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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봄맞이 정원가꾸기, 무얼 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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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이면 벚꽃을 보러 나선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벚꽃놀이 행사가 벌어지는 서울 여의도 윤중로와 경남 진해가 바로 그곳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옆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벚꽃나무들이 서있고, 나른한 봄기운과 부드러운 꽃잎들 사이를 걷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봄날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도 잠시, 수많은 꽃잎만큼이나 몰려든 상춘객들의 틈에 서 있다 보면 어느새 따뜻한 봄날은 멀어지기 마련이다. 4월은 봄과 함께 식목일이 있는 달이다. 상춘객들과 함께 봄을 맞는 일이 피곤하다고 생각된다면, 꽃시장을 직접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꽃이나 나무를 사다가 정원이나 집 안을 직접 가꾸면 생활의 작은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봄기운이 완연한 이맘때가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다. 기온이 오르면서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고 토양에 수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파트에서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베란다를 이용해 실내에서 가꾸기 편한 분재 등을 들여놓고 있지만 정원이 있는 집이라면, 직접 나무를 심고 가꾸어 보는 건 어떨까. 자연과 함께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봄, 나무 심기에 가장 좋은 때 정원에 심는 나무는 크게 주목과 부목으로 나뉜다. 주목은 정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나무를 말한다. 최근에는 마당의 주목으로 대나무를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나무를 심는다면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대나무는 번식력이 강한 특성이 있다. 심어놓은 지 3~4년이 지난 후에는 예상치 못한 곳까지 대나무가 자랄 수도 있다. 토심이 30센티미터인 곳에 대나무를 심는다면, 토심과 같은 높이의 칸막이를 주변에 설치해 다른 영역으로 침범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또한 강풍의 영향을 받으므로, 일정 기간 대나무의 길이가 높아지면, 지줏대를 세워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게 한다. 이러한 주목을 중심으로 주변에 심는 나무에는 자작나무나 수수꽃다리나무 등이 적당하다. 이같은 나무를 부목이라 한다. 나무색깔이 흰 자작나무는 그 자체만으로 색다른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어, 정원 외에 카페나 옥상정원 등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봄철에 이삭 모양의 꽃이 피어 모양이 보기 좋다. 이 외에도 봄철에 심기 좋은 것으로 유실수와 단풍나무, 사철나무 같은 관상수와 장미, 철쭉 등의 꽃나무류가 있다. 충분한 영양공급과 수분 조절이 중요 단풍나무나 소나무 등은 적절한 관리만으로 푸르른 잎을 볼 수가 있으며, 과실이 달리는 종류는 적절한 때에 잘 익은 과실을 수확하는 기쁨까지 맛볼 수 있다. 새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나무들을 옮겨심는데 가장 적합한 시기 또한 봄이다. 나무를 옮겨 심을 경우, 나무뿌리에 분흙을 많이 붙여 빠른 시간에 이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이나 여름철은 뿌리 부분의 수분이 얼거나, 빨리 마르기 때문에 적당한 수분을 갖고 있는 봄철이 가장 좋은 때이다. 또한 봄철에는 수목이 생장을 시작하는 때이므로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뿐만 아니라 나무의 눈이 나는 시기이므로 영양분의 공급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화학비료는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나무의 건강이 눈에 띄게 좋지 않을 경우 유기질비료(부엽토)를 흙에 극소량 섞어서 주면 된다. 봄꽃 향기 가득한 마당 만들기 앞에서 말했듯 사계절 중 봄철이 조경을 꾸미는데 가장 적당한 때이다. 위와 같이 주목과 부목 등 부피가 큰 나무 심기를 끝냈다면, 주변에 작은 꽃들을 가꾸어 보자. 만약 좁은 정원이라면 정원수 아래로 전체적인 색감을 고려해 한해살이 화초를 선을 따라 일정하게 심는다. 품종은 한두 종으로 제한하고 되도록 낮게 깔리면서 자라는 화초를 선택한다. 특히 정원의 색채 포인트가 될 꽃식물을 심을 때는 지그재그 모양으로 심어 전체적인 조화를 맞추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도록 한다. 이때 키가 작은 일년초는 화단의 앞쪽으로, 키가 큰 관엽식물은 뒤로 배치한다. 꽃을 심을 때도 앞쪽으로 약간씩 기울여 심으면 앞에서 볼 때 모양새가 예쁘다. 양재동 화훼시장의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서면, 여러 종류의 아이스크림 중에 뭘 골라 먹을까 하는 광고가 떠오른다. 어떤꽃을 골라야 할지 생소한 이름의 수 많은 봄꽃들 앞에서 놀라게 된다. 빨갛고 노란 꽃 외에 겹겹이 서로 다른 색을 뽐내며 앞다투어 잎을 피운 꽃들 속을 걸으면 잠시 휴대폰을 꺼놓고 싶은 생각이 든다. 화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궁금한 사항을 묻는다면, 친절한 답변과 함께 어떤 걸 골라야 할지 금새 알 수 있다. 화훼시장에는 골라 심는 재미가 있다 봄철에 가장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꽃은 베고니아, 마라고니데스, 후리지아, 펜지, 튤립, 카랑코에, 바이올렛 등이다. 베고니아는 암수가 함께 있는 양성화로 그 종류만 20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집에서 가꾸기에는 베고니아 셈파플로렌스가 가장 적당하다. 10~20℃에서 잘 자라며 햇빛을 좋아한다. 파종 후 4~5개월 지나면 꽃이 피는데, 이때 물을 많이 줘야 한다. 후리지아는 봄철을 대표하는 꽃으로 어느 정도 습기가 있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심어야 한다. 펜지는 삼색제비꽃이라고도 불린다. 꽃잎은 5개이며 위의 2개는 보통 무늬가 없고 밑의 3개는 좌우의 것과 가운데의 것이 평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기본형태다. 다 자라도 높이가 15~30㎝로 낮으며,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튤립은 세계의 꽃 무역량 중 1위를 차지하는 인기 있는 화초로 거의 전량 네덜란드,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꽃 모양과 빛깔이 매우 다양하여 종류가 많으나 청색계통이 없어서 장미와 더불어 파랑튤립의 개발에 각국이 경쟁을 하고 있다. 튤립은 심을 때 껍질을 벗겨 심는 것이 좋고 같은 빛깔을 여러 포기를 심어야 군집미가 있어 보기 좋다. 카랑코에는 지상의 줄기나 잎에 수분을 저장해 사막·고산지 등 건조한 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햇볕이 잘 들고 습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 자라면 높이가 30∼50㎝ 정도에 이르며 빨강, 노랑, 핑크색 등의 꽃을 피운다. 田■ 글·사진 조영옥 기자 ■ 자료협조 : 우성농원 <02-579-2027>∵ 가볼 만한 화훼시장양재동 화훼공판장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2만 1000여 평 규모에 400여 점포가 입점해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꽃시장이다. 생화를 비롯해 분화, 묘목, 씨앗, 정원용품 등 꽃과 관련된 제품들이 모두 있는'꽃 백화점'이다. 가격도 시중가보다 20~30%나 저렴하다. 구파발 화훼단지서울 강북 최대 규모의 꽃시장으로 1200여 곳의 화훼 농가가 있다. 관엽식물, 분재, 화분, 원예 자재 등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으며, 일반 꽃집보다 30%이상 저렴하다. 또한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해 값이 싸고 주변 공기가 맑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다른 도매상가보다 덜 붐벼 가족 단위로 여유있게 둘러보기에 좋다. 남대문 대도상가남대문 꽃 도매상가로 1960년대 형성되기 시작해 가장 오랜역사를 자랑하는 꽃시장이다. 100여 곳의 점포가 상가 3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 중심부에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입점해 있는 50여 점포 중 절반 정도가 생화를 취급하며, 가격도 장미 100송이가 4만~6만 원으로 저렴하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꽃도매상가 생화 도매시장으로는 경부선터미널종합상가 3층과 호남선 르본시티 4층이 가장 규모가 크고, 바로 맞은편에 있는 반포화훼직매장도 생화, 난, 관엽수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생화는 꽃꽂이 등에 필요한 꽃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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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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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카페] 전통 색채 미학의 신비‘닥종이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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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종이 갤러리’는 닥종이 공예와 함께 염색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고려 닥종이공예협회와 한국 천연색채협회장을 맡고 있는 전흥자 씨가 직접 운영하는 작업실 겸 카페다. 그녀는 “우리종이에 화학염색은 어울리지 않아 천연염색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7년 전 작업장으로 이용하려고 200평의 대지에 얹혀진 초가집을 구입한 것이 카페를 운영하는 계기가 됐다.
