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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3)] 흙탕물 속에 피어나는 맑고 고운 꽃, 연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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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에서 피어나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멀수록 맑은 향기를 품어내는 연蓮은 어디서든 볼 수 있으나 연못에서 자라기에 가까이 가기 어려워 보는 이의 마음을 애달프게 한다. 올 여름, 수면 위에 잎을 띄우고 그 위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수련의 세계로 떠나보자.정리 서상신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자료협조 연꽃마을 042-274-5754 www.lotusvillage.co.kr여름 한철 너른 연못을 가득 메우는 연蓮이른 새벽 해와 함께 진흙 속에서 피어나 해보다 먼저 고개 숙이는 연은 청결하고 고귀한 꽃이다. 속세의 더러움 속에서 피어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모습이 깨달음 얻은 부처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물에서 피어나는 연꽃, 수련은 찬란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피었다가 감미로운 저녁노을과 함께 잠들어 수련睡蓮이라 불린다. 다른 꽃들이 화려한 한때를 보내고 쓸쓸히 자취를 감출 때 수련은 종이꽃이 오므려지듯 조용히 사라졌다 다시 피어난다. 그렇게 피고 지기를 3일 동안 반복하며 오후 2~3시를 가리키는 미시未時에 핀다 해서 미초未草, 한낮에 핀다 해서 자오련子午蓮으로도 불린다.손바닥만한 잎과 주먹만한 꽃을 피우는 헬보라(Helvola)는 햇빛을 머금은 듯 미색을 띠고 있다. 작은 몸집과 화려한 색이 이름만큼 사랑스럽다.헬보라가 깜찍한 소녀라면 콜로라도(Colorado)는 새침한 숙녀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연어 살빛의 꽃잎이 길쭉한 모양으로 피어난다.추위에 강한 온대수련 피치앤크림(Peaches and Cream)은 이름 그대로 복숭아 빛이 고운 꽃이다. 복숭아처럼 꽃잎의 아랫부분으로 갈수록 분홍색 빛이 진해진다. 여러 장의 꽃잎 속에는 노란색의 암술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피치앤크림보다 넓은 꽃잎을 가져 만개했을 때 하늘의 별을 겹쳐놓은 듯한 크리산다(Chrysantha)는 살구색 수련이다. 다른 수련과 달리 밤에 홀로 피어 신비로운 자태를 자랑한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수련 어트랙션(Attraction)은 짙은 분홍빛 수련이다. 다른 수련에 비해 크고 우아한 자태를 가지고 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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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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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2)] 기운을 돋워주는 당근 재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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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기운을 돋워주는 채소로 알려진 당근은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소화를 돕고 피부를 매끄럽게 하며 암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뿌리 외에도 어린잎이나 줄기까지 양치액이나 목욕제로 사용할 수 있어 그야말로 버릴 것 하나 없는 채소다. 특유의 향과 달큰한 맛으로 식욕이 나게 하는 당근 재배법에 대해 알아보자. 정리·사진 서상신 기자 자료협조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031-240-3572 www.nhri.go.kr 고랭지농업연구소 033-330-1500 www.niha.go.kr 파종 준비하기먼저 파종하기 1~2주 전 1㎡당 퇴비 3㎏과 깻물 2컵(400g)을 넣고 밭을 일군다. 그리고 폭 120㎝ 정도의 이랑을 만들어 주는데 이때 두둑의 폭은 1m, 높이는 15㎜ 정도가 적당하다. 씨앗은 근처 종묘상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텃밭이나 주말 농사용으로 당근을 재배할 경우 5~20㎖ 정도의 소포장 묶음을 구입하는 것이 적당하다. 또한 당근 종자의 수명은 채종 후 15개월 정도로 그 기간이 지나면 발아력이 급격히 떨어지기에 구입 시 반드시 채종 연월일을 확인한다. 8월에 파종하는 경우 초기 성장 시 무더위에 잘 견디는 품종(홍심 5촌, 여름 5복, 삼복 5촌)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씨뿌리기준비된 밭에 30~40㎝ 간격으로 뿌림골을 만들고 파종한다. 먼저 호미로 흙을 살짝 긁어내고 1~2㎝ 간격에 씨앗이 하나씩 놓이게 줄뿌림 한다. 그리고 15㎜ 정도의 두께로 흙을 가볍게 덮어준 후 물을 흠뻑 뿌려준다. 파종 후 짚이나 왕겨 등으로 덮어주면 지온이 내려가 발아력을 높일 수 있다.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파종 후 8~10일 후면 싹이 나고, 2주가 지나면 본잎이 자라면서 어린 당근줄기가 형성된다. 성장 초기에는 아주 더디게 자라지만 4주 정도 지나면 본잎이 3~4매 생기고 키가 7㎝ 정도로 자라면서 성장속도가 점차 빨라진다.재배하기당근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솎아주기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는 적기에 솎아주지 않으면 줄기가 상해 볼품없는 당근이 되기 쉬우므로 주의하자. 솎아주기는 재배기간 동안 보통 3회에 걸쳐 진행하는데 먼저 본잎이 2~3매 자라났을 때 포기 사이가 4~5㎝ 이상 되도록 솎아준다. 이어 본잎이 4~5매 생기면 7~10㎝ 이상, 6~7매 자랐을 때는 12㎝ 이상 되도록 솎아준다. 당근의 크기가 클수록 포기 사이의 간격을 넓게 솎아주는 것이 좋다.파종 후 6~7주째는 성장이 가장 빠른 시기로 밭의 풀을 정리해 준다. 뿌림골의 중간을 호미로 긁어내고 퇴비와 깻묵을 넣은 후 흙을 덮어주면 당근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거두기파종 11주(75일)가 지나면 당근 잎이 아래로 처지기 시작한다. 이때 윗줄기가 잘 자란 포기를 뽑아 수확의 기쁨을 맛보자. 적기에 거두어야 '아삭'한 당근의 맛을 느낄 수 있으므로 수시로 확인하고 수확한다. 파종 후 13~15주(90~110일)가 지나면 모두 거둔다.田 T·I·P당근의 뿌리와 줄기가 나뉘는 부분, 즉 당근의 뿌리가 시작되는 부분을 당근의 어깨라고 한다. 당근의 어깨가 떡 벌어졌을 때가 바로 수확 적기이다. 어깨 부분이 아직 둥근 모양이면 좀 더 기다리자. 적기에 뽑은 당근은 아삭거리는 맛이 일품! 당근은 뿌리뿐 아니라 연한 줄기와 잎도 식용이 가능한데 셀러리(Celery)보다 연하고 미나리보다 진한 향기로 식욕을 돋워준다. 생으로 먹거나 튀김을 할 수도 있고 상추 등의 쌈과 곁들여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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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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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1)] 음침한 그늘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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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철, 시원한 나무 그늘만한 휴식처가 있을까. 다소 어두운 공간인 그늘을 잘 활용하면 시원함을 줄 뿐 아니라 조용하면서도 평화로운 정원으로 가꿀 수 있다. 빛, 습도, 온도 등과 같은 토양 조건부터 심을 나무의 종류와 크기 등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가 그늘 정원 가꾸기의 관건이다.글·사진 서상신 기자 자료협조 한들조경디자인 02-3461-5046 www.gardeni.co.kr 남이조경 02-355-2793 www.namig.com ㈔한국자생식물보존회 041-557-3834 www.jasaeng.or.kr그늘'은 건물이나 나무로 햇빛을 받지 못해 그림자가 드리운 어두운 공간이다. 여름철에는 뜨거운 태양빛을 가려 시원함을 주지만 대부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 방치되기 쉽다. 하지만 토양 및 식물의 특성을 잘 이해하면 정돈된 느낌의 그늘 정원을 만들 수 있다. 그늘 정원을 만들 때는 빛, 습도, 온도 등과 같은 토양 조건부터 심을 나무의 종류와 크기, 뿌리의 뻗음 정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식물들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거나 중구난방으로 자라나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을뿐더러 벌레와 해충도 생기는 등 다른 식물에도 피해를 준다. 어디가 그늘일까?일반적으로 그늘은 직사광선을 받는 시간에 따라 밝은 그늘, 반그늘, 그늘로 구분한다. 