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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에세이] 나는 이런 곳에서 살고 싶었다 - 도시형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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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공부하는 건축 과목 중에는 건축계획이 있다. 건축의 총론에서부터 모든 건축물의 설계 기초와 계획하는 방법에 관하여 공부한다.이 과목에서 건축을 계획하는데 기본적으로 중요하게 언급되는 것이 입지조건(立地條件)이다. 건물의 성격과 기능에 따라 건물이 위치해야 할 조건에 관한 것으로 백화점, 학교, 주택, 병원 등 건물에 따라 건축돼야 할 위치 조건을 말한다. 상식적인 이야기 같지만, 실제 많은 건물이 그 성격에 맞지 않는 위치에 있음으로써 불편을 느끼고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건물이 아무리 아름답고 쓸모 있게 잘 지어졌다고 해도, 그 건물의 성격에 맞는 위치에 있지 않으면 그 기능을 다하기 어렵다.이런 의미에서 건축의 시작은 바로 입지에 관한 것부터라고 할 수 있다.주택의 입지조건주택에 있어서도 집이 위치하는 입지가 대단히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푸른 초원에 공기 맑고 경치 좋은 한적한 곳이 단독주택지로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교과서에서 말하는 주택의 입지조건은 교통, 생활편의시설, 수해나 산불 등 방재, 일조나 통풍 등을 위한 향(向), 주변 환경 그리고 대지 조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전원주택의 경우에는 이상과 같은 조건 외에도 안전 문제로 방범과 관리 등의 문제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또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부동산적 가치와 장래성도 빼 놓을 수 없는 요소일 것이다.그런데 이상의 조건들은 각자의 특성이나 조건에 따라 우선 순위가 달라진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거나 도시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 경우 등은 다른 어느 것보다 이런 점을 우선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이와 같이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입지조건을 잘 생각하지 못해 낭패를 겪는 경우를 흔히 본다. 입지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전원주택에 사는 사람 중에는 그저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것만 생각하다가 막상 실제 살면서 느끼는 불편함 때문에 다시 도시로 회귀하기도 한다.그런데 아무리 신중하게 많은 생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자신의 생각과 조건에 꼭 맞는 대지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모두에게 좋은 땅은 그만큼 가격도 비싸고 그러한 땅을 내 마음대로 살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충족할 만한 땅을 구하기란 불가능하다. 마치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결혼 상대자를 구할 수 없는 것과 같다.신중해야 할 땅 고르기오랜 동안 아파트 살던 사람들은 전원주택에 살겠다는 생각만 하는 것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그러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집에 대한 생각만 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모양으로 예쁘고 아름다운 집을 지을 것인지, 그리고 실내와 조경 등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앞선다.그런데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아무리 예쁘게 잘 지은 집이라도 위치가 좋지 못해 사는데 불편하다면 곧 싫증이 날 것이다.실제로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에 주인도 없이 텅 빈 채로 있는 전원주택이 많다. 무슨 사정인지는 몰라도 많은 전원주택이 급매물로 나와 있는데, 이런 것들은 바로 그런 연유다.처음 얼마간은 그저 한적하고 여유로운 전원주택이라는 것과 경치 등이 좋아 재미있게 살 수 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되고 편의시설이 멀어 생활에 불편을 느낀다면 점차 짜증과 싫증이 나게 되고, 그때는 처치 곤란하게 된다.그래서 처음 상상하던 것과 실제 살고 겪으면서 느끼는 현실과는 엄청나게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땅을 구하는 데는 많은 시간을 갖고 자신과 가족의 특성이나 조건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집이야 마음에 들지 않고 불편하다면 다시 고쳐 지으면 되지만, 일단 지은 집의 위치를 옮기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과연, 단독주택지로는 어떤 곳이 좋은가교통이나 생활편의시설 등을 고려할 때 집터로는 아무래도 도시가 좋기는 하다.그런데 도시 어디를 가도 이제는 마당이 있고 동물 등을 기를 수 있는 단독주택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느 때부턴가 단독주택들이 부동산적인 영향을 받아 하나하나 다가구나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등으로 변해 버렸고 동네 도로는 자동차로 가득 차 버렸다.이는 도시로의 인구 집중과 그에 따른 부동산 가격의 상승, 사업성의 우선 그리고 자동차의 증가 등 사회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이런 상황에서 이제 도시에서는 그런 답답함이 싫다고 나 홀로 우아하게 단독주택에서 살기는 어렵다. 자신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지만 집을 둘러싼 모든 집이 다가구나 다세대주택화되고 있는데 나 홀로 그렇게 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그렇다면 한가하고 여유로운 도시 근처의 전원주택지는 어떤가.서울 근교의 경우 용인이나 양평 등에 많은 전원주택지가 있는데, 이런 곳은 경치도 좋고 공기도 맑아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직접 사는 데는 문제가 많다. 경치 좋고 한적한 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살다 보면 식상하기 마련이다.학교에 다녀야 하는 것과 출퇴근을 해야 하는 일은 현실이고 지극히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없고 출퇴근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병원이나 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생활하는데 불편을 느끼기 마련이다. 물론 행복한 삶을 위하여 한두 가지는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그러나 일상 생활인 출퇴근이나 학교, 친구 그리고 생활의 불편 등은 경치 좋고 한적한 것보다 현대인의 삶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내가 선택한 곳-도시형 전원주택지이런 문제는 각자의 특성과 조건 그리고 취향에 따라 다르겠는데, 나는 이런 점에서 도시형 전원주택지를 선택했다.도시형 전원주택은 용인이나 양평 등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전원주택이 아니라 서울이나 과천, 성남, 김포 등 도시의 그린벨트지역에 있는 취락마을의 전원주택을 말한다.개발제한구역은 소위 그린벨트라고도 하는데 서울 등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대도시 주변에 분포돼 있다. 서울의 경우 강동, 강남, 서초구 등의 개발제한구역에 도시형 전원주택을 지을 만한 취락마을이 곳곳에 있다. 이런 취락마을은 개발제한구역을 지정하던 당시 개발제한구역 내에 흩어져 있던 집들을 한 곳에 모아 마을을 형성한 곳으로 개발제한구역의 보호 차원에서 만들어진 마을이다.이런 곳은 학교나 병원, 백화점, 시장 등이 가까이에 있어 생활하는 데에 불편함이 별로 없다. 특히 교통은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시내로의 접근은 오히려 다른 어느 지역보다 더 빠르고 좋다. 전철역이 가까운 곳도 있고, 시내버스나 마을버스가 잘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도로 사정도 양호하다.특히 그린벨트의 취락마을은 대체로 50∼100여 호의 주택이 6미터 도로로 잘 구획돼 마을이 깨끗하게 정비돼 있다. 이런 곳에선 전원주택에서 염려되는 방범 문제도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주변은 모두 논, 밭, 야산 등으로 둘러싸여 비교적 한가하고 공기도 맑다.더욱이 중요한 점은 이 지역은 오직 단독주택과 상점 등 근린생활시설과 같은 건축만 가능하므로 주거 환경이 아주 양호하다. 대지 면적은 거의 100평 내외로 시내에 있는 대지보다는 넓고, 대부분 60∼90평의 2층 주택으로 이루어져 있다.문제라면 시내에 있고 주거 환경이 양호한 도시지역이며 희소성 때문에 땅값이 일반 전원주택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금액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어차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택이 거주 목적 외에도 부동산적 의미를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환금성이나 장래성에 한계가 있는 일반 전원주택보다는 유리하다.특히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될 것이라는 예상과 한정된 지역으로 부동산적 장래성 또한 높다. 건축적으로나 실질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지나치게 거품이 많다는 아파트에 비해 이런 지역은 앞으로 거주성과 도시 내 취락마을의 희소성으로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살아 보니 역시 좋다특히 내가 선택한 곳은 이상과 같은 점 외에도 다음과 같은 점이 좋다. 우선 올림픽대로와 바로 연결돼 강남이나 시내로의 접근이 아주 양호하고, 전철역이 멀지 않은 데다 마을버스 종점이 가까이에 있어 교통이 아주 좋다.초·중·고등학교가 근처에 있어 아이들의 통학에 큰 불편이 없고, 대형병원이나 생활편의 시설이 가까이에 있으며, 백화점·시장 등 판매시설이 인근에 있어 편리하다. 무엇다도 그동안 다니던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회와 가깝다는 것은 우리 가족에게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주변에 낮은 야산과 공원이 있어 공기가 맑고 아침저녁으로 산책과 운동하기에 좋다. 무엇보다도 한강은 걸어가도 될 정도로 가까이에 있다. 아침저녁으로 잘 가꾸어진 둔치를 산책하거나 자전거전용도로로 하이킹을 하는 즐거움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다.또 중요한 것은 전원주택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나치게 적적함이나 밤에 무서움에 대한 염려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넓은 대로에 접해 있어 가로등이 대낮처럼 밝고, 집 앞에 마을버스 승강장이 있어 늦게 돌아오는 아이들의 염려가 별로 없다. 아파트에서만 살아 왔던 가족이 처음 이곳에 집을 짓겠다고 했을 때, 무엇보다도 가장 염려한 부분이 바로 무서움과 적적함이다. 그런데 실제 살고 있는 지금은 전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 무엇보다 다행이다. 만약 다른 모든 점이 좋아도 무섭다거나 지나치게 적적하다면 해결하기 어려운 심각한 문제가 됐을 것이다. 이밖에도 개발제한구역의 해제 가능성뿐 아니라 대로에 접해 있어 부동산적인 가치가 높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이곳이 모두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땅을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데,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은 입지조건의 우선 순위에서 한참 아래에 있어 무시할 만하다.그동안 이곳을 물색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수시로 이 마을을 돌아보았고 계절마다 변하는 모습도 관찰해 보았다. 특히 장마철과 겨울 등 문제가 일어나기 쉬운 시기도 지켜보았다. 그런 탓으로 실제 거주하면서 별로 불편한 점이 없고 아내나 아이들도 아파트보다 더 만족해한다. 사실 닭과 병아리, 새, 진돗개, 연못의 물고기를 돌보며 여유 있게 살 수 있는 곳이 서울, 그 어디에 있는가? 마당의 푸른 잔디와 텃밭에서 자라는 야채 그리고 각종 나무들을 돌보며 한가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서울, 그 어느 곳에 있을까? 아침 일찍 일어나 시작하는 아침운동으로 더욱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이곳이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춘 곳이 아닌가 한다.田글 김인환<건축사, TAS건축사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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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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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가족, 더불어 사는 공간 진주 60평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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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 지수면 청원리에 자리한 60평 복층 스틸하우스. 초등학교 교사 부부인 허복욱·이언주 씨가 아이들의 아토피 치료와 정서 함양 나아가 대안학교까지 내다보고 지은 보금자리다. 이들 부부로 하여금 전원행에 자신감을 갖게 한 것은 교사선교회 동아리의 선배로, 지금은 교사 가족 넷이 자연스럽게 공동체 마을을 이루고 있다. 당초 30평으로 계획했으나, 후배 교사 가족이 합류하면서 60평 한 지붕 두 가족이 됐다. 전원으로 이주한 후, 자연을 만끽하며 맘껏 뛰노는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는 이들 부부의 집으로 들어가 보자.
건축정보
·위 치 : 경남 진주시 지수면 청원리
·건 축 면 적 : 60평(1층-30평, 2층-30평)
·부 지 면 적 : 120평
·건 축 형 태 : 복층 스틸하우스
·실 내 구 조 : 거실, 주방, 욕실, 방 3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슁글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건 축 비 용 : 평당 240만 원
·공 사 기 간 : 2004년 11월∼2005년 1월
설계·시공 : 예진스틸하우스 055-746-4959 www.yejinhouse.co.kr
한때 전원주택하면, 도시에서 은퇴하여 전원에서 노후를 편안히 보내고자 지은 집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30, 40대들도 더러 전원으로 이주하고자 맘먹지만, 출퇴근 거리에다 자녀 교육이라는 높은 벽 앞에서 뜻을 접곤 했다.
그런데 요즘 전원주택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상주용 전원주택 못지 않게 주말용 전원주택이 증가하고, 실수요자의 연령층이 큰 폭으로 낮아지고 있다. 그리고 수도권이나 광역시 위주로 형성되던 전원주택 시장이 중소도시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주5일 근무제로 인한 삶의 질에 대한 인식 변화와 도로망의 확충으로 인한 출퇴근 거리에 따른 심적 부담감 완화, 그리고 새집증후군에 대한 경각심 고조에서 찾을 수 있다.
초등학교 교사 부부인 36살 동갑인 허복욱·이언주 씨는 2005년 1월 경남 진주시 지수면 청원리에 60평 복층 스틸하우스를 지어 이주했다. 동하(7세), 동주(5세), 동영(3세) 이렇듯 어린 세 자녀를 두고 있기에 이들 부부의 전원행에 궁금증이 더할 수밖에 없다. 대개 전원행은 자녀들을 대학에 진학시킨 뒤로 미룬 채, 교육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라는 울타리에 갇혀 지내기 때문이다.
전원 속 대안교육을 생각하며
허복욱·이언주 부부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만나서 1998년 결혼 후, 이곳 청원리로 이주하기 전까지 줄곧 아파트에서만 살았다. 맞벌이 교사 부부이기에 아파트는 관리나 방범 면에서 편리함 그 자체였다.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아파트 생활에 염증이 생겼다고.
