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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푸른정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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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정원에 꼭꼭 숨었던 싹들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다. 꽁꽁 얼어붙은 땅이 녹으면서 살포시 모습을 드러낸 연녹색의 싹이 우리를 얼마나 흥분시키는지는 정원을 가져 본 사람만이 누리는 기쁨이다. 아직 그러한 재미와 자연이 주는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전원주택에서 만나는 마당의 비밀 속으로 들어가 봄을 맘껏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원이 안겨 주는 재미와 흥분에 빠지려면, 그 전에 정원 계획부터 차분하게 세워야 한다. 혹시 정원 계획은 전문가만 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미루지는 않았는지? 전문가의 손에만 의지하려고 든다면 나만의 정원 만들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면 계획을 어떻게 세우는 것이 좋을까? 그 계획을 어떻게 마당으로 옮길까? 이 달에는 나만의 정원을 함께 계획하면서 유익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정원 계획의 접근 과정은 크게 △부지 조건 살피기 △주택과의 관계 생각하기 △마당의 특징 보기 △테마 정하기 △정원 누리기로 나눌 수 있다.
부지 조건 살피기
부지가 지닌 조건을 살펴보자. 정원은 자연과 함께 숨쉬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햇빛, 바람 그리고 비가 충분히 내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부지라야 좋다.
햇빛 : 햇빛은 정원수가 자라는 데에 중요한 조건이다. 햇빛의 양에 따라 나무들의 모양은 물론 결실을 맺는 열매들의 빛깔도 달라진다. 햇빛은 정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정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따사롭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혹, 앞집에 가려 햇빛이 드는 시간이 짧다면, 잔디는 자라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물론 월동(越冬)을 하는 각종 식물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바람 : 바람이 충분히 드나드는지 살펴보자. 햇빛이 잘 드는 부지의 경우에는 대개 바람 역시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 바람을 가로막는 시설물이 있다면, 정원수에 각종 병충해가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부지를 선정할 때는 바람의 통로를 생각하기 바란다.
접근성 : 진입로에서 정원을 거쳐 현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쉬운지 살펴보자. 접근하기 편리한 정원 길이 갖춰져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멋진 정원 길을 만들지 생각해 보자. 일반인에게는 어려운 부분이겠지만 한번쯤 검토하는 것도 좋다.부지 모양이 반듯한 정사각형이거나, 별 특징이 없다면 재미난 정원으로 만드는 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정원으로 적합한 부지는 조금이나마 변화를 갖춘 곳이라야 좋다. 현재의 부지가 특이한 형태를 갖췄다면, 구역별로 테마 공간을 만들 수 있다.지금부터 이러한 조건들을 고려하면서 나만의 멋진 정원을 만들어 보자.
주택과의 관계 생각하기
전원주택단지를 찾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주택들은 한결같이 아름다운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원을 갖추어 놓은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주택 시공 마무리 단계에서 정원 공사를 해서 그런지 대부분 잔디를 깔고 소나무 몇 그루만 심어 놓았을 뿐이다. 마치 양장(洋裝)을 멋들어지게 차려 입고는 고무신을 신고 외출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외형과 인테리어에만 치중한 채 정작 집의 멋과 기능을 한층 이끌어내는 정원은 배려하지 않는다. 정원이 전원주택의 화룡점정(畵龍點睛)임에도 불구하고…….
건물과 정원은 그 공간을 함께 구성해야 한다. 전원에 집을 짓는 것은, 사실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지내고자 하는 욕구들로 이루어진 결실이다. 따라서 정원을 구성할 때는 그러한 특징과 더불어 편리성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주택의 포인트 부분을 정원수로 가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정원수를 선택할 때에는 주택의 마감 방식과 외장재의 종류, 색상 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울러 편리성과 멋도 빼놓을 수 없다. 주택과 정원을 잇는 전이 공간인 덱은 건축물이면서 정원 구조물에 속한다. 덱에서는 여러 가지 활동이 이루어지는 편리한 공간이지만, 정원의 멋도 한껏 자아내 전원의 운치를 고조시킨다. 주택이 직사각형이라면 덱은 조금이나마 변화 있게 설계해 보자. 물론 색상 선택도 중요한 항목이다.이처럼 주택과 정원의 관계는 편리함과 아름다움이 함께 하므로 세심하게 계획해 보자.
우리 마당의 특징 - 경관과 위치
우리 집 마당의 특징은 무엇이고, 마당에서 무엇이 보이는지 관심을 갖자. 하늘이 어떻게 보이는지, 강물이 보이는지, 먼 산봉우리가 몇 개나 보이는지, 길은 보이는지 하는 주변 경관을 살펴보자.
어디에서 어떤 경관이 보이는지에 따라서 정원의 형태가 달라진다. 하늘을 머리에 인 산을 배경으로, 앞으로 물이 보이는 위치라면 누구나 말하는 명당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어디 그런 땅을 만난다는 것이 돈만 갖고 되는 일이겠는가? 어쨌든 정원 부지의 주변 경관은 중요하다.
정원 부지의 위치적 특징을 살펴보자. 차도보다 마당이 낮거나 높은지, 주변에 많이 노출되지는 않았는지, 정원수로 적당한 수종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살펴보자.주택과 정원 부지가 차도보다 높다면 정원이 많이 노출되더라도 주변과 만나는 요소들이 없기에 개방적 형태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차도보다 낮거나, 같은 위치에 있다면 조금은 폐쇄적 형태를 가질 수도 있다. 차도 옆에 바짝 붙은 정원이라면, 정원 활동에 제한을 받아 불편함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때는 차도에서의 시선을 가려 줄 적절한 시설물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가리는 데에만 너무 치중하다 보면, 오히려 답답하고 갇힌 듯한 느낌의 정원이 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이처럼 경관 및 위치적 특징을 나열하며 정원의 형태를 구성하다 보면 빼어난 정원 설계도를 만들 수 있다.
정원의 테마 정하기
우리 집 정원에 알맞은 테마는 무엇인가? 아름다움보다는 가족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정하는 편이 더 맞겠다. 하지만 어떤 테마든지 보기 좋은 것을 들여오는 과정이 수월치만은 않다. 아무리 좋은 테마라고 할지라도 정원 부지가 갖는 경관과 위치적 특징을 배려해 선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자칫 못난 정원이 될 수 있다. 즉, 공간의 특징을 살펴 테마를 선정해야 한다.
