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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일터를 한 곳에, 전남 여수시 84평 3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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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완공한 주광협 씨의 집은 사무실과 주거공간이 하나로 연결된 형태다.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건축주의 일을 돕는 부인 심영숙 씨는 사무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늘 아이들이 걱정됐다. 집안일을 돌보며 사무실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새 집에 입주한 후로는 계단만 오르내리면 바로 집과 사무실이라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집과 일터를 한 곳에 마련해 출퇴근 시간을 단축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이 많아진 주광협·심영숙 씨의 집을 찾아보았다.
전남 여수시 화장동에는 원삼국시대의 유적지가 있다. 1996년 7월 유물 산포지 2개소와 주거지 27기가 발굴됐다. 가락바퀴(방추차), 어망추, 숫돌, 마제 석촉 등이 발견된 이곳을 공원으로 만들어 지역주민이 쉽게 찾는 장소로 만들었다. 주광협 씨의 집은 유적지 옆에 자리하고 있어, 한눈에 시원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이 집의 특징이지만, 무엇보다 건축주가 일하는 사무실과 주거 공간이 한 곳에 있다는 것이 첫 번째 특징이다. 유통업을 운영하는 건축주는 넓은 공간의 창고를 필요로 했다. 사무실 일을 돕는 아내는 집과 회사를 오갔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고, 아이들도 좀더 가까이서 돌봐줘야 했기에 이곳으로 집을 옮기게 됐다. 기존에 살던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부지를 구입해 아이들도 학교 다니는 데 불편함은 없다.
“2005년 2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이 집은 스틸하우스지만, 일반 스틸과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골조를 H-빔 기둥으로 세우고, 층간에 아연데크 플레이트를 사용한 것입니다. 아연데크 플레이트는 소음 방지에 뛰어난 효과를 갖고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재료입니다.”
공사를 담당한 영진미라클주택 정기승 대표의 말이다. 단열재는 우레탄 패널을 사용했다. 이 패널은 영진미라클주택의 축적된 기술로 개발한 것인데 냉장고 속에 들어가는 단열재인 우레탄 60밀리미터를 12밀리미터 목재에 발포하는 공법이다. 유리섬유의 3배, 스티로폼의 5배보다 높은 단열 효과를 내 연료비 절감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이 집은 화장동 유적지의 조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해가 진 후, 공원 가로등에 불이 켜지면 거실 안으로 빛이 들어와 간접 조명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거실에 등을 켜지 않아도 은은한 빛이 퍼져 고즈넉한 분위기가 연출된다고.
사용자의 특성에 맞는 공간 설정
집 안으로 들어가는 2층의 현관과 덱에는 봄의 꽃잎들이 화려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건축주가 직접 통나무를 깎아 만든 화분 받침대가 꽃들과 어우러져 목가적인 풍경을 더한다.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봄을 맞아 새로운 집에서 생활을 하게 된 건축주는 그러한 기쁨에 덱을 꾸미는 일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봄을 대표하는 철쭉을 비롯해 펜지, 수국, 페튜니아, 천상초 등 색색의 꽃들을 가꾸는 그의 정성에 봄이 한껏 느껴진다.
2층과 3층의 덱은 모두 13평으로 조망권이 뛰어나다. 봄볕이 좋은 때에 바깥 공기를 더욱 많이 마실 수 있게 한쪽에는 테이블과 파라솔까지 준비해 놨다. 덱의 난간은 같은 방부목을 사용했지만, 흰색 페인트로 마감해 산뜻함을 더하고 있다.
2층에는 안방과 거실, 노부모를 위한 방과 욕실, 주방이 있다. 건축주 부부가 사용하는 안방은 파우더-룸과 욕실을 연결시켜 배치했다. 파우더-룸과 드레스-룸을 하나의 공간으로 묶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면적이 좁은 관계로 화장대만 들여놓고 파우더-룸으로 사용하고 있다. 안방 창가에는 화장대와 같은 느낌의 앤틱풍 의자와 테이블을 놓아 부부끼리 대화를 나누는 작은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도 유적지의 시원스러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2층에서 눈에 띄는 곳은 부모님을 위해 마련한 황토방이다. 황토찜질방 역할을 하도록 바닥에 열선을 깔아 75도까지 온도를 높일 수 있다. 바닥에는 해충 방지를 위해 숯과 소금을 깔고, 황토로 마감했으며 맨 위는 한지장판으로 마감을 했다. 벽은 황토 모르타르에 페인트를 바른 후 한지로 마감을 해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방 온도를 높이면, 찜질방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고 말하는 건축주를 보니 부모님을 위하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주방 왼편에는 다용도실을 두었다. 이 공간은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경사면을 이용해 만든 곳으로 천장이 낮은 단점이 있지만, 주방에서 사용하는 여러 물건들을 보이지 않게 수납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자녀 공간의 독립성 강조
3층은 자녀들을 위한 공간으로 두 개의 자녀방과 화장실, 덱을 마련했다. 1층의 높은 천장으로 인해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2층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화장동 유적지가 보인다. 초록의 잔디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고, 중간중간 옛 주거지를 복원해 놓은 풍경이 이색적이다. 역사교육을 위해 먼 곳으로 유적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이곳은 아이들 교육을 위한 주거환경으로 손꼽힐 만하다. 유적지를 중심으로 가로등과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언제든 가까이서 자연을 느끼며 역사체험을 할 수 있다.
3층으로 올라온 계단 입구의 작은 홀은 공용공간으로 구성했다. 책상과 책장을 들여놓고, 컴퓨터를 놓아 아이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계단의 중앙부에는 알록달록한 조명등을 설치해 한껏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田
글·사진 조영옥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전남 여수시 화장동
·대 지 면 적 : 75평
·건 축 면 적 : 42평
·연 면 적 : 84평(1층 42평, 2층 27평, 3층 15평)
·건 축 구 조 : 스틸프레임하우스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재 : 루바
·바 닥 재 : 강화마루, 황토
·창 호 재 : 이중창호
·난 방 형 태 : 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상수도
·시 공 기 간 : 2005년 2~4월
■설계·시공 : (주)영진미라클주택 031-984-8056, www.ymhouse.com
여수지사 061-691-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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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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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순응해 흙과 나무로 지은, 제주 30평 단층 목구조 흙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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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지연배·차금연 부부는 무려 1년여의 공을 들여 남제주군 남원읍 태흥리 완만한 오름 능선 위에 30평 단층 목구조 흙집을 손수 앉혔다. 소박미가 물씬한 홑처마며 위의 절반은 박공이고 아래 절반은 네모꼴인 팔작지붕 그리고 옹이가 박힌 굵고 거친 원목 기둥은 뒤의 솔숲과 조화를 이뤄 담박미를 더한다. 은은한 흙 냄새와 편백 향이 가득한 실내는 오량천장을 내어 대청마루의 조형미를 한껏 살렸다. 100퍼센트 흙과 나무만을 사용해 오랜 기간 품을 들여 완성한 이 집은 제주의 아름다운 속살에 아늑히 깃들었다.
제주도의 봄은 화려하다. 샛노란 유채와 화사한 왕벚, 섬들이 잠긴 옥빛 바다와 진녹색의 야자수…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찔한 풍광들이 봄 햇살 아래 넘실댄다. 하지만 이는 제주도가 지닌 아름다움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관광 명소를 조금만 벗어나면 섬 땅 제주의 소박하고 질박한 삶 풍경과 마주한다. 바닷가 낮게 엎드린 가옥과 가지런한 돌담, 마을 어귀에 빼곡한 바람막이 삼나무, 오름과 오름을 잇는 부드러운 능선 그리고 그 위에 봉긋한 무덤들… 혹자는 목가적 서정에 맘이 설렐 터이고, 혹자는 섬의 고단한 역사에 아득히 젖어들 게다. 관광지의 풍요로움을 좇는 이들은 무심히 지나치는, 그러나 한 번 뇌리에 담아두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제주의 진경(眞境)이다.
최근 이곳에 섬의 속 살결과 조화를 이룬 수수하고 담박한 집 한 채가 앉혀졌다. 건축주 지연배·차금연 부부가 무려 1년여의 공을 들여 손수 지은 남제주군 남원읍 태흥리의 30평 단층 목구조 흙집이다.
풍경 속 아늑히 깃든 집
이 집은 해안에서 내륙으로 치닫는 첫 번째 오름 능선에 짙푸른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바다를 굽어보는 정남향에 자리한다. 진입로 초입에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솔숲에 옴팍 안긴 형상이다. 무기교의 소박미가 물씬한 홑처마 팔작지붕과 옹이가 박힌 굵고 거친 원목 기둥 그리고 통나무 단면이 드러난 외벽에서 이 집이 완성되기까지 들인 시간과 품이 만만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반듯한 장방형의 입면에는 그 흔한 덱도 놓여 있지 않고, 마당에는 울도 담도 쳐져 있지 않다. 어디에도 뽐내고 으스댄 흔적이 없다. 본디 그 자리인 듯 주변 풍경에 아늑히 스며들었다. 날렵하고 세련된 사기그릇보다는 투박한 질그릇을 연상시키는 집의 모양새에서 건축주 부부의 담백한 심성을 엿볼 수 있다.
지연배·차금연 부부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제주도에 3년 전 정착했다. 정확히 말하면 부인 차금연 씨가 남편보다 6개월 먼저 이곳에 터를 잡았다. 남대문시장에서 일명 ‘또순이’로 불리며 20여 년간 의류 도매업을 건사해 온 그녀는 2002년 봄, 가족과 일밖에 모르고 내달렸던 삶에 스스로 종지부를 찍고 제주행을 택했다. 건설 현장에서 미장일을 하던 남편은 이직의 어려움을 들어 극구 반대했지만, 이미 살 집까지 구해 놓고 마음을 굳힌 아내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속 깊은 막내아들이 제주행에 기꺼이 동참했고, 남편 역시 6개월 후 제주도로 내려왔다. 아내는 제주행 결심을 하면서부터 손수 흙집을 짓겠다고 맘먹었다. 시장통에서 억척같이 살아내면서 혹사시킨 심신을 회복하자면 흙집만큼 좋은 약이 없을 듯싶었다.
