 처음 심은 만큼 새싹이 나지 않았다. 봄꽃이 많이 피지도 않았고 여름에도 마찬가지, 가을에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전국에 있는 자생식물원을 다녔다. 오대산 자생식물원, 한택식물원 등 유명하다는 곳을 10여 곳 다니면서 결론을 내렸다. 야생화는 자연에서의 생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곡식을 재배하듯 수평적으로 복수초 밭, 앵초 밭, 나리 밭, 구절초 밭이 아닌 나무와 돌과 풀과 하늘이 어우러지고 높낮이가 있고, 양지와 음지가 있고, 건조한 곳과 습한 곳이 있고, 겨울에는 보온을 해야 하고… 여하튼 자연의 큰 교목 밑에 관목이 우리가 잡초라고 생각하는 큰 풀 사이 작은 꽃들이 보호를 받으면서 피고 지고 풀 사이 길게 꽃대를 내밀고 피는 나리꽃처럼 조화롭게 피어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처음 심었던 200평을 모두 파헤치고 먼저 바닥 면에 유공 관을 테니스장의 물 빠짐 공사하듯 매설하고, 여름에 비가 1일 100밀리미터 이상 오더라도 전부 흡수하여 우수관로로 빠져나가도록 기초 공사를 하고, 작은 둔덕의 동산을 조성하고, 동선을 두어 만들었다. 그리고 교목과 관목을 식재하고 중간중간에 자연석 바위를 배치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개화기에 따른 식물 구성과 크기, 번식 방법, 음지 및 양지식물 등을 고려하여 합식(合植), 혼식(混植) 등의 방법으로 식재했다. 그리고 식재된 동산의 표면에 제재소에서 부산물이 나무껍질(화원에서 '바크'라고 판매함)을 5톤을 사서 5센티미터 두께로 덮어 주었다. 이 바크가 하는 역할은 너무 크다.자연에서는 낙엽이 쌓이고 부엽층이 생기면서 비옥한 토양이 이루어지고, 여름에 비가 오면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며 흙의 수분 증발을 억제하고, 겨울에는 보온 역할을 하는 것이 부엽층이다. 난 개발 시 절개지를 보면 여름에 토사가 밀려나고 산사태가 나는 경우를 많이 봤을 것이다. 이렇게 바크라도 대신 처리하지 않으면 자연에서 부엽층이 없어서 비가 오면 땅이 딱딱해지고, 뜨거운 여름에는 수분의 증발로 척박해지며, 겨울에는 식물이 동사한다. 그렇게 조성한 200평의 야생화 동산에는 지금 320여 종의 야생화가 수목과 어울려 해마다 다른 모습을 연출하며 피고 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이처럼 전원주택의 일부를 수평적 정원이 아닌 자연과 어울리는 조화로운 야생화 동산을 조성하여 아름다운 꽃과 풍요롭게 사는 것이 어떻겠는가. 유럽의 경우 컨스 가든(자동화 유리온실)이라고 하여 많은 소규모 실내 정원이 보편화되어 있다. 둘째는 분화(盆花), 분경(盆景) 등의 방식으로 야생화를 기르는 법이다. 작은 화분에 예쁜 꽃을 심어 창가에, 테라스에, 덱에, 정원 디딤돌 옆에 놓아두면 아기자기한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분화란 화분에 꽃이나 화목을 옮겨 심는 것으로 분재목이나 난초류, 다년생 초화류, 작은 철쭉류, 고사리 등을 심어 공간과 조화를 이루면 사진에서나 보는 유럽의 아름다운 전원주택이 우리 집인 것이다. 작은 화분에 예쁜 꽃을 심어 창가에 테라스에, 덱에, 정원 디딤돌 옆에 놓아두면 아기자기한 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셋째는 실내에 빛이 좋고 통풍이 좋은 공간을 만들어 실내정원을 연출하는 것이다.흔히 자연 속에서 사는데 굳이 실내에 정원은 왜 꾸미냐고 반문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그것은 식물이 휴면기에 빠져드는 것이고, 길게는 5~6개월 즉, 반 년 동안 식물에게는 휴면기다. 10월 말부터 시작하여 이듬해 4월까지는 식물의 휴면기며, 사람이 사는 실내 공간에 365일 식물과 함께 한다면 안팎으로 얼마나 조화롭겠는가. 전원생활을 못하는 도시인은 그 일부라도 즐기려고 아파트 발코니 정원을 꾸미지 않는가. 잎이 많은 관엽종과 우리 꽃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 실내 정화 효과도 나고, 그 실내정원 옆에 차실(茶室)을 두거나 휴식 공간을 만들어 즐기면 아름다운 공간미를 창출할 것이다. 식물과 꽃 그리고 점경물을 이용한 분경 연출. 넷째는 전원주택의 3분의 1 정도 공간에 유리온실이나 비닐온실을 짓는 것이다.이 온실의 용도는 사계절 유기농 채소를 자급자족할 수 있고, 허브나 약용식물을 재배하여 차로 마시거나 건강식단에 활용할 수도 있다. 좀 더 전문적으로 활용하면 실내식물원을 만들어 정원의 일부를 온실화하는 것이다. 이미 유럽의 경우 컨스 가든(자동화 유리온실)이라고 하여 많은 소규모 실내 정원이 보편화되어 있다. 자연에서는 낙엽이 쌓이고 부엽층이 생기면서 비옥한 토양이 이루어지고, 여름에 비가 오면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며 흙의 수분 증발을 억제한다. 야생화 농원 설계 식재도. 야생화 농원 설계 설비도.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앞에서 나열한 방법만이라도 활용한다면 전원생활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미학이 되리라고 본다. 글쓴이 조준호 남양주에서 야생화 동호회를 운영하며 일 년에 2회 작품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 생태학습장 조성 및 지도를 통해 들꽃과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을 아이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손바닥 정원 원예 강사, 솟대조각가, 야생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나의 정원 만들기 - 전원에서 야생화 100배 즐기기
-
-
아픔으로 가꾼 정원, 꽃으로 보답하다
- 경기 양평군 용문면에서 만난 주택 정원은 집주인 부부의 분신이자 동반자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위로가 되어준 것도, 아들딸 남부럽지 않게 뒷바라지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정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보는 눈에서 애틋함이 묻어나는 것도 그러한 까닭이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뒷산에서 내려다본 정원 전경. 그 경계가 모호해 자연미가 물씬하다. 거북이 언덕 위로 텃밭과 꽃밭이 있고 주택 맞은편 평화와 사랑의 의자 뒤로 연못 정원이 있다. 팔불출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내 보기에는 우리 집 정원이 참 아름다운데 구경 한 번 오지 않을래요?” 집주인 엄 씨는 전문가 도움 없이 200평 넘는 규모의 정원을 스스로 가꿨다며 본 지 편집부로 직접 취재 요청을 해왔다. 그러면서도 끝머리에는 ‘혹여나 실망하면 어쩌나’하는 의중을 비추었다. 내 자식이야 예쁜게 당연하지만 남 보기에는 초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였다. 살림을 옮긴 곳에는 풀 한 포기는커녕 벌거숭이 민둥산에 초라하기 그지없는 흰색 목조주택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심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가진 것 하나 없다고 생각되던 때였다. “아무 연고 없는 이곳에 왔을 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은 오로지 나무밖에 없었어요. 내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듯 날마다 나무를 심었지요. 갑자기 무료해진 생활에 아내가 우울증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있었고요.” 이주 후 2년까지 부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바닥재와 벽지 등 인테리어를 보충했고 틈틈이 꽃과 나무를 샀다. 어느 날은 철쭉은 심고 어느 날은 잔디를 사와 조금씩 정원 바닥을 채워나갔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처음부터 울타리용 수목에는 무엇이 좋은지, 연못은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좋은지 알 수 없었지만 몸으로 부닥쳐가며 그 답을 찾아냈다. 65,000원 하는 향나무 한 그루를 심으며 마음에 위로를 얻었던 기억, 사시 합격 기념으로 딸아이가 소나무를 선물해 준 일 등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정원은 소박하고 다양한 이야기로 점점 풍성해졌고 푸른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노란색, 주황색 나리꽃 위로 나비 한 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원 조성 전부터 있던 거북이 형상의 바위는 그대로 보존해 등 후면에 텃밭을 전면에는 하트 모양 꽃밭을 만들었다. 뒷산을 정원으로 들인 집정원이 산에 안긴 듯 산이 정원으로 들어온 듯 자연미가 압권이다. 주택 부지 뒤편에 자리한 갈띠산은 인근 용문산과는 다르게 사람들에게 오픈되지 않아 훼손이 덜하고 순수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부지와 산이 맞닿은 부분은 자연석으로 경계를 만들어 그 흐름이 최대한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정원을 하나로 아우르는 테마는 ‘키친 가든’. 텃밭을 정원 곳곳에 숨겨두었는데 단순히 열매를 거두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작물 역시 하나의 화초로 보고 꽃과 열매가 달리는 모습이 아름답게 연출되도록 터널형 지지대를 적극 활용했다. 화려한 색의 꽃들이 봄 정원을 한차례 어지럽히고 나면 싱그러운 오이와 청포도가 여름 정원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자연은 보는 것 자체도 기쁨을 주지만 생활에도 적지 않은 편리함을 줘요. 뒷산에서 거둔 나물과 장뇌삼을 상 위에 찬으로 올리기도 하는데 덕분에 몸까지 호사를 누려요. 먹을거리의 상당 부분을 정원과 산에서 얻고 있지요.” 사랑과 평화의 의자에서 본 연못 정원. 오이 넝쿨 터널 양 끝에서 텃밭을 손질하고 있는 부부. 터널형 지지대에 매달린 오이와 청포도가 싱그럽다. 정원에는 거북이 두 마리가 산다. 거대한 텃밭 동산을 이루는 큰 거북이와 연못 정원에 작은 돌을 쌓아 만든 작은 거북이가 바로 그 주인공. 사랑과 평화의 의자를 넘어 거북이 동산으로 정원 중앙, 집과 산 그리고 정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는 벤치를 놓고 누구든 와서 쉼을 얻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사랑과 평화의 의자’로 명명했다. 벤치 위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지지대에는 해마다 더욱 풍성해지는 흑장미 넝쿨이 강렬한 태양을 막아준다. 넝쿨과 지지대가 만든 사각형 프레임은 사진처럼 시원한 연못 정원의 풍경을 근사하게 담아낸다. 사랑과 평화의 의자 우측에는 거대한 거북이 동산이 자리 잡고 있다. 처음 이주했을 때부터 마당 한구석을 꿰차고 있던 거대한 바위는 이제 막 일어서려는 거북이를 연상시킨다. 부부는 바위를 그대로 살리고 거북이 등 부분을 텃밭으로 일궈 토마토, 고추, 고구마 등을 소담스럽게 심었다. 목덜미 부분에는 하트 모양의 꽃밭도 만들었다. 사랑과 평화의 의자 위를 지나는 흑장미 넝쿨. 사선으로 가로지르게 만들어 보일 듯 말 듯 신 비스러움을 연출했다. 연못을 수시로 드나드는 개구리. 아내에게 바치는 연못 정원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 정원 모든 생물체가 귀하지만 아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남편이 만들어준 연못이다. 뒷산 샘물을 끌어 만든 연못은 정원보다 단을 낮춰 아늑한 느낌으로 조성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굽이쳐 흐르도록 S자 모양으로 만들고 크고 작은 돌로 벽면을 채워 넣었다. 엄 씨 언니 내외가 구해다 준 돌절구와 부부가 돌로 만든 작은 거북이는 연못 정원에 또 하나의 볼거리. 거북이 입에서 발원한 샘물이 돌절구를 타고 졸졸졸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 다른 세상에 온 듯 착각에 빠진다. 물 위를 가로지르는 청초한 흰색 꽃 으아리는 연못 정원의 클라이맥스로 그 모양이 ‘왕관’을 연상시킨다며 남편이 아내에게 선물로 주었다. “이곳에 오고 난 후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아요. 자연과 교감하며 남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법을 배우게 됐고요. 나무가 말을 거는 느낌, 혹시 아시나요?” 정원의 하이라이트 곡선형 연못에는 남편이 아내를 위해 만든 ‘으아리꽃 왕관’이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아픔으로 가꾼 정원, 꽃으로 보답하다
-
-
식물 이야기, 나의 가을 정원 이야기
- 연분홍빛 구절초가 한두 송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쑥부쟁이가 고운 모습으로 꽃을 활짝 피우자 이 아이들도 연이어 정갈한 시골 아낙네 모습으로 한 송이, 두 송이 피어 어느 화창한 아침 밖으로 나와 보니 연 분홍빛 하얀빛의 구절초가 뜰을 가득 채웠습니다. 맑은 가을 햇살 아래 무리 지어 핀 구절초들의 모습은 황홀하고 찬란합니다. 고운 꽃 한 아름 선물을 받은 듯 행복한 순간입니다. 한동안 이 아름다움에 푹 빠져 지냅니다. 10여 년 전, 설악산 가는 길의 어느 화원에서 맑고 고운 모습의 이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하늘거리며 핀 하얀 구절초가 하도 예뻐 그 고운 모습 행여 다칠까 조심조심 데려와 우리 집 앞뜰에 심었습니다. 해를 지나며 예쁘게 잘 자라는 이 아이들 모습이 마냥 흐뭇하고, 고운 꽃들로 가득 찬 가을 뜰을 상상하며 이 아이들 마음대로 뻗어 가게 두었더니 뜰 이곳저곳을 덮어가며 마음껏 자라나 올가을에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냅니다. 하지만 이번 가을을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조금씩 관리하며 키워야겠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자라기엔 나의 정원이 너무 작습니다. 특히 봄에는 앞뜰 동산 돌 틈에서 예쁘게 태어나는 용담이 이 아이들 때문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도와주었지만, 구절초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허약하였습니다. 청보랏빛 고운 용담 꽃을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아야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구절초에 가려서 어렴풋이 보이는 청보랏빛 용담은 분홍빛 꽃을 피우는 키다리 아네모네 Anemone랑 여름 내내 꽃을 피운 보랏빛 안젤로니아Angelonia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이룹니다. 여름 내내 더위와 장마를 견뎌내고 꽃을 피운 쑥부쟁이 꽃을 찾아온 작은 나비들과 꿀을 찾아 날아온 벌들이 윙윙거리며 이 꽃 더 꽃으로 옮겨 다니는 이 작은 정원은 보랏빛, 연보랏빛, 분홍빛, 연분홍빛, 하얀 꽃들의 가을잔치가 한창입니다. 여름 내내 억지를 부리듯 현관 계단 아래 드러누워 사계 패랭이를 못살게 굴던 보랏빛 쑥부쟁이가 9월 중순의 어느 아침 마법처럼 한 아름 피어 늦게 핀 구절초들과 함께 어우러져있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무더위와 긴 장마, 나의 실수로 힘없이 축 처져 있는 모습이 안쓰럽고 보기 싫어 몇 번인가 이 아이를 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 아이의 아름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포기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예쁘게 피어날 줄 몰랐습니다. 누런 잎들을 달고 허약하게 누워 있는 모습에서 이런 모습은 기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가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꽃, 청초한 청보랏빛 용담이 예쁘게 피지 못하였습니다. 그나마 조금 핀 용담도 구절초에 가려 그 아름다움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아쉬운 마음에 화원을 찾았지만, 긴 장마로 이 아이들 대부분이 죽거나 예쁜 모습은 찾기 힘들고 매우 비싸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힘들게 살아남아 꽃을 피워 준 것에 대견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래층 뜰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 용담이 이 층 용기 정원에선 고맙게도 예쁘게 피었습니다. 나는 이 보랏빛 용담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릅니다. 한 송이 한 송이 다 예쁘고 정겨워 보입니다. 분홍, 진분홍, 주홍, 주황, 노란빛의 다양한 색을 지닌 란타나 Lantana 꽃이 오늘 아침 유난히 아름답게 보입니다. 여름에 핀 란타나와 가을 아침 햇살에 비친 란타나의 모습은 참 많이 다르게 보입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변하는 그 빛과 내 마음이 정원 속 식구들의 모습을 바꿔갑니다. 꽃들의 가을잔치 이 층 서재 앞 용기 정원 작은 탁자 위에는 탐스러운 고운 꽃을 많이 피우기 위해 온종일 햇볕이 드는 이곳으로 이사 온 연꽃, 수련, 물양귀 등과 본래 이곳에서 살아가는 쑥부쟁이, 숫잔대, 용담 등이 아직도 서로 좀 어색한 분위기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들 곁에서 함께 꽃을 피우고 있는 플루메리아Plumeria가 긴 장마에 이끼만 살아남은 작은 용기 속으로 살며시 내려와 떠나간 아이들의 빈자리를 이끼들과 함께 예쁜 모습으로 채웁니다. 플루메리아와 보랏빛 쑥부쟁이, 청보랏빛 용담, 분홍빛 구절초가 서서히 사라져 갈 무렵, 멀리서 데려온 또 한 그루 작은 플루메리아Plumeria가 이제야 꽃망울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내년에는 이 아이들이 서로 서로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더 고민해야겠습니다. 정갈하고 고운 시골 아낙네의 모습으로 피어난 구절초 깊숙이 드리워진 가을 아침 햇살은 온실 속 식구들을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보이게 합니다. 온실 전경이 하도 고와 사진기를 들고 나와서 이 순간을 담아봅니다. 그러나 마냥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이 온실을 태어나게 한, 내 아끼는 천리향이 이유도 없이 서서히 한두 그루 사라지더니 이제는 겨우 한 그루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아주 건강하게 잘 있던 아이들이 이유도 없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쉬움과 답답함뿐이었습니다. 이 생각 저 생각 아무리 궁리해 보아도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그 아이들이 왜 그렇게 힘없이 사라져 갔는지를... 구절초 틈에서 청초하게 핀 청보라빛 용담 아네모네, 구절초, 용담, 안젤로니아가 핀 앞뜰 동산 언양 석남사에서 만난 건강하게 자라던 천리향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그 아이들이 사는 주변 환경이 떠올랐습니다. 그 아이는 산속이지만 법당 주변 아주 건조한 뜰에서 살았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의 생각으로는 나의 온실 속 천리향은 주변 용기에 사는 아이들이 많아 그 아이들에게 물을 줄 때마다 그 물들이 천리향이 심어진 곳으로 들어가 너무 습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 올해는 천리향 바로 곁에 흰동백나무 한 그루가 심어진 용기를 놓아뒀는데 한여름 무더위에 잠시 돌보지 못해 겨우 몇몇만 살아남은 이 아이들과 주변 물방울 풀들과 씨름하고 있는 귀여운 누운주름, 함소화에게 물 주는 것이 늦어져 나도 모르게 주변 용기들에 물을 많이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금 나는 이 온실을 바라보면서 나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후회하고 또 후회하지만 이미 내 사랑하는 천리향은 사라졌습니다. 난 고향 같은 천리향을 나의 온실에 다시 데려오기 위해 천리향이 있는 여러 곳을 찾아다닐 것 같습니다. "많은 애착이 독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천리향에 대한 나의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이끼만 살아남은 작은 용기 속에서 예쁜 모습으로 피어난 플루메리아 아침 햇살을 머금은 란타나 집 정원은 옆집 뜰과 어우러져 한층 더 아름답습니다. 옆집 뜰에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와 분홍빛 국화는 우리 집에서 데려간 아이들인데, 햇볕과 건조한 곳을 좋아해 우리 집보다 양지바른 옆집 뜰에서 더 많은 꽃을 피웁니다. 아름다운 마을에 산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내 정원이 주는 즐거움보다 더 많은 행복과 여유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아름다운 마을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의 마음입니다. 작은 나무 한 그루, 꽃 한 포기라도 심을 여유는 각박한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정원을 만들기엔 부적합 땅이나 공간은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작은 공간, 어둡고 쓸모없는 공간이라도 즐길 수 있는 감각과 감성을 가진다면 잘 활용해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 즐길 수 있습니다. 꽃들의 가을잔치가 한창인 온실 전경 Tip. 가을철 정원 관리10월은 나무와 관엽식물, 초본식물을 심기 시작하는 좋은 달이다. 정원이나 화단에서 예쁜 꽃을 피워준 추위에 약한 라벤더 Lavender, 세이지 Sage, 제라늄 Geranium, 동백 등을 추위가 오기 전에 용기에 옮겨 심어 온실 등에 둔다. 10월은 나무, 관목, 다년생 들을 심기에 알맞은 달이다. 아직 땅속 기온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 병충해와 셀프 씨딩 Self-Seeding(스스로 씨 뿌리는 것)을 방지해 깨끗함을 유지하기 다년생 식물의 가지를 자른다. 추운 지역에선 가지 줄기를 5∼10㎝ 남겨 두고 자른다. 남은 가지에 눈이 쌓여 뿌리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 과도하게 자란 다년생 덩이를 분리해 필요한 장소에 옮겨 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준다. - 다년생을 원하는 장소에 심거나 옮긴다. - 서리가 두세 번 내린 후 다년생이 자라는 정원에는 거름을 준다. 뿌리가 겨울 동안 영 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 튤립, 수선화, 히아신스, 크로커스와 같은 봄에 꽃을 피우는 구근을 심는다. - 다알리아, 글라디올러스와 같은 여름용 구근을 파내 얼지 않는 서늘한 곳에서 둔다. - 화단에서 마지막 잡초를 제거한다. 돌아오는 봄철에 일거리를 줄이기 위함이다. ※ 참고 문헌| 《 Gardening through the year 》, Royal Horticultural Society 著. 《 The Flower Gardener ′ s Bible 》, LEWIS and NANCY HILL 著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식물 이야기, 나의 가을 정원 이야기
-
-
식물 이야기, 화려한 꽃빛으로 물든 정원 이야기
- 주황빛 꽃잎에 주근깨를 가득 머금고 검자줏빛 긴 꽃술 쭉 내밀은 참나리꽃이 한여름 초록빛으로 물든 정원 속에 화려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피었습니다. 어릴 적 여름날, 녹음이 무성한 산자락에서 가끔 만났던 주황빛 참나리꽃은 한두 송이만 피우고 수줍게 고개 숙인 다소곳한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지금 우리 집에 사는 산나리는 어릴 때 봤던 그 다소곳함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건강하게 자라 주변 아이들을 무척이나 짓궂게 괴롭혀 나에게 종종 구박을 받으면서도 초여름이 시작될 즈음 기다란 꽃대 쭉 내밀어 꽃망울 가득 달고 장마가 시작되면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올해는 건강하게 크지 못하고 멀대처럼 커 뭐가 못마땅한지 바닥에 누울 자세입니다. 그 키에 몇 송이 꽃망울도 견디지 못해 앞으로 엎어지면서도 장맛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다 자란 아이들 모두 일으켜 세우기도 어렵고 억지로 세운다고 예뻐 보이지도 않을 것 같아 그냥 보여주는 그대로 보자 생각하고 다시 보니 이 모습 또한 올해만 볼 수 있는 풍경인 듯싶다 여겨지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비록 어릴 때 만났던 그 모습은 아니지만 이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멀리 떠나간 아버지의 젊은 날 모습과 이젠 다리가 아파서 오래 걷지 못하는 어머니와의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이 말썽꾸러기 참나리꽃이 앞뜰, 2층 뜰, 물 정원, 가리는 곳 없이 온 정원 가득 주황빛으로 신나게 물들이는 모습이 나는 참 좋습니다. 비록 잠시 왔다 떠나가는 아이지만, 고운 추억 빛과 더불어 그리운 시절 떠오르게 해주는 이 아이들이 고마워 함부로 다루지 못하고 그냥 두렵니다. 정원을 주황빛으로 물들이는 참나리꽃. 바람이라도 조금 불면 쓰러질 듯 하늘거리는가는 꽃대 쭉 내밀고, 오랜 시간 꽃망울을 품고 있던 도라지 한 포기가 쏟아지는 빗속에서 드디어 하얀 꽃잎 하나를 열었습니다. 오래전 아버지가 꽃이 참 예쁘다며 도라지 한 뿌리 들고 와 앞뜰 햇살이 가장 잘 드는 곳에 심었던 아이입니다. 난 이 아이가 보랏빛인 줄 알았었습니다. 제가 착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꽃이 별로 없는 뜰에 홀로 핀 모습은 많은 꽃무리 속에서 느낄 수 없는 우아함과 고고함이 있습니다. 때마침 대문 옆 자두나무와 담장 사이에 살고 있는 늦게 핀 분홍빛 철쭉이 하얀 도라지꽃의 배경이 되어 멀리서 바라보는 대문 밖 풍경도 참 예쁩니다. 고고한 자태로 홀로 핀 하얀 도라지꽃. 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과 잡초 속에서 그동안 나에게 까다롭게 굴던 아메리칸 블루가 건강하게 자라 연하늘빛 고운 꽃을 피웠습니다. 한겨울 거실에서 비실비실하면서도 한두 송이 꽃을 피우던 이 아이는 연약해 보이지만 당찬 구석이 있습니다. 대부분 연회색빛 잎을 지닌 아이들은 햇살을 좋아하고 물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아이는 물을 무척 좋아합니다. 나 없는 사이에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아이의 덩치보다 좀 과하게 큰 용기에 흙과 거름을 넉넉히 담아 옮긴 후 종일 햇살이 드는 앞뜰에 뒀더니, 무럭무럭 자라 이제는 용기를 가득 채우고 자그만 연하늘빛 꽃을 소담스럽게 피워냅니다. 이제야 이 아이의 까다로운 성격을 파악한 것 같습니다. 연하늘빛 고운 꽃피운 아메리칸 블루. 현관 입구 하얀 용기 속에 살던 로벨리아는 거의 사라지고 몇몇 아이들만 가냘프게 꽃을 피우고, 용기 주변 타일 바닥에서는 놀랍게도 흙 없이 물만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조개나물이라고 부르는 아주과Ajuga라는 식물인데 하얀 용기도 이 아주과 잎들의 색을 닮아 가고 있습니다. 예상 밖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주는 이 아이가 이렇게 물을 좋아하는지 몰랐습니다. 올해는 나 없는 사이 로벨리아는 사라졌지만 이 아이들이 그 빈자리를 대신해줍니다. 흙 없이 물만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아주과. 이 못생긴 아이 좀 봐 주세요. 못생겼지만 참 탐스럽고 귀엽지요. 향기 또한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 오랜만에 탐스러운 열매 두 개를 품은 이 아이는 앞뜰 동산 화단 밑돌 틈에 사는 장수매화랍니다. 철쭉, 구절초 수풀 사이 잡초를 제거하고, 조그만 장수매화가 편히 숨 쉬도록 주변 아이들 정리하다 만나서인지 보물을 만난 듯 참 반갑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두 아이입니다. 몇 해 전, 이 아이한테서 태어난 열매 하나가 노랗게 익어 얼마나 향기롭고 귀엽던지 데리고 놀다가 잃어버린 뒤 찾지 못해 한참을 애석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탐스러운 열매 두 개를 품은 장수매화. 거실 앞뜰에 사는 마타피아에게 반가운 일이 생겼습니다. 올해 초, 죽어가는 고목에서 아주 빈약하게 새순을 내밀어 오월 초순까지도 연약한 모습으로 힘들게 버티던 마타피아가 나 없는 사이 꽃망울 맺고 제법 건강한 모습으로 반깁니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고개 숙여 찬찬히 들여다보니 죽어가던 두어 줄기에서도 조그만 새순이 곧 터져 나올 듯한 낌새가 보입니다. 주변을 정리해 햇살과 바람을 좀 더 받도록 도와주고 이 아이가 좋아하는 쌀 씻은 물을 틈틈이 줬더니 드디어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오랜 시간 곱지 않은 모습으로 힘들게 버텨 온 마타피아에게는 ‘세월이 약이다’란 말처럼 기다림과 시간이 약이 되었습니다. 비록 3주 동안이었지만 건강한 새순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고운 꽃들이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마타피아. 이 예쁜 아이도 좀 봐주세요. 이 아이 이름은 협죽도(Nerium indicum)라 부르기도 하는 유도화랍니다. 하얀 꽃, 분홍 꽃의 아이는 자주 만날 수 있지만, 이 아이처럼 새빨간 꽃은 드뭅니다. 처음 본 것은 15년 전, 레옹베르크 Leonberg라는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입니다. 그리고 6년 후, 그랜드 캐니언 Grand Canyoun으로 가는 도중 다시 만났습니다. 새빨간 꽃빛, 고운 자태에 반해 아주 조심스럽게 데려와 예쁜 모습 다시 보고자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보기 드문 새빨간 꽃빛의 유도화. 이 아이 역시 나 없는 사이 주변의 무성한 가지와 잎들에 가려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했나 봅니다. 멀쑥하게 자라 하늘거리는 가지마다 고운 꽃 한 아름 달고 고개 숙인 채 땅만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이른 봄 거실에서 꽃망울 맺어 이 예쁜 꽃 제대로 피우지 못할까 얼른 거실 밖으로 데려 나와 꽃샘추위 찬바람에 꽃망울이 말라가는 모습이 안쓰럽던, 제시기에 꽃 못 피울까 걱정했던 아이인데 지금 꽃은 활짝 피웠지만 그 모습이 참으로 불쌍하고 힘들어 보였습니다. 이 아이를 햇살 좋은 곳으로 데려 나와 지지대를 세워주고 쓰러져가는 줄기는 난간에 붙들어 매주고 나니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자리를 이동하고 약 3주 만에 지지대 없이도 홀로 서 있게 됐습니다. 정원 친구들의 아늑한 쉼터가 되어준 연둣빛 앵초. 이 아이에게는 햇살이 바로 보약이었나 봅니다. 그래도 올가을 서늘한 바람이 불면 지금 사는 용기에 알맞게 무성한 가지를 정리해 다른 작은 아이들이 사는 이곳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도록 도와야겠습니다.포근한 봄의 양지바른 언덕 전경을 연상하고 심은 용기 속 앵초는 물을 너무 많이 먹어 잎들이 용기 밖으로 넘쳐나 정글처럼 돼버렸습니다. 무성한 잎을 모두 잘라줬더니 일주일 만에 연둣빛 새잎들이 다시 나와 정원 친구들의 아늑한 쉼터가 되었습니다. 여러 아이가 어울려 살아가는 거실 앞뜰 전경. 거실 앞뜰에도 변화하는 계절의 바람과 햇살이 들어와 마타 피아, 유도화, 산수국, 찔레, 로벨리아, 바람꽃과 같은 아이들이 꽃을 피우고 예쁜 전경 만들어 갑니다. 하지만 이곳에도 작은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 혼자서 조용히 살아가는 아이, 자라면서 주변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 등 참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살아갑니다. 햇살, 바람 등의 기후와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꽃 빛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산수국과 같이 아이들 대부분은 자신에게 주어진 관심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하고 표현하며 살아갑니다. 나와 함께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보살피다 보면 결국 아이들이 주는 생명의 신비와 감동으로 마음과 정신이 맑고 행복해집니다.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식물 이야기, 화려한 꽃빛으로 물든 정원 이야기
