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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보'한 조각'마다 '한 땀' 정성을 담아 하나로 다양한 분위기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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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보'한 조각'마다 '한 땀' 정성을 담아 하나로 다양한 분위기 연출
할머니가 장에서 사오신 암탉, 설빔으로 만들어 입을 고운 옷감, 고향집에 다녀온 사람들의 양손 가득 쥐어진 갖가지 음식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보자기에 싸여져 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에 쓰여진 보자기는 이처럼 그 용도에 따라 형태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는 물건을 담거나 싸는 기능을 넘어 그 범위가 매우 넓어졌다. 특히 천 조각을 이용해 만든 조각보의 경우, 새로운 예술품으로 인정을 받는 등 또 다른 시각으로 보여지고 있다. 전통적인 분위기의 소품을 이용해 설날 손님맞이 준비를 하는 것은 어떨까. 선물을 싸는 보자기에서부터 벽걸이 장식용 보자기 등 다양한 보자기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물건을 싸거나 덮기 위해 만든 보자기는 복(福)을 담아 두는 도구로 상징되기도 한다. 물건을 운반하는 데에 수시로 사용했던 보자기는 크게 수를 놓은 ‘수보’와 천 조각을 이어서 만든 ‘조각보’로 나뉘어진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담아 만든 조각보는 어떤 대상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이처럼 복을 비는 마음을 대신했던 조각보는 ‘쪽보’라고도 하며, 지방마다 밥부재, 보재기, 보래기, 포대기, 보자, 보따리 등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다양한 형태와 이름으로 불려
우리나라의 보자기는 일상생활에서 매우 가깝게 사용해 온 생활용품이다. 물건을 싸고, 담고, 덮는 등 그 용도가 다양하다. 그에 따라 옷보, 이불보, 상보, 예물보, 예단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이러한 보자기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사각형이 대부분이며, 특수한 상황에 따라 사주단자나 예물을 담을 때에는 변형된 모양으로 만들어 사용해 왔다.
삼베나 모시, 명주 등으로 의복을 만들고, 남은 옷감을 그냥 버리기에 너무 아까워 한 조각씩 모아 만들었던 조각보에서 조상의 근검절약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쌀 한 톨이라도 아끼며 살아야 했던 일반 서민층에서 주로 사용된 조각보지만, 최근에는 그 예술적 가치를 더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조각보의 명인으로 인정받은 김현희 씨의 경우, 일본에서 단독으로 전시회를 가졌고, 그의 작품은 일본 고등학교 가정교과서 표지에 실려 있을 정도다.
관리방법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조각보의 재료는 모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모시는 천연섬유질을 추출하여 만든 옷감으로 손질하기가 매우 까다로워 주의가 필요하다.
중성세제를 사용해 세탁할 경우, 오랜 시간 담가두지 않도록 주의하고 반드시 손세탁을 한다. 짜는 방법은 비틀지 않고 위아래로 가볍게 눌러 짜야 모양의 변형이 없다.
인사동에 밀집한 전문점
이러한 조각보가 최근에는 집안이나 실내를 장식하는 데 훌륭한 소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름철에 사용하는 발이나 커튼을 대신해 실내에 장식되는가 하면, 테이블을 장식하는 테이블러너, 밋밋한 벽면의 미술작품을 대신하는 등 실생활에 사용되는 범위가 매우 넓어진 것이다. 남은 자투리 천을 이용해 만들었던 옛날과는 달리, 기하학적인 무늬를 디자인하며 다양한 색상으로 직접 손바느질로 잇는 조각보는 이제 더 이상 생활용품이 아닌 ‘작품’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인사동에는 이러한 조각보를 한두 점 걸어놓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매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서로 다른 모양의 무늬와 색의 천을 하나씩 이어 만든 방석과 쿠션부터 핸드폰 고리, 찻잔 받침, 핸드백 등 조각보를 응용한 생활용품이 다양해 보는 즐거움도 가득하다. 특히 외국관광객들의 조각보에 대한 감탄은 끊이지 않는다. 우리 선조들의 생활 속의 지혜가 현대에 와서는 새로운 구성미로 재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田
보자기에 담긴 다양한 의미
보자기는 ‘보자(褓子)’라는 한자어에 접미사 ‘-기’가 더해져 만들어진 말이다. 한편, 보자기 외에도 ‘보따리, 보퉁이’ 등이 있고, ‘보’가 단독으로 쓰이는 것에서, ‘보(褓)’라는 한자어에 접미사 ‘-자’가 더해져 이루어진 말로도 볼 수 있다.
‘보(褓)’자의 본래의 뜻은 강보(襁褓), 곧 포대기 또는 어린아이의 옷이었는데, 후에 물건을 싸는 ‘보’의 뜻으로도 전의되어 쓰였다.
복을 기원하며…
보자기는 전통혼례 때에 사주 단자나 채단을 겉은 다홍색, 안은 청색인 보자기에 싸는데, 이것은 청홍(靑紅) 보자기가 복을 부르는 매체이며, 복을 싸 두는 도구라는 데에 기인한다.
수보는 조각을 이어 만드는 조각보와 달리 많은 문양을 수를 놓아 만든 것이다. 나무와 꽃을 비롯하여 학, 봉황, 공작 등 상서로운 새와 나비, 풀벌레 등이 많이 사용된다. 이런 것을 보에 수놓은 까닭은 이들이 지닌 상징적 의미 때문이다. 민속에서 나무는 신성시되고, 꽃은 부귀영화를 누리는 부(富)를, 열매는 다복(多福), 다산(多産), 다남(多男)을 상징한다. 새나 나비는 기쁨과 복을 상징하고, 원앙은 부부 간의 금실을 상징한다. 따라서, 이러한 문양을 수놓은 수보 또한 초복의 도구임을 알 수 있다.
간직하려는 마음을 상징…
물건을 싸는 보자기는 푸는 행위보다는 싸는 행위가 강조된다는 점에서, 간직하려는 심리적 태도와 비밀로 하려는 마음을 상징한다. 조선 시대부터 우리나라에는 물건을 보자기에 싸서 메고 다니며 파는 봇짐 장수가 있었다. 보부상(褓負商)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의 이미지는 고전 문학에서 두루 나타난다. 그러나 현대 문학의 경우, 보부상의 이미지가 아니라, 봇짐을 이고 다니며 행상하는 여인들의 이미지가 주로 나타난다.
서양에서는 보자기가 물건을 싸는 의미로서보다는 무엇을 덮는 베일(veil)의 의미가 더 보편적이다. 특히 이슬람의 전통에서 베일로 덮는 것은, 이 세상과 격리시켜 혼자만의 내면에서 신과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집트에서도 베일은 신의 최상의 보호물로 인식되는데, 남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면서 남을 볼 수 있는 능력의 획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출처 한국문화 상징사전/동아출판사
글·사진 조영옥 기자
촬영협조 솝리(02-725-2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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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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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풍취, 茶를 생각나게 하는 다용도 격자 테이블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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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풍취, 茶를 생각나게 하는다용도 격자 테이블 만들기
집에서 할 수 있는 D.I.Y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테이블, 의자, 장식장, 우편함, 책꽂이, 책상, 침대, 화분 기타 등등. 장비와 어느 정도의 기술만 갖춘다면 웬만한 것은 가족과 함께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품목들이다. D.I.Y는 필요에 의해 만들고, 시간과 땀이 녹아 들어가기 때문에, 간단한 작품이라도 소중하지 않은 것 하나 없다. 다소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배우며 만들어 보도록 하자. 그리고 D.I.Y의 다양한 멋과 매력에 빠져 보도록 하자. 물론 가족과 함께 하면 기쁨은 배가 될 것이다.
디자인하기 → 자르기(재단기 사용) → 홈파기(루터 사용) → 홈따기(재단기 사용) → 샌딩(밸트샌더 사포번호 80 → 150번) → 격자 홈따기(재단기 이용) → 가조립 → 드릴링(이중비트 사용) → 다리부분 조립하기 → 격자 조립하기 → 상판만들기(격자 끼워넣기) → 한지 붙이기 → 상판조립하기 → 마무리 사포 → 마감하기(천연페인트사용)
1, 2, 3 자르기. 다리, 상판 격자, 측판, 상판 테두리로 사용될 부분을 치수에 맞게 자른다.
4 홈파기와 홈따기 할 부분 표시하기.
5 루터기를 사용하여 홈파기(깊이 10㎜×넓이 12㎜). 루터기 회전방향에 따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여 홈파기를 한다.
6 홈파기 한 모습.
7 홈파기한 나무의 깊이와 넓이에 맞게 재단기를 이용하여 홈따기 하기.
8 벨트(진동)샌더기를 이용한 샌딩 작업.
9 격자부분 홈따기 하기.
10 홈따기 완성된 모습.
11 본조립에 앞서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조립한다.
12 이중비트를 이용 나사못 박을 자리 드릴링하기.
13 드릴링이 끝나면 충전드릴을 이용 나사못, 목공본드로 다리부분과 측판을 조립한다.
