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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74세 할머니, 인터넷 게임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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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거기 막대기 두 개짜리. 그게 부서지고 나면 그 옆에 눈사람도 떨어지쟎여.”
“여기요? 거리가 좀 있는데 떨어질까요?”
“된다니께. 어째 젊은 사람이 눈 밝아서 잘 할 줄 알았는데 아직 멀었구먼. 나는 오늘 빵빠레를 두 번씩이나 울렸다니께.”
이것은 우리 옆집 할머니가 제가 하고 있는 컴퓨터 게임에 훈수를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30대이며 인터넷 세대인 제가 옆집 74세 김경희 할머니한테 인터넷 블록 맞추기 게임을 배우고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게임에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던 제가 요즘엔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블록 맞추기 게임을 하게 된 것은 순전히 옆집 할머니 때문입니다.
서울에 사는 작은아들네 집에 한동안 머무르면서 할머니는 저녁이면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인터넷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았답니다. 저녁마다 온 가족을 열광하게 하는 인터넷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손자의 어깨 너머로 구경하던 할머니는 당신도 인터넷 바다에 빠져 보기로 결심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손자를 통해 처음 배운 것이 블록 맞추기 게임이었습니다. 아들네 집에서 모두가 잠든 사이에 뒤늦게 배운 도둑질(?)로 꼬박 날 밤을 새던 할머니는 시골로 내려와서도 그 맛을 잊지 못해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그런 마음을 헤아린 것은 역시 가까운 곳에 사는 큰며느리였습니다. 할머니의 큰며느리 역시 게임 마니아라서 할머니의 심정을 이해한 것이지요.
“어머니, 밤을 새우지는 마시고, 이제는 고스톱도 인터넷으로 치셔요.”
성격이 시원시원한 할머니의 큰며느리는 컴퓨터를 들여다 주더니 바로 인터넷을 연결해 드리고, 고스톱 게임에 할머니를 회원 가입까지 시켜 놓았습니다.
처음 한동안은 할머니는 인터넷 세상으로 들어가는 길목 길목을 찾기 위해 저를 뻔질나게 불러댔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인터넷 세상으로 한발씩 안내하게 되었지요. ‘오마이뉴스’를 찾아서 읽는 법이며,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인터넷 검색을 하는 법 등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넓고 넓은 인터넷 세상에서 할머니가 가장 관심 있어 한 것은 역시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은 하면 할수록 묘하게 사람의 내면에 있는 승부욕을 자극시키고 중독에 이르게 하는 마력이 있지요. 하지만 모니터에 깨알처럼 나타난 글씨를 일일이 읽고 이해하는 데는 74세의 연세가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돋보기를 써도 눈이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에 할머니의 마우스는 게임 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 갈수록 급변하는 세상에 자연스럽게 동화되기보다는 과거 한창 때에 정립된 사고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세대 간의 언쟁이 생겼을 때는 그 간격을 좁혀 보려는 소모전 대신에 ‘세대 차이’라는 말로 그냥 누그러뜨려 버렸던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연세 드신 분들의 단단해진 사고와 마냥 신지식을 받아들이기에 바쁜 세대 간의 이해와 타협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뜻이지요.
그렇지만 김경희 할머니는 연세답지 않게 열린 사고를 가진 분입니다. 그 나이에 인터넷에 도전하는 용기를 내는 것만 봐도 그렇지만 할머니의 며느리들이 컴퓨터를 들여 주고 게임을 적극 권유하는 데에는 시어머니를 향해서 마땅히 하는 의무로서가 아닌, 더 깊고 끈끈하게 통하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시골살이에 익숙하지 않아서 아직도 우왕좌왕 실수를 연발하는 우리와 할머니가 지난 6년 동안 이웃으로 지내면서도 작은 마찰 한번 일으키지 않고 잘 지내고 있는 것은 할머니가 그 연세답지 않게 세련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자 양반, 우리 동네 세트장 생긴 거 인터넷에 올려서 선전 좀 많이 해야 할 텐디……”
할머니 집에서 저를 만난 동네 어르신 한 분이 제게 이렇게 말을 걸었습니다.
“벌써 나왔슈. 두 번씩이나 나왔는디. 내가 찾아서 보여드릴께유.”
그러더니 할머니는 동네 어르신을 모니터 앞으로 모셔다 놓고는 돋보기를 쓰고 더듬더듬 ‘오마이뉴스’를 찾아서 인터넷 세상으로 들어가셨습니다. 할머니는 아직은 게임과 고스톱, ‘오마이뉴스’ 밖에 모르지만 앞으로도 할머니의 인터넷 세상에 대한 도전은 계속 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할머니의 인터넷 강사 노릇을 하면서 게임 맛에 들어 버린 것입니다. 컴퓨터만 켜면 블록 맞추기 게임 사이트부터 들어가 블록을 깨고 싶으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아들 녀석에게 게임 좀 그만 하라고 수시로 면박을 주던 제가 요즘에 반대로 아들 녀석에게 ‘엄마도 블록 좀 그만 깨’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답니다.田
글 오수향(ocho2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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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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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산책] 한방과 웃음-돈 안 드는 건강법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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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건강할 때는 건강을 지킬 줄 모르다가, 막상 건강을 잃으면 병원을 찾고 값비싼 약을 구하는 등 부산을 떤다. 건강이란, 반드시 돈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요원지경(遙遠之境)의 보물은 아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생명을 줄 때는 건강한 몸을 선물로 주었고, 아울러 건강을 잃을 때에 대비하여 손쉬운 건강 회복법도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달부터는 ‘돈 안 드는 건강법’을 연재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한방과 웃음’에서는 웃음이 갖는 육체적·생리적·사회적 효과에 대해 살펴본다.
웃음은 대체 어떻게 생기는 것이고, 그것이 인체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은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웃음이 갖는 치료 효과와 사회적 순기능에 대하여 잘 알지만, 처음부터 이해했던 것은 아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웃음이 국가에 혼란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웃음이 인체와 생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지만, 그 대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확립되어 있다. 우리가 웃음을 터뜨릴 때, 전신 근육 650개 중 평소 잘 사용되지 않는 것을 포함하여 약 230여 개가 함께 움직인다고 한다. 윗몸통, 어깨, 팔, 복부, 다리근육 등 외부 근육계뿐 아니라, 폐, 심장, 뇌, 소화기관 등 내부 장기 등이 총체적으로 함께 움직이므로 사람들은 웃음을 ‘뛰지 않는 조깅’, 또 인체의 내장을 마사지한다는 의미에서 ‘내부 마사지’라고 부른다.
실제로 활짝 얼굴을 펴고 소리내어 웃음을 터뜨리는 행위는 아주 훌륭한 유산소운동이 된다. 어떤 이는 “짧은 날숨이 5분의 1초 간격으로 끊기면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크게 한번 웃을 때마다 에어로빅을 5분 동안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이는 “20분 웃으면 3분 동안 힘차게 보트의 노를 젓는 것과 같은 운동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웃음이 갖는 진정한 효과는 이 같은 육체적 운동 효과에만 머물지 않는다.
웃음은 탁월한 약
인체에는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작동하는 자율신경 시스템이 있다. 여기에는 놀라거나 무섭거나 초조할 때 활성화되는 교감신경과 그 반대의 상황 속에서 활성화되는 부교감신경이 있다. 웃음을 통해 부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심장은 천천히 뛰고, 근육은 이완되면서 온 몸이 편안해진다. 그 결과 자주 웃는 사람들에게는 심장병과 기타 혈관성 질환의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또한 웃을 때마다 몸에서는 엔돌핀과 엔케팔린 등과 같은 신경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것은 모르핀보다 수십 배나 강한 천연진통제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평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라도 웃으면 그만큼 통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웃음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아주 탁월한 약이다. 웃는 사람의 피를 뽑아 분석한 결과, 암 종양세포를 공격하는 킬러 셀(Killer Cell)이 크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로마 린다의과대학의 리 버크 교수는 1996년 심리신경면역학연구학회에서 ‘웃으면 면역기능이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 보고에 따르면, 실험자들에게 폭소비디오를 시청하게 한 후 혈액을 뽑아 항체 상태를 조사해 보니, 병균 같은 외부 이물질을 막는 항체인 인터페론 감마 호르몬의 양이 평소보다 자그마치 200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그는 웃음이 단순한 대체의학이 아니라 ‘참의학’이라고 강조했다.
