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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자연 환경에 따른 건축 구조를 한눈에, 강원도 고성 어명기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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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죽왕면 삼포리 어씨 집성촌에 소재한 어명기 가옥은 1500년대에 처음 건립돼 1750년경에 소실된 것을 3년 만에 재건한 전통 가옥이다. 37평 규모의 7자 복렬 형태로 옛 부유층 가옥 구조를 원형대로 보존하고 있어 1984년 1월 10일자로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131호로 지정됐다. 가옥 구조는 장대석으로 바른층 쌓기한 높은 기단 위에 방주를 세운 팔작지붕의 민도리집으로 본채 이외의 부속 건물로 발방앗간, 행랑채, 헛간, 화장실이 있다. 발방아의 마모 현상으로 보아 이 건물의 건축 년도가 약 250년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1946년 토지 개혁 때 가옥이 몰수돼 인민위원회사무실로 사용됐고 한국전쟁 때에는 한국군 제1군단사령부 병원으로 사용됐으며 1987년 보수 정비했다. 이 가옥은 현 소유주인 어명기 씨의 2대조 조부인 어용주 선생이 1860년경에 농토 약 3000평으로 구입해 오늘에 이른 것으로, 후손에게 유언으로 대대손손 절대로 매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집의 형태가 다른 이유는, 그 지역 환경에 맞추어 지어지기 때문이다. 한반도 내에서도 각 지역마다 집의 구조에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특히 태백산맥 지역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두드러진다. 이 지역의 집은 겹집 구조를 기본으로 한다. 이러한 구조는 이 지역의 자연 환경에 때문이다. 방을 田자 형태로 배치하는 겹집 구조는 추운 지방에서부터 발달했다. 겹집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곳이 함경도 지방으로 기후가 추운 곳에서는 집이 외기에 면하는 면적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외기에 면하는 면적을 줄이기 위한 방책 중 하나가 바로 방을 서로 붙여 田형태로 배치하는 것이다.
함경도 지방에서 발전한 겹집구조는 사람의 이동에 따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갔다. 만주지역에서 사는 한국인들의 집도 이러한 겹집이며 남쪽에서는 기후가 상대적으로 추운 태백산맥 동쪽 지역의 집들이 이러한 구조를 하고 있다. 겹집구조는 태백산맥 동해안을 따라 남하하여 울진 영덕 지방까지 퍼졌다. 겹집구조 집의 전파 방향을 살펴보면 지역 문화가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알 수 있다.
남한의 최북단 지역인 고성에 있는 어명기 가옥(중요민속 자료 131호)도 바로 전형적인 겹집구조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같은 겹집구조도 지역에 따라 그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 고성, 속초, 삼척, 양양 지방의 집은 방을 이중으로 배치한 뒤 한 쪽에 부엌을 치우쳐 두고 부엌 앞쪽으로 한 칸을 덧달아 전체적으로 ㄱ자 모양의 구조를 하고 있다. 앞쪽으로 내어 달은 한 칸은 소를 위한 외양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어명기 가옥도 이 지역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단 하나 차이라고 한다면 겹집구조에서 집의 쓰임새를 좋게 하고 규모를 늘리기 위하여 앞에 마루 한 칸을 덧달아 세 줄 겹집구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세 줄 겹집으로 된 예는 이곳 어명기 가옥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겨울 추위와 야생 동물에 대한 방비책
어명기 가옥을 포함한 이곳 영동지방의 집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몇 가지 특성이 있는데, 그것은 이곳의 자연 환경에 때문이다. 산간 지역으로 겨울 추위와 야생 동물의 피해에 대한 방비가 집에 반영돼 있다. 우선 추위에 대한 대비가 매우 세심하게 배려됐다. 앞서 말한 겹집구조가 바로 그러한 점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예이지만 이러한 점 외에도 집 구조에 추위를 피하려는 많은 장치가 있다.
방의 천장이 다른 곳과 전혀 다른 구조이다. 다른 집에서는 방에 간단하게 천장틀을 만든 뒤 종이로만 발라 만들지만 이곳에서는 단열을 위하여 나무로 천장틀을 튼튼하게 짜고 산자를 올린 후 흙으로 덮어 만든다. 이렇게 하면 종이천장보다 단열 효과 면에서 훨씬 탁월하다. 또한 이러한 처리로 천장 위쪽은 일반집의 천장과 달리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이렇게 생긴 지붕과 천장 사이의 공간을 ‘더그매’라고 하는데 일반집에서는 물건을 올리기 위하여 마루를 깔아 더그매를 만들지만, 이 지역에서는 단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 어명기 가옥에서는 더그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루에 면한 벽의 상부를 막지 않고 뚫어 두어 자연스럽게 더그매로 활용하도록 처리했다.
보온을 위한 방법으로 열기를 모으고자 부엌에도 거의 창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불을 땔 때 나오는 연기의 열기조차도 쉽게 빠져나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다른 지역의 집에서는 불을 땔 때 나오는 연기를 배출하고 음식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엌의 통풍에 배려를 많이 한다. 그러므로 다른 지역에서 부엌은 개구부가 매우 많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의 집은 연기 열기조차 가두어 두려한다. 부엌의 벽에 개구부를 설치하지 않음으로써 벽으로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고 모든 연기가 지붕 쪽에서 빠져나가도록 했다. 이러한 연기를 빼기 위하여 팔작지붕 합각 부분에 배출구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것을 마치 ‘까치가 드나드는 구멍처럼 보인다’고 하여 ‘까치구멍’으로 불린다. 따라서 이렇게 합각 부분에 연기 배출구를 만들어놓은 집을 ‘까치구멍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야생 동물에 대한 대비는 집의 배치에서 나타난다. 우선 소를 키우는 외양간이 건물 내에 설치되며 외양간 외부도 완전히 판장벽으로 둘러싼다. 이렇게 건물 내에 외양간을 설치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추운 기후로부터 소를 보호하기 위함이지만 무엇보다도 소를 맹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경우 외양간의 상부는 다락을 드려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집 주위를 담으로 완전하게 둘러싼다. 특히 부엌 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뒷마당은 완벽하게 담으로 둘러싸여 보호된다. 이렇게 담으로 둘러싸지 않으면 야생 동물로부터 뒷마당에 있는 장독대나 창고를 보호할 수 없게 된다.
어명기 가옥은 이러한 지역적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 가옥은 단순히 지역적 특성을 보여주는 건물만은 아니다. 터를 잡기 위해서 세심한 배려가 있었던 듯하다. 남서향을 한 배치는 시원한 조망을 보여주고 있다. 뒤쪽으로 나지막한 언덕을 배경으로 멀리 운봉산을 바라보고 배치했다. 이곳에서는 설악산의 울산바위도 바라볼 수 있다.
이 가옥은 모두 3동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몸채와 방앗간채, 뒷마당에 헛간채를 두었다. 원래 방앗간채는 건물의 좌측에 있던 것으로 1996년 고성화재 때 소실됐다가 그후 현 위치에 옮겨 재건한 것이다.
유산에 대한 자긍심이 곳곳에
어명기 가옥은 인근 집 중에서도 가장 잘 지어졌다. 재목도 넉넉하게 사용했고 재목을 다룬 목수의 솜씨도 만만치 않다. 기단도 다듬은 돌로 사용됐다. 주변에 이러한 정도로 지은 집을 찾아보기 힘들다. 집을 지은 목수와 재목의 수준만을 놓고 굳이 비교한다면 강릉 시내에 있는 선교장과도 격을 이야기할 정도가 될 것 같다. 특히 기단을 다듬은 돌을 사용해 세벌대로 쌓아 집을 높인 것은 이 집의 격을 보여준다. 다듬은 돌로 기단을 만든다는 것은 일반인들의 집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곳이 중앙정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그 행정력이 미치지 못했기에 가능했다.
어명기 가옥이 이곳에 자리잡은 것은 400년 정도 됐다고 한다. 1750년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어태준(1705∼1758)이 새로 옛 모습대로 복원했다고 한다. 현 주인인 어명기의 조부가 1860년 농토 3000평을 구입하고 팔지 말라는 유언이 있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건물 앞에 새워 놓은 돌에는 가옥에 대한 간단한 이력과 함께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나는 조상의 유업을 찬미하고, 후세의 교육 목적에 보탬이 되고자 보수와 조경공사를 하였다. 대대손손 성실하게 영구 보존되기를 기원한다.”
집주인 자신의 유산에 대한 자긍심이 우러나오는 글이다. 이러한 생각이 집의 보전에도 잘 반영돼 어명기 가옥은 다른 집에 비하여 매우 잘 보존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의 보존에 대하여 아쉬운 점이 남는다.
