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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전원생활 후 제대로 지은 양평 45평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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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으로 본격 이주에 앞서 양평 양수리 낚시터 부근에서 2년간 세를 얻어 시골생활을 체험한 장복동·박인자 부부. 전원에서 맞이한 첫날 아침, 짹짹거리는 새소리에 잠에서 깼던 기분 좋은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조립식 패널 주택이라 여름엔 더위에, 겨울엔 추위에 고생했던 기억에 제대로 된 전원주택을 짓고자 했다. 이들 부부가 그간의 체험을 거울삼아 편안하고 아름답게 지은 스틸하우스를 찾았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서종면 문호리
·부 지 면 적 : 200평
·연 면 적 : 45평(1층 34평, 2층 11평)
·건 축 형 태 : 복층 스틸하우스(경량 철골조)
·외벽마감재 : 시멘트 하디사이딩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천 장 재 : 루바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보 조 난 방 : 노출형 벽난로
·식 수 공 급 : 상수도, 지하수(30m)
·정 화 조 : 하수 종말 처리장 유입
·시 공 기 간 : 2006년 3월 ∼ 4월
설 계 : 토우건축사사무소 031-774-0545
시 공 : 파송하우징 건설 031-774-1632, 011-738-1698 www.pasong.com 전원주택 따라잡기 http://cafe.daum.net/mycountrylove
서울 토박이인 남편 장복동(61) 씨는 아들딸을 분가시키고 나니 그동안 앞만 보고 살아왔구나 싶어 전원에서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했다. 반면 시골에서 나고 자란 아내 박인자(57) 씨는 전원생활을 썩 달가워하지 않았다. 장 씨는 서울에서 접근이 용이한 북한강변을 입지立地로 정하고 시골생활에 진력난 아내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장 씨는 2002년 어느 날 아내에게 ‘바람이나 쐬러가자’며 함께 길을 나섰다. 장 씨는 양수리에서 가평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하던 중 양수리 낚시터를 발견하고는 낚싯대를 펼쳐 수면에 드리웠다. 그런데 찌놀림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시선은 낚시터 인근에 자리한 한 집에만 고정했다. 박 씨는 남편이 그토록 갈망하는 전원생활의 꿈을 외면할 수 없어 저 집이면 경험삼아 시골생활을 할 만하다 싶어 2년간 전세를 살기로 했다. 박 씨는 당시의 일을 떠올리면서 성급하긴 했어도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이 집을 꼼꼼하게 지을 수 있었다고.
“나는 시골생활이 어떤지 익히 아는 터라 탐탁지 않았지만 남편이 워낙 좋아해서 경험삼아 살아보자고 했어요. 이사 첫날 아침에 새소리가 반갑게 지저귀는데 가슴이 찌릿찌릿하더라고요.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은 또 어떠했고요. 남편에게 이곳으로 오길 잘했다고 했지요.”
그렇게 이들 부부는 서울 집을 세 놓고 양수리에서 출퇴근하며 전원생활을 체험하기 시작했다. 며느리가 선물로 준 강아지 ‘두리’와 함께 자연에 묻혀 지내면서…….
하나님이 예비해 주신 땅으로
문제는 세 살던 집이 조립식 패널이라는 데에 있었다. 제대로 지은 집이 아니기에 여름엔 무더웠으며 겨울엔 너무 추워서 수도가 두 번씩이나 얼어서 터졌다. 박인자 씨는 2년간의 짧고 굵은 체험을 마치고 서울로 되돌아왔기에 남편이 전원생활을 포기할 줄 알았다고.
“더위와 추위에 시달렸으면서도 남편은 TV에서 시골 관련 프로그램만 나오면 눈을 떼질 못했어요. 그렇게까지 시골생활을 좋아했기에 더 이상 말릴 도리가 없었죠. 결국 일단 부지부터 마련해 제대로 된 집을 짓고 서로 왔다갔다하기로 합의를 봤지요.”
2005년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예배 전, 이들 부부는 양평으로 드라이브를 나갔다. 서울 아파트로 U턴하면서 ‘두리’를 맡긴 집도 먼발치에서 보고 이곳저곳을 다니다 전에 살면서 안면을 트고 지낸 부동산중개업자와 마주쳤다. 그에게 본격적인 전원생활을 위해서 부지를 구한다고 하자, 도통 믿지 않았다고. 그도 그럴 것이 말만 꺼내고 실제로 오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장복동 씨가 끈질기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자, 그제야 자신이 소유한 땅 200평을 사라고 권했다. 이들 부부는 농사지을 것도 아니고 집터와 정원 부지면 족했기에 그 길로 땅을 보러 나섰다.
“땅을 본 순간 마음에 와 닿는 느낌이 좋아 그 자리에서 계약금을 치렀죠. 부지가 남향받이인 데다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분위기가 고즈넉한 게 그만이었어요. 도로는 물론 정화조, 상·하수도, 전기까지 갖춰져 있어 집만 지으면 됐기에 더 이상 따져볼 것도 없었죠. 하나님이 우리에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준비, 시공, 조경 : 2, 2, 2 작전
이들 부부는 생각지 않게 부지를 마련하고는 어떤 집을 지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장복동 씨는 업무상 건축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지만 개인적으로 부탁하기 싫었기에 현지에서 설계·시공업체를 찾았다.
“현지 사정에 밝은 사람이 낫겠다 싶어 군청 앞 토우건축사사무소에 설계를 맡기고 전원주택 관련 책자를 탐독했어요. 목조주택과 목구조 황토집을 저울질하던 중 스틸하우스를 알게 됐지요. 구조가 목조주택과 별반 차이가 없으면서 관리가 쉽고 외국에서는 지진이나 허리케인에도 살아남은 공법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스틸하우스를 선택했지요.”
시공은 파송하우징 건설(대표 최형석)에 맡겼는데 그곳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를 보면서 마음이 이끌렸다고. 기초부터 마감까지 스틸하우스 시공 전 과정을 사진과 함께 글로 소개해 이해하기 쉬웠음은 물론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기도로 시작한 첫 상담 때는 마음이 통한 데다 기존에 시공한 청석원과 수입리 주택 등을 방문해 건축주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믿음이 강해져 시공을 맡겼다. 매사를 꼼꼼히 체크하는 장 씨는 산재보험가입은 물론 기초, 골조, 준공 때 감리를 하자고 다짐을 받은 뒤 계약서를 작성했다.
2006년 1∼2월엔 사전 준비를, 3∼4월엔 건축을 그리고 5∼6월엔 조경에만 매달려 두 달 단위로 끊어 작업을 마무리했다. 장 씨는 아내를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먼저 2년간의 전원생활 경험에서 터득한 것들을 보완했다고.
“무엇보다 겨울엔 춥지 않고 여름엔 덥지 않게 지어 달라고 했지요.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에 내·외관은 심플하게 하고 몰딩도 최소로 하고 가급적 국산 자재만 사용할 것도요.”
이 집은 둘만 살 집이기에 1층 위주로 생활하도록 하고 2층에는 손자손녀가 놀러왔을 때를 위해 방과 덱을 만들었다. 현관문으로 들어서면 부엌을 가리는 벽과 맞닥뜨리는데 시선이 닿는 곳에 선반을 만들었다. 입구에서 모든 동선이 분리되는데 우측으로는 안방과 손님방 그리고 계단을 배치하고 입구 뒤편에는 부엌 겸 식당을, 좌측에는 거실을 각각 배치했다. 부엌이 중심이 되는 코어형으로 거실 쪽 맞닿은 곳엔 파리 개선문 모양의 몰딩을, 입구 쪽에는 아치형 몰딩을 해 공간을 시원하게 분리했다. 부엌에만 포인트를 준 것 외에는 은은하게 몰딩을 해 심플한 분위기로 통일했다. 벽지 또한 화이트 계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지붕 물매를 10:4로 잡았다가 주로 1층에서 생활하는 점을 감안해 10:7로 바꾸어 경사도를 높이고 층고를 4미터로 잡아 거실을 웅장하면서도 안락하게 연출했다. 남향이지만 각기 다른 각도에서 경치를 감상하도록 8각 모양으로 거실을 내 앉은 곳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건축주와 시공사 간 믿음으로 지은 집
파송하우징 건설에서는 공사 전 과정을 카페에 매일 올려 이들 부부에게 믿음을 주었다. 아들딸 내외도 현장에 가지 않고 집 짓는 전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두 부부는 합창하듯이 정자 얘기를 꺼냈다.
“계약서를 쓸 때 정자는 얼마나 하는지 물어 보았는데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아 집만 짓기로 했죠. 공사가 끝날 즈음에 가보니 정자가 들어서 있는 게 아니겠어요. 감동해서 아무 말도 못했어요.”
파송하우징 건설의 최형석 대표는 건축주 부부의 성의에 보답하고자 정자를 선물했다고.
“그동안 많은 집을 지었지만 밥을 가장 많이 사 준 건축주예요. 계약서를 쓸 때는 볼펜을 꺼내 사인하자 은장 만년필을 선물해 깜짝 놀랐고요. 중도금이나 잔금 날짜를 하루도 어긴 적이 없어요. 이 집을 지으면서 내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꼈으니까요. 그 답례로 건축주 부부가 갖고 싶어하던 정자를 선물한 거예요.”
건축주 부부는 손자손녀에게 벼가 어떻게 생겼는지, 들이며 산에 널린 풀들의 이름은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싶었고, ‘두리’도 다시 데려오고 싶었다고.
“처음엔 따로 살자고 했는데 남편이 혼자 있다 보니 살도 빠지고 제대로 못 먹어 걱정이 되더라고요. 나이 들고 보니 부부가 서로 위해주면서 함께 살아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남편 몰래 짐 싸들고 왔죠. 와서 보니 텃밭을 일구고 정원에다 꽃까지 다 심어 놓았더군요.”
