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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황토집 따라 짓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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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내 풀풀 나는 시골살이가 그리워 풍요와 빈곤이 아우성치는 도시를 떠나,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온 이가 있다. 로아차(露芽茶)를 운영하는 신재남 씨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사라호 이후 최대라는 매미가 쓸고 간 자리를 추스르며 1년 가까운 기간을 바쳐 손수 집을 지었다. 그가 일일이 사진을 찍어가며 모은 자료를 소개한다. 정성들여 찍은 사진과 재치 넘치는 짤막한 설명을 읽어보면 ‘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글 신재남
# 황토 이기기
1. 내부 고르기-하나
황토는 이긴 후 쉽게 쓰도록 건물 내부에 모아 둔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내부의 터를 고르게 고른다.
2. 내부 고르기-둘
일차로 포크레인으로 고르고 사람 손으로 다시 한 번 고른다.
3. 황토 비빌 자리 만들기
지붕에 얹거나 건물 내부에 깔 마른 황토도 상당량 필요하다. 물을 넣고 비비기 전에 사용할 양 만큼의 마른 황토를 미리 준비해 둔다. 황토는 여기저기 옮겨가며 비비면 그만큼 손실이 많아지므로 한군데서 비벼 옮기는 게 좋다.
4. 물 붓기
황토를 비비기 위해 물을 붓고 있다. 사실은, 큰 물통에 밤새 받아둔 물을 굵은 비닐 호스로 부어서 사용했다.
5. 황토 비비기
황토는 질척거린다 싶을 정도로 비벼 둔다. 장비를 이용해 비비다 보니 한 번에 많은 양을 비벼야 하고 장시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질게 비비는 게 좋다.
6. 비빈 황토 운반-하나
비빈 황토를 건물 내부에 쓸 양만큼 옮겨 둔다.
7. 비빈 황토 운반-둘
건물 내부마다 쓸 만큼의 황토를 옮겨 둔다.
8. 황토 덮어 두기
비빈 황토가 마르지 않도록 비닐 등으로 잘 덮어 둔다. 가끔 물을 뿌려 주고, 쓸 땐 비닐을 걷어 낸다. 다 쓴 후엔 물을 뿌리고 비닐로 덮어 두어야 한다.
# 문틀, 창틀용 목재
1. 문틀, 창틀용 목재 도착
5톤 트럭도 조심하면 현장까지 올라올 수 있다. 서까래 운반 땐 괜한 고생을 했다. 하동에선 가격이 도저히 안 맞아 멀리 전남 나주에서 사왔다.
2. 크레인으로 부리기
크레인으로 옮기니 이리도 편하다.
3. 부리기 끝
총 세 묶음의 목재를 너무도 쉽게 부렸다. 9자짜리와 12자짜리를 섞어서 주문했다. 어떻게 쓰이는지는 다음에 나올 ‘문틀/창틀 짜기’편을.
4. 난감
목재를 다 부리고 나가다가 그만 건물 뒤편의 아직 다져지지 않은 물렁한 땅에 푹 빠지고 말았다. 나무 부리는 데 총 10분, 트럭을 빼내는 데 한 시간 걸렸다.
# 문, 창틀 짜기 및 설치
1. 나무 재단하기
문/창틀용 나무는 직경 1자짜리를 반으로 켠 것이다. 나무 재질은 수입 미송이다. 먼저 중심선을 먹줄로 튕긴 후 직각자를 이용해 중심선에 수직이 되게 재단한다.
2. 재단한 나무 자르기
재단한 나무는 엔진 톱을 이용해 자른다.
3. 못 박기
아래 판과 위 판, 측면 판을 세우기 위한 공간을 미리 계산해 둔다. (30㎝를 반으로 잘랐으니 15㎝ 될 것이다.) 측면 판을 세웠을 때 밀리지 않도록 미리 각목에 못을 쳐 쉽게 세우도록 한다.
4. 설치를 기다리는 문·창틀
이렇게 짝을 맞추어 문·창틀을 미리 만들어 둔다. 문·창틀을 세우는 데는 최소 성인 남자 두세 명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올 때를 기다려 한 번에 세울 수 있도록 이렇게 준비해 둔다.
5. 아래 판에 황토 놓고 다지기
아래 판이 놓일 자리에 5∼10센티미터 정도 황토를 놓고 다진 후, 아래 판을 놓고 망치로 두드려 황토와 밀착되게 한다.
6. 수평계를 이용해 수평 맞추기
망치로 두드릴 때는 아래 판이 상하지 않도록 나무 조각 등을 이용하면 좋다. 이제 수평계를 이용해 수평을 맞춘다. 수평계의 공기 방울이 있는 쪽이 높은 쪽이다. 그러니 그쪽을 두드려 맞춰 주면 된다.
7. 측면 판 설치 및 수평 맞추기
측면 판은 아래 판에 완전히 밀착시킨 후 수평을 맞추어 세운다. 자를 때 절단면이 고르지 않으면 이때 큰 낭패를 보게 되므로, 재단할 때부터 조심조심. 9. 위 판 설치와 수평 맞추기
위 판을 측면 판과 완전히 밀착시킨 후 수평을 맞춘다. 못을 박아 고정하는 요령은 아래 판과 동일하다.
8. 측면 판 고정하기
측면 판의 수평이 맞으면 못으로 고정한다. 먼저 옆면을 작은 못(3.5인치)으로 박아 고정한 후(이때 밀리지 않도록 주의)뒤에서 대못(5인치 이상)으로 완전히 고정한다. 못을 다 박은 후엔 다시 한 번 수평을 확인한다.
9. 위 판 설치와 수평 맞추기
위 판을 측면 판과 완전히 밀착시킨 후 수평을 맞춘다. 못을 박아 고정하는 요령은 아래 판과 동일하다.
10. 대각선 길이 확인
바르게 설치되었다면 대각선의 길이가 같게 나와야 한다. 만일 이 대각선 길이가 다르다면 향후 문·창 등을 짤 때 애를 먹는다.
11. 버팀목 세우기
마지막으로 문·창틀이 밀리거나 틀어지지 않도록 버팀목을 박아서 세운다. 버팀목은 문이 설치되지 않는 쪽에서 위 판과 양쪽 측면 판이 틀어지지 않도록 각 한 개씩과 문틀이 앞뒤로 흔들리지 않도록 앞뒤에서 세운다.
12. 완성된 문틀
지금은 시초라 문틀만 설치했지만 창틀도 마찬가지 요령으로 설치하면 된다. 여덟 개의 문틀 짜는데 반나절, 설치에 하루하고 반나절 해서 이틀 걸렸다.
# 벽 쌓기
1. 황토 놓고 다지기
앞으로 쌓아야 할 벽의 총 길이는 약 60여 미터쯤 된다(창고를 제외한 본채만). 해보니 우리 부부 둘이서 하루에 최고 6미터 정도를 60센티미터 높이로 쌓았다. 벽의 높이 평균을 2미터 40센티미터라 하면 우리 부부가 쌓아야 할 날 수는 약 40여 일이다. 물론, 문·창틀만큼 쌓을 부분이 빠지지만 비가 오거나 해서 일을 못하게 되는 날을 생각하면 피장파장이다.
2. 나무 놓고 맞추기
5월말까지는 부지런히 쌓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휴~ 처음이라 삐뚤삐뚤하고 서로 티격태격하지만, 그래도 맘이 맞는 사람과 같이 하니 재미는 아주 좋다. 힘은 엄청 들지만 진짜 집 짓는 재미는 벽 쌓기를 하며 느낀다.
3. 망치로 두드려 고정
황토를 한 5센티미터쯤 깔고, 그 위에 적당한 나무를 옆의 나무와 주먹 한두 개 정도 사이를 두고 각을 맞춰 놓은 다음 망치로 두드려 고정한다. 이런 식으로 계속 쌓아 나가면 된다.
4. 황토 채우기
이제 나무와 나무 사이에 황토를 채운다. 벽의 두께는 약 40센티미터. 꽤 두껍다. 황토를 올리고 쌓느라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퉁퉁 붓는다.
5. 쌓은 내벽
아직 면 다듬기를 하지 않고 막 쌓은 내벽의 모습. 지금까지 쌓아 놓은 것들을 보면 힘이 없다가도 기운이 번쩍 난다.
6. 면 다듬기
찾아오는 어떤 사람과도 같이 노동하고 땀 흘리며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어 황토 집 짓기란 참 좋은 것이다.
7. 드디어 한 바퀴를 돌다
약 60센티미터의 높이로 집 둘레를 한 바퀴 돌아 쌓았다. 이제 이렇게 세 바퀴만 더 돌면 벽 쌓기는 끝이다. 어서 빨리 지붕 서까래를 거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8. 비 오는 날의 풍경
올봄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황토집 짓기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비가 오는 날’이다. 집을 다 지은 후에는 상관없지만 이렇게 벽을 쌓아 올리다 비를 만나면 비닐로 잘 덮어 비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천막을 치는 방법도 있지만 우린 이 방법이 더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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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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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카페] 자연에 등을 기댄 부드러운 곡선, 한향림 갤러리 & 카페 리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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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향림 갤러리’는 ‘헤이리 아트밸리’의 7번 출구 가까이 위치해 있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갤러리와는 달리 언덕 위에 자리한 특성을 살려 계단식으로 공간을 배치했고, 주변의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에 기대어 파묻힌 산마루와 같은 형태와 부드러운 곡선의 외관은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려는 건축주의 마음이 드러난 듯 하다. 갤러리 외관은 한향림 관장의 작품 주제인 산(山)의 부드러움과 도자기의 자연스러운 선을 조화시킨 것이라고 한다.
그 모양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휘몰아치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차가운 느낌이 드는 실버색상의 티타늄으로 마감한 외관은 초콜릿색 적삼목의 따뜻한 기운과 잘 어울려 방문객을 편하게 맞고 있다.
1층 갤러리 입구와 외부 전시공간,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부에 사용한 적삼목은 자연석의 돌계단과 어울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또한 계단형식으로 이루어진 외부 전시공간에는 크고 작은 도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안과 밖을 하나의 이미지로 연결
갤러리의 내부는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1층에는 제이 컬렉션(Jay Collection)과 아트숍, 2층에는 카페 리모즈와 갤러리가 있다. 제이 컬렉션에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도기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각 도기들은 시대별, 종류별, 특성별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도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아트숍에서는 유명 도예가들이 직접 만든 생활도기작품을 감상하고, 단품 및 세트 제품 등을 구입할 수도 있다.
아트숍과 컬렉션 내부는 전체적으로 화이트와 초콜릿색을 함께 사용해 안팎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미지로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갤러리 내부역시 전시작품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화이트의 단정한 느낌을 살렸다.