집은 사람이 살기 위한 도구이다. 그러므로 집에는 생활이 담겨져 있다. 집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지역의 생활상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집을 다시 고칠 때에도 이러한 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외형을 잘 보존했다고 하여 곧 집을 보전하는 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이 담겨져 있는 집으로 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집을 개수할 때 제대로 복원됐는가에 대하여는 의문이 간다. 특히 외양간 부분은 많은 변형이 있었다. 이러한 변형은 주변의 다른 집도 마찬가지이었다. 앞으로 문화재를 보수할 때는 삶이 담겨져 있는 집으로 보수 유지됐으면 한다.田
글 최성호·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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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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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2)] 텃밭농사의 하이라이트 김장배추 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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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는 속이 찰 때 서늘한 기후를 좋아한다. 어릴 때 저온(12℃이하)에 오래 두면 꽃눈이 생기고 이후 온도가 높아지고 낮이 질어지면 꽃대(장다리)가 올라온다. 이랑을 만들 때는 가능하면 여러 해 동안 배추를 심었던 밭은 피하고, 이랑 너비는 외줄 심기의 경우에 50cm정도가 알맞다. 모종 심기의 적당한 땅 온도는 최저 15℃ 이하 활착이 잘 된다. 바람이 없는 맑은 날을 택해 심도록 한다. 모종삽으로 35cm 간격으로 심을 구덩이를 만들고 미리 파 놓은 구덩이에 모종을 놓고 모의 뿌리만 덮일 정도로 흙을 채운다. 물을 충분히 준 후에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부드러운 흙으로 살짝 덮어 준다. 배추는 초기생육이 왕성해야 후기에 통이 잘 들게 되므로, 밑거름에 중점을 두어 퇴비, 닭똥 등의 유기질 비료를 충분히 사용해야 한다. 유기질 비료, 붕사, 석회는 전량을 요소 및 염화칼륨을 절반을 밑거름으로 주고 요소 및 염화칼륨의 나머지 절반은 심은 후 15일 간격으로 3~4회 나누어 웃거름을 준다. 요소는 후에 웃거름으로 서너 번 더 줘야하므로 처음에 다 넣지 않는다. 더운 낮에는 검은 망사만 얹고 비가 오면 비닐을 덮어준다. 검은 망사는 벌레를 막고 강한 햇빛으로부터 어린 배추를 보호해준다. 배추는 무게의 95% 정도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다량의 수분을 요구하는 작물이다. 짧은 기간에 왕성하게 발육하므로 물을 충분히 주어야 정상적인 생육이 가능하다. 물을 충분히 먹은 배추가 속이 꽉 찬다.<텃밭일기(1)> 텃밭은 나의 활력소글 안익준<전국귀농운동본부 도시농업위원> 019-969-5901 www.refarm.org내가 텃밭농사를 시작한 계기를 살펴보려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결혼 후 10년 이상 서울의 아파트에서만 살았다. 아파트 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차에 일산신도시가 생기면서 토지공사에서 단독주택 택지를 분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망설임 없는 계약 후 1995년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직장생활과 집 짓는 것을 동시에 하는 일이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아파트가 아닌 진짜 나의 집이 생긴다는 설레임을 가라앉히기 어려웠다. 우여곡절 끝에 완공된 집에 입주하고 동네에 적응해 나가면서 집 주변 빈터에다 텃밭농사를 시작했다.텃밭에서 무언가를 키워 먹는다는 것은 나의 경작 본능을 자극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애정을 쏟은 상추와 배추는 노랗게 자라 비리비리 목숨만 부지하여 적잖은 실망감을 느껴야만 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런 나를 보고 농사짓고 계시던 할머님들은 "매일 쭈그리고 앉아 밭만 쳐다보고만 있지 풀도 안 매고 거름도 제대로 주지 않으니 상추며 배추가 그 모양 그 꼴이지"라며 혀를 찼다고 한다.이사 후 2∼3년 동안 주변에 텃밭 농사에 관해 의견을 나눌 이웃 없이 혼자 끙끙대며 지내야 했다. 그러다 하나둘 집이 들어서 이웃이 생기자 텃밭도 생기를 찾았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던 예전 아파트 생활에 비하면 이웃과 웃고 떠들고 농사일과 먹을거리를 나누는 삶은 나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동네 사람들이 날렵한 손놀림으로 짓는 농사일을 어깨너머 배웠다. 봄에 거름을 주고 밭을 만드는 법, 씨 뿌리고 가꾸며 수확하고 풀 매는 법까지……. 텃밭을 포기하지 않고 몇 년간 이어 하다보니 제법 상추는 먹을 만하게 수확할 수 있었고, 고추와 토마토 가지 같은 작물까지도 거둬들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동네 사람들 하는 대로 화학비료도 줘 보고 진딧물이 생기면 농약도 얻어다가 뿌렸다. 기껏 고추농사 두어 평 지으면서 풀 나지 못하게 비닐까지 깔면서 농사꾼 흉내를 한껏 냈다.4년 전 이십여 년의 직장생활을 접으면서 남은 인생의 진로를 고민하다 서울 근교 남양주시 집안 소유의 농지에 본격적인 농사를 지어 보자고 생각했다. 제대로 농사를 배우기 위해 지인의 소개로 동광원에서 농사와 신앙공동체에서 1년간 일했다. 그곳에서 전통 방식으로 화학비료와 농약, 비닐을 쓰지 않는 유기 농사를 배웠다. 농사에 대한 갈증을 채우려 귀농운동본부라는 곳에서 귀농교육을 받고 이듬해에 드디어 약 1000평 되는 밭에 농사를 시작했다. 처음 하는 농사라 시행착오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욕심 내지 않은 만큼의 수확량을 얻었고 작년부터는 밭을 주말농장으로 분양까지 하게 됐다.망설임 끝에 텃밭 농사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농약을 쉼 없이 뿌리며 쉽게만 하려는 생각을 과감히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농사짓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물들이 병들고 벌레가 생기면 농약을 치라고 충고하고 잡초가 우거지면 제초제를 뿌리라고 한다. 게다가 비닐로 땅을 꼭 덮어야만 농사가 되는 거라 말하지만 4년간의 나의 경험으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똥오줌과 음식찌꺼기, 풀들과 작물찌꺼기들을 모아 퇴비를 만들어 쓰면 작물들 스스로 병충해를 이겨내게 지렁이와 미생물들이 되살아난다. 그러면 흙이 다시 건강해져 오히려 농사가 더 잘 된다. 처음에는 수확량도 적고 모양도 볼품이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밭의 생태계가 건강해지는 것이 눈으로 확인된다. 다만 유기농 농사로 풀 매고 벌레 잡고 하는 일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대로 처음 시작하는 5평 또는 10평의 작은 텃밭이라면 이러한 수고스러움은 또 다른 텃밭농사의 즐거움일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작물을 키우면서 경작 본능을 일깨워 생명을 일구는 경이로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텃밭일기(2)> 텃밭이 가져다 준 기대 이상의 만족글 유서영<'올빼미 화원' 블로그 운영> http://blog.naver.com/manwha21언젠가는 시골에 내려가 자연 속에 묻혀 살고 싶었지만 정작 상추 하나 키워 먹어보지 못했다. 그러다 서울 외곽으로 이사하면서 비로소 주말농장을 시작했다. 농부 할아버지의 밭 한 구석을 얻어 첫해 농사를 짓던 해에는 배추도 속이 비었고 토마토는 땅꼬마였다. 같이 시작한 이들이 거의 포기했으나 나는 실패 속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런 경험조차 안하고 시골로 내려갔다면 첫해에 그만 접고 올라갔을지도 몰라.' 이런 생각에 텃밭에 대한 것들을 하나하나 차근히 배워가기 시작했다.그렇게 5년이 흘렀다. 서울 한복판에서 태어나 도시인으로만 살아 이랑과 고랑도 구분 못했는데, 이제는 매년 사십여 종에 가까운 작물들을 재배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가 있었지만 그 과정조차도 즐거웠다. 왜냐면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을 흙에서 배워갔기 때문이다.아주 간단한 원리라도 알지 못하면 기대했던 수확의 기쁨은 없고 낭패만 보기에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첫해 농사에 재미를 못 보고 포기하곤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가 아는 것을 최대한 나눠줘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다른 이들은 가능하면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예전에는 모든 먹을거리를 마트에서 사오다 이제는 모든 것들을 나의 밭에서 공수해 온다. 그 덕에 냉장고와 베란다는 항상 싱싱한 야채와 채소로 가득하다. 텃밭은 단지 신선한 먹을거리가 생겼다는 것 외에 삶을 알뜰하고 바지런하게 살게 해준다. 이런 경험을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경험한다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올빼미 회원의 생생 텃밭 기록> 배추모종 만들기 & 배추 농사Sept 1 배추 모종 만들기같은 김장 배추를 심고 가꿔도 수확이 다가오면 큰 차이가 납니다. 남의 밭을 돌아보며 부러워하는 이들이 많지요. 분명히 비슷한 곳에서 모종을 사서 같은 시기에 심었는데 왜 이리 차이가 날까? 그 분들은 머리가 터질라 하더군요. 나도 첫해엔 정말 작은 배추를 키워냈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다음 해부터 크고 맛난 김치로 키워냈습니다. 1. 종묘상배추 모종은 8월 중순부터 종묘상에서 살 수 있습니다.종묘상은 이런 모습입니다. 사진 ① 모종을 시장 같은 곳에서 임의로 파는 분도 있고 주말농장 주변에서 팔기도 하는데 저는 꼭 종묘상에서 삽니다. 종묘상은 인증 받은 씨앗과 농사용 도구들을 파는 전문점이죠.배추도 병이 많아요. 각 병에 대한 면역 기능을 가진 배추 종자들이 속속 나오고 있죠. 어떤 분은 아무데서나 1,000원 하는 것을 사다가 김장농사를 짓는데, 나는 1년에 한번 직접 지어먹는 농사인데 좋은 품종을 사려고 합니다. 뿌리혹병을 막는 배추모종을 샀을 때, 아무데서나 배추모종을 사서 심으신 분은 뿌리혹병에 몽땅 걸려 배추농사를 아주 망친 경우도 봤어요. 참 보기 안타까웠죠.배추를 직접 자신의 씨앗으로 농사를 지으려면 밭에 직파하면 힘듭니다. 물론 직파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육이 안 좋고 실패율도 높습니다. 밭에 배추씨앗을 직파해서 키울 경우 어린 배추가 성장하기까지 너무 힘이 들고 매일 물을 주고 병충해를 막아줘야 합니다. 너무 고생해 자라면 생육에도 좋지 않더군요.2. 배양토배양토를 플러그에 채운 후 종묘상에서 산 배추 씨앗을 한 구멍에 2개씩 담고 일주일이 지난 모습입니다. 사진 ② 이때 솎는 것은 너무 이릅니다. 어릴 적에 벌레 공격을 받아 죽는 녀석들이 나오므로 일주일이 더 지나 자란 모습을 보고 1개를 솎아낼 겁니다. 물은 매일 한번 아침에 흠뻑 줍니다. 일반 흙이면 더운 여름에 물이 다 증발하겠지만 배양토는 끄떡없습니다. 물은 줄 때 흠뻑 주되, 흙이 바짝 마른 것을 확인 후에 주세요. 그래야 뿌리가 많이 나오고 튼튼하게 자란답니다. 대개 8월은 날씨가 무더우니 아침에 한번 흠뻑 주면 충분하더군요.배추모종이 어릴 때 주로 공격하는 벌레가 '벼룩잎벌레'입니다. 아주 골치죠. 작고 까만 것이 벼룩같이 톡톡 튀어 다녀서 잡을 수도 없습니다. 이 놈은 주로 어린 모종을 공격하는데 모종들이 아주 괴로워한답니다. 이때 농약에는 '몇 회 사용, 양은 얼마, 언제까지 사용' 적혀있으니 참고하세요. 작은 규모의 농장일 경우엔 대개 이 횟수보다 훨씬 덜 치고도 병충해를 물리칠 수 있습니다.3. 배추모종 옮기기본 잎이 꽤 나와 이 정도로 자랐으면 이제 밭에 옮겨 심으시면 됩니다. 사진 ③ 심을 때는 어린 것 같지만 배추는 굉장히 빨리 자란답니다.경기 북부는 대개 8월 15일에서 하순에 밭에 모종을 심습니다. 8월 말경에 배추를 심으면 11월 초순이나 중순에 수확해서 김장을 담그게 됩니다. 저는 2005년도에는 11월 중순에 수확을 했고, 2006년도에는 11월 초순에 수확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북쪽과 남쪽은 기온 차가 꽤 납니다. 그러니 정확하게 알려면, 자신이 사는 지역 종묘상에 전화해서 "배추 모종이 언제쯤 나오나요?"라고 물어보세요.Sept 2 본격적인 배추 농사5년 전 주말농장을 처음하면서 김장배추를 심었습니다. 열심히 드나들며 길렀죠. 그러나 결과는 고갱이가 하나도 안 찬 배추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래도 김장을 해서 오래 두니 단맛은 났지만 성공작은 아니었죠."