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보기
-
-
[전원주택 짓기 A TO Z II] 주택 건축 공정관리, 구조공사-철근콘크리트 구조
-
-
건축구조란 한마디로 건축물의 형상을 이루는 뼈대다. 지반에서부터 지상층에 이르기까지 기초와 기둥, 보, 벽, 바닥 슬래브, 계단, 지붕 등의 구성으로 설계된 건축물의 골격을 이룬다. 구조는 하중의 방향에 따라 수직하중과 수평하중 그리고 하중의 원인에 따라 고정하중, 적재하중, 적설하중, 풍하중, 지진력, 충격하중 등으로 분류한다. 하중 기간에 따라 장기하중과 단기하중으로 분류한다. 위치에 따라서 중심하중과 편심하중으로, 하중의 분포 상태에 따라서 집중하중과 분포(등분포, 등변분포, 부등분포)하중으로 나눈다. 건축물의 구조는 이러한 다양한 하중을 이겨냄으로써 우리가 안심하고 거주하도록 공간의 구조적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다.구조의 종류는 구성 방식에 따라 가구식구조, 조적식구조, 일체식구조, 특수구조가 있다. 구조의 형식에 따라서 라멘구조, 벽식구조, 트러스구조, 아치구조, 플랫슬래브구조, 절판구조, 셀구조, 스페이스 프레임구조, 현수식구조, 막구조가 있다. 또한 구조의 사용 재료에 따라 철근콘크리트구조, 목구조, 석구조, 벽돌구조, 시멘트 블록구조, 철골구조, 철골 철근콘크리트구조 등이 있다. 구조의 시공 방식에 따라서는 습식구조, 건식구조, 현장구조, 조립구조로 나눌 수 있다. 이와 같은 구조의 종류를, 특수구조를 제외한 주택 건축구조에 많이 사용되는 것만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 표와 같다. 주택 건축구조의 종류현재 국내 주택 건축에 많이 적용되는 구조공법으로는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철근콘크리트주택 ▲환경친화적이고 우수한 온습 조절 능력으로 건강과 변화가 많은 디자인에 유리한 목조주택 ▲무게에 비해 강도가 크고 구조재의 내화성과 자원의 재활용성이 우수한 스틸하우스 ▲70, 80년대 경제 성장기에 많이 보급됐으나 요즈음은 적용 빈도가 낮아지는 조적조주택 ▲경제적인 이유로 경량 샌드위치 패널 또는 프리패브 등을 이용하는 조립식 주택 등이 있다.물론 이러한 공법 외에도 여러 가지가 더 있지만 소비자가 참고하도록 사용 빈도가 높은 공법을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전문서적 및 본인의 자료와 실무 경험 그리고 관련 협회의 자료를 발췌, 편집하여 부분적으로 인용했음을 밝힌다.내구성을 인정받아 시장에 적용되는 공법들은 유지·보수관리를 전제로 공법의 사용 가능한 수명은 통상 100년 이상으로 본다(조립식 공법은 제외). 그러나 각종 마감재와 매입된 난방, 급·배수 설비의 노후에 따른 보수비 대 신축비의 경제성과 사용자의 이용 편리성, 디자인 트렌드 등의 변화로 주택의 사회적 수명은 다시 줄어 통상 30∼50년으로 본다. 과거 70, 80년대에 많이 지어진 주택들이 지금은 거의 멸실한 상황을 보면 우리의 주택들은 통상적인 사회적 수명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당시 공급 위주의 주택 보급 상황과 사회적 수명보다 짧은 설비 수명 때문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급속한 경제 성장기에서 발생하는 상황으로 한 획을 긋고, 이제는 50년 이상 100년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이며 친환경적인 주택을 설계하고 시공해야 한다.공법은 기본 설계안의 형상과 주요 마감재료, 지형, 지리적 위치 등을 종합 검토해 선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수요자가 선호하는 공법이 있으므로 설계 시 지정 공법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구조공법의 개요와 특장점을 간략하게나마 먼저 이해하고 주택 건축에 많이 적용되는 철근콘크리트주택, 목조주택, 스틸하우스, 기타 공법의 구조 정의와 특성, 장단점, 시공 시 주의점 등을 기술함으로써 건축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현장 관리자와 수요자에게 다소나마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러나 공법 간의 장단점 비교는 엔지니어로서 무의미하다고 판단되기에 마지막에 간략한 특성만 비교하고자 한다.각 공법에는 약간의 단점들이 있기 마련이며 기술자들은 그것을 이해하고 현장에서 응용할 때는 구조적, 기능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소비자들은 기술력이 확보된 업체에 시공을 의뢰해야 한다. 튼튼하고 편안한 주택을 완성하려면 구조적인 하자를 철저히 예방해야 한다. 먼저 철근콘크리트구조의 정의와 특성, 시공 시 주의점을 살펴보겠다.철근콘크리트구조의 정의철근콘크리트구조는 기둥, 보, 내력벽, 바닥 슬래브 등의 주요 구조부가 철근콘크리트로 시공되는 일체식구조를 말한다. 철근은 인장력에 강하고 콘크리트는 압축력에 강하다. 또한 이들은 팽창 계수가 유사하므로 일체화된 구조를 이루면 우수한 구조 성능을 나타낸다. 이러한 재료적 특징을 이용한 것이 철근콘크리트구조다. 철근 콘크리트구조는 구조 강성이 크고 내구성, 내화성, 내진성, 차음성이 좋다. 그렇기에 각종 중·소 규모 건물,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에 매우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공법이다.철근콘크리트구조의 특장점가장 보편화된 공법이며 구조 강성이 우수하다소비자들이 많이 본 친숙한 공법으로 물성이 단단하기에 구조적인 안정감을 준다. 구조 전체의 일체화로 구조적 성능이 우수하며 풍압과 지진에도 강하다. 그러나 어떤 공법도 마찬가지겠지만 잘못된 시공 관리로 균열이 발생하거나 심한 경우 붕괴되는 모습도 보았다. 그렇기에 아무리 훌륭한 공법을 채택하더라도 정확한 시공 방법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내구성, 내화성, 차음성능이 우수하다다른 공법의 소재에 비해 내구성이 좋다. 노출된 콘크리트는 산성비에 부식되는 경향이 있으나 대부분 내외장재로 매입되므로 비바람 등에 잘 견디고 오래 간다(노출 콘크리트공법 적용 구조 재료 자체를 의장적인 요소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내화성이 좋고 면밀도가 높아 차음성이 우수해 세대 간 경계벽 적용에 유리하다. 그러나 충격음으로 층간 소음이 발생하므로 방진 역할을 위해서 별도의 시공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참고로 소리의 전달 속도는 공기보다 고체에서 더 빠르다.재료의 구입 및 시공업체 선정이 쉽다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가장 보편적인 공법이므로 시중에서 재료 구입이 쉽고 시공업체(자)가 많아 가까이에서 시공사(자)를 선정하기 좋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가격 졍쟁력을 위한 견적을 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품질관리를 제대로 수행하는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부분 공정의 현장 경험만으로 전체 범위의 시공을 수행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는 환자가 무면허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 주택 건축은 터파기와 구조체 시공에서부터 최종 마감과 하자 예방을 생각하고 적절한 디테일(상세도)을 제시할 수 있는, 종합 관리 능력이 있는 지휘자를 시공사로 선정해야 한다.철근콘크리트구조의 단점복잡한 디자인의 주택을 시공하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요즈음 많이 요구되는 서구식 디자인의 주택을 소화하기에는 거푸집 조립과 철근 배근이 까다롭고, 경사가 심한 지붕의 형상을 만드는 데 재료비와 목수 인건비가 많이 들어 오히려 비경제적이다. 형태가 비교적 단순하고 장중한 이미지를 낼 경우에는 적합하나 시멘트 독이 장기간 발생한다는 이유로 친환경, 웰빙 중심의 전원주택 분야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습식구조로 일체화돼 난방비가 많이 든다소재의 단열성이 떨어지고 습식 일체형 구조로 건식구조체보다 난방 부하가 커 난방비가 많이 든다. 단열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발생하기 쉬워 부분 결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일정량의 수분을 포함하는 구조로 매우 차가운 소재이기도 하며 여름철에는 태양 복사열을 발산하는 축열 기능도 하므로 냉난방 부하가 크다.습식구조물로 장마기에는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기 어렵다철근 콘크리트도 습도 조절 능력이 어느 정도 있으나 목재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므로 여름철 장마기에는 실내가 눅눅하고 통풍이 안 되는 부분에는 곰팡이가 피기 쉽다. 지하 구조물은 통풍을 위한 Dry Area나 선큰 가든 등을 이용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주택 개조 또는 멸실 시 분쇄 및 폐기물 처리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다른 공법의 자재에 비해 강도가 커 분쇄가 어렵고 재활용되거나 소각 처리가 되지 않아 폐기물량이 많고 위탁 처리 시 비용이 많이 든다. 또한 소음과 비산 먼지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는 등 다른 공법보다 환경면에서 불리하다.철근콘크리트구조의 시공과 주의점철근공사철근콘크리트구조는 철근과 콘크리트가 일체화된 복합구조체로 주로 철근은 인장강도, 콘크리트는 압축강도에 유효하게 작용시켜 양자의 장점을 발휘하는 구조체다. 철근과 콘크리트 복합체인 철근콘크리트구조는 콘크리트가 경화함으로써 철근과 견고히 부착, 피복되어 철근의 내화성 및 내구성을 높여준다. 또한 철근과 콘크리트는 열 팽창 수축률이 거의 일치하므로 온도 변화에 대해서도 유리하다.철근콘크리트구조의 골격에 해당하는 철근은 콘크리트와 복합체로 되어 구조체를 견고하게 하고 인장력이 약한 콘크리트를 보완해 구조 내력상 또는 역학상 구조체를 보강한다. 