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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손에 잡히는 목조주택의 세계(1)]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리고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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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은 우리나라에 1980년대 후반부터 보급되기 시작해 급속히 확산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지어진 전원주택과 펜션의 60퍼센트 정도가 목조주택으로 알려졌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에서 전국의 1500명을 대상으로 전원주택에 잘 어울리는 건축 구조를 설문 조사한 결과 목조주택이 71.8퍼센트로 가장 높았다. 이렇듯 목조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49.2퍼센트가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 30.5퍼센트가 미관이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건강 측면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선호도가 높았고, 미관 측면은 젊은 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편 형태별 이미지에서도 목조주택이 미관이나 고급스러움, 자연 경관과 잘 어울림 등에서 다른 구조보다 높게 나타났다.
인간과 자연의 지속 가능한 공존 문제는 오늘날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건축 분야는 현재 식품 분야 다음으로 지구 자원 중 원재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다. 그렇기에 생태 건축의 관점에서 건축 자재와 주변 환경의 조화 그리고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 생활의 실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즉 건축 자재의 생산, 건축 과정, 건축물의 수명 등 전체 라이프 사이클을 통해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환경 친화적인 건축 자재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다음은 건축 전문가들이 꼽은 조건이다.
·환경 파괴나 자원 고갈을 초래하지 않는 자재.
·생산 과정에서 물과 공기·토양 등을 오염시키지 않는 자재.
·제조나 유통 과정에서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는 자재.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고 폐기 처리와 재활용이 용이한 자재.
·접촉이나 흡입에 의해 건강에 장애를 초래하지 않으며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는 자재.
·일상적일 때나 화재나 소각 시 유해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자재.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 가스를 포함하지 않은 자재.
·실내 환경의 조정이나 건강 증진 효과를 지닌 자재(조습재, 원적외선 방사재 등)
·건축물의 사용 기간 동안 실내 공기의 질과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자재.
·조습성이 있는 내장재.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바로 천연 자재인 흙과 나무·돌 등이다. 재생 가능한 곳에서 공급되고 제품화 과정이 간단하며, 그 생산에 공기나 물의 오염이 덜하고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자연스러움과 친밀감을 주고 건강에 유익함도 준다.
인간과 함께 호흡하는 나무
자원의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 이것이 지금까지의 인간 생활이었다. 그 결과 지구 환경은 복구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철근과 콘크리트는 지구 역사상 환경 오염이 가장 심각했던 지난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 자재다. 우리나라의 전통 주거 형태는 목구조였으나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친 후 경제 재건 시기부터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변했다. 이 철근 콘크리트가 지금 지구 환경은 물론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KBS 환경스페셜 ‘콘크리트, 생명을 위협한다’에서 일본 시마네대학 나카오 교수의 〈콘크리트에 살면 9년 일찍 죽는다〉라는 충격적인 논문을 소개한 바 있다. 그가 쥐 실험을 한 결과 콘크리트 상자에서 키운 쥐는 100마리 중 93마리가 폐사했고 살아남은 7마리의 쥐들은 자신의 새끼를 잡아먹거나 다른 쥐를 죽이는 등 공격적인 이상 행동을 보였다. 여기에 반해 나무상자의 쥐는 100마리 중 15마리만 폐사했다. 또한 그는 각종 설문 조사와 연구를 통해 콘크리트 주택 거주자들이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음을 밝혀냈다.
경제 성장과 국민 소득 증대로 환경 친화적인 주거 문화의 질이 향상되면서 전원주택을 중심으로 목조주택이 부활하고 있다. 목조주택의 성장 가능성은 선진국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호주 등에서는 주택 구조 중 목구조가 가장 보편적인 시스템으로 정착됐고 이들 나라에서 연간 신축되는 주택의 90퍼센트가 목구조며, 일본에서도 연간 70만 호의 주택이 목구조로 지어지고 있다.
목조주택을 지은 사람들은 그 선택 이유로 건강과 함께 미관의 아름다움을 꼽는다. 목조주택의 아름다움은 목구조의 장점 중 하나인 디자인이 자유롭다는 점 때문이다. 각 부재들, 즉 장선·스터드·서까래 등이 가변성을 지니므로 어떤 형태의 건축물로도 구조체를 쉽게 형성할 수 있다. 또한 문, 창호, 벽체 등을 더하거나 제거하기 쉽기에 구조 변경이나 증축 등을 하기에도 쉽다. 목조주택은 철근콘크리트 주택과 달리 설계의 제약이 거의 없다. 따라서 설계 과정의 경비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살고 싶은 집을 원하는 대로 지을 수 있다.
목조주택, 공해에 찌든 도시인의 삶 반영
전원에서 목조주택을 짓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 십중팔구 구조 선택 이유를 ‘건강에 좋아서’라고 답한다. 목재와 주거 건강성의 관계에 대해 이동흡 박사(산림청 임업연구원 임산공학부)는 “목재는 습도 조절과 단열 효과가 있어 쾌적감을 주고 무늬의 아름다움과 적당한 색상 이미지로 친숙감을 주며 냄새를 풍기는 성분에는 살균·방취 성분이 있기에 건강한 주거 생활을 영위하게 한다”고 말한다.
종종 도시의 아파트에 살 때는 아토피성피부염으로 고생했는데 전원 속 목조주택에 거주하면서 말끔하게 나았다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바로 목재에서 신비의 빛이라고 불리는 ‘원적외선’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목재의 원적외선 방사율은 40도에서 85퍼센트(국산재 평균치)인데, 이것이 인체에 들어오면 피부 밑 혈관 부위의 온도 상승으로 미세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 순환을 촉진 신진대사를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택 내 목재 사용률이 높으면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목재 상자에서 자란 쥐의 간에서 해독 효소 중 항암 관련 20종의 물질이 발견됐으며, 그 가운데 발암 억제 효소가 12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목조주택 거주자들은 한결같이 과로나 과음을 해도 이튿날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다고 한다. 피톤치드에 의한 삼림욕 효과로, 목재에서 나오는 향기가 심신의 피로를 풀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침엽수에서 많이 나오는 α-피넨이라는 물질은 쾌적함을 느끼게 하는 생리 활성 작용을 하기에 피로 회복도가 높다. 이 물질은 부교감신경계의 활성도를 높여 스트레스의 원인인 정신적 긴장을 완화시킨다고 한다.
이러한 목재로 지은 목조주택에서는 마음이 평안해지고 긴장이 풀리며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목재는 수분과 공기가 안팎으로 드나드는 성질이 있기에 목조주택의 실내 습도가 높을 때는 외부의 수분을 흡수하고, 반대로 건조할 때는 목재가 갖고 있는 습기를 실내로 방출함으로써 쾌적한 상태를 유지시킨다. 즉 밀폐된 아파트의 경우 환기가 제대로 안 되는 불편함이 있으나, 목조주택은 환기를 자주 시키지 않아도 항상 신선한 실내 공기를 유지시켜 준다.
목조주택은 단열성이 높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목재는 그 자체가 단열성이 우수하고 단열재의 설치가 쉬우며 개구부 주변과 부재와 부재의 접합 부분 등에서 밀폐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사람이 목조주택을 선호하는데, 그 한편으로는 공해에 찌든 도시생활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도시인의 주택 수요도 반영하고 있다. 삭막한 느낌을 주는 도시의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가 아닌 전원 속 천연 재료인 목재로 지은 집에서의 삶. 이것이 바로 도시인이면 누구나 꿈꾸는 참된 삶이다.田
글 윤홍로 기자
자료 제공 : 산림청
미국임산물협회, 캐나다주택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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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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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교실]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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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설계, 배치, 설치할 때는 안전하고 머리가 닿지 않으며 가구를 운반하는 통로가 되도록 한다. 주택에는 대개 두 종류의 계단을 사용한다. 마감한 두 공간 사이에 설치하는 주 계단과 창고나 세탁실 또는 지하실이나 다락에 설치하는 계단이다. 주 계단은 편안하고 오르내리기 쉽게 설계해야 한다. 경사 급한 지하실이나 다락의 계단은 보통 비싼 자재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하실이나 다락을 주거공간으로 사용하는 계단의 규격은 주 계단과 비슷해야 한다. 계단은 현장에서 제작하거나 공장 제품을 구입해 설치할 수 있다.
계단 설계 용어
다음은 계단 설계에 있어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난간동자(Baluster) : 계단 옆이 막히지 않은 디딤판(Tread), 계단참(Landing) 혹은 발코니와 난간대 사이에 붙이는 보호용 수직 부재.
유효 깊이(Effective Depth) : 디딤판과 챌판(Risers)을 붙일 부분을 절단하거나 파낸 후 계단옆판(Stringer)에 남는 부분.
난간(Guard) : 계단, 계단참 혹은 발코니의 개방된 부분 가장자리를 따라서 설치하는 벽 혹은 구멍이 뚫린 보호용 울타리.
난간대(Handrail) : 계단과 평행하게 최소한 한쪽에 설치하고 오르내리면서 사용하는 긴 손잡이.
머리높이(Headroom) : 디딤판 코(Nosing)의 바깥 선에서 천장 바닥까지의 수직 높이.
계단참(Landing) : 계단에 딸린 단(Platform)으로 길이와 폭이 계단 폭과 최소한 같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계단의 방향을 직각으로 바꿀 때 사용하며 나선단(Winders)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엄지기둥(Newel) : 난간이 시작되는 지점과 끝나는 지점에 세우는 주 기둥으로 계단의 방향을 바꾸는 지점이나 계단참에 설치해 난간을 보강하는 데에 사용한다.
디딤판 코 : 챌판 밖으로 돌출된 디딤판 부분.
챌면 : 계단의 한단 높이.
닫힌 챌판(Closed Riser) : 디딤판 밑에 붙이는 수직 판재.