한방에서 웃음의 기능과 관련 어떤 구체적 연구 성과가 있는지 조사한 바는 없지만, 웃음이 기혈의 흐름을 원활히 하여 결과적으로 병을 치료하는 효과를 갖는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혈액은 심장에서 출발하여 전신을 순행하지만, 한방에선 혈행과 관련하여 심장 외에 하복의 중요성에 특히 주목한다. 마치 피가 심장에서 출발하여 하복에 모였다가 전신으로 퍼져 나가는 것처럼 인식한다. 하복이 냉하면 여러 가지 혈행장애의 질환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온리시키는 약물로 하복을 따뜻하게 하여 혈행불리의 질환들을 치료하곤 한다. 그런데 웃음을 자세히 관찰하면 하복의 근육을 리드미컬하게 자극함으로써 기혈의 흐름을 원활케 하고 온리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한방에선 웃음을 심장이란 장부의 표현으로 이해하는데, 많이 웃을수록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는 양방 측의 연구와 어떤 관련이 있다.
사회적 질환도 치료
웃음의 순기능은 이 같은 정신적·육체적 유익이라는 차원을 넘어, 사회적 관계를 개선해 주는 윤활유가 되기도 한다. 덴마크의 피아니스트이자 코미디언이었던 빅토르 보르즈는 “두 사람 사이를 가장 가깝게 만드는 것은 웃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웃음은 생활과 인간관계의 활력소가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사람들이 앓고 있는 ‘사회적 질환’(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상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거나,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상황도 일종의 ‘질환’으로 볼 수 있다)을 치료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옛말에 “웃는 낯에 침 뱉으랴” 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사람들에게 끌리기 마련이고, 그런 성품은 웃음과 사랑의 마음속에서 성숙되는 것이다.
웃음의(육체적, 생리적, 사회적) 중요성이 이렇게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웃음에 인색하다. 웃음이 사람을 가볍게 보인다고 믿는 유교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살아 온 탓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웃음 없이 굳은 얼굴로 바삐 살아가는 사람들로 외국인의 눈에 비친다고 한다. 그러나 이글 초두에서 말한 것처럼, 웃음은 행복(건강)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음으로 행복(건강)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웃음 중에 어떤 웃음 유발인자가 있어 그것에 반응하여 웃는 경우는 2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즉 대개의 웃음은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웃음이라는 거다.
노력으로 얻어지는 웃음도 진짜 웃음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은 우리의 웃음이 진짜 즐거워 웃는 웃음이던 억지로 만들어 웃는 웃음이던 차별을 두지 않고,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유익들을 기꺼이 선물로 베풀어준다는 것이다. 《생체나이 고치기》란 책을 쓴 뉴욕 주립대의 마이클 로이진 교수의 말에 따르면, 많이 웃으면 최고 8년의 회춘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놀라운 건강법이 아닐 수 없다.田
글 명성환<장수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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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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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의미와 기쁨을 되찾아 주는 가평 패밀리 펜션, '파인 빌(Pine V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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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심의 패밀리 펜션을 선언하고 나선 경기도 가평의 ‘파인 빌(Pine Vill)’. 45평에 방이 4개인‘사랑채’, 20평에 방이 2개인‘하늘채’는 전형적인 목조주택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 곳 하나 빈틈없이 단단하게 잘 짜여진 집, 정성이 들어간 집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펜션지기는 펜션의 경쟁력이 시설이나 서비스만으로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된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가족의 의미와 기쁨을 찾아서 펜션 ‘파인 빌’ 속으로 들어가 보자.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개곡리
·부 지 면 적 : 3500평
·대 지 면 적 : 410평
·연 면 적 : 65평(사랑채 - 45평, 하늘채 - 20평)
·건 축 형 태 : 사랑채 - 통나무+경량 목구조, 하늘채 - 통나무(80㎜)
·외벽마감재 : 통나무
·내벽마감재 : 사랑채 - 루바, 하늘채 - 통나무
·지 붕 재 : 사랑채 - 금속기와, 하늘채 -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원목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태양열 온수기
·식 수 공 급 : 지하수 암반수(120m)
·건 축 비 : 평당 600만 원
설계·시공 : (주)핀우드 031-967-0906 www.finwood.co.kr
펜션하면 으레 2인용 커플룸을 중심으로 한 고급 민박을 연상한다. 그래서 연인이든 부부든 꿈 같이 아름다운 펜션에서의 하룻밤을 신데렐라처럼 기다린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을 대리 만족시켜 주는 환경과 서비스를 준비했다는 것이 펜션의 장점일 것이다. 그래서 펜션의 중심 고객은 20대가 주류를 이룬다. 요즘 색다르게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하는 요란한 이벤트들이 신세대들에게는 익숙한 삶의 양식임을 생각할 때, 펜션 역시 그들에게는 하나의 일상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러다 보니 혹시라도 건강한 가족을 위한 펜션의 기능이 당초부터 파손되지 않나 하여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고객의 행태와 그들의 문화에 대한 관찰과 이해 없이 무조건 좋다, 나쁘다 하고 단정짓는 것은 섣부르다. 펜션은 시대의 흐름과 그 문화를 표현하고 담는 하나의 그릇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펜션을 단순히 도덕적 잣대로만 재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펜션 문화의 건강 지킴이
커플룸이 대종을 이루는 펜션 시장에 대담하게 가족 중심의 패밀리 펜션을 선언하고 나선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인근 펜션들이 커플룸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는 현실을 잘 알면서도 단체 고객을 대상으로 펜션 문화의 ‘건강 지킴이’임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경기도 가평읍 개곡리 일대 계관산 골짜기에 위치한 ‘파인 빌(Pine Vill)’이다. 만약 어떤 커플이 이 펜션을 이용하고 싶다면, 서너 개의 방을 한꺼번에 빌려야만 한다. 이 펜션에는 통나무주택이 두 채 있는데 ‘사랑채’가 45평에 방이 4개이고, ‘하늘채’가 20평에 방이 2개나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펜션에는 가족 또는 동창회나 기업 등의 단체 고객이 주를 이룬다.
펜션지기 최만호 씨(55세)는 평생 숙녀복 의류 제조와 판매로 살아왔다. 그의 부인은 남대문시장 삼익패션타운에서 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 사장이 전원생활에 관심을 갖고 눈뜨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 일이다. 40대 초반이던 80년대 말부터 물 맑은 데를 찾아 전원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부인과 함께 분주한 일상을 떨치고 한적한 자연을 찾았다.
최 사장은 뜻 있는 노후를 준비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교회 가족을 섬기며 함께 자연을 즐기는 삶을 만들어가고 싶었다. 여러 가족이 쉴 수 있는 커다란 전원주택을 계획했다. 그래서 친구 소개로 15년 전에 길도 없던 이 골짜기에 땅 3500평을 사들였다.
그 땅은 지금과는 달리 밋밋한 경사지를 이룬 밭이었다. 최 사장은 우선 이 땅에 널찍한 컨테이너 박스를 옮겨다 놓고 거처로 삼았다. 주말이면 서울에서 내려와 밭농사를 지으면서 자연을 경험하고 즐겼다. IMF로 의류공장의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이곳에 더욱 애정을 가졌다.
먼저 시작한 일은 집을 짓기 위해 땅의 모양을 바꾸는 작업이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토목공사지만, 누구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계획하고 장비를 동원하여 돌을 운반했다. 몇 년에 걸친 이 대담하면서도 꼼꼼한 노력은 늘 기도하며 헌신해 온 그의 성실한 신앙적 태도에 기인했다고 본다. 토목공사의 마지막은 현재의 사랑채에 위치했던 30평에 달하는 컨테이너 박스를 별채 자리로 이동하는 일이었다. 이 일에 100톤짜리 대형 크레인을 그 산골짜기로 불러들여 해냈다고 하니 그의 결단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잘 짜여진 사랑의 징검다리
최 사장이 지금의 펜션 건물을 건축하기로 결심한 것은 2003년 무렵이니까,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늘 가까이 지내던 후배의 권유로 증권에 투자했다가 수억의 큰 손해를 보고서 속만 태우던 시기였다. 게다가 사업도 부진하여 재정적인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삶이 바닥에 이른 상황이었다. 큰아들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이제 새로운 인생을 결심해야 할 전환점에 서 있었다.
