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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내 남편은 한때 ''별밤 DJ''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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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일곱, 서른한 살의 노총각 노처녀로 열 번도 못 만나고 두 달 만에 결혼한 우리 부부는 알콩달콩 사랑을 키울 만한 시간이 없었다. 그 흔한 티격태격 사랑싸움 한 번 못해 보고 많은 나이 탓에 어른들의 성화에 밀려서 서둘러 날짜를 잡았던 커플이다. 거기에 둘 다 성격마저 무덤덤한 편이라서 남들이 깨가 쏟아진다는 신혼마저 가을날처럼 따뜻하고 아늑하기만 했을 뿐 잔재미 없는 신혼생활이 지루하기만 했었다.
그런 분위기를 내가 먼저 바꿔 보고 싶어서 남편의 퇴근시간에 맞춰 베란다 테이블에 포도주와 멋진 양초를 장식하고 감미로운 팝 음악 CD를 골라 놓았다. 그때까지와는 다른 분위기를 잡을 참이었다. 드디어 퇴근을 한 남편과 저녁을 먹고 베란다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미리 골라 놓은 음악 CD가 돌아가고 포도주도 잔에 채워지고 촛불이 켜졌다. 창밖에는 휘황한 도시의 야경이 우리의 분위기 있는 밤을 돋보이게 해주었다.
“어떻게 오리지널이 한 곡도 없어? 전부 다른 가수가 부른 복사판이잖아. 차라리 저런 음악은 안 듣는 게 좋아.”
갑자기 벌떡 일어난 남편은 오디오에서 CD를 빼내더니 쓰레기통에 가져다 버리는 것이었다.
“다른 가수가 불렀으면 어때? 어차피 분위기도 비슷해서 잘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CD를 그렇게 버리는 게 어딨어?”
“뭐라구? 어떻게 비지스(Bee Gees)의 ‘Be who you are’를 저렇게 부를 수가 있냐고? 그건 비지스에 대한 모독이라고.”
남편은 나를 팝에 대한 문외한 취급을 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내었다.
“단지 원곡이 아니라고 CD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당신이야말로 비지스를 모독하는 거야?”
사실 그 CD는 월간 잡지를 살 때 부록으로 딸려 온 것이었으니 정품이 아닌 것은 사실이었다. 나한테는 오리지널 곡들이 아닌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내 정서에 맞는 음악’이 중요한 것이었다. 아마도 당시에 그 월간지를 샀던 것도 부록이었던 그 CD에 있는 곡들이 내가 좋아하는 테마를 가진 음악들로 선곡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리바이벌을 하려면 정식으로 해서 원곡과는 다른 느낌이 있던가, 모창을 하려거든 분위기가 비슷하던가, 저런 음악은 ‘고속도로 뽕짝 메들리’만도 못하다고.”
“그냥 음악만 들어도 좋은 거지. 전문 지식까지 총동원해서 음악을 감상하면 더 머리가 아프지 않아. 나 같으면 그런 거 외울 시간에 공부를 했겠다.”
나는 남편이 팝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펼치며 신혼 초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오해하고는 결코 지지 않는 입심으로 남편과 열띤 논쟁을 벌였다. 그 논쟁이 밤 깊어 갈수록 언쟁으로 비화되었다가 급기야는 그날 서로 등 돌리고 자는 사태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남편이 팝 음악에 조예가 깊은 DJ 출신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함께 차분하게 음악 감상 한번 못해 보고 만난 지 두 달 만에 졸속 결혼을 했으니 남편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단지 음악을 음악으로 듣는 나와 그 음악에 대한 배경과 가수에 대한 정보, 음악의 경향 등등을 두루 꿰고 있는 디스크자키들과는 당연히 음악을 감상함에 있어서도 ‘다름’이 있음을 신혼이기 때문에 더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었다.
신혼 초의 분위기 있는 밤이 그렇게 깨진 이후, 남편은 절대로 드라마에서 귀에 익숙한 배경 음악이 흐를 때에도 나 보다 먼저 ‘아는 척’을 하지 않는 배려를 해준다. 나 역시 음악에 관한 한 억지 논리로 남편을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그 음악의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등, 가수 이름을 모르겠다는 등으로 남편이 나한테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늘어놓을 기회를 주고 참을성 있게 들어주게 되었다.
남편은 대학 시절 내내 공부는 뒤로한 채 음악다방 DJ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시내 유명한 음악 감상실의 DJ로 소녀 팬 깨나 끌고 다녔던 모양이었다.
“우리 한참 학교 다닐 때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 음악 프로를 당신도 알까?”
“어머, 나 중·고등학교 다닐 때 그 프로 들으면서 공부했고 엽서도 많이 보냈는데 그 걸 모를까봐.”
“그래? 내가 그 프로의 객원 DJ였잖아.”
“정말!”
“수요일마다 아마추어 DJ 클럽에서 음악을 선곡해서 틀어주는 코너가 있었어. 내가 그 DJ였잖아.”
“어쩐지, 그래서 ‘아마추어 DJ클럽’이 전혀 낯설은 명칭은 아니더라. 나도 그 프로를 들으면서 사춘기를 보낸 셈인데, 어쩌면 당신이 내가 보낸 엽서를 읽어 줬을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에 우리가 만났더라면 당신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을 거야, 그치?”
“……”
후환이 두려웠는지 남편은 내 억지 소리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조용히 웃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남편은 목소리만으로도 가슴이 저렸던 소녀들의 우상이었던 ‘음악다방 DJ 오빠’같은 모습은 아무리 뜯어봐도 없다. 휘날리고 다녔다던 단발머리는 어느새 다 빠져서 주변머리만 남았고 낭창하던 허리는 군살로도 모자라 둥글게 부풀어 오른 중년이 되어버렸다. 더구나 시골살이를 하게 되면서 음악에 취할 마음의 여유도 없이 살다보니 남편과 DJ는 더 멀어지게 되었다.
“당신 DJ에 대한 미련 없어?”
“젊은 날 한때 객기였지, 미련은 무슨……”
“그럼 ‘아마추어 DJ클럽’ 활동을 하면서 제일 추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
“당시의 유명한 DJ였던 김광한 씨를 섭외해서 우리 클럽에서 발표회를 한 일이지.”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이라는 프로의 그 김광한 씨 말이야?”
“맞아, 그 김광한.”
“그 양반이 진짜 대전까지 내려와서 아마추어 DJ들을 한 수 가르쳤단 말이야. 그것도 당신이 직접 섭외를 해서……!”
“못 믿겠어? 어딘가 내 앨범에 그 사진이 있을 텐데.”
정말 남편의 말대로 당대의 유명한 DJ였던 김광한 씨가 있는 사진이 남편의 옛 사진첩에 고이 간직되어 있었다. 함께 살면서 한번도 ‘멋있다’고 여겨 본 적이 없는 남편이 그날은 달리 보였다.
“그런데 나한테는 한번도 당신이 멋지게 DJ 멘트를 날리며 음악을 들려준 적 없는 거 알아?”
“그랬나? 그럼 우리 집 마당에 낙엽이 떨어질 때쯤에는 음악 좀 한번 골라볼게.”
“당신 해마다 목련 꽃 필 때, 은행잎이 물들 때 찾으면서 몇 년이 흘렀는지 알아?”
“분위기가 돼야 음악을 틀지. 그러면 당신도 나한테 ‘오빠’하고 환호성을 질러줘야 하는데?”
“지금 그 나이에도 소녀들의 ‘DJ 오빠’ 소리가 그리워?”
어느새 우리 집 마당가의 은행나무 너머로 저녁놀이 내려와 있었다.田
글 오수향(ocho2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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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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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산책] 한방과 돈 안 드는 건강법 (3) 발목 펌프 운동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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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펌프 운동’이란 둥글고 긴 기구를 놓고 그 위에 20∼30센티미터 정도 발을 들어올렸다가 힘을 밴 채 ‘툭∼’ 하고 떨어뜨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기구에 발목이 닿으면, 발목 이하 부위는 기구를 중심으로 두세 차례 상하로 흔들리는데, 이것은 일종의 채찍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채찍을 휘두르다가 손잡이 부분에 스냅을 주어 갑자기 멈추면 채찍의 끝 부분은 강한 탄력을 받아 휘둘러지게 된다. 이와 같이 기구 위로 떨어진 발의 채찍 효과를 통해, 하지 부위에 정체되어 있는 혈액은 위로 강하게 밀려 올라가는데, 이러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순환기계의 흐름은 훨씬 원활진다.
발목 펌프 운동은 맥주병 굵기 정도 되는 둥글고 긴 기구를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양발을 교대로 들었다 떨어뜨리는 것이다. 혈액 순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창안된 운동법이다. 일견 너무도 단순하여 이게 무슨 운동 효과가 있을까 의아해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를 소개한 책자나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조회해 보면, 발목 펌프운동으로 건강상의 혜택을 많이 보았다는 치험례(治驗例)들을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운동법과 요법(Therapy)들이 있는데, 모두 자기네가 최고인양 말한다. 그 때문에 발목 펌프 운동의 효과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이 운동을 소개하는 것은, 그 효과를 직간접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는 부모님이 먼저 이 운동을 시작하셨다. 이 운동으로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는 말씀에 반신반의하면서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다.
