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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성리학적 내외관이 폐쇄적인 집으로 나타나 개방감과 폐쇄감을 한눈에..음성 김주태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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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0년 전에 이익이 세운 집이라고 전하지만, 안채는 19세기 중엽에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사랑채는 건물에 적힌 상량문에 따르면 1901년에 건축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외부로 개방된 바깥마당에 一자형의 사랑채가 있고, 그 뒷편 담을 경계로 T자형 구조의 안채가 있다. 이 가옥은 공간의 짜임새가 인상적이며 아름답다. 특히 중문인 일각문을 통해 안마당에 이르고 부엌을 거쳐 뒷마당에 출입하는 공간 구성은 이 집만의 특색이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 영산리의 김주태 가옥(중요민속자료 141호)은 넓은 들을 바라보는 언덕배기에 자리한다. 사랑채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집이다. 언덕에 집을 짓다 보니 사랑채가 높은 석축 위에 지어져 언뜻 권위적임을 느끼게 된다. 사랑채 상량대에 대한광무오년신축이월초칠일상량大韓光武五年辛丑二月初七日上梁이라는 묵서명이 있어 1901년에 지은 집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안채와는 건립에 시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채는 사랑채보다는 일찍 지은 것 같다. 사랑채의 부재 대부분이 옛집의 것을 재사용한 것에 비해 안채는 넉넉한 부재로 튼실하게 지었다. 조선 말에는 목재의 수급 사정이 나빠지면서 집을 지을 때 새로 가공한 목재보다는 기존의 집을 해체해 짓는 경향이 증가한다. 따라서 튼실한 재료로 지은 안채는 상대적으로 목재를 쉽게 구했던 조선 말기 이전에 지은 것이고, 사랑채는 1901년 다시 지으면서 다른 곳에서 해체한 집의 부재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랑채와 안채 사이에 놓인 골목
김주태 가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배치에 있다. 전면에 사랑채를 ‘ㅡ’자로 배치하고, 그 중앙 부분을 기준으로 안채를 ‘丁’자형으로 배치했다(김주태 선생은 전체 모습을 ‘工’자형 집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사랑채와 안채는 낮은 벽으로 다시 구분해 내외의 구분을 명확히 했다. 다른 집에서는 볼 수 없는 구조다. 대부분의 집은 중문이 내외를 구분하는 시설로는 마지막이다. 그러나 이 집은 중문 안에 별도의 담을 쌓고 안채로 들어가는 문까지 설치했다. 결국 내외를 위한 구조가 2중인 셈으로 내외의 강도를 한층 높여 놓았다.
19세기 말부터 조선은 개화라는 필연적인 변화를 맞는다. 이러한 변화에는 남녀유별의 문제도 포함된다. 그러나 사회의 변화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무렵에 지은 집들 중에는 조선 중기보다 내외 문제를 강화한 집들을 볼 수 있다. 조선조 중기 이후 성리학적 남녀 관계가 보다 더 경직되어 가는 과정이 집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김주태 가옥이다.
그렇다 보니 사랑채에서 바라다보는 시원한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안채는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사랑채에서 안채를 들여다보는 것을 막고자 가리개 형식의 담을 쌓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집은 담으로 완전히 구분해 버렸다. 그래서 중문으로 들어서면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 좁은 골목이 만들어졌다. 이 골목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매우 폐쇄적이라는 느낌을 들게 한다.
폐쇄적인 구분은 안채의 구성에서도 볼 수 있다. 안채는 안방과 부엌으로 이루어진 중앙의 몸체를 중심으로 두 영역으로 나뉜다. 이러한 구성은 안주인이 안채 양쪽 모두를 관리하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중문 쪽 안채는 보다 공적인 장소로 활용되고 안쪽은 보다 개인적인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러한 의도는 지붕과 평면 구성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중문과 연결된 마당 쪽에 있는 지붕은 다른 안채 건물의 지붕보다 높다. 모든 안채의 중심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대청도 두 칸 크기로 만들어져 안쪽에 있는 한 칸 규모의 대청보다 넓어 집 안 모임의 중심임을 드러내고 있다.
뒤쪽의 안채도 매우 폐쇄적이다. 공식적인 통로는 부엌을 통하는 길밖에 없다. 이곳에 기거하는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이 안채의 감시 하에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마도 안쪽의 안채는 다른 집의 별당처럼 쓰였던 것이 아닌가 한다. 김주태 선생의 증언에 따르면 자신이 어렸을 때는 할아버지의 소실이 기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는 아닐 것이다. 이곳에는 주로 시집가기 전의 여자들이 기거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형식으로 볼 때 김주태 가옥은 내외의 규범을 보다 강조했던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솟을대문보다 높은 사랑채와 두 개의 문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대문이 두 곳에 있다는 것이다. 아주 큰 집에서 안채 출입을 위해 별도의 문을 두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이 집의 사랑채에서 안채로 출입하는 문도 두 곳이다. 하나는 왼쪽에 있는 중문이고 다른 하나는 사랑채 오른쪽의 협문이다.
김주태 선생은 안채를 출입할 때는 대부분 중문보다 협문을 사용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만 해도 사랑채 앞을 감히 지나지 못했다고 한다. 솟을대문으로 들어오면 바로 사랑채 앞을 지나치게 되어 집 안을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더욱이 사랑채는 솟을대문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어 드나드는 사람들이 느끼는 위압감은 말로 다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불편을 덜기 위해 별도의 문을 설치하고 안채로 드나드는 문도 사랑채에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협문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지어진 솟을대문과 문 그리고 담은 최근에 다시 복원한 것이다.
김주태 가옥에서 가장 편안한 곳은 사랑채다. 사랑채에 앉아 바라다보는 경관은 왜 이곳에 사랑채를 지었는지 느끼게 한다. 경사지에 높게 축대를 쌓고 그 위에 지어진 사랑채는 처음부터 경관을 의식하고 지은 집이다.
앞에 펼쳐진 논과 그리고 그 너머 보이는 산들이 어우러져 보이는 경관은 매우 시원하고 아름답다.
사랑채에서 경관을 즐기다 보니 조선조에 이 집보다 훨씬 먼저 지은 집보다 한층 더 폐쇄적인 구조를 보이는 안채가 자꾸 대비된다. 김주태 가옥은 철저하게 사랑채를 위한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조 말 보수화되어 버린 사회가 집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 집은 잘 보여주고 있다.
오랜만에 이 집을 다시 찾았다. 솟을대문을 복원한 것이 6년 전쯤이라고 하니 아마 그 이전에 김주태 가옥을 찾은 것 같다. 10년쯤 되지 않았나 싶다. 그 때만해도 집이 조금은 어수선해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매우 잘 관리돼 있어 너무 반가웠다. 안채, 사랑채 어느 곳 할 것 없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고 마당도 잘 관리돼 주인이 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옛 주인처럼 사랑채 마루에 앉아 편안하게 주변을 바라보도록 관리되는 집은 고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숙식을 제공하는 집 외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일반 집으로 이렇게 잘 관리되는 집은 영덕의 서석지 외에는 보지 못했다. 집이 잘 관리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것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절대 아끼는 마음이 생길 수 없는 것이다.
김주태 선생은 안채에 쓰인 대들보는 엄나무라고 한다. 엄나무는 오가피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인데 가시가 돋아 있어 예전에는 액막이용으로 많이 쓰였다. 이 집의 대들보로 엄나무를 쓴 것은 같은 액막이의 개념으로 사용된 것이라고. 그래서 집을 수리할 때 다른 것은 교체하더라도 대들보는 교체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같은 영산리에는 중요민속자료 143호로 지정된 서정우 가옥이 있다. 이 가옥은 김주태 가옥으로 들어가는 초입의 마을에 있다. 두 집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에 같이 둘러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田
글 최성호·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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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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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D.I.Y] 커피잔 보관함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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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야외보다는 실내 활동이 빈번해지고 있다. 전원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이라면 겨울철 벽난로 앞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커피잔을 넣어 두는 보관함을 만들어 보자. 몇 개의 판재만으로 가족은 물론 손님용 컵도 쉽게 진열하는 커피잔 보관함을 만들 수 있다.글 한태성1998년부터 D.I.Y공방인 '만드는세상'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대 미대 졸업, 분당에 있는 이우학교에 목공강사로 출강 중입니다. '만세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학교 졸업생이 회원자격으로 자유로운 D.I.Y작업을 하는 작업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만드는세상에서는 고집스럽게 통 원목을 주로 사용하는데, 원목은 곧 자연이며 오랜 세월이 흐를수록 손때 묻은 원목의 진가가 드러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합니다. 만세학교 분교로는 현재 경북만세, 서산만세, 수원만세, 분당만세, 양지만세가 있으며, 전남 광주만세, 경기 산본만세, 강원 평창만세, 충북 단양만세를 오픈했습니다.만드는세상 031-765-4404, www.makeworld.co.kr
1 디자인 : 세로용 판재와 가로용 판재를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커피잔의 무게는 가벼우므로 판재의 두께가 얇을수록 심플한 디자인이 나온다. 커피잔의 크기를 잰 후 한 칸의 크기를 가로 약 10㎝, 세로 15㎝로 정했다. 이 정도 크기라면 웬만한 커피잔은 모두 보관할 수 있다.
