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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풍경에 다시 그린 수묵화 광양 어울린
- 윤춘섭, 정은녀 부부는 두 번째 집을 지었다. 첫 번째 집에 이어 이번에도 성공작이다. 여유가 넘쳐 두 번이나 집을 지은 게 아니다. 어쩌다 도시로 회귀했지만, 바람에 밀려오는 숲의 향과 흙 내음, 청량한 새소리가 그리워 다시 돌아간 것이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그린홈예진 HOUSE NOTE DATA 위치 전남 광양시 옥룡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자연취락지구 건축구조 경량 스틸구조 대지면적 496.00㎡(150.04평) 건축면적 100.22㎡(30.32평) 건폐율 20.21% 연면적 144.56㎡(43.73평) 1층 96.02㎡(29.05평) 2층 48.54㎡(14.68평) 용적률 29.15% 설계기간 2019년 3월~5월 공사기간 2019년 5월~8월 설계 최부용갤러리하우스 010-4575-8231 www.bychouse.kr 시공 그린홈예진 1833-4956 www.yejinhouse.com MATERIAL외부마감 지붕 - 포스맥(포스코) 벽 - 스타코(서부스타코), 세라믹 사이딩(삼익산업) 데크 - 고흥석(㈜제일스톤)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벽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바닥 - 강마루(동화자연마루 나투스 진)단열재 지붕 - T50 비드법 보온판 2종1호(네오폴) 외벽 - T100 비드법 보온판 2종1호(네오폴)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난간 - 단조창호 47㎜ 1등급 3중유리(엔썸 케멀링)현관 성우스타게이트 디자이어주요조명 비춤라이팅주방가구 한샘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난방기구 가스보일러(경동나비엔) 산책로에서 본 주택과 주변 풍광. 옥룡사지는 도선국사가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백운산 자락에 세운 옥룡사 절터다. 1000년 세월 속에 흔적만 남았지만, 동백이 피고 지는 계절이면 아름다운 꽃길이 열려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에 도선국사마을이 있다. 건축주 부부는 지난해 도선국사와 인연이 깊은 이 마을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한적한 날이면, 옥룡사지까지 기분 좋은 산책을 즐긴다. 화이트 톤으로 밝게 꾸민 느낌이 잘 살도록 현관과 중문을 블랙으로 설정했다.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는 거실 천장에 리듬감, 볼륨감을 주고자 2단 구조의 다층 천장으로 계획했다. 조명으로 더욱 입체감을 살렸다. 단순한 타일 소재 하나로 산뜻하고 세련된 공간을 연출했다. 물건을 보관하고 활동이 편하도록 넓게 준비한 다용도실. 바닥에 타일을 깔고 물매를 둬 깔끔하게 관리하게 했다. 외부 시선을 걱정할 필요 없는 곳이라 안방 창을 크게 내 멋진 풍경을 끌어들였다. 조망이 뛰어나 수면시간 외에도 휴식을 위해 안방을 즐겨 사용한다. 폭이 좁은 세로 타일로 벽을 마감해 깊이감을 줬다. 잊을 수 없는 전원생활의 맛건축주 부부는 두 번째 전원생활을 시작했다.“전원생활을 2011년에 처음 시작했어요. 여기서 가까운 마을에서 6년간 살다가 이런저런 일 때문에 다시 광양 시내로 들어가 아파트에서 살게 됐어요. 예전에 아파트에서만 살 때는 몰랐는데, 전원생활을 맛보고 나니 아파트는 답답해서 1년을 버티지 못하겠더라고요. 생기 넘치던 남편도 의욕 없이 늘 TV만 보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고, 저 역시 전원생활이 너무 그리워 다시 돌아가기로 하고 집터를 알아봤어요.” 바람에 바삭거리는 풀잎 소리, 아침저녁으로 청량하게 울리는 새소리, 비 오는 날이면 코끝을 자극하는 흙 내음이 그리웠던 부부는 도선국사마을에 고구마순을 사러 왔다가 풍경에 반했다. 수소문 끝에 마을 안쪽에 빈집을 찾았다. 집을 한 번 지어봤기 때문에, 이번엔 직접 수선해보려고 했다. “전에 살던 집은 남편이 직접 돌담을 쌓아 ‘봉강산성’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정원도 보는 사람들 모두 예쁘다고 할 정도로 잘 가꿨죠. 손재주가 좋아 집을 수선해도 믿고 맡길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앞마당과 뒷마당을 활용하려다 보니 집 위치가 좋지 않아 결국 다시 짓기로 마음먹은 거죠.” 두 번째 주택은 첫 번째 주택을 지은 그린홈예진에 맡겼다. 다른 곳은 고민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기존 주택을 짓고 결로와 곰팡이 등 사소한 문제 없이 6년간 살면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예전 집에 살 때 공사하고 3년이 지난 시점에 하수구가 막혀 혹시나 하고 그린홈예진에 연락했어요. 대표님이 바로 오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집 문제가 아니고 동네 하수구가 문제였던 건데, 사소한 문제도 허투루 흘려듣지 않고 해결해 주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계단실을 별도로 만들지 않고 복도 일부처럼 한 공간에 담았다. 계단 하부엔 수납공간을 마련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계단을 올라오면 가족실이다. 주택 앞뒤로 멋진 풍경이 펼쳐져 창을 넓게 계획했다. 2층 복도 시원한 느낌으로 연출한 2층 방. 서재 겸 게스트룸으로 사용하는 2층 방. 베란다에서 풍경을 감상하고 바람을 쐬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릴 것만 같다. 깔끔한 느낌으로 1층 욕실과 통일감을 준 2층 욕실. 준비 없이 진행, 결과는 만족준비과정은 처음보다 수월했다. 집을 지어봤기 때문에 따로 알아볼 건 없었고, 꼼꼼한 남편과 의견 충돌 없이 손발을 맞춰본 박 소장이 다시 맡아주기로 해서다. 예전에 살면서 불편했던 점들만 보완해 또다시 바라던 전원생활을 준비했다. 북쪽에는 백운산이 동서 쪽은 산맥이 겹겹이 둘러싼 주택은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먼 곳까지 시원하게 시야가 열린 남동향으로 앉혔다. 입면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을 포인트를 줘 계조에 의한 입체감을 더욱 분명하게 했다. 산맥을 닮은 지붕선과 요소요소 돌출시킨 디자인은 보는 내내 지루함을 달래준다. 실내 공간은 풍경을 끌어들이는 게 주요 계획이었다. 특히, 이웃보다 주택 위치가 높아 1층에서도 충분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려 1층에 배치한 안방에 전면창을 설치함으로써 자연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강조했다. 전체 인테리어는 단순함 때문에 밋밋해 보이지 않도록 천장에 볼륨감을 주고 조명으로 그림자를 만들어 리듬감을 살렸다. 아내와 박 소장은 예전 주택을 지을 때부터 호흡이 잘 맞아 수월하게 실내 마감을 진행했다. “인테리어 감각이나 취향이 저랑 잘 맞아 이번에는 무조건 소장님을 믿고 맡겼어요. 벽지나 타일은 종류가 많아 적당한 걸 찾기 어려운데, 이 부분도 박 소장님이 마음에 드는 몇몇 디자인만 추려서 쉽게 선택했어요. 주위에서 집을 지은 몇몇 지인들은 업체와 트러블 때문에 ‘ 속앓이’를 했다는데, 우리는 모든 걸 일사천리로 편하게 진행하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았어요.” 깔끔한 모던 스타일로 디자인한 입면. 주택에 마련한 텃밭을 지나면 산책로와 연결된다. 산책로에서 바라본 주택 측면. 매스 조합과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남편 윤춘섭 씨는 비가 잠시 멈추자 마당을 거닐었다. 무언가 줍고 정리한다. 쉴 새 없이 오가고 손을 바삐 움직인다. 그렇게 텃밭이 만들어지고 집 뒤 산책길이 만들어졌다. 견고하게 쌓은 돌담은 그의 바쁜 일상이 이뤄낸 성과다. 남편이 집을 가꾸고 살핀다면, 아내 정은녀 씨는 도선국사마을 사무장을 맡아 체험을 위해 마을을 찾는 이들과 프로그램을 관리하며 마을을 돌본다. 비가 몰고 온 안개가 능선에 걸쳐 아름다운 수묵화를 그려내듯, 부부는 아름다운 마을에 안착해 자신들만의 꿈같은 삶의 풍경을 그려가고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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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풍경에 다시 그린 수묵화 광양 어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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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전원주택】 노치 공법 외관이 일품인 복층 통나무집
- 남한강 이남 강줄기를 따라 옹기종기 마을이 들어서 있고 신축 전원주택이 간간이 보여 주택 양식의 세대교체가 감지되는 양평군 강상면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 여주시 금사면이 위치한다. 여름철 체내 수분 공급과 피로회복에 좋은 금싸라기 참외가 바로 이 금사면에서 나왔다는데 숲이 병풍처럼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전형적인 농촌마을이 형성됐다. 통나무집도 이곳에서 아름다운 마을 풍경에 한몫한다. 건축정보위치 경기 여주시 금사면 전북리건축형태 복층 통나무집(노치 공법)부지면적 1112.1㎡(337.0평)건축면적 181.5㎡(55.0평) 1층-99.0㎡(30.0평) 2층-82.5㎡(25.0평)지붕재 아스팔트 슁글천장재 루버바닥재 강화마루난방형태 기름보일러식수공급 지하수설계 및 시공 목지가 010-7599-6332 http://cafe.naver.com/howtolog 낮게 드리워진 지붕과 굵직한 원형 통나무는 웅장함과 무게감을 준다. 한쪽으로는 덱과 함께 아담한 방갈로를 지어 아이들만의 공간을 배려했다. 노치 공법은?노치(Notch)란 통나무 2개가 열십十자로 겹치는 부분을 말한다. 노치 공법은 통나무를 횡으로 쌓아올려 벽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통나무 자체가 벽체이기에 내벽과 외벽 모두 통나무의 볼륨감을 만끽할 수 있으며 캐나다, 북유럽의 추운 지방에서 주로 사용되는 목조주택이다. 포스트 앤 빔(기둥-보) 공법과 달리 많은 통나무와 크레인이 골조 완성 단계까지 현장에 있어야 하므로 보다 넓은 작업환경이 필요하며 건축 단가도 많이 들어간다. 노치 공법은 집 전체의 골격을 만들어 내는 주요 재료가 통나무이므로 통나무 선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나무 선별 방법은 굵고 곧은 나무, 옹이가 적은 나무, 꼬임이 적은 나무, 원구 말구의 차가 적은 나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노치 공법에 사용되는 통나무 굵기는 보통 말구의 지름이 약 30㎝ 전후이고 통나무 길이는 12.4m 되는 원목이 기본이다. 원목의 수종은 햄록(미송), 더글라스퍼(홍송), 시더(삼나무) 등이 적당하다. 남성적인 집… 튼튼함 그리고 심플한 공간구성집 안에 들어서면 숲 속에 온 듯 집이 자연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5㎝ 직경의 통나무가 벽체를 이루기에 자연친화적이고 단열성능 또한 뛰어나다. 공간 구성은 중앙에 현관과 홀, 계단실, 화장실을 배치하고 그 좌측으로 거실과 주방/식당, 우측으로 방과 그에 딸린 욕실을 배치했다. 2층은, 중앙 복도를 기준으로 좌우 측으로 다목적으로 쓰이는 홀 형태의 방을 두었다. 실내 공간 역시 원형 통나무로 벽체를 만들기에 각 실이 큼직큼직하고 단순한 맛이 특징이다.1, 2층 중앙 홀을 기준으로 좌우 공간 바닥면적이 비슷하고 1, 2층 대칭형 공간 구조를 보인다. 2층은 통나무 교육 및 단체 숙소로 쓰이는 다목적 공간이다. 브리지형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방을 두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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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전원주택】 노치 공법 외관이 일품인 복층 통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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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전원주택】 아이의 건강 찾아 목조주택 짓다
- 인생의 갈림길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기대와 희망을 기준으로 선택한다. 때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길도 있다. 그럴 땐 최선의 선택이길 바라며 노력할 뿐이다. 전명훈(43), 김선희(42) 부부가 그랬다. 전원생활을 생각하지 않던 이들이 불편함을 감내하며 선택한 삶은 어떤 이유일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과 사진 백홍기 취재협조 지성하우징 HOUSE NOTEDATA위 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대지면적 350.00㎡(106.06평)건축면적 69.29㎡(20.99평)연 면 적 111.72㎡(33.85평) 1층 64.92㎡(19.67평) 2층 46.80㎡(14.18평)건 폐 율 19.79%용 적 률 31.92%용 도 경량목구조건축구조 자연녹지지역설계기간 2015년 10월 ~ 2015년 11월공사기간 2016년 1월 ~ 2016년 4월공사비용 1억 7천8백만 원(3.3㎡당 523만 원) MATERIAL외부마감 지붕 - 아스팔트 슁글, 리얼징크 외벽 - 세라믹 사이딩, 스타코, 적삼목, 리얼징크내부마감 벽- 실크벽지 천장 - 실크벽지 바닥 - 강화마루 창호 - 보스톤 창호단 열 재 지붕 - 글라스울 R32 외벽 - 글라스울 R21 내벽 - 글라스울 R19주방기구 동일싱크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난방기구 지열보일러 설계 및 시공지성하우징 02-598-8504 www.지성하우징.kr 정면도. 배면도 좌측면도. 우측면도 증세가 심한 아토피에 시달리다 보면 극심한 가려움증에 밤잠을 설치는 게 일상이다. 늘 수면 부족에 시달리니 성격은 예민해진다. 만약, 어린 자녀가 이처럼 고생한다면 부모 마음은 어떨까. 건축주 부부는 작은애가 아토피에 시달려 조금이라도 아토피에 좋다 하면 먼 길도 마다치 않고 달려갔다. 먹거리와 몸에 걸치고 스치는 것들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 그래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그렇게 작은애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4학년이 되던 해까지 힘든 나날을 보냈다.어느 날 부부는 친환경이 아토피에 좋다는 말에 “환경이 바뀌면 진짜 좋아질까?”라는 생각으로 계획에 없던 전원생활을 받아들였다. 오픈 형태의 거실에 대리석 복합 타일로 포인트를 준 아트월이 고급스럽다. 소파 뒷벽은 LG 숨타일을 사용해 미적인 효과와 습기제거 및 공기를 순환하는 기능을 넣었다. ㄱ자 창은 해 기울기에 따라 종일 실내를 비추게 계획했다. 거실부터 주방까지 사용한 숨타일은 개방형 주방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한다. 싱크대 위 알록달록한 타일은 전체적으로 차분한 화이트 톤 주방에 생동감을 준다. 현관에서 실내로 들어서면 흰색 바탕에 나무색감의 밝고 아늑한 넓은 공간을 마주한다. 현관 정면으로 계단실을 배치하고 왼쪽에 거실이 있다. 몬드리안 패턴의 수납장과 거실 벽에 걸린 꽃 장식이 구성의 미를 보여준다. 크기보다 아늑한 공간으로 연출한 안방.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사용하기 편한 드레스룸은 안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1층 평면도 아이 몸엔 좋게, 부부에겐 편안하게부부는 생활이 나아지면 좀 더 넓고 편한 아파트로 옮기며 사는 게 자신들의 삶이라고 믿었다. 그러니 집을 짓는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에 우선 땅부터 알아봐야 했다.“마침 멀지 않은 곳에 단지를 조성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은 게 여기에요. 주변에 축사나 고압선로가 없고, 봄이면 배꽃에 둘러싸이는 아름다운 마을이라 마음에 들어 그날 계약했죠.”부부는 40세대로 제법 큰 규모로 들어서는 ‘크레아타운 전원주택단지’의 첫 계약자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15세대가 분양된 마을은 부부와 비슷한 40대가 대부분이다. 젊은 건축주들이 모여 마을 분위기도 활기차다.집은 친환경인 목조주택을 선택했다. 내부 마감재도 유해성분이 없는 것만 사용했다. 넉넉하지 않은 예산에 맞춰 가구를 결정할 때도 브랜드보다 친환경 등급에 기준을 두고 선택했다. 준공을 하고 6월에 입주했으니 새로운 환경을 이제 한 달 정도 겪었다. “혹시나 하고 입주하는 날 약을 끊어봤어요.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아토피가 호전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별의별 약을 다 써 봐도 듣지 않더니 참 신기하죠.”시내를 벗어나면서 출퇴근과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힘들어졌다. 야식의 즐거움도 없어졌다. 이런저런 불편함을 예상했지만, 전원생활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아이들도 몸과 마음이 편해지니까 짜증이 줄어들고 성격도 밝아졌어요. 지금은 집에 들어올 때면 뿌듯해요.”환경 변화에 부부의 라이프스타일도 달라졌다. 아파트에서 거주할 당시엔 주로 집 안에서 생활하던 게, 여기선 마당에 물주고 주변을 관리하면서 삶의 공간이 넓어진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고 활동이 늘어난 건축주 부부는 군살이 빠지고 생기로 채워진 삶을 얻었다. 자녀 방은 가구와 인테리어 컬러를 조합해 자녀들의 감성을 자극하게 했다. 또한, 가구가 많아 좁아 보일 수 있는 방은 접이식 침대를 이용해 공간을 확보하고 활용도를 높였다. 계단 하부에 창고를 마련해 부족한 수납공간을 채웠다. 단조 난간과 블랙 펜던트 조명이 한결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준다. 베란다는 접이식 창을 이용해 눈비가 오거나 계절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2층 평면도 아담한 공간에서 여유로운 생활 찾아자연녹지지역은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이 제한적이다. 건폐율도 20% 이하라 큰 집을 지으려고 하면 땅을 구입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반면, 넓은 마당을 얻는 장점이 있다. 건축주는 350㎡(106평) 대지에 건폐율 20% 이하로 적용돼 65㎡(21평)의 아담한 주택을 짓고 여유로운 마당을 얻었다.모던 스타일의 집은 붉은 톤 울타리와 대문이 거실 창의 적삼목과 균형을 이룬다. 여기에 모자이크 디딤석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집의 외형은 모던 스타일에 어울리게 경사지붕이 보이지 않도록 가벽을 세워 박스 형태로 완성했다. 포인트 요소인 리얼징크는 대칭으로 배치해 균형감을 살렸다.코너에 포인트로 넣은 ㄱ자 픽스창은 햇빛 기울기에 따라 종일 은은한 빛을 끌어들인다. 거실 픽스창과 2층 자녀방의 세로 창은 채광을 중요하게 생각한 건축주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또한, 베란다에는 필요에 따라 활짝 개방하거나 밀폐할 수 있는 접이식 창을 설치해 활용도를 높였다.건축주는 애초에 3층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1층을 더 올리는데 허가비용만 약 500만 원이 필요했다. 아파트를 정리하는 비용으로 집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2층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내부 인테리어에 집중했다.“빛이 잘 들고 통풍이 원활한 집으로 계획했어요. 아이들 방은 안정적인 분위기로 하고, 안방은 크기보다 아늑한 공간으로 했죠. 아파트에 살 땐 거실이 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전원주택은 거실이 마당과 연계선상에 있어서 크기에 별 상관 안 했어요.”전체 공간은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공간이 줄어든 만큼 수납공간이 부족해 살림 규모를 줄여야 했다. 아이들은 친구를 만나거나 통학하기 불편해졌다. 그러나 평면구조에서 입체적인 공간으로 바뀌면서 신선한 삶을 얻었다. 아이들은 몸이 건강해지면서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여기에 봄바람이 불 때면 하얀 배꽃 파도에 휩싸여 화폭에 담지 않아도 그림 같은 풍경까지 얻으니 가족의 삶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날은 없어 보인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 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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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전원주택】 아이의 건강 찾아 목조주택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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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미 물씬한 집] 노치공법 외관이 일품인 여주 181.5(55.0평) 복층 통나무집
- 남한강 이남 강줄기를 따라 옹기종기 마을이 들어서 있고 신축 전원주택이 간간이 보여 주택 양식의 세대교체가 감지되는 양평군 강상면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 여주군 금사면이 위치한다. 여름철 체내 수분공급과 피로회복에 좋은 금싸라기 참외가 바로 이 금사면에서 나왔다는데 숲이 병풍처럼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전형적인 농촌마을이 형성됐다. 통나무 건축 전문 목지가木之家김종근 대표가 지은 통나무집도 이곳에서 아름다운 마을 풍경에 한 몫한다. 김 대표 가족의 보금자리와 건축 교육을 위해 6개월이라는 짧지 않는 시공과정을 거쳐 완성된 우람한 체구와 자연미를 뽐내는 복층 통나무집이다. 더위에 지친 행인의 눈을 시원하게 해 주는 매력이 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전북리· 부지면적 : 1112.1㎡(337.0평)· 건축면적 : 181.5㎡(55.0평). 1층-99.0㎡(30.0평) 2층-82.5㎡(25.0평)· 건축형태 : 복층 통나무집(노치공법)·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루버· 바 닥 재 : 강화마루·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목지가010-7599-6332 / www.mokziga.com / http://cafe.naver.com/howtolog 1992년 일본 유학길에서 우연히 통나무 건축을 만나 첫눈에 반한 김종근 대표는 현지에서 통나무 건축에 입문하고 현장경험을 쌓은 후 국내 들어와 2002년 목지가를 설립했다. 1년 후 통나무 건축 보급과 교육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여주에 김 대표의 전원주택이자 교육장인 노치(Notch) 공법의 통나무집을 지었다.원형 통나무를 쌓아 올리며 벽체를 구성하는 방식인 노치공법은 무려 35㎝ 직경에 12m 키를 가진 커다란 원목을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만도 시공에 들어가는 인력과 장비가 다량 소요됨을 알 수 있다.김 대표는 "노치공법은 원형 통나무를 건축 현장에 준비해 놓고 적용하기 때문에 마당이 넓어야 가능하고 건축기간 내내 여러 명의 인력과 중장비가 항상 대기 중이어야 하므로 그에 따른 비용 발생은 비켜갈 수 없다"고 설명하고 이 통나무집의 경우 "대형 트레일러 4대 분량의 북미산 더글라스-퍼 원형 통나무가 들어갔다"고 했다. 남성적인 집… 튼튼함 그리고 심플한 공간구성1112.1㎡(337.0평) 부지에 바닥면적 181.5㎡(55.0평) 규모로 지은 이 통나무집의 특징은 노치공법의 매력인 육중한 몸매의 통나무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집 안에 들어서면 숲 속에 온 듯 집이 자연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5㎝ 직경의 통나무가 벽체를 이루기에 자연친화적이고 단열성능 또한 뛰어나다.공간 구성은 중앙에 현관과 홀, 계단실, 화장실을 배치하고 그 좌측으로 거실과 주방/식당, 우측으로 방과 그에 딸린 욕실을 배치했다. 2층은, 중앙 복도를 기준으로 좌우측으로 다목적으로 쓰이는 홀 형태의 방을 두었다. 김 대표가 후배 양성을 위해 계획한 공간으로 이론교육을 할 때 주로 쓰이고 손님방으로 제공한다. 워크숍과 단체 숙박 등에 쓰일 것을 고려해 방문을 설치하지 않고 복도와 방 모두 1층 중앙 홀 쪽으로 오픈하고 난간과 기둥 등 설치로 안전장치와 지지 기능만 두었다. 실내 공간 역시 원형 통나무로 벽체를 만들기에 각 실이 큼직큼직하고 단순한 맛이 특징이다.1, 2층 중앙 홀을 기준으로 좌우 공간 바닥면적이 비슷하고 1, 2층 대칭형 공간 구조를 보인다.최근에는 주말에 통나무집 체험을 위한 방문객이 많아 거실 전면 기존 덱 앞으로 정방형에 가까운 덱을 널찍하게 깔고 좌측 가장자리에는 아이들 공간인 아담한 방갈로를 설치했다. 넉넉한 덱은 여러 사람이 모여 식사와 담소를 즐기는 장소로 요긴하게 쓰일 뿐 아니라 거실과 바로 이어지는 동선 덕분에 실내 공간이 더 넓어진 기분이 들게 한다. 노치공법은?노치(Notch)란 통나무 2개가 열 십十자로 겹치는 부분을 말한다. 노치공법은 통나무를 횡으로 쌓아올려 벽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통나무 자체가 벽체이기에 내벽과 외벽 모두 통나무의 볼륨감을 만끽할 수 있으며 캐나다, 북유럽의 추운 지방에서 주로 사용되는 목조주택이다. 포스트 앤 빔(기둥-보) 공법과 달리 많은 통나무와 크레인이 골조 완성 단계까지 현장에 있어야 하므로 보다 넓은 작업환경이 필요하며 건축 단가도 많이 들어간다. 노치공법은 집 전체의 골격을 만들어 내는 주요 재료가 통나무이므로 통나무 선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나무 선별 방법은 굵고 곧은 나무, 옹이가 적은 나무, 꼬임이 적은 나무, 원구 말구의 차가 적은 나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노치 공법에 사용되는 통나무 굵기는 보통 말구의 지름이 약 30㎝ 전후이고 통나무 길이는 12.4m 되는 원목이 기본이다.원목의 수종은 햄록, 더글라스퍼, 시더 등이 적당하다. 일반적으로 통나무집 하면 원목의 틈 벌어짐으로 인한 변형을 먼저 떠올린다. 김 대표 역시 목지가 설립 이후 노치공법을 처음 적용하는 터였기에 침하(Settling)가 우려됐다."침하는 통나무의 건조로 인한 수축과 무게로 인한 압축에 의해 벽체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주택처럼 벽체 전체가 원목으로 이뤄진 통나무집의 경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침하입니다. 때문에 침하로 인한 하자 발생을 방지하는 노하우가 바로 통나무집 건축에서 중대한 기술요소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행히도 캐나다 통나무 건축 신기술을 도입, 적용한 덕분에 우리 집은 우려할 만큼의 문제는 없었습니다."전문가들은 수공식 통나무집의 경우 완공 후 여러 해 동안 침하가 생기는데 침하가 완성되는 데 대체로 5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여기에 비추면 여주 통나무집은 햇수로 5년을 넘겼으니 이제 완성품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 동화에 등장하는 숲 속의 공주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아늑하고 아름다운 숲에 둘러싸인 김종근 대표의 통나무집은 그 자연미와 외형미에 반한 건축주들의 요구로 김 대표의 집을 완공하기 무섭게 두 채의 통나무집을 더 낳았다. 그것도 바로 이웃한 터에. 그래서 마을 진입로에서 숲 속 오솔길로 들어가다 보면 자연의 일부인 듯, 통나무가 한 채씩 모습을 드러냄이 인상적이다. 숲 속에 숨어있어 통나무 건축학교 홍보는 덜 되어도 어울림이 있는 통나무집 마을을 만든 공로를 누군가는 알아줄 것 아닌가.글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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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미 물씬한 집] 노치공법 외관이 일품인 여주 181.5(55.0평) 복층 통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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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가적 분위기에 실용성을 더한 양평 36평 단층 ALC주택
