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보기
-
-
흙집과 토종 야생화가 주는 편안함, 들꽃이야기 원주 전원카페
-
-
한때 귀촌 욕구를 잔뜩 불러일으킨 니어링 부부의《조화로운 삶》을 읽은 이라면 동경은 하지만 실행이 그리 만만치 않음을 느꼈을 것이다. 손수 집을 짓고 식물을 가꾸고 두레문화를 즐기며 자급자족하는 삶, 말이 쉽지 도시 삶에 젖은 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김명진·곽은숙 부부는 수호신이 깃든 숲이 있는 신림에 손수 두 동의 흙집을 짓고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들의 '들꽃이야기'를 소개한다.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취재협조 들꽃이야기 033-762-2823 강원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632
2000년 발간된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의《조화로운 삶 : Living the good life》는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낀 이들 사이에 한때 반향을 일으켰다. 두 저자는 스무 해 동안의 시골 경험을 낱낱이 기록하며 도시민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 '조화로운 삶'을 제안했다. 이윤 추구의 경제 사회에서 벗어나 돈으로 환산하는 가치 대신 자유롭게 시간을 누리며 자급자족하는 삶… 바로 김명진 곽은숙 부부가 추구하는 삶이기도 하다. 김명진 씨는 니어링 부부가 펴낸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김씨가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는 이미 그의 가족은 도시를 떠나 강원도 치악산 아래 새로운 둥지를 튼 후였다.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과 김명진 씨 부부의 시골 살이는 닮은 데가 많다. 니어링부부는 주변 환경과 하나 되는 집을 원해 손수 돌집을 지었으며 유기농법으로 곡식과 채소와 꽃을 가꾸었다. 음식은 주로 싱싱한 채소를, 되도록 날 것으로 먹었고 적은 종류로 조금씩 먹었다.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면 돈을 많이 벌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원칙을 세웠으며 쓸 돈보다 많이 벌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다
주인이 나무와 흙으로 직접 지은 카페 내부. 소박하고 편안하다.
손수 지은 흙집과 수백 가지 들꽃의 조화1980, 90년대를 풍미한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달려라 하니', '옛날 옛적에'등 참여 애니메이터로 활동하던 김명진 씨와 교사였던 곽은숙 씨는 아이를 시골에서 키우고 싶은 마음에 귀촌을 결심했다. 지금 중학교 3학년이 된 큰아이가 두 살 때 내려왔으니 벌써 15년 됐다.초가 마을에 중학교 1학년 때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오지에 살았던 김씨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시골에 지내면서 겪은 경험이 그의 풍부한 감성의 원천이었다고 한다. 그런 경험을 자식에게도 물려주고 싶었다.15년 전 성남리에 터를 마련한 김 씨는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손수 흙집을 지었다. 어릴 적 시골에서 보고 자란 게 집 짓는 일이었고 사촌형 4명이 목수였던 덕분이다. 재료는 모두 고재古材를 사용했다. "어떻게 고재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나"물었더니 "시간 여유를 두고 꾸준히 관심을 가졌더니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대답한다. 그는 고재가 나는 곳이면 수시로 달려가 실어 날랐으며 그렇게 2년에 걸쳐 집을 완성했다.짧지 않은 기간 공을 들인 흙집은 휴일 평일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즐겨찾는 카페가 됐다. 이곳의 매력은 단연 편안함이다. 주인장의 숨이 깃든 소담스러운 흙집과 계절마다 다른 색으로 갈아입는 들꽃 만발한 정원이 피로한 마음에 안식을 준다.
아내 곽은숙 씨는 꽃을 버리기 아까워 압화를 만들었다. 카페 곳곳을 장식한다.
마당 수 정원에 금낭화가 앙증맞게 피었 다. 시중에 보기 힘든 백두산 두메양귀비, 멸종 위기의 동강할미꽃도 이곳에는 철마다 핀다.
정겨운 토종 야생화들이 한들한들 춤추는 마당에는 들꽃이야기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600여 종의 토종 야생화와 나무가 심겨졌다. 한 자리에서도 계절에 따라 여러 꽃들이 피었다 오그라들고 수변, 음지, 양지 등 환경에 따라 무리 지었다. 카페 건물 옆 별채 흙집 지붕 위에도 풀꽃들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데 그 또한 볼거리다.카페를 더욱 운치 있게 감싸고 있는 켜켜이 쌓은 돌담은 김 씨 가족이 이곳에 정착한 기간만큼 오래 걸려 완성했다. 재료를 한꺼번에 구해 단숨에 건물을 완성하려는 것이 현대인들의 습성인 반면, 김 씨는 재료를 인위적으로 구하려 하지 않고 고재를 구할 때처럼 자연스럽게 나는 돌을 기다렸다. 그만큼 일 진행은 더뎠으나 김 씨에게는 문제가 아니다.아직 마당 한쪽은 완결되지 않은 채다. 아무렇게나 생긴 돌들이 널브러져 있는데 판판한 돌을 모아 무대로 꾸밀 계획이다. 그런데 판판하게 생긴 돌이 쉽게 구해지지 않은 모양이다.들꽃이야기는 애초 '무인카페'였다. 자연 속 휴식을 찾아 도시를 떠난 가족답게 스스로 마실 수 있는 원두커피와 돈 내는 통만 마련해 놓고 부부는 자유를 즐겼다. 그러다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손님이 늘었고 급기야 카페는 부부의 발목을 붙들었다. 손님들의 사랑에 힘입어 좌석을 늘리고 음료수 가짓수를 늘리고 식사 메뉴도 마련했다. 메뉴는 대부분 부부가 손수 유기농으로 키운 것으로 제공한다.
벤치 위로 수양버들이 살랑거리고 산뽕나무와 자작나무, 밤나무가 푸르다. 저 멀리 산골 음악회를 열었던 무대가 보인다. 판판한 돌을 마저 구하면 정리할 계획이다.
심벽 방식으로 손수 지은 4평 구들방.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본 생태 지붕에 감흥을 얻어 지붕에 흙을 덮고 개부처손과 원추리를 심었다. 가을에는 구절초도 아름답게 핀다. 덕분에 여름 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다.
