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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에세이] 집에 대한 생각-내게 맞는 집을 지어 살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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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하면, 요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떠올릴까?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은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를, 그리고 거주 수단으로보다는 부동산적 가치에 비중을 더 두지 않을까? 예전에는 단독주택에서 주로 살았지만 지금은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아파트에 살아야 수준 있는 것처럼 인식할 정도니까.우리나라 사람들의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정말 특이하다. 외국의 경우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일반 서민들의 주거 수단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 특히 고층 아파트나 주상복합 등에서 살아야 부유하고 잘 사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러니 아파트 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 심지어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매매될 정도니 거주 수단보다는 부동산적 가치에 비중을 두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무슨 아파트에 사세요택배 등을 신청할 때 주소만 이야기하면 반드시 '무슨 아파트 몇 동 몇 호냐'고 재차 물어 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이 아파트에 거주할 정도로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됐기 때문이다.원래 아파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 르 꼬르뷰지에(Le Corbusier)가 발명한 특수 공법이다. 철근과 콘크리트, 유리 등의 발명으로 가능해진 적층 공법인 아파트는 좁은 대지에 많은 주거 공간을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공법으로,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나라에서 그 효용성이 높다. 그래서 주택 보급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던 시기에 정책 당국자들의 노력과 건설회사들의 상품화 전략으로 아파트는 급속하게 퍼졌고 이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주거 수단이 되었다.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던 때 어느 여성지에 실린 아파트에 관한 글이 생각난다. 우리나라에 처음 아파트라는 것이 도입되던 당시 어느 작가가 쓴 아파트 생활기로, 아파트란 도저히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어울릴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즉 된장, 김치 등 냄새 많은 우리나라 음식의 특성과 처가와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는 고정 관념으로 아파트는 도저히 우리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지금 그러한 이야기는 한낱 어느 글쟁이의 우스갯소리에 불과하고, 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화려하게 꽃피워 최근에는 한국형 아파트가 외국에까지 수출되고 있을 정도다.아파트가 그렇게 좋기만 한가아파트는 참 편리하고 좋기는 하다. 콤팩트(Compact)한 공간 구성과 편리성으로 특히 주부들에게는 그만이다. 또한 도둑에 대한 염려도 적고 특별히 관리할 필요도 없다. 또 현관문만 닫아 놓으면 한 가족만의 아늑한 공간으로 이웃을 의식할 필요도 없으니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같이 좋은 공간은 없다.지난 달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그리고 봉정사 등 전통 건축들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당시의 건축을 돌아보는 내내 선조들은 이런 건축에서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지나치게 생활의 편리성과 쾌적함만을 추구하는 고정 관념 탓인지, 이렇게 추운 겨울 자녀 양육, 교육, 교통 문제 등을 생각해 보면서 어떻게 그런 곳에 그렇게 훌륭한 건축을 하며 살았을까 의아하기까지 하였다.진정한 건축은 약간의 불편함 가운데 느껴지는 만족이라는 말이 있다. 약간 부족하고 불편한 것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좋고 더 인간적이다. 지나치게 더운 것보다는 약간은 싸늘하고, 리모콘 등으로 가만히 앉아 모든 일을 하기보다는 직접 몸을 움직이게 하고, 손수 가꾸는 가운데 즐거움을 주는 건축이 더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크게 움직일 필요도 없고 더욱이 고치거나 가꾸기보다는 콤팩트한 공간에서 편안한 생활만을 추구하며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러니 이러한 현대인의 특성에 아파트는 제격이 아닐 수 없다.사람이 산다는 것사람이 산다는 것은 각자 취향이나 추구하는 바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나치게 편리한 것보다 인간적이고 취미 생활 등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살맛 나지 않을까?살기 좋은 집이란 편한 것도 좋지만,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는 집일 것이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살아가기보다는 가족 특히 자녀들을 위하여 자신의 생활은 거의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다.물론 가족도 중요하고 우리들의 자녀는 정말 중요하고 귀하다. 특히 요즘 사람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성은 가정을 빠개기까지 하면서 기러기아빠를 양산할 정도니 실로 놀라울 정도다. 그러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먼저 가족의 승낙이 필수 조건이고 무엇보다 자녀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다. 이런 면에서도 아파트는 대부분의 주부들이 좋아하고 아이들 교육을 위한 학원 등이 아파트 단지 주위에 몰려 있어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 대부분이 언젠가는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어하면서도 실제로는 가족과 아이들 때문에 답답한 아파트에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어린 시절 단독주택에 살면서 강아지며 토끼, 병아리를 기르던 추억을 그리워만 할 뿐 그런 생활을 한다는 것은 아예 상상도 못한다. 마당에는 철봉과 역기가 있어 운동도 했다. 텃밭에는 계절 따라 온갖 꽃을 볼 수 있었으며 상치나 고추 등을 길러 마당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기도 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저런 사정으로 그렇게도 하고 싶은 취미나 문화생활은 꿈도 못 꾼 채로 살아가는 것이다.이해할 수 없는 요즘 사람들이 외에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엄청나게 값비싼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다. 아파트 값에 거품이 많다고 하지만 어떻든 60, 70평형 아파트 값이 수십 억을 호가한다. 차라리 그런 가격이라면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몇 채나 더 짓고 사는 게 낫지 않을까?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그 복잡하고 답답하기 그지없는 아파트에서 멋없이(?)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는 그런 곳에 살아야 수준 높은 사람이라고 인식하니 도대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혼기가 찬 자식이 있는 경우 좋은 혼처를 구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곳으로 이사를 간다니 정말 요즘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하긴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대붕(大鵬)의 뜻을 모르는 나 같은 사람보고 한심하다고 하겠지?그런 아파트를 장만하는 방법을 보면 건축을 하는 사람으로서 요즘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아파트는 주로 분양을 받거나 아니면 남이 살던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수천만 원에서부터 수십 억에 이르는 엄청난 값을 주고 사면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에 별로 불만이 없다. 그러한 값과는 비교도 안 되는 옷이나 가구 등을 살 때 얼마나 꼼꼼히 살피고 비교해서 구입하는가? 입어 보고 살펴보고 색깔과 디자인 등을 위해 여러 매장을 둘러본 다음에 옷이나 가구 등을 고른다. 거기다 몸에 맞지 않는 곳이 있으면 수리를 해 달라고 요구할 뿐 아니라 흠이 있으면 아예 바꾸어 달라고 아우성까지 친다.그런데 왜, 그런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나게 비싼 아파트를 구입할 때는 건설회사에서 자기네 편리한 대로 일방적으로 지어 놓은 아파트를 그냥 사는가? 그 집은 자신의 취향이나 특성 그리고 가족 구성 등을 위하여 지은 것이 아닌데도 분양을 받은 아파트가 자신에게 꼭 맞는 것처럼 꿰맞추어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공간에서 자신들에게 잘 맞지 않아 복잡하게 살면서도 다 그런 거지 하며 거기에 맞추며 살아간다. 그것도 엄청난 분양가에 프리미엄까지 얹어 주면서…….아파트뿐 아니라 주택을 구입할 때도 그렇다. 소위 집장사나 다른 사람이 지은 주택은 자신의 특성이나 취향과 맞을 리 없다. 그런데 그러한 구조에 자신을 적당히 맞추어 살아가고, 자신이 짓는 것보다 웃돈이 더 붙어 있는 가격을 주고 산다. 그런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축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아예 돈을 더 주더라도 지어 놓은 집을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한다.오랫동안 건축을 하면서 느낀 요즘 사람들의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들이다.내게 맞는 집을 지어 살아보자왜 그럴까?옷이야 값도 그렇고 또 여러 벌이 있으니까 쉽게 생각해도 되지만, 집이란 하루 이틀 사는 것도 아니고 온 가족의 휴식공간이자 안식처인데…….이제 어느 정도 조건-자녀 문제나 가족의 이해-이 준비된 사람들은 자신에게 꼭 맞지도 않아 답답하고 꽉 막힌 콘크리트 상자 같은 아파트를 떠나 자신의 특성과 취향에 맞는 집을 짓고 살아 보자. 특히 이제 어느 정도 자녀 문제가 해결된 사람이라면 이제는 '나'도 중요하지 않은가? 늙고 병들기 전에 제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을 때 남은 여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 보자.그래서 자신과 가족의 특성이나 취향에 맞는 자신의 집을 지어 보자.건축은 생각처럼 그렇게 어렵고 복잡하지 않다. 우리가 그 동안 살아오고 지내 온 집, 사무실, 학교, 병원 등이 바로 건축이다. 더욱이 주택은 공장이나 특수건물처럼 그 기능이 복잡하지 않고, 우리가 그 동안 살아온 공간이다.주택은 건축 전문가보다 오히려 주부나 일반인들의 아이디어가 더 좋을 때가 있다. 건축 전문가는 기술적이고 건축법적인 고정 관념과 생각에 빠져 다양한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그런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기발하고 특이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기도 한다. 이는 실제로 내 집을 짓는 동안 아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느낀 것인데 전문가가 아닌 생각과 아이디어를 건축 전문가가 기술적, 법적으로 조정해 주면 된다. 우리 주위에는 많은 건축 전문가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렵지 않게 내 집을 지을 수 있다.그래서 많은 사람의 소원인 내게 맞는 집을 지어 거기서 꽃도 가꾸고, 강아지도 길러 보고, 연못도 만들고, 병아리도 까 보고, 대추나 감 등 열매도 따고, 텃밭에 상치나 고추를 심어 보고, 새나 토끼랑 같이 살아 보자. 그리고 온 가족이 일찍 일어나 마당에 나와 운동도 하고 마을 이곳저곳을 산책도 해 보며 아기자기한 삶을 살아 보자. 또 마당의 잔디가 계절 따라 변하는 모습과 이런 추운 겨울에는 고향 집 싸리울 같은 곳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행복한 삶을 살아 보자.이렇게 살아가는 데에는 그렇게 많은 돈과 노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서울이나 도시 근교에는 도시형 전원주택을 지을 만한 곳이 얼마든지 있고, 이런 곳에 집을 짓는 비용은 웬만한 아파트 값 정도면 가능하다. 또 직접 집을 가꾸고 다듬는 일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바로 이런 집을 가족의 특성과 취향에 맞게 직접 구상하고 지어 보자!그래서 그 동안 꿈꾸어 온 모든 것을 즐기면서 살맛 나는 나만의 삶을 살아 보자!田글 김인환<건축사, TAS건축사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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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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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산책] 한방과 돈 안 드는 건강법 (4) 반신욕(半身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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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던 반신욕의 열풍이 요즘은 다소 시들해진 느낌이다. 일각에서는 반신욕이 오히려 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반신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좋은 건강법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각자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게 적절하게 시행돼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이번 호에는 반신욕에 대해 소개한다.
