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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글밭을 일구며] 꽃을 꽃으로 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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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누워 있어도 살아만 달라고 의식을 잃어가는 며느리 앞에서 몸부림치며 손자 이름을 부르던 언니의 절규는 죽어가는 꽃나무 앞에서 기도가 되었다. 이른 새벽과 늦은 저녁은 물론 틈틈이 언니의 간절한 기도와 보살핌을 받은 꽃나무는 생기를 되찾아 꽃을 피우고 언니는 그 꽃나무들을 더욱 아꼈다."우리 집 화단에 맨 먼저 터를 잡은 꽃나무는 수국이다. 화분에서 옮겨 심은 수국은 한 해 동안 무성한 잎으로 가지를 뻗더니 이듬해 여름엔 두 손을 둥그렇게 감싸 쥘 만큼 큰 꽃봉오리를 여기저기 맺어주었다. 처음엔 연둣빛으로 피어나 연분홍이 되었다가 보랏빛을 띠다가 가을 하늘빛으로 변하는 신비를 연출하며 집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또한 피어난 꽃은 오랫동안 머물러주어 바라보는 마음이 푸근하기까지 했다. 유난히 꽃빛이 고운 해거름엔 곧잘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자랑을 늘어놓으면 맞장구를 쳐주는 언니의 기운찬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수국은 경산에 살고 있는 언니가 가져와서 심어준 꽃나무다.산골에 황토집을 지어 이끼 낀 산돌로 둘레를 쌓은 우리 집 화단에 언니는 아끼던 수국 화분을 맨 먼저 들고 와 심어준 것이다. 언니 집엔 여러 종류의 꽃이 담긴 화분이 많다. 이층 양옥으로 시멘트로 포장한 좁은 마당엔 사람이 드나들 통로만 남겨놓고 크고 작은 화분이 놓여 있다. 지나던 길손들이 곧잘 기웃거리며 구경을 하고 더러 새 촉을 얻어가기도 하면 능소화가 각시처럼 환한 웃음으로 담 위에서 배웅한다. 주름진 언니의 얼굴이 능소화만큼 아름다울 때는 꽃을 바라볼 때다.꽃을 가꾸던 언니가 눈물겨울 때가 있었다. 두 살배기와 젖먹이 손자를 안겨주고 갑자기 먼 세상으로 가버린 며느리의 빈자리를 몇 해 동안 눈물로 채우던 언니는 언제부터인가 꽃을 가꾸기 시작했다. 전화선을 타고 폭포처럼 흘러들던 언니의 슬픔이 조금씩 조금씩 잦아들 때마다 언니 집엔 화분이 늘어났다. 방울꽃 초롱꽃 금낭화 조팝나무… 그늘진 담 밑에도, 옥상을 오르는 계단 층층이, 창문 앞 작은 공간까지 크고 작은 화분에 색색의 꽃들이 피어나 향기를 풍기며 집 안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자귀꽃을 눈꽃이라고 부르는 언니는 이름 모를 꽃은 그 모양새에 적합하게 이름을 지어주고, 길을 가다 가게 앞에서 화분에 담긴 꽃이 죽어 가는 것을 보면 무거운 줄도 모르고 얻어와 정성으로 가꾸어 꽃을 피워 냈다. 평생 누워 있어도 살아만 달라고 의식을 잃어가는 며느리 앞에서 몸부림치며 손자 이름을 부르던 언니의 절규는 죽어가는 꽃나무 앞에서 기도가 되었다. 이른 새벽과 늦은 저녁은 물론 틈틈이 언니의 간절한 기도와 보살핌을 받은 꽃나무는 생기를 되찾아 꽃을 피우고 언니는 그 꽃나무들을 더욱 아꼈다.한 집안에 새 생명이 태어나기까지 요즘은 보통 삼십 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삼십 년 동안 자식에게 쏟는 부모의 정성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터. 어찌 부모의 정성뿐이랴. 온 우주의 기운이 보태지는 것을. 태어나는 생명 앞에 그토록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세상에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축복으로 여기는 것도 그런 연유가 아닌가.꽃인들 다르랴. 한 송이의 꽃은 어느 날 그냥 가지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오랜 날을 우주의 모든 정성이 유기적으로 스며든 사랑의 결실이다. 삼십 년 만에 집안에 울음소리를 내며 태어난 새 생명을 안고 젖을 물리는 며느리가 하늘이었던 언니에게 이별의 아픔이 그토록 깊었던 것도, 죽어가는 꽃나무를 살려놓고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것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성과 사랑이 스며들었기 때문이 아닌가.무성하게 커가는 우리 집 화단의 수국을 본 언니는 또 다른 화분을 들고 왔다. 꽃 모양새가 병을 닮아 병꽃이라 부른다며 되풀이 꽃 자랑을 늘어놓으며 앞마당에 심어주었다. 땅에 뿌리를 내린 꽃나무는 놀라우리 만치 무성하게 번져 가지마다 진자주 예쁜 꽃을 오지게도 피워 올렸다. 그 왕성함과 꽃빛깔에 놀란 언니는 아끼던 화분들을 하나씩 내어주었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한껏 자라는 꽃나무를 보니 화분에 갇힌 꽃나무가 불쌍하여 바라보기가 미안하다고 했다. 언니가 마당 넓은 집을 마련하면 그때엔 곁뿌리 하나씩만 두고 큰 나무는 도로 돌려주어야겠다며 정성을 들여 땅에 심었다.영춘화가 피고 지고, 제비꽃과 민들레가 피었다. 뾰족뾰족 새순을 돋아 올리는 꽃나무들을 살핀다. 혹여 얼어죽었을까 염려했는데 가지마다 싱싱하게 잎이 돋아나는 수국 앞에서 놀라움과 기쁨에 가슴이 설렌다. 산골의 추위를 견뎌내고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 위한 힘찬 자맥질이 지표를 울리며 내게 번져온다. 떨림과 희망이 되는 기다림. 그것은 경이며 환희다. 그리움이다. 언니는 알고 있었다. 산골에서 혼자 지낼 동생에게 꽃이 진정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얼마나 다행인가. 꽃을 좋아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현실은.사는 일이란 때로 꽃을 가꾸는 모습까지도 눈물겹게 하지만 기쁨은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법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아픔이 있는 이에게 다시 꽃피는 봄은 더욱 슬픔이 될 수 있다. 형벌이 될 수 있다. 꽃을 꽃으로 보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슬픔을 삭이며 스스로를 다스려야 하는가.이봄, 꽃을 꽃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충분히 행복한 삶이다.田글 장문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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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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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정원이 생활을 디자인한다(4)] 생기를 불어넣는 잔디 시공과 관리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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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잔디밭은 전원주택에 싱싱하고 힘찬 기운을 북돋음으로써 가족의 심신도 달래준다. 꽃과 나무와 잔디가 있는 정원은 자연으로 확장되고, 다시 자연은 정원을 거쳐 집 안으로 들어온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네 선조들은 정원을 관상용으로 그치는 서양하고 달리 '자연의 축소판'으로 보았다. 자연의 사계를 그대로 닮은 정원이기에 겨울철에는 황량하기 마련이다. 바야흐로 전원주택의 화룡점정畵龍點睛 격인 정원을 손볼 시기가 찾아왔다. 여기에서는 정원의 바닥을 이루는 잔디에 대해 알아봤다.정리 홍정기 기자 자료제공 왕초보잔디 이재필 대표 02-453-3786 www.imjandi.co.kr 사전적 의미로 '지표면을 피복하는 지피식물(특히 화본과)'을 잔디라고 한다. 잔디는 먼지 발생을 줄이고 비 온 뒤에 땅이 진흙탕이 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 토양의 오염과 침식을 방지하고 대지에 산소를 공급하며 물기를 늘 머금게 하여 쾌적한 녹색 환경을 만들어준다. 더불어 각종 스포츠를 즐길 공간을 제공하고 지표면의 소음을 줄여서 보다 나은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잔디의 종류와 선택 요령잔디는 생육 온도에 따라 난지형 잔디와 한지형 잔디로 나뉜다. 난지형 잔디는 25∼35℃에서, 한지형 잔디는 15∼25℃에서 잘 자란다.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기후 환경은 잔디 생육에 그리 좋은 조건은 아니다. 이것이 각자의 정원에 적합한 잔디를 고르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잔디를 올바르게 선정하려면 조성 목적, 조성지 환경, 사후 유지관리 정도, 예산 등을 고려해야 한다.건국대학교 골프장잔디전공 겸임교수이자, KV바이오(주) 잔디사업부 팀장을 맡고 있는 이재필 박사는 잔디 선정 요령을 이렇게 설명한다.가장 저렴하게 잔디를 깔고 싶을 때 ☞ 한국잔디를 줄떼로 깐다. 한지형 잔디는 종자 파종을 한다.잔디가 있으면 좋지만 잔디 관리가 귀찮게 느껴질 때 ☞ 한국잔디를 선택한다.고품질 잔디를 깔고 싶을 때 ☞ 한지형 잔디나 한국잔디 '건희'를 선택한다.빠르게 잔디밭을 조성하고 싶을 때 ☞ 한국잔디나 한지형 잔디의 롤형을 구입해 식재한다.1년 가까이 녹색을 감상하고 싶을 때 ☞ 한지형 잔디를 선택한다.잔디 시공 방법잔디 깔기에는 종자 파종, 영양 번식, 뗏장 또는 롤잔디 식재 등이 있다.종자 파종종자 파종은 뗏장 식재보다 피복비용이 저렴하고, 잔디밭 면을 고르게 조성할 수 있다. 그러나 적기 파종(한지형 잔디 : 초봄/초가을, 한국잔디 : 봄)이 필수적이며 조성 기간이 길다. 