열린 챌판(Open Riser) : 디딤판 밑에 수직 판재(챌판)를 붙이지 않고 디딤판은 계단옆판으로만 지지된다.
디딤면(Run) : 챌판에서 챌판까지 디딤판의 실제 깊이.
계단옆판 : 디딤판과 챌판을 지지하는 부재.
따낸 계단옆판(Cut-out 혹은 Open Stringer) : 디딤판과 챌판을 부착할 곳을 따낸 계단옆판.
파낸 계단옆판(Ploughed 혹은 Housed Stringer) : 디딤판과 챌판을 파낸 홈에 끼우게 만든 계단옆판.
계단 높이(Total Rise) : 마감된 바닥에서 마감된 바닥 사이의 수직 높이.
계단 깊이(Total Run) : 높이가 다른 두 마감 바닥의 한쪽에서 반대쪽 바닥까지의 수평거리.
디딤판 : 발을 딛는 계단의 수평면.
나선단 : 30도 각도의 중심점을 향하도록 만든 방사형이나 쐐기형 디딤판.
챌면과 디딤면의 비례
챌면과 디딤면은 규정에 따라 설치한다. 챌면은 7∼7-1/2인치(180∼190㎜), 디딤면은 9-3/4∼10-1/4인치(250∼265㎜)로 설치해야 안전성과 편리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이 수치를 모든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독주택을 기준으로 하는 제한 규정은 아래와 같다.
최대 챌면은 7-7/8인치(200㎜), 최소 디딤면은 8-1/4인치(210㎜)다. 디딤판의 최소 폭은 9-1/4인치(235㎜). 또한 챌면의 최소 높이는 5인치(125㎜)고 디딤판 혹은 디딤면의 최대 깊이는 14인치(355㎜)다.
계단 설계
계단의 방향을 바꿀 때에는 중간에 계단참 대신 직선 혹은 두 개 이상의 디딤면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안전한 방법은 계단의 방향을 바꿀 때마다 계단참을 두는 것이다. 나선단이라 불리는 방사형 디딤판으로 방향을 바꾸는 방법도 괜찮다. 모든 계단참의 길이와 폭은 계단 폭보다 작으면 안 되고 벽면과 벽만 사이를 측정한 폭이 34인치(860㎜) 이상이어야 한다.
는 계단 설계의 다양한 유형을 보여준다. 만일 공간이 좁아서 나선단을 써야 하는 경우에는 단의 각도를 30도로 하는 것이 좋다.
계단의 위치, 폭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 계단참이 정해지면 챌면과 디딤면을 결정한다. 챌면을 정하려면 높이가 다른 두 층의 마감된 바닥 사이의 높이를 정확하게 측정한 후, 그 높이를 챌면 높이인 7-1/4인치(184㎜)로 나눈다. 이렇게 하면 계단의 총 높이에 필요한 챌판의 수를 알 수 있다. 수치가 소수점으로 나오면 반올림한다. 더불어 계단의 깊이를 디딤판의 수로 나누면 디딤판의 폭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계단 높이가 8피트 11인치(107in. 2718㎜)인데 챌면을 7-1/4인치(184㎜)로 정하면 14.8장의 챌판이 필요하게 된다.
계단옆판
디딤판과 챌판은 항상 계단옆판으로 튼튼하게 지지하고 올바른 위치에 부착해야 한다. 계단옆판은 디딤판과 챌판의 외곽선에 맞게 따내거나 파낸다.
길이에 따라 계단옆판이 지지되는 경우는 그 두께를 1인치(25㎜) 미만으로 해서는 안 되며 계단옆판의 위 끝과 아래 끝만 지지되는 경우에는 두께를 1-1/2인치(38㎜) 미만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계단옆판의 전체 폭은 최소한 9-1/4인치(235㎜)로 하고 디딤판과 챌판을 붙이고 잘라낸 후 남는 폭은 3-1/2인치(90㎜) 이상이어야 한다. 계단 폭이 35인치(900㎜)를 초과하면 계단옆판을 하나 더 사용한다. 디딤판의 앞부분을 챌판이 지지하면 계단 폭을 29인치(750㎜) 이하이거나 막힌 챌판이 디딤판을 지지할 경우 디딤판의 최소 두께를 1인치(25㎜)까지 할 수 있다.
벽에 붙는 계단옆판 뒤에는 쐐기를 박게끔 충분한 틈을 두고 디딤판과 챌판의 횡단면에 정확히 맞게 파낸다. 챌판의 상단은 디딤판 바닥에 붙이고 직각 삼각형 나무토막을 양쪽 표면에 접착제를 발라 붙이며 연결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서 나사못을 박는다. 챌판의 바닥은 디딤판 뒤에 나사못으로 붙인다. 또 다른 시공법으로는 챌판의 위쪽에 ‘凸’을 만들어 디딤판의 앞부분 밑에 끼우고, 디딤판 뒤에는 다음 챌판 바닥을 끼운다. 벽에 붙이는 계단옆판에는 디딤판과 챌판 뒤에 못을 박는다. 디딤판과 챌판은 서로 결합해서 벽에 붙는 계단옆판의 디딤판 코에 끼우고 접착제를 바른 쐐기를 뒤에 박아서 튼튼하게 만든다. 벽에 붙는 마감재로 계단옆판은 디딤판과 챌판 단면 위 부분만 노출돼 벽에 붙은 마감재로 보인다. 이를 위층과 아래층 걸레받이와 연결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만일 바깥쪽 계단옆판이 개방되는 설계라면 디딤판과 챌판을 붙이기 위해 계단옆판을 잘라낼 수도 있다. 챌판 모서리는 계단옆판 모서리와 연귀맞춤을 하고 디딤판 코는 계단옆판 면을 따라서 바깥 끝을 둥글게 한다.
엄지기둥, 난간대 및 난간
난간은 열린 공간의 가장자리에 설치돼 추락을 방지하며 계단과 평행인 난간대는 오르내릴 때 손으로 잡는 용도로 활용된다. 3단 이상의 디딤판으로 이루어진 계단은 한 층에서 다른 층까지 연결되는 난간을 설치해야 하며 계단 폭이 43인치(1100㎜) 이상이면 양쪽에 난간대를 설치한다. 양쪽 벽 사이에 놓인 계단에는 브래킷(Brackets)을 벽의 단단한 골조에 붙여서 난간대를 설치한다. 한쪽 혹은 양쪽이 모두 트인 계단의 난간대는 일반적으로 난간동자에 의해서 그리고 끝은 엄지기둥에 의해서 지지된다. 난간 높이는 디딤판 코의 선(Nosing Line)으로부터 32∼38인치(800∼965㎜) 위에, 벽면에서 최소한 1-5/8인치(40㎜)를 떼어서 설치하고 손이 스칠 때 연결을 끊는 장애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인근 바닥보다 24인치(600㎜) 이상 높은 계단참과 발코니의 열린 공간 가장자리와 열린 부분에는 난간을 둬야 한다. 난간은 열린 공간 가장자리와 열린 계단의 디딤판 코에서 반드시 35인치(900㎜) 이상 높이에 설치해야 한다. 한쪽 혹은 양쪽 모두가 열린 계단에는 난간대를 설치한다. 외부 발코니, 계단참, 포치(Porches) 혹은 덱(Decks)의 높이가 지면에서 5피트 11인치(1800㎜) 이상이면, 난간의 높이는 42인치(1070㎜) 이상이어야 한다. 난간동자의 간격 사이로 직경이 4인치(100㎜)인 구형 물체가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
지하실 계단
지하실 계단의 디딤판과 챌판은 일반적으로 파낸 계단옆판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따낸 계단옆판에 디딤판을 붙일 수도 있다. 이 외에 가끔 사용하는 또 다른 시공법으로는 따낸 계단옆판을 마감 부재에 못으로 부착하기도 한다.