한방에서 보는 바른 건강의 요체는 ‘원활한 기혈의 흐름’으로 집약된다. 기와 혈은 서로 밀고 당기며 인체 구석구석을 돌면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여 세포로부터 모든 조직과 기관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생명적 활성을 부여한다. 그런 기혈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거나 막히면 인체의 생명력은 저하되고 종국에는 병적 상태에 접어든다.
기혈(氣穴)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컨대 교통사고나 낙상으로 인해 어혈이 발생하면 기혈의 흐름이 둔화된다. 심한 스트레스나 지나친 흡연 역시 말초혈관을 좁혀 기혈의 흐름을 둔화시킨다. 과식도 혈류(血流)의 흐름을 위(胃)에 집중시킴으로써 기혈의 흐름을 왜곡시키는 요인이다.
이 외에 일반적인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이 냉기(인체 내의 한열 기운의 교류의 부재 상태)다. 단순히 몸이 차다(국부적, 전신적)는 의미를 넘어 신체의 부분 간의 열기의 차이, 혹 분포의 왜곡 상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두한족열(頭寒足熱)은 한방에서 말하는 바른 건강의 기본이 되는 한-열 분포다. 위쪽이 차갑고 아래가 뜨거우면 차가운 것(음의 기운)은 하강하려 하고, 뜨거운 것(양의 기운)은 상향하려고 함으로써 기(氣)의 상하 교류가 가능해진다.
그런데 만약 이와 반대되는 상황, 즉 두열족한(頭熱足寒)의 상황이 되면 어찌될까. 상부의 열기는 더욱 위로 치오르려 하고, 하부의 냉기는 아래로 밀려 내려가려고 하기 때문에 신체의 한열전선은 순환·대류가 불가한 대치 상황에 빠진다. 결국 이 같은 기의 대치 현상은 혈류의 저체로 이어지는 것이다.
기혈의 흐름을 풀어주는 ‘반신욕’
냉기는 이처럼 한열 간의 차이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만약 아래쪽이 덥더라도, 위쪽이 더 덥다면 상하 간의 (열)기의 흐름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도 일종의 냉기 상태로 볼 수 있다.
오늘날 많은 건물에서 온풍기를 사용하는데, 그 결과 공간의 위쪽은 덥고 아래쪽은 상대적으로 차가워짐으로써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신체적 한열 구조는 상열하냉(上熱下冷)의 상태로 변한다. 또 체내는 냉하고, 체표는 뜨거운 구조도 냉기 상태로 인식된다.
지금은 냉장고가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보편화됐는데, 여기에 저장된 찬 음식물이나 냉수를 상복(常服)하면 인체 내부는 냉해지고, 체표는 상대적으로 뜨거워진다. 차가운 음의 기운은 안에서 응축되어 밖으로 뻗어 나오려 하지 않고, 더운 양의 기운은 밖으로 향하기만 할 뿐 안으로 내려가지 않아 기의 교류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역시 냉기 상태로 인식된다.
냉장된 음식이 아니더라도 음양체질식을 잘못해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빚어진다. 음체질의 사람이 음기운(냉한기운)이 많은 음식을 상복하거나, 역으로 양체질의 사람이 양기운(더운기운)의 식품을 많이 먹을 때 체내에 한열의 편중이 발생해 냉기 상태가 조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냉기는 기혈 흐름을 왜곡시켜 결과적으로 혈어(血瘀)의 상태를 유발하고, 또 담음(痰飮)과 수독(水毒)이라는 병리적 물질을 생산해 인체를 병적 상황에 빠뜨린다. 이것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서는 역으로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면 된다.
본지를 통해 소개했던 여러 돈 안 드는 건강법들(웃음, 걷기, 발목펌프운동)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좋은 운동법이라 할 수 있다. 반신욕 또한 이들과 유사한 원리에 의해 교착된(저체된) 기혈의 흐름을 풀어주는 좋은 운동법이다.
체질에 따른 반신욕 방법
반신욕은 섭씨 37∼39도 정도 되는 온수를 명치 아래까지 오게 한 상태로 대략 20∼30분 정도 입수(入水)해 있으면 된다. 이때 손은 나뭇가지처럼 상체에 속한 부분으로 보고 입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반신욕이 끝나면 욕조에서 나와 땀을 잘 닦은 후 하반신의 보온에 신경을 써서 옷을 입고(양말도 잘 챙겨 신고) 특히 열린 모공으로 냉기가 침입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반신욕을 통해 많은 땀을 흘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섭씨 40도 이상의 고온에 입수하는 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고온의 물에 들어가 있으면 체표에는 외열에 대한 방어막(Barrier)이 생겨 표피는 뜨거우면서, 그 안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즉 냉기 상태가 조성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과다한 발한 역시 주의를 요한다. 예컨대 소음인성 체질자들은 지나치게 땀을 흘리면 기력 손실이 심해지면서 몸에 무리가 온다. 또 일반적으로 땀을 많이 흘린 후 적정한 수분 보충을 하지 않으면 어떤 체질자들이든 혈액이 걸쭉해지는 혈어의 상태가 유발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신욕은 막히거나 저체된 기혈의 흐름을 촉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지 발한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과다한 발한은 한두 번 정도는 괜찮겠지만 거듭되면 신체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반신욕은 대개 20∼30분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시간(발한의 양)과 스스로 자신의 상태(신체적 쾌적도)를 살펴가며 정하는 게 좋다. 평소 땀을 좀 많이 흘려도 무리가 없는 사람은 입수 시간을 늘려 충분히 땀을 내는 것도 좋지만, 쉽게 기력 저하를 느끼는 사람은 입수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 한 번에 20∼30분을 계속하기보다 가끔씩 욕조 밖에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방법을 택해도 된다. 반신욕의 횟수는 무리가 없으면 매일 해도 되지만 체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이틀에 한번 혹은 일주에 두세 번 정도가 적당하다.
반신욕 후에는 땀으로 인한 체액 손실이 일어나므로 이를 보충하기 위해 입수 전후에 녹차나 생수에 적정량의 죽염 혹은 이에 준하는 각종 미네랄이 살아 있는 양질의 소금을 탄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목욕 전에 마시면 발한에도 도움이 된다. 이때 물은 냉수보다는 미지근한 온수로 또는 음양탕(끓는 물과 동량의 냉수를 섞어 물)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田
글 명성환<오래된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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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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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황토집 짓고 전원생활 4년 만에 암투병에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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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집 짓고 전원생활
4년 만에 암(癌) 투병에서 승리
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요즘은 건강을 생각해 흙집을 짓는 이들도 많고 그 형태 또한 다양하다.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의 방경석 씨는 암과의 투병을 위해 황토집을 지었다. 집은 천연 소재인 나무와 흙만을 사용해 지었다. 미송으로 기둥을 세운 후 순수 황토벽돌로 벽체를 쌓고 안팎으로 황토 모르타르를 발랐다. 황토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기 위해 구들방을 드렸다. 황토집에서 생활한 지 4년… 방경석 씨는 스스로 놀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건축정보
·위 치 : 김포시 양촌면 유현리
·부 지 면 적 : 300평
·연 면 적 : 10평(실내 6평, 창고 4평)
·건 축 형 태 : 목구조 황토주택
·외벽마감재 : 황토 모르타르
·내벽마감재 : 황토 모르타르+한지 벽지
·지 붕 재 : 강판기와
·천 장 재 : 서까래 노출+황토 모르타르
·바 닥 재 : 황토 모르타르
·창 호 재 : 하이새시
·난 방 형 태 : 온돌, 벽난로
·식 수 공 급 : 지하수
·건 축 비 용 : 평당 250만 원 정도
설계·시공 : 초원황토 031-987-7322 www.cwhouse.co.kr
경찰생활 35년 만에 58세로 정년퇴임한 방경석 씨. 그는 퇴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이상함을 느꼈다고.
“근무할 때는 몰랐는데, 퇴임하자 얼굴이 창백해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쉬 피로해지는 등 몸이 영 개운치가 않았습니다. 좀 쉬면 괜찮겠지 했는데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인근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더니 큰 병원에 가서 자세하게 검진을 받아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방경석 씨는 조마조마한 가슴을 부여안고 종합병원을 찾아 정밀검진을 한 결과, 간에 종양이 있으니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눈앞에 닥친 현실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맘으로 국내에서 유명하다는 병원에서 다시 검진을 받기로 했다. 그 결과 간의 종양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혈액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백척간두의 삶…그래도 희망은 있다
방경석 씨는 두 번에 걸쳐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간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에 이어 갈비뼈 두 대를 잘라 내고 혈액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것이다. 주변 사람의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의 부인 이주영(64세) 씨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달래느라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냈다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가슴속에 서리어 넣었던 희망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방경석 씨는 병원에 6개월간 입원하고 6개월간 통원 치료를 받았다. 그러는 동안 몸은 야위어 갔고 기력은 쇠해졌다. 주치의는 그에게 공기 좋고 물 맑은 전원에서 생활할 것을 권유했다. 그것이 회복을 도울 거라며…….
방경석 씨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의사의 권유를 따르기로 하고 김포시 양촌면에서 전원생활을 하기로 했다. 이곳은 오랫동안 경찰생활을 한 곳이라 낯설지 않을 뿐더러 노후를 위해 마련해 놓은 300평의 부지도 있었기에 집만 지으면 됐다. 건강을 고려해 황토집을 짓기로 하고, 황토집 전문 시공사를 찾던 중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보았다고.
“집을 거창하게 지을 수는 없었습니다. 경제 형편도 여의치 않았지만 서둘러 지어야 했으니까요. 인근에서 황토집 전문 시공사를 물색하던 중 눈에 띄는 집이 있었습니다. 10평 남짓한 작은 집이었는데 저 정도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 길로 그 집을 지은 시공사를 찾아가 사정을 얘기하며 다짜고짜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초원황토의 김용완 사장은 방경석 씨의 얼굴을 보자 거절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평당 230만 원에 황토집을 지어 주기로 하고 바로 공사에 착수했다. 2001년 11월 말에 시작한 공사는 이듬해 2월 초에 완공을 보았다.
