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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정보] 친환경 에너지 절약 건축자재 ALC B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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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보다 10배나 우수한 단열 성능을 자랑하는 경량 기포콘크리트 블록(ALC BLOCK). ALC 블록은 가벼운 자체 중량으로 구조재에 대한 경제적인 설계가 가능하며, 공기 단축에 따른 공사비 절감 효과도 크다. 탁월한 단열성과 차음성, 내화·내구성 및 무독성 제품으로, 실내 공기를 정화시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 준다. 자재정보 이번 호에는 독자들의 요청으로 ALC를 살펴보았다.
ALC(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란, 오토클레이브로 고온·고압에서 증기 양생하여 만든 경량 기포 콘크리트로 스웨덴에서 개발한 것이다. 콘크리트 내부에 무수한 기포를 독립적으로 분산시켜 중량을 가볍게 한 기포 콘크리트의 일종이다. 경량성, 단열성, 내화성을 자랑하며 차음성 및 시공성 등도 우수하다. ALC 블록과 사전에 철근이 보강된 패널 형태의 ALC 패널 두 종류가 생산된다.
국내 ALC산업 현황
국내에서는 1990년대 초 200만 호 주택건설정책 추진으로 국내 기업 8개 사에서 생산·보급을 했다. 현재는 쌍용 ㈜SYC, 풍림산업, 벽산 ㈜성은 3개 사에서만 생산·공급하고 있다. ALC가 국내에 들어온 지 10여 년 됐지만 아직까지 기술 보급과 소극적 설비 투자로 제품의 수준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다행히 최근 철근 값 상승과 건설 경기가 다소 호전되어 ALC 소비량이 점차 증가 추세에 접어들고 있다.
ALC 블록·패널의 사용 범위
국내 도입 초기에는 주로 아파트의 칸막이 조적공사에만 사용됐다. 현재는 일반 철골 및 철근 콘크리트 건물의 블록 및 패널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오피스텔 등 상업용 건축물 및 주택 등 다양한 건물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자체 중량이 가벼워 구조재에 대한 경제적인 설계가 가능하며 공사 기간 단축에 따른 공사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주택시공에 적극 활용하는 ALC 블록
웰빙 열풍이 건축 현장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즘, ALC 블록의 특성은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 절약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탁월한 단열성과 차음성, 내화성, 내구성, 무독성 제품으로 실내공기를 정화시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 준다.
ALC 블록의 특성
경량성ALC(비중 : 0.5)는 목재와 거의 비슷한 중량으로, 일반 콘크리트 무게의 1/4 정도로 가벼워 건물 전체의 경량화와 함께 시공 효율을 높이고, 인력 절감 등 경제 이익을 보장한다.
단열성(에너지 비용절감)ALC 내부에 포함된 70퍼센트의 독립 기포가 열의 전도를 차단해 일반 콘크리트보다 10배 이상 단열 효과가 높기에 별도의 단열재가 필요 없다. 또한 심한 일교차에도 적정 수준의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어 냉난방에 대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내화성콘크리트 2배의 내화성을 지닌 ALC는 무기질 소재로 불에 타지 않으며 화재 발생 시에도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을 강조하는 건축물의 내·외장재로 적합하다.(ALC 두께 10㎝ 이상은 내화 구조 지정, <건축물의 피난 방화 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 3조 1호 마목)
가공성목재처럼 가공이나 절단을 쉽고 정밀하게 할 수 있다. 제품의 규격화·표준화 그리고 건식시공으로 공사 기간과 시공비를 절감할 수 있다.
차음성(쾌적한 환경)차음성과 흡음성이 뛰어나 소음이 심한 장소의 내·외벽재로 적합하다. 특히 석고보드 등 다른 자재와 함께 사용하면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내구성(변함없는 성능)기본적으로 무기재료인 ALC는 오토클레이브 양생 시 조직이 안정된 새로운 광물을 생성해 내기에 수축이나 팽창률이 적고, 동결융해 내구성이 탁월하다. 또한 습기나 결로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뛰어난 내구성을 발휘함으로써 오랜 시간이 흘러도 고유의 우수한 성능이 변하지 않는다.田
정리 최선희 기자 자료제공 대림 ALC 053-801-4460, www.alcd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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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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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기획] 실속 난방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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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난방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겨울나기
기름 값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걱정이 앞선다. 현재와 같이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난방비 안정을 위해 스스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난방방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손익계산을 통해 보일러의 교체나 보조난방방식을 m더하는 등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또한 실내 온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고 필요한 조치를 재빨리 취하는 부지런함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조금은 번거롭지만 가정의 경제를 살리고, 전원 속에서 가족들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겨울나기를 할 수 있는 행복한 노력이 될 것이다. 겨울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실속 난방에 대해 살펴보았다.
박창배·최선희 기자
고유가 행진으로 난방비가 적게 드는 보일러를 찾는 수요자가 급증했다. 기존 보일러를 새로 교체하거나, 불편하더라도 연탄·화목보일러와 같은 경제적 난방 방식을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
연탄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연탄 업계에 따르면 연탄 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30퍼센트 이상 늘었지만 생산량은 여기에 턱없이 못 미친다고 한다. 이에 따라 물량을 확보하려는 판매상의 차량이 수십 대씩 공장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연탄 생산 업체인 삼천리연탄 관계자는 “오전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공장을 가동해 하루 최대치인 40만 장을 생산, 겨우 주문 량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강원연탄 관계자도 “지난해보다 생산량을 30퍼센트 늘려 하루 10만 장의 연탄을 생산해도 판매상의 요구 량을 맞추기 어렵다”고 한다.
화목보일러도 급증하고 있다. 원경기계공업 강희철 대표는 “올 10월 이후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에서만 10가구가 화목(땔나무)보일러로 교체했다”고 한다. 그는 또 “최근 입주하는 시골 농가와 전원주택의 대부분이 화목보일러를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170만 원을 들여 화목보일러를 설치한 강화군 송해면의 강만희(농사, 62) 씨는 “시골에서는 나무를 쉽게 구하기에 화목보일러 설치 후 난방비를 크게 줄였다”면서 “이제는 기름 값 걱정 없이 겨울을 날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제2의 전성시대 맞은 연탄보일러
연탄 수요 증가 요인은 기름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기름보일러용 등유 1리터 값은 896원(8월 현재 전국 주유소 평균치)이지만, 3.6킬로그램 연탄 1장 값은 300원에 불과하다. 연탄 1장의 원가는 655원이지만, 그 가운데 54퍼센트인 355원을 정부가 지원하므로 소비자는 300원에 구입하고 있다. 열량도 연탄 1장이 약 1만 6000킬로칼로리로 등유 1리터 8900킬로칼로리보다 훨씬 높다.
양평 강서면에 사는 김문용(43) 씨는 “기름 값 때문에 추워도 보일러를 못 돌렸다”면서 “연탄보일러는 연탄을 갈고 재를 처리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돈 부담이 적기에 연탄보일러로 바꿨다”고 한다.
연탄보일러 부품 등을 생산하는 목화정공(대표 김흥중, 57세)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을 정도로 바쁘다. 60여 명의 직원이 매일 오전 8시부터 자정이 넘도록 일해도 주문 량을 못 대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하루 평균 200대 이상의 주문이 들어오고 많을 때는 최고 300대까지 주문이 들어와 주문만 받기에도 바쁘다”한다. 이처럼 바쁜 것은 보일러 제조 공정 대부분이 수작업이라 생산 량이 하루 100여 대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23년째 회사를 운영 중인 김 사장은 “과거엔 못사는 사람들만 연탄을 땠지만 지금은 중산층 가정이나 여관, 대형 음식점 등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제품… 기존 보일러와 혼용 가능
연탄보일러는 방의 수와 크기에 따라 1구3탄형(一口三炭 : 아궁이 1개에 연탄 3장을 넣는 방식)부터 4구4탄형까지 다양하다. 연탄도 하루에 한 번만 갈면 된다. 가격도 6만 원대(1구3탄형)부터 40만 원이 넘는 제품(4구4탄형)까지 천차만별이다.
최근엔 보일러 내부의 파이프에 스테인리스 재질을 사용, 연탄가스로 인한 부식에 오래 견디는 제품도 있다. 연탄보일러는 기존 보일러와 혼용하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무엇보다 온수 사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연탄보일러만으로 온수를 사용하려면 보일러 위에 온수저장탱크를 달아야 한다. 보일러 안에 온수관을 하나 더 넣고, 외부 온수저장탱크와 연결해 물을 순환시켜 온수를 만드는 것이다. 탱크의 크기가 적으면 난방수를 충분히 사용할 수 없고 온도 변화가 심해 불편한 점이 많다. 이런 문제는 기름보일러와 연결된 온수시스템을 가동시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연료비 90% 이상 절약 화목보일러
화목보일러는 썩은 나무나 공사장 폐자재를 주워다 쓰기에 난방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화목보일러의 경우 기름보일러를 쓸 때보다 1년 연료비가 200∼300만 원이나 적게 든다. 보일러를 가동시키는 전기료와 소량의 나무값 밖에 비용이 들지 않아 최대 80~90퍼센트까지 난방비를 절감하는 셈이다.
화목보일러는 기존에 사용하는 기름·가스·심야전기보일러 등과도 연결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화목보일러 연료가 떨어져 온도가 내려갈 경우 자동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보일러가 가동된다. 천재지변으로 인해 고립됐을 때에도 전기만 가동되면 주변에서 땔감을 구해 난방과 온수를 쓸 수 있다.
하지만 화목보일러는 땔감이 많이 필요하고, 자주 넣어 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땔감을 보관하는 여유 공간을 넉넉히 마련해야 한다. 나무나 기타 소각 물질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타르에 의해 연도가 잘 막히고, 연소실 벽이 두꺼워져서 장기간 사용 시에는 열효율이 떨어진다. 연통으로 나오는 연기가 많아 주택이 너무 밀집된 곳에서는 주변에 피해를 줄 수 있기에 설치가 어렵다.
화목보일러는 대부분 화구를 철로 만든다. 이 경우 녹이 발생해 방바닥의 순환호수를 막는 경우가 있다. 최근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든 제품들도 나오는데, 이는 녹 발생이 없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철보다 다소 열전도율이 떨어진다. 또한 스테인리스 화구를 철과 같은 두께로 제작하면 단가가 높아지기에 얇게 제작하는 곳도 있다. 그러므로 철 재질의 제품은 녹 방지 처리가 제대로 됐는지, 스테인리스 제품은 견고한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연통 같은 부속품은 꼭 스테인리스로 된 것을 구입해야 한다.
경험 풍부한 업체 선택해야
화목보일러는 화재나 그을음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기에 설치를 많이 해본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30~300만 원이고, 축열 량은 100∼2000리터까지 다양하다.
설치할 때, 철판으로 된 화실 주변에 부동액, 혹은 녹 방지제를 주입한다. 그러면 보일러 수명이 연장(평균 7년 이상 사용)된다. 굴뚝은 지름이 120밀리미터 이상인 것으로 사용하고, 높이 3미터 이상 직선으로 설치한다. 보일러 내부에 순간적으로 과압이 발생하지 않도록 압력 도피구를 설치하고, 온수순환모터는 화목보일러와 너무 가깝게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화목보일러는 1년에 최소 1~2회, 연통은 6개월에 1회 이상 점검하는 것이 좋다. 내부에 그을음이 심하면 교체하고, 장마철에는 보일러가 부식되지 않도록 종종 보일러를 가동시켜 습기를 제거한다. 점화 후에는 반드시 화구 문을 닫아 사용하고 보일러실 내부 또는 보일러 주위에 인화물질을 방치하지 않도록 한다.
보일러실의 위치는 기존 보일러와 최대한 가까운 위치에 설치해야 열효율이 높다. 콘크리트나 벽돌 같은 불연성 재질로 바닥을 50센티미터 이상 높여 수평하게 한 후 설치한다. 맨 바닥에 설치하면 습기와 이물질에 보일러 받침대가 쉽게 부식될 수 있다. 보일러 물이 끓어 넘칠 경우 바닥하수관으로 물이 빠지도록 유도한다.
가스·기름·심야전기 보일러
전원주택의 주 난방 방식을 보면 크게 심야전기보일러, 석유보일러, 가스보일러, 전기온돌판넬 등이 있다.
가스보일러나 기름보일러 중에서 선택할 경우, 연료 절감형 보일러를 선택하면 연료비를 20퍼센트 정도, 즉 월 평균 2만∼3만 원 정도의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 초기 구입비가 7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 비싸지만, 1년 정도 사용하면 그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전원주택의 경우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곳엔 가스보일러를, 그렇지 않은 곳엔 기름보일러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가스보일러(바닥형)와 기름보일러는 구조가 같아서 교체할 때 배관의 변동 없이 바로 연결할 수 있다.