관련 책자를 보면, 이 운동은 특히 순환기 계통에 문제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효과가 좋다고 소개되어 있다. 특히 운동을 시작하면 변비, 무좀, 불면 등과 같은 증상이 우선적으로 호전된다고 한다. 평소 건강에 별 문제가 없던 필자는 이 같은 증상들의 호전을 두루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잠이 깊어졌고 편안해 졌으며, 또 이례적(?)으로 조양(朝陽 : 성적 양기)이 강하게 회복되는 것을 경험했다. 그후 나는 운동 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발목 펌프 운동을 시험적으로 소개하기 시작했고, 대부분 좋은 효과를 확인했다.
혈류를 촉진… 순환기계 흐름을 원활하게
발목 펌프 운동은 이나가키 아미사쿠(1939년생) 이라는 일본인이 개발했다. 그는 오랫동안 서식건강법의 실천연구가로 살아왔는데, 어느 날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이파리를 관찰했다. 그러던 중 뿌리로부터 꼭대기까지 물과 영양분을 끌어 올리는 것이 과연 나무 도관의 힘만으로 가능할까 하는 의문을 품었다. 이 문제를 골똘히 생각하던 그는, 바람에 흔들리는 잎과 가지, 줄기의 물리적 작용을 통해 수분과 영양분이 끌려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인간 역시 심장에서 뿜어져 나간 혈액이 동맥과 모세혈관으로 내려갔다가 정맥을 통해 환류해 올라온다는 관점에서 볼 때 나무와 유사하다. 그렇다면 환류해 올라오는 혈액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으면 어찌 될까. 결국 신체 하부에 부종이 생기면서 소위 한방에서 말하는 혈어(血瘀)적인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그것은 또 여러 가지 발병의 원인이 된다. 이때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이파리처럼 신체의 말단 부위를 움직이면 하지로부터 체액의 순환은 원활해지고 노폐물은 쉽게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빠져나가 몸은 깨끗이 정화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발목을 흔들기 위해서 발목 펌프 운동에서는 둥글고 긴 기구를 놓고 그 위에 20∼30센티미터 정도 발을 들어올렸다가 힘을 뺀 채 ‘툭∼’ 하고 떨어뜨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때 기구에 닿는 발의 부위는 아킬레스건 조금 위쪽(정확히 아킬레스건 부위에 닿게 되면, 아프기도 하거니와 건의 손상이 우려된다)이다. 기구에 발목이 닿으면, 발목 이하 부위는 기구를 중심으로 두세 차례 상하로 흔들린다. 이것은 일종의 채찍 효과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채찍을 휘두르다가 손잡이 부분에 스냅을 주어 갑자기 멈추면 채찍의 끝 부분은 강한 탄력을 받아 휘둘러지게 된다. 이와 같이 기구 위로 떨어진 발의 채찍 효과를 통해, 하지 부위에 정체되어 있는 혈액은 위로 강하게 밀려 올라가게 된다.
인간의 체액 순환 구조는 포유류 중에서도 좀 특수하게 되어 있다. 심장을 포함한 순환계의 밀어내는 동력원에 비해서 심장-발끝의 고저 차가 크고, 또 순환 중에 중력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런 불리함을 해소하기 위해 정맥에는 혈류의 역행을 막는 판이 존재하고 있다. 또 우리가 걷거나 뛸 때 발이 상호 교대로 움직임으로써 일종의 근펌프 작용이 일어나 혈류를 촉진시킨다. 발바닥의 자극도 혈액의 흐름을 원활케 하는데 일조한다. 고양이나 개와 같은 동물의 발을 보면 안쪽에 육구(도톰한 부분)가 있는데, 이것은 걸을 때마다 일종의 펌프 작용을 하는 곳인 셈이다. 인간도 보행 시 맨살이 지면에 닿는다면, 어느 정도 근펌프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기본적으로 운동량이 부족할 뿐 아니라 항상 딱딱한 구두를 신고 다녀 발바닥의 펌프 작용이 근본적으로 곤란하다. 또 생활방식이 주로 입식 혹은 좌식 위주라 혈액의 흐름이 정체되기 쉽다. 이때 제2의 심장이라고 하는 발을 자주 주물러 주거나, 지금 소개하고 있는 발목 펌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면 순환기계의 흐름은 훨씬 원활해진다.
하지 부종이 있는 경우는 삼가야
이 운동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심부전증 등 순환기계통의 이상으로 발작의 위험이 있거나, 하지 부종이 심한 경우는 발목 운동에 앞서 손목 상하 운동(발목 펌프 운동과 같은 이치로, 기구 위에 손목의 안쪽을 놓고, 위로 들었다 떨어뜨리는 동작을 하는 운동법)부터 실시할 것을 권한다. 또 누워 있는 시간이 긴 고령자, 장기 입원자 등도 근펌프 운동을 심하게 할 경우 순환계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처음에는 무리하지 말고 약하게, 오랜 시간에 걸쳐 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이 운동을 통해 효과를 봤다고 알려진 병증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변비, 거친 피부, 오랜 편두통, 무좀, 발목 건초염, 교통사고로 인한 저림증(어혈성), 심장발작(협심증) 통풍, 시력약화, 흰머리카락, 아토피성 피부염, 탈모, 슬통, 두통, 간경변증, 백내장으로 인한 급속한 시력 저하, 뇌동맥류, 냉증, 디스크, 요각신경통, 소변불리, 전립선비대증, 견비통, 40년 된 팔자걸음, 치질, 불면증, 담들린 허리, 삐끗 허리, 정맥류, 비만 등이다. 田
글 명성환<오래된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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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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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교실] 집 위치와 터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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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주택의 대지를 선정하기 위하여, 대지와 인근 지역에 대한 법적 내력과 도시계획 상황뿐 아니라 토양과 지하 지질의 물리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대지와 인근 지역의 구획 현황과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 상황에 대한 조사 또한 중요하다. 도로망의 확장 계획과 이에 따라 예측되는 주택의 위치도 조사해야 한다. 측량은 대지의 물리적 특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필요하며, 측량사 면허증 소지자에게 의뢰한다.
집을 앉힐 정확한 지점을 정하기 전에, 경계선(도로)에서 얼마나 떨어져야 하는지 그리고 측면 마당에 관한 규정은 어떻게 돼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이는 집의 위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조건이므로 반드시 해당 관청의 건축부서에 확인해야 한다.
땅을 파기 전에는, 공사로 인해서 지하에 묻힌 시설물이 손상되지 않는지 그 지역의 전기, 수도, 가스, 전화 회사에 확인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성급하게 공사를 하다가 전화선, 가스관 혹은 전기선을 절단하게 되면 고스란히 배상을 해줘야 하고, 자칫 인명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작업이 끝나면, 집을 지을 땅 위를 깨끗하게 정리한 후 대지 모퉁이의 정확한 위치를 기준 삼아서 집의 경계를 표시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작업은 면허를 가진 측량사가 한다. 집 위치의 모서리마다 정확하게 작은 말목을 박고, 그 위에 못을 박아서 기초 벽체의 바깥 선을 표시한다.
흙을 파내게 되면 이 말목은 없어지게 됨으로 추가로 표식을 해야 한다. 비킴 표지(Offset Markings)는 확정된 모서리들에서 기초 벽체선을 연장한 선 위에 정하며, 땅에 말목을 박아서 혹은 변경이 생기지 않을 주변의 물체에 표시한다. 이 표지는 터파기가 끝난 다음, 규준틀(Batter Board)의 설치에 사용한다. 그러나 기초의 형태가 단순하고, 현장에서 일하기 쉽고, 흙을 조심스럽게 파내면 규준틀을 이 시점에서 바로 설치할 수도 있다.
흙을 파낼 면적은 집의 모서리 밖으로 600∼700밀리미터 정도 더 넓게 정한다. 그래야 거푸집, 배수관, 방습시공 및 외벽 단열시공을 편하게 할 수 있다. 흙을 파낸 깊이가 1.2미터를 넘으면 파낸 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경사지게 만들어서 작업자들의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기초의 형태가 단순한 장방형이 아니면, 형광 페인트를 땅 위에 직접 뿌려서 터파기의 가장자리를 표시할 수도 있다.
터파기의 크기와 깊이
대부분의 경우, 가장 빠르고 경제적으로 흙을 파내는 방법은 불도저 혹은 굴삭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표토를 다시 사용하려면 땅을 파 들어가기 전에 긁어서 모아 두어야 한다. 파낸 심토가 현장의 지표면을 고르는데 필요치 않으면 처분한다. 터파기의 깊이와 기초의 높이는 도로, 하수도, 수도관, 대지의 옆 모양, 집 둘레의 지면 등의 높이에 따라서 일반적으로 결정된다. 인접한 집의 높이와 지표면의 배수 형태도 고려해야 한다.