밝은 그늘은 하루 4~6시간 가량 직사광선을 받는 곳으로 광도계로 측정했을 때 500~1000촉광을 나타낸다. 반그늘은 하루 2~4시간의 직사광선을 받는 곳으로 300~500촉광을 나타내는 곳이며 직사광선을 전혀 받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그늘은 건물이나 벽, 울타리의 아래쪽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우선 빛의 성질을 잘 이해해야 한다. 녹색식물이 광합성을 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빛이기 때문이다. 식물의 광합성과 연관된 가시광선은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빨간색은 식물의 개화와 파란색은 영양 생장과 관련이 있다. 숲 속의 그늘에서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는 이유는 나뭇잎 때문에 파란색이 걸러져 영양 생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그늘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곳에서도 잘 자라는 음지식물은 오히려 강한 햇빛에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은은한 느낌의 그늘 정원 가꾸기그늘 정원은 화려하게 꾸미는 것보다 정돈된 느낌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러 가지 색을 사용할 경우 뒤죽박죽 일관성 없는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한 가지 계통의 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때 같은 계통의 색깔을 지닌 식물만으로는 자칫 단조로워 보이므로 꽃의 색으로 포인트를 준다. 화려하고 다양한 종류의 꽃보다 옥잠화, 은방울, 금낭화 등과 같은 은은한 색의 꽃 1~2가지 종류를 심는 것이 그늘 정원에 더 적합하다.한 가지 계통의 색을 사용하여 일관성을 주고 그늘의 앞쪽으로는 밝은 색을, 뒤로는 좀 더 어두운 색을 사용하면 깊이감이 연출된다. 잎의 질감 역시 정원의 뒤로 갈수록 거친 것을 심어주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잎의 질감까지 고려하는 세심함은 극적인 효과를 주지는 않지만 정원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여준다. 식물의 색 외에도 식물이 자라나는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의 정원이 된다. 가지가 아래로 길게 늘어지며 활처럼 휘는 특성을 지닌 능수형 식물은 부드러우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을, 원추형이나 직립형 식물은 다소 딱딱하면서 활기찬 느낌을 준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 스카이라인이 결정되므로 유사한 형태의 식물을 주종으로 하여 통일감을 주고 색다른 식물을 활용해 변화를 준다. 또 주택이나 정원 전체의 느낌과 조화를 이루도록 적합한 형태의 식물을 선택하는 것도 주의할 부분이다. 관리하기그늘 정원을 가꿀 때는 그늘의 정도, 토양 조건 등과 맞는 식물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 그늘의 정도에 따라 물과 거름을 주는 빈도와 양이 달라지므로 미리 파악한다. 다습한 토양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식물의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해 금방 시들고 토양 속에 벌레가 생기기도 쉽다. 따라서 심기 전 토질을 개선하여 배수력을 원활하게 해 준다. 퇴비와 부엽을 많이 깔아두는 것도 토양의 습도를 조절하는 방법. 그늘에서는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비료 성분이 천천히 녹아서 풀어지는 유기질 비료를 주는 것이 좋다. 통풍이 잘 되지 않고 밤과 낮의 온도차이가 큰 그늘에서는 '흰가루병'이 발생하기 쉽다. 이 병에 걸린 식물은 곰팡이 균사류가 엉켜 잎·줄기에 회백색이 나타나고 흉한 모양으로 뒤틀리면서 시들고 열매의 질 역시 떨어진다. 또한 다른 식물에게도 피해를 주어 정원 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다. 계란 노른자와 물, 기름을 섞고 주기적으로 살포해주면 예방 및 관리에 효과적이다. 흰가루병 외에도 달팽이류와 같은 벌레들이 발생하기 쉽다. 습한 곳을 좋아하는 달팽이는 잎에 올라가 먹을 부분을 침으로 축이고 위턱으로 갉아먹어 식물에 해를 입힌다. 일반 농약으로 잘 죽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방지하는 것이 좋다. 보이는 즉시 잡고, 잘게 썬 오이나 김빠진 맥주가 담긴 통을 화단에 두면 달팽이가 냄새를 맡고 빠져 죽는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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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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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재 이야기 II] 살만한 터 찾기가 이리도 힘들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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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기의 첫발은 역시 집터를 구하는 일이다. 금수강산을 돌아다니다 보면 절로 눈길 발길을 머물게 하는 아름다운 고장이 어찌 그리도 많은지……. 목수일을 하러 다니거나 여행을 하면서 나도 언젠가 우리 식구들이 깃들어 살 수 있는 아늑한 터를 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집터를 찾기 시작하자 쉽게 생각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글 황인찬현장에서 일을 하며 경험이 쌓이자 전통 한옥을 스스로 지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전통 한옥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 먹을 놓을 수 있는 대목장(목수 우두머리)이 되었다는 것이다.스스로 설계하고 먹을 놓고 또 그 먹금대로 나무를 치목해서 집을 짤 수 있게 되자 마음이 급해졌다. 나이는 사십대 중반이 되어가고 아이도 점점 인식능력이 풍부해지는데 내 집을 짓겠다는 목표는 늦춰지고만 있었다.몇 년 동안 식구들을 이끌고 서울의 아파트는 비워두고 목수일 때문에 이 지역 저 지역으로 이사 다니며 남의집살이 하며 시간만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해서 5년 동안 일곱 번이나 이사를 다녔으니 식구들에게 미안하고 정말 못할 짓이었다.약국을 한 곳에서 10년 이상 운영했던 아내는 바람돌이처럼 방황하면서 살아가는 나를 만나자 순식간에 운명이 바뀐 것이다. 그래서 어서 빨리 우리 식구들이 깃들어 살 수 있는 집을 짓고 싶은 조급함에 마음먹고 기회만 있으면 부동산 중개소를 통해서 알아보기도 하고 여기 저기 지인들을 통해서 집터를 찾아보았지만 막상 꿈에 그리던 집터를 찾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지은 집터만한 곳을 찾기 위해서 전국을 삼만 리를 더 다닌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데 적당한 지역에 집터를 찾고싶었다. 대도시와 접근성이 좋은 경기도 양평, 가평지역이나 강원도 홍천, 인제 같은 지역에 자리 잡고 싶었지만 땅값도 비쌀 뿐 아니라 인연이 아니었던지 마땅한 집터를 만나지 못했다.집터를 찾아다니면서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도 겪었다. 한겨울 만 두 살 된 아들과 강릉 왕산의 깊은 산골로 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눈이 많이 와서 점심을 먹기 위해 음식점을 찾아 도시로 나가려면 점심때를 놓칠 것 같았다. 우리 부부야 참을 수 있다지만 멋모르고 따라나선 어린 아들은…….우리는 길가의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혼자 사시는 할머니께 밥을 청해 먹었다. 그 때 기꺼이 우리에게 따뜻한 방을 빌려주며 밥까지 주신 그 할머니의 인자하신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집터를 구하려고 가족이 함께 특히 어린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 아무리 낮선 곳에 가더라도 우리를 의심하지 않고 현지인들이 반겨주던 기억이 난다. 아마 나 혼자 다녔으면 어림없는 일이었으리라! 요즘 하도 흉악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세상이니 낮선 곳에 특히 시골에 집터를 구하러 다닐 때는 혼자 다니지 말고 가족이 함께 다닐 것을 권하고 싶다. 마음에 드는 집터와 인연이 닿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일화를 소개하겠다. 강원도 홍천 내면의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서 어느 밭을 소개받았는데 앞에는 청정 1급수가 흐르고 뒤에는 야산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마침 그 밭에는 민가도 한 채 있어서 당장 기거하며 여유를 갖고 내 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 집을 그냥 수리해서 살면 되지 새로 집을 지을 필요가 있겠느냐 싶었다.그런데 그 집에는 웬 스님이 살고 있었다. 