14 다리부분 조립.
15 격자 조립하기.
16 조립된 격자부분에 테두리를 끼워 맞추기.
17 나사못을 이용하여 테두리 부분 조립하기.
18 완성된 격자 모습.
수림공방 엄기원 대표
D.I.Y 수림아트공방은 통원목과 천연페인트를 사용하여 나무 무늬결과 옹이가 살아 숨쉬는 가구, 집안 어디에 놓아도 품격이 넘치는 가구를 만듭니다. 내가 꼭 갖고 싶은 디자인 가구가 있다면 한번 도전하여 보십시오. 수림이 도와드리겠습니다.
문의 031-932-0157, www.sulimdi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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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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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증후군 걱정, 끝! (주)오스크, 가시광 응답형 광촉매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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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증후군 걱정, 끝!(주)오스크, 가시광 응답형 광촉매 시스템
지난해 SBS에서 새집증후군의 실태를 다룬 〈환경의역습〉은 다큐 프로그램이면서도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새집증후군이란, 건물의 건축 재료나 접착제에 함유된 휘발성유기화합물로 인해 오염된 실내 공기 때문에 일어나는 두통이나 현기증, 귀울림, 구역질 등의 증상을 말한다. 현재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인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크실렌, 벤젠 등의 유해물질에 오염된 공기와 세균, 진딧물,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6월,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경기도 용인시의 박모씨가 S아파트의 실내 오염물질 때문에 생후 7개월 된 딸이 심한 피부염을 앓았다며 1000만 원의 피해배상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 시공사는 박씨 가족에게 303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이처럼 새집증후군의 심각성이 확산되자, 정부는 ‘실내공기질관리법’을 제정해 실내 오염 물질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입주민에게 공고하도록 했다. 집을 지은 후 새집증후군을 예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집을 짓는 초기단계에서 막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축 건물의 실내 오염도 측정 결과는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보다 최고 10배 높게 검출되는 등 피해의 노출 빈도는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광촉매로 건강하고 쾌적한 실내를
새집증후군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주)오스크는 일본 에코디바이스사로부터 가시광 응답형 광촉매 시스템인 ‘블루액티브 EX-101’을 수입 시공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기존 광촉매와는 달리 실내의 광원, 즉 형광등이나 백열등, 백색LED만으로도 가시광 영역의 빛을 흡수해 새집증후군의 원인인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을 제거하고, 항균과 멸균, 냄새 제거, 아토피 예방, 해충으로부터 해방 등 건강한 실내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지로 가시광 응답형 광촉매 시스템의 진가는 여러 곳에서 입증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보라리 M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의철(36세)·박수연(30세) 부부는 요즈음 살맛 난다고 한다. 광촉매를 도포한 후 임의철 씨와 13개월 난 보엽 군이 아토피에서 해방됐기 때문이다. 임의철 씨는 과다 업무로 스트레스만 받으면 베갯잇을 진물로 적실 만큼 아토피가 심했다. 때문에 늘 부작용이 심한 스테로이드제를 끼고 살다시피 했다. 뿐만 아니라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보엽이가 발갛게 달아오른 살을 비비는 것을 보면서 늘 안타까워했다. 아토피는 유전된다기에 맘 고생도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그런데 광촉매를 도포한 후부터는 놀랍게도 부자(父子)가 나란히 아토피와의 전쟁에서 벗어났다. 한번은 광촉매를 도포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집진드기균 박멸업체에서 홍보 차 방문해 샘플을 채취했는데, 그 결과를 보고 놀라는 눈치였다. 광촉매를 도포했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되돌아갔을 정도다.
또한 서울 대치동의 박진희(47세) 씨는 가시광 응답형 광촉매 시공을 한 이후로 새 아파트에서 맡던 냄새들도 없어지고, 먼지도 잘 나지 않는다고 한다. 대전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김천수(45세) 씨도 인근에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인테리어를 하는 세대가 많은데,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가시광 응답형 광촉매 시공을 원하는 것에 놀랬다고 한다.
그러면 광촉매란 어떤 효과를 지녔으며, 왜 가시광선에 반응하는 2세대 광촉매가 나온 것일까? (주)오스크 오정훈 실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광촉매 시스템이란
촉매란 화학반응에서 자신은 변화하지 않으면서 반응 속도를 변화시키거나 반응을 개선시키는 물질을 말한다. 광촉매는, 촉매 작용이 빛 에너지를 받아서 일어나는 물질로, 일반적으로 태양광 중 자외선(10∼380㎚ : 나노미터)을 받아 물질 표면에서 강력한 산화반응을 일으키는 반도체 물질이다.
광촉매 반응에 사용하는 물질은 광학적으로 활성이 있으면서 부식이 없어야 하며, 생물학적으로나 화학적으로 비활성이어서 인체에 무해해야 한다. 이러한 광촉매 물질 중 제품화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인정된 것은 아나타제(Anatase) 결정상의 TiO2(이산화 티타늄)로 광촉매 기능이 우수하며, 특히 안전·무독성이 입증됐다.
이산화 티타늄은 빛과 반응하여 전자(e-)와 정공(h+)을 형성하며, 이렇게 형성된 전자와 정공은 강한 산화 및 환원작용에 의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유해물질을 끌어당겨 산화시킴으로써 공기 정화와 살균, 냄새 제거, 수질 정화 등의 효과를 나타낸다.
이처럼 이산화티타늄 광촉매 제품은 빛에 의해 반응하며 ‘빛+이산화티타늄 전자, 전공 형성 광분해 재생’의 사이클에 의해 영속적인 기능을 발휘한다. 따라서 제대로 된 광촉매 제품을 적용할 경우, 반영구적인 공기정화 작용(VOCs 제거 등), 살균작용(병원성 대장균, 황색 포도구균, O-157균 등 박멸), 냄새 제거 등의 효과가 있다.
형광등에 반응하는 2세대 광촉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광촉매 작용은 빛과 광촉매 물질이 만나서 유해물질을 분해하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광촉매 물질은 빛을 만나지 않으면 쇠붙이나 흙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이유로 광촉매의 1, 2세대 구분은 빛의 세기에 발현 가능한 광촉매 제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1세대 광촉매 : 380파장(㎚ : 나노미터) 이하의 자외선 파장을 에너지원으로 반응하는 제품으로, 널리 사용되는 제품이다. 이 자외선은 태양광에 포함된 광선이므로 실외에서는 확실한 효과를 발현하지만, 실내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2세대 광촉매 : 자외선을 받아야 반응하는 1세대 광촉매와는 달리 380파장 이하는 물론 형광등이나 백열등에서 나오는 광 영역인 400∼500파장(㎚) 범위의 가시광선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실내에서는 2세대인 가시광선 반응형 광촉매의 적용이 필요하다.
광촉매의 유해물질 제거 효과는
우리는 일상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된 채 생활하고 있다. 새집증후군으로 일컬어지는 실내 공기 오염 문제 등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광촉매를 이용한 역기능이 부각된 것도 사실이다.
학계에서 실험을 통해 “적합한 빛 에너지가 존재하고, 그 기능을 갖는 입자가 나노 사이즈(10억 분의 1m)의 미세 입자여야 하며, 광활성도 등 광촉매의 요구 기능을 가져야만 효과적 측면에서 탁월하다”고 증명한 바 있다. 다음은 이러한 요구 기능을 모두 충족했을 때의 광촉매제 효과다.
◆탈취효과 : 새집증후군의 주 원인인 포름알데히드나 휘발성유기물질 등에 대해 광촉매는 특유의 광 산화환원반응에 의해 이러한 물질을 흡착, 분해함으로써 뛰어난 악취 제거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담배나 음식 냄새 등 실내의 기본 냄새 제거 뿐만 아니라 2차오염에 대한 염려도 없다.
◆항균효과 : 집진드기균의 박멸 기능이 있어 아토피성피부염에 대한 효능도 있다.
◆공기 정화 : 공기 중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질소 산화물(NOx), 유황산화물(SOx) 같은 유해물질을 분해하여 제거,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
◆초친수성 : 광촉매를 도포한 표면은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흘러내리는 이른바 초친수성을 띤다. 이로 인해 표면의 오염 물질이 비나 물을 뿌릴 때 흘러내려 깨끗해지는 자정 효과가 있다. 일본의 모 건축자재업체에서 고층건물 유리에 적용한 제품이 국내 9시 뉴스에 소개된 바 있다.
광촉매 선정에서 시공까지
먼저 광촉매는 빛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므로 적용 장소가 실내(형광등이나 백열등)인지, 실외(태양광의 자외선)인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실외 태양광 아래 자외선에만 반응하는 1세대 광촉매와 실내 형광등, 백열등, 삼파장등에서 나오는 가시광선용 2세대 광촉매가 있기 때문이다.