정자 앞 연못에는 아담하게 분수도 만들고, 정원에는 손자손녀를 위한 포도, 앵두, 매실, 복숭아, 모과, 대추, 살구, 자두 등의 유실수를 심어 놓았다. 손수 만든 닭장에다 앞으로 닭을 어떻게 키울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 이들 부부를 보면서 전원으로 가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을 엿보았다.田
글·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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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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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하나 되는 즐거움 포천 47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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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와 맞붙은 230평 대지 위에 경량 목구조로 지은 47평 주택 한 채가 보기 좋게 앉혀져 있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집이라 찾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경기도 포천군 군내면 구읍리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정석현·이윤심 부부의 주택은 마을에서는 화젯거리다. 희망이 없는 촌에서는 더 이상 살기 싫다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판에, 젊은 부부가 금년 5월 이주해 왔기에 주민들의 관심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포천군 군내면 구읍리
·부 지 면 적 : 230평
·연 면 적 : 47평
·건 축 형 태 : 경량 목구조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 베벨사이딩 + 드라이비트
·내벽마감재 : 드라이 월
·천 장 재 : 루바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미국산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건 축 비 용 : 평당 300만 원
설계·시공 : 파인그로브 02-521-4366 www.ipinegrove.com
정석현(38)·이윤심(37) 부부의 집에 들어선 순간 새내기 전원생활자답지 않게 ‘무르익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실 곳곳에 놓인 운치를 더하는 화분에서, 복도에 걸어 놓은 나무덩굴에서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읽을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경기도 광주 퇴촌의 조적집에서 3년간 생활하다가 금년 5월 이곳으로 이주해 왔다고.
안팎에서 묻어나는 ‘전원짬밥’
거실 입구에는 눈높이에 맞춰 초록의 덩굴이 길을 안내하고 덩굴이 내려앉은 자리에는 갖가지 화분과 꽃 장식이 눈요기를 더한다. 이 모두가 이윤심 씨의 작품이다.
전문가 솜씨 못지 않다는 말에, 그는 평소 꽃가꾸기를 좋아해 소일거리 삼아 만든 것들을 모아 놓은 것뿐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러면서 이게 다 퇴촌에서 3년간의 생활을 통한 ‘전원짬밥’의 산물이라고.
“우리 아이가 아토피를 너무 심하게 앓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퇴촌에다 전원생활을 꾸렸어요. 아이 때문에 전원행을 택했지만 나는 시골에서 자랐기에 환경 변화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없었어요. 그곳에서 텃밭과 정원을 가꾸는 재미에 빠져 지내면서 자연스레 꽃꽂이에도 관심을 가졌던 거예요.”
반면 정석현 씨는 달랐다. 퇴촌에서 경운기를 난생 처음 타봤다는 그는 퇴비 냄새가 고약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다. 그 역시 ‘전원짬밥’을 먹어서일까. 자리를 비운 남편을 대신해 이윤심 씨가 말했다.
“녹색에 적응하다 보니 심신이 편안해졌다고 하더라고요. 몇 년째 전원생활을 하다 보니 지금은 서울 직장과 포천 집을 오가는 데도 힘든 줄 몰라하더군요. 흙이며 풀이며 자신을 둘러싼 자연 환경이 정서적으로도 참 좋았나 봐요.”
전원생활은 아이도 몰라보게 달라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속을 태우던 아토피도 점점 나아져 갔고 시골생활도 곧잘 해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포천의 학교는 한 학년에 한 학급밖에 없지만 아이도 부부도 서울보다 전원생활을 더 좋아한다. 지천으로 ‘자연’이라는 장난감이 있고 놀이터가 있다. 굳이 체험학습을 따로 갈 필요가 없다. 인성교육은 물론이다. 부부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크다.
집과 자연의 하나됨을 위하여
집은 남향받이 터에 시원스레 펼쳐진 초록의 논을 뒤로하고 나지막한 산이 마주하게 앉혔다.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을 얹은 지붕이 운치를 자아내고 흰색과 나무색이 어우러진 외관은 더할 나위 없는 목가풍의 전원주택을 연출한다. 시멘트 사이딩 중간 중간에 사용한 베벨 사이딩이 외관의 단조로움을 보완하고, 거실 전면창 주위엔 단열과 방음에 탁월한 적삼목으로 시공했다.
나무 대문에서 현관에 이르는 길에는 드나듦을 자유롭게 하고자 자갈을 깔고 그 왼쪽으로 텃밭과 정원을 배치했다. 집 오른편에는 주차장과 임시 창고용으로 자그마한 별채를 마련했다.
현관문과 마주하는 거실 쪽에 나무로 담을 둘러 독립성을 보장한 것이 이채롭다. 개방형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한 쪽을 막은 이유는 ‘아이 컴퓨터를 거실로 내오면서 조금이라도 덜 방해받기 위해서’라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좁아 보이는 거실은 높은 전면창을 내 보완했다.
전면창은 확 트인 시야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뒤로 펼쳐진 논과 숲을 있는 그대로 끌어들임으로써 집과 자연의 하나됨을 강조한다. 자연과 집 사이에 ‘-’자형 덱을 둬 또한 가족이 ‘하나됨’을 맘껏 즐기도록 했다. 2층 거실에 후방을 바라보도록 넓은 창을 낸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내벽은 열과 습기에 강해 미국에서 목조주택 내장재로 널리 쓰이는 드라이 월로 마감, 모서리와 개구부의 곡선미를 그대로 살렸다.
집을 설계할 때부터 항상 ‘자기 집’이라고 표현하는 현장소장이 있었기에 모든 것을 믿고 맡겼다는 부부. 이들의 표현 그대로 ‘집에 대한 의욕과 애착이 정말 강한 분’이어서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고. 애착은 그대로 드러나 간단한 보수일지라도 먼 길 마다 않고 달려온다니 마냥 고마울 수밖에.
어느덧 나는 목조 예찬론자
“퇴촌에 살 때 주민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집을 짓다 자주 다퉜다는 소리를 많이 접했어요. 그래서 우리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감사할 따름이에요. 정말 자기 집처럼 지어 줬어요. 집을 잘 지어 줘서 감사하고, 지금까지 잘 돌봐 줘서 감사하고….”
이 마을 역시 기울어져 가는 여느 농촌 모습과 다름이 없다. 보기 좋은 집들은 고사하고 을씨년스런 마을 풍경이 하늘 위로 펼쳐진 장마 구름과 제격이니 말이다. 그러던 이곳에 금년 5월 모습을 드러낸 이들 부부의 주택은 단연 화젯거리였다.
“집에 있으면 갑자기 한 어른이 불쑥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거예요. 처음에는 얼마나 놀랐던지. 이제는 같이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는데 그게 다 관심이고 애정이더라고요. 다들 떠나는 마당에 젊은 외지인이 들어오니 얼마나 반가웠겠어요.”
이곳으로 옮겨온 지 2달째, 이윤심 씨는 어느덧 목조주택 예찬론자가 되어 있었다. 새집증후군도 전혀 없고 입주할 때 오래 전부터 살던 집처럼 포근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분위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갈수록 더욱 집에 애착이 간다는 이윤심 씨. 전원주택을 짓고자 하는 이들에게 목조주택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면서 4년 차 선배로서 전원생활에 대한 훈수도 잊지 않았다.
“텃밭과 정원 가꾸는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 전원생활이 풀 뽑는 전쟁이 될 수 있어요. 즐기면 좋은데 일이 되어 버리면 정말 힘들거든요. 자연은 하늘이 준 선물이라 생각하면 그 자체로 즐거움이 될 겁니다.”田
글 홍정기 기자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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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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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한 '秦登山房' 思美人曲 횡성 60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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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빵으로 유명한 강원도 횡성군 안흥마을에 터를 잡은 우백尤白 차길선(55)·곽인숙(53) 부부. 우백은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아온 아내를 위해 산수山水 좋은 터를 찾던 차에 2002년 선배 집에 들렀다가 이 터를 소개 받았다. 이곳 산골짜기에는 2년간 류머티즘으로 일어서지도 못하다 걷게 된 이가 있어 희망적이라고 보았다. 목구조 전원주택과 구들을 놓은 황토 찜질방을 짓고 텃밭에서 무농약 채소를 키우는 우백에게서 지극한 아내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우백이 마음을 다스리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지구리 상터
·부 지 면 적 : 1500평
·대 지 면 적 : 200평
·연 면 적 : 60평(1층 30평, 2층 30평)
·건 축 형 태 : 경량목구조(내·외벽 2″×6″)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베벨 사이딩
·내벽마감재 : 홍송 루바, 천연벽지
·천 장 재 : 홍송 루바, 천연벽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미국산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1층-심야전기보일러, 2층-전기 온돌식 패널
·식 수 공 급 : 지하수(250m)
·시 공 기 간 : 2005년 9월 ∼ 12월
설계·시공 : 필하우징 033-762-8733, 017-375-8833 www.feelhousing.co.kr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새말I.C를 나와 42번 국도를 타고 10여 분 달리면 찐빵으로 유명한 안흥이다. 그곳에서 둔내 방향 411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2킬로미터 남짓 더 들어선 지구2리(상터) 우측 산 중턱에 복층 목조주택이 나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얼마나 즐거운가. - 논어
집으로 난 언덕길 초입, 돌에 새겨진 글이 방문객의 발걸음을 반갑게 맞는다. 마당에 다다르자 ‘ 登山房진등산방’이라 새긴 돌이 마음을 가다듬게 한다. 남서향으로 주택이 자리를 잡고, 그 맞은편 서향으로 주택과 정원을 바라보는 오두막이 놓여 있다. 집 우측에는 남한강 상류인 주천강酒泉江과 마을을 가로지르는 계곡물이 하나되어 흐르고, 뒤에는 진등산 登山이 있으니 가히 배산임수 지형이다. 여기에 전면으로 멀리 치악산 비로봉이 바라보이기까지 한다.