심야전기보일러는 심야 시간대인 22:00~08:00에만 잉여전기를 공급받아 열 또는 온수를 만들어 저장했다가 사용하는 보일러다. 겨울철 심야전기료는 1㎾/h당 32원 60전(기타 계절은 28원 40전)으로 일반 전기료의 1/3정도다. 석유 파동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으며 별도의 누진요금이 가산되지 않고 장기 사용도 가능하다. 또 가스사고나 소음, 냄새, 폭발, 화재 등의 위험 부담이 적으며, 난방비 상승이나 연료 보충, 가스 누설 등에 따른 불안감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설치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흠이다. 26평 주택에 심야전력을 사용해 난방과 온수를 모두 사용하려면 약 25㎾ 정도의 전력이 필요하다. 처음 시공 시 167만 원 정도(초기불입금 : 5㎾까지 164,000원(부가세 별도), 초과 1㎾당 64,000원)를 한전에 납부하고 전기공사비 50만 원, 보일러와 온수기 제품가격 350∼400만 원, 도합 6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또 심야전기보일러는 별도의 온수기를 부착해야 한다.
설치 시 단점으로는 보일러 및 온수기가 기름보일러보다 중량과 부피가 크기에 별도의 큰 실내 공간이 없다면 옥외에 설치할 수밖에 없다. 또 운반할 때 중장비가 아니면 이동이 불가능하기에 협소한 공간에서는 작업이 용이하지 못하거나 불가능하다. 특히 50킬로와트 이상 사용처에는 심야전기 허가가 나지 않기에 50평 이상의 주택에는 사실상 심야전기보일러를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올 12월과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세 차례에 걸쳐 심야전력요금이 인상될 전망이어서 더 이상 알뜰 난방과는 거리가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 김동선 과장은 “전력 량이 풍부했을 때 심야전기를 싼값에 공급했지만, 현재는 전력 량이 부족하고, 또 기름 값(듀바이유)과 석탄 값이 큰 폭으로 올라서 심야전기요금의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내년 하반기까지 세 번에 걸쳐 30퍼센트까지 인상하는 것으로 정부의 승인까지 받았다”한다.
보조난방 활용으로 에너지 절약
전원주택의 알뜰 난방을 위해서는, 주택의 완벽한 단열 상태와 방바닥을 데워주는 바닥 난방도 중요하지만, 보조난방기구를 활용해 실내 전체에 따뜻한 온기를 전달해 바닥 난방기구인 보일러의 가동을 줄여줌으로써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다.
보조난방기구에는 벽난로, 석유난로(절약형), 석유히터, 전기히터, 가스난로, 연탄난로, 장작난로 등이 있고, 이러한 보조난방기구의 설치는 난방비를 낮추고 효율성(난방효과)은 높일 수가 있다.
벽난로, 운치는 높이고 난방비는 줄이고
우리나라 주거 공간 중심이 방에서 거실로 옮겨오면서 벽난로는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벽난로를 잘못 설치하면, 흉물스런 골칫덩이로 변하고 만다. 좋은 벽난로의 조건은 튼튼한 구조와 높은 열효율, 편리성 그 밖의 사후관리(A/S)에 있다.
벽난로는 취향에 따라 ‘매립형’과 ‘노출형’을 선택하는데, 각기 장단점이 있다. 매립형 벽난로는 연기가 빠져나가는 연도(煙道)를 벽돌이나 자연석, 대리석, 회반죽 등으로 치장한 것이다. 노출형보다 난로 자체 가격이 낮고 인테리어 효과와 분위기 때문에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반면 벽 속에 매립돼 있어 열효율이 떨어지고 외부 치장이 필요하므로 재료비와 시공비가 많이 든다. 노출형 벽난로는 대리석이나 자갈 등이 깔린 거실 바닥 위에 그대로 노출되도록 시공하므로 열효율이 높다. 자체 가격은 매립형보다 높지만, 설치가 용이해 실제 비용은 오히려 저렴한 편이다. 벽난로를 고를 땐 전원주택의 유형, 특히 거실 분위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원주택을 신축할 땐 설계에 반영해야 하고, 기존 주택이라면 벽난로 전문 업체 설계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벽난로 연통의 표면 온도는 약 500~600도까지 상승하므로 반드시 2중 구조의 세라믹 단열재가 충진된 연통이 안전하다. 연통이 목재 벽체나 천장을 통과할 땐 16센티미터 이상의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벽난로는 고온을 발산하므로 단열재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암면이나 유리섬유를 발열 부분에 직접 단열하면 화재 위험 및 분진이나 가스의 발생으로 건강에 좋지 않다. 벽난로 단열재는 인체에 무해하고 초고온에서도 변하지 않는 세라믹 재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굴뚝은 지붕의 제일 높은 곳보다 약 30~50센티미터 높게 설치해야 역풍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여건상 굴뚝을 높게 설치하지 못할 경우엔 스테인리스 재질의 무동력 벤치레이터와 같은 보조장치를 설치하면 된다. 산불 예방을 위해 굴뚝과 주변 나무숲과의 거리는 최소 8미터 이상으로 하고, 반드시 스테인리스 재질의 불똥 방지 캡을 설치해야 한다.
벽난로는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하며, 벽난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엔 집 안 내부의 따뜻한 공기가 굴뚝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조절기를 설치해야 한다.
최고의 경제성 ‘연탄 및 갈탄 난로’
연탄난로는 최고의 경제성을 가지고 있다. 연탄 1장 당 가격은 300원 선으로 매우 저렴한 편인데, 연탄난로는 주물과 철판난로가 있으며 5~15만 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산화가스 중독의 위험과 재처리 문제가 있다.
갈탄 난로는 연탄난로보다는 훨씬 고급에 속하며 불꽃이나 난방 효과가 높다. 연탄처럼 가스중독의 위험이 없어 전원카페, 전원주택 등의 보조 난방에 사용된다. 지금까지도 멋스러운 디자인과 편의성 때문에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연료는 갈탄을 사용하는데, 피탄의 경우 1톤(약 25포대)에 20만 원부터 배달 거리에 따라 25만 원까지 받아 연탄보다는 다소 비싼 편이다. 난로 가격은 15~25만 원이다.
태양열 온수기 20년 만에 각광
최근 들어 20여 년간 고개를 숙였던 태양열 온수기 설치가 공공시설이나 시설농가, 전원주택 등에 잇따라 보급되고 있다. 아파트 발코니에도 설치할 수 있는 소형 축열식 난방·급탕장치도 등장하고, 연간 연료비를 최대 70퍼센트까지 절약할 수 있는 고기능 제품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4인 가족을 기준, 200리터짜리 태양열 온수기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0만 원 정도. 한 번 설치하면 1년 내내 온수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고, 또 난방비 절감 효과도 크다. 강화도에서 전원생활을 한 지 2년째 됐다는 유창렬(44세) 씨는 태양열 온수기를 설치한 후 월 3∼4만 원 정도의 난방비를 절감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태양열 붐을 틈 타 고장이 잦고 열효율이 떨어지는 중국산을 국산제품으로 속여 시설하거나, 정부 보조금이나 융자 대상이 아닌데도 시설비 일부를 보조해 준다는 등 사기영업도 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전원주택의 알뜰 난방에 어느 쪽이 우월하다고 단정짓기보다는 자신의 취향과 형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알뜰 난방은 약간의 불편이 따르므로, 무엇보다도 에너지 절약에 대한 올바른 견해와 인식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대체 에너지 개발 시급
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 수소·연료전지, 지열 등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개발·보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당장 고유가와 올 들어 발효된 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 등으로 대체 에너지의 사용 확대가 발등의 불로 다가왔지만 신·재생 에너지 시장은 십수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오일쇼크 같은 에너지 위기가 닥쳤을 때만 부산을 떨었을 뿐 체계적인 기술 개발과 예산 지원 등에 대한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9월 24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재생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뉴질랜드(27.9%), 스웨덴(26.7%), 핀란드(21.7%), 덴마크(13.0%), 프랑스(6.4%) 등은 물론이고, 에너지 소비대국인 미국(4.5%), 우리처럼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일본(3.5%)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소득 수준을 감안하더라도 우리의 신·재생 에너지 보급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정부는 93년 신·재생 에너지 개발·보급사업을 시작한 후 지난해 1964억 원, 올해 3259억 원 등 지금까지 수천 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올해 말까지 신·재생 에너지 개발·보급 비율을 2.63퍼센트, 오는 2011년까지 5퍼센트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기술 개발 속도 등을 볼 때 쉽지 않은 일로 전망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자원부 이원걸 제2차관은 “풍력, 태양광 등의 보급 목표에 비해 기술 개발이 따라가지 못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사업화, 후속 과제 연계 등 개발 기술의 활용 시스템도 미흡한 상태”라며 신·재생 에너지 개발·보급에 어려움이 많음을 시사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대체 에너지 개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정부 주도의 대체 에너지 보급 및 확대는 환경문제 해결, 에너지 자급뿐 아니라 관련 산업의 성장에 직결될 수 있다.
일본은 일찌감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 시스템 보급에 나서 1990년대를 거치며 20배 가량의 태양광 에너지 생산 증대와 함께 발전 단가도 80퍼센트 가량 줄였다. 일본은 태양광 발전 모듈과 같은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면서 세계 태양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열과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련 시장을 선도하려는 태세다. 태양전지뿐 아니라 연료전지 및 수소 에너지, 풍력 등 대체 에너지 분야에서 관련 기술, 인프라 및 설비 등 다양한 기회가 생겨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사업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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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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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찾아서] 원림(園林)의 백미 우암 송시열 선생의 남간정사(南澗精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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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간정사(南澗精舍 : 대전시 유형문화재 4호)는 우암 송시열(1607-1689년) 선생이 말년(숙종 9년 : 1683년)에 학문을 닦고 연구할 목적으로 세운 별당이다. 정사는 원래 불자의 수행지를 뜻했는데, 조선시대에는 유학자들이 공부하면서 제자를 가르치는 곳으로 바뀌었다. 우암 송시열 선생은 ‘동국 18현-조선시대에 유학의 대가로 문묘(文廟)에 배향(配享)된 18분-의 한 분으로 조선 주자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노론의 영수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1689년 기사환국-숙종 15년(1689)에 소의 장 씨 소생의 아들을 원자로 정하는 문제로 정권이 서인에서 남인으로 바뀐 일-때 세자 책봉 문제로 제주도로 유배를 간 후, 그해 유월 다시 서울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정읍에서 사약을 받고 사망했다.
남간정사는 원래 송시열 선생의 개인 정사로 지어졌지만, 후대에 그를 배향하기 위해 남간정사를 세우면서 일종의 서원 성격을 띠었다. 생활하고자 지은 한옥도 아닌 남간정사를 소개하는 까닭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원림(園林)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변이 우암사적공원으로 조성되고 집이 많이 들어섰기에 한적한 원림의 분위기는 나지 않는다. 일제시대 도청 소재지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한적하고 수려한 공간을 자랑했다. 주변 환경이 제대로 보전됐더라면, 담양의 소쇄원 못지 않은 원림으로 각광받을 만한 곳이다.
남간정사는 연못을 조원(造園)의 중심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이러한 곳은 많이 있지만, 남간정사만큼 여러 요소가 어우러진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과 돌과 그리고 폭포와 수목까지 잘 어우러진 곳은 찾기 힘들다. 원림 전체가 잘 어우러진 곳이 소쇄원이라면, 연못이라는 주제로 잘 어우러진 곳이 남간정사이다.
연못으로는 두 줄기의 물이 들어온다. 하나는 계곡에서 물길의 일부를 틀어 끌어들이고, 하나는 남간정사 뒤에 있는 샘물에서 누마루 하부를 통해 들어온다. 이렇듯 집이 물을 가로질러 세워진 남간정사는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특이한 구조이다. 원래 수맥이 있는 곳에는 집을 짓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이곳에서는 그것을 완전히 무시했다. 그 이유는 기골이 장대한 송시열 선생이 수맥을 이길 만한 힘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이러한 발상이 가능했다고 한다. 어쨌든 상식을 벗어난 배치로 집을 보는 흥취를 돋운다.
집은 주인의 입장에서 감상해야
남간정사에서 바라보는 집은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전면 4칸, 측면 2칸의 가운데 2칸은 대청인 집의 수준은 높지 않다. 남간정사의 가치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이나 집의 수준에 있지 않다. 남간정사의 풍광을 제대로 즐기려면 집 안에서 바라다보아야 한다. 이러한 개념이 잘 살아 있는 건물의 대표적인 예가 안동의 병산서원이다. 그곳 만대루에서 바라보는 낙동강과 병산의 경관은 자연을 정원으로 삼는 호연지기를 깊이 느끼게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주인의 입장에서 집을 짓는다. 집에서 바라보는 모든 경관은 주인이 즐기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집은 주인의 관점에서 집을 짓기에,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개념에서 설계되는 서양의 집과는 다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주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계획의 중요한 요점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한옥이나 정원을 찾아갈 때는, 먼저 주인의 입장에서 돌아보아야만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풍수지리상으로 집터를 잡을 때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좌향이다. 집이 앉혀져서 어떠한 안대를 바라볼 것인가를 찾는 것이다. 곧 집주인이 바라보아야 할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집에 사는 주인이 좋은 기(氣)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관도 마찬가지다. 좋은 경관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집을 짓고, 주인의 위치에서 가장 좋은 경관을 보도록 만드는 것이 조경의 원칙이다. 그러한 원칙은 이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대청에서 바라보면 기국정(杞菊亭) 옆에 있는 바위들과 폭포 그리고 방장산(方丈山)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경의 핵심 요소들을 한곳에서 모두 살피도록 계획한 것이다.