-
-
식물 이야기, 맑고 고결해 절개를 상징하는 동양의 꽃, 매화
- 매화꽃이 피었습니다. 단지 몇 송이지만 나에겐 너무나 소중합니다. 꽃나무가 꽃을 피우는 것이야 당연한 이치겠지만 나에겐 참 특별한 순간입니다. 매화꽃을 보는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백 가지 꽃을 다 꺾어서 봐도우리 집 꽃만은 다 못하네그것은 꽃이 달라서가 아니라다만 우리 집에 있기 때문일세 오래 살았던 집을 수리한 후 정원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정원에 어울리는 나무를 찾으러 서울 근교는 거의 다 다녔습니다. 작은 대문과 어울리는 소나무를 구하던 중 구파발 근교에서 분재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아담하고 멋스러운 지금의 매화를 만났습니다. 양지바른 곳 앞뜰 중앙 작은 동산 아래 중앙에 심었습니다. 그런데 건강하게 너무 잘 자라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고풍스러운 자태는 사라지고 무성한 잎과 뻗어나가는 가지들이 주변 햇볕을 좋아하는 작은 꽃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꽃을 피우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크지 않은 앞뜰 주변을 점점 어수선하게 만들어 답답함을 주었습니다. 여름에 꽃눈을 만들어 추운 겨울이 끝나 갈 무렵 꽃을 피우는 매화에게 고운 꽃과 맑은 향기를 위해선 늦여름까지는 가지를 자르지 말아야 하지만 결국은 참지 못하고 가지들을잘라야 했습니다. 늦가을까지 가지를잘라야 했습니다. 이 무성한 가지들로 인해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고운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 해마다 갈등의 연속이었습니다. 더 이상 매화가 이곳에선 아름다움을 발휘하는 것이 무리임을 깨달았습니다. 매화의 생리적 특성을 제대로 파악 못 한 내 실수로 10여 년 건강하게 잘 자란 나무를 막상 옮기려고 하니 몸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들과 함께 그날 온종일 뜰에서 보냈습니다. 이층 서재 앞 용기 정원으로 이사를 시켰습니다. 앞뜰이 환하게 넓어졌습니다. 매화나무 뒤에 가려 있던 뒷동산이 보였습니다. 그 당시 고생한 매화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든 지식을 동원해 매화가 더 이상 고생하지 않고 매화의 아름답게 자랄 수 있는 장소와 매화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표현해 줄 수 있는 용기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매화의 형태와 크기, 거친 질감과 색채에 어울릴 뿐만 아니라 고목의 멋도 살리면서 중후한 느낌이 드는 사각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발품을 팔아 어렵사리 적합한 용기를 찾아 매화나무를 심은 후 온종일 햇볕이 드는 이층 서재 앞에 놓았습니다. 다양한 모습의 용기들 속에서 중후한 느낌의 검은색 정사각 용기가 중앙에 자리 잡아 의젓하게 안정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겨울 모든 꽃들이 없어진 쓸쓸한 정원에서 무성한 잎들을 훌훌 떨쳐버리고 묵묵히 지키고 있는 매화나무의 당당한 모습은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고목의 운치를 줍니다. 나목裸木(잎이 지고 가지만 앙상한 나무)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한평생 묵묵하게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오신 우리네 아버지의 삶을 이 나목에서 느껴봅니다. 매화가 나의 집에 온 지 10년이 되었지만 매화나무 나목이 이렇게 멋스러움을 지니고 있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름다움에 매료돼 틈틈이 이곳에 서성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그 해 유난히도 추운 겨울을 잘 견뎌냈습니다. 어느 사이 저 멀리서 따스한 봄기운이 매화나무에 앉아 매화에 꽃망울을 맺었습니다. 단지 몇 송이지만 나에겐 너무나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매화가 이층으로 온 지 2년이 되었습니다. 따스한 햇살이 우리 주변을 감도는 요즘, 다른 정원 식구들은 소식이 없는데 이 매화나무에는 고운 맑은 향기를 보듬은 꽃망울이 가득 있습니다. 반갑고 고마운 모습입니다. 꽃이 다닥다닥 붙은 것은 고상한 모습이 못 된다고 하지만 이곳에 잘 적응해 이렇게 많은 꽃망울 보내주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추위를 이기고 언 땅 위에 봄소식 가장 먼저 알려주는 봄의 선구자. 청초한 자태와 맑고 은은한 향기를 품은 맑고 고결하며 절개를 상징하는 동양의 꽃, 매화. 학명이 Prunus mume인 매화나무는 사계절 흐름을 분명히 느끼게 해 주는 낙엽 소교목으로 원산지는 중국이며 아주 옛날 중국에서 건너 왔지만 이 꽃만큼 우리 민족으로부터 사랑받은 꽃이 없습니다. 꽃을 보기 위해 심을 때는 매화나무, 열매를 얻기 위해 심을 때는 매실 나무라고 부릅니다. 꽃은 2월부터 피기 시작하지만 중부지방에서는 3~4월에 잎보다 먼저 연한 붉은색을 띤 흰빛 꽃이 피고 고운 향기가 납니다. 매화가 좋아하는 환경은 온종일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특히 매화에 좋은 음식은 햇볕과 바람입니다. 매화는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도 잘 이겨내는 강건함으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서도 잘 자라는데 조경 식물도감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서는 서북향이 막힌 양지바른 곳이 좋다고 했습니다. 우연히도 우리 집 매화가 자라는 데가 북쪽이 모두 막혀있는 곳이랍니다. 원예를 처음 배우는 초보자도 배수가 잘 되는 양지바른 곳에 심어두기만 하면 성장도 빠르고 꽃도 잘 피워 별 무리 없이 재미있게 키울 수 있는 나무입니다. 열매와 꽃을 보기 위해서는 영양분이 필요하지만 빠르게 잘 자라는 성질이 있어 많은 거름은 매실 수확을 위한 것이고 맑고 아름다운 꽃을 위한 것이라면 내 경우에는 거름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정원에서 독립수로 심어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가지치기에도 잘 견디는 성질과 아름다운 수형과 꽃과 향기로 분재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6~7월에 형성된 꽃눈은 8월이 돼서야 굳어지는데 꽃눈이 형성되기 전에 순이 길다고 잘라버리면 절대 안 됩니다. 하지만 9월 이후 길게 자란 가지들을 수형에 맞게 자라도 되지만 강한 가지치기는 가능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밖에 알아둘 것은 분재로 활용할 때는 대부분의 나무들은 철사 걸이를 해 수형을 다듬는데 매화나무는 목질이 단단해 철사를 걸어 구부리면 자칫 가지가 부러질 수가 있으므로 철사 걸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 꽃눈이 충실히 맺을 수 있도록 잎을 솎아내지 않습니다. 꽃눈이 형성되는 시기에는 잎이 돌돌 말리는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매실을 넣어 만든 술인 매실주, 흰죽이 다 쑤어질 무렵 꽃잎을 넣어 만드는 매화죽, 꽃잎을 말려 두었다 끓여 마시는 매화차 등 주는 것도 참 많습니다. 한방에서는 매실을 오매烏梅(성숙하지 못한 열매를 따서 훈연하여 말린 것)라고 해 설사를 멈추게 하고 기생충을 없애는 데 이용할 뿐만 아니라 뱃멀미를 낫게 하고 눈을 맑게 해 준다 하여 매실 씨를 가루로 볶아 먹기도 합니다. 또 덜 익은 매실을 따서 씨는 버리고 과육만 갈아 불로 다려 고약처럼 만든 것을 매실도 梅實膏라 하는데 약이 귀한 시절 소화불량, 구토, 이질, 설사 등에 효험이 있어 구급약으로도 썼습니다. 어린 시절 우리 집 대문 입구에는 커다란 고목의 매화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땐 단지 저 나무가 매화 나무란 것만 알뿐 아무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나무가 얼마나 운치와 품위가 있었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무성한 녹색 잎들 모두 훌훌 벗어버리고서 추운 겨울 파란 하늘 아래 의젓이 서 있는 매화 나목의 고풍스러운 자태를 삶을 어느 정도 보낸 중년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식물 이야기, 맑고 고결해 절개를 상징하는 동양의 꽃, 매화
-
-
영국정원, 300년의 역사가 깃든 Claremont Landscape Garden
- 유럽인들의 여유로운 생활 습성에 대해 알고 싶다면 정원에 가보라. 끝없이 펼쳐진 들판과 깊고 고요한 호수 그리고 거대한 나무들은 그들의 여유로움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깨닫게 한다. 무려 3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Claremont Landscape Garden은 산책하며 사고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들려준다. 글 · 사진 서상신 영국 통신원 seobbio@naver.com 자료참고 Met Office www.metoffice.gov.uk The National Trust www.nationaltrust.org.uk 걷기 알맞은 정도의 숲길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하다. 한국과 달리 영국의 정원은 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는다. 바로 기후 덕분인데, 높은 위도에도 불구하고 바다로 둘러싸여 계절에 상관없이 온화한 기온을 유지한다. 한겨울이라 할 수 있는 1월과 2월 평균 온도가 6.1℃(1971~2000년 평균, Met Office)에 불과하고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까닭에 드문드문 벌거벗은 나무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겨울에도 잔디는 죽지 않고 그 푸름을 유지한다. 바로 이 점이 겨울철 영국 정원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원인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겨울 정원의 이미지는 앙상한 가지에 메마른 바닥 등으로 초록빛은 쉽게 연상할 수 없다. 하지만 온화한 겨울 기후를 가진 영국의 겨울 정원은 봄 못지않게 푸른 잔디와 가을빛 낙엽이 묘한 믹스를 만들어 낯섦과 동시에 싱그러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특히 영국인들의 정원 사랑에서 비롯된 정원 및 공원의 수와 그 거대한 규모는 정원을 단순히 식물을 감상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자연의 한 형태이자 자연과의 어울림을 감상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한다. 그림을 그린 듯 각기 다른 방향으로 솟은 길쭉한 나무가 신비감을 준다. 左걷기 알맞은잔디와 앙상한 가지의 나무가 묘한 믹스를 만들어 낸다. 호수와 나무 그리고 하늘이 만들어내는 풍경런던 남서부 서리Surrey 지역에 위치한 Claremont Landscape Garden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풍광이 주는 매력이 돋보이는 정원이다. 가든이 생성되고 얼마 되지 않은 1726년 혹자에 의해 'the noblest of any in Europe'이라 표현되었을 만큼 귀품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영국 내 다른 정원에 비해 면적이 큰 편에 속하지는 않으나 잘 짜인 공간 계획은 어디에서도 훌륭한 뷰 포인트를 제공한다. 정원 입구에 들어서면 호수와 바로 연결된다. 정원의 구심점이 되는 평온한 호수는 오리와 거위를 비롯한 52종의 물새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방문객들은 호수를 돌며 호수 안, 하나의 작은 섬을 만난다. 마치 그림을 그린 듯 각기 다른 방향으로 솟은 길쭉한 나무들은 섬 안의 작은 집과 함께 신비감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가다 보면 길이 꺾이는 부분에 사암과 백악을 이용해 만든 돌담길을 지난다. 돌이 만든 불규칙한 형태의 창은 호수를 다른 각도로 볼 수 있게 만드는 또 하나의 뷰포인트다. 정원은 연못을 기준으로 움푹 파인 구조로 양옆을 향할수록 높아진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올라서면 정원 전체를 아울러 볼 수 있는 특권을 선사받게 된다. 입구를 기준으로 좌측에 있는 Grass Amphitheatre는 정원에서 가장 근사한 뷰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컴퍼스로 원을 그린 듯 나선형의 계단을 수놓는 잔디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라임 나무들과 호수의 풍광은 보는 이의 발길을 붙들뿐더러 정원에 오래도록 머물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Claremont Garden이 풍광으로 유명한 것은 이처럼 지형의 높낮이를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는 Grass Amphitheatre 후면에는 내추럴한 매력의 숲 속과 숲길 그리고 벤치들이 있다. 숲길들이 단순한 평지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저마다 다른 높낮이를 지녀 이를 걷는 동안 작은 동산을 오르내리는 듯한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높지 않고 걷기 알맞은 정도의 높이는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탁 트인 풍경으로 보답하고, 보답이 만들어낸 기대감은 이후 산책길을 더욱 호기심 있게 만든다. Claremont Garden의 공간 계획이 돋보이는 또 다른 것은 산책길이 하나의 원 형태로 연결돼 길을 찾는 것이 수월하다는 점이다. 입구에서 시작된 길은 크게 두 개의 언덕을 지나 상쾌함을 맛볼 때 즈음 정원 시작점과 만나게 된다. 입구와 연결된 호수는 정원 구심점으로 52종 물새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300년 역사를 지닌 정원답게 오래된 건축물이 여럿 보인다. 입구 가장 근사한 뷰를 가진 Grass Amphitheatre. 정상에 오르면 정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영국인들의 정원 사랑은 정원을 자연의 한 형태이자 자연과의 어울림을 감상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했다. 300년에 이르는 역사 그리고 The National TrustClaremont garden은 1715년 영국 뉴캐슬 주의 첫 번째 공작이었던 Lord Clare에 의해 처음으로 설계됐다. 당시 Landscape Gardener였던 Charles Bridgeman은 Sir John Vanbrugh와 함께 정원을 구획했고 1726년 뷰포인트의 구심점이 되는 Grass Amphitheatre를 설계하기에 이른다. 그 후 1730년대 초반 William Kent에 의해 Grass Amphitheatre의 앞부분이 한층 자연스럽게 리모델링 됐다. Lord Clare 공작이 죽고 난 후 정원을 인수한 Lord Clive는 신고전주의 형식의 건물을 추가하는 한편 Amphitheatre 주변에 나무를 심어 숲을 형성하는 등 인위적이고 형식적인 느낌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도록 정원을 다시 한 번 개조했다. 19세기 초반에 들어 정원은 영국 왕족 소유로 넘겨졌고, 1949년 이후에는 The National Trust의 소유가 됐다. 영국에서 가장 큰 자선단체로 꼽히는 The National Trust는 영국, 웨일스,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거나 수려한 자연미를 가진 곳을 소유 및 관리하며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는 일을 맡고 있다. 국민 환경 기금이라고도 불리는 이 단체는 1895년 창설된 이후 1907년 법제화됐으며 집 350개, 가든 160개, 성 28개 그리고 1100㎞에 이르는 해안선 등을 소유하고 있다. 숲 속 산책길에서 본 호수. 겨울 영국 정원에서는 이렇게 푸른 잔디와 낙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잘 짜여진 공간 계획으로 어디를 가도 훌륭한 뷰 포인트를 제공한다. 화사한 겨울 햇살이 숲 길에 들이쳤다. 정원은 1949년 이후 자선단체인 The National Trust에서 소유하고 있다. 저마다 다른 높이의 굴곡은 마치 작은 동산을 오르내리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영국정원, 300년의 역사가 깃든 Claremont Landscape Garden
-
-
【제주 펜션 정원】 이야기가 있는 돌문화 정원
- 바람과 파도의 부딪침 그리고 화산 폭발 등 자연이 빚어낸 돌의 그윽한 울림이 있는 정원은 컬렉션이자 상설 전시장이다. 단순한 흥미를 넘어 인간의 희로애락 喜怒哀樂과 제주 원주민들의 혼을 느낄 수 있는 곳, 시간이 켜켜이 쌓여 그대로 그림이 된 꽃머채 펜션 정원으로 가보자. 글 ·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취재협조 제주 꽃머채 펜션 064-799-4665 http://www.jejuggot.com/•motive 흥미로운 컬렉션 인상석들의 낙원•item 인상석, 억새, 생울타리, 잔디, 야자수•location 제주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 바다를 향해 열려있는 전경. 돌과 잔디 그리고 멀리 푸른 바다가 사야에 가득 담긴다. 움푹 파인 정원은 야외 갤러리 벽면과 가운데 작은 언덕에는 각 컨셉트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인상석이 전시돼 있고 바다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는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가 놓여 있다. 눈을 감고 제주도를 떠올려 보자. 무엇이 떠오르는가. 바다 그리고 바람, 먹구름 낀 하늘과 비, 다시 눈부신 햇살, 그리고 그 모든 흔적이 담겨있는 돌…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에 위치한 ‘꽃머채 펜션' 정원에는 발아래 가득한 자연석 위로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 무리, 제주도의 푸른빛 바다가 세월의 깊이와 함께 응축돼 있다. 벅찬 감정에 셔터를 누를 때쯤, 갑자기 들이닥친 먹구름에 잠시 숨을 고른다. 빛이 사라진 정원에는 여느 곳에서는 보기 힘든 운치와 정취가 가득하다. 무수한 바람과 빛의 흔적과 제주의 돌 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정서가 이곳에 그대로 녹아 있다. 정원의 스카이라운지를 만들었다. 익살맞은 표정의 흥부네 가족. / 입구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서 있는 설문대 할망석 자연에 놓인 갤러리꽃머채 정원은 전정剪定과 후정後庭 크게 둘로 구분된다. 메인이라 할 수 있는 후정은 인상석人相石(사람 얼굴 모양을 한 돌)이 하나의 마을을 이루도록 구성하고 돌문화 정원(석인촌石人村)으로 이름 붙였다. 3m 깊이로 움푹 파인 정원에는 희귀한 인상석, 두상석頭相石, 동물상 등이 공기 다른 세계에 온 듯 독특한 기운을 발산한다. 울타리 역할을 하는 팽나무, 후박나무, 소나무 아래 경사진 벽면에는 색과 질감이 다른 수백 개의 돌과 푸른 식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정원 너머 멀리 보이는 제주 서북쪽 바다 풍광은 통나무집에서 창문 밖을 내다볼 때도 정원에서 휴식을 취할 때도 근사한 배경이 된다. 정원 전경을 가슴에 담고 현미경을 손에 든 것처럼 돌 하나하나를 들여다본다. ‘이렇게 다양한 모양의 돌이 있었구나’ 하는 감탄사와 함께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재치 있는 주인장의 아이디어다. 선한 얼굴의 흥부 부부와 귀여운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흥부네 가족’, 남, 여, 아이, 어른을 연상시키는 인상석의 무리에는 ‘나의 모습 찾기’라는 푯말을 꽂아 두었다. 특히 정원 우측부에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제주도의 여인을 상징하는 인상석들로 구성했는데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설문대 할망은 제주도 여인상의 대표라 할 수 있어요. 죽을 쑤다 큰 가마솥에 빠져 죽은 줄도 모르고 맛있게 그 죽을 먹은 오백 장군들이 벌을 받아 돌이 되어버린 영실기암(제주 12경승지)의 전설을 표현한 작품이지요.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억척스러울 만큼 강한 생활력으로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제주 여인의 모습이에요.” 정원 가운데는 작은 동산을 만들고 인상석들로 둥그런 원을 만들었다. 애장품을 전시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장독대를 활용하는 것. 돌 위로 자라나는 푸른 식물의 모습은 청초한 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 화산 폭발로 분출된 용암편을 뜻하는 화산탄 火山彈 제주를 실감케 하는 팽나무, 후박나무, 야자수, 소나무 등이 어우러진 정원 한가운데 작은 동산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자. 이 중 어떤 돌이 나와 가장 닮았을까? 이국적인 잔디 정원펜션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잔디 정원은 굵은 야자수에서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흐른다. 너른 잔디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이고, 계절의 마법인지 돌담 뒤로 흐드러지게 핀 억새 은빛 물결이 정취를 더한다. 잔디 정원 역시 소재로 돌이 빠지지 않는데 성인 팔 한 아름보다 더 큰 돌들이 불규칙하게 군데군데 놓여있다. 돌을 타고 자라는, 수염을 연상시키는 식물은 푹신한 쿠션처럼 아늑함을 준다. 주인장은 누구보다 어울림과 세월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나무는 나무대로 돌은 돌대로 꽃은 꽃대로 아름다울지라도 주변 환경, 집과 어울리지 못하면 그것만큼 흉측한 것도 없다. 두세 번의 실패 끝에 지금의 정원을 가꾸게 됐다는 주인장은 ‘이제 비로소 틀을 갖췄다’고 말한다. 이처럼 정원은 시간이 켜켜이 쌓여야 제대로 된 그림이 되는 듯하다. 어린아이 몸통보다 굵은 나무가 만들어내는 운치 / 잔디 정원은 특별한 컨셉트 없이도 자연이 만들어 내는 색과 향으로 풍성하다. 은빛으로 물든 억새를 배경으로 거대한 돌이 잔디에 파묻혀 잇다. 제주도의 전형적인 정원 모습. 흐드러지게 핀 억새와 돌담 그리고 하귤나무가 보인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제주 펜션 정원】 이야기가 있는 돌문화 정원
뉴스/칼럼 검색결과
-
-
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 2-1