자연이 명의名醫다
우백은 5년 전부터 관절 류머티즘을 앓아 온 아내를 위해 명의란 명의는 다 찾아다녀 봤지만 차도가 없었다며 말문을 흐린다. 그간의 행적은 눈가에 잡힌 주름의 깊이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2002년 선배 집을 방문했다가, 이곳에서 관절염으로 걷지도 못했던 이가 2년간 살았는데 지금은 걷는다는 얘기를 접하고 전원행을 택했다. 아내의 류머티즘을 치료할 최후의 선택, 자연만한 명의도 없다 생각하고 아내를 설득했다.
일이 잘 풀리려고 그랬는지 안흥 청정수역에다 부지도 쉽게 마련했다. 원래는 감나무를 좋아해 충북 괴산을 염두에 두고 몇 차례 답사까지 했으나 생각보다 땅값이 비싸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임자를 알아본 이 땅이 그의 마음을 빼앗았다. 그렇게 구입한 1500평 땅에다 휴일과 방학을 이용해 틈틈이 행정 절차에서 토목공사, 지하수 관정, 전기시설 그리고 조경까지 사전 작업을 마쳤다. 그리고 몇몇 주민들과 자주 만나 술잔을 나누고 농사철에는 일손을 도우면서 친분을 쌓았다.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사는 삶
기본 준비를 마친 후 시공사를 찾던 중 필하우징(대표 김영필)에서 지은 주택이 마음에 들어 계약을 했다고.
“집도 잘 짓고 건축주들도 흡족해 했으며 김영필 사장도 듬직해 보였지요. 종이에 기본 설계안을 그려주자, 우리의 의중을 하나하나 챙겨가며 멋진 설계도면을 뽑더라고요.”
편안한 보금자리와 더불어 친구를 위한 쉼터도 만들고 싶었다는 우백. 그래서 2층에 친구들이 묵어가도록 펜션처럼 두 개의 방을 별도로 냈다. 1층은 생활 공간으로, 2층은 서예에 심취한 자신을 위해 서재로 꾸미고 그 위에는 손주가 생기면 한시漢詩를 읽어줄 다락을 만들었다. 더불어 필하우징에서는 게스트-룸 중 넓은 방에도 가족이 함께 왔을 때를 위해 다락을 만들었다. 집 앞쪽엔 아내를 위해 구들을 놓은 황토 찜질방을 그리고 그 뒤엔 컨테이너를 놓아 우백의 작업실로 꾸몄다.
공사는 2005년 9월 시작했는데 그 과정을 지켜보며 쉴 곳이 필요하다 싶어 10월엔 인천에서 원두막을 갖다 놓았다. 김 대표에게 ‘자네가 살 집이라 생각하고 지어주게’라고 부탁했다는 우백. 누구든 자신을 위한 일에는 최선을 다하므로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지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김 대표는 그 말에 부담감을 느꼈지만 자신이 살 집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김 대표는 집을 지은 후 우백에게 사훈社訓을 부탁하자,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삶’이라고 써주었다. 집에 이름이 필요하다 싶어 뒷산의 이름을 따 ‘진등산방’이라 지었다. 이젠 집도 지었으니 복날엔 마당에 걸어 놓은 가마솥에 닭을 몇 마리 삶아 주민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한 번뿐인 인생, 즐거운 마음으로
어린 시절에 농사를 지어보아서인지 전혀 어려울 게 없다는 우백. 그는 정원 옆에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아내를 위해 반찬거리로 무농약 가지, 쑥갓, 상추, 파프리카, 피망, 고추, 더덕, 청경채, 곰치 등을 재배 중이다. 제초제도 안 쓰기에 아침만 되면 한바탕 풀과의 전쟁을 벌인다며 털털한 웃음을 내뱉는다.
“시골에서는 땅을 놀리면 욕먹어요. 멀쩡한 땅 놔두고 아무것도 안 하면 벌받지. 지금은 풀과의 전쟁 중인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요. 풀에게 지면 시골에서 살 자격이 없으니 떠나야지….”
해와 함께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마무리를 짓는다는 우백은 한때 교직에서 근무했던 흔적은 찾기 힘들 정도로 농사꾼이 다 되어 있었다. 전원에서는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에 하루종일 바쁘게 지내다 보니 몸도 마음도 도시보다 더 건강해졌다고.
4킬로미터의 계곡을 따라 20가구가 사는 지구2리(상터)는 해발 500미터의 고지대라 특용작물인 고랭지 채소 파프리카를 재배해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매해 5월이면 안흥찐빵축제도 열리고 횡성군청에서 전원경관마을로 지정한 네 곳 중 하나다.
“子曰 弟子入卽孝 出卽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卽以學文”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젊은이들이여 들어가서는 효성스럽게 하고, 나와서는 다정하게 하라. 말은 삼가되 믿음 있는 말만 하라. 많은 사람을 널리 사랑하되 어진 자를 가까이 하라. 이 모든 것을 실천하고 남음이 있으면 곧 문자를 배워라.
- 논어 學而 第一
전원생활을 하면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묻자 논어를 인용하며 이제는 서예에 심취하고 싶다고 밝히는 우백. ‘먹은 마음을 갈고 글 쓰는 것은 인격을 쓰는 것이다’라며 서예에 대한 마음가짐을 이야기하는 그는 이미 1992년 대한민국대전 서예 부문에서 전각으로 입선한 이력을 비롯해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및 인천서예가협회에서 활동 중이다.田
글·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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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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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글밭을 일구며(4)] 황토집에 찾아든 여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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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사흘 비가 내린다. 겹겹이 에워싼 산들이 푸르게 푸르게 키가 큰다. 줄기차게 산을 밟아 온 비가 우리 집 감나무에서 연주회를 가진다. 경쾌하고 감미롭게, 웅장하고 부드럽게, 끊어질듯 이어지고, 멀어지다 다가오는 음률의 질서. 무성한 감나무 잎이 튕겨 올리는 수천 수만의 선율이 참으로 장중하다. 불어난 집 안의 도랑물이 배경음이 되는 화음에 사흘 연주회가 지루하지 않다. 수많은 병정들의 행군이 스쳐 가고, 비단자락을 끌며 무희들의 사뿐거림이 뒤를 따르는 화려한 잔치다.오직 한 사람 관객인 나는 어깨가 드러난 노란 원피스를 꺼내 입고 분홍 꽃무늬 양산을 들었다. 맨발에 닿는 마당의 흙과 풀잎의 맛이 참으로 싱싱하다. 마당 가운데 양산을 내려놓고 나도 맨발의 무희가 된다. 땅을 딛고 비를 맞으며 원시를 흉내 내는 몸짓이다. 비를 머금은 화단의 꽃들이 둘레 바윗돌들이 자지러지게 웃는다. 백일홍 금잔화 봉숭아 채송화… 요란스런 웃음소리에 우리 황토집도 덩달아 싱글벙글이다.소리는 세상을 깨운다. 아가의 울음소리가 집 안을 깨우고, 새들의 지저귐이 아침을 깨우며, 골짜기를 달려온 새벽의 물소리가 사람의 정신을 깨운다. 그렇게 장맛비는 여름을 깨우고 우리 집을 깨우며 나를 깨운다.감나무 잎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이리도 우렁차다는 것을 산골에서 느낀다. 고요 속에 퍼져나는 빗소리가 다시 고요가 되는 무음無音. 여름을 깨우는 소리다. 그랬구나. 그래서 옛 선비들은 애써 연못을 만들어 연을 심었구나!소리를 누리고, 빛을 누리고… 아는 것만큼 세상이 보인다면 아는 것만큼 누릴 수 있는 일. 보지 않아도 보이는, 들리지 않아도 들리는 비 내리는 산골의 여름. 오늘 내 몸짓도 나를 지켜주는 우리 집을 위한 선율이 된다.더욱 젊다.장마가 물러난 여름은 숨막히게 젊다. 무성하게 짙푸른 고요 속에 풋감이 떨어진다. 우리 집 지붕 위로 풋감 떨어지는 소리는 야무지게 명징하다. '쿵!'이었다가 '탁!'이었다가 '톡!'이었다가 '토르르륵!'이다. 지붕을 굴러 내린 풋감은 물받이 양철에 닿아 소스라치는데, '퉁!'으로 거세게 튕겨 오른 것들은 다시 '툭!'이 되어 지표를 울린다. 풋감 떨어지는 소리에 나는 매번 놀란다. 고요하기 그지없는 이 산골에 무슨 침입자인가 싶어 흠칫 신경이 곤두서는 놀라움이다. 밤이면 벌떡 일어나 앉아 주위 동정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공포의 굉음이다. 어찌 나만 놀랄까. 뜰에 나서면 감잎을 파르르 떨게 한 어둠의 경련이 피부에 닿는다. 어둠만이 아니다. 땅 속 깊이 전해지는 울림이 전율로 번진다. 어둠도 놀라고, 땅도 놀라고, 어둠 속의 우리 집 도랑물도 소스라치게 놀라 달아나는, 풋감 떨어지는 소리에 산골 예전리 여름밤은 어찌나 소란한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아침이 되어도 이어지는 소리. 쿵! 탁! 토르르르륵! 아랫집 할머니의 슬레이트 지붕 위에도 골목길에도 쉴새없이 풋감이 떨어진다."꽃피워 열매를 맺었으면 결실을 거둬야지 풋감은 왜 자꾸 떨어지노?"빗자루를 들고 안타까이 감나무를 올려다본다."떨어져야제. 아직도 더 떨어져야제. 달린 대로 다 붙어 있으면 하나도 쓸모가 없다."내 염려와는 달리 마을 할머니의 표정은 느긋하다. 그렇구나. 사람의 손이 가지 않아도 제 갈 길을 헤아려 돌아갈 줄 아는 풋감의 지혜가 놀랍다. 남아 있는 것들을 위한 희생의 용기가 그토록 지표를 울리며 장중했구나 싶다.풋감 떨어지는 소리를 깨우치고 나니 지붕 위에 떨어지던 우리 집 풋감이 내 가슴을 때린다.'사랑아, 나는 너를 위해 툭 툭 나를 던져 본 적 없었구나. 없었구나.'田글 장문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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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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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에세이-일곱번째 이야기] D.I.Y로 인생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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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급변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의 주거 형태와 사회 환경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다. 