입자 사이즈에서부터 촉매 기능, 활성도, 표면 도막 경도 등 기술성을 판단해야 한다. 그 판단의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똑같이 일본에서 직수입된 제품이라도 일본 광촉매협회(SITPA) 인증을 획득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광촉매 제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특허 등과 같은 광촉매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숙련도와 시공시방서에 맞는 장비 그리고 제품에 맞는 스프레이-건 등을 갖췄는지 시공성을 따져보아야 한다. 정규적으로 교육을 받은 시공 인력을 보유한 믿을 만한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실제 시공의 정밀도에 따라 광촉매 효과가 20퍼센트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田
자료제공 (주)오스크(02-578-6540(代), www.oskltd.co.kr)
정리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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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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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주택 짓고 삼대가 어울려 사는 경북 성주, 35평 단층 ALC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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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주거문화가 바뀌고 있다. 정부의 주도로 이뤄졌던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과는 달리 농민 스스로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 곳은 경북 성주군. 참외가 특산품인 성주는 곳곳에 개량형 농가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이곳에서 ALC블록 구조로 35평 단층 농가주택을 지은 박원일·정광숙 씨 댁을 찾았다.
ALC주택은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고유의 토담집을 현대에 그대로 옮겨 놓은 친환경ㆍ건강주택으로 단열ㆍ방음ㆍ내구성이 뛰어나다. 또 시공이 간편해 공기를 단축시켜 공사비도 다소 저렴한 편이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부자동네 만들어∼” 1970년대 동네어귀 확성기를 타고 흘러나오던 새마을운동의 노랫말 일부이다. 거두절미하고 당시 초가집 지붕에는 볏짚대신에 슬레이트나 기와가 올려졌다. 그후 세월이 흐르면서 이른바 새마을주택이 마치 농가주택의 전형처럼 받아들여졌다. 최근 그러했던 농가주택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근원지는 경북 성주군. 가야산의 맑은 기운과 낙동강의 비옥한 토지를 물려받은 성주는 금싸라기라 불리는 참외로 유명한데, 맛과 향이 좋아 그 명성이 해외까지 알려져 있다. 덕분에 성주는 경북 지역 농촌마을 중 가장 부유한 마을로 손꼽힌다.
경북 성주군에 들어서자, 사방이 온통 하얀 비닐하우스 물결이다. 곳곳에 개량형 농촌 경관주택들도 눈에 띈다. 주체들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 주도로 이뤄졌던 1970년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곳에서 만난 박원일(45세)·정광숙(38세) 씨 부부도 성주군 월항면 유월리에서 참외를 재배하고 있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채 흙내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정겨이 맞이한다. 예전 같으면 농한기였을 이즈음이 효자품목 참외를 재배하는 그에겐 농번기라며 즐거운 비명이다.
참외 농사 덕으로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운 두 부부는 얼마 전 개량형 농촌 경관주택을 마련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농지 중 200평을 대지로 전용하여 창고가 딸린 35평 단층 주택으로 지었다.
ALC로 지은 개량형 농가주택
건축주 박원일 씨는 지인(知人)이 인근에서 ALC(경량기포콘크리트)를 이용해 개량형 농가주택을 지은 것을 보고 맘에 들어 그 시공사를 찾았고, 첫 상담에서 곧장 계약을 맺었다.
대림ALC주택의 박찬구(37세) 대표는 ALC주택은 농가주택으로 안성맞춤이라며 그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ALC주택은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고유의 토담집을 현대에 그대로 옮겨 놓은 친환경·건강주택입니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가 자연스럽고, 단열·방음성 및 내구성이 뛰어납니다. 또 시공이 간편해 공기를 단축시켜 공사비도 다소 저렴한 편입니다.”
집은 단순하면서 밋밋하지 않게 앞으로 살짝 꺾고, 우측 부분을 1미터 가량 높게 들어올렸다. 외벽은 비둘기 색 드라이비트로 마감하고, 지붕은 좌측에 돌출한 박공으로 금속기와를 얹었다.
내부는 3대가 어울려 사는 점을 고려해 채 나눔을 하듯이 공간을 분리했고, 기존의 농가주택과는 달리 주 생활공간인 거실과 주방을 전면에 두고, 침실은 후면에 배치했다. 거실과 부부침실, 주방을 한곳으로 묶어 주부의 동선을 최소화하도록 배려했다. 또 농가주택인 점을 고려 현관문 이외에 후면에 창고와 연결되는 별도의 문을 설치했다. 현관문은 손님 전용이고, 농사일을 하는 건축주 부부와 부모님은 주로 후문을 이용한다. 농사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흙이 묻는데, 창고와 연결되는 중간 통로인 다용도실에서 묻은 흙을 씻고 실내로 들어서도록 고려한 것이다.
햇살이 풍부한 거실은 전면창 앞으로 농촌 풍경이 그대로 펼쳐져 있고, 가야산의 모양이 어렴풋이 들어온다. 박공라인을 그대로 살린 천장은 홍송 루바로 마감한 후 무늬목으로 인테리어를 했고, 코너 부분의 면은 부드럽게 처리했다. 내벽은 환타지아 핸디코트로 마감하고, 바닥은 강화마루를 깔았다.
안주인 정광숙 씨는 ALC주택에서 생활하면서부터 몸이 한결 가뿐해졌다고 한다.
“콘크리트 집에서 살 때보다 몸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아요. 냄새도 없을 뿐 아니라 방음이나 단열도 좋고, 특히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좋아요. 한편 실내가 좀 더 넓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이 정도로도 만족합니다.”
농촌경제, 미래는 있다
건축주 가족은 조상 대대로 성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현재 5000평의 참외농사와 1만6000평의 벼농사를 짓고 있다. 참외는 하우스 촉성재배로 3월부터 10월까지 연중 생산이 가능하다. 덕분에 1년 내내 농한기가 없을 정도로 바쁘지만, 고소득을 올리는 효자품목이다. 특히 박원일 씨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을 실현하고 있는데, 참외로 만든 식초를 이용해 진드기를 퇴치하고 있다.
“참외로 만든 식초를 이용한 유기농으로 재정경제부로부터 실용실안 등록을 받았습니다. 만일 제 이름으로 납품된 상품에서 농약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실용실안 등록이 취소될 뿐 아니라 1000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그만큼 제 상품에 공을 들이고 있고,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습니다.”
박원일 씨의 상품은 당도가 높고 신선도가 뛰어나고, 서울의 대형 마트나 백화점 등과 직거래를 하고 있을 정도로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있다. 박 씨는 또 향기 나는 쌀로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쌀 수입이 완전 개방되면 특별한 뭔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 스스로 개발한 제품이다. 앞으로 박씨는 집 주변의 마당과 조경을 알차게 가꾸고, 지역경제의 활성화 및 영농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건축주 부부와 얘기를 나누다 보니 심훈의 소설 《상록수》가 떠오른다. 농촌계몽운동에 앞장섰던 주인공 박동혁과 채영신이….
설계·시공사 인터뷰
“현대의 세라믹 자재인 ALC블록으로 농촌의 주택문화를 바꾸겠습니다.”
대림ALC주택의 박찬구·최종진·전진국 대표. 이들은 ALC주택은 농가주택으로 적당하고 판단, 2001년도에 ALC를 전문으로 하는 대림ALC주택을 설립하고 대구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ALC(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란 밀도가 350~1100㎏/㎥인 고온, 고압에서 증기 양생한 물에 뜨는 기포콘크리트로 땅에 묻으면 비료로도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소재이다. 따라서 이를 주택 자재로 활용할 경우 단열성 및 내화성이 뛰어나 냉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고,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어 공사비도 줄일 수 있다. 대림ALC주택은 ALC 전문 주택 시공으로 농촌의 주택문화를 바꿔나가겠다는 당찬 의지를 내포했다.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성주군 월항면 유월리·건축형태 : ALC주택·부지면적 : 800평·건축면적 : 35평·외벽마감 : 드라이비트·내벽마감 : 핸디코트(환타지아), 합지·천장마감 : 루바(홍송), 무늬목·지붕마감 : 금속기와·바 닥 재 : 수입산 강화마루·창 호 재 : 알루미늄 하이새시·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식수공급 : 지하수 30m
● 설계·시공 : 대림ALC주택(053-801-4460, www.alcd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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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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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피어나는 용인 미다스 전원마을 內 54평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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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심을 떠나 호젓한 전원 속 풍경에 살고 싶어하는 마음은 도시인이라면 대부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정만큼은 쉽게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근영 씨는 우연한 기회에 전원으로 이주를 결심하고, 직접 집 짓는 시공 과정 교육을 받는 등 적극적인 준비를 한 경우다.
2년 전, 서울로 출퇴근이 용이한 지역에 부지를 구입하고, 4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전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건축주 부부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보았다.