황토집 생활 4년… 새로운 삶을 찾다
집은 천연 소재인 나무와 흙만을 사용해 지었다. 미송으로 기둥을 세우고 순수 황토벽돌로 벽체를 쌓았다. 그리고 외벽은 구운 황토가루에 조개껍질 가루와 모레, 시멘트를 섞은 황토 모르타르로 미장하고, 내벽은 순수 황토 모르타르로 미장한 후 한지를 발랐다.
바닥은 황토 구들장을 깔고 생황토로 편평하게 다진 후 황토 모르타르로 2센티미터 미장 마감했다. 구들장은 구운 황토에 조개껍질 가루를 섞고 철근(8∼10㎜)을 심어 초원황토에서 제작한 제품을 사용했다. 지붕은 서까래를 걸치고 샌드위치 패널(100t)을 깔고 방수 쉬트를 덮고 방음과 단열을 위해 보온재를 덧씌운 다음 강판기와를 얹었다.
내부는 원룸형으로 실내 6평 창고 4평을 합쳐 10평에 이른다. 황토의 효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온돌방을 들이고 순수 황토 모르타르로 천장을 마감했으며 황토 패치카를 설치했다.
황토집 짓고 전원생활을 한 지 4년. 방경석 씨는 암 환자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 보였다. 그 또한 윗옷을 젖혀 가슴과 배에 남아 있는 수술 흔적을 보이며 이렇게 큰 수술을 받고도 살아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단다. 이주영 씨는 그 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놓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사실 건강을 회복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어려울 거라고 했고요. 그런데 하늘이 도운 건지 아니면 황토집 덕을 본 건지 하여튼 건강을 회복해서 행복할 따름입니다.”
방경석 씨의 하루 일과는 닭소리 들으며 오전 6시에 일어나서 주변을 산책하며 가볍게 몸을 풀고 가축을 돌보고 소일거리로 농사일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약수를 마시고 식단은 손수 농사지은 무공해 채소를 먹는다. 지난 연말에는 부부가 농사지은 것들로 김장을 담가 자녀들에게 보내기까지 했다.
방경석 씨는 앞으로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거란다. 아울러 저렴하게 황토집을 지어 준 초원황토의 김용완 사장에게 새삼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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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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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몸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황토 구들방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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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황토 구들방 만들기
요즘 들어 장작, 아궁이, 아랫목, 굴뚝 등이 새삼 그립다. 따스한 방바닥에 몸을 대고 있으면 몸에 전해지는 열기가 정말 좋았다. 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는 절절 끓는 아랫목에 허리를 지지시면서 "어구, 시원하다"는 말씀을 연신 내뱉으셨다. 구들방은 한국 전통 난방법으로 주거 형식과 주거 문화의 바탕으로 자리해 왔다. 연료의 변화와 난방 설비 수준의 향상으로 아궁이의 모습은 사라지고 있으나 방바닥을 덥혀 따뜻함을 얻는 온돌방 고유의 정취는 한국의 주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남아 있다. 간혹 '온돌'과 '구들'을 혼동하는데, 온돌(溫突)은 한자로 기술한 명칭이고 순수 우리말은 '구운 돌'에서 비롯한 구들이다. 구들 구조는 아궁이·온돌고래·개자리·굴뚝의 4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궁이에서 연료를 연소시키면 그 화기와 연기가 온돌고래를 지나면서 바닥을 덥히고 개자리를 거쳐서 굴뚝으로 빠지는 개별 난방법이다.
들에 담긴 불가사의한 전설
지리산 반야봉의 동남쪽 해발 약 800미터 고지에 위치한 칠불사에는 '아자방'이라는 구들방이 있다. 고래모양이 아(亞)자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인데, 이 방에 불을 한번 지피면 열기가 무려 49일 동안 유지됐다고 한다. 현재 아자방은 조선시대와 한국전쟁 당시의 몇 차례 화재로 그 원형이 사라졌다. 1982년 이를 복원했는데, 확인 결과 봄가을에 온기가 10일 정도 유지됐다고 한다.구들은 어떻게 오랫동안 열기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는 가정 하에 따라가 보자.
▼불로 인해 아궁이 안의 공기는 덥혀진다. 이 공기(열기)는 연기와 함께 아궁이 후렁이 위쪽으로 빠르게 올라간다. 뜨거운 공기는 위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이동한다는 대류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아궁이에서 지핀 불로 데워진 열기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구들 속으로 들어간다.
▼열기는 부넹기의 좁은 통로를 만난다. 이때 열기의 이동이 빨라지면서 부넹기에서 열기의 압력은 낮아진다. 이는 과학의 원리와 맥을 같이 한다. 즉 공기나 액체와 같은 유체는 지나는 길이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 이동하면 속력이 빨라지고 압력은 낮아진다. 이는 어느 일정 시간 어느 한 단면으로 들어간 유체의 양이 그 단면을 빠져나온 유체의 양과 같아야 한다는 질량 보존의 법칙 때문이다. 따라서 부뚜막보다 부넹기에서의 압력이 낮기에 부넹기는 열기를 효과적으로 빠르게 빨아들여 구들개자리로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구들개자리에서는 열기가 부뚜막에서 부넹기로 이동할 때와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왜냐하면 부넹기의 좁은 통로에서 구들개자리의 넓은 통로로 열기가 이동하기 때문이다. 즉 구들개자리에서 열기의 속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천천히 소용돌이 흐름(와류)이 생긴다. 한꺼번에 고래 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구들개자리에서 한동안 머무는 것이다. 구들개자리는 열기 저장고와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구들장 바로 아래를 지나는 위 부분의 열기는 구들장을 데우면서 여러 갈래의 고래로 들어간다. 그리고 구들개자리로 들어간 열기는 와류로 인해 그곳에 있던 차가운 공기와 열 교환을 한다. 이처럼 열기는 여러 개의 고래로 나뉘어져 방 전체를 고루 따뜻하게 한다.
▼고래로 넘어간 열기는 다시 고래 머리 부분의 넓은 공간을 만난다. 여기서 또 한 번 열기의 이동 속력이 줄어든다. 이곳의 열기 중 온도가 가장 높은 공기가 위로 올라가 구들장 바로 아래로 서서히 흘러가면서 구들장을 가열한다. 이로 인해 공기는 점점 냉각돼 결국 고래 바닥으로 내려오고 일부는 고래개자리로 흘러간다.
▼한편 냉각된 공기가 점점 고래 바닥으로 흘러 구들개자리 쪽으로 이동하면 뜨거운 고래개자리 부분과 만나 데워지고 다시 구들장 쪽으로 상승한다. 고래에서 전체적으로 대류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대류가 원활해진 이유 중 하나는 고래의 모양 때문이다. 고래는 바다 속 고래의 배를 연상시키듯 아궁이 쪽이 넓고 굴뚝 쪽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진다. 이것이 바로 이 부분을 고래라고 부르는 이유다. 따라서 고래 꼬리 쪽으로 갈수록 냉각되는 공기는 고래 바닥으로 흘러 내려가면서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점점 낮아지는 고래의 머리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좁은 꼬리 부분의 고래를 통과해서 넓은 공간의 고래개자리로 넘어간 공기는 또다시 이동 속력이 줄어든다. 여기서 여러 개의 각 고래에서 나오는 다른 온도의 공기가 한데 모여 고루 섞인다. 그러면서 온도의 고저에 따라 공기는 위아래로 분포한다. 이때 남아 있던 열기가 고래개자리 위 부분의 구들장을 가열하면서 서서히 실외 굴뚝개자리로 흘러가서 굴뚝을 통해 대기로 방출된다.田
정리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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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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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토담집부터 퓨전 흙집까지 어떤 황토집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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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담집부터 퓨전 흙집까지
어떤 황토집 지을까
흙 건축이란 흙으로 건물의 벽체를 구성하거나 미장 등의 공정에서 흙을 일부 사용하는 건축 기법을 말한다. 흙 건축의 범주는 토담집부터 목구조 형태의 뼈대를 세운 후 심벽이나 흙벽돌 조적 방식으로 벽체를 세우는 집, 철근콘크리트 기둥+처마도리(슬래브)에 흙벽돌을 쌓아 짓는 집, 서구식 목구조나 일반 조적조와 결합한 흙집 등을 모두 포함한다. 아파트나 일반주택의 내벽이나 방을 황토로 마감하는 것도 흙 건축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 즉, 건축 소재로 흙을 사용하여 시공하는 총체적인 의미로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는 자연의 소재인 흙과 나무를 이용한 흙 건축에 대해 살펴본다.
구조별 흙집의 유형
한옥은 집을 짓는다고 말하지 않고, 집을 짠다고 한다. 그만큼 한옥의 목구조 골조 공사와 처마·지붕 만들기는 집 전체의 생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 때문에 선조들은 공사를 시작하는 개기(開基), 초석(주추)을 놓는 정초(定礎)와 더불어 기둥을 세우는 입주(立柱), 상량대를 거는 상량(上樑)일을 중요한 택일로 정하곤 했다.
흙 또는 흙벽돌로 벽체를 쌓는 토담집이나 흙벽돌집은 그 자체가 구조체인 흙집이지만 뼈대 집에선 흙벽 기능만을 담당한다. 한옥 뼈대집의 벽체는 수수깡이나 싸리대, 대나무 등으로 가로 외를 엮어 초벽, 재벽, 새벽 흙 미장을 하여 벽체를 만들었다. 하지만 나무 기둥도 수축하고 흙벽도 수축하여 그 틈새로 밖이 내다보일 정도가 되어 겨울의 한기를 이기기 어렵고 현대인들의 눈엔 큰 하자로 지적됐다. 때문에 현대 한옥, 흙집에서는 뼈대집의 한옥 느낌을 충분히 살리되 틈 발생이 적고 시공이 용이한 흙벽돌 조적으로 벽체를 만드는 것이 보편화됐다. 약 30∼40평의 한옥 목구조 흙집을 예로 든다면 시공회사가 공정을 진행할 경우 대략 90∼100일 정도 걸린다. 우천 시 약 10∼20일 정도 공사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직영으로 진행한다면 약 5개월 정도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짐흙벽집(토담집, 담틀집)
토담집은 현대로 치면 콘크리트의 거푸집에 해당하는 담틀을 이용해 흙으로 짓는 집이다. 길이×세로×너비 2.4×1.2×60미터 정도의 나무틀에 흙을 다져 넣어 아래에서부터 20센티미터 정도씩 단계적으로 올라가면서 층층이 벽을 쌓아 올린다. 담틀로 벽을 만들 때는 흙을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담틀에 사용하는 흙은 물기가 없는 듯한 느낌의 흙이 좋다고 한다. 2∼3일 정도면 겉은 마르고 속은 약간의 습기가 남는데 마른 안쪽 흙이 적당하다. 이렇게 형성된 벽은 비를 맞아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견고하다. 토담집은 흙집이지만 기초는 콘크리트로 한다. 다음에 기둥과 보 등의 골조를 올린다. 그런 다음 기둥과 기둥 사이에 담틀을 설치하고 흙을 다져 넣는다. 흙 다지기가 끝나면 중보를 설치하고 트러스를 건 다음 지붕을 올린다.