“평생 흙내를 그리워하며 살았어요. 유년시절 뛰놀던 산천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죠. 20대 초반에 첫아이를 낳았던 집이 바로 흙집인데 밤새 젖먹이에게 시달려도 아침이면 몸이 개운하고 가볍더군요. 그래서 세상살이에 심신이 피곤할 때마다 그 흙집을 생각했죠. 나이 들면 꼭 흙집에서 살아야겠다고 말이죠.”
100% 흙과 나무만 고집
부부는 2003년 초봄, 1년여의 발품을 판 끝에 남제주군 남원읍 태흥리에 위치한 임야 362평을 매입하고, 그해 4월 본격적인 집짓기에 들어갔다. 힘들고 더디더라도 100퍼센트 흙과 나무로 이뤄진 집을 짓기로 마음먹고 그간 틈틈이 책을 통해 공부해 둔 전통 방식을 좇아 찬찬히 일을 추진해 갔다. 기초공사는 간편한 콘크리트 줄기초 대신 터를 판 자리에 참숯과 천일염을 깔아 해충과 습기를 차단하고, 그 위에 자갈을 깔아 터를 다진 후 다시 높이 40센티미터로 자연석을 쌓아 기단을 올리는 옛 방식을 고집했다. 당시 소요된 자갈과 자연석만 무려 15톤 트럭 11대 분량에 달했다.
집의 뼈대를 이루는 목구조재는 제주산 편백(扁柏) 원목을 현장에서 일일이 다듬고 손질해 사용했다. 지붕은 서까래 위에 알매(짚을 썰어 넣어 반죽한 흙)를 7센티미터 두께로 두 번 올려 한식 토기와를 얹었다. 벽체는 편백 통나무를 30센티미터 길이로 토막을 낸 후 반죽한 제주 찰흙과 함께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부부는 안팎으로 집의 모양새가 갖춰지자 흙이 잘 마를 때까지 기다려 2004년 봄 드디어 새 집으로 이사했다. 공사를 시작한 지 꼬박 1년이 흐른 뒤였다.
“그냥 쉽게 갈 일이지,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핀잔을 수없이 들었죠. 하지만 흙집의 효능을 이미 알고 있는데 벽돌과 시멘트를 사용해 날림으로 짓고 싶지는 않았어요. 전문지식이 없어 구들도 못 놓고 여기저기 엉성한 구석도 많지만 흙과 나무만을 사용했다는 자부심 하나는 자랑할 만하죠. 장마철 비닐을 두르느라 밤잠 설쳤던 일, 흙을 만지느라 손이 퉁퉁 부었던 일, 쉽게 가자는 남편이랑 다퉜던 일… 집 안팎 구석구석에 추억이 서려 있죠. 정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 집이에요.”
땅과 하늘의 기운을 가득 담아
나무와 흙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해 수수하고 자연스럽게 연출하기는 집의 내부 또한 마찬가지다. 햇살을 충분히 끌어들이기 위해 남향인 집의 전면에 배치한 거실은 황토 모르타르로 내벽을 마감하고 통나무 단면을 그대로 노출시켜 실내에서도 은은한 흙내와 나무 향을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바닥은 편백 원목으로 짠 우물마루를 깔고 오량천장을 내어 한옥 대청마루의 개방감과 청량감을 살려냈다.
거실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부부의 안방과 서재를, 우측에는 화장실과 옷방을 앉혔는데, 특이한 점은 화장실을 제외한 개인 공간의 천장이 모두 개방돼 있다는 것이다. 거실 천장과 각 실의 천장을 통으로 이은 이러한 구조는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을 집 안 어디서든 공유하고픈 차금연 씨의 의도가 빚어낸 결과다. 때문에 거실의 전면창과 각 실의 교창, 솔숲으로 통하는 후면의 문을 모두 개방하면 집 전체가 하나의 대청마루인 듯 청량한 기운이 집 안 곳곳에 충만하다. 별다른 가전의 힘을 빌지 않고 지난여름을 거뜬히 넘길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흙과 나무가 주는 토속적 정감에다 은은한 흙 향과 편백 향까지, 마치 삼림욕장에 온 듯 기분이 상쾌해요. 여름철 창호를 모두 개방해 두면 말 그대로 솔숲 정자 그늘 아래 앉은 듯 기분이 상쾌하죠. 얼마 전에는 집안 어른의 소개로 젊은 내외가 아토피를 앓는 아이를 데리고 한참을 머물다 갔는데 붓기와 가려움증이 거짓말처럼 나아서 돌아가는 걸 보고 내가 정말 좋은 집을 지었구나 싶었죠. 우리 가족만 누리기에는 정말 아까운 집이에요.”
함께 나누고픈 흙집의 효능
차금연 씨의 말마따나 혼자 누리기에 아까운 이 집은 한 달 전부터 새로운 주인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주위 사람들의 ‘집 좀 내놔라’는 성화에 못 이겨 일반인들을 상대로 민박을 경영하기로 한 것이다. 대신 이들 부부는 이사할 요량으로 집 옆에다 11평 규모의 작은 흙집을 새로 짓고 있다.
새 집은 시일이 급한 관계로 바닥과 지붕만 흙으로 올리고, 벽체는 벽돌을 쌓아 황토 모르타르로 마감할 계획이다. 흙과 나무로 제대로 지은 집은 남에게 내주고 정작 본인들은 반쪽짜리 흙집에 들어앉는 셈이다.
“집을 완성한 후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끊임없이 찾아드는 사람들을 보고 좋은 집이란 결코 혼자 소유하려 해서는 안 되는구나 싶었어요. 왜 본채를 내주냐며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왕이면 제대로 지은 흙집에다 사람들을 들여야죠. 그래야 집 지은 사람으로서 할 말이 있는 거고요. 낯선 이곳에 내려와서 무얼 해먹고 살까 고민했는데 다행히 소일거리가 생겨 일거양득인 셈이죠.”
팔등신의 날렵한 집은 매운 손끝과 많은 공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마음을 담고 정을 붙인 소박한 집은 자연에 순응하는 도리만 알면 누구나 지어낼 수 있다. 지천에 널려 있는 흙과 나무와 돌에다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진지한 마음과 몸에 배인 성실함이면 족히 가능한 일이다.
이들 부부는 건축미학을 뽐내는 집보다는 사람 사는 훈기가 느껴지는 집을 짓고 싶었을 게다. 이제 그 집을 완성했으니 사람살이의 정겨움을 한껏 누려볼 일이다. 이들 부부에겐 그것이 타인에게 집을 통째로 빌려주는 일이다. 田
글 송희정 기자 / 사진 조영옥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태흥리
·부 지 면 적 : 362평
·대 지 면 적 : 200평
·연 면 적 : 30평
·건 축 구 조 : 단층 목구조 흙집
·내·외벽마감재 : 황토 모르타르 + 통나무
·지 붕 재 : 개량형 한식 기와
·천 장 : 오량천장
·바 닥 재 : 거실- 우물마루, 방-황토 모르타르
·난 방 형 태 : 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수도
·시 공 기 간 : 2003년 4월 ∼ 2004년 3월
·건 축 비 : 평당 430만 원
■설계·시공 : 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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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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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록 아름답고 편안한, 전북 완주 68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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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상·최규숙 부부는 집은 편안한 쉼터이자 재충전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도시의 아파트에서 탈출(?)해 전북 완주군 구이면에 전원주택을 지었다. 모악산 도립공원을 배경으로 구이저수지를 굽어보는 곳에 자리한 68평 복층 목조주택으로, 편안하고 튼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구이저수지 쪽으로 좌향을 잡았는데,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연상하듯이 거실 전면과 처마선을 ‘V’자형으로 돌출시켜 창을 많이 냈다. 아기자기한 것보다는 고풍스러운 걸 좋아하는 건축주는, 내벽과 천장 마감재가 나이테와 옹이가 그대로 드러난 원목 루바라 그 자체가 자연 인테리어라며 흡족해 한다.
전주시에서 토목회사를 운영하는 김춘상(53세)·최규숙(49세) 부부는 줄곧 아파트에서만 살았다. 부인 최규숙 씨는 이전에 살던 아파트는 3층에다 앞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늘 가슴이 옥죄였다고 한다. 좌우상하로 각기 다른 세대가 덕지덕지 달라붙은 아파트에서는 사업상 받은 스트레스를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2년 전 문득 집은 편안한 쉼터이자 재충전을 위한 공간이어야 하는데, 아파트는 오히려 사람을 속박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전원주택을 짓기로 맘먹고, 맘에 와 닿는 땅을 찾아 완주군 일대를 그야말로 샅샅이 훑고 다녔지요. 한편으로는 어떤 형태의 목조주택을 지을까 고민하면서 경기도 양평과 청평, 부산 심지어 지난 여름에는 억수같이 퍼붓는 빗줄기를 뚫고 강원도 인제의 내린천을 찾았을 정도니까요.”
그렇게 발품을 판 끝에 전북 완주군 구이면에 600여 평의 농지(논)를 매입했다. 완주군 상관~구이 간 4차선 전주시 우회국도 개통으로 회사까지 넉넉잡고 20여 분이면 족하고, 면소재지라 각종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부지 서쪽에는 모악산 도립공원이, 동쪽에는 구이저수지가 자리하여 마음에 와 닿았다.
집터는 농지 300평을 대지로 전용하여 모악산을 배경으로 구이저수지를 바라보도록 동향으로 잡았다. 집터와 모악산 도립공원으로 향하는 진입로 사이에는 넓은 텃밭을 둬 완충 역할을 하도록 했다. 물론 토목공사는 토목회사를 운영하는 건축주가 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논일 경우에는 겉흙을 걷어내고 성토를 한 후, 대개 1년이 지나서 건물을 앉힌다. 지반이 자리잡기 전에 건축을 하면 침하로 인해 건물에 균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집은 건축을 앞당기려고 토목공사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때문에 건축비보다 토목공사비가 더 들었을 정도다.
“겉흙을 깊이 걷어내고 중기 덤프트럭 130대 분량으로 4미터를 성토한 후, 롤러를 이용해 연약 지반을 다졌어요. 그리고 60센티미터 콘크리트로 평기초를 하고, 그 위에 줄기초를 한 후에 자갈을 채우고, 다시 평기초를 했어요. 토목회사를 운영했기에 가능했지, 아마 다른 사람들은 엄두도 못 냈을 거예요. 하긴 주위에서 무모하다고 했으니까요.”