색종이를 곱게 접어서 물감으로 예쁘게 색칠하고, 알록달록 오색실 꼬리 달아~” 경기도 포천군 소흘읍에 위치한 ‘닥종이 갤러리’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동요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이곳은 고려 닥종이공예협회와 한국 천연색채협회장을 맡고 있는 전흥자(48) 씨가 직접 운영하는 작업실 겸 카페다. 정원에는 막 싹을 틔운 갖가지 봄꽃과 오색빛깔 나는 종이로 정성들여 완성한 닥종이 공예품이 어우러져 있다.
15년 전 종이접기를 시작한 전 씨는 종이접기 자체를 한지를 이용해보자는 취지로 닥종이 공예를 시작했다. 한지의 정확한 우리 이름인 닥종이. 닥나무 껍질 섬유를 고유제조법으로 만든 희고 고운 빛이 나는 종이에 천연 염료를 사용해 색을 입히고, 그것으로 인형을 만든다. ‘닥종이 갤러리’는 닥종이 공예와 함께 염색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그녀는 “우리종이에 화학염색은 어울리지 않아 천연염색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7년 전 작업장으로 이용하려고 200평의 대지에 앉은 초가집을 구입한 것이 카페를 운영하는 계기가 됐다. 5년 전 초가집의 골조를 남겨두고 증축해서 작업장 겸 카페로 만들었다. 황토 벽돌을 쌓아 벽을 올리고, 내부마감도 건강을 위해 자연친화적인 건축재료만 사용했다.
30평의 작업실과 20평 규모의 카페, 4평의 방은 황토 구들로 완성했다. 카페 벽마다 전시된 다양한 풍경화 액자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는 종이로 만든 작품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만큼 섬세하다. 그리 화려한 곳은 아니지만, 이러한 특색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주말이면 염색과 종이 접기를 배우러 가족 단위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또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회기본능이 전원을 찾게끔 한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호기심 많던 아이
강원도 양양에서 막내로 태어난 전흥자 씨는 어린 시절, 유난히도 호기심이 많던 아이였다. 어머니를 귀찮게 따라다니면서 궁금증은 꼭 해답을 찾아내고 말았다고.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그녀의 집으로 난 길옆에는 늘 꽃이 피었다.
집에서는 들장미, 들국화, 채송화 등 이름 모를 수 십 가지의 꽃이 항상 항아리에 꽂혀 텔레비전 위에서 잔잔한 향기를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뭐든지 한번 보면 만들어 낼 수 있는 아버지의 손재주와 유난히 꽃을 좋아하던 어머니의 감성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거기에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시골의 들꽃’과 ‘흙’과 ‘추억’이 보태져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또한 어머니의 어깨너머로 배웠던 요리와 다양한 잔기술 또한 손재주로 발전했다고 말한다.
“파, 갓, 젓국만 넣고 듬성듬성 버무린 김치가 어머니의 손맛인 줄은 나이가 든 다음에 알았죠. 제가 그 방식 그대로 김치를 담고 있어요.”
대추를 사다가 으깨서 직접 대추차를 만들며, 음식 하나하나 내가 먹는 그대로 정갈하고 깔끔하게 만드는 것도 어머니를 통해 얻은 ‘음식에 대한 진리’다. 천연염색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는 지난 2년 동안 한 달에 두 번씩 빠짐없이 부산에 내려가서 교육을 받았다. 통도사 성파스님과 부산대학교 의류학과 장정대 교수의 수제자가 되어 열심히 공부했다. 덕분에 2001년 경기 으뜸이로 뽑히기도 했다.
엄마품 속 같이 포근한 전원생활
“처음 이곳에 작업실을 마련할 때, 시골에서의 생활에 두려움 같은 것은 전혀 없었어요. 원래 잘 알지 못하는 시골에 내려오면 어색하거나 겁이 나기 마련인데, 전 무척 편안하고 어린 시절 몸에 베어온 시골 생활이 즐겁기만 했죠.”
기자가 카페를 찾은 날에도 그녀는 천연염색 준비에 한창이었다. 경동시장에서 구입한 천연염료를 가마솥에서 팔팔 끊여 낸 뒤, 고운 채로 걸러 흰 천을 염색하기 시작한다. 구석구석 꾹꾹 눌러줘야 얼룩 없이 염색할 수 있다. 잠시 후 차갑고 맑은 물에 한참을 헹궈내니 흰 천은 아름다운 개나리 빛깔로 거듭났다. 2차 염색은 철매염을 이용해 녹슨 못의 색을 얻을 수 있다. 개나리 빛 천을 넣고 다시 꾹꾹 눌러 물들이고, 찬물로 30분 정도 헹궈내니 암자주 빛으로 물든 천연염색이 완성됐다.
이 천을 빨랫줄에 널어 건조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염색교실 운영과 협회, 대학강단에서 강의를 하고, 다도 교실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음식점까지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정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만 같다. 최근에는 전각(篆刻), 금문(金文)을 배우며, 양반들의 풍유문화를 그린 닥종이 인형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에 프로정신이 느껴진다.