남간정사 대청에 앉아서 바라보는 경관은 편안하면서도 잔잔한 흥취를 돋운다. 대청에 앉아 좋은 술을 한 잔 걸치고 나면 절로 시 한 수를 읊조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연못과 연못 안에 있는 방장산, 그곳에 심어진 오래된 버드나무와 기암괴석 그리고 은은하게 들려오는 자그마한 폭포의 낙수 소리… 이러한 모든 정원의 요소들이 어울려 남간정사를 만들고 있다.
남간정사 좌측에는 누마루가 놓여 있다. 더 높은 곳에서 경관을 감상하라는 배려이다. 지금은 아쉽게도 기국정과 새로 지은 집들에 가려 제 맛을 느낄 수 없게 됐다. 기국정은 예전 소재동 고택 옆에 방죽을 쌓고 세웠던 별당이다. 일제시대 때 도시계획으로 헐리게 되자, 이곳에다 옮겨 온 것이다. 송씨 집안에서는 이 건물을 옮길 것을 주장하고 있다. 누마루에서 보는 경관을 가로막고 있는 기국정이 사라지면 원래의 맛을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개발과 고택 보존의 의미는…
남간정사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벚꽃이 피는 봄이라고 한다. 하얀 벚꽃과 꽃 그늘이 진 연못 그리고 신록이 가득한 나무들이 어우러지는 남간정사의 풍광은 마치 선경에 온 듯할 것이다. 초여름에 찾은 남간정사도 아름다웠다. 푸르름이 깊어진 나무에 가려 보일 듯 말 듯한 남간정사의 모습은 수줍은 처녀를 보는 듯했다. 이처럼 남간정사는 사시사철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남간정사를 찾을 때마다 역사의 보전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현재의 남간정사 주변을 우암공원이라고 만들어 놓았지만, 사실 오히려 더 어수선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지금 남간정사 담 밖에 인공으로 조성한 하천도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흘렀던 하천이고, 연못 바로 앞쪽에는 폭포가 있었다고 한다. 송씨 집안에서는 현재 외삼문 앞에 복개한 부분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 중이라고 한다. 현재 남간정사를 둘러싸고 있는 담도 원래는 없었을 것이다. 그나마 담도 최근 다시 높게 쌓아서 남간정사에서 내다보는 시야를 가리고 있다.
또한 주변 개발로 높은 집들이 들어서 남간정사의 경관을 막고 있다. 이러한 집들이 없다면 앞은 시원하게 트여 멀리 계룡산까지 바라보여 마음까지도 맑게 했을 것이다. 최근 무분별한 개발이 남간정사를 만든 송시열 선생이 의도했던 경관들을 다 가리고 있다. 주변 경관이 자연스럽게 살아 있던 옛 모습을 떠올리면서 보전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곳이 바로 남간정사이다.田
글 최성호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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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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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으로 가는 길] 농어촌 주말농장, 주말주택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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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주말농장·주말주택 만들기
정부에서 서울·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 511명을 대상으로 ‘거주 희망 주택 형태’를 공론 조사한 결과, 전원주택이 42퍼센트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원인은 주5일 근무제의 확대 시행에 따른 여가 시간 증가, 철도·도로망의 발달과 자동차 보급의 확대, 열악한 도시 환경과 소득 증대에 따른 주거 문화의 변화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전원주택시장에서 ‘주말농장’과 ‘주말주택’이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8·31 종합부동산대책을 보면 부재지주(不在地主)의 농지나 임야, 목장 용지의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과세하고 세율도 2007년부터 양도 차익의 60퍼센트로 무겁게 과세할 방침이지만, 약 303평(1000㎡) 이하의 주말농장은 여기에서 제외했다. 또한 수도권이나 광역시에 속한 군을 제외한 읍·면지역의 대지 200평, 연면적 45평, 기준시가 7000만 원 이하의 농어촌주택 취득 시, 1세대 2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2008년 말까지 3년간 연장할 방침으로 있다. 이러한 호재 때문인데, 하향 곡선을 그리는 수도권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속한 전원주택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주말체험영농주택 인기 급상승
농지는 〈헌법〉의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에 따라서 농업 경영에 이용하고자 하는 농업인, 농업인이 되고자 하는 자, 농업법인만 취득하여 소유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2003년 1월 1일부터는 〈농지법〉 개정으로 도시민이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세대별 약 303평(1000㎡) 미만의 농지를 취득할 수 있다. 세대별 약 303평 미만의 농지는, 기존 소유 농지와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새로 취득하는 농지 면적을 합한 총 농지 면적을 뜻한다.
막상 주말농장을 소유하고 싶어도 땅값은 둘째치고 200∼300평 땅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고 한다. 시중에 매물로 나온 농지의 대부분이 1000평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이때는 주위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농지를 매입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공유지분으로 농지를 취득할 때에도, 지분 면적이 세대당 약 303평 미만이어야 한다.
도시민이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한 약 303평 미만의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으려면, 농지관리위원의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구·읍·면장 등에게 신청하면 된다. 접수는 우편이나 대리인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내년 1월 22일부터는 도시민이 주말체험영농 농지 등을 취득하는 경우, 농지취득자격증명을 신청하면 2일 이내에 처리하기로 했다.
주말체험영농 목적의 농지 취득에는 거리 제한이 없다. 그러나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는 최소한 본인 및 가족이 농작업의 1/3 이상, 또는 연간 30일 이상 노동력을 투입해야 한다. 휴경이나 임대, 위탁(농작업의 일부 위탁은 가능)은 제한되며, 이를 위반하면 해당 시·군·구청장이 농지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한편 정부는 내년 1월 22일부터 도시민의 농어촌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읍·면지역 농업진흥지역 밖의 주말농장에 연접하여 약 10평(33㎡) 이하의 ‘주말체험영농주택’을 신축할 때, 농지보전부담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대지 면적은 농지전용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농지 면적에 해당되지 않아 주말농장용 농지 소유 상한인 약 303평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 농지보전부담금 감면 수치나 대지 면적, 농지 면적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검토중이라고 한다.
이처럼 주말농장은 농업경영계획서 없이도 도시민이 자유롭게 소유할 수 있다. 또한 주말에 텃밭으로 사용하다가 일정 규모의 주말체험영농주택을 지을 경우에는 혜택이 주어지므로 호재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부담이 덜한 분양 주말농장도 있다. 4, 5평이 1구좌로 이루어져 있으며, 2구좌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농장별로 약간의 가격 차이가 있으나 대개 분양 가격은 5만∼9만 원 사이다. 보통 4월에 개장을 해 11월까지 운영을 하는데, 그 전에 신청해야 한다. 4인 가족일 경우 1구좌 정도면 충분하다. 주말농장은 농협중앙회 등에서 분양하는 곳을 찾아보면 된다.
비수도권 농어촌 주말주택 혜택 풍부
“맑은 공기 쐬며 짬짬이 텃밭을 일구려고 했는데 청소만 하다가 아까운 주말을 다 보냈어요. 주말주택은 너무 커도 안 되고, 가구도 간단한 게 좋아요.”
서울에 거주하는 김선희 씨(48)는 2년 전 평창군 진부면에 휴양용 주말주택으로 58평 복층 스틸하우스를 지었다. 주말주택을 짓고 처음 몇 달간은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뿌듯한 마음으로 찾았으나, 지금은 주말주택하면 손사래를 친다. 가족이 돕는다지만 집이 넓다 보니 편히 쉬기는커녕 안팎을 쓸고 닦느라 진을 쏙 빼고 온다는 것이다.
“주말에만 잠시 머물다 가려고 작게 지었는데 지금은 후회가 막심해요.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려고 해도 제대로 된 가구 하나 놓을 곳이 없어요.”
엄성수(57) 씨는 정년을 앞둔 요즘 마음이 편치 못하다. 충북 단양의 15평 주말주택에서 책과 더불어 여생을 보내려고 했으나, 집이 작다 보니 책장은 둘째치고 꼭 필요한 세간마저 들여놓을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두 사례에서 보듯이 농어촌 주말주택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다보고 지어야 한다. 주말주택으로만 쭉 사용할 것인지, 노후에 상주용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염두에 두어야만 낭패를 겪지 않는다. 간혹 ‘나중에 맘에 들지 않으면 매물로 내놓지 뭐―’ 하겠지만, 농어촌 주말주택은 여타 부동산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기에 낭패를 겪을 수 있다. 따라서 농어촌 주말주택은 사용 목적에 맞추어 예산을 수립하고, 입지를 선정한 후 건축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읍·면지역 농지전용부담금 급감
농림부는 내년 1월부터 농지를 전용할 때 부과하는 ‘농지전용부담금(옛 대체농지조성비)’의 부과 기준을, 전용하는 농지의 개별 공시지가의 30퍼센트로 변경하기로 했다. 현재는 경지 정리가 안 된 농지인 경우, 지역에 관계없이 제곱미터당 1만 300원이다.
[사례 1] 비수도권 지역
강원도 영월군의 평당 공시지가가 1만 원인 농지 100평(약 330㎡)을 대지로 전용하면
현재 : 330㎡ × 10,300원 = 3,399,000원
내년 : 100평 × 3,000원 = 300,000원
으로 농지보전부담금이 3,099,000원 줄어든다.
[사례 2] 수도권 지역
경기도 양평군의 평당 공시지가가 20만 원인 농지 100평(약 330㎡)을 대지로 전용하면
현재 : 330㎡ × 10,300원 = 3,399,000원
내년 : 100평 × 60,000원 = 6,000,000원
으로 농지보전부담금이 2,601,000원 늘어난다.
이렇듯 내년부터는 농지보전부담금 산정 방식이 공시지가로 바뀌면 비수도권과 수도권의 희비가 뚜렷해진다. 따라서 농어촌 주말주택은 규제 심한 수도권이나 광역시, 도시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보다는 규제가 덜하고 농지보전부담금이나 양도소득세 혜택까지 보는 읍·면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게 유리하다.
농어촌 주말주택 어떻게 지을까
농어촌 주말주택용 농지를 매입할 때에는 토지이용계획확인원, 등기부등본, 지적도 등 기본 서류를 확인해야 한다. 그곳에 주택을 건축하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데 제한 사항이 없는지, 주택을 건축에 선행할 행정절차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농지(임야)를 매입하면 대지 전용 절차를 거친 후, 건축 유형을 정한다(표 참조). 그후 양심적이며 경영 방법이 우수한 시공업체를 선정해야 하는데, 이때는 계약에 앞서 시공업체에서 지은 주택을 3채 정도 방문하여 건축주들과 대화를 통하여 시공 과정의 어려움은 없었는지, 시공 후 하자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등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지 98쪽 ‘한국형 전원주택 설계도면’에서는 농어촌 주말주택 설계도면을 소개했다.田
정리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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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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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산 자락에 펼쳐진 수묵화 양평 37평 단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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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지명인 황금리를 무색하게 하는 황금빛 논과 맞닿은 양자산 줄기의 앵자봉에는 한 폭의 수묵화가 펼쳐진다. 산등성이와 나란히 하는 경사진 정원 위에 앉혀진 37평 단층 전원주택과 원두막. 아담하면서도 은근한 멋을 뽐내는 정원수와 꽃들이 조화로운 양평군 강하면 항금리 안쪽에 자리한 스틸하우스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항금리
·부 지 면 적 : 217.8평
·대 지 면 적 : 64.7평
·건 축 면 적 : 37평, 다락 8평
·건 축 형 태 : 경량철골구조
·연 면 적 : 48평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인조석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실크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플라스틱 하이새시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30m)
·시 공 기 간 : 2004년 12월 2005년 3월
·건 축 비 용 : 평당 350만 원
설 계 : 김 건축사 사무소 031-243-0333
시 공 : (주)경기스틸 031-256-4704 www.steelhouse.biz
양평군 강하면 바탕골예술원을 지나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서면 문화마을로 조성한 항금리에 다다른다. 마을 어귀에 은행나무가 한 때 황금의 고장을 알리는 듯하고, 뒤로는 알록달록한 허수아비들이 추수 후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킨 채 방문객을 맞는다.
항금리는 고려 때 황금이 많이 난다 하여 황금골 또는 황금동, 함금이라고 불렸으며, 가까이 일제시대만 해도 금을 다량으로 채취했다고 한다. 본 지명은 황금리였으나, 도둑들의 발길을 없애기 위해 지금의 항금리로 바꿨다고 전한다.