철근이 구조 내력상 유효하게 작용하려면 그 치수와 위치가 정확해야 하므로 배근의 적합성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일반적으로 건축구조용 철근은 고장력 철근으로 철근과 콘크리트와의 부착력을 높이기 위해 이형철근을 사용한다. 또한 철근 가공을 위해 산소를 이용한 절단을 금지해 철근의 기계적 물성 저하가 없도록 한다.철근의 이음 위치는 보통 응력이 큰 곳에서 이음은 피하고 같은 곳에 이음이 집중되지 않도록 한다. 압축 측에서는 철근 지름의 25배, 인장 측에서는 철근 지름의 40배로 하며 철근의 말단 갈고리(Hook)의 길이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형철근은 부착력이 크므로 말단의 훅을 생략할 수 있다.철근은 내화성, 내구성, 콘크리트 타설 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 표와 같이 피복 두께를 확보하도록 하고 주근의 공칭 지름의 1.5배의 값과 표의 값 중 큰 것으로 한다.거푸집(형틀)공사거푸집(형틀)은 콘크리트를 부어넣어 콘크리트구조체를 형성하는 거푸집과 이것을 정확한 위치로 유지하는 동바리를 지칭한다. 이것은 콘크리트를 일정한 형상과 지수로 유지시켜 주며, 그 경화에 필요한 수분의 누출을 방지하고 외기의 영향을 방지하는 콘크리트의 적절한 양생을 목적으로 쓰이는 가설물이다. 거푸집은 구조 단면의 치수(기둥과 보의 치수, 내력벽의 벽두께, 다운 슬래브의 위치와 깊이 등 각종 주요 단면상의 치수)가 확보되도록 정확히 시공하고 콘크리트 타설 시 터짐이나 비틀림, 부분 부풀음 등을 발생시키는 측압에 견디도록 적절한 간격의 동바리 설치, 긴결재, 격리재 등으로 보강한다. 또한 스페이스 등의 부속물을 이용해 콘크리트의 내화 피복을 확보하도록 한다. 거푸집의 존치 기간은 건축공사 표준 시방을 따르고 주요 보의 경우는 후속 작업상의 충격하중을 고려해 존치 기간에 여유를 둔다. 철근 배근이 완료되면 구조체에 매입되는 각종 설비 배관의 정확한 수량과 위치 확보, 고정 상태를 점검한 후 나머지 면의 거푸집을 조립해 착오로 인한 구조부의 훼손을 최소화한다.콘크리트공사콘크리트공사는 철근콘크리트구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공사다. 철근, 거푸집공사와 합하면 전체 공사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공정으로 철근공사와 함께 철근콘크리트구조의 품질관리에 큰 영향을 미 친다.콘크리트는 시멘트, 모래, 자갈의 혼합물에 물을 첨가해 성형, 응결, 결화시킨 구조 재료다. 콘크리트는 타설 후 경화를 계속해 4주(28일)가 지나면 거의 최종 압축강도에 도달하며 이때까지는 시멘트의 화학작용이 계속되도록 습윤과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양생 또는 보양이라고 한다.콘크리트 강도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각 재료의 품질과 배합비, 물의 양, 시공법 등을 들 수 있다. 물 시멘트 비(Water Cement Ratio, W/C)란 시멘트를 비빌 때 넣는 물과 시멘트의 중량에 대한 비율로 물 시멘트 비가 클수록 시멘트의 강도는 약해지고 반대로 적을수록 골재 상호 간의 부착하는 힘이 강해져서 콘크리트의 강도는 커지고 내구성이 좋아진다.콘크리트의 시공 연도(Worlability)는 콘크리트의 묽기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콘크리트를 부어 넣는 작업의 난이도에 관한 정도를 나타내며 슬럼프 시험(Slump Test)법을 기준으로 정한다. 슬럼프 시험은 반죽의 질기를 측정하고 시공 연도를 판단하며 성형성, 마무리의 용이성을 가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콘크리트는 대부분 공장에서 생산된 레디 믹스드 콘크리트(Ready Mixed Concrete: 약자로 Remicon)를 사용하며 구조적으로 중요하지 않고 소량일 때는 현장에서 생산하기도 한다. 레미콘은 골재의 최대 치수(㎜)-콘크리트의 압축강도(㎏/㎠)-시공 연도(Slump)의 형식으로 시공 부분에 적합한 규격으로 주문한다. 주택 건축 시 사용하는 주요 구조부의 콘크리트는 주로 25-210-12 규격의 레미콘을 사용하고 기초 지정공사에 사용하는 버림콘크리트에는 25-180-8 규격의 레미콘을 사용한다. 높은 벽부나 충진이 어려운 부분에는 콘크리트 타설 시 충진이 용이하도록 25-210-15 규격의 레미콘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레미콘의 출고증을 검수해 주문 규격을 확인하고 출하 후 1시간 이내의 레미콘을 사용한다.콘크리트 타설 전에는 거푸집의 고정 상태, 철근의 배근 상태 및 상단 슬래브부 각종 매입 설비의 수량과 위치, 고정 상태 점검, 기타 오물을 제거하고 콘크리트의 유동성과 거푸집 제거에 유리하도록 물을 뿌린다. 단 겨울 시공 시에는 동결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물을 뿌려서는 안 된다.콘크리트를 타설할 때는 먼 곳에서부터 시작해 계획된 작업 구획을 끝낼 때까지 계속해서 타설한다. 한 구획에서의 타설은 그 표면이 대략 수평이 되도록 하고 재료의 분리를 막기 위해 자유낙하 높이는 1m 이내로 한다. 보와 같은 주요 구조부의 타설은 그 하단에서부터 슬래브 상단까지 연속적으로 진행해 구조가 일체화되도록 이어붓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타설 진행 중 후속 레미콘의 반입이 지체돼 수시간 경과 후 이어치기를 하면 콜드 조인트(Cold Joint)가 발생하는데 강도, 내구성, 수밀성, 기밀성 등 외측 면에서 구조물의 약점이 되기 쉽다. 슬럼프 15 미만의 된비빔 콘크리트에는 진동다짐기를 이용하는데 재료의 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콘크리트의 표면에 시멘트풀이 떠오를 정도의 30∼40초가 표준이다. 또한 높은 벽부에는 벽부 하단에서 나무 망치를 이용하여 진동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콘크리트의 타설 후에는 표면의 급격한 건조가 진행되지 않도록 보양재를 덮고 살수해 습윤시키고 무리한 충격을 주어 강도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양한다.田글 이재헌<㈜UNI건설(前 유니홈즈) 대표이사>< 참고 문헌>1. 건축시공학 (문운당) : 신현식, 김문한, 김무한 공저2. 건축구조학 (기문당) : 김정섭, 이수곤, 문연준, 장정수 공저3. 건축일반구조학 (문운당) : 김정수, 김현산, 김형만, 이광노, 이호진, 이훈 공저4. 철근콘크리트구조 (산업도서출판공사) : 노희만, 부석량, 김현산 공저5. 구조역학 (광명인쇄공사) : 서영갑, 길정대, 변동균 공저6. 네이버 두산백과사전 검색7. 건교부 건축공사 표준 시방서, 재직 건설사 실무용 자료 (시방서 및 공정관리 지침서)8. http://mybox.happycampus.com/mira7179/1957791/?agent_type=naver검색
-
2007-10-29
-
-
[최길찬의 전원주택 설계 노트 9] 살며 생각하며... 고기리 주택이 남긴 것
-
-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지탱하고 가족을 부양하고자 일한다. 일 속에서 오래도록 지속돼 온 소중한 인연들이 빛을 발할 때도 있지만 예상치 않게 반대의 길(악연)로 들어서는 경우도 많다. '고기리 주택'을 설계·시공하면서 맺어진 인연은 단순히 사업적 맥락에 그치지 않고 필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앞으로도 인생에 여운을 남기는 케이스이다.2001년 초봄 고기리 건축주를 만나다건축주는 당시 용인시 고기리 계곡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며 20필지에 가까운 전원주택지를 개발하는 시행사의 분양을 대행했고, 그 단지 입구에 본인의 집을 지을 계획이었다. 전원주택박람회를 돌면서 수많은 브로슈어와 명함을 수집했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이 필자였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만났다.늘 그렇듯 처음 만난 자리는 경계와 협상이 팽팽하게 이어지기 마련이다. 건축주는 단지 내의 몇 분(예비 건축주)을 소개해 주었고 그 대가로 설계비를 저렴하게 요구했다.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 요구를 수락했다. 그때만 해도 필자가 운영하는 구멍가게 설계사무소의 열악한 수주 능력과 초보티를 벗지 못한 언변과 영업 능력을 스스로 잘 알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일을 잘 진행하면 앞으로 다른 일이 많이 나올 것 같은 장밋빛 기대감(구력이 쌓이면서 알았지만, 이런 경험을 겪지 않고 발전할 수 없으며, 반면 이 단계를 순조롭게 넘기지 못해 수많은 젊은 건축장이가 좌절과 함께 업계를 떠나기까지 한다) 때문이었을 것이다.대지 분석2001년 5월 12일 건축설계계약서를 작성하고 설계를 착수했다.전원주택단지를 개발하면서 경사도 급한 산을 절개하다 보니 도로와 대지의 레벨 차가 약 4m 이상 7m까지 나는 땅이 될 수밖에 없었고, 이를 이용해 레벨이 낮은 쪽 도로를 향해 필지별로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놓았다.대지분석도에서 보듯이 대지 우측면을 따라 수지 고기동 계곡을 타고 올라가는 8m 도로가 대지보다 약 4m 정도 낮았고 대지 뒤쪽으로 경사가 비교적 급한 6m 단지 진입로가 있으며, 본 필지는 단지 진입로에 바로 붙어서 경사면을 올라오는 차량의 가속 페달 밟는 소리와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비해야 했다.한편 단지 진입 도로가 ㄷ자로 꺾이면서 남동측으로 향하는데 이 도로 반대편을 따라 다른 필지들이 만들어져 있다. 이 필지들은 산의 정상부 능선을 향해 더욱 가팔라지는 경사지를 절개한 부분에 해당돼 본 필지로 향하는 햇볕 드는 시간을 줄여주는 약 7m 이상의 거대한 콘크리트 벽으로 만들어져서 햇볕이 최대한 마당에 들도록 건축물을 배치시키다 보니 건축물은 자연스레 8m 도로와 후면의 6m 도로 쪽으로 밀려나게 됐다.공간 배치 계획단독주택에서 1층 배치 계획은 매우 중요하다. 