- 건축주 부부가 노후를 보낼 요량으로 마련한 전원주택. 친환경 건강 건축 자재인 ALC(경량 기포 콘크리트) 주택으로 외관은 단순하면서도 세련미가 넘쳐흐른다. 내·외벽 모두 ALC 블록을 쌓고, 지붕엔 스틸 골조로 트러스를 짠 후에 샌드위치 패널을 얹었다. 거칠면서 부드러운 색상의 테라코트로 외벽을 마감하고, 박공지붕엔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을 얹었다. 내부는 평상시 부부만 생활하는 공간이기에 실용성에 역점을 두었다. 인테리어는 공용 공간은 중후하면서 세련되게, 독립공간은 차분하면서 안정감 있게 연출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 양평군 용문면 조현리 ·부 지 면 적 : 170평 ·연 면 적 : 36평 ·건 축 형 태 : ALC 주택 ·외벽마감재 : 테라코트 스프레이 ·내벽마감재 : 석고보드 위 벽지 ·천 장 재 : 필름 + 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 ·바 닥 재 : 강화온돌마루 + 장판 ·창 호 재 : 하이 새시 이중창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 상수도 ·건 축 비 용 : 평당 280만 원 설계·시공 : 기드온건설 02-478-1189 www.gideon300.co.kr 수도권 전원주택 1번지로 알려진 경기도 양평군. 그 가운데 농가주택들이 드문드문 흩어져 있는 용문면 조현리는 용문산 자락으로 둘러싸인 데다 물 맑은 계곡이 흐르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최근 들어 노후 주택들이 하나둘씩 헐린 자리에 새 주택이 들어서면서 아름다운 전원마을로 변모하고 있다. 이 마을 어귀에 이르면 눈에 띄는 주택이 있다. 신동일(61세)·임영희(53세) 부부가 노후를 보낼 요량으로 마련한 보금자리다. 신동일 씨는 젊어선 어쩔 수 없이 도회지에서 살았지만 노후엔 고향에서 자연과 더불어 보낼 계획이었다. 정년 퇴임을 하고는 그 길로 고향을 찾았다. “54세가 되던 99년에 직장에서 정년 퇴임을 하고는 그 길로 고향을 찾았습니다. 집 지을 터를 마련하기 위해서였지요. 고향 마을 주민에게서 170평의 부지를 소개받고는 그 자리에서 평당 20만 원에 사들였지요.” 그로부터 4년 후. 신동일 씨는 자녀들이 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발을 내딛자 그 터에다 전원주택을 짓기로 했다. 건축 구조는 친환경적이면서 시공비가 저렴하고 건강주택으로 알려진 ALC주택으로 정했다. 단열성 및 내화성이 뛰어나 냉·난방비 절감 뿐만 아니라 시공이 간편해 공사비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친환경적이면서 저렴한 건강주택 시공사는 사후 관리 측면을 고려해 현지에서 가까운 업체를 선정했다는 신동일 씨. “무엇보다 시공사 선정에 고민을 많이 했지요. 시공사를 잘못 만나면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으니까요. 전문지와 인터넷 등을 통해 마땅한 시공사를 찾던 중 인근에서 전원주택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는 지인에게서 ‘기드온건설’을 소개받았는데 이런 시공사면 되겠다 싶었어요. 기드온건설의 시공 능력에도 믿음이 갔지만, 현지에서 가깝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계약을 맺었지요.” 그는 집 지을 때, 평상시 부부만 산다는 점을 고려해 공용공간인 거실을 넓히고 유지 관리비가 적게 드는 마감재를 사용할 것 등을 주문했다. 그리곤 모든 것을 시공사에 맡겼다. 2004년 3월 중순 첫 삽을 뜨기 시작한 주택은 그해 6월 완공을 보았다. 집은 주변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앞으로는 마을과 논·도로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목가적 분위기가 물씬한 곳에 가지런히 앉혀졌다. 마당은 뒷산과 이어지는 능선과 맞닿아 있어 집에서 곧장 산을 오를 수 있다. 출입구와 현관을 남쪽 진입로 정면으로 내고, 현관과 같은 방향으로 거실과 안방·딸의 방을 배치했다. 그 반대편에는 주방, 다용도실, 아들 방이 놓여 있다. 그리고 농가주택임을 감안해 현관 옆에 농기구 등을 보관하는 주차장 겸 창고를 마련했다. 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면으로 덱을 길게 내고, 그 위에 탁자와 의자를 놓아 전원의 여유를 더한 것이 매력적이다. 집의 외관은 단순하면서도 세련미가 넘친다. 집을 설계·시공한 기드온건설의 함기용 대표는 “농촌에 어울리면서 자칫 촌스럽다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심플하면서 현대적 요소의 세련미를 가미했다”고 한다. 벽체는 ALC 블록으로 쌓고 방음과 단열을 위해 내벽에 석고보드를 댔다. 지붕에는 스틸 골조로 트러스를 짠 후 샌드위치 패널을 얹었다. 거칠면서 부드러운 색상의 테라코트 스프레이로 외벽을 마감하고, 산의 능선과 조화를 이루는 각도의 박공지붕에는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로 마감했다. 실용적인 공간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 내부는 평상시 부부만 생활하는 공간이기에 실용성에 역점을 뒀다. 연면적 36평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사적공간인 침실을 좁게 낸 대신 공용공간인 거실과 주방을 넓혔다. 인테리어를 보면 공용공간은 심플하면서 세련되게, 독립공간은 차분하면서 안정감 있게 연출했다. 지붕의 박공 라인까지 시원스럽게 천장을 튼 거실은 아이보리색의 벽지로 벽과 천장을 마감하고 곳곳에 은은한 조명을 설치해 따스하면서 세련된 분위기가 풍긴다.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천장 서까래가 중후한 멋을 더하는 것도 벽지와 조명의 절묘한 어울림에서 비롯된다. 전면창으로는 풍부한 햇살이 들이치고, 띄엄띄엄 펼쳐진 한갓진 전원 풍경이 정감 있어 보인다. 주방 겸 식당은 하얀색 싱크대와 고풍스런 분위기의 테이블로 깔끔하면서 세련된 분위기를 표현했다. 메인 조명을 끄고 보조 조명을 켜면 차나 술잔을 나누기에 손색이 없는 바(Bar) 분위기로 바뀐다. 그 옆으로 보일러실 겸 다용도실을 배치하고 외부와 통하는 출입문을 냈다. 그리고 부부침실은 하얀 붙박이장을 사용해 화사하게 연출하고, 자녀들 공간은 따스한 톤의 커튼을 이용해 밝고 차분하게 꾸몄다. 거실과 주방의 바닥재는 강화 온돌마루로, 방에는 장판으로 마감했다. 넓지 않지만 마당 또한 정갈하게 꾸며 놓았다. 출입구에서 현관에 이르는 길에 침목으로 계단을 설치했으며, 잔디 조경에 조경수와 조경석 그리고 배나무·대추나무·복숭아나무 등 온갖 종류의 유실수가 조화를 이뤄 농가주택의 운치가 물씬 풍긴다. 신동일 씨는 38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을 이렇게 말한다. “이제야 비로소 내 옷을 입은 느낌입니다. 그동안 몸은 도회지에 있었지만 마음은 늘 고향에 있었습니다. 38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너무 기쁘고 행복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소일거리로 농사일을 하며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생각입니다.”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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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가적 분위기에 실용성을 더한 양평 36평 단층 ALC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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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통 마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은평한옥마을'
- 춥고 불편하고 비싸다는 이유로 외면을 받았던 한옥이 살림집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친환경 건강 주거로 인식되면서 공간 구조 및 설비의 현대화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옥의 멋은 조화다. 바로 자연과 한옥의 조화, 한옥과 사람의 조화다. 북한산자락 빼어난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내 은평한옥마을이 그러하다.글 윤홍로 기자 | 사진 백홍기 기자 천년고찰 진관사로 이어지는 은평한옥마을의 주된 도로 북한산자락 천년고찰인 진관사와 삼천사 진입로에 위치한 은평한옥마을은 서울시와 은평구가 2011년부터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은평뉴타운 내 단독주택 부지 약 2만 평(65,500㎡)에 156필지(40∼120평)로 조성하는 곳이다. 마을은 단독형(141), 근린형(14), 공익용(1), 주차장(3), 커뮤니티시설(2), 소공원(2)으로 이뤄져 있다. 그동안 거의 시도되지 않던 2층 한옥이 많고, 또 같은 구역 내에 일반 단독주택단지가 같이 조성되는 것이 특징이다.2013년 시범 한옥인 화경당和敬堂 준공식 때만 해도 마을은 황량하기만 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현재 한옥이 빼곡하게 들어서면서 제법 한옥마을다운 면모를 갖췄다. 일용품을 판매하는 근린생활시설 한옥이 늘어선 주 진입로에서 시골 마을의 고샅을 떠올리게 하는 골목길로 들어서면 배치와 구조, 형태 면에서 다양한 한옥이 즐비하다. 순수한 살림집뿐만 아니라 드문드문 미술관, 공방, 문학관 등도 눈에 띈다. 하지만 협소한 대지에 용적률 100%, 건폐율 50%로 한옥을 지은 데다 마당이 좁아서인지 몇몇 한옥을 제외하고 대부분 답답한 느낌이 든다. 은평한옥마을박물관 전시실 한옥을 통한 마을공동체문화 찾기은평한옥마을 주민은 40, 50, 60대가 고르게 구성돼 있고 40, 50대는 주로 상주용으로, 60대는 상주용 또는 세컨드하우스로 한옥을 소유하고 있다. 마을엔 잊고 지내던 옛 마을의 공동체문화를 회복하고자 조직한 주민 간 활발하게 소통하는 주민자치회가 있다.마을 자치회에서 이뤄낸 성과는 국비 지원으로 한옥 마을회관 건립, 조경과 소음 차단을 위한 마을 외곽 담장 설치, 한옥과 어울리는 보도블록 및 소공원 등 주민 의견 반영, 한옥 신축 지원금 확보, 진관사 입구 공영주차장 설치 등이다. 한옥 신축 지원금의 경우 서울시와 은평구는 한옥 건축의 진흥 및 장려를 위해 한옥지정구역 시행지침에 따라 신축하는 한옥에 1억 원(보조금 8천만 원+융자금 2천 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자치회에선 또 건축 전 인근 대지 사용 시 이웃에게 양해를 구한다, 공휴일에 건축하지 않는다, 옆집이 공사할 때 선입주 세대는 비계 설치 시 경계를 조금 넘더라도 양해해 준다 등 이웃과 화합을 통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자치회 관계자는 “마을 전체 조성이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는데, 특히 기반시설물들을 은평구가 SH공사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지 않고 있어서 불편하다”면서도 “주민 대부분은 북한산자락의 은혜로운 자연환경과 좋은 이웃이 어우러져 살기 좋은 서울시 내 실험적인 대단위 한옥마을로 발전할 것으로 믿고 힐링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은평한옥체험관(화경당)을 리모델링한 셋이서문학관. 기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천상병, 중광, 이외수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한옥 건축의 품질은 설계가 좌우은평한옥마을 자치회 관계자는 다른 구조의 주택도 마찬가지겠지만, 한옥은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전문가에게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고 설계 용역을 맡긴 경우 시공 때 시행착오(재공사 등)가 적고, 이로 인한 공사비 증가도 낮아요. 그러나 전통 한옥 시공업체에 설계를 저렴하게 의뢰한 경우 살면서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잖은 편이에요. 시공 때도 시행착오가 많이 발생하고요. 특히 지하 공간이 있는 경우 지하수 처리가, 2층 한옥일 경우 정교한 공법 적용이 중요해요.”그는 또 공사비에 1, 2년간의 하자보수비용도 고려할 것을 권한다.“한옥은 특히 하자가 자주 발생하는 편이라 꾸준한 수선작업이 필요해요. 이에 따른 공사비 발생이 상당하기에 시공업체와 하자공사에 대한 비용(통상 건축비의 10%)을 포함해 공사 계약을 하는 게 좋아요.” 옛 전통 한옥의 대청격인 거실. 공간과 공간을 구분한 다양한 창살 문양의 세살 목창이 운치를 더한다. 누구를 위한 반값 한옥인가은평한옥마을엔 반값 한옥이라 불리는 시범 한옥 화경당和敬堂(현 셋이서문학관)이 있다. 화경당은 2013년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으로 국토교통기술연구개발사업(한옥기술개발연구단)을 통해 지은 것이다. 2009년 12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연구 개발비 총 177억 원(정부 출연금 133억 원, 민간 44억 원)을 들여 한옥을 국민에게 보급 확산하고자 건축비 절감과 거주 성능 향상을 위해 설계 기술, 시공 기술, 성능 기술, 한옥 DB 등 4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한 결과물이다.화경당을 두고 정부는 “건축비가 전통 한옥의 60% 수준(3.3㎡당 685만 원)으로 저렴하면서 성능이 우수한 현대적 스타일의 시범 한옥”이라 했고,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은 “춥고 불편한 한옥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건강 주택’인 한옥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 대중적인 한옥의 보급에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작 반값 한옥 화경당이 있는 은평한옥마을에 신축한 한옥의 평당 건축비는 대부분 1,200만∼1,500만 원이다.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화경당에 쓰인 신자재를 개발 생산한 업체에다 문의하면, ‘우리는 관급 공사에만 자재를 공급한다’는 공허한 소리만 듣는다”면서, “화경당은 업체에서 자재 협찬을 받았기에 평당 700만 원선에 지은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한다.한옥의 대중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연구 개발한 반값 한옥, 과연 누구를 위해 개발한 것인지 의문이다. 한편 화경당은 은평한옥마을 주민 사이에서 현대건축이란 내용에 한옥이란 형식을 씌운 한옥 아닌 한옥의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다. ‘건축비 절감에만 치중해 시대보다 너무 앞서 갔다’, ‘무늬만 한옥이다’, ‘자연스럽지 못한 게 마치 일본 집 같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층 시범 한옥 화경당은 집성목은 차치하고 1층과 2층 사이에 기와걸이 처마가 없다. 핸디코트로 마감한 외벽으로 인해 벽을 보호할 기와걸이 (눈썹)처마 없이 곧바로 2층을 올렸다. 때문에 일본 집 같다는 느낌이 든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농산어촌뿐만 아니라 신도시나 뉴타운을 중심으로 한옥마을이 생겨나고 있다. 중앙정부의 한옥 진흥정책의 시작은 2007년 마련한 ‘한스타일 종합육성계획’이다. 한옥 분야에선 전통 한옥 원형 보존, 한옥 건축 국내 기반 구축, 한옥 건축의 세계화를 세부 추진 전략으로 마련해 각각 필요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한옥 진흥정책이 마무리될 시점엔 국가건축정책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부처에서 2014년 국격 향상을 위한 신한옥 플랜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2020년 한옥 보급 확산, 체계적인 보전 및 활용으로 국가 품격을 높이고 녹색 성장을 선도하기 위한 세부 사업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국민의 관심 밖 주거 유형이던 한옥을 관심 영역으로 끌어들이게 됐다. 하지만 한옥을 살림집으로 국민에게 보급 확산하기엔 걸림돌이 적잖다. 한옥 건축의 세계화 이전에 이론과 실제가 따로 노는 한옥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현실적으로 보편타당한 보급형 한옥 필요한 시점이다.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01 우리의 살림집, 한옥의 뿌리를 찾아서02 옛 전통 마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은평한옥마을03 법규로 살펴본 한옥 건축 기준04 단아한 멋과 품위를 즐기다! 강릉오죽한옥마을05 북촌 근대한옥과 사랑에 빠진 데이비드 킬번06 한옥 대중화를 위해 앞서가는‘기라성한옥’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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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통 마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은평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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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9월호 특집2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옛 전통 마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은평한옥마을
- 옛 전통 마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은평한옥마을 춥고 불편하고 비싸다는 이유로 외면을 받았던 한옥이 살림집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친환경 건강 주거로 인식되면서 공간 구조 및 설비의 현대화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옥의 멋은 조화다. 바로 자연과 한옥의 조화, 한옥과 사람의 조화다. 북한산자락 빼어난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내 은평한옥마을이 그러하다. 글 윤홍로 기자 | 사진 백홍기 기자 천년고찰 진관사로 이어지는 은평한옥마을의 주된 도로 북한산자락 천년고찰인 진관사와 삼천사 진입로에 위치한 은평한옥마을은 서울시와 은평구가 2011년부터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은평뉴타운 내 단독주택 부지 약 2만 평(65,500㎡)에 156필지(40∼120평)로 조성하는 곳이다. 마을은 단독형(141), 근린형(14), 공익용(1), 주차장(3), 커뮤니티시설(2), 소공원(2)으로 이뤄져 있다. 그동안 거의 시도되지 않던 2층 한옥이 많고, 또 같은 구역 내에 일반 단독주택단지가 같이 조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2013년 시범 한옥인 화경당和敬堂 준공식 때만 해도 마을은 황량하기만 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현재 한옥이 빼곡하게 들어서면서 제법 한옥마을다운 면모를 갖췄다. 일용품을 판매하는 근린생활시설 한옥이 늘어선 주 진입로에서 시골 마을의 고샅을 떠올리게 하는 골목길로 들어서면 배치와 구조, 형태 면에서 다양한 한옥이 즐비하다. 순수한 살림집뿐만 아니라 드문드문 미술관, 공방, 문학관 등도 눈에 띈다. 하지만 협소한 대지에 용적률 100%, 건폐율 50%로 한옥을 지은 데다 마당이 좁아서인지 몇몇 한옥을 제외하고 대부분 답답한 느낌이 든다. 은평한옥마을박물관 전시실 은평한옥체험관(화경당)을 리모델링한 셋이서문학관. 기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천상병, 중광, 이외수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한옥을 통한 마을공동체문화 찾기 은평한옥마을 주민은 40, 50, 60대가 고르게 구성돼 있고 40, 50대는 주로 상주용으로, 60대는 상주용 또는 세컨드하우스로 한옥을 소유하고 있다. 마을엔 잊고 지내던 옛 마을의 공동체문화를 회복하고자 조직한 주민 간 활발하게 소통하는 주민자치회가 있다. 마을 자치회에서 이뤄낸 성과는 국비 지원으로 한옥 마을회관 건립, 조경과 소음 차단을 위한 마을 외곽 담장 설치, 한옥과 어울리는 보도블록 및 소공원 등 주민 의견 반영, 한옥 신축 지원금 확보, 진관사 입구 공영주차장 설치 등이다. 한옥 신축 지원금의 경우 서울시와 은평구는 한옥 건축의 진흥 및 장려를 위해 한옥지정구역 시행지침에 따라 신축하는 한옥에 1억 원(보조금 8천만 원+융자금 2천 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자치회에선 또 건축 전 인근 대지 사용 시 이웃에게 양해를 구한다, 공휴일에 건축하지 않는다, 옆집이 공사할 때 선입주 세대는 비계 설치 시 경계를 조금 넘더라도 양해해 준다 등 이웃과 화합을 통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치회 관계자는 “마을 전체 조성이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는데, 특히 기반시설물들을 은평구가 SH공사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지 않고 있어서 불편하다”면서도 “주민 대부분은 북한산자락의 은혜로운 자연환경과 좋은 이웃이 어우러져 살기 좋은 서울시 내 실험적인 대단위 한옥마을로 발전할 것으로 믿고 힐링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한옥 건축의 품질은 설계가 좌우 은평한옥마을 자치회 관계자는 다른 구조의 주택도 마찬가지겠지만, 한옥은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에게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고 설계 용역을 맡긴 경우 시공 때 시행착오(재공사 등)가 적고, 이로 인한 공사비 증가도 낮아요. 그러나 전통 한옥 시공업체에 설계를 저렴하게 의뢰한 경우 살면서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잖은 편이에요. 시공 때도 시행착오가 많이 발생하고요. 특히 지하 공간이 있는 경우 지하수 처리가, 2층 한옥일 경우 정교한 공법 적용이 중요해요.” 그는 또 공사비에 1, 2년간의 하자보수비용도 고려할 것을 권한다. “한옥은 특히 하자가 자주 발생하는 편이라 꾸준한 수선작업이 필요해요. 이에 따른 공사비 발생이 상당하기에 시공업체와 하자공사에 대한 비용(통상 건축비의 10%)을 포함해 공사 계약을 하는 게 좋아요.” 옛 전통 한옥의 대청격인 거실. 공간과 공간을 구분한 다양한 창살 문양의 세살 목창이 운치를 더한다. 누구를 위한 반값 한옥인가 은평한옥마을엔 반값 한옥이라 불리는 시범 한옥 화경당和敬堂(현 셋이서문학관)이 있다. 화경당은 2013년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으로 국토교통기술연구개발사업(한옥기술개발연구단)을 통해 지은 것이다. 2009년 12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연구 개발비 총 177억 원(정부 출연금 133억 원, 민간 44억 원)을 들여 한옥을 국민에게 보급 확산하고자 건축비 절감과 거주 성능 향상을 위해 설계 기술, 시공 기술, 성능 기술, 한옥 DB 등 4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한 결과물이다. 화경당을 두고 정부는 “건축비가 전통 한옥의 60% 수준(3.3㎡당 685만 원)으로 저렴하면서 성능이 우수한 현대적 스타일의 시범 한옥”이라 했고,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은 “춥고 불편한 한옥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건강 주택’인 한옥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 대중적인 한옥의 보급에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작 반값 한옥 화경당이 있는 은평한옥마을에 신축한 한옥의 평당 건축비는 대부분 1,200만∼1,500만 원이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화경당에 쓰인 신자재를 개발 생산한 업체에다 문의하면, ‘우리는 관급 공사에만 자재를 공급한다’는 공허한 소리만 듣는다”면서, “화경당은 업체에서 자재 협찬을 받았기에 평당 700만 원선에 지은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한다. 한옥의 대중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연구 개발한 반값 한옥, 과연 누구를 위해 개발한 것인지 의문이다. 한편 화경당은 은평한옥마을 주민 사이에서 현대건축이란 내용에 한옥이란 형식을 씌운 한옥 아닌 한옥의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다. ‘건축비 절감에만 치중해 시대보다 너무 앞서 갔다’, ‘무늬만 한옥이다’, ‘자연스럽지 못한 게 마치 일본 집 같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층 시범 한옥 화경당은 집성목을 차치하고 1층과 2층 사이에 기와걸이 처마가 없다. 핸디코트로 마감한 외벽으로 인해 벽을 보호할 기와걸이 (눈썹)처마 없이 곧바로 2층을 올렸다. 때문에 일본 집 같다는 느낌이 든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농산어촌뿐만 아니라 신도시나 뉴타운을 중심으로 한옥마을이 생겨나고 있다. 중앙정부의 한옥 진흥정책의 시작은 2007년 마련한 ‘한스타일 종합육성계획’이다. 한옥 분야에선 전통 한옥 원형 보존, 한옥 건축 국내 기반 구축, 한옥 건축의 세계화를 세부 추진 전략으로 마련해 각각 필요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한옥 진흥정책이 마무리될 시점엔 국가건축정책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부처에서 2014년 국격 향상을 위한 신한옥 플랜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2020년 한옥 보급 확산, 체계적인 보전 및 활용으로 국가 품격을 높이고 녹색 성장을 선도하기 위한 세부 사업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국민의 관심 밖 주거 유형이던 한옥을 관심 영역으로 끌어들이게 됐다. 하지만 한옥을 살림집으로 국민에게 보급 확산하기엔 걸림돌이 적잖다. 한옥 건축의 세계화 이전에 이론과 실제가 따로 노는 한옥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현실적으로 보편타당한 보급형 한옥 필요한 시점이다. 법규로 살펴본 ‘한옥 건축 기준’국토교통부 고시 제2015 - 977호 길을 가다 보면, 또는 여행하다 보면 한옥 같은 한옥 같지 않은 건축물을 자주 접한다. 한옥의 느낌은 들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운 모습에 거부감까지 든다. 그렇다면 한옥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 27조에 따라 ‘한옥 건축 기준’을 제시했다. 정리 백홍기 기자 출처 국토교통부 | 문의 국토교통부 건축문화경관과 044-201-3779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7조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장관은 한옥 및 한옥마을의 정체성 제고를 위하여 다음 각 호의 기준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고 나왔다. 각 호의 내용은 ▲한옥의 성능, 재료, 형태 등에 관한 사항’, ▲한옥마을의 규모, 밀도, 도로·공공 공간·건축물 등의 배치와 경관 등에 관한 사항’, ▲그밖에 한옥 건축 및 한옥마을 조성 사업의 시행 등에 필요한 사항’으로 나눴다. 이를 근거로 국토교통부는 한옥의 형태, 재료, 성능 등의 기준을 발표했다. 먼저 한옥의 정의는 “▲‘한식지붕틀이란’ 보, 도리, 서까래 순서로 시공하는 우리나라 전통양식의 지붕구조를 말한다. ▲‘처마선’은 처마의 가장 바깥부분으로 이루어지는 선을 말한다. ▲‘처마깊이’란 외벽 기둥들의 중심을 이은 선으로부터 처마선에 이르는 수평거리를 말한다. 이 기준에서 따로 정하지 않는 용어의 뜻은「건축법」 제2조 및「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제15조 제1항에 따라 고시한「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제5조에서 정한 바를 따른다.”고 정의했다. 한옥의 주요 구조부에 대한 기준은 다음과 같이 마련했다. ▲바닥 및 주계단 외의 지상층 주요 구조부에는 목재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제1호에도 불구하고 바닥 및 주계단 외의 지상층 주요 구조부에 목재 이외의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부재의 개수는 15개 이내로 하되, 바닥 및 주계단 외 지상층 주요 구조부에 사용된 전체 부재 수의 절반을 초과할 수 없다. ▲구조부재로 사용하는 목재는 품질 및 성능 확보를 위해「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제20조 제1항에 따라 산림청장이 고시한 규격과 품질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다만, 기존 한옥의 철거 등을 통해 얻은 목재를 재활용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외부에 노출되는 목재 기둥은 부식·부패를 방지하기 위하여, 기단 및 주춧돌 없이 지면 위에 직접 세우지 아니한다. ▲외기에 접하는 목재에는 방습·방부·방염 등을 위하여 오일스테인 및 우드스테인 등을 도포하거나, 그 이상의 효과를 가진 조치해야 한다. ▲제2호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한옥의 용도 및 지역의 현황 등을 고려한 별도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사용 가능한 목재 이외 재료의 개수는 바닥 및 주계단 외 지상층 주요 구조부에 사용된 전체 부재 수의 절반을 초과할 수 없다. 한옥 지붕에 대해서도 세분화했다. ▲지붕에 설치하는 기와는 암키와와 수키와의 형상을 이루는 한식 기와의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한옥의 정체성 제고, 목재 부식 방지 및 일사 조절 등을 위해 처마 깊이는 최소 90㎝ 이상으로 한다. ▲처마물 등으로 인접 대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한다. ▲눈썹지붕을 시공하는 경우, 사용자 안전 확보 등을 위해 지지대나 철물 등으로 보강하여 견고하게 설치해야 한다. ▲제1호 및 제2호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경관적 특성상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별도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창호와 외벽에 대해서도 한옥에 적합한 기준과 단열재 적용에 따른 벽체에 대해서도 기준을 마련했다. ▲기둥, 인방, 창틀 등 건축물 외벽을 함께 이루는 목재 부재는 잘 보이도록 설치하고, 이를 인위적으로 가리지 않도록 한다. ▲외벽 면은 좌우 기둥의 바깥 면보다 안으로 들여 설치하도록 한다. 다만, 사괴석四塊石이나 벽돌 등으로 화방벽火防壁(방화장)을 쌓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단열재를 설치하는 경우 이음부는 최대한 밀착하여 시공하거나, 2장을 엇갈리게 시공하여 이음부를 통한 단열성능 저하를 최소화해야 한다. 최근 건축물 에너지 정책에 맞춰 한옥도 단열재 사용과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 높은 전기기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바닥 난방 부위에 단열재를 설치하는 경우, 바닥 난방의 열이 슬래브 하부 및 측벽으로 손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단열재의 위치를 적절히 계획해야 한다. ▲난방기기, 냉방기기 및 조명기기 등은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 높은 제품을 설치해야 한다. 위와 같이 ‘한옥 건축 기준’을 제정하고 2016년 1월 1일부터 고시한 국토교통부는 고시한 날로부터 매3년이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현실성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재검토 기한’을 마련해 개선 및 조치에 대해서도 능동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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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9월호 특집2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옛 전통 마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은평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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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5주년 특집 Ⅰ 잘 지은 전원주택 Best 10 - -⑩