이 무렵 계곡 위에 세워진 ‘그린벨리’라는 펜션을 보고, 최 사장도 펜션사업을 결심했다. 그 펜션은 커플룸을 통해 연간 이용률이 150일에 달하는 성공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후 그는 건축박람회를 참관하면서 여러 펜션들을 방문했다. 커플룸을 중심으로 하는 일반적인 펜션의 패턴과는 다르게 가족 단위의 휴식처를 마음에 두었다. 자연 속에서 건강한 가족 관계가 만들어지는 징검다리로 펜션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전혀 다른 펜션 유형을 만들어 가자는 대담한 계획을 세웠다. 그것은 45평의 사랑채와 20평의 하늘채 등 두 채의 통나무주택을 짓는 일이었다. 2004년 8월 말에 준공한 이 건축물은 전형적인 목조주택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꼼꼼한 성품을 보는 듯하다. 어느 곳 하나 빈틈없이 단단하게 잘 짜여진 집, 정성이 들어간 집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최 사장은 이 집들이 마음에 들었다. 영업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사랑채를 주인집으로 이용하고 하늘채 하나만 가족 단위로 빌려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곳을 이용한 사람들의 요청으로 이제는 사랑채마저 빌려주고 그는 별채로 밀려나(?) 있다. 게다가 이번 여름에는 그 별채마저 요구해 골방에서 잠을 청했다고 한다. 교회와 단체, 기업 등에서 이용 요청이 늘어나면서 고객들도 이 집들을 좋아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무척 좋다고 한다.
가족의 의미와 기쁨을 찾아서
그러나 펜션 운영의 현실은 만만치 않다. 무턱대고 덤벼든 펜션 운영으로 겪는 최 사장의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한다.
첫째는 인터넷 홍보비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월 50만 원 이상을 지불하는 지금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만큼 펜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말이다. 둘째는 펜션 이용료를 흔히 평당 1만 원으로 적용하지만 그렇게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평수대로 적용하면 45만 원과 20만 원을 각각 받아야 하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애로점이 있다. 이것은 펜션 수익을 고려한 경제성 있고, 효율적인 평수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겨준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파인빌 펜션은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있다. 3000평이 넘는 땅을 ‘파인빌 정원’으로 가꾸는 계획이 그것이다. 마침 영국에 가 있는 아들을 통해 영국식 정원의 노하우를 배워서 한국 땅에 접목하는 노력도 펼칠 생각이다. 이제는 펜션의 경쟁력이 시설이나 서비스만으로 충족되는 것이 아니다. 자연과 조화된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것은 바로 아름다운 정원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수년 전부터 정원을 염두에 두고 계획 조림을 해왔다고 한다. 이제는 본격적인 정원 조성에 들어가 수년 안에 놀라운 작품을 선보일 각오이다.
펜션 사업은 아직은 모험이고 많은 노력과 수고가 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그런 중에도 펜션지기 최 사장을 위로해 주고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 한 가지 있다. 당초에 마음에 품었던 대로 아름다운 가족들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그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삼대가 와서 즐기는 가족의 모습을 종종 목격하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고 한다.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이들 가족이 있는 한, ‘파인 빌’은 존재 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이들은 떠날 때 뒷정리마저 깨끗하다고 한다. 부모에 대한 효도와 자녀에 대한 사랑이 가족애로 뭉쳐진 그들의 모습 속에서 가족의 의미와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떠나기 전에 어김없이 주인을 찾아서 “고맙다, 다시 오겠다” 라고 인사하는 그들을 배웅하고 나면 피곤도 싹 사라진다고 한다. 최 사장은 이것이 펜션을 운영하는 맛이 아니겠냐고 모처럼 너털웃음을 짓는다.田
글 김창범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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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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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D.I.Y] 보드판/다용도 사다리 화분 받침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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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It Yourself! D.I.Y, 당신도 할 수 있다. D.I.Y란 꼭 복잡하고 모양이 예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가령 벽에 못박기, 고장난 의자 다리 고치기, 페인트칠하기 등등. 집에서 할 수 있는 D.I.Y는 무수히 많다. 우선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집 안 구석구석 손봐야 할 것이 없는지 눈여겨보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실천이다. 눈에 띄면 바로 행동에 들어가는 것이다. 집도 고치고, 가족들로부터 점수도 따도, 스스로 보람도 느끼고 일석삼조가 아니겠는가. 그렇게 재미를 붙이다보면 어느새 D.I.Y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자, 그럼 지금 이 순간부터 빠져보도록 하자. D.I.Y의 세계로… 출발!
보드판 만들기
1 자르기. 재단기을 이용하여 필요한 길이와 넓이 만큼 자른다. 길이 770㎜, 넓이 80㎜, 두께 18㎜ 원목 각 2장 길이 440㎜, 넓이 80㎜, 두께 18㎜ 원목 각 2장 가로 770㎜, 세로 600㎜ 합판 1장
2 샌딩작업. 밸트샌딩기와 진동샌딩기를 사용하여 사포번호 80번. 150번순으로 샌딩.
3 드릴링 작업. 40㎜ 정도 띄우고 드릴링 부분 표시한 다음 그 지점에 이중비트 드릴을 이용하여 드릴링 작업을 한다.
4 조립하기. 이중비트로 드릴링을 한 부분은 피스나사못과 목공용 본드를 사용하여 충전드릴로 조립한다.
5 윗면 곡선 자르기. 윗면에 곡선 자르기 할 부분을 스케치 한 다음에 직소를 사용하여 자른다.
6 마무리 샌딩 및 콜크판 끼우기. 사포 320번으로 마무리 샌딩을 한 다음에 콜크판을 끼워 넣는다.
7 8 페인트칠하기와 고리달기. 원하는 색상으로 페인트칠을 한 다음에 고리를 단다.
다용도 사다리 화분 받침대 만들기
1 자르기. 재단기를 사용하여 원목을 자른다. 길이 900㎜, 넓이 180㎜, 두께 18㎜ 1장 길이 700㎜, 넓이 180㎜, 두께 18㎜ 1장 길이 800㎜, 넓이 40㎜ 4장 길이 220㎜, 넓이 40㎜ 2장 길이 180㎜, 넓이 25㎜ 8개
2 사다리 사선자르기. 샌딩작업이 끝나면 각도 절도기를 이용하여 15도 각도로 다리부분과 윗면을 절단한다.
3 드릴링 작업. 이중비트를 이용하여 드릴링 작업을 한다.
4 조립하기. 목공용 본드와 피스를 사용하여 조립을 한다.
5 상판부분 고정하기. 상판 부분이 움직이지 않도록 못을 박는다.
6 경첩달기. 두 개의 다리부분이 완성이 되면 경첩을 단 다음 마무리 샌딩과 페인트를 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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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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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당대의 대가를 생각하며 추사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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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 1786∼1856)를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설령 모른다 해도 추사체는 한번쯤 들어봤을 법하다.
추사는 조선 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천재였다. 할아버지뻘 되는 중국의 당대 석학인 옹강방도 인정하고 교류할 만큼 대단한 인물이었다. 북한산순수비가 진흥왕순수비라는 것을 밝혀내고, 추사체를 완성하고, 국보 180호로 지정된 세한도(歲寒圖)를 그리고, 원교 이광사 글씨에 얽힌 이야기, 초의선사(草衣禪師)와의 교류 등등 그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책 한 권이 될 만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추사 집안은 대단한 가문이었다. 증조부 김한신이 영조의 사위였으니 왕실의 외척이다. 추사가 과거에 합격했을 때, 조정에서 축하해 줄 정도로 세도가였다. 그는 이러한 집안에서 태어나 병조참판에까지 올랐으나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1830년 생부(生父) 김노경이 윤상도의 옥사에 연류되어 벼슬에서 쫓겨나 유배에 오르면서 화려한 생활을 마감한다. 그후 추사는 복권됐다가 1840년 다시 제주도로 귀양을 간다. 이 귀양길은 추사에게는 매우 고통의 기간이었겠지만, 서화(書畵)계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 추사체는 9년간의 제주도 유배생활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격조 높은 육간대청집
추사고택(충남유형문화재 43호)은 추사가 어렸을 때 살던 곳이다. 이 집에 들어서면 너무도 깨끗하다는 느낌이 든다. 현재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기에 사람이 살지 않으면서도 너무도 잘 정돈되어 인위적인 냄새가 난다. 이렇게 된 것은 이 집도 추사만큼 파란만장한 역경을 겪었기 때문이다. 추사의 후손이 끊기면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던 집을 지자체가 1977년 복원하면서 사랑채와 문간채도 복원하였다.
추사고택은 증조부인 부마 김한신에 의하여 건립됐다고 한다. 나즈막한 동산을 배경으로 넓은 들을 마주보고 세워진 이 집은 문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넓어진다. 관리를 위해 고택 앞에 새로 지은 양옥들만 없었다면 넓은 들과 그 너머 포근하게 감싸는 나즈막한 산이 매우 정겹게 보였을 것이다. 굳이 풍수를 따지지 않아도 넉넉해지는 풍광이다. 좌청룡 우백호니, 조산이니, 안산이니 따질 필요도 없이 포근하고 정겨움이 느껴지는 바로 이러한 곳이 명당이 아닐까 한다.