상가주택이나 주상복합건축물의 경우 상부층에 있는 건축물의 배치 계획에 의하여 아래로 내려오면서 벽과 기둥을 맞추고 공간을 분할하는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지만 단독주택은 이와 반대로 1층 계획이 2층의 공간구획까지 좌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건축물의 북동측 코너를 향해 뭔가 열린 공간이 있어야 할 것 같았는데 이 공간은 도로 레벨보다 높은 위치라서 조망이 좋고 여름철 건축물에 의하여 생기는 그림자로 매우 시원한 공간을 만들어낼 것 같았다.우선 이곳에 필요한 덱(Deck)을 만들기로 했지만 건축물의 후면인지라 일반적인 덱의 성격보다는 다이닝 테라스를 겸한 가족용 덱의 성격이 적합할 것 같아서 식당과 연계하고 이 식당을 지나 깊은 곳으로 주방을 드릴 계획이었다.해가 드는 쪽으로 길게 만들어지는 전면 복도를 따라 아치형 창을 반복적으로 넣고 이 복도의 양 끝에 거실과 주인침실을 두었다. 이곳은 도시계획상 용도지역이 자연녹지지역인지라 건폐율이 20%밖에 되지 않아서 보일러실은 계단 밑을 이용하여 구겨 넣듯이 계획했다. 아마도 2층 계단 하부에 화장실과 보일러실의 2가지 기능을 넣은 주택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건축주의 가족 구성은 4인이다. 당시 40대 후반의 건축주와 부인, 고등학생인 큰딸(지금은 대학생)과 중학생인 작은딸이 강남의 아파트에서 살았다.2층에는 방 2개를 배치하고 복도에 사다리를 놓아 물건을 수납하도록 지붕 속에 다락을 두었다.입면 계획입면 계획은 따뜻한 색상을 좋아했던 필자의 취향을 반영해 계획을 잡도록 건축주가 배려해주었다.당시만 해도 전원주택 설계나 시공에 초보티를 완전히 벗지 못한지라 여러 부분에서 욕심만 앞서다 보니 외벽 재료로는 호주산 수입벽돌, 창문은 미국식 시스템창호(비교적 저렴함)를 기본으로 하되 다이닝테라스와 연결되는 식당의 분합문과 거실의 분합문은 AL-WOOD 유럽식 창호(가장 고급스런 형태)로 결정했다. 다만 건축물이 8m 도로에서 바라볼 때 언덕 위에 쭉 솟아 있는 부담스러움과 공사비 절감을 위하여 1층 부분과 2층이 만나는 수평선을 기준으로 하부는 호주산 벽돌을 상부는 외단열공법(드라이비트 공법)을 채택했는데, 공법은 건축주와 친분이 있는 업체에 공사를 의뢰할 요량으로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요구했다.건축 공사, 철근콘크리트와 경량목구조의 혼합그해 늦가을 건축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면서 건축주는 단지 내 다른 땅을 가진 예비건축주(은퇴한 바이올린 전공 교수)를 소개했고 설계안을 제출했지만 필자의 경륜 부족 때문인지 채택되지 않았다.2002년 6월 온 나라가 월드컵 개최 열기로 가득할 때 건축주에게 연락이 와서 현장을 방문했는데, 건축주의 집은 철근콘크리트 골조공사를 2층 벽체까지 올린 상태이고, 그 옆 교수 댁은 철근콘크리트조로 지붕까지 뼈대를 완성한 상태로 공사가 중단돼 있었으며, 건축주는 이 2개의 건축물을 모두 완성해 달라는 주문을 하는 것이었다.교수 댁 건축공사를 먼저 시작해 놓은 다음 이 집을 바라보니 콘크리트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서인지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많을 것 같아서 일단 다이아몬드톱으로 건물 1층만 남기고 2층 부분의 벽체를 잘라내 버렸다.그런 후에 2층 부분을 미국식 목구조로 만들어 올리고 공사를 마무리했다. 일이 잘 되려고 그랬는지 안 되려고 그랬는지 건축이 완료되고 벽돌과 수평으로 만나는 외단열 마감 부분과 2층 거실 위의 지붕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지붕공사 업체에 의뢰해 보고 실리콘으로 떡칠을 해도 그때뿐이었다.비오는 날 건축주의 전화만 와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힘겨운 세월이 계속됐다. 다행히 벽돌부와 만나는 곳은 직원과 함께 2액형 방수 실란트로 꼼꼼히 메워서 해결은 했는데 지붕 부분의 방수는 꽤 오래도록 필자를 괴롭히더니 그 후로 5년이 지난 올해 여름 장마에 또 문제를 일으켰다.이번에는 아예 지붕 전체에 슁글을 씌워 버렸다. 이 주택은 필자가 관여한 집들 중에 가장 오랜 기간 같은 문제를 가지고 괴롭힌 주택이 됐지만 필자가 설계한 전원주택들 중 고객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전원주택이 됐는데, 잡지를 통하여 현장 방문을 통하여 또 무엇보다도 건축주가 이런 불만족스런 점을 가슴에 삼키면서 고객들에게 필자를 추천해 주었기 때문이다.7년간의 인연을 되돌아보니이 주택을 통해 소개를 받거나 전화 문의를 받게 된 건축 설계 및 시공 관련 일들을 보면 단연 1위이다. 멀리는 경주주택과 홍천 펜션을 비롯해 죽전 상가주택, 죽전 ○○플라자 신축설계 등 아마도 10건은 족히 되는 것 같다.서툴기 그지없고 욕심만 앞서던 시절에 만들어진 이 집이 이제는 조경도 자리잡았고, 강아지로 이곳에 온 맬러뮤트도, 진돗개인 워리 녀석도 이젠 힘세고 기운찬 성견이 되어 집을 지키고 건축주와의 인연은 만 7년이 되어 가고 있다.일거리를 찾아 하이에나처럼 헤매기도 하고, 만들어진 일을 기간 내에 처리하려고 얼마나 많은 밤을 낮 삼아 살아가고 있는가.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사람을 많이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더 많은 사람을 기억에서 지워나가거나 관계를 조금이나마 멀리 해야 새로운 일들을 처리할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것이지만, 이 고기리 주택은 잊어버릴 만하면 전화가 온다."저∼ 말이죠, 고기리 주택 보고 전화했는데요. 그 집하고 똑같이 지으면 공사비는 얼마나 되나요?"그러다 또 전화가 오면 고기리 건축주이다."아∼ 지붕에 또 물이 새는데, 아∼ 참, 전화하기도 미안하고… 언제 시간 나면 한번 와줄 수 있나요?"하자 보수 기간은 벌써 끝났지만 건축주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평생 하자 보수를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그래도 건축주가 부르면 달려가는 것은, 이 주택으로 인해 필자가 받은 혜택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서툴기만 하던 시절의 열정으로 쌓아올린 집이다.田 글 최길찬<건축사·시공기술사>
-
2007-10-29
-
-
[리모델링 속으로] 감미로운 재즈 선율을 담은 공간
-
-
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낙후된 시설을 보강하는 방법으로 까다로운 재건축보다 편리한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리모델링으로 남들과 똑같은 공간 구성에 입주자의 개성을 더해서 편안함을 느끼는 친숙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개포동에 위치한 108.9㎡ 22년 지난 주택에 거주하며 다도茶道와 영화를 즐기고 세련된 인테리어 감각을 지닌 아내와 오디오 마니아인 남편. 이들 중년부부도 리모델링을 선택해 그들만의 개성과 분위기 있는 보금자리로 탈바꿈시켰다.글 김형태<이반 인테리어 디자인 대표> 02-444-1104·사진 박연경 기자'확장과 개성'에 중점확장 공사가 안 된 베란다와 다용도실은 평수에 비해 협소한 느낌이 들게 했다. 우선 전체적 공간을 확장했으며, 이로 인해 부족해진 수납장은 침실과 주방 코너에 설치한 붙박이장으로 해결했다. 기존 3개의 방 구조는 그대로 가되 침실, 서재, 다도실로 각 실별 특성을 살렸다. 비교적 넓은 거실에 묵직한 오디오가 놓여지도록 부수적인 공간 분할을 하지 않았다. 거실 아트월 중앙에 목재를, 그 양쪽으로 베이지색 타일을 시공해 목재의 부드러움과 타일의 거친 느낌이 공존해 지루하지 않게끔 했다. 또한 카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아트월 천장 부분에 포인트 조명을 설치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조용한 음악 감상과 다도를 즐기는 부부 공간에 차분함을 더하도록 도어와 몰딩의 색감을 진한 브라운으로 일치시켰다. 깔끔한 아이보리 벽지로 마감한 내부에는 너무 밝지 않은 은은한 조명으로 부드러움을 강조했다.주방으로 이어져 있던 다용도실을 확장함으로써 주방 시설을 후면 베란다 위치로까지 밀어내서 기존 一자형에서 ㄱ자형으로 동선 활용도를 높였다. 그래도 조금은 협소한 공간 이용을 위해 아일랜드 키친과 하이 체어(High Chair)로 구성했다. 주방 후드 공간의 벽면은 파벽돌로 꾸며 카페 느낌이 들도록 했다. 돋보이는 공간침실과 서재 사이 중간에 욕실이 마련돼 있었다. 욕실로 드나드는 문을 제외한 나머지 벽 부분을 그동안 수집해 온 물품을 장식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침실과 서재, 거실로 드나드는 곳 천장에 에어컨을 설치해 모든 방향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가도록 했다.베란다 확장으로 습기가 바로 바닥에 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창호 아래쪽에 홈을 만들어 자갈을 깔았다. 습기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놓여진 화초들과도 어울려 싱그러운 자연미를 느끼게 한다.베란다 확장으로 넓어진 침실 또한 자연 채광과 환기를 위해 일부분을 창으로 남겼고, 창 중심으로 왼쪽에는 드레스룸을 오른쪽에는 붙박이장을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비교적 좁은 공간의 욕실은 욕조, 세면대, 양변기를 한 곳에 두는 통합형으로 적절히 배치시켰다. 욕실에 대부분 마련하는 수납장을 과감히 없애고 대신 큰 거울을 설치해 공간을 보다 넓게 보이도록 했다.田
-
2007-10-29
-
-
[씨실과 날실] 전통건축기술인의 요람 한국 전통초가연구소를 찾아서
-
-