따라서 성공적인 종자 파종을 위해서는 전문 기술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영양 번식영양 번식은 잔디의 일부분 또는 포복경匍匐莖(기는줄기)을 이용해 잔디밭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빠른 시간에 질 좋은 잔디밭을 만들 수 있다. 뗏장 식재보다 비용이 저렴하나 조성 기간이 12∼16주 걸린다. 주로 한국잔디나 버뮤다 그래스의 식재에 이용되며 한지형 잔디의 식재 방법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뗏장 또는 롤잔디 식재뗏장(평떼) 또는 롤잔디로 잔디를 깔 경우 적합한 시기는 휴면에서 깨어나는 3∼4월이다. 뿌리 활동이 활발한 반면 잔디 잎에서 수분의 증발이 적고, 잔디의 상처가 가장 적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5월 이후에 잔디를 깔면 새 뿌리가 내리기까지 매일 물을 주어야 한다. 가을에서 겨울 사이에 잔디를 깔면 건조해서 잔디가 죽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잔디 관리 요령잔디밭은 조금만 손질하면 양탄자처럼 부드럽고 아름답게 변한다. 잔디 깎기, 물주기, 비료 주기, 잡초 제거, 모래나 흙 뿌리기(배토 작업) 등 기본적인 손질만으로도 잔디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답해 준다.잔디 깎기잔디는 어떻게 깎느냐에 따라서 분얼分蘖(땅 속에서 새 줄기가 나옴)이 촉진되고 직립경(줄기)이 증가하는 성질이 있다. 이것은 버즘나무(가로수로 식재된 플라타너스) 등을 전정하면 가지가 증가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양탄자처럼 촉감이 좋은 잔디를 만들려면 자주 깎아야 한다.전원주택용 잔디를 깎는 높이는 2∼3㎝가 바람직하며 잔디가 4∼5㎝ 이상 자랐을 때 깎아야 좋다. 잔디를 한번에 2/3 이상 깎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황갈색으로 변하므로 한번에 1/3 정도 깎는 것이 좋다. 잔디 깎기 장비는 릴 모어와 로터리 모어 두 종류가 있다.물주기잔디는 종류에 따라 물을 필요로 하는 양이 다르지만 건조한 갈수기 즉, 봄가을과 겨울에는 물을 반드시 주어야 한다. 물을 주는 시기는 한국잔디는 잔디 잎이 둥글게 말리기 전, 한지형 잔디는 잔디밭을 밟으면 발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기 전이다. 물주기는 물이 토양 속 3㎝ 이상 침투하도록 흠뻑 준다. 물은 소량씩 자주 주는 것보다 한 번에 많이 주는 것이 좋다.비료 주기잔디밭은 한번 조성하면 5∼10년 이상 유지되므로 주기적인 영양분 공급이 필요하다. 영양분이 부족하면 병해충 피해를 보기 쉽고 사람과 마찬가지로 늙은 잔디는 생장이 감소하므로 젊은 잔디를 많이 유도하려면 양분 공급이 필요하다.비료는 분해 속도에 따라 속효성 비료와 완효성으로 나뉜다. 속효성 비료는 비료를 뿌린 후 1∼2주 지나면 잔디 색깔이 진해지고 생육이 왕성해진다. 그러나 4주가 지나면 영양분은 잔디가 흡수하거나 물에 의해 유실되거나 햇볕에 분해되어 모두 사라진다. 완효성 비료는 비료를 뿌린 후 1∼2주 지나면 효과가 나타나며 3∼12개월간 오래 유지된다. 속효성 비료에 비해 비싸다. 비료를 주기에 적합한 시기는 한국잔디는 5월 초순부터 9월 중순까지며, 한지형 잔디는 4월 초순부터 6월 초순까지 그리고 8월 하순부터 11월 초순까지다. 복합비료(21-17-17)는 월 1회 평당 50∼60g 주는 것이 좋다.잡초 제거잡초는 잔디의 미관을 해칠뿐만 아니라 잔디 자체를 상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잡초는 잔디보다 생육 시기 및 속도가 빠르기에 잔디 생육에 필요한 햇빛을 가리거나 양분을 빼앗아 먹는다. 또한 잡초는 다양한 방법으로 왕성하게 번식한다. 따라서 잡초를 그대로 두면 잔디밭은 잡초 밭으로 점점 변하고 만다.잔디밭이 훼손된 부분에는 잡초가 쉽게 발생한다. 땅속의 잡초 종자는 충분한 햇볕과 수분만 있으면 발아하기 때문이다. 잡초는 빨리 뽑는 것이 좋다. 잡초의 종류는 생긴 모양에 따라 화본과 잡초, 광엽 잡초 및 방동사니과 잡초 등으로 나뉜다. 광엽 잡초는 잎 모양이 둥글거나 넓은 형태로 토끼풀, 망초, 민들레, 질경이, 쑥 등이다. 화본과 잡초는 잎 모양이 잔디처럼 좁고 뾰족하게 생긴 잡초를 말한다. 바랭이, 뚝새풀, 새포아풀, 강아지풀 등이 화본과 잡초 등으로 잔디와 모양이나 생육 패턴도 유사해 잡초 방제가 어렵다.한국잔디에 발생한 화본과 잡초의 방제는 잔디는 살리고 잡초만 죽이는 농약인 파란들, 톤압 등을 전착제展着劑(농약을 효과적으로 살포하거나 해충에 잘 달라붙게 하기 위해 섞는 물질)와 혼합해 처리하면 된다.모래나 흙 뿌리기(배토)모래나 흙 뿌리기는 잔디밭에 모래나 흙을 얕게 공급해 주는 작업이다. 탯치(죽거나 살아 있는 식물체의 새싹, 줄기, 뿌리의 혼합 유기물 층, 높게 자라면 잔디의 물 흡수를 방해한다) 분해를 촉진하고 잔디밭을 고르게 하며 부적절한 토양을 개량하기 위해 배토를 한다. 이를 통해 훼손 부분의 회복을 촉진시키고 잦은 이용에 의한 피해를 줄이며 겨울철 동해를 방지할 수 있다.모래는 잔디 생육기에 뿌리는데 한지형 잔디는 초봄과 가을에, 한국잔디는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입경 0.1∼1.3㎜의 모래를 사용한다. 한 번에 많은 모래를 뿌리면 잔디 잎이 햇빛을 받지 못해 잔디의 생육이 불량하거나 질식사하므로 모래를 뿌리는 양은 0.5∼1㎝ 두께로 한다.사각 플라스틱 삽으로 모래를 잔디밭에 얕게 뿌린 후 빗자루로 모래를 쓸어 잔디와 잔디 사이에 들어가게 하고 물을 준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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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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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정원이 생활을 디자인한다(3)] 지상 낙원, 정원을 빛내는 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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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화가로 유명한 클로드 모네의 '수련'시리즈는 그가 직접 관리한 지베르니 정원이 있어 탄생할 수 있었다. 우리도 모네처럼 정원을 단순히 집을 돋보이게 하는 곳이나 쉼터가 아닌 '지상 낙원'으로 생각하고 꾸며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은 비록 황량해 보이더라도 곧 낙원으로 탈바꿈 될 우리 정원에 필요한 수목을 어떻게 선택하고 관리하는지 알아보자.정리 박연경 기자 자료제공 미림원예종묘 (02-504-2581 www.treeok.com) 강면규(효자건설조경부 02-2287-6777 www.hyoja.co.kr) 삼림조합중앙회기온이 오르는 봄, 수목은 눈이 싹트기 시작해서 성숙한 잎과 가지가 되어 아름다움과 기능을 충분히 발휘한다. 이러한 수목을 심기 가장 적당한 계절로 꼽히는 봄을 맞이해서 수목을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과 식재 및 관리에 대해서 미리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산림청에서 나무심기에 적합한 기간으로 권장한 시기는 남부지역(제주, 전남, 경남) 3월 1일~4월 10일, 중부지역 (충청도, 전북, 경북) 3월 10일~4월 20일, 북부지역(서울, 경기, 강원) 3월 20일~4월 30일이다. 이 기간에 맞춰 수목을 구입하고 심는다면 더 좋을 것이다.봄철에는 모든 수목이 정원에 잘 어울리지만 전문가 수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올 봄 일반적인 관리만으로 별 무리없이 자라는 조경수를 찾아보자.좋은 묘목 고르기성목(큰나무)은 발육이 양호하고 나무의 형태가 아름다우며 병충해를 받지 않은 것을 선택하자. 접목묘는 접목 부분이 단단하게 고정돼 있는지 흔들어서 확인하고, 잔뿌리가 많은 것이라야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 또한 병충의 피해와 묘목에 상처가 없어야 한다. 상록수는 잎이 짙푸르러야 영양 상태가 좋고 웃자란 것보다는 크기가 적당하며 매끈해야 건강한 묘목이다. 흠집이 있는 가지는 병충해의 피해를 입은 것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우리 정원에 어울리는 조경수스카이로켓향나무 로켓모양으로 치솟는 습성을 지니고 있으며 은빛 색채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조경수의 신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는 품종이다.주목 상록침엽교목으로 줄기가 붉어서 주목이라고 하며 심재 또한 유달리 붉다. 습도가 높고 토심이 깊은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라는데 생장 속도는 느린 편이다.황금주목 주목의 변종으로 황금색의 새순이 나오며 정원용 고급 수종이다. 다 자란 황금주목은 희귀 수목으로 가치가 높다배롱나무 속목, 여름에 백일 이상 꽃이 피어서 목백일홍이라고도 한다. 수형과 수피가 아름답다.왕벚나무 벚나무류 중 가장 많이 심는 수종으로 꽃이 잎보다 먼저 피어 화려하다. 특히 가로수로 가장 인기가 좋은 수종이다. 진해 벚꽃축제에서 퍼지기 시작해 지금은 전국 어디서나 쉽게 꽃을 볼 수 있을 정도다.이팝나무 청계천 복원시 가로수로 식재돼 많은 관심을 모은 수종이다. 여름철(6월)의 백색 꽃은 마치 눈이 쌓인 것처럼 아름답다블루베리 최근 각종 매체에서 각광을 받는 수종이다. 전국 어디서나 재배가 가능하며 정원은 물론 화분에서도 쉽게 키울 수 있다. 또한 병충해가 거의 없는 유실수다.석류 클레오파트라, 양귀비 등 전설적인 미인들이 모두 석류를 먹고 아름다움을 유지했다. 그 때문인지 요즘 중국과 아랍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석류가 수입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가치 높은 특종품이다.