요즘 김 씨 부부는 기분 나쁘지 않은 고민이 하나 생겼다. 장사가 잘되는 것은 분명 감사할 일인데, 애초 느긋하게 살기 위해 전원행을 택한 것이 카페 일에 밀려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한 느낌….영월자원식물연구회 활동을 하며 토종 야생화에 각별한 애정이 있는 김명진 씨는 말한다. 자연을 모르면 그저 나무와 풀로 구분되나 자연을 알고 나면 수천 가지 식물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온다. 봄에 싹이 나고 꽃이 피며 가을에 열매를 맺는 자연의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꽃은 물론이고 저마다 독특한 잎의 생김새는 그것을 보는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음식으로 약으로 우리에게 주는 것도 많다.술패랭이 용머리 꿩의다리 종덩굴 동자꽃 털중나리 섬초롱 터리풀… 지금쯤 들꽃이야기에는 어떤 이에겐 이름조차 낯선 유월의 우리 풀꽃들이 늠름하게 피어 있겠다. 꽃잎 띄운 차마저 황홀케 하는 까닭은 소리 없이 부르는 들꽃들의 노래 때문이 아닐지.
카페는 구석구석 정겹지 않은 데가 없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2018-04-01
-
-
【NEWS & ISSUE】 목조건물 안전 위협하는흰개미, 결혼비행하는 번식기에 퇴치
-
-
흰개미 방어 체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흰개미 번식이 3월 말부터 시작된다”면서, “결혼비행을 위해 목재 밖으로 나오는 이 기간이 목조건물 피해를 막기 위한 조기 진단의 적기”라고 밝혔다.
결혼비행을 위해 밖으로 나오는 흰개미
흰개미는 번식시기에 ‘결혼비행’을 위해 날개를 달고 목재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데, 이 시기에 목조건물에 흰개미가 살고 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날개가 달린 일본 흰개미
국내에서 발견되는 흰개미는 전국에 분포하는 일본흰개미(Reticulitermes speretus Kolbe)와 금강유역을 중심으로 분포하는 칸몬흰개미(Reticulitermes kanmonensis Takematsu)가 있다.남부지역에선 빠르면 3월 말부터 흰개미가 결혼비행을 시작하며, 경기·강원지역은 6월까지 이뤄진다. *흰개미_목조건물의 뼈대인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 성분을 섭취하며 종족을 번식 및 유지하는 해충의 일종*결혼비행_흰개미가 종족번식을 위해 몸체를 흑갈색으로 바꾸며, 길이가 같은 두 쌍의 날개가 생기면 공중에서 짧은 시간 비행하며 짝짓기를 하는 행위
흰개미 피해 목재
흰개미는 나무구멍으로 침투해 안쪽에서부터 목조건물을 갉아먹어 ‘목조문화재의 저승사자’라 불린다.최근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흰개미의 개체수도 급격히 증가해 목재구조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국립산림과학원은 그동안 흰개미 피해로부터 목구조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흰개미 방제용 시트와 트랩 기술을 개발하고 시스템적 흰개미 방어체계를 구축했으며, 기술이전을 통해 신기술이 현장에 보급되도록 힘써왔다. 목재가공연구과 손동원 과장 “흰개미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피해 진단을 통해서 피해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흰개미 피해 발견을 위한 진단 방법과 방제법을 홍보하고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2018-03-31
-
-
【산청 펜션】 차茶와 향기가 있는 '숲 속 맑은 꼴' 펜션
-
-
여행 중에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아마도 무질서한 단체여행객이 아닐까 싶다. 모처럼 자연을 관조하며 조용히 쉬러 왔는데, 주위의 고성방가를 듣고 있노라면 불쾌하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하루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숙소에서 그들을 마주하면 여행 전체가 망쳐지는 기분이다. 어디 고요하게 쉴 수 있는 곳 어디 없을까? 그래서 소개한다.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숲 속 맑은 꼴’ 펜션이다. 차와 향기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요함만 가득한 이곳에는 그저 자연 속의 ‘쉼’만이 있을 뿐이다.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취재협조 숲 속 맑은 꼴’ 펜션 055-974-0100
숲 속 맑은 꼴은 초입에 다아카페가 있고, 그 뒤로 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20년 이상 다도를 통해 마음을 다스려온 영숙 씨의 영향이 크게 반영된 것이다.
낭만의 계절, 가을에 경남 산청을 찾았다. 지리산에 위치한 ‘숲 속 맑은 꼴’ 펜션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청정지역인 산청에 오면 누구나 쾌적한 공기에 놀라곤 한다. 그러나 지리산을 향해 이동해보라. 공기의 질은 이내 또 달라진다.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아도 마시는 공기만으로 지리산과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거리에 따라 공기가 계속해서 변화한다. 아마도 지리산이 내뿜는 기운 때문이리라. ‘숲 속 맑은 꼴’은 지리산 중턱에 위치한 중산리에 다다라서야 만날 수 있다. 그것도 비탈진 경사를 올라 비포장도로까지 지나야 비로소 펜션의 모퉁이가 보인다.
카페 내부. 펜션 못지 않은 정갈함이 카페 곳곳에 배어있다. 카페에 머물기 위해 펜션을 찾는 이들도 상당하다.
카페 내부
차에서 내리니 제일 먼저 반기는 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닭 가족(?)이다. 사람과 닭이 만나면 보통 닭이 놀라기 마련인데, 여기선 동네 마실 나온 듯 느긋하게 걷는 닭의 모습에 사람이 놀란다. “오느라 고생 많았어요. 우리 차부터 한 잔 해요."참 여유롭다 생각하며 펜션에 들어서니, 얼굴에 여유 한가득한 푸근한 아저씨와 아줌마가 반갑게 맞이한다. 펜션지기 김태식, 이영숙 부부다.
다아카페에는 명상가부터 호주의 젊은 학자들까지 범상치 않은(?) 사람들이 많이 다녀갔다. 펜션지기 부부는 찾아오는 인연이 더없이 소중하다고 한다.
카페는 20년 이상 다도를 통해 마음을 다스려온 건축주의 영향이 크게 반영됐다.
차나무에 새싹이 돋는, ‘다아(茶芽)카페’숲 속 맑은 꼴은 초입에 다아카페가 있고, 그 뒤로 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위치만 놓고 보면 카페가 메인인 셈이다. 이는 20년 이상 다도를 통해 마음을 다스려온 영숙 씨의 영향이 크게 반영된 것이다.부부는 차 문화를 전하고 더불어 숙박업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고자 카페를 손수 설계하고 디자인했다. 그래서인지 펜션 못지않은 정갈함이 카페 곳곳에 배어 있다. 최근엔 카페에 머물기 위해 펜션을 찾는 이들도 상당하다고.“여기는 저희 혼자 사는 곳이 아닙니다. 모든 생명이 조화를 이루며 호흡하는 공간이죠. 그래서 그저 놀고먹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가 있고, 자연 속에 쉼이 있는 공간으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지리산이 키운 약초를 주재료로 내놓는 다아카페. 부모님을 모시고 올 경우, 꼴아줌마 영숙 씨가 차를 손수 내려드린다.