2 세로용 판재 재단(자르기) : 세로가 3칸이므로 65㎝짜리 8개를 재단한다. 그리고 8개 중 사이드 2부분은 18㎜, 가운데 6개는 11㎜ O.S.B(Oriented Strand Board)를 사용한다. 나중에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조립할 예정인데, 이 경우 원목이 나뭇결 방향으로 쪼개질 수도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MDF(톱밥과 자투리나무에서 섬유질만을 뽑아내 압축시켜 판자로 만든 것)도 가능하지만, 여기에서는 나중에 페인트 마감시 칠이 잘 먹지 않기에 O.S.B를 선택했다. O.S.B는 샌딩 후 원하는 색으로 쉽게 컬러링을 할 수 있다. 3 세로용 판재 켜기 : 재단한 판재를 11㎝로 켠다. 중앙 한 칸의 깊이는 12㎝ 정도지만 가로용 판재를 약 1㎝ 앞으로 튀어나오게 하려고 1㎝ 작게 켠 것이다. 4 세로 판재에 곡선 그리기 : 세로용 판재를 준비했다면 이제는 원하는 모양의 원만한 곡선을 그린다. 곡선을 그려야만 위아래 가로 판의 폭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홈의 위치도 정확하게 표시한다. 이 때는 곡선을 한쪽만 그리면 된다. 곡선 자르기를 한 판재의 곡면을 이용해 나머지 세로용 판재에 똑 같이 그리면 되기 때문이다. 5 가로 판재 재단(자르기) 및 켜기 : 가로용으로 사용할 판재를 재단 및 켜기를 한다. 가로가 7칸, 좌우 여백 그리고 판재의 두께가 11㎜이니 95㎝로 4개 재단한다. 이렇듯 좌우 여백은 7㎝ 정도가 된다. 좌우 여백이 너무 좁으면 판재가 쪼개질 수 있으니 조심한다. 가로 판 중 중앙에 들어갈 판재는 폭이 12㎝로 켜고, 위아래 가로 판은 이미 그려진 곡선을 기준으로 켠다. 약 8∼9㎝ 정도가 나온다. 위아래 가로 판재가 너무 좁아지면 커피 잔을 올려놓을 수 없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6 수량 확인 : 재단한 판재의 수량을 확인한다. 가로용 판재 중 18㎜가 2개, 11㎜가 6개 그리고 가로용 판재 중 12㎝가 2개, 8∼9㎝가 2개, 판재가 모두 12개인지 확인한다. 모든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개수에 이상이 있다면 참으로 허탈한 일이다. 오히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한두 개 정도 여유 있게 확보하는 것은 일종의 Know-How가 될 수 있다. 판재 가격은 저렴하니 부담도 없을 것이다. 7 가로용 판재 중앙 홈파기 세팅-오른쪽 : 재단기의 톱날 높이를 조정해 간격을 정한 후 조심스럽게 정성껏 홈파기를 한다. 재단기의 오른쪽 가이드로 가로 판재 두께를 고려한 홈의 오른쪽 위치를 결정한다.
8 가로 판재 중앙 홈파기 세팅-왼쪽 : 재단기의 보조 가이드를 사용해 홈의 왼쪽 부분을 결정하면 대량의 판재도 쉽게 홈파기할 수 있다. 9 홈파기가 제대로 됐는지 가조립으로 확인 : 홈파기의 세팅이 끝났다면 홈에 상대편 판재가 잘 끼워지는지 가조립해서 확인한다. 자, 이제는 나머지 판재의 홈파기를 하면 된다. 10 세로 판재의 홈파기가 끝난 상태 : 세로용 판재를 준비했다면 이제는 원하는 모양의 원만한 곡선을 그린다. 곡선을 그려야만 위아래 가로 판의 폭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홈의 위치도 정확하게 표시한다. 이 때는 곡선을 한쪽만 그리면 된다. 곡선 자르기를 한 판재의 곡면을 이용해 나머지 세로용 판재에 똑 같이 그리면 되기 때문이다. 11 세로 판재의 곡선 자르기 : 밴드 쏘(직소기도 가능)를 이용해 앞에서 그린 곡선의 모양대로 재단한다. 홈파기를 한 후 곡선 자르기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 순서가 바뀌면 곡선 상태에서의 홈파기는 불가능하므로 순서를 착각하면 안 된다. 12 나머지 세로 판재에 곡선 그리기 : 8개의 세로용 판재 중 한 쪽 부분만 곡선 자르기 후, 이 곡선을 이용해 나머지 판재에도 모두 곡선을 그린다. 13 반대 부분 곡선 그리기 : 판재를 뒤집어 반대 부분에도 곡선을 그린다.
14 모든 판재의 홈파기가 끝난 상태 : 같은 방식으로 홈파기 및 곡선 자르기를 모두 마쳤다. 이제는 샌딩만 하면 별도의 조립 절차 없이 끼워 맞춤 방식으로 완성하면 된다. 15 세로 판재의 곡면을 밸트샌더로 샌딩 : 세로용 판재 8개를 클램프로 고정시킨 후 밸트샌더러 마감 및 균일하게 샌딩을 한다. 16 모든 판재를 부드럽게 샌딩 : 나머지 평면은 일반 진동 샌더로 부드럽게 샌딩을 한다. 17 가조립. 18 분해 후 칠을 한 후 벽에 걸 수 있는 고리를 부착한다. : 세로용. 19 완성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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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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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서양스타일의 고풍스런 원단장식 '페브릭' 향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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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실내장식 전문가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페브릭'. 침구, 커튼, 소파, 쿠션, 주방에 이르기까지 그 활용도가 실로 다양하다. 원단을 사용한 실내장식이기에 일반인들도 쉽게 이용하면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게는 활용 가치와 디자인까지 손을 대면 댈수록 광범위한 페브릭 세계, 일반인과는 다르게 접근하는 그들만의 고풍스런 향기에 취해 본다.페브릭에서 원단의 가치는 디자인의 질을 결정한다. 원단의 질, 장식 문양의 종류, 가격까지 다양하다. 특히 디자인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인 원단 내의 장식 문양은 시대와 지역을 표현하고 더 나아가 추상적인 의미까지 표현해 주고 있어 디자이너들의 선택 폭을 증가시킨다.田정리 정덕현 기자사진제공 : 빈 디자인(02-591-2061,www.biindesign.com)01 무지無地의 심플한 실크 원단에 여러 모양의 타슬과 침대 위 캐노피와 다마스크 패턴의 화려한 침장 세트. 여러 가지 색을 쓰지 않은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침대 뒷면도 무지 실크를 이용한 페브릭 알판으로 침실 전체 이미지를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02 침대 위 상부를 목재 캐노피 박스로 연출했다. 캐노피 원단의 컬러도 투톤을 사용했고 침대 끝에 놓인 베드 벤치를 진하게 눌러서 정리했다.03 투톤 베드룸의 캐노피를 간단하게 처리하고 침장은 무지 실크 원단에 다이아몬드 무늬를 누벼서 볼륨감을 주웠다.04 페브릭을 이용한 거실 커튼, 소파, 쿠션 들 여러 가지 모양의 원단을 사용해 디자이너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연출한다.05 나뭇잎 모양을 불투명 원단에 이용해 독특한 이미지를 연출했다.06 심플한 모던풍의 거실 분위기에 어울리는 원단을 사용한 각각의 쿠션들.07 주방의 페브릭으로 쌓인 식탁 의자와 분위기에 맞게 연출한 식탁 러너와 냅킨.08 블랙 식탁에 금색 계열의 원단을 사용해 한층 고풍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09 대리석 식탁과 어울리는 단색 러너와 랩킨은 심플함을 강조한다.10 쿠션의 모서리 부분을 타슬에 달린 핀으로 정갈하게 마감해 주면서 쿠션을 돋보이게 한다.11 실용성과 미관을 강조한 타이백은 커튼의 모양을 한층 더 고풍스럽게 꾸며준다.12 보라색 타이백과 커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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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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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 야생화 속으로] 가을 정원을 장식하는 야생화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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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과 들에 피는 국화과 식물들을 들국화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그런 이름을 가진 식물은 없다. 들국화란 가을에 피는 국화과 야생화들을 통칭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산과 들에 피어나는 이름 모를 꽃들 중 가을 정원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야생화들을 살펴보자.▼ 산국가을이면 찬바람이 이는 쓸쓸한 산기슭이나 들에 노랗게 피어 국화 향기를 짙게 내뿜는 꽃이 바로 산국이다. 꽃이 작은데도 꿀벌이 많이 날아드니 많은 꿀을 함유한 식물인가 보다.산국은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보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 1∼1.5미터 정도 자라며 줄기 끝 부분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그 끝에서 꽃이 핀다. 꽃은 9∼11월에 황금색으로 뭉쳐서 핀다. 산국은 감국과 달리 작은 꽃이 아주 많이 피며 그 시기가 늦은 반면 기간이 길다.산국은 내한성, 내서성, 내건성 등이 강해서 어디서나 쉽게 재배할 수 있다. 추국형 단일성 식물로 노지露地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다. 가을철 도로변에 심으면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으며 향기가 많아 다른 꽃보다 더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또한 화단은 물론 건조에 강하기에 척박한 곳이나 돌 틈 같은 암석원에 심어도 관상 가치가 높다. 초물 분재용으로도 이용하고 압화押花용으로도 인기 있다.학명 : Chrysanthemum boreale Makino.향명 : 황국, 들국화※압화(Pressed Flower), 흔히 들판이나 산에서 발견되는 야생화의 꽃과 잎, 줄기 등을 채집하여 물리적 방법이나 약품처리를 하는 등의 인공적인 기술로 누르고 건조시킨 후 회화적인 느낌을 강조하여 구성한 것을 말한다.▲ 감국전국에 자생하는 감국은 산국과 비슷하나 꽃이 더 크다. 식용국화 또는 요리국화라고도 부른다. 여러해살이풀로 근경은 옆으로 뻗어 끝에서 새싹이 생기며 크기는 1미터 내외로 자라고 10∼11월에 황색 꽃이 핀다. 화단이나 도로변에 심어도 좋으며 4∼5월경에 채취한 어린 싹과 10월에 채취한 꽃은 말려서 차로 이용해도 좋다.학명 : Chrysanthemum indicum L.▲ 쑥부쟁이쑥부쟁이는 2년 초 또는 숙근성인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30∼100센티미터 자란다. 꽃은 여름에 피기 시작해 늦가을까지 볼 수 있는데, 이는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흔히 볼 수 있으며, 양지라면 건조하거나 습한 곳을 가리지 않고 비교적 잘 자란다.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보다 잘 자라므로 언덕 위 배수가 잘 되는 장소에 심으면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다.학명 : Aster yomea MAKINO.향명 : 들국화, 자채, 홍관약, 권연초, 마란▲ 구절초구절초는 전국 어디에서나 보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으로 향기가 일품이다. 예로부터 음력 9월 9일, 꽃과 줄기를 잘라 부인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재로 썼다고 하여 구절초九折草라고 부른다.구절초는 다년생 초본으로 초장이 작고 번식력이 왕성해 무리를 지어 생육하는 특성이 있다. 