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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실전 펜션강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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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지향의 사업
“우리는 일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일에만 열중하다 보면 나의 삶으로부터 내가 소외되고 타인이 소외되어 갈 수도 있다. 나의 삶이란 논리적 목적성에 의해서만 지배를 받는 것은 아니다. 나의 삶의 생명적 가치는 궁극적으로 심미적 향유에서 완성되어지는 것이다. 인간교육의 궁극적 목표도 논리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심미적 감수성을 제고시키는 데 있다. 우리의 경제적 삶의 궁극적 지향처도 돈이 아니요, 이러한 심미적 가치를 얼마나 구현하는가에 있다. 인간사회의 건강도 결국 그 사회의 심미적 표현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그것이 곧 문화(文化)라는 것이다.”
도올 김용옥 씨가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2003. 1. 14, 조선왕조 어필전 참관기 중에서)의 한 구절이다. 문화의 의미를 잘 정리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삶의 궁극적 가치는 논리나 경제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심미적 가치인 문화로도 가늠한다는 말이다.
펜션에 대한 의미와 가치도 이러한 관점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 펜션이 지닌 사업 가치인 경제성은 겉으로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펜션 특유의 심미적 가치인 문화적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 어쩌면 이것이 펜션 사업의 가치를 더욱 높여 주는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펜션의 성격은 ‘문화 지향성’에서 찾을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생각지도 못했던 사업 분야가 펜션이다. 그런데 펜션은 지금 우리 사회에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때 콘도미니엄이 대중적인 숙박문화로 신선한 의미를 던져준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새로운 숙박 형태인 펜션은 그 문화적 수용성과 접근성이 좋아서 우리 생활에 신선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견한다. 펜션을 통해 일어나는 주인과 손님 사이의 문화 교류 현상은 직접적이고 감성적이므로 생활의 한 패턴(Pattern)으로 수용하는 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문화의 전달자와 수용자가 펜션이라는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교감하는 이 관계성은 지극히 한국적이다. 멀고 낯선 객지를 떠도는 나그네를 접대하는 풍습은 우리의 미풍양속(美風良俗)이 아니던가?
펜션은 문화의 전달자
일본의 경우, 펜션은 여관이나 호텔 다음의 대중적 숙박 장소로 정착했다. 전국적으로 무려 1만2000여 곳의 펜션이 성업 중이다. 그들이 이처럼 펜션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펜션이 가진 독특성 때문이다. 일본은 지역마다 가정마다 개별적이고 특이한 전래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펜션은 그러한 개별적 문화를 담을 수 있는 하나의 그릇으로 걸맞는 형태를 가졌다. 주인은 펜션을 통하여 오랫동안 아껴온 내 지역, 내 가정의 전통문화를 전하면서 보람과 기쁨을 실현한다. 또한 손님은 미지(未知)의 문화를 경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처럼 주인이나 손님 모두 펜션을 좋은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일본의 펜션은 단순한 숙박 개념을 넘어서 나름의 문화적 향기를 전하는 ‘사설 문화 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은 펜션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요인임에 틀림없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은 중앙정부에 손을 벌리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방도를 찾는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이러한 문제를 극복한 사례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의 ‘해돋이 축제’, 전북 무주군의 ‘반딧불 축제’,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 충남 보령군의 ‘개펄축제’ 등이 성공한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해돋이나, 반딧불이나, 나비나, 개펄이나 모두 돈을 벌 만한 사업은 아니다. 그러나 자연 속의 한 테마를 삶의 문화와 접목하여 성공한 축제들이다. 결과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에게 지역문화에 대한 긍지와 함께 경제적 혜택까지 안겨 준 셈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문화는 경제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펜션의 문화 지향적 성격’을 주목하기 바란다. 펜션은 단순한 숙박사업이 아니다. 만일 숙박사업이라는 사실에만 치중하다 보면, 참 재미없는 사업이 될 것이다. 여인숙이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펜션에는 그 이상의 것이 담겨 있다.
펜션에는 어떤 문화가 있는가? 펜션에는 자연환경이 안겨주는 문화가 있고 지역이 지녀온 역사와 풍습의 문화가 있다. 또한 주인이 체험해 온 삶의 문화가 있다. 손님은 이러한 것들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특별히 운영주와 손님 사이에 인격적인 유대 관계를 맺는다면, 서로에게 세상사는 맛을 느끼게 하는 유익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통하여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고 체험하는 곳이 바로 펜션이다. 한마디로 새로운 삶의 한 부분을 체험하게 하는 생활문화가 있는 곳이다. 이 문화를 접하는 사람들이 즐거움과 기쁨을 느낀다면, 펜션은 경제 이상의 보람을 가져다 준 셈이다. 그러므로 펜션 사업은 바로 ‘문화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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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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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형 60평 목조 펜션, 평창 ‘대관령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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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로의 동쪽 끝 강릉에 닿기 직전에 횡계I.C가 있다. 동해를 병풍처럼 둘러막고 솟은 국토의 등줄기 깊은 속, 바닷내음이 여기까지 닿지는 않아도 울창한 소나무 숲과 광활한 초원이 있고, 그 사이로 개곡물이 물이 흘러내리는 풍경은 북구 유럽의 어느 지방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다. 같은 강원도 땅이라도 대관령 부근은 원주나 춘천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횡계 I.C에서 ‘스키 1번지’ 용평리조트로 가는 중간쯤에 지난 6월에 문을 연 새내기 펜션 ‘대관령 가는 길’이 있다. 스위스풍의 목조건물 두 채 중 하나는 가정집이고 2층 건물이 펜션이다.
건축주 이성호 씨는 여느 전원생활자들과 마찬가지로 시골에 대한 그리움으로 전원생활을 결심했다. 원래 인천의 교외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결혼 후 서울로 이사하게 됐고 도시에서의 바쁜 날들을 보내게 됐다.
그러다 3년 전 쯤, 이 씨는 평소 꿈꿔왔던 전원생활을 실현시키기 시작했다. 점차 나이를 먹다보니 어릴 적의 시골생활을 되살려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도 칠순이 넘은 부친의 건강을 위해서도 전원생활이 필요했다. 그리고 점점 커가는 아이들을 시골에서 자라게 해주고 싶은 이유도 컸다.
특별히 보아두었던 땅은 없었고 틈나는 대로 여행을 겸해 부지를 보러 다녔다. 물론 기본적인 수입을 위해 펜션도 운영할 계획이었므로, 경치 좋고 휴양시설이 많은 곳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독립형 덱과 입구, 손님 지상주의 경영
이 씨는 지난해 10월 우연히 들른 이곳이 마음에 들어 곧바로 계약을 했다. 경치도 시원했고 스키장 등 레저시설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제주와 함께 우리나라 관광 1번지인 강원도 평창이라는 지리적 여건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물론 한참 펜션 열풍이 불고 있는 봉평 지역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자연 그대로의 한적함이 남아있어 오히려 좋았다.
바로 옆에 다른 펜션이 이미 들어서 있다는 점도 이 씨의 마음을 끈 이유다. 펜션이라는 게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어느정도 알려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지만, 가까이에 이미 운영하고 있는 펜션이 있으면 서로 상승효과가 클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450평의 부지를 평당 35만 원에 구입했고 펜션은 60평, 주택은 45평을 각각 계획했다. 경사진 땅이라 축대를 쌓은 후에 건물을 짓고 마당에는 잔디를 깔았다. 한 쪽에 연못을 팠고, 작은 시냇물에는 정자를 놓아 운치를 더했다. 파라솔과 테이블은 여름밤의 가든파티를 위해서이고 앙증맞게 만든 강아지 집에는 시베리안 허스키와 토종개를 키운다.
건물은 경량 목구조 2"×4", 2"×6" 공법이고, 비닐사이딩으로 마감했다. 처음엔 스틸하우스도 생각해 보았지만 어느 곳인가 경험 삼아 우연히 들렀던 목구조 펜션이 마음에 들어 목조로 결정했다. 겨울에는 허리까지 찰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는 이 지방의 특성을 감안해 지붕이 뾰족한 유럽풍으로 설계했고, 모두 7개의 방에는 별도의 입구와 덱을 설치해 숙박객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었다.
허브에 관심이 많았던 이 씨의 아이디어로 라벤더, 로즈마리 등의 허브 이름이 붙여진 각 방은 이름만큼이나 아늑하고 독특한 멋이 들어 있다. 공간활용이 돋보이는 주방에는 고급 부엌가구를 놓고, 조리가 편리하다는 인덕션레인지가 설치됐다.
주방장과 앞치마, 도기 그릇 세트 등 소품도 다양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에 별도의 샤워부스가 있는 화장실, 캐노피가 드리워진 침대에 식탁보까지, 각 방을 둘러보면 숙박업소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이용객의 편의를 철저히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지하 180미터에서 끌어올리는 암반수는 여름에도 손이 시릴 정도. 뒷마당의 널찍한 밭은 이 씨의 것은 아니지만 한 번쯤 둘러볼 만하다. 난방은 기름 보일러를 쓰고 온수만은 심야 전기를 쓰는데 아직 겨울을 나지 않아 월 난방비를 계산할 수 없단다. 덱의 전체구조목은 올림픽스테인 마감을 했다. 이렇게 짓는데 소요된 건축비는 평당 330만 원.
레저, 건강 고려한 퓨젼 펜션
펜션사업은 분명한 테마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관광지가 많기로 소문난 평창에 자리한 ‘대관령 가는 길’은 입지만으로도 일단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여름에도 모기가 없을 정도로 시원한 기후에 깨끗한 환경이 최대의 장점이다. 강원도 특유의 산세는 어디를 보아도 눈이 지루하지 않고, 20여 분 거리에는 푸른 동해가 넘실거려 해수욕도 즐길 수 있다.
3킬로미터 거리의 용평리조트는 사계절 휴양지로 자리잡아 반드시 스키시즌이 아니라도 관광객은 꾸준하다. 8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600만 평 규모의 삼양목장도 이미 이름난 관광명소. 연인끼리라면 비경의 오대천을 돌아 흐르는 드라이브 코스도 반드시 들를 곳이다. 이외에도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관광명소가 집중돼 있는 곳이 평창이다.