합천과 대구 사이를 오가며 만난 오세일(50)·김영애(48) 부부는 일찍이 서울에 터전을 잡았다. 외식산업체를 운영하는 오세일 씨는 5년 전, 어린 시절 전원에서의 향수를 잊지 못해 전원에 주말주택을 짓자는 말을 꺼냈다. 처음 김영애 씨는 전원 주말주택은 생각지도 않았다. 전원생활이 좋지만 실상 닥치면 감당해 내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세일 씨의 지금부터라도 조금 느긋하게 살자는 꾸준한 설득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지는 일과 휴식을 병행하고자 했기에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자연 환경이 뛰어난 경기도 양평으로 선정했다. 그렇게 해서 양평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다 발견한 곳이 항금리 앵자봉 밑이다. 산으로 에워싸인 데다 앞으로 실개울이 흐르는 곳, 배산임수형 지세를 찾되 이왕이면 전망까지 갖추었으면 했는데 이 땅이다 싶었다고. 경기도 양평지역의 땅만 보러 다닌 지 2년여 만이다.
한마음으로 세운 마음의 고향
건축주는 2002년 9월경, 이곳 양평군 항금리 안쪽에 문화마을로 조성한 부지 500평을 구입했다. 이듬해 3월부터 토목공사를 진행했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터를 골랐기에 약 7개월이 소요됐다. 땅을 고른 후에는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집을 짓기 전 조금씩 가꾸어 놓아야 나중에 집과 조화를 이룬다는 생각에서다. 정원을 가꾸는 여름 내내 그늘막 쉼터가 필요했기에 안동에서 제작한 원두막을 구입해 언덕 위에 올려놓았다.
토지 구입 후에는 전원주택라이프 및 관련 서적을 보면서 평면 배치를 염두에 두었다. 유지 및 보수를 염두에 두고 스틸하우스로 구조체를 정한 후, 전원주택라이프에 실린 사례를 보고 시공을 (주)경기스틸(대표이사 조인환)에다 맡겼다. 무엇보다 집에 대한 컨셉이 생각하던 바와 잘 맞았다고. 설계는 (주)경기스틸의 조준우 실장이 소개한 김건축에 일임했다.
건축주는 설계 협의 시 거실을 다른 공간보다 넓게 하고, 거실 천장은 경사지게 하여 오픈 형 다락방을 드릴 것을 주문했다. 자신의 삶을 담아내는 곳이 주거라면, 성격을 반영하는 것은 디자인 개념이다. 건축주는 시선의 걸림 없이 시원하고 깔끔한 디자인과 마무리를 요구했고, 설계·시공사는 이를 잘 반영했다. 보통 마무리를 잘해도 시공사와 건축주는 등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집을 지으면서 허물 없는 사이가 되었다고.
신혼 때의 설렘으로 살고 싶은 집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 그것도 전원주택에서는 처음 살아본다는 건축주 부부. 정원이나 인테리어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바꿀 수 있지만, 집은 그렇지 못하기에 욕심을 더 냈다. 이 주택의 이미지는 색상을 여러 가지 사용하지 않고 통일함으로써 밝고 심플하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외관이 예쁜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싶었다고.
거실 외벽은 깔끔하게 보이는 밝은 색의 인조석을 사용해 시멘트 사이딩과 같은 분위기로 연출했다. 창틀도 나무 대신 알루미늄 몰딩재를 사용해 흰색으로 마감했다. 외부에는 폭 2.5미터의 덱을 램프형으로 둘렀다.
37평의 공간에는 중앙에 거실을 두고 부부침실, 아들방, 손님방 그리고 주방·식당을 각각 배치했다. 특징은 각 실의 문턱을 모두 없애고 거실을 포함한 다른 공간을 넓게 쓰도록 한 점이다.
인테리어 마감재는 이들 부부가 종류에서 색상에 이르기까지 직접 골랐다. 거실은 군더더기 없이 밝은 색상의 실크벽지로 공간을 확 트이게 꾸몄다. 주방·식당도 밝은 색 벽지와 화이트 톤의 가구로 화사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부부침실은 한쪽 벽면만 앤틱풍의 벽지로 포인트를 준 후 앤틱 가구로 고풍스럽게 연출했다. 아들방은 초록색 벽지로 마감하고 덱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으로 분위기가 따뜻하고 아늑하다. 2층 다락은 펄 실크벽지로 마감하고 매입등을 설치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다락으로 난 계단 아래에 수납공간을 드리고, 문 앞에는 건축주 오세일 씨가 촬영한 정원과 정자 사진을 걸어 놓아 거실에서도 집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바닥은 강화마루로 마감했다.
“남편이 독특한 느낌이 드는 색상을 좋아해서 다락방의 벽지를 반짝거리는 걸로 골라서 이색적으로 연출했어요. 다락방이 개방형이라 거실과 일체감이 들지만 벽지로 인해 색다른 분위기의 공간으로 나왔어요.”
이들 부부 모두 깔끔한 것을 좋아하지만, 화이트 계열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고. 아파트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색상이나 느낌을 전원주택에 사용함으로써 젊은 기분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다.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엮는 변주곡
건축주는 땅을 구입하자마자 정원을 가꾸고 집을 지으려면 쉴 곳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원두막부터 장만했다. 덕분에 땅을 고르는 동안 틈틈이 정원수도 한 그루씩 심고, 돌도 하나씩 날라 알프스 언덕을 연상케 하는 정원을 만들었다. 단순히 재미 삼아서 시작한 나무심기에서 꽃밭의 담까지 건축주 부부의 애정 어린 손길이 느껴진다.
“집을 지으면서 골조를 세울 때엔 구조만, 마감을 할 때엔 마감재만 눈에 들어오더니… 이제는 야생화만 눈에 들어와요. 과정마다 온 힘을 다하다 보니 더 애착이 가는가 봐요. 내년 봄에 꽃이 만발할 정원을 생각하며 정원 가꾸기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어요.”
집을 짓고 2개월간 손님이 끊이지 않았는데, 형제들은 부러워하며 서로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한다고.
“우리가 집을 짓자 친지들이 계획에도 없던 전원주택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처음 그이가 전원주택을 짓는다고 할 때는 시큰둥했는데, 지금은 그때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해요.”
애초 주말주택으로 생각했기에, 그저 주말에만 잠시 머무르는 휴양처 정도로만 보았다는 건축주 부부. 집을 짓고 두 달여 지내면서 생각이 확 바뀌었다고. 세컨드하우스인 만큼 평소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하지 못했던 색다름을 맛보고 싶어졌다고.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 가져다 놓고 꾸미지도 않으려고 했는데, 막상 주말에 내려와서 지내다 보니 여기도 제2의 삶의 터전인데 생각을 잘못했다 싶더군요. 그래서 가구도 하나씩 들여오고 공간을 조금씩 꾸며보려고 해요.”
한편 건축주는 이 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 Ⅰ권역에 속하기에 자연환경이 빼어나다면서 항금리 문화마을에서는 계절 변화가 뚜렷한 전경이 펼쳐진다고. 이곳에서 활력을 얻다 보니, 도시에의 삶도 활기차다는 것이다.田
글·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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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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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맞닿은 산중에 지은 경북 영주 35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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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시 조와동에 자리한 집. 권현의·강은실 부부가 전원생활 15년 만에 지은 2″×6″ 경량 목조주택이다.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으로 두른 후 흰색 페인트를 칠하고, 현관과 안방, 2층 가족실 부분을 돌출시킨 박공지붕엔 돌회색 컬러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특히 지붕공사를 할 때, 빗물이나 습기가 내부로 스며들지 못하도록 OSB 구조 판재 위에 방습지와 방수 시트를 깔고 그 위에 컬러 강판까지 3중으로 덮었다. 연면적 35평(1층 28평, 2층 7평)에 이르는 내부는 루바를 사용한 실내 연출로 목조주택이라는 점을 한껏 강조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영주시 조와동
·부 지 면 적 : 1200평
·대 지 면 적 : 200평
·연 면 적 : 35평(1층 28, 2층 7평)
·건 축 형 태 : 2″×6″ 경량 목조주택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재 : 루바+실크벽지
·지 붕 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루바+실크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미국산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175m 지하 암반수
설계·시공 : 대림목조주택 054-855-5681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다 충북 단양을 지나 죽령터널을 통과하자마자 경북 영주시가 나온다. 죽령은 험준한 지형과 수려한 자연 환경을 두루 갖춘 곳이지만 국도 5호선이 굽이굽이 힘겹게 통과하기에 그 어느 곳보다 터널이 절실했던 곳이다. 경북 영주시와 충북 단양을 잇는 길이 4.5킬로미터의 국내 최장의 죽령터널이 개통됨으로써 단양에서 영주까지 50분 거리를 10분으로 단축시켜 놓았다.
경상북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영주시는 동쪽으로는 봉화군, 서쪽으로는 충청북도 단양군, 남쪽으로는 안동시와 예천군, 북쪽으로는 강원도 영월군과 접경을 이루며, 소백권과 태백권 교통의 중심 도시이다.
영주시내를 가로질러 부석사로 가는 길로 5분 정도 달리다가 좌측으로 꺾어 틀어 농로를 따라 쭉 들어서면 산길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파란 하늘에 맞닿을 것 같은 곳에 아담한 전원주택이 자리한다. 권현의(53)·강은실(46) 부부가 전원생활 15년 만에 마련한 집이다.
18년 동안 벽산그룹에서 근무하며 서울 상계동 아파트에서 생활하던 권현의 씨는 어느 날 문뜩 부인에게 시골에 가서 살자고 제안했다. 강은실 씨는 장난인가 싶어 그냥 웃고 넘겼는데, 권 씨의 말은 허튼 소리가 아니었다. 영주에서 양돈 일을 하는 장인어른을 돕겠다며 시골에서 살겠다는 권 씨의 마음은 확고해 보였다.
도회지에서 살아왔지만, 늘 자연을 동경하며 전원에서 살 기회를 엿보았는데, 장인어른이 양돈 일을 힘겨워하는 것 같아 마음을 결정했다는 권현의 씨.
“농사일이 다 그렇겠지만 양돈 일이라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장인어른께서 힘에 부쳐 했고, 누군가 일을 돕거나 아니면 처분해야 했습니다. 안 그래도 시골에서 살고 싶었는데, 이참에 좋아하는 동물을 돌보며 전원에서 살기로 한 것입니다.”
강은실 씨는 번듯한 직장까지 포기하고, 왜 시골로 가서 고생하려고 하냐며 한사코 말렸지만 남편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어느 날 갑자기 18년 근무하던 직장을 버리고 전원으로 가겠다니… 놀랍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떡하겠습니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데… 울며 겨자 먹는 격으로 따라가기로 했지요.”
전원생활 15년 만에 집을 짓다
15년 전, 권현의·강은실 부부는 20여 년의 도회지 생활을 접고 영주 조와동의 나지막한 산자락 아래 허름한 시골집으로 이사했다. 서울에서 살던 아파트와는 비교도 안 되는 초라한 집이었다.
강 씨는 눈물이 날 지경이었지만, 이왕 왔으니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밖에 더하겠냐는 각오로 버티기로 했다. 하루하루 참으며 지내다 보니 견딜 만했고, 차차 익숙해져 갔다. 양돈 사업도 점점 불어나, 2년 만에 돈사를 확장하게 됐다. 있던 재산 처분하고 농협의 돈 좀 보태 기존 돈사 주변 옆으로 네 채의 돈사를 확충했다.
돈사를 짓는 데, 임야 1200평의 부지를 구입하는데 약 700만 원, 부지 조성하는데 2000만 원, 목장지로 전용하고, 대체조림비, 면허세, 설계비, 시드 스프레이, 돈사 시공비(평당 60만 원) 등 이런저런 부대비용까지 합쳐 총 2억 원 정도가 소요됐다. 이참에 새 집도 마련하여 딸아이에게 방 하나 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뒤로 미뤄야 했다.
그리고 양돈 사업에 몰두하며 살다보니 어느덧 1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고 기반도 잡았다. 단풍놀이 한 번 못했을 정도 바쁘게만 살아온 노력의 대가였다. 이들 부부는 이후부터 여유롭게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먼저 낡은 집부터 바꾸기로 했다는 권현의 씨.
“그동안 낡은 집에서 생활하며 고생을 한 아내에게 늘 미안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집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을 지으려니 건축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막막했습니다. 이런 저런 자료를 살펴보니 목조주택이니, 스틸하우스니 하는 것들이 있는데, 어떤 구조가 좋은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그리고 어떻게 지어야 할지… 고심을 하던 중 오래 전 돈사를 지어 준 업체가 떠올랐습니다. 그 업체에 전화를 해서 집을 지으려 한다고 했더니 대림목조주택의 최우열 사장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권 씨는 대림목조주택의 최 사장과 첫 대면에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농가인 점을 고려해 창고와 주차장, 다용도실을 갖추고, 방은 3개로 하고, 거실을 넓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딸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별도의 방을 마련해 주지 못해 늘 미안했는데, 지금은 객지에서 지내지만 집에 있을 때만이라도 편히 쉬도록 딸 방을 별도로 장만해 달라고 했다. 그 나머지 일은 대림목조주택에서 알아서 해 달라고 맡겼다.