정식 스님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빌려서 살고 있는 듯했다. 몇 번 다시 가서 전후사정을 알아보니 우리가 땅을 사도 쉽게 집을 비워줄 것 같지 않았다. 이미 마음먹고 절을 차린 상황인지라 아무리 법을 동원해도 나중에 골치만 아플 것 같아서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경험은 강원도 평창의 봉평에서도 했으니 마음에 드는 집터는 벌써 대부분 임자가 있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고 난 다음부터 집터 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게 되었다. 내가 바라는 집터를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우리나라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여행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더니 과연 그런가 보다. 지금은 집을 짓고 가꾸느라 오히려 여행을 거의 못하고 살고 있어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집터를 구하러 다니던 수년 동안 삼만 리 넘게 돌아다녔던 시절이 새삼 그리워진다.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 나보고 3년 동안 집을 직접 짓는 과정을 되풀이하라면 못할 테지만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그 시간은 존재하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삶(Sein)'은 그 자체가 자유롭고 희망이 가득 찬 축복이다. 하지만 집을 다 짓고 나면 이제부터는 '소유하는 삶(Haben)'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그러면 더 행복할 것 같지만 사실 집이라는 것에 자유를 빼앗기고 얽매인다. 그럼에도 인간이기에 집을 짓고 그 안에서 편안하게 살아가려는 기본 욕구를 충족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니…….우리가 이곳 덕유산까지 올 수 있게 했던 사건이 생겼다. 집터를 구하지 못해서 마음이 초조하던 차에 문제가 생겼다. 우리가 살던 아파트의 아래층 사람이 우리 애가 뛴다고 시비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예민하기 이를 데 없는 아래층 사람들은 세 살 된 아들(몸무게 15kg 정도)의 '콩 콩 콩' 뛰어다니는 발소리와 장난감 던지는 소리를 못 참겠던 모양이다. 심지어 청소기 소리도 시끄럽다고 하니…….싸움을 해도 끝이 나지 않는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문제는 결국 살인까지 일어난다고 하지 않는가? 싸워도 헛수고임을 알고 나자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 아내와 상의한 끝에 이번에는 지리산 근처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 곳에서 목수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이사를 갔다. 함양읍 근처에서 일 년 동안 월세집(일 년에 150만 원을 일시에 지불하는 셋집이었다)을 얻어서 시골생활을 시작했다. 그 때가 2003년 5월 초였다. 전국 어디가나 한옥 짓는 일은 있어서 이사한 다음날부터 목수일을 하면서 비오는 날이나 쉬는 날은 지리산자락에 집터를 구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장마철이 되자 목수일을 쉬게 되어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집터를 찾아 집을 나섰다. 7월 어느 날 이번에는 집터를 찾을 때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아내에게 비장한 각오를 밝히고 떠났다. 산청, 하동, 함양 등에서 마땅한 터를 찾지 못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곳 덕유산 자락에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田<다음 호에 계속>글쓴이 황인찬 님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하늘재'로 더 유명합니다. 인터넷 블로그 '하늘재' (http://kr.blog.yahoo.com/hanuljae)를 통해 집 짓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고재 가구 짜는 일도 왕성하게 하며 직접 주문을 받아 다양한 가구를 만들어 제공합니다. 농학과 철학 전공으로 두 차례 대학교를 다니고 철학박사 과정까지 밟으며 학문에만 경지를 넓혀온 그였지만 전혀 다른 세계인 한옥 목수로 전향해 현재의 삶에 대만족하며, 덕유산자락 개량한옥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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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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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만난 사람] 유기농 장을 고집하는 농부 CEO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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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푹 삭힌 된장 맛 좀 보실라우?”
“도시 사람이 뭘 안다구?” 도시 사람이 귀농해 농사짓는 게 마치 죄 짓는 것처럼 원주민의 눈총을 받으며 더부살이하듯 농촌에 정착하던 시절도 있었다. 여건이 어려워도 꿋꿋하게 유기농업有機農業(Organic Farming)만 고집했다. 올바른 먹을거리를 소비자의 밥상 위에 올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친환경 농사를 지어온 것이 실효를 거둬 그의 농장에서 만든 장류는 현재 유기농산품 인증을 받은 명품 웰빙 식품으로 꼽힌다. ‘ㄱ’자 보고도 낫을 연상 못하던 초보 농부 김영환 씨가 지금은 ‘부자 농부’로 불리며 농부 CEO로 성공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 박지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100년 묵은 된장이 어떤 맛을 낼 것 같으세요? 어떤 분은 고약할 것 같아 인상부터 찌푸리는데, 된장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는 옛말도 있듯 실제로 된장은 오래될수록 깊은 맛을 내지요. 우리 집에 있는 가장 오래된 된장이 9년짜린데 판매하지 않고 계속 숙성시킬 계획이에요. 후대에 유기 된장에 대한 좋은 자료로 물려주려고요.”
문화유산이 따로 없다.
농약도 제초제도 그 어떤 인공 약물도 가하지 않은 청정 환경에서 작물을 키워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등 장류를 생산 가공하는 김영환(51) 씨. 그가 경영하는 ‘가을향기농장’은 2004년 우리나라 최초로 장류 부문에서 유기가공품 품질인증(간장 된장 청국장)을 받았다. 귀농 8년 차 농토와의 사투 끝에 비로소 거둔 수확이다.
멋모르고 시작한 농사. ‘농사에 농자도 모르던 도시 촌놈이 성공했네 그려’라는 이웃의 말을 들을 만도 하다.
“우리 농사지으며 살자”… 두 아이 이끌고 무작정 시골행
12년 전 김영환 씨와 그의 아내 박경애 씨 그리고 당시 초등학교 6학년 2학년인 딸과 아들, 이렇게 네 식구는 무작정 인천에서 양평으로 이주했다. 지인의 소개로 살 터만 보고 왔을 뿐 농사를 어떻게 짓겠다 앞으로 어떤 집을 짓겠다 하는 전원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다. “왜 그랬어요”라는 질문에 “농사가 짓고 싶었어요”라는 답뿐이다. 마치 농부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남편은 기아자동차, 아내는 제일은행을 다니면서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부모님께 아파트 사 드리고 나니 거의 무일푼, 김 씨 부부는 어디 내놔도 네 식구 밥 굶지 않을 노동력 하나만 믿고 왔다고 할밖에.
주변 사람들은 당연히 말렸다. 김 씨 부부도 그렇지만 한창 교육을 받아야 할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해 더욱 염려하는 소리가 많았단다. 그런데 웬걸. 딸아이는 시골에 와서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자라더니 별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학과에 진학했다. 또 아들녀석은 부모님이 유기농으로 장 담그는 걸 지켜보더니 전문대학에서 식품학을 공부한다. 학원 두세 군데 다니는 게 당연시된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학원이나 과외도 일절 접해본 적이 없단다. 집에서 10리(약 4㎞) 길을 걸어 등하교하며 전교생 이름을 잠결에도 다 읊을 수 있는 소담한 시골 학교에서 교육받은 것밖에 없다.
온 가족이 땡볕에 땀흘려 일한 대가가 고작?
“당시만 해도 빈집이나 휴경지가 많아 골라서 살 만한 데가 많았어요. 아는 사람이 허름한 폐가를 소개해줬는데 정말 귀신 나올 것 같았어요. 4식구가 쉴 곳이면 되지 외형이 중요한 건 아니니까 적당히 고쳐서 살았지요. 농사짓고 싶어서 시골로 왔기에 일단 농사부터 시작했어요.”
막상 농사를 지으려고 보니 김 씨 부부는 농사에 무지몽매했다. 농사를 익히는 방법으로 농번기 때 이웃을 도와주면서 자연스레 터득하는 길을 택했다. 일손이 하나라도 더 있으면 좋을 때니 만큼 이웃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웃 논밭에서 보고 배운 것을 따라서 1600평의 논밭에다 벼 콩 고추 농사를 시작했다.