박근영 씨의 전원생활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시작됐다. 부부가 함께 춘천을 지나던 길에 스치듯이 서종면에 위치한 전원주택을 보았고, 우리도 저런 집에서 한번 살아봤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하게 된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이들 부부는 그저 막연히 전원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부지를 알아봤지만, 공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는 매우 철저한 준비를 했다. 건축주가 직접 스틸하우스의 시공 교육을 받고, 내부 인테리어도 대부분 직접 진행했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2003년 3월부터 2주간 스틸하우스 시공 교육 34기 대표를 맡았고, (주)경기스틸의 조준우 실장을 만나 시공사를 선택하는 인연으로까지 이어졌다. 자신이 살 집을 알아보고, 짓는 과정을 다 볼 수 있다면, 집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건축주의 말이다. 건축주 부부는 각각 서울의 강남 지역과 인덕원 부근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따라서 부지를 선택하는 데 있어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가 첫 번째 기준이 됐다. 박근영 씨는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일대를 비롯해 화성 등지를 둘러보는 데 7개월 가까운 시간을 들였고, 지금의 용인시 원삼면에 있는 ‘미다스 전원마을’을 알게 됐다. 월요일이면 조금 정체되는 걸 빼고는 출근 시간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공간별 특징을 살린 인테리어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는 건축주는 실내 마감을 비롯해 전체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직접 진행했다. 거실에는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영화감상을 겸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서재는 부부가 나란히 앉아 사용하도록 책상을 배치하고, 2층의 휴식공간은 높은 천장의 특성을 살려 천창을 설치하는 등 공간별로 포인트를 준 것이 특징이다.
거실의 경우 빔-프로젝터의 설치를 염두에 두고 구조공사를 진행했다. 영화 및 음악감상에 조예가 깊은 건축주는 방음 효과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었다. 음의 일부는 남게 하고, 일부는 반사시켜야 하는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천장은 우물천장으로 홈을 만들고, 앞 벽면에는 어쿠스틱 보드라는 흡음제를 설치했다.
부부가 사용하는 안방에는 드레스룸과 욕실을 배치해 이동을 최소화 하는데 편리함을 주었으며, 욕실에는 매립형 욕조를 설치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부에는 그림과 화분, 부분조명 등을 설치해 전시장의 한 부분을 연상케 한다.
빔-프로젝터를 설치한 거실은 음의 일부는 남게 하고, 일부는 반사시켜야 하는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천장은 우물천장으로 홈을 만들고, 앞 벽면에는 어쿠스틱 보드라는 흡음제를 설치했다.
자연과 이웃에서 얻는 ‘덤’이 두 배
전원에서 사는 것은 처음이라는 건축주는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다. ‘전원으로 이주한 후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여러 행동에 따르던 제약이 없어진 것과 아름다운 주변 풍경을 꼽았다.
“아파트에서 살 때는 아이들이 뛰기라도 하면, 아래층 사람이 신경 쓰여 ‘뛰지 마라’, ‘뭐 하지 마라’라는 말을 자주 했어요. 이곳에서는 그러한 제약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집에 놀러온 아이들이 맘껏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건강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아침이면 용담저수지의 물안개가 마을 안까지 흘러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풍경도 전원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고요.”
단지 내에 위치한 집이라, 원주민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는 드물지만 옆집, 아랫집, 윗집 간의 교류는 활발한 편이다. 마을 내에서 매달 한 번씩 반상회를 진행하는데 직접 참여를 하고 있어 각 집의 상황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건축주는 바로 앞집의 노부부에게서 텃밭 가꾸는 방법을 톡톡히 배우게 된 것이 전원생활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한다. 앞집의 노부부는 근처에 있는 용인장이나 백암장에 갈 때면 씨앗이나 약품 등을 하나 둘 더 사다주었고, 건축주도 열심히 부부를 따라 약을 치고, 잡초를 뽑다 보니 풍성한 수확물을 안게 됐다. 지난해에는 60포기 정도의 배추를 심고 가꿔 직접 김장까지 하고, 2평 남짓한 공간에 뿌린 상추는 건축주 부부가 먹고도 너무 많은 양이 남아 집을 찾은 손님들에게 정성껏 건네기도 했다.
텃밭 가꾸는 재미에 빠져 주말을 이용해 한꺼번에 장을 보는 것 정도는 불편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단다. 간혹 전원으로 이주를 한 후다시 도시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가족간의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탓도 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그러한 마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나가 돼 전원생활의 여유를 맘껏 누리고 있다. 田
■설계·시공사 인터뷰
자재 리사이클링이 높은 편
조인환
집을 짓다보면,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폐건축물을 처리하는 것도 큰 문젯꺼리다. 하지만 스틸하우스는 기본 골조를 100퍼센트 재사용할 수 있기에(자재 리사이클링) 친환경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채의 집을 짓는 데에 사용되는 철의 무게는 적게는 7∼8톤에서 20톤까지 들어가지만, 이러한 골조를 다음 세대에서 그대로 재사용할 수 있다. 100년을 내다보고, 미래의 후손들에게 미리 집터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틸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공법 자체가 오픈돼 있다는 것이다. 골조 도면만으로 감리가 가능할 만큼 자세한 정보가 기재돼 있으므로, 건축주는 시공사에게 그러한 도면을 요구하고, 충분한 확인작업을 거쳐야 한다. 구조 검토가 확인된 골조 도면을 제시할 수 있는 시공사라면 공사를 맡겨도 되는 기준이 된다고 본다.
글·사진 조영옥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좌항리·대지면적 : 168평·연 면 적 : 54평 (1층 36평, 2층 18평)·건축형태 : 스틸하우스·지붕마감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인조석·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천연페인트·천장마감제 : 천연페인트·바닥마감재 : 온돌마루·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급 수 : 지하수
■시 공 : (주)경기스틸(031-294-4704, www.steelhous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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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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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의 비경을 품에 안은 대구 달성군 3층 132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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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둘러싸고 있는 두 명산이 있다. 바로 비슬산과 팔공산이다. 조창대·곽영희 씨 부부는 노후를 자연과 더불어 편안하게 보낼 맘으로 비슬산 기슭 양지바른 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집은 380평의 부지에 지하층 40평, 1층 51평, 2층 34평, 3층 7평을 합쳐 총 132평에 이르는 2″×4″ 경량목조주택으로 지었다. 내부는 시원스럽고 웅장하면서도, 서까래나 보 등 각종 원목 구조재를 그대로 노출시켜 따뜻하고 화사한 느낌이다.
대구에서 팔공산과 쌍벽을 이루는 명산 중 명산으로 꼽히는 현풍 비슬산 가는 길로 접어들어 10분쯤 들어서면 양리가 나온다. 말 그대로 양지바른 마을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이곳에서 비슬산 쪽으로 가다 보면 목조주택 한 채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다소곳하게 자리한다. 조창대(60세)·곽영희(59세) 씨 부부가 노후를 자연과 더불어 편안하게 지내려고 지은 보금자리다.
건축주 부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원생활을 해왔다. 밀양시 얼음꼴이라는 마을에서 임야 6000평을 마련, 450평을 대지로 전용하고 1층은 철근콘크리트로, 2층은 통나무로 집을 짓고, 사슴을 기르며 살았다. 그런데 차차 나이가 들수록 고향 산천과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고.
“밀양 얼음꼴에서 10년 동안 살면서 나름대로 정이 많이 들었는데 회귀본능이라고 할까요. 나이를 먹을수록 고향산천과 사람들이 그리워지더라고요. 그래서 노년을 고향에서 보낼 요량으로 새롭게 전원생활을 준비하기로 했죠.”
배산임수 지형에 자리잡은 집
건축주는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서 새롭게 전원생활을 시작하기로 하고 부지를 찾아 나섰다. 부지는 예상외로 쉽게 마련했다. 2년 전 첫 방문 때 밭일을 하던 주민에게 ‘집 짓고 살 만한 마땅한 땅이 없냐’고 물었는데, 그것이 인연인지 필연인지 그 밭이 지금의 부지가 됐다. 그 주민은 밭의 일부를 팔기를 원했고, 건축주 또한 부지가 맘에 들어 384평을 평당 25만 원에 구입했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앞으로 계곡이 흐르는 양지바른 부지였다.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풍경과 배산과 임수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그곳은 건축주가 초등학교 때 소풍가서 보물찾기를 하며 놀던 곳이라고 한다.
“집은 망설임 없이 목조주택으로 정한 상태였습니다. 주택 관련 전문 잡지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수차례 박람회를 방문하며 집 지을 준비를 꾸준히 해왔고요. 가급적 나무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집을 짓고 싶었습니다.”
건축주는 원래부터 나무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특히 나무의 그윽한 향과 친근하고 따뜻하고 온순한 느낌이 좋았다고 한다. 시공은 전문잡지를 통해 알게 된 ‘상림건설(주)’에 맡겼다. 건축주는 거실은 시원스럽게 높여 넓게 하고, 서까래나 보 등 구조재를 크게 쓰고, 다락방을 두되 거실에서 계단을 타고 들어가는 구조로 만들 것 등을 주문했다. 시공사는 이를 최대한 반영, 2004년 4월 착공해서 그해 12월 완공과 동시에 입주했다.