관광펜션뿐만 아니라 대관령 가는 길의 또다른 테마는 건강펜션이다. ‘Happy700’ 이라고 불리는, 인간의 생체리듬에 가장 좋다는 높이인 해발 700미터에 위치해 투숙객의 건강에도 좋다는 것. 그래서 홈페이지 주소도 ‘pension700.com’으로 정했는지 모르겠다. 말하자면 레저와 건강의 두 가지 테마를 가진 ‘퓨젼펜션’이랄까?
이 씨는 처음 시작하는 펜션사업인 만큼 공사 중 예상치 못한 일들에 당황하기도 했다. 그중 가장 어려웠던 일이 쓰레기 처리문제였다. 서울에서는 전용 봉투에 담아 내놓으면 그만이었지만, 여기는 쓰레기 수거차량이 잘 들어오지 않아 봉투에 담아도 그대로 쌓이는 경우가 많았다. 웬만한 것들은 소각해버렸지만 음식물 쓰레기는 분리해서 따로 매립해야 했다. 얼마 전에는 늘어나는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없어 서울에서 구입한 100리터 전용봉투에 담아 서울에 싣고 가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외에도 부지 확보 문제도 처음부터 잘 고려해야 한다. 펜션은 휴양시설인 만큼 주변에 충분한 부지가 확보돼야 사용자가 편안하게 쉴 수 있고, 나중을 위해서도 그렇다.
개장하느라 정신이 없어 마을사람들과 아직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타 지역과는 달리 관광지로 이미 알려진 곳이라 주민들은 관광시설에 대해 큰 반감은 없는 것 같아 다행이란다.
아직은 홈페이지를 운영한 것 외에는 별다른 광고는 하지 않았음에도 손님들의 문의전화가 많고 이번 휴가 시즌에는 예약이 꽉 찼을 정도로 객실가동률이 좋아 다행이란다.
아직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아내가 곧 합류하게 되면 원래 계획했던 허브용품 판매나 겨울철 개 썰매 타기 등의 크고 작은 이벤트를 실행할 계획이다.
“이제 시작이라 확언할 수는 없지만, 펜션을 운영하는데 큰 노하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항상 청결하고 친절함을 잃지 않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성공적인 펜션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관광지와 레저시설이 인접한 것도 중요하지만 주인네의 넉넉한 인심과 정성도 매우 중요하다는 말일 게다. 田
■ 대광령 가는 길(033-336-8169 www.pension700.com)
■ 글ㆍ사진 신동성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음암리
건축형태 : 목구조 2"×4", 2"×6"공법
대지면적 : 450평
건축면적 : 펜션 60평, 가정집 45평
실내구조 : 펜션동 객실 7개동
외벽마감 : 비닐 사이딩
창 호 : 수입 시스템 창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수입은박지
식수공급 : 지하 180미터 암반수
공사기간 : 2003년 3월~6월 30일
데 크 : 전체구조목 올림픽 스테인 마감
건 축 비 : 평당 330만 원
■ 설계·시공 : 나무와 집(031-593-5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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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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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농원을 펜션 타운으로 리모델링한, 평창 ‘그린팜(Green F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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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낮아서 고개 위가 겨우 석자.”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잡은 평창고을을 읊은 정도전의 시구(詩句)다. 강원도의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태백산맥과 거기서 갈라져 나온 차령산맥을 삿갓처럼 쓰고 앉은 평창은 고원지대다. 동쪽에는 오대산과 황병산, 발왕산, 계방산이 북서쪽은 흥정산과 태기산, 백석산이 둘러싸고 있다. 이러한 산악에서 발원한 물이 계곡을 따라 평창강을 이루고 다시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대표적인 골짜기가 이른바 펜션 명승지로 이름난 흥정계곡과 금당계곡이다. ‘그린팜(Green Farm)’ 펜션 타운도 금당계곡 상류 양쪽 기슭, 약 1만여 평의 넓은 땅에 자리잡고 있다.
장평I.C에서 평창 방면으로 3킬로미터 들어선 후, 금당계곡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해 1.5킬로미터 정도 들어서면 그린팜 입간판이 나온다. 입구는 생각보다 좁은 편인데 유리온실과 본관이 드넓게 펼쳐진 그린팜의 전경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공예 솜씨로 아기자기하게 세운 입간판은 곧 전개될 그린팜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일행이 찾아간 날은 장맛비가 쏟아지는데다 휴가철 막바지라 무척 조용했다. 본관 2층 카페룸에서 내려다보는 그린팜 전경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다. 불어난 물이 쉴새없이 흐르는 금당계곡을 가르는 다리 건너에 십여 채의 통나무집들이 가지런히 자리했다.
연락이 늦어서인지, 얼마를 기다린 후에야 안성숙 실장(31세)이 나타났다. 계속해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니, ‘여기가 펜션이구나’ 하고 실감했다. 안 실장은 그린팜과 ‘평창로그’ 대표인 백균현 사장(32세)의 부인이자, 설립자인 백찬수 회장(62세)의 며느리다. 안 실장이 그린팜의 실질적인 운영을 하는데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이곳 역시 패밀리 비즈니스의 전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무려 열다섯 채의 통나무집을 거느린 대규모 펜션 타운, 그린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갈 수 있었다.
그린팜, 그곳엔 엔도르핀이 넘친다
그린팜의 역사는 십여 년 전, 우리나라에 ‘엔도르핀(Endorphin)’이란 건강이론을 소개한 이상구 박사와 함께 한다. 엔도르핀 이론이 세간의 관심을 불러모으자, 이 박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위마연구소에서 행했던 뉴-스타트 프로그램을 국내에서 실행할 장소를 필요로 했다.
그 적격지로 선택한 곳이 바로 그린팜이다. 강원도 평창이라는 지역적 이점은 물론이고 대규모 세미나실과 숙소, 식당 등의 시설을 고루 갖춘 그린팜은 뉴-스타트 운동의 최적지였다. 그 때문에 그린팜은 펜션보다는 한국의 대표적인 건강 요양지로 더 알려져 왔다.
그린팜의 효시는 1991년 설립된 용평관광농원으로, 현재 목재 유통·가공 전문회사인 평창목재를 운영하는 백찬수 회장이 세웠다. 당시 우루과이라운드로 농촌 경제가 한참 어려울 때, 이곳 금당계곡 2만여 평의 부지를 사들여 특수작물 재배와 농촌관광을 연계한 관광농원을 시작했다. 건강과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생각해 물과 산, 통나무집, 유기농 등을 접목시킨 건강휴양센터였다.
주 작물은 1500여 평의 유리온실에서 재배한 청정 토마토로 당시 상류층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될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지금도 대한항공 기내식은 물론 갤러리아백화점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이와 함께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매월 3주에 걸쳐 이상구 박사의 뉴-스타트 세미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기간 동안 29기의 졸업생들을 배출했으며, 1998년부터는 365일 언제든지 참가할 수 있는 건강생활을 위한 교육센터로 발전했다. 본격적으로 365일 뉴-스타트 건강 프로그램을 시작하자 현재도 전국 각지에서 많은 건강동호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후 1998년 5월, 용평관광농원은 일대 변신을 시도했다. 평창하우징을 설립하고 계곡 건너편에 십여 채의 통나무주택을 지어 이른바 전원단지를 구성한 것이다. 설립자 백 회장은 누구라도 아름다운 자연과 농촌을 경험할 수 있는 건강한 자연 속의 처소를 마련한 것이다. 이름도 용평관광농원에서 청농원(淸農園)이라고 바꿨다.
당시는 펜션이 도입되기 이전이었으므로 전원형 별장이란 개념이 더 어울렸다. 규모도 최소 20평에서 30평, 60평, 100평 등 대형 통나무주택들로 구성했다. 요즘 10평 이하의 옹색한 펜션 룸의 규모하고 비교할 때, 오히려 이것이 진정한 펜션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시설 못지 않게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
2000년 이후, 평창에 불어닥친 펜션 붐과 함께 청농원도 단순한 건강 휴양사업에서 펜션사업으로 재차 변신을 시도했다. 2002년 말, 이름도 그린팜이라고 명명했는데 청농원의 영어식 표기다. 또한 홈페이지(www.green-pension.com)도 젊은 세대에게 걸맞은 디자인으로 참신하게 단장했다. 펜션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린팜은 지금 십여 년에 걸쳐 쌓아온 건강에 대한 경험과 명성에 펜션 개념을 새롭게 접목하는 사업적 리모델링을 전개하고 있다. 모험이 뒤따르긴 하지만, 이곳을 이용했던 수많은 건강동호인들이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그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그린팜은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숙박 레저문화를 일구는 품격 높은 펜션 타운이라 할 만하다. 테마형 펜션 타운으로 전원생활의 향수를 느끼고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조용한 휴식처다. 꽃과 나무, 맑은 계곡과 아름다운 산, 통나무주택이 어우러진 풍경은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다.
건강과 자연, 이것이 그린팜의 테마다. 안 실장은 “기존 시설과 함께 새로운 펜션 시설을 증축해 평창의 대표적인 건강 펜션 타운으로 가꾸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기존 시설만 하더라도 이 계획을 충족시킬 만하다.
이색 프로그램으로 승마장을 운영 중인데 성인을 위한 네 필의 말과 아동을 위한 한 필의 작은말 그리고 마차를 끄는 한 필의 말이 있다. 전문교관이 지도하는 승마 체험코스나 경내를 일주하는 마차 코스는 인기 만점이다.
또한 금당계곡 기슭의 바비큐장과 D.I.Y를 즐기는 목공예실, 아름다운 숲과 어우러진 가든파티 및 소규모 콘서트장, 1500평의 네덜란드식 유리온실, 산악자전거 및 오프로드 코스, 다양한 물놀이 시설, 족구장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황토찜질방과 건강강의, 다양한 채식식단 등으로 갖춰진 건강 프로그램은 그린팜의 진면목을 유감 없이 보여준다.
한편 금년 안에 가족 고객을 위한 원룸형 통나무 펜션(4인 기준)을 더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모두 16개 룸에 10평 정도로 지어지는 이 펜션은 그린팜의 대표적 펜션으로 이미지업하게 될 것이다.