- 강 이남 강줄기를 따라 옹기종기 마을이 들어서 있고 신축 전원주택이 간간이 보여 주택 양식의 세대교체가 감지되는 양평군 강상면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 여주군 금사면이 위치한다. 여름철에는 수분공급과 피로회복에 좋은 금싸라기 참외가 바로 이 금사면에서 나온다는데 숲이 병풍처럼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 형성됐다. 통나무 건축 전문 목지가木地家가 지은 통나무집도 이곳에서 아름다운 마을 풍경에 한 몫 한다. 만만치 않은 통나무집 건설 목지가 대표는 오래전 일본 유학길에서 우연히 통나무 건축을 만나 현지에서 통나무 건축에 입문하고 현장경험을 쌓은 후 국내 들어와 목지가를 설립했다. 그 후 통나무 건축 보급과 교육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여주에 전원주택이자 교육장인 노치Notch 공법의 통나무집을 지었다. 원형 통나무를 쌓아 올리며 벽체를 구성하는 방식인 노치공법은 무려 350㎜ 직경에 120㎜ 키를 가진 커다란 원목을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만도 시공에 들어가는 인력과 장비가 다량 소요됨을 알 수 있다. 노치공법은 원형 통나무를 건축 현장에 준비해 놓고 적용하기 때문에 마당이 넓어야 가능하고 건축기간 내내 여러 명의 인력과 중장비가 항상 대기 중이어야 하므로 그에 따른 비용 발생은 비켜갈 수 없다. 이 통나무집의 경우 대형 트레일러 4대 분량의 북미산 더글라스-퍼 원형 통나무가 들어갔다. 남성적인 집… 튼튼함 그리고 심플한 공간구성 집 안에 들어서면 숲 속에 온 듯 집이 자연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50㎜ 직경의 통나무가 벽체를 이루기에 자연친화적이고 단열성능 또한 뛰어나다. 공간 구성은 중앙에 현관과 홀, 계단실, 화장실을 배치하고 그 좌측으로 거실과 주방/식당, 우측으로 방과 그에 딸린 욕실을 배치했다. 2층은, 중앙 복도를 기준으로 좌우측으로 다목적으로 쓰이는 홀 형태의 방을 두었다. 실내 공간 역시 원형 통나무로 벽체를 만들기에 각 실이 큼직큼직하고 단순한 맛이 특징이다. 1, 2층 중앙 홀을 기준으로 좌우 공간 바닥 면적이 비슷하고 1, 2층 대칭형 공간 구조를 보인다. ■ 건축정보 위치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전북리 부지면적 1112.1㎡(337.0평) 건축면적 181.5㎡(55.0평) 건축형태 복층 통나무집(노치공법) 지붕재 아스팔트 슁글 천장재 루버 바닥재 강화마루 난방형태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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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 귀농·귀촌 트렌드 읽기 ② | 귀농·귀촌, 새로운 마을 만들기
- SPECIAL EDITION | 귀농·귀촌 트렌드 읽기 ② 귀농·귀촌, 새로운 마을 만들기 주택협동조합과 코하우징 입지와 주택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마을(공동체)을 외면하기도 한다. 귀농·귀촌 후 겪는 어려움으로 많은 사람이 경제활동과 함께 이웃과의 갈등을 꼽는다. 서로 다른 생활방식과 의사소통 방법으로 말미암아 겪는 어려움이다. 그래서 마을과 좀 떨어진 곳을 선호한다. 적당히 떨어진 거리가 완충 작용을 할 수 있으나, 외로움과 불안을 주며 마을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마을과 함께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마을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지금부터 귀농·귀촌, 새로운 마을 만들기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글·사진 이종혁〈민들레건축사사무소 대표> 글쓴이 이종혁은 2004년 민들레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해 충북 영동 백화마을(40세대, 입주 완료), 충남 아산 올챙이마을(32세대, 2014년 상반기 입주 예정), 경북 상주 자전거마을(36세대, 입주자 모집 중) 등 코하우징 주거 단지를 주택협동조합으로 입주자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 마을을 계획하는 과정에서부터 두꺼비학교를 통해 입주자들과 함께하고, 사회적기업 민들레코하우징㈜를 인큐베이팅하고 지원하며, 민들레코하우징을 운영하며 에너지 절감 주택 계획과 건축 생활 기술을 농축산부 귀농·귀촌 교육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주택과 주거 단지를 계획하는 것을 넘어 입주자를 모집·교육하고 입주 후에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마을 발전 계획 수립을 지원하며, 현재 가족과 함께 백화마을에 살고 있다. 이웃을 맺어주는 회사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 민들레건축사사무소㈜ 02-525-0111 http://cohousing0.blog.me/70033537209 많은 도시인이 농어촌으로 향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와 목적이 있다. 귀농·귀촌하고자 하는 장소(입지)와 주택은, 그 목적을 실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출발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많은 귀농·귀촌인이 잘못된 선택과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경험으로 낭패를 겪는다. 입지를 선정할 때에는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 좋은 계곡, 좋은 산, 남향 등 나름대로 기준이 있으며, 특별한 작물 재배를 고려하기도 한다. 입지 선정 시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첫째, 재해로 인한 피해가 우려스러운 곳을 피한다. 둘째, 경제활동에 용이한 곳이어야 한다. 물론 그 경제활동에 관한 계획이 상식적이고 농어촌 현실에 맞아야 하며, 적게 벌어 적게 쓰고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고 위험성이 높은 일은 절대 피해야 한다. 또한, 몇 가지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결심과 농촌에 적합한 일을 해야 한다는 지혜가 필요하다. 셋째, 이웃(공동체)과 보살핌을 나눌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넷째, 힘들 때 마음을 달랠 좋은 물과 산이 근처에 있어야 한다. 앞에서 열거한 입지 선정의 우선 순위는 이중환의 《택리지》에 근거한 것이다. 흔히 우리는 마지막인 좋은 물과 산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만, 그러한 곳은 자칫 큰 재해를 당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산수가 좋은 곳은 그저 반나절 거리에 있어 가끔 마음을 달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입지와 주택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마을(공동체)을 외면하기도 한다. 귀농·귀촌 후 겪는 어려움으로 많은 사람이 경제활동과 함께 이웃과의 갈등을 꼽는다. 서로 다른 생활방식과 의사소통 방법으로 말미암아 겪는 어려움이다. 그래서 마을과 좀 떨어진 곳을 선호한다. 적당히 떨어진 거리가 완충 작용을 할 수 있으나, 외로움과 불안을 주며 마을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마을과 함께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마을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지금부터 귀농·귀촌, 새로운 마을 만들기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귀농·귀촌_혼자 살 것인가, 함께 살 것인가 끝없는 경쟁, 협력이 아닌 분업과 삶을 위해 돈을 벌뿐 무엇을 만드는 데 익숙지 않은 도시생활, 이웃과 함께 삶터를 만들고 가꿔본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농어촌에서 더불어 살기란 쉬울 리 없다. 귀농·귀촌을 통해 마음이 여유로운 삶, 보람찬 일, 재밌는 일, 하고픈 일, 간섭받지 않는 삶을 계획하고 실천하려면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농어촌에서 혼자 살아가기란 도시에서보다 훨씬 힘들고 외롭다. 하지만 내가 마음을 바꾸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이 기적같이 일어난다. 함께 살아가겠다고 결심했다면, 마을 공동체를 찾아보자. 충남 홍성 문당리, 전북 남원 인드라망 공동체, 전북 장수 하늘소마을, 경남 산청 민들레마을 등 함께 살기 좋은 농어촌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지역 공동체를 찾아가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처지가 같은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마을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원하는 전원마을 조성 사업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농축산부에서 농어촌 리모델링과 전원마을 사업을 통해 귀농·귀촌인이 기존 마을에 새로운 삶의 기반을 다지면서 기존 마을을 활성화하거나 새로운 귀농·귀촌 공동체로 만드는 일을 지원한다. 함께 살아가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보살핌을 나눌 수 있는 이웃과 더불어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많은 일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이다. 마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충북 영동 백화마을 참여 디자인 워크숍. 백화마을 입주 가족과 함께한 착공식. 충남 아산 올챙이마을 사업 설명회. 협동조합주택 바람직한가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협동조합주택을 찾기란 쉽지 않다. 조합 비리, 사업 중단, 이해할 수 없는 추가 비용,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라는 말에 더 익숙하다. 어려움을 슬기롭게 해결하며 함께 사는 즐거움을 누리는 마을 공동체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에 만들어진 소행주와 간디학교가 중심이 되어 만든 충남 금산과 경남 산청 간디숲속마을, 인드라망 공동체가 중심이 된 전북 남원 작은마을(전원마을), 충북 영동 백화마을(전원마을), 충남 홍성 문당리 한울마을(전원마을) 등이 협동조합방식을 기본으로 만든 좋은 사례이다. 물론 협동조합방식으로 추진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거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중단한 곳, 마을이 만들어졌지만 주민 상호 간 또는 사업 추진 주체와 주민 간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곳도 있다. 협동조합주택이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원칙과 방법 그리고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협동조합주택이 갖춰야 할 원칙 세 가지: 첫째, 사업 주체가 조합원이다. 둘째, 전문가와 협력한다. 셋째, 조합원은 협동조합의 장점과 단점을 인식한다. 협동조합주택 추진 방법 세 가지: 첫째, 조합원 참여를 통해 전문가가 계획을 완성한다. 둘째, 조합원을 모집하기 전에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다. 셋째, 사업비를 투명하게 관리한다. 협동조합주택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지원 세 가지: 첫째, 사업 기획 및 관리를 전담하는 용역 회사에 대한 검증과 지원. 둘째, 사업비 관리에 관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소규모 주택조합 신탁 관리, 자금 관리 서비스, 조합비 보험). 셋째, <주택법>상 직장과 지역으로 한정한 주택조합에 대한 규제를 농어촌지역의 경우 일정 규모 이하 또는 50세대 전후까지 동호인 조합을 인정해 줘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주택조합을 살펴보면 내용은 분양이면서 형식은 협동조합주택이거나, 그 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부터 협동조합주택을 추진할 의사는 없으면서, 단지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피하는 방편으로 활용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모인 동호인들이 다양한 의견과 입장을 조율하고 까다로운 인허가 조건을 충족하며 사업을 추진해 줄 적절한 전문가를 찾지 못해 사업 준비만 하다 지쳐 버린다. 새로운 이웃과 더불어 마을 만들기를 결심했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안전장치를 찾기 어려워 불안해하는 조합원과 제도 개선과 지원 없이 명쾌한 대안을 만들 수 없는 전문가(전문 회사)가 답답해한다. 섣불리 협동조합주택을 좋은 대안으로 소개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지금 다소 불안한 점이 있더라도 협동조합주택을 찾는 사람들은 좋은 리더와 사업 경험을 갖춘 곳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에서 관심을 두고 협동조합주택이 활성화되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조합원에게 안전장치를 제공해야 한다. 충북 영동 백화마을 전경. 주민 공동 시설. 작은 도서관. 주민 회의. 부녀회 카페. 문화 행사 & 탁구 대회. 두꺼비학교. 코하우징에서 좋은 이웃을 만날 수 있을까 최근 코하우징Co-housing(협동 주거란 뜻으로, 코퍼러티브 하우징Cooperative Housing, 협동 주택, 공유 집합 주택 등으로도 불림) 주거 단지에 관한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한다. 전원주택단지 광고에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코하우징 주거 단지가 되려면, 여섯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주민 참여, 둘째 교류를 활성화하는 디자인, 셋째 적정 규모의 주민 공동시설, 넷째 주민 자치 관리, 다섯째 수평적인 구조, 여섯째 경제 활동은 개별적으로 등이다. 코하우징 도입 초기인 우리에게 적절한 사례는 많지 않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소행주와 충북 영동 백화마을 정도를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코하우징이 갖는 장점을 부분적으로 수용한 긍정적 사례도 있다. 소행주와 백화마을도 좋은 코하우징이 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모든 협동조합주택이 코하우징은 아니듯 모든 코하우징이 협동조합주택은 아니다. 하지만 코하우징을 협동조합주택으로 만드는 것이 계획 과정에서부터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장점이 있다.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큰 즐거움을 주지만,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외로움을 주기도 한다. 마을에서 이웃은 동전의 양면처럼 즐거움과 괴로움을 준다.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고 갈등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지혜와 방법, 그리고 마음이 없으면 이웃과 함께 살기 힘들다. 이웃의 부족함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함께하는 일을 천천히 조금씩 늘려나가야 한다. 다른 생각을 하나로 일치시키기란 불가능하며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모두가 원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고 충분한 토론과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충분히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적정한 규모의 주민 공동시설(함께 사용하는 집)을 갖춰야 한다. 많은 연구자가 전체 주택 면적 대비 15% 정도를 적정 규모로 판단한다. 주민 공동시설을 만들기 위해 입주비용을 15% 더 부담해야 한다. 협동조합 방식으로 입주 원가를 낮춘다면, 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가장 적정한 코하우징 규모는 30세대이며 주민 공동시설은 495.0㎡(150.0평) 정도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공간은 50, 60명 정도 함께 토론하고 식사할 수 있는 사랑방(다목적 공간)이다. 게스트 룸도 활용도가 높으며 마을도서관, 카페, 어린이실, 목공실(취미실), 당구대, 탁구대 등을 갖추면 좋다. 코하우징은 기본적으로 함께 사는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주민 공동시설을 위한 비용을 지불하고 입주한다. 물론 주민 공동시설 관리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게스트 룸과 사랑방 운영으로 2, 3년 후에 마을 수입을 만들어 공동 관리비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 혼자 주택을 짓는 일도 어렵지만, 함께 마을을 만드는 과정은 더욱 어렵다. 코하우징 코디네이터와 함께하면 계획 과정에서 이웃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물론 협동조합주택을 만드는 원칙과 방법 외에도 다수결이 아닌 만장일치로 중요한 의사를 결정하고 마을 공동 사업 또는 행사 등에 참여하지 않을 권리를 구성원에 주는 것도 중요하다. 내키면 하고 내키지 않으면 안 해도 되는 문화가 필요하다. 코하우징은 구성원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강한 소속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마을 만들기 활동가가 되는 귀농·귀촌 농어촌 생활, 농사가 시작되면 잠을 줄이고 숨 쉴 틈도 없이 허파에 더운 공기 넣어가며 일할 정도로 힘겹다. 마을에는 젊은 사람이 없다. 초고령화로 존폐 위기에 처한 농어촌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농어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귀농·귀촌인 수가 늘어나며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 읍면 소재지 종합 정비, 권역 단위 종합 정비, 신규 마을 조성, 마을 공동 소득 및 공동 문화 조성 사업, 지역 역량 강화 사업 등 현재는 대부분 전문적인 컨설팅 회사가 그 일을 주도적으로 운영하지만,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있으면 주민 참여가 더욱 깊고 넓어질 것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농어촌 개발 컨설팅 회사가 귀농·귀촌인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하고 만들어질 것이다. 서울시 마을 공동체 지원 사업, 전북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전남 행복마을 사업, 충남 희망마을 사업, 충북 청풍명월마을 사업 등등 지자체 또한 다양한 마을 활성화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 기업 등에 대한 지원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어촌에 도시의 미래가 있다고 한다. 서로 돌보며 협동하는 농어촌 문화가 탈농, 고령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귀농·귀촌인에게 아름다운 마을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시킬 사명이 있다. 그 사명과 더불어 일을 찾고 이웃과 행복하게 살 궁리를 해야 한다. 마을 공동체 활동가로서 역할을 많은 귀농·귀촌인이 수행해주길 기대한다. 새로운 길은 어렵지만, 보람차고 즐거울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함께 잘 살려고 할 때 행복할 수 있는 곳이 농어촌이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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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 귀농·귀촌 트렌드 읽기 ② | 귀농·귀촌, 새로운 마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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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아름다운 것만 들인 파주 옐로 하우스
- 영국의 천재 디자이너 모리스는 "아름다운 것 외에는 집 안에 들이지 말라"고 했다. 모리스의 말은 명언이 되어 영국인들의 삶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모리스가 매만졌던 집과 정원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지상 낙원이 따로 없다.모리스가 아내를 위해 '레드 하우스'를 지었다면 우리는 문발리 건축주 부부를 위해 '옐로 하우스'를 지었다. 그분들도 모리스의 명언을 알았던 걸까. 어느날 문득 들여다본 옐로 하우스에는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하다.독일식 주택 외형에 실내는 완벽한 영국 티룸을 재현한다. 이름은 카페 엘린. 집 앞에 서면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함께 달콤하고 구수한 냄새가 흘러나온다. 창 너머로 이집 딸이 만든 수제 쿠키가 수북이 쌓여 있다. 갓 구워낸 수제 쿠키와 갓 내린 신선한 커피와 홍차… 기분까지 포근하게 만드는 이 향기는 계단을 타고 위층 살림집 공간도 간질인다.파주 문발리 부부는 여유로운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3층 전원주택을 계획했다. 1층은 카페로, 2, 3층은 가족의 주거공간으로.달콤한 향기에 젖었다 문밖을 나서면 옐로 하우스 못지않은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진다. 모리스가 칭찬한 영국 바이버리 마을만큼이나 아름다운 마을이다. 얌전히 줄을 지은 집들 가운데 꽤 사랑스러운 녀석도 보이고… 그러나 쿠키만큼 달콤한 미소를 머금은 옐로 하우스 사람들의 집을 따라가진 못할 것 같다. 편집자 주.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1834 ~ 1896)는 근대 디자인의 아버지로 불린다. 가구 및 생활용품을 손으로 제작해 예술 정신이 일상생활에 종합돼야 한다고 믿었으며 기계화된 산업사회의 피폐함에 변혁을 일으키고자 했다. 가구, 스테인드글라스, 벽지, 타일, 벽화, 자수, 캘리그라피 등의 분야에서 제 1급 예술가로 칭송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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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의 전원주택 스케치] 아름다운 것만 들인 파주 옐로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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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익의 땅이 답이다(4) 토지 분석, 강원도 홍천군 남노일리와 월천리 편
- 토지 분석, 강원도 홍천군 남노일리와 월천리 편비발디파크로 유명한 강원도 홍천군은 최동단과 최서단의 거리가 100km에 육박하는 좌우로 상당히 긴 모양을 가진 기초자치단체다. 100km가 얼마나 긴 거리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 분들을 위해 부연하자면, 100km라는 거리는 반포동 고속터미널에서 충청북도 청주시까지 갈 수 있는 거리이며, 반포동에서 북쪽으로 간다면, 개성 시내까지 갔다가 파주까지 돌아올 수 있는 거리이니 홍천군이 얼마나 큰지 감이 올 것이라 믿는다. 서쪽으로는 경기도 양평군과 가평군, 동쪽으로는 강원도 강릉시, 양양군과 맞닿아 있는 강원도 홍천군은 여러 교통의 호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경기도 양평군의 용문역에서 출발하는 용문-홍천 광역철도가 계획되어 있는데 이는 홍천군이 영서지방에서 유일한 철도 소외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며,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생길 경우 경기도 양평군과 함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지역이 될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홍천강 인근의 아름다운 마을인 홍천군 남면 남노일리와 월천리에 있는 토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글 나종익(주식회사 코드랩리얼티 대표이사)자문 성호건(주식회사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이사) 홍천군 남면 남노일리 전원주택지첫 번째 토지는 홍천군청과 비발디파크 사이에 있는 작은 마을인 남노일리에 위치한 전원주택지다. 이곳은 마을의 북쪽에 위치한 금학산에서 바라보는 특별한 경관으로 유명한 곳인데, 홍천강이 굽이굽이 흐르며 만들어내는 태극문양 형태의 마을을 바라보고 있으면 대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남노일대교에 올라서서 홍천강을 바라볼 때, 언젠가 이곳에 반드시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렇기에 서문에서 언급한 교통시설의 확충은 홍천군에게 분명한 호재이지만, 필자를 포함해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호재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많이 유명하지 않은, 나만 알고 싶은 관광지들은 개발되지 않고 보존되었으면 하는 작지만 큰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남노일리, 바로 그런 곳이다. 이번 칼럼에서 첫 번째로 소개할 남노일리 1**번지에서는 홍천강을 바로 앞에서 조망할 수 있다. 게다가 걸어서 10초면 홍천강에 다다를 수 있으니 그야말로 강세권 중에 강세권인 셈이다. 강 바로 앞에 위치한 땅은 기본적으로 가치가 높지만 반드시 살펴봐야 할 점도 있다. 바로 해당 지역에 규제사항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을 해봐야 하는데, 남노일리 1**번지 역시 땅의 일부가 하천구역과 홍수관리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매입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홍수관리구역에서 계획홍수위 이상으로 성토를 할 경우 개발행위에 있어서 제약이 사라지게 되어 건축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하천구역의 경우 건축물을 짓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남노일리 1**의 일부분에 걸쳐있는 홍수관리구역에는 아쉽게도 현재 현황도로가 있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도로도 반드시 있어야 하니 현황도로 부분에 계획홍수위까지 성토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즉, 남노일리 1**번지 내에 있는 하천구역과 홍수관리구역 모두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 땅이기에 그 부분이 정확히 얼마인지 확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토지의 경우 실제 건축 가능 면적은 아래 그림과 같다. 이처럼 하천 주변의 땅을 매입할 경우에는 반드시 규제사항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규제사항이 있다면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얼마나 되는지 경계측량을 통해서 확실히 파악을 한 후 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해 보자. 홍천군 남면 월천리 전원주택지두 번째로 살펴볼 토지는 홍천군 남면 월천리 2**번지다. 월천리는 며느리고개가 위치한 곳인데, 며느리고개란 조선시대 어느 날,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나귀 등에 짐을 싣고 걷다가 시아버지가 잃어버린 짚신을 찾으러 떠난 사이에 며느리가 사라져버렸다는 무서운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언제부터인가 혼사를 치르러 가는 행렬이 이 고개에 이르면 며느리가 갑자기 사라진다 해서 사람들은 이 고개를 넘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가파르고 험준한 고개여서 이러한 설화가 탄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현재 며느리고개 인근이 바이크나 자전거를 타는 임도 드라이브 마니아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으로 바뀐 것을 보면 부동산이라는 것이 시대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달라진다는 당연한 이치를 또 한 번 깨닫게 된다. 월천리 2**번지는 며느리고개의 바로 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시골 땅을 보러 다니는 경우 만날 수 있는 토지들의 용도지역은 상당수가 관리지역이다. 가끔 땅을 찾는 분들 중에 마음에 드는 땅을 발견했는데, 용도지역이 농림지역이라 포기하는 사례를 본 적이 있다. 두 번째로 살펴볼 월천리 2**번지는 총면적이 505㎡, 약 153평 정도 되는 땅으로 전원주택을 짓기에 충분한 땅이지만, 용도지역이 농림지역이고 농업진흥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농업진흥구역은 농지조성 사업 또는 농업 기반정비 사업이 시행되었거나 시행 중인 지역으로 농지가 집단화되어 있는 지역인데, 농업인이 아닐 경우 해당 지역에 주택을 짓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꼭 농업진흥구역 토지에 주택을 짓고자 하는 경우에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농업인이 되는 것이다. 말로는 쉽지만 도시에서 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농업인이 될 수는 없기에 농업인이 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농업인이 되기 위한 조건은 아래와 같으며,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농업인으로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여러 조건들 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2번 조건인데, 해당 토지를 매입하면서 330㎡, 즉 100평 정도 되는 하우스 한 동을 설치한 후 농사를 짓게 되면 농업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물론 농사만 짓는다고 바로 농업인이 되는 것도 아니고 농업인이 되었다고 바로 농가주택 허가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반드시 해당 관청, 농림축산식품부 등지에 필히 확인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지자체에는 비닐하우스 설치 지원 사업이 있으니 면사무소나 마을 커뮤니티에 문의해 보자. 이번 칼럼에서는 땅을 온전히 사용할 수 없거나 전원주택을 바로 지을 수 없는 땅에 대해 알아봤다. 하천 주변에 전원주택을 짓거나 농지에 전원주택을 짓는 것이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내 마음에 드는 토지가 하천 주변이나 농지에 없으리라는 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규제란 풀기 어렵지만 법을 제대로 알고 해결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풀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가 많은 땅은 대부분 그렇지 않은 땅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나종익(㈜코드랩리얼티 대표)중앙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부를 졸업하고 석사를 수료했다. 이후 영국 뉴캐슬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수학하던 중, 한국으로 돌아와 IT회사를 창업했다. 현재는 공인중개사들을 위한 공동중개 매칭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주식회사 코드랩리얼티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한 코드랩 공인중개사무소의 소속중개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토지와 전원주택에 대한 전문 컨설턴트와 UI/UX 디자이너로도 활동 중이다.010-8992-9371realty@kod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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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익의 땅이 답이다(4) 토지 분석, 강원도 홍천군 남노일리와 월천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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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익의 땅이 답이다 (3) 토지 분석, 인천 남동구 논현동과 강화 초지리 편