사실 펜션지기 부부가 지리산으로 온 이유도 차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약초들이 지리산 인근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흔히 명산의 기운을 받아 치유력이 탁월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숲 속 맑은 꼴 펜션을 찾는 손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잠을 너무 잘 잤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신기하게 두통이 사라졌다거나 소화가 잘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하루, 이틀이라도 손님들이 건강해진 모습 보면 그때만큼 뿌듯할 때가 없어요. 제가 다 건강해진 기분이에요.”
숲 속 맑은 꼴 펜션은 20평형 2채와 15평형 3채, 이렇게 총 5채로 구성됐다.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5채 모두 적당한 간격을 두고 각각 별채로 위치해 있다.
펜션지기 부부는 수년간 여행을 다니면서 무엇보다 숙소가 쾌적해야함을 느꼈다. 특히 잠을 자는 침구류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래서 펜션지기 부부는 이불과 베개는 물론 수건 등을 매일 세탁하고 햇빛에 바짝 말린다.
수익보단 가치관을숲 속 맑은 꼴이 운영된 건 이제 1년 반 정도. 운영 초기부터 홍보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보다 인연 닿아 찾아오는 손님 한 명 한 명을 귀하게 여기는 데 가치를 뒀다. 그렇다 보니 처음엔 손님이 많지 않았으나, 지금은 입소문을 타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흔히 펜션 운영의 성패를 재방문율로 측정하곤 하는데, 숲 속 맑은 꼴은 재방문율이 무려 90%를 육박한다. 10명 중 9명은 재방문한 셈이다.펜션지기 부부의 인연 때문인지, 지리산 기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범상치 않은 사람들도 많이 다녀갔다. 명상가부터 기공 수행자, 재외 사학자 등. 그들 다수가 재차 방문하며 책과 마실 것 등을 챙겨주곤 한다. 카페 내에는 그들의 선물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맑고 좋은 분들이 많이 왔다 가셨어요. 지금까지 5번 이상 방문한 손님도 계세요. 멀리 외국에서 찾아오는 분도 있고요. 너무 반갑고 감사할 따름이죠.”최근 펜션지기 부부는 30~40명 수준의 단체 손님은 받지 않겠다는 새로운 운영방침을 내놓았다. 소규모 모임이라면 모를까, 너무 많은 단체객이 몰리면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기 쉽고, 운영 취지와도 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가족이나 연인 단위의 손님들만 맞이할 생각이라고.“단체객이 많으면 수익이야 물론 높겠죠. 그러나 무질서하게 되기 쉬워요. 앞서 얘기했지만 여기는 저희만 사는 곳이 아니잖아요. 함께 살아야죠. 저희는 수익보다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지키기로 했어요.”
각 별채마다 벽과 벽 사이에 3㎝ × 3㎝ 각재를 40㎝ 간격으로 넣고 그 위에 석고보드로 마감 후 도배했다. 이 간격은 단열 뿐 아니라 소음이나 습도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민족의 성산(聖山)이라 불리는 지리산. 한 번 오르내리면 쉬이 도시로 발걸음하기 어렵게 만드는 산이다. 특히 오색찬란한 단풍이 절경일 때 더욱 그렇다. 몸은 피곤해 쉬고 싶은데, 마음은 지리산을 떠나질 않아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한다. 그럴 때 숲 속 맑은 꼴을 찾아보라. 지리산이 내어준 차 한 잔으로 남은 긴장을 풀고, 침묵 속에 숙면을 취하면 더없이 맑은 기운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田
외부에서 본 모습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2018-03-31
-
-
【전원주택 인테리어】 시흥 배곧신도시 주택 인테리어
-
-
블랙 & 화이트를 콘셉트로 잡고, 거실의 커튼월로 포인트를 준 배곧신도시에 자리한 단독주택이다. 지하에 만든 가족실에는 채광과 환기를 고려해 썬큰을 계획했다. 1층은 공용 공간으로 거실과 주방/식당을, 2층과 3층은 사적 공간으로 침실을 배치했다. 고급스럽게 디자인한 3층 안방에는 넓은 테라스를 구성해 탁 트인 전망을 확보했다.글 인테리어 디자인 오은지(㈜코원하우스) | 사진 ㈜코원하우스
HOUSE NOTEDATA위치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지역/지구 도시지역, 제2종 전용주거지역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대지면적 311.00㎡(94.07평)건축면적 92.13㎡(27.86평)건폐율 29.62%(법정 30%)연면적 283.09㎡(85.63평) 지하 71.37㎡(21.59평) 1층 91.83㎡(27.77평) 2층 56.06㎡(16.95평) 3층 63.83㎡(19.30평) 다락 40.80㎡(12.34평)용적률 68.08%(법정 80%)공사기간 2017년 3월~12월건축비용 약 11억 원MATERIAL외부마감 지붕 - T0.5 리얼징크(컬러강판) 벽 - 라임스톤, 현무암(연마) 데크 - 현무암(정형)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벽 - 천연 대리석, 도장(신흥스톤) 바닥 - DECK TEAK BRUSH(테카마루)계단 디딤판 - 시몬베이지(천연 대리석) 난간 - 금속 난간(깡통파티션)단열재 지붕 - T220 가등급(네오폴(EPS)) 외벽 - T125 가등급(네오폴(EPS)) 내벽 - T120 가등급(네오폴(EPS))창호 AL시스템 창호(LG하우시스)현관문 ELD 4203 검정(일레븐도어)조명 멀티 매립 조명(모던라이팅)주방가구 키친바흐7 602 스모크드오크(한샘)위생기구 LUX 매립형 샤워기(아메리칸 스탠다드, 세비앙)설계 및 시공 ㈜코원하우스 1577-4885 www.coone.co.kr
전실 티크 고재 원목 패널로 제작한 수납장을 설치하고 진회색 타일로 바닥을 마감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벽에 다크그레이 톤의 타일을 붙이고 골드 장식을 사용해 모던한 느낌을 연출했다. 귀가 후 바로 손을 씻고 들어갈 수 있게 세면대를 설치했다.개요면적 11.44m²(3.46평)현관문 원목 단열도어(일레븐도어)바닥 블루스톤(서진스톤), 천연 대리석(신흥스톤)중문 원목 도어(자체 제작)천장 친환경 도장
거실 천장고가 7m가 넘는 거실은 전면 커튼월 창으로 개방감을 주고, 천연 대리석으로 마감해 고급스럽고 품격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계단에 금속 파티션을 설치해 안정감을 더했다.개요면적 24.08m²(7.28평)바닥 천연 대리석(신흥스톤)아트월 천연 대리석(신흥스톤)벽 친환경 도장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간접등 박스(흡음 패널)