금낭화 며느리주머니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으며 봄이면 붉은 색의 아름다운 꽃이 종 모양으로 내려온다.어디서 살까?장미, 모란, 라일락 정도의 저목 관목류는 화초시장이나 화원에서도 구입 가능하지만 수목의 경우는 육묘 생산시장이나 임시 식목장에서 구할 수 있다.우선, 수목은 동일한 수종이라도 기계로 만들어 낸 상품이 아니기에 같은 규격의 수세(잎이 무성한 것과 가지 뻗음이 곧은가에 대한 것)와 수형의 좋고 나쁨에 따라 가격 차이가 심하다. 꽃 시장이나 화원은 수목의 수나 크기가 다양하지 않고 생산지에서 소매 단계를 거쳐오기에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다. 상품화된 성목이 대부분이고 묘목은 구하기 어렵다. 반면에 대개 육묘장에서 들어오므로 관리가 잘 된 것이 많으므로 소량만 살 때는 유리하다.조금 멀지라도 생산지를 찾아서 구입하면 묘목에서 성목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묘목의 경우에는 대부분도 도매로 넘기기에 한두 주씩 파는 경우가 드물므로 많은 양을 사야 한다. 한편 생산지까지의 이동거리를 생각하면 가까운 화원에서 살 때와 구입비용이 맞먹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요즘은 인터넷의 활성화로 온라인상에서 묘목 상거래가 많이 이루어지므로 지방에 위치한 생산지에서 직접 운영하는 홈페이지나 중간 상거래 홈페이지를 통해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조경수, 어떻게 심을까?여름이나 겨울에는 고민 끝에 어렵게 구입한 조경수가 운반 도중 상할 우려가 있으므로 봄과 가을에 심는 것이 좋다. 물론 수목시장이 한창 바쁜 봄철에는 큰 소나무를 구입하면 운반은 물론 심을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건축주가 직접 심을 경우에 주의할 점을 알아보자.묘목운반·묘목을 운반할 때는 뿌리가 햇볕에 쬐거나 거조되지 않도록 한다.·비를 맞거나 오래 쌓아두면 부패되기 쉬우므로 조심한다.·묘목이 얼거나 어린순이 부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임시 심기·가식할 때는 끝부분이 북쪽을 향하게 한다.·뿌리를 잘 펴서 묻는다.·묻는 깊이는 상록수는 잎이 묻히지 않을 정도로 하고, 낙엽수는 묘목의 2분의 1 이상이 묻히도록 한다.·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단단히 밟는다.구덩이 파기·구덩이 크기보다 넓게 지피물(땅을 덮고 있는 떨어진 나뭇잎이나 나뭇가지)을 벗겨내고 크기는 수종에 따라 다르지만 규격에 맞추어 충분히 파는 것이 좋다.·겉흙과 속흙을 따로 모아놓고 돌과 낙엽 등을 가려낸다.·묘목은 심기 전에 미리 파두었다가 메운 흙이 가라앉으면 그 다음에 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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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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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정원이 생활을 디자인한다(2)] '아주 특별한' 정원 계획과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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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을 짓는 사람들 대부분이 주택에 대해서는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설계에서부터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진다. 그러나 주택을 풍요롭고 돋보이게 하는 정원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주택 시공회사에다 아예 정원 조성까지 맡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어느 주택을 가도 정원이 비슷비슷하다. 여기에서는 '아주 특별한' 정원을 제안해 본다.글 정형태〈소노스조경㈜ 대표이사〉 02-2202-9138 www.sonos21.co.kr정원의 미학일상의 시작과 끝을 같이하는 공간으로 정원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사교의 장이기도 한 정원은 사회생활의 근원에 해당하는 곳이다. 친구나 지인들을 초청해 가벼운 차 한 잔 그리고 약간의 음식과 함께 나누는 대화야말로 서로에게 참답게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정원은 사교의 장뿐만 아니라 여가 문화의 장이기도 하다. 주5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가족 구성원은 공동의 취미를 찾는데 정원이 바로 그 중심에 설 수 있다.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고 느끼며 손수 가꾸는 정원의 묘미는 다른 무엇보다 값지다. 한 달에 한두 번 가족과 정원을 가꾸어 보자. 잡초도 뽑고 거름도 주고 가지치기도 하고 계절에 맞는 꽃을 들여놓다 보면 어느새 가족 공동의 취미가 생겨날 것이다.조경이 훌륭한 전원주택은 그렇지 못한 곳보다 경제적 가치도 높다. 주택과 달리 정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운치를 더하기 때문이다.정원의 계획현황조사· 정원의 규모와 주변 환경 : 대지의 규모나 위치, 지형, 교통 등은 계획의 제한적 인자 또는 경관적 우수 요인으로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예컨대 사면이 야산이라든지 강을 바라보는 전망이든지, 여기에 따라 계획을 달리해야 한다.‥ 콘셉트와 의뢰인의 취향 : 의뢰자가 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몇 마디 말만 듣고 의뢰인의 생각을 잘 끄집어내 이를 설계자의 의도와 조화를 이루기란 매우 어렵다.… 자연환경 조사 : 기후, 일조, 토양, 생태 등의 자연환경은 식물 생육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이를 면밀히 조사한 후 정원 설계(수종 선택, 배식) 시 고려해야 한다.콘셉트 수립설계자의 의도가 가미되는 부분으로 때로는 철학적인 감수성에, 때로는 주변 환경이나 그 장소가 가지는 역사성 등에서 주제를 도출해 낸다.田정원에 불이? Fire Garden불과 물 등을 조화롭게 이용하여 정원에 생명력과 활기를 불어 넣는다. 야간에 조명과 어울려 더욱 화려하고 따스한 느낌을 발산한다.자연이 그대로 Natural Garden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맞게 분재형 소나무나 유실수 꽃 등을 조화롭게 배치하고 거실에서 넓은 잔디밭과 풍경을 감상하도록 했다.정원을 즐긴다 Party Garden넓은 덱형 테라스와 높낮이의 변화를 주며 곳곳에 쉴 수 있는 벤치를 만들어 파티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잔디밭 면적은 최소화시키며 하드한 도장 면적을 넓게 하는 것이 좋다. 명상이 있는 정원 Pedestrian Garden지압산책로를 조성하여 맨발로 정원을 거닐게 했다. 중간에 아치형 테라스를 지나가며 덱 위에서 가볍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현관 앞쪽에서는 손발을 씻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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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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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정원이 생활을 디자인한다(1)] 한 그루의 나무를 가꾸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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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전원생활자라면 으레 한두 번은 앞마당에 나무를 한 그루라도 심어보려고 했음직한 시기다. 복잡한 도심에 사는 현대인들도 실내에 화분 하나 들여놓을 요량으로 꽃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달이 4월이 아닌가 싶다.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내어 주고 다 잘려 나가 마지막 남은 밑동마저 아낌없이 우리에게 베풀어준다는 짧은 내용의 쉘 실버스타인의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 책은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행복한 순간들을 접하게 하고, 또한 우리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게 한다. 나무의 고마움과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책이다.동화 속 이야기처럼 한 그루의 나무는 녹음을 주고 꽃을 주고 열매를 준다. 특히 현대에 이르러서는 도심의 나쁜 환경(실내외)을 좀더 살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 주는 큰 역할을 한다. 나무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기에 여기에서는 다 설명할 수 없다.나무가 주는 즐거움은 눈에 보이는 '녹색'에만 그치지 않는다. 나무는 뿌리에서 출발해 줄기 그리고 가지에 이르면서 꽃을 내고 열매 맺는 과정을 거친다. 일단 뿌리가 건강해야 좋은 줄기와 꽃과 열매를 기대할 수가 있다. 여기에 뿌리에서 온 영양들을 줄기를 통해 가지 끝까지 잘 보내주는 수고가 더해져야 비로소 '꽃'과 '열매'라는 행복한 순간을 만끽할 수 있다. 