복잡다단한 세상에 대한 회의 때문일까. 요즘 사회 전반에 걸쳐 정체성正體性을 찾자는 목소리가 높다. 주거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 목구조 황토집 짓기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궁궐이나 사찰 등 기존의 의례적 건축물이 아닌 가족의 삶을 담아낼 살림집을 내 손으로 짓자는 움직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거리 소재 한국전통초가연구소의 윤원태 소장. 1991년 연구소 설립 이래 전통 목구조 황토집(한옥) 보급을 국민운동으로 확산시켜 온 장본인이다. 최근 연구소 내에 연구동으로 지은 기와집과 초가, 귀틀집, 천연 잔디집에 이어 전통 복층 목구조 황토집(2층 한옥)을 지어 다시 주목 받고 있다.복층 목구조 황토집이 전원주택으로 보편화된 지는 여러 해가 지났다. 그럼에도 이 건물이 화제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시멘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생태 건축 자재인 나무와 흙, 돌만을 사용한 전통 공법으로 재현해 냈기 때문이다. 《고려도경》에는 고려시대 살림집에도 복층 목구조 황토집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조선시대 이후 온돌이 보편화되면서 경북 상주의 대산루(경북 유형문화재 제156호) 외에는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 윤원태 소장은 "당시에는 온돌을 들였을 때의 기술적인 안전 문제로 채를 나누는 쪽을 택했을 것"이라고 한다.그렇다면 이 건물은 안전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윤 소장은 "나무를 1, 2층에 걸쳐 하나로 길게 뽑으면 전후좌우로 쏠리는 현상은 잡겠지만 수축으로 인한 뒤틀림에는 속수무책이므로 1층은 3.3m, 2층은 3m짜리 기둥을 따로 사용해서 쏠림과 수축 현상을 모두 해결했다"고 한다.최근 생태 건축 자재만으로 복층 목구조 황토집을 지으려는 사람이 많지만 시공비는 차치하고 기술적인 벽에 부닥쳐 시멘트 자재와 타협하든지 구조 자체를 아예 바꾸곤 한다. 이 건물에서는 전통건축기술인 양성자 과정 수강생들을 위한 실습과 이론 강의를 진행하는데 부산지역 건축사와 건축 관련 교수들이 전통 건축 기술로 완벽하게 재현해 낸 안전한 복층 목구조 황토집으로 인정했다. 윤 소장은 이 건물의 시공 방법을 이렇게 설명한다."기초 부분은 규모(연면적 192㎡)가 있기에 본 땅〔生土〕에다 주먹돌이 아닌 호박돌을 적심석積心石으로 넣어서 주춧돌의 침하를 방지하고 강회와 마사를 섞어서 보강했다. 1층 주춧돌 위에는 3.3m 기둥을 세우고 중인방 밑에는 전통 방식의 사괴석(四塊石 : 벽이나 돌담 또는 화방火防을 쌓는 데 쓰는 육면체의 돌)으로 처리하고, 그 위에는 황토 맞벽치기로 벽체를 마감했다. 천장은 평천장(우물마루)으로 보에 장선을 결구하여 마루판재를 깔고 100㎜ 압축 스티로폼, 4″×8″ 구조용 합판, 층간 소음 방지용 10㎜ 고무판, 우물마루 순으로 마감했다. 층간 소음 완충 장치는 앞으로의 연구 과제다. 2층 지붕은 서까래를 걸치고 천벽 대신 개판, 알매, 기와 순으로 마감했다. 옛날에는 수숫대나 대나무로 산자를 엮고 흙으로 알매를 올려 천벽으로 마감했으나 흙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하려고 개판으로 처리했다. 2층 중인방 밑에는 적벽돌로 이중 마감하고, 그 위에는 200㎜ 두께의 황토 맞벽치기를 했다."전통 건축 기술의 현대적 계승생태 건축으로 황토집을 짓는다면서 아이러니컬하게도 바닥과 벽체에 시멘트를 사용한다. 생태건축이란 무엇일까. 윤원태 소장은 "생태 건축이란 전통 건축 기술을 이용해 자연 친화적인 소재로 집을 짓는 것을 말하며, 따라서 전통 건축이란 우리 선조들이 개발한 고유의 건축 기술로, 우리의 살림을 담아낸 집은 주위에서 얻을 수 있는 천연 소재를 이용해 지은 생태 건축물이었다"라고 한다. 여기에 "한옥의 아름다움은 나무와 돌과 흙의 어우러짐에서 나오며, 이것이 바로 생태 건축의 기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문화재로 지정 받은 여러 고택들을 둘러보면 시멘트를 사용해 개·보수한 곳이 더러 있는데 전통미라곤 오간 데 없어 밍밍할 뿐이다.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훼손시켰기 때문이다. 전통 건축 방식의 계승이란 무엇일까. 윤 소장은 "전통 건축 기법을 이어 받아 현대인들의 주거 생활에 편리한 현 시대의 새로운 전통 건축 기술을 연구 개발 보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전통 목구조 황토집이 원활하게 보급되지 못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화장실과 주방이 실내로 들어오면서 평면 구조는 편안한 현대식으로 바뀌었다지만 외풍外風은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윤 소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전통 가옥의 단점은 벽 두께가 8∼10㎝이기에 단열에는 한계가 있다. 흙은 단열재가 아닌 축열재이기에 황토 물성 실험 결과 14㎝ 정도는 돼야 단열 효과를 본다. 벽체 두께는 평수와 기둥 굵기에 의해서 달라지지만, 인방과 인방 사이에 힘살대를 박고 이중으로 외를 엮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벽과 기둥 사이에 발생하는 틈은 기둥에 30㎜ 이상 홈을 파거나 각재를 덧대면 된다."최근 들어 전통 목구조 황토집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만만치 않은 건축비 때문에 시공비가 저렴한 여타 구조로 바꾸곤 한다. 시공비 문제도 전통 주거 양식 보급에 있어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윤 소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집을 지을 때 건축주의 과도한 욕심 때문이라고 지적한다."서구식 목조주택도 ㎡당 100∼150만 원씩 한다. 전통 방식으로 서국식 목조주택과 같은 평면과 모양으로 연출하면 건축비는 10%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목구조 황토집은 너무 고급스럽거나 날림으로 지어서도 안 된다. 그저 예산에 맞춰서 평범하게 지으면 된다. 일례로 기와지붕만 고집하다 보면 자재비와 와공瓦工 인건비가 더해져 아스팔트 슁글 지붕에 비해 지붕 건축비가 10배 이상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즉, 현대식 목구조 황토집(한옥)은 굳이 기와지붕이 아니어도 된다는 말이다."전통건축기술인 양성자 과정요즘은 전통 목구조 황토집(한옥)을 짓는 목수들이 드물기에 그만큼 인건비가 높다. 물론 건축주가 직영으로 집을 지으면 그만큼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건축주가 전통 목구조 황토집 기술을 익혀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황토집 관련 교육 시설에서는 황토벽돌 조적집이나 목심집, 귀틀집 등에 대해서만 다룰 뿐 전통 목구조 황토집(현 시대의 새로운 한옥)은 외면한다는 것이다.윤 교수는 "건축주 직영으로 공정별로 기술자와 자재를 구입하여 집을 지으면 20∼30%까지 공사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전통초가연구소에서는 전통건축기술인 양성자 과정을 개설 현재까지 200여 명의 젊은 목수를 배출했다. 교육생들 중에는 전통 목구조 황토집 건축 기술을 배워 자기 집을 지으려는 사람이 80%, 직업으로 택하려는 사람이 20% 정도 된다. 요즘에는 전통 목구조 황토집 기술을 익히려는 직장인들이 늘어나 올 하반기부터 주말반을 개설했을 정도다. 교육 기간은 주 2회 15주 과정이고 교육 내용은 전통 건축 기술 이론 3주, 공구 다루기 및 바심질 요령 등 실습 5주 그리고 이론과 실습을 바탕으로 한 실무 7주의 과정으로 짜여 있다. 개강은 3월과 9월이며 교육 시간은 평일반(수, 목)과 주말반(토, 일) 모두 10시부터 17시까지다.윤 소장은 "수료생들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기에 5년 차 일반 목수하고 맘먹는 실력을 갖추며, 수업 중 재단에 해당하는 먹매김 기술을 배우기에 도면만 보고도 소요 치수에 맞추어 자재 량을 산출하고 바심질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학교를 마치고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사람들은 연구소 내 "사단법인 전통건축기술인협회"에서 주관하는 전통건축기술인 자격시험을 치러야 한다.윤 소장은 대학원 박사 과정에서 서민주거생활사를 전공했다. 현재 경성대학교에서 전통건축기술을 강의하며 사재를 털어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갖가지 형태의 전통 가옥을 손수지어 그 장단점을 파악한 후 이를 보완 연구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목적으로 연구소를 활용한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만 10억 원 이상이다. 윤 소장은 "기성세대로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아름다운 금수강산만 후손에게 물려줄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주거 환경까지도 함께 전해 주고 갈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전통 목구조 황토집(현 시대의 새로운 한옥) 보급과 전문 기술인 양성을 위해선 교수도 많은 노력과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며 웃는다.田 취재 협조 한국전통초가연구소 052-263-3007, 011-556-2007 www.koreachoga.co.kr글·사진 윤홍로 기자 Profile전통 목구조 황토집의 전도사한국전통초가연구소 윤원태 소장윤원태 소장은 55년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동의공업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뉴커버넌트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으며, 경성대 대학원에서 한국학으로 석사 과정을 통과했다. 이후 중앙일보, 한국일보, 대한경제일보의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는 한국전통초가연구소 소장이며 한국전통흙집보급운동본부 회장, 한국전통초가박물관 및 세계 전통 가옥 민속촌 건립 추진 위원장이며 현재는 경성대학교에서 전통 건축 기술에 대한 강의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의 전통 초가》, 《내 손으로 짓는 황토집 전원주택》, 《2000년대에는 황토집에서 건강하게 삽시다》, 《황토집 따라 짓기》 등이 있고, 시집 《한번만 더 날자꾸나》(공저)와 《내 운명 한 잎 낙엽 되어》 등이 있다.