지하실의 머리 닿는 높이와 지표면 위의 바닥 높이도 터파기의 깊이에 영향을 준다. 지하실의 바닥에서 보 혹은 장선의 밑면까지의 최소 높이는 1.95미터이며, 2미터가 더 바람직하다. 만일에 지하실을 주거공간으로 사용하려면, 다른 층과 같이 최소 마감 높이를 2.3미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일층 바닥의 최소 높이는 정지된 지표면에서 외부마감이 시작되는 선(대개는 기초의 맨 윗면)까지의 높이이며, 조적과 금속 사이딩의 경우는 150밀리미터, 목재 사이딩, 합판, 하드보드 및 스터코는 200밀리미터이다. 이와 같이 간격을 두는 것은 눈 녹은 물이나 빗물이 땅에서 튀어 올라서 사이딩을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어떤 때는, 토질이 터파기의 깊이에 영향을 주며 적절한 흙이 나올 때까지 파 내려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하 수위가 높거나 암반을 만나는 경우에도 터파기의 깊이가 영향을 받는다.
집 주변의 기층면(Rough Grade)은 마감높이보다 100밀리미터 정도 낮춘 후에 나중에 표토 혹은 포장재로 덮도록 한다. 만일에 지하실의 바닥 슬래브 밑에 골재층을 설치하려면, 이 층을 설치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깊이 파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 깊이는 푸팅(Footings) 두께를 포함해서 계산해야 한다. 만일에 땅이 배수가 잘 되기 때문에 기초 밑에 골재 층을 만들 필요가 없어서 방습막만을 사용하면, 푸팅의 깊이만큼 흙을 파낸다. 이런 경우에는, 골을 만들어서 푸팅을 설치해도 되며 푸팅 옆에는 배수관을 묻을 만큼의 별도 공간이 필요하다.
흙을 파내는 면의 경사도는 토질에 따라 결정한다. 점토 혹은 잘 무너지지 않는 흙이며, 깊이가 깊지 않으면 거의 수직으로 파낼 수도 있다. 모래인 경우에는 흙더미를 뒤로 젖혀놓아야 한다.
터파기가 인접한 건물의 기초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인접한 건물의 푸팅보다 낮게 파낼 경우에는 항상 주의해야 한다. 이 같은 경우에는 그 지역 관청의 건축부서와 상의를 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터파기한 곳을 보온해야 한다는 점을 항상 잊어서는 안 된다. 얼은 땅 위에 집을 지으면 보수하기 힘들며 비용이 많이 드는 여러 가지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집 앉히기
터파기가 끝나면, 푸팅과 기초 벽체의 높이와 선을 확정하게 된다. 은 위의 목적을 위해서 규준틀을 간편하게 설치한 것이다. 앞에서 미리 정해 놓은 기초 벽체의 위치를 이용하여 터파기의 가장자리 선 밖으로 최소한 1.2미터를 떼어서 각 모서리마다 적당한 길이의 말목을 세 개씩 박는다. 그런 후에, 에서와 같이 판자에 못을 박아서 수평으로 고정시킨다. 그래서 모든 판자의 윗면은 수평이 되고 높이가 같게 된다. 철사나 질긴 실을 두 모퉁이에 있는 반대편 판자 위에 연결하고, 기초벽체의 바깥 끝 선에 맞도록 조정한다. 선이 닿은 판자 위에 6∼8밀리미터 깊이의 톱집(Saw Kerf)을 넣거나 못을 박는다. 선이 끊어지거나 엉키면 다른 것으로 바꾸면 된다. 이와 같이 톱집을 넣어서 모든 규준틀에 표시를 하면 집의 가장자리가 확정된다.
집의 모서리를 직각으로 만드는 데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첫째 방법은 모서리가 직각을 이루면, 대각선 길이는 같게 된다(그림1-A). 그 밖의 방법은 삼각 측량법이다. 모서리의 한 변을 300밀리미터의 배수로 만들고, 다른 변을 400밀리미터의 배수가 되게 만든다. 이때 모서리가 직각을 이루려면 양 끝을 잇는 대각선(직각 삼각형의 빗면)의 길이가 500밀리미터의 배수가 되어야 한다.田
자료협조 / 유재완
(우림목재인터내셔널 국제목구조 교육센터 대표)
Tel. 031-531-9850, www.logbuil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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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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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교실] 누구나 지을 수 있는 집, 스틸하우스-스틸하우스 자재와 시공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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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마감공사
스틸하우스 내부마감의 장점은 △콘크리트조보다 벽의 선이 한결 같이 고르고 가지런하며 △석고보드 위에 벽지나 페인트, 타일 등을 붙여서 마감하므로 깔끔하고 △공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내부 마감재의 종류는 벽지나 타일 등 대분류만 하더라도 10개는 족히 되다 보니, 제조회사별로 소분류를 한다면 수백 개가 될 것이다. 따라서 마감재에 대한 많은 지식과 경험을 통하여, 그 자재가 만들어 주는 완성된 집의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어야만 좋은 내부마감이 가능하다.
요즘처럼 웰빙에 대한 욕구가 강한 때에는 기존의 화려하고 실용적인 마감재뿐만 아니라 천연소재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벽지
벽지의 종류는 크게 합지라고 불리는 종이벽지와 염화비닐계의 실크벽지, 발포벽지, 케미칼 벽지, 섬유벽지 등이 있다. 제조회사별 디자인-북을 참조해야 하는데, 디자인-북은 봄과 가을로 나누어 두 차례 정도 발행된다.
종이벽지를 바를 때는 벽에 완전히 밀착하는 형태를 취한다. 하지만 실크벽지처럼 질기고 탄력 있는 벽지들은 가장자리만 붙이고 가운데에는 풀칠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시공 후 벽지가 마르면서 팽팽하게 당겨져 면이 예쁘게 나오기 때문이다. 시공 시 외부의 바람에 많이 노출되면 벽지가 뜨므로 다른 공정과 겹치지 않도록 계획을 짜고, 문을 자주 열지 말아야 한다. 벽지를 선정할 때, 취급이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 샘플-북에 있는 벽지 뒤를 보면, 그림처럼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다. 이 표기는 벽지의 품질표시로 위의 표와 같다.
건강을 중시 여기는 요즘에 와서는 시장을 거의 석권하던 실크벽지 못지 않게 종이벽지로 시공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종이벽지는 벽지와 풀 등을 천연소재로 시공하는 반면, 실크벽지는 아크-졸이라는 화공약품 본드를 이용하며 염화비닐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인팅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고급 아파트 리모델링이나 주택에서 거실이나 복도 등에 하얗고 깔끔하게 V.P 도장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페인트 자체는 비싸지 않다. 하지만 퍼티 메김, 갈아내기, 메쉬 붙이기 등 전처리 작업이 어렵고, 공정에 많은 품이 들어가고, 최소 3회 이상 마감 페인트칠을 해야 하는 등의 작업으로 그 비용이 고가일 수밖에 없다. 주택에서 많이 사용하는 페인트로는 수용성 에멀젼계의 도료로 깔끔한 이미지 연출에 제격인 비닐페인트(Vinyl Paint)가 있고, 다채로운 문양을 낼 수 있는 졸라톤이나 무늬코트도 있다.
핸디코트
핸디코트라 불리는 회벽 마감이 있다. 이 공법은 무궁무진한 표현력을 가진 마감인데 그것이 큰 장점이자, 단점으로도 부각될 수 있다.
핸디코트로 벽면에 질감을 주는 방법은 섞기, 찍기, 붙이기, 표면 갈아내기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표면 갈아내기는 대리석 질감까지 표현하기에 호텔 라운지의 큰 기둥 마감으로도 가능하다. 이처럼 자유롭게 모양을 내다 보니, 자칫 감각이 뒷받침 안 되면 조악한 마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핸디코트의 질감에 대하여 큰 자신이 없다면, 벽난로 주변이나 이미지-월 등에 포인트로만 사용할 것을 권한다.
이와 함께 요즘 식물성 안료로 만든 독일산 천연페인트도 많이 사용한다. 이 제품은 전처리 작업을 위한 퍼티 메김 및 초벌칠 공정에서 어쩔 수 없이 석유화학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사용하는 희석제가 천연소재인지 아닌지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천연페인트는 국내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건강한 스틸하우스 내부 마감재로는 황토나 천연 목재 등도 추천할 만하다. 황토는 물성상 벽체에 잘 발라지지는 않으므로, 모르타르를 섞은 무늬만 황토인 제품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꼭 황토 마감을 원한다면 굽지 않고 만든 생황토 벽돌(구우면 도자기 성질인 도기질·자기질로 변함)을 이용하여 스틸하우스 내부에 반장쌓기로 올리고, 생황토를 개어서 벽에 발라 주어야 한다. 반드시 한지 벽지 등으로 마감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정말 좋은 황토는 몸이나 옷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바닥 마감 공사
스틸하우스의 바닥마감재로는 륨 같은 PVC 가공 제품인 합성수지재, 목재를 기본으로 한 온돌마루 같은 목재 바닥재, 카펫, 석재, 타일 등을 많이 사용한다. 표면에 천연무늬목으로 입힌 온돌마루는 본드(천연 본드도 있음, 고가)로 시공하므로, 비록 MDF로 만들었지만 본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가격도 저렴한 강화마루를 많이 사용한다.
온돌마루재는 제품의 특성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바닥재를 선택할 때는 기능성 못지 않게 디자인(예 나무의 결)과 색상 선정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내부 몰딩이나 벽지 색상 등도 고려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거실이나 서재, 주방 등에 대하여 평당 25만 원대 이상의 고급형 수입 타일을 시공을 할 때가 많고, 거실의 이미지-월 등에도 마감재로 모자이크 타일이나 파스텔-톤의 강한 타일을 사용하여 이미지를 돋구기도 한다. 스틸하우스의 멋을 한층 배가시키는 결과를 연출하기 위함이다.
