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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동선이 정원과 밀접하게 이어진 집 제주 주택 ‘맨도롱하우스’
- 수도권에 살고 있는 건축주 부부는 제주도에 작은 집을 짓고 별장으로 쓰다가 은퇴 후에는 아예 이주할 계획을 가지고 사무실에 찾아왔다. 이제 자녀들 교육을 모두 마쳤고 틈나는 대로 제주도에서 지내며 손님치레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집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나중에 이주하게 될 때 즈음에는 더 커져 있을 가족들을 맞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증축할 수 있도록 지금 계획을 마련해 놓길 원했다. 진행 노철중 기자글 이준석(건축사사무소 시드 소장)사진 건축사사무소 시드 HOUSE NOTEDATA위치 제주 제주시 한림읍용도지역 자연녹지지역건축구조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607㎡(138.62평)건축면적 100.32㎡(30.35평)연면적135㎡(40.8평)1층 86㎡(26.02평)2층 49㎡(14.82평)건폐율 16.53%용적률 20.11%설계기간 2022년 2월 ~ 8월시공기간 2022년 10월 ~ 2023년 3월설계건축사사무소 시드02-543-8021 https://sied.co.kr시공김상훈 목수 010-3544-4209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알루미늄 징크외벽 - 치장벽돌파티오 - 제주석툇마루 - 방킬라이내부마감천장 - 수성도장내벽 - 수성도장바닥 - 원목마루계단실디딤판 - 오크 집성목난간 - 평철난간단열재지붕 - 글라스울외벽 - 글라스울내벽 - 글라스울창호 PVC시스템 창호(미주창호)현관문 코렐도어조명 대일조명주방기구 한샘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냉난방기구 LG에어컨, 경동보일러 대지 북쪽에서 출입 마당을 거쳐 현관과 차고로 들어가도록 계획했고 필요에 따라 여분의 주차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관은 별도의 중문 없이 복도에 연결돼 있어 앞뒤로 트였다. 대지는 협재리 마을 외곽에 드문드문 전원주택들이 들어선 자연녹지지역이다. 남쪽과 동쪽으로 경작지와 수림이 섞인 녹지가 펼쳐지고 북쪽에는 소나무 군락이 가까이 들어앉아 전망이 매우 좋다. 서쪽에는 이웃집들이 위치하며 대지에는 이미 크게 자리 잡은 종려나무와 소철이 제주도스러운 풍경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정원으로 열린 복도는 거실과 식당 사이를 잇는 실내 생활 동선의 중심이자 툇마루를 통해 정원으로 나갈 수 있는 출입 공간이다. 복도에 개방돼 있는 세면실은 밝고 습기가 갇히지 않으니 청결하게 관리하기 쉽다. 거실은 층고를 높이고 박공지붕의 공간을 열어 특별히 높고 시원한 공간이다. 남쪽 윈도우시트에 큰 창을 설치해 정원과 하늘이 한껏 들어오도록 했다. 주방·식당 앞에는 석재마감의 테라스를 만들어 외부 식사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증축 고려한 마당과 집의 배치나중에 증축으로 마련할 공간은 손님들이 지낼 별도의 공간임을 고려해 별채로 계획했고 안채와 바깥채 두 동으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제주도 주거공간의 배치를 제안했다. ‘ㄱ’ 자로 배치된 안채와 바깥채는 남쪽 마당을 사이에 두고 만나게 돼 돌담과 수목으로 둘러싸인 정원을 공유하면서도 적절한 거리를 가지도록 계획했다. 북쪽에 별도로 마련한 출입 마당에 주차공간과 현관을 배치함으로써 남쪽의 정원은 더욱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공간이 됐다. 건물의 양 끝에 부엌, 거실, 침실 등의 주요 생활공간을 배치해 앞뒤로 열리도록 하고 그 사이를 복도로 연결했다. 정원을 향해 최대한 열린 편복도는 현관, 계단실, 세면실 등의 모든 실들을 연결함으로써 생활동선이 정원과 늘 밀접해지는 특별한 장치다. 편복도의 정원 면에는 넉넉한 깊이의 툇마루와 미서기창을 설치해 복도와 정원 사이에서 안팎을 드나들며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석재로 마감한 식당 앞 테라스는 정원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다. 1층과 2층에 만들어진 편복도는 집안 어디든 정원과 연결되는 장치이다. 2층 욕실에는 천창을 설치해 낮에 밝고, 밤에는 밤하늘이 보이는 특별한 공간이 되도록 했다. 2층에는 안방과 손님방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 끝에 배치됐다. 거실처럼 박공지붕 공간을 열어 시원한 상부를 만들었다. 처마와 박공지붕 공간 살린 집목조주택의 자연스러운 요소인 지붕처마를 남쪽으로 최대한 내밀어 만들고, 1층 툇마루 위에는 별도의 깊은 처마를 설치해 제주도의 여름철 햇살을 걸러주도록 했다. 또한 깊은 지붕처마는 벽돌의 오염도 방지해 준다. 박공공간은 내부에서 열어 상부가 시원해지도록 했으며 특히 단층인 거실은 지붕을 높여 특별한 공간감이 느껴지도록 계획했다. 사진촬영 일정을 잡았다가 날씨가 맞지 않아 몇 번 약속을 바꿀 때마다 늘 제주도에 머물렀던 걸로 보아 건축주분이 정말 제대로 제주도 생활을 즐기고 계시는구나 생각했다. 봄에 준공하고 나서부터 몇 달 동안 집 예약이 꽉 찼다고 한다. 집 이름은 따뜻하다는 제주도 방언을 써서 ‘맨도롱하우스’로 지으셨다. 마당을 면하는 복도를 따라서 넉넉한 깊이의 툇마루를 만들고 깊은 차양으로 위를 덮어 정원을 즐기는 외부공간이자 내외부를 드나드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출입 마당과 분리된 대지 남쪽으로 안마당을 만들어 정원이 좀 더 아늑한 공간이 되도록 했다. 이미 식재된 종려나무와 소철 등이 새로 만들어진 정원에 풍성함을 더한다.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이웃집과 마주 보는 창은 최소로 줄이고 채광과 환기의 용도로 한정해 기능적으로 계획했다. 출입 마당 이준석_건축사사무소 시드 소장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뉴카슬대학교에서 어번디자인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영국 BARTON WILLMORE와 MOSAIC URBAN DESIGN 등에서 주거 관련 건축설계와 마스터플랜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택, 근린생활시설, 공공 공간 계획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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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동선이 정원과 밀접하게 이어진 집 제주 주택 ‘맨도롱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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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집 짓기6_건강한 집의 시작, 라돈 저감 건축자재
- 건강한 집의 시작, 라돈 저감 건축자재When you breathe in radon gas, radioactive particles can get trapped in your lungs. Over time, these radioactive particles increase the risk of lung cancer. It may take years before health problems appear. Radon causes 21,000 lung cance deaths each year (EPA). 라돈 가스를 흡입하면 방사능 입자가 당신의 폐에 갇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폐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질병이 실제 발생되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알지 못한다. 라돈은 매년 21,000명의 폐암 사망자를 초래하고 있다. (출처: 미국 환경 보호국 EPA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진행 노철중 기자글 민예령(봄하우징 디자인 실장) 사진 및 자료 봄하우징 라돈 저감 건축자재를 사용한 양평 주택 봄하우징에게 2020년은 여러 방면으로 중요했던 한 해였습니다. 우선 봄하우징이 태어난 지 횟수로 1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그리고 라돈에 관한 여러 가지 연구와 특허출원, 라돈 저감 시공 등으로 바빴던 한 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19년 주택을 지으려고 하는데 라돈 저감 시설을 시공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해는 저희가 라돈에 대한 관심이 내부적으로 증폭되던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미팅을 했고 ‘건강한 집을 짓자!’라는데 의견을 일치한 우리의 ‘라돈 프리 주택 프로젝트’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저희 봄하우징(디자인-빌드-라이프스타일 그룹)과 자회사 바티에(종합건설사)는 실내 공기 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좋은 자재를 통해 유해물질을 최소화하며 효율적으로 환기가 이뤄지는 집을 위해 일산에 봄하우징 모델하우스를 지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집을 많이 짓고 싶은 회사입니다. 양평 주택 외장재에 사용된 벽돌 마감과 실내 목공에 사용된 석고보드 라돈 없는 건축자재 어떤 게 좋을까라돈은 실내공기의 오염 원인 중 하나로 무색, 무취, 무미의 비활성기체입니다. 어디서든 사람에게 쉽게 흡입돼 폐암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위험성이 큰 물질입니다. 현재 비흡연자의 라돈 가스 노출로 인한 폐암 발병에 관한 연구가 의학계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요. 라돈의 80~90%는 토양을 통해 실내로 유입됩니다. 하지만 아파트 고층에서도 라돈은 심심치 않게 발견됩니다. 왜일까요? 주요 원인은 바로 ‘건축자재’입니다. 그중 한때는 석고보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2010년대 석고보드 라돈 파동으로 인해 현재는 규제가 많이 만들어져서 예전만큼은 아닙니다. 그 시기에는 환경부에서 ‘건축자재별 방출 라돈의 실내 공기 농도에 미치는 영향 연구(2014.11)’라는 논문이 발간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리모델링을 했거나 지어진 집이라면 일정량의 라돈을 지속적으로 방출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석재 역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2018년 10월 언론 보도를 통해 촉발된 후 공동주택 내 마감재로 사용되는 화강석 및 대리석 등 석자재로부터 방출되는 ‘라돈’에 대한 건축자재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어 여러 관리 방안들이 검토됐고 지침서 또한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이 바로 2019년에 배포된 ‘건축자재 라돈 저감/관리 지침서’이며 여기에는 많은 자재에 관한 관리 지침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실내의 라돈 농도를 줄이기 위한 건축자재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요?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 되지는 건축 내장재를 <표 1>과 같이 정리해 봤습니다. 주의 자재 vs 추천 자재벽돌과 석고보드 잘 알려진 것처럼 벽돌은 라돈이 가장 많이 방출되는 자재입니다. 보통 외장재나 골조재가 내장재보다 라돈 가스 방출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일반적인 실내 마감 건축자재에서 가장 높은 라돈 방출량을 가진 마감재는 천장재 중 석고 시멘트 텍스입니다. 현재는 규제가 많이 강화돼 위험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석고보드는 주의해야 할 자재임에 틀림없습니다. 벽면과 천장면을 구성하는 모양을 만들고 덮는 아주 기본적인 자재이며 한 현장에서 들어가는 양이 다른 자재에 비해 월등히 많으므로 선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고 신중해야 합니다. 라돈 저감 시공을 한 양평 주택에는 가장 높은 등급인 친환경 인증을 받은 석고보드가 전체에 적용됐습니다. 양평 주택에 시공된 자작나무 도어와 천연 목재 가구 화강암과 대리석 라돈은 암석에서 발생하는 천연가스입니다. 당연히 다양한 석재에서 라돈이 발생합니다. 우리나라는 화강암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화강암을 풍부하게 채취할 수 있어 건축 인테리어 자재로 흔하게 쓰입니다. 수년 전 한 신축 아파트에서 실내 마감재로 사용된 화강암에서 높은 라돈 수치가 측정돼 크게 논란이 됐던 적이 있습니다. 실내 장식에 많이 쓰이는 석재 중 라돈이 많이 함유된 대표적인 석재는 <표 2>와 같습니다. 최근에 문제가 됐던 화강암으로 ‘오련회’가 있습니다. 붉은 톤의 화강암이 라돈 수치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대리석이 화강암보다 라돈 수치가 낮은 것은 맞지만, 역시 화강암처럼 라돈 가스를 지속해서 방출합니다. 백색계열과 황색계열 대리석에서 라돈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집션 대리석이 라돈 함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양평 주택에서는 내장재로 천연석재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라돈 가스가 소량이라도 부엌이나 현관 쪽에서 지속해 방출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목: 자작나무 도어와 천연 목재 가구 일반적으로 흔하게 쓰이는 ABS 도어는 인공적으로 습기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자재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전체적으로 천연 ‘자작나무’ 도어를 제작·시공했습니다. 튼튼하고 습기에 강해 뒤틀림이나 하자가 적고 무엇보다 자연 그대로의 매력이 돋보입니다. 자작 원목 또는 공간과 쓰임에 따라 자작 합판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합판을 만들 때 쓰이는 접착제 역시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친환경 접착제로 만든 최고급 자작나무 합판을 선택했습니다. 가구 역시 MDF에 인테리어 필름을 시공한 것이 아닌, 천연 목재 합판이나 원목을 사용했습니다. 양평 주택에 시공된 천연 종이 벽지 에어푸르트와 아우로 천연페인트 합지 벽지와 천연 페인트 벽지는 대표적으로 합지 벽지와 실크 벽지로 나뉘지요. 물론 패브릭 벽지도 있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실크 벽지는 종이 위에 좀 더 다양한 무늬와 질감 그리고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비닐층으로 한 번 더 마감한 것입니다. 합지 벽지도 흔히 알기에는 종이 그대로고 가장 친환경적인 벽지로 여겨지지만 비닐수지로 마감한 층을 덧입힙니다. 양평 주택에 시공된 벽지는 독일의 에어푸르트 ERFURT 벽지입니다. 에어푸르트는 독일의 Erfurt&Sohn에서 1827년부터 한결같이 천연 벽지만을 만들어 온 제조사입니다.(www.erfurt.com) 에어푸르트의 천연 벽지라인 중 하나인 라우파저 raufaser는 펄프와 펄프 사이에 작은 나뭇조각들을 함유해 삼림욕 효과가 있고, 실내의 습도가 높을 때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할 때는 머금고 있던 습기를 내뿜는 탁월한 조습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나무 같지요? 비닐로 마감해 숨통을 조이고 속에서 곰팡이를 만들어내는 일반 벽지보다, 정말 나무처럼 숨 쉬는 천연벽지는 자연과 닮은 건강한 집을 짓는데 꼭 필요한 마감재입니다. 국내에서는 나무&케어(www.namuhncare.co.kr)라는 회사에서 100% 천연의 벽지를 오래전부터 생산해 오고 있습니다. 양평 주택에 시공된 천연 종이 벽지 에어푸르트와 아우로 천연페인트 천연 페인트의 경우, 요즘 페인트 제품에 대한 규제도 국제적으로 굉장히 높고 한국도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와 벤자민 무어, 베어, 던 에드워드 등의 고품질 페인트 제품이 인기리에 실내 인테리어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한국 브랜드인 노루 페인트나 삼화 페인트, KCC도 품질이 높습니다. 양평 주택에서는 아우로AURO라는 독일 브랜드를 사용했습니다. 아우로 페인트는 화학성분이 전혀 함유되지 않은 진짜 천연 자재입니다. 그래서 아우로 페인트로 마감한 공간에서는 페인트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것은 물론, 시트러스나 허브향이 나는 것이 큰 특징이지요. 일반 페인트보다 가격이 비싸도 이런 천연 페인트를 쓰는 이유는 새집증후군이나 아토피 등의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우로는 유해물질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아서 아토피를 포함한 다양한 환경성장질환의 개선 효과가 있습니다. 여덟 가지 천연색을 조합해 다양한 컬러를 만듦으로 색에 제한이 거의 없습니다. 벽면용은 물론 목재 보호용 페인트도 색이 다양하고 그 기능이 뛰어나며 특히, 온도와 습도에 강해 목재의 수명을 늘려주는 천연 페인트입니다. 양평 주택 시공 중 라돈 측정기를 설치해 모니터링 하는 모습 라돈-프리 실현한 양평 주택양평 주택의 경우, 시공 중 그리고 시공 후에 지속적으로 라돈 농도를 모니터링했습니다. 시공 처음부터 구조, 환기, 마감재까지 다양한 라돈 저감 기술을 적용해 시공했던 양평 주택, 기준치의 한참 아래인 25Bq/㎥이 측정됩니다. 시공 후에는 2~5Bq/㎥의 검출량을 보였습니다. (국내 기준치는 200Bq/㎥입니다.) 라돈을 비롯한 다양한 유해물질의 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공 중의 수치이며 시공이 완료되고 베이크 아웃을 끝낸 후에는 라돈 수치가 거의 0으로 떨어졌습니다. 라돈-프리 Radon-Free 주택, 어떠신가요. 봄하우징과 바티에는 다양한 라돈 연구와 라돈 측정기 개발 및 시공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건강한 집 짓기의 시작, 바로 라돈 차단입니다. 봄 하우징은 유해 물질을 차단하고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시공법과 건강한 자재 사용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시공 후 양평 주택의 모습 봄하우징건강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완벽한 디자인, 철저한 시공,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순한 공간 디자인을 넘어 더 나은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며 건강한 삶을 지향합니다.02-333-2006www.bomhousing.comblog.naver.com/bomhousing인스타그램 @bomhou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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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집 짓기6_건강한 집의 시작, 라돈 저감 건축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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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집 짓기5_건강한 집의 시작, 라돈 환기 시스템
- 건강한 집의 시작, 라돈 환기 시스템When you breathe in radon gas, radioactive particles can get trapped in your lungs. Over time, these radioactive particles increase the risk of lung cancer. It may take years before health problems appear. Radon causes 21,000 lung cance deaths each year (EPA). 라돈 가스는 흡입하면 방사능 입자가 당신의 폐에 갇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폐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질병이 실제 발생되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알지 못한다. 라돈은 매년 21,000명의 폐암 사망자를 초래하고 있다. (출처: 미국 환경 보호국 EPA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진행 노철중 기자글 민예령(봄하우징 디자이너) 자료 봄하우징 출처: Pixabay 우리 자연에는 ‘바람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바람이 매우 강한 장소’를 가리키지요. 특히 바람이 불어 기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특정 지역이나 장소를 지칭할 때 우리는 그곳을 바람골이라고 부릅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실제로 아름다운 자연을 묘사할 때 풍경이 아름답고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곳을 바람골이라고 일컫기도 했다고 합니다. 환기란 한자로 ‘換氣’라고 쓰며, 공기를 ‘바꾼다’라는 뜻입니다. 라돈 관리에서 환기는 거의 절대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염 공기를 오염되지 않은 혹은 덜 오염된 공기로 바꾸는 것입니다. 환기 시스템(ventilation system)은 실내 공기질 관리 전반에 대한 설계 시스템이며, 이를 통해 실내 공기를 조절해 라돈 차단과 농도 감소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외부 공기를 실내로 흡입하고 오염 공기를 배출해 공기를 순환시켜 라돈 유입을 관리하고 라돈 농도를 감소시킵니다. 라돈은 궁극적으로 실내 공기질(Indoor Air Quality)과 매우 연관이 깊은데 복합적 원인에 따라 그 질의 차이가 결정됩니다. 실내 공기 오염의 원인은 미세먼지,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라돈, 부유 세균, 곰팡이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런 오염 발생인자를 차단하고 저감하는 것이 실내 공기질 관리의 핵심입니다. 라돈은 무색, 무미, 무취의 자연 방사성 물질로서 토양, 암석 등 물질 안의 우라늄이 붕괴되면서 생성됩니다. 실내 공기 중 라돈은 건물 하부의 암석이나 토양에서 발생하며 주택 내·외부를 마감하는 건축자재와 수돗물인 지하수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고 지형이 다양해 지역별로 라돈 발생량을 측정하면 그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주거 공간의 유형과 상태에 따라서도 라돈 노출의 차이가 크게 나타납니다.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에서 검출량이 2배 이상 높게 나오며 토양과 가까울수록, 바닥과 벽 등에 균열이 많고 오래될수록 검출량이 많아집니다. 밀폐도가 높고 환기 시설이 부족한 지하층 등에서도 그 농도가 매우 높게 측정됩니다. 라돈 저감 시공법에는 지난 호에 다뤘던 ‘토양배기법’과 ‘방사선 차폐법’외에도 환기 시스템을 통한 ‘저감법’과 건축자재로 관리하는 ‘자재법’이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환기 시스템을 통한 단독 주택 시공 시 라돈 저감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 실내 공기 질 다이어그램 ▲ 환기 다이어그램 환기 시스템, 라돈이 머물지 않는 주택환기 시스템은 건축적으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크게 ①자연환기(Natural Ventilation) 건물 ②기계환기(Mechanical Ventilation) 건물 ③통합환기(Mixed-Mode Ventilation) 건물로 나눠지고 주거나 상업 공간 대부분이 통합환기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창문과 문을 열어 내·외부 공기를 관리하는 100% 자연환기 건물도 흔하고 창문의 개폐 없이 100% 내부환기 시스템으로만 운영되는 고층 상업·주거 공간들도 많습니다. 다음은 위의 세 개 환기 시스템에 대한 정의와 장단점입니다. 100% 자연환기 시스템 100% 자연환기 시스템으로 구성된 주택은 공조 시스템이나 기계적 시스템 없이 천연 바람의 흐름에만 의존합니다. 에너지 소비가 없어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공사·사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천연 바람의 흐름에만 의존하기에 필요에 의한 공기의 흐름을 구현할 수 없으며 일관되거나 원하는 적정 온·습도를 유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100% 기계환기 시스템 개구부에 거의 의존하지 않고 기계환기 시스템만을 이용해 실내 공기의 순환과 교환을 제공하는 유형으로 배기팬, 공급팬, 에어 핸들러, 덕트 시스템, 필터링 시스템이 정교하게 설계·시공됩니다. 지속적이고 편차 없는 신선한 공기의 공급과 안정적인 실내 공기질을 제어하기에 좋은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내부에서만 순환하는 공기의 양이 절대적이며 천연 바람을 통해 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 역시 최상의 실내 공기 질을 유지하는 시스템은 아닙니다. 외부의 공기가 안 좋은 지역, 인구밀도가 높은 건물이나 공간에는 매우 효율적입니다. 통합환기 시스템 극단적 상황이나 공간이 아니고서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거의 모두 통합환기 시스템을 갖춘 공간에서 지냅니다. 자연환기 시스템과 기계환기 시스템을 모두 다 차용하고 결합한 형태입니다. 사용자가 적절한 상황에 자연 환기를 하고 기계를 이용하며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할 수 있는데, 제어만 잘 된다면 최상의 실내 공기 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거주자의 컨디션에 따라 거주자가 온·습도, 실내 환기 운동을 조절할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성, 비용 절감 면에서도 효과적입니다. ▲ 3D로 모델링한 양평 주택의 낮과 밤의 모습 양평 주택 환기 시스템 CFD 기류 가상 분석양평 주택은 통합환기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 주택입니다. 단순히 천장의 공조 시스템, 주방의 후드, 거실 에어컨 등을 설치하는 수준을 넘어서 환기 설비의 시뮬레이션과 설계 후 적합한 환기 시스템을 시공한 사례입니다. 잘 설계된 환기 시스템은 사용자와 거주자에게 적당한 온·습도를 제공하고 오염된 공기를 차단·배출합니다. 또 위생을 관리해 감염을 예방하고 가스 흡입으로 인한 피해를 줄입니다. 설계자나 시공자의 직관·주관적인 결정은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도 많지만, 환기 설비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희 봄하우징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인 시공 방법을 제안했고 그중 핵심 기술은 3차원 모델을 활용한 환기 시뮬레이션(CFD)입니다. ‘Computational Fluid Dynamics’의 약자인 CFD는 기체와 액체 같은 유체의 흐름과 열전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치적인 방법과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기술이며, 해당 유체의 움직임(패턴)을 연구하는데 사용하는 컴퓨터 기반 도구입니다. 항공 우주, 자동차, 에너지를 비롯해 환경 공학의 산업 분야에 많이 응용되며 다음과 같은 순서로 결과물을 도출해 냅니다.1. 환경 모델 생성 시스템의 물리적 도메인과 경계 등을 정의해 기하학적 가상 모델을 생성합니다. 2. 그리드 생성 계산 그리드를 사용해 제어 볼륨과 셀로 나누고 이를 통해 연속적인 유체의 특성과 방정식을 근사치화 합니다. 3. 유체의 물리적 모델링 유체의 흐름, 열전달, 난류, 화학 반응과 같은 물리적 현상을 적절한 수학적 방정식과 난류 모델로 모델링 합니다. 4. 경계 조건 수립 계산 도메인의 경계에 경계 조건을 적용해 해당 위치에서의 유체 패턴을 지정합니다. 5. 수치적 해답 도출 이산화된 방적식을 유한 차분법, 유한 부피법, 유한 요소법과 같은 수치적인 방법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해결합니다. 이는 각 제어 볼륨에 대해 방정식을 해결하고 특정 해답이 수렴될 때까지 해답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입니다. 6. 분석 시뮬레이션에서 얻은 결과를 분석하고 시각화해 유체의 속도, 압력, 온도, 분포 및 기타 관련 매개 변수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합니다. 그럼 양평 주택에서 진행했던 실제 모델링과 분석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3D 모델 생성 STEP1_3D 모델 생성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형태만 흉내 낸 3D 모델이 아닌 기초공사와 내장재에 사용된 모든 자제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야 합니다. 개구부와 환기구의 위치 등도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크기로 배치된 3D 모델을 완성합니다. 실내 가구 배치 등도 예정된 위치에 설정해야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 공기의 흐름 설정 STEP2_공기의 흐름 설정 시뮬레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3D 모델의 공기의 이동 방향에 대해 설계자가 특정 개구부들을 설정해 공기의 유입과 공기의 배출을 설정합니다. ▲ 공기 속도에 따라 다른 색상들로 표시한 결과물 STEP3_난류모델(기류 가상 분석) 생성 이렇게 공간의 건축적 사전 설정을 마치고 기류의 분석을 시뮬레이션 하게 되면 공기 속도에 따라 다른 색상으로 표기되고 공기의 흐름 방향은 화살표로 도출돼 결과물이 생성됩니다. ▲ 단면을 분석한 모습. 공기의 흐름과 방향을 화살표로 볼 수 있다. STEP4_설계의 적용 해당 시뮬레이션을 몇 차례 진행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위치와 크기의 개구부, 동선, 환기 장치가 필요한 위치 등을 파악해 여러 시나리오를 도출해 냅니다. 거주자가 최적의 공기질을 누릴 수 있고 냉·난방비를 가장 많이 절감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선정해 설계 단계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공기의 흐름이 정체된 계단실 어디에 우리의 ‘바람골’을 설치해 볼까요? 양평 주택의 경우 공기의 흐름이 정체되고 오염된 공기가 많이 유입되는 곳은 부엌과 욕실이 양옆으로 위치한 좁은 계단실이었습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환기가 부족한 부분에 추가적으로 공조기 시공을 했습니다. 스마트 환기 시스템은 양평 주택의 공간별 온·습도를 체크해 자동적으로 공기의 온·습도를 조절합니다. 공기 오염도 역시 자동으로 체크되고 환기 시스템이 작동해 라돈 농도를 낮출 수도 있습니다. 공기의 흐름과 그로 인한 내부 환기, 궁극적으로 그 환기를 통한 실내 공기 질의 향상은 매우 복합적인 환경의 전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공간(space)의 지형(geography), 향(orientation), 높이·층고(height) 등이 기본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며 창의 위치와 개수, 그 크기 역시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북쪽의 부엌 옆 작은 창문에서 바람이 들어오고 남쪽의 더 큰 창문으로 바람이 나가는 바람길이 우세한 공간입니다. 그래서 늘 음식 냄새는 거실로 향하고 오래 남아 있지요. 라돈 저감 시공에 있어서 외부공기 유입법(Ventilation Method)은 실외 공기를 실내로 유입시켜 실내에 양압을 형성합니다. 바닥 및 벽체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라돈 가스의 유입을 최대한 방지하고 실내에서 생성된 라돈 가스는 최대한 빨리 배출하는 방법입니다. 환기량은 실내 공기의 라돈 농도를 비롯한 다른 오염 물질의 농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시공 전 토양의 방출량이나 실내의 라돈 방출량을 계산해야 합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필요 용량을 설정하고 적절한 장치 설치와 제어 관리가 필수입니다. 많은 건축가나 실내건축가들이 공조 시스템에 대해 계산을 할 때, 단순히 용량과 거리(길이) 만으로 계산해 공조 서비스를 설계하고 공조기를 설치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 공간의 구조나 공간의 활동 타입, 동선이나 개구부의 위치에 따라 많은 변수가 발생함으로 위의 CFD와 같은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후 공조기의 타입과 위치 등을 결정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성과 공간의 쾌적성 면에서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공간에 적절한 ‘바람골’들이 잘 설계되고 시공된 공간, 그래서 쾌적하고 건강한 집, 바로 저희 봄하우징이 만들어가는 집입니다. 봄하우징건강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완벽한 디자인, 철저한 시공,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순한 공간 디자인을 넘어 더 나은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며 건강한 삶을 지향합니다.02-333-2006www.bomhousing.comblog.naver.com/bomhousing인스타그램 @bomhou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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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집 짓기5_건강한 집의 시작, 라돈 환기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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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치유 위한 세컨드하우스 대부도 전원주택
-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 위치한 이 주택은 건축주 부부가 애초에 세컨드하우스로 계획했지만, 은퇴 이후에는 본 거주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매우 만족스러운 보금자리다. 건축주 부부는 오랫동안 아파트 생활을 했는데, 아내가 허리를 다치고 난 후 힐링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집이 절실히 필요했다고 한다. 이에 관광지로도 유명한 대부도에 적당한 부지를 구입해 가족·지인 등과 함께 소통하며 치유할 수 있는 모던 스타일의 주택을 계획했다. 글 노철중 기자사진 및 자료 하우스톡※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DATA위치 경기 안산시 단원구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건축구조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줄기초지상 - 경량 목구조규모 지상 2층대지면적 545㎡(164.86평)건축면적 105.37㎡(31.87평)연면적157.06㎡(47.51평)1층 105.37㎡(31.87평)2층 51.69㎡(15.63평)건폐율 19.33%용적률 28.82%설계기간 2021년 5월~8월공사기간 2022년 4월~7월설계 및 시공 하우스톡 1588-9704 www.house-talk.co.kr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컬러 강판벽 - 세라믹 사이딩 16T데크 - 현무암 석재내부마감천장 - 실크벽지벽 - 디자인월 그란데바닥 - 포세린 타일, 강마루계단실디딤판 - 말바우 집성판, 인테리어 필름난간 - 평철 유리단열재지붕 - 글라스울R37벽 - 글라스울R32바닥- 비드법 보온판창호 독일식 시스템창호 47mm(게알란)현관문 커널시스텍주요조명 렉스조명주방기구 이화동서위생기구 계림요업, JEINIS, JCL INDUSTRY, 히든바스 현관은 하얀 공간에 심플한 3연동 도어로 포인트를 주었다. 전원주택에 어울리는 ‘힐링’, ‘소통’ 콘셉트안산 대부도 주택은 서울에서 가려면 시화방조제를 경유하는 긴 바닷길을 통과해야 한다. 건축주 부부의 본가가 있는 부천 상동에서 출발해도 이와 비슷한 코스를 거치는데, 바다를 보며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어 세컨드하우스 가는 길 자체가 힐링을 선사한다. 부천에서 1시간 내외로 위치해 있어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하기에 부담이 없는 것도 큰 장점이다. 부부는 집을 완공하고 지금까지 약 3개월 동안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은 꼭 이 주택에서 지냈다. 거의 매주 가족·지인들을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건축주 아내는 “현재까지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어요. 세컨드하우스로만 생각했었는데, 여기 와 보니까 은퇴 후 눌러 살아도 외롭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5남매 중 맏이예요. 아파트에 동생들이 올 때면 소통하기 힘들고 뭔가 불편하기도 했어요. 요즘엔 여기로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라고 흡족해했다. 맏이로서 베풀어 줄 수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는 얘기다. 이런 행복을 위해 아내가 가장 신경을 쓴 곳은 바로 주방이다. 벽면에 붙은 싱크대 이외에 추가로 개수대를 하나 더 설치했다. 이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며 거실에 있는 가족·지인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위한 배치라는 설명이다. 주방은 이 집에서 가장 오픈된 공간이다. 거실과 벽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그 벽을 개방형으로 계획해 외부로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거실에 있는 사람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이뿐만 아니라 통창을 설치해 마당을 훤히 내다볼 수 있게 했고, 사이드에 낸 시스템 도어를 통해 동선의 편의를 높였다. 가령 바비큐 파티를 할 경우, 부엌에서도 마당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거나 음식을 나르는데도 효율적인 동선을 구현한 것이다. 이렇듯 주방에는 힐링과 소통이라는 집 전체의 콘셉트가 잘 드러나 있다. 2층까지 오픈해 공간감이 좋은 거실은 모던 콘셉트에 맞춘 디자인 아트월이 인테리어의 중심이다. 거실 바닥은 포세린 타일로 마감하고 천장은 화이트, 벽면은 빈티지한 아이보리 컬러가 사용됐다. 주방은 마당을 향해 3면으로 창을 내 풍경을 들이고 데크로 출입이 가능한 시스템 도어를 설치했다. 거실이 밝고 소프트한 분위기였다면 주방은 어두운 컬러를 사용해 무게감 있게 연출했다. 클래식한 느낌을 주기 위해 헤링본 패턴의 강마루를 시공했다. 안방 창은 마땅 쪽과 외부 풍광을 조망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알파룸. 1층 공용 욕실. 개방감이 극대화된 오픈 천장의 거실주택의 대지는 대부도 해변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전원주택 단지로 아직 세대가 다 차지 않은 상태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힐링을 원하는 건축주 부부의 요구에 적합해 보인다. 주택 외부는 세 가지 모노 톤의 세라믹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낸 블록 형태의 매스가 볼륨감을 자랑한다. 2층에는 넓은 테라스와 커다란 고창으로 열린 공간을 만들어 남향 빛을 충분히 받아들이게 했다. 거실은 오픈 천장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각 포인트들을 안정감 있게 잡기 위해 타일, 스타일월(아트보드), 인테리어 필름, 유리와 같은 각기 다른 재질과 색상 대비를 활용해 연출했다. 개방감을 최대한 살려 분위기를 밝게 조성했다. 2층까지 오픈해 공간감이 좋은 거실은 모던 콘셉트에 맞춘 디자인 아트월이 인테리어의 중심이 된다. 바닥은 포세린 타일로 마감하고 천장은 화이트, 벽면은 빈티지한 아이보리 컬러가 사용됐다. 1층 현관 오른쪽에는 부부의 침실이 있다. 내부는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다. 크게 낸 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도 즐길 수 있다. 거실과 주방을 면하며 설치된 알파룸은 마치 인테리어처럼 공간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이후 실의 용도 변경도 용이하도록 설계됐다. 계단을 통해 2층에 오르면 높은 고창을 통해 아름다운 풍경이 들어오고, 아래로 시선을 내리면 거실을 색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어 신선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천장에서 아래로 길게 내려진, 마치 조형 예술 작품 같은 특색 있는 펜던트 조명도 인상적이다. 복도 한쪽 끝에 위치한 자녀 방은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다른 한쪽 끝에는 가족실과 게스트룸이 있다. 가족실 파티오창을 열면 마당을 향해 넓고 여유로운 테라스가 나온다. 바닥에 합성목재 데크를 적용했고, 난간은 심플한 평철 난간으로 시공했다. 2층에서도 야외 분위기를 낼 수 있고, 나중에 선룸을 만들어서 사계절 편리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계단재는 붉은빛의 짙은 색감과 내구성이 좋은 멀바우와 금속 유리 난간이 시공됐다. 계단실과 2층 복도는 벽지 대신 스타일월로 마감하고 벽부등을 설치해 세련된 공간으로 연출했다. 2층에는 자녀방과 가족실을 배치했다. 가족실 파티오창을 열면 마당을 향해 넓고 여유로운 테라스가 나온다. 바닥에 합성목재 데크를 적용했고 난간은 심플한 평철난간으로 시공했다. 공간적 개방감... ‘소통’ 만드는 힐링 전원주택전원주택이 선사하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힐링’이다. 안산 대부도 주택은 내외부에 개방감을 확보해서 사람과 공기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설계됐다. 덕분에 건축주 부부는 자연의 자유로운 흐름 속에서 가족·지인들과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누리고 있다. 앞으로도 이 주택이 자연과 소통하며 힐링을 얻을 수 있는 행복한 보금자리로 안착하기를 기대해 본다. 주택은 큰 창과 여유 있는 배치계획으로 공기와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끌어냈다. 항공 촬영으로 담은 주택의 배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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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치유 위한 세컨드하우스 대부도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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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손녀를 위한 세컨드하우스 양평 주택, 하윤우제
- 건축주 부부는 손자 손녀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세컨드하우스를 원했다. 또 휴식을 위한 공간인 만큼 주택관리 시간은 최소화하고 건축주 부부의 취미생활 공간도 마련하고 싶어 했다. 건축가는 건축주 부부 요구사항을 담아 관리가 쉬우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뾰족 지붕을 모티브로 설계한 것. 기존 주택에서 볼 수 없는 지붕 형태로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를 군데군데 넣었다. 아파트와는 다른 다이내믹한 공간 연출과 효율적 동선을 구성해 손주와 건축주 부부 모두 만족할 만한 주택을 만들었다. 건축주 부부는 이 집을 손주들의 이름을 딴 ‘하윤우제’로 지어 집과 가족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글 김수진 기자자료 및 협조 라움건축사사무소사진 이한울 작가(나르실리온) HOUSE NOTEDATA위치 경기 양평군용도 단독주택건축구조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572.00㎡(173.33평)건축면적 102.62㎡(31.09평)연면적94.19㎡(28.43평)1층 94.19㎡(28.54평)지하 주차장 58.32㎡(17.67평)건폐율 17.94%용적률 16.45%설계기간 2020년 2월~6월시공시간 2020년 8월~2021년 4월설계 라움건축사사무소 1811-8808 www.raumst.com시공 그루터기 031-774-3305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컬러 강판벽 - 청고벽돌데크 - 방킬라이 천연목재내부마감천장 - 수성페인트 도장벽 - 수성페인트 도장바닥 - 강마루단열재지붕 - 수성 연질폼(ICYNENE)중단열 - 수성 연질폼(ICYNENE)계단재디딤판 - 자작나무난간 - 분체도장 철제난간창호 시스템창호(Aluplast)현관 제작주요조명 후드 아일랜드 천정 부착형 웨이브(ELICA)주방기구 제작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난방기구 가스보일러(경동) 집은 지평 미리내빌리지 단지 내에 자리 잡았다. 일반 분양 필지는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 어렵고 관리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 건축주 부부는 조성된 지 10년 이상 된 미리내리조트 내 미리내빌리지에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필지는 대지와 도로의 높이차가 3m 이상으로 지하주차장이 필수로 설치돼야 하는 곳이었다. 라움건축사사무소는 세컨드하우스 용도에 맞는 적절한 규모와 손주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을 원한다는 건축주 부부의 요구를 모두 담아 설계에 나섰다. “손자 손녀를 위한 집이면서도 우리 부부의 취미생활과 휴식을 위한 세컨드하우스를 짓고자 했습니다. 전원주택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관리와 보안, 프라이버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존 리조트 부지에 집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양평 지역 건축사 사무소를 찾던 중 라움건축사사무소가 주택에 대한 철학과 예산 등이 마음에 들어 이곳 사무소를 선정하게 됐습니다.” 거실. 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방들을 배치해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높은 천장에는 실링팬을 둬 환기를 돕고 이국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대지와 주변 환경 고려한 건물 형태와 배치집의 입구인 지하주차장은 서쪽 도로를 통해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주차장과 이격해 건물을 동쪽으로 배치, 서쪽에 마당을 두도록 건물을 배치했다. 이 경우 지하주차장으로 인해 마당 토심이 깊지 않고 도로 쪽으로 급경사가 생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손자 손녀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었다. 설계자는 주택을 주차장 쪽에 배치해 동쪽으로 자연 그대로 마당이 연출되도록 했다. 대신 급경사 부분은 건물로 사람 접근으로 막아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마당 채광이 건물 때문에 줄어드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층 건물 지붕을 경사로 설치했다. 도로 쪽으로 건물을 배치하면서 자연스럽게 마당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아 건물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내부 공간 디자인이 돋보인다. 조리를 하면서 가족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부엌을 설계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세컨드하우스를 구성했다. 우드 톤과 화이트 톤 간의 대조가 시원하면서도 세련된 색감을 자랑한다. 주방. 다이내믹하고 독특한 디자인건축주 부부가 원하는 세컨드하우스는 매일 거주하지 않기에 유지 관리가 쉽고 손이 덜 가도록 설계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면서도 손주들이 즐겁게 공간을 누비며 건축주 부부가 일상을 벗어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연출이 필요했다. 라움건축사사무소는 이를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경사지붕 디자인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천장 공간은 이렇게 완성됐다. “아파트와 다른 공간이 연출되면서도 관리하기 쉬운 디자인을 설계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각 공간별로 천장 공간이 다르게 구성해 손자 손녀들에게 이색적인 공간 체험을 줄 수 있도록 여러 경사지붕이 만나는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거실에는 대형 시스템 도어(창호)를 설치해 쉽게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데크와 거실 바닥재 색상을 동일하게 해 두 공간이 연속적으로 인지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욕실. 우드톤과 화이트톤의 톤 대조로 깔끔한 이미지를 준다. 평면 계획과 실별 특징건축주 부부는 마스터룸과 자녀가 올 때마다 묵을 수 있는 방 2개와 작은 거실, 주방으로 구성된 25평 주택을 원했다. 건축가는 이들 부부의 세컨드하우스 이용 패턴을 검토한 결과, 각 실 간의 거리를 최대한 이격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또, 세컨드하우스를 관리하는데 큰 힘이 들지 않고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공간과 동선을 구성했다. 건축가는 메인 사용 공간인 주방과 거실을 사이에 두고 방을 양쪽 방향으로 나눠 사용 후 청소관리를 적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주 사용 공간인 거실과 마스터룸 사이에는 중정을 구성해 건축주의 오랜 꿈이었던 온실로 활용했다. 건축가는 “중정을 온실로 만들어 소음을 막고 복도가 주는 답답함을 해소하면서 취미 공간을 바라보며 쉴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손자 손녀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마당을 동쪽에 배치했다. 대지와 도로 간 3m 높이차로 발생할 수 있는 경사 부분은 건물로 사람 접근을 막아 아이들 위험을 사전에 방지했다. 집 입구인 지하주차장은 서쪽 도로를 통해 연결되도록 돼 있다. 기능 및 조형적 요소 고려한 인테리어 콘셉트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다이내믹한 천장 디자인이다. 내부 천정면을 지붕 경사 그대로 반영해 시원한 별장 이미지를 나타난다. 또 높은 천정에 따른 공기 순환용 실링팬을 포인트 요소로 적용해 이색적인 연출을 보였다. 바닥재와 가구, 주방은 건축주 부부 취향을 반영한 진한 우드톤으로 구성해 화이트톤의 천장·벽체와 대비되도록 했다. 서로 다른 지붕 경사가 재미있다. 건축주 부부는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효율적 관리를 고려해 이미 조성된 지 10년 이상 된 미리내리조트 내 미리내빌리지에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다양하게 구성된 경사지붕이 눈에 띈다. 각 공간별로 다르게 디자인된 경사지붕이 만나는 독특한 외형으로, 건축가는 세컨드하우스에서 일상과 차별되는 체험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삼각 지붕 아래 회갈색 벽돌과 데크의 나무 배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방재웅(라움건축사사무소 대표)방재웅 대표는 건축학부 졸업 후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박사과정으로 재학 중이다. 조경, 건설안전, 공인중개사 등 전문분야별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무소를 개소한 후 건축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건축 과정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다양한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건축주에게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도록 노력한다. 대표작으로는 더 라움, 슬기네, K주택, 예산 카페, 제2막, 반(班), 세 상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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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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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손녀를 위한 세컨드하우스 양평 주택, 하윤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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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아름다운 돌담과 옛 생활방식을 엿보는 아산 외암리 참판댁
- 옛 마을의 모습을 잘 보존하여 중요민속자료 236호로 지정 받은 충남 아산시 외암리. 이곳에는 여러 채의 기와집이 자리하지만 중요민속자료는 건재고택建齋古宅과 참판댁參判宅뿐이다. 그만큼 참판댁은 건축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인데 뒤쪽의 큰댁(중요민속자료 195)과 앞쪽의 작은댁(중요민속자료 195-2)으로 나뉜다. 현 주인인 아래쪽 작은댁은 나중에 구입한 집이라고 한다. 참판댁은 대한제국의 종2품 참판직에 해당하는 시종부 부경 등을 지낸 이정렬 공公이 공직을 사퇴한 후 고종황제의 하사금으로 지은 집이라 하여 참판댁이라 불린다. 글 최성호 사진 윤홍로 기자 사랑채에는 ‘高宗皇帝고종황제 賜號사호 退湖居士퇴호거사 英王九歲書영왕구세서’라는 현판이 내 걸렸다. 즉 고종황제가 호를 내리고 영왕이 9살(1905년)에 쓴 것이다. 이때부터 이정렬 공은 ‘퇴호退湖’라는 호를 사용하였다. 어쨌든 이정렬 공은 고종황제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이 집을 고종황제의 하사금으로 지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득선 씨도 120∼130년 됐다 하고, 필자의 견해도 그 이상 된 것으로 보이는 바 실제로 고종황제의 하사금으로 지었는지는 단정 내리기 어렵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민속마을인 외암리에서 규모가 큰 참판댁. 안채 대청에서 바라본 뒤뜰로 돌담이 가지런히 장독대를 에워싸고 있다. 사생활은 보호하고 외부인은 감시 참판댁의 권위를 나타내는 행랑채보다 높은 솟을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사랑채는 대문 정면에서 좌측으로 빗겨 위치한다. 사랑채와 행랑채는 평행 배치가 아니기에 들어서는 사람은 오히려 중문 쪽으로 시선이 가는 반면, 사랑채에서는 행랑채가 쉽게 바라보인다. 이러한 배치는 사랑채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출입자를 적절하게 살피도록 한 것으로 생각된다.행랑채는 다른 곳과 달리 툇간退間(원칸살 밖에다 딴 기둥을 세워 만든 칸살)을 두었는데 이곳에서만 보이는 구조로 행랑채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의도에서 만든 것 같다. 이득선 씨는 툇간 중 동측 한 칸은 마구간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겨우 말 한 마리만 들어가는 이러한 마구간은 다른 곳에는 없는 특이한 구조다. 아마도 집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필요한 면적을 할당한 듯하다. 사랑채는 5칸 ‘一’자 집으로 왼쪽에서부터 작은사랑방, 대청, 큰사랑방, 부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고주 5량의 납도리집에 우진각지붕이다. 기단에 암키와 두 장을 겹쳐 만든 굴뚝으로 벌레 퇴치용이다. 이정렬 공은 고종황제에게 ‘퇴호退湖’라는 호를 받았다. 기단에 여름철 외출하고 돌아와서 간단하게 땀을 닦도록 수반을 만들었다. 기단에 만든 굴뚝과 수반의 쓰임새는 사랑채는 정면 5칸 측면 1칸의 전퇴前退(집채 앞쪽에 다른 기둥을 세워 만든 조그마한 칸)집으로 네 귀에 모두 추녀를 단 팔작지붕이다. 좌측에서부터 각각 한 칸 방과 대청, 두 칸 큰사랑방, 마지막 한 칸이 다락과 부엌이다. 그리고 맨 오른쪽 전면 툇간은 몸종이 기거하는 머릿방이다. 집의 위상位相에 비해 사랑채의 대청 규모가 조금 작다는 것 외에는 기단의 높이도 적절하여 차분하면서 안정감을 준다. 이곳 사랑채 기단에는 다른 곳에 없는 시설이 두 가지 보인다. 첫째는 기단에 만든 굴뚝이다. 암키와 두 장을 겹쳐 만든 두 개의 구멍이 사랑마당을 향한다. 그러나 실제 연기를 빼는 굴뚝은 안마당 쪽으로 뽑아 놓았다. 이득선 씨는 이 굴뚝은 벌레를 쫓고자 설치했다고 한다. 안채 마당에 뽑은 굴뚝을 막은 채 불을 때면 연기가 사랑마당 쪽으로 나와 벌레를 쫓는다는 것이다. 한번 불을 때 연기를 내면 2∼3일간 벌레가 꾀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낮은 굴뚝은 주로 기후가 온화해 불을 잘 들이지 않아도 되는 남부지방에서 가끔 보이는 형식으로, 중부이북지방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곳 외암리의 건재고택 사랑채에는 높은 굴뚝이 아예 없다. 참판댁에서는 굴뚝을 이중으로 설치해 목적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한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둘째는 기단에 돌로 만든 조그마한 수반水盤이다. 이득선 씨는 사랑채 어른이 세수하던 곳으로, 더운 여름 바깥어른이 외출하고 돌아와서 간단하게 땀을 닦도록 만든 수반이라고 한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지저분하지만 예전에는 몸종이 늘 닦아 반질반질했고, 수반 바로 앞 기둥에는 세수한 후 물기를 닦도록 베수건을 늘 걸어놓았다는 것이다. 큰 사랑방 앞 창문 위쪽에는 창호지도 바르지 않은 창을 자그맣게 뚫어 놓았다. 이득선 씨는 환기용이라면서 원래는 내부에도 상방 위에 환기 구멍을 뚫어 놓았는데 겨울에 세찬 바람이 들이쳐 최근에 막아버렸다는 것이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온다”는 속담만큼 한겨울에 조그마한 틈 사이로 찬바람이 들이치니 현재 뚫린 정도면 겨울에 만만찮은 바람이 들이쳤을 법하다. 사랑채 우측의 중문으로 안채로 통한다. 안채는 10칸의 ‘ㄱ’자 집으로 1고주高柱 5량樑의 납도리집이다. 2칸짜리 대청을 중심으로 왼쪽에서부터 부엌, 안방, 윗방, 골방이 차례로 놓였고 오른쪽으로는 건넌방, 작은 부엌, 머릿방이 있다. 곳곳에 보이는 시렁에는 옛 살림살이가 잘 보관돼 있다. 《주자가례》에서 벗어난 현실적인 배치 안채는 사랑채 우측의 중문을 통해야 들어간다. 중문은 사랑채와 직각 방향으로 설치하여 안채가 들여다보이지 않는다. 중문 앞쪽에는 문을 별도로 냈는데 예전에는 현재하고 달리 사람이 통행할 정도로 담이 트여 중문으로 직접 들어갔다. 동네 아녀자들이 사랑채 앞을 지나지 않고 편하게 안채로 드나들게 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안채는 사랑채와 광채하고 더불어 튼 ‘ㅁ’자 형이다. 안채는 ‘ㄱ’자형으로 좌측은 남쪽에서부터 부엌 2칸, 안방, 윗방, 고방庫房 그리고 2칸 대청 건너편에 칸 반 크기의 건넌방을 배치한 구조다. 건넌방 옆으로 반 칸 부엌과 한 칸 방이 자리한다. 건넌방과 옆방을 연속적으로 배치하지 않고 사이에 반 칸 부엌을 드린 점이 특이하다. 가운데 부엌에다 양쪽 방의 아궁이를 설치해 난방한 것이다. 또한 대청의 판장문板牆門 상부에 만든 벽장은 사당이 지어지기 전 위패를 모시는 장소로 쓰였을 것이다. 사당이 안채 좌측에 위치한 점도 눈에 띈다. 《주자가례朱子家禮》에서는 정침正寢(제사를 지내는 몸채의 방)은 대부분 동쪽 즉, 안채를 바라볼 때 우측에 설치할 것을 권했다. 이곳 사당은 《주자가례》에서 벗어났는데 아마도 현재의 우물 때문인 것 같다. 집을 지을 때 수맥水脈을 살펴 우물을 찾고 보니 사당 자리가 우물 차지가 되어 사당이 자연스럽게 반대쪽으로 옮겨진 듯하다. 사당은 한 칸 규모 맞배지붕으로 여느 곳하고 모습이 다르다. 대부분의 사당과 달리 후벽를 외부로 뽑아내어 감실龕室(사당 안에 신주를 모셔 두는 장)을 만들어서 위패를 모셨다. 아마도 실내 공간을 넓게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집을 둘러싸는 돌담으로 공간을 구획했다. 작은집 사랑채는 대청이 한쪽으로 배치된 남도식이다. 최근 외암리를 다시 찾으면서 옛날의 고즈넉한 마을 분위기가 사라진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을을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건물도 많이 짓고 주차장도 새롭게 단장했다. 특히 마을 입구에 여러 채의 전시용 및 행사용 건물을 짓다 보니 마치 민속촌에 들어가는 듯했다. 또한 예전에는 기와집도 몇 채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너도나도 기와집을 짓다 보니 고즈넉하던 마을 풍광이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참판댁 아랫집도 단체 숙박을 위한 시설로 개조돼 마당에 찜질방까지 들어서 옛집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관광 개발도 좋고, 팜스테이도 좋지만 원형을 보전한다는 원칙은 최소한 지켰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글쓴이 최성호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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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인테리어
- 상가주택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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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아름다운 돌담과 옛 생활방식을 엿보는 아산 외암리 참판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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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좋은 땅에 풍요로운 삶을 담다 세종 주택, 안온재安溫齋
- ‘안온재安溫齋’에는 많은 이야기가 녹아 있다. 집 형태에 대해 건축주가 오랫동안 담아온 생각, 땅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 그리고 건축주 희망을 현실화하기까지의 설계자 숙고가 고스란히 담겼다. 긴 소통 끝에 지은 이 집은 단순함 속 풍요로운 삶을 담는 공간으로 탄생됐다. 글 최성호(소하건축사사무소 소장)진행 남두진 기자사진 이한울(나르실리온 작가) HOUSE NOTEDATA위치 세종시 고운동용도 단독주택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대지면적 345.6㎡(104.73평)건축면적 107.79㎡(32.67평)연면적176.06㎡(53.25평/용적률 산정면적 156.39㎡)1층 107.79㎡(32.66평)2층 68.27㎡(20.69평)다락 4.35㎡(1.32평)건폐율 31.19%용적률 45.25%설계기간 2020년 4월~10월시공시간 2020년 10월~2021년 3월설계 소하건축사사무소 02-2038-4758 www.sohaa.co.kr시공 브랜드하우징 031-714-2426 cafe.naver.com/metalwood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컬러강판벽 - 흑고파벽돌(한국벽돌)데크 - 고흥석내부마감천장 - 루나우드베네시안3(루나우드)벽 - 실크 벽지바닥 - 강마루(동화마루)단열재지붕 - 수성 연질폼외단열 - 수성 연질폼내단열 - 수성 연질폼중단열 - 수성 연질폼계단재 디딤판 - 자작나무 합판창호 살라만더현관 살라만더주방기구 휴플랜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난방기구 나비엔 건축주는 세종시 고운동에 집을 짓기 위해 여러 건축사와 시공사를 알아보다 지난 2020년 4월 소하건축사사무실로 연락을 취했다. 마침 세종시와 대전시에 프로젝트가 있던 터라 해당 부지에서 건축주와 오후 느즈막이 만나 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인근 카페에서 상담을 진행했다. 건축주의 부지는 주택지 이면도로 삼거리에 면했다. 전면 도로보다 1m 정도 높았고 뒤쪽에는 보도와 차도 그리고 블록형 주택단지가 위치했다. 남쪽에는 주택지에 조성된 공공 놀이터가 있어서 답답함이 없고 향이 좋은 땅이었다. 건축주가 생각하지 못한 대지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설계부터 공사와 입주까지의 과정과 예산에 대해 논의하고 나니 어둠이 짙게 깔리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계약 후 설계가 진행되자 비용 걱정과 면적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했다. 기능적인 부분과 감성적인 부분에 대한 크기와 활용에 고민이 많았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단순한 형태 안에 풍요로운 삶의 행위를 담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매스와 지붕 형태는 심플하게 디자인하고 기능 공간들은 주 생활공간을 보조하는 형식을 띄며 주 생활공간은 바라보는 방향이 서로 다르게 연결되도록 구성했다. 공간들은 연속과 연결을 통해 흐름과 시선이 교차하는 집, 작은 공간에 여러 행위를 담을 수 있는 집, 아이들의 성장에 대응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주방을 중심으로 연결된 거실. 다양한 공간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1층 마당과 거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도록 단차 없이 설계됐다. 시원한 개방감이 느껴진다. 남향인 이 집은 채광이 풍성하게 들어오도록 설계됐다. 건축주 가족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빛이 쏟아지는 식당. 계단과 2층 공간 아래 부엌을 연출했다. ㄷ자형 효율적 구조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방들은 프라이빗하게 설계하면서도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기 쉽게 구성됐다. 다양한 관계가 이뤄지는 공간 배치부지는 남동쪽에 도로와 놀이터가 있어 개방감과 원경까지 가질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반대로 마당과 집이 가로에 노출돼 있었다. 전면도로가 부지보다 낮아서 프라이버시를 일부 확보할 수 있어 최대한 뒤쪽으로 배치하고 남측 채광을 위해 단순한 일자 배치를 구상했다. 그런데 차고를 만들면서 앞쪽으로 거실 공간이 튀어나오게 돼 배치는 자연스럽게 ㄱ자가 됐다. 부지에서 놀이터를 바라보는 방향이 남쪽이기에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마당과 놀이터를 뒀다. 남서쪽에는 집이 있고 북동쪽 인접 대지는 비어 있어 기존 집과의 관계를 고려했다. 지구단위계획에서 요구한 주차 위치에 맞춰 주차장과 차량 동선을 계획했다. 대지 레벨을 극복하는 주차 경사로와 진입로를 설정하고 나니 현관 위치가 정해졌다. 차량에서 비를 맞지 않고 이동하는 효율적인 동선을 위해 전면 포치를 계획했다. 그림자가 있는 포치는 내부 공간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열린 마당과 집 사이에 전이공간인 포치를 만들어 다양한 활용을 위한 가능성을 확보했다. 건축은 주변과 어떤 관계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처럼 단순한 관계보다, 중간도 있고 틈 있는 공간을 만들어 마당과 도로, 주변 환경과 다양하게 관계하는 배치와 공간구성이 필요하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위로 가로로 긴 창을 둬 채광을 확보했다. 2층 복도 위에 창을 만든 덕분에 내부 깊은 곳까지 빛이 들어온다. 2층 복도를 지나면 높은 층고를 가진 가족실이 펼쳐진다. 아이를 위한 다락방. 두 가지 매스로 대비성 강조전체적으로 가로로 긴 1층 매스에 기능적인 최소 사이즈의 2층 매스를 얹어 계단처럼 보이는 기본 형태를 만들었다. 마당을 감싸고 남향을 확보하기 위해 돌출된 거실은 높은 층고 형태지만, 지붕을 낮게 디자인해 너무 드러나지 않게 구성했다. 수평을 강조하기 위해 1층과 2층의 재료를 대비하는 색의 재료를 선택했다. 1층은 흑고파벽을 사용해 단단한 느낌과 균일한 색감을 유지했고 2층은 가벼운 볼륨감을 위해 스타코를 사용했다. 경량 목구조 특성상 큰 창은 거실에 쓰고 나머지 창들은 기능에 맞게 디자인했다. 거실 지붕이 낮아 2층 복도에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창을 만들 수 있었고 덕분에 깊은 곳까지 빛이 들어올 수 있었다. 남동쪽으로 나 있는 도로와 놀이터를 향해 마당을 둬 개방감과 원경을 확보했다. 가로로 긴 1층 매스에 2층 매스를 얹었다. 1층 차고를 만들면서 거실 공간이 튀어나와 자연스러운 ㄱ자 설계로 마무리됐다. 층간 대비를 위해 재료와 색을 대조적으로 활용했다. 순환하는 동선이 아름다운 집포치 공간은 다양한 행위들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현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식당과 주방이 펼쳐지고 왼쪽에는 안방을 뒀다. 식당은 마당으로 열려있고 뒤쪽에는 기능실이 있다. 주방을 지나 한 계단 내려가 있는 거실과, 계단을 오르면 아이 방이 연결된다. 복도를 지나면 높은 층고를 가진 가족실이 펼쳐진다. 아이 방은 하나 더 있고 북측으로는 안방과 작은 계단으로 연결된 운동실이 있다. 작은 계단을 통해 안방으로 내려가면 드레스룸이 연결되는데 세탁실과 화장실로 이어지며 식당으로 다시 나올 수 있다. 순환하는 동선으로, 선택적으로 다르게 사용할 수 있다. 거실은 바닥 크기에 비해 개방감과 공간의 연속성을 더 크게 구현했다. 안온재는 거주공간의 중심을 주방으로 둔 만큼 곡선의 형태로 볼륨감을 높이고 타일을 포인트로 써서 입체감과 질감이 드러나는 특색 있는 주방을 만들었다. 도로변으로는 수목을 심어 프라이버시를 자연스럽게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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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좋은 땅에 풍요로운 삶을 담다 세종 주택, 안온재安溫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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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명문가의 넉넉함과 겸손함을 담은 계룡시 두계 은농재