저수지 조망을 살린 공간 배치
건축주는 시공업체를 선정할 때, 무엇보다 시공 능력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전국 여러 군데의 목조주택 전문 시공업체를 방문한 끝에 부산의 한솔목조주택으로 결정했다. 한국목조건축협회 회원사일 뿐만 아니라 시공 실적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물론 한솔목조주택에서 시공한 여러 채의 전원주택을 방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목조주택 건축에 관한 정보를 많이 습득했어요. 알아야지 무엇을 요구하더라도 제대로 하잖아요. 시공사에 평당 얼마에 지어달라기보다는, 우리 집은 이런 형태에 이런 자재로 짓겠다며 견적 산출을 의뢰했어요. 그리고 견적 금액만큼 지불할 테니 정석대로 지어 줄 것을 요구했어요. 인근 예술인마을에서 목조주택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우리 집을 시공할 때부터 줄곧 지켜보았는데, 전주에서 가장 짜임새 있고 튼튼한 목조주택이라고 말하는 걸 보니 한솔목조주택에서 제대로 지은 것 같아요.”
설계 협의를 할 때는 아름다운 집보다는 살수록 편안하고 튼튼한 집을, 또 모든 공간에서 구이저수지를 조망하도록 배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렇게 하여 일조량보다는 조망을 우선해 좌향을 동쪽으로 틀고,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연상하듯이 거실 전면과 처마선을 ‘V’자형으로 튀어나오게 하여 창을 많이 냈다. 시각적으로 전면뿐만 아니라 측면의 일부 조망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고풍미와 실용미로 짜임새 강조
골조는 2″×6″로 세우고, 장선은 2″×10″로 깔고, 천장에 노출된 마룻대와 서까래는 공학목재인 글루램을 사용했다. 벽체 구조를 보면 샛기둥 사이에 인슐레이션(R-19)을 채운 후 안팎으로 구조용 판재인 OSB 합판을 댔다. 그리고 내벽에는 단열과 방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마그네슘 석고보드 두 장을 덧댔다. 외벽에는 덮개막을 씌운 후, 1″×8″ 시더 베벨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또 바닥재는 강화마루로, 내벽과 천장은 원목 루바로 마감했다.
모든 창들은 의자에 앉은 높이에서 바깥을 조망하도록 냈는데, 일반 수입산보다 2등급 더 높은 국산 페어글라스 시스템창호를 사용했다. 전면으로 일부 돌출시킨 거실 좌우측의 하프라운드 창틀은 수작업으로 본뜬 것이다. ‘ㄷ’자형 계단과 2층 복도의 난간동자와 난간대도 수작업으로 만들어 투박하면서도 튼튼해 보인다.
실내 구조를 살펴보면 현관을 중심으로 1층 좌측은 건축주 부부의 독립공간이고, 우측은 공용공간이다. 그리고 2층은 두 자녀와 방문객을 위한 공간으로 구획했다. 1층에는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과 거실, 화장실, 주방 겸 식당, 다용도실, 수납공간을 배치했다. 식당에는 저수지를 바라보며 식사하도록 테이블을 배치하고, 그 앞에는 야외 식사를 위한 넓은 덱을 놓았다. 김치냉장고와 세탁기를 들인 다용도실에는 집 뒤로 통하는 문을 냈다.
2층에는 방 하나를 뒤로 물려 젊은 취향에 맞는 작은 거실로 꾸몄다. 테이블에 앉아 낮에는 저수지를, 밤에는 천창을 통해 밤하늘의 별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건축주의 어린 조카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부모들이 1층 거실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안전하다. 건축주는 아기자기한 것보다는 고풍스러운 걸 좋아하는데, 내벽과 천장 마감재가 나이테와 옹이가 그대로 드러난 원목 루바라 그 자체가 자연 인테리어라며 흡족해 한다.
자연을 향해 활짝 열린 공간
건축주는 올해 1월 20일 이곳으로 이사하고부터는 회사에 잘 안나가게 된다며, 재택근무를 생각하고 있다. 목조주택 옆에는 기둥-보 방식으로 지은 작은 황토집이 있는데, 그곳을 아예 사무실로 사용할 요량이다.
“젊어서부터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했어요. 아파트에 살 때는 몸은 피곤해도 주말마다 격포나 여수 등 바닷가를 찾았지요. 아파트는 답답해서 도저히 견뎌내지 못하겠더군요. 그런데 이곳으로 이사한 후로는 지금까지 여행을 한 번도 안 갔어요. 아침마다 사색을 하며 모악산에 오르고, 텃밭에서 새순이 꿈틀꿈틀 흙을 밀어내며 올라오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즐겁고 상쾌하거든요. 어디 그뿐입니까? 아파트에 살 때는 일요일이면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났던 남편이 여기에서는 새벽같이 일어나 유리도 닦고, 나무도 심고… 전혀 딴 사람이 됐어요.”
집 앞 잔디정원 한쪽에는 바비큐장이 있고, 양옆에는 각종 유실수와 푸성귀를 심은 300여 평의 텃밭이 자리한다. 최규숙 씨는 맏딸이자, 맏며느리라 친지들의 방문이 잦은 편이다. 2층에 자녀방 외에 두 개의 손님방을 들인 것도 이들을 맞기 위함이다.
살구며 감, 대추 등 유실수마다 조카들의 이름이 적힌 푯말이 달려 있다. 집들이를 할 때, 조카들에게 자연을 통해 사랑과 희망의 가치를 일깨워 주려고 묘목을 직접 심도록 한 것이다. 건축주 부부는 속박의 공간인 아파트에서 갇혀 지냈던 아이들이 이 곳에서 나무는 잘 크는지, 꽃이 피었는지, 열매는 맺었는지 살피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한다. 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전북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
·대 지 면 적 : 300평
·연 면 적 : 68평
·건 축 형 태 : 복층 목조주택(2″×6″)
·실 내 구 조 : 1층 - 안방, 거실, 욕실, 다용도실, 주방
2층 - 방 4, 욕실, 미니 거실
·외벽마감재 : 시더 베벨 사이딩(1″×8″)
·내벽마감재 : 원목 루바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식 수 공 급 : 지하수
·난 방 형 태 : 기름보일러
■설계·시공 : 한솔목조주택 051-583-8697∼8 www.hansollo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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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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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어산을 배경으로 서낙동강을 굽어보는, 김해 71평 복층 목조주택 'The 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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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대동면 수안리, 서낙동강을 굽어보는 신어산자락에 자리한 연면적 71평 복층 목조주택. 신라대학교 미술학부 임봉규 교수의 주거 공간이자 작업실로, 담백하고 소박함이 묻어나는 전원주택이다. 대지는 두 개의 단으로 이뤄졌는데, 그 중 절반은 그린벨트지역에 걸쳐져 있다. 조망을 고려해 단을 1미터 정도 더 높여서 예전 고옥(古屋)이 있던 그린벨트지역에 집을 앉혔다.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에다 2층 전면 부만 시더 베벨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줬으며, 지붕은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했다. 외관은 단순한 가운데 박공지붕 처마를 전면으로 길게 돌출시켜 기둥으로 떠받치게 하여 무게감이 느껴진다.
앞으로는 서낙동강이 흐르고, 뒤로는 신어산줄기인 돗대산이 펼쳐진 김해시 대동면 수안리. 그야말로 풍수지리설에서 말하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이다. 이곳에 신라대학교 미술학부 임봉규(57세) 교수가 주거를 겸한 작업실을 마련했다. 연면적 71평의 복층 경량 목조주택(2″×4″)으로,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위해 외관을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고 소박하게 디자인했다. 집의 이름은 임 교수의 사인이기도 한 ‘The 林’이라 명명했는데, The는 ‘그’를 뜻하고 林은 소리나는 그대로 ‘림’이니 ‘그림’이 된다. ‘The 林’ 우측으로는 제철을 만난 꽃들이 만발하고, 좌측으로는 대나무와 소나무가 푸르름을 더한다. 정원일을 하느라 손수레에 돌을 주워 담던 임 교수는, 일행이 방문하자 “좀더 집 안팎을 꾸미고 그림을 벽에 다 내걸어야 보기 좋은데… ” 하며 집 안으로 안내한다.
아름다움은 단순함에서 나온다
임봉규 교수는 전원에 작업실을 마련하겠다고 맘먹은 지 10년 만에 꿈을 이뤘다. 오래 전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동기들이 그렇게 부러웠다고 한다.
“처음에는 작업실만 염두에 두고 사방으로 땅을 찾아다녔어요. 심지어 지리산까지 갔었는데, 그곳에 작업실을 마련한 동기들을 보면서 아무리 환경이 빼어나더라도 너무 멀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요.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작업실을 오가더니 한 해 지나 뜸하더니 두 해 지나자 한 달에 한두 번 갈까 말까 하더군요. 그러던 중 사회교육원에서 그림을 배우는 분이 얼마 전 이곳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그분 소개로 작년 6월 두 채의 낡은 집이 딸린 대지 207평을 평당 50만 원에 매입했지요.”
부산시 사상구에 자리한 신라대학교까지는 20분 거리라 부담이 없고, 대지이면서 50만 원은 싼 편에 속해 선뜻 매입한 것이다. 올해는 평당 80만 원을 호가한다고 하니 뜻하지 않게 재테크도 성공한 셈이라고 귀띔한다. 처음에는 작업실만 지으려고 했으나 시내하고 가깝기에 1층은 주거 공간으로, 2층은 작업 공간으로 계획을 바꿨다고 한다.
대지는 두 개의 단으로 이뤄졌는데, 그 중 절반은 그린벨트지역에 걸쳐져 있다. 땅을 매입하자마자 직영으로 두 채의 고옥(古屋)을 허물고 두 달에 걸쳐 토목공사를 했다. 대지라고는 하지만 사방이 바위투성인 데다가 두 채의 집 모두 경사면 그대로 지어져 있었기에 토목공사는 새로 하는 것이나 진배없었다.
“조망을 고려해 단을 1미터 정도 더 높여서 집은 뒤쪽 그린벨트지역에 앉혔는데 고옥이 있던 자리라 허가가 났지요. 훗날 앞마당에 키가 큰 나무를 심거나 창고를 들이더라도 거리낌없이 낙동강을 굽어볼 수 있거든요. 그후 건축은 상림목조주택에 간단하면서 웅장하게 지어달라고 주문했어요.”