테마를 선정했다면, 여기에 사용할 소재를 다양하게 알아보자. 하나의 소재를 좀더 가공해서 사용하면 우리 정원만의 테마로 자리한다. 하지만 멋진 테마라고 할지라도 소재나 그 크기의 선택을 못하면 정원과 어울리지 않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원 누리기
이제 이런 정원을 어떻게 누릴지를 알아보자.좋은 계획과 설계 그리고 설치를 끝내면, 이제 정원 안에 들어가 맘껏 누리는 일만 남아 있다. 정원을 누리고 사용하는 데에 딱히 정해진 방법이 있겠는가? 하지만 정원을 갖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좀더 활짝 열자. 즉 자연에 안겨 자연과 하나가 되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삶의 모양들도 함께 가꾸어 나가는 일이 일어났으면 한다. 물론 이 과정들은 정원 안에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정원을 이용하면서 서서히 변해 가는 삶 속에서 조금씩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과 더불어 정원 안에서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물 주기, 가지치기, 나무 심기, 잔디 깎기 등 여러 가지 일을 해볼 텐데… 이러한 일들은 정원에서 자연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에 작은 일부터 직접 경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원 안에 들어오는 사람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서 잔디의 면적과 들어오는 이들이 좋아할 만한 정원수를 선택하자. 정원을 좀더 재밌게 구성할 뿐만 아니라 일손까지 덜어주기 때문이다.
실제 계획하기
이제 앞에서 살펴본 계획을 실습해 보자. 백지 위에 작은 마당을 그리고, 그 위에 정원의 밑그림을 그려보자. 마당과 건물의 테두리를 그리고 적절한 배치를 생각하면서 마당 공간을 크게 나누어 보자. 나누어진 공간마다 적당한 구조물과 나무를 그리고, 길을 계획해 나가면 대략적인 설계가 끝난다.
옆의 도면처럼 주택의 외곽 선이 복잡하고, 정원의 테두리가 다양하다면 정원 만들기가 다소 까다로울 수 있다. 하지만 넓은 공간을 나눌 수 있기에 각각의 공간마다 특징 있는 모양으로 계획할 수 있다. 이렇게 계획한 각각의 모양들이 모여 전체가 하나의 정원으로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소재와 모양은 너무 좋은데, 정작 한데 모였을 때 어울리지 못한다면 좋지 못한 설계와 시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선 어느 곳에 휴식 공간을 만들지 고민해 보자. 건물과 멀리 떨어진 곳인지, 휴식공간에서 어떤 경관이 보이는지 그리고 휴식공간에는 몇 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자. 휴식공간의 소재에 따라 이용 횟수가 달라지므로 좀더 자연스런 소재들을 선택해 편리한 구조로 만드는 것이 좋다. 휴식공간까지 걸어가는 거리도 생각하자. 실내에 있다 보면, 멀리 떨어진 공간까지 간다는 것이 쉽지 않기에 좀더 가까이에서 있어야 자주 그리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제 휴식공간 주변 어디에 멋스런 구조물이나 경관을 만들지 고민해 보자. 담을 따라 수조가 길게 늘어져 있다면, 그 지루함을 피할 수 있고 천천히 흐르는 물이 넉넉한 자연의 흐름을 보여주기에 좋은 설계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가 있다.경관 몇 개를 만들어야 하는데, 크기가 다르고 주로 보여 주고 싶은 것을 좀더 강조하면 좋다. 경관은 구조물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원수로도 표현할 수 있다.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정원의 주제가 되기도 하고, 배롱나무 한 그루가 여름철 긴 시간 화려한 정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경관 연출이 가능하다. 물론 큰 구조물과 정원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키작은 야생화도 무리로 식재하면 작지만 한 계절 화려한 그림을 만들어 낸다.
다음으로 정원에서의 길을 살펴보자. 정원 길을 어떤 소재로 만드느냐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이 달라진다. 왜냐하면 정원 전체 면적 중 정원 길이 차지하는 면적이나 드러나는 부분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정원을 오고갈 때의 느낌은 언제나 반복적이기에 잘 선택해야 한다. 이런 정원 길도 좀더 재미난 풍경을 보도록 표현할 수 있으니 계획을 잘 세워 보자.경관과 구조물들의 배치와 정원수뿐만 아니라 작은 꽃까지 선택하고 정원 길까지 자리를 확정하면 설계는 어느 정도 끝이 난다. 계획과 설계가 간단해 보이지만 많은 사전 정보가 필요하다. 그리고 전문가들에게 한번쯤 검토를 받는다면 좋은 정원으로 만들 수 있다.중요한 것 한 가지! 멋진 계획은 멋진 정원으로 이어지지만, 거기에는 투자 금액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알찬 계획으로 멋진 봄을 준비해 보자.田
글 이성현<푸르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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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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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설계 접근] CASE-V 노일강변 예쁜집으로 통하는 티라미스(Tiramisu)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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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일강변 예쁜집으로 통하는
티라미스(Tiramisu)펜션
·위 치 :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
·대 지 면 적 : 425평
·연 면 적 : 79평(관리동 42평+객실동 37평)
·외 부 마 감 : 벽돌+목재사이딩+시멘트사이딩
·지 붕 마 감 : 아스팔트 슁글
·건 축 비 용 : 평당 400만 원
·홈 페 이 지 : (033)434-7930, www.tiramisu.co.kr
다음카페 ‘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http://cafe.daum.net/greenho using)’ 회원인 큰딸의 소개로 찾았다는 티라미스펜션의 펜션지기 부부. 펜션은 정년퇴직 후 전원에서 노후를 즐기고 더불어 게스트-룸을 찾은 방문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적적함을 달래고 싶어 시작했다. 2000년부터 지인의 소개로 홍천 일대를 둘러보던 중 2003년 근거리에 대명스키장 등의 생활편의 시설이 위치해 있고, 노일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땅을 구입했다.
이 부지는 노일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위치해 마치 섬마을 찾아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일까 왠지 높은 현대식 건물은 쌩뚱 맞아 보일 것 같고, 지표면에 낮게 깔려 있어 자연의 일원으로 세워지는 건물이어야 할 것 같았다.
건축주 부부는 돈 욕심 없이 전원생활을 즐기며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했고, 그 무엇보다 관리가 용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이유로 단층 건물로 객실은 3개로 한정하고 별채로 관리동을 계획했다.