주방 붙박이장과 빌트인 냉장고를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무늬목 도어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간접 조명과 매립등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개요면적 40.32m²(12.20평)바닥 천연 대리석(신흥스톤)벽 천연 대리석(신흥스톤)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1층 욕실 손님용 화장실로 사용되는 1층 욕실은 그레이 톤의 타일과 우드타일을 사용하고, 간접조명으로 차분한 공간을 연출했다. 개요면적 5.04m²(1.52평)바닥 수입 자기질 타일(코토세라믹)벽체 수입 도기질 타일(코토세라믹)세면대 한샘(하부장)위생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천장 친환경 도장
계단실 대리석을 사용해 고급스러우면서도 클래식하게 디자인했다. 금속 난간에 골드색 손스침으로 럭셔리한 느낌을 더했다.개요면적 7.50m²(2.27평)바닥 천연 대리석(신흥스톤)벽 친환경 도장천장 친환경 도장
2층 복도 웨인스 코팅 도장으로 마감했다. 계단실의 연장선이므로 동일한 느낌으로 디자인했다. 오픈 천장으로 거실 창을 통해 2층까지 햇볕이 들어온다.개요면적 11.57m²(3.50평)바닥 천연 대리석(신흥스톤)벽체 친환경 도장난간 금속 난간(깡통파티션)
자녀방 천장고를 높여 복층형 구조로 만들었다. 아이보리 톤의 헤링본 마루로 분위기가 독특하면서도 밝다. 계단에 서랍장을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자녀의 취향에 맞게 베이비 핑크 컬러의 가구를 만들었다.개요면적 11.20m²(3.39평)바닥 원목마루 헤링본(테카)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도어 원목 도장 도어(제작)
LG하우시스 베스띠
라이트스퀘어 코랄핑크 82435-1 / 도톰오븐 아이보리 82420-2(우)
이 주택에 사용된 LG하우시스 베스띠는 ‘유럽섬유제품 품질인증 1등급(Baby class)’을 취득해 3세 미만의 영유아 방에 사용해도 안전한 벽지다. 2018년을 맞아 집과 휴식을 주제로 한 홈케이션Homecation을 테마로 트렌디한 컬러와 패턴을 선보였다.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 중 레트로 모던과 가든 네이처 라인은 감각적인 공간 연출을 할 때 많이 사용한다.
모던라인 골드 네이비 82419-2 / 모던마블 그레이 82431-1 / 에스닉 화이트 82433-1
부모님방 오크 모양의 원목마루와 화이트 톤의 슬라이딩 붙박이장으로 따듯하면서도 깔끔하게 디자인했다.개요면적 14.56m²(4.40평)바닥 오크 원목마루(테카)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도어 원목 도장 도어(제작)
2층 욕실 2층 욕실은 부모와 자녀가 사용한다. 세면대를 2개 설치해 활용도를 높이고, 샤워부스와 욕조 공간을 나눠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조성했다. 베이지 톤의 타일과 무늬목 하부장으로 호텔 분위기를 연출했다.개요면적 8.64m²(2.61평)바닥 수입 포셰린 타일(윤현상재)벽체 수입 포셰린 타일(윤현상재)세면대 한샘(하부장)위생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샤워기 세비앙욕실 거울 LED 조명 거울(아트유)천장 SMC 평천장
발코니 3층 보조주방에는 공간을 상황에 맞춰 가변적으로 사용하도록 폴딩 도어를 설치했다.개요면적 20.72m²(6.27평)바닥 현무암(대우석재)벽체 라임스톤(대우석재)천장 아트우드 파고라(타카쇼)난간 글라스 펜스(타카쇼)
안방 금속 파티션으로 침실과 거실을 분리시키고, 우드로 마감해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거실 부분은 천장을 높여 개방감을 주고, 침실 부분은 반대로 천장고를 낮춰 아늑한 분위기로 디자인했다. 3층 계단에는 무늬목 도어로 공간을 분리해 부부만의 프라이빗 공간으로 만들었다.개요면적 31.52m²(9.53평)바닥 티크 원목마루(테카)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템바보드, 천연대리석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도어 천연 무늬목 도어(제작)
안방 욕실 욕실과 파우더룸 공간을 분리시켰다. 대리석과 골드의 조합으로 클래식함 속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개요면적 12.80m²(3.87평)바닥 수입 포셰린 타일(윤현상재)벽체 수입 포셰린 타일(윤현상재)세면대 한샘(하부장)위생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샤워기 세비앙욕실 거울 제작 금속 거울천장 친환경 도장
다락방 3층 안방과 연결된 다락방. 건축주는 낮은 오픈 장을 설치해 드레스룸으로 활용한다. 개요면적 42.48m²(12.85평)바닥 강화마루(구정마루)벽체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난간 금속 난간(깡통파티션)
지하 거실 바 공간으로 활용될 공간이다.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간이주방을 설치해 지상층으로의 동선을 줄였다. 썬큰과 연결된 슬라이딩 유리 도어와 화이트 톤의 벽 마감으로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개요면적 25.92m²(7.84평)바닥 포셰린 타일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도기질 타일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도어 알루미늄 슬라이딩 유리도어(이건라움)
지하 방 벽은 화이트 톤, 바닥은 오크 원목마루로 마감해 편안한 공간이 되도록 만들었다. 개요면적 14.40m²(4.36평) 바닥 오크 원목마루(테카) 벽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천장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베스띠) 도어 천연 무늬목 도어(제작)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2018-03-30
-
-
【Home Plan】 튼튼한 기단 위에 올린 집 - jd하우스
-
-
같은 땅 다른 집, 세 번째 이야기도시에서 답답함을 느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연에서 여유를 누리는 전원에서의 삶을 꿈꿔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잠을 깨우는 새의 지저귀는 소리, 아침을 알리는 산 너머 햇살을 맞으며 시작하는 행복한 하루. 이러한 전원의 모습을 꿈꾸는 건축주들의 로망을 하나하나 이뤄가는 일은 언제나 즐겁고 소중한 인연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꿈과 현실은 다르다. 야심 차게 전원생활을 계획하지만, 아쉽게도 진행하지 못할 때도 있다. ‘jd house-3’은 어느 한 건축주의 이루지 못한 꿈이다.