각각의 공간이 따로 또 같이 호흡해
건축은 작년 11월에 시작하여 금년 2월 완공을 보았다. 외벽은 흰색 시멘트 사이딩에다 2층 전면 부만 시더 베벨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줬으며, 지붕은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했다. 외관은 단순한 가운데 박공지붕의 처마를 전면으로 길게 돌출시켜 기둥으로 떠받치도록 하여 중후함이 느껴진다. 1층에는 후면을 제외하고 덱으로 집을 감쌌으며, 2층 전면에도 발코니를 길게 뽑았다.
“처음 콘크리트로 지으려다가 평생에 한 번 짓는 집인데 내 맘에 드는 목조주택으로 짓자고 결심했어요. 콘크리트는 벽이 두꺼워서 부담스러운 반면, 목조는 깔끔하면서도 뭔가 상쾌한 느낌이 들거든요. 무엇보다 안팎을 이어주기도 하고 밖으로 나서면 자연과 교감하는 목조주택의 아름다운 덱이 무척이나 맘에 들었고요. 덱으로 나서면 매일 보는 소나무 숲과 강줄기, 바위 등인데도 날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지요. 물론 깊은 산속 같은 느낌이 들면 더 좋겠지만 그건 욕심이라고 봐요.”
이 집은 주거 공간과 갤러리를 겸하기에 1층 거실을 오픈하지 않았다. 1층 전면에는 손님방과 거실 그리고 파우더-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을 배치하고, 뒷면에 욕실과 계단실, 주방 겸 식당,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특징은 보통 세 칸으로 앉히는 작은방을 두 칸으로 줄인 대신에 공유 공간인 거실과 부부만의 독립공간인 안방을 넓게 앉힌 점이다. 현관에서 바라볼 때, 거실이 평천장이라 다소 답답한 듯하지만 좀더 안쪽으로 들어서면 전면창 앞에 덱을 넓게 깐 거실이며, 그와 맞닿은 주방으로 인해 수평적으로는 한결 시원스럽다. 주방에서는 다용도실을 통해 측면 덱으로 나갈 수 있다. 거실과 주방 바닥에는 온돌마루를 깔고, 벽과 천장은 화사한 실크벽지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이 집의 압권은 2층으로 오르는 ‘ㄷ’자형 계단실에서부터 시작된다. 난간 대신에 양면을 벽으로 설계해 작품을 내걸도록 하고 스포트라이트 조명을 설치했다. 계단을 오르면 전실(前室)이 나오는데, 계단실과 마찬가지로 벽과 평천장을 밝은 실크벽지로 마감하고 조명을 설치했다. 다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면, 닫힌 공간에서 순간 열린 공간으로 들어선 듯하여 잠시 발걸음을 멈칫거리게 한다. 임 교수의 작업공간이자 전시실로 박공천장에 원목 루바로 마감하고 홍송으로 대들보와 서까래를 노출시켰는데, 전면창과 더해져 수직과 수평적으로 개방감을 안겨준다. 그 우측에는 작품을 보관하는 작은 방과 서재가 자리한다.
집의 외관에서 단순함을 추구하는 임 교수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나는 그림이나 색면 추상 모두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게 좋아요. 어릴 적부터 복잡한 건 싫어했으니까요. 그런데 요즈음 지어지는 건축물을 보면 군더더기가 너무 많아요. 기초가 안 되어 있으니 자꾸만 이것저것 갖다 붙이려고 하지요. 예전의 우리 집은 담백하고 소박했는데… 독일에서 오랫동안 공부했지만 그들의 집도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거든요.”
요즈음 나이 든 사람이라면 다들 전원생활을 갈망한다. 작품 활동을 하는 임 교수는 자연과 벗하면서 사는 삶에 대한 욕구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작품의 테마는 색면(色面) 추상과 에로티시즘적인 누드다. 아름다움〔美〕이나 예술은 인간생활에서 떠나 있는 인연이 먼 추상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 현상이라고 한다. 임 교수는 지금 철따라 색이 변하며 만물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한 가운데서 플라톤처럼 아름다움에 대한 행동으로써, 또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로써 에로스를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경남 김해시 대동면 수안리
·대 지 면 적 : 207평
·건 축 면 적 : 40평
·연 면 적 : 71평(덱, 보일러실 포함)
·건 축 형 태 : 2층 목조주택(2″×4″) + 대들보, 서까래 구조
·실 내 구 조 : 1층 - 방 2, 욕실, 거실, 주방 겸 식당, 다용도실
2층 - 방 1, 서재, 화장실, 전실, 전시실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시더 베벨 사이딩(2층 전면)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내벽마감재 : 고급 실크벽지, 원목 몰딩, 루바(2층 전시실 천장)
·바 닥 재 : 온돌마루, 고급장판(방)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식 수 공 급 : 지하수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시 공 기 간 : 2004년 11월∼2005년 2월
■설계·시공 : 상림목조주택 055-324-0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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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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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송림 속에 건강하게 지은, 경기 광주 복층 55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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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가 건강을 고려해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상림1리에 지은 목구조 전원주택이다. 내·외벽 모두 2″×6″ 구조재로 골조를 세우고, 건축주의 건강을 고려해 벽면 중간에 참숯을 넣어 시공했다. 외벽은 레드파인 수직 사이딩과 하디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지붕은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1층은 거실과 보조주방이 딸린 주방, 노모방, 욕실로 구성했고, 2층은 가족실과 홈-바(Home-Bar), 부부 침실과 아이들 방 그리고 아늑한 다락방으로 배치했다. 바닥면적은 32평이지만 전면과 우측면으로 덱을 넓게 내어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에 자리한 태화산. 곤지암에서 용인읍으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옆에 위치한 태화산은 규모가 작아 어느 방향에서 산행을 시작해도 3시간 이내에 오르내릴 수 있다. 그 옆에는 추곡저수지가 있어서 태화산의 풍치를 아름답게 할 뿐 아니라 강태공들의 놀이터로도 한몫 한다.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I.C를 빠져나와 이천 방향으로 가다가 도척면으로 꺾어 틀어 태화산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면 굽어진 곳에 전원주택 여러 채와 카페 건물이 있고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자마자 개울을 따라 또 다른 길이 나 있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깊은 송림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200미터 정도 올라가면 눈에 띄는 목조주택이 있다. 전진석(46세)·김인자(43세) 부부가 도심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요량으로 마련한 주말주택이다.
건강한 삶을 찾아서
“건강이 나빠져서 종종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그러자 병원 측에서는 약물 치료도 중요하지만 사는 환경 또한 중요하다며 물 맑고 공기 좋은 전원에서 생활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잦은 병치레로 고생을 하던 전진석 씨는 병원 측의 권유에 따라 전원생활을 하기로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마땅한 부지를 찾아 나섰다. 전원주택을 짓는 과정 중 첫 관문이자 가장 어렵다는 부지 마련은 손쉽게 해결했다. 매형이 전원주택 부지 12필지를 개발해 놓았는데, 선구입자 중 한 명이 갑자기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됐다며 구입한 부지를 급히 처분해 달라고 한 것. 그래서 전진석 씨는 곧장 그곳으로 달려갔는데, 부지를 본 순간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울창한 송림이 우거진 야트막한 산이 주위를 감싸고 있고, 옆으로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물소리가 시원한데다 숲이 깨끗하여 마치 높은 산 한적한 골짜기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 그 주변은 정갈하고 예쁘게 잘 가꿔 놓아 마치 무릉도원을 보는 듯했습니다.”
2004년 10월 지금의 부지 200평을 마련하고, 곧장 집 지을 준비에 들어갔다. 구조는 목조주택으로 짓기로 했다. 친환경적이면서 주변 환경과의 조화도 자연스러울 것으로 생각했고, 또 평상시 집을 짓는다면 목조주택으로 하겠다고 생각해 왔다. 시공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큰 업체 위주로 전화상담을 했다. 그런데 묻는 질문에 불성실하게 답변을 하거나, 아예 답변을 하지 않는 곳이 있는가 하면, 무조건 방문하라는 식으로 답변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던 중 수십 번째로 대전에 사무실을 둔 ‘목조주택 가원’에 전화를 했는데, 오랜 시간 묻는 질문에 친절하고 자세하게 답변했다. 그래서 대전으로 직접 찾아가서 보다 구체적으로 상담한 후, 그 자리에서 가견적을 뽑았다. 계약서만 작성하지 않았지 이미 거래를 성사한 셈이었다.
정성스럽게 지은 집
집은 외국잡지에서 스크랩해 놓았던 것을 보여주면서 이와 같이 지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시공사 측에서는 가족 구성원 등 주문 사항을 꼼꼼하게 체크한 후, 대부분의 일을 알아서 척척 처리해 나갔다. 워낙 매끄럽고 순조롭게 일을 진행해 나갔기에 건축주는 시공사에서 하자는 대로 따랐다.
2004년 11월 중순부터 시작한 공사는 2005년 2월 중순 완공을 보았다. 건축주는 집 짓는 동안 모르는 분야를 새로 알게 되는 계기도 됐고, 어깨너머로 많이 배웠다고 한다. 또 시공사 직원들과 가족같이 지내면서 집을 짓다 보니 재미도 있었다고.
“시공사에서 모든 일을 너무 잘해줬습니다. 하나를 요구하면 서너 가지를 해줬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였고, 아예 전적으로 맡기게 됐습니다. 공사가 끝날 무렵 시공사 사장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을 정도로 친해졌습니다.”
