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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글밭을 일구며] 안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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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새벽 마당에 나서니 흰 수건으로 눈을 가린 듯 앞을 분간할 수 없다. 하늘도, 산도, 강과 마을이 완벽하게 가려진, 어둠보다 더 어둠이 된 시공. 겨울 새벽 안개 낀 산골은 세상이 정지된 듯 막막하다.하늘에서 비가 내릴 때처럼, 함박눈이 펑펑 내릴 때처럼, 밤사이 이렇도록 안개가 천지를 뒤덮은 산골의 새벽은 신비로운 풍경이 되었다. 하지만 살아 움직이는 것이라곤 보이지 않는, 무엇하나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없는 시공은 외딴섬에 혼자 버려진 듯 두려움을 안겨준다. 보아하니 이 지독한 안개는 쉽사리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라지기는커녕 겹겹이 휘장을 드리우듯 나를 에워싸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안개 속에 젖어들어 볼 일이다. 하늘이 젖어들고 산도 강도 젖어든 것처럼 나도 한순간 안개 속에 젖어들 일이다.가만가만 뒷산을 오른다. 자욱한 안개 속에 맨 몸의 나무들이 신령처럼 서있는 겨울 숲은 흡사 저승길에 들어선 듯 내딛는 발자국이 허방을 딛는 듯하다. 의식마저 몽롱하다."너는 어디를 돌아왔느냐? 어디에서 어떻게 살았으며 무엇을 내보일 것이 있느냐?"가지마다 켜켜이 살아온 세월이 용틀임으로 뿜어나는 나무 한 그루가 저승 문지기처럼 가까이에 버티고 서서 심문하듯 말을 건다. 머리가 조아려지는 엄숙한 위엄이다."아무것도 내보일 게 없습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사랑을 찾지 못하여 아무것도 내보일 게 없습니다."부끄러운 목소리는 나직이 가라앉는다.인간의 삶이란 안개 속에서 허둥대는 몸짓이 아닐까.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어느 길을 가야 하는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 보이지 않는 길을 찾느라 저마다의 눈빛으로 서성이며 조심조심 나아가야 하는,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허덕이고 때로는 보이지 않는 절벽을 만나 스러지기도 하며… 명예도 사랑도 안개 속의 사물처럼 설령 가까이에 있어도 막막하게 보이지 않아 나름대로 버둥대고 두리번거리며 찾아 헤매는 행위, 안개 속을 헤쳐 나왔다 싶어도 다시 안개 속에 갇혀드는 것이 인간의 삶이 아닌가.사랑은 어디에 있던가. 모든 것은 순간이며 영원한 것이 없는, 주기보다 받기를 원하며 결국 자신의 공허를 채우기 위한 욕심일 뿐. 안개 속처럼 한 길 헤아릴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어디에서 사랑을 찾을 것인가. 그럼에도 사랑을 가지지 못한 자는 사랑을 찾아 헤매고, 사랑을 가진 자는 그 사랑을 잃을까 두려움에 자유롭지 못한 것을."그러나 사랑을 가지지 않은 나도 자유롭지 못합니다.""그럼 너는 여기까지 어떻게 왔느냐? 두 아이를 키우고, 전원에 집을 짓고, 책을 펴내고……. 길을 찾지 못하고 사랑을 가지지 못한 네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느냐? 아직도 멀었구나! "호령처럼 안개가 짙게 에워싼다. 순간 등성이 너머 계곡에서 산짐승의 울음소리가 골을 울린다. 안개 속에 짝을 잃은 듯한 노루의 울음이 메아리로 들려오는 새벽 산길에 안개는 비가 되어 내 안에 젖어든다.이제는 안개 속에서도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을까. 더러는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고, 더러는 보이는 것도 보지 않으며 진정 자유로이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갈 수 있을까. 아니, 이미 나는 내가 가야 할 길로 진입하지 않았는가.언뜻 하늘이 밝아오는 여명 속에 한 무리 텃새가 깃을 털며 날아오른다. 겨울 창공을 좋아하는 새들은 어디에서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새들이 날아오르는 안개 속에 오늘 새벽 우리 황토집은 심산유곡에 옮겨진 듯 신비롭다. 이윽고 하늘이 드러나고 산이 드러난다. 멎어 있던 세상이 심호흡으로 일어서는 새벽, 여기 한 점 사람으로 서 있는 나는 가지고도 가진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욕심보다 더 못한 미련함인 것을 안개 걷히는 새벽에 느끼고 섰다.田글 장문자<수필가>글쓴이 장문자 님은 경북 청도에서 출생했으며, 현대수필로 등단한 수필가입니다. 저서로는 수필집 《산 너머에 내가 있네》 《풍경속의 집》 이 있습니다.san--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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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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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에세이/열세 번째 이야기] '넉넉한 삶'에 대한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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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정情이 있어야 '살 맛'이 난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너무나도 각박하고 여유가 없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적으로 변했다.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은 물론 부모도 잊은 채 살아가는 사람도 꽤 많다. 가족 간의 대화가 부족하고 형제 간의 우애도 예전 같지 않다.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정이 엷어진 원인을 꼭 집어서 한 가지로 말할 수 없다. 먼저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사고와 행동 방식, 정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한때 '빨리빨리병'이 우리 사회를 대표했던 것처럼 이젠 정신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에 우리 모두는 익숙해졌다. 거기다 물질 만능주의, 일등 제일주의, 계층 간의 위화감, 프라이버시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분위기 등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리를 서서히 허물어 온 것이다. 여기에 인간 삶의 일부인 건축이 한몫 더한다. 특히 집의 구조가 그렇다.지나친 프라이버시 강조가 문제예전 우리네 집은 쾌적하지도 못하고 살기에도 불편했다. 각자 방이 있던 것도 아니고 거실이니 식당, 부부 방이라는 게 따로 없었다. 한 방에서 먹고 자고 공부하고 모든 기능을 다했던 탓에 눈만 뜨면 온 가족이 다 함께였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한데 어우러지고 끈끈한 정을 나누는 것이 쉬웠다. 청소하거나 집을 고칠라치면 온 가족이 합세하여 해결하는 것도 흔한 풍경이었다.집의 구조는 방문을 열고 나서면 바로 이웃의 얼굴을 보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니 자연히 인사를 나누지 않을 수 없었다. 이웃에 재미난 일이나 슬픈 일이 있으면 금방 알 수 있어서 모른 체 하기도 어려웠다. 별식을 만든 날에는 으레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는 보기 좋은 풍습도 있었다.오늘날과 비교하면 모든 게 부족하고 살아가기가 어려운 시절이었음에도 가족 간에, 이웃 간에 서로 나누고, 그 가운데 정이 넘치면서 여유롭고 풍요롭게 생활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되레 이런 것들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듯하다. 아무리 한 가족이라도 그저 나만의 공간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지내기를 좋아한다. 