- 토지 분석, 인천 남동구 논현동과 강화군 초지리 편도시계획 전공자로서 관련 업계에서 일을 하며 여러 도시들을 다녀봤지만, 인천광역시처럼 다양한 모습을 뽐내는 도시는 본 적이 없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눈을 돌려봐도 인천광역시는 이 분야 최고일 것 같다. 인천광역시에는 한반도 원시부족사회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고인돌 유적지,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마니산 참성단, 고려 시대의 왕궁터였던 고려궁지, 일제강점기 시절 모습을 간직한 근대문화거리, 인천항 개항의 상징인 차이나타운 등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문화재들이 즐비한데다 송도국제도시, 청라신도시, 인천국제공항 등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곳도 상당히 많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모습까지 공존하는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닌 곳이다. 인천광역시 자체가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곳이다 보니 전원주택 또한 다양한 곳에 분포하고 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인천광역시의 논현동 듬배마을과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에 위치한 토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글 나종익(주식회사 코드랩리얼티 대표이사)자문 성호건(주식회사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이사) 인천 남동구 논현동 듬배마을 전원주택지첫 번째 토지는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듬배마을 전원주택지다. 소래포구로도 유명한 논현동은 서쪽으로는 연수구 동촌동과 연수동, 남쪽으로는 송도국제도시, 동쪽으로는 시흥시 월곶동과 맞닿아있는 곳인데, 과거 대중교통이 부족해 인천 다른 지역에 비해 주거지역으로 환영받던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2012년과 2016년 수도권 전철 수인선 오이도-송도 구간·송도-인천 구간이 순차적으로 개통하면서 논현동 지역은 더욱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논현동에서도 전원주택들이 모여있는 듬배마을은 듬배산을 등지면서 남향을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에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수인선 인천논현역과 25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에 다다를 수 있으며, 인천논현역 인근에 조성된 대형 공원과 근린생활시설들을 이용하다 보면 전원생활이 외롭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첫 번째로 소개할 논현동 5** 번지 역시 듬배마을 내에 위치하며, 마을 내에 있는 다른 주택들과 마찬가지로 듬배산과 어우러질 수 있는 형태의 전원주택을 설계하기 좋은 땅이다. 여러 입지 조건들을 확인해 설계하기 좋은 땅임이 확인됐다면, 해당 토지 시세가 적당한지 알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토지 시세를 알아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보통 근처 부동산에 방문하거나 실거래가를 확인해 관심 매물과 비교해 보는 것이 주로 사용된다. 만약 관심 매물 주변에서 거래된 토지의 실거래가를 찾으면 바로 비교할 수 있겠지만, 어떤 경우는 토지뿐만 아니라 주택까지 포함된 실거래가를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가격을 유추할 수 있을까? 논현동 8** 번지의 토지 가격이 적정한지 알아보기 위해 실거래가 제공 사이트에서 인근 거래 사례를 확인했더니 바로 옆 위치한 주택이 2021년에 약 10억 원에 매매가 이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주택은 연면적이 226㎡이고 2010년 건축됐으며, 건축구조는 철근콘크리트조였다. 건축비라는 것이 시기에 따라 다르고 자재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필자의 회사에선 위 표를 주로 활용해 토지 가격을 추산한다. 논현동 8**번지 인근 주택의 경우 지어진 지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골조 값만 인정하며, 평당 건축비를 평균 225만 원으로 잡아보았다. 226㎡는 대략 68평 정도 되고, 평당 225만 원의 건축비를 곱할 경우 약 1억 5300만 원 정도의 건물 값이 나온다. 10억 원에서 1억 5300만 원을 뺄 경우가 약 8억 4700만 원 정도 나오는데 이것을 토지의 가격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 같다. 즉, 토지 90평에 8억 4700만 원 정도로 계산이 되는 것이다. 평당 941만 원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2021년의 자료이고 관심 토지의 공시지가의 5년간(2017년 1월 ~ 2022년 1월) 평균 상승률(8.5%)를 적용할 경우 2023년 1월 기준 예상 토지 가격은 8.5%의 상승분을 반영하면 8억 9330만 원 정도 시세가 형성된다고 봄이 합당하다. 현재 해당 매물의 매매 희망가를 보면 시세보다 10% 이상 저렴해 보인다. 즉, 매물이 비싸게 나온 것은 아니다. 관심 있다면 지금 듬배마을로 떠나보자. 인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전원주택지 두 번째 토지는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11**번지다. 초지리는 역사 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초지진이 위치한 곳이며, 강화도와 내륙을 잇는 두 다리 가운데 하나인 강화 초지대교를 건너자마자 바로 만날 수 있는 동네다. 강화도 자체가 외진 곳이지만, 초지리는 인천 청라국제도시까지 30분, 김포 장기신도시까지 25분이면 갈 수 있기 때문에 전원생활을 하면서 신도시의 인프라도 느끼고 싶은 젊은 층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초지리 11** 번지는 대한성공회 초지교회 뒤편으로 조성된 작은 전원주택 마을 내에 있다. 해당 토지의 면적은 375㎡인데, 총면적 중 191.9㎡의 용도지역은 계획관리지역이고 182.7㎡의 용도지역은 보전관리지역이다. 하나의 토지에 2개 용도지역이 중복되어 있어 어떤 지역의 건폐율과 용적률을 적용해야 할지 헷갈리지만 해답은 간단하다. 아래 표를 통해 건폐율과 용적률을 구하는 방법을 확인해 보자. 계산 결과, 초지리 11**번지의 건폐율은 약 30.16%, 용적률은 약 90.14% 이하인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중개를 하다 보면 날씨 좋은 날 소풍처럼 땅을 보러 가길 원하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물론 소풍 가는 기분으로 임장을 떠나는 것은 상당히 설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 좋은 땅을 찾기 위해서는 날씨가 좋지 않은 날, 이를테면 장마철이나 폭설이 내린 후 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가 초지리 11**번지에 방문한 날은 많은 양의 눈이 내린 후 3일 정도 지난 후였는데, 눈이 내린 후에도 기온이 올라가지 않고 계속 영하권 강추위가 지속되던 시기였다. 땅 보러 가기에 제격인 날씨였던 것이다. 84번 지방도에서 초지리 11**번지까지는 약 650m 정도 되는데 가는 길에 약 두 곳 정도 빙판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을 전체가 전반적으로 남향이고 해가 잘 드는 곳이지만, 꼬불꼬불 시골길에는 분명 해가 들지 않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다행스럽게 빙판길이 있는 곳이 언덕은 아니고 평지여서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 빙판길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해가 잘 드는 따뜻한 곳이었다. 이렇듯 땅을 보러 갈 때 좋은 날씨에 가는 것은 소풍에 지나지 않는다. 반드시 궂은 날씨에 가서 직접 땅을 밟아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두 번 이상 가봐야 진정한 땅의 가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부지런히 임장을 다녀보자. 이번에는 두 개의 토지를 다루면서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논현동 토지의 경우 시세를 파악하는 방법을 공유했는데, 이 방법은 개인적인 방법이니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서 반드시 감정평가사를 통해 알아보거나 은행에 탁상감정을 의뢰하는 것이 좋다. 또한 초지리 토지 사례에서 보았듯 땅을 매입할 때는 반드시 두 번 이상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종익(㈜코드랩리얼티 대표)중앙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부를 졸업하고 석사를 수료했다. 이후 영국 뉴캐슬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수학하던 중, 한국으로 돌아와 IT 회사를 창업했다. 현재는 공인중개사들을 위한 공동중개 매칭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주식회사 코드랩리얼티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한 코드랩 공인중개사무소의 소속중개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토지와 전원주택에 대한 전문 컨설턴트와 UI/UX 디자이너로도 활동 중이다.010-8992-9371 realty@kod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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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익의 땅이 답이다 (3) 토지 분석, 인천 남동구 논현동과 강화 초지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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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나의 가을 정원 이야기
- 연분홍빛 구절초가 한두 송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쑥부쟁이가 고운 모습으로 꽃을 활짝 피우자 이 아이들도 연이어 정갈한 시골 아낙네 모습으로 한 송이, 두 송이 피어 어느 화창한 아침 밖으로 나와 보니 연 분홍빛 하얀빛의 구절초가 뜰을 가득 채웠습니다. 맑은 가을 햇살 아래 무리 지어 핀 구절초들의 모습은 황홀하고 찬란합니다. 고운 꽃 한 아름 선물을 받은 듯 행복한 순간입니다. 한동안 이 아름다움에 푹 빠져 지냅니다. 10여 년 전, 설악산 가는 길의 어느 화원에서 맑고 고운 모습의 이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하늘거리며 핀 하얀 구절초가 하도 예뻐 그 고운 모습 행여 다칠까 조심조심 데려와 우리 집 앞뜰에 심었습니다. 해를 지나며 예쁘게 잘 자라는 이 아이들 모습이 마냥 흐뭇하고, 고운 꽃들로 가득 찬 가을 뜰을 상상하며 이 아이들 마음대로 뻗어 가게 두었더니 뜰 이곳저곳을 덮어가며 마음껏 자라나 올가을에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냅니다. 하지만 이번 가을을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조금씩 관리하며 키워야겠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자라기엔 나의 정원이 너무 작습니다. 특히 봄에는 앞뜰 동산 돌 틈에서 예쁘게 태어나는 용담이 이 아이들 때문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도와주었지만, 구절초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허약하였습니다. 청보랏빛 고운 용담 꽃을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아야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구절초에 가려서 어렴풋이 보이는 청보랏빛 용담은 분홍빛 꽃을 피우는 키다리 아네모네 Anemone랑 여름 내내 꽃을 피운 보랏빛 안젤로니아 Angelonia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이룹니다. 여름 내내 더위와 장마를 견뎌내고 꽃을 피운 쑥부쟁이 꽃을 찾아온 작은 나비들과 꿀을 찾아 날아온 벌들이 윙윙거리며 이 꽃 저 꽃으로 옮겨 다니는 이 작은 정원은 보랏빛, 연보랏빛, 분홍빛, 연분홍빛, 하얀 꽃들의 가을잔치가 한창입니다. 여름 내내 억지를 부리듯 현관 계단 아래 드러누워 사계 패랭이를 못살게 굴던 보랏빛 쑥부쟁이가 9월 중순의 어느 아침 마법처럼 한 아름 피어 늦게 핀 구절초들과 함께 어우러져있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무더위와 긴 장마, 나의 실수로 힘없이 축 처져 있는 모습이 안쓰럽고 보기 싫어 몇 번인가 이 아이를 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 아이의 아름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포기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예쁘게 피어날 줄 몰랐습니다. 누런 잎들을 달고 허약하게 누워 있는 모습에서 이런 모습은 기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꽃들의 가을잔치 가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꽃, 청초한 청보랏빛 용담이 예쁘게 피지 못하였습니다. 그나마 조금 핀 용담도 구절초에 가려 그 아름다움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아쉬운 마음에 화원을 찾았지만, 긴 장마로 이 아이들 대부분이 죽거나 예쁜 모습은 찾기 힘들고 매우 비싸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힘들게 살아남아 꽃을 피워 준 것에 대견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래층 뜰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 용담이 이 층 용기 정원에선 고맙게도 예쁘게 피었습니다. 나는 이 보랏빛 용담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릅니다. 한 송이 한 송이 다 예쁘고 정겨워 보입니다. 분홍, 진분홍, 주홍, 주황, 노란빛의 다양한 색을 지닌 란타나 Lantana 꽃이 오늘 아침 유난히 아름답게 보입니다. 여름에 핀 란타나와 가을 아침 햇살에 비친 란타나의 모습은 참 많이 다르게 보입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변하는 그 빛과 내 마음이 정원 속 식구들의 모습을 바꿔갑니다. 정갈하고 고운 시골 아낙네의 모습으로 피어난 구절초 이 층 서재 앞 용기 정원 작은 탁자 위에는 탐스러운 고운 꽃을 많이 피우기 위해 온종일 햇볕이 드는 이곳으로 이사 온 연꽃, 수련, 물양귀 등과 본래 이곳에서 살아가는 쑥부쟁이, 숫잔대, 용담 등이 아직도 서로 좀 어색한 분위기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들 곁에서 함께 꽃을 피우고 있는 플루메리아 Plumeria가 긴 장마에 이끼만 살아남은 작은 용기 속으로 살며시 내려와 떠나간 아이들의 빈자리를 이끼들과 함께 예쁜 모습으로 채웁니다. 플루메리아와 보랏빛 쑥부쟁이, 청보랏빛 용담, 분홍빛 구절초가 서서히 사라져 갈 무렵, 멀리서 데려온 또 한 그루 작은 플루메리아 Plumeria가 이제야 꽃망울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내년에는 이 아이들이 서로 서로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더 고민해야겠습니다. 구절초 틈에서 청초하게 핀 보라빛용담 깊숙이 드리워진 가을 아침 햇살은 온실 속 식구들을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보이게 합니다. 온실 전경이 하도 고와 사진기를 들고 나와서 이 순간을 담아봅니다. 그러나 마냥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이 온실을 태어나게 한, 내 아끼는 천리향이 이유도 없이 서서히 한두 그루 사라지더니 이제는 겨우 한 그루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아주 건강하게 잘 있던 아이들이 이유도 없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쉬움과 답답함뿐이었습니다. 이 생각 저 생각 아무리 궁리해 보아도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그 아이들이 왜 그렇게 힘없이 사라져 갔는지를... 아네모네, 구절초, 용담, 안젤로니아가 핀 앞뜰 동산 언양 석남사에서 만난 건강하게 자라던 천리향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그 아이들이 사는 주변 환경이 떠올랐습니다. 그 아이는 산속이지만 법당 주변 아주 건조한 뜰에서 살았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의 생각으로는 나의 온실 속 천리향은 주변 용기에 사는 아이들이 많아 그 아이들에게 물을 줄 때마다 그 물들이 천리향이 심어진 곳으로 들어가 너무 습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 올해는 천리향 바로 곁에 흰동백나무 한 그루가 심어진 용기를 놓아뒀는데 한여름 무더위에 잠시 돌보지 못해 겨우 몇몇만 살아남은 이 아이들과 주변 물방울 풀들과 씨름하고 있는 귀여운 누운주름, 함소화에게 물 주는 것이 늦어져 나도 모르게 주변 용기들에 물을 많이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금 나는 이 온실을 바라보면서 나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후회하고 또 후회하지만 이미 내 사랑하는 천리향은 사라졌습니다. 난 고향 같은 천리향을 나의 온실에 다시 데려오기 위해 천리향이 있는 여러 곳을 찾아다닐 것 같습니다. "많은 애착이 독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천리향에 대한 나의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이끼만 살아남은 작은 용기 속에서 예쁜 모습으로 피어난 플루메리아 아침 햇살을 머금은 란타나 집 정원은 옆집 뜰과 어우러져 한층 더 아름답습니다. 옆집 뜰에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와 분홍빛 국화는 우리 집에서 데려간 아이들인데, 햇볕과 건조한 곳을 좋아해 우리 집보다 양지바른 옆집 뜰에서 더 많은 꽃을 피웁니다. 아름다운 마을에 산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내 정원이 주는 즐거움보다 더 많은 행복과 여유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아름다운 마을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의 마음입니다. 작은 나무 한 그루, 꽃 한 포기라도 심을 여유는 각박한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정원을 만들기엔 부적합 땅이나 공간은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작은 공간, 어둡고 쓸모없는 공간이라도 즐길 수 있는 감각과 감성을 가진다면 잘 활용해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 즐길 수 있습니다. 꽃들의 가을잔치가 한창인 온실 전경 Tip. 가을철 정원 관리10월은 나무와 관엽식물, 초본식물을 심기 시작하는 좋은 달이다. 정원이나 화단에서 예쁜 꽃을 피워준 추위에 약한 라벤더 Lavender, 세이지 Sage, 제라늄 Geranium, 동백 등을 추위가 오기 전에 용기에 옮겨 심어 온실 등에 둔다. 10월은 나무, 관목, 다년생 들을 심기에 알맞은 달이다. 아직 땅속 기온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 병충해와 셀프 씨딩 Self-Seeding(스스로 씨 뿌리는 것)을 방지해 깨끗함을 유지하기 다년생 식물의 가지를 자른다. 추운 지역에선 가지 줄기를 5∼10㎝ 남겨 두고 자른다. 남은 가지에 눈이 쌓여 뿌리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 과도하게 자란 다년생 덩이를 분리해 필요한 장소에 옮겨 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준다. - 다년생을 원하는 장소에 심거나 옮긴다. - 서리가 두세 번 내린 후 다년생이 자라는 정원에는 거름을 준다. 뿌리가 겨울 동안 영 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 튤립, 수선화, 히아신스, 크로커스와 같은 봄에 꽃을 피우는 구근을 심는다. - 다알리아, 글라디올러스와 같은 여름용 구근을 파내 얼지 않는 서늘한 곳에서 둔다. - 화단에서 마지막 잡초를 제거한다. 돌아오는 봄철에 일거리를 줄이기 위함이다. ※ 참고 문헌| 《 Gardening through the year 》, Royal Horticultural Society 著. 《 The Flower Gardener ′ s Bible 》, LEWIS and NANCY HILL 著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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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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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나의 가을 정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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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정원 식물 이야기, 봄 마중
- 한겨울 내내 기다리던 붉은 홑동백이 드디어 짙푸른 녹색 잎들 사이에서 맑고 고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긴 겨울 녹색 꽃망울만 꼭꼭 보듬고 전혀 꽃을 피울 내색이 없던 동백꽃 한 송이가 2월의 중순 눈이 내리는 날, 드디어 검푸른 녹색 잎들 사이에서 새빨강 꽃잎을 살며시 열었습니다. 동백은 향기가 없지만 향기를 능가하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매우 예쁩니다. 작은 연못 속에 핀 동백꽃과 그 사이를 노니는 금붕어와 우렁이.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고 어느덧 무서운 추위도 서서히 물러갈 때쯤, 한낮 아련히 비춰주는 솜털 같은 봄기운에 노루귀가 분홍 꽃을 피우더니 이내 오래전 사라졌던 아주 반가운 아이 현호색(산과 들에 나는 다년생 초본)도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온실도 봄을 전합니다. 연하디연한 하늘빛 작은 꽃을 지닌 연못가 물망초는 한겨울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소담스럽게 잘 자랐고, 동백나무에는 붉은빛 홑동백이 가득 피었습니다. 작은 연못 속에도 동백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겨울잠에 일찍 깨어난 금붕어가 예쁘게 핀 동백꽃들 사이로 평화롭게 왔다 갔다 합니다. 이 모습이 하도 예뻐 어제도 오늘도 허리 굽혀 들여다보면서 예쁜 사진 한 장 찍어 볼까 하지만, 이 아이들은 야속하게도 자기 일에 바쁩니다.한낮 봄볕이 고아 신선한 바람과 맑은 공기 맞이하라고 온실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어찌 알았는지 동네 벌들이 동백꽃으로 모여 윙윙거리며 이 꽃 저 꽃을 다니며 꿀을 모으고 꽃가루를 퍼트립니다. 욕심 많은 한 녀석은 가느다란 다리 끝에 노란 꽃가루 동글동글 뭉친 것으로도 모자라 아직 열지 않은 꽃봉오리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참 동안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야단입니다. 욕심이 과하면 화를 입는다는 이치를 아직 모르는 모양입니다. 세상 어디에나 꼭 이런 녀석이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달콤하고 고운 향기로 겨우내 신선한 거실을 만들어줬던 아이들이 하나둘 떠나가자 창으로 비쳐오는 따사로운 햇살과 봄기운으로 실내 공기가 답답해지기 시작합니다. 이맘때쯤이면 늘 갈등을 하게 됩니다. 겨우내 실내에서 힘들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밖으로 내보내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곧 닥쳐올 꽃샘추위 때문에 매일매일 날씨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언제 내보낼지 갈등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3월 초, 거실 앞뜰로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나왔습니다. 보일 듯 말 듯 조용히 핀 연보라빛 제비꽃. 올해는 마음을 다잡고 꽃샘추위가 지나갈 때까지 밖으로 절대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다잡은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겨울 동안 한두 마리에 불과하던 모기가 갑자기 많아진 것입니다. 모기가 있을 곳으로 의심되는, 용기들이 많은 욕조 안을 들여다보니 ‘아이고-’ 이곳이 바로 모기들의 아지트였습니다.모기약을 뿌리던 중 우연히 반갑지 않은 걱정스러운 꽃망울을 보았습니다. 꽃을 키우는 모든 이들에게 꽃망울은 최고의 선물이며 기쁨입니다. 그럼에도 반갑지 않은 이유는 겨우 생명력을 이어가는 연약한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빨강 꽃피우는 모습을 보려 무던히도 애를 썼던 유도화입니다. 한겨울 창가로 들어오는 햇빛에 의지해 겨우 매달려 있는 것을 보자니, 그 매력적인 꽃다운 꽃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아 불안했습니다. 거실에 두는 것이 더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싸늘하지만 신선한 바람과 충분한 해가 있는 거실 뜰로 데려왔습니다. 꽃샘추위가 오면 이 아이를 들였다 다시 내오는 한이 있더라도 밖에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온실과 거실로 피접 떠났던 아이들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와 서로서로 반가운 듯 거실 앞뜰에서 인사를 나눕니다. 그 속에 참으로 반가운 아이가 있습니다. 안타깝게 바라만 봐야 했던 마타피아인데, 나무줄기 밑 부분에서 조그만 새순이 나왔습니다. 쑥뜸에 다 망가진 몸으로 마지막 아랫부분만큼은 녹색 빛을 잃지 하고 견디어 겨우 살아난 것입니다. 고맙게도 이 아이와 나와의 인연은 아직 끝이 아닌가 봅니다. 겨우내 아래 밑둥치에 녹색 빛이 사라지지 않았나 들여다보고 살며시 손톱으로 확인하면서 잘 견뎌주길 기다렸을 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빨리 따뜻한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좋은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해야겠습니다. 재작년에는 겨울에도 새빨강 꽃을 피워주었던 붉은 찔레도 고운 빛 머금은 건강한 새싹을 올렸습니다.작은 용기 속에서 참으로 신기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았더라면 그냥 스쳐지나 갔을 만큼, 나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작은 마사돌 속에서 제비꽃이 보일 듯 말 듯 연한 연보랏빛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 녀석은 혹시 누가 데려갈까 봐 제대로 예쁜 꽃 빛을 만들지 않고, 조용히 피었다가 살며시 떠날 모양이었나 봅니다. 가느다란 다리 끝에 노란 꽃가루를 예쁘게 동글동글 뭉친 욕심 많은 벌. 뜰에 봄 햇살이 내려앉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자주 빈 땅에 고개 숙여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하는 초록의 생명들을 찾아봅니다. 내 정원 식구들은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몇 번이나 허리 굽혀 찬찬히 들여다보지만 항상 제일 먼저 노란 꽃망울을 달고 언 땅을 헤집고 올라오는 복수초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직 때가 이른 모양입니다. 대문 앞에 서 있는 자두나무를 틈틈이 쳐다보며 행여 하얀 꽃망울이 있지는 않나 찾아보지만, 역시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는 작년에 피우지 못했던 몫까지 한 아름 피워 루비색 같은 자두를 주렁주렁 달아주면 좋겠습니다. 