산지의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습하고 그늘진 곳을 제외하면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높은 산지 능선 부분은 물론 해발 고도가 낮은 들녘에서도 잘 자란다.보통 50센티미터 내외까지 자란다. 옆으로 뻗는 땅속줄기〔地下莖〕는 뿌리에 의한 번식에 이용된다. 보통 4월 중순 새싹이 돋기 시작하며, 꽃은 8∼10월에 흰색 또는 분홍색을 군락을 이루어 피고, 꽃피는 기간이 길다. 줄기나 가지 끝에 한 송이씩, 한 포기에는 다섯 송이 정도 핀다. 우리나라 넓은 지역에 분포하며, 대부분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육한다. 절개지 사면 끝자락이나 해발 1000미터 이상의 높은 산지 평원에서 작은 군락을 이룬다. 성장 기간 내내 햇빛의 요구도가 높기에 적어도 하루 중 네댓 시간 이상 햇볕을 받아야 정상적으로 자란다. 토양은 특별히 가리지 않는 편이어서 잘 적응한다.학명 : Chrysanthemum zawadskii var. latilobum KITAMURA. 향명 : 들국화, 선모초▼ 해국반목본성 다년초인 해국은 잎과 꽃을 관상하는 식물로 속명의 Aster는 '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와 남부, 중부지역 해안의 바위에 자생한다. 줄기는 반목본성으로 비스듬히 자라고 기부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화단 및 군식용으로 기를 때는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음지나 습한 곳만 아니면 아주 잘 자란다. 비옥한 토지에서는 비료를 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척박한 곳에서는 1년에 한두 번 복합비료를 준다. 대량 군식용으로는 봄철에 복토를 해야 최상의 생육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잘 자라고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심어준다. 화분이나 화단에 심어 관상할 만한 식물로 어린잎은 식용하며, 민간에서 해소, 이뇨, 보익, 방광염 등에 약으로 쓰이고 있는 방향성 식물이다.학명 : Aster spathulifous Max.◀ 눈개쑥부쟁이한라산 표고 약 1200미터부터 정상부근까지 분포하고, 그 외 흑산도, 소흑산도, 대룡산 등지에 자생하고 있다. 크기는 15∼20센티미터로 밑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진다. 개화기는 8∼10월이고 꽃은 연보라색으로 핀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의 메마르고 척박한 토양, 경사면 또는 바위틈에서 잘 자란다. 심을 곳의 조건에 따라 1년 초로 재배하거나 다년초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한 식물이다. 키가 작고 꽃이 아름다우며 가을철에 한 달 이상 계속 피기에 가을철 화단용으로 적합하다. 특히 메마른 토양의 경사지나 절사면 녹화용으로 아주 좋다.학명 : Aster hayatae H. Lev. et Vniot.▼ 용담용담은 전국 산야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크기는 30∼60센티미터로 직립하는 편이다. 꽃은 잎과 줄기 사이에서 1∼5개가 위를 향해 피는데 마디마다 꽃이 붙기에 대단히 아름답다. 또한 꽃은 낮에는 벌어지고 밤에는 오므라드는 성질이 있다. 해발고도가 800∼1500미터인 곳에서 잘 자라는 고산성 식물로 저지대에서 겨울철 한랭한 장소에 특히 잘 적응한다. 산야의 초원지대와 볕이 잘 드는 습지에서 새와 같은 벼과 식물들과 더불어 자란다. 용담은 군락을 형성하지는 않지만 주변식물들과 조화를 잘 이루며 자란다. 재배 토양은 배수가 좋고 부식질이 많은 토양이 적절하다.학명 : Gentiana scabra var. buergeri MAX.▲ 벌개미취우리나라 특산 식물로 햇볕이 잘 들고 습기가 충분한 곳에서 잘 자란다. 여러해살이풀로 별개미취라고도 하며 종명의 koraiensis는 '한국산'이라는 뜻이다. 생장력이 강하여 평지부터 고산지까지 서식하는 자생식물이다.크기는 50∼60센티미터이며 6∼10월에 연한 자색 또는 보라색 꽃이 줄기와 가지 끝에 핀다. 추위와 더위에 강해 어디서나 쉽게 기를 수 있고, 광선을 좋아하며 환경 적응성이 뛰어나다. 주로 화단용 및 가로변의 조경용으로 많이 이용되며, 특히 강원도 태백시에서 도로변에 심어 좋은 반응을 보였다. 번식력이 왕성해 제초작업 없이도 잡초를 이겨내고 뿌리가 왕성히 번져 절개지나 화단 등의 토사 유출을 방지하므로 경사지나 도로주변의 화단 식재용 소재로 좋다.학명 : Aster Koraiensis NAKAI.글쓴이 유병열 님은 현재 삼육대학교 환경원예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며, 야생화 및 실내조경과 화훼 이용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자생화에 대한 논문 및 학술발표를 통해 야생화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우리꽃기르기≫, ≪원예학 용어 및 작물명집≫, ≪화훼원예총론≫ 등이 있습니다. 문의 02-3399-3683, 019-357-1101E-mail : ryuby@sy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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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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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예쁜 집] "자연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아요" 경기 광주 간옥자 씨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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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궁뜰전원마을에 자리 잡은 간옥자(60세) 씨 주택. 2001년에 집을 지어 이곳으로 왔으니 어느덧 5년차, 이만하면 베테랑 전원 생활자에 속한다. 파릇하니 깔끔히 정돈된 잔디, 물을 머금어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는 정원 수와 꽃들에서 녹녹치 않은 그의 솜씨가 엿보인다.
얼마 전 딸 약혼식을 이곳에서 가졌을 정도로 간옥자 씨 정원에서는 전문가 솜씨가 느껴진다. 어디 하나 패인 곳 없이 곱게 자란 잔디가 그렇고 높이와 색을 고려해 정원 가장자리에 앉혀진 무수한 꽃들이 그러하다. 또 구석을 밝히고 있는 조명기구와 정원 용품은 시야를 전혀 방해하지 않는 것이 보기 좋게 대충 꾸며 놓은 솜씨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어디서 배워본 적이 없는, 그야말로 꽃이 좋아 정원을 가꾸고 일구는 평범한 전원 생활자다. 좀 편하게 살라고 전원으로 내려왔더니 되려 일을 찾아한다며 타박하는 자녀들의 원성이 만만치 않지만 그렇다고 그의 ‘정원사랑’을 꺾지는 못했다.
어제는 마트에서 과일바구니 장식을 보고는 ‘아 여기에 꽃을 심으면 이쁘겠다’는 생각에 집어 들었다는 그는 돌아와 저녁이 다 되도록 흙을 가져다 꽃을 심었다고 한다. 이쯤되면 자녀들이 포기(?)할만도 해 보인다.
정원에는 어떤 것들이
정원 한 가운데에 붉은 색 자태를 뽐내고 있는 목백일홍.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이 아주 길고 백일 동안 붉게 핀다고 하여 ‘백일홍’이라 부르는데, 가지 뻗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고 하얀 껍질이 벗겨지는 나무 표면도 아름답고 매끄러워 원숭이도 미끄러질 정도라하여 ‘간지럼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네발톱꽃과 백일홍이 나무 주위를 에워싸고 그 옆으로는 구조물을 이용해 사피니아와 미니 백일홍을 얹었다.
거실과 정원을 잇는 덱 아래에는 후룩스, 목백일홍, 흑장미 등이 자리 잡았다. 공원이나 화단에 단골 손님격인 후룩스는 꽃이 화려하고 생명력이 강해 한 번의 조성으로 매년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으며 품종도 다양해 여러 가지 연출이 가능한 것이 특징. 주위로 대왕연산홍과 백매화가 높이를 자랑하며 어우러져 있는데 그 조화가 일품이다.
녹색 가지를 뽐내는 회화나무 밑으로는 관상용으로 애용되는 옥잠화, 붉은 빛이 돌며 달걀 모양 잎을 가진 맨드라미 등이 심어져 있다. 이들이 자라고 있는 터를 지나면 바로 목단, 사피니아, 장미가 한창인 뜰이 얼굴을 내밀고 이어 한창 자라고 있는 청솔과 채송화가 발길을 붙잡는다.
거실 창 맞은 편으로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잎을 가진 수호초,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만 자라며 향이 좋기로 유명한 부들레아, 8∼9월에 붉은 빛이 돌고 자주색으로 꽃이 피는 큰꿩의비름과 능수화, 관엽식물이자 퇴충식물인 제라리움 등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 중에서 눈길을 잡는 것이 있다면 단연 우리나라 말로 홍초라 불리는 칸나다. 높이 1∼2m, 잎의 길이 30∼40cm의 넓은 타원 모양에 양끝이 좁아 줄기를 감싸고 있는 칸나의 꽃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보랏빛, 붉은빛, 노란빛 등으로 계속 핀다. 꽃의 색이 계절에 따라 변하고 그 모양도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널리 쓰이는 식물이다. 칸나 옆으로는 나무를 잘라 장식을 만들고 그 위에 이태리산 복숭화꽃 등을 화분에 담아 올렸다.
정원을 돌아 덱으로 향하는 길에 집 2층 좌측벽에서 타고 내려온 인동초가 눈길을 잡는다. 줄기와 잎이 엄동설한에도 잘 견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인동초는 꽃잎이 흰색을 띠다가 차차 노란색으로 변해가는 특징이 있다.
현관 앞에 비교적 좁은 일자형 덱을 두었는데 이곳에서도 다양한 꽃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현관을 마주보고 오른편으로 쪽두리꽃, 사과향허브, 메리골드, 미나리아제비, 장미, 시계꽃 등이 그것이다. 특히 물이 오른 노란 꽃이 일품인 메리골드, 옛날 새색시가 시집갈 때 올려 쓰던 쪽두리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쪽두리꽃이 아름답다.
한편 현관 왼편으로는 작게 난 길을 따라 붉은 색의 맨드라미가 활짝 피어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꽃줄기가 넓어지고 꽃은 꽃받침으로 둘러싸여 있다가 뚜껑처럼 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색의 붉기를 상징하듯 ‘열정’이라는 꽃말을 가진 맨드라미는 관상용으로 아주 인기가 높은 식물이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행복
자녀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그는 또 다른 일을 벌이고야 말았다. 텃밭을 가꾸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왕 시작한 전원생활, 정원에는 어느 정도 손이 익었으니 먹을거리에 도전해 볼 요량이다.
정원 이곳저곳을 안내하던 간옥자 씨는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그렇지 않다”면서 “자연과 함께 한다는 것이 남이 보기에는 단절된 생활로 보일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하나 물을 주고 가꾸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연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유난히 저희 집 주변에 새들이 많아요. 딸 약혼식 하는 날에 연주회를 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새들이 날아와 같이 소리를 내는 거에요. 어찌나 신기했던지. 얼마 전 비가 왔을 때는 고추잠자리가 날아 들길래 ‘아, 이제 비가 그치겠구나’ 했더니 정말 비가 그치더라고요.”
정원과 함께한 5년.