추사고택은 집 구조가 재미있다. 워낙 들이 넓은 곳에 집을 지어서 그런지 들어서서 집을 보아도 풍요함이 흠뻑 느껴진다. 안채가 완전한 ‘ㅁ’자 형태를 하고 있어 답답함이 느껴지는 것이 아쉽지만, 넓은 마당이(원래 이러했는지는 모르지만) 시원하고 넉넉하다. 사랑채는 ‘ㄱ’자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원래는 사랑채와 안채 사이에 내외담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
부마가 지은 집이라면 조금은 사치를 할 법도 한데 그러한 가벼운 장식은 배제했으면서도, 이 집에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은근한 화려함이 있다. 집 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대단히 격조 높은 집임을 알 수 있다.
우선 대청이 다른 집보다 매우 크다. 서울에서도 이렇게 큰 대청을 보기 힘들다. 예전에는 큰 집을 부를 때 육간대청(六間大廳)집이라고 불렀다. 사실 육간대청집을 보기는 쉽지 않은데, 바로 이 집이 육간대청집이다.
또한 안채 마당은 조금 좁은 듯하지만, 기단 부분에 잘 다듬은 돌을 사용하였고, 일반 건물의 기단보다는 조금 더 높게 하고 초석을 높은 것으로 사용하여 대청을 집보다도 훨씬 높여 놓았다. 이렇게 대청을 높인 이유는 높이로 다른 사람에게 위압감을 줌으로써 집주인의 권위를 높이기 위함이다.
안방보다 큰 건넌방에 담긴 뜻은
이 집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화순옹주(和順翁主)가 들어옴으로써 변화된 집의 모습이다. 화순옹주로 인해 집의 격식을 다른 집보다 높일 수 있었다.
조선왕조의 가사 규제에 의하면 대군이 가장 크게 집을 지을 수 있고, 그 다음이 군이나 공주이다. 옹주의 집은 종친이나, 이품 이상의 집과 위계가 같다. 또한 모든 사가에서는 초석을 제외하고는 다듬은 돌을 사용할 수 없다. 사실 시아버지 되는 김흥경이 영의정까지 지낸 분이니 집의 내용으로는 옹주에 해당하는 집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영의정을 지냈다는 것과 종친 특히 옹주와는 그 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영의정이라고 하더라고 쉽게 다듬은 돌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집에서는 기단에 다듬은 돌을 사용하였다. 아마도 화순옹주가 영조의 사랑을 듬뿍 받았기에 특별한 배려가 있었던 듯하다.
다음으로 화순옹주에 대한 배려는 건넌방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집의 건넌방 규모는 매우 넓다. 안방보다도 한 칸이 더 넓고, 툇마루 부분까지 생각한다면 더 큰 규모이다. 또한 건넌방 한 구석에는 ‘안잠자기’를 위한 골방이 있다. 일반 집에서는 당연히 안방이 크고 건넌방이 작은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건넌방의 규모가 훨씬 크고 툇마루도 넉넉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구조가 된 것은 아마도 화순옹주를 배려한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아무리 며느리라고 하여도 옹주이다. 그것도 영조의 사랑을 듬뿍 받다 보니 소홀히 대우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안방을 내 주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보니, 건넌방의 규모를 크게 하여 옹주를 대우하여 준 것은 아닌지.
이러한 것 말고도 몇 가지를 살펴보면, 목재를 참 튼실한 것으로 쓴 것이 눈에 띈다. 조선 후기로 내려가면서 목재 수급이 그리 원활치 못하다 보니 아무리 부잣집도 좋은 목재를 넉넉하게 사용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 집은 모든 목재를 넉넉하게 사용하였다. 서까래만 보아도 너무 크다 싶을 정도이고 또한 못생기게 휘어진 놈도 없다. 모두가 가지런하다. 대들보도 넉넉하다 못해 무너져 내릴 것 같이 무거워 보인다. 나무를 다룬 솜씨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집을 지을 때 서울의 목수를 초빙하여 지었다고 하는데, 그 말이 틀린 것 같지 않다.
이 집의 안채는 여러모로 쓸모 있게 만들었다. 집이 어느 한군데라도 허튼 구석이 없다. 안채를 높이 짓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락이 나오는 부분이 있다. 각 부엌의 층고를 적당히 조절하여 부엌 위쪽으로는 넉넉한 다락을 만들었다. 다락의 크기는 이 집의 살림 규모를 말해 준다. 한때는 정말 잘 나가던 집이었을 것이다.
아버지 묘보다 화려한 아들 묘
추사고택 부근에는 묘소가 3기 있다. 고택 바로 옆에는 추사의 묘소가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화순옹주의 부마였던 증조부의 묘가 있고, 조금 더 가면 영의정을 지낸 고조부의 묘가 있다. 묘소를 돌아보면 영의정을 지낸 고조부의 묘보다 증조부의 묘가 더 화려한 것을 알 수 있다. 일인지하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이라는 영의정을 지낸 고조부 김흥경의 묘에는 달랑 봉분하고 상석만 있는데, 그의 아들인 증조부 김한신의 묘에는 곡장(曲墻)이 돌려져 있다. 아버지의 묘보다 아들의 묘가 더 화려한 것이다. 이것은 김한신의 묘에는 왕실의 직계인 화순옹주가 합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왕실의 묘에는 곡장을 두를 수 있지만, 제아무리 영의정을 지냈다 해도 곡장을 두르지는 못했다. 조선시대의 엄격했던 신분 질서를 느끼게 하는 실례라 하겠다.
부마였던 증조부 묘 옆에는 화순옹주홍문(和順翁主紅門 : 충남유형문화재45호)이 있다. 담 너머에는 주초만이 남아 있다. 이곳은 원래 화순옹주의 묘막으로 쓰였던 곳이다. 현재는 화재로 불타 홍문만 남았다. 이 홍문은 화순옹주의 정절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화순옹주는 영조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한다. 그러한 옹주가 남편이 죽자 식음을 전폐하고 곧 따라 죽었다. 영조가 그리 만류하였지만 듣지 않고 죽자 너무도 실망하여 열녀문을 내리지 않았고, 후에 정조가 하사한 것이다. 이 화순옹주는 조선왕실이 배출한 유일한 열녀라고 한다.田
글 최성호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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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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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강 기슭에 자리한 유럽풍 홍천 60평 복층 H-빔 + ALC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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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화양강 기슭에 자리한 유럽 스타일의 H-빔(Beam) + ALC 주택. 유럽 여행을 통해 집 구조와 자재 등을 섭렵하고 왔다는 박원빈(50)·권은숙(47) 부부는 튼튼하면서도 아름답고 편안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내력 강화를 위해 H-빔으로 기둥을 세우고 ALC 블록으로 벽체를 쌓았다. 내벽은 석고보드 위에 핸디코트와 실크벽지로, 외벽은 테라코트 염료 스프레이로 질감을 살려 마감했다. 지붕재는 유럽산 천연 돌기와를 사용해 너와집의 분위기를 한껏 연출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화상리
·대 지 면 적 : 200평
·연 면 적 : 59.72평(1층 38평, 2층 21.72평)
·건 축 형 태 : 2층 H-빔+ALC 주택
·외벽마감재 : 테라코트 스프레이
·내벽마감재 : 핸디코트, 실크벽지
·지 붕 재 : 천연석기와
·천 장 재 : 석고보드, 실크벽지
·바 닥 재 : 벨기에산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5.3.25∼7.31
·건 축 비 용 : 평당 350만 원
설계·시공 : 기드온건설 02-478-1194 www.gideon300.co.kr
강원도 홍천군 철정검문소를 지나 물골안유원지를 따라가다 보면 굽이굽이 감도는 지르매재를 만나게 된다. 화양강 줄기와 함께 흐르는 이 길은 빼어난 자연 경관으로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고개를 넘어설 즈음 화상대교를 건너면 강기슭에 유럽의 고택을 연상케 하는 단아한 주택이 자리한다.
북쪽으로 산등성이가 바라보여 좋은 전망을 확보할 수 있고, 강한 직사광선이 드는 집보다는 은은한 빛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어하는 건축주의 의도에 따라 북향집으로 설계한 주택이다. 콘크리트에 비해 가벼우며 작업 현장에서 유동성 있는 디자인이 가능하고, 단열성이 높은 ALC(경량 기포 콘크리트) 시공법을 택했다. 지붕 마감은 천연 돌기와를 사용해 너와집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거실 앞 덱도 돌로 마감해 통일감을 주었다.
