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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 하나로 나만의 이미지 연출-아트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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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공간 인테리어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아트 월(Art Wall). 말 그대로 벽면에 예술적 장식을 가미하는 것으로써, 배선을 감추는 기능도 겸하고 있다. 큰 평형대의 아파트 실내 장식에 선을 보인 후, 사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실내 장식의 한 방법이다. 창문을 닫고 실내 생활을 하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는 계절을 맞아 벽면 하나로 집 안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주변에서 쉽게 봤던 소재들로 전혀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한 사례들을 보면서 나만의 이미지를 집 안에 씌어보자.
자료협조 (주)이다스 02-543-6566, www.idas.com,
숙디자인 02-598-4505, www.sookdesign.com
언제부터인지 ‘실내 인테리어’란 용어가 일반화되면서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고급 장롱이나 장식장, 가전제품 등으로 집 안을 장식해 부를 과시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이미지와 소품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밖이 아닌, 집 안에서 여가를 즐기면서 재충전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집 안의 가장 큰 면적 - 벽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집 안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소품을 이용하는 손쉬운 방법도 있지만, 벽면 분위기를 바꾸어 보면 어떨까. 집 안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벽이야말로 실내 전체 분위기를 바꾸는데 결정적 요소가 된다. 쉽게 생각한다면, 벽지의 교체를 예로 들 수 있다. 같은 크기의 공간이라도 어떠한 벽지를 쓰느냐에 따라 더 넓어 보이거나 어두워 보이는 효과가 난다.
이러한 벽면에 종이벽지를 바르거나, 페인트칠을 하고, 타일을 붙이고, 꽃무늬 천을 바르는 등 이러한 모든 범위가 아트 월(Art Wall)에 속한다. 실내의 배선을 가리기 위한 기능은 물론, 밋밋한 벽면에 다양한 장식을 하는 모든 것을 가리키는 말로, 최근 주거공간의 실내 장식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큰 평형대의 아파트 실내 장식에 사용되면서 점차 그 범위가 확대된 아트 월은 새로운 인테리어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소재로 꾸미는 아트 월
그런 의미에서 아트 월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아트 월이 가장 많이 쓰이는 공간은 거실. 집 안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으며, 손님을 맞거나 가족이 모여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올 가을 벽면 하나로 집 안 분위기를 확 바꿔 보는 것은 어떨까.
집의 구조별로 거실이나 안방, 주방 등 공간의 크기가 다르듯, 벽면을 장식하는 아트 월의 소재 또한 종류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쓰이는 다양한 무늬의 벽지를 비롯하여 욕실이나 주방에서 사용하던 타일, 가구 등의 재료로 사용되는 패브릭(Fabric), 컬러유리, 거울 등을 사용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해 집 안을 좀더 아름답게 하는 기능성과 경제성, 개인의 취향까지 반영된다면 더 없이 완벽한 아트 월이 될 것이다.田
정리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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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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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선계(仙界)를 느낄 수 있는 건재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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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천상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이러한 집에서 살 수만 있다면 억만금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사치는 단지 돈이 많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집주인이 안목을 갖지 못하면 그 기쁨을 누릴 수 없다. 지식이 깊다고 예술적 안목까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선천적으로 음식 맛을 구별 못하는 미맹(味盲)이 있듯이, 좋은 집을 짓거나 구분하는 안목도 어느 정도 타고난다. 이러한 안목을 갖춘 사람이 지은 집은, 단순히 사는 집이 아니라 생활과 아름다움을 아우르는 작품이 된다. 이러한 집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기능을 충족했다고 해서 좋은 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능 이상의 것을 찾아내는 안목은 다른 집에서 가지지 못한 무엇인가를 부여하고, 다른 집에서 느낄 수 없는 풍요를 가져다 준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의 건재고택(중요민속자료 233)은 이러한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집주인인 이준경 씨(외암민속마을보존회 회장)는 윗대의 할아버지들은 문예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많은 사람과 교류하면서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이러한 문예적 취향이 예술적 안목을 키운 것이다.
반가에서 볼 수 없는 사랑채 정원
건재고택의 사랑채 앞 정원은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풍류를 만끽하게 한다. 우리나라 집에서 사랑채 앞에 나무그늘 깊게 드리운 정원을 가진 예가 없다. 최소한 필자가 찾아본 집에서는 그러하다. 우리나라 정원은 별서(別墅)의 개념이 앞선다. 우리에게 집은 그저 단순히 집이다. 풍광을 즐기고자 집을 짓지는 않는다. 후원이나 별도의 정원을 꾸미거나 풍광 좋은 곳을 찾아가 즐긴다. 사랑채 정원은 잘해야 조그만 꽃밭 정도이다. 하지만 건재고택은 사랑채 앞에 나무가 우거지고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했다. 우거진 나무와 물소리 때문에 사랑채에 있으면 마치 심산유곡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러한 경관은 19세기 말에 갖추어졌다. 이준경 씨의 증조부인 건재 이상익(1848∼1897) 선생이 집을 새로 지으면서 지금과 같은 조경을 했다. 옛집의 후원을 그대로 활용했기에 가능했다는 이준경 씨.
“예전 집은 지금의 솟을대문 바깥쪽에 있었고, 현재의 사랑채 앞마당은 후원자리였다. 후원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집을 새로 지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랑채 전면에 정원이 위치하게 됐다.”
좌측은 물의 정원이고, 우측은 나무와 괴석(怪石)의 정원이다. 마을을 관통하여 흐르는 물과 안채에서 발원한 물을 끌어들여 수로를 만들고 우아한 연못을 조성했다. 자연스럽게 구비 도는 물과 작은 폭포를 만들어 물의 정취를 한껏 느끼도록 꾸몄다. 우측 정원은 초옥(草屋)의 정자와 돌 그리고 소나무를 적절히 배치하여 깊은 숲과 같다. 정원을 이처럼 꾸민 사람의 안목에 찬사를 보낼 뿐이다.
외암마을의 송화댁도 이러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어느 집이 정원을 먼저 꾸몄는지는 모르겠지만 두 집이 연관된 것은 분명하다.
건재고택에서 주목할 것 가운데 하나가 사랑채 굴뚝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굴뚝과는 전혀 다르다. 굴뚝은 사랑채 앞에 인공으로 조성한 조그마한 둔덕에 빠끔히 뚫려진 구멍이다. 잘 살피지 않으면 굴뚝이라고는 보여지지 않는다.
굴뚝이란 아궁이의 불을 잘 빼내기 위한 시설이다. 따라서 굴뚝을 높게 올리기 마련인데, 이곳에는 연기가 땅바닥으로 빠지게 했다. 이러한 형태는 남쪽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기후가 온화하여 불을 잘 들이지 않아도 견딜 만하기 때문이다. 또한 낮게 깔린 연기는 해충을 쫓는 데도 이용된다. 여름 마당에 모깃불을 피워 놓은 것과 같다.
이곳에서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낮게 깔린 연기는 마치 연무(煙霧)처럼, 연무는 다시 구름처럼 펼쳐진다. 연기가 낮게 깔릴 때 사랑방에서 내다보면 마치 구름 위에 올라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잔잔하게 깔린 연기 위로 보일 듯 말 듯 수줍게 보이는 괴석과 나무들은 마치 선경(仙境)을 방불케 한다.
조선 후기 사회상 반영
건재고택은 사랑채와 안채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다. 사랑채는 바깥사랑과 건넛채가 붙은 ‘ㄱ’자 형상이다. 사랑채와 건넛채 사이에는 중문이 있다. 사랑채 앞을 지나야만 중문으로 들어서도록 계획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안채로의 출입을 사랑채에서 철저하게 감시할 수 있다. 또한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는 내외담이 있다. 이중 삼중으로 외부와 차단하려고 한 흔적이다.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남녀의 구분은 보다 엄격해진다. 건재고택도 그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중문의 배치는 외암마을 몇 곳에 유사하게 반영되어 있어, 이 마을의 특징으로 나타난다.