자연은 이렇게 그의 친구가 되어 가고 있었다. 田
글 홍정기 기자 / 사진 정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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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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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전원주택|영국] 영국 목조건축의 현황과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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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1994년 이후 에너지 보존과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영국건축표준(British Standard)과 법규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건축물에 적용되는 에너지 효율성이 이전보다 더욱 강화되면서 목구조는 영국인들에게 더욱 더 사랑받는 건축공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목조주택의 주요 구조재인 목재는 지구상에서 몇 안 되는 환경 친화적인 건축 재료 중 하나다. 목재는 재사용이 가능하고 생산 시 에너지 소모가 거의 없다. 또한 그 자체만으로 천연 단열재 역할을 하기에, 목조주택은 단열성이 높다. 그런 이유로 선진국의 많은 사람이 다른 건축 시스템보다 목조주택(그 가운데 약 70% 저층 가족형 주택)을 선호하고 있다. 최근 영국의 많은 기업과 건축업자들은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주택과 다층 플랏을 짓고자 목조 시스템을 채택하는 추세다. 상위 25개 건축회사와 셀프 빌더(Self-builders) 대부분이 목조 시스템으로 건축한다는 것만 보아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목조주택에 거주하는 즐거움을 찾아가는 듯하다.신축 주택의 70%는 목조영국의 신축 건물은 이제 법규로 규정한 적정 효율 온도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기준은 갈수록 강화될 것이기에 기존 건축 방식(대부분 벽돌과 블록공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효율성 높은 천연 단열재이기도 한 목재는 수년간 이 기준보다 뛰어난 단열 성능을 발휘해 왔다. 집 안 전체 골고루 빨리 난방되기에 목조주택은 안락한 거주하기에 더욱 안락하다. 또한 목조주택은 난방뿐만 아니라 건축할 때도 에너지 소모가 적다. 자연 상태에서 자라고 벌채와 제재, 운송과 가공도 최소한의 에너지만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영국에서는 수백 년간 목재를 건축물의 주요 구조부(기둥, 벽, 보, 지붕 등)로 사용해 왔다. 매년 새 주택의 10퍼센트가 셀프빌더(건축주 직영)에 의해서 건축된다. 이 중 90퍼센트가 목조를 선택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도 신축 건물의 70퍼센트가 목조이고, 잉글랜드와 웨일즈에도 전과 달리 목조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다른 공법의 건축 프로젝트들이 건축업자에 의해서 점점 목조공법으로 바뀌고 있다. 어떤 건축 시스템도 목조보다 간단하고 다목적이며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국 건축시장에서 목조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도를 기준으로 약 18퍼센트로 알려졌다.현재 영국에서는 높이 18미터(6층 정도)까지 목조건축이 가능하고 실제로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다층 목조는 플랏, 학교, 오피스, 호텔, 기숙사, 레포츠 시설 등 다양하게 적용되는 추세다. 소음과 화재에 대한 철저한 실험과 검증을 통해 그 성능이 일반인에게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문적인 구조계산과 디자인 그리고 시공 노하우를 통한 기술 축척 등이 어우러져 철근콘크리트나 스틸공법에 비해 구조적 차이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알려진 바대로 목조는 기본 구조체 지탱을 위해 목재를 사용하는 건축공법이다. 영국 목조주택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4″ 또는 2″×6″ 목재 스터드(Stud)를 일정 간격(400 또는 600㎜)으로 배치해 벽체를 짜는 조립식 공법이다. 외벽에 구조용 판재(O.S.B)와 방습지(Housewrap)를 부착하고, 스터드 사이에 단열재를 채운 후 내부에는 석고보드를 대고, 그 위에 마감재로 실내를 꾸미는 기본 방식에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외벽 마감재로 우리나라에서는 사이딩이나 스터코를 주로 사용하는 반면, 영국에서는 치장벽돌을 많이 사용한다. 이때 목조와 치장벽돌 사이는 최소 50㎜의 공간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벽돌과 목재 스터드에는 일정 간격으로 브릭타이(Brick tie) 철물을 설치해 두 벽을 고정시킨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미국과 캐나다처럼 빌더가 현장에서 목재와 합판 등을 절단하고 벽체, 바닥장선, 지붕 골조 제작하는 반면, 반면 영국은 그러한 공정이 공장에서 이루어진다. 즉 공작제작 패널 공법으로, 외벽에 합판과 방습지를 부착하고 내벽은 합판 없이 스터드와 수평 플레이트(깔도리)로만 이루어진 패널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으로 운송하는 시스템이다. 공장에서 목조 구조체(벽체, 바닥장선, 지붕 골조)를 일괄적으로 제조함으로써 정확한 치수와 최고의 품질을 보증함은 물론 현장에서의 건축 공정도 짧고 쉽게 이루어진다.공작제작 패널 공법의 장점공장(Off-site)에서 목조 키트(Kit)를 제작하면 크게 네 가지 측면에서 소비자나 건축업자에게 이롭다.첫째, 빠른 속도의 현장 조립으로 전체 공사기간이 줄어든다. 공장제작의 가장 큰 이점인데, 공장에서 구조체가 이미 제작되기에 현장에서 일하는 시간을 극도로 줄일 수 있다. 복층 목조주택을 현장에서 작업할 때 대개 바닥 토대에서부터 지붕 골조(서까래)까지 완성하는데 2주 이상 걸린다. 반면 공장에서 제작된 벽체와 바닥장선, 지붕 트러스를 현장에서 조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일이면 충분하다. 이처럼 공기工期가 현장 제작보다 현저히 짧기에 비용절감 효과도 크고 자재의 추가 손실이나 시간의 낭비도 없다. 공기 단축으로 빌더는 추가 비용을 미리 일축시키고, 고객은 빠른 시간 내에 건물을 소유하는 것이다. 현장 조립 속도가 빨라지므로 빌더는 정확히 그리고 자신 있게 다음 공정을 진행할 수 있다. 다가구 및 다층 건물의 건축 현장은 훨씬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공정이 진행되도록 프로그램화할 수 있다.둘째, 현장에서 나오는 폐자재가 줄어든다. 구조체용 모든 목재는 설계도에 따라 공장에서 수량을 산출해 제작하므로 현장에서 불필요한 목재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건물 대부분의 구성 요소들이 공장에서 제작되므로 현장에서 나오는 목재 찌꺼기 등 폐기물이 현저히 줄어든다. 따라서 청소와 정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게 된다.셋째, 현장 이양의 결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재가 도착하자마자 사용되기에 현장에 자재를 쌓아 둘 필요가 없다. 이로 인해 자재의 분실 사고나 변형, 손실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현장 유지비를 절약하게 된다.넷째, 생산성이 향상된다. 오늘날 캐드, 캠(CAD, CAM)의 발달은 목조 키트가 공장 생산라인에서 더욱 정밀한 제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목조건축 전문 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도면이 작성되면 목재의 절단, 조립 그리고 외벽의 네일링(Nailing) 등 모든 공정이 컴퓨터에 연결된 기계에 의해서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대부분의 제작 과정이 컴퓨터를 바탕으로 진행되기에 현장 제작보다 치수상의 오차가 거의 없다. 또한 공장 내에서 품질 관리와 엄격한 허용 한도에 의해 제작된 목조 구성 요소들은 현장 제작 공법보다 훨씬 높은 품질을 갖는다.목조건축 디자인 프로세스고객에게서 프로젝트 오더가 내려졌을 때 제일 먼저 업무를 진행하는 곳은 대게 디자인 팀이다. 디자이너들은 고객과 직접 미팅을 통해 요구 사항에 맞는 건물을 디자인하거나, 이미 일반 공법(조적조, 철근콘크리트조 등)으로 계획된 도면을 목조건축 공법에 맞도록 재설계한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영국 목조건축은 구조물의 대부분이 공장 제작되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패널 공법이기에 이에 따른 설계도도 공장 제작에 맞게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목조건축회사는 그 규모에 따라 별도의 건물에 자체 생산라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큰 규모의 회사는 기계 설비만 수십 억에 이르는 전자동 생산라인을 갖추고 대량으로 생산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회사 내에 별도의 디자인 팀을 두는데, 공장 제작용 설계는 크게 벽체, 바닥 장선 그리고 지붕 트러스로 나누어 각각에 맞는 전문 설계 프로그램으로 설계한다.목조건축 설계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이 세 단계로 나뉜다.1. 계획 설계먼저 디자이너는 건축주가 주관하는 프로젝트 미팅을 통해 요구사항을 꼼꼼히 기록해 최대한 설계에 반영되도록 준비한다. 그 내용을 토대로 기본 평면 레이아웃과 건물의 형태를 결정하는 컨셉 작업을 한다. 계획 단계에서는 일조, 통풍, 접근 등 부지의 환경을 고려한 배치 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라 평면, 단면, 입면 계획을 스케치한다. 또한 침실, 거실, 주방 등 각 소요실의 크기나 위치도 이때 계획한다. 그러나 다른 건축 방식으로 이미 설계된 도면을 건축주가 평면이나 입면의 변형 없이 사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계획 설계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기본 설계 작업을 수행한다. 계획 설계가 끝나면 디자이너는 건축주와 협의를 통해 미비한 점은 보완하고, 재검토한 후 기본 설계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2. 기본 설계계획 설계를 통해 기본안이 확정된 후 본격적으로 목조건축 공법에 맞게 자재, 창호, 치수 등을 고려해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것이 기본 설계 단계다. 토대(Sill) 평면도에는 외벽과 내벽의 두께, 위치 등이 표시돼 있어 현장에서 조립되는 모든 목조 구조물이 이 토대 평면도를 기준으로 작업이 이루어진다. 그러한 점에서 다른 어떤 설계 도면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바닥 마감에 따라서 토대의 개수가 정해지며 2개 이상이 사용될 경우에는 토대 평면도에 따로 명확히 표기해서 현장에서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 단면도에는 계단실, 헤더, 바닥 장선, 벽 높이, 지붕 구조물 등의 정보가 표기되며, 이를 통해 구조재의 치수, 창문의 헤드 높이, 각 층의 바닥 마감 상세를 쉽게 알 수 있다.3. 