봄이면 진달래를 따다가 두견주를 담고 전통차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전통의 맛’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그녀의 바쁜 손은 마를 날 없지만, 마음만은 따스한 봄볕처럼 한없이 여유롭고 평안하다. 田
■ 글·사진 김혜영 기자
■ 닥종이 갤러리
■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포천군 소흘읍 직동2리
건축구조 : 황토주택
대지면적 : 200평
건축면적 : 30평 + 20평 + 4평
외벽마감 : 황토벽돌
내벽마감 : 한지
천장마감 : 한지
지붕마감 : 슬레이트
난 방 :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자가용 이용시 - 의정부에서 포천을 향해 43번 국도로 오다가 축석 검문소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광릉으로 가는 86번 지방도이다. 10분 정도 가면 고모리 문화거리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곳으로 들어와 왼편에 위치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시 - 의정부 구터미널에서 광릉수목원 방향으로 23번 버스를 타고 직동리에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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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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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진입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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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Garden)을 만드는 정원일(Gardening)은 울타리 안으로 자연을 끌어들여 재창조하는 일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일에만 몰두하면 무엇이든 가득 채우려는 욕심이 생긴다. 이땐 일단 작업을 멈추고 '무엇을 채울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비울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사색이 필요하다. 정원일에는 어떤 목표를 세울 수 있을까? 우선 정원이 꿈꾸는 이상은 '자연과의 조화'다. 그렇다면 정원일 또한 우리의 삶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어야 한다. 100년 전, 조선을 여행했던 퍼시벌 로웰이 조선의 조경에 대해 "자연을 사랑하고 품안으로 맞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이야기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정원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를 고르는 몇 가지 원칙을 생각해 보자. 혹시 자연과의 조화를 방해하고 무책임하게 정원공사비를 높이는 재료들을 선택하려는 것은 아닌지……. 먼저 '자연스런 재료를 많이 쓰면 그만큼 자연스러워진다'는 평범한 오해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예를 들면 뒷산에서 풀이나 나무를 캐다 심거나 자연석을 갖다 놓으면 정원이 자연스럽게 될 거라는 생각 말이다. 그러한 것들은 제 자리에 있을 때만큼 아름답지 못한 법이다. 자연을 재창조하는 일은, 사소한 것처럼 보이던 풀과 나무, 풀과 돌, 나무와 돌 그리고 사람과의 모든 관계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다.뒷산에 아주 자연스러운 한 가지 풍경이 있다면, 그것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환경적으로 아주 복잡하게 연결돼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작은 돌 하나는 미세한 환경적 차이를 만든다. 돌 주변에 작은 풀들이 자라고, 그 주변에 키 큰 관목이 자리잡은 데 이어서 더 큰 나무가 빈 공간을 채우며 자라는 모습을 떠올려 보자. 각각의 자연물들은 서로 연결돼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 숨쉬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자연을 그대로 가져다 놓는 것은 분명 좋은 정원일이 아니다. 아름드리 소나무는 그것이 어울리는 장소가 따로 있다. 아름다운 나무를 볼 때, 그것이 어떤 환경에 심어져 있으며 주변과 어떻게 어울리는지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아마추어 정원사가 자주 범하는 실수는 비싼 나무일수록 좋을 것이란 생각이다. 프로 정원사는 값비싼 나무보다는 값싼 나무를 잘 어울리게 심어 비싼 나무처럼 보이도록 만들어 낸다.예를 들면 완벽하게 균형이 잡힌 한 그루의 나무를 심기보다는, 약간은 부족한 듯한 나무의 방향을 잘 조절하여 모아 심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아무리 자연스러운 재료라도 쓰는 방법에 따라 전혀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혹시 싱싱하고 건강하기보다는 뒤틀리고 기괴한 것을 보고 자연스럽다고 말하지는 않았는지…….정원일은 분명 울타리 안으로 자연을 끌어들이는 작업이지만 자연을 우리 삶의 형태에 맞도록 건강하게 재창조하는 작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자연석 쌓기와 분재 같은 소나무요리에 비유하면 좋은 재료는 좋은 조리 방법을 만나야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것과 같다. 천연재료는 다루는 방법이 까다로워서 제대로 맛을 내기란 쉽지 않다.예를 들면 자연석을 제대로 다루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 별 의미 없는 일본식 돌쌓기 형식만을 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돌 하나마다 새겨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무시한 채 아까운 자연석 재료를 낭비하는 것이다. 자연석 쌓기는 좋은 방법이 아닐 뿐더러 오히려 쓸데없이 정원공사비를 높인다.'좋은 나무'란 우리 정원에 잘 어울려야 한다. 높은 아취(雅趣)를 가진 분재처럼 생긴 소나무의 경우, 값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한국적 풍경을 만드는 재료로 흔히 사용한다. 그런데 소나무를 정원에 심기 시작하면 전체 분위기를 조절하는 팽팽한 긴장이 생겨서 계절에 따른 변화가 줄고 분위기가 고정된다. 이 때는 사람이 정원에 압도돼 정원이 편안하고 아름다운 공간이라는 상식을 빼앗기고 만다. 그런 식으로 정원을 만들면 값비싼 정원수의 전시장으로 전락해 우리가 살고 싶은 아름다운 자연 속의 삶터와는 거리가 멀어진다.만약 푸른 삶이 가득한 전원주택을 꿈꾸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려고 한다면, 우선 값비싼 정원수와 정원석 대신 우리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재료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자연의 순환을 생각하다필자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의 때가 묻어나는 재료를 고른다. 다시 말해 처음엔 그리 번쩍거리거나 산뜻하지 않더라도 애착이 가서 마침내 주인의 손때가 묻을 수 있는 재료를 고른다. 그런 재료는 썩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원리를 깨닫게 한다. 썩지 않고 쇠퇴하지 않는 것은 좋은 재료가 아니다.예를 들면 썩지 않는 방부목을 사람의 몸이 닿는 부분에 쓰는 것은 좋지 않다. 방부목을 만들 때 사용하는 방부액이 비소와 같은 유독성 중금속 물질이기 때문이다. 정원의 주인이 자연과 더불어 살겠다고 맘먹는다면 과감하게 고쳐가면서 쓸 수 있는 천연목재를 쓰는 것이 더 좋다. 값비싼 수입목재보다도 국산목재가 더 좋다. 이 경우 환경친화적인 천연페인트를 매년 바르는 일이 정원일의 목록에서 늘어나게 된다.낭만적인 진입로 만들기정원을 만드는 계획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동선(動線) 계획이다. 여기에는 사람이나 차량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는 경로와 방향, 빈도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정원에 눈이 내린 후에 생긴 발자국은 하나의 선을 보여준다. 동선은 정원을 구성하는 갖가지 구성 요소들을 분류하고 결합시키면서 효과적으로 전체를 완성시켜 나가는 기본 원칙이 된다.정원을 편리하게 이용하려면, 동선 계획을 명확히 하고 그 형태를 잡는 조형적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동선은 주동선과 보조동선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현관에서 대문까지 이르는 길이 주동선이다. 정원 계획에선 동선을 기능적으로만 보지 않고 미적인 요소로 사용하기도 한다. 가장 이용이 많은 주동선은 정원의 첫인상을 잡는 역할을 한다.정원을 처음 방문한 사람이 걷게 되는 진입로를 상상해 보자. 대문에서 현관까지 이르는 길에 약간의 굴곡을 만들어 산책로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추억이 깃든 옛길을 만들 수도 있다. 작은 조각물이나 분수대를 만나는 것으로 낭만적인 꿈을 실현할 수도 있다. 방문객은 짧은 시간이지만 정원에 닮긴 주인의 개성을 읽을 수 있다.정원일을 쉽게 설명하는 책을 보면,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기도 하지만 설명하는 기준이 여성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그만큼 정원 재료들은 무겁지 않아서 다루기 쉬워야 할 뿐더러 만드는 과정에서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지 않는 것을 합리적 기준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자연적인 재료보다는 인공적인 재료를 쓰더라도 값싸고 다루기 쉬우며 관리하기 쉬운 재료가 더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田■ 글 이진규 <네이처조경디자인(주) 대표, www.flower-w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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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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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교실] 스틸하우스 구조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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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시공회사에서 대부분 구조설계도면을 갖고 작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건축물에는 공법에 관계없이 건축물의 구조설계도면이 있어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스틸하우스 구조의 기본개념과 구조설계도면의 필요성에 대해 다룬다. 보다 전문적인 구조설계를 위해서는 별도의 스틸하우스 설계교육을 받길 바란다.
