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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 벗하며 전원에 사는 시인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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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길을 가는 누군가가 이렇게 물어온다면 무어라 대답할 수 있을까? 현대 도시 문명이 부여하는 무한경쟁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긍정의 답을 내놓기는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20여 년간 출판사를 경영하며, 그 누구보다 바쁜 도시인으로 살았던 장석주 시인이 서울살이를 정리하고 안성으로 내려가 작은 집을 짓고 나무를 심고 밭을 일구며 고요한 삶을 살고 있다.
그의 집은 금광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밤나무 우거진 산자락에 넙죽 엎드려 있다. 흰색 벽체에 검은 지붕을 한 지형에 순응하는 소박한 집이다. 외형뿐만 아니라 실내 또한 담담한데, 꾸밈은 자연을 훼손하고 바꾸는 것이기에 피한 까닭이다. 2만여 권의 장서가 빽빽이 꽂혀 있는 서재뿐만 아니라 살림집의 거실이며 침실… 눈길이 닿는 데마다 책이다.
고려원 편집장을 거쳐 도서출판 청하를 직접 경영하며 그 누구보다 도시의 삶의 생리에 철저히 맞췄던 장석주 시인. 그는 《느림과 비움》에서 전원으로 내려와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지난 세월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들에 대한 집착을 털어 버리고,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고 한다. 올해로 전원생활 다섯 해를 맞은 장석주 시인을 만나보자.
장석주 시인은 서른여섯 해를 보낸 서울이라는 거대한 잿빛 콘크리트 숲을 빠져나와 다섯 해 전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오흥리 금광저수지 중상류 우측에 ‘수졸재(守拙齋)’라는 둥지를 틀었다. 청하출판사를 운영하던 1988년에 고추밭 1670평을 구입해 그 가운데 220평을 대지로 전용해, 햇수로 13년 만인 2000년 살림집과 서재를 합쳐 45평 집을 앉힌 것이다. 수졸은 바둑 초단을 일컫는 별칭으로, 무릇 겨우 제 것을 지킬 줄 안다는 뜻이다. 그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 즉, 풀 한 포기에조차 우선권을 인정하면서 작고 겸손하게 낮은 곳에 엎드려 살겠다는 맘가짐으로 당호(堂號)를 수졸재라고 했다.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인데다 드물게 산하고 물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당시 고추밭이던 산자락 밑에 나지막하게 몸을 뉘고 있는 이 땅 둔덕에 서니 호수가 내려다보였습니다. 호수를 둘러싼 산들은 맑고 호수의 물이랑들은 고요하게 햇빛을 반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 여기다!’ 하는 생각이 들자 다른 지역의 시세보다 두 곱쯤은 더 부르는 땅값을 망설이지 않고 치렀습니다. 언젠가 출판사를 접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에 내려와 살겠다는 맘에서였지요. 사주에 유난히 물이 많아서 그런지, 물을 보면 머리가 투명해지고 마음이 평화롭습니다.”
그는 1993년 수십 억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시쳇말로 잘나가던 출판사를 정리했다. 그후 8년 동안 원고지 2만 매 분량에 달하는 ‘문학을 통해 본 20세기 한국인의 생활 문화사’인 《20세기 한국 문학의 탐험》 5권을 집필했다. 이 책이 발간되자 더 이상 서울에 있을 필요를 못 느꼈다고 한다.
“출판사를 접으면서 압구정동의 5층짜리 빌딩을 정리했고, 집필에만 몰두하느라 있는 돈마저 다 까먹은 터라 남은 거라곤 성북동 연립주택 전세금 6500만 원이 전부였지요. 그 걸로는 이곳에 집을 지을 수 없기에 농협에서 8000만 원 대출을 받았는데, 집을 다 짓지도 못한 채 서울에서 서둘러 내려왔습니다. 이곳이 좋아서가 아니라 전세금을 빼서 모자라는 공사비에 충당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그는 이삿짐 차에 몸을 맡긴 채 서울을 벗어나면서 ‘서울로부터의 해방’이라고 했다. 어찌 보면 ‘참나〔眞我〕’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시작과도 같았다. 그는 서울에서의 생활을 이렇게 말한다.
“서울에서 살았던 서른 해 동안 금세기가 내게 강요하는 생산활동에 얽매인 채 정신없이 휘둘렸는데, 그때 나는 생태학적인 존재이기보다는 문명의 기계화된 시스템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지요. 살아 숨쉬는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것은 틈이 나면 지친 몸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피로라는 짐승을 떨쳐 내기 위해 혼절한 듯이 널브러져 있을 때였지요. 나는 도시에서 흔히 발견되는 그냥 피로에 전 평범한 영장류의 하나였을 뿐입니다.”
오랜 도시생활에 인이 박인 탓일까? 참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시작은 수월치만은 않았다. 문명에 중독된 몸과 마음의 헐거워진 틈새로 파고드는 막막함과 두려움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마음 대신에 배를 채우고, 의지 대신에 뼈를 굳세게 하는 생활이 낯설었던 것이지요. 배는 한 그릇의 밥으로 쉽게 채울 수 있지만 마음은 아무리 채워도 허기로 그르렁거립니다. 문명은 마음의 욕망을 키우는 방식으로 사람을 길들입니다. 아무도 감히 그것을 벗어던질 수 없습니다. 그것이 제 삶을 갉아먹는지를 모르는 것이지요. 무지무욕한 곳에 와서도 저 도시의 소음과 소란을 천국의 달콤함으로 그리워했습니다.”
한 순간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나무와 꽃, 날짐승, 들짐승 그리고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자, 문명이란 몸 안의 독이 빠져나갔다고 한다. 경이로운 자연이 저열한 이기주의와 집착, 출세와 부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라는 해독 작용을 한 것일까.
“늘 내게 넘치도록 많은 것을 주는 자연은, 시골생활의 느림은, 노란 신호등이 켜진 교차로에 잘못 진입한 자동차처럼 허둥지둥하는 내게 홀연히 나타나 다른 교차로들의 차를 막고 곤경에서 나를 구해주는 듯합니다.”
도시는 인간이 만들고 자연은 신이 만들었다고 한다. 그 때문일까, 장석주 시인은 도시에서는 인간관계 속에서 나를 발견했다면, 전원에 와서는 우주적 존재로서의 나를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전원생활을 하면서 작품 세계 자체가 상당히 풍요로워졌습니다. 막막함과 두려움이 빠져나간 자리에 대신 안정감이 깃든 까닭이지요. 도시에서의 삶이 직선으로 빠르게 흘러간다면, 전원에서의 삶은 곡선으로 느리게 흘러갑니다. 그 속에서 읽고, 쓰고, 사유하고, 성찰하는 가운데 존재의 의미를 캐내고 있지요.”
그는 전원에서 한 주일에 닷새는 여섯 시간 읽고 여섯 시간 쓰고 두 시간 걷고 남은 시간은 먹고 자는 데 쓰면서 생활을 한다. ‘단순하게, 더 단순하게’를 늘 입에 외고 사는 전원생활을 통해 안정감을 찾으면서부터 일이 잘 풀렸다고 한다. 동덕여대 인문학부 문예창작과 대학원 강의를 시작으로 명지전문대와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강의를 맡았으며, MBC 〈행복한 책 읽기> 자문위원, 〈조선일보〉 ‘이 달의 책’ 선정위원이며, 월간 《MBC 가이드》 《출판저널》 등에 북리뷰를 기고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집필한 에세이 《달과 물안개》 《추억의 속도》 《느림과 비움》, 시집 《물은 천 개의 눈동자를 가졌다》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삶의 양태나 흐름의 속도 등이 달라지면 작품도 그에 맞춰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연 속에서 생명이 있는 것들과 더불어 여유롭게 생활하는 그의 삶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것이다. 그는 글 쓰기는 자연 속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을 마치 우물 속에서 물을 긷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다.
“삶이란 자기가 마신 물과 공기, 자기가 먹은 밥, 자기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느낌과 사유의 총체입니다. 시는 그 자체로 삶이지요. 누구나 자기가 산 것만큼 쓸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을 쓰는 것은 허위고, 가짜. 그것은 금방 들통납니다. 시골에서는 물과 나무, 숲과 오솔길과 함께 삽니다. 그게 내 시의 필연이 되는 거지요. … 느림과 고요, 물의 평화가 축복처럼 주어집니다. 무엇보다도 비움,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군.’ 하는 체념과 달관의 삶. 시선은 바깥으로 뻗어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 안으로 들어옵니다. 자기 지향적인 삶을 사는 거지요.”
장석주 시인은 사람살이의 근본은 ‘집(공간)’에서부터 시작하기에, 집을 떠나서는 삶을 얘기할 수 없다고. ‘어떤 집에 사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격과 품성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간의 시학》을 쓴 프랑스 바슐라르 같은 철학자는 인터뷰를 하러 온 기자가 ‘아파트에서 태어나서 아파트에서 산다’고 하면 인터뷰를 안 했다고 한다. 의식이 평면성을 벗어날 수 없기에, 영혼의 깊이가 없는데 얘기를 해봤자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런 점에서 집이 삶을 규정하는 하나의 큰 힘이라고 한다.
“‘도시에 사느냐, 시골에 사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 땅에 나무가 있느냐, 물이 있느냐, 산이 있느냐, 어떤 사람이 살았느냐 하는 장소가 지닌 기억과 물성, 상징이 한데 어우러져 거기에 사는 사람의 인격이나 품성 그리고 삶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원하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하여 모두 다 살 수 있을까? 땅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다. 장석주 시인의 말을 좀더 들어보자.
“사람들은 경제가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알게 모르게 그러한 땅과 장소를 찾아갑니다. 그 사람의 인격과 품성과 취향의 반영이지요. 결코 우연적인 게 아닙니다.”
그의 이력 때문일까? 장석주 시인하면 도시적이고 현대적이라는 느낌부터 떠오른다. 하지만 스스로는 전원생활 5년 만에 시골사람이 다 됐다고 한다. 나무도 심고, 농사도 짓고, 비록 농사는 심는 족족 다 실패(?)했지만…….