집은 200평 부지에 1층 32평, 1층 20평, 3층 다락방 3평을 합쳐 총 55평에 이른다. 내·외벽 모두 2″×6″ 구조재로 골조를 세우고, 건축주의 건강을 고려해 벽면 중간에 참숯을 넣어 시공했다. 외벽은 레드파인 수직 사이딩과 하디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지붕은 30년 보증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내부는 1층은 거실과 보조주방이 딸린 주방, 노모방, 욕실로 구성했고, 2층은 가족실과 홈-바(Home-Bar), 부부 침실과 아이들 방 그리고 아늑한 다락방으로 배치했다. 바닥면적은 32평이지만 전면과 우측면으로 덱을 넓게 내어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1층 거실은 일반적인 4각형 구조에서 탈피한 8각형 구조로 설계하고, 천장과 내벽은 원목 루바와 은은한 실크벽지로 마감하여 분위기 좋은 카페를 연상케 한다. 거실에서 이어지는 주방 겸 식당은 편리성과 기능성을 고려해 보조주방 겸 세탁실을 별도로 두었다. 보조주방의 문은 포켓도어로 설치하여 불필요한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1층 거실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2층 가족실은 현관 고창을 통해 맑은 햇살이 들어와 따스한 느낌이다. 아래층이 어두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박공 라인을 살린 천장에 직접 조명을 설치했다. 특히 2층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1층 거실 윗공간을 활용한 홈-바(Home-Bar)다. 팔각지붕을 그대로 살리고, 각 면마다 라운드 창을 설치하여 부드러운 느낌이 들고, 조명등과 내부 마감도 홈-바 분위기에 어울리게 은은하면서 아늑하게 연출했다.
술 진열대와 노래방 기기도 갖추어 놓았고, 한쪽 구석에 간편하게 손을 씻도록 간이 세면대도 설치했다. 부부침실은 채광과 조망을 고려해 창 위에 하프 라운드 창을 설치해 트임 효과를 줬고, 통풍이 원활하도록 후면에도 창을 설치했다. 아이들 방은 각 벽면마다 다양한 색상의 벽지로 포인트를 주었고, 창에 턱을 두고, 테두리를 둘러 모양을 냈다. 방을 통해 발코니로 나서면 태화산의 울창한 숲이 한눈 가득 들어와 꼭 숲속에 들어온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널찍한 마당 또한 운치 있고 정갈하게 꾸며놓았다. 대문에서 현관으로 이르는 길에 깔아놓은 맷돌 디딤돌하며, 조경수와 조경석 그리고 마당 한쪽에 자리잡은 정자가 조화를 이뤄 전원주택의 운치가 물씬 풍긴다.
“여태껏 도심에서만 살다가 전원에서 생활하니 너무 좋습니다. 이곳에 오면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고, 숨쉴 때마다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또 서울에서는 못 느꼈던 주변 이웃들과의 살가운 정까지 나누게 되니 정말 사람 사는 것 같습니다.”
현재 건축주는 1주일에 서너 번 이곳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는 가족 모두 이곳에서 함께 보내고 있다. 지금은 주말주택용으로 이용하지만 앞으로 아이들 교육문제가 어느 정도 끝나면 상주할 계획이다. 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상림1리
·부 지 면 적 : 200평
·건 축 면 적 : 총 56평(1층 32평, 2층 20평, 다락방 4평)
·건 축 구 조 : 2″×6″ 경량목구조
·외벽마감재 : 레드파인 수직 사이딩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재 : 인조석 + 루바 + 실크벽지 + 녹차벽지
·지 붕 재 : 30년 보증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온돌 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식 수 공 급 : 지하수(70m)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시 공 기 간 : 2004년 11월 ∼ 2005년 2월
■설계·시공 : 목조주택 가원 042-538-0444 www.g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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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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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시골살이 6년 만에 고사리계의 최강자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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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어서 아직 산에 고사리가 안 올라왔을겨. 양지쪽에 이른 고사리는 올라왔을까? 오늘은 산에 좀 올라가 볼까.”
아직 나무에 물도 오르기 전부터, 산에 진달래가 피기 전부터 옆집 할머니는 뒷산을 바라보며 고사리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작년에 맛보았던 쫄깃하고 향긋한 고사리 맛을 기억하는 나도 덩달아서 고사리가 땅속에서 머리를 들어올리고 나올 날을 고대했습니다.
날이 따뜻했던 지난 주 어느 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놓고 집안일을 대충 해놓고 옆집 할머니에게 휴대폰을 걸어 보니 할머니는 벌써 산에서 고사리 꺾기에 한창이었습니다. 저한테 한 마디 귀띔도 없이 할머니는 올해 첫 고사리 찾기 원정을 떠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당장에 할머니의 뒤를 쫓아 산으로 향했습니다. 이제 시골살이 6년차인 저도 근동에서 고사리가 많이 나는 곳을 두루 꿰게 되었습니다.
철이 이르다 싶었는데 의외로 산에 오르자마자 기다란 고사리들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머리에 흙을 이고 간신히 고개를 들어 올린 고사리들도 많았습니다. 누군가 뒤쫓아 올 것처럼 정신없이 고사리들을 꺾었습니다. 산들바람도 살살 불어오고 잡풀들도 아직 없어서 고사리를 찾아내는 일은 어렵기는커녕 콧노래까지 나올 것 같았습니다. 아직 산에는 다른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없어 올해 첫 고사리들이 저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어쩐지 고사리 무림의 최강자가 된 기분에 으쓱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많은 강호의 고사리 고수들이 아직까지 고사리 원정에 나서지 않은 것이 이상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수풀 더미에서 내 움직임 소리와는 다른,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너구리나 산토끼가 인기척에 놀라 도망가는 부산한 소리가 아니라 조용한 움직임 소리였습니다. 행동을 멈추고 조용한 인기척을 향해서 귀를 기울이며 둘러보았더니 뒷골 할머니였습니다. 올해 일흔여섯 살 뒷골 할머니는 지팡이에 의지해서 간신히 걸으면서도 고사리를 찾아서 산비탈을 힘겹게 헤집고 다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뒷골 할머니도 고사리 무림의 강자 중에 한분이었습니다. 작년부터 관절염 때문에 무릎이 아파서 고사리계 은퇴를 선언했던 분이지요. 그러면서 우리 옆집 김경희 할머니에게 굵은 먹고사리가 많이 나는 곳에 대한 정보를 비밀리에 전수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도 김경희 할머니를 사부로 모시고 뒤따라 다니면서 제법 고사리를 꺾어서 친지들과 잘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렇게 산에 다니시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쩌시려구요.”
“그러게, 우리 아들이 고사리 꺾다가 다치면 큰일난다고 성화를 대는데도 몰래 나와봤슈.”
“고사리는 많이 꺾으셨어요?”
“이제 눈도 잘 안 뵈고 지팽이까장 짚고 다니는데 꺾으면 얼마나 꺾겠슈. 그냥 운동 삼아 나와 봤지. 젊었을 때는 이 산에서 고사리깨나 해서 장에 팔아서 애들 학비도 주고 했는디…”
고사리는 몸이 불편한 사람도 밖으로 끌어낼 만큼 혀끝에 감기는 맛에서나 시골살이에 보탬이 되는 환금성에서나 매력적인 나물입니다.
“이 산에 고사리가 그렇게 많아요?”
“아까 보니께 저쪽 응달에서 돌아댕기대유. 거기는 가는 고사리만 있는덴디. 조기 모퉁이를 돌아서 묵은 밭 있는디부터 가봐야지. 거길 가야지 굵은 먹고사리들을 꺾지. 아까 식전에 숙자 엄니가 한 보따리를 해가는 것이 오늘은 가봐야 틀렸슈.”
내가 첫 고사리라고 좋아했던 것은 강호의 고수들한테는 관심 밖에 있는 고사리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겨우 시골 살이 6년차에, 고사리 찾기 원정 3년차인 주제에 조금 전까지 고사리 찾기 고수가 된 것처럼 우쭐했던 나는 기가 팍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몸땡이가 굵고 검정색이 나는 먹고사리가 나는 곳은 따로 있슈.”
“거기가 어딘데요?”
저는 뒷골 할머니 곁으로 바짝 달라붙어서 할머니의 입이 떨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나는 이제 이렇게 조금만 걸어도 숨까정 차서 고사리 찾기는 다 틀렸슈. 거기 발 밑에 고사리 하나 있네유.”
정말로 한 발자국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 보이는 뒷골 할머니였지만 젊은 날 고사리계의 강자였던 열정만은 남아 있는지 한탄처럼 말을 하면서도 고사리를 찾는 눈빛은 멈추지 않더군요. 그러더니 아예 판판한 곳에 자리 잡고 앉아서 지팡이로 고사리가 있는 곳을 저한테 가리키기 시작했습니다. 뒷골 할머니가 가리키는 대로 고사리를 꺾은 것을 그냥 내 보따리에 넣을 수가 없어서 할머니의 보따리에 넣어 드렸습니다.
“뭘 그런대유. 안 그래도 되는디…”
말은 이러면서도 뒷골 할머니는 내가 꺾어 주는 고사리가 싫지 않은 표정이었습니다.
그렇게 뒷골 할머니의 비위를 맞추면서 굵고 실한 먹고사리가 많이 나는 곳에 대한 정보를 얻어서 우리 동네 고사리계를 평정할 야심을 품었습니다.
“고사리는 말유, 너무 응달도 아니고 양지도 아닌 곳에서 많이 나지유. 그리고 그렇게 멀뚱하게 서서 찾으면 안 보이는 것이 고사리유. 앉아서 아래에서 위를 보고 찾아야 언네(어린 아이) 손처럼 오므리고 있는 고사리가 보이는거유.”
비법을 전수 받을 고수를 찾아 무림을 헤매던 협객은 드디어 비범한 도인을 만나 물지게부터 지게 되었어도 머지않아 칼날을 번뜩이며 강호에 군림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비법 전수의 길은 험난하기만 했습니다. 그 후로도 한참동안 뒷골 할머니의 지팡이가 가리키는 대로 고사리를 꺾어 드렸지만 쉽게 비책을 가르쳐줄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그만 두겠다고 하기도 어려워서 그 날만큼은 마음을 비우고 은퇴한 고사리의 달인을 위해서 봉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얼라, 여태 여기서 뭘 한디야. 내가 작년에 제선 엄마랑 같이 다녔던 저 뒷고라당(뒤골짜기)으로 오라고 했쟎여. 하도 안 오길래 내가 옴방진 고사리는 다 꺾어와 버렸쟎여. 이것 좀 봐. 아까 진작에 나를 따라 왔으면 제선 엄마도 많이 꺾었을 텐디.”
어느새 나타난 우리 옆집 김경희 여사의 보따리에는 정말로 굵고 검은 먹고사리가 한 가득이었습니다. 정작 고수는 옆집에 살고 있었는데 먼 곳을 헤매면서 헛꿈을 좇았습니다.