티라미스펜션의 설계·시공단계에서는 안주인과 큰딸이 함께 참여했다. 바깥주인은 손주들을 돌보는 역할을 담당했다. 한 계획안을 갖고서 개방적 성향의 안주인과 보수적 성향의 큰딸이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건축주가 생각하고 느끼는 여러 이야기를 듣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설계 단계에서부터 정말 재밌었다.
첫 설계 과정에서는 없던 관리동 다락방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사랑하는 외손주들을 위한 공간으로 공사 중 추가시켰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집에 놀러왔을 때 자연 속에서 뛰놀기도 하고, 외손주들만의 아지트 공간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설계·시공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자, 그동안 외손주들하고 시간을 보냈던 바깥주인이 직접 조경공사를 담당했다. 나무도 심고 흰 자갈도 깔고……. 설계·시공 단계에서도 어렴풋하게 눈치챘지만, 이곳 펜션지기들은 반드시 깔끔하고 정리 정돈된 모습으로 손님을 맞아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카락 하나도 직접 주워 버렸다. 또한 관리동과 객실동 사이에 커뮤니티-홀을 위치시켜 펜션을 이용하는 손님뿐 아니라 노일강변을 지나가는 사람까지도 놀러와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사랑방으로 공개했다.田
글 김현진
02)592-0494, 다음카페 ‘최길찬의 전원주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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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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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설계 접근] CASE-IV 부유함보다는 행복한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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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함보다는 행복한 삶을 위하여
홍천 오렌지페코 펜션
·위 치 :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와동리
·대 지 면 적 : 200평
·연 면 적 : 62평
·외 부 마 감 : 드라이비트+목재사이딩
·지 붕 마 감 : 아스팔트 슁글
·홈 페 이 지 : (033)434-4013, www.orangepk.com
“강원도 홍천에 펜션을 설계하려고 하는데 상담이 가능할까요?” 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조금은 앳된 목소리의 여성이 건축주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항상 그렇듯 부모를 대신해 자녀들이 상담전화를 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로부터 얼마 후 강원도 홍천읍에서도 승용차로 10여 분을 들어가야 하는, 어찌 보면 펜션보다는 전원주택지로 더 적합한 곳에다 젊은 신혼부부가 펜션을 짓겠다며 설계·시공을 의뢰해 왔단 말을 들었다. 그후 건축주와 지속적으로 만나 이곳은 펜션부지로 부적당하다고 여러 차례 설득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지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고 철저하며 신세대 감각에 맞는 마케팅 전략으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예약을 해야만 이용이 가능한 상태다.
설계 상담을 할 때 자신들을 ‘빈대가족’이라고 소개했던 홍천 오렌지페코 펜션지기들은 정말 명확하고 구체적인 계획 하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위치(삼성전자 입사동기 사내커플)에서 젊은 나이에 시골행을 선택했다.
이들 부부는 시골로 내려간 이유를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삶의 여유를 찾고, 가족 공동체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식주에 있어서는, 의-소박하고 편안한 옷차림으로 간단한 것은 직접 만들어 보고, 식-되도록 자급자족하며 인스턴트식품은 자제하고, 주-자연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고 어울림을 이끄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홍천에서의 생활은 다음 번 집 지을 때까지라며, 더욱이 빈대가족의 시골생활은 먹고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홍천 오렌지페코 펜션 부지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전면에는 낮고 좁은 진입로와 밭이 있고, 후면에는 경사지를 따라 몇 채의 집이 있는 열악한 조건이었다. 그렇기에 펜션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그 어떤 요소도 갖추지 못한 부지였다.
평면 계획을 보면 1층은 관리공간으로 펜션지기의 살림집과 고객들의 커뮤니티-홀을 두었고, 2층에 4개의 객실을 두었다. 대지에 순응하는 ‘ㄱ’자 형태로 평면을 풀었다. 이는 시선을 마당으로 모으기 위해서가 아니고,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을 각 객실에서 바라보도록 한 계획이다. 즉 시선을 밖으로 퍼뜨리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오렌지페코의 주 고객층은 펜션지기와 비슷한 20대 커플과 신혼부부들이다. 이렇게 또래들로 주 고객층을 분명히 잡은 펜션지기는 선호하는 취미와 성향, 욕구 등의 분야를 미리 선별하고 시공 단계에서는 직접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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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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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설계 접근] CASE-III 큰아들 내외의 사모곡(思母曲) 안성 31평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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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 내외의 사모곡(思母曲)
안성 31평 전원주택
·위 치 :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노곡리
·대 지 면 적 : 180평
·연 면 적 : 31평
·외 부 마 감 : 시멘트사이딩+목재사이딩
·지 붕 마 감 : 아스팔트 슁글
·건 축 비 용 : 총 1억 3500만 원
(주차장, 조경공사비 포함)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아파트에서 미혼인 작은아들과 함께 사는 어머니를 위해 큰아들 내외가 지어 드린 주택이다. 큰아들은 어머니의 무료함을 달래 드리고자 전원주택 부지를 찾던 중 자신의 집에서도 20분 남짓 떨어진 거리인 데다 교통 여건도 좋고, 소일 삼아 텃밭을 일굴 수 있는 평택 안성 노곡전원마을을 만났다. 이곳에 어머니를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면서 안성 노곡리주택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이 부지는 나지막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마치 하늘과 넓은 들녘이 맞닿은 듯한 느낌을 주고, 북남향의 긴 형태로 들녘보다 높다. 그렇기에 자연에 순응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나지막한 집으로 계획했다.
배치 계획에서 북측 진입로 부분에 주 출입구를 내고, 도로와 현관 앞 후정(後庭) 역할을 하는 덱 사이에 레드파인 방부목으로 이미지 월을 설치해 동선 분리와 1차적으로 시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렇듯 등진 형태로 집터를 앉혔다. 이는 협소한 북측 진입로를 지나 집 안에 들어오면 전면에 넓은 마당은 물론 하늘과 맞닿은 들녘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한 것이다.
또한 전면에 개방감을 주면서 조망을 확보했음에도 남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홀로 사는 어머니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한 배려다. 이미지 월에는 현관문과 일직선으로 2개의 개구부를 설치해 답답함은 없앴다.