그린팜의 역할은 시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건강과 자연을 나눠주는 진정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하기를 원한다”고 안 실장은 강조한다. 그래서 성악을 전공한 백균현 사장은 “콘서트 무대를 개설해 자연과 문화를 아우르는 음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지난 8월, 지역 주민과 금당계곡에 이웃한 펜션 고객들과 함께 200여 명이 참석하는 ‘작은 산골 음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안 실장은 전문가다운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 “누구나 집을 떠날 때는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기대합니다. 그러므로 펜션이라면 단순한 시설보다는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준비해야 하고, 또한 기분 좋은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田
■ 그린팜 (033-332-8966, www.green-pension.com)
■ 글 / 김창범
■ 사진 / 윤홍로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재산리 1570
·부지면적 : 2만 평
·건축면적 : 아이리스 100평, 칸나 60평, 프리지아 60평, 튤립 60평,
데이지 30평, 펜지 30평, 로즈캐빈 20평 등
·건축형태 : 통나무주택
·외벽마감 : 통나무
·내벽마감 : 통나무, 통나무 위 원목 루바 또는 벽지
·지붕마감 : 아스팔트슁글
·천장마감 : 원목 루바
·바닥마감 : 온돌마루
·창호마감 : 통유리
·식수공급 : 지하수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기름보일러 겸용
·건 축 비 : 평당 350만 원
■ 설계·시공 : 평창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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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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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스타일의 세련된 건축, 충남 보령 ‘바다사랑’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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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기어차 영차∼’ 저 멀리 만선이 되어 돌아오는 멸치잡이 어부들의 함성이 힘차게 들린다. 바야흐로 가을은 멸치잡이 계절이다.
멸치의 은빛 비늘이 태양에 비칠 때면 은빛 물결은 출렁이며 바다를 이뤄낸 듯하다.
대천항 앞 바다에도 육지로 돌아오는 어선들로 분주하기만 하다.
아지랑이 피어나는 아스팔트길 위에는 그물을 말리고 수선하는 어부들의 바쁜 손놀림에 서산으로 해가 넘어가는 줄도 모른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숨가쁘게 달려 대천I.C로 나오면 대천항으로 향하는 언덕길을 만나게 된다.
둥글게 돌면서 올라가는 느낌이 드는 곳에 새하얀 통나무 펜션 ‘바다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신축된 지 4년째 접어드는 이 통나무 주택은 기존에 레스토랑으로 잘 알려진 곳이었다.
서울에서 가수생활을 하던 최용준 부장(30)의 가족 중 한 분이 레스토랑을 인수한 뒤 그가 이곳의 관리를 맡으며 생활한 지 올해로 3년째다.
바다사랑 펜션은 작년에 아래층을, 올해 위층을 리모델링해 새로운 스타일의 펜션과 카페로 재 탄생했다.
충남 보령은 젊은 연인들에게는 추억 만들기의 장소인 대천해수욕장으로 이미 유명하다.
또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을 전후하여 1.5킬로미터의 바닷길이 열리는 무창포해수욕장, 서해안 최대의 탄광지대로 손꼽히던 곳에는 독특한 석탄박물관이 있고, 인근에 위치한 여객선터미널에서는 배를 타고 주변의 섬들을 관광할 수 있다.
바다사랑 펜션이 위치한 언덕에서 대천항을 내려다보면 많은 섬들과 갈매기떼, 노을이 조화를 이뤄 마치 벽에 걸어둔 액자 속 풍경을 꺼내 온 듯하다.
2년에 걸친 리모델링 통해 펜션과 카페로 재탄생
바다사랑 펜션의 리모델링은 지난해 8월∼10월, 올 5월∼6월에 걸쳐 이뤄졌으며 공사비는 총 2억 원 정도가 소요됐다.
지형의 특성상 이곳은 정면에서 바라보면 단층이지만, 측면과 후면 부에서는 2∼3층의 건물이다.
따라서 1층은 펜션 직원들이 거주하며 다용도창고로 2층은 공동 취사실을 겸비한 8개의 객실이 마련돼 있는 객실로, 3층은 취사실을 각각 개별적으로 구성해 6개의 객실과 카페로 이용된다.
넓은 거실과 풍부한 조망이 확보된 창이 있는 2층 객실은 가족 중심의 손님들이 선호하며, 아늑한 3층의 객실은 커플 중심의 손님들이 선호한다고.
건축설계의 특징은 둥근 원의 일부분이 겹쳐있는 모티브를 기준으로 했다.
지상 2층에는 원의 반구를 따라 둥근 덱(Deck)이 설치돼 있어 바다를 보며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넓은 복도와 곳곳에 세련된 인테리어로 건축미를 더했으며, 객실 배치는 계단형의 직선으로 나열돼 있다.
카페를 포함하고 있는 지상 3층 객실은 둥근 원을 자른 부채꼴 모양의 객실 설계로 구성돼 있는 독특한 설계로 펜션을 찾는 이의 발길은 계속 이어진다.
건축의 특징은 통나무 목조기둥을 이용해 실내를 팔각형의 원통으로 완성시켰다.
2층의 젠 스타일은 바다느낌을 복도로 옮겨온다는 컨셉을 이용, 규사를 발라서 장식했다.
이는 고급스러우면서 편한 느낌으로 손님들을 대한다. 3층은 지중해 스타일을 컨셉으로 지붕을 기와로 마감하고 회벽 처리를 했다.
각 방의 스타일이 각각 달라 재 방문하는 손님이 늘 새로운 객실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특히 3층 2호방은 산파트 스타일로 미송을 많이 사용해 소나무 향기가 그득한 방이 됐다.
건물의 외벽은 드라이비트로 마감해 일명 ‘언덕 위 하얀 집’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리모델링 단계에서 인테리어를 담당하고 현재 펜션의 운영을 돕고있는 김지흥(39) 실장은 신축 당시 건축의 우수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건물은 건축 당시 관심 있게 지어진 건물입니다. 집중하중과 인장력의 계산이 아주 튼튼하게 설계됐죠.
리모델링 시 벽체는 경량벽돌로, 바닥은 폴리싱 타일을 이용해 대리석의 느낌이 들게 했습니다.
온돌방은 2개, 나머지 객실은 모두 침대 방으로 해 여행자들의 스타일에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또 리모델링은 건축주가 원하는 것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주인과 손님이 동화되는 자연스런 음악의 향연
이곳 카페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라이브 연주와 작은 음악회, 영화상영 등이 이뤄지고 있다. 펜션을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편하게 기댈 의자와 향긋한 커피를 대접하는 게 넉넉한 펜션주의 마음이다.
기타를 치며 노래할 때에도 모든 손님들이 충족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웃고 즐기는 놀이문화에 익숙한 손님이 있는가 하면, 조용한 쉼을 찾아 방문한 손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7월12일에 오픈한 펜션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오픈 이후에는 맘놓고 TV드라마 한 편을 제대로 본적이 없다고 하니 말이다.
오픈 두 달 만에 주말엔 100%, 주중에도 50%나 되는 높은 운영률을 자랑한다. 사실, 최용준 부장이 전원생활을 결심하는데 쉽지만은 않았다.
모델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아내 곽주현 씨(35)와의 마찰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는 바로 그의 아내다.
기자가 바다사랑 펜션을 찾은 날에도 부부는 강원도의 펜션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타지역의 펜션 운영을 보고, 듣고, 또 느끼며 향후 운영방안을 공부중이다.
좋은 펜션끼리 의견을 나누고 서로 화합하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발적인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그곳에 가면 ○○가 있다’는 나름대로의 테마가 중요하다.
최 부장이 운영해온 펜션은 동적인 펜션이다. 예컨대, 품격만을 내세우지 않고 손님에게로 다가갈 수 있는 모습이다.
또, 손님은 서비스를 받을 만한 자세가 되어있어야 한다. 그것은 분명 본인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원산도, 삽시도, 화력발전소가 있고, 바다가 가까이 있는 건 큰 경쟁력이죠. 무엇보다 일명 ‘뻘짓거리’(웃음) 즉, 갯벌을 이용한 놀이문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갯벌에서의 전원생활 체험학습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어민들에겐 생업인 갯벌의 소중함을 알리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죠.
저기 보이시나요? 여덟 마리의 갈매기. 제가 기르는 우리 집 재간둥이 들입니다.”라며 호탕하게 웃는 최 부장을 보며 펜션업에 대한 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어디가도 이곳 하늘만한 곳은 없죠’하는 자부심과 손님과 주인이 하나되는 정다운 모습을 꿈꾸는 곳, 지중해 연안 같은 꿈의 파라다이스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즐겁기만 하다. 田
글·사진 김혜영 기자
바다사랑 펜션(www.sealover.co.kr, 041-932-8555)
건축 정보
·위 치 : 충남 보령시 신흑동
·건축형태 : 통나무주택
·대지면적 : 1000평
·건축면적 : 300평
·외벽마감 : 드라이비트
·내벽마감 : 2층-통나무, 규사 3층-회벽스타일
·바 닥 : 폴리싱 타일
·지붕마감 : 기와
·식수공급 : 지하수
·공사비(리모델링) : 2억 원
■ 설계·감리 : 설계사무실 좋은집
■ 리모델링 인테리어 : 디자인 아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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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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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에 다시 시작한 녹생인생 양평 ‘그린토피아’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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엷은 안개가 깔린 이른 봄날,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일대는 참으로 아름답다. 북한강과 남한강 두 물기가 만나는 두물머리 정경은 산수화 한 폭을 연상케 한다. 신양수대교를 건너서 양수시장을 지나 철길을 넘으면 북한강 줄기가 곧바로 다가오는 곳.
문현리를 멀리 앞두고 용늪이 끝나는 지점에 양수1리로 들어가는 샛길이 있다. 연꽃마을이라는 푯말이 선 마을 입구는 너무나 평범해서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작은 언덕을 뚫고 마을로 들어서면 양수1리 마을회관이 보이고 마을을 안내하는 목제 간판이 눈앞에 다가온다. 우리가 방문하려는 그린토피아 펜션은 마을의 중심에 있었다.
그린토피아는 펜션이라기보다는 전원주택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버섯모양의 둥근 지붕을 이고 선 색다른 모양의 이 집은 처음부터 주택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야트막한 야산을 뒤로 남향받이에 지은 이 집을 여기저기 기웃거릴 즈음에야 펜션지기 정경섭 씨(58세)가 나타났다. 그는 작년에 이곳을 아예 펜션으로 내놓고 양수리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그래서 매일 이른 아침에 이곳으로 출근하고 있다. 한때 대기업 임원으로서 안정된 사회생활을 영위했지만 지금은 평범한 농사꾼으로서, 펜션지기로서 살아가고 있다.