집은 384평의 부지에 지하층 40평, 1층 51평, 2층 34평, 3층 7평을 합쳐 총 132평에 이른다.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과 시더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지붕은 2개의 뻐꾸기 창으로 포인트를 준 박공으로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따뜻하고 화사한 실내 연출
내부는 1층은 20평짜리 2개의 객실을 갖춘 펜션으로 구성했고, 주 생활공간은 2, 3층에 두었다. 바닥면적은 51평으로 넓은 편인데도 덱을 30평 정도로 넓게 내어 공간을 여유롭게 배치했다. 1층 2개의 객실은 욕실과 주방가구가 딸린 거실과 큰 방으로 10여 명 정도가 이용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넓게 구성했다.
2층은 거실을 중심으로 욕실과 드레스룸을 갖춘 안방과 공용욕실, 손님방, 식당 겸 주방, 다용도실로 배치했다. 박공라인을 살리고 지붕까지 시원스럽게 튼 거실은 웅장하면서도 따듯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천장과 내벽은 원목 루바로 마감하고 원목 구조재를 그대로 노출시켜 화사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거실 모서리의 노출형 벽난로는 보조 난방 기능뿐 아니라 주난방 기능까지 겸하는 기능성 제품으로 설치해 활용도를 높였다. 전면창과 함께 채광을 위해 설치한 까치창과 원형창으로 따스한 햇살이 풍부하게 들어와 추운 날씨인데도 자연난방만으로도 훈훈하다. 주방 겸 식당은 편리성과 기능성을 고려해 간이주방과 세탁실을 배치했다. 안방 옆 벽면으로 낸 계단을 오르면 건축주의 서재인 3층 다락방이 나오는데, 2층 거실이 내려다보여 거실에서 이어지는 느낌이고, 거실 고측 창을 통해 맑은 햇살이 들어와 따스하다. 거실을 통해 발코니로 나서면 비슬산의 절경이 한눈 가득 들어와 풍성한 전원생활을 누리는 데 손색이 없다.
널찍한 마당 또한 운치 있고 정갈하게 꾸며놓았는데, 대문부터 현관으로 이르는 길에 깔아놓은 맷돌 징검다리 하며, 소나무와 조경석 그리고 장독이 조화를 이룬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여유로움
“전원생활의 멋과 맛은 직접 경험해야 알 겁니다. 맑은 공기와 물 좋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마음이 편해지고 가슴도 깊어지고… 전원생활의 장점은 입이 마르고 닳도록 설명해도 끝이 없습니다.”
건축주 부부는 여유와 조건이 된다면 누구나 전원생활을 경험해 볼 것을 권한다. 몸으로 느껴 봐야 그 참맛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전원생활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려움도 많았다. 손가락 관절염이 걸릴 정도로 풀과의 전쟁을 벌여야 했다. 결국 싸움에서 이겼고, 전리품으로 무공해 채소를 맛보는 성취감을 달성했다.
부부는 이젠 도회지에서는 답답해서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전원생활에 익숙해졌다. 앞으로 봄이 오면 야생화와 조경수로 정원을 가꾸고, 주변 사람들에게 골고루 유기농 채소를 나눠줄 수 있도록 텃밭을 보다 풍족하게 가꾼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삶엔 넉넉함과 여유로움이 배어있는 듯하다. 田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면 양리·부지면적 : 384평·대지면적 : 384평·연 면 적 : 132평(지하층 40평, 1층 51평, 2층 34평, 3층 7평)·건축형태 : 2″×4″ 경량목구조·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 시더 사이딩·지붕마감재 : 아스팔트 슁글·내벽마감재 : 원목 루바, 실크벽지, 타일·천장마감재 : 원목 루바·바닥마감 : 강화마루·창 호 재 : 시스템창호·식 수 : 지하수·난방시설 : 기름보일러+벽난로·시공기간 : 2004년 4월~12월·건 축 비 : 총 3억2900만 원(평당 302만원) 지하층 별도
■설계 : 천우건축사무소
■시공 : 상림건설(주) 055-324-0488, www.sanglim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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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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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평수보다 한층 넓어 보이는 광주 45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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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목동의 45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시더 베벨사이딩에 아스팔트 슁글을 인 이 집의 외벽은 2′×6′, 내벽은 2′×4′ 그리고 장선은 2′×12′ 구조재를 사용했다. 여러 개의 모임지붕과 꺾임 면만으로도 시공 과정이 만만치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망을 위해 전망창을 진입로를 피해 시야가 탁 트인 동쪽에 냈으며, 사생활 보호를 위해 남쪽의 입면을 낮추고 산 쪽을 2층으로 높였다. 이 집은 공용공간과 작업공간은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독립공간은 중후함이 느껴지도록 꾸몄다. 또한 각기 다른 천장고를 활용해 일체감과 개방감 그리고 안정감을 추구한 게 특징이다.
전원주택의 좌향(坐向)을 결정짓는 요소로 하루종일 햇살 가득한 ‘남향’과 시원스럽게 펼쳐진 자연을 만끽하는 ‘조망’을 꼽는다. 남향과 조망, 이 두 가지를 겸하여 좌향을 정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자투리땅조차 구하기 힘든 이즈음이고 보면 모두를 충족시켜 주는 땅은 흔치 않다.
분당 신도시와 산 하나를 사이에 둔 경기도 광주시 목동의 전원주택. 언뜻 보아도 동쪽으로 터진 데에다 양옆이며 뒤가 야산으로 가로막인 터라 남향과 조망 가운데 하나를 포기했을 법하다. 땅이란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진가를 발휘한다고 했던가. 김병국(67세)·곽영자(60세) 부부의 45평 경량목조주택이 앉혀진 이 땅이 그러하다. 동쪽으로 치솟은 산세를 굽어보는 전망을 끌어안았으면서도 동틀 녘뿐만 아니라 뒷산에 뉘엿뉘엿 땅거미가 깔릴 때까지 집안 가득 햇살이 넘실거린다.
김병국 씨는 천직(天職)이라 여기고 생을 불태웠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서, 오래 전에 사두었던 이 땅 3000평 가운데 1500평을 2년 넘게 다듬어 시쳇말로 ‘금싸라기 땅’으로 만들었다. 조망권은 물론이고, 각 필지별로 높이 차를 둠으로써 프라이버시까지 확보했다. 볼품 없는 야산이 쓸모 있는 땅으로 거듭나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진입로가 길어 토지 소유자들에게서 일일이 ‘토지사용승낙서’를 받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심지어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하기까지 했으니까요. 비좁은 길을 넓히고 포장을 하면 그 주변 땅까지도 혜택을 받는데도 말입니다. 면식(面識)을 익힌 지금에야 이웃사촌하며 지내는 사이지만 말입니다. 진작에 먼저 수인사를 나눴으면 그런 일도 없었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게 해서 1차로 1500평을 200∼250평씩 6필지로 분할을 했다. 현재 단지 이름은 정하지 않은 상태이고, 평당 분양가 역시 실제로 거래를 해봐야 알겠다고 한다. 김병규 씨는 “단지 우측은 종중(宗中) 소유의 선산이고, 좌측은 통일교 소유라 개발 가능성이 없기에 세월이 흘러도 주변 경관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귀띔한다.
조망 확보와 사생활 보호를 동시에
설계와 건축 관리(C.M : Construction Management)를 담당한 (주)풍산우드홈에서는 땅이 지닌 넉넉한 기운과 하늘에서 내리쬐는 풍부한 기운을 집 안팎으로 한껏 담아냈다. 250평 부지를 정화조시설과 텃밭, 집터 이렇게 3단으로 나눔을 했다.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시더 베벨사이딩에 아스팔트 슁글을 인 이 집은 45평(1층 31평, 2층 14평) 목조주택이다. 외벽은 2′×6′, 내벽은 2′×4′ 그리고 장선은 2′×12′ 구조재를 사용했다.
좌측에서 계곡이 흐르는 우측으로 경사를 이루며 오르다가 한곳에서 만나는 여러 개의 모임지붕과 꺾임 면으로 인해 입면이 리드미컬하다. 폭 6미터의 진입로에서 바라보면 밤나무 무성한 우측 산자락을 향해 한쪽 날개를 쳐든 형상이다. 시공 관리뿐만 아니라 설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주)풍산우드홈의 김창근 대표.
“전원주택은 조망이 우선돼야 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주 전망창을 진입로 변인 남쪽이 아닌 시야가 탁 트인 동쪽에 냈습니다. 또한 조망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남쪽의 입면을 낮추고 산 쪽을 2층으로 높였습니다.”
이 집은 워낙 오밀조밀해 시공비는 차치하고라도, 공정(工程)이 만만치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개방감을 살린 효율적인 공간 배치
이 집 내부에는 중복도형으로 대리석이 깔린 현관을 기준으로 좌측 전면에는 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이용하는 거실이, 후면에는 식당과 주방,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전면으로 튀어나온 거실은 보이드(Void)로 처리하여 개방감을 살렸으며, 전면창과 그 위의 하프 라운드 창 그리고 남쪽 창으로는 풍부한 햇살이 들이친다. 벽면과 천장은 체크무늬 벽지와 루바로 마감을 하고, 바닥에는 원목마루를 깔았다. 식당은 다각형으로, ‘ㄷ’자로 싱크대를 배치한 주방은 반자로 천장의 형태를 달리해 구분했다. 식탁에 앉은 눈높이에서 삼면의 경치를 조망 가능한 식당에서는 주방과 다용도실을 통해 뒷문으로, 또 전면의 넓게 펼쳐진 덱으로 나가도록 한 것으로 보아 주부의 동선을 고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한편 거실과 식당 앞을 두른 덱은 13평이지만 밖으로 15도 정도 기울여 한결 넓어 보이는 데다가 의자까지 설치해 눈길을 끈다.