- 감정평가란 동산이나 부동산 같은 재산의 경제적 가치를 판정해 그 결과를 가액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적정액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율을 반영해 결정되고, 현실화율은 지역별,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차이가 있다. 글 전수호(나라감정평가법인 이사/감정평가사 )www.nara.ne.kr 부동산 공시가격은 신뢰할 수 있나 부동산 공시가격은 토지의 경우 표준지 공시지가와 개별공시지가, 주택의 경우 표준주택가격, 개별주택가격과 공동주택가격이 있고,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은 비주거용부동산가격이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증여세, 건강보험료, 개발부담금 등의 조세 및 부담금,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기초생활보장급여, 장학금, 근로장려금 등의 복지, 보상, 소송, 경매, 국공유지 처분, 담보 등 감정평가의 기준 등 60여 개 분야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국민 부담의 형평성과 복지제도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기반이 된다. 지난 1월 22일 국토교통부는 2020년 표준주택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전국 4.47%, 서울 6.82% 상승했으며, 전체 표준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작년 53.0%에서 53.6%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2월 12일 국토교통부는 2020년 표준지 공시지가의 상승률이 전국 6.33%, 서울 7.89% 상승했으며, 전체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작년 64.8%에 비해 0.7% 상승한 65.5%라고 발표했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자체 조사한 현실화율보다 2배 이상 높은 결과라 신뢰할 수 없다며 산정 방식과 과정을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작년 12월 국토교통부는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제고방안’을 발표하고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의 2020년 가격공시 적용방안을 상세히 공개하였다. 공시가격 오류를 최소화하고 산정의 객관성을 높이면서 공시 관련 정보공개를 대폭 확대하여 신뢰성을 제고하겠다고 했다. 시장·군수·구청장이 결정 고시하는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정 고시하는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정 고시하는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의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표준지 공시지가 표준지 공시지가는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의한 절차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이 조사·평가하여 공시한 표준지의 단위 면적당(㎡) 적정가격*을 말한다. * 적정가격: 법에서는 적정가격을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이라고 규정한다. 이는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호의 “시장가치란 감정평가의 대상이 되는 토지 등이 통상적인 시장에서 충분한 기간 동안 거래를 위하여 공개된 후 그 대상 물건의 내용에 정통한 당사자 사이에 신중하고 자발적인 거래가 있을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대상 물건의 가액”이라는 규정과 유사하다.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토지는 약 3879만 필지이고, 조세나 부담금 부과 대상인 사유지와 국·공유지 중 잡종지 등 지가산정이 필요한 3353만여 필지를 조사·산정하여 공시하고 있는데, 50만 필지를 표준지로 선정하고, 그 가격을 조사·평가하고, 토지 소유자의 의견 청취, 시군구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 국토교통부 장관의 검수 및 심사,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 토지 소유자 등의 이의신청(공시일로부터 30일 이내) 절차를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시한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산정된다. ① 국토교통부 장관이 감정평가업자(2019년의 경우 1052명의 감정평가사)에게 조사·평가를 의뢰한다.② 감정평가사는 표준지로 선정된 50만 필지를 거래 사례 비교법*, 수익환원법*, 조성원가법* 등의 감정평가방법을 적용하여 적정가격을 산출한다.③ 감정평가사가 감정평가하여 산출한 적정가격에 국토교통부가 정한 현실화율*과 토지가격 상승율을 감안하여 공시가격을 결정한다.④ 2020년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자료(신뢰성 제고 방안)에 의하면 ‘2020년 공시가격 = 2019년 말 시세×(2019년 현실화율 + α)’(α는 현실화율 제고분)이라는 산정 방식으로 결정하되,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α를 차별 적용한다. * 거래 사례 비교법 : 대상물건과 가치 형성 요인이 같거나 비슷한 물건의 거래 사례와 비교하여 대상물건의 현황에 맞게 사정보정, 시점수정, 가치 형성 요인 비교 등의 과정을 거쳐 대상 물건의 가액을 산정하는 감정평가 방법을 말한다.* 수익환원법 : 장래 산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순수익이나 미래의 현금흐름을 환원하거나 할인하여 대상 물건의 가액을 산정하는 감정평가방법을 말한다.* 조성원가법 : 토지의 소지가격에 조성비용을 가산해 토지 개발 후 가액을 산정하는 감정평가방법으로 골프장이나 매립지 등의 감정평가에 적용한다.* 현실화율 : 공시가격과 시세와의 차이를 말하며, 이는 지역별,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차이가 있다. 신뢰성 제고 방안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향후 7년 내 모든 토지가 현실화율 70%에 도달하도록「(70% - 현행 현실화율) ÷7」을 α로 적용(현실화율 상한: 70%) 할 계획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2020년 토지 평균 현실화율은 65.5% 내외로 상승(2019년은 64.8%) 한다. [그림 1] 지도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표준지 공시지가가 소재하는 명동이다.2019년 표준지 공시지가는 20,000,000원/㎡ 이상의 고가 토지에 초점을 맞추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조정했으며, 그 결과 명동 일대의 전국 최고지가의 토지는 전년 대비 2배, 가격대별로 30%~70% 상승했다. [그림 1] 명동 지도 [표 1] 명동 중심 상업 지대 표준지 공시지가 추이 [표 1] 기호 ❶(충무로1가 24-2)의 2020년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65% 라면 시장가치는 대략 306,000,000원/㎡이고, 2019년과 현실화율이 동일하다면 가격변동률이 약 8.7%가 된다. 2019년 가격변동률이 5%라고 하면 기호 ❶의 2020년 현실화율은 약 66.3%가 된다. 기호 ❶의 2018년 현실화율은 가격변동율을 감안하더라도 30~35%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호 ❷~❼의 2020년 현실화율이 기호 ❶과 동일하다면, 기호 ❷~❼의 2018년 현실화율은 기호 ❶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고, 2019년 현실화율은 다소 낮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1년도 공시지가 수준을 추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표 2]에 있는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이 65%이고 토지가격이 2020년 연간 약 5% 상승하며, 목표 현실화율이 66%라고 가정하면 2021년 공시지가는 다음과 같이 산정된다. [표 2] 명동 중심 상업 지대 표준지 공지지가 추정 인근 지역의 현실화율이 일정하고 토지가격의 상승률과 목표 현실화율이 동일하다면 인근지역 공시지가의 상승률은 유사할 것이다. 위 지도의 명동 일대 공시지가는 2019년 가격대별로 상승률이 상당한 격차가 있었으나, 2020년 공시지가는 상승률의 차이가 크지 않았고 향후에는 그 차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가격대별로 다른 현실화율을 적용하면 가격대별로 공시지가 상승률은 차이가 난다. 요약하면, 표준지 공시지가는 감정평가사가 감정평가를 통해 적정가격 즉 시장가치를 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가격변동률과 전년도 현실화율 및 국토교통부가 설정한 목표 현실화율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표준지 공시지가는 공시가격과 함께 지역별 용도별 차이가 큰 현실화율도 공시해야 신뢰성을 갖게 되지 않을까? 표준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 국토교통부 장관은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전체 단독주택 중에서 용도지역·건물구조별로 대표성이 있는 주택을 표준주택(22만 호)으로 선정하여, 이들 표준주택에 대한 가격을 한국감정원(460명 참여)에 조사 산정 의뢰하고, 산정된 표준주택가격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시한다. 공동주택가격은 약 1339만 호(아파트 약 1073만 호, 연립주택 약 51만 호, 다세대주택 약 215만 호)를 대상으로 하며, 한국감정원에 조사 산정 의뢰하고, 한국감정원의 검증과 국토교통부의 심사 및 심의를 한 후, 공동주택 소유자 등의 의견청취와 이의신청을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정·공시한다. 표준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산정된다. ①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감정원에게 조사·산정*을 의뢰한다.* 산정 : 표준지 공시지가의 적정가격은 감정평가사가 거래 사례 비교법 등을 적용한 감정평가를 하여 산출해내는 것에 비해, 표준주택가격은 한국감정원이 감정평가가 아닌 실거래자료 등을 감안하여 계산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감정평가는 ‘평가(appraisal)’, 산정은 ‘계산(caculation)’이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② 한국감정원은 인근 지역의 유사 부동산의 실거래 자료, 감정평가 선례 및 각종 통계자료 분석 등을 통해서 적정가격을 산출한다. ③ 한국감정원이 산정한 적정가격은 국토교통부가 정한 현실화율과 공시지가 상승률을 감안하여 공시가격으로 결정된다. ④ 2020년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공시가격 = 2019년 말 시세×(2019년 현실화율 + α)’(α는 현실화율 제고분)이라는 산정 방식으로 결정하되,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α를 차별 적용한다. 단독주택은 시세 9억 원 이상인 경우 α를 적용하되, 가격대별로 다음과 같이 차등을 둔다. - α적용 대상: 시세 9억 원 이상 + 19년 현실화율 55% 미만(시세 9억 원 미만이거나 현재 현실화율이 55% 이상이면 시세 변동률만 반영) - α적용 방식 : 현실화율이 낮을수록 + 시세가 높을수록 가산하여 현실화율을 55% 수준까지 제고(α상한: 9~15억 원은 6% p, 15억 원 초과는 8% p) - α= (1) + (2) = (55% - 현실화율)/2 + (시세 - 9억 원)/2 (1) 현실화율이 55% 대비 1% 낮아질 때마다 α0.5% p 가산 (시세 9~15억 원: 3% p 한도, 15억 원 이상: 4% p 한도)(2) 시세가 9억 원 대비 1억 원 높아질 때마다 α0.5% p 가산 (시세 9~15억 원: 3% p 한도, 15억 원 이상: 4% p 한도) [그림 2] 지도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연지동의 표준주택가격을 나타내고 있다.2019년 표준주택가격은 고가 주택(12억 원 이상)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조정하여 40% 이상 상승했고, 저가주택은 10% 내외 상승했다. 2020년 표준주택가격은 [표 3] 기호 ❶과 ❷의 경우 가격이 9억 원 미만이므로 시세변동률만 반영된 것으로 보면, 인근 주택가격 상승률 4%로 추정된다. 기호 ❸의경우 15억 원 이상이기 때문에 시세변동률 4%에 현실화율 제고분을 반영하여 10.3%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2] 종로 연지동 지도 [표 3] 연지동 주택 지대 표준주택가격 추이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방안에 따라 2021년 표준주택가격을 추정하면 다음과 같다. 위의 표에 있는 2020년 표준주택가격의 현실화율을 53.6%, 연간 시세변동률을 4%로 가정한다. [표 4] 기호 ❶, ❷는 9억 원 미만으로 시세변동률만 적용하고, 기호 ❸은 시세변동률 뿐만 아니라 현실화율 55%를 한도로 하여 상승하게 된다. 만약 기호 ❸의 2020년 표준주택 가격의 현실화율이 53.6% 이하라면 2021년 주택가격의 상승률은 더 높아진다. [표 4] 연지동 주택 지대 표준주택가격 추정 공동주택은 시세 9억 원 이상인 경우 α를 적용하되, 가격대별로 다음과 같이 차등을 둔다.시세가 9억 원 미만인 경우 α적용 없이 시세변동률만 공시가격에 반영한다. A 시 B동에 소재하는 아파트 C, D, E, F의 2019년 말 시세가 8억 원, 12억 원, 20억 원, 40억 원이고, 2019년 공시가격이 5억 원, 8억 원, 12억 원, 28억 원이며, 시세변동률이 5%라고 가정할 경우 2020년 공시가격은 다음과 같이 산정된다. C: 시세 9억 원 미만으로 시세변동률 5% 반영하여 5억 2500만 원(현실화율 65%)D: 9~15억 원 미만으로, 현실화율이 67%이기 때문에 α= 1.5% + 1.5% = 3% 12억 원×(0.67 + 0.03) = 8억 4000만 원(현실화율 70%)E: 15~30억 원 미만으로, 현실화율이 60%이기 때문에 α= 5% + 5% = 10% 20억 원×(0.60 + 0.10) = 14억 원(현실화율 70%)F: 30억 원 이상으로, 현실화율이 70%이기 때문에 α= 5% + 6% = 11%이나, 80% 한도 적용하여 10%만 적용한다. 40억 원×(0.70 + 0.10) = 32억 원(현실화율 80%) 요약하면, 표준주택가격과 공동주택가격은 한국감정원이 조사 산정을 통해 산출한 적정가격 즉 시장가치를 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가격 변동률과 전년도 현실화율 및 국토교통부가 설정한 목표 현실화율에 의해 결정된다. 표준주택가격과 공동주택가격 역시 표준지 공시지가와 마찬가지로 현실화율이 지역별로, 가격대별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공시가격과 함께 현실화율를 공시해야 하지 않을까. 부동산 공시가격은 적정가격인가 부동산 공시가격 중 표준지 공시시가는 감정평가사가 조사 및 감정평가를 하고, 표준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은 한국감정원이 조사 및 산정을 해서 적정가격을 산출한 후, 가치변동율과 목표 현실화율을 반영하여 산정되고 있다. 즉 부동산 공시가격은 적정가격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율을 반영하여 결정되고 있고, 현실화율이 지역별,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차이가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조세, 복지 등 60여 개 분야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국민부담의 공정성과 복지의 형평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런데 부동산 공시가격이 적정가격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적정가격에 현실화율이 개입되고 그 현실화율이 지역별,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국민 부담의 공정성과 복지의 형평성이 왜곡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을 적정가격 즉 시장가치로 공시하면 공정성과 형평성 왜곡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국민의 조세저항 등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한 정책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공시가격 자체는 적정가격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현실화율의 기준이 되는 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액이나 한국감정원의 산정가액을 적정가격으로 유지하고, 현실화율을 함께 공시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수호(나라감정평가법인 이사/감정평가사)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Mercer University에서 회계와 세무 전공 MBA를 취득했다. 2005년부터 나라감정평가법인에서 근무하며 감정평가심사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8년에 MAI(Member of Appraisal Institute 국제공인자산평가분석가) 정회원이 되었다. 현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감정평가기준위원회 위원, 서울 중구 공유토지분할위원회와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02-6360-1234 shchun8018@hanmail.net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뉴스/칼럼
- 전원뉴스
-
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 2-1
-
-
【NEWS】 봄 여행 추천 농촌체험마을 5선
- 봄 여행에서 농촌만의 또 다른 여행의 재미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3월에 떠나기 좋은 ‘농촌체험휴양마을 5선’을 선정·발표했다. 이번 농촌여행지는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누어 봄 체험을 할 수 있는 우수 농촌체험휴양마을을 지자체로부터 추천을 받아 최종 선정했다. ‘양평 외갓집체험마을’아이와 함께 농촌에서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가족형 체험마을이다.체험은 패키지 형태로 진행되는데 3월에 초봄의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일정으로 구성돼 있다. 오전에 동산에 올라 지게를 지고 해온 나무로 불을 피워 고구마를 구워 먹고, 새콤한 하우스 딸기를 직접 따서 먹는다. 오후에 시골밥상으로 식사를 하고 연을 만들어 날리는 등 다양한 체험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신론로 344-봄 패키지(지게지고 나무꾼 체험, 군고구마 구워먹기, 딸기 따기, 점심식사, 연 만들어 날리기, 솥뚜껑 전 부쳐 먹기)-설봉공원, 테르메덴, 이천돼지박물관, 마옥산, 농업테마공원, 민주화공원 등 ‘평창 황토구들마을’전통 구들체험에 특화된 마을이다.겨울철 추위가 누그러지고 기온이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는 3월부터 많은 사람이 한국의 전통 난방법인 구들을 체험하기 위해 마을을 방문한다. 구들문화전시관에서 여러 종류의 구들을 구경하고 황토와 벽돌을 이용해 직접 미니구들을 만들어보고 완성한 미니구들에 옥수수로 팝콘을 튀겨먹는다. 숙박시설도 구들방으로 되어 있어 구들 숙박체험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힐링요가명상, 꽃차체험, 별자리 관측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의풍포길 23-10-미니구들 만들어 팝콘 튀겨 먹기, 힐링요가 명상, 국궁, 별자리 관측, 꽃차 체험-오대산 월정사, 알펜시아 리조트, 용평 리조트, 삼양목장, 양떼목장 등 ‘부여 기와마을’백제시대 문화·관광자원이 풍부한 부여에 위치한 체험마을로 백제문화와 농촌체험을 함께 경험해볼 수 있다.마을에 비치된 자전거를 타고 마을과 백제 유적지를 둘러보고 백마강 모래와 꽃잎, 직접 주운 돌을 넣어 향초를 만든다. 백제 8문양으로 비누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부여 향토음식인 연잎밥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또한 손두부 만들기, 치자와 쪽을 활용한 천연염색, 딸기 컵케이크 만들기 등 체험이 있다.-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월함로 277-사비길 자전거여행, 백제 8문양 비누 만들기, 부여 향토음식(연잎밥) 만들어 먹기, 손두부 만들기, 나무곤충 만들기 등-칠갑산, 출렁다리, 장곡사 등 ‘남원 지리산나들락마을’지리산 둘레길 제1코스 출발지점(체험관에서 도보 2분 거리)과 제 22코스의 종착점(체험관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3월 말이면 은은한 노란빛의 산수유가 만개해 봄철 많은 여행객이 마을을 방문한다. 마을에서 나는 농산물을 활용한 체험을 주로 진행하는데 밭에서 뜯어온 부추를 덖어 차를 만들어 마시고, 황토·쑥·양파껍질 등 천연재료를 이용한 염색체험을 할 수도 있다. 3월 말에는 산수유축제도 개최한다.-전북 남원시 주천면 정령치로 101-16-다식 만들기, 천연염색 체험, 부추차 만들기 등-임실치즈테마파크, 박사골마을, 김용택 시인 생가, 옥정호 등 ‘밀양 꽃새미마을’허브 향이 가득한 마을로 다가오는 봄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마을 허브농원에서 허브, 야생화 등 다양한 수목을 감상할 수 있고 허브 분갈이, 허브 비누·향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떡메치기, 장아찌 만들기 등의 농촌체험도 가능하다. 맑은 계곡물이 모여 이룬 저수지가 마을의 운치를 더해주며 주민들이 직접 쌓은 365개의 돌탑은 마을을 찾는 방문객의 1년 365일 무사태평과 소원성취를 기원해주고 있다.-경상남도 밀양시 초동면 방동길 129(봉황리)-허브농장 견학, 허브 분갈이 체험, 떡메치기, 문패 만들기 등-수승대(눈썰매장), 월성우주과학관, 사모바위 등 선정 여행지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농촌체험관광 포털 ‘농촌여행, 웰촌(www.welcho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뉴스/칼럼
- 전원뉴스
-
【NEWS】 봄 여행 추천 농촌체험마을 5선
-
-
꽃무지 풀무지에서 자연에 흠뻑 취하다, 김광수ㆍ김혜옥부부의 토종 식물 사랑
- 대보리 언덕은 움을 틔우느라 신음을 지르고 있다. 숭숭숭 구멍을 내며 솟아오른 연초록의 생명들은 따사로운 축복에 반짝 웃어 준다. 살랑살랑 봄바람 위에 그 미소를 띄운다. 야생화 동산에 오른 아이들 손에 민들레의 미소가 날아 들어온다. 어른 숨소리보다도 가벼운 민들레 홀씨는 울던 아이도 뚝 그치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토종 야생화 수목원 '꽃무지 풀무지'에서 일어난 황홀한 봄 풍경이다.글 박지혜 기자 사진 백희정 기자 취재협조 꽃무지 풀무지 031-585-4874 www.mujimuji.co.kr 경기 가평군 하면 대보리 대금산자락 다소곳이 자리 잡은 '꽃무지 풀무지'는 토종 야생화 1300종 가까이 무리 지어 있는 수목원이다. 초본 1000여종, 목본 250여종을 보유하고 있다. 외래종에 밀려우리 토종식물이 차츰 자취를 감추는 것을 알고 난 후 김광수(58세) 씨가 현재 수목원 원장을 맡고 있는 그의 아내와 함께 조성했다. 그는 서울에서 하던 건설업을 과감히 접고 1997년부터 수목원을 조성, 2003년 개원했다. 지금은 세월의 흔적이 배어 자연스러운 자태로 사람들을 맞이 한다. 우리 식물 자원을 지키는 일김혜옥(56세) 원장은 "식물도 자원이 중요한 때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패랭이꽃을 만들기 위해 F1 종자가 필요한데 다른 특정 나라에서만 그걸 구입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지 생각합니다. 희소가치가 올라가면 그 나라는 종자 가격을 높이는 등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겠지요. 그렇게 되면 종자전쟁도 현실화되겠지요."한 야생화 종자 연구 · 개발자가 말한 '우량종자 필유부국優良種子 必有富國(우량종자를 가진 나라가 부강하게 된다)'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식물이 단순히 정원을 차지하는 관상용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재료로 쓰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 귀로 흘릴 수만은 없는 얘기다. 이미 세계 각국은 다양한 식물 유전자원 확보와 주권화, 독점화에 더욱 열을 올리는 추세다. 이를 통해 부를 축적하기도 한다.재미난 이름을 가진 미스김라일락의 경우를 보면 김 원장이 무엇을 우려하는지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다. 1947년 미 군정청 소속 식물 채집가였던 한 미국인은 북한산 백운대 바위틈에서 자란 나무를 발견하고 그 종자를 미국으로 가져가 싹을 틔웠다. 그것은 국내 자생 털개회나무 종자로, 그를 돕던 한국인 타이피스트의 성을 따서 '미스 김Miss Kim'라일락이라 명명했다. 현재 미스김라일락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원예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높은 가격에도 수요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미국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수입하는 입장이란다. 현재 미국이 확보하고 있는 52만여 점의 식물 유전자원 가운데 6000여점이 국내에서 채집해 간 것들이라는데 전남 완도의 산딸나무, 부안의 호랑가시나무, 지리산 원추리 등이 그 예다. 김 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국내 양대 종묘회사가 국외 자본가에게 매수됐으며, 현재 국내 보급되는 종묘는 거의 일본 것이라는 점도 안타깝게 여긴다.노후에는 삶의 질이 더 중요하단 막연한 생각에 남편을 따라 수목원조성에 힘을 보탠 김원장은 뜻하지 않게 이렇듯 토종식물 전도사가 됐다. 1300종의 친근하고 희귀한 식물의 보고꽃무지 풀무지에선 들으면 피식 웃음이 나오는 재미난 이름도 많이 만난다. 끈끈이주걱 도둑놈의지팡이 노인장대 도깨비부채 박쥐나무 톱풀 미치광이풀 깽깽이풀 처녀치마 낙지다리 광대수염 쥐오줌풀 노루오줌 누린내풀 미스김라일락 파드득 장구채 부처손…. 몇 가지 이름의 내력을 보면, 박쥐처럼 꽃이 거꾸로 매달리는 박쥐나무, 잎이 톱니처럼 생기고 톱이나 대패 등으로 생긴 상처 치료에 효력이 있어 목수의 풀로 불리는 톱풀, 독이 있어 잘못 먹으면 미치광이가 된다는 미치광이풀, 치마폭처럼 보라 빛깔 꽃잎이 아래로 펼쳐진 처녀치마.고구마처럼 길쭉하게 생긴 부지에 조성한 수목원의 완만한 경사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주변에서 쉽게 보는 진달래 철쭉 민들레 제비꽃 붓꽃 수련 같은 식물도 있고 야산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복주머니난초나 해오라비난초 같은 희귀식물도 본다. 토목공사부터 시작해 수목원 조성 공사 전반에 직접 팔을 걷어붙인 김광수 씨는 부지 특성과 지세에 자연스럽도록 설계하고 조성했다. 자연 발생한 계곡물을 이용해 연못과 습지를 만들어 수변식물원으로 꾸미고 아이들이 물속에 첨벙첨벙 들어가기 일쑤라는(이날도 올챙이를 자세히 보느라 세 아이가 물에 빠졌다) 올챙이 연못도 이색적이다. 연못에 디딤석을 여러 개 놓아 올챙이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올챙이 연못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아 봄마다 올챙이 축제도 열고 있다. 산수국 수련 꽃창포가 울긋불긋 꽃 피는 여름이면 수변식물원은 장관을 이룬다.이곳에서 난 바위들을 한곳에 모아 꾸민 암석원은 야생성과 남성성의 매력이 돋보인다.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키 작은 초화류가 수줍은 듯 피었고 덩굴이 암석을 감싸고 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낙엽송이 빽빽하던 이벤트장은 아쉽게도 지난해 태풍 곤파스 영향으로 무려 100대 정도의 나무들이 넘어져 하늘이 뻥 뚫려 있다.이밖에 국화원, 약초원, 남부식물원, 산채원, 버섯원, 향기원, 나리원, 덩굴식물원, 삼림욕장 그리고 도자공방과 분경 같은 체험장 등 주제별로 구성돼 있다. 본연의 숲 속에 들어온 듯 이곳에 가꿔진 자연물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형태로 존재한다. 수목원은 생애 한두 번 가는 곳?김광수 씨가 처음 야생화를 접한 것은 한 야생화 동호회에서 서울 여의도에 마련한 야생화 전시였다. 그 자리에서 야생화에 푹 빠져버린 그는 전시회에서 바로 야생화 동호회에 가입하고 2년간 열심히 활동을 했다. 주말이면 산과 들로, 야생화 마니아의 뜰로 분주하게 다닌 끝에 수목원을 구상한 것이다."야생화는 다년생이라 한 번 심으면 되고 토종이기에 종족 보존이라는 명분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조사 자료를 검토해 보니 조경 종목에서 야생화가 차차 늘어가는 추세라고 하기에 경제성도 있겠다고 생각한 거지요. 그런데 착각한 거였어요."그렇게 토종 야생화 지킴이를 자처한 가운데 6년간의 수목원 조성과 10년 가까운 수목원 경영이 그를 힘들게 할 때면 으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소리가 있다. 사람들은 수목원을 생애 한두 번 방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김혜옥 원장은 말한다. 여름이면 바닷가에 놀러 가듯이, 휴일엔 종종 아이들 손잡고 놀이공원 가듯이 그리고 데이트하러 영화관이나 공연장에 가듯이, 수목원도 종종 혹은 가끔씩 들르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 날 여의도에 가지 않았어야 해."귀농 치고는 꽤 많은 비용도 들어갔다. 그럼에도 수익사업으로 치자면 수목원은 적자다. 한두 곳 빼고 국내 사설 수목원은 다 그렇단다. 적자를 면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고 김광수 씨는 조경업도 병행한다. 사회 환원이나 취미생활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사설수목원은 부업을 병행하지 않고는 유지가 쉽지 않단다."사람들은 수목원을 생애 한두 번 방문하는 것으로 생각해요. 여름이면 바닷가에 놀러 가듯이, 휴일엔 종종 아이들 손잡고 놀이공원 가듯이 그리고 데이트하러 영화관이나 공연장에 가듯이 수목원도 종종 혹은 가끔씩 들르는 곳이었으면 해요." * 김혜옥 원장은 손님들에게 "꽃이 별로 없네"하는 소릴 들을 때가 있다. '수목원=알록달록 화려한 꽃'을 연상해 이곳을 찾았다가 실망하는 손님도 있다는 것. 그럴 땐 어깨가 축 가라앉는다. 야생화는 개화기가 저마다 달라 꽃무지 풀무지에서 그야말로 꽃이 만발할 때는 드물다. 그나마 5~6월에 많은 종이 개화기를 맞는다. 때로는 꽃이 다 핀 것 같지도 않은 수수한 종류도 있다. 김 원장은 희끗희끗한 홀아비꽃대 곁을 지나며 "이게 다 핀 거예요"한다. 게다가 심었는데 사라지거나 번식을 잘 하지 않는 종도 있다. 멸종 위기 식물인 복주머니난초와 해오라비난초 같은 것들이다. 하늘과 땅이 도와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김 원장은 식물이 움 트고 잎이 나고 꽃 피고 열매 맺는 그 과정이 다 볼거리라고 말한다. 순간 기자는 숙연해졌다. 울긋불긋한 봄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기자의 꽃무지 풀무지에 대한 첫인상은 아직 봄이 요원해 보였기 때문이다. ' 자연 자체가 볼거리'라면 이곳은 매일 찾아와도 못다 할 것이다.