이웃과 교류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생활을 보호받는 것, 소위 프라이버시(Privacy)를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이다.서양 건축에서는 프라이버시를 대단히도 중요시 한다. 건축을 처음 공부하던 때, 서양 건축 영역에서 유독 프라이버시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서양 건축과 우리네 건축의 가장 큰 차이점도 이 프라이버시가 아닌가 싶다.우리나라 집의 형태나 구조가 이처럼 프라이버시를 중요시 하는 서양 것을 따라가면서 우리 역시 '프라이버시 옹호론자'가 되었고, 그 결과 삭막한 가족과 이웃 관계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프라이버시 하면 아파트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아파트는 사각의 꽉 짜인 틀 속에 '부부방', '아들방', '딸방' 등 가족 구성원 각자의 방으로 잘 구분되어 있다. 아무리 작은 평수라도 방 구획은 정확하게 이뤄진다. 이렇다 보니 프라이버시를 지키기엔 그만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가족 구성원 간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아파트인人'들은 각자의 방에 틀어박혀 식사시간 외에는 얼굴을 보기 어렵다. 어쩌다 거실에 가족이 다 모여도 텔레비전에 빠져 진정한 대화를 나누지도 않는다. 식구가 예전보다 적음에도 좀처럼 한 가족이 함께 할 기회가 없다.이웃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구조는 현관문만 닫아 두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차단 효과가 완벽하다. 그러니 구만리 먼 동네에 사는 것도 아니고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 이웃이 있는데도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남을 의식할 필요도 없고 눈치볼 필요도 없다. 그런데 이게 어디 사람이 사는 것인가!편 가르기를 조장하는 아파트얼마 전부터 우리 사회에 이상한 풍조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나친 '안전장치'다. 물론 사회가 험악해지고 정보 유출 등의 사고가 빈번해지다 보니 이해가 되기는 해도 사람이 사는 집까지 그렇게 해야 하는가 싶을 때가 있다. 모르는 사람들이 마구 회사를 드나드는 것이야 정보 유출이나 근무 환경을 해치기 때문에라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사람 사는 집을 지나치게 엄격한 경비를 하거나 동 출입구마다 비밀번호 키를 설치하는 것은 사람 사는 맛을 사라지게 한다.원래 우리네 인심은 그렇지 않았다. 누구나 집을 방문하면 따뜻하게 맞았다. 심지어 구걸하는 사람이 온다 해도 문전박대하지 않았다. 웬만한 것은 서로 나누어 먹으며 이웃 간의 정을 돈독히 하며 살아온 것이 우리들이었다.그런데 단지團地 정문에서부터 건장한 청년들이 경비를 서고 동 출입구에는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고 또 세대 현관에는 이중의 잠금 장치까지 설치하였다. 그러니 이런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나 구식에 익숙한 부모는 작동 방법을 몰라 아예 아파트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 촌극도 벌어진다. 그런 시스템으로 말미암아 얼마나 안전해지고 살기 좋아졌는지는 모르지만 그렇잖아도 삭막한 사회를 더욱 삭막하게 만드는 것이다.게다가 자기네들 끼리만의 동류의식이 지나쳐 위화감까지 조성되고 있다. 아파트 값 결정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네들만의 성을 만듦으로써 사회적 위화감을 조장하는 것 같아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지나치다.이러한 일이 단순히 자기네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결혼 등 모든 인간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혼기婚期에 찬 자식을 가진 부모는 일부러 전세를 얻어서라도 그런 동네로 이사를 가기까지 한다.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어른들의 행태가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요즘의 아이들은 아예 자신들이 사는 동네나 아파트 평수에 따라 미리부터 계층을 정해놓기까지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도 요즘의 세상살이가 각박해졌다고 하는데 이 아이들이 만들어갈 미래 사회는 도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마당에서 가족과 한데 어울려 살아보자나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며 정답게 살았으면 좋겠다. 일부러라도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서 살붙이기 하는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다. 사회가 복잡하고 삭막하다는 것을 핑계로 자기만의 문을 꼭 닫지 말고 먼저 '나'부터 가족과 이웃을 향한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실천을 해 봤으면 좋겠다.이를 쉽게 실천하는 좋은 방법으로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과 일을 만들 필요가 있다. 또 답답하고 삭막함의 상징인 아파트를 떠나 보는 것이 좋을 성싶다. 단독주택의 삶이라고 없는 정이 저절로 살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단독주택은 우선 구조부터 아파트와는 달리 마당과 정원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건축에서 마당은 대단히 의미 있는 공간으로 친다. 마당은 거실과 같이 공동의 공간이기도 하거니와 '화합의 공간'이다. 마당에는 텔레비전 대신 개, 닭, 토끼가 있고 텃밭과 정원이 있다. 이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가족이 모일 수 있다.온 가족이 마당에서 집을 가꾸기 위한 여러 가지 작업을 같이 하면서, 힘을 합하기도 하고 일을 분담해 한 가지 목표를 완성해 나가는 가운데 애정이 싹트고 정이 두터워진다. 부모는 자식이 땀 흘리는 것을 보면 도와주게 되고, 자식은 힘든 일을 하는 부모를 보면 안타까워 저절로 손을 주게 된다. 이런 공동의 시간은 아파트 거실에서 하는 딱딱한 대화와는 차원이 다르다.단독주택에서는 화젯거리가 얼마나 많은가. 봄이면 마당에 꽃이 예쁘게 피었다고 다들 웃음꽃을 피우고, 텃밭에서 갓 뽑아온 상추와 깻잎이 올려진 저녁 식탁 머리에서는 무에서 유탄생시킨 그 신비로움에 가족이 몇 마디씩 거들면서 음식 먹는 소리에도 정다움이 더해지게 마련이다. 또 갓 깨어난 병아리는 온 가족의 경사가 된다.답답한 공간이 생활을 삭막하게 한다설계를 하다 보면 참 안타까운 때가 많다. 한정된 대지에 최대한의 면적을 뽑아내야 하고 정해진 공간에 갖가지 기능을 가진 방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것도 복잡하기 그지없는 각종 건축 관련 법규에 맞추어서 살기 좋게, 아름답게, 안전하게 설계해야 한다.그러니 때로는 '뭐, 획기적이고 기찬 아이디어가 없나?' 하고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볼 때도 있다. 대지나 평면을 부풀릴 수도 없는 일이고……. 여하튼 한정된 공간에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일은 피를 말리는 작업이다. 타이트한 면적의 아파트 설계는 더욱 그렇다.아파트 구조도 시대에 따라 많이 변했다. 불과 십여 년 전에 지은 아파트와 최근에 지은 아파트의 구조-평면은 너무 다르다. 바로 얼마 전에 건설된 아파트도 최근에 지은 것에 비하면 옛날 냄새가 물씬 풍긴다. 물론 실내 인테리어 수준이나 각종 전자제품, 가구 그리고 건축자재와 공법의 발달 탓이기도 하겠지만 평면 디자인에서 차이가 엄청나다.그만큼 최근에 지은 아파트 평면은 공간 하나하나를 주거자 입장에서 편리하게 설계했다. 자그마한 공간을 잘 활용하여 수납공간을 만들어 요모조모로 편리하게 꾸민 실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기발하게 잘 꾸민 공간이라도 그 면적이 그 면적이다. 그 평수에 모든 것을 다 집어넣어야 하는데 없는 공간이 새로 생길 수는 없다. 그러한 집도 처음에는 살기에 편리한 것 같지만 곧 꽉 차고 만다.사는 것이 어디 처음과 같은가? 살다 보면 살림살이는 늘어나고, 아이들은 금방 성장한다. 