평면은 모든 공간을 하나로 모은다는 개념을 도입했다. 현관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2개의 침실과 욕실을, 우측에는 거실과 식당 겸 주방 그리고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건축주의 연령에 맞추어 거실과 덱 그리고 마당 사이의 단을 낮춰 계획했고, 핸드레일 대신 키 작은 의자를 길게 늘어뜨려 걸터앉도록 했다.
막힌 듯 뚫려 있는 주차장 한쪽 면은 집 안에서 바라볼 때, 이웃한 집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차단하는 담 아닌 담 역할을 겸하도록 계획했다.
큰아들 내외가 설계·시공을 의뢰한 후 100퍼센트 가까이 믿고 맡겨서일까. 간혹 전화로 안부를 묻게 되고, 지금도 안성 근처를 지나가게 되면 이 주택을 방문해 안부 인사를 드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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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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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설계 접근] CASE-II 가족의 정이 싹트는 집 화성 62평 전원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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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정이 싹트는 집
화성 62평 전원주택
·위 치 :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송라리
·대 지 면 적 : 300평
·연 면 적 : 62평
·외 부 마 감 : 벽돌+목재사이딩
·지 붕 마 감 : 동판각재심기+아스팔트 슁글
화성시 매송면 송라리 송라저수지 상류 우측에는 30년 이상 한옥 1채(약 30평)와 2년 된 20평 정도의 슬래브집이 있었다. 건축주는 딸부자로 알려졌는데, 중학교에 다니는 막내딸만 빼고는 네 딸 모두 출가해서 근처에서 살았다. 슬래브집은 주말주택 겸 농장일을 하려고 지은 건물이었으나, 외손주들과 어울려 주말을 보내기에는 협소하고 불편하여 부인조차 찾지 않았다.
부지 남쪽으로 저수지 위를 시원스레 달리는 고속철도가 보이고, 서쪽에는 농장을 지나 구릉이 있다. 북쪽과 동쪽에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이 감싸고 있어, 그 형상이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두 팔로 꼭 껴안은 듯한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한 사찰에서 절터로 사용하고자 매매를 요구했을 만큼 풍수지리적으로도 좋았다.
지형 조건을 살릴 수 있는 열십(十)자형 평면을 구성했고, 외벽이나 지붕의 색상을 흔한 하얀색이 아닌, 연한 황토색을 기본으로 설익은 가을의 화려하지 않은 단풍들이 갈참나무 사이로 군데군데 섞인 듯한 연한 갈색 벽돌과 황금색 아스팔트 슁글로 선택했다. 액센트로 검은색 대리석(C-블랙)과 다소 진한 듯한 오일스테인을 칠한 방부목 사이딩과 넓게 둘러싼 부드러운 동판을 사용했다.
평면 구성은 공용공간인 거실과 식당을 중심으로 배치했다. 거실과 식당 그리고 주방에서 바라보이는 주된 조망의 방향은, 저수지가 자리한 남쪽이 아니라 동남쪽에 꾸며지는 정원으로 하여 덱(Deck) 속까지 깊이 끌어들였다. 그후 다시 2층의 발코니와 서재까지 정원을 연결시켰다. 감수성이 예민한 막내딸 방을 2층 서쪽에 배치해 남쪽에 발코니를 내고 베이 윈도우를 달아서 서남쪽으로 건축주가 정성을 들여 가꾸는 농장이 한눈에 펼쳐지도록 했다.
시공 완성 단계에서 싱크대 등 가구를 건축주 부부는 큰딸과 함께 보러 다녔다. 현장에서 담배꽁초 하나하나도 직접 주워 버리고, 스틸 자재도 비가 온 후에는 물기를 말끔히 닦을 정도로 조금은 소심(?)해 보였던 건축주가 가구를 고를 때는 아내의 의견을 100퍼센트 반영했다. 이 주택은 건축주가 아내에게 선물한 것이다. 그동안 너무도 고생한 아내와 함께 자연을 벗삼아 편안한 생활을 하고 싶어서…….
열십(十)자에 담은 뜻은 이 집은 동서로 길지만, 1층 동쪽 끝 주방이나 2층 동서쪽 끝 덱 그리고 딸의 방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서로 연결돼 있다. 긴 복도를 연결하는 중간벽들에 여러 개의 창(내부 고정창 포함)을 내 서쪽의 감나무와 목련이 보이도록 시각적 동선을 직선화한 것이다. 이런 시각적 동선 처리는 남북으로도 이어져 앞마당에서 커튼-월을 통해 집 뒤 얕은 산의 진달래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러한 기법은 현관문 밖에서도 현관문의 중간에 뚫린 유리와 중문유리를 통하고, 마지막으로 공용화장실 전실을 통해 북쪽의 산이 보이도록 했다. 그 이유는 실제로 복잡한 평면이라도 시각적이지만 열십(十)자식으로 크로스시켜 집 안의 움직임을 쉽게 파악해 가족 간의 관심거리를 좁히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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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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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설계 접근] CASE-I 동심으로 일군 전원 속의 삶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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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으로 일군 전원 속의 삶과 꿈
용인 58평 전원주택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고기동
·대 지 면 적 : 200평
·연 면 적 : 58평(지하주차장 포함)
·외 부 마 감 : 벽돌+드라이비트
·지 붕 마 감 : 아스팔트 슁글
·건 축 비 용 : 총 1억 4000만 원(평당 400만 원)
건축주 부부는 유년시절 뛰놀던 뒷동산의 흙 냄새, 풀 냄새를 그리워하며 전원생활을 꿈꾸어 왔다. 이들 부부가 청계산과 바라산, 백운산, 광교산을 잇는 완만한 능선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춘 경기도 용인시 고기동에 대지를 매입하고, 설계·시공을 의뢰해 오면서 고기동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건축주는 사업체가 분당에 위치하고, 대학생인 큰딸과 고1인 작은딸의 학업으로 서울 근교인 이곳에 전원주택지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 부지는 북측에 진입로가 있고, 남향으로 10미터 정도의 고도 차가 있다. 그렇기에 북측 진입 부분에 지하주차장을 설치하고, 높은 옹벽을 쌓아서 먼 산을 바라보는 남향으로 집터를 앉혔다.