“낼 모레 비 오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고사리가 나올규. 그 때는 아침 일찍 와서 꺾어유.”
뒷골 할머니는 이 말을 남기고 한손에는 지팡이를 다른 손에는 내가 꺾어 준 고사리 보따리를 들고 총총히 산을 내려갔습니다. 田
글 오수향(ocho2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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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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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 & 편안한집 12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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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원의 향수를 담은, 이천 48평 복층 황토주택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에 자리한 이 집은 현대생활에 맞게 공간을 배치해 전통미와 현대미를 조화시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집의 팔작지붕에는 한식기와를 올리고, 1층 거실과 2층 거실의 천장 모두 오량구조로 서까래를 걸고 루바로 마감해 고풍스러운 한옥의 멋을 살렸다. 내부 구조는 아파트 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가족을 위해 현대적으로 공간을 배치했다. 1층에는 욕실이 딸린 안방과 주방, 세탁실, 작은방, 화장실을 앉히고 2층에는 자녀방 하나와 거실을 배치했다. 처마 선을 따라 동남쪽으로 낸 툇마루는 정원과 거실을 잇는 공간이자, 걸터앉아 전원의 운치를 만끽하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건축정보·위 치 :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신원4리 ·건 축 면 적 : 48평(1층 35평, 2층 13평)·건 축 형 태 : 복층 목구조 황토집·외벽마감재 : 황토벽돌(300 200 140)·지 붕 재 : 한식기와 ·내벽마감재 : 레드파인 루바·천 장 재 : 레드파인 루바 ·바 닥 재 : 한지장판 및 강화마루 ·난 방 : 기름보일러■ 설계ㆍ시공 : (주)행인흙건축 031-338-0983, www.hangin.co.kr● ● ● 배움과 끈기로 완성한 시골살이, 강화 32평 황토주택
건축주 노수길·조양화 부부는 행복한 전원생활을 꿈꾸며 인천시 강화군 양사면 덕하리에 32평 목구조 황토주택을 지었다. 이 집은 가로와 세로 20센티미터인 각재로 기둥을 세우고, 오량으로 도리를 얹었으며, 사개맞춤을 하여 보, 도리, 기둥에는 못이 하나도 사용되지 않았다. 또한 황토벽돌을 쌓아 벽체를 완성하고 황토 모르타르로 마감해 단열에 신경을 썼다. 여기에 한옥의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30~40센티미터 간격으로 서까래를 노출시켰다. 아치형과 정방형의 혼합으로 완성한 문틀과 전통 문양을 재현해서 만든 대문 그리고 부부가 한 달간 공들여 완성했다는 돌담이 집의 예스런 멋을 더해준다. ■ 건축정보·위 치 :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덕하리 ·대 지 면 적 : 1000평·건 축 면 적 : 32평(별채 18평) ·건 축 형 태 : 목구조 황토집·실 내 구 조 : 본채- 방1, 거실 겸 주방, 방2, 화장실 별채- 구들, 창고 겸 차고, 화장실 ·외벽마감재 : 황토 모르타르, 사이딩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재 : 황토벽돌, 모르타르 ·천 장 재 : 루바, 한지 ·난 방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 지하수 ·건 축 비 : 본채(평당 350만 원), 별채(평당 280만 원)■ 설계 : 직영 ■ 시공 : 초원황토주택 031-987-7322 www.cwhouse.co.kr● ● ● 자연 속 행복한 안식처, 양평 60평 복층 스틸하우스
건축주는 전원생활을 결심하고, 2~3년 동안 노력을 기울인 끝에 임야 2500여 평의 땅을 구입,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형을 자연스럽게 살려 전정(前庭), 집터, 후정(後庭) 3단으로 나눴다. 집은 내구성과 단열성, 실용성을 지닌 스틸하우스로 지었다. 1층은 거실과 부부침실, 게스트-룸, 서재, 주방, 다용도실로 구성하고, 2층은 두 개의 자녀방과 발코니와 미니거실로 꾸몄다. 발코니에는 그네를 설치해 후정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에서 주방으로 분리되는 부분에는 통나무 원목 기둥을 세워 인테리어에 효과를 주었다. 또, 조명의 강약을 조절해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세심함이 돋보인다.■ 건축정보·위 치 :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대석리 ·건 축 면 적 : 60평(1층 45평, 2층 15평) ·건 축 형 태 : 복층 스틸하우스 ·외벽마감재 : 알루미늄 사이딩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재 : 석고보드 + 페인트, 실크벽지 ·창 호 재 : 해강시스템 창호 ·난 방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 지하수 ■ 시공 : 예촌하우징 031-771-6354 www.yeichon.com ● ● ● 넓은 들녘을 향해 시원스레 펼쳐진 집, 강화 59평 복층 H-빔 목조주택
사업보다는 건강한 삶에서의 성공을 더 소중히 여기는 건축주 최완선 씨는 내구성과 건강을 염두에 두고 H-빔에 경량목조를 혼합한 구조로 집을 지었다. 이 집은 성채를 연상케 하는 뾰족지붕과 뻐꾸기 창으로 포인트를 주어 외관이 돋보인다.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에 흰색 페인트칠로 마감하고, 지붕에는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을 얹었다. 1층은 부부를 위한 공간으로, 2층은 자녀들의 공간으로 독립성을 강조했다. 거실은 박공지붕의 선을 그대로 살린 뒤 루바로 마감하고, 전면창으로 풍부한 햇살과 시골 풍경이 고스란히 들어오도록 했다. 주방은 단조로운 4각형에서 탈피 6각형 모양으로 설계하고, 밝고 쾌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외부와 닿는 모든 면에 창을 설치했다.■ 건축정보·위 치 : 인천 강화군 선원면 선행리·건 축 면 적 : 59평(1층 36평, 2층 23평)·건 축 형 태 : H빔 철골조+2″×4″ 목구조 혼합·외벽마감재 : 시멘트 하드 사이딩+페인트 칠·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내벽마감재 : 석고보드+실크벽지·천 장 재 : 석고보드+실크벽지+루바·바 닥 재 : 강화마루+장판·창 호 재 : 시스템창호·단 열 재 : 인슐레이션·난 방 : 심야전기보일러·건 축 비 : 총 1억6000만 원(평당 270만원)■설계·시공 : 남양하우징 031-555-7020 www.namyanghousing.co.kr● ● ● 인텔리전트 홈 네트워킹의 결정체, 기흥 노블힐스 '생태 건강 주택'
지하 1층(선큰 층), 지상 2층의 철근콘크리트주택. 이 집은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고급 자재로 꾸민 인테리어에서 주택 전시장에 들어선 느낌이 든다. 각 실마다 간접조명등을 달아 아늑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실에는 대리석과 원목마루를 깔았는데, 대리석은 황토가 퇴적해 만들어낸 연한 노란색 머드스톤이다. 내벽은 주로 천연 페인트(VP도장)로 마감했으며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실크벽지를 사용했다. 특히 이 집에는 편리한 홈-오토메이션시스템이 총망라돼 있다. 각각의 공간마다 콘트롤-키와 스피커폰을 내장한 모니터가 달려 있고, 각 방에는 보일러와 에어컨을 자동 조절 시스템이 있다.■ 건축정보·위 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하갈리 ·건 축 면 적 : 99.8평(지하 36.35평, 1층-34.24평, 2층-28.88평)·건 축 형 태 : 철근콘크리트주택·외벽마감재 : 황토벽돌 + 드라이비트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재 : VP + 스페셜 도장 + 미국 벽지 ·천 장 재 : 알루미늄 틀 + VP ·바 닥 재 : 수입 온돌마루 + 대리석(머드스톤) ·창 호 재 : 펠라 시스템창호 ·식 수 : 상수도 ·난 방 : 도시가스 보일러■ 설계ㆍ시공 : (주)보보스 D&C 031-281-0400● ● ● 주변 환경의 특성을 고려해 지은, 양평 62평 복층 철근콘크리트주택
경기도 양평군의 매곡산 자락에 위치한 전원주택. 이 집은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앞으로는 마을 전체와 내(川)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의 지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집의 모양새가 'T'자형으로 돼 있고, 정원을 공용정원과 가족정원으로 분리시켜 놓았다는 점이 돋보인다. 집의 외관은 도로와 만나는 서쪽과 북쪽 부분에 노출콘크리트 벽체를 구성하여 거칠면서도 강해 보인다. 1층은 주방과 거실, 공용욕실 그리고 건축주의 어머니 방을 두었고, 2층은 부부침실과 아이들 방, 서재로 구성돼 있다. 아이들 방과 서재는 조금 긴 형태로 만들어 가구나 책상 배치를 쉽게 바꿀 수 있게 했고, 가운데에 위치한 서재는 채광성을 높이기 위하여 천창을 두었다.■ 건축정보·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건 축 면 적 : 62평 (1층 38평, 2층 24평) ·건 축 형 태 : 복층 철근콘크리트주택·외벽마감재 : 파벽돌+노출 콘크리트·지 붕 재 : 동판각재 심기+슁글·내벽마감재 : 황토미장+한지벽지·천 장 재 : 한지벽지·바 닥 재 : 온돌마루(메이플)+방(한지장판)·창 호 재 : 시스템창호(LG 하이새시+이건)·단 열 재 : EPS(압축스티로폼)·난 방 : 심야전기 온수파이프 난방·건 축 비 : 약 2억 5000만 원(평당 400만 원)■ 설계·감리 : 신영건축사사뭄소 02-592-0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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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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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자연과 사람 & 편안한집 12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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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구름 위에 지은, 경기 동두천 61평 목조주택