안채는 ‘ㄱ’자 형이다. 집 전체 규모에 비하여 안채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원래 3칸이었던 대청은 두 칸밖에 안 된다. 안채는 사랑채와 튼 ‘ㅁ’자 형이다. 마당이 넓어 전체가 매우 밝다. 사당과 부속채와 샘물 사이 텃밭에는 별당이, 그 앞에는 디딜방아간이 있었다. 사랑채와 연이어 붙어 있는 부속채는 찬방이었다.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찬방을 별도로 꾸며 음식을 준비했던 것이다.田
글 최성호
사진 윤홍로 기자
※현재 건재고택은 개방하지 않고 있다. 이준경 씨는 ‘그동안 사랑채 정원에 있는 수석도 도난을 많이 당했다면서, 방문객이 너무 많아 생활에 지장이 많기에 집을 개방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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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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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이치와 웰빙을 고려한 가평 96.5평 4층 RC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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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섭(59)·김경애(54) 부부는 가평팔경 중 제2경인 호명호수 바로 아래편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처음에는 가족 휴양용으로 집을 지었으나, 이곳의 자연환경이 너무 맘에 들어 상주하기로 했다. 집은 자연의 이치와 웰빙을 고려해 지었다. 건물 높이를 지형과 평행하게 맞추고, 문이나 창 등의 각종 개구부는 공기의 흐름을 감안해 설치했다. 내부 마감재는 건강을 고려해 천연 자재만을 사용했다. 서까래 등 각종 내부 목재는 국산 낙엽송과 잣나무를 사용하고, 바닥에는 숯을 첨가한 황토 모르타르를 바른 후 황토 옥마루를 깔았다. 벽에는 숯과 솔잎을 말려서 넣은 황토 모르타르로 미장한 후, 한약재를 넣어 만든 삼베 벽지로 마감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복장리
·대 지 면 적 : 298.77평
·건 축 면 적 : 30.2평
·연 면 적 : 96.5평(본채 67.3평, 별채 29.2평)
·건 축 형 태 : 4층 철근콘크리트주택
·외벽마감재 : 컬러 록
·내벽마감재 : 황토 위 삼베 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한약 모르타르 위 대리석 타일
·창 호 재 : 컬러 알루미늄 새시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108m)
설계·시공 : SA.HAUS.CO.LTD 02-554-0728 www.sahaus.co.kr
경기도 가평군이 자랑하는 가평팔경 중 제1경은 청평호반이고, 제2경은 호명호수이다. 북한강 줄기가 굽이굽이 흘러내리다가 청평댐에 가로막혀 호수를 이룬 곳이 청평호반이다. 그 옆에 우뚝 서 있는 산이 호명산이고, 그 산 정상에 무공해 청정에너지 공급을 위해 1980년 4월에 준공된 청평양수발전소용으로 조성한 표면적 4만 5000여 평 규모의 호수가 호명호수다.
우리의 조상들은 호랑이의 포효 소리가 들린다 하여 호명산(虎鳴山)이라 불렀다. 지금은 호랑이의 포효 소리는 들리지 않고, 넓고 깊은 아름다운 호수가 자리잡고 있다. 백두산 천지를 연상케 하는 호명호수는 승용차로도 올라갈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손꼽힌다.
호명산 정상에 자리한 청평양수발전소 입구 바로 아래편에 이르면,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컬러 록으로 외관을 마감하고, 검정색과 갈색이 혼합된 아스팔트 슁글을 지붕에 얹은 집이 단박에 눈에 들어온다. 김대섭(59)·김경애(54) 부부와 장남 연준(30), 차남 영재(29), 4인 가족이 새롭게 마련한 보금자리다. 4층짜리 본채와 2층짜리 별채, 두 개의 정자와 파고라… 언뜻 보기엔 카페나 가든(식당)처럼 보인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나다가 불쑥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단다.
“해질녘 이곳에서 바라보는 청평호반은 장관입니다. 지나는 이들 중 이곳에서 사진촬영을 해도 되겠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집으로 들어와 카페가 아니냐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사진작가라며 이 집을 모델로 삼겠다고도 합니다.”
급경사지에 터 잡느라 겨울공사 감행
서울시 강동구 암사동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김대섭·김경애 부부는 97년에 가평군 복장리 호명산자락의 임야 298평을 평당 15만 원에 구입했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언젠가는 쓸모가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에서였다. 땅을 구입하면서 그 땅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주변 환경은 어떤지 등 현장 답사도 하지 않았다. 그저 좋은 땅이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지적도만 확인한 후 구입했다.
그로부터 7년 후, 이들 부부는 근교에 가족만의 휴식 공간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가평이라면 적당하다고 생각해 그동안 묻어 두었던 땅을 처음으로 찾았다. 그런데 땅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가족용 휴양주택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가평은 자연환경도 좋고, 집에서 1시간 거리로 교통도 만족스러운 편이었죠. 그래서 7년 전에 사 두었던 땅에 휴양주택을 짓기로 하고 찾아갔는데, 땅은 거의 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경사가 심했습니다. 지적도상에서는 이런 땅일 줄 몰랐는데…….”
이들 부부는 땅을 보고 적잖이 놀랐지만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어찌됐건 이곳에 집을 짓기로 하고, 오래 전 병원 리모델링을 맡기면서 친형제처럼 알고 지내던 SA.HAUS(에스에이하우스) 이승호 회장(54)에게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종합 건설사무소를 운영하는 이 회장 역시 부지를 보고 황당했단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런 곳에 어떻게 집을 짓느냐며 우려했습니다. 전면도로와 후면도로와의 고저 차는 +18.3미터이고, 전면도로와 택지의 고저 차는 +12미터, 택지와 후면도로의 고저 차는 +6.3미터나 될 정도로 경사가 심했으니까요. 난공사가 예상됐지만, 한편으론 잘만 지으면 멋진 집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주변 환경이나 다른 조건은 나무랄 데가 없었으니까요.”
이 회장은 이곳에 어떻게 집을 지을까 한참동안 연구했다. 그 결과 부지를 3단 계단식으로 나누고, 철근콘크리트(RC)조로 집을 짓기로 했다. 경사지가 워낙 급해서 토압과 수압에 견디려면 구조가 튼튼해야만 했다. 그리고 겨울공사를 감행했는데, 가파른 경사지에서 포크레인 등의 장비가 미끄러지기는 것을 방지하려면 땅이 얼었을 때가 수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2003년 11월 3일 첫 삽을 뜨기 시작했다. 계획대로 부지를 3단 계단식으로 나누어 석축을 쌓고, 맨 밑에는 슬라이딩을 방지하기 위해 버팀 구조물을 덧댔다. 공사 현장에서 돌이 많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석축을 쌓기 위해 15톤 차로 60대 분을 더 들여와야 했다. 겨울인데도 장비가 미끄러지는 현상이 발생해서 물을 뿌려 땅을 꽁꽁 얼려가며 공사를 했다. 토목공사만 주야로 꼬박 2개월가량 걸렸고, 집은 이듬해 여름에서야 완공을 보았다.
웰빙을 고려해 천연 자재만 사용
집은 자연의 이치에 따르고, 요즘 회자되는 웰빙(Well-Being)에 맞추어 지었다. 외부에서 집을 바라볼 때, 편안하면서 부드러워 보이도록 건물의 높이를 지형과 평행하게 맞췄고, 문이나 창 등의 각종 개구부는 공기의 흐름을 감안해 배치했다. 심지어 외부 아궁이에 설치한 굴뚝까지도 지형과 기류를 고려해 설치했다.
내부 마감재는 천연 자재만을 사용했다. 서까래 등의 각종 목재는 국산 낙엽송과 잣나무를 사용하고,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콩기름과 들기름을 발랐다. 바닥에는 숯을 첨가한 황토 모르타르를 바른 후 황토 옥마루를 깔았으며, 벽에는 숯과 솔잎을 말려서 넣은 황토 모르타르로 미장한 후, 쑥·익모초·치자·흑미 등의 한약재를 넣어 만든 삼베 벽지(특허 출원 중)로 마감했다.
집은 본채(지상 2층, 지하 2층)와 별채(팔각정 지하 1층, 지상 1층) 그리고 부속채(정자, 파고라 쉼터, 전망대 휴게소, 장독대와 장작 보관대) 4동으로 이뤄졌다.
배치를 보면, 전면에 위치한 호명산 노적봉을 바라보는 본채를 기준으로 하여 좌측에 별채와, 우측에 주 정원과 사계절 테마정원 4개, 연못 및 폭포 그리고 부속채(정자, 파고라, 전망대 휴게소, 장독대)를 설치하여 기러기가 지형에 맞춰 하늘로 비상하는 형상으로 배치했다. 지하수(대공 108미터) 역시 본채 좌측(서쪽)에서 토출하여 동쪽으로 유도했으며 연못의 물 흐름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도록 했다.
본채는 지하 2층 17.5평, 지하 1층 16.3평, 지상 1층 13.3평, 지상 2층 29.9(별채 지상 1층 11.5평 포함)평과 물탱크 공간 등을 합쳐 총 78.8평에 이른다. 지하 2층에는 주차장 및 보일러실, 창고를 두었다. 큰아들 공간인 지하 1층에는 방, 거실, 주방 겸 홈-바, 화장실을 설치했다. 다른 층과 연계하지 않고 부대시설 및 정원을 사용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공용공간으로도 이용하도록 했다. 작은아들 공간인 지상 1층은 방, 거실, 주방, 화장실을 두어 독립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했는데, 실내 거실의 협소함을 극복하기 위해 테라스 하우스 구조로 설계했다. 부부의 전용 공간인 지상 2층은 드레스 룸이 딸린 방, 거실, 주방, 화장실 그리고 거실 전면에 발코니를 두어 별도의 휴식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주방 옆에 또 다른 테라스를 설치하여 식당의 협소함을 해소함과 아울러 정원과 연계하여 사용하도록 했다.