8미터 높이의 천장에서 내려오는 햇살은 갤러리 바닥의 흰색 자갈과 어울려 자연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1, 2층 모두 깊숙한 곳까지 햇살이 들어오기 때문에 인공조명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다.
1층과 2층의 경계 부분에 사선 기둥을 세운 ‘ㅅ’자 구조의 실내공간이 특이하다. 또한 용도에 따라 가변성 있는 공간으로 쓸 수 있게 부분적인 셀 구조를 하고 있어 언제든 원하는 모양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웃사촌이 함께 하는 장(場)으로
2층의 갤러리는 전통 도기 외에 현대미술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대도예 및 현대미술에 낯선 일반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앞으로 다양한 기획전과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란다.
지난 7월에는 ‘헤이리 작가전 - 모.자.이.크.로 꾸는 창조의 꿈’을 선보였다. 회화, 판화, 조각 및 사진 등의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져 헤이리 작가들의 독특한 작품성을 만나는 장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품 작가 모두가 한 동네에 사는 이웃사촌 이었기에 작품전은 한층 더 정감 있는 분위기로 진행 됐다고. ]
모.자.이.크.로 이루어진 공간
갤러리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는 카페 ‘리모즈’ 는 야외로 이어진 덱(Deck) 공간이 있어 ‘헤이리 아트밸리’의 전경을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실내에서도 마을 전경을 즐길 수 있는 대형 유리가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야외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전경을 감상하는 게 훨씬 운치 있어 보인다.
찻잔의 모양 또한 심상치 않다. 올해 첫 젊은 도예가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카페용 테이블 웨어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 방문객들은 이러한 찻잔에 차를 마시고 마음에 들면 구입도 할 수 있다.
한향림 갤러리의 야외 돌계단과 갤러리를 감싸는 모양의 오솔길은 전시 작품을 감상하는 것 외에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田
■ 글·사진 조영옥 기자
■ 건축 정보
·위 치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 아트밸리 A-1-1
·건축구조 : 철골조
·대지면적 : 550평
·건축면적 : 120평
·내부마감 : 타일,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외부마감 : 티타늄 아연판, 적삼목
■ 설계 : 앙가주망 건축사무소 (02-523-2941)
■ 시공 : 광부종합건설(주) (02-858-0491)
■ 인테리어 : 포이즈티엠 (02-2142-6600)
# 찾아가는 길
*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자유로 → 문산 방향 성동 IC → 성동4거리 좌회전 0.9킬로미터 → 동화경모공원에서 우회전 → 300미터 전방 (언덕으로 300미터 전방)
* 전시시간 ; 월~금 /11:00~19:00
토~일 /11:00~21:00 (전시기간중 무휴)
# 헤이리 아트밸리
1997년 김언호 이사장을 비롯, 370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모여 헤이리아트밸리건설위원회 발기식을 가졌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내 15만 평 부지를 공동으로 구입해 박물관, 미술관, 음악홀, 갤러리, 대형출판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001년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다. 문화예술의 전시 공간은 물론 창작과 교육, 판매에 이르기까지 한 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대형 문화마을인 셈이다. ‘헤이리’의 어원은 파주 농요 ‘헤이리소리’에서 유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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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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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누가 우리 아이들 좀 말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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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에 물 말아서 된장에 찍어먹기 좋은 풋고추에 붉은 빛이 돌기 시작하고, 밭둑에 호박꽃들이 환하게 피고 있는 요즘 시골 마을에서는 논일보다 밭일, 들일이 많은 때이다. 한낮의 땡볕을 피해 이른 새벽과 늦은 오후의 들녘에는 허리 굽은 농부들이 콩을 심고 도시에 사는 손주들에게 보낼 고구마를 심는다.
시골에 살면 당연히 이렇게 땅과 가까이 지내며 아기자기하게 농작물들을 심고 가꿔야 하지만, 올해는 고추와 토마토밖에 심지 못했다. 어쩌다보니 텃밭을 가꾸는 일보다 글밭을 갈 일이 많아져 시기를 다 놓쳐 버린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제 시골살이의 적지 않은 이력으로 텃밭 인심이 후한 이웃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속 보이는 속셈도 있었기 때문에 부지런을 떨지 않기도 한 것이지만.
막대기 돌리며 뛰어다니기 바쁜 딸
부지런한 농부들도 한숨 쉬어가는 한낮에도 나는 며칠째 아이들에게 등 돌리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어야 할 정도로 밀린 일들이 많았다. 잠깐 쉬려고 방바닥에 벌러덩 누웠는데, 문득 벽에 붙어 있는 우리 아이들의 어설픈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벽에 걸어 놓을 만큼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화첩을 쭉 찢어서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을 아이들이 테이프로 엉성하게 붙여 놓은 것이었다. 아이들이 평소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더라면 그 그림들이 내 시선을 잡지 못했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 흔한 유치원 미술대회에서도 입상 한번 못한 실력에 평소에 그림 그리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아이들이라 그림들이 더 신기해 보였다.
“엄마, 엄마, 나와 보세요. 정선이가 사고쳤대요. 사고쳤대요”
아들아이의 고자질하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딸아이는 막대기를 들고 서있고, 그 옆에는 항아리 뚜껑이 산산조각나 있었다. 다섯 살짜리 딸아이는 별로 잘못했다는 기색도 없이 서있었다. 상황을 보니 막대기를 가지고 마당의 항아리에 올라가 놀던 딸아이가 막대기를 잘못 놀려 뚜껑이 깨진 거였다.
젖먹이였을 때는 밤에 잠도 잘 자고 감기도 잘 걸리지 않고 순하기만 했던 딸아이였는데, 이렇게 말괄량이로 변해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접시며 컵은 딸아이의 손에 예사로 깨졌고, 노는 것은 얼마나 험한지 올여름 들어서 슬리퍼의 밑창이 세 켤레째나 나가버렸다.
딸아이의 사고를 수습해 놓고, 가만히 아이들의 그림을 들여다보니 일곱 살 아들과 다섯 살 딸아이의 성격이 그 그림 한 장에 다 드러나 있었다.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대신 소심하고 겁이 많은 아들이 그린 그림에는 무지개와 하늘색 구름과 붉은 해가 그려져 있었고, 우리 집과 나무와 민들레가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다섯 살 딸아이가 그린 그림은 빨간 볼펜을 이용해 과감한 필치와 추상적인 터치로 도화지 가득 뭔가를 그려 넣었지만 거의 낙서 수준이었다. 슬그머니 웃음이 나오는데 ‘눈이 오는 것’을 그린 거라고 했던 딸아이의 말이 떠올랐다.
남매를 키워오면서 아들과 딸아이의 성격이 많이 뒤바뀐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그림에서도 그런 부분이 여실히 보였다. 도화지의 여백 대부분을 남겨놓고 아래쪽에만 나무와 꽃을 오밀조밀하게 그려 놓고 찬찬하게 설명까지 써놓은 아들아이의 그림에는 흔히 말하는 남자다움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신 평소에 하는 짓도 과격한 딸아이의 그림에는 500원짜리 동전보다 더 큰 눈송이가 도화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도 모자라서 빨간색으로만 그린 눈송이들의 파격하고 거침이 없는 색감이 아들아이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두 살의 나이차를 고려해도 우리집 남매의 그림을 보고 성을 구별해 보라고 하면 누구나 바꿔서 대답을 할 것 같다.
그네타기를 무서워하는 아들
이제는 잘 구할 수도 없는 옛날 항아리의 뚜껑을 깨트린 딸아이 때문에 속이 상했던 기분을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삭히고 있을 때였다.
“아아악, 엄마아”
밖에서 놀면 계속 일을 저지를 것 같아서 방 안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라고 몰아 넣었는데 방에서 비명이 들렸다. 이번에도 아들아이의 공포에 질린 목소리였다.
깜짝 놀라서 아이들 방으로 뛰어 들어갔던 나도 기절할 뻔한 일이 벌어져 있었다.
“엄마, 생쥐가 너무 귀여워서 한번 만져봤어. 병현이 오빠도 만지는데.”
책장 옆으로 쥐가 다니길래 끈끈이 종이를 놓아두었는데 마침 거기에 작은 생쥐 한 마리가 붙어 있었고 딸아이는 천연덕스럽게 그 끈끈이 종이를 들고 있었다. 얼마 전 사촌 집의 아이들이 햄스터를 만지며 귀여워하던 것을 보고 왔던 딸아이였다.
이 시대에는 남자다움이나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양성이 고르게 발달하도록 이끌어줘야 하는 것이 옳은 교육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온통 진흙 범벅이 돼서 지렁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손가락으로 집어서 방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딸아이한테 어떻게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 있으랴.
반면에 셔츠에 조금만 때가 묻어도 갈아입어야 하고, 진흙탕은 알아서 피해 다니고, 손등에 때가 좀 있고 콧물을 좀 흘리는 친구하고는 놀지 않겠다는 결벽증 증세를 보이는 아들 녀석을 어떻게 설득시켜야 할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엄마, 나 가슴이 덜렁거려서 다시는 그네 안 탈거야”
영림이네 집 앞 플라타너스 나무에 매달아 놓은 그네에 탔던 아들은 가슴을 움켜쥐고는 꺼이꺼이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영희와 영림이를 비롯해 우리 딸아이도 재미있다고 더 높이 밀어달라고 성화대는 그네를 우리 아들아이는 두 번 다시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아들 아이의 고소공포증을 치유해 주려고 영림이 아빠가 살살 달래서 태웠다가 하얗게 질려서 서럽게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뺄 정도의 여린 성격의 아들아이였다.
그래도 아직 세련되지 못한 내 사고 방식으로는 이왕이면 아들이 씩씩하고 듬직하게 자랐으면 하는 기대 쪽으로 기우는데 아들은 이렇게 번번이 내 기대를 무너뜨리고 대신 우악스럽고 용맹스런 딸아이가 아들에게 거는 기대치를 채워주느라고 오늘도 주방 창가의 한참 보기 좋게 피기 시작한 능소화의 모가지를 똑똑 따놓고 다닌다.