평면 계획은 사각형 모서리에 위치한 대지로 낭떠러지 위험이 있어, 남향으로 마당을 위치시켜 그곳을 향해 열린 ‘ㄱ’자 형태로 했다. 부부와 가족 공동체를 위한 공간은 1층에, 장성한 자녀들을 위한 공간은 2층에 구성했다. 1층은 그리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부부를 위한 공간과 공용공간으로 명확히 구분했다. 2층은 두 자녀의 독립 공간으로 1층의 공용공간을 한눈에 내려다보도록 했다. 평면 구성 면에서 현관 부분과 좌측 단층 공간이 외부로 살짝 돌출돼 있어, 전후좌우 어느 방향에서나 변화무쌍한 입면을 즐기도록 했다.
이 주택의 전후좌우 벽면을 메우고 있는 작은 창들은 채광뿐만 아니라 액자 역할도 한다. 그로 인해 조금은 딱딱한 느낌을 주는 공간들을 외부에 조성한 자연 풍광을 자연스럽게 실내에서도 조망하도록 했다.
설계를 마치고, 2002한일월드컵과 함께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대∼한민국’을 힘차게 외칠 때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 중에 사무실보다는 현장과 집만을 오갔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서일까, “소박하면서도 아담한 이 주택을 잡지 등에서 보고 전화했는데요.” 라는 상담전화를 지금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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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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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 설계 접근] 전원주택과 펜션설계, 인테리어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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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주택은 나와 가족보다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고자 화려하게 꾸미는 추세였다. 최근에는 ‘참살이’와 ‘친환경’이 이슈화되고, ‘새집증후군’이 각종 아토피성피부염의 원인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를 방지하는 데에 관심을 쏟고 있다. 새집증후군을 막기 위해 친환경 벽지나 바닥재로 바꾸는 등 집 안 전체를 뜯어고치기도 하고, 큰돈을 들이지 않고 화분이나 인테리어 소품을 들여놓기도 하고, 가구나 침구류를 원목이나 순면 소재로 바꾸고 있다.
전원주택은 ‘건강과 삶의 질’의 향상이라는 전제 하에 이뤄진 생활 방식이다. 그렇게 볼 때, 탈도시화와 더불어 부담스러운 대형·고급형보다는 작지만 실속 있는 전원주택에서의 생활을 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주5일 근무제의 활성화로 2박3일의 주말 여행길에서 만나는 펜션도 자연에 가까운 소박하고 절제된 형태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스틸하우스 공법 이용한 전원주택 및 펜션의 최근 설계·인테리어 경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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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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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안성맞춤형 주택 안성 51평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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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발화동에 자리한 51평 복층 스틸하우스. 한재혁·고미아 부부가 대를 이어 살던 터에다 지은 주택으로, 지붕 높이가 8.9미터로 일정해 언뜻 60∼70평 주택으로 보일 만큼 부피감이 느껴진다. 단열성과 아름다운 디자인, 짧은 공사 기간이 맘에 들어 스틸하우스를 택했다고. 평면은 1, 2층으로 계획해 세대별 단독 주거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좌향(坐向)을 동남향으로 잡아 거실은 남쪽에, 주 침실은 동쪽에 앉힘으로써 일조 및 조망권을 확보했다. 이 주택은 안팎이 예쁜 데다 집 안에서는 화사하고 따듯한 기운이 넘친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안성시 발화동
·대 지 면 적 : 100평(336㎡)
·건 축 면 적 : 51평(1층 29.65평, 2층 20.85평)
·건 축 형 태 : 스틸하우스
·외벽마감재 : 드라이 비트
·내벽마감재 : 천연 페인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천연 페인트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대리석, 강화마루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설계·시공 : 현건축 (031)673-4791
사람들은 짝이 꼭 들어맞거나 일이 때맞추어 잘 됐을 적에 ‘안성맞춤’이란 말을 입에 오르내린다. 이 말은 견고하고 정교하게 맞춤 제작하는 안성 유기(놋그릇)에서 비롯했다. 야산을 배경으로 논이 드넓게 펼쳐진 안성시 발화동에 자리한 51평 복층 스틸하우스. 주변 환경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외관에서 안성맞춤은 이를 일컫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이 주택에는 이준희(66) 씨와 서른세 살 동갑내기인 한재혁·고미아 부부, 종윤(6) 군, 이렇게 삼대 4인 가족이 살고 있다.
이들 가족은 전원주택 짓기의 첫 단추 격인 입지 선정에서 부지 마련이라는 수고를 덜었다. 대를 이어 살던 터에다 집을 앉혔기 때문이다. 이준희 씨는 스틸하우스는 이 터에다 두 번째로 지은 집이라고.
“처음 이 터에는 안채와 사랑채가 ‘口’자형을 이루는 낡은 한옥이 있었죠. 부엌이 불을 때는 재래식인 데다 화장실도 바깥에 있어 불편함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죠. 겨울에는 얼마나 추웠게요. 그래서 1993년 다섯 아이들을 위해 안채를 헐고서 경량 철골조로 22평 집을 지었죠. 그런데 그 집도 겉보기와 달리 바람 한 점 통하지 않아 장판 밑이며 벽면에 물기가 흥건하게 고여서 곰팡이가 슬어 쾨쾨한 냄새가 가시지 않았죠. 며느리를 맞고 손자를 보니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새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해서 올봄에 51평 스틸하우스를 지은 것이죠.”
이준희 씨는 한옥을 헐고 1993년 경량 철골조로 지을 때만 해도 그 구조상의 결함을 알지 못했다. 경량 철골조는 벽체를 샌드위치 패널로 구성한 조립식 공법으로, 창고나 축사, 공장 등으로 많이 짓는다. 요즘에도 이 공법으로 전원주택이나 펜션을 짓는 현장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건축비가 저렴하고 공기(工期)가 짧은 데다가, 목조나 스틸하우스처럼 다양한 창호 및 내·외장재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스틸하우스가 지금처럼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에는 일부 경량 철골조 시공업체에서 소비자를 현혹시키기도 했다. 버젓이 “스틸하우스 시공비 50퍼센트 인하”라는 간판을 내걸고…….