미국 유타대학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LG정유기술연구소 소장, 기술담당 상무 등으로 장래가 보장된 탄탄한 길을 걸었던 그는 나이 50에 전혀 다른 인생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스로 시골로 들어가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러한 결정의 촉발제는 부인 유경화 씨였다. 주말이면 자주 들렀던 양수리 일대가 너무나 좋아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고 제의를 해왔다. 많은 갈등과 괴로움이 있었지만, 업무적 스트레스와 복잡한 인간관계의 올무를 훌훌 벗어버리고 전원에서 살기로 한 것이다.
양수리로 접어들면서 전개되는 수양버들길, 맑은 강물, 피어오르는 물안개, 이따금씩 지나가는 기차, 야산으로 둘러싸인 한가로운 마을……. 그는 이 모든 환상적인 전원의 아름다움이 인생 오십의 삶과 바꾸어도 좋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전문 농사꾼으로 변신한 화공학 박사
지난 8년 동안, 정 박사는 전공 분야, 직업, 직장, 집 그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꾼 셈이다. 그는 현재 스스로 농업전문인임을 자처하고 또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위해 그는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전국농업기술자협회가 주관하는 귀농창업대학 과정을 이수하고 하기농민대학 과정과 서울농대의 최고농업경영자 과정, 그린투어 최고지도자 과정, 벤처농업인 과정 그리고 인터넷전문가 과정 등을 이수했다. 말하자면 농업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려고 농업지식의 습득은 물론이고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이다. 그 결과,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농사꾼이 됐다.
8년 전에 매입한 5000여 평의 땅에 40평의 주택을 짓고 배와 포도 등 과실수를 중심으로 갖가지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그는 관심을 자신의 땅에만 국한시키지 않았다. ‘양수1리’라는 삶의 터전 그 자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마을은 모두 60여 가구 토착 농민이 우직하게 농사만 지어 온 곳이다. 환경은 이름답지만 그들의 삶의 조건은 너무나 열악했다. 상수원보호지역이라는 이유로 모든 개발이 제한돼 있어 정작 식수와 농업용수도 부족했다. 또한 과일과 채소 중심으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직접 서울로 가져가서 좌판에서 팔아 생활을 겨우 영위했다. 말 그대로 영세농민들이었다.
정 박사는 농사만으로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마을 주민들을 설득하여 농외 수입원을 만들기로 했다. ‘그린투어’ 개념을 마을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양수1리는 서울과의 교통여건, 개발 제한으로 인한 천혜의 환경, 양평군의 친환경 농업정책 등등. 그야말로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그린투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정 박사는 양수1리를 이른바 녹색체험마을로 인정받으려고 동분서주했다. 그 결과 정부로부터 그린투어의 선도마을로 지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농협으로부터는 팜스테이 마을로, 양평군으로부터는 생태건강마을로 지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원되는 자금으로 도로를 넓히고 주민들을 교육시키고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리하여 2002년 마침내 첫 결실로 ‘양수리 앵두축제’를 개최했다.
이 마을엔 앵두나무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 왕앵두에 속하는 이 나무들은 집 울타리로 심겨져 있어 예부터 ‘앵두나무골’로 알려져 왔다. 정 박사의 인터넷 마케팅 덕분에 이 날 운집한 외지인들은 무려 300여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마을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한 셈이다. 갖가지 먹거리를 준비하고 현장에서 직접 앵두 쨈이나 주스를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을 펼쳤다.
이 앵두축제를 계기로 마을 주민들은 자신을 얻었다. 양수1리를 과일마을, 생태건강마을이라는 테마로 내세워 마을 공동으로 농외 수입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10여 가구는 스스로 집을 개조하여 이른바 팜스테이 개념의 펜션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을 공동으로 배와 포도 따기, 감자와 고구마 캐기, 밤 줍기, 눈썰매 타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연중 전개했다. 이러한 노력은 자연스럽게 농산물 판매로 연결돼 집집마다 수입도 증가했다. 여름철에는 수백 명의 외지인들이 숙박을 요청해 와 마을 전체가 분주하다. 이제 양수1리는 가난하고 소외된 시골이 아니라 그야말로 활기 넘치며 생산적이고 역동적인 전원으로 변화되고 있다.
정 박사의 꿈은 소박하다. 양수1리 마을을 더 풍성한 마을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지난 8년 동안, 농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자신을 늘 친절하게 대하고 도와 준 마을 사람들이 고마울 뿐이다.
농촌 나홀로 펜션 지원법 절실
정 박사는 당초부터 펜션을 계획하지는 않았다. 시골에서 살아가는 농사꾼의 한 사람으로서 양수1리의 일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삶으로 끌어안은 결과, 자연스럽게 얻은 과외 수입이 이 펜션사업이다. 그래서 그는 “펜션은 결코 이기적이거나 폐쇄적인 모습이어서는 안 된다. 모두와 함께 하고 모두에게 열려진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린토피아는 이제 본격적인 펜션 전문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마을 전체를 그린투어의 선도마을로 정착시키기 위해 농가들이 협력하고 도와서 마을 공동의 펜션사업 체제를 더욱 강화시키려는 것이다. 주말농장으로서 과수나무와 야생화 꽃농원을 분양하는 일, 그리고 농산물 판매와 토속음식 판매, 시골문화 체험 등등 다양한 일들을 추진하려고 한다.
또한 마을회관을 세미나장으로 대여해 기업체 교육공간으로도 제공하려고 한다. 이렇게 그린토피아 펜션은 마을이라는 더 큰 공간으로 자신을 확대해 가고 있다. 농촌마을과 함께 살아 온 정 박사의 농사꾼 정신이 펜션 사업과 함께 마을을 풍요하게 만들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정 박사는 최근 펜션업계의 동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근 기업형 대규모 펜션은 소박한 전원의 삶을 추구하는 농촌지역 사람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농촌 자생의 펜션 운영에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촌 펜션을 보호할 대책이 필요합니다. 나홀로 펜션을 지원해 주는 법 제정이 절실합니다.” 田
■ 글 김창범(월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위원, 《펜션으로 성공하기》 저자)
■ 사진 윤홍로 기자
두물머리, 그린토피아에선 지금…
그린토피아(Green-Topia)는 그린과 유토피아의 합성어로 ‘푸른 꿈나라’라는 뜻이다. 맑고 푸른 북한강과 푸른 하늘, 푸른 산의 정기를 듬뿍 머금은 과일(배, 포도, 복숭아, 매실)들이 푸른 꿈을 잉태하고 익어가는 살기 좋은 마을이라는 뜻으로 해석해 주기 바란다.
그린토피아는 북한강과 용늪 변에 자리잡은 양수리 중심에 위치한다. 과수원과 둥근지붕 2층 전원주택 주변에는 야생화 꽃밭과 잔디밭이 조성돼 있고 단풍나무 밑 평상과 원두막 그리고 동산에는 캠핑장과 산책로가 있어 북한강을 내려다보며 모닥불 피워 놓고 캠핑 야영을 할 수 있다. 고구마와 감자 등을 구워 먹으며 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있다. 또한 마을 앞 용늪에는 7월 하순부터 연꽃이 피어 장관을 이룬다.