주거 형태는 역사 이래로 단독주택이 주류를 이루다가 아파트생활로 대변혁이 일어났고, 사회 환경은 농경에서 산업시대로 급변했다. 이와 같은 주거 형태와 사회 환경 변화는 우리의 생활 패턴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스스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동안 웬만한 것은 자급자족하며 살았다. 텃밭을 가꾸거나 된장과 고추장 등을 직접 만들어 먹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집 안의 어지간한 대소사 또한 온 가족이 힘을 합하여 해결했다. 그러나 아파트라는 협소하고 마당이 없는 공간에 살면서부터 된장 담그기는 물론 텃밭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아파트라는 곳에서의 생활은 자연스럽게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 게다가 요즘 사람들은 직장과 각자의 일에 매달려 한가로이 그런 일을 할 시간조차 없다. 그래서 D.I.Y. 즉 스스로 직접 만들 수 있는 제품까지 등장하고 있다.DO IT YOURSELF!아무리 아파트가 그렇고 세태가 바뀌었다지만 그게 어디 사람 사는 것인가!자신의 일은 당연히 자신이 해야 하고 또 가족의 건강과 삶의 즐거움을 위해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일을 남에게 특히 전문가에 맡기면, 편하기도 하려니와 잘 만들어 주기도 한다. 또 상치나 된장 등이 몇 푼이나 한다고… 그런 것을 직접 할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건강이나 다른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그러나 내가 직접 하면 좋은 점이 많다. 우선 돈을 절약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다. 꼭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 직접 하지야 않겠지만 그래도 요즘처럼 인건비가 비싼 세상에는 그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불량식품이 횡행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또 D.I.Y.를 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좋다. 남에게 맡기면 순전히 제멋대로다. 도대체 '임기응변'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일을 하다 보면 이리저리 모양을 살펴가며 고치기도 하고 궁리해야 할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자신만의 생각과 아집(?) 탓인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 싫어한다. 차라리 내 눈높이에 맞춰 내 생각대로 만드는 것이 편하고 좋다.D.I.Y.의 즐거움과 가족의 화합그러나 이런 것보다 D.I.Y.를 하는 더 크고, 중요한 이유가 있다. 뭐니뭐니 해도 'D.I.Y.를 하는 즐거움-낙樂과 가족의 화합'이다.통나무를 자르는 유별난 취미를 가진 부시 대통령처럼 각자 자신이 즐겨할 만한 일이 있다. 음식이나 옷을 만들기, 집을 꾸미거나 간단한 가구 만들기, 텃밭이나 꽃밭·정원 가꾸기 등은 세상의 어느 즐거움보다 크다.D.I.Y.를 하면 때로는 시간이 더 걸리고 약간은 어설플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손으로 하나하나 이루어 가는 일이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바쁜 일상 중에 시간을 내어 '무엇을 만들 것인가'하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어릴 적 소풍가기 전날 잠이 잘 오지 않을 때처럼 어서 일할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게 된다.온 가족이 함께 모여 집에서 쓸 물건을 만들거나 꽃밭 등을 가꾸는 일은 가족 화합을 위해서도 좋다. 가족끼리 서로 도우며 함께 하는 일은, 가족 간의 정이 메말라 가는 삭막한 아파트생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가족이 함께 목재를 나르고 삽질과 망치질 등을 하다 보면 평소와 다른 가족애를 느끼게 된다. 함께 일하다 보면 서로 땀 흘리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 힘든 일을 서로 하겠다며 챙기고 아껴주는 마음은 평소의 딱딱한 대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렇게 직접 만든 정자나 정원에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텃밭에서 가꾼 고추와 상추를 곁들여 음식을 먹는 일은 그 어떠한 즐거움이나 행복과 비교할 수 없다. 또 몸소 부대끼고 움직이는 일은 건강에도 좋다. 가족과 함께 즐거움으로 하는 작업(?)은 노동이 아닌 운동이요, 건전한 가족의 화합 시간이다.닭장, 개집, 정자 등 만들기어렸을 때 닭장, 토끼장 등을 만들던 추억을 되살려 닭장을 만들었다.어느 해인가 닭장을 짓고 싶어 마음은 급한데 속히 봄이 오지 않았던 때와 언 땅이 녹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는 목재나 철망, 못 등 자재가 풍부하지도 못했고, 톱이나 망치 등 연장도 변변치 않았다. 그런 닭장을 아들과 함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만들어 보았다. 닭장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자재비는 불과 몇 만 원에 불과하니 어린 시절의 용돈에 비하면 너무나 여유롭고 풍족하다.또 금년 봄에는 진돗개네 집도 다시 만들었다. 처음 입주하면서 급하게 지은 개집이 제 위치와 어울리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궁리 끝에 바닥이 있는 개네 집을 지어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바닥(거실)만 만들어줄까 했는데 잠잘 곳을 만들어주는 게 좋겠다는 아내의 말에 따라 침실을 드리고 모양을 생각하여 핸드레일까지 붙였다. 완성된 모양은 너무 화려하여(?) 이런 개집은 본 적이 없다고 특허를 내야겠다고들 한다.얼마 전에는 온 가족이 총 동원되어 정자를 건축(?)했다. 솔직히 정자는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가 할 수 있는 D.I.Y.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만들기를 좋아하는 성격에 별 것이 아닐 거라며 대들었다. 그런데 정작 일을 벌이고 보니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아들과 딸, 아내까지 합세한 끝에 거의 한달 만에 완공을 보았다.이 밖에 연못과 조경시설 등도 직접 만들었다. 이 모두를 기술자에게 맡겼다면, 아마 재미도 모양도 없이 자기 멋대로 대충 끝내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의 의견을 반영하고 가족과 함께 땀 흘려 만든 탓인지 남이 만들어 준 것보다 더 좋고 마음이 뿌듯하다.꽃밭, 텃밭, 정원 가꾸기닭장 등을 만드는 것에 비하면 텃밭이나 꽃밭을 가꾸는 것은 장난(?)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정원을 가꾸고 텃밭, 꽃밭을 만드는 즐거움과 재미는 이루 말로 할 수 없다. 이런 일들을 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다. 특히 텃밭을 가꾸면 고추, 상추, 배추 등은 자급자족이 가능하다.더욱이 요즘처럼 환경 오염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직접 길러 먹으니 믿을 수 있고 재미도 있다. 웬만한 텃밭이라면 계절마다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채소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 텃밭 가꾸기는 여자들이 좋아하지만 땅을 갈아엎거나 힘든 일은 힘센 아들이나 내 몫이다. 새봄이 오거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씨나 모종을 사다 심다 보면 계절을 몸소 느낄 수 있어 좋다. 특히 계절마다 변하는 정원과 철마다 피는 꽃들은 우리에게 희망과 기쁨을 준다. 봄이 막 시작되면서부터 설중매, 진달래, 앵두꽃, 개나리, 철쭉, 장미 등이 연달아 피어나고 지금은 나팔꽃, 채송화, 봉숭아가 한창이다. 이어서 분꽃, 과꽃, 도라지, 다알리아, 백합, 해바라기, 앵소화 등 이름도 모르는 여름 꽃이 만발하고 곧이어 코스모스, 국화가 가을을 알려줄 것이다. 이 같이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꽃들을 기르는 것은 색다른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주고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 되살려 준다. 일부러 화원에 가서 계절에 맞는 꽃들을 사다 꽃밭에 심어 보면 스스로 계절을 만들어 계절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삶 즐기기대학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해외 근무를 한 적이 있다.그곳은 계절의 변화가 별로 없는 곳이었는데 귀국 후 곧 가을이 오고 겨울과 봄을 맞으면서 계절의 변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스럽게 깨달은 적이 있다. 당시 오랜만에 본 우리나라 가을하늘과 가을바람의 느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또 오랜 겨울 끝에 맞던 새봄의 생동감이라니… 항상 이런 환경 속에서 사는 우리는 이 같은 계절 변화의 소중함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늘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저 때가 되니 봄이 오고 가을이 오는가 생각한다. 그렇지만 계절을 만들어 가면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이다.정말 삶은 힘들고 어렵다. 우리는 늘 바쁘고 각박하다.나 자신보다는 아이들과 가족을 위하여, 진정한 삶의 즐거움보다는 생활과 돈만을 위하여 늘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다. 