전기·설비 공사
스틸하우스 마감도 일반 구조마감하고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전기 공사나 설비공사는 다르다.
앞의 그림에서 보듯이 벽체 내부가 비어 있고, 2층 바닥이나 천장에 여유 공간이 있어서 배관과 수정이 용이하다. 또한 설비공사용 수직 배관을 위하여 스틸하우스에서는 별도의 덕트 스페이스(수직 배관용 수직 통로)를 만들 필요 없이 140밀리미터 스터드 내부에 배관을 하는 유리함이 있다. 다만 스틸하우스에서 세면기 등을 벽에 달아매서 시공할 경우, 하자 요인이 되므로 가능하면 자립형 세면기나 카운터형 세면기를 설치해야 한다. 사전에 스터드나 트랙을 잘라서 보강해야 한다.
또한 외단열 공사를 할 경우, 외등을 안전하게 시공하려면, 사진처럼 사전에 2″×6″ 방부목을 이용하여 피스 고정자리를 확보하고, 그 위로 겹쳐서 메쉬를 감고 마감공사를 한다. 마찬가지로 내부 조명계획 시 무거운 펜던트 등을 설치할 자리도 사전에 꼭 보강한다.
전원주택에서 심야전기보일러를 많이 설치하는데, 가능하면 설계 시 양쪽 여닫이문(2짝짜리 문)을 설치하는 것이 유지보수에 유리하다. 최상층 바닥 난방 높이보다 높은 곳에 팽창 탱크를 위치시킬 수 있는 공간 확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주방설비, 벽난로 및 가구공사
전원주택을 지을 때, 건축주가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가운데 하나가 주방설비이다. 주방은 기능과 함께 인테리어 디자인적 요소가 강하므로 이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벽난로는 실내온도를 높여주는 본연의 기능 못지 않게 장작 타는 구수한 냄새와 낭만적인 모습을 위하여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크게 벽체 속에 벽난로를 넣고 외부를 벽돌이나 대리석 등으로 마감을 하는 매입형과, 세련된 디자인의 벽난로를 그냥 노출시켜 시공하는 노출형 벽난로가 있다. 최근에는 노출형 벽난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벽난로는 건축공사를 거의 완료한 상태에서 시공하다 보니 지붕을 뚫는 공사와 연도 설치 벽난로 바닥 설치 등이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자칫 시공 능력이 떨어질 경우, 집의 마감을 손상시키는 것은 물론 지붕 방수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벽난로를 선정할 때는 우선 화재보험에 들어 있는 회사의 제품을, 또 그 회사로 하여금 책임시공을 하도록 계약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벽난로의 가격은 매입형보다 노출형이 비싼데 보통 벽난로 한 대의 가격은 100만∼200만 원 사이다. 그러나 실제 연도 및 역풍방지기, 벽난로 뒷벽치장 등까지 모두 합쳐서 견적을 받으면 대략 350만∼450만 원대, 더 좋게 하려면 1000만 원대도 가능하다.
기타 붙박이장이나 신발장 같은 가구공사가 있는데, 이들은 내부 마감재의 톤이나 색상 등을 고려하여 선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택의 가구는 문짝 값이라도 해도 틀린 말이 아니듯, 문짝이 차지하는 가격이 대부분이다.
보통 가구공사의 가격은 가구 길이(1자당 얼마)를 기준으로 표현하는데, 원목제품의 경우 한 자(30㎝) 기준 30만 원대를 호가하는 경우가 많다. 래핑이나 도장 제품의 경우 한 자에 15만 원대 정도면 사용할 만하다.田
글 최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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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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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 이야기] 죽임집이 아닌 세상 살림집, 흙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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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저곳에서 흙집에 대한 얘기가 참 많다. 건강 때문이겠다. 지구도 건강해지고 사람도 건강해지는 그런 방법의 하나로 흙집을 얘기하는 그런 때이다. 죽어 가는 지구를 살려내고, 그 속에 사는 사람을 살려내고, 사람들 간의 관계를 살려내는 흙집은 죽임집이 아니라 ‘살림집’이다.
실제로 실험을 하면 시멘트집에서는 실험쥐들이 서로 싸우다가 얼마 못 가서 죽는데 비하여, 흙집에서는 아주 오래도록 잘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습도 조절이나 탈취, 공기 정화 능력 등이 아주 좋아서 흙집에 들어가면 기분이 참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에서 가장 오른쪽의 것은 일반 물에서 자란 양파의 모습인데 뿌리의 생육이 왕성하다. 또한 가장 왼쪽의 것은 흙물에서 자란 양파인데 뿌리와 줄기의 생육이 왕성한데 비하여, 가운데 시멘트 물에서 자란 양파는 썩어서 부풀어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시멘트 모형집과 흙모형집을 만들어 쥐가 어디를 더 선호하는가 하는 실험을 처럼 하였다. 쥐들이 흙집으로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흙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또한 시멘트 모형집과 흙 모형집을 만들어 처럼 쥐들을 키워 보면, 처럼 생육에 현저한 격차를 보인다.
흙집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
흙집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먼저 좋은 흙을 사용해야한다. 우리나라는 흙이 좋아서 웬만한 흙은 모두 좋은 효과가 있다. 주위에 가까이 있고 구하기 쉬운 흙이 가장 좋은 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흙은 굽지 않아야 한다. 일단 구우면 흙의 많은 특성을 잃어버리므로 굽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흙을 구우면(Fusing), 흙의 결합을 이루는 구조가 변하여 흙이 아닌 전혀 새로운 물질로 변한다. 참고로 시멘트도 흙과 석회석을 원료로 하여 만드는데, 높은 온도로 구워서 만들어 흙이 아닌 새로운 물질이 되는 원리와 유사하다.
그리고 시멘트나 화학수지를 섞어 쓰지 않는 게 좋다. 흙에 시멘트를 섞어 쓰면(Cementation), 시멘트끼리 결합하여 처음에는 강도가 높고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 결합이 흙을 둘러싸 흙 고유의 특성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장기적인 강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화학수지를 흙과 섞어 쓰면(Impervious-ness) 화학수지의 작용으로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으나, 이 화학수지가 흙을 둘러싸 흙의 특성을 발휘할 수 없게 함으로써 무늬만 흙인 상태가 된다. 또한 화학수지에서 VOCs 등 유해물질이 방출됨으로써, 차라리 흙을 안 쓰는 것만 못하게 된다.
자연에서 흙을 가져와서 집을 짓고 살다가 집을 허물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흙이 좋은 흙집 재료이다. 다시 그 흙에 배추를 심어 재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흙집 재료이다.
이러한 재료로 여러 가지 공법으로 흙집을 지을 수 있다.
●흙벽돌 공법(Adobe)
흙으로 벽돌을 만들어서 쓰는 재래식 흙벽돌 공법이다. 나무틀을 원하는 벽돌 크기로 만들어 놓고 거기에다 흙을 다져 넣은 후 틀을 빼고, 성형된 흙을 말려서 벽돌로 사용한다.
●흙막쌓기 공법(Bogue)
흙을 손으로 호박돌 만한 크기로 만들어서 차곡차곡 쌓는 방법이다. 흙이 마르기 전에 쌓으므로 아랫단의 흙이 완전히 마른 다음에 윗단의 흙을 쌓아야 하므로, 하루 작업 높이는 40∼50센티미터 정도이다.
●흙자루 공법(Roll Bag)
자루에다 흙을 넣어서 쌓는 흙자루 공법이다. 이때 자루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가 가능하다.
●심벽 공법(Plaster)
외를 엮거나 바탕틀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바르는 심벽 공법이다. 전통 건축물에 많이 사용하는 공법으로 바탕을 나무로 짜고 그 위에 흙을 발라서 마무리한다. 경우에 따라서 회반죽 바름을 하기도 한다.
●볏단 공법(Straw Bale)
볏단을 쌓은 후 그 위에 흙을 바르는 볏단 공법이다. 볏단을 쌓아서 벽체를 만들고 그 위에 흙을 발라서 마무리한다. 볏단으로 인해 단열이 잘 되며, 흙은 볏단을 물이나 불로부터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공사 기간이 짧고 공사비가 저렴하나, 볏단이 가을에 집중적으로 나오므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흙다짐 공법(Pise)
아예 흙을 다져서 큰 벽을 만드는 흙다짐 공법이다. 거푸집을 짠 후, 그 안에 흙을 넣고 공이나 다짐기로 다져서 벽체를 만드는 것이며, 튼튼하고 아름다운 벽체를 구성할 수 있으나 공사 기간이 긴 게 단점이다.
습기에 강하고 강도 높은 현대 흙 재료
요즈음에는 비에도 강하고 강도도 뛰어난 흙 재료들이 개발되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러한 재료들은 흙의 단점으로 꼽혀 온 강도가 낮고, 비에 약한 문제점들을 해결했다. 시멘트나 화학수지를 사용하지 않고 높은 강도와 강한 내수성을 갖추어서, 건물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고강도 흙벽돌, 고강도 흙 모르타르, 고강도 흙 미장재, 흙 뿜칠재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큰 집이라면 전문가에게 맡겨야겠지만, 작은 흙집이라면 직접 짓는 것이 좋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정성으로 집이 무엇인지, 내가 왜 지으려고 하는지 새록새록 다가오게 될 것이다. 독일에서 한 가족이 주말과 휴가를 이용해서 흙집을 몇 년에 걸쳐 짓는 것을 보면서, 천지만물인 우주를 왜 집을 의미하는 우(宇)자와 주(宙)자로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았다.