아직 유치원의 여름방학은 반도 안 지나갔는데 우리 딸아이는 어떻게 말리고 아들아이한테는 어떻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러줘야 할지 이 무더위에 머리를 싸매야할 지경이다. 田
■ 글쓴이 오수향 (ocho290@hanmail.net)
∴ 글쓴이 오수향은 충남 부여의 시골 마을 폐교에 살면서 글쓰기의 꿈을 좇아가고 있는 주부입니다. 공주 KBS,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에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수향의 시골살이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은 메일을 보내보세요. 더욱 재미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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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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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형 전원주택 만들기-소형주택으로 내집마련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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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주택'으로 내집마련 인기수도권 교통망의 발달과 주5일 근무제의 본격 시행은 전원주택 2세대인 30, 40대의 탈도시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형화와 고급화의 부담을 배제한 소형주택시대의 도래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소형주택에 대한 모든 것과 새롭게 탄생한 전원주택의 유형 등을 자세히 알아본다.전원주택으로의 '소형주택'은 실거주자가 생활하며 유지·관리 차원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실용적인 주택의 범주. 즉 효율적인 전원생활이 가능한 주택으로 정의할 수 있다.수도권의 교통망 발달과 주5일 근무제의 본격 시행은 전원주택 2세대인 30, 40대의 탈도시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형화와 고급화의 부담을 배제한 소형주택시대의 도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최근 '건강'과 '환경'이 중시되면서 전원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특히 유년기와 청년기를 시골에서 보내고 각박한 대도시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사람일수록 전원으로의 회귀 본능이 강한 편이다. 도시에서 20킬로미터 이상 거리에 자연환경이 풍부한 지역은 지난 10년 간 노후 정착용이나 주말 휴양용으로 개발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전원주택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원인은 무엇일까? JMK 컨설팅 진명기 사장은 전원주택시장이 50∼60평형대 나홀로 고급주택부터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아파트는 초기 소형에서 시작해 그 투자가치가 상승하면서 대형화 고급화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전원주택은 일단 크게 지어야 폼이 난다며 별장 개념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목돈이 필요해 팔려고 내놓아도 아파트처럼 쉽게 팔리지 않았습니다. 투자가치는 물론 환금성도 떨어졌던 것입니다."전원주택시장의 활성화전원주택시장이 가장 활성화 됐던 때가 I.M.F체제 이전인 1997년이다. 외환 위기 이후엔 진 사장의 설명처럼 투자 가치나 환금성이 떨어져 급속히 위축됐다. 대한건설협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997년 말 당시에는 전국적으로 5200여 개의 전원주택단지가 분양되거나 분양 예정으로 있었다. 그후 외환 위기를 맞으면서 그 가운데 50퍼센트 이상이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거나 분양을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주택 개발 업체 대부분이 경영 부실로 공사를 할 수 없게 돼 허가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98년 고급 민박시설인 펜션(Pension)이 침체기를 겪던 전원주택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2000년 이후에는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대도시에 인접한 전원주택지를 중심으로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정부에서 강력한 부동산 안정 대책을 쏟아내자 시중 자금이 전원주택(지)로 쏠리면서 재테크의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광역 도로망 건설과 주5일 근무제 시행, 그린벨트 해제, 웰빙 열기에 탄력을 받은 실수요자의 증가로 전원주택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대형에서 소형으로, 고급에서 보급형으로전원주택은 부유층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별장 개념에서 출발했다. 그후 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고, 2000년대 들어 '건강과 삶의 질'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젊은층, 이른바 전원주택 2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당면한 문제는 작은 평형의 중저가 전원주택을 개발 보급하여 대중화시키는 것이다.소형주택은 아직 전원주택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그 개념과 활용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로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들의 전원행을 가로막는 울타리다. 즉 초창기부터 문제시 됐던 60평 이상의 고급 전원주택이다.전원주택 시공업체들 대부분이, 평형에 별반 차이 없이 공사기간이 똑같이 들기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소형 전원주택 건축을 꺼린다. 이는 전원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소형주택 보급에 따른 어려움은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 원자재 수급과 지속적인 생산 예측이 어렵다. 둘째, 수요 예측의 어려움과 재고의 부담이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은 단지형 동호인 형태의 소부락을 구성하는 데 있다.집도 너무 크면 짐이다부동산 컨설턴트 양정일 씨는 '집도 너무 크면 짐'이라는 표현으로 대형주택의 비효율성을 이렇게 설명한다."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달라서 거의가 전용면적이란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80평형 아파트를 상상해 보세요. 커도 너무 크지 않은가? 전원주택일수록 더욱더 그렇습니다."전원주택은 대개 두 식구가 사는 경우가 많다. 설계 단계에서는 집을 크게 계획하지만, 처음에는 같이 오겠다던 큰아들네가 아이들 교육 핑계삼아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기도 한다. 둘째아들은 애당초 그냥 별장처럼 쓸 생각이었으니까. 결국 노부부만 내려오게 된 경우가 많다.'달팽이집'을 한번 생각해 보자. 달팽이집이 달팽이 알맹이보다 더 크면 어떻게 되겠는가? 먹잇감을 찾아 움직이기도 버거울뿐더러 다른 놈이 들어와 실례도 하고 하물며, 아예 둥지까지 트는 놈도 있지 않겠는가! 그러니 그 달팽이한테는 지금의 그 집이 꼭 맞는 집이다. 이처럼 하찮은 미물마저도 과욕을 부리지 않거늘……. 우리도 달팽이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주거형·주말형 전원주택 양분화 가속지금까지 전원주택은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인 '세컨드 하우스' 개념이 강했다. 교통이나 근린생활 등 각종 기반시설이 부족하여 상시 거주하는 사람들은 불편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했다.그러나 지금은 그 상황들이 많이 바뀌고 있다. 지역 요소마다 새로운 도로가 뚫리고 기존 도로들이 확·포장되면서 교통은 편리해졌고 생활 편익시설들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시골도 도시 못지않게 생활하기에 편리해졌다. 특히 주거공간으로 도시환경이 점점 열악해지면서 도시인들은 공기 맑고 흙 냄새를 마음껏 맡을 수 있는 시골로 내려가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생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주말주택'은 보통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 1시간 반 내지 2시간 반 정도의 거리가 좋다. 그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면 정체됐을 경우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된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거리감이 생기게 되어 주말주택에 흥미를 잃게 된다. 때문에 주말주택을 원하는 사람들은 가족끼리나 친척들과 같이 농사를 체험하면서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과 낚시, 등산, 스키 등 레포츠를 즐기려는 마니아들이 많다.다음 54 ~ 55쪽에 소개하는 소형주택의 건축으로 전원생활을 100배 만족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시공사례를 설명한다. 전원생활 그리고 전원주택, 간절히 바라는 꿈은 꼭 이루어진다. 田■ 정리·사진 김혜영 기자1)고향에 지은 38평 단아한 단층 목조주택전동훈·정은옥 씨 댁은 외벽과 내벽에 각각 2″×4″, 2″×6″ 경량목재를 사용해 골조를 세운 단층 목조주택으로 38평 규모의 본채와 19평 규모의 별채로 이뤄져 있다. 특히, 별채의 경우 창고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시공이 이루어졌다. 현재 두 채의 건물은 각기 별도의 용도로 활용되는 공간임에도 그 모양과 색감을 같이 해 통일감이 느껴지도록 설계와 시공이 이뤄졌다. 거기에 본채 현관에서 시작하는 덱을 창고까지 연결시켜 그 같은 느낌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단아한 느낌의 외관에서는 전원주택의 멋스러움을 더하는 사이딩과 박공의 지붕, 지붕선을 따라 설치한 채광창을 통해 전원주택으로의 멋스러움을 한층 더한다.건축정보·위치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부지면적 : 100.12평·건축형태 : 단층 2″×4″, 2″×6″ 목조주택·건축면적 : 본채 38평+별채 19평·공사기간 : 2002년 5월∼7월·실내구조 : 방 3, 거실, 주방, 식당, 욕실 2, 다용도실·지붕마감 : 이중그림자싱글·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외부용 수성페인트·내벽마감 : 거실(핸디코트), 방(실크벽지)·바닥마감 : 거실(온돌마루), 방(장판)·창호재 : 시스템 창호·난방시설 :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주)21세기주택산업 (031-766-3678, www.21c-housing.co.kr)2) 은행 빚 감수하며 마련한 신혼 보금자리, 30평 스틸하우스문영화·김지나 씨는 결혼 4년 차 새내기부부. 도시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서울 외각으로의 이주를 결심하게 됐다. 처음 전원주택 건축에 대한 제의를 받고는 출·퇴근과 자금 문제로 많이 갈등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이자 부담을 감수하고 은행 융자를 받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7000만 원이라는 은행빚을 지고서 신혼의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었다. 신세대 부부답게 거실을 넓게, 잡다한 가구대신 간단한 의자만을 놓고 많은 공간을 자유로이 활용하도록 했다. 건물 앞 부분을 길게 두르고 있는 덱의 출입도 자유롭게 했다. 반면 침실은 아담한 크기로 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건축정보·위치 :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부지면적 : 250평·건축면적 : 30평(창고 10평 별도)·건물형태 : 단층 스틸하우스·실내구조 : 방 3, 거실 1, 다용도실, 화장실·벽체구조 : 목조 우레탄 패널·외벽마감 : 하디사이딩(흰색)·내벽마감 : 석고보드, 벽지마감·지붕마감 : 아스팔트슁글·바닥재 : 온돌마루■ 설계 및 시공 : (주)영진미라클 주택(031-984-8056, www.ymhouse.com)3) 흙벽돌 쌓고 굴피 얹은 30평 황토 벽돌집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에 위치한 이 집은 굴피를 엮어 지붕을 얹은 황토집이다. 옛 조상들이 지은 전형적인 굴피집의 모양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옛 모습을 갖추려 애를 썼다. 벽체는 황토벽돌을 두 겹으로 쌓고, 외벽은 메지로 내벽은 황토미장 후 한지로 마감했으며, 그 위로 완만한 물매의 지붕은 굴피로 장식했다. 소박한 느낌의 자재들이 한국의 서정적 이미지를 보여주는 좁지도 넓지도 않은 30평 황토집이다. 이 집의 건축주 김승동 씨가 가장 많은 신경을 쓴 부분도 바로 효율적인 공간의 활용이다. 김승동 씨는 이 집에 옛집의 정서를 한껏 담아내고자 했다. 또 기름보일러를 주난방으로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구들을 드린 방을 마련했는데, 이 또한 같은 맥락에서다.건축정보·위치 :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부지면적 : 대지 110평(그린벨트 내)·건축형태 : 황토벽돌 굴피집·건축면적 : 30평·실내구조 : 거실, 방 3, 주방, 화장실·골조 : 국산 육송·벽체구조 : 황토벽돌 2겹(45정)·외벽마감 : 메지·내부마감 : 흙미장, 한지·지붕마감 : 굴피·바닥재 : 재래식 종이장판·창호재 : 빗살 완자창, 육송, 페어글라스·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구들4) 전통의 멋과 현대의 편리함 조화된 36평 개량한옥경기도 광주의 전원에 흙집을 지어 살고 있는 최수호·김 숙 부부는 만성비염에서 오는 두통으로 고생하던 남편 때문에 맑은 공기의 전원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이들 부부의 집은 기와지붕에 흙벽돌로 벽을 쌓은 개량한옥이다. 