HOUSE PLAN대지면적 575.00㎡(173.93평)건축면적 65.07㎡(19.68평)연면적 98.24㎡(29.71평, 지하 제외) 지하 28.97㎡(8.76평) 1층 50.13㎡(15.16평) 2층 48.11㎡(14.55평)건폐율 11.31% 용적률 17.08%주차대수 1대(150.00㎡ 이하)최고높이 7.25m(가중평균 지표면 기준)공법 기초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지상 - 경량 목구조구조재 벽 - 2″× 6″구조목 지붕 - 2″× 10″구조목, 이중지붕[Warm Roof]단열재 벽 - 오웬스코닝 에코터치 R21 나등급 ㅈ붕 - 오웬스코닝 에코터치 R30 나등급지붕재 컬러강판외벽재 상부 - 적삼목, 하부 - 석재창호재 이건창호 72㎜ PVC 삼중창호내벽재 던에드워드 페인팅바닥재 이건강마루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 INUS현관문 단열강화도어가구 리빙아울렛 제작설계 LOW CREATORs 070-4130-3162 www.lowcreators.com설계자 권재돈, 양인성
디자인 콘셉트 & 설계 계획한 번의 미팅으로 건물은 완성되지 않는다. 반복해서 건축주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하면서 건물은 하나의 형태로 완성된다. jd house-3은 향후 지하를 활용하고 싶다는 건축주의 요구사항에 따라 경사 대지를 활용해 지하를 만들고, 그 위에 기단을 쌓은 뒤 주거 공간을 상층부에 배치한 구조다. 고인돌처럼 상부에 무게감이 집중된 건물은 외벽을 적삼목으로 둘러 따뜻한 느낌을 담고, 하부 기단부에 어두운색의 석재를 선택해 시각적인 무게감을 아래로 향하도록 하면서 안정감을 갖췄다. 건물의 배치는 뒷면에 인접한 야산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쾌적한 자연환경을 고려해 대지에서 자연스럽게 들린 형상으로 계획했다.1층은 건축주를 찾는 손님이 많아 여러 사람을 한 번에 접대할 수 있도록 거실과 주방 그리고 보조 주방의 공간 비율을 높이고 평상형의 게스트룸을 연계해 배치했다. 실내는 식당 바로 앞에 설치한 데크와 2층까지 열린 공간으로 확장돼 넉넉한 느낌을 준다. 2층의 홀은 사용빈도가 낮으면 버려질 수 있어 복도형 서재로 꾸몄다. 소소하게 시작한 집은 건축주와 함께 고민을 나눌수록 공간이 더욱 풍성해졌다. 1, 2층을 합쳐 100㎡가 되지 않는 작은 집이지만,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한 최적의 공간으로 완성했다. 비록, 여러 이유로 실현하지 못한 건물이지만, 전원생활의 꿈을 이루기 위한 건축주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2018-03-30
-
-
[김창범 시인의 시로 짓는 집] 크레타 섬에서
-
-
목련꽃
삼월이 오면
적막한 마을에 둥둥 북이 울린다.
하얀 북소리가
잎도 없이 매끈한 마디마다
터지며 울려 나온다.
멀리 노랗게 밀려오는
봄소식을 전하러
이른 새벽부터 하얗게 깨어난다.
어둡고 긴 겨울의 끝에서
봄을 준비하는 신록을 향해
하얀 장갑을 끼고
일제히 경례를 올린다.
아픔의 시간을 지나
환희의 날이 오고 있다고
마침내 당도한 봄의 길목에서
하얀 제복을 뽐내며 북을 울린다.
마을엔 둥둥
눈부시도록 새하얀 축제가 열린다.
동네 어귀 집집마다
한 아름 가득히
순백의 기쁨을 흔들며
먼저 달려오는 봄 손님을 맞이한다.
-
2018-03-30
-
-
[사색의 공간] 집과 건축 Dwelling and Architecture 상식의 차이
-
-
집과 건축 Dwelling and Architecture
글 양성필 건축사(건축사사무소 아키제주 대표)
CONTENTS
01 건축사
02 상식의 차이
03 집과 건축
04 내 집을 내가 그리면 안되나
05 내 집을 내가 지으면 안되나
06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07 지역주의
08 좋은 집
09 대화와 선언
10 삶을 통해 집을 설계할 수 있다면
11 계획설계와 설계비
12 집을 지을 수 없는 땅
상식의 차이
‘처음 집을 짓고자 하는 이들에게 무슨 조언을 해주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온통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생각은 제가 하는 일에 대한 변명들뿐이었습니다.
건축사가 하는 일은 의뢰인이 살 집을 도면으로 그려주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입니다. 이것을 멋있게 포장해서 ‘행복한 삶의 현장을 그림으로 그려주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행복한 순간을 그려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라는 말을 저도 들어왔지요. 하지만, 늘 그렇게 행복함이 같이하는 직업은 아닌가 봅니다.
건축사의 주 업무 중 하나는 변명을 늘어놓는 일입니다. ‘집을 설계하는 데 무슨 변명을 한다는 것이지?’라고 의아해하겠지만, 건축사가 관공서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하는 도면은 온통 변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피고는 법을 어기지 않았는가?’라는 공무원의 질문에, ‘네. 저는 높이 제한규정을 준수하였고, 대지 안의 공지를 확인하였고, 건축 규모의 제한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집을 짓도록 설계하였습니다’라고 변론하는 것이 관공서에 제출하는 설계도면의 주된 역할입니다. 공무원과의 대화는 변명과 변론이 주된 내용이지요. 마치 건축사가 무슨 범죄 현장의 용의자처럼 되어갑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변명하는 것도 습관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건축설계를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건축법>을 어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도 당연히 건축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지만, 그래도 건축사라는 직업의 주 업무는 행복을 디자인하는 게 맞으니까요. 물론, 행복이라는 것이 집을 잘 설계하고, 또 그런 집을 짓는다고 해서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안방과 화장실과 마당과 서재를 그리면서, 그 안에서 이루어질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지요.
그런 즐거운 일을 하면서도 가끔은 의뢰인과 건축사의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 둘이서 같이 블록쌓기 놀이를 하다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쌓지 않는다고 서로 투정 부리듯이 말이지요. 그럴 때 어른들은 서로 양보하면 싸울 일이 없을 거라고 말하지요. 하지만, 세상일들이 그렇게 양보하기 쉽나요.
설계하는 과정에서의 양보도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의뢰인과 건축사는 설계 과정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의 정당성은 너무도 분명하고 확고해서, 그 시시비비를 가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갈등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당사자들도 그 옳고 그름의 판단이 애매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것을 ‘소유권’과 ‘저작권’의 갈등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물론, 제가 여기에서 그 갈등의 법적인 해석이 어떻게 되는지를 따지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법적인 문제보다 사실은 도덕적인 문제에 더 가깝습니다. 그 이유는 조금 나중에 말하지요.