“학교에서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는데, 우리 첫째 아이 동하가 그랬어요. 피부가 까칠까칠하고 가려워서 긁느라 밤잠을 이루지 못했죠. 병원 치료를 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봐도 별 소용이 없었지요. 이어 둘째, 셋째도 아토피를 앓는데 안쓰러워서 못 견디겠더군요.”
이언주 씨는 2004년 셋째 동영이를 낳고 휴직계를 낸 상태였다. 그때 도시에서 이렇게 발만 동동 구를 게 아니라 아이들의 아토피 치료와 정서를 함양을 위해서라도 전원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아토피도 그렇지만, 도시의 아파트에는 아이들이 맘껏 뛰놀 만한 공간이 없어요. 차들이 쉬지 않고 오가는 아스팔트 깔린 아파트 사잇길 아니면, 후미진 곳의 작은 놀이터가 고작이지요. 우리 자랄 때를 생각하니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에 흙 냄새나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고 결심했지요.”
이들 부부로 하여금 전원행에 자신감을 갖게 한 것은 교사선교회 동아리의 선배였다. 전원주택지를 찾던 중 7년 전부터 이곳 청원리에서 전원생활을 하는 선배가 이들 부부의 딱한 사정을 듣고는 이웃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도시에서 외딴 이곳에 우리 가족만 산다고 하면 오지 않았을 거예요. 도시 외곽에 자리한 전원주택지면 모를까. 이곳에는 우리 말고도 교사 가족이 셋 더 있어요. 자연스럽게 교사선교회 공동체 마을이 만들어진 셈이죠. 믿음과 교육 마인드를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더불어 살다 보니, 이제는 대안교육까지도 생각하게 됐어요.”
그러고 보면 이곳은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를지 모르지만 근래에 보기 드문 동호인 전원주택 단지인 셈이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전원에서 같이 살자며 동호인 전원주택단지를 계획하지만, 실지로 성공한 예는 극히 드물다. 그 이유는 개개인의 자금 사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작 시간을 내어 입지 선정에서 건축 인허가 절차까지 도맡아 진행할 시쳇말로 총대를 매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이들 부부는 아이들의 아토피 치료와 정서 함양 나아가 대안학교까지도 내다보고, 2004년 11월 이곳 밭 120평을 구입했다.
우리 아이들 아토피가 사라졌어요
건축은 스틸하우스로 정하고, 경남권에서 튼실한 시공업체로 알려진 예진스틸하우스(대표 전희수)에다 그해 11월 시공을 의뢰했다.
“여러 형태의 전원주택을 둘러보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스틸하우스가 가장 맘에 들었지요. 외관이 예뻤으며 살기에 쾌적하고 편리해 보였기 때문이지요. 공사 기간이 짧아 공사비를 절약한다는 점도 맘에 들었고요. 예진스틸하우스는 여러 채의 집을 지은 데다가 스틸하우스 골조 시공과 외장 및 내부 목공사를 비롯해 전체 공정의 70퍼센트를 직접 하고, 전기 설비 등과 같은 분야는 지역 전문가를 연결해 작업을 진행하기에 믿고 맡겼지요. 전 사장의 ‘건축주에게 꿈과 희망을 시공자에게는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 줄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 보리라는 일념으로 예진 스틸하우스를 시작하게 됐다’는 말이 맘에 와 닿았고요. 집을 짓고 1년간 생활하면서 예진스틸하우스 전 사장이 우리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걸 느꼈어요.”
이 집은 60평 복층 스틸하우스로 1층과 2층이 30평씩 독립돼 있다. 당초 30평 스틸하우스로 설계했으나, 허복욱 씨의 후배 교사인 임성현 씨 가족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설계 시 거실을 넓게 하여 천장고를 높여 개방감을 주고, 그 대신 중간 크기의 방 하나와 작은 방을 둘 앉혀 달라고 주문했지요. 설계를 막 끝낼 즈음 후배가 같이 살자고 하더군요. 설계를 다시 하기에도 그렇고… 결국 거실 천장을 반자형으로 처리한 상태에서 1층 평면과 똑같이 2층을 올리기로 했지요.”
건축은 2004년 11월 시작해 3개월 만인 이듬해 1월 완공을 보고, 1월 24일 입주했다. 장방형 부지의 한계성을 극복하고자 건물을 좌측에 배치하여 우측 마당을 넓게 확보했다. 외관은 거실을 돌출시키고 현관과 방을 뒤로 물려 포갠 상태로 조형미에다 실용성을 더했다. 외벽은 아이보리색 시멘트사이딩으로, 지붕은 포도주색 아스팔트 슁글로 색채에 변화를 주었다.
공간은 중앙의 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작은 방 2개와 욕실을, 우측에는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으로 구획했다. 거실에는 전면과 측면으로 격자형 창을 내 동남쪽의 햇살과 풍경을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또한 천장을 우물반자로 처리하여 평천장의 밋밋함을 보완했으며, 좌측 벽을 이미지월로 꾸미고 모서리에 벽난로를 설치하여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화이트 톤으로 모던하게 연출한 주방은 개방감을 주고자 대리석 식탁을 놓아 거실과 공간을 구분했다. 대리석 식탁은 아이들의 책상으로, 또 부부의 홈-바로 이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작은 방 사이에 자리한 욕실에는 욕조와 세면기를, 수납을 겸한 유리벽으로 구분했다. 방마다 창을 넓게 내 밝고 화사하게 꾸몄으며, 특히 안방에는 드레스-룸과 욕실을 배치해 실용성을 강조했다.
이들 부부는 전원으로 이주한 후, 자연을 만끽하며 맘껏 뛰노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아파트에 살 때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 아파했는데, 이곳에서는 거짓말처럼 세 아이의 아토피가 말끔히 사라졌어요. 그리고 네 집의 아이들 모두 또래다 보니 서로 제 집 드나들다시피 하며 어울려 지내지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자기들끼리 철따라 놀거리를 찾아내어 즐기는 것을 보면 마냥 신기해요. 이제부터는 막내가 너무 어렸기에 그동안 미뤄 온 홈-스쿨을 생각해 봐야겠어요.”
자연 속에서의 삶은 늘 싱그럽기만 하다. 계절과 밤낮에 대한 감각이 무딘 도시와 달리 전원에서는 시시각각으로 흥미진진한 일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자연의 변화를 열린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 그들의 티 없이 맑은 눈에서 희망의 빛을 엿보았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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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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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속 싱그러운 햇살을 담아낸 화성 50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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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 과정에서 백혈병을 앓는 아내 때문에 더욱 목조주택에 끌렸다는 건축주 김진희 씨. 그는 부인 김성희 씨와 여생을 보내기 위해 건강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2만여 평의 과수원에 먼저 살던 조적조 집보다 높은 지대에 터를 닦고 천등산을 바라보는 동남향으로 복층 목조주택을 앉혔다. 아내의 건강과 노후를 위해 선택한 만큼 후회가 없다는 화성의 건강한 집을 찾았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독지2리
·대 지 면 적 : 500평
·건 축 면 적 : 50평(1층 33평, 2층 17평)
·연 면 적 : 50평
·건 축 형 태 : 2?×6? 경량목구조
·외벽마감재 : 미송 목재 사이딩
·내벽마감재 : NF보드+실크벽지
·지 붕 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원목 루바
·바 닥 재 : 원목마루
·창 호 재 : 미국식 시스템 창호
·정 화 조 : 10인용 오수합병 정화조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마을 간이 상수원(지하수)
·건 축 비 용 : 평당 350만 원
·시 공 기 간 : 2005년 12월 ~ 2월
설계·시공 : 신화건축 031-634-0172 http://cafe.naver.com/ buildahome.cafe
젊은 시절에는 방황도 많이 하고 이리저리 떠돌기도 했지만, 일찍부터 과수 농사에 손을 댔다는 건축주 김진희(65) 씨. 지금 2만여 평의 과수원은 막내아들이지만 묵묵히 가업(家業)을 잇는 그가 기특해 부모님이 물려준 것이다.
전에 살던 집은 20평형 조적조로 그가 아내 김성희(59) 씨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은 후 손수 지은 집이다. 처음 그 낡은 조적조 대신 콘크리트 주택을 짓고 싶었지만,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는 부인을 생각해 목조주택을 지었다고.
“조적조보다 튼튼한 콘크리트 집을 짓기로 했다가, 아내의 권유로 목조주택으로 생각을 바꿨어요. 작년 봄인가 마을에 목조주택이 들어서자, 아내가 함께 방문하자고 하더군요.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튼튼한데다 쾌적하고 단열이 잘 된다는 것을 알고는 생각을 바꾼 것이죠.”
목조주택이 쾌적하고 건강에 좋다는 말에 반신반의했는데, 비로소 그 진가를 확인한 것이다. 집 안 공기가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는 그 날로 아내에게 목조주택을 짓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그후 1년도 채 안 되어 약속을 지킨 그는 안타깝게도 혼자 입주해야만 했다. 백혈병 치료제 중 신약이 나와 검사 차 부인이 입원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내를 생각해 지은 목조주택에서 앞으로 남은 생을 함께 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믿음이 가면 맡겨라, 하지만 삼 세 번은 확인하자
김진희 씨는 목조주택을 방문 후, 6개월간의 철저한 사전 조사를 거쳐 신화건축을 찾았다. 신화건축에서 집 근처에 시공한 주택이 있는데, 그 집의 건축주로부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시공 담당 정진철 실장은 건축주와 첫 대면한 2005년 10월경을 이렇게 회상한다.
“처음 공사 의뢰 차 방문한 건축주와 함께 현장을 방문해서 공사 범위 및 가설계까지 확정했지요. 물론 서로의 의사 소통이 중요하기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요. 건축주는 성격이 화끈한 편이라 한 번 정하면 웬만해서 되돌리는 법이 없었죠. 두 번째 만남에서 설계를 확정짓고, 최종 면담 때 견적서를 뽑아 계약을 했으니까요. 건축주 입장에서는 대부분 시공사를 결정해도 불안해하기 마련이죠. 얼마나 서로를 신뢰하는 가의 문제인데 건축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믿고 맡겼기에 더 열심히 임했지요.”
서로의 믿음 속에서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일까? 불가피한 어려움도 능히 극복해 냈으니 말이다. 골조공사를 한창 진행하던 12월 초, 강추위로 열풍기를 임대해서 공사를 진행했는데도 공기(工期)가 보름정도 길어졌다. 그럼에도 싫은 내색 없이 믿음으로 묵묵히 맡겨준 건축주가 고마워 서비스로 4평을 더했다고 한다. 아직 주차장 및 정원 조성을 못했는데 날이 풀리는 대로 마무리를 지을 예정이다.
단아한 목조와 아르누보 장식의 만남
건축주는 무엇보다 나무를 많이 사용하고 천장을 루버로 마감해 달라고 요구했다. 원래는 거실 천장고를 7.5미터로 계획했는데 건축주가 아늑한 분위기를 원해 6.5미터로 낮추었다. 인테리어 자재는 신화건축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샘플 중에서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했다. 등만 직접 골라 설치했다.
공사 후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 어디냐는 물음에 정 실장은 거실에 서서 요모조모 설명을 보탠다.
“이 주택의 포인트는 거실 등 박스입니다. 대개의 경우 가천장을 설치해 안으로 넣거나 처음부터 천장보다 높게 파 등을 다는데 아늑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돌출형으로 제작했습니다. 또 팔각 모양의 거실 평면에 맞추어 등 박스도 팔각으로 만들었지요.”
1층에는 안방, 아버지 방, 거실 및 주방을 두고 2층에는 서재와 방 그리고 중간 홀을 두었는데, 다른 집에 비해 창을 많이 내 자연 채광을 유도한 것이 돋보인다. 목재를 많이 사용해 2층 홀의 난간에는 철제 당초무늬로 아르누보 스타일로 장식했다. 또한 2층 홀에 난간을 잡아주는 경계벽에는 장방형의 구멍을 내 액자를 박아 놓은 듯한 이미지 월을 만들었다. 1층은 김 씨 부부와 아버지를 모실 요량으로 깔끔하게 아이보리색 벽지로 마감하고, 2층은 곧 결혼을 앞둔 아들 내외를 생각해 파스텔 톤의 벽지로 따뜻하게 연출했다.
외벽에도 미송 목재 사이딩으로 마감했는데 지루하지 않게 박공지붕 처마 앞에도 2층 난간에 설치한 철제 장식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목재 사이딩에는 목재용 오일 스테인(Oil Stain)을 발라 나뭇결을 살렸다. 정 실장은 3∼5년에 한번씩 칠해주면 되는데 신화건축에서 책임지고 관리해 줄 예정이라며, 목재 관리에 대한 기본 사항을 강조했다.
“여러 번 집을 지으면서 사람을 대하다 보니 목조주택은 관리가 힘들다는 분이 많은데, 사실 나무는 물에 젖었을 때 건조가 안 되면 썩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반대로 생각해 보면 건조만 잘 해도 관리가 쉬워진다는 이야기죠. 일단은 공사할 때 건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나무를 사용하면 잘 썩을 수 있기에 자재를 고를 때 주의해야 합니다.”
건강을 생각한 노후 대책으로
막힘 없이 펼쳐진 과수원 속에 자리했던 원래 집은 전망이 좋기는 했지만 낮은 곳에 있어 절반은 항상 과수원 풍경으로 차 있었다. 목조주택을 결심하면서는 시원스레 펼쳐진 경관을 감상하고 싶어 기존 집과 방향은 같지만 뒤편의 높은 대지를 활용했다. 오랜 시간 가족의 보금자리였던 집은 봄에 철거 후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물려받은 땅 덕분에 부지를 선정하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과수 농사짓기 힘들어 땅을 조금씩 처분하고 있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시화호로 화제를 모았던 정부에서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발표와 더불어 화성시청을 오산에서 화성시 남양동으로 옮긴다는 설이 돌면서 땅값은 1, 2년 사이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최근 화성의 동탄 신도시 완공도 이에 한몫을 하고 있다고.