그린토피아는 환경농업 시범 농가, 친환경 선도 농가, 키토산과 과수재배 시범 농가, 저농약 인증 농가, 성페르몬 해충제거 시범 농가로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자연재료와 발효 퇴비를 사용해 맛있고 건강에 좋은 과일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 마을은 농림부로부터 녹색농촌체험시범마을, 양평군으로부터 Eco-Doctor's Town과 반딧불이 마을로 지정됐으며, 농협으로부터 살기 좋은 마을, 내 고향 쉼터, 팜스테이·민박마을, 주말농장, 농협과수원으로 지정됐다. 과수원에 둘러 쌓인 그린토피아에서 아름답고 평화로운 전원의 정취를 느끼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
■ 그린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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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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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소품] 아이 방에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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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세계와 자신의 세계를 넘나드는 아이들에게 현실의 짜여진 주변은 가끔 방해물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상상력을 개발하고 그 상상력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만족시킬 수 있을 때 가장 잘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의 방은 단지 실용적인데서 그치면 안 된다. 그들의 상상력을 돕고 촉진시킬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가구들은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인 셈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서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인테리어를 알아본다. 아이와 함께 자라는 가구아이들 가구는 일정시점에만 사용하고 나면 지속적인 사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하지만 Flexa(플렉사)의 제품은 유아시절 한번 구입으로 10대 이후까지도 지속해서 변형, 확장하며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기본 침대 1개로 다양한 상품구성이 가능하다. 모든 제품들은 서로 결합되고 조합이 가능하여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창의적인 구성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단순한 싱글 침대를 중층 또는 상층 높이로 변형할 수 있으며, 침대 하부 공간은 필요에 따라 학습공간이나 놀이공간,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모든 모서리를 둥글게 마감하였으며, 각 지지대의 견고한 결합, 부재의 내구성, 강도 등에서 유럽의 안전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4세 : 놀이방을 다니는 연령대의 아이들을 위해 침실공간과 함께 놀이 공간을 꾸몄다. 그물과 터널 등의 악세서리를 이용해 침대 하부공간을 활용했다.* 6세 : 유치원을 다니는 연령대의 아이들을 위해 침실공간과 함께 놀이공간과 학습 공간을 꾸몄다. 침대 하부공간에 플레이매트를 깔고, 책상을 연결하여 공간을 구성했다.* 9세 : 초등학교 저학년 연령대의 아이들을 위해 침실공간과 함께 학습공간을 꾸몄다. 침대의 높이를 높이고, 침대 하부공간에 책상과 서랍장을 두어 학습공간으로 활용했다.* 13세 : 10대 아이들을 위해 침대를 낮추고, 여분의 침대(인출형)를 두어 친구가 놀러와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학습 기능이 중요해지는 시기이므로 책상을 별도로 두어 공간을 넓게 할애했다.놀이공간과 학습공간의 조화캐릭터 별로 각각의 테마가 있고 하나의 테마에는 한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가 바로 그 동화 속의 주인공이고 내가 상상하거나 꿈꾸는 대로 나만의 공간은 완성된다. HABA Furniture는 어린이의 독자적인 발상으로 기발한 놀이가 전개된다. 균형감각을 길러주는 흔들 사다리, 소품을 정리하는 선반코너 등 신체 활동을 고려한 각종 아이디어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특이한 테마와 기능성의 조화로 질서 정연한 아름다운 공간이 구성될 수 있어 아이들이 안심하고 즐겁게 놀면서 창의적인 배움이 가능하다. 따라서 단순한 가구 개념을 넘어 생활 공간이자, 즐거운 놀이공간이며 학습공간이 된다.Fabric 쿠션/ 담요/ 소파 필요한 기능에 친근하고 재밌는 캐릭터를 사용해 때로는 장난감, 때로는 친구가 되며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운다.Lamps 천장등/ 취침등/ 책상등 어린이의 생활공간에 필요한 빛을 전해주는 천장등, 편안한 잠을 안내하는 취침등, 높이 조절이 자유로운 책상등. 어린이를 위한 따뜻한 빛이 최상의 디자인과 함께 마법과 같은 효과로 생활 환경을 연출해 준다.Rugs 러그/ 카펫화려하고 선명한 색상과 상상력을 높여주는 디자인이 아이들의 정서를 발달시켜 준다. 田## 엄마와 직접 완성하는 D. I. Y . 인테리어현대인의 개성에 따라 주거 생활 공간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이 눈길을 끈다. 아이들에게 친근한 캐릭터를 이용한 인테리어 소품은 자유로운 틀과 모양으로 아이들로 하여금 폭 넓은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특히, 야광띠벽지는 어두울 때도 밝을 때와 동일한 그림을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준다. 이밖에도 캐릭터 띠벽지와 벽장식, 야광스위치 커버, 문장식, 키재기 스티커 등 간단한 부착이나 설치만으로도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소품이 인기를 끈다.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연결된 다양한 종류의 소품을 이용해 아이들과 엄마가 서로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놀이문화를 창조한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아이방을 새롭게 꾸며 보는 건 어떨까.■ 정리 김혜영 기자∴ 자료 제공 : 플렉사 (주)퍼니넷 (02-545-4525, www.flexa.co.kr)·하바가구 (주)노빈 인터내셔날 (02-543-2173, www.toyton.co.kr) (주)유니 디자인 (02-2609-9519∼20, www.uni-desi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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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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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으로 가는길] 살기 좋은 집&보기 좋은 집, 피해야 할 집터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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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에는 ‘살기 좋은 집’과 ‘보기 좋은 집’이 있다. 전원주택을 구하러 다니다 보면 아주 예쁜 집들을 보게 된다. 그때 ‘나도 저런 집에서 살았으면!’하고 부러워했을 것이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보기에만 좋은 집이 숱하다. 한 달에 한두 번 혹은 1년에 한두 번 정도만 사용하고 상주하지 않을 집이라면 이 범주에서 빼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서는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전원주택(주말주택 포함) 부지 선정에 있어 몇 가지 금기사항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 물가에 바짝 붙은 집은 피하라.
물은 지자(智者)가 좋아하고 산은 인자(仁者)가 좋아한다고 했던가. 방문객들을 보면 산과 물을 반반씩 선호하는 것 같다. 지혜로운 자와 어진 자의 분포가 비슷해서일까. ‘물을 좋아하면 물귀신이 잡아간다’는 옛말이 있다. 그런데 서울의 유수한 강변 아파트들이 조망권을 내세워 엄청난 프리미엄을 붙이는 걸 보면 그도 옛말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그걸 알면서도 왜 물가에는 가지 말라는 것일까?
우울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강을 바라보며 산다는 통계가 있다. 그 궁금증을 풀려고 자주 물가에 가보기도 했다. 다음은 필자가 느낀 점을 피력한 것임을 양지하길 바란다.
확 트인 호수를 보노라면 처음엔 10년 묵은 체증(滯症)이 가시는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마음이 사라지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더니 머리가 띵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럴까? 물이란, 항상 정체돼 있다는 걸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물은 신기할 정도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얼음이 얼었다 녹는 경우를 빼곤 항상 모양이 같았다. 지금까지 물은 동적(動的)으로 ‘흐른다’, ‘움직인다’는 고정관념에만 사로잡혔는데… 그래서인가?
많은 사람이 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빨려 들어가는 착각을 느낀다고 한다. ‘물은 사람의 기(氣)를 빼앗는다’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것일까? 또 호수나 강가, 큰 개울가 주변엔 안개가 많이 낀다. 그 속엔 몸에 해로운 중금속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건 익히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물은 집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계곡이나 시냇물이 흐르는 곳도 강가나 호숫가보다는 덜할지언정 비슷한 영향을 끼친다. 그래도 물가가 좋다면 물 흐름이 완만한 곳을 찾는 게 그나마 좋다.
하천이나 구거(溝渠 : 도랑)를 낀 땅은 하천부지를 점용해 쓸 수 있지만 그 반대 상황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소유한 땅이 하천부지로 편입되는 예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대개 경계를 측량하고 땅을 사지 않기에 자신의 땅으로 하천이 흐른다는 사실은 한참 후에나 알게 된다. 그때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물론 그 가운데 찾을 수 있는 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땅이 더 많다.
둘, 바위산이나 경사가 심한 산밑은 피하라.
필자는 처음에 완만한 산밑의 남향받이 집에서 살았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그야말로 배산임수(背山臨水)형이었다. 그런데 장마철이면 옷장 속 옷가지에서 곰팡이가 폈다. 한참 후에야 산과 집이 너무 가까우면 통풍이 안돼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한 뱀과 오소리, 너구리, 들고양이 같은 짐승들을 보고 개가 짖어대는 통에 하룻밤에도 몇 번씩이나 잠을 설치기도 했다.
낙석은 물론 산불도 조심해야 한다. 대개 좋다는 땅은 묘소나 등산로를 끼고 있기에 성묘객이나 등산객의 부주의로 종종 산불이 발생한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겉잡을 수 없다.
셋, 성토나 절토지는 피하라.
성토(盛土)한 땅은 지반이 물러 건축 후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지반이 대체로 낮기에 옹벽이나 축대를 쌓고 흙으로 메워야 한다.
절토(切土)한 땅은 뒤에 옹벽을 쌓아야 하고, 앞에도 축대나 옹벽으로 보강해야 하므로 토목비가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모양도 좋지 않다. 물론 절토를 많이 안한 땅은 잘만 다듬으면 오히려 멋진 집을 앉힐 수 있다. 따라서 구입 전, 공사비에 대한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해야 한다. 건축은 성토나 절토를 한 지 3년쯤 지난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 북벽은 삼가는 것이 좋다.
시골은 도시보다 눈비가 많이 내린다. 하수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도로는 수로(水路)가 되거나 얼음바닥으로 변한다. 특히 비탈진 길, 더욱이 북벽이라면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겨울철엔 차량통행은 물론이고, 보행마저도 어려워진다. 겨울철 시골길을 주행할 때 눈 녹은 반대편에 하얀 눈 모자를 쓴 산이나 지붕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북벽은 춥고 어둡기 때문이다. 어두운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밝은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보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통계가 있다. 추우면 웅크리기 마련이다.
확 트인 전망이나 호수, 강을 바라보는 조망 때문에 북향을 감수하겠다면 어쩔 수 없다. 양평의 경우 그린벨트지역인 남종면 귀여리, 검천리, 수청리 그리고 강하면과 강상면의 강이 보이는 곳은 모두 북벽이고 북향인데도 불구하고 땅값은 만만치 않다. 서종면 문호리나 수입리 등도 마찬가지다. ‘보기 좋은 집’의 일례라고 볼 수 있지만, 전원주택에서 조망권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물론 북향 중에서도 남향과 비슷한 일조권을 누릴 수 있는 땅들도 많다.
다섯, 주위 환경을 절대로 무시해선 안 된다.
필자의 친구는 몇 년에 걸쳐서 으리으리한 별장을 마련했다. 돈과 시간, 노력이 많이 들어간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몇 년여에 걸친 모든 조성작업이 거의 끝날 무렵 가까운 곳에 대형 축사(畜舍) 두 동이 들어섰다. 도시의 친구들이 내려와 바비큐 파티를 하던 날, 쇠파리는 몰려오고 냄새가 진동하는 통에… 그 다음은 말하고 싶지 않다. 그 친구는 지금도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사는지 모른다.
이렇게 전원이란 집 지을 곳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다. 주위 환경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주위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개발될지, 하물며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사람은 없는지 등등. 소각장이라던가 오수(오물)처리장, 공원묘지, 공장, 사육장 등 이런 것들이 엄청 중요한데도 대부분의 사람은 머리로만 생각할 뿐 그냥 흘려 버리곤 한다.
여섯, 현재 조건만으로 땅을 평가하지 말자.
다른 사람이 지은 전원주택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하면서도 그보다 훨씬 좋은 땅을 추천하면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다. 이유는 한 가지다. 개발 후의 모습을 그려보는 심미안(審美眼)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화장을 안 하고도 예쁜 미인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대부분은 화장으로 예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땅도 그런 면에서 마찬가지다. 화장하고 난 다음의 모습은 화장을 안 했을 때의 모습과는 천양지판(天壤之判)으로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땅을 보아야 한다.
눈썹을 그린 모습, 파운데이션을 바른 모습, 립스틱을 바른 모습… 이 모두가 틀리다. 그것을 그려보면서 땅을 보아야 한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지만 땅을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이 모든 것은 발품을 얼마나 팔았느냐에 달려 있다.
판으로 찍은 것 같은 네모반듯한 땅을 많은 사람이 선호한다. 천편일률적으로 아무런 특징이 없는 전원주택단지가 그러하다. 그런 땅은 효율적으로 사용할지는 몰라도 별 재미는 없다. 오히려 약간 불규칙한 땅이 재미있는 연출을 할 수 있고, 가격 면에서도 저렴한 편이다.
일곱, 길이 없는 땅은 땅이 아니다.