구조 계산2층 이내 목조건물은 구조계산을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영국에서는 층수와 규모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목조건물에 대해 구조계산을 하도록 규정한다. 이 구조계산서가 없으면 영국주택연합에서 발급하는 건물 품질 보증서를 받을 수 없고, 또 이것이 없으면 보험이나 모기지(Mortgage)론을 얻기가 쉽지 않기에 신축 건물은 구조계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목조건물은 일정 자격을 갖춘 구조 엔지니어에게 그 건물이 자체에 가해지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없는지, 혹은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지 진단을 받는다. 이로 인해 목조만 전문으로 구조 설계하는 엔지니어링 회사를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 설계서 안에는 구조재(헤더, 보, 스틸 등)의 치수, 내력벽의 위치 바닥 장선의 방향 등 공장 제작용 실시 설계에 필요한 내용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4. 실시설계기본 설계도면(각층 평면도, 단면도, 상세도)과 구조 계산서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공장 제작용 도면 작업을 한다. 실시 도면이 끝나면 공장에서 컴퓨터로 작성된 도면을 갖고 작업에 들어간다. 이들 도면은 모든 제조 공정과 현장 제작에 필요한 정보들을 포함하는데, 고객은 제조 과정에 들어가기 전 본인이 생각하던 사항들이 도면에 빠짐없이 기입됐는지 최종적으로 체크한다. 벽 패널은 벽체 전개도를 기준으로 제작된다. 이 조립도에는 스터드, 합판, 개구부의 위치가 평면 작업대로 정확히 표기되며, 목재와 합판 사이즈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자재 리스트도 포함돼 있다. 벽 패널 평면도에는 패널 고유 번호와 스틸 디테일, 구조 엔지니어의 요구 사항 등이 기록된다.공장 제작 프로세스목조 구조체는 공장에서 제조되며 엄격한 품질 관리를 받는다. 모든 직원이 각기 다른 구조체(벽, 바닥 장선, 지붕 트러스 등)의 제조에 맞게 훈련돼 있어 마치 일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처럼 분업화, 전문화되어 있다. 완성된 각각의 구조체에는 설계 도면에 기재된 대로 제조 코드(고유번호)가 새겨진다. 완성된 목조 키트는 현장으로 운송, 하역되기 전에 체크하게 된다. 또한 설계 도면에 나타난 벽체 시공 순서에 맞게 하역시킴으로써 더 빠르게 현장에서 일이 진행되도록 한다. 목조 키트가 현장에 도착한 후에는 시공 도면에 따라 조립된다.공장 제작의 첫 단계는 각 부재를 절단하고 가공하는 작업이다. 설계도에 작업된 자재 리스트를 컷팅(Cutting) 기계에 연결된 컴퓨터에 보내면 리스트에 기입된 치수대로 부재가 절단된다. 이 작업을 통해서 스터드, 헤더, 장선과 트러스 부재가 한치의 오차 없이 준비된다. 부재 절단이 끝나면 벽체 라인에서 본격적으로 벽체를 조립한다. 벽체의 조립도 컴퓨터로 연결된 기계가 벽체 전개도를 인식해서 자동으로 스터드와 플레이트에 못을 박고, 합판을 벽체에 부착하며 개구부가 있는 곳에는 합판도 자동으로 절단한다. 이처럼 모든 공정이 자동화된 공장은 적은 인원으로 생산을 최대한 올릴 수 있기에 주로 다층 목조건축물도 빠른 시간 내에 생산 가능하다. 목조건축물 전체를 공장에서 제작하고 운송하는 데까지 아래와 같은 단계를 거친다.목재 절단 및 가공 → 벽체 제작(Framing machine) → 합판 부착, 네일링 → 지붕 트러스 제작(전용 프레스 사용) → 메탈웹 조이스트 제작(전용 프레스 사용) → 체크 및 적재 → 현장 운송 田글 · 사진 최재철<목조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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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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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흥 노블힐스 전원주택단지 내 샘플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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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박지성, 이운재 그리고 유명 영화감독들이 보금자리로 선택했다는 전원주택단지 노블힐스(Noble Hills).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하갈동의 노블힐스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청명산이 동서남북을 아우르는 곳에 28필지 모두 남향으로 앉혀져 있다.
분양 및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총분양면적 : 6422평
·가구수 : 총 28호
·토지분양면적 : 183∼337평
·건축분양면적 : 70∼200평
·구조 : 철근콘크리트
·바닥재 : 머드스톤(이스라엘산), 하농조르다노 마루(이태리산)
·천장재 : 알루미늄 틀, 아연도 갈바, VP도장
·창호재 : 미국 pella사, marvin 사의 시스템 창호
·내벽마감 : 천연페인트 (호주산), 무항변 벽지(미국산)
·외벽마감 : 앤틱석, 황토벽돌, 드라이비트
·지붕재 : 아스팔트 슁글(미국산)
·공조시스템 : 이엘지(프랑스산)
·홈오토시스템 : 성원하이테크
·식수형태 : 상수도
·난방형태 : 임코가스보일러(미국산)
설계·시공 : (주)보보스디앤시
031-281-0400,
www.bobosdnc.com.
30억. 노블힐스 내에 자리한 이 주택의 분양가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최고급 시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수원의 ‘비버리 힐스’라고 부른다. 그 현장을 가보았다. 많은 도시인이 전원주택에 관심을 보이면서 노후에 ‘나도 한 번 지어봐?’하고 생각하지만 현실화하기까지는 만만치 않다. 도시의 아파트 생활에 푹 젖어 있기에 편리성, 안전성, 접근성 등을 고려해 판단을 쉬이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전, 편리, 환경 삼박자를 두루 갖춰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게 바로 도시형 전원주택단지다. 정원을 가꾸고 텃밭을 일구며 이웃과 정을 나누는 등의 전원생활, 여기에 광역화된 도로망이 펼쳐져 있고 인근에 생활, 문화시설들이 들어서 있는 곳. 바로 (주)보보스디앤시에서 분양하는 ‘노블힐스’다.
수원 I.C에 인접한 청명산자락에 자리한 노블힐스는 강남에서 20분, 분당에서는 15분 거리다. 여기에 수원과 양재를 잇는 도로가 건설 중이고 서울과 기흥 간 고속도로도 확충될 예정이라 접근성은 더욱 좋아진다. 약수터와 산책로가 있는 7만여 평의 청명산공원이 뒤를 감싸고, 앞으로는 시원스럽게 청명산이 펼쳐져 있어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한다. 1킬로미터 반경 내에는 뉴코아, 홈플러스, 까르푸, 그랜드 백화점 그리고 아주대학병원, 성빈센트병원 등의 의료시설이 있어 생활권도 전혀 손색이 없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입구에서부터 철저히 신분을 확인하고 단지 내 입주자들은 혈관인식도어시스템을 통해 출입이 가능토록 했다. 이 시스템은 지문이 아닌 사람의 손등 혈관을 이용 개인 정보를 파악, 신원을 확인하는 것으로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과학수사에 도입될 정도로 정확성이 매우 높다. 더불어 24시간 경비초소를 운영하고 곳곳에 CCTV를 설치함으로써 완벽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또한 단지 내에 입주민을 위한 골프연습장과 퍼팅장, 어린이 놀이터도 들어서 있다.
친환경, 최고급 자재만을 엄선
철근콘크리트로 구조를 세우고 앤틱석, 황토벽돌, 드라이비트로 마감한 외벽은 중후하면서도 내구성을 자랑한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구성된 샘플하우스는 분양가격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환경, 최고급 자재만을 사용했다.
특히 황토와 함께 일라이트를 자재로 사용했다는 점만 해도 놀랍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광물인 일라이트는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처음 발견됐다.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일라이트는 중금속 및 유독가스에 대한 우수한 흡착, 탈취, 분해력을 보이고 상온에서는 다량의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음이온 발생 능력도 탁월하다. 또 항균성과 항바이러스 능력 등이 인정됐으며 특정 질병에 대해 치유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생육을 촉진시킨다는 보고도 들린다.
내벽은 친환경 페인트를 바르고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문양을 찍을 만큼 정성을 쏟았다. 흙벽은 화재에도 타지 않는다. 건강주택을 표방하는 노블힐스는 집마다 공기정화시스템을 갖춰 놓았다. (사)한국건강주택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노블힐스 주택에서는 포름알데히드, 휘발성유기화합물, 미세먼지 등이 기준치 이하이거나 전혀 검출되지 않았을 만큼 내부환경이 좋다.
주택 내부는 인텔리전트 홈 네트워킹을 통해 제어가 가능하다. 최근 들어서는 고급 아파트에서만 볼 수 있는 이 기능은 건물 내의 모든 전자기기들이 하나의 유무선 네트워킹을 통해 통제, 제어되는 기술로 전원주택에서 이를 찾아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스피커 폰이 달린 모니터와 컨트롤키가 각 방과 화장실 등에 설치되어 있어 어디서나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인 것이다.
앤틱가구가 거실과 침실을 우아한 분위기로 이끌어 내고 주방과 화장실, 아이들 방은 현대식으로 꾸며 거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황토로 만든 머드 스톤과 이태리산 하농조르다노가 바닥을, 알루미늄 틀과 아연도 갈바, VP도장이 천장을 돋보이게 한다. 갈바는 알루미늄과 아연을 섞은 도금강판으로 공장지붕, 가전제품 등에 주로 쓰일 정도로 강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현대식 고급 전원주택의 진수
천장고를 높여 답답한 느낌을 없앤 지하 1층(선큰 층)은 거실, 방, 서재, 화장실 등이 들어서 있다. 정원 대지보다 낮은 것을 보완하고자 인공 분수를 거실 전면 창 앞에 설치한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수려한 인테리어, 은은한 조명, 앤틱 가구들이 화려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주로 손님을 맞이하는 현관으로 연결된 1층. 남향으로 앉혀진 주택답게 전면 창을 크게 가져가 시야를 확보하고 따사로운 햇살을 맘껏 받아들이도록 했다. 안방과 욕실, 드레스-룸, 주방 등이 위치한다. 내벽은 불에 타지 않는 호주산 천연 페인트를 바르고 미국에서 수입한 무항변 벽지로 단조롭기 쉬운 벽면을 보완했다. 모든 가구는 전통 유럽식 앤틱형이 주를 이루고 벽지와 페인트, 가구 등이 은은한 갈색톤으로 통일돼 일체감을 뽐낸다. 주방에서, 거실에서 덱으로 나갈 수 있는 큰 문을 내 이동의 편의성을 도모한 것도 눈에 띈다.
2층은 거실, 자녀 방, 욕실이 자리한다. 유럽식 고풍스런 분위기가 집 전반을 어우르지만 아이들 방은 화사하게 현대식으로 꾸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돋보인다. 아이들 취향에 맞게 환한 인테리어를 연출한 것이다.