노후를 위해 집을 짓고 싶었던 그의 소망과 목조주택을 원하던 아내의 바람이 결실을 이루게 됐다. 이제는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주택에서 아내와 함께 또 다른 추억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그. 곧 결혼을 앞둔 아들 가족과 소일거리로 정원도 함께 가꾸고 싶다는 그의 소박한 소망이 봄바람을 타고 전해지길 기원해 본다.田
글·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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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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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같은 새로움이 묻어 나는 포천 45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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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새롭게 열리는 봄. 새싹이 트고 새학기가 시작된다. 새로운 다짐은 새해를 맞이하기 전부터 시작하지만 본격적인 실천은 봄부터 이뤄지곤 한다. 우리의 마음에도 봄이 오고 있다. 이교준(50)·최옥집(48) 부부가 주말주택으로 지은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 목조주택에서는 봄같은 싱그러움이 묻어 난다. 목조주택이지만 외벽 일부를 인조석으로 꾸며 단조로움에서 탈피했다. 건축주와 시공업체의 아이디어가 모여 차별화된 인상을 주는 목조주택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
·대 지 면 적 : 150평
·건 축 면 적 : 45평(1층 30평, 2층 15평)
·연 면 적 : 45평
·건 축 형 태 : 내벽 2″×4″, 외벽 2″×6″ 경량 목구조
·외벽마감재 : 인조석,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원목 루바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LG하이새시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상수도
·시 공 기 간 : 2004년 9∼11월
·건 축 비 용 : 평당 330만 원
설계·시공·조경 : 한길건축 031-533-3030 www.housing114.com
입춘이 지났다고 하기에는 겨울의 흔적이 많은 날, 이교준·최옥집 부부가 주말주택으로 지은 목조주택을 보기 위해 포천시 일동면으로 향했다. 이 집은 백운계곡과 산정호수로 가는 길목에서 우측으로 보이는 야산과 맞닿은 부분에 자리한다. 산정호수로 가는 2차선 도로 사이에는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는 논이 자리잡고 있다. 전면으로는 금주산이 바라보아는 집, 도로에서 보이지만 고즈넉한 마을길을 가로질러야 문 앞에 이른다. 한적한 마을길을 지나는 동안, 도시에서 전원으로의 몰입도 쉬워진다.
아늑하면서 개방감 돋보이는 집
이 집의 특징 중 하나는 외벽 일부를 인조석으로 마감했다는 점이다. 멀리서 집 전면을 보면 마치 벽돌집 같은 인상이 풍긴다. 또한 시멘트 사이딩은 목조주택 고유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인조석과 시멘트 사이딩이 어우러지면서 짜임새를 갖췄기 때문이다.
나지막한 연두색 담과 정원을 지나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목조주택 고유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거실이나 방의 내벽과는 달리 현관은 목조주택 본연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현관에 들어서면 이 나무 냄새로 인해 목구조로 지어졌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천장 부분을 제외한 집 안 대부분의 내벽은 이들 부부가 직접 고른 실크벽지로 마감해 취향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무는 습도를 조절하고 향기도 좋지만, 나무만으로 마감한 집을 보니 어지러운데다 이내 질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들 부부가 내벽 마감재로 실크벽지를 선택한 이유다.
또 다른 특징은 바로 ‘개방성’이다. 1층 큰방을 제외한 방 2개와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내는 1·2층 거실은 덱과 연결돼 있어 외부로의 출입과 기분 전환에 용이하다. 각 방과 시선이 마주치는 부분에는 조망창을 설치해 외부 전경을 감상하기에 편하고 통풍도 잘 이뤄진다. 특히 거실에는 전면창과 하프라운드형 고창을 설치 채광을 높였고 미적인 면도 강조했다. 전면창 양옆에는 측면창을, 그 위에는 고창을 균형 있게 배치했다. 거실과 접한 고창들은 2층 거실과 눈높이가 맞다. 그래서 2층에서도 고창을 통해 외부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현관 바로 옆에도 창이 있다. 그 때문에 현관문을 열지 않아도 오가는 사람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아늑하고 따뜻하면서도 외부와의 접촉이 쉬운 구조다.
색채감 있는 주방, 집의 홍일점
최옥집 씨의 아이디어로 꾸민 주방은 거실과 맞닿아 있다. 주말주택으로 설계했기에 주방은 그리 크지 않다. 그 대신 주방 옆에 다용도실을 별도로 둬 허드렛일을 하거나 물품 보관이 편리하도록 했다. 거실과 만나는 부분에는 탁자를 뒀고, 레드 계열의 의자로 포인트를 줬다. 홈-바를 연상시키는 이 탁자에 앉아 거실을 응시하면 전면창 너머의 전경을 마음에 담을 수 있다. 특히 흰색 계열의 주방가구와 빨간색 계열의 의자가 대비를 이루는 주방은 이 집에서는 홍일점에 비유된다.
“남편은 산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저는 들판을 주로 보는데… 주방에서 일하다 차 한 잔 마시면서 들녘의 변화를 엿볼 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주방을 지켜보던 최옥집 씨는 색채감 있는 주방을 연출하고자 이곳저곳을 돌며 가구를 고른 보람이 있다고.
2층과 연결되는 목재 계단은 단단하면서도 안정된 느낌이다. 계단의 중간 부분에는 세로로 긴 창이 있어 햇살을 받아들여 계단에 전한다. 이 계단을 오르면 2층 가족실이 나온다. 1층 거실보다 작지만 바닥을 온돌로 시공한데다 천장이 낮아 아늑함은 더하다.
2층 가족실과 이어지는 곳에는 발코니와 방, 화장실이 있다. 별도의 드레스-룸을 설치하는 대신 습기에 강한 붙박이장을 드렸다. 2층 방은 비교적 넓게 꾸몄는데, 이곳 역시 발코니와 연결돼 있어 외부와의 접촉이 쉽다.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초는 평지보다 약 1미터 높게 설계했다. 이로 인해 시야도 트인 듯한 느낌이다. 전면에는 넓은 덱을 설치해 정원과 맞닿게했고, 대문을 지나 폭 2미터 정도의 마을길을 지나면 텃밭과 이어진다.
이들 부부가 이곳에 집을 짓게 된 동기는 어머니 김옥례(71) 씨를 위해서다. 공기 맑은 곳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노후를 보내고 싶었고, 근처에 온천과 마트, 병원 등 편의시설이 많은 것도 부지 결정을 쉽게 만든 요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집은 주말주택으로 이용하고 있다. 아들 이지용(19) 군이 수험생인 데다 어머니 역시 다소 늦게 이 집에 들어오실 것 같다고…….
“남편은 금주산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했어요. 꿈이 이뤄진 셈이죠.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최옥집 씨는 전원생활을 좋아하는 남편과 입시 준비에 한창인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이들 두 남자 사이를 왕래한다고.
사후관리 고려해 인근 업체 선정
이들 부부는 35만 원 하는 단칸방에서부터 결혼생활을 시작해 안 살아본 집이 없을 정도로 이사를 많이 다녔다고. 생애 처음 짓는 전원주택 시공을 한길건축(대표 최경수)에 맡긴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집을 지으려고 계획하자 건축업에 종사하는 지인들이 서로 짓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말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 A/S도 힘들잖아요. 1년여 기간 동안 집과 가까이 있는 한길건축에서 지은 집들을 둘러봤고 이 회사다 싶었죠. 그래서 건축을 부탁했어요.”
이들 부부는 거실 공사에 각별히 신경을 써 달라고 시공사에 요구했다. 주거용이 아니기 때문에 주방도 작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또 조명만큼은 손수 골라 취향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도록 했다. 그 외의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시공업체를 믿고 맡겼다.
이들 부부는 전원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은 순간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다니면서 마감재부터 공부했다. 전원주택 소식을 전하는 잡지도 많이 보았다. 종종 열리는 건축박람회에서 얻는 정보도 도움이 됐다. 집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집 구조재를 이야기하는 모습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시공사에 대부분 맡겼지만 자신의 집을 짓는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어요. 공사 초기에는 거의 매일 오다시피 했어요. 나중엔 일주일에 한 번으로 횟수가 줄어들긴 했죠. 인부들에게 막걸리도 사다주고 먹을 간식도 챙겼어요. 그래야 더 신경을 써줄 것 같았죠.”
22년 결혼생활 끝에 전원주택을 짓기로 함께 결정하고 자신이 지은 집을 갖는 기쁨도 처음으로 함께 맛봤지만, 집이 완공된 뒤 마음에 드는 공간은 각각 달랐다. 최옥집 씨는 차를 마시면서 전경도 감상할 수 있는 홈바(Home- Bar) 분위기의 주방을 가장 좋아했고, 이교준 씨는 포근한 2층을 마음 들어 했다. 이들 부부를 만족스럽게 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세수할 때 느껴지는 미끈미끈한 물, 그리고 작은 것도 함께 나누는 마을 분위기도 한 동네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지난해 집 앞 텃밭에 처음 심은 고추, 콩, 팥, 씀바귀도 동네 사람들의 도움으로 풍년이 들었다.
“이곳에 올 때 느낌이요? 마음이 편하기만 합니다. 개방감도 있고 한 동네에 산다는 마음도 느낄 수 있어요. 아침 인사도 나누고, 등산도 함께 하고, 음식도 나눠 먹고, 좋은 점이 참 많더군요. 그래서 일을 앞두고 구상이 필요할 때 이곳에 오지요.”
전원에서 맞는 아침의 기쁨
자녀인 이지연(22) 양과 이지용 군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어렵게 키운 진돗개 ‘진돌이’를 보기 위해 가끔 이곳에 온다. 오래 머무는 것에는 아직 낯설지만 도시를 떠나 잠시 보내는 것은 좋아하는 눈치다. 집을 돌아본 친척들과 이웃들, 그리고 구경 온 사람들도 주택을 돌아보며 감탄한다. 이들 부부의 목조주택이 촉매제가 되어 주변에 새로운 전원주택이 들어서기도 했다.
정작 좋은 건 아침이다. 공기가 맑아 상쾌하고 반갑게 아침인사를 건네는 곳. 나무의 효능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앓고 있던 약간의 알레르기성 비염도 집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말끔하다. 이렇게 건축주 부부는 코끝을 자극하는 목조 향기와 함께 ‘전원에서의 봄’을 맞이하고 있다.田
글 김항룡 기자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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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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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의 향기 솔솔 풍기는 울산 19평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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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울주군 온양면 운화리 대운산 자락에 자리한 장태환·이희숙 부부의 목구조 황토집으로 18.9평 본채와 5.9평 별채로 채 나눔을 했다. 장태환 씨가 병마(病魔)를 물리치고자 건강하게 지은 집으로, 벽체는 단열 효과를 높이고 외풍을 막고자 대나무로 외를 엮어 17센티미터 두께로 황토 2중 맞벽치기를 했다. 사용된 황토는 지기(地氣)를 발산하는 경주 남산의 동황토다. 건강미 넘치는 전통 가옥 구조에다 평면 배치는 편리성을 강조한 현대 주거 양식을 접목시켰다. 건강을 회복한 장태환 씨를 보면서, 주택과 약은 그 근본이 같다(주약동원(住藥同源))는 생각을 했다.
건축정보
·위 치 :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대 지 면 적 : 130평
·건 축 면 적 : 18.9평(62.46㎡)
·건 축 형 태 : 단층 전통 목구조 황토집
·평 면 구 조 : 현대식 일자형 겹집
·실 내 구 조 : 구들방, 안방, 거실, 주방, 욕실, 현관
·벽 체 구 조 : 황토 이중 심벽치기(두께 17㎝)
·벽체마감재 : 황토 맞벽 후 내·외벽 순수 황토 미장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황토+운모+백모래 혼합 황토. 황토미장 후 맥반석 판재(거실 및 주방)
·창 호 재 : 외부-하이 새시, 내부-목창·문(세살문)
·난 방 형 태 : 전통 구들 및 심야전기 온수보일러
·정 화 조 : 10인용 오수정화조(혐기여상기폭기식)
·건 축 비 용 : 평당 350만 원
별채
·건 축 면 적 : 5.9평
·건 축 형 태 : 목구조 전통 흙집
·실 내 구 조 : 구들방, 주방, 욕실, 툇마루
·지 붕 재 : 죽데기
·건 축 비 용 : 평당 300만 원
설계 및 기술지도 : 한국전통초가연구소 (052)263-3007, 011-556-2007 www.koreachoga.co.kr
울산시 울주군 온양면 운화리 대운산 자락에는 농가주택 30여 호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울산 12경에 속하는 대운산은, 맑고 풍부한 수량의 계곡에다 진달래와 억새군락이 펼쳐져 있어 등산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대운산 등산 코스 여럿 가운데서도, 고즈넉한 운화리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이 제법 운치를 더한다.
나지막한 돌담길을 따라 운화리로 들어서면 아담한 목구조 황토집이 나온다. 고풍스런 한옥과 70, 80년대 지어진 슬래브집들 사이에 묻혀 모나지 않는 집이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대운산을 찾던 장태환(57세)·이희숙(58세) 부부가 제2의 삶을 시작한 곳이다.