목조주택 시공 10여 년 경력의 써머필드 시공팀장 이재갑 씨는 2001년 말, 경기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소요산 중턱에 61평(1층 40평, 2층 21평) 2층 목조주택을 지었다. 2″×6″ 경량목구조인 이 집은 6인치 간격으로 샛기둥을 세우고, 그 사이에 단열재인 인슐레이션을 넣고, O.S.B합판을 댄 후에 외벽은 결로 방지용 주택포장 소재로 덮고, 스마트랩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그리고 내벽과 천장은 O.S.B합판을 댄 후, 석고보드 위에 화이트 톤의 실크벽지로 화사하게 마감했다. 지붕의 물매가 완만한데다 입면도 단순한 편이지만, 유럽풍의 보기 드문 차고(車庫)와 테라스(Terrace), 덱(Deck)이 있어 유독 눈길을 끈다.■ 건축정보·위 치 : 경기도 동두천시 동두천동·건 축 면 적 : 61평(1층 40평, 2층 21평)·건 축 형 태 : 2층 목조주택(2″×6″)·외벽마감재 : 스마트랩 사이딩·지 붕 재 : 직사각 아스팔트 슁글·내벽마감재 : 실크벽지·바 닥 재 : 온돌마루·난 방 : 심야전기보일러·식 수 : 지하수·건 축 비 : 평당 350만 원■ 설계ㆍ시공 : 써머필드 02-575-8809, www.summerfield.co.kr● ● ● 부모님을 위해 별채를 낸, 남양주 60평 목조주택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북한강을 굽어보는 자리에 다소곳하게 앉혀진 전원주택. 이 집은 100평의 대지에 본채와 별채로 이뤄진 목조주택이다. 본채는 1층 30평에 2층 10평의 다락방을 둔 복층이고, 별채는 단층 20평으로 지었다. 본채만 치면 외소한 편이지만 별채와 어우러져 결코 작지 않다. 외벽 마감은 인조석과 흰색의 시멘트 사이딩을 혼용함으로써 단조롭지 않게 했고, 박공 모양의 지붕엔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본채와 별채 후면 양쪽으로 넓은 덱을 설치했는데, 북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식사나 차를 마시며 풍요로운 전원생활을 즐기기에 충분해 보인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건 축 면 적 : 60평(1층 30평, 다락 10평, 별채 20평) ·건 축 형 태 : 철근콘크리트 구조 위 경량 목구조·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 인조석(파벽돌)·지 붕 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내벽마감재 : 회벽도장 + 실크벽지·천 장 재 : 회벽도장 + 실크벽지·바 닥 재 : 온돌마루 + 장판 + 폴리싱타일·창 호 재 : 수입 비닐시스템 창호(로이글래스)·단 열 재 : 글라스울·난 방 : 기름보일러·식 수 : 지하수·건 축 비 : 약 2억 3400만 원(평당 390만 원)■ 설계ㆍ시공 : 유니홈즈031-718-9411 www.unihomes.com● ● ● 여유로운 주말 쉼터, 용인 75평 2층 목조주택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에 위치한 목조주택. 이 집은 가족을 위한 주말 쉼터로, 특징은 높은 천장고로 인한 시원한 개방감이다. 현관에서부터 시작된 개방감은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부로 이어진다. 계단부의 긴 창은 현관과 마주하고 있어 채광 효과가 높다. 각 방의 천장 높이는 2.6미터이고, 1층 거실의 천장 높이는 5미터가 넘는다. 높은 천장만큼이나 넓은 거실과 큰 창으로 한결 시원스런 느낌이다. 거실 천장과 2층의 방별로 높이가 조금씩 차이가 나 바깥에서 보는 지붕의 외관은 일반 지붕보다 면이 많다. 1층과 2층의 총 면적이 75평이나 되지만, 방은 3개로 비교적 넓은 편이다.■ 건축정보·위 치 :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건 축 면 적 : 75평(1층 50평, 2층 25평)·건 축 형 태 : 2층 목조주택·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내벽마감재 : 천연석고보드+천연페인트·천 장 재 : 천연페인트·바 닥 재 : 온돌마루·창 호 재 : 동화시스템창호·난 방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ㆍ시공 : 하얀울타리033-744-1470, www.whitef.com● ● ● 캐나다 정통 목조공법으로 지은, 양평 62평 2층 목조주택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신원리에 자리한 전원주택. 이 집은 캐나다 정통 목조주택 공법으로 설계 시공했다. 집은 시원스럽고 넓게 보이도록 1층의 높이를 9피트(274.32㎝)로 높였고, 벽면 코너를 라운딩 처리하여 부드러운 느낌이 들도록 했다. 외벽은 하디 프랭크 사이딩과 시더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지붕에는 시더 슁글을 얹었다. 특히 기초공사가 크롤 스페이스(Crawl Space)로 이뤄졌고, 지붕 경사도를 10"×12"로 하고, 차고(Garage)를 두었다는 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바닥은 최고급 온돌마루로 마감하여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들고, 실내 인테리어 제품들도 고풍스러운 수입제품으로 집 분위기에 잘 어울리도록 배치돼 있다.■ 건축정보·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신원리·건 축 형 태 : 2층 목조주택(2″×6″)·건 축 면 적 : 62평(1층 35평, 2층 27평)·외벽마감재 : 하디프랭크 시멘트 사이딩(부분 시더사이딩) + 페인트·지 붕 재 : 시더 슁글·내벽마감재 : 석고보드 + 페인트·천 장 재 : 석고보드 + 페인트·바 닥 재 : I-Joist 바닥장선 + Maple 원목 온돌마루·창 호 재 : 시스템 창호·단 열 재 : 글라스울 인슐레이션·난 방 : 기름보일러 ·건 축 비 : 약 3억 원(평당 500만 원) ■ 설계 : Jenish House Design LTD. www.jenish.com■ 시공 : 올림픽우드 011-265-1373 www.olympicwood.com● ● ● 미국 정통 시공법 그대로, 여주 58평 복층 통나무집
건축주 정찬석·도영미 부부는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단현리에 1층과 지하가 각각 22평, 2층이 14평인 연건평 58평의 올-나취(Notch) 방식의 통나무주택을 지었다. 통나무는 직경 30센티미터로 수분 함량이 18퍼센트인 건조목을 사용했다. 1층은 천장이 높은 거실과 주방, 욕실, 방으로, 2층은 부부침실과 자그마한 거실, 발코니 등으로 꾸몄다. 진동을 줄이려고 I-Joist(Engineered Wood)를 이용해 30센티미터 간격으로 시공했다. 또 욕실 방수를 위해 벽면 전체를 감싸는 욕조를 사용해 바닥에는 배수시설을 하지 않았으며, 전기 배선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쉽게 찾도록 한 곳에 모으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건축정보·위 치 :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단현2리 ·건 축 면 적 : 58평(지하층-22평, 1층-22평, 2층-14평) ·건 축 형 태 : 복층 통나무주택(올 나취 방식)·외벽마감재 : 통나무·지 붕 재 : 나무기와·내벽마감재 : 통나무·창 호 재 : 알파인 로우-이 유리창·난 방 : 벽난로 ·건 축 비 : 평당 550만 원■ 설계 : 시애틀 통나무주택 모델명 '캐스캐이드'■ 시공 : 밥 존슨 외 1명(전문 로그빌더)● ● ● 통나무집의 대중화 선언, 이천 50평 복층 통나무집
스틸하우스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화려한 외관을 가진 이 집은 92밀리미터 사각 통나무를 쌓아 지은 50평 복층 통나무집이다. 평야형 전원단지 내 193평 부지에 1층 30평, 2층 20평으로 앉혀진 이 집은 다각형 입면을 한 거실 부분을 2″×4″ 경량 목구조로 하고, 시더 베벨사이딩으로 마감해 외부의 화려함을 연출했고, 공장에서 제작한 기성 트러스(Truss) 자재를 사용해 지붕의 입체감을 살렸다. 통나무집 한 채를 지으려면 설계도면 작성에서 조립까지 6개월 정도 걸려 여타 주택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 집은 자동공정시스템을 갖춘 국내 업체의 자재를 들여와 3개월 만에 완성했다. ■ 건축정보·위 치 :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양촌리·대 지 면 적 : 193평·건 축 면 적 : 50평(1층 30평, 2층 20평) ·건 축 형 태 : 복층 통나무집(일부 2″×4″ 목구조)·외벽마감재 : 통나무 위 오버코트·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내벽마감재 : 통나무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 기름보일러 ·건 축 비 : 평당 420만 원 ■ 설계ㆍ시공 : 우드홈 031-631-8929 www.ewood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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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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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짓기 올 가이드⑨ 계절에 맞는 실내인테리어-날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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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에서는 가까운 주변에서 자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숲에서 들리는 새소리와 함께 붉은 꽃이 피고, 초록의 잎이 점차 짙어지는 모습을 보면 '전원 속에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렇게 멋진 자연을 좀 더 가까이 들여올 수는 없을까. 하지만 자연을 소재로 집을 꾸미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보기에는 그럴 듯 하지만 생활하기에 불편한 집도 있고, 비싼 가구를 배치해 움직이는 데 조심스러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집은 무엇보다 편해야 한다. 집 안에서 지내는 데 불편함 없이, 계절별로 변하는 주변의 환경에 맞추어 집 안의 분위기를 바꾸는 방법을 알아본다.
절별 특성을 담은 공간
봄(春), 모든 식물이 잎을 틔우는
어린잎들이 새싹을 틔우는, 생명이 꿈틀대기 시작하는 계절이다.싱그러운 초록의 잎을 집안 곳곳 담아본다.거실의 전면창에 햇빛을 듬뿍 받을 수 있는 화분들을 모아 놓고, 소파 옆이나 거실창 옆에는 작은 테이블을 놓고 화분을 올려놓는다. 마땅한 테이블이 없다면 작은 나무 의자를 이용해도 좋다. 레몬밤이나 라벤더 등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인 허브식물이나 예쁜 꽃이 피는 화분들을 놓아 상큼하고 편안한 봄을 집안에 들여놓는다.주방의 식탁에는 연한 올리브나 노란색 계열의 테이블러너를 깔아준다. 밝고 상큼한 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준비대나 창틀에 미니 수선화를 올려 생기를 불어넣는다.