- 은농재(충청남도 유형문화재 134호)는 사계 김장생의 여덟째아들인 두계공의 자손이 누대로 살아온 집이다. 은농재는 나지막한 뒷동산을 배경으로 여느 집과 달리 동북향으로 앉혀져 있다. 북향으로 터를 잡은 이유는 풍수적 의미보다는 마을이 형성된 후에 집을 지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넓은 들을 바라보는 형국은 향의 불리함을 극복하고도 남을 만하다. 글 최성호사진 윤홍로 기자 처음 은농재隱農齋를 대할 때 평대문이 눈에 익숙지 않았다. 종부宗婦는 ‘과거에도 평대문이었다’고 한다. 집의 규모가 수십 칸에 이르고 문묘에 배향된 사계 김장생의 후손인 집안에서 평대문으로 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다른 내로라하는 양반가에서는 집안의 권위를 내보이기 위해 억지로라도 솟을대문을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평대문으로 했다는 점에서 학자 집안의 겸손함을 엿볼 수 있다. 은농재는 1992년 문간채 양쪽 모두 방이 늘어선 모습으로 복원됐다. 문간채는 대개 집사가 기거하는 방 한두 칸을 제외하고 대부분 광이나 헛간으로 구성된다. 이렇듯 방이 많은 경우는 식객이 끊이지 않은 부잣집 외에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부는 ‘옛날 서울로 과거 보러 가는 유생들이 이곳에서 머물곤 했고 증조할아버지 때는 서당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구성이 된 듯하다. 예학禮學의 대가 김장생이 말년에 살던 건물로 넓은 대지에 남에서부터 대문채, 사랑채인 은농재, 중문과 사랑채가 달린 안채 그리고 그 뒤로 집안의 조상들을 모신 가묘家廟가 있다. 대청 없이 온돌로만 된 사랑채 사랑마당은 보기 드물 정도로 매우 넓다. 사랑마당이 워낙 넓다 보니 오히려 4칸 사랑채가 초라해 보인다. 사랑채는 높은 기단에 올려져 있어 권위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옛 사진을 보면 기단이 2단이고, 그 앞에는 교목을 심어 위압적이지 않았다. 최근에 보수하면서 이러한 모습으로 바뀐 것 같은데 평대문을 한 집안에서 갖추어야 할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대부분 집 전체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반면, 은농재에서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은 유독 사랑채뿐이다.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집의 다른 곳은 많이 변형됐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채는 전면 4칸 측면 2칸의 우진각지붕인데 예전에는 초가였다고 한다. 언제 기와를 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문화재청 사진을 확인해 보면 예전의 기와도 꽤 오래된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이미 오래 전에 기와 지붕으로 교체됐던 것 같다. 사랑채 구조는 3칸이 방이고 우측 1칸이 다락과 부엌이다. 방으로 된 3칸 모두 온돌이라는 점이 다른 집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이렇게 큰 규모의 집에서 사랑채에 대청 1칸도 없이 모두 온돌로 된 경우는 없었다. 사랑채인 은농재. 원래의 기단은 2단이었으나 최근 보수하면서 그 높이를 높여 권위적으로 보인다. 전면 4칸 측면 2칸의 우진각지붕인데 예전에는 초가였다. 솟을대문이 아닌 평대문에서 학자 집안의 겸손함을 엿볼 수 있다. ㄱ자 형태의 안채 툇마루와 대청. 기능을 우선한 안방 배치사랑채 좌측을 돌아 중문을 지나면 안채다. 구조는 튼 ㅁ자로 다른 집과 구성 방식이 다르다. 대부분의 안채는 ㄱ자나 ㄷ자 형태를 취하고 광채 또는 사랑채와 함께 ㅁ자 내지 튼 ㅁ자 구조를 이룬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ㄱ자 형태의 안채와 ㄷ자 형태의 안사랑채가 결합해 튼 ㅁ자 형태를 이룬다. ㄷ자 형태의 안사랑채 앞쪽 부분이 중문 역할을 한다. 장독대와 사당이 있는 뒷마당으로는 안채와 안사랑채 사이의 벌어진 틈으로 연결된다. 안방은 대부분 ‘주자가례’의 영향으로 좌측에 배치되나, 은농재는 들어가는 쪽에서 보았을 때 우측에 배치돼 있다. ‘남향으로 배치된 집을 기준으로 정침의 동쪽에 사당을 배치하라’는 주자가례에 따르면 부엌과 더불어 여성 공간의 중심인 안방은 사당 반대쪽에 배치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이러한 배치가 나온 것은 사람의 출입이 많은 안방과 부엌 공간을 사당과 같은 쪽으로 배치한다면 사당 앞이 번잡해져 엄숙한 분위기를 해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 은농재에서는 사당을 주자가례에 따라서 우측에 배치했지만 안방도 같은 위치에 배치했다. 이러한 안방 배치는 가끔 볼 수 있는데 아마도 기능적인 문제를 더 우선했기 때문이다. 제사를 지낼 때 음식 준비에 손이 많이 가고 나르기에 번거롭다 보니 사당과 근접한 곳에 부엌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은농재의 사당 구조는 독특하다. 정면 1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으로 구성된 자그마한 사당으로 바닥이 지상에서 떠 있는 마루 구조다. 대부분의 사당은 일반 집처럼 바닥이 흙이거나 전을 깔고 마루 구조라고 해도 벽체가 대부분 땅까지 내려와 있지만, 이 사당은 마루 하부가 들어올려져 있어 마치 누각처럼 느껴진다. 또한 기둥을 받치는 초석도 기둥과 마찬가지로 원형이고 화려한 단청을 올려 규모는 작지만 매우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지어진 시기는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지만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라 관심을 끌게 한다. 안채 마당. ㄱ자 형태의 안채와 ㄷ자 형태의 안사랑채가 결합해 튼 ㅁ자 형태를 이룬다. 사랑채 내부. 3칸 규모로 대청 1칸 없이 모두 온돌이다. 진보적이고 파격적인 별채 은농재의 또 다른 특징은 별채다. 종부는 ‘담 밖에 별도로 지은 별채는 신접살림을 위한 집으로 갓 시집온 새 며느리가 얼마간 생활했다’고 한다. 자신도, 시할머니도 그렇게 생활했다는 것을 보면 별채는 꽤 오래 전부터 신접살림 공간으로 활용됐던 것 같다. 이러한 별채의 활용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으로 시집에 적응하는 기간 동안 반독립생활을 했다는 것은 다른 가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시할머니가 시집올 당시의 개념으로도 매우 파격적이면서 진보적인 생활 방식이다. 서로 다른 생활 환경 속에 살아온 새 식구에게 가문에 적응하면서도 신접살림의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배려한 광산 김씨 가문의 지혜가 엿보이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은농재의 대지는 3000여 평으로 별채 쪽은 아름다운 정원으로 꾸며 놓았다. 지금은 많이 변형됐지만 방형의 연못이 남아 있고 철쭉과 같은 봄꽃을 많이 심어 놓아 초봄의 경치가 매우 아름답기에 유치원에서 소풍을 온다고 한다. 정원에서 바라보이는 곳에 짓다가 중단된 흉물스런 아파트로 인해 분위기가 잘 살지는 않지만 과거에는 경관이 아름다웠을 것이다. 봄에 찍은 두계 고택의 사진을 보면 만발한 철쭉이 주변을 붉게 물들여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내 술 한잔의 흥취가 절로 날 풍광을 보여주고 있다. 은농재의 대지는 3000여 평으로 별채 쪽은 아름다운 정원으로 꾸며 놓았다. 사당 앞 건물. 문화재 주변 환경도 보호해야 은농재는 무늬만 한옥이라고 할 만큼 그간 많이 개조돼 외부를 제외하고는 원래의 구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개조는 변화되는 생활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 어느 정도 원형을 남겨두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은농재를 종중宗中 박물관으로 만들면서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모쪼록 종손 생전에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되기를 바란다. 현재 은농재 앞에서 대단위 아파트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너무 가까워 은농재를 위압할 뿐만 아니라 은농재에서 바라보는 경관을 가리고 있다. 이 대지도 얼마 전 현 종손이 매도했다고 한다. 종부도 이렇게 된 것을 후회했다. 이렇게 새 건물이 지어지면서 문화재 환경을 훼손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다. 필자는 문화재 주변에 새로 지어지는 건물을 심사할 때 단순히 물리적인 환경만 검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보다 넓은 관점에서 문화재 환경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법을 더 강화해서라도 문화재의 경관을 훼손하는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화재 환경의 개념을 확대해 그 주변 환경까지 보전 범위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당. 기둥을 받치는 초석도 기둥과 마찬가지로 원형이고 화려한 단청을 올려 규모는 작지만 매우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대나무를 심어서 울타리를 삼고소나무를 가꾸고 나니 바로 정자가 되는구나흰구름이 덮인 곳에 내가 살고 있는 걸그 누가 알 수 있겠는가뜰에서 배회하는 학鶴만이바로 내 벗이로구나-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글쓴이 최성호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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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명문가의 넉넉함과 겸손함을 담은 계룡시 두계 은농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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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인테리어5 - 창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와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창 설치
- 창문으로 빛과 바람 그리고 풍경 들이기창은 건강과 경제성 등을 위한 집의 주요 요소다. 창의 위치와 크기, 방향 등의 미세한 변화만으로도 실내 공기 흐름을 바꾸고 나아가 거주자의 건강과 심리적 안정감까지도 확보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건축 시 보다 신중하게 창을 설치할 것을 조언한다. 이번 섹션에서는 창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와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창 설치 등에 대해 다뤄본다. (편집부) 글 민예령 인테리어 디자이너 ‘창’은 건물의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추위, 습기, 소음, 화재, 침입 등으로부터 실내 공간을 보호하는 외벽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실내 공간에서 자연광을 받아들이고, 환기하며, 외부를 조망케 하는 등 추가적인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택을 설계할 때 창을 더 많이 내고 더 크게 만들면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보다 많은 양의 자연광을 유입할 수 있어 에너지 절약은 물론 건강에 긍정적인 여러 가지 효과가 일어납니다. 둘째, 많은 복사열을 유입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셋째 환기의 효율성이 높아지며, 넷째 조망할 수 있는 외부 요소가 더 많아지고 더불어 질 높은 실내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 호에서는 창의 기능 중 자연과 가장 밀접한 요소 세 가지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창의 기능 1 - 자연채광자연채광은 우리가 실내에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실내로 충분히 들어오는 자연광은 우리의 건강과 경제성 그리고 실내 분위기 등에 다양한 이점을 줍니다. 건강 자연채광은 일상을 심리적으로 좀 더 편안하고 건강하게 해주며 특히, 세라토닌 분비를 도와 우울증을 방지합니다. 또 자연채광을 집안에서도 많이 받으면 비타민D 섭취가 충분해져 건강에 좋습니다. 살균 효과도 있어 집안을 더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경제 자연광이 잘 드는 집은 인공 광원에 훨씬 덜 의지하기 때문에 전기 요금을 줄일 수 있다는 큰 이점이 있습니다. 자연광(태양)의 복사열은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해 집안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난방에 쓰이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됩니다. SDA(Spatial Daylight Autonomy)라는 개념은, 사용자·거주자가 실내에서 얼마나 많은 자연광을 받는지에 대한 지표입니다. 만약 우리가 최소한 300lux(빛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를 50%의 시간 동안 받을 수 있다고 하면, SDA300/50%라고 표기하는데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높은 수치는 더 많은 면적이, 더 오랜 시간 동안 자연채광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자연채광을 고려해 설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 동별, 층수별 일조량 계산이 유명한데 워낙 아파트가 많고 동 간 거리가 짧아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되었지요. 자연채광을 위해서는 창의 방향(orientation), 창의 위치(location) 그리고 창의 크기(size) 이렇게 세 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창의 방향 창의 방향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실내에게 사장 많은 창이, 가장 넓은 면적으로 창이 나 있는 쪽을 빗대어 우리는 집이 어떤 방향으로 앉아 있다고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북반구에 위치한 집들은 남쪽으로 메인 창을 내면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종일 자연광이 고르게 가장 많이 든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남향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직접 햇살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고, 또 가장 긴 시간 동안 해가 들기 때문입니다. 창의 위치 주택을 구입하거나 신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자연광이 얼마나 많이, 깊숙이 그리고 계획적으로 잘 들어오는가입니다. 특히, 창의 위치나 크기 등은 한 번 정해지고 나면 쉽게 바꿀 수 있는 요소가 아니므로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창문이 높을수록 더 많은 양의 빛이 유입되며, 더 많은 양의 면적을 비추고 공간의 깊은 곳까지 유입됩니다. 벽 전체가 창인 통창·전면창 같은 경우 빛이 많이 들고 건축적 심미성과 가시성을 동시에 줄 수 있어서 많은 사람이 선호합니다만, 한계나 제한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같은 크기의 창일 때 창문을 높게 뚫을수록 채광률은 올라갑니다. 하지만 너무 높은 곳의 큰 창은 오히려 빛 반사를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창호의 계획과 디자인은 매우 중요합니다. 천창(천장에 뚫는 창)이나 클리어스토리(벽의 가장 높은 곳에 일자로 길게 나 있는 창)들은 자연광의 유입을 극대화해주는 형태의 창문이므로 주택 디자인을 할 때 반드시 고려해 보면 좋은 요소들입니다. 창의 크기 일반적으로 큰 창은 빛이 많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숙지하고 있는 룰 rule은 바닥면적 대비 10% 이상은 창으로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큰 창은 그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도 있기 때문에 (1. 겨울에 열을 밖으로 많이 빼앗김 2. 프라이버시 문제) 건축주와 설계자가 충분한 협의를 통해서 프로세스를 진행해야겠습니다. 창의 기능 2 - 환기와 통풍실내에서 환기는 거주자의 건강과 집 자체의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실내는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 거주자의 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나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외부보다 공기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코로나19나 다른 여러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여러 질병들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훨씬 더 감염률이 높아집니다. 보통 상업 건물에서는 설비 시설을 통한 기계환기가 작동하고 창문을 개폐한 환기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커튼월 등 창문이 없는 공간에서도 내부의 공기와 외부의 공기는 순환되지요. 하지만 주거 공간, 특히 주택의 경우 자연 환기의 방법은 창문을 여닫으며 조절하는 방법이 가장 전통적이고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입니다. 창을 열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동시에 신선한 공기를 실내로 들어오게 하는 일은 집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관리하는 중요한 관리법이며 실내 공간에서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집 안에 순환을 일으켜 주택이 숨을 쉬도록 해 건강한 실내 공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자연채광의 기능과는 달리 공기의 순환에서는 창의 위치보다는 배치(구조와 동선과 연관성이 있는 레이아웃)가 더 중요하고, 창의 크기보다는 개폐 방식이 기능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창의 크기와 배치 창문을 배치할 때 가까이 인접한 다른 집이나 건물 쪽은 통풍에 큰 의미가 없으므로 다른 쪽 벽에 메인 창을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선과 통로 등을 고려해 창이 한 공간 안이나 한 통로의 끝과 끝에서 마주 보게 뚫려 있는 형태는 ‘맞바람’을 일으킵니다. 그럼 훨씬 시원하고 좋은 공기를 내부로 끌어들일 수가 있어 효과적인 환기를 이룰 수 있습니다. 특히 조리의 행위가 일어나는 부엌이나 음식 냄새가 많이 나는 식당, 습기가 많이 찰 수 있는 욕실 등 복합적인 기능이 일어나는 공간에는 반드시 작게라도 창을 내는 것이 좋습니다. 신축일 경우, 조리 공간의 위치와 창을 항상 연계해 설계해야 합니다. 기존 주택 리모델링의 경우, 부엌 쪽에 창이 나 있다면 그쪽으로 인덕션이나 가스레인지를 배치하는 것이 급배수 위치를 고려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실내 공기 질(Indoor Air Quality)’은 건강한 집을 위해 설계 때부터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입니다. 구조나 동선 설계, 마감재 선정만큼이나 창의 배치와 개폐 방식은 최적화된 공간을 설계하는 데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입니다. 창의 개폐 방식 창의 개폐 방식 역시 중요합니다. 특정 창의 경우, 창 크기는 클 수 있지만 열었을 때의 면적이 작아 통풍이나 환기 기능이 매우 미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닫이창은 고정 면이 측면에 각각 달려 밖으로 여는 방식입니다. 단일 창이든 더블 창이든, 창호면 거의 전체를 개방할 수 있어서 개폐 방식에 따른 창의 종류 중에서 개방 시의 환기와 통풍의 효과가 가장 큽니다. 개폐 방식도 편리한 편이어서 흔하게 사용되는 창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미닫이창(슬라이딩)은 대부분 창을 열었을 때 개구부 전체의 반을 환기로 사용할 수 있어서 여닫이창만큼은 아니어도 환기·통풍의 효과가 큽니다. 수평으로 여닫는 창은 가장 흔하게 접하는 창이며, 수직으로 여닫는 창은 기능 면에서 창의 아랫면을 활용할 수 있고 디자인적으로 특별한 분위기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합니다. 다만, 개폐 방식이 옆으로 밀고 닫는 미닫이창보다는 불편해 많이 선호되지는 않는 편입니다. 프로젝트 창은 외부 쪽으로 열리는 구조로 비가 내리는 날에도 환기를 위해 개방할 수 있고, 개폐를 위해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아 욕실 등 작은 공간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변형 형태: 턴앤 틸트 방식) 고정창은 개폐를 할 수 없게 만든 고정형 창문이며 환기와 통풍의 기능은 없고, 자연광의 유입과 외부를 관찰할 수 있는 기능만을 갖은 창입니다. 창의 기능 3 - 뷰 (심미성)앞서 언급한 것처럼 창은 집의 외관에 대해서 모양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체적인 느낌과 모양, 그리고 이미지를 결정하는 큰 역할을 하지요. 건축의 스타일과 조화, 균형, 규칙 등을 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실내에서는 더 큰 역할을 합니다. 바로 ‘뷰’입니다. 창은 유일하게 외부를 볼 수 있는 개구부입니다. 문과는 달리 투명하게 만들어 외부를 관찰하고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창’은 전통적으로 ‘자연’과 실내공간에 연결성을 주고, 동시에 시각적으로 외부(자연)를 실내로 들이는 유일한 창구이기도 합니다. 자연을 실내로 들이는 창은 ‘자연광’과 ‘바람’을 실내로 들입니다. 가장 덜 중요하기도, 가장 중요하기도 한 자연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우리에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발코니, 베란다 그 외 많은 작은 창들을 통해 보이는 자연의 모습은 우리에게 심리적으로 연결성을 심어주며, 질 높은 실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한국의 전통 건축에는 ‘차경’이란 말이 있습니다. ‘경치를 빌리다’는 뜻으로 우리의 선조들은 집의 창문을 액자처럼 활용해서 자연의 모습을 풍경화처럼 집안 곳곳에 걸어 놓고(창문을 만들어 놓고) 즐겨 보았다고 합니다. 이 ‘차경’은 한국 건축에서만 있는 것이 아닌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하며 중요하게 지켜져 온 개념입니다. 자연과 풍경을 내부로 들이는 ‘창’을 얼마나 크게, 어떤 방식으로, 어떤 풍경을 향해 내는가(어떤 풍경을 내가 실내에서 바라볼 것인가) 등을 건축주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창은 이렇듯 외부와 내부, 자연과 인공적 공간을 연결해 주는 거의 유일한 건축 요소입니다. 햇빛을 실내로 들여 자연의 이로운 것을 그대로 받으며 생활할 수 있고, 자연의 좋은 바람을 내부로 들이고 실내 활동으로 생긴 유해한 공기를 배출하는 용도로 활용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연의 좋은 요소들(하늘, 숲, 나무, 사람들, 그 외 도시 풍경일지라도)을 실내공간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유일한 요소입니다. 빛과 바람 그리고 풍경은 ‘자연적’ 혹은 ‘자연친화적’ 실내공간 구현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계획돼야 하는 중요한 구조 요소입니다. 창의 개폐 방식 미닫이 슬라이딩 양개형 일개형 푸시업 픽스형 민예령(인테리어 디자이너)단독주택이 80% 이상 주거형태인 캐나다 밴쿠버에서 실내건축디자인을 전공하고 실무를 쌓았다. 친환경 및 지속 가능한 디자인 분야의 선두주자인 북미와 북유럽의 디자인과 시공과정을 몸소 겪으며, 배우고 실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친환경 실내건축 자재와 재료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친환경 및 자연주의 인테리어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있다.julie@juliesju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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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인테리어5 - 창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와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창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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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차분하고 심플하게, 한샘에서 제안하는 주거 공간 스타일
- 종합 인테리어 기업 한샘에서 제안한 ‘2022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샘은 작년 가을부터 국내 정상급 건축 디자인 업체와 협업해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한 공간 솔루션을 제안했다. 이번에 선보인 제안은 지친 현대인들의 일상을 치유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준비를 돕고자 새로운 주거 공간인 ‘리브 라이크 어 포엠 Live Like a Poem’과 ‘심리스 하우스 Seamless House’, 두 가지 스타일로 준비했다. 이와 함께 키워드를 통한 포인트도 정리해 보자. 진행 남상인·남두진 기자자료제공 한샘 선비의 삶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리브 라이크 어 포엠’‘리브 라이크 어 포엠’은 디자인 전문 업체 업체 ‘WGNB(월가&브라더스 Wallga&Brothers)’와 협업해 선보인 스타일이다. 30대·40대 부부와 초등학생 딸이 함께 사는 3인 가족의 집으로 설정한 이 스타일은 옛 선비의 서정적인 삶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독창적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가장 편안한 집의 모습을 시를 읊고 차를 마시는 옛 선비의 서정적인 삶에서 착안한 ‘리브 라이크 어 포엠’은 전체적으로 화이트와 베이지 컬러를 사용해 통일성을 주었다. 이는 선비의 삶을 표현하는 따뜻하고 차분한 공간 연출을 위한 장치다. 거실은 가족이 둘러앉아 TV를 보는 대신에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로 설계했다. TV를 과감하게 없앤 대신 액자를 놓고, 원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배치를 바꿀 수 있는 ‘모듈형 소파’와 ‘암체어’를 마련했다. 발코니는 다도를 즐기며 휴식할 수 있도록 낮은 좌식형 평상으로 만들었다. 발코니와 거실을 분리하는 용도로 설치한 ‘젠슬라이딩’ 중문은 한옥의 문살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거실에 동양적인 느낌을 더했다. 이로써 거실은 가족이 함께 모이는 소통의 장이 됐다. 거실 복도에는 천장과 벽, 벽과 바닥이 만나는 부분들을 ‘히든 몰딩’으로 마감한 것이 특징이다. 보통 3~6cm 폭의 몰딩으로 마감하지만, ‘히든 몰딩’은 몰딩이 눈에 보이지 않아 거실을 더 넓고 세련되게 연출한다. 복도 끝에 위치한 안방과 서재 방 도어는 ‘무문선 도어’로 시공했다. 벽면과 도어가 만나는 문선을 없애 천장과 벽, 바닥, 도어가 일체감 있게 하나로 이어진 것처럼 깔끔하게 마감했다. 공간의 경계를 없앤 집 ‘심리스 하우스’‘심리스 하우스’는 디자인 전문 업체 ‘디자인투모로우’와 협업해 꾸몄다. ‘심리스 하우스’는 음악감독 남편과 인플루언서 아내, 중학생 자녀까지 3인 가족 구성원이 지내는 공간으로 설정했다. ‘심리스 Seamless’는 영어로 ‘이음매가 없는’이란 뜻으로, 이 모델하우스는 ‘트이고 통하는 집’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해 공간의 제한 없이 다양한 활동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전체적으로 색의 채도를 낮춰 차분하면서도 자연과 닮은 뉴트럴 톤을 적용했다. 벽·바닥 등을 구성하는 자재는 아이보리와 내추럴 오크 등의 다운 톤 컬러를 사용했고, 주방·서재 공간의 가구 도어는 다크 브라운 컬러로 포인트를 주어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했다. 먼저, 현관부터 서재를 연결하는 벽 전체를 바닥부터 천장까지 맞춤형 빌트인 수납공간으로 채워 연속성과 확장성을 담아 구현했다. 이 밖에도 드레스룸, 거실 등 곳곳에 빌트인 수납공간을 설치해 확장시켰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에 쌓여있는 잡동사니를 깔끔하게 수납하여 미니멀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재는 남편의 작업실이자, 가족의 소통 장소, 자녀의 공부방 등 가족 구성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서재 한쪽 벽면은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중학생 자녀방과 바로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온라인 수업이 많은 중학생 자녀는 편리하게 방과 서재를 넘나들며 필요에 따라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CHECK! 트렌드 키워드 ‘C.U.R.E’한샘의 올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키워드는 ‘C.U.R.E’이다. 이는 각각 Concealed(숨김), Uncomplicated(단순함), Restore(회복), Endemic(포스트 코로나)의 의미로, 팬데믹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치유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나아가 최신 주거 환경 트렌드에 주목해 사회적 변화 속에서 화목·건강·성공이 깃든 가정을 실현하는데 집중했다. 1 Concealed(숨김)Concealed(숨김)은 무문선·무걸레받이·마이너스몰딩·히든도어·간접조명 등 시각적으로 불필요한 이음새를 숨기는 ‘하이엔드’ 마감을 의미한다. 집은 문선과 문틀, 걸레받이와 천장 몰딩 등 여러 마감재를 시공한다. 과거 화려한 마감은 내부를 아름답게 꾸며주는 디자인 요소였던 반면, 최근에는 시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이음새를 숨기는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천장에는 메인 등 대신 매립등과 라인 조명과 같은 간접조명을 활용한다. 서재와 자녀 방과 같이 밝은 빛이 필요한 공간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조명들을 적용해 공간에 확장감을 더한 것이다. 2 Uncomplicated(단순함)단순함의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화이트와 베이지, 오크 등 간결한 색상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소개한다. 최소한의 소재와 심플한 색상만으로 간결하게 꾸며진 인테리어는 차분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집콕의 장기화로 늘어난 짐들을 보관하기 위해 이전보다 수납장을 더 크게 설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수납장의 몸통 높이(약 2m)를 제외하고 남는 부분을 천정 마감재로 막는 것이 일반적인 시공이었는데, 최근에는 마감재를 없애고 바닥부터 천장까지 벽체에 꼭 맞게 설치하는 맞춤 수납장이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전체적으로 부엌 수납장 등 도어에 손잡이가 돌출된 부분을 최소화한 핸들리스 타입을 적용해 단순한 디자인을 구현한다. 3 Restore(회복) Restore(회복)은 가족이 한 공간에 모여 고민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며 지친 일상을 재충전할 수 있는 다양한 휴식 공간을 제안하는 키워드다. 가족이 함께 모여 차를 마시는 다도 공간, 취미를 즐기는 서재, 바쁜 일상을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더 커진 욕실까지 가족의 휴식을 위한 공간 솔루션을 마련했다. 4 Endemic(포스트 코로나)Endemic(포스트 코로나)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정보 과잉의 시대 속에서 현대인들이 지친 마음과 정서를 치유하고, 일상을 건강하게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집중한 키워드다. 이번에 선보인 모델하우스에서는 비대면·비접촉 일상 속 원활한 소통과 건강한 삶의 균형을 이루는 가정의 ‘뉴노멀 New Normal’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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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차분하고 심플하게, 한샘에서 제안하는 주거 공간 스타일
집짓기 정보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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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매입부터 준공까지, 집짓기 체크포인트 (4-2)
- 설계와 시공 전 인허가 프로세스건축주가 해야 할 단계별 행동 요령요구 사항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전달하기집짓기 과정을 처음 접하는 건축주에게 중요한 것은 행정적인 분류에 의한 건축 과정을 순차적으로 따라가는 자세보다 주택 건축의 모든 과정 속에서 자신이 할 역할을 깊이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건축주가 설계, 시공, 행정 업무에 대한 사전 지식을 습득하고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실행한다면 최종적으로 주택을 완성했을 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맥락에서 PART 02에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기 위해 설계 단계에서 건축주가 어떻게 준비하고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글 노철중 기자자료 및 참고 전원주택라이프 DB 전원주택이나 단독주택의 취재를 다니며 느낀 생각은 건축주가 건축 과정에 얼마나 참여했느냐에 따라 최종 만족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건축주는 내 집을 짓기 위해 많은 노력과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설계를 알기 위해 수많은 설계도면을 뒤적여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 건축주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다. 부지를 선정했다면 다음은 설계를 해야 한다. 흔히 설계에서 집에 대한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한다. 건축구조(집 뼈대)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외벽의 두께는 얼마나 할 것인지, 어떤 설비를 넣을 것인지, 어떤 단열재를 넣을 것인지, 어떤 형태로 구현할 것인지, 마당에 데크를 설치할 것인지 등 모두 설계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건축주는 설계를 주요 업무로 하는 건축사사무소 또는 건축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반드시 잘 알아야 한다. 건축 설계자는 건축주를 대신해 ▲건축설계 및 시공도면 작성 ▲현장조사 및 확인 업무 ▲건축공사의 감리 ▲건축 허가·착공 신고·사용 승인 검사 등 행정 업무 등을 진행한다. 계획 설계, 배치·규모·형태·구조·마감재 결정이번에는 집중적으로 알아볼 설계 과정은 계획 설계, 기획 설계, 기본 설계 등이다. 계획 설계는 건축주의 희망 사항과 예산 등을 정리·종합해 건축물에 대한 기본 구상을 건축도면으로 정리하는 단계다. 계획 설계를 통해 주택의 배치, 규모, 형태, 구조, 주요 마감재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한다. 건축주는 설계자에게 토지 관련 서류(지적도, 토지이용계획 확인서 등), 건축물에 대한 요구 사항(규모, 형태, 재료 등)을 기록한 메모나 스케치, 참고 사진, 장래 계획, 예산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또 설계자는 현장답사와 여러 가지 조건을 종합해 배치도, 평면도, 입면도, 조감도 등과 같은 건축 기본 도서를 건축주에게 제공한다. 계획 단계에서 토지 관련 서류가 필요한 이유는 대지 현황을 파악하고, 대지에 적합하도록 주택을 배치하기 위함이다. 또한 대지가 속한 지역에 따라 규모가 제한돼 있으므로 그에 대한 검토도 병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설계를 의뢰하는 건축주는 반드시 토지 관련 서류를 제공해야 한다. 다만 계획 설계 단계에서 토지 관련 서류를 참고하는 것은 시간상의 문제나 설계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은 문제 등을 감안해 토지에 대한 예비 검토 차원에서 참고하는 것일 뿐이다. 기획 설계,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기획 단계에서는 건축 기본 도서를 근거로 여러 차례 협의 과정을 거쳐 최종 계획안을 결정한다. 이 단계에서 건축주는 자신의 요구 사항을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전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다수의 건축주는 기획 단계에서 충분히 검토해야 할 사항들을 검토하지 않고,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공단계까지 의사를 수정, 번복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설계자나 시공자가 작업을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주는 사항이다. 따라서 건축주 스스로 자신의 의사를 조절할 수 있는 지식과 안목이 필요하다. 만족할 만한 건축물로 설계를 마쳤다면, 설계 계약을 체결한다. 설계 계약은 설계용역 및 공사 감리비 결정, 용역비 지불 방식, 용역 기간, 납품 설계도서의 범위 등을 문서로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설계비 지불과 설계 용역 기간에 대해 일반인은 매우 인색하며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건축 설계비와 설계 기간을 아끼려다 시공단계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시공단계에서 설계도서는 일종의 계약서 같은 효력을 갖는다. 그만큼 설계자가 양질의 설계 도서를 생산하고, 시공자는 설계도서대로 충실히 공사를 진행한다면, 불필요한 마찰과 분쟁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건축주는 그로 인한 손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대안임을 인식해야 한다. ▲ 배치도 : 부지에 건물을 배치한 도면이다. 부지에 접하는 도로 위치, 폭, 인접 경계선에서 건물까지 거리, 방위를 표시한다. 기본 설계, 지적측량은 필수기본 설계에서 그려지는 도면들은 계획 설계(가설계)와는 달리 건축법규, 시공 상황을 고려해 정확하게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 지적측량을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설계도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지적측량은 토지의 위치, 경계, 면적 등을 측량하는 것이다. 지적측량은 몇몇 특수한 상황(대지의 경사가 심하거나 대지의 형상이 복잡하거나 불규칙한 경우)을 제외하고는 공사 착공 단계에서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도면과 현장 상황이 서로 다르거나 크고 작은 오차가 발생해 공사 기간이 연장되거나 설계를 변경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도면과 현장이 서로 달라 빈번하게 일어나는 예를 들면, 인접 대지의 건축물이 건축주 소유의 대지를 침범했다던가, 그 반대로 새로 짓는 주택이 건축선을 넘어가 건축 면적을 축소하거나 배치 형태를 조정해야 하는 일, 육안으로 보이는 약간의 대지 경사가 실제로 큰 경우 건축물의 높이를 조정하거나 진입부분 계단을 조정해야 하는 일 등이다. 대다수 설계자는 경험상으로 이런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 설계 단계에서 건축주에게 ‘지적측량’을 의뢰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또 건축주는 번거롭고 시간과 경비가 소요된다는 이유로 지적측량을 시공 단계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기본 설계도서를 완성하면, 설계자는 기본설계도서와 건축허가 신청서, 현장조사서를 작성하여 관할 행정기관에 제출해 건축 허가를 얻어, 건축주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지역에 따라 허가에 첨부하는 서류와 요구 조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건축 허가 접수에 앞서 특수한 사항은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조감도 : 건물이 완성됐을 때 모양을 만들어 건축주의 이해를 돕는다. ▲ 입면도 : 건물 외관을 동서남북의 각 면에서 본 것을 그림 도면이다. 경우에 따라 배경이나 음영을 그려 넣어 입체감이나 이미지를 강조한다. 라이프스타일 반영한 배치와 평면 계획배치는 대지에 건물을 앉히는 일이다. 따라서 건축법에 규정된 건폐율에 적합해야 한다. 인동隣洞 간격을 충분히 고려해 일조, 통풍, 채광, 방재, 프라이버시 등을 계획한다. 정원과 건축물의 면적비에 대한 균형을 고려하고 빨래 건조대, 창고, 장독대 등으로 쓰이는 공간과 부엌 출입문과 연관성 있게 한다. 차고 및 현관과 도로와의 관계를 고려해 계획한다. 주택 내 생활공간이 요구하는 기능에 따라 각 실들은 서로 인접하거나 멀리 떨어져야 하며 이들은 동선으로 상호 연결시켜 필요한 방의 배치를 만족시켜야 한다. 또한 동선으로 이어지는 기능 구성이 이뤄지도록 크기와 모양 등이 사전 계획돼야 한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건축 설계는 어떤 것일까. 노인을 위한 건축 설계를 예로 들어보자. 노인이 거주하는 주택을 건축할 때는 운동 신경과 지각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의 신체적, 정서적 특성을 고려해 설계나 자재, 인테리어, 입지 선정 등에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일단 입지를 선정함에 있어 주변 경관이 좋더라도 호수나 하천 등 상습 안개지역은 피하는 게 좋다. 폐질환이나 관절염이 많은 노인들에게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병원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내부에는 미끄러운 부분을 없앤다. 특히 거실 바닥이나 계단, 화장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타일이나 카펫 등을 놓아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한다. 출입문은 힘을 덜 들이고 출입할 수 있는 미닫이식으로 설치하고 변기나 세면대, 욕조 주변에 안전 손잡이를 둬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배려한다. 휠체어 이동 시 걸림돌이 되는 방, 화장실, 거실 등의 문턱은 없앤다. 또한 노인들이 갑작스레 쓰러졌을 때 가구에 부딪힐 우려가 있기에 끝부분이 둥글게 처리된 제품을 선택한다. ▲건물을 수직으로 절단하고 그 면을 수평 방향에서 본 것을 그린 도면으로 지붕 물매, 층, 천장 등 높이 관계의 치수 등을 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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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매입부터 준공까지, 집짓기 체크포인트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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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제안하는 집 15 최고 효과 가성비 끝판왕, 리모델링 이모저모
-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에서의 주택 가치는 ‘되팔기 위한 상품 가치’로 통상 의미가 사용됐다. 따라서 부분 혹은 전체 개보수(remodeling)는 또 하나의 주거 공간 변신의 한 축이 아닌 그저 되팔고자 시세 차익을 높이는 수단 정도로만 취급받았다. 하지만 반세기 넘게 ‘부동산과 건축 = 불패’의 의미도 최근 2~3년 사이 패러다임 전체가 싹 바뀌어 가는 추세로 시장이 형성됐다. 바로 ‘내가 이왕 평생 살 집, 더 나은 생활환경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자’란 의식의 전환이다. 진행 남두진 기자글 임규환(매거진 피펜 편집장)자료 하우저(건축&인테리어 매칭 플랫폼) 공간을 통해 나를 표현하기에 모두 자신만의 구상을 하나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스케치하듯 작성한 도면을 바탕으로 기술적으로나 법적으로 무리 없이 구현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다. 단 책정된 리모델링 비용이 있을 것이니 그 범주에서 최대 효과를 끌어내겠다는 의뢰인과 전문가, 모두의 마음 자세가 능동적이면 된다. 그럼 리모델링 공정 중 몇 가지의 면면을 살펴보자. 과정(PROCESS)1 도색보통 리모델링하면 도배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도배가 리모델링의 기본이자 시작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기존 생각을 전환해 도배가 아닌 바로 도색을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실외만이 아닌 실내도 해당하며 색상 선택은 실제로 리모델링을 계획대로 구현할 전문가의 의견도 함께 들어보며 조율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도색은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에서 건조 시간까지 고려해 이틀 정도 여유 있게 시간을 잡는다. 2 크라운몰딩바닥과 천장이 만나는 벽의 상단과 하단 코너에 설치하는 목재를 크라운몰딩이라 부른다. 벽의 단조로움을 줄일 수 있는 크라운몰딩은 각 모서리에 설치하면 단번에 고급스러움을 부여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고급 주택이 크라운몰딩을 벽마다 설치한다. 액세서리에 비유하자면 넥타이나 시계, 귀걸이 정도의 역할을 하는 크라운몰딩은 실내의 첫인상을 확 바꿀 수 있는 효과적인 장치로서 리모델링 업계에서는 기본이다. 재질마다 다르겠지만 개당 10만 원 언저리로 고급스러움을 살릴 수 있으니 전문가들에 의하면 가성비 좋은 공정이라고 불린다. 3 화장실5년 전만 해도 화장실의 기능은 단 한 가지였으므로 이곳을 꾸민다는 것 자체를 과한 관심이라고 치부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가 됐다. 화장실이 집의 얼굴이 됐기 때문이다. 집을 알아보는 사람들의 우선순위로 꼽히기도 하는 화장실 공사는 주로 변기, 세면대, 샤워실로 나뉜다. 여기에 어떤 브랜드를 사용할 것인가는 차선이다. 바로 브랜드와 가격을 떠나 전체를 구성할 벽면 및 바닥 타일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다시 강조하면 타일은 화장실 분위기를 좌우하는 핵심이다. 따로 정답은 없으며 주인의 취향이 잘 반영된 모습이 가장 좋은 인상이다. 4 부엌부엌은 가족의 가장 따스함을 느끼는 공간이다. 부엌 공사의 포인트는 수납장과 카운터톱이다. 카운터톱이란 식탁으로 사용하면서도 밑에 수납공간이 있는 형태를 통틀어 말한다. 요즘엔 대리석 느낌이나 목재 느낌의 코팅 재질이 트렌드다. 소통(COMMUNICATION)1 업체 선정요즘엔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광고를 자주 접한다. 그중엔 리모델링이 필요한 사람들이 솔깃할 만한 공사 전후 사진이 그럴싸하게 올라오는 경우도 많다. 실제 현장 사진이면 비교적 괜찮은 의뢰 판단 기준이 되겠지만 대부분이 과장인 것이 현실이다. 이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당 업체에서 공사한 현장을 돌아보며 사진과 직접 대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리모델링의 형태가 아파트가 아닌 주택일 때 비용 낭비를 막기 위한 발품은 기본일 수밖에 없다. 2 공사 중 체크사항공사 중에도 꼼꼼하게 현장을 둘러봐야 한다. 공사가 끝나고 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며칠을 더 확인한 후 비용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여러모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으므로 공사 진행 간 자주 방문해 조율된 부분이 미진한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참고로 리모델링 업계에서 공사비 지급은 착수금:중도금:완납=5:2:3으로 이뤄지는 것도 알아는 두자. 또한 완공 후 1년의 A/S 기간을 두기도 하지만 바로 조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며 애초에 공사 중 바로 짚어가며 단계를 진행하는 것을 권한다. 창작(CREATION)리모델링 수요가 늘면서 대형 리모델링 업체들이 생겨났다. 그만큼 발주가 많아지고 동시에 매출도 증가했다는 의미인데 건축을 제1 창작이라 하면 리모델링은 제2 창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건축이 획일적인 성격의 소지가 다분하다면 리모델링은 주인의 독특한 삶의 방식을 고스란히 녹인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리모델링은 의뢰인의 삶을 재구성하는 것과 같다. 강압된 방식이 아닌 의뢰인 자신만의 터를 더 깊게 그리는 과정이다. 이모저모 확인해야 할 것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쁜 마음과 함께 의뢰인 자신을 격려하고 독려하면서 자신만의 영혼이 잘 녹은 리모델링을 이어가자. 재건축만이 답이 아니다. 리모델링은 최고 효과를 거둘 가성비 좋은 공사 기법의 하나다. 게다가 여느 기법보다 공정률도 빠르다. 착공(CONSTRUCTION)1 3색 1단간혹 리모델링, 인테리어, 홈스테이징을 같은 말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괜찮다. 이는 일부 공사업계 종사자들도 혼선을 느끼는 부분이다. 차이를 살짝 짚겠지만 다른 한편, 결국 인테리어과 홈스테이징의 근본도 리모델링이란 점에서 긴 공정이 걸리고 정해진 예산을 초과하는 신축보다는 ‘리모델링의 선택지’도 괜찮다는 걸 세상에 전하고 싶다. ‘뜯어고친다’라고 하는 의미에서 볼 때 인테리어와 리모델링만큼은 한 덩어리는 맞다. 하지만 사전적인 면에서 인테리어는 ‘실내를 장식하거나 장식용품’을 의미하고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 아래 완전 새롭게(RE-) 변화시킨다’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앞서 도색, 크라운 몰딩, 화장실, 부엌 등의 변신은 엄밀히 인테리어가 아니냐고 하겠지만 이들 장소에 노후가 된 설비관, 외관 교체, 배선 작업 등의 구조 변경은 불가피함으로 작은 단위에서의 리모델링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리모델링은 현장 진단, 설계, 기획 등에 더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홈스테이징은 가구 재배치나 부분별 페인트칠, 소품을 활용한 실내 공간의 재단장을 통해 집의 가치(좀 더 안락한)를 높이는 작업인데 이 또한 작은 단위의 리모델링 범주에 포함된다. 침실* 침대 배치는 침실 분위기를 이끄는 핵심이다.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공간이 넓거나 좁아 보이기도 한다. 침대는 한쪽 벽으로 몰아두는 게 일반적이지만 홈스테이징을 할 때는 방 중앙에 배치함으로 배치로도 ‘이렇게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구나’라고 느낀다. 리모델링 근본이 분위기 전환에 따른 아늑한 느낌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가성비의 효율의 최적은 리모델링의 가장 작은 단위 홈스테링이 시작점이다. 거실* 설령 좁은 거실이라도 어떤 가구를 어느 위치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지닌다. 거실 레이아웃의 기본은 소파에 있다. 홈스테이징에서는 ㄷ자형, L자형, 분산형 순으로 배치를 추천한다. 부엌* 식사 공간보다는 조리 공간이 두드러지도록 연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2 비용공사 범위리모델링의 범위가 넓어지면 비용이 정비례하는 건 당연하다. 리모델링 장점 중 하나는 복잡한 공정의 생략이다. 단독주택의 경우 요즘 천장 텍스가 지양되는 게 트랜드이기에 텍스를 제거해 다시 텍스 공사를 안 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계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다. 건축물 상태 기존 건물의 상태와 노후 정도에 따라 보강 작업의 범위를 정하는데 기존 것을 살릴 수 있으면 그대로 사용한다. 예를 들면 창호나 현관문 같은 경우 그대로 사용할 요량이라면 도색 정도로 변화를 주는 것도 괜찮다. 자재와 제품 리모델링에 사용하는 자재와 품질 및 가격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데 무한 고급 자재나 제품을 선호한다는 생각을 바로 없애야 한다. 리(RE)모델링 자체에 활용(re~)의 의미가 있는 만큼 본 취지에 애초부터 부합하겠다는 생각을 잃지 말아야겠다. 조금 거창한 말 같지만 ‘공사 전 정해진 예산 대비 추가 예산은 없다’라는 초심 유지가 중요하다. 인건비 시공 업체의 노무비와 전문성에 따라 인건비가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하지만 그 전문성을 일반인은 구분하기 쉽지 않다. 부르는 게 값일 수 있기에 현장 소장은 검증된 사람을 직접 고용해야지만 업체에 휘둘려 괜한 인건비 책정을 당하지 않는다. 설계 및 기술비 기획, 설계, 허가 등은 불가항력적 비용이다. 이는 공사 의뢰 전 다양한 직군을 만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최종적인 생각의 종합은 스스로가 판단해야 한다. 시기 계절이나 공기에 따라 리모델링 비용에 차이가 있지만 시공 업체마다 그 시기가 다르다. 많은 상담을 통한 비교 견적과 판단은 건축주 스스로가 하는 것이 가장 정답이다. 싼 게 비지떡만은 아니다. 시공에 많은 거품이 낀 것도 사실이고 오직 책임 시공의 가치로 똘똘 뭉친 시공자의 바른 개연성이 연결된 상대적인 고(高)견적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당장 높은 비용이 우려될 수도 있지만 나중에 하자가 없다는 전제라면 제대로 된 시공자와 인연 맺는 것도 능력이다. 선택은 건축주가 직접 하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주거 공간은 사는 동안 ‘마냥 쾌적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안식처’가 돼야 한다. 일정 기간 살다가 시세 차익을 노리고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생활의 반복은 필자 표현을 날것 그대로 옮겨오자면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공간’인 것이다. 홈스테이징에서부터 시작해 인테리어, 그리고 궁극적으로 환골탈태시킬 수 있는 리모델링 실현까지 작은 행복의 순서라고 여기며 각자가 그리는 리모델링의 예산을 모으는 재미도 또 하나의 삶의 동력이 아닐까 싶다. 임규환_월간 피펜 편집장십 년간 남미에서 건축업계에 종사했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월간 부동산(건축) 매거진 ‘피펜(P.PEN)’에 편집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부동산과 한 축인 건축 전반에 걸친 기사도 쓰고 있다.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게 아닌 지역별 특징도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아파트란 주거 공간보다 작더라도 건축주만의 가치를 잘 구현할 수 있는 주택 시공에 관심이 크다. 010-2733-7730www.p-pen.com 김철수_하우저 houser 대표주거 종합 정보 플랫폼 업체 ‘하우저’를 열고 ‘건축과 예술의 아름다움은 지속성이 있다’는 믿음으로 중개 서비스를 진행한다. 건축·인테리어·가구·제품 등 각 분야의 파트너와 인테리어 팀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 요청에 맞는 전문 업체를 선택해 맞춤형 공간 디자인을 제안한다.010-9851-0815imhomesto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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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제안하는 집 15 최고 효과 가성비 끝판왕, 리모델링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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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주택, 미래 건축시장의 주역 공장 제작 후 현장서 조립·완성 2-2
- 모듈러 공법에 해당하는 프리패브 공법, PC 공법, 패널라이징 공법 등을 소개하고 전원주택에의 적용 사례 등을 소개한다. 글 편집부사진 및 자료 전원주택라이프 DB 케이씨모듈러 제주 전시관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 동향과 전원주택 건축모듈러 주택이 미래 주역으로 떠오르자 건설업계도 시장 선점을 위해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GS건설은 2020년 글로벌 모듈러 업체 폴란드의 ‘단우드’와 영국의 ‘엘리먼츠 유럽’을 인수해 자회사로 품었다. 국내 목조 모듈러 주택 사업을 위한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해 최근 30평·50평대 목조 모듈 주택 샘플 하우스를 공개했다. PC 모듈러 주택의 생산과 공급을 선도하고 있는 케이씨모듈러도 총 10Type 표준모델을 제시하며 전시관을 오픈했다. 목구조 모듈러 주택 전문 회사인 스마트하우스는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 판매하는 모듈러 주택 ‘하루홈’ 브랜드로 인터넷에서 쇼핑하듯 집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GS건설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와 스마트하우스 이외에도 KC 모듈러, 공간 제작소, 리프레시 등 총 100여 개 업체들이 국내 단독주택 모듈러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전원주택으로 가장 많이 짓는 목재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자재로 알려져 있다. 목재는 가볍고 가공이 쉬우며 상대적으로 비용까지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 주택 공정으로 짓기에는 시간이나 비용이 부담될 뿐만 아니라 자재 운송이 어려운 산간 지역의 경우 모듈러 주택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단독주택 또는 저층주택의 경우 공장에서 제작되는 시간을 제외하고 기초 공사에서부터 완성까지 2~4주 내면 가능하다. 비용은 업체별 차이가 있겠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크게 대중화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건축주가 예상하는 것보다 건축비가 낮진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동일한 자재를 사용한다고 할 경우, 현장 건축비에 비해 20~30% 정도 저렴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대량으로 생산하는 시스템만 갖춰지면 적정 가격을 형성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듈러 주택의 출발점인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따라서 모듈러 주택은 비용보다 품질이 균질하게 보증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전원주택 공사 시에는 토목 및 기초공사, 정화조와 같은 제반시설, 크레인 등의 추가 비용도 확인해야 한다. 모듈러주택 회사 스마트하우스가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고 있다. 모듈러 주택 업체 선정 시 유의할 점모듈러 주택 업체 선정에 있어서는 본인이 생각하는 주택의 형태나 디자인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유닛의 표준화가 잘 이루어져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업체를 위주로 보는 것이 좋고, 세부적인 선호에 따라 유닛에 사용하는 건축자재의 종류도 세밀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대기업 GS건설이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30평·50평대 목조 모듈러주택 샘플 하우스를 공개했고, PC 모듈러 주택 생산과 공급을 선도하고 있는 케이씨모듈러가 총 10Type 표준모델을 제시하며 전시관을 오픈해 다양한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업체마다 고객층을 넓히기 위한 차원으로 보급형 주택 모델을 내놓고 있고 소비자가 사전에 유닛을 살펴보고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업체가 늘고 있으니 업체 선정 전 모델 투어 및 디자인 문의를 통해 정보를 얻어 보는 것도 좋다. 자이가이스트 30평형대 모델하우스와 Vol.35와 그 내부 모습 자이가이스트 주목받는 이유자이가이스트가 시장에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GS건설이 모기업이기 때문이다. 모기업이 이미 확보한 기술을 무기로 지난해부터 목조 모듈러주택 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공개한 충남 당진 샘플 하우스에서는 모델 Vol.35(30평형)과 Vol.54(50평형)를 만나볼 수 있다. Vol.35는 4인 가구를 위한 30평대 단독주택이다. 현관에서부터 주방, 2층의 세 방 사이의 동선은 4인 가구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주거 형태를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Vol.35의 가장 큰 특징은 실용적인 공간 활용이다. ‘북 카페’ 콘셉트로 디자인된 주방 책장과 계단 수납장, 현관 벤치 등은 넉넉한 수납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단독주택 특유의 낭만을 놓치지 않았다. 또한 1층의 필로티, 2층의 포치는 개방감 있으면서도 프라이빗한 주택 라이프를 완성한다. 그야말로 공동주택에서 누리는 편리함과 단독주택의 장점을 한곳에 모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Vol.54는 자이가이스트가 제안하는 프리미엄 50평대 단독주택이다. Vol.54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부분은 넓은 공간감과 품격 있는 디자인이다. Vol.54에서 1층의 중정과 2층의 테라스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공간이다. 특히 1층 중정은 부엌과 다이닝, 거실로 이어지는 동선의 중심에 자리하여 어디서나 탁 트인 시야와 함께 여유로운 공간을 완성한다. 자이가이스트 50평형대 모델하우스 Vol.54와 그 내부 모습 CHECK!!!“코로나 팬데믹 이후 모듈러 전원주택의 인기가 더욱 상승하고 있다. 스마트하우스의 모듈러주택 브랜드인 ‘하루 홈’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때 주문량이 30~40% 늘었다고 한다. 전원주택의 경우 제작에 들어가면 1개월 이내에 완공 가능하다. 기초와 인허가 사항까지 포함하면 3개월 정도면 입주할 수 있다. 현장에서 시공하는 부분은 바닥재, 벽지 그리고 외부 연결 부위와 데크 공사 등이고 기간은 4~5일 정도다. 나머지 85% 정도는 공장에서 제작이 이뤄진다“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단독주택 또는 저층주택의 경우 공장에서 제작되는 시간을 제외하고 기초 공사에서부터 완성까지 2~4주 내면 가능하다. 건축비는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재 운반비, 인건비 등에서도 많이 절감되기 때문에, 20평 기준 동일한 자재를 사용한다고 할 경우, 현장 건축비에 비해 20~30% 정도 저렴하다. 일례로 하루 홈의 경우 단열재로 아이씬폼을 사용하는데, 공장에 장비가 있기 때문에 직원이 공장에서 단열재 작업을 하면 되지만, 현장 건축의 경우 단열재 장비를 현장으로 옮겨서 작업을 해야 한다. 운반비와 인건비가 추가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GS건설 등 대기업에서 모듈러주택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모듈러주택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본다. 기술도 많이 발전할 것이다. 특히 GS건설은 모듈러 단독주택에까지 뛰어들었다. 대기업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는 10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우리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예전에도 대기업에서 모듈러 단독주택에 뛰어들었다가 철수한 사례가 몇몇 있다. 그만큼 대기업이 관심 가질 정도로 전원주택 시장이 크지가 않다. GS건설의 경우 단독주택 중에서도 타운하우스, 다가구주택, 원룸, 오피스 등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주 스마트하우스 대표목조주택 전문시공사인 나무와 좋은 집을 시작으로 럭셔리 브랜드 ‘하이델베르그’ 론칭과 모듈러주택 회사 스마트하우스를 설립해 ‘하루 홈’이라는 브랜드로 사업 중이다. 모듈러주택 불모지였던 국내 건축시장에 선구자 역할을 하며 모듈러주택시장을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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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주택, 미래 건축시장의 주역 공장 제작 후 현장서 조립·완성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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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지 주택 건축 가이드 - 경사지 주택 사례 3-3