“첫해 농사요? 어이구, 뭐 별 볼일 없었지요. 첫해 쌀 9가마, 콩 2가마 반, 고추도 얼마 거뒀는데 고추는 잘 키워서 따 놓고는 말리기를 잘 못해서 죄다 버렸지 뭐예요. 농사 첫 수확물로 250만 원 소득이 있었는데 들어간 비용을 생각하면 적자지요, 적자.”
TV도 전화기도 컴퓨터도 없이 시골생활을 시작했는데 농사가 생각보다 힘들다는 걸 실감하고 나서, ‘살 길은 아껴 쓰기밖에 없다’ 여기고 허리끈을 더 바짝 졸라맸단다.
그런 김 씨가 된장을 담그게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콩을 팔러 상인에게 값을 매겨보라고 했더니 한 가마에 16만 원이란다. 한여름 땡볕에 김매던 아내와 아이들이 떠올라 도저히 그 돈 받고는 아까워서 팔지 못하겠더란다. 해서 생각해낸 수단이 장 담그는 것. 장을 담가 팔면 못해도 두 배 더 받을 수 있다는 소릴 들은 것이다. 그런데 그도 쉽지 않은 것이, 도시 촌놈이라 누가 장을 담글 것인가!
첫 두 해는 집안 어르신이 장 만드는 법을 알려주어 아내와 같이 배우고 그 다음해는 어르신은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부부가 직접 담그면서 노하우를 익혔다.
처음에는 집에서 한 음식을 친척이나 이웃에게 나눠줄 때 그런 기분으로 간단히 비닐 봉투에 넣어 팔았다. 김 씨네 장을 사 간 사람들이 맛있다고 다시 찾았고 차츰 장사가 되자 콩밭 면적도 넓혀가고 용기도 바꾸고 장 브랜드도 만들어 다는 등 차차 격을 갖추어 갔다.
김 씨는 농사 초기부터 좋은 먹을거리를 소비자의 밥상 위에 올리겠다는 생각에서 유기농법을 원칙으로 삼았으며 물량이 많아져도 가공까지 정성을 담아 손수했다. 농심農心을 담은 장사를 하겠다는 의지에서였다.
유기농업이 농촌의 살 길이지요
“처음에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도 있었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묵묵히 유기농업을 하고 장을 만들었어요. 이곳에 온 지 4년 만에 안정기가 찾아왔어요. 경작지도 꾸준히 늘려갔고 논농사는 몫돈이 되고 하우스 채소는 생활비가 되고, 장 판매도 쏠쏠했어요. 한번은 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이 우리 농장에 들렀다가 장 만드는 것을 보시고 유기가공품 품질인증을 신청해보라고 알려주었어요. 생산 조건이 기준에 맞아야 하고 성분 함량이 국내 유기농산물 95% 이상 되는 등 까다로운 심사와 절차를 걸쳐 2004년 국내 처음으로 장류 부문에서 유기가공품 품질인증을 받게 되었어요.”
김 씨는 유기가공품 품질인증 후 장 담그는 업체들이 너나할 것 없이 인증 신청을 하겠구나 했는데 의외로 잠잠했단다. 지금까지도 장류 부문 유기가공품 인증 받은 국내 업체는 5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유기농 장류는 희소가치가 크다. 장 판매 업체가 무려 7000곳 이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더욱 실감난다.
인증을 받고 나자 유명 백화점을 비롯해 여기저기서 구매 요청이 일어났고 가을향기농장의 된장이 전국의 밥상을 책임지는 명품으로 등극됐다. 10여 년 전 250만 원의 수익에 앞이 캄캄하던 김 씨는 지금은 2억 1천만 원의 고소득 농업인으로 성장한 것이다.
“유명 식품매장 유기가공품 코너를 보면 외국산은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데 비해 국산은 몇 개 안 돼 마음이 씁쓸해요.”
“유기농업이 농촌의 살 길”이라고 말하는 김 씨는 아직 걸음마 수준의 우리 유기농업 환경을 보고 안타깝다 한다. 김 씨는 최근 영국의 한 식품유통 회사에서 찾아온 예를 들었다. 한국 된장을 수입하려는 이 영국 회사의 직원은 유기농 제품을 고집해 아는 한국인에게 물어물어 찾은 데가 가을향기농장. 김 씨의 농장을 방문해 장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마당 한가득 400여 개 장독을 보고 퍽 만족스러워했단다.
“농약을 치는 것은 간접 살인이나 마찬가지예요. 재배에 그치는 농부가 아닌, 가공과 유통에 직접 관여해 올바른 먹을거리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지요.”
웰빙 푸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화두다. 곧 영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밖에서도 가을향기농장의 땅힘과 손맛이 제 힘을 발휘하길 기대해본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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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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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선조들의 여름나기 공간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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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한복판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에서 진땀을 빼고 한숨을 내쉰다. 연일 고공 행진을 펼치는 유가油價에 편승한 물가 때문이다. 요즘 냉방 수요 급증에 따라 중유나 경유 발전소를 전부 가동해야만 하는 한국전력공사가 연료비 부담으로 골머리를 앓는다고 한다. 그럴 것이 여름철 냉방용 기기가 전체 전기 소비량의 1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즈음 기름을 잡아먹는 밀폐된 공간 속의 에어컨을 보면서 전통 가옥(한옥)에 스민 선조들의 지혜를 떠올려 본다. 바로 마루인데 특히 몸채의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드리는 큰 마루인 대청大廳은 자연 바람이 일어 에어컨이나 선풍기 없이도 한여름을 날 정도이다. 글·사진 윤홍로 기자 참고자료 《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 전우문화사, 최성호. 《산수간에 집을 짓고》 돌베게, 안대희. 〈삶을 담는 천연天然 한옥〉 신영훈. 《한국주거학회지》 〈한옥의 재발견〉 박선희.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한옥의 구조적 특징으로 처마 밑에 공존하는 구들을 놓은 폐쇄 공간인 '구들방'과 마루를 깐 개방 공간인 '대청'을 꼽는다. 솔로몬 왕이 레바논에서 수입한 잣나무와 백향목으로 궁전에 마루를 깔고 르 코르뷔제(Le Corbusier)가 필로티(건축의 기초를 받치는 말뚝) 구조를 제창했다지만, 원목 마루와 필로티의 원조는 바로 선사시대 마루를 깐 우리의 고상 가옥이다.고상 가옥의 구조와 형태는 중국인인 동월이 《조선부朝鮮賦》에 기록한 "백제에는 땅에서 뚝 떨어진 높이에 마루를 설치한 집을 짓고 사다리로 오르내린다"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바닥은 넓은 판재를 많이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건물이 높아지고 바닥을 땅 위에서 들어올려야 하는 구조다 보니 정교한 구조 기술과 목재 가공 기술이 필요했다.북방 구들과 남방 마루의 만남마루는 남방 문화로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한 영남내륙에는 대청을 둔 홑집(방을 한 줄로만 넣어 폭이 좁은 집)'이 많이 분포하는데, 이 대청은 각 방을 연결할 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활과 관혼상제冠婚喪祭 등 의례 공간으로 쓰였다. 남동해안에는 곡식을 보관하는 일종의 곡물 창고인 '안청'이라는 닫힌 마루가 존재한다. 호남해안에는 중앙 부엌형 홑집이 발달하여 큰방 옆에 마래(마루의 호남 방언)라는 공간을 두어 안청과 같이 마루를 깔고 곡물 창고로 사용했다. 마루의 난방은 주로 화로에 의지했으며 고상 주거의 잔형인 제주도 마루에 봉독화로라는 시설이 전해진다.(사)한옥문화원 신영훈 원장은 〈삶을 담는 천연天然 한옥〉이란 주제 강연에서 고구려시대 북방 문화인 구들과 남방 문화인 마루가 만났다고 한다."고구려가 남진 정책을 쓰면서 서라벌 부근에 이르는 지역까지 진출하여 머물게 되자, 그들의 구들도 남방에 정착하고 이윽고 널리 전파되기에 이른다. 반대로 남방의 마루를 깐 고상형 집 구조가 북방으로 파급되고 구들과 마루가 절충하면서 한 집에 공존하게 되었고, 후대에 이 방식이 전국에 파급되어 마침내 한옥의 특성을 발현하게 되었다."조선시대에 이르러 이러한 구조가 보편적인 주거 형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이층집이 사라졌다. 구들 자체가 돌과 흙으로 이루어지기에 목구조로 무게를 받치거나 불을 때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집의 중심이자 동선의 중심 대청초가나 기와집을 막론하고 일정 규모를 갖춘 한옥에는 집의 안팎을 연결하는 매개 공간인 대청이 자리한다. 가난의 상징인 초가삼간 일부에도 방, 부엌, 마루 형식이 적잖게 눈에 띈다.앞쪽이 시원스레 트이고 뒤쪽에 대개 당판문堂板門을 단 대청은 집의 중심이자 모든 동선의 중심으로 안채나 사랑채 모두 대청 좌우에 안방과 건넌방을 배치하기에 이곳을 거쳐야만 방으로 드나든다. 대청은 안방과 건넌방을 분리하여 가족 간에 사생활을 보호하는 공간이기도 하다.