작년 늦가을 자두나무 곁에 뿌린 아케네시아, 분홍 아네모네,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몇 포기 준 금낭화도 소식이 없습니다.봄꽃을 만나러 양재동으로 향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벌써 예쁜 꽃들이 참 많이 나왔습니다. 꽃을 사러 온 사람으로 붐볐습니다. 해마다 보는 친근한 꽃들인데도 항상 새롭고 정겨워 또 데려오고 싶어집니다. 조금만 참으면 내 정원에도 복수초, 얼레지, 앵초, 크로커스, 수선화, 물망초들이 연달아 피어날 테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빨강 노랑 분홍의 고운 빛과 향기를 지닌 줄리안이라 부르는 앵초와 진분홍빛 조그만 꽃을 피운 심산앵초를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작년 가을 이미 식구를 많이 불려 온실에도 뜰에도 모두 건강하게 자라고 있기에, 데려오지 않으려고 마음 다잡고 발길을 돌렸지만, 연둣빛 새싹의 귀여운 아이들이 조그만 야생화 용기에 담겨 예쁜 꽃을 피우는 모습이 자꾸 눈에 아른거려 결국 돌아가 데려오고 말았습니다.이 아이들을 모두 온실에 놓고 하루 이틀 지켜보면서 틈을 내 어울려 살아갈 만한 곳을 마련합니다. 화려한 꽃을 피우는 줄리안은 아직 아무도 태어나지 않은 뜰에 들어가는 게 맘에 걸려 한참 동안 두었다가 물망초, 바위취, 수호초의 녹색 빛이 짙어질 무렵, 새벽 비가 조금 내리고 종일 구름이 낀 어느 날, 만사 제치고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 속에 옮겨주었습니다. 무늬 꽃다지. 화원에서 만난 이 조그만 아이들이 심산앵초입니다. 해마다 만나는 모습이지만 볼수록 곱고 예쁘고 정겹습니다. 조그만 용기에 작은 바위와 함께 심어 부드러운 봄 햇살이 종일 비추는 거실 앞뜰 난간 위에 두고서 깊은 산골짝 양지바른 곳에 살고 있는 예쁜 전경을 그려봅니다. 5월경 붉은 찔레꽃이 피기 시작하면 찔레에 자리를 넘겨주고, 감나무 그늘이 있는 난간 밑으로 내려와 한여름 뜨거운 햇살을 피하도록 할 것입니다. 심산앵초는 조금 습하고 약간의 햇살과 그늘이 있으며 영양분이 있는 땅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우리 집에서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양지바른 온실, 거실과 습한 환경인 앞뜰 계단 입구에서도 건강하게 잘 자랍니다. 작은 용기에서 살아갈 아이들이라 배수와 영양분을 고려해, 화분용 배양토에 원활한 공기 유입과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도록 마사와 거름을 조금 넣어 배합한 후, 물이 빨리 마르지 않도록 이끼를 심었습니다.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한 빈 용기에 빨강, 노랑, 자줏빛 줄리안을 넣었습니다. 어딘가 좀 어색하지만, 자세히 보면 어린아이 머리에 귀여운 꽃 머리핀 하나 꼽은 듯한 모습입니다. 이 귀여운 앵초들을 보면서 저 멀리 살고 있는 우리 큰딸아이의 아름다운 마을을 떠올립니다. 4월 중순쯤 동네 집집이 작고 큰 정원에서 하얀, 빨강, 노랑의 고운 빛 앵초들이 보여주는 그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앵초들의 천국 같았습니다.앵초들과 함께 온 조그만 보랏빛 꽃피우는 이 아이는 이름도 꽃도 예쁜 무늬 꽃다지입니다. 생김새를 보아서는 앞뜰 바위틈에 꼭 어울리겠지만, 추운 겨울에는 밖에서 지내지 못해 어쩔 수 없어 가장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작은 용기에 담았습니다. 햇빛과 물을 좋아하고, 조금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랍니다. 여름 장마만 잘 견디면 이듬해에도 다시 만날 수 있지만, 나는 지난여름을 잘 보내지 못해 또다시 데려오고 말았습니다. 심산앵초보다 마사를 조금 많이 넣어서 심었습니다. 거름은 적게 하고요. 수분이 빨리 날아가지 않도록 얕은 화분에 심고, 물을 줄 때도 흙이 실려 내려가지 않도록 이끼를 덮었습니다. 건조한 곳에서 잘 자라는 아이라 제법 굵은 마사를 놓아두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용기가 너무 작습니다. 여름철 장마 기간처럼 습한 시기에는 식물이 물러지기 쉬우므로, 이때는 건조하게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온실과 거실로 피접 떠났던 아이들이 제자리로 돌아와 서로서로 반가운 듯 인사를 나눈다. 저 멀리 남녘땅에서 불어온 매화꽃향기 실은 봄바람과 봄 햇살에 아직도 이름을 정확히 모르는, 낙동구철초라고 부르는 아이들과 패랭이가 누른 옷을 벗고 연둣빛 옷으로 갈아입으려 합니다. 무거운 옷을 벗어던진 나목의 당당한 기상과 멋을 지닌 서재 앞 용기 정원 속 매화나무는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면서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작은 꽃망울들을 조금씩 부풀려 꽃피울 채비를 하는 듯합니다. 어제 오후부터 봄비가 내리더니 새벽에는 제법 큰 빗방울 소리가 들렸습니다. 지금 내리는 비는 꽃샘추위를 몰고 올 테지만, 대지를 흠뻑 적셔 겨우내 땅속에 움츠려 있던 아이들에게 감로수가 돼, 귀여운 초록빛 생명들을 세상 밖으로 내보낼 힘이 될 것입니다. 얼레지, 복수초, 물망초, 앵초, 크로커스, 매발톱, 패랭이 등 여기저기 흩어진 가을꽃 구절초와 쑥부쟁이 등이 제법 많이 태어나 정원을 녹색 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며칠 전까진 보이지 않았던 복수초가 노란 꽃망울을 머리에 달고서 올해도 어김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놀랐습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더니 복수초뿐만 아니라 언제 이렇게 자랐는지 돌담 아래에는 깽깽이풀이 연한 붉은빛을 자랑하고, 바로 건너편 철쭉 아래에는 얼레지 한 포기가 용기 아래 깔려 갓 태어난 애기 피부처럼 붉은빛 새싹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용기를 얼른 치우고 며칠 후 다시 보니 고맙게도 여러 포기가 예쁜 모습으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신비로운 이 아이는 약 4년 전, 정성을 들여 데려와 정원에 심었습니다. 가을과 겨울을 땅속 깊은 곳에서 지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다소곳이 요염한 연보랏빛 꽃을 피울 긴 꽃망울을 안고서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옆에 크로커스, 수선화, 바람꽃, 앵초, 물망초, 구절초가 옹기종기 모여 제법 녹색 빛을 드러냅니다. 해마다 이 계절에 만나는 반가운 아이들입니다. 깊음 산골짝 양지바른 어느곳에 사는 듯한 예쁜 심산앵초. 자동차를 위한 공간이 정원을 잠식하면서 도심은 점점 삭막해져 갑니다. ‘대문 담장 허물기’ 등의 명목으로 주차장을 만들면, 일정 비용을 지자체에서 지원해 줍니다. 그 취지는 십분 이해하나, 그로 인해 그나마 있던 정원도 하나둘 사라집니다. 식물이 사라지니 벌과 나비와 새도 사라집니다. 주차장을 만들고도 작게나마 정원을 갖게 된 나는 복이 있는 사람입니다. 도심 속 이 작은 뜰을 찬찬히 살펴보면 봄빛 머금고 새봄에 태어나는 생명의 신비로움을 곳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하늘, 땅, 햇볕, 바람, 비. 자연에 감사하며 올 한 해도 이 아이들이 보여줄 예쁜 모습을 그려봅니다. 감사와 기대를 품고 아름다운 순수한 초록빛 생명들과 함께 새로운 정원을 만들어갑니다.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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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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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정원 식물 이야기, 봄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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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나의 겨울 정원 이야기
- 아래 사진은 추명국(키 큰 아네모네)이 자손을 퍼뜨리려 하는 고귀한 순간입니다. 손으로 살며시 만져보기도 두려운 신비로운 이 모습, 작은 숨소리에도 하늘거리며 날아갈까 숨을 죽이고서 한동안 따듯한 가슴으로 이 절묘한 순간을 호기심 있게 지켜보았습니다.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자연과 생명의 순환 원리를 11월이 지나가는 어느 날 대면하는 순간입니다. 작은 정원에서 이렇게 경이로운 일이 일어나는 게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멀리 날아갈까 두려워 몇몇 아이들을 아주 조심스럽게 데려와 엄마가 있는 주변에 고운 흙으로 살며시 덮어 놓았습니다. 자두나무 아래에도 뿌렸습니다. 내년 봄, 이 아이들을 다시 만나길 바라면서 말이지요. 나머지 아이들은 바람 타고 훨훨 날아올라 삭막해져 가는 동네 이곳저곳에 터를 잡고, 예쁜 꽃을 피워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12월의 전경 서늘한 바람과 맑은 가을 햇살에 피어난 연보랏빛 쑥부쟁이에 이어, 하얀 연 분홍빛 구절초들이 한바탕 꽃 잔치 치르고 나자 어느덧 끝을 알리는 12월이 시작됐습니다. 무거운 옷을 모두 벗은 감나무와 자두나무의 거친 수피, 굴곡진 수형에서 비움으로써 아름다워질 수 있음을 느낍니다. 가만히 내려다보면 계절마다 찾아오는 예쁜 꽃들에 빠져, 그간 보지 못했던 작은 풀들의 고운 모습에 감탄하게 되는 계절입니다. 제일 나중에 핀 노란 단추국화는 영하의 날씨에도 건강한 모습을 유지했지만, 결국 영하 13도 혹한에는 견딜 수 없었나 봅니다. 이 모두 11월이 지나고 12월을 맞이한 정원에서 일어난 자연의 변화입니다. 저도 준비해야 합니다. 한겨울 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내년 정원을 준비하기 위해 몸과 마음이 바쁩니다. 금창초 한겨울 혹한에도 건강하게 잘 자라는 작은 아이들 용담, 새빨간 패랭이, 난쟁이 분홍도라지 등, 지금 이 모습만으로도 참으로 기특하고 예쁜 아이들입니다. 금창초(학명 Ajuga decumbens Thunb)도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오래전 좁은 산길에서 예쁜 모습에 반해 데려온 아이입니다. 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은 다른 아이들이 절대 잘 자랄 수 없는 척박한 땅, 사람 왕래가 잦은 디딤돌 옆입니다. 내년 봄 아주 귀여운 진보랏빛 꽃이 입술을 쭉 벌리고 있을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짙푸른 녹색 잎 사이에서 검붉은 빛으로 물든 장미꽃 작은 격자무늬 대문에 의지해 엉성히 길게 늘어진 몇 줄기 자줏빛, 노란빛 국화가 귀엽기는 하지만 어쩐지 함께 있는 모습이 어색해 이들을 어우러지게 할 잎과 단풍이 예쁘다는 하얀빛 외래종 국화를 심었습니다. 봄에 꽃을 피울 금낭화 두 포기도 함께 말이지요. 내년에 만날 수 있을지 기약할 수는 없지만, 여름에 꽃을 피우는 아키네시아와 가을꽃 키 큰 아네모네 씨도 뿌려두었습니다. 봄에는 금낭화, 여름에는 아키네시아, 가을에는 추명국과 구절초가 피는 꽃동산을 연상하며 이 아이들이 잘 자라는 환경을 찾아 시도해 본 것입니다. 물론 저의 지식과 상식만으로 이 아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자랄 것을 기대하기는 기후와 다른 많은 요인이 있어 무리겠지만, 어느 아이가 건강하고 예쁘게 태어나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롭고 아름다운 전경을 만들어 줄지 사뭇 기다려집니다. 겨울잠을 자는 자두나무도 몸단장했습니다. 가을빛이 은은하게 물들었던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나니 울퉁불퉁 보기 싫은 곁가지들이 꽤 자라 있었습니다.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 시기에 잘 다듬어 주지 않으면 더욱 감당하지 못할 테니까요. 장미꽃도 우리네 삶과 마찬가지로 다른 아이들과 조화롭게 어울려 있을 때가 아름답습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왠지 조그만 플라스틱 용기에 심은 게 미안해 온실로 데려왔습니다. 장미는 늦가을에 강한 전정으로 수형을 잘 다듬어 영양이 풍부한 흙에 심어야 했지만 계속 고운 꽃을 피우는 모습 이 아름다워 감히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한경울에도 꽃망울을 맺은 바람꽃 다소곳이 곱게 피어오른 꽃망울, 봄에 꽃피우는 바람꽃입니다. 10월 어느 화원 귀퉁이에 있는 녀석을 데려왔는데, 꽃피우기엔 추운 날씨라 꽃망울만 계속 보듬고 있더니 살며시 긴 꽃대를 올려 보내다 11월이 끝날 무렵 아침, 두 달 만에 드디어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활짝 터뜨리기도 전에 한파가 몰아쳐 급하게 온실로 피신시켰습니다만, 여전히 꽃은 피우지 않은 채 시클라멘, 분홍 사상 크로스와 함께 온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2층에 있는 매화나무를 볼 때마다 참 흐뭇합니다. 앞뜰에서 10여 년 고생만 하고 구박덩이로 자라던 아이를 오랜 고민 끝에 수형에 어울리는 용기에 심어 2층 서재 앞 정원으로 데려왔더니 본인이 지닌 고풍스러운 미를 마음껏 발휘해 멋과 운치가 있는 나무로 자라고 있습니다. 2012년 용기 정원은 이사 온 수생식물들이 잘 어울리지 못해 좀 어수선한 전경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따듯한 인연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어느 한 선생님의 도움으로 올여름 우아한 백련과 수련, 물양귀비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식물도 우리처럼 감정을 표현합니다. 조잘조잘 말을 하지 않을 뿐, 좋아하는 환경에서는 언제나 활기차고 건강 한 모습으로 자라 아름다운 꽃을 보여줍니다. 이 좋아하는 모습에 반해 힘든 일 마다치 않다 보면 어느 사이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저마다의 고유한 특성을 알게 되면서 그들이 좋아하는 환경을 찾아주게 되지요. 아이들은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나비, 벌, 새 등을 불러와 그 해 그 해 멋진 정원으로 보답합니다. 매화나무 이런저런 겨울 정원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봄, 여름, 가을 화려했던 꽃들이 떠난 빈 뜰도 아름답습니다. 모든 식물이 겨울잠에 깊이 빠져있는 것 같지만, 새봄을 위해 끊임없이 추운 땅속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천천히 살피면 생명의 신비가 우리 곁에 수없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새해가 밝은 이 시간,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글이 생각납니다. "세상이 온통 입만 열면 하나같이 경제 경제하는 세태다. 어디에 인간의 진정한 행복과 삶의 가치가 있는지 곰곰이 헤아려보아야 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경제만이 아니다. 행복의 소재는 여기저기에 무수히 널려 있다. 그런데 행복해질 수 있는 그 가슴을 우리는 잃어가고 있다" 붉은 찔레와 열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법정 명상에세이 中.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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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나의 겨울 정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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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정원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나무
- 이 예쁜 새 좀 보세요. 감이 얼마나 맛있는지 머리를 박고 있는 이 모습을. 얘네가 하도 귀여워 감을 따지 못합니다. 찬 겨울 이른 새벽, 잠결에 어렴풋이 들리는 감 먹으러 날아온 새들의 맑은 소리가 참으로 좋습니다. 새들이 먹다 남은 감속에 찬 겨울 맑은 햇살이 찾아 들었습니다. 옆집 앞집 아줌마, 집을 지나치는 사람들 모두 "왜 감을 따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그때마다 "그냥 감이 예쁘고 좋아서요"라고 둘러댑니다. 온실 앞 향나무에 숨어 놀고 잠자다 차 위에 실례를 범하는 새들로 조금 짜증은 나지만, 좋은 것만 가질 수 없으니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습니다. 보행 환경 개선과 주차난 해결을 위해 도입한 그린 파킹 Green Parking 운동으로 나무와 꽃이 있는 작은 정원들이 조금씩,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녹색의 정원은 없어지고 자동차를 위한 시멘트 공간만 늘어갑니다. 점점 삭막해지는 도심에 그래도 해마다 감 먹으러 찾아오는 새들이 귀엽고 반갑고 고맙습니다. 앞뜰 중앙에 있는 커다란 감나무는 정원 식구 중 가장 의젓하고 믿음직스러운 녀석입니다.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의 배경 역할을 훌륭히 할 뿐만 아니라 정원 전체의 틀을 잡아주고, 시골 정취를 느끼게 하며, 일 년 내내 새소리가 울리게 합니다. 30년 전,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에는 감나무가 있던 자리에 수형이 좋은 큰 주목이 있었습니다. 주목을 밀어내고 감나무를 심었습니다. 감나무와 주목, 둘 다 키울 정도의 큰 정원이 아니었기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만, 당시 나무를 심은 아저씨는 비싼 고급 수를 파내고 하잘것없어 보이는 감나무를 심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 했습니다. 저는 사시사철 똑같은 모습의 주목보다 계절이 바뀜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보여 주는 감나무가 더 좋습니다. 그리고 감나무는 지난날 철부지였던 저의 어리고 꿈 많던 소녀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감꽃으로 만든 꽃반지와 꽃목걸이에 즐거워하던 그때의 나로 인도합니다. 봄꽃들이 피었다 떠난 4월이 끝날 무렵, 한겨울 새들에게 먹이와 쉼터를 제공한 감나무 마른 가지에서 연둣빛 새순들이 올라옵니다. 5~6월에는 작은 종처럼 생긴 소박한 흰 담황색 감꽃이 살며시 피고, 그러다 얼마 후면 꽃 속에서 조그만 감이 태어나 꽃과 함께 동거하다 점점 커지면서 감꽃은 떨어집니다. 나무에서 감들이 커 가는 뿌듯함과 감꽃들이 하나 둘 힘없이 떨어질 때의 아쉬움과 함께 여름을 맞습니다. 녹색 잎과 감이 붉은빛으로 물들고 익어가는 가을은 감나무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붉은빛 단풍들과 함께 주홍빛 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모습은 시골 고향 집을 생각나게 해 낯선 사람과도 친근한 미소를 주고받게 합니다. 감나무는 잎, 꽃, 열매, 뿌리 모두 유익하게 쓸 수 있습니다. ' 빨갛게 감이 익기 시작하면 병원의 환자가 줄어 든다'는 말이 있듯이, 감은 오행중 수水에 해당해 신장과 방광에 영향을 미쳐 한寒과 열熱의 균형을 잡아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곱 가지 덕德이 있는 칠덕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의 학자 단성식 段成式(?-863)이 저술한《유양잡조 酉陽雜俎》에는 감나무의 일곱 가지 장점(七絶)이 기록돼 있습니다. 첫째 감나무는 오래 살고, 둘째 좋은 그늘을 만들며, 셋째 새가 집을 짓지 않고, 넷째 벌레가 없으며, 다섯째 단풍이 아름답고, 여섯째 열매가 먹음직스러우며, 일곱째 잎이 커 거름으로 활용하기 좋고 글씨도 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당나라 현종 때 정 건이란 사람은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종이를 살 돈이 없어 감나무 잎에 글을 써 벼슬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관리가 된 그는 감나무 잎에 써놓았던 글과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황제에게 바쳤고, 이에 황제는 기뻐하며 그의 뛰어난 실력과 노력을 칭찬하고 큰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감나무속(Diospyros L.) 식물은 190여 종으로 낙엽성, 상록성, 관목성, 교목성으로 구분하며, 대부분이 열대나 아열대에 분포돼 있고 온대에서는 소수만 자랍니다. 이들 중 과수로 이용하는 것은 4종인데, 재배 가치가 있는 것은 감나무(枾: Diospyros Kaki L.) 뿐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식용 감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만 자랍니다.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잘 되며, 흙이 비옥한 곳이 좋고 춥거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은 피해야 합니다. 묘목을 심을 때는 지상 약 1m 되는 곳까지 지주를 세워 바람에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합니다. 심는 시기는 남부 지방은 가을이, 중부 이북지방은 동해凍害를 입는 경우가 있으므로 봄이 좋고, 심을 때는 뿌리가 상하지 않게 구덩이를 되도록 크게 파고 깊게 심는 것보다 얕게 심는 게 활착과 생육에 좋습니다. 다 심으면 신문지, 볏짚, 흑색 비닐 등으로 나무 주변 1m 정도를 덮어 토양 건조를 막고, 지온이 상승해 활착이 잘 되도록 하며, 풀이 자라는 것을 방지합니다. 감나무는 스스로 번식할 수 없습니다. 일반 감나무 씨를 뿌려 묘목으로 만들면 열매가 크게 퇴화하므로 반드시 야생 감나무인 고욤나무나 우량 형질의 감나무를 대목으로 접목해 번식시켜야 합니다. 단감은 주로 생과일로 먹고 떫은 감은 연시, 건시(곶감: Dried Persimmon)로 가공하며 감식초, 감 장아찌 등의 원료로 씁니다. 덜 익은 풋감은 감물을 만들어 방습제·방부제·염료로 활용하고, 감 즙은 방부·방습·수렴 등의 효능이 있어 화상이나 동상·타박상 치료에 쓰기도 합니다. 감 즙을 화상에 바르면 흉터가 남지 않고 잘 나으며, 음주 후 마시면 숙취 해소에 좋습니다. 한편, 어린 감잎에는 비타민 C가 다른 식품에 비해 월등히 많아 감기와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좋고 감잎 차는 변비, 순환기 질환,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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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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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정원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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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멋스러운 수형과 화려한 색을 지닌 마타피아
- 거실 앞 작은 뜰, 큰 용기에 일 년 내내 고운 꽃을 피우는 마타피아라는 나무가 있습니다. 작은 뜰에 두기에는 너무 큰 나무이지만 사계절 아름다운 매력에 반해 다른 곳으로 보낼 수가 없습니다. 겨울에는 거실에서, 봄과 늦가을 사이엔 거실 유리창 밖 바로 앞에서 항상 맑고 고운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거실의 탁한 공기와 유리창을 통과한 햇빛에 의지해 겨울을 난 마타피아는 봄을 맞아 밖으로 나오면 신선한 공기와 따사로운 햇살 가득 받고 제 세상을 만난 듯 생기를 찾습니다. 가느다란 가지마다 물이 오르고 붉고 푸르스름한 싱그러운 빛이 감돕니다. 새로운 가지와 잎이 조그만 꽃망울들을 달고 나옵니다. 가지와 새순과 꽃망울이 함께 자라며 틈틈이 한 송이 두 송이 피어나는 꽃을 보는 일은 다른 아이들에게서 접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반짝이는 무성한 녹색 잎들과 붉고 가느다란 긴 꽃줄기에서 피어나는 진한 홍색 빛 고운 꽃들이 옹기종기 계속 피는 모습은 정겹기까지 합니다. 늦가을이 되면 무성한 검푸른 잎들이 붉은빛, 노르스름한 빛으로 물들다가 이내 한 잎 두 잎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추위가 오는 11월 중순쯤 거실로 데려옵니다. 며칠 동안 잎들을 주르륵 벗어버린 나목의 가냘픈 곡선의 가지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가슴이 찡합니다. 특히 해 질 무렵 거실 소파에 앉아 멍하니 밖을 내다보면 마타피아의 멋스러운 수형과 거실 밖 정원 속 가을빛이 어우러진 풍경이 참으로 황홀합니다. 차츰 거실 환경에 적응해 가냘픈 가지 끝에 조그만 꽃망울 한 아름 달고서 한 송이 한 송이 고운 꽃피워 가는 모습에는 묘한 아름다움과 정겨움이 있습니다. 마타피아와의 인연은 아주 오래됐습니다. 경기도 하남의 구석진 허름한 화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연약하고 긴 가지에 조그맣게 핀 몇 송이 진홍빛 꽃이 너무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워낙 고가여서 살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이후로는 다른 곳에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2006년 초여름,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거실 앞 작은 뜰에 심고는 재배법을 제대로 알고 싶어 두꺼운 식물 사전을 샅샅이 살폈으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땐 마음이 급했던지 훗날 그 사전에 조그맣게 설명된 마타피아를 찾을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몇 번이나 차근차근 보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다른 식물을 키우면서 쌓은 경험을 동원해 건강하게 예쁜 모습으로 고운 꽃을 피우고자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여름을 나면서 잎들이 무성히 자라 전혀 다른 모습이 됐습니다. 독특한 수형과 반짝이는 무성한 잎들, 진홍색으로 곱게 물든 꽃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정원을 가꾸다 보면 신비로운 일을 접하곤 합니다. 마타피아가 온 다음 해였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나무가 얼어버렸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지를 모두 자른 후 밑둥치만 남겨 두고 거실에 뒀습니다. 늦봄까지 꼼짝 않고 애를 태우더니 어느 날 밑둥치에서 조그만 순이 나왔습니다. 그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 이틀 조금씩 자란 새순은 분명 지금까지 보지 못한 손바닥 모양의 큰 잎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얼마 후 또 다른 순들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자라면서 가느다란 가지에서 이전의 손바닥 모양의 큰 잎이 아닌 긴 타원형의 끝이 뾰족한 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가지마다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그런데 먼저 태어난, 손바닥 모양의 잎을 데리고 나온 가지는 꽃은 피우지 못하고 잎만 무성한 채 뚱뚱하게 자랐습니다. 나무 한 그루에 전혀 다른 개체가 나와 함께 자라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흥미롭고 흥분됐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신비스러운 두 모습의 비밀을 알았습니다. 우리 집과 똑같은 모습의 마타피아를 어느 화원에서 보고 두 종류의 잎이 나온 이유를 주인에게 물었더니 다른 나무에 마타피아를 접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올봄에 분갈이를 한 덕분인지 마타피아는 거실 뜰이 답답해 보일 만큼 풍성하게 자랐습니다. 아름다운 정원을 위해 불필요한 식재는 과감히 제거하고 무성한 가지는 자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가지가 나올 때마다 예쁜 꽃망울을 한 아름 달고 나오는 이 예쁜 녀석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며칠 곰곰이 생각하다 거실 탁자 뒤 벽면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짧은 거리의 자리바꿈을 통해 거실, 현관, 대문 밖에서 이 아이를 보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지금도 마타피아는 가지마다 반짝이는 무성한 녹색 잎들 사이에 가느다란 꽃대를 달고서 무럭무럭 자라며 고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학명이 야트로파 인터게리마 Jatropha Integerrima인 마파티아는 세계적으로 170여 종이 있으며 수분이 많은 다년생 상록관목으로 남아프리카의 건조하거나 약간 습한 지역에서부터 남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열대지역, 서인도 지역까지 널리 분포돼있습니다. 거름이 풍부한 부엽토와 굵은 모래가 섞여 배수가 잘되고 햇볕이 충분한 곳에 심고 더운 여름에는 적당한 그늘이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합니다. 생육이 왕성한 봄과 여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영양분을 줘 성장을 돕고 잎이 떨어진 가을과 겨울에는 건조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온도가 10℃ 이하인 지역에서는 온실에서 키우거나 용기에 심어 안으로 데려옵니다. 마타피아는 우윳빛 혹은 물과 같은 색을 내는 라텍스(유액)를 함유하고 있는데 유액이 피부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에 식용으로는 쓸 수 없고 식물성 지방을 추출해 비누, 화장품, 의약품, 살충제 등의 원료로 씁니다. 참고: Encyclopedia of Garden Plants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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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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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멋스러운 수형과 화려한 색을 지닌 마타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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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멋스러운 수형과 고운 향기 간직한 플루메리아