보일러와 에어컨을 자동 조절할 수 있는 ‘자동 온도 조절 시스템’, 청소기가 필요 없는 ‘중앙 집중식 청소 시스템’, 천연 필터를 사용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수 시스템’, 방마다 실온은 유지한 채 해로운 공기만 정화시키는 ‘공기 정화 시스템’, 가스 밸브의 개폐 여부를 언제 어디서나 전화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스콤’ 등이 설치돼 있어 현대식 전원주택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계약 시 토지금액만 확정하고 건축은 건축주의 예산과 취향에 맞게 설계, 시공하는 ‘맞춤형 주택’을 선보이고 있는 (주)보보스디앤시의 노블힐스는 6500평 대지를 28필지로 분할해 분양하고 있으며 현재 5필지만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 031-281-0400, www.bobosdnc.com. 田
글 홍정기 기자 / 사진 정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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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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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찬바람이 불면 생각나는얼큰하고 시원한 '매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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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시에 김치를 직접 담그거나 요리를 하는 주부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우리 집도 처갓집에서 가져다 먹거나 사먹는데요.”
우리 집에서 함께 점심을 먹던 거래처 사람이 한 말이었다. 시골에 살다 보니 요리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주위에 나이 많은 어르신들로부터 요리에 대한 정보도 쉽게 접하다 보니 내가 생각하기에도 대견하게 어지간한 음식은 직접 하는 편이다. 지난 추석에도 두부며 묵 등을 직접 쑤고 봄에 얼려 둔 쑥으로 송편까지 빚었다. 그렇다고 내가 요리에 일가견이 있거나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는 결코 아니다. 이제 시골살이 7년 차에 접어들다 보니 환경에 어지간히 적응해 나가고 있기 때문일 뿐이다. 아직도 음식만큼은 사먹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시골의 정서는 철에 따라서 음식의 재료들을 저장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많다.
가뭄 탓에 잘 여물지 않은 들깨 송이를 보면 속이 타지만 어느새 시골 마을의 어머니들은 들깻잎을 따다가 깻잎지를 담가 놓았고, 요즘은 끝물 풋고추를 따서 고추 밑반찬을 만들 궁리에 여념이 없다. 이런 시골 정서 속에 살다 보니 나 역시 그 분위기에 편승하게 되어 콩나물도 기르고 여러 가지 밑반찬 만드는 기술이 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아직도 어렵고 자신이 없는 요리 중에 하나가 각종 매운탕과 찌개 요리다. 재료의 특성을 살리면서 국물 맛을 내는 일은 어떤 노하우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여러 번 시도를 해보아도 전문 음식점에서 먹는 맛이 나질 않았다.
우리 동네는 십만 평의 큰 저수지를 끼고 있어서 민물고기를 접할 기회는 많지만 그동안은 비린내가 심할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피해 왔었다. 더구나 우리 동네에는 수질 보호를 위해서 음식점 허가를 내주지 않아 마땅히 민물고기 요리를 맛보거나 배울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붕어 요리가 제철이라는 음력 8월인 요즘 우리 옆 동네 서천군에 이름난 매운탕 집이 있다고 하기에 원정을 가서 매운탕 요리를 맛보고 요리법까지 배워왔다.
바다 생선과 달리 민물고기는 냉동 상태일 때보다 활어를 써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그래서 매운탕 집 서천군 마산면 ‘물고기 세상’의 안찬수 사장은 항상 집 앞 신봉 저수지에서 직접 잡은 붕어와 메기, 배가사리, 가물치 등의 재료만 사용한다고. 이 사실은 그가 그물을 걷으러 가는 새벽 시간에 함께 동행을 해서 내가 직접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 두었다.
매운탕에는 각 음식점마다 비법인 육수와 양념이 있기 마련이다. 그동안 내가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매운탕의 육수로는 콩나물과 무를 푹 끓인 물을 쓰면 한층 시원한 맛이 난다는 정보도 있었지만 ‘물고기 세상’의 매운탕은 얼큰한 양념 맛에 비법이 있다고 했다. 싱싱한 민물고기 등의 재료가 준비됐으면 된장, 고추장, 간장, 고춧가루, 마늘, 양파, 대파 등의 양념에 물을 붓고 끓인다. ‘물고기 세상’에서는 여러 가지 한약재와 비법 양념 달인 것을 한 숟가락 넣어서 끓이지만 보통 가정에서 매운탕을 끓일 때는 굳이 비법 양념을 쓰지 않고도 불 조절만 잘하면 된다고 한다. 고춧가루는 좀 매운 것을 쓰고 된장과 고추장은 너무 많이 넣으면 걸쭉해지거나 원재료의 맛을 덮어 버리기 때문에 항상 유의해서 한 티스푼 정도만 써야 한다. 그리고 불 조절에 있어서 한소끔 끓이고 난 다음에는 약한 불로 줄이되 너무 오래 끓여서 살코기가 물러지지 않을 만큼만 끓이라고 했다.
붕어는 매운탕보다 찜으로 많이 쓰이는데 기력을 보해 주는 효과가 있고 깊은 맛이 있다고 한다. 붕어들이 살이 오르는 이맘때에는 수험생들이나 운동선수들의 보양식으로 인기가 있다. 신봉 저수지에는 자연산 메기도 잘 잡히는데 메기 매운탕은 가시가 없고 살코기가 많아서 어린아이들을 동반했을 때 먹기 좋은 음식이다. 흔히 ‘빠가사리’라는 억센 발음으로 불리는 배가사리 매운탕은 가시가 많아서 먹을 것은 별로 없지만 가시에서 우러나오는 국물 맛이 시원하고 담백해서 소주 안주나 해장용으로 먹으면 좋다고 한다. 알려져 있다시피 민물고기 매운탕에는 냄비 바닥에 삶은 시래기를 쓰는 경우가 많다. 양념이 적당히 배어 들어간 시래기는 살코기를 먹는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그리고 얼큰한 국물 맛에 적당히 입맛이 길들여지고 난 다음에는 수제비를 떠 넣어서 감칠맛도 느끼게 해주기 마련이다.
안 사장은 거의 모든 매운탕에 수제비를 넣지만 붕어 매운탕에는 잔가시가 많아서 수제비가 들어가면 위험할 수가 있어서 넣지 않는 것이 좋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가정에서 특별한 비법이 없이 쉽게 매운탕을 끓여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묵은 김치를 넣고 끓이는 방법을 추천해 주었다. 요즘은 김치냉장고 덕택에 작년에 담근 김장 김치를 여전히 먹는 집들이 많을 것이다. 다시 김장철이 다가오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맘때에 혹시 민물 낚시라도 떠난다면 여러 가지 양념을 챙길 필요 없이 묵은 김치만 가지고 가서 냄비에 김치를 깔고, 그 위에 매운탕 거리를 놓고 물만 부어서 끓여 주면서 간만 맞추면 얼큰한 매운탕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 방법은 나도 당장 써먹어 봤는데 남편으로부터 친구들 불러서 소주 한 잔 하고 싶을 정도는 된다는 평을 들었다.
방송에서 소문난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를 보면 어느 집이든지 ‘비법 양념’이 있다고 하면서 그것만은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을 봤을 것이다. 일종의 ‘쇼맨십’인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호기심을 증폭시켜 기어이 한번 먹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데는 충분한 효과가 있다. 매운탕 집 ‘물고기 세상’의 안찬수 사장으로부터 매운탕 요리에 대한 한바탕 강의를 듣는 동안 나 역시 그 ‘비법 양념’에 대한 궁금증에 사로잡혀 있었다. 차마 그 비법까지 가르쳐 달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아줌마 정신으로 안 사장을 졸라서 그 ‘비법 양념’ 한 통을 얻어 올 수는 있었다. 그 ‘비법 양념’ 한 통에 의기양양하게 돌아 왔지만 물고기를 잡아다 주는 사람이 없어서 아직 내 핸드 메이드 매운탕 맛은 아직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田
글 오수향(och02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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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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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글밭을 일구며]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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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길 좋다!"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저절로 나오는 감탄이다. 산골 어디를 가나 아스팔트 포장된 넓은 길을 거침없이 달릴 수 있으니 후련하고 시원한 마음에 우러나오는 말이다. 대다수의 농가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으니 길이 차를 불러들이고 차가 길을 만든 셈이다.요즘 시골의 도로는 수확한 과일 상자를 가득 싣고 지나가는 트럭으로 붐빈다. 이곳 청도는 감을 나르는 트럭이 줄을 잇는다. 씨 없는 반시로 유명한 고장임을 보여 주는 광경이다. 가까운 밀양 얼음골엔 사과를, 경산엔 포도를 운반하는 트럭들이 저마다 바쁘게 도로를 달린다. 시골길이 좋아야 하고, 정작 농가에 자동차가 있어야 하는 사정을 알 수 있다.온통 발갛게 익은 감으로 뒤덮인 이곳 산골에도 주말이면 감을 따러 도시에서 온 자녀들의 자동차와 감을 나르는 트럭으로 골목이 비좁다. 먹음직한 감을 가득 따 담은 경운기는 힘찬 동력으로 잘 포장된 산등성이 농로를 누비고, 집집마다 마당엔 산더미처럼 감이 쌓여 있으며 검게 그을린 산골 사람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 이곳은 아주 깊은 산골이었다. 일흔이 된 아랫집 할머니가, 열아홉에 시집올 때만 하더라도 마을 앞의 도로가 좁은 산길이었다고 했다. 앓는 아가를 업고 마을 뒤 산을 넘어 읍내 병원을 다녀오는 데 하루해가 걸렸다고 하니 그때의 사정이 가늠이 된다. 도로가 넓어지고 자동차가 다니게 된 것은 불과 이삼십여 년 전이다.도시를 떠나 산골에 집을 지어 살고 싶은 내 꿈이 잘 이루어 진 것도 길이 좋은 덕분이다. 한 시간쯤 달리면 부산에 있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고 모임에도 참석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편리한 길을 따라 대처로 떠나간 사람도 있지만 나는 편리한 길을 따라 산골로 돌아왔다.길이 불편하던 시절 도시로 나간 사람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면 사람들은 절망으로 바라보았다. 돌아온 이도 자신의 삶을 후퇴로 여기며 어깨가 쳐졌다. 도시로 나가 명절날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고향집에 들어서야 잘 된 것으로 보아주던 시절이었다.고향 산골을 찾아 들어온 지금의 나를 도시 친구들은 부러움과 선망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고향 친구들은 반갑게 맞아주고 있으니 삶을 바라보는 의식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모양이다.이제는 돌아오고 싶은 길, 그러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서성이는 걸음들이 있을 것이다. 고향의 집을 비워 놓고 땅을 놀리고, 도시에서 무료하게 보내는 사람들은 빨리 고향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 결실의 계절에 진홍빛 감을 뚝뚝 따는 손맛이 어떤 것인지, 빨갛게 익은 사과를 따고, 탐스런 포도송이를 손에 쥐는 맛을 느끼지 못하고 노는 손은 아깝다.몇 해 전, 절친한 사이였던 할머니 몇 분이 젊은 시절 마음을 모아 작은 아파트 하나를 공동으로 구입하여 큰 아파트로 평수를 늘리며 여가를 즐겁게 지내는 것을 TV로 보았다. 틈이 나면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해먹고 놀이를 하며 노년을 외롭지 않게 지내는 모습을 기억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모임의 장소가 도시의 아파트가 아닌 텃밭이 있는 시골집이면 어떨까? 흙을 일구고 나무를 가꾸며 사는 일은 생각 보다 훨씬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다. 그것은 생명을 키우는 일이며 목숨을 이어가는 값진 노동이기 때문이다. 생산이 생명이 되는 이유다.씨를 뿌리고 가꾸며 힘이 닿는 만큼 밭일을 하고 감나무를 돌보며 지난해보다 더 굵어진 감을 따는 나의 산골생활은 즐겁다. 내 노동이 알찬 결실이 되어 거둬들이는 이 기쁨을 어디에 비할 것인가.한 무더기 감을 따놓고 훤하게 바라보이는 강줄기를 따라 산기슭을 돌아나가는 길을 바라본다. 잘 포장된 길을 따라 과일 상자를 가득 실은 트럭이 달린다. 내 이름이 적힌 감상자도 서울로 달려가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다.도시와 시골이 공존이 되는 길은 편리함의 목적과 생산을 위한 의미로 위대하다. 저 길을 돌아오는 걸음은 아름답다. 田 글 장문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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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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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에세이/열번째 이야기]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과 추억 만들어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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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조상 탓
아이들의 모든 것은 부모에게 달려 있다. 용모나 신체, 건강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국적, 자라는 생활환경까지도 부모에게 물려받는다. 부모가 도시에 사느냐, 농촌에 사느냐? 아파트에 사느냐, 주택에 사느냐? 여기에 따라 아이들의 생활환경도 결정된다. 한때는 부모의 신분까지도 그대로 물려받기까지 했다. 부모가 양반이면 아이들도 양반, 부모가 머슴이나 상놈이면 아이들도 머슴이나 상놈이 됐다. 이 모든 것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보통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운명이다.