그리고 현관 우측 전면에는 파우더-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을, 후면에는 공용 욕실과 보일러실을 배치했다. 특히 욕실이 눈길을 끄는데 공용 욕실은 샤워부스의 바닥을 낮춰 물이 튀지 않게 했으며, 목재 블라인드를 설치한 안방 욕실은 욕조에 누워 삼면의 경치를 조망하도록 했다. 한편 계단실을 활용한 수납공간이 돋보이는데 다용도실 쪽에는 드럼세탁기 자리를, 욕실 옆에는 옷방을 마련했다.
2층으로 오르면 차(茶)를 좋아하는 건축주를 위한 다실(茶室)이 자리한다. 이곳 난간 너머로 1층 거실이 한눈에 바라보이며, 그 위로 하프 라운드 고측창을 내 풍부한 햇살을 끌어들였다. 욕실을 사이에 두고 자리하는 두 개의 방은 독립 세대가 살기에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전면 나무방은 루바로 벽체와 천장을 마감해 은은한 목향(木香)이 감돈다. 발코니에 놓인 티-테이블에서는 전원의 운치를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인 곽영자 씨는 전망도 빼어나 이 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으로 꼽는다.
이 집은 공간별로 마감재를 달리해 공용공간 및 작업공간은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독립공간은 중후함이 느껴지도록 꾸몄다. 한편 트인 부분이나 막힌 부분의 천장 높이를 달리하면서도 동일한 마감재를 사용함으로써 일체감과 개방감 그리고 안정감을 추구했다.
자연과 집이 지닌 마력
곽영자 씨는 분당 아파트에서 살다가 이 집으로 이주한 후부터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손님을 맞느라 분주하기만 하다.
“이 집에 온 사람들은 공기 좋고 물 맑고… 마치 강원도 산속 같다며 굳이 돈을 들여 강원도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좋아합니다. 분당에 사는 큰아들은 여기 물이 약수보다 좋다며 매일 같이 운동 삼아 들를 정도니까요. 무엇보다 단열성이 맘에 드는데, 아파트보다 따뜻하게 지내면서도 지난 20일치 심야전기보일러 비용이 8만 원 밖에 안 나왔습니다. 거기다가 창까지 많이 내 한겨울에도 목덜미가 따뜻할 정돕니다.”
곽영자 씨는 이곳으로 이주한 처음에는 벽만 바라보고 사는 줄 알았단다. 그러나 하루하루 지내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사람을 낙천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분당 아파트에서 살 때보다 자식과 친구들의 방문이 부쩍 잦아졌다고 한다.
전원으로 이주 후, 성격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건축주 부부를 통해 자연과 그에 어울리는 집이 지닌 묘한 마력을 생각해 본다.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도시생활에서 잃어 가던 본연지성도 자연의 품안에서는 되살아나는가 보다. 하물며 자연 속에 자리한 전원주택에서 약간의 노동과 여유를 곁들인 삶이고 보면, 그것이 순백의 색으로 성큼 다가오는 게 아닐까? 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광주시 목동·건축형태 : 경량 목조주택(2″×6″, 2″×4″)·부지면적 : 250평·연 면 적 : 45평(1층 31평, 2층 14평)·지붕모양 : 모임지붕·지붕마감재 : 아스팔트 슁글·외벽마감재 : 시더 베벨사이딩·내벽마감재 : 원목 루바 및 실크벽지·천장마감재 : 원목 루바 및 실크벽지·바닥마감재 : 온돌마루·창 호 재 : 시스템 창호·식수공급 : 지하수·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CM : (주)풍산우드홈(02-2149-8116) www.woodho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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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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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넓고 향과 조망 좋은 강화 38평 단층 황토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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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식 씨는 전원에서 여유롭게 살 것을 맘먹고, 건강을 고려해 목구조 황토집을 지었다. 180밀리미터 뉴질랜드 산 소나무로 뼈대를 세우고 황토벽돌(18×30×17㎝)로 조적한 후 로그사이딩으로 마감했다.
거실은 전면과 후면의 경관을 모두 감상하도록 앞뒤로 전면창을 설치했고, 부엌은 거실에서 정면으로 보이지 않도록 안쪽에 배치했다. 방바닥에는 장판을 깔고, 벽지는 대나무 한지를 발라 고풍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깔끔하게 정리된 넓은 잔디마당의 전면과 부엌 쪽에 덱까지 설치하여 정갈하고 소담스럽게 꾸며놓았다.
강화군 양사면 덕하리에 자리한 38평 단층 목구조 황토주택을 찾았다. 이윤식(59세)·한웅희(61세)부부가 자연을 가까이 하며 건강한 삶을 누리고자 새롭게 마련한 집이다. 건축주 이윤식 씨는 젊어서는 콘크리트 집에서 살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시골이 그리워졌다고 한다.
“대부분을 도회지에서 살아왔지만 나이가 들수록 흙과 나무, 자연이 그리워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도시를 쉽게 떠날 수 없었고, 맘속으로만 전원을 그리워했는데, 건강도 나빠지고 해서 전원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윤식 씨는 전원에서 살기로 맘먹은 후, 어디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까 고민했다. 첫 번째로 떠오른 곳은 강원도였다. 갈 수는 없지만 고향인 북한과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 여건과 맞지 않아 포기해야만 했다. 두 번째로 떠오른 곳은 강화도였다. 자연환경도 좋았지만, 남편의 출퇴근도 가능하고 시부모가 거주하는 김포하고도 가깝다는 게 맘에 와 닿았다.
강화도로 입지를 정하고 부지 마련에 나섰다. 발병이 날 정도로 강화도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수개월을 다닌 끝에 2001년 여름, 지금의 부지인 임야 600평을 평당 15만 원에 구입했다. 그리고 곧장 집 지을 준비에 들어갔다. 지인들의 권유에 따라 건강에 좋다는 목구조 황토집을 짓기로 했다. 설계는 직접 했고, 시공사는 남편의 고향 후배가 운영하는 초원황토로 결정했다. 2003년 6월, 첫 삽을 뜬 지 5개월 만에 정갈한 집이 앉혀졌다.
정갈하게 꾸며 놓은 집
197평의 대지에 건평 38평으로 지은 단층 황토집. 얼핏보면 통나무집처럼 보이지만, 180밀리미터 뉴질랜드 산 소나무로 뼈대를 세우고 황토벽돌(18×30×17㎝)을 쌓은 후 로그사이딩으로 마감한 목구조 황토집이다. 지붕은 우측을 돌출시킨 맞배지붕으로 국산 홍송으로 서까래를 얹고 황토 모르타르를 바른 후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했다.
내부 구조 역시 입면만큼이나 단순하게 구성했다. 부부가 거처하기에 적합한 구조인데, 그윽한 목향과 함께 대들보 위에 주렁주렁 걸어놓은 메주가 인상적이다. 황토집의 높은 탈취력 때문일까, 아니면 목향이 강해서일까? 신기하리만치 메주 냄새가 나지 않았다.
거실을 중심으로 각 실을 연결시켜 놓았는데, 평상시엔 넓기만 하던 것이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이 모두 모이면 좁게만 느껴진다고. 거실은 지붕의 박공 라인을 살려 오픈 처리함으로써 넓게 구성했다. 보와 서까래 및 각종 구조재는 자연스럽게 그대로 노출시켰고, 전면과 후면의 경관을 모두 감상하도록 앞뒤로 전면창을 냈다.
주방은 거실에서 이어지면서도 보일 듯 말 듯 안쪽 깊숙한 곳에 배치했다. 손님들이 찾아왔을 때 주방에서 일하는 주부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건축주가 각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다. 주부의 동선을 최소화해 다용도실과 세탁실을 주방 옆에 두었다. 방은 채광을 고려해 창을 크게 냈으며, 벽지는 대나무 한지를 발라 고풍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밖에 깔끔하게 정리된 넓은 잔디정원의 전면과 부엌 쪽에 덱까지 설치하여 정갈하고 소담스럽게 꾸며놓았다. 마당 오른쪽의 제법 크고 잘생긴 소나무와 그 아래에 놓인 고인돌 탁자는 쉼터로는 더없이 좋아 보인다.