이 갈등의 본질에는 ‘건축물의 형태와 공간을 구상하고 디자인한 것은 건축사이므로, 이 건축물의 디자인은 남이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된다’는 건축사의 주장,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건축물을 디자인해 달라고 적절한 대가를 지불했으므로, 그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마음에 들게 고쳐달라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는 의뢰인의 주장이 있습니다. 두 주장은 제각기 정당성을 가지고 있어서 대립 상황이 심각한 수준일 때에 정말 법정으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먼저 저작권에 관한 건축사의 입장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건축사가 저작권을 주장하며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건축 디자인이 건축사의 창작활동에 의한 저작물임에도, 그것을 훼손한 사안에 대해서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제품 디자인처럼 반복해서 디자인을 재생산하고, 그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교보생명은 지방에 유사하게 생긴 사옥을 지을 때마다 도면을 국내 설계사무소에서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저작권 비용을 시저 펠리에게 지급하였다고 합니다. 정말 흔치 않은 경우이지요.
건축물의 디자인을 반복해서 재생산하고, 그에 대한 저작권을 건축사에게 지급하여 준 예는 시저 펠리Cesar Pelli가 설계한 교보빌딩이 대표적이다.
저작권은 창작물의 독창적인 부분을 그 작가의 고유한 무형의 지적 소유물이라고 권리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제주도의 모 기업에서 일본의 구마 겐코Kuma Kengo라는 유명 건축가의 설계도면이 공사하기 매우 어렵다는 이유로, 그에게 설계를 변경하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구마 겐코는 “설계를 변경하는 것은 좋지만, 그럴 경우에는 제가 설계한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빼주기 바랍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결국 그 기업은 설계 변경 없이 그대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건축사에게 흐뭇한 미담이겠지요? 하지만, “열심히 디자인한 것을 의뢰인이 공사하는 중간에 마음대로 바꾸어서 속상했다”는 이야기, “설계하는 과정에서 의뢰인이 자기 맘에 들지 않는다고 이리저리 바꿔 달라고 해서 마지못해 디자인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는 푸념을 건축사들에게 심심찮게 듣습니다. 의뢰인과 건축사 간의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지요. 귓속에서 이런 말이 들리는 듯합니다.
‘당신이 구마 겐코야?’
하지만, 의뢰인도 설계를 요청할 때 저작권과 관련해서 꼭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아무리 마음에 드는 집이라고 해도, ‘이 집과 똑 같이 설계해주세요’라는 요청은 위험하다는 것이지요. 그 집을 설계한 건축사나, 그 집을 모사해서 디자인하는 건축사에게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하는 것과 똑같이 베끼는 것은 다르니까요. 물론, 남의 집과 똑같은 집을 짓기를 원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만일 그러한 경우 법적인 문제보다도 저작권과 관련해서 설계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건축사의 창작 노력에 대한 배려는 문화적 삶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기본적인 소양이 아닐까요. 음악과 미술 같은 예술 분야에서 저작권이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만, 건축에서는 아직 사회적으로 크게 문젯거리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저작권에 대한 법적인 것이 아니라 창작활동에 대한 의뢰인의 배려와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비슷하게 생긴 건축물이 많이 있지만, 결코 똑같은 건축물은 없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비슷하게 생겼어도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없듯이 말이지요.
저작권 문제로 디자인 카피 의혹을 제기했다는 두 건물. 위 건축물의 건축주는 아래의 건물을 보고 카피한 것이 아니라 외장재의 홍보자료를 보고 제품의 가능한 패턴의 한 가지로 이해했다고 한다. 디자인을 참고한 것과 카피한 것은 저작권 문제에서 다른 결과가 나오지만, 작가를 오해하게 만드는 행위는 건축사에게도 심적 상처를 준다.
<한라일보>, 2014년 8월 5일 기사 참고
건축물을 디자인하는 건축사의 작업은 그야말로 머리를 쥐어짜는 산고의 고통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이 고통은 결국 그 디자인에 애착을 가지게 되는 이유이며, 의뢰인이 디자인을 변경하고자 할 때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없이 건축사의 도면이 기계적으로 그린 것에 불과하다면 의뢰인의 요구에도 아무런 미련 없이 디자인을 변경할 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의뢰인과 디자인 때문에 의견 충돌이 잦은 건축사는 그만큼 그 건축물이 잘 지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면 의뢰인의 입장에서 건축설계를 바라볼까요. 건축사의 ‘자기 디자인을 유지하지 않는다’는 푸념, 혹은 ‘왜 허락 없이 자기 디자인을 바꾸려고 하느냐’는 항의가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이상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살 집을 자기 맘에 들도록 설계해 달라는데, 건축사가 된다 안 된다 그러면서 속상해하고 따질 일이 뭐 있냐고 생각하게 됩니다. 마트에 물건을 사러갔는데, 내가 맘에 들어서 고른 물건을 마트 사장이 “그건 안 좋으니 이걸 쓰세요”라고 하면서 다른 물건을 사라고 강요한다면 기분이 퍽 상하겠지요. 마치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입니다.
저도 최근에 의뢰인으로부터 이런 항변을 들었습니다. “(의뢰인이 원하는)디자인이 제 맘에 영 내키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더니, 의뢰인이 “이게 잘 못 돼도 제가 잘못 한 거고 손해를 봐도 제가 손해를 보는데, 건축사님이 왜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합니까?”라고 화를 냈습니다. 맞는 말이지요. 돈이 들어도 의뢰인의 돈이 들 것이고, 불편해도 의뢰인이 불편할 것이고, 집이 무너져도 일차적으로는 의뢰인이 피해를 보게 되니까요. 바로 그 점 때문에 건축사는 의뢰인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건축사는 좋은 집을 설계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좋은 집을 가지려면 의뢰인이 설계에 참여해야 하고, 어느 정도 건축에 대한 관심을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알아서 다 해주세요” 이것은 건축사들이 좋아하는 의뢰인의 모습일지 모르지만, 글쎄요 그렇게 저를 믿을 수 있을까요? 건축사의 창작 의지와 실력을 존중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어떤 의뢰인도 결국에는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 건축물의 디자인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그 건축물에서 평생 살아가야 할 사람은 건축사가 아니라 의뢰인 자신이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건축사가 좋은 집을 디자인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도, 결국 그 집에서 살아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과 가족이기 때문에 의뢰인 역시 자신의 바람을 포기할 수는 없지요.