이들 부부는 흙집을 짓기 전까지 이 마을에서 세를 얻어 살았다. 혹자는 대운산에 매료돼 삶의 터전을 아예 이곳으로 옮긴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전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장태환 씨의 건강 악화였다.
도시에서 얻은 병, 전원에서 치료
장태환·이희숙 부부는 이곳에 황토집을 지어 이주하기 전에는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처용동에서 3000여 평의 과수 농사를 지으며 지냈다. 그러한 가운데 장태환 씨는 소싯적부터 슬래브집을 시공한 경험을 살려 틈틈이 건축을 했다. 병을 얻기 전까지만 해도 집은 모름지기 튼튼한 게 최고라며 슬래브집을 제일로 쳤다. 처용동의 집도 손수 슬래브로 지었음은 물론이다.
그처럼 슬래브집 신봉자(?)였던 장태환 씨가 운화리에 황토집을 지은 것이다. 그는 급작스런 건강 악화로 거주 환경과 주거 구조에 대해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2004년 8월에 좀체 기침이 끊이질 않아 대수롭지 않은 감기려니 여기고 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소리를 들었지요. 후두 아랫부분의 내분비갑상선 상태가 매우 심각한데 손을 못 쓰겠으니 종합병원을 찾으라는 거였지요. 아무리 일을 많이 해도 피곤하지 않았으며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기에 도무지 믿기지 않았지요. 결국 그 해 10월 서울의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지금에 와서 곰곰이 생각하니 쾨쾨한 매연과 시멘트 독이 문제였던 거 같아요.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몸이 부쩍 좋아졌으니 말이죠.”
울주군 온산읍은 석유화학공단지역으로 환경 오염이 극심한 지역이다. 그러한 데다 슬래브집을 시공하면서 시멘트 독까지 흡입했으니 건강 악화는 당연지사(當然之事)였는지도 모른다. 이희숙 씨는 그러한 이유로 피난길 떠나듯이 전원행을 서둘렀다고.
“수술 후에 의사가 공기 맑은 곳에서 요양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약사인 시동생도 전원에서 몸조리에만 전념하라고 권유했지요. 그 말을 들으니 우리 부부는 지긋지긋한 공단지역에서 하루라도 빨리 도망치고 싶었지요. 막상 전원행을 결심했지만, 맘이 급한 탓인지 터를 찾기란 호락호락하지 않더군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자니 대학에 다니는 아들 뒷바라지 문제에다 무섭고 쓸쓸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앞섰고요. 그 무렵 문뜩 떠오른 게 이곳 운화리인데, 대운산에 자주 다녔기에 낯설지 않았고 전원생활을 하며 몸조리하기에는 나무랄 데가 없다고 보았죠.”
운화리는 자연 환경이 양호하며 울산과 가깝기에 도시의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전원주택지로는 손색이 없는 곳이다.
슬래브집 신봉자, 황토집 짓다
장태환·이희숙 부부는 2004년 말, 운화리 주민들에게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얘기하며 수소문한 끝에 12평 낡은 농가주택이 딸린 대지 130평을 평당 80만 원에 구입했다. 오랫동안 방치된 농가주택이라 사람이 살려면 개축(改築)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운화리에 사는 원주인(原住人)이 딱한 사정을 듣고는 집을 새로 짓는 동안 자신의 집 아래채를 쓰라며 세를 내 주었다.
산세가 수려하며 공기 맑고 물이 좋아서일까? 2005년 봄기운이 만연할 즈음 장태환 씨는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면서 집을 짓기로 맘먹었다. 집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할 때는 두 가지 행운이 따랐다고.
“그린벨트지역이라 집을 새로 짓는다 해도 12평에 불과해 고작 방 하나에 거실, 화장실이 전부였지요. 아들과 시집 간 두 딸이 찾아와도 머물 곳이 없었지요. 건축에 있어서는 건강을 생각해 흙집을 지으려고 했으나 시공 전문가를 찾지 못해 고민했고요. 그렇게 몇 개월 지나자 그린벨트가 풀리고, 한국전통초가연구소의 윤원태 소장도 알게 됐지요. 집을 지으려면 운 때가 맞아야 한다고 하던데… 우리 집 지을 때 그 운이 따라 주었나 봐요.”
장태환 씨는 울주군 상북면 거리 소재 한국전통초가연구소를 방문해 다양한 형태의 전통 가옥을 둘러보고, 윤원태 소장의 기술 지도로 지은 흙집을 두 군데 방문했다. 슬래브집을 지을 때 기초는 으레 콘크리트로 한다고 믿었는데, 그 어느 흙집도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고.
“콘크리트를 대신에 주춧돌만 놓고 기둥을 세워 지은 집이 저렇게 튼튼할 수 있나 의아했지요. 경성대에서 전통 건축학을 강의하는 윤 소장의 전통 흙집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죠. 편리함만 쫓다 보니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을 잊고 지냈어요. 그 대가로 나는 병까지 얻었고요.”
주약동원(住藥同源), 황토집의 건강성 극대화
장태환·이희숙 부부의 황토집은 윤원태 소장에게서 한국건축학 강의를 받은 8기 수료생들이 지었다. 윤 소장이 기술지도를 했는데, 무엇보다 건축주의 건강 회복에 신경을 썼다고.
“건강 주거를 위해 벽의 아래쪽 기둥 사이를 가로지른 하인방 밑으로 콩자갈(10㎝), 황토(40㎝), 마사(5㎝), 참숯(8㎝), 마사(5㎝), 황토(10㎝), 엑셀 파이프 설치 후 굵은 마사(3㎝) 깔기 그리고 황토 마감재(6㎝) 순으로 바닥을 시공했지요. 생명의 원천인 지기(地氣)를 발산하는 황토는 《동의보감》에서 ‘상승 기운과 기세를 품었다’고 한 경주 남산의 동황토를 사용했고요. 벽체는 단열 효과를 높이고 외풍을 막고자, 대나무 외를 엮어 17센티미터 두께로 황토 2중 맞벽치기를 했어요.”
목구조 전통 흙집으로 18.9평 본채와 5.9평 별채로 채를 나눴다. 본채는 한 개의 종마루 아래에 두 줄로 나란히 실(室)을 만든 일자형 겹집으로 전면에는 거실과 구들방이, 후면에는 안방과 화장실·주방이 자리한다. 거실 전면에는 툇마루 격인 덱이 포치형 현관까지 이어져 전통과 현대 주거의 어우러짐을 엿보게 한다. 건강미 넘치는 전통 가옥 구조에다 편리성을 강조한 현대 주거 양식의 평면 배치를 접목시켰음을 알 수 있다.
안방과 구들방에는 황토 바닥 위에 돗자리를 깔았으며, 거실과 주방에는 황토 바닥 위에 원적외선 반사율이 높은 맥반석을 깔아 건강성을 강조했다. 벽체는 황토의 기운을 막힘 없이 받아들이고자 맞벽치기 후 순수 황토를 물에 걸쭉하게 개어 여러 차례 마감했다. 천장은 2중으로 열 손실이 없으며, 원목 루바를 대어 나뭇결과 목향(木香)이 눈과 코를 즐겁게 자극한다. 거실과 주방은 서까래를 노출시켜 전통 가옥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실과 주방을 경계짓는 곳의 상인방을 홍예(虹霓, 아치형)처럼 틀어 실내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꾸몄다. 장태환 씨는 주로 군불을 때는 구들방에서 기거하는데, 황토의 효능을 높이고자 아예 벽지를 바르지 않았다.
원룸형 별채는 구들방과 주방, 욕실, 툇마루로 짜여져 있는데, 자식들이나 손님이 방문했을 때, 제 집처럼 맘 편히 묵어 가도록 지은 것이다. 별채는 본채 지붕의 아스팔트 슁글 대신 통나무의 표면에서 잘라 낸 널조각인 죽데기로 마감했다. 지붕재를 제외하면 벽체 구조나 마감 방식은 본채와 같다.
순수 황토만을 사용해 지은 새 집이다 보니 벽면 군데군데 터진 흔적이 보인다. 이것은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드라운 황토를 물에 걸쭉하게 반죽하여 붓으로 덧칠해 주면 말끔해진다.
흙집의 건강성, 온몸으로 느껴요
장태환 씨는 흙집에서 생활하면서부터 얼굴에 윤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처음 마을에 찾아들 때만 해도 얼굴에 핏기가 없고 거칠했는데 지금은 천양지차(天壤之差)라고.
“말을 해야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채고, 저 사람 수술 받았지 할 정도지요. 여기선 감기도 안 걸리고, 밤에 몸살기가 있다가도 구들방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이튿날 개운하지요.”
이희숙 씨는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진 남편을 보면서 황토집 짓기를 잘했다고.
“집을 짓는다고 하자, 친정 엄마가 아픈 사람이 있을 때에는 집을 짓는 게 아니라며 극구 말리셨죠. 매일 전화를 걸어 달달 볶다시피 하셨어요. 집을 짓고 며칠 묵으셨는데 남편 건강이 좋아진 걸 보고는 매우 흡족해 하셨죠. 그런데 구들방에서 자고 일어나니 몸이 달라진 것 같다고 하시면서 한사코 안 가시겠다는 거예요. 동생이 형부 몸이 더 좋아지면 그때 다시 오자며 모셔갔지요.”
슬래브집에 비해 흙집은 어떤 점이 좋을까? 이들 부부는 첫째로 외풍이 전혀 없다고 한다. 슬래브집은 두껍기만 했지 외풍이 심한데, 여기서 지내다 보니 아들이 머무는 처용동 집에 가기가 싫어졌다고. 둘째로는 흙 냄새 나무 냄새가 좋아 마음이 포근하고 따뜻해진다 한다. 셋째로는 맘이 편해 잠이 쉽게 오고 숙면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만하면 황토집의 우수성은, ‘먹는 음식과 약은 그 근본이 같다’는 식약동원(食藥同源)에 버금가지 않을까? 황토집에서 건강을 회복한 장태환 씨를 보면, ‘주약동원(住藥同源)’이란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현대인을 괴롭히는 성인병의 원인이 식원병은 ‘음식’에서 기인한 것이고,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새집증후군이 ‘주택’에서 기인한 것을 보면 말이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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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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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과 미(美), 실용성을 고려한, 안성 38평 복층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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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미양면 개정리에 자리한 38평 복층 목구조 황토집. 전통 한옥구조와 서구식 목조주택을 혼합한 퓨전 스타일이다. 외관은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인다. 벽체 구조는, 직경 34센티미터짜리 햄록으로 기둥을 세운 후 순수 황토벽돌을 이중으로 쌓고, 황토가 원활하게 숨을 쉬도록 벽돌과 벽돌 사이를 4센티미터 띄우고 빈 공간에 숯을 채워 넣었다. 그리고 외벽엔 통기성 오일 스테인을 바르고, 내벽엔 황토벽지로 마감했다. 실내는 거실의 천장고를 시원스럽게 처리하고 전후면에 전면창을 크게 설치하여 개방감을 한껏 강조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 개정리
·부 지 면 적 : 250평
·연 면 적 : 38평(1층 34평, 2층 4평)
·건 축 형 태 : 목구조 황토주택
·벽 체 구 조 : 목구조+순수 황토벽돌
·외벽마감재 : 황토벽돌 줄눈마감+시더 베벨사이딩
·내벽마감재 : 황토모르타르+한지 벽지+루바
·지 붕 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루바
·바 닥 재 : 강화 온돌마루
·창 호 재 : 수입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상수도
·건 축 비 용 : 평당 380만 원
설계·시공 : (주)웰빙하우징 043-745-0004 www.wellbeingh.com
경기도 안성은 서해안 배후도시로 전원주택 입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수도권과 중부권을 잇는 광역 도로망이 확충된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이자,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와 두원전문대, 동아방송대, 안성산업대 등이 인접해 교육도시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곡창지대에 맞게 저수지가 유달리 많아 전원주택지를 찾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경부고속도로 안성(평택)나들목을 빠져 나와 평택 방향으로 5분 정도 달리다 1번 국도로 갈아타고 천안 방면으로 달리다 보면 연암축산전문대학교 이정표가 나온다. 그 이정표를 따라 쭉 들어가다 보면 도심과 가까운 한적한 시골마을이 나오는데, 그곳에 이르면 황토벽돌로 외관을 마감하고, 지붕엔 붉은색 계열의 아스팔트 슁글을 얹은 목구조 황토집이 단박에 눈에 들어온다. 드넓은 평야를 가로지르는 도로 변에 건축물이라곤 딸랑 집과 주유소가 전부여서 지나는 이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집으로 꽂힌다.
결혼 25년 만에 처음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최성종(51)ㆍ이금자(46) 부부.
“내 집을 갖고 싶은 마음 오죽했겠습니까. 하지만 기왕이면 제대로 된 집을 짓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셋집을 전전하면서도 언젠가는 그림 같은 집에서 살 수 있다는 꿈을 꾸며 참았습니다. 아파트는 왠지 답답한 것 같아 싫었거든요.”
참살이를 위해 25년을 기다리다
여태껏 안성에서만 살아온 최성종 씨는 의외로 손쉽게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쉴 터를 마련했다고 한다.
“어느 날 직장에서 직장과 인접한 도로변에 자리한 농지 중 일부를 매각한다고 하더군요. 안성 시내와 평택 시내를 10분이면 닿을 수 있으면서 시골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 또 직장이 코앞인데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2000년 겨울, 망설임 없이 농지 250평을 평당 15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부지는 마련했지만, 집 지을 단계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막연하게만 여겼던 살기 좋은 내 집 마련의 꿈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 같았다는 이금자 씨.