- 경사지를 마당으로 활용한 용인 향린동산 HC 하우스건축주 부부는 도심 못지않은 편의성과 보안시설을 누릴 수 있는 용인의 대규모 단독주택단지에 부지를 마련했다. 주택 구조는 목구조에 공간은 심플한 설계를 원했고, 자재는 블랙 컬러와 나무 소재를 이용해 계획하길 바랐다. 정리 편집부사진 최수영 작가 HOUSE DATA위치 경기 용인시지역/지구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건축구조 경량목구조대지면적 578.00㎡(174.84평)건축면적 99.73㎡(30.17평)연면적 188.44㎡㎡(57.00평)설계 건축사사무소 카이 031-511-9936 www.caiarch.com시공 브랜드하우징 031-714-2426 www.brandhousing.co.kr 주택은 용인의 대규모 전원주택단지인 향린동산에 위치한다. 단지 전체에 경사가 있어 전망·일조·통풍 등에 유리한 형세를 갖췄다. 주택의 부지는 북측 도로에 위치했다. 도로보다 낮은 위치에 두 개 필지를 연결해 넉넉하게 마련했다. 부부와 함께 부지를 방문했을 때 수령이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들이 무성히 자라 있었다. 처음부터 자리하던 나무를 그대로 두고 싶었지만 조경수로 수종이 적합하지 않아 대부분 벌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무들이 자리를 양보해준 덕분에 부부가 호젓하게 야외 공간을 누릴 수 있는 너른 마당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주택은 층별로 영역을 구분해 계획했다. 1층은 즐거움의 공간이며 남편이 책임 관리하는 곳으로, 2층은 안식의 공간이자 아내가 책임 관리하는 곳으로 나눴다. 현관은 경사지의 장점을 백분 활용해 1층과 2층 사이에 배치했다. 덕분에 선택적 진입이 용이해, 지인이 방문하더라도 주거공간으로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차단하고, 1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했다. 1층은 즐거움을 위한 공간으로, AV 시설과 노래방, 악기 연주 등을 할 수 있는 취미 공간과 온실에 벽난로를 설치해 파티룸 공간으로 나누었다. 이 두 개의 공간은 필요시 한 개의 영역으로 통합 및 확장될 수 있도록 사이에 폴딩도어를 설치했다. 여기에 마당과 이어지는 곳에는 프렌치도어를 계획했다. 2층은 부부의 주거공간으로 소박하게 설계했다. 부부가 함께 사용할 방 1개와 거실, 부엌, 욕실이 전부이다. 2층 식당 앞 발코니는 다이닝 포치로 쓸 수 있도록 조금 여유 있게 설치했다. 경사지 활용해 주차장 만든 경기 파주 주택디자인과 공간계획은 건축주 아내와 설계사무소가 합을 이루며 차근차근 구성해갔다. 입면은 단지 초입이라 간결한 외형으로 편안한 첫인상을 주도록 계획했다. 대지가 경사지에 한 면이 짧은 사각형이라 주택 배치는 쉽지 않았다. 정리 편집부사진 이남선 작가 HOUSE DATA위치 경기 파주시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건축구조 중목구조대지면적 230.00㎡(69.57평)건축면적 84.15㎡(25.45평)연면적 126.89㎡(38.38평)설계 MW건축사사무소 02-6217-8754 www.edangam.com시공 단감종합건설 02-6217-8752 우선 주차장을 비롯해 자전거 거치와 정비, 창고, 개인 작업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경사지를 활용한 지하주차장을 마련하고 안쪽에 필요 공간을 확보했다. 그 위에 모던한 형태와 무채색을 강조한 단순한 2층의 건물을 얹혔다. 건물 정면 거실 부분에 포인트로 적용한 목재 소재는 사람들의 시선을 건물로 이끌면서 따뜻한 느낌을 준다. 실내 공간 핵심 키워드는 열린 공간이다. 답답한 공간을 싫어해 가능하면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고 외부로 향하는 시선은 시원하게 넓혔다. 주요 실인 거실-주방-식당은 일체형으로 구성하고 거실 쪽 천장을 오픈해 시야가 열린 공간감을 부여했다. 주방은 거실과 같이 흰색으로 통일해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 사이에 원목 식탁과 커다란 원형 펜던트 조명을 설치해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실 천장에 중목의 중후함을 절묘하게 녹여낸 노출보 디자인과 거실 상부에 넓게 설치한 창이 계단실을 이용할 때 심심함을 달래준다. 생활의 편리함도 중요하게 다뤘다. 현관에 신발 수납장 하나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벤치형 하부장을 제작해 편하게 앉아 신을 신고 벗게 한 것과 벽 뒤에 외투를 걸어둘 옷걸이 장식장을 설치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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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지 주택 건축 가이드 - 경사지 주택 사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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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면을 알면 집이 보인다 2-2
- 설계 개요 바로 알기설계 개요H건축사사무소에서 2008년 11월 작성한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팔현리 ○○○-○○호 단독주택 신축 공사’라고 적힌 설계도면의 표지를 넘겼더니 ‘설계 개요(서)와 함께 ‘건물 배치도’, ‘지적도’가 나온다. 설계 개요는 설계도면을 그리기 위한 기본 사항들을 일목요연하게 표로 작성한 것이다. 주택이 들어설 대지는 어디에 위치하고 주변 환경과 대지의 전체 면적, 주택은 몇 ㎡에 몇 층으로 올릴 것인가 하는 등의 내용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주택 부지를 마련하기 전 꼼꼼하게 살펴보았을 것이다. 대지가 위치한 지역/지구에 따라 법상 건축면적(건폐율)과 용적률 등 각종 건축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대지 위치지번도地番圖에 올라 있는 해당 대지垈地의 지번 수. 〈건축법〉에서 대지란 건축 가능한 모든 토지를 말한다. 대垈는 〈지적법〉에서 정한 28개 지목 중 하나다. 지목이 농지인 전과 답이라면 농지전용허가를, 산지인 임야라면 산지전용허가를 받아 지목을 대지로 변경해야만 건축이 가능하다. 지역/지구〈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용도지역을 도시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지역으로 구분하여 토지의 이용 및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을 제한한다. 그 가운데 전원주택과 밀접한 관리지역은 다시 보전·생산·계획관리지역으로 나뉜다. 도로 관계주택을 지을 때 도로는 절대 조건이다. 〈건축법〉상 인정하는 도로는 폭이 4m 이상이다. 여기에 미달하면 건축주가 폭 4m 도로를 개설해야 한다. 또한 큰 도로에서 대지까지 막다른 도로일 경우 도로 길이 10m 이내까지는 2m 폭을, 35m까지 3m 폭을, 35m 이상이면 6m 폭을 확보해야 한다. 단, 도시지역이 아닌 경우 막다른 도로 규정을 받지 않고 2m 폭의 도로가 대지에 접해야 한다는 〈건축법〉 ‘접도 의무’ 규정만 적용을 받는다. 참고로 맹지盲地는 타인의 토지에 둘러싸여 도로에 어떤 면도 접속하지 않은 토지로, 여기에 건축하려면 법적 보완 장치가 불가능하다. 대지 면적하나의 건축물에 필요한 최소 공지를 확보하여 일조, 채광, 통풍의 편리를 도모하는 목적으로 구획된 토지다. 대지 면적은 대지의 수평 투영 면적으로 산정한다. 앞의 남양주 단독주택의 경우 지적 면적은 1795.0㎡(542.9평)이지만 1135.0㎡(343.3평 : 제외지)는 연접개발규정 또는 하천 부지 등으로 개발행위허가에서 제외돼 655.0㎡(198.14평)만 대지로 전용된다. 건축물의 종류▲ 신축 : 건축물이 없는 대지에 새로이 건축물을 축조하는 것 ▲ 증축 : 기존 건축물이 있는 대지에서 건축물의 건축면적, 연면적 또는 높이를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기존 건축물이 있는 대지에서 건축하는 것은 기존 건물에 붙여서 건축하거나 별도로 건축하거나 관계없이 증축으로 본다) ▲ 개축 :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거하고, 그 대지 안에 종전과 동일한 규모의 범위 안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을 말한다(건축물의 위치 변경, 구조는 문제 되지 않고 건물 규모가 종전과 같거나 작으면 개축이 된다)▲ 재축 : 건축물이 천재지변 기타 재해에 의해 멸실된 경우, 그 대지 안에 종전과 동일한 규모의 범위 안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을 말한다 ▲ 대수선 : 건축물 주요 구조부에 대한 수선 또는 변경과 외부 형태의 변경. 대수선이 이루어지는 경우 건축신고만으로 가능하다. 리노베이션과 리모델링▲리노베이션(Renovation) : 건물의 본질을 나타내는 성격과 기능을 더 높이고자 한 단계 더 높은 디자인을 적용하여 수선하는 것을 뜻한다. 이때 건물 내부 칸막이 등의 재배치나 마감재 변경, 가구 배치, 외부 디자인 형태 변화 등이 대상이다.▲리모델링(Remodeling) : 리모델링은 리노베이션과 구분한다. 변경 전 건물의 내재 가치보다 높은 경제적 가치의 건물로 수선하되, 기존 건물 용도에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건물로 탈바꿈시키는 건축 수선 작업이다.건축 면적건축물이 땅 위를 차지한 면적으로 건폐율을 산정하는 데 사용되며 법적으로는 외벽 기둥 중심선으로 둘러싸인 수평 투영 면적을 말하나 건축물 외벽에 처마, 차양, 부연 등은 외벽으로부터 1m를 제외한 나머지를 건축 면적에 합산한다. 연면적사람이 실제 사용하는 부분의 면적으로 각 층 바닥 면적의 합계를 연면적이라 한다. 동일 대지 내 2동 이상의 건축물이 있는 경우, 각종 연면적을 합한 것을 연면적의 합계라고 한다. 용적률 산정 시에는 지하층 면적과 지상층에 설치한 건축물 부설 주차장의 면적을 제외한 나머지 지상층 연면적만으로 산정한다. 건폐율대지 크기에 비해 주택이 얼마나 차지하고 앉았는지를 나타낸다. 즉 대지 면적에 대한 주택의 건축 면적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330.6㎡(100.0평) 대지에 바닥 면적 198.4㎡(60.0평)인 단독주택이 들어섰다면 건폐율은 60%다. 용적률땅의 크기에 비해 얼마나 많은 면적이 이용되는지를 나타낸다. 즉, 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연면적 비율을 의미한다. 단, 지하실 면적은 용적률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330.0㎡(100.0평) 대지에 용적률이 300%의 3층 건물을 짓는다고 하면 각층 바닥 면적을 330.0㎡씩 연면적 990.0㎡(300.0평)까지 지을 수 있다. 주 용도주택의 용도를 나타낸다. 〈주택법〉상 주택은 세대원이 장기간 독립된 주거 생활을 영위하는 구조로 된 건축물(이에 부속되는 일단의 토지를 포함) 또는 건축물의 일부를 말하며, 이를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으로 구분한다.규모〈표. 단독주택의 분류> 참조. 주요 구조일반적으로 가구식, 조적식, 일체식, 조립식, 절충식으로 구분한다.▲ 가구식 구조架構式構造 - 가늘고 긴 부재를 짜 맞추어 지은 구조로 목구조와 철골구조가 대표적이다.▲ 조적식 구조組積式構造 - 돌·벽돌·콘크리트 블록 등을 쌓아 올려서 벽을 만든 구조로, 내구성은 우수하지만 지진 등에 의한 수평 방향의 외력外力에 약하다.▲ 일체식 구조一體式構造 - 철근콘크리트 또는 철골철근콘크리트구조와 같이 주 구조부를 다른 재료로 접합하지 않고 기초에서 지붕에 이르기까지 일체를 이룬다.▲ 조립식 구조 - 주요 구조재를 공장에서 생산하여 현장에서 조립하는 구조다.▲ 절충식 구조 - 철근콘크리트 기둥 사이에 벽돌, 돌, 블록 등을 쌓거나 블록 형틀에 콘크리트를 부어 기둥, 보, 벽체 등을 만드는 방식이다. 최고 높이지표면으로부터 당해 건축물의 상단까지의 높이▲ 전면 도로에 면한 경우 - 전면 도로 중심선에서 건축물 상단까지 높이▲ 전면 도로 노면에 고저 차가 있을 경우 - 건축물이 접하는 대지 부분 전면 도로의 가중 평균 수평면에서의 높이▲ 대지가 전면 도로보다 높을 경우 - 높이의 1/2만큼 상승하는 것으로 보아 가상 도로면을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함.정화조건축 허가 대상 건축물은 정화조 관련 서류를 첨부한다. 건축 허가 대상 건축물은 도시 지역은 바닥면적이 100.0㎡(30.2평) 초과고, 기타 구역은 연면적이 200.0㎡(60.5평) 이상이거나 3층 이상이다. 조경 면적200.0㎡(60.5평) 이상인 대지에 건축할 때 〈건축 조례〉로 정한 기준에 따라 식수植樹 등 조경에 필요한 시설을 한다. 이때 조경 면적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른다.주차단독주택은 시설 면적이 50.0㎡(15.1평) 초과 150.0㎡(45.4평) 이하면 1대가 기본이다. 시설 면적이 150.0㎡를 초과할 경우 기본 1대에 150.0㎡를 초과하는 100.0㎡당 1대를 더한다. 주택 계획과 설계 기본 원칙기본 목표 설정주택을 계획함에 있어 우선은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다. 가족 구성원 수, 라이프 스타일 등을 고려하여 목표를 계획하고 그에 맞는 설계를 진행한다. ▲ 웰빙 생활 증대 -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주거 생활을 쾌적하고 정신적 안정과 생활 의욕을 고양시킬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가사 노동 절감 - 핵가족화, 여성 인력 사회참여 증대, 주 5일 근무제 등 사회적 변화에 맞춰 필요 이상의 넓은 주거 공간은 지양한다. 주부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는 평면을 계획하고 시스템화돼 있는 부엌 등 여성의 가사 노동을 단축하는 측면으로 계획하는 것이 좋다.▲ 가족 본위 주거 - 주택은 가족 구성원이 단란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가족 위주로 계획한다. 전체 화목은 물론 각 구성원의 사생활이 확보돼야 하며 생활을 희생시키는 형식적이고 외적인 요인들을 제거한다.▲ 프라이버시 확립 - 자기의식 발달로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므로 침실, 욕실, 수납 등을 계획 시 반영하는 게 좋다.이상적인 배치 계획건축법에 규정된 건폐율에 적합해야 한다. 인동隣洞 간격을 충분히 고려해 일조, 통풍, 채광, 방재, 프라이버시 등을 계획한다. 정원과 건축물의 면적비에 대한 균형을 고려하고 빨래 건조대, 창고, 장독대 등으로 쓰이는 공간과 부엌 출입문과 연관성 있게 한다. 차고 및 현관과 도로와의 관계를 고려해 계획한다.이상적인 평면 계획주택 내 생활공간이 요구하는 기능에 따라 각 실들은 서로 인접하거나 멀리 떨어져야 하며 이들은 동선으로 상호 연결시켜 필요한 방위 배치를 만족시켜야 한다. 또한 동선으로 이어지는 기능 구성이 이뤄지도록 크기와 모양 등이 사전 계획돼야 한다. Tip 노인이 있다면 건축 계획은 이렇게 하세요노인이 거주하는 주택을 건축할 때는 운동 신경과 지각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의 신체적, 정서적 특성을 고려해 설계나 자재, 인테리어, 입지 선정 등에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일단 입지를 선정함에 있어 주변 경관이 좋더라도 호수나 하천 등 상습 안개지역은 피하는 게 좋다. 폐질환이나 관절염이 많은 노인들에게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병원이 있는지도 확인한다.내부에는 미끄러운 부분을 없앤다. 특히 거실 바닥이나 계단, 화장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타일이나 카펫 등을 놓아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한다. 출입문은 힘을 덜 들이고 출입할 수 있는 미닫이식으로 설치하고 변기나 세면대, 욕조 주변에 안전 손잡이를 둬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배려한다. 휠체어 이동시 걸림돌이 되는 방, 화장실, 거실 등의 문턱은 없앤다. 또한 노인들이 갑작스레 쓰러졌을 때 가구에 부딪힐 우려가 있기에 끝 부분이 둥글게 처리된 제품을 선택한다. Tip 실 배치에 있어 향向의 중요성해가 비치는 방향에 따라 실을 배치해야 전망과 채광, 단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북향 하루 종일 해가 들지 않고 겨울에는 북풍을 받아 춥다. 아틀리에, 냉장고, 저장실, 화장실 등을 배치한다.▲남향 여름철 태양이 높기 때문에 실내 깊이 들어오지 않지만 겨울에는 깊이 들어와 따듯하다. 식당, 아동실, 테라스, 발코니, 거실 등이 적합하다.▲동향 아침 햇살은 실내 깊숙이 들어오고 겨울철 아침은 매우 따듯하나 오후에는 춥다. 침실, 식당, 부엌 등을 놓는다.▲서향 오후 햇빛은 집안 깊숙이까지 들어오므로 여름에는 특히 덥다. 욕실, 화장실, 건조실 등을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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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면을 알면 집이 보인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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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면을 알면 집이 보인다 2-1
- 생에 한 번 ‘내 집은 내 손으로 짓고 싶다’는 소망은, 전원주택을 꿈꾸는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바람이다. 그런데 막상 그 꿈을 실행에 옮기려고 하면 알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생소한 건축 설계도면 보기부터 시공 과정에 이르기까지 건축사에게 일임할 수도 있지만, 내 집이니만큼 관심을 두고 지켜보아야 한다. 낯선 도면과 씨름하는 일은 골치 아픈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를 따라잡기는 힘들겠지만 건축주이자 건축사라는 생각으로 하나씩 차근차근 짚어 보자. 자료 : 전원주택라이프DB참조 : 한국주택공사 ≪단독주택지 이용 설명서≫ 주택을 설계할 때는 배치, 평면, 입면, 단면, 각종 설비 계획이 종합 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계획을 세운 후 세부 사항을 진행해 야 하는데,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다각적인 노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설계 진행 과정집 지을 토지를 구입하고 건축주와 건축사가 만나서 건축 계획 및 대략의 시공법, 공정 등 기본 내용을 작성하는 것이 ‘기본 설계(계획설계)’다. 이것을 토대로 구체적인 도면을 작성하고 공사비 및 공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 ‘실시 설계’다. 실시 설계도는 건축 개요를 비롯하여 배치도, 평면도, 입면도를 비롯한 각부 상세도, 구조 설계도, 설비(급·배수, 공기 정화, 냉난방, 전기, 가스 등) 도면을 포함한다. 이것 말고도 설계를 확정하면 완공 모습을 그려보는 조감도와 평면을 한눈에 보게끔 입체적으로 표현한 ‘투시도(겨냥도)’도 있다.설계도면건축사가 건축주와 시공자에게 설계 의도를 원활하게 전달하기 위해 작성하는 도면과 시방서를 설계도서라 하는데, 공간 창조 과정을 그림으로 그려 재료와 치수 등을 알기 쉽게 표시한 것이다. 시방서를 사양서仕樣書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 재료의 재질·품질·치수 등, 제조·시공상 방법과 정도, 제품·공사 등 성능, 특정 재료·제조·공법 등 지정, 완성 후 기술적 및 외관상 요구, 일반 총칙 사항이 표시된다. 시방서는 도면과 함께 설계의 중요한 부분을 이룬다. 도면 구성도면의 종류가 많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도면을 표기하는 기본 사항부터 살펴보자. 주택의 경우 몇 가지 기호만 알면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선의 굵기, 문과 창 및 가구 기호 및 치수의 기본 사항을 알아 도면을 읽어보자. 도면에는 도면 틀 안에 통상적으로 좌측에는 설계도면을 우측에는 방위, 축척, 도면 명칭, 도면 번호, 설계자 및 설계사무소 명칭, 날짜 등을 표시한다. 도면의 기본, 평면도 평면도 건물의 층을 중간에서 수평으로 자르고, 내려다보고 그린 도면으로 각 실의 배치, 출입구, 창의 위치와 벽의 배치를 표시한 도면이다. 평면도는 건축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도면이기에 평면도만 제대로 파악한다면 다른 도면도 쉽게 알 수 있다. 몇 가지 기본 규칙을 참고로 평면도부터 내 것으로 만들어 설계 과정을 이해하자.평면도 구성대개 각 층별 바닥 평면도를 가리킨다. 평면도에는 기둥 중심선을 기준으로 기둥 번호를 도면 상단과 좌측에 표기한다. 이때 상단 기둥 번호는 좌→우 알파벳순으로, 좌측 기둥 번호는 위→아래 아라비아 숫자로 증가한다. 기둥 번호 상단과 좌측에 중심선 간격으로 치수선을 표기하는데 밀리미터㎜ 단위를 사용한다. 평면도 우측 하단에는 도면 이름과 축척을 표시한다. 평면도에서는 대개 1/50, 1/100, 1/200 축척을 쓰는데 전원주택의 경우 1/100 축척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지븡평면도 선의 종류도면은 표시하는 선의 종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데 실선과 파선, 점선, 일점쇄선, 이점쇄선으로 나눌 수 있고 굵기에 따라 나타내는 것이 다르다. 실선은 보이는 부분의 모양을 표시하는데, 그중에서도 굵은 선은 단면 외형과 배선 및 배관을 나타내고, 중간 선은 일반 외형선이다. 가는 선은 기준, 중심, 치수 및 치수 보조, 인출, 보조 설명이 필요할 때 사용하며 해칭선으로도 이용한다. 파선은 숨어 있는 것과 배선 및 배관을 나타내고 점선은 보이지 않는 모양을 표시한다. 문과 창여는 방식에 따라 외여닫이, 쌍여닫이, 미세기, 미닫이 회전, 접이식 등으로 나눈다. 자주 쓰이는 문과 창호 및 가구 기호를 보자. 평면도 보는 법전체 실 배치를 살펴본 후 자신이 원하는 크기대로 설계됐는지 치수를 확인한다. 또한 문과 창의 위치 및 개폐 방식 등을 살피고 치수를 확인한다. 크기에 따라 자재비가 달라지므로 건축주가 각 실별로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추후 시공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전체를 파악한 후 가구 등 기타 작은 것을 살피는데 부엌 가구가 들어갈 곳이나 계단의 위치 등 추후 변경이 어려운 곳은 일조와 방향을 고려해 보고 평면도에서 변경, 수정 사항이 있으면 건축사와 상의하여 진행한다. 그 밖의 설계도면 종류배치도부지에 건물을 배치한 도면이다. 부지에 접하는 도로 위치, 폭, 인접 경계선에서 건물까지 거리, 방위를 표시하며 도로에서 건물로 들어가는 방법과 수목 등의 조경 계획을 도시한다. 입면도건물 외관을 동서남북의 각 면에서 본 것을 그린 도면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배경이나 음영을 그려 넣어 입체감이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치수는 기입하지 않는다. 정면도 배면도 우측면도 좌측면도 단면도건물을 수직으로 절단하고, 그 면을 수평 방향에서 본 것을 그린 도면으로 지붕 물매, 층 높이, 천장 높이, 창 높이 등의 높이 관계의 치수, 차양, 처마 등의 돌출 치수를 기입한 도면이다. 종단면도 횡단면도 각부 상세도단면 상세도 등에서 표현하지 않는 부분의 평면 및 단면을 상세하게 표시한 도면으로 시공할 때에 불명료한 점이 없도록 세부적으로 자세히 그려 치수를 표시한다. 전개도건물 내부 벽면을 상세하게 보여주기 위해 내부 벽면을 전개하여 하나로 연결한 입면도로, 실내의 단면 형상, 천장, 창호 등의 높이, 바닥, 벽, 천장 등의 마무리 명칭을 기입한다. 창호표출입구 창 등 창호의 모든 것에 대해서 재료, 형상, 치수, 개수, 부속품을 표시한 도면으로 창호 배치도를 작성하고 창호 위치를 명확하게 한다. 구조도건물의 구조 형식을 표시한 도면으로 층별 구조 평면, 단면, 철근 배근 형식 등을 구체적으로 나타낸 도면을 말한다. 설비도전기, 위생, 냉·난방, 환기, 승강기, 소화 설비도 등이 표시된다. 조감도·투시도·모형건물이 완성됐을 때 모양을 투시도나 모형으로 만들어 건축주의 이해를 돕는다. 투시도나 모형은 공간 형태나 구조, 색채 등을 완성한 모습에 가깝도록 표현하고 건축물 설계 과정에서 동선, 구조, 의장 등을 검토하여 설계 내용을 수정·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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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면을 알면 집이 보인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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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단독주택 브랜드 자이가이스트 30평·50평대 목조 모듈러하우스
- 모듈러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이 분야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GS건설은 모듈러 주택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자이가이스트는 새로운 샘플 하우스를 공개했다. 글 노철중 기자자료 자이가이스트 XiGEIST 02-2154-4311 www.xigeist.com 자이가이스트가 충남 당진에 샘플 하우스를 오픈했다. 자이가이스트는 GS건설이 만든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브랜드다. 유럽 단우드 프리패브 기술력을 도입해 전체 공기工期의 30%를 줄이면서도 높은 완성도와 균일한 품질을 자랑하며, 자이가이스트 특유의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더해진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택 형식이다. 이번에 공개하는 샘플하우스 Vol.35와 Vol.54에서는 ‘고객의 삶이 주인공이 되는 공간’이라는 기치 아래 자이가이스트가 제안하는 주택 형식을 만나볼 수 있다. Vol.35 외관. Vol.35 1층 복도. 샘플하우스 Vol.351F: 53.44㎡(16.2평) 2F: 65.28㎡(19.7평)실외필로티 20.04㎡(6.1평)2층 포치 8.26㎡(2.5평) 샘플하우스 Vol.35는 4인 가구를 위한 30평대 단독주택이다. 현관에서부터 주방, 2층의 방들 사이의 동선은 4인 가구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주거 형태를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Vol.35의 가장 큰 특징은 실용적인 공간 활용이다. ‘북 카페’ 콘셉트로 디자인된 주방 책장과 계단 수납장, 현관 벤치 등은 넉넉한 수납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단독주택 특유의 낭만을 놓치지 않았다. 또한 1층의 필로티, 2층의 포치는 개방감 있으면서도 프라이빗한 라이프를 완성한다. 그야말로 공동주택에서 누리는 편리함과 단독주택의 장점을 한곳에 모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Vol.54 외관. Vol.54 거실. 샘플하우스 Vol.541F: 104.77㎡(31.7평)2F: 76.71㎡(23.2평)실외현관 포치 6.66㎡(2.0평)2층 테라스 33.39㎡(10.1평) 샘플하우스 Vol.54는 자이가이스트가 제안하는 프리미엄 50평대 단독주택이다. Vol.54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부분은 넓은 공간감과 품격 있는 디자인이다. 1층의 중정과 2층의 테라스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공간이다. 특히 1층 중정은 부엌과 다이닝, 거실로 이어지는 동선의 중심에 자리하여 어디서나 탁 트인 시야와 함께 여유로운 공간을 완성한다. 공간에 품격을 더하는 것은 ‘중후한 깊이’를 콘셉트로 한 인테리어다. 웜톤의 기본 색상과 다크 우드 소재가 어우러진 질감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하며, 우아하고 낭만적인 무드를 연출한다. 곳곳에 있는 히든 도어와 수납공간도 자이가이스트가 샘플하우스 Vol.54에서 선보이는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중요 포인트다. 샘플하우스 Vol.54, Vol.35는 자이가이스트 당진 공장(충남 당진시 면천면 면천로 1139)에서 만나볼 수 있다. 샘플하우스 오픈 기념으로 기간 한정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자이가이스트 전화 문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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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단독주택 브랜드 자이가이스트 30평·50평대 목조 모듈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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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위한 자식의 선물 40.52평 야옹이 집
- 이 집은 은퇴 후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작은 정원을 꾸미며 살고자 하는 부모님을 위한 자식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심플하지만 천장고가 달라 다채로운 공간감을 느낄 수 있고, 커다란 원형 창은 고양이들의 놀이터가 된다. 행복한 시간을 담고자 하는 마음으로 계획하고 그 틀을 잡았다. 글 양인성 소장자료 아틀리에 로우크리에이터스 HOUSE PLAN건축면적 121.95m2(36.89평)연면적 133.95m2(40.52평)최고높이 6.00m(가중평균지표면 기준)공법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외벽재 sto 외단열시스템, 송판 노출 콘크리트창호재 72mm 알루미늄 삼중창호내벽재 친환경 벽지바닥재 강마루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가구 현장 제작설계 atelier LOW CREATORs설계자 양인성 PLANNING침실 2개화장실 3개규모 지상 1층, 다락 #이야기은퇴를 앞둔 부모님과 고양이 두 마리를 위한 집을 짓고 싶다는 메일이 왔다. 언제나 자식들을 위해 살아오신 부모님에 대한 자식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글을 읽고 스케치북을 폈다. 단정한 단층집에 다락을 두어, 하고 싶은 취미도 즐기고 집 안에서 온전한 시간을 갖길 바라며 선을 그었다. 택지지구 내 위치한 대지에 집을 앉히는 일은 언제나 사생활 노출 빈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가장 큰 이슈다. 막아두는 것은 답답하지만 열어두기에는 외부 시선이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배치계획동측의 8m 도로에 기대어 벽을 짓고 입구를 안쪽으로 밀어 당긴다. 외부에서 집을 바라보게 되면 붉은 기와와 하얀 벽 아래 기다란 창만이 집의 인상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안전하게 집을 보호하는 느낌과 더불어 평온한 느낌을 주는 입면을 생각했다. 깊은 처마를 따라 입구에 들어서면 거실과 주방이 크게 열린다. 두 개의 박공지붕이 맞물린 지붕은 넓은 공간감을 구현한다. 목재의 따뜻한 느낌을 선호하는 건축주를 위해 지붕 마감을 모두 목재로 계획했다. #공간계획남향의 따스한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거실의 천장에 창을 만들고 거실에서 커피를 즐기며 고양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즐기는 건축주에게 따스한 시간을 만들어 드리고자 했다. 거실 벽에 기대어 만든 계단을 따라 다락에 오르면 은퇴 후 취미인 붓글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다락의 커다란 원형 창은 고양이들의 안전한 놀이터가 될 것이다. 부엌은 커다란 박공지붕을 따라 천장이 구성되어 높은 공간감을 제공한다. 집의 구성은 단조롭지만 천장 높이를 달리해 다채로운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은퇴 후 작은 마당에서 정원을 꾸미면서 살고자 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부엌을 통해 마당으로 향하는 커다란 창을 두었다. 침실은 휴식 기능에만 충실히 하기 위해 최소한의 사이즈로 구성했다. 이 때문에 부족한 수납을 채우는 일이 과제가 됐다. 이에 침실로 향하는 기다란 길목은 복도로서 기능뿐 아니라 수납을 위한 충분한 공간이 제공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집은 마음으로 시작해 마음으로 지어진다. 행복한 시간을 갖고자 하는 마음을 모아 집을 계획하고 이를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지어가면서 틀을 잡는다. 그러한 작은 공간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집은 건축주와 건축가가 함께 만드는 느린 여행입니다.2017년부터 진행해온 설계 이야기를 잠시 멈추고자 합니다.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 뵙기를 바라겠습니다.그동안 많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양인성(아틀리에 로우크리에이터스 atelier LOW CREATORs 대표)민워크샵에서 실무를 거쳐 2014년부터 아틀리에 로우크리에이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의 근간이 되는 주택을 위주로 작업하고 있으며, 집을 짓고자 하는 분들을 돕고 있다. 때때로 아이들을 만나 건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양주 평온재, 위례 듀플렉스 하우스 등이 있다.070-8833-3162lowcreators@gmail.comwww.lowcreato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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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짓기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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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위한 자식의 선물 40.52평 야옹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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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 주택 현황과 활용 사례, 전문가가 제안하는 두 가지 방향 (2-1)
- 집도 품질로 평가받아야 한다“주택의 공업화는 일정한 품질의 주택생산을 제1목표로 삼아야 한다”최근 목조 주택 건설시장에서 공업화 공법(모듈러 공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공법은 골조 또는 골조에 단열, 방수와 방습 또는 더 나아가 내화와 관련된 공정을 공장에서 제조해, 현장에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단기간에 조립해 세우는 시공방법이다. 다양한 패널 재료를 사용하는, 소위 패널 조립식 공법과 모듈러 공법 등이 널리 알려진 공업화 공법 중 하나고 OSC(Off Site Construction), 프리패브(Prefab), 패널 라이징(panelising), 프리컷(Pre-Cut) 등 다양한 개념들이 사용되고 있다. 진행 노철중 기자글 강태웅(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자료 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031-8067-7118 www.case-archi.com ▲ 용인시 처인구 메이플주택단지 내 주택들에 대한 품질 표시 정보 공업화 공법이 건설 현장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저 에너지 사용과 환경보호를 위해 탄소 사용을 줄이는 것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고, 점차 고급 기술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져 현장 시공의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현장 안전사고의 증가로 인한 부정적인 사회적 이슈도 한몫한다. 이러한 이슈로 인해 공업화 공법이 주택 건설시장에서 보편화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소비자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이 점을 짚어볼까 한다. 메이플 주택단지 내 15번째 주택. 차분한 색의 점토벽돌 타일로 마감된 외벽에 눈썹지붕을 남측에 매달고 서측에 노천탕을 계획했다. HOUSE DATA위치 경기 용인시 처인구 메이플 주택단지대지면적 480㎡(145.2평)건축면적 83.16㎡(25.16평)연면적 161.29㎡(48.79평, 다락 포함) 거실 공간은 온전한 사각형으로 설계해 가구의 배치를 통해 공간의 성격을 규정하게 했다. 공업화 공법의 단위 유닛은 3050mm로 환기장치와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하고도 충분한 층고를 유지한다. 부엌가구를 11자로 배치해 효율을 높였고 거실 쪽으로 창을 내어 가족과의 소통은 물론 음식의 운반도 수월하게 계획했다. 공업화 공법의 결과는 제품공업의 사전적 의미는 ‘농업, 임업, 어업, 광업 등을 통해 생산된 1차 재료를 가공해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다. 이렇게 제품을 만드는 일을 제조업이라고도 한다. 제조업은 수공업으로 시작해 증기기관의 힘을 이용한 1차 산업혁명, 전기모터를 사용한 2차 산업혁명 그리고 IT를 결합한 3차 산업혁명으로 발전하며, 자동화 생산의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제조의 수단과 방법은 변해왔지만, 공업의 핵심 개념이 ‘2차 가공을 통한 제조’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따라서 건설에 공업화 공법을 도입한다는 것은 건물을 세우는 과정을 제조의 과정으로 여기고 그 결과물을 제품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 글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그렇다면 제조 과정을 거친 제품의 미덕은 무엇일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과정을 통한 균질한 품질이다. 제조는 수작업으로 시작했고, 동력을 사용해 좀 더 빨리 많이 생산할 수 있었고,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오류가 적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생산하기 전에도 제품의 질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은 공업화 공법의 미덕이다.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들면, 자동차라는 제품의 미덕은 사고에도 승객을 지켜줄 튼튼한 골격을 갖춰야 하고, 빠르게 달리거나 신속히 멈출 수 있는 동력 체계와 감속 능력이 중요하다. 좋은 연비로 인한 경제적인 유지 보수비는 필수조건이다. 이 모든 품질을 생산하기도 전에 예측하고 홍보한다. 대량생산은 공기를 줄이고 생산량을 늘려 제품의 단가를 낮출 수 있다. 나아가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장점도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일부를 열어 시각의 답답함을 덜었다. 건축이 지향할 공업화 공법건축에서 공업화 공법은 새로운 방법이 아니다. 이미 20세기 초, 유럽의 일부 건축가들은 건축을 제조라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1925년 독일 스투트가르트의 바이젠호프라는 언덕에 기획되고 지어진 건축역사상 인류 첫 주택전시의 기획의도, 그리고 1928년 스위스에서 열린 인류 최초의 국제 건축가 대회인 CIAM 선언문에서 건축가들은 건축의 공업화를 주장했었다. 제조업의 개념을 건축에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축의 공업화는 공업의 역사보다 한 세기 정도 늦게 시작했지만, 그 이후 한 세기 동안 발전되어 온 시공방법이자 시공 태도다. 따라서 주택의 공업화는 앞서 언급한 제조와 제품의 미덕을 당연히 추구해야 한다. 공업화를 통해 빠르게 세워 공기가 단축되고 공사비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에서 공기의 단축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시공자와 의뢰인 모두 가장 중요한 미덕을 놓쳐서는 안되는데, 그것은 바로 제조의 결과인 제품, 건물의 질이다. 주택의 공업화는 일정한 품질의 주택생산을 제1목표로 삼아야 한다. 2층의 복도와 계단을 병치하여 공간의 변화를 주었고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끝에 뚫어놓은 천창은 시각적으로 흥미롭다. 주택의 품질지표주택의 품질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에는 무엇이 있을까? 건축법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다. 건축법에 규정된 것은 성능 규정과 시방규정일 뿐 건물의 품질을 규정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성능 규정과 시방규정을 따랐다고 해도 그것이 좋은 품질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최소한의 규칙과 기준일 뿐이다. 좋은 품질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제조의 과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필자는 주택이라는 제품의 품질을 4가지 지표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바로 에너지 효율, 골조의 품질, 기밀도 그리고 실내 공기의 질이다. 자녀방의 층고는 상당히 높다. 공간의 높이와 창의성을 비례한다는 공간 이론을 반영한 결과다. 북측에 낮은 창을 두고 앉을 수 있는 수납가구를 설계하여 자연스럽게 대지 옆 낮은 동산을 응시하게 했다. 1 에너지 효율에너지 효율은 가장 달성하기 쉬운 지표다. 에너지 효율은 제조 생산에 들어간 재료와 설비의 물성·물량·성능으로 예측 판단이 가능하다. 물론 실제 사용 시 에너지 효율과는 다를 수 있다. 왜냐하면 보통 에너지 효율을 산정할 때 사용자 수, 실내 온도, 습도 등의 기준을 설정해 놓고 한다. 어느 정도 주택의 에너지 성능을 예측할 수는 있지만, 실제 거주할 거주자에 따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2 골조의 품질골조의 품질은 두 번째로 달성하기 쉬운 지표다. 모든 합법적인 건물은 구조설계를 한다. 이미 건물의 골조품질은 예측이 되어 있다. 구조설계대로 성실하게 지으면 된다.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재료는 기성 재료다. 따라서 더더욱 골조의 품질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고 달성도 쉽다. 필자는 주택 시공의 공업화에 가장 적합한 재료를 나무라고 생각한다. 인류가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는 한정적이었다. 형상이나 물성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나무, 철 그리고 흙이다. 흙은 콘크리트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중 비교적 일정한 품질의 재료는 시공 시 물을 사용하지 않는 재료인 철과 나무 정도다. 콘크리트는 좋은 재료지만 물과 여러 가지 골재를 섞어 비율을 맞춰야 하고, 양생이라는 숙성과정을 거치기에 손이 많이 가는 재료다. 균질한 품질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관리와 노력이 수반된다. 철도 좋은 재료지만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많이 내뿜고 가격도 높고, 무거워 다루기도 어렵다. 건물에 사용되는 목재는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한 기성제품이고 가볍고 다루기도 쉽다. 더욱이 관리만 잘하면 영원히 생산 가능한 자원이다. 철과 나무는 공장에서 매뉴얼대로 만들기 때문에 공업화 공법에서 골조의 품질을 유지하기가 쉽다. 현장 조립 시 품질의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으나, 인력으로 하기 때문에 이 역시 공업화 공법에서는 치밀하게 매뉴얼화할 수 있어 현장 시공에 비해서는 오류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3 기밀도공장에서 생산한 골조의 정밀함, 현장에서 정확한 조립 그리고 방수·방습을 위한 시공과 단열이 신중하게 조합되어 구축되면 좋은 기밀도가 측정된다. 기밀도는 집에 웃풍이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정도를 가리킨다. 공중파 주택관련 방송에서도 언급해 포탈 검색순위에 올라갈 만큼 꽤 알려진 지표이지만, 가장 달성하기 어려운 지표기도 하다. 기밀도가 높은 집일수록 실내 거주환경에 변화를 주는 변수가 적기 때문에 사용자의 뜻대로 실내 거주환경을 조성할 여지가 많아진다. 우리가 공업화 제품을 쓰는 이유는 품질의 일관성이 편의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기밀도가 높다는 것은 집안으로 미세·초미세 먼지, 차갑거나 뜨거운 공기와 수증기가 들어오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 밖의 환경이 집안의 환경에 영향을 덜 준다는 의미고, 집안의 공기질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나타낸다. 집안의 공기질이 일정하다는 것은 역으로 단점도 있는데, 수시로 창을 열지 않고서는 실내공기의 질을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창을 열면 에너지를 뺏기고 각종 먼지들이 유입된다. 기밀도가 높은 집은 에너지를 뺏기지 않으면서 환기를 하는 ERV (Energy Recovery Ventilation system, 에너지 환수 환기장치)가 필수로 설치되어야 한다. 환기 방법은 창 환기와 ERV, 두 가지로 결정되어 있는데, 이것은 환기 방법과 환기 시간은 결정권이 온전히 사용자에게 있다는 의미다. 사용자가 거주환경을 예측하고 의도대로 조성할 수 있다. 4 실내 공기 질마지막 지표다. 기밀도가 높은 집일수록 실내 공기질을 통제하기가 쉽다. 온도와 습도는 생활습관에 따라 개선 가능한 공기질 지표이나 이산화탄소농도, 휘발성유기화합물, 농도먼지량은 개선하기가 어려운 지표다. 특히, 이산화탄소농도는 사용자가 끊임없이 방출하고 있어서 계속 증가한다. 취침 시에는 환기가 안 되어 속수무책이다. 일상용품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도 끊임없는 환기가 방법이다. 먼지는 실내에서도 발생하지만 실외에서 유입되기도 한다. 먼지의 실외 유입은 기밀도가 높으면 쉽지 않다. 실내 먼지는 환기 또는 공기청정기로 대처할 수 있다. 결국 기밀도와 환기장치는 하나로 묶여 작동해야 하고 좋은 실내 공기질이 그 결과다. 필자가 제안한 주택의 품질을 판단하는 4가지 지표는 모두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공업화 공법으로 설계되고 시공 계획이 확정된 주택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범위 내로 예측 가능해야 한다. 공업화 공법이 지향해야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공업화는 싸고 빠른 집이 목표가 아니다. 현장 공사기간을 현저히 줄여 환경 폐기물과 안전사고를 낮출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품질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 개별 제품(주택)의 품질이 일정하고 이로 인해 건강한 거주 환경을 제공하는, 제품으로서 집을 생산하는 것, 이것이 공업화 공법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고 의뢰인들이 설계자와 시공자에게 요구해야 할 사항이다. 강태웅(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단국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교수로서 2017년 학내벤처기업으로 ㈜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설립, 목조공업화 공법에 관련한 특허를 출원등록해 기술개발과 적용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건축 관련 학회인 대한건축학회와 전문학회인 한국건축시공학회의 목조건축위원회 위원장으로 목조건축활성화를 위해 노력중이다.031-8067-7118 kangtaewo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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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 주택 현황과 활용 사례, 전문가가 제안하는 두 가지 방향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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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예비 건축주를 위한 건축구조 가이드 2-2
- 각 구조별 대표 사례 철근콘크리트조부지 형태대로 건축 상도동 주택, 삼각 집상도동 주택은 삼각형인 부지 형태 그대로 설계했다. 도로와 인접한 상업 공간과 상층부에 위치한 거주 공간의 적절한 조합이 가장 중요했다. 진입 동선은 상업 공간과 거주 공간의 이용자가 공유하는 도로에 면한 계단이 유일하다. 동시에 도시와 연계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자료 전원주택라이프 DB사진 이한울 작가 HOUSE NOTE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연면적160.30㎡(48.49평)1층 30.45㎡(9.21평)2층 48.82㎡(14.76평)3층 43.79㎡(13.24평)4층 37.24㎡(11.26평)설계기간 2016년 11월~2017년 4월공사기간 2017년 5월~2018년 11월설계 리슈건축 02-790-6404 blog.naver.com/richuehong2시공 김지민, 장원석 010-4147-1317 필지 모양 그대로 형태화주차 공간, 진입계단, 테라스 등은 삼각형 부지를 변화시킨다. 인위적인 입면 구성이 아닌 건축 기능을 가진 공간의 모습이 그대로 표출되는 것이다. 이런 풍부한 인상의 형태는 철근콘크리트구조이기에 가능한 결과다. 도시의 자투리땅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이미지로 전환된다. 도시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모습이다. 협소주택이 갖는 거주성거주 층인 3층과 4층 그리고 다락은 좁은 면적이 적층 된 모습이다. 이를 잇는 수직 계단이 마치 오브제처럼 연출된다. 천창을 통해 내려오는 채광과 좁은 면적 속 계단은 시각적, 공간적 역할을 겸한다. 여기에 각 층에 위치한 테라스는 좁은 공간에서 수평으로 확장된 효과를 선사한다.스틸하우스속이 알찬 골목길 소형 주택 목포 스틸하우스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고 여기에 보호받을 수 없는 사생활. 건축주가 이곳에 단층 조적 주택을 헐고 새롭게 스틸하우스를 지은 이유다. 얼핏 보면 단순한 모던스타일이지만, 단열, 차음, 프라이버시, 구조 안정 등 거주자의 만족도를 높일 요소로 알차게 구성했다. 자료 전원주택라이프 DB사진 제이건축 HOUSE NOTE건축구조 스틸하우스연면적94.29㎡(28.57평)1층 53.82㎡(17.82평)2층 40.47㎡(12.26평)설계기간 2016년 9월~10월공사기간 2016년 10월~12월설계 동아건축사사무소 061-279-2458시공 제이건축 02-400-3594 http://j-cons.co.kr/ 건축주가 반해 선택한 공법, 스틸하우스목포 스틸하우스는 어머니와 아들, 단둘이 사는 주택으로, 향후 맞이할 세 식구까지 염두에 두고 기존 조적 주택을 헐어 새롭게 지은 주택이다. 건축주는 실내 공간이 넓고 지진에 강하며 단열이 좋은 점, 그리고 건식공법이기에 여타 공법에 비해 공기가 짧고 수명이 길다는 점 등 스틸하우스가 가진 장점에 반해 건축구조로 선택했다고 한다. 구조 안정을 위해 앞서 실천해 온 자세2016년 경주 지진 이후 정부에서 구조설계를 강화하면서 구조계산서 및 구조안전 확인서 발급이 의무화됐다. 스틸하우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특별한 구조를 제외하곤 구조계산 및 구조안전 확인서 발급이 어렵지 않은 우수한 공법이고, 특히 2층 이하 스틸하우스는 구조 안전이 강화되기 훨씬 이전부터 포스코에서 제작 배포한 ‘구조설계 요령집‘의 내용을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고 시공 업체 담당자는 덧붙였다. 한옥옛 정취 고스란히 살린 천연동 한옥건축주는 오래된 한옥과 마당이 마음에 들어 한옥에 살기로 했다. 설계자는 이런 그에게 ‘한옥의 정취를 느끼면서 다채롭게 누리는 삶‘이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한옥이 품은 고유한 시간성은 유지하되, 그 안에서 풍부한 삶을 펼칠 수 있는 방법에 중점을 두고 고민했다. 자료 전원주택라이프 DB사진 박영채 작가 HOUSE NOTE건축구조 한식 목구조연면적85.09㎡(25.73평)지하 13.76㎡(4.16평)1층 71.33㎡(21.58평)설계기간 2014년 10월~2015년 4월시공기간 2015년 5월~2016년 3월설계 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02-3789-3372 www.guga.co.kr시공 건축주 직영공사 묵묵히 시간을 간직한 집천연동 한옥은 서대문 근처에 자리한 집이다. 1939년에 지은 한옥으로 주변은 대부분 다세대 주택으로 바뀌었다. 수년 동안 비어있던 집은 일부 지붕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지만, 실력 있는 대목이 지었는지 비례와 짜임이 좋고 보존상태도 무척 양호했다. 낮은 바닥의 부엌과 다락, 부엌에서 내려가는 창고, 마당에 둔 욕실과 장독대 그리고 마당을 가득 덮은 감나무와 그 아래 방공호까지 집 안의 모든 것들이 시간 속에 곱게 쌓여 남아있었다. 아트리움을 덮어 거실이 된 마당대청을 주방과 식당으로 하고, 마당 일부를 아트리움으로 덮어 거실로 한 결정은 가장 중요한 계획이었다. 주방과 식당이 가족생활의 중심공간인 것은 자연스럽지만, 도시한옥의 핵심인 마당을 거실로 만드는 것은 보편적인 생각을 벗어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마당에 아트리움을 덮음으로서 원래의 창과 문을 그대로 둘 수 있었다. 마당이 된 거실에 앉아 오래된 한옥을 배경으로 자연과 가까운 삶을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집의 고유한 정취를 살린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다. 경량목구조가성비 좋게 마련한 경주 행복이 가득한 집부지는 산과 들과 물 그리고 햇살과 바람 등 굳이 지형지세를 풍수로 따지지 않더라도 주거지로서 가히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 마을엔 지형지세에 순응하면서 전원주택의 특성과 편리성을 반영해 디자인한 주택이 있다. 번잡한 도시에서의 삶을 접고 전원에서 인생 1막 2장을 시작한 건축주 부부의 복층 경량 목구조 ‘행복이 가득한 집’이다. 자료 전원주택라이프 DB사진 윤홍로 기자 HOUSE NOTE건축구조 경량 목구조연면적193.95㎡(58.67평)1층 114.12㎡(34.52평)2층 54.58㎡(16.51평)창고 25.25㎡(7.64평)설계기간 2015년 4월~12월공사기간 2016년 2월~6월설계 및 시공 나무집협동조합 1588-3673 cafe.naver.com/namoohyup 현실을 고려해 변경한 구조 계획건축주는 어떤 주택을 지을까, 오랫동안 공부하고 궁리한 끝에 목구조로 정했다. 단열과 내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목구조로 정했지만, 당시 목구조가 낯선 데다 지방이라 그런지 시공사가 드물었다. 애초에 바란 중목구조에서 비교적 가성비가 저렴한 경량 목구조로 방향을 틀었다. 대신 벽과 천장에 목재를 많이 노출하고, 중목구조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공학 목재인 글루램 Glulam을 더했다. 조망과 일조, 편리성을 극대화한 디자인주택은 천장을 오픈한 거실을 각 실이 전면을 제외하고 둘러싼 구조로 공간 배치했다. 1층엔 거실을 중심으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식당·주방, 다용도실, 공용 화장실, 계단, 구들방,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이 있다. 현관을 기준으로 우측이 부부만의 사적 공간이라면, 좌측은 공용 공간과 단란 공간이다. 2층엔 가족실을 중심으로 좌우에 2개의 방이 있다. 1층 거실이 오픈 구조인 데다 2층 높이에 수직 창호를 여러 개 배치해 빼어난 일조와 개방감은 물론 주변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중목구조내진성 갖춘 일본식 중목구조 양평 건강 주택최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구조 부재를 현장에서 간단하게 조립하는 프리 컷 방식의 장부 또는 철물공법 중목구조 주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무엇보다 나뭇결이 아름다우며 피톤치드 향이 배어 나오는 기둥과 보, 도리를 드러냄으로써 심적인 안정감뿐만 아니라 항균과 탈취, 방충 등 유익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 국가가 아니다. 따라서 단열은 물론 내진耐震 성능이 탁월한 쾌적하고 안전한 구조의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로 지진 강국인 일본에서 이미 검증을 마친 중목구조다. 경기 양평군 양동면 쌍학리에 일본식 철물공법 중목구조 주택이 들어서 있다. 자료 전원주택라이프 DB사진 강창대 기자 HOUSE NOTE건축구조 중목구조연면적95.01㎡(28.74평)1층 68.93㎡(20.85평)2층 26.08㎡(7.88평)설계기간 2017년 3월~4월공사기간 2017년 5월~7월설계 가사하라목재㈜시공 라라홈㈜ 031-355-0233 www.lalahome.net 오래 유지 가능한 중목구조중목구조는 100년간 유지 가능한 뛰어난 내구성, 우수한 단열성, 화재 안전성, 쾌적한 실내 환경, 시공 기간 단축 그리고 구조 부재인 기둥과 보, 도리 모두 철물 또는 장부로 연결돼 서로 맞물리는 특성상 구조적으로 매우 튼튼하면서 자체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구조 부재가 실내에 노출돼 우리의 생활양식과 정서에도 부합하는 편이다. 평소 한옥에 관심이 있던 양평의 건축주가 중목구조 주택을 지은 까닭이다. 공기단축으로 비용 감액까지양평 주택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체크하는 구조 및 내진 설계를 일본 건축사가 전용 프로그램으로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구조 부재의 적산 물량을 컴퓨터로 정확히 산출했으며, 구조 부재는 일본 농림 규격(JAS, Japanese Agricultural Standard)에 따라 엄격하게 품질 관리된 목재로 공장에서 사전 제작했다. 그리고 하나하나 번호가 매겨진 구조 부재를 국내에 들여와 도면과 대조하면서 간단하게 조립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쳤기에 정밀한 시공으로 주택의 품질을 높이면서 공사 기간의 단축으로 인건비를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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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예비 건축주를 위한 건축구조 가이드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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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향기 가득 한옥서 보낸 하루 ‘만송재 萬松齋’
- 산과 바다, 그리고 강이 조화를 이룬 강원도 양양에서 만난 ‘만송재’는 목수인 건축주가 직접 지은 한옥이다. 전통 한옥이라기보다는 건축주의 가치관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개량한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 토박이인 건축주는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도 대목장이었기에 목수의 유전자가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건축주의 배려로 만송재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특유의 정취와 만송재 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해질 무렵 푸르스름한 어둠이 고즈넉하게 내려앉은 한옥의 풍경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글 사진 노철중 기자협조 건축주※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인터뷰와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DATA위치 강원 양양읍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건축구조 한식 목구조대지면적 900㎡(272.25평)건축면적 174.5㎡(52.79평)연면적 174.5㎡(52.79평)건폐율 19.38%용적률 19.38%설계 및 시공건축주 직영 010-9159-3440https://mansongjea.modoo.at MATERIAL외부마감지붕 - 시멘트기와 + 한식기와(고령기와)외벽 - 황토벽돌 + 황토미장내부마감천장 - 목조내벽 - 황토벽돌 + 미장단열재지붕 - 우레탄폼창호 한식 시스템창호(동양창호)현관문 자체제작주요조명 자체제작주방기구 자체제작위생기구 대림난방기구 경동나비엔 건축주는 목수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한다. 학창 시절부터 나무에 친근함을 느꼈고 누가 그림을 그려보라면 한옥을 그리곤 했다. 또 머릿속에 한옥 그림이 떠오르면 어떻게 설계를 할지, 어떤 방식으로 짜 맞출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의 말처럼 한옥에 대한 타고난 감각을 지닌 ‘천생 목수’라는 얘기다. 만송재 부지는 총 세 채의 한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만송재, 살림집으로 사용하는 별채, 그리고 6월이면 완성될 또 다른 한옥이다. 앞마당에서 바라본 만송재 모습. 지붕의 모양이 비상하는 새의 날개를 닮았다. 집안 곳곳 여유로운 곡선의 정서 만송재는 EBS 건축 탐구 집, 월간 ‘전원생활’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유명세를 치른 한옥이다. 목재의 곡선을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와 자연의 우아함과 여유로움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다. 목재는 백두대간 국유림에서 벌목한 금강송을 사용했다. 건축주가 직접 인근 제재소에서 나무를 재단해 필요한 형태로 가공해 사용한다. 건축주는 자신이 짓는 한옥은 기본 콘셉트가 ‘화려하지 않은,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아닌 단아한 한옥’이라고 전했다. 전통미는 최대한 살리면서 한옥의 불편함을 개선한 실용적인 한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만송재의 잘 정돈된 앞마당에서 건물을 바라보면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는 기와지붕이 마치 비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전통 한옥의 웅장한 기와지붕은 이처럼 단아한 만송재에 역동성을 불어넣었다. 건축주가 공들여 나무로 짠 미닫이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웅장한 기와지붕 아래 놓인 천장과 마주하게 된다. 곡선을 살린 두 대들보가 지붕을 떠받들고 수십 개의 목조 구조재들이 가지런하게 정렬돼 있다. 천장의 백미는 ‘우물반자’다. 지붕 모양을 그대로 따라 올라가지 않고 단열을 고려해 반자를 짜 넣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통 한옥에서 우물반자는 살림집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궁궐이나 사찰 등에서 주로 사용됐다고 한다. 단아한 한옥을 추구하는 건축주이지만 천장의 우물반자로 약간의 사치를 부려본 것이라 한다. 거실의 모든 가구는 건축주가 손수 나무로 짠 것들이다. 탁자, 침대, 식탁, 소파, 싱크대, 수납장 등에는 건축주의 땀과 정성이 담겨있다. 벽면을 장식하는 작은 소품들은 건축주 아내가 직접 자수를 넣어 만든 것들이다. 처마 아래에는 거실 통창과 연계된 툇마루가 설치돼 있다. 건축주가 직접 짠 목재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단아한 현관 현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면 만송재의 전체적인 실내구조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거실의 TV 선반, 탁자, 소파 등은 건축주가 제작했고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모두 건축주 아내가 수를 놓아 만든 것들이다. 곡선을 살린 대들보가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모습. 천장의 백미인 ‘우물반자’지붕. 지붕 모양을 그대로 따라 올라가지 않고 단열을 고려해 짜넣은 것이다. 욕실. 시골 부엌 정취 느끼는 아궁이 공간한옥의 정체성은 역시 구들방에 있다. 여기에 필수적인 아궁이와 굴뚝도 작품이다. 특징은 아궁이를 외부에 두지 않고 내부로 끌어들인 것이다. 마치 시골 부엌과 같은 느낌을 내기 위해 특별히 만든 공간이다. 건축주 아내는 “저희 가족은 이곳에서 자주 아궁이 장작불을 이용해 고구마, 고등어, 대파 등 다양한 요리를 해먹어요. 삼겹살도 아궁이에서 구워낼 수 있어 바비큐 공간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답니다.”라며 은근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건축주 부부와 외동딸은 이렇듯 이곳에 모여 조촐할 파티를 즐긴다. 문을 열면 바로 자연 속에서 가족이 느끼는 행복감이 더욱 무르익는다. 추운 겨울에도 한여름 장마에도 마음만 먹으면 자연과 함께 행복한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아궁이 방에 연계된 누마루는 자연 정취를 느끼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만송재에서 건축주 아내가 가장 즐겨 찾는 공간도 누마루다. 이곳에서 주로 취미인 자수를 놓는다고 한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풍경 소리와 함께 있으면 심신의 안정은 두 배가 된다. 주방. 싱크대와 그릇을 놓아두는 수납장도 모두 건축주가 목재를 이용해 만들었다. 특히 그릇 수납장은 전통 한지를 사용해 전통미가 느껴진다. 천장에 드러난 목재와 더불어 건축주가 직접 만든 침대는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궁이를 갖춘 구들방. 방바닥 아궁이 쪽에는 불을 때 그을린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건축주는 만송재 부지 위에 또 다른 한옥을 짓는 중이다. 첫 번째 집인 만송재를 한옥 스테이로 전환하기 위해 바로 옆 살림집을 따로 지었다. 일반 펜션의 관리실에 해당하는 건물이지만 잠을 자고, 먹고 생활하는 주택으로 이 역시 한옥이다. ‘一’자 형태로 지어 불필요한 동선을 없앴고 꼭 생활에 필요한 공간들로 구성했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공간은 다락이다. 한옥의 기와지붕을 역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길 수밖에 없는 공간으로 현재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손님이 오면 게스트룸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제 세 번째 집이 곧 완성될 예정이다. 이번 한옥은 만송재처럼 한옥 스테이로 활용할 계획이다. 건축주는 계속해서 한옥을 추가해 하나의 단지를 조성하고 싶다고 전했다. 만송재에서 볼 수 없었던, 또 어떤 한옥의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건축주 부부는 만송재에서 특히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고 한다. 친척들의 가족 모임 장소로 자주 활용되는데, 이럴 때는 손님이면서 동시에 친척이기 때문에 더욱 각별하게 신경을 쓴다고 건축주 아내는 전했다. 건축주가 특별히 취미이자 장기인 섹소폰이나 하모니카를 불어 가족 모임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이내 노래방 반주가 이어지고 만송재는 왁자지껄한 웃음이 가득한 장소로 탈바꿈한다. 하지만 새벽이 오면 다시 고즈넉한 고유의 분위기를 되찾고 건축주 부부의 일상이 펼쳐지는 소중한 공간으로 돌아올 것이다. 구들방과 연계된 누마루. 누마루의 창문은 전통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만 현대식인 폴딩도어라는 점이 재미있다. 창을 모두 접으면 삼면이 탁 트이게 된다. 천장은 전통 지붕 양식을 따랐다. 아궁이를 실내로 끌어들인 것은 시골의 부엌과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 질 무렵 바라본 만송재 야경. 지붕 위 푸르스름한 하늘빛이 인상적이다. 현재 공사 중인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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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향기 가득 한옥서 보낸 하루 ‘만송재 萬松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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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거실을 풍요롭게 하는 아이들 & 이른 봄 정원관리 요령