심벽집(뼈대집)
나무로 기둥과 보를 세우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흙으로 심벽을 쳐서 만드는 집이다. 벽에 흙을 바르는 것을 ‘흙을 친다’라고 하는데 흙을 칠 때는 세 번에 걸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지붕을 얹음과 동시에 심벽치기를 하는데 수수깡이나 싸리, 대나무 등을 사용한다. 심벽은 먼저 벽면의 ‘힘살’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다음으로 대나무, 싸리나무 등을 칡넝쿨이나 새끼로 촘촘히 엮어 ‘외’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외에 흙을 발라 세 번에 걸쳐 심벽치기를 하는 것이다. 초벽치기를 할 때에는 진흙에 5센티미터 길이 정도의 볏짚을 썰어 넣어 쉽게 뭉치도록 해야 한다. 초벌치기를 마치고 충분하게 말린 다음 다시 재벽치기에 들어간다. 재벽치기 때 쓰는 흙에는 볏짚을 넣지 않는다. 재벽치기를 끝낸 다음 벽에 고은 흙 반죽을 발라 새벽치기를 한다. 여기에는 모래, 강회 등을 섞기도 한다.
귀틀집
벌목하여 다듬은 목재를 우물 정(井) 자로 쌓아 올려 구조벽(집의 무게를 지탱하는 벽)을 만들고, 그 틈새에 흙을 메우는 방식이다. 모서리나 교차 부분은 나무에 홈을 파서 물리고, 나무 사이의 틈은 흙을 발라 메운다. 귀틀집은 깊은 산간 오지에서 주변의 재료를 구해 집을 짓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통나무로 사방벽을 쌓은 하나의 공간이 방이다. 통나무를 사면으로 두 번 쌓아 방 2개를 만들고, 사이의 공간을 다시 통나무로 쌓아 막으면 3칸짜리 집이 된다. 그러므로 실내에서 기둥을 볼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목구조 흙벽돌집
황토로 벽돌을 제작하여 벽체를 쌓아 올리면 흙벽돌집이고, 나무로 기둥과 보를 세우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흙벽돌을 쌓아 올리면 목구조 흙벽돌집이 된다. 흙벽돌과의 결합을 고려하여 원형이 아닌 사각기둥을 쓰며 처마도리를 사용한다. 나무 기둥과 흙벽 이음매의 틈 발생을 감안하여 흙벽돌 이중 쌓기 등의 보완 작업을 거쳐 시공하고 있다. 현재 가장 대중적인 흙집 유형으로 자리잡았다. 목구조를 이용한 건물의 폭과 길이가 자유롭고 2층(복층) 형태도 가능하다.
혼합형 흙집(퓨전 흙집)
철근 콘크리트 기둥+슬래브+흙벽돌 조적 방식이나 치장벽돌(또는 시멘트벽돌 조적 후 마감) 조적 기둥에 목조지붕+흙벽돌 쌓기, 철골 빔 구조에 흙벽돌 쌓기, 서구 목구조에 흙벽돌 쌓기 등 다른 건축 기법을 구조체로 응용한 흙집 유형이다. 이 방식은 습기에 약하고 중층 이상으로 짓기 어려운 흙집의 단점을 보완한다. 콘크리트나 철골 등이 들어가는 만큼 흙집 특유의 자연미를 떨어트리는 단점이 있다.
흙집의 시공 과정
주춧돌 놓기(기초 공사)
황토집은 무엇보다도 기초가 튼튼해야 하는데, 배수가 용이한 곳에 바닥은 60센티미터 정도를 파고 지면에서부터 30∼50센티미터 정도에 집터를 올려 다진 후에 주춧돌을 올려놓는다. 주추의 기본 높이는 13∼16센티미터 정도이다. 주추의 높이는 방바닥 높이(단열재 50∼80㎜+엑셀배관, 콩자갈 40㎜+황토미장 40㎜)를 계산한 것이다. 이 주추 높이(방바닥 높이)만큼은 흙벽 보호를 위한 방수 턱을 만드는데 보통은 시멘트 소형벽돌 2장 높이만큼을 쌓는다. 기초 공사를 할 때 전기 인입, 바닥 배선, 오·하수 배관공사, 수도 인입선 공사, 정화조 옹벽 시공을 병행하도록 한다.
골조(뼈대) 공사
주춧돌을 적당한 간격으로 나열하여 그 위에 기둥을 세우고 세부적인 골조를 배치시킨다. 이 때, 특히 주춧돌과 기둥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기둥을 잡아주는 하인방, 중인방, 상인방 등의 구조물을 설치하여 안전하고 튼튼하게 세우도록 한다. 그리고 도리와 보, 대들보 등을 설치할 때는 못의 사용을 자제하고 사개맞춤으로 마감을 하는 것이 좋다. 이때 도리에 연결되는 보의 끝은 주먹장 맞춤으로 하여 옆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고, 사개맞춤은 직각의 홈이 아니라 경사각으로 홈을 따 맞추는 형태로 시공한다.
지붕 공사
지붕을 얹을 때는 수평을 맞추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주의할 점은 목재의 건조 상태를 사전에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벽체 공사(흙벽돌 조적)
흙벽돌로 마감할 때는 별도의 단열재가 들어가지 않는다. 단 벽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충분한 단열효과를 얻을 수 있다. 흙벽돌은 특성상 시멘트나 그 밖의 화학재료를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밖에 벽을 만드는 고전적인 방법은 벽면에 세부 골조를 세운 후 양쪽으로 흙을 입혀서 짓는 방법으로 맞벽치기라고 한다. 벽체 공사가 끝나면 천장 및 몰딩, 목창 목문 틀 설치 공사를 한다.
미장 공사
내벽을 미장하기 전에 전기배선 공사를 하고, 바닥을 미장하기 전에 급수, 난방 배관 공사를 끝내야 한다. 그리고 흙벽돌과 가 창틀, 가 창틀과 목창과의 접합 부븐의 공간은 황토를 찰지게 개어 미리 사춤을 해야 한다. 내벽은 벽체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5∼2센티미터 정도로 미장을 한다. 보통은 거칠게 초벌을 바르고 약간 마르기 시작할 때 얇게 재벌 미장을 하면서 면을 다듬는다. 벽체와 벽체가 만나는 지점이 직각을 유지하도록 수직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공정이든 수직과 수평이 제대로 나와 주어야 마감이 깔끔해진다.
난방 및 전기공사
난방 시공에 있어 일반적으로 보일러(기름·가스·심야전기)를 사용한다. 황토집의 경우 방 한 개 정도는 구들방을 만든다. 방바닥을 바를 때는 보리풀이나 볏짚, 솜 등을 섞어 발라주면 단단하고 갈라지지 않는다.田
정리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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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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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만물을 소생케 하는 땅, 살아 숨쉬는 건축자재 '황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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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쉬는 건축자재 '황토'
자연 또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건축 소재는 '흙'과 '나무'이다. 전원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흙 중 건축자재로 쓰일 만한 질 좋고 건강한 상태의 흙은 단연 황토이다. 황토 1그램에는 2억 마리의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이 있는데, 이것은 황토가 살아 숨쉬는 물질임을 말한다. 생물이 숨을 쉬듯 황토도 생물처럼 숨을 쉰다.황토는 탄산칼슘에 의해 쉽게 부서지지 않는 점력을 지니고 있다. 황토는 석영, 장석, 운모, 방해석 등의 다양한 광물 입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 물질이 철분과 함께 산화작용을 하면서 황색, 자색, 적색, 회색, 미녹색 등의 색깔을 나타낸다.
건축자재로써 황토의 특성
건축 자재로 황토가 갖고 있는 큰 장점은 원적외선을 다량 발산한다는 점이다. 원적외선이란 적외선보다 파장이 긴 비가시광선으로, 자외선이나 적외선 등의 다른 광선과 달리 인체 흡수가 잘 되고 열에너지의 방사율이 높다. 황토에서 파장되는 원적외선은 현대 의학에서도 생리작용을 활성하고 각종 질병에 치유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병원에서도 이 원적외선을 이용해 많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주요한 효능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노화방지·혈액순환 촉진·스트레스 해소·피부미용·신경통·요통·만성피로회복에 아주 좋다. 체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성장을 촉진한다. 각종 노폐물을 분해해 대사기능을 촉진하고 영양 밸런스를 유지시키는 작용을 한다. 인체 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숙면을 도와준다. 근육통의 통증을 완화시켜 주고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해 성인병을 예방한다.
이처럼 황토에서 파장되는 원적외선은 인체의 물질순환을 돕는 유익한 광선이다. 사실 이러한 원적외선은 지구상의 모든 물질에서 다 나온다. 특히 돌, 황토, 세라믹 등에서 다량으로 방출된다고 한다.건축 자재로 황토가 가지고 있는 다른 장점은 높은 단열성이다. 황토는 바깥 공기의 뜨거움과 차가움을 효율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냉난방 효과는 물론 주택 내부의 습도 조절 기능을 한다. 그리고 미립자를 통한 통풍 작용으로 주택 내부에 쾌적한 공기 밀도를 유지시켜 준다.