그래서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어찌 보면 '나'를 가꾸어 가는 것과 같다. 나무가 자라나는 과정을 보면서 경험하고 느끼며 행복해 하던 일들을 이제 자신의 삶에 비추어 보는 연습을 하면 좋겠다. 나무를 가꾸듯 자연과 호흡하며 우리의 삶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삶의 자세를 갖도록 하자. 나무를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사람이라야 자신도 책임을 다해 건강하게 가꾸면서 멋진 미래라는 열매도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나아가 열매만을 기다리지 말고 녹음 아래서 많은 사람과 대화의 시간도 나누어 보자. 가족도 좋고 옆집 인상 좋은 아저씨 아주머니도 좋다. 지나가는 객이면 어떠랴. 내 주위의 사람들 그리고 타인과 가져 보는 쉼과 대화, 이를 통해 얻는 많은 경험이 분명 우리네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4월 5일 식목일이다. 전국에서 나무를 심기 위한 이벤트가 대대적으로 벌어질 게 분명하고 적지 않은 전원생활자도 정원 한쪽에 보기 좋은 나무를 들여놓을 것이다. '정원이 생활을 디자인한다'고 했다. 나무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작게나마 그늘 아래 쉬어갈 공간을 마련해 보자. 헤르만 헤세처럼 정원에서 한 번쯤은 자신과 벽 없이 만나 보는 것도 정원 일을 하는, 나무를 가꾸는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글 나무를 심는 사람 이성현(푸르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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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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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집] 자연과 예술과 사람이 한데 어울리는 화성 42평 복층 철근콘크리트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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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하우스용 전원주택은 자연환경에 특별히 신경을 써서 택지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숨막힐 듯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생활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게 하는 휴식처이자 마음의 위안처가 되기 때문. 그러니 빽빽한 빌딩 숲보다는 자연의 숲과 시원스런 수평선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주택을 앉히고픈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썰물로 하루에 두 번 바닷길이 열려 모세의 기적이라는 별칭이 붙은 제부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터에 앉힌 진용원 씨의 세컨드하우스용 전원주택은 도심에서 묻은 때를 씻어 버리기에 최적지다. 특히 여름이면 도심의 아열대성 기후로 고생하는 진용원 씨네는 여름 내내 이 집에서 살 예정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송교리
·건축형태 : 복층 철근콘크리트
·대지면적 : 125평
·건축면적 : 42평
·외벽마감 : 노출콘크리트, 시더사이딩
·지붕마감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 : 실크벽지 및 포인트벽지, 타일
·바닥재 : 강화마루, 타일
·창호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열전도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사람과 집 031-771-6414
www.6414.co.kr
제부도가 보이는 서해안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진 산책로에서 걸어서 5분 남짓한 거리에 진용원(52) 씨네 집이 있다. 모던풍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집은 첫 방문자라도 금세 찾아낼 정도로 단연 두드러져 보인다. 특히 외벽 마감을 1층은 노출콘크리트, 2층은 시더사이딩으로 처리해 전체적으로 심플한 직사각형의 건축물에 다양함을 추가했고 위치와 크기에 변화를 주어 설치한 장방형 돌출창들이 외형에 재미를 더해준다.
제부도에 놀러 온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갤러리인 듯한 착각도 일으키게 하는 이 집의 첫인상이 괜히 생긴 것도 아니었다. 아내인 조금연(53) 씨는 대학 강단에서 복식디자인을 강의하는 복식디자인 전문가이자 ‘스토리 사진(특별한 주제나 이야기가 있는 사진)’ 작가다. 조 씨는 이곳을 전시공간이자 지인들과 간단한 다과 파티를 여는 등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에 반영토록 했다는 것.
사람 냄새 나는 문화공간으로 재창조
조 씨는 요즘 문화인류학적으로 접근한 ‘한국인의 정서’를 사진에 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서구문화가 우리의 고유문화와 뒤섞여 참 한국적인 것이 사라지거나 변했다고 조 씨는 느낀다. 그러나 다양한 문화가 혼재된 한국인의 삶 속에서 쉽게 변하지 않는 한국인 본연의 습관적인 행동 패턴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한 한국인다운 모습을 사진에 반영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마치면 집 안팎의 벽면과 이젤 등을 활용해 전시공간으로 만들고 지인들을 초청해 전시회 겸 다과회를 열 예정이다. 조 씨는 “단순히 작품만을 보여주는 전시공간이 아닌 모인 사람들이 작품을 테마로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의 삶과 연관된 ‘이야기가 있는 전시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기회가 닿는 대로 다른 예술인에게도 전시공간으로 내어 줄 생각이라고 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예술작품의 향연은 그 맛이 색다를 것이라고 조 씨는 기대한다. ‘자연과 작품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 이 집을 디자인해 나갈 것이란다. 집이 주제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조 씨는 “이러한 문화활동으로 생기는 기류가 집에 녹아들어 좋은 향기를 풍기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나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제부도가 뒤로는 궁평리 바다가…
이 집은 앞을 가리는 것이 없이 서해가 바로 보이는 편편한 125평의 대지 위에 연면적 42평 복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올렸다. 진용원 조금연 부부는 머릿속에 그린 설계 콘셉트와 공통분모를 가진 시공사를 찾다가 모던풍의 콘셉트가 서로 일치되어 ‘사람과 집’에 건축 의뢰를 했다. 진 씨 부부는 서해가 보이는 전망을 잘 살리도록 설계를 요구했으며 바깥 경관을 집 안으로 들이도록 액자 같은 창을 요구했다. 그래서 집을 서향으로 앉히고 조망과 채광을 살리도록 서측에 대형 창을 냈다. 그리고 집의 양 옆쪽으로 주 출입문과 부 출입문을 설치했다. 서측 창으로 서해 제부도가 보일뿐만 아니라 반대편의 침실이 있는 동측 창으로는 휴가지로 유명한 궁평리의 바다도 보여 바다의 풍광을 앞뒤로 즐길 수 있다.
곳곳에 장방형 돌출창을 낸 점도 이 집의 독특한 부분인데 외부로 돌출시킨 만큼의 내부 공간이 생겨서 공간 활용도가 높다. 화분이나 갖가지 장식품을 놓을 수 있는 장식장, 수납공간으로 활용되고 1층과 2층의 거실에 낸 대형 창은 걸터앉는 벤치 기능도 한다. 또 조 씨의 전시공간으로도 새롭게 연출될 수 있는 활용 가능성이 무한하다.
이 집의 시공에 참여한 ‘사람과 집’의 강인철 과장은 “돌출창은 재료가 더 들고 손이 더 많이 갈뿐만 아니라 비가 새는 등의 사후 문제 발생을 염두에 두고 세심하게 시공해야 하기 때문에 대체로 꺼리는 형태다”라며 “하지만 이 집의 외형미와 전체적인 디자인을 감안해 돌출창으로 시공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창을 돌출시켰고 여기에는 통일감과 동시에 변화를 주도록 각 공간별로 색을 달리한 패브릭 블라인드로 데코레이팅 했다. 또 계단실은 현관 쪽 벽에 붙여 시공했고 반대쪽에 기둥이나 지지대가 없어 시공에 기술과 정성을 쏟은 것이 엿보인다. 1, 2층을 통틀어 창 커튼을 통일시키고 계단실을 부분적으로 얄팍한 스틸로 시공함으로써 공간 확장감을 느끼도록 했다.
사용자 눈높이에 맞는 실용성을 살린 공간 배치
사용자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시공한 점이 잘 엿보이는 이 집 인테리어의 매력 가운데 다른 하나는 1층에 있는 주방이다. 응접실과 트여 있는 ㄷ자 형의 주방은 기존의 벽을 보고 주방일을 하는 구조가 하닌 바깥 풍경을 보면서 주방일을 하도록 주방 시스템을 배치했다. 응접실 공간과 비교했을 때 눈짐작으로 서로 비슷하거나 더 넓어 보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주방 공간을 크게 냈다. 조 씨는 “우리 식구 모두 주방에 들어와서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해도 자리가 비좁게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주방을 퍽 마음에 들어했다.