- 기다리던 함소화가 드디어 꽃을 피웠습니다. 찬 겨울 이른 아침, 풋사과의 상큼함과 바나나의 달콤함을 동시에 품은 듯 신비롭고 오묘한 꽃향기가 나를 부릅니다. 매우 반가워 미소 지으며 다가가 반가운 인사를 건넵니다. 이 아이를 돌보느라 힘들었던 지난 일들이 모두 사라지고 행복함이 밀려오는 순간입니다. 아침 햇살이 참으로 따사롭습니다. 햇살 받은 녹색 잎들이 보여주는 신비로운 색은 지금 이 계절, 이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입니다. 포근한 햇살을 담은 연둣빛 잎에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킹기아눔과 함소화가 한겨울 거실을 정겹고 아늑하게 해줍니다. 추운 겨울 뜰에서도, 온실에서도 지낼 수 없는 용기에 심은 아이들을 따듯한 거실로 피신시켜 작은 뜰을 가꾸어 갑니다. 거실 앞뜰에서 예쁜 꽃을 피우던 마타피아가 제일 먼저 거실로 들어오면서 아이들 입주가 시작됩니다. 하늘빛 꽃 곱게 피우는 까다로운 아이와 아직도 이름 모르는 분홍 꽃피우는 녀석이 들어오고, 영하 5℃로 내려가는 날이면 빨강 분홍 꽃을 피우는 제라늄, 늦가을까지 꽃을 피우는 란타나, 새 빨강 꽃 빛에 반해 데려온 아이 보기만 해도 흐뭇한 유도화가 그 뒤를 있습니다. 온실에 있던 아이 중에는 고운 향기를 종일 선사하는 함소화, 올망졸망 귀엽고 예쁜 하얀 꽃피우는 킹기아눔과 제라늄이 거실로 옮겨 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엌 창가에 있던 양난 등이 자리를 잡으면 한겨울 거실 뜰이 완성됩니다. 해마다 되풀이하는 일이지만 이 아이들과 한참 씨름해야 합니다. 어떤 녀석은 거실이 너무 따뜻하지만 빛이 모자라 엉성하게 헛 자라고, 어떤 녀석은 다른 녀석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주변을 어수선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 녀석들을 데리고 작은 거실 뜰을 아름답게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힘들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면서도 먼저 햇볕이 필요한 아이들 자리를 잡은 후, 조금이라도 잘 어울리는 아이들을 모아 예쁜 뜰을 만들고자 이리저리 데리고 왔다 갔다 합니다. 향기가 좋은 킹기아눔이 한아름 꽃을 피우피 거실 제라륩과 앞뜰이 어울어져 만든 전경. 다른 한 아이가 고운 향기 품고서 올망졸망 예쁜 꽃을 피웁니다. 꽃도 예쁘지만 향기도 참 좋은 킹기아눔. 이 귀여운 아이도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온실보다 좀 더 따듯하고 한겨울 창으로 들어오는 긴 햇살이 풍부한 이곳에서 함소화가 꽃을 피우자 뒤질세라 귀여운 꽃 가득 품더니 매혹적인 달콤한 향기로 나를 부릅니다. 올망졸망 귀여운 모습에 고개 숙여 살며시 볼을 대고 흠뻑 빠져봅니다. 올해는 두 아이가 거의 같은 시기에 꽃을 피웠습니다. 향기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자신만의 달콤하고 상큼한 향기가 한겨울 서늘한 거실을 신선하고 아늑하게 만들어줍니다. 감성적으로 무딘 남편도 이 아이들의 향기와 예쁜 모습에 취해 “와~ 천국 같다”는 말을 하네요. 거실 작은 뜰에서 꽃을 피운 이 아이들만으로도 천국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오래오래 지속됐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 이 고운 향기를 함께 하고 싶네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초록 생명의 기운에 내 마음 실어 저 멀리 모든 이들에게 전해 어려운 일, 힘든 일, 섭섭한 일, 미운 일, 화나는 일 모두 날려버리고 따듯한 마음으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면서 오손도손 고운 삶 살아가길 바랍니다. 학명이 Dendrobium kingianum인 킹기아눔은 서양란의 일종으로, 작은 나무껍질(바크) 속에 자라며 공기 중 수분을 먹고 자랍니다. 강한 햇볕은 싫어하고요, 적당한 그늘과 반사광을 좋아해 온실이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기 알맞습니다. 추위에 약해 겨울이 오면 거실로 데려옵니다. 적당한 바람이 있는 창가에 두고 물은 약 15일에 한 번씩 흠뻑 주고, 이때 넘칠 염려가 있으니 물 주기는 베란다에서 하는 게 좋습니다. 올해는 이런 걱정 없이 큰 욕조 통에서 여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함소화와 다른 아이들이 먹고 남은 여유 물이 바닥에 많이 있어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건강하게 잘 지냅니다. 아메리칸 블루. 거실 뜰을 만드는 데 가장 힘든 일은 물 주기입니다. ‘아 차’하는 순간 마룻바닥이 물바다가 되거나, 나도 모르게 물이 흘러 마루를 상하게 하기 일쑤입니다. 조심해서 물을 줘도 수시로 넘쳐 마루와 카펫을 수없이 젖게 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실내용 화단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고 화원을 돌아다니며 구입하려 하는 등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마음에 흡족하지 않아 그만뒀습니다. 그러다 올해 우연히 재활용 센터 앞을 지나다 하얀 욕조 통을 발견한 순간 욕조 통에 들어간 아이들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얼씨구나!’ 바로 사 와 물 받침으로 활용했습니다. 물을 많이 먹는 아이들을 욕조 통에 넣은 것이지요. 아이들이 좀 더 예뻐 보이게 높낮이 조절과 용기가 물에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해 벽돌을 한두 장 쌓아 그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지난해보다는 편리하지만 아직은 아쉽습니다. 그래도 올해는 욕조가 있어 아이들에게 마음 편히 물을 줄 수 있어 다행입니다. 아이들이 떠나 허전한 앞뜰에 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눈 덮인 앞뜰을 바라보는 제라늄의 붉은 꽃이 오늘따라 유난히 예뻐 보입니다. 그러나 막상 가까이 다가가 보면 거실에서 적응하느라 힘들어 보입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면서 꽃을 피우기가 쉽지 않지만 햇살에 비친 모습이 참으로 곱습니다. 어릴 적부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향기가 싫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만, 봄부터 늦가을까지 계속 틈틈이 꽃을 피우는 이 아이가 어느새 정원에서 중요한 존재가 됐습니다. 붉고 화려한 꽃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화사한 정원을 만들고, 오래 꽃을 피우기에 꽃이 없어 허전한 정원을 훌륭히 보완해 주기도 합니다. 제라늄의 독특한 향기는 벌레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아이의 고향은 더운 곳이라 뜰에서는 겨울을 날 수 없어 용기에 심어 거실 앞뜰과 온실에서 키우다 겨울에 거실로 데려옵니다. 제라늄을 비롯해 수액(즙)이 많은 마타피아, 플루메리아와 같은 식물은 겨울에는 거의 건조한 상태로 키워야 합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계속 꽃을 피우는 아이라 어두운 곳이 아닌 햇볕이 드는 창가에 두었더니, 꽃은 계속 어설프게 피고 잎과 줄기가 엉성하게 자라 전혀 다른 녀석들과 어울리지를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꽃을 피우길래 물을 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올해는 마음 꼭 다잡고 물을 거의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온실에서 꽃을 피운 아이를 데려와 햇볕이 있는 창가에 두고서도 오랫동안 물을 주지 않았습니다. 달포 만에 물을 듬뿍 주었더니 헛 자람 없이 본래의 수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계속 꽃을 피웁니다. 나의 거실에서는 물을 거의 주지 않는 것이 이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를 양육할 때와 마찬가지로 제라늄에게도 좀 더 단호함이 필요했나 봅니다. 제라늄은 병충해에 강하고 통풍, 햇빛, 물 주기만 주의하면 사계절 화려한 색의 꽃을 볼 수 있으며 꽃 모양과 색도 무척 다양합니다. 용기에 심을 때에도 꼭 맞는 크기보다 조금 작은 것에 심어야 물을 줬을 때 뿌리가 오래 젖지 않아 좋습니다. 서양란의 일종인 킹기아눔은 온실이나 베란다에서 키우기 알맞다. 그동안 키우기에 무척 애를 먹었던 아메리칸 블루가 거실에 들어오자 웬일인지 예쁜 모습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이번 겨울 처음으로 거실 환경에 적응해 제법 귀엽게 꽃을 피운 것입니다. 가늘게 늘어진 줄기에 회색빛이 도는 연둣빛 작은 잎들 속에서 하늘빛 조그만 꽃을 다문다문 피우는 모습이 은근히 매력 있습니다. 이 아이는 생긴 모습과 달리 물을 참 좋아하며, 부드러운 햇볕을 좋아합니다. 이 아이가 좋아하는 온도만 유지된다면 일 년 내내 틈틈이 꽃을 피우는 상록 초본 다년생입니다. 화원에서는 물만 주면 잘 자란다고 했지만, 나에게는 유독 까다롭게 굴었기에 생육환경을 제대로 알아보고자 그 무겁고 두꺼운 원예 사전을 차근차근 뒤져봤습니다. 그러나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름의 방법으로 씨름하다 보니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용기에 심을 때는 알맞은 크기의 용기보다는 용토를 넉넉히 담을 수 있는, 뿌리가 충분히 뻗을 수 있는, 깊이가 있는 용기에 심어 흙이 빨리 마르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배수가 잘돼야 함은 물론입니다. 일반적으로 식물을 심을 용기는 구입할 때 담겨 있던 플라스틱 화분보다 깊이와 지름이 5㎝ 정도 크면 무난하지만, 이 아이에게는 조금 여유가 있어야 안전할 것 같습니다. 물을 좋아하기에 흙이 오래도록 수분을 유지하도록 해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거실에는 상큼 달콤한 오묘한 향기로 가득합니다. 강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버렸습니다. 그저께는 영하 17℃, 오늘은 영하 16℃ 어마어마한 추위입니다. 이 혹한 속 거실에 고운 향기 가득 품은 함소화가 꽃을 피웠습니다. 이 소박한 꽃은 나의 무심함으로 힘들게 아주 힘들게 겨우 살아 지금 거실에서 온종일 상큼한 풋사과 향기로 자신의 아름다움과 존재를 알립니다. 어디에서 어떤 인연으로 만났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오래전 어느 겨울에 이 아이를 온실에 그냥 두었습니다. 사계절 녹색 잎을 지니는 상록 활엽수지만, 그냥 보기엔 꼭 낙엽수 같습니다. 반짝이며 도톰한 잎을 가진 동백과 천리향과 달리 잎이 얇고 약간의 회색빛이 있으며 광택이 없고 수분이 적습니다. 치자 잎과 비슷한 모양으로 추위에도 건강하게 잘 견디게 보여 그냥 온실에 두었던 것인데, 그해 겨울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밑동만 겨우 살아있던 아이입니다. 그 이후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 항상 제일 먼저 거실로 데려옵니다. 이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계속 이곳에서 산 것과 같이 거실로 들어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지마다 아주 조그만 키위처럼 생긴 꽃망울 올리고서 1월에 꽃을 피웁니다. 올해는 유난히도 꽃망울 올리고서 오랫동안 꼼짝 않더니 1월이 끝날 무렵 연한 아이보리 빛 꽃을 피워 종일 집 안에 향기를 내뿜습니다. 학명이 미켈리아 피고 Michelia figo인 함소화는 추위에 약하고 물을 좋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여름에는 적당한 그늘과 충분한 빛이 있는 곳에서, 겨울에는 강한 추위와 바람으로부터 보호되는 곳에서 기릅니다. 일반 상록수와 마찬가지로 중성 또는 산성흙을 좋아하는데, 적당한 거름이 있고 배수가 양호하며 다소 보습력을 지닌 땅에서 잘 자랍니다. 한겨울 거실에서 꽃을 피우는 아이라 용기에 물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가득 줘야 합니다. 물이 조금 마르면 금방 불쌍하게 시들어 고운 향기는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다 다시 물을 듬뿍 주면 싱그럽게 살아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선하고 달콤한 향기를 가득 채워줍니다.이번 겨울에는 참 속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나에게 소중했던 아이, 겨우내 거실에서 독특한 수형으로 가느다란 긴 곡선의 가지 끝에 고운 꽃을 피우는 마타피아에게 예기치 않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허망한 일이 생겼습니다. 12월 중순 영하의 날씨가 시작되자 무성한 녹색과 검붉은 잎을 달고서 건강한 모습으로 거실에 겨우살이 온 지 사흘 만에 이상한 모습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단 사흘 만에 그 건강하던 아이의 잎이 몽땅 말라 떨어지지도 않고 줄기까지 말라버리게 만들다니…. 그 모습이 보기 싫어 마른 잎을 떼어내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어 대부분의 가지를 모두 잘랐습니다.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난 원인을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 없어 얼마나 속을 태웠는지 모릅니다. 아끼던 천리향이 사라진 데 이어 또다시 예쁜 마타피아까지 이유도 모른 채 이렇게 미운 모습으로 변하고 나니 어찌나 당혹스럽고 안타까운지. 어쩔 수 없이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 나는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곰곰이 하나하나 평소와 무엇이 달랐는지 생각해 보니 남편이 화초들이 있는 이곳에서 아침에 일어나 쑥뜸을 했던 것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쑥뜸이 이렇게 이 아이를 망쳐놓을 수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지금까지 여느 해와 다른 점은 쑥뜸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이 아이만 이런지 알 수 없고요. 올봄 처음으로 함께 심어 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잎을 지닌 마타피아는 별 탈 없이 싱싱한 그 모습 그대로이고 주변 함소화, 킹기아눔, 제라늄, 유도화 등 다른 아이도 별 이상이 없어 보였습니다. 혹시나 해서, 남편에게 쑥뜸을 다른 곳에서 하라고는 했지만 확실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던 차에 며칠 후 우연히 쑥뜸이 자신이 기르던 화초를, 특히 동양란을 상하게 한 경험이 있다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쑥뜸이 그렇게 마타피아에게 치명적인 줄 몰랐습니다. 순식간에 그 예뻤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아래 둥치라도 살아남아 주길 바라면서 틈틈이 남은 줄기의 녹색 빛을 확인해 보지만 점점 말라가고 있습니다. 이 일로 인해 함께 심은 잎이 큰 마타피아가 상록인 줄 알았습니다. 이 건강한 아이는 아직 물 한 방울 먹지 않고도 처음 들어올 때 그 모습 그대로 푸른 잎 달고서 아주 건강하게 잘 있습니다. 올봄에는 이 아이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남은 아래둥치에서 건강한 싹을 내밀고 줄기를 만들어 가냘픈 가지에 조그만 빨강 꽃망울 한 아름 조롱조롱 달고서 한 송이 한 송이 고운 꽃피워 가는 모습을 다시 만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추위에 약하고 물을 좋아하는 함소화는 보습력이 있는 땅에서 잘 자란다. 이른 봄 정원 관리, 이렇게 하세요1. 겨울에 사용하지 않은 호미, 삽, 가위 등 정원 도구를 정리하고 기름칠한다.2. 겨울 동안 손상된 모든 식재를 조사해 손상된 부위를 잘라낸다.3. 늦게 꽃 피는 관목, 장미, 잎이 넓은 상록수 등을 잠자는 시기에 꽃을 피우는 꽃눈이 상하지 않도록 가지치기를 한다. 너무 많이 자랐거나 보기 흉한 나무와 관엽수는 건강과 모양을 위해 가지치기를 과감하게 한다. 그러나 주목을 제외한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강한 가지치기는 하지 않는다. 과일나무의 가지치기는 2월에 끝내야 한다.4. 덩굴식재와 다년생 허브의 오래된 가지를 잘라낸다.5. 원하지 않은 식재는 재배치해야 바쁜 봄철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6. 가을에 심어 둔 구근을 잘 관찰해서 새로운 어린 싹이 다치지 않도록 짚, 낙엽, 의류 등의 뿌리 덮개(winter mulch)를 제거한다.7. 겨울을 지낸 다년생을 정리한다. 여름에 꽃을 피우는 과도하게 자란 초본 다년생 덩이들은 포기를 나누어 심는다.8. 식물 성장에 필요한 유기질 거름을 정원에 뿌려준다. 해초류, 뼈, 생선, 동물의 피 등으로 만든 거름이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 특히 긴 겨울을 지난 화단에 유용한데, 단 할미꽃, 구절초와 같은 야생화 정원에는 그다지 많은 거름은 필요치 않다.9. 분갈이가 필요한 식재는 새로운 흙으로 갈아준다. 용기가 너무 크거나 무거워 분갈이가 어려울 때는 해마다 용기 속의 오래된 위쪽 흙 2~3㎝를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주의해 걷어내고, 약간의 거름을 첨가한 신선한 흙으로 갈아주면 된다.10. 기온이 따뜻해짐에 따라 실내 식물에게 주기적으로 물을 준다.11. 기온이 상승하면 병충해 예방을 잘 해야 한다. 이들이 나타나는 즉시 박멸하면 더 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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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 거실을 풍요롭게 하는 아이들 & 이른 봄 정원관리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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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재료로 글 짓고 밥 짓고… 윤혜신 작가의 1인 3색
- 대부분 전원생활이라면 복잡한 서울 생활을 뒤로하고 풀밭을 매며 자연을 누릴 거라 생각하고 그런 삶이 행복한 것이라 정형화한다. 하지만, 여기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당진으로 내려와 다양한 삶을 누리며 사는 이가 있다. 자연에서 온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인생을 더 풍부하게 빚어가는 윤혜신 작가를 소개한다. 글 이수민 기자사진 백홍기 기자작가 윤혜신 윤혜신 작가는 요리연구가이자 화가이고 동화 작가다. 그중 그녀의 이름을 사람들에게 알리게 도와준 건 그녀의 손맛이었다. 그녀의 요리 솜씨는 외할머니와 시어머니로부터 내려왔다. 지금의 산과 들에 널려있는 제철 재료로 요리를 만드는 솜씨는 어린 시절 방학마다 놀러 간 외갓집에서 외할머니가 차려주신 소박한 밥상을 통해 자연스레 몸에 밴 결과물이다. 윤 작가의 궁중요리 실력은 혼인 후 시어머니로부터 태어났다. 시어머니의 살림 솜씨는 주부 9단을 넘어 100단이었다. 늘 밖에서 일하는 윤 작가의 친정 엄마와는 다른 차원의 솜씨였다. 집 안 구석구석은 늘 정리 정돈이 잘 돼있고 깔끔하며 품위가 있었다. 그녀는 남편과 혼인하며 시어머니 옆에서 살림살이를 배우기 시작했다. 시어머니는 살림 솜씨 중 요리 솜씨가 특히 좋았다. 청소면 청소, 빨래면 빨래 뭐든 잘 했지만 음식 솜씨는 인간문화재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시어머니의 아버지는 고종의 아들인 영친왕을 가르치던 문인화(선비나 사대부들이 여흥으로 자신들의 심중을 표현하여 그리는 그림) 선생이었는데, 궁을 같이 드나들던 시어머니의 어머니가 수라간 상궁들과 친하게 지내며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궁중 음식을 배웠다고 한다. 그 녀는 친정에서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여러 가지 요리들을 시어머니 옆에서 하나씩 배우면서 재미도 있고 신기해 열심히 따라 했고 그렇게 궁중 요리에 눈을 뜨게 됐다.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요리들. 단호박찜, 표고버섯 고추장구이, 연근 버섯 구이다(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위로부터 내려받은 요리 솜씨외할머니와 시어머니의 요리 솜씨를 전수받은 덕에 그녀는 지금 자연요리 전문가와 궁중요리 전문가를 겸하고 있다. 전업주부였던 그녀가 처음부터 요리연구가로 이름을 알린 건 아니다. 그녀의 요리를 맛본 지인들이 감탄하며 요리 수업을 요청했는데, 그렇게 지인들을 가르치며 시작한 작은 요리 수업은 그녀를 EBS 요리 프로그램의 요리 선생으로 이끌었다. 이렇게 할머니와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요리 솜씨는 한식당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녀가 한식당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전원생활을 시작하면서였다. 윤혜신 작가와 그녀의 남편은 모두 서울 토박이로 줄곧 서울에서 살았지만, 남편이 자신의 꿈은 자연과 어울렁 더울렁 사는 것이라는 얘기에 둘이 같이 그 꿈을 이루고자 당진에서 새롭게 터를 잡게 되었고 그곳에서 한식당 ‘미당’을 열게 된 것이다. 물론 식당 일을 해본 적 없던 그녀이기에 문을 열고 처음 3년 동안은 고생을 했단다. 자연 식재료를 그대로 사용해 천연 조미료로 버무려 간을 슴슴하게 해서 내놓으니 ‘싱겁다’ ‘맛없다’ 타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말이 마음 쓰이기도 했지만, 그녀는 할머니와 시어머니에게 배운 그대로 음식을 만들어 내놓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한번 왔던 사람들이 다시 찾아왔다. 그렇게 그녀의 한식당 ‘미당’은 20여 년 가까이 그녀 삶의 중심이 되었다. 그러던 지난해 3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에 이 기회에 쉬어가자는 생각으로 크게 마음먹고 식당을 접었다. 지금은 그 자리 옆에 작은 건물 하나를 지어 카페 피어라를 열었고 작은 딸이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셰프인 작은 사위와 함께 국숫집을 계획하고 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녀는 시어머니가 물려준 놋그릇을 꺼내 식탁에 올린다. 조형물 1. 조형물 2. 조형물 3. 자연이 주는 식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려 요리한다. 집은 일터이자 쉼터집에 일터, 놀이터, 쉼터를 둔 윤혜신 작가에게 집이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하다. “집은 언제나 나를 담고 보호하고, 농경민 아내인(여기저기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유목민’ 남편과 상반되는 의미) 내 삶을 가꾸는 최소의 단위이자 최고의 장소에요. 집을 쓸고 닦고 가꾸면서 나의 가능성을 되짚어 보곤 해요. 여기에서 집은 벽 안 만의 물리적 공간이 아니고 집 밖의 텃밭, 꽃밭, 뒤란같이 확장된 공간이기도 하고요.” 그녀는 집에서 밥 짓고 바느질하고, 글도 쓰고 고양이도 기르고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전화로 수다도 떨며 하루를 채워간다. 그리고 고된 일이 끝난 뒤 잠자리에 들어서 꿀잠도 잔다. 윤 작가 삶의 95%가 집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반복되는 것 같지만 자연 속에서 매일 다른 삶을 사는 그녀는 계절에 따라 어떻게 생활할까? “집 안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주면서 살아요. 봄에는 환한 색의 이부자리를 깔고 그릇도 하얀 도자기로 바꾸죠. 예쁜 화분으로 실내를 장식하거나 봄꽃으로 꽃꽂이를 하고요. 여름에는 시원한 색감의 천으로 소파를 감싸고 인견과 린넨 이불을 꺼내요. 희고 푸른색의 찬기들로 식사를 하고 집안을 쾌적하게 하죠. 가을에는 가을색의 쿠션으로 분위기를 내고 감색의 차렵이불을 덮어요. 음식은 호박, 마, 토란 같은 달고 따스한 식재료로 몸을 보해줘요. 겨울엔 오가닉면솜을 두툼하게 넣은 푸근한 이불과 뜨개질로 마무리한 무릎덮개나 쿠션을 많이 둬요. 불빛을 따스하게 하고 국이나 찌개를 자주 끓여 몸을 녹여요. 그릇도 어머님이 물려주신 놋그릇을 써요. 계절이 바뀌고 꽃들이 피고 지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지만 시골생활은 하루도 같은 날이 없이 아름답죠. 물론 좋은 일만 있진 않아요. 나쁜 일로 속상하고 슬프고 괴로운 일들도 생기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아지더라고요. 그게 삶이죠.” 카페 ‘피어라’ 입구. 윤혜신 작가가 운영하던 한식당 ‘미당’이 있던 건물. 지금은 둘째 딸의 카페 ‘피어라’ 손님들의 자리다. 윤 작가의 집은 일터이자 놀이터, 쉼터를 담고 있는 확장된 공간이다. 둘째 딸의 카페 ‘피어라’가 있는 건물. 0 주변 산새를 해치지 않은 지붕을 가진 ‘미당’이 있던 건물의 옆모습. 1층에는 윤혜신 작가 부부가 살고 있다. 정원 생활자로 꽉 채워진 하루한식당 ‘미당’을 접고, 식당 일을 안 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 새벽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정원 손질을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만큼 맘껏 할 수 있다는 거란다. 남편은 나무 위주로 가꾸고, 그녀는 초화류 위주로 관리한다. 지난 1년간 시간 없어서 못하던 정원 일을 많이도 했다. 손 가는 만큼, 식물도 잘 자라고 아름다움도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을 몰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윤혜신 작가는 당진에 와서 신춘문예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녀는 ‘미당’을 운영하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 등을 글로 풀어냈고 월간 잡지《작은 책》과《개똥이네 집》에 그 글들을 연재했다. 그 외에《착한 요리 상식사전》(동녘라이프),《우리 집에 밥 먹으러 올랜》(백 년 후),《사계절 갈라 메뉴》(백 년 후),《자연을 올린 제철 밥상》(영진미디어) 등을 썼다. 윤혜신 작가의 집 안. 그녀를 닮아 품위와 단아함이 느껴진다. 남편과 둘의 식사를 준비하는 조리 공간. 하지만 그녀의 조리하는 공간은 부엌만을 일컫진 않는다. 요리의 재료가 있는 곳, 시장과 텃밭, 슈퍼마켓도 요리를 상상하는 공간이기에 또 다른 조리공간이 된다. 그녀의 집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적벽돌을 안팎으로 둘렀다. 앞으로의 꿈은 동화요리연구가윤혜신 작가는 꿈꾸던 화가의 꿈도 이루며 살고 있다. 5년 전 서울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드로잉 수업을 들으며 그림을 하나씩 완성했고 한 출판사의 추천으로 수업 작품 전시회에 냈던 그림으로 책 를 출간했다. 그녀의 꿈은 지금도 계속된다.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맛을 표현하는 동화를 직접 쓰고 그림도 그려볼 계획이다. 꾸민 글이 아닌 현실에 바탕을 둔 감동적이면서 아이 어른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음식과 엮여있는 감동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한다. 윤혜신 작가. 한식당을 접고 좋은 것은 이른 새벽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정원 손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을 몰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단다. 윤 작가의 집 안 곳곳에는 그녀의 손길이 닿은 화분들이 즐비하다. 독특한 향의 당귀 꽃과 세이지 꽃과 윤혜신 작가. 카페 ‘피어라’는 SNS에서 청보리밭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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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재료로 글 짓고 밥 짓고… 윤혜신 작가의 1인 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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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CORNER] 땅끝 마을에 농가주택 짓고 인생 2모작 해남 빵집 빵끗빵끗
- 땅끝 마을에 농가주택 짓고 인생 2모작 해남 빵집 빵끗빵끗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해남 빵집과 농가 프로젝트는 땅 끝 마을 빵집이어서 ‘땅끝 빵끗’, ‘빵끗빵끗’으로 불렀다. 겨울에서 봄까지 한 건축주로부터 의뢰받은 두 번째 집의 설계가 완성되었고, 그해 여름 공사가 시작되었다. 뜨거운 들 한가운데서 세 번의 태풍을 겪으며, 건물은 더없이 튼튼하고, 꼼꼼하게 지어졌다. 글 권현효(건축사사무소삼간일목 대표) 진행 박창배 기자 자료 제공 삼간일목 HOUSE NOTE DATA 위치 전남 해남군 삼산면 용도 단독주택(2동) 및 근린생활시설(2동)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단독주택 641㎡(194평), 근린생활시설 646㎡(195평) 건축면적 단독주택 119.61㎡1(36.18평), 근린생활시설 145.98㎡(44.2평) 건폐율 단독주택 18.66% 근린생활시설 22.56% 연면적 건축면적과 동일 용적률 건폐율과 동일 설계기간 2018년 10월~2019년 2월 공사기간 2019년 7월~2020년 1월 건축비용 단독주택(2개동) 2억 4000만 원(외부부대공사 담장 포함, 가구 제외) - 설계, 감리비 제외 근린생활시설(2개동) 2억 6000만 원(외부부대 토목 포함) - 설계, 감리비 제외 설계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www.sgim.co.kr 시공 위빌건설 www.we-build.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지정색상) 벽 - 제임스하디(James Hardie)사의 스카이온 엑손 사이딩, 지정 벽돌타일 데크 - 킹스우드 방킬라이 19㎜ 담장재 철근콘크리트 옹벽+지정 벽돌타일 내부마감 벽 - 삼화페인트 NCS 컬렉션 650 바닥 - 풍산마루(르플로) - 슬릭오크, 대성타일 단열재 지붕 - THK240 그라스울 R40 벽체 - THK140 그라스울 R21 기초외벽 - 방수 후 50㎜ 압출법 보온판 최하층바닥 - THK100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 창호 엔썸 케멀링 47㎜(에너지등급 1등급) 현관 커널시스텍 주문제작 조명 비츠(VITTZ)조명에서 인터넷구입 주방가구 건축주 별도 주문 제작 위생기구 CL-214 양변기(대림바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린나이) 에너지원 LPG 가스 환기장치 유럽 Paul 전열 회수 환기장치(Climos 200㎥) 외부 입구_빵집 출입구의 전경. 베이커리 카페 내부에서 바라본 모습. 한 건축주와 두 번째 인연 “농가주택이랑 조그만 빵집을 하며 살려고 하는데 설계를 맡아줄 수 있을까요? 근데 땅은 전남 해남이에요. 너무 멀지요? 괜찮으실까요?” 몇 해 전 과천에서 작업했던 두루딱딱이 집 건축주분이 전화를 주셨다. 두 번째 집의 설계를 부탁한다는 전화였다. 한 건축주로부터 두 번째 집을 설계하는 인연은 정말 쉽지 않다. 나는 그 고마움만으로도 어디라도, 어떤 집이라도 설계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무조건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얼마 후 사무실로 찾아오신 부부(어머니, 아버지)와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귀촌을 결심하셨고, 해남 삼산면 평활리에 논 1600평을 매입하였다고 하셨다. 두 번째 집은 빵집과 농가주택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농가민박)를 짓고 싶다고 하셨다. 아내는 빵을 굽고, 남편은 밭과 논을 일구면서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고 하셨다. 그때 책 한 권을 보여주셨는데 “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라는 책이었다. 부제는 ‘텃밭 옆 작은 통나무집 88세, 85세 노부부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책이 얼마 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어서 며칠 전에 보셨다고,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보기를 추천해 주셨다. 영화 제목은 “인생 후르츠.” 얼마 뒤 나도 책을 사고, 영화를 보았다.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다. 특히 할아버지는 건축가여서 더욱……. 제빵실에서 보이는 카페 내부 모습. 카페에서 본 제빵실 내부 모습. 카페 내부 화장실의 세면대와 청록색 타일. 외부 도로변에서 본 다목적 창고 전경. 입구에서 보이는 빵집 출입구와 다목적 창고. 다목적 창고와 제빵실 사이 공간을 통해 각각의 공간 확장을 만든다. 들 한가운데서 1600평의 논 가운데 빵집 부지 200평, 농가주택과 농가 민박 부지 200평의 대지를 만드는 일은 새로운 땅을 조성하는 일이었다. 주어진 대지에서 설계하는 것과는 달리, 400평의 대지를 설계하고, 다시 그 대지 위에 네 개의 건물을 자리 잡게 만드는 일은 새로운 숙제이자 도전이었다. 2019년 1월 처음 가본 논에는 청보리가 봄처럼 푸르게 피어있었다. 우선 인지성과 도로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설정된 빵집 부지, 그리고 동쪽의 들과 산을 품으며 빵집의 뒤편으로 조성된 주택 부지를 계획하였다. 가능하면 기존 마을과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혹시나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는 않을까 연심 고심하며 빵집과 주택의 부지를 계획하였고, 들과 마을 풍경에 좀 더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건물의 크기와 형태 그리고 관계를 생각하는 본격적인 설계가 시작되었다. 주택 내부에서 바라본 거실과 주방 모습. 게스트하우스 내부에서 본 바깥 풍경. 게스트하우스 내부의 모습. 주택 거실에서 바라본 천장 간접조명. 어둑해진 저녁 무렵 마당에서 바라본 주택 풍경. 빵집에서 주택으로 진입하며 보이는 모습. 주택 방 데크에서 바라본 안개 낀 두륜산 풍경과 게스트룸 부엌의 모습. 주택 내부의 거실 풍경. 네 개의 공간과 마당 전체적으로 4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해남 빵집과 농가주택의 전체 구성은 한옥과도 닮아있다. 도로변 진입 마당에서 볼 때는 창고와 빵집이 마치 바깥사랑채의 역할을 하듯 공적 공간으로서의 열린 구조를 지녔고, 창고 옆을 지나 뒤편에 자리 잡은 농가 주택의 마당은 도로에서는 보호되어 있지만 안마당의 역할을 하면서 동측의 들과 산을 향해 열려있다. 빵집, 창고, 농가주택,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의 네 개의 건물은 적절하게 그리고 독립된 장소와 공간을 가진다. 각각 열려있는 방향이 서로 다르며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에 조성된 매개 공간, 처마, 데크, 그리고 담장을 통해 적절히 구분되고 연결된다. 특히 안채와 별채 사이의 야외 주방공간은 삶의 공간을 좀 더 외부로 확장하며, 시골 생활에 적합한 여러 기능들을 담아낸다. 창고는 본래 시골 생활에 필수적인 빵집과 주택의 창고의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차츰 제3의 중성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주택의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고, 빵집의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게 구성되었다. 도로변과 빵집에서 독립적으로 진입이 가능하고, 주택 마당으로도 연결이 가능하다. 때로는 서재로, 때로는 갤러리로, 때로는 체험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는 변화무쌍한 여러 가능성을 지닌 공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빵집은 어머니의 공간이고, 창고는 아버지의 공간인 셈이다. 외부에서 바라본 게스트하우스와 주택 전경. 게스트룸 야외 부엌과 연결된 주택 쉼터의 모습. 빵집과 주택 사이에서 보이는 들녘과 구름 낀 두륜산의 풍경. 날씨 좋은 날 야외에서 바라본 빵집과 다목적 창고 그리고 두륜산의 전경. 진입로 측 마당에서 바라본 게스트 하우스와 농가주택의 모습. 권현효(건축사사무소삼간일목 대표)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대학원과정을 마쳤다. 소오건축과, 엄이건축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三間一木을 설립한 이후 다양한 건축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더불어 패시브하우스 및 한옥 작업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2012년에 제7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13년에 제3회 대한민국한옥공모전에서 올해의 한옥 대상, 2018년에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부문 입선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02-6338-3131 sgim01@naver.com www.sgi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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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CORNER] 땅끝 마을에 농가주택 짓고 인생 2모작 해남 빵집 빵끗빵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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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 PEOPLE] 자연 재료로 글 짓고 밥 짓고… 윤혜신 작가의 1인 3색
- 자연 재료로 글 짓고 밥 짓고… 윤혜신 작가의 1인 3색 대부분 전원생활이라면 복잡한 서울 생활을 뒤로하고 풀밭을 매며 자연을 누릴 거라 생각하고 그런 삶이 행복한 것이라 정형화한다. 하지만, 여기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당진으로 내려와 다양한 삶을 누리며 사는 이가 있다. 자연에서 온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인생을 더 풍부하게 빚어가는 윤혜신 작가를 소개한다. 글 이수민 기자 사진 백홍기 기자 작가 윤혜신 윤혜신 작가는 요리연구가이자 화가이고 동화 작가다. 그중 그녀의 이름을 사람들에게 알리게 도와준 건 그녀의 손맛이었다. 그녀의 요리 솜씨는 외할머니와 시어머니로부터 내려왔다. 지금의 산과 들에 널려있는 제철 재료로 요리를 만드는 솜씨는 어린 시절 방학마다 놀러 간 외갓집에서 외할머니가 차려주신 소박한 밥상을 통해 자연스레 몸에 밴 결과물이다. 윤 작가의 궁중요리 실력은 혼인 후 시어머니로부터 태어났다. 시어머니의 살림 솜씨는 주부 9단을 넘어 100단이었다. 늘 밖에서 일하는 윤 작가의 친정 엄마와는 다른 차원의 솜씨였다. 집 안 구석구석은 늘 정리 정돈이 잘 돼있고 깔끔하며 품위가 있었다. 그녀는 남편과 혼인하며 시어머니 옆에서 살림살이를 배우기 시작했다. 시어머니는 살림 솜씨 중 요리 솜씨가 특히 좋았다. 청소면 청소, 빨래면 빨래 뭐든 잘 했지만 음식 솜씨는 인간문화재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시어머니의 아버지는 고종의 아들인 영친왕을 가르치던 문인화(선비나 사대부들이 여흥으로 자신들의 심중을 표현하여 그리는 그림) 선생이었는데, 궁을 같이 드나들던 시어머니의 어머니가 수라간 상궁들과 친하게 지내며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궁중 음식을 배웠다고 한다. 그녀는 친정에서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여러 가지 요리들을 시어머니 옆에서 하나씩 배우면서 재미도 있고 신기해 열심히 따라 했고 그렇게 궁중 요리에 눈을 뜨게 됐다.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요리들. 단호박찜, 표고버섯 고추장구이, 연근 버섯 구이다(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녀는 시어머니가 물려준 놋그릇을 꺼내 식탁에 올린다. 자연이 주는 식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려 요리한다. 위로부터 내려받은 요리 솜씨 외할머니와 시어머니의 요리 솜씨를 전수받은 덕에 그녀는 지금 자연요리 전문가와 궁중요리 전문가를 겸하고 있다. 전업주부였던 그녀가 처음부터 요리연구가로 이름을 알린 건 아니다. 그녀의 요리를 맛본 지인들이 감탄하며 요리 수업을 요청했는데, 그렇게 지인들을 가르치며 시작한 작은 요리 수업은 그녀를 EBS 요리 프로그램의 요리 선생으로 이끌었다. 이렇게 할머니와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요리 솜씨는 한식당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녀가 한식당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전원생활을 시작하면서였다. 윤혜신 작가와 그녀의 남편은 모두 서울 토박이로 줄곧 서울에서 살았지만, 남편이 자신의 꿈은 자연과 어울렁 더울렁 사는 것이라는 얘기에 둘이 같이 그 꿈을 이루고자 당진에서 새롭게 터를 잡게 되었고 그곳에서 한식당 ‘미당’을 열게 된 것이다. 물론 식당 일을 해본 적 없던 그녀이기에 문을 열고 처음 3년 동안은 고생을 했단다. 자연 식재료를 그대로 사용해 천연 조미료로 버무려 간을 슴슴하게 해서 내놓으니 ‘싱겁다’ ‘맛없다’ 타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말이 마음 쓰이기도 했지만, 그녀는 할머니와 시어머니에게 배운 그대로 음식을 만들어 내놓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한번 왔던 사람들이 다시 찾아왔다. 그렇게 그녀의 한식당 ‘미당’은 20여 년 가까이 그녀 삶의 중심이 되었다. 그러던 지난해 3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에 이 기회에 쉬어가자는 생각으로 크게 마음먹고 식당을 접었다. 지금은 그 자리 옆에 작은 건물 하나를 지어 카페 피어라를 열었고 작은 딸이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셰프인 작은 사위와 함께 국숫집을 계획하고 있다. 카페 ‘피어라’ 입구. 윤혜신 작가가 운영하던 한식당 ‘미당’이 있던 건물. 지금은 둘째 딸의 카페 ‘피어라’손님들의 자리다. 윤 작가의 집은 일터이자 놀이터, 쉼터를 담고 있는 확장된 공간이다. 둘째 딸의 카페 ‘피어라’가 있는 건물. 주변 산새를 해치지 않은 지붕을 가진 ‘미당’이 있던 건물의 옆모습. 1층에는 윤혜신 작가 부부가 살고 있다. 집은 일터이자 쉼터 집에 일터, 놀이터, 쉼터를 둔 윤혜신 작가에게 집이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하다. “집은 언제나 나를 담고 보호하고, 농경민 아내인(여기저기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유목민’ 남편과 상반되는 의미) 내 삶을 가꾸는 최소의 단위이자 최고의 장소에요. 집을 쓸고 닦고 가꾸면서 나의 가능성을 되짚어 보곤 해요. 여기에서 집은 벽 안 만의 물리적 공간이 아니고 집 밖의 텃밭, 꽃밭, 뒤란같이 확장된 공간이기도 하고요.” 그녀는 집에서 밥 짓고 바느질하고, 글도 쓰고 고양이도 기르고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전화로 수다도 떨며 하루를 채워간다. 그리고 고된 일이 끝난 뒤 잠자리에 들어서 꿀잠도 잔다. 윤 작가 삶의 95%가 집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반복되는 것 같지만 자연 속에서 매일 다른 삶을 사는 그녀는 계절에 따라 어떻게 생활할까? “집 안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주면서 살아요. 봄에는 환한 색의 이부자리를 깔고 그릇도 하얀 도자기로 바꾸죠. 예쁜 화분으로 실내를 장식하거나 봄꽃으로 꽃꽂이를 하고요. 여름에는 시원한 색감의 천으로 소파를 감싸고 인견과 린넨 이불을 꺼내요. 희고 푸른색의 찬기들로 식사를 하고 집안을 쾌적하게 하죠. 가을에는 가을색의 쿠션으로 분위기를 내고 감색의 차렵이불을 덮어요. 음식은 호박, 마, 토란 같은 달고 따스한 식재료로 몸을 보해줘요. 겨울엔 오가닉면솜을 두툼하게 넣은 푸근한 이불과 뜨개질로 마무리한 무릎덮개나 쿠션을 많이 둬요. 불빛을 따스하게 하고 국이나 찌개를 자주 끓여 몸을 녹여요. 그릇도 어머님이 물려주신 놋그릇을 써요. 계절이 바뀌고 꽃들이 피고 지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지만 시골생활은 하루도 같은 날이 없이 아름답죠. 물론 좋은 일만 있진 않아요. 나쁜 일로 속상하고 슬프고 괴로운 일들도 생기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아지더라고요. 그게 삶이죠.” 윤혜신 작가의 집 안. 그녀를 닮아 품위와 단아함이 느껴진다. 남편과 둘의 식사를 준비하는 조리 공간. 하지만 그녀의 조리하는 공간은 부엌만을 일컫진 않는다. 요리의 재료가 있는 곳, 시장과 텃밭, 슈퍼마켓도 요리를 상상하는 공간이기에 또 다른 조리공간이 된다. 그녀의 집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적벽돌을 안팎으로 둘렀다. 정원 생활자로 꽉 채워진 하루 한식당 ‘미당’을 접고, 식당 일을 안 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 새벽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정원 손질을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만큼 맘껏 할 수 있다는 거란다. 남편은 나무 위주로 가꾸고, 그녀는 초화류 위주로 관리한다. 지난 1년간 시간 없어서 못하던 정원 일을 많이도 했다. 손 가는 만큼, 식물도 잘 자라고 아름다움도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을 몰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윤혜신 작가는 당진에 와서 신춘문예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녀는 ‘미당’을 운영하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 등을 글로 풀어냈고 월간 잡지《작은 책》과《개똥이네 집》에 그 글들을 연재했다. 그 외에《착한 요리 상식사전》(동녘라이프),《우리 집에 밥 먹으러 올랜》(백 년 후),《사계절 갈라 메뉴》(백 년 후),《자연을 올린 제철 밥상》(영진미디어) 등을 썼다. 윤혜신 작가. 한식당을 접고 좋은 것은 이른 새벽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정원 손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을 몰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단다. 윤 작가의 집 안 곳곳에는 그녀의 손길이 닿은 화분들이 즐비하다. 독특한 향의 당귀 꽃과 세이지 꽃과 윤혜신 작가. 앞으로의 꿈은 동화요리연구가 윤혜신 작가는 꿈꾸던 화가의 꿈도 이루며 살고 있다. 5년 전 서울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드로잉 수업을 들으며 그림을 하나씩 완성했고 한 출판사의 추천으로 수업 작품 전시회에 냈던 그림으로 책 <꽃할배>를 출간했다. 그녀의 꿈은 지금도 계속된다.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맛을 표현하는 동화를 직접 쓰고 그림도 그려볼 계획이다. 꾸민 글이 아닌 현실에 바탕을 둔 감동적이면서 아이 어른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음식과 엮여있는 감동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한다. 카페 ‘피어라’는 SNS에서 청보리밭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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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 PEOPLE] 자연 재료로 글 짓고 밥 짓고… 윤혜신 작가의 1인 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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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의 종류와 허브정원
- 억울한 Herb, 누명 벗기 셸 실버스타인이 지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사과나무 한 그루는 사랑하는 소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준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운명을 가진 식물을 고르라면 단연 허브일 것이다. 허브는 '인간에게 유용한 식물'로 꽃, 종자, 잎, 뿌리는 약, 요리, 향료, 살균, 살충 등 여러 곳에 쓰인다. 이렇듯 허브는 유용한 식물임에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허브 농장을 제외한 곳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허브가 지닌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몇 가지만 주의한다면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다. 여타 꽃들이 보는 즐거움만 주었다면 허브는 활용 면에서 단연 우위를 차지한다. 정성껏 가꾼 허브 정원에서 바로 따온 꽃과 잎으로 허브 케이크와 허브 차로 향기로운 오후를 만들어보자. 정리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자료 사진협조 허브다섯메 02-430-7320 www.herb5.co.kr허브에 대한 몇 가지 오해허브는 월동越冬이 되지 않는다?지구상에 자생하는 허브 품종은 꿀풀과, 지치과, 국화과, 미나리과, 백합과 등 무려 2500여 종이 있다. 그 가운데에서 국내에 도입된 250여 종은 열대성 식물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중 50% 이상이 지역적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월동이 가능한 허브는 60여 종이나 된다. 겨울을 넘기고 매년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월동 가능한 허브를 선택해 사계절 내내 허브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어보자. 루(Rue) 멕시칸 세이지(Mexican Sage) 아티초크(Artichoke) 허브는 햇빛이 없어도 잘 자란다?'허브가 잘 죽어요', '허브 기르기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대부분이 볕이 부족한 방이나 거실, 부엌이나 공부방의 책상 등에 놓고 길렀기 때문이다. 허브 향을 가까이에서 즐기려는 욕심으로 실내에 장기간 놓으면 하루가 다르게 향기와 생기를 잃어간다. 허브 기르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풍부하고 따뜻한 햇볕이다. 햇살이 충분하게 들어오는 베란다, 마당, 옥상 등지에 놓아주면 더욱 튼튼하고 저마다의 독특한 향기를 가득 내뿜는다. 로즈 제라늄(Rose Geranium) 부시 바질(Basil) 체리 세이지(Cherry Sage) 허브는 언제 목이 마른지 알 수 없다?허브를 구매할 때 '며칠에 한 번씩 물을 주나요?'라는 질문에 화원은 '며칠에 몇 번 주세요'라는 대답을 하게 된다. 일부는 맞기도 하지만 환경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답변으로 허브를 죽게 만들 수도 있다. 비교적 건조한 실내, 아파트, 사무실인 경우라면 물주는 주기를 되도록 짧게 하는 것이 좋다. 반면, 흙이 많고 깊은 화단이나 주말농장같이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물주는 주기를 길게 잡도록 한다. 스테비아(Stevia) 퍼플 폭스글로리(Foxglove) 캘리포니아 포피(Califonia Poppy) 전원주택의 허브 조경부지만큼이나 넓은 정원을 갖고 있는 전원주택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자연을 가깝게 느끼기 위해 조경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어렵게 고민하다 심은 것들은 옆집과 같은 철쭉, 소나무와 과실수로 이뤄져 있어 개성 없는 정원이 된다. 키우기 어려울 것 같아 허브보다는 잔디를 선택해, 보고 향기를 맡고 만지는 즐거움을 멀리한다. 허브가 조경용으로 자리를 잡을 때 가장 놀라운 점은 정원 속 색다른 재미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대지의 사과'라 칭한 캐모마일(Chamomile)고대 그리스인이 대지의 사과라고 칭했으며 저먼 캐모마일, 로먼 캐모마일, 다이어즈 캐모마일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저먼 캐모마일과 로먼 캐모마일은 사과향이 나는 꽃을 피운다. 캐모마일은 허브 차의 대명사로 식후에 커피 대신 즐기기에 좋으며 감기에 좋은 효능을 보인다. 특히 수험생 및 샐러리맨들의 과로와 피로를 풀어 주는 데도 좋다. 저먼 캐모마일은 일 년생이지만 씨앗이 많이 나오며 식재 한자리에서 매년 꽃을 볼 수 있다. 로먼 캐모마일은 식물 전체에서 진한 사과향이 나는 다년생 허브다. 돌길 사이에 잔디 대신 사용하면 밟는 이에게 향기 선물을 선사한다. 다이어즈 캐모마일은 다년생으로 월동이 가능하며 노란색의 화려한 꽃을 피운다. 귀여운 양의 귀 모양 램즈 이어(Lamb's Ear)생김새가 마치 양의 귀 모양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램즈 이어. 잎에는 부드러운 털이 나 있는데 식물의 잎으로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예부터 상처가 났을 때 이 식물의 잎을 잘라서 붕대 용도로 쓰면 지혈이 잘 됐다고 한다. 월동이 가능하고 길게 추대하여 꽃을 피우는 모습이 아름답다. 램즈 이어는 배수에 특히 신경 써야 하며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약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렇기에 5∼6월에 꽃이 지고 난 뒤 통풍이 잘 되도록 다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비누가 따로 필요 없는 솝 워트(Soap Wort)일명 '비누 풀'로 불리는 식물로 독특하게 식물 자체에 세정 능력을 지니고 있다. 손에 매직으로 낙서한 후 솝 워트의 잎을 따서 문지르면 마술처럼 깨끗이 지워진다. 솝 워트 역시 월동이 가능하고 백색의 깔끔한 이미지의 꽃을 피운다. 이 식물은 토양을 크게 가리지 않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어 초보자들도 손쉽게 기를 수 있다. 이왕이면 약효 기능까지, 야로우(Yarrow)고대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스에서 유래돼 '아킬레아(Achillea)'로도 불린다. 아킬레스가 트로이 전쟁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에게 야로우의 약효를 처음으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또한 노르웨이에서는 벌꿀이나 당밀을 넣어 달짝지근한 야로우 차를 즐긴다. 이 식물은 꽃의 색이 다양하고 월동이 가능하다.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으며 대단위 군란을 지어 식재하는 것도 좋다. 이 경우 통풍이 잘되지 않으면 식물 아래쪽이 썩을 수 있으니 여름철 골고루 시원하게 다듬어 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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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의 종류와 허브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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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 집을 가꾸고, 밥을 해 먹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존재의 근원이라는 김혜련 작가. 특히, 집이란 따스함과 받아들여짐의 상징으로서의 공간, 갓 태어난 아기같이 천진한 잠을 잘 수 있는 깊고 원초적인 공간이라고 말한다. 방황하던 그녀를 ‘일상’이라는 보금자리로 이끌어준 경주 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이수민 기자 사진 김혜련 작가(경주 집), 박창배 기자(상주 집) 취재협조 서울셀렉션 집은 물리적, 정신적 쉼터김혜련 작가를 만난 곳은 경상북도 상주의 한 농가였다. 경주에서 10여 년간 살다, 함께 살고 있는 반려자의 고향인 상주로 얼마 전 이사를 했다. 그녀는 본디 서울 한복판에서 일을 하고 살았던, 도시 사람이다. 그러다 40대 후반 어느 날, 도시에서의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혜택을 모두 내려놓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4년간 시간을 보내고 내려와 경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살았다. 방황하던 자신을 붙잡아 줄 곳이 경주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인간 생활의 기본적 요소로 입는 것(衣), 먹는 것(食,) 사는 곳(住)을 꼽는다. 그중 주住는 편히 쉴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집이란 누구에게나 몸과 마음을 편히 쉬게 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자 정신적 쉼터다. 김혜련 작가에게는 더욱 그랬다. “지인을 몇 번 따라와 본 경주는 아름다웠어요. 시끄러운 자본주의 한가운데에서 천년의 침묵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고분과 그 위에 자라고 있는 키 큰 소나무, 작은 둔덕 같은 곡선의 무덤가에서 온화함이 뿜어져 나왔어요. 내면의 황량한 자리에 따뜻한 기운이 퍼져가는 게 느껴지더군요.” 김혜련 작가는 방황하던 자신의 영혼을 고요히 눕히고 치유할 곳으로 경주를 선택한 연유를 말하며, 100여 년 된 고택을 고치며 살게 된 경주 집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혜련 작가는 백 년 된 낡은 고택의 원형을 유지해 고쳤다. 경주 집 수리는 시멘트 담 대신 쌓아올린 흙돌담과 나무 대문으로 마무리했다. 경주의 남산 마을당시, 살 지역을 경주로 정했지만 마음에 드는 집 찾기는 쉽지 않았다. 김혜련 작가는 집이 마음에 들어도 마을이 편안하지 않으면 그 집이 안온하기는 어렵기에, 마음에 드는 마을을 정하고, 그 안에 있는 집을 찾기로 기준을 잡았다. 그러다 경주의 ‘남산마을’을 만났다. 남산 아래 칠십여 호가 있는 넉넉하고 큰 마을이었다. 낮고 단단한 기와집, 작은 ‘촌집’들이 넓은 산자락에 여유 있게 모여 있는 마을이었다. 구석기 시대의 유물들이 발굴되기도 한다 하니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적합한 안온한 땅이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본인이 찾던, 삶의 황량함을 품어줄 장소라 확신했다. 그러고는 마을 안에 한 할머니가 살다 내놓은 낡은 고택을 냉큼 계약했다. “고택을 다시 살려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젊은 날의 혈기가 담긴 어린 생기가 아닌, 희로애락을 겪어낸 시간의 두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생기를 말이죠.” 집을 고치는 방향은 분명했다. 최소한의 개조로 시간의 퇴적층을 유지하는 것이다. 백 년 된 집을 고칠 목수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 새집을 지을 목수는 많았지만, 헌집을 고쳐줄 목수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마침 동네에 낡은 집을 원형 그대로 살려 잘 고쳐놓은 집이 있어, 그 집을 고친 목수를 소개받았다. 경험이 있던 목수라 일이 수월할 줄 알았는데, 과정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십여 년 목수 일을 한 탓이겠지만, 자기 고집 대로였다. 그렇게 애를 먹이다가도 목수는 가끔 명언을 해서 즐겁기도 했다. “이런 헌 집을 고치는 일은 손바느질 같은 거예요. 한 땀, 한 땀 하는 거지. 새 집 짓는 거야 재봉틀로 드르륵 박는 것처럼 쉽지, 쉬워.” 오랜 세월 낀 먼지를 물에 불리고 칫솔로 문살을 닦는 일은 김혜련 작가가 맡았다. 창밖으로 작지만 정겹고 아늑한 마당이 보인다. 경주 집을 고치면서 호사를 부린 것은 벽지였다. 문경의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를 발랐다. 백 년을 지탱해준 집에 대한 감사의 선물이었다. 벽지로 사용한 문경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는 비단보다 더 부드럽고 우윳빛보다 투명한 밝은 빛을 띤다. 바닥은 콩댐을 했다. 한 번 바르고, 불 때면서 말리고, 다시 바르고 또 닷새 말리고를 다섯 번 반복했다. 김혜련 작가는 좋은 사람들 불러서 밥 먹고, 정원 가꾸고 하는 일상을 즐긴다. 백 년 된 집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시멘트로 온통 덧댄 창고들을 철거하고 마당에서 시멘트를 걷어냈다. 집은 원형 그대로의 작고 소박한 모습을 드러냈다. 두꺼운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있던 나무 기둥들에서 칠을 벗겨냈다. 그러자 오래된 나무 특유의 살결이 햇빛 속에 드러났다. 부엌의 그을음 낀 서까래를 닦는 작업은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을음을 걷어내자, 검은 살결이 중생대 거대한 동물의 뼈처럼 단단하고 아름답게 드러났다. 나무는 그을음이 배면 잘 썩지 않는다고 한다. 안방과 건넌방의 천장에 쳐놓은 낮은 방장을 걷어내니 천장에서 쥐똥이 우수수 떨어졌다. 서까래 사이사이에 드러난 부분은 다시 황토로 발랐다. 나무에 낀 오래된 때를 조심스럽게 닦아내자 종도리에 흐릿하게 상량식上梁式(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종도리를 올릴 때 고사를 지내는 의식) 때 쓴 글자가 보였다.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집이 지어진 해와 날이 적힌 글자가 있었다. 집은 1910년대에 지어진 것이다. 집은 험한 세월을 살아낸 생존자, 존귀한 존재였다. 경외심으로 저절로 옷깃이 여며졌다. 집을 가꾸고, 그 안에서 밥을 해먹는 평범한 일상이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단련하는 힘이라 말한다. 집을 고치다집 수리의 첫 번째 원칙이었던, 집의 원형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깨고 편의 위주로 생각한 건 부엌과 화장실이었다. 편리한 부엌과 화장실은 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었다. 부엌은 넓히고 서쪽으로 큰 창을 냈다. 크고 확 트인 부엌을 만들었다. 싱크대나 기타 부엌 시설들을 신경 써서 환하고 견고한 것들로 들였다. 원한 대로 환하고 쾌적한 부엌을 만들었다. 평생의 ‘괴로운 밥 짓기’를 ‘즐거운 밥 짓기’로 바꾸기 위해 최대한 기분 좋은 환경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집을 고치는 일 중에서 직접 한 것은 ‘문 닦기’와 ‘콩댐하기’였어요. 한옥엔 문이 많아 일도 많았죠. 얼마나 오랜 세월 먼지가 끼었는지, 물을 뿌려서 불리고 칫솔로 문살 사이사이를 닦는 일을 며칠 동안 계속했어요.” 이렇게 집을 고치면서 김혜련 작가는 오래된 것들이 지닌 단단한 아름다움에서 느끼는 생기, 소멸해가는 것들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집에 호사를 부린 것은 벽지였다. “백 년을 지탱해준 집에 대한 선물이었어요. 문경의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였죠. 비단보다 더 부드럽고, 우윳빛보다 투명한 밝은 빛을 띤 한지로 도배를 했어요. 집은 옛 자태를 찾은 듯 은은하고 품위가 있어 보였어요.” 상주 집도 곳곳을 고쳐 살고 있다. 주방은 벽을 뚫고 나무틀을 짜 넣은 다음 유리를 대어 바깥 풍경을 그림처럼 담아 즐기고 있다. 손수 담근 된장과 직접 재배한 배추, 갖은 뿌리채소를 우려 맛을 낸 국물 요리로 차린 보양 밥상. 평범한 농가이지만, 사람의 손끝으로 만들어진 식탁, 도마, 격자문살 창틀에서 따뜻하며 단아함이 느껴진다. 대문 달고 흙돌담 쌓아 완성방바닥도 한지로 발랐다. 한지로 장판을 하려면 ‘콩댐’이라는 것을 해야 했다. 두터운 한지에 콩과 생들기름을 7 대 3의 비율로 섞어 바르는 것이다. ‘문경 한지’에서 콩댐하는 법을 배웠다. 반드시 생들기름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냥 들기름을 쓰면 기름에 절어서 못 쓴다더군요. 색도 너무 짙어져서 은은한 노란 빛깔을 얻을 수 없고요. 평생 기름을 짰다는 상주 은척에 있는 한 할아버지에게 부탁해 생들기름을 짜고, 불린 콩을 곱게 갈아 섞어서 고운 면 주머니에 넣고, 하라는 대로 방바닥에 굴렸어요.” 한 번 바르고 닷새 동안 불 때면서 말리고, 다시 바르고 또 닷새를 말리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다섯 번의 콩댐을 했다. 집 수리의 마무리는 담을 쌓고 대문을 다는 일이었다. 무너진 시멘트 담 대신 집과 주변 자연이 어울리는 담을 쌓고 싶었다. 집 뒤쪽에 남아있는 오래된 흙돌담과 어울리게 황토와 돌로 담을 쌓았다. 나지막하게 쌓아 올린 담은 집과 잘 어울렸고, 마을 골목과도 제법 잘 어울렸다. 상주에 살면서 자연의 야생적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있다. 직접 배추도 키우고, 시래기도 말리면서 일상을 보낸다. 고택과의 첫날밤9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때쯤 집은 아름답게 복원됐다. 김혜련 작가는 아무런 짐 없이 이불 한 채만 들고 첫날밤을 맞으러 집에 갔다. “집에 들어섰을 때 넉넉하고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이 나를 품고 있는 듯 안온했죠. 포대기에 싸여 엄마 품에 안긴 아기 같은 기분 같았어요. 그때 내가 그 낡은 집을 왜 그리 좋아했는지, 진정한 이유를 알겠더군요. 무의식적으로 ‘집의 모성’에 기대고 싶었던 거 같아요.” 작가에게 ‘집’은 그녀 안의 아이가 찾던 엄마였던 것이다. 그녀는 자라면서 엄마의 사랑이 늘 부족하다 느꼈다. 그래서 그녀 내면의 아이는 집을 지음으로써 엄마를 찾고 그 안에서 천진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혜련 작가에게 집은 부재했던 모성이고 몸 자체이기도 했다. “물론 백 년 된 집이니 집을 다 고치고 난 뒤에도 계속 고쳐야 할 부분들이 생겨났어요. 이곳을 고치면 저곳을 고쳐야 하고 저곳을 고치면 고친 이곳을 다시 고쳐야 했죠. 그렇게 집은 저와 함께 늙어갔어요. 다만, 늙음은 퇴락이 아니라 원숙함임을 받아들이면서요.” 서재에는 책을 좋아하는 김혜련 작가를 위해 반려자가 직접 짜준 책장이 벽을 두르고 있다. 책장 칸칸이 경주 고물상에서 구입한 이색 골동 장식품들이 눈에 띈다. 침실. 상주 집은 한옥이 아닌, 평범한 농가다. 반려자는 한옥을 좋아하는 김혜련 작가를 위해 올봄부터 작은 한옥 한 채를 지을 계획을 세웠다. 집을 통해 찾은 평안“물질로서의 집, 자본주의 시각으로의 집만 생각했던 적도 있었죠. 그래서였는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았지만 외로웠고 결핍을 느꼈죠. 다행스럽게도 집을 가꾸면서 이 오래되고 진부한 일상이 내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단련해 강하게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어요.” 김혜련 작가는 다른 사람들도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품어주는 공간으로 집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밥해 먹고 집 가꾸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 집은, 엄마 품이 그리워 매일 눈물짓던 지인에게 건네주고, 이제는 그곳에서부터 함께한 반려자와 삶의 터전을 상주로 옮겨 생활하고 있다. “경주는 고도의 아름다움이 내재돼 있지만, 사람의 손길이 계속해서 닿는 곳이죠. 반면에, 상주는 자연의 야생성이 아름다운 곳이에요. 투박한 듯 펼쳐져 있는 자연 속에서 생생한 정기를 느낄 수 있죠. 게다가 좋은 사람이 많아요. 귀농 귀촌을 하러 온, 가난하지만 건강한 젊은이들이요.” 그녀는 상주에 살면서 달라진 게 있다고 한다. “전에는 만났다가 헤어질 수도 있다 여겼는데, 이제는 만남이 소중하다는 것, 관계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 불러서 밥도 해먹고, 정원도 가꾸고, 이런저런 모임을 해요. 이 상주 집에서도 말 그대로 일상을 살고 있는 거죠. 그리고 있는 그대로 주어진 삶, 오는 삶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살고 있어요. 결국 집 안에서 일어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나를 강건하게 만드는 일이니까요.” 거실은 반려자가 직접 나무로 짠 식탁, 독서대, 미닫이문으로 채웠다. 따뜻하며 정갈한 분위기가 멋스럽다. 김혜련 작가의 『밥하는 시간』일상과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20여 년간의 교사 생활을 접고 경주 남산마을에서 백 년 된 집을 가꾸고, 밥을 해먹으며, 자연과 만나는 일상을 담았다. 사소하고 하찮은 일상을 들여다보고 그 진짜 의미를 회복하고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셀렉션 펴냄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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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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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원】 정원에 담긴 부부 이야기, 윔블던 주택 정원