외부 계단과 단(stoops)
주택 내부의 계단설계와 같이 포치의 계단 혹은 테라스 진입용 계단 디딤판의 챌판 비례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디딤판과 챌판의 비례는 앞에서 설명한 주 계단의 비례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외부 계단과 단은 지지기반이 좋아야 한다. 만일 기초를 별도로 설치하는 경우 동결선 아래 지반 위에 기초를 세워야 한다. 현관으로 들어가는 외부 계단 혹은 단은 흔히 조립식 제품을 사용하는데, 이 제품은 습기에 강하고 잘 얼지 않으며 충격에도 강하다. 계단과 단을 현장에서 시공한다면 기포가 5∼8퍼센트 포함되고 압축강도가 3600psi(25Mpa)이상인 콘크리트를 사용한다.田
자료협조 캐나다주택 공사(CMHC),
유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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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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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찬의 전원주택 설계 노트1] 강화도 앞 바다가 보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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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고객들 덕분에 보다 풍성한 삶을 누릴 기회를 얻는 듯하다. 음악에 문외한에 가깝던 필자는 케이블TV 음악방송국 사장의 전원주택을 설계한 계기로 한국 가곡과 베토벤, 모차르트, 바흐 같은 거장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생활의 여유도 가지게 되었다. 집을 설계해 준 데 대한 고마움의 뜻으로 '꼭 주고 싶은 것이 있다'는 말과 함께 건네받은 플래티넘(Platinum : 100만 장 이상이 팔린 앨범) 가곡 전집 CD는 지금도 사무실과 차 안에서 필자의 귀를 간질이고 있다.이 건축주를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봄이다. 강화도가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언덕 위에서 집을 앉힐 땅을 보고, 그 아래에 있는 횟집에서 건축주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지난날 암 선고를 받았지만 다행히 수술 결과가 좋아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의 부인은 테니스를 좋아하는 활동적인 분으로 남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였다. 보기 좋은 부부였다. 이 부부 사이에는 대학생인 딸과 아들이 있었다.'언덕 위의 예쁜 집'을 갖고 싶어한 건축주건축주 부부는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오랜 기간 곳곳을 다니면서 외관이 마음에 드는 집들을 수없이 찍었다고 했다. 그 사진들을 필자 앞에 펼쳐 보였다. 매체를 통해 소문난 전원주택에서부터 길 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전원주택에 이르기까지… 많은 집을 구경하다 보니 이들 부부의 설계 요구 조건은 분명했다. 그것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아름다운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바닷가 언덕 위의 예쁜 집.둘째, 남편의 건강을 위한 볕이 잘 드는 건강 주택.셋째, 자식들이 자주 들러서 편히 쉬고 즐기다 갈 수 있는 곳.넷째, 건축주의 집터 바로 뒤편에 이미 집 짓고 사는 친구네와 좋은 이웃으로 지낼 수 있음과 동시에 프라이버시의 확보.기후적 악조건을 가진 땅필자가 봤을 때, 이 땅은 바다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겨울이면 북쪽에서 부는 찬바람과 봄철 중국에서 누런 먼지를 안고 불어닥치는 황사 바람에 정면으로 노출되는 단점도 있었다. 설상가상 그 넓은 언덕 위에 달랑 집 두 채만 외로이 서 있어야 했다. 그렇다고 그 좋은 서향을 버릴 수도 남쪽의 넓고 푸른 정원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해 보았다.첫째, 바다 위에 삼삼오오 떠다니는 조각배를 머릿속에 그려봤다. 멀리서 보면 마치 한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여러 척의 조각배. 이처럼 건축주의 대지를 작은 공간들로 구분지어 여러 동의 건물이 되도록 분할하는 형태를 택했다. 이 조각배들이 대오를 정렬하여 북서풍의 강한 바람과 스산함에 대적할 수 있도록 지붕이나 덱(Deck), 가시설 등으로 묶은 다음 그 사이에 작은 마당 공간들을 만들어 계절풍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도 야외 활동이 가능해야 한다.둘째, 20대의 젊은 자녀들이 서울에서 부모님을 만나러 강화까지 올 때, 친구 하나쯤 데리고 와서 밤새 기타도 뜯어 보고, 음악도 듣고, 때론 밤에 거실까지 올 필요 없이 라면을 끓여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펜션 같은 원룸의 별채를 만든다.셋째, 부부 침실은 볕이 가장 잘 드는 남측으로 둔다.넷째, 부부만의 시간이 많을 것이므로 거실과 식당을 한 공간으로 연출하되 내부는 카페 같은 느낌을 살려서 층고를 높이고 외부와 시선을 차단한다. 아름다운 서해의 낙조를 만끽할 수 있는 덱을 넓은 정원과 연결해 만든다.다섯째, 친구네인 뒷집과 접한 도로 측에 건축물 일부를 바짝 붙여 담 기능을 하는 건물을 만들고, 이 건물과 본 건물 사이에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중정中庭을 두어 집의 대문에서 현관까지 부드러운 시선과 보행이 이어지도록 한다. 대문에서 현관은 '1'자로 연결하고 대문에서 현관을 거쳐 거실 앞의 덱까지 단숨에 연결한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우측에 거실을 두고 좌측으로 별동別棟 같이 연결된 부부 침실을 두며 곧바로 다시 문을 열고 나서면 서해가 보이는 덱으로 연결시킨다.'가르기'와 '묶기'로 기후조건에 대처건축설계 과정들은 때론 지루하기도 하고 때론 흥분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비슷하게 이뤄진다. 대지 분석을 끝내고 건축주와 몇 번 만나면서 의견을 교환한 내용이 접점을 찾고 단순화되면 공간에 대한 콘셉트를 확정하고 다이어그램을 그린다.이 다이어그램은 앞으로 그려질 도면의 기본이 되기에 처음에는 연필로 그려 놓고 그 위에 플러스펜으로, 다음에는 더 진한 유성펜으로 거의 낙서에 가깝도록 그리고 또 그려본다. 그러면서 확신이 서면 다시 트레이싱 페이퍼(도면 작업용 투명 기름종이)를 그 위에 겹쳐 놓고 마지막 다이어그램을 완성한다.위 그림에서 보면 60평밖에 안 되는 공간을 분할해 4동으로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연결하는 방법으로 주방/식당동 건물과 안방은 하나의 건물로 다시 묶되 현관 부분을 시선이 투과하도록 하여 시각적으로 재분리했고, 손님방과 안방 그리고 현관을 덱으로 연결했다. 마지막으로 차고/창고는 손님방과 떼어놓고 보니 그 사이에 생긴 통로가 자연스럽게 집으로 들어가기 위한 출입구로 만들어졌다.구체적으로 각 실을 계획하고 치수를 부여하면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식당의 위치였다. 거실에서 식당으로 곧바로 들어가되 필요시 공간 분리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거실 앞 덱과 식당 앞 덱은 너무 넓어 휑할 것 같은 느낌마저 들어서 거실 앞 덱의 한 귀퉁이에 필자의 전매 특허인 소나무 한 그루를 꽂아 두고 그 주위에 벤치를 두면서 식당 앞 덱을 두 계단만 들어 올렸다. 이로써 서해를 바라보기 좀더 쉬워졌고 현관에서 바라보이는 덱의 볼륨감도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차고의 콘셉트는 기본적으로 지붕만 있는 구조를 하고 도로 쪽에서 봤을 때 본채가 너무 가리지 않도록 했다. 주차 후 다시 돌아나가서 대문을 통해 들어오지 않도록 하되 부분적으로 키 낮은 벽체를 세워 개방감과 동시에 영역성을 두기로 했다.2층의 기능은 자녀방만 두 개를 두기로 했으며 자녀의 성별을 고려해 각 방들이 떨어져 있도록 했다. 이를 연결하는 것은 복도가 아닌 다리(Bridge) 개념을 도입하고 그 브리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거실을 통하여 거실 앞 덱 그리고 계단 쪽 창을 통하여 상징적으로 솟아오른 차고동의 높은 지붕, 그 위를 지나 도로가 보이도록 했다.입면 계획은 너무 요란하지 않도록 하되 지붕의 볼륨감을 주어서 각 실의 기능을 외부에서 짐작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마당에서 바라보는 정면 그림은 별채인 손님방이 확연히 구분되도록 분리했다.공사 완료 후 입주해서 살던 건축주 내외가 "언제든 서해 쪽으로 놀러올 일 있으면 가족들 데리고 오세요! 독립된 손님 공간뿐만 아니라 아예 집 전체를 빌려 드릴게요"라면서 아이들이 자기네들 방은 잘 이용하지 않고 아예 두 남매가 서로 손님용 별채를 먼저 점령하려고 한다고 했다."손님방 덕분에 아이들이 더 자주 들리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함께 와서도 지내고, 혼자 와서도 아예 그 방에서만 지낸답니다, 모두가 최 건축사님 덕분이에요."고객에게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였다. 그리고 이처럼 진실어린 고마움의 말은 다음 설계의 에너지가 된다.田글 최길찬<건축사·시공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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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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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 주택의 세계 1] 경량, 내화, 단열로 무장한 ALC 주택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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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는 고온·고압(180도, 10기압)에서 양생하여 만든 경량 기포 콘크리트의 일종으로 1929년 스웨덴에서 발명·상품화됐다. 북유럽의 추운 날씨에도 거뜬히 견디는 우수한 단열성을 자랑하는 ALC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을 중심으로 전후 복구사업이 활황을 이루면서 건축 자재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현재는 유럽을 비롯하여 일본 등 선진국에서 기능성을 인정받아 건축 분야에 널리 쓰이고 있다.
발포제를 이용해 콘크리트 내부에 무수한 기포를 독립 분산시켜 중량을 가볍게 한 기포 콘크리트는 ALC 블록과 철근을 보강한 패널 형태로 생산된다. 일반적으로 ALC는 석회질, 규산질, 기포제 및 혼화제를 주원료로 하며 물과 혼합해 슬러리를 만든 후 고온 고압에서 증기양생 과정을 거쳐 판상구조의 토버모라이트(Tobermorite) 결정을 이룬다.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을 동시에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무공해, 무독성 환경 친화적 재료를 인정받은 ALC는 유럽에서는 이미 에너지 절약형 황경 보호자재로 인식되고 있다. 우수한 단열 성능을 자랑하는 경량 기포 콘크리트 블록(ALC Blook)은 가벼운 자체중량으로 구조재에 대한 경제적인 설계가 가능하고 공기 단축에 따른 공사비 절감 효과도 높아 전원주택에 애용되고 있다. 시공기간 단축 뿐만 아니라 단열성, 경량성, 통기성, 차음성, 내화·내구성 및 무독성 등의 특징을 지닌다.
● 단열성: 일반 콘크리트의 10배로 건축물 열손실 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어 에너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조적조에 비해 열교현상(벽이나 바닥, 지붕 등의 건물부 위에 단열이 정상적이지 않을 때 열 이동이 심하게 일어나는 현상, Heat Bridge) 없이 시공할 수 있어 건축물의 열 손실을 최대한 줄인ㄷ. ALC 내부에 포함된 70퍼센트의 독립 기포가 별도 단열재가 필요 없을 만큼의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도 단열성을 높이는 이유다.
● 경량성 : 표준 비중이 0.5로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1/4~1/5 수준이다. 이로 인해 구조비용 절감과 함께 시공 효율을 높이고, 인력을 절감시키는 등 경제적 이익을 보장한다.
● 공기단축 : 1㎡당 시멘트 벽돌이 75개 소요되는 데에 반해 ALC 블록은 4개면 족하다. 이와 같이 부재의 단위 면적이 크기에 시공 속도가 빠르고 줄눈 두께가 3mm 정도에 불과해 미장마감도 간소화시킬 수 있다. 또 단열 성능이 우수해 조적공사 시 적용되는 공간 쌓기 및 단열재 설치공사가 필요 없다.