“어지간한 푸성귀들은 스스로 일궈 먹고픈 맘에 온갖 모종을 심고 씨도 뿌렸지요. 그런데 풀하고의 전쟁에서 견뎌내지 못했습니다. 고추농사를 짓던 땅이라 거름이 잘 돼서 그런지 풀이 2미터씩 자랐으니까요. 그러면서도 왜, 내가 풀을 뽑아야 하나, 풀 나름대로 살려고 하는데 …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야생초편지》 작가 황대건 씨도 잡초라는 것은 아직 그 가치가 규명되지 않았다고 했나요. 인간 중심적 잣대로 잡초는 무가치 하니까 제초제를 뿌려서라도 다 죽여야 된다는 생각을 지워버렸지요. 불편하더라도 잡초와 더불어 함께 자연스럽게 농사를 짓기로 했습니다. 이곳에서 노자를 벗하며 배운 게 그런 거지요. 무위(無爲), 억지로 뭘 이루려는 게 아니라 여기 있는 것들과 시공간 속에서 더불어 함께 살기로 한 것이지요.”
장석주 시인은 사람은 도시건 시골이건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한다. 그것이 사람이든 자연의 동식물들이든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자신을 낮추고 자신을 되돌아봐야 하는데, 그것은 ‘느림’과 ‘비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나는 현재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보다 좀더 먼저 전원으로 떠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으로서 《느림과 비움》을 통해 전원생활의 느낌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인 것입니다. 시골에서는 이런 기쁨이 있구나, 또 이런 불편함이 있구나 그리고 시골에서 사는 사람의 마음은 그러하다는 것을 전하려고 했습니다. 전원생활이 마냥 좋은 것만 아닙니다. 단조롭고 자기관리를 못하면 게을러집니다. 느림이 아니라 자기를 갉아먹는 나태로 빠져 의식이 혼몽한 상태가 되지요. 시골은 규제라는 게 없기에 스스로 규율을 세워서 지켜야 합니다.”
타성의 삶을 살도록 강제하는 현대 도시 문명을 벗어나 전원에서 느림과 비움의 삶을 실천하는 장석주 시인. 그는 을 통해 “만족할 줄 모르는 것만큼 큰 화가 없고 욕심을 내어 얻고자 하는 것만큼 큰 허물은 없다”는 의 한 구절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비움의 삶을 실천하며 온전히 내 삶을 사는 법을 전한다. 모란꽃, 연못에 번지는 수련 잎, 밤하늘에 가득한 별들, 여름밤의 반딧불이, 뱁새와 뻐꾸기와 꾀꼬리의 노랫소리, 토란 잎에 떨어지는 빗소리... 그가 전원생활에서 새롭게 얻은 눈의 즐거움, 귀의 즐거움이다. 그런 그가 도시의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느림의 삶으로 유혹하고 있다.田
글 윤홍로 기자 / 사진 송희정 기자
profile
1955년 충남 논산 출생.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 공모에 시 〈심야>가 당선하면서 문단에 등단.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날아라 시간의 포충망에 붙잡힌 우울한 몽상이여> 당선,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 〈존재와 초월〉이 입선하면서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동. 고려원 편집장, 도서출판 청하 편집발행인, 한문화 대표, 월간 현대시·계간 시인세계 편집위원, 조선일보 이 달의 책 선정위원, MBC 행복한 책읽기 자문위원 역임. 동덕여대 명지전문대, 경희사이버대학교 강의.
저서 : 《20세기 한국 문학의 탐험》, 《강철로 된 책들》, 《소설》, 《이 사람을 보라》, 《추억의 속도》, 《물은 천 개의 눈동자를 가졌다》, 《크고 헐렁헐렁한 바지》, 《붕붕거리는 추억의 한때》, 《느림과 비움》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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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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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과 벽난로 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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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부분 통나무집을 연상할 때 편안함, 아늑함, 화목 같은 단어들을 떠올린다. 통나무집이 주는 이러한 느낌과 분위기의 정점에는 벽난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을 지을 때 벽난로를 찾는 이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벽난로를 올바르게 사용하고 유지하는 일에 대한 관심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땔감의 선택에서부터 불을 지피는 법과 청소에 이르기까지 벽난로를 제대로 오래 사용하려면 필히 관심과 정성이 따라야 한다.벽난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유지하려면, 우선 벽난로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화구가 열린 개방형 벽난로라면, 나무의 건조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덜 마른 장작은 잘 타지 않을뿐더러 불똥이 튀기도 한다. 이것을 막으려면 항상 그물망을 쳐 두어야 한다. 그리고 벽난로 1미터 앞까지는 카펫처럼 불이 잘 붙는 물건을 두어서는 안 된다.불을 지필 때는 굴뚝을 완전히 열고 종이 같은 걸 태워 잠시 벽난로 안을 덥히는 게 좋다. 굴뚝이 차가우면 연기가 위로 잘 올라가지 않아 불을 지피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불집을 예열하는 효과도 있어 열 쇼크를 줄여 벽난로를 오래 쓸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불을 처음부터 크게 피워서도 안 된다. 처음에는 불을 약하게 피워 난로가 천천히 열을 받게 하고, 열기가 벽난로 전체를 데웠을 때 차츰 불길을 키워 나가야 한다. 불을 지필 때는 기본적으로 외부공기를 유입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부로부터 벽난로 아래쪽으로 공기 유입구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가까이 있는 창문을 조금 열면 좋다.벽난로의 땔감벽난로의 운용과 유지에 있어 땔감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자칫 젖은 땔감이나 적합하지 않은 수종을 땔감으로 사용하면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함은 물론 수명까지도 단축시키게 된다.땔감으로 많이 쓰는 것은 나무(장작)와 나무를 탄화시킨 숯 그리고 소위 조개탄이라고 불리는 연탄 등이다. 숯은 값이 비싸고 화염이 별로 없어 벽난로의 땔감으로는 재미가 없다. 반면 조용하고 타는 시간이 긴 장점이 있다. 가공된 석탄의 경우 냄새와 연기가 나지 않는 무연백탄이 좋다. 그리고 열량이 6000킬로칼로리가 넘는 고열량탄은 적당하지 않다. 고열로 인해 벽난로의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석탄은 벽난로의 훈훈한 분위기는 만들지 못하지만, 잠자는 시간 동안 장시간 난방을 위한 연료로는 활용할 수 있다.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나무(장작)인데 보통 활엽수다. 소나무와 전나무 같은 침엽수는 나이테와 옹이에 밀집된 송진이 타면서 그을음을 많이 내 적합하지 않다. 활엽수 중에서도 오동나무와 버드나무 종류는 땔감으로 좋지 않다. 화력이 약하거나 금방 타버리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좋은 땔감으로는 참나무나, 아카시아 혹은 느티나무 같은 단단한 나무들이다. 만일 불꽃의 유희를 감상하려 한다면 사과나무가 좋다.나무를 준비할 때는 가급적 겨울에 나무를 베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무의 수분이 가장 적을 때여서 그만큼 가벼워 운반하거나 다루기가 좋다. 땔감으로 쓸 나무의 길이는 화구의 크기를 고려해 약 50센티미터로 하고, 굵기는 지름이 약 20센티미터 이하인 것이 좋다. 적당한 크기로 준비된 나무는 비를 맞지 않는 장소에 쌓아 건조시켜야 한다. 잘 건조되지 않은 나무는 그을음이 많아서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잘 타지도 않고 화력 조절하기도 까다롭다. 나무는 굵기와 조건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으나 적어도 1년 이상은 말려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벽난로의 청소벽난로를 제대로 오래 사용하려면 나름대로 정성을 쏟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정기적인 청소다.◇ 굴뚝의 청소 : 벽난로의 굴뚝은 사용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2년에 한 번씩은 청소를 해 주는 것이 좋다. 앞서 설명한 대로 열효율을 높이는 일이 돈 버는 일이기 때문이다.◇ 화구의 청소 : 화구는 벽난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곳으로 타고 남은 재가 쌓이는데다 화구 유리문에 그을음이 껴 자주 청소를 해줘야 한다. 특히 유리문의 그을음은 자주 닦지 않으면 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나중에는 굳어져서 잘 닦이지도 않는다. 닦을 때는 유리면이 충분히 식은 후에 해야 한다. 연마제가 포함된 세제를 쓰는 것이 효과적이나 쉽게 닦으려고 철 수세미나 숫돌 같은 것을 사용하면 유리면에 흠집이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그을음이 더 많이 낀다. 준비된 것이 없다면 임시로 치약을 사용해보는 것도 좋다.벽난로를 사용하다 보면 실내에 재가 날려 지저분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통나무집에서는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 주택에서처럼 벽에 달라붙어 검게 되지는 않는다. 통나무 벽체에 묻은 것은 진공청소기 같은 것으로 쉽게 제거된다.벽난로와 액세서리벽난로는 모델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고 이를 잘만 이용하면 매우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 송풍기 : 벽난로 밑면 찬 공기가 들어가는 곳에 송풍기가 설치된 모델은 열 교환이 빨리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많이 태울 수 있어 난방면적을 넓히는데 유용하다. 필요에 따라 작동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분배기 : 화구에서 데워진 공기를 튜브를 통해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 바비큐 그릴 : 화구 안에 설치가 가능하다. 숯불이 좋을 때 바비큐 기구를 이용해서 고기나 감자, 고구마 등을 구워 먹을 수 있다. 田글 정인화<발미스코리아 대표>글쓴이 정인화 님은 발미스사의 한국 대표로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수년간 쌓아온 통나무집 건축이론 교육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규모 통나무주택 단지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등 개인 주문주택뿐 아니라 제주도 등지에서 기업형 통나무 펜션단지의 개발지원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발미스코리아 054-975-1240 www.valmi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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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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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야기] 한옥에서 미래의 집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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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 미래의 집을 꿈꾼다
집의 변화가 크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생활에 변화가 없었다는 반증(反證)이다. 그러나 서양의 건축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우리나라의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집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갔다. 거주 형식도 단독주택에서 공동주택인 아파트로 변했다. 또한 아파트의 연료는 연탄에서 기름, 가스 그리고 지역난방 등으로 바뀌었다. 난방 방식도 도입 초기에는 방에만 패널히팅을 했지만, 현재는 아파트 전체를 패널히팅으로 난방하고 있다. 아파트의 평면도 2베이(Bay) 아파트에서 최근에는 3베이, 4베이 아파트로 신속하게 변하고 있다.