현재의 집을 흙집처럼 바꾸자
지금 사는 집을 흙집처럼 바꾸는 방법은 없는가 하는 질문을 받곤 한다. 흙은 약 1센티미터 이상만 바르면, 흙이 가지는 웬만한 특성을 다 발휘하므로 좋은 흙으로 발라 주면 된다.
시중에 여러 가지 흙 재료가 나와 있다. 손쉽게 좋은 재료를 판단하는 방법은 흙 재료에다 라이터 불을 대 보면 비닐 타는 듯한 역한 냄새가 나는 것은 화학수지가 섞인 것이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실내 오염 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어서, 이런 재료는 차라리 사용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또한 물을 뿌려 보아서 시멘트 냄새가 나는 것도 좋지 않다. 더운 여름날 흙 마당에 물을 뿌렸을 때 나는 그런 흙 냄새가 나는 것이 좋은 재료다.
지금 세계 여러 나라에서 흙집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유럽 같은 경우는 2050년경 대부분의 집을 흙으로 지을 것을 염두에 두고 연구하고 있고, 미국은 건강주택으로써 흙집을 활발하게 짓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30퍼센트 15억의 인구가 흙집에서 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재래식 흙집뿐만 아니라 미래형 흙집에 대한 연구가 있고, 선진 제국을 넘어서는 연구성과의 축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좋은 흙이 많다. 이태리 대리석이나 호주의 구운 벽돌 같이, 우리의 흙을, 또 그 흙을 다루는 기술을 세계적인 것으로 만든다면, 우리의 최대 자원으로 부각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처참하게 파괴되어 가는 지구 환경을 보존하고, 인류의 참다운 발전을 구현하는 길 위에 흙이 자리하고 있다.田
글 황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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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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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풍수 인테리어] 보이지 않는 자연의 흐름을 이해, 촤향을 알면 복이 보이는 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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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는 것을 보며 우리는 '자연을 느낀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연은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계속 흐르고 변화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땅의 기운이 왕성할 때와 쇠약해질 때가 있다 믿고, 이를 주장했던 '지기쇠왕설'과 땅을 이루고 있는 기본 요소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지기(地氣)란 땅의 생명력 또는 생산력을 뜻하는 말이다. 그리고 '지기쇠왕설'이란, 땅이 가진 생명력(地氣 또는 生氣)은 시간의 흐름과 그 땅을 차지한 사람에 따라 왕성해지거나 쇠약해진다는 풍수적 견해이다. 땅의 기운이 왕성할 때라면 부귀와 번영을 누리고, 땅의 기운이 쇠약할 때라면 재앙과 불행이 닥쳐온다고 본다. 이 말의 기본에는 땅을 무생물적 자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만물을 탄생시켜 길러내는 생명체로 보는 것이며, 생명체이기 때문에 기운이 왕성할 때와 쇠약할 때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진다. 즉, 땅의 기운은 변화하며 그 변화 중에서 지기가 왕성할 때를 선택해 살거나 또는 쇠약한 곳보다는 왕성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포하고 있다.
시대별 지기쇠왕설 주장
지기쇠왕설은 주로 도읍지를 정하거나 또는 천도(遷都)에 따른 명분으로 이용되었다. 한국 역사상 지기쇠왕설에 따라 도읍지를 옮기자는 주장은, 먼저 고려 인종 때(1135년)의 '묘청의 난'에서 찾을 수 있다.
묘청(妙淸)은 이자겸의 난으로 개경(개성) 귀족의 세력이 약화되자, 권력의 중심을 개경에서 서경(평양)으로 옮김으로써 왕권과 서경 귀족의 세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개경의 지덕(地德)은 이미 쇠하였고 서경의 지덕에는 왕기가 있어, 천도하면 여러 나라가 조공을 받치고 금(金)도 항복할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서경천도론'을 주장했다. 물론 기득권을 지키려는 개경 귀족 김부식 등에 의해 평정되었지만, 이 묘청의 난은 지기쇠왕설을 이용한 대표적인 정권 다툼이었다.
두 번째로 지기쇠왕설이 이용된 경우는 조선의 도읍지를 한양(서울)으로 정한 것이다. 역성혁명에 성공한 이성계(조선의 태조)는 권력 기반이 약한 개성보다는 새 국가의 위용에 맞는 도읍지를 찾았다. 그때 "개성의 지기는 이미 쇠하였다. 개성은 신하가 임금을 폐하는 망국의 터이다"라는 도참설이 시중에 널리 퍼졌다. 이에 명분을 얻은 태조는 새 도읍지를 물색하였고, 처음에는 신도안을 지목했다가 하륜(河崙)이 이기풍수의 핵심인 호순신의 '지리신법'의 이론을 들어 반대하자 한양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세 번째 지기쇠왕설은 광해군 때의 풍수사였던 이의신(李懿信)의 주장이다. 그는 "임진왜란과 반란이 잇따르고 사방의 산이 붉게 물듦은 한양의 지기가 쇠해진 결과이니, 도읍을 교하로 옮기십시오" 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왕의 동의까지 얻었으나 결국 이정구와 이항복의 강력한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와 같이 지기쇠왕설은 도읍지를 정하거나 또는 천도에 주로 이용된 풍수적 견해로 땅의 생명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길지(吉地)는 땅 속이 흙으로 이루어져
이처럼 땅에 따라 지기가 왕성하고 쇠약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뜻은, 땅의 생명력을 사람이 측정 내지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만물을 탄생시키는 음기에서 온도와 양분 같은 요소 중 온도는 자연의 춘하추동의 변화에 그대로 순응해 생물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봄, 여름, 가을의 온도는 생물의 탄생에 적당할 수 있지만 겨울의 온도만큼은 생물체에게 생기로써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생기 요소 중 온도는 겨울 동안에 생기가 끊어지는 시기에 해당한다.
또 양분은 만물의 탄생에 중요한 것들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등등이다. 그런데 이들은 개별적으로 만물의 탄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물에 용해되어 생기로써 작용한다. 따라서 물이 많은 곳은 양분이 과다하다, 물이 적은 곳은 양분이 적고, 물이 적당한 곳이어야 양분도 적당하다고 판단하니, 음기 중 온도와 양분은 사람이 선택할 수 없는 생기의 요소이다. 즉 풍수를 통해서 최적의 그들을 선택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음기 중 가장 중요한 물은 그 양이 많고 적음에 따라 적당한 곳을 가려 선택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땅의 지질적 요건은 암반, 자갈, 모래, 흙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생물이 탄생하기에 가장 알맞은 양의 물을 간직하고 있는 물질은 바위나 돌, 그리고 모래보다는 흙이 가장 좋다. 우리는 바위나 강가의 모래 위에서 거목이 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것은 바위나 모래가 거목이 필요로 하는 적당량의 물을 품지 못하는 물질임을 뜻하고, 따라서 땅 속에 바위나 모래가 구성된 곳은 음기가 적당치 못한 흉지이다.
흙은 비록 생기의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생기인 물을 품을 수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흙이 있으면 그 속에 물이 담겨져 있고 물은 곧 생기의 본체이니, 풍수 경전인 《장경(葬經)》은 '흙은 생기의 몸체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풍수적 길지란 땅 속이 흙으로 이루어진 특정 지역을 말하며, 흙의 상태도 돌도 흙도 아닌 비석비토(非石非土)라 하여 눈으로 보면 돌처럼 단단해 보이나 손으로 만져 비벼 보면 밀가루처럼 고운 입자로 부서지는 것을 제일로 친다. 그곳에 오방색이라 하여 황색, 적색, 청색, 흑색, 흰색의 무늬가 고루 섞여 있으면 더욱 귀한 흙으로 여긴다.
바람과 물의 순환궤도를 파악해야
양기는 땅 위에서 받는 생기로 바람, 온도, 햇빛 같은 요소가 복합된 개념이다. 양기가 중요한 것은 만물의 성장과 결실을 주관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온도는 사시사철 기온의 변화에 순응해야 하니, 선택에서 길흉을 논할 수 없다. 또 햇빛은 남향과 북향에 따라 일조량의 차이는 있지만 나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조량은 좋고, 나쁨을 구별할 필요가 없다. 남쪽 산기슭과 북쪽 산기슭에 자라는 나무를 관찰해 보면 성장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따라서 일조량이 많아야(남향) 나무가 오래 살고, 적으면(북향) 오래 살지 못한다는 가정은 틀린 것이며, 생물체가 살기에 필요한 햇빛은 남향이든 북향이든 관계가 없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햇빛도 선택 면에서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땅 위를 흘러 다니는 바람은 다르다. 풍수학에서는 움직이는 바람과 물을 함께 수(水)라고 부른다. 즉, 수는 양기인 바람과 물을 통칭한 개념이며, 우리가 보고, 마시는 물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기(氣)의 상태를 말한다. 콩을 예로 들면, 땅 속에 묻힌 콩은 땅 속에 있는 물과 온도에 감응 받아 싹을 틔우고, 밖으로 나온 싹은 공중에 흘러 다니는 빛, 공기, 온도 등에 감응 받아 성장한 다음 다시 콩을 맺고서 죽는다.