못 쓰게 된 물건은 버리기 아까워 쌓아 둔다. 아무리 차곡차곡 잘 정리하고 구겨 넣어 보지만 한정된 공간에 정리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살다 보면 그냥 대충대충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저 이쪽에 던져 놓기도 하고 한쪽에 내팽개쳐 두고 싶은 때가 있다. 그러나 아파트라는 타이트한 공간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이런 공간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취미생활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끼리 함께 할 일도 없다. 온종일 하는 일이란 텔레비전 보기나 컴퓨터를 가지고 노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니 가족이나 형제 간의 정이 싹틀 리 없고 특히 답답한 공간 속에서의 생활은 마음의 여유도 앗아가 더 삭막해져만 간다.공간부터 넉넉하고 여유롭게 만들자아파트에 비하면 단독주택은 여유로움과 넉넉함을 선사한다. 널려 있는 것이 공간이니 안방도 넓게 하자. 거실은 운동장만하게 만들고 바닥은 이중 구조로 낮추어 아늑하게 하자. 주방도 좋은 위치에 넓은 식당과 카페까지 곁들이고, 특히 화장실은 넓고 여유롭게 하자. 용변과 욕실을 분리하고 욕조는 큰 것을 설치하여 집 목욕탕의 행복감을 만끽해보자. 옷 갈아입는 장소를 따로 만들고 … 무엇보다도 아이들 방은 크게 만들자.아무리 대형 평수의 아파트라도 자녀 방은 작다. 요즘 아이들은 살림살이가 많다. 침대와 책장·책상은 필수요, 컴퓨터에 피아노에 또 옷은 어찌 그리 많은지. 그러니 아이들 특히 금세 커 가는 놈들의 방은 넓고도 밝게 만들자. 아이들 방은 전망도 고려하여 방에서 바깥 경치를 바라보면 좋은 위치를 고르자. 아늑하고 은밀한 다락방도 만들어 꿈의 공간도 만들어 주자.단독주택이 좋은 것은 무엇보다도 수납공간과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것이다. 창고도 여기 저기 널려 있다. 주차장에도, 옥상에도, 계단 밑에도, 옥탑에도 그야말로 널려 있는 것이 수납공간이다. 계단 밑도 한두 군덴가. 게을러서 그렇지 찾아 쓰기로 말하면 수도 없이 많다.차곡차곡 애써서 구겨 넣을 필요도 없다. 특별히 정리할 필요도 없어서 좋다. 여기 저기 던져 놓고 발에 걸려 쓰면 되니 얼마나 속이 후련해지는지 모른다. 여유 공간에 헬스장도 만들자. 역기와 자전거 등 운동기구를 들이고 탁구대도 놓자. 그야말로 아파트, 아무리 넓고 화려한 아파트라도 상상할 수 없는 여유롭고 넉넉한 생활이 아닐 수 없다.이 삭막하고 각박한 세상에 할 수 있는 것이나마 제대로 하며 살아 보자. 직장에 나가서는 내 마음대로, 여유를 부리며 일할 수도 없고 남의 눈치를 아니 볼 수 없다. 그런 데서야 별 수 없이 꽉 막힌 채 살아가겠지만, '우리집'에서나마 여유롭고 넉넉하게 살아 보자.田 글 김인환<건축사, TAS건축사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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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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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집] 포인트 벽지로 밝고 화사하게 꾸민 용인 58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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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사이딩에다 방부목과 인조석을 외부 마감 포인트로 활용한 연면적 58평(1층 40평, 2층 18평) 경량 목조주택. 아스팔트 슁글을 얹은 가파른 지붕과 꺾인 면이 많은 입면이 눈길을 끈다. 실내는 개방감을 살린 인테리어가 돋보이고, 특히 포인트 벽지를 활용한 벽면 장식이 밝고 아름다움을 더한다. 석성산을 배경으로 정남향으로 자리한 이 주택은 건축주 부부가 노후를 보낼 요량으로 마련했다.
건축정보
·위 치 :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
·대지면적 : 200평
·건축면적 : 58평(1층 40평, 2층 18평)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방부목 사이딩, 인조 파벽돌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내장 마감 : 실크벽지, 무늬목(월넛) 몰딩, 적삼목 루바
·바 닥 재 : 온돌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미국식), 시스템창호(거실, 독일식)
·계 단 재 : ASH 집성목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시공 : 두원하우징, www.doowonhousing.co.kr,
031-338-0425
영동고속도로 용인 나들목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용인시 유방동 송경이·박경자 부부의 목조주택. 송 씨는 은퇴를 계기로 지난해 10월 부인 박 씨의 고향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이곳은 영동고속도로와 용인시청에서 에버랜드를 잇는 용인-포곡 간 도로가 마을 앞을 지나고 어정-전대 간 도로도 개통 예정이라 교통 여건이 좋은 편이다. 또한 동백지구, 고림지구, 역삼지구, 용인시내 상업지구 등과 가깝고, 용인세브란스병원, 용인중앙병원, 용인서울병원 등도 인근에 위치해 있어 생활·의료 기반시설도 나무랄 데 없다.
개방감 살린 1층 인테리어
배산背山인 석성산을 중심으로 동·서쪽으로 뻗어 나온 언덕들이 마치 날개를 펼친 듯 감싸고, 그 가운데로 실개천이 흐르는 고즈넉한 마을. 이처럼 양지 바른 마을에 이 주택은 좌향을 정남향으로 잡은 데다 큼직한 거실 전면창으로 햇살을 한껏 끌어들여 따뜻한 기운이 넘친다.
시멘트 사이딩에다 방부목으로 포인트를 주고, 전면과 양 측면에는 은은한 색상의 인조 파벽돌로 마감했다. 가파른 박곡지붕에 앞쪽으로 꺾인 면을 많이 내어 입면이 아름답다. 또한 정원으로 꾸밀 부지를 낮게 잡아 조망권을 확보한 점이 눈에 띈다.
1층 내부 인테리어 특징은 ‘개방감’으로 표현할 수 있다. 복도와 거실, 주방에 이르는 동선에 벽을 설치하고 않고 2층을 받치는 기둥만 남겨 놓았다. 이로 인해 거실이 실제보다 넓어 보이고 거실 전면창으로 들이치는 햇살이 막힘없이 집 안 구석구석을 훑는 듯하다. 거실과 연결된 주방은 외부 덱과 통하는 문을 설치해 이동의 편의성을 도모했다. 이와 더불어 기둥과 벽을 잇는 선을 아치형으로 꾸며 단조로움을 보완했으며 TV 뒤편으로 설치한 목재 아트월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할 만큼 조형미가 훌륭하다.
특이하게 이 집은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현관 맞은 편이 아닌 좌측 정면으로 냈다. 햇살이 좋은 주변 여건상 보다 좋은 채광과 단열 효과를 누리도록 설계한 것이다. 남쪽으로 낸 계단 벽면에 큰 창을 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다 보니 2층이 1층보다 더 따뜻해 보인다. 보일러 작동을 멈춘 오후 시간임에도 훈훈한 기운이 남아 있을 정도다.
남향으로 낸 계단, 단열 채광 효과 높여
이 주택의 특징은 무엇보다 포인트 벽지를 많이 사용한 점이다. 단조롭기 쉬운 벽면을 보완하고자 포인트 벽지를 활용하는 것이 요즘 추세라지만 그 면적이 너무 넓다. “60이 넘은 부부가 사는 집이라 밝고 화사하게 보이고 싶었다”는 건축주 송이경 씨. 그는 시공사에 여러 가지 벽지로 마감할 것을 주문했다고. 포인트 벽지를 방, 복도, 계단, 거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인테리어 효과를 낼 만큼 무늬와 색상이 다양하다.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 10월 이곳으로 입주한 건축주 부부. 땅을 밟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은 마음에 곧바로 전원행을 결심했다. 3개월간 전원에서 생활하다 보니 무엇보다 답답하지 않은 생활 여건이 너무 좋다고 한다.
요즘 운동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는 송이경 씨는 벌써부터 봄이 기다려진단다. 겨울을 앞두고 입주한 터라 제대로 정원을 가꾸지 못했기에 올봄에는 나름대로 정월을 가꿔 볼 요량이다.
“정원에 잔디도 깔고 갖가지 야생화도 심고… 이것저것 계획한 것들이 많아요. 지금은 나무 몇 그루만 덩그렇게 심어 놓았는데 봄이면 이놈들과 어울릴 만한 친구들을 소개시켜 줄 겁니다. 그리고 남으면 텃밭도 일궈야지요. 그게 다 전원에 사는 맛 아니겠습니까.”