하지만 집의 실내 구조나 모양에 있어서 전통한옥과는 많은 차이가 있고, 또 시공에 있어서도 현대식 공법이 많이 가미됐다. 사랑채, 뒷간, 행랑채 등 전통한옥에서는 각각 독립체이던 것들이 한 건물 안에 배치한 2층 건물의 서양식 구조를 보이지만, 지붕을 이루는 서까래, 들보, 도리 등의 통나무구조체와 그 위에 얹어진 기와, 황토벽돌로 쌓은 벽면 등 우리 전통가옥의 양식을 많이 따랐다. 한마디로 전통한옥의 장점과 현대건축물의 편리함이 접목된 색다른 모양과 형태라 할 수 있다.건축정보·위치 : 경기 광주군 광주읍 목리·부지면적 : 90평 ·건축면적 : 36평 (1층 21평, 2층 15평)·실내구조 : 1층-안방, 작은방, 거실 겸 주방, 욕실 2층-작은방, 거실, 화장실·건물형태 : 2층 개량한옥·벽체구조 : 흙벽돌, 통나무(낙엽송)·내벽마감 : 황토미장·외벽마감 : 황토미장·바닥재 : 온돌마루·지붕마감 : 청기와·난방형태 : 전기보일러·식수공급 : 지하수, 상수도 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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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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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형 전원주택 만들기-도시형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도심과 멀어질수록 ‘인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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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도심과 멀어질수록 '인기 시들'최근 타운하우스(Town House)가 화제에 오르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처럼 공용 복도나 계단이 없고, 독립된 현관을 갖춘 1∼3층짜리 단독주택 두세 채가 벽을 맞댄 채 수평으로 이어진 형태이다. 세로로 된 주거 공간이면서도 아파트처럼 아래·위층의 소음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건축법상 다세대주택(공동주택)으로 분류되는데 단독주택과의 큰 차이는 분양을 할 수 있으며 토지와 건물의 권리 관계가 다르다는 점이다. 아파트처럼 구분 소유권을 가지면서 전용면적의 비율에 의해 토지 지분을 갖는다. 따라서 토지와 건물을 별개로 처분할 수 없다. 이처럼 주거 공간이나 생활 공간은 단독주택에 보다 가까우면서 권리 관계는 공동주택인 아파트나 연립주택에 가깝다.타운하우스는 집보다는 오히려 이웃과 함께 공유하는 정원으로 인해 안전성과 쾌적성을 갖춘 거주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정원은 자연스럽게 이웃과의 교류 창구 역할을 하며 그것은 결국 연대의식으로 이어진다. 아파트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또한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을 금지하지만 타운하우스에서는 아래·위층을 걱정하지 않고 실내에서 마음껏 애완동물을 기를 수 있다.그러면 단독주택의 독립성과 아파트의 편리함을 두루 갖춘 도시형 전원주택, 타운하우스가 새로운 주거 형태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토지의 효율적 이용, 건축비 절감타운하우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주택지의 개발이나 설계 기술의 개발과 경량목구조 패널공법의 발달로 전원주택으로 이미 뿌리를 내렸다. 국내에서도 최근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 따른 아파트 건설 경기 침체로 중견 건설업체들이 새로운 상품으로 타운하우스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안이나 신도시 인근에 입지하고 있다. 따라서 편리한 출퇴근, 생활, 교육 환경을 강조한다.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춘 곳에 입지하고 있는 전원주택과는 다른 양상이다.수도권 택지개발지구 안이나 신도시 인근 지역 대부분은 지가(地價)가 비싼 편이다.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이들 지역에 들어서는 도시형 전원주택들은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 및 건축비, 유지 관리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적합한 주거 형태가 타운하우스라고 할 수 있다.땅값이 비싼 곳일수록 단독주택보다는 두세 가구가 맞붙은 타운하우스가 인기다. 단독주택을 건축할 때, 민법(제242조 경계선 부근의 건축)에서는 "건물을 축조함에는 특별한 관습이 없으면 경계로부터 반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면서, "인접지 소유자는 전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에 대하여 건물의 변경이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대지 경계선에서 1미터 안쪽으로 집을 지어야 한다. 반면 타운하우스는 대지 경계선에서 이격(離隔) 거리를 두지 않아도 되기에 그만큼 땅값을 줄일 수 있다.또 건축비만 보더라도 두세 가구가 벽체를 맞대고 있고, 규격화된 자재를 일괄 구입할 수 있어 단독주택을 지을 때보다 많은 비용이 절감된다.신도시 인접지역, 상주용 타운하우스 입지분당구 이매동 소재 타운하우스인 조이빌리지에서 1년 반 거주하고 있는 김희정(42세) 씨. 그전에 아파트에서만 27년간 생활했는데 이곳으로 이주해서는 그토록 갖고 싶어했던 말라뮤트를 기르며 정원을 가꾸는 재미에 행복해 하고 있다."아파트에 살 때 소원이 맨땅을 밟고 꽃을 가꾸며 사는 거였습니다. 몇 개월 간다는 꽃이 두어 달 만에 시들시들 죽는 것을 보면서 살 곳이 못되는구나 생각했죠. 어디 그뿐입니까? 벽 하나 맞대고 있는 옆집에 누가 이사를 왔는지조차 모르고 지낼 만큼 인정이라곤 찾을 수 없었으니까요."그러한 이유로 전원에 단독주택을 짓고 살고픈 맘이야 굴뚝같았지만 오랜 아파트생활에 익숙해진 탓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그러다 알게 된 것이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함께 지닌 타운하우스 조이빌리지였다. 살던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고 일주일 만에 계약을 하고 이주했을 정도니 그 소원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조이빌리지 단지는 유럽형 건축물인 68평(실평수 53평)형 15가구가 있다. 한 동의 건물에 두세 개의 집이 벽을 맞대고 마당을 함께 쓰고 있다. 내부 구조는 3층으로 1층은 거실과 식당, 2층은 방이 3개, 3층은 다락방으로 돼 있다. 김희정 씨는 외벽은 드라이비트로 지붕은 적삼목 슁글로 마감했지만, 구조재가 철근콘크리트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마당 즉, 정원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정을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 담 없는 마당이 이웃과 이웃을 연결한다는 것을 조이빌리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희정 씨는 처음에는 서먹서먹하여 쉽게 이웃과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함께 쓰는 정원에서 자연스럽게 만나 얘기 나누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언제부턴가 스스럼없이 지내는 이웃사촌이 돼 있었다고."이젠 대소사에 함께 참여하는 것은 기본이고,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음식을 추렴하여 조찬모임을 가질 정도예요. 기쁜 일과 어려운 일을 서로 함께 나누다 보면 정이 새록새록 돋아나요. 이것이 사람 사는 맛이 아닐까요."타운하우스는 배치 구조상 이웃 간에 외부인에 대한 경계망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치안 문제도 덜하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안전사고를 당하더라고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분당 공인현대부동산 박창규 부장은 "조이빌리지는 현 6억5000만 원 선에서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주변 아파트시세에 뒤지지 않는 가격"이라고 한다. 한편 이 지역의 땅값은 작년에 비해 100만 원 정도 상승하여 평당 500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도심과 멀어질수록 단독 전원주택에 밀려타운하우스는 현재 그리 흔한 주거 형태는 아니지만 앞으로 신도시 주변에 속속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도시형 전원주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수도권 주변의 주요 신도시로는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과 개발 예정인 파주, 김포가 있다. 한편 건교부는 "전국 각 시도에 100만 평짜리 행정타운형 미니신도시 20개를 만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니 신도시는 신도시보다는 규모가 작고, 교통이나 주변 여건도 열악한 지구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발 중이거나 추진을 하는 용인의 죽전·수지, 고양의 화정·행신, 수원의 영통, 파주의 교하, 구리의 인창 같은 지구가 여기에 해당한다.JBS는 파주 교하지구 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내 8500평 규모에 137가구 규모의 타운하우스를 6월부터 짓을 예정이다. 지하층을 포함한 3층으로 가구당 8평의 정원을 이용할 수 있다. 선시공 후분양을 하는데 32평형을 기준으로 가구당 4억∼5억 원(32평형)선이다. 또 중견 건설업체인 영조주택은 용인 죽전지구에 타운하우스 개념의 빌라인 웰리드 75가구를 분양한다.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지는 이 단지는 첨단 편의시설과 보안시스템, 자연친화 개념을 접목했다.한편 남양주 평내지구와 이천 마장면 포레스티힐 단지 내에 조성하려는 타운하우스는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이천 나들목에서 500미터 거리에 위치한 마장면 포레스티힐 단지의 경우, 당초 부지 150평에 연면적 50평형대의 분양가는 5억 원 선이었다. 그런데 관계자는 "마케팅 과정에서 수요자를 상대로 조사해 보니 의외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땅값을 감안할 때 5억 원이면 단독 전원주택을 짓지 타운하우스를 지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남양주 평내지구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수도권하고 멀어지거나 신도시보다 규모가 작은 미니 신도시일수록 상주용 전원주택으로 타운하우스의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서울에서 84킬로미터 떨어진 양평군 단월면 명성리, 대명 비발디파크에서 500미터 못 미친 곳에 위치한 '분지울마을(발길이 머무는 마을)'이 단적이 예다. 200년 1월 8000평의 전원주택단지 가운데 31평 16가구와 33평 3가구 해서 총 19가구의 타운하우스를 분양한 바 있다. 철근콘크리트 2층 구조로 실내에 원목마루를 깔고 외벽은 드라이비트인데 당시 분양가 각각 1억2500만 원, 1억3600만 원이었다.이곳에 거주하는 이상복(72세) 씨는 "19가구 중 현재 3가구만이 상주하고 있는데 그도 대명 빌발디파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라며 "주말이나 휴가철, 스키 시즌을 제외하고는 단지 자체가 썰렁하다"고 한다. 입구 경비초소에서는 두 명의 경비원이 번갈아 24시간씩 경비를 서고 있다.이처럼 도심에서 멀면 멀수록 타운하우스는 아직까지 상주용 전원주택보다는 세컨드하우스나 펜션으로 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2세대용이나 각 세대가 좌우로 나뉘어 살도록 지어진 듀플렉스(Duplex)가 이를 말해준다. 대개 양쪽이 좌우 동형으로 1층에 거실과 식당을, 2층에 침실을 배치하는데 순수 주거용 전원주택보다는 수익형 전원주택인 펜션으로 더 선호되고 있는 추세다. 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전원주택과 타운하우스 무엇이 다른가법적으로 전원주택은 단독주택(다중주택, 다가구주택, 공관)에 속한다. 연면적은 약 200평(660㎡) 이하이고 층수가 3층 이하(지하층은 제외) 단, 1층 전부를 필로티(Pilotis : 건물의 1층은 기둥만 서는 공간으로 하고 2층 이상에 방을 짓는 방식) 구조로 하여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부분을 층수에서 제외한다. 그리고 세대수가 19세대 이하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건축물 관리대장에 세대별로 구분되지 않는다. 분양할 수 없으며 단지 임대나 전세 등으로만 가능하다.타운하우스는 공동주택(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기숙사)인 연립주택 혹은 다세대주택에 속하는 1개 동의 연면적(지하주차장 면적 제외)이 약 200평(660㎡)이고 층수가 4개 층 이하인 주택이다. 단독주택과 달리 분양할 수 있으며 건축물 관리대장 및 건물 등기상에 분할 등기도 할 수 있다. 허가나 승인 등은 19세대까지는 건축 허가로 건축법에 의한 기준에 맞으면 허가가 가능하고, 분양 가격 등도 사업주의 임의대로 결정 할 수 있다. 반면 20세대 이상일 경우, 공동주택(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기숙사)은 주택건설 사업 계획 승인을 주택건설촉진법 및 건축법으로 적용하여 승인되며 관할 관청에 분양가격의 승인을 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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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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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이슈] 신행정수도 후보지 네 곳 선정-행정수도 이전, 여야 공방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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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6월 15일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충북 음성·진천, 충남 천안, 충남 연기·공주 그리고 충남 공주·논산 등 네 곳을 선정했다.