그런데 바람과 물[水]은 냉혹할 정도로 일정한 순환 궤도를 돌면서 땅의 모양과 지질적 환경을 변화시키며, 나아가 그 터에 사는 생물의 생명 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풍수학에서 방향을 중시하는 것은 바람과 물(지하수 포함)의 순환궤도를 파악하여 그 중에서 좋은 것을 선택하자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향이어야 겨울에 햇볕이 잘 들고 따뜻하다는 일반적 통념과는 사뭇 다른 특징을 보인다.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향(向)
바람은 민들레가 종족 보전을 위해 자신의 씨앗을 바람에 실려 보내 결실을 맺듯 자연의 순환을 돕는 생명의 기운이긴 하지만, 한 방향에서 계속 불어온다면 바람으로 인해 흙과 초목의 수분이 증발해 말라죽으며, 사람 역시 공기 중에 포함된 다량의 산소로 인해 각종 풍병(風病)을 앓게 된다. 그래서 어느 장소에서 생물이 가장 건강하게 성장하여 결실을 맺기에 적당하고도 알맞은 양의 양기를 취할 수 있는 선택된 방위가 바로 향(向)이다.좋은 양기를 취하기 위해서는 좋은 향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고, 풍수경전 《지리오결》에서는 득수와 파, 그리고 양기의 흐름에 따라 〈88향법〉으로 법칙화시켰다. 따라서 풍수학의 두 축 중 하나는 물을 알맞게 품은 흙덩어리를 찾는 것이고(길지·명당), 하나는 그 위로 부는 바람 중에서 알맞은 양의 양기를 취할 수 있는 향을 선택하는 방법론이다.
"나는 매화를 볼 때마다 항상 말할 수 없이 놀라운 감정에 붙들리고야 마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으니, 왜냐하면 첫째로 그것은 추위를 타지 않고 구태여 한풍(寒風)을 택하여 피기 때문이오, 둘째로 그것은 그럼으로써 초지상적인, 비현실적인 인상을 내 마음 속에 던져주기 때문이다."
기품이 빼어나 선구자적 성격을 지닌 매화를 예찬하는 김진섭 선생의 글이다. 아름다운 혈을 찾았다 하더라도 풍수는 주변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향(向)을 놓아야만 자연의 이기를 제대로 받을 수 있다. 이것은 매화에서 풍기는 청초한 향기와도 같은 풍수의 정수이다. 묘나 주택의 좌향을 정하는 방법에는 풍수학파 중 이기론을 제외하고는 원칙이 없다. 대게 일체의 언급이 없고, 그저 산줄기가 끝날 때의 방향으로 정하라고 한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안대(案對)라 하여 조산과 안산의 봉우리와 무덤의 방향을 일치시킨다. 하지만 풍수학파 중 이기론은 좌향론(坐向論)이라 부를 만큼 방향을 중요하게 여긴다.
풍수 경전 중 《지리오결》은 '천리 강산이 오직 향 속에 있다(千里江山一向間)'는 말을 인용하며 향을 용혈사수(龍穴砂水)의 집합점 이라고 주장하였다. 이기론에서 설명하는 향법은 현장 풍수에 즉시 적용되며, 이론대로 향을 잡았을 경우는 대개가 앞쪽으로 산세가 수려한 산이 마주 보인다. 좌향론은 양균송이 말한 가난을 구제하는 비법으로 아침에 가난하던 사람이 저녁에 부자가 되었다는 술법이다. 용의 생기가 충만하면 지극히 부귀해지고, 용의 생기가 없더라도 향을 제대로 놓으면 부귀하지는 못하더라도 후손만은 면면이 이어진다. 이는 향의 좋음이 능히 용의 흉함을 구제하기 때문이라 한다.
보이지 않는 자연의 순환 원리
이렇듯 중요한 향은 이론이 몹시 까다롭고 어렵다. 자연의 순환 원리는 냉혹할 정도로 일정한 궤도상에 있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산천 형상으로 묘나 주택의 좌향을 잡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사람의 기대에 불과할 뿐이지, 자연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풍수학에서 주택을 지을 때에 가장 무서운 재앙으로 여기는 것이 용상팔살(龍上八殺)이다. 이것은 산세가 뻗어온 방위에 따라 향을 놓아서는 안 되는 방위를 가리키며, 이것을 거슬린다면 한 집도 남김없이 재앙을 받아 절손과 패가(敗家)가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어느 마을이나 흉가로 불리는 집이 있고, 대개는 용상팔살을 범한 경우에 해당됨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흙집을 보면 오래지 않아 일정하게 한 곳의 흙이 떨어져나감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집의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아니라 한쪽 방위에서 줄기차게 불어옴을 뜻한다.
바람은 온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부는데, 산소로 인해 흙은 부숴지고 사람 역시 풍병에 시달린다. 그것을 '팔요풍(八曜風)'이라 부르며, 무덤 뒤로 둥글게 쌓은 내성(활개)도 봉분으로 침입하는 팔요풍을 방지하기 위해 쌓은 것이다. 팔요풍이 불어오는 방위로는 마찬가지로 주택의 향을 놓아서도 안 된다. 따라서 생기가 응집된 명당을 찾았다면 화룡점정(畵龍點睛)같이 향법을 적용하여 마무리를 끝낸다. 명당에 올바른 향을 놓을 수 있다면 바로 최고의 명사(明師)가 되는 것이다.田
글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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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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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집 구조에 나타난 방어 현상을 한눈에, 화성 정용채 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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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군 서신면 궁평리에 자리한 정용채 가옥(중요민속자료 124호)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을 가진 한옥이다. 처음 찾아갔을 때 그 독특함에 조금은 당혹스러웠다. 나지막한 동산에 둘러싸인 포근한 자리에 살포시 앉아 있는 이 집은, 전면에 창 하나 없는 벽으로만 둘러 있어 마치 작은 성을 보는 듯했다. 사람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듯한 괴팍스러움까지 느꼈다.
모든 것이 기존 가옥과는 다르다. 행랑채 전체를 전면에 내세워 긴 벽만 보이도록 한 점이라든지, 대문이 북쪽으로 나 있다든지, 사랑채조차 ‘ㅁ’자 형태로 만들어 완벽한 폐쇄형으로 만들었다든지 등등 다른 가옥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들게 한다. 안에 들어서서도 역시 답답하다는 생각이 전혀 가시지 않는다. 왜 이러한 집을 지었을까. 대문이 북쪽에 있다는 것은 진입로의 조건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그 외의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회가 혼란스러우면 ‘닫힌 집’ 지어
정용채 가옥 앞의 경관은 매우 아름답다. 넓지는 않지만 그런 대로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들이 있고, 그 너머 나지막한 산이 형국(形局:풍수지리에서 집터 및 자리 등의 겉모양 및 부분의 생김새)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그리고 한쪽으로 살짝 보여주는 바다가 그렇게 좋을 수 없다. 이렇게 좋은 경관을 가진 곳에다 왜, 폐쇄적인 집을 지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이러한 경관이라면 안채는 그렇다고 해도, 사랑채만이라도 현재 사랑채를 감싸고 있는 행랑채 쪽으로 내밀어 짓고, 경관을 즐기도록 누마루를 구성할 법도 하련만 외부로 창 하나 내지 않았다.
정용채 가옥의 폐쇄적인 구조는 시대 상황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대문의 기록에 의하면 고종 24년(1888년)에 지었다고 하나 안채와 사랑채는 이보다 이른 시기에 지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초기에는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최소한 행랑채가 이렇게 전면을 가리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랑채 앞을 낮은 담으로 둘러 그곳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조선의 정세는 불안해진다. 1866년 병인양요를 기점으로 계속되는 외세의 침입은, 바닷가에 위치한 이곳에 극심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또한 이 때는 조선 전체가 불안하여 많은 화적 떼들이 출몰하던 시기이다. 그러므로 한가하게 경치를 바라보며 풍류를 즐길 상황은 아니었다. 이러한 사회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결국 풍류를 버리고 안전을 택하게 했던 것이다.
여인네의 편의를 고려한 집
집의 구조는 ‘月’자 형태를 하고 있다. 배치는 전체적으로 기하학적인 느낌을 준다. 다른 집에 비하여 배치가 너무 정직하기 때문에 약간 경직된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그러한 경직성 때문에 집이 매우 깔끔하게 느껴진다. 집에 들어서면 잘 정돈된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정직한 배치 때문이다. 대문은 북향이지만 모든 방의 주 방향은 동향을 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집 안이 밝게 느껴진다.
마당이 셋 있는데 사랑마당, 안마당, 뒷마당으로 이루지는 구조이다. 사랑마당은 부지에 비하여 큰 편이어서 그런 대로 시원하다. 그러나 안마당은 사랑마당의 반정도 밖에 되지 않아 매우 답답한 느낌을 준다. 사랑채를 통해 안채로 들어가면서 이러한 곳에서 사는 안주인은 매우 답답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었다. 집주인은 안사람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안방은 앞뒤로 개방되어 있는 구조로, 넓은 뒷마당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게 배려한 듯하다.