동서양의 조화를 이루는 별채와 부속채
별채는 팔각정 모양으로 총 29.2평(지하 1층 17.7평, 지상 1층 11.5평)으로 지었다. 지하층은 공용공간으로 거실(노래방, DVD방, 휴게실 용도)과 찜질방, 화장실, 노천탕(월풀 욕조, 샤워기, 폭포, 선탠 공간)과 적외선 실을 두었고, 각 층에서 다른 층을 경유하지 않고 사용하도록 동선을 계획했다. 지상층은 서재와 침실 및 욕실을 두어 한옥구조의 사랑채 개념을 접목했다. 특히 8각 천장의 보에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붓글씨 인테리어가 돋보이는데, 여기에 현대식 벽난로를 설치하여 동·서양의 조화를 표현한 점이 이채롭다.
이 외에 팔각정자, 전망대 휴게소, 파고라, 장독대와 장작 보관대의 부속채들 또한 집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는 데 한몫을 한다.
목구조 전통 한식 기법을 적용한 팔각정자는 기둥 일부분을 연못 속에 설치하여 연못과 일체의 구조물로 이뤘고, 지상에서 1.2미터 정도 높여 정자 마루를 설치했다. 목구조로 본채와 동일한 자재로 지붕을 마감한 전망대 휴게소는 4면의 벽체 중 3면을 서까래를 이용하여 평면 구조틀을 만들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주철 난로를 설치하여 동절기에도 이용하도록 했다. 파고라 역시 4면의 벽체 중 3면에 서까래를 이용하여 평면 구조틀을 설치하고, 목구조의 지붕엔 마(麻) 소재로 만든 망을 설치했다. 장독대와 장작 보관대는 로마양식에다 서까래를 이용한 한국적인 멋을 접목하여 일반적인 장독대 및 장작 보관대의 개념에서 탈피했다.
정원 역시 차별화를 꾀했는데, 메인 정원, 4계절 정원, 야생화 정원 등 작은 여러 개의 테마정원으로 꾸며 집 곳곳에서 작은 자연을 즐기면서 휴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건축주 부부는 애당초 이곳을 휴양지용으로 집을 지었으나, 이곳의 환경에 매료되어 상주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곳의 환경은 예술 그 자체입니다. 처음엔 가족휴양지 개념으로 집을 지었는데, 이곳의 산과 물, 자연의 조화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매료돼 아예 상주하기로 했습니다. 이곳에서 살면서부터 고질병이었던 만성피로도 말끔히 사라졌습니다.”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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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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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까페] 푸른 자연에 라보엠의 선율을 씌운 카페 모무스(Cafe Mo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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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자연에 라보엠의 선율을 씌운 카페 모무스(Cafe Momus)
널찍한 정원을 가득 메운 푸른 잔디, 그 위로 풍성한 열매와 색색의 화려한 꽃잎이 자리한 정원 풍경. 전원주택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정원의 여유로운 풍경을 카페로 옮겨 놓은 곳이 있다. ‘카페 모무스(Cafe Momus)’가 바로 그곳이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기흥주택단지 내에 자리해 전원주택의 편안함과 여유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곳으로 이탈리아에서 음악을 공부한 길한나 씨의 손길이 가득한 공간이다.
젊은 보헤미안들의 슬픔과 기쁨을 묘사한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eme) 2막에 나오는 카페 모무스. 바로 그 카페에서 이름을 빌려왔다는 ‘카페 모무스’는 유럽에서 음악을 전공한 길한나 씨가 푸른 자연 위에 그만의 감성을 덧씌워 놓은 곳이다.
자연스러운 정원 분위기 살려
이곳은 기흥주택단지 내에 자리한 일반 주택이었다. 길한나 씨는 일반주택의 편안함을 최대한 살리면서, 많은 사람이 한 곳에 함께 하는 공간으로 변신을 꾀했다. 이 공사는 2003년 겨울 시작해 약 5개월간 진행했다.
빨간색 벽돌로 치장한 외관은 흰색 페인트를 이용해 차분하면서도 시원스럽게 초록과 어울리도록 마감하고, 실내 분위기는 심플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주제로 삼았다. 푸른 잔디 가득한 정원의 수영장과 연못은 하얀색 벽돌의 외관과 어우러져 전원주택의 여유로움을 안겨주고 있다. 길한나 씨는 번거롭고 화려한 장식은 피하고, 양떼가 지나다니는 한가로운 풍경과 유럽의 에스프레소-바(Espresso-Bar)를 컨셉으로 실내를 꾸몄다. 기존 주택의 거실 천장 서까래를 그대로 두고, 거실 전면창을 벽면 전체로 확대시켜 통유리로 마감했다. 창을 통해 바라보는 정원 풍경은 금세 의자에서 엉덩이를 뗄 수 없게 단단한 끈으로 몸을 묶어놓은 듯한 착각이 든다.
피아노를 올려놓은 작은 무대는 프레스코 풍의 벽화로 장식하고, 주방 입구에는 요즘 유행인 비즈공예품을 이용해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주었다. 이러한 카페 소품 또한 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상쾌한 주말 충전을 위해
이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금연·금주’라는 것이다. 금연 좌석이 있는 카페나 음식점이 점차 늘어나고는 있지만, 카페에서 ‘금주’를 한다니. 이러한 카페의 광고 문안을 보고는 슬쩍 발걸음을 돌리는 손님들도 있겠지만, 잘 먹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위해 노력하는 ‘웰빙족’들에게는 더없이 반갑고, 또 찾아오고 싶은 공간이 아닐까.
길한나 씨는 음악을 함께 하는 동료는 물론, 가까이 지내는 지인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장소를 계획했고, 기흥주택단지 안에 그러한 공간을 만들었다.
유럽 지역에서 활성화된 주말주택에서 착안해 주말의 휴식이나 편안함을 즐기는 분위기에 중점을 두고, 인테리어와 소품 등을 사용했다는 길한나 씨. 특히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연에서의 휴식 및 충전시간을 원하므로, 이러한 장소의 필요성은 절실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공부할 때에도, 도심보다는 외곽지역에서 생활한 시간이 더 많았고, 그는 이곳 용인의 상쾌한 공기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고.
색채의 조화와 선율이 흐르는
카페 모무스에는 젊은 보헤미안들의 슬픔과 환희를 묘사한 오페라 ‘라보엠 (La Boheme)’에는 색의 조화와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고 있다. 이곳의 편안한 음악과 자연스러운 색채로 그려진 벽화가 마음을 스치게 한다.
공사 일정에 약간의 차질이 생겨 카페를 오픈하는 날까지 벽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오히려 손님들은 하나의 퍼포먼스로 구경했고 그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규모 살롱 음악회를 재현하고 싶었던 길한나 씨는 실제 연주가 열리지 않을 때는 다양한 곡들을 골라 손님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프레스코 풍의 벽화와 피아노, 전면창으로 보이는 정원의 여유로운 풍경과 어울리는 곡들을 고르는 그의 손길은 바쁘기만 하다.
봄이면 철쭉과 진달래가 그 붉은 빛을 서로 다퉈가며 선보이고, 가을이면 단풍나무의 화려함은 물론, 손님들에게 대접하기에 충분한 양의 감이 주렁주렁 열리는 모무스. 한여름의 무더위가 살짝 모습을 감추었으니, 벌써부터 나뭇가지에 매달린 풍성한 감이 기다려진다.
전원주택단지 내에 있는 카페? 과연 얼마나 많은 손님이 올까 하는 의아심은 이곳 매니저의 설명에 금방 사라져 버린다. 인근에 연예인들이 여럿 살고 있는데, 그들의 인터뷰 장소로 이곳이 자주 애용된다고. 그들의 잦은 방문은 자연의 색과 보헤미안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의 선율이 함께 흐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田
글·사진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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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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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원시림에 자리한 경기 광주 58.4평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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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문형마을에 자리한 58.4평 2층 스틸하우스. 설계 시 거실에서 음악감상을 하도록, 식당에서 바깥 풍경이 잘 보이도록, 또한 덱을 식당에서 야외 가족공간까지 연결하도록,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산뜻하게 처리하도록 주안점을 두었다. 벽체는 스틸 스터드를 세우고, 그 사이에 인슐레이션을 채운 후 안팎으로 석고보드를 댔다. 난방은 건식시공을 했는데, 방음이나 울림을 보완하고자 차음재를 사용하고, 진동을 최소화하도록 2층 바닥구조를 짧게 끊어 시공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 광주시 목동
·대 지 면 적 : 163.4평
·연 면 적 : 58.4평(1층-36.68평, 2층-21.36평)
·건 축 형 태 : 2층 스틸하우스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 스마트블릭+인조석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바 닥 재 : 강화 온돌마루
·창 호 재 : 독일식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가스보일러
·식 수 공 급 : 상수도
설 계 : 김건축사사무소
시 공 : (주)경기스틸 031-258-4704 www.steelhouse.biz
신두철ㆍ정인숙 부부는 오래 전부터 전원생활을 간절히 바랐지만, 먼 훗날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다. 전원행을 꿈꾸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 것 중 하나가 자녀 교육인데, 이들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전원생활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정인숙 씨.