청주에서 20킬로미터 떨어진 음성·진천지구는 농지와 낮은 구릉지가 대부분이며 중부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다. 천안과 청주 사이에 위치한 천안지구는 독립기념관에서 가깝고 경부고속도로가 관통한다. 연기·공주지구는 미호천과 금강의 합류지점에 있고 고속철도 오송역과 청주공항 그리고 경부고속도로가 10분 거리에 있다.
공주·논산지구는 노성산과 계룡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으로 대전에서 13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이들 후보지역은 인구 5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약 2300만 평의 토지를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현장답사를 통해 찾아냈다고.
신행정수도 후보 평가가 끝나면 8월 중 최종 낙점이 이뤄지고 2007년 개발에 들어간다. 한편 정부는 후보지 중심점으로부터 반경 10킬로미터 내에 있는 5개 읍 38개 면 13개 동의 개발행위를 제한하기로 하는 등 부동산투기행위 방지에 나섰다.
>> 충북 음성·진천
위치 : 충북 음성군(대소면, 맹동면), 진천군(덕산면) 일원
면적 : 약 2340만 평
입지여건 : 청주 북방 20킬로미터 지역에 위치, 내부는 대부분 농지 및 낮은 구릉지 분포, 동북쪽 외곽에 함박산(390m) 위치, 중부고속도로 및 충북선(철도) 인접
>> 충남 천안
위치 : 충남 천안시(목천읍, 성남면, 북면, 수신면) 일원
면적 : 약 2230만 평
입지여건 : 중심부에 백운산(240m) 위치, 경부고속도로가 후보지 내부를 관통, 경부고속철도 및 경부선, 장항선 인접, 천안에서 6킬로미터, 청주에서 13킬로미터, 독립기념관과 연접하여 위치.
>>충남 연기·공주
위치 : 충남 연기군(남면, 금남면, 동면), 공주시(장기면) 일원
면적 : 약 2160만 평
입지여건 : 중심부에 전월산(260m) 위치, 미호천과 금강 합류지점 위치, 당진-상주간 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경부선, 경부고속도로 인접, 대전·청주에서 10킬로미터 지역에 위치.
>> 충남 공주·논산
위치 : 충남 공주시(계룡면), 논산시(상월면) 일원
면적 : 약 2130만 평
입지여건 : 노성산(315m), 계룡산(829m)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 외곽에 천안-논산간 고속국도 및 호남고속도로, 호남선 철도 인접, 대전시 서쪽으로 13킬로미터 지역에 위치.
이들 후보지는 최종 입지로 확정되면 도시개발이 직접 시행되는 예정지역으로 지정·고시될 지역이다. 주변지역은 예정지역 지정 대상이 정해지면 일정 기준에 따라 동시에 지정되므로 후보지에 별도로 포함하지 않았다.
후보지 비교·평가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력 후보지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시도 및 관련학회에서 추천한 8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평가기준에 따라 격리된 장소에서 엄정하게 비교·평가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특정 후보지가 유력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6월 하순에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평가작업을 실시하고, 평가결과는 7월 초순 추진위원회에 보고한 후 공개할 예정이다. 공개 후에는 설명회 개최와 관계기관 협의를 하게 된다. 7월 중 평가결과에 대한 설명회 및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빠르면 8월 중 추진위원회가 최종입지를 선정하고, 토지세목조사를 실시한 후 연말까지 예정지역을 지정·고시하게 된다.
한편 후보지 선정에 따라 예상되는 난개발과 부동산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으로 후보지와 주변지역에 대한 개발행위허가 제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토지거래특례지역 지정안도 심의·의결했다.
개발행위허가 및 건축허가 제한요청지역
후보지와 그 주변지역(후보지 중심점으로부터 반경 10킬로미터 안의 읍면동을 포함하되, 제한지역에 포함되는 읍면동의 면적이 당해 읍면동 전체면적의 10퍼센트 미만인 읍면동은 제외)에 해당하는 ‘5개 읍, 38개 면, 13개 동’의 녹지지역과 비도시지역으로 결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요청 지역
‘후보지와 그 주변지역’이 속하는 시군 중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돼 있지 않은 진천군과 음성군으로 결정했다. 이 지역에 대하여 건설교통부장관에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건설교통부장관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되어 있는 시군 중에서 1/4분기 지가상승률이 전국지가상승률의 130퍼센트(1.77%)를 초과하는 지역(천안, 연기, 청원)이 포함돼 있는 후보지와 그 주변지역’에 해당하는 ‘2개 읍, 21개 면, 11개 동’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특례지역을 지정하여 투기 목적의 토지거래를 제한하기로 했다.
행정수도 이전 여야 공방전 과열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놓고 여야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행정수도 이전을 강행하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고, 열린우리당은 야당이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부가 국민적인 합의 없이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강행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도박장에서 올인하듯이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에 정부의 진퇴를 걸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비판하고 국민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천도 비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천문학적인 소요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 밝혀야한다고 촉구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도 행정수도 이전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대통령의 처신은 국토를 투기장으로 국민을 싸움꾼으로 몰고 가는 전형적인 오기 정치의 극치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당력을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신기남 의장은 한나라당이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에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고도 지금은 천도를 거론하는 등 자극적인 말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며 국민투표 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통과될 때와 달라진 상황은 총선이 끝났다는 점뿐인데도 한나라당이 이전 비용 등을 부풀려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정략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음은 6월 15일, 신행정수도 후보지 네 곳 선정 후 각 당 대변인의 논평이다.
■ 열린우리당
국가전략사업의 첫삽을 뜨기 시작한 것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 신행정수도건설계획에 따라 행정수도후보지가 선정됐다”며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지난 16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에 의해 통과된 지방분권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근거한 국가의 균형 발전 사업이 차질 없이 시행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전략사업의 첫삽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신행정수도 건설 관련해 야당이 당리당략적으로 접근해 무책임한 국론 분열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 그러나 이제는 국회 입법 절차를 거친 신행정수도 건설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국민적 지혜를 모아나가야 한다.
우리당은 수도권의 삶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고 지방의 발전을 이끌어 낼 신행정수도 건설사업에 전폭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야당의 당리당략적 접근 중단과 적극적 협력을 촉구한다.
정부도 차질 없는 진행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부동산투기 등 부작용방지를 위해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 한나라당
천도는 백년대계인데 후보지가 4개나
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은 “신행정수도 후보지를 4곳으로 발표한 것은, 사실상 천도를 기정 사실화하여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겠다는 정략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대책 없는 성급한 발표로 이전 논란만 커지고 결국은 분열과 갈등의 근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천도는 역사, 지리, 문화적 여건 등을 고려해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 방향에서 검토되어야 할 백년대계이다. 그런데 그런 후보지가 4개나 된다는 말인가.
후보지를 4곳이나 내세우는 저의는 무엇인가? 국토의 균형 발전 측면 등을 들어 1곳을 유력후보지로 정해 놓고 다른 3곳을 들러리로 삼아서 충청도민의 관심을 끌어놓고, 단수 후보지 확정시까지 재탕 삼탕 우려먹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진천·음성부터 천안, 공주·연기, 논산으로 이어지는 충청도 전체를 투기장화하겠다는 것인가?
국민적 의견 수렴과 동의 절차를 거치고 구체적인 재원조달계획 등을 근거로 해서 단계적으로 시행해야할 문제다. 이번 정권만의 과제가 아닌데 왜 그렇게 서두르나. 천도라는 중요한 문제를 정치적인 올인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田
■ 정리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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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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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으로 가는길] 전원에 살려면 이정도는 알아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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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을 지을 부지를 조금 싸게 구입했다고 해서 전원주택 자체를 싸게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즉 건축을 시작할 때까지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지 잘 따져 보아야 한다. 절토나 성토를 하고 축대나 옹벽을 쌓아야 하는 땅도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토목공사비는 만만치 않다. 그러한 땅보다는 애당초 조금 비싸더라도 토목공사비가 안 드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나을 수 있다.
전원주택을 단기 투기 대상으로 삼지 마라
전원생활이란, 나와 내 가족의 삶에 윤기가 나게 하는 생활, 나와 내 가족의 삶에 여유로움을 가져다 주는 생활, 나와 내 가족을 건강하게 만드는 생활.
곧, 요즘 유행하고 있는 웰빙(Well-Being)이다.
웰빙이란, 건강하고 안락하며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자는 의미란다. 행복과 안녕, 복지 등 삶의 질을 강조하는 용어로, 물질적 가치나 명예를 얻기 위해 달려가는 삶보다는 신체와 정신이 건강한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자는 것이다.
이 용어는 어쩌면 전원생활하고 딱 맞아떨어진다. 그러므로 나와 내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또, 유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거기에서 우리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주 커다란 행복을 덤으로 얻게 될 것이다. 이처럼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면서 투자의 의미까지도 찾을 수 있다면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딱 6개월 만 살아 보라. 자신은 잘 모르지만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얼굴이 좋아졌다’ ‘건강해 보인다’는 인사말을 많이 듣게 된다.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담배를 끊은 이들이 적잖다. 필자도 어릴 때 배운 담배를 끊은 지 오래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는 사람이 어찌 내 몸뿐만 아니라 그 맑은 공기를 더럽히는 담배연기를 내 뿜을 수 있단 말인가!