내년에는 기필코 끝내주는 배추를 키워내리라!"다짐하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그 다음해에는 완전히 달라진 배추가 탄생했습니다. 진짜로 제가 바라던 배추를 수확하게 된 거죠. 1. 밭에 모종 심기배추 이랑을 만들어 옮겨 심을 때 보통 초보자들은 '최대한 많이' 생산할 욕심으로 모종을 많이 심습니다. 그러나 저는 배추 간격이 거의 40∼50㎝에 달합니다. 이렇게 간격을 크게 해야 큰 배추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사진 ④ 다닥다닥 심은 분들은 나중에 수확할 때 배추가 작다고 푸념합니다.초기에 배추에 물을 많이 줘야하는 이유는 '엽수를 늘리기 위해서'입니다. 엽수란 말 '잎의 숫자'를 말합니다. 김장배추를 반으로 쪼갰을 때, 잎이 꽉 찬 배추와 헐렁한 배추가 있는데, 엽수의 차이랍니다. 저는 열심히 매일 물을 주는데 꼭 이럴 때 돌팔이 의사가 나타납니다."왜 그렇게 배추에 물을 많이 줘? 물 많이 주면 배추 싱거워져 안돼!"아니, 배추가 탕국입니까. 물 타면 싱거워지게……. 그런데 그 말을 믿는 분들이 상당수더군요. 그래서 물을 잘 안줍니다. 하지만 잘못된 속설입니다. 초기에 물을 많이 준 제 밭에 10월에 찾아온 사람들은 "어라? 이 밭 배추는 속이 꽉 찼네. 뭘 준거예요?"라며 묻습니다. 대답은 물인데 말이죠.2. 뿌리혹병무사마귀병이라고 일명 뿌리혹병에 걸린 배추입니다. 사진 ⑤ 이 병에 걸리면 뿌리가 혹처럼 됩니다. 그리고 햇빛을 보면 배추가 저렇게 늘어집니다. 성장을 제대로 못하죠. 낮에는 저렇게 늘어지다가도 싱싱해지는 저녁 때 뿌리를 파보면 팅팅 부어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한번 발생하면 해마다 재발합니다. 배추도 그래서 고추처럼 연작을 피해야 한답니다. 우선 뿌리혹병에 걸린 배추라도 흙을 돋아서 뿌리가 드러나지 않게 해주고 물을 적절히 주면 다시 성장해서 수확기까지 갑니다. 수확해서 먹는 것은 상관이 없고요. 무사마귀병 예방 종자씨앗은 'CR배추'라고 합니다. 종자씨앗은 보통 2,000립이 15,000∼20,000원입니다. 그러나 이 모종으로 한다고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잘 관리하여 예방해야 합니다. 이 병이 나타난 밭은 모종을 좀 더 넉넉히 심어 피해를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3. 고갱이 생기기 전모종을 심은 지 한달 정도 지난 모습입니다. 사진 ⑥ 일단 잎 수가 많이 늘어난 다음에 차츰 동그래지죠. 성질 급한 분들은 "배추가 안 동그래. 속았어!"라고 합니다. 하지만 기다리면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갱이가 생깁니다. 배추는 스스로 저렇게 동그랗게 자라니까요.4. 결구된 모습영하의 날씨가 다가와 묶어놓은 배추입니다. 사진 ⑧배추는 잎의 안과 바깥의 세포수가 틀립니다. 그래서 자라면서 저절로 안쪽으로 동그래집니다. 그러니 끈으로 묶을 필요가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배추를 묶는 이유를 '동그랗게 포개지게 하기 위해서'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배추 속이 얼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가을배추는 영하 6도까지 얼지 않고 견딥니다. 그렇지만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 속에 물이 들어있으면 배추도 업니다. 겉잎은 강하고 단단하지만 속잎은 여린 새순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너무 일찍 묶어주면 성장에 방해가 되니 기온 체크하면서 묶는 것이 좋습니다.5. 수확드디어 수확을 할 시기가 다가온 배추입니다. 사진 ⑦김장을 수확하실 때는 밭에서 다 다듬어서 가지고 가세요. 겉잎은 다 떼고 뿌리는 깨끗이 잘라서 가져가는 것이 좋겠죠.6. 김장 전 배추속이 꽉 찬 배추입니다. 사진 ⑨ 이렇게 겉은 푸르고 속은 노래야 제대로 된 배추랍니다. 올해 김장 배추를 하시는 분들 배추 씨앗부터 잘 선택하시고 배추 농사 성공하시기 바랍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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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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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1)] 묵직한 어울림, 조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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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나 흙을 이용해 집을 짓더라도 주택 주변을 둘러보면 돌이 쓰지 않는 곳이 없다. 높이가 있는 곳을 오르내리도록 도와주는 돌계단, 대문으로 들어서서 현관에 이르기까지 초록 바둑판에 박힌 바둑알처럼 박힌 판석, 그리 높지 않은 야트막한 담 역할을 하는 석축까지. 그만큼 조경석은 정원을 완성하는 데 필수 요소이다. 묵직한 무게만큼이나 한번 자리하면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 자연스러움을 선사하는 조경석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정리 박연경 기자 사진 및 취재 협조 ㈜해광산업(충주석) 043-853-3535 / 011-95177-8809 www.mtstone.co.kr, 원국중기 011-464-0442, 대양조경산업(단양석) 011-486-8100 www.stonesale.co.kr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 다 똑같은 돌처럼 보일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가공 유무에 따른 분류, 생산지에 따른 분류, 용도에 따른 분류 등으로 나뉘어져 그야말로 다양한 돌들이 조경석으로 쓰인다.100% 자연석(자연적 환경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마모되어 다듬어진 돌. 예로 강돌이 있다)의 경우 채취하면 하천 환경이 파괴되고 흉한 모습으로 변하므로 일부 지역에서 입찰 방식으로 독점, 판매되기에 그 가격대가 비싸다. 이러한 자연석 채취의 어려움을 보완해서 나온 것이 가공 조경석이다. 대규모 석산에서 발파 후 나온 발파된 돌덩이를 크기별로 소할 작업한 뒤 가공하여 만들어진다. 발파되어 나온 돌의 경우 면이 날카롭고 뾰족하여 위험하고 미관성이 떨어진다. ㈜해광산업 한정우 이사는 "발파석의 저렴한 가격에 혹하여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의 돌을 구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정작 조경 시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며 "조경석의 경우 품질과 미관성에 있어 가격에 비례한다"고 말한다.조경석 선택 시 고려 사항1. 석질과 무늬 : 전 국토의 약 70%가 화강암으로 구성돼 있기에 그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따라서 구입 시 석질은 물론 그에 따른 특성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시공 당시에는 확인이 어렵지만 여름의 장마, 겨울의 눈 등으로 인해 석질에 함유된 철분이 녹물로 우러나와 변색되므로 주의해서 선택해야 한다.2. 무늬 및 색상 : 대부분의 전원주택이 단순한 백색과 흑색의 조경석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주변 경관과의 조화력이 떨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쉽게 지겨워질 수 있다. 여기에서 벗어나 요즘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충주석, 온양석, 단양석이다. 이들은 검은 바탕의 흰줄무늬를 띠는데 투톤의 조화로 단조로움이 없는 데다 입체감이 살아있어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독특한 조경석을 원하는 건축주는 충주석을 눈여겨볼 만하다. 충주석의 경우 철분이 없으며 물기에 닿았을 때 더욱 진하고 선명한 무늬를 나타낸다.3. 시공사의 선택 : 시공기술은 같은 돌을 사용하더라도 시공기사가 어떻게 쌓느냐에 따라 미관과 완성도가 달라진다. 모양이 나쁜 조경석이라도 시공기사의 실력이 좋으면 특성을 살려 완성하지만, 그 반대라면 재시공을 하기에 어려운 특성상 모양새 없는 정원이 되어 버리고 만다. 시공 계약 전에 여러 주택의 조경을 미리 둘러본 후 결정하도록 한다. 조경석을 쌓는 기술은 돌의 무게만큼이나 위험한 공사로 분류된다. 직접 조경석을 시공하는 건축주도 있으나 가장 작은 크기의 조경석의 무게가 130㎏이 넘는 만큼 와이어 작업 시 떨어지기도 하므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다.4. 제품 크기(규격) : 조경석이란 제품 자체가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건이 아니기에 그 모양새는 불규칙하고 다양하다. 아기자기한 모양새를 좋아하는 사람은 작은 규격의 조경석으로 몇 단씩 쌓는 경우가 있고, 무게감을 느끼기를 원하는 사람은 큰 규격으로 1∼2단 정도만 쌓는 경우가 있다. 제품의 크기는 시공사가 결정되면 석공 기술자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주택 부지의 여건에 맞춰 결정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조경석의 경제성조경석은 표준가격으로 책정돼 있기에 요즘은 질 좋은 조경석 구입을 위해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찾는 추세라고 한다. 원하는 지역으로의 운반은 시공사에서 책임진다. 운반비는 톤당으로 계산되는데 가까운 거리는 1만∼2만 원대이다.조경석 시공의 가장 큰 장점은 유지 보수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불가항력적인 재해나 인위적 훼손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 마모율이 100년에 5㎜정도로 제품의 내구성에서 월등하다. 전원주택 조경으로 설치·시공한 시설은 유지보수를 지속적으로 해줘야 하므로 그에 따른 추가 지출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반해 조경석은 내구성이 강하여 시공 전후로 제품의 파손율이 거의 없다. 이처럼 장기적인 면이나 다른 조경 소재와 비교해도 경제성이 가장 높다고 할만하다. ㎡당 시공비용을 비교해도 조경석 및 시공비 포함 약 10만 원대(6목 기준)이다.미관과 안전을 고려한 시공 가능토목공사와 조경공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미관성의 고려 유무이다. 토목 조경 공사일 경우 기계(집게차)만을 이용해 석축을 쌓고, 전원주택의 조경 공사는 기계 30%, 인력 70%로 이루어진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성품보다 수공예품 값어치가 높듯이 전원주택 조경석 시공에서도 인력이 더해져서 미관성과 안정성을 올릴 수 있다.화단과 담을 쌓을 때 경사가 있는 지대는 지면에서 40∼50㎝정도로, 낮은 지대는 20∼30cm정도로 흙을 파내고 단을 올리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면에서 바로 맞대어 돌을 올리면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집중호우로 흙이 쓸려 내려가 담과 화단 전체가 무너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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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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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글밭을 일구며] 지하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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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수영역, 긴 계단을 내려서면 그곳엔 늘 겨울바람 한 자락 웅크리고 있다. 아이들을 보고 모임을 가지고 산골로 돌아오는 길, 역으로 가기 위해 그곳으로 내려설 때마다 가슴 서늘해지는 한기가 나를 덮쳐오곤 한다. 지하 8, 9층이나 될까. 세다 잊어버린 계단을 내려서서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두 번 이어 타고 3호선 열차가 출발하는 플랫폼, 집어등 같은 불빛을 비추며 컴컴한 동굴 속에서 열차는 굉음으로 달려오고 달려가고, 바쁜 걸음들이 우르르 빨려들고 풀려난다. 잠시 말끔해진 플랫폼에 나는 엉거주춤 한 점 외톨이로 서있다. 몰려든 시멘트 바람에 또 한 차례 심한 한기를 느끼며.이 허기진 추위는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하늘이 보이지 않는 땅 속 때문이 아닌, 삶이 쓸쓸해지는 나이 때문만도 아닌, 못 먹고 못 입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그렇구나. 혼자라는 것이, 혼자서 산골을 오간다는 것이, 혼자서 일하고 혼자서 강을 보고 산을 보고 하늘을 본다는 것이, 때로 자유에 지쳐 쓰러질 수도 있는, 그것은 벌罰이다.