집이라는 것도 행복한 삶의 공간으로보다는 그저 살아가기 편한 것이나 부동산적인 생각이 앞선다. 물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녀나 부동산은 귀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인생이, 우리의 삶이 얼마나 길고 오래라고… 이제는 나 자신과 나의 삶도 중요하지 않은가?정말 자녀와 돈도 중요하지만 그때 그때의 자신의 삶은 더 귀하고 소중하다. 아무리 아파트가 편하다고 해도, 부동산적인 가치가 높다고 해도, 우리는 그 곳에서의 삶이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몇 가지만 포기하거나 용기를 낸다면 누구나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지금이라도 당장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삶을 만들어 보라. 온 가족이 삽과 망치를 들고 우리의 집을 가꾸어 보라. 금방 가족의 표정과 웃음소리가 달라지고, 금방 이제까지와는 다른 가족 간의 사랑이 싹틀 것이니…….SO, DO IT YOURSELF WITH YOUR FAMILY!田글 김인환<건축사, TAS건축사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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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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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에서 부르는 귀농가(歸農歌) 화천 42.5평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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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초,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아리 낭천산 중턱에 42.5평 목구조 황토집을 지어 이주한 한용걸(45세)·조정일(42세) 부부. 귀농歸農하면 으레 정서 함양이나 삶의 질을 떠올리는데 이들 부부에겐 호사가好事家들의 얘깃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한용걸 씨는 대학 시절에는 서슬 퍼런 군부독재에 저항하다가 100일간 복역했고 재적과 복학을 거듭하다 11년 만에 대학을 졸업해선 고향인 춘천에서 민주청년회 일을 했다. 조정일 씨는 1987년 12월 KBS 점거 농성을 주동한 혐의로 3개월간 형을 살고 졸업 후엔 노동운동을 했다. 그후 이들은 인천시 미가엘복지관에서 발달장애아들을 도우면서 서로 만나 1996년 결혼하고, 2005년 초까지 비영리 사회복지법인인 ‘함께 걷는 길벗회’를 운영했다. 나름대로 사회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후에는 소진消盡한 심신을 이끌고 귀농을 결심했다. 이들 부부가 부르는 귀농가歸農歌에 귀기울여 보자.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아리
·부 지 면 적 : 2000평
·대 지 면 적 : 200평
·연 면 적 : 42.5평(1층 37평, 2층 4.5평)
·건 축 형 태 : 목구조 황토벽돌
·외벽마감재 : 황토 줄눈마감
·내벽마감재 : 한지 벽지
·천 장 재 : 홍송
·지 붕 재 : 너와
·바 닥 재 : 황토 미장 후 한지장판
·창 호 재 : 목창호
·난 방 형 태 : 전기온돌 + 구들
·식 수 공 급 : 지하수
·건 축 비 용 : 평당 400만 원
·공 사 기 간 : 2005년 8월 ∼ 2006년 4월
설계 및 시공 기술지도 : 화천군 전통황토집전수학교 033-442-3366 www.hanokschool.co.kr
"귀농 이유요. 우리 부부에게는 농촌에서 정서를 찾고 말고 할 여유조차 없었어요. 돈 때문에 귀농했으니까요. 20대부터 40대 초반까지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서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을 하면서 좌충우돌 살았지요. 마흔 중반에 접어들어서는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안정이 필요하겠다 싶어 돈을 벌자고 결심했고요. 문제는 돈을 번 적이 없으니, 그 방법을 모른다는 거였지요. 수중에 쥔 것도 없고… 생각 끝에 2000년대 이후부터는 환경과 자연의 시대이므로 귀농해서 자연과 웰빙을 팔기로 했지요. 된장과 매실청, 매실잼 등을요.”
한용걸·조정일 부부에게는 재산이라곤 7000만 원짜리 임대아파트가 전부였기에 부지 마련부터 쉽지 않았다. 현 부지는 2005년 헐값에 구입했는데 그만한 대가를 치렀다고.
“친구들 홈페이지에 사정 얘기를 올리자, 후배가 ‘경매 물건을 구해보쇼’라고 답글을 올리더군요. 그렇게 해서 2005년 초 법원 경매 사이트를 통해 네 차례 유찰流札까지 간 밭 2000평을 줍다시피 구입했지요. 나중에야 경사 가파른 맹지盲地라는 걸 알았고요. 아래쪽 도로까지 내 땅인 줄 알았는데 외지인 소유였어요. 수소문 끝에 그 사람을 찾아서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으려고 하자, 누가 자기 집 뒤에 집 짓는 게 싫다며 거절하더군요. 하는 수없이 길을 내기 위해 그 옆의 땅 270평을 사들였어요.”
귀농 - 고난 끝에 결실 맺어
한용걸·조정일 부부는 부지 문제를 해결하고는 현장에서 5분 거리인 화천읍에다 전세로 아파트를 구해 2005년 3월 5일 이주 예정으로 계약금까지 치렀다. 그런데 이사하기 바로 전날 아침 아파트가 부도났다며 오지 말라는 전화를 받은 것이다. 이삿짐을 꾸리고 짐차까지 부른 상황에서의 황당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급하게 화천읍 소재 복덕방을 뒤져 군인이 많이 사는 원룸형 아파트를 3월 4일 구해 이튿날 이사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부터 온화하고 평온한 느낌에다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흙집만을 고집했다. 처음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원목을 잘라 흙 속에 박아 쌓아 올린 버섯 모양의 집(목심집)을 지으려고 했다.
“우리 집도 섬진강변에 가족끼리 지은 로아차의 버섯집처럼 짓고 싶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이삿짐을 풀고 그 이튿날 부지를 찾으니 간벌꾼들이 모터 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한창 낙엽송을 벌목하고 있더군요. 그들에게 그런 집 한 채 짓는 데 얼마나 드느냐고 하니, 나무 2만 재材 600만 원어치면 충분하다며 사라고 하더군요. 막 계약을 하려는 순간 집사람이 인터넷에 이상한 게 떴다며 조금만 기다려 보라는 거예요. 화천군청 전통황토집전수학교(학교장 한 진) 사이트인데 다음 날 가보고 온다더니 덜컥 수강 등록까지 하고 왔더군요. 그렇게 해서 목심집이 지금의 목구조 황토집으로 변했지요.”
이 집은 ‘ㄱ’자형 한식 목구조 항토집으로, 단면이 사각형인 재목材木으로 양쪽 처마 도리와 용마루 도리에 서까래를 건 삼량 납도리 방식에다 황토벽돌을 쌓아 줄눈마감을 했다. 집은 전통황토집전수학교 박영환 교수(도편수)가 조정일 씨를 포함한 5기생 25명과 함께 현장 실습을 겸해 지었다.
한용걸 씨는 처음에는 한 진 학교장에게 18평짜리 집 두 채를 지어 달라고 요구했다. 살림집과 당장 먹고살 방편으로 된장을 만들 작업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돈도 없이 학교장에게 막무가내로 요구했으니, 아마 도둑놈쯤으로 여겼을 거라고.
“학교장이 예산은 얼마나 있냐고 하기에 아파트를 정리하고 남은 5500만 원이 전부라고 했어요. 그러자 학교장이 어이없다며 손사래를 치더군요. 그러면 24평짜리 한 채만 짓자고 했더니 그도 안 된다고 했고요. 그렇게 5, 6월에 걸쳐 협상하는 동안 토목공사를 하고 전용허가를 받느라 있는 돈마저 다 썼지요. 생활비도 필요했는데… 다행히 토목공사 후 지가地價가 오르자 제2금융권에서 땅을 담보로 1억 원을 대출해 주었지요. 그러고 보니 난 1억짜리 빚쟁이네요.”
그렇게 해서 짓기로 한 24평짜리 집이 이번에는 설계 과정에서 42.5평으로 늘어났다.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려면 다락방이, 된장을 만들려면 가마솥을 걸 작업장이 필요했지요. 그러다 보니 42.5평 민짜 집이 나왔는데 모양이 안 좋아 ‘ㄱ’자로 꺾고, 거실에 신발을 두는 것도 그러니 현관을 앞으로 내어 달라고 했지요. 학교 측에서도 흔쾌히 수락했고요. 건축에 문외한인 우리 부부는 대충 목심집을 짓고 살기로 했는데 전통황토집전수학교를 만나면서 욕심이 발동해 이렇게 집이 확 달라진 거예요.”
건축 - 엄동설한에 핀 희망의 꽃
설계를 마친 2005년 7월 말 전통황토집전수학교의 소개로 산림조합으로부터 평창산 소나무 재목을 구입해 8월 말까지 치목治木(마름질)작업을 했다. 서까래 사이에 댄 개판과 대들보는 북미산을 사용했다. 기초공사는 한 주민이 이곳은 건수乾水가 흐른다는 말에, 40센티미터 버림 콘크리트를 하고 150센티미터 줄기초 후에 철근을 엮어 1미터 짜리 방석을 놓아 벙커처럼 튼튼하게 했다. 12월 말 목구조 공사를 끝내면서 지붕은 아스팔트 슁글에서 너와로 바뀌었다. 한용걸 씨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산세山勢와 잘 어울릴 것 같아 너와를 택했다고.
“주위에서 너와는 제 수명을 유지하려면 2년마다 오일스테인을 뿌려 주어야 하기에 번거롭다며 전통 오지기와나 아스팔트 슁글로 하라고 권유했어요. 하지만 산 중턱에 짓는 집이다 보니 산이 주는 느낌을 살리고 싶어 너와를 고집했지요. 오지기와를 올린 고래등같은 기와집은 산에 미안한 맘이 들고, 아스팔트 슁글이나 시멘트 기와는 왠지 흉내만 내는 것 같아서 싫었거든요. 그래서 너와를 얹기로 했는데 집사람이 ‘베리-굿’이라고 하더군요.”
지붕작업은 개판(10×1㎝) 위에 타이벡 깔기, 황토에다 볏짚·소금·참숯 섞어 올리기, OSB 합판 덮기, 방수 시트 깔기, 너와 이기 순으로 진행했다. 황토벽돌 쌓기는 2006년 1월 2일부터 시작했는데 연일 영하 17도를 밑도는 혹한의 날씨라 비닐을 둘러치고 난로를 피워가면서 했다. 외벽 줄눈마감은 4월 5일부터 했는데 그보다 앞서 아파트 전세 계약기간이 끝나는 관계로 3월 2일 서둘러 입주했다.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데다 내부 미장까지 했으니 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용걸 씨는 이 집을 짓는 데 들어간 총 비용은 2억 5000만 원 정도라고.