여기에서 길은 지적도 상의 도로를 뜻하는데 4미터가 안 되면 일단 의심할 여지가 있다. 현재 버젓이 쓰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허가를 내려면 도로 소유주의 ‘영구 사용 승낙서’를 받아야만 할 경우가 많다. 이것은 땅을 사서 도로로 편입시킨다는 것과 다름없는데 부르는 게 값일 수가 있다.
A씨는 2차선 도로에서 몇 미터 떨어지지 않고 차량 진입도 가능한 도로가 지적도 상에 있어 땅을 구입했다. 하지만 그 도로가 허가 조건에서 3평 모자란다는 이유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물에 빠진 놈 더 밀어 넣는 세상이 된 걸까. 그 3평의 토지주가 2000만 원을 요구해 우여곡절 끝에 1200만 원으로 합의해 겨우 허가를 받았다. 전원생활을 즐기는 지금도 그때 얘기만 나오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결국 시골의 하잘것없는 땅 1평을 400만 원씩이나 주고 산 셈이다. 요즘 말로는 ‘알박기’가 된 형태라고나 할까.
그러므로 기존 도로라 할지라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도로로 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를 면밀히 따져 본 후에 계약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부득이 도로가 없는 땅을 계약해야 할 처지라면, 계약서에 진입로는 매도인이 책임지고 잔금 시까지 해결한다는 단서를 붙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매도인이 그런 조건을 들어 줄 수 없다면 제 아무리 마음에 드는 땅일지라도 미련 없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만약 현재는 길이 없지만 길을 낼 확신이 선다면, 그 땅을 싸게 구입하는 것도 재테크의 한 방법이다.
여덟, 전원주택을 대체 주거지의 개념으로 보자.
교통 수단과 도로의 발달로 옛날 같으면 하루해가 걸릴 먼 길이 1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연결되고 있다. 그것이 출퇴근을 엄두도 내지 못했던 수도권은 물론 다른 지역까지도 서울의 일부분으로 만들어 놓았다. 심지어 고속전철의 개통으로 전국이 1일 생활권이 됐다.
‘땡, 땡, 땡-.’ 종을 울리며 가던 뚝섬행 전차 생각이 난다. 뚝섬이 또 강나루가 예전엔 얼마나 멀었던가! 제1한강교 밑이나 뚝섬, 강나루에서 수영을 했다는 것은 아주 멀리 바캉스를 다녀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지금의 영등포구나 강동구, 은평구, 강북구, 강서구… 하물며 지금은 로데오거리니 하며 부자들의 대명사가 된 강남구에 살던 친구들의 별명은 으레 ‘촌놈’이었다. 불과 30여 년 전의 일이다.
다시 말하면 전원주택을 짓고자 하는 곳의 미래를 생각해 보라. 30년 후의 모습을 그리는 것도 희망차고 보람된 일이다.
아홉, 우리가 꿈꾸는 저 푸른 초원 위의 집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참 예쁘구나’라고 생각이 드는 전원주택은 몇 년 동안 끊임없이 가꿔 온 노력의 산물이다. 정원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정원석 하나에도 주인의 정성과 심혈이 깃들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례를 들어보자. 공원묘원을 찾았을 때 분상(墳上)을 보고 ‘얼마 안 됐구나’, 아니면 ‘상당히 오래 됐구나’를 알 수 있다. 대개 묘의 잔디 관리 상태를 보고 판단한다. 잔디가 잘 가꿔진 묘는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의미다. 이렇듯 우리가 꿈꿔 온 언덕 위의 하얀 집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염두에 두길 바란다. 조금씩, 조금씩 내 손때가 묻어 들어갈 때 진정 멋진 우리 집, 예쁜 우리 집이 탄생하는 것이다.
열, 도로에 너무 바짝 붙었거나, 울창한 나무숲으로 가려졌거나, 허허벌판에 외따로 떨어진 땅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전원주택 부지로 좋은 땅은 어떤 곳일까?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앞에서 밝힌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
1. 지세가 남쪽으로 향한 땅.
2. 도로보다 지형이 높고 전망이 트인 땅.
3. 주변이 아늑하게 느껴지거나 편안함을 주는 땅.
4. 주변에 혐오시설이 없는 땅.
5. 자연 마을과 너무 멀지 않은 땅.
6. 뒷산이 완경사로 된 땅.
7. 지적도상에 도로가 있는 땅.
8. 지하수 개발에 어려움이 없는 땅.
9. 멀리 물이 보이는 땅.
10. 대로와의 접근성이 용이한 땅.
11. 주변이 새로 개발되고 있는 땅.
앞에서 나열한 조건에 100퍼센트 맞는 땅은 거의 찾을 수 없다고 하겠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50퍼센트 이상은 구비돼야 좋은 땅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나열했지만 전원주택을 지을 부지 자체의 조건은 다년간의 경험에 의하면 ‘편안한 땅’, ‘온화한 땅’이다. 부지를 바라볼 때나 발을 딛고 주위를 살피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땅이 있다. 물론 남이 아닌 자신의 느낌이 중요하다. 그곳이 바로 필자가 생각하는 명당 터다. ‘내 느낌에 편안한 땅’이 풍수지리설의 기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田
■ 글 양정일
∴글쓴이 양정일은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에 있는 한국전원 부동산 컨설팅에서 전원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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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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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팔당·대청호 수질보전 특별종합대책고시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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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휴양시설, 숙박시설 등 입지 제한
팔당호 수질보호 특별대책지역에 위치한 가평, 광주, 남양주, 양평, 여주, 용인, 이천 등 7개 시·군에서는 상수원 수질보호를 위해 공동주택, 공장, 휴양시설, 숙박시설 등이 들어서지 못한다. 환경부는 4월 13일 박선숙 차관과 팔당호 주변 지자체 및 주민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팔당호수질정책협의회’ 2차 회의를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팔당호 수질정책 협의회는 4월 13일 한강유역환경청에서 환경부 차관, 경기도 행정부지사, 팔당호 인근 7개 시·군 단체장과 의회의장, 주민대표 및 실무위원 등 32명이 참여한 가운데 팔당호수질정책협의회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 그동안 팔당호 주변 7개 시·군 주민과 지자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해 오던 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향후 협의회 운영의 제도적 장치인 을 정부훈령으로 제정, 2004년도 협의회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최근 상류지역개발로 팔당호 등 상수원 수질 악화가 우려돼 작년 5월 정부에서 입안 예고한 것들이다. 당시 주민 등 지역사회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었는데 이번에 주민, 지자체, 정부 간에 상호 이해와 협력이라는 틀 안에서 합의안을 도출한 것이다. 합의안이 마련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난 5개월 간 주민대표 7명, 지자체 담당자 7명, 협의회 및 환경부 관계자 등 20여 명의 실무자들이 5∼10시간이 넘는 마라톤회의와 현장 확인 등을 15여 차례 이상 반복했다. 정책협의회 한 관계자는 “이러한 협의 과정에서 주민과 정부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면서도, 정부는 지역주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주민들은 상수원 수질보전이라는 정부시책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고시개정 합의안 주요 내용
- 행정구역 조정 등에 따른 특별대책지역 권역 조정(경기도 광주시 방도2리 및 가평군 천안2리 Ⅰ권역→Ⅱ권역).
- 건축제한 합산 대상 토지에 법정 분가 차남 등의 토지 제외 등 주민 불편사항을 해소.
- 농림지역의 난개발 방지를 위해 특별대책지역 Ⅰ권역 내 농림지역에는 공동주택, 공장, 휴양시설, 음식점, 숙박시설 등의 입지를 제한.
- 폐기물처리업소, 천연잔디골프코스연습장, 광산 및 채석장 등의 오염시설 입지제한과 유·도선업의 추가 하천 점용을 제한.
- 건축물 불법용도변경 제한 조항을 명문화해 창고를 음식점 등으로 용도변경하는 사례를 사전에 예방.
팔당 상수원 수변구역이란
환경부는 1990년 지정한 의 일환으로, 1999년 팔당호와 남·북한강 및 경안천 양쪽 1킬로미터∼500미터 지역 255제곱킬로미터를 수변구역으로 지정 고시한 바 있다.
수변구역 제도는 상수원 수질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수원 인접지역의 하천변에 공장, 축사, 음식점, 숙박시설 및 목욕탕 등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시설이 새로 들어서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수질오염을 예방함은 물론 단계적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녹지대를 조성함으로써 오염물질을 정화시키는 완충지대의 기능을 높이자는 취지였다.
수변구역 지정 어떻게 했나
팔당호와 남한강(충주 조정지댐까지), 북한강(의암댐까지), 경안천(발원지 하천구간)의 양쪽 1킬로미터∼500미터 이내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팔당호와의 거리와 하천의 자정 능력을 고려해 특별대책지역은 1킬로미터 이내, 그외 지역은 500미터 이내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수변구역 지정 대상 지역이더라도 수변구역보다 더 엄격한 건축 및 시설입지제한을 받는 수도법에 의한 ‘상수원보호구역’, 도시계획법에 의한 ‘개발제한구역’, 군사기밀보호법에 의한 ‘군사시설보호구역’은 불필요한 중복 규제로 인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변구역에서 제외했다. 또한 하수처리시설이 설치된 하수처리구역이나, 도시지역과 준도시지역 중 취락지구와 같이 개발 용도로 이미 지정된 지역, 자연부락과 같이 신규 오염원 입지가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은 수변구역에서 제외했다.
수변구역 내 규제 내용
수변구역 내에서는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공장, 축사, 음식점, 숙박시설 및 목욕탕의 설치를 금지했다. 다만 팔당호로부터 거리가 떨어진 특별대책지역 밖의 수변구역에서는 음식점, 숙박시설, 목욕탕의 경우 강화된 오폐수정화기준을 충족하면 입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축사의 경우 축산폐수를 전량 퇴비화하거나 축산폐수처리장에 전량 유입처리할 경우에만 신규입지가 가능하며 공장신축은 금지했다. 수변구역 내 기존시설(음식점, 숙박시설, 목욕탕)의 경우 2002년 1월 1일부터 오폐수정화기준이 2배(현행 BOD, SS : 20ppm → 10ppm)로 강화했다.