스틸하우스 구조의 기본 개념은 지붕에서 벽을 통해 기초, 지면으로 하중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 그리고 구조설계의 포인트는 주어진 조건에 맞춰 안전하고 경제적인 구조 부재의 치수 및 위치를 계산하는 것이다. 즉 지붕면에 설치되는 각각의 트러스(Truss, 삼각형모양 또는 일자형태의 구조물)에서 스터드(Stud, 기둥)를 통해 기초에서 지면으로 하중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구조체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설계 결과를 도면으로 명시한 것이 바로 구조설계도면이다.
구조설계도면의 필요성
주택의 경우 건물의 외벽체를 내력벽(하중을 전달하는 벽체)으로, 건물의 내벽을 비내력벽(하중을 받지 않고 칸막이 역할을 하는 벽체)으로 구성한다. 그러나 스틸하우스는 경량철골구조로 스터드(Stud)라는 수많은 기둥과 조이스트(Joist)라는 수많은 보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서 수많은 기둥과 보라고 했는데, ‘수많다’는 것은 보와 보 기둥과 기둥의 간격(거리)이 45·60·61cm로 가깝게 설치하기 때문이다. H빔 구조나 철근콘크리트의 경우는 보와 기둥이 크고 굵게 형성되어 간격은 3·5·7m 등으로 간격이 넓고, 나머지 벽면은 비내력 칸막이용 벽체로 이루어진다. 즉 기둥과 기둥, 보와 보의 크기는 거리와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스틸하우스는 보와 보 기둥과 기둥을 좁게, 대신 작고 가볍게 설계한다.
건축물에서 보와 기둥은 하중을 처리하는 중요한 방법임으로 설계 및 시공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수많은 조이스트와 스터드를 연결해야 하는 스틸하우스는 구조설계도면이 있어야 현장에서 착오 없이 작업할 수 있다.
숙련된 기술자가 되면 조이스트와 스터드의 연결은 어느 정도 구조설계도면 없이 작업 가능하다. 하지만 스터드와 조이스트의 크기와 두께는 선정하기 어렵다. 인위적으로 부재를 선정하거나 경험치(기술자의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로 부재를 선정하면, 당장은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건축물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현장 기술자들이 “내가 10년 동안 이렇게 했는데 그동안 문제가 없었다” 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때가 있다. 그러나 10년 동안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경력 많은 기술자일수록 구조설계도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보다 안전한 스틸하우스 시공을 위해 구조도면은 필요하다.
그리고 대부분 스틸하우스의 제작은 현장 또는 공장에서 가공하여 설치하는 패널공법으로 설치한다. 수많은 패널이 현장 설치과정에서 문제없이 완벽하게 설치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수치계산이 이루어 져야한다. 이 때 컴퓨터 구도설계프로그램 또는 캐드(컴퓨터 제도프로그램)를 사용해 각각의 패널 규격을 선정하고 제작함으로 문제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향후 스틸하우스 자재와 결합방식이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면서 구조설계도면이 필요 없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구조도면 없이 작업하는 것은 문제발생의 가능성이 높다.
물론 구조설계도면을 작성하면 건축설계비용 외에 구조도면작성비용으로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도면 미비로 인한 재작업 및 수정공사로 도면비용 이상의 공사비가 발생하고, 공기가 연장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안정적이고 과학적이며 품질 높은 주택을 위해 현재 상황에서는 구조도면을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田
■ 글 정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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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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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 이야기] 통나무주택의 2층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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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집을 지을 때 동일한 면적이라면 건축비용에서는 단층보다 2층이 좀더 경제적이다. 바닥 건축 면적이 작으면 대지의 활용도가 커지며, 난방 에너지 효율이 높아 난방비가 절약되는 이점도 있다. 2층 통나무집의 경우 일반적으로 아래층은 주로 공용 공간인 거실, 식당, 가족실 등으로 구상하고 2층에는 침실이 있는 것이 이상적이다. 천장의 구조는 아래층과 완전히 분리된 2층으로 만드는 경우와 서까래와 지붕널을 모두 노출시켜 위·아래층을 터 거실천장을 중세 유럽의 교회처럼 높이는 방법(cathedral ceiling)이 있다. 이는 소재부터 일반 주택과는 차별이 되는 통나무집의 멋스러움을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시범 주택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을 유심히 보면 젊은이들은 2층집을, 나이가 많을수록 단층집을 선호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부모와 동행한 아이들의 경우에는 잠시의 여유도 없이 2층으로 내닫는다.우리나라는 오랜 역사를 통해 2층집을 짓지 않는, 현재시점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문화적 전통을 갖고 있다. 인접한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2층집을 짓고 있었으나 유독 우리나라만은 단층을 고수했다. 현재 우리나라 주택의 대명사가 된 아파트도 단층의 평면 구조를 갖고 있는 때문인지 가끔은 복층형 구조가 낯설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그러나 통나무집을 지을 때 동일한 건평이라면 건축비용에서는 단층보다 2층이 경제적이다. 그리고 바닥 건축 면적이 작으면 대지의 활용도가 커지며, 난방 에너지 효율이 높아 난방비가 절약되는 이점도 있다. 2층 구조는 계단이 있어 설계시 공간구성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소음 방지와 누수에도 기술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다른 층엔 타 가족이 거주하는 폐쇄적인 아파트 문화 때문인지, 우리나라 사람은 아래 위층 간 소음에 거부감이 많다. 충분한 방음재를 사용하고 나무와 나무 사이에 삐걱거림이 없도록 시공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 앞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점은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살피는 일이다. 통나무 주택을 건축한다면 주위 집들의 크기나 높이, 그리고 이웃과의 거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주변의 지형이 널찍하게 열린 공간이면 단층주택도 무방하지만 주위에 높은 집이 있으면 단연 그 주택은 주변의 다른 것에 비해 왜소해 보일 수 있으므로 2층집을 고려해 보는 것도 괜찮다. 2층 통나무집의 경우 일반적으로 아래층은 주로 공동주거용 공간인 거실, 식당, 가족실 등으로 구상하고 2층에는 침실이 있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한 천장은 아파트나 흔히 보는 일반 주택처럼 모두 막아 아래층과 완전히 분리된 2층으로 만드는 경우와 서까래와 지붕널을 모두 노출시켜 위·아래층을 터 거실천장을 중세 유럽의 교회처럼 높이는 방법(cathedral ceiling)으로 꾸민다. 이는 소재부터 일반 주택과는 차별이 되는 통나무집의 멋스러움을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통나무집의 2층 난방며칠 전, 중부지방을 비롯한 우리나라 전지역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눈이 내렸다. 통나무 주택의 진가는 차가운 날씨에 더욱 빛을 발한다. 통나무집은 나무 그 자체가 훌륭한 단열 보온 효과를 가지므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벽돌이나 콘크리트 집에서 난방을 시작하고 일정시간 동안 벽에서 느껴지는 한기를 통나무집에서는 느낄 수 없다. 