가족은 모두 5명이지만 주말에 들러 쉬다 가는 정도로 가족 공동 활동이 더 많은 점을 감안해 1층과 2층에 각각 침실 겸 개인공간을 하나씩만 배치했다. 그 대신 활용도가 더 많은 응접실과 주방, 가족실을 채광과 조망이 좋은 남과 서로 개방적으로 배치했다. 2층의 주요 공간인 가족실은 문화공간이라고 가족이 명명하며, 빔 프로젝터와 롤 방식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놓았다. 밤에 영화를 볼 때면 빔 프로젝터에서 영사체가 창 밖으로 새어 나가 마을에서 ‘영화 보는 집’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한다. 2층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1층과 또 다른 느낌이어서 가족은 주로 2층에서 다과를 즐기며 대화를 나눈단다.
집 안 곳곳에 건축주의 아이디어와 작품이 반영돼 시공사와 건축주가 함께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진용원 씨네 집이 앞으로 어떤 작품들로 더 채워져 어떤 모습으로 ‘나이 들어’갈지 기대된다.田
글 박지혜 기자·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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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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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생각한 집] 귀향歸鄕하여 흙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 장수 60평 복층 철골 황토벽돌 조적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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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수구초심首邱初心. 모름지기 도시에 거주하는 전원생활 희망자 상당수의 마음이 그러할 것이다. 지리산과 마주하는 전북 장수군 번암면에서 태어나 청년기 때 서울로 상경한 김종수 씨. 그는 부인 이순분 씨를 만나서 일가一家를 이루고 경제적 기반을 다졌는가 싶더니 어느덧 환갑을 맞이하게 됐다. 노후를 건강하고 따듯하게 보내기에도, 부쩍 잔병치레가 잦아진 부인을 위해서도 고향만한 데가 없다는 생각에 2006년 8월 고향을 찾았다. 따사로운 햇살이 풍부하게 내리쬐는 양지 바른 터에 자리한 연면적 60평 복층 H-Beam 철골조 게르마늄 황토벽돌 조적주택이 그가 귀향하여 지은 집이다. 전통미와 현대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이 주택에서는 밝고 건강한 기운이 흐른다.
건축정보
·위 치 : 전북 장수군 번암면
·건축형태 : 복층 H-Beam 철골조+게르마늄 황토벽돌 조적
·부지면적 : 600평
·대지면적 : 200평
·건축면적 : 60평(1층 40평, 2층 20평)
·외벽마감 : 게르마늄 황토벽돌 줄눈마감
·내벽마감 : 게르마늄 황토벽돌 줄눈마감 + 닥나무 한지 + 미송 루바
·지붕재 : 오지 기와
·바닥재 : 대나무 마루(거실) + 닥나무 한지(실내)
·천장재 : 미송 루바
·식수공급 : 지하수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시 공 : (주)청양벽돌 본사 041-943-2570
영남지사 011-830-8500
www.ghbrick.co.kr
운무雲霧 걷히자 남도의 명산 지리산을 이루는 봉우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더니 따사로운 봄 햇살이 자그마한 마을을 감싼다. 쉼 없이 흐르는 실개울의 물줄기뿐만 아니라, 그 옆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주택의 연붉은 오지기와도 햇살을 머금어 반짝거린다.
황토집이라고 하면 으레 목재로 가구架構를 짠 ‘一’자나 ‘ㄱ’자형 구조에다 한 개의 박공이나 우진각, 팔작 형태의 지붕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이 주택의 입면은 수평과 수직으로 1, 2층 각 공간의 들고남이 분명한 데다 박공지붕을 겹겹으로 포개어 놓은 점이 이채롭다. 다름이 아니라 외관의 아름다움과 하중을 생각해 벽과 지붕을 형성하는 뼈대를 H-Beam 철골조로 짰기 때문이다. 외벽은 게르마늄 황토벽돌(230×110×75㎜)로 이중 공간 쌓기를 하고 줄눈 마감을 했다. 벽돌과 벽돌 사이 약 50㎜ 공간에는 열 관류 저항 복사열이 뛰어난 단열재를 채웠다.
아내의 건강 회복을 위한 자재 선택
김종수 씨는 고향에 집을 짓기로 결정하고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해 자재 선택에 신중을 기했다. 그런 그가 게르마늄 황토 벽돌과 모르타르에 매료당해 2005년 4월 전원주택박람회에 참가한 (주)청양벽돌의 부스를 3번씩이나 방문했다. 첫째 날은 혼자서, 둘째 날은 친구들과, 셋째 날은 부인과 함께 찾아서 자재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는 (주)청양벽돌에다 설계와 시공을 의뢰한 것이다.
게르마늄(운모석)과 황토의 기능 및 성질은 《신농본초경》,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등 고문헌에 잘 나타나 있어 믿음이 간 데다 (주)청양벽돌에서 제조 판매하는 제품이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 시험 결과 원적외선 방사율과 내구성, 축열성, 탈취·분해성, 내진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더욱이 특허청에서 인공 화학성분을 첨가하지 않는 제조 방법으로 발명 특허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이곳으로 이주한 후 몇 가지 사실에 놀랐다는 부인 이순분 씨와 그 이유를 설명하는 (주)청양벽돌 최을용 영남 지사장 사이의 대화 내용이다.
“집을 짓고 이주하자마자 서울에서 남편 친구들이 집들이를 와서는 담배를 연신 피워 댔는데 신기하게도 냄새가 나지 않았어요. 요즘은 집 안에서 한창 청국장을 띄우는 중인데 역시 냄새가 안 나요. 서울의 아파트에서 살 때는 청국장을 먹고 싶어도 냄새 때문에 옆집은 물론 아래윗집 눈치 보느라 엄두를 못 냈는데 말이죠.”
“황토는 흡수력은 뛰어나지만 탈취·분해력이 약한 편인데 여기에 게르마늄을 배합함으로써 취약점을 보완했어요. 현재 새집증후군뿐만 아니라 헌집증후군도 문제인데 두 가지 모두를 해결한 셈이죠.”
“서울의 아파트에서 살 때는 관절이 좋지 않아 다리를 제대로 펴지 못했는데, 이 집에서 3개월 정도 살다 보니 다리를 쭉 펴게 되더라고요. 그후로는 게르마늄 황토 구들 덕에 애지중지하던 나전칠기 침대는 천덕꾸러기가 됐어요.”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 원적외선연구센터 시험 결과 게르마늄 황토 벽돌과 모르타르에서 원적외선 방사율 수치가 그 유명한 춘천옥(0.91)보다 높은 0.93으로 나왔어요. 원적외선이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기에 예전 왕실 바닥에는 게르마늄(흑운모)으로 마감했지요. 이 집에 피부와 접촉하는 바닥과 벽체에 통기성이 좋은 닥나무 한지로 마감한 것도 원적외선 기운을 맘껏 받도록 한 거예요.”
조망과 일조, 편리성을 살린 배치
600평 부지 형상은 앞이 넓고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자루형 경사지다. 전면은 시원스럽게 트여 멀리 지리산과 마주하고 좌측면은 실개울이 이웃과 경계를 이루며 우측면과 후면은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마을 진입로는 전면에서 실개울을 건너 좌측으로 이어진다. 좌향坐向은 전면 지리산의 조망과 일조日照를 고려해 남남서로 정하고, 외부의 간섭을 피할 수 있는 후정後庭을 넓게 내고자 전면 200평에 집터를 닦았다.
경사지임을 감안해 차고 겸 창고를 반지하로 만듦으로써 집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시야를 한층 넓혔고 밤중 마을로 들어오는 차량의 불빛을 차단했다. 또한 1층과 후정의 수평을 맞춤으로써 거실과 주방에서 드나듦도 편리해졌다. 지하에서는 동선을 줄이고자 1층 거실로 통하는 계단을 냈다. 이들 부부는 차고는 여름과 겨울에, 창고는 정원 관리 용품과 잡다한 물건을 보관하기에 매우 유용하다고 한다.
친환경 자재로 건강하게 꾸민 실내
1층 40평 공간에는 현관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거실과 주방을, 우측에는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을 묵직하게 배치했다. 특징은 보기 드물게 거실에 비해 안방이 차지하는 면적이 훨씬 넓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서울 아파트에서 사용하던 가구들을 그대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기존 가구의 치수를 고려해 설계했음은 물론이다. 2층은 20평 공간으로 작은 거실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방을 물려 앉혔다. 작은 거실 전면과 후면에는 지리산과 후정이 한눈에 들어오는 발코니를 냈다.