아파트 건축에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 기간은 30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 생활과 사고가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참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는 아파트의 재개발(再開發) 문제도, 급격하게 바뀐 우리네 생활하고 관련이 깊다. 건물의 내구연한보다는, 집이 사회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집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재건축을 제재하려고 무조건 내구연한만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처럼 최근의 집은 사회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내구재인 집의 특성상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는 것이 원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몇 건축가들이 ‘건축의 가변성’에 대해 깊이 탐구했지만, 썩 좋은 성과는 얻지 못했다. 인간의 삶이 예측 불가능할 만큼 변화가 많은데 비해 건축의 가변성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건축에서 가변성을 향상시키는 문제는, 집을 지을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집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까
어쨌든 사람의 생각과 욕구가 바뀌는 이상 집은 변할 수밖에 없다. 김태일 교수는 미래의 주거 변화를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관점에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고령화 사회에의 대응, 두 번째는 IT(Information Technology)와 공학 기술에 의한 변화, 세 번째는 고층화 추세, 네 번째는 지역 문화와 자연환경 중심으로의 변화 등이다.
이러한 관점은 인류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인구 증가, 기술의 발전 그리고 자연환경 파괴에 대한 자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예측해 볼 때 미래의 집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변할 것이다. 첫 번째 방향은 과학의 발전과 맞물려 보다 기능적이며 진화적인 성격이 강화될 것이고, 두 번째는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과 환경 보전의 의미가 강조돼 자연친화적 성격이 높아질 것이다.
첫 번째로 기술적 측면에서의 발전은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고령 사회로의 변화는 지금보다는 다른 종류의 집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측면에서 볼 때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대처하자면 지금보다 더 집적된 고밀도의 공동주택을 다양한 방향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밀집화의 방향은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일차적으로는 고층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하화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한 노년층의 증가로 실버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노인 주거 공간이 개발될 것이다. 그리고 미래에 짓는 집에는 지금보다는 더욱 고도화된 IT 기능이 더해져서 홈오토메이션 기능과 전자통신 기능을 훨씬 다채롭게 사용할 것이다.
두 번째로 앞으로의 집은 자연친화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 많은 사람이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다.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최근 들어서 의식주에 관련된 모든 것을 자연환경과 잘 어울리고 지속 가능하도록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결국 인류 공멸(共滅)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 우리가 공존해야 할 대상을 사람에 국한하지 않고 자연환경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그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집의 자연친화 문제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으며 일부는 실험적인 형태로 구체화하고 있다. 독일의 예를 보면 생태계에 의한 자연 순환(Recycling)이 강화된 집이 개발돼, 환경친화적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제껏 우리가 생각했던 발전이 어떤 것이었는지 들여다보면 자연의 파괴를 전제로 했다. 산업혁명 이래로 눈부시게 이루어진 문명의 발전은 유한한 자원을 무제한으로 소비함으로써 가능해진 것이다. 우리가 짓는 집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와 같은 일방적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모든 분야에서 자연환경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중점을 두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한 시도는 건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기술 발전과 자연환경 보전이라는 이 두 가지의 장점을 취해 탈바꿈하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1998년, 디지털 기술과 환경 보전을 동시에 고려한 인티져하우스(Intelligent+ Greenhouse)가 완공됐다.
자연과 공존하는 발전을 추구해야
지구는 유한한 자원이다. 지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모든 사람에게 얼마만큼 균등하게 배분하며,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사람들은 인간의 개발 능력을 과신하고 있는 모양이다. 또한 지구가 모든 자원을 필요한 만큼 무한히 제공해 줄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과 같이 소비 지향의 삶 또는 투쟁하듯 독식하려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인류가 공멸에 이르는 첩경(捷徑)임을 인식하고 새로운 삶의 방법을 탐구해야 한다.
자연과 공존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의 집도 탈바꿈하게 된다. 지금의 집은 소비 지향의 삶에 맞추어 짓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 주거인 아파트는 편안함과 에너지 소비 지향의 건축이다. 인간의 본성인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소비 지향의 건축은 반드시 재고(再考)해야 할 부분이다. 끝없는 고층화, 쾌적함을 만들어 내기 위한 인공 환경 등은 에너지 소비와 자연 파괴를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파트의 구조체를 이루는 시멘트는 백두대간의 허리를 잘라내는 대가로 얻은 것이며, 아파트를 시원하게 하는 에어컨이나 고층을 오르내리기 위한 엘리베이터의 에너지원은 석유나 원자력 등에서 만드는 전기다. 집 안의 가구 대부분에 쓰이는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추출한 것이다. 이외에도 온수, 수세식 변기 등 우리가 사용하는 기구 어느 하나도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없다. 세면기, 변기, 개수대에서 나오는 생활하수가 하천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별도의 정화 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도 우리가 직접 보고 느낄 수 없는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이러한 에너지나 자연 자원을 계속해서 공급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지구의 자원은 한계가 있다.
그간 지구상에서는 많은 문명이 부침을 거듭했다. “문명의 흥기(興起)는 인간이 주위의 자연환경을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의 증대에 발맞추어 진행됐다. 또한 문명의 몰락은 주위 자연환경하고 조화와 균형 상태를 유지하는 데 실패함에 따라 진행됐다.” 라고 한다. 자연환경의 파괴와 문명 발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 황허 유역도 이전에는 나무로 우거진 곳이었고, 그리스의 산도 과거에는 숲이 무성한 곳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사막이 된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 지역도 과거에는 공중 정원을 자랑하는 숲으로 울창한 곳이었다고 한다. 또한 거대한 석상이 있는 이스터(Easter) 섬도 과거에는 숲이 우거졌으나 사람들이 숲을 파괴해 현재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자연을 무분별하게 훼손하면 종내는 화살이 되어 우리 자신에게 돌아온다. 지금까지의 환경 훼손은 지역에 국한된 문제였지만, 이제는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지구상 어디라도 사람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마음만 먹으면 지구 전체의 나무를 순식간에 없애 버릴 수 있는 힘이 사람에게 있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은 자연 앞에서 겸손해져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겸손’이다. 개인의 욕심을 채우려는 삶보다는 공존하려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 온 것이다. 그 같은 관점에서 우리의 삶과 앞으로의 집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생각의 중심에 자연이 있어야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사람은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인류가 환경에 따라 몸을 변화시켜 왔다는 증거가 과학에 의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추운 지방에서 살아온 사람과 더운 지방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신체 구조에는 차이가 있다. 〈도전, 지구탐험대〉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에스키모의 생활을 체험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영하 10도 정도의 추위에서 에스키모들이 웃옷을 벗고 순록의 털가죽만 덮고 자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은 두꺼운 털옷을 입고 털가죽을 덮고 자면서도 벌벌 떨고 있었다. 이와는 반대로 더운 지방에서는 영상 18도 정도의 기온에서도 얼어 죽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이러한 예는 사람들이 주변 자연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 가를 보여준다.
그것하고는 조금 다르지만 의학 자료를 통해 사람이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독일의 한 의학자는 형제가 여럿이 있는 사람들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질병에 걸리는 정도를 연구했다. 그 결과 형제가 여럿이 있는 사람들이 질병에 강하다는 결과를 밝혀냈다. 학자는 그 결과에 대해 ‘형제가 많은 사람들은 형제가 적은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세균에 견디는 힘이 길러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방 접종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것처럼,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세균에 노출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데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위의 예들은 사람도 생명체인 까닭에 어떠한 환경에서도 적응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연과 집 그리고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편안함만을 추구한다면 집의 구조는 점점 환경에 부조화의 방향으로 변해 갈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은 과학의 발전을 향유하는 모습을 그리며 풍요로운 주거를 꿈꾸고 있다. 늘 활기가 넘치고 풍요가 우리를 감싸는 미래만이 펼쳐질 것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다.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들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지금보다 팽창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수백 층 아니 수천 층 높이의 집을 구상하거나 지하에 만드는 집을 구상하기도 했다. 그와 같은 구상을 뒤집어 보면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다른 방법일 뿐이다.
지구는 하나다. 지구의 자원에도 한계가 있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만큼 풍족하게 살 수는 없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미래의 모습은 영화 〈배트맨〉이나 〈로보캅〉 또는 〈블레이드 러너〉에서 묘사한 것처럼 ‘가진 자의 풍요와 못 가진 자의 빈곤’으로 표현되는 극단의 삶이 될 수도 있다.
우리네 삶의 모습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려면 욕심을 버리고 절제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한 생각에 많은 사람이 공감할 때 우리의 집은 다시 자연 친화의 모습으로 변신하게 될 것이다. 집과 자연환경 그리고 삶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가 절실한 상황이 되면, 한반도라는 자연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삶의 그릇이었던 한옥이, 우리 미래의 집에 매우 중요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한옥을 다시 돌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역사를 공부하고 또 한옥을 공부하는 것은 단지 자신의 지식을 충족시키고 자기만족을 위한 것은 아니다. 굳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거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우리 미래의 일부분이 된다면 한옥은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앞서 여러 부분에서 강조했듯이 한옥은 자연에 순응하는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그런 점에서 한옥은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과거의 집이 현재의 집하고 다르듯이 미래의 집도 현재의 집하고 같을 수 없다. 지금까지 강조했듯이 생활과 생각이 달라지면 집도 변한다. 생활을 담는 그릇인 집도 우리의 생각과 기술의 변화를 반영한다. 그러나 그 변화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가에 따라 집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이 달라진다. 지금과 같이 자원을 대량으로 소모하는 것은 후손이 사용할 미래 가치를 현재에 앞당겨 낭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의 후손, 가깝게 본다면 아이들에게 쓸 자원을 많이 남겨 주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 집도 같은 방향으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미래 주택의 중심에는 ‘자연’이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연’이 사고의 중심에 자리잡게 되면 집은 지금보다는 훨씬 자연친화적이면서도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다. 친환경적인 변화의 물결이 지구상에 확산될 때 인류 전체가 공존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면서도 미래를 지향하는 사회 환경이 될 것이다. 田
글 최성호
글쓴이 최성호 님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서 ‘산솔도시·건축’을 운영 중입니다. 주요 건축작품으로는 이화여자대학교 유치원·박물관·인문관·약학관, 데이콤중앙연구소, 삼보컴퓨터사옥, 홍길동민속공원 마스터플랜, SK인천교환사 등이 있습니다.