대청과 방 사이에 달린 분합문을 들어 걸면 큰 공간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하면 여름철에 대청을 중심으로 안방과 건넌방이 다 트여 통풍이 잘 되고, 관혼상제 때는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최성호 겸임교수는 연간 기온 편차가 50도를 넘는 우리나라 기후에서 추위와 더위를 다스리는 장치 가운데 하나가 분합문分閤門이라고 한다."여닫으면서 들어 열 수 있는 특별한 문이다. 들어 올려 열거나, 여닫는 창은 다른 나라에서도 모두 사용하는 개폐 방법이다. 그러나 여닫으면서도 들어 열 수 있는 장치가 된 문은 없는 것 같다. 들어 열도록 되어 있는 장치는 보통 대청과 방 또는 대청과 밖을 구분하는 곳에 설치했다. 분합문은 보통 두 짝 단위로 된 것이 보통이다. 평소에는 한 짝만을 여닫이로 쓰다가, 필요할 때 열린 상태로 들어올려 상부에 설치된 걸이('등자'라고 한다)에 얹어 놓는다."대청은 습기를 피하고 통풍이 잘 되기에 여름철 주거 공간뿐만 아니라 빈 상태로 존재하는 접객 공간인 사랑대청과 달리 안대청은 여러 가지 살림살이를 보관하는 창고 역할도 했다. 조선 후기 문신이자 학자인 서유구는 《금화경독기金華耕讀記》에서 마루 아래 공간은 높고 널찍하며 시원하게 뚫린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우리나라 대청은 습기를 피하고자 지면에서 한두 자 떨어뜨려 마루널을 깔기에 앉거나 눕기 편하다. 반면 중국은 대청에 마루널이 아닌 벽돌을 깔므로 습기를 끌어들여 앉거나 누울 때 의자나 평상을 사용해야 한다.여름철 여가와 풍류 장소, 누마루한옥에서 여름나기 공간은 대청뿐만 아니라 누마루도 있다. 고려시대 문신이자 문인인 이규보는 《사륜정기四輪亭記》에서 집 위에 집을 지은 것, 중층 건물에서 상층에 마루로 바닥이 된 것을 루樓라고 했다. 즉 지면에서 높이 띄워 땅의 습기를 피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한 누각 형식의 마루이다.사대부가에서는 보통 사랑채 한쪽에 마루를 놓는다. 원래는 원두막처럼 누각 건물을 따로 만들었으나, 조선 후기에 이르러 살림집의 사랑채에 붙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누마루는 조선시대 남녀유별男女有別 사상이 정착함에 따라 안채와 격리된 가장의 일상적 거처의 필요와 더불어 제사와 접객, 학문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고자 사랑채의 확대와 기능 분화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사랑채의 변화는 규모의 확대뿐만 아니라 가장의 거처로 권위를 표현하는 상징적 성격을 띠면서 다른 건물과 차별화되는 형태적 장식적 모습도 갖추기 시작한다.전북대학교 아동주거학과 박선희 교수는 《한국주거학회지》에 게재한 〈한옥의 재발견〉이란 글에서 사대부가의 격조 높은 여름철 휴식 공간으로 누마루를 꼽았다."누정이 보통 선비들이 모여 풍류風流를 즐기던 장소라고 얘기하는 점으로 본다면 누마루도 사대부가의 집에서 선비들이 모여 특히 여름철 여가와 풍류 및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공간의 조형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 누마루 구조는 세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주거 내 경관 감상을 위한 고상 공간이다. 서구에서는 베란다나 발코니 정도였을 뿐이다."전통 가옥의 특징인 구들과 마루, 이것은 다른 나라의 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냉난방 장치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즈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는 유가를 보면서 마루를 통해 선조들의 지혜를 새삼 느낀다.田대청은 자연의 선풍기한여름 대청에 누워본 사람들은 그 시원함에 감탄하게 된다. 대청에서는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살랑살랑 바람이 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바람과 깊게 드리운 그늘의 효과로 대청에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옛날부터 더운 여름날에는 사람들이 다리 아래로 모여든다. 물과 그늘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다리 아래는 항상 바람이 일기 때문이다. 바람은 대청에도 있다.우리는 베르누이의 정리를 알고 있다. 그 이론에 따르면 유체의 운동 에너지는 일정하므로 유체가 넓은 면적에서 좁은 면적으로 흐를 때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베르누이의 정리는 대청에서도 적용된다. 대청의 앞은 넓고 뒤쪽의 개구부開口部는 작을 뿐만 아니라, 집 전체의 입면立面을 봤을 때 대청의 면적은 지붕면과 방의 벽면까지 포함하며 상대적으로 작다. 이 때문에 아주 미세한 공기의 움직임에도 대청에서 꽤 시원한 바람이 불게 된다. 그리고 한여름 백토白土(석비레)를 깔아 놓은 마당이 뜨거워지면서 상승기류上昇氣流를 만들기 때문에 뒤뜰에서 안으로 바람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이처럼 대청에는 과학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 그 사실을 알면 과학이란 먼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도 언제든지 찾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최성호 저 《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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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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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사회 그리고 미래를 위한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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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웰빙에 환경을 더한 로하스는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인 주거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생태 건축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건축 자재의 생산, 건축 과정, 건축물의 수명 등 전체 사이클을 통해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바로 자연 재료인 나무와 황토와 돌로 집을 지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고, 후에는 자연 상태로 되돌아가는 우리네 전통 가옥인 황토집이다. 글·사진 윤홍로 기자 도움말 박시익〈명당건축사사무소 대표〉, 윤원태〈한국전통초가연구소 소장〉, 최성호〈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풍요 속의 빈곤, 이것이 현대인의 삶이다. 산업사회의 비약적인 성장은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준 반면, 환경 오염과 무한 경쟁으로 정신적 빈곤을 불러왔다. 이러한 삶을 과연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온전한 상태라고 규정했다. 여기에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보면 병약함과 쇠약함 그 자체이다. 이것이 21세기 서막과 함께 참살이(Well-Being)가 등장한 배경이다. 참살이는 물질적 가치나 명예보다 육제적 건강, 정신적 건강, 사회적 건강의 균형을 통해서 행복하고 평안한 삶을 추구하자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그러나 개인과 그 가족의 삶에만 치우치다 보니 이기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여기에 대한 반성과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로하스(LOHAS : Lief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로 자신과 가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나와 너, 나아가 세상과 미래까지도 생각하는 삶의 형태이다.로하스 건축 - 생명 공동체를 살리는 황토집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조화 차원에서 인간 생활의 3요소 중 하나인 건축〔住]은 매우 중요하다. 건축 산업은 전체 재료 소비의 40%, 에너지 소비의 24%,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2%, 산업 폐기물의 30% 그리고 매년 버려지는 불법 폐기물의 6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심각한 지구 온난화, 도시 열섬 현상, 오존층 파괴, 사막화 확대, 열대림 파괴, 다양한 생물 종 감소 등의 주범인 셈이다.