자신이 원한 것도, 자신이 만든 것도 아닌데 부모에 의해 자신의 운명이 달라진다? 신체적인 거야 하나님께서 결정해 주시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부모가 머슴이라고 아이들까지 머슴이 된다는 것은 아무리 운명이라지만 너무하다.
게다가 요즘에는 '대물림'이라는 새로운 풍속도까지 생겼다. 우리 어린 시절에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했다. 이제는 전혀 그런 세상이 아니다. 지금은 공부하는 환경이 중요하다 보니 여유 있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한다. 그래서 '학력의 대물림'이니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현상까지 생겼다. 이런 거야 노예제도처럼 인위적인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는 사회 현상 같지만 그래도 이래서는 안 된다. 평생 자신이 당한 어려움도 서러운데 그것을 소중한 아이들에게까지 그대로 물려준다니… 안 된다. 정말이지 그래서는 안 된다.어쨌거나 모든 게 다 부모 탓이다.
아파트 숲과 콘크리트 상자가 아이들의 고향집
이런 상황을 좁혀서 생각하면 아이들이 살아가는 집도 마찬가지다. 요즘 도시 아이들의 대부분은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다. 아파트가 실질적인 고향이고, 어린 시절의 모든 추억이 아파트 숲에서 이루어진다. 아파트에서 자고 아파트 숲을 지나 학교와 학원 등을 오가는 것이 '아파트 아이들'의 생활이고, 이게 다 아파트에 사는 부모님 덕(?)이다.
꼭, 산과 들을 지나 개울 건너 학교에 가야만 아이들에게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 자연을 바라보고 자라는 것이 특히 감수성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정서적으로도 좋다. 또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 아이들의 건강에도 좋다. 어른이 되어 보면 어린 시절 자연과 벗하며 놀고, 학교에 다니던 추억은 삭막한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더운지 추운지도 모르는 집에서 사는 것과 새찬 바람과 눈보라를 이겨내며 사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에도 차이가 엄청나다. 오염된 공기 속에 사는 도시 아이들은 감기가 떨어질 날이 없고 심지어는 아토피 등 심각한 증세가 많다. 이런 병은 도시의 아파트가 아닌 공기 좋은 환경에서 살아야 낫는다고 한다. 이것도 다 부모 잘못(?) 만난 탓이다. 게다가 답답한 콘크리트 상자가 아이들의 고향이고 아파트 숲 속에서의 생활이 추억의 전부라는 것은 너무나 삭막한 일이다.
앞으로 아이들의 세상은 지금보다 다양하고 훨씬 좋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런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어떠한 생활을 하게 할까? 지나치게 공부나 실력만을 강요하고, 오직 학교와 학원에만 몰두하게 하고, 게임이나 컴퓨터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보다 정서적이고 추억이 많은 어린 시절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물론 모든 아이들에게 음악가나 시인이 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꼭 그런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하려면 정을 알고 진정한 삶을 알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무슨 아파트에 사느냐, 몇 평짜리 아파트에서 사느냐가 아이들에게 친구와 자신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좋은 환경에서 훌륭한 자녀가
요즘은 모든 게 단세포적이다. 공부가 제일이고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삶의 전부다. 모든 것이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데 맞추어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간의 중심이 되는 정신, 국가에 대한 생각, 부모에 대한 효성, 스승에 대한 은혜,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 등은 뒷전이다. 모든 게 자기중심이고 개인주의적이다 보니 사회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살아가는 환경 특히 성장기 아이들의 생활환경이 그들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대부분의 유명한 음악가나 시인 등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좋은 경치 속에서 자랐다. 정치인이나 실업가 등도 그렇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경우에도 각계의 최고 지도자는 'Country Boy' 즉 도시가 아닌 시골 출신이다.
도시 출신자들이 차지하는 자리는 대부분 중간 보스나 관리자 정도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이나 재계 최고 지도자들의 출신지가 어디였던가? 이런 것은 도시나 지방과의 환경 차이가 심하지 않았을 때도 그랬는데, 지금처럼 아파트로 가득한 도시생활에서는 더 심화될 게 분명하다.
"건축은 생활을 지배한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살고 있는 건축에 맞추어 생활해 나간다는 뜻이다. 그 건축이 좋은 환경을 갖춘 곳에 있으면 좋은 환경으로, 좁은 건축이면 좁은 대로, 편리한 건축이라면 편리한 대로 생활하게 된다. 이런 의미로 본다면 어른들과 건축 전문가들의 책임이 크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 줄 책임이 있다. 건축가는 비록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이 살지는 않지만 이 사회와 모두를 위해 좋은 건축을 만들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건축, 특히 주거 환경은 어떤가?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집이나 주변 환경은 '진정한 삶'보다는 경제적인 데 비중이 더 크다. '인간적인 삶'보다는 지나치게 부동산적이고 편리함에만 의미를 두고 있다. 살아가는 재미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는 집보다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한 배려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있기는 하다. 오직 성적을 위한 것으로, 그러한 배려는 오히려 부작용을 낳는다.
여기저기서 마구잡이로 벌어지는 개발 사업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그 시절의 풍광을 한꺼번에 망가뜨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오늘날 어른들에 의하여 저질러지고 있는 것들이다.모두에게, 특별히 아이들에게 좋은 주거 환경은 편리하기만 하고 부동산적이며 성적을 올리는 데 있지 않다. 이런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소박하고 인간적인 정과 추억 그리고 정신이 깃든 그런 환경이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각각의 자녀 방이 좋기만한가
웬만한 요즘 아이들은 각자 자기 방이 있다. 아이들을 위해 아예 안방까지 내준 집도 있다.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더 잘하라고 특별히 배려한 것이다. 아이들은 각자 자기 방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므로 프라이버시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정말 얼마나 좋을까. 예전에 우리 자랄 때 이런 나만의 공간이 있었더라면 너무 좋아 잠도 제대로 오지 않았을 것이다. 과연 요즘 아이들이 그런데 대한 감사함이나 소중함을 알까? 혹시나,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모두가 그런데… 당연한 것 가지고 뭘 그러냐"고 한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서운하다. 어쨌거나 자기만의 공간에서 잘 자라 주면 좋은 일이다.
혹시 그런 탓으로 예전에 비해 요즘 아이들은 형제 간에 정이 부족하고 사회성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걱정스러울 때가 있다. 요즘은 형제라야 대부분 두세 명이 전부인데도 예전 우리 형제들하고는 다르다. 주위에서 종종 둘밖에 안 되는 형제끼리 꼭 남 보듯 하는 걸 본다. 이러한 현상은 각자 자기만의 공간에서 자기 것만 가지고 놀고, 자기 책상, 자기 침대에서만 자란 탓이 아닐까?
대여섯 명이 대부분이던 우리네 형제들은 한 방에서 같이 공부하고, 놀고, 싸우기도 하면서 몸을 부대끼며 살았다. 추운 겨울에는 서로 이불을 차지하려고 다투기도 하고 내 옷이나 내 양말이 따로 없었다. 그렇게 살았던 탓인지 형제 간의 우애가 요즘 아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좋았다. 뭔가 맛있는 것이 있으면, 심지어 학교에서 나오는 급식 빵까지도 어린 동생에게 주려고 배고픔을 참아가며 책가방에 꼭꼭 숨겨왔던 그런 눈물겨운 사연들이 우리네에게는 얼마나 많은가. 비록 서로 다툴 때도 많았지만 누군가가 남에게 맞고 들어오는 날에는 온 형제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때로 부모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을 먹기도 하고, 많이도 맞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지만 부모에 대한 효심이 있었고 또 우리들은 강인했다.
물론, 요즘의 우리 아이들도 그러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예전 우리네 형제만 못하다.이 모든 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나치게 자기만의 공간- '각자 자기 방'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다.