산솔도시건축 02-516-9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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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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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지을 수 있는 집, 스틸하우스-스틸하우스의 공사비 및 절대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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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지을 수 있는 집, 스틸하우스
스틸하우스의 공사비 및 절대 공기
스틸하우스를 짓는데 드는 평당 공사비는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건축주의 예산 동원 능력과 설계도면, 마감자재 등에 따라 공사비는 줄어들 수도 있고 늘어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평당 공사비를 산출하는 능력이 아니라 좋은 설계자와 시공업자들을 선택하는 건축주의 안목이다.
전원에서 살고픈 건축주가 집을 스틸하우스로 짓기로 결정했다면, 그 다음으로 할 일은 건축하는 데 드는 공사비를 알아내는 일일 것이다. 사람마다 터득하는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련 방법은 세 가지 정도이다.
평당 공사비 알아내는 법
첫 번째는 건축업자나 시공회사를 통하는 방법인데, 이때 주의할 점은 건축업자 대부분이 건축주에게 수주를 목적으로 듣기 좋은 말만 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접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좀더 객관적인 방법인데 인터넷의 바다에 풍덩 빠지는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법으로는 ①홈페이지 방문 ②커뮤니티사이트 접속 ③지식검색 등이 있는데 ②와 ③의 경우에는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나 일방적인 ①의 정보와는 달리 쌍방향의 정보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검증되지 않은 자료들이 많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내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세 번째는 전원주택잡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적어도 6개월 이상 정기 구독을 하면서 잡지에 실린 집들의 사진과 제공되는 공사비를 분석해 보면 구체적이고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취재 대상자들이 실제 투입된 비용 중에서 심야전기 공사비, 정화조, 싱크대 등 별도의 옵션 부분을 포함하지 않고 평당 공사비를 줄여서 기사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부분들을 캐치해 낼 수 있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
일단 결론부터 내린다면, 정해진 평당 공사비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단독주택들은 족히 몇 백만 채는 될 터인데 그 중에서 과연 평당 공사비나 마감자재, 설계도면 등이 완벽히 똑같은 집이 몇 채나 될까? 행여 같은 설계도면과 같은 자재의 집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시공업자, 건축주, 대지조건, 대금결재조건, 날씨 등이 똑같은 조건은 한 건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평당 공사비는 건축주가 정하는 것이지, 결코 시공업자나 설계자가 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시해 두길 바란다.
평당 공사비 산출하는 법
그렇다면 평당 공사비는 어떻게 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일까?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이 직사각형 모양이며, 외벽은 콘크리트에 페인트칠 마감을 했다. 기껏 폼을 낸다고 해야 내부 인테리어 정도다 보니 쉽게 평당 공사비를 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전원주택의 평당 공사비는 그렇게 할 수도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 이유는 아파트는 사업시행자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상업적으로 짓는 것이지만 일반주택은 개인의 생활양식이나 가족구성 및 예산 동원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건축비를 산정하고 여기에 플러스 알파로 건축주 가족의 행복과 건강 그리고 취미 등을 고양시킬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당 공사비를 산정할 때는 건축주가 기획설계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요구사항을 확실하게 정해 놓고 본인이 생각해 둔 예산 안에서 플러스 알파로 선택할 부문과 포기할 부문까지 정한 뒤 건축 예산을 조절해야 한다.
사실 건축주가 내공을 많이 쌓아서 평당 건축비를 정해 놓고 시작을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혼자만의 생각일 뿐 완벽할 수는 없다. 때문에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설계를 해야 하고, 그 설계도면에 의해 정밀한 견적을 뽑아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건축사 역시 설계도 작성 시에는 건축주의 예산을 반영하기 때문에 결국은 건축주가 예산을 확정해야 설계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모순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이 때는 이것이 먼저인지, 저것이 먼저인지를 따지지 말고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해 나가면 된다. 예를 들어 집을 평당 350만 원대에 60평 정도를 짓기로 하고 부담 없이 출발을 한 다음 설계 과정에서 건축주의 요구조건이나 시장조건, 대지조건 등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조합해서 총 건축비를 산정하면 된다.
평당 공사비를 좌우하는 요인들
건축주가 초기에 예측 가능한 건축 예산은 요즘 지어지는 집들의 평균 건축비를 비교해보면 대략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경기, 수도권에서는 대략 평당 330만~400만 원대의 전원주택들이 많이 지어지고 있는데 이를 자동차에 비교하면 대략 2000CC급 이상의 승용차로 보면 된다. 이 기준에서 본다면 3000CC 이상의 승용차를 타고 싶은 사람은 적어도 평당 380만 원대 이상에서 출발을 하면 된다. 만일 소박한 1500CC급의 승용차면 족하다고 생각한다면 평당 공사비를 350만 원대 이하 300만 원 정도로 보면 된다. 같은 1800CC급인데도 평당 330만~400만 원으로 공사비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자동차의 옵션이 다르듯이 주택에서도 설계도나 마감자재 사양에 따라 차이가 생기고, 또 그만큼 만족도도 달라지는 것이다.
평당 공사비를 좌우하는 요인들을 정리해 보면, 첫째는 건축주의 예산 동원 능력과 요구조건이고, 둘째는 설계도면과 마감자재다. 그리고 나머지 요인으로 건축구조를 들 수 있는데 집을 스틸하우스로 짓든 목조로 짓든, 이러한 공법의 차이는 공사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스틸하우스 평당 공사비 추이
도입 초기의 스틸하우스는 대체로 목조주택보다 평당 공사비가 저렴했다.
2000년 이전의 스틸하우스는 계약금액이 대체로 평당 250만~300만 원대가 주를 이뤘으며, 스틸하우스 시장이 넓혀지고 고객인지도가 높아져 가면서 평당 500만 원대와 700만 원대의 스틸하우스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요즘에는 주로 300만~450만 원대의 스틸하우스를 많이 짓고 있다.
스틸하우스 평당 공사비 산정 예시
이즈음에서 스틸하우스를 구성하는 공사비를 간단히 분석해 보고자 하는데 제시된 자료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므로 참조 정도로 여겨주길 바란다.
분석 대상인 집은 30평형대 규모의 1층 스틸하우스로 지반 조건은 양호한 편이다.
공사비는 약 30~35평 규모의 주택을 예로 산정한 것이지만 공사 종류별로 좀더 들어가고 덜 들어간 부분들이 있다. 그 차이는 마감자재나 설계도, 시공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개략적으로 평당 공사비를 살펴보면 30평정도의 스틸하우스(타 공법도 마찬가지임)는 대략 1억~1억300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60평 정도의 주택을 같은 수준으로 시공하게 된다면 전체 공사비에서 1000만~2000만 원 정도가 줄어들 수가 있어서 1억8000만~2억400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
다만, 건축주의 성향이나 부동산적인 측면에서 볼 때 30평형 주택보다는 60평정도의 주택들의 내외부 마감이 더 고급스럽고 설계 또한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스틸하우스 절대 공기
스틸하우스로 집을 지을 경우 공사기간은 얼마나 걸릴까? 30평형대는 3개월 이내에 끝내는 게 좋고, 규모가 좀 크거나 고급형일 경우는 약 4~6개월 이상의 공사기간이 필요하다. 단 스틸하우스는 타 공법과 달리 골조 형성에 드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벽 마감선 등이 정확해 마감공사의 기간도 줄일 수 있으므로 기간 단축으로 인한 공사비 절감을 이룰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능공 5명이 30평의 스틸하우스를 짓는다고 가정했을 때 기초공사와 스틸스터드를 제작은 7일, 스틸스터드 세우기는 4일 정도면 가능하다. 그 다음 외부 OSB합판과 타이벡 감기 및 창문 달기는 4일 정도면 충분하고, 내부 석고보드는 5일이면 완성한다. 기능공 5명이 20일 정도면 수장까지 끝내고 이후 10일정도면 마감공사까지 끝낼 수가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건축공사비는 상당히 많이 절감할 수 있지만, 집을 지으면서 건축주와 자재도 골라야 하고 색상 등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들까지 고려하면 적어도 3개월 정도는 걸린다고 봐야 한다.