지구 환경 파괴를 막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재생이 가능하고 에너지 소비가 적으며 무독성인 생태 건축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콘크리트가 아닌 천연 재료인 나무와 흙을 사용한 생태 건축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바로 인간의 주거 환경이 자연과 공존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주로 나무와 흙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우리의 전통 살림집인 심벽집, 황토벽돌집, 토담집, 귀틀집과 별반 다르지 않다.우리는 전통 가옥을 얘기할 때 '자연에 순응한다'느니, '자연을 닮았다'느니 하는 수식어를 붙인다. 선조들이 집을 지을 때 사람이 자연의 일부이듯 사람이 사는 집도 자연의 일부로 여겼기 때문이다.선조들은 풍수風水 자연을 살펴서 산자락에 집터를 잡되 결코 산자락을 훼손하지 않았으며, 그 위에 환경 오염 없이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나무와 황토와 돌을 사용해서 집을 지었다. 바로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공존하는 로하스 건축이다.집터 - 명당에는 고기압이 흐른다집이 건강해야 사람이 건강하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먼저 주거 환경이 쾌적하고 명랑하며 밝아야 한다. 여기에는 기압과 습도와 온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선조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집터를 잡았다.집터를 잡을 때는 먼저 풍수를 살폈다. 풍수란 바람을 가두고(즉, 바람을 피하고) 물을 얻는다는 뜻의 장풍득수藏風得水를 줄인 말이다. 여기에는 자연 위에 군림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한 선조들의 경험 과학과 생활 철학이 담겼다. 현대 과학으로 풍수 이론을 분석하면 매우 합리적이라는 데에 놀란다. 집터로 좋은 땅〔明堂〕과 나쁜 땅〔凶地〕의 차이는 무엇일까. 박시익 건축사(명당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대한건축학회지》에 발표한 '풍수지리와 주거 공간'에서 좋은 땅에는 고기압이, 나쁜 땅에는 저기압이 흐른다고 설명했다."명당이란 좌청룡, 우백호, 전주작 그리고 후현무 등 사면을 산이 둘러싸 바람을 막아주는 공간을 말한다. 산이 바람을 막아주면 바람의 속도가 약해지고, 바람의 속도가 약하면 기압 높은 고기압 지대를 이룬다. 반면 흉지는 바람의 속도가 강한 곳이며, 바람의 속도가 강하면 기압 낮은 저기압 지대를 이룬다."우리는 기압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채 살지만, 사실 기압과 건강은 그 관계가 매우 밀접하다. 몸의 신진대사는 고기압일 때 활발하고 저기압일 때 떨어진다.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은 장마철 관절이 뻐근하다거나, 사소한 일에 짜증내거나, 우울증에 빠지거나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기압과 무관하지 않다.좋은 집터를 고르는 양택陽宅 3요소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전저후고前低後高, 전착후관前搾後寬은 모두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고자 고기압을 고려한 것이다.배산임수▶ 높은 산을 등지고 물을 내려다보도록 한 집의 배치다. 기압은 저지대일수록 높고 고지대일수록 낮은데, 바람은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따라서 바람은 물을 내려다보는 집의 전면에서 높은 산을 등진 후면으로 흐르면서 집 안에 고기압을 형성해 주거 환경을 쾌적하게 만든다. 물론 이러한 배치는 겨울에 따듯하고 여름에 시원하며, 뒷산에서 땔감을 얻고 앞의 호수나 강에서 농사에 필요한 물을 얻기에도 편리하다.전저후고▶ 전면의 마당이나 대문보다 집을 높게 앉힌 배치다. 기단基壇을 사용하여 집을 대문과 마당보다 높이 앉히면 대문으로 들어온 바람이 마당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오면서 기압이 높아진다. 기단 위에 집을 앉히면 지면의 습기를 피하고 밝은 빛을 집 안에 충분히 끌어들이며 조망도 한층 넓어진다.전착후관▶ 터는 물론 집도 들어가는 입구는 좁고 안으로 들어가면 넓어지도록 한 배치다. 전면의 좁은 폭으로 들어온 바람이 내부에서 넓은 지역을 만나면 바람이 넓게 분산되면서 기압이 높아진다.현대 과학도 놀란 전통 가옥의 우수성기단 >>> 터를 반듯하게 다듬은 다음에 터보다 한 층 높게 쌓은 단으로, 그 위에 주초를 놓고 집을 올린다.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아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빗물이 집 안으로 튀지 않는다.지붕 >>> 지붕은 벽체나 바닥과 더불어 건축 공간을 구성하고, 외부로부터의 비 눈 이슬 등을 비롯해 온도 습도 음향 일광 바람 시선 등을 차단하는 기능을 지닌다. 여름철에는 한낮의 뜨거운 태양열을 나무와 황토가 막아 집 안이 쾌적하고 반대로 겨울철에는 따듯하다.한지 >>> 한지는 벗긴 닥나무 껍질을 잿물로 삶고 두드려서 물에 푼 다음 대나무 발을 이용하여 섬유를 건져 올려 물을 짜고 말려서 만든 얇은 종이다. 한지를 창에 바르면 보온과 통풍에 유리하며 적당한 환기와 함께 직사광선을 순하게 만들어 집 안 구석구석까지 일정한 조도의 빛이 스며든다.구들 >>> 구들은 '구운 돌'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다. 구들 난방은 열을 저장해 방바닥을 따듯하게 하는 축열식으로 두한족열頭寒足熱 즉, 머리는 차갑고 발은 따듯하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처마 >>> 처마는 서까래를 받치는 도리 밖으로 내민 지붕 부분이다. 처마는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거나 여름철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겨울철에는 낮게 뜬 태양 볕을 받아들여 집 안을 밝고 따듯하게 한다. 처마 밑 그늘에는 작은 기류가 형성되어 여름철 앞마당의 뜨거운 공기를 차단한다.후원 >>> 집 뒤에 있는 정원이나 작은 동산으로 찬 공기가 형성되는 반면 앞마당은 태양의 복사열로 공기가 뜨겁다. 집 앞과 뒤의 기온차로 자연 기류가 만들어져 바람 한 점 없는 여름에도 집 안이 시원하다.건축재 - 집은 자연의 일부다예전 전통 가옥의 건축 방식은 어떠했을까. 한국전통초가연구소 윤원태 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과거(1940년대)에는 가족끼리 또는 인근에 사는 목수를 불러다 일품(날일)으로 집을 지었다. 이때 소농은 목수 한 명이, 중농은 도목수 한 명과 목수 한두 명이, 대농은 도목수와 목수에다 보조목수 한두 명이 더 참여한다. 목수의 일품은 도목수가 쌀 2되, 일반 목수가 쌀 1되를 받았다. 재목은 건축주나 친척 소유의 산판 또는 인근 마을 사람 소유의 산판에서 소나무를 베어다 지게 또는 목도(두 사람 이상이 짝이 되어, 무거운 물건을 얽어맨 밧줄에 몽둥이를 꿰어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일)를 하여 소달구지 등으로 현장까지 운반했다. 남의 소나무를 베어다 3칸이나 4칸 집을 지을 경우 논 한 마지기 값을 치렀다. 이렇게 구한 소나무로 껍질을 벗기고 건조시켜 깎거나 파서 다듬어 뼈대를 완성하기까지 2∼3개월이, 여기에 지붕과 황토벽, 창호 그리고 마무리 공사까지 합하면 족히 4∼5개월이 걸렸다."신토불이 재료로 지은 전통 가옥은 그 형태가 매우 부드러운 곡선이다. 그러나 6·25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가옥이 소실되고,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오면서 도시에 인구가 몰리자 주택의 다량 공급이 필요했다. 더 이상 예전 방식으로 주택공급이 어렵게 되자 공장에서 건축재를 대량 생산하면서 주택의 형태는 곡선에서 직선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건축의 3대 발명품이라 불리는 콘크리트, 철골구조, 엘리베이터는 주거 환경을 고층 고밀도로 만들었다.다행스럽게도 요즘 로하스니 친환경이니 해서 자연 재료인 나무와 황토와 돌로 지은 황토집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생태 건축가들은 황토와 소나무를 최상의 건축 자재로 꼽는다.황토는 열의 차단 효과가 높기에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습할 때는 습기를 머금었다가 건조할 때는 내뿜는 천연 습도 조절기이다. 또한 미립자 틈틈이 바람을 통과시킨다. 소나무는 나뭇결이 곱고 나이테 사이 폭이 좁으며 강도가 높고 잘 뒤틀리지 않는다. 송진은 습기로부터 나무를 보호하며 송진이 빠지더라도 더욱 견고해져 갈라지지 않는다. 더욱이 황토와 소나무는 제 역할을 다한 뒤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본디 자연으로 되돌아간다.