건축사가 디자인하고자 하는 집의 형태가 의뢰인의 마음에 꼭 들었다면 가장 좋은 상황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의뢰인도 건축사도 저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의뢰인은 내가 살 집이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기를 바라고, 건축사는 내가 디자인하는 것이니까 내 디자인의 의도를 받아주기를 바라게 됩니다. 둘 다 이유가 있는 주장이지요. 여기서 건축사는 작가의 권리를, 의뢰인은 소유자 혹은 사용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지요.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일까요? 둘 다 중요합니다. 사실 건축설계가 건축사와 의뢰인이 다 함께 만족하는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건축사는 의뢰인이 평생토록 살 집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디자인에 반영하도록 애를 써야 하고, 의뢰인은 디자인이 건축사의 전문적인 지식과 철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건축설계는 의뢰인과 건축사의 공동작업이라는 것이지요.
의뢰인과 건축사가 제각기 권리를 주장할 때, 우리는 반드시 법정으로 가서 시시비비를 가려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필요도 거의 없고요. 사실 그런 다툼이 싫어서 어느 한쪽이 자신의 의견과 소신을 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축사들 모임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은 사람이 의뢰인의 요구에 의해서 자신이 생각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서로 의견이 상충될 때, 서로의 생각을 설득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식이 아니지요. 좋은 집을 만드는 과정에는 서로의 좋은 생각을 취해서 더 나은 결론으로 유도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몇 해 전 단독주택을 설계할 때 일입니다. 외관 협의가 거의 마무리가 된 상태에서 그에 따른 창호도를 그려서 의뢰인에게 보여줬습니다. 3일 정도 지나서 의뢰인으로부터 팩스가 왔습니다. 팩스에는 창문의 크기와 위치를 50㎜ 혹은 100㎜ 정도 높이거나 낮추어 달라고 표시돼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순간적으로 매우 화가 났습니다. 왜냐하면, 창문의 크기는 외벽의 돌 나누기와 관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의뢰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작은 치수까지 바꾸어가면서 일방적으로 도면을 고쳐달라는 것에 대해 화를 냈습니다. 사실 창문의 크기를 조정하는 게 귀찮아서가 아니라, 그렇게 조절하였을 경우 외벽의 돌 나누기 선들이 창문의 크기와 맞지 않는 것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였습니다. 게다가 고심하여 정한 창호의 크기를 이유를 말하지 않고 변경해달라고 통보받은 것이 불쾌하기도 했습니다.
창호의 높이를 조절해달라면서 외벽 돌 나누기와 창호의 규격이 맞지 않게 되었다. 어떤 판단이 합리적인지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태도였지요. 그때 의뢰인은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창문과 비교하면서 제가 그린 도면의 창문을 따져보니 그렇게 고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건축주는 그게 외관상에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확인할 수 없었겠지요. 저는 문득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이 참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과를 하고 제가 화를 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외벽의 돌 나누기의 선과 창문의 윤곽선이 일치되지 않게 되는데 괜찮겠느냐?”라고 물었지요. 의뢰인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창문을 조정해달라”면서 “외벽 돌 나누기의 선과 창문이 맞지 않는 것은 감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화를 낸 것에 대해서 “전문가는 화를 내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참으로 저의 버릇없는 행동을 전문가의 의견으로 받아준 답변이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건축사와 의뢰인의 의견이 부딪힐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사를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하면 삶이 피곤하겠지요.
요새는 건축 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매우 구체적으로 그려오는 의뢰인을 자주 만납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을 그려 보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의뢰인이 그리는 대로 도면화해서 설계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의뢰인에게 원하는 집의 그림이나 생각을 적어달라는 것은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서입니다. 의견이 상충될 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입니다. 제게 대화는 곧 설계 방법이기도 합니다. 건축사만의 생각으로, 혹은 의뢰인만의 생각으로 진행된 디자인은 결코 만족스러운 좋은 집이 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조금 자기 반성적인 이야기이지만, 우리는 대화와 토론을 하는 데에 매우 익숙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주장을 하는지 조금만 더 들여다보고 입장을 바꿔가면서 생각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데에 매우 어색한 듯합니다. 그러는 것만으로도 훨씬 부드럽게 일을 진행할 수 있을 텐데 말이지요. 좋은 집을 만들어 보자는 목표 지점은 같은데 서로 다투면서 힘들어할 필요는 없겠지요. 설계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설계 방법론으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건축사와 의뢰인은 공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한 배에서 노를 나누어 저을 때에 혼자 열심히 젓는 것보다 옆에서 젓는 속도에 맞추어 노를 젓는 것이 배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시키는 방법이듯이 말이지요.
-
2018-03-30
-
-
[BLIND STORY] 소비자 욕구에 맞춘 다양한 블라인드 종류
-
-
블라인드의 종류
소비자 욕구에 맞춘 다양한 제품
블라인드는 ‘차양재의 선두주자’라고 불린다. 커튼, 블라인드, 어닝Awning, 외부 차양 등 여러 차양재 중 블라인드가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법이 간편한 블라인드는 어느 곳에서든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블라인드는 그 종류가 많기에 선택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번 달에는 블라인드의 종류를 살펴보자.
글 김동석(준쉐이드) 02-323-8181 www.junshade.co.kr
글 싣는 순서
01 차양(블라인드 및 커튼)의 필요성
02 블라인드의 종류
03 전동(자동) 블라인드의 필요성
04 전동 블라인드의 제어 시스템
05 제로에너지하우스에 맞는 전동 블라인드 솔루션
06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따른 블라인드 전망
07 차양 시스템의 글로벌 트렌드 전망
블라인드는 베네시안 블라인드, 플리티드(허니콤) 블라인드, 롤 스크린, 우드 블라인드, 버티칼 블라인드, 콤비 블라인드, 트리플 쉐이드 등 재질과 구동 방식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이 있다.
베네시안 블라인드
베네시안 블라인드Venetian blind
‘블라인드’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베네시안 블라인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이름에서 유래됐다. 빛이나 시선 차단을 목적으로 여러 개의 슬롯(최근 다양한 나무 재질의 목재 슬롯을 적용)을 감아올렸다 내렸다 하는 차양재다. 슬롯의 각도(틸팅Tilting 기능)를 조절해 태양 빛이 실내 공간에서 굴절되도록 한다. 또한, 실내에 유입되는 빛의 분포를 조절해 햇볕을 차단한다. 사용이 간편하고, 디자인의 심미성이 뛰어나 인지도가 높다.