-
2007-10-28
-
-
[김창법의 펜션 이야기] 산속 펜션의 유쾌한 성공담, 양평 솔레미오 펜션
-
-
서울 동남권에서 접근성이 용이한 전원지역으로 북한강변에 위치한 중미산 줄기의 양평군 서종면 일대를 꼽는다. 교통의 편의성에다 자연 풍광도 아름다워 강변을 따라 전원 카페가 즐비하다. 자연스런 결과지만 최근 이 지역에 다양한 형태의 펜션이 급증하고 있다. 펜션 고객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다. 심지어 전원주택보다 펜션이 더 많다는 말도 들린다. 중미산을 오르는 지점인 도장리, 정배리, 명달리의 깊은 계곡까지 펜션으로 넘쳐나기에 이 얘기가 과장은 아닌 듯하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 미술관, 수목원 등 다양한 문화 체험 공간 지역으로 알려지면서 펜션의 입지도 좋아졌다. 그렇다고 해도 그 많은 펜션 가운데서 과연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문을 연 지 1년 2개월밖에 안 됐음에도 그 치열한 생존 문제에서 벗어난 서종면 정배리 깊은 산속에 위치한 ‘솔레미오 펜션’. 이곳을 찾아 많은 펜션과 경쟁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유쾌한 성공담을 들어보았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정배리
·건축형태 : 복층 경량목구조
·부지면적 : 1221㎡
·대지면적 : 561㎡
·건축면적 : 214.5㎡(본채 158.4㎡, 별채 56.1㎡)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 : 벽지, 타일
·천 장 재 : 벽지, 루바
·바 닥 재 : 강화마루, 타일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 암반수
펜션지기 조미자 씨(48세)는 닥종이공예가로 잘 알려진 분이다. 10여 년을 대학과 문화원에서 닥종이공예를 강의하며 나름의 인기와 명성을 쌓아왔다. 그녀의 작품은 광주비엔날레에 출품돼 세계 여러 나라 순회전시회에 초대받기도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더 나은 창의성과 더 예민한 솜씨에 대한 기대를 스스로 접고 그녀는 새로운 분야의 전문가로 과감한 변신을 꿈꾸었다. 닥종이공예가로서 정상의 능력과 기량을 보이는 순간이 가장 적합한 은퇴의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무렵 서종면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친구를 통해 펜션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노후에도 자연 속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며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펜션만큼 매력적인 사업도 없다고 보았다.
전원생활의 꿈은 중견 토목전문회사의 임원인 남편 김경범 씨(51세)의 마음에서 먼저 움텄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출퇴근이 가능한 시골에서 사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토목기술자라는 직업적 분위기와 달리 독서광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책을 좋아하고 다정다감한 그에게 전원생활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갇힌 삶의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또 다른 삶의 비약일 것이다.
깊은 산속의 기운과 풍광을 담아
김경범·조미자 부부는 어느새 마음이 통해 전원의 보금자리를 찾아 나섰다. 6개월간 여러 곳을 다녔지만 서종면만한 곳은 없었다. 북한강을 끼고 깊은 골짜기가 어우러져 마치 강원도 오지쯤으로 느껴지면서도 서울에서 불과 1시간 거리의 편리한 교통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곳이 아닌가.
‘솔레미오’는 정배리에서도 다시 고개를 넘어 깊숙이 내려간 산 중턱에 위치한다. 아름드리 잣나무들로 둘러싸인 데다 멀리 올망졸망한 중미산 산세를 바라보며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드는 곳이다. 김경범 씨는 처음 이 땅을 만났을 때, 부지 한쪽에 큰 바위가 돌출한 형상을 특히 맘에 들어했다. 평평한 땅보다 무엇인가 역동적인 변화의 맛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지 561㎡에 임야 660㎡, 모두 1,221㎡의 자그마한 부지를 사들였다. 주위에서는 펜션을 하기에는 너무 좁지 않은가? 하고 의아하게 여겼다고 한다.
작년 2월에 김경범 씨의 전문 분야인 토목공사를 1달에 걸쳐 마쳤다. 집 뒤쪽의 골짜기 물을 막아 작은 댐을 만들어 이색적 풍경을 연출했고 지하에 큰 토관土管을 묻어 그 물이 흐르게 하여 좁은 부지를 넓게 사용하도록 했다. 또한 집을 바위 쪽으로 붙여 앉혀 마당을 넓게 확보하고 바위도 즐기도록 했다. 언뜻 보기에 1,650㎡는 됨직한 분위기다.
건설 현장의 경험을 살려 철저하게 설계해 건축 기간을 3개월로 단축시켰다. 집은 철저히 주인 중심의 전형적인 전원주택 구조로 택해 아래층을 주인집으로 설계했다. 펜션 룸은 4개로 2층에 10평 남짓한 피아노와 첼로 그리고 본채 뒤 별채에 하프와 비올라가 있다. 고객은 어디까지나 시골집에 다니러온 사람이지 주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객을 집 뒤로 연결되는 계단으로 안내하며 따뜻이 맞이하고 배려하는 주인의 마음이 이 구조 속에 녹아 있는 듯하다. 호젓하고 독립된 펜션 룸은 고객에게 산속의 기운과 풍광을 마음껏 누리게 한다. 특히 하늘로 뚫린 천창天窓은 초롱초롱한 별구경을 즐기게 만들어 인기가 높다.
성공한 펜션의 노하우는
작년 6월 문을 열고 나서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고객을 기다렸다는 펜션지기 조미자 씨는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고 남다른 기쁨을 느꼈다고 한다. 그것은 주인이 정성을 다해 준비한 ‘솔레미오’를 알아주고 받아들이는 고객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고객이 다녀간 뒷자리는 깨끗하게 잘 정리 정돈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상에는 주인의 마음과 통하는 고객이 있다는 확신을 주는 증거다. 그래서 조미자 씨는 펜션사업의 참맛을 깨달았다고 한다.
최근 경쟁 펜션들이 골짜기마다 들어서더라도 크게 마음 쓰이지 않는 까닭은 ‘솔레미오’의 고객은 따로 준비돼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주인이 정한 펜션의 어떤 원칙이 오히려 그 원칙에 동의하는 고객을 선택하고 끌어당기는 힘이 된다는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그렇기에 생존 문제는 이제 크게 두려워할 일이 아니라는 자신감에 차있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펜션 경영의 멘토(Mentor)로 삼고 몇 년 전부터 교류해 온 포천 ‘마당 예쁜 집’의 펜션지기 조명자 사장의 도움이 있다. ‘마당 예쁜 집’은 이미 본지本誌에 소개한 바 있는 가장 모델이 될 만한 펜션이다. ‘솔레미오’의 펜션지기 조미자 씨는 일흔의 노부부가 정성을 다해 펜션을 가꾸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아름다운 정원과 아름다운 고객을 함께 가꾸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조미자 씨도 이것을 펜션 경영의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너무 애쓰지 말아요. 천천히 쉬면서 해.” “손님 없다고 몸 달면 안 돼. 없을 때는 오히려 즐겨야 해.” “미리미리 준비하고 부지런해야 해. 봄에는 여름 준비, 가을에는 겨울 준비, 할 일이 많지.”
매사에 긍정적으로 자상하게 일러주는 조명자 사장의 펜션 경영 노하우 가운데 중요한 세 가지를 소개하면 첫째, 펜션 안팎은 반드시 깨끗하게 잘 정돈해야 한다. 고객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둘째, 고객에게는 참을성을 갖고 미소를 담아 조용하게 말해야 한다. 결코 절제되지 않은 감정을 보여서는 안 된다. 셋째, 고객의 필요는 미리 감지하고 요구하기 전에 척척 제공해야 한다. 이것은 고객을 면밀히 관찰하고 빈틈없이 기회를 찾는 민첩한 접객 태도를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펜션지기 조미자 씨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고객과의 대화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고객의 글에 대해 형식적인 답글은 절대로 올리지 않는다. 며칠 뒤에라도 상대의 형편을 헤아리는 인격적 차원의 자상한 글을 올리려고 노력한다. 전화를 해도 상대방의 이름을 확인하고 이름을 불러주는 친절을 잊지 않는다. 이러한 노력은 고객에게 반드시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펜션 경영도 결국 나의 모든 것을 투자해야 가능하다는 진리를 발견한 셈이다. 고객을 향한 노력은 남편인 김경범 씨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직장이 있는 서울 삼성동에서 고객을 만나 펜션까지 안내하는 일은 그가 감당하는 중요한 몫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대화를 누구보다 즐긴다. 펜션지기 부부의 이러한 고객 친화감은 ‘솔레미오’의 중요한 자산인 셈이다.