-
- 뉴스/칼럼
- 전원칼럼
-
꽃무지 풀무지에서 자연에 흠뻑 취하다, 김광수ㆍ김혜옥부부의 토종 식물 사랑
-
-
아픔으로 가꾼 정원 '양평 엄재남 씨'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에서 만난 엄재남 씨 정원은 부부의 분신이자 동반자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위로가 되어준 것도, 아들딸 남부럽지 않게 뒷바라지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정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보는 눈에서 애틋함이 묻어나는 것도 그러한 까닭이다. 글·사진 서상신 기자 "팔불출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내 보기에는 우리 집 정원이 참 아름다운데 구경 한 번 오지 않을래요?"엄재남 씨는 전문가 도움 없이 200평 넘는 규모의 정원을 스스로 가꿨다며 본지 편집부로 직접 취재 요청을 해왔다. 그러면서도 끝머리에는 '혹여나 실망하면 어쩌나'하는 의중을 비추었다. 내 자식이야 예쁜 게 당연하지만 남 보기에는 초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였다.경기도 수원시에서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던 엄 씨 부부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함께 부도를 맞았다.부랴부랴 남은 살림을 옮긴 곳에는 풀 한 포기는커녕 벌거숭이 민둥산에 초라하기 그지없는 흰색 목조주택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심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가진 것 하나 없다고 생각되던 때였다."아무 연고 없는 이곳에 왔을 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은 오로지 나무밖에 없었어요. 내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듯 날마다 나무를 심었지요. 갑자기 무료해진 생활에 아내가 우울증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있었고요."이주 후 2년까지 부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바닥재와 벽지 등 인테리어를 보충했고 틈틈이 꽃과 나무를 샀다. 어느 날은 철쭉은 심고 어느 날은 잔디를 사와 조금씩 정원 바닥을 채워나갔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처음부터 울타리용 수목에는 무엇이 좋은지, 연못은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좋은지 알 수 없었지만 몸으로 부닥쳐가며 그 답을 찾아냈다. 65,000원 하는 향나무 한 그루를 심으며 마음에 위로를 얻었던 기억, 사시합격 기념으로 딸아이가 소나무를 선물해 준 일 등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정원은 소박하고 다양한 이야기로 점점 풍성해졌고 푸른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뒷산을 정원으로 들인 집정원이 산에 안긴 듯 산이 정원으로 들어온 듯 자연미가 압권이다. 주택 부지 뒤편에 자리한 갈띠산은 인근 용문산과는 다르게 사람들에게 오픈되지 않아 훼손이 덜하고 순수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부지와 산이 맞닿은 부분은 자연석으로 경계를 만들어 그 흐름이 최대한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했다.정원을 하나로 아우르는 테마는 '키친 가든'. 텃밭을 정원 곳곳에 숨겨두었는데 단순히 열매를 거두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작물 역시 하나의 화초로 보고 꽃과 열매가 달리는 모습이 아름답게 연출되도록 터널형 지지대를 적극 활용했다. 화려한 색의 꽃들이 봄 정원을 한 차례 어지럽히고 나면 싱그러운 오이와 청포도가 여름 정원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자연은 보는 것 자체도 기쁨을 주지만 생활에도 적지 않은 편리함을 줘요.뒷 산에서 거둔 나물과 장뇌삼을 상 위에 찬으로 올리기도 하는데 덕분에 몸까지 호사를 누려요. 먹을거리의 상당 부분을 정원과 산에서 얻고 있지요." 사랑과 평화의 의자를 넘어 거북이 동산으로정원 중앙, 집과 산 그리고 정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는 벤치를 놓고 누구든 와서 쉼을 얻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사랑과 평화의 의자'로 명명했다. 벤치 위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지지대에는 해마다 더욱 풍성해지는 흑장미 넝쿨이 강렬한 태양을 막아준다. 넝쿨과 지지대가 만든 사각형 프레임은 사진처럼 시원한 연못 정원의 풍경을 근사하게 담아낸다.사랑과 평화의 의자 우측에는 거대한 거북이 동산이 자리 잡고 있다. 처음 이주했을 때부터 마당 한 구석을 꿰차고 있던 거대한 바위는 이제 막 일어서려는 거북이를 연상시킨다. 부부는 바위를 그대로 살리고 거북이 등 부분을 텃밭으로 일궈 토마토, 고추, 고구마 등을 소담스럽게 심었다. 목덜미 부분에는 하트 모양의 꽃밭도 만들었다.아내에게 바치는 연못 정원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 정원 모든 생물체가 귀하지만 아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남편이 만들어준 연못이다.뒷산 샘물을 끌어 만든 연못은 정원보다 단을 낮춰 아늑한 느낌으로 조성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굽이쳐 흐르도록 S자 모양으로 만들고 크고 작은 돌로 벽면을 채워 넣었다. 엄 씨 언니 내외가 구해다 준 돌절구와 부부가 돌로 만든 작은 거북이는 연못 정원에 또 하나의 볼거리. 거북이 입에서 발원한 샘물이 돌절구를 타고 졸졸졸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 다른 세상에 온 듯 착각에 빠진다. 물 위를 가로지르는 청초한 흰색 꽃 으아리는 연못 정원의 클라이맥스로 그 모양이 '왕관'을 연상시킨다며 남편이 아내에게 선물로 주었다."이곳에 오고 난 후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아요. 자연과 교감하며 남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법을 배우게 됐고요. 나무가 말을 거는 느낌, 혹시 아시나요?"
-
- 뉴스/칼럼
- 전원칼럼
- 컬럼
-
아픔으로 가꾼 정원 '양평 엄재남 씨'
-
-
삼도(三道)의 풍광이 만나는 제천
- 청산에 살어리랏다 삼도(三道)의 풍광이 만나는 제천 -------------------------------------------------------------------------------- “세 사람의 꿈이 영그는 자생화마을을 만들련다” -------------------------------------------------------------------------------- 이분들을 처음에 만났을 때, ‘펜션을 운영하고 싶다’는 동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마을에서 추진하는 양로원의 신축 비용을 80퍼센트 가량 지원하기로 이미 약속을 한 상태인데다 앞으로 해야 할 봉사활동도 많아서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부인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 버는 소득과 일부 임대소득을 합쳐도 봉사활동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현재 1만 평의 밭에 고추농사를 지어 서울의 지인(知人)들에게 직거래로 팔고 있지만, 일반 출하가격보다 두 배나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소득이 600만 원을 갓 넘는 정도다. 그래서 그는 여기서 펜션을 운영해 소득이 나면 봉사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강원도와 경상도 사이에서 절묘하게 충청도로 자리잡은 제천. 북으로는 강원도 원주와 영월이 접경이고 남으로 충주호를 돌아 단양팔경을 지나면 인삼으로 유명한 경상도 땅 풍기가 내려다보인다. 부근에는 월악산 조령고개며 박달재가 있고 강원도로는 치악산이 있는 분지의 교통도시다. 제천은 삼도(三道)의 산세를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는 맛에다 자전거로도 어디든 힘껏 달리면 20분도 안 되는 거리에 푸른 강이 사방으로 흐르는 관광의 고장이다. 따지고 보면 팔도의 이름난 산하를 여기에다 모두 모아놓은 듯한 경치는 아마도 제천에서만 볼 수 있을 게다. 내가 대학에 다니려고 도회지로 떠나면서 시작한 객지생활이 벌써 이십사오 년이 지났다. 이제는 도회지에서의 삶이 고향에서의 그것보다 더 길어져서인지 도회지가 완전한 삶의 터전으로 자리잡았지만, 그래도 애틋한 낙향에로의 꿈이 커져만 가는 것은 시골에서 나고 자란 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 아닐까? 십삼 년 동안 통나무와 목조주택업의 외길을 걷다가 D.I.Y 통나무 집짓기 학교와 모델하우스를 만들기 위해 낙향한 지도 벌써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맨 처음 생각한 곳은 나의 고향인 제천에서 지척의 거리에 있는 강원도 영월이다. 주소지야 영월이지만 사실 원주시 신림면에서 더 가까운 이곳에 1996년 통나무집 네 채를 지은 황대석 사장과 인근에 유병국박사 댁이 있다. 지금부터 이곳의 경치와 전원주택, 그리고 이 두 분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두 스승님과의 만남 우연히도 나의 아버님과 연세가 같으신 황 사장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철골구조에는 일가견이 있는 분이다. 평생을 그 분야에서만 일하다가 노후에 통나무 주택에서 전원을 벗삼아 살고 있는데, 나는 때때로 회사일로 자문을 구하곤 했고 언젠가 내 회사의 고문이 돼 주십사 부탁드리려고 늘 마음먹고 있었다. 어찌 보면 이분으로 하여금 그동안 내가 쌓아 온 경력과 세월을 고향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왔을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사업만이 아닌 순수한 동기에서 말이다. 꼭 전원주택만이 아니더라도 그는 나에게 인생의 스승이기도 했다. ‘제천시 문학회’ 회원들이나 여러 훌륭한 분들을 소개시켜 주며 나의 무지함을 하나씩 깨우쳐 줄 때마다 진작 이곳에 오지 않았던 자신이 원망스러운 생각이 들 정도다. 막상 10여 년 이상을 경치 좋고 물 좋은 곳에다 통나무주택과 목조주택을 지으며 살아왔음에도 말이다. 도회지생활을 청산하고 이곳에 돌아와 가만히 둘러보니 도회지로 나가버린 옛 동창들은 아직도 시내에서 거주하고 있었고, 늦게까지 남아 있던 친구들도 결국 도회지로 모두 가 버렸다고 하니, 그 친구들보다 내가 훨씬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곳은 그가 오랜 세월을 찾아다닌 끝에 찾아낸 땅으로 처음에는 동호인들을 위해 지은 단지라고 한다. 당신의 아들과 나이가 같은 자생화 스승을 모시고 자생화 키우기에 몰두하고 있고, 제천시 문학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나는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가끔 그 댁에 머무르곤 했는데, 그 때마다 편안하면서도 정열적인 전원생활이 부럽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전원경력(?)은 이미 8년째 접어들었다. 농촌생활이란 것이 소득은 없기에 평생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그도 그간 모은 약간의 돈에 퇴직금까지 모두 다 써버리고, 이제는 취미로 가꿔왔던 자생화와 동산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남아 있는 가장 소중한 재산이라고 한다. 그의 통나무 자생화 단지는 마치 강이 굽이쳐 흐르는 가운데로 섬처럼 솟아 있는 모양새에 뒷산에 마련해 놓은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아늑한 맛이 일품이다. ‘들뫼꽃농원’이라 칭한 이곳은 나중에 자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자생화 마을을 만들려는 그의 작은 소망으로 손수 하루 200톤이 넘는 지하수를 퍼 올릴 수 있는 시설까지 해놓았다. 들뫼꽃농원에서 빤히 보이는 운천천을 건너면 나지막한 야산 중턱에 유병국박사님 댁이 있다. 그는 의학박사로 내외 모두 의사로서 서울에서 평생을 의료계에 몸담고 있다가 지금은 이곳으로 내려와 마을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이분들을 처음에 만났을 때, ‘펜션을 운영하고 싶다’는 동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마을에서 추진하는 양로원의 신축 비용을 80퍼센트 가량 지원하기로 이미 약속을 한 상태인데다 앞으로 해야 할 봉사활동도 많아서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부인이 서울의 병원에서 버는 소득과 일부 임대소득을 합쳐도 봉사활동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현재 1만 평의 밭에 고추농사를 지어 서울의 지인(知人)들에게 직거래로 팔고 있지만, 일반 출하가격보다 두 배나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소득이 600만 원을 갓 넘는 정도다. 그래서 그는 여기서 펜션을 운영해 소득이 나면 봉사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평생 쌓은 경험과 지식, 재산을 남에게 봉사하는 데 사용하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나는 절로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도 이들이야말로 노후의 인생을 가장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공사를 맡은 나 역시 이 대열에 동참한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했다. 자생화 만개한 꿈의 전원 마을 두 분들의 단지는 운천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다리를 건너면 다가서기 쉽지만, 나는 야산의 등산로를 따라가다 나룻배로 강을 잇는 펜션단지를 구상해 보기로 했다. 설계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기로 했는데, 우선 철저히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을 위해 마을의 식수를 일단 확보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또한 펜션단지를 가꾸고 소형 주택으로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분을 위해 소소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도 필요했다. 유 박사의 펜션은 건평 200여 평인데 10평과 15평, 20평, 25평으로 각각 나눠 독립형과 메인하우스로 구성하고, 별도로 100여 평의 수변(水邊) 덱(Deck)을 기획했다. 이 부근에는 야외 캐빈사우나와 야생화동산도 기획해 전원생활의 아기자기한 맛을 한층 더 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지금 형질변경과 농지전용이 진행중이고 주문한 핀란드산 통나무가 5월 중순에 부산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원주택뿐만 아니라 두 분과 함께 나는 ‘통나무 집짓기 학교’도 이곳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통나무집을 내 손으로 직접 지어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간단한 기초지식과 실습을 가르쳐 주는 곳으로 내 평생의 작은 소망이기도 했다. 지금 운천천 변에는 봄을 알리는 온갖 꽃들이 만개(滿開)한 사이로 우리 ‘전원 삼총사’는 앞으로 만들어질 전원마을을 구상하는데 오늘도 머리를 맞대고 하루에도 몇 번이고 집을 지었다 허무는 상상에 빠져 있다. 내가 집을 다 지을 때쯤이면 이 두 분은 야생화동산을 완성시켜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전원풍경을 만들어 낼 것이다. 삼도의 풍광이 만나는 이곳 제천변에 우리 세 사람의 꿈이 담긴 전원마을을 말이다. 田 ■ 글 강석찬 <유로하우스 대표 043-643-1161, www.kbshome.com〉 ■ 사진 김혜영 기자 글쓴이는 충북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고 통나무 목조주택회사 ‘정일품송’을 운영했다. 통나무 개인주택 및 국립공원 내 관공사를 설계했으며, 국내에 펜션형 통나무 키드캐빈과 소형주택을 개발 보급했다. 현재는 펜션 및 테마 기획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
- 뉴스/칼럼
- 전원칼럼
- 컬럼
-
삼도(三道)의 풍광이 만나는 제천
-
-
[청산에 살어리랏다 Ⅲ] 전원의 꿈이 익어가는, 통나무 펜션 마을
- 청산에 살어리랏다 Ⅲ 전원의 꿈이 익어가는, 통나무 펜션 마을 -------------------------------------------------------------------------------- 지금 짓고 있는 통나무마을은 필자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펜션단지다. 이 일을 추진하면서 실로 많은 사람들과 만났고, 머리를 감싸 쥐고 수많은 세월과 씨름한 듯하다. 비로소 첫 삽을 뜨게 되었으니 내 마음은 마냥 날아갈 것만 같다. -------------------------------------------------------------------------------- 국토는 좁다는데도 막상 서울에서 가까운 이곳 만큼은 늘 한적하기만 하다. 밤이면 낚시인들의 야광찌만이 집 앞 강가를 빛낼 뿐이다. 이곳도 사시사철 도시인들이 마음의 수양을 하고 가족끼리 휴가와 주말휴식을 위해 첫 삽을 뜨기 시작했다. 아직도 작년의 수해 복구가 끝나지 않아 굴삭기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데다 조금있으면 장마도 시작된다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도 7월말까지 10동의 통나무 펜션마을이 지어지겠지. 지금 짓고 있는 통나무마을은 필자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펜션단지다. 이 일을 추진하면서 실로 많은 사람들과 만났고, 머리를 감싸 쥐고 수많은 세월과 씨름한 듯하다. 비로소 첫 삽을 뜨게 되었으니 내 마음은 마냥 날아갈 것만 같다. 공사가 시작되면서 처음으로 한 일은 산에 있는 400여 그루의 자작나무와 잣나무를 옮겨 심는 일이었다. 지금은 나무를 이식하는 시기가 아니므로 조경 전문가에게 의뢰했더니 경비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 할 수 없이 반 만 살린다는 생각으로 3일 동안 포크레인 한 대와 4명의 인력을 동원해 이식을 시작했다. 일단 뽑은 나무를 어디에 심을까 연구하다가 아직 대지로 전용이 안 된 임야에다 자작나무 동산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반 정도는 죽을 것 같아 간격을 좁게 심었다. 나머지 반은 대지가 나뉘는 경계선에 자작나무와 잣나무를 두 줄로 심어 물을 흠뻑 주고는 하단을 전지해 주었고, 나중에 조경할 잣나무는 두 곳으로 나누어 밀식했다. 처음에는 전지를 너무 많이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랫동안 자생화와 수목을 가꿔온 황 사장님의 조언에 따라 상단부를 과감히 잘랐다. 마침 필요한 시기에 비도 와서 처음 생각보다 많은 나무들이 살아날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기초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대지 계획고를 잡으려고 레벨측량을 하다 보니 고민이 생겼다. 메운 땅에 건물을 세우면 장기침하로 인해 부동침하가 일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절토하기로 하고 흙을 외부로 반출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맨 위의 상단에서 시야확보를 위해 계획고를 1미터를 더 절토하고 나니 파낸 흙이 덤프트럭으로 400대 분량이다. 필자는 비가 오는 날이면 사업부지와 물길을 확인하고 토양조사도 다니곤 하는데, 여기는 점토성분의 토질에 4~5m 아래가 암반층을 형성하여 경사도를 따라 강으로 물이 흘러내리는 지형인 것 같다. 설령 비가 오더라도 점토질임에도 불구하고 배수는 매우 양호한 편이라 별 문제는 없다. 건물의 절토부분은 130미터 길이의 콘크리트 옹벽을 만들기로 하고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옹벽이 완공되면 이 부분은 재미있게 구성될 예정이다. 여기는 서울에서 가깝지만 분명 강원도 땅인지라 여름이면 바로 앞에 강이 시원하고 겨울 설경 또한 뛰어나다. 하지만 이때는 온도가 뚝 떨어지므로 기초공사를 더욱 튼튼히 해야한다. 우선 토목공사를 마치면 땅 속 1미터 깊이로 배관을 하고 기초거푸집 공사를 할 예정이다. 200미터 깊이에 수량이 풍부한 지하수가 있지만 물 사용량이 많은 여름에는 부족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미리 두 곳의 지하수를 더 파서 각각 35톤 정도의 지하수를 확보했다. 게다가 심야전기는 한 달에서 길면 두 달이 걸리므로 미리 신청했다. 올해부터 심야전기는 한 가구당 50kW정도 밖에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100kW를 신청해 심야온돌전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펜션에는 늘 온수가 많이 소모되므로 기름보일러를 가동시키는 온수탱크를 별도로 설치하기로 했다. 이렇게 정신없이 바쁜 나날이지만 유난히 힘든 날이면 저녁에 앞 강에서 고기를 잡아 매운탕에 소주와 막걸리로 피로를 풀기도 한다. 오늘이 6월 중순이니까 펜션을 오픈하는 날이 이제 한 달 반 밖에 남지 않았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지금쯤 건물 윤곽이 드러나야할 시기인데 말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통나무주택 교육생도 함께 참가할 예정이니 더욱 더 마음이 조급해진다. 지금은 공사가 지연되고 있지만 기초공사만 끝나면 본공사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 공사는 일정이 촉박한 관계로 토목과 기초, 설비 등을 종합건설토목회사에 외주를 줬다. 통나무 및 목공사는 목수 8명, 직원 3명, 그리고 현장체험교육생 5명과 함께 진행한다. 현장체험교육생들은 아궁이 군불을 때는 구옥이 있는 유박사님댁의 손님을 맞는 영빈관에서 함께 생활한다. 사람들은 보통 집짓는 것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필자는 이번 기회에 이들이 많은 자신감을 얻고 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집도 집이지만 펜션을 운영하는 이들이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이를 위해 펜션에 관한 운영프로그램, 세미나도 함께 진행할 생각이다. 특히 펜션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것이다. 참고로 이곳의 일정표와 각 동간 평면도를 소개하고 명확한 계획 의도를 설명해 보겠다. 우선 전체 건물은 방갈로가 아닌 통나무 별장형 펜션으로 계획했다. 모델명 ‘정일품송 1403 프라임’으로 불리는 17평형의 경우는 모두 5동이 지어지는데, 손님들이 내집과 같이 편안하게 쉬도록 동당 간격을 넓게 계획했고 아늑한 정원이나 독립된 덱 등을 별도로 설치한다. 또한 내부는 독립된 거실과 넓은 방에 화장실과 다락방도 만들어 각각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했다. 메인건물인 워크숍은 멀티유니트형 스타일이며 중간에 25평형 워크숍을 두고 좌우에 모델명 ‘정일품송 1302 프라임’인 15평형 2동을 배치하여 하나의 매스를 계획했다. 또한 소음방지를 위하여 동당 간격을 50센티미터를 띄웠고 지붕도 이중으로 처리해 소음을 차단하도록 설계했다. 모델명 ‘정일품송 R-3005’인 단체실은 35평형으로 일반 가정주택과 꼭 같이 설계해 장기체류나 가족단위의 휴양에 맞춰 설계했다. 이밖에도 근린생활시설인 소매점은 30평형이며 옥외 덱과의 연계 및 가변 증축을 고려해 전체 건물을 설계했다. 별도로 사무실과 두 개의 방, 주방과 매점, 화장실, 옥외덱을 설치했고 파고라 형이지만 겨울을 대비해 가변벽도 설치했다. 2단계 레벨과 3단계 레벨의 시야를 위해 3미터의 고저 차이를 확보하였으며, 3단 전면에는 브리지 덱과 화단을 기획해서 새로운 테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단지 좌우측에는 장애인을 위한 도로를 개설해 집 앞에까지 주차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일반고객은 전면에 위치한 주차장에 주차하도록 했다. 수변 공동덱과 사우나도 기획했지만 할 수 없이 겨울로 미뤄야 할 것 같다. 1000여 평의 공간이라도 독립형으로 10동이 들어서고 나니 꽉 찬듯하기 때문이다. * 통나무주택 마을은 계속된다 필자는 지금 홈페이지의 도메인과 펜션의 이름 짓기에 고민하고 있다. 아마도 이 원고가 마감될 쯤이면 서울로 상경해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필자의 10년 이상 경험을 살려 통나무주택과 목조주택, 키트캐빈, 멀티유니트주택, 펜션컨설팅, 테마기획, 펜션운영에 대한 경험담을 빠짐없이 나열하고, 세미나와 펜션운영체험교실을 이야기하는 코너, 필자가 귀향할 때 많은 도움을 주고 이 펜션의 원래 주인인 유박사님의 된장과 시골이야기도 담을 것이다. 이외에도 지난 96년부터 이곳에 통나무 주택 4채를 짓고 살고 있는 황사장님의 자생화단지도 이야기 할 것이다. 물론 펜션과 그 지역에 관한 소개도 하겠지만, 우리마을의 존경하는 사람들 이야기와 생활을 최대한 보여주는 데 주력할 것이다. 유박사님과 황사장님은 어제 새벽 태백산에 자생화를 채취하려고 떠났는데, 필자는 어제 저녘까지 이들을 기다리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달에는 황사장님이 동강에서 자생화를 채취하다가 바위에서 떨어져 다쳤지만, 이에 아랑곳 없이 자생화 채취에 열성을 보이는 모습은 젊은 사람도 따라가질 못할 듯 하다. 7월이면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데, 펜션을 계획하는 이들이나 집짓기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휴가를 겸하여 이곳을 꼭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순 휴가는 물론이거니와 필자의 통나무 주택 시공 경험을 얼마든지 가르쳐 줄 계획이다. 또한 이 펜션의 운영자로서, 그리고 펜션 컨설턴트로서 말이다. 이 펜션의 주인인 유박사님은 처음에는 손님들과 물고기도 잡고 전원에서의 편안한 시간을 함께 보내려는 의도에서 계획했으나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당분간은 이런 일이 어려울 것 같다. 건강이 악화되면서 앞으로 3년간은 필자가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남의 집을 지어만 주던 필자가 이번에는 운영자가 되는 입장이다. 손님들과 함께 자연을 체험하고 펜션의 문제점들을 개선해볼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라는 생각도 든다. 유박사님은 원래 의사지만 건강 때문에 이곳에 와서 농사를 지으며 산지 3년이 되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부인이 주말이면 내려왔다가 상경하곤 했는데, 멀지 않은 장래에 병원을 제천으로 이전한다고 한다. 이 마을에는 이렇다할 병원이 없어 멀리 원주나 제천으로 가야하는데, 마을 사람들에게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제 7월에 펜션이 완공되고 가을에 하나 둘씩 통나무 집들이 들어설 때면 내가 늘 꿈꾸던 통나무 마을이 완성된다. 그런데 어제부터 필자는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제야 작은 꿈을 이뤘는가 싶은데 어느 순간부터 면 크기의 커다란 통나무주택단지를 만드는 꿈에 사로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바다는 메울 수 있어도 사람 욕심은 메울 수 없다 했던가?” 田 ■ 글·사진 강석찬 <유로하우스 대표 043-643-1161, www.kbshome.com〉 * 글쓴이는 충북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고 통나무 목조주택회사 ‘정일품송’을 운영했다. 통나무 개인주택 및 국립공원 내 관공사를 설계했으며, 국내에 펜션형 통나무 키드캐빈과 소형주택을 개발 보급했다. 현재는 펜션 및 테마 기획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