돌아보니 이미 죄업은 마땅하다. 제때에 잽싸게 열차를 타지 못한 엉거주춤한 행동처럼 삶의 측면에서 어리둥절하며 어정거린 결과, 내 것을 간수하지 못한 어리석음의 벌, 다가오는 것에 언뜻 손 내밀어 챙겨들지 못한 미련함의 대가다. 잠시나마 벌을 받지 않으려고 의자에 앉아 들고 있는 시집 한 권을 펼쳐든다.한 남자가 뚜벅뚜벅 걸어 나온다. 키가 큰 남자. 나이보다 먼저 늙어버린 반백의 머리가 바람결에 이마를 덮고 검은 가방을 든 어깨가 후줄근한, 도수 높은 안경을 쓴 남자. 안경 속의 눈꺼풀 쳐진 두 눈이 산골 아저씨를 닮은, 어눌한 말씨를 가진 남자.내 그리운 사람 만나면 해주고 싶은 말 있다 / 사시사철 새벽부터 등산객들 먼지 일으키는 산길이든 / 황량하고 쓸쓸한 바람 부는 들판이든 / 낚시꾼들 불 피우고 온갖 찌끄러기 버리는 갯가든 / 나란히 웅크린 바위 되자고 / 잘 생기지 않아도 된다 / 모서리 삐죽 튀어나오면 지친 새들 쉬어갈게고 / 밑이 움푹 파이면 토끼와 다람쥐 안식처 될게고 / 둥글납작하면 지나는 길손 다리 뻗고 편히 앉을게다내 그리운 사람과 나란히 바위 되면 해주고 싶은 말 있다 / 진달래 복숭아꽃 아무리 곱게 피더라도 / 바위가 꽃이 될 수 없고 꽃이 바위 될 수 없는 것처럼 / 동하지 말고 각자의 삶이 있어 그러려니 마음 가지자고 / 세월 따라 다들 빨리 변하고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지만 / 그저 변함없이 손잡아주고 밤이면 어깨 기대 잠드는 / 언제나 믿을 수 있는 나란한 바위 되자고그랬구나. 그도 벌을 받지 않으려고 지하철에서 책을 읽었구나. 자유에 지치지 않으려고, 쓰러지지 않으려고, 도시를 헤맨 지친 걸음으로 늦은 밤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 《풍경속의 집》을 읽었구나.한 장의 백지 위에 지렁이 기어가듯 빽빽하니 그가 써 보낸 편지가 내 책상 위에서 기다리기를 보름여. 기차를 타고 그가 찾아왔었다. 전날 고고학술 연구 차 금강산을 다녀온 기념으로 마른 산나물 한 봉지와 기암괴석이 그려진 손수건 한 장 선물로 사들고.나는 ○○○마을에서 영혼의 뿌리를 내리고 싶었다 / 삽으로 흙을 뒤비고 생명을 기르며 / 밤하늘 올려다보며 / 보잘것없지만 나 자신 마을의 한 풍경이 되리라고…어디 삶이 원한다고 되던가 / 무너진 뒷담 흙 속에 버글거리는 지렁이 닭에게 던져주면서 / 수십 년 먹은 소나무 둥치 몰래 안아보면서 / 자랑스런 농부가 될 꿈을 꾸었다 /밤새 사나운 비바람에 시달리다 / 잎을 다 떨군 수돗가 버찌나무의 황망함처럼 / 그런 모양새로 끝없는 피눈물을 흘리며 / 내가 부재한 사이, 나는 마을에서 떠났다그리고 한번, 그곳 밤풍경 속에 묻혀봤을 뿐...자랑스런 농부가 되어 시골마을의 한 풍경이 되고 싶었던 남자. 도시 근교 시골을 찾아든 지 5년 만에 다시 도시로 돌아온 그는 사랑하는 아이들과도 떨어져 혼자가 되었다. 그의 꿈과 가정이 해체되어 버린 이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야기 들었지만 나는 그 사정을 모른다.여름 갈대가 숲을 이루어 파도로 달려오는 해거름 강변에서 나란히 나눈 그와 나의 이야기는 지금 어디쯤 흘러가고 있을까. 푸른 강물 속 고기들은 분명 푸른 비늘로 유영하고 있을 것이란 그의 시 한 구절과, 우리 고장 동창강변에서 바라보는 산줄기들은 금강산보다도 아름답다는 말만 그의 어눌한 목소리로 귓가에 맴돈다. 자갈돌 주워 강물에 던지며 연이어 파문을 일으키던, 그날 소년 같은 그에게 내 마음이 닿는 만큼 따뜻하게 대할 수 없었던 나의 처신이 미안하고 아프다.산다는 것은 방랑이다. 사랑하나 찾아 헤매는 방랑의 노동이다. 집어등 환하게 밝힌 지하열차에 고기떼 우르르 빨려들고 풀려나듯 휩쓸리며 헤매는 남자와 여자. 어디 외로움은 그와 나만의 것일까.시집을 접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굉음으로 달려오는 지하열차, 반대편 플랫폼으로 시집 속의 남자가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산골로 향하는 그의 눈동자가 도시로 달려가고 도시로 침잠해 가는 그를 바라보며 나는 산골로 향한다. 앞서간 열차는 어디쯤 도착했을까. 용두산공원 사십 계단 초입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처럼 먼 듯 가까운 듯, 그곳은 천국일 수도 지옥일 수도. 분명 다음 열차도 빠르게 달려올 것이란 생각을 한다. 그 사이 그와 나는 끝내 영혼이 추구하는 정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변방의 남자와 변방의 여자로 남을지도 모른다. 정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미진함이, 정점을 추구하는 목마름이 우리들의 에너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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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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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IOR] Tiles-욕실 밖으로 나온 타일, 타일로 멋 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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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공간에 빠지지 않는 타일. 물을 먹지 않으며 단단하고 오래 가는 데다가 디자인까지 갈수록 다채로워져서 욕실에서 다른 대체재는 생각할 수도 없다. 타일 제조 기술의 발달과 다채로운 디자인의 등장으로 요즘에는 물을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더라도 거실, 침실 등 주거 공간 전반적으로 그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마루재나 대리석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내는가 하면 심지어는 패브릭을 재현하는 타일까지 등장했고 다른 소재로 표현하지 못하는 독특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타일의 매력이다. 과장해서, 타일 하나만 있으면 인테리어 데코에 대한 고민은 잊어버려도 될 정도로 광범위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고 말하면 될까.요즘 D.I.Y.를 즐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5㎝ 이하인 모자이크 타일이 꽤 인기를 끌고 마감재라기보다 공간 포인트나 데코 개념으로 활용된다. 고품격 인테리어를 위해서 금타일 자개타일 등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우리집에 꾸며볼 만한, 갖고 싶은 타일 제품 핫 아이템을 한자리에 모아보았다.글 박지혜 기자 자료제공 ㈜상아타일(02-3442-1250 www.ciaotoro.com), 라인콘트라(02-532-1591 http://cafe.naver.com/linecontra.cafe), 타일이야기(02-545-4145 www.tilestory.com) 타일로 연출하는 색다른 분위기 9色Tile Deco 1 심플함의 기본 블랙타일, 대리석 이상의 우아함이태리 스페인 일본 등 타일 선진국의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수입 국내 공급하고 있는 ㈜상아타일 관계자는 최근 타일의 쓰임새와 적용 공간이 넓어짐에 따라 진한 컬러, 특히 블랙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추세라고 전한다. 욕실, 주방 등 타일이 많이 쓰이는 공간에는 되도록 밝은 컬러를 사용하여 공간을 넓게 보이려고 하는 일반적인 디자인 이론에 비추어 보면 다소 의아해지는 부분이다. 화이트와 함께 심플한 공간 창출에 자주 채용되는 블랙타일은 거실에 적용해도 타일 특유의 차가움이 없으며 우아하면서도 시크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블랙 컬러의 무광 데코타일의 경우 다양한 패턴을 음각, 양각 또는 메탈이나 글래스 등 타 재료로 마감 처리하여 조명을 받았을 경우 무광의 블랙타일과 대조되면서도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돋보이게 된다. 규격 60㎜×120㎜ Mirage 제품.Tile Deco 2 모던하고 이색적인 공간에 어울리는 Zero마치 골프공을 연상케 하는 이탈리아 Cedir의 제로(Zero) 시리즈. 원형이 음각된 유광 질감의 이 패턴은 심플하고 모던한 분위기 연출에 그만이다. 욕실은 물론 거실에 포인트 월로 잘 어울리고 홈-바처럼 개성 강하게 꾸며도 좋을 공간에 한 벽면 전면 시공해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화이트 외에 와인이나 블루 색과 적절히 매치해서 시공할 수 있다. 벽에 시공 가능한 도기질로 규격은 200㎜×200㎜×10㎜.Tile Deco 3 타일에 생명력 불어넣는 꽃 패턴타일의 영원한 테마 꽃. 꽃 패턴 타일은 이전에도 많았으나 최근에는 타일 제조 기술의 발달로 단순 프린팅 외에 음각이나 양각 기법을 쓰거나 유리나 금속 및 이질재와 조합한 꽃 패턴이 새롭게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에스닉한 분위기의 꽃 패턴이 음각된 이 데코 타일은 시오톨리 올리비아(Ciottoli Olibia). 이태리 Marca Corona의 제품으로 벽과 바닥에 사용 가능한 자기질의 정사각형(130㎜×130㎜×10㎜)의 수공예 타일. 민자 타일과 함께 시공하면 멋스럽다. 음각된 부분에는 2∼3가지 색의 특수 유리질 유약을 시유해 컬러 그라데이션이 자연스럽고 멋스럽다. 4조각으로 커팅해서 거울 등 액자 프레임으로 활용해도 돋보인다. Tile Deco 4 아늑한, 패브릭을 깐 듯드레스룸 마감재로 딱 어울리는 직물 느낌의 최신 타일 Fabrics. 하이엔드의 자기질 타일을 생산하는 이태리 Mirage 제품. 국내 공급 회사에 따르면 기존에도 직물 느낌 타일은 있었으나 표면 처리만 그렇게 했을 뿐 실제 직물 패턴이 타일 속까지 믹스된 경우는 이번 제품이 처음이라는 설명. Fabrics는 스트라이프 패턴의 카펫 질감이 타일 바디 안쪽으로 넘어가 있는 '풀-바디(Full-Body) 타일'. 풀바디 타일의 장점은 표면에 유약 처리가 된 것이 아닌 전체가 반죽되어 나온 색상으로 그 강도가 뛰어나고 오랜 시일이 지나 표면이 마모돼도 속살까지 같은 질감의 같은 색상으로 처음의 패턴이 영구적으로 간다는 것. 풀바디 타일은 전체가 반죽되는 과정에서 색상이나 패턴이 조금씩 다르므로 시공됐을 때 내추럴한 느낌이 난다. 규격 60㎜×120㎜, 60㎜×60㎜.Tile Deco 5 화사한 컨트리풍전원풍의 거실과 주방, 욕실 어느 공간에서나 잘 어울리는 Marca Corona의 몽 아무르(Mon Amour) 제품은 2007년 국내 첫선을 보인 제품으로 출시와 함께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욕실용 도기 제품과 시리즈로 출시되어 가볍고 화사한 쉐비 시크(Shabby Chic) 풍의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민무늬는 벽과 바닥 시공이 가능한 자기질이고 꽃과 나무 등 패턴이 들어가 있는 데코타일은 도기질로 벽 전용이다. 규격 100㎜×100㎜, 100㎜×300㎜.Tile Deco 6 미러 모자이크로 화려하게㈜상아타일에서 디자인한 거울 모자이크 타일은 한 모바일 업체의 텔레비전 광고 배경에도 등장해 최근 소비자들의 증폭적인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거울을 20㎜×20㎜×4㎜로 커팅하여 만든 모자이크 타일로 300㎜×300㎜ 규격의 시트 형태로 보급된다. 각 거울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재질이며 1개 단위로도 구입 가능하다. 한 벽면에 전면 시공했을 때 화려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협소한 공간을 넓게 보이는 효과를 위해 일반 거울을 설치하는 것보다 더 멋스럽게 연출된다. 모자이크 타일로 화병이나 액자 프레임 등 소품에 적용하기에도 적합하다.Tile Deco 7 뭍으로 오른 조개껍데기조개껍데기가 주 원료인 자개는 200∼300종류의 다양한 형상이 있고 주로 뉴질랜드, 필리핀, 중국 등지에서 수입한다. 자개타일은 보통 일반 세라믹 타일 위에 자개 시트를 접합한 구조이며 등급에 따라 1㎡당 70만 원부터 200만 원 선으로 고가다. 국내 타일 업체는 타일 완제품을 수입하기도 하고 자개시트만 수입해 타일 위 접합 작업을 수공으로 하기도 한다. 그 수입단가가 워낙 고가여서 자개타일을 다루는 국내 업체도 희귀하다. 고급 타일 제조 및 시공 회사인 라인콘트라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의 주상복합 모델하우스나 타워팰리스 등 고급 아파트 위주로 시공되고 있으며 주거문화의 고급화로 차츰 자개타일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보다 경제적인 가격의 이코노믹 자개타일은 자개 부스러기를 재료로 하고 표면에 강화유리를 마감해 바닥용으로 시공 가능하다. Tile Deco 8 번쩍번쩍 묵직하게 빛나다금타일은 순도 99.9%의 아주 얇은 순금 시트를 세라믹 타일 위에 융착시켜 가공한 형태다. 타일뿐 아니라 몰딩 등 인테리어, 불상을 비롯한 각종 조형물, 건축물 등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금 가공 기술이 발달하고 인건비가 저렴한 파키스탄, 인도, 중국 등지에서 수입되고 사우나 시설 같은 상업공간을 비롯해 주거공간에도 자주 시공되고 있다. 라인콘트라는 금타일을 금시트의 사용량에 따라서 1㎡당 40만∼80만 원 선에 보급하고 있다. 금은 전자파 차단, 정전기 방지, 항균 작용을 하며 인체와의 친화적인 반응을 한다고 알려진다. 