내벽은 게르마늄 황토벽돌(300×190×140㎜)을 쌓고 황토 모르타르를 칠한 후 가볍고 질기며 통기성이 좋은 닥나무 한지와 국산 낙엽송 루바(거실 일부)로 마감했다. 바닥은 엑셀 파이프(XL-Pipe) 시공이 간편한 게르마늄 황토 구들(390×190×70㎜)을 깔고, 그 위에 운모와 황토 모르타르를 발라 닥나무 한지(거실 대나무 마루)로 마감했다. 기초 부분을 제외하고 안팎에 사용한 마감재 모두 친환경과 건강을 고려했음을 엿볼 수 있다.田
글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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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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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묻어나는 집] 한 지붕 두 자매 가족의 보금자리 안성 60평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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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신령리에 보금자리를 새로 마련한 김형일(41)·오경자(38) 부부는 요즘 로맨틱 영화 속 주인공들이 부럽지 않다. 이들 부부는 서로 기분이 울적할 때면 2층 덱(Deck)으로 나가 저 멀리 대림동산의 석양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그러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음이 평온해지고 위로까지 받는단다. 어린 시절을 초가에서 보냈다는 김형일 씨는 비록 겉모양은 다르지만 지금의 주택에서 예전 초가에서 느꼈던 따뜻함이 되살아난다고 한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여유를 누릴 수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신령리
·건 축 형 태 : 복층 스틸하우스
·건 축 면 적 : 58평 (1층 30평, 2층 28평), 덱(20평)
·외 벽 마 감 : 시멘트사이딩,
방부목사이딩, 스마트브릭
·내 벽 마 감 : 실크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바 닥 재 : 장판, 타일(현관, 다용도실, 화장실), 방부목(계단실, 보일러실)
·천 장 재 : 실크벽지
·식 수 공 급 : 상수도, 지하수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축열식 온돌)
·정 화 조 : 10인용 오수합병정화조
·설계 및 시공 : 거성스틸하우스
031-373-1053
www.gssteelhouse.com
김형일·오경자 부부가 이곳에 전원주택 부지를 마련한 것은 10년 전 일이다. 지금의 부지는 친구 소개로 둘러보러 왔다가 그 이튿날로 계약했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전원주택에서 살고픈 소망이 간절했던 것이다. 거주자의 삶의 질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정된 공간에서 다닥다닥 부피팽창만 거듭하는 공간에서 살기란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혼 후 안성시에서 아파트와 빌라를 옮겨다니며 살 때는 아이들이 아래윗집 눈치를 살피느라 기를 맘껏 펴지 못하고 지내는 것이 안쓰러웠다고 한다. 인터폰 소리만 울려도 아이들이 화들짝 놀랐을 정도라고. 또 거실과 주방/식당으로 이어지는 판에 박은 듯한 구조에서는 가족끼리 오붓해야 할 식사시간에도 서로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텔레비전에 시선을 고정한 채 보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이들 부부는 이 주택을 지을 때 아파트와 빌라에서 느낀 불편함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설계 시공사인 거성스틸하우스(대표 김영윤)에 층간 소음 해결과 거실과 주방/식당의 분리 그리고 현관과 욕실이 바로 마주하지 않도록 요구하였다. 김형일 씨는 이렇듯 가족만을 위한 집에서 살다 보니 전보다 가정이 더 화목해졌다며 밝게 웃는다.
한 집에서 두 가족이 따로 또 같이
이 주택은 58평 복층 스틸하우스로 현관과 덱, 창문의 크기와 위치 등에서 1층과 2층이 닮은꼴이다. 한 전원주택에서 층을 달리해 두 가족이 사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2층에는 김형일 씨 가족이, 1층에는 처형 가족이 정겹게 살아간다. 김형일 씨는 사실 이곳으로 이주하기 전부터 두 가족이 늘 가까이서 살았기에 특이함을 못 느끼는데 정작 이웃은 자매 가족이 오순도순 지내는 모습을 마냥 신기해하는 눈치라고 한다. 요즘 사촌 형제끼리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관계가 서먹함은 물론 심지어 얼굴조차 모르고 지내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데 이들 가족은 낯선 전원에서 사촌 형제들끼리 친구처럼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단다.
꽃샘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던 초봄에 방문한 이 주택은 낮 동안 난방을 하지 않았는데도 실내가 훈훈했다. 축열식 심야전기보일러를 설치했기 때문인데, 이것은 심야 시간대에 보일러의 히터를 작동시켜 온수를 저장했다가 밤 시간대에 난방하기도 하고, 낮 시간대에는 순환 펌프를 작동시켜 방바닥을 난방하는 시스템이다.
항상 처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마라토너이기도 한 김형일 씨는 경주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면 출발선상에 섰을 때 두근거리는 마음을 상기하고 더욱 힘을 낸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자’는 신념의 소유자인데 자신과 맘이 통하는 거성스틸하우스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고 한다.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완공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자신의 집처럼 꼼꼼하게 챙긴 거성스틸하우스 김영윤 대표의 모습은 가슴과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이들 부부는 집을 지으면 먼저 덱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고 싶어했는데 그 파티에 시공사도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단다. 날이 풀리고 가족의 화목함이 봄바람에 실려 신령리에 퍼지면 그때는 더 많은 이웃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한 가지 아쉬움은 지금까지 모시고 살던 할머니가 주택의 완공을 못 보고 돌아가신 것이다. ‘창을 많이 낸 집에서 살면 부자가 된다’는 할머니의 말씀을 예전에는 미쳐 깨닫지 못했는데, 방마다 창을 낸 전원주택에서 살아보니 이제야 그 말뜻을 알겠다는 건축주.
어디서든 자연을 내다볼 수 있는 지금,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야말로 마음의 부자라고 느낀다.田
글 ·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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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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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지은 집]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지은 거제44평 복층 통나무+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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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통나무, 목조(경량 목구조) 콤비네이션 전원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실내가 전부 나무라 집 안에 들어서면 소나무 향이 은은하게 배어 나옵니다. 벽지, 장판, 페인트는 하나도 쓰지 않고 전부 나무로만 마감했습니다. 아름드리 통나무 제일 큰 것으로 거실과 주방을 분리해서 홈-바로도 씁니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부부가 와인을 한 잔 하면 피로는 물론 행복감에 젖어듭니다. 우리 집만의 구름다리도 보여 드릴 게요. 먼길이라도 오시면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평소 《전원주택라이프》를 자주 보고 정보도 많이 얻고 해서 직접 지은 집입니다. 꼭 한번 초대합니다. ― 거제에서 김인자"건축정보·위 치 : 경남 거제시 사등면 덕호리·건 축 형 태 : 복층 통나무+경량 목조주택·부 지 면 적 : 430평·대 지 면 적 : 215평·건 축 면 적 : 44평(1층 30평, 2층 14평)·외 벽 마 감 : 적삼목 사이딩·내 벽 마 감 : 미송 루바·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바 닥 재 : 강화마루·천 장 재 : 미송 루바·식 수 공 급 : 상수도·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건 축 기 간 : 2005년 10월∼2006년 3월·설계 및 시공 : 건축주 직영본지本誌 애독자에게 받는 최대의 찬사가 '본지에서 정보를 얻어 아름답고 편안한 집을 지었다'는 말이다. 한반도 서남부 끝자락에 딸린 섬, 거제에서 김인자 씨가 홈페이지(www.countryhome.co.kr)에 제보한 내용이 그러했다. 더욱이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지은 흔치 않은 집이라는 점이 귀에 솔깃했다. 본지 창간 8주년 기념호를 빛낼 주택이라는 생각에 따사로운 봄 햇살만큼이나 가족애가 물씬 풍기고 잔잔한 이야기가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어 줄 주택을 찾아 거제로 향했다.해금강으로 잘 알려진 거제도는 대진고속도로(대전-통영) 개통으로 이제 서울에서 하루 코스로 오가게 됐다. 덕유산과 지리산, 금강과 남강 등 명산대천名山大川을 끼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통영나들목을 벗어나 거제대교에 다다른다. 정종국(55)·김인자(52) 부부의 주택은 거제시 사등면 덕호리 안쪽 한갓진 마을에 자리한다. 신구新舊 거제대교가 놓인 임진왜란 한산대첩의 전승지 견내량과 바다 건너 통영 미륵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대문을 열자 정종국 씨는 넓은 잔디밭 우측으로 난 진입로에 답석踏石을 놓느라 여념이 없다. 