실제 필자가 설계 및 시공을 하고 있는 KBS-1TV 6시 내고향의 〈백년가약> 프로그램의 경우 건축주와 ‘플러스 알파’를 협의하지 않고 진행하는데 이 때는 절대공기만 갖고 시공을 마무리 짓는다. 보통 공사를 착수해 20일 이내에 작업을 완성한다. 물론 절대공기를 가지고 공사를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건축주가 원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田
글 최길찬
글쓴이 최길찬 님은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건축시공기술사이자 건축사입니다. 2002년 강구조작품상(주택부문)을 수상했으며, 《스틸하우스 자재 가이드 북》 저자입니다. 현재 KBS-1TV 6시 내고향 에 출연 중이며, Daum 카페 ‘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영건축사 사무소 02-592-0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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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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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교실] 외장공사 (지붕ㆍ외벽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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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공사
지붕ㆍ외벽마감
지붕과 외벽은 미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빗물이나 습기가 새어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집 속의 열기는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바깥 온도는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보온과 단열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지붕공사는 되도록 빨리 마쳐야 한다. 그 이유는 건축물의 내부를 외부 날씨로부터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붕공사
지붕은 기초공사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다. 미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빗물이나 습기가 새어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집 안으로 습기가 차면 수명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의 건강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붕의 일차적인 목적은 눈이나 빗물 같은 습기를 완전 차단하는 것이다. 또 집 안의 열기는 위로 새어 나가지 않게 하고, 대기 온도는 지붕을 통해 전달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지붕 서까래(Rafter)의 경사도도 누수 방지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경사가 45도 이상의 가파른 각이 있을 때 빗물은 큰 저항 없이 잘 내려온다. 하지만 45도가 되지 않을 때에는 지붕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붕은 기술 못지않게 자재의 재질도 중요하다. 수명이 10년도 못 가는 재질이 있는가 하면 40년 이상 가는 것도 있다. 따라서 가급적 고품질의 자재를 사용하는 게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다. 지붕 마감자재로는 우드 슁글, 우드 쉐이크, 아스팔트 슁글, 토기와, 금속기와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아스팔트 슁글은 가격은 저렴하고 수명이 길며 시공도 수월하다. 또한 색깔과 디자인도 다양하다.
반면 우드 슁글은 가격이 비싸고 시공이 까다롭지만, 수명이 길고 기능이 우수하며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게 특징이다. 내화 방충 처리된 웨스턴 레드 시더(Western Red Cedar)로 생산되고 있는데, 시공이 까다로워 숙련된 기술을 요한다. 지붕에 사용되는 우드 슁글은 여러 등급이 있으나 옹이가 없고 심재로만 제작된 1등급을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스팔트 슁글과 우드 슁글이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어떤 자재를 선택할 것인가는 각개의 기능과 특성을 고려하여 선택하도록 한다.
지붕의 기초와 펠트(Felt) 공사
지붕공사는 가급적 빨리 마쳐야 한다. 그 이유는 외부 날씨로부터 건축물의 내부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붕공사를 하려면 기초공사(Roof Sheathing)와 펠트공사가 선행돼야 한다. 마감재에 따라 기초공사 방법은 달라진다.
○PLYWOOD SHEATHING :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할 때는 Plywood Sheathing 공사를 한다. 서까래 위에 합판을 덮은 후 다시 그 위에 아스팔트 슁글을 얹는 것을 말한다. 이때 합판은 보통 2분의 1인치 두께가 사용되고, 합판의 팽창을 고려하여 약간의 간격을 두고 시공한다. 팽창 수치는 합판에 표시되어 있으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즉 기후가 습한 지역에서는 건조한 지역보다 팽창이 크므로 그 간격을 2배 정도 늘려서 시공해야 한다. 시공할 때는 합판의 세로 만남 줄이 서로 엇갈리게 하고, 30센티미터 간격으로 못을 박는다. 합판과 합판이 가로로 맞물리는 부분은 철제 클립으로 보강한다.
○T&G SHEATHING : 펜션이나 주택 내부를 특색 있게 꾸미기 위해 종종 서까래를 노출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와 같이 실내 천장의 기초(쉬팅)를 노출시키는 건물에는 T/G 쉬팅을 한다. T/G 쉬팅은 2″×6″ T&G Wood가 사용된다.
○WOOD 슁글 : Wood 슁글로 마감할 때에는 1″×4″ 각재로 시공한다. 각재의 간격은 4인치로 하되 시작 부분(추녀)과 끝 부분(용마루)은 간격을 두지 않고 3피트 정도를 붙여 시공한다. 지붕공사를 마감할 때 지붕 환기구, 굴뚝, 골진 부분, 용마루 부분을 특히 세심하게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규정된 자재로 꼼꼼하게 시공해야 한다.
○루핑 펠트 : 쉬팅 위에는 루핑 펠트를 시공한다. 펠트 시공은 큰 기술을 요하지는 않는다. 규격(15파운드)에 맞는 제품으로 빠짐없이 시공하고, 겹치는 부분은 빗물침투 방지를 위해 충분한 여유를 주도록 한다. 겨울철 동결(ICE DAM)에 대비하여 추녀 부분 첫 번째 줄에는 펠트를 2겹으로 시공한다. 시공은 추녀에서 시작하여 위쪽으로 시공한다.
플래싱(FLASHING) 공사
플래싱 공사는 지붕에 골이 진 부분, 환기구(Vent Pipe), 굴뚝 연결 부분, 릿지 등에 철제를 박는 공사를 말한다. 녹슬지 않는 금속자재를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콕킹재로 보강한다.
빗물받이와 홈통
여러 가지 소재가 사용되고 있으나 내 집에 어울리는 소재를 선택하여 시공한다. 비닐제품, 알루미늄제품이 주로 사용되며, 고가인 동제품도 선호되고 있다. 시공할 때는 이음새 부분은 콕킹을 하도록 한다.
외벽마감
외벽은 집의 이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주위 환경을 고려해 시공한다. 특히 사이딩 기능은 외부의 날씨(비, 눈, 바람 등)로부터 집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소재를 선택할 때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 소재로는 목재, 비닐, 화이버 글래스, 금속, 벽돌, 시멘트 등 다양하다. 목조주택의 경우 목재, 비닐, 화이버 글래스(시멘트) 사이딩이 주로 사용된다.
시공하기 전 문이나 창문은 미리 설치해야 하고, 또 OSB 쉬팅 위에 타이벡 같은 소재로 방습·방풍공사를 선행해야 한다. 사이딩은 기초 아래 부분에서부터 위로 시공하며 이때 목재로 스타팅 스트립을 설치한다. 특히 창문이나 문틀 주위와 서로 맞닿는 부분의 시공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목재나 시멘트사이딩은 겹침과 노출이 일정해야 하고, 수평을 정확히 유지해야 한다. 외벽마감에 악센트를 주기 위해 건물의 하단과 모서리 부분에는 트림을 시공한다. 특히 목재 사이딩으로 마감할 때는 유지·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그 기능과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田
글쓴이 정세용 님은 목조주택의 본 고장인 캐나다에서 10여 년 동안 자재부터 시공까지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정통 목조주택 전문가입니다.
문의 : 011-265-1373
webmaster@olympicw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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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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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집 따라 짓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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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흙내 풀풀 나는 시골살이가 그리워 풍요와 빈곤이 아우성치는 도시를 떠나,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온 이가 있다. 로아차(露芽茶)를 운영하는 신재남 씨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사라호 이후 최대라는 태풍 매미가 쓸고 간 자리를 추스르며 1년 가까운 기간을 바쳐 손수 집을 지었다. 그가 일일이 사진을 찍어가며 모은 자료를 소개한다. 정성들여 찍은 사진과 재치 넘치는 짤막한 설명을 읽어보면 ‘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신재남
| 화장실 만들기 |
블록으로 벽 쌓기
화장실과 욕실은 물을 많이 사용하므로 시멘트 블록과 벽돌로 다시 쌓아 칸막이를 하고, 타일을 붙이기로 했다. 왼편은 화장실과 욕실이고, 오른편은 붙박이 옷장이다.
수도관 설치
욕실은 단순하게 세면기도 붙이지 않고, 욕조도 없이 그냥 찬물과 더운물이 나오는 수도관 두 개만 설치했다.
변기 놓을 자리
처음엔 좌변기를 놓으려 했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양변기를 놓았다. 미리 변기로 들어갈 수도관도 하나 빼놓았다.
하수관(바닥 정리)
바닥에 모래와 시멘트를 거칠게 비빈 사모래로 채운 후, 타일을 붙일 높이만큼 남기고 바닥을 정리했다. 미리 하수관 구멍은 헌 장갑 등으로 막아 놓았다.
타일 붙이기
처음엔 옹기나 도자기 깨진 걸로 붙이려고 했는데, 구하는데 번거로워 일반 타일을 사용했다.
천장 만들기
화장실과 욕실은 방수에 신경을 써야 하니 천장도 별도로 다시 만들어 붙였다.
천장 무늬 판 대기
앞에서 만들어 놓은 각목 뼈대에 무늬판을 붙여 완성했다.
마무리
무늬판과 벽이 닿는 곳에 졸대를 두르고, 그 틈을 황토로 메워 마무리했다.
| 바닥 공사 |
비닐 깔기-하나
처음 기초 돌을 쌓을 때 문턱의 높이를 계산에 넣지 않아 문턱과 바닥의 차가 심하게 생겼다. 바닥에 흙을 채우려고 습기 방지를 위한 비닐을 깔고 있다.
트랙터로 흙 푸기
농사용 트랙터를 빌려다 바닥에 채울 흙을 푸고 있다. 집 안 전체를 약 30센티미터 정도 올리려니 하루 종일 흙을 퍼다 날랐다.
방바닥 흙 채우기
트랙터로 퍼서 창문으로 넣어 준 흙을 괭이와 삽으로 방바닥에 골고루 펴고 있다. 처음 설계가 잘못되니 손과 발이 그만큼 고생을 한다. 에구구―.
흙 다지기
바닥에 채운 흙을 다진다. 흙을 다지기 쉽게 임시 다짐기도 나무로 만든다.
소금 뿌리기
소금은 벌레나 곰팡이 등이 생기는 걸 막아 준다. 소금은 완전히 흙이 마른 후에 뿌린다. 흙에 수분이 있으면 잘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비닐 깔기-둘
이제 보일러 배관을 설치하기 위해 다시 비닐을 깐다. 습기를 막기 위해서다. 앞에서보다 더 꼼꼼히 깐다.
은박지와 와이어 메쉬 깔기
단열을 위해 은박지를 깔고(또는 스티로폼이나 못 쓰는 이불 등도 유용), 보일러 배관을 붙들어 매는 와이어 메쉬도 깐다.
와이어 메쉬 묶기
깔린 와이어 메쉬끼리 묶어서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묶는 데는 철근 결속선(반생이)을 사용한다.