대림목조주택의 최우열 사장은 건축주의 요구 사항을 종합한 결과, 당초 1층으로 짓기로 했던 것을 2층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2005년 6월, 설계를 마치고 공사를 시작해 9월 완공과 동시에 입주했다.
산뜻한 외관… 따스한 실내 공간
집은 돈사 부지로 마련해 놓았던 1200평의 임야 중 앞이 탁 트인 넓은 구릉지에 가지런히 앉혔다. 용이 집을 휘어 감은 듯 나지막한 산이 집을 감싸고 있어 엄마의 품에 안긴 듯 포근한 느낌이다.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으로 두른 후 흰색 페인트를 칠하고, 현관과 안방, 2층 가족실 부분을 돌출시킨 입면은 아기자기하면서 산뜻해 보인다. 지면에서 1미터로 높게 올려 지어서 그런지 산 속에 나 홀로 자리한 집인데도 결코 외소해 보이지 않는다. 지붕창을 달고 30도 경사로 꺾은 박공지붕에 돌회색 컬러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을 얹었다.
벽체 구조는 내·외벽 모두 2″×6″로 스터드를 세우고 그 사이에 인슐레이션(R 19)을 채운 후, 벽체 외부에는 OSB를 대고 방습지를 덮은 후 시멘트 사이딩으로 둘렀다. 그리고 벽체 내부에는 4″×8″ 석고보드를 대고 벽지와 루바로 마감했다. 지붕은 2″×10″ 장선을 깔고, 장선 사이에 인슐레이션(R 30), OSB, 방습지·방수 시트 순으로 마감한 뒤 그 위에 컬러 강판을 덧대 아스팔트 이중 그림자 슁글을 얹었다. OSB 위에 방습지·방수 시트, 컬러 강판까지 3중으로 덧댄 이유는 빗물이나 습기가 내부로 스며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바닥은 기초 위에 T&G합판을 덮은 후 단열재를 깔고 보일러 시공, 미장, 강화마루 깔기 순으로 마감했다. 보일러는 심야전기보일러와 기름보일러 이중 난방 방식이다.
연면적 35평(1층 28평, 2층 7평)에 이르는 내부는 따뜻한 느낌의 루바를 사용해 목조주택이라는 점을 한껏 강조했다. 1층은 거실과 다용도실이 딸린 주방,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부부침실, 아들방, 공용욕실로 공간을 나누고, 2층은 가족실과 딸방으로 구획했다. 거실과 부부침실은 햇빛이 잘 드는 정남향으로 배치하고, 아들방과 딸방은 동북향과 서북향으로 그리고 주방은 북향으로 각각 앉혔다.
공용공간인 거실은 동남향으로 배치하고 커다란 전면창에 보조창까지 달아 따스한 햇살이 저녁 무렵까지 들이친다. 각 창에는 커튼 대신 루바와 어울리는 나무색 블라인드를 설치했는데, 블라인드 사이로 들이치는 가느다란 자연 조명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 또한 일품이다. 천장은 루바로 배 모양을 연출하고, 벽면은 실크벽지로 마감했다.
주방은 흰색 싱크대와 크리스털 조명으로 깔끔하면서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부가 편하도록 다용도실 겸 보조주방을 갖추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부부침실은 전반적으로 화사하게 연출한 다른 공간과는 차별화를 도모했다. 원목 홍송문의 나무색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무색 래커를 칠하고, 약간 어두운 색상의 가구와 따스한 색상의 벽지로 중후하면서 아늑하게 꾸몄다.
이 외에도 집성목으로 설치한 계단 밑의 자투리 공간도 세탁실로 활용하도록 시공한 점이나, 계단 난간과 현관 입구의 가벽까지 원목 루바로 마감한 부분은 돋보인다. 부지 조성부터 건축의 완공, 준공 승인까지 여기에 들어간 비용은 평당 320만 원 정도다.
이들 부부는 새 집까지 마련하고 나자, 이제야 전원생활을 제대로 즐기는 것 같다며 행복해한다. 내년 봄에는 마당을 좀 더 돋우어서 잔디를 깔고 좋은 조경수를 심어 볼륨 있는 정원을 가꿀 계획이란다.
“전원생활 15년 만에 집을 마련해서 그런지 너무 좋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는 정원도 가꾸고 동물들도 기르면서 여유 있는 전원생활을 할까 합니다.”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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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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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양식의 자신감 표출, 익산 56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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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나 사회적 침해로부터 보호를 받으려고 지은 주택에다 부와 지위를 입혔던 때가 있다. 영국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빅토리아시대로, 산업혁명으로 축적한 엄청난 부는 건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시기 주택의 특징은 입면이 아름다운 고딕 양식에다 평면을 세분화한 것이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저수지를 바라보는 미륵산 자락에 자리한 연면적 56평의 복층 경량 목조주택. 바로 올리브-그린 색상의 시멘트 사이딩을 한 벽체의 선과 아스팔트 슁글을 얹은 지붕의 물매를 공간마다 달리하여 아름답게 꾸민 빅토리아 양식의 주택이다. 신전(神殿)의 중심처럼 현관에서부터 거실 전면까지 튀어나온 기둥이 지붕을 떠받치는 포티코(Portico), 곡선을 그리듯이 다면으로 돌출시킨 벽체 위에 장식한 페디먼트(Pediment) 등이 그러하다. 이 모두 미적으로 눈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는 눈비로부터 출입구나 벽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건축정보
·위 치 : 전북 익산군 금마면 기양리
·부 지 면 적 : 240평
·건 축 면 적 : 56평(1층 32.3평, 2층 23.6평), 덱 11평
·건 축 형 태 : 경량 목조주택(외벽 2″×6″, 내벽 2″×4″)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일부 찬넬 사이딩)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MDF 위 백색도장
·지 붕 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 슁글(30년 보증)
·천 장 재 : MDF 위 백색도장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건식온돌 시스템)
·식 수 공 급 : 지하수
설계·시공 : 가원목조주택 042-538-0444 www.gwood.co.kr
이주택은 쉰 살 동갑내기인 김태영(원광대 신경외과 교수)·최미숙 부부와 쌍둥이 수영·수진(23) 양, 아들 성락(21) 군의 보금자리다. 이들 가족은 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 이곳에다 전원주택을 짓기까지 10여 년을 기다렸다. 도시와 아파트의 편리함에 익숙한 자녀들이 전원으로의 이주를 반대했을 법한데, 오히려 최미숙 씨가 반대를 했다고.
“아이들은 아빠가 미국에서 교환교수로 있을 때 그곳에서 생활했고, 또 캐나다에서 대학을 다녔기에 전원풍의 서구식 단독주택에 익숙했지요. 10년 전쯤인가 아이들이 먼저 전원주택을 짓자는 말도 꺼냈으니까요. 우리 부부 역시 전원으로 이주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데 힘들 것 같아 반대했지요. 그러다가 아이들이 운전을 배우면서 가족 모두가 바라던 전원에서의 삶을 택했지요. 이곳에서 석 달 남짓 생활했는데, 요즈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좀더 일찍 왔을 걸… 하는 후회가 들어요.”
이들은 음악가족으로 수영 양은 피아노를, 수진 양은 바이올린을 대학원에서 전공하고, 최미숙 씨는 플루트를, 성락 군은 첼로를 즐긴다. 익산시 영등동의 아파트에서 살 때에는 방 하나를 음악실로 꾸몄다. 방음 장치를 했다지만,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옆집과 아래윗집이 다닥다닥 붙은 구조다 보니 악기를 연주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더욱이 음악을 전공하는 수영·수진 양은 이웃의 눈치를 살피느라 가슴을 졸였을 것이다. 이 주택을 설계할 때, 제일 먼저 그랜드피아노가 놓일 거실 겸 음악실을 요구했다고 하니 당시의 어려움을 짐작할 만하다.
김태영·최미숙 부부는 3년 전에 전원주택단지로 조성한 240평 부지를 매입했다. 이 단지는 금마 미륵사지를 끼고 함라·함열로 가는 도로에서 미륵산 등산로로 접어드는 마을 우측 안쪽에 자리한다. 토박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등산로 어귀는 사람이나 자동차의 왕래로 다소 번잡한 반면, 이곳 주택지는 조용하고 아늑하다.
집터가 자리한 주변 지형은 미륵산을 등지고 호수를 내려다보며, 앞이 훤히 트이고 좌우로 산이 긴밀하게 에워싸고 있다. 풍수에서 말하는 ‘배산임수형 자궁터’로 뒤의 미륵산이 몸통이라면 양옆의 산은 다리에, 앞에 있는 저수지는 자궁에 해당한다. 자궁은 풍요로운 삶(생산)과 세파에 찌든 때를 씻어낸다(청결)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 때문일까? 최미숙 씨는 집이 어머니 뱃속처럼 포근하고 주변 풍경이 아름답다고.
“입지를 정하면서 풍수를 보았는데, 여기는 익산에서도 이름 난 배산임수형 자궁터로 불렸지요. 좌향은 대개 완전한 남향을 선호하지만, 형국을 살펴서 미륵산의 능선을 따라 집을 살짝 남서쪽으로 틀어서 앉혔지요. 물론 상주용 전원주택이기에 풍수나 자연환경 못지 않게 익산시와의 접근성도 고려했지요. 이곳에서 원광대학교까지는 승용차로 넉넉잡고 20분 거리여서, 복잡한 도시를 관통하던 때에 비하면 날아다니는 셈이죠.”
집 짓고 시공업체와 호형호제
이 주택은 대전에 위치한 ‘가원목조주택(대표 이인성)’에서 설계·시공을 했다. 최미숙 씨는 시공한 주택들이 각기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데다가, 무엇보다 건축주들의 칭찬이 자자하여 믿고 맡겼다고.
“집을 짓기 전에 가족과 함께 전원주택라이프에 실렸던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의 목조주택을 방문했지요. 남편은 의사지만 취미로 사진을 하기에 미적 감각을 지녔는데, 그 집을 보고는 만족스러워했지요. 저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고요. 방문한 날, 그 집의 가족이 모두 모였는데, 가원목조주택에 대한 칭찬이 대단했어요.”
대개 집을 지은 후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건축주는 시공업체와 등을 돌리곤 한다. 그렇기에 이들 부부는 곤지암의 목조주택을 방문했을 때, 건축주와 시공업체가 저렇게까지 가까이 지내나 의아했다고.
“계약을 하면서 이인성 사장이 집을 지으면 십 년은 늙는다는데, 반대로 십 년은 젊게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속으로는 제발 신경 안 쓰고 편안하게 지을 수만 있으면 했지요. 우리 집이 정말 그렇게 지어졌지요. 곤지암의 건축주처럼 우리 부부는 이 사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으니까요.”
이 주택은 가족, 특히 수영·수진 양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지었다. 전원으로 이주하겠다고 하자, 4년간 외국에서 지낼 때 눈여겨보았던 주택의 모양새를 떠올리며 자료 수집을 한 것이다. 건축 구조는 자연스럽게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보편화된 경량 목조주택으로 정해졌다.
기초공사는 줄기초 후 흙을 메우고 매트기초를 한 다음 인조석으로 마감했다. 구조재는 외벽은 2″×6″, 내벽은 2″×4″, 장선은 2″×10″을 사용했다. 이인성 사장은 40센티미터 간격으로 배치한 샛기둥 사이에 인슐레이션을 채우기 전 참숯을 깔았다고.
“샛기둥의 하단과 배관이 지나는 곳에다 참숯을 깔았지요. 벌레를 퇴치하고, 지반에서 올라오는 습기나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서죠. 4년 전에 10여 년간 방치된 나대지에다 집을 지으면서 터득한 노하우인데, 그곳은 벌레 천국으로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해도 소용이 없었지요. 결국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한옥의 기초 양식을 응용해 참숯을 뿌렸더니 들끓던 벌레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더군요. 그때부터 집을 짓을 때, 구조재를 보호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위해 참숯을 사용하기 시작했지요.”
56평인 이 주택의 평면 배치를 보면 1층에 거실(음악실)과 침실, 주방·식당, 욕실, 다용도실이 있고, 2층에 거실(가족실)과 안방, 두 개의 침실이 있다. 최미숙 씨는 가족 수에 맞추어 방을 드리다 보니 집이 넓어졌다고.
“전원주택을 짓는다고 하자, 주위에서 아이들을 출가시키고 둘만 살면 여러 가지로 힘들다며 크게 짓지 말라고 했지요. 저는 생각이 달랐어요. 전원에서 살다 보면 독립한 아이들이 손자손녀들을 데리고 나들이 삼아 찾아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싶었죠. 아이들도 모두 원했고요.”
전원주택도 아파트의 평면과 마찬가지로 거실(Living), 식당(Dining), 주방(Kitchen) 공간을 한 덩어리(L·D·K)로 묶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주택은 김태영 씨의 의견을 반영해 거실을 식당·주방과 독립시켜 배치했다.