글 홍정기 기자 · 사진 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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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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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집] "아토피가 말끔히 나았어요" 양평 59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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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은 2″×6″, 내벽은 2″×4″ 구조인 59평 복층 목조주택. 유럽식 설계에 따라 각 방마다 높고 낮은 지붕선을 살려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밋밋하기 쉬운 시멘트 사이딩을 이미지 스톤으로 보완하고, 내부는 사암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독특하게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건축주 김태곤·정주아 부부는 진물이 날 정도로 아토피성피부염을 심하게 앓는 둘째아들을 치료하고자 이 주택을 마련했다고. 지난해 2월에 입주하여 1년간 전원에서 생활하다 보니 이젠 자리를 잡은 것 같다는 이들 부부의 주택으로 들어가 보자.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항금리
·대지면적 : 235평
·건축면적 : 59평(1층 30평, 2층 29평)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이미지 스톤
·내벽마감 : 실크벽지, 사암
·창호재 : 캐나다산 시스템 창호
·지붕재 : 적삼목 너와
·바닥재 : 강화마루
·난방 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주)에덴하우징 031-794-1305
www.3808.co.kr
남한강을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수려한 자연 경관이 눈길을 이끌고, 강변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카페들이 코끝을 자극한다. 강하면 가장 안쪽에 자리한 항금리는 최근 전원주택의 요지로 부상하고 있다. 얼마전 문화마을로 지정되어 각종 관련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는 점에서도 밝은 전망을 예측할 수 있다. 이를 입증하듯 전망 좋은 산기슭마다 전원주택단지임을 알리는 입간판이 속속 눈에 들어온다.
양지바르고 전망 좋은 터에 지은 집
강변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식당과 카페에 눈을 팔다 보면 길을 놓치기 십상. 유혹(?)을 뿌리치고 양평에서 광주/퇴촌을 잇는 88번 국도를 따라 강하면에 접어들기 무섭게 좁은 길로 한참을 들어섰다. 양자산에서 떨어져 나온 언덕배기에 다다르자 예쁜 집들이 삼삼오오 눈에 들어온다.
크고 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그 한쪽으로 시원스레 트인 전망 그리고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양지바른 마을. ‘분명 이곳 어딘가에 방문할 집이 있겠다’고 직감했다. 바로 그러했다. 2006년 2월 전원생활을 시작한 김태곤·정주아 부부의 보금자리는 언덕 중간쯤에 위치했다. 김태곤 씨의 안내로 현관에 들어서자 어린 녀석 둘이 뛰어나와 반갑게 맞는다. 우솔(6), 한울(3) 형제다. ‘안녕하세요’라는 말에 답하려는데, 그새 집 안 어디론가 사라졌다. 한 녀석은 알몸이었던 것 같은데…. 잠시 두리번거리자, 김태곤 씨는 바로 저 녀석들을 위해 전원생활을 시작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아파트에 살던 이들 부부가 전원으로 이주를 결심한 계기는 둘째 한울이의 아토피 증세가 날로 심각해지면서부터. 진물이 날 정도였다니 부모로서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김태곤 씨는 “집사람이 아토피를 깨끗이 낫게 하는 곳으로 이민을 가자고 할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곳에 둥지를 튼 지 1년. 그새 한울이의 아토피가 씻은 듯이 나았다고. 좀 전에 알몸으로 뛰어 나왔던 한울이 몸에서 아토피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새 형제가 옆에 와 앉았다. “어때, 이곳이 좋니?” “네-. 너무 좋아요.” 큰 소리로 답하는 우솔이도 동생이 이젠 안 아픈게 좋은 모양이었다.
사암을 활용한 돋보이는 벽면 장식
이 주택은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한 외벽의 단조로움을 이미지 스톤으로 보완하고 지붕에는 너와를 얹어 목조주택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현관문을 열면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보이고, 오른편으로는 거실과 노모가 거주하는 작은 방이, 왼편으로 안방·주방·응접실이 자리한다. 유럽풍으로 높게 솟은 지붕선을 살렸으면서도 거실은 다른 곳보다 높이가 낮은 독특한 구조다.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 거실을 아늑한 분위기로 꾸미고 싶어한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한 것. 거실 전면으로 넓은 창을 내고 주방에서 바라보이는 방향으로 창을 듬성듬성 크게 냈다. 그 이유를 묻자, 대지 구조상 어쩔 수 없이 남향이 아닌 서향으로 집을 앉혔기 때문이란다.
주방에는 빨간색 빌트인 가구들를 들여놓은 데 비해 마주한 응접실은 앤틱풍으로 꾸민 것이 이채롭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응접실 가구들이 적갈색이라 그리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인테리어에서 눈여겨볼 곳은 사암을 활용한 내벽 장식이다. 모래가 퇴적돼 암석을 이룬 사암은 모가 나 있고 약간 울퉁불퉁하며 까칠까칠한 표면을 가진 것이 특징.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노출콘크리트와 비슷한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는데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을 지닌다. 이와 비슷한 역암이나 이암에 비해 습기를 전혀 흡수하지 않아 자연 부식의 염려도 없다. 그러나 전원주택에서 유사한 용도로 널리 쓰이는 파벽돌과 비교하면 가격이 높다는 부담이 있다.
2층에 이르면 왼편으로 거실과 아이 방이 자리한다. 홈바를 놓으려고 마련한 작은 응접실이 거실 벽면을 밝히고 온 가족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소파가 등을 지고 있다. 2층 역시 전망 좋은 서쪽을 바라보도록 창을 크게 냈는데 항금리 전경이 눈앞에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이곳의 설계와 시공은 맡은 (주)에덴하우징은 김태곤·정옥주 부부 주택을 포함한 7필지에 소규모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2채가 완공됐으며 분양을 완료한 1필지에 대한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글 홍정기 기자·사진 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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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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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집] 기능성 편리성 미관성의 삼박자 갖춘 경주 51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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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농가주택이 다양한 구조와 형태로 바뀌고 있다. 천편일률로 빨강 파랑 기와를 얹은 슬래브 주택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것이다. 혹자는 국적 불명의 주택들로 한국 농촌의 전통미가 퇴색한다고 우려한다. 그들에게 문화란 무엇이며, 한옥韓屋이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의식주衣食住 전반에 걸쳐 생활 양식이 변했는데 언제까지 초가나 기와집 타령만 할 거냐고. 또 판에 박은 듯한 구조로 전체주의를 상징하는 새마을주택이 한옥이냐고. 그 우려는 삶의 질을 차치且置하더라도 도시는 발전해야 하고 농촌은 정체해야만 한다는 논리밖에 안 된다. 그보다 문화재로 가치 높은 도시나 농촌의 가옥을 잘 보존하자는 주장이 더 타당할 것이다.