이 집의 진정한 맛은 뒷마당에 있다. 뒷마당 쪽은 남향받이여서 밝고 명랑하다. 특히 남쪽은 자연언덕과 맞닿아 있어 곧 정원이 된다. 뒷마당에는 우물이 있는데 집 안에 우물이 있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이 마당은 여인네의 공간이다. 부엌의 곁에 있는 우물과 장독대 그리고 툇마루로 연결되는 안방, 이 모든 것이 당시 안사람의 편리함을 적절하게 배려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집은 이렇게 여인네의 편의를 고려한 집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한 점에서 이 집은 근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집의 배치는 우물의 위치가 정해진 후 안채의 위치, 사랑채의 위치가 결정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산세를 활용한 자연 친화의 법칙
집의 배치를 보면 주변환경을 잘 이용한 지혜를 느낄 수 있다. 이곳은 바닷가라서 바람이 세차게 부는 곳이다. 이 집은 산세의 오목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바닷바람을 피하기 위한 지혜이다. 이러한 곳에서 풍수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바로 자연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위치가 바로 명당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가옥은 가장 좋은 명당에 자리잡은 것이다.
자리만 명당이 아니다. 자연에 인공을 가미하여 땅의 가치를 한껏 높이는 지혜가 돋보인다. 좌측 바다와 맞닿은 곳은 방풍림을 더하였다. 이제는 한껏 자라 인공림인지 자연림인지도 헷갈릴 정도이다. 이러한 나무들이 집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어 집이 자연 속에 고즈넉하게 들어앉은 듯한 느낌을 주어 집의 품격을 높여 주고 있다. 이러한 것이 바로 자연을 이용하는 지혜인 것이다. 주변의 산세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집을 앉힌 것이 바로 우리 건축에 살아 있는 자연 친화의 법칙이다.
안채와 사랑채를 연결한 남녀유별의 파격
이 집에서 눈여겨볼 것은 안채와 사랑채의 연결 방법이다. 잘 아는 것처럼 조선시대는 부부가 같은 방을 쓰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간의 생활을 위해서는 밤늦게 기척이 끊긴 때를 이용하여 조용히 드나들었다. 그러나 이 집은 안채와 사랑채가 붙어 있다 보니 조금 다른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 집에서는 사랑채와 안채를 연결하는 복도를 만들어 놓았다. 복도의 일부는 벽장으로 만들어서 기능성을 높여 놓았다. 이 벽장은 은밀한 곳에 있어 이 집에서 귀중한 것을 넣어 두었을 것이다. 이렇게 안채와 사랑채를 연결하는 방법은 매우 실용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법을 사용한 예는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연결된 경우는, 필자가 본 건물 중에서는 안동의 양진당뿐이다. 이러한 연결이 가능한 건물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조선 후기에 들어 남녀유별의 정서가 너무도 깊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용채 가옥은 서울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화성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사 코스에서 항상 빗겨나 있다. 주변에 좋은 문화재가 없고 찾아 들어가는 길이 좁아 버스가 들어가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한번 찾아가 볼 것을 권하고 싶은 집이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한옥의 상식을 여지없어 깨어 버리는 집이기 때문이다. 집은 그리 크지 않지만 수평선이 강조되어 장중한 맛을 주고, 조선 말 목재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솜씨 좋은 목수가 목재를 튼실하게 사용하여 집을 지어 깔끔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 말에 지방에서 이러한 집을 지을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집의 가세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마침 이즈음은 대하와 전어가 한창인 때이다. 이곳에서 제부도가 그리 멀지 않다. 제부도에 들러 바다의 향취를 만끽하면서 대하와 전어를 맛보고 돌아오는 길에 이곳을 들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田
글 최성호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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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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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D.I.Y] 지붕달린 어린이 책장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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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달린 어린이 책장 만들기
Do It Yourself! D.I.Y, 당신도 할 수 있다. D.I.Y란 꼭 복잡하고 모양이 예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가령 벽에 못박기, 고장난 의자 다리 고치기, 페인트칠하기 등등. 집에서 할 수 있는 D.I.Y는 무수히 많다. 우선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집 안 구석구석 손봐야 할 것이 없는지 눈여겨보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실천이다. 눈에 띄면 바로 행동에 들어가는 것이다. 집도 고치고, 가족들로부터 점수도 따고, 스스로 보람도 느끼고, 그야말로 일석삼조가 아니겠는가. 그렇게 재미를 붙이다 보면 어느새 D.I.Y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자, 그럼 이 순간부터 빠져보도록 하자. D.I.Y의 세계로… 출발!
1 재단하기. 측판 프레임(길이×넓이 : 1200㎜×250㎜) 2장, 중간판 프레임(가로×넓이 : 564㎜×240㎜) 3장, 상판 프레임(길이×넓이 : 530㎜×280㎜) 2장, 합판(길이×넓이 : 114㎜×580㎜) 1장, 문 프레임(길이×넓이 : 230㎜×45㎜)을 치수에 맞게 자른다.
2 홈파기. 재단기를 사용하여 5㎜ 띠우고 홈깊이 7㎜, 홈넓이 5㎜로 홈을 판다. 톱날 두께가 3㎜이므로 샛팅을 두 번 한다.
3 홈파기 한 후의 모습.
4 샌딩작업. 밸트샌더, 진동샌더, 손사포를 사용하여 사포번호 80번, 150번, 400번 순으로 샌딩.
5 45도 각치기. 지붕부분을 45도로 맞추기 위해 루터날로 각치기를 한다.
6 각치기를 한 후의 모습.
7 드릴링 자리 표시하기.
8 피스 구멍 뚫기. 전기드릴로 피스 구멍을 뚫는다.
9 조립하기. 먼저 측판과 하단 부분을 조립한 후 중간판을 조립한 다음 합판을 끼운다.
10 지붕 조립. 45도로 각친 면을 접합한다.
11 본체에 지붕 씌우기. 지붕을 본체와 결합한 다음 못을 박아 고정시킨다.
12 지붕 앞 부분 조립. 직소를 이용하여 만든 지붕 앞 부분을 조립한다.
13 아랫문 만들기. 팬스형으로 만든 문을 조립한다.
14 문에 경첩달기. 25㎜ 날로 구멍을 판 다음 경첩을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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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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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일강의 운치를 담아 채를 나눈 홍천 티라미스(Tiramisu)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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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봉우리를 자랑하는 팔봉산을 휘돌아 흐르는 홍천강 기슭에 자리한 단층 목조주택. 425평 대지에 건축면적 79평의 단층 2″× 6″ 경골 목구조로 주거동과 객실동을 분리해 지었다.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주거동 전면의 가벽은 호주산 적벽돌과 방부목 사이딩으로, 객실동 좌측의 가벽은 방부목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지붕은 적색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하고 녹색 덱으로 포인트를 준 아담한 주택으로, 흰색 자갈을 깔아 깔끔한 이미지를 더했다. 주거동은 침실과 거실 외에 커뮤니티 홀을 두고, 객실동의 3개 룸에는 각각 덱을 설치해 전망권과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
·대 지 면 적 : 425평
·건 축 면 적 : 79평(관리동 42평, 객실동 37평)
·건 축 형 태 : 경골목구조(2″× 6″)
·외벽마감재 : 호주산벽돌, 방부목사이딩, 시멘트사이딩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슁글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미국식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 전기 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5년 3월∼7월
·건 축 비 용 : 평당 400만 원
설계·시공 : 신영하이랜드건설 02-592-0514
정년퇴직 후 전원생활로 노후를 즐기고 더불어 게스트-룸 형식의 펜션을 운영하며 방문객들과의 대화로 적적함을 달래고 싶었다는 송환칠(68)·권원자(64) 부부. 2000년부터 동네 지인의 소개로 홍천 일대의 땅을 둘러보면서 전원생활 준비를 차근차근 해 왔다. 부지를 보러 다니던 중 근거리 생활 편의시설 형성이 잘 되어 있고, 홍천강과 대명스키장 등의 위락시설로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전원생활의 묘미도 맛볼 수 있는 팔봉리의 땅을 구입했다. 2003년 평당 30만 원에 425평 구입하고 이듬해부터 흙을 고르며 터를 닦기 시작했다. 설계·시공사 선정은 큰딸 미정(37) 씨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신영하이랜드에 의뢰하면서, 작년 말 ‘KBS 6시 내 고향’의 100년 가약으로 유명한 최길찬 건축사와 김태영 사장과 서로 안면을 트게 되었다. 최 건축사와 김 사장은 부지를 살핀 후 건축주와 협의를 통해, 건축주 부부를 위한 주거동과 방문객을 위한 객실동으로 채를 나눈 77평형 목조주택으로 결정했다. 올해 초부터 대지 분석을 시작해 설계 컨셉을 잡고 시공하기까지 약 4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신영하이랜드로 결정하면서 내심으론 방송 출연 등 대외 활동으로 너무 바빠 제대로 신경을 써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어요. 막상 부지를 보여주자, 우리 부부의 바람을 정확히 읽어 내고는 관공서 출입 업무뿐만 아니라 설계에서 시공, 마감, 입주까지 자로 잰 듯이 계획을 잡아 일을 진행했어요. 우리 부부는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었지요. 더욱이 완공 후에도 근처에 지나던 길에 일부러 들러 불편한 점이 없는지 하나하나 살피더라고요.”