“아파트에 살 때는 거실과 식당·주방이 확 트여서 시원스러웠지만, 남편은 음식을 만드는 냄새나 소리가 그대로 전달되는 걸 싫어했지요. 저대로 음식을 만들면서 음악을 듣고 싶어도 거실의 텔레비전 소리와 한데 섞여서 불편했고요. 지금은 거실과 식당·주방이 대각선으로 뚝 떨어져 있어서 맘대로 음악도 듣고, 다른 채널의 텔레비전도 보고…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아요.”
이 주택은 거실 부분은 벽체를 전면으로 뽑아 다면형으로 구성하고 층을 구분해 1층은 음악실로, 2층은 가족실로 사용하고 있다. 1층 거실은 설계 시 그랜드피아노를 놓일 자리를 확보하고, 흡음을 고려해 천장을 층단 팔각 반자형으로 꾸몄다. 전망이 빼어난 2층 거실에는 원형 테이블과 붙박이 책장을 배치해 담소를 나누거나 독서를 하기에 적합하다. 두 공간은 동선이 지나는 부분의 천장을 없앰(Void)으로써 독립성과 개방성을 지니고 있다.
주방은 동선을 구분 짓는 내벽에 맞추어 가구를 ‘ㄷ’자로 배치하고, 뒤쪽 보조주방 사이에 미닫이문을 내 냄새를 차단했다. 주방과 식당은 아치형 몰딩재를 사용해 공간을 구분했다. 모서리에 선반을 내어 화려하게 장식한 식당은 바비큐 그릴이 있는 측면 덱으로 통한다. 잔디 정원과 낮은 덱이 조응하는 이곳은 외부로부터 시선을 차단한 프라이버시 공간으로 후정(後庭)에 가까워 보인다.
1층 침실과 2층 안방도 거실과 마찬가지로 다면형으로 구성하여 전면으로 돌출시키고, 시멘트 사이딩 중간에 찬넬 사이딩으로 변화를 주었다. 드레스-룸이 딸린 안방은 박공지붕의 선을 살린 천장에다 서까래를 노출시켰으며, 침대 높이에 맞추어 삼면에 창을 냄으로써 풍부한 햇살과 풍경을 끌어들였다. 수영·수진 양의 방은 붙박이 진열장과 벽면의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눈길을 끈다. 수영 양은 바비 인형 콜렉터로 나중에 인형 박물관을 갖는 게 꿈이다. 집을 지을 때에 한쪽 벽면 가득 수납공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는데, 지금 그 자리에는 세계 각국의 민속의상을 입은 바비 인형으로 가득하다. 해외 배낭여행을 즐긴다는 수진 양의 방 역시 여러 나라의 접시며 소품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측면에 자리한 성락 군의 방은 산세를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키우도록 발코니를 냈다.
이 주택의 정원 한쪽에는 창고를 겸한 팔각정이, 2층 통로 위에는 다락방이 자리한다. 최미숙 씨는 아파트와 달리 전원주택에서는 다락방과 창고는 꼭 필요하다고.
“아파트에서는 앞뒤 베란다를 다 다용도실로 사용할 수 있지만, 전원주택에서는 그 공간이 평수에 포함돼 다른 공간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미관을 해치므로 창고가 필요하지요. 그런 이유로 가원목조주택에다 집을 다 짓고 창고를 만들겠다고 하자, 이인성 사장이 오히려 창고가 미관을 해칠 수 있다며, 창고 위에다 전망을 굽어보는 팔각정을 앉혀 주었지요.”
전원에서의 건강하고 여유로 삶
집에 대한 이들 부부의 자신감은 정원에 여실히 나타나 있다. 낮은 울타리를 따라 듬성듬성 키 작은 나무를 심어 놓아 주택의 입면을 외부에 그대로 드러냈다. 또한 경사 완만한 정원에는 잔디를 깔고, 맷돌과 침목으로 대문에서 현관에 이르는 답로를 만들어 여유로움과 정감을 느끼게 한다.
“간결한 정원을 원했기에 중간중간 집을 가리는 소나무를 심지 않았어요. 정원보다는 집이 우선이니까요. 주변의 소나무 숲이 다 우리 집 정원이잖아요. 단지 철따라 꽃이 피는 관목과 초화(草花)류를 심고, 집 뒤에다 재미 삼아 감, 유자, 대추, 매실 등의 과실수를 두 그루씩 심었지요. 소일거리도 있어야 하겠기에 텃밭을 10평 만들었는데, 벌써 간단한 야채들을 식탁에 올리고 있지요.”
닫힌 공간인 도심의 철근콘크리트 아파트에서, 열린 공간인 전원의 단독주택으로 이주한 이들에게서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여유롭고 건강한 삶인데, 이들 가족에게서도 그러한 느낌을 받았다. 더욱이 가족 모두 전원주택을 짓고자 10년을 기다려 왔음인지, 여기에 행복이라는 두 글자가 더해진 듯하다.田
글 윤홍로 기자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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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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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자연 병풍으로 둘러싸인 강화 41평 복층 목구조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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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강화읍 대산리에 자리한 목구조 황토집. 정무용·홍정숙 부부가 10년에 걸쳐 마련한 집이다. 산과 바다 자연 병풍으로 둘러싸인 말 그대로 그림 같은 집이다. 벽체는 원목 기둥을 세운 후 순수 황토벽돌을 쌓고 황토 모르타르로 안팎을 미장하고, 지붕에는 황금 갈색 이중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바닥은 재래식 방법으로 구들장을 놓고 그 위에 보일러 시공을 한 후 강화마루를 깔았다. 내부는 거실을 중심으로 각 공간을 구획하고, 건축주가 직접 찍은 사진과 고물상에서 구입한 다리미, 호롱불, 도자기 그리고 수공예 곤충과 솟대 등으로 오밀조밀하게 꾸몄다.
건축정보
·위 치 : 인천시 강화읍 대산리
·부 지 면 적 : 576평
·연 면 적 : 1층 35평, 2층 다락방 6평
·건 축 형 태 : 목구조 황토주택
·외벽마감재 : 황토모르타르
·내벽마감재 : 순수 황토벽돌(300×180×160㎜)+한지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루바+한지벽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전통살창 무늬의 하이새시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온돌, 벽난로
·식 수 공 급 : 지하수
·건 축 비 용 : 총 1억 3200만 원 정도
설계·시공 : 일하는 사람들 032-937-7393 www.mogsoo.co.kr
집대문에서 현관에 이르기까지 20미터 가량 이어지는 징검다리길, 못을 쓰지 않고 나무를 깎아 끼워 맞춘 정교한 사개맞춤, 꽃무늬가 가득 수놓인 화사한 꽃창살… 등 인천시 강화읍 대산리에 자리한 목구조 황토집은 친근하면서 은은한 멋을 풍긴다. 이 집은 교사 부부인 정무용(62)·홍정숙(56) 씨가 노후를 위해 새롭게 마련한 보금자리이다.
어릴 적부터 자연을 동경하며 살았다는 정무용 씨. 그는 취미 삼아 사진을 배울 겸 사진 동호회를 따라 산과 강, 바다를 찾아다니며 카메라 앵글에 자연을 담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
그럴수록 전원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갔고, 어느 시점에 이르자 각박한 도시생활은 답답할 뿐 아니라 가슴을 옥죄는 느낌까지 들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고. 그 무렵 강화가 인천광역시에 편입된다는 뉴스는 그의 귀를 번뜩이게 했다.
그는 곧장 강화로 전근 신청을 했다. 다행히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95년에 강화읍 화도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그후부터 마땅한 부지를 물색하며 전원생활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집 짓는 현장이 있으면 눈여겨보았고, 인터넷을 통해 부지 매입에서 건축에 이르는 온갖 자료를 수집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났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2년마다 학교를 옮겨야 하는 교원 방침에 따라 97년에는 강화읍 대월초등학교로 전근했다. 그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인들이나 학부모들에게 전원주택 부지를 찾는다는 소문을 퍼뜨린 것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했던가. 전략은 주효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학부모가 괜찮은 땅이 있다며 소개했는데, 그 땅을 보고 첫 눈에 반했다고.
“북향이지만 햇빛 잘 들고 바다가 보이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께름했는데, 법무사가 돈만 갚으면 상관없다는 얘기를 들은 후 안심하고 땅을 구입했습니다.”
그는 2000년 3월 마음에 쏙 드는 밭 576평을 평당 17만 원에 구입하고는 세상을 가진 듯이 기뻐했다. 그러나 전원주택을 마련한다는 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다
부지는 마련했지만, 막상 집을 짓지 못했다. 그동안 모은 자금을 부지 구입에 몽땅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그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부지 내에 버섯 재배장으로 쓰던 컨테이너 박스에 기거하면서 농사짓는 법이나 가지치기를 배우는 등 소박한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배추, 무, 상추, 토마토, 고추, 더덕, 도라지 등의 온갖 작물과 조경수와 과실수를 가꾸며 부지를 일궜다.
전원생활을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던 사이 또 몇 년이 흘렀다. 그는 평생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뒤로하고 정년퇴임을 맞았다. 아쉬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정든 교직원과 학생들과 헤어진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고, 퇴직금으로 집을 짓는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었다.
퇴직금과 그간 저축해 놓은 돈을 합쳐 집을 짓기로 했다. 자금이 여유 있는 편이 아니어서 비교적 저렴한 샌드위치 패널로 지으려고 했다. 그러자 지인들이 이렇게 좋은 환경에 왜, 조립식 주택을 지으려고 하냐며 한사코 말렸다. 결국 주변 환경과 어울리면서 건강에도 좋은 황토집을 짓기로 마음을 바꿨다.
시공은 황토집 전문 시공사인 ‘일하는 사람들’에 맡겼는데, 유명성(39세) 사장과는 첫 상담에서 마음이 끌렸다고.
“유 사장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집에 대한 궁금증이 눈 녹듯 했습니다. 첫 상담에서 마음을 굳히고 이튿날 바로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유 사장은 평생 동안 A/S를 보장한다는 내용까지 계약서에 포함시키며 성실 시공을 약속했습니다.”
시공사와 계약 후, 그는 ‘일하는 사람들’에서 시공한 집 세 곳을 보았다. 그 중 ‘세심제’란 당호를 가진 집이 마음에 쏙 들어 그와 같이 지어달라고 했다. 그리고 설계할 때, 부부만 사니깐 방은 두 개로 하고, 거실과 주방을 일체화시켜 넓게 하고, 다락방을 넣을 것과 방 하나는 구들방으로 만들 것을 주문했다. 먼저 건축주가 생각한 평면도를 그렸고, 시공사는 건축주가 그린 평면도를 참고해 상세 도면을 만든 후 협의를 거쳐 착공에 들어갔다. 공사는 2005년 5월 첫 삽을 뜨기 시작해 9월 완공을 보았다. 건축주는 옆에서 공사 기간 내내 잔일을 도우면서, 집 짓는 일련의 과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햇살 가득한 숲 속의 집
집은 새소리, 낙엽소리, 바람소리 가득한 숲 속에 가지런히 앉혔다. 네 발 달린 짐승이 막 산으로 뛰어올라갈 태세를 취한 듯하다. 숲이 울창한 산 속에 자리하지만 집 안 곳곳에는 따스한 햇살이 넘쳐난다.
배치를 보면, 서쪽 진입로 방향으로 대문을 내고 숲이 울창한 남쪽으로 거실과 안방, 서재, 다락방을 배치했으며, 주방과 다용도실, 욕실은 집의 뒷면에 배치했다. 벽체 구조는 원목 기둥을 세운 후 순수 황토벽돌(300×180×160㎜)을 쌓고 안팎을 황토로 모르타르로 미장했다. 황토 모르타르는 구워 갈아 만든 황토가루(70%)에 조개껍질(10%)과 모레(20%)를 썩어 해초(도박)를 끓여 만든 물에 버무려 만들었다. 이 같은 방법으로 황토 모르타르를 제작하면 시공 후 황토가 말라도 갈라지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지붕은 서까래 위에 미송 루바를 덮고 단열재로 샌드위치 패널(75t)을 깐 다음 42밀리미터 두께의 각재를 세우고, 그 위에 OSB(12t)를 덮은 후 방수 시트를 깔고 황금 갈색 돌출 이중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여기서 특이한 부분은 목재 각재를 덧씌운 부분인데, 이는 여름철에 복사열을 방출시켜 환기를 원활하게 하여 뜨거운 공기가 내부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기둥(240×240㎜), 보(150×420×6000㎜), 도리(210×210㎜), 서까래(60×120㎜) 등의 각종 구조재는 북미산 햄록을 깎아 사용했다.