경주시 감포읍 감포리 바다를 한눈에 바라보는 곳에 지은 51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분명 미국식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온돌 장치를 했고 현관에서 신을 벗게 했으며 물을 많이 사용하는 욕실은 바닥을 낮추어 시공했다. 서구의 대류 난방과 신발을 신는 입식 생활, 건식 욕실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많다. 이렇듯 우리나라 땅에다 당대當代의 주거 문화를 잘 반영해 지은 주택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주시 감포읍 감포리
·건축형태 : 복층 목조주택(외벽 2″×6, 내벽 2″×4″)
·지역/지구 : 제2종 일반거주지역
·대지면적 : 232평(768㎡)
·건축면적 : 51평(168.3㎡)
1층 - 36.83평(121.74㎡), 2층 - 14.08평(46.56㎡)
·외벽마감 : 파벽돌, 스펜스조 사이딩
·지 붕 재 : 사각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장마감 : 실크벽지, 루바, 무늬목
·바 닥 재 : 강화마루
·천 장 재 : 루바, 실크벽지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상수도
·설 계 : 홍은 054-771-8110
·시 공 : (주)풀무이엔씨 02-997-1133
www.poolmoo.co.kr, 풀무이엔씨.kr
건축주 정병태(59세)·김분순(52세) 부부에게 전원생활에 대해 묻는 것은 어폐語弊가 있다. 정 씨는 감포 토박이로, 이곳에서 줄곧 밭농사를 지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올해 초, 13년간 살던 기존 21평 슬래브집을 헐고 경량 목조주택으로 개축改築해 입주했다. 콘크리트를 부어서 박스 형태로 만든 슬래브집은 살기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노모(87세)와 두 자녀, 이렇게 다섯 명이 살기에는 집이 너무 협소했지요. 무엇보다 밭에서 땀 흘려 일한 후 아무리 잘 씻어도 온 몸이 늘 가려웠고요. 자고 일어나면 영 개운치 않은 게… 그 원인이 시멘트 독毒 때문이란 걸 알고는 2년 전 집을 다시 짓기로 한 거예요.”
이들 부부는 본지本誌에 소개된 주택들을 보면서 건축 구조를 경량 목조주택으로 정했다. 목조주택 거주자의 대부분이 건강에 좋고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다고 한 인터뷰 내용에 마음을 빼앗겼던 것. 물론 흙집도 생각했지만 집터가 도로에 붙어 있어 미관 때문에 목조주택에 호감을 더 가졌다고. 시공도 본지를 통해 알게 된 (주)풀무이엔씨에다 의뢰했다고 한다.
“작년 초순 목조주택을 오랫동안 많이 지었다 싶은 여러 업체하고 상담했어요. 그 대부분이 거리가 너무 멀다며 손사래를 쳤는데 (주)풀무이엔씨만은 상담에 진지하게 응했을 뿐만 아니라 이곳까지 직접 내려왔지요. 집터를 둘러보고는 바다 전망이 빼어난 데다 도로에서 진입 여건도 좋다면서 목조주택이 드문 이곳에 모델 케이스 삼아 한번 지어 보자고 해서 인연을 맺었지요.”
일조와 전망을 고려한 배치
이 주택은 감포항이 내려다보이는 31번 해안도로에 인접한 데다 입면과 지붕 선이 아름답고 앞에 정자까지 놓여 있어 단박에 시선을 잡아끈다. 여기에 외벽을 연붉은 파벽돌과 나무 특유의 결이 아름다운 스벤스조(Svansjo)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지붕에는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어 볼륨감을 배가시켰다.
대지 형태를 보면 우측면은 해안도로에 그리고 전면과 좌측면은 옹벽 아래인 마을 진입로와 밭에 인접해 있다. 주택 진입 동선은 해안도로에서 신축 중인 창고 앞을 지나 전면으로 나 있다. 소음을 피해 해안도로에서 떨어뜨려 좌향坐向을 남향받이로 정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유 공간이 많은 후면에 비해 전면이 비좁아 보인다. 그 이유는 후면에 8미터 도시계획도로가 잡혀 있기에 주어진 대지 조건 하에서 일조와 바다 전망을 최대한 고려해 주택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기존 집터는 신축 중인 창고 자리고, 현 주택은 비탈진 밭에 옹벽을 치고 흙을 메워 대지로 조성해 앉혔다. 이렇듯 성토盛土를 한 땅인 만큼 기초를 튼튼히 하고자 잡석 다짐 후 60센티미터 깊이로 버림 콘크리트와 줄 기초, 매트 기초를 했다.
이 주택의 벽체 구조와 마감재를 보면 외벽은 2″×6″ 경량 구조재를 일정 간격으로 배치하고 단열재인 인슐레이션, 구조용 판재인 O.S.B., 방습지인 타이벡(Tybek) 그리고 파벽돌과 스벤스조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내부는 벽과 천장을 커버해 방화 구조의 안정성을 높이는 석고보드를 대고 하단 부는 루바로, 상단부는 실크벽지로 마감했다. 내벽은 2″×4″이고, 바닥에는 강화마루를 깔았으며, 천장은 2″×10″ 장선에다 인슐레이션, 석고보드, 실크벽지와 루바 또는 실크벽지 순으로 마감했다.
노모를 편히 모시려는 공간 배치
실내는 삼대三代가 생활하도록 수평과 수직으로 공간을 분리했다. 1층은 거실을 중앙에 두고 우측에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부부 방을, 좌측에 노모 방을 배치했다. 거실과 주방/식당 공간은 높이를 달리한 복도로 구분 짓고 주방 입구를 아치형 몰딩으로 처리했다. 또한 주방/식당에 딸린 다용도실은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자 미닫이문을 달고 바닥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므로 타일로 마감했다.
대개 세대별 간섭을 피하고자 부부 방과 노모 방을 떨어뜨리고, 주부의 동선을 줄이고자 부부 방 가까이 주방/식당을 배치한다. 그런데 이 주택은 주방/식당이 부부 방이 아닌 노모 방 가까이 위치한 점이 특이하다. 여기에는 건축주 부부의 효성이 담겨 있다. 아흔을 바라보는 노모를 편안히 모시고자 노모 방을 햇살이 잘 들고 바다 전망이 좋은 좌측에 배치한 것이다. 또한 노모 방에서는 넓은 창을 통해 일출을 바라보고, 전면 미닫이창을 통해 넓은 덱(Deck)으로 나가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한편 2층은 계단실과 욕실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두 자녀의 방이 자리한다. 벽지의 색상을 아들 방은 그린 계열로, 딸 방은 핑크 계열로 마감했으며, 두 방 모두 전망을 고려해 장방형 창을 큼직하게 냈다. 한편 현관의 포치 상단인 2층 발코니 중간에 미닫이문을 달아 실내와 실외로 구분했다. 이 실내 발코니에 책상을 놓아 전망 좋은 서재처럼 꾸몄다.
이 주택의 또 다른 특징은 전실前室을 넓게 뽑고 각 실마다 붙박이장을 설치해 공간 활용과 미관성을 극대화한 점이다.
주택, 건축주에게 자부심 갖게 해
건축주 정병태 씨는 집이 튼튼하고 단열성이 좋아서 연일 기온이 영하를 밑도는 데다 매서운 바닷바람이 부는 이 계절에도 속옷바람으로 지낸다고. 목재 뼈대가 세워졌을 때만 해도 동네 사람들이 저런 집에서 어떻게 겨울을 나겠느냐며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집이 지어지자 구경을 와서는 모두 부러워하는 눈치라고 한다.
또한 해안도로를 달리던 사람들이 집 앞에 멈춰 서서 사진을 찍는 걸 보면 집이 예쁘긴 예쁜 모양이란다. 감포 이쪽으로는 상업용 통나무집만 몇 채 있을 뿐 경량 목조주택은 드물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부산이나 서울 번호판을 단 자동차까지 멈추어 서는 걸 보면 어깨가 으쓱해진다고.
바로 옆에 창고 겸 샤워실, 찜질방을 짓느라 한창인데 주택과 마찬가지로 경량 목구조다. 창고까지 목구조로 짓느냐고 묻자, 예쁜 이 집의 이미지가 반감될까 조심스러워 대충대충 지을 수 없었다고. 새 집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보이는 건축주에게서 삶을 담는 그릇으로 살림집이 어떠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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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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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이는 집] 81평 대지를 넓게 활용한 인천 58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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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서부지역 부동산시장에서 상한가를 치는 곳 가운데 하나가 인천시 중구에 속하는 영종도다. 2009년 신공항철도가 개통 예정이고, 동북아 경제의 허브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인 송도신도시와 청라지구 등과 함께 삼각 벨트로 묶인 경제자유구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영종도에서 단독주택지로 각광 받는 곳은 인천국제공항을 배후로 개발된 공항신도시의 운서동 일대다. 접근성이 양호하고 인근에는 기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단독주택지는 주로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데 평당 300만 원을 호가한다. 이제 막 마을의 면모를 갖춰나가기 시작한 이곳 단독주택지에는 특이한 58평 복층 목조주택이 자리한다.