- 뉴스/칼럼
- 전원칼럼
- 컬럼
-
[청산에 살어리랏다 Ⅲ] 전원의 꿈이 익어가는, 통나무 펜션 마을
부동산 검색결과
-
-
[EXPERT COLUMN]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
- 부동산 공시가격의 이해 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1) 감정평가란 동산이나 부동산 같은 재산의 경제적 가치를 판정해 그 결과를 가액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적정액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율을 반영해 결정되고, 현실화율은 지역별,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차이가 있다. 글 전수호(나라감정평가법인 이사/감정평가사) <연재 순서> 01. 부동산 공시가격의 이해 1) 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1) 표준지 공시지가 표준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 2) 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2) (개별공시지가, 개별주택가격, 비주거용 부동산가격) 02. 상속세 증여세 감정평가로 절세 가능한가? 03. 재건축, 재개발 감정평가의 올바른 이해 04. 보상, 감정평가 절차 및 불만 해결법 05. 200평 수용, 환지로 돌아온 건 120평 06. 경매, 감정평가 과연 믿을 만한가? 07. 감정평가 잘 받는 토지 따로 있다 08. 감정평가 잘 받는 건축구조 따로 있다 09. 일조권, 조망권, 통행권 등도 감정평가 대상인가? 10. 천방지축 감정평가액, 오해와 진실 11. 감정평가와 친하기_사례로 본 감정평가 Q&A 부동산 공시가격은 신뢰할 수 있나 부동산 공시가격은 토지의 경우 표준지 공시지가와 개별공시지가, 주택의 경우 표준주택가격, 개별주택가격과 공동주택가격이 있고,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은 비주거용부동산가격이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증여세, 건강보험료, 개발부담금 등의 조세 및 부담금,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기초생활보장급여, 장학금, 근로장려금 등의 복지, 보상, 소송, 경매, 국공유지 처분, 담보 등 감정평가의 기준 등 60여개 분야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국민부담의 형평성과 복지제도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기반이 된다. 지난 1월 22일 국토교통부는 2020년 표준주택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전국 4.47%, 서울 6.82% 상승했으며, 전체 표준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작년 53.0%에서 53.6%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2월 12일 국토교통부는 2020년 표준지 공시지가의 상승률이 전국 6.33%, 서울 7.89% 상승했으며, 전체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작년 64.8%에 비해 0.7% 상승한 65.5%라고 발표했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자체 조사한 현실화율보다 2배 이상 높은 결과라 신뢰할 수 없다며 산정 방식과 과정을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작년 12월 국토교통부는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발표하고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의 2020년 가격공시 적용방안을 상세히 공개하였다. 공시가격 오류를 최소화하고 산정의 객관성을 높이면서 공시관련 정보공개를 대폭 확대하여 신뢰성을 제고하겠다고 했다. 시장·군수·구청장이 결정 고시하는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정 고시하는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정 고시하는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의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표준지 공시지가 표준지 공시지가는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의한 절차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이 조사·평가하여 공시한 표준지의 단위면적당(㎡) 적정가격*을 말한다. *적정가격 법에서는 적정가격을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이라고 규정한다. 이는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호의 “시장가치란 감정평가의 대상이 되는 토지 등이 통상적인 시장에서 충분한 기간 동안 거래를 위하여 공개된 후 그 대상 물건의 내용에 정통한 당사자 사이에 신중하고 자발적인 거래가 있을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대상 물건의 가액”이라는 규정과 유사하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토지는 약 3879만 필지이고, 조세나 부담금 부과대상인 사유지와 국·공유지 중 잡종지 등 지가산정이 필요한 3353만여 필지를 조사·산정하여 공시하고 있는데, 50만 필지를 표준지로 선정하고, 그 가격을 조사·평가하고, 토지소유자의 의견 청취, 시군구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 국토교통부 장관의 검수 및 심사,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 토지 소유자 등의 이의신청(공시일로부터 30일 이내) 절차를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시한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산정된다. ① 국토교통부 장관이 감정평가업자(2019년의 경우 1052명의 감정평가사)에게 조사·평가를 의뢰한다. ② 감정평가사는 표준지로 선정된 50만 필지를 거래 사례 비교법*, 수익환원법*, 조성원가법* 등의 감정평가방법을 적용하여 적정가격을 산출한다. ③ 감정평가사가 감정평가하여 산출한 적정가격에 국토교통부가 정한 현실화율*과 토지가격 상승율을 감안하여 공시가격을 결정한다. ④ 2020년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자료(신뢰성 제고 방안)에 의하면 ‘2020년 공시가격 = 2019년말 시세×(2019년 현실화율 + α)’ (α는 현실화율 제고분)이라는 산정방식으로 결정하되,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α를 차별 적용한다. *거래 사례 비교법 대상물건과 가치 형성 요인이 같거나 비슷한 물건의 거래 사례와 비교하여 대상물건의 현황에 맞게 사정보정, 시점수정, 가치 형성 요인 비교 등의 과정을 거쳐 대상 물건의 가액을 산정하는 감정평가 방법을 말한다. *수익환원법 장래 산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순수익이나 미래의 현금흐름을 환원하거나 할인하여 대상 물건의 가액을 산정하는 감정평가방법을 말한다. *조성원가법 토지의 소지가격에 조성비용을 가산해 토지 개발 후 가액을 산정하는 감정평가방법으로 골프장이나 매립지 등의 감정평가에 적용한다. *현실화율 공시가격과 시세와의 차이를 말하며, 이는 지역별,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차이가 있다. 신뢰성 제고방안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향후 7년내 모든 토지가 현실화율 70%에 도달하도록「(70% - 현행 현실화율) ÷7」을 α로 적용(현실화율 상한: 70%)할 계획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2020년 토지 평균 현실화율은 65.5% 내외로 상승(2019년은 64.8%)한다. [그림 1] 지도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표준지 공시지가가 소재하는 명동이다. [그림 1] 명동지도[표 1] 명동 중심상업지대 표준지 공시지가 추이 2019년 표준지 공시지가는 20,000,000원/㎡ 이상의 고가 토지에 초점을 맞추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조정했으며, 그 결과 명동 일대의 전국 최고지가의 토지는 전년 대비 2배, 가격대별로 30%~70% 상승했다. [표 1] 기호1(충무로1가 24-2)의 2020년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65%라면 시장가치는 대략 306,000,000원/㎡이고, 2019년과 현실화율이 동일하다면 가격변동율이 약 8.7%가 된다. 2019년 가격변동률이 5%라고 하면 기호1의 2020년 현실화율은 약 66.3%가 된다. 기호1의 2018년 현실화율은 가격변동율을 감안하더라도 30~35%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호2~7의 2020년 현실화율이 기호1과 동일하다면, 기호2~7의 2018년 현실화율은 기호1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고, 2019년 현실화율은 다소 낮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1년도 공시지가 수준을 추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표 2]에 있는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이 65%이고 토지가격이 2020년 연간 약 5% 상승하며, 목표 현실화율이 66%라고 가정하면 2021년 공시지가는 다음과 같이 산정된다. [표 2] 명동 중심상업지대 표준지 공시지가 추정 인근 지역의 현실화율이 일정하고 토지가격의 상승률과 목표 현실화율이 동일하다면 인근지역 공시지가의 상승률은 유사할 것이다. 위 지도의 명동 일대 공시지가는 2019년 가격대별로 상승률이 상당한 격차가 있었으나, 2020년 공시지가는 상승률의 차이가 크지 않았고 향후에는 그 차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가격대별로 다른 현실화율을 적용하면 가격대별로 공시지가 상승률은 차이가 난다. 요약하면, 표준지 공시지가는 감정평가사가 감정평가를 통해 적정가격 즉 시장가치를 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가격변동률과 전년도 현실화율 및 국토교통부가 설정한 목표 현실화율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표준지 공시지가는 공시가격과 함께 지역별 용도별 차이가 큰 현실화율도 공시해야 신뢰성을 갖게 되지 않을까? 표준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 국토교통부 장관은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전체 단독주택 중에서 용도지역·건물구조별로 대표성이 있는 주택을 표준주택(22만호)으로 선정하여, 이들 표준주택에 대한 가격을 한국감정원(460명 참여)에 조사 산정 의뢰하고, 산정된 표준주택가격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시한다. 공동주택가격은 약 1339만호(아파트 약 1073만호, 연립주택 약 51만호, 다세대주택 약 215만호)를 대상으로 하며, 한국감정원에 조사 산정 의뢰하고, 한국감정원의 검증과 국토교통부의 심사 및 심의를 한 후, 공동주택 소유자 등의 의견청취와 이의신청을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정·공시한다. 표준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산정된다. ①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감정원에게 조사·산정*을 의뢰한다. *산정 표준지 공시지가의 적정가격은 감정평가사가 거래 사례 비교법 등을 적용한 감정평가를 하여 산출해내는 것에 비해, 표준주택가격은 한국감정원이 감정평가가 아닌 실거래자료 등을 감안하여 계산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감정평가는 ‘평가(appraisal)’, 산정은 ‘계산(caculation)’이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② 한국감정원은 인근지역의 유사 부동산의 실거래 자료, 감정평가 선례 및 각종 통계자료 분석 등을 통해서 적정가격을 산출한다. ③ 한국감정원이 산정한 적정가격은 국토교통부가 정한 현실화율과 공시지가 상승률을 감안하여 공시가격으로 결정된다. ④ 2020년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공시가격 = 2019년말 시세×(2019년 현실화율 + α)’(α는 현실화율 제고분)이라는 산정방식으로 결정하되,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α를 차별 적용한다. 단독주택은 시세 9억 원 이상인 경우 α를 적용하되, 가격대별로 다음과 같이 차등을 둔다. - α적용 대상 시세 9억 원 이상 + 19년 현실화율 55% 미만(시세 9억 원 미만이거나 현재 현실화율이 55% 이상이면 시세 변동률만 반영) α = (1) + (2) = (55% - 현실화율)/2 + (시세 - 9억 원)/2 (1) 현실화율이 55% 대비 1% 낮아질 때 마다 α를 0.5%p 가산 (시세 9~15억 원: 3%p 한도, 15억 원 이상: 4%p 한도) (2) 시세가 9억 원 대비 1억 원 높아질 때 마다 α를 0.5%p 가산 (시세 9~15억 원: 3%p 한도, 15억 원 이상: 4%p 한도) - α적용 방식 현실화율이 낮을수록 + 시세가 높을수록 가산하여 현실화율을 55% 수준까지 제고(α상한: 9~15억 원은 6%p, 15억 원 초과는 8%p) - α= (1) + (2) = (55% - 현실화율)/2 + (시세 - 9억 원)/2 (1) 현실화율이 55% 대비 1% 낮아질 때마다 α0.5%p 가산 (시세 9~15억 원: 3%p 한도, 15억 원 이상: 4%p 한도) (2) 시세가 9억 원 대비 1억 원 높아질 때마다 α0.5%p 가산 (시세 9~15억 원: 3%p 한도, 15억 원 이상: 4%p 한도) [그림 2] 지도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연지동의 표준주택가격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 2] 종로 연지동 지도[표 3] 연지동 주택지대 표준주택가격 추이[표 4] 연지동 주택지대 표준주택가격 추정 2019년 표준주택가격은 고가 주택(12억 원 이상)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조정하여 40% 이상 상승했고, 저가주택은 10% 내외 상승했다. 2020년 표준주택가격은 [표 3] 기호1과 2의 경우 가격이 9억 원 미만이므로 시세변동률만 반영된 것으로 보면, 인근 주택가격 상승률은 4%로 추정된다. 기호3의 경우 15억 원 이상이기 때문에 시세변동률 4%에 현실화율 제고분을 반영하여 10.3%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방안에 따라 2021년 표준주택가격을 추정하면 다음과 같다. 위의 표에 있는 2020년 표준주택가격의 현실화율을 53.6%, 연간 시세변동률을 4%로 가정한다. [표 4] 기호1, 2는 9억 원 미만으로 시세변동률만 적용하고, 기호3은 시세변동률 뿐만 아니라 현실화율 55%를 한도로 하여 상승하게 된다. 만약 기호3의 2020년 표준주택 가격의 현실화율이 53.6% 이하라면 2021년 주택가격의 상승률은 더 높아진다. 공동주택은 시세 9억 원 이상인 경우 α를 적용하되, 가격대별로 다음과 같이 차등을 둔다. 시세가 9억 원 미만인 경우 α적용 없이 시세변동률만 공시가격에 반영한다. - 시세 9억 원~15억 원 미만인 경우(2019년 현실화율 70% 미만 대상) α= (1) + (2) = (70% - 현실화율)/2 + (시세 - 9억 원)/2 (1) 현실화율이 70% 대비 1% 낮아질 때 마다 α를 0.5%p 가산 → 5%p 한도 (2) 시세가 9억 원 대비 1억 원 높아질 때 마다 α를 0.5%p 가산 → 3%p 한도 - 시세 15억 원~30억 원 미만인 경우(2019년 현실화율 75% 미만 대상) α= (1) + (2) = (75% - 현실화율)/2 + (시세 - 9억 원)/2 (1) 현실화율이 75% 대비 1% 낮아질 때 마다 α를 0.5%p 가산 → 5%p 한도 (2) 시세가 9억 원 대비 1억 원 높아질 때 마다 α를 0.5%p 가산 → 5%p 한도 - 시세 30억 원 이상인 경우(2019년 현실화율 80% 미만 대상) α= (1) + (2) = (80% - 현실화율)/2 + (시세 - 9억 원)/2 (1) 현실화율이 80% 대비 1% 낮아질 때 마다 α를 0.5%p 가산 → 6%p 한도 (2) 시세가 9억 원 대비 1억 원 높아질 때 마다 α를 0.5%p 가산 → 6%p 한도 A시 B동에 소재하는 아파트 C, D, E, F의 2019년말 시세가 8억 원, 12억 원, 20억 원, 40억 원이고, 2019년 공시가격이 5억 원, 8억 원, 12억 원, 28억 원이며, 시세변동률이 5%라고 가정할 경우 2020년 공시가격은 다음과 같이 산정된다. C: 시세 9억 원 미만으로 시세변동률 5% 반영하여 5억2500만 원(현실화율 65%) D: 9~15억 원 미만으로, 현실화율이 67%이기 때문에 α= 1.5% + 1.5% = 3% 12억 원×(0.67 + 0.03) = 8억4000만 원(현실화율 70%) E: 15~30억 원 미만으로, 현실화율이 60%이기 때문에 α= 5% + 5% = 10% 20억 원×(0.60 + 0.10) = 14억 원(현실화율 70%) F: 30억 원 이상으로, 현실화율이 70%이기 때문에 α= 5% + 6% = 11%이나, 80% 한도 적용하여 10%만 적용한다. 40억 원×(0.70 + 0.10) = 32억 원(현실화율 80%) 요약하면, 표준주택가격과 공동주택가격은 한국감정원이 조사 산정을 통해 산출한 적정가격 즉 시장가치를 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가격변동률과 전년도 현실화율 및 국토교통부가 설정한 목표 현실화율에 의해 결정된다. 표준주택가격과 공동주택가격 역시 표준지 공시지가와 마찬가지로 현실화율이 지역별로, 가격대별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공시가격과 함께 현실화율를 공시해야 하지 않을까. 부동산 공시가격은 적정가격인가 부동산 공시가격 중 표준지 공시시가는 감정평가사가 조사 및 감정평가를 하고, 표준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은 한국감정원이 조사 및 산정을 해서 적정가격을 산출한 후, 가치변동율과 목표 현실화율을 반영하여 산정되고 있다. 즉 부동산 공시가격은 적정가격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율을 반영하여 결정되고 있고, 현실화율이 지역별,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차이가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조세, 복지 등 60여개 분야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국민부담의 공정성과 복지의 형평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런데 부동산 공시가격이 적정가격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적정가격에 현실화율이 개입되고 그 현실화율이 지역별, 부동산 유형별, 가격대별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국민 부담의 공정성과 복지의 형평성이 왜곡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을 적정가격 즉 시장가치로 공시하면 공정성과 형평성 왜곡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국민의 조세저항 등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한 정책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공시가격 자체는 적정가격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현실화율의 기준이 되는 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액이나 한국감정원의 산정가액을 적정가격으로 유지하고, 현실화율을 함께 공시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수호(나라감정평가법인 이사/감정평가사)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Mercer University에서 회계와 세무 전공 MBA를 취득했다. 2005년부터 나라감정평가법인에서 근무하며 감정평가심사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8년에 MAI(Member of Appraisal Institute 국제공인자산평가분석가) 정회원이 되었다. 현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감정평가기준위원회 위원, 서울 중구 공유토지분할위원회와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02-6360-1234 shchun8018@hanmail.net
-
- 부동산
- 부동산 정보
-
[EXPERT COLUMN]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
-
-
[용인 전원주택단지] 시원한 조망 품은 고향 같은 옥이내 전원마을
- 시원한 조망 품은 고향 같은 옥이내 전원마을 영동고속도로 양지나들목으로 나와서 안성시 삼죽면 방향으로 시원스럽게 달리다 보면 장평초등학교에 이른다. 학교 앞을 지나 한적한 시골길로 더 들어가면 작은 천 너머 옥천마을 옆으로 동산이 포근하게 감싼 ‘옥이내[川] 전원마을’이 나온다. 적당한 경사면에 조망을 고려해 필지마다 계단 형태로 각기 다른 레벨을 준 단지는 시원한 조망을 품고 있고 전원의 여유로움으로 가득하다. 글 백홍기 기자 | 사진 이상현 기자 | 취재협조 세류토건 조용하고 쉼이 있는 환경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 산 115번지. ‘옥이내 전원마을’로 가려면 서울·경기권에서 출발했을 때 영동고속도로 양지나들목이나, 중부고속도로 일죽나들목으로 빠지면 된다. 일죽나들목에선 20분, 양지나들목에선 차로 30여 분 거리다. 충청권에서 출발하면 남안성나들목이나 대소나들목에서 빠지면 된다. 그리고 2022년에 개통 예정인 세종-포천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20분 내에 원삼IC가 있어 서쪽 교통망도 활짝 열려 진입이 한결 수월해진다. 단지는 천과 산을 품고 있고 분위기가 고즈넉해 쾌적한 환경에서 유유자적 전원생활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타박타박 걷기 좋은 휴식 공간으로 차로 10분 거리에 한택식물원과 황새울관광농원, 죽주산성 그리고 조금만 더 가면 안성허브마을이 있다. 한창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골프는 차로 30분 이내에 블루원용인CC, 뉴스프링빌CC, 웰링턴CC 등 7개의 골프장이 산재해 있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교육시설은 통학 거리로 딱 좋은 1.5㎞에 장평초등학교가 있다. 마을 초입까지 스쿨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통학에 어려움은 없다. 차로 20여 분 거리인 백암면과 죽산면 소재지에 초·중·고등학교가 있어 교육 환경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또 이곳에서 대형 마트를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행정구역상 용인시에 속하지만, 의료시설은 30여 분 거리의 안성시에 있는 경기의료원 안성병원이나 성요셉병원을 이용하는 편이 더 가깝다. 서쪽과 북쪽이 활짝 열린 단지. 광활한 농경지가 펼쳐져 있고 큰 건물이 없어 조망이 시원하다. 단지에서 본 용인8경인 조비산 조망을 고려한 단지 레벨 적용 마을 안쪽 동산 아래 포근한 곳에 자리 잡은 단지는 경사가 완만해 사람과 차량의 진입 여건이 양호하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동산이 병풍처럼 감싸기에 진입할 때의 분위기도 쏠쏠하다. 또한, 주변으로 차량 통행이 적어 간간이 새소리만 들릴 뿐 조용하다. 단지에서 산을 배경으로 전면을 바라보면 율곡천 너머로 넓게 펼쳐진 전원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용인8경 중 하나인 조비산의 우뚝 선 모습이 보이는 서쪽 풍경이 장관이다. 단지는 주택을 앉힌 뒤에도 서로 조망이 막히지 않도록 필지별로 1.5m 레벨차를 뒀다. 단지는 모두 18필지로 조성돼 있다. 북쪽에서 두 갈래로 진입한 도로는 ‘U’자 형태로 내부를 순환하고 필지는 도로를 따라 좌·우로 배치됐다. 도로는 폭이 6m라 2대의 차량이 여유 있게 교차할 정도로 넓다. 도로를 따라 배치된 필지는 전체 10m 레벨차를 두고, 향후 주택이 들어서더라도 조망권 확보에 문제가 없도록 필지마다 1.5m 정도 단차를 뒀다. 단지를 개발하고 직접 분양에 나선 세류토건 송희석 대표는 “1.5m 높이가 낮아 보이지만, 주택을 서로 엇갈린 모양으로 앉히면 필지마다 충분한 조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마을로 진입하는 서쪽에 2m 높이로 콘크리트 옹벽을 쌓고, 모든 필지에 전원주택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자연 조경을 주제로 온양석을 쌓았다”면서, “앞으로 도로 아스콘 포장공사를 마치면, 숲을 배경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들과 산을 바라보는 품격을 갖춘 단지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토목을 마친 단지는 생활에 필요한 기반시설도 모두 갖췄다. 상·하수도는 물론 전기와 통신도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깔끔하게 지중 매설했다. 여기에 단지 출입구에 공동주차장과 쓰레기 분리수거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므로, 예비 건축주는 주택만 앉히면 된다. 주변 시세보다 30% 낮게 분양 18개의 필지는 456㎡(138평)부터 1189㎡(360평)로 면적이 다양하다. 여기에 도로 등 공유면적 80~220㎡를 제외하면, 전용면적은 300~970㎡(91~293평)이다. 분양가는 평당 80만 원으로, 필지당 환산하면 대략 1억 1천만 원에서 2억 8천만 원이다. 인근에 있는 다른 전원단지 분양가가 평당 120만 원 선에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약 30% 저렴하게 대지를 장만하는 셈이다. 분양은 계약금 20%, 중도금은 50%, 잔금 30%를 나눠서 치르면 된다. 개인 형편에 따라 중도금은 2차로 나눠서 지급할 수 있고, 소유권 이전은 잔금 완납과 함께 이뤄진다. 설계/시공은 입주자가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주택 입면에 따른 지자체의 건축 제한이 까다롭지 않아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다. 만약, 적당한 설계/시공사를 찾지 못한다고 해도 걱정할 건 없다. 시행사인 세류토건에 맡기면 된다. 설계/시공을 함께 진행하는 세류토건 송 대표는 오랜 시간 단독주택 건축 경험을 쌓은 전문가이며, 이번 분양에 맞춰 주변 환경에 맞는 깔끔하고 모던한 모델도 준비했다. 모델 투시도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다. 글과 사진으로 자연 풍광을 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쾌적하고 조용하며 깔끔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노후를 상상하고 있다면, 직접 가서 오감을 통해 느껴보는 것도 좋다.