- 영국의 집을 둘러보다 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작은 집이라도 집에 버금가는 후정後庭이 있다는 점이다. 테니스로도 유명한 영국 런던의 윔블던Wimbledon 주택가의 한 정원에서 영국인들의 깊은 정원 사랑을 느껴보자.글 · 사진 서상신 영국통신원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은 극히 주관적이기에 아름다운 정원에 대한 생각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잘 정돈된 정원을 아름답다 느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정글을 연상시킬 만큼 야생미를 갖춘 정원을 좋아하기도 한다. 윔블던 주택 정원은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초록빛으로 뒤덮인 이 정원의 첫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정원의 모습은 아니었다. 후정을 가지고 있기에 흡사 숨겨진 숲 속에 온 듯 신비로운 느낌마저 주는 이곳에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키친 가든 뒤에 놓인 작은 연못. 기르는 채소들은 기존 작물에서 씨앗을 받아 재배했다 20여 년의 세월이 깃든 부부의 정원약 30㎡ 규모의 정사각형 안에는 키친 가든부터 작은 연못에서 큰 나무 그늘 아래의 작은 휴식 공간까지 알차게 구성됐다. 주인 내외가 이곳에 살기 시작한 것은 올해로 21년째를 맞는다. 하지만 주택과 정원의 역사는 그보다 길다. 집은 부인의 할머니 때부터 살아온 곳으로 내부에는 족히 100년도 넘는 가구 및 소품들로 가득 차 있는데, 부부는 버리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다.새로운 것을 들이고 바꾸는 것보다 옛것의 가치를 존중하는 부부의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다.집과 마찬가지로 정원에도 그들의 개성이 담겨있다. 처음 그녀가 본 정원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인공 잔디와 포장된 길, 녹슨 그네와 작은 헛간, 쓰레기들로 인해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부부가 처음 만났던 흰색 벽의 느낌처럼 인조의 느낌이 강했다.부부는 먼저 인공 잔디와 녹슨 그네 등 오래된 것들을 다 제거하고 정원사를 고용해 포장된 바닥을 들어낸 뒤 좀 더 많은 식물을 심을 수 있도록 했다. 그 뒤로 남편은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과일을 심고 땅을 파 연못을 만들었다. 덕분에 지금의 정원이 잔디나 산책길보다 많은 식물들이 살아 숨 쉬는 작은 생태계로 탈바꿈 할 수 있었다.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많은 가드너들이 이야기하듯 정원 가꾸기는 생각보다 부지런함을 요한다. 가든을 만들기 위해 빛의 소모가 많고 강한 품종들은 수시로 잘라 모양을 만들어야 했다. 야생의 멋을 강조한 정원이지만 사람 손길 없이 유지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보살펴온 덕에 지금은 부부의 개성이 담긴 정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부엌 앞 키친 가든에는 콩, 토마토 등이 자라고 있다. 키친 가든은 외부로부터 시선을 차단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치 숲 속에 온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정원이다. 부엌 앞 디딤석 주변으로 이끼가 파릇하게 올라왔다. 어울림을 중시한 정원에서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꽃의 색감이 포인트 부엌에서 본 정원. 야생 정원이 주는 즐거움정원을 위치별로 설명하자면 부엌 뒤로 작은'키친 가든'이 있다. 콩을 비롯해 토마토가 자라고 열매뿐 아니라 부엌 창문을 통해 보이는 모습이 부부에게 즐거움을 준다. 키친 가든 뒤로는 작은 연못과 큰 나무들이 있어 외부로부터 시선을 차단함과 동시에 아늑한 느낌을 줘 가든은 보이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꽃은 꽃끼리 채소는 채소끼리 모으지 않고 전체의 어울림을 중시해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꽃의 색감은 가든의 포인트가 된다. 또한 익어감에 따라 색이 변하는 사과, 체리, 배 등의 나무 열매는 계절마다 다채로운 정원의 모습을 만든다. 야생의 숲에서 잠시 빠져나오면 꺾인 나무 그늘 아래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라일락 나무와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만나면서 캐노피를 형성해 근사한 휴식처가 됐다. 그리고 거실 창문에서 보면 정원의 메인 테마가 된다. 여름이면 부부는 이곳에 앉아 저녁을 먹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독서삼매경에 빠진다. 이외에도 부부는 정원을 다양한 용도로 쓰고 있다. " 가든은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줍니다. 남편은 많은 시간을 들여 식물을 심는데요, 대부분의 씨앗들은 작년에 거둔 채소들에게 나온 것들이에요. 무엇보다 살충제나 제초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요. 그 대신 음식찌꺼기나 정원을 정리하면서 나온 것들을 모아 퇴비로 만들어 씁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정원. 그러나 그 속에는 부부의 개성이 곳곳에 묻어 있다. 이웃집 담과 마주한 정원은 원래 있었던듯 자연미가 물씬하다. 부부는 휘어진 나무 아래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창문에서 보면 메인 테마가 된다. 부부의 정원은 다시 한 번 변화를 준비 중이다. 매년 새로운 식물을 심어보고 실험을 거듭하기에 이번 해에도 역시 각종 식물을 심었고 몇몇은 성공을 거뒀다. 부부에게 가장 큰 프로젝트는 울타리를 고치는 일이다. 얼마 전 울타리 옆 무화과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 울타리를 부수고 옆집 정원까지 넘어가 일부를 자를 수밖에 없었다. 그 위치를 대신 할 나무를 결정하고 심는 일이 이번 해의 작은 목표다. 또한 뒤쪽 울타리를 어지럽히는 담쟁이넝쿨을 보기 좋게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부부에게 정원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우리집 정원은 작은 타운Town 정원이지만 주변 다른 집들과 함께 초록빛 복도(Corridor)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야생을 볼 기회와 신선한 공기를 주지요."단순히 아름다운 정원을 꾸미는 것을 넘어 주변과의 조화와 생태계를 생각하는 부부의 모습은 정원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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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원】 정원에 담긴 부부 이야기, 윔블던 주택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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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원】 형식미부터 아기자기한 이국 식물까지Hampton Court Palace 가든
- 영국 정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꼽자면 대저택과 궁전을 끼고 있다는 점이다. 귀족 문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각 정원은 형식과 규모에서 차별성이 드러난다. 런던 서부에 위치한 Hampton Court Palace를 에워싼 각양각색의 정원은 형식미에 감탄케 하고 찬란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글 사진 서상신 영국 통신원 자료참고 Historic Royal Palaces 궁전 전면에 위치한 The Great Fountain 가든 전경 Hampton Court Palace Gardens궁전 정원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화려함과 기품이다. 귀족들을 위해 설계됐기에 형식미는 그 시대와 나라의 특성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템스강을 끼고 자리한 붉은빛 Hampton Court Palace는 런던 센트럴에서 기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어 관광객 발길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다. 특히 궁전 속 다양한 유품들과 함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발길을 유도하는 이유 중 하나다. 궁전은 헨리 8세가 1530년대 추기경인 토마스 울지 저택을 몰수해 대 개축한 것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으나 1838년 빅토리아 여왕의 명령으로 대중에게 공개되기까지 수많은 왕과 여왕이 이 궁전을 별장으로 사용했다. 오랜 역사를 증명하듯 궁전 내부에는 볼거리로 가득하다. 헨리 8세 시대의 큰 방을 비롯해 600인분의 식사를 준비했다는 거대한 부엌 그리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컬렉션을 전시한 갤러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헨리 8세만이 이 궁전에 업적을 남긴 것이 아니다. 17세기에 윌리엄 William 3세와 메리 Mary 2세는 궁전을 바로크 스타일로 바꾸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이유로 튜더 양식과 바로크 스타일까지 모두 접할 수 있어 역사의 흔적을 읽어가는 재미를 더한다. 겨울이라 몇몇의 장미를 제외하고는 가시밖에 없는 로즈 가든은 그 나름의 멋이 있다. 25만㎡ 규모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정원궁전 내부만큼 돋보이는 것은 템스강과 나란히 놓인 각양각색의 정원들이다. 여름철, 향기로 발길을 유도하는 로즈 가든을 시작으로 가든의 중심이 되는 분수 정원을 지나 새롭게 재건축된 Privy 정원과 아이들에게 인기 높은 미로는 Hampton Court Palace 가든의 주요 구성 요소다. 꼭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세상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큰 규모를 자랑하는 포도나무로 230년이 넘었다고 한다. 가든은 궁전을 기준으로 좌측, 정면 그리고 우측으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메인 입구로 들어서면 마주 보이는 것이 궁전 정면이다. 궁전을 마주 보고 좌측으로 들어서면 로즈 가든과 틸트 야드 Tiltyard를 비롯해 잘 다듬어진 수목으로 만든 미로와 템스강을 만날 수 있다. 겨울이라 몇몇의 장미를 제외하고는 가시밖에 없는 로즈 가든은 그 나름의 멋이 있다. 세월의 흔적이 깃든 붉은 벽을 가로지르는 가시넝쿨은 초록 잎 없이도 보는 즐거움을 준다. 세월의 흔적이 깃든 붉은 벽을 가로지르는 가시넝쿨은 초록 잎 없이도 보는 즐거움을 준다. 그 뒤로 펼쳐지는 틸트야드는 16세기경 기사들의 마상 시합(Tournament)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레슬링 등 다른 스포츠 시합도 열렸는데 궁전에서 왕들이 관람을 즐겼다고 전한다. 한 세기를 넘어 17세기 무렵 이곳은 궁전 음식 조달을 위한 키친 가든으로 사용됐다. 지금은 그중 한 지역만이 사용되는데 이곳에 위치한 카페는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미로는 주변 경관과 함께 가든을 흥미롭게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다.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미로는 17세기에 완성됐다. 크고 딱딱한 울타리들이 기하학적 패턴으로 서로 얽혀 있는 모습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16세기 기사들의 마상 시합 장소로 쓰였던 탈트야드의 카페. 분수를 중심으로 한 반원형의 전정궁전 전면에 위치한 The Great Fountain 가든을 중심으로 좌측에 20세기 가든과 뒤로는 홈 파크 Home Park가 놓였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템스강이 분수를 중심으로 반원형으로 흐르도록 디자인한 점이다. 윌리엄 3세와 메리 2세 당시 만들어진 분수 가든은 본래 13개의 분수로 구성됐으나 현재는 단 하나만이 남아 있다. 분수 가든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분수 자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줄지어 배치된 주목이다. 세모난 지붕이나 아이스크림을 연상시키는 나무의 모습은 형식미와 더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귀족의 기품까지 느끼게 만든다. 또한 잔디 위 꽃들은 빅토리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윌리엄 3세와 메리 2세 당시 만들어진 분수 가든은 본래 13개의 분수로 구성됐으나 현재는 단 하나만이 남아 있다. 분수 정원 좌측, 템스강이 시작하는 곳에는 20세기 정원이 자리한다. 조용한 이곳은 작은 방목장으로 사용되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가드닝 견습생들을 훈련하기 위한 장소로 탈바꿈했다. 분수 정원 좌측, 템스강이 시작하는 곳에는 20세기 정원이 자리한다. 조용한 이곳은 작은 방목장으로 사용되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가드닝 견습생들을 훈련하기 위한 장소로 탈바꿈했다. 희귀식물 수집가 메리 2세, The Lower Orangery 가든궁전 우측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The Privy Garden으로 여기서 Privy은 Private과 같은 뜻을 지닌다. 이 가든은 1702년 채 완성 했는데 처음 계획했던 식물 종류를 그대로 사용해 구성했다. 선큰가든 형태로 지면보다 한 단계 낮춰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작나뭇과 낙엽 활엽 교목인 서어나무(Hornbeam)가 만들어내는 그늘과 어우러진 중앙 조각상은 어디에서 봐도 근사한 풍경을 선사한다. The Privy Garden과 함께 궁전 우측을 구성하는 The Knot 가든은 1924년 완성됐지만 16세기의 모습을 재현한다. 또 다른 선큰 가든 The Pond Garden은 신선한 물속에 잉어와 도미 같은 물고기를 기르고자 만들었다. 현재는 봄과 여름에 피는 꽃들이 심어져 있는데 윌리엄 3세와 메리 2세는 이곳을 이국적인 식물들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궁전 우 측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The Privy Garden으로 1702년 재완성 됐는데 처음 계획했던 식물 종류를 그대로 사용해 구성했다. 자작나뭇과 낙엽 활엽 교목인 서어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늘과 어우러진 중앙 조각상은 어디에서 봐도 근사한 풍경을 선사한다. 궁전과 가까운 곳에는 소규모 The Lower Orangery 가든과 테라스가 자리한다. 희귀식물 수집가였던 메리 2세는 이곳을 그녀의 컬렉션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겨울이라 앙상한 가지밖에 볼 수 없으나 단연 그 존재감을 자랑하는 포도나무가 이곳에 있다.궁전에서 명실상부 가장 유명한 것이라 할 수 있는 이 포도나무는 1768년에 심었다. 늦은 8월에 방문한다면 직접 달콤한 포도를 따먹는 기회를 잡게 될 수도. 궁전과 가까운 곳에 있는 소규모 The Lower Orangery 가든. 희귀식물 수집가였던 메리 2세는 이곳을 그녀의 컬렉션 전시 공간으로 사용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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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원예예술촌 주택정원】 달콤한 향 일렁이는 이탈리아 정원
- 이정우 씨의 정원은 시각적으로나 후각적으로나 정원을 가꾸는 사람에겐 낙원 같은 곳이다.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정우 씨가 관리한다는데 그래서인지 서울에 있을 때보다 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단다.흙 한 줌 쥐어 본 일이 없는 그가 멀리 남해까지 와서 흙과 풀을 벗삼은 사연을 들어봤다•motive 아드리아해를 끌어안은 이탈리아 북부 정원 •item 포도나무, 키위 나무, 블루베리, 잔디, 치자나무, 억새 •location 경남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 원예예술촌 아담한 지중해풍 목조주택과 꾸밈이 지나치지 않은 정원이 조화롭다 흙 한 줌 쥐어 본 일이 없던 이정우 씨는 이탈리아 북부 여행에서 그곳 정원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빛바랜 붉은 기와, 색이 화려한 정원, 코발트 아드리아해까지… 그 어울림이 왠지 모를 벅찬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그 순간 그는 자신도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 같은 집과 정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여행의 잔상은 남해에서 되살아났다. 발아래 산봉우리 사이사이로 은근히 드러나는 쪽빛 바다가 아드리아해를 연상케 했고 120m 고지에서 맞는 시원한 바람에 망설일 틈 없이 서울에서 남해로 이주를 결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천혜의 자연을 배경으로 이태리 스타일의 차분하고 이국적인 정원을 드렸다. 그는 “식물과 내가 하나가 되는 신기한 체험을 하고 있다”면서, “내가 기운이 없으면 이들도 축 처지고 며칠 집을 비웠다 오면 금세 활짝 펴 반겨준다. 정원을 ‘가꾼다’는 말보다 ‘돌본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내 자식을 키우는 기분이다”라고 할 정도로 정원에 애착이 크다. ‘향기 정원’이란 이름을 붙인 정원은 그 이름이 무색하게 시각적으로 먼저 와 닿는다. 은빛 억새와 너른 잔디 마당 그리고 광활하게 펼쳐진 자연이 시야에 가득 담겨 한 폭의 풍경화를 그린다. 평평한 마당은 잔디만 깔아 단정하게 했고 경사진 기슭은 지형을 살려 억새를 비롯한 번식력 강한 식물들로 풍성하게 만들었다. 정면에서 우측 덱으로 이어지는 경사지에는 무성한 수풀 사이로 오솔길을 내고 디딤 목을 깔아 정원 일이 수월하도록 했다. 기슭에서 덱 옆으로 통하는 계단. 단풍나무, 배롱나무 등이 나란히 서 있고 경사지에는 누운향이 심겼다. 잔디 정원의 좌측 끝부분. 키 큰 나무가 작은 꽃들에 그늘을 만들어 준다 “멀리 바다가 보이는 시야를 가리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마당을 전부 잔디로만 채운 거죠. 세 살배기 손녀딸이 뛰놀다 넘어져도 푹신하게 받아 주니 크게 다치지 않아 좋고요.” 옹벽이 높게 쳐진 자리라 정원 끝자락은 낭떠러지 같은 느낌인데 치자나무로 자연스럽게 울타리를 대신했다. 벽돌로 자그마한 공간을 구획해 식물을 분리해 놓았다. 양옆에 길을 터 이동에 편의를 돕는다. 집 우측에 심은 키위 나무. 이리저리 엉킨 덩굴 아래로 오동통한 키위가 주렁주렁 달렸다. 작은 과수원 이룬 포도, 블루베리, 키위 나무 경사지 중앙부와 우측에 탐스럽게 열린 포도, 키위 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외에도 정원에는 30가지 허브, 블루베리 등 다양한 종이 뒤섞여 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포도는 이태리 스타일 정원을 가꾸려다 보니 와인이 떠올라서 도전해 봤어요. 화학비료 하나 주지 않았는데 당도가 꽤 높아요.” 해충이 먹지 않도록 하얀 종이옷을 입히는 작업도 일일이 직접 해낸다. 처음에는 포도나무 관리 방법을 몰라 지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가며 가까스로 했다. 특히 빠르게 자라나는 이파리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데 포도에 제공돼야 할 당분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란다. 덱 옆으로는 지지대 위로 키위 덩굴이 이리저리 엉켜 결실을 맺고 있다. 그런데 포도가 주렁주렁 달린 데 비해 키위는 한쪽에만 드문드문 매달려 있다.“키위 재배가 더 어려운가 봐요?” “아니에요. 키위는 원래 암수 구별이 있어도 그루를 같이 심어줘야 열매가 열린대요. 그걸 몰랐지 뭐예요. 총 네 그루 심었는데 하나만 암나무였나 봐요. 한쪽에만 통통한 키위가 매달리네요. 그런데 원래 암수 구분은 꽃이 필 때가지 알 수가 없다네요. 내년엔 암나무를 몇 개 더 갖다 심으려고요.” 블루베리는 이미 다 따 먹은 지 오래다. 농약을 일절 치지 않아 오며가며 재미로 하나씩 따 먹은 게 벌써 가지를 앙상히 드러냈다. 라벤더, 로즈마리, 멕시칸세이지 등 30가지 허브 잎도 기분에 따라 차로 우려 마시는 묘미를 준다. 이정우 씨의 정원은 시각적으로나 후각적으로 정원을 가꾸는 사람에겐 낙원 같은 곳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그가 손수 관리한다는데 뭐든지 쑥쑥 자라주니 그 넉넉함을 닮아 손님에게 베푸는 인심도 넉넉하다. 포도 한 아름, 찻잎으로 쓰라며 라벤더 잎 한 움큼 선사한다. 집을 가리지 않을 만큼 자라는 식물로 집 테두리만 깔끔하게 둘렀다. 창문을 나뭇가지가 은근히 가려줘 프라이버시를 보호다. 키 작은 대문이 활짝 열려 있다. 대문과 대조적인 높다란 상록수가 집 지키는 보초병인 듯 입구 양쪽에 서 잇고 현관 양쪽에선 행인바스켓이 손님을 반겨준다. "식물과 내가 하나가 되는 신기한 체험을 하고 있다”는 그는 “내가 기운이 없으면 이들도 축 처지고 며칠 집을 비웠다 오면 금세 활짝 펴 반겨준다. 정원을 ‘가꾼다’는 말보다 ‘돌보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내 자식을 키우는 기분이다”고 할 정도로 정원에 애착이 크다. 집 전경. 밖에서 보면 잔디가 깔린 곳만 정원인 것처럼 보이나 그 아래 경사를 그대로 살려 향기 나는 식물과 번식력 강한 식물 위주로 심었다 집 외부 낮은 울타리에 걸어 놓은 바스켓. 빨강, 노랑, 비비드한 컬러가 눈길을 끈다. 옹벽 위 치자나무는 울타리를 대신하고 여름이면 옹벽 아래로 덩굴장미가 흘러내린다. 바스켓을 이용해 외벽 곳곳을 색색으로 물들였다. 뒷마당에 만든 텃밭. 부엌과 바로 닿아 안주인이 시선ㅇ에 방해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 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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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원예예술촌 주택정원】 달콤한 향 일렁이는 이탈리아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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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박물관 특별기획전 李진사댁 기와집 구경하기
- 서울의 대로인 종각 이북을‘북촌’이라 부르며 노론이 살고 있고 종각 남쪽을 ‘남촌’이라 하는데 소론 이하 삼색三色이 섞여서 살았다.- 매천야록, 황현(1855~1910) 이번 전시는 이진사댁 기와집을 테마로 조선시대 양반집이 목가구를 둘러보며 뛰어난 안목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한옥 구조에 따라 대문부터 시작해서 대청마루, 사랑방, 안방, 부엌 그리고 서당의 순서로 전시를 구성했으며 조선시대 칠공예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나전칠기도 함께 소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문화와 전통적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간 2023년 6월 29일 ~ 11월 30일장소 북촌박물관문의 02-766-8402 (10:00~18:00 /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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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본목재진흥협회, 히노끼 프리컷 쇼룸 오픈
- (사)일본목재수출진흥협회는 일본의 우수한 히노끼, 스기 목재의 국내 홍보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과의 목조주택 기술 교류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2월 2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가구공단에 히노끼 프리컷 쇼룸을 오픈했습니다. 프리컷공법이란 주택에 들어가는 모든 구조재와 부자재를 설계 도면에 맞게 공장에서 미리 정밀가공하여, 보 조철 물과 함께 납품하고, 현장에서는 5~7일 안에 구조재 축조를 완공하는 시공방법입니다. 최근 현장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많은 주택 시공 기업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건축공법 중 하나입니다. (사)일본목재수출진흥협회는 ㈜편백마리의 공간 협조를 얻어, 지난 8월 5일 일본의 프리컷 설계 전문가와 함께 방문하여 현장을 실측했습니다. ㈜편백마리의 기존 쇼룸에 설치되어 있던 스시카운터, 부엌과 최대한 어울리는 디자인을 함께 고민하였습니다. 설계가 완료되고, 일본에서 100% 프리컷 가공된 구조재와 부자재, 철물들이 국내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1월 10일부터 14일까지 단 5일간 일본 전문 목수 2명과 ㈜편백마리 목수 2명, 총 4명이 팀을 이뤄 쇼룸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목수들은 프리컷 공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지만 일본 목수들과 도면을 보며 순서대로 조립해 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프리컷 가공된 구조재와 부자재로 도면대로 작업하여, 목표 기간 내 일정대로 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번 히노끼 프리컷 쇼룸의 기획의도는 스기, 히노끼 내장재를 사용한 목질 공간을 만들어 국내 소비자에게 그 매력을 소개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양국 목수간의 기술 공유 가능성도 테스트해 보고 싶었습니다. 완성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한일 양국이 협동해 가는 과정 역시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인 의도로는 첫째, 구조 모델을 입구 근처에 배치하여 길을 지나는 일반인들도 유리창 너머로 내부 구조를 보며 흥미를 끌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둘째, 입구 근처에 큰 히노끼 기둥을 설치하여 매장에 들어온 순간 바로 히노끼의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도록 배치했습니다. 세번째, 국내에서는 일본 목재라고 하면 히노끼 및 옹이가 없는 자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 스기재 및 옹이가 있는 자재도 사용 장소 및 도장 방법에 따라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표현했습니다. 이번 쇼룸에 사용된 자재를 소개하자면, 히노끼 및 스기 보재의 존재감을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또한, 일본 내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히노끼 화실용 기둥(옹이 없는 상소절)의 매력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180각, 150각 기둥이 프리컷 가공기에서 가공 가능함을 국내 업계 관계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루바의 가공방법이 다양하게 있음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설계 요점에 대해서 말하자면, 독립된 구조체를 중심에 두고 기존 벽과 가구까지 확대함으로써 공간 전체에 통일감을 부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목조 공간을 현실적으로 연상할 수 있고, 천장에 고저를 두어 공간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실제 벽에 구조벽을 설치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볼트를 사용한 접합부를 늘리거나 천장과 벽 위치를 고려해서 구조체 전체의 강성 균형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특히, 구조 모델에서는 한국의 차세대 에너지 절감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단열재 성능 향상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두꺼운 벽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X4 공법의 경우는 204나 208스터드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축조 구조에서는 추가 단열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극단적인 추가 단열 방식(일본의 북해도 사양)을 제시함으로써 축조 공법과 프리컷 기술 품질의 우위성과 그 순응성을 동시에 표현했습니다. 이번 히노끼 프리컷 쇼룸을 통해 (사)일본목재수출진흥협회는 일본의 프리컷 공법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쇼룸 설계사의 여러 아이디어들이 한국 시장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일본목재수출진흥협회는 앞으로도 국내 기업들과 협업하여 쇼룸뿐만 아니라 프리컷 모델하우스 주택 건설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앞으로 저탄소 사회에 목조주택의 역할, 발전 방향 등을 제시해 나가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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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 PEOPLE] 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 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집을 가꾸고, 밥을 해 먹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존재의 근원이라는 김혜련 작가. 특히, 집이란 따스함과 받아들여짐의 상징으로서의 공간, 갓 태어난 아기같이 천진한 잠을 잘 수 있는 깊고 원초적인 공간이라고 말한다. 방황하던 그녀를 ‘일상’이라는 보금자리로 이끌어준 경주 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이수민 기자 | 사진 김혜련 작가(경주 집), 박창배 기자(상주 집) | 취재협조 서울셀렉션 김혜련 작가는 백 년 된 낡은 고택의 원형을 유지해 고쳤다. 경주 집수리는 시멘트 담 대신 쌓아올린 흙돌담과 나무 대문으로 마무리했다. 집은 물리적, 정신적 쉼터 김혜련 작가를 만난 곳은 경상북도 상주의 한 농가였다. 경주에서 10여 년간 살다, 함께 살고 있는 반려자의 고향인 상주로 얼마 전 이사를 했다. 그녀는 본디 서울 한복판에서 일을 하고 살았던, 도시 사람이다. 그러다 40대 후반 어느 날, 도시에서의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혜택을 모두 내려놓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4년간 시간을 보내고 내려와 경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살았다. 방황하던 자신을 붙잡아 줄 곳이 경주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낀 먼지를 물에 불리고 칫솔로 문살을 닦는 일은 김혜련 작가가 맡았다. 창밖으로 작지만 정겹고 아늑한 마당이 보인다. 경주 집을 고치면서 호사를 부린 것은 벽지였다. 문경의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를 발랐다. 백 년을 지탱해준 집에 대한 감사의 선물이었다. 인간 생활의 기본적 요소로 입는 것(衣), 먹는 것(食,) 사는 곳(住)을 꼽는다. 그중 주住는 편히 쉴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집이란 누구에게나 몸과 마음을 편히 쉬게 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자 정신적 쉼터다. 김혜련 작가에게는 더욱 그랬다. “지인을 몇 번 따라와 본 경주는 아름다웠어요. 시끄러운 자본주의 한 가운데에서 천년의 침묵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고분과 그 위에 자라고 있는 키 큰 소나무, 작은 둔덕 같은 곡선의 무덤가에서 온화함이 뿜어져 나왔어요. 내면의 황량한 자리에 따뜻한 기운이 퍼져가는 게 느껴지더군요.” 벽지로 사용한 문경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는 비단보다 더 부드럽고 우윳빛보다 투명한 밝은 빛을 띤다. 바닥은 콩댐을 했다. 한 번 바르고, 불 때면서 말리고, 다시 바르고 또 닷새 말리고를 다섯 번 반복했다. 김혜련 작가는 방황하던 자신의 영혼을 고요히 눕히고 치유할 곳으로 경주를 선택한 연유를 말하며, 100여년 된 고택을 고치며 살게 된 경주 집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혜련 작가는 좋은 사람들 불러서 밥 먹고, 정원 가꾸고 하는 일상을 즐긴다. 경주의 남산 마을 당시, 살 지역을 경주로 정했지만 마음에 드는 집 찾기는 쉽지 않았다. 김혜련 작가는 집이 마음에 들어도 마을이 편안하지 않으면 그 집이 안온하기는 어렵기에, 마음에 드는 마을을 정하고, 그 안에 있는 집을 찾기로 기준을 잡았다. 그러다 경주의 ‘남산마을’을 만났다. 남산 아래 칠십여 호가 있는 넉넉하고 큰 마을이었다. 낮고 단단한 기와집, 작은 ‘촌집’들이 넓은 산자락에 여유 있게 모여 있는 마을이었다. 구석기 시대의 유물들이 발굴되기도 한다하니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적합한 안온한 땅이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본인이 찾던, 삶의 황량함을 품어줄 장소라 확신했다. 그러고는 마을 안에 한 할머니가 살다 내놓은 낡은 고택을 냉큼 계약했다. “고택을 다시 살려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젊은 날의 혈기가 담긴 어린 생기가 아닌, 희로애락을 겪어낸 시간의 두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생기를 말이죠.” 집을 가꾸고, 그 안에서 밥을 해먹는 평범한 일상이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단련하는 힘이라 말한다. 집을 고치는 방향은 분명했다. 최소한의 개조로 시간의 퇴적층을 유지하는 것이다. 백 년 된 집을 고칠 목수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 새집을 지을 목수는 많았지만, 헌집을 고쳐줄 목수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마침 동네에 낡은 집을 원형 그대로 살려 잘 고쳐놓은 집이 있어, 그 집을 고친 목수를 소개받았다. 경험이 있던 목수라 일이 수월할 줄 알았는데, 과정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십여 년 목수 일을 한 탓이겠지만, 자기 고집대로였다. 그렇게 애를 먹이다가도 목수는 가끔 명언을 해서 즐겁기도 했다. “이런 헌 집을 고치는 일은 손바느질 같은 거예요. 한 땀, 한 땀 하는 거지. 새 집 짓는 거야 재봉틀로 드르륵 박는 것처럼 쉽지, 쉬워.” 백 년 된 집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시멘트로 온통 덧댄 창고들을 철거하고 마당에서 시멘트를 걷어냈다. 집은 원형 그대로의 작고 소박한 모습을 드러냈다. 두꺼운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있던 나무 기둥들에서 칠을 벗겨냈다. 그러자 오래된 나무 특유의 살결이 햇빛 속에 드러났다. 부엌의 그을음 낀 서까래를 닦는 작업은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을음을 걷어내자, 검은 살결이 중생대 거대한 동물의 뼈처럼 단단하고 아름답게 드러났다. 나무는 그을음이 배면 잘 썩지 않는다고 한다. 안방과 건너 방의 천장에 쳐놓은 낮은 방장을 걷어내니 천장에서 쥐똥이 우수수 떨어졌다. 서까래 사이사이에 드러난 부분은 다시 황토로 발랐다. 나무에 낀 오래된 때를 조심스럽게 닦아내자 종도리에 흐릿하게 상량식上梁式(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종도리를 올릴 때 고사를 지내는 의식) 때 쓴 글자가 보였다.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집이 지어진 해와 날이 적힌 글자가 있었다. 집은 1910년대에 지어진 것이다. 집은 험한 세월을 살아낸 생존자, 존귀한 존재였다. 경외심으로 저절로 옷깃이 여며졌다. 상주 집도 곳곳을 고쳐 살고 있다. 주방은 벽을 뚫고 나무틀을 짜 넣은 다음 유리를 대어 바깥 풍경을 그림처럼 담아 즐기고 있다. 손수 담근 된장과 직접 재배한 배추, 갖은 뿌리채소를 우려 맛을 낸 국물 요리로 차린 보양 밥상. 평범한 농가이지만, 사람의 손끝으로 만들어진 식탁, 도마, 격자문살 창틀에서 따뜻하며 단아함이 느껴진다. 집을 고치다 집수리의 첫 번째 원칙이었던, 집의 원형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깨고 편의 위주로 생각한 건 부엌과 화장실이었다. 편리한 부엌과 화장실은 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었다. 부엌은 넓히고 서쪽으로 큰 창을 냈다. 크고 확 트인 부엌을 만들었다. 싱크대나 기타 부엌 시설들을 신경 써서 환하고 견고한 것들로 들였다. 원한 대로 환하고 쾌적한 부엌을 만들었다. 평생의 ‘괴로운 밥 짓기’를 ‘즐거운 밥 짓기’로 바꾸기 위해 최대한 기분 좋은 환경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집을 고치는 일 중에서 직접 한 것은 ‘문 닦기’와 ‘콩댐하기’였어요. 한옥엔 문이 많아 일도 많았죠. 얼마나 오랜 세월 먼지가 끼었는지, 물을 뿌려서 불리고 칫솔로 문살 사이사이를 닦는 일을 며칠 동안 계속했어요.” 이렇게 집을 고치면서 김혜련 작가는 오래된 것들이 지닌 단단한 아름다움에서 느끼는 생기, 소멸해가는 것들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집에 호사를 부린 것은 벽지였다. “백 년을 지탱해준 집에 대한 선물이었어요. 문경의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이 만든 한지였죠. 비단보다 더 부드럽고, 우윳빛보다 투명한 밝은 빛을 띤 한지로 도배를 했어요. 집은 옛 자태를 찾은 듯 은은하고 품위가 있어 보였어요.” 서재에는 책을 좋아하는 김혜련 작가를 위해 반려자가 직접 짜준 책장이 벽을 두르고 있다. 책장 칸칸이 경주 고물상에서 구입한 이색 골동 장식품들이 눈에 띈다. 대문 달고 흙돌담 쌓아 완성 방바닥도 한지로 발랐다. 한지로 장판을 하려면 ‘콩댐’이라는 것을 해야 했다. 두터운 한지에 콩과 생들기름을 7대3의 비율로 섞어 바르는 것이다. ‘문경 한지’에서 콩댐하는 법을 배웠다. 반드시 생들기름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냥 들기름을 쓰면 기름에 절어서 못 쓴다더군요. 색도 너무 짙어져서 은은한 노란 빛깔을 얻을 수 없고요. 평생 기름을 짰다는 상주 은척에 있는 한 할아버지에게 부탁해 생들기름을 짜고, 불린 콩을 곱게 갈아 섞어서 고운 면 주머니에 넣고, 하라는 대로 방바닥에 굴렸어요.” 한 번 바르고 닷새 동안 불 때면서 말리고, 다시 바르고 또 닷새를 말리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다섯 번의 콩댐을 했다. 집수리의 마무리는 담을 쌓고 대문을 다는 일이었다. 무너진 시멘트 담 대신 집과 주변 자연이 어울리는 담을 쌓고 싶었다. 집 뒤쪽에 남아있는 오래된 흙돌담과 어울리게 황토와 돌로 담을 쌓았다. 나지막하게 쌓아 올린 담은 집과 잘 어울렸고, 마을 골목과도 제법 잘 어울렸다. 침실. 상주 집은 한옥이 아닌, 평범한 농가다. 반려자는 한옥을 좋아하는 김혜련 작가를 위해 올 봄부터 작은 한옥 한 채를 지을 계획을 세웠다. 고택과의 첫날 밤 9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때쯤 집은 아름답게 복원됐다. 김혜련 작가는 아무런 짐 없이 이불 한 채만 들고 첫날밤을 맞으러 집에 갔다. “집에 들어섰을 때 넉넉하고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이 나를 품고 있는 듯 안온했죠. 포대기에 싸여 엄마 품에 안긴 아기 같은 기분 같았어요. 그때 내가 그 낡은 집을 왜 그리 좋아했는지, 진정한 이유를 알겠더군요. 무의식적으로 ‘집의 모성’에 기대고 싶었던 거 같아요.” 작가에게 ‘집’은 그녀 안의 아이가 찾던 엄마였던 것이다. 그녀는 자라면서 엄마의 사랑이 늘 부족하다 느꼈다. 그래서 그녀 내면의 아이는 집을 지음으로써 엄마를 찾고 그 안에서 천진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혜련 작가에게 집은 부재했던 모성이고 몸 자체이기도 했다. “물론 백 년 된 집이니 집을 다 고치고 난 뒤에도 계속 고쳐야할 부분들이 생겨났어요. 이곳을 고치면 저곳을 고쳐야하고 저곳을 고치면 고친 이곳을 다시 고쳐야 했죠. 그렇게 집은 저와 함께 늙어갔어요. 다만, 늙음은 퇴락이 아니라 원숙함임을 받아들이면서요.” 거실은 반려자가 직접 나무로 짠 식탁, 독서대, 미닫이문으로 채웠다. 따뜻하며 정갈한 분위기가 멋스럽다. 집을 통해 찾은 평안 “물질로서의 집, 자본주의 시각으로의 집만 생각했던 적도 있었죠. 그래서였는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았지만 외로웠고 결핍을 느꼈죠. 다행스럽게도 집을 가꾸면서 이 오래되고 진부한 일상이 내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단련해 강하게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어요.” 김혜련 작가는 다른 사람들도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품어주는 공간으로 집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밥 해먹고 집 가꾸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 집은, 엄마 품이 그리워 매일 눈물짓던 지인에게 건네주고, 이제는 그곳에서부터 함께한 반려자와 삶의 터전을 상주로 옮겨 생활하고 있다. “경주는 고도의 아름다움이 내재돼 있지만, 사람의 손길이 계속해서 닿는 곳이죠. 반면에, 상주는 자연의 야생성이 아름다운 곳이에요. 투박한 듯 펼쳐져있는 자연 속에서 생생한 정기를 느낄 수 있죠. 게다가 좋은 사람이 많아요. 귀농귀촌을 하러 온, 가난하지만 건강한 젊은이들이요.” 그녀는 상주에 살면서 달라진 게 있다고 한다. “전에는 만났다가 헤어질 수도 있다 여겼는데, 이제는 만남이 소중하다는 것, 관계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 불러서 밥도 해먹고, 정원도 가꾸고, 이런저런 모임을 해요. 이 상주 집에서도 말 그대로 일상을 살고 있는 거죠. 그리고 있는 그대로 주어진 삶, 오는 삶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살고 있어요. 결국 집 안에서 일어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나를 강건하게 만드는 일이니까요.” 상주에 살면서 자연의 야생적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있다. 직접 배추도 키우고, 시래기도 말리면서 일상을 보낸다. 김혜련 작가의 『밥 하는 시간』 일상과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20여 년간의 교사생활을 접고 경주 남산마을에서 백 년 된 집을 가꾸고, 밥을 해먹으며, 자연과 만나는 일상을 담았다. 사소하고 하찮은 일상을 들여다보고 그 진짜 의미를 회복하고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셀렉션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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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 PEOPLE] 집은 엄마의 품, 김혜련 작가의 집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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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보호법, 그 안에 사람은 없습디다
-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외암민속마을(중요민속자료 제236호)은 설화산 남서 자락 구릉지에 자리 잡은 전통 마을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이규정(49세) 마을 대표는 과거 10년간 자영업을 하다 외환위기 때 부도 맞은 적이 있다. 잘 지내던 거래처 사람들도 모두 그에게 등돌려 어디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을 때 그를 안아주는 이는 마을 사람들뿐이었다. 늘 곁에 있어 고마운 그들을 위해 이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그가 하고 있는 일이다.글 박지혜 기자 사진 고경수 기자 취재협조 외암민속마을 041-541-0848 www.oeammaul.co.kr 올해 경주 양동마을과 하동 하회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는 호사好事에 이어 충남 아산시에서는 아산시 소재 외암민속마을의 세계유산 등재 관련 논의가 있었다. 외암마을은 지난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신규 등록됐다. 국내외 문화재, 건축사 관련 인사들이 발제를 맡은 가운데 외암마을의 풍수지리학 상 우수성과 500년 전 조선시대 가옥과 문화가 고스란히 유지돼 왔다는 점 등을 들어 외암마을의 세계유산 등재에 지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 외암마을 53가구 주민들은 없었다. 심포지엄 장소를 나와 찾아간 외암마을엔 이규정 마을 대표가 사무를 보느라 분주한 분위기였다. 이대표는 일부러 심포지엄 자리에 나가지 않았다. 행사를 주관한 목원대학교 산학협력단 측의 초청을 받았음에도 그냥 넘겼다. " 당사자인 주민들을 소외시키고 공무원들 말잔치에 속 터져 방청석에 못 앉아 있을 것 같아 나가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그는 연거푸 말했다."외부에선 우리 마을을 두고 유네스코 등재한다 말이 많은데 정작 마을 주민들은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유네스코란 말조차 모르는 분이 많아요. 주체인 마을 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분명 외암마을 주민뿐 아니라 범국민적 경사이나 마을 주민 입장에서 보면 차라리 등재 안 되는 게 낫다는 말도 나온다. 외암마을은 마을 내 고택인 참판댁과 건재고택이 중요민속자료(각 제195호 제233호)로 지정된 후 2000년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됐다. 민속마을 지정 후 주민들은 각종 행위제한과 가옥의 원형 보존에 발이 묶여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부분은 마을 내 상행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농가소득을 올리는 방법은 외암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 가공품을 방문객 등에게 판매, 유통시키는 것인데 문화재청에선 이를 허용치 않고 있다.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제재가 더 강화됐으면 됐지 더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평범한 논리에서 이 대표는 마을 경제와 주민들의 권익을 염려하는 것이다. '1가구 1일거리'로 살고 싶고 가꾸고 싶은 마을로평일 휴일 할 것 없이 외암마을은 방문객이 줄을 잇는다. 체험학습 나온 어린이와 학생들은 연중끊이지 않는 고정 방문객이고, 그 외 맑은 공기 쐬러 나온 나들이객, 농촌체험마을 운영을 벤치마킹하려는 다른 지역민들… 외암마을은 단순히 역사 속에 갇힌 민속마을이라는 정체성을 뛰어넘어 농촌체험마을 운영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소통시킨다.기와와 초가가 어우러지고 집집마다 어김없이 둘려진 어깨높이의 돌담장이 고불고불 정겨운 골목을 만들어 놓았다. 마을 둘레와 마을 안을 휘휘 도는 물길은 흙과 돌, 나무로 이뤄진 마을에 유柔한 기운을 불어넣고 깃들어 사는 사람 마음까지 촉촉이 적신다. 마치 역사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마을은 현대 마을에선 결코 느낄 수 없는 안온함 그 자체다.구경꾼들은 마을을 돌다가 다리 아프면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 쉬어 가기도 하고 아예 원두막 그늘에 대大자로 누웠는데 외암마을이기에 나올 수 있는 자연스런 풍경이다.이처럼 외암마을에 방문객이 많아진 것은 10여 년 전 농촌체험마을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불씨를 지핀 것은 이규정 대표였다."2001년부터 민박 사업을 시작했는데 당시 전통한옥을 체험한다는 의미에서 재래 부엌과 화장실을 그대로 제공했습니다. 아궁이 불도 직접 때게 했고요. 그랬더니 그 소문이 퍼져 쇄도하던 예약이 뚝 끊기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아무리 전통 체험이 좋아도 불편한 것은 인기가 없었던 거지요. 해서 외형은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하지만 내부는 개조 가능하기에 2003년 민박을 현대식으로 개조했습니다." 그 후 10여 가구에서 운영하는 민박은 문지방이 닳도록 많은 이가 다녀갔고 떡메치기, 솟대 만들기, 두부 만들기를 비롯한 다양한 민속 체험과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 농장 체험 프로그램을 개설해 방문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체험마을 운영초창기에는 주민들과의 갈등도 많았단다. '마을 방문객이 많은 것 같던데 수익이 이것밖에 안 나왔나'하고 불신이 있었던 것. 그 해결방법으로 이 대표는 주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현재 53가구 중 37가구가 체험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데 주민 화합이라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이 대표가 마을 내 농산품 가공 생산을 계획하게 된 것도 이곳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농산물로 하는 장 만들기 체험을 해본 방문객들이 왜 병에 넣어 판매하지 않느냐는 요청이 많았던 것. 현재 문화재보호법으로 민속마을 내 영업행위가 금지돼 있지만 이 대표는 마을 외관을 해치지 않은 선에서 전통한옥 외형에 최신설비를 들인 가공공장 설립을 구상 중으로 이를 건의해볼 계획이다."마을이 잘 유지되려면 우선 주민들이 살고 싶은 마을이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경제적으로 윤택한 마을이 돼야 합니다. 해서 2015년까지 '1가구 1일거리'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가정 경제가 나아지면 문화재청에서 당부하지 않더라도 주민 스스로 마을을 가꾸고 보존하려는 의지가 높아지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 10여 년 전 이 대표가 농촌체험마을을 시행한다 했을 때 정부 사람들은 달갑지않게 여겼다 한다. 문화재 훼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체험마을 프로그램을 적극 권하는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동안 체험마을 프로그램을 통해 민속마을 홍보가 활발히 이뤄졌고 국민들의 민속마을 보존 가치에 대한 인지도 상승 등 긍정적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 관리 위주의 법으로 '우리'를 보호하는 내용은 없다며 한숨 내쉰다. 문화재 속에 오랜 세월 깃들어 살아온 주인인, 주민들의 행복을 보장해주는 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논의도 주민에 대한 예의를 갖춘 후 진행돼야 옳다고 말한다. 그럴 때 주민들도 적극 참여하게 될 것이다. "이곳은 어릴 적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좀 변했어요. 농업이 인기 없어지고 산업화되면서 마을 사람들도 인심이 팍팍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살기 어려워져서 그러지요. 농지라 해봐야 크지 않고 품 팔아 사는 형편들이라 가난을 면치 못합니다. 그나마 매해 35만 명 정도 손님이 들어 일부 농가 소득으로 돌아가니 형편이 풀리는 가구도 있습니다."이 대표는 5대째 외암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다. 과거에는 대소가大小家를 이루며 살았는데 지금은 두 가구 남았다. 집안 행사가 있는 날이면 어린 이규정은 "오늘 저희 집으로 식사하러 오세요"하며 돌담길을 한 바퀴를 돌았다. 정겨웠다. 그런 과거 어느 시점의 마을 풍경이 되살아났으면 하는 꿈도 꾸어본다.온갖 시름이 씻기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외암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오는 길, 한 집 처마 밑에 걸린 '식혜₩1,000'표지판이 쓸쓸해 보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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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보호법, 그 안에 사람은 없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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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황토 미장, 마무리 그리고 입주하기
- 자는 한옥은 우리네 살림집의 전형이라고 단호하게 외친다. 특히 나무와 황토의 절묘한 궁합으로 지어진 집에서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 신비한 느낌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사람은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어 회색빛 도시에서 젊음을 다 보내고 나면 노후에는 흙과 더불어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것을 실천할 용기를 가진 사람은 소수다. Denken ist Sein! 본지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내세웠던 '생각하는 것이 곧 존재하는 것'이라는 명제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오늘이라도 값이 오르길 기다리며 움켜쥔 아파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떠나면 그만이다. 필자가 덕유산에서 손수 집 지은 이야기는 이제 종착역에 다다랐다. 벽과 바닥 마감 작업을 끝으로 18회에 걸친 연재를 맺는다.글 황인찬 귀촌한 지 8년을 넘기면서 이제야 나도 자리를 잡은 듯하다. 초기에는 집 짓다가 세월 다 보내고 그 다음엔 돈을 벌어야 하니 몇 개월씩 남의 집 지으러 다니며 세월 보내다가 어느 날 문득 더 이상 집을 비우고 돌아다니지 말자고 결심하고 소목을 시작했다. 소목을 할 수 있는 힘은 지난 호에 쓴 것처럼 창호를 다섯 달 동안 짜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데서 나왔다.옛날 한옥을 해체하면서 나온 고재古材를 가공해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고재는 휘어진 것도 많고 못도 많을 뿐 아니라 먼지도 많아 도시 공방에서는 도저히 다룰 수 없다. 치목의 원리를 철저히 배운 덕에 고재를 가지고 심지어 혼수가구 일체를 제작해 납품한 적도 있다. 혼자서 365일 매일 일을 해도 주문량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바쁘게 일하다 보면 이 산골에서 어쩔 때는 사나흘 사람 그림자를 구경 못할 때도 있었다.그러다가 강원도 한옥학교에서 지도교수로 초빙을 받아 대목 양성을 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한 사람이 대목과 소목을 동시에 가르치는 '덕유산 한옥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교육생들에게 한옥 대목으로 자신 있게 대한다. 왜냐하면 한옥 목수 중에 자기 집을 한옥으로 직접 짓고 살아가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대목들이 모두 서울 강남의 아파트에서 살아간다. 피해갈 수 없는 황토벽 갈라짐2005년 3월 초 창호 짜기를 중단했다. 이미 지난 호에서 이야기한 대로 창호는 두 겹으로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입주'라는 중대 사건(?)이 코앞에 닥쳤기에 바깥쪽 여닫이 문들만 완성해 놓고 일단 창호 짜기를 중단한 것이다.그 때까지 경첩을 달아서 고정시킨 것들은 네 군데 판문과 대청마루 앞 커다란 유리창뿐이고 나머지는 비닐로 가려두었다. 창문을 달 수 없었던 것은 아직 황토벽과 황토 방바닥 공사가 시작 전이기 때문이었다. 창호가 달려 있으면 황토벽 공사 때 방해되고 더러워질 염려가 있다. 대청마루를 지나 사랑방으로 들어가는 문도 황토방바닥 작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황토 미장할 때 중요한 것은 나무 골조가 드러나게 시공해야 한다. 그래야 한옥의 아름다운 짜맞춤 공법이 드러나서 멋이 산다. 그래서 벽 두께를 결정할 때 미리 기둥과 창방이 노출되도록 미장 마감을 계산해야 한다.황토벽은 마른 상태에서 겨울을 지나면서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있었고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금이 가 있었다. 아무리 짚을 썰어 넣고 잘 반죽을 해도 흙은 서로 잡아당기는 점성 때문에 갈라지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어떤 이는 시멘트를 섞기도 하고 모래를 섞기도 하는데, 우리가 했던 황토벽 마감공사는 갈라진 틈으로 미장재가 들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다. 이건 내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운 것이다.2004년 가을 황토벽 작업이 끝나고 건조되는 과정을 지켜보던 우리 부부는 당황했다. 황토벽이 갈라지는 것은 고사하고 심지어 덩어리째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추워지기 전에 동네 할머니 두 분을 모셔다가 품삯을 드려 갈라진 틈을 전부 메웠다. 3일 이상 했던 것 같다.그런데 작업 일부는 헛수고였다. 집사람과 할머니들은 갈라진 틈을 두껍게 메울수록 좋은 줄 알고 벽에 댄 각재보다 더 튀어나오게 메운 것이다. 또 벽과 벽이 만나는 안 모서리 부분은 둥그렇게 메워 놓았는데, 나중에 황토 미장을 할 때 이 메워놓은 것들을 일부러 떼어내는 이중 일을 했다. 벽이란 것은 방바닥도 마찬가지지만 평평해야 한다.코너는 직각이 돼야 하고. 우리는 벽 미장이 마무리됐을 때 기둥을 1㎝(3푼)만 노출시키기로 했기에 그 이상 튀어나온 황토는 털어내야 했다. 좋은 재료 선정이런 우여곡절을 겪고 난 다음 추운 겨울이 지나고 해토되기 시작한 3월부터 황토벽 마감공사를 시작했다. 이제부터 이야기하는 내용은 집 짓기 중 가장 신중한 선택이었음을 미리 밝혀둔다. 황토벽 쌓기와 구들공사에 들어간 황토는 모두 근처에서 구입한 것이어서 믿을 수 있지만 황토 미장재는 업체가 특별한 공법으로 개발한 것을 사는 것이 좋다. 지금 황토 미장재 판매 업체는 수백 곳이 넘는다. 지난번 언급한 것처럼 생산공장을 직접 방문해 보지 않고 황토에 무엇을 혼합해 갈라지지 않는 미장재를 만들어내는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 믿지 못하는 것이 병이라 비난해도 할 수 없는 일!일생에 단 한 번인 집 짓기에서 유해성분이 섞여있는 황토 미장재를 사용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운 좋게도 나는 목수를 하면서 믿음직한 업체를 알아 두었다. 경남 함양군 함양읍 근처에서 10여 년 전부터 황토 미장재를 개발해 온 이 업체 사장은 모든 재료를 천연 유기질 성분을 사용해 만든다. 황토의 갈라짐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사용한 삼에서 추출한 수사, 미역, 닥나무 껍질, 맥반석 등 12가지를 혼합하는데 그 분도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다 몇 년 전 마침내 성공해서 지금은 상당히 주목받고 있다. 전부터 아는 사이라 해도 절대로 가격을 깎아주는 법도 없지만 오로지 천연재료만 사용했다는 것 때문에 다른 데보다 가격이 비싼 듯해도 기쁜 마음으로 구입했다. 이 업체에서 파는 미장재는 황토바닥재까지 합치면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황토미장재, 마감재, 황칠, 풀물, 방바닥마감재다. 벽은 작업이 쉬운 재료로, 방바닥은 좋은 재료로황토 미장은 시멘트 바르는 법과 비슷하다. 봉투에 들어 있는 황토(젖은 상태)를 곱게 이겨서 벽에 1㎝ 정도 두께로 바르고 철물점에서 파는 모기장보다 간격이 훨씬 큰 파란 망이나 삼마대(녹화마대라고도 함) 망을 벽의 크기에 맞게 잘라 대고 다시 흙손으로 문지르면 흙이 삐져나오면서 착 달라붙는다. 우리 집은 벽 안쪽과 바깥쪽 모두 황토미장을 했는데 거의 1주일 걸렸다. 전 해에 시공한 황토벽이 완전히 건조된 데다 봄볕과 바람 때문에 황토 미장재는 하루면 말랐다.벽이 마무리된 후 방바닥 공사에 들어갔다. 방바닥은 미장재를 2~3㎝ 바른다. 방바닥에는 먼저 파란 망을 깔고 미장한 다음 삼마대 망을 깔고 흙손으로 문지른다. 벽은 일하기 쉬운 재료를 쓰고 방바닥은 더 좋은 재료를 쓰는 것도 요령이다.미장은 입주 시기를 맞추기 위해 미장공들에게 맡겼다. 뒷일 하는 사람도 읍내 용역회사에서 구했다. 그럼, 왜 지금까지는 그렇게 혼자서 일을 다 하더니 급하게 일꾼들을 사서 마무리했는가 하고 누군가 물을 것 같다. 그 답은 이렇다.집 짓기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입주 시기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애초 2004년 5월에 입주해야 했다. 당시 함양에서 전세로 살고 있었는데 5월 말이면 만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혼자 집 짓기를 시작했고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식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집 짓는 아래동네 비어있던 집에서 1년 더 남의 집 살이를 시작했다. 그리고 4월 말 입주 예정으로 황토벽 공사를 정신없이 시작했는데 갑자기 살던 집이 팔린 것이다. 부산에서 온 이들이 우리처럼 시골생활을 하려고 다니다가 이곳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우리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4월 15일까지 집을 비워 달랬다.보름을 앞당겨 입주해야 하니 남의 손 내 손 따질 것 없었다. 이웃들은 방 하나만 꾸미고 들어가 살면서 마무리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집이 마무리되려면 수도 배관, 전기 배선, 화장실, 부엌, 싱크대 등이 마무리 돼야 하는데 일의 절차상 앞당길 수 없는 것이다.집을 지으면서 쉽게 되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그 때만큼 황당한 적도 없었다. 때문에 다른 시공과정은 직접 사진도 찍으며 기록을 남겼으나 이때는 그럴 여유가 전혀 없었다. 손수 짓는다고 재료비 덜 드나?황토벽과 방바닥 미장 작업을 하면서 화장실 설비와 난방 설비를 직접 했다. 황토벽미장을 미장공들에게 맡겼으니 감독하면서 나는 이런 일들을 마무리한 것이다. 아내는 화장실 세면기와 변기 그리고 타일 등을 좋은 것으로 하고 싶어했지만 그렇게 해주지 못했다. 건축주인 마누라는 돈이 자꾸 들어간다고 잔소리(?)하면서도 화장실과 싱크대를 고급으로 했으면 하니 여기서도 건축주와 업자 간의 갈등이 있었다.건축주는 집을 지으려고 계획하면서 온갖 좋은 집을 다 구경 다닌다. 예를 들어 건축비가 1억 원이 들어간 A가 마음에 들어 마음속으로 그 집을 그리면서 업자에게는 6천만 원에 A처럼 지어달라고 요구한다. 업자는 그 돈 한도 내에서 집을 지어줄 수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사를 맡을 욕심에 계약을 하고 집 짓기를 시작한다. 공정이 절반쯤 넘어서기 시작하면 업자는 서서히 돈을 더 요구하게 된다. 그렇다고 건축주가 이제 와서 그만둘 수도 없다. 업자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도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갈등관계가 깊어지면서 건축주는 병을 얻기도 한다. 좋은 집을 싸게 지을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 양자 간 갈등 없이 즐겁게 집 지으려면 손수 해결하는 수밖에.집사람는 내가 직접 집을 짓는다니까 돈이 아주 적게 들 줄 알았나 보다. 하지만 재료비를 빼먹을 수 없는 노릇인데, 돈 많이 들어간다고 얼마나 잔소리를 들었는지 모른다.그러면서도 화장실과 부엌 살림은 최고급으로 해달라니! 텔레비전에 연예인이 나와서 선전하는 아파트나 가전제품을 보면 어찌 욕심나지 않겠느냐만, 우리는 시골에서 살림집을 짓는데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시골엔 방 한 칸의 배려가 있다미장공들이미장을마치자4월5일이되었다. 입주전열흘남았다. '보름만더여유가 있으면'하고 애가 닳았다. 미장을 마치자 나는 그 위에 황토 마감재와 황칠을 해서 말끔하게 마무리했다. 황칠 성분 속에는 미역 삶은 물, 돼지뼈 삶은 물 등이 들어가 있어서 미장한 면을 매끄럽게 해주고 나무와 결합되는 부분에 침투해 1년 후에도 틈이 거의 벌어지지 않았다.방바닥은 1차 미장 후 다섯 번의 공정을 더 거쳐야 하는데, 다시 마감재를 바르고 삼베를 깔고 방바닥용 황칠과 풀물 그리고 마감재를 두 번 칠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세심한 과정을 거쳐서 완성되었기에 지금까지도 거의 하자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니까 누가 황토집을 아주 싸고 쉽게 할 수 있다고 권하거들랑 그 꼬임에 넘어가지 마시라.일이 끝나자 대청마루에 대패질을 하고 다락 마루 등 청소부터 했다. 이삿짐을 들인 후 대패질을 하거나 청소를 하면 그 먼지를 다 뒤집어 쓸 것은 뻔하다. 화장실 설비를 마치고 나니 이사가 시작됐다. 일단 사람이 살아야 하니 임시방편으로 창에는 비닐을 설치했고 부엌 대신 다용도실에 임시로 낡은 싱크대를 들였다.4월 15일에 이사를 왔지만 밤에는 바깥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창의 비닐이 냉기를 막아주지 못했고 전기도 늦어졌다. 전열선 배선을 위한 공사는 황토벽 각재 작업을 하면서 다 해 놓았지만 조명배선은 전기업자가 해주기로 했는데 바쁘다고 미루더니 결국 이삿날까지 날짜를 못 맞춘 것이다.아들 녀석은 폐렴 직전까지 가는 감기를 앓아 도저히 그 썰렁한 집에서 잠을 잘 수 없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마침 아랫집에 사시는 할아버지 댁에서 잠만 자기로 했다. 아랫집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우리와 가족처럼 지내는데 우리는 객지에 와서 적적하고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 내외는 자식들을 다 도회지로 보내고 쓸쓸하던 참에 자식 같은 이웃을 만난 것이다.입주 후 댓새가 지나서야 전기공사가 끝났다. 전기가 들어오고 보일러가 돌아갈 때까지 나는 부리나케 창문들을 달았다. 어서 빨리 우리 식구를 이 집에서 재우려고 노심초사 애쓴 생각을 하면 지금도 쓴웃음이 난다.4월 28일 여닫이문에 유리창이 끼워지자 비로소 우리 집에서 첫 밤을 지내게 됐다. 몇 년간 고군분투한 걸 되짚어보면 정말 설레고 뿌듯해서 잠도 설쳤을 법한데 그간의 피로에 눌러 우리 세식구는 다음날 아침 늦게까지 곯아떨어졌다.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집 짓기는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끝이 보일 것 같으면서도 좀체 보이지 않는 것이 집 짓고 꾸미는 일이 아닌가 싶다.2003년부터 3년간 손수 집 지은 이야기를 이제 마친다. 그동안 부족한 글을《전원주택라이프》에 연재하면서 우리 한옥 살림집에 대한 철학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고, 본인의 삶을 정리할 수 있어 행복했고 감사하다. 관심을 갖고 읽어주셨던 독자께도 그 깊은 성원과 격려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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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황토 미장, 마무리 그리고 입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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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우리 집 창호 이야기