흙집의 뼈대, 목재의 선택
흙집의 수명과 효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자재를 선택해야 한다. 목재(수종, 치수, 가구방식)를 결정하는 일은 뼈대 공사의 핵심이다. 주변의 벌목한 목재를 사용했던 옛 집과 달리 수입 목재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에서는 공사비용 차이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원형 목재를 사용할 것인지, 사각 목재를 사용할 것인지를 우선 결정해야 한다. 궁궐과 사찰과 같은 큰 집의 경우 주로 치수가 큰 원형 기둥을 사용했고, 민가의 살림집에서는 주로 사모, 육모, 팔모 등의 각기둥을 사용했다.산판에서 벌목한 국산 소나무(육송), 그 중 춘양목을 선호하지만 길이의 한계와 희소성으로 인한 고비용 등으로 보통은 수입 목재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경우가 뉴송(뉴질랜드 소나무) 또는 미송(햄록이나 더글라스)을 사용하고, 특수한 경우 국내 낙엽송이나 잣나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목재를 고르는 일에는 목재의 흠과 벌목시기를 잘 파악해야 건축물의 하자를 줄일 수 있다. 목재는 봄(春材)에 벌목한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여름보다 가을(秋材)과 겨울(冬材)에 벌목한 나무를 선택해야 하며, 벌목 후 최소한 1년 이상 자연 건조된 나무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옹이가 많은 나무와 썩음(썩정이), 갈라짐(갈램), 껍질박이(入皮), 송진구멍, 벌레구멍이 많은 나무는 목재의 흠으로써 강도를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
흙집의 효능… 좋은 흙을 사용해야
흙집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흙 자체의 자연 성분을 헤치지 않는 자재를 선택해야 한다. 순수 황토인지 아니면 시멘트 등 첨가물을 혼합한 것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흙벽돌의 경우, 순수 황토로 만든 것이라면 압축강도가 낮으면 안 된다. 그리고 흙벽돌은 물로 반죽해 만든 벽돌(압출공법)이 생(生) 황토벽돌(압축공법)에 비해 내수성과 내구성에서 우수하다. 만약 압축공법으로 만든 벽돌이 내수성이 뛰어나다면 분명 황토에 첨가물이 혼합된 벽돌임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흙벽돌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규격에 있어서도 대(大)자형 흙벽돌이 가로 300㎜× 폭 200㎜×높이 140㎜인 경우와 300㎜×150㎜×200㎜인 경우, 300㎜×200㎜×100㎜인 경우 등 다양하다. 흙벽돌을 만드는 방식에 있어서도 구멍이 없는 경우, 가로(수평)로 구멍이 나 있는 경우, 세로(수직)로 나 있는 경우가 있고 모양에 있어서도 모서리를 면 처리한 벽돌, 문양이 있는 벽돌, 홈을 만든 벽돌 등 특성이 있다. 쌓는 방식과 용도에 따른 선택이 필요하다.
재래식 벽돌(손 벽돌)
야산 등에서 겉흙을 걷어낸 찰진 흙(진흙)과 논흙, 짚을 썰어 넣고 반죽을 한 다음 벽돌을 찍는 틀에 반죽을 넣고 다진 후 그늘에서 20일 정도 말려 생산한다. 논흙을 섞는 이유는 반죽 시 접착 기능 역할을 하도록 하여 강도를 높이고자 함이며, 짚을 썰어 넣은 것은 흙의 갈라짐과 터짐을 잡아주기 위함이다. 현재는 논흙이나 짚 모두 농약덩어리라 오염되지 않은 논흙이나 짚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그리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논흙을 넣지 않을 경우, 흙에 짚을 썰어 넣고 반죽을 한 다음 사흘정도 숙성을 시켜야 한다. 손벽돌의 장점은 내구성 내수성이 좋고, 건조 후에도 벽돌의 크기에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단점은 모양이 투박하고 벽돌을 찍어내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기계식 벽돌
기계 압(15∼35톤 하중)으로 찍는 흙벽돌이다. 최근에는 100톤 하중으로 찍어 컨베이어벨트로 이동시켜 야적하는 자동화 단계에 이르기도 했다. 비에 약한 흙벽돌의 단점을 보강하기 위하여 인체에 무해한 약품(무기 바인다 등 혼화제)을 썩기도 하고, 황토를 굽기도 한다. 예전에는 좋은 흙을 채취(황토나 적토)하여 5퍼센트 미만의 시멘트나 회를 섞어 생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황토에 시멘트나 회 대신 흙 운모(게르마늄) 등 돌가루를 혼합하여 인체에 해를 미치지 않고 흙벽돌 기능을 더욱 살리면서도 강도를 높이는 방식이 채택되었다.
황토 모르타르
순수 황토로만 내벽을 바를 경우 가뭄에 논바닥이 갈라지듯 실금으로 터지고 갈라지는 현상이 심하다. 황토에 맥반석 가루나 흑운모(게르마늄) 등 돌가루 성분을 첨가하는 것은 황토 성질을 해치지 않고 강도를 높여주면서도 약돌이 가지고 있는 좋은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직접 황토 모르타르를 만들어 시공하려고 한다면, 황토를 곱게 쳐서 가루를 만들고 채로 친 고운 모래와 5 : 5 정도의 비율로 배합한다. 그리고 물을 부어 질지도 되지도 않은 정도로 반죽을 하면 된다. 이 때 숯가루 또는 목초액, 쑥물 등을 함께 사용하면 더 좋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황토 모르타르마다 물과의 배합 방식이나 시공법이 다르기 때문에 잘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불에 구운 황토를 곱게 쳐서 무기 바인다와 혼합한 제품도 있고, 미세한 황토 분에 백회 또는 시멘트를 혼합한 것도 있다. 또 혼화제라고 하는 경화제를 섞은 제품도 있다. 이렇게 되면 갈라짐과 터짐은 방지할 수 있으나 흙의 본래 성질을 살리기는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田
정리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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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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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참살이 전원주택 황토집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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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집의 어제와 오늘
예전의 물질적 측면만 강조하던 ‘잘 살아 보세’는, 이제 건강한 삶을 살자는 ‘참살이(Well Bing)’라는 말로 바뀌었다. 물질보다는 정신적으로 보다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자연과 주거 환경에 대한 관심은 이러한 참살이 바람과 맞물려 ‘흙에 살리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전원, 즉 흙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한자 ‘土’는 초목이 땅 위로 나올 때, 싹에 흙이 묻어 있는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다. 초목과 마찬가지로 사람은 흙에서 나고 흙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흙은 생활의 터전이자 고향이며 안식처였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한 사람들 대부분이 향수병 때문이라도 전원생활을 하겠다고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어찌 보면 현대 도시인이 겪는 향수병은 본연지성의 회복을 갈망하는 것으로, 각박하고 메마른 도시에서 비인간화되어 버린 자기 반성의 표출인지도 모른다.
‘살 집’인가, ‘죽임 집’인가
본지에서 전원 이주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설문한 결과 모두 황토집(흙집)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는 흙이 주는 어머니처럼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과 정서를 함양하려는 욕구 그리고 새집증후군에 대한 높은 경각심이 작용하고 있다.
새집증후군이란, 신축 주택이나 개·보수하는 기존 주택의 건축 자재 및 내장 가구 등에서 내뿜는 포름알데히드나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의 유해 화학물질로 실내 공기가 오염되어 일시적으로나 만성적으로 두통, 눈·코·목 등의 이상, 구토, 어지러움, 가려움증 등 거주자의 건강에 이상을 일으키는 증세를 말한다. 이것은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신토불이 재료인 흙과 나무만을 사용해 지역 환경에 맞추어 자연 친화적으로 집을 짓던 때에는 듣도 보도 못하던 것이다.
산솔도시건축연구소 최성호 소장은 《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에서 “공업화 이전에 자연과 닮은 집이 지어진 것은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인간의 능력 안에서 집을 지었기 때문이다”면서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과 상생한다는 정신으로 인간의 능력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지은 집은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어떻게 집을 짓든 자연 친화적인 집이었다”라고 한다.
건축의 최대 발명품이라 하는 철근 콘크리트 그리고 소재 산업의 개발에 따른 각종 화학물질로 뒤범벅인 내외장재 등은 모두 편리함의 산물이다. 그 편리함이란 자연과는 상극이다. 결국 새집증후군은 자연을 거스른 데서 온 것이다.
한편 요즈음 토지 활용의 극대화를 넘어서 건축 기술 경쟁을 위해 철근 콘크리트로 초고층 건물을 짓고 있다. 마치 창세기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자연에 맞서 꼭대기가 하늘에 닿는 바벨탑을 쌓다가 재앙을 겪은 일이 연상된다.
도시 주택의 대부분은 철근콘크리트 구조이고, 스티로폼과 우레탄-폼을 단열과 방음·방습용으로 사용하고, 페인트·접착제 등을 내외장 마감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시키는 실내 공기 오염 물질로 밝혀졌다. 또한 건축 자재뿐만 아니라 창문, 붙박이장, 수납장, 책장 등의 실내 가구에서도 오염 물질이 발생한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요즈음 전통 건축 기술을 이용하여 자연 친화적인 소재로 집을 짓는 생태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전통초가연구소 윤원태 소장은 “전통 건축이란 우리 선조들이 개발한 한국 고유의 건축 기술로, 우리네 살림을 담아낸 집은 주위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 지은 생태건축물이었다”고 한다.
우리네 살림집은 어떻게 지었을까? 먼저 나무와 황토, 돌, 볏짚, 물을 주재료로 기단을 쌓고 주추를 놓는다. 그 뒤엔 나무를 깎아 다듬은 후 제일 먼저 집의 하중을 지탱하는 기둥을 세우고 보와 도리, 마룻대를 걸친다. 서까래 위에 가는 대나무나 싸리나무로 산자를 엮어 알매를 얹은 다음 지붕을 덮고, 황토로 벽체를 쌓고, 온돌과 대청을 만들면 건강한 살림집이 된다.
신토불이 흙집의 과학성을 현대에
전원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황토집을 선호하지만, 막상은 다른 구조의 전원주택을 짓는다.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여타 주택에 비해 시공비가 비싸 편이고, 평면 구성 제약으로 불편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행인흙건축의 이동일 대표는 “황토집의 건축비가 많이 드는 이유로 규모가 커졌고, 전통 살림집 모양에다 현대 주택의 기능을 접목시켰고, 공정이 복잡하며 공사기간이 길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한편 최근에는 황토집의 대중화를 위해 전통 건축 기술에다 서구식 경량 목구조 기술을 접목한 보급형도 지어지고 있다.
황토집은 평면 구성에 제약이 많다는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편리한 현대식 평면 구조에다 건강을 고려해 전통 온돌을 포함하여 기능적으로나 시각적으로 매우 뛰어나다.