이제 겨울을 바라보며 펜션지기 조미자 씨의 기대는 한껏 부풀고 있다. 눈 내린 중미산의 절경을 창 너머 즐길 수 있는 계절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잣나무 숲을 덮은 백설의 풍경은 고객에게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자랑한다. 이제 펜션 옆에 딸린 200여 평의 유휴지를 사들이면 ‘솔레미오’는 더 넉넉해질 것이다. 또한 더 자상하고 배려 깊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의 삶이 있지만, 50의 나이를 살아가며 산속의 펜션에서 노후를 지혜롭게 준비하는 이들 펜션지기 부부의 삶은 여유롭기만 하다. 이 깊은 산속까지 찾아오는 고객과 함께 전원의 꿈을 당당하게 펼치는 이 은밀한 즐거움을 그 누가 알아주랴. 이들 부부는 중년에 누리는 뜻밖의 삶인 펜션 즐거움에 푹 빠져 살고 있다.田
솔레미오 펜션 031-771-3124~5 www.solemioo.co.kr
글 김창범·사진 윤홍로 기자
-
2007-10-28
-
-
[Home & Garden(3)] 너무 예쁘다고 만지지 마세요~ 심미적, 시각적 효과 높이는 선인장 인테리어
-
-
그 종류와 크기가 방대해 일일이 나열하기 힘든 선인장. 왠지 모르게 선인장을 실내로 들이면 삭막한 사막 같은 분위기가 될까 지레 겁먹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신비로운 가시와 꽃, 오묘한 주름살까지 그 특유의 매력을 빠져 선인장을 키우며 정보를 나누는 동호회인들이 늘고 있다. 그들처럼 한번 선인장을 선택해보자. 한번 빠진 매력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다.공간마다 선인장을!우리 집 어느 공간에 어떤 선인장이 어울릴까? 가시가 없는 다육식물은 동선이 잦은 곳에, 밤이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CAM 식물은 수면을 취하는 침실에 적당하다. 이렇듯 선인장 특성에 맞춰 각 공간을 꾸며보고, '2007 선인장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독특한 인테리어 작품들을 만나보자.창가창가는 통풍이 잘되고 일조량이 좋아 선인장을 키우기에 알맞은 장소다. 작고 아담한 선인장 여러개를 창가에 올려놓으면 아기자기한 멋을 연출할 수 있다.추천! 에케베리아 치와와엔시스, 코노피튬, 에케베리아 아모네아 계단항상 오르내리는 공간이므로 통행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가시가 없는 것(다육식물)으로 배치한다. 추천! 란봉옥, 초연, 월토이현관주택의 첫 인상을 좌우하는 현관에는 어두운 색상의 선인장보다는 밝은색 선인장으로 선택한다. 크기와 너비가 비교적 크고 넓게 자라는 것과 작고 아담한 선인장을 적절히 조화시킨다. 추천! 아악무, 황화신월, 썬버스트(일월금)서재서재에 놓인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해로운 전자파를 흡수할 수 있다는 선인장을 놓는다. 주색이 녹색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선택하면 업무의 집중도를 높여주고 피로를 덜어준다.추천! 용신목, 천룡발코니직접적인 온도 변화를 견뎌야 하기에 내한성이 강한 것이 좋다. 너무 커버린 기둥 선인장은 고온 온난한 시기에 발코니에서 기르도록 한다. 추천! 길상천, 적광, 권견침실식물은 일반적으로 밤에는 호흡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러나 CAM 식물(선인장을 포함한 다육식물)은 주간에 기공을 닫아 이산화탄소의 이동이 없고, 야간에는 기공을 열어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지금까지 완전한 CAM 형태의 선인장은 7종이 있는데, 사람이 취침하는 시간에 마이너스 이온을 방출한다. 이로 인한 편안함은 수면을 취하는 침실에 효과적이다. 추천! 백성룡, 샴 앵란, 플렉트란서스 앵보이니키스
-
2007-10-28
-
-
[Home & Garden(2)] 가시 돋친 매력, 선인장
-
-
화초 키우기에 매번 실패하는 사람이 마지막 보루로 선택하는 선인장. 특별한 관리 없이도 비교적 손쉽게 기르는 선인장은 최근 품종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종류와 독특한 생김새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선인장의 특징과 함께 계절에 따른 재배 방법 그리고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절화折花 인테리어를 통해 선인장의 숨겨진 매력을 살펴보자.정리·사진 박연경 기자 자료협조 경기도선인장연구소 031-923-8336 www.suninjang.net선인장 하면 뜨거운 사막과 따가운 가시를 떠올린다. 실제 대부분의 선인장은 물이 거의 없는 열대지역에서 자라지만 산악지대와 영하 20℃에서 견디는 종도 있다. 또한 가시가 없는 다육식물도 있으니 서부 영화에 나왔던 크고 굵은 가시가 돋친 기둥 선인장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선인장은 규정하기 힘들 정도로 모양이 다양하다. 공처럼 둥근 것에서부터 정사각형과 오각형 그리고 크고 작은 혹처럼 생긴 것도 있다. 심지어 끈처럼 생긴 것도 있으니 생김새의 다채로움은 다른 식물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다.선인장은 조직 내의 많은 수분을 오랫동안 유지해 건조가 오래 지속돼도 견뎌내는 식물이다. 또한 선인장 표면에 깊이 패인 주름은 주변 복사열로 자체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라디에이터 역할을 한다.매력 포인트, 가시선인장의 큰 특징이자 매력인 가시. 가시에 찔려 아픈 기억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언뜻 쓸모없어 보이는 가시도 나름의 이유로 생겨났는데 사막에서 증산(蒸散 : 식물체 안의 수분이 수증기가 되어 공기 중으로 나옴)을 막고자 잎이 퇴화된 것으로, 동물에게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선인장만의 가시자리는 다른 다육식물과 구별짓는 중요한 차이점이다. 선인장의 가시는 가시자리에서 나오지만, 다육식물에서 보이는 가시는 표피 조직 일부가 돌출돼 가시가 됐기에 가시자리가 없다. 이 가시는 습기를 모으고, 다시 땅으로 떨어져 선인장의 뿌리가 흡수한다.둘이 하나 되기, 선인장 접목접목은 선인장 번식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접목은 생육이 늦은 품종을 빨리 키우고자 하거나, 개화 촉진 및 대량 번식, 부패병 등으로 뿌리가 약해진 식물의 갱신 및 관상 가치의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접목하는 선인장의 경우는 오랫동안 기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접목으로 적당한 시기는 생육이 왕성해지기 시작할 봄부터 장마 전까지다. 접붙이는 선인장은 생장이 왕성하고 가시가 적으며 값이 저렴하며 병이 없는 것으로 고른다. 특히 희끗희끗한 모자이크 무늬가 줄기에 없는 선인장이 좋다.접목 준비물 : 날이 얇은 접도(과도, 문구용 칼 등), 가는 무명실, 깨끗한 파종 상자.1. 날이 맑고 공기가 건조한 때를 선택하고 차광된 실내에서 한다.2. 대목(접붙이기의 아래쪽에 자리 잡는 선인장)은 8∼10㎝ 길이로 자른다. 측면에 난 눈(Bud)가 나오지 않도록 윗부분 날개의 주변을 비스듬히 깎는다.3. 접수(접붙이기의 위쪽에 자리 잡는 선인장)는 직경 0.8∼1.0㎝ 아래 부분을 수평으로 잘라낸다.4. 접수와 대목의 유관 속이 일치하도록 가운데에 맞춰 무명실로 매어 고정시킨다.5. 접목 후에는 약 1주일간 실내의 그늘에서 건조시킨다.선인장 잘 키우기별다른 관리 없이 잘 자라는 선인장이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생존 조건에도 못 미친다면 말라서 비틀어지거나 뿌리 썩음 병에 걸려 죽고 만다. 가장 활발하게 생장하는 시기인 봄가을은 온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낮 기온 35∼40℃ 사이를 유지하도록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고온이니 잘 자라리라 생각한 선인장 성장이 생각보다 둔하다면, 빛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광光 환경 관리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잘 자라지 못하는 선인장이 많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특히 일조가 중요한데, 최소 4시간 정도의 일조가 필요하다.화분에서 재배할 경우, 강한 광선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적당한 차광은 순조로운 생육을 보이나, 지나친 차광은 오히려 식물을 연약하게 만들므로 주의해야 한다.관수의 어려움이 있는 다른 식물들과 달리 건조에 강한 선인장은 쉽게 시들지 않지만, 좋은 생육을 위해서는 적당한 수분 관리가 필요하다. 관수량과 관수 간격은 생육 상태, 용토, 기온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봄부터 가을까지는 되도록 이른 아침에 관수하는 것이 좋다. 이 때에는 표토의 건조 여부를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 용토나 화분, 관수량 등이 기르는 선인장에게 적당한가를 확인하는 길은 가끔 뿌리를 뽑아보는 것이다. 생육이 좋지 못하다면 새로운 용토를 깔고 다른 화분에 심거나 관수 관리에 변화를 주도록 한다. 화분 갈이는 초가을이 좋다. 이때 직사광선은 피하고 분갈이 후 5∼10일이 지난 후 물을 준다.가시 속에 피어나는 꽃선인장 꽃은 다른 식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꽃잎의 색상이 의외로 다양하며 선명한 편이다. 선인장과科 하위 분류 중에서도 아름다운 꽃이 피는 Lobivia속屬은 남미 안데스산맥의 고지대에서 자생한다. 개화開花 일수가 짧지만 매우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그룹이다. 꽃 맺음을 잘하려면 햇빛을 충분히 쬐는 것이 중요하다.