- 서재 앞 용기 정원에 곱고 고운 플루메리아 꽃이 피었습니다. 덩치가 아주 큰 플루메리아가 8월 초순 넓고 커다란 무성한 녹색 잎들 사이에서 불그스름한 작은 꽃대 하나 올라와 고운 향기 보듬은 꽃망울들을 옹기종기 달고서 한 송이 한 송이 꽃을 피웠습니다. 무더운 한 여름날에 우아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참으로 반가운 모습이었습니다. 작년 여름 우리 집에 온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꽃을 피우더니 올해는 더 많은 가지에서 소담스럽게 꽃을 피웠습니다. 겨울 동안 참 독특한 모습으로 추위를 피해 서재에서 물 한 방울 먹지 않고 지내다 찬 기운 모두 물러난 봄이 되면 뜰로 나와 그간 먹지 못했던 물을 가득 먹고서 그 독특한 가지가지에 연둣빛 작은 잎을 조금씩 내밉니다. 그러다 따듯한 바람이 불면 그 귀여운 연두 잎들이 쑥쑥 자라나 한더위에 고운 향기 품은 기품 있는 꽃을 피웁니다. 꽃은 암술과 수술이 보이지 않아 깔끔하고 우아한 모습입니다. 이 아이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눈에 선합니다. 고풍스러움이 느껴지는 독특한 수형과 통통한 줄기들 끝에서 우아하게 핀 몇 송이의 꽃에서 순수함과 성스러움을 느꼈습니다. 더불어 은은한 향기까지, 나를 완전히 매료시켜버렸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주인에게 이 아이에 관해 물어보았지만 어디에서 왔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당장 정원 식구로 데려오기에는 나에게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어서 그냥 왔지만 눈을 감아도 그 아이만 보여'그냥 데리고 올까?'많이 망설이던 중, 우연히 하남에 있는 화원 가게에서 또 만났습니다. 다행히 가게 주인은 마땅히 둘 곳이 없어 싼 가격에 준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조금 무리가 되었지만 기쁘고 흥분된 마음으로 기꺼이 데려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름도 모르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전혀 모르는 채 그냥 데려왔습니다. 통통한 다육질의 줄기가 사막에서 자라는 것들과 비슷해 일단 종일 햇볕이 있는 서재 앞에 두기로 했습니다. 쉽게 다루기가 두려워 한참 동안 구입한 상태 그대로 뒀다가 나름 이 꽃의 특성을 파악한 후에야 어울리는 용기를 찾아 심었습니다. 덩치가 크고 이국적인 모습의 이 아이의 독특한 모습이 더 돋보이게끔 주변 친구들보다 좀 더 높은 탁자에 올려 색다른 분위기를 냈습니다. 그 해 11월 아버지 제사 모시러 친정 간 날 저녁, 갑작스레 찾아온 영하의 날씨에 플루메리아는 밖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다음날 남편 혼자서 이 덩치가 큰 녀석을 방으로 옮기지 못해 동네 청년에게 부탁해 함께 옮겼지만 이미 이 아이는 많이 상해 거의 생명을 다할 지경이었습니다. 나무줄기가 물렁물렁 썩어 겨우 아래 둥치와 가지 두어 개가 조금 살아 있는 듯했지요. 겨우내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고맙게도 겨우 살아났습니다. 첫눈에 반해버린 이 아이. 고운 꽃피우기 위해 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고 애도 태웠습니다. 잎도 없는 그 독특한 줄기에서 피었던 우아한 향기 담은 고운 꽃에 반했던 그때 그 모습을 보기 위해 해마다 많은 정성 기울였습니다.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열심히 일기 예보를 확인하고 영하로 내려가기 직전 남편과 아들에게 부탁해 두 사람이 이 덩치 큰 녀석을 끙끙거리면서 추위를 피해 방 안으로 피접 시리도록 했지요. 따듯한 봄이 오면 고운 햇살 조금이라도 더 듬뿍 받고 고운 꽃피워 달라고 밖으로 데려 나왔습니다. 그러다 혹시나 꽃샘추위에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남편 아들 눈치 보며 또다시 방으로 데려오기도 하면서 봄부터 가을까지 큰 용기에 물을 가득 주고 틈틈이 거름도 주면서 해마다 고운 꽃피워주기 기다렸습니다. 무성한 잎만 쳐다보면서 한 해 두 해 지났고 꽃은 도저히 나올 것 같지 않았습니다. 아들과 남편 고생시키는 이 녀석 참 야속하기도 했고 우리 집 환경에선 꽃을 피우기가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쯤 참 신기하게도 야속하게 생각하는 내 마음을 알았는지 작년 8월, 무성한 잎들 사이에서 조그만 꽃대가 올라오더니 조그만 꽃망울들이 보였습니다. 꽃망울은 참 오랫동안 애를 태우며 꼼짝 않고 가만히 있더니 작년 9월에 드디어 한 송이 한 송이 꽃을 피웠고 10월까지 계속됐습니다. 집에 온 지 4년 만이었습니다. 플루메리아와 나는 라오스 여행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이 아이를 먼 여행지에서 만났을 때의 그 반가움은 가슴이 벅찰 정도였습니다. 산들바람에 스쳐 지나가는 신선한 고운 향기가 바로 내가 소중히 데려와 예쁘게 잘 키우고 싶어 안달했던 그 향기였습니다. 인구의 95%가 불교를 믿는 라오스 사람들은 신년에 절에 갈 때 부처님 앞에 바치는 신성한 꽃으로 라오스의 국화國花입니다. 나쁜 귀신을 물리쳐준다고 해 집 안이 아닌 담장이나 대문 밖에 심는다고 합니다. 태국에서 또 만났습니다. 다양한 색, 여러 모습으로 꽃을 피워 호텔 정원과 거리 곳곳의 가로수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발리에서도 만났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향긋한 플루메리아 꽃으로 만든 목걸이로 우리들을 반겼습니다. 멋스러움이 가득한 고목 플루메리아는 사당, 화려한 집, 소박한 집, 큰 거리, 골목길 등 거의 모든 곳에 있었습니다. 독특한 모습의 플루메리아가 발리의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전통가옥을 더욱 아름답게 해 주었고 머무는 동안 틈틈이 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에 환상의 낙원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발리 사람들은 플루메리아 꽃을 캄보자 꽃이라고 부르며 신성한 것으로 여겨 야자수 잎으로 만든 접시에 캄보자 꽃과 사탕, 과일 등의 음식을 담아 하루에 세 번, 신을 위한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학명이 플루메리아 오브투사(Plumeria Obtusa L)인 플루메리아는 영명으론 Temple Tree라고 합니다. 러브하와이라고도 부르며 하와이 처녀들이 이 꽃을 목걸이로 만들어 성년의 날 사랑하는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목에 걸어 준다고 합니다. 꽃향기가 좋아 향수 만드는 원료로도 씁니다. 다액질인 줄기와 매우 통통한 가지를 가진 낙엽성 또는 반 상록성의 열대 또는 아열대 아메리카 지방의 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7~8종류가 있습니다. 향기가 강하고 더운 지역에서는 연중 꽃이 피며 꽃 색은 연한 분홍빛, 붉은빛, 미색, 하얀색 등이 있으며 생육 최저기온은 10℃이고 그 이하일 때는 온실 또는 실내에서 키워야 합니다. 가장 잘 자라는 환경은 온화한 온대성 기후와 햇볕이 충분히 있는 따듯한 온실인데 온실에서는 일 년 내내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온화한 지역에서는 파란 잔디에 심어 Specimen Plants(독특한 모습으로 관심을 끄는, 주목받는 식물)로 활용하거나 독자적으로 심어 시각의 포인트로 활용합니다. 적당한 거름과 배수가 잘 되는 흙과 충분한 햇볕, 햇볕이 충분한 간접광에서 키우고 자라는 동안에는 적당하게 물을 주며 매달 균형 잡힌 거름을 줘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휴면기에 들어가므로 건조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내 경험으로는 열대지방에서 살아가는 추위에 약한 아이이기에 배수가 잘 되는 흙으로 용기에 심어 추위가 끝나는 봄부터 늦가을까지는 햇볕이 충분한 곳에 두고 용기 속의 흙이 건조해질 무렵 충분한 물을 제공합니다. 생육이 왕성한 5월에서 7월 중에는 적당한 거름(발효시킨 깻묵덩이)을 두어 번 줍니다. 영하로 내려가기 전에 실내로 데려오고 밖으로 나갈 때까지 물을 주지 않습니다. 그동안 잎들은 모두 떨어지고 참 독특한 모습으로 약 4개월 동안 물 안 먹고도 잘 견딥니다. 만약 실내 온도가 영상 18℃ 이상인 햇볕이 있는 창가에 둘 요량이라면 물을 전혀 안 주면 안 되겠지요. 저는 조금 춥고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는 서재에 뒀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작년에 번식한 작은 나무를 햇볕이 있는 창가로 옮겨 혹시나 처음 만났을 때 잎이 없는 가지에서 고운 향기를 피우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희망을 가져봅니다. 번식시키는 간단한 방법은 봄에 생장을 시작할 쯤 어수선해 보이는 줄기의 마디를 떼어내는데, 물론 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도 가능하지만, 이때 우윳빛 수액이 나옵니다. 그 수액이 모두 마른 후에 거름 성분이 없는 용토에 심으면 됩니다. 참고로 플루메니아 줄기는 다량의 수액을 함유하고 있어 뿌리가 나올 때까지는 물을 많이 주면 썩을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적게 주는 것이 좋습니다. 거의 물을 안 준다는 생각으로 아주 가끔 용토를 적셔줍니다.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원칙을 적용하기에는 많은 환경적 요인이 있기에 환경을 고려해 물 공급 시기와 양을 정해야 합니다. 저 역시 똑같은 환경에서 세 줄기를 뿌리내리기를 했지만 두 줄기만 성공했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잘 모르듯'식물도 생명체이므로 이것이다'라는 명확하게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참고: Encyclopedia of garden plants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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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멋스러운 수형과 고운 향기 간직한 플루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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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비를 몰고 와 비와 함께 사라진 참나리꽃
- 참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산나리(참나리)가 피었습니다. 긴 가뭄 끝에 반가운 비를 데리고 왔습니다. 해마다 7월 중순이면 어김없이 이 아이가 오고 연달아 많은 비가 옵니다. 올해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많은 이들이 애를 태웠던 시간, 저는 산나리가 피기를 기다렸습니다. 산나리가 정원 이곳저곳에서 피어나자 어김없이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 반가운 비에 나리 꽃잎들이 모두 떨어져 화려함은 순간으로 끝나버렸습니다. 반가웠던 비는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갔습니다. 산나리와 비는 참으로 엇갈린 운명입니다. 해마다 나리꽃이 만개할 때면 큰비가 내려 아름다움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빗속에 쓰러져 항상 아쉬움을 줍니다. 7월의 정원은 알록달록 예쁘게 피어나는 봄꽃들이 서서히 떠나가고 짙푸른 녹색 잎들이 무성할 때쯤 이곳저곳에서 주황빛으로 화려하게 피어나는 산나리꽃들이 한여름의 아름다운 전경을 보여줍니다. 비록 잠시 왔다가 떠나 버리지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그 모습이 아주 좋아, 봄부터 튼튼하고 무성하게 솟아 연약한 정원 식구들의 햇볕을 가리고 옆 친구에게 넘어져 자라지 못하게 방해를 주는 이 말썽꾸러기들을 참 많이 참고 참았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마음 꼭 다잡고 무성하게 자라는 산나리들을 좀 제거해야겠습니다. 약 28년 전 큰아이가 어릴 적 어머니와 가족 모두 용문사로 소풍을 갔습니다. 용문사로 가는 산자락 이곳저곳에 핀 나리꽃에 반해 어머니와 저는 용문사 절 구경과 예불을 올리는 대신 산나리 몇 그루를 아주 소중하게 데려왔습니다. 당시 데려온 몇 그루가 어느덧 정원 곳곳에서 건강하게 자라 해마다 7월의 한더위에 주황빛 정원을 만듭니다. 잠깐이나마 왔다 가는 이 전경이 너무 좋아 봄부터 무성히 자라나는 나리꽃 한 그루 한 그루를 소중히 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 아이의 건강함이 부담스럽습니다. 이제는 개구쟁이처럼 천방지축天方地軸으로 자라나는 이 아이들을 제거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녀석들은 다른 꽃들이 자랄 공간을 침범하고 햇볕을 가려 어린 꽃 친구들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죽고 있습니다. 매화가 떠난 자리에 꼭 예쁜 꽃동산을 만들 것이라 겨울 내내 생각하고 계획했지만 결국은 이 나리들로 인해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리 Lily 종류는 야생종만 하더라도 100여 종에 이르며 개량한 원예종은 200 종이 넘습니다. 그중 꽃이 크고 아름다운 것을'진짜 나리'란 의미로 참나리라고 부르며'뾰족한 잎과 호랑 무늬 반점이 있는 꽃이 피는 식물'로 정의합니다. 학명은 Lilium lancifolium Thunb입니다. 참나리는 알나리, 나리, 권단, 야백합, 호랑나리, 산나리라고도 부르며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는 여름에 피는 대표적인 들꽃입니다. 땅속에 여러 개의 비늘잎으로 이뤄진 둥근 알뿌리를 지닌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다른 나리와 달리 키가 매우 크며 7~8월에 짙은 자색 반점이 있는 주황색 커다란 꽃송이가 한 줄기에 10여 개씩이나 달려 꽃을 피웁니다. 꽃의 색과 무늬가 호랑 무늬와 비슷해 영어로는'Tiger Lily'라고 합니다. 참나리는 줄기에서 잎이 나오는 곳에 짙은 갈색의 열매 같은 주아珠芽라는 것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씨앗은 잘 여물지 않고 이 주아로 번식합니다. 꽃대에서 꽃이 막 피어날 때 주아도 함께 자라 땅에 떨어지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웁니다. 가끔은 줄기에 붙은 채로 뿌리를 내리기도 합니다. 다육질의 작은 덩어리인 주아는 한 그루에 수십 개가 달려 스스로 떨어지기에 알맞은 환경과 공간에서는 번식력이 대단합니다. 참나리는 배수가 잘 되는 부엽토에서 잘 자라고 약간의 산성과 중성 토양이 생육에 적당하지만 약알칼리성 토양에서도 잘 견딥니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이나 약간의 그늘에서도 잘 자랍니다. 참나리 몇 그루를 심은 이후 특별히 보살펴준 적은 없습니다. 가만히 두어도 스스로 터를 잡아 정원 앞뜰, 햇볕이 온종일 있는 서재 앞 용기 정원, 그늘과 햇볕이 함께 있는 물 정원, 온실, 북향인 뒤뜰, 심지어 다른 용기 속에 숨어들어 다른 꽃들 속에서도 무성하게 잘 자라 꽃을 피웁니다. 특별히 물과 거름을 주지 않았습니다. 꽃이 진 후 녹색 줄기들이 누레질 무렵, 주변이 지저분해 보일 때쯤 줄기들을 모두 다 잘라준 것이 참나리를 관리한 유일한 방법입니다. 참고로 이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잡초들조차 잘 자라지 못합니다. 참나리꽃에 관한 전설이 있습니다. 어느 고을에 원님 아들의 겁탈을 피해 낭떠러지로 몸을 던진 아가씨의 무덤에 꽃이 피었는데 이를 참나리꽃으로 불렀다는 것입니다. 누가 함부로 건드리면 고약한 냄새를 뿜어 쫓았다고 합니다. 꽃말도 '순결',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이라 합니다만 사실 꽃은 매우 아름다운 반면 향기는 나지 않습니다. 꿀의 단맛 때문에 참나리꽃에는 제비나비와 호랑나비 무리가 많이 찾아옵니다.참나리는 주로 관상용으로 화단에 심기도 하는데 알고 보면 사람들에게 고마운 식물입니다. 비늘줄기에는 포도당 성분이 다량 함유돼 단맛이 나 가뭄이나 흉년, 전쟁으로 인해 먹을 것이 없을 때 식량 대신 먹었던 구황救荒식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전분, 지방 및 비타민류의 영양분이 있어 건강식으로 구근은 쪄 먹기도 하며 가루와 녹말을 만들어 국수의 재료로 이용합니다. 한방에서는 영양제와 강장제로 쓰이고 폐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비늘줄기 한 개를 강판에 갈아먹으면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주아는 쌀과 함께 밥을 지어먹기도 했으며 어린 순이나 구근을 무치거나 볶아 먹었으며 꽃잎은 그 빛깔과 맛이 독특해 술을 담가 먹기도 했습니다. 참고문헌 : 《 향토 의학》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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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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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비를 몰고 와 비와 함께 사라진 참나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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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철쭉과 아버지
- 우리 집 정원에는 이른 봄에서 초여름까지 꽃이 피는 다양한 종류의 철쭉이 있습니다. 그중 온실 연못 바로 옆에는 대여섯 살 때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내 옆을 함께한 분홍 철쭉 한 그루가 있습니다. 정원 식구 중 가장 오래된 아이지요. 친정집 정원에 뽑혀 나뒹굴어져 있는 것을 보고서 차에 실어 데리고 와 화분에 소중히 심었습니다.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기 전 작은 정원이 있는 동향집에 살았는데 화분을 대문 입구 계단에 두고 잘 키웠습니다. 큰 아이가 5학년 되었을 때 정원이 있는 남향집으로 이사를 오면서도 현관 입구 계단에 뒀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예쁘게 잘 자라 아주 커다란 아름드리나무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꽃을 좋아하는 친정아버지가 이 아이를 가지치기한다고 몽땅 잘라 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하도 애석해 무서운 아버지를 곁에 두고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아이고 이를 어쩌나 몽땅 잘렸네"라는 말이 나와 버렸습니다. 그때 머쓱해하면서 무안해하던 아버지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후 아버지는 한 번도 우리 집 꽃밭에서 가위질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유난히도 꽃을 좋아해 정원이 있는 우리 집에 자주 왔습니다.다른 자식들 집(아파트)은 답답하다며 밥 한 끼 잘 들지 않았지만 우리 집에서는 며칠씩 머무르다 내가 피곤해할까 봐 집에 돌아갔다가는 손자들이 보고 싶다며 다시 오곤 했지요. 그땐 반갑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워낙 엄한 분이라 어렵기도 했습니다. 철쭉을 볼 때마다 엄하고 무서웠던 아버지의 난생처음 무안해하던 모습이 아직도 가슴속에 남아있습니다. 이 아이는 세월이 흐를수록 멋스러운 수형으로 운치를 더해주는데 아버지는 멀리 떠났습니다. 가신 빈자리에는 사랑과 그리움만 가득 남아 있지요.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철쭉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봄에는 예쁜 꽃들을 올망졸망 달고 나오는 모습이 꼭 시골 사촌 언니와 같은 정겨움이 있어 좋고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예쁜 단풍이 있어 좋았습니다. 단풍을 달고 한 겨울 잘 지내다 이른 봄 다시 철쭉들은 이곳저곳에서 연달아 꽃을 피웁니다. 특별히 보살피지 않아도 물만 잘 주면 참 잘 자라는 기특한 아이지요. 이곳에 이사 온 직후 약간은 엉터리 정원사의 말에 휘둘려 정원 전체에 철쭉을 가득 심었답니다. 그런데 내가 상상했던 정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온실에 연못을 만들면서 수형이 멋있는 녀석을 골라 연못가에 심었습니다. 그땐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너무 친숙해진 그 존재를 가마득 잊고 있었습니다. 꽃이 피면 "아~ 꽃 예쁘게 피었네" 하면서 무심하게 보내곤 했지요. 철쭉에 산타 할아버지를 위한 양말을 달고 여행에서 데려온 새 모형과 조그만 인형들을 두고 나무 아래 둥치 가까이에는 소엽 풍란을 심는 등 주변에 함께하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더더욱 그 아이를 잊고 지냈습니다.5월이 끝나 가던 어느 날, 금붕어가 잘 있는지 궁금해 연못 안을 들여다보니 아련한 그리움이 있는 고운 모습으로 피어난 연분홍 철쭉꽃이 아름다운 전경을 만들며 금붕어와 함께 놀고 있었습니다. 평화롭고 아늑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아이의 소중한 모습을 다시 깨달았습니다.'참 오랜 세월 함께 했구나.'가지를 정리했습니다. 6월 중순 무렵, 온실 작은 연못가에서 한 아름 분홍빛 꽃 잔치를 치르고 난 뒤 어수선해진 나무를 정리했습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철쭉나무 가지들 사이로 들어온 아침 햇살이 하도 고와 멍하니 쳐다보다 멀리 떠난 아버지의 팔뚝을 보았습니다. 불룩불룩 핏줄이 나온 우리 아버지의 팔뚝입니다. 아주 오래전 무척 엄하시던 아버지, 이 아이를 몽땅 잘라 무안해했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아버지가 그립습니다.로더덴드런 Rhododendron 이란 학명의 철쭉은 땅에서 수평으로 자라는 것부터 25m까지 수직으로 크는 다양한 상록, 낙엽 낙엽 활엽관목으로 500~900종류가 있는데 바닷가나 숲속부터 높은 산악지대까지 다양한 곳에서 자랍니다. 대부분 아주 화려하며 때로는 강한 향기를 가진 꽃을 피우고 크기와 형태와 색도 다양합니다. 참고로 로더덴드런은 그리스어로 장미란 뜻을 가진 Rhodos와 나무란 뜻을 가진 Dendron이 합쳐진 말이라고 하네요. 다양한 종류의 철쭉 중 우리나라에는 진달래와 왜철쭉(Sathuki)이 자생합니다. 산이나 언덕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 봄 경치를 아름답게 하는 진달래는 참꽃 혹은 두견화杜鵑花로 불리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들어온 왜철쭉은 진달래꽃이 지고 나서 한 달쯤 지난 5월부터 잎이 나오는데 해발 100~1,500m 되는 곳까지 넓게 퍼져 있으며 꽃만 피우거나 잎과 꽃을 함께 피우기도 합니다. 특히 왜철쭉은 상록철쭉으로 일반 주택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분재용으로도 많이 활용됩니다. 남쪽에서는 밖에서 월동이 가능하나 서울 등 중부지역에서는 월동이 되지 않기에 아파트 발코니 등에서 무난히 키울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꽃과 푸른 잎과 단풍을 볼 수 있어 꽃을 키우려는 초보자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나무랍니다. 우리 집에 있는 아이들도 거의 왜철쭉입니다. 작은 용기에 심어 분재로 활용하고 정원 이곳저곳에 심어 정원의 뼈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봄에는 꽃, 여름에는 녹색 잎, 가을에는 고운 단풍 등으로 일 년 내내 정원에 풍성함과 운치를 주는 고마운 녀석이지요. '철쭉은 물로 자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을 좋아합니다. 뜰에 심은 아이는 거의 보살핌을 받지 않아도 잘 자라지만 분재 용기에 있는 아이는 물이 마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겨울에는 수분을 잘 유지해야 합니다. 강한 햇빛보다는 그늘과 햇빛이 함께 있는 곳에서 잘 자라고 산성흙을 좋아합니다. 철쭉과 소나무가 함께 있는 것을 자주 봅니다. 소나무는 아래로 산성을 지닌 송진을 떨어뜨리기에 대부분의 식물이 잘 견디기 못하지만 진달래과 철쭉은 산성흙에서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용기에 심은 철쭉은 자는 동안에는 한 달에 한 번쯤 거름을 줘야 하지만 꽃이 피기 직전과 꽃이 피어 있는 기간에는 절대로 거름을 주면 안 됩니다(저 역시 올해 다른 꽃들에게 거름을 주면서 별생각 없이 몇몇 분재분에 거름을 줬는데 예쁜 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또 겨울부터 봄이 시작되기 전까지도 거름을 주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 거름을 주면 꽃눈이 잎눈으로 변해 꽃봉오리가 그냥 떨어져 버립니다. 또한 철쭉은 솜털처럼 가느다란 뿌리를 지녀 강한 비료를 주면 바로 말라죽을 수 있으니 얕게 심어야 합니다. 솜털처럼 엉킨 가느다란 뿌리들은 지면地面가까이에서 자라 깊게 심으면 죽을 위험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수형을 유지하기 위한 가지치기는 꽃이 진 후인 6월에서 7월 초까지 해야 합니다. 꽃눈은 늦여름이 지나면서 형성돼 이것을 달고 겨울을 지내기에 7월 이후 가지치기를 하면 다음 해에 꽃을 보기 어렵습니다. 참고로 온실 작은 연못가에 심은 아이는 거름은 거의 주지 않고 물만 줬습니다. 철쭉은 신라 성덕여왕聖德겿王 시절 순정공純貞公이 강릉태수로 부임할 때 그의 부인 수로가 철쭉꽃을 갖고 싶어 하자 지나가던 농부가 꽃을 꺾어 바치고 불렀다는 헌화가獻花歌의 전설이 삼국유사에 수록돼 있을 정도로 우리 민족 정서와 친숙한 꽃입니다. 서양에서도 독일의 도시 슈투트가르트에는 1800년 무렵 그 지역을 통치했던 빌헬름 Wilhelm 1세가 그 당시 처음으로 유럽에 소개된 아잘레아(철쭉)를 선물로 받았는데 부인이 그 꽃을 무척 좋아해 따로 정원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그 공원은 현재까지 이어져 동물원이 됐고 지금도 그 공원에는 철쭉이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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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철쭉과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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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나만의 케렌시아’, 농촌여행지 6선
-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도시민이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여유를 즐기며 자신만의 ‘케렌시아(안식처)’를 찾을 수 있는 농촌 여행지 6곳충북 청주 소로리마을경남 함양 개평마을경남 산청 남사예담촌전북 군산 성내마을전남 신안 둔장마을전남 함평 상모마을 케렌시아(Querencia)는 스페인어로 ‘애정’, ‘귀소본능’, ‘안식처’를 뜻한다. 최근에는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나만의 공간이나 이를 찾는 경향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농촌체험·관광 콘텐츠 지원 사업’을 통해 68개 마을을 찾았다. 이 중 ‘쉼과 느낌’을 주는 마을을 대상으로 마당극, 종가음식 등 세부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충북 청주 소로리마을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온 벼농사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발견된 곳이다.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며 지낸 팽나무제와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세시풍속과 농경문화를 연계해 구성한 마당극도 볼 수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소로길 33-8번지 043-218-1105 경남 함양 개평마을 긴 시간 맛과 멋이 담긴 고택의 향기. ‘좌안동 우함양’이라 불릴 만큼 많은 유학자를 배출한 마을이다. ‘우함양’의 기틀이자 최근 방영 중인 인기 드라마의 촬영지로 알려진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을 둘러보고, 종가음식점 ‘고택향기’에서 종가의 문화와 철학을 담은 음식도 맛 볼 수 있다. ◆경남 함양군 지곡면 병곡지곡로 935 개평마을 055-962-0096 경남 산청 남사예담촌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 2011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로 선정된 농촌 전통테마마을이다. 고색창연한 고택과 흙담을 따라 난 길을 걸으며, 마을에서 운영하는 전통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경남 산청군 단성면 지리산대로 289번길 10 070-8199-7107 전북 군산 성내마을 역사와 생태의 조화. 배롱나무, 왕버들나무 등 마을의 역사를 기억하는 오래된 나무가 아름다운 마을이다. 일제강점기 농산물을 실어 나르던 군산선의 임피역과 임피현청의 일부였던 노성당, 임피연지, 팔성정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전북 군산시 임피면 읍내리 성내마을 063-453-1599 전남 신안 둔장마을 돌담 쌓아 고기 잡는 전통 어로의 마을. 돌담을 쌓아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독살’로 유명한 곳이다. 모래땅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맛과 향이 좋은 대파 요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전남 신안군 자은면 한운리 산 231번지 061-271-8476 전남 함평 상모마을 600년 깊은 역사를 지닌 잔치 한마당. 마을 전체가 고풍스런 전통 한옥으로 조성돼 있다. 백중(음력 7월 15일)에는 농업인들에게 자생차로 밥을 지어 대접하던 잔치 ‘백중놀이’를 이어가고 있다. ◆전남 함평 해보면 상모길 61-4 상모마을회관 061-324-9433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술지원팀 고복남 농업연구관은 “농촌은 농사를 짓는 곳이라는 제한적 시각에서 벗어나 문화와 역사, 전통에 공감하며, 그 안에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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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나만의 케렌시아’, 농촌여행지 6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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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TRICT REPORT] 도시도 농촌도 포기 못한다면, '경남이 있다 아잉교!'