바닥은 재래식 방법으로 구들장을 깐 다음, 그 위에 황토로 5센티미터 초벌 미장 후 5센티미터 두께로 자갈을 깔고 엑셀 배관을 설치한 후 5센티미터로 자갈을 깐 후 5센티미터 두께로 황토 모르타르로 마감했다. 바닥공사에서 특이한 점은 자갈을 두 번 깐 부분인데, 이는 최초 부분의 자갈은 황토로 미장한 부분이 갈라지더라도 구들의 열이 배관에 직접 닫지 않도록 하는 차원이고, 뒷부분의 자갈은 배관의 온도가 오래 지속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내부는 거실을 중심으로 각 공간을 구획하고, 건축주가 직접 찍은 사진과 고물상에서 구입한 다리미, 호롱불, 아기자기한 도자기 등의 골동품, 수공예품의 곤충과 솟대 등으로 오밀조밀하게 꾸몄다.
거실은 바닥에서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나는 박공천장까지 6.7미터나 될 정도로 시원스럽게 처리하고, 전면창을 통유리로 설치하고 고창과 전면창 좌우로 작은 보조창을 여러 개 설치하여 집 안으로 맑은 햇살과 자연을 최대한 끌어들였다. 거실과 일자형으로 배치한 주방은 화이트 톤의 싱크대로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주방 옆에 빨래방을 두고 집 뒤쪽의 덱과 통하는 문을 설치하여 편의성을 살렸다. 찜질방을 겸하는 안방은, 수납공간을 겸하는 옷방을 별도로 두고 허브향이 가득한 종이반자에 한지벽지로 벽면을 마감하고, 꽃무늬가 있는 전통 창을 설치하여 고풍스럽게 연출했다. 이 외에 창은 꽃무늬 한지 세살창으로 설치하고, 바닥에는 강화마루를 깔았다.
자연에서 얻은 새로운 행복
『“사랑해요”/속삭이는 두 사람의 마음을 모아/황토빛으로 지어가는 작은 황토집에는//“사랑해요”/늘 그리움으로 가득한 두 사람의 희망이/들새소리, 물새소리 가득 담아/개망초 흰빛이 들판에 가득한 것처럼/순박한 처녀같은 황토지에 가득하지요…』
홍정숙 씨의 후배 교사인 김경옥 씨가 이들 부부에게 집들이 선물로 선사한 란 제목의 시의 일부분이다.
정무용·홍정숙 부부는 전원생활의 대가로 주말부부 신세가 됐다. 부인 홍정숙 씨는 인천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터라 금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이곳에서 생활하지만, 주중에는 인천에서 지낸다. 그는 얼굴 피부로 골머리를 앓는 부인을 위해 소나무 껍질 등의 물을 한 솥 끓여 놓고 주말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것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라며 마냥 행복해 한다.
“6년에 걸쳐 계획 없이 전원생활을 준비했는데, 결과적으로 알차게 된 것 같아 남부러울 게 없을 정도로 행복합니다. 도회지에 살 때는, 안약을 늘 구비하고 다닐 정도로 눈병을 자주 앓았는데, 이곳에 온 후 거짓말처럼 씻은 듯이 낳았고, 안사람 역시 얼굴 피부가 안 좋아 종종 피부과 신세를 져도 별 차도를 보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차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조경을 보다 알차게 가꿀 계획이다. 해송 50그루와 매실나무 10그루를 심고 잔디밭에다 감나무 조경을 할 계획이다. 그리고 자신과 부인의 수목장용으로 소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아울러 예비 건축주들에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준비해 나갈 것을 당부한다. 땅은 미리 구입해 놓고, 천천히 집 지을 준비를 하면 무리 없이 전원생활을 실현할 수 있을 거라며…….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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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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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벙커 탈출해 지은 영동 42평 통나무 황토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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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상류와 양산팔경을 배경으로 한, 충북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의 텃골로 가는 길은 늦가을의 정취가 짙게 배어 있다.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으로 쏟아지는 따사로운 햇살,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인 단풍으로 곱게 물든 산, 단풍잎 사이로 점점이 박힌 주홍빛 둥시……. 둥글게 생긴 감이라고 해서 이름 붙은 둥시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영동지방의 명산물인 곶감을 만드는 품종이다.
텃골로 접어들어 나지막한 산을 에돌자, 웅장함과 육중함이 느껴지는 주택이 한눈에 들어온다. 통나무 황토집으로 건축면적은 36평(연면적 42평)이지만 아름드리 통나무를 다듬어 세운 기둥하며, 물매 가파른 지붕에 길게 뽑은 처마, 여기에 6미터에 달하는 높이가 그러한 느낌을 더하게 한다. 이 주택의 처마를 떠받치고 있는 바깥기둥에 걸쳐진 보에도, 이즈음 영동지방의 여느 집에서 흔히 보는 풍경처럼 둥시가 주렁주렁 매달린 채 산바람을 맞으며 곶감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몇 기의 탑과 바위 그리고 곱게 뿌린 내린 잔디가 어우러진 정원 한쪽에는 콩이 널려 있다. 쇠스랑으로 수확물이 고르게 마르도록 뒤집는 건축주 이욱재·김수란 부부에게서 풍요와 여유로 상징되는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긴다.
■건축정보
·위 치 : 충북 영동군 용산면 봉곡리(텃골)
·부 지 면 적 : 700평
·대 지 면 적 : 200평
·건 축 면 적 : 42평(다락방 6평 포함)
·건 축 형 태 : 통나무 황토주택
·실 내 구 조 : 거실, 방 2, 욕실, 간이세면대, 주방·식당, 다용도실, 다락방
·외벽마감재 : 황토벽돌 줄눈마감, 시더 베벨 사이딩
·내벽마감재 : 한지벽지, 루바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루바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목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벽난로
·식 수 공 급 : 지하 암반수
·시 공 기 간 : 2005년 10월∼12월
·건 축 비 용 : 평당 450만 원(조경비 별도)
설계·시공 : (주)웰빙하우징 043-745-0004 www.wellbeingh.com
이욱재(61)·김수란(57) 부부는 8년 전, 대구에서 직장을 따라 충북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로 이주하여 70평 슬래브집을 짓고 작년까지 살았다. 집 짓는 일이 호락호락하지 않은데, 10년이 채 되지 않아 다시 통나무 황토집을 지은 것이다. 집을 지으려면 무엇보다 주변 환경을 포함해 앞을 내다보는 입지 선정이 중요하다. 이욱재 씨의 경우 지역(광의의 입지) 선정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지만, 그 지역 안(협의의 입지)에서 집터를 고를 때만이라도 신중을 기했으면 하고 후회했다.
“시간에 쫓겨서 직장과 맞붙다시피 한 길가에다 슬래브집을 짓고 살다 보니 여러 가지로 불편했지요. 그러다가 아들(이승호·36)이 결혼하여 새 식구(이진옥·33)를 맞으면서, 직장과 거리가 적당하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이곳에다 집을 새로 짓기로 했지요.”
집터 선정을 잘 못하면 아무리 설계가 좋고 건축비를 많이 들여도 만족할 만한 주거 환경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준 사례다. 이들 부부는 3년 전에 먼저 살던 데에서 10분 남짓 떨어진 이곳 텃골에다 사과밭 700평을 평당 10만 원에 매입하여, 그 가운데 200평을 대지로 전용했다. 땅의 형국은 뒤와 좌우는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이고 전면이 확 트여서 아늑해 보인다.
이들 부부는 이번에도 튼튼하다는 이유만으로 슬래브집을 지으려고 했다. 그러자 아들이 콘크리트 벙커나 다름없는 집을 또다시 지으려 한다며 반대했다고.
“남들은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찾아서 전원으로 이주하여 황토나 나무로 몸에 좋은 집을 짓는데, 왜 슬래브집을 짓느냐고 하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주택 건축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으니까요. 아들이 건넨 몇 권의 전원주택 전문지를 보고서야 마음을 바꿨지요. 책에 실린 주택들이 한결같이 아름답고 튼튼해 보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건강에 유익하다는 건축주들의 말에 귀가 솔깃했지요. 당시 방송에서 새집병(Sick House Syndrome)이다, 시멘트-독이다 해서 연일 들끓기도 했고요. 그런 이유로 흙과 나무만으로 건강한 우리 집을 짓기로 한 거죠.”
건축주 부부는 목구조 황토집을 짓기로 하고 시공업체를 찾았으나 쉽지 않았다. 국내에 목구조 황토집을 짓는 업체도 많지 않지만, 문제는 현장이 멀다며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알게 된 곳이 영동군 용산면 금곡리에 자리한 (주)웰빙하우징(대표 이용규)이다. 영동지역에 위치하기에 시공뿐만 아니라 사후 관리도 편하겠다 싶었고, 전원주택을 비롯하여 전원카페, 어린이집, 자연휴양림, 관광농원, 동호인단지 조성 등 1년에 십여 채씩 짓는 공사 실적에 믿음이 간 것이다.
황토벽돌 사이에 참숯 채운, 웰빙 주택
이들 부부는 (주)웰빙하우징에다 마감재와 접착제는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방보다는 거실과 주방을 넓히고, 서재로 사용할 다락방을 드릴 것을 주문했다.
“나무와 황토로 구성한 벽체에다 유독 가스를 내뿜는 화학물질을 덕지덕지 처바르면 헛것이기에 마감재에 신경을 많이 썼지요. 또한 가족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 주로 거실과 식당이기에, 방의 크기와 수를 줄이더라도 그곳만큼은 넓혀 달라고 했지요. 짬이 나는 대로 책을 읽으면서 먼 경치를 바라볼 다락방도 필요했고요.”
부지는 300평의 밭과 200평의 정원, 200평의 집터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집터의 경우 가까이는 정원과 밭을 굽어보고, 멀리는 들판과 맞닿은 산까지 바라보고자 15톤 트럭 100여 대 분량의 흙을 쌓아 1.5미터 높였다. 구조는 기둥·보(Post & Beam) 방식으로 줄기초 안에다 10대 분량의 자갈을 채우고, 20센티미터 매트기초 후 방수지(루핑펠트)를 깔고, 앵커볼트로 직경 40센티미터짜리 북미산 햄록(Hemlock)을 세웠다. 기둥과 보는 전통 목구조 방식에 따라 사개맞춤하여 결속했다. 특징은 기둥에 홈을 파고 볏짚이 섞인 생황토벽돌(20×6×9㎝)을 안팎으로 쌓아 줄눈마감을 했다는 점이다. 또한 황토벽돌 사이에 방부, 항균, 악취제거, 습도 조절, 집 먼지·진드기 제거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참숯을 채워 넣었다.
입면은 정면에서 바라볼 때, 현관을 사이에 둔 지붕이 마치 주봉과 부봉을 떠올리게 한다. 언뜻 보면 채를 나눈 듯하다. 입면 구성 디자인과 함께 공동생활공간인 거실은 천장을 높여 개방감을 주고, 개인생활공간과 가사활동공간, 통로공간은 천장을 낮춤으로써 안정감을 더했다. 이러한 디자인과 기능의 어우러짐은 처마에도 나타나 있다. 벽체를 구성하는 목재와 흙을 비에 젖지 않게 보호하고, 햇빛으로부터 그늘을 만들기 위해 처마를 길게 뽑았다. 또한 창호를 많이 낸 거실 전면 구조를 경량 목구조(2″×6″)로 하고 시더 베벨 사이딩으로 마감하여 포인트를 준 점도 눈길을 끈다.
생활에 맞춰 각 실의 기능 강조
평면은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어 각 공간의 위치와 크기, 모양 그리고 공간의 연계성을 고려했음을 알 수 있다. 크게 좌측에서부터 안방, 거실, 주방 겸 식당 이렇게 세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다.
안방은 현관에서 시선이 벗어난 곳에 자리하며 기능을 높이려고 1평 남짓한 욕실과 드레스-룸을 부속으로 두었다. 거실은 햄록으로 짜 맞춘 기둥과 보에다 더글라스-퍼(Douglas-Fir) 서까래, 홍송 루바(Red-Fine)로 마감함으로써 나뭇결은 시선을, 목향은 코를 즐겁게 한다. 거실 후면에는 반자 천장의 작은방을 배치하고, 그 위에 전면 고창으로 시원스레 펼쳐진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다락방을 드렸다. 노출형 벽난로를 설치한 거실은 한지 벽지로 마감하고 부분적으로 적삼목의 매끄러운 면을 노출시켜 아트-월로 꾸몄다.
이 주택의 특징은 대개 거실, 식당, 주방으로 이어지는 구조와는 달리, 거실을 독립시키고 식당, 주방, 다용도실을 한 덩어리로 묶어 일직선상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식당에서는 테이블이 놓인 전면 덱으로, 다용도실에서는 후면 덱을 거쳐 창고로 동선이 이어진다. 그리고 현관과 욕실은 거실과 주방·식당 사이에 배치했다. 욕실 앞에는 간이세면대를 설치했으며, 이 공간은 아트-월로 막음을 하여 현관이나 주방·식당에서 보이지 않는다.