건축정보
·위 치 : 인천시 중구 운서동
·건축형태 : 복층 목조주택(2″×6″)
·지역/지구 : 1종 전용 주거지역
·연 면 적 : 58평(191.4㎡)
·건축면적 : 36평(118.8㎡).
1층 - 33.7평(111.64㎡), 2층 - 24.1평(79.79㎡)
·외벽마감 : 일본식 패널 사이딩
·지 붕 재 : 일본식 슬레이트
·내 장 재 : 실크벽지, 아트월-에코카라트(Ecocarat)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 가스보일러
·식 수 : 상수도
·설계 및 시공 : (주)홈포인트코리아
031-264-4720, www.hpk.in
공항신도시 I.C.로 나오자마자 신도시임을 상징하듯이 고층 빌딩숲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새로 들어선 아파트, 상가, 학교, 병원, 은행 등의 건물에서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숲을 벗어나면 도로 우측으로 이제 막 단독주택들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마을다운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운서동의 안골·은골이 나온다.
그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주택이 있는데 외관이나 마감재가 그동안 많이 보아온 주택들과는 판이하다. 중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건축주가 주말용으로 사용하는 주택이다. 잦은 외국 출장을 고려해 인천국제공항에서 10여 분 거리인 이곳에 2004년 부지를 마련하고 건축은 건강과 환경성을 고려해 목조주택으로 선택했다.
심플함과 모던함을 살린 마감재
이 주택은 입면과 지붕을 많이 꺾어 시각적인 변화를 준 주택과 달리 밋밋할 만큼 벽체를 수직으로 올렸고 지붕의 물매도 가파르지 않다. 단지 1층과 2층 외벽의 사이딩 색상을 달리하고 좌측에 낸 현관의 흰색 포치 기둥으로 포인트를 주었을 뿐이다. 슬레이트를 얹은 지붕은 사면 어디에서 바라보든지 삼각형인 우진각인데 전체적으로 단순미와 현대미가 돋보인다. 그 이유는 일본식 사이딩과 슬레이트가 천연석과 점토기와 같은 질감을 내기 때문이다.
설계 시공사인 홈포인트코리아가 일본에서 들여 온 마감재로 시멘트계 특수 원료를 고온 고압으로 성형해 만든 제품이다. 햇빛에 강하여 장기간 노출에도 변색이 없으며 표면이 세라믹 성분이라 오염에도 강하다. 사이딩은 천연석처럼 자연스런 느낌의 디자인이 가능하고, 슬레이트는 무게가 점토기와의 1/2인 초경량으로 소리의 통과나 반향을 억제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이 주택의 대지는 81평으로 우측면과 후면이 공공녹지에 접한 직사각형 모양이다. 대지 좌측 전면으로 진입로가 나 있어 건축면적 36평 주택을 뒤로 물려 남동향으로 앉힘으로써 햇살을 풍부하게 끌어들이고 넓게 확보한 앞마당에는 잔디를 깔았다. 한편 대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사면이 각각 11미터로 정사각형인 주택의 요철凹凸을 줄였다.
또한 외부에서 실내에 이르는 동선을 최소화하고자 도로 경계에 곡선으로 낮은 담을 쌓고 그 중간에 목재 대문을 냈다. 대문에서 주택 좌측 현관에 이르는 길에는 잔디밭을 가르는 답석踏石을 깔아 놓았고, 현관 포치에는 답답함을 덜면서 외부 간섭을 피하고자 한쪽 면을 목재를 사용해 갤러리처럼 마감했다.
각 실의 기능성을 강조한 공간 배치
공간 배치를 보면 1층의 경우 우측면에는 드레스룸/파우더룸, 월풀 욕조가 딸린 부부 방을 길게 배치했다. 벽체 상부에 벽걸이 에어컨을 매입하고 침실과 드레스룸/파우더룸의 경계는 문 대신에 목재를 일정 간격으로 막아서 구분했다.
중앙은 하단부가 노출된 철재/오크 집성판 계단을 기준으로 전면에는 거실이, 후면에는 식당/주방이 있다. 거실은 천장을 오픈시켜 개방감을 주고 전면에 장방형 창과 고창을 냄으로써 일조와 전망을 확보했다. 후면의 아일랜드형으로 디자인한 주방/식당 양옆에는 다용도실과 바닥 높이를 달리해 좌식坐食 방을 드렸다. 한편 계단과 식당 가까이 배치한 화장실은 문턱을 없애고 건식으로 마감한 점이 눈에 띈다.
계단에서 바라보이는 2층 벽면은 포인트 벽지로 마감해 미적 효과를 높였다. 2층은 계단 공간의 강화 유리 난간을 중심으로 다락방과 욕실이 딸린 침실, 서재 겸 게스트룸, 공용 욕실, 침실 등을 빙 둘러가며 배치했다. 1층 거실을 오픈시켰음에도 벽체를 수직으로 올렸기에 지붕 밑에 두 개의 도머 창(Domer : 지붕 아래 방을 밝게 하기 위하여 설치한 지붕 창)을 설치한 다락방이 가능했다. 또한 후면 좌측 침실의 경우 이중으로 낸 문을 통해 공용 욕실로 바로 통하게 한 점도 특이하다.
각 공간의 특징을 보면 가족이 함께 하는 거실은 상부를 오픈시켜 개방감과 자연 채광을 유도했고, 독립공간인 침실은 프라이버시에 중점을 두어 침실과 침실 사이에 붙박이장을 설치해 소음을 차단했다. 또한 가사공간(주방/다용도실)은 아일랜드형으로 거실 방향으로 배치했고 전이공간인 현관은 외부에서 직접 보이지 않게 목재를 사용해 갤러리 형태로 장식했으며 2층 복도를 회전형으로 만들어 각 실로 진입하게 한 점도 눈에 띈다.
인테리어는 주택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사랑을 받는 내추럴 모던 스타일을 주조로 하되 부분적으로 강한 컬러의 나무색으로 포인트를 줌으로써 공간의 느낌을 더욱 스타일리쉬하게 표현했다. 부부 침실은 실내 벽지 패턴을 화려하게 하여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2층 자녀 공간은 실용성에 중점을 두어 각 실마다 수납과 세면 공간을 연결해 주어 기능성을 강조한 동시에 그 자체를 포인트 요소가 되게 했다.
건축주는 설계·시공업체를 신뢰성과 디자인 감각에 중점을 두고 홈포인트코리아로 선정했다고 한다. 자재는 충분한 사전 협의를 통해 신제품 위주로 검증 받은 것만을 선택했다고. 한편 외국 출장이 잦아 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없었는데 집을 짓고 나니 주위에서 더 좋아해 흡족하단다. 여기에 신뢰성 있는 시공사를 선택해 설계 및 인테리어 협의를 구체적으로 한 게 좋은 집을 지은 결정적 계기라는 말을 덧붙였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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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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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집] 현대식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예산 53평 복층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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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전통 가옥을 현대식으로 개량해 황토집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시도를 많이 한 집이다. 고령토로 외벽과 내벽을 마감하고 단열을 고려해 황토벽돌을 이중으로 쌓았으며 구조용 목재 위에 넓은 판재를 덮어 거실 천장을 지붕선까지 끌어올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는 예당저수지가 눈앞에서 장관을 이루는 충남 예산 응봉면 복층 목구조 황토집을 다녀왔다.