그런데 많은 어린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1999년의 화성 씨랜드 화재 사건, 그 건축물이 바로 경량 철골조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경량 철골조 공법은 화재 시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에서 유독가스를 내뿜어 생명에 치명적이다. 또한 안팎으로 소통이 안 돼 내부의 열기는 습기로 이어져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
이들 가족은 경량 철골조 주택에서 10여 년을 살면서 그것이 얼마나 나쁜지를 몸으로 느꼈다. 결국 건축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면서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구조로 새 집을 짓기로 한 것이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예측한 주택 계획
안성시청 공무원인 한재혁 씨는 여러 가지 주택 관련 정보를 수집한 끝에 스틸하우스로 정하고, 지난해 말 현건축(대표 권진옥)에다 설계 및 시공을 의뢰했다.
“스틸하우스는 단열성이 우수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다는 게 맘에 들었지요. 아름다운 디자인도 그랬고, 더욱이 집을 헐고 그 자리에 다시 지어야 했기에 시공 기간이 짧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었죠. 건축은 현건축에다 맡겼는데 이곳에서 15분 남짓한 거리로 가깝기도 했지만, 인근에 시공한 주택을 몇 군데 둘러보면서 절로 믿음이 갔기 때문이죠. 집을 짓고 나니 스틸하우스를 선택한 것도, 현건축에 맡긴 것도 모두 잘했다 싶어요.”
한재혁·고미아 부부는 현건축에다 설계를 의뢰할 때, 여러 가지를 주문했다. 주택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의 삶을 담아 내는 그릇이기에 건축에 필요한 준비를 철저히 한 것. 건축 예산 범위 내에서 각기 장단점을 파악해 구조 및 평형대를 선정하고, 현재가 아닌 미래를 예측해 가족 구성원에게 맞는 실의 배치, 내·외장재까지도 염두에 두었다. 아무리 설계·시공 경험이 풍부한 업체라도 남이기에 가족의 삶을 깊이 이해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일부 건축주들은 평당 시공비가 저렴한 업체를 선택해 ‘알아서 해주세요.’ 라며 모든 걸 맡긴다. 물론 시공 실적이 많은 업체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편 타당한 설계안을 제시해 건축주와의 합의를 이끌어 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설계와 마감이 맘에 안 든다며 잦은 변경을 요구한다. 이것은 자연 건축비 상승 요인으로 이어져 시공사와 건축주는 서로 얼굴을 붉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요구 사항은 너무나도 뚜렷했다.
첫째는 복층으로 세대별 독립생활이 가능하도록 하고 가족 수에 맞춘 방 배치를 요구했다. 아들 종윤 군이 훗날 결혼을 해도 함께 생활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도록 한 것이다. 둘째는 일반적인 거실·식당·주방(L.D.K) 배치와 달리 거실과 주방·식당을 독립시켜 넓게 할 것을 요구했다. 각 실의 고유 기능을 최대한 이끌어 내자는 의도에서였다. 이때 거실은 전망과 일조권을 고려하고, 천장고를 높여 개방감을 주도록 했다. 셋째는 집 안으로 풍부한 햇살과 외부 전경을 끌어들이도록 창을 큼직하게 낼 것을 요구했다. 넷째는 자연과 집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넓은 마당을 요구했다. 이것은 이희순 씨가 가장 원했는데, 이전 집은 사랑채가 전면에 탁 버티고 있어 답답했기 때문이다.
현건축의 서효원 실장은, 이들 부부가 이미 집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 놓았기에 설계 협의나 공종(工種)별 건축 진행이 매우 순조로웠다고. 기술적 측면에서 몇 가지 오류를 바로잡아 건축 계획안을 제시했다는 서 실장.
“부지가 세 갈래로 난 도로 모서리에 ‘D’자형으로 자리한 점을 감안해 뒤로 물려서 주택을 ‘ㄱ’자형으로 배치했지요. 자연스럽게 제법 널찍한 마당도 확보했는데, 측량 과정에서는 2미터 정도 도로에 먹혔던 땅을 찾아냈고요. 평면은 1, 2층 세대별 단독 주거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좌향(坐向)을 동남향으로 잡아 거실은 남쪽에, 주 침실은 동쪽에 앉힘으로써 일조 및 조망권을 확보했지요.”
안팎이 호응하는 집
이 주택은 ‘ㄱ’자 형태의 51평 복층 스틸하우인데, 지붕 높이가 8.9미터로 일정하기에 60∼70평 주택으로 보인다. 같은 톤의 색으로 외부를 마감한 드라이비트와 아스팔트 슁글도 부피감을 더해 준다. 마당에서 현관에 이르는 진입로는 완만한 비탈면과 전이 공간인 덱의 계단으로 겹쳐져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평면적 특징은 1층의 경우, 동선을 ‘十’자로 배치해 각 실의 출입구를 드러내지 않은 점이다. 현관문을 열면 여느 주택과 달리 거실이 아닌 복도가 나온다. 복도 우측으로는 거실이 있고, 좌측 전면으로는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이 그리고 후면으로는 화장실과 계단실, 주방 겸 식당이 있다. 안방이나 주방 겸 식당 입구에는 내벽을 이용 전실 개념의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 2층에는 1층 안방의 수직선상에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부부 침실이 있고, 서재를 사이에 두고 아이 방이 있다. 또한 1층 거실과 트여 제법 널찍해 보이는 가족실과 계단실 옆으로 욕실이 있다.
1층 거실에서는 2층 서재와 아이방의 출입구만 보이고 부부침실의 출입구는 보이지 않는다. 안전을 고려해 아이의 움직임은 주시하되, 젊은 부부의 프라이버시는 침해하지 않도록 계획한 것이다.
이들 가족은 요즘처럼 집에서 바쁜 때도 없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라 퇴근 후 짬짬이 세간을 정리하느라 분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집다운 집을 갖게 되니, 힘들기는커녕 그 어느 때보다 퇴근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이준희 씨는 집 안 청소에다 마실 온 주민들을 맞이하느라 여념이 없다.