그래서 미국, 캐나다, 유럽 특히 알프스산맥 근처의 리조트는 통나무로 지은 것이 많다. 이들 통나무집은 대부분 계속 난방을 하지 않고 손님이 체크인(Check-in)을 했을 때 난방 스위치를 올려 줄만큼 추위를 느낄 수 없다. 모두 통나무가 가지는 단열·보온 효과 덕분이다. 제대로 지은 통나무집은 일반 주택보다 20∼30% 에너지 절감의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난방 평수가 50평이라면 40평 용량의 보일러로도 충분히 난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생활방식은 서양과 달라 바닥 난방이 필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통나무집에서 선호하는 거실을 2층까지 오픈한(cathedral ceiling) 복층 구조의 경우, 일반적으로 독립된 2층과는 난방방법을 달리 생각해야 한다.평소 더워진 공기는 위로 상승하므로 대부분 침실로 사용하는 2층의 경우 낮 시간에는 난방을 하지 않아도 무리가 없다. 이 경우 2층은 심야 축열식 난방보다 필요할 때만 난방을 하는 방법이 경제적일 수 있다. 흔히 2층에도 온수 파이프 배관을 통한 바닥난방을 선호하는데, 이 역시 가능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대로 굳이 권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가장 선호하는 난방방법은 심야전기 축열식 보일러, 그리고 기름 보일러가 있다. 참고로 지열(地熱)을 이용한 혁신 기술의 난방이 있는데 유지비는 저렴하고 반영구적이지만 초기 설치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단점을 안고 있다.통나무집의 2층 바닥인구 팽창과 도시 집중화는 특이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아파트'라는 주거 양식을 양산해 냈고, 이는 우리의 생활 문화를 단기간에 완전히 바꿔 버렸다. 아파트 생활의 많은 편리함과 장점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문제점이 야기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새로운 이슈(Issue)가 되고 있는 '새집증후군'도 그 중 하나다. 일본에서는 새집 증후군을 피하기 위해 유치원을 목재로 짓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다시 아파트와 도시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이들을 위한 목조건축의 현 실정은 이미 과거에 머물러 있지도 못하고 퇴보의 길을 걷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는 오랫동안 제도적으로 목조건축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절이나 고궁을 복원 할 때나 제대로 된 한옥을 볼 수 있으며 건축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운 선택이 되어 버렸다. 또한 생활양식이 모두 서구화된 지금 한옥을 현대적 거주 공간으로 다시 탄생시키기에는 상당한 식견과 모험적인 구조적 결합이 시도되어야 하는 부담도 크다. 목조건축이 허용되고 전원주택의 수요가 늘면서 현실적으로 목조주택이나 통나무주택이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늘날 통나무주택은 오랜 역사적 배경과 현대과학에 힘입어 매우 다양하고 세련되게 발달했다. 또한 활발하게 보급되는 목조주택은 미국, 캐나다에서 서민주택으로 공법과 자재가 표준화되어 건축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가끔 목조건축에 대한 약간의 불편함을 듣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소음이다. 아파트의 주어진 작은 공간, 그것도 아래층 위층에 옆집까지 에워싸인 공간에서 사생활의 독립성을 지키려는 자연적인 필요에 의해 우리의 방과 방은 폐쇄적 공간이 됐다.과거의 우리나라뿐 아니라 어떤 나라의 주택도 우리의 아파트처럼 폐쇄적이지는 않다. 때문에 우리의 현실은 사실상 목조건축과는 정서적으로 상당히 멀어져 있음을 어찌할 수 없다. 단독주택인 한옥이나 통나무집은 모두 약간은 느슨한, 그래서 여유가 느껴지는 집으로 우리의 정서적 여유도 여기에서 나온다. 통나무집의 나무 계단은 삐걱소리가 날 수도 있고, 2층 마루에서 아이들이 뛰면 쿵쿵 소리가 날 수도 있다. 통나무집의 이런 소음은 쉽게 잡을 수 있으므로 소음에 신경이 쓰이는 분들은 건축 시 방음시공을 잊지 말자. 아이들을 키울 땐 엄마가 늘 하는 잔소리 중 하나가 쿵쿵 뛰지 말라는 것이다. 아래층에서 또 뭐라고 불평을 할 것만 같은 불안이 늘 따라다닌다. 반대로 수험생이 공부를 하거나 조용히 생각을 모아야 될 때 위층에서 소리가 나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위층과 아래층 사이의 소음은 통나무집 같은 목조 건축물의 경우 시공에 따라서 그 결과가 매우 다르다.필자는 두 가지 경우에 적합한 방음시공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에 앞서 좀더 과학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즉 소리를 차단하는 방법은 소리가 어떻게 전달되는가를 알면 한층 쉽게 접근된다. 소리는 어떻게 전달될까. 서부 영화에서 열차 강도들은 철길 위에 귀를 대고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으로부터 전해지는 기차소리를 가늠하곤 한다. 지능이 높아 많은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돌고래는 물 속에서 고유의 음파를 주고받으며 멀리 있는 동료와 의사 소통을 한다. 소리는 전달되는 물질이 단단할수록 잘 전달되고 빨리 전달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 속 돌고래의 의사소통은 우리가 하는 말이 공기 중에서 전달되는 것보다 4배 이상 빨리 전달된다. 아래 위층간의 소음도 같은 이치다. 따라서 얼마나 밀도가 낮은 재료를 사용하는가 하는 것과 얼마나 많은 차단층을 형성하는가 하는 것이 소리를 차단하는 관건이 될 것이며, 자재의 선택과 시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마루를 고정하기 위해 못을 사용하게 되면 소음 차단 효과가 반감된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된다. 통나무집에서 2층 화장실의 누수 또한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철저한 방수와 아울러 화장실 바닥이 크게 하나가 되어 균열이 가지 않도록 시공해야 한다. 다음 호에서는 통나무집의 2층 화장실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田■ 글 정인화 <발미스코리아 통나무주택대표 (054)975-1240 www.valmi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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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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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분위기가 있는 관광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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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8년 만에 허물을 벗듯 혼자만 빠져 나온 나들이였다.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관광지를 순례하듯 다니는 여행이 아닌, 여자들만의 여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차를 타고 약속 장소까지 가는 동안의 설레임과 기대에 찬 조바심까지도 천천히 즐기며 여행이라는 식단을 기다리는 미식가가 되었다.
은발을 수줍게 감춘 나이에서 풋풋한 풀내음이 나는 세대까지 분위기도 다양한 여자들(정확히는 아줌마들)이 탄 관광버스가 드디어 동해 바다로 떠났다. 어쩌다가 글을 쓰고 문학을 하는 여류들의 모임에 끼게 된 것이 내가 그 관광버스에 타게 된 인연이었다.
도심을 빠져 나가자 먼 산에는 물빛 아지랑이가 피어 몽실몽실 솟아나고 물가의 버들가지는 보송보송하고 통통하게 물이 오르는 봄이 있었다.
버스 안의 여심(女心)들도 모처럼 살림의 때를 벗어 버리고 나온 길이라 마냥 들뜨는지 그저 지나가는 바깥 풍경에도 탄성을 쏟아내다가 이른 아침부터 서두른 피곤함에 더러는 잠이 들기도 하고 수다의 꽃을 피우기도 하는 등 관광버스는 흘러가는데…
작년 초 여름, 유치원 다니는 아들 녀석의 소풍 길에 따라 나선 적이 있었다. 관광버스 두 대에 자모들과 아이들이 나눠 타고 2시간을 가는 동안 처음에는 아이들 수준에 맞춰 동요로 귀엽게 시작한 분위기가 이상하게 서서히 토요일 밤의 열기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휴게소에서 아이들을 한 차로 몰아서 태우고는 엄마들만 탄 버스 안에서 점심도 먹기 전에 질펀한 음주가무의 판을 벌이고 말았다.