“언젠가는 가족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하겠지 하는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잘 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부지가 마련되자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우연히 건축 자재상을 하는 지인을 통해 (주)웰빙하우징의 이용규 사장을 알게 됐는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집 짓기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최성종 씨.
“건축비 마련을 위해 붓고 있던 적금이 만료되지 않았고, 집의 구조 등에 대해서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주)웰빙하우징의 이용규 사장은 최대한 협조하고 건축비도 저렴하게 해줄 테니 자신에게 맡겨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귀가 솔깃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일단은 미뤘습니다.”
이용규 사장은 충남권에서 전원주택 전문 건축업을 하고 있는데, 수도권으로 영업망을 넓히는 중이었다. 그래서 건축주의 집을 모델하우스로 삼을 겸 서비스 차원으로 시공을 제의했다고 한다. 건축주는 지인을 통해 (주)웰빙하우징의 의도를 바로 알면서 마음을 바꿨단다. 그리고 (주)웰빙하우징이 지은 집 여러 채를 둘러보고 난 후 계약을 맺었다.
공사는 2005년 8월 6일 첫 삽을 뜨기 시작했다. 건축주는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진행하라고 했다. 대신 튼튼하고 꼼꼼하게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튀는 외관… 기능성 살린 퓨전 황토집
(주)웰빙하우징의 황토집은 황토 고유의 성질을 지키면서 구조적으로 튼튼하게 짓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전통 한옥구조와 서구식 목조주택을 혼합한 퓨전 스타일로 짓는다. 이 집 역시 현대 방식의 기초 콘크리트 위에 원목을 바심질하여 기둥과 보를 짜 맞추어 골조를 세운 후 목조주택의 트러스 공법으로 지붕을 얹었다. 특히 외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지붕의 경사도를 거실 부분은 10:10으로 하고 좌우측의 박공은 10:5로 하여 밋밋하지 않게 했다. 얼핏보면 외관은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하늘을 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현관은 북향으로 배치하고, 거실은 남북향, 안방과 딸방·욕실은 정남향으로, 주방은 동북향, 2층의 아들방은 북향으로 각각 앉혔다.
벽체 구조는, 외벽은 직경 34센티미터짜리 미국산 햄록으로 기둥을 세운 후 순수 황토벽돌(190×60×90㎜)을 이중으로 쌓고, 내벽은 직경 32센티미터짜리로 기둥을 세운 후 순수 황토벽돌(300×200×150㎜)을 쌓았다. 그리고 외벽엔 황토가 원활하게 숨을 쉬도록 벽돌과 벽돌 사이를 4센티미터 띄우고 빈 공간에 숯을 채워 넣었다. 숯은 단열, 방충, 공기 정화 등의 효능에 탁월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 외벽을 보호하기 위해 바깥 부분에 통기성 오일스테인을 발랐다. 통기성 오일스테인은 공기의 순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물을 먹지 않는 게 장점이다.
바닥은 줄기초 위에 순수 황토를 5센티미터 두께로 덮고 엑셀 난방을 시공한 다음 부드러운 순수 황토 모르타르를 2센티미터 두께로 미장한 후 온돌 강화마루를 깔았다. 지붕은 안쪽부터 루바 석고보드 단열재(스티로폼) 구조재(2?×8? 서까래) OSB(4?×8?) 방수 루핑 아스팔트 슁글 순으로 시공했다.
이 외에 대들보는 직경 38센티미터짜리로, 보는 180×210×3600밀리미터짜리의 햄록을 사용했고, 덱은 일반 방부처리목(CCA : Copper Chrome Arsenic)이 아닌 방부·방충뿐만 아니라 불에도 타지 않는 난연 목재로 시공했다. 난연 목재는 화재의 염려가 없고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내장재로 사용 가능하지만 일반 방부목보다 30퍼센트 정도 비싸다.
효능도 살리고 분위기도 살리고
실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게 천장고 6.5미터의 탁 트인 거실이다. 외부에서 보면, 좌우측의 물매 완만한 박공지붕의 중간으로 우뚝 솟은 부분이 거실인데, 이곳을 중심으로 좌측에 안방과 욕실을 배치하고, 우측에 주방과 딸방을 각각 앉혔다. 그리고 시더 베벨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준 현관 상층부에는 2층 다락방을 두었다.
거실의 전후면으로 전면창을 각각 설치하여 개방감을 한껏 강조했고 고창을 달아 채광을 꾀했다. 거실의 양쪽 벽면 중간 부분에 공학목재로 중인방과 상인방을 끼워 놓고 중인방과 상인방 사이를 황토벽돌 줄눈마감으로 포인트를 준 부분도 시선을 끈다.
드레스-룸과 별도의 욕실이 딸린 안방은 남향으로 배치하여 안락한 휴식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했고, 전면창을 내어 따스한 햇살을 한껏 끌어들였다. 주방 겸 식당은 아일랜드형 시스템을 적용하고 보조주방을 통해 텃밭으로 나가게 했다.
내부에서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내벽을 일반 벽지보다 얇은 황토벽지로 마감한 부분이다. 황토벽지는 일반 벽지에 비해 고가지만, 황토집의 기능을 극대화시킬 뿐 아니라 황토집의 분위기에 걸맞게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부 인테리어를 포함해서 싱크대, 덱까지 설치하는데 들어가 총 비용은 평당 380만 원. 여기에 사후관리까지 첨가된 것을 감안하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닌 듯하다.
25년간 꿈꿔왔던 살기 좋은 내 집 마련의 꿈을 마침내 실현한 건축주 부부는 요즘 편안하고 안락한 전원생활을 누리고 있다. 콘크리트 집과 달리 황토집에서는 늦게까지 술을 먹어도 자고 나면 몸이 가뿐해 질수록 주량만 느는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연일 친척과 친구들이 들이닥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 또한 즐겁기만 하단다.
“오랜 세월을 기다린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어려웠던 적도 많았는데, 황토집의 효능 때문인지(?) 그러한 것조차도 말끔히 사라졌고, 이제야 사람 사는 것 같습니다.”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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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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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교실] 목재의 보관-건출묵의 수명을 좌우, 목재와 목공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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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건축의 주요 자재는 규격 목재(Dimension Lumber)이다. 규격 목재는 집을 에워싸고 내부 공간을 칸으로 막는 구조체의 골조(Shell)가 되며, 그 위에 마감재를 붙인다. 그 밖에도 구조체 공사와 내·외부 마감재로도 사용한다. 이 모든 제품은 특정한 용도와 기준에 맞게 제조되고 있다. 골조 공사에 주로 사용하는 두께 1-1/2∼3-1/2인치(38∼89㎜)인 목재를 ‘규격 목재’, 두께 4∼1/2인치(114㎜) 이상인 목재를 ‘대규격 목재(Timber)’라고 부른다. 그 밖에도 덱킹(Decking), 판재, 마감 목재 등으로 구분한다.
등급 표시
캐나다에서 건축 공사에 사용하는 목재에는 국립목재등급기구의 등급 규정을 적용한 등급 표시 스탬프를 찍는다. 목재의 등급과 그 표시는 캐나다 표준협회(CSA)의 Standard 0141 ‘연질목재(Softwood Lumber)’ 규정에 맞아야 한다. 규격 표시에는 일반적으로 검증 기관의 이름이나 기호(혹은 두 가지 모두), 수종이나 혼용 수종의 명칭, 등급, 생산 당시의 함수율, 제재 공장을 숫자로 나타낸다.
예를 들면 △‘S-GRN’는 대패로 가공했으며, 함수율이 19퍼센트를 초과하고 건조 시 자연적으로 수축할 것을 감안한 규격이다. △‘S-GRN’는 함수율이 19퍼센트 이하이며, 대패 가공 목재라는 표시이다. △‘MC15’는 함수율이 15퍼센트를 초과하지 않음을 표시한 것이다.
목재 등급
목재는 개별적으로 검사하고, 물리적 특성에 따라서 등급을 정한다. 육안 판정 등급과 기계 응력 판정 등급 목재(MSR : Machine Stress Rated)가 캐나다에서 판매되고 있다. MSR 목재는 구조적 특성에 따라서 등급을 표시하고, 일반 목조 건축의 구조재로 사용하는 MSR 목재는 수종을 구분하지 않는다.
캐나다에서는 여러 가지 연질 목재 수종을 함께 벌채하여 제재하며, 등급을 정해서 판매한다. 성질이 비슷하여 함께 사용하는 수종을 모아서 단일 혼합 수종으로 만들고, 통합 명칭으로 판매한다.
Select Structural이 최고 등급이며, 높은 강도와 경도 그리고 외형이 좋아야 하는 곳에 사용한다. No.1 등급 목재에는 약간의 Select Structural 등급 목재를 포함할 수도 있고, 약간 큰 옹이도 허용한다.
시험 결과에 의하면 No.1과 No.2 등급 목재는 강도가 같다. 이 목재들은 일반 목조 건축 공사에서 많이 사용한다. No.3 등급 목재는 외형이 중요하지 않은 곳에 사용한다.
2×4인치(38×89㎜)와 2×6인치(38×140㎜) 목재는 샛기둥 등급(Stud Grade)으로 판매한다. 샛기둥 등급의 목재는 곧고, 강하여 수직 벽 부재로 적합하다. 2×4인치 목재는 Construction, Standard, Utility 그리고 Economy 등급으로 분류한다. Construction과 Standard는 구조재로 사용한다. Construction은 No.3와 비슷한 강도를 가지며, Standard는 No.3보다 강도가 낮다. Utility와 Economy는 구조재로 사용하지 않으며, Economy가 가장 낮은 등급이다.
샛기둥 벽골조, 판자골조 공법(Plank-Frame Construction), 기둥-보(Post & Beams) 공법, 덮개(Sheathing) 및 바탕바닥(Subflooring) 등과 같은 목조 건축의 다양한 용도에 사용하는 목재의 최소 등급이 캐나다의 연방 건축법에 정해져 있다. 육안 판정 등급 목재와 기계 응력 판정 등급 목재를 사용하는 장선과 서까래의 최대 허용지지 간격 표(Span Tables)는 캐나다 목재 위원회(CWC : Canadian Wood Council)에서 구할 수 있다. 이 책자에는 여러 등급의 목재를 사용하는 구조 부재의 최대 간격에 관한 여러 개의 표를 수록하고 있다.
미터법에 의한 연질목재의 규격은 캐나다에서 사용하는 영국식 단위의 목재 규격과 동일하지만, 대패 가공 후의 실제 두께와 폭을 밀리미터(㎜) 단위로 표시하며, 공칭규격(Nominal Size)의 개념을 적용하지 않는다.
공학 목재 제품
규격 목재와 더불어 여러 종류의 공학 목재 제품(EWPs : Engineered Wood Products)을 목조주택 건축에 사용한다. 이 제품들은 규격 목재와 성능이 같거나 더 우수하며, 굵기가 가늘고 빨리 성장하는 수종으로 생산하고, 나무의 소모량이 더 적은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종류의 공학목재 제품을 소개하면 글루램(Glue-Laminated Timber), 목재 I-장선(I-joist) 및 구조용 합성목재가 있다.
규격 목재와 그 밖의 목재 제품을 접착제나 결속재 혹은 이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하여 결합시켜서 공학목재 제품을 제조한다. 가장 흔한 예로는 경사지붕의 합성 트러스(Truss)가 있다. 이 트러스는 평행 현(Chord)과 금속 혹은 목재로 만든 웹(Webs)으로 구성한다. 많이 사용하는 목재 I-장선은 목재로 프랜지(Flanges)를 그리고 합판, 웨이퍼 보드(Wafer board) 혹은 오에스비(OSB)로 웹(Webs)을 만든다.
이 같은 제품들의 긴 지지 간격과 장점을 잘 이용하면 좀 더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으며, 지붕 구조체로 사용하면 더 높은 단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구조용 집성목재
구조용 집성목재에는 집성 단판 목재(LVL : Laminated Veneer Lumber), 평행 스트랜드 목재(PSL : Parallel Strand Lumber) 등과 같은 제품을 포함하며, 공학목재 제품의 한 종류다.
집성 단판 목재는 얇음 잔판(Veneer)에 방수 접착제를 발라서 열과 압력을 가해서 서로 평행으로 붙인 것이다. 규격과 강도가 다양하며, 원하는 길이로 잘라서 보, 기둥, 끝막이보 (인방)와 I-빔의 프랜지로 사용한다.
평행 스트랜드 목재는 얇은 단판 패널을 좁고 긴 띠(Strips)로 잘라서, 집성 단판 목재와 비슷한 공정을 거쳐서 서로 결합시킨 것이다. 주로 보, 기둥과 끝막이 보로 사용하며, 다양한 폭, 깊이 및 길이를 가진 제품이 있다. 핑거 조인트(Finger-Jointed) 가공 샛기둥은 제재목 샛기둥의 대용으로 사용한다.
판(SHEET) 혹은 패널(PANEL) 제품
규격 목재 외에도, 판이나 패널 형태로 된 목재 제품을 목조건축에 사용한다. 합판, 오에스비(OSB), 웨이퍼보드는, 다른 자재를 부착하는 평평한 바탕을 만들 때 사용할 뿐만 아니라 지붕구조, 벽구조 및 바닥구조를 강화하는 데도 사용한다. 섬유 보드(Fiber board), 파티클 보드(Particle board), 하드 보드(Hard board)는 내·외장 마감재로 널리 쓰인다.