그렇기에 병원의 수술실과 무균실 혹은 노약자가 기거하는 방의 바닥 및 벽면에 자주 시공된다.Tile Deco 9 데코타일로 공간에 표정 살리기이태리 Luce 제품. 총 8색의 민자 타일과 함께 별, 카오스 등 우주 형성물을 상징하는 추상적인 패턴의 데코타일이 공간을 아기자기하고 재미나게 꾸며준다. 자칫 공간을 어지럽게 할 수도 있지만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면 공간에 포인트를 주기에 좋은 소재. 아이방 벽면이나 가구에 띠 형태로 둘러도 경쾌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거울 등의 프레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기능성 타일상품 디자인 전문 그룹인 네덜란드 Droog Design이 개발한 타일 캐릭터 'Cube Function Tiles(기능성 타일)'. 좁은 공간에 타일을 벽 마감재 겸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이미 1990년대에 제안한 아이템이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봐도 그 기발함에 놀라게 되고, 작은 면적의 실용성을 우선하는 공간에 실제로 적용해볼 만하다. 150㎜×150㎜ 세라믹 타일 사용. 자료제공 Droog Design(http://www.droogdesign.nl)최근 모자이크 타일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타일 관계자들도 모자이크 타일의 유행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질감의 모자이크 타일이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획일적인 사각형을 탈피해서 5㎜로 잘게 썰어낸 듯한 사이즈의 모자이크도 눈에 띄고 부채꼴이나 바람개비 형태 등 곡선이 많은 형태의 모자이크 타일도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타일을 잘라내는 기술(Water-Jet 공법)이 발전하고 대중화되었기에 가능하다는 업계 평가다.모자이크 타일의 장점은 작은 사이즈로 다채로운 패턴을 만들 수 있으며 곡면 시공이 가능하고 리폼 재료로도 훌륭하게 소화해 낸다는 점. 또 줄눈의 간격과 색을 달리함으로써 같은 타일로도 다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장식 소재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듯.모자이크 타일로 리폼하기모자이크 타일 시공 방법 ① 준비하기 - 시공할 면의 정확한 치수와 필요한 타일 양, 타일본드(1㎡당 1.5㎏ 정도), 백시멘트(1㎡당 1㎏ 정도), 뿔헤라(PVC헤라), 스펀지, 커팅 칼 등을 준비해둔다. 시트 형식으로 돼 있는 타일은 접착 시 무거워 미끄러지지 않도록 4등분하는 것이 좋다. ② 타일본드 바르기 - 시공할 곳을 깨끗이 닦아낸 후 뿔헤라로 타일본드를 발라준다. 본드를 너무 두껍게 바르면 타일이 들어가거나 튀어나올 수 있으므로 일정한 두께로 얇게 골고루 발라준다. ③ 타일 위치 잡기 - 타일을 손으로 밀면서 자리를 잡아 붙여준다. 타일을 붙이면서 연출 의도에 따라 줄눈 간격을 조정한다. ④ 본드 건조 - 타일본드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하루 정도 건조시킨다. 본드가 굳기 전에 줄눈 작업을 하게 되면 타일이 밀리거나 줄눈 시공 후에 본드가 굳으면서 생기는 수축현상으로 줄눈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⑤ 줄눈 시공 - 백시멘트를 토마토케첩 정도의 묽기로 물과 반죽(백시멘트:물=2㎏:500~600㏄)한 후 타일과 타일 사이가 채워지도록 꼼꼼하게 발라준다. ⑥ 청소 - 젖은 스펀지를 사용해 타일 표면에 묻은 시멘트를 닦아낸다. 닦고 난 후 줄눈 틈새가 생기면 백시멘트 반죽으로 틈을 채우고 다시 닦아낸다. 마른 헝겊으로 정리한다. ⑦ 줄눈 건조 - 줄눈 건조 소요 시간은 하루 정도. 다 마른 후 남은 시멘트 찌꺼기를 깨끗이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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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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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소형 주택으로 '전원생활의 꿈' 앞당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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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기 시작한 3년여 전부터 소형 전원주택 붐이 일기 시작했다. 늘어난 주말 시간과 가족 중심의 여가 문화 그리고 웰빙 라이프에 대한 찬사는 자연스럽게 전원의 주말주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전원주택은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일부 계층의 호화로운 세컨드 하우스, 혹은 퇴직한 장년층 노년층의 특권이라는 개념에서 탈피해 젊은층도 경제적인 비용으로 누릴 수 있는 문화로 정착돼 가고 있다. 여기에 소형 전원주택이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글 박지혜 기자 자료제공 이방갈로(042-828-7181 www.ebungalow.co.kr), 캐빈하우스(031-321-5803 www.cabinhouse.net), 파송목조주택(031-829-9147 http://cafe.daum.net/pasonglove), 한국스트로베일건축연구회(010-3021-0577 http://cafe.naver.com/strawbalehouse), 흙처럼아쉬람(033-766-7755 www.mudashram.com) 올해 6월 13일 공사를 시작해 2주 만에 전원주택을 갖게 된 이철구 씨 가족은 전원주택이 생긴 이후로 본가보다 새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잦아졌다. 특히 같은 시에 살고 있는 손주들이 여름방학을 맞은 7월이라 집이 더욱 떠들썩하다. 욕실과 주방이 딸린 원룸형 8평짜리 작은 집이어도 14평의 넉넉한 덱에서 자연을 벗 삼아 고기도 구워먹고 너른 마당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기 때문이다.경기도 양주시에서 살고 있는 이철구 씨 부부는 차로 몇 십 분 거리에 위치한 670여 평의 부지 일부를 농지로 일궈 주말과 평일 틈나는 대로 농사지을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보니 일하다 쉴 공간과 물건 보관 장소가 필요해져 간단한 농막을 짓기로 했던 것. 아내는 "집의 외형은 크게 바라지 않고 그저 농막으로 쓸 만한 것을 구상했는데 파송목조주택에서 이렇게 깔끔하고 예쁘게 지어줬네요"라며 "덱이 널찍하고 주변도 한가로워 자연스럽게 가족들, 친구들 모임장소로 사용하게 돼요"라고 말한다.이철구 씨 가족의 소형 주택은 파송목조주택의 공장에서 목재 가공을 비롯해 바닥과 벽체까지 조립한 다음 현장에 싣고 와서 몸통을 앉히고 지붕과 덱 시공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파송목조주택은 자체 공장에서 이동식 소형 주택 구조물을 제작 조립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바닥 구조가 철재 H빔과 C형강으로 이뤄져 있어 언제든 이동 가능한 주택이다. 2″×4″ 목구조에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 내벽은 루바로 마감하고 지붕은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닥은 강화마루, 창호는 시스템창호, 난방은 전기온돌판넬로 시공했다. 규모만 작다뿐이지 일반 목구조 주택에 쓰이는 자재와 차이가 없다.전원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최근 양평에 11평 소형 주택을 마련한 한 건축주는 전원생활을 시작하고 싶지만 성공적인 전원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 때문에 그 준비 단계로 소형 주택을 짓게 됐다고 한다. 파송목조주택 최형성 대표는 10평 안팎의 소형 주택을 지으려는 대부분의 건축주가 이처럼 전원생활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찾는다는 설명이다. 소형 주택을 통해 어느 정도 유예기간을 거친 후 긍정적인 답을 얻으면 그 터에 주택을 새로 짓고 소형 주택은 다른 위치로 옮겨 별채로 사용한다. 혹은 트레일러로 이동이 가능한 이동식은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되팔 수도 있다.경량 목구조 소형 주택 시공 경험이 많은 이방갈로는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농지와 전원주택 등의 부동산은 소규모일수록 효율적이다. 정원이나 텃밭으로 사용하고자 큰 평수의 농지를 구입하거나 처음부터 대형 평수의 전원주택을 지으면 전원생활의 시작 단계에서 경험이나 시간 부족을 이유로 농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주택 관리에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소형 주택이 좋은 이유실용적이다전원생활의 꿈을 현실화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다한 투자비용 때문일 것이다. 도시민들은 농지를 가꾸는 일에 한계가 있기에 전원생활 초기일수록 적정한 면적에서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을 갖고 차츰 그 면적을 확대하는 방향이 좋다. 상시 주거용이 아닐 경우에는 불필요한 공간을 제외하는 등 공간 활용도에 중점을 두어 건축비와 유지보수비용 부담을 줄여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경제적으로 안전하다전원생활을 시작했다가 경제적 문제나 정보 부족, 문화 차이 등의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귀농이나 전원생활에 실패하고 도시로 돌아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경우 집을 되팔지 못해 주택 문제로 발목이 잡혀 농촌과 도시 모두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실패할 확률을 염두에 두고 전원생활이 생각만큼 자신에게 맞는지 미리 테스트해 보는 차원에서도 위험 부담이 작다. 또한 소형 주택은 매매가 비교적 수월하고 환금성이 있으며 집 주변의 조경에 신경 써서 잘 가꾸어 놓으면 경제적 가치가 상승해 투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세제 혜택부동산 대책은 점점 투기 수요나 고가 주택은 규제하고 소형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을 가지려고 하는 실수요자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농지법 개정으로 도시민이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세대별 1,000㎡(303평) 미만의 농지를 취득할 수 있게 되었고, 도시민의 농어촌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33㎡(10평) 미만의 주말체험영농 주택을 신축할 때 농지보전부담금을 50% 감면 받는다. 또한 도시민의 농어촌주택 보유를 지원하기 위해 수도권과 광역시 이외 읍·면 지역의 일정 규모 이하 농어촌주택은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제도가 2008년까지 연장되었다.농림부에서는 올해부터 농지를 전용할 때 부과하는 농지전용부담금(옛 대체농지조성비)의 부과 기준을 전용하는 농지의 개별 공시지가의 30퍼센트로 변경하여 주말·전원주택을 지으려는 도시민의 부담금 부담이 줄어들었다. 농지보전부담금 산정 방식이 공시지가로 바뀌면, 비수도권 지역에 소규모 주말주택을 지을 경우에 공시지가가 낮은 지역인 만큼 농지보전부담금 자체가 크게 줄게 된다.간편하다이동식 방갈로일 경우 설치와 이동이 간편하며 중고로도 판매가 용이하고, 대개 구조가 가볍고 간단하여 설치에 따른 장소의 제약이 없다. 문이나 창호, 벽체 등을 더하거나 제거하기도 쉬워 언제든 구조 변경이 가능하며 증축할 경우에도 큰 어려움 없이 작업할 수 있다.소형이라도 제대로 지어야주말주택이나 개인 작업실 용도로 소형 주택을 지으려는 수요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로 소형 주택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도 증가하고 기존 컨테이너 업체들도 합세하는 분위기다. 규모가 작다고 해서 재료비나 인건비가 더 적게 들어가는 게 아니기에 업체 입장에서는 사실 마진 없는 장사나 마찬가지. 그래서 무턱대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실패 본 사례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간혹 자체 제작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일반 전원주택 시공까지 폭넓게 하는 몇몇 업체가 지속적으로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속은 컨테이너 박스인데 겉만 목재 사이딩으로 둘러서 이동식 목조주택이라고 눈가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유의해야 한다.