이제 겨우 유치원 아이를 둔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 대 후반의 엄마들은 그 젊음과 끼를 발산하는데도 거침이 없었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를 사양하는 법도 없이 부르고 흔들어대는데 아이들 소풍이 아니라 엄마들의 묻지마(?) 관광 같았다. 원장님의 배려로 가져온 두 박스의 캔맥주가 이미 반이 동 나고 따라 부르기도 어려운 최신 댄스곡들이 이어지는데도 젊은 엄마들은 지친 기색이 없었다.
한창 나이를 아이들 뒤치다꺼리와 가정주부의 역할에 묶어버리고 있는 것이 아쉬운 몸짓들인양 아무도 못 말릴 기세였다. 관광버스 내의 음주가무가 불법인줄 알고 있었지만 한번 달아 오른 분위기 앞에서는 법도 두렵지 않았다. 내 생전에 여고시절 수학여행 이후에는 그런 광란의 춤판이 된 관광버스는 방송에서나 보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 날은 그 한복판에 내가 있었다.
그렇게 흥분의 도가니 속에서도 휴게소에 멈출 때마다 아이들이 탄 버스에 쫓아가서 자기의 아이들이 잘 있는지 확인하는 모정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아이들과 함께 나온 소풍길이 맞긴 맞았다.
그런데 동해안으로 가는 그 관광버스의 분위기는 남편과 아이들 떼어 놓고 8년 만에 홀가분하게 나온 외출치고는 너무 밋밋한 분위기였다. 다시 한번 작년과 같은 춤판을 벌이고 싶어 몸이 들썩대는 것이 아니라 쉽지 않게 나온 여행길에서 추억도 없이 돌아가게 될까봐 조바심이 쳐졌다.
작년 광란의 유치원 소풍을 통해서 나는 얻은 것이 많았다. 비슷한 연배의 자모들과 친하게 되어 타향살이의 고단함을 서로 주고받으며 마음 든든한 친구로 지내는 계기가 된 것이었다. 남들이 볼 때 볼썽사나운 모습이었지만 그렇게 함께 몸을 풀고 나니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고 이해의 폭이 열린 것이었다. 내가 마음 편하게 글 쓰는 여류들의 그 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던 것도 우리 아이들을 맡아서 돌봐주는 작년 관광버스의 주역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버스 안에는 아찔하게 구불거리는 미시령을 넘어 설악산에 도착할 때까지도 아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고, 등반을 마치고 정해진 숙소에 도착해 저녁식사까지 여정을 충실하게 마쳤을 뿐이었다.
저녁 식사 후에야 40여 명의 여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기소개를 하고 팀별로 장기 자랑을 하는 시간이 있었지만, 글을 쓰고 문학을 하며 연륜이 있는 여류들과 팔팔한 젊음이 넘치는 유치원 자모들과는 분위기의 차원이 달라서 노는 것도 우아하기만 했다. 시 낭송을 하고 자작시를 발표하고 가곡을 부르는 등 노는 물이 확실히 달랐다.
솔직히 나는 몸치에 춤치라서 오히려 음주가무가 있는 분위기를 요령껏 피하면서 살아온 편이다. 하지만 인맥 하나만 믿고 끼게 된 모임에서 동질감이나 유대감을 얻기 위해선 작년처럼 망가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발상의 전환을 겪은 참이라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다음날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이었다.
그런데 엊저녁 멋지게 시낭송을 해서 분위기를 까무라치게 했던 여사가 마이크를 잡더니 도저히 용인이 안 되는 걸쭉한 입담을 늘어놓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노래방 기계를 켜고 댄스파티 분위기를 잡더니 번호책을 돌리며 노래를 유도했는데 어떻게 저런 끼로 전날에는 얌전하게 올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해서 흥이 오르고 즐거운 관광버스가 되었지만, 아무도 통로로 나와 몸을 흔드는 사람은 없었다. 사회자가 먼저 시범을 보이며 망가짐을 유도했지만 아무도 그 분위기를 타지 못하고 있었다. 부르는 노래부터 댄스곡들은 없고 ‘돌아오라 소렌토로’, ‘콜로라도의 달’, ‘우중의 여인’ ‘한계령’, ‘사랑, 그 쓸쓸함에 관하여’ 등 분위기가 있는 노래들로만 이어지더니 다시 시 낭송에 이어 유장(悠長)하게 고시조를 읊어 정서를 자극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것도 부족해 메모지를 쥔 손마다 뭔가를 끄적거리느라 고개를 수그리고 있거나 먼 산 바라기를 하며 분위기에 젖어 있는 모습들이 역시 글쓰기에 맺힌 여인네들이지 집안일에서 해방된 가정주부들의 전형들은 아니었다.
작년과 올해 나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관광버스를 타게 된 색다른 경험을 통해 살아가는 여러 가지 맛을 조금씩 맛보게 되었다. 환경에 따라 다양한 먹거리가 발달을 하듯 사람이 살아가는 일에도 다양한 체질들과 입맛들을 만나는 일은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미식가처럼 호기심이 자극되고 신나는 일이었다. 田
■ 글쓴이 | 오수향 (ocho290@hanmail.net)
∴ 글쓴이 오수향은 충남 부여의 시골 마을 폐교에 살면서 글쓰기의 꿈을 좇아가고 있는 주부입니다. 공주 KBS,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에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수향의 시골살이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은 메일을 보내보세요. 더욱 재미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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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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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세시기] 봄바람에 한해 풍년 기원하는 마음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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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야 산간에 흐른 물에 잎을 훌터서 그릇에 담고
가래지고 강 넘어 밭에 목화 속아는 내 따주마
새박부터는 점심 먹고 지가 무슨 반달이고
상추 심는 저 큰 아가야 줄기 한 상 나를 주소
목화 따는 저 큰 아가 백년해로 나카사다
반달같이 떠오나오네 초승에 월색이 반달이지”
-대구 검단동에 전해 내려오는 <모내기 노래> 오후 소절
봄의 화사한 난장에 꽃샘추위와 황사가 꼬리를 내리고 달아난 지 진작이다. 바야흐로 찔레꽃 만발하는 4월이 왔다. 만물이 소생하며 뿜어내는 활기가 봄바람에 섞여 도처에서 흩날린다. 벌들은 꽃에 대롱을 꽂고 부지런히 꽃물을 빨아들인다. 도시는 하얀 벚꽃에 눈이 미치기라도 한 듯 이리저리 소풍 떠나는 이들로 분주하다. 농촌은 이와 사뭇 다르게 바쁜 정경이다. 4월령가에서는 ‘갈 꺾어 거름할 제 풀 베어 섞어 하소. 무논을 써을이고 이른 모 내어 보세. 농량(農糧)이 부족하니 환자(還子) 타 보태리라’며 바쁜 농촌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겨울과 함께 잠들었던 농지 위에는 갓난아이 머리 같은 파릇한 풀들이 자란다. 어린 아이들은 새순의 껍질을 뚫고 피어나는 꽃의 이치가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농부들은 한해 농사 준비로 모처럼 일손이 부족해 몸이 지치어 마음까지 고단한 노래를 부른다. 땀을 훔치려 잠시 허리를 일으킨 일꾼의 머리 너머로 새참 바구니를 이고 걸어오는 아낙네의 모습이 정감 어린 전원풍경이다. 대지에 두 다리를 꽂고 깊이 머리 숙여 모를 심는 농부들 위로 피어오르는 것은 달콤한 꽃내음이 아니다. 단내 서린 모내기 노랫가락이다. 각 지방마다 그 소리는 가지각색이지만, 노동의 고단함을 노래로 달래고자 하는 마음과 또 한해의 풍년을 염원하는 기원 섞음은 농사일에 까탈 하나 부릴 줄 모르는 그네들처럼 모두 고운 자락에 구수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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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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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산책] 따뜻한 봄날의 불청객 춘곤증 확- 날려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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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봄이면 물먹은 솜처럼 이유 없이 온 몸이 무겁고 나른해지면서 졸음이 밀려온다. 바로 ‘춘곤증’ 때문인데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람이 많다. 겨우내 움츠렸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봄철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피로증세로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엄격한 의미에서 질병은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2월 하순부터 4월 중순 사이에 흔히 나타나는 일종의 ‘계절병’이라 할 수 있다. 춘곤증이 심하고 오래가는 경우, 또 겨우내 잠복해 있던 다른 질병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특별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신체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것으로 다른 질병이나 환경에 대해 이길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습게 여기다가 간혹 더 큰 병을 부를 수 있다. 여기에서는 봄철의 불청객 춘곤증의 원인과 예방 치료에 대해 살펴보겠다.