“아이들 둘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는 전원생활을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언젠가는 전원생활을 하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만 품었지요. 그런데 뜻밖에 작은아이는 중국으로, 큰아이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됐지요. 그 일로 전원생활이 앞당겨진 거지요.”
집 짓고 10년 젊어지다
이들 부부는 두 자녀를 유학 보내고 전원행을 서둘렀다. 위치는 이미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문형산 부근으로 정한 상태였다. 몇 해 전 문형마을에서 전원주택을 짓고 생활하는 친구 집을 종종 찾아가곤 했다. 문형산 일대는 자연환경이 좋을 뿐만 아니라 서울 강남까지는 30~40분, 분당까지는 20분 이내에 닿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전원생활과 도시생활이 가능한, 소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곳이다. 그 친구를 내심 부러워하며 훗날 이곳에 전원주택을 짓겠다며 때를 기다렸던 것이다.
그 때가 오자, 이들 부부는 기쁜 마음으로 문형산을 찾아 부지를 물색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때마침 점찍어 놓았던 부지를 팔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2004년 11월에 192평을 평당 80만 원에 구입했다. 전원주택을 짓는 과정 중 가장 어렵다는 부지 마련을 손쉽게 해결하고는 곧장 집 지을 준비에 들어갔다. 인터넷을 통해 건축 구조, 설계, 시공 등에 대해 정보를 수집했다.
그해 겨울, 신두철 씨는 미국 오하이오 주로 출장을 갔다가, 스틸하우스로 지은 숙박처에서 3일 동안 묵었다. 혹한인데도 집 안이 따뜻하여 그때부터 스틸하우스에 묘한 매력을 갖게 됐다고.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후, 스틸하우스 건축에 관한 정보를 습득했지요. 튼튼하고, 친환경적이고, 동일 평수로도 넉넉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 등 스틸하우스에 대해 알면 알수록 빠져들게 되더군요.”
스틸하우스로 집을 짓기로 하고, 전문 시공사를 찾았다. 먼저 인터넷을 통해 업체 리스트를 뽑고는 전화 상담을 했다. 그 결과 묻는 질문에 친절하고 성실하게 답해 준 (주)경기스틸에 마음이 끌렸고, 직접 찾아가서 보다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눈 후,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맺었다.
이들 부부는 설계 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문했다. 거실에서 음악을 감상하는데 부족함이 없게 할 것 식당에서 바깥 풍경이 잘 보이게 할 것, 또한 덱을 식당에서 야외 가족공간까지 연결할 것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산뜻하게 처리할 것 등이었다.
건축은 2005년 봄에 시작해서, 그해 여름 완공을 보았다. 이들 부부는 집을 짓고 오히려 10년 더 젊어진 것 같다고.
“집 한 채 지으면 10년 늙는다는데 남의 얘기예요. 우리는 집 짓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가며 그 자체를 즐겼고, 부지 마련에서부터 건축까지 그 모두를 순조롭게 진행했으니까요.”
자연 빛을 실내로 끌어들인 집
이 주택은 문형산 동쪽 산줄기 중간인 문형마을 초입, 높직하고 양지 바른 곳에 자리한다. ‘ㄱ’자 모양을 한 주택인데, 우측 부분을 길게 늘어뜨리고, 그 끝 부분에 식당을 배치하여 큰 창으로 에워싸 주변 경관을 한눈에 바라보게 했다. 전면에서 우측면까지 덱을 널찍하게 내어 전원주택의 운치가 물씬 풍긴다.
벽체 구조는 스틸 스터드(140SL)를 세우고 벽체 사이에 인슐레이션(벽 : R-19, 천장 : R-30)을 채운 후 안팎으로 석고보드를 댔다. 그리고 외벽에 구조용 판재인 OSB를 대고 투습 방습지를 붙인 후 외단열(슈퍼 온도리) 시공을 했다.
난방은 건식시공을 했는데, 시멘트와 모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음이나 울림에는 약한 게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고자 차음재를 사용하고, 진동을 최소화하도록 2층 바닥구조를 짧게 끊어 시공했다. 외벽은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인조석과 스마트 블릭으로 포인트를 줬으며, 물매 느린 지붕에는 아스팔트 슁글을 얹었다. 바닥에는 강화 온돌마루를 깔았다.
배치를 살펴보면, 1층에는 부모님 방, 현관, 부부 방을 나란히 배치하고, 거실과 욕실, 다용도실이 딸린 주방 겸 식당을 앉혔다. 그리고 주방 옆으로 덱을 넓게 설치하고, 주차장과 정원을 배치했다. 2층에는 온실과 다용도실, 아들 방, 욕실, 딸 방을 배치했다.
스마트 블릭으로 쌓은 가벽을 거쳐 현관으로 들어서면, 노출형으로 설치한 계단 후면과 식당이 정면으로 눈에 들어온다. 내부는 전반적으로 깔끔하면서 산뜻한 분위기다. 벽면은 연한 아이보리색의 코팅제로 마감하고, 붙박이장과 싱크대, 가구는 흰색 계열로 설치해 밝고 쾌적한 느낌이다. 다양한 조명으로 은은하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크고 작은 창을 여러 개 설치해 자연 빛을 최대한 안으로 빨아들였다.
특히 내부에서 포인트를 준 부분은 거실이다. 거실 천장을 2층의 박공 라인까지 오픈하여 시원스럽게 처리한 것은 여느 전원주택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음악을 좋아하는 가족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담겼음을 알 수 있다. 넓은 거실의 구석구석까지 음향이 잘 전달되도록 크고 작은 스피커를 여러 개 설치하고, 스피커 선은 보이지 않도록 벽 속으로 감췄다. 또 한쪽 벽면을 MDF 블록으로 울룩불룩하게 마감했는데, 이는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다용도실이 딸린 주방 겸 식당은 주부의 동선이 간결하도록 한곳에 묶고, 다용도실에는 세탁기와 김치냉장고를 두었다. 식사를 하면서도 바깥 풍경을 감상하도록 식당 양쪽 벽면에 전면창을 설치했다. 또한 식당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덱과 연결시키고, 그 위에는 야외 식사를 즐기도록 바비큐 그릴과 야외 식탁을 설치했다.
2층은 자녀들의 독립된 공간으로 꾸몄다. 아들 방과 딸 방은 복도를 통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각 방마다 자연바람을 쐬도록 발코니를 설치했는데, 발코니로 나서면 신록이 푸른 자연 빛 그대로의 풍광이 눈앞에 펼쳐져 꼭 원시림에 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새소리, 반딧불…별천지가 따로 없네
신두철 씨는 매일 아침 맑은 새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깬다고 한다. 그리고 1시간 정도 땀을 흘리며 일한 후 아침밥을 먹고 출근한다고.
“도시에서 살 때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는데, 여기에서는 6시만 되면 저절로 눈이 떠집니다. 그것도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요. 도시에서 살 때보다 할 일이 많지만,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재미있을 뿐 아니라 상쾌하고 기분도 좋습니다.”
부인 정인숙 씨는 이곳의 환경이 그저 신기할 뿐이란다.
“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고라니가 종종 눈에 띕니다. 꿩이 날아가다가 유리창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밤에는 반딧불이 별빛과 어우러져 노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내가 별천지에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들 부부는 앞으로 2층 발코니에 실내 온실을 꾸미고, 온실에 각종 야생화를 심을 계획이다. 조경은 주변 환경과 토질을 충분히 연구한 다음 천천히 할 계획이란다.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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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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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PLAN] 해외 사례를 통한 한국형 주거단지의 모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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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레드몬드에 위치한 주거단지 Trilogy는 21개 유형의 모델 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한국에서 가장 선호하는 평형대의 대표 유형을 추출하여, 그 특성을 분석하고, 옵션(Option) 변화에 따른 다양한 공간 활용과 입면 변화를 통해 수요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흥하는 모델 홈의 방법적 대안을 제시하겠다.