◇합판(Plywood) : 골조(바탕바닥, 지붕 덮개 등으로), 외부마감, 실내마감과 가구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얇은 층이나 판으로 된 나무를 접착제로 나뭇결이 서로 엇갈리게 붙여서 만든다. 일반적으로 두께는 1/4∼3/4인치(6∼18.5㎜)이다. 규격 목재와 마찬가지로 합판은 용도별로 구분한다. 더글러스 퍼 합판(DFP : Douglas Fir Plywood)과 캐나다 연질목 합판(C.S.P. : Canadian Softwood Plywood)이 가장 보편적인 연질목 합판이다. 덮개용인 모든 합판, 웨이퍼보드, O.S.B.는 외부용 접착제를 사용하여 만든다. 오일을 발라 만들거나, 표면처리 합판은 콘크리트 거푸집에 사용한다.
◇웨이퍼보드(Waferboard) : 합판의 용도와 같이 바탕바닥, 지붕 덮개, 벽 덮개로 사용한다. 웨이퍼보드는 대팻밥(Shaving)과 같이 넓고 얇은 나무 조각을 접착하여 만든다.
◇OSB(Orinented Strand Board) : 외형이 웨이퍼보드와 흡사하지만 이 제품에는 스트랜드를 사용한다. 외피층에는 기계를 사용하여 판재의 길이 한쪽 방향으로 스트랜드를 배열하고, 내부 층에는 스트랜드를 임의 방향이나 직각으로 배열한다. 오에스비는 지붕 덮개 및 벽 덮개, 바탕바닥, 사이딩 및 I-장선의 웹으로 주로 사용한다.
◇섬유보드(Fibreboard) : 나무섬유를 압축하여 접착한 제품이다. 일반 제품과 아스팔트를 주입한 제품이 있다. 아스팔트를 주입한 제품은 주로 벽 덮개로 사용한다.
◇파티클보드(Particleboard) : 선반이나 가구 등의 기판(Underlay) 혹은 내부 마감재로 사용한다. 플라스틱 표면재 혹은 그 밖의 보호 및 치장용 재료를 붙여서, 가구의 문짝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평면재로 혹은 성형하여 부엌 조리대의 기판으로도 사용한다.
◇하드보드(Hardboard) : 섬유판과 마찬가지로 나무섬유로 만든다. 그러나 밀도가 더 높으며, 단단하고 가구와 부엌 가구 등에 많이 사용된다. 색소를 넣은 하드보드 사이딩은 목재, 비닐 혹은 알루미늄 사이딩의 대체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무늬를 넣어서 제품으로 만든 큰 패널은 건물의 내·외부에 특수 효과를 내는 데 사용한다.田
자료협조 / 유재완(우림목재인터내셔널 국제목구조 교육센터 대표)
Tel. 031-531-9850, www.logbuil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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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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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디자인 따라잡기] 건축주 취향을 살린 스틸하우스 맞춤형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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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여 채의 스틸하우스 디자인을 실시하는 에스에프시스템의 원완연 실장으로부터 다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스틸하우스 디자인의 특징을 살펴보기로 한다.
스틸하우스는 타 구조에 비해 다양한 디자인을 지원한다. 원하는 모양대로 설계할 수 있고, 시공 후에는 일부 비내력 벽체를 이동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붕의 경사면을 활용하여 같은 평면 속에서도 수십 가지의 외관을 디자인할 수 있고, 습식공법과 달리 시공성 및 경제성이 매우 뛰어난 편이다. 간혹 이런 이유로 벽체는 습식공법으로 하고, 지붕은 스틸하우스로 트러스를 만들어 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 가지 공법이 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
이렇듯 스틸하우스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예쁜 그림만 그리게 될 것이다. 건축의 3대 요소는 구조, 기능, 미이다. 첫째는 골격 즉 뼈대가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둘째는 기능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는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 이런 세 가지 요소를 잘 갖추어야 훌륭한 스틸하우스 디자인이 탄생한다.
여기에서는 다년간 경험하며 접해 온 많은 디자인들을 토대로 규모 및 용도별로 스틸하우스 디자인의 특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농어촌주택인 서민형 주택과 전원 속의 꿈을 꾸는 전원주택 그리고 고급 주택을 살펴보자.
농어촌 주택
이 주택은 경제성을 고려하여 설계된 단층 25평 주택이다. 각 실의 용도를 열거하면 현관, 거실, 방이 3개, 화장실, 주방 및 식당, 다용도실이다. 25평치고는 꽤 넓은 거실과 방을 볼 수 있다.
화장실을 보면 1개로 계획한 것을 볼 수 있다. 일반 아파트에서는 화장실이 꼭 2개가 있어야 하지만, 단독주택이기에 건축주는 1개의 부족함을 감수하고 방의 크기를 넓게 하기로 한 것이다. 외관은 그리 복잡하지 않으며 완만한 지붕 경사로 보는 이들에게 평범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이다.
지붕 양끝과 캘리포니아 지붕의 개구부에는 창문이 아닌 지붕 환기(Ventilation)를 위한 환기창(Vent)을 만들어 건축 환경상 중요한 쾌적성을 확보한다. 이러한 기능성 설계가 때론 디자인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다.
전원주택 Ⅰ
전원주택이라는 것을 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전원주택(田園住宅)[명사] 전원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주로 도시 근교의 전원 지대에 지은 단독 주택.”
다음 설계는 전원에서 농사를 짓기 위한 집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단독주택으로 표현하고 싶다.
설계상 특징은 각 실의 공간들이 주방과 거실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있다. 다른 평면에서 보기 드문 보일러실이 있으며, 크기도 한 평 이상으로 되어 있다. 심야보일러의 저장 탱크 공간 확보를 위해 넓게 계획한 것이다. 주방 싱크볼 위 창문 너머로 보이는 외부 전경은 주부의 시선을 편안하게 해주지만, 건축주의 또 다른 생각 때문에 그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건축사가 아무리 멋진 디자인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사용자의 생각이 반영이 안 된 것이라면 좋은 평가는 못 받을 것이다. 필자도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설계자의 의도보다는 건축주, 즉 사용자의 결정을 따라 설계가 반영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이 외관에서 보여진다. 지붕 평면도를 보면 굉장히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지붕선 하나하나가 정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붕의 가장자리 선과 용마루로 올라가는 지붕 선은 하늘에서 지구 중심 방향으로 볼 때 각도가 45도이다. 이 말은 지붕의 모든 경사 각도가 동일하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은 4/10이고 다른 한쪽은 7/10이면 두 지붕이 교차할 때 다른 각도로 만나게 되어 불균형한 지붕 형태가 될 수 있다.
목조주택에서는 지붕 구조를 래프터(Rafter) 방식으로 시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틸하우스는 래프터 방식보다는 일반 트러스 형태인 커몬 트러스(Common Truss)나 하우 트러스(Howe truss)형태로 시공된다. 따라서 모임지붕일 경우 스틸하우스에서는 스텝 트러스(Step truss) 형태로 이어지므로 다락방 공간으로 활용하기가 어렵다. 꼭 해야 한다면 할 수 있지만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거실 상부를 보면 천장이 경사진 것을 알 수 있다. 계획 당시 거실의 공간 확보를 위해 천장 라인을 들어 올렸다. 따라서 거실 위의 지붕은 모임이 아니라 박공 형태로 설계된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견해로 박공지붕보다는 모임지붕이 외관상 보기 좋다.
전원주택 Ⅱ
이 평면도는 설계가 잘 정리된 전원주택이다.
안방(Master room)에 전용 화장실과 드레스 룸이 있어 주인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자녀 방 및 손님방은 거실 반대편으로 배치하였다. 거실과 주방을 오픈 공간으로 트이게 배치하였고, 거실 층고를 높여 줌으로써 넓은 홀과 같은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이 집의 특징은 박공 앞쪽의 처마에 작은 지붕이 있는 것이다. 현관 위의 지붕을 만들어 주며 그것이 연장되어 작은 지붕을 만들어 낸다. 이 작은 지붕으로 박공 부분의 넓은 면적의 공허함을 채웠고, 거실 창 위의 반달 창은 날카로운 삼각형 선들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있다.
주방 위의 지붕 공간은 때론 다락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고급 주택
어떤 것을 고급 주택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본다. 이 주택을 보면서 박공도 외장 마감에 따라 이렇게 멋진 주택이 될 수 있구나 느낄 수 있다.
단순히 구조 라인만 보았을 때는 그저 그랬지만 멋진 옷을 입혀 보니 고급스런 주택이 되었다. 옷이 날개라고 하더니 주택도 마찬가지다. 고급 마감재는 고급 주택을 만들어내는 기초가 된다.
하지만 고급 자재만으로 고급 주택이 나올 수는 없다. 고급 자재를 어떤 컨셉을 가지고 어떻게 배치하고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어진다.
이 집의 마감재는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외단열 마감재(테라코트)이다. 정확한 명칭은 외단열 시스템 마감재이다. 외단열 시스템 마감재 중에 테라코트라는 제품으로 디자인 했다. 블록 모양의 코너 몰딩을 최대한 활용하여 중후함이 느껴지는 고대 건축물과 같은 느낌을 보여준다. 자칫 잘못하면 조잡하고 지저분해질 수 있지만 그것이 통일되고 어울린다면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주택의 단점을 말한다면 1층 룸2 위의 테라스(Terrace)이다. 지붕을 발코니나 테라스 또는 덱으로 설계가 되면 습식공법이 적용되어 방수공사를 하게 된다. 이때 철저한 감리가 필요하며 담수 테스트를 꼭 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계획 설계 시 이와 같은 설계는 피하고 꼭 필요하다면 방부목 등 목재나 다른 재료로 2층 덱을 독립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실 앞쪽이나 현관 입구에 대부분 덱으로 시공을 많이 한다. 이 주택은 그것을 한번 더 업그레이드시켜 덱을 조형물로 디자인 한 것이다. 지붕 마감은 많이들 사용하는 아스팔트 슁글이 아닌 점토기와를 사용했으며, 이것을 통해 단순한 박공이지만 점토기와의 안정감과, 덱의 기둥, 각 코너 및 개구부 주위의 몰딩이 집 전체를 중후함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스틸하우스는 지붕의 자유로운 디자인을 통해 수없이 많은 디자인을 표현할 수 있다. 또한 기타 마감재로 경제적인 설계부터 때론 고급스런 주택으로 디자인 할 수 있다. 요즘 한참 이슈가 되었던 지진의 공포, 전 세계에 걸친 태풍과 지진의 재앙은 다시 한번 스틸하우스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고, 이러한 이유인지 이제는 스틸하우스가 ‘스틸’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날카로움과 차가움보다는 좀더 따뜻하며 견고하며 미래를 이어가는 차세대적인 주택문화의 선두주자가 되어 가고 있다.田
글·설계 디자인 원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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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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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의 세계로] 왜 스틸하우스에 매료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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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편하게 ‘스틸하우스’라고 부르는 공법의 정확한 미국식 명칭은 ‘박판 철골구조 주택(light gauge steel framed house)’이다. 말 그대로 두께 1.0밀리미터 내외의 아연 도금 강판을 냉간 성형하여 ‘輕ㄷ形鋼’이나 ‘립ㄷ形鋼’을 만들어 사용하는 내력벽식 구조 공법이다. 미국의 전통 목조주택 공법인 2×4인치 시스템, 즉 경골 목구조 공법이 그 원류라고 하겠다.
흔히 스틸하우스 공법은 최근에 개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이미 1900년대 초에 등장했다. 당시에는 목재에 비해 비싼 철강재 가격과 수요자의 인식 부족, 현장 시공 기술력의 미흡 등으로 일반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시작된 목재 가격의 상승과 불안정성으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었고, 1980년대 들어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자원 재활용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확산되면서 1990년대에 이르러 관련 기술과 제도의 정비와 함께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현재 스틸하우스는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공급되고 있으며,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일본의 경우도 1995년의 고베대지진을 계기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일부에서는 ‘현재 우리의 스틸하우스 공법은 미국의 것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기술의 원류는 미국이지만, 우리와 미국의 주거 환경 및 문화의 차이로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POSCO의 적극적 투자와 지원 하에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친 연구와 실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스틸하우스 공법’이 탄생하게 됐다. 일교차와 사계절 기후 변화가 심한 특성과 복층 건물의 경우 고정 하중을 증가시키는 온돌이라는 고유의 난방 문화와 그에 따른 생활습관, 인치와 미터라는 계측 기준의 차이 및 KS규격 자재의 활용을 위한 모듈의 변경, 건축법규 상의 차이 등 수 많은 요소들이 ‘한국형 스틸하우스 공법’의 정립을 필요하게 만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시되는 것이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어프로치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서울, 포항, 광양에 총 7동의 주거 가능한 모델하우스를 건립해 일반인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한편 주거 성능을 시험했고, 기흥연구소 내에는 60평 규모의 모니터링 하우스를 건립하고 건물 벽체 내부와 각 공간에 습도와 진동, 소리 등에 대한 센서를 수백 개 설치해 주거 성능과 내구성을 테스트한 것은 획기적인 시도였다 할 수 있겠다.
실제로 필자가 스틸하우스를 주제로 한 학기 동안 강의를 하면서도 그 많은 자료와 데이터를 모두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체계화된 정보의 양이 방대한 우리의 스틸하우스는 비록 그 연륜은 짧다 할지라도 다른 어느 공법보다도 과학적이고 적극적인 R&D투자에 의해 정립된 완벽에 가까운 공법이다. 또 한국철강협회 강구조센터를 중심으로 한 연구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되어 가고 있는 주거 문화 개선의 첨병인 것이다.