윤성하우징 관계자는 "소형 주택이 더 저렴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규모만 작을 뿐 주택 시공에 필요한 작업 인원과 시공 과정이 똑같이 들어가기에 큰 면적의 건축물에 비해 비용이 더 든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단,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임시 거주형의 경우처럼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간단하게 지을 경우에는 기대처럼 저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과거 소형 주택을 시공하다가 현재는 165㎡(50평)대의 통나무주택 시공으로 돌아선 한 전원주택 시공자 역시 "일부 B급 자재를 사용하는 컨테이너하우스 또는 명색만 목조주택인 저가형 주택으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이 이중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이 봐 왔다"고 경고한다. ㈜홈캠프 신상용 설계실장 역시 "가격이 너무 쌀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못해도 3.3㎡ 기준으로 230만 원 이상 돼야 단열과 환기, 내구성을 제대로 갖춘 집다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소형 주택이라도 건축법의 적용을 받으므로 해당 관청에 건축 신고를 하고, 부대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다 따진다면 아무리 소형 주택이라도 대충 할 수 없는 법이며 그만한 비용 부담이 따른다. 소형 주택, 제대로 마련하기 위한 명심보감은퇴자 위주의 전원행에서 주5일 근무제로 여유가 생긴 샐러리맨들까지 합세해 가격적으로 저렴한 20∼30.3㎡(6∼10평)의 진짜 소형 주택까지, 그야말로 소형 주택의 인기는 하늘높이 치솟았다.그러나 소형 주택시장에도 문제는 존재한다. 첫째는 법적인 문제고, 둘째는 소형 주택 자체에 존재하는 문제다. 여기서는 후자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너무 많은 업체들의 난립과 심하다 싶은 가격 경쟁 그리고 D.I.Y.를 내세운 업체들의 자재 가격 노출 등으로 형편없는 건축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정이다. 목조주택 분야에 좀 이름이 있다고 하는 업체들은 옵션을 뺀 평형별 가격을 마치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 전체 가격인 것처럼 전면 광고해서 소비자들을 혼동시키고 있다.상식적인 자재 적용과 합리적 비용 산출소형 주택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했던 경량 목조물들은 소형 주택이니 괜찮다는 식으로 한 단계나 두 단계 아래의 규격품으로 집을 짓고 단열과 환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재들은 아예 빼버리고 시공하기까지 한다.웰빙과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통나무주택도 예외는 아니다. 목재 가공 기술이 뛰어난 핀란드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키트형 통나무주택도 많이 지어지고 있지만 너무 가격 위주로 제품이 들여오다 보니 방갈로에나 어울릴 만한 45㎜ 규격의 기계식 통나무 자재가 주거용이나 소형 펜션용으로 판매된다. 디자인이 예쁘다고 카탈로그나 국내에 지어진 서너 개의 모델하우스만 보고 주문했다가 낭패를 보는 건축주가 많다.방갈로와 코티지 형태의 주택은 그 용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실무에 무경험자인 무역 종사자들이 단순하게 이득만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소비자들은 올바른 정보 부재로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접근했다가 통나무주택은 단열이 안 좋은 것으로 싸잡아서 인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소형 주택이라고 해도 큰 평수의 집처럼 들어갈 것은 다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생각해 보면 너무 저렴한 가격대의 주택은 의심해 봐야 한다. 목조나 통나무나 스틸하우스를 막론하고 말이다.지방에서 공사할 때 보면 조립식 패널로 지은 집들이 상당수 있다. 요즘 조립식 주택 영업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격대가 3.3㎡당 70만~180만 원까지 다양하다. 차이가 3.3㎡당 110만 원이나 난다. 목조주택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3.3㎡당 150만 원에 공사하는 사람도 있다. 이 이야기의 골자는 저렴하게 공사하는 사람들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들도 밑지면서 공사하지는 않을 테니 많은 노하우가 있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가격만으로 접근한 주택은 하자를 거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그 집의 좋은 효과들을 상승시킬 부분들이 많이 제외됐다고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비용 절약하는 노하우-설계도 분석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으니 소형 주택을 지으려는 건축주에게 진짜 저렴하게 짓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설계도에 있다. 설계도만 뚫어져라 봐도 건축비의 10% 이상은 저렴하게 지을 수 있다. 효율적인 수납공간과 적절한 공간 배분 그리고 건물의 높이나 지붕각 등을 조정함으로써 자재비를 절약하고 공사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자재를 아래 등급으로 쓰지 않고도 공사비를 절약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방법인가.또 다른 한 가지는 건축주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참여하는 것이다. 직접 목조 전용 도료를 칠하는 것은 나중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부분이기도 하고 목조주택의 수명과도 직결되니 일거양득이다. 또 농막이라고 우기면서 불법으로 소형 주택을 일단 짓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 나중에 철거명령이 떨어져서 많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정공법으로 일을 진행시키는 것도 자금을 아끼는 방법 중에 하나다.소형 주말주택은 도시민이 전원생활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대안이며 나아가 농촌으로 귀농하려는 이들에게 차분한 준비 기간도 부여하고, 어떤 경계점을 허무는데 일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성급하게 마련하기보다 차분하게 준비해서 도심에서 지친 마음도 달래고 현지인들과도 좋은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소형 주말주택이 좋은 징검다리가 됐으면 한다.田글 윤경호 <네이버 카페 '조명과 전원생활'>019-296-7188 http://cafe.naver.com/ligh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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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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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에 지은 집] 네덜란드와의 인연으로 건축한 용인 복층 철근콘크리트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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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향린동산에 지은 모던풍의 이 주택은 네덜란드 디자이너가 설계했다. 네덜란드인이 했다는 것보다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네덜란드인 특유의 사고 방식과 문화를 건축물에 담았다는 부분에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공간구성을 건축주의 일상생활에 편리하도록 계획했다는 점과 고가의 수입 재료를 고집하지 않았다는 점, 그 대신 ‘몸에 꼭 맞는’ 집을 완성하기 위해 어떻게 보면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인 설계에 정성을 기울였다는 점이 돋보이는 주택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구성읍 동백리 향린동산 내
·건축구조 : 복층 철근콘크리트
·대지면적 : 620.0㎡(187.9평)
·건축면적 : 227.7㎡(69.0평)
1층 123.6㎡(37.5평), 차고+보일러실 41.4㎡(12.6평)
2층 62.7㎡(19.0평)
·외벽마감 : 스타코
·내벽마감 : 벽지, 세라믹타일
·지붕마감 : 우레탄페인트
·바 닥 재 : 온돌마루, 스톤타일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보조난방 : 가스보일러)
·설계 및 시공 : 한디자인컨셉 02-512-9766
www.handesign.co.kr
향린동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전원주택단지로 용인시 구성읍 동백리에 위치한다. 전원주택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통용되지도 않던 1970년 선각자들이 조성한 단지로 그 규모가 24만 평 250필지에 달한다. 지금은 동백지구 개발 바람으로 향린동산 단지만 나서면 서울 부럽지 않은 아파트 숲과 각종 편의시설이 즐비해 전원의 여유로움과 도시의 편리함 두 가지를 다 누릴 수 있는 편리한 곳으로 거듭났다. 또 단지 중심부에는 야외 수영장과 테니스 코트, 놀이터, 호수 등이 있고 88골프장과도 바로 접하고 있어 여가를 즐기기 위해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된다.
오국홍(66세) 씨가 24년 전 향린동산 부지를 살 때만 해도 비포장도로에 집이 안 들어서 허허벌판이었다고 하는데 최근 교통망이 향상되고 인근 편의시설이 확충됨에 따라 요즘에는 한 해 5∼10채의 집이 건축되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용인은 명당이 많은 땅으로 금닭이 알을 품는 형국인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라고 불리는데 그 가운데 향린동산이 으뜸이라는 말들도 많다. 또 그 가운데 오국홍 씨의 집은 향린동산의 1번지라고 불리는 중심부에 자리한다.
네덜란드와 맺은 40년간의 인연, 유종의 미
오국홍 씨는 최근 몇 년간 본격적으로 집 지을 계획을 세우면서 설계를 어디다 맡겨야 할지 고민을 꽤 했다. 유럽의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사고와 행동방식에 익숙한 그는 자신의 그런 성향을 수렴하고 반영해줄 만한 건축가 찾기에 나섰다. 그러던 차에 전원주택이 많은 여러 곳을 둘러보다가 양평에서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주택을 구경한 후 확신이 생겨 그 집을 건축한 Han van der Stap 씨에게 의뢰하게 된 것이다.
한디자인컨셉의 대표 건축사인 Han van der Stap 씨는 네덜란드인으로 네덜란드와 인연이 깊은 오국홍 씨에게는 어쩌면 이미 정해진 파트너였는지도 모른다.
34년 동안 네덜란드 KLM 항공사에서 근무하고 지난 2003년부터 네덜란드 관광청 한국지사 대표를 맡는 등 40년 동안 네덜란드와 함께 했다. 그러니 40년의 세월 동안 오국홍 씨를 품어 살리게 한 네덜란드는 그에게 제 2의 모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네덜란드 문화가 그의 사상과 생활에 일부 젖어든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네덜란드에서 지내는 일이 잦다 보니 그들의 합리적인 주거 환경이나 공간 활용도 면에서 경제성을 추구하는 문화를 눈여겨보게 되고 그러한 점을 오 씨의 생활환경에서도 반영하고 싶었다. “그들은 작은 스페이스라도 버리는 법이 없습니다. 일상에 편리하게 쓰이도록 실용적으로 만드는 것이 그 나라 사람들의 암묵적 룰인 것 같아요.”
업무상 세계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다양한 건축물과 문화예술을 접한 경험을 잘 살려 직접 집을 짓지는 못해도 그러한 안목을 설계에 어느 정도 반영할 수는 있었다.
건축주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에 맞춘 설계
Han van der Stap 씨와 오국홍 씨 사이에 수차례의 상담이 이뤄지고 설계가 완성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렸다. 건축사가 설계한 20여 개의 시안 가운데서 선택된 한 가지가 오 씨의 주택으로 완성된 것. 오 씨는 설계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고, 제대로 된 설계를 위해서라면 비용이 얼마가 들어가도 투자할 의사가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제대로 된 설계란 ‘효율적인 공간 창출’이다.