40평대 Townsend
전형적인 소규모 시니어(Senior) 주택이다. 각 실의 구성 방식과 동선(動線) 흐름의 유형으로 볼 때, Townsend는 거실, 주방, 식당의 공용공간을 하나의 영역(Zone)으로 구성하여 각 실의 활용을 최소화했다. 반면 전체 공용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LDK(거실, 주방, 부엌 혼합형)형으로 구성했다. 이는 공용공간의 활용을 축소해 마스터 베드 존(Master bed zone)과 게스트 베드 존(Guest bed zone) 등 사적공간을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평면 구성이다. 더불어 게스트 베드는 서재 공간으로 호환이 가능하여, 마스터 위주의 공간 활용을 꾀함으로써 부부만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을 구현했다.
작은 주택임에도 불구하고 중문을 설치하여 현관 공간을 구획했다. 현관은 공용 공간과의 연계에 있어서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방풍실의 역할을 하도록 기능적인 부분들도 고려했다.같은 평면에서도 출입구를 강조하거나 다양한 지붕선의 변화로 전혀 새로운 외관을 구성하여, 재료 및 색상 그리고 집의 전체적인 외관까지도 다양한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50평대 Medison
1층은 마스터 공간과 공용공간으로 구성하여 한 층 내에서 주요 활동이 완벽히 이루어지도록 구성했다. 2층은 따로 게스트만의 공간으로 활용하여 마스터 공간과 게스트 공간을 층 간 분리로 소화한 유형이다.
공용공간의 구성 방식은 주방, 식당과 거실을 분리한 LDK형으로 구성했고, 또한 거실을 중심 배치가 아닌 편심 배치를 하여 거실의 독립성과 프라이버시(Privacy)를 강조했다. 그리고 주방, 식당, 거실을 일렬로 배치하여 원활한 동선체계를 구축했고, 각 실의 분리 방식을 개방형 벽체 구성으로 하여 시야적 개방감을 꾀했다.입면은 계단실 개구부 모양의 변화에 따라 재질과 분위기를 달리했고, 볼륨감 있는 지붕선의 변화를 두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T자 형식의 배치에서 다양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60평대 Cedar
65평형 중규모 주택이지만, 단층으로만 구성했기에 실제 100평 정도의 2층 주택 규모에 버금가는 공간활용이 가능하다. 더불어 방의 숫자를 두세 개로 줄였기 때문에 공용공간 등 내부 규모가 더욱 넓게 느껴지는 주택이다.
이 주택에서 무엇보다 눈여겨볼 것은 홀의 구성이다. 과거에는 거실 중심형 공간 구성 방식을 주도했으나, 거실의 독립성을 강조함으로써 동선의 연결 중심실이 필요해졌다. 그것을 단순한 복도가 아닌 홀이라는 하나의 완충공간으로 표현했다.
이 주택은 동선의 연결을 100평 이상의 주택에서나 볼 수 있는 홀 중심형으로 했고, 그것이 바로 이 주택을 빛나게 하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70평대 Monticetto
단층 70평의 고급 주택으로 독립 개념의 대공간인 거실을 중심 공간으로 했다. 거실과 연계된 하나의 방은 거실과의 분리를 접이식 문(folding door)으로 구획함으로써 분리된 경우에는 완전한 독립적 영역으로, 오픈한 경우에는 거실의 연장 또는 가족실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멀티형 공간으로 변화된다.
각각의 방들은 욕실(Bath), 작업실(Work), 수납실(in closet) 등의 부속실 설치로 편리성 및 프라이버시를 강화했다. 진입에 대한 동선상에 중정(中庭)이라는 완충 공간을 두어 외부로부터 진입공간 부분을 보호하는 형식이라 프라이버시뿐만 아니라 진입에 대한 여유까지도 품고 있다.
지금까지 평형에 따른 유형을 통해 공적공간과 사적공간을 분리, 공용공간의 구성방식, 동선에 의한 거실의 구성 등 수요자들이 중요시하는 건축적 요소들을 살펴봤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시시각각 변하는 수요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모델 홈 개발, 단지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데 작은 보탬이 됐기를 바란다.田
글·사진 임송일<미래하우징 대표이사>02-3463-7130, www.mp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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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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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배경으로 강줄기를 품에 안은, 인제 36평 단층 황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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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의 방태산을 배경으로 내린천을 바라보는 배산임수 지형에 지은 36평 단층 목구조 한옥이다. 북미산 햄록으로 뼈대를 세우고, 그 사이에 황토벽돌을 2중으로 쌓았으며, 물매 가파른 팔작지붕에는 개량형 한식기와를 얹어 고풍스러움이 느껴진다. 공간 구획과 마감재, 난방 시설, 가구 배치 등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진 실내는 크게 거실과 주방, 서재와 마루, 침실로 나뉘어져 있다. 대갓집에서나 보는 오량 천장을 한 거실 전면의 누마루는 삼량 천장과 난간이 눈길을 끈다. 시공사는 이 주택을 외형에서 느껴지는 전통 한옥의 기품과 내부에서 느껴지는 현대적인 공간 구성, 구들방과 누마루 등 전통적 정서를 계승하고, 황토집의 기능을 잘 살려낸 현대 한옥의 정형이라고.
■건축정보
·위 치 :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
·건 축 면 적 : 36평
·실 내 구 조 : 누마루, 거실, 주방, 안방, 서재, 마루, 화장실 2, 다용도실, 보일러실
·건 축 형 태 : 단층 한옥 목구조
·구 조 재 : 햄록, 육송(서까래)
·외벽마감재 : 황토벽돌(줄눈마감)
·내벽마감재 : 황토 미장에 한지 벽지
·지 붕 재 : 개량형 한식 기와(팔작지붕)
·창 호 재 : 이중 창(외부-225㎜ 우드 새시, 내부-햄록 세살창)
·바 닥 재 : 방-황토 미장에 한지장판, 거실-원목 정(井)마루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및 구들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 (주)행인흙건축 031-338-0983 www.hangin.co.kr
새소리, 물소리 그리고 바람결에 들려오는 풍경소리… 그 소리에 도심에서 잔뜩 짊어지고 온 스트레스가 훌훌 날아가는 듯하다. 또한 이곳에서는 그 어떤 속박도 없기에 시계바늘조차 멈추어 선 듯하다. 게으름을 피어도 채마밭에 심어 놓은 푸성귀들이 어느새 성큼 자라나 주말 식탁을 풍요롭게 한다.
강원도 인제군 하남리 방태산을 배경으로 내린천을 바라보는 36평 단층 목구조 한옥. 최낙민·추남숙 부부가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노후에 지낼 요량으로 지은 전원주택이다. 건축주는 애초 환갑이 넘으면 이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려고 했으나, 진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사회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결국 직장에 매여 상주용으로 지은 주택이 주말주택이 된 셈이다.
건축주는 8년 전에 이 터를 마련했는데, 그 과정에서 2년간 50여 차례 발품을 팔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다고.
“산과 계곡, 강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외지지 않은 땅을 찾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지요. 좋은 집터가 나타났다는 연락이 오면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새벽같이 차를 몰았으니까요. 그런데 어디 맘에 딱 맞는 땅이 나타나야지요. 그렇게 해서 마을과 접하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 땅을 마련했지요.”
이 주택은 내린천에 에도는 방태산자락 한적한 산촌에 자리하지만, 분위기는 적막강산(寂寞江山) 그 자체다. 마을에서 외따로 떨어진 데다 진입로조차 찾기 힘들 정도다. 마을길이 끝나는 곳에서 어렵사리 내린천 옆으로 난 비포장 길을 찾아 들어서야, 깎아지를 듯한 방태산줄기 아래로 팔작지붕이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배산임수 지형에 북향으로 앉혀진 ‘ㄱ’자형 집인데, 건축주는 땅이 지닌 한계성도 있었지만 자연 지세를 살려 북향으로 좌향(坐向)을 잡았다고.
“앞으로는 내린천 물줄기가 산을 휘돌아 들어왔다가 동쪽으로 빠져나가고, 그 물줄기를 받아 안은 뒷산의 산세(山勢)는 ‘ㄱ’자형으로 생겼지요. 전망도 전망이려니와 집에다 그러한 자연의 기를 담아낸 겁니다.”
북향집은 햇살이 안 들고 북서풍의 영향으로 살기에 부적합하다며 기피하곤 한다. 그러나 건축 자재와 시공 기술이 발달한 요즘에 와서는 옛말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사방에 기능성 창호를 내 조망을 살리면서 풍부한 햇살을 끌어들이고, 단열성 높은 구조재로 시공을 하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
이 주택은 2004년 11월 기초공사를 마쳤는데, 콘크리트 기초 면을 기단처럼 토방 형태의 전돌(검은 벽돌)로 마감했다. 전체 건축물의 안정성과 한옥에서 느껴지는 고풍스러움을 잘 살려내려는 의도에서다. 그후 한겨울 동안 목재의 자연 건조를 통해 하자를 최소화하고자, 올 봄에 한옥 목구조 뼈대공사와 지붕공사를 했다. 집에 기품을 더하고자 구조재는 북미산 햄록, 서까래는 육송을 사용했다. 또한 물매 가파른 팔작지붕에는 개량형 한식기와를 얹었고, 양옆으로 드러난 합각(合閣) 부분에는 목재 널로 마감했다. 벽체는 황토벽돌을 30센티미터 두께로 이중으로 쌓아 줄눈마감을 하고, 6월 초에 내장 공사를 마쳤다.