“혼자 작업하는 시간이 많은 직업이라 조용히 지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새집증후군에 시달리는 집사람을 위해 건강에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집을 짓고 싶었고요.”
그림을 그리기에 알맞고, 아내의 건강을 위해 요양할 곳이 필요했다는 만화가 박원빈 씨. 그는 13년 전 이 땅을 찾기 위해 강원도 일대를 8개월 정도 샅샅이 훑고 다니다시피 했다고.
“수려한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데다 맑은 강줄기가 에도는 곳이에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집사람하고 강물 속의 돌을 손으로 훑으면 엄지손가락만한 올갱이를 30분 만에 큰 대야에 다 채웠어요.”
이들 부부는 1993년 3월에 화상대2리에 988평의 땅을 구입한 후, 그해 6월 샌드위치 패널로 주말주택을 지었다. 주말마다 서울에서 내려와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마을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안면을 트고 지내는 사이가 됐다. 김씨 집성촌 마을인 이곳에 들어온 외지인은 그가 처음이었는데, 신고식(?)을 거쳐 김씨 사당에 박씨인 그의 이름까지 올렸을 정도다.
이들 부부는 서울과 홍천을 오가며, 샌드위치 패널이 아닌 제대로 된 집을 짓고자 자료수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창고에는 건축박람회에서 가져온 자료만으로 가득했다고. 관련 잡지 및 서적을 두루 독파하며 업체를 방문하여 견적을 뽑아 비교하는 등 꼼꼼하게 체크했다. 그 중 도면과 주택의 분위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드온건설(대표 함기용)을 설계·시공사로 택했다.
“무엇보다 신뢰할 만한 설계·시공업체를 찾는 게 가장 힘들었지요. 어렵게 찾아낸 기드온건설의 도면은 우리 부부의 취향하고 맞아떨어진 데다가, 함 사장이라면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판단이 섰지요.”
내구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집은 견고해야 하고, 내장재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아야 하며, 미적으로도 아름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축주 부부. 이 주택은 H-빔(Beam) + ALC 구조로, 하중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게 두께 30센티미터 ALC 블록을 사용했고 H-빔(Beam)은 20센티미터짜리를 썼다. 내벽은 석고보드 위에 입체감이 나는 실크벽지로 마감해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몰딩재나 천장재, 계단재, 붙박이가구재 등은 건강을 생각하여 친환경자재로 마감했다.
“새집증후군이 심한 아내를 위해 작은 방을 황토 찜질방으로 꾸몄지요. 불을 넣으면 80도까지 올라가니 따로 찜질방을 찾을 필요가 없지요.”
아내를 위해 설계한 작은 찜질방은 내벽과 바닥에 10센티미터 황토벽돌을 쌓고 황토로 미장한 후 한지로 마감했다. 바닥에는 배관을 촘촘히 하여 40℃의 실온으로 유지되고, 보일러를 켰을 때 80℃까지 올라간다. 2층에는 공부 중인 아들이 방문했을 때 사용하도록 방을 마련했는데, 대나무 느낌의 입체 벽지를 써서 은은하면서 시원한 느낌을 더한다.
“집을 짓는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무엇보다 건축가와 건축주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양쪽이 동시에 만족하려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의견을 이야기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박원빈 씨. 설계도면에 따라 실제 시공하는 과정에서 시공자와 건축주가 서로의 전달해 그때그때 수정 보완해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유럽풍 분위기를 홍천의 정기에
“아내와 북유럽으로 여행을 갔을 때 그곳의 집들을 유심히 봤어요. 유럽주택의 지붕에는 편마암을 얇게 잘라 만든 돌기와를 많이 사용했어요. 꼭 우리나라 너와집 같은 분위기를 풍기더라고요. 그게 인상적이어서 나중에 저걸 꼭 써야겠다고 다짐했지요.”
지붕 마감재는 유럽산 천연 돌기와를 사용해 너와집 분위기를 냈고, 테라코트로 마감한 외벽에는 파스텔톤의 연회색 염료 스프레이를 사용했고, 흰색 몰딩을 사용해 깔끔하면서 화사하게 연출했다.
여행할 때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고풍스러운 유럽의 고택을 연상케 한다. 몰딩부터 바닥재와 가구까지 짙은 월넛색 계통을 사용해 중후한 느낌을 주고, 거실 및 침실 등에 수공예가구를 배치해 멋스러움을 더한다. 강화온돌마루는 강화마루의 원산지인 벨기에산을 사용했고 벽과 천장 루바는 원목으로 마감했다. 북으로 좌향을 잡은 거실에는 영하 25℃까지 내려가는 겨울 추위에 대비해 60평형 노출형 벽난로를 설치했다. 6미터의 천장고와 거실 전면창을 통해 보이는 산등성이가 한 폭의 풍경화를 선사한다.
주방 겸 식당에는 원기둥에 입구를 아치형으로 내어 거실과 옆에 있으면서 분리된 듯한 느낌을 전한다. “함 사장이 주방의 벽 색깔을 맞출 때 망고를 갖다 놓고는 시공하는 사람에게 ‘이거랑 똑같은 색으로 발라주세요’ 라고 하더군요.” 라는 얘기를 전하며 색을 매치하는 센스가 남달랐다고 한다.
앤틱풍의 조명등은 건축주가 직접 골랐는데 각 등마다 조금씩 다르면서 한데 어우러진다. 1층 드레스-룸 옆에 위치한 욕실에서는 월풀욕조에 몸을 담근 채 전면 창으로 정원과 그 앞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욕실 벽면은 은은한 대리석 타일로 마감했다.
외부 서측에 위치한 주차장은 서양식 차고를 연상케 하는 방식으로 바닥을 컬러 몰딩으로 처리했다. 차고 위의 2층 방은 벽체를 원목으로 마감하고 강화온돌마루를 깔았다. 방문을 열면 원목의 향이 진하게 배어난다. 향후 화실로 사용할 계획인데 당분간 게스트-룸으로 사용하고 있다.
“집을 내 손으로 짓고 나니 욕심이 생기네요. 대부분 시공사에게 맡겨놓고 자기 집 구조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해보고 나니 배관이 어디에 있는지 다 알게 됐어요. 직접 살 집이라면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주택을 더 지어보고 싶어요.”田
글 최선희 기자 / 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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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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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나무, 자연 소재로만 지은 당진 18평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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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석웰빙황토(주)에서 개발한 충남 당진군 신평면 ‘황토마을 전원단지’에 지은 모델하우스인 단층 18평 황토집. 당진에서 생산한 양질의 황토와 국산 육송을 사용해 지은 웰빙 하우스다. 외벽은 견고하게 하고자 생석회석을 2퍼센트 첨가해 500톤으로 압축해서 만든 벽돌로 쌓았고, 내벽은 100퍼센트 황토를 30톤의 무게로 눌러 만든 순수 황토벽돌로 쌓은 후 황토 모르타르로 세 번 미장했다. 천장 및 내부에 들어간 목재는 황토와 잘 어울리는 국산 육송을 사용했으며, 바닥은 기초 위에 숯과 소금을 각각 5센티미터 두께로 깔고, 그 위에 마사토를 깐 후 황토 모르타르로 미장했다. 여기에 원형 장작보일러와 기름(가스)보일러를 겸용함으로써 난방비를 절약했다.
■건축정보
·위 치 : 충남 당진군 신평면 남산리 1번지
·대 지 면 적 : 100평
·건 축 면 적 : 18평
·건 축 형 태 : 황토벽돌집
·외벽마감재 : 황토벽돌
·내벽마감재 : 황토벽돌+황토모르타르+루바
·지 붕 재 : 아스팔트슁글
·창 호 재 : 하이새시
·바 닥 재 : 황토모르타르
·난 방 형 태 : 원형 장작 보일러+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건 축 비 : 평당 300만 원
설계·시공 : 청석웰빙황토(주) 041-363-8967 www.silvercs.co.kr
충청남도 북부지방에 자리한 당진군은 동쪽으로 아산시와 경기도 평택시, 서쪽으로 서산시, 남쪽으로 예산군과 서산시, 북쪽으로 경기도 화성군과 접하고 있다. 대체로 산악과 구릉이 연결된 넓은 평야지대로 농업웅군(農業雄郡)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또한 3분의 2가 바다를 접하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한 곳으로, 서해대교 개통과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스틸의 정상 조업으로 서해안시대를 열어 가는 신흥공업도시이자 교역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지나 송악나들목으로 나와 당진 방면으로 5분 정도 달려 신평 방향으로 들어서면 아담한 집과 넓은 택지가 보인다. 당진군 신평면 남산리에 자리한 ‘황토마을 전원단지’이다. 단지 내에 지은 황토집은 청석웰빙황토(주)에서 지은 모델하우스이다. 황토마을 전원단지를 개발한 이태욱 회장의 설명이다.