● 통기성 : ALC는 증기 양생 과정을 거친 구조적으로 안정된 판상구조의 토버모라이트 결정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산된 미세한 기포와 모세관 구조가 실내 습기를 흡수 방출하여, 마치 흙집과 같이 실내 습도를 균형있게 조절해 준다.
● 차음성 : 가벼운 자체 중량에 비해 우수한 차음성과 흡임성을 보여준다. 외부로부터 소음을 차단하면서도 내부의 소음은 흡수하는데 석고보드 등 다른 자재와 함께 사용하면그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늘어가는 ALC 주택
최초 국내에 ALC가 도입될 때만 하더라도 단열성, 경제성, 편리성, 차음성, 내구성 등을 인정받아 여러 곳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했으나 지금은 쌍용 ALC의 (주)SYC, 풍림산업, 벽산 ALC의 (주)성은 3개 사에서만 생산·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1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설비 투자는 미흡하고 기술력도 제자리 걸음이다.
그러나 최근 철근 값 상승과 건설 경기가 다소 호전돼 ALC 소비량이 점차 증가 추세에 접어들었다. 전원주택을 짓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건축자재로 ALC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데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자재라는 인식 확산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리 홍정기 기자
자료참조 :(사)한국ALC협회(www.alc.or.kr)
(주)대림ALC(1544-4460, www.alcd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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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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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땅,땅-III] 농지, 임야의 개발행위1-농지 전용으로 금싸라기 땅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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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은 전원, 즉 논과 밭이 시원스레 펼쳐진 농촌이나 산으로 포근하게 에둘러 싸인 산촌에 지은 집이다. 이러한 곳에 집을 짓는 과정은 도시하고는 다를 수밖에 없다. 지목이 대지여야 집을 지을 수 있기에 농촌의 전답이나 산촌의 임야는 반드시 개발 행위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번 호에는 토지 개발 행위란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통해 농지를 대지로 지목 변경하는지 살펴보았다.
농지(전답)와 산지(임야)를 대지垈地로 전용하기에 앞서 ‘개발 행위’가 무엇인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개발 행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개발 행위란
-건축물의 건축 또는 인공을 가하여 제작한 시설물(공작물)의 설치.
-국가나 공공 단체의 소유로 공공의 이익에 제공되는 공유수면 매립이나 토지 형질 변경(경작을 위한 토지의 형질 변경을 제외).
-흙·모래·자갈·바위 등의 토석을 채취하는 행위.
-토지 분할, 즉 △녹지지역 안에서 관계 법령에 의한 허가·인가 등을 받지 않고 행하는 토지의 분할 △〈건축법〉에 건축물이 있는 대지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면적에 미달되게 분할할 수 없다는 규정에 의한 분할 제한 면적 미만으로의 토지 분할 △관계 법령에 의한 인·허가 등을 받지 않고 행하는 너비 5미터 이하의 토지 분할 △녹지지역·관리지역 또는 자연환경보전지역 안에 물건을 한 달 이상 쌓아 놓는 행위 등이다.
이러한 개발 행위를 할 때는 반드시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의 허가(개발 행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즉 산지는 ‘산지 전용 허가’, 농지는 ‘농지 전용 허가’를 받아야만 부지 조성을 위한 토목 공사(형질 변경)를 하고, 여기에 집을 지어 지목地目을 대지로 변경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형질 변경과 지목 변경은 그 내용이 다르다.
형질 변경이란
-평지나 경사면을 만들기 위해 흙을 깎아 내는 ‘절토’.
-흙을 쌓거나 메우는 ‘성토’.
-땅을 반반하고 고르게 만드는 ‘정지’.
-길바닥에 돌과 모래 따위를 깔고 그 위에 시멘트나 아스팔트 따위로 덮어 길을 단단하게 다져 꾸미는 ‘포장’ 등의 방법으로 토지의 형상을 변경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전원주택을 짓기에 알맞도록 전·답이나 임야의 모양을 바꾸는 것이다.
지목 변경이란
〈지적법〉에는 땅의 주된 용도로 구분하여 지목을 28가지로 구분해 놓았다. 이 지적을 명확히 하는 토지대장·지적도·임야대장·임야도·수치지적부 등의 ‘지적공부’에는 필지마다 하나의 지목을 설정하고, 한 필지가 둘 이상의 지목 용도에 사용될 때에는 주된 사용 목적에 따른 지목으로 설정하고 있다. 즉 지목 변경이란 ‘지적공부’에 등록된 지목을 다른 지목으로 바꾸어 등록하는 것을 뜻한다.
농지란 무엇인가
농지란 지목이 밭이나 논·과수원인 토지 또는 현 상태가 농작물의 경작이나 다년성 식물 재배지로 이용하는 토지를 말한다. 또한 이러한 토지의 개량 시설(유지, 양·배수 시설, 수로, 제방 등)의 부지와 농지에 설치한 고정식 온실·버섯 재배사·비닐하우스 및 그 부속 시설의 부지, 농지에 딸린 농막이나 간이 퇴비장 등의 부지도 농지에 속한다.
지목에 상관없이 농지로 보지 않는 토지
-종전 〈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일(1973. 1. 1) 이전부터 농지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고 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경우.
-〈초지법〉에 의해 조성한 초지(다년생 개량 목초牧草 재배에 이용하는 토지 및 사료 작물 재배지와 목도·진입 도로·축사 및 부대 시설을 위한 토지).
-〈지적법〉에 의한 지목이 전·답·과수원이 아닌 토지로, 농작물의 경작이나 인삼·약초·과수 등 다년성 식물의 재배지로 계속해서 이용한 기간이 3년 미만인 토지.
-〈지적법〉에 의한 지목이 임야인 토지로 그 형질을 변경하지 않고 과수·유실수·관상수 등의 재배에 이용하는 토지.
농지법 어떻게 진화했나
농지는 그동안 〈헌법〉과 〈농지법〉에 농업인과 농업법인만 소유하도록 하는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 실현을 위해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해 왔다. 비농민의 투기적 농지 소유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1996년 1월 1일 개정된 〈농지법〉에 따라 도시인도 농지를 소유하게 됐다. 단, 농업인의 범위를 약 302.4평 이상의 농지 경작자로 규정함으로써 그 이상의 농지를 구입하도록 했다. 또한 2003년 개정된 〈농지법〉에는 ‘주말농장’ 제도를 도입해 도시인 등 비농업인이 농지를 주말·체험 영농 등의 목적으로 취득할 때는 세대당 약 302.4평 미만 범위 내에서 취득하도록 했다.
2006년 1월부터는 한국농촌공사(농지은행)를 통해 농업인 또는 농업법인에게 5년 이상 장기 임대하는 경우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를 허용했다. 한편 농촌 투자를 활성화하고, 농지의 개발 이익이 농촌 활력 증진에 기여하도록 ‘농지조성비’ 제도를 개편했다. 부과 기준을 상대적으로 농촌지역에 불리한 현행 대체 농지 조성원가(㎡당 10,300∼21,900원)에서 공시지가로 변경했다. 공시지가의 30퍼센트를 부과하되, 도시 근교 등의 급격한 부담 증가를 막고자 상한제(상한 : ㎡당 50,000원)를 도입했다.
농지, 어떻게 대지로 전용하나
농지 전용이란 농지를 농작물의 경작, 다년성 식물의 재배 등 농업생산 또는 농지 개량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참고로 농지를 대지로 바꾸는 것은 도시지역 내에서는 ‘개발 행위 허가’, 그 이외 지역에서는 ‘농지 전용’이 된다. 2003년 1월 1일 〈국계법〉 제정으로 종전의 전용 허가는 도시지역 내에서는 개발 행위 허가제로 바뀌었고, 제출 서류도 기존 농지 전용 허가 관련 서류에 건축 허가를 위한 관련 서류가 추가됐다.
농지 전용 허가를 받으려면 농지 전용 허가 또는 신고서에 다음과 같은 관련 서류를 첨부해야 한다.
농지 전용 신고서 첨부 서류
-전용 목적, 사업 시행자 및 시행 기간, 시설물의 배치도, 소요 자금 조달 방안, 시설물 관리·운영 계획 등.
-전용하고자 하는 농지의 소유권을 입증하는 서류 또는 사용 승낙서, 사용 승낙의 뜻이 기재된 매매 계약서 등 사용권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서류.
-전용 예정 구역이 표시된 지적도 등본 또는 임야도 등본과 지형도. 다만, 당해 농지의 전용 허가에 관한 권한이 시장·군수 또는 자치구 구청장에게 위임된 경우에는 이를 생략할 수 있다.
-당해 농지의 전용이 농지 개량 시설 또는 도로의 폐지 및 변경이나 토사의 유출, 폐수의 배출, 악취의 발생 등을 수반하여 인근 농지의 농업 경영과 농어촌 생활 환경의 유지에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대체 시설의 설치 등 피해 방지 계획서.
-변경 사유서(변경 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포함) 및 허가증(변경 허가 신청의 경우에 한함).
-농지 보전 부담금 감면 추천서(중앙 행정기관의 장 또는 시장·군수·자치구 구청장의 추천이 필요한 경우에 한함).
농지관리위원회의 확인 기준
이러한 농지 전용 허가 시청서와 첨부 서류를 농지관리위원회(소위원회)에 제출하면 위원장은 7일 이내에 신청 서류 확인서를 첨부해 시장·군수에게 송부한다. 농지관리위원회란, 일반적으로 위원장은 해당 읍·면장이 되고 해당 읍·면 소재 마을의 이장이 위원이 된다. 농지 전용 허가 신청서를 해당 읍·면사무소에 제출하면 되는데, 시간을 앞당기려면 직접 이장에게 농지 전용 허가 신청서에 도장을 받아서 읍·면사무소에 제출하면 된다.