우리의 전통 가옥은 자연을 닮을 수밖에 없다. 본지本誌에 '고택을 찾아서'를 연재하는 최성호 교수(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는 자연 재료로 집을 지으면 절반은 이미 환경친화적인 집이라고 말한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과 상생한다는 정신으로 인간의 능력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지은 집은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어떻게 집을 짓든 환경친화적인 집이 되는 것이다. 바로 로하스 홈이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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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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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띄운 편지-여덟 번째 이야기] 시골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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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집 뒤 참깨밭에서 풀이랑 씨름을 했습니다.말이 참깨밭이지 참깨씨를 두 번씩이나 넣었지만 미처 발아되어 올라오기도 전에 참깨를 덮어준 흙을 꼭꼭 다져주는 비 때문에 참깨는 거의 전멸이 된, 말 그대로 풀밭이었습니다.비닐 피복은 되어 있고 작물은 없고 풀만 크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렸습니다.올해는 농사 선수들도 참깨 발아율이 낮아 고생들입니다.아버지는 세 번째 씨를 넣은 곳도 있지요.꼭대기 집 할머니의 참깨밭도 듬성듬성하고 허술하기만 합니다.대신 송암리 하우스에 심은 참깨가 벌써 꽃을 피운다는 것이 그나마 제게 위안이라면 위안입니다. 토마토가 익기 시작하면, 감자를 캐기 시작하면 매일 따고 포장하고 선별하고 어쩌고 하다 보면 도통 다른 농사엔 손길이 갈 짬도 정신도 없습니다.그래서 더 늦기 전 참깨밭을 어찌해 보려고 올라가서 열심히 풀을 뽑았습니다.농사의 백미는 더운 여름날 풀이 우거진 고랑에 들어앉아 혼자서 풀 뽑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물론 둘이 혹은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제초하는 것도 재미는 있지만 사각거리는 호미질 소리 이외에 어떤 잡음도 없이, 아무런 긴장감도 없이 오직 작물과 잡풀만 구분하면 되고 잡념도 내려놓고 몸을 움직이는 제초작업은 명상의 시간이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그렇게 풀 뽑기에 집중해 있는데 갑자기 아롱이가 짖기 시작했습니다.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짖어대는 아롱이인지라 누가 왔는가 하고 집을 내려다봤지만 사람의 그림자도 없었습니다.'이상타' 하고는 다시 풀을 뽑았고 아롱이는 집을 향해 계속 짖었지요.그런데 점심도 가까워가고 약속도 있어 집에 내려오니 우리 집 현관 옆 그늘에 있는 탁자에는 처음 보는 아주머니 두 분이 앉아 있었습니다.탁자 위에는 점심상까지 차려져 있었고 두 분은 반주까지 곁들여 밥을 드시고 있었습니다.주인 없는 빈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상까지 차려놓은 아주머니들의 행동에 좀 당황했지요.오디를 따러 오셨답니다.지나다가 그늘도 있고 쉬기가 편할 듯해서 들어왔노라고… ….숫기가 없다고 해야 하나요. 저 같으면 주인 없는 낯선 집에 들어가 자리 잡고 앉아 밥 먹을 생각은 하지 못했을 듯합니다. 처음에 잠시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거리낌 없이 들어올 용기를 가진 분들이 오히려 편해졌습니다.어찌 보면 기분도 나쁘고 예의가 없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제겐 그런 아주머니들의 파격(?)이 정겹게 느껴졌습니다.그래, 풋고추 몇 개 가져다 드리니 찍어 먹을 장도 달라고 합니다.그리고 가져온 포도주 한 잔을 주셨지요.시골인심이 좋다고 합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가슴이 덜컹했습니다.모두가 그렇지는 않은데… ….자칫 그리 생각하셨다가 낭패라도 당할 수 있는데… ….아주머니들이 생각하시는 '시골인심'과 그래도 지켜야 할 '예의' 사이에서 잠시 혼란이 일었습니다.사실 요즘 우리 마을은 낯선 이들에 대한 눈초리가 곱지는 않습니다.마을회관 앞에 있는 대형 쇠 재떨이가 없어지고 모종 온상에 쓰던 강선활대가 다발로 사라지고 심지어 고추 지주대 박을 때 요긴하게 쓰던 연장도 사라져 다시 만들어야 했지요.쇠붙이란 쇠붙이는 길옆 눈에 띄는 곳에 둘 수가 없습니다.심지어 잘 보관해 둔 연장들도 없어지기 일쑤입니다.대부분 고물상의 짓이라 수군대지만 증거가 없고 증인이 없으니 어찌해 볼 방법도 없지요.단지 훔쳐가는 것을 막기 위한 눈초리만 사나워졌습니다.시골인심은 그렇게 사그라져 갑니다.오늘.허락받지 않은 낯선 이들이 내 영역으로 들어왔을 때 당황했던 마음이 좀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시골인심 좋다는 말에 '다 그렇지요'란 대답을 못하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 *오늘 저녁은 막국수를 먹었습니다.아침에 이장이 방송을 했지요.'마을 앞 용화산 막국수 집에서 노인 분들을 모시고 저녁식사를 대접한다고 합니다. 많이 참석해 주십시오.'노인은 아니지만 저도 갔습니다.문을 닫았던 식당이었는데 새로 사람이 들어와 문을 열었습니다.마을 노인 분들께 저녁 한 끼 대접한다는 게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이웃에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 주려는 마음이 고마웠습니다.'시골인심, 어디나 다 좋지요!' 그런 말을 거침없이 할 날이 다시 왔으면 좋겠습니다.田 글 김태수 강원도 춘천 새낭골에 거주하는 김태수 님은 귀농 6년 차 농부입니다. 춘천에서 감자 고추 토마토 등을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으며 얼마전 《연봉 5천이 부럽지 않은 귀농》이란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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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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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과 말] 히히힝~ 말 타고 세상을 다 가져볼까-몸도 마음도 좋아지는 승마, 대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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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평선을 박차고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이른 아침부터 얼굴에 땀범벅을 하고 자신의 키만한 말을 이끌고 욕장浴場으로 욕장으로 들어선다. 이 말의 이름은 스톡이다. 스톡은 주인이 뿌리는 물을 이빨을 드러내며 우스꽝스런 표정으로 받아 마신다. 말과 하나가 되는 운동, 승마. 귀족 스포츠라고 알려져 온 승마는 요즘 차차 대중화되는 추세다. 전국에 승마장 개수도 늘었고 승마의 매력에 폭 빠진 동호인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말 목장을 두고 승마 체험을 테마로 하는 펜션들도 성업 중이다. 낙마로 뼈가 부러져도 다시 고삐를 잡는다는 승마, 지금부터 입문해 볼까.글·사진 박지혜 기자 취재협조 한국마사회 1566-3333 www.kra.co.kr과천에 소재한 한국마사회에서 말을 탄 지 10년 됐다는 황정애(58세·서울 가양동)씨는 요즘 12년 된 스톡을 타고 있다. 스톡과 성격이 잘 맞아 한결 승마가 가볍다. 지난번 1년간 타던 말은 성질이 드세 다루기가 까다롭고 때로는 채찍질을 해야 복종하는 편이어서 황 씨의 성격과는 안맞았단다."여성들에게 스톡처럼 유순한 말이 타기 좋아요. 모성애를 발휘해 말과 교감하기도 한결 수원하고요. 그런데 신경이 날카롭고 신경질을 잘 부리는 녀석들은 타는 사람까지도 날카롭게 만들어요. 채찍을 들어야 하기에 서로에게 고달프지요."매일 1시간씩 승마를 즐긴다는 황 씨는 승마 덕분에 얻은 것이 꽤 많다. 위胃가 정상보다 아래로 처지는 병인 위하수로 고생했는데 승마를 시작하고 몇 년 지나자 감쪽같이 증세가 사라졌다. 보통 여성들이 승마를 시작할 때는 장 건강에 효과적이라는 말을 듣고 하는데 황 씨 역시 장이 아주 건강해졌단다. 또 상체를 곧게 편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에 척추가 바르고 몸의 균형이 잡혔으며 신체적인 효과뿐 아니라 생활에 활력이 생기는 등 정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여러모로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한다."