“나는 설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건축하면서 안 사실인데, 어떤 건축회사는 시공비에 설계비를 포함해서 견적을 내는 경우가 있었어요. 설계를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지 않는 거지요. 그런데 나는 우리 가족의 상황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서 집을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대신 재료비에서 절감했어요. 고급스러운 수입 재료를 쓰기보다 보편적으로 쓰이는 재료로 공간에 어우러지게 쓴 거지요. 집 구경 온 사람들 중에 어떤 사람은 ‘잘 지었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이해 못하겠다’고도 하는데 나는 아직 부족함을 모르겠어요.”
입체적 조형미로 색채와 재료의 단조로움 극복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실내외 화이트 단조로 된 오국홍 씨의 주택은 색조가 하나로 통일된 대신 형태의 변화로 입면에 재미를 주었다. 수평으로 120도 각을 내고 1층에는 주방을 중심으로 양 측의 침실과 거실 공간을 남측으로 전진 배치했으며 지붕선을 달리하는 등으로 외관의 단조로움을 피했다.
Han van der Stap 씨는 “주택 남쪽으로 산 능선이 조망되고 북쪽과 서쪽으로 도로와 다른 건물들이 있는 점을 고려해 채광과 전망을 보다 살리기 위해 남쪽을 향해 꺾인 형태로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남측에 시원스럽게 통창을 설치하고 측면이나 배면으로는 프라이버시 침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다 작은 창을 설치해 자연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도록 했다.
꺾인 각 덕분에 외관상 독특한 입면과 이색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공간의 다양성을 창출한다. 부부가 거주하는 집으로 주로 1층 공간만 사용하는 점을 고려해 각 실을 가로로 시원스럽게 펼쳐 놓아 공간의 개방감이 더하고 동선을 단순화했다. 가로로 배치했어도 지나치게 길어 보이거나 동선이 길어지는 점이 없다. 바로 각 지게 설계했기 때문이다.
2층에 서재를 따로 마련했지만 계단을 싫어해 거실의 정원으로 뻗어나간 자투리 공간을 서재로 사용하고 있는 오 씨는 “세 면 다 통유리창으로 산과 정원이 훤히 보이고 꼭 온실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곳을 서재로 쓰고 있다”며 마음에 드는 공간이라고 한다.
공간에 확장감을 주는 인테리어 연출
계단실은 거실과 주방 사이 뒤쪽 벽면에 붙여 설치하고 계단실 아래 자투리 공간을 창고로 사용토록 했다. 창고는 현관 신발장과 마주하도록 배치해 유사한 용도의 공간이 한데 모이도록 한 의도가 엿보이고 주로 야외활동에서 사용하는 도구를 창고에 보관하고 있어 불필요한 동선을 절약하는 효과도 얻는다. 신발장과 창고를 같이 현관 쪽으로 밀어내면서 지저분함이 자칫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중문을 설치했다.
이 집에서 돋보이는 또 다른 특징은 방문의 사이즈다. 한눈에 봐도 주택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도어에 비하면 오버-사이즈의 무늬목을 실내 전체에 일괄 시공했고 그로 인해 심플하고 멋스러운 공간 이미지를 연출한다. 작은 문은 시선을 분산시키므로 대형 도어를 설치함으로써 공간의 일체감과 확장감을 연출할 수 있다는 건축사의 설명.
각 실마다 고정창과 여닫이창을 함께 설치한 점 역시 이 집의 특징적인 부분이다. 바깥 풍경이 가장 좋은 위치에 조망용으로 고정창을 설치하고 환기 역할을 위해 여닫이창을 설치한 것. 집의 전후면이 오픈된 구조라서 양측의 여닫이창을 열어두면 통풍이 자연스럽게 잘 된다.
오국홍 씨는 조만간 은퇴를 계획하고 있는데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새 집을 네덜란드 건축사에게 맡긴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한다. 오 씨의 말을 빌자면, 반평생 네덜란드에서 나오는 녹祿으로 집을 마련하고 자식을 교육시키며 지금까지 잘 살아왔으므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았을 때 네덜란드라는 나라에 대한 회심會心의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 한국인 아내를 두고 10여 년간 이곳에서 살고 있어 우리 주거문화를 낯설어하지 않는 네덜란드 건축사 덕분에 노후에도 네덜란드의 잔향을 음미하며 지낼 수 있게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田
글 박지혜 기자 ·사진 박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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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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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하게 지은 집] 공간 활용 돋보이는 양평 복층 철근콘크리트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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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에는 큰 결심이 요구된다. 도심에서 나고 자란 이가 연고도 없는 산과 들, 강이 바라보이는 낯선 땅으로 이주한다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최근 전원에다 본격적으로 집을 짓고 생활하기에 앞서 이를 체험해 보는 이들이 심심찮게 생겨나고 있다.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김선여(52세)·이순희(47세) 부부도 이런 경우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건축면적 : 191.8㎡(58평)
·대지면적 : 991.8㎡(300평)
·건축형태 : 복층 철근콘크리트
·내벽마감 : 황토석
·외벽마감 : 벽돌, 방부목
·바 닥 재 : 온돌마루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실크벽지+홍송 루바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베스텍 031-777-5572
www.bestechworld.com
부부는 막막한 전원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자 2년간의 전세를 통한 ‘맛보기’ 전략을 택했다. ‘아이들 교육이 끝나면 전원으로 가자’고 다짐했지만 막상 때가 되니 막막하기만 했다. 평소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스스로 무엇이든 만드는 일에 일가견이 있는 남편 김선여 씨는 ‘할 수 있다’면서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이순희 씨는 달랐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생소한 곳에서 어찌해야 할지 생각만 해도 막막했던 것. 그래서 부부는 일단 살아 보고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2년의 전세생활… 내 집을 짓다
2년 남짓한 전원에서의 전세생활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것이 전부였던 남편은 전원으로 내려오면서 ‘공학도’로서의 실력을 뽐내기 시작했는데, 테이블이며 스탠드, 화장대, 펜스, 대문 등 손 가는 대로 만들어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집을 내 손으로 짓겠다’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결국 집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부인의 반대에 수포로 돌아갔지만…….
집이 위치한 조안면 삼봉리 일대는 북한강이 안겨주는 경치가 일품이다. 팔당대교를 지나 몇 개의 터널을 뚫고 양수대교 앞에서 차를 돌려 달리면 진중삼거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다시 핸들을 오른편으로 틀어 6km 정도를 내달리면 삼봉리의 시작을 알리는 서울종합촬영소가 나타난다. 숲이 우거진 산을 마주하고 북한강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니 이곳을 찾는 행렬이 끊이지 않을 법도 하다.
건축주 부부가 이곳을 전원생활지로 택한 데에는 이렇듯 빼어난 자연경관이 한몫 했다. 수려한 산세와 유장한 강의 풍광으로 말미암아 수상 스포츠의 메카로 부상한 삼봉리 일대에는 약 15곳의 수상레저 업체가 성업 중이라고 하니 생활 면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서울에서 30분 거리로 남편의 직장과 가깝다는 것도 장점.
친구 많은 남편… 가족 프라이버시는?
남편 김선여 씨는 활동적인 성격으로 친구가 많다. 집이 항상 북적거려 사람 사는 맛이 나기도 하지만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침해받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부인 이순희 씨는 설계에 있어 이러한 부분을 최대한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1층에 방이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몇 계단을 내려 물린 거실과 주방, 게스트 화장실이 전부다.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 하단부에 게스트 화장실이 위치한다. 건축주는 거실과 주방과 인접한 화장실을 최대한 가리기 위한 방법으로 계단 밑 공간을 떠올렸다. 굳이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아도 출입구가 묻히고 자연스레 방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부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완공 후 거실에서 게스트 화장실이 바라보이는 방향에다 짜 맞춘 책장을 설치해 드나듦을 더욱 가려준 것이다.
1층과 2층 사이에 브리지를 통해 안방을 두고 아래 1층 정도 높이의 아래 공간에 사방이 트인 다용도실을 설치했다. 평소 창고로 쓰지만 간단한 취사도구와 수도 시설, 냉장고, 싱크대, 가스레인지 등을 둬 손님이 오면 이곳에서 바로 접대가 가능하도록 한 것도 친구들을 위한, 가족을 위한 배려다. 서로 눈치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다용도실에서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정원 중앙쯤에 모닥불을 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은 것은 남편 친구들을 위해 생각해 낸 부인의 아이디어.
습기 많은 지역… 철근 콘크리트 주택으로
처음 목조 주택을 염두에 뒀지만 수심 깊은 북한강이 앞을 지나는 형국이라 아무래도 대지가 불안했다는 건축주는 시공을 맡은 ㈜베스텍과 상의해 철근 콘크리트 주택으로 결론지었다. 아무래도 땅에 습기가 많은 것이 걱정이었다. 시공사에 따르면 이곳 북한강변 지역 목조주택 90% 이상이 습기로 인해 하자가 발생한다고. 이러한 습기를 잡기 위해 단열재를 안팎으로 대고 내부 마감재로 습도 조절 능력이 탁월한 황토석을 사용했다. 집 내부를 두르는 원목 몰딩에도 곰팡이 서식을 억제하기 위한 그린톤의 천연 페인트를 발랐다.
외부에서 바라본 이 주택은 철근 콘크리트에서 전해지는 ‘힘’이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이와 같은 건축구조에서는 보기 드문 45도 가파른 경사 지붕이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철근을 심고 시멘트를 채워 지붕을 올렸다. 지붕이 강해야 집이 오래간다는 믿음에서다. 막중한 무게가 구조물에 전해질 터인데 처마가 유독 긴 것도 특이하다. 처마가 80㎝에 달한다고 하는데 비 오면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싫어 건축주가 특별히 부탁한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시공사는 철근을 심어 처마를 뽑고 안쪽 공간을 비워두었다. 무거운 하중을 버티지 못한 처마에 혹시라도 하자가 생길지 모를 우려 때문이었다.
이와 같이 무거운 지붕을 이고 있는 주택에서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도, 바닥에서 높게 띄운 채 공용공간에서 분리시킨 부부 침실이 힘을 받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긴 처마를 튼튼히 받치고 있는 것도 철근 콘크리트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곳으로 이주한 건축주는 생활이 바뀐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휴가가 달라졌다고. 남편이 그렇게 좋아해 매년 찾는 강원도 계곡을 마다하고 가족은 집이 위치한 북한강변에서 시간을 보낸다. 집보다 좋은 휴가지가 없는 것이다.田
글·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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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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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은 집] 소통과 개방감이 훌륭한 포항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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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정보
·위 치 : 포항시 남구 지곡동 스틸하우스단지 내
·대지면적 : 251.4㎡(76.1평)
·연 면 적 : 146.9㎡(44.4평)
·건축형태 : 복층 스틸하우스
·외벽마감 : 적벽돌, 적삼목사이딩
·내벽마감 : 수성페인트, 실크벽지
·천 장 재 : 수성페인트
·지 붕 재 : 금속기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 가스보일러
·식수공급 : 단지 내 급수관
·시 공 : 드림하우징 054-282-5772
www.365housing.com
·설 계 : DNA 異藝 02-747-0411
예나 지금이나 전원주택의 화두는 ‘소통’이다. 자연과 소통하고 사람과 소통해야 한다. 대부분의 전원주택이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선호하고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건축 구조를 애용하는 것은 바로 자연과의 소통을 원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입주하기 전부터 토착민과 교류하면서 이들과 어울리려 노력하는 본질적인 이유 역시 사람과의 원활한 소통을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통이 없는 전원주택은 싸늘하고 외롭다.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스틸하우스 단지. 포항제철과 포항공대 임직원을 위해 개발된 이곳에는 스틸하우스의 메카라 할 정도로 최신 공법을 적용한 각양각색의 스틸하우스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드림하우징에서 시공한 복층 스틸하우스도 마찬가지. 아래위로 색을 달리한 치장벽돌이 외벽을 감싸고 일부분에 방부목을 대 포인트를 준 것이 최근 유행하는 형식과 닮았다. 처마를 길게 뽑고 층층이 지붕을 쌓아 올려 입면감을 살린 것도 요즘 건축주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폐쇄감을 극복한 구조 설계
지곡동 스틸하우스 단지는 여느 전원주택 단지하고는 사뭇 다르다. 낮게 내려온 산에 둘러싸여 110여 세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그렇다고 벽과 벽이 맞닿는 연벽형 단지는 아니다. 바둑판을 연상시키는 평지 밀집 구조로 정원은 좁고 조망도 시원스럽지 않다. 이로 인해 사람 사이의 소통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자연과 함께 하고픈 전원생활의 본질적인 욕구는 채우기 어려워 보 인다.