수변구역, 어떻게 확인하나
수변구역은 리·동 단위로 5000분의 1 지적전산도면으로 지정·고시하며 해당 시·군에서 열람할 수 있다. 또한 지번별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발부 받아서 보면 수변구역 포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수변구역 경계에는 푯말을 설치해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팔당호 주변 난개발 방지책
정부는 2002년 10월 팔당 상수원 주변 난개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을 마련한 바 있다. 1994년 준농림지역 규제 완화로 심화된 팔당 주변 난개발은, 1997년 이후에는 준농림지역 규제 강화, 수변구역 지정, 외지인 건축제한 등으로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일부지역에서 전원주택 건축을 위해 소규모 필지 분할, 차명 허가, 나대지 방치 행위 등이 계속되자 방지책 마련이 필요했다.
당시 마련된 방지책은 ‘선계획-후개발’의 국토 이용 체계를 확립해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유도하고, 산지 난개발 방지 대책을 강화하며, 개발사업에 대한 사후 관리를 강화해 편법개발을 방지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팔당 상류 7개 자치단체(광주·남양주·용인·이천시, 가평·양평·여주군)를 하나로 하는 ‘광역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시·군의 ‘도시기본계획’ ‘도시관리계획’을 환경친화적으로 수립하는 등 ‘선계획-후개발’ 국토 이용 체계를 세웠다. 또한 준농림지역의 용도지역 개편시 팔당 상수원 주변지역을 보전(생태계, 수질보전), 생산(농업생산), 계획(계획적 토지이용) 관리지역으로 구분해 환경보전을 강화했다.
팔당특별대책지역 및 수변구역 내 하천 주변에서는 토지 실소유자에 한해 산림형질변경을 허가함으로써 산림 편법개발을 방지했다. 산림형질변경허가 준공처리 시점을 건축 완료로 변경해 형질변경 완료 후 나대지로 방치하는 행위를 억제했다. 팔당특별대책지역 내에서 건축허가시 허가신청자의 현지 거주 요건을 6개월에서 1년으로 강화해 편법 허가를 방지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산지전용은 산림청 또는 시·도의 산지관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의무화해 산지 난개발을 방지했다.
팔당호 제대로 관리되고 있나
환경부의 숙원사업은 팔당호 1급수 만들기다. 이를 위해 연 1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퍼붓고 있지만 개선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난개발에 있다. 1990년 팔당상수원특별대책지역 지정 당시에는 단독주택과 숙박업소, 음식점이 5만5000채 정도였다. 그런데 2002년 말에는 8만1000채 정도로 연 5800여 채씩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팔당 유역에서는 주거 목적에 따른 건축물에 관한 규정에 따라 1990년 이전 필지를 분할 받은 사람은 외지인이나 현지인 모두 규제 규모 이하의 주택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특별대책지역 지정 이후, 필지를 분할 받은 경우에는 현지인(주민등록을 이전한 지 6개월 이상)만 가능하다. 그런데 현지인보다 외지인이 더 많은 집을 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인이 외지인에게 명의를 빌려주는 방법, 즉 현지인 명의로 집을 지어서 외지인에게 파는 편법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합의로 시행되는 개정안에는 별도로 팔당 수질보전 정책 추진과 지역 환경 문제에 대한 지자체 및 주민의 자율적 관리 역량을 높였다. 한편 창고 난립 방지, 산림·농경지 훼손 방지, 자연 경관 보전, 불법 건축 행위 방지 및 단속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민·지자체 자율 관리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팔당호 주변에 펜션은 물론 전원주택단지를 개발 분양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田
■ 글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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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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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이야기] 식생활 변화의 원인은 달라진 집 구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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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이뤄지는 생활 가운데서 중요한 부분은 의식생활 그리고 관혼상제(冠婚喪祭)에 관한 것이다. 이것을 통틀어 ‘가사’라 부르기도 한다. 가사 활동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집의 구조가 많이 달라진다. 반대로 집의 구조에 따라 가사 활동이 변하기도 한다.
조선조나 근대까지는 가사 활동의 대부분이 여성의 몫이었다. 그리고 근대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서양 문물을 수용하고 70년대 이후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사회구조의 변화로 가사 활동이 예전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원인은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생활 방식이 서구화된 것에 있다. 집은 생활을 담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이기 때문에 생활의 변화는 집 구조를 바뀌게 한다. 예를 들어 관혼상제에 관련된 의식을 모두 집에서 해야 한다면 집의 규모는 매우 커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이러한 의식을 집 밖에서 한다면 집의 규모는 일상생활을 영위할 정도면 족할 것이다.
최근에 발간된 어느 요리책을 보면 과거하고 다른 모습을 몇 가지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해온 여성이 직장을 가진 다른 여성들에게 자기 나름대로 깨우친 음식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살펴볼 수 있는 차이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장보는 것을 2주마다 하라고 권하고 있으며, 두 번째로 사온 음식을 냉동고에 보관하도록 권하고 있다. 세 번째는 시간 절약의 방편으로 식기세척기로 설거지를 대신 하라고 권한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만들 때도 가공 포장된 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공식품을 사서 요리에 이용한다는 것은 ‘게으른 주부’의 상징이었다. 많은 여성이 사회활동을 하게 되면서, 이제는 식생활도 주부의 수고를 덜어 주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현재의 생활은 불과 20년 전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더욱이 조선조의 생활과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서구와 교류를 시작하면서 그들의 식문화를 받아들였다. 그 뒤로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도 예전하고 많이 바뀌었다.
부엌이 사라지고 주방이 들어오다
식생활의 변화는 식단이 우리식에서 서양식으로 바뀐 것만 가리키지 않는다. 여러 변화 가운데서 특히 식사의 양이 예전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조선조 말에 찍은 식탁의 사진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사량이 꽤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많이 먹던 것이 최근 30년 동안에 급격히 줄어들었다. 식사량이 줄어든 원인은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활동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에 원인이 있지 않은가 추측해 본다.
음식량과 식단의 변화는 식습관이 달라지는 데 그치지 않고, 식기 및 조리 기구의 발달로 이어져 예전의 부엌 체계로는 수용할 수 없게 됐다. 조리 기구의 변화는 우선 가구의 모양이 달라지게 하고, 결국은 집의 구조도 바뀌게 한다. 예를 들면 냉장고도 예전에는 차게 하는 것으로 만족했는데, 이제는 음식을 보관하는 저장고의 기능까지 겸하게 됐다. 냉장고의 용량이 점점 커지고 나아가서는 냉동고까지 필수품이 됐다. 그러니 부엌의 면적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90년대에는 김치냉장고까지 등장했으니 10년 전에 지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필자의 집은 새로운 가전제품으로 주방이 더욱 좁아졌다.
다음으로 식사량의 차이가 가져온 변화를 살펴보자. 식사량이 감소하고 그릇을 만드는 재료가 다양해지면서 그릇의 크기와 무게가 많이 줄어들었다. 조선조나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의 식기는 도자기의 한 종류인 사기그릇이 주종을 이루었다. 식사의 양이 많아 식기의 크기와 무게도 만만치 않았다. 그 때문에 과거의 부엌 가구인 찬탁(饌卓)과 찬장을 보면 통나무로 든든하게 짰다. 현재의 부엌 가구들하곤 전혀 다른 모습일 뿐만 아니라 공간을 차지하는 면적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식사의 양이 줄어드는 요사이는 모든 그릇이 점점 작아지는 추세에다 식기를 만드는 소재도 다양해져 그 무게가 많이 줄었다.
또한 식생활의 서구화 때문에 예전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접시를 쓰고 있으며, 조리 기구의 발달로 각종 분쇄기, 믹서 등과 같은 도구들이 추가돼 예전과는 다른 수납공간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의 집은 과거의 한옥과는 달리 여러 가지 형태의 식기와 주방 기구를 효율적으로 수납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한식, 중국식, 양식 등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바뀌고 있다. 게다가 부엌의 실내화 및 입식 부엌의 도입으로 ‘부엌’이 사라지고 ‘주방’이라는 단어로 불리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새로운 부엌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다.
아파트 때문에 쫓겨나는 발효 음식
이번에는 집 구조가 바뀌면서 식생활이 달라진 예를 살펴보자. 아파트로 대표되는 공동주택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우리의 식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여러 가구가 한곳에 모여 사는 공동주택의 성격 때문에 냄새나는 음식을 멀리하게 됐고, 만들고 관리하는 데 넓은 마당이 필요한 장류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공동생활에서 소음만큼이나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 냄새다. 그런 이유로 청국장처럼 냄새나는 음식을 아파트에서 해먹는 것이 점점 힘들게 됐다.
우리에게 많은 발효 음식은 냄새뿐만 아니라 관리를 하기 위해 통풍과 햇빛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파트에서는 그런 조건을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발효 음식을 직접 담가 먹는 것이 어렵게 됐다. 아파트가 우리의 대표적 주거로 자리 잡으면서 발효 음식을 가까이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각 가정마다 담가서 먹던 장이 사라져 가고 시장에서 필요한 만큼 사다 먹고 있다. 집마다 고유의 맛을 간직하고 있던 된장이, 사 먹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단순해지고 있는 것이다. 집에서 장을 담가 먹을 수 없게 되면서 장을 담글 때 필요한 그릇과 도구도 덩달아 사라지게 됐다. 이제 아파트에서는 장독이 사라졌으며 가마솥도 볼 수 없게 됐다.
여성의 경제활동으로 달라진 주방
사회가 변하면서 주방 구조에 영향을 미친 사례를 알아보자. 70년대에는 30평대의 아파트도 부엌 옆에 ‘식모’가 기거하는 방이 있었다. 식모방은 급속한 경제 발전에 힘입은 인건비의 상승으로 ‘식모’를 고용할 수 없게 되면서 사라졌다. ‘식모’는 그 후 ‘가정부’라는 새로운 직업으로 바뀌었다. 식모하고 달리 가정부는 출퇴근을 한다. 현재는 대형 평형의 아파트에도 가정부가 기거하는 방이 없다. 이것은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식모’가 사라지면서 식사 방법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부엌에서 상차림을 하여 거실로 옮겨 식사를 했지만, 식사 준비가 주부의 몫으로 전담되면서 편의를 위해 서양식 개념의 식당을 도입했다. 과거에 식모 방으로 사용했던 면적만큼 식탁이 차지하게 됐다. 아파트 평면의 변화를 살펴보면 그 같은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70년대의 아파트를 보면 주방의 구조가 지금하고 사뭇 다르다. 당시의 주방은 지금보다 작아 식탁을 놓을 만한 넓이가 되지 못했고 옆에 ‘식모방’이 붙어 있었다. 70년대 후반부터 주방에 식당의 기능이 들어와 현재의 구조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파트의 구조가 달라진 것은 삶의 변화를 좇아갔기 때문이다.