보일러 배관 깔기 및 묶기
보일러 배관은 15∼20센티미터 정도 간격으로 깐다. 고정은 밑에 깔린 와이어 메쉬에 칠근결속선으로 묶는다.
자갈 채우기
보일러 배관이 깔린 위로 자갈을 채운다. 자갈을 통해 열이 골고루 전달되고, 방바닥이 금방 식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숯 넣기
자갈을 채우며 숯도 같이 넣는다. 숯은 나쁜 냄새 및 세균 등을 제거하고 습기도 없앤다. 소금은 결속선 등을 부식시킬 염려가 있어 넣지 않았다. 그 대신 아래에 깔아 주었다.
황토 채우기
그 위에 황토를 채운다. 너무 많이 채우면 보일러 배관에서 열기가 올라오지 않기에 적당히 채운다. 대략 보일러 배관에서 5센티미터 이하가 적당한 것 같다. 마감 미장은 이 위에 3센티미터 정도 더 덮인다.
바닥 고르기
바닥 미장 전에 황토를 고루 편다.
체로 황토 치기
미장을 위해 황토를 체로 쳐서 돌 등과 분리한다.
메탈 라스 깔기
황토가 갈라져 뒤집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철로 된 얇은 망(메탈 라스)을 깐다.
미장 황토 이기기
보통 황토 바닥에는 모래와 석회, 제올라이트 등을 섞어 함께 바르지만, 문제가 생기면 다시 하기로 하고 순수하게 황토만으로 발랐다.
미장하기
미장은 약 3센티미터 정도 두께로 바른다. 방바닥 미장 역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방바닥 크랙
방바닥 역시 크랙이 굵게 생겼다. 애초에 각오했던 일이라 심란하지는 않다. 이제 이 굵은 크랙을 없애야 할 차례인데…….
황토 붓기
방안 곳곳에 마른 황토를 붓는다. 황토는 조금 젖어 있거나, 돌 등이 섞여도 상관없다.
바닥 크랙 메우기 완성
손이나 발로 쓱쓱 문대고 다니면 황토가 크랙 사이를 채운다. 아주 쉽다. 이렇게 며칠 지나면 단단하게 굳어 매끈한 황토 바닥이 된다.
| 구들 놓기 |
바닥 고르기
구들 놓을 방바닥을 고른다. 보통 구들을 놓을 때는 아궁이 쪽을 낮게, 굴뚝 쪽을 높여 바닥을 고른다. 그런데 여기서 구들 놓은 방식은 일반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해 혼용했다.
받침돌 쌓기
바닥을 평평하게 고르고 받침돌을 쌓는다.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받침돌을 덥혀 열이 저장된다. 그러기에 받침돌은 돌과 황토로만 쌓는다.
받침돌 쌓기 완성
받침돌을 굳히며 쌓느라 하루 두세 시간씩 총 아흐레가 걸렸다. 받침돌이 높을수록 좋겠지만 일단 약 50센티미터 높이로 쌓았다.
함실
실제로 불이 타는 공간이다. 방 안쪽에서 타기 때문에 열효율이 좋고 불도 잘 빨려 들어간다.
굴뚝 쌓기
굴뚝 아래는 깊이 파서(약 1m 정도) 연기가 잘 빨리도록 하고, 어느 정도 쌓은 후에 연통을 이용해 연기를 뽑는다.
연기 구멍
굴뚝 아래 부분에 구멍을 하나 내면 연기가 더 잘 빨린다.
구들돌 덮기
구들을 모두 돌로 놓으면 좋겠지만 많이 구하지 못해 아쉬운 대로 불이 직접 닿는 함실에만 돌을 덮었다. 나머지는 슬레이트로 덮을 예정이다.
슬레이트 및 와이어 메쉬 깔기
슬레이트로 덮고 와이어 메쉬를 깐 다음 자갈을 붓고 약 10센티미터 두께로 콘크리트를 쳐주었다.
황토, 자갈, 숯, 소금을 채우고 다지기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으면 그 위에 황토와 자갈 그리고 숯과 소금을 약 15센티미터 채운다.
황토 미장
그 위를 곱게 친 황토로 미장을 한다. 이후는 전의 바닥하기와 같다.
아궁이
아궁이는 따로 만들지 않고 바로 함실과 통하도록 만들었다. 별로 쓰지 않을 가마솥은 걸지 않았다. 이렇게 만드니 큰 나무도 바로 넣을 수 있고 불 때기도 아주 편리하다.
굴뚝
연기가 아주 시원스레 빠져나간다. 한번 불을 넣으면 이틀은 불을 안 때도 괜찮다. 처음엔 이렇게 구들 놓는 게 아니라는 주위의 우려를 많이 샀지만 불이 잘 든다고 하자 이제는 구들 놓는 걸 직접 배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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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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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를 이용한 실내공간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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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을 집 안에 매치시켜 보자
벽지를 이용한 실내공간 연출
겨우내 추운 날씨에 닫아 두었던 창문과 커튼을 젖히고 따스한 봄기운을 집 안 곳곳에 불어넣어 보자. 초록 잎 가득한 화분에 물을 듬뿍 주고, 화사한 색의 커튼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봄을 느낄 수 있지만, 이것만큼 실내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몫을 하는 것도 없다. 바로 벽지다. 집 안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곳이 벽이다 보니, 벽지를 바꾸는 것만으로 실내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기 마련이다. 올봄 새롭게 출시된 벽지 제품의 경향과 함께 공간별로 제안하는 다양한 제품의 특징들을 살펴보았다.
가장 넓은 면적으로 큰 효과
벽은 실내 공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만큼, 실내 분위기를 바꾸는 데 있어 벽지를 바꾸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내는 것은 없다. 다양한 컨셉에 맞춰 출시된 제품들을 이용해 새롭게 봄맞이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늑하고 편안한 실내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선택 가능한 벽지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공간별로 사용자의 연령에 맞게 여러 종류의 제품들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의 취향에 가까운 제품을 골라 보자.
부부가 주로 사용하는 안방은 침실과 같이 쓰므로, 무엇보다 편안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우선해야 하고, 자녀방은 아이들의 성장에 맞게 분위기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거실은 집 안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가족 구성원이 함께 어울려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은 공간이지만 손님 접대를 하거나, 음악감상, TV 시청과 휴식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으므로 세심한 제품 선택이 요구된다.
두 개를 하나로 매치
올봄 출시된 벽지는 다양한 디자인과 과감한 컬러를 사용한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고전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상반된 요소를 조합한 ‘믹스 앤 매치(mix & match)스타일’이 올해에도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과감한 시도와 발상이 엿보이는 디자인 제품들이 눈에 띈다. 중간 계열에서 머물던 컬러의 명도가 낮아지고, 채도는 더욱 높아져 다양한 컬러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디자인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웰빙 트렌드에 맞게 건강한 생활을 위한 실내 공간 연출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한 제품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안방
안방의 밝음 정도는 집안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안방이 밝으면 집 안도 밝아진다고 생각해서 안방을 환하게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안방의 독립을 위해 그 옆에 별도의 침대방을 두어 이곳을 침실로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가장 구석진 곳에 침대방을 마련하게 되고, 침대에서 자는 동안 안방은 비어 있게 되므로 좋지 않다. 가장 편안한 휴식의 장소인 안방과 침대방은 너무 어둡지 않고, 따뜻한 느낌의 색을 택하는 것이 좋다.
자녀방
밝은 원색에 부드러운 컬러를 적절히 가미해 안정감을 키워주며 아이의 상상력을 높일 수 있는 무늬의 벽지나 마감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벽과 천장, 바닥의 색을 완전히 다른 색으로 칠하거나 바르는 것도 아이에게 색감을 길러줄 수 있어 좋다. 파스텔 톤의 줄무늬나 초록, 하늘색 등 자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색상의 벽지는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준다.
거실
거실은 주택 내부의 중심에 넓게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앙에서 가족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손님 접대와 휴식공간의 기능이 필요하므로 전체적인 자연스러움을 강조해야 한다.
주방
부엌은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 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실과 연계된 형태의 주방이 많아 거실의 기능을 부분적으로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거실과 하나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좋다. 田
정리 조영옥 기자
자료협조 대동벽지(주) 02-2212-2511
명품벽지did 02-2141-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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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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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간에 정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양지 '오크빌' 전원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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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따로 있나, 정들면 고향이지.” 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이웃을 만났을 때 더욱 그럴 것이다. 양지 ‘오크빌’과 같은 전원마을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오크빌은 중앙공원과 인공폭포에 골프연습장까지 갖춘 아름다운 전원마을로 유명하지만, 이웃사촌이란 이름으로 한 가족처럼 지내는 이곳 주민들의 생활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이웃 간에 정이 두터운 전원마을 ‘오크빌’을 찾아가 보았다.
그림 같은 집, 맑은 공기, 탁 트인 전망…….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Well-Being) 열풍으로 도심을 벗어나 여유롭고 건강한 삶을 누리는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원주택에서 자연을 벗삼아 사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이야말로 웰빙 그 자체다. 여기에 좋은 이웃과 함께 한다면 그 기쁨은 더욱 클 것이다.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제일리 산자락에 자리한 아담한 전원마을 ‘오크빌’.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양지나들목으로 나와 17번 국도로 500미터 정도 달린 뒤 제일리 방면으로 좌회전해서 평야를 가로질러 1분 정도 들어서면 숲이 울창한 구릉지대에 전원마을 ‘오크빌’이 나타난다. 마을 입구에 다다르자 ‘이곳에서 살아 봤으면…….’ 하는 욕심이 절로 생긴다.
오크빌에는 현재 17채의 전원주택이 둥지를 틀고 있다. 대문도 담도 없는 아담한 마을이다. 그 가운데 한 집으로 불쑥 들어섰다. 오크빌 5호 박희규(54세) 씨 댁이다. 낯선 사람을 보고도 짖지 않는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서너 명의 주민들이 거실에 모여 앉아 웃음꽃을 피우며 다정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웃 간에 정이 돈독한 전원마을
“형님, 오늘 운동 안 갔어?”