농지관리위원회의 위원장은 제출 받은 신청 서류를 다음 기준에 따라 확인하게 된다.
-전용하고자 하는 농지가 경지 정리·수리 시설 등 농업 생산 기반이 정비되어 있는지 여부.
-당해 농지 전용이 농지 개량 시설 또는 도로의 폐지 및 변경이나 토사의 유출, 폐수의 배출, 악취의 발생 등을 수반하여 인근 농지의 농업 경영과 농어촌 생활 환경의 유지에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 피해 방지 계획이 수립되어 있는지 여부.
-전용 목적 사업이 용수의 취수를 수반하는 경우, 그 시기·방법·수량 등이 농수산업 또는 농어촌 생활 환경 유지에 피해가 예상되는지 여부.
농지 전용 허가권과 위임 권한
시장·군수는 농지관리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서류 중 농지 전용 신고서 및 농지 전용 허가권자가 시장·군수인 경우에는 직접 신고 수리 및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농지 전용 허가권자가 시·도지사인 경우에는 15일 이내에 이를 심사한 심사 의견서 등을 첨부하여 시·도지사에게 송부한다. 그리고 시·도지사는 이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종합 심사 의견서를 작성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농지를 전용할 때는 농림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즉 원칙적으로 농지 전용 허가권자는 농림부장관인데 그 권한의 일부가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위임되어 있다.
*시도지사에게 위임된 사항
·농업진흥지역 안의 3000㎡ 이상 3만㎡ 미만의 농지전용
·농업진흥지역 밖의 3만㎡ 이상 20만㎡ 미만의 농지전용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위임된 사항
·농업진흥지역 안의 3000㎡ 미만의 농지전용
·농업진흥지역 밖의 3만㎡ 미만의 농지전용
농지 전용 허가
관할청은 서식의 농지 전용 허가증을 신청인에게 농지 전용 허가를 함에 있어 지역 사회의 개발, 공용·공공용 목적 사업의 시행 기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해 농지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농지관리위원회의 확인 결과를 참작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관할청은 농지 전용 허가를 하는 경우에는 농지 전용 허가 대장에 이를 기재하고 농지 전용 허가증을 교부한다. 다만, 농지 보전 부담금의 납입을 조건으로 하는 농지 전용 허가를 한 경우에는 농지 보전 부담금의 납입을 확인한 후에 농지 전용 허가증을 교부한다.
농지 보전 부담금 납부
농지 보전 부담금은 농지를 전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식량 자급 기반 유지 및 우량 농지 보전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납입 의무자는 농지 전용 허가를 받은 사람과 농지 전용 협의 신청 서류에 기재된 사업 시행자 등이다.
농지 보전 부담금 부과 방법 :
‘개별 공시 지가(원/㎡)의 30%×전용대상농지의 면적(㎡)×감면율’.
단, 개별 공시 지가의 30% 금액이 5만 원 이상의 것은 5만 원으로 부과하고 있다.
납입 기한은 고지서 발송일로부터 30일 이내 그리고 자진 납부는 농지 보전 부담금 내역 확인서를 교부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다. 자진 납부 시에는 행정 쟁송의 대상이 되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납입 의무자가 부득이한 사유로 납입 기간 연장을 신청한 경우에는 납입 기간 만료일 전 농지 보전 부담금 납입 재원 조달 계획서 및 기타 농림부 장관이 정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관할청에 1차에 한해 60일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다.
농지 보전 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농지 전용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반대로 농지 전용 허가가 취소되면 이미 납부한 농지 보전 부담금을 환급받게 된다.
토지 사용 승낙서의 활용
농지 전용은 원칙적으로 땅주인만 신청할 수 있다. 소유권을 이전한 해에는 전용 허가가 나지 않기에 그 해에 집을 지으려면 소유권을 이전하기 전 토지 소유주의 인감을 첨부한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아서 전용 허가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지적도상 맹지에는 전용 허가가 나오지 않으므로 진입 토지 소유주의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아야 한다. 맹지인 경우에는 도로 폭이 3미터 이상이어야 하며 진입 거리가 35미터인 경우에는 도로 폭이 4미터는 돼야 한다. 또한 자연녹지 내에서의 도로는 4미터 이상, 단지를 조성하려면 6미터 이상의 도로를 확보해야 한다.
토지 사용 승낙서는 땅의 사용권을 갖기에 소유권 이전 등기와 같은 효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대개 땅값의 70퍼센트 정도를 치러야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을 수 있다.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는 절차는 인감 1통을 준비해, 그 용도란에 토지 사용 승낙용이라 기재하고 주민등록등본 1통과 토지 사용 승낙서에 해당 토지 지번과 면적을 기재하고 소유주 기재란에 소유주의 인감도장을 찍어야 한다.
한편 전용 허가를 받으면 1년 내에 집을 지어야 하나 6개월씩 두 차례 연기할 수 있다. 즉 전용 후에도 2년간 집을 짓지 않고 연기할 수 있다. 물론 이 기간이 지나면 다시 농지로 환원되어 불이익을 보므로 전용 허가 시기는 자금 사정 등을 검토한 후 주택 건축 예정 기간을 계산해 정해야 한다.田
글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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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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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남녀유별의 관념을 무너뜨린 예산 이남규 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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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규李南珪(1855∼1907, 철종 6∼순종 1) 선생은 1875년 과거 급제 후 여러 관직을 거쳤으나 1894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 등으로 벼슬을 버리고 낙향했다. 그후 의병을 숨겨주었다는 이유로 아들 충구忠求와 함께 일본군에게 피살된 애국지사다. 이 고택(충남유형문화재 제68호)은 1911년 현재 주인인 이문원 선생의 부친이 러시아로 잠시 들어간 동안 서울 부자에게 넘어갔지만 후에 다시 매입했다. 작은 동산을 배경으로 단아하게 앉혀진 이 고택은 이문원 선생의 10대조인 한림공翰林公 이구李久에 의해 1637년에 초창됐으나 현 건물은 상량문을 보면 1846년에 지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문원 선생은 이 땅은 지금도 ‘새 터’로 불린다고. 집을 처음 지을 때 ‘새로 터를 잡았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그렇게 불리는 것이다. 이러한 이름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예는 많다. 서울의 신촌新村, 새문안, 은평구 신사동新寺洞 등이 그러하다.
이곳에 터를 잡은 이유는 한산 이씨 집안의 큰 어른으로 북인北人의 영수였던 이산해李山海(1539∼1609, 중종 34∼광해군 1) 선생의 묘소가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도 이곳에서 이산해 선생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올렸다. 이문원 선생은 이 집은 한림공의 부인 완산 이씨의 주도로 지었기에 사랑채보다 안채가 더 튼실하다고 한다.
이 집은 사랑채와 안채로만 이루어졌고 앞에 문간채가 없는 특이한 구조다. 이문원 선생은 자신이 어렸을 때도 문간채는 없었고 사랑채 앞에 연못만 있었다고. 이로 미루어 볼 때 문간채는 꽤 오래 전부터 없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점 외에도 집의 배치는 여느 곳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사랑채는 대부분의 집에서 안채 전면에 자리한다. 남녀유별의 관념으로 사랑채에서 안채의 출입을 제어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 집은 사랑채보다 안채가 앞으로 돌출돼 있고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도 사랑채에서 제어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안채가 사랑채보다 우위에 있는 배치다. 이러한 배치로 볼 때 앞서 한림공의 부인인 완산 이씨의 주도로 집을 지었다는 말이 어느 정도 일리 있어 보인다. 당시는 남녀 모두에게 상속이 균등하게 이루어져 출가한 여자의 권리도 신장됐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1846년 이 집을 다시 지을 때도 한림공의 부인이 지었다는 초창의 배치를 그대로 유지했던 것 같다.
초각에서 권문세가의 위풍을
평원정平遠亭이라는 당호堂號가 걸린 사랑채는 전후퇴(집채의 앞뒤로 다른 기둥을 세워 만든 조그마한 칸살) 집으로 정면 6칸 규모다. 사랑채는 전후퇴 집의 성격을 잘 살려 방의 효용성을 높였다. 다른 집과 달리 사랑채 대청 후면 반 칸을 한 자 정도 높여 미서기문을 설치했다. 이렇게 퇴칸에 단을 준 예는 거창 정온 고택의 안채에서도 볼 수 있다. 정온 고택은 제사를 위해 단을 높였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그 목적이 불분명하다. 일단 벽장용으로 보이지만 생활에서는 다양하게 쓰였던 것 같다. 이문원 선생은 예전 사랑채를 서당으로 이용했을 때 선생님이 위에 앉아 가르쳤다고 한다. 이러한 목적이라면 미서기문을 설치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처음에는 벽장으로 쓰다가 나중에 그러한 목적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사랑채는 품격이 매우 높다. 초석도 방형초석을 사용했고 구조는 굴도리집이지만 보아지를 초각함으로써 마치 익공집 같은 느낌이 들도록 했다. 초각을 한 솜씨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지만, 당시 민가에서 초각을 했다는 점만으로도 파격적인 구조다. 당시에는 매우 권문세가權門勢家였을 것이다.
멋스런 기교를 부린 안채 중문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 역시 멋들어진 모습이다. 지나다니기에 편하게 하인방을 휘어진 부재로 만든 경우가 있으나 상인방도 그렇게 한 예는 드물다. 마치 원형의 문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도록 멋을 부렸다.
중문은 꺾어 들게 되어 있어 내·외벽 구실을 한다. 안채 중문간을 ‘ㅡ’자 형으로 전면에 배치하고 안채를 ‘ㄷ’자 형태로 감쌈으로써 전체적으로 튼 ‘口’자 형태다.