내장재는 바닥의 경우, 방은 황토 미장에 한지장판으로 마감했고, 거실은 시멘트 모르타르 미장에 원목 정(井)마루를 깔았다. 내벽은 황토 미장을 한 후, 고풍스런 한지 벽지로 마감했다.
전면과 후면에 걸터 앉기에 적당한 높이로 툇마루를 내고, 거실 전면에 누마루까지 앉혀 겉모습만으로는 전통 한옥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실내 공간 구획과 마감재, 난방 시설, 가구 배치 등을 보면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건축주가 한 평면 설계를 시공사인 ‘행인흙건축’에서 협의 보완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전망을 중시하면서 북향집의 단점을 보완한 설계가 나왔다. 실내는 크게 거실과 주방, 서재와 마루, 침실로 나뉘어져 있다.
현대 한옥의 정형
지붕을 갖추어 포치(Porch)형으로 꾸민 한 평 남짓한 입구가 눈길을 끈다. 현관은 바닥에 대리석을 깔았으며, 미닫이문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도록 했다. 현대주택과 마찬가지로 외기(外氣)와 신발에서 풍기는 냄새를 차단하려는 의도에서다.
오량 천장을 한 거실 전면 누마루는 삼량 천장에 난간이 잘 어울린다. 누마루 난간에는 구름을 연상시키는 조각을 한 데다, 물안개 자욱한 날 이곳에 앉으면 마치 구름 속에서 노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거실의 상량문은 추남숙 씨의 스승인 여류 서예가 묵선 심재영 선생이 쓴 것이다. 창호는 이중으로 냈는데 외부에는 25밀리미터 우드 새시이고, 내부는 햄록으로 만든 세살창이다. 거실 후면 주방 겸 식당은 다용도실로 통하는데 아일랜드형 가구로 현대식으로 꾸몄다.
건축주는 거실과 별도로 남과 북이 통하도록 서재와 마루를 연결하여 배치한 공간을 가장 맘에 들어한다. 서재 전면 툇마루로 통하는 문과 마루와 서재를 구분하는 문, 마루에서 후면 툇마루로 나가는 문을 일직선상에 같은 크기의 미닫이문으로 냈다. 공간 활용은 물론이려니와 여름철 세 개의 문을 모두 열면 맞바람이 들이쳐 전통 한옥의 대청마루처럼 서늘함이 느껴진다. 서재 벽에 기대어 앉으면 시원스레 굽이쳐 감도는 물줄기가 바라보인다.
파우더-룸과 부부 전용 욕실이 딸린 안방은 서재와 연계된 내실로, 현대식 한옥의 맛을 잘 살려낸 곳이다. 구들 난방과 일반 난방이 가능한 공간으로, 프라이버시를 위해 창문 밑에는 툇마루 대신 자갈을 깔아 놓았다.
행인흙건축의 이동일 대표는 이 주택은 현대 한옥의 정형이라고 말한다.
“외형에서 느껴지는 전통 한옥의 기품과 내부에서 느껴지는 현대적인 공간 구성, 구들방과 누마루 등 전통적 정서를 계승하고, 흙집의 기능을 잘 살려낸 현대 한옥의 정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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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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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부담 줄고, 전원의 여유 만끽-포천 43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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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북구 번동에 사업장을 둔 건축주 이상만 씨는 수도권 북부지역에서 전원주택지를 물색하던 중 경기도 포천의 고모리 카페촌 인근에 자리한 부지를 구입했다. 카페촌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주변의 숲과 한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사업장까지는 27킬로미터 거리로 출·퇴근하기에 부담 없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2004년 11월 토목공사를 직접 진행하고, 각종 건축박람회를 통해 알아 놓은 시공, 자재 업체를 활용해 2005년 6월에 43평 복층 목조주택을 완성했다. 1층은 부부만의 공간으로 배치하고, 2층은 가족실과 자녀들이 쓰는 방을 드렸다. 1층의 거실 천장을 2층까지 높여 개방감을 주었고, 유리 블록을 사용한 2층 난간에서는 고모리 저수지의 풍경은 물론, 집 안 깊숙이 자연광을 받고 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
·부 지 면 적 : 600평
·연 면 적 : 43.26평 (1층 - 29.48평, 2층 - 13.78평)
·건 축 형 태 : 2층 경량 목조주택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재 : 천연페인트, 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천연페인트, 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5년 4월 ~ 2005년 6월
·건 축 비 용 : 평당 320만 원
시 공 : 우드선 031-573-1220 www.woodsun.co.kr
전원으로 이주를 결정한 후, 입주까지 3년 걸린 이상만 씨. 건축 용어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가족의 보금자리를 짓는다고 생각하니, 준비하고 알아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인과 함께 여러 건축박람회를 찾아다니면서 수많은 업체들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건축’ 분야는 더 이상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았다고. 거실 서랍장에서 두툼한 스크랩북을 꺼내 보여주면서 이상만 씨의 설명은 이어졌다.
“무엇보다 가족들 마음에 드는 집은 기본이죠.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방문해서 집주인과 얘기도 나누곤 했지요. 사진을 찍어서 보관한 것은 물론이고요. 지붕에 창을 낸 집을 모델로 했는데, 우리 집 설계하고는 어울리지 않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촬영한 사진은 물론, 각종 공사비에 들어간 비용을 모두 기록해 놓은 내역을 보니 꼼꼼한 손길이 그대로 느껴진다.
건축주의 선택이 곳곳에
건축박람회에서 우드선과 맺은 인연은 이상만 씨 가족이 전원생활을 시작하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됐다. 3개월간 시공을 한 우드선의 원유상 실장은 집을 짓기 전, 모형을 제작해 건축주의 이해를 도왔다. 건축 구조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춘 건축주라도, 건축 전반을 한 자리에서 설명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한 점 때문에 시공할 집과 똑같은 모형을 만들어 세부적으로 설명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원유상 실장.
“건축주가 건축박람회를 많이 다녔기에 자재 정보에 무척이나 밝은 편이었죠. 설계도면에 따라 외벽은 2″×6″, 내벽은 2″×4″ 구조재를 사용했습니다. 그 외에 바닥에 수맥 차단제를 깐다거나 문틀의 소재 등은 건축주가 직접 주문하고, 시공한 부분입니다. 건축주와 시공자, 기술 문제 이 삼박자가 잘 맞아야 좋은 집이 탄생하는데, 그런 면에서 건축주와 함께 진행한 이번 공사는 삼박자가 잘 맞은 경우이지요.”
나무에서 호수까지 한눈에
16평의 널찍한 덱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서면, 2.4미터에서 5미터까지 경사를 이루는 거실 천장이 눈에 띈다. 밖에서 보이는 박공지붕의 경사면을 실내에서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경사면을 살린 천장은 공간감이나 개방감을 느끼게 한다. 거실 천장의 경사면을 따라 조명을 설치하고, 그 사이에 오각형 모양의 고창을 달아 전원의 운치를 더했다. 또한 전면창을 통해 정원은 물론, 집 주변의 푸른 자연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상만 씨의 자랑이다. 이것으로 집 자랑이 끝난 것은 아니다. 2층 가족실에 오르면 푸른 정원 위에 또 하나의 선물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잔잔한 물결 위에 반짝이는 햇살이 살며시 내려앉은 고모리 저수지의 풍경이 그것이다.
이 집은 고모리 카페촌을 한참 지난 곳에 자리하고 있어, 주변의 소음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인근 광릉수목원 때문인지 맑은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든다고.
부부의 공간을 중심으로
1층 마스터-존에는 안방과 안방 욕실, 파우더-룸을 두고, 거실과 게스트용 화장실, 주방,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거실에서 안방으로 이어지는 입구에 작은 파우더-룸을 만들고, 안방에는 붙박이장을 설치해 편리성을 더했다. 주방은 일자형으로 식당을 겸하고 있으며, 주방 가구 외에도 많은 물건을 보관하도록 다용도실을 두었다.
현관과 마주한 계단을 오르면, 2층에 자녀들을 위한 방 2개와 화장실, 가족실이 자리한다. 고모리 저수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가족실에 운동기구를 들이고, 짬짬이 운동시간을 갖는다는 이상만 씨. 그는 2층 가족실의 손잡이도 계단 부와 같은 소재를 사용하려 했지만, 후에 새로 생길 손자손녀들에 대한 배려라고나 할까. 난간 사이로 아이들이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유리 블록을 이용했다.