우리네 전통 황토집으로는 뼈대집, 토담집, 우데기집, 귀틀집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한결 같이 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흙으로 벽과 천장, 방바닥을 마감한 생태건축물이다. 여기에서는 외를 엮어 반죽한 흙으로 맞벽을 친 전통 뼈대집과 현대식 황토집을 비교해 보았다.
먼저 과거 분산형에서 현대식 집합형으로 평면 구조가 바뀌었다. 주거 내의 공간은 기능에 따라 각 실과의 관계를 동선으로 연결·배치시킨다. 각 실은 동선으로 이루어지는 기능 구성으로 크기와 모양을 정한다.
조선시대 중류 이상의 주택은 안채, 사랑채, 행랑채로 나뉘어 각각의 마당으로 연결됐다. 집 안 깊숙이 자리한 안채와 안마당에서는 안주인의 가정활동이 이루어졌으며, 외부에 가까운 곳 사랑채와 사랑마당은 바깥주인의 거실이나 서재·접객 공간으로, 대문에 딸린 행랑채와 바깥마당은 마구간이나 창고로 쓰였다. 보다 여유 있는 집에서는 안채 뒤나 옆에 별당을 짓고 그 주위에 정원과 연못을 만들어 주인이나 손님·가족을 위한 정취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러한 주거 양식은 오늘날 핵가족 위주의 평면 구성과 먹고 자는 일의 분리, 사생활 존중, 좌식과 입식의 혼용, 각종 설비의 이용 등 현대생활에 맞게 변화했다. 현대식 황토집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거실과 주방을 겸한 리빙 키친(Living Kitchen), 식당과 주방을 겸한 다이닝 키친(Dinning Kitchen), 욕실과 화장실을 겸한 유니트 배스(Unit Bath)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현대식 난방에 구들방을 혼용한 것이다. 전통 살림집은 폐쇄적인 ‘구들방’과 개방적인 ‘대청(마루)’이 한 건물에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들은 돌과 흙의 숨은열(잠열)을 이용해 나무나 짚 등의 적은 연료로 오랜 시간 열을 공급하도록 한 난방법이다. 구조는 불이 타는 ‘아궁이’와 연기와 불꽃이 지나는 ‘고래’, 연기가 빠져나가는 ‘굴뚝’으로 나뉜다. 바닥 마감은 주로 콩댐을 한 장판지를 사용했다. 콩댐은 불린 콩을 갈아 들기름을 섞고 이를 무명주머니에 넣어 장판지를 여러 번 문지르는 것으로, 기능적으로 내수성을 갖추고 보기에도 아름답고 촉감이 매끄럽다.
현대에는 바닥에 깐 돌 사이에 파이프를 일정하게 놓아 더운물을 펌프로 강제 순화시켜 바닥을 덥히고 있다. 요즈음에는 이를 응용한 여러 가지 패널 히팅이 나오고 있는데, 이 모두 우리의 구들문화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황토집을 지을 때 이러한 현대식 난방법에다 방 하나쯤은 아궁이에 불을 때는 전통 구들을 놓는 예가 많아졌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구들방의 황토에서 올라오는 기를 받으려는 것이다. 이렇듯 현대식 황토집은 천연 소재인 흙과 나무 등으로 자연과 닮은 건강한 생활공간을 만들고, 현대식 편리한 기능과 인테리어의 접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田
정리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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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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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숲 벗어나 가족의 정을 담은 충남 논산 56.72평 H빔 경량철골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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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래·박승자 부부는 노모와 아들 부부 그리고 동물가족이 함께 하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집은 연면적 56.72평 H빔+경량철골 주택으로 지었다. 외관은 아기자기하면서 다채로워 사람의 눈을 끌고 마음을 빼내는 데가 있다. 외벽은 비닐사이딩으로 마감한 후 회색 페인트를 칠했으며, 지붕은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실내 분위기 또한 화려한 컬러로 다양하고 고급스럽게 연출했다. 햇볕 따사로운 곶감마을로 유명한 정겨운 마을에서 새로운 행복을 만끽하는 이들 부부의 집으로 들어가 보자.
건축정보
·위 치 : 충남 논산시 양촌면 거사2구
·부 지 면 적 : 327평
·연 면 적 : 56.72평(1층 38.25평, 2층 18.47평)
·건 축 형 태 : H빔+경량철골
·외벽마감재 : 비닐사이당+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재 : 핸디코트+실크벽지
·지 붕 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장판
·창 호 재 : 하이새시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40m)
·건 축 비 용 : 평당 270만 원
설계·시공 : 조양산업 042-622-6759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자리한 김덕래(54세)·박승자(52세) 부부의 집으로 가는 길. 탑정호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주변 경관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이들 부부가 왜 이곳을 새로운 삶의 정착했는지, 그 정한 이유를 알 만하다.
농촌체험관광인 그린투어로 유명한 양촌면(陽村面)은 햇볕이 따사로운 곶감마을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자라는 3만여 그루의 감나무는 여느 곶감마을과 달리 농가의 담 안팎과 개울가 그리고 텃밭에서 자연스럽게 자란다. 품종도 양촌에서만 제 맛을 낸다는(감 모양이 두리둥실 둥글다고 하여 불리는) ‘두리감’인데다 수령이 100년도 넘는 고목이다 보니 감의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아 ‘양촌 곶감’은 예로부터 맛나기로 소문났다. 여기에 양촌면·부적면 일원에 위치한 탑정호수는 겨울철에도 잘 얼지 않는 충남 2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저수지로, 물이 맑고 깨끗해 담수어족이 풍부해 낚시는 물론 윈드서핑(Wind Surfing)과 수상스키 등 수상 레포츠에도 매우 적합하다.
집에 도착하니 한가로이 집을 정리하던 김덕래 씨가 정겹게 맞았다. 안으로 들자, 안주인은 따끈한 차와 함께 빨갛게 익은 홍시를 내왔다. 그리고 부부는 자랑하듯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인연의 땅 만나고 전원행 결심
도심 속 아파트에서 살던 김덕래·박승자 부부는 애완견이 밤마다 짖어 대는 바람에 이웃 주민들에게 늘 죄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적한 전원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가족이 동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아파트에서 동물을 기른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덩치가 우람한 애완견 말라뮤트가 밤마다 밖에 나가고 싶다는 신호로 짖어 댔습니다. 그 탓에 아파트 이웃에게 늘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야 했지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밤마다 그랬으니…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애완견을 풀어 놓고 살아도 되는 한적한 시골이 그리워지더라고요. 하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들 부부는 전원에서 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부지 마련은 물론 집 짓는 일련의 과정을 생각하니 선뜻 전원으로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음에 쏙 드는 부지를 찾았다는 김덕래 씨.
“땅과도 인연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 주차장 부지를 보러 다니던 중 지금의 부지를 발견했는데, 첫 눈에 꽂혔으니까요. 그 길로 집과 창고가 딸린 지금의 부지를 마련하고 전원주택을 짓기로 했습니다.”
부부는 2004년 7월 집과 창고가 딸린 327평의 부지를 마련하고는 집 지을 준비를 시작했다. 집은 튼튼한 H빔 구조로 선택하고, 시공사는 사후관리를 위해 현지에서 찾는 게 좋을 같았다. 인터넷을 통해 조양산업을 알게 됐는데, 박남규 사장과 상담을 하고 마음을 굳혔다고.
“일차적으로 조양산업의 시공 능력에 믿음이 갔습니다. 그리고 박남규 사장과 수차례 상담하면서 진솔함과 창의성에 마음이 끌렸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집 지을 때, 대가족 집안의 장손인 점을 고려해 1층 거실과 2층 가족실을 넓히고, 덱에서도 손님을 맞도록 하고, 유지 관리비가 적게 드는 마감재 사용할 것 등을 주문했다. 조양산업은 건축주의 주문에 따라 설계를 하고 몇 차례 수정을 거친 후 공사에 착수했다. 공사는 2005년 4월부터 6월까지 이어졌다.
저 비용으로 다채롭고 화려하게 꾸민 집
집은 연면적 56.72평(1층 38.25평, 2층 18.47평) H빔+경량철골 주택으로 지었다. 팔각 모양의 거실을 전면으로 돌출시키고 공간마다 경사가 다른 지붕, 베이창에 눈썹창까지… 외관은 아기자기하면서 다채로워 사람의 눈을 끌고 마음을 빼내는 데가 있다. 넓은 마당과 집의 전면과 좌측면에 널찍하게 설치한 덱은 보는 이의 마음을 여유롭게 한다. 배치를 보면, 1층 거실과 2층 가족실, 부부침실은 햇살이 잘 드는 남향으로 앉히고, 주방과 아들방은 서북향, 노모방은 동북향 그리고 1·2층 욕실은 북향으로 배치했다.
벽체는 내력벽의 구조재로 H빔(100×200㎜)을 세우고 보조기둥으로 경량형강을 설치한 후 우레탄 패널을 끼워 맞췄다. 그리고 외벽은 방수 쉬트를 붙이고 비닐사이딩으로 마감하고, 내벽은 석고보드를 대고 벽지와 핸디코트로 마감했다. 지붕은 우레탄패널을 깔고 방수쉬트를 붙인 후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바닥은 1.4미터 줄기초 위에 콘크리트를 치고 엑셀 배관을 깐 다음 미장 후 온돌마루를 깔았다. 창호는 하이 새시를 달았고 난방은 심야전기보일러를 설치했다.
이렇게 짓는 데 소요된 비용은 평당 220만 원. 기타 공사를 직영으로 했기 때문에 공사비가 저렴하게 들었다는 김덕래 씨.
“주방가구나 덱, 옥외배관, 정화조 등의 공사는 박남규 사장이 거래 업체를 직접 소개 해주며 직영으로 권했습니다. 상당 부분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을 거라면서요.”
실내구조는 1층은 거실, 주방, 욕실이 딸린 부부침실, 공용욕실로 구성하고, 2층은 가족실, 노모방, 아들방, 욕실로 구획했다.
다채로운 외관에 걸맞게 실내 분위기 또한 다양하고 화려하게 연출했다. 8각 모양의 1층 거실은 아트월과 실버 계열의 핸디코트로 고급스러우면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방은 원색 계열로 감각적으로 꾸몄는데, 여기에는 안주인의 센스가 발휘됐다.