춘곤증(春困症)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낮이 길어지고 기온이 올라가는 등의 계절적 변화에 생체 리듬이 즉각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봄이면 자연 활동량이 늘기에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한다. 그 중에서 특히 비타민 소모량은 겨울보다 3∼10배 증가한다. 즉 겨우내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생긴 영양상의 불균형이 춘곤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거르거나 인스턴트 식품으로 대신할 경우, 비타민C나 대뇌중추를 자극하는 티아민(비타민B1) 등이 결핍돼 춘곤증이 더욱 나빠진다.
그리고 밤보다 낮이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겨우내 긴장됐던 근육이 이완되고 자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도 춘곤증의 한 원인이다. 또한 봄은 취직, 입학, 인사이동 등 신상 변화가 많아 일의 양이나 내용, 휴식시간 등이 바뀌는 때이므로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 신체적, 혹은 정신적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된다.
춘곤증의 원인, 피로 스트레스
나른한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으로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졸음이 쏟아지거나, 식욕이 떨어지고 온 몸이 나른하며, 권태감으로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어깨가 뻐근하고 몸이 찌뿌듯하며 쉴 자리만 찾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드물게는 불면증과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손발 저림이나 현기증, 두통, 눈의 피로 등 무기력 증세로도 나타나고 항상 눕고 싶으며 잠은 쏟아지지만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저녁과 밤보다는 기온이 높은 아침과 낮에 피곤함을 더 느끼며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척 힘들어진다.
춘곤증은 겨우내 운동이 부족하고 과로로 피로가 누적된 사람일수록 심하다. 또 평소에 빈혈증상이 있거나 소화기가 약하고 추위를 잘 타는 사람, 아침잠이 많은 사람,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 외부 환경에 대한 신체 적응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이 시달린다.
한방으로 본 원인과 증상
한방에서 보는 춘곤증의 원인과 증상은 다음과 같다. 봄은 목(木)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때라 목기(木氣)에 해당하는 장기인 간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진다. 간의 기운(肝氣)이 활발해지면 토의 기운(土氣)에 속하는 비장과 위장의 기능을 억제하여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식욕이 떨어진다. 춘곤증이 심할 때는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는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을 피하고, 기운을 북돋워 주는 약재나 식품을 먹도록 해야 한다.
한의학에선 체질적으로는 소화기가 차고 약한 소음인(少陰人 : 소화기 계통이 약하고 생식기 계통이 강하며 내성적 사색적인 체질이다)이나 몸 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少陽人 : 소화기 계통이 강하고 생식기 계통이 약하며 감정적이고 끈기가 부족한 체질이다)들이 춘곤증을 많이 호소하며 외모상으로는 마르고 신경질적인 사람이 더 심하게 느낀다.
춘곤증은 3, 4월경 나타났다 사라지는 일시적이고 자연스런 생리현상이다. 그렇지만 그 증세가 심한 경우 알맞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춘곤증은 잠복해 있던 다른 질병과 더불어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에 피로감과 함께 다른 증상이 나타날 때는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병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6주 이상 계속 피곤한 경우나 과로 없는 상태에서 피로하고 휴식을 취해도 피로회복이 안 되는 경우, 또는 지장을 받을 정도로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에는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봄나물, 춘곤증 예방에 도움돼
춘곤증을 이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하게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다. 봄에 유독 졸음이 쏟아질 때 잠깐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 사무실이라 하더라도 졸릴 때 책상에 엎드려 5분 정도만 자도 오후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 다만 너무 길게 자는 것은 피해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 피로와 스트레스를 그날 그날 푸는 식으로 해결하고 비타민과 미네랄, 양질의 단백질을 고루 섭취하는 식생활도 중요하다.
피로를 줄이고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비타민 C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봄에 나는 대부분의 산채류는 소화를 도와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간에 쌓인 독소를 풀어내는 효능이 있어 피와 정신을 맑게 한다. 특히 쑥, 달래, 냉이, 돌미나리, 부추, 두릅 등 봄나물에는 입맛도 돋워주고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효과적이다. 각종 해조류에는 비타민, 미네랄 등 미량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므로 끼니때마다 다시마, 미역, 톳나물, 파래, 김 등 해조류를 곁들여 먹으면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에 과식을 하는 것은 춘곤증을 악화시키므로 매 끼니를 꼬박꼬박 찾아 먹고 가볍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낮에는 졸음을 쫓는 성분이 있는 단백질을 섭취하면 좋고, 밤에는 졸음을 부르는 성분이 있는 당분이 다량 함유된 곡류나 과일, 야채, 해조류 등을 섭취하는 것도 춘곤증을 이겨내는 식생활의 요령이다.
춘곤증엔 어떤 차(茶)가 좋을까
졸음을 쫓는 한방차로는 녹차가 대표적이다. 두통 해소는 물론이고 숙취 해소에도 좋다. 머리를 맑게 해주어 졸음을 쫓는 효과는 있지만 몸을 차게 할 수 있으므로 너무 많이 마시면 설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입맛을 자주 잃는 사람은 원기(元氣)를 돋우고 피로를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인 인삼차나 생강차가 좋다. 인삼은 감기 등으로 인한 열이나 몸에 허열(虛熱)이 있을 때는 쓰지 않으며 소음인에게 잘 맞는다. 인삼과 함께 대추를 함께 달여 마셔도 좋다. 인삼 2뿌리, 대추 10개에 물 5컵을 붓고 은근히 끓여 마시면 좋다. 수삼 2뿌리와 우유 한 컵을 믹서에 갈아먹어도 기운이 없고 몸이 늘어질 때 효과적이다. 흔히 감기 증상에 먹으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 생강차는 위를 보호하고 소화를 돕는다. 생강 15g에 물 500cc를 넣고 끓여 마시면 된다.
땀을 많이 흘리고 얼굴이 검은 편인 사람은 칡차를 마시면 피로 회복에 좋다. 칡뿌리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설사를 낫게 하며 갈증을 완화시켜 주는 효과 외에 이뇨작용을 돕기도 한다. 마른 칡뿌리 15g에 물 500cc를 넣고 중불에서 20분쯤 끓여 마시면 좋다. 봄의 기운을 갖고 있는 쑥차도 손발과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준다.