“집이 지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매 순간 얼마나 가슴 벅찼는지 몰라요. 마감공사를 끝낸 밤중에 전깃불을 밝히는데, 너무 기쁜 나머지 박수를 쳤어요. 마실 온 사람들마다 ‘종윤 할머니는 이제 여한이 없겠다’는 말을 건네지요. 처음엔 철로다 무슨 집을 짓느냐며 손사래를 쳤던 사람들인데… 예쁜 데다 집 안이 화사하고 온기가 도는 게 마냥 부러운가 봐요.”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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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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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III] 야생화 속으로 - 봄철 화단용 야생화 선택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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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움츠렸던 우리의 마음을 털어 버리고 활기찬 생명이 가득 찬 환경을 만들기에는 화사한 야생화가 제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번 주말 사랑하는 사람과 꽃이 있는 화원을 찾아 데이트도 하고 예쁜 야생화도 심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떠할지! 이번에는 이러한 분들을 위해서 봄철 화단에 심을 수 있는 야생화를 쉽게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다.야생화 선택,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것으로화단에 심을 야생화는 예쁘고 보기 좋은 종류보다는 주변에서 많이 보이고 기르기 쉬운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서 쉽게 접한다는 것은 그 지역 환경에 잘 적응해서 살아가는 종류들이다. 그러한 종류를 선택하여 심으면 초보자라 할지라도 쉽게 기르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또한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고 기르기 쉬운 꽃이어야 한다. 달력이나 책에서 소개하는 야생화 중 어떤 것들은 이름도 특이하고 모양도 매우 예뻐서 누구나 구입해서 기르고 싶어한다. 그러나 특이한 종류들은 초보자들이 가꾸고 즐기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산과 들에 많이 자라는 자생화(自生花)의 종류는 지역이나 계절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그러므로 우선 손쉽게 재배하고 기를 수 있는 종류를 다양하게 선택해 길러 보자. 그러한 가운데 기술이 늘면 희귀한 종류들을 조금씩 추가로 선택해 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선택한 화종(花種)의 정확한 명칭이나 학명(學名), 재배 특성, 번식(繁殖)법 등 주의 사항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생육환경이 비슷한 야생화로야생화는 화종별 품종이 많지 않기에 팬지(Pansy), 페츄니아(Petunia) 등 일반 화단용 화훼류(花卉類)처럼 한 가지 꽃만 기를 수는 없다. 화색을 갖추고 아름답게 화단을 꾸미려면 여러 종류를 심어야 한다. 이때 각 화종의 자생지 환경이 너무 다르면 한 곳에 모아 놓고 기르기가 까다롭다. 즉 양지를 좋아하는 것과 음지를 좋아하는 것을 동시에 한 장소에서 재배하는 것은 어느 한쪽에겐 치명적으로 해롭다.건조한 장소를 좋아하는 것과 습한 곳을 좋아하는 것을 같이 기르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기후나 병해충 등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집 환경(토양, 광선, 수분, 바람 등)을 고려해서 생육 환경이 비슷한 종류들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화단용, 다년생으로화단용으로는 키가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다 이용할 수 있다. 혼합 시에는 키가 작은 것부터 앞쪽에 심고 큰 것이 뒤로 가게 심어서 앞쪽에서 전체를 보도록 배치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다년생으로 심어 놓으면 매년 다시 심지 않고 관상할 수 있기에 화종 선택이 중요하다.정원의 테마 정하기우리 집 정원에 알맞은 테마는 무엇인가? 아름다움보다는 가족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정하는 편이 더 맞겠다. 하지만 어떤 테마든지 보기 좋은 것을 들여오는 과정이 수월치만은 않다. 아무리 좋은 테마라고 할지라도 정원 부지가 갖는 경관과 위치적 특징을 배려해 선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자칫 못난 정원이 될 수 있다. 즉, 공간의 특징을 살펴 테마를 선정해야 한다.테마를 선정했다면, 여기에 사용할 소재를 다양하게 알아보자. 하나의 소재를 좀더 가공해서 사용하면 우리 정원만의 테마로 자리한다. 하지만 멋진 테마라고 할지라도 소재나 그 크기의 선택을 못하면 정원과 어울리지 않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기능성 야생화를 찾아서단순히 야생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꽃이나 잎에서 향이 나는 식물은 그 자체로 사람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또한 그것을 말려 허브(Herb) 또는 차(茶)로 활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희귀, 멸종위기의 식물과 보호식물은 제외환경부에서 지정한 희귀 및 멸종 위기 식물과 보호 야생식물은 법으로 채집이 금지돼 있다. 자연환경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재산이다. 이것은 자연을 사랑하고 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다.좋은 모종을 선택해야△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크기에 좋은 모종을 고른다. 좋은 모종이란 반드시 잎이 많으며 잎의 크기도 균형이 잡혀 있고, 그루나 줄기의 굵기도 튼튼해야 한다.△뿌리는 긴 것보다는 잔뿌리가 많은 것을 선택한다. 뿌리는 짧아도 옆으로 퍼지고, 뿌리가 많은 것이 좋은 모종이다.△꽃이나 꽃봉오리에 현혹되지 말 것. 꽃이나 꽃봉오리가 달린 모종에 손이 가기 쉽지만 꽃이 달린 모종일수록 가지나 곁눈이 적으므로 좋은 모종이 못 된다. 꽃이 없어도 가지나 곁눈이 많은 모종을 선택해야 한다. 어린 그루에 꽃이 달려 있는 것은 뿌리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田글 유병열<삼육대학교 환경원예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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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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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모이게 하는 청양 42평 복층 통나무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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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의 통나무집 '고목정'으로 향하는 길은 한적하다. 제법 운치 있는 산과 들을 벗삼아 청양에서 공주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칠갑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고목정은 그 입구에 자리한다. 목적지에 도착한 순간, 노랫소리가 귀를 반긴다. 사연이 깃든 노랫말로 채워진 가락은 손님을 맞을 뿐만 아니라 저수지 조성으로 곧 수몰될 광대리 들판을 향해 한없이 퍼져 나간다. 눈앞에 펼쳐진 시원시원한 전경들이 머지않아 물 밑으로 사라진다는 생각에 신비감을 더한다. 고목정을 찾은 이날도 마을과 마을을 잇던 오래된 다리 하나가 역할을 다하고 퇴역했다.