“황토마을 전원주택 단지는 쾌적한 자연환경과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갖춘 평지에 조성하여 생활하기에 편리합니다. 또한 단지 이름에서 짐작하듯이 황토와 육송 등 자연 소재만을 사용해 지은 황토집만으로 계획했습니다.”
황토마을 전원주택 단지는 서해안고속도로 진입이 용이하고, 10분 거리 내에 서해바다, 행담도, 삽교천 관광단지 등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웬만한 생활편의시설을 갖춘 신평면이 이웃하고 있어 호젓한 전원생활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이처럼 환경성과 접근성, 편리성을 갖추고 있고, 황토주택만으로 계획됐기에 실버 세대에게는 맞춤형 전원주택단지라고 할 수 있다.
황토의 효능을 최대한 살린 집
청석웰빙황토(주)에서 기획·개발·시행한 황토마을 전원단지는 총 면적 3200평, 총 필지는 12필지이다. 2003년 6월 15일 땅을 매입, 2005년 3월 개발을 완료하여 분양을 개시했는데, 현재 4필지만 남겨 두고 있다. 각 필지당 면적은 250평(모델하우스는 100평)이고, 도로가 300평을 차지하고 있다. 분양가는 70만~80만 원이고, 여기에 황토집(18평, 25평) 건축비는 평당 300만 원이다.
집은 전체적으로 황토벽돌과 국산 육송만을 사용한 전통 건축에 현대적인 편리성을 가미한 퓨전 스타일로, 흙과 나무 등 순수 자연 소재만을 사용했다. 외벽은 견고하게 하기 위해 생석회석을 2퍼센트 첨가하여 500톤으로 압축해서 만든 벽돌(300㎜×150㎜×130㎜, 12㎏)로 쌓았고, 내벽은 당진에서 생산한 양질의 100퍼센트 황토를 30톤의 무게로 눌러 만든 순수 황토벽돌(300㎜×130㎜×120㎜, 7㎏)로 쌓은 후 황토 모르타르로 세 번 미장했다. 황토 모르타르는 황토+모래+일라이트(음이온 생산 돌가루)+돌가루를 50 : 40 : 5 : 5의 비율로 섞어 만들었는데, 황토벽돌이 마르기 전에 미장을 하여 윤기가 나고 손으로 만져도 황토가 묻어나지 않는다.
황토벽돌은 마르면서 갈라지기 마련인데, 그러면 겨울에 단열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이중으로 황토벽돌을 쌓고, 외벽과 내벽 사이에 3센티미터 공간을 띄워 내벽의 순수 황토벽돌이 원활하게 숨을 쉬도록 한 것이다. 외벽과 내벽을 쌓는데, 총 5200장의 황토벽돌이 소요됐다.
천장 및 내부에 들어간 목재는 국산 육송을 사용했다. 바닥은 기초 위에 숯과 소금을 각각 5센티미터 두께로 깔고, 그 위에 마사토를 덮은 후 황토 모르타르로 미장했다. 여기에 원형 장작보일러와 기름(가스)보일러 겸용으로 난방비를 줄였다.
중간 부분이 새의 부리처럼 툭 튀어나온 박공지붕엔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건강과 실용성을 고려한 공간 구획
내부는 18평으로 거실, 주방, 방 1, 화장실, 파우더-룸, 기계실이 있고, 찜질방과 사우나실도 있다. 모든 문은 홍송을 사용해 고급스러워 보이면서 자연미가 느껴진다. 거실은 좁은 듯하지만 손님을 맞기엔 충분하고 전통 창호에 하이새시를 사용해 흡음과 단열이 우수하다. 방은 거실과 구별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름에는 남동풍, 겨울에는 북서풍이 부는 우리나라 기후의 특성을 이용해 남쪽으로 창문을 크게 내,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집 안 구석구석까지 들어오고, 겨울에는 바람을 차단해 집안 내부 공기가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했다.
최소한의 공간도 활용하고자 파우더-룸 위의 천장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했으며, 주부의 편의를 고려해 동선에 많은 신경을 썼다. 특히 거주자의 건강을 위해 장작보일러를 사용해 만든 찜질방과 옥으로 만든 온·냉 사우나실은 이 집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으로 꼽힌다.
거실과 출입문 앞쪽으로 큰 창을 만들고, 그 앞에 오일스테인처리를 한 방부목으로 덱을 여유 있게 만들었는데, 덱으로 나서면 당진 일대의 산과 들이 시원스럽게 들어와 전원의 여유를 만끽하는 데도 부족함이 없다.
청석웰빙황토(주)의 이태욱 회장은 “전원주택이 젊은 세대보다는 대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중년 부부나 노부부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을 감안했다”면서 “건강과 실용성에 역점을 두고 공간을 배치하고, 기능적인 면을 가미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田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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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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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위해 낡은 집 헐고 새로 지은 평택 단층 37평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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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안중읍 용성리에 자리한 37평 단층 스틸하우스. 조석장·정채희 부부가 7남매를 모두 출가시키고, 33년 된 낡은 주택을 헐고 새로 지은 보금자리다. 외관은 심플함과 세련미가 넘치고, 내부는 실용성에 역점을 두었다. 외부는 비닐 사이딩에다 일부는 시더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주었으며, 물매 가파른 지붕엔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거실과 주방 겸 식당, 방 2개, 욕실, 다용도실을 둔 전형적인 주택 구조에다 7평짜리 다락방을 드려 손자손녀들의 놀이 공간으로 꾸몄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 평택시 안중읍 용성리
·대 지 면 적 : 300평
·건 축 면 적 : 30평
·연 면 적 : 37평(1층 30평, 다락방 7평)
·건 축 형 태 : 단층 스틸하우스
·외벽마감재 : 비닐 사이딩+시더 사이딩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상수도
·건 축 비 용 : 평당 350만 원
설계·시공 : 금호스틸하우스 031-675-8110
www.kumhosteel.co.kr
삶의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현대인들은 여러 가지 여건으로 쉽사리 여유를 찾지 못한다. 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면 더욱 그러하다.
조석장(69)·정채희(69) 부부는 농사를 지으면서 7남매(3남 4녀) 모두 대학교육을 시킨 후 가정을 꾸리게 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자신들의 삶에 충실했다고 자부한다.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서라기보다는, 열심히 농사지으면서 짬짬이 여유를 즐긴 것이다.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7남매를 길렀지만, 한번도 힘들다는 생각을 안 했어요. 오히려 우리 부부만의 행복을 찾아서 틈나는 대로 국내외 여행을 즐겼고 삶의 공간에도 변화를 주었지요.”
집은 제돈 주고 제대로 지어야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 용성리에는 한양 조씨 집성촌이 있다. 예전에는 40여 가구의 한양 조씨가 거주했는데, 현재는 20여 가구만 남아 있다. 조석장ㆍ정채희 부부는 이곳에 세 번째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73년 조상 대대로 살던 낡은 한옥을 헐고 조적집을 짓고 살다가, 이번에 스틸하우스를 지은 것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이 있기에 남들처럼 부지 마련에 따르는 수고는 덜었지요. 요즈음 많은 주민이 도회지로 떠나고 있지만, 이곳은 인심이 후하고 공기가 맑고 교통이 좋아 노후를 보내기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지요. 우리 부부는 후손을 위해서라도 이곳에 남기로 했지요.”
스틸하우스는 다른 구조보다 모양이 예쁘게 나온다는 이유에서 선택했다. 시공사 선정 시 방문하는 곳마다 저렴한 공사비를 내세워 유혹했지만 믿음이 가지 않았다고. 집은 가족사를 담아 낼 그릇이기에 돈을 더 주더라도 제대로 지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던 중 금호스틸하우스를 방문했는데 첫 상담에서 마음이 끌렸다고.
“인연이 닿아서 그런지 수십 업체를 방문해도 성에 안 차던 것이 금호스틸하우스와는 첫 상담에서 바로 계약했지요. 평당 공사비 산출은 물론, 어떤 자재로 어떻게 지을 것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는 데 믿음이 가더군요.”
이들 부부는 금호스틸하우스에다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천장고 높은 뾰족지붕으로 외관을 아름답게 하고, 13명의 손자들을 위해 다락방을 넓게 내 달라고 주문했다. 건축주의 요구를 반영한 설계도면이 완성되자, 건축은 6월에 시작해서 9월 2일 완공을 보았다.