-
2007-10-28
-
-
[Home & Garden(1)] '닫힘'과 '열림' 공존, 담 Wall
-
-
담은 주택 시공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집이 제 모습을 갖추고 주인을 맞이할 때에야 비로소 담을 쌓는다. 이때 건축주는 정원과 텃밭 부지, 타인의 땅을 고려해 경계 부분에 설치한다. 담은 한옥 중심의 조적 구조에서 목조, 황토, 통나무 등의 발달과 사람들의 의식 변화에 따라 변모돼 왔다. 소재의 다양화뿐만 아니라 형태 면에서도 건물 전체가 가려질 만큼 높아지거나 아예 없어지기도 하면서 말이다. 담은 그동안 '닫힘'의 역할만 담당했다. 하지만 이제는 '열림'의 기능까지 추가돼 집을 보다 자연의 일부분인 것처럼 느끼도록 해주고 있다.정리 박연경 기자 자료협조 나무나라 011-308-6643 www.namunara.co.kr, 동부금속 031-511-2634 www.dongbumetal.com, 행인흙건축 031-388-0983 www.hangin.co.kr담(울타리 또는 펜스)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 인간이 거주지를 정하고 정착생활을 하면서 적의 침입을 막고자 짓기 시작했다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성곽의 성벽은 울타리의 방어 개념을 살려 석축 성벽으로, 집 울타리는 방어 개념보다 경계를 구분 짓거나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는 목적으로 각각 발전됐다.김왕직 저 《알기 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에서는 "한국의 담장은 성곽이나 궁궐을 제외하고 사람 키를 넘는 경우가 드물며 경계를 구분 짓는 정도로 소담하고 인간적인 높이로 만들어진다. 담장의 종류는 담을 쌓는 재료와 담의 기능상 성격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고 표현했다. 땅바닥에 나무를 박아 만든 목책木柵, 흙을 쌓아 만든 토담 등은 원시적인 형태의 담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집 주변 대지 경계에 나무를 심어 울타리로 삼기도 했는데 이것을 '생울'이라 부른다.지붕재에 따른 담장 선택담은 대지의 경계를 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울타리를 쌓을 때 남의 땅을 침범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울타리는 멀리서 봤을 때 집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조경 역할까지 하므로, 지붕 소재에 맞춰 어울리는 재료로 쌓아야 자연과 잘 어울릴 수 있다.일반적으로 지붕 소재가 흙 기와일 경우엔 흙돌담을 쌓고, 마무리로 담 위에 기와를 이어 놓아 고풍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아스팔트 슁글일 경우엔 황토벽돌로 쌓은 것이 가장 이상적인 담이라고 보는데, 이는 황토벽돌로 담을 쌓을 경우엔 습기를 방지하기 위해 기초를 30㎝ 정도 돌담으로 쌓거나 아니면 시멘트로 기초를 만든 다음 황토벽돌로 쌓아야 담을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초가나 너와 지붕일 경우엔 나무 울타리가 적격이다. 나무 울타리는 싸리나무와 대나무를 1.3m 높이로 가지런히 자른 다음, 3m 간격으로 지름 10∼15㎝ 되는 나무기둥(지주대)을 깊이 박아 튼튼하게 고정시킨다. 이렇게 잘라 놓은 싸리나무는 노끈으로 촘촘히 엮고, 대나무는 아래의 위 끝 부분에서 30㎝ 위치에 구멍을 뚫어 강철 철사나 끈으로 꿰어 지주대에 고정하면 나무 울타리가 완성된다. 특히 담의 높이는 집 안에서 바깥의 경치를 조망하는데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성인 가슴높이인 1.5m 정도가 적당하다.적의 침입을 막아라수려한 경관을 갖춘 곳에 짓는 전원주택은 대부분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다. 그만큼 방범에도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한다. 도시에 자리한 단독주택의 경우 대부분 1층 높이까지 담을 세워 외부와 차단하지만, 전원주택의 경우 일부러 찾아든 자연 경관을 막기보다는 일반적인 담 높이 1.5m로 쌓고 방범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교적 넓은 부지를 둘러싼 담이 대부분이기에 감지기보다는 영상보안(CCTV)를 설치해 이와 연결된 모니터에 녹화되는 방범 시스템을 선택하고, 주택 외관과 내부에는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적외선 감지기와 자석 감지기 등을 적절히 배치하여 침입에 대비하도록 한다.선택부터 설치까지'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진 주택을 보면 한번쯤 문을 두드려보고 싶어진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주택의 첫인상으로 대하게 되는 것이 담 너머 주택이 되기에 담이 너무 높으면 위압감을 느낄 수 있다. 적당한 높이 설정만큼이나 미관상 돋보이는 담 시공은 지형에 따른 알맞은 소재 선택과 담 벽 쌓기다. 다양한 종류의 철재 펜스가 시중에 나와 있으며, 제품마다 기둥과 기둥 사이의 너비(2∼2.5m 내외)와 높이가 표시돼 있다. 경사지의 정도가 심할수록 울타리의 선형이 고르지 않으므로 경사면 전용 펜스를 선택한다. 내구성이 강한 철재 소재는 야생동물이 출현하는 지역이나 낙석이 우려되는 경사지 설치에 적당하다. 또한 사용기간이 길어져 색상이 바래거나 녹 생김을 방지하도록 외장형 도장재 마감이 된 제품인지 살펴보자.목재 펜스의 경우는 환경 파괴와 인체 유해성 논란으로 CCA 방부목 사용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천연방부목 또는 타날리스-E 제품을 사용한다. 천연방부목(티크, 멀바우, 자라, 적삼목 등)은 화학약품으로 방부 처리한 목재로 생각하기 쉽지만 방부목 기능을 하는 천연 목재를 총칭하며 가격이 고가인 편이다. 3세대 방부목이라 불리는 타날리스-E는 CCA 방부목의 크롬과 비소 등 인체에 유해한 화학 성분을 없앤 친환경 방부목이다.담 전문 시공사는 대부분 건축주가 펜스를 고르기 전 먼저 온라인 및 방문 견적을 해주며, 이를 통해 정확한 예산과 지형 및 주택에 어울리는 펜스를 추천받아 시공까지 하게 된다. 같은 제품이라도 지형에 따라 설치비가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하자. 경계는 없다전원주택 부지로 연고 없는 지역을 선택한 건축주들은 담을 사이에 두고 원주민들과의 경계를 분명하게 그어왔다. 이는 담의 일차적인 목적이기도한 건축주만의 고유 영역 구분으로 '외부 환경과의 차단'을 따른 셈이다. 원주민을 '이웃'으로 여기지 못하고 '경계의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그들이 근접하기 어렵도록 담은 높아졌으며, 이러한 지나친 경계는 결국 전원생활 정착의 실패 요소로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초기 전원주택 생활이 '나 홀로'도 가능하다 여기고 시작했다면, 지금은 '더불어'의 의미가 강조되고 있다. 마을의 일원으로 인정받고자 노력하며 이웃으로 같이 사는 방법의 일환으로 이주자들은 '담 허물기'와 '낮은 담'으로 그들의 열린 마음을 대변해가고 있다.田
-
2007-10-28
-
-
[INTERIOR] 깊어가는 가을, 패브릭과 만나다, 아늑한 거실 연출하는 내추럴 스타일
-
-
가을이 영글어가는 달, 10월.낙엽이 나뒹구는 거리를 산책하는 즐거움도 이 계절에 느낄 수 있는 특권이지만 마음까지 포근하게 감싸주는 패브릭으로 실내를 단장하는 것 역시 이 계절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여름철 기피했던 농갈색이나 농회색을 마음껏 드리워도 답답하다는 느낌보다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집 안으로 흘러들어 온 스산한 바람에 마음까지 시려서일까.글 박지혜 기자 자료협조 아포아룸 02-6404-7787 www.apoaroom.com최근 자연 친화주의 영향으로 인테리어 역시 내추럴 스타일이 강세다. 한편으로는 모던 스타일이 대중적으로 채택되고 있으나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내추럴에 모던이 가미되거나 모던에 클래식이나 로맨틱 스타일이 가미되는 등 믹스 매치 연출이 보편적이다.자연에서 소재를 빌려온 내추럴 스타일은 자연스러운 색상의 마루나 회칠한 벽면, 면이나 마와 같이 거칠고 투박한 질감의 패브릭으로 연출 가능하다. 화사하면서 낡고 오래된 듯해 편안함을 주는 컨트리풍의 장식 요소가 잘 어우러지고 아이보리, 베이지, 연녹색 등 은은하고 부드러운 컬러로 공간을 세련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주로 나무와 꽃 등의 자연물을 모티브로 삼는데 패턴의 표현이나 질감에 있어서 섬세하기보다는 심플하고 두툼한 느낌을 준다. 스트라이프나 체크 무늬로 밋밋한 바탕에 보다 심플한 감각과 멋스러움을 추구할 수 있다. 누구나 친근감을 느끼고 편안함과 아늑함을 느끼는 것이 내추럴 스타일이다. 오래 입어 낡은 듯한 코듀로이 바지를 입은 듯한 느낌이랄까. 거실은 다른 실에 비해 넓고 개방돼 있기에 그만큼 서늘한 계절에는 더욱 쌀쌀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곳. 우선 바닥에 카펫을 까는 것으로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자. 요즘에는 알레르기 등을 이유로 카펫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까는 면적이 작아지고 관리의 수월함을 위해 보다 가벼운 소재를 선택하는 추세다. 그래서 카펫의 일종인 러그(Rug)를 찾는 이들이 많은 편인데 러그는 주로 면 소재가 많아 아이를 둔 집에서도 청결과 관리 문제에서 안심하고 깔 수 있다. 무릎덮개, 벽장식 등 다양한 용도로 나와서 인테리어 데코 개념으로도 애용된다. 기존의 카펫으로 최대한 넓은 면적을 덮으려고 했던 것에 비해 러그는 보온과 동시에 멋스러움을 살릴 수 있고 꼭 추운 계절이 아니어도 아늑한 공간을 연출하는 데 필수 아이템이다.지난해 유난히 인기를 끌었던 지브라나 호피와 같은 애니멀 프린팅은 여전히 공간을 감각적으로 이끌 수 있는 요소다. 또 긴 털이 마치 인조잔디처럼 짜여 있어 시각적으로도 보다 따듯한 느낌을 전달하는 샤기 러그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지나친 편안함은 자칫 따분함을 가져올 수도 있는 법. 서늘한 계절이라고 해서 내추럴한 분위기를 추구한다고 해서 베이지/브라운 톤이나 탁한 계열의 컬러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 공간에 바탕이 되는 컬러를 일정하게 정했다면 커튼이나 소파, 쿠션, 러그 등 좁은 범위 내에서 채도가 높은 신선한 컬러를 매치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컬러 가운데 선택해도 좋고, 바탕이 베이지/브라운 톤이라면 오렌지, 그린, 레드 등으로 포인트를 주면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 오렌지는 의욕과 생기를 불러일으키고, 그린은 마음을 정화시키는 성질이 있다. 레드는 지나치게 넓은 부분에 적용하면 부담감을 줄 수 있지만 적절하게 사용하면 공간을 다채롭게 꾸며주고 보는 이로 하여금 행동력을 불러일으키는 색이다. 단, 여러 색을 쓰거나 강조색을 반복적으로 쓰는 것은 금물.원목마루의 거칠고 투박한 느낌과 바름벽 마감의 심플함, 하늘거리는 가벼운 커튼과 패브릭으로 마감한 소파는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내추럴 무드를 연출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다. 여기에 따듯한 느낌을 주는 질감의 쿠션과 무릎담요는 깊어가는 가을 스산함을 물리칠 필수 도구.내추럴 감각 살리는 쿠션 Match Item자연에서 따 온 잎사귀를 프린팅 한 쿠션들은 내추럴한 공간을 이끌어 내는 데 한몫한다. 있는 듯 없는 듯 자연스러운 베이지 톤에 소재와 색채를 달리 장식한 쿠션, 때로는 강렬한 블루와 레드, 블랙으로 강조한 쿠션들은 기대고 싶은 안식처도 되지만 길가에 심어놓은 꽃처럼 눈을 즐겁게 한다.루이앤모엣의 카바나 시리즈의 베이지 톤과 자연친화적 디자인은 내추럴 스타일에 잘 어울리고 어떤 공간에서나 매치가 잘 된다. 다양한 패브릭과의 조합, 패턴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 더욱 특별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인테리어 코너에 소개된 패브릭 제품들은 독일 Jab, 스위스 Christian Fischbacher, 호주 Louis&Moet 제품들로 국내에서는 아포아룸(02-6404-7787 www.aparoom.com)에서 유통하고 있다.