- 도시도 농촌도 포기 못 한다면, ‘경남이 있다 아잉교!’ 보통 경상남도(이하 경남) 하면 공업화된 지역으로 생각한다. 조선업과 석유화학단지, 자동차 생산공장 단지 등이 동해안부터 남해안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농귀촌을 고민할 때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경남에는 숨겨진 보물 같은 지역이 곳곳에 있다. 지리산 등 청정한 산맥부터 다도多島한 맑고 풍족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편리하게 구축된 교통망과 각종 귀농귀촌 지원책 등 덕분에 매년 경남으로 귀농귀촌하는 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요즘 ‘핫’한 귀농귀촌지, 경남에 대해 알아봤다. 글 김수진 취재협조 경상남도청 055-211-2114 www.gyeongnam.go.kr 사통팔달 경남 ‘귀농귀촌도 팍팍 늘어’ 도시에서 살던 사람이 한순간에 농어촌에 적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요즘 예비 귀농인은 도시와 근접한 농어촌 지역을 선호한다. 경남은 이러한 니즈에 딱 적합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울산과 부산, 창원 등 대도시가 위치해 있고 이곳으로 통하는 교통망도 거미줄처럼 촘촘히 형성돼 있다. 경부고속도로부터 남해고속도로, 남해제2고속지선, 중앙고속지선, 통영대전고속도로, 부산울산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등으로 경상도 지역부터 멀리는 서울, 광주, 대전 등과 연결된다. 덕분에 귀농 후 판로개척도 타 지역보다 용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경남지역으로의 귀농귀촌인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한 해만 경남에 정착한 귀농귀촌인은 모두 4,978가구(8,490명). 전년도보다 62% 늘어난 수치다. 특히 밀양시는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귀농인이 많은 지역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PEOPLE'S STORY “셰프보다 농사꾼! 선택에 후회 없어요” 함안군 젊은 귀농인 박재민(36) 씨와 가족 서울에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며 명성을 쌓아가던 한 셰프가 어느 날 주방을 떠나 농촌으로 향했다. 힘들게 자리 잡은 직업을 포기하고 농부가 되는 데에는 아내의 격려가 컸다. “각박한 도시생활을 아이들에게도 접하게 할 순 없다”며 경남 함안으로 떠난 젊은 부부의 일상을 살짝 엿봤다. Q 인기 직업인 셰프를 포기하고 귀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많이 공부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셰프가 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업무였지만 워낙 일 자체가 매력적이고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어 별 불만없이 일을 해왔죠. 그런데 아내를 만나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귀농을 고민하게 됐어요. 고맙게도 아내가 언젠가 귀농이 꿈이라며 ‘할 거면 지금 하자’며 힘을 실어줬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렇게 단순히 귀농하게 됐죠. 이곳을 선택하게 된 것은 집과 땅을 함께 임대한다는 광고를 보고 사전답사 후 정착하게 됐어요. 다른 사람들은 저희의 이런 막무가내한 모습에 황당해했지만, 저희는 진지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위험할 수도 있었던 결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론 탁월한 선택이라 생각해요.” Q 좋은 직업을 포기하고 귀농하실 때 주변에서 많이 당황해했을 것 같네요. “맞아요. 2012년 8월 사표를 내고 바로 다음 달 시골로 이사 왔는데, 주변 반응은 예상대로 뜨거웠습니다. 특히 농사를 지어온 장모님께서 농사가 쉬운 줄 아냐고 펄쩍 뛰었죠. 친구들도 처음엔 ‘미쳤다, 왜 그러느냐’고 말했지만 나중에는 저희의 용기를 부러워했죠. 걱정 반 우려 반, 여기에 약간의 응원 속에 시골생활을 시작했어요.” Q 귀농 전 어떠한 교육을 받으셨나요? “퇴사 1년 전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귀농박람회를 다니고 인터넷을 통해 농업교육을 받았습니다. 전문적인 교육보다는 전반적인 시골생활이나 기초적인 농사일 등을 배웠죠. 재미있는 건, 농촌에서 살아본 적 없었다보니 조금만 교육받으면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던 점이에요. 예를 들면 상추씨 뿌리는 법 같은 기초적인 내용의 교육을 받고 ‘진짜 상추는 내가 정말 잘 재배할 수 있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뿌듯해했죠. 지금 생각하면 낯 뜨겁지만 그러한 용기 덕분에 귀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초보 농사꾼치곤 괜찮은 성과를 보셨던데요. “참깨와 들깨, 콩, 단감을 재배 중인데 취미 삼아 시작했던 다육식물이 효자상품이 됐어요. 운 좋게도 다육식물을 2~3년 전부터 중국에 수출하면서 지난해에만 5천만 원 정도의 매출도 올렸죠. 그 외 작물에서는 1천만 원 정도를 벌고 있어요. ‘알리바바 농장’이라는 농산물 판매 브랜드도 만들었고요. 물론 순수익을 따지면 여전히 부족한 면이 크죠. 그래도 수익이 적어도 시골은 어느 정도 자급자족이 되고 도시에서처럼 소비 지향적인 환경이 아니다 보니 그럭저럭 살 만해요.”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벌써 5년 차 귀농인이 됐어요. 이제는 귀농인이 아닌 진정한 농업인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요즘 우리나라를 헬조선(‘Hell’ + ‘조선’의 신종어: 대한민국이 살기 힘들고 희망이 없음을 풍자하는 말)이라고 하잖아요. 이 헬조선 속에서 농촌은 더 힘들어요. 밥상 물가는 매일 오르지만 정작 농민들은 부자가 되지 못하는 구조거든요. 그래도 이곳 농촌에서 잘 살아남아서 지금처럼 농촌을 계속 사랑하고 싶어요.” Q 농어촌 행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젊은 패기로 농업에 도전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이미 귀농을 결심했다면 할 수 있다는 굳은 마음을 가지길 바랍니다. 실제 농촌에서는 뭐든 할 수 있는 만능인이 살아남는 곳이고요. 아! 보통 귀농한다고 하면 특용작물에 손을 대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부분 특용작물은 시설비가 많이 들거나 인지도가 떨어져 판로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또한 작물 재배 지식 습득도 힘들고요. 이러한 부분까지 모두 고려해 작물선택을 하길 바랍니다. 한 가지 덧붙여 마을 분들에게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길 바라요. 그렇다면 아주 행복한 귀농생활이 열리지 않을까 싶네요. 파이팅하세요!” 우리 마을로 오세요! 귀농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뭐니뭐니해도 지역선정이다. 특히 이웃 간에 어울려 지내는 농어촌 특성상 어떠한 마을로 귀농하느냐는 귀농 후 삶의 질을 좌우하는 큰 요소가 된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경남에서 발간한 <경남에서 살기 좋은 농촌마을 100선> 중 일부를 발췌해 마을을 소개한다. 지면 사정상 모든 마을 정보를 싣지 못해 귀농인을 많이 수용할 수 있는 마을 중 일부만 소개함을 밝힌다. ① 통영_ 살기 좋고 인심 좋은 ‘수월마을’ 위치 통영시 도산면 수월리 수월마을 가구 94호(농가 66, 미농가 28) 농경지 22ha(전 9, 답 12, 과수원 1) 특성 수월보건진료소와 생태숲이 인접해 있다. 현재 빈집은 12채(사용 가능 4채)이며 휴경지는 7ha, 임대 가능 농지는 1ha 정도다. 귀농 수용 가능 가구는 10가구 정도이며, 농어업인 학자금과 양육비를 지원한다. 문의 이장 김상섭 010-3875-7780 통영시 농정과 055-650-6224 ② 산청_ 귀농인이 많은 ‘가현마을’ 위치 산청군 금서면 가현마을 가구 28호(농가 22, 미농가 6) 농경지 5.5ha(논 1, 밭 2, 하우스 1, 과수 1, 기타 0.5) 특성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마을로 마을 한가운데로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간다. 2012년 꽃길이 아름다운 마을로 푸른경남상을 수상했으며, 마을 주민 90%가 귀농인으로 주민간 유대가 좋다. 현재 빈집은 1채(철거예정)이며, 임대가능한 농지는 1.0ha 정도다. 귀농세대에게 세대당 300만 원의 정착금과 전입 축하 기념품 등을 지원한다. 귀농 수용 가능 가구는 10가구 정도다. 문의 이장 천승렬 010-4585-4124 산청군 농축산과 055-970-7852 ③ 함양_ 지리산 둘레길의 종착지 ‘금계마을’ 위치 함양군 마천면 금계마을 가구 64호(농가 38, 미농가 31) 농경지 30ha(전 18, 답 12) 특성 마천초등학교와 마천중학고, 마천보건지소, 약국, 면사무소 등이 2km 거리며 지리산 둘레길이 마을을 통과하며 칠선계곡, 서암정사 등이 주변에 있다.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종착지로 농특산물 판매가 용이하며 고사리, 곶감, 호두, 오미자 등 특용작물 적지로 농가소득 증대를 꾀할 수 있다. 천왕봉 가는 입구에 위치해 농산물 판매장과 민박사업(13개소)으로 농가소득이 무척 높은 수준. 현재 빈집은 3가구 정도 되나 팔 의향이 없으며 임대 가능한 농지는 3.6ha 정도다. 문의 이장 김종출 011-841-8670 함양군 작물지원과 055-960-5306 ④ 남해_ 옛 멋이 살아있는 친환경 ‘서호마을’ 위치 남해군 서면 서호마을 가구 100호(농가 71, 미농가 29) 농경지 50ha(전 20, 답 30) 특성 성명초등학교가 1.5km 떨어져 있고 남해병원과 힐튼컨트리클럽 등이 주변에 있다. 망운산과 장팡숲 등 관광지도 인근에 있다. 마을 농경지 대부분이 유기농업 인증 농산물을 재배한다. 전입지원금(30만 원)과 창업농 농자재 지원(20만 원)과 출산장려금(30만~300만 원)을 지원한다. 현재 빈집은 11채(양옥 1, 한옥 10)이며 휴경지 10ha가 있다. 15가구 정도 귀농 수용할 수 있다. 문의 이장 박옥춘 010-3866-2302 남해군 농축산과 055-860-3907 ⑤ 밀양_ 전통이 살아있는 ‘퇴로 체험마을’ 위치 밀양시 북부면 퇴로마을 가구 135호(농가 80, 미농가 55) 농경지 65ha(전 22, 답 43) 특성 면 소재지에서 15분 거리, 밀양 시내까지 25분이면 도착한다. 가산보건지소와 가산연극촌, 연꽃단지까지 10분이면 가능하다. 주변에 퇴로리 여주이씨고가와 서고정사, 삼은정 등 주요문화유적지(관광지)가 있다. 마을에 고가 숙박 및 전통문화 체험과 고가마을 돌담황토길이 조성돼 있으며, 대각정사 사찰풍경 및 차밭이 있어 관광 산업이 가능하다. 인기 지역이라 이곳으로 귀농을 원할 시 상담은 필수. 문의 이장 박인강 010-8932-9193 밀양시 농정과 055-359-7119 ⑥ 양산_ 매화 향기 가득한 ‘영포마을’ 위치 양산시 원동면 영포마을 가구 98호(농가 54, 미농가 44) 농경지 68ha(전 30, 답 18, 과수원 20) 특성 부산과 울산 인접 지역으로 접근성이 용이하다. 문화유적지인 신흥사가 위치하고, 계곡이 맑아 농촌 휴양지역이다. 마을 전체가 매화재배단지로 형성돼 3월 말 매화축제가 개최된다. 청매실과 산딸기가 특산물로 관련 판매장이 조성돼 있다. 현재 빈집은 10채(한옥)이며 휴경지 36ha로 귀농 수용 가능 가구 수는 10가구 정도다. 문의 이장 이희길 010-3880-5615 양산시 농정과 055-392-5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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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TRICT REPORT] 도시도 농촌도 포기 못한다면, '경남이 있다 아잉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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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폐교에 둥지틀고 도시 - 농촌짝짓기 : 장수 ‘하늘내 들꽃마을’ 박일문
- "북망산천이 머다더니 내 집 앞이 북망일세~ 이제 가면 언제오나 오실 날을 일러 주오~"선소리꾼의 메기는 소리에,"에헤 에헤에에 너화 넘자 너화 너~"상여 멘 상여꾼들이 뒷소리를 받는다. 그 뒤로 상주가 차마 고개를 못 들고, 마을 사람들이 구슬프게 늘어진다. 상여에 올라 탄 망자亡者는 자신을 위해 들려주는 마지막 이생의 노래에 귀 기울이고 이생의 미련을 접으려 한다. 정든 땅을 밟는 마지막 걸음이 무겁다.경기도 일산을 떠나 전라북도 장수군 천천면 연평리에 귀촌한 박일문 씨도 주민의 일원으로 상행을 뒤따른다. 도시에서는 익숙지 않은 풍경이다. 그러나 앞으로 얼마나 익숙한 풍경이 될 것인가 생각하면 기분이 착잡하다."시골이 다 그렇겠지만 20가구 남짓한 이 마을에는 젊은이는 다 떠나고 50여 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살고 있어요. 아이들과 젊은이를 찾아보기 힘들지요. 마을을 지탱하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마저 세상을 떠나시고 나면 이 마을에는 빈 집만 남고, 결국 죽은 마을 죽은 농촌이 되는 거지요." 시골 폐교에 둥지 튼 사연 대기업 홍보 책임을 담당하던 박일문 씨가 농촌 사회에 확대경을 들이댄 계기는 기존 관행과 도시 삶의 팍팍함을 벗어던지고 친환경제품 유통 회사를 차려 생의 전환점을 가진 것이었다. 도시에 사무실을 차린 그는 인터넷쇼핑몰 이름을 '내추럴존(Naturalzone-자연지대)'이라고 지으면서 명칭과 사업 내용과도 부합되는 곳으로 사무실 이전을 계획하게 됐다. 수도권 접근성이 좋기에 도시인의 발길이 잦아 도시 못지않은 인파와 자연 훼손이 진행된 경기 강원 지역을 지양하고 그의 고향이 있기도 한 전라도 지역 위주로 적당한 부지를 살폈다고 한다. 비용 절감과 접근성이 유리하다는 장점을 근거로 초등학교 폐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1994년 이래 생겨난 폐교가 전국에 5000곳을 훌쩍 넘으니 폐교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수년간 방치돼 마치 도깨비라도 나올 것 같은 흉물스런 모양새나, 장기간 깃들어 살기에는 부족한 입지 조건 등으로 마땅한 폐교를 만나는 일에 꽤 진땀을 뺐다.부지 선정 시 주안점을 둔 것은 산과 강이 조화를 이룬 자연조건이 좋은 곳, 도로와 어느 정도 근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은 곳, 마을과 적당히 거리를 둬 아늑한 기운이 감도는 곳, 바로 그러한 삼박자를 절묘하게 갖춘 곳이 그가 2003년 매입한 구 연평초등학교 부지였다. 지역 주민도 거들떠보지 않는 버려진 땅이었지만 그의 눈엔 금싸라기 땅임에 분명했다. 무려 폐교 100곳 이상을 둘러본 후에 얻은 수확이었다. 주민들과 협력하여 농촌체험마을로 가꾸다 1999년 문을 닫은 연평초등학교는 박일문 씨와 그 직원들에 의해 2003년 새롭게 단장되기 시작했고 이듬해 '하늘내 들꽃마을'이라는 새로운 현판을 내걸었다. 하늘내는 마을 진입로를 따라 흐르는 천천천天川川을 우리말로 부른 것이다. 그리고 들꽃마을이라는 이름처럼 지천에 각양각색의 들꽃이 널브러진 자연의 얼굴 그대로를 간직한 아름다운 마을 모습을 상징하는 이름이기도 하다.모래밭 운동장 대신 푸른 잔디 벌판이 생겼고 6개의 교실에는 바닥을 온돌마루로 개조하고 창문에는 패브릭 커튼을 달아 시골학교 교실의 정취도 살리면서 아늑하도록 단체숙소로 꾸몄다. 박 씨는 마당에 황토집을 짓기 위해 남원 봉성황토마을에서 황토집 건축 기술도 전수 받았는데 함께 기술을 익힌 동료들의 손을 빌려 손수 소규모 원형 황토집을 지었다. 처음엔 3동을 지었다가 뜨끈한 구들방 인기가 좋은 걸 보고 추후에 2동을 더 지었다.애초 박 씨의 사무실과 인터넷쇼핑몰 회원들을 위해 꾸민 '하늘내 들꽃마을'은 농촌체험마을 프로그램으로 사업이 확장되면서 천천면 연평리 신전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명칭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그의 사무실은 체험마을 본부, 도농교류센터로 자리를 잡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무진장 주름살 펴지다 '마을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시골엔 이제 젊은 사람이 없고, 아이들의 목소리는 들을 수가 없다고 하셨다. 그런데 들꽃마을을 운영하고부터 도시에서 젊은 사람들이 마을로 와주니 자기들은 그 젊은 사람들을 대접하고, 만나는 것이 정말 좋다고 하셨다. 정이 그리워 뭐 한 가지 싸주고, 더 주지 못해 안달이 난 분들이셨다. 각자 싸가지고 온 것들만 해도 제법이다. 난 묵은김치를 얻어 싸가지고 왔다.' ( '하늘내 들꽃마을' 방문객 후기 중 일부 ) 변화된 것은 폐교뿐만이 아니었다. 20여 가구로 구성된 마을 전체가 달라졌다. 그 변화에 물꼬를 튼 것은 박일문 씨였다. 그는 들꽃마을에 숙박시설이 마련되자 도시 사람들을 초대했다. 하늘내 들꽃마을이 농림부 주최, 한국농촌공사 도·농교류센터가 주관한 '농촌마을가꾸기 경진대회'에서 최우수 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된 2006년에는 방문객 수가 이미 1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3만 명 정도다."한번은 마을을 돌다가 할아버지가 밭에서 고구마 캐는 걸 우연히 봤어요. 할아버지께 그 고구마 캐서 뭐에 쓰냐고 여쭸더니 그냥 식구들 먹는다고 그러더라고요. 속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시사람들이 봤으면 아주 좋아할 거였으니까요. 해서 할아버지께 말씀 드렸죠. 이제는 지금보다 조금 더 많이 심어서 식구들 몫은 챙기고 나머지는 저한테 파세요라고."이런 방식으로 들꽃마을은 그동안 잠자고 있던 밭을 갈아엎어서 호박고구마를 필두로 각종 농작물 생산량을 늘렸다. 박 씨의 쇼핑몰을 통해 안정적으로 유통된 덕분에 농가마다 소득이 늘었고 박 씨는 가까이서 믿을 수 있는 농산품을 확보할 수 있기에 상호 윈-윈(Win-Win)의 모멘텀을 얻게 된 것이다.어디 농산품뿐인가. 들꽃마을 본부 내 숙소가 부족해지자 농가에서 민박을 치게 되었고 농촌체험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각 농가에서 역할을 분담해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농촌체험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농작물 수확 체험-처음에는 호박고구마 전량을 쇼핑몰에서 판매했는데 요즘은 60% 이상이 수확체험에서 팔려나간다고,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한다는 경운기 타고 마을 한바퀴, 손두부 만들기, 천연염색 체험, 사물놀이 배우기, 물고기 잡기, 미니솟대와 나무곤충 만들기……. 들꽃지기 박 씨도 진행에 가담한다. 밤하늘 관측과 야생화 관찰.이런 연유로 이곳에는 투잡(Two Job, 겹벌이)족이 많다.사실 시골이 대체로 그렇듯 원주민의 텃세로 박 씨는 정착 초기에 마음고생도 많았다고 한다. 지금에야 그들에게 수익도 생기게 하고 일도 만들어 주는 등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어줬으니 '우리 젊은 양반'하며 반기는 소리가 절로 나지 않겠는가. * 들꽃마을 본부에 붙은 '도농교류센터'라는 말이 무색치 않을 정도로 박일문 씨는 '귀농인 돕기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마을에는 벌써 귀농한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고령화가 진행되던 마을이 다시 젊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대강은 이렇다. 첫째, 귀농을 원하나 농촌에서 뭘 해야 할지 하는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마을 사무장직에 임명해 월급으로 걱정을 덜어준다. 둘째, 농지를 임대해 주고 농사법을 익히게 하면서 자립을 돕는다. 셋째, 어느 시점에서 수확체험을 귀농인의 농가에서만 하도록 지원한다. 이렇게 3년간 지원 체제가 이뤄진다. 21세기형 '새마을 운동'의 일면을 보는 듯하다. 들꽃마을의 귀농인 돕기 프로젝트가 전국 농촌에서 대거 펼쳐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자못 궁금해진다. - 글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취재협조 하늘내 들꽃마을 063-353-5185 www.slowzon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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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폐교에 둥지틀고 도시 - 농촌짝짓기 : 장수 ‘하늘내 들꽃마을’ 박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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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리·에·서·온·편·지] 양을 잃어버린 목동
- 구·수·리·에·서·온·편·지 양을 잃어버린 목동 작가의 개성과 철학이 함축된 만화 한 컷이 사람들에게 주는 감동은 때로는 핵심을 꿰 뚫는 예리한 관찰력과 더불어 그 어떤 것에도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대만 출신의 작가 채지충의 만화를 보면 그 화필의 섬세함과 경쾌한 텃치가 범상치 않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중국고전을 바탕으로 작가 나름대로 현대인의 일상사에 빗대어 넌지시 제시하는 비유들은 고전이 가진 핵심을 독자로 하여금 재미있게 읽는 가운데 쉽게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친화력이 높은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 그림으로 해석을 시도한 중국 고전을 읽으면서 해학적인 표현과 탁월한 해석에 웃음을 머금게 되고, 웃음 끝에는 고전 내내 흐르는 옛 선인들의 빛나는 지혜와 향기로운 가르침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습니다. 채지충의 만화 고전 장자 서문에 그의 벗이 얹은 글을 적어봅니다. 인생길은 걸어감에 있어서 누구나 나름의 운전을 하고 있다. 그러나 몰고 있는 차는 모두 다르다. 어떤 차는 의젓하게 전진하여 언제든지 멈출 수 있고, 달리면서 아름다운 경치도 감상하고 때로는 쉬기도 하여 심신을 회복해 가며 달려, 끝내 성공의 넓은 길로 접어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혹은 중도에서 험난한 길로 접어들기는 했지만 지혜를 발휘하고 신중을 기하는 마음으로 운전하여 끝내 험난한 고비를 넘기고 새로운 길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비록 많은 타격과 실패를 겪기는 해도 결국 성공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가 운전하고 있던 차에 쓸만한 브레이크가 있었기 때문이다. 제때에 깨어나 즉각 멈추어서서 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에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현대 사회는 마치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리는 자동차 경주마냥 위태롭기 짝이없다. 각양각색의 자동차가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시합 전에 차의 상태를 검사해 보지도 않은 채 출발한 경우는 달리는 동안에도 마음이 초조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를 것이다. 꼭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앞선 경우에는 규칙을 어기고 속력을 내어 달리다가 영원히 먼저 앞서가 버릴 수도 있다. 자기의 능력은 모르고 명예와 이익에 눈이 멀어 방향을 잃어버리는 수도 있을 것이다. 근본과 결말이 뒤바뀌어 허세를 부리다가 세상의 큰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실 누구나 인생의 훌륭한 운전자들이다. 그러나 아깝게도 브레이크가 없거나 있어도 쓰려고 하지 않거나 쓸 줄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결국 목적지에 닿기도 전에 차가 뒤집히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물론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용감하게 전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제때에 차를 멈출 줄도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래 전부터 장자 철학을 브레이크 철학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와 같은 브레이크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수많은 풍랑과 충격 속에서도 오늘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모두가 장자 철학이 준 선물이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꿈을 먹고사는 동물이라는 말처럼 풋풋한 소년에서 황혼의 노년에 이르기까지 꿈꾸는 내용이 조금씩 바뀌어 갈 뿐 우리는 평생 꿈을 간직하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이는 꿈을 곱게 간직만하고 있고, 더러는 그것을 꺼내어 하루하루 소신껏 실현해 나가려고 애쓰는 사람이 있겠지요. 종종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일까지도 도전으로 삼고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과의 만남은 일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그들이 뿜는 열기로 인해 주변의 사람들까지도 유쾌하게 하고 활기에 넘치게 하지요. 팔 벌리면 껴안을 수 있을 만큼 아담한 봉우리에 불과해 보이는 장군봉이 어디에서부터 일년 내내 맑은 물을 흘려보내는지 생각할수록 신비롭기만 합니다. 장군봉 바로 아래쪽 양지바른 산 기슭에 새 식구들이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산책길에도 무심코 지나치던 언덕을 이사소식을 들은 후 기쁜 마음 으로 자세히 눈여겨 보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식구들의 안식처로 정을 들이게 될 터는 반듯하게 정돈되어 있어 다시 다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탄탄하고, 앞이 탁 트여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전망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자연속에 동화되어 살기를 원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현실적인 이런저런 이유로 정년을 앞두거나 홀가분한 나이가 되어서야 누리게 되는 꿈의 전원생활에, 우리 마을에서 가장 젊은 가정이 될 386세대의 가장이 합류하게 된 것은 참으로 흐믓한 일입 니다. 곧 가까운 이웃이 될 그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며 아름 답게 바라보는 것은 청년임에도 불구하고 쓸만한 브레이크를 가지고 있어 멈춰야 할 때를 아는 지혜, 제때에 멈출줄 아는 용기, 그리고 꿈을 현실로 행복하게 실현해 나가는 분명한 의지를 가진 특별한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차근차근 계획한대로 지금쯤 포천의 통나무집 짓기 교실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을 위해 손수 집을 지으려고 공부하며, 그의 성품대로 정성을 다하고 있을 이 젊은 가장에게 저희 가족의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남풍에 매화 꽃향기가 묻어 올 때쯤, 구수리에도 민들레꽃, 제비꽃, 꽃다지, 구슬봉이 그리고 솜털이 뽀송송한 솜나물 꽃이 눈길 닿는 곳마다 화사하게 피어나겠지요. 들꽃과 함깨 태어나 장군봉 아래 아름다운 마을에서 맑은 햇살과 들꽃향기와 더불어 이쁘게 커 갈 아직 이름짓지 않은 귀여운 아기에게 사랑의 인사를 보내면서 장자의 양을 잃어버린 목동의 이야기로 글을 맺습니다. 양을 잃어버린 목동 하, 은, 주 삼대 이후, 천하에는 사물로 인해 그 천성을 바꾸지 않은 자가 없게 되었다. 즉 소인은 재물 때문에 목숨을 버리고 선비는 명예 때문에 목숨을 버리고 대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리고, 성인은 천하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버리게 된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결과 는 같다. 장과 곡은 함께 양을 치다가 똑같이 양을 잃어 버렸다. 장은 책을 읽다가 양을 놓쳤고 곡은 도박을 하다가 양을 잃었는데 두 사람의 행위는 다르지만 양을 잃은 것은 같다. 그런데 혹시 양을 훔쳐가는 세월의 바람을 보신적이 있습니까? 바람. 별. 꽃. 나무 아름다운 구수리에서 김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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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리·에·서·온·편·지] 양을 잃어버린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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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서2_새로운 한옥문화 만들어가는 은평한옥마을