- 우리 집 창호는 특별한 것도 없고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손수 찍은 사진들도 사진작가처럼 연출을 잘 하지도 못하고 창호 모습과 집이 어떻게 어울리는지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다만 한옥의 얼굴과 표정이자 화장이라 할 수 있는 창호를 5개월 동안 직접 제작했다는 행복감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팔불출이란 소릴 들을지언정, 우리 집 창호를 소개한다.글 황인찬 여름이라 대청마루에 안창을 열어놓은 모습 1 . 안창은 대개 여닫이든 미닫이든 용자문이다. 바깥창이 세살문일 경우 안창까지 문살이 많으면 채광 문제도 있고 답답해 보인다. 전통적인 네짝 여닫이문으로 계획했는데 안사람이 관리가 어렵다면서 집 앞 확 트인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통유리를 해 달랬다. 하지만 한옥에 통유리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이렇게 거대한 문살을 넣었다. 통유리만 하면 환기에 문제가 있어 결국 양 옆에는 쪽문을 달아 여름에는 열어놓는다. 물론 모기장도 나무로 문처럼 제작했다.통유리는 투명과 녹색을 섞은 복층 유리인데 시스템창호같이 완벽한 진공상태가 아니어서인지 단열이 잘 되는 것 같지 않다. 해서 우리 집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이런 식보다는 바깥으로 시스템창호를 설치해 완벽히 단열하고, 안에 네짝 한옥문을 달라고 권하기도 한다. 모양은 좀 없을 테지만 하도 "난방" "단열"하니.이야기가 곁가지를 치는 것 같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겨울 추위와 함께 여름 더위를 어떻게 이겨나갈지 대비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지중해 연안의 나라들에서 여름의 혹독한 더위를 이기기 위해 그들이 마련한 공간에 대한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 섭씨 40도까지 오르는 무더위 속에서도 집 안에 들어가 있으면 시원했던 에스파냐 안달루시아 지방 어느 주택에서 보았던 중정中庭이 그 좋은 예다.한옥의 대청마루 역시 여름 더위를 식히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공간이다. 대청마루를 설치하면 4월부터 11월까지 생활이 가능하고 나무난로에 의지해 한겨울에도 마루에서 지낼 수 있다. 한옥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내부 문들우리는 겨울이면 부엌 옆에 있는 작은 방으로 이사(?)한다. 그곳은 겨울공간으로 불 때는 구들과 보일러가 동시에 설치됐다. 안사람의 해석으로는 "이다음에 우리 부부가 늙어 꼬부라지고 힘 없어지면 밥 해 먹고 생활할 공간"이란다. 지금은 하나 있는 아들 녀석이 공부하고 텔레비전 보면서 엄마와 함께 지낸다.부엌문은 세살의 변형된 형태의 문양으로 문의 크기에 따라 만든 것이다. 하나로 만들자니 너무 넓어서 옆에 쪽문을 다시 하나 만들어 평상시에는 큰 문 하나만 사용하다가 유사시에는 두 쪽 다 열 수 있다. 8㎜ 투명유리를 끼웠는데 상당한 무게여서 경첩을 아주 튼튼한 놈으로 달았다. 나중에 경첩에 대해 다시 이야기할 것이다.부엌문 위쪽에 가로로 긴 장방형의 공간이 생겼는데 그냥 막아버리자니 아까워 잿빛 유리를 끼운 고정된 세살문으로 설치했다. 바로 요런 맛이 손수 창호를 짰기에 가능한 것이다.아이들 방에는 세살문처럼 문살이 촘촘하면 기운을 차단시키고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 문살이 비교적 넓으면서도 다양한 문양을 연출하는 아자살문으로 설치했다 2 . 문제는 창호지를 늘 손가락으로 뚫어놓는다는 것이다.문 안쪽에는 갑창(벽 속으로 쏙 들어가는 미닫이)문으로 하나 더 설치할 계획인데 아직 손도 못대고 있다.부엌문과 마찬가지로 아들 방문 역시 위쪽에 생긴 작은 공간에 문살이 들어간 잿빛 유리창을 설치했다. 창호지를 바를까 했는데 뗄 수 없는 문에는 창호지를 바르는 게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결국 아내의 주장에 따라 이런 문에는 다 유리를 설치했다. 장식과 환기 효과, 다락 창문대청마루 쪽으로 나있는 다락 창문은 다락에 있던 아이가 문 열고 엄마 아빠를 부를 때 제격이다 3 4 . 대들보와 중보 사이에 있는 공간을 모두 문으로 만들었다. 어차피 막아야 하는 공간인데 문을 설치하니 장식도 되고 환기도 되고 일석이조다. 대청마루 쪽에는 미닫이문 한 겹만 설치했고 외벽 쪽에는 여닫이와 미닫이 두 겹으로 설치했다.대청마루에서 건넌방 서재로 들어가는 네짝문이다 4 . 네 짝을 짜는 데 일주일 걸렸다. 아마 저런 식으로 목공소에 주문하면 짝당 50만 원 호가한다. 문 안쪽에 네짝 미닫이문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문의 모양은 바둑살과 아자살이 결합된 형태인데 우리 집에 어울리겠다 싶어 이렇게 짜보았다. 만일 가운데 아자살을 팔각으로 했을 경우에는 또 다른 멋이 있을 수 있다.화장실 문은 판문이라고 부르는데 대개 부엌이나 창고에 사용한다. 사실 나도 문을 너무 많이 짜다 보니 실증이 나서 화장실 문은 그냥 사다 달려고 기성문 집에 가서 알아보는 동안 생각이 싹 바뀌었다. 값이나 제품보다는 우리 집 분위기와 전혀 어울릴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급 자재로 판문을 만들었는데 안에 불이 켜져 있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안방 다락 창이다 5 . 열고 닫지 못하는 고정 문인데 모두 사각으로만 하면 싫증이 날 것 같아 팔각창으로 설치해보았다. 고정 문이어서 역시 투명유리를 끼웠다. 이 다락은 드레스룸으로 사용하는데 그 외에도 쓸모없어진 선풍기 등등이 다 올라가 있다.마지막으로 안방 문은 서재 문과 같은 모양이지만 내실이라서 좀 더 촘촘한 살을 넣었다 6 . 대개 내실은 팔각 문양이 있는 분합문으로 하는데 우리 집에는 통일성을 기하느라 바둑살과 아자살의 결합된 문양으로 했다. 비바람 막아주는 듬직한 판문현관문은 대문 형태로 제작한 것인데 이것 하나로는 난방이 안 돼 결국 안에 국적불명의 유리문을 미닫이로 한 겹 더 설치했다 7 . 대문의 판재는 다락을 깔고 남은 것으로 사용했고, 문울거미는 무절 홍송을 사용했다. 여기에 들어간 경첩 값만 해도 10만 원은 족히 넘을 것이다.대청마루 뒤편에 있는 판문은 쪽문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대청의 통풍을 위해 꼭 필요하다 8 . 문 위쪽 통유리창으로 덕유산 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마치 동양화를 걸어놓은 것같이. 흙으로 막아버리지 말고 유리창으로 하자고 아이디어를 낸 것 역시 안사람이다. 결국 나는 업자(?)로 전락해 버리고 아내가 집주인이 되었다.외부로 나 있는 부엌 출입문이다 9 . 역시 판문으로 제작했고 안쪽에 또 한 겹 유리창문이 있다. 그 가운데는 모기장문을 설치해 여름에 사용했다가 겨울에는 떼어낸다.부엌 뒷문이다10. 이 문으로 들어가면 다용도실이고 그곳을 지나서 부엌이 나온다. 이 문은 키 작은 나도 자주 부딪치기 쉬운 아주 낮은 문인데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낮아야 한다. 역시 판문으로 제작했다. 판문들에는 비나 눈이 들이치기도 해서 식물성 기름을 수없이 발라주었다. 나무에 페인트나 락카, 니스를 칠하면 목재가 숨을 못 쉬게 되어 겉은 멀쩡한데 속에서 썩어 나온다. 따라서 숨쉴 수 있는 천연 식물성 오일을 발라주면 나무의 색도 바래지지 않고 빗물이 침투되지 않아서 오랫동안 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나무집을 지으려는 이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외기로부터 보호와 운치 살리기 위한 겹문부엌 창문은 오로지 주부를 위한 배려다11. 부엌 자체가 독립돼 있는 것도 그 동안 집 짓기가 남성 위주였기에 부엌은 그저 거실 한 쪽에 싱크대를 놓는 것으로 끝났지만 우리 집에서는 안사람의 집요한 요구로 부엌이 가장 아름답게 꾸며졌다. 싱크대도 직접 제작했다12. 우리 집에 오는 여성 손님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이다. 싱크대 옆에는 아내의 지시(?)로 만든 찬장이 보인다. 이것은 앞에서 소개한 부엌 옆에 딸린 방과의 분리를 위해 만들었는데 분리되면서도 답답하지 않도록 찬장의 가운데 칸은 비워 두었다. 이 놈은 이웃동네에서 해체하는 한옥에서 얻어온 50년 이상 된 소나무로 짠 것이다.아들 녀석 방의 창문이 바로 세살문의 형태인데 네짝문이다13. 보통 가운데 두 쪽만 열고 닫고 나머지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채광을 위해서 문을 넓게 만든 것이다. 대신 아래위 길이가 짧다. 밖에 세살문은 여닫이로 유리를 끼웠고, 안쪽에는 용자살문으로 네짝 여닫이로 만들었다. 미닫이로 생각했는데 짜다 보니까 착각하는 바람에 그냥 여닫이로 만든 것이다.아들 녀석 방 옆면에 있는 창들은 모두 세살 여닫이문이고 위쪽 다락방 문은 들창문이다14. 돼지 들창코처럼 들어올리는 문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들창문 안쪽에는 용자살 여닫이문으로 한 겹 더 설치했다.이렇게 우리 집 모든 창호는 외부로는, 비바람이 들이쳐 창호지가 상하는 단점을 보완하려고 유리나 판문으로 하고 내부 창호에만 창호지를 발랐다. 경첩을 달아야 문이 된다경첩 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겠다. 전통 한옥 문에서 경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대개 목공소에 맡기면 돌쩌귀라는 경첩으로 간단하게 설치하는데 그게 나중에 잘 맞지 않아서 애 먹을 수 있다.우리 집 모든 문은 경첩 다는 데 심혈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금도 서울 황학동에 가면 경첩을 많이 만들어 파는데 좀 더 잘 만들고 싼 곳이 없나 하고 뒤져 보았지만 마땅치 않았다. 그러던 중 건축박람회에 가서 '거성옛날장식'이라는 업체를 만났다. 정말 모든 게 깔끔하게 처리됐고 도색도 훌륭했다. 그곳을 알게 된 인연으로 거의 150만 원어치의 경첩과 문고리 장식 등을 구입해 문을 달았다. 적극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인터넷으로도 구입할 수 있고, 카탈로그를 보내달라고 해서 자기 집 문에 맞는 것을 골라 달면 된다.다만 경첩 다는 것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문을 아무리 잘 짜더라도 경첩을 잘 못 달면 헛일이다.다음 호에는 황토 미장하는 법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쉬워 보여도 역시 초심자에게는 재료 사용법부터 어렵게 느껴지고,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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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우리 집 창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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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만난사람] 하늘과 땅의 물감으로 옷 짓는 여인 - '황토산방' 최정희
- "비싸고 고급스로운 물건은 우리 집에 오면 푸대접 받아요. 안 어울리기 때문이죠. 대신 보잘 것 없고 세상에서 싸구려 취급 받는 물건은 이곳에 아주 잘 어울려요." 볼품없어 보이는 존재물에게 제자리를 찾아줘 그 진가를 발휘하도록 만드는데 특별한 재주가 있는 최정희 씨는 이곳 양평 지평면 황토산방에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비로소 찾은 기분이다. 전원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취미로 시작한 천연염색이 지금은 어엿한 업으로 발전해 그의 토담집은 옷 짓는 공방이 되었고 그는 생활 한복 디자이너로 변신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문턱 최정희 씨의 살림집이자 작업장인 황토산방을 찾아갔다.글 박지혜 기자 / 사진 서상신 기자판문을 활짝 열어젖힌'황토산방黃土山房'에 깃들인 것은 땡감, 쪽풀, 황토로 물들인 오색 창연한 빛깔. 게다가 토담집 흙에서 나오는 자연의 향기. 그 속에 깃들어 자연을 닮아가는 아주머니의 푸근함과 그리움.서울에서 두물머리를 지나 6번 도로를 타고 지평면으로 진입, 읍내를 벗어나 기다란 모시 천을 깔아놓은 듯 너울너울 춤추는 산 엉덩이를 얼마간 밟고 여주 북내로 가는 345번 도로 초입 좌측으로 황토산방이라는 이정표가 반갑게 얼굴을 든다. 아스팔트길에서 언덕 위로 올라서니 확 트인 농촌 마을이 소설'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Wonderland)라도 되는 듯 평화롭게 펼쳐진다.20대 초반에 시집 온 후로 딸 셋, 귀하게 얻은 막내둥이 아들 하나 낳아서 자식들 뒷바라지와 남편 내조로 젊은 날을 다 보내고 정작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었던 최정희 씨. 황토산방은 그런 그에게 지난날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신기루 같은 신세계新世界를 열어준, Wonderland(원더랜드) 같은 존재다.서울여자, 토담집을 리디자인하다14년여 전 남편이 뜬금없이 시골에 헌 집 하나 샀다고 말했다. 따라가 보니 정말 다 무너져 가는 허름한 토담집. 머리에는 바람 불면 금세라도 날아갈 듯한 너와를 이고 부엌은 옛날 방식 그대로 외부에 놓이고 난방은 아궁이에 불을 때는 구들 방식으로 볼품없는 데다 불편해 보이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그걸 본 최정희 씨는 속으로'아, 바로 이거야'라며 쾌재를 불렀다고 한다."나도 모르겠어요. 무의식적으로'그래 이거야'하는 긍정의 메시지가 튀어나왔어요. 그 시골집이 그동안 잠자고 있던 잠재의식 속의 무 언가를 일깨웠던 거예요." 조용한 자연으로 둘러싸인 집에서 그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자신도 그제야 알았던 것이다. 그는 서울 아파트 살 때에도 남과 어울려 지내기보다는 산으로 들어가 산책하면서 자연물을 수집해 오는게 취미였단다. 산에서 가져온 나뭇가지와 돌 등으로 베란다에다 원두막 모양의 공예품도 만들면서 그만의 창조적인 세계를 펼쳤다.그녀는 남편한테 "이 집 수리는 내가 하겠어요"라고 툭 던지고 목수와 미장이 도움을 얻어 자신의 설계대로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기존 마루에서 전면 외부 부엌이 있는 방향으로 공간을 연장해 거실을 넓히고 부엌을 실내로 드렸다. 토담이 부엌까지 아우르면서 전면으로 일보 전진해 완벽한 ㄱ자형 건축물이 되었고 천장이 낮아 내부가 답답해 보이는 것을 감안해 창도 많이 내었다. 방 두 곳과 거실은 구들 대신 보일러 설비를 해 편리하도록 하고 방 하나는 구들을 그대로 남겨두어 몸이 안 좋을 때나 한겨울 몸을 지지고 싶을 때 불을 때 사용한다. 방바닥에서 나온 구들장은 버리지 않고 마당에 깔아 조경석으로 꾸며놓았다.폴짝폴짝 널뛰기 하던 지붕재 너와는 몇 년간 그대로 쓰다가 남편이 저세상으로 떠난 후 기와를 새로 얹었다. 지붕을 바꾸었을 뿐인데 집의 표정이 사뭇 달라졌다. 수수한 토담집이 오랜만에 목욕하고 머리에 기름칠 했다고 할까.전원에서의 새로운 인생... 천연염색과 옷 짓기"취미가 없으면 전원생활이 무료해요. 이곳에 잘 적응해서 살려면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해요." 최정희 씨는 스스로도 인정하는 솜씨를 살려 황토와 감, 쪽풀, 한약재등으로 물들이는 천연염색과 그 천으로 생활 한복을 만들기 시작했다.그오랜세월어떻게잊고살았을까. 그의스승은어린시절어머니였다.어머니가 손수 옷을 해 입히던 시절로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서 어머니가 작업하시던 모습, 그 옆에서 조막손으로 도와주던 일이 고스란히 피부 밑으로 녹아있어 자연스럽게 손끝으로 번져 나왔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도 한번 배우면 남들보다 탁월하게 해내는 재주가 있다는 그는 천연염색에는 자신감이 있었고 옷감을 만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다채로운 의상을 디자인해 내었다.양평에 온 후로 손수 만든 생활 한복만 입고 다닌다는 그는 옷을 입고 읍내나 서울로 나들이 가면 어김없이 지나가는 사람이 붙잡았다고."실례지만, 이 옷 어디서 했어요?" 그런 사람들에게 처음 3년간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취미도 즐기고 소득도 생기면 더 일이 재밌겠다 싶어서 손수한 것임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러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말은 "내 것도 하나 만들어 줘요"였다.한 사람이 옷을 해 입으면 그걸 본 다른 사람이 옷을 해 달라 하고 또 그 손님을 통해 다른 사람이 손님이 되고… 입소문을 타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최정희 씨의 옷을 입겠다는 손님들로 황토산방 문지방은 윤이 돌기 시작했다. 단골도 하나 둘 생겼다. 생활 한복은 한번 입어본 사람이 계속 찾게 되어 계절별로 용도별로 때에 맞게 옷을 맞춰 입는 이가 많다고 한다.어릴 적 어머니가 만든 옷을 입고 동네로 나가면 아주머니들이 깜짝 놀라는 눈으로 다가와 한 번씩 옷을 만져보곤 하던 그 때 그 까닭을 그는 옷을 만들면서 새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천연염색한 천의 빛깔이 고운 데다 보통 바느질 솜씨가 아니라고 칭찬하는 몸짓이었다. 그 어머니의 솜씨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이다.마음으로 한 땀 한 땀이번 여름만 해도 주문이 많아 쉴 틈이 없었다는 그는 황토산방을 홍보하거나 손님을 끌기 위해 따로 한 일이 없다. 그런데도 해가 갈수록 손님이 늘고 일감이 늘어 딸들이 "이 불황에 울 엄마 대단해~" 하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홍보가 대단한 거예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내가 만든 옷이 아니라'내 마음이 담긴'옷이지 않을까 싶어요." 자연을 벗하며 사는 최정희 씨의 라이프 스타일이 의상에 녹아든 데다 그의 마음과 정성이 더해져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가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그런 가치를 공감하는 이들이 그 멀리에서도 황토산방을 찾아와 옷을 주문하는 것이다.황토산방에는 처음엔 손님으로 왔다가 다음부턴 친구가 되어 오는 이들이 많다. 화려함으로 이목을 끄는 맛은 없어도 자연스러운 운치와 편안한 분위기가 이방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그런 분위기에서는 마음도 잘 통해 쉽게 친구가 된다. 그래서 두 번째 이곳을 찾을 때는 빈손으로 오는 이가 없단다. 사과 한 톨이라도 들고 와서 나눠 먹는 사이가 되기 때문이다. 손님이 아닌 친구에게 줄 옷이라 마음을 담은 작품이 탄생되는지도 모르겠다.그는 가족과도 익명의 대중과도 동떨어진 산중에 와서야 이제 겨우 세상을 향해 한 발 내디딘 기분이라고 말했다. 뜰 안에 핀 이름 모를 풀 한 포기가, 어디선가 굴러온 돌멩이 하나가 그에게 존재감을 일깨워준 것이다. 그에게 세상과 새로운 화법으로 대화하도록 가르쳐준 선생은 바로 자연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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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만난사람] 하늘과 땅의 물감으로 옷 짓는 여인 - '황토산방' 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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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글밭을 일구며] 女蘿의 꿈
- 마당 한편에 연못을 만들기로 한 것은 연을 심고 싶은 마음 때문만은 아니었다. 고향집 장독대 옆에 있던 우물이 참으로 그리웠기 때문이다. 아무리 길러내어도 마르지 않고 물맛이 좋던 우물 안 돌담에 사철 청록빛으로 싱싱하던 이끼가 너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여라女蘿라 불리는 이끼는 습기가 많은 음지에서 자라는 선태식물蘚苔植物이다. 줄기와 가지 잎의 구별이 없는 엽상체로 지상의 식물 중에서 가장 연약하며 생존 방식이 원시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끼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식물도 드물다는 것을 산골생활에서 알게 되었다.눈도 비도 내리지 않던 지난 겨울, 이곳 산골에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마당에 놓인 바윗돌에 낀 이끼 때문이었다. 오랜 가뭄에 까맣게 말라죽었겠구나 싶었는데도 물을 한 바가지 뿌려주면 금세 파랗게 살아나는 생명력에 감탄을 하며 즐겨 바라보았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도, 엄동설한에도 죽지 않는 생명. 도대체가 알 수 없는 생명의 신비가 아닌가. 물론 밤사이 내리는 이슬과 안개, 서리로 생명을 이어갈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건조했던 밤에도 이끼는 잘 살아 있었다. 불현듯 고향집 우물이 그리워진 것도, 연못이라도 만들고 싶은 충동을 느낀 것도 그 때문이다.그 옛날 아버지는 집안 아재들과 우물을 팠다. 천릿길도 한 걸음에서부터 시작되듯 한 삽의 흙을 떠내는 것으로 우물 파기는 시작되었다. 마을 어른들의 안목으로 물길이 가늠된 터에 넉넉하게 자리를 잡아 둥글게 파 내려가던 우물터. 삽과 곡괭이가 연장의 전부였으니 얼마나 힘든 작업이었을까. 삽으로 떠넘겨지던 흙을 줄을 매단 용기에 담아 퍼내기를 여러 날, 어지럼증이 나도록 가마득하게 내려다보이던 땅 속에서 물이 나온다는 아버지의 외침이 울려왔을 때 가족 모두 환호를 질렀다.샘물이 솟는 바닥에 갓 베어와 껍질이 곱게 벗겨진 소나무 둥치 네 개가 적당한 넓이의 사각으로 틀이 짜여 놓여졌다. 우물 井자가 생겨난 연유다. 물론 우물이 완성된 땅 위에도 井자의 테두리가 놓여진다. 시멘트가 귀한 시절이다. 소나무의 수명은 물 속에서도 몇 백 년을 넘긴다고 하니 우물물엔 늘 솔 향이 깃들었음직도 하다. 바닥에는 깨끗한 자갈이 깔리고 소나무 틀이 놓인 둘레를 따라 돌담이 쌓아올려졌다. 둥글게 튼실하게 고르게 쌓아 올린 그 돌담에 언제부터 이끼가 자랐는지 기억할 수 없지만 그렇게나 무성하던 청록빛 이끼는 내 기억 속에 선명히 각인되어 있다.한여름, 십리 길 오일장을 다녀오신 어머니와 들일을 하고 들어오신 아버지는 맨 먼저 우물물을 찾았으며 참 좋은 물맛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때로는 뭉게구름 떠 있는 푸른 하늘이 들어앉고, 가끔은 달님도 내려와 말갛게 몸을 씻고 가던 우물. 이른 아침 두레박을 드리우면 물안개 속에 참으로 싱싱하게 둘러 있던 이끼의 검푸른 몸. 그때는 몰랐다. 사람이 만든 우물이 자연과 얼마나 멋진 어울림이 될 수 있는가를. 한갓 부엌 가까이에서 먹을 물을 길러 올리기 위한 편리함으로만 알았을 뿐, 사람이 사는 집에 땅의 기운을 뿜어 올리고 생명을 이어 주며 집을 돋보이게 하는 가장 멋진 조형물임을 그때는 몰랐다.무섭도록 엄한 어머니 곁에서 스무 살 내 젊음이 암울하게 느껴질 때마다 큰 대야가 넘치도록 우물물을 길어 올렸다. 흘러서 흘러서 대처로 나아가라고. 그곳엔 꿈을 펼칠 수 있는 길이 있고, 원하는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우물 안 이끼의 꿈은 헤아릴 줄 몰랐다. 햇살 아래 붉은 장미꽃만이 사랑과 열정이 아님을, 우물 안 여라의 꿈은 영원한 그 자리 석수石水의 사랑임을 깨닫지 못했다.날을 잡아 연못을 팠다. 포크레인은 삽시간에 내가 원하는 넓이와 깊이로 거뜬히 흙을 떠내고 둘레에 바윗돌을 앉혀주었다. 우리집 연못 터는 가뭄에도 늘 물이 스며나는 곳으로 옛날 이곳에 살던 사람의 우물터였다고 하니 잘 한 일인가 싶다. 다행히 옆으로 언덕을 따라 산물이 흘러내리는 도랑이 있으며 연못 옆에는 고목이 된 모과나무 한 그루와 작은 시누대가 번식을 하니 보기 좋은 어울림이다.이틀 동안 작업을 끝내고 포크레인도 일꾼들도 모두 돌아갔다. 때맞춰 비가 내린다. 연못가 바윗돌 위에서 우산을 받쳐 든 나는 사무치게 아버지가 그립다. 고향집에 우물이라도 남아 있으면 금방이라도 달려가 보련만 없어진 지 오래다. 시골마을에 양옥이 들어서고 수세식 화장실과 세탁기가 들려지더니 집집마다 우물은 메워졌다. 대신 산골의 물을 수도로 연결하여 입식부엌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며 유난히 세제를 많이 사용하는 시골사람들은 부지런히 세탁기를 돌리며 산다. 우물과 두레박과 냇가의 빨래터를 잊은 지 오래다.우리집 연못 둘레에도 세월이 와서 머물고 검푸른 이끼가 자리를 잡을 것이리라. 이곳에서 나의 삶은 석수의 사랑을 기다리는 이끼의 열정과 강인한 생명력을 닮은 삶을 살리라. 그대 女蘿의 꿈이여.田글 장문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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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글밭을 일구며] 女蘿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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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을 하나로-금산 생태건축과학관 임상훈
- 국내 유일의 생태건축 체험관인 금산 ‘에너지생태과학관(이하 과학관)’ 관장 임상훈 박사. 그는 사재 1억 원을 털어 충남 금산군 복수면 백암리에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건물을 만들었다. 주거를 겸할 수 있는 ‘생태건축 0번지’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로 앞에는 개울이 흐르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의 180평 대지에 앉혀진 42평 건물로 언뜻 보기에는 여느 농가주택과 다름이 없다. 임 박사는 건축물의 철거로 인한 폐기물의 발생을 최소화하고자 기존 낡은 한옥을 리모델링했기 때문이라고. “과학관은 리모델링을 통해 건축 폐기물의 발생을 최소화했고, 이 과정에서 사용한 재료들도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이에요. 벌레가 살도록 나무 기둥에는 무독성 페인트를 칠하고, 재래식 장판지를 깐 뒤 니스 대신 콩기름을 발랐어요. 탁자와 문은 재활용품을 사용했고요. 창고와 화장실에는 투명 소재 폴리카보네이트를 천장과 일부 벽에 붙여 자연 채광을 적극 유도했지요. 또한 건물과 마당을 연결하는 계단과 장애우용 경사로에는 폐벽돌과 폐유리 등을 활용했고, 건물에서 나온 대부분의 폐자재를 재활용했어요.” 과학관은 초기 계획에서 시공까지 자연 환경을 최대한 살려 지은 점이 특징이다. 기존 ‘一’자형 한옥 및 컨테이너 하우스를 개조했기 때문이다. 한옥을 중심으로 처마 쪽으로 유리문과 복도를 만들고, 부엌을 방으로 개조하고, 그 옆에 조적을 쌓아 5평 남짓한 부엌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건물을 철거할 때 나오는 폐기물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 또한 그 폐기물을 재활용함으로써 환경 파괴를 최소화했다. 외부 환경과의 친화성 과학관이 지닌 외부 환경과의 친화성은 개방성과 접지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임상훈 박사는 개방성은 자연광이 들어오고 외부의 경치가 보이며 기상 조건이나 더위와 추위의 정도를 실내에서 알 수 있다는 것이고, 접지성은 수목이 보이고 정원이나 지면으로 곧장 연결된다는 것이라고. “주방의 남쪽 면을 오픈시킨 점, 욕실에 있어 외기에 면한 부분으로 창을 개방한 점에서는 개방성을, 그리고 복도나 주방 및 방에서 언제든지 지면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접지성을 만족시킨다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내외 공간을 연결할 경우 개방적일수록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개방성과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만족시키고자 했다고. “기존 한옥의 처마 밑으로 벽돌을 쌓고 창으로 오픈시켜서 반 옥외 공간을 두어 안방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했어요. 하지만 안방에서의 개방감은 줄어들므로, 문을 활용해 여닫음으로써 개방감과 프라이버시를 충족시켰지요. 또한 낮에 안방 문을 닫았을 때 조도를 확보하고자 창호지를 발라 빛이 스며들도록 했고요. 욕실의 경우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고 안에서 밖이 내다보이는 특수 유리를 설치했어요. 물론 야간일 때를 대비해 밖에 전등을 달았기에 안팎에서 불이 켜지므로 눈부심 때문에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지요.” 과학의 원리가 한눈에… 첨단 건축물 과학관에서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생태에 관한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작은 농가주택에서 무슨…’ 하고 의아스러워하겠지만 문을 여는 순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태양열 집열판과 발전용 풍차, 햇빛과 바람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 태양광 자동차 만들기, 풍력 발전 모형 만들기 등을 위한 각종 기자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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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을 하나로-금산 생태건축과학관 임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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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에세이] 전원주택과 닭-닭과 병아리를 기르는 즐거움
- 닭 기르는 작은 즐거움나는 어려서부터 새와 물고기, 애완견, 닭 등 동물 기르기를 좋아했다. 화사한 봄날에 어미 닭을 따라다니는 귀여운 병아리 모습을 보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 가운데 하나였다.내가 단독주택에 살고 싶었던 주된 요인 중의 하나도 바로 동물을 기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편하고 살기에 좋지만 어떻게 귀여운 병아리들을 기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랴? 그래서 탈아파트를 하여 내 집을 짓고 맨 처음 한 것이 닭장을 짓는 일이다. 지금은 처음 입양했던 놈들과 그 2세들을 기르고 있는데 이렇게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닭을 기르거나 동물을 기르는 일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하찮은 일에 불과하다. 그런데 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가 탄생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흐뭇하다. 살림에 보탬이 되지는 않지만 괜히 마음이 풍성하고 즐겁다.서울이라는 데서 닭을 기른다?나는 매일 아침 '꼬끼오∼' 하고 울어대는 닭 울음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난다. 복잡한 도시에서, 그것도 요즘과 같은 시대에 서울에서 닭 울음소리를 듣는 것은 생경하기도 하고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시골에 온 것 같기도 하고 아득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닭들도 경쟁을 일삼는다. 새벽을 알리는 닭의 첫 울음 소리가 울리면 여기저기서 서로 더 큰 소리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마치 "야! 나도 일어났다∼. 모두, 일어들 나거라"는 듯이 목청을 높여 울어댄다.하여간에 닭이라는 놈들은 부지런하다. 어떤 때는 새벽 4시경에도 울기 시작하여 주위에서 뭐라고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놈들은 전형적인 '아침형 동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저녁에는 7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잠자리에 찾아들고 새벽 5시경이면 어김없이 깨어난다.그러니 놈들을 돌보고(모이와 물 주기) 간단하게 청소해 주려면 일찍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이젠 놈들의 노는 모습을 즐기기 위하여 저절로 눈이 떠진다. 일찍 일어나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놈들을 돌보다 보면 마냥 즐겁다.닭에 관한 추억아주 어렸을 때 넓지 않은 우리 집에서 닭을 기른 적이 있다. 지금처럼 닭이나 달걀이 흔하지 않던 그 시절에는 달걀은 소풍 등 특별한 때나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그런 달걀을 어느 날인가 "이것은 엄마를 주어야 한다"며 막 낳은 달걀을 들고 다섯 살 밖에 되지 않은 막내동생이 큰 소리로 외치며 달려오던 생각이 난다. 어머니를 생각했던 그 어린동생이 갸륵하다고 지금도 이야기하곤 한다. 어린 마음에도 평소 가족이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던 소리를 들은 모양이다.또 닭을 보면 내가 어렸을 적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도 떠오르곤 한다. 달걀도 귀한 음식이었는데 닭이야 오죽했으랴. 당시 건강이 좋지 않으셨던 아버지를 위하여 닭을 잡았는데 오랜만에 고기 냄새를 맡게 된 온 가족과 특히 허기진 아버지가 부엌을 기웃기웃하시던 그 모습을 생각하면 괜히 마음이 아프다. 지금이야 닭을 언제나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시절이지만…….이랬던 내가 당시의 아버지보다 더 나이가 들어 직접 닭을 기르고 있다. 그것도 사치스럽게 잡아먹으려 하거나 돈벌이 목적이 아닌 취미로 말이다.엄마 닭의 헌신적인 자식 사랑엄마 닭이 병아리를 낳기 위하여 알을 품는 모습은 가히 놀랄 만하다. 닭은 20일 동안 알을 품는데 그 동안 지극히 헌신적이다. 알을 까기 위하여 20일 동안을 거의 먹지도 않은 채로 꼼짝하지 않고 둥우리에 앉아 알을 품는다. 옆에서 다른 닭이 무엇을 하든지 심지어는 적이 나타나도 알을 품는 데 소홀함이 없다.아침과 저녁으로 두세 번 자리에서 나와 식사를 하고 용변을 본 다음 온 종일 꿈쩍도 않고 알을 정성스럽게 품는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을 텐데 균등하게 온기를 전달하기 위하여 규칙적으로 방향을 돌려가며 품는다. 혹시 적이 접근하는 기미가 보이면 나름대로 무서운 자세를 취하고 앙칼진 소리도 지른다.그렇게 20일을 정성스럽게 품으면 병아리가 한 마리씩 알을 깨고 나오는데, 그 나오는 모습 또한 경이롭다. 갓 태어난 병아리는 한 동안 자세를 잡지 못하다가 곧 일어나 엄마 품을 찾아간다. 엄마 닭은 병아리들을 아주 정성스럽게 돌본다. 이리저리 뒤적이며 모이를 찾아 엄마 특유의 소리를 내면 어느새 여러 병아리들이 엄마 주위로 몰려든다. 날씨가 차갑거나 적이 나타나면 얼른 날개 속에 병아리 자식들을 감추고 보호하는 모성 본능이 놀랍다.닭네 집 건축하기내가 집을 건축하고 처음 맞은 봄에 한 일이 닭장을 짓는 일이다. 닭장을 지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레고 하루 속히 날씨가 풀리기만을 기다려 아들과 함께 닭네 집을 건축하였다. 거창한 설계까지는 아니어도 세 칸의 닭네 집을 만들었다. 101호에는 백자보, 102호에는 적자보, 103호에는 토종닭 그리고 202호에는 잉꼬네 집, 203호에는 토끼네 집이다.어린 시절 좁은 마당 구석에 자재도 풍부하지 못하여 엉성하게 지었던 닭장에 비하면 초 호화판 닭 맨션이다. 종자가 다른 것들끼리 모두가 한 방에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식구들끼리만 살 수 있도록 독립된 집을 만들어 주었다. 그래야 쾌적하기도 하고 혼혈을 방지할 수 있다. 위치도 거실에서 가장 잘 바라보이는 곳을 택하여 집에서 보기도 좋게 배려하였다.빨리 닭 네 집을 지어 예쁜 닭을 맞아들이기 위하여 날씨가 풀리기를 기다리는 일과 목재와 철망 등을 준비하는 것은 여간 즐거움이 아니었다.닭 관리닭은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닭을 관리하는 것도 재미있다.내가 기르는 닭은 30, 40마리였던 때도 있지만 지금은 백자보, 적자보 한 쌍씩과 금계가 있고 이번에 태어난 병아리가 10여 마리 있다.숫자를 늘리려는 것은 아닌데 병아리를 낳으면 갑자기 가족이 늘어나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잘도 자란다. 1년도 안 되어 알을 낳기도 하고 또 병아리를 까기도 한다.닭은 종류가 다양하다. 흔히 취미로 기르는 닭들은 꽃닭이라 불리는 백자보, 적자보, 검은 꼬리자보 그리고 긴꼬리 닭, 동천홍, 백천홍 등 토종닭이 있고 꿩과의 금계ㆍ은계, 황금계, 백한 등이다.특히 요즘에는 인터넷에 닭에 관한 카페와 동호인들이 많다. 그런 곳에 가입하여 활동하면 닭에 관한 질병, 관리 요령 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때로는 닭이나 병아리들을 교환하거나 분양도 받을 수 있어 초보자들도 쉽게 닭을 기를 수 있다.닭을 기르는 일은 양계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관리하는 데 그렇게 힘들지 않다. 아침에 놈들의 모이와 물을 챙겨 주고 간단한 청소를 해 주는 일은 오히려 즐거움이다. 놈들을 관리하다 보면 배우는 것도 있다.엄마의 자식 사랑과 자기 영역 지키기 그리고 식구 사랑이다. 아버지 닭은 먹을 것이 있으면 절대 먼저 먹지 않고 자기 아내나 아이들부터 먹게 한다. 특히 자기 아내를 다른 수컷이 잘못 건드렸다가는 난리가 날 정도로 혼내는 모습은 신기하기까지 하다.사무실에 근무하다가도 가끔 놈들 생각이 날 때가 많다. 특히 요즘처럼 닭이 병아리를 낳을 때는 더욱 놈들이 보고 싶어진다. 어떤 때는 일부러 놈들을 보기 위하여 일찍 퇴근하기도 하는데 놈들을 생각하면 절로 흐뭇해진다. 때로는 아침에 놈들을 돌보고 바라보다가 출근시간이 늦기도 하고 놈들을 보지 못하고 출근해야 하는 것이 여간 아쉽지 않다.놈들은 보고만 있어도 즐겁고 절로 웃음이 나온다. 특히 갓 태어난 병아리들의 모습을 보면 더욱 더 우습다. 놈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은 마치 노란 테니스공이 굴러다니는 것 같다. 놈들은 항상 바쁘고 그냥 걷는 법이 없다. 무슨 일이 있는지 이리저리 쉴 새 없이 뛰어 다닌다.그렇게 마음대로 돌아다니다가도 엄마가 부르면 쏜살같이 엄마 곁으로 다가온다. 엄마는 철없는 놈들을 돌보고 먹이를 찾아 주느라 쉬지를 못한다.어린 병아리들은 걷다가도 눈을 감고 졸기도 한다. 날씨가 춥거나 어두워지면 엄마 품 속을 서로 차지하려고 한다. 그러다가도 바깥이 궁금한지 조그만 머리를 내밀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밖을 내다보는 모습이라니…….또 엄마 등 뒤에 올라가 장난치기도 하고 굴러 떨어져 정신을 잠깐 잃기도 한다. 놈들은 겁도 없어서 내가 가까이 가도 도망치지도 않고 내 발등 위에 올라앉기도 한다. 놈들은 점점 자라면서 엉덩이에서 꽁지가 나오는데 이때부터는 귀여운 모습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한다. 꽁지 빠진 닭이라거나 미운 일곱 살이라고 놈들도 이때부터는 제 멋대로이고 엄마도 차차 마음을 놓는다. 역시 사람이나 동물이나 어렸을 때가 제일 귀엽고 예쁘다. 이때부터는 서로 힘을 겨루려고 팔짝팔짝 뛰면서 싸움을 걸다가 갑자기 도망친다.이렇게 놈들의 자라는 모습이나 노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이 세상의 어떤 즐거움보다 더 신비롭고 즐겁다. 그래서 아파트를 떠나 이런 생활을 하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田글 김인환<건축사, TAS건축사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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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에세이] 전원주택과 닭-닭과 병아리를 기르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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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소개] 경기도시공사가 짓는 캐나다 스타일 전원주택단지 '북한강동연재'
- 경기도시공사가 짓는 캐나다 스타일 전원주택단지 ‘북한강동연재’ 전원주택단지 분양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최대 고민은 아마도 시행·사업자의 안정성일 것이다. 문제없이 끝까지 공사를 완료할 수 있을 만한 업체인가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투자 요인이다.‘북한강동연재’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기도 공기업인 경기도시공사와 전원주택단지개발 전문업체인 드림사이트코리아가 건축 및 시행을 맡은 방식으로 공동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신뢰할 수 있는 공기업이 공급한다는 점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게다가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가평에 지어지는 정통 북미식 목조주택 단지라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글 김수진 취재협조 드림사이트코리아(주) 031-581-7738 www.gndtown.kr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동연재로 30 대지면적 59,934㎡ 건폐율 50% 용적률 80% 세대수 154세대 단독주택 115세대 합벽식 공동주택 26세대 점포주택 13세대 기타시설 커뮤니티센터, 경비실,단지내 공원, 산책로,어린이놀이터 건축구조 경량목구조 용도 전용주거지역, 1종일반주거지역 설계기간 2013년 3월 ~ 현재 공사기간 2013년 5월 ~ 2018년 6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외벽 - 스타코, 섬유강화 사이딩 현관문 - 코렐 현관문 내부마감 거실천장 - 원목루버 거실벽체 - 도장 거실바닥 - 강화마루 침실천장 - 도배/원목루버 침실벽체 - 도배 침실바닥 - 강화마루 주방마감 도장 욕실마감 타일 단열재 지붕 - R15+R24 G/W 2중 단열 +38mm 통기층 외단열 - 50mm난연EPS +스타코 마감 내단열 - R24 G/W 단열재 설계 가와건축, 시삼건축 시공 정원디자인, 이레하우징 경기도가 책임지고, 캐나다 우드가 짓는다 북한강동연재는 경기도가 국민주택 수준의 전원주택 단지를 만들겠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지난 2013년 5월부터 기획한 단지다. 경기도 가평군 달전지구에 위치한 북한강동연재는 공기업이 공급하는 민간참여 공동사업의 첫 교외주택단지다. 신용평가 최고등급을 획득한 경기도시공사와 다수의 전원주택 단지 등을 성공적으로 시공한 경험이 있는 드림사이트코리아가 공동사업주체다. 5만9,934㎡(약 1만8,130평)의 공급면적에 총 154세대로 국내 최대규모 교외주택단지인 북한강동연재는 1단계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43세대가 이미 입주해 있다. 현재 2단계 61세대(단독주택 47세대, 합벽식 공동주택 14세대)가 분양 중이다. 최근 공정 단계별로 마감한 2단계 20세대를 지난해(2016년) 일반에 공개해 건축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선시공 후분양이다. 일반적으로 전원주택은 택지만 조성해 주택을 선 분양해 계약자가 임의로 집을 짓는 방식이다. 하지만 북한강동연재는 단지를 활성화하고 건축물의 디자인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선시공 후분양 방식을 택했다. 단, 골조나 외장공사는 선시공하고, 도배나 도장, 가구, 바닥재 등 내장 마감공사는 입주자가 선택해 시공한다. 정동선 경기도시공사 주거복지본부장은 “교외주택의 질적 향상과 보급 확대를 위해서 규격화된 고품질주택을 선시공 후분양하는 시도 확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도시가스와 상하수도, 전기통신 등 기반시설이 모두 완료돼 있다. 또한, 단지 중앙에 카페와 게스트룸, 이벤트 홀이 있는 커뮤니티 센터가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 지원으로 지어졌다. 메타세콰이어 산책로, 마을 전용 공원 등도 조성해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돕는다. 단지 내 안전운행을 위해 도로를 주택을 끼고 곡선으로 처리한 점도 인상적이다. 편리한 교통도 매력적이다. 경춘선 가평역까지 걸어서 15분 거리(1.3km)이며, 급행전철(ITX)를 이용하면 용산역까지 55분, 청량리역까지 40분이면 도착한다. 또한, 인근에 남이섬과 자라섬까지 도보로 접근 가능하며, 남이섬 선착장과 북한강변 자전거 도로·산책로가 300m 거리에 있다. 여기에 올해(2017년) 상반기 개통 예전인 설악IC~청평간 연결교량이 준공되는 서울 강남까지도 현 60분에서 40분으로 크게 줄어든다(자동차 주행시간 기준).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도 추천할만하다. 기숙형 공립고인 가평고가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며, 초등학교도 통학 버스로 통학이 가능하다. 또한, 대형마트와 병원, 도서관, 군청이 자동차 5분 거리에 있다. 북한강동연재에 들어선 커뮤니티 센터 모습.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 지원으로 지었다. 카페와 게스트룸, 이벤트 홀 등으로 구성해 입주민뿐만 아니라 외부 방문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청정지역 가평이라는 지역환경을 최대한 살려 산책로와 공원, 놀이터 등을 조성해 여유로운 생활을 돕는다. 큰 창 너머 한가로운 자연환경이 펼쳐지는 방과 거실이 인상적이다. 모든 주택은 북미 정통 목구조 공법으로 지어 튼튼하고 단열성이 높아 ‘세미 패시브하우스’ 급을 자랑한다. 북한강동연재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높은 기술력이 담긴 주택일 것이다. 캐나다 우드가 선정한 캐나다산 규격자재를 사용했으며, 설계부터 시공까지 캐나다 우드 기술진의 기술력을 동원했다. 또한 매달 제대로 시공했는지를 확인하는 감리도 철저히 보고 있다. 정통 북미식의 세미 패시브하우스 높은 주택 성능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통 목구조 공법으로 짓는데, 캐나다 우드 그룹의 기술을 총동원한다. 캐나다 우드 그룹은 캐나다 내 목재 관련 단체 연합으로 목조주택 기술 및 자재 판매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높은 목조주택 기술을 자랑한다. 북한강동연재 주택에는 일반적으로 목조주택 시공에 적용하는 투바이포two by four 기술을 사용했다. 단순한 기법이지만 기술력에 따라 집 성능도 좌우된다. 북한강동연재에는 캐나다 우드의 기술진이 설계부터 구조계산과 골조 시공을 계획해 높은 기술력이 동원됐다. 캐나다 우드의 검수를 거친 캐나다산 규격자재만 사용하는데,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목재량보다 10% 가량 더 사용했다. 북미 정통 목구조 시공 덕분에 북한강동연재는 세미 패시브하우스 수준을 자랑한다. 주택 바닥 면적 1㎡당 연간 5ℓ의 등유로만 난방이 가능한 ‘5ℓ 하우스’가 목표다. 15cm 두께의 고기밀 외단열재와 3중 유리 시스템창호를 모든 창호에 적용해 아파트보다 높은 열효율과 절반의 냉난방비를 실현한다. 현재 매달 캐나다 우드 측의 감리를 받고 있을 정도로 꼼꼼히 시공한다. 68.64㎡(20.80평) 단층 주택 외관 모습. 거실과 부엌을 연결해 보다 공간이 넓어 보이게끔 설계했다. 단층이지만 다락을 만들어 입주민이 공간을 풍성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유로운 공간활용이 가능한 공간도 이곳저곳 숨겨져 있다. 69.18㎡(20.96평) 복층 주택 외관 모습. 거실에는 양면으로 창을 내 가평의 맑은 공기가 실내에 잘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부엌 옆으로 낸 유리문 모습. 문을 열면 데크로 이어져 공간활용이 가능하다. 2층 공간. 박공 모양의 지붕이 그대로 연출돼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recommendation 드림사이트코리아 이광훈 대표 “최근 파주 지역의 유명 타운하우스 업체가 부도로 폐업하면서 선분양을 받은 계약자들이 입주하지 못하고, 전세 입주한 계약자들은 전세보증금도 받지 못하고 밀려날 위기에 처한 바 있다. 타운하우스가 가장 많은 동탄신도시 교외주택 개발업체 상당수도 부도나 파산 등으로 시장에서 도태됐다. 영세 중소업체들이 대부분인 교외 주택 시장은 사업주체의 안정성 여부가 최대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북한강동연재는 경기도 공기업인 경기도시공사가 택지조성, 전원주택단지개발 전문업체인 드림사이트코리아가 주택건축 및 시행을 맡는 공동사업 방식으로 조성돼 민간개발 단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북한강동연재 평형별 면적 정보 68.64㎡(20.80평) 단층 바닥면적 68.64㎡(20.80평) 발코니 확장 16.32㎡(4.94평) 다락 22.56㎡(6.83평) 실사용면적 107.52㎡(32.58평) 69.18㎡(20.96평) 복층 1층 바닥면적 28.20㎡(8.54평) 2층 바닥면적 40.98㎡(12.41펑) 발코니 확장 6.09㎡(1.84평) 다락 20.10㎡(6.09평) 실사용면적 95.37㎡(28.9평) 78.71㎡(23.85평) 복층 1층 바닥면적 60.81㎡(18.42평) 2층 바닥면적 17.90㎡(5.42평) 발코니 확장 15.90㎡(4.81평) 다락 14.82㎡(4.49평) 실사용면적 109.43㎡(33.16평 84.82㎡(25.70평) 복층 1층 바닥면적 67.80㎡(20.54평) 2층 바닥변적 17.02㎡(5.15평) 발코니 확장 21.75㎡(6.59평) 다락 9.66㎡(2.97평) 실사용면적 116.32㎡(35.24평) 83.46㎡(25.29평) 복층 1층 바닥면적 61.44㎡(18.61평) 2층 바닥면적 22.02㎡(6.67평) 발코니 확장 23.40㎡(7.09평) 다락 17.28㎡(5.23평) 실사용면적 124.14㎡(37.61평) 83.50㎡(25.30평) 단층 바닥면적 83.50㎡(25.30평) 발코니 확장 25.20㎡(7.63평) 다락 21.51㎡(6.51평) 실사용면적 130.21㎡(39.45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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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소개] 경기도시공사가 짓는 캐나다 스타일 전원주택단지 '북한강동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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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전원주택단지】 특허받은 황토 토굴집에서 힐링을!
- - 비탈면 토굴연구단지 - 머무는 곳의 기운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땅의 기운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믿어온 것에서 비롯된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평창은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땅이다. 한반도 등줄기 백두대간의 허리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 때문이다. 덕분에 힐링을 원하는 많은 이들이 평창을 찾으며 건강과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때 이른 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6월, 평창군 방림면에 자리한 전원단지 평창 2020푸른귀족을 찾았다. 취재를 목적으로 한 방문이었지만 잠시나마 일에 지친 몸과 마음이 위로받는 듯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건강에 초점을 둔 힐링타운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곳이었다. 글 김수진 사진 김경한취재협조 (주)으라차차 HOUSE NOTEDATA 위치 강원도 평창군 고원로대지면적 단지 - 16.500㎡(5000.00평)건축구조 비탈면 토굴집 개발 용도 보존관리지역 설계기간 2014년 3월 ~ 2016년 5월공사기간 2016년 3월 ~ 2016년 5월 MATERIAL외부마감 지붕 - 황토미장 외벽 - 100%자연석 내부마감 벽 - 황토미장, 미송루바(거실), 외벽 천장하늘창 바닥 - 한지장판난방기구 기름보일러 및 부뚜막, 구들장 설계 및 시공(주)으라차차 010-7773-7289 100m 가까이 되는 긴 데크로 멋스러움과 실용성을 갖췄다. 절반의 건축비로 즐기는 토굴집평창 2020푸른귀족의 콘셉트는 한 마디로 ‘건강’과 ‘힐링’이라 할 수 있다. 청정의 대명사 평창에 자리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친자연적인 자재와 건축공법으로 지었기 때문이다. 평창 2020푸른귀족 단지에는 총 7채의 집이 자리잡고 있다. 황토벽돌과 옥돌 등으로 건강에 신경쓴 쌍둥이 집(2채)과 토굴집(3채), 편의성에 중점둔 집(2채)이다. 단지 내 모든 집들은 20년 이상 현장 경험이 풍부한 ‘(주)으라차차’에서 설계하고 시공해 튼튼하고 꼼꼼하게 지었다. 개인 혹은 단체의 장·단기 숙박 체험이 가능하다.평창 2020푸른귀족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토굴집. 흔히 토굴집이라고 하면 어두컴컴하고 습한 동굴 같은 구조를 떠올리지만 이곳은 다르다. 땅속으로 6m를 파고 들어갔지만 햇살을 충분히 집이 품을 수 있도록 크게 창을 냈고,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흙이 집의 삼면을 감싸 안는다. 토굴집이라 말해주지 않았다면 전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채광과 환기를 자랑한다. 혁신적인 비용으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비탈면을 이용해 건축할 수 있는 국내 최고 비탈면 건축방식이기 때문이다. 흔히 비탈진 지형은 전원주택 시공 시 건축하기 어려운 장소로 손꼽힌다. 하지만 으라차차가 국내 최초 개발해 낸 황토 토굴주택 건축법은 땅을 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집을 짓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지형에서 빛을 발한다. 지형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많은 전원주택이 산등선이나 비탈진 곳에 지어지는 것을 미뤄볼 때 황토토굴주택의 개발은 무척 시기적절해 보인다. 또한, 기존 건축비의 절반이면 지을 수 있어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단독주택서부터 토굴펜션단지·수련원·기도원·요양원 등 토굴 건축 범위는 다양하다.“토굴형식의 단지 형성이 국내 최초라 들었어요. 20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한 집을 짓기 위해 고심한 끝에 짓게 됐습니다.”업체 측의 설명처럼 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나무와 흙의 향기가 은은하게 온 몸에 스며든다. 3중으로 바른 황토벽과 바닥의 한지장판은 도시에서 각종 화학물질로 오염된 몸을 맑게 치유해줄 것만 같다. 여기에 토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선선하면서도 아늑한 기운에 마음이 편해진다. 맑고 밝은 기운에 고개를 들어 올려보면 천장에 원형의 하늘창이 뚫려있다. 혹시라도 느낄 수 있는 답답함을 해소하고 강원도의 맑은 하늘을 집 내부에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점에서 감탄이 절로 난다. 이 하늘창은 토굴집 윗부분인 마당으로 연결됐는데 강화유리로 마감해 집 안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즐거운 추억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평창 2020푸른귀족의 토굴집은 시각적인 면만 만족하는 집이 아니다. 욕실 문을 열면 편백나무 향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욕실 내에 미니 찜질방을 마련해놨는데 자재 모두 편백이다. 편백에서 나오는 맑은 나무 향기를 맡으며 바닥의 황토볼을 발끝으로 느끼면서 찜질할 수 있다. “딱 하루만 자봐도 이 집의 건강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관계자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공감된다. 찜질을 마치고 난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 안은 아늑함 그 자체다. 방을 둘러싼 3면 황토벽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을 받으며 쉴 수 있다. 구들장으로 방을 데우며 자리에 누우면 낮은 창 너머 소나무와 푸른 산이 눈에 들어온다. 토굴 특유의 적정한 온도와 스스로 숨을 쉰다는 황토벽 덕분에 잠이 솔솔 올 것 같다.집 밖으로 나오면 100m 가깝게 이어진 최고급 데크가 집집을 연결하고 그 사이사이 화강암으로 조성한 돌 벽이 기막힌 조형미를 보여준다. 조경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단지 내 40~50m의 금강송이 탄성을 절로 일으킨다. 최고 80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마치 집을 보호하듯 웅장하게 서 있다. 또한 밤이 되면 숨겨놓은 조명이 소나무와 집을 은은하게 비추는데, 멀리서보면 산 속에 별이 뜬 것처럼 아름답다. 토굴집 옥상 위에 마련된 마당 벤치에 앉으면 강원도의 자연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핫’한 평창, 더 ‘핫’한 2020푸른귀족 아무리 집을 잘 지어도 주변 환경이 좋지 않으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 평창 2020푸른귀족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위치다. 인근에 유해시설이 전혀 없는 지역에 위치해 있고 도로에서 바로 연결돼 차로 오가기 불편함이 없다. 게다가 요즘 평창은 도로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핫’한 지역이다. 현재 공사 중인 고속전철이 2017년 11월에 개통되면 서울에서 평창까지 40분이면 오갈 수 있고, 원주-강릉 복선전철로 인천국제공항에서 평창까지 편리하게 다닐 수 있다. 투자 가치가 높은 지역인 셈. 평창 2020푸른귀족은 강원도 이곳저곳을 마음껏 즐기기에도 좋은 자리에 위치했다. 가장 먼저 단지 앞에 맑은 계촌천이 얕고 넓게 흘러 아이와 함께 물놀이 하기에도 좋다. 차를 몰고 나가면 하루마루 염소목장과, 뇌운계곡, 클래식 마을 등도 금방이다. 대관령 목장까지 차로 40분이면 충분하고, 동해바다도 1시간이면 도착한다. 스키장도 40분이면 갈 수 있어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강원도를 두루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업체는 단지를 시공하면서 ‘작품 만드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단다. 위치 선정부터 시공까지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고. 자식을 키운 것 같은 마음이 들 정도로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 덕분에 대체 어떤 집을 짓길래 이렇게 지극이냐며 구경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업체 측은 그럴 때마다 집 짓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집의 가치를 아는 분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자연을 사랑하고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면 집을 오랫동안 아껴줄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자재로, 좋은 마음으로 지은 우리 단지가 많은 분들에게 행복을 안겨줄 수 있길 바랍니다. 언제든 누구나 찾아오셔서 마음껏 즐기셨으면 좋겠네요.” 세련되면서도 편의성을 갖춘 부엌. 원적외선이 나오는 찜질방이 구비된 욕실. 잠시만 앉아 있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하늘을 집 내부로 끌고 들어온 하늘창. 누워서 구름과 별을 볼 수 있어 낭만적이다. 방에는 누워서도 밖을 볼 수 있는 낮은 창이 길게 설치돼 있어 언제든 자연을 즐길 수 있다. 황토를 3번 바른 벽과 한지장판으로 머무는 동안 힐링할 수 있도록 시공했다. 집마다 설치된 부뚜막은 집을 데울 뿐만 아니라 음식 조리까지 가능하다. 겉으로 내보이지 않고 데크에 문을 달아 아래에 설치해 지저분해 보이지 않고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 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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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전원주택단지】 특허받은 황토 토굴집에서 힐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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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소개] 특허받은 황토 토굴집에서 힐링을!