필자는 한 달에 몇 번씩 서울로 볼일을 보러 가곤 한다. 그러나 그 시간을 2시간 정도로 정해 놓았다. 서울에서 그 이상은 버티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눈이 찝찝하고 코가 막히며 심지어는 마구 짜증까지 난다. 도시의 길을 걸을 때나 운전을 할 때도 매연 냄새로 인해 숨이 막힐 정도로 이젠 시골 공기에 푹 빠져 버렸나 보다. 그러나 도시에서의 지친 몸도 전원으로 돌아오면 또다시 생기가 도는 것은 왜일까?
아주 오래 전 서울에서 살 때 일이다. 시골의 친지 어른께서 방문하셨는데 채 3일도 안 되어 “난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어 내려가야겠다” 라고 하셨다. 그땐 왜, 그러셨는지 몰랐으나 이젠 실감이 난다.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몸이 불편한 사람이 많다. 처음에는 옆에서 보기조차 안쓰러웠는데 건강이 점점 좋아지는 걸 눈으로 직접 보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맑은 공기가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가를 새삼 느끼게 하는 일면이다.
내친김에 우스갯소리 한마디해야겠다. 필자에게는 잘 되지 않는 게 한 가지 있다. 술을 끊을 수 없다는 거다. 그 끊기 어렵다는 담배도 끊었는데 말이다. 하기야 끊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지만… 자연 속에 파묻혀 자연과 같이 숨을 쉬고 있노라면 술 생각이 절로 난다. 그 자연을 안주 삼아 마시는 몇 잔의 술맛이란 마셔 본 사람들만이 아는 특별한 체험일 게다.
이런 얘기하니까 꼭 주태백(酒李太)처럼 생각할 것 같아 은근히 걱정이 되지만 너무 걱정할 건 없다. 도시에서 마시던 주량보다 조금 지나쳐도 술이 깨는 속도는 도시하고는 완연히 다르다. 그만큼 술이 빨리 깬다는 말이다. 야유회를 가서 술을 마셔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하리라. 이것도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공기의 고마움일 게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술을 마실 때면 술이 안 취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마당에 모여 서서 삼겹살을 상추며 케일에 쌈을 싸고, 쑥갓과 마늘, 풋고추를 곁들여 입이 찢어지게 벌리고 먹는 맛이란……. 아, 여기에 어찌 술이 없을소냐!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 이젠, 술을 줄여야겠다고 마음을 도사린다. 이 좋은 세상을 끝마칠 때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뿐이기에… 오래 못 살면 어떤가!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다면 최고의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전원생활을 하면 자연스레 생기는 좋은 버릇이 하나 있다. 도시에서는 그렇게도 힘들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가 저절로 된다. 거리 관계상 아침에는 더 부지런해야 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먼동이 트기 전부터 움직이는 농부들을 자주 접하다 보면 자연히 일찍 일어나게 되고 그러니 일찍 잘 수밖에 없다. 일찍 일어나 텃밭을 손질하는 일이나 새벽에 뒷동산에 올라 약수 한 컵을 마시는 일… 아마도 이런 일 하나하나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
얘기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흐른 것 같은데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이렇게 삶의 질만 따지다 보니 ‘전원주택은 투자가치가 전혀 없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농지를 사서 전원주택을 짓는 그 자체만으로도 투자가치는 급상승한다. 우리가 구입하는 토지는 대체로 농지나 임지인 경우가 많은데 지목(地目)이 대지인 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저렴하다. 그러므로 이 땅에 전원주택을 건축하면 농지나 임지가 대지화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다른 것은 다 차치하고 이것만으로도 재산 증식 효과를 가져온다. 더군다나 손해볼 이유는 하나도 없다.
이렇게 건강뿐만 아니라 재산 증식까지 환하게 보여 준다면 확실한 투자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앞에서도 밝혔듯이 투기를 목적으로 전원주택을 선택하는 것은 삼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텃밭도 30평 정도면 충분하다
전문 영농인도 아닌 도시민들은 더러 전원생활 계획을 세울 때부터 텃밭에 욕심을 낸다. 초보자들이 키울 수 있는 밭작물이라야 몇 종 안 되는데도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처음부터 제법 큰 면적을 경작하려고 한다.
하지만 영농이라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힘든 노동이라는 건 물론이고 농민들처럼 제때에 씨를 뿌리고, 약을 치고,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고, 잎을 쳐주는 등등의 온갖 일들을 잘 알지도 못하려니와 안다고 해도 때맞추어 다 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도 이와 다를 게 없다. 첫해에는 100평 정도 고집하던 텃밭을 다음해에는 반으로 줄였고 그 다음해에는 더 줄여야만 했다. 도저히 해낼 수가 없었다는 말이 솔직한 고백이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듭 겪다 보니 필자의 힘으로는 30평 정도가 적당하다는 걸 알았다. 그것도 영농(?)을 시작한 지 3년 정도가 흐른 뒤에야 얻은 소중한 경험이다.
봄에는 상추며 쑥갓, 케일, 고추, 가지, 부추 등등의 채소들을 심었다. 그것들을 먹을 때가 되면 한꺼번에 자라기에 결국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처분을 부탁해야만 했다. 물론 그것도 흐뭇한 보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다 뽑아 간 텅 빈 밭을 보면서 ‘무엇 하러 욕심을 냈는가’ 하고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다음 해가 되면 또다시 마음은 변하고 만다. 힘 닿는 데까지 많이 심어서 알고 지내는 친지들에게 골고루 다 나누어주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풍부해진다. 아마도 전원생활이 우리 마음을 풍요롭게 만드나 보다!
남이 만든 집은 나에게 잘 맞을 리 없다
남의 옷이 나에게 안 맞는 이치와 다를 게 없다. 그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치수의 집을 지었을 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서 남이 지어 놓은 전원주택을 고르는 데에는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전원주택이 많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매물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개인 건축업자(일반 집장사)가 지은 집은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 매입하기를 꺼리기 마련이고, 대개는 살려고 직접 지었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내놓은 집을 찾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러한 집을 찾기란 쉽지 않고 매물 자체도 많지 않다는 게 흠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런 집이 있다손 치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원주택은 아파트하고 달라서 구입할 때, 식구 수에 맞는 평형대와 평면구조를 고른다고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구조뿐만 아니라 외관도 천태만상(千態萬象)이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족의 수나 취미 등에 맞추어 주택의 외모는 물론 각양각색인 실내 구조도 고려해야 한다.
구조만 보면 너무나 부부 중심으로 지어서 다른 식구들과는 생활하기가 어려운 집, 식구는 적은데 쓸데없이 방만 많은 집, 다른 공간은 다 조그마한데 거실만 너무 큰 집, 땅의 넓이보다 집만 덩그렇게 큰 집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하여튼 같은 건 하나도 없다. 한마디로 나와는 동떨어진 그런 집들이 많다는 거다. 구조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테리어는 나와는 더욱더 이질감(異質感)이 나는 그러한 집이 많다. 결국에는 전원주택을 내 집으로 만들기 위해서 새 집을 지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토지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의뢰인들하고 상담을 하다 보면 “전원주택을 지으려는데 땅 값이 얼마예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너무나 광범위하여 선뜻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전원주택을 지을 땅은 종류가 여러 가지이고 그에 따라 값도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 시장에서 파는 물건처럼 쉽게 대답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땅값을 책정하는 몇 가지 요건들을 설명하고자 한다.
토지의 가격 산정은 ‘공법(公法)적인 요인’과 ‘자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결정된다. 물론 잘 알다시피 여기에는 경기의 좋고 나쁨이나 정치적 요인, 국제적 정세 등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분단국에서는 북한의 태도 여하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이처럼 정치나 경제가 미치는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는 곳이 부동산시장이라 하겠다.
서울과 가까운 근교에서는 찾아보기가 많이 힘들어졌지만 아직도 다 쓰러져 가는 집이 더러 눈에 띈다. 사무실 문을 들어서자마자 “저기 다 쓰러져 가는 집 하나 사 주세요”하는 의뢰인이 많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구옥(舊屋)이라 아주 싼 물건이라고 오해를 한 것이다. 그러나 그 구옥은 말 그대로 예전부터 있던 집이라 그 땅의 지목이 ‘대지’라는 점에 유의하기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값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지목이 대지라는 것은 그 만큼 집을 짓는 데 수월하기 때문이다.
전원주택을 싸게 지을 수 있는 땅은 어떤 땅인가
전원주택을 지을 땅에 대해 알아보기 앞서 전원주택을 마련하는 방법부터 짚고 넘어가기로 하자.
땅을 사서 짓는 방법과 지어 놓은 주택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요즘에는 전원주택지를 전문으로 개발 분양하는 업체에서 구입하여 짓거나, 전원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업체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물론 개인이 지어 놓은 집이라면 바로 구입할 수도 있다. 농지(관리지역)를 사서 허가 절차를 거쳐 집을 짓는 방법도 있고, 다 쓰러져 가는 구옥을 사서 리모델링을 하는 방법도 있고, 농업용 창고나 심지어 축사를 개조하여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농지나 임지를 구입하여 전원주택을 짓는 것이 가장 보편화된 값싼 방법 중 하나다. 반면 농지나 임지는 다른 토지에 비해 값이 싸다는 장점 대신에 규모가 너무 크거나 번거로운 모든 인허가 절차를 감내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고생한 만큼 금전적인 면에서는 이익을 볼 수 있지만 많은 인내를 감수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만약 농지를 구입한다면 논보다는 밭을 사는 게 유리하다. 논은 대부분 낮은 곳이나 평지에 위치하므로 집을 지으려면 성토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경사가 완만하고 뒤편으로 인접한 야산이 있는 곳이라면 최적이다.