손에 잡히는 스틸하우스
스틸하우스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여기에서는 스틸하우스의 자재, 구조, 시공, 성능의 특성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간략하게나마 기술해 보았다.
◆ 자재
스틸하우스에는 ‘KS D 3854’에 제정된 건축 구조용 표면처리 형강이 사용된다. 냉간 성형된 구조재는 기둥과 같은 수직 부재인 ‘스터드(stud)’와 스터드를 상하로 긴결하는 ‘트랙(track)’ 및 바닥이나 천장을 받치는 장선 부재인 ‘조이스트(joist)’로 구성된다. 같은 ‘ㄷ’자 형상이지만 스터드와 조이스트는 끝이 고부라진 ‘립’ 형태를 갖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부재를 스크루(screw)와 각종 접속철물로 연결해 하나의 구조체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반 구조용 경량 형강의 항복강도는 2400kgf/㎠이지만, 스틸하우스에 사용되는 것은 3000kgf/㎠로 25퍼센트 정도 더 강한 항복강도를 갖고 있으며, 부식을 막기 위한 아연 도금 량도 일반적인 것보다 높다. 따라서 아연 도금된 형강이면 아무것이나 써도 된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한 것으로, 건물의 내구성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한국철강협회에서 인증한 스틸하우스용 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구조
스틸하우스 구조는 일반적인 Post & Beam방식이 아니라 내력벽식 구조로 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스터드와 트랙으로 구성된 벽체 자체가 각각의 기둥 역할을 하며, 이러한 벽체들을 다시 조이스트나 트랙 그리고 X- bracing이나 강대, 트러스 등을 이용해 수평적으로도 구조력을 발휘하게 만든다. 완벽하게 구조 설계된 스틸하우스는 마치 자동차나 항공기와 같이 전체가 하나의 엮여 있는 구조체로 힘을 발휘하게 됨으로써 지진, 태풍 등의 천재지변에 강한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구조 설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이러한 구조 설계는 전문화된 스틸하우스 전용의 구조 설계 프로그램이나 RIST에서 대중적으로 보급하는 ‘구조 설계 매뉴얼’에 의해 해결할 수 있다.
◆ 시공
필자가 러브하우스나 6시 내고향 백년가약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달 이내의 짧은 공기에 건물을 완성시키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인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하면 방송적인 조작이 아니냐는 의문인데, 솔직히 공개하자면 한 달이라는 공기를 보장 받은 것은 백년가약 프로그램의 경우 내가 지은 30채 중 5채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 20일 정도에 지어지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9일 만에 25평 규모의 마을회관을 신축한 적도 있다. 물론 정상보다 많은 비용이 투자되고 야간작업도 불사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스틸하우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스틸하우스 시공은 잘 짜여진 매뉴얼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방이 명확하고, 기초공사와 동시에 벽체를 사전 제작하여 조립하는 등 건식공법의 특성에 따라 동시다발적인 공정의 투입이 가능하기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스틸하우스는 모듈화 되어 있고, 시방이 간편하고 명확하기에 공사하는 사람은 물론 지켜보는 건축주도 즐겁게 자기 집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투입되는 자재의 양이나 품질 등도 쉽게 파악 가능하여 건축의 투명도도 높일 수 있다. 다양한 디자인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과 함께 스틸하우스가 갖는 이러한 시공 상의 장점들은 시공자와 건축주간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성능
스틸하우스의 성능은 크게 내구성과 주거 성능으로 나눌 수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 공법에 비해 상당히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구조적 안전성은 캘리포니아나 고베대지진 등의 천재지변을 통해 입증된 바 있고, 구조체의 내구연한도 100년을 보장할 수 있다.
다음은 주거 성능 분야인데 가장 우수한 부분은 단열성이라 하겠다. 이는 우리가 겨울철에 얇은 옷을 여러 겹 끼어 입는 것이 더 따뜻한 것과 같은 원리로 2겹의 석고보드, 내부 인슐레이션, OSB합판, 외단열재 및 외장재 등으로 구성되는 벽체는 구조적으로 갖는 밀폐성과 함께 타 공법과 비교할 수 없는 단열 성능을 나타나게 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주거에 필요한 내화 및 차음 성능을 인증 받았으며, 계획된 벽체의 가변 성능도 주거의 편이성을 높이는 부분이라 하겠다.
스틸하우스 오해 바로잡기
건축을 일컬어 ‘가장 배타적인 전문가 분야’라고 평하기도 한다. 또 건축 중에서도 주택은 가장 보수성이 강한 분야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새롭게 등장한 스틸하우스 공법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여러 방면에서 많은 의문들이 제기됐고, 그 중 대부분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데이터를 근거로 불식시켰지만 아직까지도 근거 없는 마타도어(matador)식의 공격과 오해가 일부 남아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 대표적 사례 몇 가지를 기술하여 보고자 한다.
◆ 스틸하우스는 싸구려 집? 혹은 비싼 집?
건축 상담을 하면서 가장 곤란한 경우가 거두절미하고 “평당 얼마예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될 때다. 이런 현상은 그간 소위 집장사라 불리는 업자들의 농간에 시달려 온 고객들의 자기 방어적 수단이라 생각되어 죄송한 마음이 앞서긴 하지만, 어쨌든 무척 당황하게 되는 경우라 하겠다.
음식도 쓰이는 재료에 따라 값이 다르고, 요즈음은 같은 이름의 자동차도 배기량과 옵션에 따라 엄청난 가격 차이가 나는 세상이다. 하물며 주택이야 오죽하겠는가? 어느 공법을 막론하고 건축 단가는 설계에 의해 좌우된다. 내 경험으로는 목조나 R.C나 할 것 없이 골조까지의 비용은 대동소이하다. 문제는 내·외장재 및 창호, 부속물 등의 선택을 포함한 디자인의 문제인데, 신뢰를 바탕으로 이런 인식을 확산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스틸하우스는 경제적’이라는 홍보 문구를 싼 가격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탁월한 주거 성능에 의한 유지 관리비의 절감과 비교적 짧은 시공기간에 따른 경제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택의 가격과는 무관한 사항이라 하겠다.
◆ 스크루 접합보다 용접이 안전하다?
스틸하우스는 앞에서 설명한 구조체들을 셀프 드릴링 스크류(self drilling screw)로 접합하는 공법이다. 이를 두고 세월이 흐르면 스크루가 풀려 위험해진다거나, 용접을 병행해야 한다는 등의 근거 없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
스틸하우스에 사용되는 스크루는 첨단 과학의 결정체로 수명이나 강도는 말할 것도 없고, 진동이 많은 자동차에 사용되는 스크루처럼 풀림 방지 기능이 되어 있어 구조체와 같은 수명을 갖게 된다. 특히 스틸하우스 전용의 구조 해석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구조적으로 필요한 스크루의 위치와 개수까지 계산되므로 안전성 문제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도금된 얇은 강판에 용접을 하는 경우 녹을 방지하는 도금 물질이 연소되어 방청 기능이 저하되고, 아크 용접의 경우 천공의 위험성이 높을 뿐 아니라, 용접 부분 주위는 탄소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부재 강도의 균일성이 상실됨은 물론 인장강도도 저하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h-beam과 같은 두꺼운 부재가 아닌 스틸하우스용 1밀리미터 내외의 아연 도금 강판에는 가능한 한 용접을 피하는 것이 타당하다.
◆ 스틸하우스는 각 부분에 결로가 심하게 발생한다?
결로는 곰팡이 등을 발생시키고, 구조체의 내구연한을 감소시키는 주범으로 꼭 제거해야 할 요소이면서도 “3대가 건축을 해도 결로는 잡지 못한다.” 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어려운 요소이다.
하지만 스틸하우스는 전술했듯이 개발 과정에서 모니터링 하우스를 통하여 건물 내·외부의 결로 발생 상황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하여 그 문제점을 해소했기 때문에 정확한 시방만 이루어진다면 결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정확한 시방인데 엉터리 공사에 의한 결로 발생은 R.C나 목조에서도 다 같이 발생하는 사항으로 스틸하우스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 기타 일반적인 오해들
스틸하우스는 낙뢰에 약하다? 구조체가 전기 에너지를 지중으로 방출시켜 일반건축물보다 오히려 안전하다.
중단열재인 유리섬유가 인체에 유해하다? 발암물질인 석면이나, 섬유 길이가 짧아 진폐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암면과의 혼동으로 인한 오해이다. 스틸하우스에 쓰이는 유리섬유는 섬유가 길고, 인체에 흡수될 경우 용해되는 무해한 소재이다.
철골조건물은 모두 스틸하우스다? 용어의 정의상 철골조건물은 모두 스틸하우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틸하우스란 용어가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은 POSCO가 현재의 공법을 도입한 이후의 일로, POSCO스틸하우스를 제외한 공법에 스틸하우스란 칭호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공업용 자재인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집은 ‘샌드위치 패널 하우스’로, 기타 철강을 소재로 새롭게 개발한 공법이 있다면 그에 적합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고객들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전문가가 아닌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서술적으로 간단히 스틸하우스의 개념을 설명해 보았다. 다음 호에서는 시공 사례를 중심으로 아름답고 편한 스틸하우스에 대해 접근해 보고자 한다.田
글 황윤현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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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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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 웰빙과 로하스 그리고 유비쿼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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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 년이 시작되면서 전원주택 분야에서 많이 회자되는 단어는 '웰빙'이 아닐까 한다. 그 의미는 궁극적으로 '잘 먹고 잘 살자'는 뜻으로, 「well(행복스럽게, 잘) + being(존재, 생물, 생명, 본질, 천성) = 복리, 복지(welfare)」로 표현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참살이'라는 우리말로 바뀌어 친밀하게 다가오고 있다.인간의 욕구는 단순히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넘어서 이제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생명의 무한한 연장까지 꿈꾸고 있다. 그러나 지구 환경은 '탄생과 소멸의 순환'을 전제로 발전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래야만 한다.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지만, 인간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 동안 건강하게 살다가는 것도 지구 환경을 위해 좋은 일일 것이다. 자신만의 복된 생활을 요구하는 인간의 욕구에, 그래도 지구 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로하스(LOHAS)'다.더불어 잘 사는 '로하스 정신'지금부터 웰빙과 로하스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며, 그것이 전원주택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살펴보자. 본격적으로 전원주택에서 '참살이'를 즐기기 전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 있다고 본다.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웰빙은 남이야 어떻든 간에 자신과 가족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복되게 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 속에서 서로 이야기하고 부대끼며, 또한 그들을 통해 돈을 벌고, 그 밑천으로 자신의 삶을 복되게 한다. 좀 더 멀리 보면 궁극적 웰빙은 나를 둘러싼 많은 사람이 함께 잘 되면 그 값어치가 더욱 증대되기 마련이다. 이처럼 나와 내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 구성원들도 더불어 잘 살자는 것이 바로'로하스'다.사회적 웰빙을 위해 우리는 친환경 건축자재를 선택하려고 애를 쓴다. 그렇다하더라도 전원주택 한 채를 지으면 자연 그대로의 땅은 그 생명력을 잃고 만다. 흙과 초목이 있던 대지는 콘크리트로 덮이고, 자갈이 깔리기 때문이다. 또 잔디가 심어지고, 제초제가 뿌려진다. 아무리 정화처리를 한다지만 오폐수가 배출되고, 난방을 하다 보면 대기가 오염되기 마련이다. 여름철 사용하는 에어컨 역시 오존층을 파괴시킨다. 그뿐만 아니다. 한 사람이 지구에 왔다 가면서 소비하는 나무나 식물의 숫자 그리고 우리의 육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가축이 죽어 가는지를 수치로 표현한다면 어마어마할 것이다.우리는 지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 누구를 위해? 바로 나 자신과 이웃!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다. 대를 잇고 많은 물질만을 물려주기보다는, 건강한 사회와 지구 환경을 물려줘야 삶의 터전인 지구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해서 살아 있는 공기를 우리 후손들에게 베풀 것이다.친환경자재의 비밀을 찾아필자처럼 전원주택을 설계하고 시공을 하는 사람은 빌딩 등 일반건물을 짓는 개인 건축주보다 더 많은 땅을 파야 하고, 그 자리에 콘크리트 덩어리를 쏟아 부어야 한다. 자연을 훼손시키는 일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사람은 집 없이 살 수 없다. 집을 계속해서 지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다만 '어떻게 집을 지어 건축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까',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참살이 공간으로 탈바꿈시킬까?'가 고민인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집을 짓되, 가급적 환경이 덜 훼손되고 주변과의 조화를 이루도록 생각하고 또 생각할 뿐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콘크리트와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하는 자재를 적게 사용하고, 식물성 건축자재와 순환 가능한 건축자재를 사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최근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수많은 친환경 건축자재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마감재로 쓰이는 친환경 건축자재들은 사람들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고 그에 따른 만족감도 높여 준다. 