-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서2 새로운 한옥문화 만들어가는 은평한옥마을 한옥.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정서이자 건축문화다. 북촌과 서촌엔 수많은 방문객이 오가며 활기찬 기운이 넘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한옥을 서울 미래자산으로 규정하고 육성하고자 2008년 12월 ‘서울 한옥선언’ 후 2011년 은평뉴타운 내 한옥마을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한옥마을인 은평한옥마을이 탄생한 순간이다. 북촌과 서촌이 1920~1930년 사이 근대 한옥을 보여준다면 은평한옥마을은 2010~2020년대 현대한옥을 보여주는 마을인 셈이다. 은평한옥마을 시작부터 지금까지 마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글 전원주택라이프 기획취재팀 | 취재협조 국가한옥센터, 은평구청, 서울시 한옥건축자산과 은평한옥마을의 탄생 은평한옥마을은「건축법」제71조 제5항에 의해 은평재정비촉진지구(이하 은평뉴타운) 3-2지구 단독주택지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 및 고시(2012년 10월 4일)하면서 시작됐다. 은평뉴타운 3-2지구는 단독주택 지구(약 5만 2000㎡)로 70%인 3만 6776㎡가 한옥지정구역이다. 서울시는 인근에 있는 진관사, 삼천사 등 역사문화자산과 북한산 둘레길 등 자연환경과 연계해 서울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육성할 계획으로 조성했다. 은평뉴타운 3-2지구는 한옥용지, 일반주택용지, 근린생활용지로 나뉜다. 은평한옥역사박물관 기준으로 남쪽은 일반 단독주택 용지며 북쪽은 한옥용지다. 한옥용지는 필지면적 최소 135㎡, 최대 410㎡며, 2층까지 건축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 한옥 보전 및 진흥에 관한 조례’에 따라 한옥 밀집지역으로 지정돼 서울시 한옥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호당 1억 5000만 원 상당 보조금과 융자금(2020년 6월 기준, 3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 조건)을 지원받을 수 있다. 북촌, 서촌과 다르게 은평한옥마을은 필지 간 높이가 평평하다. 은평뉴타운 처음 조성할 당시에 공동주택을 지으려고 부지를 평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후에 단독주택지로 변경됐고, 서울 한옥선언 후속 조치 일환으로 일부분을 한옥용지로 지정하게 된 것이다. 한옥 규모도 순수 주거용 40채 내외에서 2014년 156필지로 지금과 같이 주거뿐만 아니라 상업시설까지도 건축할 수 있게 했다. 은평한옥마을은 2012년 9월 분양을 시작했으나, 초기엔 대부분 미분양이었다. 6년 전만 해도 30% 밖에 팔리지 않았다. 한옥마을이란 콘셉트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아서였다. 분양 주관사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필지 규모를 축소·재구획했다. 교차로에서 진관사로 들어가는 진관대로 입구에 근린형 단지를 조성해 공용 시설을 두고, 진관대로 기준 북쪽은 1가구 단위 작은 필지로, 남쪽은 2가구까지 지을 수 있는 큰 필지를 구획했다. 2년 전 마지막 근린생활용지가 팔리며, SH는 필지 분양 업무를 종료하고, 한옥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은평구청으로 이관했다. 은평구는 지형도면을 고시하면서 은평재정비촉진지구 3-2지구 단독주택지 내에 한옥에 대한 여러 가지 특별 사항을 제안하고 있다.「건축법」대지의 조경과 대지 안의 공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건축물로부터 인접대지경계선까지 50㎝만 띄우면 된다. 일조권 확보를 위한 건축물 높이 제한도 적용받지 않는 등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따라 계획·관리하고 있다. 오랜 기간 끝에 올해 안으로 한옥 준공율이 90% 가까이 될 예정이다. 지난 2월 서울시는 북촌, 경복궁 서쪽 지역 등 오래된 한옥마을에서부터 새롭게 조성된 은평한옥마을까지 한옥 밀집 지역 12곳을 대상으로 ‘한옥마을 주민공동체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혀 한옥마을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지닌 한옥마을이 주거공동체로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주민 주도로 한옥마을의 역사적, 문화적, 공동체적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마을 자산을 활용한 공동체 사업 지원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주거환경에 대응하는 21세기형 한옥 은평한옥마을 한옥은 조금 특별하다. 단순히 신축이라서가 아니다. 아파트 등 서구식, 현대식 생활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주거환경을 따라가지 못해 구시대적 유물 취급받던 한옥을 현대 생활양식에 맞추어 새롭게 구성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를 21세기 서울형 한옥이라 명명했다. 기존 한옥이 자생 또는 계획적으로 집합 경관을 가지며 다양한 대지 및 거주 조건에 적용 가능한 주거 및 주거 이외의 기능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한옥이었다면, 21세기 서울형 한옥은 기존 한옥에 입체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면서도 공공, 민간, 상업 등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한옥이다. 21세기 서울형 한옥은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현대 생활에 부족함이 없으며 새로움을 누릴 수 있는 창의적으로 설계된 한옥을 말한다. 서울시는 한옥을 8개 유형으로 나눴다. 미니한옥 딩크족 부부를 위한 15평형 내외의 소형 한옥 골목집합형 공동 골목을 중심으로 미니한옥을 집합시킨 유형 마당집합형 공동 마당을 두고 개별 집으로 들어가는 중소형 집합형 전통형 대청을 중심으로 구성된 품위와 격식이 살아있는 유형 가족형 부엌을 중심으로 모이는 현대적 가족생활에 적합한 유형 경사지형 경사면이 많은 서울 지형적 특성에 맞게 들어선 유형 주상복합형 주거와 상업(공방, 사무실, 카페 등)의 복합 유형 구법결합형 아뜰리에 같은 작업공간을 다른 구법으로 결합시킨 유형 은평한옥마을의 멋 은평한옥마을은 북촌과 서촌 한옥과 느낌이 다르다. 오래됨에서 나오는 고즈넉함보다 새로움에서 보이는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 강하다. 은평한옥마을만의 멋인 셈이다.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한옥을 소개한다. 마을 역사를 한눈에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마을 초입에 있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은평의 역사와 한옥 문화를 둘러보는 박물관이다. 마을 조성과 함께 2014년 10월 개관했으며, 2층 은평역사실에선 은평뉴타운 개발 시 발굴된 유물을 전시하고, 이 지역 사람들의 옛 장례문화를 엿볼 수 있다. 3층 한옥실은 한옥의 문화 정체성과 정서를 비롯해 한옥의 친환경성, 과학성, 건축과정 등을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다. 관람시간 9시~ 18시(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휴관) 문의 02-351-8524 museum.ep.go.kr 한국 전통문화 체험 너나들이센터 한복 입고 사진을 찍고 싶다면 너나들이센터에 꼭 들리자.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옆에 위치한 너나들이센터는 2층 한옥으로 지어 박물관의 부가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1층에서는 기획 전시가 열리며, 2층에서는 한복을 대여한다. 무엇보다 강종순 한복 디자이너의 작품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 1층 전시실에는 능화판과 능화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사진을 통해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능화판-우리 책문화의 멋>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관람시간 9시~18시(매주 월요일 휴관) 한복체험 9시~17시(대여마감 16시 30분, 박물관 입장권 소지자 한해 무료) 문의 02-351-4433 은평한옥마을 최초 한옥 화경당(셋이서문학관) 화경당은 은평한옥마을의 최초 한옥이다. 은평한옥체험관으로 사용하다 현재 셋이서문학관으로 운영 중이다. 셋이서문학관은 이름 그대로 은평 출신 문인 천상병·중광·이외수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21세기형 한옥에서 21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1층은 북카페로 운영해 한옥의 정취를 느끼며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고, 2층은 세 작가의 개개인 공간으로 꾸며 작가들의 작품과 더불어 그들의 삶의 방식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관람시간 9시~ 18시(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휴관) 문의 02-355-5800 한옥에서 즐기는 미술 삼각산금암미술관 2018년 4월에 개관한 삼각산금암미술관은 ‘한옥 속 미술관’이라는 콘셉트로 한국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로, 1층에서는 사랑방 등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2층에선 기획 전시를 즐길 수 있다. 현재 <매화전-허백련, 허달재>를 전시 중이다. 의재 허백련은 남종문인화의 대가며, 직헌 허달재는 허백련의 손자이자 창신적 남종문인화로 평가받는 작가로 품격 있는 매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관람시간 매일 9시~18시(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휴관) 문의 02-351-4343 한옥에서의 하룻밤 일루와유 달보루 “제일 가는 누각에서 누워 놀다”는 말을 뜻하는 일루와유 달보루壹樓臥遊 達寶樓. 이곳은 미술박사인 조진근 관장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각종 공연과 전시, 다이닝, 강연, 숙박을 접목한 신개념 문화 살롱을 지향한다. 2층 누각에 앉으면 전통한옥과 현대식 한옥의 멋을 고루 느낄 수 있고, 전면에 북한산 절경이 멋에 멋을 더한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은 전체 및 공간별로 대여할 수 있고, 공간 대여가 없으면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한다. 문의 1644-1346 www.ilwy.kr 고즈넉함과 고소한 차가 일품 진관사 진관사는 삼각산 서쪽 기슭에 있는 조계종 소속 고려시대 고찰로 불암사, 삼막사, 심원사와 함께 한양 근교 4대 사찰 중 하나였다. 은평한옥마을에서 진관사로 향하는 길목은 수령 150년 이상 된 느티나무 네 그루가 반갑게 맞아주며, 진관천 따라 펼쳐진 백초월길이 평안함을 더한다. 한국전쟁 당시 모두 불타 다시 재건한 절이지만, 소나무에 둘러싸인 특유의 고즈넉함은 그대로다. 2009년 이곳 칠성각에서는 백초월 스님이 독립운동 당시 사용한 태극기와 여러 신문이 발견되기도 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진관사에서 운영하는 한옥 카페에 앉아 속세는 떨쳐버리고 잠시 자연을 느껴보자. 문의 02-359-8410 www.jinkwansa.org 눈여겨볼 만한 한옥 현대 기술과 한옥의 만남 낙락헌樂樂낙락헌은 2017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은 한옥으로 기존 한옥 배치를 재해석하고, 콘크리트와 목조 하이브리드 구조로 시공한 주택이다. 필로티 구조로 누마루 슬래브를 ‘한 손으로 쟁반을 받치듯이’ 띄워 올려, 그 아래에 주차와 현관, 수납공간 등을 넣었다. 낙락헌을 설계한 조정구 건축가는 마당 중심 ‘내향적인 구조’의 도시한옥으로는 건축주가 바라는 ‘전망 좋은 집’을 만들 수 없기에 형태를 뒤집어 설계한 것이다. 누마루와 3칸 대청이 대지 형상에 맞게 이어지면서, 모든 공간에서 북한산 전경과 습지 그리고 느티나무를 바라다보는 새로운 형태의 ‘외향적인 한옥’이 만들어졌다. 조정구 건축가는 나머지 공간에도 선큰과 채광 창, 자연스러운 레벨 변화를 주어 한옥 ‘아래 공간’을 ‘밝고 쾌적한 거주 공간’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실제로 만든 공간은 주차와 현관 등 ‘한옥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을 넘어, 모던한 공간 속에 가족이 모여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독자적인 삶의 영역’이 됐다.HOUSING DATA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한식 목구조 대지면적 230.00㎡(69.57평) 건축면적 91.70㎡(27.73평) 연면적 175.02㎡(52.94평) 건폐율 39.87% 용적률 39.87% 규모 지하 1층, 지상 1층 설계 조정구, 조지영, 양수민 ㈜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02-3789-3372 www.guga.co.kr 시공 건축주 직영 사진 박영채 작가 소통하는 생활 한옥 월문가月門家월문가는 2019 대한민국 한옥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한옥이다. 박상욱 건축가의 작품으로 은평한옥마을의 작은 대지에 현대생활을 수용하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설계했으며, 외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디자인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월문가에는 전통적인 사대부가의 채 구성방식을 집약해 적용시킨 새로운 시도를 했다. 사랑채, 안채, 별당 공간과 기능 그리고 상징성을 함축해 작은 한옥 한 채에 녹여 넣었다. 필요한 요구 면적 대비 부족한 수평적 면적은 집약시키고, 반대로 그로 인한 압력은 수직 방향으로 지상 및 지하로 확장해 해결함으로써 땅 규모에 대한 제약을 극복했다. 대문 옆 루는 사랑채 상징이자 마을과 소통을 의미한다. 2층 서재는 별당의 상징이며 휴식공간이자 북한산 조망공간이기도 하다. 독립생활이 가능한 지하는 선큰 2개를 적용해 햇볕과 공기가 통하도록 했다. 그리고 모든 공간은 마당과 소통한다는 원칙을 적용했다.HOUSING DATA 구조 한식 목구조 대지면적 204.70㎡(61.92평) 연면적 99.68㎡(30.15평) 지하 70.23㎡(21.24평) 1층 79.79㎡(24.13평) 2층 19.89㎡(6.01평) 목재 국내산 소나무(우드코리아) 건조 압체식 진공 고주파건조(우드코리아) 설계 건축사사무소 자향헌 시공 ㈜구트구트 / 우드코리아 사진 이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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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서2_새로운 한옥문화 만들어가는 은평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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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서 1_세종시 로렌하우스
- 우리나라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서1 세종 제로에너지마을 로렌하우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내 최초로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을 목표로 조성한 제로에너지주택단지 ‘세종시 로렌하우스’. 혹서·혹한기를 제외하고는 세대당 에너지비용이 월 7000원 수준으로, 단독주택으로는 국내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 본인증 2등급을 획득했다. 건강과 환경을 생각해, 더욱 아름다운 제로에너지주택단지를 가보았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기획취재팀 | 항공사진 박혁진(꾸머컴퍼니 대표) 세종시 고운동에 자리한 세종 로렌하우스. 로렌하우스는 다양한 유형(저층, 고층, 단지형)의 제로에너지건축 성공사례를 공공·민간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저층형 시범사업이다. 지난 2016년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업 참여자 공모를 통해 리츠REITs를 설립하고 영업인가를 득한 자산관리회사(AMC)가 건설한 국내 최초의 친환경 임대형 제로에너지 주택단지다. 에너지 자립율 83% 이상을 달성한 단독주택 단지 ‘세종시 로렌하우스’ 전경. 세종에는 1만 8217㎡ 대지에 특별공급(20세대)과 일반공급(40세대) 등 전용면적 85㎡ 60세대가 공급됐고, 이 밖에 김포한강신도시(120세대), 오산세교지구(118세대) 등 3개 단지에 모두 298가구가 조성됐다. ‘로렌Roren’이라는 명칭은 제로 에너지Zero Energy의 ‘ro’와 임대주택Rental House의 ‘ren’을 합성해 만들었다. ?로렌하우스는 화석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한 제로에너지건축물을 임대 형식(최장 4년)으로 공급하고 있다. 임대비용은 타입에 따라 임대 보증금 2억5000만 원에 월 임대료 45만~51만 원, 월 관리비는 12만 원 정도이다. 임대차 계약은 2년마다 갱신되는데, 임대료는 연 5% 범위 내에서 물가지수 등을 고려해 증액될 수 있다.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단독주택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단독주택 단지인 로렌하우스는 단독주택과 제로에너지건축의 장점을 결합시켰다. 특히 제로에너지건축 요소기술 적용을 통해 동일규모 아파트 대비 에너지절감률이 약 60% 수준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로렌Roren’이라는 명칭은 제로 에너지Zero Energy의 ‘ro’와 임대주택Rental House의 ‘ren’을 합성해 만들었다. 이곳은 1만8217㎡ 대지에 연면적 5263㎡ 규모로 단독주택 60가구가 들어서 있다. 단열성능을 극대화하는 ‘패시브 요소’로 외벽단열, 열교 차단, 고성능 3중유리 창호, 고기밀 시공 등이 적용됐다. 유리는 독일 살라만더에서 제조한 로이 3중유리 제품으로 두께가 무려 39㎜. 보통 아파트에 설치되는 유리가 24㎜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40%가량 두껍다. 바닥·지붕 등 주택 외벽 전체를 끊김 없이 감싸는 ‘외단열 공법’과 ‘열교 차단 공법’도 적용해 결로 발생을 원천 차단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고효율 설비시스템 등의 ‘액티브 요소’로 열 회수 환기장치, 태양광 패널 등을 적용했다. 다락방(3층) 밖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는데, 주택 1가구당 태양광 모듈 11개가 시공됐다. 이들은 한 달 평균 400k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고, 4인 가족 월 평균 전기 사용량이 400kWh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기는 100% 자체 생산하는 셈이다. 로렌하우스는 화석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한 제로 에너지 건축물을 임대 형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아이들이 거리에서 자유롭게 노는 모습. 이곳은 아파트 살다가 자녀들을 위해 이곳으로 온 가구가 많다. 환기를 통해 발생하는 열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미세먼지를 필터로 걸러주는 ‘열 회수 환기장치’로 쾌적한 실내공기를 24시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문 임대관리사업자를 통해 시설관리, 보안·방범 서비스 등 아파트형 임대관리시스템을 통해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게 했다. 마을 곳곳에는 아이들의 놀이터와 자전거 거치대가 마련돼 있다. 집집마다 작은 마당에 바비큐 그릴과 테이블을 비치해놓고 야외 파티를 즐긴다. 제로에너지건축물 2등급 획득 국토교통부는 친환경 미래건축인 제로에너지건축의 보급확대를 위해 2017년 1월에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를 도입해 에너지자립률에 따라 5개 단계로 나눠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세종 로렌하우스는 2014년에 국토교통부의 제로에너지건축물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뒤, 2018년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인증(1+++)에 이어 2020년 3월에 단독주택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 2등급(에너지자립률 83.13%) 본인증을 취득했다. 로렌하우스 단지는 단독주택과 제로에너지건축의 장점을 결합했다. 태양광과 열 회수 환기장치 등을 설치해 냉난방·조명 등에 쓰이는 에너지량의 80% 이상을 자체 생산한다. 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 편의성이 좋으면서 쾌적하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고단열·고기밀창호 등 패시브Passive기술로 에너지사용량을 줄이고, 첨단 에너지관리시스템의 액티브Active기술 및 태양광패널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를 생산하여 에너지성능·효율을 최적화한 건축물이다. 현재(2020년 3월)까지 로렌하우스 포함 제로에너지건축물 본인증 건수는 총 13건이며, 2020년 공공건축물에 대한 제로에너지건축 도입 의무화에 따라 제로에너지건축 보급이 본격 확대될 예정이다. 로렌하우스는 태양광과 열 회수 환기장치 등을 설치해 냉난방·조명 등에 쓰이는 에너지량의 80% 이상을 자체 생산(에너지자립률)하며, 다양한 고효율설비시스템 채택으로 에너지소비량을 낮춰 혹서·혹한기를 제외하고는 세대 당 에너지비용이 7000원 수준 밖에 들지 않는다. 사용하는 화석에너지는 연간 3.3㎡당 3∼4.5ℓ에 불과하다. 각종 패시브 기술로 최대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태양광시스템 등으로 입주민에 열과 전기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쓰레기 분리수거장. 주민공동시설. 이곳은 전문 임대관리사업자가 시설관리, 보안·방범 서비스 등 아파트형 임대관리시스템을 통해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게 했다. 국토교통부 김상문 건축정책관은 “제로에너지건축은 건강한 거주환경 실현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핵심 수단임으로 광열비절감을 통해 주거복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우리 제로에너지건축 기술수준을 더욱 발전시키고 보급화를 앞당겨 관련 산업의 해외진출 및 일자리 창출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로렌하우스 주요 적용기술 태양광 - 경사지붕 면적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 - KS인증모델 적용 - 고효율 단결정 모듈(385W, 정격효율 19.1%) - 세대당 4.235kWp(22.165㎡), 단지전체 254.1kWp(1,329.9㎡) 창호 - 로이 3중유리 - T/T 개폐방식으로 기밀성 최대한 확보가능 - 창호 단열성능 법적 기준대비 40% 향상 - SHGC 0.45 이상 유리적용, 난방에너지요구량 절감 외단열 - 외단열 적용(비드법 보온판 2종 3호 200T) - 단열성능 최적화(법적기준대비 24.8%↑) - 부위별 선형 열관류율 0.4W/mK 이내 설계 - 외단열 공법 적용, 열교 및 곰팡이 발생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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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서 1_세종시 로렌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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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 천안 목조주택_지성하우징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아이의 건강 찾아 목조주택 짓다 인생의 갈림길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기대와 희망을 기준으로 선택한다. 때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길도 있다. 그럴 땐 최선의 선택이길 바라며 노력할 뿐이다. 전명훈(43), 김선희(42) 부부가 그랬다. 전원생활을 생각하지 않던 이들이 불편함을 감내하며 선택한 삶은 어떤 이유일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과 사진 백홍기 취재협조 지성하우징 www.지성하우징.kr HOUSE NOTE DATA · 위 치 :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 대지면적 : 350.00㎡(106.06평) · 건축면적 : 69.29㎡(20.99평) · 연 면 적 : 111.72㎡(33.85평) 1층 64.92㎡(19.67평) 2층 46.80㎡(14.18평) · 건 폐 율 : 19.79% · 용 적 률 : 31.92% · 용 도 : 경량목구조 · 건축구조 : 자연녹지지역 · 설계기간 : 2015년 10월 ~ 2015년 11월 · 공사기간 : 2016년 1월 ~ 2016년 4월 · 공사비용 : 1억 7천8백만 원(3.3㎡당 523만 원) MATERIAL · 외부마감 : 지붕 - 아스팔트 슁글, 리얼징크 외벽 - 세라믹 사이딩, 스타코, 적삼목, 리얼징크 · 내부마감 : 벽- 실크벽지 천장 - 실크벽지 바닥 - 강화마루 창호 - 보스톤 창호 · 단 열 재 : 지붕 - 글라스울 R32 외벽 - 글라스울 R21 내벽 - 글라스울 R19 · 주방기구 : 동일싱크 · 위생기구 : 아메리칸 스탠다드 · 난방기구 : 지열보일러 설계 및 시공 지성하우징 02-598-8504 www.지성하우징.kr 증세가 심한 아토피에 시달리다 보면 극심한 가려움증에 밤잠을 설치는 게 일상이다. 늘 수면 부족에 시달리니 성격은 예민해진다. 만약, 어린 자녀가 이처럼 고생한다면 부모 마음은 어떨까. 건축주 부부는 작은애가 아토피에 시달려 조금이라도 아토피에 좋다 하면 먼 길도 마다치 않고 달려갔다. 먹거리와 몸에 걸치고 스치는 것들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 그래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그렇게 작은애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4학년이 되던 해까지 힘든 나날을 보냈다. 어느 날 부부는 친환경이 아토피에 좋다는 말에 “환경이 바뀌면 진짜 좋아질까?”라는 생각으로 계획에 없던 전원생활을 받아들였다. 아이 몸엔 좋게, 부부에겐 편안하게 부부는 생활이 나아지면 좀 더 넓고 편한 아파트로 옮기며 사는 게 자신들의 삶이라고 믿었다. 그러니 집을 짓는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에 우선 땅부터 알아봐야 했다. “마침 멀지 않은 곳에 단지를 조성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은 게 여기에요. 주변에 축사나 고압선로가 없고, 봄이면 배꽃에 둘러싸이는 아름다운 마을이라 마음에 들어 그날 계약했죠.” 부부는 40세대로 제법 큰 규모로 들어서는 ‘크레아타운 전원주택단지’의 첫 계약자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15세대가 분양된 마을은 부부와 비슷한 40대가 대부분이다. 젊은 건축주들이 모여 마을 분위기도 활기차다. 집은 친환경인 목조주택을 선택했다. 내부 마감재도 유해성분이 없는 것만 사용했다. 넉넉하지 않은 예산에 맞춰 가구를 결정할 때도 브랜드보다 친환경 등급에 기준을 두고 선택했다. 준공을 하고 6월에 입주했으니 새로운 환경을 이제 한 달 정도 겪었다. “혹시나 하고 입주하는 날 약을 끊어봤어요.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아토피가 호전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별의별 약을 다 써 봐도 듣지 않더니 참 신기하죠.” 시내를 벗어나면서 출퇴근과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힘들어졌다. 야식의 즐거움도 없어졌다. 이런저런 불편함을 예상했지만, 전원생활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아이들도 몸과 마음이 편해지니까 짜증이 줄어들고 성격도 밝아졌어요. 지금은 집에 들어올 때면 뿌듯해요.” 환경 변화에 부부의 라이프스타일도 달라졌다. 아파트에서 거주할 당시엔 주로 집 안에서 생활하던 게, 여기선 마당에 물주고 주변을 관리하면서 삶의 공간이 넓어진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고 활동이 늘어난 건축주 부부는 군살이 빠지고 생기로 채워진 삶을 얻었다. 아담한 공간에서 여유로운 생활 찾아 자연녹지지역은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이 제한적이다. 건폐율도 20% 이하라 큰 집을 지으려고 하면 땅을 구입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반면, 넓은 마당을 얻는 장점이 있다. 건축주는 350㎡(106평) 대지에 건폐율 20% 이하로 적용돼 65㎡(21평)의 아담한 주택을 짓고 여유로운 마당을 얻었다. 모던 스타일의 집은 붉은 톤 울타리와 대문이 거실 창의 적삼목과 균형을 이룬다. 여기에 모자이크 디딤석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집의 외형은 모던 스타일에 어울리게 경사지붕이 보이지 않도록 가벽을 세워 박스 형태로 완성했다. 포인트 요소인 리얼징크는 대칭으로 배치해 균형감을 살렸다. 코너에 포인트로 넣은 ㄱ자 픽스창은 햇빛 기울기에 따라 종일 은은한 빛을 끌어들인다. 거실 픽스창과 2층 자녀방의 세로 창은 채광을 중요하게 생각한 건축주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또한, 베란다에는 필요에 따라 활짝 개방하거나 밀폐할 수 있는 접이식 창을 설치해 활용도를 높였다. 건축주는 애초에 3층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1층을 더 올리는데 허가비용만 약 500만 원이 필요했다. 아파트를 정리하는 비용으로 집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2층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내부 인테리어에 집중했다. “빛이 잘 들고 통풍이 원활한 집으로 계획했어요. 아이들 방은 안정적인 분위기로 하고, 안방은 크기보다 아늑한 공간으로 했죠. 아파트에 살 땐 거실이 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전원주택은 거실이 마당과 연계선상에 있어서 크기에 별 상관 안 했어요.” 전체 공간은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공간이 줄어든 만큼 수납공간이 부족해 살림 규모를 줄여야 했다. 아이들은 친구를 만나거나 통학하기 불편해졌다. 그러나 평면구조에서 입체적인 공간으로 바뀌면서 신선한 삶을 얻었다. 아이들은 몸이 건강해지면서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여기에 봄바람이 불 때면 하얀 배꽃 파도에 휩싸여 화폭에 담지 않아도 그림 같은 풍경까지 얻으니 가족의 삶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날은 없어 보인다. 문의 지성하우징 T 02-598-8504 W www.지성하우징.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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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 천안 목조주택_지성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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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라이프 2020년 05월호 발간
- CONTENTS2020년 5월호 Vol.254 SPECIAL FEATURE건강과 환경을 위한 필수 선택 ‘제로에너지’ 062 왜 제로에너지인가070 기능과 성능에 충실한 양촌리 패시브하우스072 디자인 한계 넘어선 은평구 패시브하우스074 패시브하우스, 액티브하우스 사례 모음 HOUSE STORY건축주 부부는 기존 소박한 주택 옆에 새로운 주택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 했다. 정해진 예산에 따라 팀버프레임 중목구조로 택했고, 채광과 조망을 잘 살리고자 노력했다. 기존 주택과도 좌화를 이루도록 집을 배치했다. 집 이름은 ‘주변 자연 속 꽃들과 함께 즐거운 삶’이고자 하는 의미로 화락재로 지었다._COVER STORY 084 노후 위해 풍광 좋은 곳에 다시 지은 마산 주택092 도심의 편리성과 자연의 편안함 화성 주택100 1인 가구의 횰로 하우스 양주 소공방106 반려견과 함께 전원의 여유를 밀양 곰이네114 풍광 좋은 충주호가 한눈에 충주 주택122 아름답고 안전한 제대군인 마을 인제 하늘채 마을130 꿈을 담고 꿈을 만드는 공간 성남 상가주택138 제로에너지하우스 꾀한 그린리모델링 종로 주택 HOUSE & PEOPLE150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서 세종 제로에너지마을 ARCHITECT CORNER156 구들방 품은 하이브리드 주택 화천 화락재164 소확행을 위한 리노베이션 파주 천천히하우스172 1억 원대 집짓기 프로젝트 나를 품은 집_김성우 건축사 HOME DESIGN코로나 19로 인해 언택트(비대면)는 현대인들의 새로운 생활방식이 됐다. ‘집콕’이 늘어 도시는 한산해졌고 집안에서 생산과 소비 그리고 여가까지 이루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회현상이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른 새 표준)로 자리 잡을 것이라 전망한다. 최근 핫 키워드로 뜨고 있는 #재택근무 #홈트레이닝 #온라인개학 인테리어 사례에서 #생활방역 인테리어 아이템까지 모아 소개한다._코원하우스 144 5월 인테리어 트렌드 #집콕 인테리어178 건축주 취향을 그대로 담은 인테리어 ARCHTECTURE DESIGN 184 우리 같이 살까요?188 도심형 전원주택 레지던스 L 42평형 HOUSING INFORMATION 190 KITCHEN GARDEN(4) - 퍼머컬처 12가지 원칙 중 2가지194 EXPERT COLUMN - 부동산 공시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2)200 HOME & GARDEN - 하트 모양의 열매가 독특한 나무 고추나무 202 NEWS & ISSUE192 애독자 사은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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