여기에도 조심하고 명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전원주택을 지을 부지를 조금 싸게 구입했다고 해서 전원주택 자체를 싸게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즉 건축을 시작할 때까지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지 잘 따져 보아야 한다. 절토나 성토를 하고 축대나 옹벽을 쌓아야 하는 땅도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토목공사비는 만만치 않다. 그러한 땅보다는 애당초 조금 비싸더라도 토목공사비가 안 드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나을 수 있다. 田
■ 글 양정일 (부동산컨설턴트)
∴ 글쓴이 양정일은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에 있는 한국전원 부동산 컨설팅에서 전원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컨설팅을 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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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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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황토집 따라 짓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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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흙내 풀풀 나는 시골살이가 그리워 풍요와 빈곤이 아우성치는 도시를 떠나,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온 이가 있다. 로아차(露芽茶)를 운영하는 신재남 씨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사라호 이후 최대라는 매미가 쓸고 간 자리를 추스르며 1년 가까운 기간을 바쳐 손수 집을 지었다. 그가 일일이 사진을 찍어가며 모은 자료를 소개한다. 정성들여 찍은 사진과 재치 넘치는 짤막한 설명을 읽어보면 ‘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하수 배관 묻기
1. 배관 재료
100밀리미터 파이프, 75밀리미터 파이프, 100밀리미터 엘보. 들어가는 쪽은 75밀리미터이고 나오는 쪽은 100밀리미터로 하여 하수구 막힘을 미리 방지했다.
2. 배관 연결
PVC 본드를 사용해 각 재료들을 연결하고 있다.
3. 파이프 자르기
길이에 맞게 파이프를 자르고 있다. 처음에는 손톱으로 자르다가 파이프가 두꺼워 기계톱으로 잘랐다.
4. 완성된 배관
75밀리미터 파이프를 연결했다. 시공할 때 엘보 반대편에 100밀리미터 파이프를 연결하면 된다. 미리 연결해도 상관없다.
5. 배관 묻을 자리 파기
기초를 팔 때 같이 시공했더라면 더 편리했을 텐데… 여러 가지 불가피한 사유로 하지 못하고 손으로 묻었다.
6. 배관 구배 잡기
먼저 배관 아래에 모래를 깔고 파이프의 구배(기울기)를 잡는다.
7. 모래로 묻기
배관이 깨지거나 샐 것 등을 우려해 모래로 묻는다.
8. 배관 묻기 완성
이제 이 배관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햇빛을 볼 일이 없을 것이다. 희망이지만…….
# 벽 올릴 자리에 기초 돌쌓기
1. 선 그리기-하나
벽이 놓일 자리에 기초 돌을 놓기 위해 선을 그리고 있다. 기초 쌓기에서 한 작업은 집터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2. 선 그리기-둘
래커를 사용해 그린다. 이제 이것이 진짜 집 모양이 된다.
3. 돌 옮기기
겨우내 여기저기서 한 개씩 손으로 직접 골라 모아 둔 돌이다. 이 돌로 기초를 쌓는다
4. 푹 꺼진 부분 황토로 메우기
포클레인으로 작업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정확성은 떨어진다. 군데군데 꺼진 부분은 흙을 퍼서 이렇게 채워 넣는다.
5. 돌쌓기
터 고르기가 끝나면 이제 돌을 쌓는다. 아래 부분과 바깥쪽에 큰 돌을, 안쪽은 작은돌로 쌓는다. 높이는 일반 보일러를 설치할 때는 10∼15센티미터, 구들을 놓을 경우는 30∼40센티미터 정도다. 넓이는 45∼50센티미터다.(벽의 두께는 40센티미터.)
6. 잔돌 채우기
쌓은 돌 사이에 잔돌을 채워 넣는다. 돌끼리 서로 물려 미끄러지지도 않으며 나중에 사모래를 쉽게 채워 넣으려고.
7. 돌쌓기 완성
집터 주위에 돌을 다 쌓았다. 다 쌓고 나니 제법 볼 만하다.
8. 사모래 비비기
이제 사모래를 비벼 돌과 돌 사이에 넣어 쌓은 돌들을 붙인다. 모래와 시멘트의 양은 4대1 정도다. 푸실푸실할 정도로 물을 넣고 비빈다.
9. 물로 흙 씻어 내기
물로 흙이 붙어 있는 돌을 씻는다. 사모래로 붙여 줄 때 더 잘 붙으라고…….
10. 사모래 채우기
이제 사모래를 돌과 돌 사이에 꼼꼼히 채운다.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애정도 더 깊어진다고 할까.
# 지하수 파기(관정 뚫기)
1. 지하수 파는 기계 설치-하나
지하수를 파기 위해 기계를 설치하고 있다. 약 20미터 정도를 뚫을 예정인데 산이라 물이 잘 나올지 모르겠다.
2. 지하수 파는 기계 설치-둘
우선 75밀리미터 쇠파이프를 약 10미터 정도 박고 50밀리미터 쇠파이프를 다시 그 속에 박아 구멍을 뚫는다.
3. 물이 나오다!
물이 나는 땅인지 생각보다 빨리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약 4시간 정도 걸림). 수량도 우리 가족이 쓰기에는 풍부한 편이다.
4. 물관 묻기
PVC파이프를 묻었다. 75밀리미터 관을 바깥에 그 안쪽에 50밀리미터 관을 묻었다. 50밀리미터 관에는 흠집을 내 물이 안쪽으로 모여들게 했다. 이 안에 엑셀 파이프를 넣어 펌프를 이용해 물을 끌어올리게 된다.
5. 공기를 불어넣어 흙탕물 빼내기
땅을 파며 파이프 안으로 스며든 흙탕물을 빼내기 위해 공기를 불어넣고 있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한다.
6. 맑은 물이 나오다
흙탕물이 어느 정도 나오자 보기에 맑은(?) 물이 나온다. 이제 여기에 펌프를 설치하고 물을 빼낸다.
7. 펌프 임시 가설
펌프를 임시로 가설하고 꼬박 이틀 동안 물을 빼낸다. 처음엔 모래나 흙 등 이물질이 상당량 섞여 나온다. 수압이나 수량은 만족할 만하다.
# 지하수 펌프 설치
1. 펌프 놓을 자리 고르기
펌프를 놓기 전 아래에 자갈과 모래를 깔아 배수가 잘 되도록 한 후 사모래를 고르게 깔아 펌프 놓을 자리를 고른다.
2. 고무 대야에 구멍 내기
갑자기 웬 고무 대야? 고민 끝에 펌프를 고무 대야 안에 넣기로 했다. 시장에서 뚜껑과 함께 만 원에 샀다. 아래에서 물이 스미거나 물이 새서 펌프가 망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3. 높이에 맞게 파이프 절단
조금 높게 뽑아 놓은 파이프를 높이에 맞게 절단한다.
4. 배관 구멍 뚫기
쇠파이프를 달구어 고무 대야에 배관용 구멍과 전선을 설치할 구멍을 뚫는다.
5. 미리 놓아 보기
위치에 맞는지 미리 한번 놓아 본다. 아래쪽이 물을 뽑아 올릴 자리이고 오른쪽이 물이 나가는 구멍, 왼쪽이 전기가 들어올 구멍이다.
6. 펌프 설치
다행히 펌프의 크기가 딱 맞는다.
7. 주위에 돌쌓기
이제 고무 대야 주변을 돌로 잘 쌓아 올린다.
8. 완성
완성된 모습. 우물 느낌이 나게 둥글게 쌓아 올렸는데 보기에 어떤지? 고무 대야 뚜껑으로 위를 막고 철판으로 막았다
■ 글 신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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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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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야기] 달라진 우리 생활, 달라진 집(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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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텔레비전으로 달라진 생활
요즈음 같이 텔레비전을 향해 배치되는 응접세트처럼 천편일률(千篇一律)적인 배치는, 우리의 생활을 텔레비전 중심으로 고정시켜 버리고 만다. 응접 세트가 텔레비전을 향해 고정돼 있는 모습은 중산층 아파트의 거실 풍경을 찍은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면 모든 아파트 가구의 중심에 텔레비전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 반대쪽에 소파가 놓인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배치는 여러 가지 방향으로 모임을 갖는 것을 힘들게 할 뿐 아니라, 대화의 다양성을 제약하게 된다.
1. 집, 문화로서 과거 이해하기
-과연 전통은 존재하는가
2. 집은 문화 유기체다
3. 자연환경과 집
4. 기술 발전과 집
5. 사회환경과 집
6. 생활과 집
7. 사고변화와 집
8. 사람과 집
-사람이 집을 만들고 집은
사람을 만든다
침대가 높여 준 프라이버시
우리 생활에서 최근 들어 많은 변화가 생긴 부분이 침구다. 요즘 사람들은 침구로 침대를 선호한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이불 개기가 싫어서’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침대를 선호하는 것은 은연중 서구의 삶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침대가 들어오게 되면서 달라지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방의 용도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한옥에서는 방의 용도가 확정돼 있지 않았다. 한옥의 방은 거실과 응접실, 식당, 침실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 따라서 방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이불만 깔려 있지 않으면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침대가 들어선 방은 개인의 사생활이 앞서는 곳이다. 침대가 있는 아이의 방은 부모들도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한다. 이렇게 사생활이 중요하게 된 것은 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예전과 같이 창호지 문으로 구획된 방은 창호지의 차음(遮音) 효과만큼 사생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완전하게 닫힌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도 그만큼 사생활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서양에서 들어온 집 구조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닫혀 있다. ‘군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행동을 조심한다.’고 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행동을 조심하기가 쉽지 않음을 뜻한다. 닫힌 방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서로 얼굴 붉히는 꼴을 당하지 않으려고 남의 방에 들어갈 때는 조심하게 된다. 폐쇄적인 방에 침대까지 들여놓으면 이곳은 더욱 사적인 영역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침대가 있는 안방은 부부만의 공간으로 인식해 어느 누구도 감히 들어갈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텔레비전을 향해 앉은 생활
새로 갖추어지는 각종 가구는 생활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온다. 가정의 거실에는 대부분 응접세트와 텔레비전이 설치돼 있다. 소파와 탁자가 들어서고 나면 가구가 없는 거실하고 비교해서 행동이 많이 달라진다.
32평형 아파트인 필자의 집에는 응접세트라는 것이 없다. 우리 집에는 손님이 적게는 서너 명에서 많게는 열댓 명까지 자주 오는 편이라 손님 접대용으로 쓰는 ‘응접세트’가 있으면 오히려 거추장스럽다. 만일 집안에 응접세트가 있다면 많은 손님을 초대할 수 없을 것이다. 기껏해야 대여섯 명 정도다. 그 이상의 손님이 온다면 탁자와 소파를 옮기느라 번거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구가 거실을 차지하고 나면 손님을 초대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과거처럼 집에 손님을 자주 모시지 못하는 것은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경향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왔을 때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도 이유가 된다.
요즈음 같이 텔레비전을 향해 배치되는 응접세트처럼 천편일률(千篇一律)적인 배치는, 우리의 생활을 텔레비전 중심으로 고정시켜 버리고 만다. 응접 세트가 텔레비전을 향해 고정돼 있는 모습은 중산층 아파트의 거실 풍경을 찍은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면 모든 아파트 가구의 중심에 텔레비전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 반대쪽에 소파가 놓인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배치는 여러 가지 방향으로 모임을 갖는 것을 힘들게 할 뿐 아니라, 대화의 다양성을 제약하게 된다.