건축정보
·위 치 : 충남 예산군 응봉면 평촌리
·건축형태 : 목구조 복층 황토집
·대지면적 : 300평
·건축면적 : 53평(1층 35평, 2층 18평)
·외벽마감 : 고령토, 시멘트(거실, 굴뚝)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내장마감 : 고령토
·바 닥 재 : 황토
·천 장 재 : 미송
·식수공급 : 지하수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좋은집 만들기
041-331-5332
“10년간 아파트 생활을 하다 보니 땅을 밟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관련 서적도 찾아보고 주위 사람들한테 조언도 구하면서 3년 남짓 자료를 수집했어요.”
건축주 정낙훈 씨가 충남 예산군 응봉면에 53평 복층 황토집을 짓게 된 사연이다. 처음에는 기존旣存 주택을 구입하기로 맘먹고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으나 자꾸만 욕심이 생겼다고. 이왕 시작하는 전원생활, 우리 가족만을 위한 집을 짓자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그후로는 목조주택과 황토집이 눈에 들어왔으나, 현지에서 목조주택을 전문으로 시공하는 업체를 찾기 힘들었다. 한편 내심으로는 흙을 밟고 살기로 작정한 만큼 집도 흙으로 짓고 싶어졌다. 마침 친구인 김재운 씨가 예산군 응봉면에서 흙집을 전문으로 시공하는 ‘좋은 집 만들기’의 실장으로 있어 그에게 설계와 시공을 맡겼다.
고령토로 모던한 분위기 연출
나무로 골조를 짠 후 단열 효과를 높이려고 황토벽돌을 이중으로 쌓아 벽체를 만들었다. 외벽은 황토벽돌 위에 황토와 모래를 1대 1로 섞어 바르고, 그 위에 고령토와 모래를 1대 1로 혼합한 후 여기에다 응고력이 강한 우뭇가사리와 수사水瀉(소귀나물) 등과 함께 반죽해 두 차례 미장했다. 이 집은 외벽을 고릉토 또는 백도토白陶土라 불리는 고령토로 마감하여 분위기가 한결 화사하면서 모던하다.
“흙집을 짓는다고 하자 집사람이 ‘너무 칙칙해서 싫다’며 반대하더라고요. 그래서 현대식 느낌이 드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흙집을 짓겠다고 약속했죠.”
‘어떻게 하면 아내의 마음에 꼭 드는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정낙훈 씨는 김재운 실장과 수 차례 상의한 끝에 고령토에서 그 해답을 얻었다. 백색이면서도 약간의 회색 기운이 도는 고령토야말로 황토가 주는 무겁고 탁한 느낌을 보완할 수 있는 최상의 자재라고 판단한 것이다. 고령토는 높은 열로 구우면 맑은 백색으로 변하는데 조선백자와 분청사기 등의 재료로 쓰인다. 특히 국내산은 질이 좋고 아름다워 일본 등지에 수출할 만큼 그 품질이 우수하다. 김재운 실장은 “고령토가 값이 비싸지만 운이 좋았는지 인근에 문을 닫은 도자기 공장이 많아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했다”며 귀띔했다.
고령토와 함께 건축주는 황토집의 모던한 느낌을 주고자 다른 두 군데에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밖으로 돌출된 욕실과 굴뚝의 마감 처리가 그것. 욕실 외벽은 콘크리트 벽돌을 쌓고 그 위에 시멘트와 흰 돌가루를 5대 2의 비율로 섞은 모르타르를 1.5센티미터 두께로 바른 뒤 30분이 지난 후 반 굳힘 상태에서 작은 못으로 표면을 긁어내 거칠거칠하게 연출했다.
반면 굴뚝은 시멘트 모르타르를 바르고 인조석 시공용 흰색 압착 시멘트를 덧칠한 후 수족관용 검정 돌을 눌러 붙임으로써 색다른 느낌이 들게 했다.
가구 및 소품, 모두 직접 만들어
안으로 들어서면 1층에는 거실, 주방, 안방, 작은 방, 욕실이 자리한다. 현관문 왼편으로 넓게 자리잡은 거실이 그리고 그 맞은편으로 주방이 보인다. 가장 먼저 높게 솟은 거실 천장이 시선을 잡는다. 2층 지붕선까지 치고 올라간 천장은 마치 서구식 목조주택을 보는 듯하다. 박공 역시 깊고 길게 뻗어 있어 웅장함과 개방감을 느끼게 한다. 김재운 실장은 황토벽돌로 쌓은 집이라 아무래도 불안해 천장에 구조용 목재 3개를 심어 하중을 받도록 한 다음 건강을 고려해 황토를 4센티미터 올렸다고.
이 집의 특징은 안방에 붙박이 황토 온돌침대를 놓았다는 점이다. 벽, 바닥과 일체형으로 온돌을 들이고 황토로 마감함으로써 황토의 이점을 최대한 누리도록 한 것이다.
2층에는 침구류 등의 살림살이를 보관하기 위한 대형 수납장을 만들었고, 그 왼편으로 예당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욕실이 딸린 방 하나가 자리한다. 여기서 독특한 아이디어 하나를 발견했는데 장기간 보관하는 옷이며 집기들의 손상을 막고자 수납장 문틀을 바닥에서 띄웠다는 점이다. 환풍과 환기를 원활히 하여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돋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이 집에 놓인 모든 가구며 인테리어 소품·장식장 심지어 벽난로까지 직접 정낙훈 씨와 김재운 실장이 머리를 맞대고 제작했다. 벽난로용 주물과 거실에 놓일 탁자·의자·소파 등을 만들 목재를 구하려고 이곳 저곳 발품을 팔며 다닌 일 등이 이제는 친구 간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역할을 한다고. 우정으로 일군 집. 그래서일까. 이 집에서 더욱 따듯한 사람 냄새가 나는 듯하다.田
글 홍정기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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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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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전원주택, 지하수 개발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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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인당 강수량이 세계 평균 12퍼센트로 UN에서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최근 생활수준 향상으로 물 사용량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머지 않은 장래에 물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지하수는 우리에게 주어진 귀중한 청정수자원으로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의 하나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마시는 물의 상당수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특별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하수 자원 관리를 위해 93년 <지하수법>을 제정 운영하고 있다. 2001년 1월에는 지하수 보전·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하수 정화업, 토지 굴착 행위의 신고, 유출 지하수의 이용, 오염 지하수 정화 등의 제도를 신설하고,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제와 신고제 등을 보완해 지하수를 관리하고 있다.본지에서는 독자 요청으로 전문가를 통해 전원주택의 지하수 개발 절차에 대해 살펴보았다.빗물의 대부분은 하천으로 흘러들지만, 그 일부는 땅속으로 스며들어 공간을 채운다. 공간을 채운 물은 다시 흐르기 쉬운 틈새를 찾아서 끊임없이 이동한다. 이때 물이 이동하는 길을 수맥이라고 한다. 암반층에 대수층(지하수가 있는 지층)이 형성되기까지 수백 년의 세월이 걸린다. 물은 왠 시간 여러 경로를 거치면서 자연적인 여과 과정을 통해 천연 미네랄이 함유된 아주 깨끗한 상태로 저장된다. 이러한 물을 생수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렇듯 깨끗한 물을 찾아서 이용하는 것이다.지하수는 지하의 지층이나 암석 사이의 빈틈을 채우거나 흐르는 물을 말한다. 이것은 영구 재생 가능한 자원이 아니기에 무분별한 개발과 과도한 숑은 고갈과 오염을 일으킨다. 