돌가루를 깔았더니 발바닥에 묻어와서 덱(Deck)은 물론 현관까지 어지럽히기에 그 위에다 백두산 현무암을 덮는 중이란다. 이 참에 잔디밭과 진입로를 구분 짓는 낮은 펜스도 진입로 쪽으로 더 내어 잔디 마당을 보다 넓게 쓸 요량이란다. 집 짓고 사계절을 나면서 불편했던 곳들을 찾아서 틈날 때마다 손보는 중인 듯한데, 그 재미가 쏠쏠한 모양이다. 기성복 같은 아파트에서는 생각지도 못하는 일이다.이 주택은 아름드리 통나무로 뼈대를 짜고 벽면을 경량 목구조로 처리해 선과 면이 굵직하고 시원스럽다. 슬래브 일색인 주택들 사이에서 단연 도드라져 보이는데 그렇다고 생경한 느낌은 안 든다. 외벽 마감재가 천연 자재인 통나무와 적삼목 사이딩이기에 친숙하기 때문이다. 정종국 씨는 거제가 고향으로 마산에서 살다가 13년 전 귀향했다. 철근콘크리트 슬래브주택에서만 살다가 8년 전 전원주택을 짓고자 맘먹고 관련 서적과 잡지를 탐독하며 건축 구조를 구상했단다.부지, 교통 여건에 우선 부지는 2005년 7월에 땅값과 교통 여건, 생활 편의 시설을 두루 살펴서 매입했다. 두 아들 모두 장성한 데다 풍광 좋은 거제라 교육 여건과 자연 환경은 생각지 않았단다. 김인자 씨는 무엇보다 편리한 교통 여건이 맘에 든단다. 큰아들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기에 서울에 자주 올라가는데 이전 집에서 통영고속버스터미널까지 거리가 멀고 교통도 불편했기 때문이란다. 이곳에서 200미터만 걸으면 버스정류장이고 10분 만에 통영고속버스터미널과 대형 마트에 닿으며 대진고속도로 통영나들목도 5분 거리다.좌향, 살림집은 온화해야 430평 부지의 생김새는 정방형에 가깝고 우측 옹벽을 기준으로 215평씩 밭과 대지로 나뉘며 대지 좌측으로 산자락이 치마폭처럼 펼쳐진다. 주택의 좌향坐向은 볕이 잘 들며 바다에 뜬 한산도 그리고 통영 미륵산이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남향으로 잡았다. 주위에서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임을 감안해 산을 배경으로 견내량을 향하도록 서향으로 집을 앉히라고 권유했지만, 정종국 씨는 무릇 살림집에는 따듯한 기운이 감돌아야 한다며 남향으로 정했단다.구조, 환경과 건강을 중시 정종국·김인자 부부는 환경과 건강을 중시해서 건축 구조를 선택했다. 이 모두를 만족시키는 구조는 통나무집과 황토집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수년간 집을 어떻게 지을까 연구했단다. 통나무집도 황토집도 욕심이 나기에 먼저 통나무 살림집을 짓고 나서 마당 우측에 별채로 구들을 놓은 황토집을 짓기로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살림집을 지은 지 1년이 지났는데 한쪽에 통나무들이 잔뜩 쌓여 있다. 혹, 집을 지을 때 자재 물량을 잘못 산출한 것일까. 김인자 씨는 한가로이 바다를 바라보면서 지낼 정자를 짓고자 구입한 통나무란다. 바다와 산이 한데 어우러진 곳에 통나무집과 황토집 그리고 정자까지… 이만하면 산천을 찾아 풍류風流를 즐겼던 묵객墨客들의 삶이 예와 다르지 않을 듯하다.설계, 수평 수직으로 각 실과 세대 구분 설계를 할 때는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냈다. 정종국 씨가 가족의 의견을 수렴해 밑그림을 그리면 실내건축학도인 둘째아들 정대진(23세) 군이 캐드(CAD)로 설계도를 완성했단다. 1층 30평은 부부 전용 및 공용 공간으로, 2층은 정종국 씨의 서실書室과 두 개의 아들 방으로 계획했다. 그리고 1층에는 전망이 좋고 볕이 잘 들며 외부에서 이어지는 동선動線이 짧은 전면에 거실과 방을 배치하고, 주방/식당·다용도실·욕실을 후면에 배치했다. 거실과 주방/식당 사이에 가슴 높이로 쌓은 통나무는 공간을 구분하면서 홈바 역할도 겸하기에 눈길을 끈다. 2층에는 계단실을 중심으로 좌측에 20년 가까이 서예를 한 정종국 씨의 서실을, 우측 전면에는 둘째아들의 방을 두고서 그 뒤에 욕실과 수납용 다락을 배치했다. 당초 방으로 계획한 다락은 큰아들이 주로 서울에서 생활하므로 활용 가치를 고려해 용도를 변경했단다. 김인자 씨는 다락은 시공 과정에서 리모델링을 통해 지붕만 높이면 언제든지 방으로 사용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다락방에는 입구만 있을 뿐 계단실에 막혀 진입 동선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다름아니라 계단실 위에 만든 슬라이딩 판이 구름다리 역할을 한다.시공, 진한 가족 사랑을 담아 2005년 10월 설계도가 만들어지자 정종국 씨와 정대진 군은 건축 현장과 진주 치목장治木場을 오갔다. 현장 아래 215평 밭에서 통나무를 다듬어도 됐는데 진주 빌더들의 작업장을 빌린 것은 주민에게 소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이유에서란다. 김인자 씨는 "우리 집 통나무는 현재 군 복무 중인 둘째아들이 엄마가 나무를 닦다가 가시에 찔리면 안 된다며 정성을 들여 다듬었기에 표면이 매우 매끈하다"고 한다. 달포 만인 11월 17일 상량 마룻대가 올라갔지만 입주는 해를 넘긴 3월 9일에야 가능했다. 정종국 씨는 내·외장 마감공사에 시간과 공사비가 늘어났단다. 원래는 땅값을 빼고 건축비로 2억 원을 예상했는데 외장재를 시멘트 사이딩에서 적삼목 사이딩으로, 내장재를 벽지에서 미송美松 루바로 바꾸면서 공기工期가 늘어나고 1억 원이 더 들어갔다고 한다. 이 주택은 지면에서 기초를 1m 이상 높여 습기를 차단하면서 집 안으로 마당은 물론 다도해의 시원스런 풍광을 끌어들였다. 매트 기초 위에 통나무로 귀를 맞추어 틀을 형성한 후 기둥과 보를 짜고 벽면과 천장은 경량 목구조(외벽 2″×6″, 내벽 2″×4″)로 구성했다. 통나무구조는 이음새에 공기는 소통시키면서 수분은 차단하는 징크(Zinc)로 마감하고, 경량 목구조는 밖에서 안으로 적삼목 사이딩, 방수·투습지, 구조용 합판(19㎜), 인슐레이션, 구조용 합판(11㎜), 미송 루바 순으로 마감했다.삶, 소나무 향이 솔솔∼ 주택이 지어지자 건축 담당 공무원이 찾아와서 '살림집 맞느냐'고 물었을 정도다. 그만큼 아름답고 튼튼해 보이는 외관에다 홈-바와 구름다리 등 편리한 기능을 갖춘 주택이다. 또한 통나무 골조에다 바닥은 강화마루로, 벽면과 천장은 루바로 마감했으니 건강에도 좋음은 물론이다. 정종국·김인자 부부는 오늘(3월 9일)이 집 짓고 입주한 지 딱 1년인데 그간 가족 모두 감기 등 잔병치레 한 번 없었단다. 벽체 두께가 40㎝다 보니 여름에는 마당보다 5∼6℃ 온도가 낮고 겨울에는 따듯하며 무엇보다 집 안 가득 은은하게 흐르는 나무 냄새가 상쾌해서 좋단다. 집 안 곳곳에 나무로 만든 테이블과 수납장 등이 보이는데 모두 정종국 씨와 정대진 군의 작품이다. 김인자 씨는 둘째가 군에서 휴가 나올 때마다 가구를 한 가지씩 만들어 놓고 간단다. 정종국 씨는 견내량이 지척에 바라보이는 서실 발코니로 안내하고는, 이 테이블이 둘째가 만들어 준 것이라면 흐뭇해한다.···발코니와 덱에서 바라보니 텃밭에는 쌈채소들이, 잔디 마당 주위에서는 갖가지 수목들이 파릇파릇한 얼굴을 내민다. 김인자 씨는 곧 식탁에 오를 상큼하고 아삭한 푸성귀들과 사계절 꽃을 보고자 울타리 주위에 심은 갖가지 꽃나무들이 꽃망울을 툭툭 터뜨릴 날을 기다리고 있다. 정종국 씨는 집을 지으면서 철부지로만 알았던 아들이 당당히 제몫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고, 법무사사무소에 맡겨도 될 건축 관련 서류들을 자필로 작성해 관청을 드나들며 처리해 준 아내가 사랑스럽다면서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온 가족이 사랑을 모아 정성껏 지은 집. 수십 억, 아니 그 이상을 호가하는 그 어떤 집도 여기에는 견주지 못할 것이다.田글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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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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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집] 주거문화의 정체성을 찾아서 강화 42평 단층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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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서 ‘한국형’이니, ‘토속적’이니 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실제로 그러한 말을 머리에 인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잘 팔린다. 한옥, 황토, 흙집 그리고 구들을 주제로 한 책들이 서점 진열대를 장식하는 것을 보면 주거문화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현상을 우리 민족 고유의 정체성正體性 찾기로 보아야 할까? 오랜 경기 침체와 열강의 수입 개방 압력 그리고 급변하는 사회 양상이나 실태에 대한 반발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 이 시대 우리 주거문화의 정체성은 어떤 얼굴이어야 할까. 민족의 영산靈山 강화도 마니산자락에 자리한 42평 단층 목구조 황토집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건축정보
·위 치 : 인천광역시 강화군 장화리
·건축형태 : 단층 목구조 황토집
·건축면적 : 42평(부속사 다용도실, 보일러실 4평)
·외벽마감 : 전돌 줄눈 마감, 회벽
·내벽마감 : 한지, 타일(화장실)
·지 붕 재 : 한식 기와
·바 닥 재 : 우물마루(거실, 주방/식당), 콩댐 한지(방), 타일(화장실)
·천 장 재 : 서까래·개판(거실), 루바(주방/식당, 화장실)
·창 호 재 : 수공 세살 목문, 새시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구들
·설계 및 시공 : 행인흙건축 031-338-0983 www.hangin.co.kr
인천광역시 강화군 장화리 마니산 등산로 어귀에 서북향으로 앉혀진 42평 단층 목구조 황토집. 소싯적에 일본으로 건너가 가정을 꾸린 건축주가 고국에서 노후를 보내고자 지은 주택이다. 인천공항에서 가까운 데다 고국을 향한 그리움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담아냈다고 한다. 담의 키를 웃도는 솟을대문과 그 양옆에 늘어선 돌과 흙으로 턱지게 쌓아 기와를 얹은 담 그리고 담 너머로 보이는 팔작지붕, 언뜻 보아도 권위와 부를 거머쥔 예전의 대갓집을 떠올리게 한다. 마니산을 뒤에 두고 가까이 호수를 품고 있으니 배산임수背山臨水로 지세地勢도 나무랄 데 없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조상들의 지혜를 오늘날에…
처마와 서까래 문지방이 둥근 솟을대문을 열자 하늘을 받쳐 든 듯한 완만한 곡선의 지붕선 아래로 처마를 이루는 서까래와 부연附椽이 가지런히 격조 높은 자태를 뽐낸다. 처마는 서까래가 기둥 밖으로 빠져나온 공간으로, 그 길이만큼 비의 들이침을 막아 흙벽을 보호하고 햇볕을 차단해 여름철에 시원하다. 우리네 조상들은 서까래 하나(홑처마)만으로는 처마를 길게 뽑는 데에 한계를 느끼고, 처마 서까래 끝에 네모나고 짧은 서까래를 덧얹었다(곁처마). 바로 며느리서까래라고도 하는 부연이다.