“토목공사비 2200만 원, 기초공사비 2200만 원, 목재비 4100만 원, 황토벽돌(3000장) 구입비 1500만 원 그리고 모르타르는 처음 300만 원어치 구입했는데 나중에 모자라 150만 원, 120만 원어치씩 계속 들어가 아예 계산을 안 했어요. 사방이 황토인데도 땅이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이라 퍼오기도 마땅치 않았고요. 학생들에게 들어간 비용은 인건비 없이 점심에다 새참 값이 전부였지요. 여기에다 우리 가족 생활비까지 포함해 통장으로 오간 돈이 2억 5000만 원 정도예요.”
입주 - 자연에 순응하는 삶의 즐거움
낭천산 중턱에 자리한 이 집은 실개천이 흐르는 아리마을 어귀에서 바라보면 산세에 폭 싸여 포근하게 다가온다. ‘ㄱ’자형인 데다 너와를 얹은 박공과 우진각, 합각 지붕의 어루러짐이 예사롭지 않다. 다락을 올려 겹지붕을 낸 것도 특이하다.
각 실의 기능에 맞게 거실은 바닥에 앉은 높이로, 자녀방과 부부방은 의자에 앉은 높이로 중인방 위치를 달리하여 창을 냄으로써 조망권을 확보함과 동시에 변화를 주었다. 전면으로 돌출시켜 지붕을 얹은 현관과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게 양쪽으로 문을 낸 작업장도 집의 기능성을 한껏 높였다.
실내는 우측에서부터 자녀방, 거실 겸 주방, 부부방, 노모방, 작업장 순으로 배치했다. 거실 겸 주방은 삼량 천장으로, 굵은 전선들은 서까래와 서까래 사이 골막이에 묻고 얇은 전선들은 인테리어 효과를 높이고자 노출시켜 애자로 지지했다. 조정일 씨가 요한(10세) 군, 혜린(9세) 양과 함께 만든 전등은 투박하면서도 토속적인 운치를 더해 준다.
거실 좌측 자녀방의 천장은 우물반자로 꾸며 안정감을 주고, 창가에 길게 놓은 책상 그리고 공간을 양분한 책꽂이가 인상적이다. 주방 붙박이 가구를 비롯해 책상, 책꽂이 등 집 안 가구는 모두 한용걸 씨가 나무를 불에 그을려 만든 것들이다. 자녀방 위는 삼면으로 창을 내고 그 곁에 책꽂이를 둔 다락방이다. 목재로만 내부를 마감하여 동화 속의 오두막집을 떠올리게 한다.
부부방은 부지 자체의 고차에다 전면으로 돌출시킨 현관에 가리어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반면 실내에서는 산 아래에서 현관까지 누가 오가는지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우물반자 천장을 한 부부방 뒤에는 화장실을 배치했다. 한편 부부방 옆에는 미닫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구들을 드린 노모방이 자리한다. 노모를 보다 가까이에서 모시고자 하는 효성이 배어 있다.
한용걸 씨는 흙집을 지을 때만 해도 ‘황토는 원적외선을 내뿜는다’, ‘건강에 좋다’는 말에는 신경을 안 썼다고.
“흙집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 지었는데 이 집에서 다섯 달 정도 지내니까 추천할 만해요. 사람이 많이 오는 편인데 대개 어머님의 구들방에서 하룻밤 묵곤 하지요. 바닥이 뜨듯하고 공기가 쾌적해서 그런지 일요일 저녁이면 차가 막히는 데도 갈 생각들을 하지 않아요. 좀더 몸을 지지다 가겠다면서… 나도 시멘트로 뒤덮인 도시에선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했는데 여기에선 어김없이 6시에 눈이 떠져서 맑은 기분으로 동네를 한 바퀴 돌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도시에선 혜린이가 아토피성 피부염이 심해서 매일 연고제를 발랐는데 지금은 말끔하게 사라졌어요. 두 아이 모두 건강해서 치과 외엔 병원에 간 적이 없어요. 맨발로 흙을 밟으며 뛰놀고 상추며 고추, 가지 등 무농약 먹을거리를 즐기니 자연 건강해질 수밖에 없지요.”
이들 부부는 그동안 그 좋은 옛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잊고 지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도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삶의 한 방편으로 귀농했지만 자연에 순응하면서 사람 사는 맛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들 부부는 모두冒頭에서 밝혔듯이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돈을 벌고자 귀농했다. 지금 흙집 뒤 비닐하우스 안 오지 항아리에서는 광양 매실조합에서 갖고 온 매실이 숙성 중이다. 작년에 경험 삼아 만든 매실청과 매실잼을 몇몇 사람에게 나눠줬는데 다들 좋아해 고무鼓舞된 듯했다. 또한 된장을 담그겠다고 하자, 노인회에서 농약을 안 친 콩을 매년 열댓 가마씩 대주기로 했다. 한편 황토집 뒤 부지엔 게스트 하우스 건축용 재목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매년 열리는 산천어 축제 때 민박도 하고, 일하다 지친 활동가들이 와서 며칠이건 몇 달이건 쉬어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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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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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3] 암석정원(Rock Garden)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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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형태로, 동의나물과 수리취 등의 고산식물과 돌단풍이나 큰꿩의비름 등의 다육식물을 키울 수 있는 '암석정원'이 있다. 이 정원은 영국에서 고산식물의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해 개발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주택에 적용한 예를 찾기 힘들다. 다만 몇 년 전부터 식물원 등에서 시도하고 있을 뿐이다. 주로 암석정원의 축소 형태로 실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분경과 도심의 옥상정원 형태를 띠고 있다. 정원 꾸미기는 그 원리만 알면 간단하므로 이번 기회에 한번 도전해 보자. 그동안 집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고산식물과 다육식물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암석정원이란
암석정원이란 돌과 식물을 사용해 이들이 하나로 어우러진 정원을 만드는 것이다. 한정된 공간에 인공적으로 돌을 쌓고 배양토를 만들어 조건에 맞는 식물을 심거나, 자연적인 공간에 약간의 배양토를 가미시켜 식물을 심는 정원을 말한다.
암석정원은 주로 수목 한계선에서 자생하는 고산식물과 저지대의 건조한 암석이나 모래땅에 서식하는 다육식물을 사용해 조성한다. 간혹 고산식물만 식재하여 조성하는 고산식물원으로 암석정원을 간주하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1772년부터 고산식물의 아름다움을 즐겼으며 그와 더불어 몇몇 사람이 암석정원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후 1867년에 Kew Garden과 1871년에 Edinburgh Garden에서 암석정원을 설계했다. 현재 영국 내 어느 곳을 가든지 조그만 암석정원이 있을 정도로, 정원의 한 부분으로 조성되고 있다.
암석정원의 종류
암석정원은 크게 인공형과 자연형으로 구분한다. 다시 말해 인위적으로 돌을 쌓고 배양토를 제조하여 만드는 방법과 바위가 많은 자연 상태에서 식물을 짜임새 있게 식재하는 방법이 있다.
●인공형
자연 상태에서 채취한 암석(모암母巖 부스러기, 석회석 자갈)을 사용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시멘트·피트·부엽토·모래 등을 섞어서 만드는 다공질의 석회(Tufa)를 사용하거나, 자연 상태에서 얻어지는 다공질의 석회를 사용하기도 한다.
●자연형
인공적으로 돌을 축조하지 않고, 자연 지형의 돌을 충분히 활용해 기존에 자라는 식물을 가급적 사용한다. 그리고 거기에 알맞은 식물을 좀더 가미해서 한층 더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장점이 있다.
●평지형
평지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작업이 간단해 전원주택에서 손쉽게 조성할 수 있다.
●경사형
계곡형이라고도 하며 작업이 힘들지만 흐르는 물을 이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암석정원 조성 방법
암석정원을 조성할 자리에 배수로(폭 30cm, 깊이 30cm)를 파고 유공관(지름 10∼25cm)을 묻고 자갈(2cm)을 채워 물빠짐이 원활하도록 만들어 준다. 그 위에 자갈을 10∼20센티미터 깔고 굵은 마사를 10∼20센티미터 채워서 물빠짐이 완벽한 배수층을 만든다. 이때 마사는 물로 씻어서 진흙 등 토양 미립자를 제거한다. 이렇게 만들면 배수는 물론 다공질의 토양 구조로 인해 여름철에 토양 온도가 내려가 서늘해진다. 이처럼 여름철 고산식물에 맞는 생육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배수층이 완벽하게 만들어지면 그 위에 작은 자연석을 배치한다.
자연석 배치는 축대를 쌓듯이 단을 만들어 조성하는 방법과 산이나 들에 자연석이 놓여 있듯이 배치하는 방법이 있다. 자연석 배치 후에는 암석원용 용토用土를 약 10센티미터 만들어 넣고 식물을 식재한 후 마사를 2센티미터 내외로 덮어 마무리한다. 암석원용 용토는 부엽 : 마사 : 피트모스의 비율을 1 : 3 : 1을 기본으로 한다. 물론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달리할 수 있다. 부엽은 부숙腐熟(썩혀서 익힘)이 잘된 것을 고운 채로 쳐서 사용한다.