-
2007-10-28
-
-
[도심형 전원주택] 양단열 공법으로 효율성과 디자인 감각 높인 용인 187.0㎡ 복층 철근컨크리트 주택
-
-
수도권 전원주택은 특히 30, 40대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다. 서울과 1시간 내외의 거리에 있으면서 인근에 각종 편의시설과 성장기 자녀들을 위한 학교 시설까지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충분한 녹지와 여유공간이 생겨서 선진국형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로하스적 삶을 시도해볼 만한 용기도 생긴다. 최근 경기도 남부 지역의 일급 주거지로 각광 받는 용인동백지구(용인시 기흥구 중동과 동백동 일대)에도 이런 도심형 전원주택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올해 8월 입주한 정구열 씨 댁을 찾아가 봤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건축형태 : 복층 철근콘크리트(P2 공법)
·대지면적 : 207.0㎡
·건축면적 : 187.0㎡
·외벽마감 : 일본 KMEW 사이딩
·지붕재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 : 벽지, 수성페인트 도장,
아트월(에코카라트, 조각 타일)
·천장재 : 벽지, 수성페인트 도장
·바닥재 : 강화마루, 대리석(마론 엠프라도), 타일
·난방형태 : 도시가스 XL
·식수공급 : 상수도
·시공기간 : 2007년 3월∼8월
·설계 및 시공 : ㈜홈포인트코리아 031-264-4720 www.hpk.in
경부고속도로 수원 나들목에서 42번 국도를 따라 동쪽으로 진행하다가 어정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직진하다 보면 마트와 영화관 등이 들어선 대형 쇼핑몰과 만난다. 쇼핑몰을 끼고 중심에 호수공원이 조성된 호수마을 방향으로 들어서면 신축 아파트와 단독주택들이 용인동백지구에 들어왔음을 알린다. 지난해부터 입주가 시작돼 어느 정도 뉴타운의 모양새를 갖췄으나 한창 공사 중인 곳도 듬성듬성 눈에 띄어 도시 전체가 분주한 느낌이다.
분당 평촌 등 기존 신도시들이 아파트로 가득 들어차 다소 갑갑한 느낌을 주었다면 용인동백지구는 석성산이라는 수려한 자연 경관을 끼고 있기도 하거니와 한국토지공사가 계획적으로 녹지면적과 단독주택 용지를 늘려 전원형 도시라는 느낌이 강하다. 거의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 형태를 이루는 이 지역 중심부에는 저밀도의 아파트가, 그 주위를 둘러싼 구릉 지대에는 단독주택 혹은 연립주택이 지어져 있다.
도로변의 대형 쇼핑몰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 몇 동의 아파트 단지를 살짝 벗어난 곳에 정구열(41) 씨의 주택이 위치한다. 정 씨의 주택을 포함해 이 일대에는 건축사와 건축주의 개성을 반영한 신축 주택들이 마치 앞다투기라도 하듯 설계나 건축 공법, 자재 등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한눈에 고급 주택가라고 짐작된다.
단열과 노화 걱정 없는 양단열 시스템 적용
정구열 씨 주택의 특징적인 부분은 일본의 양단열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것을 우선 들 수 있다. 정 씨 가족은 목조주택이 건강에 이롭다는 얘기를 듣고 애초에 경골목조주택을 지으려고 계획했는데 ㈜홈포인트코리아가 국내 독점권을 갖고 있는 P2공법이라는 양단열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에 매력을 느껴 철근콘크리트구조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P2공법은 일본 히자키폼워크인더스트리㈜가 보급하는 공법으로 철근콘크리트구조에서 거푸집 설치와 해체, 단열재 시공의 세 가지 공정을 하나로 압축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렇기에 공정에 드는 시간과 인력, 비용 등을 대폭 축소시킨다. P2공법에 사용되는 P2패널(두께 60㎜)이 거푸집 겸 단열재 역할을 함으로써 콘크리트 타설 후 해체 과정 없이 그대로 단열재로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연히 양단열 시스템이 되어 단열성이 높고 구조체를 양측에서 보호함으로써 철근콘크리트구조의 문제점인 결로에 의한 곰팡이 생성 등 주택의 노화 현상도 예방하는 효과도 얻는다. 내구성과 단열성이 좋으므로 장기적으로 러닝 코스트가 대폭 절감된다.
홈포인트코리아 측에 따르면 북미 지역의 경우 최근 콘크리트주택의 4채 중 1채가 양단열 시스템을 채택하는 등 양단열을 당연시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런데 기존 공법으로 양단열 시공을 하면, 내단열이나 외단열보다 공사비가 비싼 것은 물론, P2공법보다도 비싼 건축비용이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초기 투자 비용 부담 때문에 내단열이나 외단열 한 가지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면만 단열재 시공을 하면 몸체의 한쪽 밖에 보호하지 못하는 데다 에너지 소모량도 크다는 단점이 있다.
설계와 재료에서 ‘효율성+멋스러움’ 추구
P2공법 외에도 건축 공법이나 재료 등 일본 방식을 국내 보급하는 홈포인트코리아가 설계와 시공을 맡았으므로 건축 재료나 설계 스타일에서 일본 방식이 많이 들어간 집이다.
외부와의 단절감이 높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나지막한 담은 높이와 재료 사용에 있어서 건축물과의 조화와 입체적인 외형미가 잘 살아난다. 시멘트 패널에 세라스킨이라는 코트류로 마감한 부분이 주조를 이루고 답답해 보이지 않게 구멍을 만들거나 일부분 목재로 상단을 장식했다. 목재 대문과 차고문 역시 자칫 밋밋하고 갑갑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신선함을 던져준다. 일본 야마모토요업의 세라스킨은 기존 코트류와 대비되는 독특한 질감을 표현하는데 거친 모래 질감이 잘 살아나고 심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뿜칠 방식으로 도포하고 먼지가 묻어도 빗물에 잘 씻겨 내려가는 성질이 있어 일본에서도 각광받는 건축재료라고 한다.
ㄷ자형으로 설계된 이 집은 중앙 부분은 긴 복도로 욕실과 창고 계단실 등 면적을 작게 차지하는 실을 배치하고 1층 좌측에 주방/식당과 거실을, 우측에 모친방을 드리고 2층 좌측에 부부침실, 우측에 딸방을 드렸다. 개인공간 간에 거리를 두고 배치함으로써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주로 모친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므로 1층 공간은 모친의 동선을 고려해 주방과 식당, 거실을 오픈시키고 거실에 앉으면 통창을 통해 진입로와 대문이 보여 손님이 오는 것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전면에 도로가 있어 거실 전면으로 창을 크게 내지 못한 대신 측면 정원 방향으로 통창을 설치해 답답함을 없앴다.
지붕 물매나 공간 면적 등을 고려해 거실 일부만 2층 천장까지 오픈시켜 어느 정도 개방감도 맛보면서 독특한 공간 이미지를 연출한다. 즉, 2층 부부침실에서 창을 열면 정면으로는 거실 고창을 통해 야외 풍경이, 아래로 내려다보면 거실이 보인다. 이러한 형태는 일본에서 자주 애용되는 설계방식이라고 한다.
부부침실은 지붕의 물매로 인해 확장감이 더하고 딸방의 침대 위에는 성장기 아동의 정서적인 효과를 고려해 천창을 2개 설치했으며 침실과 학습공간을 분리시켜 집중력을 높이는 공간을 완성했다.
정구열 씨는 올 봄 주택 공사를 시작하고 나서 운이 좋게도 근무처가 용인시내로 발령이 났고 아내 역시 타 지역으로 직장을 다니는 터라 이곳만큼 가족을 위한 동선이 좋은 곳도 없다. 초등학생인 딸아이 역시 동백지구 내에 5개의 초등학교, 3개의 중학교, 2개의 고등학교가 있기에 통학 문제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 씨 가족은 집에만 있어도 매일 숲에서 샤워하는 기분으로 일부러 시간 내어 자연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돼 좋다고 한다.田
글 박지혜 기자 ·사진 박연경 기자
-
2007-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