-
- 부동산
- 전원주택지/매물
-
[용인 전원주택단지] 시원한 조망 품은 고향 같은 옥이내 전원마을
-
-
시원한 조망 품은 고향 같은 용인 옥이내 전원마을
- 영동고속도로 양지나들목으로 나와서 안성시 삼죽면 방향으로 시원스럽게 달리다 보면 장평초등학교에 이른다. 학교 앞을 지나 한적한 시골길로 더 들어가면 작은 천 너머 옥천마을 옆으로 동산이 포근하게 감싼 ‘옥이내[川] 전원마을’이 나온다. 적당한 경사면에 조망을 고려해 필지마다 계단 형태로 각기 다른 레벨을 준 단지는 시원한 조망을 품고 있고 전원의 여유로움으로 가득하다. 글 백홍기 기자 | 사진 이상현 기자 취재협조 세류토건 조용하고 쉼이 있는 환경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 산 115번지. ‘옥이내 전원마을’로 가려면 서울·경기권에서 출발했을 때 영동고속도로 양지나들목이나, 중부고속도로 일죽나들목으로 빠지면 된다. 일죽나들목에선 20분, 양지나들목에선 차로 30여 분 거리다. 충청권에서 출발하면 남안성나들목이나 대소나들목에서 빠지면 된다. 그리고 2022년에 개통 예정인 세종-포천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20분 내에 원삼IC가 있어 서쪽 교통망도 활짝 열려 진입이 한결 수월해진다.단지는 천과 산을 품고 있고 분위기가 고즈넉해 쾌적한 환경에서 유유자적 전원생활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타박타박 걷기 좋은 휴식 공간으로 차로 10분 거리에 한택식물원과 황새울관광농원, 죽주산성 그리고 조금만 더 가면 안성허브마을이 있다. 한창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골프는 차로 30분 이내에 블루원용인CC, 뉴스프링빌CC, 웰링턴CC 등 7개의 골프장이 산재해 있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교육시설은 통학 거리로 딱 좋은 1.5㎞에 장평초등학교가 있다. 마을 초입까지 스쿨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통학에 어려움은 없다. 차로 20여 분 거리인 백암면과 죽산면 소재지에 초·중·고등학교가 있어 교육 환경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또 이곳에서 대형 마트를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행정구역상 용인시에 속하지만, 의료시설은 30여 분 거리의 안성시에 있는 경기의료원 안성병원이나 성요셉병원을 이용하는 편이 더 가깝다. 조망을 고려한 단지 레벨 적용마을 안쪽 동산 아래 포근한 곳에 자리 잡은 단지는 경사가 완만해 사람과 차량의 진입 여건이 양호하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동산이 병풍처럼 감싸기에 진입할 때의 분위기도 쏠쏠하다. 또한, 주변으로 차량 통행이 적어 간간이 새소리만 들릴 뿐 조용하다.단지에서 산을 배경으로 전면을 바라보면 율곡천 너머로 넓게 펼쳐진 전원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용인8경 중 하나인 조비산의 우뚝 선 모습이 보이는 서쪽 풍경이 장관이다.단지는 모두 18필지로 조성돼 있다. 북쪽에서 두 갈래로 진입한 도로는 ‘U’자 형태로 내부를 순환하고 필지는 도로를 따라 좌·우로 배치됐다. 도로는 폭이 6m라 2대의 차량이 여유 있게 교차할 정도로 넓다. 도로를 따라 배치된 필지는 전체 10m 레벨차를 두고, 향후 주택이 들어서더라도 조망권 확보에 문제가 없도록 필지마다 1.5m 정도 단차를 뒀다. 단지를 개발하고 직접 분양에 나선 세류토건 송희석 대표는 “1.5m 높이가 낮아 보이지만, 주택을 서로 엇갈린 모양으로 앉히면 필지마다 충분한 조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마을로 진입하는 서쪽에 2m 높이로 콘크리트 옹벽을 쌓고, 모든 필지에 전원주택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자연 조경을 주제로 온양석을 쌓았다”면서, “앞으로 도로 아스콘 포장공사를 마치면, 숲을 배경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들과 산을 바라보는 품격을 갖춘 단지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토목을 마친 단지는 생활에 필요한 기반시설도 모두 갖췄다. 상·하수도는 물론 전기와 통신도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깔끔하게 지중 매설했다. 여기에 단지 출입구에 공동주차장과 쓰레기 분리수거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므로, 예비 건축주는 주택만 앉히면 된다. 서쪽과 북쪽이 활짝 열린 단지. 광활한 농경지가 펼쳐져 있고 큰 건물이 없어 조망이 시원하다. 단지에서 본 용인8경인 조비산 단지는 주택을 앉힌 뒤에도 서로 조망이 막히지 않도록 필지별로 1.5m 레벨차를 뒀다. 주변 시세보다 30% 낮게 분양18개의 필지는 456㎡(138평)부터 1189㎡(360평)로 면적이 다양하다. 여기에 도로 등 공유면적 80~220㎡를 제외하면, 전용면적은 300~970㎡(91~293평)이다. 분양가는 평당 80만 원으로, 필지당 환산하면 대략 1억 1천만 원에서 2억 8천만 원이다. 인근에 있는 다른 전원단지 분양가가 평당 120만 원 선에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약 30% 저렴하게 대지를 장만하는 셈이다. 분양은 계약금 20%, 중도금은 50%, 잔금 30%를 나눠서 치르면 된다. 개인 형편에 따라 중도금은 2차로 나눠서 지급할 수 있고, 소유권 이전은 잔금 완납과 함께 이뤄진다.설계/시공은 입주자가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주택 입면에 따른 지자체의 건축 제한이 까다롭지 않아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다. 만약, 적당한 설계/시공사를 찾지 못한다고 해도 걱정할 건 없다. 시행사인 세류토건에 맡기면 된다. 설계/시공을 함께 진행하는 세류토건 송 대표는 오랜 시간 단독주택 건축 경험을 쌓은 전문가이며, 이번 분양에 맞춰 주변 환경에 맞는 깔끔하고 모던한 모델도 준비했다.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다. 글과 사진으로 자연 풍광을 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쾌적하고 조용하며 깔끔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노후를 상상하고 있다면, 직접 가서 오감을 통해 느껴보는 것도 좋다. 분양문의 | 시행사 세류토건 031-336-3309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부동산
- 전원주택지/매물
-
시원한 조망 품은 고향 같은 용인 옥이내 전원마을
-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31. 담보물의 왕 ‘저당권’
- 담보물의 왕 ‘저당권’ 은행에서 대출받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담보 대출이다. 동산과 부동산으로 나뉘는 담보물은 토지, 주택, 보증보험, 채권 등 다양하다. 채권자는 담보물 종류에 따라 안전한 채권 회수를 위해 담보로 저당권을 설정한다. 담보물의 왕이라고 불리는 ‘저당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글 김성룡 박사 ksyong330@naver.com 저당권과 근저당권 차이 은행에서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할 때 보통 근저당권을 설정한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 편리함은 등기형식으로부터 나온다. 저당권의 경우에는 확정된 ‘채권액’을 등기하지만, 근저당권의 경우에는 실제 채권액을 넘는 ‘채권의 최고액’을 등기한다. 그리고 저당권은 이자에 관한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기재하여야 보호받을 수 있으나, 근저당권의 경우에는 이자 또는 이율을 기재하지 않더라도 담보할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에 있다면 당연히 보호받을 수 있다. 이처럼 근저당권은 ‘채권최고액’ 범위 안에서 실제 채무액이 줄거나 늘더라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한편, 편리함은 은행이 추가대출을 하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기존에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더라도 추가대출에 대해서는 별도의 저당권을 다시 설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라면, 추가 대출을 위해서 별도의 저당권을 설정할 필요 없다. 기존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기 때문이다. 채무가 일부 상환된 경우는 어떠한가. 저당권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기존 저당권을 말소하고 줄어든 채무액으로 다시 등기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근저당권은 그럴 필요 없다. 그렇다면 채무가 전부 상환된 경우에는 어떠한가. 저당권의 경우에는 저당권등기를 말소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소멸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은행이 이후에 다시 대출을 하게 되면 기존의 저당권등기를 말소하고 새로운 저당권을 설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저당권의 경우에는 그 등기를 말소하지 않는 한 소멸하지 않는다. 은행이 다시 대출하더라도 기존의 근저당권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 이처럼 근저당권은 대출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설정해야 하는 절차적 번잡성이 없고 그 설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다보니 은행 실무상 ‘저당권’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진정한 근저당권과 확정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근저당권 형식을 빌린 경우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원래 근저당권이란 계속적인 거래관계로부터 발생하고 소멸하는 불특정다수의 장래채권을 결산기에 계산하여 잔존하는 채무를 일정한 한도액 범위 내에서 담보하는 저당권이어서, 거래가 종료하기까지 채권은 계속적으로 증감 변동한다. 따라서 근저당 거래관계가 계속 중인 경우 즉,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확정되기 전에는 그 채권의 일부를 양도하거나 대위변제한 경우 근저당권이 양수인이나 대위변제자에게 이전할 여지는 없다. 그러나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피담보채권이 확정되면, 그 근저당권 내지 그 실행으로 인한 경락대금에 대한 권리 중 그 피담보채권액을 담보하고 남는 부분은 저당권의 일부이전의 부기등기의 경료 여부와 관계없이 대위변제자에게 법률상 당연히 이전된다는 것이 판례다. 담보등기하면 담보동산 그대로 사용 가능 저당권은 담보물권의 왕이라고 불린다. 소유자가 소유물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를 담보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등기에 있다. 등기부에 담보제공 사실을 기록하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등기의 공시력公示力이라고 한다. 특정한 지번에 소재하는 부동산 권리관계를 알아보려면 누구나 등기사항을 열람하면 된다. 저당권은 대세적對世的 효력이 있다. 대세적 효력이란 누구에게나 자기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저당부동산이 저당권설정자가 아닌, 제3자에게 매각되더라도 저당권자는 저당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소유명의에 관계없이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저당권자는 저당권을 실행하여 경락대금으로부터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경락대금에서 우선변제를 받는다고 하여 저당권은 교환가치를 지배한다고 한다. 소유권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합이다. 그런데 저당권이 설정되면 소유권자는 사용가치만을 지배하고 교환가치는 저당권자에게 넘어간다. 이것이 저당권이 담보물권의 왕이 되는 이유다. 저당권은 부동산에만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일정한 동산 즉 자동차, 항공기, 선박, 중장비 등 건설기계에 대해서는 등록원부에 기록함으로써 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다. 이를 제외한 동산과 채권에 대한 대표적인 담보방법은 질권이다. 그런데 동산질권 설정을 위해서는 동산을 인도하여야 하고(민법 제330조), 채권질권은 채권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설정한다(민법 제346조). 채권자에게 점유를 넘겨야 하므로 소유자는 교환가치뿐만 아니라 사용가치를 지배할 수도 없다. 사용 수익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고가의 장비라도 생산이나 영업에 필요한 것이라면 당연히 질권을 설정할 수 없다. 이러한 불편 때문에 거래계에서는 양도담보라는 방식을 이용했다. 채무자가 고가의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그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양도하는 방식이다. 여러모로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최근 동산이나 채권을 담보로 비교적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2010. 6. 10 법률 제10366호). 동법에 따른 동산담보권은 담보등기를 함으로써 설정되고, 담보설정자가 담보동산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동산담보등기는 지번에 따라 설정되는 부동산등기와 다르다. 담보등기가 신청되면 그 신청서에 기재된 정보에 따라 담보권설정자마다 동산담보등기부가 개설된다(인적 편성주의). 최초로 등기기록을 개설할 때 담보권설정자에게 등기고유번호를 부여하고, 이후 담보약정을 할 때마다 등기일련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렇다 할 담보가 없는 중소기업이 많다. 은행을 찾아봄이 어떨지.
-
- 부동산
- 부동산 정보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31. 담보물의 왕 ‘저당권’
-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26. 부동산이 돈 되는 이유
- 부동산이 돈 되는 이유 재산 목록 1호 하면 대부분 ‘집’ 또는 ‘땅’이라고 답한다. 분명, 화폐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돈보다 부동산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돈은 상품을 교환하는 매개체이며,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일 뿐이다. 10년이 지나도 만 원짜리 지폐는 만 원일 뿐이다. 시간이 흘렀다고 만원의 가치가 높아져 지금보다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부동산의 가치는 경제논리에 따라 변한다. 그렇다면 부동산이란 무엇이고 부동산 가치의 변화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글 김성룡 박사, ksyong330@naver.com 부富의 척도가 된 토지 부동산不動産이란 용어는 1896년 제정된 일본 민법 제86조 제1항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지금은 일상용어로 빈번하게 사용되지만, 동산과 구별되는 일본식 한자어로 등장했다. 프랑스어로는 immobiliers, 독일어로는 Immobilien인데, 모두 ‘움직일 수 없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일본 민법은 이를 한자로 직역하여 ‘不動産’이라 칭하고, 부동산을 ‘토지 및 그 정착물’이라고 정의하였다. 1958년에 제정된 우리 민법도 같다. 부동산을 ‘토지 및 그 정착물’이라 하고(민법 99조 1항), 부동산 이외의 ‘물건’을 ‘동산’이라고 한다(민법 제99조 2항). 본래 법률상 물건이란 ‘유체물 및 기타 관리 가능한 자연력’을 말한다(민법 제98조). 그리고 물건은 소유권의 대상이 된다. 즉 물건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는 정당성이 소유권이다. 인류 초기에는 동산소유권이 중요했지만, 농사가 시작되면서 토지가 생명이 되었다. 사람들은 자연이 선물한 동산(채집물이나 수렵물)에만 의지하지 않고,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토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농경사회가 시작되었다고 곧 사유재산私有財産으로서의 토지소유권이 확립된 것은 아니었다. 국가가 성립하고 강력한 왕권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강력한 국가를 이룬 유목민의 경우에는 토지소유권 개념조차 알지 못했다. 토지는 국가 또는 왕의 소유이므로 농민들은 막대한 부담을 져야 했다. 시민혁명이 이루어질 때까지… . 사유재산으로서의 토지소유권! 그것은 17~18세기에 걸쳐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일어난 시민혁명에 의한 결과였다. 비로소 시민(bourgeoisie)들은 자기 토지를 아무런 제한 없이 마음대로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게 되었다. 시민들은 생산수단인 토지에 대한 사소유권私所有權을 취득하였고, 토지는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되었다. 이때부터 토지는 부富의 척도가 되었다. 가장 중요한 생산수단이기 때문이다. 영어로 부동산을 real estate라고 하고, 동산은 personal estate라고 한다. real estate는 1666년 영국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여기에서 ‘real’이란 법률용어로서 personal이 아닌, 즉 「사람에 속하지 않은 사물에 관한」이라는 뜻이다. 결국 ‘토지에 관한’이라는 의미이다. 영국 시민혁명이 진행되면서 real(토지)이 real(진짜)이 된 것이다. 서구에서는 real estate는 토지를 의미하고, 건물은 토지 일부분으로 본다. 그러나 한국, 일본, 중국에서는 건물을 토지와 별도로 독립한 부동산으로 취급한다. 중국어로는 부동산을 방지산房地産이라고 하는데, 이때의 방房은 집을 뜻한다. 현대생활에서 건물은 토지에 버금가는 중요한 생산수단이다. 특히, 토지에 대한 사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에서는 주택에 대한 투기가 대단하다. 워런 버핏의 내재가치 현존하는 최고 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세계 부자 순위 1위에서 4위를 오르내린다. 그래서 1930년생, 80세가 넘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워런 버핏의 한마디는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끈다. 과연 워런 버핏이 투자하는 종목은 무엇일까? 워런 버핏의 보유종목 리스트를 보면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처럼 세계적인 브랜드나 효율적 저비용을 경쟁력으로 갖고 있거나 코스트코, 월마트 등 소비자 독점력을 갖춘 회사 등을 선호하며, 정보기술(IT) 업종의 주식을 거의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워런 버핏은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IT 업종보다는 소비자 독점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한다. 순환주기가 짧은 IT분야보다 오랫동안 꾸준히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소비자 독점력을 갖춘 기업이 더욱 유망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의 투자 실력은 이미 버크셔 해서웨이의 가치 상승을 통해 증명해 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20년간 주당 순자산이 연평균 19.1% 증가했다. 워런 버핏의 투자방식을 이른바 가치투자라고 한다. 가치투자란 무엇인가? 워런 버핏은 가치투자를 “1달러 지폐를 40센트에 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의문을 지울 수 없다. 과연 100원의 가치를 가진 물건이 어떻게 시장에 40원에 나와 있는 경우가 있을까? 워런 버핏의 답은 분명할 것이다. 충분히 많다고. 그렇다면 다시 묻고 싶다. “왜 그렇죠?” 답은 시장의 비효율성에 있다. 주식시장은 인간의 탐욕과 공포가 지배하고 군중심리에 따라 비이성적으로 흘러가는 곳이다. 어제 주가와 오늘 주가가 다르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렇군요. 그럼에도 아직 이해할 수 없다. 가격이 비이성적으로 결정되는데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맞나요?” 답은 시간 속에 있다. 길게 보면 기업의 주가는 기업의 내재가치에 수렴해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 가치투자란 주식시장에서 어느 기업의 주가가 해당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낮게 거래되는 주식이 있다면, 매입했다가 가격(주가)이 내재가치에 수렴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법은 부동산에도 적용될 수 있다. 하늘 높이 오른 강남 3구 아파트값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지방에 소재하는 농지나 임야의 가격은 어떨까? 단기간의 가격 변화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내재가치의 측면에서 보면 아파트란 공중에 떠 있는 작은 4각형 공간으로서 어떠한 수익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 토지는 이용 가능한 지중 및 공중을 포함하는 공간으로서 높은 생산성을 가진다.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법은 아주 간단하다. 그럼에도 투자자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한다. 왜일까? 아마 빨리 벌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은 가격에 거품이 끼기 시작하면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
- 부동산
- 부동산 정보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26. 부동산이 돈 되는 이유
-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25
- 재산을 지배할 수 있는 권리 「소유권」 소유권은 재산권 중에 기본이 되는 권리다. 소유권이 있기에 재산을 보유하고 지킬 수 있다. 사소한 물건부터 토지와 건축물, 주식, 독도와 같은 영토는 물론 예술, 과학, 문학 등 저작권에 이르기까지 소유권의 범위는 광범위하다. 지배와 소유를 바탕으로 재산과 밀접한 관계에 있기에 소유권과 관련한 분쟁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래서 소유권이 무엇인지 안다는 건, 나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글 김성룡 박사, ksyong330@naver.com 지배하려는 욕망과 자원의 부족 소유권이란 소유물에 대한 전면적·배타적 지배권이다. 오늘날 모든 법체계는 소유관계를 바탕으로 구축된다. 그래서 법을 알려면 소유권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고 소유권을 바탕으로 한 재산법 체계 전부를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다. 소유권의 본질 즉, 알맹이core를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다. 알맹이는 역사의 출발점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소유권은 마음대로 지배하려는 ‘욕망’desire에서 잉태됐다. 이는 오늘날 소유권의 정의를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민법은 “소유자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그 소유물을 사용, 수익, 처분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민법 제211조). 즉, 소유권이란 ‘소유물을 사용, 수익,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다만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다’는 것은 소유물에 대한 전면적 지배를 의미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소유권은 소유물을 특별한 제한 없이 자유롭게 지배할 수 있는 전면적 지배권이고, 단순히 사용권능, 수익권능, 처분권능을 합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방치하는 것도 소유권 내용이고, 사놓고 가보지 않은 임야도 본인 것이다. 한편 마음껏 지배하려는 욕망은 자연스럽게 타인의 침해를 배제한다. 즉, 소유권은 배타적 지배권이다. 그런데 배타적 지배욕은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원의 부족individual scarcity’에서 생긴다. 모두가 누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대상에 대해서는 배타적 지배욕이 나타나지 않는다. 물, 공기, 햇빛과 같은 무제한의 자원에 대해서는 누구도 배타적 지배를 하려고 하지 않으며, 전통적으로 소유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다. 부족해야 움켜쥐는 거다. 만약 물, 공기, 햇빛 등에 대해서도 ‘자원의 부족’이 생긴다면 당연히 소유관계가 문제 될 수 있다. 요즘 고층건물 등장으로 햇빛을 충분히 누릴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나타나면서 일조권이 문제 된다. 일조권에 대한 논의란 햇빛에 대해 누군가에게 소유관계를 인정하려는 것이다. 일조권이 인정된다는 것은 먼저 누리던 햇빛에 대해 배타적 지배를 긍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먹는 물에 대한 소유권은 인정되지 않았다. 지금은 물도 사 먹는 세상이 되었다. 공기는 어떠한가? 지구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탄소배출권certified emission reductions을 인정하고, 이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한다. 탄소배출권이란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우리나라도 ‘배출권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안전한 공기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언젠가는 공기도 사먹는 세상이 될지도…. 소유권은 생명이다 소유권은 소유물을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는 전면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다. 전면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라는 뜻은 그 물건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사람에 의한 방해가 있으면 이를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유자는 소유에 속한 물건을 점유한 자에 대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이를 소유물반환청구권이라고 한다. 내 것을 달라고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점유자가 그 물건을 점유할 권리가 있는 때에는 반환을 거부할 수 있다(민법 제213조 단서). 임차권 등과 같이 그 물건을 정당하게 점유할 권리를 가진 자에게는 소유물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임차인이나 지상권자에게 물건을 돌려달라고 할 수는 없다. 한편 소유권의 보호는 소유물을 전부 침탈한 경우뿐만 아니라 부분적 침해가 있거나 아직 침해가 없더라도 장래에 침해당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도 인정된다. 민법은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고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민법 제214). 이를 ‘소유물방해제거청구권’과 ‘소유물방해예방청구권’이라고 한다. 이처럼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권, 방해제거청구권, 방해예방청구권이 인정되는 것은 배타성이라는 소유권의 성격 때문이다. 그리고 소유권의 배타성은 소유물을 ‘마음대로 지배하려는 욕망’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욕망’은 ‘자원의 부족’으로부터 비롯되었지만, 그것만으로 개인의 지배를 정당화할 수 없다. 부족하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하는 것은 억지다. 그럼에도 소유권은 ‘마음대로 지배하려는 욕망’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그렇다면 소유권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소유권의 발생 근거로 드는 것이 바로 ‘노동’이다. 내가 사냥하고 내가 채집한 물건에 대해 소유권이라는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은 바로 나의 노동력이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잡았으니 내 것이라는 뜻이다. 결국, 최초의 소유권은 개인의 ‘욕망’에서 비롯된 ‘노동력’에 의해 승인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토지소유권에도 타당할까? 오늘날 소유권 개념은 동산보다는 토지(부동산)와 관련하여 더욱 중요하게 다룬다. 그런데 토지소유권 개념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18세기 프랑스혁명으로 대표되는 근대사회가 시작되면서 근대적 소유권 개념이 탄생한 것이다. 어떠한 제한도 없이 자유로이 누릴 수 있는 절대적인 소유권, 즉 마음대로 지배하려는 욕망 그 자체에 정당성이 인정된 것이다. 근대사회에서 사유재산은 생활의 기초이며, 그 침해는 생명을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
- 부동산
- 부동산 정보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25
-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22
- 전월세 상한제, 전셋값 안정을 위한 해답?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전셋값으로 ‘전월세 상한제’ 도입이 뜨거운 감자다. 급속하게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월세가 상승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전월세가격의 안정을 위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긴 하다. 아직도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전월세 상한제. 시간이 흐를수록 임대인과 임차인의 고민만 깊어가고 있다. 글 김성룡 박사 ksyong330@naver.com 이사 대란 부를 ‘전월세 상한제’ 요즘 ‘전월세 상한제’ 도입 여부가 뜨거운 감자다. 언뜻 의문이다. 주변에 물으니 전월세 상한제 내용에 대해 아는 사람도 드물다. 언론매체에도 특별한 설명이 없다.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 관심 없고 싸움구경만 하는 형국이다. 사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이미 전월세 상한제가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가 그것이다. 당사자는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이 임차주택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적절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장래에 대하여 그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증액의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른 비율을 초과하지 못한다. 당사자는 자유로이 월세나 보증금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지만, 그 증액에는 상한이 있다는 의미이다. 대통령령에는 1년 5%의 상한을 정하고 있다. 차임의 증액청구는 약정한 차임의 20분의 1의 금액을 초과하지 못하고, 증액청구는 임대차계약 또는 차임의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하지 못한다. 1년 5%! 바로 ‘전월세 상한제’다. 그런데 현행법상 1년 5%의 규정은 임대차 존속 기간에 일방적 증액청구가 있을 때만 적용된다는 게 문제다. 예컨대 2년 전세계약이라면 1년이 지난 후에 올릴 수 있는 전세금이 5%다. 그러나 2년이 지나 다시 갱신하거나 다른 사람과 신규계약을 할 때는 그 적용이 없다. 결국 요즘 운운하는 ‘전월세 상한제’란 임대차갱신이나 신규계약에 1년 5%의 규정을 적용하자는 논의로 압축된다. 그런데 신규계약의 경우 1년 5%의 규칙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5% 상한 기준 때문이다. 종전 가격을 기준으로? 종전 가격이 특별히 싸다거나 비쌌다면? 처음 세놓는 경우라면? 월세에서 전세로 다시 집주인이 살다가 월세 주는 경우라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다고? 그 합리적인 가격은 누가 정하나?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전월세 상한제’의 추가적 도입은 임대차갱신뿐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논의가 2+2안과 2+1안이다.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2년)을 보장하고, 임대차갱신의 경우에도 연 5% 상한을 적용하는 것이 2+2안이다(2+2=4). 그리고 계약갱신청구권 1년을 보장하는 2+1안이다. 그럼 생각해보자. 임대차갱신에 5%의 상한을 적용할 경우 ‘전월세가격의 폭등현상’을 잡을 수 있을까? 당신이 임대인이라면 신규로 계약할 땐 연 5% 적용이 없는데, 종전 임차인과 5% 적용을 받는 임대차갱신을 하겠는가? 전월세상한가제도를 연쇄적 이사 대란은 불러올 가능성이 많다. 다만, 주택임차인에게 임대차갱신청구권을 보장하는 것은 일정 기간 거주의 안정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다. 임차인 계약갱신권 최대 5년 인정 뉴턴의 사과가 만유인력의 법칙을 낳았다면 시인에게 사과란 시상을 열리게 하는 열정이다. 흔히 ‘롱펠로우의 열정’이라는 일화가 있다. 미국 시인 ‘롱펠로우(1807~1882)’는 첫 번째 아내를 지병으로, 두 번째 아내는 화재로 잃어버린 어려움 속에서도 왕성한 시작詩作을 멈추지 않았다. 어느 기자가 물었다. “선생님은 험한 인생고개를 수없이 넘으면서도 어떻게 아름다운 시를 남길 수 있었습니까?” 이 물음에 롱펠로우는 정원에 있는 사과나무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저기 저 사과나무가 보이시죠? 봄이면 늘 새로운 가지를 만들어내며 열매를 맺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항상 새로운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롱펠로우의 시 ‘인생예찬’은 아직도 유명하다. 여기에서 퀴즈! 그렇다면 법률가는 떨어지는 사과를 어떻게 볼까? 법률가는 떨어진 사과는 독립한 동산이 되었고, 사과에 대한 소유권은 토지의 지배자에게 귀속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흔히 리걸마인드Legal mind라고 하는 ‘법적 사고’방식을 설명하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리걸마인드의 관점에서 볼 때, 한강 고수부지로 나가 자전거대여소에서 돈을 내고 자전거를 빌렸다면 바로 동산임대차를 생각해야 한다. 호텔에 투숙하거나 건물을 빌려 가게를 차렸다면 부동산임대차가 된다. 이처럼 임대차란 타인의 물건을 빌리고 그에 대한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 그리고 임대차에 기인해 임차인이 가지는 권리가 임차권이다. 그런데 자전거를 빌리거나 호텔에 투숙하는 것처럼 불과 몇 시간 또는 며칠 정도 사용하는 것은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라고 하는데, 법적으로 복잡한 문제는 없다. 그러나 토지 또는 주택이나 상가건물을 빌리게 되면 이를 터전으로 생활관계 및 재산관계가 구축되고, 영업활동이 이뤄진다. 만약, 임차인이 임차권을 상실하면 이를 매개로 구축된 생활관계 또는 영업기반이 무너진다. 이는 생존의 밧줄을 놓는 것과 같다. 따라서 부동산임대차의 경우 존속기간 보장은 생존권보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계약갱신권을 인정한다. 즉,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1항). 다만, 계약갱신권은 최대 5년만 인정될 뿐이다. 따라서 임차인이 특별한 영업노하우로 상권을 발전시켰더라도 5년 후에는 임대인의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된다. 그렇다고 임차인의 계약갱신권을 무제한 인정할 수도 없다. 임대인의 재산권행사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임차인의 생존권이냐 임대인의 재산권이냐. 그 기준은 법률가의 몫이다. 과학자에게는 창조적 발견, 시인에게는 미적 심미안, 법률가에게는 분쟁 해결의 잣대가 요구된다.