단지를 둘러보고 가진 이러한 선입견(?)을 품고 문을 두드렸다. 역시 정원은 좁다. 정원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좁은 공간이 거실 전면창 앞으로 길게 놓여 있을 뿐이다. 그러나 현관문을 열고 거실로 향하는 사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직한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놀랍다.
실내정원. 이동식 박스 형태의 정원이 아닌 적지 않은 주방 옆, 거실 뒤, 계단 앞 공간에 잔디를 깐 정원을 들인 것이다. 계단을 벽 삼아 2층까지 치고 올라간 공간 구조는 들어오기 전 답답했던 마음을 확 뚫어주기에 충분하다. 두 면을 개방시키고 주방과 맞닿은 곳은 사이에 틈을 둔 유리 2장을 세웠다. 주방에서 나오는 냄새와 열기를 차단하기 위함일진대, 특별히 유리를 설치한 데에는 분명 연유가 있을 터. 순간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문구가 스쳐 지나갔다. “유리는 하늘이 내린 가장 훌륭한 건축 자재다. 유리를 통해 우리는 단절된 듯하지만 소통하고 막힌 듯하지만 열려 있다.”
굳이 2층까지 공간을 확보하고 유리를 설치해 집 안 어디에서나 실내정원을 감상하도록 한 것은 답답한 외부 환경과 자연과의 소통이 단절된 이곳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함이다.
1층에는 안방, 작은방, 거실, 주방, 욕실, 실내정원이 놓여 있다.
“발품 파는 만큼 보람이 생겨요”
오밀조밀한 구조로 말미암아 지곡동 단지가 가질 수밖에 없는 폐쇄감을 극복하려는 설계상의 노력은 집 안 곳곳에서 발견된다. 거실과 주방을 잇는 공간에 미닫이문을 달아 평소에는 이를 ‘개방’시켜 트인 실내 시야를 확보하도록 한데 이어 방문을 제외한 어떠한 가림막도 배제시켰다. 실내정원과 마찬가지로 거실 역시 2층까지 높게 뽑아 올린 것도 ‘개방감’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게 시공을 맡은 드림하우징 박원호 과장의 설명이다.
2층 역시 1층과 같은 형식이다. 실내정원을 감상하도록 정원을 아래에 두고 벽에 붙여 설치한 계단을 밟고 2층에 올라서면 시야를 제한하는 어떠한 장벽도 없다. 피아노가 웅장함을 자랑하는 2층 거실을 지나 방에 이르는 복도에 서면 정원과 거실에서 올라온 ‘개방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복도 난간을 성인 허리까지만 올려 실내정원과 거실을 내려다볼 수 있게 한 것도 개방감을 살리는 요인이다.
계단을 마주해 거실이 나타나고 오른편으로 서재와 방을 물려 앉혔다. 2층 거실에서 복도를 따라 안으로 다다른 곳에 작은방이 위치한다.
건축주는 개방감이 강조된 주택이다 보니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고 말한다. 처음 인테리어를 외부 전문 업체에 의뢰한 것도 행여 잘못 선택하면 잘 지어 놓은 집을 망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몇 번이고 회의를 거쳐 시안을 받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과 딱 맞아떨어지는 제안을 받지 못한 것이다. 결국 건축주는 발품을 팔아 직접 집을 꾸며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단 어디에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들어갈 가구의 색과 치수를 정했다. 기성 제품 구입은 물론 제작을 의뢰해 맞춤형 가구를 들여놓기도 했다.
건축주는 “집을 잘 꾸미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싶었어요. 그런데 내 맘 같지 않더라고요. 결국 직접 나서 인테리어를 했는데 많은 분들이 나쁘지 않다고 하니 기분은 좋네요”라고 말한다. 덧붙여 그는 전원주택을 짓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전할 말이 있다고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여러 가구를 고르고 인테리어를 꾸미는 데에는 꼭 발품을 파는 것이 좋아요. 비용 절약은 물론이고 내 손으로 꾸민 집이라는 생각에 애착이 훨씬 강해지거든요. 그리고 발품을 팔면서 얻는 여러 지식은 나중에 가구를 보수하거나 리폼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田
글 ·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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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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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집] 정자나무 그늘을 닮은 안동 단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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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보다는 음력으로 날짜를 기억하고 하루하루 변하는 날씨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내리쬐는 햇볕에 피부가 검게 그을려도 당연한 노동의 대가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 바로 농민이다. 이처럼 한평생 농민으로 우직하게 살아온 김학률(53)·강경필(48) 부부는 올해 기존의 집 아래에 위치했던 밭에 새로운 집을 지었다. 논과 밭을 갈고 소까지 키우며 1남1녀 자녀들을 대학까지 보낸 부부는 그동안 계속 미루어 두었던 집을 짓고자 애지중지 키우던 소 다섯 마리를 팔았다. 그렇게 아쉽게 떠나보낸 것도 잠시, 집이 올라가는 동안 쌍둥이 송아지를 포함해 네 마리가 태어나니 명당에 터를 잡아 길吉하고 복을 받는 것만 같다며 흐뭇해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안동시 풍천면 금계리
·대지면적 : 600.0㎡(181.8평)
·건축면적 : 99.3㎡(30.1평)
·건축형태 : 단층 경량 목조주택
·외벽마감 : 경량 목구조 2″× 6″
·내벽마감 : 루바, 실크벽지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천 장 재 : 실크벽지, 리빙우드(욕실)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식수공급 : 지하수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 대림목조주택 054-855-5681
www.dlwoodh.com
계속해서 비만 내리던 8월중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 순풍順風을 만난 듯 안동시 풍천면의 들판은 눈부시게 짙푸른 색이었다. 곳곳에 경운기가 서있는 전형적인 농촌 들녘을 지나니 슬레이트와 콘크리트 집 사이에 깔끔한 하얀색 외벽의 김학률(53)·강경필(48) 부부의 보금자리가 보였다. 강 씨는 어제야 숨었던 해가 나기 시작했다며 더위에 지친 기색도 없이 밝은 표정으로 방문객을 맞이했다.
26년 만에 다시 찾은 신혼 기분
올해로 시집온 지 26년째라는 강 씨는 결혼 후 콘크리트 주택에서 줄곧 지내왔다. 4식구 살기에 비좁은 공간과 전경을 가리고 있던 우사牛舍로 인해 생활의 불편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하루하루 농사일에 바쁘다보니 새 집을 짓는다는 것은 그림의 떡이었다. 그래도 매년 농한기에는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언젠가는 지을 집에 대한 계획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 갔다.
그토록 바라던 주택을 드디어 짓고 완공하자 기다렸단 듯이 형제친척들이 살림살이를 선물해줬다. 시댁은 8남매, 친정은 6남매로 대가족도 보통 대가족이 아닌 형제 관계다 보니 어려울 때 주고받음이 습관화되어 있단다. 그렇게 마련된 살림 덕에 결혼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부부는 새신랑, 새신부가 된 듯 화사한 분위기에서 지내게 되었다.
여기는 농부의 집
지금은 집을 떠나서 공부하는 큰딸을 제외하고 아들과 부부의 생활공간을 마련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생활의 편리함과 대지에 맞는 풍수지리를 살피는 것이었다. 좌향坐向이 정남향이 아닌 동쪽으로 약 15° 틀어서 집을 앉힌 것과 주방을 현관 맞은편으로 낸 것은 풍수의 믿음에서 비롯됐다. 비교적 넓은 거실과 달리 3개의 방과 주방 겸 식당은 작은 편이었는데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만 없으면 그만이라고. 그래도 가족 모두 편히 쉴 수 있는 거실은 건강을 고려해 천장까지 루바로 마감했고, 거실 전면 맞은편 벽면은 지루하지 않게 푸른 대나무 무늬 실크벽지로 아트월을 구성했다. 농기구들이 집 안 곳곳에 흩어져 자칫 복잡해질 것을 감안해 주방 좌우로 2개의 다용도실을 마련했고, 주택 외부로는 농사일로 흙 묻은 부부가 손과 발을 간단히 씻을 수 있는 수도시설을 주택 좌측과 후면 2군데 설치해 편리함을 더했다.
건축주와 시공사 대표의 도원결의桃園結義
3년 정도 지나자 양옥집 지붕에서 물이 새는 경우를 많이 봤다는 김 씨는 고민 끝에 새로운 보금자리로 100년이 지나도 끄떡없는 집이길 바라며 목조주택으로 결정했다. 정직한 시공사를 찾던 중 김 씨 형제의 친구가 목조주택 시공사를 운영한다는 말을 듣고 그를 만나 상담을 받아보았다.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 공사 기간이었지만, 설계 단계부터 참여 가능하다보니 부부는 ‘집을 드디어 짓는구나’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어려웠던 설계 단계에서 의견을 여러 번 번복하는 바람에 최우열(대림목조주택 대표) 씨를 애먹였다고. 그럼에도 군말 없이 정성껏 집을 지어주는 시공사 관계자에게 완공 때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식사를 대접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다 보니 남남이었던 건축주와 최 대표는 형과 아우하며 절친해졌다. 맛난 농작물을 최 대표가 방문할 때마다 손에 들려 보내는 건축주와 가까운 거리도 아님에도 자주 들러 새로 지어진 집에 무언가 필요한 것은 없는지를 살피는 최 대표는 서로가 갖고 있는 재주를 베풀 줄 아는 넉넉한 사람들이었다.
입주 후 처음 여름을 나는 부부는 마을에서 목조주택 1호 집 주인이 되었다. 외관에서부터 여느 농가주택과 다른 신기함과 호기심에 찾아든 이웃은 “나무향이 솔솔 베어 나와 나무 그늘에서 쉬는 것 같다”고 연신 부러워한단다. 반면 정작 부부는 가장 바쁜 시기에 집이 완성되어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강 씨는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힘든 농사일을 잠깐 멈추고 점심식사 때 집에 들어서면 예전에는 몰랐던 편안함과 아늑함이 느껴지니 신기해요”라고 말했다.
김학률·강경필 부부에게 편안함과 휴식을 가져다주는 이 주택은 정자나무의 그늘과 같은 존재다. 마을 어귀에서 가지가 많고 잎이 무성해 사람들이 더위를 피하고 편히 쉬었다 가는 그늘을 만드는 정자나무처럼 말이다. 부부가 합심해서 만든 그늘 아래서 부부간의 정은 더욱 두터워질 것만 같았다.田
글 박연경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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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