우리나라 아파트의 가구 배치가 획일적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은 중산층의 생활이 얼마나 단순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가정에서 여가 생활의 대부분을 오락성이 강한 텔레비전 중심으로 보내기 때문에 가구의 배치를 다르게 하거나 일부를 없앤다는 것은 어렵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서 가구의 배치를 바꾸거나 아예 응접 세트를 없애 버린다면 과거하고 전혀 다른 행위가 발생함을 알게 될 것이다.
텔레비전의 대형화, 장식장 키를 낮추다
텔레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한 가지 더 해보자.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아파트 거실에 놓인 장식장의 높이는 60센티미터 정도였다. 그 높이로 장식장을 만드는 이유는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인치 대의 텔레비전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장식장 높이를 문갑하고 비슷한 30센티미터 정도로 낮출 경우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 내려다보게 된다. 그런 자세가 그리 편하지 않으므로 장식장을 일부러 높인 것이다. 이렇게 높던 장식장이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30센티미터 정도로 낮아졌다. 이것은 텔레비전의 대형화 때문이다. 텔레비전이 40인치 이상으로 커지면서 기존의 높은 장식장 위에 텔레비전을 놓으면 올려다보게 되므로 방송을 시청하는 데 불편하다. 거실의 장식장도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낮아진 것이다.
이렇게 가구의 변화에 따라 집의 내부가 바뀌는 예는 안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 안방의 바닥 마감재에도 변화가 왔다. 예전 같으면 안방만은 한실 분위기를 내려고 대부분 민속 장판 같은 한옥풍의 장판류를 깔았으나 요사이는 마루 무늬 장판으로 바뀌고 있다.
마루 무늬로 꾸민 것은 이제 안방의 성격이 달라졌음을 뜻한다. 침대가 안방으로 들어오면서 안방도 서구식으로 변하게 된다. 의자에 앉아 화장하기 편하도록 화장대가 높아지는 것처럼 안방에서 모든 활동이 입식 생활로 바뀐 것이다. 그런 변화에 맞추어 안방의 마감재도 과거하고 달리 거실과 같은 마루 무늬 장판으로 바뀌었다. 田
■ 글 최성호
∴ 글쓴이 최성호는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서 ‘산솔도시·건축’을 운영 중입니다. 주요 건축작품으로는 이화여자대학교 유치원·박물관·인문관·약학관, 데이콤중앙연구소, 삼보컴퓨터사옥, 홍길동민속공원 마스터플랜, SK인천교환사 등이 있습니다. 02-516-9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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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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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 이야기] 통나무집의 가치(2)-통나무집의 건강과 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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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통나무집을 지었지만 아무도 거부감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심정적으로 호감을 갖는 소재의 집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공감하는 통나무집만의 나무 향기, 편안한 느낌, 이런 것들은 눈에 보이는 통나무집의 향과 자연스런 멋과 함께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이것은 건강을 위한 생명의 에너지를 오감(五感)을 통해서 느끼기 때문이다. 그럼 통나무집이 지닌 '건강성'과 '안전성'에 대해 살펴보자.■ 글 싣는 순서·통나무주택의 욕실과 화장실·통나무주택의 주방과 구성·펜션, 카페, 전원주택·통나무주택의 창호 선택·통나무주택의 계단·통나무주택 2층의 특징·통나무주택의 2층 욕실▶통나무주택의 가치·통나무주택과 사우나·통나무주택의 벽난로·통나무주택의 인테리어·통나무주택의 전기와 설비요즈음 새집증후군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것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또한 우리나라나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새집증후군으로 인한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손실 때문에 페인트나 합판 같은 건축 자재의 제조와 시공 관련 규제를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과거 고도 성장기엔 국가 산업 발전이라는 대의명분(大義名分) 때문에 이 부분은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여러 선진국에 다녀 온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그들은 우리보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환경임에도 공해 문제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고 규제를 매우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과거에는 산업재해라는 약간은 단순한 직업병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었다. 그리고 사회가 고도화한 지금, 사람들은 보다 광범하고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과거에는 알지 못했던 질병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과거 주 관심의 대상이었던 사회와 작업 환경이 지금은 먹을거리와 주거 환경 같은 개인 안전에까지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연일 매스컴에서 새집증후군의 심각한 위협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개인이나 건축에 관련한 많은 사람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 여기에 만두 파동으로 가공식품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알 수 없는 갖가지 식용색소들, 장기간 유통을 위한 다양한 화학 보존료, 상품을 돋보이게 만드는 첨가제들……. 이런 것이 우리 몸에 누적되면서 비만이나 당뇨병뿐만 아니라 각종 암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현대병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웰빙(Well Being)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환경이란, 구조적으로 안정되고 사고에 의한 위험성이 없으며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마다 만족스런 생활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집은 울타리이고 보금자리로서의 가치가 근본이 된다. 아름답고, 웅장하고, 화려함 같은 가치는 2차적인 것이다. 나와 내 가족의 건강과 안전이 보장되는 집이 기본적으로 좋은 집이다. 근본적으로 시멘트 건물이 뿜어내는 독성을 제외하고도, 석유화학 제품으로 된 벽지와 장판, 이들을 부착하기 위한 화학 본드 종류들, 특히 인테리어를 하면서 사용하는 합판과 무늬목 접착을 위한 접착제 등등. 이처럼 집안 곳곳에는 여러 형태의 독성물질이 사용되고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뿜어내는 보이지 않는 유독성 가스는 쓰레기나 벽에 묻은 눈에 보이는 오물보다 위험한 존재가 되고 있다.웰빙시대, '건강'과 '안전성'을 갖춘 통나무집통나무집은 기본적으로 천연 소재를 사용해서 건축을 한다는 점이 여타 구조의 주택하고 다른 점이다.천연 소재 그리고 나무는 우리 인간에게 어떤 의미일까? 콘크리트는 인류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금방 나타나듯이 인간과 본질적 교감을 가질 수 없었던 소재이다. 굳이 생물학적인 시원(始原)을 따질 필요는 없지만 나무는 인간과 다른 무엇보다 공통의 유전 정보를 더 많이 공유하고 있다. 이런 동질성은 인간과의 친화력을 가지며 그 친근감으로 작게는 농기구나 갖가지 생활용품이 되기도 했고, 크게는 집을 짓는 소재가 됐으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건축의 소재로 나무가 지금까지 사용된 이유는 본능적, 혹은 정서적 호감을 떠나서 물리적으로도 콘크리트보다 뒤틀림 강도나 압축 강도, 휨 강도가 훨씬 강한 건축 재료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 통나무집은 이러한 건축 소재로, 하드웨어(Hard Ware)의 강성(强性)보다는 소프트웨어(Soft Ware)로서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주거환경으로 집의 가치는 튼튼해야 하는 강성의 안전성 못지 않게 건강 안전성이 함께 갖추어져야 하기 때문이다.나무가 주변의 기생 해충이나 비바람에 노출된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백 년, 수천 년을 살아가는 것은 나무의 생명력, 바꾸어 말하면 강력한 면역체계가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숲 속을 걷는 것만으로 피부와 호흡기 등의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무의 피톤치드 같은 여러 가지 면역성 방향 물질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이들은 여기에 더하여 생명력의 기(氣)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나무집, 특히 통나무집은 이러한 효과를 내 집으로 옮겨 놓는다는 의미가 있다.필자는 많은 통나무집을 지었지만 아무도 거부감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심정적으로 호감을 갖는 소재의 집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공감하는 통나무집만의 나무 향기, 편안한 느낌, 이런 것들은 눈에 보이는 통나무집의 향과 자연스런 멋과 함께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이것은 건강을 위한 생명의 에너지를 오감(五感)을 통해서 느끼기 때문이다.엔돌핀이 샘솟는 통나무집사회의 화두(話頭)가 된 웰빙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누구나에게 잘 산다는 것은 본능이고 현실의 목표다. 웰빙의 으뜸이 되고 근본이 되는 집이 재테크의 수단으로만 전락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내 집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고, 또한 가족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곳이다. 그리고 가장 소중한 사람을 초대하는 곳이기도 하다. 내 집의 가치는 나의 가치와 함께 한다. 그리고 가족의 가치와도 함께 하는 소중한 곳이다. 크고 화려한 집은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지만 무엇으로 어떻게 지었는가 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짚어보게 한다.필자가 시공한 통나무집에 사는 가족들로부터 자주 듣는 인사말들이 "감기도 잘 안 걸린다" "술이 잘 깬다" "기관지 천식이 나았다" "피부가 좋아졌다" "화장이 잘 받는다" 등등이다. 이런 말들의 대부분은 직접적인 근거가 있다. 또한 어떤 부분은 마음으로부터 치유되는(心因性) 현상일 수도 있다. 필자는 직접 효과보다는 간접 효과에 관심이 더 많다. 즉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빨라지는 것은 통나무집을 가진 이들의 공통점이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것은 가족 모두의 현상이다.통나무집은 마음이 편해지고 부부 간에 그리고 자녀들과 대화가 이루어지는 엔돌핀(Endorphin)이 샘솟는 건강한 가정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러한 가치는 통나무집이 갖고 있는 잘 알려진 여러 가지 장점보다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대부분의 질병은 정도에 차이는 있으나 스트레스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고 질병의 발생뿐만 아니라 치유 효과 역시 약물보다 정신적 심리적 영향이 더 큰 경우가 흔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상태다.물론 저렴한 것도 많지만 통나무집을 제대로 지으려면 건축비가 다른 건축에 비해서 많이 든다. 통나무집은 재료 선택에서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공통의 규범이나 표준을 만들 수 없는 특성 때문에 비용의 편차가 클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시공 결과는 더 크게 나타난다.통나무집은 그 기본이 되는 나무의 종류와 벌목에서부터 가공에 이르기까지의 많은 과정과 공정에 따라 근본적인 품질의 차이가 생긴다. 또 설계에 따라 부자재의 구성과 품질 수준에 따라 같은 형태의 통나무집이라도 많은 내용에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시공에 따라 너무나 큰 결과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떤 선택이란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다. 어떤 선택이 가족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 될 것인가는 본인의 몫이다.제대로 지은 통나무집은 가족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田■ 글 정인화 <발미스코리아 대표> 054-975-1240, www.valmiskorea.com∴ 글쓴이 정인화는 발미스사의 한국 대표로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수년간 쌓아온 통나무집 건축이론 교육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규모 통나무주택 단지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등 개인 주문주택뿐 아니라 제주도 등지에서 기업형 통나무 펜션단지의 개발지원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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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