건축정보·위 치 : 충남 청양군 대치면 광대리·부 지 면 적 : 603평·건 축 면 적 : 42평(1층 28.5평, 2층 13.5평)·건 축 형 태 : 수공식 통나무·외벽마감재 : 통나무(북미산 더글라스퍼) ·내벽마감재 : 통나무(북미산 더글러스퍼), 스끼 루바·단 열 재 : 인슐레이션 ·천 장 재 : 아스팔트 슁글·바 닥 재 : 원목마루 ·창 호 재 : 하이새스·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식 수 공 급 : 지하수·시 공 기 간 : 2005년 2월~7월·건 축 비 용 : 평당 530만 원설계·시공·조경 : 고목정(수공식통나무건축)(041)943-3828 www.고목정.kr
사람을 모이게 하는 곳'이라는 의미로 한 스님이 이름지었다는 '고목정'에는 최무락(42)·박윤옥(37) 부부 가족이 살고 있다. 최무락 씨는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평소 짓고 싶은 집만 지으며 살기'를 희망했다. 이곳 광대리로 들어간다고 하자, 주위는 물론 친척마저도 '미쳤다'고 할 만큼 만류가 심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통나무주택을 짓고자 최무락 씨는 통나무학교를 다녔으며, 그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통나무주택 시공 현장을 두루 돌며 경험을 쌓았다. 그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통나무 카페인 고목정과 가족이 거주할 42평 통나무주택을 손수 지었다.
멀리서 바라본 고목정은 주변 경치와 잘 어우러진다. 보이는 곳 대부분이 통나무여서 일체감을 준다. 가까이 다가서면 벽체를 이루는 원목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는데, 그 두께와 웅장함에 새삼 놀랄 뿐이다.
세심한 설계 시공 돋보여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42평 통나무주택으로 가려면 전원카페 고목정을 지나야 한다. 카페와 주택을 잇는 넓은 덱과 그 앞에 펼쳐진 시원스런 광경들은 고목정만이 갖는 '프리미엄'이다.
다리 같은 느낌의 덱을 지나면 세모창이 눈에 띄는 주택이 나온다. 이색적인 이 창은 현관 입구와 거실에서도 볼 수 있다. 최무락 씨가 단조로움을 피하고 채광을 줄이며, 인테리어 효과를 높이고자 선택한 창이다. 요즘에는 대부분 창을 크게 내는 추세지만, 이 집의 창은 한결 같이 작다. 아늑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데에다, 이곳은 다른 지역보다 바람이 세게 불며 기온이 낮은 특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통나무주택은 원목 그 자체가 내·외장재이다. 내부 벽체를 만져 보면 잔잔한 호수에서 갓 꺼낸 조약돌처럼 매끄럽다. 또한 자연 그대로의 나무무늬가 눈을 즐겁게 한다.평면 배치를 보면 1층은 현관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높은 천장의 거실과 욕실이 딸린 안방이, 우측에는 딸 수임(12세)이의 방과 화장실, 주방이 자리한다. 2층에는 다락방 느낌의 서재가 있다. 2층에는 욕실을 두지 않았는데, 사용 빈도가 적을 뿐더러 혹시라도 물이 스며들면 목조의 특성상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2층 연결 통로에서는 1층이 내려다보이고 발코니로도 이어진다. 통로 난간에는 두세 사람이 앉을 수 있는 통나무 의자를 놓았다. 집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조명은 노란빛을 띄어 아늑함을 더한다. 통나무 벽체에 반사된 불빛은 제법 은은하여 운치를 더한다.통나무주택은 그 특성상 수분을 머금은 나무가 마르면서 크랙(Crack, 갈라짐)과 세틀링(Settling, 내려앉음) 현상이 생긴다. 5∼7년은 지나야 이런 현상이 줄어들면서 제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통나무집을 흔히 '움직이는 집'이라고도 한다. 또한 수분이 빠지면서 뒤틀리는 듯한 소리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설계 단계부터 나무의 함수율(수분을 머금고 있는 비율 정도)을 감안해 시공하기 때문에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나무가 완전히 제자리를 잡은 뒤에 느슨해진 접합 철물을 조여 주면 된다.
이 주택은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화장실의 경우 나무가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도록 20센티미터 정도 낮게 설계했고, 욕실 외벽은 방수 보드를 3겹이나 댔다.통나무주택을 지으면서 남은 재료는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고. 덱을 만들거나 담벼락, 테이블, 의자 심지어는 화목으로까지 썼기 때문이다.
집의 숨겨진 자랑, 게르마늄 온돌
이 집의 숨겨진 자랑은 난방 방식에 있다. 동파 우려가 있는 온수 파이프 대신, 심야전기를 이용해 봉이 달궈지면서 높은 온도를 내는 '축열식온돌봉방식'을 택했다. 따라서 동파 걱정은 물론 별도의 보일러실도 필요치 않다. 이처럼 독특한 난방방식을 선택한 계기는 다름 아닌 딸 수임 양 덕분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수임이가 친구네 집에서 돌침대를 보고 와서는 그걸 사달라고 했죠. 그런데 막상 사려고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더군요. 그래서 이왕 그렇게 비싸게 돌침대를 살 바엔 바닥 전체를 돌침대로 만들자고 마음먹었죠."
그래서 1층 바닥은 건강에 좋다는 흑백운모 게르마늄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고온의 발열이 가능한 축열식온돌봉이 바닥을 데워 게르마늄 효과가 잘 전달되도록 했다.
통나무집과 함께 찾아온 작은 변화
박윤옥 씨가 말하는, 통나무주택에 살면서 느낀 변화다.
"충남 예산의 아파트에 살 땐, 주로 친구네 집을 찾아갔지요. 그런데 이 집을 짓고 난 뒤로는 오히려 친구들에게 놀러오라고 하지요. 이 집에 살면서 성격이 개방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이게 바로 마음의 여유 아닐까요."
마음의 여유는 행복으로 이어진다. 전원생활 초기에는 간혹 적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좋아하는 책도 읽고 자연을 벗삼다 보면 하루가 훌쩍 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무덥고 습한 날이나 건조한 날에도 집 안은 늘 쾌적한 게 맘에 든다고.
"우리 집에 온 친구들이 그래요. 좋은 곳에 좋은 집 짓고 살아서 늙지 않겠다고… 딸아이 역시 놀이거리가 많아지니까 좋아하고요."
전원에서 봄을 맞이하는 이들 가족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가까운 칠갑산자연휴양림까지 산책도 하고, 동물을 좋아하는 소임이도 심심할 틈이 없다. 기쁜 일도 생겼다. 오는 5월이면 집을 지은 기쁨보다 더 큰 축복이 부부를 기다리고 있다. 늦둥이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적 발견이 끝나면 저수지조성공사가 다시 시작되고, 집 앞으로 커다란 물줄기가 지나게 된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경관은 더 수려해질 전망이다.田
글 김항룡 기자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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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7