나이보다 더 젊어 보이지 않아요?"게다가 젊음도 유지된다. 그렇기에 황 씨 가족들은 모두 승마 애호가다.같은 날 한국마사회 승마교육원에서 만난 다른 중년 여성은 승마를 20년째 하고 있다. 이 여성은 마주(경마에서, 경주에 출주하는 경주마의 소유자)인 남편이 한국마사회에 마필을 기증하는 계기로 승마를 시작하게 되었다. 마침 당시에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었는데 승마를 하면 호전된다는 말을 듣고 더욱 적극적으로 승마를 시작했다. 승마를 시작하고 몇 해 지나고 보니 허리디스크 증세가 말끔히 사라졌단다."승마의 좋은 점을 말로 다 표현 못해요.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 동물과 함께 하는 운동이라서 정서적으로도 풍부해져요."말은 키가 160cm 안팎으로 체구가 크고 힘은 세나 성질이 온순해 마치 강아지처럼 귀염성도 있고 주인과 서로 친밀감이 생기면 몸을 갖다 부비는 애교성도 있다. 이런 특성이 있는 말 자체를 좋아하기에 운동을 한다기보다 말과 함께 한다는 개념으로 승마를 하는 이들도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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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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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한 집] '한 박자 천천히' 느림의 미학, 안성 252.2㎡(76.4평)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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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황인상(56)·홍난희(53) 부부는 안성시 보개면 신안리에 터를 마련한 지 거의 10년 만에 전원생활의 꿈을 이뤘다. 초목이 우거진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터에 앉힌 복층 스틸하우스로 동서로 길게 대치한 장방형 외관이 심플하다. 모던한 느낌의 외관에 1층은 거실을, 2층은 서재를 에두르는 회랑식 복도를 만들어 각 공간을 숨긴 것이 이색적이다. 방마다 전면창을 비롯한 장방형의 창을 크게 내 시시각각,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이고 미술 작품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신안리
·대지면적 : 655㎡(198.1평)
·건축면적 : 252.2㎡(76.4평). 1층-130.8㎡(39.6평) 2층-121.4㎡(36.8평)
·건축형태 : 복층 스틸하우스
·외벽마감 : 치장벽돌(스마트브릭), 테라코타+합성목재(Kx-wood)
·내벽마감 : 실크벽지, 포인트 타일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타일
·천 장 재 : 실크벽지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경기스틸하우징 031-256-4704
www.steelhouse.biz
건축주 황인상(56)·홍난희(53) 부부는 1999년 육중한 산세를 자랑하는 보개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아늑한 터를 마련했다. 하지만 직장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상황이 맞지 않아 마음은 이곳에 몸은 도시에 머무는 채로 10년 가까운 세월을 소비했다. 건축주 부부는 그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각종 건축박람회를 찾아다니고 전원주택과 관련된 책자들을 두루 섭렵하며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시공사 ㈜경기스틸하우징도 그 과정 중 알게 된 곳으로 각종 자료를 보고 직접 찾아가 신뢰감을 얻은 후 결정하게 되었다고.
“지식을 쌓고 직접 다녀보기도 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집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겉으로 화려하고 보기 좋은 집들은 막상 안으로 들어갔을 때 실망감을 준 경우가 많았고 쉽게 질릴 것 같더라고요. 볼수록 매력 있고, 실용성 있는 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러한 건축주 부부의 의도를 살려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의 집을 완성했다. 멀찌감치 봤을 때 다소 심심해 보이는 장방형의 외관에는 큼지막한 창을 많이 내 시원스러움이 느껴진다. 화려함보다 심플함과 기능성을 생각해 외벽 마감재로 목재에 플라스틱(폴리올레핀수지)을 결합한 합성목재(Kx-wood)를 사용했는데 목재의 천연 질감을 살려줌과 동시에 방부목에 비해 유지비용이 덜 드는 장점이 있다. 2층은 회색톤의 스마트브릭(Smart Brick)으로 지붕은 외벽과 잘 어울리는 청회색 톤의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지붕 끝은 한옥의 처마 느낌을 살려 외벽 밖으로 120cm 길게 뺐는데 해, 바람, 비로부터 외벽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회랑식 복도 설계로 느림의 미학이 느껴지는 공간
차분하고 사색적인 외관에서 벗어나 현관으로 들어서면 흰색 실크벽지가 화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부 역시 현대적인 심플함과 한옥의 느낌을 잘 절충한 것이 이색적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마주하는 것이 개방형 거실이 아닌 복도로, 좌측에는 거실과 온돌방이 우측으로는 주방/식당이 숨겨져 있다. 숨겨진 공간들은 한눈에 드러나지 않는 점, 숨겨져 있기 때문에 각 공간의 특징이 부각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집만의 독특한 공간인 회랑식 복도는 한 박자 천천히 숨겨져 있는 공간들로 안내한다.
“회랑식 복도가 버리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옛 한옥의 툇마루에 온 것마냥 복도를 거닐면서 창 밖으로 보이는 대나무를 바라보다 보면 이 전 집에서는 느낄 수 없던 여유로움에 푹 빠져서 좋아요.”
거실 전면과 후면에는 전면창을 설치해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였다. 거실 우측에 위치한 온돌방 역시 두 면에 걸쳐 창을 설치했는데 사시사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모습은 그 자체로 근사한 액자가 된다. 자연만큼이나 독특한 인테리어는 시공과정에서부터 홍난희 씨의 지인知人 이순형 화가의 작품을 적용할 것을 생각하고 설계됐다. 벽과 하나를 이루는 그녀의 작품들은 모던한 내부 인테리어와 어울려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하다.
거실 왼쪽에 자리한 주방/식당 공간은 주부의 동선을 고려해 싱크대를 벽이 아닌 테이블과 마주하도록 하여 소통을 자유롭게 했고, 거실 창 밖까지 조망하도록 배려했다. 또한 주방/식당 옆에는 덱을 마련해 외부에서도 출입이 용이하게 했다.
2층 역시 서재를 끼고 왼쪽 방향으로 동선을 그리며 돌아가는 구조다. 서재 전면에 위치한 발코니를 기준으로 우측에는 화장실과 안방이, 좌측으로는 자녀방과 화장실이 자리한다. 이처럼 1층은 가족이나 이웃과의 친목을 도모하는 공용공간으로, 2층은 개인공간으로 차별화를 두어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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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부부는 입주한 후 조경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 막상 이주했을 때 보기 좋지 않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건물 공사와 동시에 조경 작업을 진행했다. 덕분에 완공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정원에 푸르름이 가득하다. 자라는 풀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정화되고 치유되는 느낌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고.
“도시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자연고픔증’이 생겼어요. 시간에 쫓기며 여유 없이 사는 것에도 지쳤고요. 이주한 지 두 달도 안 됐는데 집들이만 20번도 넘게 한 것 같아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공짜로 향유하는 대가인가 싶어요.”田
글 서상신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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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