“다른 공간과 차별화시키고 싶었습니다. 세련되고 화려하게 꾸미고 싶었고요. 그래서 눈에 띄는 빨갛고 노란 주방가구를 들였습니다.”
천연의 색을 끌어들여 심플하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2층 가족실도 돋보인다. 집 안에서도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풍취를 즐기도록 양쪽 벽면에 커다란 4각 프레임의 통유리 창을 설치했다. 반자 천장에는 여러 개의 작은 조명을 달아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바닥엔 온돌마루를 깔았다.
가족과 함께하는 새로운 행복
오십이 넘도록 손에 흙 한번 묻히지 않았다는 김덕래 씨는 요즘 초보 전원생활의 재미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른단다.
“도심의 아파트에서 살 때는 주로 텔레비전과 벗하며 지냈지만 전원에서 살면서부터는 멀어졌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철마다 옷을 갈아입는 자연을 감상하고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게 더 재미있으니까요.”
그는 이곳으로 온 후 건강도 좋아졌다고 한다. 전원생활 몇 개월 만에 체중이 무려 14킬로그램이나 줄었다는 것.
“집 주변을 정리하고 텃밭을 가꾸며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고 불룩하게 나왔던 배도 들어갔지요. 덕분에 지방간도 없어졌고요.”
안주인 역시 조용한 곳에서 맑은 공기도 마시며 사는 게 너무 좋다고 한다. 3일에 한번 승용차로 장보러 나가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고,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도 많아져 행복하다고.
“텃밭에 콩, 가지, 참외, 수박, 고구마, 고추, 상추, 옥수수 등 온갖 야채를 심었지만, 아직 기술이 없어서 그런지 수확량이 별로 없었습니다. 고추의 경우 120 포기를 심었는데, 세 근도 못 땄으니까요. 하지만 가족이 함께 농사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답니다.”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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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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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 집이 일궈 낸 천혜의 조화 양평 40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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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강상면 세월리에 자리한 연면적 4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과 이미지 스톤으로 마감하고, 물매 가파른 지붕엔 30년 산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공용공간은 심플하면서 따스하게, 마스터-룸은 화사하면서 고급스럽게 그리고 객실과 작업실은 조용하면서 차분하게 꾸몄다. 동화 속의 풍경 같은 곳에서 아름다운 집을 짓고 오감으로 자연을 만끽하며 사는 사키하라 토시오·강혜숙 부부의 집으로 들어가 보자.
건축정보
·위 치 : 양평군 강상면 세월리
·부 지 면 적 : 212평
·연 면 적 : 40평(1층 32평, 2층 8평)
·건 축 형 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2″×4″)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이미지 스톤
·내벽마감재 : 벽지
·지 붕 재 : 30년 산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루바+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건 축 비 용 : 평당 350만 원
설계·시공 : 에덴하우징 031-774-3808 www.3808.co.kr
양평군 강상면 세월리. 마을 앞을 지나는 냇물이 유난히 맑고 깨끗하여 냇물에 비치는 달이 몸을 씻는 듯하다고 해서 세월리(洗月里)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강상면 신화리에서 세월리를 거쳐 서남쪽 대석리와 여주군 경계까지 이어지는 6킬로미터 정도 길이를 세월계곡이라고 하는데, 그 주변은 기암괴석과 수풀이 우거지고 잣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세월리 입구에 눈에 띄는 음식점이 있는데, 그 음식점 뒤편으로 난 작을 길을 따라 50미터 정도 올라가면 전원주택 단지와 두 채의 집이 눈에 들어온다. 산뜻하면서 우아한 외관이 돋보이는 집. 일본인 사키하라 토시오(64세)·강혜숙(52세) 부부의 보금자리로 잣나무 군락으로 이뤄진 숲이 옆에 자리해 더욱 눈길을 끈다. 전원에서 노후를 보낼 요량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이들 부부.
“여태껏 도심에서만 살다 보니 한적한 시골이 그리웠습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전원에서 마음 편히 쉬고 싶었지요. 꽃밭과 텃밭도 가꾸고 싶었고요.”
놀란 가슴 진정시키는데 3년
일본의 토요글래스(주)에 근무하던 사키하라 토시오 씨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78년 비즈니스 차 대한유리공업(주)(현 두산유리(주))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이후 그는 일 년에 몇 차례씩 영등포구 문래동에 자리한 대한유리공업(주)을 방문하면서 한국과의 정을 쌓아 나갔다. 89년에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강혜숙 씨와 결혼을 했고, 33년간 근무하던 토요글래스(주)에서 정년을 맞은 98년부터는 아예 삶의 터전을 한국으로 옮겼다.
“전생에 한국인이 아니었나 싶어요. 한국에 오면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 포근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매년 몇 차례씩 비즈니스 외에 여행 삼아 한국을 방문하곤 했습니다. 특히 양평의 빼어난 자연 경관에 푹 빠져 노후를 이곳에서 보내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사키하라 토시오·강혜숙 부부는 양평군 양수리 인근의 빌라에 살면서 전원주택을 지을 준비를 했다. 서두르지는 않았다. 시간이 나는 대로 여행 삼아 양평 주변을 둘러보면서 마땅한 부지를 물색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를 소스라치게 한 일이 발생했다. 사람이 없는 틈을 타 텔레비전 등의 가전제품까지 쓸 만한 물건을 통째로 훔쳐 가는 싹쓸이 도둑이 든 것이다. 그러한 일이 3년에 걸쳐 세 번이나 발생했다. 이후 전원생활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강혜숙 씨.
“인적이 뜸하지 않은 곳에 자리한 빌라인데도 도둑이 드는데 한적한 전원주택의 경우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자 전원생활이 두려워졌습니다. 만약에 집에 혼자 있는데 도둑과 마주치면 어떡하나… 생각만 해도 끔찍했으니까요.”
강혜숙 씨의 놀란 가슴이 가라앉기까지 3년이나 걸렸다. 늘 전원을 동경하며 살아온 남편을 위해 마음을 굳게 먹기로 했다고.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끼칩니다. 하지만 전원을 그리워하는 남편을 보니 괜히 죄 짓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 전원생활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부부는 예전처럼 다시 전원주택 부지를 보러 다녔다. 그러던 중 양평군 강상면 세월리 갑을빌리지 바로 옆에 개발해 놓은 필지를 보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 구입했다고.
“이곳의 자연 환경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바로 옆에 전원주택 단지가 있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래서 2005년 7월 212평을 평당 40만 원에 구입하고 곧장 집 지을 준비를 했습니다.”
부지를 마련하자, 이후의 과정은 물 흐르듯 순조롭게 진행됐다. 시공사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에덴하우징과 계약을 맺고 목조주택을 짓기로 했다. 부부는 시공사에게 복층으로 하고 방은 세 개로 하되 1층에 두 개, 2층에 한 개를 만들 것을 요청했다. 8월 4일 시작한 공사는 10월 10일까지 이어졌다.
동화 같은 집 짓고 자연을 만끽하며
집은 연면적 40평(1층 32평, 2층 8평)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으로,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과 이미지 스톤으로 마감하고, 물매 가파른 뾰족 지붕엔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나무로 만든 나지막한 흰색 펜스, 대문에서 현관까지 10여 미터 이르는 곡선 모양의 자갈길, 전면에서 우측면까지 덱을 널찍하게 내어 전원주택의 운치를 한껏 돋우었다. 여기에 잣나무 군락이 어우러져 꼭 동화 속의 집을 보는 듯하다.
배치를 보면 대문은 서남향으로 앉히고, 현관은 남쪽으로 냈다. 현관과 같은 방향으로 거실과 주방, 마스터-룸, 2층 작업실을 앉히고, 그 반대편으로 1층 객실과 욕실을 각각 드렸다.
벽체는 2″×4″ 구조재로 골조를 세우고, 그 사이에 인슐레이션(R-19)을 채운 후 안팎으로 OSB 합판을 댔다. 그리고 외벽에는 타이벡을 붙인 후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내벽에는 석고보드를 댄 후 벽지를 발랐다. 지붕은 2″×10″ 장선을 깔고 서까래를 얹은 후 골조 사이에 인슐레이션(R-30)을 채운 후, OSB, 방수 쉬트, 아스팔트 슁글 순으로 시공했다. 바닥은 기초 위에 보일러 시공 후 미장한 다음 강화마루를 깔았다. 현관 쪽의 지붕에는 포치 기능을 겸하는 작은 박공지붕을 덧씌우고 마스터-룸 앞쪽의 덱 위에 2층 발코니를 설치하여 자연스럽게 덱의 활용도를 높였다. 이외에 창호는 캐나다 산 시스템창호를 설치하고, 난방은 기름보일러를 설치했다. 이렇게 짓는 데 소요된 비용은 평당 350만 원, 총 2억 원이 들었다.
내부 평면을 보면, 1층은 부부 중심의 공용공간으로 구성하고, 2층은 작업실로 구획했다. 1층에는 거실, 주방 겸 식당, 욕실이 딸린 마스터-룸, 객실, 화장실을 배치했고, 2층에는 1층 거실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가족실과 작업실을 배치했다.
인테리어의 경우 공용공간은 심플하면서 따스하게, 마스터-룸은 화사하면서 고급스럽게 그리고 객실과 작업실은 조용하면서 차분하게 연출했다. 거실과 주방은 베이직과 아이보리 계열의 벽지를 바르고 천장은 루바로 마감했다. 마스터-룸은 골드 톤의 벽지를 바르고 중후한 풍의 가구를 들였다.
건축주 부부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하단다. 가끔 일 때문에 서울로 나가게 되면 탁한 공기에 질려 빨리 돌아오고 싶어진다고.
“역시 사람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녹색의 향기가 가득한 전원에서 살다 보니 자연 차분해지고 놀랐던 마음도 안정이 되었습니다. 빛, 바람, 자연의 소리 등을 오감으로 만끽하며 산다는 게 그저 행복할 따름입니다.”
이곳에서 눈앞으로 멀리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철에 따라 형형색색 옷을 갈아입는 자연을 감상하는 즐거움이야 말로 이들 부부에게 가장 큰 행복이다.田
글 박창배 기자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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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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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위한 새집증후군 탈출구, 강화 59.7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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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맑고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고 싶다’는 것을 첫 번째 이유로 손꼽는다. 도시의 편리함보다는 다소의 불편함이 따를지라도 전원에서 심신이 건강한 삶을 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삶의 질 변화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폐해에 대한 반작용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주거 부문에서 두드러져 ‘삶 집’인가, ‘죽임 집’인가 하는 화두를 꺼내 놓게 됐다. 보호를 받고자 지은 집이, 오히려 공격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당연한 결과다. 여기 집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 전원에서 참삶을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신기훈·심지현 부부로, 2005년 6월에 새집증후군에서 벗어나고자 인천광역시 강화군 불은면 두운리의 고즈넉한 마을에 59.7평 경량 목조주택을 지어 이주했다.