●암석정원 조성 준비 자재
- 유공관(지름 200㎜) - 유공관 설치용 자갈(지름 25㎜) - 배수층용 쇄석(지름 25㎜) - 식물 식재 후 피복용 콩자갈(지름 10㎜) 또는 굵은 마사 - 모암 부스러기, 석회석 자갈 - 자연석 대, 중, 소(정원 규모에 따라 달리할 수 있음) - 고산식물 기본 용토(피트모스 : 마사 : 부엽 = 1 : 3 : 1)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소 달라짐
●암석정원 작업 순서
- 암석정원 계획 장소의 지면을 정리한다. - 암석정원에 배수가 원할하도록 유공관을 설치할 곳에 'Y'자 형으로 지면에 표시한다.- 깊이 30㎝, 폭 30㎝ 정도 도랑을 판다. - 파낸 부분에 유공관(지름 200㎜)을 묻고 자갈(지름 25㎜)을 지면과 같은 높이로 채운다.- 전 면적에 자갈(지름 25㎜ 정도)을 10∼20㎝ 채운다.- 그 위에 굵은 마사를 10∼20㎝ 다시 채운다.- 먼저 자연석 중 큰 것을 배치한다.- 암석정원 가장자리에는 적당한 크기의 경계석을 놓는다.- 자연석 사이에 고산식물용 용토를 만들어 두께 10㎝ 정도 넣는다.- 중, 소 크기의 자연석을 배치한다.- 식물을 심을 자리에 미리 놓아본 후 심는다.- 식재 후 콩자갈이나 굵은 마사로 마무리 피복한다.- 물을 충분히 주고 뿌리가 내릴 동안 마르지 않게 매일 주의 깊게 관찰한다.
우리 집에 어울리는 암석정원은
암석정원을 생각하고 있다면 '우리 집에 맞는 암석정원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또한 '어떠한 식물을 식재할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우리나라 자연 환경은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살기에 상당히 유리하다. 또한 높은 산이 많아 고산식물이 전국 각처에 자생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 환경을 암석정원 조성에 응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암석정원을 조성할 때는, 우선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것이 식물을 식재하는 데 있어 실패할 확률이 적다. 그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이 지역적인 기후 및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토양의 다기능화이다. 그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식재한다고 하더라도 토양의 보습, 배수 등 다양한 토양 조건이 맞지 않으면 실패 확률이 높다.
암석정원의 위치 선정도 중요한 요인이다. 고산식물의 대부분은 햇볕을 좋아하는 식물이다. 따라서 햇볕이 잘 드는 지역에 암석정원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외국식물과의 접목이다. 우리나라 식물들은 꽃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식물이 많은 반면에 외국에서 교잡된 식물들은 꽃이 화려하고 강한 품종이 많다. 때문에 그 식물들과의 접목은 암석정원을 조성하는 데 아름다움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해 암석정원을 조성한다면 우리 집에 아름다운 암석정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田
글 유병열<삼육대학교 환경원예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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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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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2] 덱, 연못, 점경물, 산책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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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전원주택은 정원에서 완성된다'고 한다. 그러나 잘 지은 전원주택은 쉽게 접할 수 있으나 '완성된 전원주택'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예산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약간의 지식과 아이디어 결핍에서 그런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잘 가꾼 정원은 돈을 많이 들인 것보다 작지만 손수 관리 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이야깃거리가 넘쳐 나는 덱, 연못, 점경물(조경수), 산책로 정원을 소개한다.
글 홍정기 기자
덱(Deck) 정원
덱을 어떻게 설치하느냐에 따라 정원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 건축주의 취향을 담아 연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최근에는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초보자도 덱을 직접 만들 수 있는 D.I.Y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덱은 △고전적인 느낌을 주면서 건물의 바깥 외벽을 감싸는 대청마루(쪽마루) 형태 △집과 정원 등 전체적인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두 개 이상의 통로를 둔 형태(정원의 나무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운치를 더한다) △주변에 나무와 꽃을 심어 예쁜 정원을 조성할 수 있는 독립 공간 형태 △주택의 오픈 공간을 서로 연결해 주는 형태(길처럼 나 있는 덱 주위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등으로 설치할 수 있다.
연못 정원
연못은 정원 분위기를 한층 시원하게 만들고 공기 중에 습도를 공급해 정원 식물들이 보다 건강하게 자라게 한다. 예부터 연못은 정원 조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꼽혀 왔다. 더불어 연못에서 자라는 수생식물들은 다양한 동물과 곤충을 끌어들여 정원의 영양분 역할도 한다. 즉 연못은 인공적인 방법으로 자연을 정원으로 옮겨 놓은 것과 마찬가지다.연못의 재료로는 시멘트, 자연석, 흙, 통나무 등이 널리 쓰인다. 가정용 연못을 만들 때에는 누수에 대비해 기초공사를 잘 해야 한다. 연못 부지보다 좀 더 크게 파 사방과 바닥을 시멘트 콘크리트를 하고 방수액을 사용한 다음 다시 시멘트를 발라 연못의 형태를 잡아야 한다. 연못의 깊이는 0.5∼1.5미터 사이가 좋다. 면적은 정원 크기의 1/9 이상 넘지 않아야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자연석을 활용한 연못, 중도식 연못, 계류형 연못 등이 보편적이다.
점경물, 조경수 등을 활용한 정원
정원에 잔디를 심는 것도 나무나 돌을 이용해 꾸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수목과 흙의 성질에 따라 집과 조화를 이루는 점경물이나 조경수를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 돌이나 바위를 이용해 만들 때에는 잘 생긴 돌과 못 생긴 돌을 구분하지 말고, 자연이 만든 조형물로써 하나하나의 형태를 존중해야 한다. 땅을 깊이 파 충분히 묻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조경수를 고를 때에는 키가 크게 자라는 교목류보다는 꽃이 피고 키가 작은 화목류가 유리하다. 이때는 가족과 함께 식물원이나 수목원을 찾아 직접 관찰하고 이름을 구별해 구입하는 것이 좋다.나무와 돌을 이용하는 방법 외에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놀이공간을, 노인을 모시는 경우는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 휴식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정원을 활용하는 좋은 방법이다.
산책로 정원
산책로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주택의 주, 부진입로를 활용해 얼마든지 근사한 산책로를 만들 수 있다. 일례로 대문에서 현관에 이르는 길에 약간의 굴곡만 줘 자연스럽게 산책로 분위기를 연출해 보자. 길가에 나무와 돌, 꽃 등을 이용한 작업을 따로 하지 않아도, 설계에서부터 동선을 적절히 활용해 텃밭이나 정원 사이로 길을 낸다면 많은 손이 가지 않는다.작은 조각물이나 분수대 등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담긴 소품으로 풍성한 산책로를 조성할 수 있다. 시간과 재정적 여유가 된다면 야생화를 심어 근사한 꽃길을 만들 수도 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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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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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1] 야생화 가득한, '영미의 정원'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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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우리 주변에서는 많은 야생화가 무심결에 지나가는 객에게 대답 없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길에서, 들에서, 산에서 아무렇게나 자라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해서 '야생화'라지만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그 누군가를 기다리며 화려한 외출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네들의 화려한 외출을 마감할 터를 닦아주는 일. 어쩌면 이것이 정원을 가꾸는 이들의 몫일 게다.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유동리 윤영미(41세) 씨의 야생화 정원. 화려한 외출을 마감한 채 터를 잡고 앉아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는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정원 사이로 난 길 옆, 지나치기 쉬운 작은 야생화에 몸이 숙여지는 것을 보면 곳곳에 녹록치 않은 정원사의 손길이 묻어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는 추위와 더위를 무릅쓰고 쪼그려 앉아 정원 길가에 난 수많은 작은 야생화 돌보기를 매일같이 되풀이했을 것이 분명하다. 400평 대지에 정원공사에만 여덟 번의 포크레인을 불렀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야생화가 내려앉을 터를 닦았다. 나무와 식물이 자리 잡을 곳을 미리 구상하고 그에 맞는 흙과 토양을 올렸다. 햇빛이 잘 드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고려해 야생화가 놓일 자리를 정하고 수초식물을 비롯해 습기가 필요한 종들은 연못을 만들어 그 주위에 둘렀다. 또 추위에 민감해 방한防寒이 필요한 야생화들은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였다. "어머님이 꽃을 좋아해 어렸을 때부터 곁에 두고 보아 왔던 게 지금에 이르렀다"는 윤영미 씨는 꽃씨를 사와 심고 가꾸면서 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수많은 행복의 시간을 주었던 녀석들이 바로 정원에, 비닐하우스에 가득 차 있는 것이다.자, 그럼 '영미의 정원'으로 들어가 보자.글 홍정기 기자 / 사진 최선희 기자대문을 열고 현관을 향하는 오른 편에 원추리 100여 종이 얼굴을 내민다.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개화기는 6월에서 8월 사이, 주황색과 노란색의 꽃을 피우는데 꽃을 볼 수 있는 시기는 단 하루뿐. 하루 만에 지는 꽃이 너무나 아름다워 가꾸는 이들은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원추리에 '하룻날의 아름다움'이라는 꽃 이름을 붙여줬다. 