이렇듯 지하수는 후손에게 무려줄 자산으로, 우리는 후손의 자원을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이다.그런 이유로 정부는 지하수 공개념을 도입해 <지하수법>을 제정, 그동안 몇 차례의 개정과 보완을 거쳐 현재까지 정부 차원에서 지하수를 관리해 오고 있다.지하수 개발·이용의 신고 절차신고 시에는 사용 용도(음용수, 생활용수, 농업용수, 공업용수) 및 일일 사용량을 기재한다. 전원주택의 경우 음용수나 생활용수의 하루 이용량은 보통 100톤 이하이므로 '지하수 개발 이용 신고'로 처리한다. 단 하루 이용량이 100톤을 초과하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참고로 1톤은 1000리터, 5드럼(1드럼=200리터)에 해당한다.지하수 개발·이용 허가지하수의 일일 이용량이 100톤을 초과할 때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으려면 1. 굴착 행위 신고서 2. 굴착 행위 위치를 표시한 지적도 3. 원상 복구 계획서 4.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는 서류 등을 제출하면 1주일 이내에 공사를 시작해도 좋다는 굴착 행위 신고 필증을 받게 된다.신고 필증 수령 후 공사에 착수해 목표로 하는 지하수의 부존량을 확인하면 반경 0.5킬로미터 이내 범위에서 지하수 영향 조사를 한다. 이 조사는 대부분 지하수 영향 조사 전문 업체에서 실시한다. 지하수 영향 조사가 끝나면 이를 근거로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를 신청한다. 해당 관공서에서는 모든 사항을 검토한 후 허가 여부를 결정해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서를 발급해 준다.이 허가서를 받으면 지하수 개발·이용 준공 신고서를 제출하고, 다시 준공 신고 필증을 받으면 비로소 지하수를 이용하게 된다.지하수 개발·이용 신고나 허가는 보통 지하수개발업체에서 대행하고 있다. 참고로 신고에 필요한 서류의 종류와 절차를 나열해 보기로 하겠다.1. 지하수 개발 이용 신고서(신고인의 주소, 성명, 개발 장소 번지, 지하수 용도, 일일 사용량 등 기재)2. 토지를 사용, 수익할 수 있는 서류(등기부등본 또는 신고자 자신의 토지가 아닌 경우 실제 소유자의 토지사용승낙서나 토지가 저당 잡혀 있을 때 저당권자의 토지사용승낙서가 있어야 함).3. 원상복구계획서(지하수 개발 실패나 폐공 시 원상 복구를 위한 폐공 요령 및 도면).4. 시설도(펌프 및 맨홀 설치도)5. 지하수 개발의 위치를 표시한 지적도6. 원상 복구 이행 보증금 납부(폐공 처리비, 대개 보증보험으로 대체)이러한 서류를 제출하면 보통 1주일 내에 관공서로부터 지하수 개발 공사를 시작해도 좋다는 내용의 신고 필증이 나온다. 신고 필증을 받고 공사에 착수해 개발에 성공하면 펌프를 설치 가동해 담당 공무원 입회 하에 수질검사를 한다. 수질검사 기간은 보통 약 10일 전후 걸린다.수질검사 결과 적합으로 판정돼 수질검사 시험 성적서를 받으면 비로소 지하수 개발 이용 준공 신고서를 제출하게 된다.준공 서류의 종류는 1. 지하수 개발·이용 준공 신고서 2. 준공 시설도 3. 현장 사진(작업 공정 및 시설 사진) 4. 수질 검사 시험성적서 등이다.이러한 서류를 제출하면 담당 공무원이 현장을 방문해 제반 준공 시설물 등을 확인한 후 10일 이내에 준공 필증을 교부한다.지하수 개발비용은 얼마지하수 개발비용은 그 특성상 공사비가 천차만별이다. 지역별 난이도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심지어 1000미터를 시추했어도 일일 30톤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보통 지하수 개발 의뢰가 들어오면 지하수 개발 업체는 의뢰자와 지하수의 용도, 일일 사용량, 지하수 공경 및 심도, 모터의 종류 등을 상의하고 현장을 방문하여 지하수 수맥 탐사를 한다. 수맥 탐사 및 주변 환경 조사를 마친 후 가격 협상을 하여 의견 일치를 보면 계약서를 작성하고 공사에 착수한다.글 박동규글쓴이 박동규님은 다목적, 고압제트 펌프 및 자동화 산업기계 개발 제작, 대소형 관정 및 암반 관정 개발 합자회사 천마天麻에 재직 중이십니다. 지면 관계상 지하수 전반에 관해 기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지하수 관련 궁금증을 전화로 문의하면 성심 성의껏 설명한다고 합니다. 011-689-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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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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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미니 정원 만들기 II] 하이드로볼 재배 + 아쿠아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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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가 다른 투명 플라스틱 판을 이용 미니 정원을 꾸몄다. 앞에는 수초와 돌만으로 아쿠아리움을, 뒤에는 하이드로볼 정원을 조성했다. 어렵지 않게 약간의 아이디어만으로 집 안의 훌륭한 미니 정원을 만들 수 있다.
1.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깨끗이 씻은 마사토와 맥반석, 하이드로볼을 넣는다.
2. 중심이 되는 아레카야자를 심는다. 뿌리 흙을 턴 다음 하루정도 미지근한 물에 담가 놓는 것이 좋다.
3. 원근감을 살리기 위해 앞쪽에 작은 식물인 줄리아 페페로미아, 석창고, 스파티 필름, 후마타를 심는다.
4. 물을 붓고 수초를 띄운다.
5. 밋밋하기 쉬운 바닥을 돌맹이 등을 이용해 변화를 준다.
재료 하이드로볼, 마사토, 맥반석, 아레카야자, 줄리아 페페로미아, 석창고, 스파티필름, 후마타, 수초, 투명 플라스틱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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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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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미니 정원 만들기 I] 고목을 이용한 용기 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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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거나 쓸모없는 고목古木이 있다면 이를 활용해 훌륭한 미니 정원을 만들어 보자. 고목을 적당한 형태로 잘라 모양을 내고 이와 어울리는 용기를 고르는 것이 포인트. 용기 밑이 막힌 경우에는 마사토나 숯을 활용 배수층을 조성한다. 호야, 마삭줄 등의 덩굴성 식물을 이용해 나무의 단조로움을 보완 미적인 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시연 김혜숙 010-5551-7666 · 사진 정덕현 기자
재료 고목, 용기, 만냥금, 호야, 씨크라멘, 아이비, 은빛 베고니아, 수태, 이끼
tip 물주기
나무와 덩굴성 식물을 활용해 미니 정원을 조성한 후에는 무엇보다 물주기에 주의해야 한다. 잎이 얇고 뿌리가 밖으로 드러나는 식물들은 스프레이를 이용 수시로 물을 준다. 장식용으로 자주 쓰이는 호야 같은 종은 더더욱 자주 물을 뿌려야 한다. 물은 일주일에 한 번 물잔으로 2컵을 준다. 알뿌리를 가진 씨크라멘은 다른 종에 비해 잎이 두껍기 때문에 물을 덜 줘야 한다.
1. 중심 목으로 만냥금을 심는다.
2. 수태를 이용해 뿌리를 감싼 호야, 마삭줄을 낚싯줄로 묶은 후 나무 사이에 끼운다.
3. 마삭줄과 같이 늘어지고 잎이 긴 식물을 앞에 심고 나무에 낚싯줄로 묶어 고정시킨다.
4. 아이비와 은빛 베고니아를 심는다.
5. 나무를 가리기 위해 호야를 나무 주위로 심고 수태와 이끼로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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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