집을 지을 때는 최길찬 건축사와 김태영 사장, 권원자 씨와 큰딸이 늘 모여서 상의하고 진행했다. 건축주와 설계·시공자가 한자리에 모여 상의하고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결과물이 아주 만족스럽다고.
“주거동 지붕까지 다 올리고 나니까 손자들이 놀 만한 공간이 없는 거예요. 고민하다가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얘기를 했죠. 그렇게 해서 손자들이 놀 수 있는 다락을 드렸는데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조경 공사를 할 때는 송환칠 씨가 매일 서울과 홍천을 오갔는데, 나이 탓인지 좀 무리한 것 같다고.
“신영하이랜드에서 모든 걸 맡아 했는데, 하루하루 그럴듯한 모습을 드러내는 걸 보니 눈에 아른거려서 서울에 가만히 있지 못 하겠더군요.”
집을 짓고 나서 지나가는 객들이 예뻐서 들렀다가 꼭 촬영까지 하고 간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이는 건축주 부부. 만나는 사람마다 예쁘다 예쁘다 해서 노일강 일대에서 일명 ‘예쁜집’ 으로 통한다며 웃음이 가득하다.
절제된 미학으로 아름답게 연출한 공간
주거동은 부부를 위한 침실과 방, 거실, 주방, 욕실과 손자들을 위한 다락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실 전면으로 시원스레 창을 내고 좌측 덱으로 향하는 곳에도 전면창을 내어 팔봉산 전경을 한눈에 끌어들였다. 내부 벽면은 석고보드를 두 겹으로 대어 방음처리를 하고 화이트 실크벽지로 마감해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바닥은 강화마루로 깔고 주방가구도 원목 소재를 사용해 통일감을 주었다. 2층 다락은 손자들을 위해 지붕공사를 마친 후 재공사를 해 만든 곳으로 연두색으로 마감하고 노란색 커튼을 달아 귀여운 분위기를 냈다. 현관을 사이에 두고 분리되는 커뮤니티 홀은 주거동 내에 있으면서도 독립된 공간으로 내벽은 짙은 카키색으로, 천장 홀에는 포인트 벽지를 사용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캔들 샹들리에와 벽난로를 사용하여 따뜻한 분위기를 돋우어 준다. 건축주 부부는 손님과 다과를 곁들여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텔레비전도 볼 수 있는 커뮤니티 홀을 이 곳에서 가장 돋보이는 공간으로 꼽는다.
객실동은 외관이나 유지·관리 면에서 출입구를 배면으로 내어 이미지를 그대로 연출했다. 각 실 전면에는 덱을 설치해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4인-룸과 커플-룸 그리고 패밀리-룸, 이렇게 3개의 룸은 배면에 설치된 램프로 각각의 입구로 연결된다. 실마다 벽면 일부에 포인트 벽지를 써서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화이트 벽면에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천장 홀을 깊게 내어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벽지와 가구 등은 화이트로 통일하고 바닥재는 강화마루로 몰딩도 같은 색상으로 마감했다.
뒤편 야외 공간에는 바비큐 요리를 즐길 수 있는 파고라를 설치해 전원의 운치를 더했다. 주거동과 객실동의 덱에서 사용한 녹색의 원목을 사용해 초록빛이 가득한 단란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난방 형태는 심야전기보일러를 사용하고 식수는 100미터 지하 암반수를 끌어쓴다.
물안개 피어나는 노일강을 벗삼아
아침이면 팔봉산을 흐려 놓는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나고 안개가 걷힐 무렵이면 노일강의 물결이 선명해지고 여덟 개의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내듯 팔봉리 초입에서 앞마당에 깔린 하얀 자갈과 자두나무, 앵두나무, 느티나무 등 갖은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다. 마당 한 구석에 마련한 작은 텃밭에는 고구마, 무, 갓, 쪽파, 대파, 배추를 심어 놓았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건축주 내외에게서 삶의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7월 초에 완공하고 27일에 입주했는데 새벽 5시에 일어나도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돌이 많아 땅 고르고 풀 뽑기를 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하다 보면 해가 져요. 시계가 필요 없다니까요. 그냥 해가 중천에 뜨면 점심 먹고 또 일하다가 해가 질 무렵이면 저녁 먹으러 가고 그렇게 살아요.”
정원에 해바라기 모종도 심어놨다며 내년엔 다른 꽃들도 심을 거라 작은 포부를 비춘다. 차로 10분 거리에 대명콘도가 있고 시내에 나드리마트와 보건소가 인접해 있어 생활하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시골이라 사람이 없어 버스를 타면 집 앞에서 타고 내려주고 하니 자가용이나 마찬가지라고.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
티라미스(Tiramisu)란 말은 ‘끌어올리다’란 뜻의 ‘티라레’(tirare)와 ‘나를’이란 뜻인 ‘미’(mi), ‘위로’라는 뜻인 ‘수’(su)가 복합된 이탈리아어로 종합적인 뜻은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한다.
“큰딸과 펜션 이름짓기 위해 3∼4자 단어를 수십 개 뽑아 와서 둘이 앉아 계속 골랐지요. 내가 마음에 들면 딸이 싫다 하고 딸이 마음에 들면 내가 싫다 하다 둘 다 마음에 드는 단어를 골랐어요. 우리 집에 와서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갔으면 하고 이 단어로 정하게 됐어요.”
“펜션이라고 하면 방을 많이 만들어도 좋을 테지만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어요. 사람들하고 만나 이야기도 하고 싶고 관리하기도 힘들 것 같아서 단층으로 결정했지요.”
오랜 공무원 생활에서 배어 나오는 습관이랄까. 과하지 않는 태도가 송환칠·권원자 부부에게서 묻어나온다. 동네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들어와서 그런지 마을 사람들이 이것저것 잘 가르쳐 준다고. 펜션 운영은 처음 해보지만 시골에 왔다고 둘만 살면 너무 적적할 것 같아 손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람 사는 맛도 느끼고 티라미스에 와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침구도 남이 쓰던 거 다시 쓰면 불쾌하잖아요. 그래서 단추로 쉽게 벗길 수 있는 걸로 여러 벌 장만했어요.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야지요.”田
글 최선희 기자 / 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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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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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침실에서 느껴보는 가을의 Romanti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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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느껴지던 바람이 쌀쌀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가을. 포근한 이불 속으로 몸을 담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시각적으로도 따스해지고 수면의 보온성도 높여 주는 침구로 가을의 로맨스를 즐겨 보자. 일교차가 커지는 계절 적절한 체온 관리와 함께 부부 침실의 분위기 변신도 시도해 보자.
글 최선희 기자
자료협조 이브자리 02-2216-3900, www.evezary.co.kr, 엠엠에스(주) 02-913-7979, www.lariane.co.kr
풍성한 가을 느낌을 격조 있는 감각으로 Antique
전원주택에서 가장 즐겨 사용하는 건축 재료가 있다면 바로 나무일 것이다. 자연과 어우러져 살고 싶은 이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거나, 도심을 오가는 주말주택으로 이용하거나, 자연 소재로 그와 동화되고 싶어하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배출해 낸 생산품이라 그럴까.
앤틱 스타일의 추구는 나무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어우러지고자 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고전적인 이미지를 대표하는 앤틱 스타일은 컬러나 소재 등 모든 면이 자연에서 모티브를 삼은 것으로, 시간이 흘러 갈수록 그 가치가 더해진다. 목조주택이든 스틸하우스든 우아하면서 자연적인 분위기의 컬러와 스타일로 가을 분위기를 담아 내고 싶다면 월넛 강화마루에 앤틱 스타일의 침구를 권해 본다.
동양의 여백과 서양의 컬러의 조화 Zen
도시에서 살다가 전원생활을 하는 이들은 외적인 면보다는 내적인 면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외관을 꾸미기보다는 마음을 다스려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함이다. 동양과 서양의 미학이 만나 탄생한 젠 스타일은 과거 여백의 미를 살리던 풍조와 절제의 미학 속에 돋보이는 아름다움을 뽑아낸 미니멀리즘이 함께 만들어 낸 디자인으로 전원생활을 하는 이들의 성향과 유사한 느낌을 자아낸다. 어떤 것에서든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용을 지키는 것이 어려운 만큼 여백의 미를 살리면서도 컬러풀한 느낌을 나타낸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젠 스타일은 오리엔탈리즘의 풍부한 색채감각과 서양의 간결한 디자인이 결합된 절제를 추구하면서도 정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심플 모던한 느낌을 추구하면서도 다양한 색채감각을 느끼고 싶다면 젠 스타일로 도전을 해보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Oriental
동양 문화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사이지만 응용하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미 예전부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표어를 외쳐왔지만 정작 받아들이고 있는 곳은 드물었다. 동양의 신비주의를 나타낸다기보다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문화권이기에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는 오리엔탈리즘.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문양과 고유의 소품들이 주목받고 재해석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생산해 내는 과정에서 동양의 것, 특히 'Korea'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우리 고유의 것이 가지는 은근한 멋과 색상을 응용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오리엔탈 스타일은 이런 트렌드에 맞추어 자연과 더불어 노후를 준비하고 천천히 전원생활을 배워나가는 이들에게 잔잔하고 분위기 있는 가을 침실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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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