- 특허받은 황토 토굴집에서 힐링을! - 비탈면 토굴연구단지 - 머무는 곳의 기운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예로부터 땅의 기운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믿어온 것에서 비롯된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평창은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땅이다. 한반도 등줄기 백두대간의 허리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 때문이다. 덕분에 힐링을 원하는 많은 이들이 평창을 찾으며 건강과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때 이른 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6월, 평창군 방림면에 자리한 전원단지 평창 2020푸른귀족을 찾았다. 취재를 목적으로 한 방문이었지만 잠시나마 일에 지친 몸과 마음이 위로받는 듯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건강에 초점을 둔 힐링타운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곳이었다. 글 김수진 사진 김경한 취재협조 (주)으라차차 010-7773-7289 HOUSE NOTE DATA 위치 강원도 평창군 고원로 대지면적 단지 - 16.500㎡(5000.00평) 건축구조 비탈면 토굴집 개발 용도 보존관리지역 설계기간 2014년 3월 ~ 2016년 5월 공사기간 2016년 3월 ~ 2016년 5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황토미장 외벽 - 100%자연석 내부마감 벽 - 황토미장, 미송루바(거실), 천장하늘창 바닥 - 한지장판 난방기구 기름보일러 및 부뚜막, 구들장 설계 및 시공 (주)으라차차 010-7773-7289 절반의 건축비로 즐기는 토굴집 평창 2020푸른귀족의 콘셉트는 한 마디로 ‘건강’과 ‘힐링’이라 할 수 있다. 청정의 대명사 평창에 자리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친자연적인 자재와 건축공법으로 지었기 때문이다. 평창 2020푸른귀족 단지에는 총 7채의 집이 자리잡고 있다. 황토벽돌과 옥돌 등으로 건강에 신경쓴 쌍둥이 집(2채)과 토굴집(3채), 편의성에 중점둔 집(2채)이다. 단지 내 모든 집들은 20년 이상 현장 경험이 풍부한 ‘(주)으라차차’에서 설계하고 시공해 튼튼하고 꼼꼼하게 지었다. 개인 혹은 단체의 장·단기 숙박 체험이 가능하다. 평창 2020푸른귀족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토굴집. 흔히 토굴집이라고 하면 어두컴컴하고 습한 동굴 같은 구조를 떠올리지만 이곳은 다르다. 땅속으로 6m를 파고 들어갔지만 햇살을 충분히 집이 품을 수 있도록 크게 창을 냈고,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흙이 집의 삼면을 감싸 안는다. 토굴집이라 말해주지 않았다면 전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채광과 환기를 자랑한다. 혁신적인 비용으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비탈면을 이용해 건축할 수 있는 국내 최고 비탈면 건축방식이기 때문이다. 흔히 비탈진 지형은 전원주택 시공 시 건축하기 어려운 장소로 손꼽힌다. 하지만 으라차차가 국내 최초 개발해 낸 황토 토굴주택 건축법은 땅을 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집을 짓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지형에서 빛을 발한다. 지형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많은 전원주택이 산등선이나 비탈진 곳에 지어지는 것을 미뤄볼 때 황토토굴주택의 개발은 무척 시기적절해 보인다. 또한, 기존 건축비의 절반이면 지을 수 있어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단독주택서부터 토굴펜션단지·수련원·기도원·요양원 등 토굴 건축 범위는 다양하다. “토굴형식의 단지 형성이 국내 최초라 들었어요. 20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한 집을 짓기 위해 고심한 끝에 짓게 됐습니다.” 업체 측의 설명처럼 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나무와 흙의 향기가 은은하게 온 몸에 스며든다. 3중으로 바른 황토벽과 바닥의 한지장판은 도시에서 각종 화학물질로 오염된 몸을 맑게 치유해줄 것만 같다. 여기에 토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선선하면서도 아늑한 기운에 마음이 편해진다. 맑고 밝은 기운에 고개를 들어 올려보면 천장에 원형의 하늘창이 뚫려있다. 혹시라도 느낄 수 있는 답답함을 해소하고 강원도의 맑은 하늘을 집 내부에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점에서 감탄이 절로 난다. 이 하늘창은 토굴집 윗부분인 마당으로 연결됐는데 강화유리로 마감해 집 안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즐거운 추억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평창 2020푸른귀족의 토굴집은 시각적인 면만 만족하는 집이 아니다. 욕실 문을 열면 편백나무 향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욕실 내에 미니 찜질방을 마련해놨는데 자재 모두 편백이다. 편백에서 나오는 맑은 나무 향기를 맡으며 바닥의 황토볼을 발끝으로 느끼면서 찜질할 수 있다. “딱 하루만 자봐도 이 집의 건강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관계자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공감된다. 찜질을 마치고 난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 안은 아늑함 그 자체다. 방을 둘러싼 3면 황토벽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을 받으며 쉴 수 있다. 구들장으로 방을 데우며 자리에 누우면 낮은 창 너머 소나무와 푸른 산이 눈에 들어온다. 토굴 특유의 적정한 온도와 스스로 숨을 쉰다는 황토벽 덕분에 잠이 솔솔 올 것 같다. 집 밖으로 나오면 100m 가깝게 이어진 최고급 데크가 집집을 연결하고 그 사이사이 화강암으로 조성한 돌 벽이 기막힌 조형미를 보여준다. 조경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단지 내 40~50m의 금강송이 탄성을 절로 일으킨다. 최고 80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마치 집을 보호하듯 웅장하게 서 있다. 또한 밤이 되면 숨겨놓은 조명이 소나무와 집을 은은하게 비추는데, 멀리서보면 산 속에 별이 뜬 것처럼 아름답다. 100m 가까이 되는 긴 데크로 멋스러움과 실용성을 갖췄다. 토굴집 옥상 위에 마련된 마당 벤치에 앉으면 강원도의 자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세련되면서도 편의성을 갖춘 부엌. 원적외선이 나오는 찜질방이 구비된 욕실. 잠시만 앉아 있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하늘을 집 내부로 끌고 들어온 하늘창. 누워서 구름과 별을 볼 수 있어 낭만적이다. 방에는 누워서도 밖을 볼 수 있는 낮은 창이 길게 설치돼 있어 언제든 자연을 즐길 수 있다. 황토를 3번 바른 벽과 한지장판으로 머무는 동안 힐링할 수 있도록 시공했다. 집마다 설치된 부뚜막은 집을 데울 뿐만 아니라 음식 조리까지 가능하다. 겉으로 내보이지 않고 데크에 문을 달아 아래에 설치해 지저분해 보이지 않고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토굴집에는 즐길 요소도 두루 갖췄다. 화려한 색상과 풍성한 음질을 자랑하는 빔프로젝트를 설치해 영화나 음악감상 등을 즐길 수 있다. 핫’한 평창, 더 ‘핫’한 2020푸른귀족 아무리 집을 잘 지어도 주변 환경이 좋지 않으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 평창 2020푸른귀족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위치다. 인근에 유해시설이 전혀 없는 지역에 위치해 있고 도로에서 바로 연결돼 차로 오가기 불편함이 없다. 게다가 요즘 평창은 도로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핫’한 지역이다. 현재 공사 중인 고속전철이 2017년 11월에 개통되면 서울에서 평창까지 40분이면 오갈 수 있고, 원주-강릉 복선전철로 인천국제공항에서 평창까지 편리하게 다닐 수 있다. 투자 가치가 높은 지역인 셈. 평창 2020푸른귀족은 강원도 이곳저곳을 마음껏 즐기기에도 좋은 자리에 위치했다. 가장 먼저 단지 앞에 맑은 계촌천이 얕고 넓게 흘러 아이와 함께 물놀이 하기에도 좋다. 차를 몰고 나가면 하루마루 염소목장과, 뇌운계곡, 클래식 마을 등도 금방이다. 대관령 목장까지 차로 40분이면 충분하고, 동해바다도 1시간이면 도착한다. 스키장도 40분이면 갈 수 있어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강원도를 두루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업체는 단지를 시공하면서 ‘작품 만드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단다. 위치 선정부터 시공까지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고. 자식을 키운 것 같은 마음이 들 정도로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 덕분에 대체 어떤 집을 짓길래 이렇게 지극이냐며 구경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업체 측은 그럴 때마다 집 짓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집의 가치를 아는 분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자연을 사랑하고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면 집을 오랫동안 아껴줄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자재로, 좋은 마음으로 지은 우리 단지가 많은 분들에게 행복을 안겨줄 수 있길 바랍니다. 언제든 누구나 찾아오셔서 마음껏 즐기셨으면 좋겠네요.” 국내 최초 기능성 토굴주택 분양 - 관리가 편리한 수익성 황토 토굴주택 - 전국 건축시공 및 감리가능(토굴주택 건축시공 및 감리의뢰) - 거주와 수익성 펜션 또는 토굴주택 체험장으로 운영 - 연구단지분양: 토굴주택 15평, 20평, 25평 / 토굴카페 30평 - 국내외 최초 토굴집 특허 출원 - 특허출원번호 제 1-2016-047171-5 문의 (주)으라차차 T 010-7773-7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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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소개] 특허받은 황토 토굴집에서 힐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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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개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집 - 교리댁, 마을표준이되다
- 교리댁(도민속문화재 제43호)은 조선 영조 때 사간원 사간, 사헌부 집의 등을 지낸 이석구李碩九선생이 1760년에 지은 집이다. 교리댁이라 한 것은 이석구의 현손玄孫인 이귀상이 정5품 벼슬인 홍문관 교리를 역임했기 때문으로 이 집은 한개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 교리댁을 통해 우리는 한개마을에 있는 다른 집 구조의 기원을 엿볼 수 있다.(연세대학교 건축역사 이론 연구실에서 발간한 ≪한개마을≫에는 교리댁 안채가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라고 하고 있으나 한필원(한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하회댁 망와에 1745년(영조 21년) 명문이 있음을 근거로 하회댁이 제일 오래됐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집 내용과 형식으로 보아 하회댁은 교리댁 보다 나중에 중수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교리댁은 마을 서쪽으로 난 길 중간 오른쪽 언덕에 있다. 언덕배기에 있기에 대문이 높아 상당한 위압감을 준다. 평면상 특징을 보면 대지가 동서로 긴 장방형이어서 건물을 앞뒤로 배치하지 않고 옆으로 길게 늘어놓았다. 한개마을 내 다른 곳에는 없는 세 칸 서당이 맨 앞쪽에서 대문과 나란히 위치하고 사랑채, 중문채, ㄱ자형 안채가 순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한개마을 서쪽 집이 보이는 여러 특징들먼저 사당이 동쪽이 아닌 안채와 사랑채 중간에 위치한 점이 특이하다. 이는 우리나라 일반적인 사당 배치와는 다른 모습으로 대개 사당은 안채 좌측에 놓기 마련이다. 정침(제사를 지내는 건축물의 방)은 동쪽에 두라는 ≪주자가례≫의 원칙에 따라 남향을 기준으로 동쪽이 좌측이므로 대부분 안채 좌측에 두는 것이다. 마을 서쪽에 있는 북비고택이나 월곡댁의 사당도 교리댁과 같은 위치다.이렇게 된 이유는 대지 형태와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서쪽 집들은 교리댁처럼 장방형으로 길쭉하고 입구도 서쪽으로 들어가게 돼 있다. 가장 깊은 곳에 안채가 놓여야 하기에 사당 위치를 옮긴 것인데 만약 ≪주자가례≫대로 안채 좌측에 사당을 배치할 경우 사랑채에서 너무 멀어져, 지금과는 달리 자주 참배했던 사당까지 가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참배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사당을 사랑채와 안채의 중간에 둔 것이다. 마을 내 동쪽에 있는 한주종택은 일반적인 대지 형상을 하고 있어 교리댁이나 북비고택, 월곡댁과 달리 동쪽에 사당이 놓였다.서쪽에 위치한 집의 또 다른 특징은 대문에 있다. 교리댁을 포함한 서쪽 집들은 대문이 진입로보다는 높은 곳에 있는 반면 동쪽 한주종택이나 하회댁 대문은 길에 바로 면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솟을대문을 설치했다 하더라도 받는 느낌은 크게 다르다. 서쪽에 위치한 집은 길에서 위에 올라 서 있어 교리댁과 같이 평대문이라고 해도 위압감이 상당하다. 집을 드나드는 아랫사람들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을 것이다. 마을 표준이 된 교리댁, 다른 집에 영향 끼쳐교리댁의 또 다른 특징은 부엌 상부에 있는 다락이다. 당시 집들은 취사와 난방을 겸했기에 부엌에는 이를 위한 아궁이가 필수였다. 구들로 인해 방바닥보다 아궁이 위치가 낮을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해서 높이차가 생긴 부분을 다락으로 활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락은 부엌 전체 혹은 안방 벽에서 돌출한 부분을 반침(물건을 보관하는 작은 방)으로 썼다. 그러나 이 집 다락은 부엌 전체를 덮은 것도 아니고 반침도 아닌 어정쩡한 형태다. 정면에서 보면 ¾칸 정도가 다락이고 나머지 부분은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된 모습이다. 그리고 다락에는 서까래 굵기만큼의 통나무를 살대로 쓴 창을 놓았다. 창을 통해 아궁이 연기를 원활하게 배출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쨌든 이런 모양의 다락은 한개마을이 유일할 정도로 매우 드문 경우다. 이와 유사한 형태의 다락이 북비고택과 월곡댁에서도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늦게 지은 집들이 교리댁을 보고 이렇게 한 게 아닌가 한다. 또 다른 특징은 대문 앞에 있는 서당이다. 한개마을은 교육을 중시해 재실이나 서당을 여럿 운영했다. 재실은 마을 외곽에 배치했고 집은 저마다 방 하나를 서당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리댁은 전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제법 큰 규모의 서당을 뒀는데 일제 강점기 초기에는 대성학원大成學園이라는 신식 교육기관으로 운영하기도 했다(한필원/한국의 전통마을을 찾아서/97쪽).서당은 남향이 아닌 서향으로 대문과 병렬로 서 있다. 누구나 편하게 들어오게 하려 한 것으로 앞에는 조그만 마당이 있고 그 너머로 낮은 담장을 세웠다. 개방된 곳이지만 나름 독자적인 영역을 갖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리고 사당은 기단을 높여 경관을 훤히 볼 수 있게 했다.유교에서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강조한다. 호연지기란 맹자 ≪공손추상편≫에 나오는 말로, 사람의 마음에 차 있는 너르고 크고 올바른 기운, 하늘과 땅 사이를 가득 채울 만큼 넓고 커서 어떠한 일에도 굴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당당한 기상을 의미한다. 유교는 자연을 통해 호연지기를 키우는 것을 장려해 좋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에 정사精舍나 서원書院을 지었다. 이런 뜻이 서당에 반영됐다. 교리댁이 주변보다 높은 언덕에 위치해 조금만 높이 건물을 세우면 주변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기단을 높인 것이다. 사랑채는 1870년경 가묘家廟(조선 시대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집안의 사당)와 함께 중수했다고 한다. 정면 다섯 칸, 측면 두 칸으로 사랑방이 두 칸, 대청 두 칸이고 사랑방 앞에는 전퇴가 있으며 뒤로는 두 칸 골방이 있다. 골방에는 안채로 연결되는 문이 있어 편의를 도모한 점이 이채롭다. 일반적으로 사랑채에는 큰 사랑방과 작은 사랑방으로 구성되는데 이 사랑채는 큰 사랑방만 있을 뿐이다. 안채 날개채가 방 두칸에 아래쪽 대청 한 칸으로 돼 있는 것으로 볼 때 날개채가 작은 사랑채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교리댁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앞서 언급한 한국전쟁 때 안채 건물이 소실된 것이다. 그리고 사당 주변에는 담장이 있었으나 담장이 무너지면서 보기 흉해지자 일제 강점기 말에 완전히 철거했다. 중문과 사랑채 사이에도 벽이 있어 외부로부터 안채를 완벽하게 차단했다고 한다. 이 담은 60~70년 전쯤 철거했다. 이유는 안채에 있는 광에서 쌀을 운반할 때 소 달구지가 중문을 넘어가는 것이 불편해 달구지가 중문채를 돌아 들어 가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는 일제 강점기 때 서구 문명이 들어오면서 남녀유별에 대한 개념이 약화됐기에 가능한 발상이다. 남녀유별이 분명했던 과거에는 힘들어도 쌀을 지어 날랐을 것이다. 이렇게 집도 사회 변화에 따라 변화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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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개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집 - 교리댁, 마을표준이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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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양진당養眞堂
- 1808년 양진당을 중수하면서 쓴 중수기重修記를 보면 양진당은 검간黔澗조정趙靖이 임진란에 불탄 집터에 장남 기원基遠에게 공사를 맡겨 지은 집으로 1626년 사묘를 세우고 3년 후인 1628년에 완공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후 쇠락한 집을 고쳐 쓰고자 1794년부터 14년간 준비해 1807년 개축했다고 한다. 집은 중수기에도 있지만 1881년 해체 실측 시 발견된 묵서명에 의하면 검간 선생 장남인 기원이 감동監董한 것이다. 감동이란 현재로 말하면 공사 감독관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가가 시행하는 공사에 임시로 부여하는 직책이다. 양반이 직접 감독을 했다고 해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진 예는 거의 없는데 이름이 남아 있다는 것이 매우 이채롭다. 문화재청 사이트 자료에는 "안동 천천동 가옥을 옮겨 지은 것으로 상량문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돼 있으나 풍양 조씨 장천파 종회에서 발간한 <양진당養眞堂>이라는 책에 소개된 상량문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고상 구조로 지은 특이한 살림집양진당(보물 제1568호/경북 상주시 낙동면 승곡리 214-3)은 매우 독특한 구조로 주목받는 건물이다. 고저 차가 거의 없는 평지 살림집에서 1층을 누마루로 지은 사례는 이곳이 유일하다 할 정도로 드문 경우다. 살림집으로 여기지 못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웅장하며 겹집구조로 돼 있어 대부분 홑집 구조로 된 인근 다른 집과 확연히 구별된다.많은 이가 양진당을 고상 구조로 지은 것은 내[川]에 가까워 침수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러나 필자 생각은 다르다. 집터를 물이 범람할 수 있는 곳에 잡았다는 것부터 이해되지 않는다. 아마도 사랑채가 1966년 홍수에 무너졌음을 감안해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건축한 지 350년 후에 발생한 홍수는 아주 예외적인 자연재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더욱이 홍수가 난 시점은 하상(하천 바닥)이 집 지을 당시보다 많이 높아졌을 때라는 것을 고려하면 침수를 대비해 고상 주거로 지었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집 구조에 대해 신영훈 씨는 남방 고상집 구조와 북방집 구조가 결합된 것이라 말한 바 있다. 낙동강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은 문화 차이가 있는데 서쪽 상주는 가야 문화권에 속하고 안동은 고구려 북방 문화권이다. 이를 근거로 북쪽 지역 영향을 받아 겹집 구조며 남방 문화 잔재가 남아 고상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 추위에 견디기 위해 북방 지역에서 발달한 겹집 구조는 태백산맥을 따라 경북 영덕까지 영향을 끼쳤는데 이것이 안동으로 펴져 학봉 김성일 집안에 장가갔던 검간 조정이 겹집 구조로 집을 지었다고 신영훈 씨는 설명한다. 그래서 그는 상주가 앞서 말한 고상 주거권이었기에 이런 두 문화의 혼합이 양진당을 탄생시켰다고 해석했다.어쨌든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구조를 가진 집임은 분명하다. 현재 양진당은 ㅁ자 모양을 띠고 있으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면 행랑채가 없는 ㄷ자 형이었다. 홍수로 유실됐던 것을 최근 복원한 것이다. 혼란한 시대상 반영한 고방집은 정면 9칸, 측면 7칸 규모다. 가운데 정침 중 퇴칸이 있는 부분과 대문간에서 바라봤을 때 우측 칸 일부를 제외한 날개채는 2층 구조로 정침은 9칸 중 7칸이 살림 공간이고 좌측 두 칸 아래는 부엌, 상부는 고방(창고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공간, 규모가 크면 광이라 불렀다)이다. 좌측 날개채 2층은 안방에서 고방과 연결되는데 이 역시 모두 고방이다. 또한 우측 날개채 끝부분 두 칸도 고방으로 이렇게 고방 규모가 다른 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으로 보아 집을 지을 당시 가문 위세 상당했음을 짐작게 한다.좌측 고방은 매우 큰 규모임에도 출입은 안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는 재물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으로 당시 시대상과 무관치 않다. 집을 지은 조정과 조기원은 임진란을 직접 겪은 이들이다. 아무리 전쟁이 끝났다고 해도 상흔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혼란스런 시기였기에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고방 안전성을 높였던 것이다. 전후 겹집 구조로 6칸 안방 뒤쪽 세 칸은 방이고 전면 3칸 중 좌측 두 칸은 트여 있다. 뒤쪽 3칸은 침실로 썼고 트인 방은 안주인 공간이다.대청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큰 규모다. 전면 3칸 측면 2칸인 그야말로 육간대청으로 칸 너비도 넓고 대들보도 높아 마치 향교 강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고주 없이 두 칸을 가로지르는 대들보도 육중해서 위압감을 줄 정도다. 오량 굴도리집으로 보 밑 보아지는 초각으로 멋을 냈다. 전면 기둥에서 보는 목수의 훌륭한 솜씨양진당 중수기에서 <대청이 무릇 네 칸/大廳之間凡四>, <들보를 겹으로 하여 마루를 넓히니/重樑廣軒比前尤通暢宏>로 한 것으로 보아 원래 4칸으로 지었던 것을 중수하면서 대들보 위에 종보를 올리고 6칸으로 늘인 것이 아닌가 한다. 이렇게 대청을 넓힌 이유는 중수기 첫머리에 <양진당은 우리 대종가의 선조를 제사하는 청사이다/養眞堂我大宗家祭先廳事也>라고 한 것처럼 종가로서 제사 공간을 마련하기 위함이다.양진당을 살펴보면 주목할 부분이 두 곳 있다. 첫 번째는 처마로, 겹처마 서까래는 일반적으로 원형으로 부연은 사각형으로 만들지만 여기는 서까래도 사각형이다. 안쪽은 원형 형태로 두고 바깥으로 돌출된 부분만 사각형으로 다듬었는데 이렇게 할 경우 제작도 쉽지 않을뿐더러 비용 부담도 커진다. 날개채 서까래가 원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이해되지 않는다.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전면 기둥이다. 정침 앞 기둥이 서까래 앞쪽 끝 부분을 받치는데 이 또한 일반적인 구조법이 아니다. 처마 길이를 고려해 봤을 때 구조가 안정되려면 현재 위치에 기둥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나 그 모양이 특이하다. 전면 기둥 툇마루 아래는 사각형이고 윗부분은 원형으로 돼 있어 전혀 다른 형태다.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네모에서 원이 나왔다/方出圓>는 이념을 구현했다고 해석하기도 하고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天圓地方>의 뜻으로 이해하는 이도 있다. 해석이야 어쨌든 아래쪽 사각기둥이 위쪽 원기둥보다 크게 보여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목수 솜씨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 양진당은 여러 면에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이 들게 하게 하는 집이다.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함이 많다는 점뿐만 아니라 집 규모와 단순한 입면의 연속에서 나오는 위압감, 넓은 안마당 등 일반 살림집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중량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러나 이런 집에서 사람이 산다면 삶이 매우 건조할 것 같다. 크기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집이 아니다. 양진당보다 작지만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인근 풍양 조씨 종택인 오작당悟昨堂에 더욱 정감이 가는 것은 이곳에서 느낄수없는 사람과 어울리는 단아함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글 최성호 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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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양진당養眞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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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종택
- 수암은 류성룡의 셋째아들인 류진柳袗의 호다. 수암은 37세가 되던 1617년에 하회를 떠나 이곳 상주에 정착했다. 처음 정착한 곳은 현 위치가 아닌 가사리佳士里였고 수암의 고손자인 류성노柳聖걡 때 현 위치에 정착했다고 한다. 이때만 해도 현재 모습이 아닌 초가였다고 한다. 그런 수암종택修巖宗궀(시도민속자료 제70호 경북 상주시 중동면 우물리 1102)이 현재 모습을 갖춘 것은 수암의 7대손인 류후조柳厚祚에 이르러서다. 류후조(1798~1875)는 호가 낙파洛波로 고종 때 벼슬이 좌의정까지 오른 사람이다. 류씨 집안은 남인이다. 당시 서인에게 밀린 남인은 18세기 이후 재상 반열에 오르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런 남인에서 좌의정이 나왔으니 당시에는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배경으로 현재의 집을 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19세기 중반에 지어진 집으로 봐도 무방하다.터를 잡을 때 풍수를 적극적으로 고려한 듯하다. 수암종택 터는 삼산이수三山二水가 만나는 매화락지梅花落地명당이다. 삼산은 태백산, 속리산, 팔공산으로 종택은 세 산 끝자락과 낙동강과 위수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다. 그중에서도 안채 뒤쪽 바위는 지기가 솟는 곳이라 하는데 바위가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어 흥미롭다. 폭을 달리해 공간 활용을 높인 안채종택은 언덕 위쪽에 자리 잡았다. 전체적으로는 매우 안정된 모습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고택 아래로 강까지 훤하게 뚫려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기가 그대로 흘러 나갈 수 있어 풍수상 그리 좋지 않다. 종손 말에 따르면 예전에는 아래쪽에 나무를 심어 단점을 극복했는데 지금은 나무들이 없어져 허전해 보인다고 한다. 서남향으로 정침正寢과 사당 그리고 녹사청錄事廳으로 이뤄졌다. 정침은 경상도 집의 전형인 ㅁ자 형태다. 원래는 외부 담과 솟을대문이 없었다. 이는 대문과 담을 쌓으면 지기에 손상을 줘 불길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는 풍수적 사고 때문이다. 남아 있는 대문과 담은 1996년 개보수를 통해 새롭게 만든 것이다.정침은 정면 6칸 측면 6칸의 완벽한 ㅁ자 집이다. 몸채 전면 문간채와 사랑채는 홑집이고 후면 안방과 대청은 겹집이다. 그리고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은 맨 왼쪽 2칸으로 이는 일반 사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모습이다. 중문 옆 한 칸을 부엌으로 꾸며 사랑채를 위한 아궁이를 놓았다.안채는 여러 면에서 기능을 고려한 계획된 건물이다. 안채 칸 폭을 살펴보면 측면 6칸은 폭이 일정한데 정면 6칸은 중앙 4칸과 양 측면 2칸 폭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칸 폭을 달리한 것은 날개채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대개 날개 부분은 몸통 칸과 같은 폭으로 하는데 이럴 경우 날개채 방 크기가 작아져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이런 점을 개선하고자 날개채가 위치한 양 측면 칸 크기를 중앙칸보다 넓게 조절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건넌방도 넓어지고 사랑채 윗방도 마치 안방처럼 느껴질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마찬가지로 부엌도 공간이 확장돼 시원스럽다. 내외 구분을 없앤 사랑채와 안채안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방 크기와 안방 앞에 있는 툇마루 크기를 적절히 배분하려 한 노력을 알 수 있다. 안방을 키우기 위해 가운데 기둥이 다른 기둥에 비해 반의반 칸 정도 앞으로 돌출한 모습이다. 사이 기둥을 중도리 위치에 맞추고자 반 칸 정도 앞으로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럴 경우 퇴칸이 반 칸 규모로 작아지게 된다. 이러한 일반적인 구성을 따르지 않고 반의반 칸만 내밀어 퇴칸을 넓게 확보함으로써 살림 작업공간이 더 늘어난 것이다.이렇게 안방을 구성하고 보니 기둥 위치와 대들보 관계가 애매해지고 말았다. 일반적으로 오량집에서는 퇴칸를 반 칸 정도 만들어 1고주5량 집으로 한다. 그러나 반의반 칸만 내놓으면 고주를 세울 수 없게 돼 평주를 세우고 보를 평주 사이에 맞보로 건 후 다시 보 위에 동자주를 세워 종도리를 놓았다. 어찌 보면 아주 작은 단위라 할 수 있는 반의반칸으로 이렇게 많은 손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안채의 또 다른 특징은 대지 경사에 따라 방바닥 높이를 달리했다는 점이다. 건넌방 쪽 고방庫房, 건넌방 및 마루, 아랫방 순서로 높이 차를 뒀는데 이것은 사랑채 마루와 연결된 방을 작은 사랑채로 계획하면서 안채와의 연결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방과 안채를 툇마루로 연결해 다른 집들과는 달리 엄격하게 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안채에서 사랑채로 편하게 드나들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녹사청사랑채는 전면 우측 3칸, 날개채 2칸을 합쳐 5칸 규모다. 전면 2칸은 온돌이고 우측 모퉁이 한 칸은 마루다. 사랑마루는 한 칸으로 작고 전면에서 전해지는 풍채도 약해 사랑채가 전체적으로 안채에 비해 매우 단출한 모습이 됐다. 좌의정까지 지낸 집안 사랑채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검소하다. 이 집을 지은 낙파 선생 인품이 읽힌다.재미있는 것은 지붕 모양이다. ㅁ자 집이라 해도 맞배지붕 또는 팔작지붕으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곳 지붕은 전면에서는 팔작지붕처럼 보이지만 실제 거적지붕처럼 한쪽 방향으로만 설치돼 있다. 아마도 모서리 부분 처리가 쉽지 않아 그렇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데 어쨌든 정면에 이런 지붕을 설치한 것은 다른 곳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사례다.사랑채 앞으로 ㄴ자 모양 7칸 건물인 녹사청이 놓였다. 뒤쪽 중간에 마루방 한 칸만을 제외하고 모두 방으로 구성된 건물로 류후조가 봉조하(종 2품 이상 전직 고위관리에게 품계에 따라 녹봉걤俸을 주도록 만든 명예직 벼슬)가 되면서 중앙에서 파견된 녹사가 머물던 곳이다. 정기적으로 보내오는 녹봉을 수령하는 녹사가 기거하고 녹봉을 운반해온 사람이 쉬어가도록 한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이런 목적의 건물을 본 적이 없어 이곳이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녹사청은 배치 상 현재 집과 조금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어 아마 류후조가 낙향 후 봉조하를 제수 받자 지은 것으로 보인다. 안채 동쪽 언덕에 사당이 놓였다. 전면 3칸 측면에 퇴칸을 둔 한 칸반으로 구성된 사당은 직절익공집에 맞배지붕이다. 현재 불천위로 모시는 수암 선생 위패가 모셔져 있다. * 이 집을 돌아보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솟을대문이다. 사랑채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아주 수려한데 솟을대문이 원래대로 없었더라면 시원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 솟을대문을 세웠는지 모르겠지만 이 집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맥을 놓친 것은 아닌가 한다. 집은 그런대로 잘 관리되고 있는 편이다. 종손이 주말마다 내려와 지내면서 여기저기 손을 보고 있기 때문에 집은 아직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러나 이 집도 종손이 관리할 수 없게 되면 곧 쇠락할 것이다.언제까지 이렇게 문화재 관리를 개인에게 부담 지울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하루빨리 정부나 지자체 주도로 문화재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정착되길 바란다. 글 최성호 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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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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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을 가르는 한옥 향기, 서울 장교동 한규설韓圭卨 가옥
- 한규설 가옥(시도민속자료 제7호)은 원주인인 박준혁이 명원 김미희에게 기증함으로써 서울시 중구 장교동에서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학교 후문으로 옮겨졌다. 한규설(1848∼1930)은 조선 말기 무과에 급제해 전라좌수사와 우포도대장, 형조판서, 한성부판윤, 법무대신 및 고등재판소 재판장을 역임했다. 1905년 을사늑약에 반대해 면직당하고 궁내부 특진관을 역임하지만 한일합병 후 일제 작위를 못 받겠다며 칩거했다. 1920년 이상재 등과 조선교육회를 창립해 교육 활동에 힘썼다. 빌딩 숲을 가르는 한옥 향기, 서울 장교동 한규설韓圭卨 가옥 1 2 안채 뒷마당.' ㄴ'자형 안채와 행랑채, 사당 등이 튼'口'자를 이룬다. 한규설 가옥은 현재 을지로 입구 장교빌딩 터에 있었다. 대지나집의규모만 보아도 예나 지금이나 대저택이다. 자료를 보면 예전 서울에는 대지가 1000평이 넘는 큰 집이 많았다. 현재는 전쟁과 도심 개발로 다 없어지고 몇 곳만 남았는데, 그것도 이렇게 자리를 옮겨 명맥만 유지할 뿐이다.이 집은 1890년대 지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학교 후문으로 옮기면서 행랑채와 솟을대문을 새로지었다. 주남철이 쓴 《한국의 전통민가》에는 옮기기 전 배치도와 평면도가 나오는데 현재 것과는 차이가 난다. 현재는 뒤쪽 솟을대문으로 들어서면 나오는 행랑마당에서 중문과 행랑채를 지나 안채와 사랑채로 향하지만, 예전에는 남쪽에서 들어가는 배치로 사랑채로 향하는 곳에 일각문만 있고 행랑칸은 없었으며 중문이 내외문 형식이라 안채가 들여다보이지 않았다. 전체 배치에서 대지 좌우 폭도 줄어들어 행랑 마당이 작아졌다.현재는 뒤쪽 담이 거의 일직선이지만, 예전에는 뒤쪽 장독대와 사당이 안채 쪽으로 밀려들어와 장독대와 사당이 훨씬 안채에 가까웠다. 전체 대지 규모는 최소한 지금 규모였을 것이다. 부잣집의 풍미를 간직한 사랑채 사랑채는 잘 다듬은 장대석 이벌대 기단 위에 앉혔다. 기단이 앞으로 튀어 나와 월대臺(대궐의 전각 따위 앞에 있는 섬돌)처럼 느껴진다. 또한 주춧돌 사이를 돌로 막아 세벌대처럼 보인다.겹처마 소로수장(접시받침) 집으로 전면 4칸에 측면 2칸인데 좌측을 뒤로 1칸 내달아 'ㄴ'자 형태다. 구조는 가운데 2칸 방을 중심으로 좌측에 방 1칸을, 우측에 마루 1칸을 붙였다. 전면 3칸 툇마루 옆에 대청 창문를 개방했을때 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평난간을 화려하게 장식한 쪽마루를 설치했다. 뒤쪽 전체에도 쪽마루를 놓아 편의성을 높였다. 사랑방에서 대청쪽 문은 개방성을 높이고자 들어열개로 달았다. 사랑방은 전면 2칸에 측면 칸 반으로 매우 넓고 뒤쪽은 침방으로 이어진다. 댓돌에서 정성을 들여 지은 집임을 알 수 있다. 댓돌은 대부분 문지방 앞에 놓는 것으로 그친다. 이 집은 2칸 전체에 댓돌을 연결하고, 중간 주초 부분은 댓돌을 다듬어 하나의 돌처럼 붙였다. 얼마전까지 사랑채에는 하인을 부를때 잡아당기는 설렁줄이 걸려 있었다. 지금도 고풍스러운 가구를 잘 배치해 부잣집 사랑채의 풍미를 느끼게 한다.앞마당은 집규모나 품격에 비해 매우 좁다. 도심의 제한된 공간에 집을 짓다보니 어쩔수 없던 선택으로 보인다. 집의 규모와 품격으로 보아 아쉬운 부분이다. 3 사랑채는 팔작지붕 밑에 사랑마루와 사랑방 그리고 앞뒤로 방을 배치했다. 4 사랑채 전면 3칸 툇마루. 5 뒤쪽 전체에 쪽마루를 설치했다. 6 고가구를 잘 배치해 옛날 부잣집 사랑채의 풍미를 느끼게 한다. 안방마님의 권위 돋보이는 안채 잘 다듬은 이벌대 장대석 위에 앉힌 안채도 사랑채와 마찬가지로 'ㄴ'자형이다. 전면이 7칸인데 좌우측 방이 칸 반 규모로 실제는 6칸집이다. 가운데 3칸이 대청이고 좌우 칸 반을 각각 안방과 건넌방으로 꾸몄다. 부엌이 뒤쪽으로 들어간 것이 다른 집과 다르다. 안방쪽 뒤로 4칸이 늘어졌는데 안방 1칸에 부엌 2칸, 찬모방 1칸으로 구성했다. 예전 도면을 보면 건넌방이 1칸으로 현재와 다른데 옮기면서 늘렸을 것이다. 지붕은 겹처마 팔작지붕이고앞은 굴도리며 뒤는 납도리인 소로수장집이다. 오량집으로 칸 살이 넓다보니 시원시원하고 대들보 역시 우람하게 느껴진다. 종도리를 받는 판대공에 별도로 뜬창방을 설치했다. 장혀와 뜬창방 사이는 화반으로 받쳐 품격을 높였다.7칸이지만 칸살이 매우 넓어 8칸이나 9칸 집처럼 보인다. 안방도 깊이 4칸에 넓이 칸 반으로 넓고 시원해 지방의 웬만한 집과 차이가 완연하다. 또한 전면에 넓은 이벌대 기단을 만들고, 그 위에 안채를 올려 집이 한층 높아 보일 뿐만 아니라 안에 앉아서 보는 느낌도 시야가 높아 한층 시원하다. 이곳에 살던 안방마님의 권위를 느끼게 한다. 1 2 안채 대청. 오량집으로 칸살이 넓어 시원하고 대들보도 우람하게 느껴진다. 3 깊이 4칸에 넓이 칸 반인 안방. 4 안 채 옆 별채는 본채와 광채를'ㄱ'자 형태로 연결했다. 풍류가 흐르는 연못과 정자 안채 옆 별채는 본채에 광채를 연결한 'ㄱ'자 형태다. 본채는 정면 3칸 반에 측면 반 칸인데 전면 반 칸이 퇴退다. 좌측에서부터 방이 칸 반이고 가운데 1칸이 대청, 우측 1칸 앞에 전퇴를 가진 건넌방을 배치했다. 아마도 어린 딸들이 생활하던 공간으로 보인다. 사당은 맞배지붕으로 구조가 매우 특이한정면 2칸에 측면 칸 반이다. 삼면이 벽으로 막히고 앞만 트였는데 삼면 벽구조가 모두 다르다. 안채에서 보이는 벽은 방화장 위에 꽃무늬로 치장했지만, 반대편은 일반 방화장이고 뒷부분은 회벽이다. 안채에서 보이는 장독대 주변을 후원 개념으로 가꾸면서 눈에 잘 띄는 사당 벽부분을 조경 개념에 맞게 치장한 것으로 보인다.사랑채 앞 일각문을 지나면 새로 조성한 연못과 정자가 잔잔한 풍광을 만들어낸다. 1980년대 집을 옮길 때만 해도 지금처럼 연립주택 등이 시야를 가리지 않아 풍광이 자못 볼만했을 것이다. 관리자에 따르면 "예전 이곳에서 학생들이 몰래 술을 마시곤 하여 내쫓았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필자는 "요새 사람들은 그러한 풍류를 즐길 만한 여유를 잃어버려 휙 지나고 마니 이제라도 그런 풍류를 느끼게 오히려 차나 술 한 잔하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돌아보며 잠시 상념에 빠졌는데 산들바람에 들려오는 잔잔한 풍경소리에 마음이 차분해 졌다. 도시에 살면서 참 오랜만에 이러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곳에서 이런 풍경소리를 듣고 생활한다면 현대 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질 것 같다. 바쁨에서 벗어나 천천히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한옥이 빚어내는 소리와 풍광은 더 없이 소중한 자산이다.田 글 최성호 사진 윤홍로 기자 글쓴이 최성호 님은 1955년 8월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이야기》가 있습니다.http://blog.naver.com/seongho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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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을 가르는 한옥 향기, 서울 장교동 한규설韓圭卨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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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씨행단孟氏杏壇
- 고택을 찾아서 은행나무 아래서 학문을 닦다맹씨행단孟氏杏壇 충남 아산시 배방면 중리에 위치한 맹씨행단孟氏杏壇(사적 제109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집으로, 조선 세종 때 청백리淸白吏로 유명한 고불 맹사성(1360∼1438)이 살았다. 행단은'은행나무가 있는 곳'이란 뜻으로,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고사를 따라 공자와 같이 은행나무 아래서 학문을 닦고자 하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맹사성은 고려 말 장군인 최영崔瑩의 손자사위로, 최영에게 맹씨행단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현재는 본채와 사당인 세덕사世德祠두 채만 있다. 1920년대만 해도 앞에 행랑채와 은행나무 가까이 사랑채가 있었다. 본채도 좌측 3칸과 우측 1칸이 더 튀어나와 지금처럼 완전한 H자 형태는 아니었다. 맹씨행단은 최영이 1330년에 지었다고 전하나, 당시는 그가 15세였기에 부친인 최원직이 지었을 것이다. 어쨌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집이다. 현재까지 큰 변화를 보면 1482년 좌향坐向이 손좌건향巽坐乾向(북서향)에서 정좌계향丁坐癸向(북북동)으로 바뀌고, 1642년 중수重修하고, 1759년 서남쪽 기둥을 교체하고, 1964년 앞부분의 부엌을 철거했다.맹씨행단은 현재 완벽한 대칭 구조로 가운데에 대청을, 그 좌우에 3칸 구들방을 배치했다. 대청은 전면 2칸에 깊이가 칸 반이고 전퇴가 반 칸이다. 부엌을 철거했기에 원래 대칭 구조였는지 예단하기 어렵다. 최근 발굴 결과 헐린 앞 부분에서 적심이 안 나왔기에 후대에 늘렸을 것이다. 동물 배설물을 땐 초기 구들맹씨행단이 당초 모습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 모습으로 바뀌었는지 주목할 만하다. 건물 자체는 특이한 형태 외에는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없다. 그러나 이 집 하나에 우리나라 건축사가 고스란히 담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바로 구들 도입에 따른 생활 양식(입식에서 좌식으로 바뀜)과 집의 구조 변화다.조선 초기만 해도 구들이 보편화하지 않았다. 사대부가士大夫家대부분은 구들을 설치하지 않았다. 세종 때 재상들에게 방전(네모 반듯한 벽돌)을 나눠줬다는 기록이 바로 그 증거다. 맹씨행단도 1482년 좌향을 바꾸면서 구들을 설치했을 것이다. 구들은 부넘기가 없는 초기 형태다. 부넘기가 있다면 방바닥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넘기가 없기에 아궁이에서 방바닥까지 그 높이가 다른 집보다 낮다.부넘기를 설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정연상은"옛날에는 난방재로 동물의 배설물을 말려 사용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부넘기와 개자리는 불을 넓게 들이고 재를 정리하기 위한 시설이다. 즉 동물의 배설물을 사용한 초기 구들은 부넘기와 개자리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한옥 변천사를 한눈에맹씨행단 여러 곳에서 옛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종도리를 받치는 소슬합장과 복화반이다. 소슬합장은 조선 초기까지 사용하다 곧 사라진 구조다. 복화반 역시 조선 초기 후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들보에서 종보를 받치는 동자주에 장혀를 받치고자 설치한 첨차도 조선 후기에는 드물다.또한 여러 곳에서 우리가 아는 한옥 구조와 다른 점이 보인다. 머름과 문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모습이다. 대청 전면에 문짝을 칸마다 셋으로 나누어 달았다. 무늬도 조선 후기에 일반적인 세살이 아닌 넉살이다. 문의 머름도 상하로 설치했는데, 고려시대에 지은 부석사 무량수전과 수덕사 대웅전의 것과 같은 형태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서면서 머름은 하부에만 설치했다. 머름동자도 문설주를 내려 설치했다. 대청 전면 6개의 문짝은 좌측 칸 3짝 중 가운데만 여닫이고, 나머지 5짝은 들어열개다. 마루를 깔기 전 설치한 문짝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다음으로 눈여겨볼 곳이 기둥에 설치한 익공과 비슷하게 만든 화공花拱이다. 조선시대에는 신분에 따라 집 치장을 제한했기에 민가는 대부분 민도리집다. 민가에 화공을 설치한 예는 왕실 집안 외에는 없다. "대소 신민의 가옥이 정한 제도가 없어, 이로 말미암아 서민의 가옥은 참람하게도 공경公卿에 비기고 공경의 주택은 참람히 궁궐과도 같아서, 서로 다투어 사치와 화미華美를 숭상하여, 상하가 그 등위等位가 없으니 실로 온당하지 않은 일이다. 이제부터 친아들 친형제와 공주는 50칸으로 하고, 대군은 이에 10칸을 더하며, 2품 이상은 40칸, 3품 이하는 30칸으로 하고, 서민은 10칸을 넘지 못할지며, 주춧돌을 제외하고는 숙석熟石을 쓰지 말 것이다. 또한 화공과 진채眞彩·단청丹靑을 쓰지 말고 되도록 검소·간략한 기풍을 숭상하되, 사당祠堂이나, 부모가 물려준 가옥이나, 사들인 가옥, 외방에 세운 가옥은 이 제한을 받지 않는다."-조선왕조실록 세종 13년 1월 12일/조선왕조실록사이트. 이러한 세종의 하교로, 조선시대에는 집을 모두 검박하게 지었다. 당시 색도 사용하지 못하고 포작으로 치장도 못했기에 화려하게 장식한 집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맹씨행단에는 두공 장식이 있다. 장식이 익공집과 닮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 다르다. 익공은 주두를 감싸고 올라가 주두가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지만, 맹씨행단의 기둥 장식은 주두를 익공처럼 완전히 감싸지 않았다. 전면의 쇠서는 주두 하부에서 튀어나왔지만 후면부는 익공처럼 주두를 감싸며 보를 받치고 있어 익공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맹씨행단에서는 시야가 넓게 펼쳐진다. 당시 생각하기 힘든 북향집이지만 전망은 시원스럽기 그지없다. 집터는 이 집을 지은 사람의 기풍을 느끼게 한다. 이런 곳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매우 편안하고 포용력도 많았을 것이다. 맹사성을 처음 보는 사람은 그를 정승이라곤 생각지 않았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꾸밈이 없는 데다 편안한 인품을 가졌기 때문이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전혀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는 환경은 어떠한가, 그곳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 후손의 심성은 어떠할까.田 글 최성호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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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씨행단孟氏杏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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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전원주택] 백두산 기슭의 한민족형 통나무집
- 우리 민족에게 역사 속의 통나무집이라 하면, 엉클 톰스 캐빈이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전기에서나 보는 이국적이고 생소한 주거 형태다. 그런데 미국 개척 시대에나 있음직한 통나무집 촌(村)을 국경 건너 백두산 북쪽에서 발견했다.백두산, 중국 이름 장백산 기슭 '이도백하'라는 곳에 막 도착했을 때만 해도 통나무집으로 이루어진 우리 민족 집단촌을 만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백두산 깊숙이 자리 잡은 내두산촌에 사는 왕년의 명포수 최석도 씨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마을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여느 한국 산촌처럼 무질서하고 빈곤한 느낌의 마을이겠거니 했는데 영 딴판이었다. 비포장이지만 잘 다듬어진 넓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널찍널찍하게 자리 잡은 집들이 주는 정돈된 인상은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조금도 해치지 않는 깔끔함 그 자체였다.내두산촌은 해발 800미터 고원에 자리한다. 백두산에서 내려오다 보면 만나는 사람 사는 첫 동네라고 해서 오래 전부터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도 부른다. 한국 이곳저곳 산간 마을에 가 보면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별칭이 있는데, 이 동네가 원조일 것 같다. 이국(?) 땅 오지 마을이지만,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고 언론에도 자주 소개된 바 있다.이 산촌은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1930년대 김일성 부대 토벌에 골머리를 앓던 일제의 기획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일제는 밀림을 제 집처럼 헤집고 다니는 김일성 부대의 활동을 제약하고자,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밀림 오지 곳곳에 이런 마을을 세웠다.당시 일제는 인근 이도백하에서 신체 강건한 젊은 사람을 지원 받아 그 가운데 40명의 사람을 뽑아 군사훈련을 시킨 뒤, 소 한 마리와 기본 살림 도구를 주어서 밀림 한복판인 이곳에 마을을 이루어 살게 했다. 김일성 부대를 감시 소탕하면서 농사를 짓게 한 것이다.이 전략 계획은 나중에 영국군이 말레이시아 공산 반군 소탕 때도 사용했고, 월남전에서도 미군에 널리 채택했던 전략촌 개념과도 비슷하다. 촌민들은 생업을 이루다가도 상황이 발생하면 김일성 부대 토벌에 동원됐다. 지금도 마을 뒷산에는 그때 파 놓은 감시 초소용 참호의 흔적이 보인다.나는 이 동네에서 왕년에 호랑이 잡던 명포수 최석도 씨를 만났다. 그의 집에 여장을 풀고 하룻밤을 지내고 막내아들 최광석 씨의 안내로 마을을 둘러보았다.그런데 여기저기에 통나무집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초기 이주민들이 힘들게 지은 살림집은 대부분 통나무집이었으나, 근래에 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훨씬 크고 넓은 시멘트 집으로 바뀌었단다. 그러나 상당수의 집들이 옛 통나무집을 창고나 외야간으로 사용했다. 최석도 씨 집에도 통나무집이 남아 있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이들 한민족(韓民族)형 통나무집은 미국형 통나무집에 비해 몇 가지 고유한 특징이 있다. 내두산촌은 고원지대라 그런지 건축 자재로 쓸 만한 굵고 곧은 나무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이런 악조건에서 이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자재로 부적합한 가늘고 굽은, 크기도 제 각각인 나무를 사용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통나무와 통나무 사이에 뜬 공간이 많아 다량의 진흙으로 막아 놓았다. 미국의 통나무집이 통나무와 통나무 사이를 숲에서 풍부하게 채취할 수 있었던 이끼로 막은 것과는 대조적이다.지붕에는 너와라는 판자 기와를 올렸다. 통나무를 조각조각 두꺼운 판재로 켜서 이것을 기와처럼 지붕에 이은 것이다. 이런 형태의 집은 강원도 삼척에서는 굴피집, 울릉도 나리지역에서는 너와집이란 이름으로 관광객을 부른다. 강원도는 방언이나 풍습이 여러 가지로 함경도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이것으로 보아 이런 집은 아마도 함경도의 독특한 주거문화인 듯 싶다. 그 영향이 남쪽으로는 강원도, 북쪽으로는 국경 넘어 만주지역까지 흘러 들어간 게 아닐까.동네를 둘러보다가 다른 형태의 민족형 통나무집을 발견했다. 통나무 외벽에 흰 회칠을 한 집이었다. 중국 동북지방을 여행하다 보면 농촌주택의 한 현상이 눈에 띈다. 즉 벽돌집에는 거의 중국사람인 한족이 살았고, 벽에 흰 회칠을 한 집에는 동포들이 살았다. 반만 년 백의 민족사에 유전인자에 강하게 각인된 백색 선호 본능은 이국 땅 변방에 사는 동포들에게도 끈질기게 남아 있었던 것이다. 내두산촌의 동포들도 이 유전인자가 시키는 본능을 거부하기가 어려웠던 듯했다.동네 한 통나무집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백엽수, 즉 자작나무라는 북국의 나무 껍질로 만든 물받이 홈통이다. 이 북국의 나무는 여러 가지로 쓸모가 많다. 봄이면 고로쇠나무처럼 수액을 얻지만, 목재가 단단해서 피아노를 만드는 재료로도 쓰인다. 특히 껍질은 매우 견고하고 질겨서 현대의 플라스틱이나 비닐 같은 역할을 한다.내두산촌으로 들어오는 길에 하얀 자작나무들을 하도 많이 봐서, 과연 현지민들이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나 궁금했다. 그런데 말로만 듣던 많은 용도 가운데 하나를 발견한 것이다. 지붕의 빗물을 받는 백엽수는 설치한 지 오래됐을 텐데 조금도 변색되지 않아 그 강인함을 실감하게 했다.사흘 밤을 지낸 최석도 씨의 집은 시멘트로 크게 지은 것이지만, 그 형태는 옛 통나무집의 형태를 그대로 이어 받았다. 우선 남쪽의 집처럼 큰 방 작은 방, 대청, 마루 등으로 세분되지 않고, 방 하나로 덩그렇게 터 있는 일옥 일실형이다.그 안에 부엌을 드린 것은 이해가 갔지만 아궁이까지 있었다. 저녁을 짓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피자, 온기와 함께 향긋한 참나무 연기가 집 안에 은은하게 전해졌다. 어떤 집에는 소를 키우는 외양간까지도 집 안에 있단다. 춥디추운 북쪽 기후에 적응하다 보니 이런 형태의 독특한 주거 형태가 나온 듯하다. 그 덕분인지 영하 25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였는데, 그 집에 머무는 동안 추위를 느끼지 않았다.이곳 내두산촌은 독특한 주거 형태로만 나의 관심을 끈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한국의 역사를 뒤바꿔 놓았을지도 모를 큰 사건이 벌어질 뻔한 사연도 간직하고 있다.1940년대 초 공산계 항일 유격대에 골머리를 앓던 만주국의 일제는 이들의 활동에 종지부를 찍을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전개했다. 노조에[野副] 작전이라 명명한 대 소탕 작전에 만주 일대의 공산계 항일 유격대는 거의 소멸되고 김일성 부대도 소련으로 도주해야 했다.이 작전의 주요 무대 언저리였던 내두산촌의 뒷산 감시병은 멀리 밀림 한가운데에서 모닥불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다. 모닥불 연기는 연달아 이틀 꺼지지 않았다. 무인지대의 밀림 속에서 계속 연기가 오르는 것은, 그 곳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를 확인한 마을의 무장 민병대는 토벌하기 위해 출동했다. 이들이 무장을 갖추고 출발한 지 불과 몇백 미터를 가지 않아 밀림지대로 들어서는 작은 강을 건널 때였다. 사령관인 한 대장이라는 사람이 짐짓 실수하는 체 하면서 강에 풍덩 빠졌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한 대장은 한참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내가 어젯밤에 아주 흉한 꿈을 꾸었는데, 이제 물에 빠지는 사고까지 만났다. 영 예감이 안 좋다. 우리가 대 참변을 겪을지도 모르는 불길한 징조이다. 우리 모두 처자식이 있는데 오늘 출동은 취소하자."뻔한 일이지만 이심전심이라고 내키지 않은 출동에 동원돼 불안해하던 대원들은 대찬성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모닥불 연기는 토벌 작전에 쫓기다 못해 소련으로 도주 길에 올랐던 김일성 부대가 며칠 간 야영하면서 피운 것이었다. 이때 오합지졸 같은 민병대가 아니라 잘 훈련된 정규 부대가 급습했더라면 밤낮 모닥불을 피울 정도로 경계가 느슨했던 김일성 부대는 전멸을 했을지도 모르고, 김일성도 이곳에서 최후를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랬다면 한국 역사는 지금과 크게 달라져 있을지 모른다.내두산촌은 관광지로도 한 번 방문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 마을 앞에 끝이 안 보이게 펼쳐진 밀림은 장거리 트랙킹에도 적합하고, 마을 근처에 빠르게 흐르는 강은 계류낚시나 래프팅에도 좋을 듯하다. 마을 근처에 있는 최석도 씨가 발견한 옛 항일 유격대 밀영도 볼거리다. 택시를 타고 옛날 김일성의 어머니 강반석이 젊은 나이에 죽어 묻혔던 이도백하 부근 소사허 무수촌도 가볼 만하다.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내두산촌 금가루를 가득 뿌린 것 같은 밤하늘의 야경이다. 오염되지 않은 대기가 가득한 고원지대이기에 가능하다.최석도 씨 집에서 민박하면 그 분의 흥미진진한 호랑이 사냥 이야기도 밤새 즐길 수 있다(연락처는 86[중국 국가 번호]-433-572-7555). 농사일에 바쁜 집이므로 밤에 하는 것이 좋다. 막내아들 최광석 씨와 며느리의 친절함과 집에서 만든 두부 맛이 지금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田글 김창원글쓴이 김창원 님은 공인중개사로서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에서 강, 바다, 호수 경관 전문 부동산 '물빛뜨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의 : 02)749-0396. www.water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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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전원주택] 백두산 기슭의 한민족형 통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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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전원주택] 낙도 움섬의 기와집 을사오적 권중현家
- 오래 전. 지금의 시화간척지가 서해의 검은 물이 넘실대는 바다였을 때, 그곳에 움섬이 있었다. 서해의 여느 섬들처럼 가파른 해변 언덕 아래에 수십 채의 낡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어촌이 매달리듯 붙은 작은 섬이었다. 밀물 때는 바닷물로 둘러싸인 낙도(落島)지만, 썰물 때는 갯벌로 이어져 완전히 고립된 섬은 아니었다. 70년대부터 이곳이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곧 육지가 된다는 은밀한 예측성 정보가 투자자 사이에 나돌았다. 내가 아는 모 사장은 이런 정보에 항상 발 빠르게 움직였는데, 움섬의 많은 땅을 사들여 목장으로 만들었다(이 투자로 그는 지금 엄청난 부동산 부자가 됐다). 움섬 목장에 소를 수십 마리 사 넣고 휴식과 점검을 겸해 자주 찾았다. 덕분에 나도 그를 따라서 움섬에 들어갈 기회를 얻었다. 움섬을 처음 찾을 때, 밀물 때라 서신이라는 포구에서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리던 10여 명의 섬사람들과 함께 어선을 타고 들어갔다. 하룻밤을 농장 숙소 격인 집에서 자고, 이른 새벽 상쾌한 바다 공기 내에 저절로 눈을 떴다. 아침을 먹기까지 시간이 남아서 마을 주변을 산보 삼아 둘러보기로 했다. 해변에 면한 급경사지 여기저기에 낡은 집들이 모인 섬마을을 둘러보고는 뒤쪽 언덕으로 올라갔다. 섬 건너에 넓게 펼쳐져 있을 바다를 보고 싶어서였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풀숲 길을 조금 올라가다가, 나는 생각지 않은 광경에 눈을 크게 뜨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곳에는 대숲에 가려진 낡은 기와집 한 채가 있었다. 서울 근교에서 볼 수 없던 대나무 숲도 신기했지만,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낡고 찌그러진 집들만 있는 낙도에서는 상상도 못할 품위 있는 기와집이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기와집에 어쩐지 슬픈 적막감이 감돌았다. 행여 시골 동네에서 흔한 제각(祭閣)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엄연히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방과 부엌까지 갖춘 가옥이었다. 사람이 살지 않은 지 오래된 터라 집은 퇴락(頹落)했고 마당에는 잡초만 무성했다. 나는 뜨락에 들어서서 기와집을 요모조모 살펴보았다. 서투른 동네 목수가 근처에서 베어 온 구부러진 잡목으로 엉성하게 지은 그런 시골형 기와집이 아니었다. 기둥과 서까래를 보니, 굵고 반듯반듯한 게 외지에서 제대로 고른 목재를 들여왔음이 확실했다. 게다가 나무 이음새나 마무리가 깎은 듯이 정확했다. 목수 역시 큰 도시에서 불러온 전문가인 듯했다. 가난한 섬마을에서 살림집을 고급스럽게 지은 사람에게는 필경 곡절이 있어 보였다. 외지에서 들여온 수준 높은 재료와 기술로 지은 기와집. 움섬의 다른 집들과 격이 확연히 다른 기와집을 짓고 산 사람이라면, 타지에서 들어온 재력가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런 사람이 무슨 이유로 이곳에 왔을까? 보길도에 자리 잡고 산 고산 윤선도가 생각났다. 그러나 움섬은 보길도처럼 낭만 있는 낙향 생활을 즐길 만큼 풍광이 명미(明媚)한 섬은 아니었다. 나는 가슴속에 뭉게구름처럼 일어나는 궁금증을 달래며 아침 산보를 마치고 돌아왔다. 아침 밥상에서 나는 목장 관리인에게 그 미스터리 기와집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그 기와집요? 뭐 구한말에 대감했던 사람이 숨어살던 곳이라고 하더군요.” “누구였는지 이름은 모르십니까?” “글쎄, 기억이 안 나네요. 하지만 그 후손되는 남매가 이 섬에 살고 있어요.” 나는 그들을 만나서 염치불구하고 내력을 알아보고 싶었다. 그러나 점심때부터 술을 좋아하는 모 사장이 바다에서 잡아온 생선들로 한상을 차려 놓고 술판을 벌이는 바람에 거기에 휩쓸려 그럴 여유도 갖지 못하고, 이튿날 아침 취기가 가시지 않은 기분으로 움섬을 빠져나왔다. 움섬에 다녀온 뒤 회사에 나가면서도 궁금증은 더해만 갔다. 서너 달이 지나고 이틀 쉴 기회가 왔다. 나는 열흘 전부터 모 사장에게 연휴에 그 섬에 가자고 졸라댔다. 연휴 때 골프를 쳐야 한다고 난색을 표하던 그도 나의 끈질긴 부탁에 굴복하고 말았다. 점심에 송산면 서신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배로 일렁이는 파도를 가르며 움섬에 들어갔다. 도착해서 짐 정리를 끝내고 목장에서 일하는 현지인을 소개받았다. 환갑을 넘은 노인이라 동네의 내력을 잘 알듯했다. 나의 질문에 그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그 서울 대감 이름은 잊어 먹었어요. 동네에 아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네…….” 나는 그 대감의 자손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여기엔 손녀만 살지요. 오빠는 서울의 유명한 모 건설회사에 다닌다고 합디다.” 나는 눈치 없이 물었다. “그 손녀를 만날 수 있을까요?” 노인이 주저하며 말했다. “어제 남편하고 육지로 나가던데… 개인 생활을 물으면 별로 안 좋아할 텐데요.” 나는 무안한 기분이 들었다. 대신 노인이 설명을 했다. “대감이 여기에 올 때 수발을 드는 여자를 데리고 들어왔어요.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대감과 한 몸이 되어 딸을 낳았지요. 대감이 죽고 모녀는 그 집에 살았는데, 그 딸도 결혼해서 아까 이야기한 두 남매를 낳았지요. 남매의 어머니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았는데, 자존심이 대단히 세서 섬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았지요. 항상 대감 댁의 혈통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가난했지만 자식 교육도 잘 시켜서 아들은 대학을 마치고 지금 서울에서 유명한 모 건설회사 과장으로 있어요.” 집안 내력을 듣고 보니, 그 손녀뻘 되는 사람에게 이것저것 사생활을 묻는 것은 실례가 될 듯했다. 나의 궁리하는 듯한 표정을 보자, 같이 온 모 사장 회사의 김 과장이 거들었다. 그는 목장을 열 때 이곳에서 서너 달을 지냈기에 동네 사정을 잘 알았다. “아, 몇 달 전 섬에 들어올 때 배 안에서 사장님과 말을 나누던 부부 생각나세요? 사우디에 같다왔는데 아직 직장을 못 잡고 있다던 사람 말입니다. 그 부인이 대감님 손녑니다.” 나는 금방 그 여자의 기억이 생생이 떠올랐다. 뱃머리에 앉아서 말없이 바다만 바라보던 여자였다. 미인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이목구비가 시골 여자 같지 않은 품위가 있어 보여서 기억에 남았다. 나는 그 날 대감에 대해서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단지 늙은 동네 어부 한 사람이 두어 가지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감이 이곳에 자리잡고 어장을 열었는데, 직접 나와서 확인을 안 하니까 아래 것들이 모두 도둑질을 해먹어서 실패를 봤지요. 그리고 해방 전에는 저 기와집에 골통품도 많았는데 도둑들이 들락거리며 모두 훔쳐 같지요.” 나는 그 이튿날 아침 언덕에 올라가서 기와집을 보았다. 비록 퇴락했지만 건축물은 사대부가의 별당처럼 기품이 있었다. 새 집이었다면 금방이라도 예쁜 규수가 문을 열고 내다볼 것 같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이런 외로운 낙도에서 어울리지 않은 기품을 가지고 태어나 쓸쓸히 사그라져 가는 그 모습에서 다시 한 번 연민의 슬픔이 느껴졌다. 나는 사극의 쓸쓸한 피날레의 무드를 느끼며 그 곳을 내려왔다. 목장으로 내려 왔을 때, 사장이 나를 불렀다. “이봐 자네 그 기와집을 지은 주인 이름 알고 싶다고 했지?” “혹시 아십니까?” “내가 알아냈지. 저기에 학교 있지? 거기 선생을 만났는데, 그가 알고 있더군.” 불과 수십 가호의 작은 섬마을이었지만 열 명 미만의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가 하나 있었다. 선생님 한 명이 전 학년을 담당하는 작은 학교였다. 나는 반가운 생각에 사장을 다그치듯 물었다. “누구랍디까?” “구한말에 농상공부 대신을 역임한 권중현이라는 사람이더군. 유감스럽게도 그는 을사오적 중 한 사람이래요.” “을사오적이라…….”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나는 외딴 섬의 기와집과 역사 속의 인물인 그와의 사이에서 가능한 여러 소설적인 연관 관계를 떠올리며 어떤 현기증을 느꼈다. 나는 서울로 올라오자 말자 권중현이라는 사람의 인적 사항을 조사했다. 당시는 인터넷이 없던 세상이라 큰 도서관 두 곳을 방문해야 했다. 드디어 개략적이지만 그의 신상을 알아낼 수 있었다. 농상공부 대신 권중현. 고종 때인 1854년 태어나서 1934년에 세상을 마감했다. 충북 영동 출생. 그는 일찍이 일본어를 배워 친일의 길을 내내 걸었다. 비록 민족 반역자로 낙인찍힌 인물이지만 경력은 화려(?)했다. 일본공사와 농상공부대신·군부대신을 지냈고, 합방 뒤에도 일본으로부터 자작의 작위를 받았고, 중추원 고문과 조선사편찬위원회의 벼슬을 얻었다. 그의 경력이 움섬의 기와집을 세련스럽게 지을 만한 지적인 수준이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 그러나 움섬의 기와집과 연결된 그의 경력에는 특이한 것이 있었다. 그는 망국적인 을사조약에 날인을 하고 암살단의 습격을 받았다. 을사오적 암살단 단원 이홍래, 나인영, 오기호 등의 총격을 받았으나, 악운이 세서인지 살아 남았다. 그는 이 암살 미수 사건 뒤에 합방이 되고 벼슬도 내놓게 되자, 식솔을 이끌고 고향인 영동의 추풍령 아래로 숨어들 듯 피신해서 숨죽이고 살았다. 그후 세상이 조용해지자,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지내다가 세상을 떴다. 짐작해 보건댄 그는 서울로 이사 온 뒤인 말년에 이 움섬에 자리를 잡은 듯했다. 경력을 보니 그의 움섬 이주에 짐작이 가는 바 있었다. 을사오적으로서 그가 세인들로 받은 비방과 증오는 대단했을 듯싶다. 사실 역사가 매질을 해댄 매국노 친일파 중에는 나중에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거나 심한 죄의식에 시달린 사람도 더러 있었다. 을사오적의 수괴 이완용도 그랬고 일진회 두목 이용구도 그런 후회의 행적을 남겼다. 모르긴 몰라도 권중현도 내내 그런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더구나 자신의 매국 행위에 대한 대가를 죽음 일보 직전까지 가는 위협도 받지 않았던가 말이다. 세상의 비난과 양심의 괴로움 그리고 생명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에서 그가 피난처로 찾아 스며든 곳이 이 움섬이 아니었겠는가 하고 추측해 본다. 그의 불안한 심정은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심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암살의 위협을 받고 한때나마 모든 식구를 인솔하고 고향 땅으로 피신했던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어느 을사오적도 그와 같이 이렇게 외진 낙도를 피난처로 삼은 사람은 없었다. 나는 어쩐지 쓸쓸히 낡아 가는 이 낙도의 기와집과 그 주인의 인생을 알고 나니 문득 떠오르는 도연명의 귀거래사의 한 대목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돌아가리라. / 전원이 더욱 거칠어 가니 / 내 어찌 아니 돌아가리오. // 이미 내 마음속 한 자락은 무거운 형벌되어 서서히 짓누르니 / 어찌 혼자 슬픔에만 젖으란 말인가. // 지난날 잘못이야 돌이킬 수 없는 일 / 닦아 오는 세월이야 잘해 보리라. // 아직 깊은 수렁에 빠진 게 아닐지니 어제의 잘못된 길 이제야 알았노라 권중현은 세상의 질타와 위협에서 자신을 숨겨 주고 감싸 준 이 외딴 섬의 기와집에서 자신의 한때 잘못 생각해 저질렀던 과오에 대한 반성하며 파고드는 마음의 외로움을 달래지 않았을까?