어느 건축주의 자녀에 대한 배려
어느 건축주 생각이 난다. 그 분은 딸만 둘 가진 주부다. 자신의 집을 설계해 달라면서 특별히 아이들의 방을 가변성 있게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아이들 방을 각각 만들기는 하되 두 방을 연접하게 하고, 그 사이의 벽은 반드시 가변적으로 계획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아이들의 방이 'ㄱ'자 형상이 됐다. 이러한 계획은 공부를 하거나 각자 생활할 때는 책장 등으로 구획된 자기만의 공간을 이용하고, 잠을 자거나 노는 시간 등은 가급적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도록 배려한 것이다. 형제들끼리 지나치게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폐단을 막아 보자는 의도였다. 가능하다면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내며,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밤늦도록 꿈을 가진 이야기들을 나누며 지내기를 소망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예전과 달리 요즘 아이들은 학교도 늦게 끝나는 데다, 학원에 다니느라 집에 있는 시간도 많지 않다. 그러므로 집에 있는 때만이라도 둘이 같이 지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어쩌다 집에 있는 동안에도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 있다면 그런 상황에서 부모 자식 그리고 형제 간의 대화나 정이 돈독해질 리 만무하다. 이러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보완해 보자는 그 건축주의 생각은 요즘 세태를 볼 때 현명한 선택 같았다.
또, 다락방을 강조한 건축주도 있었다. 다락방은 꿈과 재미가 넘치는 작은 공간이다. 그 건축주는 그러한 꿈의 공간을 자녀들에게 만들어 주고 싶어 했다.
원래 다락이란 지붕 속을 활용하기 위해서 만든 공간이다. 그러므로 천장이나 벽이 일반 방과는 다른 모양이다. 또 창 모양도 특이하고 예쁘다. 특히 다락방은 비가 오는 날이나 스산한 가을에는 더 운치가 있는 공간이다. 사람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갖게 하고 호기심을 유발한다. 이러한 다락방은 여성들이나 특히 장난기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과 소녀들이 좋아한다. 약간은 어둡고 아늑한 공간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 읽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다. 때로는 기도하는 방으로도 좋다. 조용하고 자기만의 공간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는 편안한 곳이다. 그곳에 올라가면 때로 무섭기도 하고 천장이 낮고 좁아 아늑함을 주기도 한다.
특히 그 건축주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고, 어느 영화에서 본 그러한 다락방을 특별히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공간을 건축적으로 만들어만 준다면 나머지는 자녀들과 함께 꾸미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그동안 구상한 아이디어와 자녀들의 생각을 합하면 아주 독특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곳에는 은은한 조명과 음향 기구를 특별히 준비할 것이라고도 했다. 당시 그 건축주는 그러한 생각과 꿈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와 같은 부모의 배려는 아이들에게 꿈과 상상력을 키워 주기에 충분할 것이고, 아이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될 때는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과 환경 만들어 주기
내가 이런 주택에서 살고 싶었던 것은 순전히 나 때문이다. 원래부터 아파트라는 것은 싫었으니까, 어떻게 하든 아파트를 떠나고 싶었다. 특히 더 단독주택에 살려고 했던 이유가 있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과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이다.
나에게는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다. 우리 아이들도 여느 애들처럼 아파트에서 나고 자랐다. 그렇게 자라는 동안 늘 안타까워했다. 비록 입고 먹는 것은 예전보다는 좋을지 몰라도 자라는 환경을 생각하면 우리 때보다 못했기 때문이다.
늘 하는 일들이 아파트에서만 이루어졌다. 방과후에 집에 오자마자 학원에 가야 하고 어쩌다 시간이 나면 위층의 친구 집과 우리 집을 오가며 만화나 게임,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 전부였다.
밖에서 논다고 해봤자 형식적으로 조성해 놓은 좁은 어린이놀이터가 전부였다. 말이 놀이터지 그게 어디 애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인가? 놀려고 나온 어린이는 많은데 모래밭 조금하고 그네, 미끄럼틀, 철봉 등이 각각 하나씩… 아파트 놀이터는 법에 규정되어 있다. 사실 이런 시설마저도 법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이렇게 어린이 놀이터를 거창한 법률로까지 규정한 것은 국가적 배려(?)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비싼 땅에 사업성을 우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 리 만무할 것이므로… 그러니 아파트를 건설하는 과정을 보면 사업성에 맞추기 위해 아파트를 최대한 확보하고 남은 자투리 부분에 형식적으로 놀이터를 배치하기 마련이다.
요즘 대단지 아파트야 조경 등의 시설을 잘 만들지만 하여간 아이들이 이와 같이 인공적이고 형식적으로 만들어진 틀에서 자라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시설은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사업성을 맞추느라 아파트가 우선인 상황에서 조성된 단지 조경이나 놀이시설 등의 외부 환경이 자연과 비교될 수 없다.
아무리 심혈을 기울이고 정성을 들인다 한들 어찌 인간이 만든 것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자연 세계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산과 들, 흐르는 시냇물 그리고 지저귀는 새소리, 숲과 산골짜기 등 신비하고 오묘한 자연의 세계는 사람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많은 꿈과 추억을 만들어 준다. 이곳에서 물고기도 잡고, 물장구 치고, 매미·잠자리도 잡고 그 넓고 넓은 자연에서 뛰어 놀아도 시원찮을 아이들이 아파트 상자와 아파트 숲에서 자라게 된 것도 다 어른들 탓이다.
토끼, 병아리 기르는 것이라도 보고 자라라
이러한 것은 우리 어린 시절이나 가능했던 일이다. 학교도 늦게 끝나는 데다 학원 다니며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컴퓨터와 TV, 게임 등 할 것도 많은 요즘 아이들에게 그렇게 생활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선 자신이 아파트에 사니 이것부터 불가능하다. 그런 자연에서 살게 하려면 당장 시골로 이사해야 하는데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인가? 그러므로 애당초 냇가가 있고 산과 들이 있는 그런 곳에서 물놀이하고 매미 잡는 일 같은 것은 포기해야 한다.
그렇게는 못한다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은 해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라도 기억할 만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우선 마당이 있어서 정원과 꽃밭, 텃밭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거기서 진돗개, 연못, 닭과 병아리 등을 기르는 것(바쁘신 분들이니까 그런 것을 직접 하지는 못한다 해도 그런 모든 것은 내가 할 것이므로)을 보고 자라게 하고 싶었다. 봉숭아, 분꽃, 채송화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라 알려주고 싶었다. 병아리라는 놈이 태어나는 모습과 그 놈들이 봄철에 노니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또 한 가족이 함께 일을 하며 작업을 통하여 가족 사랑을 알게 하고 싶었다.
아이들도 아파트에 살다 보면 하는 일이 별로 없다. 어쩌다 쉬는 날이면 자기 방에서 밤늦도록 컴퓨터 게임이나 하고 늦잠 자기 일쑤다. 거실에 나와도 TV에 열중하느라 이야기할 틈도 없다. 이런 생활로는 아이들 얼굴 보기도 힘들고 가족 간 대화도 없어 한 가족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지나치게 콤팩트하고 편리하게만 만들어 놓은 아파트생활이 그렇게 만들었다. 이런 아이들에게 마당이 있는 집에서 "아빠하고 나 하고 만든 꽃밭에∼"도 경험해 보고, 강아지랑 같이 놀면서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엄마아빠가 하는 일을 돕고 텃밭에서 농사(?)짓는 일이며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경험시켜 주고 싶었다.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아파트에서 자라기에 아파트가 전부인 줄 안다. 어쩌다 드라마에 마당이 있는 집을 보면 신기하고 부럽게 생각한다. 하긴 요즘 아이들은 그런 집을 본 적도 별로 없고, 그런 곳에 사는 사람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도 없다. 오직 한정되고 답답한 아파트라는 곳에서 사는 것이 대부분이니 그럴 수밖에… 그러니 아이들도 지겨워 한다.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줄곧 아파트에서 살았으니 싫증이 날만도 하다.
얼마 전 어느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요즘, 유학이나 외국 근무를 경험한 젊은 사람들은 아파트보다 주택을 더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최근 대학생치고 유학이나 어학연수 다녀오지 않은 학생들이 별로 없다. 외국에서 환경도 다른 데다 넓은 주택에서의 생활은 아파트에서만 살던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넓은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아파트는 한정된 공간에 모든 것을 다 갖추다 보니 아이들 방은 대체로 작다. 모든 게 주부 중심으로 거실, 주방, 안방 등을 넓게 하다 보니 별수 없다. 그렇기에 아무리 대형 아파트라도 자녀 방은 별로 크지 않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살림이 많다. 침대, 책상 등은 필수요, 컴퓨터, 책장, 때에 따라서는 피아노, 옷장 등 웬만한 집 살림살이 정도 된다. 게다가 대체로 아이들은 정리할 줄도 모르고 청소할 시간도 없다. 그러니 아이들 방에 들어가면 그런 난리가 없다. 그래서 언젠가 집을 지으면 아이들 방을 가능한 크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특별히 아이들 방은 좋은 위치에 배치하자
창 모양도 그렇고 창에서 바라보이는 외부 환경을 고려해 위치를 정했다. 딸아이의 방 앞에 테라스를 만들고 그곳에 조명을 달았다. 창 앞에는 큰 은행나무가 있어 계절마다 좋은 경치를 만들어 준다. 여름의 울창한 모습과 가을의 노란 단풍 그리고 흰눈 내리는 겨울의 경치는 그만이다.
아들 방 침대에 누워 바라보는 은행나무와 외부 경치 또한 아주 좋다. 공부를 하던 중에 책상에 앉아 바라보이는 경치가 좋도록 각별히 배려했다. 무엇보다 수납공간을 많이 만들었다. 아이들은 얼마지 않으면 우리 곁을 떠난다. 언제 결혼하여 떠나갈지는 모르지만 떠나기 전만이라도 넉넉하고 좋은 환경에서 지내게 해주고 싶었다.
아이들도 아파트가 아닌 이런 주택에서의 생활을 대단히 만족스러워 한다. 아예 다시 아파트에 사는 것은 답답하다고 반대한다. 특히 계절마다 변하는 마당과 꽃밭 그리고 넓고 넉넉한 공간들을 좋아한다. 인근의 자연환경도 좋아한다. 가끔씩 마을과 공원을 산책하고 가까이에 있는 한강까지 하이킹도 한다. 바로 이런 것들이 기대하던 아이들의 생활이다. 田
글 김인환<건축사, TAS건축사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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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