성격이 급하고 소변을 자주 보며 피로가 빨리 오는 사람은 구기자차가 적당하다.
입이 잘 마르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가 있는 사람은 오미자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오미자는 간의 수렴작용이 있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차가운 음료를 좋아하는 사람은 오미자 화채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오미자 1컵에 끓여 식힌 물 2컵을 부어 우려낸 후, 만 하루 정도 지나 오미자 양의 8배 정도의 물을 부어 희석시킨 뒤 차게 해서 마신다.
춘공증 해소에 좋은 냉·온욕법
냉온욕 또한 피로 회복과 숙면을 돕기에 춘곤증 해소에 좋다. 3∼5분 사우나를 하고 찬물에 1분 가량 들어가기를 5∼6회 정도 반복하는 냉·온욕은 온 몸을 산뜻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만 심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맞지 않으므로 대신 35∼37℃ 정도의 미지근한 욕조물에 정종을 1컵 정도 붓고 청주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춘곤증이 심하고 오래가는 경우, 또 겨우내 잠복해 있던 다른 질병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특별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신체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것으로 다른 질병이나 환경에 대해 이길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습게 여기다가 간혹 더 큰 병을 부를 수 있다. 田
글 김보균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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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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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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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이슈] 토지 6개월∼1년 전매 제한, 투기 원천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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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 안정위해 전국 44곳 투기지역 지정
정부는 최근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반 회의’에서 토지 거래 허가 요건을 크게 강화했다. 앞으로 농지는 구입한 지 6개월 안에, 임야는 1년 안에 되팔 수 없고, 일정 기간 토지 용도를 바꿀 수 없게 된다. 토지 매매를 가장한 불법 증여를 막기 위해 그 이유를 사전 점검하고 중장기적으로 증여도 허가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 밖에 합동 투기 단속반을 투입해 부동산 시장의 불법·탈법 행위를 집중 조사하고, 대규모 토지를 매입한 뒤 여러 사람에게 나눠 파는 ‘텔레마케팅’ 형태의 불법 중개 행위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도권과 충청권의 신행정수도 예상지역 등을 중심으로 꿈틀거리는 지가 상승을 차단하기 위해 ‘2·4 토지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수도권과 충청권의 신행정수도 예상지역·신도시 건설지역 등 개발 예정지를 중심으로 꿈틀거리는 토지 가격 상승을 차단, 토지시장 투기 열기를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내용은 토지 취득 후 6개월에서 1년 간 되파는 것을 금지,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세력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여 지가 상승을 안정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토지시장 동향
현재 토지시장은 신도시 및 신행정수도 건설 등 개발이 추진되는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가는 지역별로는 특별시·광역시 1.55%, 중소도시 1.53%, 군지역이 0.54%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2.11%의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은 뉴타운개발과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강동구가 2.97% 상승했고, 뉴타운 및 균형개발촉진지구 지정 등으로 동대문구가 2.59%, 마포구가 2.52% 상승했다.
중소도시지역은 판교신도시 대체투자와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성남시가 7.04%, 개발제한구역 해제·풍산지구 택지개발사업 등으로 하남시가 4.50% 상승했다. 용도지역별로는 개발사업 추진 및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녹지지역의 지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토지 투기차단 대책 주요 내용
최근 수도권·충청권 등 개발 예정지를 중심으로 지가가 강세를 보이고, 주택시장의 하향 안정세에 따른 부동자금의 토지시장 유입 등으로 투기 조짐이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서 네티즌 1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가 올해 가장 유망한 부동산상품으로 토지를 꼽은 바 있다. 주거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택지개발지역 확대와 그린벨트 해제, 농지전용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토지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이정우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장 겸 정책특보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가 시행되고 올 봄부터 통합부동산망이 완성되면 토지거래 등이 샅샅이 파악돼 투기현상의 예방이나 사후조치가 가능해진다”면서 “과거와 같은 토지 신화는 이제 결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거래 허가 요건 강화 내용
건교부는 우선 토지거래허가지역 내에서의 투기 차단을 위해 토지거래허가요건을 대폭 강화해 위장전입, 단기 전매, 장기 증여 등 탈법·편법적 허가제 회피 사례를 차단하기로 했다.
우선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취득한 후, 곧바로 되파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일정기간(농지 6개월·임야 1년 등) 전매를 금지하고 이용 목적도 변경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토지 매매를 가장한 불법 증여 차단을 위해 토지 관련 증여에 대한 사전 검증을 강화하고, 위장전입 후 토지 취득을 방지하기 위해 토지 매매 시 주택매매나 전세계약서로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한편 신행정수도 예상지역과 신도시지역 등 지가 급등지역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고, 양도세를 실가과세해 과세 부담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가 급등을 보인 서울 종로구와 중구 등 24곳, 성남시 수정구와 분당구 등 경기도 14곳, 아산시와 연기군 등 충남 4곳, 충북 청원군, 부산 기장군 등 총 44곳이 투기지역 지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규모 토지를 매입한 후 다수인에게 분할 판매하는 기획부동산형태의 텔레마케팅 등 불법중개행위와 관련 ‘불법부동산중개단속지침’을 개정, 전국 시군구에 설치된 ‘부동산중개불법신고센터’를 통해 불법 통신거래 등 신종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불법중개행위 적발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할 계획이다.
토지 규제는 풀고, 땅 투기는 잡고
건교부는 국토를 다핵구조로 나누어 권역별로 특성화하기 위해 ‘제4차 국토종합계획’을 전면 수정 새로운 청사진을 만들기로 했다. 또한 토지거래허가기준을 강화하고 수도권과 충청권 투기혐의자 7만487명을 국세청에 세무조사 등을 의뢰해 토지로 밀려드는 투기를 차단키로 했다. 건교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04년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국토의 권역별 특화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해 고속철도나 고속도로 변을 따라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클러스트는 미국 실리콘밸리(IT), 이태리 브렌타(신발) 등과 같이 생산·연구·기업지원시설(금융·마케팅, 컨설팅)들이 한데 모여있는 산업단지를 말한다.
수도권에 대해서는 ‘선계획-후해제’ 원칙에 따라 기존 3대 권역(성장관리, 과밀억제, 자연보전)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성장관리 축을 설정하기로 했다. 또 현재 500㎞ 수준인 수도권 광역전철망을 영국 런던권(2125㎞), 일본 동경권(3128㎞) 등과 같이 2020년까지 방사순환형으로 1500㎞까지 확대해 교통난을 완화하기로 했다.
토지규제 개혁에도 착수한다. 공장용지와 택지 등과 같이 생산적 용도로 쓸 수 있는 토지를 오는 2020년까지 현행 국토의 5.8%에서 10%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더불어 112개 법률, 208개 용도지역·지구를 통폐합하고, 토지개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는 등 법도 개정키로 했다.
반면 토지개혁 등으로 인한 땅 투기 차단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수도권 및 충청권 13개 지역 투기혐의자 7만487명을 국세청에 세무조사 등을 의뢰하기로 했다. 더불어 2월 4일 발표한 투기지역 지정확대, 토지거래허가기준 강화, 투기혐의자 색출을 강화하는 한편 개발부담금 재부과 및 종합부동산세의 조기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田
■ 글·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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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