미래의 가족까지 생각한 그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이 집의 포인트가 됐다. 가족실에까지 거실 전면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2층에는 다락방의 정취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거실의 고창과 자녀방 한쪽에 마련한 벽장이 그렇다. 지붕의 경사면을 그대로 살려 만든 벽장은 동화책에서 본 듯한 다락방 풍경이 떠오른다. 이러한 분위기는 거실의 아늑한 오각형 고창에서도 느껴진다.
자투리 자재까지 알뜰하게
이상만 씨의 부인은 자재를 담았던 플라스틱 통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하고, 그는 자투리 자재를 이용하는 집 곳곳을 알뜰하게 꾸몄다.
덱 모서리의 벤치와 티-테이블 외에 정원 한쪽의 휴식공간이 눈에 띈다. 집을 짓고 남은 목재를 이용해 두 평 남짓으로 만든 아담한 공간으로, 빨간색 파라솔과 정원의 짙은 초록잎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원에서 생활한다고 하면, 대개 넓은 정원에서 가족이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나이가 지긋한 세대에게는 정원 못지 않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텃밭 가꾸는 재미다. 이상만 씨 부부도 매일 자라면서 모습이 변하는 갖가지 야채를 가꾸고 거두는 재미에 푹 빠졌단다.
“얼마 전에는 열무를 한 줄 심었는데, 벌레가 많이 꾀어 실패하고는 흙을 완전히 엎어 버렸지요. 무공해라고는 하지만, 최소한의 필요한 농약은 쳐줘야 한다는 걸 알았죠.”
고추, 오이, 가지, 방울토마토, 참외 등 갖가지 야채와 과일까지, 처음 경험해 보는 텃밭 가꾸기지만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田
글·사진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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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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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삼림욕을 즐긴다, 부산 70평 복층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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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을 바라보는 한적한 농촌에 자리한 7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사방이 논밭과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평야에 우뚝 선 주택이라 위풍이 넘친다. 미국식 경량 목구조에다 우리의 전통 대들보 서까래 구조를 접목하고, 건강성과 미관성, 실용성을 강조했다. 낙동강의 범람에 대비 기초벽을 지반에서 2미터 정도 띄움으로써, 습기 차단과 조망권 확보, 창고 공간을 갖추었다. 외벽을 흰색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침실 부분 벽체를 삼면으로 돌출시켜 그 사이에 창을 내고 시더 베벨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줬다. 이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목재만으로 실내를 마감해 집 안에서 삼림욕 효과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건축정보
·위 치 : 부산광역시 강서구 식만동
·부 지 면 적 : 800평
·대 지 면 적 : 245평
·건 축 면 적 : 42평
·연 면 적 : 70평(1층 42평, 2층 28평)
·건 축 형 태 : 2층 경량 목조주택 (대들보 서까래 구조)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시더 베벨 사이딩
·내벽마감재 : 원목 루바, 원목 몰딩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이중 그림자)
·천 장 재 : 대들보, 서까래 노출+루바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상수도
설계·시공 : 상림건설(주) 상림목조주택 055-324-0488 www.sanglimh.com
질펀한 농토를 시원스레 헤집고 흐르는 낙동강 하구와 접한 부산시 강서구 식만동 중사도마을. 노관우(54세)·김정희(53세) 부부가 2004년 12월 이곳 낙동강을 바라보는 터에 연면적 7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을 지었다. 사방이 논밭과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호젓하기 이를 데 없는 평지형 농촌마을에 앉혀진 위풍 넘치는 주택이라 멀리에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건축주 부부는 여느 전원생활자들과 달리 전원행의 첫 단추 격인 부지 마련에 따르는 수고를 덜었다. 김해군청 공무원이던 노관우 씨의 부친이 48년 전에 지금의 땅 800평을 장만했기 때문이다. 그는 공무원 관사(官舍)에서 살다가, 이곳에 기와집을 짓고 이주하던 때를 이렇게 회고한다.
“아마 초등학교 4학년 때였을 거예요. 선친(先親)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농사를 짓겠다며 이곳으로 이주했지요. 낡은 초가집이 딸려 있었는데 헐어 내고, 그 자리에 기와집 세 채를 지었지요. 그때는 섬이라 건축 자재를 배로 실어 날라야만 했어요. 당시 기와집과 정원이 예쁘다고 가락 일대에 소문이 파다하게 나서 많은 사람이 구경을 왔지요. 지금 돌이켜 보니, 부친은 그때 이미 전원생활을 즐겼던 거지요.”
이곳 중사도마을은, 지명에서 짐작하듯이 낙동강 한 가운데 모래가 쌓여서 만들어진 섬이다. 예전에는 ‘딴치’라고 불렀으나 일제강점기 때 중사도로 바뀌었다. 똑딱선으로 왕래하다가, 1985년 새마을사업으로 시만마을과 연결되는 교량이 건설되면서 육지화됐다.
지금의 경량 목조주택은 기와집 세 채가 있던 245평 대지에 건축면적 45평으로 지어졌다. 건축주 부부는 8년 전 기와집 두 채가 화재로 소실된 후, 아래채를 수리해서 살았다. 하지만 습기가 차서 벽에 곰팡이가 슬어 여간 불편하지 않았기에 새 집을 지으려 했다고.
“그때까지만 해도 경량 목조주택이 있는지조차 몰랐기에 경량 철골조에 샌드위치 패널로 집을 지으려고 했지요. 그러자 집도 운 때가 맞아야 짓는다는 주위의 만류로, 나이 쉬흔셋이 되기만을 기다렸지요. 그러는 동안 화성 씨랜드 화재 사건으로 샌드위치 패널이 불에 취약하다는 걸 알고는 철근콘크리트주택을 생각했는데 이번엔 시멘트 독(毒)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지요. 가족을 위해 주택을 쉽게 지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집 짓기 2년 전부터 월간 《전원주택라이프》를 구독했지요. 그러면서 경량 목조주택과 상림건설을 알게 됐고, 지금 이렇게 살기에 편안하고 보기에 아름다운 집을 지었으니… 운 때가 맞기를 기다린 보람이 있나 봅니다.”
건강, 미관, 실용, 삼박자 갖춘 집
건축주 부부는 본지(本誌)를 보고, 집에서 20여 분 거리인 김해시 전하동에 위치한 상림건설을 방문했다. 첫 상담에서 경량 목조주택의 구조적 특징과 시공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데에 호감을 가졌다고.
“상림건설에 설계·시공을 맡긴 이유는, 정통 미국식 경량 목구조에다 우리의 전통 대들보 서까래 구조를 접목시켰기 때문이지요. 기와집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게 하면서 건강성과 미관성, 실용성을 두루 갖췄더군요. 무엇보다 시공한 양산, 울산, 진해 등지의 주택을 네댓 채 방문했는데, 건축주 모두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에 믿음이 갔지요.”
설계 협의 시에는 강물의 범람과 습기를 염려했다고 한다. 집터가 천정천(天井川)인 낙동강 하류라 기와집에 살 때, 강물이 두 차례 앞마당까지 범람했으며, 실내에 습기가 차서 고생했던 기억 때문이다. 이에 상림건설(주)의 박재환 기획실장은, 1층 바닥을 제방 높이만큼 지반에서 띄우자는 제안을 했다고.
“예전과 달리 지금은 낙동강 하구에 제방이 쌓여 있어 범람에 대한 문제는 줄었지요. 그렇지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해야 할 집에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갖고 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기초벽을 제방에 맞추어 2미터 높이로 띄우자고 제안했지요. 습기를 완벽히 차단해 구조체를 보호하면서 집 안을 쾌적하게 하고, 보다 나은 조망권을 확보하고, 또한 그만큼의 공간이 생겨 창고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지요.”
상림건설(주)는 마음을 담아 집을 짓는다며, 그 결과에 만족스러워하는 건축주 부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습기가 전혀 없어 집 안이 뽀송뽀송한 게 쾌적하기 이를 데 없어요. 2500평의 논농사와 3000평의 밭농사를 짓기에 각종 농기구를 보관할 창고가 필요했는데, 덤으로 창고까지 얻었지요. 또한 주택 뒷면을 제외하고 삼면에 덱을 널찍하게 냄으로써, 그 밑에다 자주 사용하면서 비를 맞춰도 되는 농기구들을 보관하게 됐지요.”
동선과 프라이버시 강조한 집
이 주택은 넓은 정원 가득 잔디가 파릇파릇하게 깔린 데다 지면에서 높이 띄워 집을 앉힘으로써 성채(城砦)를 연상케 한다. 외부 마감재를 보면, 물매 가파른 박공(맞배)지붕에는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슁글을 얹었으며, 벽에는 흰색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침실 부분 벽체를 삼면으로 돌출시켜 그 사이에 창을 내고 시더 베벨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줬다. 특히 9미터짜리 구조용 목재(10″×10″)를 한번에 세운 포치형 현관은, 이 주택을 더욱 웅장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건축주 부부는 처음 50평을 생각했으나, 원하는 공간을 구획할 수 없어 20평을 더 넓혔다고.