원추리는 햇빛이 반나절 이상 드는 곳에 식재해야 하며 개화기에는 특히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다음은 노루오줌이다. 노루 서식지에서 자주 발견되며 뿌리에서 오줌냄새가 난다하여 이와 같이 불린다. 줄기가 곧고 사람의 허리 높이만한 크기를 하고 있었는데 분홍 꽃 이삭을 곧추 세우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야생화 전문가들은 이 식물의 매력을 '자잘한 꽃들이 분홍빛으로 뭉쳐 피어난 색다른 아름다움'에서 찾을 만큼 정원 식물로 인기가 매우 높다. 노루오줌은 산지의 냇가나 습지에서 잘 자라면서도 어지간한 가뭄에도 끄떡없다. 추위에도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번식력도 뛰어나다.휘어진 길의 막다른 곳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에는 1500여 종의 야생화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결각상 톱니 모양의 잎자루가 일품인 솔체꽃, 고산지대에 자라며 관상용이나 약재로 쓰이는 월귤, 윤기 나는 초록빛 표면을 자랑하는 사자머리석위, 목선이 긴 떡갈잎수국 등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화분에 돌에 보기 좋게 올라와 있다. 특히 월귤은 고산지대 암석지 바위틈이나 고위도지방 산성습원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제 4 빙하기 때 우리나라 전 지역에 고루 분포하다 현재는 설악산 일부, 강원도 홍천 일부 지역에만 군락지가 남아 있을 정도로 개체 수가 점차 감소되고 있는 희귀멸종식물이다.정원 가운데에는 야트막한 언덕을 올려 정자를 두고 그 굴곡을 따라 관상에 좋고 키 높은 나무를 심었다. 특히 비비추가 뿜어내는 자줏빛은 언덕 한 모퉁이를 화사하게 비추고 있고 언덕 중앙에는 2미터가 훌쩍 넘어 보이는 목수국나무가 주먹만한 꽃 덩어리를 자랑한다. 꽃이 필 때는 연초록색, 절정에 이르러서는 흰색, 질 무렵에는 누런색. 이렇듯 다양한 꽃 색을 자랑하는 목수국은 꽃이 만발하는 4월을 중심으로 관상용이나 정원수로 널리 애용되며 바람이 잘 통하고 배수가 잘 되는 기름진 사양토에 심어야 좋다.목수국 주위를 둘러싸 보호하고 있는 400여 그루의 철쭉을 바라보는 윤영미 씨의 심정은 남다르다. 하나하나 고르고 골라 손수 가져다 심었다고 하니 그 정성과 시간과 노력이 얼마였겠는가. 그는 "직접 심었다"는 말을 꼭 넣어 달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비닐하우스와 정자를 지나면 오른편으로 연못이 보인다. 어리연이 물 위를 감싸고 있고 주위로는 분홍색 꼬리조팝나무가 1∼2미터의 키로 군집을 이루고 있다. 7∼8월 가지 끝에 분홍색 꽃들이 무리지어 원추화서로 위에서 아래로 피는 꼬리조팝나무는 꽃이 아름다워 연못 옆에 많이 식재되는 인기 수종. 잎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톱니가 있으며 뒷면에 잔털이 나있는 것이 특징이다.연못을 돌아 현관으로 향하는 길 왼편에 놓여 있는 항아리 위로 수련이 얼굴을 내밀고 그 옆으로는 초록의 앵무새깃이 화분에 넘쳐난다. 꽃이 6∼8월에 수면 위에서 피고 백색이며 지름 5센티미터 정도로 밤에는 접어들기 때문에 수련睡蓮이라고 불리는데, 긴 엽병이 수면까지 자라 그 끝에 잎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앵무새깃은 흙에서도 물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로 겨울에는 실내에서 기르는 것이 좋고 수조나 어항보다는 항아리에 키우면 새로운 멋을 즐길 수 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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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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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정원, 텃밭 공간 활용 돋보이는 시흥 46평 경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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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수도권은 언제나 선호 대상 1순위 지역이다. 서울과 가까운 경치 좋은 곳, 마음은 굴뚝같고 욕심은 넘쳐나지만 희망자들 대부분은 ‘현실’에 발목을 잡히고 만다. 작으나마 정원과 텃밭을 갖춘 주택을 짓자니 만만치 않은 땅값에 예산이 허락지 않는다. 부지비에다 건축비, 여기에 각종 인허가비까지 생각하자면 어느새 발걸음은 전원주택에서 점점 멀어지고 만다. 한정된 예산으로 수도권만을 고집한다면 이러한 집은 어떨까?
건축정보 A 필지
·위 치 : 경기도 시흥시 거모동
·부 지 면 적 : 91평
·연 면 적 : 46평(1층 30평, 2층 16평)
·건 축 형 태 : 복층 경량 목구조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 방부목 사이딩 + 인조벽돌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천 장 재 : 실크벽지, 햄록무절루바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바 닥 재 : 강화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계 단 재 : ASH 집성 원목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건 축 비 용 : 평당 360만 원(조경, 대문, 울타리, 지하수 제외)
설계·시공 : 삼아그린하우징 031-338-1582, www.woodarchi.com
영동고속도로 서안산 I.C를 빠져나와 거모동 이정표를 따라 10여 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난 사잇길 왼편에 예쁜 집 세 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언뜻 봐선 모두 같은 집처럼 보이지만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시멘트사이딩에다 방부목사이딩, 인조벽돌을 적절히 섞어 외벽 마감에 변화를 줬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숲이 우거진 나지막한 언덕배기에 ‘따로 또 같은 느낌’의 주택 세 채가 다소곳하게 자리한다.
이곳은 최근 그린벨트지역에서 풀렸기에 자연 보존 상태가 뛰어나고 서울과 가까우며 서안산 I.C에 인접해 있어 전원주택지로 손색이 없다. 작은 부지를 91평씩 세 필지로 분할했기에 주택을 배치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는 삼아그린하우징의 이광호 대표.
“주어진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조망권을 살리고 외부로부터의 간섭을 피하고자 했어요. 울타리 안에서는 주변 경관에 어울리게끔 낮은 나무 펜스와 돌을 이용해 경계를 구분했고요. 세 채 모두 동일한 느낌의 외관이지만 각기 자재의 색상과 포인트를 달리해 분위기에 변화를 주었지요.”
따로 또 같은 느낌의 세 채
엄인숙(42세) 씨의 전원주택은 대지 91평에 앉힌 46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외벽 2″×6″, 내벽 2″×4″)으로 단아함이 감돈다. 거실 전면의 덱은 파릇파릇한 잔디와 갖가지 꽃들로 정갈하게 가꾼 정원과 높이를 같이해 안정감이 느껴진다.
각 실의 기능을 살려 입체적으로 배치해 전면 부는 리드미컬하다. 거실을 길게 뽑고 좌측에는 현관과 안방을 물려 앉힘으로써 외부 진입 동선에서 벗어나게 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우측으로는 가사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다용도실과 보일러실을 일직선상에 놓았다. 1층은 공용공간인 거실 겸 주방하고 분리시켜 욕실 겸 사우나실을 갖춘 안방을 배치했다. 2층에는 계단실 정면 작은 거실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자녀방을 배치했다. 이 집의 특징은 거실의 천장고를 높여 개방감을 주되, 2층 작은 거실에 난간 대신 벽을 설치해 자녀의 공간의 독립성을 강조한 점이다. 거실은 벽난로가 놓인 아트월과 건강을 고려해 무늬목 대신 원목을 사용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머물게 한다. 내벽은 실크벽지로, 천장은 햄록 무절 루바로 마감하고, 바닥에는 강화온돌마루를 깔았다. 이 주택 외에 다른 두 채도 같은 공법으로 시공했다.
이 주택은 건강적인 측면 외에도 자투리공간을 활용한 실용미가 돋보인다. 계단 밑 공간에는 작은 세탁실을 두어 간단한 빨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안방에 딸린 욕실 안 코너 여유 공간에는 사우나실을 마련했고, 외부로 돌출시킨 작은 공간은 드레스룸으로 꾸몄다. 2층 아들방은 천장이 높다는 점을 감안 다락을 내어 작은 창고와 수납장으로 이용하도록 꾸미고 접이식 사다리를 설치했다.
집 짓고 부러움을 한 몸에
엄인숙 씨는 교외를 오갈 때 전원주택을 보고는 ‘나도 저런 집에서 살아봤으면’ 하고 부러워했다. 이 주택은 당초 분양을 목적으로 했는데 막상 집이 지어지는 모습을 보자 남 주기에 아까워 자신이 살기로 했다고.
“이 집에서 살기로 한 것은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죠. 너무 멋있고 예쁘잖아요. 높은 천장에다 예쁜 정원하며 어디 하나 허튼 공간이 없어요.”
집 예찬이 끊이지 않는 엄인숙 씨. 그러면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학교 다니기 힘들다고 불평하던 아이들도 이제는 적응을 했는지 너무 좋아한단다. 무엇보다 전원주택으로 이주한 후 남편의 생활이 180도 바뀌었다.
“남편이요. 아파트에 살 때만 해도 회식이다 뭐다 해서 늦는 건 다반사요, 휴일에는 늦잠에다 텔레비전과 신문으로 하루를 보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땡 퇴근’에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는 아이들을 깨우고 정원과 텃밭으로 나가요. 요즘은 왜 일찍 들어오냐니까, 도둑이라도 들까 걱정돼 그런다나요. 말이 그렇지 정말 집이 좋긴 좋은가 봐요.”
예쁜 집이 들어섰다는 입소문을 타고 이 주택은 휴일이면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붐빌 정도라고. 시흥에서는 서구식 경량 목구조 전원주택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엄인숙 주택 옆에 B필지에는 시동생 가족이 거주하고, C필지는 입주 예정자가 해외 근무 관계로 집을 내놓은 상태다.田
글 홍정기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건축정보 B 필지
·부 지 면 적 : 91평
·연 면 적 : 43평(1층 26.7평, 2층 16.3평)
·건 축 형 태 : 복층 경량 목구조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 방부목 사이딩 + 인조벽돌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천 장 재 : 실크벽지, 햄록무절루바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바 닥 재 : 강화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계 단 재 : ASH 집성 원목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건 축 비 용 : 평당 360만 원(조경, 대문, 울타리, 지하수 제외)
건축정보 C 필지
·부 지 면 적 : 91평
·연 면 적 : 41평(1층 25평, 2층 16평)
·건 축 형 태 : 복층 경량 목구조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 방부목 사이딩 + 인조벽돌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천 장 재 : 실크벽지, 햄록무절루바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바 닥 재 : 강화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계 단 재 : ASH 집성 원목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건 축 비 용 : 평당 360만 원(조경, 대문, 울타리, 지하수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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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