허니콤(플리티드) 블라인드
플리티드 블라인드Pleated Blind
플리티드 블라인드는 보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할 때 주로 선택한다. 원단이 주름 형식으로 이루어져 은은하고 화사한 실내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투명도를 조절해 암막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원단을 접으면 개방감이 높다. 최근 인기 제품은 두 겹 방식의 벌집 모양을 한 허니콤 블라인드다.
롤 스크린
롤 스크린Roll Screen
롤 스크린은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 생활 속 깊이 파고든 제품이다. 수평 파이프에 원단을 감아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으로 구동한다. 심플하고 은은한 채광 효과로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또한, 원단 자체에 이미지를 프린트할 수 있어 인테리어 디자인에 주로 활용한다. 구조가 간단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고장이 적다.
트리플 쉐이드
트리플 쉐이드Triple Shades
롤 스크린과 방식이 같지만, 두 겹의 얇은 원단 사이에 직물 소재의 날개를 넣은 제품이다. 트리플 쉐이드는 원단이 내려진 상태에서 날개 각도를 조절해 빛이나 시선을 조절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버티컬 블라인드
버티컬 블라인드Vertical Blind
커튼처럼 수직형 원단 슬롯을 적용한 버티컬 블라인드는 간격이 일정해 회전 시 일률적으로 빛을 조절할 수 있다. 베네시안 블라인드에 비해 제작 방식이 간편하다. 커튼 분위기에 블라인드 방식을 적용한 로만 쉐이드Roman Shade 블라인드는 원단이 주름지면서 개폐되는 형식이다. 잘 접히는 두툼한 원단이 사용돼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콤비 블라인드
콤비 블라인드Combi Blind
상하 조절 시 밖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롤 스크린 중 하나다. 투명과 불투명이 일정 간격으로 반복되는 두 장의 원단으로 제작해 동일 부분이 겹치면 밖이 보이고, 서로 엇갈리면 빛과 시야가 차단된다. 일반 롤 스크린과 달리 롤 스크린을 내린 상태에서도 외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블라인드 시선
이처럼 여러 종류의 블라인드 제품이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고급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고수하는 업체와 저가 정책을 고수하는 업체 간 경쟁으로 인해 수익이 떨어졌고, 그 타격은 제품에도 반영돼 소비자의 만족도도 하락하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꼼꼼히 비교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제품을 보는 눈높이도 높아졌다. 소비자도 업체도 부가가치가 높은 전동·자동 블라인드 및 외부 차양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제 블라인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햇빛을 가리는 단순한 용도에서 벗어나 에너지 절감, 인테리어 효과, 스마트 홈 시스템 등 기능성과 기술력을 갖춘 블라인드가 무엇인지 찾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
2018-03-30
-
-
[ARCHITECTURE DESIGN] 내게 꼭 맞는 집짓기 설계도면 44
-
-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 ‘해밀채’
자료협조 ㈜로하스홈 02-597-4560 www.lhome.co.kr
HOUSE NOTE
DATA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건축면적 109.50㎡(33.12평)
연면적 185.00㎡(55.96평)
1층 99.60㎡(30.12평)
2층 85.40㎡(25.83평)
포치 14.52㎡(4.39평)
데크 33.12㎡(10.01평)
MATERIAL
외장재
1안 - 스타코 플렉스, 인조석
2안 - 스타코 플렉스, 청고벽돌
내장재 인테리어 시공
지붕재
1안 - 리얼징크
2안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창호재 미국식 시스템 창호
현관문 동판 단열 도어
실외 디자인
현관에서 2층 포치로 이어지는 박공지붕과 거실에서 2층 안방으로 이어지는 벽의 박공지붕이 웅장하면서 묵직한 안정감을 준다. 사용하는 외장재에 따라 클래식하거나 모던한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다.
실내 디자인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1층은 공용 공간과 게스트룸, 2층은 침실 위주의 사적 공간으로 구성했다. 손님을 접대하거나 가족 간의 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축주에게 맞춰 주방과 다이닝룸을 넓게 계획한 것이 특징이다.
-
2018-03-30
-
-
[ARCHITECTURE DESIGN] 내게 꼭 맞는 집짓기 설계도면 43
-
-
까사 트라이앵귤러casa Triangular
HOUSE PLAN
건축면적 31.50㎡(9.52평)
연면적 41.00㎡(12.40평)
1층 31.50㎡(9.52평)
2층 9.50㎡(2.87평)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7.51m(가중평균 지표면 기준)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 목구조
구조재
벽 - 2″× 6″구조목
지붕 - 2″× 10″구조목,
이중 지붕[Warm Roof]
단열재
벽 - 오웬스코닝 에코터치 R21 나등급
지붕 - 오웬스코닝 에코터치 R30 나등급
지붕재 컬러강판
외벽재 적삼목
창호재 이건창호 72㎜ PVC 3중창호
내벽재 던에드워드 페인팅
바닥재 이건 강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 INUS
현관문 단열 강화 도어
가구 현장 제작
설계 LOW CREATORs
설계자 권재돈, 양인성
PLANNING
침실 1개
화장실 1개
규모 지상 2층
작가를 위한 작가의 집
한적한 장소에서 조용히 사색하며 작업에 몰두하는 한 작가가 있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자기만의 세상을 구현하는 작가의 집엔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았다. 간소한 상차림과 그에 어울리는 식당, 작업을 위한 공간, 그리고 자연과 직접 맞닿을 수 있는 커다란 창이다.
건축을 해오며 항상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 하나가 있다. ‘건축이란 무엇인가?’,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앞에 생략된 ‘나’라는 주체다. ‘나’는 클라이언트이며, 이 집에선 작가에 해당한다. 그렇게 작가에게 다시 질문해 본다.
‘작가라는 당신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디자인 콘셉트 & 설계 계획
작가에게 집은 또 하나의 자아다. 그런 그에게 제안한 건 화려함보다는 정갈하고 소박한 집이다. 원룸형의 집은 거실과 주방, 그리고 방과 화장실 하나로 구성된다. 작업과 식사는 거실 겸 주방에서 이뤄지고 화장실 및 창고는 삼각형 꼭짓점에 배치해 공간 효율과 함께 ‘예각의 욕조’를 만들게 됐다. 넓은 삼각형의 밑면은 커다란 뷰 포인트를 형성해 자연과 동화되고 싶어 하는 작가를 위한 쉼의 토대가 된다. 실내는 천장의 보를 노출한 구조로 좀 더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연 속에 있는 집인만큼, 인위적인 재료를 사용하기보다 자연 재료를 활용함으로써 자연과의 거리를 좁혔다. 결국엔 자연으로 돌아가는 집. 작고 소박하며 아늑한 집. 그에게 이 집이 자신의 또 다른 자아가 되길 기대한다.
-
2018-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