그래서 많이들 애용하고 있다.반면 철은 건축물의 뼈대로 구조재 역할을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환경과는 거리가 있는 차가운 이미지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부존자원이 적은 나라에서 철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 철은 건축물이 철거될 때는 다시 회수되어 다음 세대의 집 구조재로 재사용된다. 환경 순환적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대목이다. 철이 주는 차가운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그 표면을 목재 등을 이용해 마감한다면 철이 가진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한편 친환경적라고 일컬어지는 자재라 할지라도 자재의 제작 과정이나 쓰이는 원료를 살펴보면, 과연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심이 든다. 또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하다.사람들은 전원주택의 대명사로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를 꼽고, 이를 '숨 쉬는 주택', '친환경주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에 대한 반론도 있다. 먼저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의 거실 내부에서 외부까지의 재료 성분을 파악해 보자.목조주택은 2″×6″의 구조재(주로 수입산 HEM-FIR)를 약 45센티미터 내지는 60센티미터 간격으로 배치하고, 스틸하우스는 목재를 대신해 아연 도금한 구조용 냉간성 형강을 사용한다. 그 사이에 단열재로 유리솜(GLASS WOOL)을 채운다. 그런 다음 내부 쪽으로 석고보드를 시공하고, 다시 그 위에 실크벽지(Silk-wallpaper)를 마감한다.인간이 발명한 가장 친환경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소재는 아마도 실크(silk, 견사-누에고치에서 추출하여 만든 천)와 양모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우리가 그토록 신봉하면서 사용하는 실크벽지의 성분은 무엇인가? 바로 석유화학 제품인 염화비닐을 원료로 하고 있다. 이놈의 실크벽지는 물에 담가 놓아도 물이 스며들지 않는 거의 비닐에 가깝다. 따라서 제아무리 좋은 구조재(숨쉬는 목재)로 시공해도 그 성분이 석고보드와 염화비닐벽지를 통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대신 이와 같은 벽체가 아니라 속이 비어 있는 형식을 취하는 목조주택 및 스틸하우스는 벽체 내부에서 외부로 향하는 공기나 습기의 이동이 가능해, 벽체의 내부 결로가 적게 발생된다. 이 때문에 단열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집 안에 곰팡이가 거의 슬지 않는다. 이로 인해 목조주택 및 스틸하우스가 건강한 주택이 되는 것이지, 벽체 내부의 구조재인 목재가 숨을 쉬어 건강해 지는 것은 아니다.좀 더 상세히 표현을 한다면 스틸하우스나 목조주택의 벽체가 숨을 쉬는 방향은 사람이 살고 있는 내부 쪽이 아니라 벽체에서 외부 쪽이다. 그렇다면 굳이 벽체가 숨을 쉬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는데 벽체 자신인 외부를 향하여 숨을 쉰다는 것은 재차 강조하지만 벽체 자체의 수명이 연장되고(거의 100년 주택이라 함), 결로나 곰팡이에 강하여 결국은 사람에게 건강한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바닥재를 살펴보자. 최근에는 천연 무늬목으로 만든 온돌마루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천연목재는 실크나 양모에 뒤지지 않는 친환경 자재로 꼽힌다. 이와 같은 천연 무늬목으로 만든 온돌마루를 바닥에 깐다고 생각하면 웰빙적 삶이 아닐 수 없다.그러나 천연 무늬목 온돌마루를 구성하는 성분 및 원료를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나무를 갈아서 쾨쾨한 화학 냄새가 나는 본드에 잔뜩 이겨 크로스 시킨다. 이 과정을 거치면 두께 7∼8밀리미터의 베니어합판이 만들어진다. 그 위에 다시 본드를 0.2밀리미터 정도 바르면 그게 바로 '천연 무늬목 온돌마루'다.이렇게 만들어진 천연 무늬목이 어떻게 보관되고 유통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나무를 아주 얇게 켜서 종이처럼 만든 것이 천연 무늬목인데, 나무를 워낙 얇게 켜다 보니 건조 수축이나 갈라짐 등이 심하여 상품 역할을 하도록 포르말린 액에 담가 보관할 수밖에 없다. 포르말린의 유해성은 여기서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기로 한다. 이렇게 보관된 천연 무늬목에 석유화학제품의 대명사인 페인트를 두툼하게 올리면 그 문양도 아름답고 손 스침도 부드러운 천연 무늬목 온돌마루가 탄생된다.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온돌마루는 부의 상징이었고, 자연친화적인 바닥 마감재의 대명사처럼 불려졌다. 지금도 그 명성이 이어져 오지만, 최근에는 시공에 본드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MDF를 주 소재로 표면 강화와 본드를 사용하지 않는 강화마루가 저렴한 단가를 내세워 온돌마루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웰빙주택을 만들기 위해 주택의 내부를 목재로 마감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반드시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목재로 마감한 집의 대부분은 목부용 투명 래커 등으로 그 표면을 마감하여 목재의 결과 색을 오래도록 보존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축이나 가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5가지 중요 자재를 꼽는다면 목재, MDF, 천연 무늬목, 무늬 필름 그리고 본드다.MDF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생각이 드는 자재다. 폐기처리 할 목재를 분쇄기에 넣어 잘게 부순 다음 이를 접착제와 혼합하여 일정 두께의 합판으로 만들어낸 것이 MDF다. 그러므로 MDF를 만들기 위한 기초 소재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합판의 겉면을 천연 무늬목이나 무늬 필름을 붙이고 페인트를 발라 가구재, 싱크대, 컴퓨터 책상, 침대의 밑판, 창문이나 천장의 몰딩, 시계의 뒤판, 바닥용 마루재 등 거의 전 분야에 두루 사용된다.그러나 MDF는 새집증후군의 주범 중 하나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새로 들여놓은 옷장이나 싱크대 또는 책상 서랍을 열어 놓고, 그 가까이서 눈을 뜨고 있으면 눈물과 콧물이 봇물처럼 흐르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MDF를 만들 때 사용된 화학약품 때문이다.그래서 MDF제품 중에서도 고가의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싶은데, 이런 제품들은 무늬필름으로 잘 감싸졌기 때문에 냄새나 눈 아픔이 현저히 줄어든다.전원주택과 로하스적인 삶앞에서 언급된 것 외에도 건축에 사용하는 소위 친환경 또는 '웰빙자재' 라고 하는 것이 많지만 그런 생각에 태클을 걸 만한 것들은 수없이 많다. 일부 자재공급회사나 개발사들은 친환경, 웰빙 또는 원적외선 방출 등의 용어를 덧씌워 고객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경우도 많다. 중요한 것은 과연 그러한 자재들이 얼마나 인체에 이로운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이런 일도 있다.한강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고가의 아파트에 살던 한 사람이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시골에 땅을 구입해 산허리를 깎아 전원주택을 만들었다.이 사람은 유독 수맥 차단에 신경을 써 수맥이 지나가지 않을 자리를 찾아 집을 앉히고 바닥 전체를 동판으로 두툼하게 깔았다. 그러나 정작 그 사람이 전에 살던 한강 야경이 보이는 아파트는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갯벌'이고 물이 지나가는 자리였다.2년 전쯤이었다. 어떤 외국인이 100만 불을 걸고 수맥을 잘 본다는 세계의 명사들에게 문제를 냈다. 땅 속 수십 미터의 수맥을 찾아내는 명사들에게 던진 문제는 다름 아닌 10개의 컵에 2개의 물만을 채운 다음, 연속해서 물이 들어 있는 두 개의 컵을 차례대로 맞추게 한 것이다. 확률 상으로도 쉽게 맞히기만 하면 100만 달러가 손에 들어오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TV에 출연한 그 명사들은 아무도 정답을 맞추지 못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10컵 속에 담겨 있는 물 두 컵은 맞추지 못한 것이다. 그때 나는 문득 경마장에서의 연식경기가 떠올랐다. 경마는 찍은 말이 1등과 2등 차례대로 들어오면 정말 대박 터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속된 말로 '에이 오늘도 말먹이만 실컷 주고 가네'가 된다. 컵 속의 물을 맞히는 게임은 경마처럼 1번, 2번 순서대로 들어오지 않고 2번 1번의 순으로만 맞혀도 상금을 타는데 그 날 경마 전문가가 출연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전원주택을 생각할 땐 누구나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진행될 건강한 삶 '웰빙'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보다 좀더 발전된 양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로하스'적 사고로 집을 지으려 할 것이다. 여기에 유비쿼터스(Ubiquitous)를 접목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TV광고를 보면, 밖에 있는 엄마가 집 안에 있는 아이를 위해 핸드폰을 이용 아이가 편히 자도록 침실 불을 꺼주고, 가스 밸브를 잠근다. 원격 조정 그 자체를 넘어서 선이 없는 어떤 장소에서든 필요로 하는 네트워크에 접속해 조절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앞에서 보았듯이, 현재의 네트워크 체계는 유선이든 무선이든 나의 네트워크 매체를 통해서만 접속이 가능하지만, 유비쿼터스에서는 이런 전달 매체를 무시하고 각 물건마다 전자칩 같은 정보의 분석과 처리 능력을 갖추어서 언제 어디서든 시공간을 초월하여 정보를 전달하고 컨트롤 할 수 있다. 그리고 머지않아 전원주택에서도 유비쿼터스는 더욱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일반적으로 아파트는 전원주택에 비해 교육, 의료, 문화, 행정 등 사회적 환경이 뛰어나다. 또 전원주택 생활자들에 비해 생활 연령층도 젊은 편이다.반면 전원주택은 산과 물, 공기 등 주변환경은 뛰어나지만 의료나 문화면에서는 혜택이 열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곳에 연세 지긋한 분들이 기거하다 보니, 이러한 열악함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유비쿼터스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나이는 많으나 자금력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전원주택 생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완벽한 자재, 과연 있는가!전원주택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은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이라는 점이다. 그런 환경에서 살다 보면 사람의 마음은 순화되고 육체적인 건강함도 가져다준다. 다만, 그런 곳에 집을 계획하면서 모든 건축자재에 대하여 친환경적인 것만 고집하고, 또 따진다면 그것이 도리어 화가 될 수 있다. 친환경적인 것이 좋긴 하지만 모든 것이 친환경적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집을 지을 때 가능하면 친환경 제품을 선택해야 하겠지만, 그에 부합하는 완벽한 자재란 있을 수 없다. 전원주택을 지으면서 가능하면 쓰레기를 덜 발생시키고, 땅을 조금이라도 덜 깎아서 자연을 덜 훼손하는 방향에서 집을 계획할 수 있다면 아들 딸 들에게 '로하스적 삶'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이 글을 읽는 분들께 웰빙주택의 조그만 정보가 된다면 이런 것들을 제안하고 싶다.1. 실크벽지보다는 본드를 사용하지 않는 합지(종이)벽지가 더 친환경적이고 자재 가격이나 시공비 모두 저렴하다. 다만 실크벽지는 무늬가 아름답고 표면의 질감을 여러 가지로 만들 수 있어서 질감도 우수하고 한번 시공해 놓으면 때도 타지 않아서 유지 관리에 매우 좋다.2. 내부에 목재 마감을 원할 경우에는 목부용 래커를 칠하지 말고 식물성 스테인을 바른다면 훨씬 목재의 질감이 살아나고 목재가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다.3. 방부목은 쉽게 말해 가장 비친환경적인 목재여서 흐르는 물 등에 기둥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또 내장재로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대표적인 환경 파괴적 방부목은 철도 침목이다.4. 단지 조경을 위하여 사용되는 돌쌓기 중 발파 석은 꼭 친환경적 이미지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법면 처리하여 식재하는 것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5. 창문을 사방팔방으로 뚫거나 1층 천장을 높게 한다고 2층까지 높게 오픈하여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주택도 친환경적이라 하기는 어렵다.6. 천연 무늬목 온돌마루보다는 MDF로 만든 클릭형 강화마루는 본드를 시공하지 않아서 새집증후군에 유리하나, 보행 시 탁탁 소리가 나는 단점이 있다.7. 원적외선이 나온다는 생황토는 굽지 않아야 하며 시멘트가 섞인 황토 시멘트 모르타르가 아니어야 한다. 황토를 굽게 되면 도자기(세라믹)가 되고, 그것은 곳 고령토벽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고, 진짜 원형 그대로의 황토벽은 손으로 문지르면 황토가 손바닥 가득 묻어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찜질방 등에 있는 황토벽은 대체로 무늬만 황토인 어찌 보면 시멘트 성분이 있어 몸에 해로울 수 있다.8. 석고보드는 유해한가?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의 내부마감은 대부분 석고보드를 치고 그 위에 벽지나 페인트로 마감하는데 석고보드 가루 자체는 인체에 해롭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위에 실크벽지로 마감을 하면 석고보드의 성분이 집 내부로 들어올 일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마음 편할 것이다.9. 경제성이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완벽하게 친환경 제품만을 골라 집을 지을 수는 없듯이 완벽하게 친환경적 주택의 구조도 없지만 그래도 스틸하우스나 목조주택은 건강주택이라고 말하기에는 현재는 손색이 없다. 그리고 많은 경험치나 자료들에 의하면 아파트에 사는 것보다 전원주택에 살면 호흡기 질환이나 아토피 같은 것들이 많이 없어진다고 한다.물론 필자도 고객들로부터 그런 실제 경험담을 많이 들었으며, 이 몇 년을 전원주택에 살던 사람이 서울에 오면 눈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심지어 두통까지 일어나 빨리 일을 마치고 자신의 전원주택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많은 사람의 집 마감은 온돌마루에 실크벽지 등을 사용하여 집을 지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전원주택에서 웰빙생활을 꿈꾸는 분들 중 많은 사람이 주위의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생기는 두려움 등이 그들의 꿈을 많이 갉아먹는 경우들을 보는데 때론 '적당히 모르는 것이 건강한 참살이 전원생활의 약이 된다'는 문구 하나쯤 염두 해 두면 어떨까?田글 최길찬<신영 건축사사무소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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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