각 실의 천장은 반자인 작은 방을 제외하고, 모두 서까래를 노출시켜 루바로 마감한 박공형이다. 내벽 마감은 황토벽돌 위에 코스모스 잎을 넣은 고풍스런 한지로 했다. 각 실의 문은 홍송 원목으로 만든 외여닫이이고, 창은 외부는 시스템창호, 내부는 홍송 원목창호다. 거실과 주방·식당 바닥은 자갈 20센티미터 위에 열선(씨즈 히타)을 깔고 자갈 15센티미터, 황토 모르타르 10센티미터, 온돌강화마루 순으로 마감했다. 그리고 두 개의 방에는 황토모르타르 위에 한지 장판을 깔았다.
건강주택에서 건강한 가족사를 엮다
이들 부부는 격식 없이 꾸민 정원이라지만, 천평루(天平樓)란 현판을 건 팔각정에서 바라보니 예사롭지 않다. 집터와 정원을 구분 짓기 위해 28톤 차로 7대 분량의 충남 보령산 오석(烏石)으로 쌓은 단 사이사이에는 꽃잔디가 빠끔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집을 감싸듯이 현관에 이르는 길에 놓인 답석을 거닐면서 하늘과 땅을 잇는 석탑과 석조(石槽)에 담긴 수련(睡蓮), 그늘막 아래 놓인 연자방아, 기괴하게 생긴 수석(壽石)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땅이 비옥해서 그런지 금년에 고추 80근, 콩 4말, 들깨 3말, 배추 500포기를 수확했다는 이들 부부.
“300평 밭에다 남들 하는 것을 보고 이것저것 심었는데, 농사 경험이 없다 보니 일이 여간 고되지 않았어요. 그 대가로 이렇게 수확의 기쁨을 누리면서 땅은 거짓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지요.”
살아서 숨을 쉬는 집이기에 직장에서 일에 치여 스트레스를 받거나, 밭일 후 몸이 고단할 때 그리고 어쩌다 술자리를 가져도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단다.
이들 부부에게서 집은 가족 생활을 충족시켜 주고, 내일을 위한 활력을 기르는 보금자리임을 떠올렸다. 건강한 집에, 건강한 가족사가 담기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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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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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에서 만난 사람] 도시탈출 전원생활일기, 작가 박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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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도시가 너무 오염되어서 공기 좋은 시골로 이사 간단다. 뜨아아∼. 난 시골보다 도시에서 사는 게 좋은데. 아빠는 우리 가족을 위해 시골로 이사 가는 거라는데 이해가 안 된다. 우리가 싫어하는 것을 우리를 위해서 한다니.”
-《도시 탈출 전원생활일기》 중에서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수입1리 청송전원마을에서 어머니 최계순 씨와 부인 신정애 씨 그리고 지우·지성 군과 함께 전원생활 재미에 푹 빠져 지내는 박명운 작가. 나비도 살기 힘든 도시를 떠나 전원으로 가겠다고 하자, 아이들은 가출을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그랬던 아이들이 전원생활 재미에 푹 빠져 사느라, 이제는 삭막한 도시의 울타리 안으로는 한 발짝도 들여놓지 않겠다고 한다. 전원생활을 하며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아이들의 눈높이로 생생히 전하는 《도시 탈출 전원생활일기》를 펴낸 박명운 작가와 그 가족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서울의 한 복판을 통과하기가 힘들지, 태릉-포천 간 47번 국도에 오르면 언제 그랬냐 싶게 뻥 뚫린다. 외려 과속 단속 무인 카메라며 빨간 신호등에 잔뜩 신경을 쓸 판이다. 포천시 일동면 수입1리에 다다라 좁다란 길로 접어들자 마을이 이어지고 끊어지곤 하더니 산기슭에 아담한 전원주택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청송전원마을로, 그 이름에 걸맞게 단지를 에워싼 소나무 숲에서는 이 계절에도 푸른 기운을 내뿜고 있다. 소나무 숲과 맞닿은 단지 끝머리에 찬찬하게 앉혀진 연면적 53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박명운(44) 작가 가족의 보금자리다.
찾아가겠다는 기별을 넣긴 했지만, 맑고 푸른 하늘 아래서 도란도란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박명운 작가와 지우·지성 군, 채마밭에서 고구마를 캐느라 여념이 없는 어머니 최계순 씨와 부인 신정애 씨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전원에서 오롯하게 누리는 흥을 깨지나 않았나 하고……. 수인사를 나누기 무섭게 그간의 전원생활을 묻자, 누구랄 것 없이 갈바람에 밤이며 도토리 알맹이 떨어지듯 신명에 찬 영웅담(?)을 늘어놓는다. 흥을 다시 돋운 것 같아 조금 전까지의 멍에를 벗어 던진 듯했다.
공해에 찌들고, 메마른 도시 탈출
대개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이고 보면, 전원으로 가고픈 마음이야 굴뚝같아도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에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더욱이 박명운 씨 가족은 지성 군이 중학교 2학년, 지우 군이 초등학교 5학년 때에 이주했으니,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법하다.
“부평의 아파트에서 살던 6년 전, 모 방송의 환경 다큐 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을 받았지요. 환경의 변화를 알려 주는 지표종인 나비가 살지 못하는 곳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는 내용에… 또한 도시에서의 삶은 정서가 메마르다 보니 삭막하잖아요.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고, 또 어젠 뉴스에 동급생끼리 만화책을 보다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나오더군요. 더 이상 도시가 아이들의 고향이 되도록 놔두지 않겠다 결심하고 전원행을 계획했지요.”
도시 탈출, 전원행을 외쳤지만, 박명운 작가 앞에는 입지 선정이라는 벽이 떡 버텼다. 더욱이 시골생활 경험이라야 초등학교 1, 2학년 때에 전북 익산시 망성면에서 산 기억이 전부라 두려움도 앞섰다. 그러한 이유로 입지 선정에서부터 부지 매입, 토지 전용, 설계·시공업체 선정, 건축, 입주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 중 몸통을 싹둑 잘라 내고는 수도권 전원주택단지에 지은 목조주택을 찾아다녔다.
“한 3년간 수도권에서 전원주택지로 이름났다는 곳을 드라이브 삼아 다녔지요. 그런데 집이 맘에 들면 아이들 학교와 생활권이 멀고… 그래저래 고민하다가 어렵사리 이곳을 찾았지요. 3분이면 학교와 마트가 들어선 읍 소재지에 닿고, 서울은 1시간 안쪽이면 나가고, 땅값은 양평에 비해 절반이고, 집은 지은 지 2년 밖에 되지 않아 새 집이나 마찬가지였죠.”
박명운 작가는 그렇게 해서 청송전원마을 280평 부지에 53평 복층으로 지은 경량 목조주택을 마련했다. 주택은 필지 분양 시 모델하우스로 지었다가 전세를 놓았던 곳이다. 그런데 막상 전원으로 가기 위해 이삿짐을 싸려고 하자 아이들과 주위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아이들의 난리가 대단했지요. 아파트 근처에 처제가 살았는데, 이모네 집에서 학교 다닐 테니 우리끼리만 가라고 하더군요. 이유인즉, 시골은 전기와 수도도 안 들어오고, 인터넷도 안 되는 곳으로만 상상한 거지요. 서구식 목조주택인데다 인터넷도 잘 된다면서 앞으로 2년간 살아 보고 그래도 적응을 못하면 다시 되돌아오겠다는 말로 설득했지요. 그러자 장모님이 이상한 눈초리로 보시더군요. 남들은 자식 공부시킨다며 기를 쓰고 강남 8학군으로 옮겨가는 판에 아이들이 공부도 잘하는데, 왜 시골로 들어가냐는 거였지요. 그랬던 아이들이 지금 도시로는 한 발짝도 못 가겠다는 거예요. 장모님이요. 우리 집에 들르신 그 이듬해 양평의 통나무집으로 이주하셨지요.”
해맑은 전원 속의 아이들
지우·지성 군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이주하자마자 쉽게 적응했다.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지냈던 도시와는 달리, 전원에서는 마냥 신기해하며 다람쥐며 두꺼비, 매미, 동자개 등을 잡느라 여념이 없었다. 오히려 박명운 작가가 적응이 더뎠다고.
“낮과 밤의 구분이 없는 도시에서만 쭉 살아서 그런지 그곳과 이곳은 환경이 180도 다르지요. 가로등 없는 캄캄한 밤길을 걸을 때는 버려졌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그러한 고립감은 석 달을 가더군요. 그 후부터는 왜, 진작 안 왔나 싶은 생각으로 바뀌었지요. 반딧불과 담뱃불도 구분하면서… 산자락이라 어둠이 빨리 깃드는데, 처음에는 반딧불을 보고 누가 담배를 피우면서 걸어오나 착각했거든요.”
박명운 작가는 전원으로 이주한 후 서툰 솜씨지만 덱을 넓히고, 울타리를 치고, 정원에 잔디를 심고, 거실에 벽난로를 놓았다. 요즘은 작품 활동 틈틈이 돌쇠처럼 겨울을 나기 위한 벽난로에 장작을 패고 있다. 도시의 아파트에 살 때는 작품에 몰두하느라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그러면 전원에서의 작품 활동은 어떨까?
“남들은 작품이 잘 된다고 하는데… 글쎄요. 왜, 이외수 씨가 머리를 안 감기로 유명하잖아요. 그 시간도 아끼어 작품에 더 몰두하는 거지요. 도시와 달리 이곳에서는 좋으나 싫으나 몸을 움직여야 하지요. 목조주택은 가만 놔두면 꼴이 우스워지거든요. 좋은 게 있다면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는 거지요. 도시에서는 스트레스를 풀 때가 딱히 없거든요. 이곳에서는 커피 한 잔 들고 밖으로 나가 먼 산이나 파란 하늘, 들꽃을 바라보면 창작의 고통은 한순간에 다 날아가지요.”
작가의 신작 《도시 탈출 전원생활일기》는 집 가꾸기를 비롯하여 아이들의 학교 생활, 장터 풍경, 말벌 소동… 등 가족이 전원에서 철따라 겪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현대 시골에서 살아가는 가족사에다 만화적 재미를 더했다고나 할까. 상업성과는 거리가 먼 작품으로 아이들이 나중에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또래 아이들이 현대 시골을 간접 체험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박명운 작가는 이 작품이 나오는 동안 출판사를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 자연을 벗삼아 작품을 구상하고, 인터넷으로 작가로서 담당할 출판 과정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그 일부를 들여다보자.
할머니께서 된장과 간장을 손수 만들어 드신다며 콩 농사짓는 주민에게서 메주콩을 사오셨다. 옛날에는 해마다 된장, 간장을 담가 드셨다면서 이젠 시골로 이사를 왔으니 직접 메주를 만드신단다. 그런데 웬일인가? 할머니가 띄운 메주에 할아버지 수염이 자라는 게 아닌가? … 길게 자란 털은 곰팡이의 꽃이었다. 할머니는 털이 나는 대로 뽑아 가면서 간장, 된장을 만드셨고, 할아버지 메주로 만든 우리 집 간장, 된장은 우리 동네에서 가장 맛있는 장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전원생활이 점점 더 즐거워진다는 지우·지성 군. 박명운 작가와 함께 만든 덱의 귀퉁이에는 할아버지 메주로 만든 장이 구수하게 익어 가고 있다. 텃밭에서 고구마를 캐는 할머니와 어머니 곁으로 다가가서는 꼼지락거리는 무엇인가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는 연신 쳐다본다. 도시 아이들이라면 징그러워서 근처에도 가지 않을 법한데 곤충박사처럼 무슨 애벌레일까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다.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사는 법을 터득한 탓일까.
“생각해 보면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놀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삭막한 도시의 환경 오염 속에서 학교와 학원 공부에 지친 몸으로 컴퓨터 게임을 유일한 낙으로 삼는 아이들을 볼 때면 미안한 마음까지 들기도 했지요. 전원으로 이주한 지금은 우리 아이들이 자연과 어울려 다양한 경험을 쌓는 모습을 보면서 좀더 일찍 전원생활을 시작할 걸 하는 후회도 들지요.”
박명운 작가는 3년여 전원생활을 한 이제는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살고 싶다고 한다. 개발하지 않은 땅을 넉넉히 사서 집도 짓고, 밭도 일구고, 송아지도 키우면서…….
“도시는 땅값이 비싸서 그런지 280평 부지를 마련하니까 처음에는 마치 공설운동장을 소유한 기분이 들었지요. 그런데 한 1년 살아 보니까, 땅이 너무 작아 아무 것도 못하겠더군요.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 기숙사나 하숙생활을 하면 더 깊이 들어갈 거예요. 그땐 직접 땅을 개발해 집도 지을 거고요.”
박명운 작가는 말을 끝내기 무섭게 웃음을 짓는다. 불안감으로 시작한 전원생활에 어느새 자신감이 생겨 저만치 앞서 가 있는 자신을 발견했음이다. 공기 맑고 물 좋은 전원에서 예쁜 것들만 보아서일까. 박명운 씨 가족에게서 건강하고 해맑은 웃음을 엿보았다.田
글 윤홍로 기자 / 사진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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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