-
- 부동산
- 부동산 정보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22
-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15
- 경매 재테크의 기본, 부동산 권리분석 02 지난 호에서 ‘권리분석’은 안전하게 부동산을 거래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호에서는 그런 부동산 권리를 분석할 때 필요한 실제 위험요소에 관해 알아본다. 경매에서 가처분등기가 왜 가장 위험한 물건인지 주의할 점을 짚어보고, 경매물건의 함정과도 같은 가압류나 가처분이 있는 경매목적물을 피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본다. 글 | 김성룡 박사 법무법인메리트 법학연구소 소장, ksyong330@naver.com ‘가처분등기’는 가장 위험한 물건 몇 년 전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 53평형이 경매시장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법원경매정보사이트 www.courtauction.go.kr에 접속하면, ‘다수조회물건’이나 ‘다수관심물건’을 조회할 수 있다). 그럴 수밖에! 감정가 31억 원짜리가 매각 기일을 기준으로 최저매각 가격이 8억1,000여만 원 정도로 떨어졌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이런 물건에서 일확천금의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장미에는 가시가 있는 법이다. 경매법원이 제공하는 매각물건명세서에 나타난 권리관계를 보자. 이에 따르면 2012년 6월 1일 자 강제경매가 말소기준권리가 되고, 선순위의 가처분등기(2012년 3월 5일)와 선순위의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2012년 5월 8일)가 있다. 그리고 2009년 8월 28일 자로 전입한 임차인이 존재한다. 간단히 말하면 이 물건의 매수인(경락인)은 선순위 가처분등기와 선순위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뿐만 아니라 선순위 주택임차권도 인수하여야 한다. 먼저, 가처분등기는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고 있으므로 가처분권리자가 전 소유자와의 소송에서 승소하면 매수인(경락인)은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다. 즉 가처분등기가 행해진 후의 처분등기는 가처분권자가 본안에서 승소하면 그 가처분등기와 저촉되는 모든 등기는 가처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말소된다. 하여튼 경매에서 가처분등기는 가장 위험한 물건이다. 다음으로,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도 위험하다. 위 가등기에 기하여 본등기가 행해지는 경우에는 경락인은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다. 물론 가등기의 경우 형식상 비록 소유권이전청구권보존을 위한 가등기로 되어 있지만, 실질은 담보목적의 가등기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담보가등기의 경우에는 경매에 있어서 저당권으로 취급되므로 선순위가등기가 말소기준권리가 되어 배당을 받고 소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소유권 이전을 위한 가등기인지 담보가등기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역시 초보자는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처분등기와 가등기가 다행히 말소된다고 하더라도 선순위 주택임차인이 있다. 매각물건명세서에 따르면 위 임차인은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경락인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임대차보증금을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흥미진진한 사건이다. 고위험 고수익이다. 해결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실력을 갖추지 않았다면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경매물건의 함정, ‘가압류·가처분’ 물건 나만 잘한다고 잘사는 세상은 지났다. 내 친구가 잘되고 내 거래처도 잘 나가야 한다. 그만큼 요즘 사회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때 우리 사회에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열심히 일했으나, 떠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열심히 일해서 행사할 권리가 있음에도 채무자가 여력이 없으니 어쩌랴! 법은 세상살이를 모두 담고 있다. 모든 법을 통째로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아니 일반인으로서도 알아야 할 기본은 있다. 바로 보전처분이다. 다시 말하면 가압류와 가처분이다. 모두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리기 전에 일단 잡아놓은 제도다. 그 후 재판을 걸어 승소판결을 받은 후 강제집행을 하기 위한 것이다. 가압류와 가처분은 모두 처분금지에 관한 것이지만, 그 차이는 채권의 종류에 있다. 가압류는 채권자가 금전채권을 가진 경우에 이용된다. 예컨대 대여금채권, 외상매출채권, 공사대금채권과 같이 ‘돈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에 붙이는 것이 가압류다. 반면 가처분은 금전채권 이외의 채권을 가진 경우에 인정된다. 즉 ‘특정 부동산이나 동산의 인도를 목적으로 하는 청구권’이나 ‘특정 행위의 이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권’이 있을 때 이용된다. 예컨대 매매계약으로 인한 소유권이전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매수인이 그 매매목적물의 보전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 가처분이다. 당연히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을 다른 곳에 처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 또는 가처분은 그 결정이 내려지면 등기가 행해지고, 처분금지의 효력이 생긴다. 그렇다고 가압류등기나 가처분등기가 행해진 부동산을 전혀 처분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처분할 수 있다. 그래서 가압류등기나 가처분등기가 있는 부동산에 대해서도 경매가 진행된다. 어라? 처분금지의 효력이 있다면서? 아하! 빠진 설명이 있다. 처분금지의 효력이 임시적이라는 거다. 그래서 ‘가(假)’ 자가 붙었다. 임시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가압류권자나 가처분권자는 정식 재판을 걸어 승소판결을 받아야 하는 거다. 즉 확실한 청구권이 있다는 것을 판결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 채권자가 승소판결을 받으면 가압류나 가처분 후에 이루어진 처분행위는 무효가 된다. 물론 패소하면 가압류나 가처분의 효력은 소멸된다. 과연 누가 재판결과를 장담할 수 있을까? 가압류나 가처분이 있는 경매목적물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
- 부동산
- 부동산 정보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15
-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11
- 유치권의 개정, 건축물 시공할 때 조심하자! 유치권은 원래 시공사가 공사대금을 못 받았을 경우 해당 건물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유치권을 행사하면 건물이 경매로 팔렸을 경우 낙찰자에게서 대금을 회수할 수 있다. 그동안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건설업자들은 해당 건물에 대해 건물의 등기 유무와 상관없이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러한 유치권이 없어진다. 등기가 완료되면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고 근저당 설정으로 대신해야 한다. 따라서 부채가 많은 건물을 시공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글 | 김성룡 박사 법무법인메리트 법학연구소 소장, ksyong330@naver.com 부채 많은 건물일 때 특히 조심해야 전문건설업을 포함한 공사업체는 조만간 공사비확보를 위한 강력한 무기를 잃을 처지다. 바로 유치권이다. 법무부는 유치권에 관한 민법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등기부동산에 대해서는 유치권을 인정하지 않고, 대신 공사대금의 확보를 위해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유치권은 그 요건을 갖추어 성립하기만 하면 법률상 그 어느 권리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민법은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민법 제321조 참조). 마지막 한 푼을 갚기 전까지 절대로 물건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소유자이든 양수인이든 누구에게든 대항할 수 있다. 더구나 부동산에 성립된 유치권의 경우 등기부에 공시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유치권을 ‘사실상 최우선변제권’이라고 한다. 그런데 부동산유치권이 경매 브로커의 작전의 도구로 이용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부동산경매사건에서 허위유치권을 신고함으로써 경매가격을 낮추려는 것이다. 강제집행법원은 매각물건명세서를 통하여 유치권 신고 여부, 유치권 신고 금액만을 표시한다. 따라서 일반인은 유치권의 진위를 알기 어렵다. 결국 유치권으로 신고된 금액 전부를 떠안을 것을 염려한 입찰 예정자들이 응찰을 포기하게 되고, 여러 번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낮아진다. 낙찰가가 낮아지면 먼저 채무자가 피해를 본다. 물건을 싸게 판 꼴이다. 그리고 채권자, 임차인 등 이해관계인들이 큰 피해를 당하게 된다. 경락대금의 부족으로 돈을 다 받지 못하게 되니 말이다. 결국, 경매 절차에 대한 불신만 커진다. 또한, 재건축조합이나 상가조합의 경우 공사대금 문제로 다툼이 생기면 시공사가 부동산을 점거하고 유치권을 행사함으로써 완공 후에도 분양이나 영업을 못 하는 등 사회·경제적 손실이 크다. 움직이는 것은 사랑만은 아니다. 법도 움직인다. 법무부의 민법 개정안에 따르면 건물 공사가 진행 중이라 아직 등기가 안 된 상태에서는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등기 후에는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유치권자는 등기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저당권설정청구를 통해 저당권 등기를 할 수 있다. 저당권의 순위는 유치권 성립 시로 소급된다. 따라서 미등기건물의 경우 최선순위 우선변제가 가능하다. 한편 등기된 건물을 수리하는 경우에도 저당권설정청구가 인정된다. 다만 보통의 저당권처럼 등기된 때부터 그 효력이 인정된다. 최선순위 우선변제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공사업체는 부채가 많은 건물을 수리할 때 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부동산에 유치권 행사 못해 2013년 1월에 이미 입법 예고된 민법 일부 개정안이 2년째 국회에 잠들어 있지만, 최근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을 폐지하려는 민법 개정안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등기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행 민법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민법 제320조 제1항). 여기에서 타인의 ‘물건’이란 당연히 동산, 부동산을 말한다 그런데 현행 부동산 유치권제도는 유치권이 등기부에 공시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우선변제를 받는 결과를 낳아 제3자에게 예측할 수 없었던 손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유치권자가 점유를 통해 유치권을 행사하는 동안 타인이 부동산을 사용수익하지 못해 사회경제적 효용을 감소시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을 배제하고자 하는 이유다. 이와 더불어 종래 다툼이 있던 피담보채권의 범위를 명확히 하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민법은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채권(피담보채권)에 대해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 규정하는데, 여기에서 ‘관하여 생긴 채권’의 해석과 관련하여 논의가 분분하다. 이를 ‘그 동산에 대한 비용지출로 인한 채권 또는 그 동산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라고 바꿨다. 민법 개정안에 따르면 공사업자들은 공사비 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토지 또는 건물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 대신 법무부 개정안에서는 대안을 제시한다. 하나는 미등기부동산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등기부동산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매 등에서 허위 유치권으로 인한 혼란과 미분양 재건축·상가 조합과 시공사 간의 대금지급 갈등 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과 "상대방이 저당권설정을 수인할 의무가 있는 것인지 모호하고, 수인의무가 없다면 무익한 분쟁을 초래할 뿐 실효성이 전혀 없는 규정"이라는 반대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미등기부동산에 대해서는 특별히 불만이 없다. 그러나 등기부동산의 경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 비록 저당권설정청구권을 인정한다고 하지만, 우선 상환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의 저당권처럼 등기한 때 그 효력이 발생하니 말이다. 즉 선순위 저당권이 있는 등기부동산에 대하여 경매가 진행될 경우 공사비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법무부는 부동산과 관련한 채권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거래안전을 지나치게 침해할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모르는 소리다. 법무부 안대로라면 기존 건물을 수리하는 영세업체의 경우 큰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비 상환을 받지 못한다면 누가 공사를 하려고 할 것인가?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니다. 민법 제367조는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제3취득자가 투입한 필요비 또는 유익비는 다른 우선변제권자보다 먼저 우선 상환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종의 공익비용으로 본다(판례). 미등기건물의 수리비도 똑같이 봐야 하지 않을까?
-
- 부동산
- 부동산 정보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11
-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01
- 법의 기원과 소유권의 범위 법의 탄생은 창세기에 상징적으로 표현돼 있다. “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 창세기의 표현이다. (창세기 2장 16절, 17절) 여기에서 여호와는 선악과에 대한 침해를 금지하고, 침해에 대한 제재를 선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법의 기원은 원시시대의 Totem, Taboo, 복수(혈족 복수)에 있다고 한다. 이는 법의 기원을 존재하는 모습으로 본 것이다. 한편, 법의 기원을 고대의 함무라비법전, 모세의 10계명, 로마의 12표법에서 찾기도 한다. 이는 인식 근거로서의 법의 기원이다. 즉, 법의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 알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것 이다. 그러나 법의 탄생이라는 측면에서 법의 기원은 소유의 관념으로부터 비롯된다. 소유라는 관념은 특정한 객체에 대한 배타적 지배를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배타적 지배란 타인의 침해가 있는 경우에 이를 배제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그러므로 소유의 관념 속에는 타인의 침해에 대해 일정한 제재가 가해지는 강제성이 핵심적 내용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법의 개념에 있어서 강제성은 핵심적인 표지이다. 독일의 법학자 예링은“ 강제는 법의 절대적 기준이다. 강제를 수반하지 않는 법은 타지 않는 불, 비치지 않는 등불과 같이 그 자체가 모순이다”라고 말했고, 칸트는“ 법과 강제기능은 동일하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법의 기원은 소유권의 보호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농경사회에서는 법적 권리로 서 소유권이란 토지와 관련된다. 토지는 생산의 원천이며 배타적 지배라는 권력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는 지소유권이 가지는 권력의 의미를 잘 그리고 있다.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일대의 넓은 평야를 권력의 범위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흐르고, 사회는 변한다. 토지는 법적으로 지표면 만을 의미 하는 것은 아니다. 토지는 이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중(地中) 및 공중을 모두 포함한다. 아파트, 오피스텔 등 건물은 토지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들도 넓은 의미에서는 토지에 해당된다. 다만, 전통적 의미의 토지와 구별해 이를‘ 건물’이라고 하고, 토지와 함께‘ 부동산’이라고 한다. 그러나 건물도 생산의 원천으로서 권력의 출발점 임에는 변화가 없다. 조상땅으로 대박내기 고달픈 인생살이를 하다 보면 가끔 눈이 번쩍 뜨이는 행운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로또복권을 사는 것도서민들의 즐거움이 아닐런지…. 그런데 부동산로또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바로 조상땅으로 대박을 얻는 이야기다. 10년 전쯤 일이다. 어느 날 전주이씨 성을 가진 분이 상담을 청했다. 증조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시절에 경기도 일대에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할아버지 때부터는 넉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선 왕족의 후손으로서 남아 있는 땅이 있지 않을까 한다는 것이다. 찾아보기로 했다. 정보기록보존소에서 일제 강점기의 토지조사부를 일일이 열람해 이름이 기록된 지번을 확인하고, 변경된 지번을 추적하고, 확인된 지번에 따른 관할등기소에서 등기부를 열람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매우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수십만 평의 토지를 찾아내는 흥분을 느꼈다. 그러나 기쁨은 잠깐이었다. 열람한 폐쇄등 기부에는 1942년경 모든 토지가 타인에게 양도된 것으로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증조할아버지는 1남 1녀의 자녀가 있었고, 딸을 매우 사랑했다. 딸은 일본에서 공부하고 온 신지식인과 결혼했다. 당연히 신식 공부를 한 사위가 재산관리를 맡는 집사역할을 했는데, 그 사위가 집안재산을 모두 빼돌렸다는 것이다. 듣다 보니 의심스러웠다. 대부분의 재산이 동일 날짜에 일괄적으로 이전됐고, 등기부 기재의 필체가 동일인의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 등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제는 밝힐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지 아니하니…. 로마법의 격언으로 “da mihi factum, dabo tibi ius”라는 말이 있다. 영역하면 “Give me the fact(s), I’ll give youthe law”이다. 즉 “ 너는 사실을 말하라, 그러면 나는 권리(법)를 주리라”라고 번역된다. 이는 사실자료의 수집과 사실관계의 증명책임은 당사자 특히, 원고에게 있다는 것으로서 소송법의 기초를 이룬다. 세월이 지나면 진실은 묻히게 마련이다. 참! 최근에는 조상땅 찾기가 쉬워졌다. 국토해양부는 전국 어디서나 이름만으로 조상땅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가 없거나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조상의 이름만으로 시·군에서 전국 조회가 가능하다. 사망자의 재산 상속자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신청 시 본인의 신분증과 상속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제적등본 등의 서류를 첨부해 가까운 시·군 민원실을 방문하면 된다.田
-
- 부동산
- 부동산 정보
-
알기 쉽게 풀어쓴 법과 부동산 01
동영상 검색결과
-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화성 주택_경량 목구조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부부의 산책 DNA 이끌어낸 집 화성주택 이 주택은 효율적인 실 배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처음부터 임대 세대를 드릴 목적으로 계획했기 때문에 주인과 임대 세대 모두 편안한 공간과 동선 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평면에 따라 크고 작은 볼륨 두 개로 나뉜 입면은 청고벽돌로 마감하고 금속 지붕재를 얹어 무게감을 줬다.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화성시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346.60㎡(104.84평) 건축면적 161.50㎡(48.85평) 건폐율 46.6%(법정 50%) 연면적 266.04㎡(80.48평) 1층 134.96㎡(40.82평) 2층 131.08㎡(39.65평) 용적률 76.76%(법정 80%) 설계기간 2020년 8월~2021년 1월 공사기간 2021년 5월~8월 건축비용 4억 5200만 원(3.3㎡당 510만 원) 설계 및 시공 HT종합건설(하우스톡) 1588-9704 www.house-talk.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DBS R징크블랙(성지기와) 벽 - 청고벽돌(가우디티엠) 데크 - 현무암 데크, 성합목재 WPC 다크그레이(대림우드) 내부마감 천장 - 디자인 벽지 테라피(LX하우시스) 벽 - 디자인 벽지 테라피(LX하우시스) 바닥 - 나투스강 K532, 투 스나룽고 L301(동화자연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크나우프) 외단열 - 글라스울(크나우프), 스카이텍(대림우드) 내단열 - 글라스울(크나우프) 계단실 디딤판 - 레드오크(대림우드) 난간 - 평철 난간(서광금속) 창호 독일식 3중 유리(게알란코리아) 현관 오션블랙(커널시스텍) 주요조명 매입등, 다이스, 린다, 미키마우스(렉스조명) 주방가구 EK7 KITCHEN PALETTE SERIES(에넥스) 위생기구 C940, L322UFD, L208UFS(대림) 20년 전 친정어머니의 권유로 화성에 땅을 샀던 곳이 ‘송산 그린시티’로 개발됐다. “그때는 이렇게 발전할 줄 몰랐어요. 은행보다 땅을 사두는 게 좋다고 해서 어머니 따라 사둔 거예요. 그러다 이주자택지 보상으로 필지 한 개를 분양받았는데, 고민이 많았어요. 애초에 집을 지으려고 땅을 산 것도 아니고 건축 비용도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야 겨우 맞출 수 있었어요.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는 남편과 아들도 전원생활에 전혀 관심이 없어 서 반대가 심했어요. 그런데 이곳 환경이 마음에 들어 땅을 팔기엔 너무 아까웠어요.” 생태주거단지로 계획된 송산 그린시티는 시화호와 이어지는 수변경관과 자연보호를 위해 사업지 구 주변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해 자연과 사람, 도시가 조화를 이룬 환경도시다. 서울에서 누 릴 수 없었던 여유로운 환경과 자연풍경이 남편과 아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에 따라 아내의 마 음도 집을 짓는 쪽으로 기울었다. “남편과 아들이 이런 곳에서 한 번 살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했어요. 아들은 출퇴근 시간이 너무 부담스러우면, 독립하면 된다고 했고요. 둘 다 성격이 무던해 집 짓는 건 저 혼자 진행했어요. 심 지어 아들은 자기 방을 핑크색으로 꾸며도 좋다고 했어요. 그렇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진 행해서 많이 어렵고 힘들었지만, 한편으론 내 마음데로 다 할 수 있다는 점에선 편하기도 했죠.” 꼼꼼한 동생이 소개 건축주는 집을 짓기로 했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다행인 건 근처에 이주자택지 로 함께 분양받은 동생도 집을 짓기로 했다며, 업체를 알아봐 주기로 했다. 동생은 디자인과 시 공력, 사후관리 등을 꼼꼼히 살피며 여러 업체를 둘러봤다. 그 가운데 동생이 최종으로 선택한 HT종합건설(하우스톡)에 누나(건축주)도 함께 의뢰하기로 했다. 건축주는 디자인보다 편리한 생활공간을 우선에 뒀다. 그리고 두 세대까지 계획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임대수익을 얻는 방향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사각형 대지는 앞뒤가 도로와 인접해 있다. 대지에 서면 북동으로 도시 스카이라인이 펼쳐지고 남서로 나지막한 동산이 시선 따라 길게 이 어지는 환경이라 조망을 고려해 남서향으로 건물을 앉혔다. 진입로와 마당은 자연스럽게 단지 내 도로와 조망 연결을 위해 남서향에 배치했다. 북동쪽에는 인도와 버스정류장이 접해 있어 사람 들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창문 위치와 크기를 신중하게 계획했다. 주택은 실내 공간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다 보니 외형도 꽉 찬 하나의 큰 볼륨형태가 됐다. 벽면 을 전체 청고벽돌로 마감하고 금속지붕을 얹어 무게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지루한 느낌은 없다. 평범한 형태와 소재의 단순함을 공간의 깊이와 폭을 다르게 설정하고 박공지붕 크기에 변 화를 줘 거리와 위치에 따라 다양한 입체감이 들기 때문이다. 주인과 임대 세대 간의 균형 잡힌 실 배치 주택 평면은 한쪽 코너를 잘라낸 사각형 모양이다. 현관은 잘려 나간 안쪽에 직각으로 두 개가 배치되어 있다. 실 배치는 좌우로 나뉜 두 세대의 거실과 복도, 침실이 현관을 감싸는 구조다. 배 치가 간단해 보이지만, 두 세대 모두 적절한 조망과 편리한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도면을 거듭 수 정하며 어렵게 찾아낸 결과물이다. “설계만 5개월 정도 걸렸어요. 건폐율과 용적률을 꽉 채워도 두 세대에 방 세 개씩 넣기엔 좀 좁 았어요. 한 세대 늘어난 만큼 주차장도 추가하다 보니 각 거실의 마당 뷰를 어떻게 끌어 들어야 하는지도 고민이 많았어요. 전문가들과 함께 최적의 공간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죠.” 실 배치는 두 세대 모두 1층에 공용 공간과 방 1개를 배치하고 2층을 수면과 휴식을 위한 공간으 로 구성했다. 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1층은 현관을 중심에 두고 코너에 주요 실을 배치한 뒤 복 도로 연결했다. 다용도실과 욕실 등 부속실은 복도와 계단실 하부 공간을 알차게 활용했다. 2층 에서 조망이 좋은 곳엔 풍경을 감상하며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꾸밀 수 있도록 넓은 베란다를 계획했다. 조금이라도 활용도가 낮은 부분은 과감하게 없애고 실 사용 공간을 넓히는 데 집중한 것이다. 그래서 넘치거나 버려지는 공간이 없다. 모든 공간은 적절한 곳에 적당한 크기로 제 몫 을 다하고 있다. 특히, 주인 세대 2층에 건축주가 공들여 카페 분위기로 연출하고 소소한 기능 을 부여한 가족실은 가족 모두가 좋아하고 가장 활용도가 높아 이 집의 포인트 공간으로 꼽는 다. 영역을 분리할 수 있는 폴딩도어까지 설치해 필요에 따라 여럿이 어울리거나 한둘이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늑한 공간으로도 사용하게 했다. 부부는 쉬는 날 집에서만 지내고 산책은 부부와 거리가 먼 행위였다. 그런데 이곳에 살면서 자 연스럽게 산책이 일상이 됐다고 한다. 쾌적한 환경과 자연이 부부의 산책 DNA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
- 동영상
- 주택 영상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화성 주택_경량 목구조
-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용인 경량목구조주택_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주택 현관에 《5-Star》, 《수퍼-E 하우스》 현판이 붙어있다면, 일단 믿고 봐도 좋다. 까다로운 절차와 시공 심사를 거쳐 주택 성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마을에 들어온 첫 번째 주민을 뜻하는 ‘메이플빌리지 누메로01 주택’에는 쌍둥이 아이를 둔 박근우(46), 김주아(38) 부부가 산다. 부부가 이 마을을 선택한 이유는 아이들을 위한 유익하고 건강한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 취재협조 ㈜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HOUSE NOTE DATA 위치 : 경기 용인시 처인구 지역/지구 :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 건축구조 :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 471.00㎡(142.48평) 건축면적 : 93.56㎡(28.30평) 건폐율 : 19.86% 연면적 : 182.14㎡(55.10평) 1층 93.56㎡(28.30평) 2층 88.58㎡(26.79평) 다락 36.29㎡(10.98평) 용적률 : 38.67% 설계기간 : 2018년 8월~2019년 1월 공사기간 : 2019년 3월~2020년 1월 설계 및 시공 : ㈜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031-8067-7118 www.case-archi.com MATERIAL 외부마감 : 지붕 - Actua 10 black matt(KORAMIC) 벽 - Cassia Brown(Wienerberger) 데크 - 방킬라이 내부마감 : 천장 - 친환경 페인트(벤자민무어) 벽 - 친환경 페인트(벤자민무어) 바닥 - 이건마루 단열재 : 지붕 - 아이씬ICYNENE-HFO경질우레탄폼 내벽 - 글라스울(에코배트) 중단열 - 아이씬ICYNENE-HFO경질우레탄폼 계단실 : 디딤판 - 오크목 창호 : 시스템창호(살라만더) 현관 : 살라만더 현관문 주방가구 : EURO 8000 터치그레이(한샘) 난방기구 : 가스보일러(경동나비엔) 건축주의 주택은 20세대 규모로 조성한 메이플빌리지 내 1호로 완공한 주택이다. 한창 마을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단지는 동산이 감싼 포근한 지형에 있으며 주변에 다른 주택이 없어 조용하다. 마성IC에서 차로 5분 거리라 접근성도 좋다. 또, 마성IC에서 30분이면 강남에 도 착해 서울과 수도권 진입도 수월하다. 부부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자연을 누릴 수 있는 환 경, 편리한 교통, 맑고 깨끗한 공기가 있어서다. “아파트는 답답하고 싫어서 오래전부터 단독주택에 살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쌍둥이들이 어 릴 때 자연을 경험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여러 상황이 전원생활 선택 을 어렵게 했어요. 그러다 코로나가 닥치면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 공동주택이 아이 들에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한쪽으로 기울었어요. 전원생활을 반대하던 아내 도 안전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찬성했지만, 이젠 이곳 생활을 너무 좋아해요.” 누메로01은 쌍둥이들 놀이동산이며, 부부에겐 새로운 휴식처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실내외 유연한 동선 연결 대지는 남쪽에 동산을 두고 오른쪽으로 좁아지는 삼각형이다. 주택은 실내 공간을 효율적으 로 사용하기 위해 건물을 사각형으로 구성한 뒤 마을 도로와 면한 북서쪽에 붙여 앉혔다. 마 당은 건물 배치에 따라 동남쪽에 삼각형, 남서쪽에 넓은 사각형 마당 두 곳을 확보하게 됐다. 동남쪽에 있는 삼각형 마당은 길과 면하고 시야가 트여 안전을 위한 생울타리를 세운 뒤 아 이들의 놀이터를 만들었다. 작은 동산과 어우러져 개인 정원처럼 보이는 남서쪽 마당은 건물 과 동산이 마주해 자연스럽게 시크릿 공간을 형성하면서 어른들의 편안한 야외파티 공간으 로 구성했다. 각 마당은 역할과 기능을 분리했지만, 물리적으로는 하나로 연결해 필요에 따 라 다양한 외부 활동 공간으로도 사용하도록 했다. 입면은 단순한 사각형 매스로 무게감을 줬다. 여기에 외벽 전체를 점토벽돌로 마감해 더욱 견고한 느낌을 강조했다. 지붕도 건물 느낌이 가벼워 보이지 않게 외벽 마감재와 물성이 같은 점토 평기와 지붕재를 얹었다. 1층 평면은 외부 시선을 고려해 도로와 면한 쪽에 부속실과 주방을 배치하고 동산을 향해 거실 과 안방을 배치했다. 창호도 평면 계획에 따라 도로쪽 면에 환기와 햇빛을 끌어들일 작은 창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동산을 향한 면에 넓고 시원한 창을 배치했다. 각 실은 유연하게 공간을 연결한 게 포인트다. 거실과 일체형으로 구성한 식당은 주방으로 열려 있고, 주방은 다용도실과 연결해 이동이 편리한 회귀동선으로 완성했다. 전원생활의 가장 큰 장 점은 야외 활동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내외 동선도 전원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이 주택은 주방과 식당 사이 그리고 거실에서 각각 마당을 연결하는 파티오도어를 설치해 편리한 야외 활동을 유도했다. 2층은 즐거움이 포인트다. 안방 천장을 디자인적으로 해석해 시원한 공간감을 주면서 보는 즐거 움을 담고, 안방 건너편에는 쌍둥이 놀이방을 연결해 아이들의 즐거운 생활을 완성한 것이다. 여 기에 다락도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만들어 연결했다.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 공간 메이플빌리지가 추구하는 건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문화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아직도 허 술하게 주택을 짓는 곳이 많다 보니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는게 현 실이다. 단지 전체를 설계와 시공하는 ㈜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가 캐나다 정부에서 인정하는 ‘수퍼-E 하우스’와 한국목조건축협회의 ‘5-Star’ 인증을 받는 이유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하자 없는 주택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골조는 완성도와 품질을 높이기 위해 패널라이징Panelizing 공법을 적용했다. 패널라이징은 공법 은 벽체와 바닥을 공장에서 패널 형태로 제작하기 때문에 시공성이 좋고 시공 기간이 짧은 게 장 점이다. 여기에 현장조립에 비해 우수한 골조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주택은 수퍼-E 기준을 적용하여 고기밀, 고단열에 따라 환기가 중요하므로 쾌적한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회수 환기장치(ERV)는 기본으로 설치한다. 또한, 주택 중앙부 내벽에 일반 경골 목조 전단벽보 다 2배 이상 강한 중판전단벽(Mid-ply wall system)을 적용해 더욱 견고하고 안전한 주택으로 완성했다. 단열재는 닫힌 셀 구조인 HFO 경질 우레탄폼을 사용해 실내에서 발생하는 수증기와 습기에 의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늘 최상의 단열 성능을 유지하도록 했다. 안전하고 쾌적하며, 자연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환경. 이 주택은 부부가 아이들을 위한 선 택이라고 하지만, 결국 행복이 자신들에게 돌아와 부부를 위한 집이라고 할 수 있다.