기단과 초석 마당에 이르자 넓은 장방형 터 좌측으로 ‘ㄱ’자형 주택이 단아한 모습을 드러낸다. 전돌(검정색 구운 벽돌) 기단基壇 위에 사다리형 초석이 기둥을, 장주초석長柱礎石이 누마루를 받친다. 기단은 집을 지면에서 높여 습기를 차단하고, 주초柱礎라고도 하는 초석은 기둥 밑에 놓여 습기를 차단하면서 기둥이 받는 하중을 지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장주초석은 누마루 자체가 높은 만큼 이를 받치는 기둥에 빗물이 닿거나 튀기 쉬우므로 키를 높인 것이다. 누마루는 습기를 피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지면에서 높이 띄운 공간으로 대개 양반가의 사랑채에 많았다. 이 주택의 누마루에 앉아 계자난간鷄子欄干에 팔을 걸치면 낮은 담 너머로 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난간과 풍혈風穴(바람 구멍)이 구름처럼 생겨 마치 구름 속 선경仙境에 머무르는 듯하다. 예부터 누마루를 담보다 높이 지은 까닭은 여름을 시원하게 나기 위한 방편이겠지만, 한편으로 농번기 때 농터를 부쳐먹는 일꾼들을 감시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전돌과 치장 이 주택은 목구조 황토(황토벽돌 조적)집인데 이상하게도 외벽에서 기둥과 전돌 그리고 회벽만 보일뿐 황토벽돌 줄눈마감이나 기둥을 가로지르는 하방, 중방, 상방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예전에도 방화벽을 만들고자 주초와 주초 사이나 중방 하단에 전돌이나 기와 그리고 육면체의 사괴석四塊石으로 벽을 두껍게 쌓아 올렸다. 이 방화벽은 화재 예방뿐만 아니라 흙벽 보호 그리고 치장적 성격이 강했다. ‘행인흙건축’ 이동일 대표는 이 주택의 경우 물에 취약한 흙벽의 단점을 보강하고 외장의 단조로움을 피하고자 전통 한옥의 방화벽을 응용한 시공법을 접목시켰다고 한다. 보다 발전된 형태로 외벽 창틀 하단에 전돌을 쌓고, 그 안과 상단에 흙벽돌 이중 쌓기를 한 것이다. 대개 목구조 황토집은 흙벽돌 모양과 문양을 살리기 위해 황토 줄눈 마감만 하거나 간혹 황토나 회벽 미장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황토벽돌 이중 쌓기 이동일 대표는 황토벽돌 이중 쌓기로 외풍을 잡았으며 그 과정에서 하방, 중방, 상방이 사라졌다고 한다. 즉 작은 황토벽돌(폭 10㎝)로 기둥을 감아 도리 위까지 올려 쌓는 방식으로 틈을 없앰으로써 한기를 차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흙벽돌 이중 쌓기란 무엇일까. 이 대표는 8치(약 27㎝) 기둥 안쪽에 맞추어 폭 20㎝의 황토벽돌(300×200×150㎜)을 쌓은 후, 그 안쪽으로 폭 10㎝의 작은 황토벽돌(195×90×55㎜)을 한 장 더 쌓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때 작은 황토벽돌은 기둥 안쪽으로 쌓여져 기둥과 외벽(황토벽돌)의 틈 발생을 안쪽에서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외진 기둥(外陳柱 : 건물 외곽의 외진 칸을 감싸는 기둥)과 서까래를 걸치는 도리의 결합 부분도 그 위까지 높여 쌓음으로써 단열을 보강한다는 것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대청을 중심으로 가족을 한자리에…
대청 중심의 공간 배치 이 주택은 ‘ㄱ’자형으로 중앙에 대청 격인 거실을 두고 우측에 현관과 공용 화장실·구들방을, 좌측에 누마루와 드레스룸·화장실이 딸린 안방 그리고 주방/식당으로 공간을 배치했다. ‘ㄱ’자형 전통 살림집은 대개 대청을 중심으로 우측에는 건넌방이, 좌측에는 안방과 아궁이 부엌이 자리한다. 그러고 보면 이 주택은 주방/식당과 화장실이 집 안으로 들어온 것을 제외하면 전통 살림집과 마찬가지로 대청을 중심으로 각 실을 배치한 셈이다. 몇 가지 특징을 보면 먼저, 욕조와 분리시킨 가족 공용 화장실에 거실과 구들방에서 통하는 두 개의 외여닫이문을 냈다는 점이다. 우물마루가 깔린 거실 앞에는 걸터앉기에 편한 쪽마루를 ‘ㄱ’자형으로 내고 전면에는 미닫이 유리창과 한지를 바른 접이식 목木세살창을 달고, 거실과 후면 차실茶室과의 경계에는 미닫이 목세살창을 달았다. 거실과 차실에서는 바로 아일랜드형으로 꾸민 주방/식당 그리고 다용도실과 바깥 장독대로 이어진다. 눈에 띄는 공간이 황토침대 밑에 한식 수납장을 짠 안방으로 황토침대에서 불발기(문 한가운데에 교창交窓이나 완자창卍字窓을 짜 넣고 창호지를 붙여 채광이 되게 문을 바르는 방식) 접이식 창을 열면 누마루로 이어진다.
전망과 건강을 고려한 창과 마감재 이 주택의 창호는 목수들이 현장에서 직접 짠 수공품으로 독특한 역할을 해낸다. 미닫이 세살 창호는 각 실을 구분하고 접이식 세살과 불발기 창호는 집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조망을 시원스럽게 한다. 또한 각 실에 배치한 가구 역시 목수들이 짠 것으로 마감재와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맛을 자아낸다. 거실과 주방/식당 바닥에는 우물마루를, 안방과 구들방에는 콩댐(불린 콩을 갈아서 들기름 따위에 섞어 장판에 바르는 일)을 한 한지 장판을, 그리고 물 사용이 많은 화장실에는 타일을 깔았다. 벽면에는 코스모스 잎으로 수놓은 한지를 발랐다. 거실 천장은 2평주二平柱 오량五梁(2평주는 내부에 기둥 없이 앞뒤 평주에 대들보를 걸어 구성한 것, 오량은 다섯 개의 도리로 구성된 지붕틀)으로 서까래와 개판蓋板(서까래, 부연, 목반자 따위 위에 까는 널빤지)이 드러나 있고 방과 주방/식당은 평천장으로 각각 한지와 루바로 마감했다.
매트 기초와 구들 난방 이동일 대표는 전통 한옥과 현대 한옥을 구분하는 기준은 난방 방식의 차이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구들방에 불길을 들이려면 방고래가 있어야 하기에 그 높이만큼 지표면에서 올리고, 이 높이에 맞추어 마루를 깔았는데 통풍을 위해 마루 밑은 터놓았다고 한다. 현대에 이르러 난방 방식의 변화는 건물의 기초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즉 지표면과 구들 사이, 지표면과 마루 사이의 공간이 필요 없어졌는데, 그 이유는 방바닥 높이 정도에서 지표면의 습기를 차단하는 바닥을 형성해야 배관을 깔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배관 난방이 용이한 콘크리트 기초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 주택의 경우 구들방을 드린 곳은 외곽 테두리만 줄기초 옹벽으로 세우고 구들이 놓일 방바닥과 아궁이, 굴뚝 자리는 터놓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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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택을 ‘전통 살림집과 현대 살림집의 장점을 접목시켜 재구성한 주택’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우리 주거 문화의 정체성 찾기에는 분명한 기준을 두어야 한다. 이동일 대표는 그 기준을 첫째는 ‘집의 배치와 공간 구성’이라는 내용적 측면, 둘째는 그 내용을 담아내는 그릇인 틀(뼈대와 지붕 모양)이라는 형식적 측면, 셋째는 ‘난방 및 건축 소재’로 기능적 측면을 꼽았다.田
글 윤홍로 기자·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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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