외관은 세련되게, 내부는 편리하게
집은 새가 날개짓하며 고개를 치켜든 형상으로 단순하면서도 세련미가 넘쳐흐른다. 물매 가파른 지붕에는 아스팔트 슁글을 얹고, 외벽은 비닐 사이딩에다 일부는 시더 사이딩으로 마감해 포인트를 주었다. 하단 부분에는 60센티미터 가량 벽돌로 쌓고 전면으로 덱을 길게 뽑아 여유를 더했다. 내부는 평상시 부부만 생활하는 공간이기에 실용성에 역점을 두었다. 연면적 37평으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침실을 좁게 낸 대신 주방과 거실을 넓혔다.
거실과 주방 겸 식당, 방 2개, 욕실, 다용도실이 있는 전형적인 주택 구조에다 손자손녀들의 놀이 공간으로 다락방을 냈다. 아이들의 꾸밈없는 동심에 어울리도록 다락방은 따스한 색상의 벽지로 마감했다.
거실 천장은 물매 가파른 박공지붕 선까지 오픈 개방감을 강조했다. 양쪽 벽면을 가득 메운 창으로는 풍부한 햇살이 들이비치고, 전면으로는 띄엄띄엄 펼쳐진 한갓진 전원 풍경이 정감 있어 보인다. 현관에서 거실 전면을 지나 부부침실 앞까지 넓게 덱을 깔고, 그 위에 탁자와 의자를 놓아 운치를 더했다.
주방은 화이트 톤으로 깔끔하게 연출했다. 메인 조명을 끄고 보조 조명을 켜면 차나 술잔을 나누기에 손색 없는 바(Bar) 분위기로 바뀐다. 그 옆으로 보일러실과 세탁실을 배치하고 외부와 통하는 출입문을 냈다. 별도의 욕실을 갖춘 부부침실은 하얀 붙박이장을 사용해 화사하게 꾸미고, 문턱을 없애 편리하게 했다. 마당 한쪽에 나란히 쌓아 놓은 항아리 탑과 그 뒤편에 커다란 솥단지를 올려놓은 아궁이는 전형적인 시골집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건축에 든 비용은 평당 350만 원. 다락방은 평당 공사비의 60퍼센트에 추가로 앉혔다. 이 외에 기존 집을 부수는데 600만 원, 기초·석축·하수도 공사에 2000만 원 정도 소요됐다.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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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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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과 천상의 소리 가득한 가평 53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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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농사일을 좋아했던 정해원 씨는 짬나는 대로 텃밭을 일굴 요량으로 전원주택을 마련했다. 집은 경량 목구조(2″×6″, 2″×4″)로 외벽엔 시멘트 하디 사이딩을 두르고, 박공지붕엔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을 얹고, 바닥은 콘크리트 기초 후 동판을 깔고 원목(오크와이드) 장판으로 마감했다. 내부는 나무의 질감과 실크벽지의 따스함이 어우러지게 인테리어를 했고, 외부의 자연환경을 실내에서도 충분히 즐기도록 거실의 양쪽에 통유리로 창을 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 가평군 하면 하판리
·부 지 면 적 : 1500평
·대 지 면 적 : 300평
·건 축 면 적 : 35평
·연 면 적 : 52평(1층 32평, 2층 20평)
·건 축 형 태 : 복층 목조주택(2″×6″, 2″×4″)
·외벽마감재 : 시멘트 하드 사이딩
·내벽마감재 : 루바+실크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슁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130m 지하 암반수
·건 축 비 용 : 평당 430만 원
설계·시공 : 코람하우징 031-773-0587 www.ikoram.com
경기도 가평군 하판리에 자리한 53평 복층 목조주택. 잣나무 숲이 울창한 연인산 중턱에 앉혀진 주택 앞마당에서 바라보면 하늘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앞으로는 조그마한 시골마을과 운악산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정해원(45)·조영순(41) 부부와 아들 영훈(중2), 영욱(초3) 4인 가족이 마련한 주말주택이다. 성장기를 시골에서 보낸 정해원 씨는 이 주택에 향수를 담아냈다고.
“중·고 학창시절, 농사일이 마냥 즐거웠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방과 후 일을 하느라 해가 뉘엿뉘엿 지는 줄도 몰랐으니까요.”
정해원 씨는 도시에서 살면서 시골에서 농사짓던 일들을 잊을 수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전원에 집을 짓고 농사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 그날을 고대하며 맘에 드는 전원주택을 보면 사진을 찍었고, 본지에 게재된 전원주택의 외관은 물론 거실, 주방, 욕실, 덱 등을 스크랩했다. 그러는 동안 어느 정도 자금이 모이자, 전원주택 부지를 찾아 전국을 샅샅이 훑고 다녔다. 그렇게 부지를 물색한 지 3년이 지났을 무렵, 같은 아파트 동에 살면서 호형호제하는 이웃사촌을 따라 경기도 가평군 하면으로 놀러갔다가 현재의 땅을 찾았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이 마을에 들어선 순간, 여기다 싶었습니다. 산 속에 푹 파묻힌 하늘 아래 첫 동네로 푸근하게 다가왔으니까요. 더욱이 이 땅은 울창한 산으로 둘러싸인 데다 개울이 흐르고, 버드나무 군락을 비롯해 온갖 식물들이 자라는 야생지나 다름없었습니다.”
정해원 씨는 2003년 7월, 땅주인을 수소문해 맹지(盲地)인 밭 1500평을 평당 8만 원에 구입했다. 땅주인에게는 건축이 가능하도록 진입로를 내는데 필요한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 줄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개흙투성이 맹지에 집을 짓다
부지 마련 후 막상 집을 지으려고 하자 고난의 연속이었다. 늪지에 버드나무 숲까지……. 농로에 여덟 필지가 걸쳐 있었는데, 원래의 땅주인은 6개월 가량 그 땅의 주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토지사용승낙서를 받거나 일부는 구입했다. 그후 300평을 대지로 전용하고 부지 조성에 들어갔다. 그 일은 토목회사를 운영하는 정해원 씨가 직영으로 했다.
석축에 필요한 돌은 부지 옆에 붙은 버려진 밭에서 조달했다. 그 땅의 주인에게, 땅을 가꿔 줄 테니 대신 돌을 가져다 사용하게 해달라고 했다. 불모지를 옥토로 가꿔 준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쓸모 없는 땅을 샀다며 이구동성으로 한마디씩 했던 마을 주민들은 부지 조성이 끝나자, 이렇게 변할 줄 몰랐다며 감탄했다.
시공은 이웃사촌의 소개로 코람하우징에게 의뢰했다. 정해원 씨는 자신이 전원에 지을 목조주택에 대한 호기심으로 2002년 목조건축학교를 수료한 바 있다. 코람하우징에서 지은 주택을 몇 채 방문했는데, 당시 학교에서 배운 원리 원칙에 따라 시공했기에 모든 걸 믿고 맡겼다. 외관과 평면은 부부가 상의하며 밑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시공사와 수차례 협의를 거듭한 끝에 설계도를 완성했다.
2004년 7월 1일 시작한 공사는 9개월 가량 걸려 이듬해 3월 완공을 보았다. 코람하우징 이정태 사장(49세)은 집 짓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뜯고 다시 지었고, 마음에 드는 자재가 국내에 없으면 외국에서 수입해 왔다. 건축주 부부가 주말주택이라 입주 시점보다는 완성도 높은 집을 원했기에 가능했다. 물론 공기 지연으로 추가 발생한 비용에 대해서는 코람하우징에서 떠맡았다.
집을 지으면 10년은 늙는다지만, 이들 부부는 집 지으면서 며칠 걸러 파티를 열 정도로 재밌었단다.
“우리 집은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지었습니다. 우리나 시공사나 계약에서 마감까지 인상 한 번 쓰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동안 스크랩한 것을 보여 주며 이렇게 지어달라고 하자, 코람하우징 이 사장은 그 집에 찾아가서 요모조모 살핀 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주었습니다. 그만큼 우리 집은 꼼꼼하게 지었습니다.”
집 안 곳곳 자연빛을 끌어들여
이 주택의 배치는 조망권을 고려해 북서향으로 앉혔다. 주 출입구는 개울이 흐르는 서쪽으로 내고, 내부로 들어가는 현관은 북쪽에 설치했다. 잣나무 숲이 울창한 남동쪽에는 창고를 길쭉하게 설치해 멀리서 보면 ‘ㄱ’자 형상을 한 주택이다. 조망을 고려해 1층 현관과 거실, 마스터-룸, 2층 가족실과 객실을 전면에 배치했다. 1층 주방과 화장실, 2층 아이방은 햇살이 잘 드는 후면에 배치했다. 그리고 1층 현관 전면에서 주방이 있는 후면까지 덱을 널찍하게 냈으며, 현관 위 2층에는 발코니를 설치하여 포치 기능을 겸하도록 했다.