건축정보
·위 치 : 인천광역시 강화군 불은면 두운리
·부 지 면 적 : 399평
·건 축 면 적 : 38평
·연 면 적 : 59.7평(1층 38평, 2층 20.7평)
·건 축 형 태 : 경량 목조주택(2″×6″)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파벽돌(인조석)+ 방부목 사이딩
·내벽마감재 : 회벽 도장+실크 벽지
·지 붕 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슁글(30년 보증)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건 축 비 용 : 평당 360만 원
·시 공 기 간 : 2005년 3월∼2005년 6월
설계·시공 : 유니홈즈 031-718-9411 www.unihomes.com
전원생활 새내기인 서른 살 동갑내기인 신기훈·심지현 부부, 요즈음 전원생활자의 연령층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의 편리함을 즐길 만한 나이다. 그러면 무엇이 이들 부부를 전원으로 이주케 한 것일까. 전원생활은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아들 신 진(6세) 군과 천식을 앓는 딸 신유진(3세) 양을 위한 탈출구였다고.
“부평시의 단독주택에서 살다가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이주해 2년간 살았는데, 아파트생활 내내 진이와 유진이가 아토피성 피부염과 천식을 심하게 앓았어요. 둘이서 번갈아 가며 병원을 제집 드나들다시피 하는데 마음이 아파 도무지 못 견디겠더군요. 의사도 정확한 병인을 모르겠다면서 주거 환경을 바꿔 보라고 권유했고요. 그때 모 방송의 〈환경의 역습〉이란 프로그램이 떠오르면서 ‘아차-’ 싶더군요. 아파트가 여러 모로 편리하지만 그 대가치고는 너무나도 혹독했지요. 그렇게 해서 전원생활을 시작했는데, 지금 진이와 유진이요? 언제 그랬냐 싶게 병원은커녕 약국 한번 가지 않을 만큼 건강해졌어요.”
이들 부부가 전원으로 이주하기까지에는 부친 신심섭(66세) 씨의 도움이 컸다. 부친이 전원에서 노후를 보내고자 이곳에 마련한 399평 부지에 발품 한번 팔지 않은 채 집을 지은 것이다. 물론 직장인이라면 아무리 주변 환경이 좋은 곳에 자리한 부지라고 하더라도 출퇴근 여건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도 신기훈 씨는 이곳에서 20여 분 거리의 김포소방서에서 근무하기에 그에 따르는 부담을 덜었다. 그렇게 해서 이들 부부는 두 자녀로 인해 부친보다 앞서 전원에 터를 닦은 것이다.
나만의 맞춤형 전원주택을 찾아서
언뜻 보면 이곳은 여러 채의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어 전원주택단지로 개발한 곳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김포 신도시가 지척이고, 대로변에서 적당히 떨어진 데다 야트막한 산을 배경으로 논과 밭이 전면으로 펼쳐져 있어 전원주택지로는 그만이다. 그 때문인지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한 전원주택이 자연스럽게 마을을 이루기 시작했다.
신기훈·심지현 부부는 전원생활을 결심한 후, 목구조 황토벽돌집을 짓기로 하고 6개월간 전원주택 전문지를 보면서 건축박람회를 쫓아다녔다. 그러는 가운데 황토집에서 경량 목조주택 쪽으로 마음을 바꾸었다고.
“황토집은 시공비가 비싼 데다가 재료가 지닌 한계성으로 인테리어 면에서 젊은 취향에 맞지 않았지요. 그후 통나무주택을 지을까, 경량 목조주택을 지을까 하고 고민했는데 통나무주택 역시 시공비나 인테리어 면에서 황토주택과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그 즈음 아버지 친구 분께서 건축일을 한다고 하시기에 이제 고민을 덜었나 싶었지요. 하지만 그 분은 대규모 상업용 건물만 지은 탓에 전원주택 시공 경험이 없었어요. 제시한 건축 구조는 도시의 단독주택에서 흔히 보는 조적조였고, 내·외장재도 우리 부부가 그동안 공부한 것과는 차이가 많아 맘에 들지 않았지요. 더욱이 평당 공사비도 경량 목조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요. 결국 경량 목조주택을 짓기로 하고 전문 설계·시공업체를 찾아 나섰지요.”
이들 부부는 건축 형태를 경량 목조주택으로 정한 후, 자금 마련을 위해 아파트를 내 놓고 현지에 사글세 집을 구했다. 그리고는 내로라 하는 경량 목조주택 설계·시공업체며 그곳에서 지은 주택을 답사하느라 부지 마련 때에 팔지 않았던 발품을 팔았다.
“전원주택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기성품인 아파트와 달리 건축주의 개성이 묻어나야 하는데, 대부분이 입면이며 내·외장재며 마치 판박이 같았지요. 골조는 눈에 안 보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마감처리가 깔끔하지 못해 실망감도 컸고요. 그러다가 유니홈즈에서 양수리에 지은 목조주택을 방문하고서야, 그래 이게 바로 맞춤형 전원주택이구나 하는 걸 느꼈지요. 3년 된 집이 새 집처럼 깨끗한 데다 건축주 역시 무척이나 맘에 들어했으니까요. 아버지께서도 이 정도면 유니홈즈에다 믿고 맡길 만하다며 고개를 끄덕이시더군요.”
따로 또 같이, 각 실의 기능성 살려
신기훈·심지현 부부의 59.7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은 2005년 3월 말에 공사를 시작 조경을 포함해 8월 초에 지어졌다. 이들 부부는 설계 협의 단계에서 각 공간이 지닌 고유 특성을 살리되 내부를 협소하지 않게 할 것을 주문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각 실의 공간들이 기능에 맞추어 서로 호응하고 독립하면서 양감(量感)을 엿보게 한다.
유니홈즈의 이재헌 대표는 1층을 부부 공간으로 배치하여 현대 주거의 기능 살려 거실과 식당 및 주방을 연계시키고 방은 분리 배치하여 독립성을 강조했다고. 현관을 기준으로 좌측에 거실을, 우측에 안방을 배치함으로써 가족 공용 및 접객 공간과 프라이버시 공간으로 구분한 것이다. 동선 배치는 거실이 아닌 중문과 마주하는 ‘一’자형 복도를 통해 각 실로 이어지는 구조다. 또한 현관문과 중문을 엇갈리게 하여 방문객을 맞을 때 마음의 여유를 갖게 했다.
벽체를 전면으로 돌출시켜 2층 높이로 튼 거실은 일부 벽면을 아트-월로 꾸미고 창을 여러 개 내 화사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이 흐른다. 넓은 공간감과 조망을 위한 개방감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거실과 연결된 식당·주방은 고를 낮추어 안정감을 주었으며, 바로 옆에 다용도실과 보일러실 그리고 작업실을 배치해 동선을 최소화하면서 기능성을 강조했다. 주방의 작업대가 보이도록 문을 낸 작업실은 옷 만들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한 남편의 배려다. 또한 편의성을 더하기 위해 거실에서 시선이 벗어난 곳에 욕실 외에 간이 세면기를 만들었다. 안방 출입구는 현관 중문에서 시선이 차단된 곳에 자리하며 전면에는 부부 전용 덱을 설치했다. 거실 전면 덱이 현관까지 이어진다면, 이곳은 격자형 라틱스와 수목을 사용하여 독립 공간으로 만들었다.
2층은 자녀 공간으로 두 개의 방과 욕실, 가족실, 발코니 등이 자리한다. 가족실은 미닫이문을 달아 영화 및 음악 감상을 하도록 했으며, 심지현 씨의 미술 작품을 전시한 복도를 통해 넓은 발코니로 나서면 전원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외관에 있어서는 다채로운 지붕선이며 벽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여러 종류의 마감재가 한데 어우러져 빚어 낸 모습이 눈길을 끈다. 신기훈·심지현 부부는 책이나 답사를 통해 본 전원주택들이 하나 같이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한 게 식상했다고. 처음에는 보기에 좋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중후한 맛이 덜하다는 이유에서 여러 종류의 외벽 마감재를 주문한 것이다.
이재헌 대표는 “외관은 전원주택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목재 무 결의 시멘트 사이딩, 목재(채널) 사이딩 및 인조석 3종류로 조화를 주어 시공했다”고. 또한 “목재 덱과 파고라를 설치하여 전원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파벽돌형 인조석의 외장 면적을 증대하여 조적 취향의 분위기를 도출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가 되도록 색채 계획을 적용했다”고 한다.
철창 없는 감옥 탈출해, 열린 전원으로
신기훈·심지현 부부는 집을 지을 때 컨테이너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유니홈즈의 김장수 소장을 졸랐다고.
“아파트를 뺐는데 임시로 사글세를 얻기로 한 집이 잘못됐어요. 이곳 유치원에 진이 등록도 마친 상태라 막막하더군요. 본의 아니게 빨리 집을 지어내라며, 무더위 속에서 고생하는 분들을 적잖게 괴롭혔지요. 상황이 워낙 딱하다 싶었는지 김장수 소장을 비롯하여 다들 우리 부부의 투정을 묵묵히 받아 주었지요. 그러한 가운데서도 이렇게 아름답고 편리한 집이 지어졌지요.”
이들 부부는 전원에 집을 지어 이주한 후 무엇보다 진이와 유진의 병이 말끔히 나아서 건강하게 뛰노는 모습을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격월로 입원을 반복하던 아이들이 건강해진 것을 보면서 주거 환경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는 것이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했다지만 좋은 자연 환경에 버금가는 명의나 명약은 없는가 보다.
또한 이들 부부는 아파트에서는 제 집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뛰기만 하면 이웃들의 눈치부터 살폈다고 한다. 이제는 전원에서, 주택 안에서 기를 펴고 맘껏 뛰노는 아이들… 그러고 보면 아파트는 창살만 없다 뿐이지 감옥이 나 진배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많은 도시인이 생명력이 가득한 열린 공간인 전원으로 이주하려는 것이 아닐까.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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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