“차가 없어서 못 갔지.”
“나한테 얘기하지. 그럼 같이 가잖아.”
오크빌 전원마을에 사는 ‘이웃 사촌들’이다. 대부분 나이가 비슷해서인지, 어떤 공감대가 형성된 사람들이 모여서인지, 고향이나 자란 환경도 다르지만 이곳 주민들은 이웃사촌이란 이름으로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담이 없으니 이웃 간에 마음의 벽도 없고, 정이 더욱 두터워지는 것 같아 너무 좋아요. 정원에서 일하다가 옆집이나 아래윗집에서 사람이 나오면 ‘뭐해 우리 집으로 놀러와’ 그러면 제각기 김치나 과일, 고구마를 싸 가지고 오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김치전을 부쳐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죠. 함께 나들이 가서 맛있는 식사를 하기도 하고요.”
박희규 씨 가족은 2002년 11월 연면적 66평 복층 집을 4억 원에 구입, 뒤늦게 이곳에 입주했다. 혹 선입주자들이 텃새라도 부리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 오히려 이웃들이 따뜻하게 대해줬으며, 지금은 마음이 통하는 6명이 친목회를 만들어 가족처럼 지낸다. 박 씨와 조민숙(46세), 서보나(58세) 씨 외 3명이 계원들이다.
조민숙(46세) 씨는 이곳에서 나이는 젊은 편이지만, 입주 8년 차로 왕고참인 셈이다. 남편이 전원생활을 간절하게 원해서 이곳에 오게 됐지만, 처음엔 반대했었다. 하지만 이젠 도시에서는 못살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전원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여기 오기 전엔 아이들 교육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불편할 것 같아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생활하다 보니 아이들 교육에도 더 좋고, 텃밭과 잔디 정원 가꾸는 것도 재밌고… 장점이 훨씬 더 많더라고요.”
서보나(58세) 씨 가족은 그 가운데서 가장 늦게 입주했다. 부지는 4년 전에 마련해 놓았지만, 집은 2003년 봄에 지어 그해 여름 입주했다. 건강 때문에 도심을 벗어났는데, 이곳으로 온 후 마음이 편하고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
교통ㆍ환경 최적의 입지
오크빌은 1998년 대성전원마을이란 이름으로 출발, 2000년도에 지금의 명칭으로 바꿨다. 이곳에는 총 17가구에 의사와 변호사, 교수, 사업가 등 다양한 계층의 주민 50여 명이 살고 있다.
전원주택의 입지 요소 중 하나는 쾌적한 주거환경과 교통을 들 수 있는데, 용인시 양지면 내에 자리하고 있는 오크빌은 이런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고속도로 진입이 용이하고, 또 10분 거리 내에 양지리조트, 지선CC, SK체육관, 용인청소년수련원 등이 자리한다. 보통 자녀들 교육 때문에 전원생활을 꺼리는 사람이 많지만, 양지주변 초·중학교는 강남에 버금가는 교육수준이다. 따라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아이들 학교문제는 걱정하지 않는다.
오크빌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가구마다 정원에는 주목, 장미, 과실수 등 온갖 정원수와 야생화를 심어놓았고, 중앙정원에 인공폭포, 부대시설로 골프연습장까지 설치해 놓았다. 덕분에 CF나 영화촬영 장소로도 많이 이용되면서 그 대가로 적잖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가구당 관리비로 받은 한 달 회비 12만 원과 장소협찬으로 벌어들인 수입을 합쳐 마을 대소사나 관리비로 쓰고도 저축해 놓은 돈이 3500만 원이다. 자금이 여유 있다 보니 마을 관리에 보다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반상회 겸 회식을 하고 있고, 관리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또한 곳곳에 주민들 간에 우애를 돈독히 하도록 휴식공간으로 정자도 만들어 놓았다.
이곳 주민들은 제각기 정원과 텃밭을 가꾸기 때문에 농촌과 마찬가지로 봄, 여름, 가을은 대체로 바쁘고 겨울철은 한가하다. 바쁠 땐 서로 돕고 기쁨은 함께 나누는 것이 이곳 주민들이 사는 법이다.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자연히 이웃 간에 정이 쌓이고, 타향이지만 고향 같은 느낌이 들게 됐다는 촌장 전종욱 씨(75세).
“이곳은 물 맑고 공기 좋고, 사람들도 좋습니다. 나름의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재미도 쏠쏠하고요. 어떨 땐 여기가 고향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 접돕니다.”田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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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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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의 풍광을 품에 안은 양평 회현리 복층 60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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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는 도심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요량으로 풍광 좋은 남한강변에 주말주택을 지었다. 240평의 대지에 2″×6″ 경량목조주택으로 1층 40평, 2층 20평을 합쳐 총 60평이다. 외벽은 목재 사이딩과 치장벽돌로 마감하고, 지붕은 컬러 아스팔트 슁글을 얹은 이 집의 바닥면적은 40평이지만 거실 앞쪽으로 덱을 넓게 내 한결 넓어 보인다. 특히 거실의 경우 구조재로 공학목재를 사용하고, 일부 벽면을 호주산 치장벽돌과 이태리산 대리석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공세1리에 자리한 신내천. 서울에서 승용차로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여름철 물놀이 장소뿐만 아니라 꺽지 낚시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꺽지는 1급수의 맑은 물에만 서식하는 우리나라 특산어종이다. 그만큼 신내천의 수질은 맑고 깨끗하다. 신내천은 흑천이라고도 하는데, 바닥에 검은 자갈돌이 많아 검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내천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남한강과 만나는데, 그곳에 이르면 눈에 띄는 목조주택이 있다. 정윤진 씨가 도심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요량으로 마련한 주말주택이다. 건축주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자, 이젠 자신을 위한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지친 마음을 달래면서 사업도 구상하겠다는 생각에 풍광 좋은 곳에 주말주택을 짓기로 했다.
“어느 날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니 너무 바쁘게만 살아온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젊은 날의 대부분을 일과 연구에만 바쳤으니까요. 경제적으로는 어느 정도 여유를 갖췄지만 마음의 여유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전원주택을 짓기로 했습니다.”
물의 매력에 끌려 지은 집
“지자요수(知者樂水) 인자요산(仁者樂山)이라고 했던가요. 아마도 저는 지자에 속하는 모양입니다. 물이 좋거든요. 그래서 늘 물이 흐르는 풍광 좋은 곳에 집을 짓고 싶어했습니다.”
건축주는 평상시부터 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전공도 환경관리 중에서 물과 관련된 수(水)처리 분야를 선택했다. 물에 대해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팔당상수원에 관심을 갖게 됐고, 남한강 줄기를 자주 드나들었다. 그럴 때마다 풍광 좋은 이곳에 전원주택을 지었으면 하는 맘이 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건축주의 매형이 남한강변에 전원주택단지를 개발해 놓았다는 소식을 듣고 가 보았는데, 바로 그가 맘속에 그렸던 그런 장소였다.
“매형이 남한강변에 IT 동호인 단지를 만들 계획으로 전원주택단지를 개발해 놓았는데, 당초 참여하기로 했던 몇 명이 개인 사정으로 빠지게 됐다는 겁니다. 풍광 좋은 강변인데다가 조용하기까지 해서 저한테 넘겨달라고 했죠.”
우연찮게 원하던 부지를 마련하자, 곧장 집 지을 준비에 들어갔다. 건축구조는 목조주택으로 짓기로 한 단지의 규정을 따랐다. 설계는 대학교 후배에게 부탁했고, 시공사는 그 후배의 소개로 ‘지움’에게 맡겼다. 부지 마련부터 설계·시공사 선정 그리고 집 짓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물 흐르듯 순조롭게 진행됐다.
건축주는 배치를 정남향으로 하고, 전명창 앞에 덱(Deck)을 넓게 내고, 각 방은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하고, 수납공간은 부족하지 않도록 할 것 등을 주문했다. 주문대로 공사는 2004년 3월 시작해서 여름철 악천후로 인해 공기가 다소 지연돼 그해 10월 완공됐다.
멋스럽고 고급스러운 실내 연출
집은 남한강의 풍광을 굽어보는 자리에 가지런히 앉혔다. 수변구역도 물이 흘러드는 곳이 있는가 하면 빠져나가는 곳이 있는데, 풍수지리상 물이 흘러드는 곳은 재물이 모이는 명당이라고 한다. 서울의 압구정동, 한남동, 합정동 등이 바로 그러한 형상이다.
집은 240평의 대지에 1층 40평, 2층 20평을 합쳐 총 60평에 이른다. 집의 모양은 둔 기억자형, 즉 ‘ㄱ’ 자를 바깥으로 벌린 형상인데, 이는 물이 들어오는 것을 받아들이는 형상으로 디자인 컨셉을 잡은 것이다. 외벽은 목재 사이딩과 치장벽돌로 마감하고, 지붕은 컬러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바닥면적은 40평이지만 거실 앞쪽으로 덱을 넓게 내 한결 넓어 보인다. 수변구역이라 여름철 장마 때 물이 들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단지의 고도를 강의 최고 수위보다 10미터나 높였다.