자연과 더불어 건강한 삶
건축주는 자연과 가까이 살다보니 자연스레 마음의 여유가 생겨 편안해졌다고 한다. 또 흙을 밟으며 텃밭을 가꿔서 그런지 평상시 발바닥에서 열이 나던 것이 말끔히 사라졌다고. 그리고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누구에게나 공기 좋은 곳에 황토집을 짓고 살아갈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가급적 입지는 생활 여건을 감안해 모(母)도시에서 가까운 곳을 택하고, 부지는 길에 멀지 않으면서 남향을 구입할 것을 권한다. 또한 반드시 텃밭을 가꾸라는 것. 운동이 될 뿐만 아니라 흙을 직접 만지고 밟으면 건강에도 좋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한다.
앞으로 건축주는 고향과 가까운 강원도 철원에 황토집 펜션을 지을 계획이란다. 그곳에서 자연과 흙을 보다 가까이 하고 도회지 생활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할 거라고. “물 맑고 공기 좋은 깊숙한 자연 속에서 지금의 집보다 훨씬 더 멋진 흙집을 짓고 펜션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곳에서 온갖 종류의 야생화와 조경수로 마당을 아름답게 꾸미고, 텃밭엔 무공해 채소를 가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줄 계획입니다.” 田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조영옥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덕하1리·부지면적 : 600평·대지면적 : 197평·건축면적 : 38평·건축구조 : 목구조 황토·지붕모양 : 맞배지붕·지붕마감재 : 아스팔트 슁글·외벽마감재 : 로그사이딩·내벽마감재 : 황토모르타르+한지 벽지·바닥마감재 : 황토모르타르 미장, 강화온돌마루·천장마감재 : 서까래(국산 잣나무), 루바(국산 미송)·급 수 : 지하수·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시공기간 : 2003. 1 ∼ 2003. 6
■시 공 : (주)초원황토 (031)987-7322www.cwhou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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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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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만난 사람] 하늘 밭에서 그림 농사짓는 최용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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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밭에서 그림 농사짓는 최용건 화백
상자연(賞自然), “자연을 매개함으로써 도의(道義)를 기뻐하고 심성(心性)을 길러서 성정(性情)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자연을 향하는 마음이 불치의 병이 되어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강원도 인제군 두메산골로 들어가 하늘 밭을 일구는 이가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대성고 교사와 공주대, 강원대에서 강의를 했으며, 개인전과 단체전, 국제전에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중견화가 최용건(57세) 화백이다.
“기왕에 시골살이를 할 바에야 산꼭대기로 올라가고 싶었다”는 최용건 화백의 내린천 ‘하늘 밭 화실’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서2리 봉덕동에 자리한다. 인제에서 내린천 하류에 가로질러 놓인 합강교를 건너 현리 쪽으로 핸들을 꺾자, 한 무리의 아이들이 강 얼음판 위를 미끄러져 달린다. 이제는 한겨울에도 보기 힘들어진 썰매 지치는 모습을 뒤로하고, 내린천을 거슬러 오르자 강줄기는 두 갈래로 갈린다. 이곳 기린면 현5리에서 방태천 줄기를 끼고 달리다가 나오는 서리교를 건너 내린천가든을 마주보고 우회전하여 굽이굽이 난 산길을 따라 3킬로미터 정도 올라서야 하늘 밭 화실에 닿았다. 하늘을 향해 내리 치닫기만 하는 길……. 잊을 만할 즈음 쉬엄쉬엄 나타나는 농가가 아니었다면, ‘혹여 중간에 길을 잃은 건 아닌지’ 하는 의아심과 조급증에 그만 길을 돌렸을지도 모른다.
하늘 밭 화실은 단순함과 중후함 그리고 훈훈함마저 느껴지는 순백의 모습이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자, 손에 잡힐 듯한 운이덕 저 너머로 품을 넉넉히 벌린 설악산 대청봉과 가리봉, 점봉산 등의 고산준령이 시야 가득 펼쳐진다. 저 아래 산자락을 헤집고 흐르는 내린천이 동적(動的)인 곳이라면, 산자락에 포근하게 감싸인 채 하늘을 인 듯한 이곳은 세상사 시름일랑 훌훌 벗어 던진 채 침잠(沈潛)에 젖게 하는 정적(靜的)인 곳이다.
유토피아는 일상 속에 있다
주변 경관에 취하여 멈칫거리는 사이, 인기척을 듣고는 수수한 차림에 수염을 듬성듬성 기른 최용건 화백과 그를 따라 부인 안복실(53세) 씨가 나왔다. 안내를 받아 들어간 하늘 밭 화실은 59.5평 복층 경량기포콘크리트(ALC) 건물로 1층에는 16평 작품 전시실과 길손을 위한 두 개의 아담한 방이, 2층에는 침실과 거실, 작은 방 그리고 작업실이 자리했다.
최 화백은 “라다크 양식으로, 복잡하고 꼬이는 건 싫어 심플하게 지었다”고 한다. 라다크는 인도 북서부인 파키스탄 접경지, 히말라야 언저리에 자리하며, ‘작은 티베트’라고도 불린다. 최 화백 부부는 행복의 참 의미를 찾고자, 또 무기력하게 해체되어 가는 영혼과 육신이 활기를 얻어 소생할 수 있으리란 믿음에서 2003년 3월부터 1년간 라다크에서 생활했다. 겸허와 검약 정신으로 불편과 가난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라다키들과 함께……. 최 화백은 라다크에서의 생활을 이렇게 기술한다.
“비록 일 년간 체험한 라다크 사회가 고도의 도덕적 완결성을 갖춘 유토피아의 세계는 아니었지만, 하루하루 불필요한 소음이라든가 협잡(挾雜)과 갈등 그리고 과다 경쟁 속에서 정서적 불안을 겪으며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라다크는 히말라야라는 대자연과 함께 어머니의 품속처럼 평화로운 곳이었다.”
하늘 밭 화실은 ‘라다크 하우스’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 집은 라다크에서의 향수를 그리며 그곳의 건축 양식을 일부 도입하여, 착공 6개월 만인 2004년 11월 지어졌다. 라다크의 상징인 수평적 심플한 입방체 구조에다 흰색 창호 위에 3단으로 돌출한 창호 눈썹, 하얀 칠(드라이비트)을 한 벽체 그리고 단조롭고 싱겁게 보일 수 있는 결함을 보완하고자 벽에 등(燈)을 위아래 2열로 배치하여 고전적인 액센트를 주었다.
그러면 안식처이자, 화실 이름을 왜 ‘하늘 밭’이라 지은 것일까? 하늘에서 짓는 그림 농사……. 그 이름에서는 최 화백의 내면과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하늘’은 삶의 중심이자, 그 삶을 언제까지나 싱싱하게 지탱해 주는 활력의 근원입니다. 그래서 살아가면서 삶의 중심이 흔들릴 때면 하늘을 바라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하늘은 매번 초심(初心)으로 인도하여 줍니다. ‘하늘 밭’이라 지은 것은, 하늘처럼 맑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의 표현입니다. 자연 속에서는 스스로 발견하지 못했던 예술적인 감수성을 만날 수 있고, 자연이 주는 모든 것이 그림의 소재가 됩니다.”
최 화백에게 ‘하늘 밭’, 즉 자연은 삶의 귀착점이자, 삶의 중심점이다. 도시가 욕심을 채우려고 무한 질주하는, 게다가 게임의 규칙마저 실종되어 마치 시스템이 고장난 자동차라면, 자연은 도시에서의 혼탁해진 성정을 복원하는 이상적인 삶의 경계일지도 모른다. 꿈속을 거닐 듯 하늘 밭에서 그림을 일구는 최 화백에게는…….
경유지는 도시, 종착지는 전원
최용건 화백이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심심 산골로 찾아든 이유는 ‘행복’을 찾아서다. 대관절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 화두(話頭)는 어디에서부터 비롯하는 것일까? 최 화백은 삶을 기쁘게 사는 것, 즉 마음이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그 자체가 행복이라고 한다.
“하늘이 부여한 성정을 간직한 삶… 그러한 삶이라야 마음이 편안하고 평화로우며 행복합니다. 그런데 도시에서의 삶은 절반의 위선(僞善)과 순수(純粹)가 뒤섞인 채 마구 굴러갑니다. 그곳에서의 삶은 성정이 일그러지고 왜곡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뿐인 삶이기에 그러한 환경에 몸을 의탁하기 싫었습니다.”
최 화백은 1986년에 위선으로 얼룩진 서울을 떠나 자연과 어느 정도 부합하는 춘천을 찾아 10여 년을 생활했다. 하지만 춘천도 갑갑하고 초조하기는 서울과 진배없었다. 그렇게 해서 1996년 ‘도시란 삶의 경유지이지, 종착지는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후 찾아든 곳이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로, 준엄하고 격렬한 느낌에다 골이 깊어 차가운 느낌이 드는 곳으로 창작을 하기에 적합했다. 낡은 가옥을 구입해 7년간 그림을 그리며 농사도 짓다가, 2004년 11월 지금의 서2리 봉덕동에 작업실과 전시공간을 갖춘 하늘 밭을 지어 이주했다.