안채의 방은 일반적인 배치와 다르다. 안방은 일반적으로 서쪽에 배치하는데 이곳에는 동쪽에 있다. 서쪽에 안방을 배치하는 것은 《주자가례》에서 정침正寢(거처하는 곳이 아니라 주로 일을 보는 곳으로 쓰는 몸채의 방)의 오른쪽에 사당을 배치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사당과 떨어뜨려 안방을 배치하다 보니 대부분 사당 반대쪽인 서쪽에 위치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사당을 만들지 않고 사랑채를 서쪽에 배치했으며, 그 가까운 건넌방 쪽을 제실로 만들었기에 안방을 동쪽에 배치한 것이다.
안채 건넌방 쪽은 북쪽 한 칸을 제실로 사용하고, 그 앞에 제청으로 사용하는 마루를 두 칸 배치했다. 대청을 중심으로 제실과 마주한 건넌방이 있다. 제실 구조를 보면 그 북쪽 벽에 돌출된 벽장을 만들어 사대조의 위패를 모셨으며 서쪽 벽에 별도로 벽장을 만들어 이산해 선생의 영정을 모셨다. 지금은 이산해 선생의 제사가 종가로 넘어갔기에 제사를 지내지 않지만 얼마 전까지도 이곳에서 제사를 모셨다고 한다.
대가의 상징인 육간대청
제실 앞 대청과 사랑채 전면 퇴칸을 직접 연결하기 위해 안채 외측 담에 일각문一角門을 설치했다. 일제시대 서울 부잣집의 별장으로 쓰였을 때는 회랑을 설치해 비를 맞지 않고 다녔다고. 그러나 이문원 선생의 부친이 다시 이 집을 사들여 과거 모습대로 회랑을 철거했다고 한다.
이 일각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제청과 건넌방으로 들어설 수 있다. 그러나 건넌방 이외의 곳으로 못 다니도록 다른 마당으로 통하는 곳은 모두 담으로 막아 놓았다. 제실이 신성한 곳이므로 아무나 출입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
안채 기둥의 보아지를 초각으로 장식했으며 대청 전면의 지붕을 겹처마로 만들었다. 일반 사가私家에서 초각이나 겹처마를 쓰는 것을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용한 데에서 이 집의 권위를 엿볼 수 있다. 대청은 여섯 칸으로 그야말로 대가의 상징인 ‘육간대청六間大廳’집이다. 사랑채도 그러하지만 안채도 기단을 높여 권위를 더했다. 원기둥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 당시에 할 수 있는 모든 사치를 다했다.
현재 비어 있는 안채 동쪽 마당에는 원래는 찬광과 나뭇간으로 사용하던 건물이 있었고 우물은 원래 없었다고. 저수지가 세워지기 전에는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끌어들여 식수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문원 선생은 예전에 400석 정도를 했다고. 그러나 사랑채에는 공부를 핑계로 늘 식객이 많아 생활이 넉넉지 못했다고 한다. 과연 지금 우리의 부자들은 어떠한가. 한 신문의 조사에 의하면 월수입이 400만 원이 넘는 고소득자 중 일년 내내 한 푼도 기부하지 않는 사람이 반이 넘는다. 과거 양반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베풀었는데 우리에게는 그러한 것조차 남아 있지 않아 씁쓸할 뿐이다.
이 곳에서 저수지 너머로 조금만 가면 충남유형문화재 83호로 지정된 이광임 고택이 있다. 이남규 고택보다 34년 후에 지은 집으로 여러모로 이 집과 비교된다. 배치는 이 집과 완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지만, 사랑채의 구성이나 구조 기법 등은 비슷하다. 또한 목재가 상대적으로 넉넉하지 못하여 품격은 떨어진다. 두 고택을 찬찬히 비교해 보면 집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남규 고택에서 저수지 쪽 밭으로 조금 더 가면 제방 바로 아래쪽에 충남유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된 예산 상항리 석불이 있다. 그야말로 지방의 촌부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민속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꼭 들러볼 가치가 있는 석불이다.
글 최성호·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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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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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눈높이 맞춘 '월 가든(Wall Garden)' 효과도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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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밥을 먹지 않고 30여 일을 버틸 수 있고, 물을 마시지 않고 보름을 버틸 수 있으나, 공기를 마시지 않고는 4분을 버티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먹는 것, 마시는 것보다 호흡하는 것이 우리 인체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대기 환경 문제가 연일 대두되고 있는 요즘, 공기 오염은 직·간접적으로 우리 일상과 부딪히고 있다.하루 중 80퍼센트 이상을 실내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실내 공기 오염은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난방 및 단열·방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밀폐시킨 내부 구조로 인해 공기가 탁해지기 쉽고, 습도 또한 떨어져 두통·현기증·눈의 충혈 현상 등 흔히 말하는 '빌딩증후군'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호흡기질환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일의 능률도 떨어뜨리기 마련이다.해답은 역시 그린 인테리어공기 오염으로 인한 이러한 증상은 가정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각종 건축 자재들이 넘쳐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오염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몸 속으로 유입된다. 실외 공기는 순환에 의한 자연 정화 기능을 가진 반면 실내 공기는 한정되고 밀폐된 공간에서 계속 움직이기에 오염 농도도 계속 증가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높다.전문가들은 이러한 실내 공기 오염을 방지하려고 적당한 실내 온도(18∼20도), 습도(55∼65퍼센트), 기류(0.5m/초 이하)를 유지하고 공기 중에 21퍼센트의 산소가 포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김윤신 교수는 "공기 중 산소 농도가 18퍼센트 이하로 떨어지면 맥박이 빨라지고 두통·구토 등의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러한 이유로 최근 각종 식물을 이용해 집 안을 장식하고 실내 공기 정화 효과까지 얻는 '그린 인테리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 주택은 물론, 사무실까지 점령할 태세를 갖춘 그린 인테리어는 최근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서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월 가든(Wall Gaden)'이다.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를 그린 인테리어의 또 다른 이 형태는 기존에 선보인 각종 제품군보다 한 단계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벽에 세워 놓는 제품부터 붙박이식 제품도 출시되고 있으며 사무실에는 이를 파티션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벽면형 실내정원'으로도 불리는 월 가든의 특징은 벽면 형태의 플랜터에 흙을 채우고 벽면 앞으로 식물들이 자라나오도록 한 점이다. 수직으로 구성된 벽면형 구조에 식물의 잎을 앞으로 늘어뜨렸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공기 정화가 가능하다. 사람의 눈 높이에 맞춰 바닥 면으로부터 1미터 이상 높이에 위치시킨 토양의 배치는 주거 공간 전체의 기류 이동을 유도함으로써 실내 상층에 다량 존재하는 공기 오염 물질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또 식재된 모듈의 구조가 뿌리와 공기 간의 근접 간격을 유지시킴으로써 공기의 흡입 및 분해 능력이 기존 화분 구조에 비하여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공기 정화 효과, 편의성 탁월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식물은 실내가 건조하면 수분 배출량이 증가되고, 습하면 감소하는 자기 조절 능력이 있어 실내 습도를 조절하는 최적의 가습기 역할을 한다. 실제 아파트 거실에 가로 1.2미터, 세로 60센티미터 월 가든을 설치할 경우, 식물 기공을 통해 하루 평균 1리터의 자연 가습량이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월 가든은 가로, 세로 각 24센티미터의 사각 플랜트 조합으로 이뤄져 있어 한 손으로 쉽게 교체 가능하며 사용자가 원하면 자신에게 맞는 식물 조합으로 얼마든지 재구성할 수 있다. 또한 자체 물 순환 제어 시스템으로 하부에 있는 수조에서 각 플랜터에 식재된 식물에 맞는 고유의 물량을 일정 간격으로 자동 공급한다. 이는 물 관리에 대한 사용자 부담을 덜어주며 식물 생육 관리에도 효율적이다.田글 홍정기 기자사진제공 : (주)그린와이즈, www.greenwise.co.kr, 031-701-9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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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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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펜션 이야기] 지역특색 살려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서산 백제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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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 특이한 펜션이 있다는 얘기를 본지本誌 독자들로부터 들었다. 펜션 ‘백제의 미소’는 그 이름 탓에 신비한 기대감을 던져주었다. ‘백제의 미소’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서산마애삼존불상(국보 64호)이 던지는 미소만큼이나 은밀하다고 할까.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지나 서산 나들목까지 1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나지막한 산과 들을 바라보며 32번 국도를 타고 덕산 방면으로 5분 정도 달리면 해발 670여 미터의 가야봉을 중심으로 원효봉과 일락봉을 거느리고 개심사와 수덕사 등 천 년 고찰과 유적들을 품은 서산 가야산 줄기가 펼쳐진다. ‘백제의 미소’는 그 산자락 아래 고풍저수지 곁에서 고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순전히 서산 황토를 이겨서 지은, 벽 두께가 무려 30∼40센티미터나 되는 초가집과 기와집이 즐비하게 자리한 ‘백제의 미소’에 이르면 마치 천 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80년은 족히 된 안면도 해송들을 들여와 다듬어 지은 11동의 건물이 나지막하게 머리를 맞대고 있는 ‘백제의 미소’는 딱히 어떤 전통 건물 양식이라고 논하기에 앞서 순수 토종 건축물로 백제시대 사람이라면 이렇게 짓고 살았을 것이라는 짐작이 들게 한다.