실내는 구조나 사용자재 등에서 독특하고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좌측으로 주방과 거실을, 우측으로는 2층과 연결되는 계단을 배치했다. 거실은 강 쪽으로 길게 빼고 전면과 좌측면에 전면창을 설치해 강의 조망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노력했다. 거실의 구조재로 공학목재(Glue Lam)를 사용했다는 점이 독특한데, 스프루스(White Spruce) 나무를 덧붙여 만든 것으로 자재와 시공비가 비싸지만 H-빔 구조처럼 튼튼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거실과 주방을 구분 짓는 지점 일부분을 벽면으로 막고 그 벽 중간 지점엔 벽난로를 설치했다. 특히 벽면 마감이 인상적인데 퍼티(Putty)에 물을 먹여 칠한 페인트는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주방과 식당은 하나의 공간으로 묶어서 주부의 동선을 고려해 설계·시공했다. 주방은 좁은 느낌이 드는 공간이지만 별도의 다용도실과 보조주방을 갖춰 활용도를 높였고, 식당 옆으로는 덱으로 자유로이 드나들도록 했다.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로 장식된 출입문은 독특하면서도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각 방은 독립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했고,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각 벽면에 붙박이장을 설치했다. 마스터룸에는 드레스실과 월풀과 반신욕 욕조가 딸린 화장실을 설치했다. 방 옆으로는 주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발코니를 내어 전원의 여유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정원 또한 각종 조경수와 조경석으로 정갈하고 소담스럽게 꾸며놓았다. 무엇보다 건축주가 좋아하는 곳은 거실 앞으로 널찍하게 마련해 놓은 덱이다. 이곳으로 나서면 남한강과 추읍산의 풍광이 그대로 들어오고, 덱에는 물소리를 들으며 전원생활의 여유를 즐기도록 의자와 탁자를 마련해 놓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즐기는 여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맞이하고, 밤에는 별과 어우러져 반딧불이 노니는 것을 보면 어느 새 어릴 적 동심으로 빠져들곤 합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일상에서 쌓였던 피로도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고요. 그냥 덱 위의 벤치에 앉아서 물 구경하는 것도 시간 보내는 데 그만입니다.”
건축주는 집 짓는 동안 가구부터 벽난로, 조명, 각종 집 기류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느라 힘들었지만 집 짓고 생활하다 보니 그동안의 노고에 보람을 느낀단다. 시공사 측 역시 건축주가 워낙 꼼꼼해서 공사하는 동안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완성 후 어디다 내놔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잘 지은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집짓는 동안 실수도 있었고, 건축주와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짓고 나서 보니 모델하우스로 내놔도 손색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습니다.”
앞으로 건축주는 나무와 야생화로 조경을 알차게 가꾸며 이곳에서 보다 많은 여유를 즐길 계획이란다. 田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조영옥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회현리
·부 지 면 적 : 240평
·건 축 면 적 : 총60평(1층 40평, 2층 20평), 창고 10평
·건 축 구 조 : 2″×6″ 경량목구조
·외벽마감재 : 방부 목재 사이딩+호주산 치장벽돌
·지붕마감재 : 컬러 아스팔트 슁글(이중 그림자)
·내벽마감재 : 고급 실크벽지+호주산 치장벽돌
·천장마감재 : Glue Lam(공학목재), 노출+고급 실크벽지
·바닥마감재 : 온돌 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수입산)
·식 수 : 단지 내 급수시설
·난 방 시 설 : 가스보일러+벽난로
·시 공 기 간 : 2004년 3월~10월
● 시공 : 지움 02)472-5553,
www.e-ji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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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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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산책] 한방과 암(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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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과 암(Ⅰ)
암은 대략 270여 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것은 5대 암이라 불리는 폐암, 위암, 간암, 대장암, 췌장암으로, 이로 인한 사망률은 전체 암 사망률의 약 70퍼센트를 차지한다. 암 발생의 원인은 담배와 음식물 그 외에 공해·화학물질, 방사선, 전자파 같은 것들이다. 현대의학의 암 치료는 수술, 항암제, 방사선 이 3가지로 요약되지만 한계성 또는 무용성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암 정복의 길은 한의학이나 대체의학과 같은 제3의 의학과의 교류와 융화를 통할 때 보다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암(癌)은 한국인의 사망 원인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2년 한해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하루 평균 172명, 연간 6만3000여 명에 달한다. 이는 같은 해 하루 평균 교통사고로 사망한 수(25명)의 약 7배에 달하는 동시에 총 사망자 25만여 명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암은 대략 270여 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것은 5대 암이라 불리는 폐암, 위암, 간암, 대장암, 췌장암이다. 5대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체 암 사망률의 약 70퍼센트(발생률은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갑상선암 등이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그러면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암은 대체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우리 몸은 100조에 달하는 엄청난 수의 세포들로 구성돼 있다. 이 세포들은 질서 정연하게 분열 증식하면서 다음 대의 세포들을 만들어 낸 후 어떤 단계에 이르면 죽음을 맞는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에는 돌연변이를 일으켜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무단 증식하는 놈들이 있다. 그 가운데에서 특히 악성 분자를 ‘암’이라 부른다. 일단 생겨난 암세포는 스스로 모세혈관까지 만들어 가며 주변의 영양을 모두 흡수, 자신의 성장 증식에 이용한다. 그 결과 주위 기관을 위태롭게 만들고, 끝내는 그 생명마저 빼앗은 후 함께 죽음을 맞는다.
암 발생의 원인
통제 불능의 암세포는 세포의 DNA 손상에 의해 발생한다. 좀더 세분하면 DNA의 손상을 시발시키는 것을 ‘기폭제(Initiator)’, 촉진시키는 것을 ‘촉진제(Promotor)’라고 부른다. 이것들을 뭉뚱그려 ‘암 유발 원인’이라 부를 때, 거기에는 대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는 담배다. 암 발생 원인의 대표 주자(30%)이기에 전문가들은 금연과 백신접종만 제대로 해도 전체 암 발생의 3분의 1은 줄일 수 있다고 공언한다.
둘째는 음식물이다. 전체 원인의 약 35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는 음식물에는 구운 고기에서 나오는 벤즈 파이린 성분, 짠 음식, 농약 오염 식품, 저섬유소 식품, 조미료, 인공 색소 등이 포함된다.
그 외에 공해·화학물질, 방사선, 자외선, 전자파, 수돗물, 농약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주변은 온통 암 유발 물질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면 암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까? 사실 건강한 사람들도 몸 안에 수백∼수천 단위의 이상세포(異常細胞)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상세포들을 암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우리 몸 안에 있는 면역력이, 그것들이 암으로 증식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역 기능이 떨어져 규제력을 상실하면, 이상세포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급격한 분열 증식을 일으킨다.
대개 암세포의 증식 속도는 처음 1년은 1000개, 2년째는 3만 개, 3년째는 100만 개(팥알 크기 정도), 4년째는 3000만 개, 5년째에는 10억 개로, 직경 1센티미터 크기가 된다. 컴퓨터 단층 촬영(CT) 등을 통해 암으로 발견되는 시기가 이즈음인데, 아직까지는 별 이상을 못 느끼지만 이미 몸 안에서는 면역력의 규제를 넘어선 암세포들이 마지막 제 갈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암을 외적인 유발 요인에 대응하는 인체 면역 방어 메커니즘이 무너질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면, 조기암은 임상을 통해 발견되기 이전 단계, 즉 인체의 면역력이 저하되는 시점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일본 우노 카츠야기 박사의 견해는 타당한 지적이라 생각된다.
현대의학의 암 치료 전술
이상세포가 ‘암’으로 진전하면 현대의학은 이를 어떻게 치료하는가. 동시대적으로 볼 때 현대의학의 암 치료 전술은, 외과 수술로 대표되는 50년대, 방사선 요법의 60년대, 화학 요법의 70년대, 면역 요법의 80년대 그리고 유전자 요법의 90년대까지 괄목할 만한 변화를 겪어 왔다. 그러나 아직도 임상에서 구사하는 주요 무기는 수술 요법, 항암제 사용, 방사선 요법 이 3가지로 요약된다.
거칠게 말한다면 이들 3대 무기는 나름대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부작용이 폐해로 지적되고 있다. 암 환자는 암에 걸려 면역력이 저하된 것이 아니라, 면역력이 저하되어 암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현대의학의 치료 수단들은 치료 과정의 부작용으로 환자의 면역체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그 결과 암의 전이와 재발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오늘날 암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이 암 치료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수술 후유증이나, 패혈증, 간부전증 등과 같은 것이라는 사실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미국의 경우, 닉슨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래 매년 14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연구비를 투자해 오면서 암 치료법 발견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미국의 암 발생률은 1900년도의 27명 중 1명에 이어 1950년 8명 중 1명, 1985년 4명 중 1명, 1995년 3명 중 1명으로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1995년 미국국립암연구소는 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췌장암, 식도암의 경우 4퍼센트, 간암 6퍼센트, 폐암 13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는 현대의학으로 암 치료를 해봤자 사망률은 별반 차이가 없고, 오히려 환자들의 고통과 경제적 부담만 안겨줄 뿐이라는 《암과 싸우지 말라》의 저자 일본 게이오 의대 곤도 박사의 주장과 일치한다.
암 치료에 대한 현대의학의 한계성 또는 무용성에 대해 언급한 사람 중에는 1962년 노벨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제임스 왓슨 박사와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았던 라이너스 폴링 박사가 있다.
왓슨 박사는 현대의학의 암 치료법을 ‘소똥만도 못하다’고 폄하했으며, 폴링 박사 역시 현대의학의 치료법을 ‘사기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물론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이에 강력 반발한다. 그들은 암 예방에 유의하며, 조기 발견에 주력한다면, 암은 90퍼센트 정도 치료가 가능하며, 특히 위암의 경우 97퍼센트 정도까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설사 늦게 발견된다 하더라도 30∼40퍼센트 정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상당히 고무적인 말이지만, 이 말에 안도하기는 아직 이르다.
암사연에서 발행한 《암에 관한 킨제이 보고서》란 책자에 따르면, 초기 암 환자의 90퍼센트 이상 생존 가능이란 의학계 주장은 절대 과장된 것이며, 실제 조사 결과 3명 중 1명꼴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의학의 ‘희망 찬’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기를 들고 있는 암사연의 입장은, 현대의학의 한계를 환기시키는 동시, 진정한 암 정복의 길은 한의학이나 대체의학과 같은 제3의 의학과의 교류와 융화를 통할 때 보다 가까워 질 수 있다고 촉구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田
<다음 호에 계속>
글 명성환<장수한의원 원장>
글쓴이 명성환 님은 서울대 외교학과 학·석사를 거쳐 영문잡지 및 벤쳐캐피탈에서 근무하다가 뒤늦게 한의학에 입문하여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장수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의 : 011-9782-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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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