“1층은 우리 부부가 사용하고, 2층은 자식들만의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1층의 경우 농사를 짓다 보니 주방이 지저분해지기 쉬우므로 다용도실에 신경을 많이 썼지요. 또한 작업실 겸 손님을 위한 방과 제사 용품을 보관할 수납실도 필요했고요. 2층에는 아들 방과 서재 그리고 시집 간 딸이 왔을 때 편히 사용할 방 등을 넣다 보니 면적이 늘어났지요.”
그렇게 해서 1층에는 계단실과 마주보는 현관을 기준으로 우측에는 거실과 주방 겸 식당 그리고 덱과 통하는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좌측에는 드레스-룸과 부부 욕실이 딸린 침실, 욕실, 작업실 겸 게스트 룸으로 배치했다. 우측 공용공간은 동선(動線)을, 좌측 사적공간은 프라이버시를 고려했음을 알 수 있다. 아일랜드형 주방 가구로 꾸민 주방의 경우, 입구를 부분 개방하여 거실에서 식탁이나 싱크볼과 쿡탑이 보이지 않게 했다. 좌측 사적공간의 경우, 중문을 설치한 현관이나 거실에서 각 실의 출입구가 보이지 않는다.
2층에는 복도식으로 작은 거실과 두 개의 침실, 욕실, 수납실을 배치했다. 그리고 1층 주방 겸 식당 위에 뻐꾸기창을 낸 다락방을 드려 서재로 사용하도록 했다. 보와 서까래를 노출시킨 거실 천장의 경사면이 2층 거실 앞까지 이어져 개방감이 느껴진다. 여기에 채광과 조망을 고려해 동쪽에는 고창을, 남쪽에는 발코니를 냄으로써 분위기가 한결 밝고 화사하다.
이 주택의 벽체는 경량 목구조로 샛기둥 사이에 인슐레이션(R-30)을 넣고 내벽은 MG 보드, 루바 순으로, 외벽은 OSB, 타이벡, 시멘트 사이딩 순으로 마감했다.
무엇보다 목재만으로 실내를 마감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물 사용이 많은 욕실과 주방 벽체 일부, 다용도실을 제외하고 모두 레드 파인(Red Fine) 루바로, 대들보는 길이 6미터 더글러스 퍼(Douglas Fir)로, 몰딩재는 스프루스(Spruce)로 마감했다. 경량 목조주택에 사용하는 대표적 외국산 소나무들인데 세월이 흐를수록 색이 균형을 이루면서 진가를 발휘한다.
집 안에서 마치 삼림욕을 즐기는 느낌이라는 건축주 부부.
“무더운 날, 농사일을 하다가 집에 들어오면 조습 기능이 뛰어나서 그런지 상쾌해요. 소나무 특유의 나무 냄새와 아름다운 나뭇결은, 마치 삼림욕장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요. 집을 짓고 나니 사람들이 목조주택을 선호하는 까닭을 알겠더군요.” 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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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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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 '서동요' 촬영장에서 찬란한 백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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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충화면 가화리 SBS 드라마 오픈 세트장 완공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논과 담배밭이었던 가화 저수지 주변은 그동안 기초 공사가 끝나고 넓은 터로 닦여져 고풍스러운 옛 건축물들이 세워지고 있다. 그냥 그대로 두었으면 자연미는 있을지언정 지성미는 겸비하지 못한 어딘가 부족한 미인처럼 남아 있었을 땅이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다시 태어나고 있다.
현존하는 건물도 없고 참조할 문헌도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외에는 없는 상황에서 천년 전 삼국시대의 건물을 재현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유난히 더운 여름 날씨와 잦은 비로 인해 공사가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백제궁의 골격이 웅장하게 완성되어 가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문자의 기록과 유물이 많이 남아 있는 시대의 역사는 재현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백제, 신라, 고구려 삼국시대의 역사는 기록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당시의 일본과 중국 등 주변 국가의 기록까지 참조해서 유추해낼 수밖에 없다고 한다. 드라마 ‘서동요’ 오픈 세트장 역시 그런 절차를 통해 설계도가 완성되었다.
그런 식으로 복원한 건물이 부여의 ‘정림사지 역사관’ 건물인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일본의 사찰 건물을 모방한 것 같다고 불평을 한다. 그것은 우리 정서에 뿌리박힌 일본에 대한 거부감 때문일 것이다. 일본이 백제로부터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천년의 세월이 흐른 21세기에 역으로 일본의 전통 건축물에 밴 백제의 흔적을 찾아내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무조건 거부감이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는 9월 ‘서동요’ 드라마가 방영이 되면 시청자들은 최초로 백제 시대 궁궐을 재현해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주고 세트장의 건물들이 일본풍이 아니라 백제의 원래 모습을 일본 건축물에서 찾아 온 것임을 숙지해야 할 것이다.
드라마 서동요는 백제 무왕이 된 서동과 신라 선화 공주의 사랑이야기가 근간이 되겠지만 백제의 수준 높은 과학기술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연구소라고 할 수 있는 ‘태학사’를 짓는데 한층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자들이 모여 사는 마을인 ‘하늘채 마을’은 지붕을 너와로 올린 것이 가화저수지 풍광과 잘 어울려 정말 멋진 그림으로 지어지고 있다. 다른 촬영장과 달리 ‘서동요’ 오픈 세트장은 한번의 촬영을 위한 건물로 짓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앞으로 5년 동안은 촬영을 계속해도 문제가 없도록 튼튼하게 짓고 있다.
부여에 드라마 오픈 세트장 설치가 결정된 이후에 부안에 있는 이순신 촬영장에 서둘러 다녀왔었다. 마침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물결이 파도가 밀려오듯 계속되는 것이 과연 인기 드라마의 촬영지임을 실감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촬영장이 부안에서도 4곳으로 분산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집중도를 높이기가 어려웠고 가는 곳마다 ‘부안’을 알릴 수 있는 특별한 장치와 부대시설이 부족해서 불편한 점이 있었다. 방송에서 본 것보다 훨씬 보잘 것 없는 거북선이 떠 있는 채석강 관광지에 집중된 음식점들 역시 전라도의 맛을 느낄 수 없는 비슷한 메뉴들이 대부분이었고, 우리 일행이 들어갔던 음식점에서는 ‘뜨내기 관광객용’ 성의 없는 밑반찬(단무지, 콩나물 무침, 오뎅 볶음 등)이 첫 번째 실망을 안겨주었다.
부안의 촬영장에 대해서 소문에 비해 기대치를 높게 잡았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 눈에 안 찰 수도 있다. 하지만 부여 사람들이 가화리 오픈 세트장에 걸고 있는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부안의 경우를 눈여겨봐야 한다.
이미 부안은 격포와 채석강의 절경으로 이름이 난 곳이라는 기본 점수를 얻고 촬영장이 세워졌지만 부여의 가화리는 그야말로 동네 사람들만 알아주는 오지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가화리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는 물론 부여에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유적들도 많이 있고 유명한 음식점들도 많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좀 더 편리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한다. 불행하게도 가화리 세트장은 서천군과 경계되는 지점에 있고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서천은 서해안 시대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가화리 세트장을 보러 왔던 관광객들이 부여군의 관광 서비스가 부실하다고 느끼면 서천군 쪽으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부여군이 부안의 이순신 촬영지 같은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은 드라마가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어야 하겠지만 부여군의 준비된
마케팅도 필요하다.
개발을 통한 관광객 끌어들이기 전략보다도 서동요 촬영장이 들어선 곳은 전형적인 농촌이며 때 묻지 않은 인심이 아직도 살아 있는 곳이라는 장점을 살리는 마케팅이 우선됐으면 한다. 그리고 ‘서동요’ 촬영장은 관광지마다 판치는 상업성보다 시골 마을의 정서를 충분히 느껴볼 수 있고 백제의 찬란했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서동요’ 촬영장에서는 그냥 둘러보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는 ‘서동요’라는 백제의 4줄짜리 가요를 이해하고 직접 배워서 불러 볼 수 있게 하는 체험 행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부여’라는 지명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백제의 옛 수도라는 것, 정림사지, 최근에는 금동대향로 등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화유산만 가지고는 요즘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는데 이제는 부여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백제의 옛 모습을 드라마 ‘서동요’세트장에서 만나 보게 될 것이다.
다음 주에는 부여의 세트장에서 주연 배우와 보도진, 스탭들을 초청해서 직접 제작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드라마 '서동요'의 성공으로 가화리 오픈 세트장이 부여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글 오수향(ocho2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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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