-
- 동영상
- 주택 영상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용인 경량목구조주택_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세종 목조주택_㈜유타건축사사무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엄마아빠의 사랑을 가득 담은 세종 Ye′s House 가족이 외부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뛰어놀 수 있는 안마당(중정)을 중심으로 거실과 주방, 식당 등을 ‘ㄱ’자로 배치해 1층에 개방감을 주는 데 초점 맞췄다. 여기에 개방감과 프라이버시를 모두 확보하도록 마당에 창고와 담장을 두어 대지가 전체적으로 ‘ㅁ’자처럼 보이도록 계획했다. 글 김창균(㈜유타건축사사무소 소장) | 사진 김용순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세종시 도담동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경량 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필로티 주차장 일부) 대지면적 318.50㎡(96.34평) 건축면적 122.43㎡(37.03평) 건폐율 38.44%(법정 40%) 연면적 186.93㎡(56.54평) 1층 99.48㎡(30.09평) 2층 83.40㎡(25.22평) 창고 4.05㎡(1.22평) 다락 28.53㎡(8.63평) 용적률 58.69%(법정 80%) 최고높이 9.55m 주차대수 2대(법정 2대) 설계기간 2017년 9월~2018년 4월 공사기간 2018년 4월~9월 설계 ㈜유타건축사사무소 김창균, 장근용, 홍상원 02-556-6903 www.utaa.co.kr 시공 맑은주택 010-9237-7421 https://cafe.naver.com/purehouse07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T0.5 컬러강판 벽 - 청고벽돌, 탄화목(루나우드) 데크 - 방킬라이 내부마감 천장 - 도장(삼화페인트) 벽 - 도장(삼화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호인우드), 포세린 타일(바스디포) 계단실 디딤판 -오크 집성판 난간 - 평철 단열재 지붕 - 수성연질폼(아그리발란스) 외벽(내단열) - 글라스울 R23 내벽 및 층간 - 글라스울 R21 창호 이플러스 AL 윈도우(이건창호) 현관문 LSFD 8500(성우스타게이트) 조명 3인치 매립(필립스), 펜던트(건축주 사양) 주방가구 우림퍼니처 위생기구 바스디포(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콘덴싱 NCB750(경동나비엔) 아파트에 거주하던 건축주는 점점 더 커가는 세 명의 딸에게 필요한 각자의 방, 수영을 비롯한 활동적인 놀이를 할 수 있는 프라이빗한 야외 공간 그리고 개방감이 있는 주거 공간을 위해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에서의 삶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건축주가 설계 협의 시 요구한 사항은 작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서재, 개방적인 1층과 공간을 활용한 영화 보기, 아직 어린 세 딸이 서로의 독립된 공간으로 드나들 수 있는 재밌는 통로 그리고 무엇보다 지구단위계획상 담장을 설치할 수 없기에 프라이버시를 위한 중정 확보 등이었다. 세종 Ye′s House 계획은 가족이 외부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뛰어놀 수 있는 안마당(중정)을 중심으로 ‘ㄱ’자 형태로 주방, 거실 등을 배치해 1층에 개방감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외부 공간에 여유를 주고 이웃 주민과의 관계도 고려해 도로 쪽 바깥마당에 콘크리트로 만든 작은 담장 겸 테이블을 뒀다. 개방감과 프라이버시 확보 세종 Ye′s House 대지는 정형화된 사각형으로 동쪽의 아파트단지와 서쪽의 낮은 동산, 남쪽의 주택단지 그리고 북쪽의 왕복 2차로에 둘러싸여 있다. 단독주택단지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하며, 남북으로 도로에 면한 대지들 중 북쪽 중앙에 있다. 다행스럽게도 대지와 후면(북측) 왕복 2차로 사이에 완충녹지가 있어 주변의 시선에서 살짝 물러나 있다. 하지만 완충녹지 및 서측의 낮은 동산을 제외하고 시선이 머무를 곳이 별로 없다. 남쪽 전면도로에 면하게 주차해야 하는 조건 안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2층의 남향을 내어주면서도 엄마 아빠가 주로 머무는 1층의 부엌과 거실이 외기와 햇빛에 최대한 접하도록 외부 표면적이 넓은 ‘ㄱ’자로 배치를 정했다. 이어서 개방감과 프라이버시를 모두 확보하도록 마당에 창고와 담장을 두어 대지가 전체적으로 ‘ㅁ’자처럼 보이도록 계획했다. 전면도로 경계로부터 뒤로 물려 배치한 현관은 주택의 진입과 함께 주변에 시선이 머무르게 한다. 진입로 옆으로 배치한 바깥마당은 손님들을 맞이하는 야외 응접실이 되거나 아이들의 또 다른 마당이 되기도 한다. 현관을 지나치지 않더라도 건물을 돌아 중정과 연결되는 안마당(중정)과 바깥마당은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풍성한 공간을 제공한다. 아이들의 상상력이 쑥쑥 자라는 공간 ‘ㄱ’자 형태의 Ye′s House는 현관과 계단을 주택의 중심에 배치해 복도를 줄이고 각각의 공간으로 손을 뻗듯이 연결되도록 했다. 거실은 부엌, 식당과 분리해 가족이 모이는 또 다른 공간이 되도록 하고, 계단 측면은 책꽂이로, 하부는 세탁실과 수납공간으로 만들어 데드 스페이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성했다. 가족이 자연스럽게 마당을 마주하고 이용하도록 가족이 많이 머무는 1층 공용 공간인 거실과 부엌, 식당을 마당과 연결되도록 배치했다. 주방과 식당 한 쪽에 별도로 자그마한 ‘엄마의 공간’을 마련해 육아와 가사 이외의 엄마만의 활동이 일어나도록 배려했다. 1층에서 가장 사적인 공간인 거실 옆방은 큰딸의 독립적인 공간을 배려하기 위한 건축주 부부의 요구 사항 중 하나였다. 주택의 중심에 위치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작은 거실인 가족실과 마주한다. 가족실은 안방과 두 딸의 방, 다락 그리고 외부 테라스까지 여러 공간을 연결해주는 활발한 공간이다. 개인적인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부의 요구를 반영해 드레스룸과 화장실을 둔 안방에 작지만 독립적인 서재를 배치했다. 가장 전망이 좋고 햇빛이 잘 드는 정남향에 둘째와 셋째딸의 방이 있다. 북쪽에 안방이 배치되더라도 딸들에게 좋은 자리를 내어주고 싶은 엄마아빠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두 딸의 방과 방 사이 내벽에 아직은 함께 지내는 것이 좋은 두 딸이 서로를 확인할 수 있게 작은 쪽문을 만들었다. 2층의 넓은 테라스는 서쪽의 나지막이 누워 있는 동산을 비롯해 주변을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은 야외 공간이자, 마당 깊숙이 햇빛을 끌어들이는 장치로 손색이 없다. 인테리어는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이 들도록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고 자작나무와 흰색 그리고 바닥 마감재로만 구성했다. 거실과 엄마의 공간처럼 특별한 공간은 벽 일부에 포인트 컬러를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입면은 내부 안마당(중정)을 향한 동선 계획상 외향적으로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던 건물의 요철을 더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 두 가지 재료를 섞어 사용했다. 무게감이 있는 청고벽돌을 기본으로 각각의 후퇴한 면에 자연적인 재료인 탄화목을 사용해 청고벽돌과 비교되면서도 잘 어울리도록 계획했다. 주택은 무엇보다 그 안에서 가족 간에 눈 맞춤이 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어린 경우, 주택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상상력과 유쾌함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가장 기초적으로 가질 수 있는 충실한 공간으로 자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Ye′s House 가족이 각자의 공간에 형식적으로 얽매이기보다 주택 전체를 골고루 이용하면서 가족이 최대한 자주 마주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
- 동영상
- 주택 영상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세종 목조주택_㈜유타건축사사무소
-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영종도 철근콘크리트주택_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자연을 실은 비행선, 플라잉 하우스Flying House (Pilot′s House) 영종도 철근콘크리트 라멘조 영종도 ‘플라잉 하우스Flying House(Pilot′s House)’의 주인은 젊은 비행사와 그의 가족이다. 그들의 비행飛行 인생을 위한 미래의 보금자리가 인천국제공항에 인접한 이 신개발타운 위에 사뿐히 착륙한 것이다. 글 김효만HyoMan Kim 사진 Sergio Pirrone 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I ROJE KHM Architects HOUSE NOTE 위치 인천광역시 서구 경서동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91.80㎡(88.27평) 건축면적 137.29㎡(41.53평) 연면적 194.77㎡(58.92평) 규모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라멘조 외부마감 지붕 - 알미늄쉬트 외벽 드라이비트 내부마감 벽 - 콘크리트 블럭 치장 쌓기, 콘후로아 마감, 비닐페인트 설계 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IROJE KHM Architects 02-766-1928 www.irojekhm.com 설계자 김효만(IROJE KHM Architects) 설계담당 김지연, 오미화 시공 모은건설㈜ 02-553-6665 www.moun.co.kr 건축적 ‘비행’ 우리는 ‘비행’이라는 비행사의 일상적 행위 특성을 한국 전통 건축의 조형적 특성인 ‘비상飛上’과 연계하여, 이 시대적 은유성으로 번역하고 이를 상징성 있게 건축화함으로써 이 주택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했다. 이 주택의 안마당 위에 떠 있는 누마루 곡면 지붕의 비상성, 그리고 움직임이 동결된 이 주택 전체 매스의 역동성은 비행사의 라이프스타일인 ‘비행’의 행위를 은유적으로 상징화한 건축적 조형 요소들이다. 또한, 비행기 속에서 하늘을 나는 일상적 불안정성을 상쇄하기 위해 이 집의 거실을 땅에 직접 접촉하는 선큰Sunken 된 한국 전통 건축의 좌식 온돌 시스템으로 계획했다. 이로써 하늘과 땅을 동시에 접하는 환경적 균형성을 고려한 공간적 제안을 통해 작업과 거주에 관한 일상적 안정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건축적 ‘자연’ 우리는 한국 전통 건축의 공간적, 조경적 요소인 마당, 누마루, 정자 등을 현대성 있는 실용적 주거 프로그램으로 변환해, 이 주택의 주요 외부 공간구성 요소로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모든 지붕 표면을 녹지화했다. 안마당에서 옥상 최고 지점까지 걸어서, 즉 산책적散策的 순환이 가능한 경사식 옥상 정원으로 전면 조경화함으로써, 이 집을 건축과 작은 자연이 공존하는 조경적 동산으로 조성했다. 저예산 주택(Low cost house) 적은 공사비 예산을 극복해야 했다. 이를 위해서 원하는 모든 디자인 개념적 결과들인 프로그램적, 공간적 개념들을 빠짐없이 실현 가능케 하는, 경제적이면서 검박한 예산 계획을 수립해야 했다. 즉, 단열성이 높으면서 저렴한 드라이비트를 외장재로 계획하고, 별도의 마감 없이 기둥, 보, 슬래브 등의 콘크리트 골조 표면과 콘크리트 블럭 벽체 표면을 그대로 실내에 노출해 구조재를 동시에 마감재화함으로써 전체 공사비를 최소화하면서 자연스럽고 소박한 실내 공간을 연출하려 했다.
-
- 동영상
- 주택 영상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영종도 철근콘크리트주택_이로재김효만건축사사무소
-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용인 목조주택_(주)위드네이쳐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목조, 통나무주택] 일터와 전원생활을 더하다! 김소연 씨는 전원생활에 관심이 없었다. 더욱이 손에 흙을 묻히는 삶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도시농업 옥상 텃밭 가꾸기’ TV 프로그램을 보고 사무실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우며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20평 정도의 베란다에서 텃밭을 가꾸며 ‘채소는 땅에서 자라야 좋다’는 것과 ‘공간이 좁다’는 것을 실감하며 조금씩 전원생활이 그녀 마음에 자리 잡아갔다. 글과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주)위드네이쳐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지역/지구 제2종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택지개발예정지구 건축구조 경량목구조 대지면적 260.80㎡(79.03평) 건축면적 95.22㎡(28.85평) 연면적 168.93㎡(51.19평) 1층 95.22㎡(28.85평) 2층 73.71㎡(22.36평) 다락 12.96㎡(3.92평) 건폐율 36.51% 용적률 64.77% 설계기간 2016년 3월 ~ 2016년 10월 공사기간 2016년 12월 ~ 2017년 2월 건축비용 3억 원(3.3㎡당 550만 원) 토목비용 6,00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warm-roof(물받이, 물홈통매입), 0.7T 알루미늄 징크 외벽 - 고파벽돌 데크 - 석재 내부마감 천장 - 마이너스 몰딩, 9.5T 석고 2P 위 실크벽지 내벽 - 마이너스 자작걸레받이, 9.5T 석고 2P 위 실크벽지 바닥 - 1층 폴리싱타일, 2층 동화자연마루(강마루) 헤링본 시공 단열재 지붕 - OPEN(크나우프사 R-38-24”), ceiling분 (크나우프사 R-32-24”) 외단열 - 60mm 레이스크린겸용 가등급단열재 내단열 - 크나우프사 R-21-15” 계단실 디딤판 - 자작나무 / 난간 - 단조 창호 이건창호 삼중유리 시스템 창호 현관 엘더도어 조명 LED 매입등 주방가구 한샘 유로9000 매트화이트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텐다드 난방기구 린나이 콘덴싱보일러 설계 시공 (주)위드네이쳐 1544-0565 www.with-nature.co.kr 김소연(44) 씨가 베란다 텃밭을 가꾸기 위해 종종 흙을 퍼간 들판에서 어느 날 펄럭이는 분양 플래카드를 봤다. 수풀로 뒤덮인 벌판에 단지가 들어선다는 내용이다. 분양내용을 남편에게 전했다. 이재형(55) 씨는 “예전부터 전원생활에 관심이 많았다”며, “아내가 먼저 얘기 꺼내 반가웠다”고 전한다. 편의성 고려한 대지 선택 당시엔 길도 없고 풀만 무성해 조감도를 보고 대지를 골랐다. 부부는 선호도 높은 큰길가 대지에 관심이 없었다. 가장 넓은 대지와 단지의 깊은 안쪽을 살폈다. 그렇게 찾은 대지가 산자락 아래 도로를 따라 길쭉하고 끝이 둥근 ∩ 형태의 땅이다. “카라반을 세워두고 견인하기 편한 땅을 찾았어요. 이 땅은 위치와 형태가 애매해 원하는 사람이 적었지만, 오히려 우리는 앞뒤로 차가 드나들기 편해서 좋았죠. 카라반을 잘 사용하지 않는 겨울엔 지금처럼 집 앞에 세워두고 손님을 접대하거나 숙박을 제공하는 사랑방 개념으로 사용하고, 여름엔 카라반을 치워 넓은 텃밭으로 이용할까 생각합니다.” 부부는 차량 통행이 적고 낮은 동산이 바람을 막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땅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의류도매업을 하며 늘 새벽에 일을 마치는 아내를 위해 집에 사무실과 창고를 마련하기로 했고, 그러한 이유로 손님과 업무 차량이 자주 드나들어 여유 있게 차를 세워둘 공간이 필요해서다. 집에 사무공간을 더하다 부부는 주거 공간에 업무 공간이 더해진 집을 짓기로 계획하고 공간설계를 했다. 부부의 주거 공간은 독립적이고 외부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게 2층에 두고, 업무 공간은 손님과 업무 차량의 접근성을 고려해 1층에 뒀다. 특히, 공간 설계에서 마지막까지 신경 쓴 부분은 1층 창고이다. 창고는 용도에 맞춰 별도의 매스로 도로와 근접하게 배치해 업무 차량의 접근성을 고려했다. 또한, 설계 초기엔 일반 창고로 계획했지만, 바닥 난방과 단열시공, 실내 마감까지 깔끔하게 처리해 또 하나의 실내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마당을 향한 전면엔 접이식 창을 설치해 창고의 역할은 더욱 다양해졌다. 접이식 창을 모두 열면 물건 나르기 편리하면서, 창고와 마당이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면서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오락 공간으로 변한다. 거실과 주방은 부부의 휴식 공간과 식당이면서 손님을 접대하는 응접실을 겸한다. 입주할 때만 해도 김소연 씨는 “거실이 가장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한다. 이유는 거실의 폭이 좁고 길어 소파를 둘 데가 없어서다. “소파를 둘 곳이 마땅치 않아 결국 의자 몇 개만 거실 창에 뒀어요. 그런데 시선을 차단하고 조망과 환기만을 위해 계획한 거실 창이 고풍스러운 의자들과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 됐어요. 손님들도 좋아하지만, 저도 처음과 다르게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됐어요.” 라이프스타일 고려한 설계 식탁의 높이와 싱크대 높이, 방문과 복도의 폭 등 집을 구성하는 모든 공간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크기와 높이, 폭과 넓이를 정한다. 그러나 기준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아파트처럼 모두 똑같이 정해진 공간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람마다 자신의 신체에 맞게 공간을 설정하고 가구를 맞춰야 비로소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 집을 계획하면서 부부는 이러한 사소한 불편을 덜어냈다. “아파트에 살 땐 싱크대와 세면대가 낮아 허리를 많이 숙여야 해서 불편했어요. 화장실도 불편하고, 방의 크기와 위치도 마음에 안 들었어요. 집을 설계할 때 이런 부분은 모두 우리에게 맞췄어요.” 부부는 업무 때문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달라 침실도 따로 뒀다. 이동에 의한 소음으로 숙면이 방해받지 않게 방은 거리를 뒀다. 1층은 밝은 폴리싱타일로 밝은 분위기를 냈지만, 2층은 나무 느낌의 강마루를 헤링본 무늬로 시공하고 곳곳에 자작나무를 사용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일반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건 1층 위생 공간에 설치한 남자소변기다. 이 또한 이재형 씨가 편의성을 고려해서 설치했고 ‘남자 손님들의 반응도 뜨겁다’고 전한다. 잘 눈에 띄지 않는 소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완성도 높은 결과를 보여준 위드네이쳐 손철원 이사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부부는 그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전원생활에 편의성과 재미까지 겸비하며 진정으로 좋은 집이란 무엇인지 표정으로 보여줬다.
-
- 동영상
- 주택 영상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용인 목조주택_(주)위드네이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