田 글 김창원 글쓴이 김창원 님은 공인중개사로서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에서 강, 바다, 호수 경관 전문 부동산 ‘물빛뜨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의 : 02)749-0396. www.water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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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전원주택] 낙도 움섬의 기와집 을사오적 권중현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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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용인 경량 목구조_건축사사무소 카이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매일 그린 샤워하는 부부가 사는 용인 향린동산 영우네 집 건축주는 자녀를 모두 출가 시키고 은퇴를 앞둔 부부였다. 부지는 도심 못지않은 편의성과 보안시설을 누릴 수 있는 용인의 대규모 단독주택단지에 마련했다. 주택은 목구조를 선택했고 심플한 공간 설계를 바랐다. 내부는 블랙 컬러와 나무 소재를 이용해 계획했다. 글 박용훈 소장 | 사진 최수영 작가 | 취재협조 건축사사무소 카이, 브랜드하우징 HOUSE NOTE DATA 위치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지역/지구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일반 목구조) 대지면적 578.00㎡(174.84평) 건축면적 99.73㎡(30.17평) 건폐율 17.25%% 연면적 188.44㎡㎡(57.00평) 1층 97.48㎡(29.49평) 2층 90.96㎡(27.51평) 다락 36.00㎡(10.89평) 용적률 32.60% 설계기간 6개월 시공기간 5개월 설계 건축사사무소 카이 031-511-9936 www.caiarch.com 시공 브랜드하우징 031-714-2426 brandhousing.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세라믹 지붕재 벽 세라믹 타일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벽지 벽 - 친환경 벽지 바닥 - 원목마루(TEKA) 단열재 지붕 - 수성연질폼(가등급) T230 외단열 - 수성연질폼(가등급) T140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기구 한샘유로 8000터치블랙 한참 다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석구석 똑같은 점이 많은 게 부부다. 건축주인 부부는 서로 다른 취향을 존중하며 양보하고 매칭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고, 둘이 호젓하게 시간을 보낼 장소를 갖길 바랐다. 주택의 콘셉트 키워드를 즐거움·휴식·여유로움으로 정하고 부부 둘만의 편안한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집 짓기에 돌입했다. 숲길 산책로 가진 단지 내 위치 주택은 용인의 대규모 전원주택단지인 향린동산에 지었다. 용인 향린동산은 동백지구의 맞은 편 용인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자리한다. 덕분에 가까이에 있는 동백지구의 편의시설, 단지 내부에 구비돼 있는 수영장, 저수지, 운동장, 산책로를 누릴 수 있다. 추가로 부근에 골프클럽 88CC까지 있어 골프 즐기기에도 좋고, 여기에 정문 경비, 관리실, 단지 내 120개 CCTV 설치 등 관리와 보안 시설도 뛰어나다. 고목들의 자비로 누리는 넓은 마당 단지 전체에 경사가 있어 전망·일조·통풍 등에 유리한 형세를 갖췄다. 주택의 부지는 북측 도로에 위치했다. 도로보다 낮은 위치에 2개 필지를 연결해 넉넉하게 확보했다. 부지를 방문했을 때 수령이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들이 무성히 자라 있었다. 처음부터 자리하던 나무를 그대로 두고 싶었지만 조경수로 적합치 않다하여 대부분 벌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부부가 야외 공간을 호젓하게 누릴 수 있는 건 오래된 나무들이 자리를 양보해준 덕분이다. 주거공간은 소박하게 구성 주택은 층별로 영역을 구분했다. 1층은 즐거움의 공간이며 남편이 책임 관리하며, 2층은 안식의 공간이자 부인이 책임 관리하는 곳으로 나눴다. 주택의 현관은 경사지의 장점을 백분 활용하여 1층과 2층 사이에 배치했다. 덕분에 선택적 진입이 용이하여 지인이 방문 시, 주거공간으로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차단하고, 1층으로 이어질 수 있다. 1층은 즐거움을 위한 공간으로 A/V시설과 노래방, 악기 연주 등을 할 수 있는 취미 공간과 벽난 로를 설치한 파티룸 공간으로 나누었다. 이 두 개의 공간은 필요에 따라 한 개의 영역으로 통합 및 확장될 수 있도록 사이에 폴딩도어를 설치했다. 여기에 마당과 이어지는 곳에는 프렌치 도어 를 계획했다. 2층은 부부의 주거공간으로 소박하게 부부가 함께 사용할 방 1개와 거실, 부엌, 욕실만 배치했 다. 2층 식당 앞 발코니는 다이닝 포치로 쓸 수 있도록 조금 넉넉하게 설치했다. 다락은 손주를 동반한 자녀들의 방문을 대비해 마련했다. 심플한 디자인의 탄탄한 집 건축주 부부는 은퇴 후 삶도 함께할 집이기에 특별한 형태를 바랐다. 하지만, 많은 디자인 요소는 주택 전체 디자인의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고 공사비 상승과 하자 발생 요인이 될 수 있음으로 설득 해 지금의 심플하지만 탄탄한 집으로 태어날 수 있었다. 여기에 목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 박공 지붕의 단순한 형태에 전면부 캐노피와 후면부 계단실에 변화를 주어 디자인 요소까지 갖췄다. #전원주택 #전원주택라이프 #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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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용인 경량 목구조_건축사사무소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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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남양주 철근콘크리트주택_위종합건축사사무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북한강이 넓게 펼쳐진 그림 같은 입지에 지인의 집을 의뢰받았다. 입지를 본 순간 그 자리에서 디자인을 결정했다. 팔당호 풍광을 집 안으로 끌어드리는 한옥의 프레임 차경을 갖고, 오래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시스루로 곳곳을 채우는 것이다. 이 주택은 tvN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 배경이 되었다. 진행&구성 박창배 기자 | 글 신민철(위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 사진 이성희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용도지역/지구 : 계획관리지역, 개발진흥지구 제2종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 R.C 및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 876.00㎡(264.99평) 건축면적 : 251.30㎡(76.02평) 건폐율 : 24.58% 연면적 : 440.24㎡(133.17평) B1층 149.33㎡(45.17평) 1층 200.51㎡(60.65평) 2층 90.40㎡(27.35평) 용적률 : 33.21% 설계완료 : 2017년 10월~12월 공사완료 : 2018년 1월~8월 설계·시공 : 위종합건축사사무소(신민철) 010-5120-7776 blog.naver.com/wearchi84 MATERIAL 외부마감 : 지붕 - 징크판넬 벽 - 노출콘크리트, 파벽돌, 큐블럭 데크 - LG 합성목재 내부마감 : 천장 - 석고보드 위 천정지 벽 - 여명벽지 + 대리석 바닥 - 가조띠 + 대리석 계단실 : 디딤판 - 멀바우 단열재 : 지붕 - T220 징크판넬 외단열 - T125 PE보드 최하층바닥 - T110 압출보온판 층간바닥 - T30 비드법보온판 2종1호 창호 : 커튼월 + 시스템창호(이건창호) 현관 : 리치도어 주방가구 : 한샘 위생기구 :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 가스보일러(경동) 주택 설계 의뢰를 받으면, 건축주 생각을 듣고 상의한 후, 집 이름을 짓고 디자인 작업이 시작된다. 상선원은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로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당호에는 사이트의 핵심 풍경인 북한강을 바라보며 ‘물의 도’를 인생 지표로 삼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마당은 1층과 같은 높이의 진입마당, 전면에 조그만 풀장이 있는 지하층 높이의 앞마당, 안방 사우나가 있는 뒷마당으로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진입마당에 이르면 본래부터 자리 잡고 있던 잘생긴 오래된 소나무가 넓은 북한강을 배경으로 반갑게 맞이한다. 이곳은 건물이 주인공이 아니고 넓게 펼쳐진 팔당호가 주인임을 방문자에게 소리 없이 설명하는 듯하다. 게스트와 집주인의 공간 뒤편에 길게 접한 진입로로부터 점차 남동 방향의 북한강으로 낮아지는 지세를 갖고, 넓게 강을 향해 펼쳐진 대지는 자연스럽게 지형에 순응하는 형태의 건축을 만들었다. 도로에서 진입하는 부분은 1층으로 현관과 거실이 위치하고, 북한강 쪽인 지하층 안마당에는 작은 수영장과 그것에 연계된 공용 사우나, 연회장을 두어서 안마당에서도 손님들을 외부공간에서 맞이할 수 있게 했 다. 2층의 게스트 룸은 전면에 발코니를 두어 외부 공간과 완충 역할을 하며 강바람을 감상하는 무대로 활용된다. 현관은 마당 우측에 소나무와 마주한 커다란 주방 창에서 보이는 곳에 자리한다. 요리를 좋아하는 집 주인이 지인들이 오는 것을 보면서 음식을 만들고 싶다며 부엌에서 보이는 위치에 현관이 있기를 원했다. 내부는 게스트와 집주인 공간인 1층 식당과 거실이 크게 자리를 잡는다. 각 실들은 북한강을 망원경처럼 볼 수 있는 긴 복도의 끝에 달린 큰 창을 통하여 강물은 집 안으로 끌어들인다. 선큰 가든과 접한 계단은 긴 창문을 두어 상하공간의 이동을 지하층에서부터 2층까지 보여준다. 계단은 오픈된 형태로 일반적 계단 목적인 상하 이동이 아닌 계단을 오르내리며 주변 경치를 감상하도록 구성됐는데, 이는 마르셀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나부’에서 영감을 받았다. 시스루와 백자 달항아리 이 집을 설계 시공하면서 한옥의 고격이 갖는 품격을 현 시대에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해보았다. 건축적인 재료의 선정에 있어서도 규격화되고 획일적인 크기를 갖고 있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감을 갖는 재료인 파벽돌로 외장을 마무리하고, 전면의 북한강 풍경을 사리 천에 걸러서 차경으로 내부에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는 블록을 수공업적인 방법으로 시공하여 블록 틈새 공간을 불규칙하게 만들어 자연스러운 느낌의 핸드메이드적인 감성을 주었다. 그런 틈새 공간은 내가 좋아하는 조선 도자기 백자 중에 달항아리의 균열과도 닮아 있으며, 그것은 천도가 넘는 가마 속 열기를 견디며 유약이 갈라지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고, 이 집의 틈들은 뜨거운 여름날 뙤약볕에서 일한 조적공들의 땀이 자연스러움을 만든 것이다. 자칫하면 너무 크게 보일 수 있는 두개 층이 오픈된 공간을 대형 프레임의 시각적 통로를 두어 최대한 휴먼 스케일에 가깝게 만들 수 있었다. 평면은 강을 향해 열려 있다. 직각의 사각으로 된 방이 아닌 강 쪽으로 팔을 벌릴 것처럼 평면들은 강 쪽으로 미묘한 사선을 만들어 시각의 확장을 꾀했다. 그 효과는 평면의 깊이보다 더 많은 양의 개방감을 강 쪽으로 만들었다. 조선 시대의 뛰어난 유물로 반듯이 꼽히는 것이 달항아리이다. 그 이유는 절제와 담박함으로 빚어낸 순백의 빛깔과 둥근 조형미에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도 추측만 할 뿐이지 정확한 쓰이는 용도를 알지 못한다. 건축가는 이와 같은 ‘집’이란 그릇을 만드는 사람일 뿐이고, 그 집은 사용하는 사람의 인생을 투영하며 삶을 담는 그릇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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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남양주 철근콘크리트주택_위종합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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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칠곡 철근콘크리트주택_SMA코리아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빼어난 풍광이 실내에 그대로 칠곡 순순재 경북 칠곡군 동명면 남원리에 자리한 주택. 건축주 부부의 이름에서 ‘순’자를 가져와 당호를 순순재淳舜齋로 지었다. 원형으로 된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면 넓은 공간이 나오는 개념으로, 태극 모양과 한의학에서 뻗어나가는 기운을 상징하는 생발지기生發之氣를 구현했다. 글 사진 박창배 기자 | 취재협조 SMA코리아 DATA 위치 경북 칠곡군 동명면 지역/지구 생산관리지역, 가축사육제한구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벽식) 대지면적 826.00㎡(249.87평) 건축면적 148.15㎡(44.82평) 건폐율 17.94% 연면적 174.88㎡(52.90평) 1층 148.15㎡(44.82평) 2층 26.73㎡ (8.09평) 다락 13.08㎡(3.96평) 용적률 21.17% 설계기간 2016년 11월~2018년 1월 공사기간 2018년 2월~2019년 3월 설계 SMA 신사쿠 무네모토Shinsaku MUNEMOTO, SMA Korea 053-427-1979 www.smao.jp, CTA 구조설계 ㈜프라임구조 시공 세움종합건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스타코 벽 - 스타코, 알루미늄 루버 데크 - 친환경 합성목 데크 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위 친환경페인트, 벽지 벽 - 석고보드 위 친환경페인트, 벽지 바닥 - 온돌마루 계단실 디딤판 - T24 미송집성목 난간 - T9 스틸바 + Φ9 스틸환봉(도장) 단열재 지붕 - T180 단열재 벽 - T100 단열재 가등급, 열 반사 단열재(슈퍼온도리) 창호 외부: 필로브 AL단열창, 내부: 합성수지문 현관 출입문 필로단열 도어 주문제작 조명 거실, 화장실, 부엌: 다운라이트 매입등 복도: 다운라이트 갤러리등, 간접등 외부: 직부등, 지중등 주방기구 자체제작 무늬목가구: 오크 천연 무늬목위 무광라커 2회 스프레이 도포 백색도장 가구: 국산도료로 도장 위생기구 대림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대성쎌틱에너시스) 5도2촌이 각광을 받고 있다. 5일은 도심에서 2일은 시골에서 보내는 것으로, 주중엔 도심에서 일하고 주말엔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전원에서 보내는 것을 말한다. 전원으로 가자니 일과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또 막상 환상을 갖고 전원으로 갔다가 다시 도시로 돌아오기도 하는데,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도심과 전원생활을 병행하는 것이다. 5도2촌으로 전원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건축주 부부. 시작은 남편으로부터 비롯됐다.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남편은 주말만이라도 한적하고 풍광 좋은 곳에서 보내기를 바랐다. 소싯적 외가가 있는 팔공산 기슭아래에서 놀던 시절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를 정도로 시골에 대한 향수가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그리움이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아내는 줄곧 도시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전원주택을 짓자’고 하면 당연히 반대할 줄 알았다는 것. 자신의 생각이 기우였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남편이 말을 꺼내자, 아내는 인적이 드문 외진 곳이 아니라면 ‘괜찮다’고 흔쾌히 동의했다. 이후 부부는 주말마다 집을 보러 다녔다고. “처음엔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괜히 나오지 않았을 거란 생각에 지어진 집을 살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매물로 나온 많은 집 중에는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원하는 방향으로 집을 짓기로 마음을 바꿨어요.” 태극 모양과 뻗어나가는 기운 상징 부부는 2년 동안 팔공산 주변부터 청도, 경산 등의 일대를 다니며 다양한 집과 부지를 보다보니 나름대로 기준이 생겼다고 한다. 현재 살고 있는 대구 집에서 너무 멀지 않고, 차로 수월하게 다닐 수 있고, 인적이 드물지 않은 곳에 집을 짓기로 했다. 부지는 공인중개사의 소개로 만났다. 팔공산 등산로 길가 남북으로 길쭉한 모양의 전田이었는데, 북쪽으로는 팔공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로도 산 조망이 좋고 동서로는 전원 풍경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망설이다가 놓칠세라 바로 구입하고 집 지을 준비에 나섰다. 집을 지을 거라고 하자 친척들과 지인들이 한 마디씩 거들었단다. 그 중 ‘집짓다가 괜한 고생을 할 수 있으니 좋은 업체를 만나는 게 관건이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서두르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충분히 생각하면서 천천히 짓기로 했어요. 틈나는 대로 타 지방과 수도권을 오가며 업체를 방문해 상담받았어요. 하지만 느낌이 와 닿는 곳이 없었어요. 그러던 중 아내의 언니를 통해 SMA코리아 전태우 대표디자이너(이하 전 대표)를 만났는데, 첫 만남에서 느낌이 왔어요. 전 대표가 제시한 샘플 주택을 보자 ‘바로 이거다!’ 싶었거든요.” 처음부터 전 대표와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자, 부부는 어떤 집을 원하고, 집에서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대화로 이어갔다고 한다. 아내는 두 가지를 원했다. 중정이 있고, 주방과 거실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었다. 남편은 집에 동양학적 의미를 담고 싶었다. 태극 모양과 뻗어나가는 기운의 생발지기生發之氣를 주택에 구현하는 것이었다. 주말용에서 상주용으로 변경 SMA 본사 신사쿠 무네모토 대표디자이너와 SMA Korea 전태우 대표디자이너는 부부의 생각을 최대한 집에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디자인하기 너무 좋은 부지였어요. 대지가 길쭉하고 경사지고 길가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죠. 원형 디자인 샘플로 출발했는데, 건축주 부부는 매우 흡족해하셨어요. 한 달에 한번 이상 미팅을 하면서 설계 방향을 잡아나갔는데, 설계를 완성하기까지 1년이 걸렸어요.” 부부는 30평 미만으로 작게 지으려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규모가 점점 커졌다고 한다. 주말 주택에서 은퇴 후 거주할 곳으로 바뀌었고, 구조도 처음엔 목조주택으로 생각했지만, 원하는 모양을 구현하려다 보니 철근콘크리트조로 바뀌었고, 창호도 단열이 잘 되는 고급제품으로 변경했다. 부부는 전원주택을 짓기로 마음을 먹고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한다. “집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눈이 즐겁고 마음이 편해요. 집안에서도 바깥 풍광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거든요.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전원주택을 짓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곳에서 휴가를 보낸 것처럼 잘 보냈으니까요. 은퇴 후엔 아예 이곳에서 지낼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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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칠곡 철근콘크리트주택_SMA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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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연천 패시브하우스_이에코건설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고향의 맛과 정겨운 풍경이 가득한 연천 패시브하우스 강경중·박경주 부부의 집엔 고향의 맛과 멋이 가득하다. 8000평 규모의 부지에 주택, 요리연구소, 관리동 등 3개의 건축물이 앉혀져 있고, 2000평 규모의 콩밭과 수 백 개의 장독대가 즐비하게 놓여 있어 정겨운 풍경을 연출한다.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이상현 기자 | 취재 협조 이에코건설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1330.00㎡(402.33평) 건축면적 199.11㎡(60.23평) 건폐율 14.97% 연면적 199.11㎡(60.23평) 용적률 14.97% 설계기간 2017년 1월~6월 공사기간 2017년 6월~2018년 2월 건축비용 6억 5000만 원(3.3㎡ 당 1079만원) 설계 김동진 (주)로디자인 대표 010-3214-0401 시공 이에코건설(대표 정병은) 02-3431-8600 blog.naver.com/y0482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적삼목(현성종합목재) 벽 - 청고벽돌 데크 - 이페 내부마감 천장 - Wall paint(No.321) 아우로 천연페인트(헤펠레 AURO) 벽 - Wall paint(No.321) 아우로 천연페인트(헤펠레 AURO) 바닥 - 세라 오크(이건마루) 단열재 지붕 - 인조광물 섬유단열재 420T(생고뱅 이소바코리아㈜) 외단열 - 인조광물 섬유단열재 280T(생고뱅 이소바코리아㈜) 2종 3호 200T(정양SG) 창호 살라만더92㎜(에이티) 현관 살라만더(에이티) 조명 LED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열 회수 환기와 공조기 일체형(엠티이에스) 건축주 부부는 세 번째 전원주택을 지었다. 용인 향린마을에서 집 짓고 5년, 서울 성북동에 다시 집 짓고 10년을 살았다. 이후 서울 서초동 소재 아파트로 옮겨 2년 정도 살았는데, 아파트 생활은 답답했다고. “단독주택에 살다가 아파트에 살아봤는데 도저히 견딜 수가 없더군요. 전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죠. 남편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가 있는 파주를 중심으로 마땅한 부지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연천으로 가야할 이유가 생겼어요.” 강경중·박경주 부부는 사내 커플로 결혼해 일과 삶을 함께 해오고 있다. 남편은 국내 굴지의 인쇄업체인 타라그래픽스를 이끌고 있는 회장이고 아내 박경주 씨는 타라그래픽스에서 출판과 잡지 분야를 맡고 있었다. 아내가 54살이 되던 해에 일을 그만두고 쉬고 있는데 남편이 새로운 일을 권유했다고. “남편이 시모께 진주비빔밥 레시피를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어요. 진주가 고향인 남편은 어머니가 해주시던 진주비빔밥을 전주비빔밥처럼 널리 알리고 싶다고 하더군요. 저로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에 도전한다는 게 두려웠는데, 든든한 지원군인 남편이 있는데 못할 게 뭐 있겠냐는 생각에 일단 뛰어들어 봤죠.” 외식사업 4년 만에 미슐랭 원 스타 아내는 남편의 권유에 따라 2012년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진주 음식 만드는 부엌’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강남구 언주로(신사동)에 자리한 하모(www.hamo-kitchen.com)가 그것. 아내는 하모를 오픈한지 4년 4개월만인 2017년에 미슐랭(미쉐린·Michelin)이 선정한 서울 식당 중 원스타를 받았다. 진주비빔밥이 세계적 권위의 식당 평가·안내서인 미슐랭 평가원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아내는 자신이 개발한 레시피가 통한 것 같다고 한다. “진주비빔밥과 육회를 판매하는 식당을 운영했던 시모에게 진주 토속 음식을 배우고, 비빔밥연구소를 차려 1년 간 연구한 끝에 저만의 레시피를 완성했어요. 비결은 ‘과하지 않은 조리법’이에요. 염도계로 측정해서 수치가 ‘1’ 미만이 되도록 간을 맞추고 있어요. 간장, 된장, 고추장부터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손님께 제공하고요.” 아내는 간장, 된장, 고추장, 소금 4가지가 요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꼽는데, 장도 자신이 개발한 레시피로 직접 담그고 있다. 외식사업 초창기엔 유기농 콩을 사서 썼는데, 메주를 쑤고 장을 담그는 원재료인 콩까지 직접 재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택 지을 부지를 알아보던 중이었는데, 파주와 가깝고 콩이 유명한 연천에 집을 짓기로 했다. 설계 완료 후 패시브하우스로 변경 부지를 찾고 집 짓는 일은 남편인 강경중 회장이 맡았다. 아내는 외식사업에 전념하고, 남편은 틈나는 대로 집 지을 부지를 찾았다. 수 년 동안 연천 일대를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던 중 앞으로 한탄강이 흐르고 멀리 감악산이 눈에 들어와 조망이 좋으면서 뒤로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아늑한 부지를 만난 것. 파주, 문산의 도심권과 멀지 않고, 아내가 일하는 서울 강남구 언주로까지 구리 포천 고속도로를 타면 1시간~1시간 30분 정도로 부담 없는 거리였다.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에 자리한 부지 8000평을 구입하고, 일부를 대지로 형질 변경 후 건축에 들어갔다. 설계는 서울 성북동 집을 설계한 ㈜로디자인에 맡기고, 시공은 로디자인 김동진 대표가 추천한 이에코건설과 계약했다. 부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설계가 완성됐는데, 지인으로부터 패시브하우스를 소개받고는 마음을 바뀌었단다. “저희 부부만 사는 곳이기에 공간이 크거나 방이 많을 필요가 없었어요. 조명을 켜지 않아도 실내가 밝은 집을 원했고, 높은 천장에 거실 위주로 복잡하지 않게 공간 배치를 해달라고 했죠. 건축사와 협의를 하면서 설계가 끝났는데 지인에게 패시브하우스 얘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흔들렸어요.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패시브하우스로 다시 설계했어요.” 3개의 건축물과 콩밭, 장독대까지 부지 안에는 주택, 요리연구소, 관리동 등 3개의 건축물이 앉혀져 있다. 2000평 규모의 콩밭이 마당과 이어져 넓게 차지하고 있고, 그 옆으로 간장, 된장, 고추장이 담긴 수 백 개의 장독대가 즐비하게 놓여 있어 정겨운 풍경을 연출한다. 주택은 부부의 전용 공간이고, 요리연구소는 외식사업 매장인 하모에서 할 수 없는 일을 뒷받침하는 공간이다. 장아찌나 묵은지 같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을 만들어서 보관해놓고 있다. 관리동은 주택을 관리하는데 필요한 도구와 관리인의 숙소가 있다. 매년 유기농으로 콩 농사를 직접 지으면서 15가마니의 콩을 수확하고 있고 800개 정도의 메주를 쑤고 있다. 부부는 이미 전원주택 생활에 익숙하다. 아내는 하모에 필요한 농산품을 직접 재배하고 요리하다보니 1년이 정신없이 흘러간다고 한다. 그리고 패시브하우스에 살아보니 너무 만족스럽다고. “연천 주택에서는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패시브하우스로 짓기를 참 잘한 것 같아요. 원하는 온도로 설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온도가 조절되기 때문에 편하고,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난방비 부담 없이 따뜻하죠. 공기순환도 잘 돼서 늘 쾌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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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연천 패시브하우스_이에코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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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세종 목조주택_㈜유타건축사사무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엄마아빠의 사랑을 가득 담은 세종 Ye′s House 가족이 외부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뛰어놀 수 있는 안마당(중정)을 중심으로 거실과 주방, 식당 등을 ‘ㄱ’자로 배치해 1층에 개방감을 주는 데 초점 맞췄다. 여기에 개방감과 프라이버시를 모두 확보하도록 마당에 창고와 담장을 두어 대지가 전체적으로 ‘ㅁ’자처럼 보이도록 계획했다. 글 김창균(㈜유타건축사사무소 소장) | 사진 김용순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세종시 도담동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경량 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필로티 주차장 일부) 대지면적 318.50㎡(96.34평) 건축면적 122.43㎡(37.03평) 건폐율 38.44%(법정 40%) 연면적 186.93㎡(56.54평) 1층 99.48㎡(30.09평) 2층 83.40㎡(25.22평) 창고 4.05㎡(1.22평) 다락 28.53㎡(8.63평) 용적률 58.69%(법정 80%) 최고높이 9.55m 주차대수 2대(법정 2대) 설계기간 2017년 9월~2018년 4월 공사기간 2018년 4월~9월 설계 ㈜유타건축사사무소 김창균, 장근용, 홍상원 02-556-6903 www.utaa.co.kr 시공 맑은주택 010-9237-7421 https://cafe.naver.com/purehouse07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T0.5 컬러강판 벽 - 청고벽돌, 탄화목(루나우드) 데크 - 방킬라이 내부마감 천장 - 도장(삼화페인트) 벽 - 도장(삼화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호인우드), 포세린 타일(바스디포) 계단실 디딤판 -오크 집성판 난간 - 평철 단열재 지붕 - 수성연질폼(아그리발란스) 외벽(내단열) - 글라스울 R23 내벽 및 층간 - 글라스울 R21 창호 이플러스 AL 윈도우(이건창호) 현관문 LSFD 8500(성우스타게이트) 조명 3인치 매립(필립스), 펜던트(건축주 사양) 주방가구 우림퍼니처 위생기구 바스디포(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콘덴싱 NCB750(경동나비엔) 아파트에 거주하던 건축주는 점점 더 커가는 세 명의 딸에게 필요한 각자의 방, 수영을 비롯한 활동적인 놀이를 할 수 있는 프라이빗한 야외 공간 그리고 개방감이 있는 주거 공간을 위해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에서의 삶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건축주가 설계 협의 시 요구한 사항은 작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서재, 개방적인 1층과 공간을 활용한 영화 보기, 아직 어린 세 딸이 서로의 독립된 공간으로 드나들 수 있는 재밌는 통로 그리고 무엇보다 지구단위계획상 담장을 설치할 수 없기에 프라이버시를 위한 중정 확보 등이었다. 세종 Ye′s House 계획은 가족이 외부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뛰어놀 수 있는 안마당(중정)을 중심으로 ‘ㄱ’자 형태로 주방, 거실 등을 배치해 1층에 개방감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외부 공간에 여유를 주고 이웃 주민과의 관계도 고려해 도로 쪽 바깥마당에 콘크리트로 만든 작은 담장 겸 테이블을 뒀다. 개방감과 프라이버시 확보 세종 Ye′s House 대지는 정형화된 사각형으로 동쪽의 아파트단지와 서쪽의 낮은 동산, 남쪽의 주택단지 그리고 북쪽의 왕복 2차로에 둘러싸여 있다. 단독주택단지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하며, 남북으로 도로에 면한 대지들 중 북쪽 중앙에 있다. 다행스럽게도 대지와 후면(북측) 왕복 2차로 사이에 완충녹지가 있어 주변의 시선에서 살짝 물러나 있다. 하지만 완충녹지 및 서측의 낮은 동산을 제외하고 시선이 머무를 곳이 별로 없다. 남쪽 전면도로에 면하게 주차해야 하는 조건 안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2층의 남향을 내어주면서도 엄마 아빠가 주로 머무는 1층의 부엌과 거실이 외기와 햇빛에 최대한 접하도록 외부 표면적이 넓은 ‘ㄱ’자로 배치를 정했다. 이어서 개방감과 프라이버시를 모두 확보하도록 마당에 창고와 담장을 두어 대지가 전체적으로 ‘ㅁ’자처럼 보이도록 계획했다. 전면도로 경계로부터 뒤로 물려 배치한 현관은 주택의 진입과 함께 주변에 시선이 머무르게 한다. 진입로 옆으로 배치한 바깥마당은 손님들을 맞이하는 야외 응접실이 되거나 아이들의 또 다른 마당이 되기도 한다. 현관을 지나치지 않더라도 건물을 돌아 중정과 연결되는 안마당(중정)과 바깥마당은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풍성한 공간을 제공한다. 아이들의 상상력이 쑥쑥 자라는 공간 ‘ㄱ’자 형태의 Ye′s House는 현관과 계단을 주택의 중심에 배치해 복도를 줄이고 각각의 공간으로 손을 뻗듯이 연결되도록 했다. 거실은 부엌, 식당과 분리해 가족이 모이는 또 다른 공간이 되도록 하고, 계단 측면은 책꽂이로, 하부는 세탁실과 수납공간으로 만들어 데드 스페이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성했다. 가족이 자연스럽게 마당을 마주하고 이용하도록 가족이 많이 머무는 1층 공용 공간인 거실과 부엌, 식당을 마당과 연결되도록 배치했다. 주방과 식당 한 쪽에 별도로 자그마한 ‘엄마의 공간’을 마련해 육아와 가사 이외의 엄마만의 활동이 일어나도록 배려했다. 1층에서 가장 사적인 공간인 거실 옆방은 큰딸의 독립적인 공간을 배려하기 위한 건축주 부부의 요구 사항 중 하나였다. 주택의 중심에 위치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작은 거실인 가족실과 마주한다. 가족실은 안방과 두 딸의 방, 다락 그리고 외부 테라스까지 여러 공간을 연결해주는 활발한 공간이다. 개인적인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부의 요구를 반영해 드레스룸과 화장실을 둔 안방에 작지만 독립적인 서재를 배치했다. 가장 전망이 좋고 햇빛이 잘 드는 정남향에 둘째와 셋째딸의 방이 있다. 북쪽에 안방이 배치되더라도 딸들에게 좋은 자리를 내어주고 싶은 엄마아빠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두 딸의 방과 방 사이 내벽에 아직은 함께 지내는 것이 좋은 두 딸이 서로를 확인할 수 있게 작은 쪽문을 만들었다. 2층의 넓은 테라스는 서쪽의 나지막이 누워 있는 동산을 비롯해 주변을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은 야외 공간이자, 마당 깊숙이 햇빛을 끌어들이는 장치로 손색이 없다. 인테리어는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이 들도록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고 자작나무와 흰색 그리고 바닥 마감재로만 구성했다. 거실과 엄마의 공간처럼 특별한 공간은 벽 일부에 포인트 컬러를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입면은 내부 안마당(중정)을 향한 동선 계획상 외향적으로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던 건물의 요철을 더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 두 가지 재료를 섞어 사용했다. 무게감이 있는 청고벽돌을 기본으로 각각의 후퇴한 면에 자연적인 재료인 탄화목을 사용해 청고벽돌과 비교되면서도 잘 어울리도록 계획했다. 주택은 무엇보다 그 안에서 가족 간에 눈 맞춤이 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어린 경우, 주택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상상력과 유쾌함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가장 기초적으로 가질 수 있는 충실한 공간으로 자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Ye′s House 가족이 각자의 공간에 형식적으로 얽매이기보다 주택 전체를 골고루 이용하면서 가족이 최대한 자주 마주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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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세종 목조주택_㈜유타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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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부산 철근콘크리트주택_이지건축 건축사사무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자연과 하나 되기를 꿈꾸는 집, 부산 기린별서 도시에 살면서 평소 전원생활을 꿈꾸던 젊은 건축주와 함께 집터를 물색하던 중 늦가을에 정관 신시가지와 인접해 생활하기 편리하고 조용한 병산리의 부지를 소개받았다. 부지를 둘러보면서 맨 처음 눈에 띈 것이 바로 큰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홍시와 더불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였다. 이를 통해 전원생활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만들어주고자 기린별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건축주는 주변에 널린 정체불명의 주택 디자인은 지양하고, 공사비가 저렴하면서도 유행에 치우치지 않는 디자인을 원했다. 기린별서는 실용적인 디자인을 겸허히 수용하는 건축주와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탄생했다. 글 박명석(이지건축 건축사사무소 대표) | 사진 백홍기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부산 기장군 정관읍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자연취락지구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258.00㎡(78.04평) 건축면적 103.10㎡(31.18평) 건폐율 39.96% 연면적 133.57㎡(40.40평) 1층 72.99㎡(22.07평) 2층 60.58㎡(18.32평) 용적률 51.77% 설계기간 2017년 9월~11월 공사기간 2017년 11월~2018년 5월 건축비용 2억 8천만 원(3.3㎡당 700만 원) 설계 이지건축 건축사사무소 051-866-2722 시공 기린건설 010-9433-7121 blog.naver.com/olle0318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제물치장 + 우레탄방수(KCC) 벽 - 스타코(한국바로코) + 탄성코트 SC4000(슈퍼크렉실) 데크 - 화강석 잔다듬(화강석)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우리벽지) 벽 - 실크벽지(우리벽지) 바닥 - 강화마루(한솔마루) 계단실 디딤판 - 미송(말레이시아) 난간 - 각관 + 도장 단열재 지붕 - T180 비드법 보온판 1호 난연(아라스치로폴) 외단열 - T100 비드법 보온판 1호 난연(아라스치로폴) 창호 PL 26㎜ 복층 로이 유리 시스템창호(LG하우시스) 현관문 철제 단열문 조명 동일통상 주방가구 부엌가구(한샘) 위생기구 라모다 외(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스테인리스 하이핀(귀뚜라미보일러) 기린별서 프로젝트의 대상 부지는 정관 신도시와 5분 거리라 생활환경이 양호하며, 조용하고 한적한 삶을 원하는 건축주에게 안성맞춤이다. 남쪽으로 좌광천이 흐르고, 북쪽으로 용천산이 있어 주택지로 최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병산마을 초입에 위치해 교통 여건도 편리하다. 한편, 마을 초입에 도로를 끼고 있는 부지라는 점은 프라이버시 확보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 쪽 서측 입면의 솔루션을 ‘닫혀 있는 외관’으로 제시했다. 도로 쪽의 입면은 현관을 제외한 그 어떤 개구부도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단색화 & 자연과 하나 되기 기린별서는 단색화를 모티브로 삼은 단독주택이다. 단색화란 한 가지 색만 사용해 한국의 전통과 미학을 담은 그림이다. 오직 흰색만 사용해 뜯어내고, 메우고, 칠 위에 겹쳐 칠하는 작업과 건축물의 간결한 조형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외부로 돌출되는 입면 요소를 최소화한 기린별서가 탄생했다. 기린별서는 계획 단계부터 기존의 나무 세 그루를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 그루의 감나무와 두 그루의 은행나무, 이들을 통해 자연과 집이 하나 되기를 고민했다. 첫 번째가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끼는 침실 공간이다. 2층 안방 테라스에서 바로 감나무로 손을 뻗어 자연과 교감하는 집. 즉, 집 안에서 자연을 만지고, 늦가을 잘 익은 감을 바로 따서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누릴 수는 없는 공간이다. 두 번째가 닫혀 있는 외관이다. 도로 쪽의 입면은 현관을 제외한 그 어떤 개구부도 허락하지 않고 있다.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이 닫혀 있는 외관은 기존 은행나무 두 그루의 그림자를 통해 다채로운 입면을 갖는다. 낮에 내리쬐는 풍부한 빛과 밤의 아련한 조명 불빛으로 인한 그림자의 유희만으로도 시시각각 새로운 입면으로 보인다. 이것이야말로 자연이 그린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기존의 나무들을 통해 기린별서는 자연과 집이 하나 되기를 꿈꾸고 있다. 관통하는 공간의 연속성 기린별서는 우리가 공식처럼 사용하는 L.D.K.를 겸하는 형태가 아닌 거실과 주방 겸 식당을 분리하고 있다. 협소한 주택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과감하게 공간을 구분한 대신 유리창을 통해 시각적으로 오픈하고, 중정을 통해 관통하는 공간의 연속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1개인 듯 2개의 공간인 거실과 부엌 간 시선의 소통으로 확장된 공간 형태를 나타낸다. 남향에 위치한 3개의 침실에 낸 다이내믹한 형태의 창호는 입면을 풍요롭게 할 뿐만 아니라 주변의 자연 풍경을 한 폭의 액자화함으로써 그림 같은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동쪽에 위치한 2개의 테라스는 중정과 어우러져 내부 공간과의 관계 맺기를 꾀했다. 이 테라스들은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의 접점으로 다양한 공간적 확장 효과를 만들어낸다. 테라스와 테라스의 연속으로 넓은 외부 공간을 확보하고, 북측면의 테라스는 한 면을 치장벽돌 띄어 쌓기를 하여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한 독립 공간으로 확보했다. 건물의 외장재는 패시브하우스에 관심이 많은 건축주의 생각을 반영해 외단열 시스템을 적용한 스타코로 마감했다. 이 외장재는 결로와 열교 현상이 적고 경제적이다. 내부에 일자 계단을 적용해 최대한 공간을 활용하도록 했다. 또한 기능적으로 구현돼야 하는 최소한만 남긴 채 나머지 공간은 덜어내고 줄여내는 작업을 거듭했다. 생활에 필요한 가장 최소한의 공간만 두어 건축주의 안식처로 요란하지 않은 공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주택은 우리가 사는 삶, 실제로 거주하는 공간이다. 어느 순간 주택이 평온한 나의 삶을 위한 공간이 아닌,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한 결과물이 됐다. 조금만 눈여겨 살펴보면 여기저기서 따온 과한 치장으로 국적 불명의 주택이 즐비한 실정이다. 주택은 상업적 건축물과 다르다. 당장 눈에 띄는 건물이 아니라 오랫동안 가족의 삶을 녹여나갈 공간이 바로 주택이다. 시각적 디자인을 고민하되 단순히 보기에만 예쁜 주택이 아니라 거주자들이 실생활 안에서 겪게 될 여러 삶의 이야기들을 오롯이 잘 담아내는 것이 주택 설계의 기본이다. 조용한 전원에서의 삶을 꿈꾸던 건축주에게 살기 좋은 집과 더불어 자연을 선물하고 싶었다. 땅과 함께한 그 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오래된 감나무와 은행나무가 있다. 이 나무들은 자연스럽게 건축물과 어우러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기린별서만의 디자인이 되고, 뒷산과 강줄기가 자연스럽게 기린별서의 배경이 된다. 앞으로 기린별서의 나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추억을 차곡차곡 쌓으며, 그들만의 공간을 이뤄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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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부산 철근콘크리트주택_이지건축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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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제주 철근콘크리트주택_AND건축사사무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오름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제주 하늘고래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화산섬, 오름이라는 독특한 지형이다. 이 지역만의 특이성은 현무암을 사용한 돌담과 건축, 그리고 올레길 등을 조성하는 배경이 된다. 하늘고래는 제주 특유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형상화한 주택이다. 글 정의엽 건축가 | 사진 에이엔디AND HOUSE NOTE DATA 위치 제주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지역/지구 제1종 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공사기간 12개월 대지면적 321.37㎡(97.21평) 건축면적 72.64㎡(21.97평) 건폐율 22.60% 연면적 98.27㎡(29.72평) 1층 49.91㎡(15.09평) 2층 48.36㎡(14.62평) 용적률 30.58%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T50 현무암 벽 - T50 현무암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바닥 - 타일 단열재 지붕 - T150 압출법 보온판 내단열 - T100 압출법 보온판 계단실 디딤판 - T18 에쉬 집성목, 화이트 오일스테인, 투명 우레탄 도장 난간 - Ø9 환봉, 흰색 도장 창호 이건창호 현관 이건창호 조명 공간조명, 비비나라이팅 주방기구 싱크대 주문 제작, 주방 가전제품 스메그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구조 터구조 기계전기 PCM 설계 에이엔디AND 070-8771-9668 www.a-n-d.kr 설계담당 송승희 시공 건축주 직영 돌담과 오름 하늘고래의 대지는 제주도 북서쪽 한림읍 협재리 해변에서 50m 정도 안쪽에 위치한다. 주변에 자생적으로 형성된 민가의 골목은 대지를 둘러싼 돌담과 나지막한 건물들로 인해 이색적이면서도 친근한 느낌을 풍긴다. 해변에서 완만하게 경사진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나타나는 대지에 새로 들어설 건물이지만, 제주만의 특성을 현대적으로 반영하고 싶었다. 먼저 대지의 경계를 따라 둥그렇게 현무암으로 마감된 담장을 둘렀다. 바다 쪽은 주변의 담장과 비슷한 높이지만, 뒤쪽은 솟아올라 2층 높이가 된다. 언덕의 지형을 받아 솟아오른 건축적인 오름이라고 할까? 현무암 판석 사이에 작은 스테인리스 금속이 박혀 있어 해를 받으면 비늘처럼 반짝인다. 담장과 건물 담장이 높은 쪽은 벽체가 두꺼워지며 초승달 모양의 내부 공간을 품는다. 담장과 건물은 하나로 연속된다. 움푹한 돌담 안쪽에 주차하고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둥근 잔디마당과 팽나무가 서 있는 고요한 마당을 만난다. 또한, 담장 너머로 보이는 제주도 팽나무의 모습이 익숙한 듯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당에서 보면 내부 공간이 투명한 창으로 개방되어 있다. 담장은 거친 바닷바람을 막아주면서 하늘과 원경의 정지한 듯 끝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1층에 배치된 부엌과 테라스는 마당과 긴밀히 연결된다. 작은 침실은 미닫이문으로 구획되어 개방하면 식당 공간을 확장하여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동그란 계단을 오르면 거실과 만난다. 2층은 담장 너머로 펼쳐진 바다와 비양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침실과 욕실 그리고 그 옆에 작은 외부 수영장도 바다를 향해 열려 있다. 1층이 내향적이라면 2층은 외향적인 공간이다. 내부의 흰색 마감과 바닥의 거친 회색 타일은 외부의 풍경을 드러내기 위해 두드러지지 않고 여백이 된다. 창을 열고 나가면 마치 뱃머리처럼 돌출된 테라스가 연결된다. 바다와 해변마을을 보다가, 왼쪽을 보면 담장을 따라 1층 마당으로 연결된 완만한 외부 경사로가 기다린다. 이 경사로를 따라 걷다 보면 주변의 풍경을 연속적으로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다. 팽나무는 바람에 흔들리고 구름과 햇살은 조용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주택은 오래된 듯 낯설게 이곳 제주도에서의 시간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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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제주 철근콘크리트주택_AND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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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수서 철근콘크리트주택_성창수건축연구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추억이 쌓이는 아이들의 행복한 놀이터, 수서 주택 경제성과 가족 구성의 변화를 고려한 2가구 수서 주택. 80여 평의 대지에 불필요한 실들을 삭제 및 축소하고 꼭 필요한 실들의 기능성을 높여서 디자인했다. 이 주택은 어린 자녀를 위한 새로운 보금자리이자 놀이터이기도 하다. 글 사진 성창수(성창수 건축연구소 소장) HOUSE NOTE DATA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수서동 대지면적 266.00㎡(80.47평)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 건축공법 기초 - 독립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 건물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120.78㎡(36.54평) 건폐율 45.41% 연면적 266.51㎡(80.62평) 용적률 85.62% 주차대수 4대 최고높이 9.8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징크 외벽 - 치장벽돌 단열재 비드법 보온판, 열반사 단열재 창호재 이건창호 설계 성창수 건축연구소 010-9034-2189 www.sung_changsu.blog.me 시공사 SOAA건축 010-9375-3489 사무실을 개설할 당시부터 알고 지내던 인테리어 작가에게 전화가 왔다. 지인인 의상 디자이너가 최근에 땅을 샀는데, 집을 설계해 줄 수 있는지 하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본인과 인테리어 작가, 건축주 이렇게 셋이서 만났다. 건축주는 2남 2녀를 둔 어머니이자 의상 디자이너 겸 사업가로 관련 분야에서 나름대로 기반을 다졌고, 건축주의 남편도 원단 관련 사업가였다. 건축가로서 처음에는 건축주에게 1가구 단독주택을 건의했다. 그 이유는 266.00㎡(80.47평) 대지를 두 가족이 살아갈 공간으로 다루기가 쉽지 않기에 한 가족을 위한 여유로운 공간의 집으로 설계해 주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건축주는 경제적인 부분과 향후 가족 구성의 변화를 생각해 다가구주택을 짓고자 했다. 건축주의 요구대로 불필요한 실들을 삭제 및 축소하고 꼭 필요한 실들의 기능성을 높인 다가구주택을 디자인했다. 추억의 창고, 단독주택 주택 설계의 결과물들 대부분은 그 안에 건축주의 독특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수서 주택은 건축주의 직업이 디자이너라는 점, 그리고 다자녀를 뒀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건축주는 직업상 디자인을 다루다 보니 도면에 대한 이해의 폭이나 인테리어 관련 내·외장재의 선별, 특히 컬러 선택을 수월하게 진행했다. 그리고 요즘 다자녀를 둔다는 게 쉽지 않은데 건축주는 늦둥이 두 딸까지 4자녀를 뒀다. 건축주가 단독주택을 계획한 것은 셋째 아이의 자유분방한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지금도 동네 부근을 지나다 보면 셋째 아이의 목소리밖에 안 들릴 정도다. 셋째 아이의 유난히 활달한 성격이 건축주에게는 즐거운 한편 아파트라는 거주 환경에서는 고민거리였다. 또 다른 이유는 10년 전에 사업차 미국에 2년간 머물면서 경험한 단독주택 생활이다. 당시 건축주 가족은 복층 단독주택에서 생활했는데, 그때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당시 3살이던 둘째 아이가 그때의 체취와 기억들을 얘기할 정도라고 하니, 단독주택 생활의 경험이 좋은 기억의 밑바탕이 됐던 것 같다. 건축주는 자녀들이 어릴 때라 번잡한 도시를 피해 주변 환경이 쾌적한 외곽 지역의 아파트에서 거주했다. 일터인 도심의 동대문시장까지 통근 거리만 괜찮으면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면서 차츰 교육환경과 주거환경이 고민되기 시작했다. 현재 자녀들의 나이는 첫째가 23세, 둘째가 13세, 셋째가 6세, 넷째가 4세이다. 건축주는 아이들을 위한 단독주택 입지를 고민하던 중, 미국에 가기 전 지인과 점심을 했던 ‘필경재’를 기억해냈다. 아늑한 분위기의 주변 숲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그곳을 어렵게 수소문해서 찾았는데, 바로 지금 집을 짓고 살고 있는 수서동 일대이다. 이곳은 SRT 수서역과 광평대군파 묘역의 종중 땅 지역으로 대변된다. 주변이 광평대군 자손의 땅으로 이뤄져 묘역이라기보다 공원 같은 자연환경(그린벨트)이 조성되어 있고, 주변 인프라도 작지만 잘 들어와 있다. 한마디로 좋은 교통권과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공원 같은 마당을 가진 집 수서 주택의 대지는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택지개발사업으로 조성한 단독주택용지이다. 주변은 토지 구획 및 토목공사가 끝난 상태이며, 남쪽 면에 주도로가 있고 공동주택단지의 북쪽 면인 맞은편에 녹지로 조성된 산책로가 있다. 이렇듯 공동주택단지와 단독주택용지 경계에는 일정한 폭의 녹지띠가 있다. 공동주택단지와 단독주택용지의 레벨은 3층 정도 차이가 나는데, 녹지의 레벨 높이를 단독주택용지에 맞추어 단독주택 거주자 입장에서는 녹지로 형성된 자연 공간을 하나 얻은 셈이다. 해당 대지는 가로축에서 보면 주도로에서 단지로 들어가는 도로의 두 번째 블록 중앙에 위치한다. 남쪽은 도로에 접하며, 서쪽 대지에는 주택이 들어서 있고 동쪽과 북쪽은 나대지이다. 서쪽의 주택은 입면을 최대한 도로 쪽으로 배치하여 남쪽의 녹지 띠와 동쪽의 그린벨트 지역을 조망할 수 있다. 건축주는 설계 협의 시 ▲디자인 작업실용 지하층 ▲1층은 거실, 안방, 드레스 룸, 화장실, 아이들(셋째, 넷째)방 1개, 부엌, 다용도실 ▲2층은 아이들 방(첫째, 둘째) 2개, 화장실 그리고 세입자 부분인 방 2개, 화장실, 거실, 부엌 ▲주인집과 세입자 따로따로 다락방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1층 부분에서 같은 덩어리였다가, 2층 부분에서 두 개의 덩어리로 나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배치에서 주차장 부분이 가장 풀기 힘들었다. 주차장을 건물 좌우로 분리 배치할까 생각했으나, 최종적으로 남쪽 전면에 녹지화하기로 했다. 주차장을 녹지화하면 전면 도로 너머에 형성된 공동주택의 산책로까지 녹지공간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지의 전면을 주차장으로 비워둠으로써 자연스럽게 좌측 기존 주택의 동쪽으로 향한 전면창의 조망까지 고려할 수 있다. 출입구를 세입자 가구는 전면 좌측에, 주인집 가구는 건물 중앙 안쪽에 배치했다. 주인집 출입구는 전면 중앙의 매스 사이로 깊숙이 끌어들이는 방식을 취했다. 현관을 좌·우 양쪽에서 주요 실(안방, 거실)들의 매스가 포근하게 감싸는 형태이다. 또한, 1층의 현관 입구는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출발점이 된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중앙의 진입로를 중심으로 좌측은 공적 공간과 이동 공간으로, 우측은 사적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2층 세입자 가구는 1층 좌측의 출입구로 바로 진입하며, 2층 거실에서 다시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별도의 개구부를 두어 거실에서 일어나는 가족의 행동을 볼 수 있다. 일종의 거실과 계단실 사이의 벽을 건축의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것이다. 이런 작은 디자인적 요소를 주인집에도 적용했는데, 내·외부가 서로 관입이 되는 지하층 진입 부분뿐만 아니라 1층 출입 현관문에 천창을 낸 부분도 있다. 이 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면서 작지만 가장 힘이 있는 공간으로 꾸민 곳이다. 이 공간은 주인집의 1층 현관 시작점에서 2층 복도 도착점과 다락으로 올라가는 교차점에 위치한다. 따라서 이 주택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이 천장이 오픈된 현관문에서 서로 시선의 방향을 교차할 수 있다. 천장이 오픈된 곳의 우측에서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마주하며, 다락의 데크에서 주인 가구와 세입자 가구가 만날 수 있다. 출입구에서 시작되는 두 개의 동선이 정점인 다락 데크에서 합쳐진다고 볼 수 있다. * 수서 주택에 두 달 전 아들 두 명을 둔 세입자가 들어왔다고 한다. 주인집의 셋째, 넷째와 나이 차이가 몇 살 터울밖에 나지 않아 같이 먹고 놀고 뛰어논다고 한다. 여름 한 철 옥상 데크에서 아이들끼리 물장구치는 모습을 사진으로 본 적이 있다. 설계 의뢰를 받을 당시 한 가지 작은 바람은 아이들의 감성으로 꾸며지는 집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다락으로 올라가는 개구부를 통해서 장난을 치고, 곳곳에서 마주치는 계단들이 골목길이 되었으면… 그리고 녹지의 주차장은 아이들에게도 작은 마당이 되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들. 건물이 완성된 후에도 몇 번씩 찾아가 아이들의 아무렇지도 않게 뛰노는 모습을 바라보곤 한다. 그 모든 것이 그냥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 평온하게 지내는 모습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맘껏 소리치며, 주차장 마당에서 옷이 흠뻑 젖는 줄도 모르고 호수로 물을 뿌리며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건축가로서 조그마한 놀이터와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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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수서 철근콘크리트주택_성창수건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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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 제주 철근콘크리트주택_유타건축사사무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올망졸망 돌담과 어우러진 제주 소소헌 집이란 사적인 공간이면서 그 지역이 담는 풍경의 한 부분이 된다. 그러므로 집이 놓이는 곳의 지리와 문화적 특성, 이웃과의 관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오랫동안 그곳만의 독특한 지역성이 발달해왔다. 따라서 지어질 집에 어떻게 제주도의 지역성을 담아낼 것인지는 건축가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이다. 제주 구암리에 자리한 소소헌을 통해 건축가의 그런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글 유타건축사사무소 | 사진 진효숙 작가 자료제공 유타건축사사무소 HOUSE NOTE DATA 위치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자연취락지구 대지면적 565.00㎡(170.91평)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 건축면적 112.97㎡(34.17평) 건폐율 19.99% 연면적 137.61㎡(41.62평) 1층 54.42㎡((16.46평), 주차장 28.70㎡(8.68평)) 2층 54.49㎡(16.48평) 용적률 19.28% 설계기간 2014년 8월 ~ 2015년 2월 공사기간 2015년 4월 ~ 12월 건축비용 2억 3,700만 원(3.3㎡당 33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벽 - 돌붙임, 스타코플렉스 데크 -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백색 페인트 바닥 - 투명 에폭시, 강마루 벽 - 백색 페인트 욕실 - 자기질타일 단열재 지붕 - T115 압출법 보온판 1호 외단열 - T70 압출법 보온판 1호 내단열 - T10 열반사 단열재 or T70 압출법 보온판 1호 계단실 디딤판 - 자작나무 합판 난간 - 백색 평철 난간 창호 독일식 시스템창호(엔썸) 현관 기성 현관문 조명 LED조명 위생기구 그로헤 난방기구 경동 나비엔 가스보일러 설계 김창균, 이슬기, 김예슬 유타건축사사무소 02-556-6903 www.utaa.co.kr 시공 건축주 직영 소소헌 주변에는 낮은 제주도 돌담과 함께 푸른 밭이 낮은 집들 사이사이로 펼쳐져 있고, 도보로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제주도의 바다가 있다. 소소헌이 들어선 대지는 호리병 형태를 띠고 있다. 대지의 북동 측, 좁고 긴 주둥이 같은 부분은 도로와 연결돼 있고, 이 길을 따라 들어오다 보면 남쪽에 호리병의 몸통과 같은 넓은터가 나온다. 넓은 터는 자연적으로 레벨이 높은 인접대지가 감싸 안은 형세라 포근한 느낌을 준다. 소소헌은 대지의 중간지점에 동-서 방향으로 배치하였다. 호리병으로 치자면, 목과 몸통 사이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도로와 연접한 오솔길 같은 진입로가 조성됐고, 차고도 이 길과 같은 방향으로 배치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올 수 있는 동선이 되도록 했다. 주택 부분은 입구 통로가 진행하는 방향에서 각도를 틀어 앉힘으로써 외부시선의 방해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공간의 느낌을 갖게 했다. 뿐만 아니라, 대지의 중간지점에 건물을 배치함으로써 남쪽의 넓은 터가 비워지게 돼 꽤 큰 마당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이 마당은 주변지형으로 인해 크지만 아늑한 느낌도 가지고 있다. 소소헌을 구성하는 3개의 축 대지의 성격에 따른 주택의 배치는 3개의 축을 가진 건물의 배열로도 설명이 된다. 첫 번째 축은 입구와 차고가 놓인 축이다. 도로에서 대지 내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길의 축과 같은 방향으로 배치된 단층짜리 차고를 만나게 된다. 길과 축을 같이 하기 때문에 큰 문을 가지고 있는 차고는 문을 열고 닫음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웃의 시선이 통하게 하는 공간이 됐다. 반면, 차고 건물 덩어리는 길가의 시선을 차단해 주거동과 마당의 담장같은 역할이 되기도 한다. 두 번째 축은 차고와 시계방향으로 45도 틀어 배치한 주거동의 저층부이다. 이는 주거공간이 길가 등의 외부공간으로부터 독립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저층부의 거실, 식당/부엌, 게스트룸, 현관포치 등이 대지 내 마당과 대칭적으로 바로 면하게 하여 방해받지 않는 기분 좋은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세 번째 축은 주거동의 2층을 이루는 매스다. 주거동의 2층은 1층에서 반시계방향으로 12도 축을 틀었다. 그럼으로써 2층 창문을 통해 제주도의 푸른 바다가 집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1, 2층 축의 각도를 다르게 배치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입면상 2층 건물이 1층보다 후퇴되게 하여 부부의 사적인 공간이 외부에서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는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축이 틀어지면서 생긴 자투리 공간은 2층 각각의 실에 면한 조그마한 여러 개의 데크가 됐다. 건축주는 주거동과 차고에 위치한 창고가 분리돼 있으면서도 이어지는 동선을 만들어주길 바랐다. 건축주에게 창고는 물품을 보관하는 곳이면서 우기나 겨울에 반려견들이 거주할 수 있고, 언제든 작업실로도 활용하기 위한 장소다. 이러한 요구는 주거동과 차고가 축을 틂으로써 그 사이에 생긴 세모난 형태의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충족됐다. 이 공간은 주거동으로 들어가는 현관 포치이면서 주거동과 창고를 이어주는 ‘사이 마당’이다. 이곳에서는 때때로 방문객과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하고 하레와 구우라는 이름을 가진 반려견들이 노니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는 공간이다. 또한, 이 공간은 현관뿐만 아니라 폴딩도어를 통해 작은 게스트룸과도 연결되고, 게스트룸 너머 식당과 부엌까지도 확장된다. 제주도 돌담과 사이좋은 집 소소헌은 멀리서 보면 마치 작은 집이 여러 채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거동의 기단부와 상층부, 주거동과 차고의 외벽에 마감재를 달리했기 때문이다. 주거동의 기단부에는 제주 현무암을 사용했다. 마감재 사용을 분리한 것은 도로에서 시작해 마당에 인접한 대지의 경계부에 세워진 낮은 돌담과 시각적으로 이어지는 느낌을 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함으로써 집이 커 보이지 않도록 해 작은 마을에 잘 어우러지도록 하고자 했다. 실내 분위기도 대체로 차분하면서 밝은 느낌을 주도록 했다. 건축주 역시 전체적으로 밝지만 무채색으로 안정되고 차분한 느낌으로 실내가 꾸며지길 원했다. 벽면은 전체적으로 흰색 페인트로 마감하고, 1층의 바닥은 투명 에폭시로 마감해 다소 직설적이지만 담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층과 다락의 바닥은 강마루로 마감을 통일하고, 문이나 툇마루, 계단, 주방가구, 창호 프레임 등은 흰색이나 검은색, 자작나무 자재를 사용해 밝지만 차분한 분위기를 일관되게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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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 제주 철근콘크리트주택_유타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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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 은평 한옥_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낙락헌樂樂軒 글 조정구 건축가 | 사진 박영채 작가 자료제공 대한건축사협회 HOUSE NOTE 위치 서울 은평구 연서로50길 한옥마을 용도지역 제1종 전용주거지역 주용도 단독주택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한식 목구조 대지면적 230.00㎡(69.57평) 건축면적 91.70㎡(27.74평) 건폐율 39.87% 연면적 175.02㎡(52.94평) 용적률 39.87% 층수 지하 1층, 지상 1층 설계 조정구, 조지영, 양수민 (주)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02-3789-3372 www.guga.co.kr 시공 건축주 직영 북한산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은평한옥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집이다. 가까이는 녹음이 우거진 맹꽁이 습지와 물가로 자란 커다란 느티나무가 바라보인다. 대지의 형상은 부엌칼처럼 한쪽으로 호를 그리며 좁아지는 모양을 하고 있다. 2층 한옥을 지은 주변 집들에서 대체로 ‘내부 공간이 작고 답답하며, 계단이나 현관, 수납 등의 기능이 있으나 불편하고 어색한 느낌’을 받았다. 어디서나 자연을 누리는 한옥_계획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도시한옥과 같은 ‘ㄷ’자 배치를 하였다. 기대와 달리 대청에서의 전망이 ‘자기 몸에 가려’ 수려한 경관을 볼 수 없었다. 마당을 중심으로 ‘내향적인 구조’를 하고 있는 도시한옥의 형상으로는, 건축주가 바라는 ‘전망 좋은 집’을 만들 수 없음을 깨달았다. 우연한 기회에 도시한옥의 형태를 뒤집어 보았다. 누마루와 3칸 대청이 대지의 형상에 맞게 이어지면서, 모든 공간에서 북한산의 전경과 습지 그리고 느티나무를 바라다보는 새로운 형태의 ‘외향적인 한옥’이 만들어졌다. 밝고 쾌적한 거주 공간, 독자적인 삶의 영역_필로티 구조로 누마루 슬래브를 ‘한 손으로 쟁반을 받치듯이’ 띄워 올려, 그 아래로 주차와 현관, 수납 등을 계획하였다. 나머지 공간에도 선큰과 채광창, 자연스러운 레벨 변화를 주어 한옥 ‘아래 공간’을 ‘밝고 쾌적한 거주 공간’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실제로 만들어진 공간은 주차와 현관 등 ‘한옥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을 넘어, 모던한 공간 속에 가족이 모여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독자적인 삶의 영역’이 되었다. ‘양명함’을 만든 계단과 Vestibule_눈에 잘 띄지 않으나, 위의 한옥을 열린 공간으로 아래의 거실을 아늑한 공간으로 하면서, 두 공간 모두 ‘밝고 시원한 느낌’이 들게 만든 계획의 핵심에는, 대청과 거실의 면을 가리지 않게 배치한 ‘계단 공간’과 이것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입구 홀(Vestibule)’의 섬세하고 실용적인 계획이 있어 가능했다. 이들 공간은 아래는 모던한 건축공간이면서, 위는 벽돌벽에 한옥의 도리를 꽂아 기와지붕을 얹은 ‘중간적인 성격의 구축 공간’으로 구성이 흥미로울 뿐 아니라,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된다.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_한옥을 현대건축의 중요한 주제로 보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낙락헌은 그러한 우리의 태도가 잘 드러난 작업이라 하겠다. 한옥을 지금 우리들의 삶과 호흡하는 ‘살아있는 집’으로 하기 위해, 유연함 속에 전통과 현대의 양식이 공존하는 새로운 형태의 보편적 양식, 다시 말해 주거의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우리의 삶이 이미 현실과 가상공간에서 복합적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볼 때, 이러한 ‘맥락의 재구성’은 미래 건축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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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 은평 한옥_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