백제 고을을 재현한 문화 체험의 장
펜션지기 서명석(50세) 씨는 20여 년을 도금 분야 제조업 공장을 경영했다. 펜션과는 아무런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인생을 살았지만, 그의 마음 가운데서는 오래 전부터 시골생활에 대한 꿈이 싹텄다. 서산이 고향으로 이미 8년 전 가야산 아래 2만 평의 부지를 구입하고 그 꿈이 구체화될 귀향의 시간을 기다려온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은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현실화됐다. 이 사고로 중상을 입어 1년을 입원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한 끝에 인생의 방향을 새롭게 정하고 가야산 밑에 펜션을 짓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어떤 펜션을 지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만 했다. 서명석 씨는 이미 구입한 펜션 부지의 조건과 주변 펜션들의 상황을 따져보았다. 서산에서 가까운 태안해상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안면도 지역에는 이름난 펜션들이 즐비하다. 가야산 일대의 관광지에도 펜션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고풍리 일대는 바다가 가까운 것도 아니고 관광지가 인접한 곳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산골에 불과하다. 그런 이유로 무엇인가 특별하지 않으면 차별화할 수 없고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그러나 그 특별함은 이미 마음 가운데 자리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면서 느낀 옛 정취를 그대로 재현하고 싶은 욕구였다. 고향을 다시 짓는 즐거움을 통해 펜션사업을 하자는 것이었다.
서명석 씨는 생각을 곧바로 실행에 옮겨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생각과 계획은 ‘백제의 미소’라는 펜션 이름 속에 모두 들어 있다. 백제 문화 유적이 많은 이 지역의 특색을 살려서 옛 전통 마을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무엇을 어디에 지을 것인가를 꼼꼼히 설계해 놓고 먼저 토목공사에 들어갔다. 산의 절반을 절토해 대지를 만들고 마당을 준비하고 오솔길과 정원을 준비했다. 또한 많은 돌을 쌓아 담과 층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소나무를 심어 마을 모양을 갖추어 갔다. 이러한 작업에만 2년 가까운 시간과 20억이라는 비용이 들었다고. 그러고 나서 비로소 11동의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이 집들은 황토와 나무와 돌이라는 세 가지 재료로만 지어졌다. 벽은 순전히 흙만을 이겨 쌓아서 벽 두께가 무려 70센티미터나 되는 곳도 있다. 바닥은 구들장을 놓아 만든 전통 온돌바닥이다. 그래서 이용객들은 스스로 장작을 가져다가 아궁이 불을 지피는 수고를 해야 한다. 이렇게 직접 불을 때는 방은 한 마디로 절절 끓는다. 그래서 황토 바닥에 등을 지지고 나면 개운한 찜질 효과를 보게 된다. 천장은 서까래 위에 대나무를 얽어 망을 만들고, 그 위에 황토 흙을 두껍게 발랐다. 여기에 기와나 볏짚을 얹어 집을 완성했다. 그는 이제 흙집 짓기에는 전문가가 다 됐다고 한다. 집 짓기는 인허가가 어렵지 흙을 이기고 만지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한다.
서산 명소로 꼽히는 ‘민속촌’으로 확장할 터
‘백제의 미소’가 고객들에게 미소를 던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이제 6개월 남짓 영업한 결과 펜션지기로서는 대만족이라고 한다. 전통 흙집을 테마로 세운 것이 적중해 이용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그래서 주말이면 ‘백제의 미소’에는 미소 정도가 아니라 온통 웃음이 터진다고. 수도권, 호남권, 충청권에서 온 고객 30여 명이 어울리는 잔칫날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온 동네가 한바탕 떠들썩해 사람 사는 맛이 난다는 것이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온 고객들은 삼삼오오 마당에 나와 서로 통성명을 하고 세상사는 얘기도 나누며 저마다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이 펜션 주변에는 백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사적지들이 30분 거리에 둘려 있다. 수덕사, 한국고건축박물관, 충의사, 해미읍성, 삼존마애불상, 보원사, 개심사 그리고 용현자연휴양림 등이 그것이다. 지금 한창 공사 중인 가야산 순환 관광도로가 개통되면, 이 지역을 찾는 관광 인구가 증가하고 펜션을 찾는 고객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펜션지기 서명석 씨의 꿈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제 전원카페, 주막집 같은 먹거리 장터, 우물터, 물레방앗간 그리고 수영장, 민속박물관과 전시장 등을 준비 중이라고. 그야말로 서산을 대표하는 작은 민속촌이 세워질 모양이다. 이미 7채의 초가집과 4채의 기와집만으로도 큰 마을을 이루고 있는 ‘백제의 미소’는 펜션의 규모를 넘어서 기업형 콘도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셈이다. 50억의 개발비가 들어갔지만 아직도 몇 십 억의 투자를 더 감안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백제의 미소’가 백제 문화를 체험하는 현장이 되려면 은근한 미소의 서비스가 보장되는 조용하고도 은밀한 휴식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본다.
대부분 인근 도시에서 방문하는 가족 단위 이용객들을 위해 펜션의 본질적 서비스가 잘 구현되는 운영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당초의 펜션 테마를 지켜 가는 방법이다. 펜션지기는 이제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 고향의 맛과 멋을 그리워하는 도시 고객들에게 고향의 모든 혜택을 누릴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은근한 백제의 ‘미소’를 오랜 추억으로 간직하도록 인정과 사랑이 소박하게 묻어나는 펜션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강조한다.田
글 김창범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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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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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만한 곳으로] 강마을의 사계를 담은 가평 포-시즌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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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닥진 여러 봉우리 온 고을을 감쌌는데, 천 가지 모습 만 가지 형상이 다 기묘하다.” 조선시대 한 시인은 경기도 가평의 수려한 산세山勢를 이렇게 읊조렸다. 그 아름다움이 어디 산세뿐이던가. 높직높직한 산허리를 에돌아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의 수변水邊 경관은 예서 말할 나위가 없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는 으레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법이다. 건축미를 다양하게 뽐내는 전원주택과 펜션이 한데 어우러져 있음은 당연지사다. 펜션 포-시즌은 활처럼 굽어든 강줄기가 농토를 질펀하게 적시는 가평읍 복장리에 앉혀져 있다. 산과 강이 시시때때로 연출해 내는 사계四季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복장리
·건축형태 : 복층 스틸하우스
·지역/지구 : 관리지역
·대지면적 : 300평(990㎡)
·건축면적 : 42평(138㎡)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적삼목 사이딩
·지 붕 재 : 사각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장마감 : 실크벽지, 무늬목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설계 및 시공 : 삼진스틸하우스 02-3437-7236
www.e-steelhouse.com
가평 포-시즌 펜션을 찾고자 번잡하기 이를 데 없는 구리-춘천 간 국도를 피하여 양평 두물머리에서 북한강을 거스르는 신청평대교-청평댐 코스를 택했다.
짙은 안개는 산 그림자 묵직하게 드리운 겨울 강의 수면을 보일락 말락 덮은 채 한 폭의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펼쳐 놓는다. 팔당댐을 끼고 구불구불 난 길로 접어드니 사열이라도 하듯이 전원주택단지 분양과 펜션을 알리는 입간판들이 즐비하다. 대한 추위를 코앞에 두고도 건축 공사가 한창인 곳도 드문드문 눈에 띈다. 가평은 수도권 유망 전원주택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수도권의 땅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갖가지 규제에 묶인 데 반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2008년 경춘선 복선전철과 서울과 춘천을 잇는 왕복 8차선 고속도로까지 개통 예정이라 도시인들이 눈도장을 찍기 마련이다. 땅값 오름세가 꾸준함은 물론이다.
전원주택과 펜션, 전원카페 등 마치 건축 박람회를 보듯이 복장리에 이르자 포-시즌 펜션이 한눈에 들어온다. 유람선의 갑판처럼 테라스를 넓게 드리운 모습이 당장이라도 물안개를 가르며 항해에 나설 기세다.
차별화된 테마로 승부한다
포-시즌 펜션은 널찍한 잔디 마당과 테라스를 가운데 두고 갖가지 건축물을 옹기종기 앉혀 작은 마을처럼 꾸몄다. 만곡彎曲진 강줄기하고 나란히 한 42평 복층 스틸하우스 펜션동은 여러 가지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널따란 테라스하며 그 위에 자리한 수영장과 파라솔 탁자가 그러하다. 테라스 난간 한쪽은 포-시즌 펜션의 승객을 위해 트랩(Trap)을 놓은 듯이 조그맣게 터져 있다. 허리 높이의 난간에다 찻잔을 올려놓거나 팔꿈치를 얹고 강물에 눈길을 지그시 던지는 얼굴을 손으로 받치면 그 분위기가 제법 그럴싸하다. 펜션 앞 수영장에는 이 계절에도 여름철 물장구 치는 소리가 담겨 있는 듯하다. 수영장 너머 테라스에는 자연 속에서 여유를 맛보게끔 나무 탁자와 바비큐 그릴을 여러 개 놓았다.
이 모든 것이 포-시즌 펜션만의 차별화된 테마로 방문객을 즐겁게 한다. 이제 더 이상 자연과 서구풍 건물은 그 자체만으로 펜션의 테마가 될 수 없다. 자연은 공유하는 것이고 건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진보하기 마련이다. 많은 펜션들이 정원과 인테리어에 차별화를 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간섭을 피하면서 전망을 확보해
포-시즌 펜션의 테마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 스틸하우스 펜션동이다. 주변 환경과 마당하고 하모니를 이루는 펜션동, 그렇기에 늘 그 자리에 있던 듯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자연을 끌어들인 목재 테라스의 연장선인양 다각형 입면을 한 1층 거실의 외벽을 적삼목으로 감쌌다.
1층(마드리드)은 현관을 사이에 두고 거실과 룸을 전면으로 뽑아 외관에 변화를 준 게 특징이다. 뒤로 물려 앉힌 2층(세비아)에는 거실 앞에 큼직하게 발코니를 내어 테이블을 놓았다. 2층에서도 1층 못지 않게 야외 분위기를 느끼도록 한 설계가 돋보인다.