여름(夏), 천연소재로 시원함 연출
안방을 비롯해서 각 방에는 대나무, 삼베 등으로 만든 침구와 커튼을 사용한다.거실에는 금속, 유리, 아크릴 소재의 소품과 은색이나 흰색의 가구 등으로 깨끗하고 밝은 느낌을 강조한다.시원한 느낌을 주는 파란 색으로 집안에 포인트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큼직한 유리 꽃병이나 하얀도자기를 활용해 복도 끝이나 집안 곳곳을 장식하면 다른 소품류보다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장마철의 습한 기운으로 인한 쾌쾌한 냄새는 현관과 신발장 등에 습기제거제를 넣어 방지한다.신발장 위에 허브나 포프리 등 향기나는 제품을 놓아 신선한 향기가 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을(秋), 떨어지는 낙엽의 쓸쓸함
아침저녁으로 부는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이다. 은은한 조명과 낭만적인 분위기로 집안을 꾸며보자.많은 비용으로 집안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는 인테리어보다는 작은 소품을 이용해 잠시 동안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거실의 부분조명으로 카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며, 따뜻한 느낌의 할로겐램프도 갤러리의 부분조명을 연상케 한다. 들꽃이나 마른 갈대잎을 커다란 꽃병에 가득 꽃아 놓으면 투박하면서도 가을의 거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겨울(冬), 따뜻한 촉감이 그리워지는
지난 계절동안 바닥재, 가구, 조명 등을 이용해 집을 꾸몄다면, 겨울은 '패브릭(fabric)' 소재를 가장 먼저 손꼽을 수 있다. 침구, 소파 커버, 카펫 등 우리몸에 가장 먼저 닿는 소재들로 어느때 보다 따뜻함을 찾게 되는 계절이다. 거실에는 푹신한 느낌의 카펫을, 침실이나 안방에는 작은 크기의 러그를 사용해 따뜻한 느낌을 연출한다.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소품 사용
주제가 있는 코너로 만든다
어떤 분위기로 꾸밀 것인지 테마를 정한다.예를 들어 파리의 낭만적인 거리를 주제로 잡는다면, 프랑스제 찻잔과 파리의 거리가 연상되는 향수, 에펠탑 모형의 양초나 꽃이 그려진 카드 등을 함께 장식한다면 작은 파리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정돈된 느낌, 편한 분위기
같은 소품이라도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서 인상이 달라진다. 다양한 형태와 사이즈의 물건을 균형있게 배열하려면 기본형 대칭과 비대칭을 이용한다.대칭은 좌우에 하나씩, 비대칭은 한쪽에 포인트가 되는 커다란 것을 두고 그옆에 중간이나 작은 물건을 놓아서 높이가 달라지도록 한다.또 공간에 깊이가 있는 경우는 안쪽이나 앞쪽에도 소품을 놓고 볼륨감을 준다.
전체를 하나의 형태로 생각한다
특별히 균형미가 돋보이는 벽 장식을 가만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액자의 바깥쪽 라인을 연결했을때 일정한 형태가 좋다는 것이다.큰 사각의 모양은 정돈된 분위기가, 삼각이나 원형이 되면 안정감이 느껴진다.조금 변화를 주고 싶을 때는 마름모꼴을 기본으로 삼아도 좋다.
색의 기본 특징을 이해
집 안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벽이다. 벽지를 선택하는데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만큼 어두운 색을 잘못 쓰거나 실내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색을 사용했다면 다시 작업을 하는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있어 전문가가 아니라도 원칙이 되는 기본만 잘 참고를 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마칠 수 있다. 인테리어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색의 성격을 잘 파악한다면 편안하고 안정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갈색, 보라색
차분함을 느끼는 클래식한 컬러로, 어느 쪽이든 진할수록 차분함이 강조된다. 차분한 중압감이 어울리는 거실에 적합하다.
베이지, 녹색
마음이 편안해지는 자연스러운 색이다.다른 색과 배합하기 쉽고, 거실과 같은 가족공용공간에 사용하면 좋다.특히 녹색은 편안함을 주는 색으로 관엽식물과 같은 자연의 색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붉은색, 황색, 오렌지색
강한 생동감이 느껴지는 색이다.방안에 이런 색의 소품을 놓아두면 스트레스 해소 및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또한 붉은색과 오렌지 계열은 식욕을 돋구어 주기 때문에 주방의 일부분에 사용해도 좋다.
분홍
마음이 풀어지고 긴장을 완화시키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어린이방에 인기있다.회색과 배색을 조화롭게 사용하면 성숙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파스텔 계열
청결함과 상쾌함을 가지고 있는 시원스러운 느낌이다.침실에 사용하면, 몸과 마음의 피로를 더는데 도움을 준다.
흰색, 회색, 검정색
무채색이라고 불리우는 이 색은 도시적이면서 샤프한 느낌으로 긴장과 집중력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다.무채색을 메인으로 쓴다면 액센트 컬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흰색은 다른 색을 받쳐주는 색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효과를 낸다. 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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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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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짓기 올 가이드⑧ 행복한 전원생활 영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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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가 주택을 완공하고 관련 행정 절차까지 모두 밟았다면 이제 남은 것은 애초 추구해온 삶의 가치를 누리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일일 것이다. 성공적인 전원생활을 위해서는 집을 제대로 짓는 일 못지않게 마음의 각오를 다지는 일 또한 중요하다. 내적인 변화 없이 외적인 변화만 추구해서는 결코 행복한 전원생활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웃에 대한 겸손과 포용의 미덕은물론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소박하고 여유로운 삶의 자세를 견지하려는 노력과 실천이 따라줘야만 진정 행복한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다.
전원생활은 흔히 생각하는 낭만적인 삶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전원에서의 삶은, 산새 소리에 잠을 깨고 텃밭에서 난 푸성귀로 자연밥상을 지어먹으며 늦은 밤 별빛 아래서 와인 한잔을 기울이는 등 도시에서는 누리기 힘든 기쁨을 선사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자연과 진정 하나 되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졌을 때 기쁜 것이지, 아닌 사람들에게는 이내 지루하고 남루한 일상이 되고 만다. 전원으로 이주하기까지 많은 용기와 지혜가 필요했던 만큼 행복한 전원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실천과 노력이 필요하다. 선배들의 경험담에서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은 바로 '시골에서는 도시에서보다 몇 배는 더 부지런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가르침이다.
자연 속 행복한 삶 누리기
서울에서 크게 사업을 하던 K(48) 씨는 2002년 사업을 정리한 돈으로 강원도 산골마을의 부지를 사들여 전원주택을 짓고 아내와 함께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3년이 채 안 돼 집을 팔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심신의 건강을 좇아 전원생활을 감행했지만 막상 그곳에서의 삶은 그가 꿈꿔왔던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처음 1년 동안은 푸른 산과 맑은 계곡 그리고 청량한 공기를 만끽하며 전원의 여유로움에 젖어 행복했다고 한다. 일상이 삐걱대기 시작한 건 그 이후부터였다. 아내는 서울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걱정에 집을 비우기 일쑤였고, 넓은 주택에 혼자 남은 그는 무료함과 적적함에 몸도 마음도 병들어갔다. 편안한 말년을 위해 선택한 삶이었기에 텃밭도 가축도 들이지 않았던 그는 매일 아무 하는 일도 없이 TV를 벗삼아 집 안에서 소일했다. 뒤늦게 원주민들과 친해보려 마을을 기웃거려봤지만 처음부터 서먹했던 관계가 금방 좋아질리 없었다. 결국 그는 집을 처분하고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훗날 그는 역귀경의 이유에 대해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전원생활에 성공하는 전략과 비결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의 취향과 전원생활의 형태 그리고 내려간 지역의 상황에 따라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의 양상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K씨의 경우처럼 아무런 마음의 준비 없이 장밋빛 기대만 품고 시작한 전원생활이라면 훗날 실패할 확률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전원생활은 내적인 변화 없이 외적인 변화만 추구해서는 결코 어떠한 결실도 맺을 수 없다.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현지인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겸손과 포용의 미덕은 물론이고, 식수와 교통 등 생활상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참을성도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 모든 집안일을 손수 해낸다는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있어야 한다. 마당 쓸기, 나무 심기, 텃밭 가꾸기, 고추 말리기, 짐승 돌보기 등 전원에서는 일하려 마음만 먹으면 도처에 깔린 게 일거리다. 사슴농장과 나무농장 등 노동력은 적고 고소득이 가능한 농업을 경영해보는 것은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연과의 교감이다. 자연과 더불어 아름다운 삶을 맛보고 싶으면 스스로 욕심과 조급성을 비워내고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자연을 닮아가려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전원주택 유지ㆍ관리
지은 지 2~3년 이상 되는 전원주택이라면 곳곳에 수리할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원이라는 환경 자체가 근린생활시설과 동떨어져 있기에 원하는 때에 바로 사람 손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다. 따라서 간단한 개·보수의 경우 직접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짬짬이 주택 수리 방법을 익혀두거나 계절별, 구조별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점검해 두고 전문가의 손을 빌어 정기적으로 보수 관리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건축물은 완성된 후부터 열화가 시작된다. 건물의 기능 또는 성능을 유지하고 내구연한을 연장시키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점검 보수와 정기적인 점검 보수를 구분해 실시해야 하는 게 좋다.
우선 건축물의 청소, 설비 기기의 운전, 가동부분의 주유, 소모품의 교환 조정 등은 일상 점검에서 행하고, 그 외에 법적으로 정해진 것을 포함해, 고도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은 정기적인 점검 보수로 행하도록 한다. 유지관리업무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계획에는 일상적인 것과 정기적인 것 그리고 수선에 관한 사항이 있다. 일상적인 것에는 기기의 운전과 청소, 소모품의 교환, 실내환경의 측정 등이 포함되며 건물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시키기 위해 연간 계획, 월간 계획을 세워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해 나가도록 한다.
이중 수선계획은 고장부분의 우선 순위를 정해 어느 정도로 수선해 나가야 하는가를 계획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모두를 실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므로 계획을 세워서 효과적으로 실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 건물을 점검하거나 보수할 경우에는 공사 후 준공도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내용을 상세하게 기록해 두는 게 좋다. 건물의 과거 보수이력을 알고 있으면,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조속히 적절한 대처를 강구할 수 있기 때문에 유지관리사항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반드시 필요하다.
수선 또는 개축, 설비의 보수에 필요한 자료도 건물 준공 시에 양도받은 준공도서 및 각종 서류와 함께 일정한 장소에 보관하도록 한다. 유지관리 업무의 기록사항으로는, 기기 운전상황, 운전시간, 전력 또는 연료의 소비량, 일상점검 상황 등 일지성격을 띄는 것과 정기점검의 결과 또는 수선실적, 오버호울, 필터 등 소모품의 교환시기를 기록한 건물의 성능에 관한 기록이 있으며, 이 기록들을 같이 작성해 보관한다면 건물을 보다 좋은 상태로 사용할 수 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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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