최 화백은 “아파트며, 단독주택이며, 전원주택이며… 그동안 남들이 지어놓은 집만을 전전하며 살았는데, 이제 자신이 살기 위하여 직접 설계한 집에 살림을 풀어놓고 나니 가슴이 설렌다”고 한다.
시골살이 경험이 없다 보니 처음에는 상상도 못했다는 부인 안복실 씨.
“남편의 자연에 대한 그리움은 극에 달했습니다. 당시 남편은 도시체질이 아니니 시골에서 한번 살아보자, 식구라야 둘이니 시골살이를 하다가 정 버티지 못하면 되돌아 나오면 그만이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180도 바뀌어 도시에서는 답답해서 살지 못합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에게 치어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하루하루가 산뜻하고 개운합니다. 물론 적막(寂寞)하고 불편한 점도 있지만 부족한 건 자연으로 채우면서 여기는 으레 그런 곳이다 인정하며 사니까 오히려 풋풋합니다.”
최 화백은 이제껏 어떻게 해서든 지필묵을 투쟁적으로 극복하려 애를 썼다고 한다. 자연에서 지필묵과 함께 논다고 생각한 순간 마침내 그림이 순해지며 수월하게 풀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도시에 있을 때는 그림 그리는 일이 숙제 같았습니다. 요즘엔 그림이란,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이 빚어내는 조화로운 마음의 성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됐습니다.”
햇수로 9년째 시골살이를 하는 최 화백은 “혈기 있을 때 자연생활을 해야 진정한 자연의 메시지를 몸으로 부대끼며 실천할 수 있다”고 한다. 연금을 받을 때는 무기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최 화백은 세상과 벽을 쌓은 채 생활하지는 않는다. 자연에서 체득한 삶을 홈페이지 ‘하늘 밭 화실(www.hanlbat.co.kr)’에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또 그림과 에세이집을 통해 세상과 교류하고 있다. 최 화백은 자연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연이란 연기(緣起)이며 순환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우리들의 삶이란 관계의 끊임없는 연속이다. 그러니 실상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삶이란 불가능하며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그러한 삶은 무의미하다. 삶이란 지속적인 관계를 통하여야만 거듭 태어날 수 있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하고도 부적절한 관계는 반대로 삶을 거듭 추락시킬 수도 있으니 경계해야 할 일이다. 내 조용한 이곳 봉덕동으로 삶의 거처를 옮긴 것은 고독을 즐기기 위함이 아니라 한적함을 얻기 위해서이며, 한적함이란 관계의 단절이 아닌 관계의 속도조절에서 오는 느린 존재태(存在態)이다.” 田
글 윤홍로 기자 / 사진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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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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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친구네가 직접 흙으로 집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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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가 직접 흙으로 집을 지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흙으로 지은 집에서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들의 움직임이 조용하게 일어나기 시작했지요. 신석기 시대 움집 같은 집을 짓고 사는 사람에서부터 예술 작품처럼 빚어놓은 흙집을 짓고 유유자적하게 사는 사람까지 매스컴에 그런 사람들이 등장했을 때부터 우리도 그런 흙집에서 살날을 꿈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흙집을 짓는 방법에 관한 책과 잡지 등을 탐독하고 자료를 수집해 왔습니다. 실제로 흙집을 지은 사례를 찾아다니며 견학을 하고 사진을 찍어다 싱크대에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쌀을 씻을 때마다 그 사진을 보면서 우리도 하루빨리 마음 속에 그런 흙집을 짓게 되기를 기원해 왔습니다.
요즘처럼 깊고 긴 겨울밤에는 봄이 오면 집을 짓겠다는 결심으로 우리는 빈 종이에 설계도면을 그렸습니다. 대궐 같은 집에서 소박한 오두막집까지 많고 많은 집들이 우리의 상상 속에서 지어졌다가 부서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몸으로 하는 일보다 머리로 하는 일에 더 익숙한 우리의 한계는 여기에서 더 이상 전진을 하지 못하고 항상 해를 넘겨왔습니다.
작년 뜨거운 여름 어느 날, 흙집을 짓겠다고 선언한 옆 동네에 사는 친구 오경숙은 우리와는 사뭇 성향이 달랐습니다.
“새로 지은 축사 옆에 관리사가 한 채 있어야 할 것 같아. 이왕이면 흙집으로 지어 볼까 하는데 모아 놓은 자료들 좀 한번 보여줄래?”
그렇게 찾아 왔던 오경숙은 내가 자랑스럽게 내놓은 자료들을 쓰윽 한번 훑어보더니 전원주택에 관한 잡지 한 권만 달랑 들고 갔습니다.
“흙집은 하지(夏至) 전에 지어야 하는 거래. 그것도 모르고 장마철에 일을 저질렀네. 오늘은 비가 와서 쉬기로 했다. 비 그치면 구경 와.”
그녀에게 이런 전화가 온 것은 우리 집에서 잡지책을 가져간 지 미처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때였습니다. 그녀는 우리처럼 요원한(?)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야무진 꿈을 꾸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 날, 득달같이 달려가 보니, 남편은 벽에 흙을 올리고 아내는 흙을 다져서 남편에게 넘겨주는 부부애가 담긴 아담한 흙집이 지어지는 중이었습니다. 빌려간 잡지에 나오는 웅장한 황토집은 아니었지만, 정말 우리가 꿈만 꾸던 흙으로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온 몸이 흙으로 범벅이 되어서도 철벅거리는 흙을 맨손으로 다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친구의 모습은 차라리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자기 손으로 살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마치 제단을 쌓는 것 같은 그녀의 모든 행위는 신성하게 보였습니다.
마라톤 경주에서 선두를 빼앗긴 것 같은 조금은 서운한 심정으로 찾아갔던 저는 친구의 모습을 보고 오히려 가슴에 전류가 흐르는 듯했습니다. 알량한 지식을 앞세워 그동안 친구 앞에서 아는 체를 해왔던 제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스무 마리가 넘는 한우가 자라고 있는 축사로 논과 밭으로 바지런하게 다니면서도 먼지 한 톨 없이 집 안 살림까지 해내는 그녀 앞에서는 항상 작았었는데, 그녀가 흙집을 짓는 모습 앞에서는 몸이 녹아내릴 지경이었습니다.
친구 부부는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흙 다루는 법과 시골살이에 걸맞은 각종 장비와 몸으로 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결단력을 두루 갖추고 있었기에 꿈을 현실로 옮기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던 거지요.
자기 손으로 살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마치 제단을 쌓는 것 같은 그녀의 모든 행위는 신성하게 보였습니다.
이젠 시골사람이라고 자처할 만큼 시골살이에 적응을 하고 있지만, 우리 부부가 친구네를 따라 가는 일은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는 일보다 어려울 것 같습니다.
친구네의 흙집 짓는 일은 과감했던 시작에 비해서 진행 속도가 상당히 느렸습니다.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흙이 잘 마르지도 않고, 장마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놓지 않은 난관이 있었던 거지요. 거기에 친구의 남편이 일 때문에 전적으로 그네들의 집 짓는 일에만 매달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벽체를 쌓아 놓고 두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고, 지붕의 재료를 놓고 고민하는데 한 달씩이나 걸렸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흙집을 짓는다고 동네 어른신들마다 구경을 와서 각각 한 마디씩 훈수를 놓는 바람에 헛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붕을 제대로 올리지도 못하고 축사를 짓고 남은 재료로 덮어놓는 수준에 그쳐야 했습니다.
그 이후로 한 번씩 방바닥에 보일러를 설치했다는 등, 싱크대 맞추는 곳을 소개해 달라는 등의 전화로 그녀의 흙집 짓기의 진행 상황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도배를 하게 됐다. 근데 한지 도배지를 여기서는 구할 수가 없네. 어디서 사는지 아는데 없니?”
이런 전화가 온 날은 내내 따뜻했던 겨울 날씨가 갑자기 성을 내고 돌아서 한낮에도 영하에서 놀던 날이었습니다.
제가 기절초풍했던 일은 친구가 포장지로 쓰는 한지를 사다가 직접 풀을 쑤어서 바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미 초배지까지 바른 상황에서 그녀는 부스스한 머리 스타일에도 상관 않고 콧노래까지 부르며 도배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이 삼십대 후반에 벌써 허리디스크에 시달린다는 그녀가 남편의 도움도 없이 척척 한지를 벽에 바르는 모습은 가히 초인적이었습니다. 직접 지은 흙집이라서 애착 때문에 그랬겠지만 저는 수시로 그녀가 사는 법에 감동을 받습니다.
친구네가 거의 반년씩이나 흙집을 짓느라 고생을 하는 동안 우리는 흙 한 삽 떠주지 못했습니다. 힘내라고 밥 한 번 사주지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친구 오경숙은 드디어 흙집으로 입주했으니 주말마다 새집증후군 따위는 걱정 없는 자기네 집으로 우리 아이들을 보내라고 합니다.
우리가 시골 살이를 지탱하는 힘은 오경숙처럼 본 받을 만한 친구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田
글 오수향 (ocho2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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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