외벽은 흰색 시멘트 사이딩에다 적삼목 사이딩을 함께 사용했고 면과 면이 만나는 모서리에는 적삼목을 댔으며 지붕에는 사각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흰색 시멘트 사이딩 부분은 적삼목 모서리와 창틀이, 적삼목 사이딩 부분은 흰색 창이 균형을 적절히 이룬다.
공간 배치를 보면 1층 6∼10인용 22평 마드리드는 거실·침실 2·욕실로, 2층 6∼7인용 21평 세비아는 거실·침실 1·욕실로 이루어져 있어 가족 방문객을 위한 펜션임을 직감할 수 있다. 내벽은 천연 무늬목과 실크벽지로, 바닥은 강화마루로 마감했는데 오각형 천장으로 디자인한 마드리드 거실이 이채롭다.
펜션 설계의 주 포인트는 낯선 방문객들이 머무는 곳인 만큼 프라이버시 확보다. 포-시즌 펜션은 1층 마드리드의 경우 침대가 놓인 침실 전면에 덱(Deck)을 깔고 난간을 둘러 외부 간섭을 피하면서 전망을 살렸다. 그리고 2층 세비아는 출입구를 후면에 배치해 1층이나 여타 펜션동에서 보이지 않는다.
자연 속의 여유로움을 선사해
포-시즌 펜션지기 정재호 씨는 처음에는 이곳을 주말주택으로 사용하다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어 펜션을 시작했다고. 그런 이유로 하나둘 펜션동을 짓기 시작한 게 어느덧 작은 마을을 이루고 있다.
펜션지기는 이 계절 강에서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물안개도 그렇지만, 철쭉과 영산홍이 마당을 에워싸는 봄철에는 운치 있는 풍경을 연출한다고. 또 여름철에 즐기는 수상레포츠와 가을철 산자락을 타고 내려온 단풍이 물 속에 잠기는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고 한다.
전원생활을 하면서 사계절 산과 물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심취하다 보니 펜션 이름도 포-시즌이라 정했다고. 강마을의 사계를 담은 펜션처럼 펜션지기 정재호 씨에게서 여유로움을 엿보았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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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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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경종을 울리는 배추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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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뒤뜰 울타리인 개나리는 철이 없어서 어쩌다 가을에도 꽃망울을 터트리곤 한다. 올해는 겨울 날씨도 춥지 않아서인지 개나리의 꽃망울이 벌써 노랗게 부풀어 올랐다. 그 가지를 좀 잘라다 옹기 화병에 꽂아 거실에 두었더니 때 이른 개나리꽃이 활짝 피었다. 그 꽃을 보니 겨울이라 얼어붙고 불경기라 움츠러드는 가슴이 조금 환해지는 것 같다.
“어째 나이 먹으면서 곰삭은 김장 김치보다 금방 무친 겉절이에 더 입맛이 당기는지 몰라. 경종배추 겉절이하고 배추 뿌리 좀 해놨는데 와서 좀 가져가.”
진작부터 냉장고에 반찬거리가 바닥이 나고 있었지만 시장에 가기도 귀찮아서 김장 김치를 이용한 음식들로 버티는 중이라 뭔가 색다른 것이 먹고 싶던 참이었다. 그때 걸려 온 옆 동네 가화리에 사는 안 여사의 전화는 반갑기만 했다. 시골에서 살아내는 몇 가지 법칙 중에 하나는 그저 동네 사람들이 호의를 반갑고 수더분하게 받아주는 것이다. 그렇게 몇 번만 하고 나면 반찬 걱정할 일이 없게 된다.
“배추면 배추지, 경종배추는 뭐래요?”
사실 경종배추를 그날 처음 본 것은 아니었다. 전부터 우리 동네 사람들이 배추를 꼭 ‘호배추’라고 칭하고 경종배추를 별미로 즐기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는 그 구분을 해보고 싶었다.
“호배추하고 좀 다른데 우리 어렸을 적에는 경종으로 김치도 담고 김장도 혔는디, 요즘은 호배추만 좋아들 하니께.”
“그럼 호배추는 보통 우리가 먹는 배추고 경종배추는 재래종 배추란 뜻인가요?”
“그럴 걸, 옛날에는 경종배추 밖에 없었어. 종자를 개량해 호배추가 나오면서 요즘에는 경종은 거의 안 먹지. 근데 우리는 옛날에 먹던 입맛이 있어서 경종이 없으면 좀 허전해서 쌈 뜯어먹고 겉절이 해먹을 만큼은 꼭 밭 한쪽에 심게 되더라고.”
“경종배추하고 호배추는 어떤 맛의 차이가 있나요?”
“경종이 좀 질기긴 해도 고소하고 단맛이 있지. 호배추는 경종에 비하면 싱겁지. 그래서 경종은 양념간장에 들기름이나 참기름 좀 쳐서 찍어 먹어도 맛있당께. 생긴 것은 경종이 줄기가 좀 길고 이파리도 큰 편이지.”
사실 이파리만 봐서는 내 눈으로 경종배추와 호배추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단지 호배추는 잎이 차곡차곡 붙어서 포기가 꽉 찬 상태라는 것과 경종배추는 잎이 얼가리배추처럼 떨어져 있으면서 포기가 차지 않고 투박하며 보기에도 좀 억세 보였다.
과연 경종배추로 막 버무려 낸 겉절이는 감칠맛이 있어서 자꾸 입맛을 당겼다. 줄기 표면을 자세히 보니 섬유질이 잘 조직되어 있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줄기를 자르면 한 번에 절단되지 않고 섬유질이 실처럼 잘라진 양쪽을 연결한 채로 남아 있어 질기긴 질겼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꼭꼭 씹어 먹어야 몸에 좋다는 것은 상식으로는 알고 있지만, 우리의 몸은 좀더 편한 것을 원하고 우리의 입은 혀에서 살살 녹는 맛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그래서 아마도 우리 재래종 배추와 중국의 배추를 교배시켜 내놓은 것이 이제는 대중화된 ‘배추’가 된 것 같다.
“내가 열일곱에 시집을 와서 열여덟에 첫애를 낳았는데 미역국보다 이 경종배추로 담근 짠지가 먹고 싶었어. 헌디 우리 시어머니께서 산모가 질긴 거 씹어 먹다가 이 버리면 안 된다고 짠지 단지를 숨겨놓는 거야. 그게 뭐 맛있다고 먹고 싶어서 그때 시어머니 몰래 몸조리하던 이불 밑에 숨겨놓고 먹기도 했다니께.”
안 여사는 요즘말로 하면 ‘리틀 맘’인 셈이었다. 지금 나이 칠팔십 대 할머니들이야 보통 그 나이에 시집을 가고 아이도 낳고 했지만 안 여사는 이제 겨우 마흔일곱 살이니 당시 치고는 이른 나이였다. 열여덟에 아이를 낳은 리틀 맘이 먹고 싶던 김치였으니 안 여사에게는 경종배추로 담근 김치는 각별한 추억의 음식일 것이다.
“예전에는 김치냉장고는커녕 냉장고가 있는 집도 드물었잖아. 그래서 봄까지 김치가 무르지 않고 보관하는 일이 문제였거든. 경종은 줄기에 수분이 적어서 가을에 김장을 해서 봄까지 놔둬도 무르지를 않아. 그래서 항상 김장을 할 때마다 경종도 따로 담가 놨는데 올해는 새로 집 짓고 하느라 경종을 많이 안 갈았지(심었지) 뭐야.”
“배추 뿌리도 주신다면서요?”
경종배추에는 삼각형의 뿌리가 달려 있어 우리 동네 사람들은 그것도 즐겨 먹는다. 우리 동네 사람들은 경종배추의 뿌리를 ‘배추 꼬리’, ‘배추 꼬랭이’라고 부르는데 무와 고구마의 중간치같이 생겼다. 도시 출신인 나는 배추에 무 같은 뿌리가 있다는 것도 우리 동네에 와서야 처음 알았다. 그것을 깨끗이 씻어서 칼로 껍질을 매끈하게 까서 먹기 좋게 잘라서 먹으면 ‘매콤 쌉살 달짝지근’한 맛이 난다. 처음에는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는 맛이지만 좀 먹다 보면 나름대로 당기는 맛이 느껴진다.
무 정도야 이로 가뿐하게 갈아 대는 개그맨 갈갈이라도 이 배추 뿌리만큼은 이로 쉽게 갈아 본다고 나서지 못하도록, 생긴 것도 녹록치 않지만 정말로 딱딱하고 질기다. 경종배추는 뿌리까지도 먹을 것이 귀했던 시골 사람들의 한겨울 밤의 간식거리로 내어 주던 버릴 게 없는 채소였다. 하지만 길들이기 쉽지 않은 거친 맛의 특성 때문에 지금은 다른 토종 먹을거리들과 더불어 우리 식단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중이다.
배추 뿌리는 경종배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늦가을에 캐서 뿌리만 식용으로 내다 파는 ‘갓’(돌산 갓과 비슷하게 생겼다)이라고 불리는 것도 많이 심는다. 그것 역시 경종배추 뿌리의 맛과 비슷한데 소비자들이 포장마차 같은 데서 생으로 술안주로 내놓기 위해 찾는다고 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경종배추’를 찍어 보니 우리 동네에서 내가 수집한 정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경종배추는 김치보다 짭짤하게 담가서 오래 두고 먹도록 ‘배추지’로 많이 담근다는 새로운 정보를 접했다. 카페나 블로그에서 경종배추에 대해 쓴 이야기들도 검색됐다. 그런 글들을 읽다 보니 어쩌면 나 혼자만 경종배추를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나 싶을 정도로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배추의 한 종류로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있었다.
시골 살이 8년째 접어들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도시물을 완전히 벗지 못했다. 그래서 나한테 시골은 여전히 호기심 가득하고 신기한 것 들뿐이다.田
글 오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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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