외벽은 시멘트 하디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박공지붕엔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을 얹었다. 바닥은 콘크리트 기초 후 동판을 깔고 원목(오크와이드) 장판으로 마감했다.
외벽은 2″×6″, 내벽은 2″×4″ 경량 목구조재로 골조를 세우고, 벽체 사이에 인슐레이션을 채운 후 안팎으로 OSB 합판을 댔다. 그리고 단열과 방음을 위해 내·외벽에 석고보드를 댔다.
내부는 나무의 질감과 실크벽지로 따스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 거실은 2층 지붕의 박공 라인까지 천장고를 높이고, 전면과 우측면 창은 통유리로 크게 설치해 외부의 자연환경을 실내로 최대한 끌어들였다. 거실과 욕실의 천장은 편백 루바로 마감하여 실내로 들어서면 은은한 나무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풀벌레 소리는 천상의 소리
정해원 씨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이곳을 찾아 밤 11시까지 일을 한다.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힘은 커녕 마냥 행복하기만 하단다.
“좋은 환경에서 맑은 공기를 마셔서 그런지 아무리 일을 해도 피로하거나 힘든 줄 모르겠어요. 이곳에 집을 지은 후 한 달에 2킬로그램씩 체중이 줄어 이제는 불룩했던 배도 들어가 몸도 마음도 가뿐해졌어요.”
이 주택에는 텔레비전이 없다. 집 지을 때 아예 텔레비전 놓을 자리를 만들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곳에서는 그저 세상일이랑 잊고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자연이 주는 축복은 한도 끝도 없습니다. 봄에는 새소리와 화려한 꽃, 여름에는 빗소리, 가을에는 풀벌레들의 하모니가 일품입니다. 굳이 텔레비전이나 전축 같은 기계를 놓을 이유가 없습니다.”
아이들 학교 문제만 아니면 지금이라도 아예 전원에 눌러 살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는 정해원·조영순 부부. 기회가 닿는다면 앞으로 자그마한 집을 다시 짓고 싶다고. 집 짓는 일이 재밌기도 하거니와 가족 간 화목에도 좋기 때문이란다.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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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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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안에 부부의 사랑이 가득한, 포천 35평 단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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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형 모양의 온실에 뾰족이 솟은 지붕, 다섯 평 남짓한 다락방은 마치 동화책에나 나오는 숲 속의 작은 집을 떠올리게 한다. 석축을 쌓은 정원에 파릇파릇 자리잡은 잔디, 자연 담장 역할을 하는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소나무와 함께 널찍한 텃밭이 펼쳐진 풍경은 전원주택의 넉넉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40년 넘게 살아 온 서울을 떠나,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으로 생활 터전을 옮긴 최현태·한강자 부부. 전원생활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 부부는 35평의 아담한 목조주택을 앉히고, 화초와 텃밭을 가꾸고 일구면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최소한의 공간에서 최대한의 정을 키워가고 있는 이들 부부의 집을 찾아보았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연 면 적 : 35평(다락방 5평)
·건 축 형 태 : 단층 목조주택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적삼목
·내벽마감재 : 루바, 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루바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5년 7월 ~ 2005년 8월
시 공 : (주)한길건축 031-533-3030 www.housing114.com
최현태(68)·한강자(62) 부부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마음 한 편에 시골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담고 지냈다. 어릴 적 시골 친척집에 놀러가 넓게 펼쳐진 산과 들에서 온종일 뛰놀던 기억의 끈을 아직까지도 놓지 않은 것이다. 그 때문일까. 퇴직 후에는 늘 서울을 떠나 한적한 곳으로 옮겨가리라고 마음을 먹었다. 전원행은 2002년부터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수도권 지역의 부지를 알아보던 중에 지인(知人)의 소개로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의 임야와 대지 590평을 구입했다.
이들 부부는 부지 매입이라는 전원주택 짓기의 첫 단추는 잘 꿰었지만, 막상 집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는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던 중 인근 (주)한길건축(대표 최경수)의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면서, 그 간의 고민은 엉켰던 실타래가 줄줄 풀리듯 해결됐다.
전원의 포근한 운치를 기다리며
“목조주택의 특징과 내·외장재 선택 요령, 가족의 취향을 반영한 설계, 시공 과정 등 (주)한길건축의 가식 없는 설명에 믿음이 갔습니다. 그렇게 주택 형태를 정하고 나니, 살던 아파트가 바로 처분되었어요. 아파트는 비워줘야 하고, 이곳으로 입주하는 날까지 여유가 없었죠. 입주 날짜를 촉박하게 잡았는데도 (주)한길건축에서 공기(工期)를 정확히 지키면서 보기 좋고 살기 편한 집을 지었죠. 내심 공사 기간에 장마가 겹쳐 지연되면 어쩌나 그게 큰 걱정이었거든요. 억수같이 빗줄기가 퍼붓는 날에도 공사를 강행해 준 덕에 별 차질 없이 이주한 게 정말 다행이죠.”
(주)한길건축에서는 빡빡한 일정임을 감안, 7월 초에 첫 삽을 뜨기 무섭게 골조와 지붕 공사를 장마 전에 끝냈다. 그후에는 천막을 치고 내부 마감 및 인테리어 공사를 강행하여 입주 날짜를 지켰다.
이 주택은 30평 단층으로 여유 공간을 줄이고 안방과 주방, 거실, 온실, 다락방(5평) 등을 앉혔다. 다소 좁은 듯한 느낌도 들지만, 이들 부부는 자녀들 모두 독립했기에 둘이 오붓하게 살기에는 딱 알맞은 크기라고 만족스러워 한다.
거실 천장은 원목 루바로 마감하고, 벽은 실크벽지와 원목 패널을 부분 사용해 입체감을 살렸다. 최현태 씨는 물론 자연에 가까운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예산에 맞추어 루바를 부분적으로 사용해 포인트를 준 것이 더욱 맘에 들어 한다.
각 방은 실크벽지로 마감을 하고, 주방은 연초록색 벽지를 사용해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방가구는 아일랜드형 테이블을 두고, 색은 화이트-톤으로 통일해 시원하면서도 깔끔함이 느껴진다.
부부가 사용하는 안방에 욕실을 따로 두고, 거실 중앙 벽면에 벽난로를 설치해 전원주택의 운치를 담았다. 10년 넘게 아파트에서 생활해 온 한강자 씨는 올 겨울을 기다리는 마음이 어느 해보다 특별하다.
“아파트의 단조로운 거실을 떠나 전원의 여유로운 풍경을 더하는데 잘 어울릴 것 같아 벽난로를 설치했습니다. 요즘 추워서 벽난로를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실내에서 장작을 태우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데, 얼른 겨울이 와서 경험해 보고 싶네요.”
햇살 가득한 온실 갖게 돼
최현태 씨는 아파트에 살면서도 베란다에서 갖가지 식물과 분재들을 키웠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그러한 공간이 필요했다. 그의 바람은 동화 속 작은 성을 떠올리게 하는 육각형 모양의 아담한 온실로 이루어졌다. 정면에서 집을 바라봤을 때, 왼편에 자리한 온실은 이 집의 포인트가 되고 있다. 여러 개의 창을 통해 풍부한 자연광이 가득한 내부에는 티-테이블을 두어 아담한 카페를 연상케 한다. 차를 마시는 공간과 화분을 놓는 공간을 분리하고, 출입문은 거실과 외부 덱으로 이어지는 두 곳에 마련했다. 화분에 물을 주기 위해 수도를 연결한 바닥은 물이 많이 닿으므로 타일로 마감을 했다. 온실 겸 부부카페로 편안함을 즐기는 이곳에서 초록잎의 화분이 하나 둘 채워질 생각을 하니 그의 마음은 벌써부터 뿌듯해져 온다.
가끔 찾아오는 손자들은 정원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은 물론 집 옆으로 흐르는 작은 개울가를 찾기 바쁘다. 손자들을 위해 농구대도 하나 더 마련할 계획이라는 이들 부부에게서 가족들을 위해 부지런히 집 안 곳곳을 꾸미는 정성이 엿보인다.
텃밭에는 올 겨울 김장 준비가 한창이다. 배추를 비롯해 무, 총각무, 쪽파, 갓 등 김장에 필요한 갖가지 채소를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퇴비를 주고,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약을 미리 뿌리는 등 손길이 바쁘기만 하다.田
글 조영옥 기자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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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