앞으로 식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요인 중의 하나는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다. 여성이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가사 활동의 양상은 지금보다도 더 많이 변할 것이다. 여성이 식생활을 전담할 수 없게 됨으로써 많은 부분을 시장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한 변화 중 하나가 집에서 김치를 담그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반대로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김치를 사 먹는 가정은 늘어나 이미 식료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
이러한 현상은 김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치 이외에도 많은 밑반찬을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 집에서는 부엌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로 독신자를 위한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부엌 설비를 최소화하고 다른 부분의 면적을 키우는 방식으로 내부를 설계한다. 그간 냉장고는 대형화 추세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형 냉장고가 독신자를 위한 필수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사회 구조가 변하면서 집의 구조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예다. 田
■ 글 최성호
∴ 글쓴이 최성호는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서 ‘산솔·도시건축’을 운영 중입니다. 주요 건축작품으로는 이화여자대학교 유치원·박물관·인문관·약학관, 데이콤중앙연구소, 삼보컴퓨터사옥, 홍길동민속공원 마스터플랜, SK 인천교환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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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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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집 따라짓기] 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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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내 풀풀 나는 시골살이가 그리워 풍요와 빈곤이 아우성치는 도시를 떠나,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온 이가 있다. 로아차(露芽茶)를 운영하는 신재남 씨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사라호 이후 최대라는 매미가 쓸고 간 자리를 추스르며 1년 가까운 기간을 바쳐 손수 집을 지었다. 그가 일일이 사진을 찍어가며 모은 자료를 소개한다. 정성들여 찍은 사진과 재치 넘치는 짤막한 설명을 읽어보면 ‘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터닦기
1. 터닦기 전의 모습-하나
보이는 나무들은 벽체를 쌓으려고 준비해 둔 소나무다. 처서를 지나 우수 전에 자른 것이어야 한다. 전나무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구하기 어렵다. 육송과 해송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한다.
2. 터닦기 전의 모습-둘
나무가 놓인 터와 지금 보이는 계단식의 밭 두 개를 합쳐 집터로 삼을 예정이다. 옆에 녹차 나무가 있는 곳이 진입로가 된다. 터에서 물이 많이 나 조금 걱정이 된다.
3. 첫 삽을 뜨다
드디어 터닦기를 시작했다. 처음 예상은 이틀 정도면 끝날 줄 알았는데 사흘 걸렸다. 멀쩡한 자연을 훼손한다는 생각에 조금 죄책감이 든다. 여러 가지 감회가 얽히는 묘한 하루였다.
4. 진흙을 긁어내며
원래 논이었던 땅이라 진흙을 긁어내고 마사를 깔기로 했다. 다행히 옆의 밭이 질 좋은 마사로 되어 있어 타지에서 가져오거나 하는 수고는 덜었다. 근데 산 속인데도 돌이 하나도 안 나온다. 아주 걱정이다.
5. 물길 잡기
터 뒤편으로 물길을 잡고 있다. 물이 많은 땅이라 물길 잡기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6. 성토 - 진흙을 긁어내고 마사로 되 메우다
진흙을 어느 정도 걷어 내고 마사를 깔고 있다. 깊이 1미터 이상 깔았더니 물빠짐 걱정을 조금 덜었다. 보이는 좌측에서 우측으로도 약간 경사를 주었다. 물론, 물빠짐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7. 나무 옮기기
미리 사 둔 나무 더미가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공사 진척은 더뎌지고… 미리 자재를 쌓아 둘 공간을 마련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경험이 없어 실수 연발이다.
8. 어느 정도 잡힌 물길
물길이 어느 정도 잡힌 것 같다. 이제 시간을 두고 재워 놓아야겠다.
9. 옹벽 쌓기
이상하리만치 땅을 파도 돌이 안 나와 기초만 쌓다 말았다. 정말 돌은 하나도 없고 흙만 나오는 이상한(?) 땅이다. 예상치도 못한 비용(돌을 사고 운반하는 비용)이 많이 들게 생겨 참으로 걱정이다.
10. 터닦기 완성
터닦기가 완성되었다. 예상보다 큰 터가 나와 상당히 만족스럽다. 옆의 차밭을 살리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선택했는데, 일단은 훌륭하다.
11. 측량
집은 지목이 대지인 곳에 지을 수 있다. (물론 지목이 밭이나 논인 땅은 농지를 용도에 맞게 전용한 뒤 지을 수 있다.) 미리 측량하여 터를 확정하면, 집을 짓고 난 뒤 측량하는 것보다 측량비가 몇 십만 원 정도 싸다.
12. 집 지을 터 확정
집 지을 터를 확정했다. 농지전용 신고를 한 200평(660㎡)의 경계에다가, 사진에 보이는 빨간 말뚝을 박아 표시했다. 200평이라도 진입로와 뒤의 수로 등으로 생각보다 좁다.
?진입로 만들기
1. 진입로 닦기-하나
자재를 원활하게 옮길려면 진입로를 잘 닦아야 한다.
2. 진입로 닦기-둘
비나 눈이 오면 차바퀴가 물먹은 흙길에 빠져 이동할 수가 없다. 경험이나 예상에도 없던 일이다. 걱정이다.
3. 들 것에 담아 자갈 나르기
진입로에 자갈을 깔았다. 이제 비나 눈이와도 큰 걱정 없다. 흡족하다.
4. 완성된 진입로
드디어 진입로가 완성되었다.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벽체 쌓을 나무 자르기
1. 불 피우기
새벽에는 따뜻한 남쪽이라도 날이 추워, 주변의 나뭇가지 등을 모아다 불을 피우고 조금이라도 언 몸을 녹였다. 어릴 적 불장난하던 것 같아, 아직 게으르고 싶은 새벽이 즐거워진다.
2. 묻은 흙 털기
톱질하려면 나무에 묻은 흙을 잘 털어야 한다. 톱날이 흙을 썰면 날이 무뎌져 자르는 데 애를 먹는다. 호미로 일일이 자를 부위의 흙을 긁어내고 턴다.
3. 나무 자르기
벽체 두께가 40센티미터이기 때문에 나무는 45센티미터 정도로 자른다. 자른 면이 영 고르지 않다. 숙달되면 차츰 나아지겠지.
4. 성취
놓인 나무들을 다 자르고 나니 마음이 흐뭇하다.
5. 자른 나무 쌓기
나무는 자른 뒤 잘 마르도록 차곡차곡 쌓아 둔다.
6. 쌓아둔 나무
나흘 간 일한 결과다. 전문가라면 하루거리에 불과하겠지만. 지치지 않을 만큼, 싫증나지 않을 만큼……. 우리의 흙집 짓기 제일 원칙이다.
?서까래 나르기
1. 강원도에서 도착한 서까래용 나무
현지에서 구하려 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비싼 운임을 주고 강원도에서 가져왔다. 나무의 종류는 낙엽송이고, 길이는 12자(3.6m)다. 가격은 한 그루당 2000원 주었다(운임 38만 원 별도).
2. 부리기-하나
현장으로 가는 길이 좁아 마을로 들어가는 공터에 임시로 부리고 있다. 두 번 일을 하는 셈인데 좋은 곳에 살자면 치러야 할 대가라고 본다. 혹시 집 지을 생각이 있다면 땅을 구입하기 전, 길을 꼭 확인해야 한다. 시골에선 아직도 웬만한 길엔 5톤 이상의 대형차가 들어가기 어렵다.
3. 부리기-둘
5톤 트럭 한 대에 약 300개 정도 실었는데, 내리기만 하는 데도 한참 걸렸다.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만큼 좁고 외길이라 지나다니는 차량 때문에 더욱 시간이 걸렸다. 악전고투라는 말이 실감난 하루였다.
4. 임시로 쌓아 둔 서까래 315개
혹시 옆길로 무너져 내릴까 봐 칭칭 동여매 놓았다. 이제 작은 차를 불러서 이것들을 모두 현장으로 옮겨야 한다.
?우리 밭으로 옮기기
1. 옮겨 싣기
1톤 트럭에 약 60여 개를 싣고 날랐다. 시간은 대략 한 번 옮기는데 40여 분 걸렸다. 집을 지을 때 트럭은 꼭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다. 특히 농촌용 사륜구동 트럭이면 더욱 좋다.
2. 뒷마무리
임시로 화물을 부릴 수 있도록 논을 빌려 준 이웃께 정말 감사한다. 이런 게 훈훈한 시골 인심이겠지…….
3. 현장에 부리기
현장에 가지고 올라와 부리고 있다.
4. 휴식시간
잠시 휴식 중. 이제 이것들만 부리면 끝이다.
?서까래 껍질 벗기기
1. 서까래 깎을 받침대 만들기-하나
서까래의 껍질을 벗기기 위해 놓을 받침대를 만들고 있다. 망치질이 조금 어색한 듯한데!
2. 서까래 깎을 받침대 만들기-둘
철사로 이렇게 조여 튼튼하게 만든다.
3. 완성된 받침대와 깎을 서까래
이제 깎기만 하면 된다. 겨우(?) 300여 개뿐인 걸…….
4. 나무껍질 벗기는 도구
나무껍질을 쉽게 벗기려고 대장간에서 맞춘 도구다. 가격은 개당 2만 원 줬다. 그냥 낫으로 벗기는 것보다 훨씬 쉽고 빠르다.
5. 서까래 껍질 벗기기-하나
낙엽송은 옹이가 많지 않아 껍질이 비교적 쉽게 벗겨진다. 옹이 부분은 기계톱으로 잘라 낸다. 셋이서 한 개 벗기는 데 한 5분 정도 걸린다.
6. 서까래 껍질 벗기기-둘
맞은편에선 하동댁도 열심히!
7. 서까래 세우기
껍질을 벗긴 낙엽송은 세워 두어야 잘 마르고, 마르면서 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8. 깎아 놓은 서까래
시작이 반이다. 다 깎는 데 일주일 걸렸다. 하루에 50개 이상 깎는 것은 무리였다.
■ 글·사진 신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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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